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하늘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mbc 사장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테스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폐쇄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7년연속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6,750
  • 다단계 상위 1%가 수당 절반 ‘싹쓸이’

    다단계 상위 1%가 수당 절반 ‘싹쓸이’

     인천에 사는 주부 김모(34)씨는 올해 초 아이 둘을 모두 어린이집에 보내면서 여유시간이 생기자 다단계 판매에 뛰어들었다. 이웃집 엄마 소개로 만난 월수입 1000만원의 ‘다이아몬드 등급’ 아주머니는 “6개월만 고생하면 500만원은 벌 수 있다”며 가입을 권했다. 하지만 김씨의 수입은 7개월째 ‘0원’이다. 집에는 포장도 뜯지 않은 화장품과 건강식품, 냄비세트가 넘쳐난다.  단기간 고수익이 가능하다는 유혹에 빠져 피라미드식 다단계 판매원으로 등록한 사람이 800만명에 이르지만 월 400만원 이상의 고소득을 올리는 판매원은 0.2%인 2만명이 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4일 공개한 128개 다단계 판매업체 현황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다단계 판매원은 796만명으로 전년(689만명)보다 15.5% 증가했다. 이 가운데 회원 유치 및 판매 실적에 따른 다단계 수당을 받는 사람은 20.4%인 164만명이었다. 나머지는 자체 소비 목적으로 판매원 등록을 했거나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수당을 받는 판매원 사이의 소득 격차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상위 1% 미만인 1만 6172명의 지난해 연봉은 평균 5104만원이었지만 나머지 99%는 53만원을 받는데 그쳤다. 상위 1%가 월평균 425만원을 챙긴 사이, 대다수 판매원은 그 100분의 1꼴인 4만원을 받은 것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다단계 판매업체에 가입하기 전에 공정위 홈페이지(www.ftc.go.kr)에서 수당 지급내역 등의 정보를 꼼꼼히 살펴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다단계판매 시장은 해마다 증가 추세이다. 지난해 다단계 시장 매출액은 5조 1531억원으로 전년(4조 4972억원)보다 14.6% 증가했다. 업체별로는 한국암웨이가 1조 1734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22.8%를 차지해 1위를 기록했고 건강식품과 화장품 등을 취급하는 애터미는 6976억원의 매출을 올려 1년 전 4위에서 2위로 껑충 뛰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상금경쟁 굳힐까 불붙일까

    상금경쟁 굳힐까 불붙일까

    박성현(23·넵스)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금왕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한다. 박성현은 14일부터 나흘 동안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하늘코스(파72·6623야드)에서 열리는 BMW 챔피언십에 출전, 3억원의 우승 상금을 노크한다. 이 대회 총상금은 12억원으로 국내 골프대회 중 가장 많다. 박성현은 “이 대회 우승을 놓쳐도 하반기에 상금이 큰 대회가 여러 개라서 얼마든지 상금 1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여유를 부리지만 ‘뭉칫돈 상금’에는 눈길이 간다. 올 시즌 4승, 상금 랭킹 1위(7억 591만원)를 달리고 있는 그가 5번째 우승컵을 거머쥔다면 상금왕 굳히기에 들어갈 수 있다. US여자오픈을 3위로 마친 직후 곧바로 귀국길에 오른 뒤 12일에 대회장에 도착한 터라 시차 적응 등 컨디션 조절이 관건이다. 경쟁자들은 수두룩하다. 1억 7579만원 차이로 뒤를 쫓은 상금 랭킹 2위의 장수연(22·롯데)은 우승하면 단박에 박성현을 추월할 수 있다. 디펜딩 챔피언 조윤지(25·NH투자증권)는 “더위가 반갑다”며 타이틀 방어와 함께 부진 탈출을 노린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이 발판이 돼 상금랭킹 3위에 올랐지만 올해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상금 31위(1억 216만원)로 처져 있다. 시즌 상금 3억원을 넘어선 고진영(21·넵스), 이승현(25·NH투자증권), 조정민(22·문영그룹), 배선우(22·삼천리) 등도 상금왕 판도를 바꾸겠다고 벼르는 가운데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를 휩쓸고 있는 이보미(28)도 모처럼 국내 무대에 나선다. 국내 대회 출전은 2013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이후 2년 9개월 만이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고향 잃은 사람들이 그린 ‘잃어버린 꿈’

    고향 잃은 사람들이 그린 ‘잃어버린 꿈’

    “지구 전체로 보면 남북을 가르며 흐르는 임진강과 런던의 템스강이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실향민 어르신들이 지닌 분단의 아픔을 세계에 알리고 통일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강익중(56)의 신작 ‘집으로 가는 길’이 오는 9월 한 달 동안 영국 런던의 템스강에 설치된다. 가로 11m, 세로 10m, 높이 10m의 대형 설치 작품은 실향민 노인들이 고향을 생각하며 그린 그림 500장을 가로·세로 각 70㎝ 크기의 한지에 인쇄해 이어 붙이고 그 안에 500개의 조명등을 설치한 것이다. 작품 위에는 로봇으로 만들어진 어린이가 손전등으로 하늘을 비추고 있다. 작가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은 한국전쟁 중에 고향을 잃고 가족과 헤어진 수백만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가슴 아픈 상징물이자 한반도 통일의 염원을 담은 희망”이라며 “작품 위의 어린이는 통일의 꿈을 놓치 않고 있는 실향민 어르신의 70년 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올해 20년째를 맞는 런던의 대표적 문화행사 ‘토털리 템스’의 의뢰로 제작됐다. 전 세계에서 200여명의 아티스트와 공연예술가들이 초청돼 약 68㎞ 길이의 템스강 주변을 문화 축제의 장으로 만들게 된다. 강익중은 9월 1일부터 30일간 펼쳐지는 올해 행사의 메인 아티스트로 초대됐다. 강익중은 1960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1984년부터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다. ‘집으로 가는 길’의 작품 제작을 위해 작가는 올 초부터 통일부 통일교육원과 함께 전국을 돌며 실향민 노인들의 그림을 모았다. “어르신들께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작은 종이에 고향의 모습을 그려 달라고 부탁했어요. 80대와 90대의 노인으로 변한 그들이 고향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아이처럼 우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70여년 전 고향의 뒷동산과 논두렁을 뛰어다니던 아이의 모습을 고향을 그리는 자신에게서 발견하는 것 같았습니다.” 실향민들이 그린 그림은 잃어버린 고향과 헤어진 가족에 대한 즐거웠고 슬펐던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진달래꽃 만발한 고향 언덕, 무지개가 뜬 동네 개울, 팔베개로 누워 보는 고향의 동산, 집 앞 개울가에서 놀던 친구들의 함박웃음, 손자 손녀들에게 전해주는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 혹시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자손들이 찾아갈 수 있도록 고향집의 약도를 그린 것도 있다. 이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있을 소꿉친구에게 보내는 안부편지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실향민 이야기를 템스강에서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할 수 있지만 미래를 위한 희망을 던지는 게 작가의 의무”라며 “주제는 실향민이지만 큰 주제는 통일이고, 이번 작품도 통일 이후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新국토기행] ‘남도 답사 1번지’ 전남 강진

    [新국토기행] ‘남도 답사 1번지’ 전남 강진

    전남 남서부 강진군은 고려청자의 고장이다. 1993년 유홍준 교수의 역작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에서 ‘남도답사 1번지’로 소개될 만큼 문화재와 볼거리가 많다. 전국에 답사 열풍을 몰고 왔을 정도로 유명한 천년 고찰 무위사를 비롯한 다산초당, 영랑생가, 고려청자박물관 등 국보급 문화유산이 풍부하다. 고려시대 청자를 만들었던 가마가 보존돼 있고, 군내에 가마터 188개소가 남아 있어 사적으로 지정돼 있다. 오는 30일부터 8월 7일까지 열리는 청자축제는 대한민국 최우수 축제로 선정돼 있다. 농업과 수산업도 발달해 ‘하늘과 바다, 산과 들, 그리고 강이 있는 천혜의 땅’으로 표현되고 있다. 내년은 ‘강진’(康津)이라는 지명이 탄생한 지 600주년, 조선시대 전라도와 제주도를 관할한 육군 총본부였던 전라병영성 축성 600주년을 맞는 해다. 군은 2017년을 ‘남도답사 1번지 강진 방문의 해’로 정하고 맛과 흥이 어우러진 다양한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지역문화지수에 2년 연속 전국 1위에 선정되는 등 문화 관광지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볼거리 ●돌담에 속삭이는 햇살을 찾아… 영랑 생가 영랑 김윤식 선생이 1903년 1월 16일 태어난 곳이다. 영랑은 1950년 9월 29일 숨을 거두기까지 주옥 같은 시 80여편을 발표했다. 그중 60여편이 광복 전 창씨개명과 신사참배를 거부하며 이곳에서 생활하던 시기에 쓴 작품이다. 강진 읍내에 있는 영랑생가는 1948년 영랑이 서울로 옮긴 후 몇 차례 전매됐다. 1985년 강진군이 매입해 관리해 오고 있다. 안채는 일부 변형됐던 것을 1992년에 원형으로 보수했다. 철거됐던 문간채는 영랑 가족들의 고증을 얻어 1993년 복원했다. 생가에는 시의 소재가 되었던 샘, 동백나무, 장독대, 감나무 등이 남아 있으며 모란이 심어져 낭만이 넘친다. ●강진만 바다 위를 걷듯… 가우도 출렁다리 전남도가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한 가우도는 지난해 4월 무인계측이 실시된 후 1년여 만에 65만명 이상이 다녀갈 정도로 유명하다. 오는 10월 말 가우도 내 산정상에 청자 모양의 전망탑과 가우도와 대구면 저두쪽 바다 위를 횡단하는 짚 와이어가 설치되면 지금보다 몇 배 이상의 관광객이 몰려올 것으로 기대된다. 다양한 힐링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가우도 출렁다리는 강진군의 유일한 유인도인 가우도를 해상 보도교로 연결해 고려청자 요지 및 다산 유적지 등과 연계한 해상 인도교다. 다리 중간에 유리데크를 설치해 걷는 이로 하여금 강진만의 푸른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과 아슬아슬한 공포감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만들어져 있다. 가우도 복합낚시공원은 강진만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아 교통 접근성, 낚시 여건, 주변 여건 시설 등이 좋다. 감성돔 등 다양한 어종이 잡히는 천혜의 낚시터다. 낚시터 안전성 검사를 거쳐 부잔교 낚시터, 관리사무소, 인공어초, 소파제 등의 시설을 갖췄다. ●모란이 피기까지… 10월 ‘세계모란공원’ 완공 오는 10월 완공 예정으로 영랑생가 뒤편에 있는 세계모란공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사계절 내내 모란을 볼 수 있는 명소다. 특히 유리온실이 기대된다. 유리온실은 봄에 모란을 보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려고 농업기술센터의 전문기술을 통해 저온저장을 이용, 사계절 내내 모란을 볼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세계모란원은 프랑스, 일본, 네덜란드, 독일, 미국, 영국의 국가별 모란을 심어 세계 각국의 모란을 감상할 수 있다. 모란을 비롯, 작약 등 화려한 꽃들의 향연이 펼쳐져 내년부턴 더 진한 향기가 여행객들을 유혹할 것으로 보인다. ●사랑하고 있다면… 석문공원 ‘사랑+구름다리’ 지난 2일 남도의 소금강으로 명성이 높은 강진 도암면 석문산의 석문공원에 ‘사랑+구름다리’가 개통했다. ‘사랑이 넘쳐 구름 위에 서 있다’란 이름을 가진 출렁다리다. 111m로 국내 산악 현수교로서 가장 길다. 다리 바로 옆에는 노적봉의 다른 이름인 견우직녀봉이 있고, 다리 정면에는 ‘세종대왕바위’가 자리잡고 있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22명의 자녀를 둔 세종대왕이기에 가족여행이나 연인, 결혼을 앞둔 커플 등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명소로 이름나 있다. 군은 다리 완공을 기념해 이곳에서 특별한 결혼식을 올릴 주인공을 찾았고 개통한 날 500만원 상당의 해외여행 상품을 지급한 결혼이벤트도 열었다. 군은 석문산과 만덕산을 잇는 코스를 전문 등산객은 물론 연인, 가족단위 등 다양한 계층이 이용할 수 있도록 등산로, 주차장, 포토존 등 관련 시설을 완벽하게 정비했다. ●갈대숲에서 철새와 춤을… 강진만 생태공원 생물종이 무려 1131종에 이르는 국내 최대 생태서식지 생태공원이다. 군은 그동안 아껴뒀던 철새도래지와 갯벌, 갈대를 품은 탐진강~강진만 일대를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려고 생태탐방로를 조성했다. 또 갈대숲 축제, 강진만 노을 콘서트 등 방문객 눈높이에 맞춰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생태 탐방과 음악 프로그램,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상생하는 농·수·축·특산물 직거래, 축제에 빠질 수 없는 맛난 강진음식을 준비해 가고 있다. 올가을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생태환경을 지닌 강진만에서 체험과 먹거리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도록 춤추는 갈대축제를 연다. 여행자들의 눈과 귀, 손을 즐겁게 해줄 강진만 춤추는 갈대축제는 10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강진만 일대와 강진읍내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신선한 횟감이 지천에… 마량놀토수산시장 지난해 대박을 터트려 강진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남해안 최고의 수산시장이다. 마량놀토 수산시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수산물은 당일 강진군수협이 위판한 것으로 일반시장보다 20~30% 저렴하다. 최고 품질, 최고 신선, 최고 저렴의 ‘3최’와 수입산과 비브리오, 바가지요금이 없는 ‘3무’로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미항 마량토요음악회 콘텐츠를 확대해 마술과 밸리댄스, 인디밴드 공연을 추가했다. 즐길거리와 먹거리로 가득 차 있다. 토요일이면 강진 마량이 사람으로 북적이고 웃음으로 활짝 핀다. 마량놀토 수산시장의 활성화로 지난해부터 광주권에서 강진 마량을 찾는 차량 행렬이 20% 이상 증가했다. ●음악에 취하고 싶다면… 오감통 강진읍이 노래와 음악을 모티브로 새로운 명소로 가꾸고 있는 곳이다. 은퇴 가수들이 모여들면서 미국에서 손꼽히는 음악도시로 성장한 브랜슨을 모델로 삼아 대한민국 최고 음악도시로의 변모를 꿈꾸고 있다. ‘오감통 중심 강진읍 노래도시 만들기’가 핵심이다. 이 가운데 구심점은 오감통 음악 창작소다. 오감통 음악 창작소는 광주·전남권 음악인들뿐만 아니라 앨범 제작을 꿈꾸는 가수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서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 올해 문화체육부관광부 음악 창작소 조성 지원사업 공모에 도전해 국비 10억원을 확보했다. 전국 군 단위 최초 쾌거다. 군은 오감통을 음악을 기반으로 한 볼거리와 먹거리, 살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장소로 만들어 가고 있다. 강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먹을거리 ●깔끔한 육수에 찰진 횟감이 풍덩… 강진물회 강진물회는 여름 한철 최고라고 뽐낸 물회 중 으뜸으로 꼽힌다. 제철 자연산 도다리, 광어, 세미 따위가 횟감으로 등장하고 100% 강진산 양배추, 무, 오이, 당근, 참나물이 들어가 아삭함을 더한다. 초록, 빨강 색감을 드러낸 날치알은 톡톡 터지며 입속에서 은근히 존재감을 드러낸다. 목 넘김이 좋은 육수는 셰프가 고른 과일을 기본으로 초장을 만들고 저온 저장고에서 셰프가 ‘이만하면 됐다’ 하고 판단이 설 때까지 숙성시킨다. 이때 사용하는 식초는 육수보다 더 긴 시간 셰프의 OK 사인을 기다린다. 개운하고 깔끔한 ‘사금사금’한 맛이 깃들었다. ‘막걸리가 들어갔나’ 하고 고개를 한 번 갸우뚱할 찰나 어느새 입안은 물횟감의 찰진 맛과 육수의 조화가 이뤄진다. ●수라간 궁녀의 손맛이 그대로 강진한정식 한반도 끝자락 강진은 왕궁과 거리가 멀어 조선시대 사대부나 왕족들의 유배지로 유명한 곳이다. 이때 유배를 따라온 수라간 궁녀가 궁중음식의 비법을 전하면서 강진한정식이 탄생했다고 전해진다. 본래 궁중에서는 왕의 수라상으로 12첩 반상을 차렸으나 일반인에게는 9첩 이하로 제한했다. 반찬은 구이, 전, 볶음, 편육, 조림, 지짐, 생채, 취채, 숙채, 튀김, 전골, 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됐다. 화려한 궁중음식이 강진 향토 음식과 한상차림으로 융합되면서 맛깔스러운 한정식 밥상이 됐다. 강진한정식은 조선 후기부터 시작되며 그 바탕을 궁중음식에 두고 강진의 특산품과 진상품을 많이 생산해 맛의 표현이 자유로워 맛깔스런 음식이 만들어졌다. 특히 강진은 예로부터 산과 들, 강, 바다가 한데 어우러진 독특한 지형으로 이곳에서 거둬들인 천연 음식재료를 활용한 밥상문화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매우 발달했다. ●봄이 오듯 젊어질 강진회춘탕 닭과 문어, 전복과 함께 여러 가지 한약재를 넣어 만들었다. 강진 마량이 원산지로 알려졌다. 아직 다른 시군에는 요리 방법이 알려지지 않았다. 회춘탕을 먹으면 ‘봄이 오듯 젊어진다’고 알려졌다. 늙음이 싫은 인간의 소망을 담아낸 음식이다. 지난 600년 동안 전해져 내려오는 음식문화 속에서 탄생해 역사적 전통성을 지니고 있다. 단백질이 풍부한 닭과 DHA·EPA가 함유된 문어, 비타민과 칼슘·무기질이 풍부한 전복, 독소를 배출시키는 해독작용과 피부미용에 좋은 녹두가 주재료이다. 탕을 끓이는 육수에는 한약재가 많이 들어간다. 당뇨와 우울증 개선에 좋은 엄나무, 암 예방 및 치료에 좋다는 느릅나무, 어혈을 제거하고 진통제 역할을 하는 당귀, 뼈와 관절, 근육 건강에 좋은 가시오가피가 들어간다. 생리활성기능 실험 결과 칼로리가 낮고 콜레스테롤과 나트륨 함량이 적은 것으로 분석됐다. 항당뇨 및 산화 방지 기능이 뛰어나고, 치매를 예방하는 성분까지 있다. ●한 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 병영 돼지불고기 강진군 병영면에서 파는 병영 돼지불고기는 한 번 맛보면 잊을 수 없는 그 맛에 관광객들이 또 찾는 1위 메뉴다. 생 앞다리 살을 결대로 베어내 굽기 30분 전 양념을 버무린다. 연탄구이 위에서 ‘치이익~’, ‘따닥따닥’ 소리가 나며 굽는 덕분에 청각까지 자극한다. 조림 간장에 고춧가루, 양파, 다진 마늘을 버무린 맛이 일품이다. 씹을수록 입안 가득 넉넉하게 육즙이 퍼져 여유로운 마음이 된다. 병영 돼지불고기는 조선시대 현감과 병마절도사의 일화에서 비롯됐다고 전해온다. 강진 현감은 어느날 친조카가 전라병영성 최고 책임자인 병마절도사로 부임하자 지위가 낮은 탓에 부임을 축하하는 인사를 갔다. 그러나 조카는 현감을 웃어른으로 모시며 특히 양념이 잘된 돼지고기를 내놓았는데 이후 병영에서는 귀한 손님이 오면 돼지불고기를 내오는 전통이 생겼다는 것이다. 1인분 8000원. ●쌀과 단호박이 만나 가오리빵 가우도를 건너면 찾게 되는 쌀빵, 황가오리빵이다. 남녀노소 안심하고 즐길 수 있는 차별화된 식품이다. 강진산 쌀과 단호박이 주재료다. 쌀로 만들어져 소화가 잘되고 담백하다. 밀가루로 만들어진 것과 비교해 필수아미노산 함량이 높다. 반죽 과정에서 설탕과 버터를 대폭 줄여 칼로리가 낮다. 소금을 조금 사용해 나트륨 섭취도 최소화했다. 군은 가우도 앞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황가오리에 착안해, 빵을 개발하고 상표와 디자인을 출원 등록했다. 강진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쉬울 때 면허 따놓자” 판치는 불법·속성교습

    “쉬울 때 면허 따놓자” 판치는 불법·속성교습

    시험 강화되면 비용도 더 들어 학원 교습도 ‘하늘의 별따기’ “변경 시점 불명확해 혼란 가중” 운전면허학원 교습이 ‘하늘의 별따기’가 됐다. 올해 1월 직각주차(T자) 부활과 ‘경사로 구간 우선멈춤’ 신설 등을 주요 내용으로 마련한 운전면허시험 강화안이 이르면 10월 말부터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서둘러 운전면허를 따려는 사람들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능시험 의무 교육시간’이 현행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면서 학원비마저 오를 것이라는 예상도 운전면허학원을 붐비게 만드는 요인이다. 경찰이 시험제도 변경 일자를 명확히 밝히지 않으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도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13일 서울 Y운전면허학원 관계자는 “운전면허시험 강화 때문에 수강생이 원래 늘어나는 추세였는데 대학교의 여름방학이 시작되면서 폭발적으로 급증해 모든 수업의 정원이 꽉 찼다”고 전했다. 지금 접수해도 최소 2주는 기다려야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일부 학원들은 이르면 8~9월부터 시험이 강화될 수도 있다며 은근슬쩍 수강생을 압박하고 있다. 그 결과 3~5일간 매일 10여 시간씩 수강하고 면허를 취득하는 속성운전면허학원에는 발 디딜 틈이 없다. 경찰은 장내기능시험의 주행거리를 50m에서 300m로 늘리고 평가항목에 좌·우회전, 신호교차로, 경사로, 가속, 직각주차 등 5가지를 추가할 계획이다. 필기시험에 낼 문제 풀(pool)도 지금의 730개에서 1000개로 늘린다. 경찰은 운전면허 취득 비용이 현재 40만원 선에서 평균 8만원씩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자가 이날 찾아간 서울 강남운전면허시험장 주변에선 불법 개인교습을 권하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시험이 강화되면 면허를 취득하기가 워낙 어려워지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는 게 설득 포인트였다. 직장인 김모(29·여)씨는 “독학으로 도로주행에 도전했다가 두 차례나 떨어졌다”며 “학원에 등록하려면 오래 기다려야 해 불법인 줄 알지만 어쩔 수 없이 개인 교습을 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시간당 2만~3만원이던 불법 학원의 수강료는 정규 학원과 비슷한 4만원 선까지 올랐다. 최근 경찰이 단속을 강화했지만 이들은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등에 후기글을 게시하는 방식으로 광고를 하면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교습 차량은 임의로 설치된 보조 브레이크가 오작동을 일으킬 위험이 높은 데다 사업용이 아닌 개인용 보험에 가입돼 있어 사고가 나도 적절한 보험 보상을 받을 수 없고 민·형사상 책임까지 질 수 있다”며 운전면허 응시자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전국 26개 시험장에서 운전면허 시험에 응시한 인원은 지난해 상반기에 109만 9660명에서 올해 상반기 132만 7936명으로 20.8% 증가했다. 1월만 해도 응시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줄었으나, 경찰이 운전면허시험 강화안을 발표한 뒤로 2월에는 지난해보다 50.0%나 늘었다. 경찰청은 운전면허시험 강화안을 반영한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을 곧 공포할 예정이다. 관계자는 “현재 법제처에서 심사 중인데 공포 3개월 후부터 시행되기 때문에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대형 여객기의 아찔한 수직 이륙

    대형 여객기의 아찔한 수직 이륙

    컴퓨터 그래픽이 아닌 실제 상황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보잉사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 ‘보잉 787-9 드림라이너’의 아찔한 수직비행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활주로를 이륙한 여객기가 마치 전투기처럼 수직으로 고도를 높인 뒤 멋지게 하늘을 비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전일본공수(ANA)에 인도되는 보잉 787-9의 곡예비행을 담은 이 영상은 지난 12일 영국에서 열린 ‘2016 판버로 국제 에어쇼’를 위한 연습 비행을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보잉 787의 파생형인 보잉 787-9는 초장거리 노선의 운영에 적합한 모델로, 최대 항속 거리는 15,700km다. 사진·영상=Boeing/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우주의 아름다움…달과 목성의 만남

    우주의 아름다움…달과 목성의 만남

    ​ 우리는 매일같이 밥 먹고 출근하고 일하는 나날의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저 높은 하늘에는 아름답고 놀라운 일들이 늘 벌어지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항공우주국(NASA)에서 운영하는 '오늘의 천체사진(Astronomy Picture of the Day) 사이트에 달과 목성이 만나는 아름다운 장면이 올라 우주 마니아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월령 26일쯤의 그믐달 바로 옆에 눈부시게 빛나는 저 천체는 바로 목성이다. 아, 목성 옆에 나란히 있는 저 네 개 별은 대체 뭐지? 그렇다. 바로 목성의 4대 위성이다.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1610년 자작 망원경으로 최초로 발견했다 해서 흔히 갈릴레이 4대 위성이라고 불리는 목성의 달들이다. 갈릴레오는 태양계의 축소판 같은 이 목성계를 발견함으로써 천동설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었다. 저 목성은 얼마 후 달의 뒤편으로 가려졌는데, 이를 천문학에서는 엄폐라 한다. 4대 위성의 이름을 들자면, 왼쪽에서부터 칼리스토, 가니메데, 목성, 이오 그리고 유로파이고, 모성에 가까운 순으로 쓰자면, 이오, 유로파, 가니메데, 칼리스토다. 공전주기는 2~16일 정도. ​각 위성의 특기할 만한 사항을 들자면, 먼저 이오는 최초로 인류에게 '광속'을 가르쳐준 위성이다. 1675년 덴마크의 천문학자 올레 뢰머는 이오의 식을 관측하던 중 이오가 목성에 가려졌다가 예상보다 22분이나 늦게 나타나는 것을 발견했다. 그 순간, 그의 이름을 불멸의 존재로 만든 한 생각이 번개같이 스쳐지나갔다. “이것은 빛의 속도 때문이다!” 그것은 분명 지구에서 목성이 더 멀리 떨어져 있을 때, 그 거리만큼 빛이 달려와야 하기 때문에 생긴 시간차였다. 뢰머는 빛이 지구 궤도의 지름을 통과하는 데 22분이 걸린다는 결론을 내렸으며, 이를 근거로 그가 계산해낸 빛의 속도는 초속 21만 4300km였다. 오늘날 측정치인 29만 9800km에 비해 28%의 오차를 보이지만, 당시로 보면 놀라운 정확도였다. 무엇보다 빛의 속도가 무한하다는 기존의 주장에 반해 유한하다는 사실을 최초로 증명한 것이 커다란 과학적 성과였다. 이는 물리학에서 가장 중요한 기반을 이룩한 쾌거였다. 1676년 광속 이론을 논문으로 발표한 뢰머는 하루아침에 과학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유로파는 표면에 덮인 100㎞ 두께의 얼음 아래 바다를 갖고 있는 위성이다. 물의 양은 지구 바다보다도 2~3배 많다고 한다. 그래서 태양계에서 생명이 서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나사에서도 언젠가 유로파에 잠수함을 보내 바다 속을 탐사할 계획이다. 이번에 목성으로 보낸 탐사선 주노의 임무에는 유로파 탐사도 포함되어 있다. 가니메데는 비록 위성이지만 지름이 5200km가 넘어 지구의 달보다도 더 크다. ​그야말로 태양계 최대 위성이다. 칼리스토 역시 두번째로 큰 목성 위성으로서 지름이 4800km로, 수성 크기와 비슷하다. ​또 하나 기억해둬야 할 사항은 희미하게 보이는 달의 어두운 부분이다. 이는 지구의 빛을 받아서 빛나는 것으로 지구조(地球照)라 한다. 지구조를 가장 먼저 발견한 사람은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다. 역시 화가의 눈은 날카롭다. 위의 사진은 2012년 7월 15일 새벽 이탈리아의 몬테카시아노에서 크리스티안 파티난치가 찍은 것이다.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강익중, 템스강에 실향민 꿈 담은 대형 설치작 띄우다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강익중, 템스강에 실향민 꿈 담은 대형 설치작 띄우다

     “지구 전체로 보면 남북을 가르며 흐르는 임진강과 런던의 템스강이 하나로 이어져 있습니다. 실향민 어르신들이 지닌 분단의 아픔을 세계에 알리고 통일을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습니다.”  세계적인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강익중(56)의 신작 ‘집으로 가는 길’이 오는 9월 한 달 동안 영국 런던의 템스강에 설치된다. 가로 11m, 세로 10m, 높이 10m의 대형 설치 작품은 실향민 노인들이 고향을 생각하며 그린 그림 500장을 가로·세로 각 70㎝ 크기의 한지에 인쇄해 이어 붙이고 그 안에 500개의 조명등을 설치한 것이다. 작품 위에는 로봇으로 만들어진 어린이가 손전등으로 하늘을 비추고 있다.  작가는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은 한국전쟁 중에 고향을 잃고 가족과 헤어진 수백만 사람들의 기억을 담은 가슴 아픈 상징물이자 한반도 통일의 염원을 담은 희망”이라며 “작품 위의 어린이는 통일의 꿈을 놓치 않고 있는 실향민 어르신의 70년 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집으로 가는 길’은 올해 20년째를 맞는 런던의 대표적 문화행사 ‘토털리 템스’의 의뢰로 제작됐다. 전 세계에서 200여명의 아티스트와 공연예술가들이 초청돼 약 68㎞ 길이의 템스강 주변을 문화 축제의 장으로 만들게 된다. 강익중은 9월 1일부터 30일간 펼쳐지는 올해 행사의 메인 아티스트로 초대됐다.  강익중은 1960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1984년부터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다. ‘집으로 가는 길’의 작품 제작을 위해 작가는 올 초부터 통일부 통일교육원과 함께 전국을 돌며 실향민 노인들의 그림을 모았다. “어르신들께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 작은 종이에 고향의 모습을 그려 달라고 부탁했어요. 80대와 90대의 노인으로 변한 그들이 고향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아이처럼 우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70여년 전 고향의 뒷동산과 논두렁을 뛰어다니던 아이의 모습을 고향을 그리는 자신에게서 발견하는 것 같았습니다.”  실향민들이 그린 그림은 잃어버린 고향과 헤어진 가족에 대한 즐거웠고 슬펐던 기억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진달래꽃 만발한 고향 언덕, 무지개가 뜬 동네 개울, 팔베개로 누워 보는 고향의 동산, 집 앞 개울가에서 놀던 친구들의 함박웃음, 손자 손녀들에게 전해주는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 혹시 이 세상을 떠나더라도 자손들이 찾아갈 수 있도록 고향집의 약도를 그린 것도 있다. 이제는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어 있을 소꿉친구에게 보내는 안부편지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실향민 이야기를 템스강에서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할 수 있지만 미래를 위한 희망을 던지는 게 작가의 의무”라며 “주제는 실향민이지만 큰 주제는 통일이고, 이번 작품도 통일 이후를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In&Out] 미술품 위작 막으려면 ‘작품거래이력제’ 도입해야/서성록 안동대 미술학과 교수·미술평론가

    [In&Out] 미술품 위작 막으려면 ‘작품거래이력제’ 도입해야/서성록 안동대 미술학과 교수·미술평론가

    미술계의 잇단 위작 사건으로 우리 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 진위 공방, 이우환 화백의 작품 진위 논란으로 미술계가 불신의 나락으로 떨어진 느낌이다. 게다가 위작자는 잡혔는데 정작 이우환 화백은 ‘전부 진품이 맞다’고 하니 여간 혼란스럽지 않다.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상황이 펼쳐져 난감하기 짝이 없지만 이 역시 슬기롭게 해결해야 할 과제가 아닐 수 없다. 때마침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일 미술시장의 유통 시스템을 점검하고 대처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두 번째 정책토론회를 마련하였다. 이번에는 우리보다 감정문화가 발달한 프랑스와 미국의 감정전문가들을 초청해 그들의 경험 사례를 들을 수 있었다. 첫 발제자 장 미셀 르나르는 프랑스의 경우 1981년 마르쿠스 시행령을 시행하면서 위작 유통 문제가 크게 개선되었다고 했다. 미술시장의 전문성과 윤리성을 골자로 하는 이 법안이 제정된 이후 판매자는 구매자에게 작품에 관한 모든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작품 거래의 신뢰도를 높이게 되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프랑스에서는 작품을 사고팔 때 ‘작품거래이력’과 영수증, 진품확인서 등을 고객에게 건네주어야 하는데 이를 위반할 시 법적인 제재를 받게 된다. 이 중 판매자, 구매자, 가격정보, 상세한 작품내역 등이 담긴 ‘작품거래이력’은 작품의 진위를 가를 때 요긴한 자료로 사용된다. 어떤 사람이 위작을 만들었을 경우 그것은 아무런 이력을 갖지 못한다. 판매자와 구매자를 밝힘으로써 ‘작품의 궤적’을 추적해볼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것이다. 국내에도 ‘작품거래이력제’가 있었더라면 이번처럼 안타까운 사건까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예술법 전문 변호사 알렉시스 푸놀은 전작도록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 도록은 한 작가의 작품들을 연대순으로 나열하고 연도, 매체, 크기, 출처 또는 연보, 참고문헌, 전시 기록이나 작품의 상태와 같은 필수적인 부분들을 포함하고 있다. 전작도록 자체도 “사람에 의해 기록되므로 실수하는 경향이 있지만”(푸놀) 그것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하늘과 땅의 차이만큼 크다. 실제로 해당 전문가나 연구팀에 의해 발간된 전작도록과 그 안에 실린 도판은 작품에 관한 일체의 정보를 담고 있기에 진위의 판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간 ‘성장주의’에 급급해 작가연구 등을 소홀히 해온 미술계가 성찰해볼 대목이며, 지금부터라도 자료를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일을 서둘러야 한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화랑과 경매의 겸업 금지, 국가미술품감정연구원 설립, 공인 감정사, 미술품 유통 전산망 가입, 위작자 및 유통자에 관한 처벌 강화 등을 골자로 하는 법제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규제의 카드를 꺼내든 정부의 단호한 입장과 미술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 타당한가 하는 입장이 맞서고 있는 양상이다. 한 명의 ‘진위감정가’를 키우는 데 수십년 걸리는 것을 단 몇 개월 만에 해내겠다는 제안에서는 조급함마저 느껴진다. 곳곳에 허술한 부분이 눈에 띄는 만큼 정부에서는 충분한 현장의견을 들어 빈틈없이 추진해가야 할 것이다. 초점은 실추된 미술시장의 신뢰 회복에 달려 있다.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트러스트’에서 ‘신뢰’라는 무형의 가치를 사회번영을 가져다주는 ‘사회적 자본’이라고 기술한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신뢰’가 형성되지 못한다면 엄청난 사회적 비용과 대가를 지불하는 저신뢰 국가의 폐해를 답습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이참에 미술계가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신뢰받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한다고 제안하고 싶다.
  • 번개야 쳐라…3연패 ‘번쩍’

    번개야 쳐라…3연패 ‘번쩍’

    ‘번개’가 부상 우려를 딛고 리우 하늘을 번쩍인다.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가 12일 자메이카육상연맹이 발표한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육상 대표팀 59명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남자 100m와 200m, 400m 계주 대표로 나선다. 그는 지난 2일 자메이카 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을 20분 정도 앞두고 갑자기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리우올림픽 대표 선발전을 겸한 대회라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예선을 뛰면서 허벅지에 통증을 느꼈다는 것이었다. 200m에도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자메이카육상연맹은 ‘의료적 예외’ 조항을 들어 추천 선수로 볼트를 비롯한 4명을 선발했다. 남자 100m(9초58)와 200m(19초19) 세계기록을 갖고 있는 볼트는 2008년 베이징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남자 100m, 200m, 400m 계주 3관왕을 달성해 이번 대회 역사적인 3관왕 3연패를 정조준한다. 볼트는 오는 22일 영국 런던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런던올림픽 개최를 기념해 열리는 다이아몬드 리그 대회 200m에 출전해 올림픽을 앞두고 마지막 점검에 나선다. 그의 3관왕 3연패 도전에 걸림돌이 될 만한 선수로는 올해 남자 100m에서 가장 좋은 기록을 작성한 저스틴 게이틀린(34·미국)과 요한 블레이크(37·자메이카)가 꼽힌다.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게이틀린은 지난 4일 미국 대표 선발전에서 9초80을 뛰어 트라이본 브로멜(20)과 나란히 리우 출전권을 확보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게이틀린은 두 차례 금지약물 징계로 출전 정지를 당해 추락한 명성을 회복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볼트의 그늘에 가려지던 블레이크는 지난 4일 자메이카 대표선발전 남자 200m에서 20초29를 기록, 볼트의 세계기록에 1초10이 뒤진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볼트가 출전을 포기한 100m 결선 결승선도 맨먼저 통과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더 선명해진’ 올레tv… KT, 세계 첫 HDR 상용화

    기존 초고화질(UHD) TV를 뛰어넘는 화질을 구현하는 HDR(High Dynamic Range) 기술의 콘텐츠를 국내 IPTV에서 볼 수 있게 됐다. KT는 13일부터 차세대 영상 기술인 HDR 전용 콘텐츠를 자사의 IPTV서비스인 올레tv에서 선보인다고 12일 밝혔다. HDR은 밝은 곳은 더 밝게, 어두운 곳은 더 어둡게 표현해 실제 눈으로 보는 것과 같은 화질을 구현하는 기술로, IPTV에서 이를 구현하는 것은 세계 최초라고 KT는 설명했다. HDR은 기존의 TV가 해상도와 화소 위주로 발전해온 것을 넘어 실감 나는 화질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기술이다. 빛 재현도가 높아 100니트(빛의 밝기를 나타내는 단위)까지 표현할 수 있는데 이는 기존 UHD 화면보다 10배 높은 것이다. HDR 기술을 적용하면 강렬한 태양빛과 불빛, 노을과 밤하늘의 구름까지 실물에 가깝게 표현할 수 있다. 글로벌 TV 업계와 영상 콘텐츠 업계는 HDR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TV 제조사들은 UHD TV에 HDR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유료방송으로 HDR 콘텐츠를 감상하기 위해서는 HDR 콘텐츠와 이를 전송할 수 있는 인코딩 기술, HDR 콘텐츠를 지원하는 셋톱박스와 TV가 필요하다. KT는 삼성전자 등과 협업해 HDR 셋톱박스를 개발했다. 또 워너브러더스와 손잡고 영화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과 ‘매드맥스: 분노의 질주’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HDR 전용 콘텐츠 65편을 제공한다. 올레tv의 ‘기가(GiGA) UHD tv 상품’ 가입자들은 추가 요금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셋톱박스를 설치하거나 기존 셋톱박스를 업그레이드하고, HDR 기술이 적용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UHD TV로 시청할 수 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달콤한 사이언스] 뭉쳐야 사는 은하, 동거하며 몸 키워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고 있는 수많은 별이 모인 은하는 처음부터 하나의 거대한 형태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왜소은하들이 서로 합쳐져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 거대은하를 만드는 왜소은하들 또한 더 작은 은하들이 합쳐지면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처음 밝혀졌다. 한국천문연구원 은하진화그룹과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천문우주과학부 연구진은 왜소은하 중 하나인 ‘U141’ 은하에서 은하가 서로 합쳐져 만들어졌다는 증거를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연구 성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 ‘애스트로노미컬 저널’과 미국 천문학회에서 발간하는 학술지 ‘노바’ 최신호에 ‘가장 주목할 만한 논문’으로 선정돼 실렸다. 안드로메다은하나 태양계가 포함돼 있는 우리 은하는 태양 질량의 수천억배에 이르는 거대은하로 분류된다. 이보다 크기가 훨씬 작고 질량도 태양의 10억배 이하인 소형 은하들은 모두 왜소은하로 분류된다. 왜소은하는 거대은하를 만들기 위한 ‘은하형성재료’로 알려져 있지만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지금까지 비밀에 부쳐져 있었다. 연구진은 태양 질량의 4억배에 불과한 U141 은하를 관찰한 끝에 이 은하가 두 개의 핵을 갖고 있으며 은하 전체 모양이 원이나 타원이 아닌 상자 모양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또 중심부 빛이 푸른색을 띠는 등 은하가 새로 만들어진 흔적도 찾아냈다. 천문학에서 푸른 별은 만들어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별을 의미한다. 거대은하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왜소은하도 왜소은하끼리 또는 더 작은 은하 두 개가 결합하면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이번에 확인된 것이다. 김상철 천문연 선임연구원은 “이번 연구에 활용된 U141 은하는 큰곰자리 은하단 내에서 은하가 별로 없는 지역에 떨어져 있는데도 은하끼리 합쳐진 증거가 발견됐다”며 “이번 연구는 왜소은하 사이에서도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진화 경로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 줬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65세 모험가, 열기구 타고 ‘13일 간의 세계일주’ 도전

    65세 모험가, 열기구 타고 ‘13일 간의 세계일주’ 도전

    러시아 모험가인 표도르 코뉴호프(65)가 열기구 세계 일주 기록 갱신을 위해 12일 오후(현지시간) 호주 노샘을 첫 출발지 삼아 하늘로 날아올랐다. 그는 지금껏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을 거듭해왔다. 1인용 보트로 노를 저어서 남태평양과 대서양을 횡단했는가하면, 자전거로 시베리아벌판을 횡단했고, 북극을 세 번 찾아 북극해를 횡단하고, 에베레스트산 정상도 두 차례 오르는 등 세계적인 탐험가로 이름을 높이고 있다. 표도르의 이번 도전 목표는 52m짜리 기구를 타고 한 번도 쉬지 않고 13일 안에 돌아오는 것이다. 그는 홀로 기구 안에서 5000~8000m 상공으로 움직이면서 영하 40도의 추위를 견뎌야 한다. 호주, 뉴질랜드, 칠레,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 인도양 등을 거치는 3만km의 대장정을 마친 뒤 다시 호주로 돌아온다는 계획이다. 동료 모험가인 호주의 딕 스미스는 "표도르야말로 믿을 수 없을 만큼 대단한 모험가이며 포셋의 기록을 깰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면서 "그는 모험을 출발하기 전인 어젯밤 열기구에서 함께 지냈는데, 이 기구는 어떤 곤난과 역경도 이겨낼만큼 훌륭했다"고 말했다. 이전 세계 기록은 미국의 모험가 스티브 포셋이 2002년 똑같은 지역에서 단독 열기구 지구일주를 13일 만에 마친 것이다. 포셋은 2007년 비행기 추락사고로 숨졌다.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우주를 보다] 머리 꼭대기에…거대 토성과 테티스 포착

    [우주를 보다] 머리 꼭대기에…거대 토성과 테티스 포착

    거대한 토성의 ‘머리 꼭대기’에 앉아 있는 위성 테티스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11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토성 위에 흰색 점으로 붕 떠있는 위성 테티스(Tethys)의 모습을 공개했다. 1684년 프랑스 천문학자인 장 도미니크 카시니가 발견한 토성의 달 테티스는 지름 1062km 크기를 가진 ‘얼음 달’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이름을 따온 테티스는 하늘의 신 우라노스와 땅의 여신 가이아 사이에서 태어난 바다의 여신이다. 실제 바다의 여신임을 입증하듯 테티스의 표면 물질은 대부분 물로 만들어진 얼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표면은 천체와 충돌하면서 생긴 ‘상처’(크레이터·crater)들로 가득하다. 환상적인 이 사진은 지난해 1월 26일 토성탐사선 카시니호가 촬영했으며 토성과의 거리는 340만 km다.   사진=NASA/JPL-Caltech/Space Science Institute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포켓걸스 소윤, 섹시 걸그룹 멤버 1위…폴란드케이팝 팬 선정

    포켓걸스 소윤, 섹시 걸그룹 멤버 1위…폴란드케이팝 팬 선정

    걸그룹 포켓걸스 소윤이 폴란드 팬들이 생각하는 케이팝 걸그룹 멤버 중 가장 섹시한 멤버 1위로 선정됐다. 폴란드 최대 한류매거진 ‘한류스타뉴스’(Hallyustarnews)에 따르면, 케이팝 걸그룹 직캠 영상과 화보 사진들을 토대로 가장 섹시한 멤버는 누구? 라는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위는 포켓걸스 소윤, 2위 가인, 3위 스텔라 전율, 4위 EXID 수현, 5위 헬로비너스 서영 순이었다. 폴란드 ‘한류스타뉴스’는 “현지 케이팝 팬들은 소윤이 속한 걸그룹 포켓걸스 데뷔 무대 영상과 병영매거진 HIM 등의 화보에서 보여준 모습을 본 후 팬층이 엄청 증가했다. 서양인이 보기에 귀여운 얼굴과 늘씬한 8등신 몸매에 남자 팬들과 여성들도 상당수 호감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도 북미 최대 한류매거진 ‘코리아부’에서도 포켓걸스 소윤의 섹시 셀카 사진이 기사로 소개되며 해외에서 상당한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에서도 최대 동영상 사이트 ‘유쿠’ 등에 ‘하늘에서 내려온 섹시 여신 소윤’이라는 애칭을 붙여주며 공연 및 화보 자료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소윤은 “팬들의 관심과 사랑에 감사드린다. 소윤과 포켓걸스 많이 사랑해 주시고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하라는 격려로 받아들이고 새 앨범에는 더 좋은 모습으로 팬들과 만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포켓걸스 소윤은 걸그룹 포켓걸스 데뷔 전 잠시 레이싱모델과 우연히 친구의 제보로 KBS 예능프로그램 ’안녕하세요' 답정너 사연자로 출연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소윤은 걸그룹 포켓걸스 데뷔 후 국내외에서 가수 활동 외에도 늘씬한 몸매를 바탕으로 기업 브랜드 광고 모델로 러브콜을 받으며 설현의 뒤를 잇는 광고계 블루칩으로 급부상 중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기중 기자의 교육 talk] 동네 가깝지 공짜지 신나지! 공원 물놀이터에 빠진 아이

    “아빠, 나 쉬가 마려워서 들어왔어. 오줌만 누고 바로 나갈 거야.” “그래. 춥진 않니?” “응 괜찮아. 나 오늘 끝날 때까지 놀다 올 거야. 아빠, 안녕!” “잘 다녀와”라는 제 말이 끝나기도 전, 일곱 살 큰애는 벌써 현관문을 박차고 나갔습니다. 여름철을 맞아 아파트 바로 옆 공원의 물놀이장이 개장해서 신이 났습니다. 날이 조금씩 더워질 무렵부터 큰애는 근처를 지나며 “물은 언제 나오는 거냐?”고 투덜댔습니다. 지난 1일 그렇게 기다리던 물놀이장이 문을 연 이후 요샌 아예 집에 들어올 생각도 하지 않습니다. 아파트 바로 옆 공원에 있는 이 물놀이터는 다른 계절엔 놀이터였다가, 여름이 오면 물놀이장으로 바뀝니다. 한가운데에는 미끄럼틀이 달린 집 모양 구조물이 있고, 주변에 물이 뿜어져 나오는 여러 시설을 갖췄습니다. 무지개 모양 터널에는 분무기처럼 쉴 새 없이 물이 뿜어져 나옵니다. 긴 기둥에 동그랗고 넓적한 판이 빙글빙글 돌아가면서 물을 사방으로 흩뿌립니다. 야자수 모양 기둥에는 물 바구니들이 달려 있어 키가 큰 애들이 바구니를 손으로 뒤집어 물이 쏟아지게 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바닥에 누워 있다가 하늘에서 쏟아지는 물을 맞고 깔깔대고, 첨벙거리며 주변을 거침없이 뛰는가 하면, 물총을 가져와 상대에게 쏘거나 페트병으로 물을 담아 마구 뿌려대기도 합니다. 집 모양의 구조물 꼭대기에 있는 초대형 바구니는 그야말로 화룡점정입니다. 수도꼭지처럼 생긴 관에 물이 차오를수록 조금씩 기울어지다가 급기야 ‘퍽’ 하면서 바구니의 물이 왈칵 쏟아집니다. 굉장한 양의 물이 바로 밑 철판 지붕을 때리고 물이 사방으로 쏟아집니다. 이때마다 아이들의 행복한 환호도 퍼집니다. 배수 시설이 잘 돼 있어 물은 항상 애들 무릎 정도까지만 찰랑거립니다.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바닥은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탄성 포장으로 돼 있고, 장난이 짓궂은 아이에게 안전요원이 주변을 돌면서 주의를 줍니다. 물놀이장에 사용하는 물은 소독 처리를 하고 정기적으로 교체하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를 데려온 부모들은 인근에 자리한 벤치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봅니다.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차를 타고 일부러 이곳을 찾아오는 엄마들도 많습니다. 그래서 주말이면 인근 도로가 차들로 꽉 차기도 합니다. 서울 영등포구에는 이런 물놀이장이 지난해까지 4곳이 있었는데, 워낙 인기가 높아 대림동 원지어린이공원 안에도 올해 새로 개장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워터파크를 한 번 가려면 큰맘을 먹어야 합니다. 입장료가 비싼 데다가 너무나 많은 사람에게 온종일 치이고, 오면 진이 빠지곤 했습니다. 하지만 3년 전 동네에 무료 물놀이장이 들어서면서 즐거워졌습니다. 여름 한 철만 쓰고 버려두는 시설이 아닌 점, 무료인 데다 가까워서 부모들이 좋아한다는 점, 그리고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시설이라는 점에서 물놀이장은 삼박자를 골고루 갖춘 최고의 시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사정을 살피지 않고 시작한 맞춤형 보육, 예산을 서로 떠넘기면서 파행을 거듭하는 누리과정 지원정책 등으로 고심하는 정책입안자들은 시간이 나시면 이곳 문래동 물놀이장에 와보길 권합니다.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이 묻어나는 제대로 된 사례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소설 속 배경, 충정로 야마토 아파트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소설 속 배경, 충정로 야마토 아파트

    지난주의 미동 아파트 이야기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969년 미동 아파트가 지어지기 전, 이 자리에는 1940년에 지어진 또 다른 아파트가 있었다. 건축역사학자인 김정동 교수의 ‘문학 속 우리 도시 기행 2’(2005·푸른역사)에 나오는 이야기다. 그 아파트의 이름은 경성대화숙(京城大和塾·게이조야마토주쿠)이다. 일제강점기 교원 및 사상범의 교화 단체로서 1941년 1월에 만들어진 또 다른 경성대화숙과 우연인지 필연인지 한자까지 이름이 같다. 3층 목조의 이 경성대화숙이 있던 자리는 충정로의 당시 이름이던 죽첨정, 즉 다케조에초 3가 8번지였다. 원래는 식산은행의 독신자 아파트였다고 한다. 그런데 월북 문학가인 김남천(1911~1953)의 소설 ‘경영’(문장·1940.10)과 그 후편이라고 할 수 있는 ‘맥’(춘추·1941.2)이 바로 이 아파트를 공간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그 이유로 인해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 한국 최초의 소설을 꼽을 때 이 두 소설의 이름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소설 속의 이름은 ‘야마토 아파트’다.  소설 속의 묘사가 실재했던 건물을 얼마나 정확히 그리고 있는지는 물론 알 수 없다. 건물의 외형과 관련해서도 전해 오는 자료가 없는 듯하다. 한국보다 아파트 역사가 오래된 일본의 몇몇 사례 등을 통해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뿐이다. 특히 관동 대지진 후 주택 공급을 목적으로 설립된 재단법인 동윤회(同潤會·도준카이)가 건립한 1920~30년대의 아파트들이 참고할 만하다. 그러나 김남천 자신이 1947년 월북하기 전까지 경성대화숙 323호에 묵고 있었고, 소설 속의 여주인공 최무경 또한 야마토 아파트 323호에 거처가 있었다는 것으로 보아 허구와 실제 간의 간극은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가정하에 두 편의 소설 속에 등장하는 여러 문구에 기초해 이 아파트를 ‘복원’해 보면 다음과 같다. #61가구 입주한 복도형·임대용 3층 아파트  야마토 아파트는 죽첨정, 즉 다케조에초에 있는 3층 건물이다. 복도형 아파트고 승강기는 없다. 임대용 아파트이며 호텔은 아니어서 ‘한두 달 계실 손님에겐 방을 거절하라는’ 규칙이 있다. 아파트 주인은 여기에 살지 않으며 잠깐 와서 ‘장부나 검사해 보고는’ 다시 나간다. 독신자용 방이 36개, 두 칸의 가족용 방이 25개 있어서 총 61가구에 ‘일백이삼십 명’ 정도의 사람이 살고 있다. 방세와 별도로 난방비, 전등료, 급수료 등을 받는다. ‘특약’, 즉 장기 계약해서 쓰는 택시와 용달 서비스가 있다.  1층에는 출입구 옆에 사무실, 구내식당, 공동 목욕탕, 당구장 등이 있다. 원래 목욕탕 옆에 이발소가 있었으나 길 맞은편에 원래 있던 이발소와 경쟁이 되지 않아 문을 닫았다. 사무실에는 직원인 최무경과 관리인인 강 영감의 책상이 있다. 금고가 있어서 지폐나 ‘소절수’(수표) 등을 보관한다. 강 영감이 수시로 ‘보일러 칸으로 내려가는’ 것으로 보아 반지하, 혹은 지하에 보일러실이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 구내식당에서는 산짱이라는 어린 소년이 주문을 받는다. 시멘트 바닥에 입식 테이블들이 놓여 있다. 라이스모논 카레, 하야시, 가케우동, 돔부리와 차 등을 서빙한다.  최무경의 방인 323호는 독신자를 위한 방으로 남향이다. 입구에는 신장과 천장 조명을 켜고 끄는 스위치가 있다. 방 안에는 서가, 침대와 침대 머리맡의 전기스탠드, 작은 탁자, 응접세트와 사무 탁자, 양복장, 기타 화병과 화분 등이 있다. 물이 나오는 취사장이 있고 최무경은 가스를 이용해 차를 끓인다. 냉방에 대한 언급은 없고 난방은 스팀을 이용한다. 침대와 취사장 부근은 모두 두꺼운 커튼을 쳐서 가려 놓았다.  거주자들을 위한 폐쇄적인 시설이기는 했으나 단순 주거 기능만이 아닌 상업 기능 또한 한 지붕 아래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이런 점에서 허구와 실제 사이에 걸쳐져 있는 건물이기는 하지만 야마토 아파트는 무지개떡 건축의 사례라고 판단된다. 심지어 최무경은 소설이 진행되면서 이 아파트에서 살기 시작한다. 직주근접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집이 근처인 강 영감도 점심 ‘벤또’를 가지러 아침에 잠깐 집에 다녀올 뿐 ‘대개 언제나 이 아파트에서 잠자리를 갖는다’. 최무경은 이런 이유로 해서 퇴근 이후에도 업무를 위해 잠깐씩 사무실에 내려와야 하는 등 약간 묘한 상황에 놓이기도 한다. 밥도 구내식당에서 자주 먹는다. 이처럼 여주인공의 집과 직장이 같은 건물 안에 있다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약간의 긴장감이 이 소설을 읽는 재미의 하나다.  #혼자가 된 여자, 자신의 삶 위해 이주한 아파트 여주인공 최무경은 야마토 아파트의 사무원이다. 그는 화동의 한옥에서 청상과부이자 독실한 크리스천인 어머니와 함께 산다. 자기 직장인 야마토 아파트에도 방을 하나 두고 있는데, 옥살이 중인 좌파 지식인 애인 오시형이 조만간 보석으로 풀려날 경우를 대비해 얻어 둔 것이다. 당초 계획은 그와 결혼을 하는 것이었으나 양가의 반대가 있었다. 다행히 자기 어머니는 겨우 설득을 했으나 평양이 고향인 오시형 쪽에서는 지역 유지 집안과의 혼사설이 돈다. 오시형은 결국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그간 사상의 변화가 생겨 전향했고 아버지를 따라 평양으로 돌아가고 만다. 한편 최무경의 어머니는 숨겨 놓았던 애인과 재혼한다. 결국 혼자가 된 최무경은 앞으로는 자신을 위한 삶을 살겠다고 결심하며 얻어 놓았던 야마토 아파트로 입주한다. 여기까지가 ‘경영’의 줄거리다. 그 후편인 ‘맥’은 줄거리상으로는 단순하지만 사상적으로는 복잡하다. 최무경의 옆방으로 대학에서 영문학을 강의했던 이관형이라는 사람이 논문을 쓰겠다는 핑계로 들어온다. 두 사람은 일종의 지적인 대화 상대가 된다. 최무경은 헤어진 자기 애인의 사상적 변화를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철학 공부를 하던 참이었다. 그리고 철학과 사상에 대한 대화를 이관형과 나누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다원론에 입각한 오시형의 천황주의와 이관형의 허무주의가 대비된다. 마지막으로 오시형의 공판장에서 새로운 여인의 출현을 목격한 최무경은 그와의 관계가 완전히 끝났음을 깨닫고 망연자실해진다.  김남천의 이 소설들은 ‘전향문학’의 대표적인 사례로 다루어진다. 오시형처럼 그 자신도 전향의 경력을 갖고 있었고 그로 인한 문학 작업의 공백을 체험했다. 그가 자신의 가장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이 두 소설의 배경으로 아파트, 그것도 당시 기준으로 매우 현대적인 최고급의 아파트를 무대로 삼은 것은 주목할 만하다. 전향의 경험을 갖고 있으나 결국 좌파 지식인으로 남았고, 그 결과 월북해 한국전쟁 당시 낙동강 전선까지 내려왔던 작가의 소설치고는 일제강점기에 대한 묘사에 과격성이 거의 없다. 일본인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는 것도 특이하다. 그리고 등장하는 한국인들은 모두 상당한 근대적 인간들이다. 일제강점기판 무지개떡 건축인 야마토 아파트는 마치 조선이라는 식민지의 바다 위에 떠 있는 별천지 같은 배라고나 할까. 그 안에서 최무경이 나누는 대화들도 당시 대부분 사람의 현실과는 무관하다. 최무경은 ‘음악회라면 하찮은 학생들의 연주회라도 빠지지 않고 쫓아다니던’ 사람이며, 그와 오시형, 허무주의자 이관형 모두에게 사상이란 삶의 체험이 아닌 관념에 의해 선택되는 것이었다. 아마도 작가는 이런 부유하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역사의 무게가 짓누르고 있는 구도심의 꼬불꼬불한 골목길을 배경으로 담을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그들에게는 허구와 실제 사이의 공간이 필요했고, 아파트가 바로 그 해답이었다. 반경 400m 내 들어선 금화장·경성대화숙·개명·성요셉· 미동 아파트 허구건 실제건 충정로 일대는 한국 근현대 아파트의 실험장이었다. 그 시작은 물론 1930년의 충정 아파트, 당시 도요다 아파트였다. 아파트는 아니지만 소위 ‘문화주택’ 단지였던 금화장 주택지도 1920~30년에 지금의 경기대 뒤편인 금화산 일대에 자리잡았다. 그 후 1940년에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경성대화숙이 들어섰고, 1959년에는 지금의 현대 아파트 자리에 6층의 개명 아파트가 자리잡는다. 경성대화숙이 헐리고 그 자리에 미동 아파트가 들어선 것이 1969년이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 약현성당 인근의 성요셉 아파트(1971), 마지막으로 1972년에 서소문 아파트가 세워졌다. 이 모두가 충정 아파트를 기점으로 반경 400m도 안 되는,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지역에서 일어났다. 이 지역에 이렇게 많은 새로운 주택과 아파트들이 들어섰던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역시 도심에서 가깝다는 지역적 특징을 이야기할 수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는 전차로 상징되는 편리한 교통이 그 열쇠였다. 최무경은 전차를 타고 애인 오시형이 수감 중인 현저동 서대문형무소와 어머니와 살고 있는 집이 위치한 화동, 근사한 식당이 있는 본정(명동) 등 서울시내 안팎을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한편 전차는 도시적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로 등장하기도 한다. ‘맞은편 캄캄한 언덕의 주택지에는 불빛이 빤짝거린다. 하늘에도 까만 호라이즌 위에 뿌려 놓은 듯한 별들. 마포로 가는 작은 전차가 레일을 째면서 언덕을 기어 올라가는 것이 굽어보인다. 산뜻한 밤공기에 낯을 쏘이면서 천천히 가슴의 동계를 세어 본다.’ 여기 등장하는 전차는 서대문~마포 간을 운행하는 것이었다. 시발점인 서대문역은 현재 적십자병원이 있는 경교 인근이었다. 김구 선생이 머물던 경교장의 그 경교다. 경교장은 경성대화숙보다는 조금 이른 1938년에 지어졌고 원래 이름은 죽첨장이었다. 죽첨정과는 죽첨, 즉 갑신정변 당시 일본 공사 다케조에의 이름을 공유한다. 1936년에 제작된 대경성정도(大京城精圖)를 보면 최무경이 야마토 아파트에서 나와 전차를 탔을 역 또한 죽첨정역이었다. 야마토 아파트에서는 걸어서 1, 2분도 안 걸릴 정도로 가까운 위치였다. 그 바로 다음 역이 전차 시발점인 서대문역이었다. 구도심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교외도 아닌, 참으로 절묘한 위치가 지금의 충정로 인근 지역이었던 것이다. (* 경성대화숙이 있었던 것으로 전하는 다케조에초 3가 8번지를 충정로 3가 8번지로 검색하면 미동 아파트가 아닌 다른 위치로 나온다. 한편 김정동 교수는 경성대화숙, 그리고 그 자리에 지어지는 다른 건물을 본 기억이 있으며 그것이 미동 아파트인 것으로 짐작한다고 적고 있다. 주소와 관련된 기록들이 어디에선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도심 접근성·전차 이용 편리한 주거지

    반경 400m 내 들어선 금화장·경성대화숙·개명·성요셉· 미동 아파트 허구건 실제건 충정로 일대는 한국 근현대 아파트의 실험장이었다. 그 시작은 물론 1930년의 충정 아파트, 당시 도요다 아파트였다. 아파트는 아니지만 소위 ‘문화주택’ 단지였던 금화장 주택지도 1920~30년에 지금의 경기대 뒤편인 금화산 일대에 자리잡았다. 그 후 1940년에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경성대화숙이 들어섰고, 1959년에는 지금의 현대 아파트 자리에 6층의 개명 아파트가 자리잡는다. 경성대화숙이 헐리고 그 자리에 미동 아파트가 들어선 것이 1969년이었다. 1970년대에 들어서면 약현성당 인근의 성요셉 아파트(1971), 마지막으로 1972년에 서소문 아파트가 세워졌다. 이 모두가 충정 아파트를 기점으로 반경 400m도 안 되는,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지역에서 일어났다. 이 지역에 이렇게 많은 새로운 주택과 아파트들이 들어섰던 것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역시 도심에서 가깝다는 지역적 특징을 이야기할 수 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는 전차로 상징되는 편리한 교통이 그 열쇠였다. 최무경은 전차를 타고 애인 오시형이 수감 중인 현저동 서대문형무소와 어머니와 살고 있는 집이 위치한 화동, 근사한 식당이 있는 본정(명동) 등 서울시내 안팎을 부지런히 돌아다닌다. 한편 전차는 도시적 감성을 자극하는 요소로 등장하기도 한다. ‘맞은편 캄캄한 언덕의 주택지에는 불빛이 빤짝거린다. 하늘에도 까만 호라이즌 위에 뿌려 놓은 듯한 별들. 마포로 가는 작은 전차가 레일을 째면서 언덕을 기어 올라가는 것이 굽어보인다. 산뜻한 밤공기에 낯을 쏘이면서 천천히 가슴의 동계를 세어 본다.’ 여기 등장하는 전차는 서대문~마포 간을 운행하는 것이었다. 시발점인 서대문역은 현재 적십자병원이 있는 경교 인근이었다. 김구 선생이 머물던 경교장의 그 경교다. 경교장은 경성대화숙보다는 조금 이른 1938년에 지어졌고 원래 이름은 죽첨장이었다. 죽첨정과는 죽첨, 즉 갑신정변 당시 일본 공사 다케조에의 이름을 공유한다. 1936년에 제작된 대경성정도(大京城精圖)를 보면 최무경이 야마토 아파트에서 나와 전차를 탔을 역 또한 죽첨정역이었다. 야마토 아파트에서는 걸어서 1, 2분도 안 걸릴 정도로 가까운 위치였다. 그 바로 다음 역이 전차 시발점인 서대문역이었다. 구도심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교외도 아닌, 참으로 절묘한 위치가 지금의 충정로 인근 지역이었던 것이다. (* 경성대화숙이 있었던 것으로 전하는 다케조에초 3가 8번지를 충정로 3가 8번지로 검색하면 미동 아파트가 아닌 다른 위치로 나온다. 한편 김정동 교수는 경성대화숙, 그리고 그 자리에 지어지는 다른 건물을 본 기억이 있으며 그것이 미동 아파트인 것으로 짐작한다고 적고 있다. 주소와 관련된 기록들이 어디에선가 서로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 하늘에서 만난 ‘괴식’…최악의 기내식 항공사 10곳

    하늘에서 만난 ‘괴식’…최악의 기내식 항공사 10곳

    항공사 기내식. 하늘 위에서 만나는 이 식사는 별 음식이 아니더라도 괜히 특별하고 맛있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모든 기내식이 다 맛있는 것은 아니다. 영국 항공서비스 전문 조사기관 스카이 트랙스가 공개한 ‘최악의 기내식 항공사’ 10곳을 소개한다. 이 부문 부동의 1위 항공사의 기내식은 안타까운 이유로 한국인 대부분은 맛보지 못했을 것이다. 1. 북한 고려항공 (Air Koryo) 북한 유일 항공사인 고려항공은 2012년부터 이 부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기내식으로 제공된 햄버거만 봐도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그나마 고려항공은 기내식을 햄버거에서 김밥으로 바꿔 제공하기로 했다. 2. 베트남항공 (Vietnam Airlines) 샌드위치라는데...고기는 익었을까? 채소는?? 3. 이베리아항공 (Iberia Airlines)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음식은 조리가 덜 된 시금치 라자냐라고 한다. 4. 에어 타히티 누이 (Air Tahiti Nui) 닭고기 레어? 덜 익고 뻑뻑한 맛의 닭고기 요리 5. 말레이시아항공 (Malaysian Airlines) 말레이시아 전통 아침 식사인 이들리 (Idli)와 달타드카 (Dal Tadka) 6. 터키 프리버드항공 (Freebird Airlines) 버섯 오물렛은 절대 먹지 말 것을 권한다! 7. 노르웨이항공 (Norwegian Air) 흐물흐물 축 쳐진 채소만 봐도 다이어트가 될 것 같다. 8. 파나마 코파항공 (Copa Airlines) 누가 한번 씹은 듯한 소시지를 포함한 코파항공의 아침 기내식. 9. 아일랜드 라이언에어 (Ryanair) 아일랜드 저가 항공사 라이언에어의 미트볼 샌드위치. 10. 우크라이나항공 (Ukraine Airlines) 과일 샐러드라는데...먹어도 될까... 큐레이션팀 sns@seoul.co.kr
  • “비겁하지만 이름만 살짝 바꾼 정책도”

    “비겁하지만 이름만 살짝 바꾼 정책도”

    새 아이템 요구에 공무원 무리수 업계 반발·시장 혼란 초래도 당국 “여론·시장 의견 취합 산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6월 28일), ‘서비스경제 발전전략’(7월 5일), ‘무역투자진흥대책’(7월 7일) 등 최근 들어 정부부처 합동의 대형 패키지 정책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따른 각종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공무원 사회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다. 대통령이나 부총리 주재의 대형 이벤트를 통한 정책 발표가 연속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뭔가 새로운 정책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관련 부처들의 부담감이 무리한 정책이나 재탕, 삼탕식 정책 짜깁기 등 부작용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서울신문은 10일 중앙부처 공무원들을 상대로 이벤트성 종합정책 발표에 대해 스스로 느끼는 문제점을 물어 이를 크게 3가지로 정리했다. ① 설익은 정책 발표로 반발과 혼란 정부부처 공무원들은 새롭고 눈에 띄는 아이템을 내놓으라는 요구에 설익은 정책을 내놨다가 관련 업계의 반발과 시장의 혼란을 촉발시키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적인 것이 건강관리서비스업 활성화, 에너지 1등급 가전 구입 시 인센티브 지급, 편의점 판매 의약품목 확대 등이다. 국장급 간부 A씨는 “의료기관이 아닌 보험사 등이 건강관리서비스업을 할 수 있게 하겠다는 방안은 지난 2월 발표된 투자활성화 대책에서 ‘헬스케어산업’ 등의 이름으로 이미 등장했던 내용”이라면서 “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나온 것도 아니고, 올 하반기부터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것뿐인데 의료계의 반발만 키웠다”고 말했다. 유통업계에서는 가전 구입에 따른 인센티브 지급 규모를 2000억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는데,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당장 400억원의 예산만 우선 편성했다. 실무 관계자 B씨는 “예산을 추산하는 단계로 가전 유통사와 협의 중”이라며 “세부 사항까지 충분히 준비한 뒤 발표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② ‘복사+붙이기’ 재탕에 신뢰도 저하 부처 종합정책 발표 때마다 기존에 나왔던 대책이 새로운 제목으로 포장돼 다시 등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를테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나왔던 신성장산업의 연구·개발(R&D)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혜택을 대기업까지 확대 적용하는 것은 지난 4월 산업개혁 방안 발표 때 이미 나왔던 내용이다. 서비스경제 발전전략에서 나온 서비스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 네거티브 방식 전환, 기존에 개인에게만 적용되던 벤처 투자 세액공제를 기업으로 확대하는 방안 등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있던 내용이다. 국장급 C씨는 “서비스업 발전전략이나 투자활성화 대책에 빠져서는 안 될 내용이지만, 전보다 구체적이거나 진일보한 면이 필요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과장급 D씨는 “새로운 정책의 생산에 압박을 받다 보면 비겁하지만 이름만 살짝 바꿔서 넣는 경우도 없지 않은데 하늘 아래 완전히 새로운 정책이란 존재하기 어려운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런 일이 반복되면 수요자인 국민들의 정책 신뢰도가 낮아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국장급 E씨는 “똑같은 정책이라도 복합적인 기능과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고용노동부와 교육부의 일학습 병행 정책은 여성·청년 고용 대책이 될 수도, 중소기업 미스매치 대책이 될 수도, 은퇴하는 베이비부머를 위한 대책이 될 수도 있다”면서 “맥락과 구체적 내용을 보지 않고 일견 비슷하다는 것만으로 뭐라고 하는 것은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고 항변했다. ③ 반복되는 ‘대형 발표’에 추진력 감퇴 개별적으로 발표되면 좀 더 힘을 받을 수 있는 정책들이 대통령 주재 회의나 부총리 주재 회의 등으로 묶여 한꺼번에 쏟아지다 보니 정책 추진력이 약화되는 부작용도 나타난다는 게 일선 공무원들의 말이다. 국장급 간부 F씨는 “기획재정부나 총리실에서 발표하는 범정부 대책이 계속되면 피할 수 없는 문제”라며 “부처 입장에서는 기재부에서 취합하는 대책에 알짜 정책은 주고 싶지 않은 게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부처 국장 G씨는 “사실 이번에는 별도로 우리 부처의 정책을 발표하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면서도 “그래도 대통령 앞에서 발표했다는 점에서 위안을 얻는다”고 밝혔다. 종합대책이 남발된다는 지적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차영환 기재부 정책조정국장은 “열흘에 한 번씩 쏟아 낸 대책이라고 지적을 하지만, 자세히 보면 내용들이 다 다르다”며 “이번 대책에서 큰 그림을 그렸으면 다음 대책에서는 세부 방안을 만드는 식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나온 현장 대기 프로젝트만 해도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아니고 연구기관, 민간인, 사업자, 소비자 의견을 취합하고 부처가 협의해 만든 깊은 고민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이슬람 할랄이나 반려동물 등 관련 정책은 종교계와 수의사 등의 반발이 커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것들”이라며 “정부 종합대책으로 내놓게 되면 범정부 차원에서 이런 문제를 비교적 원활히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