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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춤은 우리의 운명… 무대는 우리의 불꽃

    춤은 우리의 운명… 무대는 우리의 불꽃

    발레리노 김용걸과 한국무용가 김미애. 국내 무용계 대표 스타 커플이 오랜만에 한 무대에 선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서 발레를 가르치는 남편과 24년째 국립무용단에 몸담고 있는 아내가 장르는 다르지만 한마음으로 춤을 추는 부부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꺼낸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르게 무르익어 가는 부부의 사랑처럼 훨씬 깊고 단단해진 그들의 춤과 마음을 관객들에게 내보인다. 지난 11일 겨우 시간을 맞춰 연습을 하고 있던 두 사람을 서울 광진구의 한 연습실에서 만났다.두 사람이 함께 춤을 춘 무대는 의외로 손에 꼽힌다. 2006년 김씨가 준비한 20분 남짓 소품에 김 교수가 특별 출연한 뒤 2012년 김 교수의 안무작 ‘비애모’를 둘의 춤으로 가득 채웠다. 그러곤 또 시간이 지나 2019년 제주에서 열린 무용인한마음축제에서 ‘볼레로’로 호흡을 맞췄다. “미애씨는 직장인이기도 하고, 둘 다 자기 일에 몰입하는 걸 좋아하다 보니 따로 시간을 내기엔 너무 바빴다. 누가 멍석을 깔아 줘야 마지못해 하듯 한다”는 김 교수는 “물론 최선을 다하지만”이라면서 웃었다. 김씨도 “운명처럼 예기치 않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에만 함께했다”고 거들었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둘이 서는 무대를 만들기가 쉽지 않은데 이 감사함을 잊지 말자고 계속 이야기한다”는 김씨의 말에 두 사람은 눈을 맞추며 고개를 끄덕였다. 부부에게는 오는 29일 경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릴 ‘아티스트 인사이트’라는 무대가 마련됐다. 예술과 예술가로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성남아트센터 기획공연 시리즈의 첫 순서다. 다섯 가지 레퍼토리로 그들의 이야기를 꾸민 김 교수는 “저희가 어떻게 만났는지부터 어떻게 춤을 추고, 또 앞으로는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아주 디테일하게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부부와 인연이 깊은 이금희 전 KBS 아나운서와 김지영 경희대 교수도 이야기를 보탠다. “춤에서 우리를 그래프로 따지면 정점은 아니지만 그 안에서도, 열정적으로 아직 살아 있는 존재감이 있기에 기대하고 보고 싶어 하시는 것 같다”는 김씨의 말에는 이 무대가 지금이기에 더욱 특별한 이유도 담겼다. ●수술 후 춤에 대한 욕구와 열정 더 샘솟아 국립발레단과 국립무용단 연습실이 함께 있던 국립극장에서 시작된 둘의 인연은 불꽃같은 연애 기간 10년을 거쳐 어느덧 결혼 15년 차로 흘렀다. 20대의 두 사람은 뜨겁고 강렬했다. 아내를 보고 첫눈에 반한 남편은 무작정 제주로 달려가 고백을 했고, 파리오페라발레단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 남편을 응원하기 위해 아내는 파리로 날아가기도 했다. 30대엔 가정을 꾸려 온기를 이어 가며, 안무가와 무용수로 각자의 자리를 더욱 굳혔다. 이제 40대 후반, 크게 달라진 몸과 마음이 새로운 열기를 더한다. “지난해 용걸씨가 로봇 재정비하듯 수술을 했는데 정신적으로 그 시간이 되게 중요했어요. 이제 아예 춤을 못 추나 걱정했는데 다시 기회가 오니 춤에 대한 욕구와 열정이 더 솟아올랐어요. 예전처럼 테크닉이 뛰어난 무대보다는 삶의 흐름에 맞는, 지금 우리들의 모습이 오롯이 그 무대에 나와 주도록 최선을 다하려고 해요.” 김 교수는 2019년 5월 제주에서 ‘볼레로’ 공연을 하고 열흘 뒤 왼쪽 어깨를 수술했다. 그리고 석 달 뒤 발목, 또 석 달 뒤 오른쪽 어깨를 수술했다. 춤을 출 몸을 재정비한다기엔 아득한 시간이었다. “물론 안무도 할 수 있고 학교에서 학생도 가르칠 수 있지만, 춤을 출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현실이 저를 짓눌렀어요. 춤과 제가 가진 것에 대한 소중함을 어느 때보다 크게 느꼈고 그 짓눌림이 간절함으로 몸에 더 녹아서 나오고 있어요.” 김 교수는 “버티면 나아질 거라고는 바라지도 않고 버티고 지켜 내자, 오늘이 최고의 컨디션이고 최고의 아침이라고 생각하려 한다”고 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어제보다 발이 덜 아프면 감사해하고 그 마음으로 또 하루를 버틴다고 했다. “혹시 무대에서 춤추다가 아파서 절뚝거리거나 주저앉을 수도 있는데 그조차도 공연의 한 일부로, 나이 50세가 돼 가는 한 무용수가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마음먹기에도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공감 가는 부분 있으면 행복 ‘동반자의 힘’ 김씨는 “예전에는 센터에 서야 하고 주역을 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면 지금은 뒤에서 서포트할 수 있는 무용수가 되고 싶고, 나만 바라봤던 시선이 주변을 바라보는 눈으로 옮겨 왔다”고 말했다. “보이는 모습에 신경 쓰는 나이가 있었다면 지금은 내 자신을 생각하고 이 시간 이후 삶이나 춤의 그림을 어떻게 그려 갈까 생각하는 나이가 됐다”는 얘기다. 춤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고 진해지면서 자연스레 찾아온 변화다. “저는 춤하고 남편, 아들이 전부예요. 우선 제가 춤을 출 수 있는 무용단을 정말 사랑해요. 힘들 때 현실적인 부분부터 이상적인 부분까지 채워 준 곳이고 지금도 한 남자의 아내, 아이 엄마라는 걸 잊고 김미애라는 한 인물로 존재할 수 있는 공간이라 그 안에서 안무가 선생님들, 동료들과 소통하는 데 초심을 잃지 말자고 다짐하는 게 늘 첫 번째예요.” 몸은 조금씩 변했을지라도 결국 두 사람의 마음엔 춤과 가족에 대한 사랑이 굳게 중심을 지키고 있었다. “옛날엔 춤이 최고였는데 지금은 무조건 가족이 최고”라며 충실한 가장이 되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김 교수의 말에 아내도 고개를 끄덕여 줬다. “워낙 술, 담배도 안 하고 밖에서 사람 만나는 것도 드물어 ‘당신, 친구가 없지?’라고 묻기도 한다”면서도 “우리 부부가 친구나 다름없다”고 김씨는 말했다. “서로 답답한 거나 춤, 일 얘기로 카페에서 2~3시간씩 수다를 떨어요. 공감 가는 부분이 있으면 그 이상 행복한 게 없어요. 동반자의 힘이죠.” “무용수의 춤은 바로 그 사람이에요. 예술이 사회를 정화시켜 주는 필터 역할을 하려면 예술인들도 올바른 마음을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무용을 가르치는 사람의 자세, 국립단체에서 춤을 추는 사람의 자세, 이런 걸 마음에 두고 춤을 추면 춤과 언행이 더 달라지지 않을까 하며 미애씨랑 우리나라 무용의 미래를 이야기하곤 하죠. 그러면 금방 몇 시간이 흘러요.” 연인 시절 서로의 춤에 반해 강하게 끌렸다면 이제는 무대에 선 배우자의 모습을 애틋하게 여기고 응원한다. 어떤 마음으로 그 자리에 섰는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제가 용걸씨 공연을 보면 예전처럼 설레거나 그런 건 없지만 무용수로서 정말 멋있다고 느껴요. 이 사람이 갖고 있고 앞으로 더 나올 수 있는 예술적인 것들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으면 좋겠어요. 저와의 무대는 무용수의 삶 일부로, 흥미롭게 바라봐 주시면 되고요. 용걸씨도 제 공연을 보면 뭉클하대요. 한국 춤의 깊이나 멋을 보고.” 그러자 김 교수가 당황한 듯 말을 가로챘다. “아니, 그건 널 봐서 그래!”(웃음)●“아들은 아직 발레에 흥미 없지만 좋아지는 때 올 것”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에게는 발레를 가르치고 있다. 아빠가 없을 때 엄마에게 “예술의 ‘예’자도 꺼내지 말아 달라”고 할 정도로 아들은 아직은 발레에 썩 흥미를 느끼진 못하지만 김 교수는 “좋아지는 때가 분명 온다”며 집요하게 이끈다고 했다. 김 교수는 “피아노, 태권도 시키듯 발레를 시키고 싶었고 제가 도움 줄 수 있는 것도 많으니 전공을 하겠다면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무용을 가르칠 생각은 안 했냐는 물음에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김씨는 “아이가 가진 재능이 다양하니까 여러 끼를 보여 줄 수 있는 뮤지컬 배우를 하면 좋겠다”면서 “기본으로 춤을 잘 추면 좋으니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 부부는 “무엇보다 아이가 바른 인성으로 자라는 게 중요하다”고 다시 한목소리를 냈다. 집에서 함께 몸을 풀거나 특별한 것을 챙겨 먹는 등 무용수 부부의 집은 뭔가 다를까 했더니 두 사람은 “스트레칭도 안 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집은 우리의 천국”이라는 김 교수의 말처럼 집에서는 자연스럽게, 편안히 보내고 가끔 아들의 끼와 애교를 공연 삼아 보는 ‘하우스 콘서트’를 즐기는 게 다라고 했다. 하늘로 힘껏 뻗는 발레와 땅으로 굳게 내딛는 한국무용은 에너지부터 많은 것이 다르다. 고난도 테크닉의 클래식 발레를 가장 화려하게 해낼 수 있는 전성기를 김 교수가 이미 보냈다면 김씨는 “죽을 때가 돼서야 춤 좀 춘다 말할 수 있을까”라고 할 만큼 여전히 공부할 게 많다고 했다. 김 교수는 아픈 발목을 부여잡고 김씨는 가끔 무릎이 욱신거린다. 그러나 둘의 무대에선 춤사위도, 리듬도 경계가 흐트러진다. 뜨겁게 사랑하는 마음이 하나의 춤을 완성한다. 무용수답게, 삶이라는 무대에서도 두 사람은 서로를 보듬고 다독이며 그들만의 춤을 만들고 있다.
  • ‘재정지원 탈락’ 대학 수시 23곳 중 21곳 경쟁률 하락

    합격 전원 50만~100만원 내건 상지대3.8대1→2.6대1… 지원자 31% 사라져협성·평택·극동·중원대 40% 안팎 급감인하대 12.5대1·성신여대 11.8대1 선방 서울 주요大 경쟁률 상승… 양극화 심화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한 대학들이 내년도 입시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수도권 소재 유명 대학들은 2022학년도 수시모집에서 경쟁률이 10대1을 넘겼지만 그 외 대학들 중에는 지원자 수가 전년 대비 40% 안팎까지 줄어든 사례도 나왔다. 14일 전국 4년제 대학의 수시모집 원서접수가 마감된 가운데 종로학원하늘교육이 대학기본역량진단에서 탈락한 4년제 대학 25개교 중 23개교의 원서접수 결과를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이들 대학 중 21개교의 수시모집 경쟁률이 전년 대비 하락했다. 인하대는 14.8대1에서 12.5대1로, 성신여대는 12.9대1에서 11.8대1로 하락했으며 성공회대는 4.8대1에서 4.63대1로 소폭 하락했다. 반면 용인대는 8.3대1에서 9.1대1로, KC대는 4.2대1에서 5.2대1로 오히려 경쟁률이 올랐다. 경쟁률 하락은 피하지 못했지만 10대1 이상의 경쟁률을 유지한 것은 ‘선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학교와 동문이 적극적으로 대처해 수험생들에게 학교가 더 노력할 것이라는 인식을 심어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에서는 경쟁률이 하락할 것을 기대한 수험생들의 ‘상향 지원’이 몰린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반면 그 외 대학들은 이번 수시모집에서 상당한 폭으로 지원자가 줄었다. 상지대는 경쟁률이 3.8대1에서 2.6대1로 하락했다. 최초 합격자 모두에게 장학금 100만원을, 추가 합격자 전원에게도 50만원을 지급한다는 파격적인 장학금 정책을 내놓았지만 수시모집 지원자 수는 7347명에서 5035명으로 2321명(31.6%) 감소했다. 협성대는 수시모집 지원자가 전년 대비 2911명(42.4%), 평택대는 2585명(43.8%) 줄었다. 극동대는 1908명(38.4%), 중원대는 1265명(39.2%) 줄었다.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의 수시모집 경쟁률은 전체적으로 상승했다. 정부의 ‘주요대 정시 확대’ 정책에 따라 서울 소재 대학들이 수시모집 인원을 늘린 반면 대입을 치르는 고3 학생 수는 44만 6573명으로 지난해(43만 7950명)보다 8623명 늘어난 탓이다. 대학별로는 고려대가 9.54대1에서 14.66대1로 큰 폭으로 오른 것을 비롯해 서울대는 5.63대1에서 6.25대1로, 성균관대는 21.26대1에서 24.31대1로 올랐다. 임 대표이사는 “대학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단순히 수도권과 지방대의 구도를 넘어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을 보여 주는 대학과 그렇지 못한 대학들 간의 격차가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 이재명 “전북서 정치 철학 태동”… 이낙연 “양육비 대지급제 도입”

    이재명 “전북서 정치 철학 태동”… 이낙연 “양육비 대지급제 도입”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13일 광주·전남 공약에 이어 14일 전북 공약을 발표하며 호남 사수를 통한 대세론 굳히기에 나섰다. 추격자인 이낙연 전 대표도 한부모·청소년 부모 공약을 발표하고 의원직 사퇴 의지를 강조하며 맞불을 놨다. 이 지사는 이날 여의도 ‘열린 캠프’에서 줌(zoom)을 통해 “(전북은) 저의 정치 철학이 태동한 곳”이라면서 “차별 없이 모두가 함께 잘사는 대동사상과 사람이 곧 하늘이라는 인내천 사상은 이재명이 살아온 삶의 궤적과 앞으로 걸어갈 사회적 삶의 방향과도 정확히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가 이날 발표한 6대 공약에는 ▲자동차·조선산업 부활 및 금융·탄소 소재 등 신성장 동력산업 육성 ▲ 에너지 대전환과 그린 뉴딜 중심 지원 ▲4차 산업을 선도하는 농생명 산업 수도 육성 등이 담겼다. 이 지사는 “장밋빛 약속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실천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약속을 지킬 적임자는 본인임을 강조했다. 또한 이 지사는 “저희가 아슬아슬하게 과반을 하고 있는데 호남에서는 과반을 하는 게 쉽지 않겠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면서도 “‘압도적으로 경선을 조기에 끝내야 본선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읍소하는 게 전략이라면 전략”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캠프 사무실에서 젊은 여성암 환자들의 에프터케어를 연구하는 사단법인 쉼표와 정책협약식을 진행하고 국회에서는 한부모·청소년 부모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한부모 가정에 대해 양육 의무자가 양육비 지급을 하지 않는 경우 국가가 먼저 양육비를 지원하고, 나중에 양육비 채무자로부터 이를 회수하는 ‘양육비 대지급제’ 도입 등이 공약에 담겼다. 특히 이 전 대표는 기자회견 후 기본소득 비판론자인 이상이 교수의 영입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기본소득은 철회돼야 맞다. 본선에 가기 전에 철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이 전 대표는 국회 의장실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의원직 사퇴 안건을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민주당 지도부 한 관계자도 “내일 최고위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것 같다”며 “(사퇴서를) 처리하려면 이번 주 금요일쯤에는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전 의원직 사퇴 처리로 호남 민심에 영향을 미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이날 밤 MBC 주관으로 열리는 TV토론에서 첫 일대일 토론 대결도 펼쳤다. 한편 이날 3차 국민·일반당원 선거인단이 마감된 가운데 총선거인단 수는 216만명을 넘어섰다.
  • ‘10대 괴물’ 최성민, 안방에서 백두 꽃가마 또 탈까

    ‘10대 괴물’ 최성민, 안방에서 백두 꽃가마 또 탈까

    ‘10대 괴물’ 최성민(19·태안군청)이 안방에서 또 다시 백두 꽃가마에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1 추석장사씨름대회가 오는 17일부터 엿새간 충남 태안종합체육관에서 개최된다. 17일 태백급(80㎏이하) 예선전에 이어 18일 태백장사 결정전, 19일 금강장사(90㎏이하) 결정전, 20일 한라장사(105㎏이하) 결정전, 21일 백두장사(140㎏이하) 결정전, 22일 여자부 개인전 및 단체전 결승이 열린다. 이번 대회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태안 출신 루키 최성민이 안방의 이점을 안고 백두장사 타이틀을 또 따낼 수 있을지 여부다. 지난해 12월 고등학교 3학년 신분으로 천하장사 대회에 출전해 결승까지 오른 뒤 백두급 최강자 장성우(영암군민속씨름단)를 벼랑 끝까지 밀어붙이며 파란을 일으켰다. 당시 준우승에 그쳤지만 올해 민속씨름 데뷔 3개월 만인 지난 3월 하늘내린 인제장사씨름대회에서 백두장사 타이틀을 따내며 포효했다. 이번 추석대회 백두급에는 천하장사 2연패에 빛나는 장성우를 비롯해 등 김진(증평군청), 오정민(문경새재씨름단), 정경진(울주군청) 등 백두급 강자들이 대거 출격한다. 이번 대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18~21일은 KBS 1TV에서, 22일은 KBSN 스포츠에서 생중계한다. 유튜브 채널 ‘샅바 TV’에서도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다.
  • 육안으로 보기 어려운 수성…14일 일몰 후 서쪽 하늘서 반짝

    육안으로 보기 어려운 수성…14일 일몰 후 서쪽 하늘서 반짝

    지구의 밤하늘에서 육안으로 볼 수 있는 5개의 행성 중에서 가장 보기 어려운 행성이 바로 수성이다.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눈부신 태양에 가장 가까이 붙어 공전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성의 최대이각, 곧 태양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질 때인 동방최대이각, 서방최대이각일 때 그나마 잠시 볼 수 있을 뿐이다. 이런 연유로 인해 17세기에 행성운동 3대법칙을 발견한 위대한 천문학자 케플러조차도 평생 수성을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보기 힘든 수성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바로 오늘 9월 14일이 수성의 동방최대이각의 자리에 오기 때문이다. 정확한 최대이각 시각은 대낮인 12시 59분이지만, 일몰 후 서쪽 하늘에서 반짝이는 수성을 맨눈으로 볼 수 있다. 지구에서 볼 때 태양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각도는 26.8도로, 정말 신경쓰지 않으면 금방 서녘으로 꼴깍 넘어가고 만다. 오늘밤이 지나면 행성은 저녁 하늘에서 작은 유턴을 하고 다시 태양에 가까이 다가가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수성은 지난 8월 2일 태양 뒤에서 나타나 지구 행성의 저녁 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했다. 이처럼 내행성이 지구에서 보이지 않는 태양 반대편 위치하는 것을 외합이라 한다. 또 수성은 10월 10일 지구의 관점에서 태양 앞을 지나 지구-수성-태양이 일직선을 이루는 내합의 위치에 도달한다. 이후로 9월 말에서 10월 중순까지 수성은 태양의 눈부심에 가려져 우리 눈으로 관찰할 수 없지만, 10월 말쯤 해돋이 전에 다시 한 번 ‘새벽 별’ 처럼 나타날 것이다. 요즘 저녁 하늘에 나타나는 수성을 볼 기회를 놓친다면 그 무렵 다시 한번 ‘새벽 수성’에 도전해볼 기회가 있을 것이다. 수성은 10월 25일에 태양으로부터 가장 먼 서방최대이각에 도달한 후, 11월 29일에 또 다른 U턴을 한 후 외합을 향해 달려갈 것이다. 
  • [씨줄날줄] 하회 줄불놀이와 달걀축제/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하회 줄불놀이와 달걀축제/서동철 논설위원

    지금 경북 안동에서는 ‘2021 세계유산축전’이 펼쳐지고 있다. 안동은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도시의 하나다. 지난 4일 시작해 오는 26일 막을 내리는 ‘세계유산축전, 안동’의 중심지는 당연 하회마을이다.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개막식의 ‘하회 선유줄불놀이’였다. 관광객들은 부용대 절벽에서 낙동강을 가로질러 하회마을로 떨어지는 불꽃의 장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오늘날 불꽃놀이에 해당하는 전통시대 낙화(落火)놀이는 하회마을의 전유물은 아니다. 민속학계에서는 불놀이, 이른바 화희(火戱)를 두고 인간이 불을 소유함에 따라 권력화하고, 한편으로 놀이화하는 양상을 보여 준다고 설명한다. 경기 여주와 양주, 충북 청주·보은·음성과 충남 공주, 경남 함안·고성·창원, 전북 무주에도 남아 있으니 전국적으로 전승된 민속이라고 할 수 있다. 낙화놀이가 전국적이지만, 하회 줄불놀이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다른 지역의 낙화놀이가 마을 구성원이 불꽃놀이를 즐기는 ‘공동체 화합’에 의미를 둔다면, 하회 줄불놀이는 오늘날 개념으로 ‘놀이를 매개로 한 계층 간 화합’에 적지 않은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런 점에서 별신굿 탈놀이와 세트를 이루는 줄불놀이는 하회 지배계층이 구사한 고도의 ‘통치기법’이라 할 수 있다. 하회에 별신굿 탈놀이가 자리잡은 것부터가 흥미롭다. 탈춤의 본질은 지배계층에 대한 풍자와 해학이다. 봉건적 신분질서가 다른 어떤 지역보다 완고한 대표적 양반 마을이 탈놀이의 본산이 된 것은 뜻밖이다. 이른바 ‘거꾸로 타임’으로 피지배층의 억눌린 감정을 발산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사회적 불안이 심화된다는 경험을 축적한 지배층의 ‘안전장치’일 것이다. 정월대보름의 별신굿 탈놀이처럼 칠월칠석날의 줄불놀이는 피지배층의 마음을 풀어 주는 ‘목적 있는 축제’다. 하회 줄불놀이는 오늘날 ‘하늘을 날아가는 아름다운 불꽃’에 의미를 더 부여하지만 뱃놀이, 줄불놀이, 낙화놀이, 달걀불놀이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외부인에게 줄불놀이가 인상적이라면, 내부적으로는 달걀불놀이가 중요했다. 최근 축제의 달걀불은 100개 남짓한 ‘바가지불’로 대체되고 있지만, 과거에는 수천 개의 달걀불이 낙동강이 돌아드는 부용대 앞을 수놓았다고 한다. 진옥섭 전 한국문화재재단 이사장은 하회마을 어르신들로부터 “일제강점기에 줄불놀이 때면 안동 일대 양계장에서 달걀 품귀 사태가 빚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했다. 줄불놀이는 별신굿 탈놀이의 연장선상에서 노비와 소작농에게 부용대 절벽에 올라 줄을 매는 수고에 따른 노임을 살포하고, 일 년에 단 하루 달걀을 원 없이 먹게 해 그들의 마음을 잡겠다는 의도가 있었다.
  • ‘마성의 미성’ 테너 존노 “클래식으로 가는 징검다리 되고파”

    ‘마성의 미성’ 테너 존노 “클래식으로 가는 징검다리 되고파”

    섬세하고 따뜻한 미성으로 두터운 사랑을 받는 테너 존노가 오는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국내 첫 리사이틀을 연다. JTBC ‘팬텀싱어3’ 준우승팀인 그룹 라비던스로, 솔로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팬들과 온전히 그만의 노래를 나누는 무대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정말 꿈같은 일”이라며 들떠 있었다. “2015년 요나스 카우프만 내한공연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봤는데 정말 멋있었다”며 “‘나도 저기서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도 감히 하지 못했던 꿈의 무대”라고 했다. 미국 존스홉킨스 피바디 음악대학 성악과 수석 졸업, 줄리아드 및 예일대 음대 석사학위 등 그의 ‘스펙’에 비하면 지나친 겸손 같았지만, 미국에 있는 동안 “한국에서 내 이름을 알릴 수는 있을까”라는 고민이 컸다고 한다. 최근 워너 클래식을 통해 발매한 첫 솔로 앨범의 이름 ‘NSQG’는 존노의 음악 철학을 그대로 담는다. ‘고귀하며 간단하고(Noble Simplicity), 고요하며 웅장한(Quiet Grandeur)’. 바로크부터 현대까지 넘나들며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까지 다채로운 흐름을 그의 목소리로 엮었다. 리사이틀에서도 앨범 수록곡인 헨델의 오라토리오 ‘예프타’ 중 ‘천사여, 그 아이를 하늘에 있게 하라’를 비롯해 모차르트 ‘마술피리’,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속 아리아들과 토스티 ‘이상’, 슈트라우스의 ‘내일’ ‘내 안에 사랑을 담아’, 김효근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 가곡을 부른다. ‘내 안에 사랑을 담아’는 2018년 카네기홀에서 메조소프라노 마릴린 혼에게 마스터 클래스를 받은 곡이다. 당시 영상이 팬들 덕분에 조회수가 급격히 올라 ‘역주행’으로 카네기홀을 깜짝 놀래키기도 했다. 존노는 “인생에 한 번일지도 모르는 특별한 무대지만 저를 뽐내기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나누고 싶었다”고 밝혔다. “너무 보여 주려는 욕심이 들어가면 오히려 거부감이 생기고, 음악에 푹 빠져 위로와 힐링이 될 때 그 감정들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했다. “저를 아는 분들 중엔 클래식을 잘 모르는 분들도 많아요. 그간 바로크와 모차르트가 제 전문 분야였다면 조금 더 넓혀서 팬 분들을 클래식으로 이어 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저는 그리 대단한 사람은 아니라 저를 먼저 알린 다음 각 분야 대가들로 연결해 주는 역할이죠.” “찬양을 하고 싶어 노래를 시작했다”는 그는 이달부터 신학교도 새로 다닌다. “몇 년 사이 얻게 된 큰 인기나 무대를 두고 ‘내가 한 게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는 마음에는 신앙심도 있지만 무엇보다 감사함이 크다고 했다. 어떤 레퍼토리든 소화할 수 있는 것도 “그저 주어진 노래마다 최선을 다한다”는 이유가 담겼다. 존노는 “앞으로도 어디서든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노래를 하고 싶다”는 소박하지만 굳은 바람을 전했다.
  • ‘메르켈 닮은꼴’ 숄츠, 16년 만에 獨 정권교체 이룰까

    ‘메르켈 닮은꼴’ 숄츠, 16년 만에 獨 정권교체 이룰까

    앙겔라 메르켈(67) 총리의 후임을 결정할 독일 연방하원 총선거(9월 26일)가 2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온데 16년 만의 정권 교체 가능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진보 성향의 사회민주당이 메르켈 총리가 속한 보수 여당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 연합을 지지율에서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12일(현지시간) 독일 여론조사기관 인사(Insa)가 지난 6∼10일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26%가 사민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기민·기사당은 20%에 그쳤다. 올봄 정당 지지율 1위에 오르기도 했던 녹색당은 15%였다. 각 당의 총리 후보자 간 격차는 더욱 크다. 사민당 당수인 올라프 숄츠(62) 후보의 지지율은 31%로 13%에 그친 기민·기사당 아르민 라셰트(60) 대표를 압도하고 있다. 라셰트는 14%를 얻은 안나레나 바에르보크(40) 녹색당 대표에게도 밀렸다. 기민·기사당의 지지율은 올해 초만 해도 40%에 가까웠으나 지난달 초부터 급락세로 돌아섰다. 라셰트를 ‘메르켈의 후임’으로 낙점한 게 결정적 패착이라는 데 당 안팎의 견해가 일치한다. 독일 최대의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인 라셰트는 지난 7월 대홍수 피해 현장에서 웃고 떠드는 경박한 모습이 전국에 방송되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가뜩이나 리더십과 카리스마 부족으로 “당의 간판을 잘못 골랐다”는 불만이 팽배한 상태에서 발생한 이 악재는 이후 당과 후보자를 회복하기 힘든 지경의 위기로 몰고 갔다. 지지율이 급상승 중인 숄츠는 ‘기민·기사당+사민당’ 연립의 메르켈 정부에서 부총리 겸 재무장관을 지내 왔다. 코로나19 사태에서 효과적이고 침착한 대처로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다. 과묵하고 딱딱한 이미지가 강하지만, 이것이 유권자들에게 메르켈 총리처럼 이성적이고 현실적이라는 이미지를 주고 있다. 1950년 이후 총선거에서 단 세 차례밖에 패한 적이 없는 보수 진영에 대역전패의 위기 상황은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현 총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상황과 안정성·연속성을 추구하는 독일 유권자의 특성을 감안할 때 도저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본대학 정치학자 율리아 로이셴바흐는 “라셰트의 가장 큰 문제는 그가 메르켈처럼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유권자들에게 각인시키지 못했을 뿐 아니라 불확실하고 경박한 사람으로 비쳐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 조성은 ‘손준성 보냄’ 텔레그램 입증 자료 공개

    조성은 ‘손준성 보냄’ 텔레그램 입증 자료 공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전 미래통합당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 조성은씨가 13일 고발장 등 자료를 보낸 텔레그램상 ‘손준성 보냄’에서의 ‘손준성’이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임을 입증하는 증거를 제시했다. 그러나 야권은 조씨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이 의혹을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대선 개입 의혹으로 돌리는 데 주력했다. 이날 조씨는 CBS 등에서 이 의혹을 최초 보도한 뉴스버스의 기자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 캡처를 공개했다. 조씨에 따르면 조씨는 자신의 텔레그램에서 ‘손준성 보냄’을 눌렀을 때 뜬 계정의 링크를 기자에게 보냈다. 기자는 손 검사의 번호를 구해 계정을 확인했는데, 조씨가 보낸 계정과 손 검사 계정의 프로필이 산과 하늘을 배경으로 한 소나무 두 그루가 있는 사진으로 동일했다고 한다. 두 계정의 프로필 사진이 일치하기 때문에 국민의힘 김웅 의원에게 고발장을 보낸 ‘손준성’이 손 검사와 일치한다는 주장이다. 조씨는 현재는 해당 계정이 ‘탈퇴한 계정’이라고 덧붙였다. 조씨는 이어 “(이 내용을 검찰과 공수처에도) 주말 사이에 충분히 이야기했다”면서 “공식적인 제출 통로를 통해서도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이 의혹을 ‘박지원 게이트’라고 명명하며 공세에 나섰다. 특히 전날 한 인터뷰에서 조씨가 뉴스버스 보도 시점을 두고 “2일은 우리 원장님이나 제가 원했거나 상의한 날짜가 아니다”라고 한 발언을 문제 삼고 나섰다. 윤 전 총장 캠프 윤희석 대변인은 “갑자기 자백을 한 건지, 말이 헛나왔는지 모르겠지만 저희도 당황스럽다”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도 “(박 원장과 회동한) 지난달 11일 전후로 캡처가 이뤄진 정황을 보면 박 원장이 모종의 코칭을 한 것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조씨는 페이스북을 통해 “정이 많으신, 중차대한 국정 직책을 맡으신 분(박 원장)을 휩싸이게 해 송구하다”면서 “지금은 광풍이 불어도 결국 바로잡힌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조씨는 논란을 빚은 발언에 대해 “얼떨결에 나온 표현”이라면서 “저도 모르는 미래의 날짜를 박 원장이 어떤 수로 알 수가 있으며, (박 원장이) 이 내용 자체도 인지를 못 했다”고 해명했다.
  • [거리 미술관]16.그리팅 맨(Greeting Man)

    [거리 미술관]16.그리팅 맨(Greeting Man)

    서울 중구 삼일로 롯데 시티 호텔 앞에 가면 하늘빛이 감도는 알몸 남자가 고개를 숙이고 있다. 양팔을 몸통에 붙인 채 인사하는 그의 모습은 단정하고 우아하다. 인사를 나눌 때 90도로 허리를 꺾으며 카메라 세례를 받는 정치인들이 있다. 이와 달리 이 남자는 15도 정도로 허리와 고개를 숙인다. 상대방에 대한 존중감은 표시하되 가식적인 모습은 취하지 않겠다는 자존감의 표현이다. 호텔을 찾는 사람이라면 이 남자에게 흐뭇한 미소를 던지지 않을 수 없을게다. 이 사람은 유영호(56) 조각가가 2015년 설치한 ‘그리팅 맨’(Greeting man·인사하는 사람)이라는 조각이다. 그는 ‘인사하는 사람 프로젝트’로 유명하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 앞에 있는 ‘미러 맨(Mirror Man)’을 설치한 조각가이기도 하다. 미러 맨은 미국의 영화 어벤저스에 나오면서 유명세를 탔다.인사하는 사람의 재료는 스테인리스 스틸이다. 스테인리스판을 자른 뒤 하나씩 용접해 각진 몸체를 만들었다. 밤에는 이 몸에서 은은한 불빛도 낸다. 제작에는 7개월이 걸렸다. 그에게 인사는 소통과 평화의 아이콘이다. 삼일로 서울 시티 호텔 앞에 세워진 인사하는 사람 조각 표지판에는 “인간관계의 가장 중요한 시작점인 인사가 갖는 의미를 고취시키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고 적혀 있다. 그리팅 맨은 이 곳을 포함, 우리나라에는 경기도 연천군 옥녀봉 등 다섯 곳에 있다. 해발 205m의 옥녀봉 정상에 있는 그리팅 맨은 키가 10M로 그리팅 맨 중에서는 가장 장신이다. 허리와 고개를 숙여 휴전선 너머 북녘을 향해 인사하는 모습이다. 이 곳은 일반인이 갈 수 있는 최북단 지역으로 DMZ에서 6KM정도 떨어져 있다. 북한의 잇단 핵실험으로 남북간 긴장이 고조되던 2016년 4월에 설치했다.그는 남북 간 평화의 메시지로서 옥녀봉을 마주보는 북녘의 마량산에도 남한을 향해 고개숙여 인사하는 조각을 세우고 싶어한다. 그는 “우리가 북한에 가서 작업하는게 어렵다면 북한의 조각가가 세워도 좋다”고 말한다. 그의 바람대로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적대감과 상호 비방의 정치적 메시지 대신 평화와 화해의 상징물이 마주 보게된다면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도 기여할 수 있을게다. 해외에는 2012년에 처음 세운 우루과이 수도 몬테비데오의 그리팅 맨에서부터 지난 3월 멕시코 유카탄주 메리다에 7번째로 설치한 그리팅 맨 등 7개의 그리팅 맨이 세워져 있다. 모두 덩치가 6M높이로 같다. 해외로 가는 배편의 컨테이너에 실을 수 잇는 최대 허용치가 6M라고 한다.해외 그리팅 맨들은 지역 간, 문화 간 소통을 통한 화해와 평화를 지향하고 있다. 우루과이는 우리나라에서 보면 가장 먼 지구 반대편에 있는 나라다. 이 곳의 그리팅 맨은 지리적 거리감을 뛰어넘어 서로 소통하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적도가 지나는 에콰도르의 수도 카얌베와 과야킬에는 2017년, 2018년에 그리팅 맨을 각각 세웠다. 지구의 남반구와 적반구가 인사하며 만나는 셈이다. 동서양 문명이 만나는 터키 부르사에는 지난해에 설치했다. 멕시코 메리다의 대한민국로에 있는 그리팅 맨은 이 곳 한인 후손들에게 조국의 정과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반가운 친구이다. 이 곳에는 116년 전인 1905년 멕시코로 이민을 온 ‘애니깽’으로 불리운 한인 1세대 후손들이 많이 살고 있다. 해외에 세운 인사하는 사람은 모두 그가 해당 나라 대사관을 찾아가 그리팅 맨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고 제안해 이뤄졌다. 제작에서부터 두달여가 걸리는 운송까지 억대에 달하는 모든 비용을 자비로 충당했다.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보내는 미러 맨의 경우, 처음으로 외교부로부터 재료비 지원을 받아 설치하는 작품이다. 이 조각은 아세안 대표부의 신청사 1층 로비에 세우게 된다. 문재인 정부의 대외경제구상의 한 축인 신 남방정책의 전략지로서 아세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대한민국 작가의 작품을 세우는 의미가 있다.인사하는 사람은 모두 남성이다. 여성은 일부러 배제한 것인지 궁금해 물어봤다.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1999년 말 독일로 유학을 간 그는 “유학시절인 2000년 초반에 그리팅 맨을 구상하게 됐으며 여성 모형도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남성 중심의 세상인데 여성들이 고개숙여 인사까지 해야 하느냐는 반발이 있어 남자로만 만들게 됐다고 한다. 인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사람 간 만남의 시작이자 끝이다. 동양인은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서양인은 손을 흔들며 인사한다. 인사는 문화권에 따라 그 표현방식은 다르나 상대방 안부를 묻는 인간 존중의 양식이다. 인사는 갈등은 해소하고 상호 존중, 화해, 그리고 평화의 마음은 키울 수 있다. 코로나19로 지구촌이 2년 째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리팅 맨처럼 공손한 자세로 인사하거나 가벼운 눈인사나 목례라도 하며 화해하고 평화의 마음을 공유해보자.
  • 은하수부터 ISS까지…스마트폰만으로 촬영한 천체 사진

    은하수부터 ISS까지…스마트폰만으로 촬영한 천체 사진

    스마트폰으로만 별과 달은 물론 은하수나 국제우주정거장(ISS)까지 멋진 천체 사진을 촬영해 화제를 모은 영국의 한 남성이 자신은 사진 찍는 기술에 있어 완전 아마추어라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사우스엔드 에코’ 등 현지매체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에식스주(州) 사우스엔드(온시)에 사는 보험사 직원 데이비드 글로진(38)은 주로 DSLR 카메라를 사용하지만, 스마트폰 만으로도 멋진 천체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사실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SNS상에서 화제를 모은 사진 한 장은 그가 놀랍도록 긴 노출 시간을 사용해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지구와 달 사이의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를 얻기 위해 그는 스마트폰으로 30초 동안 찍은 사진 세 장을 하나로 합성했다. 그는 또 자신의 스마트폰은 삼성 갤럭시 S21 울트라 기종이라고 밝히면서도 이 스마트폰에는 카메라 5대가 내장돼 있고 광학 10배 줌 기능이 있어 멋진 천체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 기종은 기본적인 관찰은 물론 포착을 위한 완벽한 휴대 기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천체 사진을 향한 그의 열정은 카메라의 까다로운 설정을 완벽하게 숙지하기 위한 노력에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스마트폰으로 천체 사진 촬영에 도전하려는 사람들에게 몇 가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첫 번째는 긴 노출 시간을 얻기 위해 미니 삼각대가 꼭 필요하다는 것.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이나 달 등의 모습을 사진상에 선명하게 담으려면 카메라 자체가 흔들리지 않아야 하는데 이런 조건을 지키려면 스마트폰을 고정해주는 장치가 필수적이라는것이다. 또 다른 조언은 시행착오를 통해 배워나가는 것뿐이지만, 더 많이 배우고자 한다면 일반인을 위한 유튜브 강좌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고 그는 지적했다.  
  • 데뷔 리사이틀 갖는 존노 “클래식으로 잇는 징검다리 되고 싶어요”

    데뷔 리사이틀 갖는 존노 “클래식으로 잇는 징검다리 되고 싶어요”

    섬세하고 따뜻한 미성으로 두터운 사랑을 받는 테너 존노가 오는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국내 첫 리사이틀을 연다. JTBC ‘팬텀싱어3’ 준우승팀인 그룹 라비던스로, 솔로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지만 팬들과 온전히 그만의 노래를 나누는 무대를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정말 꿈같은 일”이라며 들떠 있었다. “2015년 요나스 카우프만 내한공연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봤는데 정말 멋있었다”며 “‘나도 저기서 노래하고 싶다’는 생각도 감히 하지 못했던 꿈의 무대”라고 했다. 미국 존스홉킨스 피바디 음악대학 성악과 수석 졸업, 줄리아드 및 예일대 음대 석사학위 등 그의 ‘스펙’에 비하면 지나친 겸손 같았지만, 미국에 있는 동안 “한국에서 내 이름을 알릴 수는 있을까”라는 고민이 컸다고 한다. 최근 워너 클래식을 통해 발매한 첫 솔로 앨범의 이름 ‘NSQG’는 존노의 음악 철학을 그대로 담는다. ‘고귀하며 간단하고(Noble Simplicity), 고요하며 웅장한(Quiet Grandeur)’. 바로크부터 현대까지 넘나들며 오페라 아리아와 가곡까지 다채로운 흐름을 그의 목소리로 엮었다. 리사이틀에서도 앨범 수록곡인 헨델의 오라토리오 ‘예프타’ 중 ‘천사여, 그 아이를 하늘에 있게 하라’를 비롯해 모차르트 ‘마술피리’, 도니제티의 ‘사랑의 묘약’ 속 아리아들과 토스티 ‘이상’, 슈트라우스의 ‘내일’ ‘내 안에 사랑을 담아’, 김효근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등 가곡을 부른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들이라고 소개했다. ‘내 안에 사랑을 담아’는 2018년 카네기홀에서 메조소프라노 마릴린 혼에게 마스터 클래스를 받은 곡이다. 당시 영상이 팬들 덕분에 조회수가 급격히 올라 ‘역주행’으로 카네기홀을 깜짝 놀래키기도 했다.존노는 “인생에 한 번일지도 모르는 특별한 무대지만 저를 뽐내기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음악을 나누고 싶었다”고 밝혔다. “너무 보여 주려는 욕심이 들어가면 오히려 거부감이 생기고, 음악에 푹 빠져 위로와 힐링이 될 때 그 감정들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했다. 성악가로서 해나갈 역할을 폭 넓은 레퍼토리의 곡들로 표현하는 것이기도 하다. “저를 아는 분들 중엔 클래식을 잘 모르는 분들도 많아요. 그간 바로크와 모차르트가 제 전문 분야였다면 조금 더 넓혀서 팬 분들을 클래식으로 이어 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어요. 저는 그리 대단한 사람은 아니라 저를 먼저 알린 다음 각 분야 대가들로 연결해 주는 역할이죠.” “찬양을 하고 싶어 노래를 시작했다”는 그는 이달부터 신학교도 새로 다닌다. 이 바쁜 가운데서도 매주 월요일 종일 시간을 비워 신학 공부에 몰두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가 처음 노래를 한 마음을 지키는 것이기도 하고 그 자신의 중심을 다시 잡는 일로도 읽힌다. “몇 년 사이 얻게 된 큰 인기나 무대를 두고 ‘내가 한 게 아니다’라고 생각한다”는 마음에는 신앙심도 있지만 무엇보다 감사함이 크다고 했다. 어떤 레퍼토리든 소화할 수 있는 것도 “그저 주어진 노래마다 최선을 다한다”는 이유가 담겼다. 존노는 “앞으로도 어디서든 저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노래를 하고 싶다”는 소박하지만 굳은 바람을 전했다.
  • “‘메모리얼 풀’은 공동묘지… 역사의 전환점 절대 잊지 않겠다”

    “‘메모리얼 풀’은 공동묘지… 역사의 전환점 절대 잊지 않겠다”

    첫 충돌 시간에 맞춰 종소리 울리며 묵념유족들은 번갈아가며 희생자 이름 불러바이든 생크스빌 등 테러 현장 3곳 방문트럼프 영상 메시지서 아프간 철군 비난“이곳은 우리에겐 공동묘지다. 미국은 여전히 안전하지 않다.” 9·11테러 20주년 추모식이 열린 11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세계무역센터(WTC) 빌딩이 서 있던 자리에 조성된 ‘메모리얼 풀’에서 만난 폴 레드먼드(46)는 “삼촌이 내 나이에 희생됐다”며 북받치는 감정을 억누르고 이렇게 말했다. 테러범에 납치된 아메리칸항공 11편이 WTC 북측 건물에 첫 충돌한 시간인 오전 8시 46분에 맞춰 조종이 울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 등을 비롯해 하늘색 리본을 가슴에 단 모든 참석자들은 일제히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했다. 이어 유족들이 번갈아 가며 희생자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는 의식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거행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20년간 끌고 왔던 아프가니스탄 전쟁 종식을 선언하고, 중국 견제 등 새로운 도전을 향해 눈을 돌리겠다고 했지만 추모식 현장에서 만난 미국인들은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태였다. 바이든의 아프간 철군을 비판하는, ‘바이든+탈레반=9·11 망각’이란 팻말을 든 이들이 꽤 있었고, 한 유족은 “아프간 철군은 잘못이다. 여전히 미국은 안전하지 않다”고 말했다. 물론 반대 목소리도 있다. 어머니의 친구를 추모하러 왔다는 그레그 사피엔자(28)는 “20년간 이런 일을 막을 정도로 분명히 안전해졌다”고 주장했다. 아프간 철군을 둘러싸고 입장 차가 극명한 전·현직 대통령 사이에서 설전(?)도 벌어졌다. 전날 영상 메시지에서 “단결은 우리의 최강점”이라고 강조한 바이든은 이날 메모리얼 풀, 워싱턴DC 인근 국방부, 펜실베이니아주 생크스빌 등 9·11테러 현장 3곳을 모두 방문했지만, 따로 연설은 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추모식 대신 참사 지역인 맨해튼의 경찰서와 소방서를 깜짝 방문해 바이든 비난에 열을 올렸다. 앞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서는 “바이든과 그의 서툰 정부는 패배 속에 항복했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이에 바이든은 생크스빌에서 기자들에게 “알카에다가 있는 모든 곳을 침공해서 군대를 주둔시키는 거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은 생크스빌 연설에서 “해외 극단주의자와 미국 내 극단주의자들은 다원주의를 경멸하고 인간의 삶을 경시한다는 점에서 같은 뿌리”라며 “그들과 맞서는 것은 우리의 지속적인 의무”라고 했다. 테러와 이어진 전쟁에 대한 견해는 달라도 비극을 잊지 말자는 데에 미국은 하나가 됐다. 남동생을 추모한 바버라 넬슨 골드만(74)은 “9·11은 미국의 취약함을 알게 해 준 역사적 전환점이지만 ‘함께’가 중요하다는 깨달음을 얻은 사건이기도 하다”고 했다. 아메리칸항공의 조종사 조지프 앤더슨은 “20년 전 당시 나도 몇 시간 후 뉴욕 하늘을 비행할 차례였었다”며 적극적이고 사적인 차원의 공감이 필요하다고 했다. 항공기 조종사들이 메모리얼 풀에 가져다 놓은 화환에는 ‘우리는 절대 잊지 않겠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 與, 김웅 압수수색에…“범죄 부인하는 피의자 모습”

    與, 김웅 압수수색에…“범죄 부인하는 피의자 모습”

    “정치공작 운운은 언어도단”“국민 기만하지 말고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더불어민주당은 김웅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진행된 의원실 압수수색에 반발한 데 대해 “중대한 사안 앞에서 불법수사, 야당탄압, 정치공작 운운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라고 비판했다. 김진욱 민주당 대변인은 11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권력의 시녀로 국정농단에 앞장섰던 검찰이 이제는 조직의 수장을 보호하고 검찰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야당과 결탁해 정치개입, 선거개입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고,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이는 법을 수호해야할 검찰이 헌정질서를 유린한 것”이라며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국민의힘은 ‘고발 사주’ 의혹 사건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를 불법수사,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사건의 본질은 검찰권의 사적 남용”이라며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대검 수사정보정책관 손준성 검사가 검찰총장의 안위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검사 동기인 김웅 의원에게 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을 사주한 것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또 “국민의힘이 사안의 본질을 교묘히 비틀려 하고 있다. 정치공방을 통해 사건의 본질을 감추고 사법적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며 “이미 사건의 본질은 명확하게 드러났고, 사건의 전모도 결국 드러날 것이다. 김웅 의원이나 손준성 검사, 심지어 윤석열 전 총장까지 이들의 해명은 범죄를 부인하는 피의자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고 했다.그러면서 “손바닥으로 하늘의 해를 가릴 수 없듯 이번 사건의 진실을 감출 수는 없을 것”이라며 “야당과 사건 관련자들은 더이상 국민을 기만하지말고 수사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공당으로서, 국회의원으로서, 대선 예비후보로서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을 향해선 “당시 당내 인사와 조직의 개입 정황이 확인된 만큼 ‘고발 사주’ 의혹 사건에 대한 정쟁화를 멈추고 신속히 사건의 진실을 파악하고 국민 앞에 조사 결과를 내놓을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공수처, 고발사주 의혹 관련 김웅 의원실 압수수색 고위공직자비리수서처(공수처)는 앞서 1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핵심 당사자로 거론되는 김웅 국민의힘 의원의 사무실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10시10분쯤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3층의 김웅 의원실에 검사와 수사관 6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김 의원은 지난해 총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넘겨받아 당에 전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 [서울포토] 9·11, 그날에 닿기를…

    [서울포토] 9·11, 그날에 닿기를…

    희생자 추모의 빛이 10일(현지시간) 뉴욕시의 9/11 기념관 및 박물관이 내려다 보이는 건물 옆 밤하늘을 향해 거대한 두개의 기둥을 이루어 쏘아지고 있다. AFP 연합뉴스
  • 허이재, 유부남 배우 촬영장 갑질 폭로…“잠자리 거부하자 욕설”

    허이재, 유부남 배우 촬영장 갑질 폭로…“잠자리 거부하자 욕설”

    배우 허이재(35)가 과거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췄던 한 남자 배우가 촬영 중 성적인 관계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10일 걸그룹 크레용팝 출신 웨이가 운영 중인 웨이랜드 유튜브 채널에는 ‘여배우가 푸는 역대급 드라마 현장 썰’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공개된 영상에서 허이재는 작품 촬영 당시 상대 배우들에게 갑질을 당했다고 밝히며 “방송에 나와도 되나 싶은 정도도 있다. 그분이 유부남이셔서 말하면 가정파탄이 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갑자기 용기가 생겼다. 내가 억울해서 안 되겠다. 지금 결혼해서 잘 살고 있다는 그 유부남 배우분이 결정적인 내 은퇴 계기였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허이재는 “그분이 작품에서 파트너였는데 처음에는 너무 잘해주셨다. 잘해주다가 나한테 ‘이재야 근데 너는 왜 오빠한테 쉬는 날 연락을 안 하니?’ 물어보시는 거다”라며 “거의 매일 본다. 내가 되게 순수할 때였어서 ‘오빠 우리 매일 만나고 있고 (24시간 중에) 20시간을 보는데 연락할 시간도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다. 그랬더니 표정이 ‘아는데 모르는 척하는 건가. 진짜 모르는 건가’ 이런 표정으로 아무 말 안 하고 가더라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때부터 슬슬 시작이 되더니 촬영장에서 ‘야 이 X 같은 X아. 야 이 XXX아’ 이거를 매일 하기 시작한 거다”라며 “그분은 지금도 잘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이재는 “어느날 그분 대기실로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우리 드라마 보고 너랑 나랑 연인 사이 같지가 않대’라고 하더라. 내가 죄송하다고 했더니 ‘연인 같아지려면 같이 자야된다’고 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너무 놀래서 가만히 있었더니 ‘너는 그러기 싫지?’라고 묻길래 ‘네 그러기 싫어요’라고 했다”며 “그랬더니 ‘그러니까 이 X 같은 X아 잘하라고. 너 때문에 연기에 집중을 못 하잖아 이 XXX아’ 이러면서 다시 욕하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그 전까진 혼신의 힘을 다해서 연기를 했는데 그 일이 있고 난 후 멘탈이 나가서 나도 살짝 놓았다”며 “아무도 나를 도와주지 않아서 (드라마가) 끝나기만을 빌었다”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한편 허이재는 2003년 드라마 ‘반올림’으로 데뷔해 영화 ‘해바라기’, 하늘을 걷는 소년‘, 드라마 ’궁S‘, ’싱글파파는 열애중‘ 등에 출연했다. 이후 2016년 드라마 ’당신은 선물‘을 마지막으로 작품 활동을 중단했다.
  • 올 수시모집 수도권대 경쟁률 높아질 듯 … 지방대 비상

    올 수시모집 수도권대 경쟁률 높아질 듯 … 지방대 비상

    2022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수도권 소재 대학의 경쟁률이 전년도보다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시 확대의 영향으로 선발인원은 줄었는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수는 증가한 탓이다. 반면 지방대는 지난해에 이어 극심한 충원난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종로학원하늘교육에 따르면 서월 소재 4년제 대학의 2022학년도 수시모집 인원은 4만 7397명으로 전년도(5만 1542명)보다 4415명 줄었다. 수도권 소재로 넓히면 3만 8642명에서 3만 7472명으로 1170명 줄었다. 반면 한국교육개발원의 2019~2020년 교육통계에 따르면 올해 고3 학생 수는 전년(43만 7000여명) 대비 2만명 안팎 증가한 46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교육부가 ‘정시 확대’를 주문한 서울 소재 주요 대학으로 더 좁혀보면 수시모집 선발인원은 서울대에서 174명 감소한 것을 비롯해 연세대 257명, 고려대 681명, 성균관대 265명, 서강대 122명, 한양대 326명, 중앙대 158명, 경희대 214명 등이 줄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이사는 “모집인원은 감소한 상태에서 수험생이 늘었고, 서울 쏠림현상까지 가세되는 상황”이라면서 “수도권 소재 대학의 전체적인 경쟁률은 전년도 평균 14.7%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지방 소재 대학의 수시모집 경쟁률은 전년도 평균 5.6대1보다 하락할 것이라고 종로학원하늘교육은 내다봤다. 지방 소재 대학 수시 모집인원은 전년도 17만 5316명에서 2022학년도 17만 5565명으로 249명 증가했다. 이는 지방대학들이 정시모집에서 수험생을 확보하기 어려워 수시모집에서부터 조기 확보하기 위함이다. 수험생 한 명이 수시모집에서 총 6개 대학에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년도 경쟁률은 사실상 ‘미달’로 볼 수 있다. 이보다 경쟁률이 하락하면 지방대학은 전년도보다 더 극심한 미달 사태를 겪을 가능성이 크다. 임 대표이사는 “지방대학들은 수시모집에서 이월인원이 늘어 정시모집 인원이 당초 예상보다 늘고, 추가모집 인원이 대량 발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오늘마음읽기]“코로나 블루로 멈춘 삶, 시선이 두려워요”

    [오늘마음읽기]“코로나 블루로 멈춘 삶, 시선이 두려워요”

    <9회>내 마음 들여다보기 코로나가 삼킨 일상, 우울감 호소하는 사람들다른 이와 비교하고 자책…자존감 사라져작은 것부터 해내며 성취감 느끼는 연습타인과 비교 말고, 작은 성취하면 칭찬하기#편집자 주 당신의 마음은 안녕하신가요? ‘오늘하루 마음읽기’에서는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우리 마음속 이야기를 젊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4명이 친절하게 읽어드립니다. 아홉 번째 회에서는 코로나19 탓에 우울감에 빠진 건우씨 이야기를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신재현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들려드립니다. 건우(가명)씨는 진료 전 긴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답답하다며 이야기 도중 가슴을 치기도 했죠. 그를 만날 때마다 느껴지는 무거운 공기에는 절박한 마음이 그대로 묻어났습니다. 건우씨는 해외 명문대를 졸업했습니다. 대학에서 인정받는 학생이었던 그는 오랜 타지 생활에서 느낀 외로움 탓에 국내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2020년 초, 졸업 후 국내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그 시기부터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됐죠. 바이러스가 만들어내는 파급력, 공포와 함께 코로나 사태는 그의 삶을 뒤바꿔 놓았어요. 요즘 우리의 삶처럼 말이지요. 그에게 코로나 사태는 단순히 마스크를 써야 하고, 만남을 줄여야 하는 불편함 그 이상이었습니다. 삶이 그대로 멈춰버린 것이지요. 성공적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 오랜 타지 생활에서의 힘듦을 고국에서 보상받을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모두 사라져버렸습니다. 매일 TV에 나오는 확진자 수에 따라 마음도 흔들렸습니다. 처음에는 ‘금세 끝날 거다’, ‘그러고 나면 기회가 올 거다’ 하고 스스로 다독였죠.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긍정적인 마음은 줄어들었습니다. 건우씨는 점차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 누구도 보고 싶지 않아졌습니다. 언젠가부터는 집 밖에 나서는 것이 너무 힘들어졌습니다.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데’ 하는 생각을 속으로만 하다 보면 어느새 밤이 돼 버렸습니다. 건우씨는 또다시 무기력에 빠져들어 자신을 자책할 뿐이었습니다. 자기 비난을 시작할 때면 내가 왜 살아야 하나, 내가 살아갈 이유가 있나, 나는 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도돌이표처럼 그의 머리에서 끊임없이 떠올랐고, 불안한 감정은 그를 종일 괴롭혔지요. 페이스북에서 같은 학교를 졸업한 친구의 타임라인을 발견한 순간, 건우씨는 그때의 절망스러운 감정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진 속의 친구는 직장에서 주최한 파티에서 말쑥하게 차려입고 샴페인 잔을 들며 활짝 웃는 모습이었습니다. 차마 ‘좋아요’ 버튼을 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그 직장은 건우씨가 오랫동안 꿈꿔왔던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날 밤은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다른 사람들은 삶을 속도를 내어 살아가는데, 내 삶은 왜 멈춰있는 걸까?’이 모든 변화가 고작 반년 만에 일어났습니다.●코로나 블루가 뭔가요?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 바이러스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입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인한 우울, 무기력,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마음의 변화를 뜻합니다. 학술적으로 정확하게 정의된 질병은 아닙니다. 하지만, 분명 일상적인 우울감, 혹은 우울증과는 그 궤가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병 자체에 대한 공포만이 아니라, 지속적이고 만성적으로 우리 삶에 스미는 무기력이 코로나 블루의 특징이라 할 수가 있겠네요. 나뿐 아니라 나를 둘러싼 공동체, 국가, 그리고 전 세계가 이러한 무기력감과 두려움에 빠져있는 상태입니다. 미지에 대한 두려움이 인류에게 공포를 주는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이 밝혀지고 규명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아직도 명확한 해결책이 나타나고 있지 않은 상황 자체가 두려움을 자아내고 있는 것이지요. 언제 끝날지 모르니 두렵고, 항상 피부에 와닿는 모든 상황을 경계해야 하는 세상입니다. 그러니 한 시점의 사건을 뜻하는 코로나 ‘사태’라 표현하기보다 새로운 시절의 시작, 코로나 ‘시대’로 부르는 편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우리 삶의 현실적인 부분도 흔들립니다. 바이러스로 잔뜩 위축된 삶은 대인관계와 직업적 영역 전부를 쪼그라들게 합니다. 뉴스나 신문에서는 연일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줄어들기만 하는 여러 경제적 숫자들, 반대로 늘어나기만 하는 확진자 수를 이야기합니다. 정부의 대응 단계가 높아질수록 우리의 두려움은 커지고, 또 반대로 우리의 삶은 더욱 좁아지기만 하지요. 참 팍팍하고도 힘든 시절입니다. 건우씨는 코로나 블루에 빠졌습니다. 그는 더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습니다. 다시 원래의 삶으로 돌아가거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는 더는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지요. 자신감이 사라지고, 자존감이 무너진 삶입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두려워지는 것도 그런 탓이겠지요. ●자존감이 무너지는 시대, 우리 마음의 형태 기대했던 것, 자신 있던 것들이 모두 의미가 없어진 상황에서 그의 마음에는 절대적인 절망만 가득합니다. 잔인하게도, 사회적 동물로서의 본능이 이 상황에서도 빛을 발합니다. 공동체 내에서 다른 이들과의 비교, 그리고 자책이 반복되는 거지요. 반복의 끝엔 “나는 정말 쓸모없는 사람이구나” “나는 이것 밖에 안되는 존재구나” 하는 식의 회한만 남게 됩니다. 이렇듯 코로나 블루 상태의 마음 안, 우리의 자존감은 풍화돼 갑니다. 우리의 뇌는 상황을 일반화하려는 성질이 있습니다. 이 상황이 길어질수록, 뇌는 ‘이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는 잘못된 ‘가설’을 ‘정설’로 받아들입니다. 이는 생존이 최우선인 뇌의 기능 탓입니다. 우리는 항상 현재에 온전히 머무르지 못하고, 미래를 생각하려 합니다. 미래는 항상 미지의 영역에 속하지만, 우리 뇌는 어떻게든 이를 추론하려 하고, 또 대비하려 분주합니다. 고대의 원시인이든, 현대인이든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 나약한 인간의 삶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니 아주 미묘한 단서만으로도 미래를 그리려 하고, 또 그에 맞추어 생존하려 합니다. 하지만 우리 뇌는 항상 ‘정답’만을 내어 놓지는 못합니다. 때로는 정확하고 이성적인 추론에 근거하기보다 감정에 휘둘립니다. 코로나 블루로 인한 두려움, 무기력감 탓에 뇌는 그릇된 판단을 합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이 상황이, 이 마음이 끝나지 않을 거라는 결론을요. 절망의 늪으로 점점 빠져드는 과정인 것이지요. ●코로나 블루, 마음의 중심을 잡으려면 참 어려운 시절이고, 힘든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마음의 중심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코로나 사태에 대한 마음의 대비책은 이 상황을 맞이하는 우리의 태도에 달려있습니다. 먼저, 코로나는 불가항력적인 상황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상한 비유로 들리지만 코로나는 여름이 오면 어김없이 오는 장마, 날이 추워지면 이따금 찾아오는 폭설과 같은 것으로, 즉 삶에서 가끔 맞이해야 하는 불청객으로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릅니다. 내가, 아니 인류가 아무리 애를 써도 어찌할 수 없는 것이라면, 물러가기를 기다리기보다 우리 삶의 출발점을 코로나 시대에 맞추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니 상황을 인정하고, 좀 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마음의 바닥을 다지는 일이 중요합니다. ‘언제 끝나나, 대체 언제 끝나나’ 기우제를 지내는 마음보다 ‘어쩔 수 없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조금씩 해나가자’는 생각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건 당연하겠지요.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 반발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그 마음 또한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또 껴안아야 하겠지요. 우리는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합니다. 그것이 설령 이전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작은 것일지라도요. 그리고 그 작은 것들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껴 나가야 합니다. 의식적으로 혹은 의도적으로, 내가 하는 것들에 대해 좀 더 많은 긍정의 점수를 매겨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건우씨의 경우처럼 모든 계획이 다 어그러진 상황일지라도, 그나마 남아 있는 것들에 시선을 돌려 작은 성취를 마음 안에 쌓아 올려야 하는 것이지요. 무기력이 온몸을 감싸는 상황에서 무엇인가를 하는 게 참 쉽지 않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렇게 생각해볼까요? 우리는 매일 ‘무엇인가를 하기’와 ‘아무것도 하지 않기’와 같은 양자택일의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고요. 그렇다면 그 둘 중 ‘무엇인가를 하기’를 좀 더 자주 선택하는 거지요. 당장 사람들을 만나거나, 거창한 일을 계획하지 않아도 됩니다. 내 방에 온종일 머무르기보다 집 근처를 짧게나마 산책하는 것으로도 충분해요. 처음에는 세수도 하지 않고 나가보세요. 코로나 시대에 마스크는 필수니까 아무도 모를 겁니다.그냥 편한 옷 그대로, 부담 갖지 말고 시작하는 거예요. 땅을 보고 걷지 말고, 변하는 나뭇잎의 색을 살피고, 피부에 와 닿는 계절의 온도를 느끼고, 하늘에 걸린 구름의 크기를 좌우로 고개를 돌리며 바라보는 겁니다. 그리고 그 선택의 끝에서는 잘했노라고, 오늘 집에만 있고 싶었는데 참 대견하다며 자신을 다독여주어야 합니다. 칭찬은 굉장히 대단한 것에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티끌만큼의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면 오늘 한 선택은 의미가 있는 것이겠지요. 그날의 보람과 작은 성취는 다음 날의 또 다른 ‘무언인가를 하는’ 선택으로 이끌게 될 테고요.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SNS), 카카오톡 프사(프로필 사진)에 걸린 누군가의 자랑을 너무 마음에 담아두지는 마세요. 어느 시점의 언젠가 우리 또한 분명 그런 모습일 테니까요. 하지만 지금은 작은 것들을 쌓아 올리면서 코로나 시대를 견디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필자인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현재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대표원장을 맡고 있다. 현직 의사들이 운영하는 정신의학신문 운영진으로 활동하며 중증 질환은 물론 평범한 이들이 일상에서 겪는 정신적 어려움에 대해 쉽게 설명해준다. 저서로는 ‘나를 살피는 기술’이 있다.
  •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와온슈퍼/권미강

    [그림과 詩가 있는 아침] 와온슈퍼/권미강

    와온슈퍼/권미강 순천에 가면 와온바다 품에 안은 작은 슈퍼 하나 있다 와온의 바다에서 건져 올린 꽃게로 꽃 같은 라면을 끓여 주는 곳 끓는 바다 그대로 떠다가 게의 홍조 드러내 세 장의 꽃잎으로 내준다 은빛 냉면 그릇에 담아 내놓은 와온의 라면은 세상을 볶은 것인지 더 구불거려 내장의 그것처럼 ‘훅’ 영양분을 다 빨아들인다 슈퍼급 바다맛 내주는 와온 슈퍼 펄펄 끓는 바다 한 그릇 뚝딱 해치우게 하는 이것이 와온의 맛이지 와온은 순천만에 자리한 어촌마을 이름입니다. 보자기 한 장만 한 하늘에 노을이 찾아오면 하늘과 개펄 위에서 빛의 축제가 시작됩니다. 선착장에 16개의 가로등과 10개의 계단이 있습니다. 가로등과 계단에 번호를 붙이고 분양을 시작했지요. 서울에서 내려온 동무들과 철없는 시인, 소설가들이 기뻐하며 분양을 받았지요. 와온의 계단은 개펄을 향해 내려가지요. 낮은 곳에서 생의 진리를 꿈꾸는 철학적인 이들이 계단을 분양받았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가로등과 계단을 분양받은 이들이 와온 슈퍼에서 해물 라면 한 사발씩을 들이켤 때 행복했지요. 스물몇 해 전 일입니다. 혹 와온에 오시거든 아무런 기대도 하지 마세요. 사랑도 꿈도 정의도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 와온의 이미지 또한 그렇습니다. 곽재구 시인
  • 어르신 평생교육 응원하는 영등포

    어르신 평생교육 응원하는 영등포

    초등 3단계 다니는 김종원 할아버지10회 성인문해교육시화전 최우수상“아내 살았을 때 공부했더라면” 후회늦깎이 학생들 시 낭독에 ‘눈물바다’“하늘나라 집사람이 매일 바람 되고 빗물 되어 나에게 용기 내라 말합니다.” 국제 문해의 날이었던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청 별관 늘푸름학교. 초등 3단계 과정을 다니고 있는 김종원(70) 할아버지는 떨리는 목소리로 자신이 쓴 시를 읽어 내려갔다. 김 할아버지의 ‘하늘나라 집사람에게’라는 제목의 시는 제10회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에서 최우수상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김 할아버지의 작품은 전국의 7400여건의 응모작 중 심사위원과 시민들에게 가장 많은 공감을 얻었다. 김 할아버지가 늘푸름학교의 문을 두드린 것은 2019년. 평생 글을 모르던 김 할아버지의 눈과 귀가 되어주던 부인이 암 투명 끝에 세상을 떠나자, 김 할아버지에게 큰 슬픔과 함께 두려움이 찾아왔다. 김 할아버지는 무작정 영등포구청을 찾아 한글을 배울 수 있는 기관이 있는지 물었고, 그렇게 늘푸름학교와 인연이 시작됐다. 영등포 늘푸름학교는 배움의 때를 놓친 이들이 검정고시를 거치지 않고도 구가 운영하는 교육과정을 이수하면 졸업 학력 인증서를 받을 수 있는 성인 문해교육 기관이다. 영등포구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초로 2015년과 2018년에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각각 초등·중등 학력 문해교육 운영기관 지정을 받았다. 김 할아버지는 “진작 부인과 함께 공부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워 2년 동안 부인의 휴대전화를 늘 책상 옆에 두고 공부했다”며 “이제 한글을 읽고 쓸 줄 알게 되고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늘어나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정효숙(72) 할머니는 딸이 처음 학교에 들어가던 날과 본인이 딸의 손을 잡고 처음 늘푸름학교를 찾아왔던 날의 감동을 ‘엄마와 딸’이라는 시에 담아 낭독했고, 신강복(78) 할아버지는 ‘내 인생’이라는 제목의 시에서 교복을 입고 도시락 들고 학교 가던 추억이 없는 것의 아쉬움을 이야기했다. 늘푸름학교 학생들이 시를 낭독할 때마다 교실은 눈물바다가 됐다. 늘푸름학교의 교장이기도 한 채현일 영등포구청장도 김 할아버지를 비롯한 노인들을 응원했다. 채 구청장은 “어르신들의 삶 자체가 한 편의 시와 같다”며 “세련되지 않았지만, 인생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언어가 감동과 울림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배움에 대한 열정과 희망을 잃지 않고 성실히 수학한 여러분들이 자랑스럽다”며 “지금은 (늘푸름학교가) 고등 학력까지 연계가 돼 있지 않은데, 앞으로 과정이 연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더욱 내실 있는 평생교육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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