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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와이스 ‘엠카운트다운’ 첫 1위, 손 꼭 맞잡고 “변치않고 보답할게요”

    트와이스 ‘엠카운트다운’ 첫 1위, 손 꼭 맞잡고 “변치않고 보답할게요”

    걸그룹 트와이스가 진솔한 감사 인사로 팬들을 뭉클하게 했다. 6일 트와이스 공식 인스타그램에는 장문의 글과 함께 사진 하나가 올라왔다. 사진에는 푸른 하늘을 향해 다함께 손을 맞잡은 트와이스 멤버들의 모습이 담겼다. 트와이스는 “어제 ONCE가 저희에게 주신 상은 여러가지로 큰 의미가 있는거 같아요. 지금까지의 모든 정성들 전부 감사합니다”라며 운을 뗐다. 이어 “저희 TWICE에게 주신 1위라는 큰 상은 너무 기쁘지만 그 만큼의 자격이 있는 가수가 되려면 가야할 길이 한~참 멀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는 늘 처음 같은 마음으로 더 노력 할거고, 더 성장 할거고, 오랫동안 함께 하려고 해요. 그 곁에 지금처럼 항상 여러분이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를 CHEER UP!해줄 수 있는 건 ONCE라는거 다들 아시죠?”라며 소감을 전했다. 끝으로 트와이스는 “몇만번을 말씀 드려도 부족하겠지만 정말 고마워요! 오래오래 변치 않는 마음으로 보답할게요. 감사합니다”라고 굳은 다짐을 전하며 인사를 마무리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트와이스 cheer up! 정말 축하해요”, “장한 트둥이들 뭉클하다”, “항상 그 마음 변치 않길” 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트와이스는 지난 5일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CHEER UP’으로 1위를 차지하며 정식 데뷔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음악방송 1위를 거머쥐었다. 이선목 인턴기자 tjsahr@seoul.co.kr
  • [데스크 시각] 오바마를 히로시마로 초청하기 이전에/이기철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오바마를 히로시마로 초청하기 이전에/이기철 국제부장

    #1. 1945년 7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하늘은 당시 10엔짜리 지폐 모양의 전단으로 뒤덮였다. 미국은 일본 35개 도시 상공에서 전략 폭격기 B29로 6300만장의 전단을 뿌렸다.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보유한 당시 전단은 영어와 일본어로 ‘일본의 항복을 촉구하면서 일본 국민은 대피하라’는 취지의 내용과 함께 나가사키 등 폭격 예고 도시들을 적시했다. #2. 그해 8월 6일 히로시마에 인류 사상 처음 원자폭탄이 투하됐다. 그리고 그날도 일본 전역에 전단이 살포됐다. 트루먼도서관이 소장한 당시 전단은 ‘소련군이 일본에 선전 포고한 사실과 B29기 2000대 분량의 폭발력을 가진 원자폭탄이 히로시마에 투하된 사실’을 전하면서 무고한 일본 주민에게 도시를 탈출하라고 권고했다. 하지만 당시 일본 정부는 민간인이 이런 전단을 갖거나 읽는 것을 금지시키면서 항복하지 않았다. 결국 사흘뒤 나가사키에도 원폭 투하라는 비극을 불러왔다. 이런 과거사를 반추하는 것은 히로시마가 다시 세계의 관심 도시로 급부상한 까닭이다. 이달 26~27일 일본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방문을 검토한다는 뉴스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오랫동안 그의 히로시마 방문에 공을 들여 왔다. 백악관은 아직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 나온 외신을 종합해 보면 그의 히로시마행(行)은 확실시된다. 만약에 성사된다면 이는 인류를 향해 원자폭탄 투하를 처음 강행한 미국의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첫 방문이어서 역사적 함의가 매우 크다. 퇴임을 9개월가량 남겨 둔 오바마 대통령이 ‘핵무기 없는 세상’이라는 ‘업적’을 또 하나 쌓기 위해 히로시마를 방문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주창한 그는 취임 첫해인 2009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 사안에 대해 한국이나 중국은 눈여겨보고 있다. 동북아 정세의 복잡성 탓이다. 원폭 피해뿐만 아니라 원폭이 왜 투하됐는지도 깊이 살펴봐야 한다. 세계대전에서 가해국인 일본이 그의 방문을 계기로 마치 피해국인 것처럼 코스프레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크다. 그가 사과 발언을 하지 않더라도 방문 자체가 사죄의 상징으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다분한 까닭이다. 일본이 오바마 대통령을 히로시마로 초청하기 이전에 현직 일본 총리가 기습공격을 감행한 하와이 진주만을 먼저 찾는 것이 마땅하다. 또 일본 제국주의에 의해 수많은 무고한 시민이 희생당한 중국 난징도 찾아 머리를 숙여야 한다. 특히 일본 총리는 살아 있는 피해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에게도 직접 찾아가는 것이 순리다. 그런데도 세계 첫 피폭 국가인 일본은 언제든지 무기로 전환할 수 있는 핵물질을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이 300㎏의 무기급 플루토늄을 반환하라고 했을 때 전 세계가 깜짝 놀랐다. 일부 국제 연구기관은 일본이 1350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핵물질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한다. 지난달 아베 신조 정부는 ‘비핵 3원칙’을 엄격히 준수한다면서도 “핵무기 사용은 위헌이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세계대전 때 자신들이 저지른 잔악한 행위에 대한 반성 없이 대량의 핵물질을 보유한 일본에서 외치는 ‘핵탄두 숫자 공개’와 ‘핵무기 감축’ 같은 주장은 공허한 메아리로 들릴 것이다. chuli@seoul.co.kr
  • 돈 없어도 차 없어도 OK 서울 명소를 소개합니다

    돈 없어도 차 없어도 OK 서울 명소를 소개합니다

    맞벌이 박모씨 부부는 어린이날 아이와 놀아 주느라 체력도 지갑도 ‘탈탈’ 털렸다. 하지만 날도 따뜻한 5월에 아이들은 “오늘은 어디가?”라며 박씨를 조른다. 박씨 부부는 “교외로 차를 몰고 나가기는 너무 힘들고 그렇다고 가족의 달인 5월에 텔레비전만 보기엔 아이들에게 미안하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돈 없어도, 차 없어도 갈 수 있는 서울의 동네 명소를 찾아봤다. ■전철옆 생태숲 도시락 들고 안산 자락길… 아차산 나무·꽃향기 절정 자녀와 자연의 기운을 느끼고 싶은데, 정색하고 텐트를 들고 캠핑을 가기 어렵다면 동네 주변 공원을 가 보자. 준비물은 돗자리 하나면 충분하다. 서울 서북권에 사는 주민이라면 서대문구 안산 자락길로 가 보자. 무장애 길이 설치돼 유아와 임신부 등 보행 약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자락길을 한 바퀴 도는 데는 대략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길을 걷다 보면 메타세쿼이아, 아까시나무, 잣나무, 가문비나무 등도 만날 수 있다. 또 인왕산과 북한산 등 서울의 명산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중간중간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곳도 있어 더 좋다. 가는 길은 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 5번 출구로 나와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바로 위 골목으로 올라가면 된다. 금천구 ‘베짱이 유아숲 체험장’도 좋은 선택이다. 독산동 산 199-1에 1만 2000㎡ 규모의 유아 숲 체험장에는 숲속놀이터와 나무 오르기, 모험놀이대, 세족장, 모래놀이터, 숲속야외교실, 생태연못 등에서 아이들이 신나게 놀 수 있는 시설이 완비돼 있다. 특히 원두막은 도시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체험장 바로 옆엔 감로천생태공원이 있어 다양한 나무와 꽃, 풀, 곤충 등을 관찰할 수 있다. 1호선 독산역 1번 출구에서 8번 마을버스를 타고 독산도서관에서 내리면 된다. 광진구 아차산 생태공원은 역사와 자연을 함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온달장군과 평강공주 동상 앞에서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해주면 ‘엄지 척’을 받을 수도 있다. 생태공원에는 산초나무 등 나무 40여 종 4000여 그루와 70여종 5만여 포기의 꽃과 풀이 심어져 향기를 내뿜는다. 내친김에 아차산 중턱까지 오르면 ‘고구려정’을 만날 수 있다. 금강송을 사용해 전통방식으로 지은 고구려정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고구려와 신라, 백제가 이곳을 두고 벌인 전쟁 이야기를 해주면 아이들이 부모를 존경하는 시선으로 다시 볼 것이다. 5호선 아차산역 2번 출구로 나와 영화사 길을 따라 올라가면 된다. 양천구 서서울호수공원도 재밌는 장소다. 특히 이곳을 걷다 보면 항공기 소리에 따라 분수가 뿜어져 나오는 색다른 장면도 만날 수 있다. 아이들은 하늘로 비행기가 지나가는지 유심히 살핀다. 공원 안의 몬드리안 정원으로 발길을 돌리면 추상화가 몬드리안의 기법을 바탕으로 만든 계단과 난간, 정수시설 등을 만날 수 있다. 5호선 화곡역 7번 출구로 나와 652번, 6627번 버스를 타면 공원 앞에 내려준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표없이 명공연 어린이 모터쇼 상상력 자극… 어르신 위한 산사 음악회도 ‘가족의 달’ 덕분에 각종 문화공연과 전시·행사가 매달 줄을 잇는다. 하지만 막상 가려면 비싼 돈만 들이고, 아이도 어른도 모두 만족하지 못하면 어쩌나 고민된다. 이럴 때 챙기면 좋은 곳이 서울시청이나 각 구청에서 운영하는 공연장이다. 강동구 상일동 강동아트센터에선 체험형 전래동화 뮤지컬 ‘뚝딱하니 어흥!’이 무대에 오른다. 전래동화 ‘호랑이와 곶감’, ‘해와 달이 된 오누이’ 등을 마당극 형식으로 엮었다. 오는 27일까지 소극장 ‘드림’에서 한다. 어린이들은 직접 도깨비 방망이를 만들어 도깨비 대장 ‘뚝딱하니’와 주문을 외우며 신나는 모험을 떠나게 된다. 입장 순서대로 착석하니 일찍 가야 앞자리에 앉을 수 있다. 어린이를 위한 모터쇼도 눈길을 끈다. 이달 내내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서울 중구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4층 디자인놀이터에선 무료로 ‘키즈 모터쇼’를 연다. ‘꽃향기가 나는 차’, ‘눈이 내리는 차’ 등 공모를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이 듬뿍 묻어 있는 자동차를 만들어 체험할 수 있게 만들었다. 월요일은 휴관. 부모님을 모시고 갈 고즈넉한 공간을 찾는다면 서울 종로구 부암동 ‘무계원’도 생각해 보자. 전통문화공간 무계원에서는 오는 22일까지 ‘한국의 미(美), 한국의 탈’을 주제로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가산오광대, 하회별신굿 탈놀이 등 전국의 탈춤에 쓰인 전통탈들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여기서 ‘팁’ 하나. 무계원은 종로구 익선동에 있던 서울시 등록음식점 1호인 오진암의 건물 자재를 사용해 지어졌다. 오진암은 1970~80년대 한국 요정 정치의 중심이었다. 1972년 이후락 당시 중앙정보부장과 북한의 박성철 제2부수상이 만나 7·4 남북공동성명을 논의해서 더 유명하지만 ‘기생관광’의 메카라는 오명도 가지고 있던 곳이다. 서울 구로구 궁동 원각사에서는 오는 10일 오후 6시 30분부터 ‘산사 음악회’가 열린다. 음악회는 아름다운 자연과 어울리는 국악과 성악, 대중가요 등으로 구성됐다. 국악인 김영임과 성악가 하만택, 가수 남진·김혜연, 걸그룹 바바 등을 초대해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 계획이다. 강남권이라면 ‘찾아가는 거리음악회’에서 신나게 놀아 보자. ‘제2회 서리풀 페스티벌’의 사전 행사인 거리음악회는 강남역을 비롯한 야외광장 등에서 다음달 말까지 팝페라, 어쿠스틱 밴드 등 다양한 팀의 공연으로 진행된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城따라 역사길 한양·몽촌토성 무료 해설… 29일까지 방정환 특별전 서울은 세련된 고층 빌딩이 가득한 ‘메가시티’지만 1392년 조선 건국 이후 600년 넘게 우리의 수도 역할을 해 온 역사 도시이기도 하다. 덕분에 지역마다 역사적 볼거리가 가득하다. 지갑이 홀쭉해도 별 걱정 없이 아이들과 한나절 역사여행 하며 웃고 떠들 수 있는 코스가 널려 있다. 날이 화창하다면 야외를 걷는 역사 탐방을 떠나 보자. 북악산부터 낙산, 남산, 인왕산 등 서울 도심부를 감싼 한양도성(18.6㎞)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다. 옛 성곽을 따라 걷다 보면 도심 속 녹음과 역사를 한번에 즐길 수 있다. 도성길 주변으로는 숭례문, 흥인지문, 경교장 등 주요 문화재가 많다. 특히 매주 일요일 오후 열리는 ‘스탬프 투어’에 참여하면 전문 해설사에게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데 이 프로그램에 4주간 ‘개근’하면 한양도성 18.6㎞를 완주하고 ‘완주 배지’도 받게 된다. 한강 남쪽에 산다면 가까운 토성산성어울길을 권할 만하다. 이 길은 몽촌토성역부터 올림픽공원, 성내천, 마천전통시장을 거쳐 남한산을 오르는 19.6㎞ 코스다. 2000여년 전 한성(서울)을 도읍 삼았던 백제가 흙으로 쌓은 몽촌토성은 돌로 지은 한양도성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토성산성어울길에 있는 한성백제박물관과 몽촌역사관은 아이들이 삼국시대 역사를 배워 볼 수 있는 여러 유적을 보유했다. 역사적 상흔이 있는 시설을 둘러보는 도심 속 ‘다크투어’도 아이들에게 생각거리를 던져 준다. 김구, 유관순 등 많은 독립운동가가 옥고를 치른 서대문형무소는 역사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1970~80년대 민주화운동을 했던 이들에게 악명 높은 용산구 남영동 대공분실은 경찰인권센터로 바뀌었다. 고 김근태 전 국회의원과 서울대생이었던 고 박종철군 등이 고문을 당한 곳이다. 인권센터에는 경찰이 박군을 물고문했던 욕조 등이 고스란히 보존돼 있다. 궂은 날씨에는 실내 박물관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오는 29일까지 ‘방정환과 어린이날을 만나는 특별전시회’가 열린다. 전시회에서는 방정환 선생이 쓴 창작동화는 물론 시대별 어린이날 행사 사진, 포스터 등이 선보이고 있다. 아이들이 방 선생이 즐겨 썼던 중절모를 쓰고 다양한 배경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됐다. 서울 용산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글박물관 등도 모두 무료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어 부담 없이 둘러볼 수 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아하! 우주] 태양 1억배 폭발…최후 맞은 ‘거대 별의 일생’

    [아하! 우주] 태양 1억배 폭발…최후 맞은 ‘거대 별의 일생’

    3000만 년 전쯤, 태양 1억 개 정도가 동시 폭발한 것과 맞먹는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 한 거대 별의 흔적을 천문학자들이 발견했다. 태양보다 크기가 200배 더 컸던 이 초신성이 폭발을 일으켰을 때 그 잔해는 시속 3600만㎞의 속도로 우주 전역에 퍼져나갔다고 한다. 미국 서던메소디스트 대학이 이끈 국제 연구팀은 지난 2013년부터 밤하늘에서 관측돼온 초신성 2013ej(SN 2013ej)의 폭발을 분석하면 우리에게 우주의 별이 어떻게 생을 마감하게 되는지 단서를 더 가르쳐줄 것으로 생각한다. 연구팀은 물고기자리 방향에 있는 나선은하 M74에서 폭발로 생을 마감한 이 초신성 잔해를 분석했다. 이 초신성이 폭발했을 때 발생한 빛은 지구에 도달할 때까지 3000만 년이 걸렸다. 그만큼 멀고도 아득한 곳에 존재했던 것이다. 이번 연구를 이끈 천문학자 고빈다 둥가나 연구원은 “우리는 초기 데이터로 초신성에 관한 많은 특징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이 초신성은 엄청난 연료를 태워버린 매우 거대한 별이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수많은 망원경의 관측 데이터를 사용해 우주 모서리에서 450일 동안에 걸쳐 발생한 초신성 폭발을 연구했다. 이들은 관측 데이터를 분석해 초신성 폭발의 온도와 질량, 반지름은 물론 구성 성분과 잔해 확산 등 특징이 어떻게 변했는지 계산했다. 이 측정으로 연구팀은 초신성 폭발을 일으키기 전 원래 별은 태양 질량의 15배 정도 되는 작은 별에서 시작된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별은 초기 폭발에서 10일 만에 섭씨 1만2200도까지 타올랐고 50일 뒤에는 섭씨 4220도로 빠르게 식어갔다. 반면 우리 태양은 현재 섭씨 5480도 정도로 불타고 있다. 심지어 연구팀은 이 별이 폭발하기 전에 그 주위에 많은 행성을 거느리고 있었다고 예측했다. 이 연구를 총괄한 로버트 케호 교수는 “만일 당신이 근처에 있었다면, 당신은 별 표면에서는 핵이 가열돼 붕괴하는 것을 볼 수 없으므로, 사전에 초신성 폭발이 일어날지 알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이후 별은 갑자기 폭발을 일으켰고 당신은 사라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천문학자들은 이번 초신성 잔해를 연구함으로써 폭발 이후 무엇이 발생하는지 밝히길 원한다. 이 별의 밀도가 더 컸으면 초고밀도 중성자별이 될 수 있었겠지만, 그보다 더 컸다면 아마 블랙홀이 만들어질 때까지 폭발을 일으켰을 것이라고 연구팀은 생각한다. 케호 교수는 “초신성 핵이 붕괴하고 그 폭발로 인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아는 것은 특히 까다롭다”면서 “이번 초신성을 구성하는 성분은 천문학자들이 다양한 모델 비교를 통해 별의 죽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므로 매우 흥미로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일부 데이터를 사용해 이 천체와의 거리를 계산할 수 있다”면서 “이는 새로운 유형의 천체로서 우리에게 더 큰 우주와 언젠가 암흑 에너지를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천문학자들은 별들의 스펙트럼(분광) 방출을 연구함으로써 서로 다른 스펙트럼을 측정하는 표를 통해 별의 구성 성분이 무엇인지 알아낼 수 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사용해 별의 구성과 초신성 폭발 전후 상태에 관한 증거를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태양계가 만들어진 방법에 관한 더 많은 단서도 얻을 수 있다. 케호 교수는 “별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모든 기록을 갖고 있다”면서 “이들은 우리를 구성하는 원소를 만들 뿐만 아니라 그 폭발에서 나온 충격파를 통해 우리 태양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아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별의 붕괴와 항성계 형성의 원인이 되는 초신성 잔해는 성간 공간에서 물질로 이뤄진 분자 구름에 충돌한다”면서 “초신성과 그 모성에서 만들어진 무거운 원소는 대부분 지구형 행성과 생명체에 필요한 구성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성과는 국제학술지인 ‘천체물리학회지’(The 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포항공항, ‘포항·경주공항’ 되나

    경북 포항시와 경주시가 포항공항 활성화를 위해 손잡고 나섰다. 포항공항은 최근 약 2년 걸린 활주로 재포장 공사를 끝냈다. 5일 양 지자체에 따르면 전날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이강덕 포항시장과 최양식 경주시장, 공무원 등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포항·경주 행정협의회’를 열었다. 우선 중국, 일본 전세기 취항 등 노선 증설과 저가항공사 유치, 경주 관광객 포항공항 이용 홍보 등의 노력을 공동 전개한다는 것이다. 특히 두 도시는 포항공항을 포항·경주공항으로 명칭 변경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경주 지역 당선자인 김석기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의 선거공약이기도 하다. 두 도시는 포항공항의 명칭 변경을 포항·경주·영덕·울진·울릉 등 경북동해안 5개 시·군 행정협의회의 논의를 거쳐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포항시는 포항공항 재개항을 앞두고 항공권 예매시스템에 포항노선을 ‘포항경주’로 표기토록 요청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공항은 경북 동해안 주민들의 유일한 하늘길”이라며 “이번에 하늘길을 어렵게 다시 연 만큼 활성화를 위해 지역 시·군들과 힘을 뭉치겠다”고 말했다. 포항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한국 평정’ 박성현 일본 메이저 원정

    ‘한국 평정’ 박성현 일본 메이저 원정

    일본 무대에서도 남다를 수 있을까. 국내를 평정한 ‘남달라’ 박성현(23·넵스)이 이번엔 일본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박성현은 5일부터 나흘 동안 일본 이바라키현 이바라키 골프클럽(파72·6605야드)에서 열리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타이틀이 걸려 있는 월드레이디스 챔피언십 살롱파스컵에 출전한다. JLPGA 투어 4대 메이저 가운데 하나인 이번 대회는 일본 정상급 선수와 세계 랭킹 30위 이내 등의 선수에게만 출전 자격이 주어진다. 박성현은 세계 랭킹 19위로 초청장을 받았다. 살롱파스컵은 지난해 전인지(22·하이트진로)가 우승해 ‘월드 스타’로 발돋움했던 대회다. 전인지는 이 대회 우승 뒤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US오픈과 KLPGA 투어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도 우승하며 한·미·일 3개국 메이저 정상을 등정했다. 올 시즌 이미 KLPGA 투어 3승을 달성한 박성현이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일본에서도 각인시킬 수 있다. 그는 올해 이미 LPGA 투어 3개 대회를 경험했지만 일본 대회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박성현은 지난 1일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이 끝난 뒤 “처음 경험하는 일본 코스이기 때문에 좋은 경험으로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회에는 JLPGA 투어 통산 20승을 거둔 안선주(28), 16승의 이보미(28·코카콜라재팬), 12승의 신지애(28·스리본드), 2승의 김하늘(28·하이트진로) 등의 ‘일본파’도 빠짐없이 출사표를 던졌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아빠와 결혼식 올린 ‘시한부 삶’ 여자아이, 결국 하늘로…

    아빠와 결혼식 올린 ‘시한부 삶’ 여자아이, 결국 하늘로…

    시한부 판정을 받고 아빠와 특별한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됐던 한 살배기 소녀가 결국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다. 지난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보도에 따르면, 영국 노퍽 셋퍼드에 사는 시한부 소녀 포피-마이 바너드가 이날 부모 품에 안겨 편히 숨을 거뒀다. 직업군인인 아이의 아빠 앤디 바너드(31)는 그동안 자신의 딸과 가족을 응원해준 사람들에게 직접 페이스북을 통해 딸아이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 아이는 아빠의 품에 안긴 채 엄마 샘미(29)의 손길을 느끼며 이날 오후 1시 16분 영면에 들었다. 앤디는 “우리 가족은 가슴이 무너지고 말았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아이는 원래 무척 건강했다. 그런데 지난 2월 14일 음식을 잘 먹지 못하고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등 이상 증상이 생겼다는 것이다. 급히 병원을 찾았지만 의사는 아이의 젖니를 이유로 들며 변비약만 처방했다. 하지만 아이의 증상은 계속 심해졌다. 그달 25일 아이는 급기야 먹은 음식을 다 토해내 응급실에 실려 가고 말았다. 그런데 거기서 아이의 몸에 종양 덩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T 촬영 결과 신장에서 생긴 암세포가 폐에도 퍼져 있었던 것이다. 부모는 희망이 없다는 것을 느꼈지만 아이를 살리기 위해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그러던 중 지난 3월 16일 암세포가 아이의 뇌에까지 퍼져 있는 것이 발견되면서 모든 희망은 사라지고 말았다. 암세포가 발견된 위치가 수술할 수 없는 오른쪽 눈 위였던 것이다. 이에 부모는 의료진에게 아이의 시간이 얼마나 남았는지 물었다. 그러자 담당의는 힘들고 아픈 치료를 받지 않으면 이틀 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모는 아이에게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계속 받게 하는 대신 남은 시간 추억을 만들어주기로 했다. 이에 아이 아빠가 언젠가 딸에게 “꿈만 같은 결혼식을 올려주겠다”고 약속한 것을 떠올리고 아빠가 신랑 역할을 하는 특별한 결혼식을 올렸던 것이다. 사실, 이 사연은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 펀드 미’를 통해서 처음 소개됐었다. 아이 아빠는 모인 돈은 아픈 아이를 둔 다른 가족들을 돕는데 쓸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고 펀드 미/데일리메일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포토] ‘청명한’ 서울하늘

    [서울포토] ‘청명한’ 서울하늘

    비가 그친 4일 오전 남산N타워에서 바라본 사대문 안 시내와 북악산, 인왕산이 깨끗하게 보인다.2016.05.04 강성남 선임기자 snk@seoul.co.kr
  • ‘핼리혜성 유성우’ 쏟아진다…국내는 언제?

    ‘핼리혜성 유성우’ 쏟아진다…국내는 언제?

    핼리혜성이 만드는 두 가지 유성우 중 하나인 물병자리 에타 유성우(Eta Aquarids). 이 쏟아지는 ‘유성우 쇼’를 우리나라에서 직접 관찰하기에 가장 좋은 시간은 4일 밤과 5일 새벽 혹은 7일 새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12일까지 볼 수 있는 이 유성우는 미국 기준으로 오는 5일 낮 시간이 극대기가 될 것이라고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발표했다. 이는 한국 시간으로 6일 새벽부터다. 올해 유성우는 절정에 달하는 5~6일 시간당 최고 30~40개의 유성우를 쏟아낼 전망이다. 단 이 유성우의 복사점이 남반구에서나 잘 보이므로 북반구에서는 시간당 최고 5~10개로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기상청 일기예보에 따르면, 안타깝게도, 국내에서는 5일 밤부터 내리는 비가 6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극대기 바로 직전인 4일 밤이나 극대기 바로 직후인 7일 오전이 이 유성우를 볼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NASA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유성우를 보기에 가장 좋은 시간대는 오전 3시부터 오전 5시까지다. 즉 올해 물병자리 에타 유성우를 보려면, 5일 오전 3~5시 인공조명이 없는 가급적 어두운 곳에서 물병자리 에타별이 있는 남동쪽 하늘 전체를 바라보면 되는 것이다. 단 이런 유성우는 초속 66km의 속도로 빠르게 이동하니 유성을 관측할 때는 방심하다 보면 놓치기 쉽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한편 물병자리 에타 유성우는 우리 지구가 76년 주기로 태양을 도는 핼리혜성의 유성조각을 따라가는 과정에서 그 일부가 대기권에서 타면서 보이는 것이다. 핼리혜성이 만드는 유성우는 이외에도 10월 20~22일 사이에 가장 많이 출현하는 오리온자리 유성우(Orionids)가 있다. 사진=NASA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英연구기관 “한국판 양적완화 효과 미미”

    英연구기관 “한국판 양적완화 효과 미미”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한국판 양적완화’가 그다지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영국 경제리서치 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지난 2일(현지시간)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 국가들 중 한국이나 대만에서 성장률 둔화세가 지속된다면 이들 나라가 ‘비전통적인 통화정책’(한국판 양적완화)을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과 대만은 정책금리가 1%를 웃돌지만 아시아국들 중에서는 금리가 낮은 편이다. ‘전통적 양적완화’는 미국과 일본처럼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여 직접 돈을 푸는 데 비해, ‘한국판 양적완화‘는 한국은행이 주택금융공사의 주택담보대출증권(MBS)과 산업은행의 산업금융채권(산금채)을 직접 인수해 가계부채와 기업구조조정을 돕는 방안이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대니얼 마틴 이코노미스트는 한국판 양적완화의 초기 논의 과정에서 나온 방안을 기초로 그 효과를 예측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은 중앙은행의 광범위한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해 경제 전반에 금리를 낮추고 자산 가격을 부양했다”며 “만약 한은이 이를 선택한다면 정책금리를 낮춰 그러한 결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조만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이라며 “한국의 정책금리가 제로에 근접할 경우 좀 더 광범위한 양적완화는 물론 마이너스 금리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판 양적완화 가운데 MBS 매입은 한국의 높은 가계부채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문제는 모기지 금리가 내려가면 가계의 빚을 더 늘릴 수 있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산금채 매입에 대해선 “계획대로라면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할 재원을 늘려 무수익 여신의 증가로 타격을 입을 은행의 위험을 줄여주지만 큰 도움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틴 이코노미스트는 이를 근거로 “한국의 현 계획에 이점(merit)이 거의 없다”며 “세계 양적완화의 성적을 보면 때때로 자산 가격을 부양하고 통화가치를 낮추는 데 효과를 발휘했으나 경제성장이나 인플레이션에는 효과가 적었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선진국을 포함한 글로벌 경제시스템에 재정정책을 통한 사실상의 ‘헬리콥터 머니’가 도입될 것이라고 모건스탠리증권이 전망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밀턴 프리드먼 교수가 착안한 ‘헬리콥터 머니’는 제로금리나 양적완화로 돈을 시중에 계속 푸는 것을 빗대 ‘하늘에서 국민을 상대로 돈을 뿌린다’는 뜻에서 쓰였다. 이후 중앙은행이 국민 대신 정부를 향해 새 돈을 뿌려 재정지출을 늘려 총수요를 자극하는 것으로 확대됐다. 중앙은행이 신규발행 국채를 매입하거나 심지어 이자를 지급하는 ‘마이너스 금리’ 국채의 매입도 여기에 해당된다. 대부분 선진국에서 중앙은행의 ‘독립성’ 이 훼손되는 것을 우려해 ‘형식상’ 중앙은행이 재정적자를 직접 메워주지 못하도록 제한돼 있다. 이 때문에 부채 상환에 시달리는 민간 부문에 대출을 꺼리는 금융시스템 환경 아래에서는 통화정책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는 만큼 “재정정책, 즉 사실상의 헬리콥터 머니를 통해 총수요를 자극하는 게 필요하다”고 모건스탠리증권이 주장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정은지, 에이핑크 내 왕따설에 대해 입 열다 (비정상회담)

    정은지, 에이핑크 내 왕따설에 대해 입 열다 (비정상회담)

    걸그룹 에이핑크 정은지가 그룹 내 왕따설에 대해 입을 열었다. 정은지는 2일 밤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에 게스트로 출연해 ‘음모론’을 주제로 토론을 나눴다. 이날 MC들은 “음모론 하면 연예인을 빼놓을 수 없다”며 에이핑크 내 정은지 왕따설에 대해 언급했다. MC들이 “그래서 솔로 앨범을...”, “하늘을 못 가리니까 ‘하늘 바라기’라는 노래를 낸 것 아니냐”며 장난을 치자 정은지는 “저 뿐만 아니라 멤버들이 돌아가며 한 번씩 왕따설이 있었다”면서 “아예 작정을 하고 만드는 거다. 그냥 혼자 다른 포즈를 취하고 있더라도 그 부분을 캡처해서 왕따라고 말한다. 색안경을 끼고 보니 그걸 진짜라고 믿는다”고 토로했다. 이를 듣던 전현무는 “그게 인터넷 루머로만 돌면 모르겠는데 기사화가 되는 경우도 많다”며 공감했고, 정은지는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오빠(전현무)도 그렇지 않았냐? 가방”이라며 최근 전현무의 열애 해프닝을 언급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진·영상=비정상회담/네이버tv캐스트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라이엇게임즈·스타벅스·…한국 문화유산 지키는 외국계 기업

    라이엇게임즈·스타벅스·…한국 문화유산 지키는 외국계 기업

    지난달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덕수궁 중명전 문화유산국민신탁(국민신탁) 전시실. 70대의 한 노인이 유물 한 점에 시선을 고정한 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백범 김구 선생이 1948년 7월 쓴 ‘存心養性’(존심양성·좋은 마음을 그대로 지키고 간직하여 하늘이 주신 성품을 키워 나간다는 뜻) 친필휘호였다. 노인은 “생전 백범 선생의 유묵을 보게 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며 “네 글자에서 백범 선생의 정신이 오롯이 느껴진다”고 했다. 백범 선생 친필휘호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지난해 10월 개인이 소장하고 있던 것을 구입, 국민신탁에 기증하면서 일반에 공개됐다. 외국계 기업들이 우리 문화재를 지키는 데 적극 나서고 있다. 해외 문화재 환수를 비롯해 국내외 문화재 구입·기증, 복원을 주도하며 재능기부와 후원을 중심으로 하는 국내 기업들과 쌍두마차를 형성하고 있다. 포르쉐코리아, 에르메스코리아 등 여러 외국계 기업들이 문화재지킴이로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게임 개발사 ‘라이엇게임즈’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다. 2011년 한국 진출 이듬해부터 문화재 환수·기증·복원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2014년 1월, 일제강점기때 반출돼 나라 밖에서 표류하던 조선시대 불화 ‘석가 삼존도’를 미국에서 환수해 문화재청에 기증했다. 구기향 라이엇게임즈 홍보실장은 “해외 문화재 환수는 기약이 없다. 그래서 미리 문화재 환수 예산을 따로 마련해 놓고 필요할 때 즉시 후원한다”고 했다. 국내에 떠도는 문화재도 구입해 국민신탁에 기증하고 있다. 국민신탁에서 보존이 시급한 문화재 구입을 요청하면 곧바로 구매해 기부한다. 박영효의 묵서 ‘오지재연하’(吾志在煙霞), 1888년 안동으로 보낸 안부편지인 김홍집의 간찰(簡札) 등 4년간 20여점의 문화재를 구입, 기증했다. 지난달엔 주미대한제국공사관 복원 사업에 5억원을 후원하기도 했다. 구 실장은 “게임도 하나의 문화콘텐츠다. 문화의 뿌리는 문화유산이다. 한국의 문화유산은 한국에 뿌리를 둔 기업들의 콘텐츠 토양이다. 문화유산을 잘 지켜서 후대에 물려줘야 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도심선 드론이 ‘택배’·공원엔 보육원… 미래 바꾸는 日의 실험

    도심선 드론이 ‘택배’·공원엔 보육원… 미래 바꾸는 日의 실험

    한국과 마찬가지로 저출산·고령화란 주술에 걸려 있는 일본의 지방자치단체들이 각 지자체 특유의 강점을 살려 미래와 미래의 먹을거리 준비에 분주하다. 소형무인항공기(드론) 실용화를 목표로 ‘하늘의 신산업’에 뛰어들고, 외국인을 받아들여 맞벌이 가정의 가사지원을 실시하는가 하면 턱없이 모자란 보육원을 공원 안에 짓는 등 ‘암반’으로 표현되는 규제의 벽을 뚫고 과거라면 상상도 못했던 실험을 일본 열도 곳곳에서 벌이고 있다. 지난달 11일 오전 도쿄 인근 지바시의 대형 쇼핑몰 앞 공원. 보슬비와 강풍이란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와인 1병을 실은 드론이 쇼핑몰 옥상에서 이륙, 150m를 날았다. 드론은 1분 만에 무사히 착륙해 공원에서 기다리던 상품주문자 역할을 맡은 마키시마 가렌 내각부 정무관(중의원 의원)에게 와인이 전달됐다. 이어 1시간쯤 뒤,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의 한 공원에서는 의약품을 탑재한 드론이 50m 상공을 날아 아파트에서 약을 기다리던 주문자에게 전달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일본 정부로부터 ‘드론 실용화’를 위한 국가전략특구로 지정된 지바시가 내각부와 민간사업자와 함께 주최한 드론 택배 서비스의 제1차 실증실험은 성공리에 끝났다. 실험을 주도한 노나미 겐조 지바대 교수(주식회사 자율제어시스템연구소 대표 겸임)는 “미국에서는 벽지 등에서 드론을 이용한 실험은 있었으나 도시에서의 실험은 세계에서 처음”이라면서 “향후 1개월 1차례씩의 실험을 거쳐 3년 이내에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구 90만명의 지바시가 드론 상용화를 통해 얻는 이익은 무엇일까. 나카다이 히데요 지바시 마쿠하리 신도심과장의 설명은 이렇다. “새로운 산업의 상용화를 통해 정보, 통신, GPS 등 관련기업을 유치할 수 있고, 기업과 고용이 늘어나면 지자체의 세수 증대를 통해 시민들에게도 그 혜택이 돌아간다”. 나카다이 과장은 나아가 “저출산·고령화 추세 속에서 시민과 국민들의 생활 편의성을 높이는 한편 노동력 부족에도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공 관련법 등은 바꿔… 새 규제 설정 과제 드론 운항의 안전성과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해서는 사전에 해당지역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통해 이해를 얻었다고 한다. 그는 “주민들은 오히려 ‘미래도시’라는 새로운 가치에 기대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년 이내에 드론 상용화에 필요한 규제 완화 가운데 이미 드론 운항을 위한 항공관련법, 기업유치 지원을 위한 관련법이 개정된 것은 물론 새로운 규제도 설정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도쿄와 인접한 가나가와현. 인구 912만명으로 경기도와 비슷한 가나가와는 외국인 가사 대행서비스란 실험을 막 시작했다. 이민정책에서 세계적으로 엄격하기로 유명한 일본이지만 부분적으로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여성인력의 활용을 돕는다는 점에서 아베 신조 총리가 내건 ‘1억 총활약사회’를 뒷받침하는 야심 찬 플랜이기도 하다. 일본 정부는 지난해 신설된 1억총활약국민회의를 통해 “일본의 구조적 문제인 저출산·고령화에 정면으로 도전해 ‘희망을 낳는 강한 경제’, ‘꿈을 짜는 육아지원’, ‘안심하는 사회보장’의 실현”을 지향하고 있다. ●가사도우미 27만명 필요… 인력 공급 회사 모집 이 같은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맞벌이나 일하는 일본 여성의 가사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집안일과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인력을 외국에서 데려와 도우미 희망 가정에 배치한다는 게 골자. 가나가와현 노정복지과의 고가 신야 부과장은 “첫해에는 70~80명의 가사전문 인력을 외국에서 데려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의 민간연구소가 여성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3%가 가사지원 서비스를 이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결과를 감안할 때 가나가와현에서도 27만명 정도의 가사지원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한다. 현재 가나가와현은 외국인 인력을 들여올 민간회사를 모집하고 있으며, 3년 이상의 사업실적 등의 기준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경우 만 18세 이상으로 실무경험이 1년 이상이고, 가사에 관한 지식과 기능이 있어야 하며, 필요최소한의 일본어능력을 갖춰야 한다. 고가 부과장은 “제도가 실시되면 집안일이나 아이를 돌보는 데 시간이 모자라는 사람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수의 경우 외국인 가사도우미에게 일본인 이상의 보수를 제공할 방침이다. 도쿄도의 세타가야구는 일본 전국에서 어린이집 대기자가 전국 최상위로 보육수요가 높은 곳이다. 특히 중산층 이상 젊은 부부들의 전입이 많아 취학 전 아동이 한 해 1000명씩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의 경우 시설과 보육교사의 질이 좋고 보육비가 싼 국공립 어린이집을 선호해 대기자가 많은 데 비해 일본은 국가와 지자체가 인정한 인가보육원이 시설, 교사, 보육비 면에서 인기가 높아 공립 혹은 민간 구분 없이 대기자가 많다. 세타가야구는 현재 1만 4675명인 보육원 정원을 향후 5년간 2만명 규모로 늘려야 하는 ‘지상과제’를 안고 있다. 60인 규모의 보육원을 87개 정도 더 지어야 한다는 계산이다. ●부동산 조사 전문인력 특채… 보육시설 8곳 개원 그래서 세타가야구는 보육원을 늘리기 위한 독특한 방법을 두 가지 고안했다. 스가이 히데키 보육계획·지원정비담당과장은 “민간 소유의 토지나 시설을 보육원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발로 뛰며 정보수집을 하고 보육원 전환을 유도하는 ‘부동산조사전문원’을 특별채용했는데 전국 지자체 중에서는 유례가 없는 제도”라고 말했다. 2013년 12월부터 지금까지 전문직원을 통해 총 500건의 상담을 통해 실제로 8건이 보육원 개원으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공원법상 공원 내에는 보육원을 짓지 못했으나 규제완화를 적용받는 특구로 지정됨에 따라 2곳의 공립공원에 보육원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스가이 과장은 “공원이라면 주민과의 마찰도 적고, 보육원 입지로서 환경이 좋아 원활히 건립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지바·요코하마 황성기 기자 marry04@seoul.co.kr
  • 느낌, 극락(極樂)같은…길상사(吉祥寺)

    느낌, 극락(極樂)같은…길상사(吉祥寺)

    “내가 우둔해서 그런가--- 운장산 가는 길엔 절도 많더군. 이런 절도 구경하고 저런 절도 구경하면서 온갖 불상들을 봤었네만.. 부처님 마음은 못 보았네.” 극작가 이강백(69)의 희곡 중 ‘느낌, 극락 같은’에 나오는 주인공 ‘서연’의 대사다. 작품은 불상의 ‘형태’를 중시하는 ‘동연’, 이와 반대로 상(相)에 집착하지 않고 부처의 마음을 드러내고픈 ‘서연’의 갈등이 주요한 맥락을 이루고 있다. 만약 ‘서연’이 실존 인물이었다면 성북동에 위치한 길상사(吉祥寺)를 둘러보고 어떤 느낌을 지닐까? 과연 부처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절이라고 하지 않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길상사의 주불전은 석가모니를 본존불로 모시는 대웅전(大雄殿)이 아니라 중생들의 자비와 깨달음을 추구하는 아미타불의 ‘극락전(極樂殿)’이기도 하다. 서울특별시 성북구 성북동 323에 위치한 길상사(吉祥寺). 7000여 평에 이르는 넓은 대지, 연건평 3000평과 지상건물 40여동이 1996년 5월 20일에 조계종 송광사 분원으로 등기이전 되었다. 1997년 12월 14일에 개원법회를 열면서 지금의 길상사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이 개원법회에 천주교의 김수환 추기경이 참석하면서 더더욱 사찰의 이름값을 높이기도 하였다. 원래 3공화국을 대표하는 요정정치의 대명사였던 대원각(大宛閣)이라는 ‘술집’이, 중생을 맑고 밝은 곳으로 교화하는 청정도량인 길상사라는 절집으로 갈음한 것이다. 길상사는 과연 유명세만큼이나 숱한 전설 같은 이야기들이 오고 가는 절집이기도 하다. 남로당의 당수였던 박헌영(1900~1955), 이제는 월북시인이 아닌 재북시인이 된 백석(1912~1996), ‘자야(子夜)’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길상사의 공덕주인 길상화(吉祥華) 김영한(1916∼1999), 그리고 길상사의 회주 법정스님(1932~2010), 박헌영의 유일한 남한 생육인 원경스님, 그리고 기생 김소산 등등 실로 한국 근현대사 이면의 여러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런 인물들의 삶이 빚어내는 이야기는 뒤로 한 채 여행지로서, 도심의 선원으로서의 길상사를 방문해보자. 막상 길상사에 들어서면, 눈치 빠른 여행객은 입구부터 이 절집이 심상치 않음을 알 수가 있다. 대개의 선종불교 사찰에는 입구에 문(門)만 따로 있는 일주문(一柱門), 혹은 산문(山門)이 있다. 일주문 밖을 속계, 일주문 안을 진계라고 구분 짓는데 오직 일심으로 부처에 귀의한다는 결심을 갖도록 하는 문이다. 그러나 길상사는 애당초에 ‘술집’이었으니 그윽한 맞배지붕으로 만든 본 모양새의 일주문이 있을 리가 만무하다. 들어가는 입구가 경복궁 근정전에서나 볼 수 있는 팔작지붕이 하늘높이 솟구쳐 있다. 원래 팔작(八作)지붕이란 물론 절에서도 쓰이지만, 속가(俗家)에서는 권력을 지닌 고관대작들이 드나드는 문의 모양새로 많이 쓰인다. 이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솟는 권력의 상징이 길상사의 일주문으로 쓰이니 벌써부터 이 절집의 곡절이 심상치 않다. 여기에 내처 길상사에는 여느 절이나 있는 사천왕상(四天王像)을 모신 천왕문조차도 없다. 팔작지붕 일주문을 지나 불과 30여 미터 오르막을 오르면 관세음보살상이 있다. ‘관세음보살상’을 보자마자 대개의 사람들은 뜬금없이 천주교의 ‘마리아상’을 떠올릴 것이다. 맞는 짐작이다. 이 관세음보살상은 독실한 카톨릭 신앙을 지닌 원로 조각가 최종태 작가의 작품으로 2000년 4월에 조성된 관음상이다. 조각을 자세히 살펴보면 여섯 개의 봉우리가 올라 온 관을 쓰고 왼손에는 진리의 맑은 물을 상징하는 정병(淨甁)이 있고, 오른손에는 중생들의 모든 고뇌를 어루만지는 시무외(施無畏)를 드러내고 있다. 조각을 보는 순간 여느 관음불상의 기본 형태가 아님을 알 수가 있다. 마리아의 형상으로 부처의 마음을 드러내고자 했던 작가의 깊은 고뇌를 짐작할 수가 있다. 최종태 작가는 종교의 형태를 넘어 믿음의 본질인 구원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했기에 굳이 겉모습에 얽매이지 않았던 것이다. ‘구원(久遠)의 모상’이라는 그만의 독특한 구도적인 예술 철학이 오히려 우리에게 부처의 원형, 관음의 원형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관음상을 뒤로 한 채 길상사의 주불전인 극락전으로 다가가본다. 분명 ‘대웅전’이 아니라 ‘극락전’인 것이다. 이 극락전이 길상사의 모양새를 정확히 규정해준다. 과거 요정으로서 대원각의 주연회장이었던 본채가 이제는 아미타부처님을 모신 성스러운 법당이 되었다. 아미타부처님은 대승불교에서 서방정토 극락세계, 즉 저세상에 머물면서 불법을 설한다는 부처다. 길상사를 조성한 법정이 지닌 중생구제의 뜻을 그대로 드러내어주는 본채의 본존불로서는 제격인 셈이다. 수십 년 세월동안 주지육림의 흥성거림속에서 여인의 분내와 부패한 권력의 오취가 스며든 나무 기둥의 껍질을 일일이 벗기면서 법정은 과연 무슨 생각을 했을까 궁금해진다. 또한 서방정토의 아미타부처님은 현세에서 못이룬 ‘자야’와 ‘백석’의 사랑을 다시금 이어주었으리라. 또다시 극락전의 왼편 길을 걸어 올라가면 바로 선방과 길상선원, 그리고 법정의 진영을 모신 ‘진영각(眞影閣)’이 소담하게 자리 잡고 있다. 법정은 입적하기 하루 전 날에야,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길상사에서 하룻밤을 보내었다. 그의 유언은 바로 “내 이름으로 번거롭게 부질없는 검은 의식을 행하지 말고, 사리를 찾으려고도 하지 말며, 관과 수의를 마련하지 말고,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 없이 평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하여 주기 바란다”였다. 그는 사찰에 돈이 넘치면 불성은 깨어진다 하여 늘 풍요로움을 경계하였다. 이에 관한 한 가지 일화는 국수에 대한 것이었다. 국수는 흔히 승소면(僧笑麵:스님을 웃게 만드는 면)이라고 해서 불가에 입문한 스님들에게는 별식 중의 별식이었을 터. 법정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먹는 방법이 극단의 절제였다. ‘맹물국수’, 말 그대로 삶은 소면을 시냇물만을 담은 그릇에 두서너 번 휘휘 가락지어 한 움큼 건져내어 먹는 것을 좋아했다. 법정의 성품이 이렇듯 간장 한 방울 들어갈 틈도 없이 담백하였다. 이러하니 평생을 뭇 남정네 마음을 번철 위 부침개 뒤집는 것보다 쉽게 바꿀 수 있었던 김영한씨도, 겨우 10년이 지나서야 저어하는 법정의 마음을 돌려 대원각을 시주로 바칠 수가 있었다. <사진6. 김영한 님의 사당과 공덕비. 그녀의 마음을 어찌 일반인이 가늠이나 할 수 있을까? > 법정 스님의 진영을 모신 진영각을 뒤로 하고 출입문으로 내려오면 바로 오른편에 계곡이 있고, 작은 시냇물이 흐른다. 이 시내를 건너면 길상사 창건 공덕주 김영한의 사당이 있다. 김영한의 일생에 관하여서는 이견들이 분분하다. 하지만, 그녀가 직접 밝힌 바에 따르면, 1916년 종로구 관철동에서 태어나 1932년에 기생이 되기 위하여 조선 권번에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1936년 가을, 함경남도 함흥에서 시인 백석을 만나 ‘자야(子夜)’라는 애칭으로 불리게 되었다. 물론 그녀는 자신이 백석의 여러 ‘자야’들 중의 하나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고 백석이 가장 사랑하는 ‘자야’는 바로 통영 출신의 ‘란(蘭)’이라는 여성임도 이미 짐작하였다. 1938년 백석이 ‘란’과의 실연으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때 찾았던 사람이 바로 ‘김영한’이었다. 이때 김영한은 ‘ 그대의 아내가 누구이든지 간에 평생 사랑하리라 굳게 결심하였다’라고 술회하였다. 이 만남을 끝으로 두 번 다시 백석을 만나지 못하였고, 그녀는 화수분같은 대원각의 안주인으로 거부가 된다. 하지만, 후일 당시 값어치로 1000억원이 넘은 대원각을 법정에게 시주할 때 그녀의 말 한마디는 지금 살펴보아도 놀라울 따름이다. “백천억도 백석시인의 시 한 줄만 못하다’라고 했던 것이다. 이후 그녀가 영가(靈駕)의 세계에 들어서고 한 달 뒤 놀라운 일이 또 일어나게 된다. 1999년 12월 KAIST에 발신자가 김영한이라고 적힌 한 통의 편지가 전해진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130억 가량의 부동산 전부를 ‘국가과학기술 영재 양성’에 힘써달라는 부탁이었다. 이 정도 크기의 그릇을 지니었으니 대원각을 시주할 당시 주변의 뜨악스러운 눈길과 의혹 따위야 이미 그녀의 삶의 깊이에서는 눈길조차 줄 필요가 없을 정도의 하찮음이었으리라. 사당 앞 공덕비에는 간단한. 그녀의 약력이 있다. 하지만 작은 돌조각에는 조선 말 몰락했던 양반가 출신으로, 기생이 되어버린 한 여인의 품격을 결코 다 드러낼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이 외에도 길상사를 찬찬히 둘러보면 설법전, 지장전, 범종각, 길상선원, 적묵당, 청향당, 길상보탑, 정랑(화장실), 청향당 등 작은 요사(寮舍)채들이 있어 도심선원으로서 그 역할을 제대로 해주고 있다. 또한 서울 도심 한 가운데 있어 지친 마음을 추스르기에 아주 좋은 공간이 될 수가 있으며 템플스테이, 경전강독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있어 편안히 다가서기에도 좋은 공간임은 분명하다. < 길상사(吉祥寺)에 대한 사소한 여행 일문일답> 1. 꼭 가봐야 할 곳인가?- 마음에 평화로움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굳이 불교신자가 아니라도 상관없다. 홈페이지 주소 : http://kilsangsa.info/ 2. 누구와 함께- 가능하면 혼자. 3. 교통편?- 한성대입구역 6번출구에서 마을버스 성북02번을 타고 길상사 정류장에서 하차하면 됨. 아니면 천천히 걸어올라오면 큰 길입구에서 약 20분 정도 소요됨. 걷는 것을 추천. 표지판이 잘 되어 있음. 4. 인근 편의시설, 주차장?- 기본적으로 종교시설이다. 짧은 반바지나 치마 등은 삼가길 바람. 주차시설 있음. 5. 유명세에 비하여 실제 모습은?- 더 유명해져서 관광지가 될까 두럽다. 6. 친절도?- 관광지가 아닌 절이다. 신도들끼리 조심하고 서로 친절해야 한다. 7. 전문성은?- 김영한, 백석, 법정스님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는 알고 가면 좋다. 8. 관람시간은? - 종교시설이다. 관람하는 곳이 아니다. 9. 감탄하는 점?- 이 엄청난 땅과 건물을 무상으로 시주하신 김영한의 인품과 봄이면 흐드러지는 꽃무릇들. 길상사 창건 이면에 있는 거대한 한국 근현대사의 비화와 이에 얽힌 숱한 인물들의 드라마틱한 삶. 10. 아쉬운 점?- 없다. 11. 운영진에게 한마디?- 감히 무슨 말을 하리오. 12. 여행 전 기대감과 후기?- 이미 김영한과 백석, 그리고 법정의 스토리를 알고 있는 상태에서 절을 둘러보면 감동이 배가 될 수 있다. 천천히 둘러보길 바란다. 한 때 우리나라 최고의 요정자리이다 보니 정원의 구성이나 경치는 서울의 여느 공간과 비견할 수 없다. 13. 추천하고픈 사람?- 당신. 14. 비추하고픈 사람?- 비추하면 안 된다. 15. 먹거리 정보- 종교시설이다. 큰 길에 나오면 식당이 많다. 16. 쇼핑매력도- 쇼핑할 돈으로 시주를 하시길. 17. 숙박편의성- 도심 종교시설이다. 18. 인근 관광지 매력도-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이왕 길상사에 온 길이라면 넉넉히 시간을 두고 오면 좋다. 이 주변에 선잠단지, 성락원, 한국가구박물관, 정법사, 우리옛돌박물관, 삼청각, 북정마을, 심우장 등이 있는 데, 이중 한국가구박물관은 생각보다 규모가 있고 볼거리가 풍부하다. 그리고 길상사 여행 꿀팁을 한 가지 드리자면, 길상사 올라가는 길에 ‘누브티스 넥타이 박물관’이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들어가기가 주저하는 곳이지만 실상은 마음껏 들어가서 커피 한 잔을 먹어도 되는 곳이다. 물론 유료이지만 이 근처에 이만한 커피숍은 찾기가 힘들다. 간단한 식사도 판매한다. 19. 꼭 해봐야 할 것은-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길상사에 가 보는 것을 권유함. 20. 총평- 길상사(吉祥寺)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 약간의 공부가 필요한 장소이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 서울랜드, 어린이날 오전 8시부터 조기 개장… “새로운 놀이시설 마련”

    서울랜드, 어린이날 오전 8시부터 조기 개장… “새로운 놀이시설 마련”

    5일 어린이날을 맞아 서울랜드가 평소보다 1시간 30분 이른 오전 8시 조기 개장한다. 서울랜드 측은 어린이날 오전 8시부터 문을 열고 어린이들을 위해 터닝메카드 레이싱, 터닝메카드 고!범퍼카, 베스트 키즈 등의 새로운 놀이시설을 준비했다고 2일 밝혔다. ‘터닝메카드 레이싱’은 기존의 무지개 자전거를 리뉴얼해 6m 높이의 대형 에반 로봇 스테이션에서 하늘을 달리는 놀이기구다. ‘터닝메카드 고! 범퍼카’는 터닝메카드 자동차인 터닝카로 재탄생한 범퍼카와 특별 제작된 것으로, 특히 4m 높이의 초대형 그리핑크스 로봇이 어린이들의 시선을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 ‘베스트 키즈’는 400평 규모의 초대형 실내 놀이터로 대형 파도 슬라이드, 타워 놀이터, 정글놀이터는 물론 유아 전용 키즈 트레인, 에어매트, 스펀지 풀 등 어린이들의 오감을 자극하고 다채로운 신체활동을 유도하는 놀이시설로 꾸며졌다. 이 밖에도 드레스를 입고 화장까지 해보는 ‘미미 프린세스 체험존’, 직접 그린 물고기가 대형스크린 속 수족관을 헤엄쳐 다니는‘드로잉 아쿠아 체험존’(유료 3000원) 등이 마련됐다. 또 삼천리 동산 연꽃 분수 일대에서는‘캐릭터 전시체험존’이 열린다. 터닝메카드, 꼬마버스 타요, 라바 등 과 함께 모션 게임을 즐기는 ‘캐릭터, 애니메이션존’을 비롯해 직접 웹툰 작가가 되어볼 수 있는 ‘웹툰존’ 터닝메카드, 파워레인저, 트레인포스 등 애니메이션을 상영하는 ‘시네마존’까지 다양한 즐길거리가 준비됐다고 서울랜드 측은 설명했다. 어린이날에는‘캐릭터 요정 퍼레이드’를 통해 라바의 옐로우, 레드, 브루미즈 등이 등장하고, 홈페이지 사전 신청으로 시계마을 티키톡의 강아지 기차 포포티에 탑승해 퍼레이드 행렬에 참여해볼 수도 있다. 이 밖에도 뮤지컬‘꿈의 요정’,‘Sing Sing 캐릭터’, 캐릭터와 사진을 찍는 ‘웰컴 투 캐릭터 월드’, 캐릭터들의 퍼포먼스를 구경하는 ‘캐릭터 서프라이즈’, 야간 공연 ‘애니멀 킹덤 2’등의 볼거리가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말대꾸하는 아이, 성공 가능성 크다”(연구)

    “말대꾸하는 아이, 성공 가능성 크다”(연구)

    꼬박꼬박 말대꾸하는 아이의 행동은 어른들에게는 골치아픈 반항아, 혹은 문제아의 전형적 모습으로 비쳐진다. 하지만 말대꾸는 오히려 인생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행동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미국 경제매거진 INC닷컴은 세 가지 연구결과를 인용해 “말대꾸하는 아이가 커서 더 성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어렸을 때 부모 속을 썩였던 사람 중 현재 뛰어난 기업가가 된 이들 중 대부분이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은 문제 있는 태도와 행동 덕분이었을지도 모른다고 이 잡지는 설명한다. 물론, 그 모든 것은 과거에 문제를 일으켰다고 하더라도 이후 생산적인 사람이 되기까지 자신을 어떻게 이끌었느냐에 달려 있다. 즉, 자신의 문제 행동을 성공적인 특성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당신이 부모를 당황하게 했거나 할 수도 있지만, 당신을 더 강하고 더 성공한 기업가로 만들 수 있는 조건 3가지다. 1. 청소년기에 말대꾸하는 아이, 커서 성공 가능성 크다 어렸을 때는 부모와 말다툼을 하는 상황이 많을 수밖에 없다. 채소를 먹지 않거나 이성 친구를 사귀거나 온갖 이유로 부모와 다툴 때 말대꾸를 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런 행동은 그렇게까지 나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미국 버지니아 대학의 한 연구에서는 부모와 정기적으로 말다툼하는 아동과 청소년은 집 밖에서 다른 사람과 의견에 대립이 발생했을 때 더 잘 대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는 13세 청소년 150여 명을 대상으로 부모에게 크게 맞선 경험이 있는지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2년 뒤 다시 이들이 또래와 부닥칠 때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물었다. 그 결과, 2년 전 부모와의 다툼에서 의견이 달라도 냉정을 유지했던 아이는 실제 상황에서 또래와 다툼이 발생했을 때 굴하지 않는 용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떤 이론인가 하면, 부모에게 말대꾸한 아이는 자신있게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과 효과적으로 언쟁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 아이는 대립하는 상황에 부닥쳤을 때 굽힐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만일 당신이 기업가(사업가)이거나 이를 꿈꾼다면 자신은 물론 자신의 사업을 위해서라도 다른 사람 의견에 좌우되지 말아야 한다. 대부분 사람이 포기하고 그만두라고 말하는 상황에서도 일을 계속 추진할지는 당신 자신에게 달렸다. 그러므로 만일 당신과 당신의 회사가 대립 관계에 직면하게 되면 10대 시절을 회상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뜻을 지켜보자. 2. 말을 자주 하는 아이가 성적이 좋다 하늘은 왜 파란색이야? 개는 음악을 좋아해? 비행기는 어떻게 날아? 등의 온갖 질문을 하며 잠시도 입을 다물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하지만 아이의 이런 성향은 교육적인 발달 관점에서 장기적으로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국 마이애미대학의 한 연구에서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수다스러운 아이는 유치원에 들어가게 되면 학습 과정을 더 잘 따라가고 공부도 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반 전체에 방해될 정도로 말을 많이 하는 아이도 학습 과정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해 좀더 많은 관심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수줍음이 많은 아이는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해 교사들의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다. 말을 자주 하는 아이가 입을 움직이는 동안에는 의사소통 능력이 더 발달하고 자신의 의문에 관한 답을 찾거나 얻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어렸을 때 끊임없는 질문으로 부모나 교사를 귀찮게 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스스로 문제 해결 능력을 발달시키는 첫 걸음이었다는 것이다. 3. 규칙을 지키지 못하는 아이는 커서 기대 이상으로 성과를 내고 고소득자가 된다 학창 시절 규칙을 잘 지키지 못했다면 알고 있을지도 모르지만, 규칙은 깨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렸을 때는 규칙을 어기는 행동으로 꾸중을 들었을 수도 있지만, 이런 성향은 기업가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 국제 학술지 발달 심리학(Developmental Psychology)에 실린 한 연구에서는 어린 시절의 행동이 어른이 되고 나서의 경력적 성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조사했다. 연구팀은 먼저 나이 12세의 참가자들을 관찰하고 나서 40년 뒤 이들을 다시 관찰했다. 그 결과, 어렸을 때 규칙을 자주 어겼던 사람은 성인이 되고 나서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권한을 무시한 아이가 커서 어떻게 더 성공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하지만 한 가설은 그런 특성이 더 강한 경쟁심과 자기주장을 하도록 만들어 더 많은 급여를 요구하거나 협상하는 데 능숙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규칙을 깨는 기업가가 단지 자신과 회사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아니다. 다만 협상에서 더 의연하게 할 수 있는 특성이 사업의 성공에 크게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협상을 하는 상황이 오게 된다면 틀에 얽매이지 않지만 윤리적인 사고방식으로 해결책을 만들도록 해보자. 확실히 어린 시절의 무분별한 행동이 어머니의 흰 머리를 필요 이상으로 늘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덕분에 당신은 훌륭한 기업가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사진=ⓒ포토리아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어린이 날 황금연휴 맞아 왕송호수서 의왕철도축제 개최

    어린이 날 황금연휴 맞아 왕송호수서 의왕철도축제 개최

    어린이날 황금연휴를 맞아 경기 의왕시가 오는 5일부터 7일까지 부곡동 왕송호수 일원에서 의왕철도축제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철도특구인 의왕시가 어린이날쯤 개최하는 축제다. 올해는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개장으로 더 많은 인파가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철도축제답게 기차 관련 체험 프로그램, 전시, 공연 등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전국 철도모형 경연대회와 철도문화재사진전, 도서관에서 만나는 철도나라 등이다. 칙칙폭폭 나무기차 만들기, 기차쿠키만들기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행사도 열린다. 이외에도 고무보트를 타고 왕송호수를 가로지르는 해병보트 체험과 미니어항 만들기 등 체험 프로그램과 시민장기자랑, 어린이 인형극, 기차퀴즈대회, 중국 서커스 등 다채로운 공연이 준비됐다. 축제 마지막 날 펼쳐지는 불꽃놀이는 왕송호수의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을 예정이다. 김성제 의왕시장은 “3년 연속 대한민국 축제 콘텐츠대상을 방은 의왕철도축제는 왕송호수 레일바이크 개장으로 예년과는 차별화된 특별함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씨줄날줄] 어버이의 이름으로/강동형 논설위원

    [씨줄날줄] 어버이의 이름으로/강동형 논설위원

    ‘계절의 여왕’ 5월은 가정의 달이다. 달력을 펼치면 어린이날, 어버이날, 입양의 날, 스승의 날, 가정의 날, 부부의 날이 연이어 나타난다. 하나하나가 소중한 날이지만 8일 어버이날만큼 특별한 날도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한 어버이의 아들, 딸이면서 동시에 아들과 딸들의 어버이인 까닭이다. 우리나라는 1956년부터 어머니날을 기념해 오다 1973년 아버지를 포함한 어버이날로 통합해 부모님의 은혜를 기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아직도 어머니날과 아버지날이 서로 다르다.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가장 먼저 5월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날로 만든 데 이어 6월 셋째 주 일요일을 아버지날로 지정했다. 이웃 일본은 미국과 동일하고, 중국은 5월 10일을 어머니날로 기념하고 있다.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날짜는 다르지만 어머니, 아버지날을 두고 있는 것이다. 1960년 이전에 태어난 세대만 해도 초등학교에 다닐 때까지 어버이날이라 하지 않고 어머니날이라고 했다. 학교에서 한 개만 만들던 카네이션을 두 개 만들면서부터 어머니날이 어버이날로 바뀌었다는 것을 실감했던 기억이 난다. 돌아가신 부모님에게는 하얀 카네이션을, 살아 계신 부모님에게는 빨간 카네이션을 드린다는 것은 철이 들고서야 알았다. 어머니날과 어버이날은 둘 다 미국에서 유래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받아들이면서 전통적인 효(孝)의 문화와 결합해 부모님에 대한 감사 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공자를 비롯한 성현들은 어버이가 자식을 지극히 사랑하는 마음과 아들이 부모님을 공경하는 효를 인(仁)의 근본이며 하늘이 내린 마음이라고 규정할 정도로 최고의 덕목으로 꼽는다. 세상은 빛의 속도로 변하고 있지만 변하지 않아야 할 것들이 사랑과 효의 사상이 아닐까 한다. 우리 사회의 가족 가치관 가운데 자식 사랑과 효는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할 만한 문화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 어머니와 아버지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각종 아동학대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거룩하고 소중한 어머니와 아버지, 어버이라는 이름도 더이상 부끄럽게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국정교과서 찬반 문제로 세상이 시끄러울 때 한 대학 교수가 한숨을 내쉬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그는 “여의도 국회 앞을 지나는데 ‘…어머니’라는 단체의 시위자들이 목에 핏대를 세우며 시위를 하는 모습을 봤다. 아무리 주의·주장이 옳다고 해도 어머니의 이름으로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단체 이름에 ‘어버이’란 표현을 사용하는 단체가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이들 역시 비교육적인 말과 행동을 통해 어버이란 이름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다. 차제에 이들 단체 외에도 어머니와 어버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단체들은 그 이름에 걸맞은 말과 행동을 하든지, 아니면 이름을 바꿨으면 한다. 강동형 논설위원 yunbin@seoul.co.kr
  • [포토 다큐] ‘태후’ 총격신처럼 쏴! 쌓인 스트레스가 싹!

    [포토 다큐] ‘태후’ 총격신처럼 쏴! 쌓인 스트레스가 싹!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성공한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탄탄한 근육질의 멋진 배우들이 벌이는 총격신도 한몫했을 것이다. 드라마 속 총격신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멋지게 총 한 번 쏴 보면 좋겠다’고 생각한 이들도 적지 않을 터. 총기 규제가 다른 나라보다 엄격한 국내에서도 실제 총기로 실탄 사격을 즐길 수 있는 사격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전국적으로 10곳의 클레이 사격장과 14곳의 권총사격장 등 24곳의 실탄 사격장이 분포해 있다.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 가능한데 최근 이색 레포츠와 이색 데이트를 즐기려는 이들이 실탄 사격장을 많이 찾고 있다. 경험자들은 실탄 사격의 매력으로 스트레스 해소를 꼽는다. 사격을 할 때 귓전을 울리는 시원한 총소리와 몸을 저릿하게 만드는 반동이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 버린다. 국내에서 접할 수 있는 실탄 사격의 종류로는 크게 권총 사격과 클레이 사격 두 가지가 있다. 서울 양천구 목동종합운동장에 위치한 목동사격장 내 권총실탄사격장. 20대 여성들이 각각 9㎜ 반자동 권총과 38구경 리볼버 권총을 들고 매서운 눈초리로 십여m 떨어진 거리에 고정된 표적지를 겨냥하고 있다. 소총에 비해서 크기가 작은 권총은 여성들도 다루기 어렵지 않다. 방아쇠가 당겨지고 총구에서 불꽃이 일자 ‘탕! 탕!’ 공기를 찢는 파열음이 귓속 깊이 파고든다. 방음 귀마개로 양쪽 귀를 단단히 막았지만 사방이 막힌 실내에서 울리는 총소리는 생각했던 것보다 크다. 사격을 마친 후 점수가 매겨진 표적지를 든 두 여성의 표정은 무척이나 밝아 보였다. 대학 동창이자 같은 직장 동료라는 김정아(25·수원), 서미선(25·서울)씨는 “총을 쏘고 나니 그간 쌓인 스트레스가 다 풀린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직장 후배와 함께 온 정민구(33·서울)씨도 “군대에서도 소총만 쏴 봤지 권총은 처음이어서 긴장했는데 생각보다 재밌어서 기회가 되면 다시 오고 싶다”며 즐거워했다. 권총실탄사격장은 대부분 서울, 부산, 제주, 경주 등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관광지역에 집중돼 있다. 실내사격장 형태로 도심에 위치해 있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찾아가기 쉬운 편이다. 반면 날아가는 클레이피전(둥근 진흙 접시 형태의 표적)을 산탄총으로 쏴서 맞히는 클레이 사격장은 모두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곳에 위치해 있다. 과거 유럽의 들판에서 비둘기를 날린 후 이를 쏴 맞히던 것에서 시작돼 지금도 사격장은 넓은 야외 공간에 마련돼 있다. 충북 단양, 경기 화성, 경북 문경 등 대부분 지방 도시 외곽에 있어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지만 대신 하늘이 올려다 보이는 탁 트인 야외 공간이 주는 개방감은 사격하는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클레이 사격은 300~350개의 작은 탄알이 든 산탄을 위아래로 두 발 장전할 수 있는 엽총을 사용한다. 초보자는 지름 11㎝의 클레이피전이 시속 50㎞의 속도로 각도 없이 앞으로 날아가는 아메리칸 트랩에서 사격을 한다. 고정 표적을 맞히는 권총 사격에 비해 이동 표적을 쏴 맞히는 클레이 사격은 난도가 훨씬 높은 편이다. 초보자들의 경우 클레이 사격은 남자들보다 여자들의 적중률이 높다고 한다. 이는 남자들의 경우 군생활을 거치며 고정 표적을 쏘는 데 몸이 익숙해진 탓이다. 전문 사격코치의 지도를 받으면 처음 쏘는 이들도 20~30% 정도 명중시킬 수 있다. 맞히기 어려운 만큼 표적에 적중했을 때의 쾌감은 더욱 짜릿하다. 탄알에 맞은 클레이피전이 산산이 부서지는 모습을 보면 통쾌하기 그지없다. 엽총은 권총에 비해 소리와 반동이 훨씬 크고 세다. 주로 팔에 반동이 전해지는 권총과 달리 어깨에 견착해 쏘는 엽총의 반동은 온몸에 전해진다. 단양에 위치한 단양클레이사격장을 찾은 이우리(32·서울)씨는 “반동이 커서 놀랐지만 ‘쾅’ 하고 울리는 총소리에 스트레스가 풀리고 쾌감을 느꼈다”며 신나 했다. 어깨를 짓누르는 스트레스로 고민하는 이가 있다면 실탄 사격에 도전해 보자. 탄환에 산산이 부서진 표적처럼 스트레스도 시원하게 타파될 것이다. 글 사진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14세 소년공의 죽음… 구호만 나부낀 中노동절

    #1.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들떠 있던 1988년 7월.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의 온도계 공장에서 일하던 문송면군이 사망했다. 충남 서산에서 중학교를 졸업하고 공장에 취직한 문군의 나이는 15세, 사망 원인은 수은 중독이었다. 문송면의 이름이 떠오른 것은 지난달 24일 중국 광둥성 포산 공업단지에서 숨진 14세 소년공 때문이다. 후난성 농촌 출신인 이 소년은 올 초 속옷 공장의 보조원으로 취직해 매일 12시간이 넘는 노동에 시달리다가 이날 새벽 기절했고, 끝내 사망했다. 가난한 부모는 아들의 목숨 값으로 15만 위안(약 2635만원)을 받고 죽음의 원인을 밝히지 않는 데 합의했다. #2. 경북 구미 스타케미칼의 해고 노동자 차광호씨는 408일 동안 공장 안 45m 굴뚝에서 고공농성을 벌이다가 지난해 7월 14일 드디어 땅을 밟았다. 세계 최장 기간 고공농성으로 해고됐던 동료들이 복직했고 노조도 다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중국 허난성 정저우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60대 농민공 2명도 최근 20m가 넘는 타워크레인에 올라 밀린 월급을 달라며 고공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이들은 공안(경찰)에 금방 끌려 내려왔다. 오히려 정저우시 인민대표대회(지방의회 격)는 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을 금지하는 조례를 만들어 공표했다. #3.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일 세계 노동절을 기념해 ‘새 시대의 노동운동가를 힘차게 부르자’라는 사설을 내보냈다. “노동이 가장 위대하고 영광스럽다. 당과 국가는 노동자 계급의 이익을 위해 복무해야 한다”는 격문이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도 지식분자·노동자들과 좌담회를 갖고 “행복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신성한 노동을 통해 구현된다”고 강조했다. 노동자·농민이 세운 국가에서 노동자 계급의 권리는 이처럼 기관지와 지도자의 구호로 남았을 뿐이다. 단위 노조를 총괄하는 전국총공회의 주석은 장관급이 맡는다. 홍콩에서 중국의 민주노조 운동을 지원하는 ‘중국노조 통신’은 성명을 내고 “공회가 정부를 대신해 노동자를 감시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노동자들은 고도성장의 희생양”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공산당 중앙 기율위원회는 “해외 적대세력의 노동자 계급 침투가 갈수록 위험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에선 지금 180만명에 이르는 철강·석탄 노동자들이 차례로 해고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정부와 기업은 ‘중국 특색의 해고’를 부러운 듯 바라보고 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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