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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전원회의 분석 1] “北은 치열하게 생존전략 고민하는데 우리는”

    [北 전원회의 분석 1] “北은 치열하게 생존전략 고민하는데 우리는”

    “북한이 저렇게 치열하게 생존 전략을 고민하는데 과연 우리 정부는…” 조성렬(62)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과 정성장(55)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연말 나흘 동안의 당 전원회의 결과 보고서로 신년사를 대체한 새해 첫날 서울신문 평화연구소와의 신년 대담을 통해 하노이 결렬 전후에 미국과 북한의 협상 라인이 교체됐는데 우리 대북 라인에는 일정한 쇄신이 없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아주 치열하게 앞날을 고민하는 데 견줘 우리는 너무 고지식하고 답답하게 대응해왔다는 날선 지적을 내놓았다. 또 올해 북한이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한국 총선, 도쿄올림픽 등 전략무기로 도발할 수 있는 모멘텀이 널려 있어 현 상태에서 ‘그대로 멈추는’ 합의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또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당사자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이를 적극 활용해 남북미중 4자회담으로 북미 협상의 틀을 확대하고 다시 6자회담으로 넓혀 향후 평화체제 구축의 디딤돌로 삼자는 얘기도 나왔다. 사회는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이 봤다.사회 전원회의 결과 보고서 총평부터 해달라. 조성렬 많이 우려했지만 생각만큼 파격적인 내용은 없었다. 특히 전원회의 결과 보고서로 신년사를 대체한 것은 단순한 형식의 변화가 아니라 2018년 신년사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를 주도해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톱다운 방식이 하노이 노딜로 타격을 입고, 이제는 중견 간부 이상의 의견을 수렴해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고, 비핵화 조치를 일방적으로 중단하지 않고 조건부로 여지를 남겼다. 전반적으로 김 위원장이 파국으로 끌고가기보다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상황을 관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김 위원장이 나흘 동안 평양에 간부들을 모아 안보전략과 생존전략에 대해 논의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의 협상 중단을 공언하지 않았지만 내용적으로는 미국과 협상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간접적이지만 명확하게 드러냈다. ‘정면돌파 노선’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고, 국제사회의 어떤 제재가 닥쳐도 북한은 선택한 길을 간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북한이 사실상 핵·미사일 능력을 질적 양적으로 강화하겠다고 정확히 밝힌 마당에, 우리 정부는 북한이 치열하게 고민한 것에 대한 대응을 역시 치밀하게 해야 할 것 같다. 사회 나흘의 전원회의, 신년사 생략이 처음부터 계획됐다고 보는가. 정성장 할아버지 김일성 따라한 것으로만 보는 건 적절하지 않다. 늘 북한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느끼면 나흘이고 닷새고 전원회의를 이어갔다. 1990년 1월 5~9일 전원회의를 했는데 동구권과 베를린 장벽 붕괴로 어렵다고 판단되는 상황을 어떻게 돌파할지 닷새 동안 토론했다. 1974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을 후계로 지명했을 때도 길게 했다. 또 김정은 위원장이 7시간이나 보고했다는 것은 작금의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당과 정부 간부들이 어떻게 대응할지 지침을 전달했다는 점 등에서 아주 철저하게 준비했다고 볼 수 있다. 사회 ‘새로운 길’이 생각보다 약해 보인다. 우리가 놓친 것은 없는지. 정성장 북한의 표현이 과거에 비해 덜 거친 것은 중국과 러시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2017년 12월 이후 상황을 나름대로 잘 관리할 수 있었던 배경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다. 노골적으로 과거의 핵경제 병진 노선으로 간다고 강경하게 표현하면 북중관계 악화가 불가피하다. 해서 이번 보고서 내용을 보면 상당히 추상적이고 모호한 표현이 많아 중국과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분명히 보인다. 조성렬 지난해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 가능성을 처음 얘기했고 그 뒤 그것을 제대로 정의한 적이 없다. 지금 결정서에도 새로운 길의 실체가 없다. 추정하자면, 김 위원장이 지난해 4월 20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얘기한 세 가지, 자립자력의 열풍을 통한 자력갱생, 국가방위력 향상을 통한 군사력 강화, 세계평화애호세력과의 국제연대라고 정리할 수 있다. 결정서를 보면 자력갱생을 자력부강, 자력번영으로 표현하였고, 지난해 시정연설에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이 장기적 성격을 띤다고 했는데 이번에 다시 천명하였다. 다른 산업 분야도 일정한 성과를 올려달라고 주문했다. 북한이 지난해 병진노선 종료 선언하면서 경제총력노선으로 넘어갔는데, 결정서에는 핵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음으로써 다시 병진노선으로 돌아간다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쓴 것으로 보인다. 과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해 6·12 싱가포르 합의한 레드라인을 넘느냐가 관심사인데 결정적인 파기 선언은 하지 않았다. 협상 중단을 선언하지도 않았다. 대미 강경 메시지를 전하면서도 판을 깬다는 비난은 피하고 싶었던 것으로 읽힌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제재 일부 완화 초안을 제출했고 회람 중이라 두 나라의 체면도 살려주자는 뜻도 있겠고, 자신들이 레드라인을 넘으면 되돌아가기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김 위원장이 ‘시간은 북한 편’이라고 본다고 했는데. 정성장 2013년 병진노선을 채택할 때만 해도 국제사회 제재가 지금처럼 강력하지 않았다. 북한의 군사기술이 제대로 발전하지 않아 재래식보다 핵미사일에 집중했다. 그러나 지난해 단거리 시험에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면서 이제 북한은 핵무기 집착에서 벗어나 재래식 무기도 강화하는, 포괄적 국방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또 7년 전만 해도 북한은 중국, 러시아와 정상회담도 못하고 관계 개선도 안됐는데 지금은 북중관계가 정상화됐다. 또 북한 제조업의 국산화도 진척됐고, 북한 스스로 발전 모색이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다. 사회 많은 이들이 북미 대화의 전기가 4~5월에 만들어질 것이라고 보는데. 조성렬 매년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키리졸브 훈련을 실시했는데, 작년에는 동맹2019-1이라는 이름으로 실시했다. 올해도 이걸 강행하겠다고 하면 북한은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작년엔 평창올림픽 이후로 한미 군사연습을 미루고, 실제 훈련도 아주 간략하게 형식적으로만 치뤘는데, 이를 통해 남북과 북미 관계 돌파구를 마련한 것도 사실이다. 해서 4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더욱 신경쓰는 건 핵비확산조약(NPT) 창립 50주년을 맞아 5월초 뉴욕에서 NPT평가회의 열리는 것과 맞춰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으로 자랑스럽게 과시할 수 있지 않느냐 보는 것 같다. 하지만 미국 대선 예비경선이 치열해질 시점이고 우리도 4·15 총선이 있어서 우리 정부는 그 전에 북미협상 돌파구를 마련하고 싶겠지만 그 때까지 북미의 입장 차는 결코 쉽게 좁혀지지 않을 것이다. 미국도 시간 끌면서 상황 나빠지지 않게 관리하는 선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 북한도 트럼프가 재선되지 않을 가능성 때문에라도 무리하게 나서지 않을 것이다. 사회 지난해 신년사와 비교해 남북관계가 딱 한 줄 스치고 지나가듯 언급됐는데. 정성장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 중요하게 고려된 적도 있었다. 1990년 1월 전원회의 직후 남북 정부정당 연합회의를 제안해서 이것이 고위급 회담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이번에 남북관계를 언급 안한 것은 한국정부 역할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에서 자율성을 보여주지 못했고, 북미협상 관련해 특별히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거나 건설적 역할을 못했다고 보기 때문에 지난 4월 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이후 북한은 의도적으로 남한을 배제해왔다. 조성렬 지난해 하노이 결렬 이전만 해도 남북이 긴밀하게 협의했던 것 같다. 하노이 노딜 이후 강한 불만이 표출됐고 북한은 제재 완화에서 안보 문제로 중심점이 이동했는데도 남쪽이 이를 무시하고 계속 경제문제만 얘기하자 불만이 극에 달했다. 예를 들어 G20 회의 직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평화경제론을 주창하고, 8·15 경축사에서도 비슷한 얘기를 되풀이하고,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DMZ국제평화지대를 위한 남북철도연결을 공언하자 안보리 제재 같은 것 하나 풀어주지 못하면서 허황된 약속만 늘어놓는다고 보는 게 아닌가 싶다. 더욱이 첨단 무기 도입하고 한미 군사연습 계속하는 데 대한 불만들이 쌓여 북한 내부에서도 대남 불신이 커진 것 같다. 최근 북한 내부적으로는 남북 당국간 대화의 동결은 북미 관계와 연동돼 있어 상당 기간 교착이 불가피하지만 민간 교류까지 막을 필요가 있겠느냐는 얘기가 있는 것 같다. 이런 사정 때문에 당 전원회의에서 남북문제를 논의했으면서도 결정서에는 담지 않은 것 같다. 북미 관계가 풀리지 않으면 정부가 독자적으로 움직일 여지가 없다는 점을 잘 알기 때문에 우리측을 무시했다기보다 4월 총선도 있고 해서 과연 한국정부를 비난하는 게 도움이 될지 정치적 고려를 한 것 같다. 봄이 되면 민간 교류에 관한 제안이 올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 “정부 대북 전략 아쉬워… 남·북·미·중 4자회담 확대 가능성 대비”

    “정부 대북 전략 아쉬워… 남·북·미·중 4자회담 확대 가능성 대비”

    “북한이 저렇게 치열하게 생존 전략을 고민하는데 과연 우리는….” 조성렬(62)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과 정성장(55)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북한이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과 보도로 신년사를 대체한 새해 첫날, 서울신문 평화연구소 신년 대담을 통해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미국과 북한의 협상 라인이 교체됐는데 우리 대북 라인에는 쇄신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이 아주 치열하게 앞날을 고민하는 데 비해 우리는 대북전략 수정 없이 관성대로 대응해왔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또 올해 북한이 미국 대통령 선거와 한국 총선, 도쿄올림픽 등 전략무기로 도발할 수 있는 모멘텀이 널려 있어 현 상태에서 ‘그대로 멈추는’ 합의가 필요하다는 제안도 나왔다.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당사자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만큼 남북미중 4자회담으로 북미 협상의 틀을 확대하고 다시 6자회담으로 넓혀 평화체제 구축의 디딤돌로 삼자는 얘기도 나왔다. 사회는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이 봤다. -전원회의 총평부터 해달라. 조성렬 많이 우려했지만 생각만큼 파격적인 내용은 없었다. 특히 전원회의 결과 보고서로 신년사를 대체한 것은 단순한 형식의 변화를 넘어선 것이었다. 2018년 신년사 이후 한반도 정세 변화를 주도해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톱다운 방식이 하노이 노딜로 타격을 입었다. 이제는 중견 간부 이상의 의견을 수렴해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음을 의미한다.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고, 비핵화 조치를 일방적으로 중단하지 않고 조건부로 여지를 남겼다. 전반적으로 김 위원장이 파국으로 끌고가기보다 강경한 입장을 표명하면서도 상황을 관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정성장 김 위원장이 나흘 동안 평양에 간부들을 모아 생존전략을 논의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의 협상 중단을 공언하지 않았지만 협상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간접적이지만 명확하게 드러냈다. 북한의 새로운 노선을 ‘정면돌파 노선’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데, 북한은 국제사회의 어떤 제재가 닥쳐도 선택한 길을 간다는 강한 의지를 천명했다. 북한이 사실상 핵·미사일 능력을 질적, 양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명확하게 밝힌 마당에 우리 정부는 북한이 고민한 것 이상으로 치열하게 고민하고 새로운 대북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조성렬 지난해 신년사에서 새로운 길 가능성을 처음 얘기했고 그 뒤 그것을 제대로 정의한 적이 없다. 지금 결정서에도 새로운 길의 실체가 없다. 추정하자면, 김 위원장이 지난해 4월 20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얘기한 세 가지, 자립자력의 열풍 통한 자력갱생, 국가방위력 향상을 위한 군사력 강화, 세계평화애호세력과의 국제연대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이 지난해 병진노선 종료를 선언하면서 경제총력노선으로 넘어갔는데, 결정서에 핵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음으로써 다시 병진노선으로 돌아간다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신경을 썼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제재 일부 완화 초안을 제출한 것을 감안했고, 레드라인을 넘으면 되돌아가기 힘들다는 것도 잘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시간은 북한 편’이라고 보는 것 같은데. 정성장 북한이 2013년에 경제핵 병진노선을 채택할 때만 해도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지금처럼 강력하지 않았다. 7년 전만 해도 북한은 중국, 러시아와 정상회담조차 못했는데 현재는 북중, 북러 관계가 상당히 개선됐다. 또 북한 상품의 국산화도 상당히 진척됐고 북한 스스로 경제발전이 가능하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다. -많은 이들이 북미 대화의 전기가 4~5월에 만들어질 것이라고 보는데. 조성렬 매년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키리졸브 훈련이 있다. 올해도 이걸 강행하겠다고 하면 북한은 가만 있지 않을 것이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미 군사연습을 미루고, 실제로도 아주 간략하게 형식적으로만 치러 남북과 북미 관계 돌파구를 마련한 경험이 있다. 해서 4월 이야기가 나온다. 미국이 더욱 신경 쓰는 건 핵확산금지조약(NPT) 창립 50주년을 맞아 5월 뉴욕에서 평가회의 열리는 것과 맞춰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으로 과시할 수 있지 않느냐는 것 같다. 미국도 시간 끌면서 상황이 나빠지지 않게 관리하는 선에 그치지 않을까 싶다. 북한도 트럼프가 재선되지 않을 가능성 때문에라도 무리하게 나서지 않을 것이다. -지난해 신년사와 비교해 남북 관계가 딱 한 줄 지나가듯 언급됐는데. 정성장 북한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남북 관계가 중요하게 고려된 적도 있었다. 1990년 1월 전원회의 직후 북한은 남북 최고위급 정부, 정당 협상회의를 제안해서 이것이 고위급 회담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이번에 북한이 남북관계를 언급하지 않은 것은 한국 정부의 역할에 대한 기대가 사라졌음을 의미한다. 우리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에서 자율성을 보여주지 못했고, 북미협상과 관련해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했다고 보기 때문에 지난해 4월 김 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이후 북한은 의도적으로 남한을 배제해왔다. 조성렬 지난해 하노이 회담 결렬 이전만 해도 남북이 긴밀하게 협의했던 것 같다. 하노이 노딜 이후 강한 불만이 표출됐고 북한은 제재 완화에서 안보 문제로 중심점이 이동했는 데도 남쪽이 계속 경제 문제만 얘기하자 불만이 극에 달했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남북 당국간 대화는 북미 관계와 연동돼 있어 상당 부분 교착이 불가피하지만 민간 교류까지 막을 필요가 있겠느냐는 얘기가 많았던 것으로 안다. 이런 속내 때문에 당 전원회의 결정서에서 남북 문제가 빠진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봄이 오면 민간 교류에 관한 제안이 올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본다. -우리 정부의 대북 라인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정성장 적에게도 필요하면 배워야 한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방 간부들까지 불러 3박 4일 동안 북한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장시간 얘기한 것은 그 전에 치열한 내부 토론을 통해 종합 된 의견을 갖고 그런 것이다. 상황을 어떻게 주도할지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고 북한과 상대해서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정부는 강한 비핵화 의지만 보여주었지 북한과 미국 모두 수용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 북한처럼 치열하게 고민하고 토론하는 모습도 보여주지 못했다. 조성렬 하노이 회담까지는 우리 정부가 중재자 역할을 넘어 어느 정도 당사자 역할도 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미국은 존 볼턴을 경질하고 스티븐 비건이 부장관에 오르는 등 쇄신이 있었다. 북한도 김영철이 뒤로 물러나고 외무성 중심으로 바뀌었다. 이에 비해 우리는 기존 라인을 바꾸지 않고 대북 정책의 재검토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정책 피로가 상당해 보인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여 다자간 구도로 바꿔 나가려 할 것이란 예측이 많다. 조성렬 중국은 본질적으로 한반도 문제 당사자를 자임해왔다. 미중 무역분쟁이 한숨 돌렸으니 여력이 생겼다. 시진핑 주석이 지난해 상반기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올봄 서울 방문을 통해 판을 4자 논의 구조로 바꾸자고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북한으로선 중국을 ‘뒷배’ 삼아 대미 협상력 높이고, 북미 협상이 끝내 결렬되더라도 미국의 보복을 견제하는 안전판으로 중국을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정성장 중국의 첫 번째 목표는 한반도 안정이고 두 번째 목표가 비핵화다. 중국도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비핵화의 진전을 가져오려면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북한은 미국의 정권이 바뀌어 북미 합의가 깨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핵포기 후 미국에서의 정권 교체로 북한의 안보가 위협받는 상황에 대한 북한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도 중국의 대북 안전 보장 제공 및 비핵화 협상 참여가 필요하다. 북미 양자회담을 남북미중의 4자회담으로 확대하면 4자회담의 틀 안에서 남북 접촉이 가능해진다. 4자회담에서 중요한 진전이 이뤄지면 일본, 러시아도 참여하는 6자회담으로 발전시키는 방안까지 고려할 수 있다. 조성렬 조심스럽게 제안한다면 현상 동결(stand-still) 합의가 필요하다. 미국 대선의 중요 이벤트가 줄줄이 이어지고 우리 4·15 총선, 7월 말 도쿄올림픽 등 북한이 레드라인을 넘나드는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합의를 한 다음 북미, 남북 대화 재개 노력을 하고 보증자로 중국과 러시아를 참여시켜 실질적으로 한반도의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노력을 하반기까지 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여기에 응하면 한미 훈련 중단은 물론이고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강제 입국 동결이나 유예, 제재를 일부 동결함으로써 북한의 숨통을 틔워줄 필요가 있다. 임병선 사무국장 bsnim@seoul.co.kr 정리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전문 1 보러가기 전문 2 보러가기
  • 김정은 작년엔 ‘남북’ 15번 언급… 올해는 한 번도 안했다

    김정은 작년엔 ‘남북’ 15번 언급… 올해는 한 번도 안했다

    하노이 노딜 후 文 역할 한계·실망감 반영 “심대한 타격 가할 것”… 한국에 우회 경고 말 아낀 靑 “美와 대화 중단 안 한 점 주목”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새해 국정운영 구상에서 남북 관계 언급이 사라졌다. ‘선미후남’(先美後南) 기조 속에 남북 관계를 현 정세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대미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는 관측도 나온다. 1일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 마지막날(지난달 31일) 김 위원장의 대내외 정책에 대한 평가와 신년 계획을 상세하게 전했지만, ‘북남(남북) 관계’는 등장하지 않았다. ‘첨단 전쟁장비들을 남조선에 반입하여…’라며 미국을 비난하는 과정에서 남측을 한 차례 언급했을 뿐이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북남’을 15차례 언급하고 남북 관계 관련 내용이 전체의 17.4%에 이르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신년사 도입부에 “우리와 마음을 같이한 남녘 겨레들…”이라며 ‘새해 안부’를 전했고, ‘전제 조건 없는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가동 재개’를 전격 제안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신년구상 발표에서 남북 관계가 실종된 것은 ‘하노이 노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촉진자 역할에 대한 한계와 실망감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남측을 적시하지는 않았으나 “미국과 그에 추종하는 적대세력들에게 계속 심대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우회 경고도 보냈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남측에 바라는 건 미국 눈치 보지 말고 민족 이익을 우선하라는 것”이라며 “동어반복할 필요가 없다고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회의에서 대남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며 “대미 관계에 집중하다 보니 빠진 걸로 볼 수 있고, 별도로 대남 분야를 다룰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신년사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청와대는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북한이 ‘정면돌파전’을 천명한 만큼 문 대통령의 ‘촉진자’ 입지는 더 좁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지만,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 등 중대 도발 없이 새해를 맞았고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 않은 점은 긍정적인 대목으로 평가된다. 최근 들어 비핵화 실천에 대한 ‘상응 조치’를 강조했던 문 대통령은 미중 정상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대화 모멘텀 유지를 비롯한 상황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관계에 대한 입장이 없었던 것은 예측 가능했던 대목”이라며 “미국과의 대화 중단을 선언하지 않은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김정은 작년엔 ‘남북’ 15번 언급…올해는 한 번도 안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새해 국정운영 구상에서 남북 관계 언급이 사라졌다. ‘선미후남’(先美後南) 기조 속에 남북 관계를 현 정세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지 않다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대미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는 관측도 나온다. 1일 조선중앙통신은 노동당 7기 5차 전원회의 마지막날(지난달 31일) 김 위원장의 대내외 정책에 대한 평가와 신년 계획을 상세하게 전했지만, ‘북남(남북) 관계’는 등장하지 않았다. 첨단 전쟁장비들을 남조선에 반입하여…’라며 미국을 비난하는 과정에서 남측을 한 차례 언급했을 뿐이다. 지난해 신년사에서 ‘북남’을 15차례 언급하고 남북 관계 관련 내용이 전체의 17.4%에 이르렀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김 위원장은 신년사 도입부에 “우리와 마음을 같이한 남녘 겨레들…”이라며 ‘새해 안부’를 전했고, ‘전제 조건 없는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가동 재개’를 전격 제안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신년구상 발표에서 남북 관계가 실종된 것은 ‘하노이 노딜’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촉진자 역할에 대한 한계와 실망감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남측을 적시하지는 않았으나 “미국과 그에 추종하는 적대세력들에게 계속 심대한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우회 경고도 보냈다. 문성묵 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남측에 바라는 건 미국 눈치 보지 말고 민족 이익을 우선하라는 것”이라며 “동어반복할 필요가 없다고 봤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회의에서 대남 문제를 다루지 않았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며 “대미 관계에 집중하다 보니 빠진 걸로 볼 수 있고, 별도로 대남 분야를 다룰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신년사에 촉각을 곤두세웠던 청와대는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북한이 ‘정면돌파전’을 천명한 만큼 문 대통령의 ‘촉진자’ 입지는 더 좁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지만, 북한이 ‘크리스마스 선물’ 등 중대 도발 없이 새해를 맞았고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 않은 점은 긍정적인 대목으로 평가된다. 최근 들어 비핵화 실천에 대한 ‘상응 조치’를 강조했던 문 대통령은 미중 정상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대화 모멘텀 유지를 비롯한 상황 관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관계에 대한 입장이 없었던 것은 예측 가능했던 대목”이라며 “미국과의 대화 중단을 선언하지 않은 점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北 전략·신형무기 개발한 2인방 입지 더 강화될 듯

    北 전략·신형무기 개발한 2인방 입지 더 강화될 듯

    리수용·최선희 등 외교팀 위상도 주목 ‘냉면 목구멍’ 리선권 8개월 만에 포착지난 28일부터 사흘째 열리고 있는 북한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계기로 핵·미사일 등 전략무기와 신형무기를 개발·운용하는 인사들이 약진할지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 들어 13차례 신형무기 시험발사 중 9차례 현지지도를 하는 과정에 대부분 동행하며 신형무기 개발과 운용을 주도하는 것으로 알려진 리병철(왼쪽) 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정치국 후보위원)과 박정천(가운데) 군 총참모장(중앙위원)이 각각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 위원장이 지난 29일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들을 취할 데 대해 언급’한 점 또한 이들을 중용해 신형무기 완성과 전력화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한다. 지난 2월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대미 강경노선을 주도했던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정치국 위원),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중앙위원)이 재신임을 받거나 승진한다면 대미 외교가 더욱 경직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이 북미 비핵화 협상 중단을 선언하더라도 기존 대미 외교 라인을 중용한다면 협상 결렬 책임은 북한 내부에 있는 것이 아닌 미국에 있음을 대외적으로 보여 주기 위한 의도”라고 했다. 권력 서열 3위인 박봉주(오른쪽) 당 부위원장(정치국 상무위원)이 29일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입지에 변화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조선중앙통신이 27일 “박봉주 동지가 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를 현지에서 요해(파악)했다”고 보도한 점을 감안하면 80세 고령인 그가 잠시 건강이 나빠졌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한편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이후 8개월여간 자취를 감췄던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전원회의에 참석한 사실이 조선중앙TV를 통해 확인됐다. 리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 당시 남측 기업인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발언해 ‘설화’를 일으켰다. 리 위원장은 ‘하노이 노딜’ 이후 외부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아 ‘신변 이상설’이 돌기도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정은 ‘역사적 보고’… 국방·경제 새 길

    김정은 ‘역사적 보고’… 국방·경제 새 길

    “전략적 지위 강화·투쟁 중대 문제 토의” 하루 이상최대 인원… 형식·규모 이례적 북미 협상·ICBM 구체적 언급할지 주목 북한이 제시한 비핵화 협상 시한 종료를 사흘, 신년사 발표를 나흘 앞둔 지난 28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직접 ‘관건적 시기에 대한 역사적 보고’를 했다고 공개했다. 북측은 ‘역사적 보고’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적어도 29일까지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 전원회의가 끝나면 1월 1일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뒷받침하는 내용이 결정서 형태로 발표될 전망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5차 전원회의가 전날 평양에서 소집된 사실을 보도하며 “김정은 동지께서 국가 사업 전반에 대한 보고를 시작했고 참가자들은 역사적인 보고를 주의 깊게 청취하고 있다”고 했다. 전원회의 개최는 ‘하노이 노딜’ 직후인 지난 4월 이후 8개월여 만이다. 회의에서 ‘새로운 길’이 구체화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첫 번째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해 4월 3차 전원회의에서 핵·경제 병진노선 완성을 선언하고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중지를 공표했던 북한이 중대 변화를 결정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통신은 “새로운 역사적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 시기에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중중첩첩 겹쌓이는 가혹한 시련과 난관을 박차며 혁명 발전을 더욱 가속시키고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하기 위하여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전했다. 또 “혁명 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전략적 지위와 국력을 가일층 강화하고 사회주의 건설의 진군 속도를 비상히 높여 나가기 위한 투쟁 노선과 방략이 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해야 할 지점은 ‘전략적 지위’라는 표현이다.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뜻한다는 분석도 있는 만큼 회의 결과 핵과 ICBM을 구체적으로 언급할지 주목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새로운 길의 바로미터는 핵무기 개발 재개와 비핵화 협상에 대한 언급”이라며 “다만 우방국인 중국과 러시아 등이 일종의 모색 지점을 찾으려 하는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핵무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 체제에서 전원회의가 하루 이상 진행되는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현 정세를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대미·대중·대남 및 경제정책 등 논의할 내용이 많은 것으로 풀이된다. 보통 전원회의에는 당 중앙위원과 후보위원 200여명이 참석하나 이번엔 당과 내각 성 및 중앙기관 간부, 각 도 인민위원장, 시군당위원장 등도 방청하는 등 대규모로 진행됐다. 북측 매체는 회의 장소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김 위원장의 집무실이 있는 북한 체제의 ‘심장’ 노동당 본부 청사의 별관 건물로 추정된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반도의 봄: 시즌2’를 위한 복기/임일영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반도의 봄: 시즌2’를 위한 복기/임일영 정치부 차장

    #1. 지난 1월 통일부는 북한에 20만명분의 타미플루와 신속진단키트 5만개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북한은 개성에서 일주일을 기다렸다. 하지만 미국과 그들의 입김에 좌우되는 유엔사령부는 타미플루를 싣고 갈 차량에 대해 제재 위반을 걸고넘어졌다. 남측에 대한 북측의 의심이 시작된 순간이다. #2. 2018년 12월 말 남북 철도·도로연결 착공식이 열렸다. 평양공동선언 후속조치다. 앞서 경의선 북측 구간과 동해선 구간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가 이뤄졌다. 북한은 은밀한 속살까지 보여 줬지만, 연결은 무기한 연기됐다. 북한은 정치·군사적으로 크게 밑지는 거래를 했다고 생각했다. #3. 고려시대 궁궐터인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은 2005년 남북 장관급회의 합의 사안이다. 지난해 10~12월 8차 발굴이 진행됐으나, 장비 반입이 안 돼 속도를 내지 못했다. 발굴을 위한 굴삭기나 트럭 반출이 허용된 건 지난 4월 유엔 안보리 제재위원회가 한국의 제재면제 요청을 승인하면서다. 하지만 2월 말 ‘하노이 노딜’로 이미 남북 관계가 경색된 뒤였다. 2019년 남북은 제대로 된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했다. 하노이 이후 모든 게 얼어붙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남조선 당국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 ‘촉진자’ 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했다. 중재자가 아닌 ‘내 편’이 돼 달라는 것이다. 이후 남을 겨냥한 북의 비난이 잇따랐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내놓을 ‘수’는 마땅치 않았다. 지난해에는 ‘한반도 운전자론’을 내세워 남북 관계 개선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을 끌어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지만, 북미 협상이 지리멸렬한 가운데 북측 편만 들어줄 수는 없는 노릇. 문제는 한미동맹과 국제공조 틀을 무시하고 남북 관계에 속도를 낼 수 없는 사정, 그럼에도 남측 의지는 변함이 없다는 점이 북에 충분히 전달됐느냐다. ‘한반도의 봄’이 한창이던 2018년부터 올 초까지 정부는 미국과 보조를 맞추느라 단 한걸음도 속도를 내지 못했다. 속도를 낼라치면 미국은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딴죽을 걸었다. 남북 관계가 좋을 때는 톱니바퀴 2~3개가 금이 가도 굴러갔지만, 상황이 나빠지자 이가 빠진 자리가 도드라진 형국이다. 2020년 한반도 정세는 2018년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미국 대선레이스가 가닥이 잡힐 때까지 북한은 ‘살라미’ 식으로 무력시위를 이어 갈 터. 이에 대해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택지는 △북한을 ‘악마화’하면서 긴장수위를 높여 표 결집을 시도하거나 △‘레드라인’(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지 않도록 상황관리를 하는 정도다. 결국 미국의 다음 5년을 책임질 세력이 결정되는 내년 11월쯤까지 북미가 서로 레드라인의 경계에 머물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문 대통령의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시점에서 ‘한반도의 봄: 시즌2’를 도모할 수 있다. 그러려면 북을 향한 손짓을 이어 가야 한다. 문 대통령이 26일 프로젝트신디케이트 기고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는 더 많은 행동이 필요하다.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까지 북한 당국과 소통했던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다행히 문 대통령에 대한 김 위원장의 신뢰는 아직 흔들리지 않고 있다고 한다. 다만 청와대 참모나 외교안보라인은 못 미더워한다고 한다. 앞으로 1년, 메시지 관리도 중요하지만 창의적 해법을 짜내 남북 간 신뢰의 끈을 이어 가야 한다. 남북 관계의 숨통을 틔울 수 있도록 미국도 설득해야 한다. 안 그러면 ‘시즌2’도 없다. argus@seoul.co.kr
  • 北, 또 ‘중대 시험’ 발표…비건 방한 전날 ‘대놓고 시위’

    北, 또 ‘중대 시험’ 발표…비건 방한 전날 ‘대놓고 시위’

    8일 ‘중대한 시험’ 발표 이후 엿새 만에 또 시험 공개비건 방한 하루 전 발표…‘미국과 대화 거부’ 분석‘전략적 핵억제력 강화’ 언급…‘ICBM 카드’ 노골화 북한이 또다시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비핵화 협상에 ‘연말 시한’을 못 박은 북한이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연이어 도발을 이어가고 있다. 북한 국방과학원은 14일 오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12월 13일 22시 41분부터 48분까지 서해위성발사장에서는 중대한 시험이 또다시 진행되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같은 발사장에서 ‘대단히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한 지 엿새 만(보도일 기준)이다. 이어 “우리 국방과학자들은 현지에서 당 중앙의 뜨거운 축하를 전달받는 크나큰 영광을 지녔다”고 전했다.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최근에 우리가 연이어 이룩하고 있는 국방과학 연구 성과들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믿음직한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는 데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해위성발사장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있는 미사일 발사장으로 지난 7일에도 이곳에서 “중대한 시험”을 진행했다고 북한은 밝힌 바 있다. 북한이 이번 시험의 종류와 의도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엿새 전 시험의 연장으로 단순한 인공위성용 발사체(SLV)보다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개발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대변인이 지난 7일 시험에 대해서는 “조선의 전략적 지위”라고만 언급했으나 이번엔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이라며 핵을 직접 언급했기 때문이다.SLV와 ICBM은 추진로켓과 유도조정장치 등 핵심기술은 동일하며 탑재체가 위성이냐 탄두이냐만 다를 뿐이다. 정보당국은 이미 북한이 지난 7일 ICBM에 사용될 액체 연료 엔진을 시험했을 가능성 쪽에 무게를 뒀다. 이날 발표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방한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연말 전 교착 국면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북미 간 협상의 실마리를 풀 ‘마지막 반전’의 계기로 여겨지던 상황이었다. 15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서울을 찾는 비건 대표는 방한 기간 북측에서 원하면 언제 어디서라도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전날 ‘중대한 시험’을 했다고 발표한 것은 미국과 ‘이런 식으로 접촉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북한의 발표 내용을 토대로 보면 이번 시험은 지난 12일 외무성 대변인이 미국이 주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 반발하며 ‘새로운 강경한 길’을 예고한 다음 날 진행됐다. 당시 외무성 대변인은 담화에서 “설사 대화를 한다고 해도 미국이 우리에게 내놓을 것이 없다는 것은 너무도 자명하다”며 미국의 태도 변화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지 않음을 분명히 했다. 이번에는 지난 8일자 중대시험 발표 때의 ‘전략적 지위’와 달리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 강화’라는 ‘핵’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도 주목된다. 과거 북한은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인공위성을 쏘아 올린다는 명분으로 사실상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이나 ICBM에 사용할 수 있는 엔진 연소시험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엔 아예 ‘핵 억제력’이라는 표현으로 ICBM을 노골적으로 시사한 셈이다. 또 북한은 그동안 줄곧 자신들의 핵·미사일 실험이 미국의 ‘핵 위협’에 맞선 핵 억제력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북한이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이 박두한 시점에서 ICBM 도발로 ‘직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북한은 이미 지난 3일 리태성 외무성 미국 담당 부상 명의 담화를 통해 ‘연말 시한’을 거듭 거론하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경고, ‘성탄절 도발’ 가능성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런 연장선에서 북한이 ‘이달 하순’ 개최한다고 예고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중단’ 결정(2018년 4월 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을 번복하고 강경 기조로 회귀할 것이란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국정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도 전날 간담회에서 북한이 이번 당 전원회의에서 “비핵화 협상 종료 선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이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강경 전략으로 나감으로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그동안의 발언이 허언이 아님을 과시해야 할 필요성도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인 올해 정초 신년사에서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유지한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하노이 회담이 노딜로 결렬된 뒤에는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연말까지 ‘새로운 계산법’을 갖고 나와야 할 것이라며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노골화될수록 그에 화답하는 우리의 행동도 따라서게 되어있다”고 밝혔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중대시험 내용 함구하는 北, 김정은 군사외교 ‘업적‘ 찬양과 美 공격

    중대시험 내용 함구하는 北, 김정은 군사외교 ‘업적‘ 찬양과 美 공격

    북한이 중대한 시험을 했다면서 이틀 남짓 딴소리만 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0일 ‘우리 당의 2019년 혁명실록은 조국청사에 길이 빛날 것이다’는 제목의 논설을 통해 “(올해) 적대 세력들은 주체조선의 강위력한 보검을 찬탈하고 우리를 저들의 지배권 안에 넣으려고 악랄하게 책동했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활동은 이에 맞서 “투철한 자주정신으로 일관됐다”고 치켜세웠다. 특히 “두 차례의 역사적인 조미(북미) 수뇌상봉과 회담은 자주의 원칙에서 단 한걸음의 양보나 후퇴도 모르는 우리 당의 혁명적 입장을 뚜렷이 보여준 계기로 되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 길에는 민족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하여 이어가신 이역만리의 열차 강행군도 있었고, 최전방 섬초소를 찾아 병사들에 일당백 용맹을 안겨준 바다길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지난 2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김 위원장이 60시간 동안 열차를 타고 하노이를 찾은 사실과 지난달 남북접경 창린도 방어부대를 시찰하고 해안포 사격을 지시한 행보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논설은 또 “주체 무기들이 연속적으로 개발 완성되어 자위적 국방력이 더욱 튼튼히 다져진 것은 올해의 총진군에서 이룩된 특출한 성과”라고 평가하며 하노이 노딜 이후 초대형 방사포 등 잇단 상용무기의 시험발사를 김 위원장의 업적으로 꼽았다. 이어 “국제무대에서의 2019년은 힘이 없는 나라, 주견이 없는 국가는 존엄과 자주권을 침해당하여도 숙명처럼 감수하고 치욕의 역사를 수록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역설, 앞으로도 체제 수호를 위해 자주노선을 고수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번 논설은 북한이 미국에 ‘새 계산법’을 가져오라며 일방적으로 정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며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김 위원장의 성과를 선전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노동신문은 같은 맥락에서 이날 ‘우리식 사회주의의 불변의 발전침로-자력갱생’ 제목의 다른 논설을 통해 사회주의 강국 건설을 위해 자력갱생 노선을 영원히 확고히 고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미국의 대북제재가 지속하는 상황에서 외부자원을 기대하기 어렵지만, 내년에도 이에 굴복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과학기술 발전과 내부의 역량을 총동원해 경제건설과 주민생활을 향상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전날에는 두 차례나 고위 간부가 최후통첩과 같은 담화문을 발표했다.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은 밤에 담화문을 내고 “트럼프는 몹시 초조하겠지만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며 더 큰 재앙적 후과를 보기 싫거든 숙고하는 것이 좋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아직까지 그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은 상태에 있다. 트럼프의 막말이 중단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4시간 전에는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 위원장이 담화문을 내고 “우리는 더이상 잃을 게 없는 사람들”이라며 “이렇듯 경솔하고 잘망스러운 늙은이여서 또다시 트럼프(대통령)를 ‘망녕 든 늙다리’로 불러야 할 시기가 올 수도 있다”고 했다. 특히 김영철 위원장은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트럼프에 대한 우리 국무위원장의 인식도 달라질 수 있다”고 스스럼 없이 경고했다. 전날 북한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공개한 뒤 불과 14시간여 만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위터에 “김정은(북한 국무 위원장)은 적대적 방식으로 행동하면 잃을 게 너무 많다. 사실상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하자 최고위급 인사들이 잇따라 맞대응에 나선 것이다. 아직까지는 레드라인을 넘지 않은 북한이 판을 완전히 깨자는 것은 아니란 뜻을 보여주기 위해 중대시험 내용을 밝히지 않고 미국이 양보하는 것을 기다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김 위원장의 핵심 참모들이 스스럼없이 대거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한편 11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한 미사일 발사와 도발 확대 가능성 토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이 크게 반발했던 10일의 북한 인권 토론은 무산 가능성이 높다. 대신 안보리 유럽 국가들이 제안했고 미국이 요청해 다음날 북한의 긴장 고조 행위를 다루는 토의를 소집했다. 미국이 ‘말의 위협’을 넘어 ‘실력행사’에 들어갈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달 중순 한국 방문을 조율하고 있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 겸 대북특별대표가 북한을 특사로 찾을 가능성도 주목된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한미 워킹그룹 딜레마… 대북 제재 발 맞추다 한반도 평화 멀어질라

    한미 워킹그룹 딜레마… 대북 제재 발 맞추다 한반도 평화 멀어질라

    남북 간 세 차례의 정상회담과 첫 북미 정상회의가 열린 2018년 만들어진 ‘한미 워킹그룹(실무단)´의 첫 공식회의가 열린 지 1년이 지났다. 북미 대화와 남북 관계의 선순환을 도모하려 구성된 한미 워킹그룹은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노딜’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 국면에 접어들면서 더욱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는 모양새다.남북 관계의 진전을 바라고 있는 개성기업 기업인들, 금강산 관광 관계자들은 한미 워킹그룹에 대해 “남북이 자체적으로 풀 수 있는 문제도 워킹그룹이 끼어들면서 문제가 꼬였다”고 호소한다. 남북 관계 전반에 대한 협의를 보다 정례화·체계화한다는 취지로 구성된 한미 워킹그룹이 도리어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관가에서도 한미 워킹 그룹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이행을 위한 열쇠인지 족쇄인지에 대해서 의견이 엇갈린다. 대북 제재 논리가 일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는 시각과 동시에 유독 빈번히 냉온탕을 오가는 남북 관계에서 지속적인 준비를 위해서는 한미 워킹그룹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사실상 남북 사업 사전 승인 창구 돼” 한미 워킹그룹은 지난해 10월 31일 스티븐 비건 당시 미국 국무부 대북 특별 대표의 한국 방문 직후 출범이 결정됐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서 ‘새로운 북미 관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등 4가지 원칙이 합의되고 9·19 평양 남북 정상회담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정상화 등 교류 협력 의지를 확인하며 논의가 급물살을 탄 국면에서 한국과 미국이 비핵화와 대북 제재, 남북 협력에 대해 논의할 워킹그룹의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비핵화는 북미 간 대화의 주된 의제이지만 당사자인 우리 정부가 배제되어서는 안 됐고 미국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속에서 남북 협력 사업 역시 한미 간의 논의가 필요했다. 지난해 11월 20일 워싱턴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비건 대표를 리더로 첫 회의를 연 워킹그룹은 이후 11차례 공식 대면회의를 열고 논의를 이어갔다. 우리 측에선 외교부를 중심으로 남북 관계 주무부처인 통일부와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 관련 부처 실무진이, 미국 측에서는 국무부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사들이 참석했다. 그러나 한미 워킹그룹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지금 관가에선 한미 워킹그룹이 한반도 문제 선순환이라는 원래 취지를 살리고 있는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우선 한미 워킹그룹을 ‘족쇄’로 보는 측에선 남북 간 현안에 대해 공유하는 원래 취지와는 달리 사실상 제재 면제 승인을 받기 위한 사전 승인 창구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당초 고위급 당국자 논의 이전에 실무자들끼리 공감대를 넓히고 도움을 주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지만 실제 운영은 경직된 방식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남북 관계와 관련한 구상이나 구체적인 사업들이 제재 면제 승인을 받기 위해 사전에 한미 워킹그룹을 필수적으로 거치게 되면서 사실상 사전 승인 창구처럼 운영된 측면이 있다”며 “운영 방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고 했다. 더욱이 우리 정부의 자율성을 인정받아야 할 남북 현안에 대해 안보리와 미국의 대북 제재 논리를 일방적으로 강요받는 절차라는 푸념도 나온다. 특히 올해 들어 북미 비핵화 협상의 진전이 더뎌지면서 심해졌다는 것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미국은 북미 비핵화 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는 일단 대북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한미 워킹그룹은 그 인식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이라며 “북한은 비핵화 협상에서 상응 조치를 바라고 있지만 미국 측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으면서 워킹그룹으로 한국까지 묶어 놓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북 제재 국면 속 효율적 메커니즘” 반면 한미 워킹그룹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열쇠’로 평가하는 측에선 대북 제재가 여전한 현실에서 필요한 도구라고 진단한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와 미국의 독자 제재가 유지되는 한 남북 교류를 추진하려는 우리 기업이나 개인이 제재를 위반해 페널티를 받는 일을 피하기 위해선 제재 면제를 신청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한미 워킹그룹을 통한다면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미 워킹그룹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관계자는 “이산가족 화상상봉 장비에 대한 제재 면제를 받으면서 미국 독자 제재 중 사치품 관련 규정까지 면제 조치를 받아낸 적이 있는데 워킹그룹이 없다면 제재 면제를 받기 위해 직접 미국 재무부나 의회까지 가서 일일이 설명해야 했을 것”이라며 “워킹그룹이 없다면 어떻게 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자리라는 세간의 인식과는 달리 우리 측은 이산가족 상봉 행사와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재개 등 남북 협력의 주요 주제에 대해 매번 강조하고 있다는 설명도 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미국 측도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 관계를 막는 메커니즘으로 비쳐진다면 작동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방한한 비건 대표가 공개적으로 남북 관계에서의 한국의 자율성을 인정한다고 표명한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다만 이 같은 상반된 평가에도 한가지 공통된 인식은 존재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협상에서 결실이 맺어진다면 소임을 다한 한미 워킹그룹은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한미 워킹그룹이 계속 유지되기보다는 협상을 통해 워킹그룹 자체의 필요성이 없어지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美, 적대정책부터 철회를” 北, 대화의 조건 연일 강조

    “美, 적대정책부터 철회를” 北, 대화의 조건 연일 강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곧 보자’고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에 대해 오히려 북한이 연일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속도 조절에 나서는 형국이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노딜의 트라우마가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은 담화에서 미국의 한미 연합 공중훈련 연기 결정을 거론하며 “미국이 말끝마다 비핵화 협상에 대해 운운하고 있는데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완전하고도 되돌릴 수 없게 철회되기 전에는 논의할 여지도 없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보도했다. 이날 북미 실무협상의 북측 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앞서 북한이 반발한 한미 연합공중훈련 연기가 결정된 뒤 트럼프 대통령이 17일 트윗에서 ‘곧 보자’고 밝혔고, 즉각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이 담화에서 “새로운 수뇌회담을 시사한다”고 해석하면서 북미 간 대화에 속도가 붙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다. 북한은 지난 13일 국무위원회 대변인 담화 이후 일주일 새 일곱 차례 연속 공식 메시지를 발표했다. 하지만 북측이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 철회를 강조하면서 팽팽한 기싸움이 전개되는 양상이다. 특히 하노이 회담 결렬로 체면에 손상을 입었던 김 위원장이 또다시 내용도 없이 만나서 사진만 찍는 3차 북미정상회담을 경계해 미국에 확실한 타협안을 준비해 오라는 압박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北김계관 “트럼프 트윗 ‘새 정상회담’ 시사… 적대정책 철회해야”

    北김계관 “트럼프 트윗 ‘새 정상회담’ 시사… 적대정책 철회해야”

    北, 트럼프 ‘만남 제안’ 하루도 안돼 담화 金고문 “무익한 회담 더이상 흥미 없어 돌려받지 못하면 美에 자랑거리 안줄 것” 최선희 방러… 비핵화 의견 교환할 듯 조선신보 “트럼프 평양 방문 그려 본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윗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곧 보자”고 한 데 대해 북측은 3차 정상회담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이면서도 먼저 적대정책을 철회하라는 내용의 외무성 담화로 즉각 대응했다. 북미가 대화 재개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 것이다. 하지만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당시 사전합의 없이 만났다 ‘노딜’에 그쳤던 상황에서, 같은 결과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북미 간에 밀당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이날 담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보면서 새로운 조미(북미) 수뇌 회담을 시사하는 의미로 해석했다. 우리와의 대화의 끈을 놓고 싶지 않다면 적대시 정책부터 철회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고 18일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또 김 고문은 “무익한 회담에는 더이상 흥미를 가지지 않는다”며 “아무것도 돌려받지 못한 채 더이상 미국 대통령에게 자랑할 거리를 주지 않을 것이며 이미 트럼프 대통령이 자기의 치적으로 자부하는 성과들에 해당한 값도 다시 받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앞서 한미가 북한의 반발을 고려해 연합공중훈련 연기를 결정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트윗에서 김 위원장을 향해 “당신은 빨리 행동해야 하며 합의를 이뤄야 한다. 곧 보자!”고 말해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됐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에 만 하루도 지나지 않아 북미 협상의 베테랑인 김 고문이 전면에 나서 대응하면서 북미 양측이 대화 재개 필요성과 정상회담의 가능성에 대해 공감대를 이뤘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실제 정상회담 개최로 이어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무협상의 합의를 전제로 한 정상회담을 시사해 실무협상의 결과에 따라 향방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김 고문이 “적대시 정책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는 지난달 초 스톡홀름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직후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생존권과 발전권을 저해하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역스러운 협상을 할 의욕이 없다”고 한 것의 연장선상으로 분석된다. 북한의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한 한미군사연습의 중단과 제재 철회 조치와 같은 요구사항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북미가 의견 차이를 좁힐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모인다. 연말까지 실무회담을 한두 차례 연다 해도 비핵화 해법을 도출하기는 어렵다는 현실론이 나오는 반면 북미 정상의 파격적 성향을 감안하면 40일 남은 연말이 짧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또 재선 레이스를 앞두고 외교적 성과를 찾는 트럼프 대통령과 북미 대화의 중단은 피하려는 김 위원장의 이해관계가 맞물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는 또 하나의 역사적인 장면도 그려 본다”고 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이날 비핵화 협상 관련 의견 교환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방러길에 올랐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측이 즉각 반응한 것은 북한의 대화 재개 의지는 강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다만 적대시 정책 철회 등 기존의 요구사항을 유지하고 있다”며 “실무협상이 재개된다면 북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일정한 공감대가 만들어지는 자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배 침몰에도 ‘김정은 초상화’ 지켜”…北 충성 사례로 내부결속 올인

    “배 침몰에도 ‘김정은 초상화’ 지켜”…北 충성 사례로 내부결속 올인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신념화하자’노동신문 1면에 연일 충성 강조 논설하노이 노딜 이후 金 위신회복 박차“배가 침몰하려던 순간 김정은 초상화부터 챙긴 김명호 동무의 영웅적 소행은 가장 값 높은 삶이 무엇인지 깨우쳐줬다.” 북한이 지난 2월 베트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노딜’ 협상 이후 떨어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위상을 회복하기 위해 당내 충성 사례를 연일 전파하며 내부 결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1면에 ‘수령에 대한 충실성을 신념화, 양심화, 도덕화, 생활화하자’ 제목의 사설을 실어 무역선 ‘장진강’호 기관장이자 당세포위원장(선박내 당책임자)인 50대 김명호의 사례를 언급했다. 장진강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가 지난 9월 공개한 보고서에서 불법적인 석탄 환적을 했다고 지목된 선박으로 알려져 있다. 신문에 따르면 김명호는 지난달 15일 항해에서 거센 풍랑을 만났다. 그는 배가 침몰하려던 찰나 선체 내부로 되돌아갔고,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의 초상화부터 챙겼다. 38시간의 표류 끝에 기적적으로 구조됐으며, 초상화는 조금도 상하지 않은 채였다. 사설은 “김명호 동무처럼 수령 결사옹위 정신을 뼛속 깊이 쪼아 박고… 당세포를 우리 당을 맨 앞장에서 받드는 초석이 되고 성새, 방패가 되게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당 및 근로단체 조직들에 ‘김명호 동무와 나’라는 주제로 모임을 갖고 그를 따라 배울 것을 주문했다. 신문은 앞서 지난 9일에도 ‘광란하는 날바다도 수령 결사옹위의 억센 의지를 꺾을 수 없다’ 기사를 게재해 김씨를 추켜세웠다. 신문은 “김명호 동무의 영웅적 소행은 우리 시대 인간들에게 가장 값 높은 삶이 어떤 것인가를 깨우쳐 줬다”면서 “영도자에 대한 충실성을 신념으로 간직한 정신력의 강자들이 이룬 일심단결의 성새를 깨뜨릴 힘은 이 세상에 없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같은 날 1면 전면에 이례적으로 ‘맞받아나가는 공격 정신으로 혁명을 이끄시는 걸출한 영도자’라는 제목으로 논설을 게재했다. 논설은 “김정은 동지는 우리 혁명을 백승의 한 길로 줄기차게 이끄시는 공격형의 위인”이라면서 “우리 혁명이 엄혹한 난관에 부닥칠 때마다 굴함 없는 공격전으로 승리를 이룩할 수 있은 근본 비결은 인민의 충성의 마음이 변함이 없었던 덕분”이라고 언급했다. 남북 및 북미관계가 교착 상태인 가운데 나온 이번 기사들은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떨어진 김 위원장의 위상을 높이는 작업의 연장선으로 해석됐다.일상적으로 강조해왔던 김 국무위원장에 대한 충성을 당 기관지 논설과 사설로 거듭 부각시켜 북한 지도부가 김명호를 내부 결속의 기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4월과 8월 한해 두 차례 최고인민회의를 열어 헌법을 개정하고 김 위원장의 권능을 대폭 강화했다. 지난달 17일에는 김 위원장이 백마를 타고 백두산을 등정한 사진을 전 주민이 접하는 주요 매체를 총동원해 전하며 ‘절대 충성’을 강조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文, 하노이 노딜에 “안타깝다… 북핵 폐기 대단한 일”

    文, 하노이 노딜에 “안타깝다… 북핵 폐기 대단한 일”

    北 상황 변화 대비 지적엔 “공감한다”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여야 5당 대표와의 청와대 만찬 회동에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이 답보상태인 북미 비핵화 협상을 언급하며 남북 관계를 둘러싼 정부의 전향적 변화를 요구한 데 대해 ‘북미 대화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취지를 밝혔다. 지난달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결렬 이후 북미 관계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데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제시한 연말 시한이 다가오는 국면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북미회담이 어긋나면 국면이 빠르게 바뀔 수 있기 때문에 금강산관광 문제도 제재를 우회하는 방식으로 재개 입장을 발표한다든지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심 대표의 지적에 “북미회담이 아예 결렬됐거나 그러면 조치를 했을 텐데 북미회담이 진행되며 미국이 보조를 맞춰달라고 하니 여기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북미 정상간의 ‘하노이 노딜(No deal)’과 관련한 구체적인 문 대통령의 인식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미국 지그프리드 해커 박사는 핵 능력의 80%라고도 하고, 전문가들에 따라서는 최소 50%라고도 하는데 (북한이) 그 부분을 일방적으로 폐기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외부 전문가들이 와서 검증하는 가운데 뜯어내겠다면 그것은 상당히 대단한 것인데 하노이에서 그것이 타결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 상황이 악화할 경우 신년사를 계기로 북한의 입장이 변화할 수 있으므로 정부의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심 대표의 촉구에 대해 “공감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회동이 끝난 뒤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남북 관계에 대해 여러 설명을 했다”면서도 “국익과 관련되어 있어 소개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문재인 정부의 임기 후반기에 돌입한 이날 춘추관에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과 가진 공동기자간담회에서 “북미 협상 재개의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미국 측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북한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고위급 실무회담이 열려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상당한 진전이 있어야만 제3차 북미 정상회담이 개최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톡홀름 실무협상 결렬 이후 미국이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끌어내려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정 실장은 “북한이 연내 시한을 강조하고 있고, 한국 정부도 상당히 진지하게 보고 있다”며 “북측의 입장도 고려하면서 가급적 조기에 실마리를 찾도록, 미국 측과 긴밀히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사설] 반환점 돈 문재인 정부, 경제·복지 중심으로 쇄신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내일(9일) 임기 반환점을 맞는다. 문 대통령은 지난 30개월 동안 소득주도성장을 중심으로 혁신성장·공정경제 가치를 정책의 핵심 기조로 삼았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급속한 최저임금 인상, 52시간 근무제와 같은 정책은 소득주도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선의’로 시작된 정책이었다. 그러나 이 정책들이 현장에서 구현되는 과정에서 파열음이 터져 나오면서 부작용들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문 대통령이 임기 중·후반에 풀어야 할 최대 과제는 경제와 민생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소득주도성장, 선의가 구현될 개선책 찾아야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 세계 경기가 하강하고 있고 그 자장 안에 있는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돌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수출은 11개월 연속 감소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이 무색하게 8월 비정규직이 87만명이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하는 복지’로 긍정평가할 수도 있지만, 재정으로 급조하는 일자리는 지속가능하지가 못하다. 정부가 내년 확장재정을 통해 경기 방어에 나섰지만, 이번 비정규직의 증가에서 보듯 좋은 일자리는 민간 기업의 투자 활성화와 제조업 강화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혁신성장을 막는 규제를 혁파해 혁신경제 쪽에서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고령자 취업 증가로 고용률이 버티고 있지만 30·40대 고용이 감소하고 있어 일자리 정책은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또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가 지난 8월 153만 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1만 6000여명 감소했다.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이다. 당장 내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가는 50∼299인 사업장의 주 52시간제에 대한 부작용을 고려해 수정 적용도 고려해 봐야 한다. 탄력근로제 도입도 중요하지만, 우선 150~299인 사업장에만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서울 성북구 네 모녀 자살 사례에서 보듯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기준을 완화하고, 관련 복지제도를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 검찰개혁과 교육개혁, 부동산정책 등의 성과 여부가 하반기 국정 운영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10년간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에 해빙 무드를 조성하고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은 물론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까지 성사시키면서 한반도에 화해·평화의 주춧돌을 쌓으려 노력한 것은 성과다. 하지만 ‘하노이 노딜’을 기점으로 9개월째 장기 표류 중인 북미 협상과 남북 관계마저 과거 회귀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북한은 비핵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내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발사 등을 암시하고 있어 2020년에는 한반도에 다시 암운이 드리울 가능성이 적지 않다. 미국이 내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대북 정책의 비중을 낮추고, 북한도 핵·미사일 동결(모라토리엄)을 풀게 될 경우 고조될 한반도 리스크를 관리하는 게 향후 2년 반의 최대 과제라고 할 수 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플랜B도 준비해야 한다. 12월 초 개각과 청와대 개편으로 일신하라 지난해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로 사상 최악인 한일 관계는 두 가지 분수령을 맞고 있다. 첫째는 22일 종료되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의 연장 여부이고, 둘째는 연말 내지는 내년 초로 예상되는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다. 정치 문제를 경제 문제로 끌어들여 온 일본 정부가 비판을 면할 수 없지만, 한일 관계 악화가 외교안보와 경제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우리 정부도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 국정 쇄신은 인사가 만사라는 틀에서 진행해야 한다. 12월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끝나면 국무총리를 포함한 개각과 청와대 보좌진 개편으로 일신한 청와대와 정부를 국민에게 제시해야 한다.
  • 비핵화 성과 창출이 국정동력 좌우… 한일관계 복원은 ‘발등의 불’

    비핵화 성과 창출이 국정동력 좌우… 한일관계 복원은 ‘발등의 불’

    2018년, 보수정권 9년간 얼어붙었던 남북 관계에 해빙이 왔다. 분단 이후 남북 정상 간 신뢰가 이만큼 두터웠던 적은 없었다. 1년간 3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특히 15만명 북한 주민 앞에서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70년 적대의 역사를 완전히 청산한다”고 선언한 문재인 대통령의 9·19 능라도 연설은 ‘한반도의 봄’의 상징적 장면이다.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또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례 없는 ‘케미’가 빚어낸 성과지만, 문 대통령의 촉진자 역할이 없었다면 애초에 불가능했다. 하지만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한반도의 봄’은 실종됐다. 남북 관계 선순환으로 북미 대화를 끌어냈지만, 역설적으로 비핵화 협상이 막히자 남북 대화도 얼어붙었다. 문 대통령의 중재로 지난 6월 30일 판문점 남북미 회동을 끌어냈지만, 거기까지였다. 비핵화와 상응 조치를 둘러싼 북미 간 이견은 지난달 스웨덴 실무협상에서도 좁혀지지 않았고, ‘협상 데드라인’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통미봉남’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문 대통령의 운신 폭은 더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최악의 경우 연말까지 구체적 결과를 얻지 못한다면 한반도의 시계는 2017년 이전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 집권 전반기 남북 관계 등 외교·안보 성과에 힘입어 지지율 고공행진을 펼쳤던 점을 감안하면, 후반기 국정동력의 최대 위험이 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는 의미다. 남북 관계에 정통한 여권 관계자는 “냉전 이후 70년간 한반도에 가장 급속한 변화가 있었던 2018년에 국민 눈높이가 맞춰져 있어 남북 관계가 후퇴한 것처럼 비치지만 비핵화는 애초부터 긴 호흡과 인내가 필요한 과정”이라면서 “‘한미 워킹그룹’의 틀에 남북 협력의 너무 많은 부분이 속박된 상황이지만, 과감하고 창의적으로 빈틈을 찾아야 한다. 북한으로 하여금 남측이 북미 사이에서 ‘중립’이라고 느껴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메시지를 발산해야 한다”고 말했다.한일 관계 복원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 이후 일본의 무역보복, 이에 맞선 한국의 지소미아(군사정보보호협정) 종료 결정까지 최악으로 치달은 양국 관계는 미국의 동북아 전략의 핵심축인 한미일 안보협력과 촘촘하게 엮여 있다는 점에서 마냥 시간을 끌 수가 없다. 지난 4일 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13개월 만의 ‘단독 환담’에서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를 확인하는 등 반전의 계기는 마련된 상황이다. 다만 오는 23일 0시 지소미아가 예정대로 종료된다면 또 한 번의 변곡점을 맞을 수도 있다. 다음달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와 이를 계기로 추진될 것으로 보이는 한일 정상회담 전까지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접점을 찾는 게 시급한 과제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강제징용 문제로 인한 갈등이 장기화되지 않도록 하는 한편, 수출 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가 빨리 철회되도록 해야 한다”며 “한일 갈등을 조속히 수습하지 않으면 한미 관계에도 여파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위성락 전 주러시아 대사는 “북핵은 정상외교라는 초유의 상황을 열었지만, 실질 진전이 이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기로에 서 있고 남북 관계도 현재로서는 단절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한일 관계는 아주 나빠졌고 한중 관계 역시 미중 대립관계 속에 끼여 운신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집권 전 구상을 토대로 이행했다면 반환점을 도는 현시점에서 그 계획을 어떻게 수정·보완할지 현실과 교감을 토대로 원점에서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김정은 ‘12월 회담’ 목표, 실무협상·트럼프 탄핵 속도에 달렸다

    김정은 ‘12월 회담’ 목표, 실무협상·트럼프 탄핵 속도에 달렸다

    김정은(얼굴)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3차 북미정상회담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지난 4일 국가정보원이 전망함에 따라 실제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 위원장이 이미 오래전에 연말을 비핵화 협상시한으로 제시한 데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부터 재선 레이스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안에 북미정상회담이 열려야 한다. 하지만 현재 북미 간에 입장 차가 좁혀진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실무회담 개최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이어서 다음달 북미정상회담은 쉽지 않다는 전망도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환대사가 스톡홀름 실무협상 종료 직후 언급한 선결조건의 일부라도 한미가 수용하려는 조짐이 없는 상황에서 북한이 협상 재개를 선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빨라야 내년 초에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북미 간의 이견이 연내에 해소될 만큼 충분히 논의가 진전된 것은 아니다”라며 “한두 차례 실무회담을 열어 먼저 견해차를 좁힌 이후에 접점이 만들어진다면 내년 초에 정상회담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적으로 곤경에 처해 있는 점도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부정적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우크라이나 게이트로 야당의 탄핵 공세를 받고 있는 데다 대표적 치적으로 자랑해 온 경제도 하강세를 보여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국내 정치적 위기를 외부로 돌리기 위해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이벤트를 활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북한 변수’가 웬만해서는 미국 정치에 파급력을 끼치기 힘들다는 점에서 되레 북미정상회담에 소극적으로 나올 가능성이 더 크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노딜도 당시 미 의회 청문회에 자신의 측근 변호사가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위기에 처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전 카드라는 분석이 유력하게 제기된 바 있다. 반면 최고지도자의 체면을 중시하는 북한 체제의 특성상 올해를 넘기면 김 위원장이 ‘액션’을 취하지 않을 수 없고 그것은 북미 관계의 파국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다음달 극적으로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내년부터는 미국 전역을 순회하는 선거운동에 전념해야 하기 때문에 올해를 넘기면 시간을 내기 쉽지 않다. 특히 선거운동 기간 김 위원장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나 핵실험 같은 고강도 무력시위를 감행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에서 큰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핵실험을 하지 않고 있는 점을 최대 외교 치적으로 자랑해 왔기 때문이다. 외교 소식통은 “지난 6월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도 불과 며칠 전에야 결정됐기 때문에 앞으로 연말까지 두 달 안에 북미정상회담이 열리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4일 “다행히 북미 정상 간 신뢰는 여전하고 대화를 이어 가고자 하는 의지도 변함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문 대통령의 모친상을 위로하는 서한에서 “대통령님과 함께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평화라는 공통의 목표를 향해 계속 나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고 5일 청와대가 전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김영철 건재 확인… 北 외무성 중심 대미협상 측면지원 나선 듯

    김영철 건재 확인… 北 외무성 중심 대미협상 측면지원 나선 듯

    김계관 이어 3일 만에 고강도 메시지 전문가 “대미 협상라인 복귀는 아닌 듯” 北 ‘연말 시한’ 조바심… 美 압박 최고조‘하노이 노딜’의 책임을 지고 권력 핵심에서 배제됐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27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 명의 담화에서 강도 높은 대미 메시지를 발산하면서 건재가 확인됐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다만 그가 대미 협상라인에 복귀한 것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다. 이달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북미 실무대화 결렬 이후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신뢰 속에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협상 실무를 총괄하되 과거 협상을 이끌었던 김영철·김계관(외무성 고문) 등이 ‘험한 소리’로 연말 비핵화 시한을 압박하는 등 측면 지원 방식으로 역할 분담을 한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통일부 관계자는 “담화문을 볼 때 전처럼 복귀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건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하노이 이후 북한 대미라인은 통전부 중심에서 외무성 중심으로 바뀌었다”며 “김 부위원장이 1·2차 북미 정상회담 경험을 바탕으로 활용되는 측면인지, 실질적으로 당 중앙위 차원에서 관여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추가 파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난 24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이 담화에서 북미 정상의 친분을 강조하며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 싶다”고 밝힌 데 이어 3일 만에 김 부위원장이 수위를 높여 ‘연말 시한’을 압박한 것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부위원장이 북미 협상라인에 다시 들어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 관계가 좋다’면서 상황 관리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조바심과 답답함이 있는 북한으로선 외무성은 험악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협상 포지션을 갖고 가야 하기 때문에 한발 떨어져 있지만 과거 협상 책임자였던 김영철·김계관이 측면 지원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도 “대미 협상은 외무성 중심으로 움직이는 게 확실하다”며 “전방위적으로 미국을 압박해야 하니까 김 부위원장까지 등장한 것”이라고 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김계관·김영철이 나서는 것은 김 위원장의 의중을 좀더 직접적으로 전하기 위한 의도일 것”이라고 했다. 반면 스톡홀름 실무대화 결렬 이후 대미 협상에 있어 김 부위원장의 영향력이 부분적으로 회복됐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한때 주변으로 밀려났지만 외무성 주도의 스톡홀름 회담이 결렬되면서 부분적으로 영향력을 회복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하노이 회담 후 밀려난 北김영철…해외동포 관련 사업서 모습 포착

    하노이 회담 후 밀려난 北김영철…해외동포 관련 사업서 모습 포착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노딜’ 이후 통일전선부장에서 해임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해외 동포 관련 활동을 하는 모습이 22일 포착됐다. 북한 노동신문은 이날 해외동포사업국 창립 60주년 기념 보고회가 김 부위원장과 김응섭 해외동포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고 보도했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달 6일 평양을 방문한 재일 조선상공인대표단 환영연회에도 참석한 바 있다. 이 같은 행보는 통상 대남 담당 노동당 비서(부위원장)가 해외동포 관련 업무까지 관장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 부위원장이 통일전선부장에서 교체돼 권한과 역할은 축소됐어도 부위원장 직위는 유지하는 반면 장금철 통일전선부장은 남북관계 소강으로 별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평화 마지막 고비… 대화만이 비핵화 벽 무너뜨릴 것”

    국방 예산 7.4% 오른 50조 1527억 책정 병장 월급 41만→54만원으로 33% 인상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교착국면에 빠진 남북관계에 대해 “상대가 있어 우리 맘대로 속도를 낼 수는 없다”고 안타까워하면서도 “대화만이 비핵화의 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대북 대화론을 흔들림 없이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우리 미래 ‘평화의 힘’을 키우는 재정”을 제안하며 “한반도는 지금 항구적 평화로 가기 위한 마지막 고비를 마주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함께 넘어야 할 비핵화의 벽이다. 대화만이 그 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노딜’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든 남북 관계에 대해선 “상대가 있는 일이고, 국제사회와 함께 가야 하기 때문에 맘대로 속도를 낼 수 없다”면서도 “핵과 미사일 위협이 전쟁의 불안으로 증폭되던 2년 전과 비교해보면 우리가 가야 할 길은 명백하다”고 말해 북한과 대화의 끈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2020년 국방 예산은 올해보다 7.4% 오른 50조 1527억원으로 책정됐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차세대 국산 잠수함, 정찰위성 등 핵심 방어체계를 보강하는 한편 병사 월급을 병장 기준으로 41만원에서 54만원으로 33% 인상해 국방 의무를 보상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지금 우리의 안보 중점은 대북 억지력이지만 언젠가 통일이 된다 해도 열강 속에서 당당한 주권국가가 되기 위해선 강한 안보 능력이 필요하다”고 증액의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북한 매체들이 국방 예산 증액에 대해 “북침 전쟁 준비이고 판문점 선언의 군사 분야 합의 위반”이라고 비판해온 것에 대한 반박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남북 간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경제·문화·인적교류를 더욱 확대하는 등 한반도 평화와 경제협력이 선순환하는 ‘평화경제’ 기반 구축에도 힘쓰겠다”며 “북한의 밝은 미래도 그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다. 북한의 호응을 촉구한다”고 했다. 공공외교와 공적개발원조(ODA) 확대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4대 강국과 신남방, 신북방과 같은 전략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 증액하겠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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