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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치단체장 25시]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자치단체장 25시]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울산 석유화학공단의 산업 불꽃이 365일 꺼지지 않는 남구. 우리나라 근대 산업화를 이끈 산업수도 울산의 심장인 남구가 산업과 관광을 연계한 ‘산업관광도시’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산업 경쟁력에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며 남구의 비상을 이끄는 서동욱(52) 구청장은 2차산업의 지속발전과 ‘울산형 3차산업’의 모델을 만드는 데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 22일 오후 3시 울산 남구 매암동 산안사거리 인근 ‘스토리가 있는 아트월(Art Wall)’ 조성사업 현장. 산업물자를 실은 대형 트레일러 사이로 서 구청장을 태운 카니발 차량이 도착했다. 서 구청장은 지난 4월 착공해 이달 말 준공을 앞둔 아트월 공사의 마무리 작업 점검차 이날 현장을 찾았다. ‘스토리가 있는 아트월’은 산안사거리와 매암사거리 사이 900m 구간 도로변에 고래잡이, 반구대암각화 이야기, 장생포 사람들 등의 주제를 가진 35점의 조형물을 설치하는 사업이다. 아트월은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울산대교, 석유화학공단 등을 이어주는 관광자원이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기존의 고래박물관,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바다여행선, 울산대교, 석유화학공단 야경 등과 함께 남구의 산업관광에 시너지 효과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래서 서 구청장은 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6개월여 동안 네 번이나 이곳 현장을 방문했다. 오랜지색 점퍼 상의를 입은 그는 현장에 도착하자 곧바로 시공업체 관계자를 불러 조형물 바닥에 설치된 LED 조명의 방수기능에 대해 물었다. 도심에 설치된 비슷한 조명 제품이 방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낭패를 겪은 사례까지 들어가면서 꼼꼼한 마무리를 당부했다. 그는 공사현장 관계자들에게 “장사는 물건을 사고 싶게 만드는 것이고, 관광은 보고 싶게 만드는 것”이라며 “아트월은 석유화학공단에 산업물량을 실어나르는 운전기사나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저게 뭘까?’라는 궁금증을 가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트월 시설물을 하나하나 챙겨본 그는 준공식이 열릴 예정인 빈터로 이동했다. 그는 관련 부서 공무원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뒤 “이곳은 석유화학공단의 중심이자, 고래도시 장생포로 가는 관문”이라며 “그동안은 산업도로의 기능만 해왔지만, 이제부터는 산업과 관광을 연결해 주는 산업관광도로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트월 시공업체인 인테크디자인 관계자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조형물의 위치나 모형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서 구청장의 꼼꼼한 업무스타일 때문이다. 정원준 인테크디자인 소장은 “조형물의 선형부터 조명 위치까지 꼼꼼히 챙긴다”면서 “예술적 감각도 뛰어나 좋은 아이디어를 제공할 때도 많다”고 귀띔했다. 다음 일정을 위해 차에 오른 서 구청장은 아트월에서 차량으로 5분 정도 떨어진 장생포를 거쳐 선암동 주민센터로 가자고 운전기사에게 얘기했다. 그는 장생포 부두도로를 지나면서 “내년에는 드론(무인 항공기)을 바다에 띄워 고래 발견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 앞바다의 고래 발견율이 10~20%(올해 17%)에 그쳐 내년부터는 30%까지 올리는 게 목표”라며 “해풍 등 바다에 강한 드론을 띄우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자체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 번 출항에 한 번은 고래를 봐야 관광객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현재 66만여명(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전체 관광객)의 고래 관광객이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상업포경 금지(1986년) 이후 쇠락의 길을 걷던 장생포 방문객은 2005년 고래박물관 건립에 힘입어 23만 9407명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66만 7388명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올해도 9월 말 현재 67만 8000여명이 장생포를 찾았다. 서 구청장은 2017년 장생포에 모노레일을 운영한다는 얘기도 했다. 모노레일은 고래연구소를 출발해 고래문화마을과 고래조각공원을 돌아보는 1.5㎞ 구간에 설치된다고 설명했다. 모노레일은 고래바다여행선과 함께 장생포 고래관광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고래문화마을 정상에서는 석유화학공단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밤에 모노레일을 타고 고래문화마을 정상에서 울산 12경의 하나인 ‘석유화학공단 야경’도 즐길 수 있게 된다. 현재는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공단 야경을 즐기는 관광 코스가 운영되고 있다. 서 구청장의 ‘울산형 산업관광’ 비전은 퇴근 이후 열린 남구지역 기관단체장 협의회(오후 7시)에서도 계속됐다. 그는 협의회에 참석한 남구지역 기관장들에게 아트월 조성사업과 모노레일 등을 설명하고 적극적인 도움을 요청했다. 또 그동안 문제로 지적된 숙박시설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남구에는 비즈니스호텔 4개 등 6개 호텔이 영업 중이다. 숙박난이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앞으로 비즈니스호텔 2개가 더 들어서고, 장생포에 고래등대호텔(높이 150m·객실 350실)까지 건립되면 체류형 관광의 완성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후 5시에는 선암동 주민센터에서 내년도 예산 편성과 관련해 주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주민들은 대나리마을 입구 횡단보다 위치 조정과 낡은 순찰차량 교체를 건의했다. 앞서 열린 야음·장생포동 주민과의 대화에서는 장생포고래로 배전함 환경 개선과 아트월 고래조형물 정기 세척을 건의받고 예산 편성을 약속하기도 했다. 서 구청장은 주민 간담회 자리에서 일방적인 연설이나 설명을 하지 않는다. 얘기를 들어주고 동행한 관련 부서 공무원들과 함께 가능성 있는 답을 찾아준다. 그래서 주민들은 그를 소통하는 구청장이라 부른다. 글 사진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연예 포스토리 19] 한류 1세대 윤손하, 日 방송국에 김밥 돌려가며…

    [연예 포스토리 19] 한류 1세대 윤손하, 日 방송국에 김밥 돌려가며…

    최근 KBS 팩션 사극 ‘육룡이 나르샤’에서 권문세족에게 알짜 정보를 사고파는 정보상인 초영 역을 맡은 윤손하는 40세라는 나이를 무색하게 할 만큼 아름다운 미모를 뽐내고 있는데요. 바람이 불면 ‘훅~’ 날아갈 것 같은 청순한 외모를 가진 그녀는 ‘한류 1세대 연예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곱상한 외모와 달리 윤손하는 일본에서 엄청난 도전 정신으로 ‘맨땅에 헤딩’을 했는데요. 그녀가 일본에 진출했다가 어떻게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는지 살펴봅니다. ●미스 춘향 진→KBS 공채 탤런트→일본 진출 윤손하는 1994년 미스 춘향 진으로 선발된 이후, 같은 해 KBS 공채 탤런트로 합격해 연예계에 발을 담그게 됩니다. 이후 MBC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KBS ‘눈꽃’ 등에 출연해 인기를 끌다가 2001년 일본 NHK 드라마 ‘한 번 더 키스’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돼 일본 연예계에 데뷔하며 한류 1세대 연예인으로서 활동하게 됩니다. ●윤손하, 일본에서 김밥 돌린 사연 중국에서 성공한 연예인으로 불리는 여배우 추자현은 신인의 마음으로 중국 현지에서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고 하는데요. 윤손하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윤손하는 그녀를 전혀 모르는 일본 방송 관계자들에게 스스로를 알리기 위해, 방송국에 갈 때마다 김밥을 직접 만들어 갔다고 합니다. 이유는 ‘일본 사람들이 한국의 김밥을 좋아한다’는 소문을 들었기 때문인데요. 김밥을 전달하며 그녀는 “한국에서 온 윤손하입니다”라고 인사하며 스스로를 알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씨’ 호칭 생략하고 반말 연발” 지금은 자연스럽게 일본어로 대화를 할 수 있는 그녀지만, 일본 진출 초기에 윤손하는 일본어를 전혀 할 줄 몰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녀는 방송에서 말실수를 하기도 했는데요. 그녀는 ‘~씨’라는 호칭을 생략하는 실수를 많이 해 의도치 않게 상대방에게 반말을 연발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운이 좋게도 일본인들은 그녀의 반말을 ‘귀여운 실수’로 봐줬다고 하네요. ●일본어 달인이 되는 법? “통으로 외워라” 하지만 드라마를 촬영하기 위해서 그녀는 일본어를 더 열심히 공부해야만 했습니다. 윤손하는 일본어로 된 대본을 한글로 다시 바꿔 쓰고, 각 단어마다 억양을 체크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조건 외웠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몇 년이 지나자 입에서 자연스럽게 일본어 문장이 구사됐다고 합니다. 훗날 윤손하는 이때의 경험에 대해 “도전의 즐거움을 알게 해 준 시간이었다.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민폐 끼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바닥부터 하나하나 올라가는 게 재밌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시간들 중 하나였다”고 말했습니다. ●“결혼은 꼭 한국에서 하고 싶었다” 일본 데뷔 약 5년 만인 2006년 9월, 윤손하는 5살 연상의 사업가 신재현씨와 화촉을 올리는데요. 이 둘은 가수 박혜경의 소개로 만나 6개월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하게 됩니다. 윤손하는 결혼 발표 기자회견에서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결혼은 꼭 한국에서 하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당시 기자회견장에는 한국 기자들뿐만 아니라 일본 대형방송사의 취재진도 방문했다고 하네요. ●‘쏙 빠진 앞니’ 때문에 결혼 결심 ‘포스토리 18회’에서는 배우 전인화가 ‘한번의 뽀뽀로 유동근과의 결혼을 결심했다’고 전했는데요. 윤손하의 경우도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가 특이합니다. 신재현씨가 윤손하를 보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이 둘은 초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식당으로 가는 길 엘리베이터 앞에 서있는데 입안으로 공기가 쑥 들어온 느낌을 받은 윤손하는 그녀의 앞니가 빠졌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윤손하는 어렸을 때 사고로 앞니가 빠져, 의치를 사용하고 있었는데요. 당황한 그녀는 급한 대로 치아를 쑥 집어넣고 “죄송한데 이가 아파서 그러니 치과를 가도 될까요”라고 물은 뒤 병원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하지만 치과에 가는 길에 머리 위를 지나는 까마귀를 보고 놀라 소리를 지르다 의치가 다시 빠졌고, 그 의치를 남편이 주워줬다고 합니다. 윤손하는 이 사건 이후 ‘이 사람과 결혼해야 겠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일본활동 접고 한국으로 복귀한 이유 윤손하 개인적으로 결혼은 ‘호재’였지만 방송 일정으로는 ‘악재’였습니다. 그녀가 일본에서 주력으로 활동했던 ‘버라이어티 쇼 프로그램’이 선호하는 주부 연예인은 일본색이 진한 인물이었지만, 윤손하는 한국인 남성과 결혼하며 ‘외국인 신분’이 부각됐기 때문인데요. 하필이면 2004년부터 ‘sona’라는 예명으로 시작한 가수 활동도 그리 호응이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윤손하는 2007년 SBS 드라마 ‘연인이여’로 한국 브라운관에 복귀하게 됩니다. ●“일본에서 문화적 차이 느꼈다” 반일(?) 발언 국내 안방극장에 컴백한 윤손하는 한 기자간담회에서 ‘반일(?) 발언’을 해 일본 활동이 더욱 어려워집니다. 당시 그녀가 한 말을 직접 보시죠. “일본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문화적 차이를 느꼈다. 우리는 교과서에서 일제시대 위안부 할머니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듣고 자랐지만 나와 같은 연령의 일본인 친구 중에는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이 발언은 당시 ‘신초’, ‘후미하루’, ‘포스트’ 등 일본의 여러 주간지에 실렸고, 그녀는 많은 일본인들로부터 비난을 받기도 했습니다. ●일본활동이 윤손하에게 안겨준 선물 오랜 일본활동 만큼 한국에서는 공백이 길었던 윤손하. 그녀는 한국에 복귀한 뒤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작품을 남기지도, 영향력 있는 캐릭터를 맡지도 못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합니다. 윤손하는 “벽에 부딪힐 때마다 맨땅에 헤딩했던 일본생활을 떠올린다”면서 “그곳에서 활동하면서 ‘나란 사람도 노력하니까 올라갈 수 있구나’라는 용기를 얻었다. 인지도가 생겼고, 돈도 벌었다. 도전으로부터 얻는 자신감을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자신의 연기에 만족하는 배우가 몇 명이나 있을까’ 생각한다. 사람은 평생 배우면서 죽는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맨땅에 헤딩해 성공한 경험이 있는 만큼, 앞으로도 더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합니다. 이미경 기자 btfseoul@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알고 싶은 문화유산 뉴스들/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알고 싶은 문화유산 뉴스들/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최근 지나간 과거, 다시 말해 역사에 대한 논쟁들이 다양하게 벌어지고 있다. 역사를 어떻게 접근하고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접근 방식은 현재와 미래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로 인해 국가 간, 세대 간, 정치 집단들 간에 같은 역사적 결과를 놓고 다른 역사적 이해가 스며들어 있는 이유를 살펴볼 수 있다. 과거를 놓고 미래를 위해 현재의 갈등이 빚어지는 것이다. 역사적 해석에 대한 논의는 보다 다양하고 객관적 사실을 근거로 공개적인 평가를 통해 보완되고 발전돼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전문적인 작업과는 별개로 일반 시민들이 역사에 대한 이론이나 맥락들을 잘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역사적 흐름을 관통하면서 그 맥락을 모두 소화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따라서 우리는 보다 친숙한 방식으로 과거가 우리에게 남겨 준 문화유산들을 사례별로 하나하나 이해하는 것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보통 문화유산에는 기념물에서부터 건조물, 유적지 등이 포함된다. 무형문화유산 및 기록유산 등도 중요한 우리의 역사적 유산이다. 이들에 포함된 과거는 지금의 우리를 반추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자양분이다. 역설적인 것은 우리가 가까이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문화유산들이 많이 있음에도 유네스코라는 국제기구에 의해 발표되는 세계문화유산 등재 목록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인다는 점이다. 유네스코는 세계의 보편적 가치가 내재된 문화유산들을 등재시키는 방식으로 국가별 문화의 다양성을 소개하고 알린다. 다만, 아쉬운 점은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 등재 규모에 따라 국가의 문화적 우수성이 비교되고 우열을 평가하는 일이 종종 연계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물론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역사적 결과물들이 높은 가치를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가 접할 수 있고 접해야 하는 문화유산들은 더욱 많이 있다. 게다가 우리가 알아야 할 과거의 모습은 보기에 아름다운 유산만이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다양한 모습들이 균형 있게 포함돼 있어야 할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고 알고 싶고 알아야 할 문화유산들에 대해 언론의 더 깊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최근 국내 언론들은 문화 소재를 보도하는 과정에서 공간적 특성이 두드러진다. 가령 어느 곳에 맛집이나 구경거리가 있고 어느 곳을 여행하는 것이 즐겁다는 방식으로 문화 뉴스의 공간화가 이루어진다. 반면 문화 소재 뉴스를 시간적으로 다루는 경우는 흔하지 않아 보인다. 예컨대 공간적으로 산재해 있는 문화유산에 내재된 시간적 숨결을 짚어 나간다거나 또는 우리의 문화적 가치나 정신을 구성하게 된 역사적 배경을 친절하게 설명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우리의 문화유산을 좀 더 재미있고 의미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언론의 문화 소재 뉴스는 역사적 결과물들이 갖고 있는 시간적, 공간적 층위를 결합할 필요가 있다. 서울신문의 경우 그동안 소개한 문화유산이나 문화 소재 뉴스 보도를 살펴볼 때 유네스코 등재를 추진하는 문화 소재 소개를 비롯해 특정 장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공연, 문화축제, 장소 탐방, 신간 소개 등이 많은 편이었다. 서울신문이 문화유산 이야기라는 시리즈 기획특집을 온라인 서울신문을 통해 독자들에게 제공해 왔지만, 그럼에도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시공간적 심층적 접근은 부족해 보인다. 다양한 기획을 통해 조선왕조실록이나 승정원일기와 같은 역사서 소개나 동의보감과 같은 의학서들을 재미있으면서도 깊이 있게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기회도 만들었으면 한다. 우리의 현재는 과거의 또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 부처마다 늘리고 붙이고… 실업급여 1조 814억도 ‘고무줄 예산’

    부처마다 늘리고 붙이고… 실업급여 1조 814억도 ‘고무줄 예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26일 2016년도 예산안 등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예산 심사에 돌입한다. 27일에는 특수활동비 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28일부터 본격적인 종합정책질의가 시작된다. 이런 가운데 국회 예산정책처는 25일 ‘2016년도 예산안 부처별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의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꼬집었다. 예산처는 “국회 심사를 통해 조금이나마 예산을 절감할 수 있도록 기관의 모든 역량을 담아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밝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관 예산 분석 결과 난임부부 지원에 대한 예산 편성이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매년 난임부부에 대한 체외수정 지원사업이 당초 편성된 예산 규모를 초과하면서 미지급금이 2011년 27억원에서 2014년 62억원으로 늘어난 것이다. 예산처는 “난임부부 지원사업에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는 2017년 전까지 기존 미지급금 문제부터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노동위원회 소관 예산안의 최대 쟁점은 ‘구직급여’(실업급여) 항목이다. 정부는 내년도 구직급여 예산 규모를 5조 1228억 2900만원으로 책정했다. 올해보다 7.5%(3579억 4400만원) 늘어났다. 새누리당은 ‘실직되기 전 임금의 50%’를 60%로 인상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야당은 “관련 법이 처리도 안 됐는데, 예산부터 편성할 수 있느냐”며 반발하고 있다. 예산처는 “관련 법안이 개정되면 1조 814억원의 예산이 더 필요하다”는 검토 의견을 냈다. 국방위원회 소관 예산에서는 불필요하게 편성된 항목이 적잖게 발견됐다. 국방부는 현행 월 5만원인 학군사관후보생(ROTC) 부교재비를 사관생도(월 6만 8120원)에게 주어지는 비용과 동일한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78억 800만원을 추가 편성했다. 예산처는 “2016~2020년 국방중기계획 수립 시까지 계획에 없던 사항”이라며 “부교재비 인상은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또 군 생활관당 1대의 공용 휴대전화(1만 1364대)를 사용하기 위한 통신비 12억원을 예산으로 편성했다. 하지만 지난해 선정된 통신사가 공용 휴대전화 4만 4686대를 무상 지원하기로 한 바 있어 해당 예산은 불필요한 예산인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행정위원회 소관 예산에서는 최근 발생한 돌고래호 전복 사고 등 해양 선박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국민안전처가 어선의 위치발신단말기인 ‘V-pass’의 유지·보수 비용을 예산에 편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제사법위원회 소관 예산 중에는 신규 사업인 ‘나 홀로 소송 법률지원’(변호사 없이 소송을 수행하는 국민 지원) 사업에서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비용 20억 5100만원이 삭감 대상으로 지적됐다. 이 외에 특별감찰관의 해외 경비 5000만원, 범죄 예방 컨설팅 사업 홍보비 1억원도 불필요한 예산으로 꼽혔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관 예산에서 예산처는 “지원 종료가 예정된 공동연구법인 예산에서 20억원을 줄일 수 있고, 정보통신기술(ICT) 유망기술개발지원사업에서도 성과 추적 조사를 강화하면 약 15억원의 감액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신뢰받는 군을 위하여] 신고 장려하고 엄하게 처벌…외부 감시기능도 강화해야

    전문가들은 병영 내 가혹행위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군 수뇌부가 가해자 처벌에 급급한 단기적 처방을 남발하기보다 인권 문제에 대해 근본적으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발맞춰 징병제의 근본적 개혁, 군에 대한 외부의 감시감독을 강화하는 총체적 대책이 필요한 때라는 지적도 나온다. 윤종성(예비역 육군 소장) 성신여대 교양교육대학 교수는 “기본적으로 우리 군 간부들이 대부분 병사생활을 거쳐 간부가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병사들의 병영생활을 속속들이 파악할 수는 없다”며 “군 지휘관들이 폭행 사건에 대해 병사들을 관리하다 우연히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 중대한 범죄라는 점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참으면 윤 일병이 되고 욱하면 임 병장이 된다’고 말했던 소설가 이외수의 지적처럼 무조건 참는 것이 아니라 신고를 장려해 엄하게 처벌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병욱 상명대 군사학과 교수는 “지휘관들은 대부분 군에서 인권을 강조하면 전투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우리가 우수하다고 벤치마킹하는 독일군은 정신교육에서 자유인격체, 책임의식, 만반의 준비태세를 강조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독일이 민주시민을 기르는 것이 건강하고 강한 군대를 만들게 한다는 신념을 가진 것처럼 우리 군도 장병 하나하나를 자유인격체로 보고 인권을 지켜줄 때 진짜 강한 군대, 선진 병영이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은 “군 인권 문제를 해결하려면 우선 군에 부적응한 자원을 무리하게 징집하고 있는 현행 징병제 자체를 손보는 게 가장 근원적인 해결책”이라며 “사후적으로는 군 사법제도 개선과 인권 감시, 옴부즈맨제도를 도입하는 방법 등이 있다”고 밝혔다. 김 편집장은 “윤 일병 사건과 임 병장 사건을 계기로 시작됐던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단기적인 대책 위주로만 진행되다 보니 장기적인 복무제도와 병역제도, 군 사법제도 개혁 등이 미흡했다”고 아쉬워했다. 국회 군 인권개선 및 병영문화혁신 특별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은 “군 지휘부가 옛날 군대에 비해 지금은 참 좋아졌다는 시각에서 군 인권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사고가 나면 초동 수사부터 가족이나 전문가의 참여를 제한하고 군이 자체적으로 혼자 조사하고 공식 발표하는 관행을 버려야 한다”며 “군이 기본적으로 수사체계를 원점에서 재검토해 군 옴부즈맨제도와 같은 외부 전문가의 참여 가능성을 열어 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나치 암호기계 ‘에니그마’ 4억여 원 낙찰…경매 최고가

    나치 암호기계 ‘에니그마’ 4억여 원 낙찰…경매 최고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이 사용한 암호기계 ‘에니그마’가 미국 뉴욕 경매에 나와 우리 돈으로 4억 1000만 원이 넘는 거액에 낙찰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23일(이하 현지시간) AFP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22일 본햄스 경매에 매우 희귀하고 완벽하게 작동하는 에니그마가 나와 익명의 개인 수집가에게 36만 5000달러에 팔렸다. 독일어로 수수께끼라는 뜻을 가진 에니그마는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이 사용했던 기계식 암호화 장치로, 4만 년이 걸려도 해독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본햄스 소속 에니그마 전문가인 톰 램은 “에니그마는 로터식 암호기계 가운데 가장 정교하고 복잡한 것 중 하나로, 뛰어난 암호 장치”라고 말한다. 이번 경매에 나온 에니그마는 로터 4개를 사용한 M4. ‘유보트의 아버지’로 불리는 독일 카를 되니츠 제독의 명령으로 기존 로터 3개를 사용한 M3를 개량해 만든 당시 최신 기종이다. 나치 독일군은 연합군을 격퇴하기 위해 1943년부터 1945년에 걸쳐 M4 약 1500대를 생산해 중형 잠수함 유보트에 장착해 작전에 사용했다. 하지만 2차 대전 끝무렵 유보트 70%가 침몰하면서 지금까지 남아있는 M4는 150대 정도밖에 안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경매에는 그중에서도 완벽하게 작동하는 한 대가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본햄스 경매 대변인은 “36만 5000달러를 기록한 이번 낙찰가는 모든 에니그마 경매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면서 “이날 행운의 낙찰자는 개인 수집가로 신원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나치 독일군은 이런 에니그마를 사용한 첩보전으로 전쟁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그런데 침몰한 유보트에서 영국군이 에니그마와 함께 암호를 푸는 데 필요한 코드북을 극적으로 입수했고 이후 천재 수학자인 앨런 튜링이 해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 연합군은 나치 독일군을 무찌르고 승리할 수 있었다. 이런 앨런 튜링의 일대기는 지난해 개봉한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에서도 그려졌다. 에니그마는 영화 소재로도 사용됐다. 에니그마는 컴퓨터가 발명되기 전인 1918년 독일인 아르투르 슈르비우스에 의해 처음 고안돼 1919년 특허 신청 이후 상업적으로 쓰이다가 2차 대전부터 나치 독일군이 사용했다. 에니그마는 문자를 교체하는 대체 암호화 방식을 사용한 암호화 장치로, 자판으로 암호화할 문장을 입력하면 문자 하나하나마다 암호화가 진행돼 암호화된 문자를 램프에 표시한다. 또 이 암호기계는 구조 자체가 해독의 단서가 될 수 있어 적의 손에 넘어가지 않게 하려고 나치군이 스스로 파괴해, 현재 존재하는 수가 많지 않아 몇몇 박물관과 소수의 개인 수집가 등이 보유하고 있는 정도다. 한편 지난 4월 본햄스 경매에서는 완벽하게 작동하는 에니그마 M3가 나와 26만 9000달러에 낙찰되기도 했다. 사진=ⓒAFPBBNEWS=NEWS1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그늘 비추는 아침 편지… 슬픔 달래는 저녁 편지

    그늘 비추는 아침 편지… 슬픔 달래는 저녁 편지

    페이스북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사람과 마음을 나누는 두 작가의 에세이가 나란히 나왔다. 출판사 ‘마음의숲’에서 펴낸 ‘이호준의 아침편지-자작나무 숲으로 간 당신에게’와 ‘최돈선의 저녁편지-느리게 오는 편지’다. ‘이호준의 아침편지’는 작가가 세상을 떠돌며 접한 여러 사람의 삶의 풍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작가의 눈에 비친 세상은 빛보다는 그림자의 영역이 더 넓어 보인다. 명절을 앞둔 저녁, 종이 상자를 켜켜이 이고 어두운 골목을 더듬어 가는 폐지 줍는 할머니, 맞벌이가 힘에 부쳐 어린 딸을 시골 아버지에게 맡기러 가는 젊은 아빠….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이, 행복한 사람보다는 고통에 겨운 사람이 더 많아 보인다. 작가는 “그들의 이야기를 쓸 때마다 세상엔 그림자만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다행스러운 건 그림자 속에서도 ‘착한 꽃’들이 쉬지 않고 피고 있었다는 점이다. 지하철 계단에서 구걸하는 노인에게 지갑을 털어 주는 외국인 근로자, 장애인을 따뜻하게 돌보는 버스 운전사 등 세상을 환하게 비추는 이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작가는 “그늘 속에 빛나는 작은 생명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최돈선의 저녁편지’는 삶을 꿰뚫는 네 가지 정서인 그리움, 사랑, 슬픔, 아름다움을 서정적인 언어로 그려냈다. 슬프지만 잊어선 안 되는 것, 점점 잊히고 있지만 기억해야 할 것들에 대해 하나하나 되짚으며 ‘좀 더 느리게, 좀 더 낮게, 좀 더 깊게 세상을 들여다보라’고 속삭인다. 1장 ‘그리움이 나를 부르면’에선 더는 만날 수 없는 사람들, 돌아갈 수 없는 어린 시절과 추억이 깃든 고향 등에 대한 그리움을, 2장 ‘사랑이 나를 만질 때’에선 아내와 가족, 주변 사람들에 대한 애틋한 정을 털어놨다. 3장 ‘슬픔이 나를 찾거든’에선 어머니에 대한 사랑과 슬픔, 삶과 죽음에 대한 비감을, 4장 ‘아름다움이 나를 적시거든’에선 자연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했다. 출판사는 “잊고 지냈던 친구나 사랑하는 이에게 어느 날 불현듯 늦은 편지를 받아 들었을 때 그 편지는 영혼이 담긴 글이고 애틋한 속삭임이고 숨”이라며 “작가는 편지가 갖는 이 같은 근본적인 속성을 통해 ‘생은 기다림’이라는 것을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서울 광화문광장] “경찰제복 예쁘게 봐주세요”

    [서울 광화문광장] “경찰제복 예쁘게 봐주세요”

    경찰청은 올해 창경 7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를 맞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20일부터 22일까지 ‘광화문 경찰 70주년 한마당’행사를 개최한다. 경찰청에서는 그동안 오는 21일 ‘경찰의 날 기념식에 초청된 가족을 대상으로 광화문 광장에서 어린이 악대 퍼레이드와 경찰 기마대 체험 등을 부대행사로 진행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 경찰의 날 기념식 부대행사의 차원에서 벗어나 별도 ‘광화문 경찰 70주년 한마당’ 행사를 개최해 나가기로 했다. 이번 “광화문 경찰 70주년 한마당”행사는‘국민과 함께, 희망찬 미래!’ 라는 주제로 국민과 어우러지는 참여와 소통의 장으로 새롭게 마련했다. 특히, 어린이 참여자를 위해 페이스 페인팅, 포돌이․포순이 기념촬영 행사, 아동 지문 등록도 진행한다. 단체관람객의 경우 사전 예약(02-3150-3179)을 하면 깜짝 공연 등 별도 프로그램을 진행할 계획이며 참여자에게는 다양한 기념품도 증정한다. 경찰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소주제로 경찰 역사, 경찰 활동, 경찰 변화를 보여 줄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지며, 3일 기간 동안 전시․체험과 공연, 국민참여 행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된다. 경찰 역사의 장은 지난 70년간 국민과 함께 걸어온 발자취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공간으로 시대별 주요 경찰활동 사진 전시와 순직 경찰 추모공간을 마련했다. 통행금지가 있고 미니스커트․장발을 단속하던 그때 그 시절의 재밌는 사진이 전시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순직한 1만 3000여명 경찰관의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져 있는 추모공간이 조성된다. 경찰 활동의 장에서는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대한민국 경찰의 발전상을 보여주기 위해 현재 경찰에서 활용되고 있는 다양한 과학수사 감식장비, 경호 장비 등 총 43종의 경찰 장비를 전시하고 각종 체험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안면인식이 가능한 지능형 CCTV 기술의 시연과 시뮬레이션 차량 탑승, 과학 수사관 체험 등이 준비된다. 경찰 미래의 장은 경찰 복제 전시와 국민 참여 공간으로 구성된다. 경찰 복제 전시장에서는 10년만에 대대적으로 바뀌는 경찰복제 시안 12종을 국민들에게 미리 공개할 예정이다. 국민 참여 공간에는 경찰에게 국민이 바라는 메시지를 실시간으로 담아내는 ‘키오스크 월’과 ‘희망나무’가 설치된다. 또 연령대와 상관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공연도 풍성하게 마련된다. 경찰 기마대 체험, 경찰 의장대 공연, 경찰 특공대 시범, 경찰 악대와 국악대 공연 등을 선보인다. 한편 22일 경찰의날 기념식에서 이우범 충북 옥천경찰서장과 변창범 경기지방경찰청 강력계장이 녹조근정훈장을, 광주지방경찰청이 대통령 단체 표창을 받는 등 모두 423명이 정부 포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명선 전문기자 mslee@seoul.co.kr
  • 판화로 담아낸 원불교 가르침

    판화로 담아낸 원불교 가르침

    독일에 케테 콜비츠(1867~1945)가 있다면 한국에는 이철수(61)가 있다. 그는 오윤 등과 함께 1980~90년대 민중의 삶과 시대의 아픔을 판화 형식으로 담아낸 민중미술가였다. 그가 원불교 ‘대종경’의 가르침을 203점의 판화에 담아 풀어냈다. 연작 판화집 ‘네가 그 봄꽃 소식 해라’(문학동네 펴냄)는 여러 물음과 제언으로 이뤄져 있다. 대종경은 소태산 대종사가 행한 법문과 일상 속 가르침을 모아 놓은 책으로, ‘정전’과 함께 원불교의 중요한 경전으로 읽히고 있다. 이철수는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종경을 꼭꼭 곱씹어 가며 읽은 뒤 그만의 해석을 더했다. 예컨대 ‘승려는 불상의 제자가 되어 가지고…부처님의 무상대도는 세상에 알려지지 못하고’(93쪽)라는 소태산 대종사의 말에 ‘백년하청입니다! 일원(원불교의 상징) 상의 제자는 어쩌시겠습니까’라고 덧붙여 놓았다. 원불교의 경전 속에 들어가서도 원불교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철수는 1990년대 후반부터 상대방에 대한 거친 분노를 앞세우기보다는 집단 속 개인의 성찰과 공동체의 보편적 가치, 과제 중심으로 작품 세계를 변모시켜 왔다. 불교 혹은 원불교도가 아니면서도 선(禪)과 명상이라는 불교적 세계관과 맞닿는 대목이다. 그의 작품 하나하나마다 오래 눈길이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판화 속에 새겨진 화두와 거기에 보태진 그의 해석은 모두 영어로 번역됐다. 전국 순회 전시회도 갖는다.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을 시작으로 내년 1월까지 대구, 광주, 익산, 부산, 대전 등 6개 도시에서 열린다. 작가와의 대화, 판화 체험 등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판화로 담아낸 원불교 가르침

    판화로 담아낸 원불교 가르침

    독일에 케테 콜비츠(1867~1945)가 있다면 한국에는 이철수(61)가 있다. 그는 오윤 등과 함께 1980~1990년대 민중의 삶과 시대의 아픔을 판화 형식으로 담아낸 민중미술가였다. 그가 원불교 ‘대종경’의 가르침을 203점의 판화에 담아 풀어냈다. 연작 판화집 ‘네가 그 봄꽃 소식 해라’(문학동네 펴냄)는 여러 물음과 제언으로 이뤄져 있다. 대종경은 소태산 대종사가 행한 법문과 일상 속 가르침을 모아 놓은 책으로, ‘정전’과 함께 원불교의 중요한 경전으로 읽히고 있다. 이철수는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대종경을 꼭꼭 곱씹어 가며 읽은 뒤 그만의 해석을 더했다. 예컨대 ‘승려는 불상의 제자가 되어 가지고…부처님의 무상대도는 세상에 알려지지 못하고’(93쪽)라는 소태산 대종사의 말에 ‘백년하청입니다! 일원(원불교의 상징) 상의 제자는 어쩌시겠습니까’라고 덧붙여 놓았다. 원불교의 경전 속에 들어가서도 원불교에 얽매이지 않는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철수는 1990년대 후반부터 상대방에 대한 거친 분노를 앞세우기보다는 집단 속 개인의 성찰과 공동체의 보편적 가치, 과제 중심으로 작품 세계를 변모시켜 왔다. 불교 혹은 원불교도가 아니면서도 선(禪)과 명상이라는 불교적 세계관과 맞닿는 대목이다. 그의 작품 하나하나마다 오래 눈길이 머물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다. 판화 속에 새겨진 화두와 거기에 보태진 그의 해석은 모두 영어로 번역됐다. 그의 단아하면서도 고졸한 느낌이 나는 판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지만 언어도 장애물이 될 수 없도록 한 세심함의 결과물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독박(讀博) 육아일기](29) 1인실 쓰고도 출산비 ′0원′…호주·미국 육아맘에게 물었다

    [독박(讀博) 육아일기](29) 1인실 쓰고도 출산비 ′0원′…호주·미국 육아맘에게 물었다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것들, 외국에 사는 다른 엄마들은 어떨까. 우리나라만 이렇게 혼자 아기 키우기 힘든 환경인 걸까, 아니면 우리나라 엄마들만 유독 힘들어하는 것일까. 마침 사촌들이 해외에서 국제 결혼을 한 뒤 아이를 키우고 있다. 큰이모의 딸, 작은 아버지의 딸, 고모의 딸이 그렇다. 이런 조합을 찾는 것도 흔치 않겠다는 생각이 들어 궁금한 내용들을 물었다.모두 한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고 성인이 된 뒤 해외로 떠났다. 미국과 일본, 호주. 살고 있는 나라도, 형부들의 국적도 다양하다. 이들의 경험과 사연을 통해 ‘독박육아일기 해외편’을 적어보기로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살고 있는 사촌언니 허지혜(34)는 지난해 7월 딸을 낳았다. 남편은 대만계 미국인이다. 고모의 딸인 홍서영(32)은 호주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에 호주인 남편과 가정을 이뤘다. 지난 3월 아들을 낳았다. 두 명 모두 아기를 낳은 뒤 우울감이 심해 심리치료나 상담을 받기도 했다. 미국과 호주의 육아 경험을 인터뷰 형식으로 풀어본다. (편의상 나라 이름으로 표시한다)     -그곳에선 아이 키우는 환경이 어떤지, 경험을 중심으로 알고 있는 보육정책에 대해 알려달라.  →호주: 나는 파트타임으로 일을 해서 출산휴가를 따로 받지는 못했다. 그래서 지금은 일을 쉬고 있다. 각 가정의 수입에 따라 정부 지원금(family benefit)이 나온다. 2주마다 300~400 달러를 받고 있다. 경제적으로 큰 도움이 된다. 출산비용과 예방접종 비용도 모두 정부에서 부담한다. 나는 출산하고 1인실에 입원했는데도 내 돈은 단돈 100원도 들지 않았다.  →미국: 저소득층을 위한 지원은 꽤 있는 걸로 아는데 나처럼 그냥 평범한 직장생활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사람들에겐 혜택이 적다. 지난해 아기를 낳고 세금에서 2500달러 정도를 줄여 받았지만, 내가 받은 돈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은 안 되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단기장애보험(Short-term Disability Insurance·SDI)이라고 하는 갑자기 건강이 좋지 않을 때를 대비한 보험 프로그램이 있다. 매달 급여에서 1~2% 정도를 보험료로 냈다. 임신과 출산 관련 비용도 이 보험을 통해 처리했다. 이 보험을 통해 출산 전 4주 동안과 출산 후 6주 동안 월급의 55%를 받는다. 금액이 적다 보니 그냥 아기를 낳기 바로 직전까지 일을 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나라들은 예방접종을 무료로 지원해준다는데 여기는 아기들도 개인 보험을 들어야 한다. 가장 저렴한 것을 찾아서 매달 300달러의 보험료를 낸다. 예방접종을 하기 위해 정기 진료를 받을 때마다 또 20달러를 내야 한다. 약이나 영양제도 모두 따로 사서 먹여야 한다. 아기가 생후 4일 만에 황달로 병원에 하루 입원했는데 병원비가 1400달러나 나왔다. 아기가 돌이 지난 뒤부터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다. 일주일에 사흘 보내는데 한 달에 1700달러를 낸다. 4일 이상 보낼 경우에는 2200달러였다.     -출산 이후 일과 육아를 병행하기엔 어땠나.→미국: 12주 동안 육아휴직을 하며 월급의 55%만 받아 빠듯했다. 이후 복직을 해야했는데 모유수유를 하던 아기가 젖병을 완강히 거부하는 바람에 풀타임 근무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다행히 재택근무를 허락한다는 직전 회사의 제안을 받았고, 현재 회사와도 협상이 가능해서 두 회사에서 파트타임으로 집에서 일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기를 데리고 재택근무을 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힘들었다. 시어머니가 평일에 와서 아기를 봐주셨지만, 도저히 일에 집중할 수 없었다. 아기에게 젖을 먹이고, 기저귀를 가는 것과 집안일까지 해야했다. 일할 틈이 없었다. 아기가 밤 10시쯤 잠들면 그때부터 일을 시작했다. 그러면서 밤중수유도 해야했고 거의 매일 밤을 꼴딱 새다시피 했다. 결국 아기가 11개월 됐을 때 한 회사의 일을 그만뒀다. 수입은 줄었지만 나부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었다.  무엇보다 미국에서는 임신부가 예정일까지 꽉 채워서 일을 했다거나 출산 직후 바로 복직을 했다는 얘기가 많고, 그렇게 하는 걸 대단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호주: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친구를 보니 회사에서 출산 3개월 전부터 1년 동안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었고, 휴직 기간을 포함해 18주 동안 정부지원금을 2주마다 90만원씩 받았다고 한다. 월급 만큼은 아니어도 많은 부담을 덜었다고 한다. 단 한화로 연봉 1억 3000만원 이상은 이 수당을 받을 수 없다. 직장맘은 어린이집 비용도 절반 지원을 받는다. 다만 어린이집 비용 자체가 비싸다. 하루에 70~80달러, 어떤 곳은 100달러가 넘을 정도다.  특히 일하는 여성에게 좋다고 여긴 것이 유연근무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만 4세와 1세의 두 자녀를 둔 친구는 주 1일 오전 9시~오후 2시 파트타임으로 회사 일을 하고 있다. 그 사이 큰 아이는 유치원에 보내고 작은 아이는 재택근무를 하는 남편이 봐준다. 업무 분야에 따라 재택근무와 유연근무가 가능한 회사에는 직장맘을 배려해주는 편이다.    -출산 및 육아에 있어서 남편들을 위한 정책은 뭐가 있나.→호주: 남편이 아내 출산시 주어지는 2주의 출산휴가를 받았고 그 기간 동안 급여도 모두 받았다. 그래서 산후조리 기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미국: 단기보험(SDI) 프로그램에 따른 6주의 휴가와 이후 6주의 육아휴직을 엄마와 아빠 모두가 이용할 수 있다. 아기가 돌이 될 때까지 아무 때나 쓰면 된다. 남편은 출산 직후 3주 동안 집에서 나를 도왔다. 이후엔 7주 동안 일주일에 2~3일만 일을 하며 육아를 함께했다.    -외국인 아빠들의 육아에 대한 생각과 실제 참여도는 어떤가.→호주: 적극적으로 육아에 참여하고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한다고 알고 있다. 집안일은 요리는 주로 내가 하고 남편은 빨래와 청소를 하는 식으로 자연스럽게 분담이 돼있다.→미국: 남편은 정신적으로는 70%, 실제로는 30% 정도 육아에 참여하는 듯 하다. 회사가 집에서 멀다 보니 처음에는 깨어있는 아기를 마주칠 시간조차 없었다. 서서히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고 있다. 우리는 아기 이유식 재료 같은 시시콜콜한 것까지 서로 의논하고 대화를 나눈다.  그래서 크게 부딪힌 일도 있다. 미국에서는 영아 돌연사 때문에 부모와 아기가 함께 자는 것을 권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한국에서 자랐고 한국 친구들이 아기와 같이 자는 걸 봤기 때문에 아기를 데리고 자고 싶었다. 남편은 왜 아기를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 하냐며 극구 반대했다. 결국 따로 재우는데, 아기는 혼자서 절대로 자려고 하지 않았고 내내 울어대기만 했다. 한 사흘 정도 남편이 잠든 사이 눈치를 봐가며 내 옆에서 데리고 잤더니 아침까지 푹 잘 잤다. 그런데 남편이 앞으로는 그러지 말라고 거듭 지적하더라. 간만에 나도 잠을 잘 수 있어서 힘이 났는데 그 말이 너무 서럽고 화가 났다.     -가장 절실하게 필요했던 건 뭔가.→호주: 산후조리 기간에 도움의 손길이 절실했다. 가족이나 친정 엄마가 함께 있으면서 먹을 것부터 하나하나 챙겨줬다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 육아에 대해 모르는 시기에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서 애를 많이 먹었다. 남편이 많이 도와주긴 했지만 육아와 살림, 정서적인 보살핌까지 모두 충족할 수 없었다.→미국: 나는 돈이 제일 필요했다. 원래 나는 돈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어서 전공과 직업도 모두 돈과는 거리가 멀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택했다. 그런데 아기를 낳고 보니 돈이 곧 아기와 지낼 수 있는 시간이자 도와줄 사람이었다. 돈이 있어야 일하는 시간을 줄이고 집에서 아기를 더 돌볼 수 있고 돈이 있어야 가사도우미를 고용해 쉬면서 여유도 갖고, 그러면 아기에게 더 집중할 수 있는 것 같았다. 내가 사는 동네엔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대부분 일주일에 한 두번 가사도우미를 부르고 음식도 배달시켜 먹는다. 또 보모를 고용해 일주일 내내 있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그런 엄마들은 잠도 충분히 자고 아기들과 놀 시간도 많다. 그래서인지 그 아기들이 내 딸보다 더 건강해보이기까지 했다.    -육아에 대한 정보는 주로 어떻게 얻었나. 한국에서는 주로 산후조리원 동기모임을 하거나 동네에서 또래 아이 엄마들과 친해지며 육아 정보를 나누기도 한다.→미국: 자연주의 출산을 해서 집에서 산파의 도움을 받아 아기를 낳았는데, 그 산파가 돌보는 가족들이 3주마다 모인다. 출산부터 육아 정보까지 두루 공유한다. 또 대학 어린이병원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엄마와 아기들이 모이는 프로그램이 있다. 아기가 6주쯤 되었을 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모임을 찾아갔다. 또래 엄마들과 고충을 나누며 서로 위로가 되고 있다.→호주: 퀸즐랜드주에서는 출산 직후 ‘레드북’을 준다. 여기에는 출생 정보와 예방접종 스케줄 등 다양한 육아 정보들이 담겼다. 출산하면 병원에서도 많은 지역 정보를 제공해준다. 무엇보다도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육아 프로그램에나 공원의 유모차 모임 등 엄마들과 함께 소통했을 때가 가장 도움이 된다.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나 우울감은 어떻게 해소했나.→미국: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큰 도움이 됐다. 대학병원 엄마·아기 모임에 참여하면 한주 동안 좋았던 일과 나빴던 일을 한 명씩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면서 속마음도 알게 되고 현재의 고충과 아기들의 발달상황을 공유한다. 어느 날 한 엄마가 자기는 사흘씩 샤워를 못한다고 털어놨다. 너무 피곤하고 바빠서 씻는 게 버겁다고. 모임이 있던 그날은 머리에 하도 기름이 져서 베이비파우더를 머리에 뿌리고 왔단다. 그 엄마가 “그래서 오늘은 할머니처럼 머리가 하얘졌다”고 웃으면서 말하다가 갑자기 눈물을 쏟았다. 그 자리에 있던 우리도 모두 웃다가 울었다. 그 때를 생각하면 내가 요즘은 얼마나 깨끗하고 덜 피곤해졌는지 깨달으며 웃음이 난다.→호주: 산후우울증으로 많이 힘들었을 때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었다. 상담치료나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의사들은 나의 힘들었던 점을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진지하게 귀담아 들어주었다. 산후우울증이 엄마 개인의 문제 만이 아니라 함께 해결해야 하는 문제로 여겨야 한다는 사회적 인식이 잘 되어있다고 느꼈다.     -한국 엄마들과 외국 엄마들의 임신, 출산, 육아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공통: 외국에서는 산후조리의 개념이 거의 없다. 한국의 산후조리원 같은 시설은커녕 출산 직후에도 평소와 다름 없는 생활을 하는 걸로 생각한다. 출산 후 바로 샤워를 하고 평소에 먹는 음식들을 그대로 먹는다. 몸을 따뜻하게 해야한다는 생각도 없고 찬 음식도 바로 먹는다.→호주: 출산 후 일주일이든 이주일이든 몸이 회복되는 대로 움직이고 외출한다. 운전도 마찬가지다. 갓 태어난 신생아를 데리고 쇼핑몰에도 많이 나온다.→미국: 미국도 그렇다. 신생아들이 밖에서도 편하게 잘 수 있도록 카시트나 유모차를 큰 돈 들여서 좋은 것으로 장만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엄마들은 수면교육을 많이 한다. 일찌감치 아기를 따로 재운다. 그런데 신기한 건 미국 아기들도 거기에 잘 적응한다는 거다. 미국 아이들 대부분 독립심도 강하다고 느낀다. 육아 모임에 가면 우리 아이만 동양 아기인데 유독 혼자서만 나에게 매달려 울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한다. 아기 자체의 성향 때문인지 엄마의 특성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또 미국 엄마들은 자신의 커리어나 행복 추구를 당연하게 여긴다. 모유수유를 하면서도 맥주나 와인을 마시고 모유를 짜서 버리는 일도 많이 봤다. 아기를 맡기고 엄마들끼리만 저녁에 모여 식사를 하거나 주말여행을 다니기도 한다. 나는 아직 그 정도로 마음이 놓이지는 않는다. 나는 아기 옆에 있는 게 제일 행복하고 아기 몸에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육아가 힘들고 지치기도 하지만, 아기와 꼭 붙어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더 강하다.     -공통점은 뭐가 있을까.→미국: 아기를 사랑하는 마음은 어디든 다 같은 것 같다. 모임을 하다보면 동질감을 더 많이 느낀다. 시어머니와 갈등이 있는 것도 비슷하다. 스탠포드 대학 어린이병원에 육아 관련 강의가 많은데 그 중에 조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강의도 있다. 핵심은 “요즘은 당신들이 자식을 키울 때랑 많이 다르다. 그러니 결코 당신이 알고 있는 (육아 정보가) 전부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것이다. 또 “새로 엄마가 된 사람들은 아기와 함께 붙어있어야 하니 아기를 안아주겠다고 하는 것보다는 집안일을 도와주라”는 등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런 강의가 있을 만큼 할머니와 초보 엄마의 갈등이 흔하다는 방증이 아닐까.→호주: 고부갈등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여기서도 시어머니가 육아에 간섭하며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는 것은 똑같다. 대놓고 말은 하지 않지만 아들을 은근히 선호하기도 한다. -아이와 엄마를 바라보는 사회적인 분위기와 시선은 어떤가. 한국에서는 최근 ‘노키즈존’을 내세우는 식당이나 카페도 늘어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호주: 아이를 데리고 외출하면 모두 버스나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리를 내주거나 유모차를 끌고 다니면 길을 비켜준다. 여성과 아이에 대한 배려심이 아주 높다. 아기를 낳기 전에는 공원을 지나다가 아기 엄마가 모유수유를 하는 것을 몇 번 보고 놀란 적이 있다. 그런데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았고, 모유수유는 아름답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위기다.  한 지인은 아이를 카시트에 태우고 운전하던 중에 경찰에게 제지를 당하고 벌금을 물었다고 한다. 아이가 카시트에 잘 앉아있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물었더나 카시트가 아이 몸에 잘 안 맞게 돼있다는 거였다. 안전벨트의 헐렁임 정도와 어깨선 높이 등을 재보고는 벌금을 물었다고 한다.→미국: 아기가 잘 울고 활동적이라 밖에 나가면 약간 피해를 끼치는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누가 눈치를 주거나 비판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이가 울면 “도와줄 것은 없냐”, “얼마나 힘든지 안다”는 등의 위로가 되는 말을 건네준다. 그리고 전업주부나 전업남편들도 많아서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들 잘 알고 있다. “차라리 회사에서 일하는 게 쉬는 것”이라는 농담도 많이 한다. 전반적으로 아이 키우는 것에 대한 많은 이해가 되어 있다.    -아이를 키우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호주: 처음에는 모르는 것 투성인데 챙겨주는 사람이 없어 고생을 많이 하고 산후우울증도 겪었다. 하지만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빨리 치료를 해서 육아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생겼다.→미국: 힘들었던 경험을 주로 이야기했지만, 항상 활짝 웃고 사람들을 잘 따르는 아기를 보면 정말 행복하다. 육아하면서 누구나 저마다의 사연이 있는 것 같다. 그나마 나는 친정이 세 시간 거리에 있고, 시어머니가 많이 도와주시고 신랑도 자상하고 복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힘든 일이 있었어도 잘 극복하려고 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이 기사의 관련기사(23)엄마의 책임감도 아이와 함께 자란다 (24)깜깜한 초보엄마를 깨워줄 길잡이가 필요하다 (25)아들 딸 구별 말자던 세상, 정말 달라졌을까 (26)가끔은 그냥 ‘나’이고 싶다 (27)1년에 단 며칠인데 뭐가 그리 힘드냐고요? (28)좋은 엄마 나쁜 엄마 따로 있나요 ▶1회부터 22회까지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허백윤 기자의 독박 육아일기 / ☞블로그
  • “국정 한국사, 노·장·청 아우른 필진 구성”

    “국정 한국사, 노·장·청 아우른 필진 구성”

    교육부가 2017년 도입하는 중·고교 한국사 국정 교과서의 집필진을 청년층부터 노년층까지 다양한 세대의 전문가들로 구성하기로 했다. 역사학자 외에 정치·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들도 집필진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새로 나올 국정 교과서의 이름은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정해졌다. 중·고교 한국사 교과서 개발을 맡게 될 국사편찬위원회 김정배(75) 위원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역사교과서 발행체제 개선 방안’ 브리핑에서 “집필진은 명망 있고 실력 있는 명예교수로부터 노·장·청(노년·장년·청년)을 아우르는 팀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논란이 되는 근현대사의 경우 역사학자뿐 아니라 정치사, 경제사 등 전반을 아우르는 학자들을 초빙해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른바 ‘좌파’로 분류되는 진보 진영 학자에 대해서도 “본인들이 참여한다면 개방할 것”이라고 했다. 교육부는 이날 국정화 전환을 위해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안’을 행정예고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가 직접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오류를 바로잡고 역사교과서의 이념적 편향성으로 인한 사회적 논쟁을 종식하고자 하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출판사와 집필진이 만든 교과서의 잘못된 내용을 부분적으로 하나하나 고치는 방법으로는 도저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국사편찬위는 다음달 중 교과서 집필진과 심의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집필 작업은 다음달부터 1년간 진행되고 내년 12월 감수 및 현장 적합성 검토 등을 거쳐 2017년 3월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된다. 교육부는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 우리 역사를 올바르고 균형 있게 가르치자는 취지에서 국정교과서를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명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반발해 역사학계와 교육계는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결정 철회를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을 비롯한 진보단체들은 곳곳에서 국정교과서 발행 체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정국도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여야는 당초 이날 본회의에서 민생법안을 처리하기로 했으나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의 여파로 단 한 건의 법안도 상정하지 못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국정화는 상식의 문제로, 전 세계 상식이 반대하는 것”이라면서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 간 ‘2+2 공개 토론’을 제안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정치권이 정치 논리로 서로 공방을 주고받을 일이 아니다”라면서 즉각 거부했다. 새누리당은 새롭게 태어날 교과서를 ‘국민 통합을 위한 올바른 역사교과서’로 명명하고 대국민 여론전에 당력을 집중키로 했다. 반면 새정치연합은 황 부총리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당 지도부가 참여하는 ‘1인 시위’와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새해 예산안과 노동개혁 등 법안 처리 문제와 연계시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사설] 정권 바뀌어도 안 바꿀 국사 교과서 만들어야

    정부가 어제 중학교 ‘역사’와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기로 했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민간 출판사가 발행해 정부 심사를 받도록 하고 있는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정부가 직접 발행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새로운 국정 교과서를 ‘올바른 역사 교과서’라고 이름 지었다고 한다. 올바른 교과서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겠지만, 기존 교과서에 대한 불신이 작명(作名)의 배경이기도 하다. 반대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계획은 정부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반대에 부딪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정화 발표 이후 정치사회적 후폭풍은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이렇듯 국정 교과서를 추진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 모두 상대의 ‘이념 편향성’을 문제 삼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그럴수록 국정 교과서가 현실화될 경우 우려를 불식할 책임은 정부에 있다는 것을 지적해 둔다.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반대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한결같이 다양성이 훼손된 획일적 사관(史觀)으로는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균형 잡힌 지식인을 길러 내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한국사 국정화 추진을 밝히는 자리에서 밝혔듯 “출판사와 집필진들이 만든 교과서의 잘못된 내용을 부분적으로 하나하나 고치는 방법으로는 도저히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현실 인식이다. 한국사 국정화가 최소한 ‘잘못된 편향성을 가진 획일적 사고’만큼은 막을 수 있다는 정부의 논리에는 수긍하는 국민도 있고, 수긍하지 않는 국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정화를 찬성한 국민조차 정부가 또 다른 방향의 ‘잘못된 편향성’을 담는 데 동의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황 부총리가 “이념이 편향되지 않은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것은 당연하다. 국정 교과서의 개발 주체인 김정배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도 “집필진은 명망 있고 실력 있는 명예교수로부터 노장청을 전부 아우르는 팀으로 구성할 것”이라면서 좌파 학자들의 참여도 개방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균형 잡힌 시각으로 존경받는 학자일수록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뛰어들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싶지는 않은 법이다. 집필진 구성에서부터 설득력을 갖지 못하고 자칫 ‘보수 교과서’로 불린 교학사 ‘한국사’처럼 정치지향적 인사들로 채운다면 국정 교과서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부는 한국사 국정 교과서를 2017학년도부터 일선 학교에서 사용케 한다는 방침이다. 교과서 보급이 계획대로 이루어진다면 2010학년도에 국정인 ‘국사’와 검정인 ‘근현대사’를 ‘한국사’로 통합한 이후 7년 만에 이루어지는 전면 국정화다. 1974년 이후 국정 ‘국사’ 교과서에서 ‘근현대사’를 분리한 2002학년도 이후 15년 만에 전면 국정화로 환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사 교과서 발행 정책이 정권의 향방에 따라 요동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한국사 국정 교과서는 정권이 바뀐다 해도 그대로 쓰고 싶을 만큼 이름 그대로 ‘올바른 역사 교과서’를 지향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정치 상황이 변해도 아이들에게 그대로 읽히고 싶은 역사 교과서는 불가능한가.
  • 행복을 디자인하다

    행복을 디자인하다

    “현대사회는 기술은 발전했지만 너무 험악해졌어요. 테크놀로지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행복함과 따뜻함을 주는 작품을 하는 게 나의 임무라고 생각해요.” 이탈리아의 디자인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84)의 작품들은 밝고 따뜻하다.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웃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한 와인오프너부터 알록달록한 무늬가 있는 어린이 가구 등 화사한 색상과 동심을 일깨우는 천진난만함으로 가득하다.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이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이탈리아 디자인의 얼굴을 바꿔 놓은 멘디니의 40년 작품 인생을 집약해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회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건축가이자 산업디자이너, 예술가인 멘디니는 이번 전시회에서 생활용품부터 가구, 회화, 모형으로 제작된 건축물 등 전 분야를 망라하는 작품 60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 주제는 ‘디자인으로 쓴 시’. 아시아에서 최초로 그의 이름을 내걸고 선보이는 대형 회고전이다. 개막일에 앞서 전시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유토피아적인 건축물과 디자인을 지향하다 보니 작품에 시적인 요소가 담기는 것 같다”면서 “인간적인 면을 배려하고 환기할 수 있는 작품이 진짜 좋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밀라노 외곽의 바닷가 마을에서 쌍둥이 누이와 함께 태어난 그가 대가족에게 둘러싸여 보낸 행복한 어린 시절의 추억이 평생의 프로젝트처럼 작품의 근간을 이룬다. 이번 전시는 11가지 테마로 나누어 그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장 외부에는 초록색 장갑에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차오맨’이 두 팔을 들고 반갑게 관람객을 맞는다. 입구에는 사람의 얼굴 모양으로 디자인된 거대한 조각 ‘테트 제앙트’(2002)가 멘디니 디자인의 세계로 안내를 시작한다. 그다음 공간은 남녀노소 모두를 공감하게 만드는 천진난만한 동심이 잘 표현된 디자인들이다. 부엌 가구 알레시에서 생산되고 있는 여러 가지 제품을 모아 회전목마처럼 만든 ‘지오스트리나’, 나무 캐비닛 ‘클라라벨라’와 드로잉 등 들여다볼수록 재미있는 작품들이다. 순수하고 유머러스한 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금속 표면의 기울어진 의자 ‘미끄러진’처럼 실험적인 디자인과 ‘프루스트 의자’ 등 멘디니 디자인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화사한 색과 점묘적 표현이 들어간 작품들도 소개되고 있다. 유명한 와인오프너 ‘안나 G’나 화병 같은 소품부터 그의 생각이 담긴 드로잉, 화려한 보석으로 장식된 카르티에 현대미술재단 소유의 조형물, 동생과 함께 작업한 건축물 모형 등에 이르기까지 작품들은 하나하나 들여다보기도 바쁘다. ‘프루스트 의자’를 청자 미니어처로 제작한 작품 ‘108번뇌’, 소리가 나도록 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 한국 작가들과 협업한 작품도 눈에 띈다. 멘디니는 밀라노 폴리테크니코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건축 분야에서 일하다 1970년부터 모도, 카사벨라, 도무스 등 3대 건축잡지의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1989년에는 건축가인 동생 프란치스코와 ‘아틀리에 멘디니’를 설립하고 예술, 가구, 건축 등을 아우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황금컴퍼스상, 유러피안 건축가상을 수상한 그는 후쿠이 공룡박물관, 네덜란드 흐로닝어르 미술관 등 각종 건축물과 공공 디자인 작업에 참여했으며 카르티에, 에르메스, 스와로브스키, 알레시 등 세계적 명품 기업과도 협업해 왔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한샘, 한국도자기, SPC 등 다수의 기업이 그와 작업했다. 여든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건재하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일하는 것을 좋아하고 계속 일할 수 있는 행운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가 하는 일들이 저에게 감동을 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8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행복을 주는 디자이너’ 이탈리아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 전

    ‘행복을 주는 디자이너’ 이탈리아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 전

     “현대사회는 기술은 발전했지만 너무 험악해졌어요. 테크놀로지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행복함과 따뜻함을 주는 작품을 하는 게 나의 임무라고 생각해요.”  이탈리아의 디자인 거장 알레산드로 멘디니(84)의 작품들은 밝고 따뜻하다.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웃고 있는 사람의 모습을 한 와인오프너부터 알록달록한 무늬가 있는 어린이 가구 등 화사한 색상과 동심을 일깨우는 천진난만함으로 가득하다. 인간적이고 아름다운 디자인이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이탈리아 디자인의 얼굴을 바꿔 놓은 멘디니의 40년 작품 인생을 집약해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회가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디자인전시관에서 열리고 있다.  건축가이자 산업디자이너, 예술가인 멘디니는 이번 전시회에서 생활용품부터 가구, 회화, 모형으로 제작된 건축물 등 전 분야를 망라하는 작품 600여점을 선보인다. 전시 주제는 ‘디자인으로 쓴 시’. 아시아에서 최초로 그의 이름을 내걸고 선보이는 대형 회고전이다.  개막일에 앞서 전시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유토피아적인 건축물과 디자인을 지향하다 보니 작품에 시적인 요소가 담기는 것 같다”면서 “인간적인 면을 배려하고 환기할 수 있는 작품이 진짜 좋은 작품”이라고 말했다. 밀라노 외곽의 바닷가 마을에서 쌍둥이 누이와 함께 태어난 그가 대가족에게 둘러싸여 보낸 행복한 어린 시절의 추억이 평생의 프로젝트처럼 작품의 근간을 이룬다.  이번 전시는 11가지 테마로 나누어 그의 작품을 소개한다. 전시장 외부에는 초록색 장갑에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차오맨’이 두 팔을 들고 반갑게 관람객을 맞는다. 입구에는 사람의 얼굴 모양으로 디자인된 거대한 조각 ‘테트 제앙트’(2002)가 멘디니 디자인의 세계로 안내를 시작한다. 그다음 공간은 남녀노소 모두를 공감하게 만드는 천진난만한 동심이 잘 표현된 디자인들이다. 부엌 가구 알레시에서 생산되고 있는 여러 가지 제품을 모아 회전목마처럼 만든 ‘지오스트리나’, 나무 캐비닛 ‘클라라벨라’와 드로잉 등 들여다볼수록 재미있는 작품들이다.  순수하고 유머러스한 작품만 있는 것은 아니다. 금속 표면의 기울어진 의자 ‘미끄러진’처럼 실험적인 디자인과 ‘프루스트 의자’ 등 멘디니 디자인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화사한 색과 점묘적 표현이 들어간 작품들도 소개되고 있다. 유명한 와인오프너 ‘안나 G’나 화병 같은 소품부터 그의 생각이 담긴 드로잉, 화려한 보석으로 장식된 카르티에 현대미술재단 소유의 조형물, 동생과 함께 작업한 건축물 모형 등에 이르기까지 작품들은 하나하나 들여다보기도 바쁘다. ‘프루스트 의자’를 청자 미니어처로 제작한 작품 ‘108번뇌’, 소리가 나도록 한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 한국 작가들과 협업한 작품도 눈에 띈다.  멘디니는 밀라노 폴리테크니코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건축 분야에서 일하다 1970년부터 모도, 카사벨라, 도무스 등 3대 건축잡지의 편집장으로 활동했다. 1989년에는 건축가인 동생 프란치스코와 ‘아틀리에 멘디니’를 설립하고 예술, 가구, 건축 등을 아우르는 작업을 하고 있다. 황금컴퍼스상, 유러피안 건축가상을 수상한 그는 후쿠이 공룡박물관, 네덜란드 흐로닝어르 미술관 등 각종 건축물과 공공 디자인 작업에 참여했으며 카르티에, 에르메스, 스와로브스키, 알레시 등 세계적 명품 기업과도 협업해 왔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한샘, 한국도자기, SPC 등 다수의 기업이 그와 작업했다. 여든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여전히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로 건재하는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일하는 것을 좋아하고 계속 일할 수 있는 행운이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제가 하는 일들이 저에게 감동을 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2월 28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금융위기 극복 막전막후… 美 ‘경제대통령’의 회고

    금융위기 극복 막전막후… 美 ‘경제대통령’의 회고

    행동하는 용기/벤 S 버냉키 지음/안세민 옮김/까치/704쪽/3만원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큰 위기인 2008년 금융위기의 격랑을 넘으며 세계 경제 대통령은 어떤 생각을 했을까. 벤 S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자서전 ‘행동하는 용기’가 나와 눈길을 끈다. FRB는,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은행이다. FRB 의장의 말 한마디, 결정 하나하나에 세계 경제가 요동치곤 한다. 프린스턴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버냉키는 2006년부터 8년간 의장을 지냈다. 위기를 맞닥뜨린 그는,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미국 금융 시스템의 붕괴를 막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불황을 막기 위해 제로금리와 양적완화 등 파격적인 통화 정책을 펴기도 했다. 하지만 위기 극복 과정에서 가난한 소시민은 보호하지 못하고 외려, 금융위기를 부른 월스트리트의 거대 기업에 혈세를 퍼줬다는 비난도 받았다. 버냉키는 자서전에서 ‘나의 세금은 어디로 갔는가?’라고 적힌 자동차 스티커를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고 돌이킨다. 또 개인적으로는 “파산이 없는 자본주의는 지옥이 없는 기독교와 같다”는 말에 동의한다고도 했다.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시장은 잘못된 선택을 하는 개인이나 기업에 응분의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FRB 의장으로서 다른 선택을 한 이유에 대해 “금융위기 도중에 도덕적 해이를 상기시키는 것은 잘못되었을 뿐만 아니라 위험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했다”며 “많은 사람의 관심은 금융 시스템이 무너지면서 발생하는 대재난으로부터 경제를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에 있었다”고 말한다. 버냉키의 회고를 따라가다 보면 그의 개인적인 삶과 혜안을 엿보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미국 경제 시스템에 대한 안목도 기를 수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고국서 한국말로 공연…“저, 떨리는데 웃음 나요”

    고국서 한국말로 공연…“저, 떨리는데 웃음 나요”

    “어릴 때부터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고향인 한국에서 한국말로 공연하는 게 가장 큰 꿈이었어요. 이렇게 이뤄지게 돼 너무 기쁘고 긴장되고 설레요.” 네덜란드 교포 3세인 뮤지컬 배우 전나영(26)이 고국 무대에 처음 오른다. 세계 4대 뮤지컬 중 하나로 꼽히는 ‘레미제라블’을 통해서다. 2013년 뮤지컬 본고장인 영국 런던 웨스트앤드에서 동양인 최초로 ‘레미제라블’의 판틴 역을 열연하며 세계 무대에서 인정받은 실력파 배우다. ‘레미제라블’은 프랑스 문호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1985년 10월 영국 런던 초연 이후 ‘캣츠’, ‘미스 사이공’, ‘오페라의 유령’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자리매김됐다. 전나영은 이번 공연에서도 그를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 반열에 올려놓은 판틴 역을 맡았다. “판틴은 어린 나이에 홀로 딸을 키우며 온갖 시련을 이겨내는 인물이에요. 딸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모두 바쳐요. 예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은 버렸어요. 딸을 위해 모든 것을 던지는 진실하고 강인한 엄마의 모습을 보여드리려 해요.” 그는 “웨스트앤드 공연과 한국 공연은 완전히 다르다”고 했다. “웨스트앤드의 ‘레미제라블’은 30년 전 처음 공연됐을 때와 똑같아요. 오리지널 작품이라 세월이 흘러도 변화가 없어요. 한국의 ‘레미제라블’은 작품도, 움직임도, 세트도, 연습 과정도 다 달라요. 똑같은 역이라 해도 전혀 새로운 느낌으로 할 수 있어요.” 전나영은 이전에도 스물한 살의 나이로 엄마 역을 맡았다. ‘미스 사이공’에서 엄마인 킴 역을 300번 넘게 공연했다. “엄마 역할이 제 몸에 배어 있는 것 같아요. 열 살 어린 동생을 늘 품에 안고 돌보며 커가는 과정을 지켜봤어요. 동생을 돌보던 마음이 엄마의 감정으로 자연스럽게 묻어나는 것 같아요.” 그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50여년 전 네덜란드로 이민 갔다. 어머니는 당시 중학생이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네덜란드로 이민 온 아버지와 결혼했다. 어릴 때부터 한국말을 접해 의사소통엔 큰 문제가 없지만 감정을 정확히 표현하는 데는 아직 서툰 면이 있다. “내용 전달을 위해 한국어 단어 하나하나가 완전히 제 언어가 될 정도로 만들었어요. 가슴 깊이 느낀 말들이 관객들 마음에 가닿을 수 있도록 노래할 거예요.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색다른 뮤지컬 배우의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외국 생활에서 체득한 글로벌한 느낌도 신선하게 다가갈 것이라고 여겨요.” 4살 때 영화 ‘서편제’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그때부터 한국 무대에 서겠다는 꿈은 커져갔다. 청소년기에 ‘서편제’를 다시 본 뒤 판소리를 따라 부르며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고국 무대에 설 날을 고대하며 내실을 다졌다. 연극전문대학과 음악예술전문대학에서 연출과 연극, 춤, 노래 등 이론과 실전을 모두 익혔다. 대학 재학 중 월트디즈니 작품 ‘하이스쿨 뮤지컬’로 데뷔했다. 1년간 네덜란드 전국 투어 공연을 했다. 대학 졸업하던 해인 2012년 ‘미스 사이공’ 여주인공 ‘킴’ 역을, 이듬해엔 ‘레미제라블’의 판틴 역을 맡았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께서 저를 키워주셨어요. 두 분 생전에 꼭 고국 무대에 서는 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지금은 보여드리고 싶어도 못 보여드려요. 치매를 앓고 계시거든요. 공연마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객석 중앙에 앉아 계신다는 마음으로 제 모든 걸 보여드릴 겁니다.” 서울 공연은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다음달 28일부터 내년 3월 6일까지, 서울 공연에 앞선 대구 공연은 신당동 계명아트센터에서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15일까지다. 6만~14만원. (02)547-5694.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톡! 톡! talk 공무원]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마지막 안식처’ 단순 묘역 아닌 역사 교육의 장 됐으면”

    [톡! 톡! talk 공무원] “강제 징용 피해자들의 ‘마지막 안식처’ 단순 묘역 아닌 역사 교육의 장 됐으면”

    충남 천안 서북구 성거읍에는 일제강점기 수난을 겪다 해외에서 숨진 동포들의 작은 묘역이 있다. 묘비에 새겨진 이름 하나하나가 한국사의 가장 고통스러운 상처들이다. 1976년 조성된 이곳 ‘국립 망향의 동산’에는 일본과 러시아 사할린의 탄광, 토목공사장 등에서 가혹한 노동을 강요받다 숨진 강제징용 피해자가 잠들어 있다. 보건복지부 오양섭(58) 서기관은 2011년 1월 국립 망향의 동산 관리원장으로 부임해 고향을 그리다 죽어서야 고국 땅에 묻힌 고단한 넋들을 5년째 돌보고 있다. ●일제 침탈·민족 수난사 ‘생생’ 청소년들에게 일제강점기는 그저 역사책 속 이야기지만, 오 원장에게 일제 침탈과 민족 수난사는 매일 마주하는 생생한 ‘현장’이다. 지금도 러시아 사할린으로 끌려가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사망한 한국인의 유골이 망향의 동산으로 끊임없이 오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사할린 현지에서 발굴된 유골 13위(位) 가운데 11위가 망향의 동산 봉안당에 안장됐다.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 피해조사 및 국외 강제동원 희생자 등 지원위원회’가 희생자 유골 봉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숨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39명도 이곳에 묻혔다. 망향의 동산에선 매해 10월 2일 유족과 재외동포가 참석한 가운데 합동 위령제가 열린다. 재일동포 유해 212기가 처음 안장된 날이다. 오 원장은 “70년 이상을 떨어져 살아생전 만나지도 못하고 유해로서 부모 자식, 배우자 간 상봉하는 것을 볼 때 그 마음은 말로 표현 못 한다”고 말했다. 이곳 직원들의 주 업무는 위령제 준비와 묘역 관리, 안장, 방문객 안내 등이다. 피해자들의 마지막 안식처를 지킨다는 생각에 사명감으로 일하지만, 복지부 본부와 떨어진 탓에 주목을 받진 못한다. 복지부 초임 직원 중에는 망향의 동산이 복지부 관할이라는 사실조차 모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망향의 동산은 1970년대 중앙정부가 천안시(당시 충남 천원군)로부터 관리 업무를 넘겨받을 당시 재외동포 국립묘지라는 특성 때문에 장사 법규와 행정을 주관하는 복지부가 맡게 됐다. ●“역사 교육관 건립하고파” 오 원장과 관리원 직원들의 바람은 망향의 동산이 그저 묘역이 아니라 역사 교육의 장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다. 망향의 동산 이름을 본떠 만든 경부고속도로 ‘망향 휴게소’는 알아도 망향의 동산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오 원장은 “광복 70주년을 되돌아보며 참혹한 고난을 겪은 분들도 기억해야 한다”며 “후손에게 국권 상실의 아픔과 교훈을 일깨워줄 수 있도록 근대사를 축약한 역사 교육관을 망향의 동산에 건립하고 싶다”고 말했다. 천안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해외여행 | 먹고 또 먹는 타이베이②신이信義 -지금 타이베이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해외여행 | 먹고 또 먹는 타이베이②신이信義 -지금 타이베이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신이信義 지금 타이베이에서 가장 뜨거운 곳은? MRT 스정푸, 타이베이101 주변의 신이는 현재 타이베이에서 가장 핫한 플레이스다. 한국으로 따지면 강남쯤에 해당하는 신이에는 금융 회사와 쇼핑센터, 유명 호텔 건물들이 마천루를 이룬다. 쇼핑센터 안에는 유명 레스토랑의 체인은 물론 푸드코트도 다양하다. 푸드코트 타이베이101 몰台北101 購物中心 TAIPEI101 MALL 타이베이 여행에서 타이베이101을 빼놓을 수 없다. 이왕 전망대에 오른다면 타이베이101에서 원스톱 쇼핑을 즐기자. 명품 브랜드가 많은 쇼핑센터라 쇼핑 환경은 쾌적하다. 명품에 별 관심이 없다면 지하 1층만 돌아봐도 괜찮다. 먹기 위해서 말이다. 타이베이101 B1층 푸드코트는 타이완의 대표 요리는 물론 한국 요리까지 섭렵한다. 딘타이펑과 같은 타이베이의 유명 레스토랑과 더불어 맥도날드, 모스버거 등 패스트푸드점 또한 다양하다. 유잔신 裕珍馨, 탕춘糖村, 수신방手信坊 등 이름난 펑리수 베이커리와 티엔런밍차天仁茗茶, 왕드촨王德傳 등 유명 차 전문점이 모여 있어 시간 여유가 없는 여행자들의 쇼핑에도 그만이다. 타이베이 슈퍼마켓 중에서도 고급 버전에 속하는 마켓 플레이스Market Place는 신선 식품 코너가 특히 잘 돼 있다. MRT 타이베이101역 4번 출구 信義路五段7號 일~목요일 11:00~21:30, 금~토요일, 공휴일 11:00~22:00 +886 2 8101 7777 www.taipei-101.com.tw 술 인 하우스 In House 타이베이에서 술집을 찾기란 여간 어렵지 않다. 동네마다 치킨 집 하나쯤은 반드시 있는 한국식 술 문화에 익숙한 한국인들에게는 몹시 당황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타이베이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에서 술을 마시는가? 아니, 술을 마시기는 하는 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타이베이 사람들도 술을 마신다. 대신 본격적인 술집보다는 TWD100짜리 음식과 맥주를 판매하는 셩후어하이시엔生活海鮮 등지에서 저녁식사와 함께 가볍게 맥주를 즐긴다. 그런 타이베이 사람들에게 인 하우스는 블링블링한 술집으로 유명하다. 잘 차려 입은 젊은이들이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맥주와 칵테일, 데킬라 등의 술과 분위기를 즐기는데, 타이베이의 술 문화를 안다면 이 같은 광경이 조금 놀랍다. 물론 어디까지나 타이베이에서 그렇다는 이야기이니 큰 기대는 말자. MRT 타이베이101역에서 도보 10분 台北市信義區松仁路90號 12:00~03:00 맥주 TWD180~200 +886 2 2345 5549 www.inhouse19.com 오리 요리 즈옌 紫艷 YEN 타이베이에서 가장 핫한 호텔인 W호텔 31층에 자리한 중국 요리 전문점으로 창밖으로 신이지구의 마천루가 펼쳐지는 전망이 일품이다. 타이베이101빌딩을 배경으로 불꽃축제가 열리는 연말에는 연초부터 예약이 마감될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대표 요리는 오리 요리인 피엔피야얼취片皮鴨二吃. 오리 한 마리를 통으로 구워 두 가지 방식으로 맛보는 요리다. 하나는 밀전병에 파, 오이 등과 함께 오리고기를 싸 먹는 방식. 고급 호텔답게 하나하나 싸서 개인 접시에 서비스한다. 남은 오리고기는 콩 줄기, 소야 소스 등과 함께 볶아 낸다. MRT 스정푸역에서 도보 1분 台北市信義區忠孝東路五段10號31樓 11:00~14:30, 18:00~22:00 피엔피야얼취 TWD1,980 +886 2 7703 8768 www.yentaipei.com 훠궈火鍋 마라 馬辣 타이베이에는 훠궈 레스토랑이 셀 수 없이 많다. 1인 훠궈에서 뷔페식까지, 레스토랑의 수만큼 먹는 방식도 다양하다. 마라 훠궈는 2시간 이내에 훠궈는 물론 음료, 맥주, 디저트를 마음껏 먹을 수 있는 뷔페식 훠궈 전문점이다. 다만 훠궈 관련 재료들은 주문서에 표기하면 직접 가져다준다. 자리를 잡으면 우선 육수를 선택한다. 육수는 총 네 가지로 이 중에서 한 가지 혹은 두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 산초인 화지아오花椒와 쓰촨 고추인 쓰촨라지아오四川辣椒로 끓인 마라탕麻辣湯은 맵지만 인기다. 육수를 골랐다면 훠궈의 재료가 되는 고기와 해산물, 채소 등을 선택하자. 셀프 코너에서는 하겐다즈 아이스크림도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양념은 소스 코너에서 직접 만들면 된다. 간장과 더불어 널리 쓰이는 건 마장이라 불리는 땅콩 소스. 여기에 고추, 마늘, 파, 양파 등을 입맛에 따라 첨가하면 된다. 마라 훠궈는 타이베이 곳곳에 지점이 자리했다. 신이점은 네오19 쇼핑센터 3층. 한국인 사이에서도 유명해 한국어 메뉴까지 갖췄다. MRT 타이베이101역에서 도보 10분 台北市信義區松壽路22號3樓 11:30~02:00 월~금요일 11:30~16:00 TWD545, 월~금요일 16:00~02:00, 토~일요일·휴일 11:30~02:00 TWD635 +886 2 2720 5726 www.mala-1.com.tw ▶신이의 볼거리 문화 창작의 산실이 된 담배 공장 쏭샨원창위엔취 松山文創園區 1937년에 건립돼 60여 년간 담배를 생산하다가 1998년에 폐쇄된 담배 공장松山煙草工廠 부지. 1930년대의 낡은 건물이 문화 창작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새 생명을 얻었다. 담배 공장의 옛 창고들은 전시회 공간으로 사용되는데 전시회 내용은 때마다 다르다. 원내에는 전시 공간 외에 레스토랑, 카페 등이 자리해 방문한 이들의 휴식처가 되어 준다. MRT 궈푸지니엔관역 5번 출구에서 이정표를 따라 550m 혹은 MRT 스정푸역 1번 출구에서 도보 5분 光復南路133號 실내 09:00~18:00, 실외 09:00~22:00 +886 2 2765 1388 www.songshanculturalpark.org 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 Travie writer 이진경 사진 Travie photographer 노중훈 취재협조 타이완 관광청 www.taiwan.net.tw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열린세상] ‘거대한 체스판’ 안의 또 다른 ‘체스판’ 게임/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대외협력실장

    [열린세상] ‘거대한 체스판’ 안의 또 다른 ‘체스판’ 게임/이호령 한국국방연구원 대외협력실장

    ‘8·25 합의’ 이후 이산가족 상봉 후속 회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카드와 4차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하며 국제사회의 이목을 다시 한번 한반도로 집중시키고 있다. ‘10월 위기설’이 현실화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과 더불어 8·25 합의에도 불구하고 남북 관계는 점점 더 짧은 대화와 긴 냉각기를 갖는 악순환을 거듭해 가는 것인가 하는 회의적 시각도 들게 한다. 왜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가. 무엇보다도 북한이 기존 사고의 틀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는 데 가장 큰 이유가 있다.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정전협정’이라는 틀 속에 자신을 가둬 놓고 핵과 미사일에 기초한 강력한 군사력만이 체제 안정과 최고 존엄을 지킬 수 있다는 ‘절대자’로 맹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북한은 적대시 정책 철회와 평화협정을 위한 미국과의 대화만이 유일한 해법인 양 스스로 그린 허상에 빠져 있다. 그러면서 핵미사일 위협카드가 미국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들이는 유용한 카드인 줄 착각하며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북한은 이 틀 속에서 남북 관계를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남북 관계의 발전이 어떠한 이득을 주는지 잘 모르고 있다. 남북 관계의 대전환을 운운하지만, 왜 남북 관계의 대전환이 필요하고 대전환을 통해 남북 모두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비전과 전략이 없어 보인다. 따라서 남북 관계의 대전환은 기껏해야 대화의 장에 나오는 것 이외에 ‘무엇을’에 해당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시각을 달리해 구조와 틀도 행위자의 행동변화에 따라 변화될 수 있다는 점에 방점을 두고 남북 관계를 바라본다면 기존의 틀 속에서 진행된 게임을 새로운 게임으로 전환할 수도 있을 것이다. 행위자의 행동은 국제체제와 지정학적 요소라는 구조와 틀로 제약을 받는다고 하지만, 국제체제와 지정학적 영향력과 중요도는 항상 변화해 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역사를 통해 반복되는 듯하지만 어느 하나 동일하지 않고 새로운 방향으로 유사성과 차별성을 가지면서 변화해 왔다. 앞으로도 그렇게 변화 발전해 나갈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누구에 의해 이러한 변화가 생기는가다. 바로 국제사회의 주요 행위자들인 국가, 국제기구, 비정부기구(NGO), 단체, 개개인의 행동 변화에 따라 변화되고 있다. ‘나비효과’처럼 이들의 자그마한 행동 하나하나가 예측할 수 없는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런데 남북 관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은 어떠한가. 북한의 반복된 행태, 북한의 위협카드, 북한의 도발 등을 운운할 때 북한의 한 해 주요 기념행사 일정표와 한·미 연합훈련의 일정표 등을 봐 가면서 대화의 시점과 위기의 시점을 체크해 나가면서 대화기와 경색기의 반복을 예측하고 있지 않은가. 지난 70년간 우리는 우리의 장기판을 스스로 보지 않고, 우리 밖의 장기판만 본 것이 아닌지 자문해 볼 시점이 아닌가 싶다. ‘긴 전문’과 1947년 7월 ‘포린어페어스’에 실린 익명의 “X” 논문으로 유명한 조지 케넌은 2차 세계대전 이후 미·소 간의 새로운 관계 속에서 ‘봉쇄’ 정책이라는 새로운 게임을 소개하고 소비에트 레짐의 정치·경제적 틀이 변화될 때까지 이 게임이 지속돼야 함을 주장했다.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는 1998년 ‘거대한 체스판’이라는 저서를 통해 구소련 붕괴 후 유라시아를 하나의 거대한 체스판으로 보고 미국의 영향력을 어떻게 지속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해 새로운 게임을 제안했다. 중국 또한 고도 경제성장에 기초한 영향력을 이 지역에서 발휘하고자 ‘신형대국관계’의 게임을 한다. 한반도가 포함된 ‘거대한 체스판’에서는 자기의 이익과 영향력을 유지하고자 국가들은 각자 새로운 게임을 통해 상호 이해를 극대화해 나가고 있다. 그런데 또 다른 체스판에서의 게임은 어떠한가. 핵과 미사일 위협 카드를 게임의 승패로 인식하고 있는 북한이나, 한반도의 안정과 남북 관계 발전을 추구하는 우리나 현재 게임을 통해서 모두 상호 이득을 추구했는가. 그렇지 않다면 기존의 갇힌 틀에서 벗어나 남북 모두가 번영 발전할 수 있는 새로운 게임을 위한 ‘게임 체인지’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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