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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핑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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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부부콤비 김승환-궈팡팡조 종합선수권 우승

    “부부가 됐을 때부터 혼복 국가대표가 꿈이었는데, 이번 우승으로 첫 단추를 꿴 셈이네요.” 국내탁구 사상 첫 ‘부부 혼합복식조’ 김승환(25·포스데이타)-궈팡팡(24·한국마사회)이 데뷔무대인 탁구종합선수권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우승을 차지했다. 김-궈조는 26일 충북 음성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혼합복식 결승에서 최현진(농심삼다수)-고소미(대한항공)조를 맞아 풀세트 접전끝에 3-2(8-11 12-10 2-11 11-6 11-9)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김-궈조는 패전의 고비 때마다 올 초 이면타법으로 전환한 김승환이 공격 기회를 만들고 궈팡팡이 스매싱으로 마무리하는 환상적인 호흡을 과시했다. 이들은 지난 2000년 7월 베트남오픈 때 처음 만나 교제하다 지난해 4월 혼인신고를 마쳐 정식 부부가 됐다. 전 국가대표인 안재형-자오즈민 부부에 이은 ‘제2의 한·중 핑퐁 커플’인 셈. 궈팡팡은 국적 취득조건에 따라 내년 5월쯤 ‘한국인’으로 거듭 날 것으로 알려졌다. 김-궈 조는 1회전에서 조지훈(농심삼다수)-김혜연(대한항공)조에 3-2로 승리, 힘겹게 첫 승을 신고한 뒤 찰떡 궁합을 과시하며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16강에서 서영균(농심삼다수)-박경애(대한항공)조를 3-0으로 일축한 김-궈 조는 8강부터 준결승까지 잇따라 풀세트 접전을 펼쳤다.8강에서 삼성생명의 김건환-문현정 조에게 1,2세트를 내리 빼앗긴 뒤,3∼5세트를 거푸 따내 4강 티켓을 손에 쥐었다. 준결승에서는 김봉철(농심삼다수)-전혜경(대한항공)조에게 세트스코어 1-2로 뒤지다 역시 4,5세트를 거푸 따내는 뒷심을 발휘해 결승에 올랐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데스크 시각] 양도세 갈등 1년 빨랐더라면/김성곤 산업부 차장

    1가구 3주택 이상 소유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 방침을 놓고 당·정·청간의 갈등이 점입가경이다. 지난 6일 국회에서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홍재형 열린우리당 정책위 의장, 김영주 청와대 정책기획수석 등이 참석, 당·정·청 고위협의회를 열었지만 양도세 중과 시행시기 조율에는 실패했다. 연말이 코앞인데도 내년 1월 제도 시행여부를 놓고 벌이는 양측의 갈등은 아직도 결론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양도세 중과를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은 아예 제출도 못했다. 당·정·청 갈등은 평소에도 종종 있어 왔다. 그러나 이내 정부나 당이 먼저 꼬리를 내리는 게 지금까지의 관행이다시피 했다. 지난달 12일 이 부총리의 양도세 중과 시행시기 1년 연장 발언으로 시작된 ‘양도세 갈등’이 한달여를 끌고 있다. 한쪽이 연기를 주장하면 다른 한쪽은 제때 시행을 강조하는 등 ‘핑퐁식 주고받기’는 계속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당·정·청간 갈등으로 인한 역기능 우려도 제기한다. 실제로 다주택자들 가운데 일부는 집을 팔 시기를 잡지 못해 낭패를 본 경우도 없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역사나 정책 시행에 가정 만큼 무의미한 것은 없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만약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당·정·청간 격론이 1년 전에 이처럼 치열히 전개됐더라면 어떠했을까. 1가구 3주택자 중과세 방침은 지난해 정부가 내놓은 ‘10·29 종합부동산 대책’에 포함돼 있던 것이다. 대책에는 주택거래신고제 도입, 투기과열지구 6대 광역시 확대 등 10여개항이 포함돼 있었다. 업계에서는 더 이상의 집값 대책은 있을 수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실제로 최근 2년간 정부가 취한 크고 작은 부동산 대책은 66차례에 걸쳐 200여개에 달한다는 통계도 있다. 연간 집값이 20% 이상 오르는 폭등기였다는 점을 감안해도 과도했다는 게 부동산 전문가들의 시각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지금처럼 정책을 둘러싼 이견이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 집값 안정이라는 대명제에 휩쓸려 불과 1년 후에 나타날 현상들에 대한 논의는 발붙일 수가 없었다. 그러나 1년이 지난 지금 정부와 업계가 처한 현실은 어떤가. 한쪽에서는 종합부동산세나 주택거래신고제 등 10·29때의 대책을 강행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대도시 분양권 전매 허용 방안을 추진하는 모순을 보이고 있다. 시장은 또 어떤가. 올 들어 11월말 현재 부도 건설업체 수는 모두 155개로 지난해 대비 25% 증가했다. 전국적으로 입주를 시작한 지 3개월된 아파트 입주율은 56%에 불과하다. 경기도 고양시는 고작 36%이다. 주택 전문 몇몇 업체는 금융권의 대출대상에서 제외된 지 오래이고 부도에 대비해 자산을 빼돌린다는 소문도 나돈다. 만약 1년 전에 부동산 정책을 두고 당·정·청이 지금처럼 격론을 벌여 그 결과 정책조율이 이뤄지고, 유연한 정책적 대응을 했더라도 오늘과 같은 현상이 빚어졌을까. 나아가 당·정·청간의 갈등을 보면서 안까타움이 더하는 것은 아직도 정책적 조율보다는 주무 부처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고위 당·정·청 정책협의회에서 “이 부총리가 연기안도 가져오지 않고 쓴웃음만 짓다가 나왔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병완 청와대 홍보수석은 양도세 문제와 관련,“경제부총리가 최종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면서도 “국회에서 반대 의견이 나오니까 검토하겠다고 한 것이지, 연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에도 이헌재 부총리가 지는 것인가. 김성곤 산업부 차장 sunggone@seoul.co.kr
  •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주연 정우성

    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주연 정우성

    기억을 서서히 잃어가는 아내. 자신의 눈을 보면서 다른 남자의 이름을 부르며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녀 앞에서 그는 잠시 멈칫하다 씩 웃는다. 슬픔과 서운함이 뒤섞인 일그러진 웃음. 하지만 뒤돌아서선 참아왔던 감정이 모래성처럼 무너져내린다. 사랑의 포로가 돼 눈물을 흘리는 그 순간, 모든 여성 관객들은 그의 포로가 된다. 반항적인 청춘의 아이콘이었던 정우성(31). 그가 11편째 영화에서 드디어 멜로물의 주인공이 됐다.영화 ‘내 머리속의 지우개’(제작 싸이더스·11월5일 개봉)는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서서히 기억이 지워져가는 수진(손예진)과 그녀를 위해 아무것도 해줄 수 없어 괴로워하는 철수의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멜로물. 정우성이 돌연 멜로물을 찍게 된 이유가 궁금했다.“사랑을 늘 간직하고 있었지만 펼쳐보이지 못해 갑갑했어요.‘나도 이런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데….’란 생각을 많이 했었죠.” 그동안 뜸을 들인 건 진지한 사랑을 다루면서도 정통 멜로와 차별화된 작품에 목이 말라서다.‘내 머리속의‘를 고른 건 “마지막 장면이 기존의 멜로물과 달라서”였다.“잡히지 않을 것 같은 희망을 잡으려는 두 남녀의 이미지”가 목마른 그에게 샘물처럼 다가왔던 것. 그리고 그는 바로 철수가 됐다.“철수라는 캐릭터가 주는 힘” 때문에 굳이 일부러 슬픈 생각을 하지 않아도 감정을 잡을 수가 있었다는 그. 영화 속에서 집안 가득히 빽빽이 적어놓은 메모지 안의 글까지 그는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수진아, 답답하더라도 혼자 나가지 말고 나한테 꼭 연락해….” 실제론 소품 담당 스태프들이 쓴 글들이지만, 그에겐 철수가 기억을 잃어가는 수진을 위해 끄적거린 글이므로. 영화의 초반부가 유부남과의 사랑이 깨진 뒤 새로운 사랑을 만나고 또 병에 걸려 기억이 오락가락하는 손예진의 감정변화에 무게가 실렸다면, 후반부는 온전히 정우성의 무대다. 둘만이 공유한 기억들이 서서히 지워지는 아내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연민과 슬픔과 비참함과 희망까지를 아우르는 그의 감정 연기는 가슴을 저릿하게 한다.‘정우성’ 하면 떠오르는 터프한 매력 위에 하나하나 새겨가는 섬세한 감정의 결은 시릴 정도로 아름답다. 핑퐁처럼 출렁이는 두 배우의 연기 앙상블만으로도 성공한 영화다 싶다. 하지만 새로운 멜로를 찍고 싶었다는 정우성의 바람과 달리 영화의 감성은 눈물샘을 자극하는 기존의 멜로와 크게 다르지 않다. 기억과 상실의 의미를 깊이있게 탐구하기보단, 아름다운 영상과 잦은 우연이 범벅된 슬픈 사연으로 감성을 자극하는 데 치중했기 때문. 아마도 영화의 순진한 사랑 지상주의가 그에게도 어느 순간 거슬렸던 것 같다.“요양소에 수진을 찾아가는 장면을 찍을 때였어요. 불현듯 ‘정우성이 생각하는 사랑’이란 게 머릿속에 들어오면서 철수의 감정을 방해하더라고요.” 만약 자신이 그런 사랑에 직면했다면 철수처럼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며. 연출가의 꿈도 있지만 언제까지나 연기자로 남고싶다는 정우성. 그의 이름 앞에 ‘영화배우’란 네 글자가 붙어 있는 게 좋아서 계속 영화 연기만 고집하고 있단다. 이제서야 20대에 하지 못한 청춘멜로의 주인공이 돼 원을 풀었다는 그의 이번 연기만큼은 정말 기대해도 좋다.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23일 TV 하이라이트]

    ●사과나무(MBC 오후 9시45분) 유승민 선수의 여자친구에 대한 소문과, 씨름 선수로 불렸던 까닭 등 유승민 선수를 둘러싸고 있던 소문의 진상을 밝힌다. 김성주 아나운서와의 ‘핑퐁 인터뷰’를 통해 유승민 선수에 얽힌 궁금증을 풀어보고 탁구 신동에서 금메달리스트가 되기까지의 탁구 인생을 되돌아본다. ●라이프n조이(YTN 오전 9시20분) 전통과 자연의 향기가 가득한 충청남도 아산. 사람 사는 냄새에 구수함이 더해진 외암민속마을과 화려한 꽃 사이사이로 향기가 가득한 세계꽃식물원, 향기롭고 소박한 시골풍경이 어우러진 자연의 향기 속으로 떠나본다. 또 경기도 파주에 위치한 아늑한 공간 이시소문화체험학교를 찾아간다. ●스페이스-공감(EBS 오후 10시) 국내 최초의 모던 록 밴드 ‘언니네 이발관’.1996년 첫 앨범 ‘비둘기는 하늘의 쥐’가 ‘비평가 선정 올해의 앨범 10선’에 선정되며 데뷔 때부터 음악 비평가들과 록 마니아들의 호평을 받은 그룹이다. 포크, 테크노, 펑크 등 세련된 사운드를 만끽할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르포(시대공감)(iTV 오후 8시5분) 모두가 참여하는 사회,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연대의 깃발을 들었던 ‘참여민주사회와 인권을 위한 시민연대(약칭 참여연대)’가 출범 10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참여연대가 어떤 활동을 해왔는지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갖는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6시50분) 신장이 157㎝인 사람, 아내가 군인인 남자, 등에 문신을 한 남자, 고등학교 중퇴인 남자 중에서 군복무 현역 대상이 아닌 사람은 누구인지 살펴본다. 살인범을 알지만 자기가 살인죄를 뒤집어 쓰고 형을 마친 후에 진짜 범인이 밝혀졌을 때 범인 은닉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지켜본다. ●부모님 전상서(KBS2 오후 7시50분) 준이가 다쳐 끔찍한 심정인 성미는, 준이가 자폐아라고 함부로 말하는 형표 때문에 화가 더욱 치민다. 여러 가지 이유로 아리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지환. 시골집까지 내려온 아리와 지환의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지고 급기야 지환은 아리에게 얻어맞아 코피가 터지고 만다. ●그대는 별(KBS1 오전 8시5분) 화연의 임신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의사의 말에 기가 막힌 정우는 화연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따진다. 화연은 자신의 말은 들어보지도 않고 무조건 의심하는 정우를 원망하며 뛰쳐나간다.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정우는 한국으로 돌아와 화연이 예전에 진찰을 받았던 산부인과로 찾아간다.
  • [아테네 2004] 노장 웃고 신동 울고

    19일 탁구 경기가 열린 아테네 갈라치올림픽홀.이날 ‘신구 핑퐁 스타’의 명암이 엇갈렸다.39세의 ‘왕년의 스타’ 얀 오베 발트너(스웨덴)는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세계 2위 마린(24·중국)을 잡는 기염을 토했다.그러나 ‘일본 탁구의 희망’ 후쿠하라 아이(15)는 여단 16강전에서 한국 김경아(대한항공)의 벽에 막혀 고개를 떨궜다. 발트너는 1980∼1990년대 세계 남자 탁구를 평정했던 선수.서브 스매싱 드라이브 등 탁구의 온갖 기술을 ‘교과서’처럼 구사한 데다 상대의 의중까지 꿰뚫어 ‘녹색 테이블의 여우’로 통했다. 17살이던 지난 1983년 서울오픈 단식을 재패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발트너는 89도르트문트세계선수권,92바르셀로나올림픽,97맨체스터세계선수권을 잇따라 휩쓸며 아시아권 일색이던 탁구계에 ‘유럽의 힘’을 과시했다.그러나 흐르는 세월 앞에 파워와 몸놀림이 둔해졌고 랭킹도 20위로 처졌다.하지만 이날 올림픽 단·복식 2관왕을 노리던 최고의 공격수 마린을 4-1로 꺾는 이변을 연출했다.외르겐 페르손과 짝을 이룬 복식 16강에서도 중국의 공링후이-왕하오조를 4-1로 격파하고 8강에 진출,노장의 건재함을 한껏 뽐냈다. 반면 후쿠하라는 ‘아이짱’이라는 애칭으로 유명한 일본의 탁구 신동.3살때 탁구를 시작한 그는 지난 2000년 최연소(11세 7개월)로 국가대표에 발탁됐고 2002년에는 전일본선수권 여자복식 챔피언에 오른 데 이어 지난해 6월 당시 유럽 챔피언인 세계 3위 티모볼(독일)과 성대결을 벌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일본 언론에서 올림픽 전부터 그를 우승후보로 치켜세운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하지만 세계 6위 김경아에 막혀 주저앉은 데 이어 복식 8강전에서도 중국의 니우지안펭-구오유에 조에 맥없이 무너져 다음 대회를 기약해야 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박근혜대표·택시기사 ‘출근길 입씨름’

    “천막당사 짓는다고 국민이 용서해줄 것 같습니까.소용 없는 짓입니다.”“국민께 사죄하고,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지켜봐 주세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중년의 택시 기사와 한바탕 입씨름을 벌였다.25일 오전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여의도 천막당사로 가는 길에서였다.승용차가 고장나 택시를 탔다.박 대표는 대통령 탄핵가결의 정당성을 거듭 설파했지만 경제난에 고민하는 택시 기사로부터 ‘쓴소리’를 들어야만 했다.20분 정도에 불과했지만 둘만의 격의없는 대화는 택시에 동승한 기자에게 ‘정치’와 ‘민심’의 거리를 느끼게 하기에 충분했다. 운전석 옆 조수석에 자리잡은 박 대표는 “택시운전이 많이 힘드시죠.”라고 말문을 열었다.TV에서만 보던 ‘대통령의 딸’이 택시에 올라타는 바람에 잔뜩 긴장했던 기사 최금철(58)씨는 그제서야 긴장이 풀리는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박 대표는 새벽 남대문 시장을 찾았던 일부터 언급했다. ●택시 탄 원내1당 대표 “새벽 5시에 남대문 인력시장에 갔는데 한 분도 없는 거예요.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라는데….지난해 여름부터 경기가 더 안 좋아졌다는데 택시 운전하시면서도 느끼셨습니까.” 최씨도 기다렸다는 듯이 맞장구를 쳤다.택시승객이 몰리는 강남 일대에서도 공치기 십상이라는 말도 오갔다.경제난이 문제라며 두 사람은 함께 한숨을 내쉬었다. 말문이 트인 최씨는 그러나 곧 공격을 퍼부었다.그는 “대통령 탄핵은 주제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노무현 대통령의 실정을 비판하고 싶다는 최씨였지만 “나처럼 나이 많고,보수적인 사람도 탄핵 자체는 안 좋게 봅니다.”라고 퉁명스럽게 내뱉었다.탄핵으로 정국이 혼란스러워져 국민 불안이 가중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탄핵 가결 놓고 ‘핑퐁’ 설전 박 대표는 “(탄핵)그거야 불행한 일이죠.”라고 말을 아꼈다.그러면서도 탄핵가결의 정당성을 설득하려고 애썼다.박 대표는 “헌법을 수호해야 할 위치에 있는 대통령이 법을 수용할 수 없다는 태도로 나와 문제가 됐다.”면서 “선거법을 위반하고,측근비리를 감싸는 대통령을 탄핵하지 않고 돌아설 도리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헌법재판소는 탄핵이 안 된다고 판결을 내릴 것이며,대부분 국민이 다 그렇게 생각한다.”고 꼬집었다.박 대표는 침착한 어조로 “그렇습니까.”라고 되물었고,“정치에 관심이 많으신 것 같다.”고 웃음을 지었다. 최씨는 “나이든 분들은 노 대통령을 싫어하고,젊은 사람은 무조건 좋아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어른하고 애 싸움이 됐다.”고 혀를 찼다.옆 좌석의 박 대표도 “정말 세대간 갈등이네요.”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화제는 자연스럽게 경제 문제로 옮아갔다.신용카드 빚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최씨는 “사람들이 흥청망청 신용카드를 쓴 뒤 빚을 갚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박 대표도 “장기적으로라도 빚을 갚도록 해야지 정부가 탕감해 주겠다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것”이라고 꼬집었다.이어 “빚을 못 얻는 사람이 오히려 바보 취급을 받는 세상”“희망도 없고….”라는 말도 나왔다. ●취침 한 시간… 시간은 늘 부족 박 대표는 이날 새벽 4시30분쯤 삼성동 자택을 나섰다.몸단장도 하느라 3시쯤 일어났다.박 대표 스스로도 “한 시간밖에 자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간을 쪼개도 “(당을 위해 쓸)시간은 너무 부족하다.”고 바쁜 마음을 내보였다.전당대회가 당초 일정보다 연기되는 바람에 공천심사위나 선대위 구성 등 총선을 치르기 위해 꼭 필요한 인사작업이 늦어지고 있다며 어려움도 털어놨다. ‘코드’가 맞는 측근이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박 대표는 “저는 코드식으로는 안 합니다.” 하고 웃었다. 이날 오전 한 경제일간지의 창간기념 행사에 나란히 참석하기로 했다가 불쑥 불참을 통보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에 대해서는 “정치가 어떻게….그렇게 왔다갔다 할 수 있습니까.그러면 안 되죠.”라는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항공소음 대책 수립…건교-환경부 ‘핑퐁’

    건설교통부와 환경부가 항공소음 대책수립의 주체 등을 놓고 서로 “내 소관이 아니다.”라며 공을 떠넘기고 있다.비행장 인근 주민들이 난청과 불면증·스트레스 등 질환증세를 오래 전부터 호소해 왔지만 두 부처간 ‘핑퐁’으로 대책 마련은 공중에 붕 뜬 상태다.“법령상 주무부처는 건교부”(환경부) “소음정책을 총괄하는 것은 환경부(건교부)”라는 상반된 주장 탓이다. 11일 두 부처에 따르면 지난해 환경부에 대한 국정감사 등을 통해 비행장 인근 주민들에 대한 건강·역학조사 필요성 등이 제기되자 두 부처는 국감 직후 실무협의를 갖는 등 대책마련을 논의해 왔다.그러나 서로 소관을 미루며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하자 환경부는 지난해 11월 공문을 보내 “난청 등 질환에 관한 역학조사를 비롯,소음대책을 추진해 줄 것”을 요청했다.건교부도 한달 뒤 “전문성을 갖춘 환경부가 역학조사를 실시해야 국민들의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며 ‘거절 맞공문’을 보냈다.이후 두 부처간 논의는 단절됐다. 건교부 관계자는 이날 “전문성 문제도 있지만 현재 예산으로는 소음방지시설 등을 갖추기에도 턱없이 부족해 역학조사까지 할 여력이 없다.역학조사는 환경부가 실시하고 소음으로 인한 질환이 확인되면 건교부가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환경부는 이에 내심 불쾌하다는 기색이다.관계자는 “누가 맡든 전문기관에 용역을 줘야 하기 때문에 ‘전문성’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재원이 부족하다면 (환경부에 떠넘길 것이 아니라)최소한 ‘공동조사’를 요청해야 할 게 아니냐.”고 꼬집었다. 박은호기자 unopark@˝
  • 일제 강제징용 배상 가능성 열어

    한일 청구권협정 관련 문서가 공개되면 일제강제징용 피해자들이 배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진다.청구권 협정을 둘러싼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65년 청구권협정을 체결하면서 우리 정부는 일제시대 관련 손해배상청구권을 포기했다.일본은 우리나라에 10년간 3억 달러를 무상으로,2억 달러의 차관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를 근거로 일본 사법부는 일본 정부의 보상의무는 모두 소멸됐고,법적 미비로 보상받지 못한 것은 사법부의 판단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이에 일본,일본기업을 상대로 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소송은 대부분은 1심에서 패소했다.‘우키시마호 소송’처럼 1심에서 일부 승소했다가 여론에 밀려 항소심에서 뒤집힌 경우도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청구권 협정으로 일본에 대한 피해자 개인의 손배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며 일본에 소송을 제기하라고 맞섰다.지난 74년 대일민간청구권보상에관한법률을 제정,징용사망자 8552명과 재산 7만4967건에 대해 보상금을 지급했다며 우리 정부의 보상책임은 회피했다.그러나 당시엔 부상자,위안부,원자폭탄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없었다.한일양국은 ‘핑퐁게임’을 하면서도 40년간 한 목소리로 청구권협정 체결과정 등을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혀왔다. 법원은 이런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유일한 방법은 청구권협정 관련 문서를 공개하는 일이라 판단했다.재판부는 “무기도 없이 싸움에 나가라고 할 수 없지 않느냐.”면서 “원고들이 일본 정부나 일본 기업들의 주장이 옳은지 판단하도록 협의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밝혔다. 공개될 자료가 일본의 손배청구권이 소멸됐는지 알 수 있는 결정적 증거라는 판단이다. 그러나 어업에 관한 협정,재일교포의 법적 지위 및 대우에 관한 협정,문화재 및 문화협력에 관한 협정 등에 대해선 “한일 양국의 긴밀한 외교관계를 고려할 때 공개하지 않는 것이 낫다.”고 설명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건강칼럼] 얄궂은 업보

    김수영의 시 ‘性’(성)을 읽자.‘그것하고 하고 와서 첫 번째로 여편네와/하던 날은 바로 그 이튿날 밤은/아니 바로 그 첫날 밤은 반시간도 넘어 했는데도/여편네가 만족하지 않는다/그년하고 하듯이 혓바닥이 떨어져나가게/물어제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어지간히 다부지게 해줬는데도/여편네가 만족하지 않는다’ 외도후 아내에게 미안해하며 ‘참회의 봉사’를 하는 심정을 그렸다.상당수 남성들이 이런 체험을 했음 직하다.그러나 이렇게 아내에 대한 가책은 덜 수 있을지 몰라도 세균마저 속일 수는 없다. 아내에게까지 감염된 세균 질환은 남편이 아무리 치료해도 낫지를 않는다.결국 아내에게 이실직고를 하거나 아니면 어설픈 거짓말을 둘러대 함께 병원을 찾는 경우가 종종 있다.의사인 나로서야 괜히 남의 가정불화를 덧낼 이유가 없어 쉬쉬하곤 해 결과적으로는 의지와 관계없이 ‘외도 남편’과 공모자가 되고 만다. 이러한 경우를 흔히 ‘핑퐁감염’이라고 한다.‘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 막아야 하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될 것이다.특히 부인이 임신중인 경우 임신 중절이나 신생아 기형 등 무서운 후유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불가피하게 외도를 한 정상은 이해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3주에서 한달까지는 부부관계를 피해야 한다.콘돔도 완전한 예방책은 아니므로 반드시 검사를 받은 뒤 관계를 가져야 한다. 임질은 잠복기가 1주일 안팎,비특이성 요도염은 3주에서 길게는 3개월까지 갈 수 있고,에이즈나 매독은 상당 기간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나 3개월 후면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도 알아두는 게 좋다. 혹 죄책감을 못이겨 아내에게 고해를 하려는 ‘외도 남편’이 있다면 이 점 기억하기 바란다.의사의 ‘선의의 공모’를 꼭 이해시켜 달라는 점이다.도와주고 뺨맞는 기분이 어떻겠는가. 김 영 철 선릉 힐비뇨기과 원장
  • 이슈 따라잡기/국세청·관세청 과세권 ‘핑퐁게임’

    국세청과 관세청이 선박의 연료에 부과되는 교통세의 과세권을 서로 갖지 않으려고 나서고 있어 ‘큰 집’인 재정경제부가 교통정리에 나섰다.세금을 징수하는 권한을 확대하려는 것이 기관의 속성일텐데,그 반대의 현상을 빚고 있어 이채롭다. 14일 재경부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올 초 외항선박의 연료로 사용하는 벙커C유(경유와 중유의 혼합제품)에 대한 과세권을 관세청이 갖도록 해 줄 것을 재경부에 요청했다. 현행 관련법의 규정에는 외항선에 사용하는 연료는 면세 혜택을 받지만 국내에 입항한 뒤 운항할 때에는 교통세를 내게 되 있다.예컨대 외항선이 1000ℓ의 벙커C유를 면세유로 구입해 미국을 운항하고 국내로 돌아와 남은 100ℓ로 부산을 운항했을 경우 100ℓ의 벙커C유 가운데 교통세 부과 대상인 경유에 대해서는 교통세를 물어야 한다. 지금은 관세청이 경유의 양을 측정해 자료를 국세청에 통보해 주면 세무서에서 확인 절차를 거쳐 과세하고 있다. 과세권에 대해 먼저 문제를 제기한 국세청은 나름의 이유를 제시한다. 김광 소비세 과장은 “행정적·효율적인 측면에서 관세청이 과세권을 갖는 것이 타당하다.”면서 “세관공무원이 적재물품 검사를 하면서 외항선에 남아있는 벙커C유의 경유 함유량을 파악해 통보하면 국세청은 교통세를 부과하기 위해 확인 조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중복조사를 하는 행정 낭비를 초래하게 된다.”고 말했다.그는 “납세자 입장에서는 과도한 세무간섭이라는 부정적 인상을 갖게 되는 문제점도 있다.”고 덧붙였다.수많은 외항선박이 항만을 출입할 때마다 선박에 남아 있는 경유의 양을 관세청에서 넘겨 받아 세금을 부과하는 일이 번거롭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관세청 관계자는 “업무 협조의 문제이며,국세청과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교통세법에 교통세의 과세와 관련한 규정이 있지만,과세권자가 누구인 지는 해석하기 나름”이라고 말했다.관세청은 내국세인 교통세 징수권은 당연히 국세청의 몫이며,관세청으로 이관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재경부는 교통세법 시행령 등을 고쳐 징수기관을 관세청으로 넘기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행정력의 효율적인 집행을 위해 국세청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승호 기자 osh@
  • [나의 건강보감] 황경식 강명자 부부

    이들 부부의 운동을 굳이 이름붙이자면 ‘금실(琴瑟) 운동’쯤 되지 않을까.황경식(56) 서울대 철학과 교수 겸 명경의료재단 이사장과 이 재단 산하 꽃마을한방병원의 강명자(55) 원장 부부는 벌써 14년째 탁구를 함께 하고 있는 ‘핑퐁 부부’다. ●매일 아침 1시간씩 함께 탁구 즐겨 “탁구를 선택한 기준은 간단합니다.부부가 같이 할 수 있어야 하고,건강을 도모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으로 종목을 골랐는데,탁구가 딱 맞는 운동이더라구요.”이렇게 해서 이들 부부는 탁구를 시작했다.초등학생도 심심파적으로 치곤 하는 운동이라 딱히 시작이랄 것도 없지만,부부가 함께 라켓을 든 것은 지난 90년.“그 전에는 지금 법조단지가 들어선 서초동 일대 야산에서 조깅도 하고 짬짬이 배드민턴도 하곤 했지요.5년쯤 그렇게 했는데,그때 ‘운동이 이래서 좋은 거구나.’하는 깨달음을 얻었어요.” 그 전만 해도 강 원장은 몸이 부실한 편이었다.대학때 시작된 위염이 중증이었고,병원 일에 애들 셋을 뒷바라지하느라 체력까지 고갈돼 체중이 고작 47㎏에 그쳤다.그런몸이 5년간의 조깅으로 눈에 띄게 좋아졌다.“그런데 문제가 있더라구요.조깅은 눈비 오면 못해요.또 남편과 체력차가 있어 운동 강도를 맞추기가 쉽지도 않구요.같이 달릴 경우 난 힘든데 남편은 싱겁다고 여기곤 했으니까요.”그래서 시작한 운동이 탁구다. “누구한테 따로 지도받고 그런 거 없었어요.매일 아침 6시에 인근 스포렉스에 나가 무작정 쳐댔죠.보통 50∼70분을 할애했어요.그 정도면 아침 시간에 다섯 세트쯤 시합을 할 수 있는데,좋더라구요.적당히 땀이 배면서 몸이 풀리는게 일과를 시작하는 운동으로는 아주 그만이에요.”강 원장이 워낙 운동소질이 없는 ‘운동치’라 처음엔 공 줍느라 시간을 다 보내는 ‘똑딱 탁구’였다.그러나 굼벵이라고 제 몸 하나 건사 못할까.10년을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탁구를 쳐대니 ‘운동치’니 ‘몸치’니 하던 강 원장도 실력이 늘어 이제는 남편에게 뒤지지 않을 실력을 갖췄다. 이들의 탁구는 스핀을 넣어 공이 픽픽 돌아가는 이른바 ‘깎고 비트는 탁구’가 아니다.야구로 치면 직구 위주의 단순한 탁구다.그러나 힘이 실려 무척 빠르다.꽃마을한방병원에서 열린 탁구 시합의 남자 우승자가 강 원장에게 나가 떨어졌는가 하면 “탁구라면 내가…”라며 제법 폼을 잡던 사람들도 이들 부부의 실력에 이내 기가 죽었다.치료차 병원을 찾았던 ‘탁구 여왕’ 이에리사와 양영자가 두 사람의 탁구 열기에 감탄해 라켓과 공을 선물한 것도 기분 좋은 추억이라고. 부부는 의료재단 이사장과 산하 병원장으로 있지만 하는 일은 다르다.황 이사장은 철학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학자의 길을 걷고 있고 강 원장은 국내 여성 한의학박사 1호로,불임과 부인병을 치료,연구하고 있다.이처럼 다른 일을 하는 부부에게 정서의 공유는 무엇보다 중요하다.“이런 점에서 부부가 같이 할 수 있는 탁구는 골프나 에어로빅 등과 달리 두 사람이 언제든 정서를 나눌 수 있어서 좋습니다.언짢은 마음을 탁구로 푼 사례는 셀 수도 없고,간혹 티격태격 하다가도 탁구 한판 치고 나면 다 풀려요.이런 운동이 흔하지 않죠.”강 원장도 “가끔은 다퉜다가 탁구를 치며 화해한 적도 있다.”고 거들었다.이러니 금실 운동이랄 밖에. ●“14년째 치니 ‘몸치'도 실력 늘대요” 부부가 탁구만 한건 아니다.골프도 쳤고,테니스도 했다.그러나 그런 종목과는 궁합이 맞지 않아 포기했다.“예전에는 아내와 골프도 쳤지만 운동량에 비해 시간이 너무 많이 소비되고,테니스는 라켓을 들어보니 꼭 예전의 M-1소총처럼 우리 체격에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그만뒀어요.일상적인 운동은 두가지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고 봐요.첫째는 고행성으로,적당히 땀을 흘릴만한 강도라야 운동 효과가 있고 둘째는 오락성인데,세상없는 운동도 재미없으면 오래 못한다는 거죠.탁구는 이 두가지를 충족시키는 운동입니다.” 여기에 덧붙인 강 원장의 건강론은 흥미 이상의 깨우침이다.“인체는 우주의 순환과 어긋남이 없이 맞물려 돌아가야 건강을 지킬 수 있어요.이를테면 잠잘때 양성(陽性)인 머리는 음성(陰性)인 서·북향을 피해 동·남향에 둬야 기가 빠져나가지 않고,머리 부분에 안경테나 귀걸이 등 금붙이를 가까이 하지 않는 것도 인체의 극성(極性)을 지키는 지혜입니다.”그는 시계도 오른손에 차고 있었다.물론 휴대전화도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전자파가 몸의 자기(磁氣)질서를 훼손하기 때문이다.그는 “과다한 컴퓨터 사용 때문에 불임에 이르는 여성이 많으며,남자들도 더러 밤과 낮을 바꿔 생활하다 치명적인 질환을 얻는 경우가 있는데,모두 우주의 질서에 역행한 결과”라고 충고했다. ●운동효과에 재미까지 더할나위 없어 섭생도 이들의 건강에 중요한 전제가 된다.강 원장은 불로 익혀 조리한 음식을 “기가 소멸되고 효소가 파괴돼 죽은 음식”이라며 하루 세끼중 한끼는 생식,나머지 두끼는 잡곡과 채소 위주의 담백한 식단으로 해결한다. “예전에 남편과 이런 약속을 했어요.지천명(50세)의 나이때면 번 돈을 모두 사회에 돌려주자구요.지난 96년 공익의료재단인 명경의료재단을 만들면서 그 약속을 지켰는데,문득 살면서 그런 생각이 들곤 해요.나와 내 가족이 건강하고,또 미력이나마 다른 사람의 건강을 살피는 일을 하고 사니 이보다 더한 행복이 있을까 하구요.”그의 술회가 결코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그는 지금도 해마다 많게는 100회씩 복지관 등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 무료진료를 하며 ‘되돌려 주는 삶’을 실천하는,흔치 않은 건강한 의료인이다. 글 심재억기자 jeshim@ 사진 이언탁기자 utl@ ■탁구 예찬 키 167㎝에 몸무게 66㎏의 황 이사장이나 164㎝에 60㎏인 강 원장은 ‘폼나는 틀’은 아니다.그러나 군살없는 몸피에 걸음도 가볍다.꾸준히 탁구와 헬스 등으로 건강을 다진 덕이다.특히 이들에게 탁구는 건강을 담보해준 ‘정말 좋은 운동’이다. 지금이야 강 원장이 “탁구에 관한 한 맞상대”라고 호기도 부려보지만,따로 운동을 하지 않은 여자가 남자와 대등한 운동능력을 갖추기는 쉽지 않다.황 이사장이야 짬짬이 쳐온 실력이라 기본부터 시작해야 했던 강원장과 격이 다른 건 당연했다.“처음 몇달은 공 주우러 다니느라 정신 못차렸다.”는 말이 엄살로 들리지 않았다.그러나 그런 격차가 재능의 차이는 아니어서 이내 실력은 엇비슷해지고,그럴수록 운동하는 재미는 쏠쏠했다.“한번은 마라토너 황영조씨가 우리 탁구치는 모습을 유심히 보더라구요.‘족보없는 탁구’라 우스워서 그랬는진 모르겠는데,나중에 ‘잘 친다.’고 한마디 하더라구요.” 이처럼 ‘미미한 시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0년이 넘는 구력으로 건강을 얻은 이들의 운동론은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과학적이다.“아침 6시쯤 운동을 시작하는데,그 시간이면 온몸의 세포가 잠에서 덜 깬 상태거든요.이런 몸으로 격한 운동을 했다가는 상하기 십상이지 않겠어요?그런데 탁구는 오히려 몸을 유연하게 해줘요.순발력,민첩성은 말할 것도 없고 지구력도 놀라울 정도로 향상되구요.” 몸무게가 각각 60,66㎏인 두 사람이 1시간동안 탁구를 치면서 소모하는 열량은 270,280㎉로 운동량이 결코 많지는 않다.그래서 강 원장은 헬스클럽에 나가 따로 근력운동을 하기도 한다.그러나 그런 특성 때문에 이런저런 부상없이 오래 할 수 있는 운동이기도 하다. ‘길거리 탁구’를 운영하는 핑퐁코리아 최진구 대표는 “탁구는 일반적인 운동효과 말고도 간단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한다.또 리듬 운동으로 정신적 측면에서도 뇌의 활동력을 증가시켜 치매를 예방하는 등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권장할만 한 좋은 운동”이라고 말했다. 심재억기자
  • 편집자에게/ “부처간 조율로 한목소리 내야”

    -“백두대간 보전법 ‘핑퐁게임’”기사(대한매일 9월5일자 7면)를 읽고 농림부와 환경부가 백두대간 보전법안을 각각 국회에 제출했는데 농림부는 산림보호의 노하우를 가진 자신이 관리보전의 주체가 되어야 하고,환경부는 생태계 보전 측면에서 스스로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에 국무조정실의 조정작업도 실패했다고 한다. 참여정부는 대화와 타협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데 그동안 우리사회는 정치권이나 노사관계·국책사업 등 전반에 걸쳐 이기적인 모습만 보여왔다.과도기적 현상이라고 믿었는데,최근 신문기사는 우리를 더욱 당황스럽게 한다.서로 협력하여 국민을 리드해야 할 정부부처들이 제 주장만을 내세워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백두대간 보전법 말고도 그 예는 너무나 많다.정부가 추진하는 새만금사업에 대한 종교인들의 삼보일배 행사에,이를 말려야 할 장관들이 오히려 격려방문을 했다.급기야 새만금 행정소송에서 농림부는 수질개선으로 새만금사업을 계속 추진하겠다는데 환경부는 새만금 담수호 유지는 불가능하니해수 유통이 불가피하다고 말한다. 각 정부부처는 부처의 이익부터 도모하지 말고 국민을 위해 일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정부 또한 대화와 타협이 통하지 않는 현실을 탓하지 말고 정부부처간 의견 조율과 한 목소리를 내는 방법을 우선 찾아야 하겠다. 고태경 회사원·서울 용산구 서계동
  • 백두대간 보전법 ‘핑퐁게임’

    지리산 천왕봉에서 강원도 진부령까지를 잇는 백두대간의 마구잡이식 개발을 막는 백두대간 보전법 제정을 놓고 정부와 국회가 ‘핑퐁게임’을 하고 있다.환경부와 산림청이 서로 백두대간의 주체가 돼야 한다면서 밥그릇 싸움을 계속하는 것의 연장선이다. 두 부처가 의원입법 형식으로 제각각 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하자 국회는 “부처간 합의를 해서 단일 법안을 내라.”고 정부로 공을 넘겼다.이에 따라 정기국회 회기 내에 두 부처가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법안은 자동폐기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정부 단일법안 합의가 우선 국회 법사위는 백두대간 보전법안을 놓고 고민을 거듭해왔다.환경노동위원회 박인상(민주당) 의원과 농림해양수산위원회 이정일(민주당) 의원이 의원입법으로 각각 발의한 법안이 상임위를 통과해 법사위로 넘어왔다는 사실 자체가 이례적이다. 누구 손을 들어줘야 할지 난감해진 법사위는 지난달 말 “법이 제정되고 나면 집행을 행정부에서 해야 하기 때문에 부처간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행정부에 통보했다.국회 관계자는 4일 “부처끼리 합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고,결국 대통령이나 총리의 최종 조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정기국회 회기 내에 합의되지 않으면 국회 일정상 자동폐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처간 합의 잘 될까? 백두대간 보전법안을 단일화하기 위해 국무조정실이 나서 이미 수차례 조정작업을 벌였는데도 실패했기 때문에,국무조정실 차원에서의 조정은 어려울 전망이다.국무조정실 관계자는 “그동안 3차례 차관회의와 수십차례의 실무자 회의가 열렸지만 평행선을 달려온 사안이라 합의가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이견의 핵심은 백두대간 보전지역에서 허가권을 누가 갖느냐는 데에 있다.산림청은 산림보호의 노하우를 갖고 있는 자신들이 관리보전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환경부는 산림보전뿐 아니라 생태계 보전을 위해서는 환경부가 나서야 한다고 맞서고 잇다. 환경부는 백두대간을 자연환경으로 규정짓고 있는 셈이고,산림청은 “환경부 논리대로 하면 환경교육·가정환경도 환경부가 맡아야 한다는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런 탓에 법안 명칭을 놓고도 백두대간 보전관리법(산림청),백두대간보전법(환경부)이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정부가 인터넷신문인 국정브리핑(news.go.kr)에서 쟁점토론을 벌이면서 네티즌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는 것도 이런 고민을 반영하는 대목이다. 유진상 박승기기자 jsr@
  • “抗日은 끝나지 않았다”

    일본과의 ‘한국인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8·15 광복 58주년을 맞았지만 정부의 무관심 속에 한국·일본·미국 법정에서 계속되고 있다. 일제강제징용 피해자의 유족인 이희자(60·여)씨는 일제강점기에 숨진 아버지의 흔적을 찾아 20여년간 일본과 중국을 헤맸다.1944년 징집명령을 피해 산으로 도망다니던 아버지 이사현(당시 21세)씨는 결국 20개월이 된 희자씨를 남겨둔 채 ‘전장’으로 끌려갔다.만주를 거쳐 광시성(廣西省) 남하에서 특설건축부대원으로 복무하던 아버지는 부상 끝에 숨졌다.할머니 손에서 어렵게 자란 이씨는 70년대 일본 정부가 보낸 아버지 유골을 받았다.아버지의 생사 확인을 그토록 요구했을 때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던 일본으로부터다.유골 이외에 아무런 설명도 없었다.그 후 이씨는 ‘아버지 흔적찾기’에 나섰다.90년대 초 일본방위청에서 아버지의 기록을 확인,아버지가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됐다는 사실도 알아냈다.야스쿠니 신사에 현재 합사 중인 한국인 희생자는 2만 1000여명.이씨는 “일본정부가 합사자의 신원을 파악하고도 한마디 통보도 없었던 일을 생각하면 진저리가 쳐진다.”며 유골을 받았던 당시를 떠올리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씨는 지난 2001년 6월 일본에 군인과 군속으로 끌려간 한국인 피해자와 유족 251명과 함께 일본 정부를 상대로 “야스쿠니 합사 중지하고 한국인의 희생을 배상하라.”며 24억 6000만엔을 요구하는 소송을 일본 도쿄지방재판소에 냈다.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에 따르면 한국·일본·미국에서 심리 중인 소송은 112건으로 집계됐다.이 중 절반인 57건은 한국인이 냈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주 의회가 99년 7월 강제징용손해배상특별법(헤이든법)을 제정하면서 일본기업을 상대로 한 피해자 소송이 잇따르고 있는 실정이다.이 법은 2010년까지 2차대전 피해자들이 일본 등 동맹국들의 미국 내 법인에 소송을 내도록 규정하고 있다.시민단체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종군위안부 등이 발의한 ‘일제강점하 강제동원 피해진상규명 등에 관한 특별법’이 여야의 무성의로 3년째 국회에서 표류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라며 흥분했다. 반면일본에선 대부분 1심에서 패소하거나 일부만 화해조정 결정을 얻어냈다.‘우키시마호 소송’처럼 1심에서 승소했다 해도 항소심에서 뒤집히기 일쑤다.일본 사법부의 주장은 줄곧 한 방향이다.65년 한·일청구권 협정으로 일본정부의 개인에 대한 보상의무는 소멸됐고,법적 미비로 보상받지 못한 것은 사법부의 판단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공’은 한국정부로 넘어왔다.정부는 한·일협정 뒤 한시적으로 ‘대일민간청구권 신고·보상에 관한 법률’을 제정,피해자 보상을 끝마쳤다고 밝히고 있다. 피해보상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선 한·일협정 자료를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다.하지만 양국정부는 협정내용을 상호 공개하지 않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며 40년 동안 침묵하고 있다.소송을 벌이고 있는 피해자 이금주(82)씨 등 100명은 결국 지난해 10월 “한·일협정 문서를 공개하라.”며 외교통상부장관을 상대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 강영호)는 “30년 지난 외교문서는 공개를 원칙으로 한다.”면서 “외교부는 공개하면 국익이 훼손된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65년 보상 특별법을 통해 누가 얼마나 보상받았는지도 재판부에 밝히라고 주문했다.최봉태 변호사는 “재판부가 협정을 공개하라고 판결하면 피해보상을 둘러싼 56년간 ‘핑퐁게임’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국무회의 지하철파업 담당부처 떠넘기기 / 노동부 “건교부가 적임” 건교부 “자치단체 소관”

    부산·인천 등 지방 지하철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하는 등 노·사간 갈등이 표출된 가운데 정작 관련부처는 현격한 시각차를 보이는가 하면 이번에도 서로 책임을 떠넘겨 국민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24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종찬 건설교통부 장관과 권기홍 노동부 장관은 파업에 돌입한 지하철 노조와 파업에 대해 불법이냐 합법이냐를 놓고 심각한 의견차를 보였다. ●불법·합법여부도 시각차 조영동 국정홍보처장의 브리핑에 따르면 궤도연대 및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해 노 대통령이 “파업에 들어간 지하철은 지방자치단체의 공기업이므로 노동부가 조정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하자 권 장관은 “지방 지하철공사는 (재정지원을 얻어낼 수 있는) 건교부의 입장을 많이 살피는 데다 우리 멋대로 할 수 없는 게 현실”이라며 건교부가 나서줄 것을 요구하며 공을 건교부로 떠넘겼다. 이에 대해 최 장관은 “(지하철 노조들이) 파업을 노·정 협상으로 끌고가려 하고 재정지원 등을 중앙정부와 해결하려 한다.”면서 “노조와의 협상은 건교부 장관이 할 수 없는 일이며 예산관련은 기획예산처가 해야 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고 맞받았다. 최 장관은 이어 “엄격하게 이야기하면 지하철은 자치단체 소관이며 중앙정부에서 나서는 것은 문제”라면서 “교통대란이 일어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1차적으로 당사자인 자치단체와 노조가 해결하도록 해야 하고 그 조정기능은 노동부가 맡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권 장관과 최 장관이 ‘핑퐁게임’을 한 셈이다. 또 이번 파업이 합법이냐,불법이냐에 대해서도 두 장관은 명백한 시각차를 보였다. 최 장관은 “노동법에는 직권조정에 들어가면 파업을 못하게 돼 있는데다 1인 승무제와 민영화 반대 등의 지하철노조 요구는 쟁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며 이번 파업이 명백한 불법임을 강조했다. ●노대통령 “노동부 주재” 마무리 그러나 권 장관은 “과거 이런 파업이 많이 발생했는데 (노동부)내부에서는 관례상 (상당부분 임단협과 관련되므로)불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가진 사람도 있다.”며 간접화법으로 이를 반박했다. 결국 노 대통령은 “지하철 파업문제가 교통대란과 국민불편이 없도록 노동부 장관 주재로 관계 장관회의를 열어 논의하라.”고 지시해 두 장관의 ‘설전’을 마무리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숙소서 키신저前국무 환담/키신저 “북한이 한·미 이간질” 盧대통령 “北의도 성공 못할것”

    |뉴욕 곽태헌특파원| 노무현 대통령이 12일 오후(한국시간 13일 새벽) 숙소인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에서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30분간 접견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1970년대 초 ‘핑퐁외교’로 중국과 수교하는데 성공해 외교협상의 귀재로 통한다. 키신저 전 장관은 “한국과 미국의 관계가 중요한 시기에 노 대통령이 방문했다.”고 인사했다.노 대통령은 “우리로서는 중요한 것 이상”이라면서 “70년대 초 중국을 개혁개방으로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북핵 문제와 관련,“북한이 재처리를 하지 않는 한 인내심을 갖고 기다릴 수는 있다.”고 말했다.역으로 해석하면,이미 재처리를 했다면 인내심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키신저 전 장관은 “현재 북한은 70년대의 중국보다 훨씬 어려운 상대인 것 같다.”면서 “그래서 평화적 해결을 위해 한국과 미국이 긴밀히 협의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노 대통령은 “가장 큰 목적은 평화적 해결을 이루는 것”이라고 밝혔다. 키신저 전 장관은 “지난 51년한국전 당시 한국에 가봤기 때문에 전쟁의 피해가 얼마나 큰지를 실감하고 있다.”면서 “한국민들이 평화적 해결을 원하는 것을 잘 알지만,북한의 기본 전략은 한국과 미국간을 이간시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이간시키려고 하기 때문에 한·미간 긴밀히 협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이에 노 대통령은 “이간하려는 (북한의)의도는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 파병안 대국민 설득 누가할까

    이라크전 파병동의안 국회 처리가 연기된 25일 저녁 노무현 대통령과 여야 원내총무들은 파병 반대여론에 대한 설득작업을 놓고 ‘핑퐁게임’을 벌였다. 여야 총무들이 노 대통령에게 대국민 설득에 직접 나서줄 것을 요청한 데 대해 노 대통령이 “난감하다.”며 여야가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거듭 당부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민주당 정균환,한나라당 이규택 총무와 청와대에서 가진 만찬에서 “시일이 촉박한 만큼 이른 시간안에 처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유인태 청와대 정무수석이 전했다. 만찬에서 한나라당 이 총무는 “파병 반대여론이 높은 만큼 대통령께서 담화를 발표하거나 직접 TV토론 등을 통해 파병의 불가피성을 설명,국민들의 이해를 높이는 것이 좋겠다.”고 제의했다. 이에 노 대통령은 “파병은 논리나 명분보다는 전략적 선택의 문제로,파병을 통해 미국에 대해 우리의 발언권을 더 세게 얻자는 국익적 차원에서 하는 것”이라며 “이런 대목에서는 설득하기가 난감하다.”고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노 대통령은이어 “당론을 모으기 어려우면 크로스보팅(자유투표)을 통해서라도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와 관련,민주당 정 총무는 27일 파병안을 처리하는 방안을 한나라당 이 총무에게 제의했다.그러나 이 총무는 “일단 26일 당 지도부와 협의하겠다.”고 즉답을 피했다. 만찬이 끝난 뒤 당사로 돌아온 이 총무는 “직접 대국민 설득에 나서 달라는 요청에 노 대통령이 ‘검토해 보자.’고 긍정 답변했다.”면서 “노 대통령이 가시적인 설득 노력을 보인 뒤 파병안을 처리할지,아니면 그냥 처리할지 26일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당의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경기자 olive@
  • ‘한국판 OJ심슨’ 결국 무죄/대법 “치과의사 모녀피살 남편범행 증거 없다”

    *사형­무죄­원심파기 8년공방 종결 대법원과 고법이 ‘핑퐁 판결’을 벌였던 ‘한국판 OJ심슨 사건’의 피고인이 무죄 확정판결을 받았다. 서울 불광동 ‘치과의사 모녀 살해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됐던 이도행(李都行·41)씨는 8년여간의 법정공방 끝에 26일 무죄를 선고받고 누명을 벗었다.대법원 1부(주심 徐晟 대법관)는 이날 아내와 딸을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씨에 대한 검찰의 재상고를 기각,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직접 증거가 없고,공소사실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간접증거인 피해자들의 사망시간에 관한 증거의 증명력이 환송 뒤 원심에서 새로 조사된 스위스 법의학자의 증언이나 화재 재현실험 결과 등에 의해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쟁점이었던 ‘사망추정시간’과 ‘지연화재’에 대한 변호인측의 주장을 수용했다.이씨는 95년 6월 집을 나서기 직전 아내와 딸을 살해한 뒤 이를 은폐하기 위해 사체를 욕조에 집어넣고 불을 지른 혐의로 구속기소됐다.변호인측은 직접증거가 없다며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했다.법원 역시 1심은 유죄,2심은 무죄로 엇갈렸다.지난 98년 대법원은 ‘사실심리 부족’을 이유로 유죄취지로 사건을 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서울고법에서 재개된 공판에서 공방은 계속됐다.쟁점은 사건 당일 이씨의 출근시간은 오전 7시인데 불이 처음 목격된 것은 오전 8시50분쯤이었다는 것.검찰은 이씨가 외과의사로서 사체 등에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사체를 욕조에 넣은 것은 사망시간 추정을 방해하기 위한 행동이고 밀폐된 안방 장롱에 불을 지른 것은 산소부족으로 불이 서서히 타도록 했다고 주장했다.입증을 위해 컴퓨터 시뮬레이션까지 동원했다. 변호인측은 피해자들이 7시 전에 사망했다고 단정지을 근거가 없다는 스위스 법의학자의 진술을 이끌어냈다.또 2000만원을 들여 화재모의실험까지 실시,밀폐된 공간이라 해도 불을 지른 뒤 연기가 발생하는 데는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고 반박했다.서울고법은 2001년 2월 변호인측 주장을 받아들여 다시 무죄를 선고했고 대법원 역시 고법의 판단을 받아들였다.변호를 맡았던 김형태(金亨泰) 변호사는 수사기관과 법의학자들에 대한 법적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태성기자 cho1904@
  • [공직자 에세이]평화의 섬 제주도

    ‘삼성신(三姓神)이 사는 낙원,저항의 섬이자 신혼여행지로 인기있는 한국의 제주도’ 독일의 대표적인 신문 중 하나인 프랑크푸르트 알게마이네(FAG)가 지난해 11월28일자에 특집으로 소개한 제주도 관련기사의 제목이다.FAG는 기사에서 “제주도는 마치 거대한 느낌표의 한 점과 같은 형태로 한반도 대륙에서 떨어진 섬으로,독특한 문화,아름다운 자연환경,정감 넘치는 도민 등이 자산”이라고 극찬했다. 제주국제공항에서 동쪽으로 20분 가량 차를 달리면 ‘화북’마을이 나오고 그 왼편 길가에서 ‘삼사석’(三射石) 푯말을 만나게 된다.어린아이 머리만한 크기의 돌 3개가 있는 이곳은 삼성혈에서 솟아나온 고·양·부 삼신인(三神人)이 한라산 북쪽 기슭 ‘살쏜장오리’에서 활을 쏜 화살들이 꽂혔던 돌을 보관한 곳이다.이들은 벽랑국에서 온 세 공주와 배필을 정하고,거처를 정하는 방법으로 활쏘기를 선택했던 것이다. 제주시의 동(洞) 발상지가 1도동,2도동,3도동이 된 것도 화살이 꽂혔던 자리를 나눠 가진 데서 비롯된다.이때 벽랑국 공주가 가지고 온오곡과 육축에 의해 제주는 비로소 수렵사회에서 농경사회로 전환하는 계기를 맞는다. 그러나 농경사회가 지극히 평화롭게 어어져 오지만은 않았다. 화산 폭발로 형성된 제주는 100년간의 몽골 지배,중앙권력으로 인한 200년간의 출륙금지령,또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들에 의한 이중삼중의 수탈로 뼈저린 고통을 체험했던 땅이다.반세기 전에는 4·3의 광풍이 섬 전체를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기도 했다. 언젠가 한 역사학자와 대화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억울하고 고통스러운 피해를 당한 사람만이 평화와 인권을 말할 자격이 있다.”고 했던 그의 말은 두고두고 내 머리속에 자리하고 있다. 그의 말처럼 다가오는 2005년,평화와 인권을 사랑하는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제주는 ‘세계 평화의 섬’임을 알리는 역사적인 선포식을 가질 예정이다. 제주는 지난 90년대 초,동서 냉전 이데올로기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을 무렵 구 소련의 고르바초프,미국 클린턴,중국 장쩌민,일본의 하시모토·오부치,중국 후진타오에 이르기까지 세계 지도자들의발길이 이어지면서 세계평화가 논의됐던 역사의 현장이다.제주는 아직 ‘평화의 섬’으로 지정되지는 않았으나 이미 그 역할이 시작된 것과 마찬가지라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북한동포들에게 감귤 보내기’사업도 같은 맥락이다.얼마 전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제주도민들이 힘모아 벌이고 있는 대 북한 감귤지원사업은 ‘비타민C 외교’라 불릴 만큼 남북관계 발전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과거 미국과 중국간의 ‘핑퐁외교’에 비유한 바 있다. 21세기는 평화가 나라와 민족의 생존을 결정할 중요한 키워드이자 컨셉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평화’ 하면 ‘제주’라는 등식이 성립되는 시대,새로운 꿈을 위해 제주는 이제 큰 강을 건너려 하고 있다.평화,그것은 곧 제주프로젝트의 완성이자,탐라를 연 삼성신의 꿈이 완성되는 순간이기도 하다.
  • [씨줄날줄] 판다 외교

    인간 관계뿐만 아니라 국가간의 관계에서도 유머와 애정이 깃든 선물은 경직된 국면을 푸는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한다.지난 2000년 민족분단 55년만에 열린 역사적인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축하하는 상징적 선물로 남측이 천연기념물 53호 진돗개 한쌍을 북측에 보낸 데 대해 북측은 북한 천연기념물 368호인 풍산개 한쌍으로 우리측에 화답해 훈훈한 얘깃거리가 된 적이 있다. 선물을 이용해 외교효과를 극대화하는 재주는 중국인들이 탁월하다.중국은 동서긴장이 팽팽했던 1971년 핑퐁외교로 미국을 끌어들여 세계외교무대에 화려하게 재등장한 이후 자국의 희귀동물인 판다 곰 한쌍을 미국에 선물해 동물사랑이 지극한 미국 국민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링링’과 ‘싱싱’은 72년 워싱턴DC에 있는 국립동물원에 입주해 각각 92년과 99년 사망할 때까지 매년 수백만명의 관람객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판다는 중·일관계 정상화 때도 도쿄 우에노 동물원에서 중국붐을 일으키는 데 한몫했다. 하지만 중국의 단골 선물품목이었던 판다가 더 이상 ‘동물외교사절’역을 못하게 될 것 같다.판다의 고향인 쓰촨(四川)성 정부가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의 해외 수출을 금지하는 법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판다는 1800∼4000m 고지대의 대나무나 조릿대가 우거진 곳에서 버섯이나 죽순을 먹고 살지만 서식지역의 환경파괴가 극심해진 데다 번식력이 아주 낮아 현재 쓰촨지역에 1000마리 정도가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한다.중국은 지난해에는 산시(陝西)성 산 금색표범을 일본에 선물하는 등 신임 ‘친선대사’를 찾기 위해 부심하고 있지만 문제는 판다 종의 보존 여부다.판다를 세계 10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바 있는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은 지난 10년간 판다가 30% 정도 줄어들었다고 경고했다.중국정부는 판다를 증식시키기 위해 짝짓기소프트웨어프로그램 개발,판다용 포르노비디오 제작 등 묘책을 동원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자 동물복제기술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지속되는 환경파괴 앞에 이러한 인위적인 노력이 얼마나 먹혀들지 궁금하다. 신연숙 y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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