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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피플+] 손으로 그린 지도로 33년 만에 친부모 찾은 中 남성

    [월드피플+] 손으로 그린 지도로 33년 만에 친부모 찾은 中 남성

    4세 때 인신매매조직에게 납치됐던 피해자가 33년 만에 오로지 기억에 의존해 손으로 그린 고향 지도로 가족들을 되찾은 사연이 공개됐다. 사연의 주인공은 중국 윈난성에서 허난 카이펑으로 유괴된 채 친부모와 생이별을 해야 했던 리징웨이 씨. 리 씨가 무려 33년 만에 늦게라도 반드시 가족을 되찾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최근 중국에서 연이어 보도됐던 인신매매 후 가족을 잃었던 또 다른 피해자들이 가족을 되찾은 사연들이었다.   그는 “최근 산둥성의 궈강탕 씨가 24년 전 실종된 아들 궈신전 씨와 극적으로 상봉해 화제가 된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전해들었다”면서 “아들을 찾아 100만 리 길을 오토바이를 타고 평생을 헤매던 궈 씨 가족들의 사연을 접한 이후 (나도)용기를 내서 가족들을 찾아야겠다는 결심을 굳혔다”고 했다.  이후 리 씨는 어릴 적 자신이 살았던 윈난성 자오퉁 일대에 대한 기억을 더듬기 시작했다. 4세 무렵 납치된 후 고향을 떠나야 했던 탓에 고향의 모습이 현재와 많이 다를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는 기억을 재생시키기 위해 수시로 고향 마을 입구와 살았던 집 등의 구조를 종이에 그려넣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리 씨의 가족 찾기는 그가 온라인 SNS에 자신의 고향을 손으로 직접 그려 넣은 지도를 공유하면서 본격화 됐다.  그는 또 자신의 안타까운 사연을 SNS에 공개하고, 관할 공안에 사건을 신고했다. 이 무렵까지 리 씨는 자신이 거주했던 고향 일대의 전경만 어렴풋하게 기억했을 뿐, 정확한 지역 명칭이나 가족들의 이름 조차 알지 못했다. 하지만 막연하게 시작됐던 리 씨의 가족 찾기는 현지 누리꾼들의 제보로 빠르게 실마리를 찾아갔다.  리 씨가 직접 그린 지도 그림을 본 누리꾼들이 해당 지역이 윈난성 자오퉁의 작은 농촌 마을이라면서 지역을 특정하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후 리 씨의 가족 찾기는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지역이 특정된 이후 관할 공안국에 사건이 이관, 담당 지국에서는 리 씨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전담반을 구성해 사건 내역에 따라 친부모 찾기를 시작했다.   얼마 후 리 씨는 공안국으로부터 리 씨의 친부모로 짐작되는 한 할머니를 찾았다는 전화를 받았다. 리 씨가 유괴됐을 무렵 20세였던 그의 친모는 당시 공장에서 근무 중이었는데, 친모가 집을 비운 사이 인신매매 조직에 의해 리 씨가 납치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리 씨의 친부는 리 씨의 소식을 찾아 쓰촨성과 윈난 일대를 헤매던 중 수년 전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사를 확인한 직후 리 씨와 친모는 영상 통화를 통해 무려 33년 만에 감격스러운 재회에 성공했다. 영상 통화로 친아들과 재회한 리징웨이 씨의 친모는 “그동안 하루도 아들을 잊고 산 날이 없었다”면서 “머릿속으로 상상했던 모습 그대로다. 어릴 적과 모습이 거의 비슷한데, (나의)입술과 치아 모양을 그대로 닮았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어 “몇 해 전에 리징웨이의 형 가족들과 누나가 뜻밖에 목숨을 잃고 사망하는 사고가 있었다”면서 “지난해에는 11세의 손자도 우물에 빠져서 죽었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하늘이 불쌍한 나를 굽어 살펴서 리징웨이를 33년 만에 되찾게 도와준 것 같다”‘고 했다. 
  • “하늘에서 ‘물고기 비(雨) 내렸다”…美 도심서 드문 현상 포착

    “하늘에서 ‘물고기 비(雨) 내렸다”…美 도심서 드문 현상 포착

    미국의 한 도시에 비·우박과 함께 물고기 수십 마리가 ’내리는‘ 드문 현상이 포착됐다. 텍사스주 텍사캐나 주민들은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9일 SNS에 폭풍우가 도시를 휩쓸고 간 뒤의 모습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들은 집 마당을 포함한 도시 전역의 땅바닥에 물고기가 떨어져 죽어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주민들의 증언에 따르면 최대 15㎝ 길이의 대형 물고기가 바닥에서 죽은 채 발견됐으며, 이들은 모두 비와 함께 ’하늘에서 내린‘ 물고기들이었다. 한 주민은 “남편이 ’물고기 비‘가 내린다고 말했고,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다”면서 “하지만 집 밖으로 나갔을 때 비린내가 매우 심하게 났고, 물고기들이 바닥에서 죽어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또 다른 주민은 “근무 시간 중 밖에서 천둥이 치는 소리가 났다. 문을 살짝 열었을 때, 세찬 비와 함께 물고기가 땅에 떨어지고 있었다”면서 “25~30마리를 목격했고, 모두 크기가 꽤 큰 물고기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대부분의 물고기는 땅에 떨어지면서 머리를 다친 것처럼 보였다”면서 “나와 회사 동료들은 길에서 물고기를 밟지 않도록 한쪽으로 쌓아두어야 했다”고 말했다.현지 언론은 텍사캐나에서 최소 4곳의 마을에서 ’물고기 비‘가 내리는 현상이 목격됐다고 밝혔다. 현지의 기상학자들은 물고기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지는 않지만, 강풍이나 허리케인, 토네이도 등이 불어닥칠 때 종종 목격되는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어니스트 에이지 퍼듀대학 교수는 “강한 바람이 불면 인근 연못이나 강가에 살던 개구리와 두꺼비, 게 등의 동물들이 휩쓸리면서 하늘에서 떨어지기도 한다. 이런 동물들은 소금이나 돌 등과 함께 바람에 쉽쓸려 하늘로 날아갔다가, 바람이 멈추면 땅에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네이도가 지나갈 때, 크기가 작은 연못은 통째로 하늘로 증발하기도 한다”면서 “다만 동물이 비와 함께 쏟아지는 현상이 실제로 일어나긴 해도 드문 현상인 것만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 커피차에 붕어빵차까지 선물 받는 ‘김천 아이돌’ 박정아의 클래스

    커피차에 붕어빵차까지 선물 받는 ‘김천 아이돌’ 박정아의 클래스

    스포츠 스타는 크게 커피차를 받는 선수와 아닌 선수로 나뉜다. 그런데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박정아(한국도로공사)를 향한 팬심은 커피차 그 이상이다. ‘김천 아이돌’답게 박정아는 붕어빵차까지 선물 받으며 인기를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박정아는 지난해 12월 31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2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전에서 13점 공격성공률 52%를 기록하며 팀의 3-0(25-23 25-15 25-15) 승리를 이끌었다. 라운드를 거듭할수록 공격성공률이 꾸준히 높아지는 모습을 보여준 박정아답게 이날도 맹활약하며 11연승의 주역이 됐다. 1세트는 1점으로 부진하며 박정아다운 경기력이 안 나왔다. 박정아는 “타이밍이 이상하게 잘 안 맞았다”고 짚으며 “기업은행이 새 감독님 오시고 경기력도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요즘 박정아는 웜업존을 자주 들른다. 팀의 에이스로서 당황할 법도 하지만 박정아는 “못해서 밖에 나가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지 모르겠지만 좋게 생각해서 관리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힘이 비축되는 것 같다”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웜업존 선수들과 사이도 각별하다. 박정아가 서브를 넣을 때 웜업존에 있는 선수들은 박정아를 향해 손으로 하트를 날리는 등 열띤 응원을 펼치고, 박정아는 그런 동료를 보며 씨익 웃고는 서브에 들어간다. 박정아는 “선수들이 화이팅해주고 눈 마주치면 웃는다”면서 “저한테 힘내라고 그렇게 해주는 것 같다”고 팀 분위기를 전했다.선수들 사이에서도 워너비 스타지만 박정아는 도쿄올림픽 이후 배구 선수로서도 인기가 하늘을 찌른다. 이날 김천 경기장에는 박정아를 향한 응원 문구를 든 팬들이 가득했다. 박정아는 “SNS 팔로워가 확실히 많이 늘어났고 체육관에 오면 응원 문구 든 팬들이 더 많아졌다”면서 “버스에서 내리고 탈 때까지 너무 많이 계신다”며 여자배구 슈퍼스타로서 확 올라간 인기를 실감했다. 팬들이 보내주는 선물이 한가득인 것은 물론 커피차도 한 번씩 선물 받을 정도로 박정아는 팀 내에서도 남다른 인기를 자랑한다. 최근에는 붕어빵차까지 등장했다. 커피차보다 한 단계 더 진화한 선물에 박정아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박정아는 “가장 최근이라서 기억에 남는다. 붕어빵과 어묵을 줬다”면서 “선수들하고 잘 먹었다”고 자랑했다. 이제 한국 나이 30살에 접어든 만큼 박정아는 “자신 있게 ‘나 성장했다, 나 이제 어른이다’ 말할 수 있는 게 목표”라며 한층 더 성숙할 자신을 꿈꿨다. 어렸을 때 상상하던 서른과는 굉장히 다르지만 박정아는 자신만의 빛나는 30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팀 경기력에 하이패스를 단 것처럼 멈춤 없이 연승을 달리는 만큼 박정아는 계속 이기고 싶다는 소망도 밝혔다. 박정아는 “딱히 몇 연승에 대한 얘기는 안 하지만 선수들끼리 계속 이기자고 한다”면서 ‘전승을 노리느냐’ 묻자 “꿈은 크게 가져야 하니까요”라고 웃었다. 도로공사는 5일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을 만난다. 이 경기에서 승리하면 12연승이고, 다음 경기는 가장 어려운 상대인 1위 현대건설을 만난다. 현대건설에 유일하게 1패를 안긴 도로공사인 만큼 현대건설을 꺾고 시즌 최다인 13연승을 질주할지 관심이 쏠린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영원히 우리를 웃길 것 같았던 베티 화이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영원히 우리를 웃길 것 같았던 베티 화이트

    텔레비전과 스크린에서 늘 유쾌하고 활기가 넘쳐 우리를 영원히 웃길 것 같았던 미국 여배우 베티 마리온 화이트가 100세 생일을 2주남짓 앞두고 저하늘로 떠났다. 1922년 1월 17일(이하 현지시간) 일리노이주 오크 파크에서 출생했던 고인의 에이전트 제프 위트하스는 지난해 마지막날 한 잡지 인터뷰를 통해 “베티가 곧 100살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영원히 살 줄 알았다”며 안타까운 죽음을 알렸다고 로이터 통신과 영국 BBC 등이 전했다.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았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게 “유감스러운 일이다. 그녀는 사랑스러운 숙녀였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질 바이든 여사도 “베티 화이트를 사랑하지 않은 사람이 있었느냐”고 반문하며 “그녀의 죽음이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대공황 기간 가족과 함께 로스앤젤레스로 이주, 비벌리힐스 고등학교를 졸업한 화이트는 1930년대 후반 라디오로 데뷔했다. 열여섯 살때였는데 이미 그 때 자신의 이름을 프로그램에 넣었다. 2차 세계대전 때 전투보다 병사들 지원 업무를 하는 의용군으로 참전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55년 TV에 데뷔했는데 ‘라이프 위드 엘리자베스’란 프로그램이었는데 이때 벌써 제작자로 변신해 있었다. 시트콤 ‘골든 걸스’와 ‘메리 타일러 무어 쇼’가 대표작이다. 80여년을 꾸준히, 늘 새롭게 변신하면서 적응해 온 현역 최장수 배우로, 최근까지도 프라임타임 에미상과 미국 배우 조합상 코미디부문 여우주연상, 그래미상 최고의 낭독 앨범상 등을 수상해왔다. 화이트는 2018년 에미상 시상식에서 “아직도 이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2015년 오프라 윈프리와의 인터뷰에서는 “내가 이렇게 건강할 뿐만 아니라, 계속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면서 “여전히 일할 수 있는 건 특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젊은 시절 두 차례 결혼이 모두 아주 짧게 끝났다. 마흔을 넘겨서야 평생의 반려를 찾은 행복에 젖었으나 20년 뒤 사별하는 고통을 겪었다. 친자녀도 없어 평생을 동물을 돌보며 지냈다. 로스앤젤레스 동물원에 재정적 도움을 주는 자선활동을 40여년 펼쳤고, 한때 자신의 집에서 13마리 반려견을 돌보기도 했다.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샤킬 오닐의 뺨을 내갈긴 일로도 유명하다. 서른아홉이던 오닐이 프로퍼즈를 했는데 여든아홉이었던 그녀는 “넌 청혼하기에 너무 나이가 많아” 2012년 10월 ‘강남스타일’로 글로벌 스타로 발돋움한 가수 싸이가 그녀의 프로그램에 출연했을 때 레전드 앞에서 긴장한 듯 굳은 얼굴로 사진 촬영에 임한 일로도 화제가 됐다.
  • 20개월 딸 강간·살해한 아빠 항소포기는 왜…반성?-전략?

    20개월 딸 강간·살해한 아빠 항소포기는 왜…반성?-전략?

    생후 20개월 딸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20대 아빠는 왜 항소를 포기했을까.1일 대전지법에 따르면 아동학대 살해,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등 죄로 징역 30년을 선고받은 양모(29)씨는 기한 내 항소장을 내지 않았다. 항소제기 기한은 선고일인 지난달 22일 이튿날부터 일주일이다. 양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던 검찰이 “1심 형량은 부당하다”고 선고 후 바로 항소했지만 양씨는 항소를 포기했다. 이 부분을 놓고 “진짜 반성하는 것 같다” “재판 전략상 유리하다” 등 여러 해석이 나온다. 양씨는 범죄를 모두 인정하고 어떤 형량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양씨는 지난달 1일 열린 결심공판에 출석해 “죄송하다. 하늘에 있는 딸에게 정말 미안하고, 평생 용서를 구하겠다”면서 “반사회적인 내 행위를 깊이 반성하고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말했다. 1심을 맡은 대전지법 형사12부(부장 유석철)는 같은달 22일 양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면서 “처벌을 낮추기 위해 지어낸 말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부모의 잦은 음주와 학대 속에 불안정하게 유년기를 보내 결핍이 컸고, 딸에게 속죄하겠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반성을 인정하는 판결을 했다. 하지만 양씨의 항소 포기가 2심 재판의 전략으로도 나쁘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검사가 항소한 상태에서 양씨도 항소를 하면 항소심 재판부가 ‘반성한다는 양씨의 말이 진심인가’ 하고 의심을 해 형량을 많이 올릴 가능성이 커진다”며 “형량이 쉽게 깍일 것 같지 않은 상황에서 훨씬 더 높은 중형이 선고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소심에서 검찰의 항소를 기각해 양씨의 형량을 유지하거나 올려도 대폭 높일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양형 부당과 함께 1심에서 기각된 이른바 ‘화학적 거세’(15년 청구)도 다툴 참이다.양씨는 지난 6월 15일 새벽 대전 대덕구 자신의 집에서 술에 취해 1시간 동안 생후 20개월 딸을 주먹과 발로 때리고 짓밟고, 다리를 당겨 부러뜨리고, 벽에 던져 살해했다. 살해 전 딸을 강간하고, 장모에게 성관계 요구 문자를 보내고, 도주하며 금품을 훔치기도 했다. 양씨는 딸의 사체를 아이스박스에 넣어 집 안 화장실에 숨기고 친구 등과 유흥도 즐겼다. 양씨는 사이코패스 판정을 받았다. 사이코패스 테스트(PCL-R) 총점 26점으로 강호순(27점)보다 1점 낮고, ‘어금니 아빠’ 이영학(25점)보다 1점이 높다. 조두순(29점), 유영철(38점)보다는 낮다. 한편 양씨와 함께 딸의 사체를 화장실에 유기해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은 아내 정모(26)씨는 “양씨의 지속적 폭력으로 저항력을 완전 상실한 무기력 상태에 있어 딸 살해시 대처능력이 없었다”고 항소했다. 둘의 2심은 대전고법 형사합의부가 맡는다.
  • 2021년 우주의 비밀을 들춰내다…우주 탐사 10대 뉴스

    2021년 우주의 비밀을 들춰내다…우주 탐사 10대 뉴스

    올해 우리는 더 많은 우주의 비밀을 들추어냈다. 우주에 대한 인류의 호기심은 내년에도 우리 태양계와 그 너머로 더 많은 탐사선을 날려보낼 것이다. 2021년은 우주 탐사의 역사에 있어 하나의 큰 이정표를 세운 해이다. 다양한 탐사 임무와 최첨단 장비 덕분에 천문학자들은 전례 없는 방식으로 우주를 깊숙이 들여다볼 수 있었다. 연구원들은 블랙홀에서 나오는 강력한 제트를 보기 위해 전 지구를 하나의 거대한 망원경으로 만들었다. 지구 규모의 전파간섭계를 구축했던 것이다. 태양계 탐사에서는 이전에는 과학자들의 눈을 피해 숨어 있던 위성들과 거대한 혜성을 발견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태양계의 최고 지존인 태양이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올해의 빅뉴스로 등장한 것도 특기할 만한 일이다.  1. 최대 혜성 '베르나디넬리-번스타인' 발견두 연구원이 참으로 우연히도 지금까지 발견된 것 중 최대의 혜성을 발견했다.대학원생인 페드로 베르나디넬리는 암흑 에너지 조사 데이터를 통해 해왕성 궤도 너머에 있는 대상을 찾다가 그가 연구하려고 계획한 것보다 태양에서 훨씬 멀리 떨어져 있는 천체를 발견했다. 그는 즉시 지도교수인 우주론자 게리 번스타인에게 살펴보라고 요청했다. 그것은 지금까지 과학에 알려진 어떤 것보다 훨씬 더 큰 혜성이었다. 일반적인 혜성보다 10배나 더 크고 천 배는 더 무거운 대혜성을 발견한 것이다. 게다가 이 혜성은 약 300만 년 전 인류의 조상인 루시가 지구상을 걸었던 이래로 태양 주위를 한 번도 돌지 않은 혜성이었다. 그들이 발견한 혜성은 2021년 6월 23일 공식적으로 '혜성'으로 지정되었으며, 발견자들의 이름을 따서 베르나디넬리-번스타인 혜성으로 명명되었다. 운이 좋다면 천문학자들은 10년만 기다리면 이 혜성이 태양에 접근하는 것을 볼 수도 있다. 혜성은 오르트 구름으로 알려진 태양계의 가장 먼 바깥쪽에서 날아왔다. 긴 타원형 궤도를 그리며 우리 태양계 가운데로 여행하고 있는 이 혜성은 태양 둘레를 한 바퀴 도는 데 수천 년이 걸린다. 과학자들은 2031년에 혜성이 지구에 가장 가까워지면 베르나디넬리-번스타인 혜성의 크기와 구성을 더 정확하게 읽어내려 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태양 둘레를 돌아나갈 때도 토성의 평균 궤도보다 더 멀 것이다. 2. 아마추어 천문가가 목성의 새 위성 발견태양계 최대의 큰 행성 주변에서 이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위성이 발견되었다. 목성은 거대 행성이기 때문에 큰 중력으로 많은 천체들을 끌어당긴다. 지구에는 위성이 하나뿐이고, 화성에는 작은 위성이 두 개 있다. 그러나 목성은 현재 최소 79개의 위성 대가족을 거느리고 있는데, 놀라운 것은 천문학자들이 아직껏 찾아내지 못한 수십 또는 수백 개의 위성이 더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가장 최근의 사례로는 아마추어 천문학자 카이 리가 마우나 케아에 있는 구경 3.6m의 캐나다-프랑스-하와이 망원경(CFHT)으로 수집한 2003년 데이터 세트에서 이 목성의 위성에 대한 증거를 발견한 것이다. 그는 스바루라는 다른 망원경의 데이터를 사용하여 해당 천체가 목성의 중력에 묶여 있을 가능성을 확인했다. EJc0061이라고 불리는 이 천체는 목성 위성의 카르메(Carme) 그룹에 속하는데, 그들은 목성 궤도면에 대해 극도로 기울어진 목성의 자전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 공전하는 무리이다.  3. 과연 생명체가 있을까? 다시 각광받는 금성 탐사 화성은 각국 우주기구의 인기 있는 탐사 대상이지만 최근에는 지구의 다른 이웃이 더 주목받고 있다. 2020년 연구원들은 금성의 대기에서 포스핀의 흔적을 감지했다고 발표했다. 그것은 생명체가 배출한 가능성이 있는 가스로, 이 소식은 단박에 금성을 최고의 관심 행성으로 떠올렸다. 2021년 6월 초, 미 항공우주국(NASA)은 2030년까지 금성으로 2개의 임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빈치 플러스(DAVINCI+/Deep Atmosphere Venus Investigation of Noble Gas, Chemistry, and Imaging, Plus)로 불리는 이 임무 중 하나는 금성의 대기를 통해 하강하여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금성 대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조사하는 것이다. 다른 임무인 베리타스(VERITAS/Venus Emissivity, Radio Science, InSAR, Topography, and Spectroscopy)는 색다른 궤도에서 금성의 지형을 매핑하는 것이다. 금성은 로봇 탐사선이 방문했지만 NASA는 1989년 이후로는 금성에 대한 전용 임무를 실행한 적이 없다. 금성이 최근 수십 년 동안 방치된 이유는 화성 탐사 때문일 수도 있지만, 태양계의 두 번째 행성 역시 연구하기가 녹록찮은 곳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금성은 한때 바다와 강이 있는 온화한 세계였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약 7억 년 전 온실 효과로 인해 금성은 표면온도가 납이 녹을 만큼 뜨겁다. 4. 심상찮은 태양의 활동태양은 대략 11년 주기의 조용한 시간을 지내왔지만 이제 그 단계를 벗어나고 있다. 태양은 최근 몇 년 동안 거의 활동하지 않았지만 이제 지구를 향해 하전 입자를 분출하는 강력한 폭발이 표면에서 일어나기 시작했있다. 예컨대, 11월 초 일련의 태양 폭발이 우리 행성에 큰 지자기 폭풍을 일으켰다. 코로나 질량 방출(CME)이라 불리는 이 분출은 본질적으로 자기장을 띤 10억 톤의 태양 물질 덩어리를 폭발하듯이 뿜어내는 것으로, 뒤이어 강력한 에너지 입자의 흐름을 태양계로 방출한다. 이 물질이 지구 방향으로 향하면 지구 자기장과 상호작용하여 지구의 극 부근에서 오로라를 만들기도 하고, 위성 통신 두절이나 대규모의 정전사태를 일으키기도 한다.  5. '차세대 우주망원경' 제임스웹 발사​우주 과학의 완전한 새 시대는 2021년 크리스마스에 '차세대 우주망원경'이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에 있는 유럽의 우주공항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면서 시작되었다.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 프로젝트는 NASA, 유럽 우주국 및 캐나다 우주국이 30년 이상 합작으로 진행 한 것으로, 무려 100억 달러를 쏟아부은 대형 프로젝트이다. 애초 2007년에 발사하기로 예정된 것이었지만, 14년이나 지각한 끝에 가까스로 발사하는 데 성공했다. 우주망원경은 계획하고 조립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JWST의 구상과 설계는 전신인 허블 우주망원경이 지구 궤도에 진입하기도 전에 시작되었다. 허블이 지구 표면에서 수백 킬로 고도에서 도는 반면, JWST는 우리 행성에서 약 150만km 떨어진 지점에서 관측한다. 망원경은 2021년 12월 25일 오전 7시 20분(미국동부시간)에 지구-태양 라그랑주 점 2(L2)라고 불리는 이 지점을 향한 여행을 시작했다. 망원경은 우주의 진화에 대한 천문학자들의 질문에 답하며, 우리가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탐색할 것이며, 그리고 태양계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제공할 것이다.​ 6. '사건지평선 망원경'이 선명한 블랙홀 제트 분출 사진을 찍었다2021년 7월, 세계 최초의 블랙홀 사진을 탄생시킨 프로젝트는 이와 함께 이러한 초질량 물체 중 하나에서 강력한 제트가 분출하는 이미지를 공개했다. 사건지평선 망원경(EHT)은 지구 크기의 망원경 1개를 만들기 위해 협력하는 8개 관측소가 참여한 글로벌 협력이다. 최종 결과는 이전보다 16배 더 선명한 해상도와 10배 더 정확한 이미지가 만들어낸 것이다. 과학자들은 EHT의 놀라운 능력을 사용하여 밤하늘에서 가장 밝은 천체 중 하나인 센타우루스 A 은하의 중심에 있는 초대질량 블랙홀에 의해 강력한 제트가 분출되는 것을 관찰했다. 은하의 블랙홀은 초대 질량으로 무려 태양 질량의 5,500만 배에 달한다.  7.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 발견했다​지구에서 불과 1,500광년 떨어진 곳에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블랙홀을 발견했다. 이 블랙홀은 '유니콘'이라 불린다. 작은 블랙홀은 발견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동반 별인 적색거성에서 이상한 행동을 발견함으로써 '유니콘'을 발견했다. 연구원들은 빛의 세기가 변하는 것을 관찰했으며, 이는 다른 물체가 별을 잡아당기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었다. 이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3배에 불과한 초경량이다. 외뿔소자리(Monoceros)에서 발견되어서 유니콘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8. 지구의 제2의 달이 영원히 우주로 떠났다 두 번째 달처럼 지구 궤도에 진입한 물체가 올해 우리 행성에 마지막으로 근접한 후 영원히 이별했다. '미니문' 또는 임시 위성으로 분류되는 그 물체는 길 잃은 우주 암석은 아니다. 2020 SO로 알려진 이 물체는 아메리칸 서베이어(American Surveyor) 달 임무에서 발생한 1960년대 로켓 부스터의 남은 조각이다. 2021년 2월 2일, 2020 SO는 지구와 달 사이의 58%, 지구에서 약 22만km 떨어진 곳까지 도달했다. 그것은 미니문의 마지막 접근이었지만 지구로의 가장 가까운 여행은 아니었다. 그보다 몇 달 전인 2020년 12월 1일에 우리 행성까지의 최단 거리에 도달했다. 그 후로 2020 SO는 지구 궤도에서 멀어져 우주로 떠내려간 후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9. 파커 태양탐사선이 태양의 대기 속을 돌입했다​ 올해 NASA의 태양 터치 우주선은 개기일식 동안에만 볼 수 있는 코로나 속을 돌파했으며, 태양의 '돌아오지 않는 지점'의 위치를 정확히 측정할 수 있었다. 태양 탐사선 파커 솔라 프로브는 지난 3년 동안 태양에 가까이 접근하기 위해 계속 궤도를 좁혀왔다. 이 탐사선은 과학자들이 태양풍, 즉 하전 입자의 바다를 생성하는 원인을 분석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태양이 뿜어내는 이 태양풍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지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주선은 8번 태양을 플라이바이 하는 동안 코로나로 알려진 태양의 외부 대기로 돌입했다. 4월 28일의 코로나 속 기동은 알벤(Alfvén) 임계 표면의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 데이터를 제공했다. 이곳은 태양풍이 태양에서 멀어져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지점이다. 탐사선은 태양 표면에서 15태양 반경, 즉 1300만km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그것은 개기일식 동안 달이 태양 디스크의 빛을 차단할 때 지구에서 볼 수 있는 태양 코로나의 연장선 중 하나로 관찰되는 슈도스트리머(pseudostreamer; 가상 띠)라는 거대한 구조를 넘어선 곳이었다. 발견에 대한 성명에서 NASA 관계자는 탐사선이 "폭풍의 눈 속으로 날아갔다"고 표현했다.  10. 화성 탐사로버 퍼서비어런스의 화성 착륙 마지막으로 올해는 NASA의 퍼서비어런스 로버가 화성에 도착한 해였다. 로버는 2021년 2월 18일 화성에 도착한 이후 화성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왔다. 엔지니어들은 임무 팀이 조사할 가치가 있는 암석을 결정할 수 있도록 퍼서비어런스에 강력한 카메라를 장착했다. 화성 탐사 로버의 가장 매력적인 발견 중 하나는 '하버 실 록(Harbor Seal Rock/바다표범바위)'으로, 수년에 걸쳐 화성의 바람에 의해 조각된 기이한 모양의 지형지물이다. 퍼서비어런스는 또한 여러 암석 샘플을 얻었으며, 미래의 어느 시점에 분석을 위해 회수 우주선을 보내 가져올 예정이다. 퍼서비어런스는 화성 생명체의 흔적을 찾기 위해 수십억 년 전 삼각주와 깊은 호수가 있었던 폭 45km의 예제로 분화구에서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 [길섶에서] 은하수를 보신 적 있나요/박록삼 논설위원

    [길섶에서] 은하수를 보신 적 있나요/박록삼 논설위원

    은하수를 보신 적이 있나요. 천체망원경 말고, 그냥 맨눈으로 말예요. 강원도 산골 마을 어디쯤 가면 볼 수 있겠지요. 강원도뿐이겠어요. 사람의 불빛 쫓아오지 못할 곳이면 충북이건, 전남이건 어디든 다 볼 수 있지요. 보름달 휘영청 뜬 날 말고 희끄무레한 밤구름이 천천히 흩어져 가는 그믐 저녁쯤이라야 제격이지요. 마침 해 질 녘 소나기라도 한바탕 뿌린 뒤끝이라면 더욱 선연하겠네요. 그런 날 그곳에선 밤하늘에 커다란 연기가 피어오르는 듯한 모양의 은하수를 볼 수 있답니다. 촘촘히 박힌 별들이 대추씨처럼 아래위로 길쭉한 모양을 이루기도 하지요. 카시오페이아, 북두칠성, 북극성 등 딱히 공부하지 않았어도 흔히들 알고 있는 별자리들도 많지요. 별똥별은 예사로 보인답니다. 눕지 않는 한 고개 한껏 쳐들어 봐야 보이는 게 밤하늘의 별이죠. 한참을 올려다보면 목이 아파옵니다. 별 보는 것도 일이라 제법 힘들어요. 그럴 때면 곁에 있는 누군가와 서로 뒤통수 마주 댄 채 기대 보세요. 편안한 데다 그의 온기로 추운 밤공기 덜어내는 것은 덤이고요. 오래 잊고 지내던 알퐁스 도데의 소설도 생각나고, 정호승 시인의 시도 절로 떠오릅니다. 겨울 밤하늘, 은하수를 찾아보세요.
  • 산꼭대기서 밤새 별 본다고?… 요즘 그런 천문학자 찾긴 ‘하늘의 별 따기’

    산꼭대기서 밤새 별 본다고?… 요즘 그런 천문학자 찾긴 ‘하늘의 별 따기’

    어린 시절 쏟아질 것 같은 밤하늘 별을 보며 황홀함을 느끼면서, 영화 ‘콘택트’나 ‘딥 임팩트’ 속 주인공들에게 빠져들면서 한 번쯤은 천문학자의 삶은 어떨지 상상해 봤을 테다. 수학과 물리 점수를 받고 곧 좌절하며 사라질 환상이지만 우주를 가까이서 바라볼 수 있는 일은 우주만큼이나 신비로워 보인다. 그러고 보면 실제 천문학자가 어떻게 연구를 하고 어떤 생활을 하는지는 알기 어려웠다. 우주와 별만큼 천문학자의 존재 역시 아득한 미지의 세계다. 75억명 남짓한 세계 인구 가운데 직업 천문학자가 5만명도 채 안 된다고 하니 그럴 법도 하다. 미국 워싱턴대 천문학과 교수로 2014년 미국 천문학회가 뛰어난 여성 연구자에게 수여하는 애니 점프 캐넌상을 수상한 저자가 바로 이 천문학자의 ‘정체’를 소개한다. 책은 아주 어릴 때부터 천문학자를 꿈꿨으면서도 정작 대학에 들어가서까지 천문학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떻게 별을 관측하는지 몰랐던 자신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이전엔 전혀 알지 못했던 천문학자의 삶을 실감나게 그린다. 땅콩과자 한 움큼을 삼키고 망원경 뷰파인더를 들여다본 그 순간 별똥별이 떨어지는 장면이 포착된 짜릿함부터 별을 만나기 전에 망원경과 먼저 사투를 벌여야 하고 심지어 망원경 동작 오류나 사고로 목숨을 잃기도 했던 여러 난관들까지, 망원경 앞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든 것을 풀어낸다. 저자의 경험과 함께 동료 천문학자 112명의 인터뷰까지 녹여 풍부한 시간들을 펼친다. 추운 산꼭대기에서 플리스 재킷을 입고 큰 망원경 뒤에 앉아 밤새 접안렌즈를 들여다보는 모습을 천문학자의 일상으로 상상하기 쉽지만 저자는 이제 그런 천문학자는 거의 멸종 위기일 만큼 과학기술이 발달했다고 설명한다. 천문대에 갈 필요도 없이 원격으로 자동 관측이 가능하고 고성능 카메라와 컴퓨터로 지구 반대편에서도 언제든 관측 데이터를 다운로드해 분석하고 토의할 수도 있다. ‘숨이 막힐 정도’로 빠른 기술의 발달을 두고 저자는 “관측에서 얻던 경험, 일화, 모험을 잃어 간다”며 못내 아쉬워하기도 한다. 그렇다고 ‘라떼(나 때)는 말이야’라며 코끝에 찬바람 닿던 과거를 찬양하거나 기술 발전이 낭만을 망가뜨렸다고 비판하는 건 아니다. 다만 그 흐름 속에서 천문학자들이 나눴던 낭만을 전하고 앞으로 나눌 새로운 도전과 이야기를 담담히 기다린다.
  • 검은 호랑이를 입다, 긴 어둠의 터널 속 단단한 외투가 되어 줄…

    검은 호랑이를 입다, 긴 어둠의 터널 속 단단한 외투가 되어 줄…

    육십갑자를 육십 벌의 옷으로 생각하면 좀 재미있어진다. 새해를 맞을 때마다 오래된 옷장을 열고 그 안에서 올해의 옷을 꺼내 입는 것이다. 2021년에 우리는 ‘흰 소’라는 옷을 입었고, 2020년에는 ‘흰 쥐’를 입었다. 2022년의 옷은 ‘검은 호랑이’다. 모두가 지난해를 벗고 새해를 입는다. 모두에게 주어지는 설빔이니, 새 옷을 입지 않을 방법이 없다. 검은 호랑이를 본 적이 없기에 상상하는 것도 낯설지만, 예상 가능한 건 한 해를 살아가는 동안 누구라도 검은 호랑이와 친해질 기회를 얻을 거란 점이다. 검은 호랑이의 해래요, 라고 말하면서 우리는 아주 잠깐 ‘검은 호랑이’라는 이미지를 입게 되니까. 누군가는 검은 호랑이에게서 용맹함을 보고, 누군가는 최상위 포식자의 여유를 보고, 누군가는 친근한 캐릭터처럼 느낀다. 나는 ‘터널’을 떠올리고 있다. 검은 호랑이, 라는 단어를 입력하자마자 바로 그의 뱃속이 궁금해지는 건 아마도 그 뱃속을 무대로 삼은 전래동화 때문일 것이다. 내게 호랑이는 살아 움직이는 공간인 셈인데, 최근에 본 드라마 ‘로스트 인 스페이스’의 어느 에피소드가 그런 인상을 더 또렷하게 만들어 주었다.부부를 태운 차가 타르 구덩이에 빠진다. 자동차는 순식간에 아래로 가라앉고, 부부는 밀폐된 차 내부가 이산화탄소로 가득 차는 걸 느끼며 죽음을 예감한다. 탈출을 위한 헬멧은 하나뿐. 남편은 그것을 아내에게 씌워 준다. 한 사람이 헬멧을 쓰고 탈출을 시도하면, 열린 틈으로 타르가 쏟아져 들어올 것이고 다른 한 사람은 그 안에 묻힐 것이다. 그러나 남편은 아내에게 제발 살아 달라고 부탁한다. “사랑해!”라는, 그동안 하지 못했던 고백을 하면서. 잠시 후 선루프를 열면 “절대 돌아보지 말고” 위로 헤엄쳐 올라가기를 당부하면서. 이별 직전, 그들을 구원한 건 차 안에 있던 우주풍선이었다. 그것이 삶으로 이어지는 터널 역할을 한다. 그들은 헬륨가스를 가득 들이마시고 우주풍선 속을 기어 올라가 마침내 땅에 닿는다. 헬륨가스의 압력으로 타르를 밀어올린 것이다. 검은 늪을 통과한 후 땅에 닿자마자 아내가 말한다. “나도 사랑해!” 내가 진짜 좋아하는 부분이 이제 나온다. “나도 사랑해!” 하고 말하는 목소리가 헬륨가스 덕에 아주 익살스럽게 변해 있다. 두 사람은 동시에 그 헬륨가스표 폭소를 터뜨리는데 그게 마치 생의 축포 소리처럼 들렸다. 긴장이 풀린 몸으로 뒹굴며 생을 감각하는 지점을 몇 번이나 다시 보았다. 우리는 지금 우주풍선 안을 통과 중인 걸까, 땅에는 언제쯤 닿게 될까. 쉽게 답할 수 없는 질문을 읊조리면서 어느새 2021년의 끝, 2022년의 처음에 닿았다. 이제, 검은 호랑이를 입게 될 것이다. 불확실한 것투성이지만 드라마 속 우주풍선처럼, 2022년이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놓인 터널일 거라고, 우리를 아래에서 위로 끌어올리는 시간일 거라고 믿어 본다. 호랑이가 어둠 속에서 사람보다 여섯 배 더 잘 본다는 사실도 기억해 두고 싶다. 하물며 그냥 호랑이도 아니고 검은 호랑이라니, 어쩐지 야간 시력이 더 좋지 않을까? 우리에겐 어두울 때 더 멀리 보는 힘이 필요하니까. 액정이 깨진 스마트폰을 한동안 쓰다가 바로 이전 폰을 부활시켰다. 서랍 속에서 2년 가까이 방전되어 있던, 2019년의 세계로 되돌아간 것이다. 그 안의 풍경이 낯설었다. 마스크가 필요하지 않고, 사람들이 복닥복닥 모여 있는 식당, 활기찬 동선…. 처음엔 팬데믹이 우리에게서 앗아간 것이 다 거기 있다고 생각했다. 팬데믹 이후에 사용한 스마트폰에서 사라진 것 중 하나가 항공권 검색 앱이었으니까.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적어지니 활짝 웃는 인물 사진도 줄어들었다. 배달 앱과 COOV 앱, 마스크와 위축된 궤적, 임시선별검사소의 위치 같은 것이 내 세계로 들어왔다. 옛 폰을 다시 사용한 지 일주일 만에 그 안에도 코로나 풍경이 담기기 시작했다. 이렇게 말하면 암울하게만 느껴지지만 반짝이는 게 모두 사라진 건 아니고, 심지어 새로운 발견들도 있다. 지난 2년간 나는 해가 지고 밤이 내려앉는 풍경을 매일 생포하기 위해 애썼다. 수십 장의 하늘 사진을 사랑의 부스러기처럼 흘리면서. 이전에도 있었으나 이제야 사랑한다고 고백하게 된 것, 이제야 보게 된 사각지대가 지금도 우리를 위로, 위로, 밀어올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힘으로 언젠가 터널 끝에 닿을 것이다. 그때까지 검은 호랑이는 최대한 단단한 외투 역할을 해 줄 것이다.
  • 박근혜, 책 통해 ‘세월호 7시간’ 언급…“진실은 밝혀질 것”(종합)

    박근혜, 책 통해 ‘세월호 7시간’ 언급…“진실은 밝혀질 것”(종합)

    “사심 갖고 누구 이권 챙겨주는 추한 일 한 적 없다” 박근혜 전 대통령(69)은 30일 공개된 책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에서 “제가 대한민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책은 2017년 3월 탄핵 이후 지지자들이 옥중에 있는 박 전 대통령에게 보낸 서신과 이에 대한 박 전 대통령의 답장을 엮은 내용이다. ‘제1장 2017년-하늘이 무너지던 해, 제2장 2018년-끝없는 기다림, 제3장 2019년-희망을 보았다, 제4장 2020년-그리고, 아직’ 등 4개의 장으로 구성돼 있다.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가 출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책에서 국정농단 사건 재판과 언론보도 등 대해 일관되게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내며 탄핵에 대한 억울함을 풀어냈다. “시간이 지나면 가짜와 선동은 그 스스로 무너지고 파괴된다” 박 전 대통령은 ‘이제 분노를 거두고 자유 대한민국을 다시 살리는 일에 힘을 실어 지도해달라’는 지지자들의 편지에 “여러분들이 주신 말씀을 무겁게 받아들이겠다”며 이런 내용의 답장을 보냈다. 책 서문에서는 “언젠가 될지 모르지만, 국민 여러분을 다시 뵐 날이 올 것”이라고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책을 통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고 엉킨 실타래도 한 올 한 올 풀려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 가짜와 선동은 그 스스로 무너지고 파괴된다는 믿음으로 참고 견디고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수사를 이끈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한 지지자가 보낸 편지에 대한 답장으로 윤 후보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등장했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에서 편지를 보낸 한모씨는 ‘조국 청문회, 세상이 너무 어지럽습니다’ 제목의 글에서 당시 검찰총장이었던 윤 후보가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씨를 기소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윤석열의 이름 석 자는 제 뇌리에서 지울 수 없는 증오의 대상이다. 그런 그가 조국의 처를 기소하다니 무슨 뜻일까”라고 적었다. 그러자 박 전 대통령의 답장에서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이 걸어온 길을 뒤돌아 가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게 된다고 한다. 거짓말이 사람들을, 그것도 일부의 사람들을 잠시 속일 수는 있어도 모든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고 썼다. 그러면서 “남을 속이려고 들면 들수록 더 깊은 거짓말의 수렁에 빠져버리는 평범한 이치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나랏일을 맡을 수는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세월호 참사 언급 “감추려고 한 것도 없고, 감출 이유도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은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의혹’에 대해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세월호 참사는 하나의 종교가 되고 말았다’는 97년생 유모씨의 편지에 “세월호가 침몰했던 그 날의 상황은 너무도 충격적이라서 지금 다시 당시 상황을 떠올리는 것이 무척 힘들다”고 답장했다. 박 전 대통령은 “그날은 제가 몸이 좋지 않아서 관저에서 관련 보고를 받았다. 세월호가 침몰했던 당시 상황과 관련해 저에 대한 해괴한 루머와 악의적인 모함들이 있었지만 진실의 힘을 믿었기에 침묵하고 있었다”며 “감추려고 한 것도 없고, 감출 이유도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많은 시간이 흐르면 어떤 것이 진실인지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특별사면’ 박근혜, 오늘 밤 12시 석방…당분간 입원 치료 국정농단 사건 등으로 징역 22년을 확정받고 수감생활을 해온 박 전 대통령은 신년 특별사면으로 석방된다. 법무부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석방 절차는 사면의 효력이 발생하는 31일 0시를 전후로 현재 입원 중인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서 이뤄진다. 교정당국에서 사면 효력 발생 직전에 박 전 대통령에게 사면증을 교부하고 병실에 상주하던 5명 안팎의 계호 인력이 철수하면 사면 절차는 마무리된다. 박 전 대통령은 서울구치소 수감 생활 중 건강이 나빠져 최소 내년 2월 2일까지는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측근인 유영하 변호사 등 소수 외에는 외부인 접촉도 차단돼있다. 전날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병원 3개 진료과의 소견서를 다시 봤더니 소견서 정도가 아니라 진단서였다”며 “서울성모병원 입원 과정 등 어떻게 치료받았는지 내용도 보태져 사면 결정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사면·복권돼 풀려나지만 전직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는 받지 못하고 경호만 지원받는다. 박 전 대통령의 경호는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일단 대통령경호처가 맡는다. 그러나 ‘그 밖에 처장이 경호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국내외 요인’도 경호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포함된 만큼 경호처와 경찰 간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 [월드피플+] 美 최고령 코로나 완치자 할머니, 110세 생일에 하늘로

    [월드피플+] 美 최고령 코로나 완치자 할머니, 110세 생일에 하늘로

    미국 최고령 코로나19 완치자가 끝내 세상을 떠났다. USA투데이는 108세에 코로나바이러스를 물리치고 세계 최고령 완치자로 주목받았던 실비아 골드스홀 할머니가 29일(현지시간) 새벽 노환으로 생을 마감했다고 보도했다. 이날은 할머니의 110번째 생일이었다. 할머니는 뉴저지주 앨런데일의 한 요양원에서 조용히 숨을 거뒀다. 요양원 관계자는 “110세 생일이 되자마자 할머니는 우리 곁을 떠나셨다. 임종도 제대로 지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요양원장은 “할머니는 우리 동네 유명인사이자 ‘왕언니’였다”며 애도를 표했다. 골드스홀 할머니는 지난해 4월 108세 고령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내며 희망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당시로선 세계 최고령 완치자였다.할머니는 스페인 독감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 대공황과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었다. 전 세계 5000만 명, 미국에서만 67만 5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 난리통에서도 살아남았고, 전 세계적으로 544만 명의 사망자를 낸 코로나19에 걸리고도 목숨을 건졌다. 당시 할머니는 “내가 아주 대단한 일을 해냈다. 가족 기대에 부응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뉴저지주 필 머피 주지사도 “굉장한 삶의 의지, 굉장한 정신력, 굉장한 힘을 보여줬다”고 칭송했다. 같은 해 5월과 6월, 스페인과 에티오피아에서 114세 완치자가 나오긴 했지만 할머니는 이미 유명인사였다. 할머니의 조카는 “모두 할머니를 좋아했다. 아주 사랑스러운 이모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요양원에서도 활동적이셨고, 마지막 날까지 삶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고 전했다.한편 미국에서는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감염자 수가 맹렬히 증가하고 있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자료에 따르면 28일 기준으로 이전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26만 5427명으로 집계됐다. 뉴욕타임스(NYT)도 자체 집계 결과 28일 기준 7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를 26만 7305명으로 파악했다. 2주 새 무려 2.3배로 증가한 것이다. 다만 확진자수의 후행 지표인 입원 환자와 사망자수의 증가세는 아직 확진자만큼 가파르지 않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자유 얘기하면 사라진다’...공포의 홍콩, 무장한 경찰 200명이 언론사 압수수색

    ‘자유 얘기하면 사라진다’...공포의 홍콩, 무장한 경찰 200명이 언론사 압수수색

    홍콩 내 친자유주의적 성향의 언론이 또 한 번 폐간 위기에 몰렸다. 중국 홍콩경무처 국가안전처(이하 홍콩 국안처)는 홍콩 민간 언론 ‘입장신문’(立场新闻)을 겨냥해 기자 해산 및 기사 송출 즉각 중단 조치를 내렸다고 중국 관영매체 관찰자망은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홍콩 국안처는 지난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산 6100만 홍콩달러(약 93억 원)을 보유한 입장신문사에 대해 국가안보를 위해한 혐의로 국가안보법 위반 사례를 적용해 즉각적인 기사 송출 중단 조치를 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장신문사는 지난 2014년 12월 설립된 이후 이날 편집국장 체포와 웹사이트 폐쇄 등의 조치로 사실상 문을 닫게 됐다. 국안처는 지난 29일 오전 해당 매체 본사를 압수수색, 6명의 전현직 편집장을 현장에서 체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현장에 출동했던 국안처 관계자와 무장한 홍콩 경찰의 수는 무려 200명을 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에 의해 현장에서 체포, 압송된 인물 중에는 홍콩 독립지지자로 알려진 연예인 허윈시가 포함됐다. 허윈쉬는 홍콩에서 친자유주의적인 인물로 꼽히며 입장신문사의 전 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해당 매체에게 씌워진 혐의는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홍콩 정부를 비난하는 선동적인 글을 싣고, 이를 통해 정부와 주민 사이의 갈등을 부추겼다는 혐의다.특히 이들이 공개적으로 문제를 삼은 부분은 홍콩 독립을 지지하는 인물들이 경찰에 체포된 사건을 가리켜 ‘홍콩 항쟁자’라고 표현한 기사였다. 또, 일부 기사 속 표현 중 홍콩 독립지지자들을 유죄 판결한 재판부에게 ‘사법부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했다’고 표현한 문장이 반정부적이었다고 주장했다. 홍콩 경찰은 당시 압수수색 직후 서명서를 공개, “해당 언론사 본사를 수색하고 문제의 자료를 압수 조치했다”면서 “(우리에게는)그럴 만한 권한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현재 독립 민간 신문사로 광고 협찬을 받지 않는 매체다”면서 “그런데도 영국에 지부를 두고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회사 자금의 출처와 운영 목적, 국가 안보에 위해를 끼친 행위에 타국의 공고가 있었는지 여부, 외세와의 결탁 여부 등을 조사할 것이다. 첫 수색으로 7명이 체포됐으며, 향후 더 많은 관련자가 추가 체포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문제는 국가보안법 실시 이후 홍콩에서 폐간된 언론에 대한 소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민들은 무자비한 언론 탄압 분위기 조성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지난 6월 홍콩의 대표적인 유력매체로 꼽혔던 빈과일보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폐간,빈과일보 창업자 지미 라이와 간부들이 체포됐다. 당시 중국 당국은 지미 라치 창업자와 신문사 임원들의 혐의에 대해 홍콩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취재 기사를 다뤘다고 주장했다. 또, 은행 계좌를 동결하면서 사실상 빈과일보는 폐간 수순을 밟았다.당시 빈과일보 폐간 소식이 공고된 이후 홍콩 시민들은 빈과일보 마지막 호를 구매하기 위해 새벽부터 긴 줄을 섰고, 일부 시민들은 빈과일보 홈페이지 내의 기사와 페이스북 기사가 삭제되기 이전에 저장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목격되기도 했다. 현재 해당 매체와 관련된 모든 sns 채널은 폐쇄 조치된 상태다. 특히 이 무렵 홍콩에서는 빈과일보 폐간을 시작으로 친자유주의적 성향을 가진 것으로 분류된 다수의 매체가 연이어 폐간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던 바 있다. 현재 홍콩 내 자유주의를 표방해온 매체에는 이번에 폐간 조치된 입장신문과 공신문, 홍콩자유신문 등이 있다. 반면, 친중국적 성향을 가진 홍콩 문회보 등의 일부 매체들은 빈과일보의 폐간과 친자유주의적 성향의 매체들을 겨냥해 폐간을 피하기 위해서는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 보도를 자제해야 한다는 등의 비난의 목소리를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홍콩 정부 정무국 국장이자 홍콩 정부의 2인자로 알려진 존 리(李家超) 보안국장은 “이번 사건에 대해 누구든지 국가 안보에 위해를 가할 경우 정부는 매우 강력하게 단속할 방침이다”면서 “국가 안보를 흔들려는 목적으로 간행물을 배포하거나 사건을 공모한 자들은 법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했다.
  • 채우진 마포구의원, 제6회 청소년 희망대상 수상

    채우진 마포구의원, 제6회 청소년 희망대상 수상

    채우진 마포구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 서강동·합정동)이 한국청소년재단에서 주관한 ‘제6회 청소년 희망대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청소년 희망대상은 청소년을 위한 정책의제를 적극적인 입법화 과정을 거쳐 정부와 지자체의 정책으로 실현한 현직 의원 및 지방자치단체장들에게 주는 상이다. 특히 청소년 1000명의 투표단이 직접 선정하고 시상하는 이색적인 선정 방식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이를 통해 청소년의 교육 및 복지 증진, 인권향상, 더 나아가 청소년의 전반적 삶의 질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을 발굴, 격려해 청소년과 더불어 행복하게 사는 사회를 이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채우진 의원은 젊은 청년의원으로 청소년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그들이 처한 현 상황과 애로 및 건의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의정활동을 펼쳐왔으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및 청소년 교복 지원 등 관내 청소년에 대한 재정적 지원과 함께 관련 조례 제·개정에 앞장서왔다. 또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참여하는 마포하늘연달축제 청소년축제기획단 자문위원으로 활동해 청소년들과 활발한 소통을 이어왔으며, 특히 마포구 청년정책네트워크와 마포구 청소년참여위원회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30대 청년 정치인의 앞으로의 미래가 기대된다. 채 의원은 “청소년들은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재목들”이라면서 “우리 모두는 아이들이 안심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도와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매우 기쁘게 생각하며, 귀한 상에 부끄럽지 않는 의정활동으로 보답해야겠다고 다짐한다”면서 “대한민국의 모든 청소년들이 절망이 아닌 희망찬 미래를 그려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 호텔에서 싹튼 14색 러브스토리… 연말 ‘로맨스 종합선물세트’

    호텔에서 싹튼 14색 러브스토리… 연말 ‘로맨스 종합선물세트’

    코로나19 시대 휴가를 보내는 방식으로 ‘호캉스’가 각광받듯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사람들이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장소로 호텔만 한 곳이 없다. 하지만 연인 없이 홀로 투숙하며 한 해를 떠나보내야 한다면 그 아쉬움은 어떻게 달랠 수 있을까. ●‘클래식’ 곽재용 감독의 로맨스 영화 29일 극장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에서 동시 공개한 영화 ‘해피 뉴 이어’는 저마다의 사연으로 호텔을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 가는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이다. ‘엽기적인 그녀’(2001), ‘클래식’(2003) 등 명작을 연출한 곽재용 감독이 6년 만에 내놓는 로맨스물이라 개봉 전부터 한국 영화 예매율 1위로 관심이 쏠렸다. 호텔 ‘엠로스’의 호텔리어 소진(한지민)은 15년 동안 밴드 활동을 같이한 승효(김영광)를 짝사랑해 왔지만 고백도 하지 못했다. 승효는 소진의 속도 모르고 영주(고성희)와 엠로스에서 결혼하겠다며 소진에게 축가를 부탁한다. 소진의 10대 남동생 세직(조준영)도 같은 학교 아영(원지안)을 짝사랑하지만 속마음을 전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호텔 엠로스 배경의 동화 같은 사랑 모든 걸 다 가졌지만, 숫자에 대한 강박증에 시달리는 엠로스 대표 용진(이동욱)은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하우스키퍼 이영(원진아)과 우연히 만나 서서히 호감을 쌓지만, 주변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공무원시험에 떨어지고 극단적 선택을 하러 호텔에 투숙한 재용(강하늘)은 자신의 모닝콜을 맡게 된 호텔리어 수연(임윤아) 덕에 점차 웃음을 되찾는다. 이 밖에 40년 만에 재회한 첫사랑 캐서린(이혜영)과 도어맨 상규(정진영), 가수 이강(서강준)과 매니저 상훈(이광수), 매주 호텔에서 맞선을 보고 퇴짜를 맞는 진호(이진욱) 등 주연 14명이 보여 주는 삶과 사랑 이야기가 예쁜 동화처럼 펼쳐진다. ●삶을 버티게 하는 힘은 사랑하는 사람 주인공들은 계획대로 풀리지 않는 현실에 좌절하고, 상처받기도 한다. 14인 14색 로맨스가 ‘종합선물세트’처럼 펼쳐지는 영화는 삶의 어려운 시기를 버티는 힘은 결국 우리가 사랑하는 주변 사람이라는 평범한 메시지를 전한다. 언뜻 보면 따스한 사랑 이야기를 엮어 ‘러브 액츄얼리’(2003)를 연상케 한다. 불륜이나 악역 없이 평범한 캐릭터를 대체로 안전하게 연기하는데 중년 로맨스를 선보인 정진영과 이혜영의 무게감이 돋보이며,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한지민은 영화의 중심을 잡아 준다. ●극적 전개 없는 단순한 서사 아쉬워 하지만 다채로운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제목에서 연상되듯 ‘해피엔딩’이 될 것을 예감하는 관객 입장에선 극적 전개가 없는 단순한 서사가 진부할 수도 있다. 다양한 로맨스를 138분이란 한정된 상영시간에 넣으려다 보니 깊이도 다소 아쉽다. 곽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로맨스 영화는 식상한 면도 있지만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사랑 이야기를 사람들이 항상 보고 싶어 한다는 점도 있다”며 “영화로나마 코로나 이전 연말 분위기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연말의 울적함을 달래기엔 충분한 작품이다. 12세 관람가.
  • 유달산 뻗어나온 하늘 길… 호랑이의 氣, 박차오르다

    유달산 뻗어나온 하늘 길… 호랑이의 氣, 박차오르다

    우리나라 지도를 거꾸로 놓고 보면 대양으로 뻗은 한반도 모퉁이가 유난히 날이 섰다. 바로 전남 목포다. 중국 만주를 할퀴는 호랑이 모양의 한반도 지도에도 목포는 강인한 뒷발톱이 된다. 검은 호랑이해 임인년을 코앞에 두고, 해양을 향한 전초기지이자 대륙으로 박차 오르기 위한 디딤 다리인 목포를 들여다보고 희망찬 새해 여행을 이야기해 본다.목포. 호남에서 가장 유명한 도시 중 하나다. ‘비 내리는 호남선’의 종착역이며 남해안을 가로로 긋는 경전선의 시발역이다. 국토 종횡의 국도 1, 2호선이 모두 목포에 모인다. 원래는 신라 때부터 무안군에 속했다. 아, 이름은 있었다. 조선 태종 때 목포진이 지금 자리에 있었다. 하지만 무안의 일부였다. 대한제국 말, 일제가 개항을 요구하자 곳곳에 개항장을 설치했다. 1897년 10월 1일. 외국 자본을 들인 계획도시 목포항이 생겨났고 이후 무안에서 독립해 목포부가 된다. 항만과 철도, 도로가 놓이고 산업체와 학교가 들어섰다. 일본인, 자본가, 노동자, 학생 등 많은 이들이 목포로 몰려와 살았다. 1944년 인구(6만 9000명)는 당시 남북한을 합쳐 한반도 10대 도시 중 하나로 꼽혔다. 무려 조선 4대 항구였다. 4곳의 꼭짓점, 즉 부산, 인천, 원산, 목포였다. 바다와 내륙을 잇는 목포는 일본으로 쌀과 물자를 송출하기에도, 중국 등 외국으로 사람과 화물이 오가기에도 유리했다. 일제가 패망한 이후에도 목포는 남한 6대 도시로 명성을 유지했다.개항 덕에 무안에서 독립한 터라, 차지한 땅은 좁은 대신 돈과 일이 넘쳐났다. 지금도 목포는 전국적으로 면적이 작은 인구밀집 도시에 속한다. 목포보다 좁은 도시는 드물다. 구리, 과천, 군포, 광명, 오산밖에 없다. 유달산을 한 바퀴 뱅 돌고 나면 무안과 영암으로 빠지고 바다로 들어서면 신안이다. 하지만 문화와 행정, 교육, 정치는 주변 지역을 대표할 만큼 위용을 과시한다. 영암 삼호와 대불단지, 무안 남악신도시 등은 목포권으로 봐도 무방하며, 도서로 이뤄진 신안군에서 목포로 유입되는 인적·물적 교류도 상당히 많다. 한마디로 호남의 거점 도시로 실제 거주 인구보다 배후 인구가 많다는 이야기다. 지난해 전국 4대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된 이유도 그렇다. 작은 어촌 포구였던 목포가 이토록 성장하게 된 것은 개항부터다. 군산과 마찬가지로 목포에는 손이 큰 일본인 미곡상이 모여들어 나주평야의 쌀을 일본에 내다 팔았다. 시세가 들쑥날쑥한 미곡에 돈을 대는 미두(米斗)도 열려 투기꾼도 기승을 부렸다.●유달산 타고 무안·영암·신안 연결 거점도시 목포에 돈이 돌기 시작하자 시장과 식당 등 소비 산업도 발달했다. 은행이 들어서고 건물도 쑥쑥 올라갔으며 사통팔달 도로도 뚫렸다. 간척을 통해 땅이 널찍해지니 길을 놓기도 좋았다. 침강 리아스식 해안인 경남 통영과 남해, 거제 등 여느 남해안 도시와는 달리 바다 매립지로 이뤄진 평지 구획도 나름 많다. 현재 목포의 신도심인 하당지구와 무안 남악지구가 대표적인 간척 매립지다. 그렇게 100년의 세월이 흘러 목포는 서남해안의 중심도시가 됐다. 목포 여행의 볼거리는 역시 위성처럼 유달산을 중심으로 돌고 있다. 해상케이블카를 타고 유달산에 올라 멀리 태평양을 바라볼 수 있고 바다에선 요트를 즐길 수 있다.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곳곳의 카페에서 망망대해를 조망할 수 있다. 작은 항구도시 중앙에 치솟은 유달산은 해발고도는 그리 높지 않지만 근육질 암봉과 강한 기세로 시민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 온 영산이다. 2019년 9월 개통한 목포해상케이블카는 총연장 3.23㎞의 어마어마한 탑승 구간과 중간중간 달리 펼쳐지는 전망으로 전국적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목포의 중심부에 위치한 유달산 정상을 바로 올라갈 수 있고 사방팔방으로 다른 뷰가 펼쳐지니, 목포를 처음 찾았대도 마치 디오라마 전시물처럼 한달음에 목포에 대한 지형적·지리적 설명을 끝낼 수 있다. 남쪽 나라 목포는 따뜻하다. 실제 기온뿐만이 아니다. 풍경 역시 포근하다. 평평하고 동글동글한 섬들은 버럭 성을 내는 위압적 풍광이 아니라 따사로운 분위기를 낸다. 유달산 아래로 이어진 삼학도에는 목포자연사박물관,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등 박물관이 모여 있는 문화의 거리가 있어 겨울철에도 추위에 떨지 않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다.목포 앞바다에는 늘 어머니처럼 곁에 있는 고하도가 있다. 높은 유달산 아래 낮게 뻗은 긴 섬, 그래서 고하도(高下島)다. 충무공 이순신과 인연이 깊은 고하도는 목포대교로 이어져 더이상 섬이 아니라지만 해안과 접해 있어 서울에서 온 여행자의 바다결핍증을 당장 해소하기에 충분하다. 섬에는 걷기 좋은 용오름길도 있다. 오르락내리락 나지막한 길은 뫼봉으로 이어지며 유달산의 늠름한 일등바위와도 마주친다. 비록 한겨울이지만 훈풍이라도 불어닥치는 날이면 노을을 등에 두고 걷기 딱 좋은 코스다. 목포는 개항 당시 2개 권역으로 나뉘어 도시가 형성됐다. 그래서 옛 도심은 크게 남촌과 북촌 두 개 지역으로 나뉜다. 노적봉 공원을 가운데 두고 일본인들이 모여 살던 번쩍번쩍한 남촌과 조선인 거주 지역인 북촌이 있다.목원동과 북교동, 불종대, 만인계터 광장이 유달산을 향해 치닫는 가파른 언덕으로 이어진다. 이곳이 북촌이다. 마을을 한바퀴 돌아 나오는 ‘옥단이길’엔 실존했던 물장수 옥단이에 대한 이야기도 서려 있다. 목포역을 바라보고 민어의 거리 쪽으로 건너가면 분위기가 바뀐다. 유달동 목포근대역사관이 위치한 일대가 당시 융성했던 남촌이다. 경동성당, 유달동 사진관 등 곳곳에 남은 일본식 건물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근대역사문화 거리에선 과거의 영화를 살펴볼 수 있다. TV드라마 ‘호텔 델루나’로 낯익은 목포근대역사관(사적 제289호)에는 일제강점기에 시작한 목포항의 역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당시 생활상과 변천사를 디오라마와 영상물 등으로 만날 수 있다. 역사관 인근 거리에는 전시물이 아니라 실재하는 ‘역사’가 오롯이 남았다. 올망졸망 키 작은 일본식 목조가옥 골목을 둘러보며 맛있는 식당이나 떡집, 빵집, 카페를 찾는 것도 겨울 도시 여행의 묘미다. 추운 겨울날, 쉬어 갈 수 있는 인프라가 많다는 것에서부터 여행자는 안도하게 마련이다. 이와 대비되는 곳은 온금동이다. 유달산을 등에 지고 푸른 바다를 앞마당에 둔 온금동과 서산동. 따스한 목포에서도 햇살이 가장 오래 비추는 곳이다. 양지바른 비탈에 낡은 집들이 층층 서 있고 실핏줄처럼 연결된 좁은 골목길. 마당과 지붕이 서로 이어진 달동네 다순구미다. 영화 ‘1987’에서 낯익은 ‘연희네 슈퍼’가 이곳에 있다. 1987년이라니. 그만큼 시간도 멈춰 버린 듯 낡은 도시 풍경이다. ●‘조금새끼’ 가난한 산동네, 문화·카페로 변신 일제강점기 목포항이 근대화 어항으로 자리잡은 이후, 가난한 섬사람들이 모여들어 이룬 산동네 마을이 이곳이다. 가진 것이라곤 몸뚱이 하나밖에 없는 이들은 늘 바다에 나가 고깃배를 타야 했고, 물때가 좋지 않은 조금(Neap Tide) 때만 집에 들어와 쉴 수 있었다. 그래서 조금 때 생겨난 아이들을 ‘조금새끼’라 불렀다. 사연은 서글프지만 해학적이다. 이들은 몇 명씩 엇비슷한 생일을 두고 있고, 또 몇은 제삿날도 같다. ‘한배를 탄 운명’이란 최악의 상황에서 한꺼번에 모든 것을 앗아가는 탓이다. 이 집 저 집 같은 날 제사를 지내고 또 같은 날 생일상을 받아드는 인생 군상이 바로 ‘조금새끼’의 삶이다. 온금동도 많이 변했다. 많은 ‘조금새끼’들이 동네를 떠났다. 길 아래 창고는 문화 공간으로, 식당 카페로 변신 중이다. 재정비 촉진지구 선정으로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가 언제 갑자기 비죽 들어설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름처럼 언젠가는 다순(따뜻한) 바람이 불어 들 듯하다. 해양대 인근의 언덕배기 대반동은 유달산의 중턱이다. 옛날부터 그림 같은 전망을 자랑하는 곳이다. 요즘은 여기저기 밝힌 불빛 덕에 ‘백만불 야경’이 생겨났다. 유달유원지에 들어선 카페 대반동 201은 화려한 전망과 함께 다과와 ‘달다구리’ 디저트, 술 한잔을 즐길 수 있는 낭만 일번지다. 테라스와 전면 통유리에 투영되는 야경은 홍콩의 그것 못지않다. 세련된 인테리어와 음식을 맛보며 휴식을 즐길 수 있어 목포 여행 중 나이트라이프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음료와 함께 곁들이는 무화과 케이크 등이 유명하다.  어느 집을 가든 즐거운 입… 남도의 맛, 벅차오르다 목포 신도심은 하당 평화광장이 중심이다. 평화광장에는 두 가지 명물이 있다. 바다분수와 갓바위다. 과거 해수욕장으로 이름을 떨쳤던 갓바위는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바닷길 데크를 통해 가까이 접근해 바라볼 수 있다. 삼학도에서 넘어와 평화광장으로 이어지는 길목에 위치해 있다. ‘춤추는 바다분수’는 평화광장 한복판 바다에 있다. ●이름난 노포도 신흥 점포도… 맛집들 빽빽 구도심을 지키던 많은 가게들이 하당으로 옮기거나 분점을 뒀다. ‘미식도시’의 중심가답게 맛난 먹거리들로 빽빽하다. 이름난 노포도 많고 새로 인기를 얻은 신흥 점포도 많다. 프랜차이즈 체인점도 많이 보이지만 남도 특유의 로컬 음식을 내는 곳도 많다. 생닭발을 뼈째 두드려 곱게 ‘조사’(‘다지다’의 사투리) 파는 가게(88포장마차)도 이곳에 있다. 입맛 까다로운 목포 시민들이 꼽는 맛집도 수두룩하다. 금가루를 뿌려나오는 푸짐한 족발에 화려한 반찬을 자랑하는 목포황금족발과 깔끔한 초밥과 싱싱한 참치회 맛으로 젊은층에 인기몰이 중인 일식집 잇쇼우안, 한우낙지탕탕이를 전국적으로 히트시킨 하당먹거리, 서울에선 귀한 덕자병어와 삼치회를 맛볼 수 있는 별스넥 등이 신도시 하당의 먹거리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편의시설이 많고 숙소 역시 밀집해 있어 여행자들이 편하고 저렴하게 묵어갈 수 있다. ●덕자병어·삼치회… 먹거리 트렌드 이끌어 근대화가 시작된 개항 도시 목포, 대양으로 활짝 열려 거침없는 그곳에서 임인년 새해를 시작한다면 더없이 좋겠다. 내년엔 좀더 많은 것이 바뀌고, 또 보다 풍요로울 듯한 느낌으로 출발할 수 있겠다. 글·사진 놀고먹기연구소장 demory@naver.com금가루 황금족발 와우~ 특산 먹거리도 골라먹는 재미! ■갈치=갈치①는 겨울이 가장 맛있다. 목포 먹갈치는 두툼하고 먹을 게 많으며 살이 단단하다. 구워도 좋고 조려도 맛있다. 온금동 아래 선경준치회집에선 갈치와 준치회를 비롯, 다양한 생선구이와 조림을 맛볼 수 있다. ■중깐=채소, 돼지고기 등의 재료를 곱게 다져 춘장에 들들 볶아 얇은 면 위에 얹은 음식이다. ‘중깐’으로 알려진 코롬방 제과 건너편 중화루는 한자리에서 60년 이상 영업해 온 중식 노포다. 대를 이어 옛날 방식 짜장면과 짬뽕을 한다. ■꽃게무침=장터본가는 게살을 매콤하게 무쳐 놓은 대접에 밥을 비벼 먹는 꽃게무침 비빔밥②을 내는 집이다. 맛은 좋지만 까기 귀찮은 생꽃게살을 죄다 발라 담아 내니 고맙기까지 하다. 밥 한그릇이 뚝딱이다. ■초밥=잇쇼우안은 가볍게 정통 일식메뉴를 즐길 수 있는 집. 신선한 해물 재료를 사용해 초밥과 참다랑어회, 각종 일식 요리를 낸다. 칸막이 룸으로 이뤄져 있어 요즘 같은 방역 본위 시대에 주목받는 곳이다. ■카페=아침저녁으로 사람이 많지만 대반동 201은 일몰 즈음과 목포대교 야경이 끝내주는 집이다. 이때는 디저트③와 차뿐만 아니라 바다를 바라보며 낭만적인 술자리를 가질 수 있어 더욱 근사하다. ■조기찌개=자유시장 내 신흥회식당은 조기찌개④(매운탕)를 잘한다. 기름 많은 생선이라 평소 비리다 느꼈다면 목포에서 선입견을 깨 보는 것도 좋겠다.■홍어삼합=목포 음식 명가인 덕인관은 근대골목의 근사한 한옥터에 새 가게를 열었다. 홍어삼합⑤은 묵은지의 알싸한 맛과 녹진한 돼지 삼겹살, 그리고 차진 식감의 홍어를 함께 곁들이는 요리다. 삭힌 맛이 익숙지 않다면 생홍어를 달라면 된다. ■족발=목포에서 삼시세끼 생선만 먹으란 법은 없다. ‘목포족발’로 소문난 황금족발⑥은 깔끔하게 삶아 저며낸 족발이 주메뉴다. 남도 상차림답게 주먹밥과 순두부 등 다양한 곁들임을 제공해 푸짐하다. 보쌈김치와 매콤한 막국수도 입맛을 자극한다. ■낙지탕탕이=숟가락으로 편하게 산 낙지를 떠먹을 수 있는 탕탕이가 진화했다. 전복⑦과 육회까지 들어가 3가지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전복육회낙지탕탕이는 옥암동 하당먹거리에서 판다. 탕탕이를 먹은 뒤 밥을 넣으면 그대로 비빔밥이 된다. ■쫄복탕=국제여객터미널 부근 ‘조선쫄복탕’⑧은 지역 술꾼들에게 든든한 해장집이다. 이른 아침부터 갖은 채소를 넣고 졸복을 어죽처럼 푹 고아 낸다. 뜨겁고 걸쭉하지만 후루룩 마시면 가슴이 탁 트이며 숙취가 대번에 날아간다. ■간식=목포 특산 먹거리 쑥꿀레⑨와 코롬방 제과 새우바게트(10)도 꼭 챙겨 먹어 봐야 할 아이템이다. 팥죽(11)과 찹쌀떡을 내는 유달동 한마음떡집도 돌아다니다 쉬어 가기 딱 좋은 집이다.
  • 경남서부지역, 항공우주산업 7대 강국 중심 기지로 육성

    경남서부지역, 항공우주산업 7대 강국 중심 기지로 육성

    경남 서부지역 10개 시·군 발전 전략 밑그림이 나왔다. 진주·사천시를 중심으로 의령·고성·남해·하동·산청·함양·거창·합천군 등 서부경남 지역을 첨단산업 연구개발단지와 항공우주산업 7대 강국 중심 기지 등으로 육성하는 내용이다.경남도는 29일 경남도청 서부청사에서 ‘서부경남 발전전략 및 성과확산 연구용역 최종보고회’를 개최했다. 연구용역은 경남연구원이 맡아 지난 5월 부터 수행했다. 경남연구원은 ‘K-Dream 기회의 땅, 서부경남’을 서부경남 발전전략 비전으로 제시하고 ‘새로운 미래(기능)’, ‘청년이 함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새로운 기회(사람)’, ‘지역소멸 위기 극복과 새로운 도약을 위한 새로운 거점(공간)’을 기본 방향으로 설정했다. 비전 실현을 위한 3대 핵심목표로 ●미래의 우주(하늘)를 장악하는 ‘우주도시’ ●새로운 기회와 도전이 넘쳐나는 ‘활력도시’ ●도시성장과 연계로 함께 발전하는 ‘복합도시’를 제시했다. 핵심 목표달성을 위해 12개 핵심전략과 15개 선도사업 등 모두 211개 단기 및 중·장기 사업을 제안했다. 사업비로 국비 39조 5000억원과 지방비 26조 1000억원, 민자 3조 3000억원 등 모두 68조 9000억원이 들것으로 추산했다. 12개 핵심전략에는 ●도전하는 청년이 넘쳐나는 G-City(게임, 메타버스, 인공지능 등 경남형 첨단산업 연구개발단지) ●정주형 워케이션(일과 휴가 병행)시티 조성 ●K-아르테미스(미국 항공우주국 달 유인 탐사 프로젝트) 전진기지 구축 ●항공우주산업 7대 강국 중심기지 ● 플라잉 모빌리티 메카 ●전 국토와 2시간 생활권역 형성 등을 담았다. 핵심전략 달성을 위한 선도사업으로 ●국토안전실증센터 설치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유치 ●경남 항공우주 제조혁신타운 조성 ●수소터빈 기반 시험연구발전소 구축 ●서부경남 의료복지타운 조성 ●남부내륙철도 조기 개통 ●남해~여수 해저터널 조기 착공 등을 선정했다. 분야별로는 산업경제 127개 사업 16조 2505억 원, 문화관광 35개 사업 3조 3589억원, 교통물류 20개 사업 46조 794억원, 지역개발 29개 사업 3조 2071억원 등이다. 경남연구원은 용역을 통해 부울경 경제협력과 산업발전의 중요한 축이 되기 위한 서부경남 발전전략을 발굴해 제시했으며 부울경이 협력해 초광역적으로 연계 추진하면 서부경남 발전전략이 더 활성화되고 가속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병필 경남도지사 권한대행은 “이번 용역을 통해 발굴된 사업들이 서부경남 잠재력과 특장점을 연계한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며 “진주를 부울경 메가시티 4대 거점도시로 육성해 서부경남 균형발전 견인도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지구를 보다] 드론으로 본 ‘겨울철새 이동’…올해의 자연사진가 대상

    [지구를 보다] 드론으로 본 ‘겨울철새 이동’…올해의 자연사진가 대상

    노르웨이의 한 습지에서 기러기 떼가 하늘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드론으로 촬영한 작품이 ‘2021년 올해의 자연 사진가’ 공모전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조류 사진작가 테리에 콜라스가 ‘겨울 이주’(Winter migration)이라는 제목으로 출품한 대상작은 지난 4월 말 자택 인근 트론헤임피오르 습지에서 분홍발기러기 무리가 하늘로 날아오른 모습을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다. 작가에 따르면, 분홍발기러기 등 겨울 철새 약 8만 마리는 매년 봄과 가을 월동지와 번식지 사이를 오가는 동안 이 습지를 들린다. 토니 우 심사위원은 “사진을 보는 순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처음에는 촬영 과정에서 드론이 새들의 이동을 방해하진 않았나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새들이 자유롭게 날개 짓하고 느긋하게 쉬는 모습에서 그런 생각을 접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이번 공모전에서는 또 러시아 캄차카 자연공원에서 화산이 분화하는 모습과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실버백 고릴라 한 마리가 자신의 힘을 과시하며 가슴을 두드리는 모습, 미 애리조나주에서 둥근꼬리땅다람쥐 가족의 다정한 모습 등도 부문별 수상작으로 뽑혔다. 네이처 토크스가 후원하는 올해의 자연 사진가 공모전은 올해로 6회째를 맞는다. 올해는 97개국에서 2만 점이 넘는 작품이 출품돼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우승자에게는 3000파운드(약 480만원)의 상금과 사진 장비가 부상으로 제공된다.
  • 호텔에서 찾게되는 14色 로맨스…‘해피 뉴 이어’

    호텔에서 찾게되는 14色 로맨스…‘해피 뉴 이어’

    코로나19 시대 휴가를 보내는 방식으로 ‘호캉스’가 각광받듯 다양한 연령대와 직업군의 사람들이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장소로 호텔만 한 곳이 없다. 하지만 연인 없이 홀로 투숙하며 한 해를 떠나보내야 한다면 그 아쉬움은 어떻게 달랠 수 있을까. 29일 극장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에서 동시 공개한 영화 ‘해피 뉴 이어’는 저마다의 사연으로 호텔을 찾은 사람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인연을 만들어 가는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이다. ‘엽기적인 그녀’(2001), ‘클래식’(2003) 등 명작을 연출한 곽재용 감독이 6년 만에 내놓는 로맨스물이라 개봉 전부터 한국 영화 예매율 1위로 관심이 쏠렸다.호텔 ‘엠로스’의 호텔리어 소진(한지민)은 15년 동안 밴드 활동을 같이한 승효(김영광)를 짝사랑해 왔지만 고백도 하지 못했다. 승효는 소진의 속도 모르고 영주(고성희)와 엠로스에서 결혼하겠다며 소진에게 축가를 부탁한다. 소진의 10대 남동생 세직(조준영)도 같은 학교 아영(원지안)을 짝사랑하지만 속마음을 전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모든 걸 다 가졌지만, 숫자에 대한 강박증에 시달리는 엠로스 대표 용진(이동욱)은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하우스키퍼 이영(원진아)과 우연히 만나 서서히 호감을 쌓지만, 주변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공무원시험에 떨어지고 극단적 선택을 하러 호텔에 투숙한 재용(강하늘)은 자신의 모닝콜을 맡게 된 호텔리어 수연(임윤아) 덕에 점차 웃음을 되찾는다. 이 밖에 40년 만에 재회한 첫사랑 캐서린(이혜영)과 도어맨 상규(정진영), 가수 이강(서강준)과 매니저 상훈(이광수), 매주 호텔에서 맞선을 보고 퇴짜를 맞는 진호(이진욱) 등 주연 14명이 보여 주는 삶과 사랑 이야기가 예쁜 동화처럼 펼쳐진다.주인공들은 계획대로 풀리지 않는 현실에 좌절하고, 상처받기도 한다. 14인 14색 로맨스가 ‘종합선물세트’처럼 펼쳐지는 영화는 삶의 어려운 시기를 버티는 힘은 결국 우리가 사랑하는 주변 사람이라는 평범한 메시지를 전한다. 언뜻 보면 따스한 사랑 이야기를 엮어 ‘러브 액츄얼리’(2003)를 연상케 한다. 불륜이나 악역 없이 평범한 캐릭터를 대체로 안전하게 연기하는데 중년 로맨스를 선보인 정진영과 이혜영의 무게감이 돋보이며, 복잡한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낸 한지민은 영화의 중심을 잡아 준다. 하지만 다채로운 볼거리에도 불구하고 제목에서 연상되듯 ‘해피엔딩’이 될 것을 예감하는 관객 입장에선 극적 전개가 없는 단순한 서사가 진부할 수도 있다. 다양한 로맨스를 138분이란 한정된 상영시간에 넣으려다 보니 깊이도 다소 아쉽다. 곽 감독은 이를 의식한 듯 “로맨스 영화는 식상한 면도 있지만 새로운 시대에 맞는 사랑 이야기를 사람들이 항상 보고 싶어 한다는 점도 있다”며 “영화로나마 코로나 이전 연말 분위기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게 연말의 울적함을 달래기엔 충분한 작품이다. 12세 관람가.
  • [서울포토]‘2022년 힘찬 날개짓 위해’

    [서울포토]‘2022년 힘찬 날개짓 위해’

    29일 인천 중구 운복동 대한항공 엔진테스트셀에서 정비사들이 에어버스 A330 기종에 쓰이는 pw4170엔진 성능 점검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일정기간 사용 후 정비된 엔진이 완벽한 성능을 발휘하는 지 여부를 검사하는 엔진테스트셀은 항공사의 심장과 같다. 하늘로 힘차게 날아오를 준비를 마친 엔진처럼 2022년 임인년 새해에는 코로나19 위기를 넘어 멀리 비상할 대한민국 경제와 항공업계를 기대해본다. 2021. 12. 29
  • 7305일을 함께한 반려동물과의 이별 [김유민의 노견일기]

    7305일을 함께한 반려동물과의 이별 [김유민의 노견일기]

    스무 해를 함께한 작은 존재의 숨소리가 서서히 약해져갔다. 이따금씩 서럽게 울어댔고, 다리의 모든 근육이 풀려서는 걷고 싶다고 허공을 휘저었다. 아직 걸을 수 있다고 발버둥쳤지만, 조금도 걷지 못했다. 안 그래도 작은 녀석이 그 좋아하던 밥을 먹지 않은 지 닷새가 됐고, 새가 되어 날아갈 듯 가벼워졌다. 품 안에 안고 있어도 곧 사라질 것만 같아 조금 더 끌어안고 싶어졌다. 노화와 죽음은 정해진 속도가 있는 게 아니라 어느 날은 어제와 같고 어느 날은 하루가 다르게 나빠지길 반복한다. 온몸으로 거부하던 기저귀는 한 몸이 된 지 오래고, 먹는 것이라면 어떻게든 움직이려 했던 녀석은 어느날 갑자기 입을 열지 않았다. 죽음의 문턱과 가까워진 생명을 지켜보다 보면 삶과 죽음의 경계가 너무나 투명하게 느껴진다. 두 귀를 휘날리며 뛰어오던 때는 잔뜩 신난 모습으로 가족을 웃게 했고, 두 눈을 감고 누운 채 지내게 되면서는 편안한 표정으로 가족을 위로했다. 한결같은 사랑을 주고, 그 사랑 속에 기꺼이 늙어 가는 존재. 함께 있으면 나의 개가 더는 젊지 않다는 것도, 여기저기 아프고, 구석구석 못나졌다는 것도 아무런 상관이 없어졌다. 늙은 개와 함께하며 나쁜 일보다는 좋은 일에 집중했다. 예쁘게 미용을 하고 옷을 입히기 바빴던 지난날보다 품에 안고 토닥토닥 바람을 쐬는 시간이 소중해졌다. 어제는 지나갔고, 오늘은 다시 오지 않고, 내일 역시 알 수 없기에 그저 순간을 살아가라고, 늙은 개와 함께한 지난 시간들이 알려 주었다. 2001년 어린이날 선물처럼 만난 생명은 2021년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밤 아주 멀리 떠났다. 흐리고 먹먹한 하늘이 거짓말같이 개인 날이었다. 마지막 숨이 얼마 남지 않은 몸으로 그토록 좋아하는 엄마를 기다리고 그 품에 안겨서야 비로소 눈을 감았다. 잘 자고 있는 것 같은데, 여전히 보드라운데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사람 나이로 백살이 된 개는 숨이 다하는 날까지 사랑을 전해주고, 떠나서는 그리움도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하나부터 열까지 고맙고 미안해서, 눈물이 났다. 복실이가 떠난 지 240일이 지났다. 20년 가까이 부르던 이름이 하루가 다르게 멀어져간다. 이제는 마음 편히 약속도 잡을 수 있고, 여행도 갈 수 있고, 더는 늙고 아픈 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게 때때로 허전하고 서운하다. 7305일을 함께한 반려동물의 죽음은 누군가의 부재가 곧 누군가의 슬픔이라는 것을 알게 했다. 방 한 구석은 참 휑하고, 항상 누워있던 그 자리는 참 슬프다. 갑자기 받아든 슬픔의 무게는 무척이나 무겁고 힘겨운 것이어서 그저 버티며 아주 조금씩 흘려보낼 뿐이다. 함께 걷던 길, 흙을 밟으며 그리움도 함께 꾹꾹 누른다. 슬프지 않아도 되는 삶을 부러워하기엔 지난 날이 너무 행복했다. 기꺼이 견뎌야 하는 내 몫의 슬픔일 것이다. 다시 만난다는 말을 좋아한다. 잘못해서 떠나고 잘해서 남는 것이 아니기에. 우리는 어딘가, 어떤 날에 다시 만나게 될 거라 믿는다.한국에서는 해마다 10만 마리의 유기동물이 생겨납니다. “한 국가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의 동물들이 받는 대우로 짐작할 수 있다”는 간디의 말이 틀리지 않다고 믿습니다. 그것은 법과 제도, 시민의식과 양심 어느 하나 빠짐없이 절실하게 필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어떠한 생명이, 그것이 비록 나약하고 말 못하는 동물이라 할지라도 주어진 삶을 온전히 살다 갈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노견일기를 씁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은 슬픔을 표현하는 것조차 어렵고, 그래서 외로울 때가 많습니다. 세상의 모든 슬픔을 유난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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