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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대체 언제 끝나나…라팔마섬 화산 폭발 85일 신기록

    도대체 언제 끝나나…라팔마섬 화산 폭발 85일 신기록

    스페인 카나리아 제도 라팔마섬의 쿰브레 비에하 화산이 폭발한 지 85일이 지났지만 그 위세가 수그러 들지 않고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쿰브레 비에하 화산이 분화한 지 85일이 넘었지만 여전히 활동해 라팔마 섬에서 역대 가장 긴 화산 폭발 기록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에서 화산 폭발 역사가 기록된 것은 500여 년 전. 당시 기록을 가볍게 넘어선 쿰브레 비에하 화산은 최근 며칠 동안 낮은 수준의 활동을 이어오다 12일 기록을 자축하듯 다시 살아나면서 폭발을 일으켜 화산재를 하늘 위로 날렸다.쿰브레 비에하 화산은 지난 9월 19일 오후 처음 폭발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화산재는 오랜시간 주민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는데 비가 오지 않아도 우산을 쓰는 것이 일상일 정도다. 특히 화산에서 흘러나오는 용암은 사방으로 뻗쳐 흐르면서 섬의 주요 작물인 바나나와 아보카도 농장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여기에 크고 작은 지진까지 계속 이어져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있다.한 주민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랜시간 이어진 화산 때문에 주민들이 모두 지쳐 일부는 휴식을 위해 마드리드로 떠났다"면서 "빨리 화산 폭발이 끝나 그저 일상으로 다시 돌아올 날만 기다릴 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주민들의 바람과 달리 화산 폭발이 언제 그칠지 전문가들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라팔마 섬 당국은 "최근 화산 활동의 주요 지표가 낮아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과학자들도 화산 활동이 언제 끝날 지 정확히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화산재 외에도 용암으로 파괴된 건물만 3000채에 달하며 약 10.65㎢의 땅이 용암으로 덮혔다. 또한 라팔마 섬 전체 인구 약 8만3000명 중 7000명 이상이 화산으로 인한 피해를 입었으며 그나마 화산에서 멀리 떨어진 주민들도 사방에서 날아온 미세 화산재에 시름하고 있다.
  • “엘베서 초6 딸 성추행한 남학생…그 부모는 저를 고소했습니다”

    “엘베서 초6 딸 성추행한 남학생…그 부모는 저를 고소했습니다”

    청와대 국민청원 제기돼 초등학교 6학년 딸이 같은 반 남학생으로부터 성추행당했다며 피해를 호소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제기됐다. 청원인은 가해 부모 측의 적반하장식 대응에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6학년 딸을 둔 엄마라고 밝힌 청원인 A씨는 “같은 반, 같은 아파트 같은 동, 같은 라인에 사는 남학생이 딸을 성추행했다”며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이 청원은 13일 오전 8시 현재 97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A씨는 “제 딸은 남들에게 표현하는 것을 많이 힘들어하는 아이라 친한 친구도 없이 외롭게 학교에 다니는 조용한 아이”라며 “2년 넘게 언어 치료도 받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제 딸 성향을 알고 있는 남학생 B군이 하굣길에 아무도 없던 엘리베이터 안에서 딸을 성추행했다”며 “딸은 하교 후 집에 오자마자 제게 와서 ‘B군이 엘리베이터에서 엉덩이를 만지고 바지를 내려서 음모를 만졌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B군은 평상시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면 저희 부부와 인사도 가볍게 하며 안부도 묻는 사이였다”며 “밀폐된 엘리베이터 안에서 도망가지도 못하고 무서워 움직이지도 못했던 우리 아이가 느꼈을 공포와 충격을 생각하니 하늘이 무너지는 듯했다”고 호소했다. A씨는 “B군은 처음에 아니라고 거짓말을 했지만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할 수밖에 없다고 하자, 그제야 살짝 만졌다고 둘러댔다”며 “제 딸에게 사과할 테니 부모님과 학교에 알리지 말라고 했다. 스스로도 본인이 한 행동이 잘못된 행동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던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A씨는 B군 부모와 담임교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다. 사건 당일 저녁 B군과 부모는 성추행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의 반성문을 써 A씨를 찾아왔고, 이사 혹은 전학을 가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해당 사건이 성범죄로 신고돼 경찰 조사가 진행된다는 사실과 CCTV가 녹화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자, B군 측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당당하게 “손은 넣은 적이 없다”며 발뺌했다는 것. 게다가 B군 부모는 A씨가 B군을 추궁한 것에 대해 아동학대라며 학교폭력위원회를 신청하고 경찰에 A씨를 고소했다. A씨는 “B군에게 저희 부부는 지금까지 욕 한 번 한 적이 없다”며 “딸이 성폭력을 당한 직후 가해자에게 사실관계를 물어본 것이 아동학대죄로 인정된다면 피해 학생 부모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A씨는 “이런 상황에서도 학교는 B군에게 3일 출석 정지를 내렸을 뿐 다른 법적 조치는 할 수 없다고 한다”며 “현재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같은 반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매일 같은 반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제 딸을 위해 도와달라”며 “부디 강제 전학으로 2차 피해를 막아달라”고 호소했다.
  • [씨줄날줄] 오즈의 마법사 외전(外傳)/박록삼 논설위원

    [씨줄날줄] 오즈의 마법사 외전(外傳)/박록삼 논설위원

    미국은 ‘토네이도의 나라’다. 일종의 강력한 회오리바람이다. 몇 ㎞ 높이까지 치솟는 중심 풍속은 100㎧를 넘어서기도 한다. 집, 자동차 가리지 않고 부수며 하늘로 감아 올린다. 미국에서는 매년 1200개 안팎의 토네이도가 나타나며, 이 중 3분의1 가까이가 캔자스주, 켄터키주, 아칸소주 등 중부 지역에서 발생한다. 토네이도가 휩쓰는 골목길이라며 ‘토네이도 앨리’라고 부른다. 미국인들의 삶 속에 워낙 가까이 있다 보니 ‘인투더스톰’, ‘토네이도’, ‘트위스터’ 등 재난영화의 단골 소재가 되곤 한다. 무엇보다 1900년 출간된 동화 ‘오즈의 마법사’를 꼽을 수 있다. 캔자스주 시골 농장에서 숙모와 함께 살던 주인공 도로시를 ‘오즈의 세계’로 날려 보낸 것이 바로 토네이도다. 신비한 세상에서 다양한 친구들을 만나 겪는 꿈과 모험을 얘기하는 작품이다. 100년이 넘는 지금까지 동화 자체는 물론 뮤지컬, 연극, 영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로 변주되며 전 세계 아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물론 이 동화는 사실 지독한 현실 풍자라는 해석도 존재한다. 1792년 달러를 공식 화폐로 채택한 이후 미국은 금·은 복본위제 등 수많은 시행착오와 논란을 거친 끝에 1879년 금본위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실물 가치보다 달러가 더 귀해지면서 달러화 가치가 올라가고 물가는 내려가는 디플레이션이 1896년까지 지속적으로 벌어졌다. 심각한 경제 위기였고, 특히 금을 거의 갖지 못한 노동자, 농민 등의 위기였다. 농산물의 가치는 공장 제조품보다 더 하락했다. 산업적 기반을 농업에 둔 중부 지역, 은광이 많은 서부 지역의 경제적·정치적 타격은 더욱 심각했다. 이러한 극심한 고통을 겪는 이들이 팽배하던 시대였음을 감안하고 국제시장에서 금을 세는 단위가 온스(oz)임을 떠올려 보면 ‘오즈의 마법사’를 왜 풍자문학이라 하는지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시골 농장을 무대로 삼은 이유도, 마녀가 사는 나라를 ‘오즈’(OZ)라고 부른 이유도 짐작된다. 오즈는 금본위제 자체, 허수아비는 농민, 양철나무꾼은 노동자, 겁쟁이 사자는 민주당을 비유한다고 해석된다. 미국에서 최근 100년여 만에 최악의 토네이도가 발생해 재산, 인명 등 막대한 피해를 냈다. 사망자가 100명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소식이 계속 들려온다. 미 연방정부는 가장 피해가 큰 켄터키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금본위제를 없애지는 못하지만 동화 속 도로시는 “집(금본위 없는 세상)이 최고야”라며 구두 뒤축을 부딪친 뒤 집으로 돌아갔다. 토네이도 피해자들 역시 피해 자체를 없앨 수는 없겠지만, 집과 가족의 일상으로 어서 돌아가길 간절히 바란다.
  • [자치광장] 평등한 교육기회 보장하는 동대문구/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자치광장] 평등한 교육기회 보장하는 동대문구/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

    세계적인 재난은 모든 사람들에게 평등할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코로나19가 창궐한 지 2년 정도 지나자 더 가파르게 느껴진다. 재난은 춥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더 가혹해 우리시대를 더 극명하게 모래시계형으로 이분화하고 같은 서울 하늘 아래에 한강변의 기적을 낳은 강을 끼고 이유 없이 강남은 우월감을, 강북은 낭패감을 맛보게 만든다. 이런 이유 없는 낭패감을 타파하기 위해 동대문구는 미래인재 육성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2022년에도 이어 간다. 아이들의 미래는 곧 동대문구의 미래다. 교육 때문에 돌아오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교육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동대문구는 변화된 시대를 이끌어 갈 창의융합적 미래인재를 양성하고 교육환경 내실화를 위해 예산을 올해보다 16억원 증액한 157억원을 편성했다. 2022년에는 입학준비금 지원 사업에 4억 1000만원을 편성, 교복과 스마트기기 등 구입 비용을 지원하는 등 소외받지 않는 평등한 교육기회 보장을 위해 한 발짝 더 다가설 예정이다. 또한 어려운 재정 상황 속에서도 초중고 교육경비보조금에 전년 대비 9억원을 증액한 80억원을 편성해 지역 학생들의 학력신장을 뒷받침하고 교육시설도 개선할 계획이다. 고등학교 무상교육 부담금 3억원, 유치원까지 확대된 학교급식비 지원 53억원, 서울형 혁신교육지구 추진 5억원 등 예산도 편성했다. 이렇듯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애쓰고 있는 자치구를 뒤로하고 임기를 7개월여 남겨둔 오세훈 서울시장은 내년도 예산에서 마을공동체 등 자치구의 주민참여 사업 예산을 대폭 삭감했다. 이로 인해 각 자치구 예산 부담이 늘어났다. 보조금 매칭 사업에서 우리 동대문구가 부담해야 하는 예산은 33억 4000만원 늘어난 44억 8700만원이다. 이로 인해 자치구는 교육을 포함한 마을공동체 등의 관련 사업을 원활히 운영하기 어렵게 됐으며 강남과의 격차를 줄여 가는 것도 쉽지 않게 됐다. 이러한 이유로 단지 전임 시장이 했던 일이라고 해서 풀뿌리 민주주의의 근간인 주민자치 사업을 훼손하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 측면이 많다. 과거 강북 지역에서 세금을 걷어 현재 강남 지역의 인프라를 만들어 냈다. 이제는 당연히 강남 지역의 세금으로 강북 지역의 균형발전을 맞춰 줘야 할 때다.
  • 무작정 상경한 두 처녀, 탈농촌·도시화의 상처 껴안은 건 용서와 화해

    무작정 상경한 두 처녀, 탈농촌·도시화의 상처 껴안은 건 용서와 화해

    1950년대 농촌서 서울로 도망간 두 여성일확천금 꿈꿨지만 현실은 뒷골목 여인신부 찾아온 두 남자 ‘화해의 손’ 내밀어무작정 상경 경계·분열된 국민감정 통합 김정애 KBS 노래자랑서 눈에 띄어 데뷔경쾌한 노래로 슬픔에도 새 힘 생성시켜젊은이들이 떠나고 아기 울음소리마저 끊긴 농촌의 현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박재홍의 ‘물방아 도는 내력’(1953), 배호의 ‘두메산골’(1963), 나훈아의 ‘강촌에 살고 싶네’(1971), 홍세민의 ‘흙에 살리라’(1973), 그리고 배일호의 ‘신토불이’(1993)까지 농촌을 지키려는 의식이 깃든 노래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은 농촌 공동화에 따른 부작용을 염려하는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나 같은 시골 총각은 남자도 아닌가/ 여자 여자 없소 여자 여자 없소/ 나 좀 장가들게 해 줘’. 필자가 작곡한 이용주의 ‘여자 없소’(2020)도 마찬가지다. 농촌 인구의 대대적인 도시 이동을 예견했던 노래가 있으니 바로 김정애의 ‘앵두나무 처녀’(1956)다. 중장년층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이 노래는 신세계를 동경하는 당대 사람들의 심리와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따뜻하게 포용하는 휴먼 드라마가 담겨 있어 더욱 사랑받는 곡이기도 하다.‘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농업 본위의 산업 구조를 채 벗어나지 못했던 1950년대. 농촌에서는 일손 하나가 아쉽던 시절이지만, 농업에 기반한 생활은 육체 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어 늘 고달프기만 했다. 더구나 여성들은 살림과 출산, 육아 및 노동으로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새벽같이 일어나 아침밥을 지어 식구들을 먹이고, 설거지를 마치면 일꾼들의 새참을 준비해 논밭으로 가야 했다. 일꾼들이 새참을 먹을 동안 여성들은 쉬지도 못하고 잡초나 피를 뽑거나 밭고랑의 김을 맸다. 점심을 나르고 또 새참을 나르고 저녁밥을 지어 올리고 난 후 온 식구들이 잠들어도 일거리는 산적해 있었다. 인두와 다리미로 옷과 동정에 풀을 먹여 다렸고, 물레로 실을 잣고 베틀을 놓아 실을 뽑고 옷감을 짜야 했다. 여성들의 삶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도 힘든 강행군의 연속이었고, 이러한 고된 생활에 진력이 날 수밖에 없다. 이런 농촌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한 마을의 두 처녀가 서울로 도망을 가면서부터 동네가 발칵 뒤집히는 상황을 그리면서 ‘앵두나무 처녀’는 시작된다. ‘앵두나무 우물가에 동네 처녀 바람났네/ 물동이 호미자루 나도 몰라 내던지고/ 말만 들은 서울로 누굴 찾아서/ 이쁜이도 금순이도 단봇짐을 쌌다네’. 우물가는 빨래터와 함께 동네 아낙네들의 정보교환장이다. 아낙네들은 우물에서 양동이에 물을 긷는 그 짧은 순간에 간밤에 동네에서 일어난 긴급 뉴스를 죄다 공유한다. 앵두나무가 둘러선 우물가에서 듣자 하니 ‘서울은 온 거리마다 자동차가 쌩쌩 달리고 전기가 들어와 네온불이 현란하게 돌아가며 빌딩이 하늘 끝 간 데까지 맞닿은 별천지’라는 것이다. 농사일에 이골이 나 있던 이쁜이와 금순이는 그 말을 듣고 이내 단봇짐을 꾸려 서울로 내뺐다. 노랫말 중에 나오는 ‘물동이’는 살림을, ‘호미자루’는 농사일을 대표하는 환유법으로 그것들을 내던졌다는 것은 살림과 농사일을 내팽개쳤다는 뜻이다.탈농촌화는 이때부터 서서히 시작돼 1960년대 이후 도시화의 물결이 대대적으로 이뤄진다. 서울에 가면 일확천금과 벼락출세를 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을 안고 가난했던 농촌 사람들은 도시로 도시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이쁜이와 금순이를 환영할 도시는 없었으니 이게 문제였다. 도망간 신붓감을 찾으러 서울로 올라간 복돌이와 삼용이는 뒷골목에서 웃음을 파는 ‘에레나’(주점에서 일하는 여성이 사용한 가명)가 된 이쁜이와 금순이를 발견한다. 자신의 신붓감이 뒷골목 여인이 돼 있는 것을 목격한다면 우리는 선뜻 용서해 줄 아량이 있을까. 더구나 이 당시는 여성들에게 정조를 강요하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던 때다. 그런데 복돌이는 ‘헛고생을 말고서 고향에 가자’며 이쁜이를 달랜다. 자신을 너그럽게 용서하고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준 복돌이의 마음에 이쁜이는 눈물을 쏟는다. 용서를 통해 이쁜이에게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 준 복돌이의 마음에는 6·25전쟁은 물론 멀리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반목하고 분열된 국민 감정을 통합하고자 하는 시대 정신이 은근하게 녹아 있다. ‘앵두나무 처녀’는 1956년 도미도레코드에서 발표됐다. 작사가 천봉이 가사를, 작곡가 한복남이 곡을 썼다. 경쾌한 스윙 리듬에 실린 김정애의 노래는 봄볕처럼 따뜻하고 해맑다. 김정애의 가수 데뷔는 시작이 사뭇 특이했다. KBS에서 처음으로 노래자랑이 시작돼 엄청난 인기를 모으자 전국 각지에서 공개방송 유치를 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졌다. 그때 대구에 주둔하던 공군에서 비행기를 제공하며 방송을 유치했고 대구 군부대에서 전화 교환 업무를 담당하던 김정애는 노래자랑에 나가게 된다. 김정애는 백설희의 ‘아메리카 차이나타운’을 불렀고 방송 관계자의 눈에 띄어 KBS 전속가수가 된다. 이후 ‘앵두나무 처녀’와 ‘닐니리 맘보’ 등을 발표하면서 스타 반열에 오른다. 30여년간 가수 활동에 전념한 그는 1987년 간경화로 세상을 뜨기 한 달 전까지 무대에 올랐다. 민요에서도 나타나듯이 우리 민족은 시름겨운 일상이나 한을 노래할 때 오히려 경쾌한 리듬에 노래한다. 슬픔을 슬픔으로 끝나게 하지 않고 새로운 힘을 생성시키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 ‘앵두나무 처녀’도 무작정 상경에 경종을 울리는 골계미, 에레나가 된 두 처녀의 비극미, 그리고 용서와 화해로 막을 내리는 우아미까지 다양한 미의식의 전환을 경쾌한 스윙 리듬을 통해 들려준다. 이 노래는 탈농촌과 도시화 물결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그 시대의 단면도로서 유행가의 본령을 보여 준다. 또한 상처를 용서와 화해로 통합한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교훈을 던진다. 작곡가·문학박사
  • ‘따뜻한 12월’이 만든 수십 개 회오리… 400㎞ 휩쓸며 초토화

    ‘따뜻한 12월’이 만든 수십 개 회오리… 400㎞ 휩쓸며 초토화

    주말 사이 초대형 토네이도(회오리바람) 수십 개가 미국 중서부와 남동부의 6개 주를 덮치면서 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겨울인 12월에 초여름 날씨를 보이는 등 이상 고온 현상이 강력한 토네이도가 발생한 원인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기후변화가 기상재난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최소 30개의 토네이도가 발생해 미국 아칸소·일리노이·미주리·테네시·켄터키·미시시피 등 6개 주를 휩쓸었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에 따르면 일부 지역에서는 토네이도의 풍속이 112㎞에 달했으며, 잔해가 상공 2만 피트(약 6100m)까지 날아오른 것으로 관측됐다. 이번 토네이도는 규모와 위력 면에서 미국 역사상 최악의 토네이도 중 하나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토네이도가 미국 5개 주 이상을 휩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토네이도 피해 지역이 250마일(약 402㎞)에 달했는데, 만약 여러 개의 토네이도가 아닌 단일 토네이도가 피해를 준 것이라면 1925년 이후 가장 긴 거리를 이동한 토네이도가 된다고 CNN은 전했다. 1925년 발생한 토네이도는 미주리·일리노이·인디애나 등 3개 주에 걸쳐 219마일(약 352㎞)을 관통하며 695명의 사망자를 냈다.켄터키주 남서부 그레이브스 카운티의 메이필드시는 그야말로 폐허가 됐다. 메이필드의 한 양초공장 지붕이 무너지면서 직원 110여명 가운데 불과 40여명만 구조됐다. 매몰된 나머지 인원은 생명을 잃었을 가능성이 크다. 앤디 비시어 켄터키 주지사는 “켄터키주에서만 70명 이상이 숨졌을 것으로 보이고 10개 주 이상에서 (사망자가) 100명을 넘을 수 있다”면서 “켄터키주 역사상 최악의 토네이도로, 내가 평생 봐 온 그 무엇과도 다르다”며 침통해했다. 켄터키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일리노이주 에드워즈빌에서는 아마존 물류센터가 무너져 최소 6명이 숨졌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 역사상 가장 큰 토네이도 중 하나일 것이다. 비극이다”라면서 “연방정부는 필요한 모든 것을 공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토네이도는 보기 드문 12월의 초강력 토네이도라는 점에서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와 토네이도 간의 상관관계를 단언할 수 없다면서도 12월의 이상 고온 현상이 토네이도의 원인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빅터 젠시니 노던일리노이대학교 기상학 교수는 11일 미국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12월의 이상 고온과 라니냐 등이 토네이도의 이상적인 조건을 만들어 냈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남부에서는 봄이나 초여름에 해당하는 섭씨 21~26도의 이상 고온 현상이 이어졌다. 지표면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북쪽에서 내려온 한랭전선과 만나면 지표면의 습기가 상승해 토네이도의 ‘원료’가 되는 천둥과 번개를 유발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토네이도에 대한 기후변화의 구체적인 영향은 지금 시점에서는 말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면서도 “기후가 따뜻해지면 모든 것이 더욱 극심해진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고 우려했다.
  • “내 자식이 성소수자일 리 없어”… 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내 자식이 성소수자일 리 없어”… 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태어났을 때 부여받은 성별이 그들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트랜스젠더라고 부른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는 이들에게 가혹하다. 원치 않는 모습으로 바뀌는 신체는 좌절감을 안긴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기조차 힘든 이들도 있다. 가정과 학교는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 온전한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태어난 대로 살라”고 강요한다. 이런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극심한 성별 불일치감을 겪게 된다. 마음속 시한폭탄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쉽게 분노에 휩싸이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든다. 그렇게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우리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홀로 걷는다. ●교사들 성 정체성 농담에 ‘마음의 상처’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학교란 미래를 그릴 수 없는 감옥이다. 남녀 분반, 남녀 학번, 남녀 기숙사, 남녀 교복, 남녀 화장실. 성별 이분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마음속엔 조급함이 싹튼다.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한다. 하루빨리 호르몬 치료와 성확정 수술을 받아 법적 성별정정을 마친 뒤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생존전략이다. 또래 친구들은 조금이라도 ‘다르다’는 게 느껴지면 ‘이상한 애’라며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한다.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도 그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새로 전학 간 학교에 머리를 짧게 자르고 갔더니 “쟤는 여잔데 왜 저래?”라며 친구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도윤씨는 ‘여성’을 연기했다. 괴로움을 참을 수 없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도윤씨는 온라인에서 트랜스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구나.” 다시 머리를 짧게 잘랐다. 남학생들과 어울리자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교사는 도윤씨를 농담거리로 삼았다. 쇼트커트에 바지 교복을 입은 도윤씨에게 고등학교 선생님은 “너 설마 트랜스젠더 아니지?”라고 추궁했다. 자퇴 후 다니던 꿈드림센터에서 만난 청소년 지도사는 “너 갑자기 커밍아웃하면 안 된다. 선생님, 너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성 정체성을 공격받는 일은 지우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도윤씨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뒤 친한 선배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난 신경 안 써.” 첫 반응은 덤덤했다. 얼마 후 대뜸 성소수자를 폭행한 범죄자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보내며 “킹왕짱이지 않냐?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얼굴에 수염이 난 도윤씨가 “남자 화장실은 대변기 칸이 적어 가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하자, 선배는 “넌 남성기가 없으니까 여자 화장실을 써야지”라고 쏘아붙였다. “친구한테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런 일들이 쌓이니 쉽지 않아요. 저도 지쳤고요.” 도윤씨는 말했다. 서울신문 조사에 응한 224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중·고등학교 재학 중 교사로부터 성소수자 비하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8%나 됐다. 직접 언어적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우도 24.1%였다. 그러나 10명 중 8명은 그저 참았다.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76.7%)거나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69.8%) 때문이었다. 대응하면 오히려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67.4%)도 높았다. 동료 학생으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32.6%로 교사에 비해 더 많았다. 특히 언어적 폭력(74.0%)이나 아우팅(43.8%) 피해가 컸다.●성소수자 학생 권리구제 신청은 ‘0’ 차별과 혐오를 피해 벽장 속에 숨을수록 우울감은 깊어진다. 여성과 남성 어느 쪽으로도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 윤슬(21·가명)씨는 중2 때부터 고2 때까지의 기억이 흐릿하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성적은 뚝뚝 떨어졌다. 철저히 남학생으로 살아야 하는 학교가 싫었다. ‘사춘기’를 명분 삼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음담패설을 나누는 분위기도 불편했다. 숨통이 막힐 때면 머리라도 기르고 싶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슬씨의 머리가 귀를 덮을 길이가 될 즈음이면 바로 “남자가 그게 뭐냐”며 질책했다. 신경은 날로 예민해졌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으면 “선생님이 수업을 그딴 식으로 하니까 잔다”고 반항했다. 고2 때는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부모님이 자퇴 얘기를 꺼내자 “잘됐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사유조차 묻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 슬씨를 자퇴 처리했다.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71.4%는 학업 중단이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학교에서 마주하는 차별적 대우’(68.6%), ‘성 정체성에 따른 혼란’(54.3%) 등을 꼽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국가인권위원회나 학생인권센터 등 외부 기관을 통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홀로 버티다 결국 자퇴를 택하는 이유다. 최희원(17·가명)은 올 5월 자퇴 결정을 내리기 전 인권위에 진정을 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해도 언제 권고가 나올지도 모르고 강제성은 없잖아요. 선생님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말이 쓰일 수 있다는 걱정도 컸고요.” 희원이가 다니는 학교가 있는 지역 교육청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돼 있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곳은 서울, 경기, 광주 등 몇 되지 않는다. 하형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관은 “서울은 조례에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성적 끌림)과 성 정체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아우팅 우려 때문에 성소수자 학생이 권리 구제 신청을 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했다.●트랜스젠더 자녀 회피하는 부모들 “너 손목이 왜 그러니. 당장 말해.”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어머니는 트랜스 남성 송우현(21·가명)씨의 손목에서 상처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추궁에 우현씨는 “나는 여자가 아닌 것 같다”고 실토했다. 내심 어머니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여자애들하고 성향이 조금 다르다고 네가 남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를 부정했다. 입버릇처럼 ‘나는 진보’라고 자부하는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나도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었다.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탐난다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은 여성의 자리가 있다.” 우현씨의 우발적 ‘커밍아웃’은 없던 일이 됐다. ●굿판 벌인 아버지… 화내고 때리는 어머니 자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대부분 일단 회피한다. 자녀를 위협하면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에 가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한 경험은 성소수자의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이런 이유에서 대다수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부모에게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 논바이너리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생각한다. “엄마나 아빠랑 친밀하게 지내면 죄책감이 들어요. 낳아 준 부모님한테도 솔직하지 못한데 사회에 나가서 이런 존재인 나를, 이런 성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싶죠.” 무심코 던진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상처를 주는 건 마찬가지다. 도윤씨는 회상한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동성애자가 ‘더럽다’고 해서 겁이 났어요. 독립하기 전까지 말하지 말아야지 결심했죠.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아버지가 돈가스를 사 주겠다며 저를 이상한 절에 데려가서 굿을 벌였어요. 저한테 남자 귀신이 붙었다면서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 가운데 부모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어머니의 경우는 46.0%, 아버지는 3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모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알린 15~18세는 더 드물다. 이들 중 어머니가 당사자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31.8%, 아버지가 아는 건 22.7%에 불과했다. 정체성을 알게 된 가족들 대부분 모른 체(55.2%)하거나 대화를 단절(40.5%)했다. 언어적 혹은 물리적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건 44.8%나 됐고, 원하는 성별 표현을 저지당한 경우도 40.5%에 달했다. 전환치료(15.5%)를 강요당하거나 경제적 지원이 끊긴 경우(13.8%)도 적지 않다. 12.9%는 신체적 폭력에 노출됐다. 트랜스 여성인 대학생 김신엽(22)씨도 어머니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 교환학생으로 스웨덴에 간 그를 만나러 온 어머니는 우연히 ‘김신엽, 여성 인칭대명사(she·her)’라고 쓰인 이름표를 발견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그를 무시하거나 다짜고짜 화를 냈다. 잠을 자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거나 물건을 던질 때도 있었다. 몸을 더듬는 어머니에게 “이건 성추행”이라며 거부했지만, 어머니는 “내 아들 몸인데 뭐가 어떠냐”고 했다. 아버지도 어머니를 말리지 않았다. 신엽씨는 어린 동생에게 가족의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학대라고 생각했다. 결국 무작정 가족을 떠나 동아리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탈가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지다. 15~18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62.1%는 가출을 고민했고, 실제 12.2%는 가출을 택했다. 성인이 된 후엔 실행에 옮기는 비율이 높아졌다. 19~24세 응답자 가운데 75.9%는 가출을 고려했고, 41.7%가 집을 떠났다. 이들은 평균 16세의 나이에 자유(65.5%)를 찾았고, 가정폭력(49.1%)과 정체성에 따른 갈등(45.5%)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미 허물어진 울타리를 넘었다. 띵동의 정용림 활동가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에 대한 상담 지원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온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학업·진로 포기한 아이들 저임금 노동이 현실 집을 떠난 아이들은 아르바이트 시장에 내몰린다. 생계를 이어 나가면서 비급여인 호르몬 치료나 성확정 수술 같은 의료적 조치를 받으려면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다.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거나 가정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부담은 더 무겁다. 그래서 불합리한 처우도, 고강도 노동도 이를 악물고 견딘다. 도윤씨는 18살 무렵 고깃집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소문난 ‘악덕 사장’이던 고깃집 주인은 빨리 움직이라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한 달 중 쉬는 날은 단 하루. 6개월을 꼬박 일하자 300만원이 모였다. 가슴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돈이었다. 동휘씨는 17살에 자퇴하면서 어머니에게 ‘트랜스 남성’이라고 커밍아웃했다. 그리고 집을 떠나 또래 성소수자 친구와 원룸에서 살았다. 남녀로 구분되는 청소년 쉼터 역시 동휘씨에겐 학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청소년이라고 잘 뽑아 주지도 않는데 트랜스젠더는 성별까지 애매모호해 보이잖아요. 법적 성별이 여성이니까 서비스직이면 ‘여성다움’을 원하고요. 그러니까 힘든 일을 할 수밖에요.” 동휘씨는 당근마켓에 중고 물품 판매자로 위장한 글을 올려 이불을 팔기도 했고, 공장에서 도시락도 만들었다. 고정 알바가 안 구해지면 쿠팡 물류센터나 택배 상하차 ‘일용직’을 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느낀다. 트랜스 남성 박영(18)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포장하고 나르는 알바를 하다 얼마 전 잘렸다. 대표는 “트랜스젠더여도 이해한다”고 했지만 가슴절제술을 받기 위해 잠시 일을 쉰 뒤로 더는 그를 찾지 않았다. 지난 9월 영이가 성별을 식별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받은 뒤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긴 해요. 저는 힘을 쓰는 일을 많이 하는데, 산업재해 사고라도 당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남의 이름으로 일하다 임금이 떼이면 어떻게 항의하고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모임인 튤립연대의 활동가 A씨는 “학교와 가정, 사회로부터 배제된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학업이나 진로를 포기하고 저임금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최훈진·김주연·민나리·최영권 기자 ●지원 한국언론진흥재단
  • [단독]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해”… ‘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

    [단독]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해”… ‘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태어났을 때 부여받은 성별이 그들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트랜스젠더라고 부른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는 이들에게 가혹하다. 원치 않는 모습으로 바뀌는 신체는 좌절감을 안긴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기조차 힘든 이들도 있다. 가정과 학교는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 온전한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태어난 대로 살라”고 강요한다. 이런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극심한 성별 불일치감을 겪게 된다. 마음속 시한폭탄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쉽게 분노에 휩싸이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든다. 그렇게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우리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홀로 걷는다.●교사들 성 정체성 농담에 ‘마음의 상처’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학교란 미래를 그릴 수 없는 감옥이다. 남녀 분반, 남녀 학번, 남녀 기숙사, 남녀 교복, 남녀 화장실. 성별 이분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마음속엔 조급함이 싹튼다.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한다. 하루빨리 호르몬 치료와 성확정 수술을 받아 법적 성별정정을 마친 뒤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생존전략이다. 또래 친구들은 조금이라도 ‘다르다’는 게 느껴지면 ‘이상한 애’라며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한다.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도 그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새로 전학 간 학교에 머리를 짧게 자르고 갔더니 “쟤는 여잔데 왜 저래?”라며 친구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도윤씨는 ‘여성’을 연기했다. 괴로움을 참을 수 없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도윤씨는 온라인에서 트랜스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구나.” 다시 머리를 짧게 잘랐다. 남학생들과 어울리자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교사는 도윤씨를 농담거리로 삼았다. 쇼트커트에 바지 교복을 입은 도윤씨에게 고등학교 선생님은 “너 설마 트랜스젠더 아니지?”라고 추궁했다. 자퇴 후 다니던 꿈드림센터에서 만난 청소년 지도사는 “너 갑자기 커밍아웃하면 안 된다. 선생님, 너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성 정체성을 공격받는 일은 지우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도윤씨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뒤 친한 선배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난 신경 안 써.” 첫 반응은 덤덤했다. 얼마 후 대뜸 성소수자를 폭행한 범죄자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보내며 “킹왕짱이지 않냐?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얼굴에 수염이 난 도윤씨가 “남자 화장실은 대변기 칸이 적어 가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하자, 선배는 “넌 남성기가 없으니까 여자 화장실을 써야지”라고 쏘아붙였다. “친구한테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런 일들이 쌓이니 쉽지 않아요. 저도 지쳤고요.” 도윤씨는 말했다. 서울신문 조사에 응한 224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중·고등학교 재학 중 교사로부터 성소수자 비하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8%나 됐다. 직접 언어적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우도 24.1%였다. 그러나 10명 중 8명은 그저 참았다.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76.7%)거나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69.8%) 때문이었다. 대응하면 오히려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67.4%)도 높았다. 동료 학생으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32.6%로 교사에 비해 더 많았다. 특히 언어적 폭력(74.0%)이나 아우팅(43.8%) 피해가 컸다.●성소수자 학생 권리구제 신청은 ‘0’ 차별과 혐오를 피해 벽장 속에 숨을수록 우울감은 깊어진다. 여성과 남성 어느 쪽으로도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 윤슬(21·가명)씨는 중2 때부터 고2 때까지의 기억이 흐릿하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성적은 뚝뚝 떨어졌다. 철저히 남학생으로 살아야 하는 학교가 싫었다. ‘사춘기’를 명분 삼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음담패설을 나누는 분위기도 불편했다. 숨통이 막힐 때면 머리라도 기르고 싶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슬씨의 머리가 귀를 덮을 길이가 될 즈음이면 바로 “남자가 그게 뭐냐”며 질책했다. 신경은 날로 예민해졌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으면 “선생님이 수업을 그딴 식으로 하니까 잔다”고 반항했다. 고2 때는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부모님이 자퇴 얘기를 꺼내자 “잘됐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사유조차 묻지 않고 기다렸다는 듯 슬씨를 자퇴 처리했다.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71.4%는 학업 중단이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학교에서 마주하는 차별적 대우’(68.6%), ‘성 정체성에 따른 혼란’(54.3%) 등을 꼽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국가인권위원회나 학생인권센터 등 외부 기관을 통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홀로 버티다 결국 자퇴를 택하는 이유다. 최희원(17·가명)은 올 5월 자퇴 결정을 내리기 전 인권위에 진정을 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해도 언제 권고가 나올지도 모르고 강제성은 없잖아요. 선생님과의 관계가 틀어지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말이 쓰일 수 있다는 걱정도 컸고요.” 희원이가 다니는 학교가 있는 지역 교육청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돼 있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곳은 서울, 경기, 광주 등 몇 되지 않는다. 하형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관은 “서울은 조례에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성적 끌림)과 성 정체성을 명시하고 있지만 아우팅 우려 때문에 성소수자 학생이 권리 구제 신청을 한 사례는 아직 없다”고 했다.●트랜스젠더 자녀 회피하는 부모들 “너 손목이 왜 그러니. 당장 말해.”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어머니는 트랜스 남성 송우현(21·가명)씨의 손목에서 상처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추궁에 우현씨는 “나는 여자가 아닌 것 같다”고 실토했다. 내심 어머니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여자애들하고 성향이 조금 다르다고 네가 남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를 부정했다. 입버릇처럼 ‘나는 진보’라고 자부하는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나도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었다.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탐난다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은 여성의 자리가 있다.” 우현씨의 우발적 ‘커밍아웃’은 없던 일이 됐다. ●굿판 벌인 아버지… 화내고 때리는 어머니 자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대부분 일단 회피한다. 자녀를 위협하면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에 가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한 경험은 성소수자의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이런 이유에서 대다수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부모에게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 논바이너리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생각한다. “엄마나 아빠랑 친밀하게 지내면 죄책감이 들어요. 낳아 준 부모님한테도 솔직하지 못한데 사회에 나가서 이런 존재인 나를, 이런 성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싶죠.” 무심코 던진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상처를 주는 건 마찬가지다. 도윤씨는 회상한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동성애자가 ‘더럽다’고 해서 겁이 났어요. 독립하기 전까지 말하지 말아야지 결심했죠.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아버지가 돈가스를 사 주겠다며 저를 이상한 절에 데려가서 굿을 벌였어요. 저한테 남자 귀신이 붙었다면서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 가운데 부모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어머니의 경우는 46.0%, 아버지는 3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모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알린 15~18세는 더 드물다. 이들 중 어머니가 당사자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31.8%, 아버지가 아는 건 22.7%에 불과했다. 정체성을 알게 된 가족들 대부분 모른 체(55.2%)하거나 대화를 단절(40.5%)했다. 언어적 혹은 물리적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건 44.8%나 됐고, 원하는 성별 표현을 저지당한 경우도 40.5%에 달했다. 전환치료(15.5%)를 강요당하거나 경제적 지원이 끊긴 경우(13.8%)도 적지 않다. 12.9%는 신체적 폭력에 노출됐다. 트랜스 여성인 대학생 김신엽(22)씨도 어머니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 교환학생으로 스웨덴에 간 그를 만나러 온 어머니는 우연히 ‘김신엽, 여성 인칭대명사(she·her)’라고 쓰인 이름표를 발견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그를 무시하거나 다짜고짜 화를 냈다. 잠을 자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거나 물건을 던질 때도 있었다. 몸을 더듬는 어머니에게 “이건 성추행”이라며 거부했지만, 어머니는 “내 아들 몸인데 뭐가 어떠냐”고 했다. 아버지도 어머니를 말리지 않았다. 신엽씨는 어린 동생에게 가족의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학대라고 생각했다. 결국 무작정 가족을 떠나 동아리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탈가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지다. 15~18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62.1%는 가출을 고민했고, 실제 12.2%는 가출을 택했다. 성인이 된 후엔 실행에 옮기는 비율이 높아졌다. 19~24세 응답자 가운데 75.9%는 가출을 고려했고, 41.7%가 집을 떠났다. 이들은 평균 16세의 나이에 자유(65.5%)를 찾았고, 가정폭력(49.1%)과 정체성에 따른 갈등(45.5%)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미 허물어진 울타리를 넘었다. 띵동의 정용림 활동가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에 대한 상담 지원과 함께 어쩔 수 없이 집을 나온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학업·진로 포기한 아이들 저임금 노동이 현실 집을 떠난 아이들은 아르바이트 시장에 내몰린다. 생계를 이어 나가면서 비급여인 호르몬 치료나 성확정 수술 같은 의료적 조치를 받으려면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다.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거나 가정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부담은 더 무겁다. 그래서 불합리한 처우도, 고강도 노동도 이를 악물고 견딘다. 도윤씨는 18살 무렵 고깃집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소문난 ‘악덕 사장’이던 고깃집 주인은 빨리 움직이라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한 달 중 쉬는 날은 단 하루. 6개월을 꼬박 일하자 300만원이 모였다. 가슴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돈이었다. 동휘씨는 17살에 자퇴하면서 어머니에게 ‘트랜스 남성’이라고 커밍아웃했다. 그리고 집을 떠나 또래 성소수자 친구와 원룸에서 살았다. 남녀로 구분되는 청소년 쉼터 역시 동휘씨에겐 학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청소년이라고 잘 뽑아 주지도 않는데 트랜스젠더는 성별까지 애매모호해 보이잖아요. 법적 성별이 여성이니까 서비스직이면 ‘여성다움’을 원하고요. 그러니까 힘든 일을 할 수밖에요.” 동휘씨는 당근마켓에 중고 물품 판매자로 위장한 글을 올려 이불을 팔기도 했고, 공장에서 도시락도 만들었다. 고정 알바가 안 구해지면 쿠팡 물류센터나 택배 상하차 ‘일용직’을 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느낀다. 트랜스 남성 박영(18)은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포장하고 나르는 알바를 하다 얼마 전 잘렸다. 대표는 “트랜스젠더여도 이해한다”고 했지만 가슴절제술을 받기 위해 잠시 일을 쉰 뒤로 더는 그를 찾지 않았다. 지난 9월 영이가 성별을 식별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받은 뒤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긴 해요. 저는 힘을 쓰는 일을 많이 하는데, 산업재해 사고라도 당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남의 이름으로 일하다 임금이 떼이면 어떻게 항의하고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모임인 튤립연대의 활동가 A씨는 “학교와 가정, 사회로부터 배제된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학업이나 진로를 포기하고 저임금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그래픽 김예원 기자 yean811@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 ‘마음연결’ 02-745-9191과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카카오톡 친구 ‘띵동119’)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특별기획팀 최훈진·김주연·민나리·최영권 기자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강릉 외손자가 정권교체” 윤석열이 외치자 환호성

    “강릉 외손자가 정권교체” 윤석열이 외치자 환호성

    “중앙시장, 제 외할머니가 가게 하시던 곳” 尹 노마이크 즉석 연설에 “윤석열” 연호 “실물이 낫다” “꼭 좀 바꿔 달라” 포옹도지난 10일 저녁 6시 20분쯤 강원 강릉 중앙시장을 수백명의 시민이 가득 메우고 있는 가운데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멈춰 섰다. 차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내리자 지지자로 보이는 시민들이 박수와 함께 “윤석열”을 연호했다. 윤 후보는 두 팔을 번쩍 들고 몸을 360도 돌리며 두루 환호에 답한 뒤 그 자리에 서서 마이크 없이 목청을 높여 짧은 즉석 연설을 했다. “중앙시장은 저 어릴 때 (외)할머니가 가게를 하시던 곳입니다. 강릉의 외손이 무도하고 무능한 정권을 반드시 교체해 내겠습니다”라는 대목에서 가장 큰 환호가 터져 나왔다. 이어 윤 후보가 캄캄한 하늘에 밝은 조명이 켜진 시장 안으로 들어서자 시민들은 윤 후보의 동선을 쫓으며 연신 ‘셀카’와 사인을 요청했다. 인파가 몰리면서 통로에 놓인 가판대들이 쓰러지기도 했다. 윤 후보는 떡과 대게 크로켓, 다시마 튀각 등을 직접 현금으로 샀다. 윤 후보는 “깎아 드릴까요” 하는 상인의 말에 “괜찮다”며 웃어 보였고, “더 사 달라”는 말에 거스름돈이 남지 않게 더 구입하기도 했다. 강원 지역 상품을 판매하던 상인이 지나가는 윤 후보를 불러 세워 “후보님, 여기도 봐 주세요. 강원도에만 있는 거예요”라고 하자 윤 후보는 걸음을 멈추고 “술(강원도 맥주) 말고 없나”라며 정선에서 나온 꿀을 샀다. 시민들은 지나가는 윤 후보를 두 팔 벌려 포옹하거나 카메라를 들고 “여기도 봐 달라”고 소리쳤다. 한 시민은 자신의 아이를 윤 후보에게 건네 안도록 한 뒤 나란히 서서 사진촬영을 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실물이 훨씬 잘생겼다”, “꼭 좀 바꿔 달라”며 윤 후보를 향해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윤 후보는 한 건어물 가게에 들어가 영업 중인 자신의 이모할머니를 만나 무릎을 굽힌 채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윤 후보는 “제 외할머니의 동생이시다. 올해 95세신가. 추운데 왜 나오셨냐”며 두 손을 꼭 붙잡았고, 이모할머니도 “얼굴 보러 나왔다”며 연신 윤 후보의 손을 쓰다듬었다. 윤 후보는 이튿날까지 1박 2일간 속초, 춘천 등 강원 곳곳을 누비며 도민들을 만났다. 이준석 대표도 일정 대부분을 함께하며 힘을 실었다. 윤 후보는 강원을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강원도에 오면 늘 행복하다. 오늘도 아침에 경포 바닷가를 걸으며 과거 여기(강릉지청) 근무할 때 생각, 어린시절 방학 때 와서 놀던 생각에 행복했다”고 밝혔다.
  • [단독]‘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단독]‘성별 이분법’ 학교서 버림받는 그들…등돌린 가정서 떠나는 그들

    ‘당신의 성별은 무엇입니까’. 이 질문을 어려워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태어났을 때 부여받은 성별(지정 성별)이 그들 스스로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사람들이 있다. 우리는 이들을 트랜스젠더라고 부른다. 2차 성징이 시작되는 사춘기는 이들에게 가혹하다. 원치 않는 모습으로 바뀌는 신체는 좌절감을 안긴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기조차 힘든 이들도 있다. 가정과 학교는 혼란에 빠진 이들에게 온전한 울타리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태어난 대로 살라”고 강요한다. 이런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극심한 성별 불일치감을 겪게 된다. 마음 속 시한폭탄은 언제 터질지 모른다. 쉽게 분노에 휩싸이고 깊은 우울감에 빠져든다. 그렇게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우리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난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홀로 걷는다. 혐오와 차별이 일상인 학교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학교란 미래를 그릴 수 없는 감옥이다. 남녀 분반, 남녀 학번, 남녀 기숙사, 남녀 교복, 남녀 화장실. 성별 이분법을 가르치는 학교에서 이들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그대로 인정받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마음 속엔 조급함이 싹튼다. “내가 누군지 숨겨야 한다. 하루 빨리 호르몬 치료와 성확정 수술을 받아 법적 성별정정을 마친 뒤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들이 학교에서 배우는 생존전략이다. 또래 친구들은 조금이라도 ‘다르다’는 게 느껴지면 ‘이상한 애’라며 ‘은따’(은근한 따돌림)를 한다. 트랜스 남성 박도윤(22·가명)씨도 그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새로 전학 간 학교에 머리를 짧게 자르고 갔더니 “쟤는 여잔데 왜 저래?”라며 친구들이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도윤씨는 ‘여성’을 연기했다. 괴로움을 참을 수 없었지만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도윤씨는 온라인에서 트랜스 남성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나 같은 사람이 세상에 있구나.” 다시 머리를 짧게 잘랐다. 남학생들과 어울리자 마음이 편해졌다. 하지만 교사는 도윤씨를 농담거리로 삼았다. 숏커트에 바지 교복을 입은 도윤씨에게 고등학교 선생님은 “너 설마 트랜스젠더 아니지?”라고 추궁했다. 자퇴 후 다니던 꿈드림 센터에서 만난 청소년 지도사는 “너 갑자기 커밍아웃하면 안 된다. 선생님, 너무 부담스럽다”며 웃었다. 가까운 친구로부터 성 정체성을 공격받는 일은 지우기 어려운 상처를 남긴다. 도윤씨는 호르몬 치료를 시작한 뒤 친한 선배에게 커밍아웃을 했다. “난 신경 안 써.” 첫 반응은 덤덤했다. 얼마 후 대뜸 성소수자를 폭행한 범죄자에 대한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보내며 “킹왕짱이지 않냐? 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다. 얼굴에 수염이 난 도윤씨가 “남자 화장실은 대변기 칸이 적어 가기가 꺼려진다”고 토로하자, 선배는 “넌 남성기가 없으니까 여자 화장실을 써야지”라고 쏘아붙였다. ‘신경쓰지 않는다’는 말이 존중한다는 게 아니라 ‘너가 트랜스젠더인데 뭐 어쩌라고?’라는 뜻이었다. “친구한테라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은데 그런 일들이 쌓이니 쉽지 않아요. 저도 지쳤고요.” 도윤씨는 말했다. 서울신문 조사에 응한 224명의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중·고등학교 재학 중 교사로부터 성소수자 비하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8.8%나 됐다. 직접 언어적 폭력이나 부당한 대우를 당한 경우도 24.1%였다. 그러나 10명 중 8명은 그저 참았다.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76.7%)거나 오히려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69.8%) 때문이었다. 대응하면 오히려 정체성이 드러날 수 있다는 불안감(67.4%)도 높았다. 동료 학생으로부터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경우는 32.6%로 교사에 비해 더 많았다. 특히 언어적 폭력(74.0%)이나 아웃팅(43.8%) 피해가 컸다. 성소수자 학생 권리구제는 ‘0’…기댈곳 없어 학교 스스로 관둬 차별과 혐오를 피해 벽장 속에 숨을수록 우울감은 깊어진다. 여성과 남성 어느쪽으로도 자신의 성별을 인식하지 않는 논바이너리 트랜스 여성 윤슬(21·가명)씨는 중2 때부터 고2 때까지 기억이 흐릿하다. 우울증이 심해지면서 성적은 뚝뚝 떨어졌다. 철저히 남학생으로 살아야 하는 학교가 싫었다. ‘사춘기’를 명분 삼아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수업시간에 음담패설을 나누는 분위기도 불편했다. 숨통이 막힐 때면 머리라도 기르고 싶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슬씨의 머리가 귀를 덮을 길이가 될 즈음이면, 바로 “남자가 그게 뭐냐”며 트집을 잡았다. 신경은 날로 예민해졌다. 수업 시간에 ‘집중하지 않는다’고 지적을 받으면 “선생님이 수업을 그딴 식으로 하니까 잔다”고 반항했다. 고2 때는 등교 거부를 시작했다. 부모님이 자퇴 얘기를 꺼내자 “잘 됐다”고 생각했다. 학교에서는 사유조차 묻지 않고 기다렸다는듯 슬씨를 자퇴 처리했다. 학업을 중단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 트랜스젠더 가운데 71.4%는 학업 중단이 트랜스젠더 정체성과 관련성이 있다고 답했다. 구체적인 이유로는 ‘학교에서 마주하는 차별적 대우’(68.6%), ‘성 정체성에 따른 혼란’(54.3%) 등을 꼽았다.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국가인권위원회나 학생인권센터 등 외부 기관을 통해 학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 홀로 버티다 결국 자퇴를 택하는 이유다. 최희원(17·가명)씨는 올 5월 자퇴 결정을 내리기 전 인권위에 진정을 낼까도 생각했지만 포기했다.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해도 언제 권고가 나올지도 모르고 강제성은 없잖아요. 선생님과 관계가 틀어지면 학교생활기록부에 부정적인 말이 쓰일 수 있다는 걱정도 컸고요.” 희원씨가 다니는 학교가 있는 지역 교육청에는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돼 있지 않았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된 곳은 서울, 경기, 광주 등 몇 안 된다. 그중에서도 조례 안에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금지가 구체적으로 들어가 있는 지역은 서울과 경기 정도다. 하형주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교육센터 조사관은 “서울은 다른 지역과 달리 학생인권조례에 차별금지 사유로 성적지향(성적 끌림)과 성 정체성을 명시했다”면서도 “성소수자 권리구제 신청을 하는 순간 정체성이 원치 않게 공개되기 때문에 여전히 학생들은 상담기관을 찾을 뿐 직접 구제 신청을 하지 않는다”고 짚었다. 도윤씨는 잘 살기 위해 고등학교 2학년 시절 자퇴를 택했지만, 지금도 졸업식에 가는 꿈을 자주 꾼다. ‘검정고시로 졸업했는데 왜 학교에 있지’라고 의구심을 품다가 ‘꿈인데 그럴 수도 있지’라고 납득한다. “남들은 초·중·고는 그냥 졸업하잖아요. 자퇴한 데 아쉬움이 남나봐요.” 등 돌린 부모 “너 손목이 왜 그러니. 당장 말해.” 중학교 3학년이던 어느 날, 어머니는 트랜스 남성 송우현(21·가명)씨의 손목에서 상처를 발견했다. 어머니의 추궁에 우현씨는 “나는 여자가 아닌 것 같다”고 실토했다. 내심 어머니가 도와줄 거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다른 여자애들하고 성향이 조금 다르다고 네가 남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그를 부정했다. 입버릇처럼 ‘나는 진보’라고 자부하는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때 나도 여자가 되고 싶었지만, 어른이 되고 보니 아니었다. 남성의 사회적 지위가 탐난다고 이런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여성은 여성의 자리가 있다.” 우현씨의 우발적 ‘커밍아웃’은 그렇게 없던 일이 됐다. 부모님의 지지를 바랐던 우현씨는 다시 용기를 냈다. “학교에 다니며 성별을 바꾸기 위한 의료적 조치(트랜지션)를 하고 싶다”고 편지를 썼다. 7살 터울인 동생이 잠든 뒤에야 부모님은 우현씨를 불렀다. 그때 들은 말 대부분을 애써 기억에서 지웠지만, 아버지의 한 마디는 잊을 수 없다. “애초에 너를 내 자식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러니까 네가 이렇게 말해도 나하고는 상관 없는 일이다. 네가 커서 알아서 해라.” 자녀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대부분 일단 회피한다. 자녀를 위협하면 성 정체성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하기도 한다. 자아를 형성하는 시기에 가족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한 경험은 성소수자의 마음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우현씨는 오랫동안 부모를 설득한 끝에 고2 때 학교를 그만두고 호르몬 치료를 시작했다. 두어달이 지나자 수염도 났다. 신체에 대한 성별 불일치감은 줄었지만 부모님은 멀어졌다. 어머니는 느닷없이 수도원으로 떠났다. “제가 변하는 모습을 보기 싫었던 거 같아요. 한달 뒤에 엄마가 돌아오고 저는 집에서 쫓겨났어요. 집에 전화했는데, 지금 들어가면 맞아죽겠다 싶었죠. 아는 사람 집을 1주일씩 전전하다가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인 ‘띵동’에 도와달라고 했죠.” 폭력에 전환치료 시도까지…가출은 이들의 생존법 대다수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부모에게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 논바이너리 트랜스 남성 신동휘(20·가명)씨는 생각한다. “엄마나 아빠랑 친밀하게 지내면 죄책감이 들어요. 그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그래요. 낳아준 부모님한테도 솔직하지 못한데, 사회에 나가서 이런 존재인 나를, 이런 성 정체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싶죠.” 무심코 던진 성소수자 혐오 발언도 상처를 주는 건 마찬가지다. 도윤씨는 회상했다. “어릴 때 부모님이 동성애자가 ‘더럽다’고 해서 겁이 났어요. 살려면 독립하기 전에 말하지 말아야지 결심했죠. 검정고시에 합격하고 커밍아웃을 했는데, 아버지가 돈까스를 사주겠다며 저를 이상한 절에 데려가서 굿을 벌였어요. 저한테 남자 귀신이 붙었다면서요.”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 가운데 부모가 자신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어머니의 경우는 46.0%, 아버지는 34.4%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특히 부모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알린 15~18세는 더 드물다. 이들 중 어머니가 당사자의 정체성을 알고 있는 건 31.8%, 아버지가 아는 건 22.7%에 불과했다. 정체성을 알게 된 가족들 대부분 모른 체(55.2%) 하거나 대화를 단절(40.5%)했다. 언어적 혹은 물리적 폭력을 가하기도 한다. 언어적 폭력을 경험한 건 44.8%나 됐고, 원하는 성별 표현을 저지당한 경우도 40.5%에 달했다. 전환치료(15.5%)를 강요당하거나, 경제적 지원이 끊긴 경우(13.8%)도 적지 않다. 12.9%는 신체적 폭력에 노출됐다. 트랜스 여성인 대학생 김신엽(22)씨도 어머니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 교환학생으로 스웨덴에 간 그를 만나러 온 어머니는 우연히 ‘김신엽, 여성 인칭대명사(she/her)’라고 쓰인 이름표를 발견했다. 그때부터 어머니는 그를 무시하거나 다짜고짜 화를 냈다. 잠을 자는 그의 머리를 쥐어박거나 물건을 던질 때도 있었다. 몸을 더듬는 어머니에게 “이건 성추행”이라며 거부했지만, 어머니는 “내 아들 몸인데 뭐가 어떠냐”고 했다. 아버지도 어머니를 말리지 않았다. 신엽씨는 어린 동생에게 가족의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도 학대라고 생각했다. 결국 무작정 가족을 떠나 동아리방에서 살기 시작했다. 청소년 트랜스젠더에게 탈가정은 자신을 지키기 위한 선택지다. 15~18세 청소년 트랜스젠더 응답자의 62.1%는 가출을 고민했고, 실제 12.2%는 가출을 택했다. 성인이 된 후엔 실행에 옮기는 비율이 높아졌다. 19~24세 응답자 가운데 75.9%는 가출을 고려했고, 41.7%가 집을 떠났다. 이들은 평균 16살의 나이에 자유(65.5%)를 찾고, 가정 폭력(49.1%)과 정체성에 따른 갈등(45.5%)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이미 허물어진 울타리를 넘었다. 띵동의 정용림 활동가는 “정신과 상담이나 진단에 대한 부모 동의를 얻기 어려운 상황을 고려해 청소년 트랜스젠더에 대한 상담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탈가정한 청소년 트랜스젠더가 안전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생계형 노동자가 된 아이들 집을 떠난 아이들은 아르바이트 시장에 내몰린다. 생계를 이어나가면서 비급여인 호르몬 치료나 성확정 수술 같은 의료적 조치를 받으려면 몸이 하나로는 부족하다. 부모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거나, 가정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다면 부담은 더 무겁다. 그래서 불합리한 처우도, 고강도 노동도 이를 악물고 견딘다. 도윤씨는 18살 무렵 고깃집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다. 소문난 ‘악덕 사장’이던 고깃집 주인은 빨리 움직이라며 윽박지르기 일쑤였다. 한달 중 쉬는 날은 단 하루. 6개월을 꼬박 일하자 300만원이 모였다. 가슴 절제술을 받을 수 있는 돈이었다. 동휘씨는 17살에 자퇴하면서 어머니에게 ‘트랜스 남성’이라고 커밍아웃했다. 그리고 집을 떠나 또래 성소수자 친구와 원룸에서 살았다. 남녀로 구분되는 청소년 쉼터 역시 동휘씨에겐 학교와 다를 바가 없었다. 괜찮은 일자리를 찾기란 하늘에 별따기였다. “청소년이라고 잘 뽑아주지도 않는데 트랜스젠더는 성별까지 애매모호해 보이잖아요. 법적 성별이 여성이니까 서비스직이면 ‘여성다움’을 원하고요. 그러니까 힘든 일을 할 수밖에요.” 동휘씨는 당근마켓에 중고 물품 판매자로 위장한 글을 올려 이불을 팔기도 했고, 공장에서 도시락도 만들었다. 고정 알바가 안 구해지면 쿠팡 물류센터나 택배 상하차에서 ‘일용직’을 했다.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언제든지 해고될 수 있다는 두려움도 느낀다. 트랜스 남성 박영(18)씨는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포장하고 나르는 알바를 하다 얼마 전 잘렸다. 대표는 “트랜스젠더여도 이해한다”고 했지만, 가슴 절제술을 받기 위해 잠시 일을 쉰 뒤로 더는 그를 찾지 않았다. 지난 9월 영씨가 성별을 식별할 수 있는 주민등록증을 받은 뒤 일자리 찾기는 더 어려워졌다. “다른 사람 이름을 빌려서 일하는 사람들도 있긴 해요. 저는 힘을 쓰는 일을 많이 하는데, 산업재해 사고라도 당하면 보상을 받을 수 있을까요. 남의 이름으로 일하다 임금이 떼이면 어떻게 항의하고요.” 청소년 트렌스젠더 모임인 튤립연대의 활동가 A씨는 “학교와 가정, 사회로부터 배제된 청소년 트랜스젠더는 학업이나 진로를 포기하고 저임금 노동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면서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발버둥치는 이들에게 아무런 지원도 없이 ‘더 나은 미래를 꿈꾸라’고 말만 하는 건 가혹한 일”이라고 말했다. 특별기획팀 zoomin@seoul.co.kr ※ 서울신문의 ‘벼랑 끝 홀로 선 그들-2021 청소년 트랜스젠더 보고서’ 기획기사는 청소년 트랜스젠더의 이야기를 풀어낸 [인터랙티브형 기사]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래 링크를 클릭하거나 URL에 복사해 붙여 넣어서 보실 수 있습니다.https://www.seoul.co.kr/SpecialEdition/transyouth/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성소수자 자살예방 프로젝트 ‘마음연결’ 02-745-9191과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카카오톡 친구 ‘띵동119’)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 경비행기 세계일주 벨기에 19세 국내서 이틀 체류 ‘방역 예외’?

    경비행기 세계일주 벨기에 19세 국내서 이틀 체류 ‘방역 예외’?

    경비행기로 혼자 세계일주를 하는 19세 청소년의 모험과 창의적인 도전에 발목을 잡고 싶지는 않다. 다만 방역에 새는 구멍이 있어선 안되겠기에 하는 지적이다. 11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벨기에와 영국 이중 국적의 비행사 자라 러더포드(19)가 국내에 머무르다 13일 전남 무안을 통해 대만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연합뉴스가 12일 보도했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 원칙에 어긋나는 대목이 있지 않을까 궁금하다. 더욱이 한국을 아시아 첫 입국지로 선정한 이유를 설명한 대목이 특히 눈에 띄었다. 그는 중국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착륙이 거부됐고 일본도 경비행기 착륙은 안 된다는 규정을 들었다고 했다. 지난 8월 18일 벨기에를 출발한 그는 내년 1월 중순까지 52개국 하늘, 4만㎞ 넘게 비행할 예정이다. 그동안 영국과 그린란드, 미국, 멕시코, 콜롬비아, 캐나다 등을 거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떠나 6시간 만에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타이베이로 이동한 뒤 필리핀, 태국 등 아시아를 횡단할 계획이다. 동남아를 벗어난 뒤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그리스 등을 거쳐 다음달 14일 다시 벨기에 땅을 밟을 예정이다. 관련된 다른 보도를 보면 미국 알래스카와 러시아에서 비자 문제와 날씨 탓에 한달 체류했다. 모든 외국인은 14일 격리를 의무화하고 있는데 러더포드는 호텔에서 이틀 머무르다 대만으로 간다고 로이터 통신이 서울발로 전했다. 이게 무슨 얘기인가 싶다. 러더포드가 김포공항에 도착했을 때 주한 벨기에대사관에서 마중 나왔으니 혹시 외교관 방문 신분으로 이런 예외를 인정받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그런데 러더포드를 공항에서 만난 연합뉴스 기자는 “한국에 와서 너무 행복하다. 한국에 대해 좋은 얘기를 많이 들어 기대된다”면서 “드라마 ‘오징어 게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드라마 ‘스카이 캐슬’을 아주 재밌게 봤다. 놀라운 작품들이었다. 또 한국은 기술적으로 굉장히 앞선 나라라고 알고 있다. 한국 음식도 한번 먹고 싶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 밖에 그가 세계 일주 기록 도전에 나선 이유와 앞으로의 인생 계획 등을 장황하게 옮겼다. 다 좋다. 청춘은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야심찬 여행 계획을 짜서 실행에 옮길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방역으로 많은 국경이 닫히고 이동을 자제하라고 보건당국이 목소리를 높이는 한국 상황을 고려하고 존중하는 것도 필요한 자세라고 본다. 우리 공항당국이나 외교당국이 어떤 이유로든 예외를 인정해 눈을 감아줬다면 결코 작지 않은 문제라고 본다.
  • [나우뉴스] 3일 연속 홍콩 상공에 나타난 UFO 소동…정체는?

    [나우뉴스] 3일 연속 홍콩 상공에 나타난 UFO 소동…정체는?

    홍콩 상공에 최근 수차례 미확인비행물체(UFO)로 보이는 비행 물체가 나타나 화제다. 최근 3일 동안 무려 3차례에 걸쳐 홍콩 상공에 UFO가 출현한 것. 시작은 지난 6일 오후 4시 홍콩 빅토리아 항구 상공 위로 UFO가 나타난 것이 확인되면서 부터다. 당시 홍콩 시민들이 촬영한 영상 속 UFO는 회색빛을 띈 불규칙한 모양의 형태였다. 실제로 다수의 시민들은 “UFO로 보이는 둥근 쟁반 모양의 물체가 10분 정도 공중에서 선회한 뒤 서쪽 방향으로 사라졌다”고 증언했다. 이어 두 번째로 UFO가 홍콩 상공을 나타난 것은 같은 날 초저녁이었다. 퇴근 후 산책 중이었던 홍콩 시민들 다수가 촬영한 뒤 SNS에 공유한 영상 속에는 실제로 홍콩 상공을 비행 중인 UFO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 영상 속 UFO는 타원형으로 주황색 빛을 내며 상공을 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비행 궤적이 불규칙하다는 점에서 이동 경로나 추가 비행 시간 등을 예측할 수 없었다는 것이 당시 이 비행 물체를 목격한 시민들의 증언이다. 또, 불과 이틀 후였던 지난 8일 오전 6시 경, 홍콩 하늘 위로 UFO 한 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른 시각이었다는 점에서 어두운 상공 위로 빛을 뿜어내는 비행 물체를 발견한 시민들은 곧장 당시 상공 위의 UFO를 촬영해 SNS에 공유했다. 공유된 영상 속 비행물체는 비교적 납작한 형태의 둥근 모양이었는데, 비행 고도는 일반 드론보다 훨씬 높은 상공에서 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목격한 한 홍콩 시민은 “아직 이른 오전 6시라서 해가 뜨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빛을 뿜어내는 신기한 비행 물체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었다”면서 “처음에는 그냥 평범한 비행기라고 생각했지만, 한참을 홍콩 상공을 비행하는 것이 이상해서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모양은 둥글고 납작한 타원형이었고 매우 높은 고도에서 파란색, 녹색, 흰색 등 시시각각 다른 색의 강한 빛을 발산했다”고 증언했다. 이 비행 물체는 약 1시간 동안 홍콩 구룡지역 일대를 비행한 뒤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수일째 계속된 UFO 출현에 일각에서는 헬리콥터 등 비행 장비가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며 발생한 빛을 오해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제기되며 화제성을 연일 이어가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중국 펑파이 등 유력 매체 다수는 ‘홍콩 상공에 UFO가 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해당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홍콩 상공에서 목격된 UFO 수는 무려 200건에 달한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이광식의 천문학+] 올해의 마지막 우주쇼, 쌍둥이자리 ‘유성우’가 온다!

    [이광식의 천문학+] 올해의 마지막 우주쇼, 쌍둥이자리 ‘유성우’가 온다!

    14일 밤~15일 새벽이 관측 적기올해 마지막 우주쇼가 펼쳐진다. 오는 14일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을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지구인들에게 위로가 될 전망이다. 극대는 14일 오후 4시경 시간당 150개로 예측되지만, 아쉽게도 보름달에 가까운 월령 10의 밝은 달빛으로 인해 작은 별똥별은 묻히고 대략 시간당 60~120개 정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유성우는 차츰 빈도수가 적어지지만 며칠 동안은 관측이 가능하므로, 올해의 마지막 소원을 별똥별에 빌어보는 데는 지장이 없을 것이다. 관측 적기는 새벽 2시경이다.쌍둥이자리 유성우는 1월 사분의자리 유성우, 8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와 함께 매년 관측 가능한 3대 유성우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별똥별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유성은 혜성이나 소행성에서 부서진 잔해가 지구 대기권과 충돌하면서 마찰열로 인해 밝게 빛나는 것을 말한다. 큰 덩어리는 미처 다 타지 못한 채 지상으로 떨어지기도 하는데, 이것을 운석이라 한다. 유성우는 평상시보다 많은 유성이 집중적으로 떨어질 때를 말한다.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소행성 '3200 파에톤'이 태양 중력에 의해 부서지고 그로 인한 잔해가 만들어내는 천체현상이다. 쌍둥이자리 방향에서 퍼져나오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쌍둥이자리 유성우라는 이름을 얻었다. 파에톤은 1983년 10월 영국 천문학자 사이먼 그린과 존 데이비스가 적외선 천문위성 ‘아이라스’ 관측 영상을 분석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것으로, 인공위성으로 찾은 첫 소행성으로 기록됐다.하지만 알려진 기록에 따르면 쌍둥이자리 유성우의 역사는 거의 200년을 거슬러 올라간다. 최초의 기록된 관측은 1833년 미시시피강의 강 보트에서 이루어졌지만, 지금까지 여전히 유성우로서의 위력을 잃지 않고 있다. 오히려 그것은 더 강해지고 있는데, 목성의 중력이 수 세기 동안 소행성 파에톤에서 나오는 입자의 흐름을 지구 쪽으로 끌어당겼기 때문이다. 긴 궤적을 그으며 순간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유성은 하늘이 어둡고 사방이 트인 곳이라면 육안으로도 쉽게 관측할 수 있는 만큼 빛 공해가 적고 남동쪽이 탁 트여 있는 곳을 찾아 관측하는 것이 요령이다. 쌍둥이자리는 삼형제별이 빛나는 오리온자리 왼쪽에 있음으로 쉽게 찾을 수 있다. 밤공기가 차가우므로 철저한 방한 대책을 잊어서는 안 되겠다.
  • “산타 양말 아니야?”…英 사진작가가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산타 양말 아니야?”…英 사진작가가 받은 크리스마스 선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인생 작품을 건진 사진작가가 희대의 역작이 공개됐다. 10일 아웃도어 허브 등 외신에 따르면 사진작가 에드 사이크스(43)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 인생에 길이 남을 희귀한 장면을 카메라에 담았다. 영국 웨스트요크셔주 핼리팩스에 사는 에드는 토요일 오후 새들의 사진을 찍기 위해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장소 중 하나인 요크셔 자연보호구역을 찾았다. 보호구역 곳곳을 돌아다니던 중 우연히 하늘을 올려다 본 그는 평생 잊지 못할 경이로운 장면을 목격했다. 바로 수천 마리의 찌르레기 떼가 동시에 하늘을 날며 이동하는 모습을 포착한 것이다. 찌르레기는 포식자로부터 안전하게 지내기 위해 거대한 무리를 지어 나타난다. 찌르레기는 마치 구름 모양을 바꾸는 것처럼 하늘을 가로 지르며 아름다운 이미지를 형성한다.‘산타 양말’과 똑같은 형태로 하늘을 누비는 새 떼 ‘포착’ 더욱 놀라운 점은 찌르레기 떼가 만들어낸 장관에서 산타클로스에게 선물을 받는 용도로 쓰이는 ‘양말’이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공개된 사진을 보면 흔히 크리스마스 트리에 걸어 놓는 ‘산타 양말’과 똑같은 형태로 하늘을 누비는 새떼 모습이 담겨 있다. 에드는 해당 사진을 공개하며 “지난 몇 주 동안 곳곳을 다니며 찌르레기 떼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12월이 되자마자 이런 장관을 찍게 될 줄 몰랐다”며 “난 정말 행운아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그는 “나에게 크리스마스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 나주읍성 등 전남 4곳 비대면 안심 관광지 선정

    나주읍성, 해남 우수영 관광지, 강진 다산초당, 장성 편백숲 등 전남지역 관광지 4곳이 한국관광공사의 ‘겨울철 비대면 안심 관광지 25선’에 선정됐다. 나주읍성은 조선 초기부터 600여 년 동안 호남의 행정 중심지 역할을 했던 곳이다. 국내 최대 규모 읍성이다. 사신과 중앙관리의 숙소였던 금성관, 나주목사의 살림집이었던 목사내아, 조선 향교의 건축 모범을 보여주는 나주향교, 나주목의 역사와 문화 전시관인 목문화관 등이 있다. 해남 우수영 관광지는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지인 우수영 울돌목에 해상케이블카와 스카이워크가 새롭게 개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명량대첩 승전지인 울돌목을 가로질러 약 1km의 거리를 오가는 해상케이블카를 탑승하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강진 다산초당에서 백련사 가는 길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백련사를 왕래할 때 이용하던 사색의 길이다. 주변에 동백나무와 차나무가 어우러져 경관이 아름답다. 장성 축령산 편백숲은 치유의 숲이다. 373ha의 면적에 편백나무와 삼나무 등이 울창하게 우거져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하늘숲길(2.7km)·산소숲길(1.9km)·숲내음숲길(2.2km) 등 푹신한 황토흙과 낙엽을 밟으며 숲길을 걸으면 피톤치드 향을 즐길 수 있다. 김영신 전남도 관광문화체육국장은 “전남은 겨울의 추위로 굳어있는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는 낭만이 가득한 여행지가 많다”며 “관광객이 겨울에도 매력적인 전남을 안심하고 여행하도록 관광지 방역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 [월드피플+] 약혼 11년 만에 면사포 쓴 英 신부, 사흘 만에 하늘로

    [월드피플+] 약혼 11년 만에 면사포 쓴 英 신부, 사흘 만에 하늘로

    약혼 11년 만에 꿈에 그리던 면사포를 쓴 신부가 결혼 사흘 만에 세상을 떠났다. 신랑은 “사랑 고백을 미루지 말라”며 신부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지난달 1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슈롭셔 텔포드에서 신부 젠 쿠퍼(43)와 신랑 벤 쿠퍼(34)의 결혼식이 열렸다. 두 사람이 약혼한 지 11년 만이었다. 부부는 2010년 약혼했지만 직장 문제와 잇단 출산으로 결혼식을 미룬 채 살았다. 특히 아내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얻은 두 아이에, 벤과의 동거 중 낳은 세 아이까지 자녀 다섯을 키우느라 바빴다. 그 사이 아내는 몹쓸 병을 얻었다. 9일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아내는 동거 중 유방암 진단을 받고 투병을 시작했다.힘든 과정이었지만, 아내는 다섯 자녀를 위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혼인신고만 하지 않았다 뿐이지 사실상 남편이나 마찬가지였던 쿠퍼도 아내를 지극정성으로 간호했다. 그 덕에 아내는 암 완치 판정을 받았다. 인생의 굴곡을 함께 이겨낸 부부의 사랑은 더욱 견고해졌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지난해, 부부는 약혼 10주년이자 암 완치 5주년을 맞았다. 가족, 친구와 축하 파티를 열어 기쁨을 나눴다. 하지만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축하 파티 몇 달 만에 아내의 암이 재발했다. 아내는 겨드랑이 아래 혹이 만져져 병원을 찾았다가 암이 재발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이제 좀 살만하다 싶었는데 더 큰 위기가 닥친 것이다.아내의 암 재발로 가정은 쑥대밭이 됐다. 주어진 시간이 얼마 없다는 걸 직감한 가족은 작별을 준비했다. 특히 남편은 미루고 또 미뤄온 결혼식을 서둘렀다. 그러나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았다. 아내가 더는 버티지 못할 것 같다는 의료진 연락에, 남편은 예정보다 열흘 빠른 지난달 17일 부랴부랴 병원에서 결혼식을 치렀다. 약혼 11년 만에 웨딩드레스를 입은 아내는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감격에 말을 잇지 못했다. 급조한 결혼식이었지만, 꿈에 그리던 면사포를 쓴 아내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남편은 그런 아내의 야윈 손을 말없이 부여잡았다.그리고 사흘 후, 아내는 남편 손을 꼭 잡은 채 조용히 눈을 감았다. 남편은 “임종을 지키며 아내에게 나와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하는지 속삭였다. 그때 텔레비전에서는 20년 전 영화가 나오고 있었다. 아내에게 인생 마지막 영화가 20년 전 할리우드 삼류 코미디 영화라니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내 심장은 멈췄다”고 전했다. 남편은 “이제 아내는 떠나고 없다. 예약해둔 결혼식장은 12월에 생일이 몰려있는 아이 셋의 합동 생일파티장으로 써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마침내 내 인생의 사랑과 결혼했는데, 이 결혼이 몇 해가 아니라 며칠로 끝나 마음이 아프다. 지체 말고 지금 당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고백하라”고 당부했다.
  • (영상) 3일 연속 홍콩 상공에 나타난 UFO 소동…정체는?

    (영상) 3일 연속 홍콩 상공에 나타난 UFO 소동…정체는?

    홍콩 상공에 최근 수차례 미확인비행물체(UFO)로 보이는 비행 물체가 나타나 화제다. 최근 3일 동안 무려 3차례에 걸쳐 홍콩 상공에 UFO가 출현한 것. 시작은 지난 6일 오후 4시 홍콩 빅토리아 항구 상공 위로 UFO가 나타난 것이 확인되면서 부터다. 당시 홍콩 시민들이 촬영한 영상 속 UFO는 회색빛을 띈 불규칙한 모양의 형태였다. 실제로 다수의 시민들은 “UFO로 보이는 둥근 쟁반 모양의 물체가 10분 정도 공중에서 선회한 뒤 서쪽 방향으로 사라졌다”고 증언했다. 이어 두 번째로 UFO가 홍콩 상공을 나타난 것은 같은 날 초저녁이었다. 퇴근 후 산책 중이었던 홍콩 시민들 다수가 촬영한 뒤 SNS에 공유한 영상 속에는 실제로 홍콩 상공을 비행 중인 UFO가 그대로 담겨 있었다.영상 속 UFO는 타원형으로 주황색 빛을 내며 상공을 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비행 궤적이 불규칙하다는 점에서 이동 경로나 추가 비행 시간 등을 예측할 수 없었다는 것이 당시 이 비행 물체를 목격한 시민들의 증언이다. 또, 불과 이틀 후였던 지난 8일 오전 6시 경, 홍콩 하늘 위로 UFO 한 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른 시각이었다는 점에서 어두운 상공 위로 빛을 뿜어내는 비행 물체를 발견한 시민들은 곧장 당시 상공 위의 UFO를 촬영해 SNS에 공유했다.공유된 영상 속 비행물체는 비교적 납작한 형태의 둥근 모양이었는데, 비행 고도는 일반 드론보다 훨씬 높은 상공에서 비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목격한 한 홍콩 시민은 “아직 이른 오전 6시라서 해가 뜨지 않은 시간이었는데 빛을 뿜어내는 신기한 비행 물체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었다”면서 “처음에는 그냥 평범한 비행기라고 생각했지만, 한참을 홍콩 상공을 비행하는 것이 이상해서 휴대폰으로 촬영했다. 모양은 둥글고 납작한 타원형이었고 매우 높은 고도에서 파란색, 녹색, 흰색 등 시시각각 다른 색의 강한 빛을 발산했다”고 증언했다. 이 비행 물체는 약 1시간 동안 홍콩 구룡지역 일대를 비행한 뒤 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수일째 계속된 UFO 출현에 일각에서는 헬리콥터 등 비행 장비가 높은 고도에서 비행하며 발생한 빛을 오해한 것이라는 목소리도 제기되며 화제성을 연일 이어가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중국 펑파이 등 유력 매체 다수는 '홍콩 상공에 UFO가 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보도했다. 해당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홍콩 상공에서 목격된 UFO 수는 무려 200건에 달한다.     
  • “화이자 백신 맞은 16살 아들 완치 백혈병 재발, 난 멍청한 엄마”

    “화이자 백신 맞은 16살 아들 완치 백혈병 재발, 난 멍청한 엄마”

    “아이, 화이자 접종 이틀 뒤 흉통 등 호소”백신 맞은 지 20일 만에 백혈병 재발 진단“일단 맞고 보란 말 말라… 너무 무책임”“1천명이 아파야 부작용 인과성 인정하나”“아이 다시 항암치료로 고통, 백신 강압 말라”백혈병이 완치됐던 16세 남학생이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인 화이자를 접종한 뒤 백혈병이 재발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원인은 아이가 접종을 완료한 지 20일 만에 백혈병 재발이라는 진단을 받는 과정을 소상히 공개한 뒤 “의사가 꼭 맞아야 한다고 해서 맞았는데 일단 백신 맞고 보라는 말은 너무 무책임하다”면서 “백신을 맞아야만 뭐든 할 수 있는 시스템은 ‘선택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 뒤에 숨은 강압’”이라며 인과성을 인정해줄 것을 호소했다.  “백혈병 완치로 처음 학교생활하고친구도 사귀며 건강히 잘 지냈는데…” 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멍청한 엄마의 선택’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에 따르면 그의 아들 A군은 수년간 항암 치료를 받으며 백혈병 투병을 하다 골수 이식을 받고 백혈병 완치 판정을 받았다. 청원인은 “매일 밤 꿈에 그리던 학교에도 가고, 강도 센 항암 치료로 항상 자라진 않고 빠지기만 하던 머리카락을 길러보고, 처음으로 학교생활을 시작하고, 친구들도 사귀어보면서 운동도 열심히 하며 건강히 잘 지냈다”고 전했다. 그러다 “접종을 꼭 해야 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믿고 지난달 10일 화이자 2차 접종을 마쳤다”고 했다. 그런데 이틀 뒤인 12일 A군이 갑작스레 흉통, 두통, 근육통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청원인은 “인근 병원에서 피검사를 해 보니 ‘혈소판 수치가 떨어졌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채혈 중 나올 수 있는 수치’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그러나 아이는 계속해서 통증을 호소했다”고 말했다.아이, 2차 접종 후 보름 넘게 통증 호소의사 “백신이 림프구 자극했을수도” A군은 보름이 넘게 지속되는 통증에 고통을 호소하다 지난달 27일 피검사를 다시 받았다. 청원인은 “백혈구 수치가 8만개라는 진단을 받았다”면서 “기존 치료하던 대학병원 응급실로 급히 입원한 결과 30일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백혈구 정상범위는 마이크로리터당 4000개에서 1만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코로나 백신을 맞은 지 20일 만에 백혈병 재발 진단을 받은 것이다. 청원인은 “대학병원 교수님은 ‘백신이 아이의 림프구를 자극했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감기 바이러스나 다른 바이러스로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다’ ‘백신 부작용에 따른 백혈병일 수도 있음과 동시에 또, 아니라고 확정 지을 순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인과성 인정 받으려 다할 수 있지만백혈병과 싸움 시작돼 그럴 여력 없어”“다른 아이에 같은 불상사 생기지 않길” 청원인은 “다시 이런 진단을 받으니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 같았다”면서 “저희 가족은 이런 진단으로 또 다시 뿔뿔히 흩어지고 아들은 다시 시작된 항암에 고통받고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청원인은 “모두에게 부작용이 오는 건 아니지만, 수만명 중 한 명에게라도 부작용이 나온다면 그것 또한 부작용이지 않나. 10명, 100명, 1000명이 아파야만 부작용이라고 인정해준다는 것인가”라면서 “일단 백신 맞고 보라는 말은 너무 무책임하지 않나. 백신을 맞아야 학교를 갈 수 있게 하고 뭐든 할 수 있는 시스템은 ‘선택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 뒤에 숨은 강압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이런 상황에서도 작은 아이 백신 2차 접종을 시켜야 한다”면서 “큰 아이에게 골수 이식을 해 주려면 큰 병원에 가서 검사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청원인은 “아이가 안 아플 수 있다면 백신 부작용이라는 걸 인정받기 위해 무엇이든 다 하겠지만, 또 이미 다시 시작돼 버린 백혈병과의 싸움에 그럴 여력이 없다”면서 “단지 (인과성을) 인정하고 검토해 달라고만 하고 싶다. 다른 아이들에게 우리 아이와 같은 불상사가 생기지 않도록 해 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올라온 청원글은 하루도 안돼 3500명 이상이 동의했다.정은경 “청소년 방역패스 불편 개선”“청소년 방역패스, 접종률 높이는 목적”“접종자 중심으로 안전하게 이용해야” 정부는 이날 ‘청소년 방역패스’ 논란과 관련해 내년 2월 시행 전까지 개선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내년 2월부터 청소년에도 방역패스를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데 대해 학생, 학부모들의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세부 내용을 보완하는 쪽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 특집 브리핑’에서 청소년 방역패스 시행이 너무 이르다는 지적에 “학생과 학부모,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보완할 부분과 개선점을 반영하고, 이러한 불안과 불편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고 답했다. 정 청장은 “청소년에 대해서도 방역패스를 적용하기로 한 것은 접종률을 높이려는 목적도 분명히 있다”라면서도 “동시에 청소년들이 주로 생활하는 공간을 접종자 중심으로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목적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정부가 지난 3일 특별방역대책을 발표하면서 내년 2월부터 청소년도 방역패스를 적용하고 학원 등도 방역패스 적용 대상 시설로 포함하겠다고 하자 학생·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접종 강요’라는 반발이 터져 나왔다. 실제로 이날 전국학부모단체연합 등 60여개 단체는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사 앞에서 청소년 방역 패스 철회 등을 요구하는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백신을 정부가 어린 소아, 청소년들에게 강제 접종하려 한다면서 방역패스 정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핵잼 사이언스] 역사상 최대 비행체…익룡은 어떻게 하늘을 날았을까?

    [핵잼 사이언스] 역사상 최대 비행체…익룡은 어떻게 하늘을 날았을까?

    '쥬라기 공원' 등 영화에 등장하는 공룡들은 대체로 역할이 정해져 있다. 티라노사우루스 같은 대형 수각류 육식 공룡은 무시무시한 이빨로 공격성을 드러내고 이와달리 초식 공룡은 주위를 위협하지 않고 평화롭게 풀을 뜯는다. 또한 거대한 날개를 펼치며 하늘을 지배하는 동물도 있었으니 바로 익룡이다. 최근 미국 텍사스 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역대 가장 큰 익룡으로 꼽히는 ‘케찰코아틀루스’(Quetzalcoatlus)의 비행 비밀을 밝힌 논문을 ‘척추고생물학 저널’(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 최신호에 발표했다. 케찰코아틀루스는 지난 1971년 미국 텍사스 주 빅 벤드 국립공원에서 날개 일부가 발굴되면서 그 존재가 처음 확인됐다. 익룡은 공룡과 가까운 존재이기는 하지만 공룡은 아니며 이와 별도로 진화한 비행 파충류다. 가장 오래된 익룡은 약 2억1500만 년 전 출현했으며 6500만 년 전 공룡과 함께 지구 상에서 사라졌다. 문제는 익룡 화석 대부분 보존 상태가 좋지 않아 연구에 큰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다. 익룡이 무게를 줄이기 위해 뼛속이 비었을 뿐 아니라 매우 얇아 화석화가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에 연구팀은 약 7000만 년 전 살았던 케찰코아틀루스가 어떻게 이륙해 하늘을 날 수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풀었다. 그간 학자들은 날개를 쭉 펴면 약 12m, 몸무게도 100㎏에 육박하고 머리 길이는 사람 키 만한 케찰코아틀루스가 어떻게 날개를 퍼덕여 하늘로 날아 올랐는지가 최대의 의문이었다. 특히 케찰코아틀루스는 네 발을 가졌으나 두 발로 걸었으며, 앞다리 뼈는 너무 길어 접어도 날개가 땅에 닿았다. 케찰코아틀루스의 화석과 골격을 면밀히 분석한 연구팀은 상대적으로 발달한 뒷다리에 주목했다. 강한 뒷다리를 사용해 최소 2.4m 도약한 후 공중에 떠 힘차게 날개를 퍼덕거려 비행했다는 것. 케찰코아틀루스의 생체역학 분석을 맡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 케빈 파디안 교수는 "이륙 방법이 오늘날의 왜가리와 비슷하지만 하늘을 날 때는 독수리에 더 가까웠다"면서 "케찰코아틀루스가 온혈동물이며 깃털 대신 머리카락 같은 것이 있고 꼬리가 없어 기동성이 좋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착륙은 이륙과 반대로 날개를 퍼덕여 하강 속도를 늦춘 다음 뒷발로 착지하고 약간의 도약을 했을 것"이라면서 "익룡은 비행 근육이 붙어있는 거대한 가슴뼈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훌륭한 비행체였다는 사실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 오미크론을 남아공 사람으로 표현한 스페인 신문… 차별에 우는 아프리카

    오미크론을 남아공 사람으로 표현한 스페인 신문… 차별에 우는 아프리카

    태국·독일 신문도 인종차별적 제목 사용 물의WHO 사무총장 “마음 아프다”, “역겹다” 비난중국과 달리 변이 발견 즉시 WHO에 알렸는데오미크론 없었던 아프리카 국가 봉쇄 당해 불만선진국 백신 사재기·지재권 면제 거부도 불만남아프리카공화국이 코로나19의 변이인 오미크론을 빠르게 국제사회에 알렸지만 외려 여러 국가의 언론이 잇따라 ‘바이러스 수출국’으로 표현하는 등 인종차별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의 7일(현지시간) 칼럼에 따르면 스페인의 한 신문(La Tribuna de Albacete)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만평에서 남아공 사람들을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표현했다가 사과했다. 의인화한 갈색의 바이러스들이 남아공 국기가 붙은 배를 타고 유럽대륙으로 건너가는 장면으로,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인종차별에 마음이 아프다”, “캐리커처가 역겹다” 등 강하게 비난했다. 태국의 유력 영자신문인 방콕포스트도 지난 2일자 1면에 “정부가 아프리카 방문객을 추적하다”(Govt hunts for African visitors)는 제목을 썼다. 태국 정부가 11월 15일 이후 태국에 입국한 아프리카발 입국객 수백명을 찾아 검사를 요청할 것이라는 기사였는데, ‘추적하다’와 ‘사냥하다’로 둘다 쓰이는 ‘hunt’를 쓰면서 인권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태국 정부까지 나서 해당 제목과 정부 방침은 별개라고 선을 그었고, 결국 방콕포스트는 이틀 뒤 지면에 인종차별 의도는 없었다며 사과했다. 또 독일 일간지 다이 라인팔츠(Die Rheinpfalz)도 지난달 28일 2명의 아프리카 흑인의 사진과 함께 “아프리카에서 온 바이러스가 우리와 함께 있다”(The virus from Africa is with us)는 제목을 썼다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사과했다고 NPR이 전했다. 아프리카의 불만은 2019년 12월 중국이 첫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발견했을 때 국제사회에 알리는데 소극적이었다는 의혹을 받는 것과 달리 자신들은 곧바로 WHO에 알려 피해를 막는데 기여했다는 데 있다. 하지만 선진국들은 곧바로 아프리카 7~8개국의 하늘길을 봉쇄했고, 당시 오미크론 변이가 발생하지 않는 4개국도 포함돼 논란이 됐다. 게다가 뉴욕타임스는 미 미네소타주의 첫 오미크론 감염자가 지난달 23일에 이미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고 최근 보도한 바 있다. 남아공이 WHO에 오미크론 변이를 보고한 지난달 24일 보다 먼저 미국 내에 확진자가 있었다는 뜻이다. 이외 아프리카에서는 선진국의 백신 사재기 및 제약사들의 지식재산권 면제 거부에 대해 불만이 높다. 선진국의 이기주의로 아프리카 대륙의 백신 접종률을 높이지 못하고 있으며 결국 변이가 발생해 전세계로 퍼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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