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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실 대결 압승’ …힐러리보다 6배 더 팔린 트럼프 휴지

    ‘화장실 대결 압승’ …힐러리보다 6배 더 팔린 트럼프 휴지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중국 경제에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 트럼프는 걸핏하면 “중국은 미국에서 훔친 돈으로 스스로를 살찌우고 있다”는 말로 중국인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하늘이 트럼프의 말을 들은 것일까? 중국에서 제작한 트럼프 얼굴이 그려진 화장실 휴지가 불티나게 팔리며 중국 경제 활성활에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고 신민망(新民网)은 2일 보도했다. 최근 중국의 한 공장에서는 트럼프의 대선승리를 확신하며 ‘트럼프 가면’을 대량 제작해 화제가 됐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는 미국 대선을 겨냥해 후보자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 배지, 모자 등 선거운동에 필요한 다양한 물건들을 제작, 판매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알리바바(阿里巴巴)의 해외 인터넷쇼핑몰에서 이러한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대통령 후보들의 얼굴이 인쇄된 화장실 휴지다. 미국 대선 경선 후보들에 대한 조롱과 불만을 표현한 이색 상품이다. 재미난 점은 트럼프 화장실 휴지의 판매량이 힐러리 화장실 휴지를 6배나 앞질렀다는 점이다. 트럼프 화장지를 제작하는 산동성(山东省) 칭다오(青岛)의 벽지회사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트럼프 휴지가 불티 나게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이 회사는 50여 곳으로부터 트럼프 휴지 주문을 받아 5000롤 이상을 출하했다. 이에 비해 힐러리 화장지는 단 8곳으로부터 주문을 받은 상태다. 대부분 미국에서 도매 방식으로 주문해 롤당 0.5달러에 판매한다. 재미난 점은 중국에서 도매로 물건을 사들인 미국인이 미국 현지에서 큰 돈을 번다는 점이다. 이베이(eBay) 쇼핑몰에도 동일한 휴지가 있지만 미국 현지에서 제작해 롤당 10달러에 판매한다. 알리바바 해외쇼핑몰 검색창에 ‘트럼프 화장실 휴지’를 입력하면 73건의 상품이 뜨고, 힐러리를 입력하면 16건이 뜬다. 트럼프 화장지에는 미소짓는 트럼프, 뽀로통한 트럼프, 화난 트럼프 등 다양한 표정이다. 최근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의 시드니 레녹스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오늘 남편이 트럼프 화장지를 많이 주문했다. 그를 사랑한다”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사진=신민망(新民网)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서울광장] 겨우 열아홉 살 ‘김군’들/황수정 논설위원

    [서울광장] 겨우 열아홉 살 ‘김군’들/황수정 논설위원

    청춘은 뭘 어쩌고 있어도 청춘이다. 어른인 척해 봤자다. 80㏄ 스쿠터를 운전하는 뒤태만 봐도 다 보인다. 총알배달 중에도 신호등 앞에서 ‘나는 청춘’이라고 티를 낸다. 그 짧은 순간에 스마트폰을 주무르고, 헝클어진 앞머리를 정돈하고. 더운 날엔 삼선 슬리퍼, 추운 날엔 로고가 새겨진 브랜드 운동화, 하얀 발목. 열아홉 살은 고작 그런 나이다. 주민등록증을 몸에 지니는 게 어색해 흘리고 다니는 인생 얼치기들. 알이 한참 더 차야 하는 풋콩 꼬투리들. 지난 주말 집앞 큰 도로를 달리는 어린 아르바이트 배달원들을 오래 지켜봤다. 얼마나 쫓기는지 신호 위반을 밥 먹듯 한다. 자동차들 사이를 요리조리 헤쳐 곡예를 하면서도 헬멧을 쓴 아이는 없다. 몇 번을 망설이다 피자 가게로 전화를 걸었다. 어린 친구들 헬멧은 좀 씌우면 좋겠다고. 나는 두 마디를 속으로 준비했다. 사장이 내 오지랖을 받아 주면 “감사하다”로, 그러지 않으면 “신고하겠다”로. “아, 네” 외마디로 대답했던 사장이 어떻게 조치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다음날 알바생 둘 중 한 사람은 헬멧을 쓰고 다녔다. 모르겠다. 내 오지랖이 절반의 성공이었는지, 실패였는지. 지하철 구의역 사고에 엄마들 마음이 며칠째 너무 힘들다. ‘김씨’라는 호칭이 어울리지 않는 열아홉 살 ‘김군’ 때문에 집단 우울증에 빠졌다. 세월호가 가라앉은 지 만 2년. 아파트 위 파란 하늘을 보면 심장이 두근거린다는 엄마들이 여전히 있다. 하늘이 바다 같고, 아파트 건물이 바닷물에 뒤집힌 배 같아서. 널린 게 밥집인데, 구의역의 열아홉 살은 사발면을 비상식량으로 지니고 다녔다. 정규직의 꿈이 간절했다는 어린 용역 정비공한테는 서울이 사막이고 정글이었다. 가방에 넣고 다닌 스테인리스 숟가락으로는 뭘 했을까. 사발면에 햇반을 말아 먹었을까. 엄마들은 이제 그 사발면을 먹지 못하겠다고 한다. 엄마들을 울리는 세상은 따지지 말고 비열한 사회다. 야당에서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을 만들겠다고 한다. 생명과 안전에 관한 업무에 정규직 근로자 채용을 의무화하는 법이다. 공공기관들의 직접 고용도 법제화하겠다고 벼른다. 그나마 여당에서는 일언반구조차 없다. 청맹과니들이다. 누군가의 생때같은 아들 목숨을 내주며 쥐어박듯 가르쳐야 간신히 반응을 하니 청맹과니 아닌가. 용역업체 바깥의 노동 현장에도 바닥의 근로환경에 내몰린 청년들은 많다. 당장 도로의 천둥벌거숭이 배달원들이 안 보이는가. 원동기 면허만 있으면 되니 배달 알바는 10대들에게 만만한 일자리다. 햄버거집에서 일하고 있어도 그들은 근로자가 아닌 시급 6030원짜리 ‘사장님’이다. 배달을 대행하는 특수고용직 신분이어서 산업재해보험을 알아서 가입해야 한다. 헬멧 없이 달리다 교통사고를 당해도 보험을 들지 않았으면 전부 본인 책임인 것이다. 악덕 업주의 시급 떼먹기보다 잔인한 이 비겁한 제도를 아이들이 알 리 없다. 최근 2년간 교통사고를 당한 배달원의 30%가 17~19세 청소년들이다. 구의역의 김군이 2인 1조 근무를 요구할 수 없었듯 피자집의 김군도 산재 보호를 받게 해 달라고 말할 힘이 없다. 정부는 알바 청소년 보호 방안을 내년에 마련하기로 했다. 어째서 또 내년인가. 힘없는 여성가족부한테 맡겨 면피하지 말고 고용노동부가 움직이라. 국회 환경노동위가 같이 소매를 걷으면 될 일이다. 그끄저께 새누리당의 민경욱 대변인은 ‘민성(民聲) 경청 투어’를 논의하겠다고 했다. 안 그래도 고단한 민생을 온갖 의전을 받으며 ‘관광’하겠다는 소리로 들린다. 공감 능력에 자신이 없으면 국어사전을 먼저 뒤져 보라고 말해 주고 싶다. 가슴이 움직이지 않아 걱정인 정치인들에게 나는 찰스 디킨스의 책 한 권을 권한다. 런던 시내 밤거리 구석구석의 서민들을 기록한 수필집 ‘밤 산책’이다. 밤 골목을 살핀 작가의 눈에는 병든 공장 노동자, 날품팔이 여성 가장의 절박한 삶이 다 보였다. 고작 청년을 살피는 정책이 19세기 대문호가 빈민 복지사업에 나섰던 일보다 더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청년수당을 주지 않아도 된다. 비정규직 아들이 저녁 밥상을 받을 때까지 엄마를 살얼음판에서 기다리지 않게 해 주는 것. 그것이 복지다. sjh@seoul.co.kr
  • 억겁의 세월 보낸 기골 장대한 사나이

    억겁의 세월 보낸 기골 장대한 사나이

    여명에 베르겐을 나선다. 어렵사리 얻어낸 12시간의 자유. 마음이 급했다. 어디로 갈까. 단순히 피오르 주변을 도는 건 밋밋하다. 거대한 협만(峽灣)을 감싸고 있는 피오르 너머의 세계가 보고 싶다. 지도를 펴니 베르겐 주변의 국립공원 몇 개가 눈에 들어온다. 모두 12시간 안에 오갈 수 있는 거리다. 그중 하나가 하르당에르비다국립공원이다. 북유럽에서 가장 너른 산악 고원이 펼쳐져 있다는 곳. 무엇보다 67㎞ 길이의 하르당에르비다 국립관광도로를 달릴 수 있다는 것이 이 루트의 장점이다. 지나는 길에 기세 장하기로 이름난 뵈링폭포와 아름다운 시골 마을 오다 등도 둘러볼 수 있다. 답은 나왔다. 이제 달리는 일만 남았다. 베르겐에서 E16 도로(유러피언 하이웨이)를 탄다. 해 뜨기 전의 피오르는 고요하다. 그 사이로 승용차 한 대가 엔진이 부서져라 달린다. 한국에서 온 중년 남자 셋. 비싼 돈 내고 차를 빌린 데다 악명 높은 노르웨이 물가에 비춰 볼 때 앞으로 소요될 기름값이며 식비 등이 ‘장난 아닐’ 테지만 뜻밖에 표정은 평온하다. 짜인 일정에서 벗어난 해방감 위에 여태 경험하지 못한 세계로 향하는 기대감이 더해진 때문일 터다. ●베르겐에서 280㎞ 달려 만난 폭포 E16 도로는 에이드피오르 인근에서 하르당에르비다 국립관광도로와 만난다. 노르웨이 내 18개 국립관광도로 가운데 하나다. 관광도로로 접어들자마자 험준한 산이 객을 맞는다. 산자락 사이엔 좁은 길이 나 있다. 얼핏 보기에도 보통 오르막이 아니다. 구절양장의 산악도로 끝자락에서 거대한 폭포를 만난다. 뵈링폭포다. 베르겐에서 280㎞ 거리. 노르웨이관광청 누리집은 폭포의 높이가 182m이며 노르웨이에서 ‘가장 잘 알려진’ 폭포라고 적고 있다. 누리집은 또 왜 폭포가 노르웨이인들에게 가장 잘 알려졌는가를 설명하면서 “폭포수가 천둥처럼 쏟아져 내려간다”고 덧붙였다. 폭포 옆에 서면 그 표현이 얼마나 적확한지 단박에 알게 된다. 노르웨이에는 폭포가 많다. 특히 산정의 눈이 녹아 흐르는 봄철이면 뵈링폭포 정도 높이의 폭포는 피오르 곳곳에 부지기수로 형성된다. 하지만 단언컨대 뵈링폭포처럼 박력 넘치고 ‘기골이 장대한’ 폭포는 찾기 어렵다. 폭포 아래는 모뵈달렌협곡이다. 우리 조상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협곡의 높이가 딱 ‘천길 벼랑’이다. 이 협곡 또한 뵈링폭포가 억겁의 세월 동안 침식하면서 생겼을 터. 절벽 위 전망대에 서서 뱀처럼 휘어진 협곡을 굽어보는 것만으로도 오금이 저린다. 폭포 위는 포슬리호텔이다. 규모가 큰 편인데도 폭포 주변과 견주자니 성냥갑보다 작아 보인다. 영화를 좋아하는 이라면 호텔 건물을 보는 순간 스탠리 큐브릭의 영화 ‘샤이닝’이 떠오를 법하다. 한겨울 고립된 호텔에서 서서히 변해 가는 주인공의 광기를 섬뜩하게 그려 낸 영화다. 호텔은 영화에서처럼 휴업 상태다. 직원들은 아마도 영화 속 잭 니컬슨(잭 토런스 역) 같은 관리자만 남겨 두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해 도시로 내려갔겠지. 제아무리 국민 작곡가 그리그가 영감을 얻기 위해 즐겨 찾았고, 서너달 전에 예약해야 겨우 방을 구할 수 있을 만큼 인기라지만 인적 끊긴 호텔은 을씨년스럽기 짝이 없다. ●하늘·눈 둘뿐인 하르당에르비다 국립공원 폭포에서 계속 직진하면 하르당에르비다국립공원이다. 눈길 닿는 곳마다 눈 덮인 툰드라 지대가 펼쳐진다. 고원 위에 서면 ‘설’평선을 경계로 세상이 딱 둘로 나뉜다. 하늘 그리고 눈. 북유럽 최대 산악 고원이라는 상찬이 전혀 어색하지 않을 풍경이다. 노르웨이 사람들은 끝없이 펼쳐진 설평선에서 ‘카이트 스키’를 즐기곤 한다. 카이트 스키는 말 그대로 카이트(연)와 스키가 결합한 신종 레포츠다. 바람 부는 날이면 연에 매달려 눈 위를 신나게 질주한다. 설원 위로 종종 순록 떼의 이동이 펼쳐지기도 한다는데 그런 행운은 없었다. 눈이 녹으면 설원은 야생베리가 지천으로 자라는 초원으로 또 한번 변신할 것이다. ●1100m 짜릿한 절벽 트롤퉁가 트레킹 출발점 오다 하르당에르비다에서 되짚어 나와 오다로 향한다. 하르당에르피오르를 따라 오다까지 가는 해안길 또한 국립관광도로에 포함된다. 오다는 반영(反映)이 아름다운 소도시다. 이른 아침이면 산간 마을을 둘러싼 모든 풍경이 피오르 위에 반사되는데, 꼭 세상에서 가장 큰 거울을 보는 듯하다. 오다는 저 유명한 트롤퉁가 트레킹의 들머리이기도 하다. 트롤퉁가는 노르웨이에서 가장 짜릿한 절경을 선사하는 절벽이다. ‘트롤(북유럽 신화의 괴물)의 혓바닥’이라는 뜻의 절벽은 높이가 약 1100m에 이른다. 트롤퉁가는 계절에 따라 출입이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예컨대 10월 16일~3월 18일은 입산 금지다. 3월 19일~6월 14일은 가이드를 동반할 경우 트레킹이 가능하고,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찾는 6월 15일~9월 15일은 자유롭게 트롤퉁가까지 오갈 수 있다. 이번 여정에선 아쉽게 트롤퉁가 트레킹에 도전할 수 없었다. 왕복 22㎞에 12시간 가까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당연히 트롤퉁가도 버킷 리스트 가장 윗자리에 여전히 남게 됐다. 글 사진 베르겐·오다(노르웨이)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 →대한항공이 휴가 시즌을 겨냥해 이달 말부터 인천~오슬로 간 직항 전세기를 운항한다. 운항 날짜는 6월 24일, 7월 1, 8, 15, 22, 29일 등 총 6번이다. 정규 직항편은 없다. 로포텐 제도만 가겠다면 오슬로에서 보되까지 항공편을, 다시 보되에서 배나 항공편을 이용해 들어가야 한다. 항공편을 이용할 경우 보되에서 스볼베르 공항까지 30분 정도면 닿는다. 바다 경관을 보려면 크루즈 선박인 후르티루텐을 타는 게 낫다. 들고 날 때 꼭 한 번은 이용하길 권한다. 노르웨이관광청 한국사무소 (02)773-6428. →로포텐은 북극권에 속했지만 난류의 영향으로 온화한 편이다. 다만 여러 상황에 대비해 얇은 재킷이나 긴팔 옷을 챙겨 가는 게 좋겠다. 시 사파리, 바다낚시 등을 위해 배를 탈 때는 업체 측에서 방풍방수 옷을 따로 준다. →로포텐 여정의 중심인 스볼베르에는 단순하고 모던한 느낌의 호텔들이 많다. 톤호텔 로포텐은 일대에서 가장 높다. 10층 전망대에 오르면 주변 경관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층의 스칸딕스볼베르호텔도 운치 있다. ‘로르부’에서 묵는 것도 좋은 경험이겠다. 원래 대구 성어기 때 몰려든 어부들의 임시 숙소로 쓰였던 것인데, 최근엔 아예 관광객을 겨냥해 단독 펜션 형태로 짓는 추세다. 대부분 조리 시설이 구비됐고, 숙박 요금도 호텔보다 저렴한 편이다. →로포텐 제도 안에 버스와 택시 등 대중교통이 있긴 하지만 이를 이용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렌터카를 이용해야 한다. 하루 대여 요금은 소형차 기준 25만원 안팎이다. 내륙보다 다소 비싸다.
  • 사나운 북해에 맞선 우람한 전설의 발톱

    사나운 북해에 맞선 우람한 전설의 발톱

    무섭도록 검은 바다가 이어진다 싶으면 어느새 고등어 잔등 같은 파란 물결이 일렁이고, 웅장한 바위산이 나타났다 싶으면, 어느새 살쾡이가 할퀸 듯 폭포가 산자락을 후벼 파며 흐른다. 눈부신 옥빛 바다에 시선을 빼앗길 만하면, 또 어느새 반달처럼 휘어진 만 너머로 그림처럼 예쁜 집들이 나타난다. 여기는 노르웨이 북서쪽의 로포텐 제도. 유럽 대륙이 북해 바다로 가라앉는 곳이다. 이곳에선 시간이 달리 흐르는 듯하다. 무엇 하나 흥미롭지 않은 게 없고, 어느 하나 같은 풍경도 없다. 세상 어느 다큐멘터리가 이처럼 흥미진진하고 다채로울까. 마중 나온 로포텐 관광청의 크리스티안에게 물었다. 로포텐이 무슨 뜻이냐고. 예쁘장하게 생긴 북유럽의 사내는 서슴지 않고 ‘링스의 발톱’이라고 했다. 링스는 우리의 스라소니다. 그러니 로포텐을 우리 식으로 표현하자면 ‘스라소니의 발톱’쯤 되겠다. 여섯 개의 섬이 거칠고 사나운 북해에 맞서 뻗대고 있는 모양새가 꼭 스라소니의 발톱처럼 날카롭게 보였던 모양이다. 하긴 우리도 반도의 땅을 두고 발톱 세운 호랑이라 생각하지 않던가. 로포텐 제도까지는 무척 멀다. 세계지도를 펴 보면 단박에 알 수 있다. 물고기 모양의 스칸디나비아 반도를 짚어 올라가다 보면 등 쪽에 가시처럼 뾰족하게 돌출된 곳이 나온다. 여기가 로포텐 제도다. 직선거리로 따지면 한반도에서 가장 먼 곳에 속한다. 당연히 찾아가는 길도 만만치 않다. 이번 여정에선 국내선을 포함해 비행기만 모두 네 번 탔다. 여기에 배와 차를 타고 이동한 시간까지 포함하면 서울에서 꼬박 이틀쯤 걸리는 여정이다. 비행기 안에서 ‘이코노믹 증후군’이 극에 달할 즈음, 스스로에게 물어봤다. 정말 이렇게 먼 곳에 당신 스스로를 ‘위리안치’하고 싶으냐고. 여정의 끝자락에 내린 결론은, ‘그렇다’이다. ●온몸으로 느낀 살츠 스트라우멘의 격랑 로포텐으로 드는 관문은 보되다. 노르웨이 내륙의 북서쪽 끝에 있는 항구도시다. 로포텐으로 향하는 항공편과 선편 모두 보되에서 출발한다. 보되의 대표적인 관광 아이콘은 ‘살츠 스트라우멘’이다. 거센 조류가 만든 와류(渦流), 혹은 그 와류가 형성되는 해협을 일컫는 이름이다. 모터보트를 타고 북해를 헤엄쳐 다니는 대구를 낚아 올리거나 억겁의 시간이 만든 해안 습곡을 감상하는 것도 재밌지만, 그 무엇도 살츠 스트라우멘의 격랑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엔 견주지 못한다. 살츠 스트라우멘의 조류는 유속이 시속 40㎞에 달한다. 만조 때면 좁은 해협을 통과한 조류가 다른 조류와 만나 거대한 와류를 형성한다. 폭 10m가 넘는 소용돌이가 여기저기 생겨나는데, 블랙홀처럼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해진다. 보되에서 겨우 반나절을 보낸 뒤 후르티루텐에 오른다. 예서 로포텐까지는 6시간 남짓 항해해야 한다. 얼핏 긴 여정인 듯싶지만 북해가 펼쳐내는 생경하고 서사적인 풍경들을 하나하나 눈에 담자면 그마저도 짧다. 후르티루텐은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연안 크루즈다. 노르웨이 서해안의 베르겐에서 러시아와의 접경 도시 시르케네스까지 5박 6일에 걸쳐 운항한다. 크루즈이면서 때론 구간구간 교통편 역할도 한다. ●전설 같은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는 ‘킹콩섬’ 로포텐 제도는 크고 작은 6개의 섬으로 이뤄졌다. 노르웨이 북서해안을 따라 길게 이어져 있는데 길이가 150㎞에 이른다. 섬과 섬은 다리를 통해 연결돼 있다. 북극에 가까운 곳이지만 그리 춥지는 않다. 현지 가이드는 북극 언저리까지 치고 오르는 난류 덕이라고 했다. 반면 날씨는 들쑥날쑥이다. 해무와 구름이 번갈아 형성되고 한쪽에선 비가, 한쪽에선 파란 하늘이 드러나곤 한다. 로포텐 제도의 첫인상은 ‘킹콩섬’이다. 짙은 해무가 우람한 바위산을 감싸고, 그 앞으로 작은 무인도들이 바라쿠다의 이빨처럼 뾰족뾰족 솟아 있다. 이 지역에서 2m가 넘는 몸길이에 무게가 100㎏이 넘는 ‘괴물’ 광어가 종종 낚인다. ‘해외토픽’에서처럼 뭔가 전설 같은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는 곳이다. 그러니 먹구름 너머 설산 깊은 곳에 거대한 원숭이 한 마리가 살 거라 상상한들 그리 호들갑스러운 일은 아니지 싶다. 로포텐 제도의 중심은 스볼베르다. 북위 68도 어름으로, 이른바 북극권(북위 66.33 이상) 훨씬 위에 있는 항구도시다. 기대와 달리 로포텐은 우울한 날씨로 이방인들을 맞았다. 먹구름은 두꺼웠고, 빗줄기는 시도 때도 없이 뿌려댔다. 백야에 접어들어 해도 지지 않았다. 새벽에도 희멀건 날씨는 잠뿐 아니라 오로라까지 멀리 쫓아냈다. 로포텐을 비롯한 북극권 도시들이 그렇듯, 노르웨이 북쪽의 관광 아이콘은 단연 오로라다. 하지만 오로라는 ‘밤이 있는’ 겨울에 주로 볼 수 있다. 백야가 시작된 이 즈음의 인기 아이템은 ‘시(sea) 사파리’다. 유람선을 타고 로포텐의 섬들을 돌아보거나, 선상에서 대구 지깅낚시를 즐긴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북극 하늘의 제왕’ 흰꼬리수리와의 조우다. 녀석과의 첫 만남은 두고두고 기억될 만큼 독특했다. 2m에 가까운 날개로 바람을 가르며 바다 위를 미끄러지던 녀석은 대구를 발견하자마자 샛노랗고 강철 같은 발로 낚아챈 뒤 날아올랐다. 투어 가이드가 흰꼬리수리를 끌어내기 위해 던진 미끼이긴 했지만, 명불허전의 사냥 솜씨를 직접 보는 건 정말 짜릿한 경험이다. 승마 체험도 재밌다. 스볼베르 북쪽의 산간 마을 호브 헤스테고드 일대를 도는데, 말 잔등에 올라타고 에메랄드빛 바다와 거친 설산 사이를 따박따박 오가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로포텐 일부 지역의 바다 물빛은 정말 곱다. 꼭 우리 제주 바다를 보는 듯하다. 흑회색에 가까운 북해의 물빛을 떠올린다면 당최 믿어지지 않을 정도다. 이처럼 물빛 고운 북해 바로 옆에 골프장도 있으니, 골프 좋아하는 이라면 참고할 일이다. ●1000년의 역사를 지닌 대구어업의 집산지 로포텐의 서쪽 끝은 작은 마을 오(Å)다. ‘오’는 노르웨이어 알파벳의 마지막 29번째 글자다. 스웨덴에서 출발한 E10 고속도로(유러피안 하이웨이)와 유럽 대륙이 이 마을에서 북해로 잠긴다. 로포텐은 대구어업의 집산지다. 해마다 2~4월 로포텐 제도 일대에 대구 파시가 형성되는데, 이때 4000여명에 달하는 어부들이 섬으로 쏟아져 들어온다. 그 역사가 무려 1000년을 넘어선다. 로포텐 곳곳엔 아직도 대구를 널어 말리는 덕장이 수두룩하다. 스볼베르 항구 한 귀퉁이엔 200년 넘게 대구 요리를 파는 식당도 있다. 히말틴덴, 베뢰이 등 트레킹을 즐길 만한 산들도 많다. 특히 레이네브링엔이 인상적이다. 아름다운 트레킹 코스가 즐비한 노르웨이에서도 단연 첫손 꼽힌다는 곳이다. 다만 스볼베르에서 멀고, 오르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 흠이다. 갈 길 바쁜 여행자에겐 스볼베르 항구 뒤편의 티옐베르그산이 딱이다. 30분 남짓 오르면 스볼베르와 그 너머 풍경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긴 여정을 마무리하는 자신만의 의식을 갖기에 이만 한 곳도 없지 싶다. 글 사진 로포텐(노르웨이)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이름도 얼굴도 기억도 시간에 모두 지워졌다… DNA만 빼고

    이름도 얼굴도 기억도 시간에 모두 지워졌다… DNA만 빼고

    #1 “아이고야… 우짜면 좋노, 우짜면 좋노…. 같은 부산 하늘 아래에 살았는데 어째 이리 몰랐노.” 지난달 불편한 몸을 이끌고 간신히 부산 북구 평화의 집을 찾은 이모(59·여)씨는 울기만 했다. 34년 전 장을 보러 간 자갈치시장에서 계산하려고 잠깐 아들의 손을 놓은 것이 화근이었다. 두 살이었던 아이는 물건을 사는 동안 인파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밤새 아들을 찾아 자갈치시장을 돌아다니고 몇 날 며칠을 찾아다녔지만 다시는 그 얼굴을 볼 수 없었다. 인근 파출소마다 들러 아이의 행방을 수소문했지만 그마저도 소용이 없었다. 이씨는 그렇게 아들을 가슴에 묻은 채 수십년을 살아왔다. 이씨가 잃어버린 아들을 찾겠다며 딸(32)과 함께 부산 서부경찰서를 찾은 것은 지난해 12월이었다. ‘잃어버린 지 오래된 가족도 이제는 유전자(DNA) 검사를 통해 경찰이 다 찾아 준다더라’는 지인들의 말을 듣고 큰 기대는 안 했지만 시도라도 해 보자는 생각이었다. 부산 서부경찰서 여성청소년수사팀 유성탁 경장은 아이를 잃을 당시에 나이가 워낙 어렸던 데다 긴 시간이 흘렀기 때문에 성장 과정에서 개명을 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유 경장은 이씨의 유전자를 채취한 후 실종 아동전문기관에 동일한 유전자가 있는지 감정을 의뢰했다. 3개월 후 가족으로 추정되는 유전자가 있다는 답변을 받은 뒤 정확성을 위해 재검사를 했다. 그리고 또 석 달 뒤 전기수(가명)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는 아들을 찾을 수 있었다. 상봉한 날은 기쁨과 행복, 미안함과 서글픔으로 범벅이 됐다. 아장아장 걷던 아들은 장성했지만, 지적장애 탓에 어머니 이씨를 제대로 알아보지 못했다. 성장하면서 지적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고 했다. 이씨는 “어렸을 때는 장애가 없었는데…. 미안하고 안쓰럽다”고 말하고는 또 한참을 울었다. 이씨도 기초생활수급자인 데다가 건강이 안 좋아 당장 함께 살기는 힘들다. 유 경장은 “아들이 물 한 잔도 혼자 마시기 어려울 정도로 장애가 심해 돌볼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에 우선은 지속적으로 만나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2 “아버지 만나니까 좋지 않아?” “네, 뭐….” 14년 만에 만난 부자(父子)는 서로 말이 없었다. 아들(16)은 담담하게 아버지 허모(45)씨를 바라봤다. 허씨는 반가움이 밀려왔지만, 미안한 마음이 더 크게 다가와 아들을 제대로 껴안지도 못했다. 허씨는 2002년 아내와 이혼했다. 큰아들은 허씨가, 막내아들은 전 부인이 키우기로 했다. 두 살배기 막내아들에게는 엄마 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혼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막내아들은 실종됐다. 허씨는 전 부인과 연락을 끊고 목포로 떠난 터라 실종 사실을 까마득히 몰랐다. 지난해 12월, 우연히 부산에 살던 지인과 전화를 하다가 막내의 실종 사실을 뒤늦게 들었다. 눈앞이 캄캄했다.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을 추스르고 일단 경찰에 신고부터 했다. 아들을 찾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하던 허씨는 지난 3월 온라인 실종 아동 찾기 사이트에서 엄지 손에 멍처럼 생긴 점이 있는 아이를 봤다. 반신반의하는 마음으로 전남지방경찰청 박광균 경위에게 이야기를 전했다. 박 경위는 아이가 지내는 부산의 한 보육원을 찾았고 사진을 찍어 허씨에게 보여 주었다. 박 경위는 “(허씨가)바로 자신의 아이라고 말하는데, 같은 아버지의 입장에서 마음이 짠했다”고 말했다. 이후 유전자 감식을 진행했고 둘이 친자 관계인 것을 확인했다. 상봉은 목포에서 이루어졌다. 고등학교에 잘 다니는 아들이 마냥 대견한 허씨는 “더 열심히 일해 형편이 조금 나아지면 빨리 아이를 데려오겠다”는 다짐을 거듭했다. ●실종 대비 18세 미만 청소년 지문 등록해야 경찰은 유전자 및 지문 분석을 통해 실종 가족을 찾아준다. 2011년 4만 3080건 발생했던 실종 아동은 지난해 3만 6785건으로 4년 만에 14.6% 감소했다. 경찰은 실종 아동이 매해 조금씩 줄어드는 것에 대해 유전자 및 지문 분석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은 18세 미만 청소년은 지문을 등록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실종 같은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18세 미만 아동 896만 1805명 중 264만 333명(29.5%)이, 8세 미만 아동은 총 365만 6264명 중 237만 1844명(64.9%)이 지문을 등록한 상태다. 경찰서 여성청소년과를 찾아 지문을 등록해 두면 아이를 잃어버렸을 때 바로 대처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대구 서구에서 길을 잃은 후 아무 말도 없이 울기만 하던 3세 아이는 인근 시민의 신고로 경찰에 인계됐고 지문을 이용해 30분 만에 부모를 찾았다. 경찰청은 오는 11월까지 전국 어린이집, 유치원, 특수학교, 장애인·노인요양시설 등을 방문해 사전 신청자에 대해 지문 등록을 해 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의 실종 시간이 길어질수록 찾기가 어려워져 최대한 빨리 찾는 게 중요하다”면서 “지문만 등록돼 있으면 잃어버린 자녀가 가정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훨씬 단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문 등록에 대해 개인정보가 남을까 간혹 망설이는 경우가 있는데, 언제든 요청하면 폐기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10년간 유전자 분석으로 349명 찾아 유전자 분석으로 실종 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개정된 2005년부터 지금까지 349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성과를 거뒀다. 유전자 분석은 실종자를 찾으려는 가족과 경찰이 만들어 놓은 유전자 데이터베이스(DB)를 비교하는 방식이다. DB는 실종 아동, 지적장애인, 치매 환자 등이 있는 보호시설에서 유전자를 채취해 확보해 놨다. 실종자를 찾는 가족이 경찰서를 방문하면 유전자 채취용 키트로 구강 세포를 채취한다. 시료는 실종 아동 전문기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에서 분석하고 DB를 확인해 가족을 찾아 준다. 만일 가족을 찾았거나 본인이 원한다면 채취한 유전자도 폐기할 수 있다. 아동, 지적장애인, 치매 환자의 유전자 채취 건수가 2만 9113건에 달하는 데 비해 보호자 유전자 채취 건수는 2588건에 불과하다. 경찰 관계자는 “시설에 일제 점검을 나가면 부모를 찾고 싶다며 먼저 유전자를 채취해 달라는 아이도 있다”며 “아동이 원하는 경우, 지적장애인은 동의 없이도 가능하기 때문에 유전자를 채취해 가족을 찾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 실종아동 성장 예측 몽타주도 만들어 유전자 분석으로 지난해 8월에는 미국으로 이민 간 아버지가 40년 전에 실종됐던 딸과 상봉하는 기적 같은 일도 벌어졌다. 1974년 3월 지적장애인이었던 딸을 잃어버렸던 정모(71)씨는 지난해 3월 전남 순천의 동생집을 방문하기 위해 우리나라에 왔다. 정씨는 경찰서를 찾아 ‘죽기 전에 딸 얼굴을 한 번 보는 게 소원’이라고 읍소했고, 그는 유전자 분석으로 딸을 찾을 수 있었다. 경찰은 또 10년 이상 된 장기 실종 아동 가족을 위해 ‘성장 예측 몽타주 지원 사업’도 하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 연구해 개발한 성장예측 프로그램을 이용해 실종 당시 사진을 바탕으로 성인이 된 현재 얼굴을 예측해 몽타주를 그린다. 지난달 시범 사업으로 장기 실종 아동을 둔 가족 12명에게 몽타주를 주었다. 현재 경찰청, 서울지방경찰청, 부산지방경찰청,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등 4곳에 관련 프로그램이 설치돼 있으며 향후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수수께끼의 태양계 9번째 행성…사실은 다른 별에서 왔다?

    수수께끼의 태양계 9번째 행성…사실은 다른 별에서 왔다?

    오랜 세월 태양계 9번째 행성은 명왕성을 의미했다. 하지만, 태양계 외곽에서 명왕성 크기의 천체가 여럿 발견된 후 명왕성은 행성의 지위에서 강등당했다. 아쉬운 일 같지만, 사실 생각해보면 그만큼 태양계에 대한 우리의 지식이 커진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모순처럼 보이지만, 태양계의 행성을 9개에서 8개로 정정했던 과학자들이 현재 다시 9번째 행성을 찾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아직 우리가 찾지 못한 9번째 행성이 태양계 먼 곳에 숨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9번째 행성에 대한 주장은 태양계 외곽의 카이퍼 벨트 천체의 궤도를 조사하면서 다시 시선을 끌었다. 뭔가 이 천체들에 중력을 행사하는, 알지 못하는 천체가 있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이 천체는 지구보다 더 큰 질량을 가졌으나 해왕성보다는 작은 천체로 추정되며 지금까지 관측이 안 된 점으로 미뤄서 적어도 수백억 km 이상 떨어진 것으로 생각된다. 그 존재를 밝혀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물론 실제로 관측을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천문학자들은 오늘도 하늘을 뒤지면서 숨은 행성 찾기를 하고 있다. 동시에 이 가상의 9번째 행성의 구조와 기원에 대한 이론도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기존의 태양계 행성 생성 이론을 고려하면 이렇게 태양에서 멀리 떨어진 장소에서 큰 행성이 생성되기는 어렵다. 따라서 가능한 대안은 두 가지다. 본래는 안쪽에서 만들어진 행성이 다른 행성과의 중력 상호 작용으로 튕겨 나갔거나 다른 별에서 기원한 행성을 포획하는 경우다. 스웨덴 룬드대학(Lund University)의 과학자들은 이 중에서 포획설을 검증했다. 태양 같은 별은 보통 여러 개의 별이 동시에 탄생하는 가스 성운에서 생성된다. 따라서 태양계 초기에는 다른 별과의 거리가 가까워 서로 근접해서 스쳐 지나갔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연구팀의 시뮬레이션에 의하면 대략 태양-지구 거리(AU)의 150배에서 400배 정도 되는 거리에서 다른 태양계가 지나쳤다면 이 과정에서 서로의 물질 교환이 일어나면서 외곽에 있던 행성을 포획할 수 있다. 이 주장이 옳다면 9번째 행성은 사실 다른 별 출신인 셈이다. 다만 아직 9번째 행성을 직접 관측한 것이 아니므로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지금까지 발견된 수천 개의 외계 행성 가운데서도 다른 별 출신들이 있어 보인다는 점이다. 어쩌면 행성 교환은 지구인들의 생각보다 더 흔하게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사진=룬드대학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이하늬 “불금 맞이 광합성 놀이” 보조개 미소 만개 ‘여신 미모’

    이하늬 “불금 맞이 광합성 놀이” 보조개 미소 만개 ‘여신 미모’

    배우 이하늬가 싱그러운 미소로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냈다.3일 이하늬는 인스타그램에 “놀러가고 싶은 날씨~ 일하는데 뛰쳐 나가고 싶은 게 함정. 앗싸 금요일. 다들 잘 참고 틈틈히 광합성 놀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 한 장을 올렸다.사진에서 이하늬는 푸른 잔디와 나무를 배경으로 흰색 페도라 모자를 쓰고 하늘색 원피스를 입은 채 활짝 웃는 얼굴로 서 있다. 특히 얼마 전 공개했던 깁스를 한 팔이 눈길을 끌었다.이에 네티즌들은 “저도 광합성 좀 해야겠어요”, “언니 손은 좀 어때요?”, “이하늬는 오늘도 예쁘네”등 반응을 보였다.한편 이하늬는 온스타일 ‘겟잇뷰티 2016’, MBC 주말 예능프로그램 ‘LOVE 챌린지 시즌2’ 등에 출연하고 있다.이선목 인턴기자 tjsahr@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의 보석상자’…가장 아름다운 성단 ‘톱 5’

    [이광식의 천문학+] ‘우주의 보석상자’…가장 아름다운 성단 ‘톱 5’

    별들도 사람처럼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다. 비록 백년을 채 못 사는 사람에 비해 수십억, 수백억 년을 살긴 하지만, 영겁의 시간 속에 잠시 머물다 떠나는 존재라는 점에서는 사람과 다를 게 없다. 별들이 태어나는 곳은 성운으로 불리는 거대한 분자 구름 속이다. 주로 수소로 이루어진 분자 구름이 별들의 태반인 셈이다. 지금도 뱀자리의 독수리 성운 속을 뒤져보면 별들이 태어나는 현장을 볼 수 있다. 이처럼 별들이 특정한 장소에서 거의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무리를 짓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성단(星團·star cluster)이라 한다. 무엇이 이들을 무리짓게 하는가? 두말할 것도 없이 중력이다. 하나의 중력 중심을 둘러싸고 별들이 둥글게 밀집해 있거나 아니면 성기게 흩어져 있는데, 전자를 구상성단(球狀星團)이라 하고, 후자를 산개성단(散開星團)이라 한다. 보통 구상성단은 대략 1만에서 수백만 개에 이르는 별들이 10~30광년 지름의 공 모양 영역 안에 모여 있는 집단이다. 이들은 대부분 우주 나이보다 수억 년 어린 늙은 별들에 속하기 때문에 대부분 표면 색깔은 노랗거나 붉으며, 질량은 태양의 2배 미만이다. 산개성단은 구상성단과 달리 수억 살밖에 안되는 젊은 별들의 모임이다. 구성원 숫자는 대략 수천 개 정도로, 지름 30광년쯤 안의 영역에 흩어져 있다. 따라서 약한 중력으로 느슨하게 묶여 있는 탓에 분자 구름이나 다른 성단의 영향을 받으면 쉽게 흩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들 서로를 묶어두고 있는 약한 중력의 고리를 끊고 풀려나면, 각기 비슷한 경로를 그리면서 우주공간을 이동하게 되는데, 이를 성협(星協)이라 한다. 1. 우주의 보석상자 산개성단 NGC290 어떤 보석이 이처럼 아름다울까? 별보다 아름답게 반짝이는 것은 없을 것이다. 산개성단 NGC290의 별들은 지상의 어떤 보석보다도 아름다운 빛깔과 밝기로 우주에서 반짝인다. 눈부신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위의 NGC290 사진은 최근 허블 우주망원경이 잡은 것이다. 이 아름다운 산개성단은 약 20만 광년 떨어진 이웃 은하인 소마젤란 은하(SMC)에 있다. 지름 65광년인 NGC290에는 수백 개의 젊은 별들이 찬연한 빛을 뿌리고 있다. 이 같은 산개성단의 별들은 거의 같은 시기에 태어났기 때문에 다른 질량의 별들이 각기 어떤 진화과정을 거치는가를 연구하는 데 유용한 자료가 되고 있다. 2. 남쪽 하늘 보석상자 큰부리새자리 47 NGC290이 북반구 하늘의 보석상자라면 큰부리자리 47로 불리는 구상성단 NGC104는 남반구 하늘의 보석상자라 할 만큼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한다. 오메가 센타우리 다음으로 밝은 이 구상성단은 150여 개의 다른 구상성단과 함께 우리은하의 헤일로를 거닐고 있다. 지구에서의 거리는 약 1만 7000광년으로, 소마젤란 은하 부근에서 맨눈으로도 볼 수 있다. 어마어마하게 밀집된 별들로 이루어진 이 구상성단은 겨우 지름 120광년 너비 안에 수십 만을 헤아리는 별들이 모여 있는 별들의 대도시다. 성단 가장자리를 둘러싸고 있는 다채로운 색깔의 별들이 이 성단의 미모를 한층 돋보이게 하고 있다. 허블 우주망원경이 찍은 위의 사진을 보면, 노란빛을 띤 적색거성들이 성단의 외곽에 자리잡고 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3. 페르세우스자리 이중성단 북반구 별자리 페르세우스자리에는 두 개의 산개성단이 몇백 광년 거리를 두고 서로를 끌어당기고 있다. NGC884(좌측)와 NGC869(우측)가 바로 그 성단이다. 각각 100여 개의, 태양보다 젊고 뜨거운 별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 두 성단이 접근하는 사진을 보고도 중력의 존재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영혼이 없는 사람이라고 한 미국의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말이 유명하다. 이 두 천체는 선사시대부터 알려졌으며, 기원전 130년경 그리스 천문학자 히파르코스에 의해 처음 기록으로 남았다. 또한 17세기 독일 천문학자 요한 베이어는 각각 페르세우스 카이(chi)별, 에이치(h)별이라 이름을 붙였다. 두 성단은 서로 가까이 접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성단을 이루는 별들의 나이도 비슷한 걸로 보아, 최초엔 같은 분자구름에서 탄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구로부터 7000광년 떨어져 있으며, 쌍안경으로도 쉽게 볼 수 있다. ​ 4. 가장 크고 밝은 센타우루스자리 오메가 구상성단 센타우루스자리 방향에 있는 센타우루스자리 오메가(NGC5139)는 우리은하에 있는 200개 정도의 구상성단 중 가장 크고 밝은 구상성단이다. 핼리 혜성 발견으로 유명한 영국의 천문학자 에드먼드 핼리가 1677년에 발견했다. 지구에서 약 1만 8000 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오메가는 우리은하의 구상성단 중 가장 거대한 것으로서 지름이 약 150광년에 달한다. 나이는 우리 태양보다 많은 120억 년이고, 약 1000만 개의 별들이 성단 속에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추산되며, 총질량은 태양의 400만 배에 이른다. 우리나라에서 이 성단을 연구한 결과 한번에 만들어지지 않고, 약 20억 년에 걸쳐 별들이 생성되었다는 것을 알아냈다. 또한 오래 전에 우리은하와 충돌한 이웃 은하이며, 현재의 모습은 충돌 이후 남겨진 그 은하의 중심부라는 사실도 알아냈다. 5. 플레이아데스 산개성단 작은 망원경으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성단으로는 황소자리의 좀생이별을 들 수 있다. 흔히 플레이아데스로 불리는 이 성단은 메시에 목록 45번(M45)의 산개성단으로, 맨눈으로도 3∼5등의 별을 7개쯤 볼 수 있다. 비교적 젊은 청백색의 별들이 많은데, 성단 전체를 둘러싼 엷은 성간가스가 별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신비스럽게 보인다. 거리는 400광년, 수명은 약 10억 년으로 추정되며, 13광년 지름 안에 약 3000 개의 별을 포함하고 있다. 가장 밝게 빛나는 9개의 별은 그리스 신화의 일곱 자매와 그 부모 이름이 붙어 있다. 이 별들은 모두 밝은 청백색의 별들로 맨눈으로도 볼 수 있다. 눈으로 볼 수 있는 7개의 별은 7자매별이라고 부르기도 하며, 그 중에서 가장 밝은 별은 알키오네(Alcyone)이다. 한국과 중국에서는 예로부터 이십팔수(二十八宿)의 여덟 번째인 묘성(昴星)으로 알려져 있고, 일본에서는 스바루라 부른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통합 국어 어렵고 영·수 쉬웠다

    통합 국어 어렵고 영·수 쉬웠다

    2일 치러진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모의평가에서 국어 영역이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계와 자연계로 나눠 치르다 올해 통합돼 출제되면서 고전문법을 묻는 문항 등이 고난도 문제로 꼽혔다. 반면 수학과 영어가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돼 올해 수능은 결국 탐구 영역에서 수험생들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수능 모의평가는 전국 2049개 고등학교와 413개 학원에서 동시에 시행됐다. 수능 모의평가는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실제 수능을 앞두고 6, 9월 두 차례 주관하는 공식 모의평가 중 하나로, 평가원은 모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오는 11월 실제 수능에서의 개선점을 찾는다. 평가원은 “학생들이 과도한 수험 준비 부담에서 벗어나도록 고교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전년과 같은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입시업체들이 평가한 결과 지난해 A, B형으로 나눠 치르다 올해 통합된 국어 영역은 전반적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어렵게 출제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종로학원하늘교육 측은 “기존 A, B형 패턴 문제에서 큰 변화가 있었다”며 “특히 중세국어의 문법 제시문 등이 기존 패턴에서 벗어나 출제되고 지문 내용도 난도가 높아 3등급대 이하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학은 지난해 수능과 비슷하거나 쉬웠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인문계 학생들이 치른 수학 나형은 수학2의 집합과 명제, 함수 단원이 새로 출제됐지만 어렵진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대성학원 측은 “기존 문제와 형태와 접근 방식이 비슷했고 대체로 수학적 정의나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고 있으면 쉽게 풀 수 있는 문항이었다”고 밝혔다. 영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에서 어렵게 출제됐던 터라 모의평가가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많았다. 지난해 수능은 만점자가 0.48%에 불과하고 1등급 컷도 원점수 94점밖에 되지 않아 상당히 어려웠던 시험으로 꼽힌다. 이투스 측은 “전반적으로 교육부의 ‘쉬운 영어’ 출제 기조가 시험에서 유지됐다”고 평가했다. 수학과 영어가 쉽게 출제되면서 올해 수능에서 탐구 영역의 중요도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형 배재고 진학진로부장은 “시험이 전반적으로 어렵지 않게 출제되면 탐구 영역 2과목 가운데 어떤 과목을 고르느냐에 따라 수험생의 유불리 현상이 크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모의평가 정답은 14일 발표되며 채점 결과는 23일까지 수험생들에게 통보된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이현우 ‘딴따라’ 깜짝 출연, 홀연히 사라진 가수 최준하 역 ‘경악 표정?’

    이현우 ‘딴따라’ 깜짝 출연, 홀연히 사라진 가수 최준하 역 ‘경악 표정?’

    ‘딴따라’에 배우 겸 가수 이현우가 특별 출연한다. SBS 수목 드라마스페셜 ‘딴따라’(극본 유영아/ 연출 홍성창, 이광영/ 제작 웰메이드 예당, 재미난 프로젝트)에서 이현우가 맡은 역할은 2집 앨범 발표 후 홀연히 사라진 가수 ‘최준하’로, 거대 기획사 케이탑 대표 전노민(이준석 역)의 악행을 밝힐 수 있는 주요인물이다. 지난 1일 방송된 13회에서 조하늘(강민혁 분)의 형 조성현(조복래 분)의 죽음에 얽힌 사연이 공개돼 시청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자신의 곡이 이준석(전노민 분)에 의해 최준하(이현우 분)의 자작곡으로 둔갑됐다는 사실을 알게 된 조성현은 이준석에게 곡을 돌려달라고 했다가 오히려 모욕을 당했고, 절망감과 무력감에 죽음을 택한 것. 그런 가운데, 극중 조성현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가수 최준하 역으로 이현우가 특별 출연해 눈길을 끈다. 공개된 스틸 속 이현우는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고 호텔 프론트에 서 있는 모습. 간소한 짐 가방을 들고 체크인 하는 이현우의 모습이 잠시 여행을 온 듯해 이목을 집중시킨다. 특히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꽁꽁 숨어 있던 그가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사연과 이유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어 경악한 표정의 이현우가 포착돼 궁금증을 한껏 끌어올린다. 그는 굳은 얼굴로 맞은 편을 바라보고 있다. 마치 얼음이 된 듯 굳어버린 그의 표정에서 당혹스러움과 두려움이 느껴져 긴장감을 자아내는 동시에 그가 왜 경악한 것인지, 누구와 함께 있는 것인지 궁금증을 무한 자극한다. ‘딴따라’ 제작진은 “오늘(2일) 방송되는 14회에서 이현우가 최준하 역으로 특별 출연한다. 최준하는 극중 신석호와 이준석 사이에 아직 풀리지 않은 갈등 요소인 ‘조성현의 죽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물로, 이준석의 악행을 밝힐 증거 그 자체이다. 그의 등장으로 인해 ‘딴따라’ 속 숨어있던 갈등이 폭발해 긴장감을 더할 것”이라며 “지난 달 31일 첫 촬영을 진행한 이현우가 최준하의 미스터리한 마음을 잘 표현해 흥미진진한 전개에 힘을 실었다. 그가 어떤 활약을 펼칠지 지켜봐 주길 바란다”라고 밝혀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한편, SBS 드라마스페셜 ‘딴따라’는 벼랑 끝에서 만난 안하무인 매니저와 생초짜 밴드 딴따라의 꽃길 인생작 프로젝트를 그린다. 오늘(2일) 밤 10시 14회가 방송된다. 사진=웰메이드 예당, 재미난 프로젝트 제공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중국 경제 웃게 해준 ‘화장실의 트럼프 휴지’

    중국 경제 웃게 해준 ‘화장실의 트럼프 휴지’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가 중국 경제에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 트럼프는 걸핏하면 “중국은 미국에서 훔친 돈으로 스스로를 살찌우고 있다”는 말로 중국인들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다. 하늘이 트럼프의 말을 들은 것일까? 중국에서 제작한 트럼프 얼굴이 그려진 화장실 휴지가 불티나게 팔리며 중국 경제 활성활에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고 신민망(新民网)은 2일 보도했다. 최근 중국의 한 공장에서는 트럼프의 대선승리를 확신하며 ‘트럼프 가면’을 대량 제작해 화제가 됐다. 뿐만 아니라 중국에서는 미국 대선을 겨냥해 후보자의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 배지, 모자 등 선거운동에 필요한 다양한 물건들을 제작, 판매하고 있다. 미국인들은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알리바바(阿里巴巴)의 해외 인터넷쇼핑몰에서 이러한 상품들을 구매할 수 있다. 이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대통령 후보들의 두상이 인쇄된 화장실 휴지다. 미국 대선 경선 후보들에 대한 조롱과 불만을 표현한 이색 상품이다. 재미난 점은 트럼프 화장실 휴지의 판매량이 힐러리 화장실 휴지를 6배나 앞질렀다는 점이다. 트럼프 화장지를 제작하는 산동성(山东省) 칭다오(青岛)의 벽지회사는 지난 2월 중순 이후 트럼프 휴지가 불티 나게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이 회사는 50여 곳으로부터 트럼프 휴지 주문을 받아 5000롤 이상을 출하했다. 이에 비해 힐러리 화장지는 단 8곳으로부터 주문을 받은 상태다. 대부분 미국에서 도매 방식으로 주문해 롤당 0.5달러에 판매한다. 재미난 점은 중국에서 도매로 물건을 사들인 미국인이 미국 현지에서 큰 돈을 번다는 점이다. 이베이(eBay) 쇼핑몰에도 동일한 휴지가 있지만 미국 현지에서 제작해 롤당 10달러에 판매한다. 알리바바 해외쇼핑몰 검색창에 ‘트럼프 화장실 휴지’를 입력하면 73건의 상품이 뜨고, 힐러리를 입력하면 16건이 뜬다. 트럼프 화장지에는 미소짓는 트럼프, 뽀로통한 트럼프, 화난 트럼프 등 다양한 표정이다. 최근 미국 여자 축구 대표팀의 시드니 레녹스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오늘 남편이 트럼프 화장지를 많이 주문했다. 그를 사랑한다”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사진=신민망(新民网) 이종실 상하이(중국)통신원 jongsil74@naver.com
  • 줄지어 문닫는 약국…의약품 품절사태 베네수엘라

    줄지어 문닫는 약국…의약품 품절사태 베네수엘라

    심각한 경제난으로 생필품이 절대 부족한 베네수엘라에서 이젠 의약품마저 품절되고 있다. 진통제, 항생제 등이 떨어지면서 약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어버렸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산드라 치아멘티.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약국이 개점휴업 상태라며 한숨을 몰아쉬었다. 아픈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아픈 사람이 먹을 약이 없어서다. 그는 최근 콜레스톨이 높다는 진단을 받았다. '로수바스타티나'라는 약을 복용하라는 처방전을 받았지만 약사인 그조차 약을 구하지 못했다. 주문을 해도 약이 공급되지 않은 탓이다. 결국 약국 4곳을 돌면서 약을 구했지만 "베네수엘라 국민의 건강이 심히 걱정된다"며 울상을 지었다. 치아멘티는 "주문하는 약을 100으로 잡으면 납품을 받는 건 20에 불과하다"며 "결국 필요한 약의 20%만 공급이 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치아멘티의 약국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베네수엘라 약사협회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의약품 중 85%는 품절 상태다. 현지 언론은 "진통제 같은 일반의약품을 사기 위해 여기저기 약국을 '순례'해야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지만 그래도 빈 손으로 돌아가는 사람이 많다"고 보도했다. 의약품이 크게 부족하자 야권은 '인도적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응하자고 제안했지만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루이사나 멜로 보건부장관은 "의약품이 부족한 건 국민이 과도하게 약을 먹기 때문"이라고 황당한 주장을 펴고 있다. 현지 언론은 "약이 없어 60년 넘는 역사를 가진 약국이 문을 닫는 등 의약품 품절이 심각한 후유증을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진=프렌사알테르나티바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문화마당] 나무 예찬/김재원 KBS 아나운서

    [문화마당] 나무 예찬/김재원 KBS 아나운서

    여의도공원을 걸어 출근하다 보면 줄지어선 나무들이 나를 맞이한다. 짧은 봄철 벚꽃에 가려 있던 나무들은 언제나 그 자리를 지키지만 그다지 큰 존재감은 없다. 굳이 관심 갖고 이름표를 찾지 않는 한 이름조차 모른 채 지나가는 산책객이 태반이다. 그래도 이팝나무, 계수나무, 피나무, 때죽나무 등은 그저 나무라 불리며 하루 족히 1만명은 될 도시의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대뜸 바쁘게 오가는 일상에서 한자리를 꾸준히 지켜내는 나무들이 부러워졌다. 문제를 하나 내겠다. ‘다음 생물 중 당신이 닮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①독수리 ②사자 ③ 나무 ④풀꽃. 내 답은 ③번이다. 설문조사를 해 본 적은 없어도 지인들에게 대충 물어보면 ①35% ②45% ③8% ④2% 정도의 비율을 예측할 수는 있다. 우리가 어려서부터 받은 교육을 생각하면 당연한 예측이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③, ④번을 답한 사람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어린 시절 나는 세 가지 꿈이 있었다. 하늘을 날고 싶었고, 세계 여러 나라를 다니고 싶었고, 아나운서가 되고 싶었다. 고맙게도 세 번째 꿈은 이루었고, 줄잡아 세계 57개국을 둘러봤으니 두 번째 꿈도 이룬 걸로 보자. 첫 번째 꿈은 십수 년 전 ‘도전지구탐험대’에서 스카이다이빙으로 거미, 나비 등의 모양을 만드는 포메이션에 도전했으니 비슷하게 이룬 것 아닐까? 어릴 때부터 하늘을 나는 새가 그리도 부러웠다. 하지만 밴쿠버 유학 시절 지친 날개를 쉬며 가느다란 다리로 걸어 다니는 갈매기들을 바라보며 그들도 피곤하겠다고 느꼈다. 차라리 날개보다 튼튼한 두 다리가 낫겠다 싶어서 날개보다 두 다리가 좋다는 짧은 글을 쓴 기억도 난다. 그 이후로 걷는 취미가 생겼다. 4㎞ 거리를 걸어서 출퇴근하고, 휴일에는 몇 시간씩 걸어 도시를 여행하며 하루 2만보 넘기는 쏠쏠한 재미도 챙겼다. 하지만 이마저도 나이가 들다 보니 족저근막염 같은 병을 두어 번 앓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나무가 부러워졌다. 어린 시절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고 감동은 받았지만 그 삶이 결코 부럽지는 않았다. 그렇게 수동적으로 살지 않겠다고 다짐했던 마음은 간 곳 없고 나무의 진심을 이제야 깨닫기 시작했다. 지난달 한국 문학계는 맨부커상의 쾌거를 울렸다. 공교롭게 나는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를 수상소식을 듣기 이틀 전에 읽었다. 그 책을 읽으며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없었다. 다소 컬트적인 요소 때문도 있지만, 나무가 되고 싶은 주인공을 이해하지 못하는 세상이 안타까웠기 때문이다. ‘희랍어 시간’이나 ‘소년이 온다’ 같은 작품에서도 작가의 나무 같은 심성을 짐작할 수 있다. 작가 아버지 밑에서 공부 잘하던 그녀가 어머니의 교통정리로 다른 직업을 가질 수도 있었을 텐데 작가의 어머니가 그 간섭을 포기해 국문과에 진학했다는 아버지의 인터뷰를 들었다. 그 작가는 아마 나무로 자라, 나무로 남고 싶었나 보다. 분명 우리 아이들 가운데는 나무로 자라고 싶은 아이들이 있다. 풀꽃으로 자라고 싶은 아이도 있다. 부모의 꿈으로 그 아이들을 독수리로, 사자로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자신의 아이를 독수리로, 고래로, 사자로 만들고 싶어 모든 종목을 가르치고 보니 힘에 부친 아이가 결국 오리가 됐다는 농담은 이 시대 부모들을 비웃는다. 나는 50이 돼서야 나무가 좋아졌지만 어려서부터 나무가 되고 싶은 아이들은 분명 이 세상에 모든 것을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잘 자랄 것이다. 산은 정상의 나무가 아니라 중턱의 나무들이 지킨다니 말이다.
  • 하늘서 떨어진 죽음… 공무원 덮친 공시생

    곡성 장미축제 자료정리 야근한 퇴근길 공무원 머리 위에 떨어져 만삭 아내·아들 앞 2명 다 숨져 귀갓길에 20층 아파트에서 투신한 대학생과 부딪쳐 숨진 사람은 전남 곡성군청 기획실 홍보담당 7급 공무원 양모(39)씨로 밝혀졌다. 1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48분쯤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20층에서 대학생 A(25)씨가 1층 건물 입구로 추락했다. 같은 시각 퇴근해 이 아파트 출입구에 들어서던 양씨는 갑자기 머리 위로 떨어진 A씨와 부딪치면서 두 사람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양씨는 이날 최근 곡성군이 주최한 장미축제 결과를 담은 보도자료를 늦게까지 정리한 뒤 귀가하다가 변을 당했다. 특히 고인 양씨는 영화 ‘곡성’에 기대 역발상으로 곡성을 홍보해 유명해진 유근기 곡성군수에 대해 적기에 보도자료를 내는 등 홍보에 열정과 감각을 보였다. 당시 현장에는 버스정류장에서 남편을 만나 함께 귀가하던 임신 8개월 된 양씨의 아내와 아들(6)이 함께 있었다. 가족들은 몇 걸음 떨어진 거리에서 양씨를 뒤따르고 있어 화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의 직장동료는 “고인은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한 공무원이었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양씨는 일반 회사 생활을 하다가 2008년 9월 9급 공무원으로 경기도의 한 기초자치단체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2년 처가가 있는 곡성군청으로 자리를 옮겼다. 홍보에 탁월한 감각을 보였던 그는 전남지사 표창을 받았으며, ‘일 잘하는 공무원’ 등으로 2차례나 군수 표창을 받은 모범 공무원으로 알려졌다. 곡성군은 양씨가 공직에 몸담은 지 8년여밖에 안 돼 연금 수급 대상자가 아닌 점을 고려해 순직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고층 아파트에서 투신하는 과정에서 양씨와 충돌한 A씨는 유서에서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외롭다. 열등감 덩어리다”라는 내용을 남겼다. A씨의 가족은 “6개월 전부터 공무원시험을 준비해 왔는데 최근 힘들어해 정신과 치료를 받을 것을 권유했으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A씨는 아버지와 형 등 셋이서 사고 현장으로부터 500여m쯤 떨어진 다른 아파트에 살고 있었으며 투신 현장에는 소주병이 깨져 있었고 A씨의 가방에서는 먹다 남은 양주병이 발견됐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김승수 이상형은...’ 손나은, 화보 보니 치명적 눈빛 ‘남심 올킬’

    ‘김승수 이상형은...’ 손나은, 화보 보니 치명적 눈빛 ‘남심 올킬’

    배우 김승수가 “이상형은 손나은”이라는 발언으로 화제가 된 가운데 손나은의 화보도 눈길을 끈다. 손나은은 과거 아레나와 함께 화보를 촬영했다. 화보에서 손나은은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고 벤치에 누워 아찔한 눈빛을 발사해 남심을 흔들었다. 또 흰 셔츠에 숏팬츠를 매치해 하의실종 패션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김승수 이상형은 손나은, 반할 만 하네”, “김승수 이상형은 손나은 발언 또 화제 됐네”, “김승수 손나은 나이차 많이 나던데”, “화보 보니 내 이상형도 손나은”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김승수는 1일 방송된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 “이상형은 손나은”이라는 과거 발언에 대해 “이상형은 딱히 없는데 굳이 아이돌 중에 이상형을 꼽으란 질문을 받아서 비주얼 적으로는 손나은이 괜찮겠다 싶어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딴따라’ 지성 혜리, ‘손깍지+손하트+어깨포옹’ 시청자 ‘두근두근’

    ‘딴따라’ 지성 혜리, ‘손깍지+손하트+어깨포옹’ 시청자 ‘두근두근’

    ‘딴따라’ 지성 혜리가 그린라이트를 켰다. 손끝을 찌릿하게 만드는 손깍지 아이컨택부터 심쿵 어깨포옹까지 보는 이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러브신호가 포착된 것. SBS 수목 드라마스페셜 ‘딴따라’(극본 유영아/ 연출 홍성창, 이광영/ 제작 웰메이드 예당, 재미난 프로젝트) 측은 지성(신석호 역)과 혜리(정그린 역)의 ‘심쿵 스틸’을 공개해 설렘을 자아내고 있다. 공개된 스틸에는 찰싹 붙어 서로를 마주보는 지성과 혜리의 모습이 담겨 있다. 특히 두 사람의 꽉 맞잡은 두 손이 시선을 강탈한다. 열손가락 손깍지 스킨십으로 여심을 저격하는 것. 혜리의 해맑은 미소와 설렘이 담긴 눈빛이 보는 이들의 광대를 하늘로 솟구치게 만든다. 이어 공개된 다른 스틸에서 혜리는 지성에게 비밀스럽게 손가락 하트를 보내며 윙크를 선사해 지성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이에 지성은 로맨틱 미소와 손가락 하트로 응답해 설렘을 증폭시킨다. 무엇보다 지성의 초밀착 어깨 포옹과 지성의 한 품에 쏙 들어온 혜리가 심장을 요동치게 한다. 혜리는 지성의 어깨포옹에 심쿵한 모습으로, 놀란 토끼 눈을 뜨고 지성을 올려다 보고 있다. 특히 맞은 편을 바라보며 소유권을 주장하는 듯한 지성의 눈빛에 보는 이들의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 SBS 드라마스페셜 ‘딴따라’는 벼랑 끝에서 만난 안하무인 매니저 신석호(지성 분)와 생초짜 밴드 딴따라의 꽃길 인생작 프로젝트를 그린다. 매주 수,목요일 밤 10시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우리 은하는 생각보다 가볍다? “태양 7000억 배”(연구)

    우리 은하는 생각보다 가볍다? “태양 7000억 배”(연구)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은 은하수는 태양계가 포함된 우리 은하를 일컫는다. 지금까지 천문학자들은 저마다 우리 은하의 전체 질량이 얼마나 되는지 수차례 계산해 왔다. 하지만 우리 은하를 비롯해 우주에 속한 가스나 먼지, 성간물질 등 모든 것을 정확히 계산하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다. 또 우주의 85%를 구성하고 있는 암흑물질 역시 이 계산을 더 어렵게 만든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 은하의 전체 질량이 ‘태양의 7000억 배’ 정도라는 계산 결과를 캐나다 맥마스터대 그웬돌리 이디 박사팀이 5월 30일 캐나다 위니펙에서 열린 캐나다 천문학회 회의에서 발표했다. 참고로 우리 태양의 질량은 2,000,000,000,000,000,000,000,000,000(2×10의 30제곱·20양)㎏으로, 지구보다 33만 배 더 큰 질량을 갖고 있다. 즉, 우리 은하 전체의 질량은 지구의 7000억x33만 배라는 것. 이번 연구에서 이디 박사는 성단의 속도와 위치, 그리고 궤도를 이용해 우리 은하의 중력 중심과 힘을 관측하는 새로운 계산 방법을 도입했다. 또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관측할 수 없는 암흑물질에 대해서도 은하 중심에 있는 구상성단의 움직임으로 그 위치와 크기를 측정하고 무게를 계산했다. 지금까지의 계산에서는 은하 전체의 무게가 태양의 1조~2조 배 정도로 예상돼 있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이전 계산보다 암흑물질량이 더 많을 것으로 추정돼 우리 은하가 기존 생각보다 가볍다는 것이다. 암흑물질은 우주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실태는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앞으로 암흑물질에 관한 연구가 더 진전되면 우리는 우주에 관한 더 많은 것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ESO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하늘 위 사람들 웃게 만든 땅 위의 짓궂은 낙서

    하늘 위 사람들 웃게 만든 땅 위의 짓궂은 낙서

    일단 이 사진을 보자. 제목은 '뭔가 발견하셨나요?'다. 미국 덴버 상공에서 찍은 것으로 얼마 전 사진공유커뮤니티 이머저(imgur)에 올라온 뒤 26만회가 넘게 공유한 화제의 사진이다. 비행기 창가 자리에서 찍은 사진으로 가깝게 비행기 엔진이 보이고 멀리 지상에는 다닥다닥 붙어 있는 주택가의 모습이 뭔가 심오한 의미를 품은 듯한 형상처럼 이어져 있다. 마치 고난이도의 '미스터리 써클'처럼 비정형의 정형성이 느껴진다. 뭔가 엉뚱하고 잘못된 게 있다는 것을 깨닫고 단박에 찾아낸 사람은 소수였다. 대부분 사람들은 머리를 긁적이며 혼란에 빠져들었다. "뭔가 단어가 숨겨져 있는 건가요? 못 찾겠어요." "분명히 터빈엔진에 뭔가 있는 건데…뭐지?" 두 번, 세 번 들여다봐도 알 수는 없었다. 결국 '비행기 엔진 왼쪽을 자세히 보라'는 힌트를 받은 뒤에야 답을 찾고 피식 웃을 수밖에 없었다. 정답은 덴버 주민 혹은 10대 장난꾸러기가 나름 정교하게 그려놓은 '19금 낙서'였다. 사진=imgur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의 인연

    [양진건 유배의 뒤안길] 유배의 인연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받은 소설가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 선생은 ‘추사’, ‘다산’, ‘흑산도 하늘길’ 등 유배인을 소재로 여러 소설을 썼다. 이 가운데 신유박해 때 천주교인으로 지목받아 흑산도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정약전을 다룬 ‘흑산도 하늘길’을 필자는 재미있게 읽었다. 정약전은 흑산도에서 ‘거무’라는 여인을 첩으로 맞아들여 ‘자산어보’를 집필하며 유배형을 견딘다. 그러나 우울증과 무력증에 시달리면서 술을 가까이하다가 결국 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유배 16년 만에 거무 손에 생을 마감한다. 거무라는 흑산도 여인처럼 유배지 현지에서 맞아들인 첩을 속칭 배수첩(配修妾)이라 한다. 외딴섬의 유배형은 가족을 동반할 수 없기에 독신생활을 감수해야 했지만 반역 죄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대부는 여자를 얻어 살았다. 배수첩은 유배인의 의식주를 도와주는 것은 물론 후손을 낳고 가계를 만들어 유배지의 성씨와 문화를 다채롭게 하는 데 큰 기여를 한다. 원래 유배의 ‘배’(配)는 배급, 배부 등의 ‘나누다’라는 뜻도 있고 배필, 배우자 등의 ‘짝’이라는 뜻도 있다. 사람의 짝인 부부를 멀리 나누어 놓는 행위가 바로 ‘유배’였다. 사람의 짝인 부부가 멀리 헤어졌지만 유배지에서 불가피하게 선택한 또 다른 짝이 바로 배수첩이었던 것이다. 유배인이 유배지에서 죽으면 배수첩도 운명을 같이했지만 해배가 됐을 때 상황은 좀 복잡했다. 기생 군산월도 함경도 유배인 김진형의 배수첩이었다. 김진형은 해배되면 군산월을 데려가려 했다. 두 달 만에 복권된 김진형은 군산월을 데리고 가다가 무슨 일 때문인지 마음을 바꿔 돌려보내고 만다. 이처럼 해배됐을 때 따라가는 여인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그러지 않았다. 따라가 본들 실익이 없기 때문이었다. 유배생활을 홀로 견디는 남자들도 있었다. 선조 때 유희춘의 부인 송씨는 “당신은 만리 밖 유배지에서 하늘만 찾으며 통곡했지요. 그때 저는 지극 정성으로 예법을 갖춰 어머님 장사를 치러 남에게 부끄럽지 않도록 했습니다. 삼년상을 마치고는 또 만리 길에 올라 온갖 고생을 하며 험난한 유배지로 당신을 찾아갔죠”라고 힘줘 말한다. 서슬 퍼런 이런 부인을 생각하면 어떤 엄두도 나지 않을 것이다. 추사 김정희도 마찬가지로 9년여를 제주도에서 혼자 견뎠다. 남자들이야 배수첩이라도 두었지만 여자 유배인은 오로지 홀로였다. 정조가 아낀 당대의 천재였던 황사영과 명문가의 후손이었던 정난주의 11년간의 부부생활은 1801년 신유박해로 파탄을 맞는다. 황사영은 백서사건으로 처형되고 정난주는 제주에서 37년간 유배생활을 하다가 1838년 병사한다. 현재 황사영 묘는 경기도 양주에 있고 정난주 묘는 제주도 대정에 있다. “배필의 의리는 크니 살아서는 함께 늙고 죽어서는 함께 간다”(伉儷之義大矣 生則偕老 死則偕逝)고 했지만 그들은 함께 늙지도 못했고 게다가 죽어서도 멀리 따로 묻혀 있어 함께 가지도 못하고 있다. 이처럼 유배와 관련된 드라마틱한 이야기들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서귀포에 가면 하예동에 ‘강진황 등대’, 사계리에 ‘김춘지 등대’라는 부부 등대가 있다. 부부는 재일교포로 일본에서 고생하며 번 돈을 기부해 각자의 고향에 등대를 세웠다. 재일교포들은 디아스포라로서 국제적인 유배인들이다. 대부분 유배인들이 그러했듯 그들 역시 고국을 그리워했고 그나마 다행히 등대가 돼 돌아와 고향 바다를 밝히며 밤마다 만나고 있다. 부부는 팔천 겁의 인연으로 만난다고 한다. 요즘이야 쉽게 헤어지기도 하지만 유배를 둘러싼 남녀의 기막힌 인연들을 보고 있노라면 세상사가 참으로 다종다양함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제주대 교수
  • [수요 에세이] 6월의 꽃/최민호 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배재대 석좌교수

    [수요 에세이] 6월의 꽃/최민호 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배재대 석좌교수

    6월에 들어서면서 붉은 장미꽃이 탐스럽게도 여기저기서 만개하고 있다. 고급 정원을 장식하는 장미도 있고, 담장 위에서 무더기로 피어나는 넝쿨장미도 있다. 장미의 붉은 색깔은 어쩌면 저리도 고울까. 파란 하늘 아래 피어 있는 붉은 장미는 참으로 아름답기만 하다. 하지만 6월에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은 붉은 장미만이 아니다. 눈물 아롱아롱/ 가신 님의 붉은 넋/ 이 강산의 꽃이 되어/ 조국을 지키리니… 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초개같이 버리고 지금은 산화한 혼령으로 강토를 지켜 주는 호국 영령의 넋이야말로 장미보다도 더 붉고, 더 아름다운 영원한 꽃이다. 2002년 6월 29일 서해에서 북한의 불시 선제공격으로 우리 고속정 참수리호가 피격당하고, 윤영하 소령을 비롯한 6명의 장병이 전사했다. 그날 서해의 푸른 바다가 이들이 흘린 피로 붉디붉게 물들어 갈 때, 월드컵 4강 진입을 앞둔 우리 국민은 감격에 젖어 있기만 했다. 함정 안에서도 목이 터져라 월드컵 한국을 응원했다는 연평해전의 장병들. 그리고 2010년 3월 26일 우리 해군 천안함이 피격돼 꽃다운 청춘 46명의 장병이 서해 아래에서 소리도 없이 산화했고, 북한의 느닷없는 포격으로 연평도에서 2명의 해병대 대원이 희생됐다. 비단 이들뿐이랴. 6·25를 비롯해 조국을 위해 희생한 호국 영령들이…. 생각해 보면 1년에 하루 현충일 날 우리는 이들 전몰 장병을 추모하곤 하지만, 이들이 바친 희생은 조국이 존립하는 마지막 날까지 잊어서는 안 되는 숭고한 것이다. 이 장병들의 살신성인으로 우리 국민은 무사하고 행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평해전의 영웅 6명의 이름을 기리는 윤영하함, 한상국함, 조천형함, 황도현함, 서후원함, 박동혁함. 조국은 그들의 이름을 영원히 잊지 않고자 한다. 어느 문명국에서도 그들의 조국을 위해 희생한 유공자를 소홀히 대접하거나 잊는 법이란 없다. 2차 대전의 패전국이요, 전범국이라 할 독일과 일본도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전몰 희생자들에 대해서는 정치적 의미를 떠나 최고의 명예를 부여하며 그들의 애국심을 기린다. 조국에 희생한 목숨의 값어치는 동일하다. 미국 버지니아주에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에서는 ‘평화, 승리, 용기’를 상징하는 무명 용사의 묘를 최고의 존경과 존엄성을 부여해 추념하고 있으며, 장군이든 사병이든 모든 묘역의 면적은 동일하다. 5월 첫 주 월요일인 미국의 메모리얼데이(현충일)에는 비석마다 일일이 40만개의 성조기가 바쳐져 그들의 애국심을 기리곤 한다. 6월 6일 대한민국의 현충일. 6·25가 끝나고 3년이 지난 1956년 4월 19일 우리의 현충일은 제정됐다. 24절기 중 손이 없다는 한식날 사초와 성묘를 하고, 망종일에는 제사를 모셔 왔던 우리 전통적인 풍습에 따라 1956년의 망종일이었던 6월 6일을 현충일로 제정했다. 이후 60년간 서울과 대전 현충원 등 9개 국립묘지에 안장된 호국 영령 수는 약 40만위. 우리는 얼마나 치열한 역사를 살아왔던 것일까? 1865년 남북전쟁 후에 만들어진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에 안장된 영령 수 40만여위와 1953년 6·25 이후 안장된 우리 국립묘지의 영령 수 40만위. 알링턴 국립묘지가 미국의 유일한 국립묘지는 아니지만, 한반도 위의 작지만 소중한 조국을 위해 희생한 우리의 애국 영혼들은 이렇듯 엄청나게 많다. 나라가 작고 약했기 때문에 우리의 희생 영령들은 더 많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앞으로도 우리의 조국을 위한 이러한 희생이 중단될 수는 없을 것이라 믿는다. 조국을 위해 피를 흘리고, 부상을 당해 상이군경으로, 고엽제 환자로, 보훈대상자로, 그 유가족으로 살고 있는 이 땅의 은인들에게 우리 국민은 행복의 빚을 지고 있다. 돌아가신 넋들의 희생에 감사하는 만큼 살아 있는 부상자와 유가족들을 그만큼 보살펴 드려야 함은 최소한의 도리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현충원과 국립묘지에 고이 잠들고 계시는 호국 영령들이시여, 붉디붉은 보은의 단심(丹心)을 봉헌합니다. 6월의 붉고 아름다운 장미를 받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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