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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승기]날렵하고 예리하게…천조국에 등장한 ‘현대차식’ 픽업트럭

    [시승기]날렵하고 예리하게…천조국에 등장한 ‘현대차식’ 픽업트럭

    황량한 사막 곳곳 낮은 관목들이 점처럼 박혀 있다. 널찍한 왕복 8차선 도로는 새파란 하늘로 우뚝 솟은 로키산맥의 한 봉우리까지 뻗어나갔다. 스페인어로 ‘거룩한 믿음’이라는 뜻인 도시의 이름 ‘산타페’는 한국인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단어. 미국 남서부 뉴멕시코주의 주도 앨버커키에서 북쪽으로 한 시간 정도 달리면 나오는 이 작은 도시는 “세상에서 석양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도 불린다. 지난달 28일 이곳을 찾아 현대자동차의 유일한 픽업트럭 모델 ‘싼타크루즈’를 시승할 기회를 얻었다. 포시즌스호텔 산타페 랜초 엔칸타도에서 지역 명소 남베폭포까지 약 74㎞를 왕복으로 70여분간 운전·동승하며 차량의 주행 성능과 승차감을 아울러 점검했다. 도로를 달리는 내내 미국이 ‘픽업트럭의 천국’이라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넓은 도로를 꽉 채우는 육중하고 우람한 픽업트럭 모델들이 위용을 드러냈다. 스텔란티스 산하 브랜드 닷지의 ‘램1500’, 포드의 ‘F150’, 쉐보레의 ‘실버라도’ 등이 눈에 띄었다. 이들 옆에 서면 싼타크루즈는 상당히 아담하게 느껴진다. 미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준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투싼’을 기반으로 개발된 픽업트럭으로, 전장(4971㎜)은 꽤 긴 편이지만 경쟁사 모델에 비할 바는 아니다. 주행은 기존 투싼과 큰 차이가 없었다. 넓은 도로를 작은 차로 달리니 주행이 편하다는 느낌도 있었다. 현대차는 이를 “민첩한 기동성과 짧은 회전반경으로 오프로드뿐 아니라 복잡한 도심에서도 최적화된 성능을 발휘한다”는 말로 설명했다. 파워트레인은 최고출력 191마력과 최대토크 25㎏f·m의 힘을 내는 ‘2.5ℓ GDI 엔진’ 및 ‘8단 자동변속기’와 최고출력 281마력에 43㎏f·m로 조금 더 강한 힘을 내는 ‘2.5Lℓ T-GDI 엔진’ 및 ‘습식 8단 듀얼클러치 변속기’까지 총 두 가지다. 이번 시승에서 탑승한 트림은 후자다. 달리면서 가속페달과 브레이크가 다소 물렁하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다. 아주 강력한 힘을 낸다고 하긴 어렵지만, 온·오프로드를 오가면서도 안정적으로 달리기에는 충분했다. 남베폭포에 잠시 차를 세우고 짐칸을 포함해 차량을 구석구석 들여다봤다. 전폭(1905㎜), 전고(1694㎜), 축거(3005㎜) 등 일반적인 제원들은 투싼보다 살짝 컸다. 차체가 조금 높게 올라와 있었지만 짐칸을 오르내리기가 그리 어렵지 않았다. 현대차가 자신 있다고 강조하는 지점이기도 한 내부 공간 거주성은 싼타크루즈에서도 두드러졌다. 준중형차급 이상의 여유로운 실내 공간으로 2열에 앉아도 큰 불편함은 없었다.외관 디자인은 ‘감각적이고 세련됐다’는 수식어를 붙일 수 있겠다. 투싼의 얼굴이야 이미 익숙하지만, 그보다도 차를 내린 뒤에야 비로소 자세히 볼 수 있었던 C필러 덕분이다. 픽업트럭에서 C필러는 차량과 짐칸이 이어지는 부분인데 기존 픽업트럭은 직각으로 밋밋하게 떨어지지만 싼타크루즈는 사선으로 예리하게 만들어졌다. 묵직한 느낌 대신 역동적이고 세련됐다는 인상을 준다. 이처럼 ‘아담하고 감각적인’ 픽업트럭에는 후발주자인 현대차의 고민이 담겨 있다. 오랫동안 픽업트럭을 만들어 온 미국 브랜드와 정면승부할 순 없으니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이다. 일반 가정용보다도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미국의 사회초년생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한다. 현지에서는 “픽업트럭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모델”이라고 평가받기도 한다. 싼타크루즈는 현재 현대차가 생산하는 유일한 픽업트럭이지만, 최초는 아니다. 현대차 최초의 양산차 ‘포니’를 기반으로 개발됐던 ‘포니픽업’이 있었다. 출시 당시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었으며 중남미 등으로 수출되기도 했다. 포니픽업이 단종된 뒤로 한동안 픽업트럭을 만들지 않다가 오랜만에 시도한 게 싼타크루즈다. 2021년 처음 출시된 뒤 지금껏 6만 6572대가 팔렸다. 픽업트럭 불모지였던 한국에서도 최근 차박과 캠핑 등이 유행하며 관심을 보이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쌍용자동차 시절부터 ‘렉스턴’을 기반으로 만든 ‘렉스턴 스포츠’로 픽업트럭 시장을 꽉 잡고 있는 KG모빌리티와 미국 시장에서 인기 있는 쉐보레 ‘콜로라도’와 GMC의 ‘시에라 드날리’ 등을 들여온 한국지엠(GM), ‘레인저’를 선보인 포드코리아, 지프 ‘랭글러’ 기반의 ‘글래디에이터’를 판매하고 있는 스텔란티스코리아가 4파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에서 싼타크루즈의 가격은 4만 달러(약 5200만원) 선이다. 국내 도로 환경에 맞는 적당한 크기의 픽업트럭을 원하는 소비자를 중심으로 싼타크루즈의 한국 출시를 바라는 움직임도 있지만 아직 현대차는 “계획이 없다”며 선을 긋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향후 국내 픽업트럭의 성장 추이에 따라 현대차가 싼타크루즈를 포함해 한국 시장을 위한 픽업트럭을 선보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본다. 미국 시장만을 겨냥해 개발한 싼타크루즈는 현대차 앨라배마공장에서 생산된다.
  • 하늘에 ‘24㎞ 男성기’ 그린 조종사… 우회명령에 화나서?

    하늘에 ‘24㎞ 男성기’ 그린 조종사… 우회명령에 화나서?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카타니아에 착륙하려던 독일 루프트한자 조종사가 항로 변경을 요청받은 후 인근 하늘에 남성 성기 모양의 비행 경로를 그렸다고 2일(현지시간) 유로뉴스 등이 전했다. 최근 항공기 팬들이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서 발견해 화제가 된 이 비행 경로는 지난달 28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카타니아로 향하던 루프트한자 비행기의 작품이었다. 이 비행기의 목적지였던 카타니아·폰타나로사 공항은 앞서 같은 달 16일 터미널 건물 화재 이후 문제가 지속되며 여러 차례 비행기를 회항 또는 착륙 지연시킨 바 있다. 루프트한자 조종사는 이날 카타니아·폰타나로사 공항에 두 차례 착륙을 시도했다가 약 180㎞ 남쪽의 몰타로 항로를 변경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조종사는 명령을 받은 이후 카타니아 동쪽 지중해 상공으로 날아간 뒤 16분 넘게 선회하며 길이 24㎞가 넘는 남성 성기 모양 경로를 완성했고, 30분 후 몰타에 착륙했다. 우회 명령에 불만을 품은 조종사가 일부러 이같은 그림을 그린 게 아니냐는 이탈리아 언론의 추측이 나왔지만, 루프트한자 측은 비행기가 시칠리아섬에서 멀어지면서 우연히 그 모양이 만들어졌을 뿐 고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 [포토] ‘입이 떡’ 벌어지는 여름 특식

    [포토] ‘입이 떡’ 벌어지는 여름 특식

    “건강하게 여름을 나길 바라는 마음뿐이죠.” 연일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3일 광주 북구 우치동물원 코끼리사에 시원한 물줄기가 뿌려졌다. 최고 체감기온이 35~36도를 기록한 찜통더위에 지쳐 보이던 어미 코끼리 봉이(26)는 물소리가 들리자마자 종종거리는 모습으로 다가왔다. 사육사가 봉이의 몸에 물을 뿌리자 마치 구석구석 샤워를 하려는 듯 거대한 몸을 이리저리 돌리며 물세례를 맞았다. 기분이 좋은 듯 코를 하늘로 치켜들고 입으로 물을 받아먹거나, 코에 물을 가득 머금었다가 등으로 뿌리며 더위를 식혔다. 건강한 여름 나기를 위한 특별 간식도 준비됐다. 코끼리가 좋아하는 과일과 채소는 물론 영양제를 섞은 간식을 얼린 특식이었다. 봉이는 14살 딸 코끼리 ‘우리’와 함께 커다란 발로 얼음 간식을 깨트리고선 하나씩 맛을 음미했다. 차가운 간식이 마음에 들었던지 당근 하나를 입에 문 채로 다른 간식을 주워 먹기도 했다. 동물원 갈색꼬리감는원숭이에게는 장난감처럼 생긴 과일빙수가 제공됐다. 사과와 샤인머스켓, 키위 등을 얼린 빙수를 매달아 놓자 원숭이들은 손을 대보거나 흔들며 맛을 보기 시작했다. 단단하게 얼어있는 샤인머스켓 한 알을 입에 넣어 본 한 원숭이는 마치 세상을 모두 가진 듯한 표정으로 시원함을 표현하는 이른바 ‘먹방’을 보여줬다. 이들은 조금씩 녹아 흐르는 과일빙수에 혀를 슬쩍 대보며 시원함을 만끽하기도 했다. 물속에 사는 동물들도 여름 나기가 어려운 건 마찬가지였다. 사육사들은 물범에게는 살아있는 장어를, 수달에게는 얼린 연어와 전복 등 평소 주지 못했던 특별 보양식을 제공했다. 우치공원관리사무소 측은 일주일에 한 번씩 얼음 간식이나 보양식을 제공하며 동물들의 건강한 여름나기를 돕고 있다. 정하진 동물복지팀장은 “요즘처럼 너무 더운 날씨에는 동물들을 냉방 장치가 있는 내실에서 지내도록 하고 있다”며 “동물들이 탈 없이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가평 연인산 계곡길, 산림청 선정 ‘걷기 좋은 명품숲길’ 1위

    가평 연인산 계곡길, 산림청 선정 ‘걷기 좋은 명품숲길’ 1위

    경기도는 산림청이 주관한 국토녹화 50주년 기념 ‘제2차 걷기 좋은 명품숲길 경진대회’에서 가평 ‘연인산 명품 계곡길’이 1위로 선정됐다고 2일 밝혔다. 도에 따르면 산림청은 지난 달 28일 연인산 명품 계곡길을 포함한 명품숲길 20곳을 선정해 산림청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이번에 선정된 20선 중 경기지역은 가평 조종면 연인산 명품 계곡길 외에도 가평 북면 논남기길에 위치한 소리향기길과 명언읽고가길(총 3km), 용인시 처인구에 위치한 청년 김대건길이 20개 길 가운데 공동 6위에 올라 모두 3곳이 포함됐다.. ‘연인산 명품 계곡길’은 경기도가 자랑하는 수도권 최고의 트레킹 코스다. 총 4.7㎞의 긴 계곡을 끼고 있어 누구나 연인산의 비경을 즐길 수 있다. 계곡에 놓인 11개의 징검다리와 1개의 출렁다리를 이용해 사계절 내내 환상적인 자연경관을 볼 수 있다. 명품 계곡길에는 용이 하늘로 굽이쳐 오르며 그림 같은 경치를 수놓았다는 용추구곡, 선녀들이 내려와 쉬어간 선녀탕, 화전민들의 생활상을 들여다 볼 수 있는 화전민터, 숯가마터 등 다양한 볼 거리를 만날 수 있다. 연인산도립공원 명품계곡길은 가평역에서 버스를 타고 용추버스 종점에서 하차하거나, 승용차로는 경기도 가평군 용추로 229-41 탐방안내소 주차장을 찾아오면 된다. 특히 용추구곡은 생태적, 경관적 보존 가치를 인정받아 2020년 ‘국가산림 문화자산’으로 지정됐다. 청정지역에서만 자란다는 서어나무 군락지 및 야생화 군락지와 함께 5월에는 철쭉,9월에는 단풍나무숲이 인기를 얻고 있다.물멍,숲멍,바람멍,포토존 등 곳곳에 테마 공간도 설치돼 있다. 걷기 좋은 명품숲길 선정을 위해 산림청은 지난 4월 24일부터 7월 7일까지 전 국민을 대상으로 우수 숲길 신청을 받았으며, 이를 토대로 현장평가와 최종평가를 진행했다. 올해 2월 진행된 ‘제1차 걷기 좋은 명품 숲길 경진대회’ 30선에는 가평 ‘잣향기 피톤치드길’과 김포 ‘문수산 등산로’ 등 2곳이 선정됐다. 이번 2차 선정으로 경기도는 모두 5개의 산림청 선정 명품숲길을 갖게 됐다.
  • 사지없는 장애인 딸 안고 마라톤 달리는 아르헨 아빠의 사연 [월드피플+]

    사지없는 장애인 딸 안고 마라톤 달리는 아르헨 아빠의 사연 [월드피플+]

    장애인 딸과 함께 마라톤을 달리는 아르헨티나 남자가 화제다. 아르헨티나 리오네그로에 사는 세바스티안 이날라프(33)가 바로 그 주인공. 이날라프는 최근 파타고니아에서 열린 트레일 러닝에 특별초청을 받아 참가했다. 딸과 함께 대회에 참가한 이날라프는 코스를 완주해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라프는 “딸을 안고 달리는데 이젠 딸이 제법 무거워 힘이 들더라. 체력을 더 단련해야겠다”고 말했다. 혼자 달려도 힘든 대회에서 이날라프가 딸과 함께 달리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이제 8살이 된 그의 딸 루스 밀라그로스는 사지 없이 태어난 선천적 장애인이다. 이날라프는 “아내가 임신 5개월이 됐을 때 첫 초음파검사를 했고 의사가 복중의 딸에게 사지가 없다고 알려줬다”면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곧 아내와 함께 누가 봐도 부럽지 않게 키워보자고 굳게 약속을 했다”고 말했다. 아마추어 카누 선수인 이날라프가 육상에 도전한 건 딸 때문이었다. 카누대회에 나가 메달을 딸 때마다 딸은 “나도 메달을 따고 싶다. 마라톤 대회에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 리오네그로에서 마라톤대회에 열린다는 소식을 접한 이날라프는 주최 측에 전화를 걸어 “장애인 딸이 있는데 휠체어에 태워 밀면서 함께 달려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주최 측이 흔쾌히 허락하자 이날라프는 딸과 함께 대회에 참가했다. 딸과 함께 달린 첫 대회였다. 연이어 3개의 대회에 더 나간 이날라프는 파타고니아에서 열린 트레일 러닝에 특별초청을 받았다. 험한 길을 달려야 하는 대회라 휠체어 이용은 불가능했다. 이날라프는 딸을 안고 7km 코스를 달렸다. 이날라프가 딸과 함께 결승점에 도달하자 뜨거운 박수가 터졌다. 주최 측은 “장애인 딸을 안고 트레일 러닝을 달린 선수는 이날라프가 세계 최초였다”고 축하했다. 이날라프는 “달리는 내내 딸이 GPS 역할을 해주었다”면서 “딸이 없었다면 완주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라프는 딸을 위해 대신 달리지만 딸에게 자립심을 심어주기 위해 엄격할 때도 많다. 딸은 6살 때 우유를 컵에 따라주자 “도와주지 않으면 마실 수 없다”고 했다. 이날라프는 그런 딸에게 “네가 마셔라. 혼자서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등을 돌렸다. 이날라프는 “정말 마음이 아팠지만 잠시 후 뒤돌아보니 딸이 스스로 우유를 마시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라프와 딸은 내달 3일 푸에르토 마드린에서 열리는 마라톤에 참가한다. 이날라프는 “딸이 밝게 웃으며 행복할 수 있도록 이번에도 최선을 다해 달릴 것”이라면서 “인생은 즐겨야 하며 딸이 이런 마음의 자세로 살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 19세기 유일한 오락 산업, 서커스 [으른들의 미술사]

    19세기 유일한 오락 산업, 서커스 [으른들의 미술사]

      신장개업한 서커스장, 스타 출연자 라라 드가(Edgar Degas, 1834~1917)의 ‘페르난도 서커스장의 미스 라라’는 페르난도 서커스장의 스타 출연자 라라의 공연을 그린 것이다. 페르난도 서커스장은 1875년에 피갈 광장에 신장개업한 서커스 공연 장소였다. 서커스장은 19세기 유일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었으며 예술가와 작가들이 자주 방문하던 장소였다. 드가는 집과 가까운 이 서커스장을 자주 드나들며 곡예사를 스케치하곤 했다. 입장권을 팔던 페르난도 안주인의 배려로 몇몇 예술가들은 서커스장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었으며 공연이 열리기 전 곡예사들의 리허설 장면을 스케치할 수 있었다.  드가는 페르난도 서커스장의 인기 코너였던 공중곡예를 연기한 라라를 3점 그렸다. 라라는 21살의 혼혈 여성으로 ‘검은 비너스’라고 불렸다. 라라는 밧줄 곡예 연기를 능숙하게 한 베테랑 곡예사였다. 라라는 20미터 상공에서 밧줄을 입에 물고 빙그르르 회전하는 묘기를 선보여 많은 박수를 받았다.  검은 비너스의 또 다른 곡예 가장 인기 있는 라라의 묘기는 공중에 매달려 입에 문 밧줄에 의지한 채 사람들을 차례로 이쪽 편에서 저쪽 편으로 보내는 묘기였다. 라라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공중 그네에 거꾸로 매달려 발사된 70kg 대포알을 손으로 받는 일이었다. 이런 묘기들은 힘과 민첩성, 출연자 간의 조화를 필요로 했다. 그러나 치아나 다리의 힘으로만 공중에서 버티는 일은 결코 아무나 할 수 없는 묘기였다. 서커스는 몸을 과하게 회전시키거나 구부리는 등 고도의 훈련이 필요하다. 약 2천 명 수용 가능한 페르난도 서커스장에는 관객의 함성, 고함, 박수 소리 대신 라라의 묘기, 기술, 노력, 열정만이 가득하다. 드가는 서커스장의 다른 인물들을 배제하고 라라에게만 초점을 맞췄다. 9살 무렵부터 서커스 공연을 시작한 라라에게 공연장은 곧 삶의 무대였다. 라라는 오랜 시간 동안 공중에서 꿈을 키웠으며 하늘을 날았다.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 고요한 진공상태에서 라라의 공연이 펼쳐진다. 페르난도 서커스장은 혼혈 여성의 꿈, 도전, 열정만이 가득한 19세기 라라랜드였다.
  • [주인의 날개달린 세상] 우리 애 건드리면 가만 안 둬/탐조인·수의사

    [주인의 날개달린 세상] 우리 애 건드리면 가만 안 둬/탐조인·수의사

    소리개가 빙빙 높이 떴구나, 높이 떴구나~. 어릴 때 많이 듣던 동요에서는 소리개가 높이 떴으니 병아리들 다 숨으라고 노래한다. 이제는 솔개라는 줄인 이름이 보통명사가 된 솔개는 예전에는 동네 병아리를 노리는 흔한 새였다고 한다. 그런데 쥐 잡기 캠페인 때문에 대한민국에서 여우가 거의 멸종됐듯이 솔개도 쥐의 급격한 감소와 도시화로 인해 보기 어려운 새가 됐다. 겨울철새로 부산 바닷가 등에서 일부 볼 수 있을 뿐이다. 일본 가고시마에 갔을 때 솔개가 많이 보여서 솔개가 따뜻한 날씨를 좋아하나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가고시마보다 훨씬 건조하고 시원한 몽골에서 가장 많이 본 맹금이 솔개였다. 솔개는 울란바토르 시내나 마을 근처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었다. 고비사막의 낮은 관목에도 둥지를 만들 정도였다.습하고 더운 남쪽 바닷가부터 일교차가 심하고 건조한 사막까지,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엄청 좋은 새가 솔개인 것 같다. 그런 새를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워지다니 정말 슬픈 일이다. 얼마 전 몽골로 탐조 여행을 갔다. 고비사막에 사는 특별한 참새인 삭사울참새를 보러 갔는데, 그 참새는 ‘등잔 밑’인 삭사울나무의 맹금 둥지 아래 둥지를 만드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우리를 안내해 주던 몽골 가이드가 그 참새의 둥지를 찾으려는 생각이었는지 솔개 둥지가 있는 나무 아래서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때 하늘을 선회하던 솔개가 순식간에 날아와 가이드를 향해 발을 뻗었고, 가이드는 빠르게 몸을 숙여 솔개의 발을 피했다. 멍하니 하늘의 솔개를 보고 있다가 순간 깜짝 놀랐다. 가이드가 빠르게 피하지 않았다면 다칠 뻔했다. 그곳에서 자리를 피해 계속 삭사울참새를 찾으며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돌아가는 길에 솔개 한 마리가 우리를 향해 빠른 속도로 낮게 날아왔다. 닿을 듯이 낮게 우리 머리 위를 나는 그 몸짓은 분명히 ‘우리 애 건드리면 가만 안 둬. 얼른 가 버려’ 하는 위협의 신호였다. 살짝 무섭기도 했지만 그 당당함이 멋있어 보이기도 했다. 둥지에 아기새가 있었는데, 우리가 다른 새를 본다고 너무 무심하고 무신경하게 가까이 갔던 것이 미안하기도 했다. 몽골에서는 그렇게 흔했던 솔개. 한국에 오니 또 보고 싶다.
  • 공공건축물 ‘하늘소’ 오르기, 휠체어론 하늘의 별따기

    공공건축물 ‘하늘소’ 오르기, 휠체어론 하늘의 별따기

    개막을 한 달 앞둔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 전시 공간이 노약자, 장애인 등 이동약자를 배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계적인 행사인데도 다양성을 포용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제의 공간은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 먼저 개장한 높이 12m 전망대인 ‘하늘소’(사진·하늘과 만나는 곳)다. 이 행사의 주제관이기도 한 하늘소는 산을 오르는 경험이 연상되도록 계단 형태로 설계됐다. 전시 설치 공사가 시작된 지난달 17일 전까지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으로 개방돼 7만명 이상이 다녀갔지만 정작 계단을 오르기 어려운 장애인, 임산부, 노인 등은 이용하기 어렵다. 하늘소를 설계한 조병수 비엔날레 총감독은 승강기 설치를 고려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안전 문제도 있어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 총감독은 1일 “이동약자는 하늘소 밑에서 비슷한 체험을 할 수 있게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공건축물은 모든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설계 방식 자체가 ‘차별적인 것 아니냐’는 일침도 나온다. 실제 서울시는 시민들이 장애 여부 등과 무관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지침’을 마련하고 2021년부터 공공건축물 설계 때 이 지침을 의무적으로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하늘소는 허가를 받은 건축물이 아닌 임시 시설물이자 공공미술로 (예외로) 취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공공건물에 대한 이동약자의 접근성이 낮다는 이유로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소송에 나선 사례도 있다. 미국 뉴욕시는 2019년 유명 건축가 스티븐 홀이 설계한 헌터스 포인트 퀸스 공공도서관의 일부 영역이 계단으로만 접근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장애인법(ADA) 위반 혐의로 그를 고소했다. 장애이동권 콘텐츠 제작 협동조합 ‘무의’ 홍윤희 이사장은 “휠체어를 타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문의도 잦은데 어떻게 답할지 난감하다”고, 곽승찬 건축연구자는 “서울을 대표하는 도시건축비엔날레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이동약자의 접근성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면서 “온라인으로 하늘소의 경험을 대체할 수 있게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 공공 건축물인데 이동약자는 ‘접근 불가’?…국제 건축행사 주제관 ‘하늘소’

    공공 건축물인데 이동약자는 ‘접근 불가’?…국제 건축행사 주제관 ‘하늘소’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주제관 ‘하늘소’12m 높이 계단형 전망대에 승강기 설치 안 돼서울시 “온라인으로 하늘소 경험 대체하겠다” 개막을 한 달 앞둔 ‘제4회 2023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 전시 공간이 노약자, 장애인 등 이동약자를 배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세계적인 행사인데도 다양성을 포용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제의 공간은 지난 5월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 먼저 개장한 높이 12m의 전망대인 ‘하늘소’(하늘과 만나는 곳)다. 이 행사의 주제관이기도 한 하늘소는 산을 오르는 경험이 연상되도록 계단 형태로 설계됐다. 전시 설치 공사가 시작된 지난달 17일 전까지 시민들에게 휴식 공간으로 개방돼 7만명 이상이 다녀갔지만 정작 계단을 오르기 어려운 장애인, 임산부, 노인 등은 이용하기 어렵다. 하늘소를 설계한 조병수 비엔날레 총감독은 승강기 설치를 고려했지만 비용이 많이 들고 안전 문제도 있어 따로 설치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조 총감독은 1일 “이동약자는 하늘소 밑에서 비슷한 체험을 할 수 있게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공공‘건축물’ 아닌 공공 ‘미술’로 취급한 결과 그러나 공공건축물은 모든 시민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설계 방식 자체가 ‘차별적인 것 아니냐’는 일침도 나온다. 실제 서울시는 모든 시민이 장애 여부 등과 무관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만들기 위해 ‘유니버설디자인 적용지침’을 마련하고 2021년부터 공공건축물 설계 때 해당 지침을 의무적으로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하늘소는 허가를 받은 건축물이 아닌 임시 시설물이자 공공미술로 (예외로) 취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공공건물에 대한 이동약자의 접근성이 낮다는 이유로 지자체가 직접 소송에 나선 사례도 있다. 미국 뉴욕시는 2019년 유명 건축가 스티븐 홀이 설계한 뉴욕의 헌터스 포인트 퀸즈 공공도서관의 일부 영역이 계단으로만 접근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장애인법(ADA)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장애이동권 콘텐츠 제작 협동조합 ‘무의’ 홍윤희 이사장은 “휠체어를 타는 외국인 관광객들 문의도 잦은데 어떻게 답할지 난감하다”고, 곽승찬 건축연구자는 “서울을 대표하는 도시건축비엔날레가 이래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이동약자의 접근성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면서 “온라인으로 하늘소의 경험을 대체할 수 있게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 3000년 전 청동기 화살촉 알고보니 우주 운석으로 제작 [핵잼 사이언스]

    3000년 전 청동기 화살촉 알고보니 우주 운석으로 제작 [핵잼 사이언스]

    무려 3000년 전 제작된 한 화살촉이 우주에서 날아온 운석으로 제작됐다는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최근 스위스 베른대학 등 공동연구팀은 스위스 뫼르겐 유적지에서 발견된 화살촉을 분석한 결과 운석 철을 사용해 만들어졌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고고학저널(Journal of Archaeological Science) 최신호에 발표했다. 스위스 비엘 호숫가 인근 뫼르겐 유적지에서 19세기에 처음 발굴된 이 화살촉은 후기 청동기 시대(기원전 900~80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박물관에 보관된 이 화살촉은 뒤늦게 과학자들과 역사가들로 이루어진 연구팀에 의해 그 '출생의 비밀'이 드러났다. 당초 연구팀은 마지막 빙하기 시기 트반베르크 지역에 떨어진 운석들을 재료로 제작된 물품들을 찾기위해 스위스의 고고학 수집품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일반적인 철로 제작됐다고 여겨졌던 이 화살촉이 조사 대상에 올랐고 그 비밀이 밝혀진 것. 먼저 연구팀이 비파괴검사를 통해 화살촉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운석에 기본적으로 포함되는 철과 니켈과 함께 결정적으로 우주에서만 형성되는 동위원소인 알루미늄-26이 확인됐다. 곧 당시 인류가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을 가공해 화살촉을 만든 것.그러나 한가지 더 흥미로운 점은 이 화살촉을 만든 운석이 트반베르크 지역에 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트반베르크와 화살촉 발굴 지역이 불과 8㎞ 떨어져있어 당연하다고 여겼으나 오히려 에스토니아에서 발견된 칼리야르프 운석과 가장 성분이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 칼리야르프 운석은 기원전 1500년 경 지금의 발트해 연안 국가인 에스토니아에 떨어져 수많은 작은 파편을 만들어냈다. 연구를 이끈 베른대학 지질학자 베다 호프만은 "선사시대에는 순수한 철이 귀해 당시 인류는 하늘에서 떨어진 운석을 이용했다"면서 "운석철을 사용한 것은 터키, 그리스, 시리아, 이라크, 레바논, 이집트, 이란, 러시아, 중국 등에도 기록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화살촉의 경우 운석의 사용과 더불어 당시의 무역 네트워크까지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 KBL 첫 NBA 1순위 출신 등장…하늘의 사수 역할 톡톡히 해낼까

    KBL 첫 NBA 1순위 출신 등장…하늘의 사수 역할 톡톡히 해낼까

    미국프로농구(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출신인 앤서니 베넷(30·캐나다)이 국내 프로농구 무대에 선다. 프로농구 고양 소노 스카이거너스는 1일 “NBA 1순위 출신 베넷을 영입했다”고 밝혔다. 소노는 또 지난 시즌 수원 kt에서 뛰었던 재로드 존스(33), 아시아 쿼터 선수로 필리핀 국적의 조쉬 토랄바(30)와 계약하며 2023~24시즌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무리했다. 키 203㎝의 파워 포워드인 베넷은 2013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유니폼을 입은 선수다. 당시 드래프트 2순위가 빅터 올라디포(오클라호마시티 선더)였고, 10순위 C.J 매컬럼(뉴올리언스 펠리컨스), 15순위는 현재 NBA를 주름잡고 있는 야니스 아데토쿤보(밀워키 벅스)였다. NBA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선수가 KBL에서 뛰는 것은 베넷이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2019년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뛰었던 에메카 오카포(은퇴)가 최상위 순번 지명자였다. 오카포는 2004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샬럿 호네츠에 지명됐고, 2004~05시즌 신인상까지 받았다. 2004년 전체 1순위는 드와이트 하워드(LA 레이커스)였다. 베넷은 그러나, NBA 데뷔 뒤 1순위 다운 활약을 하지 못했다. 클리블랜드와 미네소타 팀버울브스, 토론토 랩터스, 브루클린 네츠에서 4시즌을 뛰며 정규리그 151경기 평균 4.4점, 3.1리바운드의 초라한 기록을 남겼다. 2017년 이후에는 튀르키예, NBA 하부리그, 이스라엘 리그 등에서 활약했다. 지난 시즌에는 대만 P리그에서 뛰며 평균 22.6점(2위), 12.2리바운드(5위)의 좋은 모습을 보였다. 김승기 소노 감독은 “최근 경기를 보면 움직임과 기술이 좋아 KBL에서 활약이 기대된다”며 “이름값이 있는 선수인 만큼 흥행 면에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206㎝의 파워 포워드인 존스는 수년 동안 국내 농구 관계자들의 관심을 받았던 선수다. 지난 시즌 중반 kt를 통해 KBL에 입성해 32경기에서 18.1점, 7.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188㎝ 장신 가드 토랄바는 유연함과 높은 점프력 등을 바탕으로 한 드라이브인 능력이 강점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존스는 내외곽에서 활약을 기대하고 있고, 토랄바는 가드보다는 포워드의 임무를 부여할 생각”이라며 “두 선수 모두 창단 첫 시즌에 성적을 내기 위해 필요한 선수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소노는 상무에 입대한 슈팅 가드 조한진(26)을 현대모비스로 보내고, 슈팅 가드 김지후(31)와 스몰 포워드 이진석(26)을 받는 2대1 트레이드도 단행했다. 김 감독은 “김지후는 클러치 슈터로 부활시켜 전성현을 받쳐주면서 함께 쌍포가 될 수 있게 훈련하려 한다”면서 “현재 선수 구성에서 4번 스몰 포워드가 약하기 때문에 이진석 또한 잘 키워 낼 것”이라고 말했다.
  • 오송 참사, 예천 산사태··· 1면 사진으로 돌아보는 7월 이슈 [포토多이슈]

    오송 참사, 예천 산사태··· 1면 사진으로 돌아보는 7월 이슈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 기후변화로 수십 년 만에 한 번씩 찾아오던 ‘극한 호우’가 매년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지난 27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 시대가 도래했다”며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오송 참사, 예천 산사태 등 이번 7월은 한국도 더 이상 예외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금 절감하게 되는 시간을 겪었습니다. 역사의 기록이자, 그날그날 가장 중요한 뉴스를 담은 서울신문 1면 사진들로 7월 한 달간의 핵심 이슈를 돌아봅니다. ◼ 2023년 7월 3일 자 1면 <기초수급 밖, 빈곤에 갇혔다>동생에게 명의를 빌려줬다가 50여명의 공동 명의로 얽힌 부동산을 처리하지 못해 기초생활보장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비수급 빈곤층인 홍상표(가명)씨가 아사 직전에 구조된 뒤 퇴원 후 거동을 못하는 누나의 기저귀를 정리하고 있다. ◼ 2023년 7월 3일 <이글이글 35도 폭염… 오늘부터 다시 장맛비>서울 낮 최고기온이 34.9도까지 오르며 올해 들어 가장 더운 날씨를 보인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대로에서 아스팔트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4일 새벽 제주와 전남을 시작으로 전국에 다시 장맛비가 내리고 5일 차차 그치겠다. ◼ 2023년 7월 4일 <IAEA사무총장 日서 발표 “2년간 평가, 적합성 확실”>라파엘 그로시(왼쪽)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4일 도쿄 총리 관저를 방문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의 해양 방류 계획이 국제 기준에 부합한다는 최종 보고서를 전달하고 있다.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폭발한 원전을 식히기 위해 생성된 오염수가 12년 만에 태평양으로 배출될 전망이다. ◼ 2023년 7월 16일 <“제발 살아 돌아오길…”>지난 15일 미호강 제방 유실로 침수된 충북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에서 16일 119 구조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을 하고 있다. 미호강 수위가 ‘심각’까지 도달했지만 행정당국이 교통통제 등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서 침수가 돼 시내버스 등 차량 15대가 지하차도에 갇혔다. 이날 오후 현재 9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신고가 11명이어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 2023년 7월 17일 <대지 뚫고 솟아난 죽순처럼… 119년, 올곧게 걸어온 중도 정론의 길>갓 솟은 죽순은 묵은 비단에 싸인 듯 여리지만 잠깐 사이 마디를 굳게 짓고 뻗어 올라 100년을 굳건히 버틴다. 땅 위로 싹을 밀어 올리기 전 작달막한 몸피 아래 이미 대나무의 모든 성정을 갖추어 두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은 일상의 모든 것을 바꿔 버린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무사히 빠져나왔다. 하지만 긴장을 풀 수 없는 국제 관계, 경색된 남북 관계, 저성장, 사회분열 등 앞에 놓인 과제는 어느 것 하나 녹록지 않다. 그럼에도 전남 담양 죽녹원의 죽순들이 지반을 가르고 솟아 대숲을 이루듯, 대한민국은 내부에 축적된 저력을 바탕으로 앞에 놓인 위기를 뚫어 내고 쑥쑥 성장할 것임을 우리는 믿는다. 18일 창간 119주년을 맞은 서울신문은 대한민국의 탄생과 고난, 성장을 기록해 온 중도 정론지로서의 사명을 변함없이 올곧게 지켜 나갈 것이다. ◼ 2023년 7월 20일 <겨우 스무 살, 떠나면 안 될 전우를 잃었습니다>집중 호우와 산사태 피해가 발생한 경북 예천에서 구명조끼도 지급받지 못한 채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급류에 휩쓸린 해병대 채수근 상병이 실종 14시간 만인 19일 오후 11시쯤 숨진 채 발견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진은 20일 예천스타디움에서 채 상병을 후송하는 헬기가 전우들의 경례를 받으며 이륙하는 모습. ◼ 2023년 7월 30일 <한낮엔 폭염, 저녁엔 폭우… 서울 하늘 도깨비 같은 여름 날씨>서울 낮 최고기온이 34.9도까지 오른 데다 습도마저 높아 도심 전체가 한증막으로 변한 30일 서울 남산에서 열화상카메라로 촬영한 도심 모습. 높은 온도는 붉은색, 낮은 온도는 푸른색으로 표시된다(왼쪽 사진). 같은 날 저녁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팡플레이시리즈 2차전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를 앞두고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고 있다(오른쪽 사진). 행정안전부는 이날 서울, 대전, 세종, 경기 등을 중심으로 호우 특보가 발표됨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오후 6시부로 가동했다. 폭우로 서울역~금천구청역 방향 서울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구로역 구간 KTX 등 열차가 한때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31일에도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겠다.
  • 실탄·흉기에 비상문 난동…기내 보안점검 등 항공보안 강화

    실탄·흉기에 비상문 난동…기내 보안점검 등 항공보안 강화

    공항과 기내에서 실탄·흉기가 발견되고 항공기 비상문 개방 난동 사건도 발생하는 등 보안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가 기내·환승구역에서도 보안점검을 실시하는 등 항공보안 강화에 나섰다. 3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총리 주재 ‘국가테러대책위원회’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항공보안 강화대책’이 확정됐다. 코로나 엔데믹 이후 하늘길이 열리면서 항공기 탑승객의 위해물품 소지·적발 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 3월 인천발 마닐라행 대한항공 기내에서 권총 실탄 2발이 발견됐고, 4월엔 제주항공 여객기에서 중국인 탑승객이 21㎝ 과도를 갖고 있다가 탑승 직전 적발됐다. 또 지난 5월엔 30대 남성이 승객 197명을 태우고 상공 224m에서 하강하던 아시아나 항공기의 출입문을 강제 개방하는 사고도 있었다. 이런 불법행위는 2020년 133건에서 지난해 264건으로 두배 가까이 늘었고, 올해엔 6월까지만 252건이 발생했다. 이런 불법행위 증가의 원인으로는 항공기 기내와 환승구역 등의 점검·경비가 상대적으로 느슨하기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여기에 인력이 부족하고 장비 인프라도 취약하며 처벌 규정이 검색 실패 요원에만 치중돼 있고 보안 자회사, 위해물품 반입 승객 등에 대한 제재는 미흡한 점 역시 문제점으로 꼽혔다.정부는 항공보안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으로 5개 분야 16개 과제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향후 5년간 항공보안 사고를 지난해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낮춘다는 목표다. 먼저 출국장에서만 집중하던 보안점검을 항공기 기내와 환승구역으로 확대하고, 송환대기실의 관리 강화 방안도 마련한다. 강제 개방 사고가 있던 비상구 좌석은 소방, 경찰, 군인 등에 우선 판매하기로 했다. 인적 역량을 높이기 위해선 검색요원의 경력·역량별 업무 범위를 달리하는 판독등급제와 전문자격제를 도입한다. 항공보안감독관은 외부 채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승무원 보안교육 시간은 한해 2시간에서 3시간으로 늘리고 기내 보안요원의 행동탐지 교육도 연 2시간 이수 의무화를 추진한다. 수하물 검색장비는 고도화한다. 폭발물 탐지가 가능한 3D CT X-ray, AI X-ray 도입을 늘리고, 인천·제주공항의 안티드론시스템을 전문가 검증 후에 확대할 예정이다. 검색 실패는 보안 자회사 책임을 강화한다. 보안 자회사의 자체보안계획 수립을 의무화하고, 미이행 시 처벌을 검토한다. 국토부가 지정한 위해물품을 보호구역 내로 반입한 승객에 대해선 과태료 부과를 추진한다. 이 외에 국제민간항공기구 등 국제 협력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번 항공보안 강화대책이 항공보안 현장에 뿌리내려 빈틈없는 항공보안 체계가 가동될 수 있도록 이행상황을 지속적으로 점검할 것”이라면서 “하계 휴가철에 국민들이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환경에서 공항을 이용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한낮엔 폭염, 저녁엔 폭우… 서울 하늘 도깨비 같은 여름 날씨

    한낮엔 폭염, 저녁엔 폭우… 서울 하늘 도깨비 같은 여름 날씨

    서울 낮 최고기온이 34.9도까지 오른 데다 습도마저 높아 도심 전체가 한증막으로 변한 30일 서울 남산에서 열화상카메라로 촬영한 도심 모습. 높은 온도는 붉은색, 낮은 온도는 푸른색으로 표시된다(왼쪽 사진). 같은 날 저녁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팡플레이시리즈 2차전 맨체스터 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경기를 앞두고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고 있다(오른쪽 사진). 행정안전부는 이날 서울, 대전, 세종, 경기 등을 중심으로 호우 특보가 발표됨에 따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오후 6시부로 가동했다. 폭우로 서울역~금천구청역 방향 서울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구로역 구간 KTX 등 열차가 한때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31일에도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겠다. 연합뉴스·뉴시스
  • ‘여름밤 운치 느껴보세요’···구례 화엄사 8월 1일부터 24시까지 야간개방

    ‘여름밤 운치 느껴보세요’···구례 화엄사 8월 1일부터 24시까지 야간개방

    대한불교조계종 지리산 대화엄사가 다음달 1일부터 24시까지 산문과 경내를 개방한다. 30일 화엄사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지리산 대화엄사 산문과 경내를 구례군민, 구례군, 구례군의회의 요청과 협의로 오후 8시부터 오후 12시까지 문을 연다. 그 동안 지리산 대화엄사는 오후 9시에 산문을 닫았다. 지리산 대화엄사는 야간 개방을 위해 조명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 각 전각과 담장에 자연과 가장 잘 어우러지게 조명을 설치했다. 화엄사측은 여름 밤 사사자삼층석탑에서 한 가지 소원을 스님 축원과 함께 빌면 꼭 그 이루어진다는 하야몽(夏夜夢)과 여름 밤 복잡함을 떠나 고요함속에 야경을 맘껏 즐길 수 있는 화야몽(華夜夢) 두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여름밤에 도시의 복잡함을 떠나 지리산속 사찰 야경과 밤하늘, 별빛, 은하수를 맘껏 즐길 수 있는 내용이다. 여름 밤 지리산 대화엄사 천년의 기운을 명상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화야몽은 8월 한달 동안 주말 이틀(금~토요일)만 운영한다. 차담, 간절한 소원 쓰기, 소원 빌기, 스님 축원, 각황전, 대웅전 안내 및 설명 등으로 진행된다. 지리산 대화엄사 홍보기획위원회는 “한달 동안의 화야몽 운영 결과에 따라 계속 진행 여부는 8월 말에 다시 협의해 홈페이지에 알릴 예정이다”고 전했다. 지리산 대화엄사 덕문 주지스님은 “하야몽과 화야몽 등 자연생태 환경과 문화유산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국민들에게 제공한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소박하게는 사찰이 지역민들이 의지하는 공간이 되고, 지역경제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 튜브 잡으려다… 너울성 파도에… 물놀이 사망 잇따라

    튜브 잡으려다… 너울성 파도에… 물놀이 사망 잇따라

    여름철 물놀이 사고가 하루에도 여러 건 발생하고 있다. 물놀이객들의 안전에 대한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29일 오후 1시 45분쯤 부산 영도구 영도하늘전망대 자갈마당 해상에서 물놀이를 하던 20대 4명 가운데 2명이 너울성 파도에 휩쓸렸다. 1명은 사고 당시 인근에 있던 시민에 의해 구조됐으나, 다른 1명은 사고 발생 2시간여 만에 해변에서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숨졌다. 인천에서 거주하는 이들은 부산에 여행을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해경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같은 날 오전 9시 32분쯤에는 경남 통영 산양읍 신전리 앞바다에서 40대 남성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해상에서 지인에게 붙들려 있던 남성을 구조정에 태워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육지로 옮겼다. 남성은 119구급차에 인계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사망했다.남성은 아이들과 물놀이하던 중 떠내려간 튜브를 가지러 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은 일행과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北열병식, 김정은 ‘눈시울’…신형 무인기·ICBM·핵어뢰 과시 [포착]

    北열병식, 김정은 ‘눈시울’…신형 무인기·ICBM·핵어뢰 과시 [포착]

    북한이 ‘전승절’이라 부르는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일 70주년인 지난 27일 평양에서 진행한 열병식에 최신 무인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 어뢰’ 등이 등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열병식 소식을 28일 오전 늦게 전하면서 “새로 개발·생산되어 우리 공군에 장비하게 되는 전략무인정찰기와 다목적 공격형 무인기가 열병광장 상공을 선회하면서 시위 비행했다”고 보도했다. ■ 북한판 글로벌호크 ‘샛별-4형’, 북한판 리퍼 ‘샛별-9형’ 명명 이들 무인기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지난 26일 함께 찾은 ‘무장장비전시회-2023’ 행사장에서 처음 공개됐다. 미국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 글로벌호크 및 무인공격기 MQ-9 리퍼와 각기 유사한 형상이다. 이날 조선중앙TV는 열병식 녹화방송 전 이들 무인기의 비행 영상을 내보내며 전략무인정찰기의 명칭을 ‘샛별-4형’, 공격형무인기는 ‘샛별-9형’으로 소개했다. 공교롭게도 각각 ‘RQ-4 글로벌호크’와 ‘MQ-9 리퍼’ 명칭에 들어간 숫자와 동일하다. 열병식에서 공격형 무인기 ‘샛별-9형’은 차량에 실려 이동하는 형태로 4대가 포착됐다. 비행한 1대와 지상의 4대 등 최소 5대가 제작됐다는 의미로, 시험평가가 상당 수준 진행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녹화방송에서 이 무인기를 실은 차량이 행진하는 장면에서 ‘다목적무인기종대’가 소개됐다. 공격형무인기 ‘샛별-9형’을 전담하는 부대로 보인다. 북한은 ICBM으로 열병식 대열의 마지막을 채웠다. 고체연료를 쓰는 최신 ICBM 화성-18형을 미사일총국 제2붉은기중대가 이끌고 들어섰다. 통신은 “적대 세력들의 각이한 반공화국 핵전쟁 위협과 도발적인 침략 행위들을 철저히 억제하고 압도적으로 대응하며 우리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수호하는 공화국 전략 무력의 가장 강력한 핵심 주력 수단”이라고 묘사했다. 화성-18형 등장 전까지 가장 강력한 북한 미사일로 평가된 액체연료 ICBM 화성-17형이 ‘영웅’ 칭호를 받은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뒤를 이었다. ■ 무인기·핵어뢰 전담부대도 확인…무인기 외 새 무기는 없는 듯 지난 3월 24일 개발 및 시험 사실이 처음 공개됐던 핵무인수중공격정 ‘해일’로 추정되는 무기도 열병식 대열에 합류했다. 방송은 ‘해일’로 추정되는 무기가 등장하는 순서에서 “핵무인수중공격정종대가 고도쳐 진군한다”며 “무자비한 징벌의 해일로 가증스러운 침략선들을 모조리 수장해버릴 공화국 핵전투무력의 중요한 초강력 절대병기”라고 소개했다. ‘핵무인수중공격정종대’도 이번 열병식을 계기로 처음 언급된 것으로, ‘해일’을 전담해 운용하는 부대로 보인다. 이외에 탱크장갑사단, 기계화보병사단, 비행종대, 포병종대 등이 ICBM 등 전략무기종대들보다 먼저 행진했다. 이중 ‘상륙돌격대대’의 존재가 처음으로 공개되기도 했다. 방송은 ‘제41상륙돌격대대종대’를 소개하는 장면에서 “유사시 백령도를 비롯한 조선서해에 둥지를 틀고 있는 해적들을 일격에 소탕해버릴 멸적의 기상 안고 무적의 상륙타격대가 보무당당히 나아간다”고 언급했다. 화면에 비친 군기를 볼 때 이 부대는 2017년 5월 7일 창설된 것으로 파악된다. 북한은 지난 2월 8일 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화성-18형을 처음 공개했던 것과 달리 이번 열병식에서는 전날 첫선을 보인 무인기 외에 새로운 무기를 내놓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 김정은, 국가에 눈시울…리설주·주애는 불참 식전행사부터 열병식까지 전체 행사는 3시간20분 가량 진행됐다. 오프닝 때부터 사방에 설치된 조명에서 쏟아진 형형색색 불빛이 광장을 뒤덮었고, 오색 불꽃이 평양의 밤하늘을 수놓는 등 화려한 무대가 연출됐다. 특히 눈에 띈 것은 김일성 광장에 새로 세워진 초대형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상’이었다.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관에 있는 승리상과 판박이로, 이번 행사를 위해 특별히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이 기념상에는 ‘위대한 년대에 경의를 표한다’는 김정은의 친필 문구가 새겨져 있다. 1950년대 전쟁시기를 ‘위대한 년대’라고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국가 제창 순서에서 눈시울이 촉촉해진 김정은이 이따금씩 눈을 감은 채 노래를 따라부르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이번에 김정은 위원장의 아내인 리설주나 딸 김주애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 열병식에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직전 2월 열병식에는 두 사람 다 참석했다.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 김정은 옆에선 현송월 당 부부장이 주석단 입장부터 퇴장까지 내내 보좌하는 모습이었다. ■ 주석단에 북중러 집결…김정은 양옆엔 중국·러시아 대표 광장을 바라보고 김 위원장 오른쪽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이, 왼쪽에 리훙중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위원장(국회부의장 격)이 자리했다.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로 국제사회에서 점점 고립되고 있는 북한을 중국과 러시아가 뒷배가 돼 든든히 엄호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다. 열병식 본행사에 앞서 외빈 소개에서 쇼이구 장관이 리홍중 부위원장보다 먼저 호명됐다. 북한은 러시아어와 중국어로 먼저 두 사람을 소개하는 등 한껏 배려하는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가까이서 긴밀히 이야기를 나누거나 리훙중 부위원장과 손을 맞잡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여러차례 포착됐다. 김 위원장과 쇼이구 장관은 열병식 말미에 ICBM 화성-18형이 주석단 앞을 지나가자 거수경례로 경의를 표했다. 김 위원장의 의도대로 중국과 러시아가 자신의 핵·미사일 개발을 용인하고 있음을 외부에 보여준 것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규탄 안건이 회의에 올라올 때마다 어김없이 북한을 감싸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무력화하고 있다. 주석단은 북·중·러 3국 고위인사들로 빼곡히 채워졌다. 쇼이구 장관과 리훙중 부위원장 외에도 북한에 주재하는 러시와 중국의 외교대표들이 자리했다. 왕야쥔 주북 중국대사와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대사도 자리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선 리병철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강순남 국방상, 정경택 북한군 총정치국장, 박수일 북한군 총참모장,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 군부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다.
  • “뭔 소리고?” 광안리 뒤흔든 굉음, 놀란 부산 시민들 신고 폭주…알고보니

    “뭔 소리고?” 광안리 뒤흔든 굉음, 놀란 부산 시민들 신고 폭주…알고보니

    28일 오후 부산 도심 상공에 굉음이 울려 퍼졌다. 놀란 시민들은 앞다퉈 수화기를 들었고, 소방당국에만 102건에 달하는 신고가 접수됐다. 부산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쯤 ‘하늘에서 굉음이 들린다’며 소음의 원인을 묻는 취지의 수영구 지역 주민 신고가 빗발쳤다. 알고 보니 굉음의 진원은 공군의 곡예비행팀 ‘블랙이글스’ 전투기였다. 블랙이글스는 이날 오후 5시 35분∼6시 15분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상공에서 사전 연습 비행을 진행했다. 연습 당시 전투기가 저공비행하며 굉음이 발생하자 놀란 시민들의 신고가 폭주한 것이다. 블랙이글스는 29일 오후 5시 6·25전쟁 정전 70주년을 맞아 열리는 ‘2023 나이트레이스 인 부산’에서 에어쇼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블랙이글스는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사전 연습 일정을 공지한 바 있다.
  • 서울시 ‘강제 추행 논란’ 임옥상 작가 작품 시립 시설서 철거

    서울시 ‘강제 추행 논란’ 임옥상 작가 작품 시립 시설서 철거

    ‘1세대 민중 미술가’로 불리는 임옥상 화백이 강제 추행 혐의로 재판받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시립 시설 내 설치된 임 화백의 작품을 철거하기로 했다. 시는 28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작가의 작품을 유지·보존하는 것이 공공 미술의 취지와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철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현재 시립 시설에 설치된 임 작가의 작품은 총 5점이다. 중구 남산 옛 통감 관저 자리에 조성한 ‘기억의 터’를 비롯해 서소문청사 앞 정원에 설치된 ‘서울을 그리다’, 마포구 하늘공원의 ‘하늘을 담는 그릇’, 성동구 서울숲에 있는 ‘무장애놀이터’, 종로구 광화문역 내 ‘광화문의 역사’ 등이다. 5점 모두 설치 미술 작품인 점을 고려해 시는 철거 설계 등 사전 절차를 거쳐 다음 달부터 차례대로 철거할 예정이다. 다만 시는 5점 가운데 위안부, 여성과 관련한 ‘기억의 터’는 철거를 원칙으로 하되 조성 당시 조성위원회, 모금 참여자 등 관계자들의 의견을 청취하는 절차를 진행한다고 시는 전했다. 임 작가는 50여년간 회화·조각 등 사회 비판적인 작품을 선보이며 민중 미술계 거목으로 꼽혔다. 2017년에는 광화문광장 촛불 집회 모습을 담은 그림 ‘광장에, 서’가 청와대 본관에 걸리기도 했다. 2013년 한 여성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지난달 기소된 임 작가는 지난 6일 첫 공판에서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선고는 다음 달 17일 이뤄진다.
  • 서이초 교사 ‘생전 모습’ 공개…유족 “애꿎은 교사·학부모 조사 반대”

    서이초 교사 ‘생전 모습’ 공개…유족 “애꿎은 교사·학부모 조사 반대”

    서울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교사의 유가족 측이 “모든 교사와 학부모가 조사 받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관련자들만 확실히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숨진 교사의 사촌오빠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7일 블로그에 “애꿎은 서이초 교사 전원을 경찰서로 불러들이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모든 학부모들을 불러 전수조사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A씨는 “동생은 많은 동료 선생님들을 좋아했고 존경했다. 관련도 없는 동료들이 힘들어하는 것을 본다면 동생은 하늘에서도 괴로워할 것”이라며 “수사에 따라 정말 필요하거나 친했던 사람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조심스럽게 해당 인원만 부르고 조사해달라”고 전했다. 이어 “동생의 집 침대 머리맡 창문에는 동료 교사들과 찍었던 사진들이 붙여져 있다”면서 “이들을 필요 이상으로 힘들게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다. 또한 그는 “동생이 생전 카페에서 이야기했을 때, 본인을 지지해 주고 응원해 준 학부모님들의 이야기를 하며 고마움을 표현했었다”면서 “모든 학부모를 조사하고 지치게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많은 학부모님들 또한 동생에게는 든든한 우군이었다”고 했다. A씨는 “단, 문제를 일으키고 동생에게 나아가 다른 학생들에게 다른 교사들에게 고통을 가한 특정 학부모님과 관련자에 대해서만 확실한 조사를 해주시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동생의 기록에도 나와있지만, 자신의 문제뿐 아니라 동료들의 힘든 상황을 볼 때마다 자신의 일인 양 너무 두려웠고 힘들어했다”면서 “그 일이 자신에게도 언제든지 닥칠 수 있다고 항상 불안하고 괴로워했다”고 전했다.A씨는 유가족 측이 조사하고 알아본 내용과 경찰의 발표가 다르지 않길 원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사건 당일 혼자 교실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동생은 당일 해야 할 업무를 진행 및 보고하고 학급일지를 다 작성하고 마지막까지 자신이 해야 할 모든 일을 다 끝내놓았다”면서 “사건의 본질을 흐리지 않고, 내 동생이 왜 교실 내부 1평 남짓한 준비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지 확실히 조사해달라”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숨진 교사의 생전 모습으로 추정되는 사진을 올리고 “포기하지 않을게”라고 적었다. 한편 서초경찰서는 고인에게 이른바 ‘갑질’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학부모도 지난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교사 B씨가 숨진 이후 교사 커뮤니티 등에서는 B씨 학급 학생이 연필로 다른 학생의 이마를 긋는 일이 있었고, 이 일과 관련해 고인이 학부모로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소문이 퍼졌다. 경찰 조사를 받은 학부모는 이 ‘연필 사건’의 양측 당사자다. 경찰은 지난 주말 B씨와 친했던 동료 교사들도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후 그 밖의 동료 교사 60여명에 대한 전수조사도 응하는 인원에 한해 순차적으로 실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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