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하니
    2025-12-20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1,766
  • ‘월 200만원’ 학원 북적…의대 열풍에 자사고 몰리는 학생들[거꾸로 가는 교육]

    ‘월 200만원’ 학원 북적…의대 열풍에 자사고 몰리는 학생들[거꾸로 가는 교육]

    새 학기를 앞둔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중학생들이 드나드는 학원 외벽과 게시판에는 영재학교와 전국단위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준비반 모집 광고가 빼곡했다. 자사고 입시학원으로 유명한 A학원에는 “최근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는 문구와 함께 민족사관고와 상산고, 용인외대부고, 하나고 같은 자사고 대비반 시간표가 줄지어 붙어 있었다. 학생들은 주말엔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평일엔 오후 5시부터 10시까지 수학·과학·영어 학습과 면접 준비 등에 몰두한다. 자녀가 민족사관고를 준비하는 학부모 김모(43)씨는 “전엔 100만원대에 영어·수학을 다녔는데 자사고 대비 학원은 (학기 중) 월 200만원 이상 든다”며 “자사고에 이미 입학한 학생들도 주말마다 (대치동에) 나와 내신 과외를 별도로 받는다”고 말했다. 전국단위 자사고와 특수목적고(특목고) 입시를 준비하는 초·중학생들이 최근 서울 학원가로 몰리고 있다. 정부가 지난 1월 자사·특목고 존치를 확정한 데다 의대 정원 확대가 맞물리며 ‘대입 실적’이 좋은 자사·특목고에 관한 관심이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자사고 준비를 했다는 최모(14)군은 “친구들의 80%는 자사고에 가고 싶어 한다”며 “의대 정원이 늘어난다고 하니 인기가 더 많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하나고를 지망한다고 밝힌 이모(14)양도 “자사·특목고에서 대학에 갈 확률이 높고 의대에 가는 인원이 원래 많았으니 (학생들이) 더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전국단위 자사고 10곳의 평균 경쟁률은 윤석열 정부가 폐지 백지화를 밝힌 후 꾸준히 올랐다. 2022학년도에 1.57대1이던 경쟁률은 올해 1.86대1로 상승해 최근 6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경쟁률 1위 용인외대부고(2.99대1)와 올해 최고였던 하나고(2.84대1)는 경쟁률이 3대1에 육박한다. 사교육비 지출도 늘어날 조짐이다. 통상 학원가에서는 자사·특목고반 학원비가 일반고반보다 2~3배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교육부·통계청의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자사고 진학을 원하는 초등학생의 월평균 사교육비는 58만원으로, 일반고(33만원)나 특성화고(30만원) 준비생의 두 배에 가까웠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장은 “자사·특목고는 선행학습을 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고 면접 등 추가 비용이 든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2028 대입제도 개편안이 자사고 열풍을 더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새 제도에서는 고교 내신 상대평가가 현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고 절대평가를 함께 기재한다. 내신이 5등급으로 넓어지니 일반고보다 내신 경쟁이 치열한 자사·특목고의 불리함이 줄면서 지원자가 많아질 거라는 얘기다. 자사고에 재학 중인 진모(17)군은 “5등급제로 바뀌면 자사고생 입장에서는 좋다”며 “수학 두 문제를 삐끗해 5등급까지 추락한 적이 있는데 내신이 통폐합되면 안정적으로 내신 관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쏠림이 심화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정제영 이화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어느 학교든 내신 1등급이 똑같이 늘어나기 때문에 특정 학교가 유리하다고 볼 수 없다”며 “학생의 특성에 맞게 진로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 이란 ‘히잡 의문사’ 반정부 시위 이후 첫 선거…역대 최저 투표율

    이란 ‘히잡 의문사’ 반정부 시위 이후 첫 선거…역대 최저 투표율

    이란이 1일(현지시간) 의회(마즐리스) 의원을 뽑는 총선을 치렀지만, 전국 투표율이 40.6%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2년 9월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이후 치러진 첫 선거에서 이란 국민은 투표에 불참함으로써 정부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란 정권은 역사적 최저 투표율을 기록했던 2020년 42.5%보다는 높은 투표 참가를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끝내 실패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020년 당시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투표율이 낮았으며 올해는 현 보수강경파 집권 체제에 대한 반감이 투표 거부로 이어졌다. 특히 수도 테헤란에서는 인구 800만명 가운데 24%만이 투표에 참여했다. 투표율은 2020년 42.6%, 2016년 61.6%, 2012년 63.9%로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이란은 이번 선거를 통해 임기 4년의 의회 의원 290명과 함께 임기 8년의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위원단 88명을 선출한다. 수작업으로 개표가 이뤄지는 탓에 전체 당락은 선거일부터 사흘 정도 후에 확정된다. 특히 최고지도자 선출 권한을 갖는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위원단 선거가 주목받는다. 현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84세로 고령이라 이번에 선발되는 위원들이 후임 지도자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이란 헌법수호위원회는 이번 총선 입후보 희망자 중 75%인 1만5200명만 등록을 허용했다. 야권 성향의 후보자들은 입후보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2015년 서방과 역사적인 핵 합의를 타결했던 개혁파의 핵심 인물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도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위원 선거에 출마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높은 투표율이 현 정권에 정당성을 실어주게 된다며 소셜미디어에서 선거에 불참하자는 의미의 해시태그(#VOTENoVote) 운동을 벌였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자의 4분의 3이 투표를 거부하겠다고 밝혔으며, 그 이유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수감된 2023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 나르게스 모하마디(여성 권리 옹호자)는 가족을 통해 “이번 선거는 가짜”란 의견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마흐무드 사데기 전 의원도 “선거 참여 감소는 정부와 집권 세력에 대한 큰 경고”라며 “현실을 부정하고 거짓 승리를 주장하기보다는 이 경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의미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구조개혁을 하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선거에서 42.5%의 참여율이 발표됐을 때 코로나 때문이라고 했다”면서 이번 선거의 낮은 투표율을 정부 탓으로 돌렸다.
  • ‘70년 연극 한 우물’ 원로배우 오현경을 떠나보내며...

    ‘70년 연극 한 우물’ 원로배우 오현경을 떠나보내며...

    3·1절에 갑작스럽게 접한 원로배우 오현경의 별세 소식에 마음이 먹먹했다. 88세. 17년여 전 문화부 기자 시절 혈기 왕성했던 필자는 그가 오랜만에 드라마에 복귀한다는 소식에 무턱대고 연락해 인터뷰 요청을 했다. 그는 껄껄 웃더니 “드라마 찍고 있는 현장으로 오시오”라고 했다. 북한산이 보이는 서울 정릉 산동네의 오래된 한옥집을 배경으로 드라마 촬영이 한창이었다. 8월 한여름 땡볕 더위에 땀을 흘리며 한옥집까지 좁은 길을 타고 올라가다가 드라마 주연으로 오현경의 손자 역을 맡은 배우 김성수를 스치며 만났다. 그는 기자증을 목에 걸고 수첩을 들고 있는 필자를 보더니 본인을 인터뷰하러 온 줄 알고 기뻐하는 눈치였다. 그러나 “오현경 선생님 어디 계시나요. 인터뷰하러 왔는데요”라고 말을 건네자 사뭇 실망하는 모습이더니 친절하게 “저쪽에 계십니다”라며 안내를 해줬다. 가벼운 치매를 앓는 할아버지 역의 오현경은 하얀 모시 한복을 입고 환한 얼굴로 필자를 맞이해줬다. 한동안 그의 연기하는 모습을 바라봤다. 아들의 교수 낙방 소식에 눈물을 흘리는 며느리를 보며 “울면 미워요. 웃어야 이뻐요”라며 들꽃을 꺾어 전하는데 코끝이 찡했다. 엉뚱한 소리를 하는 ‘양념 조연’ 역할이 너무나 잘 어울렸다. 자리를 옮겨 한참을 인터뷰했다. 브라운관에 오랜만이라는 질문에 “13년 전 식도에 혹이 발견돼 수술했다가 암세포가 발견됐고 위 절단 수술까지 하고 입원해 한동안 연기를 못했다”며 “그 뒤로 조금씩 회복돼 연극도 조금 하고 후배 양성도 하고…”라는 답이 돌아왔다. 인터뷰 후 두 가지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다. 드라마와 영화도 좋지만 더 많은 몸짓과 말로 이뤄지는 연극을 선호한다며 ‘연극쟁이’로 계속 살겠다는 것, 그리고 광고 출연은 하지 않는다는 것. “돈 버는 재주가 없을뿐더러 상업성에 물들지 않기 위해 자신을 지키는 마음으로 세운 원칙”이라고 했다. 생각해보니 오현경이 나온 광고는 생각이 나지 않았다. 인터뷰를 끝낸 뒤 감사하다고 전하니 “어딜 그냥 가시오. 한잔하고 가야지”라며 붙들었다. 그가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곤 했으나 걱정도 됐던 건 사실이다. 그래도 뿌리치지 못하고 동동주를 함께 기울였다. 그 뒤로 17년 하고도 6개월이 흘러 그를 이렇게 떠나보냈다. 문화부에서 다른 부로 옮기고 한참 뒤 그가 대사가 많은 2인극에 나온다는 소식을 접했으나 아쉽게도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더욱 안타깝다. 고인은 1954년 서울고 2학년 때 연극반 활동을 하며 연기 인생을 시작했고,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재학 중 연세극예술연구회 회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했다. KBS 1기 공채 탤런트로 1960년대 TV 드라마 시대도 열었다. 드라마 ‘손자병법’ 등으로 인기를 누렸으며 병마와 싸운 뒤 2008년 연극 무대로 돌아와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해 8월 뇌출혈로 쓰러지기 전까지도 연극 무대를 떠나지 않았다. 지난해 5월 연세극예술연구회 졸업생과 재학생들이 함께 올린 공연 ‘한여름 밤의 꿈’에 출연한 것이 유작이 됐다. 54년 고교 연극반부터 2023년 쓰러지기 전까지 70년간 그가 강조한 ‘연극쟁이’로 한 우물을 판 것이다. ‘오현경 선생님, 당신이 연극계에 미친 선한 영향력과 가르침을 후배들이 영원히 기억할 겁니다. 이제 천국에서 아프지 마시고 즐겁게 연극 하시면서 편히 쉬세요. 그 연극은 항상 희극이기를 바랍니다.’
  • “뚝배기서 ‘배수구 뚜껑’이 나왔습니다”

    “뚝배기서 ‘배수구 뚜껑’이 나왔습니다”

    경기 포천의 한 식당에서 이물질이 들어간 음식을 판매해 논란이 됐다. 이 식당은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안심식당으로 전해졌다. 3일 온라인상에는 식당 갈비찜에서 이물질이 나왔다는 내용의 글이 공유됐다. 작성자 A씨는 “뚝배기에서 배수구 뚜껑인지, 물병 뚜껑인지 이물질이 나왔다. 위에 고기를 건져먹다 바닥에 가라앉은 것을 중간에 발견했다”고 밝혔다.그는 “직원분께 말씀드렸더니 통째로 가져가서 확인하시고 내 의사와 상관없이 갑자기 새 음식을 다시 주셨다”며 “입맛 뚝 떨어져 안 먹고 그냥 돈 안 내고 나왔는데 생각할수록 어떻게 저런 게 뚝배기에 들어가 있는데 손님상에 낼 수 있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A씨는 “그 자리에서 뭐냐고 물었을 때 물병 뚜껑이라더니, 나중에 친구 부모님께서 전화로 재확인하니까 수전 뚜껑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예전에 머리카락이 나와 그냥 그러려니 하고 먹었는데 이건 아니지 않냐. 트라우마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을 접한 네티즌은 “이게 어떻게 들어가지?”, “역대급 이물질”, “아무리 뚜껑이라도 심했다”등 반응을 보였다.식당 측은 잘못을 인정했다. 관계자는 A씨의 글에 대해 “저 조차도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라며 “입이 열 개라도 할 말 없습니다. 후속 조치들 책임지고 받겠다”며 사과했다. 해당 식당 관계자는 언론에 “배수구 뚜껑이 아니라 수전 마개다. 저희가 물만 담아두는 싱크대가 있다. 싱크대를 청소하려고 마개를 위에 올려뒀는데 그게 뚝배기로 들어간 것 같다”고 설명했다.
  • “여자친구 먼저 공개…” ‘결혼설’ 전현무, 직접 입 열었다

    “여자친구 먼저 공개…” ‘결혼설’ 전현무, 직접 입 열었다

    방송인 전현무가 약지 반지에 대해 해명했다. 1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는 기안84의 새 작업실을 찾아가는 전현무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기안84는 전현무의 ‘약지 반지’에 관해 물었다. 전현무는 “커플링은 아니고, 나도 코쿤처럼 액세서리를 한 거다. 기사 나고 열 손가락에 (반지를) 다 끼고 나올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박나래 또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개인적으로 연락하려다가, 기사로 접하니까 너무 서운하더라”라며 “코쿤이나 키는 평소에도 액세서리를 착용하는데 전 회장님은 액세서리, 특히 반지는 안 하지 않냐”고 의심했다. 이에 전현무는 “여자친구 있으면 여기서 가장 먼저 공개할 거다. 내 여자친구 상황은 잘 알지 않냐.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듣던 키는 ‘또 하차하나?’라는 기사 제목에 “‘또’ 하차는 뭐냐”라며 웃었다. 이에 전현무는 “나는 연애하면 하차하는 거냐. 킹 받는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 미안하다 아빠가 아빠라서…아빠도 한때는 빛나는 청춘이었음을

    미안하다 아빠가 아빠라서…아빠도 한때는 빛나는 청춘이었음을

    꿈 많은 청년이었지만 가족들을 먹여 살려야 하느라 그 꿈을 일찍 포기하고 생업에 뛰어들었다는 이야기. 어렵고 가난한 시절을 지나온 세상의 수많은 아버지는 대개 그렇게들 살았다. 지금은 늙고 초라해진 아버지가 한때는 왕성한 청춘이었으며 가슴 속에 깊이 품었던 꿈이 있었다는 사실은 그래서 낯설면서도 아프게 다가온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살아가는 주영은 동화작가가 꿈이다. 어느 날 주영은 어릴 적 자신을 버리고 떠난 아빠가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먹고살기 바쁜데 멀리 부산까지 가야 하는 것도, 서먹서먹한 아빠와 지내는 것도 불편하지만 그래도 아빠가 아프다는데 어쩌나. 가보는 수밖에. 창작뮤지컬 ‘이상한 나라의 아빠’는 아빠의 병간호를 맡은 주영이 아빠의 청춘을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암이 뇌로 전이되는 바람에 기억이 혼란스러워져 19살과 현재를 오가는 아빠(병삼)와 가끔 자신보다 어린 나이가 되는 아빠를 돌보는 주영이 서로의 진심을 알아가면서 함께 소중한 시간을 보내는 사연을 담았다. 부전여전인지라 주영의 글 쓰는 솜씨는 병삼으로부터 물려받았다. 아빠의 젊은 날을 마주한 주영은 아빠가 실은 시를 좋아했던 문학청년이었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맏이였던 병삼은 자신의 꿈을 반대하는 아버지를 이기지 못하고 결국 일찌감치 직업을 얻게 된다.“장남인데 우짜겠노”라며 꿈을 포기하는 병삼은 주영에게 먼 훗날 가족과 함께 여행하며 시를 쓰고 싶은 소망을 전한다. 바람 불면 바람이 부는 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 대로 흘러가고 싶은 낭만 가득한 병삼의 진심을 들은 주영은 원래부터 무심한 사람인 줄 알았던 아빠의 진짜 모습을 마주하면서 복잡한 감정에 휩싸인다. 세상 무뚝뚝한 아빠가 일기에 자신의 이야기로 가득 채웠음을 보게 된 주영은 아빠가 차마 말로 다 전하지 못한 사랑도 느끼게 된다. ‘이상한 나라의 아빠’는 뻔히 예상되는 이야기면서도 진한 감동을 준다. 죽어가는 병삼이 “미안하다 아빠가 아빠라서” 고백하는 장면을 포함해 작품 곳곳에 녹아든 따뜻한 마음들이 여기저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병삼이 젊었을 적 가졌던 열정과 순수한 모습을 보며 관객들은 ‘우리 아빠는 어땠을까’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과연 아빠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아빠는 꿈을 포기하고 행복하게 살아왔을까. 못 이룬 꿈 때문에 혹시 가슴에 평생 한이 맺히진 않았을까. 한꺼번에 복잡하게 밀려드는 질문들은 젊은 날을 그저 먹고 살기 바쁘게 지나온 아빠를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모티브로 해 등장하는 시계 토끼, 체셔 고양이, 도도새 등이 아름답고 환상적인 동화 나라의 판타지를 무대 위에 생생하게 구현한다. 특히 요즘 공연에 빠질 수 없는 영상이 작품의 서사와 매력을 살리는 데 독보적인 역할을 한다. 3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소극장에서 하니 주말을 맞아 가족끼리 함께 보면 더없이 좋을 작품이다.
  • 미래의 트램을 타고 이상한 현실을 읊는다 ‘그냥’

    미래의 트램을 타고 이상한 현실을 읊는다 ‘그냥’

    내년에야 다시 달릴 트램 끌어와사랑마저 포기해야 하는 청년 등이상한 서울의 이상한 사람 풀어내 “현실의 삶 앞지르는 가상의 언어로과감하게 지른 첫 문장 수습하는 중” 김이강(42)은 시를 쓸 때면 서울의 거리를 걷는다. 정처 없이 걷다 보면 ‘이상한 서울’이 눈에 들어온단다. 우락부락한 빌딩들의 품에 안온하게 안긴 고궁. ‘해방촌’은 또 어떤가. 해방된 지가 몇 년인데 아직도 그 이름이다. 김이강의 시는 이런 ‘이상함’에서 시작한다. 새 시집 ‘트램을 타고’로 돌아온 그를 29일 서울 합정동 문학과지성사 사옥에서 만났다. ‘타이피스트’ 이후 6년 만이다. 제목이 좀 이상하다. 왜 ‘트램’일까. 서울을 걸으면서 시를 구상한다지 않았나. 1968년 이후로 서울에서 자취를 감춘 트램은 내년에야 다시 개통된다. 시집은 그러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이야기인가. “참 이상한 교통수단이다. 도시 한가운데에 사람 바로 옆을 달리는 열차라니.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다. 언젠가 외국에서 트램을 타고 종점엘 가본 적이 있다. 유적과 관광지가 즐비한 도심과는 시간이 완전히 다르게 흐르는 공간이었다. 그런 이상한 걸 타고 다니는, 이상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클레르, 평희, 바흐 이덴…. 시집을 읽으면 인물을 지칭하는 고유명사가 톡톡 걸려든다. 그중에서도 91쪽 ‘타일’에 등장하는 인물 폴에게는 재밌는 사연이 있다. ‘푸른 눈의 폴은 푸른 셔츠를 입었다.’ 시인은 그저 파열음(ㅍ)과 유음(ㄹ)의 조합만을 상상했는데 어느 날 인터넷에서 우연히 영화감독 폴 토머스 앤더슨이 푸른 셔츠를 입고 있는 사진을 보게 됐다. 정말 푸른 눈의 폴이 푸른 셔츠를 입고 있었던 것이다. 김이강은 “시 안에서 누군가를 그리는 것은 제게 굉장히 유희적인 작업”이라고 말했다.“사회적 분위기나 현상이 개인의 언어로 튀어나올 때 ‘그냥’이라는 말로 응축되는 것 같다. 자아와 현상 사이에는 분명한 거리가 있지만, 그걸 구구절절 설명하긴 어려우니까.” 65쪽 ‘아키타’에서 화자는 갑자기 ‘나는 아무래도 결혼은 못 할 것 같아’라고 선언한다. 화자는 ‘그냥 그런 느낌이 들어’라고만 한다. 이 말에서 연애와 사랑, 결혼을 일찌감치 포기하고 안으로만 숨어드는 요즘 청년들의 슬픈 자화상도 보인다. “‘타이피스트’(16쪽)는 불러 준 걸 받아 적는 수동적인 존재다. 창작은 그것과 거리가 먼 대단히 능동적인 행위라는데, 글쎄…. 무언가를 쓰려면 항상 주변에 있는 걸 받아들여야 하니까. 시를 쓰는 나 역시 타이피스트 아닐까.” 문학평론가 조대한은 시 해설에서 김이강이 한국어 문법엔 없는 독특한 ‘전미래 시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짚었다. 프랑스어 문법 용어로 미래 어느 시점에 완료될 이야기를 앞당겨 서술하는 시제다. ‘크리스마스에 첫눈이 내리면 당신에게 고백하겠다’는 문장이 좋은 예가 되겠다. 내년쯤에야 서울을 달릴 트램을 굳이 제목에 넣은 것도 이런 맥락일까. 미래를 그저 기다리지 않고 적극적으로 끌어오는 그의 시집 마지막에 수록된 시가 ‘새로운 서막’인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시는 달라야 하는 것인데, 남들과 다른 글을 쓰는 걸 두려워했던 적이 있다. 이번 시집에서는 그런 의심에서 조금은 벗어난 것 같다. 언어는 가상이고 삶은 현실인데, 가상이 현실을 앞질러 규정하기도 하잖는가. 글쓰기와 시 창작 역시 과감하게 지른 첫 문장을 수습해 나가는 과정이다.”
  • “입으로 쓱 핥더니” 충격적인 조리사 행동…내부 폭로에 ‘경악’

    “입으로 쓱 핥더니” 충격적인 조리사 행동…내부 폭로에 ‘경악’

    경북의 한 유치원에서 원생들이 먹는 음식을 비위생적으로 조리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28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50대 여성 A씨는 지난해 3월부터 경북의 한 유치원에서 조리 업무를 시작했다. A씨는 조리사 자격증이 있는 만큼 아이들 음식을 만들 줄 알았지만, 설거지 등 허드렛일만 도맡았다. 당시 요리나 식재료 관리 등은 원장과 친분이 있던 기존 주방 조리사만 전담했다고 한다. 그러나 식재료를 다루는 조리사의 행동은 비위생적이었다. 음식에 참기름을 두른 후 용기에 흐르는 참기름을 입으로 핥고 뚜껑을 닫는 모습이 목격된 것이다. A씨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은 여러 차례 반복됐다. 냉장고 문 한 번 열어볼 일이 없던 A씨는 어느 날 우연히 열게 된 냉장고에서 충격적인 모습을 발견했다. 유통기한이 적게는 2, 3일부터 많게는 한두 달 지난 곰팡이가 슨 식재료들이 있었다. A씨는 이 식재료들이 음식에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아이들이 먹을 간식에도 곰팡이가 펴 있었다. A씨는 “바나나를 애들 간식으로 준다고 꺼내 왔는데 너무 형편없더라. 곰팡이도 슬었다. 마침 원장님이 지나가길래 ‘원장님, 바나나 이렇게 됐는데 어떻게 쓰냐’고 하니까 그냥 주라는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A씨는 다른 조리사들에게도 “너무한 것 아니냐”며 따졌는데, 이들은 “바나나는 많이 익어야 맛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앞치마엔 곰팡이가 피어 있었고, 프라이팬은 코팅이 다 벗겨진 상태였다. 집게는 녹이 슬었다. 유치원으로 들어온 식재료를 빼돌린 일도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딸기 30박스가 들어왔는데, 아이들에게는 5박스만 제공되고 원장과 선생님이 25박스를 나눠 가졌다. 전복이 들어왔을 때도 아이들에게 조금만 제공하고 남은 건 교사용 냉장고에 별도 보관했다. 해당 유치원 원장은 “(식재료는) 납품 후 변할 수 있다. 해당 재료로 만든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인 적 없다”며 “예산이 있어 마음대로 집행이 어렵다. 얼마 전 문제 되는 도구들은 모두 교체했다”고 해명했다.
  • “사실 아버지가” 타일러, 안타까운 가정사 고백

    “사실 아버지가” 타일러, 안타까운 가정사 고백

    우리나라에서 활동하는 미국 국적 방송인 타일러가 가정사를 고백했다. 29일 방송되는 SBS ‘판사들의 S.O.S-국민참견재판’ 최근 녹화에서는 ‘잦은 음주와 가정폭력을 일삼는 남편을 뇌병변 장애로 만든 아내’ 사건을 두고 정당방위 인정 여부에 대해 설전을 벌어졌다. 심신미약과 더불어 사회적으로 많은 공분과 논쟁을 일으키는 쟁점인 만큼, 배심원들 또한 열띤 공방을 펼쳤다. 특히 서장훈은 자초지종이 밝혀질수록 “지난번보다 판결이 너무 어렵다. 마음이 계속 왔다 갔다 한다”며 굉장히 곤란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타일러는 녹화 도중 “아버지가 알코올 의존증이었다”며 자신의 가정사를 고백, 배심원들은 물론 현장에 있던 제작진까지 있던 모두를 놀라게 했다. 한국 생활 14년째인 타일러는 지난 2014년 JTBC ‘비정상회담’에서도 가족사를 고백한 바 있다. 당시 방송에서 타일러는 “부모님이 이혼하셨다. 아버지가 실직했다는 걸 뒤늦게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아버지가 술을 많이 드셨다. 어느 날 너무 심해서 내가 ‘계속 이렇게 술을 드시면 누나 결혼식은 오실 수 있지만 손주 보실 때도 계실 수 있겠냐’고 공격적으로 말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타일러는 “사실은 아버지의 우울증이 너무 심해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하신 것이었다. 출근하지 못하니까 회사에서 잘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울면서 ‘심장이 멎은 적이 있고 극단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제 다 괜찮은데 왜 술을 가지고 문제를 삼냐’고 하셨다. 되게 충격적이었다. ‘우리 아버지도 사람이구나’ 생각했다. 그때 처음으로 감정을 공유했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 인류의 해묵은 질문…우주의 ‘다른 세계’는 있는가? [이광식의 천문학+]

    인류의 해묵은 질문…우주의 ‘다른 세계’는 있는가? [이광식의 천문학+]

    인류가 태양계 바깥에서 첫 외계행성을 발견한 것은 1995년 페가수스자리 51번 별 주위를 도는 ‘페가수스 51-b’였다. 그로부터 30년이 채 안된 2023년 8월 기준으로 무려 5500개의 외계행성 발견을 기록했으며, 현재도 꾸준히 발견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우리은하 내에 외계행성이 수십억 개는 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런데 인류 최초로 외계행성에 대한 질문을 던진 사람은 지금으로부터 700년 전 독일 신학자인 알베르투스 마그누스(1193~1280)였다. 가톨릭 주교로서 철학자이자 자연과학자이기도 한 그는 당시의 철학, 신학, 자연과학 등 전 분야에 걸쳐 방대한 저술을 한 학자로서, 보편적 박사(普遍的博士)라 불리었다. 요즘 말로는 ‘통섭(統攝)’이라 할 만한 사람으로, 이렇게 말했다. “이런 세상이 하나만 있는 것일까, 아니면 여러 개 있는 걸까? 이것은 인간이 물을 수 있는 가장 고상하고 놀라운 질문 중의 하나다. 이것은 인간 정신이 진심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질문이다.” 이 놀라운 발상에서 나온 질문은 700년이 지난 후에야 그 답을 얻게 되었다. 페가수스자리 51번 별 옆에서 마침내 ‘다른 세계’를 발견해낸 것이다. 인류는 수천 년 전부터 ‘다른 세계’의 존재를 궁금해했다. 소크라테스 이전의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도 지구 외에 다른 세계가 있는지에 대해 사색했다. 소크라테스와 동시대인인 원자론자 데모크리토스는 우리와 같은 세계가 무한히 많을 뿐 아니라, 세계는 무한히 확장되고 있으며, 우리보다 태양과 달이 더 많은 세계도 있고 그렇지 않은 세계도 있다라고 장담했다. 2400년 전 고대인의 예언은 지금 다 사실로 판명되었다. 놀라운 예지가 아닐 수 없다. 외부 세계에 대한 논의는 중세와 근세에 이르도록 철학자와 신학자들 사이에 끊이지 않고 이어져왔다. 기독교 안에서도 의견은 둘로 나뉘었다. 하나는 <성서>에 다른 세상 얘기가 없으니 다른 세계는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파와, 신은 전지하고 무한하니 무한히 많은 세계를 창조하셨을 거라고 믿는 파였다. 그러나 관측 수단이라고는 ‘맨눈’밖에 없던 그 시대로서는 이를 판정할 방법이 없었다.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장한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가 나온 것이 1543년이니까, 그 전까지 인류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에 굳건히 자리잡고 있다고 믿었던 만큼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계는 하나뿐이라고 생각했음에 틀림없다. 인류가 본격적으로 우주를 들여다보기시작한 것은 1610년부터였다. 갓 발명된 망원경으로 달을 본 갈릴레오는 달 역시 지구처럼 산과 계곡이 있는 ‘다른 세계’임을 알았으며, 천상의 물질인 에테르로 이루어진 완벽한 존재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뿐더러 천구를 가르는 은하수는 무수한 별들의 집합체라는 사실도 알아냈다.1995년 ‘첫 외계행성’ 발견에 노벨물리학상 이처럼 광활한 공간을 꿰뚫는 도구 없이는 천상의 세계를 들여다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천문학자들이 강력한 도구로 무장하고 외계행성이란 성배 찾기에 도전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였다. 세계 여러 곳의 연구팀들이 성배 찾기에 나섰지만, 정작 성배를 먼저 손에 쥔 사람은 아웃사이더인 스위스 제네바 대학의 미셸 마요르와 박사과정생 디디에 쿠엘로였다. 그들은 1994년 4월 망원경으로 페가수스자리 51을 집중적으로 관측한 끝에 별이 흔들리는 것을 포착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행성이 크지는 않지만 별 주위를 돌면서 자신의 중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별의 미세한 움직임은 별빛을 분석하면 측정할 수 있고, 이로부터 행성의 질량과 크기, 궤도를 알아낼 수 있다. 두 사람은 정밀한 관측 끝에 페가수스 51번 별 주변에서 목성 크기에 질량은 목성의 반 정도 되는 첫 외계행성을 발견하기에 이르렀다. 이 첫 발견은 이후 천문학자들이 수많은 외계행성을 발견하는 데 도화선이 되었다. 첫 외계행성 발견이라는 성배를 거머쥔 미셸 마요르와 디디에 쿠엘로는 2019년 노벨물리학상을 공동 수상했다.최초의 외계행성이 발견된 페가수스자리 51번 별(영문 약자: 51 Peg)은 페가수스자리 방향으로 약 50광년 떨어진 곳의 준거성으로, 고유명칭은 헬베티우스(Helvetios)이며, 겉보기등급은 5.49로 관측에 적합한 환경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다. 그 주위를 도는 행성 페가수스자리 51-b는 디미디움(Dimidium)이라는 공식명칭을 갖고 있는데, 모항성에 매우 바싹 붙어서 돌고 있어 행성의 표면 온도가 섭씨1000도 이상으로 달구어져 있다. 또한 가까운 거리 때문에 4일에 한 번 공전하며, 공전 속도는 초속 136km로, 지구(초속 30km)와 비교하면 4배 이상 빠르다. 이로써 태양 이외의 별들도 행성을 거느리고 있다는 사실, 이 우주에는 지구뿐 아니라 다른 세계도 존재한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밝혀진 것이다. 페가수스자리 51번 별은 인류의 오랜 궁금증을 풀어준 최초의 별로 오늘도 밤하늘에서 반짝이고 있다.
  • “우리말 ‘인연’ 전 세계 사람에게 통했다”…‘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 감독

    “우리말 ‘인연’ 전 세계 사람에게 통했다”…‘패스트 라이브즈’ 셀린 송 감독

    “평범한 인생이라도 살아가면서 특별한 인연을 맺습니다. 이런 인연이 우리 인생을 특별하고 깊게 만들죠. ‘인연’이라는 한국어 단어는 모르더라도, 어느 나라 사람에게도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3월 6일 국내 개봉하는 영화 ‘패스트 라이브즈’를 연출한 셀린 송(36) 감독이 자신의 영화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넘버3’(1997)로 유명한 송능한 감독의 딸로, 극작가로 활동하다 첫 장편 영화를 연출했다. 데뷔작임에도 각종 영화제와 시상식 210개 후보에 오르고 75개 상을 거머쥐었다. 특히 다음 달 10일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영화는 열두 살에 캐나다 토론토로 이민 간 나영(그레타 리)과 어린 시절 첫사랑이었던 해성(유태오)의 인연을 잔잔하게 그렸다. 나영은 뉴욕에서 극작가를 꿈꾸며 살아가다 어느 날 페이스북을 통해 해성이 자신을 찾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헤어진 지 12년 만에 온라인으로 마주하고 다시 호감을 가지게 되지만, 현실적인 문제 탓에 둘의 인연은 끊기고 만다. 그리고 12년이 더 지난 뒤 여자친구와 헤어진 해성은 나영을 찾아 뉴욕에 가고, 둘은 24년 만에 만나게 된다.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 감독은 자전적 경험에서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어린 시절 친구가 뉴욕에 와 미국인 남편이랑 함께 술을 마시게 됐다. 둘을 통역해주는데, 서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묻고 있더라. 그 순간 ‘내 과거와 현재와 미래가 이곳에서 함께 술을 마시고 있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영화는 나영을 사이에 두고 해성과 그의 미국인 남편 아서(존 마가로)가 나란히 앉아 있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이들의 관계가 어떻게 시작됐는지, 24년으로 돌아가 그 인연을 풀어낸다. 그는 “첫 장면을 떠올리고, 이걸 풀어가는 방식을 생각하니 영화를 어떻게 펼칠지 의문이 모두 풀렸다. 그런 점에서 영화는 사실 미스터리 영화라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영화 속 세 사람의 관계는 그야말로 묘하다. “해성은 나영의 첫사랑이지만 애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구라고 하기엔 안 친한데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는 사이다. 해성과 아서도 그렇다. 적인지 친구인지 설명하기 어렵다”며 “이런 관계를 설명하는 답은 하나, 바로 ‘인연’”이라고 강조했다. 영화 속에서도 ‘인연’은 한국어 그대로 나온다. 제목인 ‘패스트 라이브즈’는 불교 윤회사상에서 온 ‘전생’이라는 의미지만, 과거를 뜻하는 영어 단어 ‘패스트’(past)를 가리키기도 한다. 송 감독은 “태어나기 전의 삶인 전생과 함께 우리 인생 안에 함께 살고 있는, 그 어딘가에 두고 온 과거를 모두 표현하는 제목”이라고 했다. 나영과 해성이 12년 만에 온라인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12년 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면서 피어나는 미묘하고 애틋한 감정을 스크린에 포착했다. 로맨틱한 드라마, 격정적인 고백이나 갈등 없이 등장인물의 감정을 빼어난 영상으로 담아냈다. 이를 지켜보는 관객의 마음속엔 여러 감정이 격정 칠 만하다. 송 감독은 이런 감정을 잘 표현한 유태오, 그레타 리 배우에 대해 “둘 다 어른이지만, 어린아이 얼굴도 있었다. 가만히 있으면 차가워 보이지만, 오디션 때 만나 웃고 농담할 때 보니 그야말로 여덟 살 아이 같은 모습이었다. 영화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였다. 유태오와 그레타 리를 만나 이야기하는 순간 ‘아 이 사람들이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특히 유태오는 한국 배우 최초로 제77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BAFTA)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라 연기력을 입증했다. 둘이 택시를 기다리는 45초 분량의 마지막 장면은 많은 것을 함축한다. 그동안의 이야기가 정리되면서 깊고도 진한 여운을 남긴다. 송 감독은 “둘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아낸 장면이라 보면 된다. 주인공이 어떤 방향으로 가는지 동선을 눈여겨보라. 참고로 왼쪽은 과거, 오른쪽은 미래”라고 귀띔했다.
  • 강원래 “중앙선 침범 차가 덮쳐, 하반신 마비…장애인 인정 못했다”

    강원래 “중앙선 침범 차가 덮쳐, 하반신 마비…장애인 인정 못했다”

    가수 강원래가 인생 최대 위기의 순간에 대해 고백했다. 29일 KBS 1TV ‘아침마당’에 출연한 강원래는 가수 데뷔 이후 클론으로 구준엽과 함께 한 달 만에 1위를 했지만 ‘초련’ 발표 후 가장 큰 위기가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0년 11월 초 부모님 댁에 가는 길이었다. 집에서 오토바이를 타고 가던 중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온 검정색 승용차와 정면충돌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그 차가 불법 유턴을 하는 바람에 목뼈와 등뼈가 부러졌다. 또 갈비뼈 6개에 금이 가고 오른쪽 무릎부터 골반까지 대퇴부가 모두 부러졌다. 오토바이에 깔린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어 “병원에 가서 이틀 정도 전혀 의식이 없는 상태였다. 한 달쯤 지나고 내가 어떤 상태라는 걸 알게 됐다. 무뚝뚝하고 눈물 한 방울 안 보이시던 아버님이 ‘너는 장애인이 됐다. 다신 못 걷는다. 평생 휠체어 타고 살아야 하니 마음 단단히 가져라’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미래가 막막했다는 그는 “처음에는 ‘설마’ 했다. 하지만 금세 어떻게 살아야 할지 현실적인 것들에 대해 고민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 분노, 좌절, 수용 4가지 코스를 겪었다. 처음에는 사실을 부정했고, 분노하며 극단적 선택까지 고민하며 좌절했지만 결국 수용했다. 이 시간이 4~5년이 걸린 것 같다”고 회상해 애잔함을 더했다.
  • 외신이 본 한국의 저출산…“아이를 키울 시간도, 돈도 없다”

    외신이 본 한국의 저출산…“아이를 키울 시간도, 돈도 없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기록적인 저출산 현상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출생아 수와 합계출산율이 역대 최저 기록을 또 갈아치웠다.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은 사상 처음으로 0.6명대로 떨어졌고 올해는 연간 기준으로도 0.7명선이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여성의 평균 출산연령은 33.6세로 전년보다 0.1세 올랐다. 0.78명 때도 해외 언론과 학자들에게 “한국은 망했다” “중세 흑사병보다 더한 인구 격감”이란 평가를 받았는데 상황이 더 악화된 것이다. 영국 공영 방송 BBC는 28일(현지시간) 한국 통계청의 출산율 발표에 맞춰 서울 특파원 발로 ‘한국 여성들이 왜 아이를 낳지 않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웹사이트에 게재했다. BBC는 “저출산 정책 입안자들이 정작 청년들과 여성들의 필요는 듣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와 지난 1년간 전국을 다니며 한국 여성을 인터뷰했다”고 취재 경위를 설명했다. BBC가 만난 30세 TV 프로듀서 예진씨는 “집안일과 육아를 똑같이 분담할 남자를 찾기 어렵고 혼자 아이를 가진 여성에 대한 평가는 친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외곽에 사는 예진씨는 “저녁 8시에 퇴근하니 아이를 키울 시간이 나지 않는다”며 “자기계발을 하지 않으면 낙오자가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더 힘들게 한다”고 말했다. BBC는 월요일에 출근할 힘을 얻기 위해 주말에 링거를 맞곤 한다는 사연을 예진씨가 일상인 것처럼 가볍게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아이를 낳으면 직장을 떠나야 한다는 암묵적 압박이 있다”며 여동생과 뉴스 진행자 두 명이 퇴사하는 걸 봤다고 말했다. 기업 인사팀에서 근무하던 28세 여성은 육아휴직 후 해고되거나 승진에서 누락된 경우를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 기혼자인 어린이 영어학원 강사 39세 스텔라씨는 아이들을 좋아하지만 일하고 즐기다 보니 너무 바빴고 이젠 자신들의 생활 방식으론 출산·육아가 불가능함을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남편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느냐’는 말에 그는 눈빛으로 답을 대신하며 “설거지를 시키면 항상 조금씩 빠뜨린다. 믿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집값이 너무 비싸 감당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서울에서 점점 더 멀리 밀려나고 있지만 아직 집을 장만하지 못했다. BBC는 주거비는 세계 공통 문제이지만 사교육비는 한국의 독특한 점이라고 평가했다. 아이들이 4세부터 수학, 영어, 음악 등의 비싼 수업을 받는데 아이를 실패하도록 하는 것은 초경쟁적인 한국에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BBC는 설명했다. 스텔라씨는 “아이 한 명당 한 달에 700파운드(120만원)까지 쓰는 걸 봤는데 이런 걸 안 하면 아이들이 뒤처진다”고 말했다.과도한 집값과 사교육 비용 BBC는 과도한 사교육은 비용 자체보다 더 깊은 영향을 준다면서 부산에 사는 32세 민지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20대까지 공부하면서 너무 지쳤으며 한국은 아이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고 털어놨다. 가끔 마음이 약해진다고 인정하면서도 아이를 원하던 남편도 이제는 그의 뜻을 들어주기 시작했다고 했다. 대전에 사는 웹툰 작가 천정연씨는 아이를 갖는 일을 중대한 결정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출산 후에 곧 사회, 경제적 압박을 받게 됐고 남편은 도와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남녀가 평등하다고 배웠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었고 무척 화가 났다”며 주변을 보니 다들 우울해서 사회적 현상이라고 이해했다고 말했다. BBC는 이 점이 문제의 핵심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경제가 지난 50년간 고속 발전하면서 여성을 고등 교육과 일터로 밀어 넣고 야망을 키워줬지만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은 같은 속도로 발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BBC는 또 정자 기증을 통한 임신이나 동성 결혼이 허용되지 않는 점을 어떤 이들은 아이러니라고 한다고 전했다. 양성애자이면서 동성 파트너와 지내는 27세 민성씨는 “가능하면 (아이를) 10명이라도 갖겠다”고 말했다. BBC는 윤석열 대통령이 저출산을 구조적 문제로 다루겠다고 밝혔지만 정책에 어떻게 반영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 [최원목의 글로벌한국] 위기의 철강, 호주에서 해법 찾기를

    [최원목의 글로벌한국] 위기의 철강, 호주에서 해법 찾기를

    자원은 유한, 창의는 무한. 우리 철강산업을 대표하는 포스코의 설립 취지문이다. 1968년 포항제철소가 설립된 이래 철강산업은 여러 차례의 석유 위기와 세계 경기침체에도 수출과 내수를 견인했다. 기술혁신도 이뤄 제품 다양화와 고부가가치화는 물론 친환경 공법도 발전시켰다. 자연상태 가루 모양의 철광석과 일반탄을 바로 사용해 쇳물을 생산하거나 화석연료 대신 수소를 사용해 철을 생산하는 수소환원 기법도 발전시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표적 온실가스 배출 산업이라는 생래적 특성 때문에 전 세계 환경규제의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탄소비용을 수입 제품에 부과하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철강기업들이 분기별 탄소배출량을 이미 EU측에 보고한 바 있다. 글로벌 철강 공급 과잉을 일으키는 국가에 대한 제재 움직임도 가시화되고 있다. 내년이 협상 시한으로 설정돼 합의 실패 시 25% 관세가 부과될 수도 있다. 한국 철강산업은 고로 사용 비중이 70%, 수출 비중도 40%에 달해 탄소 통상규제에 특히 취약하다. 이러한 전방위 국제 규제 움직임에 우리 정부는 속수무책이다. 이런 협의 과정에 정부가 참여하지도 못하고 있어 철강기업들은 각자도생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과의 철강산업 경쟁에서도 근본적 한계에 도달해 장기적 철강산업 정책의 발상 전환이 시급한 시점이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는 우리 철강산업은 생산량을 줄이고 제품의 다양화와 고부가가치화를 추구해 철강 소비량도 줄여 가야 한다. 세계 철강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갈등 관계 확산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협력 분위기도 자체적으로 확산시켜야 한다. 이런 방어적인 대응책은 기본이다. 점점 강화되는 글로벌 규제 환경에서는 보다 혁신적이고 주도적인 발상이 요구된다. 국내 생산 비중을 의도적으로 줄이고, 특정 해외 생산기지를 물색해 전략적 해외 생산체제를 구축하는 길은 어떤가. 주요 철광석 수입처인 호주에서 중간재인 슬래브를 생산한 후 이를 국내로 들여와 가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최근 호주는 중국 자본과 인력에 지나치게 의존한 데 따른 정치적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해 중국과의 디커플링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을 대신할 장기적 파트너로 한국에 기회가 온 셈이다. 호주 현지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되면 효율성이 높아지고 각종 글로벌 환경규제로부터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철강뿐만 아니라 농업 부문도 동반 진출할 수 있다. 우리의 농업기술과 자본을 광활한 호주에 투자하고 현지 커뮤니티 형성에도 기여하는 대가로 철강 부문의 우호적 산업협력 체제를 구축해 나갈 수도 있을 것이다. 철강과 같은 국가 기간산업을 해외로 유출하는 것에 대한 국내의 우려와 반감은 슬기롭게 극복해야 한다. 어차피 축소당하는 산업의 비중을 전략적 우호관계를 구축한 국가로 이전하는 것은 오히려 우리 경제안보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최첨단 기술개발 센터와 컨트롤타워는 국내에 두고 범용 생산기지 위주로 호주로 진출시킬 수 있다. ‘실질, 실천, 실리! 철강은 국력!’이라는 구호는 철강 산업현장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문제는 정부의 역할과 국민의식이 이런 실사구시를 뒷받침할 수 있느냐다. 좌우 이념논쟁에 빠진 정치와 행정은 포항제철에 정부의 지분이 있으니 포스코는 기본적으로 정부 방침에 따라야 한다는 인식 수준에 머물고 있다. 좌우로 흔들리는 정치 상황에 따라 우리 철강산업도 흔들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중국이 빠지는 호주에 우리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본이 전략적으로 진출하고 있기 때문에 시간이 없다. 자원은 유한하니 창의는 무한해야 한다. 진정한 민관협력 체제가 철강의 대외협력 분야에서 창의적으로 실현돼야 한다. 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세계 미술 풀어낸 열쇠는 ‘용’… 내 인생 2막 연 열쇠는 치열함” [서동철의 노변정담]

    “세계 미술 풀어낸 열쇠는 ‘용’… 내 인생 2막 연 열쇠는 치열함” [서동철의 노변정담]

    조형예술 대가의 ‘쓴소리’요즘 학자들 책 도판 위주로 공부‘전공 세분화’로 좁은 분야만 연구문제의식 없고 작품성 구별 미흡몰입 통해 펼친 ‘인생 2막’전공과 무관한 다양한 미술에 관심치열하게 쓰고 그리며 새 길 찾아 ‘필생의 연구’ 시작은 퇴직한 그날 강우방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장은 2015년 서울신문에 ‘세계 조형예술 용(龍)으로 읽다’를 연재했다. 마지막회는 동양의 불상과 예수의 부활을 담은 서양 미술이 완전히 같은 원리로 표현돼 있음을 보여 주는 내용이었다. 문자언어는 지역마다, 나라마다 다르지만 ‘조형언어’는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원리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원리를 깨우치고자 3만점 남짓한 작품을 채색분석했다. 강 원장이 스스로 개발한 연구방법이다. 서울신문 연재 내용은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더해 곧 책으로 펴낼 것이라고 한다. 우리 사회의 가장 권위 있는 미술사학자 강 원장을 세검정 어귀의 서울 부암동 연구실에서 만났다.강 원장은 대뜸 “요즘은 예술작품을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는 학자가 별로 없다. 아름답다고 느끼면 애정을 갖는데 그런 게 없으니 애정도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대학이나 박물관에 재직하고 있을 때는 열심히 연구 활동을 하던 미술사학자가 퇴임하면 새로운 학문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사라지고 마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것이다. 학문적 대상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놀라운 경험을 했다면 연구를 그만두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다. 그는 그 배경의 하나로 ‘전공의 세분화’를 지목했다. “요즘에는 평생 자기 분야밖에는 모릅니다. 고려시대 불화도 전기불화와 후기불화로 나뉘어졌지요. 이렇게 세분화된 전공의 연구자들은 50대에만 접어들어도 더이상 문제의식을 갖지 못합니다. 너무나 좁은 자기 분야만 공부하다 보니 고려불화 전공자가 고려불화를 가장 모른다는 역설이 나타나지요.” 강 원장은 추사 김정희와 이중섭의 것으로 알려진 작품 가운데 가짜가 많다는 주장을 끊임없이 펴오고 있다.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주최로 2019년 중국 베이징 중국국가미술관에서 열린 ‘추사 김정희와 청조 문인의 대화’전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당시 강 원장은 “출품작의 90%를 차지한 해괴한 글씨들을 진품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대담무쌍한 국제적 사기극”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이건희 컬렉션 특별전-이중섭’ 전시회 때도 “대부분 구도가 엉망이고 선은 날림이며 색은 가벼워서 들떴으니 모든 요소가 힘이 없다. 경박하고 추해서 도저히 이중섭 작품이라고 볼 수 없다”며 단호하게 비판했다. 강 원장은 “글씨나 그림의 문제를 지적하면 저를 가리켜 그분은 불교조각이 전공이라며 회피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글씨나 그림을 전공하는 학자들은 책의 도판을 보고 공부하니 좋은 작품과 그렇지 않은 작품을 구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면서 “저는 실제로 치열하게 글씨를 쓰고 그림도 그린 만큼 가차없는 비판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대학 시절 서예 동아리 모집공고를 보고 찾아갔습니다. 30대이던 여초 김응현 선생 지도로 북위시대 비석을 글씨첩으로 만든 장맹용비첩(張猛龍碑帖)을 열심히 썼습니다. 임서(臨書)는 단순히 글씨를 옮겨 쓰는 것이 아니라 글씨의 구성과 기운생동을 스스로 깨우치는 것입니다. 훗날 작품의 진위를 구별하는 데 큰 힘이 돼 주었지요. 사군자도 열심히 쳐서 조금씩 동양화에도 눈을 뜨기 시작했습니다. 여초는 저를 수제자로 키우려 했었지요.” 강 원장은 서예에 몰입하기 시작한 즈음 캔버스를 사서 서양화도 혼자 그리기 시작했다. 유화를 독학으로 그렸는데 옆집에 살던 서양화가 손동진 서울대 미대 교수로부터 ‘초현실적인 그림’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손 교수집에서 대학원생들과 함께 데생을 하고 유화도 그렸다. 이젤과 스케치북을 들고 산과 들로 오가며 전국을 안 다닌 곳이 없었다고 한다. 동서양의 예술을 혼신을 다해 체험하며 한때는 작가가 되기를 꿈꾸기도 했다는 것이다. 그는 서울대 문리대 독문과 출신이다. 평균 학점은 C였다고 한다. 석사학위도 없다. 그럼에도 하버드대 박사과정에 들어갔으니 우리나라라면 불가능한 일이 아니었을까 싶다. “1980년 미국에서 ‘한국미술 5000년전’이 열렸는데 클리블랜드에 이어 보스턴에서 전시가 예정돼 있었습니다. 클리블랜드박물관에는 특히 인도 불상이 많아 감상할 시간을 자주 가졌는데 다양한 미술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됐지요. 보스턴에서는 ‘삼국시대와 통일신라 미술의 과도기적 양식’이라는 발표를 국제심포지엄에서 했는데, 하버드대의 존 로젠필드 교수가 다가오더니 대뜸 교환교수로 초청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이후 내가 학위가 없다는 것을 알고는 박사과정에 들어오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해서 수락했습니다.” 강 원장은 “미술사학과에 다닌 적이 없으니 미술사학 강의를 들은 적도 없었다”면서 “영어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는데 강의 내용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고 했다. “중국과 인도 미술에 관한 강의를 들었는데, 내용이 그리 들을 만하지 않았어요. 지금은 어떤 나라 미술사 강의든 문제가 많음을 알고 있으니 오류에 가득 찬 강의에서 자유로웠다고 할까요.” 박사 논문을 쓰려고 하자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너무나 미미하다는 깨우침이 일었다. 그래서 떠올린 것이 석굴암이었다고 한다. 그는 석굴암의 불상 조각과 건축은 반드시 함께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제강점기 경주박물관의 일본인 건축직 촉탁 요네다 미네지가 측정해 당나라 시대 자로 환산한 본존불의 치수도 반드시 무언가에 근거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료 대학원생들에게 불상 논문을 읽다가 숫자가 보이면 무조건 전화하라고 했다. 어느 날 대만 유학생 그레이스 옌이 당나라 현장법사가 인도를 여행하고 쓴 ‘대당서역기’에서 알 수 없는 숫자를 보았다고 했다. 신라 사람들이 석굴암 본존불을 부처가 깨달음을 이룬 인도 보드가야 마하보리사원의 정각상과 같은 크기로 조성했음을 밝혀낸 순간이었다. 애초에 그가 국립중앙박물관에 들어간 것도 오늘날의 상식으로는 불가사의한 일이다.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 한 해를 그림과 붓글씨로 보내고 이듬해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2학년에 편입했다. 학사편입이니 3학년에 들어가야 했지만 미학과 학점 40학점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당시 유명세를 떨치던 김원룡 교수로부터 미술사학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김 교수가 곧 강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고 한다. 게다가 고고인류학과 강의를 들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나날이 이어졌다. 그렇게 한 학기 만에 중퇴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1967년 여름 서울대박물관 수장고에 있는 작품도 볼 겸 유물카드를 쓰는 일을 하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조교에게 말했더니 대환영이었고요. 어둑한 수장고에서 유물을 관찰하며 카드에 유물 이름, 작품의 특성과 상태를 열심히 기록했습니다. 그때 정양모 당시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관이 서울대박물관 소장 회화의 낙관을 조사하고 있었는데, 조교에게 박물관 미술과에 사람이 필요하니 한 사람을 천거해 달라고 청한 모양입니다. 마로니에 벤치에서 정 선생과 한참 이야기를 나눴는데, 당장 근무를 제안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박물관에 들어간 지 1년 6개월 만에 사직서를 냈다. 일하는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고 미술부 내부에 약간의 잡음도 있었다고 했다. 쉬면서 앞날을 모색하고 있었는데 문득 경주를 떠올렸다. 당시 최순우 국립중앙박물관장에게 복직을 부탁하며 경주 이야기를 꺼내니 기특하게 여겼다고 한다. 경주는 좌천을 넘어 유배지였다는 것이다. 1970년 부임하니 관장만 있던 경주박물관의 제1호 학예직이었다. 옛 경주박물관 건물 옆에 조그만 가건물을 붙여 연구 공간으로 썼다. 강 원장과 경주, 나아가 신라의 오래된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강 원장은 1997년 국립경주박물관장이 됐고 2000년 그곳에서 정년퇴임했다. 퇴임 발표는 기와에 새긴 조각이 귀신이 아니라 용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내용이었다. 귀면와(鬼面瓦)가 아니라 용면와(龍面瓦)라는 인식은 영기화생론의 기반이 됐다. 퇴직한 그날 필생의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용이 세계 미술을 푸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한다. 20년이 지나서야 용의 입에서 나오는 무언가가 ‘조형언어’였음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요즘도 “매일매일 새로운 계획을 세워서 직진하고 있다”고 했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서 “나는 세상을 위해서 나가는 거야” 하고 스스로 다짐한다는 것이다. ■강우방 원장은 1941년 중국 만주 안둥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국립중앙박물관에 오랫동안 재직하며 국립경주박물관장을 지냈다. 이후 이화여대 미술사학과에서 후학을 가르치다 퇴직한 뒤 일향한국미술사연구원을 열어 오늘에 이른다. 저서로 ‘원융과 조화’, ‘법공과 장엄’, ‘한국불교조각의 흐름’, ‘한국미술의 탄생’, ‘수월관음의 탄생’ 등이 있다.
  •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4년 2월 29일

    [김동완의 오늘의 운세] 2024년 2월 29일

    쥐 48년생 : 좋은 소식이 들리겠구나. 60년생 : 먼 곳에서 연락이 있다. 72년생 : 이득이 없으므로 안정이 제일. 84년생 : 서로 돕고 협조해야 성과 있다. 96년생 : 마음의 안정이 되지 않는구나. 소 49년생 : 화가 가고 복이 오는구나. 61년생 : 시비가 생기면 불리하다. 73년생 : 뜻밖의 기쁜 일이 생기겠다. 85년생 : 집안이 화평하고 기쁨이 넘친다. 97년생 : 나쁜 기운이 있으니 북쪽으로 가지 마라. 호랑이 50년생 : 이동 이사에 행운 따른다. 62년생 : 손재수 있으니 주의하라. 74년생 : 집안에 부귀가 가득하겠구나. 86년생 : 소망했던 일 며칠 후 해결. 98년생 : 여러 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여라. 토끼 51년생 : 사소한 말 한마디로 커다란 어려움 있겠다. 63년생 : 소신껏 하면 기회 잡는다. 75년생 : 신용을 중요시하라. 87년생 : 대인관계에 신중하라. 99년생 : 일신이 고단하니 일단 쉬어라. 용 52년생 : 장거리 외출은 불리하다. 64년생 : 오해나 구설수 조심하라. 76년생 : 돌아다니면 이익 얻는다. 88년생 : 앞장은 서지 마라. 망신수가 있다. 00년생 : 사람과의 관계를 조심하라. 뱀 53년생 : 오늘은 조용히 지내는 게 좋다. 65년생 : 유연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77년생 : 노력한 만큼 대가 있겠다. 89년생 : 움츠리지 말고 정정당당히 나서라. 01년생 : 고비가 예상되니 주의하라. 말 54년생 : 너무 친절한 사람을 조심하라. 66년생 : 문서상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다. 78년생 : 모든 매매가 순조롭게 진행된다. 90년생 : 원기왕성하고 마음 가볍구나. 02년생 : 협동하면 성과가 크겠다. 양 43년생 : 마음 먹은 대로 이루어진다. 55년생 : 가까운 사람과의 관계를 주의하라 67년생 : 꿈과 희망이 클수록 얻는 게 많다. 79년생 :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라. 91년생 : 어수선한 분위기에 동요되지 마라. 원숭이 44년생 : 다행히 귀인을 만나겠다. 56년생 : 경솔한 행동은 금물이다. 68년생 : 새로운 길을 모색하라. 80년생 : 장거리 여행은 내일로 미루어라. 92년생 : 가는 곳마다 길운이 따른다. 닭 45년생 : 마음을 가다듬고 마무리 잘하라. 57년생 : 아직은 시기상조이니 내일로 미루어라. 69년생 : 함부로 사람을 믿지 마라. 81년생 : 친구와 상의하는 게 좋겠다. 93년생 : 어둠 속에서 등불을 만나겠다. 개 46년생 : 이득이 있는 하루가 되겠다. 58년생 : 이동운은 좋지 않구나. 70년생 : 전진보다는 현상 유지에 만족하라. 82년생 : 정보를 잘 활용하여 앞서가라. 94년생 : 기운 넘치고 의기양양한 하루. 돼지 47년생 : 오해는 바로 풀어야 한다. 59년생 : 소망이 이루어지겠다. 71년생 : 하던 일 계속하는 것이 좋다. 83년생 : 시간만 끌다가 후회한다. 95년생 : 좋은 운수가 때를 만났구나.
  • 놀이터서 담배피운 女 폭행한 주짓수 관장…방충망까지 뚫고 나왔다

    놀이터서 담배피운 女 폭행한 주짓수 관장…방충망까지 뚫고 나왔다

    놀이터 근처에서 담배를 피운 여성이 주짓수 관장에게 폭행당하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양측의 주장이 갈리고 있다. 27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2시 30분쯤 강원도의 한 아파트 단지 놀이터에서 애견 동호회 모임이 열렸다. 회원 중 한 명인 여성 A씨는 놀이터 구석에서 담배를 피웠다. 목격자에 따르면 당시 놀이터에는 회원들 외에 다른 사람은 없었다고 한다. 이때 근처 건물 2층에 있는 주짓수 학원 관장 B(남)씨가 창문을 열더니 “담배 꺼라”라며 소리를 질렀다.이에 A씨는 곧바로 담배를 껐는데, B씨는 이후에도 A씨를 향해 화를 내는 등 폭언했다. A씨가 “왜 이렇게 화를 내며 이야기하냐”고 묻자 B씨는 학원 창문 방충망을 뜯어내고 달려 나와 A씨의 멱살을 잡고 폭행하기 시작했다. 실제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을 보면 떨어진 방충망을 확인할 수 있다. A씨가 “왜 그러냐”라고 묻자 B씨는 “담배 피우지 말라고 몇 번을 이야기했냐”라며 폭행을 이어갔다. B씨는 A씨를 바닥에 넘어뜨리곤 팔꿈치 등으로 A씨 얼굴을 가격했다.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말려도 멈추지 않았다. “신고해달라”는 A씨 외침에 B씨는 “나는 정신병자다. 나는 고소 안 당하니까 신고하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B씨의 폭행은 경비원이 찾아온 뒤에야 멈췄다.다만 주짓수 관장 B씨의 주장은 달랐다. B씨는 같은 날 지역 맘카페에 글을 올려 “(주짓수) 학원 청소 중이었는데 담배 냄새가 올라왔다”며 “창문을 열어보니 한 여성이 담배를 피우고 있길래 꺼달라고 정중히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여성이 기분 나쁘다는 듯이 담배를 던지고 떠났다. 한 번 참고 계속 청소하고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냄새가 또 올라왔다”며 “다른 일행이 담배를 피우고 있어 꺼달라고 했더니 ‘왜 난리냐. 때려봐’라며 먼저 욕설하고 도발해서 화가 났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A씨 측은 “욕설한 적 없다. ‘왜 화를 내냐’고 좋게 말했다”라고 반박했다. 현재 해당 사건은 경찰에서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돈 없어도 ‘이것’ 해라”…‘99억 건물주’ 김나영이 밝힌 부동산 꿀팁

    “돈 없어도 ‘이것’ 해라”…‘99억 건물주’ 김나영이 밝힌 부동산 꿀팁

    방송인 김나영이 단독 주택에 살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지난 25일 유튜브 채널 ‘김나영의 노필터TV’에는 “요즘 제일 핫한 약수동 그냥 걷다.. 먹고 마셨어!”라는 제목으로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김나영은 약수동 투어에 나섰다. 김나영은 “요즘에 약수 쪽이 완전 핫하더라”며 최근 많이 방문한 카페를 찾았다. 그는 “주인분이 잘생겼다. 장난 아니다”며 단골 카페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쇼핑까지 하며 약수 곳곳을 나들이한 김나영은 “이 동네가 너무 마음에 든다. 가격대가 어떤가 좀 보자”며 부동산으로 향했다. 이어 “주택을 봐야 한다. 마당 있는 집 로망이 있다”고 말한 김나영은 부동산에 들려 대화를 나눴다. 그러면서 “자꾸 부동산에 가라고 하더라. 돈이 없어도 그냥 가서 친해지라고 하더라”라며 “물건 나오면 연락도 오시고 하니까 꼭 살 것이 아니더라도 자꾸 들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나영은 지난 2022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건물을 99억원에 매입했다.
  • 못 따라오는 학생… 배제시키는 韓, 맞춤 교육하는 美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못 따라오는 학생… 배제시키는 韓, 맞춤 교육하는 美 [마음 성적표 F-지금 당장 아이를 구하라]

    한미 ‘특수교육’ 차이나는 클래스美, ADHD도 특수교육 대상 포함그냥 ‘앉혀놓기’보다 ‘성장’ 집중“학생 요구 충족 위해 전문가 협업” 국가는 일반학교를 다니는 특수교육 대상자에게 어떤 교육을 제공해야 할까. 미국 연방대법원은 ‘학년이 올라도 그냥 멍하니 앉아 있는 정도의 개선’이 아니라 ‘의미 있는 성장을 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제시했다. 2017년 앤드루 F 사건을 심리하면서 나온 기준이다. 2세 때 자폐 진단을 받은 앤드루는 초등 4학년까지 공립학교를 다녔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까지 지닌 그는 가구 위를 타고 넘거나 소리를 지르며 다른 학생들을 귀찮게 했다. 5학년에 올라갈 때 학교에서 제시한 개별 학습화 계획(IEP)이 4학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자 부모는 앤드루를 자폐 교육에 특화된 사립학교로 전학시켰다. 이곳에서 새 IEP대로 교육을 실시한 지 몇 달 만에 앤드루의 행동과 학업이 향상됐다. 부모는 앤드루가 다니던 공립학교로 다시 가서 사립학교의 IEP를 보여 주었다. 사립학교와 같은 방식으로 교육해 달라는 요청이 거부되자 부모는 “사립학교와 공립학교 간 등록금 차액 등을 배상하라”며 지역교육청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에 연방대법원은 “무상 공교육은 국가의 의무로, 학교는 특정 학생이 의미 있는 성장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앤드루 부모에게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한국에서 비슷한 판결이 나오긴 쉽지 않다는 게 교육 행정가들의 견해다. 특수교육의 범위에서부터 차이가 크다. 서선진 건양대 특수교육과 교수는 27일 “특수교육의 영역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지만 난독으로 인한 심각한 읽기 문제나 학습에 방해가 되는 정서·행동 문제 등은 아직 한국에서 특수교육 범주에 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미국의 특수교육 통계가 실태를 드러낸다. 전체 학생 중 특수교육 대상자 비중을 보면 미국은 14% 안팎인 데 비해 한국은 1.5% 정도에 그친다. 한국에서는 영속적인 신체적·지적 능력 차를 가지고 있느냐 여부가 특수교육 대상의 중요한 기준이 되는 반면에 미국의 경우는 학생이 학업이나 학교생활에서 특별한 도움이 필요하다면 특수교육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특수교육 대상 학생의 절반 이상이 지적장애 학생이다. 반면 미국에서는 난독·난산 등을 포함한 학습장애나 의사소통장애 진단을 받은 학생들이 특수교육 대상의 과반이다. 서 교수는 “개별 학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현장 전문가와 연구자, 학교 행정 관리자, 지역사회 전문가들이 협업하면서 어떻게 무상의 적절한 공교육을 구현할지 다각도로 노력하는 게 미국의 특수교육”이라고 설명했다.
  • 곧 아이 태어나는데…강재준, 주식으로 ‘수천만원’ 날렸다

    곧 아이 태어나는데…강재준, 주식으로 ‘수천만원’ 날렸다

    개그맨 강재준이 주식 투자로 손해를 봤다고 털어놨다. 27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VS’에서는 강재준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강재준은 자신을 ‘취미 부자’라고 소개하며 최근 취미가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주식을 (아내) 은형이 몰래 좀 한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몰래 하려고 했는데 다른 예능 프로그램 촬영하다가 나도 모르게 발설했다”며 “은형이가 ‘너 얼마 날렸냐’고 물어봐서 2000만원 날렸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는 (공부 안 하고) 무작정 투자했다가 떨어지면 빼고 그걸 반복하니까 순식간에 3000만원이 훅 빠지더라”라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강재준이 “은형이가 ‘네가 번 돈이니까 알아서 해’라고 그러더라. 그래서 지금도 조금씩 하고 있다”라고 하자 전현무는 “한 대 더 맞아야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강재준, 이은형 부부는 지난 13일 결혼 7년 만에 임신 사실을 발표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