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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 야당에 ‘어른’이 없다/김상연 논설위원

    [서울광장] 야당에 ‘어른’이 없다/김상연 논설위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홍준표 의원은 얼마 전 36세의 이준석 대표가 다른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원희룡 전 제주지사 등과 갈등을 빚자 “나이 어린 당대표가 들어오니 상당수가 얕보고 있다. 흔들면 안 된다”고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미안하지만 이 대표의 나이가 30대 중반이 아니라 80대 고령자였다고 해도 상황은 별로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실제 국민의힘은 지난해 80대의 김종인 전 의원을 삼고초려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해 놓고는 내내 흔들었다. 이에 김 전 의원은 지난 4월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난 직후 “국민의힘은 아사리판”이라고 일갈했다. 자신들이 애걸복걸해 ‘구원투수’로 모셔 온 비대위원장도 흔들고, 당원과 국민이 직접 뽑은 당대표도 흔들어 대니 아사리판 정당이라고 욕을 먹어도 반박할 도리가 없어 보인다. 홍 의원은 “나이가 어려도 당대표가 되면 당의 최고 어른”이라며 이 대표를 두둔했는데, 이 말은 역설적으로 지금 국민의힘에 어른이 없다는 얘기다. 정당에서 어른이라 하면 생물학적인 연장자가 아니라 시공을 초월한 당내 압도적 권위 내지 구심점을 말한다. 국민의힘의 대척점에 있는 더불어민주당엔 어른이 우뚝하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당대표 회의실 벽에 두 전직 대통령의 사진이 나란히 걸려 있을 정도다. 민주당 사람으로서 이 두 전직 대통령의 유훈에 맞서려면 ‘사문난적’으로 몰려 파문당할 것을 각오해야 한다. 국민의힘에서 어른의 아우라가 인상 깊게 나타났던 것은 2004년이었다.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당이 위기에 처하자 여론을 반전시키기 위해 모래바람이 휘몰아치는 벌판에 천막당사를 세우는 파격을 밀어붙였다. 지극히 보수적인 정당이 대표의 이런 미증유의 파격을 순순히(또는 마지못해) 따랐던 것은 박 대표가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카리스마를 업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수감돼 아우라가 사라지자 국민의힘은 내부적으로 누구의 권위도 인정하지 않는 ‘어른 부재(不在) 정당’이 돼 버렸다. 마치 ‘너나 나나 왕후장상의 씨도 아닌데, 왜 이래라 저래라 하느냐’며 서로 삿대질하는 것 같다. 그러니 아사리판으로 보이는 것이다. 아들의 화천대유 퇴직금 50억원 논란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이 이 대표의 의원직 사퇴 요구를 거부한 것도 크게 보면 어른 부재의 단면이다. 어른이 없는 정당은 비단 기분만 공허한 게 아니다. 실리적인 측면에서도 불리할 수밖에 없다. 선거에서 이기려면 똘똘 뭉쳐야 하는데 구심점이 없으면 분열하기 쉽기 때문이다. 특히 박빙의 표차로 승패가 갈리는 대선에서는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윤 전 검찰총장과 유승민 전 의원이 며칠 전 경북 구미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각각 방문했다가 보수단체 인사들의 항의에 곤욕을 치른 것은 그래서 예사롭지 않다. 어른이 없는 국민의힘에 내연한 ‘박근혜 탄핵 책임론’이 내년 대선 때 분출할 경우 야권표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경선을 통해 선출된 대선 후보를 어른으로 인정하고 ‘원팀’(one team)으로 뭉칠 수 있는지도 국민의힘엔 어려운 숙제다. 민주당의 경우 누가 대선 후보로 선출되든 탈락한 대선 주자가 지원 유세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러지 않았다가는 당내에서 사문난적으로 몰리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낙연 전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만약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선 후보가 된다면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겠느냐는 질문에 “하라면 해야 한다. 원래 그런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경선에서 진 사람이 과연 대선 후보를 위해 발벗고 뛸지 확신이 안 드는 게 사실이다. 예컨대 ‘윤석열 후보 캠프의 홍준표 선대위원장’, 반대로 ‘홍준표 후보 캠프의 윤석열 선대위원장’이란 그림이 잘 안 그려진다. 이 역시 어른이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당내 경선에 매몰돼 있어 이런 문제가 잘 드러나지 않지만, 앞으로 후보가 확정돼 민주당과 1대1 구도가 되면 심각한 난제로 대두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이 대선에서 이기고 싶다면 발등에 불이 떨어지기 전에 이 문제를 정리할 필요가 있다. 요체는 어른을 세우고 그 어른을 구심점으로 뭉치는 것이다. 첫걸음은 ‘너나 나나 왕후장상의 씨도 아닌데’라는 마인드부터 버리는 것이다. 민주 정당에서 어른은 왕후장상처럼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라 당원들이 손수 만들어 내는 것이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수풀 아래 작은 샘/김영랑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수풀 아래 작은 샘/김영랑

    수풀 아래 작은 샘/김영랑 수풀 아래 작은 샘 언제나 흰 구름 떠가는 높은 하늘만 내어다보는 수풀 속의 맑은 샘 넓은 하늘의 수만 별을 그대로 총총 가슴에 박은 샘 두레박이 쏟아져 동이 가를 깨지는 찬란한 떼별의 흩는 소리 얽혀져 잠긴 구슬 손결이 웬 별나라 휘흔들어 버리어도 맑은 샘 해도 저물녘 그대 종종걸음 훤 듯 다녀갈 뿐 샘은 외로워도 그 밤 또 그대 날과 샘과 셋이 도른도른 무슨 그런 향그런 이야기 날을 새웠나 샘은 애끈한 젊은 꿈 이제도 그저 지녔으리 이 밤 내 혼자 나려가 볼거나 나려가 볼거나 옥천 샛강을 따라 걷습니다. 강물은 가을 햇살의 천국입니다. 사라센, 비단, 카펫, 은하수, 터키식 커피, 세월, 면봉, 빗살문토기, 국경 열차, 차이 한 잔…. 윤슬 위에 반짝이는 단어들 생각하며 마음 따뜻해집니다. 영랑은 아름다운 꿈을 지닌 단어들을 사랑했지요. 좋은 꿈을 지닌 단어들이 모여 순정한 시의 마을을 이룬다 생각한 거지요. 영랑의 이 생각이 참 좋아요. 수풀 속 맑은 샘이 있습니다. 별은 총총 빛나고 그대와 나, 샘, 셋이 향그런 이야기로 밤을 새웁니다. 젊은 날의 애끈한 꿈들이 모인 은하수는 왜 이리 아련한지요. 영랑에게 이 아침 차이 한 잔 건넵니다. 오세요, 그대 옥천의 윤슬을 보여 드리지요. 곽재구 시인
  • [문화마당] 어디에 어떻게 있어야 할까/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어디에 어떻게 있어야 할까/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우리는 때와 장소에 종속적이다. 움직일 수 있는 몸이 하나인 이상 단 하나의 장소에만 존재할 수밖에 없다. 적어도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3차원의 세상에서는 말이다. 한 번에 두 장소에 있을 수 없고, 두 장소 사이를 순간이동할 수도 없다. 이곳에서 저곳으로 내 몸을 이끌고, 시간을 들여가면서 움직인다. 과거나 미래로 여행할 수 없고, 시간을 멈출 수도 없으니, 장소와 달리 때에 관해서는 움직임에 대해 더욱 제한적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고, 더 많은 시간을 누리고 싶다면 더 오래 살고 더 부지런히 움직이는 수밖에 없다. 하늘에서 내리는 식물이라는 ‘만나’를 동이 트기 전 새벽에만 나가서 주워야만 얻을 수 있었던 것과 같이 움직임과 기다림이라는 은총은 우리를 굶주림에서 벗어나게 해 준다. 움직임은 우리 몸을 있어야 할 올바른 장소에 가져다 놓는 적극적인 부지런함을, 기다림은 모든 것은 때가 있다는 믿음과 그 순간까지 기다리고 감내하는 참을성을 뜻한다. 움직인다는 건 수련을, 기다린다는 건 수양을 수반한다.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어려운 명제를 맞닥뜨렸을 때 우리는 대단히 전지전능하다는 무모한 착각에서 답을 도출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에 잘 살아야지, 행복하게 살아야지 하는 막연한 대답이 나오기 십상이다. ‘무엇을 해야 할까’ 또한 어려운 선택이다. 무언가에 대한 선택권이 애초에 없다면 너무나 자신이 초라해질 수도, 어쩌면 삶이란 것이 무척이나 무료해질 수도 있다. 반대로 선택권이 너무 많으면 고민이 시작된다. 이 또한 우리가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뇌를 가졌다고 착각하는 데서 기인한다. 식탁에서 티브이를 켜 놓고, 핸드폰을 보면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는 만찬은 조용한 호숫가의 벤치에서 단 둘이 대화 없이 물 위의 소금쟁이만을 바라보고만 있는 것보다 시간과 장소를 공유하는 느낌이 덜하다. 나에게 시간여행 능력이 없고, 단 하나의 움직일 수 있는 몸뚱어리를 주신 것을 감사한다. 내가 어디에 있어야 할지 그것만 결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예수의 죽음과 동시에 성전의 휘장이 찢어지면서 성전이라는 장소에서만 드릴 수 있던 예배가 항상, 쉬지 말고, 범사에 드리는 예배로 바뀐다. 장소의 개념에서 때의 개념으로 전환되는 순간이다. 2000년 뒤 다시금 온라인이라는 비둘기가 장소를 허물고 밤낮으로 눈과 귀를 밝게 만든다. 온라인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깨어 있을 수 있게 해 주는 축복과 저주의 양면을 지니고 있다. 어떻게 할지, 무엇을 할지, 왜 하는지에 대한 방대하고 끝없는 고민은 어찌 보면 마치 오늘날 침대 위 핸드폰 안의 세상 같다. 온라인에서 세상을 체험하고, 아바타를 가꿀 때 주로 고민하는 것들이다. 중요한 것은 내가 지금 어디에 있을지 결정하고 몸뚱어리를 바지런히 옮겨야 한다는 데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 고민과 결정은 실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어렵지 않을뿐더러 필연적으로 선한 결과를 얻게 돼 있다. 나쁜 짓을 하기는 쉬울지 모른다. 다만 그런 짓을 하는 장소로 향하기 전에 한 번이라도 더 생각을 하게 된다. 선한 일을 하긴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선한 일을 하는 장소로 몸을 움직이는 결정과 행동은 보다 쉽게 해낼 수 있다. 간절함은 그 장소에서 언제가 될지 모르는 그 시기까지 기다림에 있다. 때를 선택하진 못해도 장소를 선택할 수는 있다. 마치 혹시나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짝사랑의 집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혹은 구름에 가려 보일지 안 보일지 불확실한 해돋이를 보기 위해 먼 길을 이동해 그 순간을 기다리는 간절함에서 오는 그 만족과 소망은 가성비로 책정할 수 없다. 소식을 들은 뒤엔 달려가도 늦는다.
  • ‘왕의 책방’에 앉아 여여한 시월愛 추며들다… 파사성에 서서 유유한 여강에 물들다

    ‘왕의 책방’에 앉아 여여한 시월愛 추며들다… 파사성에 서서 유유한 여강에 물들다

    10월은 십월이 아니라 시월이라 읽는다. 한글맞춤법의 속음을 따라 그렇다. 이 경우 속음은 말하는 대로의 소리, 틀에 갇히지 않은 유연한 음성이다. 경기 여주의 가을은 시월을 닮았다. 자음 하나 덜어낸 자리를 따라 무심한 낙엽처럼 유유히 여행하면 좋다. 하늘과 맞닿은 파사산의 단단한 바윗돌 위에 근심일랑 툭 소리 나게 내려놓고, 강변 고찰의 고목 아래 부도처럼 고요히 나를 마주하고, 책방으로 변신한 왕릉의 옛 재실에 앉아 여여(如如·있는 그대로의 모습)한 바람에 가만히 마음을 내어줄 만하다. 그럼 단풍처럼 세월 익은 자리에 시심이 물들 것이다. 그때 여주의 시월은 ‘시월’(詩月)이라 불러도 무방할 것이다.여주에는 세종대왕릉(英陵)과 효종대왕릉(寧陵)이 있다. 두 능을 합쳐 영녕릉(英寧陵)이라 부른다. 영녕릉은 지난해 10월 9일 재단장을 마쳤다. 6년 2개월에 걸친 ‘세종대왕릉 제 모습 찾기’ 정비 사업이었다. 그사이 방문한 적이 없다면 한글날을 맞아 찾아봄 직하다. 읽고 쓰는 것의 의미가 한층 각별하게 다가올 것이다. 꼭 한글날 때문만은 아니다. 세계문화유산 조선왕릉은 ‘신들의 정원’이라 불린다. 당대 최고의 건축가, 조경가, 예술가, 사상가가 한데 모여 왕의 마지막 쉼터를 고심했을 것이다. 그러니 ‘신들의 정원’이란 수사가 과장일 수 없다. 영녕릉이 특별한 이유는 하나 더 있다. 재실이다. 왕릉의 재실은 제사를 준비하기 위해 지은 집이다. 제사에 쓰일 향과 제기를 간수하고, 왕과 제관이 의복을 갖추는 곳 역시 재실이다. 제례의 마음가짐이 이곳에서 시작된다. 영녕릉의 재실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책방과 노거수가 가치를 더한다. ‘신들의 정원’ 속 책방이고 재실보다 오래 산 아름드리나무다.●권위 내려놓고 넉넉한 품 내어준 세종의 ‘작은 책방’ 세종대왕릉은 재실이 두 곳이다. 옛 재실은 1970년대 ‘영릉 성역화 사업’ 당시 건립했다. 새 재실은 지난해 마무리한 정비 사업에서 문헌의 위치를 확인해 다시 지었다. 새 재실은 세종대왕의 위엄에 걸맞게 재방, 향안청, 전사청 등 요건을 제대로 갖췄다. 왕릉의 제례를 준비하던 과정을 꼼꼼히 살펴볼 수 있다. 옛 재실은 본래 기능을 상실했지만 올해 봄에 ‘작은 책방’으로 변신했다. 이 ‘작은 책방’이 세종대왕릉 가을 여행의 백미다. 권위를 내려놓고 책방이 된 옛 재실은 각별하다. 격식과 역할은 새 재실로 넘겼지만 40년 남짓한 세월의 주름은 쉽사리 무시할 수 없다. 왕의 권좌보다는 기품 있는 어른의 넉넉한 품 같다. 북촌한옥마을이나 어느 숲속 정원에 있었다면 좀더 유명세를 탔을 것이다. ‘작은 책방’은 책이 있는 방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세종대왕 때 출판과 인쇄를 담당한 관청 ‘책방’(冊房)의 의미도 땄다. 책방 안은 좌식과 입식 좌석이 공존한다. 실내화를 갈아 신고 들어간다. 과거이기는 하나 재실의 문턱을 넘는다는 설렘에 걸음이 조심스럽다. 대청마루에 앉으면 느린 바람이 토닥토닥 등을 다독인다. 귓가를 스칠 때는 ‘나랏말싸미 듕귁에 달아’라는 훈민정음 언해본 서문이 들리는 듯하다. 다시금 세종대왕릉의 재실을 실감한다. 그러다 슬며시 고개를 들면 막 가을로 접어드는 수목들이 간신히 붉다. 고즈넉해서 사색의 시간을 갖거나 생각을 글로 정리하며 보내기에도 알맞다. 얼마간은 자리를 옮겨 가며 그 정취를 느껴 보는 것도 좋다. 열람실은 재실 중심의 안채와 마당 지나 대문 좌우의 두 행랑채, 총 3곳으로 나뉜다. 최대 36인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다. 다만 서가의 구성은 아쉽다. 요즘 책방의 생명은 ‘큐레이션’이다. ‘작은 책방’의 장서 500여권은 구성의 세심함이 떨어진다. 그러니 읽을 책 한 권 정도 미리 챙기는 게 좋다. ‘작은 책방’은 상주하는 이는 따로 없고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원형 보존된 효종대왕릉 재실, 조선왕릉 유일 보물 효종대왕릉 재실은 세 그루 고목이 세종대왕릉의 ‘작은 책방’에 견줄 만하다. 먼발치부터 어렵잖게 알아챌 수 있다. 담장 위로 우뚝 솟은 향나무 한 그루가 랜드마크다. 기세가 등등하다. 사주문으로 들어서면 이번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다. 둘레가 한 아름은 족히 넘고도 남는다. 제기고와 재방 사이에서 양쪽 마당 쪽으로 몸을 기울여 자라는데 위태로울 만큼 경이롭다. 추정 수령은 약 500년으로 재실이 들어서기 전부터 이미 고목이었던 나무다. 그 앞쪽에는 눈에 잘 띄지 않는 평범한 나무 한 그루가 담장 곁에 소담하다. 유별날 게 없지만 회양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담장 높이로 자란 회양목은 좀체 보기 힘들다. 그 세월이 무려 300년이다. 노거수의 나이가 곧 재실의 역사인 셈이다. 천연기념물(제459호)이 괜스럽지 않다. 재방 마루에 걸터앉으니 세 노거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효종대왕릉 재실은 보물 제1532호다. 조선왕릉의 재실 가운데 유일한 보물이다. 조선왕릉의 재실이 대부분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며 훼손됐으나 효종대왕릉 재실만은 원형에 가깝게 보존돼 있다. 그래서 나이 든 나무를 보는 건 마치 나무의 세월을 읽는 것 같다. 그 몸에 새겨진 풍파를 읽는 것 같아 ‘자연적’이고, 그 몸이 새긴 사건을 보는 것 같아 ‘역사적’이다. 각자의 짧은 생을 노거수에 비춰 보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시월 말에는 느티나무 단풍이 고와 또 잠깐 들뜨기도 할 것이다.●‘신들의 정원’ 따라 세종·소헌왕후 조선 최초 합장릉 재실 외에 새로이 단장한 영녕릉도 돌아볼 일이다. 세종대왕릉은 세종대왕의 유지에 따라 세종대왕과 소헌왕후가 함께 묻혔다. 조선 최초의 합장릉이다. 정비를 마친 후 가장 크게 변한 것은 향어로다. 이전에는 가운데 향로를 두고 양옆에 어로가 있는 세 길이었다. 발굴 조사를 통해 향로와 어로 하나씩만으로 이뤄진 두 길로 바뀌었다. 중간 지점에서 방향을 꺾는 구간이 있었으나 현재는 사선으로 곧다. 효종대왕릉은 효종과 비 인선왕후의 능이다. 상하로 조영한 쌍릉이 눈길을 끈다. 수라간 옆으로 난 길은 세종대왕릉과 달리 봉분 앞까지 올라갈 수 있어, 능의 석물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또한 금천교는 다른 왕릉과 달리 홍살문 안쪽 향어로 중간에 위치한다. 영릉길 초입의 연지도 새로이 복원 조성했다. 세종대왕역사관도 새단장하며 들어섰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휴관 중이다. 세종대왕역사관은 여강길 6코스 ‘왕터쌀길’의 출발점이다. 여주는 여강이 도시를 가로지른다. 여강은 여주사람이 여주를 지나는 남한강에 붙인 이름이다. 그들이 여강이라 부를 때, 남쪽을 가리키며 흐르던 한강은 여주사람의 마음속으로 방향을 튼다. ‘왕터쌀길’은 10.2㎞, 3~4시간 구간으로 여강을 곁에 두고 걸을 수 있다. 4코스인 ‘5일장터길’ 역시 세종대왕역사문화관을 지난다. 신륵사가 출발점이고 세종대왕릉역이 종점인 13㎞, 5~6시간 코스다. 걷는 수고는 싫고 그저 여강을 그윽하게 바라보기 원할 때는 곧장 신륵사로 간다. 고찰은 대개 산중에 있기 마련인데 신륵사는 여강 옆에 뿌리내렸다. 신라시대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설이 있고 고려 때는 나옹선사가 입적했다 한다. 신륵사의 첫 번째 명소는 여강이 내려다보이는 정자 강월헌(江月軒)이다. 강월헌은 나옹선사가 머물던 회암사 거처의 당호를 땄다. 강월은 ‘강에 비친 달’이라는 의미다. 그 달은 나옹선사에게 부처의 마음이었을 것이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네…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라던 나옹선사의 선시가 떠오른다. 강월헌 옆에는 삼층석탑이 자리한다. 나옹선사가 입적한 자리다. 신륵사에는 차분하게 머물 만한 곳이 또 있다. 조사당 뒤편 계단을 오르면 나옹선사의 사리를 안치한 부도탑과 탑비, 석등이 나온다. 모두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다. 그 가운데 부도탑인 보제존자석종은 탑신이 석종 형태다. 오래 바라보면 종소리가 마음에 울리는 듯하다.●체험·전시·쇼핑 ‘도예 세상’… 미술관은 예약제 신륵사 초입은 여주도자세상공원이다. 여주는 광주, 이천과 더불어 도예를 대표하는 고장이다. 마침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10월 1일부터 11월 28일까지 ‘다시_쓰다 Re: Start’라는 주제로 열린다. 여주도자세상과 경기도자생활미술관은 여주의 주 행사장이다. 미술관은 8~9월 휴관을 거쳐 비엔날레 기간 다시 문을 연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해 예약제로 운영한다. 1일 7회, 회당 65명이 입장 가능하다. 잔여분이 있을 경우 현장 방문으로 관람할 수 있다. 대신 올해 비엔날레는 예년과 달리 입장료가 무료다. 도예에 관심이 있다면 이도 여주세라믹스튜디오도 들러볼 만하다. 전시, 체험, 쇼핑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여주 동쪽 북내면의 한갓진 시골에 자리한다. 도자기를 할인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고 너른 야외 잔디밭에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즐길 수 있다. 900개 머그컵으로 만든 모자이크 작품 ‘감각의 확장’과 앙리 루소의 작품에서 영감을 받은 ‘꿈꾸는 정글’ 등 전시도 단박에 시선을 끈다. 코로나19로 인해 투어프로그램은 중지 상태다. 일요일은 쉰다.●작은 책방의 여운 잇는 여주 핫플 ‘수연목서’ 세종대왕릉 ‘작은 책방’의 여운은 북카페 수연목서에서 이어 갈 만하다. 수연목서는 여주 ‘핫플’이다. 여주 북서쪽 끝 산북면에 있어 수도권에서 가벼운 나들이 삼는 이들이 많다. 건물은 카페와 사진 책방 그리고 사진가이자 목수인 최수연 작가의 개인 작업실 두 동으로 나뉜다. 건물과 건물은 구름다리가 잇고 있다. 내부는 복층 구조라 1층은 천장이 높아 시원스럽고 2층은 다락처럼 아늑하다. 남북 입면은 유리 커튼 월로 바깥의 산세가 그림처럼 안긴다. 카페와 책방 곳곳에 무심한 듯 전시된 사진과 카페의 가구는 최 작가의 솜씨다. 건물은 이충기 건축가 지었으며 2021 한국건축문화대상 준공건축물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박공지붕의 적고벽돌 외관이 단정하고 아름답다. 여강이 남한강의 일부라는 사실을 확인하고플 때는 파사성에 오른다. 정상까지는 주차장에서 도보로 약 30분이 걸린다. 파사성은 신라 파사왕 때 조성하고 임진왜란 당시 승려 의암의 승군이 증축했다 전한다. 중반부까지는 산길을 오르고, 능선에 다다라서 성벽 위를 걸어 이동하는데 몇 번씩 멈춰 서기를 반복한다. 먼발치 무태산, 양자산, 주봉산이 한데 어울려 춤을 추고, 그 곁으로 여강이 물길을 열며 양평 두물머리를 향한다. 그때 비로소 남한강이 보인다. 풍경이 광활하고 아득해서 가슴이 탁 트인다. 파사성 역시 여강길의 일부다. 여강길 8코스 ‘파사성길’은 당남리성입구에서 출발해 파사성 정상을 거쳐 원점으로 돌아온다. 5.4㎞ 순환구간으로 약 2~3시간이 걸린다. 파사성 주차장에서 출발해도 무방하다.여주대교 남단 영월루도 전망이 빼어나다. 무엇보다 여주 여행을 갈무리하기에 알맞다. 영월루는 마암(馬巖) 위 언덕에 들어선 2층 누각이다. 일몰과 야경을 감상하기 좋은 전망 명소다. 해는 여주 시가지 너머 서쪽으로 기우는데 그 어디 즈음에 세종대왕릉이 있다. 여주라는 지명은 세종대왕릉을 천릉할 때 새로 지은 이름이다. 그 지명을 따서 남한강은 여강이 됐을 것이다. 영월루에 서면 여주사람이 남한강을 여강이라 부르는 이유를 알 법하다. 시가지는 여강에 기대 촘촘하다. 여주의 삶 또한 오랜 시간 그러했을 것이다. 영월루가 옛 여주관아 정문이어서 감회가 남다른 것일 수도 있다. 해가 지고 시가지 불빛이 하나둘 켜질 즈음에는, 여행의 하루가 여주의 시월 속으로 스며드는 듯하다. 박상준 여행작가 seepark1@naver.com
  • 국어 만점자 151명→6423명…널뛰는 난이도에 수험생 혼란

    국어 만점자 151명→6423명…널뛰는 난이도에 수험생 혼란

    영어 1등급 학생 비율 4.87%에 그쳐표준점수 최고점 8점 높아진 ‘불수학’상위등급 받기 쉽지 않아 문과생 불안난도 조절 실패… 유·불리 예측 어려워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여느 때보다도 난이도와 등급 예측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영어영역에서 난이도 상승이 예고된데다 승부처가 될 수학영역에서 ‘문과’ 학생들은 상위 등급을 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국어영역은 올해 모의평가의 난이도가 ‘널뛰기’를 하고 있어 수능을 불과 50일 앞둔 수험생들의 혼란이 가중된다는 지적마저 나온다. 29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발표한 ‘2022학년도 수능 9월 모의평가’ 채점 결과에 따르면 국어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27점으로 지난 6월 모의평가(146점)보다 19점이나 하락했다. 전년도 수능(144점)보다도 14점 낮았다. 1등급 구분점(‘등급컷’)은 124점으로 역시 전년도 수능(131점)보다 7점 낮아졌다. 만점자는 총 6423명으로 전년도 수능(151명)보다 42배나 급증해 ‘난이도 조절 실패’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다.반면 절대평가인 영어영역의 1등급 비율은 4.87%로 ‘물수능’이었던 전년도 수능(12.7%)보다 7.83%포인트나 줄었다. EBS 교재의 반영 비율이 70%에서 50%로 축소되고 교재의 지문을 그대로 가져오는 직접연계 방식에서 지문과 주제와 소재가 유사한 다른 지문을 활용하는 간접연계 방식으로 바뀐 여파다. 영어영역이 절대평가로 전환돼 수험생들의 부담이 줄어든 대신 국어영역이 ‘불국어’가 된 최근 수년간의 경향이 이번 수능에서도 이어질지 불투명해진 것이다. 수학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45점으로 전년도 수능(가·나형 137점)보다 높아 수능에서도 상당한 난이도가 예고된다. 문·이과 통합으로 개편된 첫 수능에서 문과 학생들이 상위 등급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평가원은 수학 선택과목인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에 응시한 수험생들의 채점 결과를 구분해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평가원이 공개한 성별 표준점수 도수분포를 살펴보면 표준점수 최고점(145점)을 받은 수험생 1211명 중 여학생은 242명(20.0%)에 그쳤다. 1등급 인원(1만 6334명) 중 여학생은 26.7%, 2등급 인원(3만 1384명) 중 여학생은 35.6%이었다. 통상 이과보다 문과에 여학생이 많다는 점에 비추어보면 확률과 통계를 선택하는 문과 수험생들이 이과에 밀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9월 모평 수학영역에 응시한 수험생 중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비율은 52.8%로 6월 모평 대비 2.2%포인트 증가했다. 문과 상위권 수험생들이 미적분으로 옮겨갔을 가능성을 고려하면 확률과 통계에 응시한 수험생이 상위 등급을 받기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수능에서도 국어가 쉽게 출제되면 변별력이 사라져 수학 뿐 아니라 영어와 탐구영역까지 변수가 될 수 있다”면서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문제와 영역별 난이도까지 예측이 어려워, 남은 기간동안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혼란스럽게 됐다”고 지적했다.
  • [배민아의 일상공감] 집의 재발견/미드웨스트대 교수

    [배민아의 일상공감] 집의 재발견/미드웨스트대 교수

    5년 전 딱 이맘때였다. 산자락 동네를 산책하다 폐가로 보이는 낡은 빈집을 만났다. 입구의 잡풀을 헤치고 들어가니 가벽을 세우고 합판으로 천장을 얹어 여러 개의 방으로 나뉜 실내가 문틈 사이로 보인다. 찢어진 장판과 내려앉은 천장, 곰팡이 핀 벽지 등이 방치된 세월을 담고 있었고, 깨진 창문은 들고양이들의 출입구였다. 버려진 물건들을 살피다 집을 등지고 돌아서는데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장관이다. 산자락까지 올라오며 흘린 땀을 기분 좋게 식혀 주는 상쾌한 바람과 가까운 산과 먼 산이, 올망한 산동네의 정겨움과 멀리 보이는 아파트촌의 새초롬한 모습이 마주 보듯 펼쳐지고 바탕색을 칠한 듯 보이는 파란 하늘과 몽실구름이 마치 캔버스 안의 풍경화 같았다. 정말 풍경이 다 했다. 곧바로 동네 부동산을 찾았고, 마침 매매를 원하는 집주인과 연결이 됐으며, 아주 좋은 가격에 계약까지 마쳤다. 멋진 집을 상상하며 몇몇 집수리 업체에서 받은 견적은 최소 집 구매 가격의 2배 이상이다. 배보다 배꼽이 커질 판이었고, 대출까지 받아 고칠 여유와 이유도 없었기에 가끔 올라가 풍경을 감상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아니, 큰비가 내리거나 세찬 바람이 분 다음 날이면 행여 집이 무너지지는 않았는지 점검차 가 보는 것이 일이 됐다. 그렇게 3년을 묵혀 둔 후 때마침 작년 코로나 팬데믹으로 일상이 일시 정지되고 시간 여유도 생겼을 때 셀프 집수리를 결심했다. 막상 시작은 했으나 조금만 잘못 건드려도 무너질 듯 위태로운 집의 면면을 보니 대략 난감이었다. 지인들에게 자문을 하고, 저녁마다 인터넷과 동영상을 통해 집수리 선배들의 노하우를 배워 하루하루 일을 했다. 화장실도 없어 계단 위까지 정화조를 굴려 올리느라 한나절을 보내기도 하고 질통에는 모레를, 지게에는 벽돌을 지고 하루에도 수십 번 계단을 오르내렸던 중년 부부의 고된 셀프 집수리는 4개월 뒤 남자의 몸무게가 12㎏ 빠진 후에야 마무리됐다. 타일 줄눈이 삐뚤어도, 마감재 나무가 수평이 안 맞아도, 샤워 후 덜 빠진 물을 밀대로 밀어야 하는 번거로운 수고가 뒤따라도 대만족이다. 순전히 우리의 활용 목적과 필요에 의해 만든 집, 소재와 내부 구조까지 알고 있는 완벽한 우리의 공간이기에 볼 때마다 뿌듯하고 편안하다.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증가하며 심리적 안정을 주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공간으로서 집의 가치가 더욱 강조되고 있다. 덕분에 집수리 업계도 호황이다. 온라인 화상 교육이나 미팅으로 사적 공간이 노출되고 재택근무로 집 내부를 기능적으로나 미적으로 수리하려는 욕구가 늘어난 데다 폭등한 집값에 걸맞은 인테리어로 변경하려는 욕구가 커졌기 때문이다. 의식주를 해결하는 공간으로서의 집의 의미가 점차 확장돼 이제는 집이 회사이고 학교이자 여가활동, 휴식, 취미, 카페, 레스토랑의 공간이 됐다. 그래서 집에서 할 수 있는 활동에 관심이 커지고, 집 안에 나만의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바람도 커지고 있다. 집이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언택트 시대에 개인의 생활 방식에 적합하고 모든 생활의 원천이 되는 맞춤형 복합 문화와 생활공간으로 변하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다. 스마트한 첨단 시설이 아니더라도 나의 필요에 의한 공간을 직접 꾸미고 만드는 내 마음대로의 집은 각별한 의미다. 내게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가구와 소품들은 무엇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나만의 기쁨이요 힐링이기 때문이다. 공간을 만들며 살이 빠진 남자는 이제 공간을 즐기며 다시 살을 찌운다. 떠나지 않고도 여행지에서 누리던 설렘과 나른함을 즐기고, 하늘을 보며 커피를 마시며, 낮은 조명의 거실에서 직접 만든 요리와 담소를 즐기는 것이 언택트 시대의 소소한 행복이지 않을까.
  •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사람만 어른인 동물세상/화가

    [신가영의 장호원 이야기] 사람만 어른인 동물세상/화가

    가을이 그랬던가. 구름을 날려버린 청량한 하늘이 마냥 계속될 듯하더니 장맛비 같은 된비가 험상궂게 내리치고는 다시 푸른 하늘이다. 적막은 비 그치면서 깨지고 풀벌레 소리 높아지고 동네 개들 짖어대기 시작한다. 주인이 기척을 보이면 좋아라 짖어대고 배고프면 짖어대고 낯선 이가 지나가면 유난스레 더욱 짖어대어 조용히 기다리는 우리 집 개보다 더 신경 쓰게 하는 마을 강아지들. 시골에 내려오면 하고픈 일 중 하나가 마음껏 개를 풀어놓고 키우는 것, 그리고 함께 시골길을 산책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사건과 사고의 연속이었다. 이웃집 할머니께서 늘 마주하던 개에 물리는 큰 사고가 있었고, 이웃집에서 키우는 닭들이 한꺼번에 죽임을 당하는 일이 생겨 충격을 주었다. 또 강아지와 고양이를 해치는 사고들도 연속이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개 등이 짧은 끈으로 묶여 살아야 하는 걸 무지하고 동물들에 대한 냉혹한 인식이라고 단순 치부할 수만은 없게 되었다.바람과 달리 동물들을 키우며 커지는 건 두려움이다. 많은 동물과 함께하며 더 많은 죽음을 접하게 되고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잔혹함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무감하게 바라보는 풍경 속에 나를 제외시킨 시선이란 왜곡될 수밖에 없다. 어쩌면 드러난 잔혹함이란 더 단순한 일일지도 모를 일이다. 사마귀를 잡아와 노는 고양이, 울타리 안에 들어온 쥐를 사냥하는 개, 날벌레 둘둘 감아 먹이로 만드는 거미, 공중을 선회하는 수리들. 새들이 괜히 우짖을까. 유기견들이 늘어나고 들개가 되어 위협적인 대상이 되어 버린 그 모든 배경에 뒷짐 지고 서성이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사람만 어른이 되는 세상이다. 사람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이 사는 세상 속에서 보호 대상이 되고 관리 대상이 되고 기피 대상이 되는 그들. 그들에게 허용되지 않는 것은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어른이라는 역할일 것이다. 그러기에 사람이 책임져야 할 것이 적지 않다. 울타리 안에서 그들과 함께 살아가는 바람이 한여름 뭉개구름처럼 모이다가 가을하늘 구름처럼 변해간다. 많다고 할 수도 없지만 적지 않은 동물과 함께 살아가며 스스로 내가 어른인지 묻는다. 외면할 수 없는 그들 속에서 투영되는 자신을 바라보게 된다.
  • ‘드론 택시’ 전용 하늘길 열린다

    ‘드론 택시’ 전용 하늘길 열린다

    2025년 서울 도심에 ‘드론 택시’ 항로가 생긴다. 드론 택시만 다니는 도심항공교통(UAM) 전용 하늘길이 열리는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28일 UAM 상용화 서비스 운용 전략과 시나리오를 담은 ‘한국형도심항공교통(KUAM) 운용 개념서 1.0’을 발간했다. 운용 개념서는 전용 하늘길인 UAM 회랑 등 3차원 도심 교통체계 운용 구상의 밑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UAM 특별법도 만들 계획이다. 드론 택시길은 도심 저고도 공역(300∼600m)에 일정 구간을 오가는 통로 형태의 회랑으로 조성된다. UAM 회랑은 기존 항공기 공역과 분리된 전용 하늘길로 소형 드론이 운항하는 높이보다 150m 이상 높은 곳을 지나도록 했다. UAM 이착륙은 활주로 없이 이착륙하는 버티포트(Vertiport)를 활용한다. 버티포트를 시·종점으로 전용 회랑이 만들어진다. UAM 상용화 초기에는 고정형 회랑 몇 개만 운영하다가 버티포트와 노선 수가 많아지면 다수의 회랑을 네트워크 형태로 운영한다. 관제는 일반 항공기 관제를 담당하는 국가 항공교통관제 대신 UAM 교통관리자가 관리하는 관제 서비스를 받는다. 관제 통신은 휴대전화에 쓰이는 상용이동통신(4G·5G)을 활용한다. 국토부는 3단계 운용 전략을 제시했다. 초기(2025∼2029년)에는 기장이 기내에 탑승·조종하고, 성장기(2030∼2034년)에는 원격 조종이 도입된다. 성숙기(2035년∼)에는 자율비행 방식도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성장기에도 비상시 승객 안전을 우선해 기내에 안전관리자가 탑승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국토부는 오는 11월 UAM 비행을 시연하면서 운용 시나리오를 실증하기로 했다.
  • 중국 절반 전력대란… 글로벌 공급망 타격

    중국이 올겨울 최악의 전력난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해 수급에 문제가 생겼고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자 화석연료 발전을 줄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 내년 2월 베이징에서 ‘올림픽 블루’(올림픽 기간 맑은 하늘)를 선보이고자 미세먼지 줄이기에 ‘올인’(다 걸기)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의지도 반영됐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생산 감축이 시작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상품 및 부품 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세계경제 회복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8일 중국경영보 등에 따르면 애플 납품업체인 유니마이크론은 장쑤성 정부의 전력 공급 제한 방침에 따라 지난 26일부터 쿤산 공장 3곳의 가동을 중단했다. 폭스콘의 계열사로 테슬라에 부품을 공급하는 이성정밀도 쿤산 공장 운영을 멈췄다. 장쑤성 장가강에 있는 포스코의 스테인리스강 공장도 문을 닫은 상태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23개성 가운데 절반가량이 전력 공급을 제한받고 있다고 전했다.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지역은 장쑤성과 저장성, 광둥성이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1을 차지하는 대표적 공업지대다. 전자에서 섬유, 식품에 이르기까지 대부분 분야가 타격을 입었다. 차량용 반도체 회사 NXP의 협력업체 CWTC는 쑤저우 공장의 조업을 중단했다. 통신은 “안 그래도 심각한 반도체 부족 현상이 더 나빠져 공급망에 타격을 주게 돼 세계경제 회복도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경보는 지린성과 랴오닝성 등 둥베이 지역도 어려움이 크다고 보도했다. 랴오닝성 선양에서는 신호등이 정전돼 교통사고가 크게 늘었고, 전등을 밝힐 전기가 끊겨 초를 켜고 장사하는 곳까지 생겨났다. 지린성 지린에서는 한 수력발전 회사가 “이런 상황이 (베이징동계올림픽이 끝난 뒤인) 내년 3월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공지했다가 시민들의 반발로 삭제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전력난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최근 중국은 에너지 사용량이 급증하는 시기에 전력 공급을 일시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다. 지난해 시 주석이 공언한 ‘2060년 내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고자 화석연료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서다. 호주와의 갈등도 영향을 줬다. 지난해 코로나19 책임론을 두고 골이 깊어지자 중국 정부가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했다. 중국 전체 수요의 5% 가까이 공급 차질이 생겨 석탄 가격이 연초 대비 두 배 넘게 올랐다. 여기에 시 주석은 내년 동계올림픽에서 베이징의 맑은 하늘을 보여 주고 싶어 한다. 올림픽이 열리는 2월은 베이징에서 미세먼지가 극에 달하는 때다. 지금부터 오염원을 집중 관리해 ‘대기질이 나쁜 도시’라는 이미지를 바꾸기로 마음먹은 듯하다. 중국의 전력난이 가시화되자 주요 투자은행(IB)들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기 시작했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노무라증권은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8.2%에서 7.7%로 끌어내렸다. 모건스탠리도 4분기 중국 GDP 성장률이 1% 포인트가량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 스페인 라팔마섬 화산 폭발 8일째…이재민 7000명 발생

    스페인 라팔마섬 화산 폭발 8일째…이재민 7000명 발생

    북아프리카 서쪽 카나리아 제도의 라팔마섬에서 분출한 화산이 폭발 8일째인 27일(현지시간)까지도 용암과 화산재를 내뿜고 있다. 7000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했고, 하늘 위로 6㎞ 높이 솟구친 화산재로 인해 항공편 운항도 중단됐다. 라팔마 로이터 연합뉴스
  • 대장동서 윤석열 언급 추미애…“박영수가 최태원 덮어줬다면 尹 몰랐겠나”

    대장동서 윤석열 언급 추미애…“박영수가 최태원 덮어줬다면 尹 몰랐겠나”

    추미애 “화천대유·곽상도·박영수 묶는유일한 고리는 최태원 사면·수사 관계돼”“尹 수사팀장이었으면서…진지한 해명해야”尹 “대장동 게이트 몸통은 설계 자백 이재명”“제가 대통령 되면 화천대유 주인 감옥갈 것”SK, ‘최태원 실소유주’ 변호사 명예훼손 고발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28일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과 관련해,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와 박영수 전 특별검사, 박근혜 정부 청와대 민정수석 출신인 곽상도 의원을 묶는 연결고리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면·수사 문제를 언급했다. 추 전 장관은 국민의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관련 내용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전날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누가 보더라도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은 이재명”이라면서 “(이 지사) 본인이 방송에 나와 설계자라 자백하고 본인이 사인한 증거까지 명백한데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겠는가”라고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 이재명 경기지사를 직격했다. 윤 전 총장은 “제가 대통령이 되면 대장동 같은 일은 없을 것이고 화천대유의 주인은 감옥에 갈 것”이라면서 “이재명이 대통령이 되면 대장동이 전국에 수십 개 더 생길 것이고, 화천대유의 주인은 밝혀지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미애 “윤석열, 화천대유 실소유자구속할 거라 엄포 놨는데 과연 몰랐을까” 추 전 장관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 정권의 민정수석(곽상도 의원)과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의 특별검사(박 전 특검)가 모두 화천대유로부터 부당한 특혜를 받은 것은 아닌지, 딸과 아들의 명의로 사실상 뇌물성 금품을 받은 것은 아닌지 세간의 의혹이 점차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서 주목할 일은 대장동 개발 사업의 시드머니를 댄 SK 오너 일가와의 관계”라며서 “화천대유와 곽상도, 박영수를 한 데 묶을 수 있는 유일한 고리는 SK 최 회장의 사면과 수사와 관계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 의혹의 핵심 인물은 사면 관련 민정수석 곽상도와 국정농단 수사 관련 박영수 특검으로 간추려진다”면서 “만약 박 전 특검이 국정농단 수사 과정에서 최 회장과 관련된 혐의를 덮어줬다는 일각의 문제 제기가 사실이라면, 당시 수사팀장이던 윤석열은 몰랐겠느냐”며 이번 사안에 윤 전 총장을 끌어들였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이 자신을 몰랐던 일인 것처럼 ‘대통령이 되면 화천대유 실소유자를 구속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면서 “과연 몰랐을까. 진지하고 신중한 해명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황운하 “화천대유 주인을 구속해?윤석열 입만 열면 깡패본색”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도 “곽 의원과 박 전 특검을 공통적으로 엮는 것은 최태원-최서원-박근혜”라면서 “이 사업의 배후가 전적으로 최태원 회장이라고 할 순 없지만 단초는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경찰 출신의 황운하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화천대유 주인을 구속하겠다’는 윤 전 총장의 발언과 관련, “입만 열면 무지함을 감추지 못하는 윤 전 총장이 이번엔 깡패본색을 드러냈다”면서 “검찰권을 사유화하여 깡패가 주먹 휘두르듯 제멋대로 남용하겠다는 공언”이라고 맹비난했다.윤석열 “덮어띄우기 달인들, ‘조국 사태 시즌2’ 만드는 중”“아수라판서 국민 약탈 막는 게 제 소명” 윤 전 총장은 지난 27일 SNS에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누가 보더라도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은 이재명”이라며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빗대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저들은 덮어씌우기의 달인들”이라면서 “상식과 공정, 정의를 짓밟았던 조국 비리를 ‘검찰개혁’을 내세워 여론을 호도하고 사건의 본질을 변질시키려 했던 것과 똑같은 덮어씌우기 여론전을 펴 조국 사태 시즌2를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를 못 하면 저들은 국민을 설계의 대상으로 삼아 대한민국을 온통 ‘대장동 아수라판’으로 만들 것”이라면서 “선거를 면죄부 삼아 5년 내내 이권 카르텔의 배를 불리기 위해 국민을 약탈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것을 막는 것이 제게 맡겨진 소명”이라면서 “이런 부패, 몰상식, 부정의, 불공정을 척결하기 위해 대통령 후보로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에 대해 “핵심이자 출발점은 공영개발로 땅값을 후려쳐서 강제수용해 땅 주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팔 때는 분양가 상한제를 피해 비싸게 분양해 수분양자들에게 피해를 준 수천억원 배임 범죄”라고 규정했다. 이어 “이 부분은 이미 설계 단계에서 결정된 범죄이고, 이 지사는 스스로 설계자라고 자백했다”면서 “이런 사건은 대개 실무자 선에서 꼬리 자르기 하는 것을 돌파하는 수사가 어려운 것인데, 본인이 설계자라 했으니 꼬리 자르기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수사 방향에 대해서도 “그런 범죄 행위가 드러나지 않고 넘어가게 하기 위한 정관계에 로비한 범죄를 수사해야 하고, 배임으로 인한 수천억원을 아무런 수고 없이 꿀꺽 삼킨 화천대유가 그 돈을 어떻게 했는지 횡령과 범죄수익은닉 범죄를 수사하면 된다”고 했다.SK그룹 “허위사실 유포, 도 넘었다”“근거없는 루머 강력 대응, 책임 물을 것” 한편 SK그룹은 이날 화천대유의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최태원 회장이 관련됐다고 주장한 변호사를 명예훼손(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SK그룹에 따르면 전 변호사는 유튜브 방송을 통해 “대장동 사건은 SK 관련자들이 연루된 ‘SK 게이트’에 가깝고 화천대유 실소유주가 최태원 회장일 것”이고 주장했다. 전모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화천대유가 유력 정치인 아들에게 지급한 50억원의 퇴직금은 최 회장이 준 대가성 뇌물이고, 최 회장이 측근을 통해 사면 로비를 했다는 글도 게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허위사실 유포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해 강력하게 대응하기로 했다”면서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근거 없는 루머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 변호사가 애초 소문이나 풍문을 인용하는 방법으로 SK 인사가 대장동 개발에 관련됐을 가능성을 지적하다 최근에는 마치 사실이 확인됐다는 취지로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면서 “SK그룹과 최 회장 등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말했다.
  • [우주를 보다] 보름달 아래 펼쳐진 ‘천상의 커튼’…ISS서 포착한 오로라

    [우주를 보다] 보름달 아래 펼쳐진 ‘천상의 커튼’…ISS서 포착한 오로라

    전세계 인류 중 선택받은 극히 일부의 사람만 목격할 수 있는 아름다운 광경이 우주에서 포착됐다. 유럽우주국(ESA) 소속으로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임무 수행 중인 토마스 페스케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지구 위를 수놓고 있는 환상적인 오로라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지구를 배경으로 녹색빛의 오로라가 너풀거리는 이 사진은 지난달 20일 페스케가 직접 촬영한 것으로 그 아래 구름도 환상적으로 펼쳐져 있다. 특히 이 사진의 숨겨진 조연은 보름달이다. 페스케는 "ISS에 머무는 동안 여러 차례 오로라를 봤지만 이번 오로라는 너무 밝아서 특별했다"면서 "거의 대낮처럼 보름달이 지구를 환하게 밝혔다"고 밝혔다. 이처럼 우주에서도 관측이 가능한 오로라는 태양표면 폭발로 우주공간으로부터 날아온 전기 입자가 지구자기(地球磁氣) 변화에 의해 고도 100∼500㎞ 상공에서 대기 중 산소분자와 충돌해서 생기는 방전현상이다. 너풀너풀 하늘에 날리는 모습 때문에 ‘천상의 커튼’이라고도 불리는 오로라는 사실 ‘새벽’이라는 뜻의 라틴어 ‘아우로라’에서 유래했다. 오로라는 북반구와 남반구 고위도 지방에서 주로 목격돼 극광(極光)이라 불리기도 하며 목성, 토성 등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 與 “대장동 팔수록 국힘 자살골”…野 “특검 피하면 화천대유는 이재명 것”

    與 “대장동 팔수록 국힘 자살골”…野 “특검 피하면 화천대유는 이재명 것”

    더불어민주당이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이 자살골을 넣은 것”이라고 역공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은 특검 수사만이 답이라며 이재명 경기지사를 몰아세웠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2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이) 누워서 침을 뱉은 격이다. 파면 팔수록 야당 인사와 핵심 세력의 비리만 드러난다. 국민의힘발(發) 법조 게이트”라고 직격했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을 탈당한 곽상도 의원 아들이 수령한 ‘50억 퇴직금’에 대해 “민정수석이었던 아버지에게 준 뇌물로 보는 게 국민 상식”이라고 “이를 두고 산재위로금이라는 것은 국민 기만이다. 뻔한 거짓말에 분노가 치민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겨냥해 “언제 곽 의원 아들이 50억원을 받았는지 알았느냐. 몰랐으면 허수아비고 알았으면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준호 원내대변인도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힘은 꼬리자르기를 시도하고 있고 곽 의원은 정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은 본인들이 화두를 띄운 대장동 의혹에 대해서 철저히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곽 의원 아들이 받은 ‘50억 퇴직금’의 대가성도 집중 추궁했다 정청래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자본주의 사회에는 공짜가 없다. 뭔가 역할을 했을 것”이라며 “화천대유 관련자들이 다 그쪽 동네 사람들이고 냄새가 그쪽에서 나고 있는데 이걸 덮어치기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대리의 직위로 어떻게 50억원 상당의 퇴직금을 받았는지, 대가성이 없었다면 사회 통념상 이해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은 국민의힘의 특검 주장에 대해서는 “뒤가 구리니까 자꾸 시간 끌기 하려고 특검하자는 것”이라며 “지금 경찰·검찰에서 수사 잘하고 있는데 다른 걸 주장하는 게 오히려 수사 방해”라고 꼬집었다. 장경태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마치 특검이 바로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검은 수사 중단을 의미하고 국정조사는 수사 방해를 의미한다”고 했다. 곽 의원 아들의 의혹이 불거진 이후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이재명 캠프도 공세를 이어갔다. 캠프의 박찬대 수석대변인은 MBC 라디오에 나와 “대장동 건을 국민의힘 쪽에서 터뜨리지 않았다면 오히려 조용히 넘어갈 수 있던 은밀한 거래였다”며 “국민의힘 쪽에서 자살골을 넣은 것”이라고 비꼬았다. 국힘 “대장동 몸통은 이재명…특검 도입해 진실 밝혀야” 국민의힘은 곽상도 의원이 아들 논란과 관련해 “국정조사든 특검이든 받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특검 수사를 압박했다. 당은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 카드까지 거론하는 등 강경 대응 의지를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오전 YTN 라디오에서 ‘제명 절차 전 곽 의원 스스로가 사퇴하는 게 맞다고 보시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저는 당연히 그렇게 하는 것이 지금 국민 눈높이에 부합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지위와 권력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한 사실이 있다면 어떤 경우에도 바로잡아야 한다는 것이 국민의힘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여야,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특검을 통해 ‘이재명 대장동 게이트’의 모든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절대다수의 국민이 수사의 필요성에 공감하는데도 전혀 움직이지 않고 있다”며 “상황이 이런데도 이재명 후보는 막말과 억지 주장을 앞세운 정치공세에만 욕심을 내고 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특검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그야말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비판했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이재명 캠프 총괄본부장인 박주민 의원은 특검을 받아들일 수 없는 특검에 야당의 의사가 반영돼 국민의힘 범죄 의혹이 은폐될 수 있고 수사가 지연돼 진상규명이 더 늦어진다는 이유를 들었다”며 “이번 특검의 최종 임명권자는 문재인 대통령이다. 야당의 범죄 의혹 은폐 가능성을 제기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성일종 의원도 “‘국민의힘 게이트’라고 이재명 지사가 말했으니 우리가 하자는 것 아닌가. (특검을) 쌍수를 들어 환영할 사람은 바로 이재명 지사”라면서 “만약 끝까지 특검을 피한다면, 화천대유는 이재명 지사의 것이라고 국민은 믿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야권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본인(이재명)이 방송에 나와 ‘설계자’라 자백하고, 본인이 사인한 증거까지 명백한데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겠는가”라며 “대장동 게이트 몸통은 이재명”이라고 했다. 대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주범은 그대로 활개 치게 놔두고 곁가지 수사에만 열을 올린다면 이 또한 정치검찰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중국 최악의 전력난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속속 하향 조정

    중국 최악의 전력난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속속 하향 조정

    세계 주요 투자은행(IB)들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낮출 정도로 중국의 전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대규모 제조시설을 갖춘 중국 내 공장이 속속 가동 중단에 직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통신은 27일(현지시간) 세계 주요 IB들이 최근 전력난으로 제조시설의 대규모 가동 중단 사태를 맞고 있는 중국에 대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하향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무라증권, 中 올해 성장률 전망치 8.2%→7.7% 노무라증권은 최근 중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8.2%에서 7.7%로 내렸다. 노무라증권의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루팅은 “이미 하향 조정했으나 추가적인 하방 위험도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정전에 따른 생산 감축이 올해 내내 지속한다면 4분기에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기준 성장률을 1% 포인트 끌어내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중국 IB인 중국국제금융공사(CICC)는 이번 전력난 사태로 중국의 GDP 증가율이 3분기와 4분기에 0.1∼0.15% 포인트가량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中-호주 외교적 갈등에 석탄값 급등중국 전력난과 관련해 중국과 호주 간 외교적 갈등에 따른 석탄 가격 상승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중국이 호주와의 외교적 갈등에 따라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를 무기로 빼들었지만 이것이 오히려 부메랑이 되어 중국이 에너지난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대체 수입원을 찾지 못하면서 석탄 부족으로 전력난이 발생, 공장은 물론 일반 가정도 타격을 받기 시작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7일 보도했다. 중국과 호주의 관계는 지난해 4월 호주가 코로나19 발원지와 확산 경로에 관해 국제적인 독립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악화하기 시작했다. 중국은 호주산 소고기를 시작으로 보리, 와인 등으로 수입금지를 확대하다가 결국엔 철광석과 석탄 등 광물·에너지 자원까지 수입을 중단시켰다. 갈등 초반엔 호주가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을 낮추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호주가 가진 ‘석탄의 힘’은 예상보다 컸다. 중국은 당초 지난해 중국에 78억 9000만 달러(약 8조 7000억원)어치의 석탄을 수출한 호주에 타격을 주겠다는 심산이었다. 그러나 중국 역시 세계 최대의 석탄 수입국으로, 석탄 수요의 절반가량을 호주에 의존해왔기 때문이다. 호주산 석탄 수입금지 조치 이후 중국은 에너지 수입 다변화를 꾀했지만 쉽지 않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콜롬비아산 석탄도 수입했지만 호주와 비교해 운송비가 많이 들었고 석탄의 질도 호주산에 못 미쳤다. 급기야 올해 초 중국은 석탄 공급 부족으로 가격 폭등이 이어지자 석탄지수 발표까지 중단했다. 중국 제조업 기지 잇따라 가동 중단여기에 더해 중국 당국이 이산화탄소 배출 목표를 맞추기 위해 석탄 등 화석연료 발전을 규제하는 것도 전력난 심화를 부채질했다. 시진핑 주석은 내년 2월 베이징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때 전 세계에 베이징의 푸른 하늘을 보여주어야 한다며 화석연료 발전에 많은 규제를 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알루미늄 제련소는 물론 섬유공장, 대두 가공공장에 이르기까지 많은 공장의 조업이 중단되고 있다. 전력난이 특히 심각한 곳은 장쑤성, 저장성, 광둥성이다. 이들 3곳은 중국의 제조업 기지인 동시에 세계의 제조업 기지다. 이 지역의 전력난이 심화되면 전 세계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이제 전력난은 공장에서 그치지 않고 일반 가정으로 전염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전문매체인 차이신은 지난 주말 북부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등 동북 3성 주민들이 대규모 정전을 겪었다고 27일 보도했다. WSJ은 중국 정부의 에너지 소비 통제 및 탄소배출 감축 노력과 석탄 가격 상승으로 광둥성과 저장성 등의 제조공장 중심지역에까지 정전사태가 벌어져 반도체 칩 등 세계적인 공급망 차질 문제가 한층 더 악화될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저널은 중앙 정부의 에너지 소비 제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일부 지방정부는 산업시설에 대한 전력 사용 감축을 강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매체도 “전력난 심각” 보도중국의 전력난은 서방 매체뿐만 아니라 관영언론인 글로벌타임스도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날 석탄 가격 급상승과 수요 급증을 비롯한 여러 요인으로 전국적으로 전력 공급 억제가 이뤄지면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중국 내 모든 공장에서 일부 생산량을 줄이거나 생산을 완전히 중단하는 사태가 초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장쑤성의 한 섬유공장은 지난 21일 지방 당국으로부터 정전 통보를 받았으며, 정전 상황은 최소 10월 7일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공장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연락해 공급 지연을 알리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도가 없다”며 해당 지역에 있는 100개 이상의 회사가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광둥성의 세계적 제조 허브인 둥관에서도 전력난을 겪고 있다. 한 목재 및 철강 가공공장 전기 사용 상한선에 직면했다. 이 공장 관계자는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는 일반 가정의 일상생활 유지를 위해 생산이 금지됐다”고 말했다. 작업은 밤 10시 이후에만 가능한데, 너무 늦게까지 작업을 하면 안전에 지장이 있어 총 작업시간이 줄어들었다. 공장 관계자는 “총 생산량이 약 50% 감소했다”고 전했다. 광둥성은 지난 25일 정부기관과 쇼핑몰, 호텔, 레스토랑 및 유흥시설 등에 전기를 절약할 것을 촉구했다. 또 에어컨을 26도 이상으로 설정할 것을 권고했다. 한 전문가는 겨울이 되면 상황이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지역 매체는 전력난에 따른 정전이 내년 3월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 [이광식의 천문학+] 우리 우주 너머 또다른 우주가 있을까?…다중우주, 평행우주론

    [이광식의 천문학+] 우리 우주 너머 또다른 우주가 있을까?…다중우주, 평행우주론

    우주는 우리의 모든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광대하다. 수조 개의 은하는 각각 수천억 개의 별을 포함하며, 온 우주의 별 수는 지구상의 모래알보다 약 10배나 많다. 현재까지 밝혀진 우주의 크기는 약 940억 광년에 이르는데, 인간의 척도로 볼 때 이는 거의 무한대라 할 수 있는 크기다. 그런데 이처럼 광대한 우리 우주 외에도 다른 우주들이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우주를 다중우주라 하며, 그런 주장을 다중우주 해석이라 한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다른 우주가 존재하지만 우리 우주와는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으며, 관측이나 소통도 전혀 불가능하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다중우주는 일반적으로 여러 개의 우주가 있다는 이론이고, 평행우주는 동일한 차원의 우주만을 의미한다. 얼핏 생각하면 참 황당한 소리로 들리기도 하는데, 우리 우주와 그런 우주들을 통틀어 일컫는 용어조차 아직 제대로 없다. ‘우리 우주에는 다른 우주들도 있다’는 말 자체가 모순이니까, 일단 모든 우주를 아우르는 말로 ‘초우주’라 하기로 하자. 다중우주의 모태는 ‘인플레이션’ 약 138억 년 전, 무한대의 밀도를 가진 특이점이 폭발함으로써 우주가 탄생했다고 빅뱅이론은 주장한다. 이 빅뱅이론에 따르면 1초의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모든 방향에서 빛의 속도보다 빠르게 우주가 팽창했다. 10^-32초가 지나기 전에 우주는 원래 크기의 10^26배까지 팽창했는데, 이를 인플레이션 우주론 또는 급팽창 이론이라 한다. 1980년 미국의 이론 물리학자 앨런 구스가 최초로 제창했다.빅뱅에서 갓 태어난 우주는 급격한 인플레이션을 겪으면서 엄청난 규모로 팽창되어 현재는 거의 평탄한 우주가 되었다. 다중우주론은 이 앨런 구스의 인플레이션 이론을 바탕으로 한다. 인플레이션 과정에서 우주 안팎에 각각 다른 물리법칙들이 지배하는 새끼 우주들이 계속 생겨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들 우주, 손자 우주라고 불린다. 인플레이션이 다중우주의 모태인 셈이다. 한편, 다중우주들은 서로 웜홀로 이어져 있다는 주장도 있다. 다중우주론자들은 우리 우주는 초우주의 일원일 뿐이며, 초우주를 구성하는 다른 우주들은 우리 우주에서 파생되어 나왔다고 보는 게 다중우주 해석이다. 이처럼 불가사의한 인플레이션과 빅뱅의 과정은 몇몇 연구자들에게 다중우주가 가능하다는 확신을 심어주었다. 다중우주론자들은 우주의 지평선 너머에 우리 우주와는 또 다른 우주가 밤하늘 별처럼 셀 수 없을 정도로 존재한다는 가설을 내놓고 있다. 그들은 우리 우주도 하나의 거품 형태로 존재한다고 보며, 그런 거품이 수도 없이 많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각의 우주는 따로 분리되어 있기는 하지만 물리법칙은 엇비슷하다고 가정한다. 우리 우주는 터무니없이 다양한 속성을 갖고 있는 엄청나게 많은 우주 중의 하나에 불과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특정 우주의 가장 기본적인 속성 중 일부는 그저 우주의 주사위를 무작위로 내던져서 나온 우연의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 다중우주론의 핵심 개념이다. 최초로 다중우주 해석을 들고 나온 사람은 1957년 프리스턴 수학과 학생이었던 에버렛 휴였다. 그는 존 휠러를 지도교수로 하여 박사논문 주제로 이 해석을 다루었고, 그의 논문은 <현대 물리학 리뷰>에〈양자역학의 상대상태 공식화란 제목으로 게재되었다. 그러나 반응은 신통찮았다. 휴의 다중우주 해석에 따르면, 슈뢰딩거의 고양이는 코펜하겐 해석처럼 삶과 죽음(파동함수)이 중첩된 상태가 아니며, 상자의 뚜껑을 여는 순간 우주는 두 갈래로 갈라지고, 죽은 고양이와 산 고양이가 서로 다른 우주에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두 상태 사이에 가중치를 둘 수는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일어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건(양자역학적 확률이 0이 아닌 사건)은 분리된 세계에서는 하나도 빠짐없이 ‘실현’된다고 본다. 곧, 그 사건이 발생하는 다른 우주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세계 해석은 확률적으로 가능한 모든 세계를 인정한다. 따라서 이 논리에 따르면 자연스럽게 다중우주를 긍정할 수 있고, 그 가운데에서도 평행우주의 개념 또한 포함된다. 다세계 해석에 따르면, 다세계의 모든 존재들은 오직 자신이 속한 세계만을 인식한다. 그렇다면 결국 다세계 해석이 옳은 것이라 하더라도 그 존재를 실제로 확인하는 것은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휴의 다세계 해석은 양자역학의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을 무렵, 급팽창 이론과 끈 이론 등 여러 과학적 이론에 접목되어 큰 영향을 미쳤다. 나중에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물리학과 철학의 수많은 다세계 가설 중 하나로, 현재는 코펜하겐 해석과 함께 양자역학의 주류 해석들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 [영상] 음속 42배 속도로 美 상공 가로지른 ‘불덩어리’ 포착

    [영상] 음속 42배 속도로 美 상공 가로지른 ‘불덩어리’ 포착

    며칠 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州) 상공을 빠른 속도로 가로지르는 불덩어리가 한 주택 초인종 폐쇄회로(CC)TV 카메라에 포착됐다. 미국 뉴스위크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CCTV 영상 속 유성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4일 오후 7시 40분쯤 노스캐롤라이나 주도 롤리 인근 지역 상공을 가로질렀다.이날 미국유성학회(AMS)는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80명이 넘는 사람이 유성을 목격했다고 제보해 왔다고 밝히면서 해당 영상을 공유했다. 영상에는 유성이 빠르게 지나가자 밤하늘이 잠시 환하게 밝아지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에 대해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해당 유성은 이날 밤 미국 전역에서 발견된 유성 5개 중 1개였다고 밝혔다. NASA 산하 유성관측소는 같은 날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기록을 분석한 결과 초인종 CCTV에 찍힌 유성은 노스캐롤라이나주 해안을 스쳐 캠프 르준이 있는 앞바다 48마일(약 77㎞) 해상에서 시속 3만2000마일(약 5만1500㎞)의 속도로 북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유성이 음속의 42배인 마하 42 정도의 속도로 상공을 가로질렀다는 것이다.유성관측소는 또 이번 보고서를 통해 “이 유성은 지구의 대기권 상층부를 28마일(약 45㎞) 정도 이동한 뒤 모어헤드시 상공 26마일(약 41.8㎞) 부근에서 산산조각났다”고 설명했다.이날 미국 전역에서는 148명의 주민이 유성을 봤다는 신고가 접수됐는데 대다수가 노스캐롤라이나주 주민이었다. 이밖에도 메릴랜드와 사우스캐롤라니아, 버지니아 그리고 웨스트버지니아에서 유성을 봤다는 신고가 들어왔다.다행히 유성으로 인한 부상이나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영상은 24일 공개되고 나서 지금까지 24만 회가 넘는 조회 수를 기록하고 있다. 유성은 소행성이나 혜성의 작은 조각인 유성체가 지구의 대기권에 들어온 것으로 마찰열에 의해 대개 불에 타면서 불덩어리라고도 불린다. 만일 유성이 지표면에 도달하면 이는 운석이 되는 데 그 가치는 몇억에서 몇십억 원에 달해 운석 사냥꾼들의 표적이 되곤 한다. 한편 NASA는 1988년부터 최근까지 유성이 지구 대기권에 충돌한 위치를 보여주는 새로운 지도를 공개한 바 있다. 사진=미국유성학회
  • 삼육대 신학연구소, ‘한국 교회와 공적 책임’ 주제로 학술세미나 개최

    삼육대 신학연구소, ‘한국 교회와 공적 책임’ 주제로 학술세미나 개최

    최근 한국 기독교계에서는 코로나19 대응, 기후위기 정책 및 행동실천, 소비 배려 환경보호를 위한 자발적 불편운동 등 교회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이후 사회적 재난 속 교회와 크리스천의 역할을 되짚고, 성찰하려는 적극적 움직임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삼육대 신학연구소(소장 김상래)가 ‘한국 교회와 공적 책임’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마련해 관심을 모은다. 삼육대 신학연구소는 오는 29일 오전 11시부터 가을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공공신학을 학술적 공론의 장으로 끌고 나와 신앙적 좌표를 모색하기 위한 취지에서다. 행사는 비대면으로 진행하며, 삼육대 신학연구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한다. 신학연구소 부소장 최경천 교수(삼육대 신학과)의 사회로 진행하는 이번 세미나에서는 △이훈재 목사(시조사 단행본 편집장) ‘성공회 공공신학의 최근 동향과 흐름’ △김기현 목사(한국침례신학대학 교양학부 겸임교수) ‘죽은 사무엘 불러내기: 공공신학에 대한 몇 가지 소묘’ △봉원영 교수(삼육대 신학과) ‘한국 재림교회의 공공신학 이해와 실천’ △정성진 교수(신학연구소 윤리이사) ‘윤리교육’ 등 각각 주제연구가 발표된다. 김상래 신학연구소장은 “신학의 공공성 추구는 어떤 의미에서 기독교 신앙의 본질을 찾아가려는 노력이다. 신학이 다만 교회의 ‘휘장 안의 이야기’만 다룬다면 그건 ‘그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다. 또 신학이 다만 ‘푸른 하늘 저편’의 이야기만 나눈다면 그건 그저 ‘무지개를 좇는 그들만의 꿈’이 되고 말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께서 기뻐하는 금식은 ‘흉악의 결박을 풀어 주며 멍에의 줄을 끌러 주며 압제당하는 자를 자유케 하며 모든 멍에를 꺾는 것’이며 ‘주린 자에게 식물을 나눠 주며 유리하는 빈민을 집에 들이며 벗은 자를 보면 입히’(이사야 58장 6~7절)는 것이다. 글로벌 환경, 사회 구조, 공동체 관계 등의 문제에서 어떻게 교회가 공공선을 구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육대 신학연구소는 성경에 토대를 둔 학술적 연구를 통해 제칠일안식일예수재림교회의 기본적 신조를 석명하고, 한국 교회와 신학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다. 특히 연구소가 발간하는 학술지 ‘신학과 학문’은 2020년 한국연구재단 등재후보 학술지에 선정되는 등 권위와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 2025년 드론 택시 전용길 만든다 ...UAM 밑그림 제시

    2025년 드론 택시 전용길 만든다 ...UAM 밑그림 제시

    오는 2025년 서울 도심에 ‘드론 택시’ 항로가 생긴다. 드론 택시만 다니는 도심항공교통(UAM) 전용 하늘길이 열리는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28일 UAM 상용화 서비스 운용전략과 시나리오를 담은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운용개념서 1.0’을 발간했다. 운용개념서는 전용 하늘길인 UAM 회랑(Corridor) 등 3차원 도심 교통체계 운용 구상의 밑그림을 제시하고 있다. UAM 특별법도 만들 계획이다. 드론 택시길은 도심 저고도 공역(300∼600m)에 일정 구간을 오가는 통로 형태의 회랑으로 조성된다, UAM 회랑은 기존 항공기 공역과 분리된 전용 하늘길로 소형 드론이 운항하는 높이보다 150m 이상 높은 곳을 지나도록 했다. UAM 이착륙은 기존 항공기와 달리 활주로 없이 이착륙하는 버티포트(Vertiport)를 활용한다. 버티포트를 시·종점으로 전용 회랑이 만들어진다. UAM 상용화 초기에는 고정형 회랑 몇 개만 운영하다가 버티포트와 노선 수가 많아지면 다수의 회랑을 네트워크 형태로 운영한다. 관제는 일반 항공기 관제를 담당하는 국가 항공교통관제 대신 UAM 교통관리자가 관리하는 관제 서비스를 받는다. 관제 통신은 휴대전화에 쓰이는 상용이동통신(4G·5G)을 활용한다. 초기에는 음성기반 무선통신(VHF·UHF)을 사용하다가 점차 고도화된 디지털 통신체계로 대체될 것으로 국토부는 내다봤다. 국토부는 3단계 운용전략을 제시했다. 초기(2025∼2029) 단계에서는 기장이 기내에 탑승·조종하고 성장기(2030∼2034)에는 원격 조종이 도입된다. 성숙기(2035∼) 에는 자율비행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성장기에도 비상시 승객 안전을 우선시해 기내에 안전관리자가 탑승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국토부는 설명했다. 운용개념서는 비정상 상황 대비계획도 포함됐다. 이용자가 UAM에 타고 내리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을 여러모로 분석해, 각 이해관계자가 수행할 역할, 상호 관계 등을 정리했다. 상업화 가능한 운용모델을 구상해 이해관계자가 할 일과 절차를 규정하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악천후, 기기고장 등 비정상 상황에 대비한 대응계획도 운용개념서에 담겼다. 국토부는 오는 11월 UAM 비행을 시연하면서 운용시나리오를 직접 실증하기로 했다. 황성규 국토부 제2차관은 “안전하고 편리한 첨단 도심교통체계인 UAM을 조기 상용화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 되면 화천대유 주인 감옥 갈 것...몸통은 이재명”

    윤석열 “대통령 되면 화천대유 주인 감옥 갈 것...몸통은 이재명”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장동 의혹’에 대해 “몸통은 이재명”이라며 맹비난했다. 27일 윤 전 총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지사는 대장동의 설계자가 이재명이라고 자기 입으로 실토했고 전국에 방송됐다. 그런데도, 대장동 아수라 게이트의 본질이 왜곡 변질되고 있다”며 “덮어씌우기의 달인들답게 꼬리를 미끼로 흔들며, 게이트의 몸통을 숨기려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누가 보더라도 대장동 게이트의 몸통은 이재명”이라며 “본인이 싸인한 증거까지 명백한데 어찌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은 “상식과 공정, 정의를 짓밟았던 조국 비리를 ‘검찰개혁’을 내세워 여론을 호도하고, 사건의 본질을 변질시키려 했던 것과 똑같은, 덮어씌우기 여론전을 펴, 조국사태 시즌2를 만들고 있다”며 “정권교체 못하면 저들은 국민을 ‘설계’의 대상으로 삼아, 대한민국을 온통 대장동 아수라판으로 만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에 우리가 대장동 게이트의 진실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채 대선을 치르고, 그래서 자칫 정권교체에 실패한다면, 저들은 이제 5000만 우리 국민을 ‘설계’의 대상으로 삼아, 대한민국 전체를 대장동 아수라판으로 만들지도 모른다”며 “이는 역사의 죄를 짓는 일”이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이것만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이걸 막는 것이 이 윤석열에게 맡겨진 소명이라고 믿는다”며 “이런 부패, 몰상식, 부정의, 불공정을 척결하기 위해 대통령 후보로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은 이재명 후보 개인의 의혹을 넘어, 대한민국이 과연 상식이 통하는 나라인지, 앞으로 공정과 정의가 자리 잡을 수 있는 나라인지에 대해 시험하는 시험대”라며 “제가 대통령이 되면 대장동 같은 일은 없을 것이고 화천대유의 주인은 감옥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 [거리 미술관]17.‘Transliteration-감영터’

    [거리 미술관]17.‘Transliteration-감영터’

    서울 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 3번 출구를 나오면 한 고층건물이 푸른 하늘을 찌를듯 위용을 자랑하며 우뚝 서 있다. 서대문D타워로 불리우는 26층짜리 빌딩이다. 이 빌딩 1층 로비의 한쪽 벽면에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된 약 1800개의 구슬들이 병풍 속 점자처럼 질서정연하게 서 있다. ‘Transliteration-감영터’라는 고산금(55) 작가의 2020년 부조작품이다. 재료는 스테인리스 스틸이다. 작품 크기는 가로 9m에 세로 3m이다. 구슬 하나의 직경은 7cm이다. 감영은 조선시대 각 도의 관찰사가 업무를 보는 곳으로 지금의 광역시청이나 도청에 해당한다. 조선에는 이 곳 경기 감영 등 8곳의 감영이 있었다. 경기 감영터는 서울 돈의문 3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 공사 중 발견됐다. 경기 감영은 현재의 서울적십자병원 주차장 일대로 파악되며, D타워 빌딩 자리에는 경기 감영의 부속건물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작가는 “감영 유적 발굴에 대한 문헌을 토대로 이 장소의 역사적 맥락을 스테인리스 스틸 구슬을 활용한 조형미로 살려내려 했습니다.”고 설명한다. ‘바꿔씀’이라는 작품명에서 드러나듯 작품에 사용된 구슬 하나는 글자 하나를 의미한다. 띄어쓰기를 적용, 문장과 문단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맨 오른쪽 줄에 세로로 늘어선 구슬은 모두 18개인데 ‘경기 감영터 센터포인트 돈의문’이라는 뜻이다. 세로로 활자가 박힌 듯한 책 모양에 호기심많은 사람들의 눈길이 쏠릴만하다. 아쉽게도 작품 안내판은 보이지 않는다. 텍스트를 구슬로 치환해 부조로 만든 경위가 궁금해 물어봤다. 고 작가는 한 때 눈이 잘 안보인 적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학창시절 활자중독환자였다고 할 정도로 책 읽기를 좋아했다. 지하철을 탈 때에도 신문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이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그는 1993년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갔다가 귀국할 무렵인 97년에 실명위기에 놓이게 됐다. 시야가 흐릿해지면서 바깥 소식이 궁금해 신문, 잡지 등을 보게됐고 자신이 본 내용을 작품으로 옮겨야겠다고 생각하면서 자연스럽게 텍스트를 자신만의 기호로 이미지화하게 됐다. 그는 지금은 작품활동을 하는데 있어 시력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일반인이 작품을 감상하기에는 쉽지않을 수도 있겠다고 하자 그는 일반인 반응을 들려준다. “얼마 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인공 진주전시를 붙인 작품을 전시한 적이 있었어요. 이 작품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람이 있었는데 여기에 1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좋아요’라고 반응을 보였더군요. 한 작가 작품에 이렇게 뜨거운 반응은 이례적인 일이었습니다.”라면서 “특히 반응 중에 우리가 살아가면서 말이나 글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내 작품이 잘 보여준다고 한 게 공감이 되었어요.”라고 말한다. 주변사람과 대화를 하다보면 말하는 사람의 관점과 나의 관점이 다를 때가 있다. 그런데 딱히 꼬집어 그 차이를 말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고 작가의 작품은 이처럼 표현하지 못하는 아쉬운 감정에 대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읽는 행위를 통해 텍스트와 자신을 동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작가가 자신만의 코드로 세상을 읽어내듯, 고 작가의 스테인리스 구슬이나 인주구슬로 된 작품을 보는 관객들 또한 이 작품들을 보면서 각자의 아쉬운 감정 읽기를 시도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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