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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호주] ‘하마터면’... 서퍼 공격하려는 상어, 생생한 드론 영상

    [여기는 호주] ‘하마터면’... 서퍼 공격하려는 상어, 생생한 드론 영상

    서퍼 주변을 돌다가 서퍼를 공격하기 위해 다가가는 상어의 생생한 동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동영상은 해양 구조대에서 상어 공격 예방을 위해 사용하는 드론에서 촬영되었다. 호주 ABC뉴스의 보도에 의하면 드론은 서퍼에게 스피커를 통해 상어 출몰을 경고해 상어 공격을 피할 수 있게도 하였다. 지난 7일 (현지시간) 세계 서핑 대회에서 우승을 한 적이 있는 유명 프로 서퍼 매트 윌킨슨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NSW)주 벨리나에 위치한 사프스 해안에서 서핑을 즐기고 있었다. 그때 그는 자신의 주변에서 물보라 소리를 들었다. 주변에 무엇인가가 있는 느낌이었지만 상어 지느러미는 보이지 않았다. 그때 하늘에서 드론 하나가 내려와 상어가 주변에 있으니 빨리 뭍으로 올라오라는 경고 목소리가 들렸다. 뭍으로 올라와 드론에서 촬영된 영상을 본 윌킨슨은 소름 돗는 공포를 느꼈다. 영상에는 상어 한 마리가 자신의 주변을 스토킹 하듯이 돌고 있었다. 한 순간 상어는 윌킨슨의 발끝까지 다가왔다가 멀어지기도 했다. 상어의 종류는 정확하게 식별할 수는 없었지만 백상아리나 황소상어일 가능성이 있었고, 크기는 1.5m에서 2.5m 사이였다. 드론의 경고가 없었다면 다시 상어가 돌아와 윌킨슨을 공격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윌킨스는 "주변에 물장구 소리 같은게 들려 뭔가가 있다는 느낌은 받았지만 상어가 이렇게 가깝게 다가왔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며 놀라워했다. 윌킨슨은 지난 2015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열린 서핑 대회중 동료 서퍼인 믹 패닝이 상어의 공격을 받는 장면을 생생히 목격했기에 이번 상황도 충격을 주었다. 그는 "그래도 상어의 공격을 받지 않아 정말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NSW주 해양구조대는 최근 상어의 공격이 늘어나면서 드론을 이용한 상어 감시에 나서고 있다. 드론 운영자는 상어가 출몰하는 즉시 해양구조대에 통보하며 해변에서 수영이나 서핑을 즐기는 시민들에게 상어 출몰을 경고한다. 이번 드론을 조정한 뷰 몽크스는 "상어는 갑자기 출몰했다. 상어가 나타났다고 느낀 순간 상어는 이미 윌킨슨을 향해 다가갔다"며, "상어를 포착한 즉시 해양구조대에 연락을 하고 시민들에게 경고했다"고 말했다. 해당 해변은 다음날인 8일까지 폐쇄되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문화마당] 가을이 쓸쓸한 이유/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가을이 쓸쓸한 이유/김이설 소설가

    이 계절만 되면 여지없이 꺼내 드는 시집이 있다. 최승자 시인이 쓴 ‘이 時代의 사랑’. 그 시집에 이런 시가 실려 있다. ‘개 같은 가을이 쳐들어온다./ 매독 같은 가을.’(‘개 같은 가을이’ 중) 시인이 말하는 그 가을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가을이 쳐들어온다는 건 어떤 이미지인지 알 것 같다. 가을은 가을로 변해 가는 것이 아니라 가을로 쳐들어오기 때문이다. 어제까지만 해도 에어컨과 선풍기 없이는 잘 수 없는 여름이었는데 오늘부터 하늘은 파랗게 질리고, 그늘 밑은 서늘하며 바람에서 외로움의 냄새가 맡아지는 계절이 되고 만다. 그것이 가을이 쳐들어왔다는 증거다. 가을에는 해가 지면 쓰레기도 버리러 가지 않는다는 친구가 떠오른다. 쓰레기 버리러 나간 차림 그대로, 그 길로 집을 나갈 것 같은 불길함이 들기 때문이라는 건데, 선선하고 쓸쓸한-사람을 순식간에 외롭게 만드는 바람이 가슴 한 구석을 후벼 파고 나가버려 사람을 어쩌지 못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다소 황당한 이유였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이유 없이 고적해지는 기분, 까닭 없이 서글퍼지는 감정, ‘이게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하는 의문이 들고 내가 쥐고 있는 것들이 모두 부질없이 느껴지는 순간이라면 나도 잘 알기 때문이다. 그것이 가을이 되면 더 자주 찾아온다는 것도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다. 누군가는 갱년기 때문이라고 한다. 누군가는 인간은 원래 외로운 존재여서 그렇다고도 하고, 가을이 본디 쓸쓸한 계절이기 때문이라고도 한다. 풍성하고 푸르던 세계가 한순간 저무는 색으로 변하는 계절이어서, 한여름같이 뜨거웠던 청춘이 끝나 버린 중년의 힘없는 발걸음처럼 느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계절은 변하기 마련이니, 가을 지나 겨울 끝에 다시 또 봄이 오고 여름이 찾아오겠지만 인생이란 한번 여름이 끝나면 다시는 그 여름이 찾아오지 않기 때문이지 않을까. 결국 청춘은 영원하지 않고, 젊음은 유한하며, 우리는 하루하루 늙어간다는 깨달음. 사전을 찾아보니, ‘젊다’는 단어에는 세 가지 의미가 있다. 모두가 알고 있는, 나이가 한창때에 있다는 의미이자 혈기 따위가 왕성하다는 의미. 또 보기에 나이가 제 나이보다 적은 듯하다는 뜻도 갖고 있다. 이 세 가지에 포함되지 않는 나는 분명 인생의 가을이며 중년이라는 방증이겠다. 당연하지 않은가. 어느새 40대 후반이다. 그러나 누군가는 내게 한창때라고 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너의 지금이 가장 젊을 때라고도 말할 것이다. 여름에 바라보는 가을은 늙음이지만, 겨울에 가을을 바라보면 젊음으로 치환되는 것이니까. 그러니 이렇게 쓸쓸한 까닭은 아직도 청춘을 못 잊었기 때문이다. 오늘보다 어제가 더 좋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생각은 얼마나 쓸모없는가. 오늘보다 내일이 더 나을 거라고 생각한다면, 어제보다 오늘이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면 좀 덜 쓸쓸해질 텐데. 그러나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을. 도리가 없으니 쓸쓸할 수밖에. 이유야 어떻든 가을에는 마음껏 쓸쓸해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요즘의 우리 일상이 쓸쓸할 겨를도 없는 나날이지만 그래도 가을이 왔다는 것을 몸으로 느끼고 있는 당신이라면 말이다. 그러니 가을마다 읽는 시를 한 편 더 읽어야겠다. ‘거기서 알 수 없는 비가 내리지/ 내려서 적셔 주는 가여운 안식/ 사랑한다고 너의 손을 잡을 때/ 열 손가락에 걸리는 존재의 쓸쓸함/ 거기서 알 수 없는 비가 내리지/ 내려서 적셔 주는 가여운 평화’ 최승자 시인의 ‘사랑하는 손’이다.
  • 천국에 록 파티가 열린다… ‘기타神’ 반 헤일런 하늘로

    천국에 록 파티가 열린다… ‘기타神’ 반 헤일런 하늘로

    1980년대 ‘양손 해머링’ 연주법으로 하드록계를 대표했던 기타리스트 에드워드 반 헤일런이 6일(현지시간) 후두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 65세. 반 헤일런의 아들 울프강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아버지의 사망 사실을 밝혔다고 BBC 등이 전했다. 1955년 네덜란드에서 출생한 반 헤일런은 유년기에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뒤 드럼을 연주하는 형 앨릭스와 함께 1970년대 초반 ‘반 헤일런’이란 하드록 밴드를 결성했다. 1978년 첫 앨범으로 단숨에 주목받는 기타리스트 대열에 오른다. 여기 수록된 ‘이럽션’이란 곡에서 그는 이른바 양손 해머링으로 불리는 ‘투 핸드 태핑’ 주법을 선보였다. 피아노를 연주하듯 양손으로 동시에 지판을 눌러 음을 내는 방식인데, 앞서 재즈 기타리스트들이 이 주법을 활용했지만 반 헤일런이 대중화시켰다는 평가다. 1980년대 헤비메탈 장르의 대중화와 함께 1983년 마이클 잭슨의 ‘비트 잇’ 솔로 기타 연주로 이름을 알린 반 헤일런은 같은 해 말 앨범 ‘1984’로 상업적 대성공을 거뒀다. 이 앨범은 미국에서만 1000만장 이상 팔려 나갔고, 수록곡 ‘점프’는 1984년 빌보드 싱글차트 5주 연속 1위 기록을 세웠다.반 헤일런은 무명 시절 다른 연주자들이 자신의 투 핸드 태핑 주법을 모방할까 봐 무대에서 뒤돌아 연주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속주에 기반한 그의 음악은 후대 연주자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록 음악계는 그를 ‘기타의 모차르트’로 치켜세웠다. 2007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반 헤일런은 자신의 이름을 딴 기타를 발표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 갔지만, 2000년 이후 암으로 건강 문제에 시달렸다. 이날 부고 소식에 록 밴드 키스의 진 시먼스는 “에디는 기타의 신이었다”고 회고하는 등 음악계의 추모가 이어졌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그 섬엔 예술이 숨쉰다… 이곳선 시간도 쉬어간다

    그 섬엔 예술이 숨쉰다… 이곳선 시간도 쉬어간다

    기온이 뚝 떨어졌다. 아침저녁 기온이 10도 안팎. 흐리고 비 오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의 11월 같은 날씨가 시작됐고, 이런 베를린의 가을을 겸허히 받아들일 때가 됐다. 불평해 봤자 바뀌는 것 없이 잿빛 하늘은 더욱 약을 올릴 테니 말이다. 이런 날씨에 머물기 좋은 곳은 역시나 ‘방구석’이겠지만, 그보다 더 좋은 곳이 있다. 바로 박물관과 갤러리다. 따뜻한 실내에서 시대를 뛰어넘는 예술을 즐기고, 박물관에 딸린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다 보면 이 느닷없는 추위에도 조금은 너그러워진다. 추적추적 비가 오는 날, ‘박물관의 섬’으로 향했다. 지난해부터 가려고 했던 새로운 갤러리에 가기 위해서.●‘박물관의 섬’의 새 지도, 제임스 시몬 갤러리 그곳은 지난해 7월 새로 문을 연 제임스 시몬 갤러리다. 영국 건축가이지만 독일에서 유독 사랑받는 건축가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만들어 더 화제를 모았다. 베를린에 사는 입장이 아니었다면 벌써 가 봤겠지만,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다 이제야 간다. 제임스 시몬 갤러리는 베를린에서 가장 유명한 예술 명소 ‘박물관의 섬’ 안에 있다. 베를린의 내로라하는 박물관 다섯 개가 섬처럼 이루어진 이곳에 제임스 시몬 갤러리가 문을 열면서 이제 ‘박물관의 섬’은 다섯이 아닌 여섯 곳의 예술 공간으로 확장됐다. 이 새로운 갤러리는 가는 길부터 인상적이다. 구박물관의 멋진 열주를 따라 걷다 보면 신박물관의 열주로 이어지고, 어느새 제임스 시몬의 간결하고 모던한 열주로 이어진다. 그리고 그 열주는 갤러리 건물 전체에 중요한 건축 요소로 쓰이고 있다. 제임스 시몬 갤러리로 들어가는 입구는 두 군데다. 긴 기둥을 따라 들어가는 1층의 입구와 탁 트인 계단을 올라가면 2층 입구가 나온다. 코로나19 상황 이전에는 두 곳을 모두 개방했으나 지금은 1층 입구로만 관람객을 받는다. 비가 오는 토요일이었는데도 1층 입구에 사람들의 줄이 길었다. 줄을 설까 하다가 우리는 갤러리 카페에서 일단 커피 한 잔을 마시기로 했다. 줄을 서지 않고 온라인으로 표를 살 심산이었다. 사실 내가 사려고 한 티켓은 박물관 연간 회원권이었다. 1년 동안 베를린의 박물관과 갤러리의 모든 전시를 볼 수 있는 회원권인데, 특별전과 상설전을 모두 볼 수 있는 100유로(약 14만원)짜리 회원권과 상설 전시만 볼 수 있는 50유로짜리 회원권이 있다. 여기에 관람객이 별로 없는 오전이나 오후 특정 시간에만 상설 전시를 보는 베이직 회원권도 있는데, 이건 가격이 25유로밖에 안 한다. 박물관 한번 들어가는 데 입장료가 보통 12유로인 점을 생각하면 베이직 회원권은 정말 거저나 다름없다. 우리가 걸어온 박물관의 열주처럼 길고 좁고 높은 카페 안에서 느긋하게 비 내리는 풍경을 내다보았다. 날이 좋다면 슈프레 강가를 마주한 테라스 자리도 멋질 것이다. 마침 제임스 시몬 갤러리에서 시작한 ‘게르만 부족’ 전시는 흥미가 전혀 안 당기는 것이어서 베이직 회원권을 사는 게 하나도 아깝지 않았다. 우리는 이 티켓으로 신박물관만 둘러봐도 충분히 행복할 것이다. 제임스 시몬 갤러리는 자체의 전시 공간도 있지만 박물관 섬의 대표적인 페르가몬 박물관과 신박물관으로 이어지는 입구 역할도 한다. 카페가 있는 2층 공간의 리셉션 안쪽으로 돌아가면 페르가몬 박물관으로, 0층(우리의 1층) 로비에서 지하로 내려가면 신박물관으로 가는 입구가 나온다. 티켓은 입구에서만 확인하므로 갤러리 내에서 티켓 없이 둘러볼 수 있는 공간이 제법 되지만, 지금은 사람을 제한해야 하는 상황이라 막아 뒀다. 높은 천장과 간결한 선의 건축, 그리고 긴 조명으로 이루어진 갤러리의 공간을 사람 없이 둘러보는 건 특권처럼 여겨졌다. 이제 이 공간을 거쳐 신박물관으로 들어가 이집트의 유물을 영접하러 갈 것이다.늦은 오후에 간다면, 길어지는 해의 그림자를 담는 제임스 시몬 갤러리의 외관은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된다. 신박물관과 붙어서 둥글고 길게 이어지는 갤러리의 외관 기둥은 총 226개로 돼 있다. 하얗게 빛나는 현대식 열주는 갤러리의 외관을 이루는 동시에 안과 밖의 중간 역할도 충실히 하고 있다. 열주 사이의 공간들로 빛이 차고 흐르는 움직임을 따라가는 건 또 다른 감상 포인트를 준다.●‘박물관의 섬’ 필수 코스, 신박물관·페르가몬 제임스 시몬 갤러리의 지하 1층을 통하면 신박물관으로 들어간다. 먼저 벽돌로 만든 동굴 같은 지하 전시실이 나오고, 이곳을 지나면 신전 같은 공간과 마주한다. 어두운 공간은 지상층으로 올라갈수록 점점 밝아진다. 신고전 양식이 돋보이는 신박물관은 2차 세계대전 중 심하게 훼손되고 동베를린 시절에는 수십년 동안 방치됐다. 통일 후 ‘박물관의 섬’을 복원하려는 정부 계획에 따라 전체 마스터플랜이 세워지고, 당시에도 데이비드 치퍼필드가 신박물관의 복원을 맡아 지난 2009년에 개관했다. 신박물관은 오픈 당시 메르켈 총리로부터 ‘유럽 문화사에 길이 남을 건축물’이란 찬사를 받았다. 남아 있는 공간들을 최대한 보존하고 복원할 수 없는 부분은 비워 냄으로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절묘하게 완성한 그의 건축 철학이 빛을 발한 작품이었다. 실제로 신박물관의 중앙 통로 같은 거대한 계단에 이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모던한 천장과 포탄 자국이 그대로 남아 있는 기둥과 벽, 웅장한 대리석 계단이 어우러진 통로에서 신박물관의 웅장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신박물관의 최대 매력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이집트 여왕, 네페르티티의 흉상에 쏠리고 있지만, 다양한 조각과 파피루스 문자 등의 광범위한 이집트 유물 컬렉션이 신박물관의 힘이다. ‘박물관의 섬’에 있는 다섯 박물관을 도장깨기하듯 다 가 봐도 좋겠지만, 그중에서도 우선을 꼽으라면 신박물관과 페르가몬 박물관이다. 페르가몬은 박물관의 섬에서 가장 늦게 건립됐음에도 최대의 박물관으로 꼽히는 곳이다. 이곳에선 기원전 160여년경부터 만들어진 제우스 신전의 제단을 마주할 수 있다. 고대도시 페라가몬(현재의 터키)에서 실제 발굴한 이 제우스 대제단은 헬레니즘 건축의 최고 걸작품으로 칭송받는다. 하지만 아쉽게도 2023년까지 공사 중이라 볼 수가 없다. 공사를 시작하기 몇 년 전 운 좋게 제우스의 대제단을 본 적이 있다. 그래도 공사가 끝나면 1순위로 다시 가고 싶다. ●건축부터 남다른 베를린의 현대미술관 ‘박물관의 섬’이 고대와 중세 예술작품의 보고라면 베를린의 현대 미술은 어디에 모여 있을까? 이 물음에 답할 수 있는 미술관과 작은 갤러리들이 물론 많이 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특별한 두 곳을 소개한다. 바로 베를린에서 가장 인기 있는 현대미술관인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와 함부르거 반호프 뮤지엄이다. 두 곳 모두 건축부터 남다르다. 전쟁 이후 다시 태어났다는 공통점도 있다. 개인적으로도 두 곳을 베를린에서 먼저 가 봐야 할 곳으로 꼽는다.늘 획기적인 전시로 주목받는 마틴 그로피우스 바우는 네오 르네상스 건축 양식이 돋보이는 아름다운 미술관이다. 바우하우스의 창시자인 발터 그로피우스의 큰아버지, 마틴 그로피우스가 1881년에 설계한 곳으로, 처음엔 공예 박물관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전쟁으로 크게 훼손됐던 건물을 대대적으로 재건해 1981년 미술관으로 재개관했다. 네오 르네상스 양식의 건축과 모자이크 장식이 무엇보다 아름답지만, 고풍스런 분위기의 아트리움과 메인 홀에 이르면 그 매력은 더 배가된다. 거대한 중정의 모양으로 둘러싼 1층 메인홀에서는 내로라하는 현대작가들의 대규모 설치 예술 작업이 많이 열렸다. 2층에는 각기 다른 전시실로 또다시 공간이 나누어지는데, 2층 난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또 다른 각도에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대규모 설치예술로 유명한 올라퍼 엘리아슨과 중국의 반체제 예술가 아이웨이웨이, 한국 작가 이불 등 세계가 주목하는 작가들이 이곳에서 전시를 열었다. 매번 깜짝 놀랄 만한 전시를 선보여 갈 때마다 설레는 곳이다. ●철도역 개조한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 미테에 자리한 함부르거 반호프는 순백색의 외관부터 우아하다. 하지만 실체는 1884년 이후 버려진 철도역을 개조한 미술관이다. 1906년엔 교통건축박물관으로 이용됐고, 1996년에 미술관으로 문을 열었다. 유일하게 보존된 기차역을 미술관으로 쓰고 있어 미술관 이름도 그대로 함부르거 반호프가 됐다. 커다란 전시 홀에는 철도역 때 쓰던 19세기식 창문이 그대로 있고 레일 바퀴의 흔적도 남아 있다. 전시를 감상할 때, 이 큰 아치형의 창문들로 들어오는 채광이 멋진 조명이 돼 준다. 이 뮤지엄에선 신국립미술관이 다루는 시기 이후, 즉 20세기 후반의 작품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앤디 워홀이나 안셀름 키퍼 같은 현대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으며 플럭서스의 창시자인 요제프 보이스에 관한 방대한 컬렉션도 상설로 전시한다. 기획전시를 통해서는 실험적인 현대예술 작품을 선보여 매번 가도 새롭다. 날이 어두워진 뒤에는 신비롭고 시린 푸른 빛으로 박물관 외관이 둘러싸인다. 이 푸른 빛은 미니멀리스트 예술가인 댄 플래빈의 설치작품으로, 작가는 오로지 형광등을 이용한 반복적인 구성을 통해 실제 공간을 완성한다. 형광등의 빛과 색의 조화만으로도 풍요로운 아름다움이 만들어진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밤에 함부르거 반호프 미술관 근처를 지나게 된다면 하얀 건물 외관이 푸른 야광 빛으로 비치며 만들어 내는 신비로움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베를린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 베를린에는 약 170개의 박물관과 300여개의 갤러리가 있다. 상업적인 갤러리들이 몰려 있는 유명 갤러리 거리도 많고 이름도 미처 모르는, 숨어 있는 갤러리도 수두룩하다. 베를린의 수많은 상업 갤러리 중에서도 독보적인 곳이 있다. 잠룽 보로스와 쾨니히 갤러리다.잠룽 보로스는 독일의 저명한 예술품 컬렉터인 크리스티안 보로스가 그의 아내와 함께 운영하는 개인 갤러리로, 컬렉터들 사이에서는 이미 명성이 자자하다. 히틀러 시대에 지어진 벙커를 개조했는데, 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방공호로, 독일 분단 후에는 군사 감옥으로, 통일 후인 1990년대에는 테크노클럽으로 쓰였던 역사가 흥미롭다. 벙커를 개조하는 데에만 5년이 넘게 걸렸고 1800t의 콘크리트를 걷어낸 곳에 조각, 사진, 설치예술 등의 현대 예술 작품을 채워 두었다. 3000㎡ 규모의 공간에는 데미안 허스트, 올라퍼 엘리아슨, 볼프강 틸만스 등 한자리에 모으기 어려운 쟁쟁한 현대작가들의 120여점 작품을 5층에 걸쳐 전시하고 있다.또한 벙커 꼭대기에는 보로스 부부의 펜트하우스를 만들어 벙커 전체를 전시 공간이자 보금자리로 삼고 있다. 금·토·일요일에만 문을 여는 이 갤러리는 인터넷으로 사전 예약을 해야 하고 가이드의 동행 아래 그룹투어로만 진행된다. 사진은 찍을 수 없지만 그래서 전시와 설명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최근 베르크하인 클럽에서 열리는 전시 프로그램 ‘스튜디오 베를린’도 이 보로스재단에서 기획, 선보이는 것으로 이미 매진 상황을 이어 가고 있다.2년 전에 친구를 통해 알게 된 쾨니히 갤러리는 베를린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갤러리 중 하나다. 39세의 젊은 아트딜러 요한 쾨니히가 이끄는 갤러리는 2015년 크로이츠베르크 지역에 있는 장트 아그네스 건물로 자리를 옮기면서 더 입소문을 탔다. 장트 아그네스는 과거 가톨릭 교회 건물로, 1960년대 브루탈리즘(우아한 미를 추구하는 서구 건축에 반하는 야수적이고 거친 건축 사조) 건축의 특징을 잘 보여 준다. 건물은 단조롭고 정사각형 기둥 모양의 거대한 콘크리트 탑을 가지고 있으며, 거친 콘크리트 탑 위에 다시 하얀 벽돌의 탑이 얹혀 있는 형상이다. 콘크리트 탑 아래 거대한 금속 문을 밀고 들어가면 인포메이션 데스크와 사무실 같은 공간이 나온다.●시간을 들여 볼수록 조금씩 더 이해할 수 있는 곳 쾨니히 갤러리는 교회의 가장 넓은 공간인 예배당을 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메인 전시 공간에 발을 디디면 높고 가득한 공간감에 그저 놀라게 된다. 직사각형의 높고 육중한 전시실은 공간 그 자체로 작품 같다는 인상을 주는데 그 안에서 벌어지는 전시 또한 매우 독특하다. 국제적으로 떠오르는 39명의 예술가를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는데 설치 작품에서 조각, 회화, 사운드까지 매우 생소하면서도 창의적인 작품을 선보인다. 베를린을 거점으로 참가하는 세계 주요 아트페어마다 매우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쾨니히 갤러리의 전시 규모는 생각보다 크지 않지만 그렇다고 한 바퀴 휙 돌아보고 나올 만큼 가벼운 공간도, 전시도 아니다. 시간을 들여 볼수록 조금씩 더 이해할 수 있고, 비로소 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 갤러리에 들어선다면, 늘 시간을 갖고 여유 있게 보면 좋겠다. 여행작가 dongmi01@gmail.com
  • [애니멀플릭스] 나무 사이를 비행하는 ‘하늘 나는 뱀’ 아시나요?

    [애니멀플릭스] 나무 사이를 비행하는 ‘하늘 나는 뱀’ 아시나요?

    마치 새가 비행을 하듯 독특한 움직임으로 공간을 이동하는 ‘하늘을 나는 뱀’의 비결을 밝힌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미국 버지니아공대 이삭 예튼 교수 연구진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밀림에 주로 서식하는 '파라다이스 나무뱀'(paradise tree snake·학명 Chrysopelea paradisi)은 마치 새가 하늘을 날 듯 나무와 나무 사이를 수평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뱀이 날개가 있는 새처럼 실제로 하늘을 나는 것은 아니지만 ‘비행’이라는 표현을 쓸 정도로 가공할만한 ‘비행 능력’을 가졌는데, 이러한 능력에 대해 밝혀진 사실은 많지 않았다. 다만 일반적인 뱀이 땅에서 이동할 때 파도가 치듯 몸을 구불거리듯이, 이 뱀 역시 공중에서 몸을 빠르게 흔든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이 습성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파라다이스 나무뱀이 파도가 치듯 공중에서 몸을 구불거리는 행동을 3D 모델로 만든 뒤, 이 행동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결과, 공중에서 몸을 상하좌우로 구불거릴 때 발생하는 흔들림이 비행 중 더욱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반대로 공중에서 구불거리는 동작이 없을 경우 나무에서 나무 사이로 날 듯 이동하는 것이 아닌, 곧바로 땅에 떨어지게 된다는 것도 확인했다. 실제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서식환경을 만든 뒤 10m 높이에서 점프를 하게 했을 때, 수평 또는 수직으로 몸을 구불거리는 것이 뱀의 ‘비행’ 능력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파라다이스 나무뱀은 공중에서 이동하는 동안 머리의 각도를 위와 아래로 흔드는 동작을 통해 더욱 안전성을 얻었다. 연구진은 뱀이 이러한 동작으로 얻은 안전성을 이용해 수 십m까지 공중에서 이동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과거 연구에서는 파라다이스 나무뱀에게 날개 역할을 하는 몸이 하나 뿐인 대신, 몸 자체가 좌우 대칭을 이루고 있어 양옆으로 흔들리더라도 안정적인 ‘비행’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 최신호에 실렸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월드피플+] 코로나로 비행기 끊기자…할머니 만나려 2735㎞ 걸은 11세 손자 (영상)

    [월드피플+] 코로나로 비행기 끊기자…할머니 만나려 2735㎞ 걸은 11세 손자 (영상)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막혀 할머니를 볼 수 없게 된 손자가 이탈리아에서 영국까지 무려 2735㎞를 걸어서 이동했다. 6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 6월 중순 집을 떠난 손자는 석 달이 훌쩍 넘은 4일에야 런던 할머니 댁에 도착했다. 영국인 아버지와 이탈리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로미오 콕스(11)는 지난해 이탈리아 남서부에 있는 지중해 최대의 섬 시칠리아로 이사했다. 그전까지만 해도 할머니와 왕래가 잦았지만, 올 초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뒤 비행기가 끊기면서 뜻하지 않게 이산가족이 됐다. 소년은 걸어서라도 할머니를 보러 가겠다고 다짐했다. 콕스는 “부모님께 여쭤보니 50번 이상 안 된다고 하셨다. 하지만 끈질긴 설득 끝에 결국 허락을 받았다”고 설명했다.아버지와 함께 길을 나선 소년은 몇 날 며칠을 걷고 또 걸었다. 들개떼에 쫓기고 길을 잃는 고행의 연속이었다. 한 번은 벌집 밑에서 자다 큰일이 날 뻔했다. 소년은 “부르튼 발이 피투성이가 됐다. 하지만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별을 보며 잠들고 바다를 만나면 헤엄쳤다”고 말했다. 스위스와 프랑스를 거치는 고된 여정 끝에 이들 부자는 집을 나선 지 93일 만인 지난달 21일 런던 트래펄가 광장에 다다랐다. 2주의 격리를 마친 두 사람은 지난 4일 마침내 할머니 댁이 있는 옥스퍼드셔 위트니에 도착했다.마을 어귀에서부터 걸음을 재촉한 소년은 골목 안쪽 집 현관문 앞에 서서 자신을 기다리는 할머니를 발견하고 전력으로 질주했다. 뜨거운 포옹으로 보고 싶었다는 말을 대신했다. 손자를 품에 안은 할머니의 눈가도 어느새 촉촉해졌다. “이제나저제나 하고 기다리느라 혼이 났다”며 손자를 얼싸안았다. “네가 정말 자랑스럽다. 아주 환상적인 일을 해냈다”며 감격스러워했다. 할머니는 “나를 보러 이탈리아에서부터 걸어서 오겠다는 손자 말을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그런데 어느새 눈앞에 와 있었다”고 기뻐했다. 그러면서 “어린이들이 우리를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전 세계 모든 할머니를 대표해 감사를 전한다”고 덧붙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아름다운 우리말 상표에 ‘잘풀리는집’ 선정

    아름다운 우리말 상표에 ‘잘풀리는집’ 선정

    아름다운 우리말 상표에 ‘잘풀리는집’, ‘비비고’, ‘머리에봄’ 등이 선정됐다. 특허청은 오는 9일 제574돌 한글날을 맞아 제5회 우리말 우수상표를 공모한 결과 응모작 40건 중 3개 부문, 8개 입상작을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이 후원하고 특허고객과 심사관들이 참여한 공모전에서 아름다운 상표에는 잘풀리는집이, 고운 상표에는 비비고가 각각 뽑혔다. 잘풀리는집은 휴지 등에, 비비고는 냉동식품 등의 상표로 잘 알려져 있다. 정다운 상표에는 머리에봄·자연한잎·딤채·틈틈이·발라발라·빛이예쁜우리집 등 6개가 선정됐다. 머리에봄은 두피관리·미용업, 틈틈이는 문 부속품 등에 사용됐고 딤채는 ‘김치’의 옛말이다. 응모작은 특허청 요건심사를 거쳐 국어전문가가 참여하는 심사(규범성·고유어 사용 등)와 특허고객·심사관 투표를 합산해 수상작을 확정했다. 시상식은 8일 비대면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국토지리정보원이 한글날을 맞아 전국의 고시된 지명 10만개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지명은 대구 달성군 가창면에 있는 9자짜리 고유어 ‘옥낭각씨베짜는바위’인 것으로 파악됐다. 주암산 능선의 큰 바위로 옛날 옥낭각시가 베를 짜다가 총각에게 쫓겨 하늘로 올라갔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단독] “스무살 중증 발달장애 아들을 둔 나는 예비 살인자입니다”

    [단독] “스무살 중증 발달장애 아들을 둔 나는 예비 살인자입니다”

    지난 8월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저는 예비 살인자입니다. 부디 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돌봄대책을 마련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던 오모(49)씨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숨 쉴 틈을 달라”고 말했다. 다음은 오씨 시점으로 재구성한 인터뷰.저는 언젠가 20살 중증 발달장애인 아들을 더이상 감당할 수 없을 때가 오면 같이 죽겠다고 각오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학교나 시설이 문을 닫고 아들을 돌보기가 더욱 힘들어졌습니다. 국가의 도움이 간절합니다. 아들은 자폐 증상이 심합니다. 너무 속상하지만 동물 같습니다. ‘엄마’, ‘아빠´조차 말하지 못하고 “어어”하는 옹알이로만 소통합니다. ‘도전적 행동’(자신이나 타인을 위협하거나 가해하는 행동)도 심해 아들의 몸은 온통 상처투성입니다. 가족들도 상처를 달고 삽니다. 아이가 던진 살충제를 맞은 아내는 머리를 꿰맸고 제 몸 여러 곳에도 물린 흉터가 남아 있습니다.아들이 그나마 얌전해지는 건 차에 탈 때입니다. 운전석과 뒷좌석 사이에 격벽을 설치해 휴일마다 우리 가족은 목적지도 없이 도로를 달립니다. 지난 4년간 22만㎞를 운행했습니다. 175㎝, 90㎏에 달하는 성인 아들과 사는 것은 힘에 부쳐 가지만 정부의 돌봄 지원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우리 가족은 극도의 고립감을 느끼며 삽니다. 아이의 상태가 좋지 않다 보니 ‘장애인활동지원 서비스’도 늘 거부당합니다. 동일한 임금에 돌보기 쉬운 아이를 맡고 싶은 활동보조인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됩니다만 중증 장애인 부모는 누구에게 도움을 구할까요. 아들은 특수학교 전공과(고교 졸업 이후 2년 동안 자립·직업훈련를 제공하는 교육과정)에 재학 중입니다. 솔직히 아들은 무언가를 배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하지만 학교가 아니라면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긴 시간을 보낼 곳이 없습니다. 이마저도 1년 반도 남지 않았습니다.아들은 평일 방과후부터 오후 5시까지, 그리고 학교가 닫힐 때마다 사설 센터에서도 시간을 보냅니다. 한 달 비용이 100만원가량입니다. 경제적으로 부담이 크지만 감내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돌봄 부담을 덜어주는 주체가 국가 기관이 아닌 민간이어서 불안합니다. 혹시나 어느 날 센터가 ‘더이상 아들을 맡지 않겠다’며 거부하지 않을지 늘 전전긍긍하며 삽니다. 장애인 시설 입소는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백방으로 장기 생활시설을 수소문했지만 공격성이 없어야 하고, 기초생활수급자여야만 합니다. 이 세상에서 아들이 지낼 곳이 있을까요. 2017년 지방의 한 정신병원에 보냈던 아들은 끔찍한 경험으로 상태만 악화됐습니다. 매일 1시간씩 정서 치료를 한다던 병원은 매트리스 하나와 변기가 전부인 독방에 아들을 가뒀습니다. 환자복을 뜯고 벽에 변을 칠할 정도로 나빠진 아이의 정신적 상처는 집에 온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습니다. 우리 가족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은 차갑습니다. 제가 올린 청와대 청원 글에 달린 ‘아들을 안락사 시키라’는 댓글을 본 아내는 종일 끅끅거리며 울었습니다. 발달장애를 우리 가족만의 문제나 책임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문제로 품어주실 수 없는가요. 국가가 성인 중증 발달장애인을 꾸준히 돌봐줄 시설과 서비스를 확대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의회 출석도 출장?”…성남시 출장비 엉터리 지급 ‘논란’

    경기 성남시 공무원들이 청사 다른 층에 가거나,시의회 출석을 관내 출장으로 보고한 직원 등에게 출장비를 엉터리로 지급하는 한 것으로 드러났다. ‘성남을 바꾸는 시민연대’(이하 시민연대)는 2019년 1월~9월 성남시 일부 부서 공무원들에 대한 출장비 지출 내역과 차량운행 일지, 시의회 회의록 등을 분석해 공무원 출장비와 조사·분석 결과를 6일 내놨다. 시민연대는 “일부 부서 공무원들은 ‘현장확인, 물품구매’ 등의 출장 목적을 달아 출장비를 타냈으나, 실제로는 시의회 임시회에 참석했다”며 “모두 9건의 부당 수령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사례에 따르면 행정지원과 팀장 3명은 지난해 3월 8일 오전 9시∼오후 1시 또는 오전 10시∼오후 2시 4시간 동안 ‘물품구매’,‘후생복지 업무추진’ 등의 목적으로 관내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내역을 적고 2만원씩 출장비를 청구했다. 또 행정지원과 직원들이 ‘하늘북카페 물품조사’,‘하늘북카페 용품조사’,‘행정자료실 운영용품 조사’ 등의 목적으로 12차례에 걸쳐 24만원의 관내 출장비를 청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출장지인 하늘북카페와 행정자료실은 각각 시청 9층과 4층에,행정지원과는 6층에 위치해 출장비 청구 대상이 아니라고 성남을 바꾸는 시민연대는 지적했다. 관내 출장비는 4시간 이상의 경우 2만원,1시간 이상은 1만원을 지급한다. 공용차량을 이용한 뒤 1만원인 출장비를 2만원으로 부당 청구한 사례도 270여건에 달했다고 성남을 바꾸는 시민연대는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의회 출석과 출장 시간대가 겹치는 사례의 경우 해당 팀장들이 출장 시간을 정확히 적지 않았을 뿐 시의회에 20여분간 출석한 뒤 출장은 다녀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늘북카페와 행정자료실 사례는 출장을 다녀오면서도 시청 내부에 다녀온 것처럼 ‘내역을 적어 오해의 소지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관내 출장비는 한 달에 15만원까지만 지급할 수 있어 청구만 하고 수령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고 공용차량을 이용한 출장비도 시민단체가 주장하는 금액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며 “시민단체의 지적 사항에 대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민연대 관계자는 “성남시는 출장비 부당·허위 청구에 대한 전수 조사를 벌이고 부당하게 수령한 출장비에 대해 환수해야 한다”며 “이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민권익위원회나 경찰에 직접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단독]“무기직에겐 그림의 떡”…173% 차이나는 공무원·공무직 육아휴직률

    [단독]“무기직에겐 그림의 떡”…173% 차이나는 공무원·공무직 육아휴직률

    일하는 곳은 같지만, 처우는 하늘과 땅 차이. 나이차이는 9% 차이지만 육아휴직 사용률은 173% 차이로 벌어진다. 지방자치단체에 속한 무기계약직(공무직) 노동자와 공무원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다. 지방자치단체 무기계약직(공무직) 노동자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공무원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직 노동자에 대한 차별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가운데 육아휴직조차 마음껏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밝혀진 것이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 공무직 육아휴직 사용률 전수조사 정의당 이은주 의원이 17개 광역자치단체와 226개 기초자치단체 공무원과 공무직 육아휴직 사용현황을 전수조사한 결과 지난해 공무직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2.6%로 7.2%인 공무원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경기도 다음으로 가장 많은 인원이 근무하는 서울시의 공무직 육아휴직 사용률이 1.4%로 가장 낮았다. 세종시가 1.5%, 부산시와 인천시가 1.7%로 뒤를 이었다. 반대로 공무직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높은 지자체는 제주도(6.5%), 광주(4.5%), 전남(3.6%) 순이었지만 역시 공무원 평균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공무직의 육아휴직률이 낮은 것과 연령 간의 상관관계도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지자체에서 공무원과 공무직의 연령 차이에 비해, 육아휴직 사용률의 격차가 더 큰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서울의 경우 공무직의 평균 연령은 48.2세로 공무원에 비해 12% 높은 반면, 공무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공무직에 비해 503%나 높았다. 세종시도 공무직과 공무원의 연령 격차는 14%였지만 공무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433%가 높았다. 울산의 경우, 공무직 평균 연령이 48.6세로 서울보다 높지만 육아휴직은 서울 1.4%보다 높은 2.1%였다. 제주도 공무직의 평균 연령은 43.9세로 44.0세인 강원도 1.8%에 비해 3.4배나 높은 6.2%다. 결국 공무직의 저조한 육아휴직 사용률은 공무직의 고령이 원인이 아니라 근무환경 문제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다. 직장 내에서 부담 없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여건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온다. ●남성 공무직 육아휴직 전혀 없는 세종시, 울산시지난 5년간 전국적으로 0% 초반에 머물던 남성 공무원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시간이 지나면서 개선이 되어, 현재 전국 평균 1.1%를 넘었다. 하지만 공무직의 경우에는 광주와 제주만0.5%를 넘고 있고, 거의 모든 지역에서 0.1~0.2% 수준이었으며, 전국 평균은 0.2%였다. 심지어 지난해 울산시와 세종시에서는 남성 공무직 육아휴직 사용자가 아예 없었다. 부산도 3명 뿐이었다. 결과적으로 남성 공무원 대비 남성 공무직의 육아휴직 사용률 격차는 5.2배에 이르렀다. 이는 즉 공무원과 공무직 전체의 육아휴직 격차 2.7배보다 훨씬 컸다. 공무직 차별에 대한 지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근무환경에서 차별을 받을 뿐 아니라 상여금 등 금전적인 차이도 심하다. 가장 큰 원인은 공무원과 달리 통일된 공무직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공무직이라는 용어도 법률상 개념이 아니다. 서울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공무직 채용과 복무에 관한 조례를 만들면서 일반화된 용어다. 공무원이 아니면서 무기계약직으로 상시·지속업무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공무직으로 부른다. 정부는 지난 3월 공무직위원회를 출범하고 공무직 처우개선에 나서기는 했다. 공무직 법제화를 통해 공무직의 인사·노무·임금체계 근거를 만들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7개월이 흘렀는데 별다른 진전이 없다. 양대 노총은 문재인 정부가 정규직 전환 정책을 추진하면서 ‘복리후생 금품만큼은 차별 없이 하겠다’는 약속에 따라 내년 예산안에 공무직 차별해소 예산을 포함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역시 반영되지 않았다. ●이은주 의원 “공무직 육아휴직 하늘의 별따기 차별보여주는 것”정의당 이은주 의원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공무직에게 육아휴직이 사실상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인 것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이후에도 차별 해소가 미흡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2017년 정규직화 이후에도 공무직의 육아휴직 사용이 저조한 것에 대해서는 “육아휴직으로 인해 고용이 단절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고, 공무원과 달리 육아휴직자에 대체 근무 인력이 부족해 결국, 적절히 모성보호가 이뤄지지 있지 못하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또 현저히 낮은 남성 공무직의 육아휴직 사용률을 볼 때, “남성 공무직이 주요소득원이 가구에서 여성에 대한 돌봄의 전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육아휴직은 공무원의 특권이 아니라, 일·가정 양립과 남녀 고용의 평등에 관한 법률 등 노동관계법이 보장하는 보편적 권리”라며 육아휴직 장려, 육아휴직 사용자에 대한 불이익 근절 등 현장 지도를 강화하고, 육아휴직 대체근무자에 대한 적절한 예산을 시급히 확보할 것을 정부에 주문했다. 또한 국무총리 훈령에 따라 설치된 공무직위원회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을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에 촉구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한국 과학과 노벨상, 그리고 이휘소

    [한인식의 슬기로운 과학생활] 한국 과학과 노벨상, 그리고 이휘소

    추석 연휴를 지나면서 하루가 다르게 노랗게 변하는 들판과 높고 푸른 하늘을 보며 코로나바이러스도 멈출 수 없는 결실의 계절 가을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낀다. 수확의 계절이기도 한 10월은 한국 과학자들에게는 다소 부담이 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매년 이맘때 생리의학, 물리, 화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는데, 왜 우리나라는 아직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하는지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지기 때문이다.한국에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없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전문가들의 다양한 분석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짧은 현대과학의 역사, 창의성을 살리지 못한 입시 위주의 교육환경, 실패 확률은 높지만 창의적 연구에 충분한 시간과 예산을 투자할 수 없었던 사회환경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한국전쟁 뒤 국제사회에서 원조를 받아야 했던 한국은 국민의 희생과 노력으로 반세기 만에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고 모든 분야에서 기적 같은 성과를 이뤘다. 과학계 역시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자랑할 만한 성장을 했다. 외국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한국 과학계의 위상은 결코 낮지 않다. 다만 과학, 문학, 경제 분야의 노벨상과 수학 필즈상 정도가 한국 사람들이 아직 달성하지 못했을 뿐이다. 우승을 목표로 하는 스포츠와는 달리 과학자들은 노벨상을 목표로 연구를 하지는 않는다. 한 분야를 열심히 하다 보면 새로운 원리나 현상을 발견하게 되거나 어떤 분야를 크게 발전시킨 공로로 주어지는 것이 노벨상이다. 지적 호기심과 탁월한 연구 능력을 갖춘 인재들이 자연스럽게 과학자의 길을 선택했고 현재 여러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한국의 잠재적인 노벨상 수상자는 적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단지 시간이 좀더 필요할 뿐이다. 1976년 레슬링에서 양정모 선수가 기다리던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각 종목에서 연이어 금메달이 나오기 시작한 것처럼 과학 분야에서도 조만간 훌륭한 성과의 스타트를 끊어 줄 과학자가 나와 주리라고 믿는다. 노벨상이나 필즈상같이 개인이나 그룹이 받을 수 있는 가장 명예로운 상이나 업적은 무엇일까? 필자의 개인적인 기준으로 한국인이 받은 최근 20여년간의 톱 5 리스트를 나열해 보면, BTS의 빌보드 1위 행진,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김연아 선수의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금메달, 박세리 선수의 LPGA 대기록, 2002년 월드컵 4강 진출이 아닐까 싶다. 노벨상이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한 노벨이란 발명가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것과 최근 BTS가 ‘다이너마이트’란 노래로 빌보드 차트에서 연속 1위를 하고 있는 것이 우연이 아니길 기대해 본다. ‘이 모든 건 우연이 아니’라고 노래하는 BTS의 또 다른 히트곡 ‘DNA’의 가사처럼 한국 과학 역량을 감안해 볼 때 노벨상과의 만남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줄 수 있는 날이 그리 멀지 않았다. 현재 한국 과학계에는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수준의 업적을 쌓고 있는 과학자들이 많다. 노벨상이 획기적인 발견이나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공로로 주어지고, 일반적으로 연구 성과를 발표한 후 20~30년이 지나야 받게 되는 것임을 감안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수상자가 나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벨상에 가장 근접했으나 불의의 교통사고로 일찍 유명을 달리한 이휘소 박사와 같은 대가가 하루라도 빨리 등장하는 것도 기다려 본다.
  • [요즘 과학 따라잡기] 하늘, 바다 탐사하는 수공양용 드론/이용국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연구원

    일반적으로 드론이라고 부르는 공중에서 이동하는 회전익 드론은 바다나 호수 등 수면과 접촉할 경우 고장이나 충격에 의한 파손이 발생하고 수상에서 이착륙이 불가능하다. 이런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것이 공중과 수중 동시 탐사가 가능한 ‘수공양용 드론’이다. 이 드론의 가장 큰 장점은 목적지까지 빠른 이동과 공중에서 감시, 정찰 그리고 수면상 착륙 및 이동은 물론이고 다시 사용자가 원하는 수중탐사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박에 의한 이동, 잠수부나 수중장비를 이용한 일련의 탐사 활동을 하나의 장비로 수중과 공중에서도 가능하도록 만들어 시간과 비용 면에서 효율성을 갖추게 됐다. 수공양용 드론은 부력장치가 장착된 수중몸체와 공중 이동을 위한 비행장치의 결합체이다. 비행장치에 의한 공중 이동과 부력장치 및 수중몸체 후면의 추진 장치에 따른 수면에서의 임무수행이 가능하다. 수상 이동과 음성부력을 조절해 잠수에 의한 수중탐사도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사전 입력된 임무에 따라 수중작동은 물론 수면에서의 이륙과 귀환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있다. 추가되는 다양한 기능의 장착 센서에 따라 공중, 수상, 수중 탐사 임무가 다양해질 수 있다. 수심 3~4m까지 가능한 수중통신 기능을 강화하고, 수중 200m까지 잠항할 수 있는 수중글라이더나 수중 무인이동체의 장점을 접목시킨다면 녹조·적조 관측, 해양오염 조사, 긴급 재난 상황 등 활용분야는 더욱 다양해질 것이다.
  • 곁에 두고도 찾지 못한… 이 가을 더 쓸쓸한 ‘민주화의 기억’

    곁에 두고도 찾지 못한… 이 가을 더 쓸쓸한 ‘민주화의 기억’

    4·19민주묘지를 찾은 건 지난 3일 아침이다. 추석 연휴의 중간이자 개천절이기도 하다. 대학에 다니는 딸아이가 아침 식탁에서 불쑥 4·19가 뭐냐고 물었다. 순간 많이 당황했다. 4·19라? 그러고 보니 솔직히 나도 잘 모르겠다. 국사 교과서나 언론에서 배운 게 전부다. 4·19는 내가 태어나기 전 일이다. 나도 경험하지 못한 4·19를 지금의 딸아이 세대에게 얘기하려 하니 말문이 막힌다. 내가 4·19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본 것은 시인 김광규의 시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가 한몫했다. 누구나 한 번쯤 읊조렸던 기억이 있겠다. 4·19에 대한 시대적 상실감, 좌절감, 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회한이 담겨 있다. 혁명은 치열했지만 무척 짧았다. 시는 한마디로 절망의 노래다. 4·19를 연상케 하는 최고의 시로 꼽힌다. 실제로 시인은 서울대 문리대 1학년 당시 4·19 시위에 참가했다. 이 시를 가만히 읽노라면 1980년대 군사독재에 맞서 매캐한 최루가스 속에서 깨진 보도블록을 던지던 스물 몇 살의 청춘들이 떠오른다. 그 속의 젊은 나도 보인다. 80년 민주항쟁은 4·19가 일어난 지 20년 뒤 나의 세대의 일이다. 중장년 세대에게도 그런 시절이 있었다. 서울신문과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이 함께하는 ‘2020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19번째 여정은 ‘4·19민주묘지’였다. 코로나19로 한반도 전체가 신음하고 있지만 그래도 하늘은 더없이 높고 햇살은 투명했다. 코로나 덕분에 좋아진 가을 하늘은 명징한 하이페츠의 바이올린 연주를 닮았다. 서울 북단에 위치한 4·19민주묘지는 굳게 닫혀 있었다. 말은 코로나 방역이지만 보수단체의 집회 금지에 구색을 맞추기 위한 치졸한 조치라고 누군가 비판한다. 넓은 묘지에는 평소에도 찾는 이가 없는데 폐쇄한 것은 혹시 반민주적인 행태가 아닐까? 민주주의를 위해 피를 뿌린 4·19묘역이 반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현실에 망연자실해진다. 헛걸음친 것이다. 4·19묘지는 한 시절 학교 다닐 때 몇 번 들락거렸다. 젊은 날 마라톤으로 4·19묘지를 찾았던 기억도 있다. 순례객 저마다 이곳을 찾은 사연이 있을 법하다. 결국 참가자들은 굳게 닫힌 공원 입구에 있는 커다란 돌덩이 기념조각물 앞에서 해설자의 얘기를 듣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우리는 대부분 4·19를 피상적인 역사적 사실 정도로 이해하고 있을 뿐 정작 그 시절의 상황은 체감하고 있지 못한다. 그래서 그럴까? 거리의 소음 속에 목청을 높이는 해설자의 열띤 얘기가 가을 하늘로만 울려 퍼질 뿐 순례객들의 귀에 쏙쏙 들어오지 않는다. 굳게 닫힌 철문, 담을 넘고 들어가 볼 수도 없고 참가자들은 아쉬움 속에 인근 솔밭으로 발걸음을 옮긴다.우이동 솔밭공원은 서울의 북단 강북구 우이동에 있다. 자생하는 소나무 숲을 구청에서 사들여 조성했다고 한다. 서울에서 소나무 군락지로는 유일한 곳이다. 100년생 소나무 1000여 그루가 위용을 자랑한다. ‘우이’(牛耳)라는 이름은 삼각산의 봉우리가 마치 소의 귀처럼 생긴 것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우이동은 산에서 흘러 내려오는 계곡을 따라 마을이 이어졌는데 육당 최남선이 만년을 지낸 고택(소원)도 이곳에 있었고 신라 말기 도선 대사가 창건했다는 도선사도 지근거리에 있다. 우이동 솔밭의 매력은 수많은 낙락장송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3만 4955㎡쯤 된다. 원래는 사유지였다. 부동산 붐이 이곳까지 이어져 아파트 부지로 사라질 위기에 처한 숲을 보고 주민들이 보존 운동을 벌였다.결국 1997년 지자체가 매입해 2004년에 공원으로 개장했다. 야산에서 봐오던 거대한 소나무 군락이 주택가 한복판에 느닷없이 형성돼 있어 처음 본 사람들이 신기해한다. 그러나 솔밭공원은 ‘키치문화’의 결정판이다. 근심 없이 자란 소나무 군락까지는 입이 딱 벌어지지만 딱 그뿐이다. 갖가지 편의시설과 군데군데 넘치는 운동기구, 꽃과 나무 이름을 알리는 표지석까지 공원은 복잡하다 못해 어지러울 정도로 산만하다. 게다가 울룩불룩 자갈을 깔아 지압길을 만들었고 인라인스케이트나 자전거를 탈 수 있는 시설까지 있다. 그저 나무벤치 몇 개만 눈에 띄지 않게 두었으면 좋으련만 100년 거대한 소나무를 보기에 민망할 정도다. 솔밭공원 건너쪽에는 우이천이 흐른다. 북한산에서 내려오는 물은 개천 바닥 모래가 보일 정도로 맑고 깨끗하다. 여기저기 동네 주민들이 맨발로 우이천 모랫바닥을 걷고 있다. 솔밭 앞에 시냇물이 흐르는 격이다. 존 바에즈의 ‘더 리버 인 더 파인’(the river in the pine)을 떠올리면 지나친 비약일까? 우이천을 나란히 하며 덕성여자대학이 자리잡고 있다. 캠퍼스가 아름답기로 유명한 대학이다. 서울 도심 종로구 운니동에 있던 캠퍼스가 1970년대 후반 이쪽으로 이전했다고 한다.캠퍼스에는 당대 최고의 건축가이던 김수근의 작품이 여럿 위치한다. 그러나 캠퍼스는 폐쇄됐다. 역시 코로다19다. 캠퍼스에는 빨간 벽돌집이 유난히 많다. 낮은 담장 너머로 김수근이 설계한 몇몇 건물을 스쳐 지나가며 본다. 높은 고층 콘크리트 건물은 없다. 모두가 높지 않은 붉은 벽돌이다. 1972년 설계된 자연과학대학 역시 붉은 벽돌집이다. 건물 앞 광장은 비엔나 숲으로 명명됐다. 단풍나무 묘목원의 유래를 훼손하지 않고 숲으로 남겨 놓은 건축가의 배려가 돋보이는 장소다. 직접 가보지 않은 사람도 여러 드라마와 광고 배경으로 인해 단번에 익숙하다. 드라마 ‘도깨비’의 배경이 된 중앙도서관도 1984년 설계작이다. 에코 캠퍼스의 결정판이다. 이 건물들은 김수근의 캠퍼스 시리즈로 10여년에 걸친 시차를 잘 보여 준다. 1979년 건축협회상을 수상하고 2013년에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교문 바깥에서 훔쳐본 안쪽 캠퍼스에는 잔디가 노랗게 익어 간다. 잊을 수 없는 얼굴들이 문득 떠오른다. 무정한 세월 속에 그 짧았던 젊음도 갔다. 갑자기 코끝이 찡해진다. 인적이 없는 텅 빈 캠퍼스에 가을 햇살이 나른하게 쏟아진다.서울의 끝자락에 위치한 강북구 우이동, 도봉구 쌍문동 일대는 사연이 많은 동네다. 비운의 왕 연산군의 묘소도 있다. 벽초 홍명희, 김수영, 송진우, 김병로, 정인보, 함석헌 등 근현대사의 굵직한 인물들이 이곳에서 똬리를 틀고 살았거나 한동안 머물렀다. 4·19를 얘기할 때 늘 언급되는 김수영의 시비도 인근 도봉산 국립공원에 있다. 역시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도봉구는 2017년 문학예술교육특구로 지정됐는데 서울미래유산 9곳과 문화역사 관광벨트가 한몫했다. 연전에 화제가 된 드라마 ‘응답하라 1988’도 이 일대가 무대다. 그만큼 도시물을 덜 먹었다는 의미가 된다. 아담한 빨간 벽돌 주택과 소나무가 뻗어 자라는 담장 낮은 집들이 눈에 띈다. 80년대 풍경이다.사실 서울에 살면서도 이곳을 찾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은 강남에 비해 홀대받고 있지만, 한때는 서울의 관문격으로 당대의 인물들이 이곳에 자리했던 요지다. 간송 전형필도 일제강점기 이곳에서 살았다. 근대 전통 가옥인 간송 옛집에는 일제강점기 때 민족문화유산의 수호자였던 간송의 자취가 잘 남아 있다. 100년이 된 전통 한옥으로 건축적 가치도 커서 문화재로 지정됐다. 도봉구에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2년에 걸쳐 보수 공사를 완료했으며, 2015년 9월 11일 개관식을 한 뒤 일반에 공개돼 운영되고 있다. 4·19묘지를 시작으로 우이동, 쌍문동을 찾는 나의 발길은 다시 솔밭공원을 끝으로 끝났다. 솔밭 구석에 조그만 화강암 노래비가 서 있다. 인근에 살았던 윤극영의 동요 ‘반달’이다.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계수나무 한 나무 토끼 한 마리/돛대도 아니 달고 삿대도 없이/가기도 잘도 간다, 서쪽 나라로’ 얼마 만의 동요인가. 온 나라가 미친 듯이 트로트 열풍에 빠져 있는 가운데 동요 한 자락을 발견했다. 득템이다. 사실 한국의 대중가요는 미학적으로 파산한 지 오래다. 어린아이까지 나와 ‘이 풍진 세상을…’을 부르는 지금의 세태에 동요는 설 곳이 없다. 동요가 아이들에게까지 버림받는 천박한 세상이 2020년 한국이다. 반달 노래비를 뒤로하고 가만히 걷는다. 아득한 초딩 시절 불렀던 노래가 오늘 서서히 천둥처럼 가슴을 때린다. ‘은하수를 건너서 구름 나라로/구름 나라 지나선 어디로 가나/멀리서 반짝반짝 비치이는 건/샛별이 등대란다 길을 찾아라’ 가을이 깊어 간다. 길가 핏빛 칸나가 시든 줄기에 매달려 ‘초추의 양광’에 젖어 있다. 이제 가을은 점차 깊어 가고 사람들은 더욱 외로워질 것이다. 나도 반달처럼 길을 찾아야겠다. 글 김동률 서강대 교수 해설 박정아 서울도시문화지도사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 다음 일정제20회 영등포의 추억 ●출발 일시 10월 10일(토) 오전 10시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2020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대상에 박진호

    2020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 대상에 박진호

    한국무용협회는 올해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KICDC)에서 세종대 무용학과 박진호씨가 시니어 남자 부문 금상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대상)을 수상했다고 5일 밝혔다. 시니어 남자 부문 은상은 김희준, 동상은 정하늘이 받았다. 박진호와 김희준은 문체부 장관 추천을 받아 병무청이 인정한 예술요원으로 복무하게 된다. 시니어 여자 부문 금상은 양소영, 은상은 권영주, 동상은 가진진이 각각 받았다. 한국무용협회와 천안문화재단이 공동 주최한 2020 코리아국제현대무용콩쿠르는 지난달 23~25일 대한민국예술인센터 로운아트홀에서 열렸다. 31개국 494명이 참가했는데 코로나19로 참석이 어려운 해외 무용수들을 위해 비대면 부문도 신설돼 대회가 진행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광식의 천문학+] 10월 밤하늘 수놓는 ‘스타 파티’…유성우 쏟아진다

    [이광식의 천문학+] 10월 밤하늘 수놓는 ‘스타 파티’…유성우 쏟아진다

    매년 10월 초에 찾아오는 용자리 유성우가 8일 극대, 곧 최고조에 달한다. 정확한 극대 시간은 낮 시간이지만, 이날 어두워진 후부터 별똥별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밤 11시 40분 이후에야 하현달이 뜨므로 유성우 관측에는 크게 방해되지 않는다. 유성우는 지구가 혜성 등이 흘리고 간 잔재들과 만날 때 많은 유성이 비처럼 쏟아지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을 뜻한다. 매년 비슷한 시기에 관찰되며, 육안으로도 볼 수 있다. 유성우는 마치 하늘의 한 지점으로부터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데, 그 지점을 복사점이라 하고, 복사점이 있는 별자리 이름을 따서 유성우 이름을 짓는다. 올해의 용자리 유성우는 비교적 ‘얌전한’ 편으로, 극대에도 시간당 10개 정도로 예상되지만, 때로는 놀라운 별똥별 쇼를 펼치기도 하니까 충분히 관측한 가치가 있다고 하겠다.예를 들어 1933년에 유럽의 별지기들은 분당 500개의 용자리 별똥별 소나기를 경험했으며, 1946년 미국 서부 전역의 관측자들은 극대기에 시간당 수천 개의 유성우를 본 기록이 있다. 용자리 유성우는 혜성 21P / 자코비니-지너가 뿌리고 간 잔해들 속으로 지구가 지나갈 때, 그 잔해들이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와 타면서 빚어지는 유성우를 가리킨다. 이 혜성의 주기는 6.6년으로, 1월의 사분의자리 유성우와 10월 용자리 유성우의 모혜성이다. 최근 나타난 해는 2018년 9월이었고, 2025년 3월에 다시 도래한다. 유성우 관측 장소는 도시 불빛으로부터 벗어나 깜깜하고 맑은 밤하늘이 있는 곳이 좋으며, 주위에 높은 건물과 산이 없어 사방이 트인 곳이 좋다. 유성우는 복사점이 있지만, 복사점만 본다면 많은 수의 유성을 보기 어렵다. 오히려 복사점에서 30도 가량 떨어진 곳이 길게 떨어지는 유성을 관측할 확률이 높다. 자녀들과 함께 별똥별을 보고 빌 소원을 미리 일발 장전해두면 좋다. 유성우 관측은 맨눈으로 하는 게 기본이지만, 쌍안경 한 개쯤 준비하면 다른 밤하늘 풍경을 함께 줄길 수 있다. 밤날씨가 쌀쌀하니 특히 보온에 신경을 쓰고, 고개를 오래 들고 있기 어려우니 돗자리나 젖혀지는 의자를 활용하는 게 좋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길섶에서] 만월(滿月)/박홍환 논설위원

    한가위가 지났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그리운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 영상통화 너머 시골 노부모의 얼굴에서 지난 설 때보다 더욱 짙어진 주름을 발견하곤 불효 자녀들은 안타까운 마음에 울음을 그치지 못했을 게다. 한가위 달은 곳곳에서 밤하늘 가득하게 휘영청 떠올랐지만 수십년 살았으면서도 여전히 이방(異方)일 수밖에 없는 서울의 달은 친근하다 못해 따뜻하기까지 했던 고향의 달과는 달리 차가운 텅스텐빛만 내뿜었을 뿐이다. 닷새간의 연휴, 누군가는 고향 집 마당에서, 또 누군가는 휴양지 객실에서, 그리고 대다수는 집에서 창문 너머로 저마다의 소망을 담아 만월을 지켜봤을 것이다. 공통된 소망은 짐작하고도 남는다. 제발 이 고난이 하루속히 끝나기를…. 희망적이고도 분명한 것은 자연에는 섭리가 있고, 달은 차면 기운다는 것이다. 한가위 밤 그토록 커다랗게 동그란 원을 그렸던 만월이 며칠 만에 한쪽 원호(圓弧)가 으스러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차츰차츰 무너져 반달이 되고, 요부의 눈썹처럼 이지러든 뒤 결국에는 그믐의 어둠속으로 사라지고 말 것이다. 가족들의 명절 상봉마저 봉쇄할 정도로 맹위를 떨치는 코로나19 또한 영원할 수는 없다. 희망의 섭리를 기다려야겠다. stinger@seoul.co.kr
  • 은평구청장과 함께… 슬기로운 집콕 체조생활

    은평구청장과 함께… 슬기로운 집콕 체조생활

    요리·운전 피로 풀어주는 9분 영상 공개운동복 차림으로 주민 향해 추석 인사도김 구청장 “주민 정신·신체건강 도움 되길코로나 종식될 때까지 비대면 사업 발굴” “장시간 운전, 설거지 등으로 생긴 추석 명절증후군 체조로 날려 버리세요.” 운동복 차림을 한 김미경 서울 은평구청장이 명절증후군 스트레칭 영상에서 직접 체조를 하고 지역 주민에게 인사도 전했다. 지난달 30일 은평구는 유튜브 공식 채널에 ‘슬기로운 집콕 콘텐츠, 명절 증후군? 스트레칭으로 날려 버리세요’라는 제목의 9분 14초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김 구청장은 “이번 비대면 명절증후군 스트레칭 영상은 주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답답한 추석 명절 연휴 기간 중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가정에서 건강한 추석 연휴를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영상에는 김 구청장뿐 아니라 우경식 은평구체육회 부회장도 등장한다. 영상은 거북목과 굽은 어깨, 손목터널증후군, 졸음운전 예방 등에 좋은 네 가지 스트레칭을 소개하고 있다. 먼저 목쪽 후두하근을 늘려 주는 스트레칭은 한 손으로 턱을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뒤통수를 앞으로 밀어 이중턱을 만들도록 한 뒤 10초간 버티는 운동이다. 이어 소개한 어깨 부근 소흉근 체조는 좋지 못한 자세로 장시간 음식을 조리했을 때 통증이 생길 경우 유용한 체조다.김 구청장은 과도한 설거지와 장거리 운전으로 피로한 손목을 풀어 주는 운동도 함께했다. 손목 굽힘근 스트레칭은 손등을 하늘로 향하게 뻗은 뒤 손가락을 세운다. 반대 손으로 뻗은 손의 손가락을 당긴 뒤 10초간 유지하면 된다. 이 스트레칭은 팔 근육 이완과 손가락과 손목 관절의 뻐근함을 해소할 수 있다. 주의할 점은 과도하게 손목을 꺾지 않는 것이다. 이어 손목 폄근 체조는 주먹을 쥔 손을 앞으로 뻗는다. 반대 손으로 뻗은 주먹을 아래로 당긴 뒤 주먹을 바깥쪽으로 살짝 돌리는 자세다. 영상은 손목 폄근의 이완으로 팔과 손목을 동시에 푸는 효과가 있다고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김 구청장은 졸음을 쫓는 스트레칭 상체 대근육 체조를 소개했다. 두 손을 90도로 든 뒤 양손 팔꿈치를 잡은 상태에서 한쪽씩 당기는 동작이다. 이 동작은 상체의 대근육을 풀어 주면서 혈액순환을 도와 졸음을 쫓을 수 있다. 김 구청장은 “영상 제작에 함께 참여한 은평구체육회에 감사하며 이 스트레칭이 코로나19로 침체된 주민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 지속적으로 비대면 사업을 발굴해 코로나가 종식될 때까지 구민의 건강을 지키고 안전한 삶이 유지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장관이 왜 거기에… 복지부 추석 포스터 비판 봇물

    장관이 왜 거기에… 복지부 추석 포스터 비판 봇물

    코로나19로 엄중한 시기에 장차관의 전신 사진을 전면에 내세운 보건복지부의 추석 인사 포스터가 논란이 되자 복지부가 4일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디자인이 문제가 돼 논란이 있는 것 같은데, 이런 부분에 대해 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손 대변인은 “매년 명절이 되면 장차관의 인사 메시지를 담은 카드 또는 영상 게시물을 만들었고 금년에도 이와 같은 취지로 작성한 카드였다”며 “올해는 추석 연휴 기간 중 이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쉬자는 메시지를 다양한 수단을 통해 홍보하고 있어 이를 간단한 카드뉴스로 만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카드뉴스는 대변인실이 자체 제작으로 만들어 예산을 쓰지 않았고, 포스터를 인쇄하지도 않았다”며 “복지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올리는 간단한 카드로 이해해 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복지부 페이스북 등에 보름달이 뜬 밤하늘을 배경으로 박능후 장관과 김강립 1차관, 강도태 2차관이 각각 등장한 추석 포스터를 게시했다. ‘국민이 안심하고 추석을 보내실 수 있도록 쉼 없이 방역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는 평이한 내용이었지만, 장차관 홍보용으로 비칠 수 있다는 쓴소리가 제기됐다. 해당 포스터를 올린 페이스북 등에는 ‘얼굴 없이 노력하는 공무원과 의료진을 생각할 때 부적절한 처사’, ‘출마용 포스터’, ‘세금 낭비’라는 댓글이 달렸다. 복지부는 그동안 명절 때마다 ‘연휴에 문 여는 병원·약국’, 노부모님을 위한 치매상담콜센터 등 정보 공유성 포스터를 제작해 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하늘 아래 지존은 하나” 프레데릭 쿠드롱 PBA 투어 통산 2승째 신고

    “하늘 아래 지존은 하나” 프레데릭 쿠드롱 PBA 투어 통산 2승째 신고

    하늘 아래 당구 지존은 단 한 명이라고 했던가. 세계 ‘3쿠션 사대천왕’ 가운데 한 명인 프레데릭 쿠드롱(벨기에)이 ‘양손 당구의 천재’ 필리포스 카시도코스타스(그리스)를 제압하고 프로당구(PBA) 투어 TS샴푸 챔피언십 타이틀을 지켜냈다.쿠드롱은 4일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 특설 경기장에서 열린 202~21시즌 PBA 투어 2차대회인 TS샴푸 PBA 챔피언십 결승(7전4선승제)에서 카시도코스타스를 78분 만에 세트 4-0(15-14 15-11 15-6 15-3)로 제압하고 우승했다. 상금은 1억원. 지난해 9월 말 PBA 투어 원년 네 번째 대회였던 같은 대회에서 첫 승을 신고했던 쿠드롱은 이로써 지난해 개막전 챔피언이었던 카시도코스타스로부터 자신의 타이틀을 방어하면서 투어 통산 2승째를 신고했다. 쿠드롱은 또 지난해 7월 PBA 투어 첫 대결이었던 신한금융투자 PBA 챔피언십 16강전에서 2-3으로 당한 패배도 깨끗이 설욕하며 상대전적도 1-1로 균형을 맞췄다.앞선 4강전에서 에버리지 2.080과 공타율 40%의 우세를 앞세워 강민구(37)에게 3-1(7-15 15-10 15-8 15-10) 역전승을 거두고 PBA 투어 통산 두 번째 결승에 오른 쿠드롱과 김현우(38)를 역시 3-1(15-6 15-12 7-15 15-12)로 따돌리고 두 번째 결승 무대를 밟은 카시도코스타스의 이날 결승 ‘매치업’은 시작 전부터 화제가 됐다. 쿠드롱은 12차례나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하고 세계 3쿠션월드컵을 21회 제패하며 ‘3쿠션=쿠드롱’이라는 등식을 만든 선수다. 카시도코스타스는 2000년 세계 당구계에 혜성같이 등장해 26세에 2009년 세계챔피언십을 제패한 당구 천재다.특히 그는 이후 신경계 손상으로 오른손을 사용하지 못하면서 선수 생명에 위기가 닥쳤지만 왼손잡이로 다시 돌아와 2018년 서울 당구월드컵 준우승, 지난해 원년 개막전인 PBA 파나소닉오픈에서 우승하며 천재의 타이틀을 찾아온 선수다. 1세트 5이닝 만에 15-14로 리드를 잡은 쿠드롱은 반격에 나선 카시도코스타스를 상대로 내리 세 세트를 거푸 따내면서 우승했다.지난해를 포함 7전4선승제로 펼쳐진 9차례의 결승에서 4-0승을 거둔 건 쿠드롱이 처음이다. 쿠드롱은 또 지난해 우승 당시 세웠던 90분에서 12분을 단축해 자신의 결승전 최단 시간도 이날 갈아치웠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카드뉴스로 이해해달라” 포스터 논란에 복지부 입장(종합)

    “카드뉴스로 이해해달라” 포스터 논란에 복지부 입장(종합)

    복지부, 포스터 논란에 “물의 일으켜 송구” 장·차관 얼굴을 전면에 내세운 보건복지부의 추석 인사 포스터가 현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엄중한 시국에 맞지 않는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복지부가 “송구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영래 복지부 대변인은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포스터가) 디자인 측면에서 문제가 돼서 논란이 있는 것 같은데, 이런 부분들에 대해 물의를 일으켜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손 대변인은 “매년 명절마다 장·차관의 인사 메시지를 담은 카드와 영상 게시물을 만들고, 올해에도 이와 동일한 취지로 제작된 것이다. 복지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에 올리는 간단한 카드(뉴스)로 이해해달라”며 “특히 올해는 추석 연휴 기간 기간에 이동을 자제하고, 집에서 쉬자는 메시지를 다양한 수단으로 홍보하다 보니 이를 카드로 만들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한 것”이라면서 별도의 예산 없이 대변인실이 자체 제작했다고 설명했다.앞서 박능후 장관과 김강립 1차관, 강도태 2차관이 등장하는 추석 포스터가 지난달 28일부터 지난 1일까지 복지부 페이스북과 블로그 등에 게시됐다. 보름달이 뜬 밤하늘을 배경으로 박 장관이 서 있는 게시물에는 ‘보건복지부는 국민이 안심하고 추석을 보내실 수 있도록 쉼 없이 방역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는 메시지가 실렸다. 이 같은 복지부의 ‘추석 포스터’는 김강립 제1차관, 강도태 제2차관 버전으로도 제작됐다. 복지부는 각각 지난달 30일과 29일 SNS에 두 차관의 포스터를 게재했다. 여기엔 ‘코로나19 장기화로 우리 모두의 지친 몸과 마음에 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이번 추석에는 집 안에서 머물며 충분한 쉼의 시간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코로나19로 만날 수 없는 사랑하는 가족, 친지들에게 영상 통화로 서로의 마음을 전하는 따듯한 추석 명절을 보내시길 바랍니다’고 각각 적혀있다. 이를 두고 “코로나19 방역에 힘쓰는 복지부 장관을 응원한다”, “앞으로도 애써달라”는 메시지도 있었지만 일부 비판적인 목소리도 등장했다. 장·차관 사진이 크게 실린 것을 두고 “얼굴 없이 뒤에서 노력하는 공무원들에게 누가 된다”,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이 있는데 왜 장차관이 나서느냐” 등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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