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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장희 라디오코리아사장 귀국회견

    ◎“LA폭동 이민사의 새 전기/고통컸지만 얻은것도 많다”/민족저력 확인… 2세들 자원봉사 눈물겨워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라디오 코리아」의 이장희사장(45)이 공보처 초청으로 일시 귀국,11일 하오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사장은 이날 『4·29흑인폭동은 우리 교민들에게 더 없는 고통을 안겨주었지만 뜨거운 동포애를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잃은 것보다 얻은게 많다고 본다』고 밝히고 『이번 사태로 우리 교민들이 한 핏줄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확인했다』고 말했다. ­흑인폭동을 언제 처음 알게 됐나. ▲4월29일 하오6시쯤 로스앤젤레스 곳곳에서 「흑인들이 폭동을 일으키고 있다」「흑인들이 상점을 마구 부수고 물건을 빼앗아가고 있다」「도와달라」는 등의 제보가 잇따라 들어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사건이 터지자 「라디오코리아」는 어떤 일을 했나. ▲사고가 잇따르자 정규방송을 중단하고 교민들의 제보를 여과없이 내보내는 한편 「상점을 철시하고 빨리 귀가하라」는 방송을 계속 내보냈다. ­폭동이 가라앉으면서 한 일은. ▲교민들의 경제복구를 위해서는 우선 구호자금을 받기 위한 피해자료의 수집이 중요하다고 보고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을 동원,14대의 전화로 피해상황을 집계했다. ­피해상황은. ▲지난 8일까지 집계한 최종피해는 노점상 3백68명이 5천9백만달러,의류점 2백79곳 3천9백만달러,간이매점 2백17곳 4천3백만달러,마켓 3백8곳 7천2백만달러,세탁소 93곳 2천2백만달러등 모두 2천1백97곳에서 3억8천6백67만여달러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라디오 코리아」의 당시 역할에 대해. ▲사건발생직후 48시간동안 온종일 방송한 「라디오코리아」는 피해상황부터 복구작업이 진행되기까지 현지교민의 95%가 청취했으며 한핏줄을 실감케하는 구심점이 됐음을 자부한다. ­「라디오코리아」의 피해복구운동은. ▲「사랑의 장터」라는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어 갖가지 성품을 접수받아 피해교민들에게 즉석에서 쌀과 식료품 물 등을 전달했다. ­4·29사태로 잃은 것과 얻은 것은. ▲지난 20여년동안 일구어온 재산을 하루아침에 송두리째 잃은 아픔은 컸으나 한국에서 태어나 어릴때 미국으로 건너와 한국말도 제대로 못하고 개인주의 사회에 살아온 교포 1·5세들이 자원봉사자로 나서 동포애를 발휘하며 모여들때 더없는 기쁨을 느꼈다.
  • 뇌지주막 하출혈환자/3일이후 수술해야 안전

    ◎한대희교수,미신경외과학회서 논문발표/40대 많이 발병… 뇌동맥 팽창후 혈관벽 터져/조기수술 보다 사망률 낮고 뇌손상 위험 줄여 지금까지 정확한 치료시기에 대해 논란이 돼왔던 중증 뇌지주막하출혈환자의 합병증을 예방하는 수술시기는 3일 이후가 효과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대의대 신경외과 한대희교수가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신경외과학회에 「중증 뇌지주막하출혈환자의 치료결과와 수술시기와의 관계」란 논문을 발표함으로써 밝혀졌다. 40대에서 주로 발병,돌연사의 원인인 뇌지주막하출혈은 선천적으로 뇌동맥 풍선이 부풀어올라 혈관벽이 약해지면서 터지는 뇌질환으로 뇌졸중환자의 약10%가 해당된다.증상은 두통·구토·의식장애·경련 등이 일어나며 목이 뻣뻣해지고 심하면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호흡곤란에 빠져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중증 뇌지주막하출혈환자의 치료시기에는 일장일단이 있어 명확하게 적시되지 못하고 이견을 보여왔다. 뇌지주막하출혈환자를 치료하는데 가능한한 빨리 시행하는 수술은 재출혈의 위험은 줄일수 있지만 수술 자체가 뇌손상을 일으킬수 있다.반면에 수술 때문에 생기는 뇌손상을 줄이기 위해 수술을 지연할 경우 재출혈의 위험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술을 어느 시기에 하는 것이 수술 후유증으로 나타나는 뇌손상과 재출혈의 위험을 최소화할수 있는 가에 대해 논란이 계속돼온 것. 한교수에 따르면 제일 알맞은 수술시기를 알기 위해 중증 뇌지주막출혈환자 1백31예를 대상으로 조기수술(지주막하출혈후 1∼3일·17례)·중간수술(4∼14일·31례)·지연수술(14일 이후·54례)·비수술(29례)군 등으로 나눠 자연유병률과 수술시기에 따른 치료 결과를 분석해본 결과 전체사망률은 수술군이 11.8%,비수술군이 72.4%였으며 치료시기는 조기수술군에서 52.8%,중간수술군이 6.5%,지연수술군이 1.9%로 조기 수술보다는 3일 이후 빠른 시기에 수술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한편 이환및 사망의 원인을 분석해보면 조기수술군에서는 뇌가 붓는 뇌부종이,중간및 지연수술군에서는 재출혈·뇌척수액이 괴어 공간이 이상하게 확대된 수두증·출혈후 피의 독성에 핏줄이 수축돼 혈액순환이 정지되는 혈관연축 등이 주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 「고향방문」 더 늘려야한다(사설)

    제7차 고위급회담에서 남북양측은 「기본합의서」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실무기구의 구성을 매듭짓는 한편 오는 8월15일 광복절을 기해 이산가족과 예술단을 교환방문하기로 합의했다.우리는 이를 남북관계개선의 밝은 조짐으로 평가한다.지난 2월19일 평양에서 열린 제6차 고위급회담에서 기본합의서와 비핵화공동선언이 발효된 이후 그 후속조치를 모색하기 위한 판문점접촉이 14차례 열렸으나 쌍방의 견해차이로 답보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이번 회담의 전망도 불투명했었다.그러나 남북의 대표들이 성의 있게 회담에 임하고 서로가 호양의 정신을 발휘해서 이러한 성과를 이끌어낸 것은 반가운 일이다. 남북연락사무소설치와 군사공동위원회·경제교류협력위원회·사회문화교류협력위원회 구성은 5월19일로 시한이 못박혀 있어 이것이 타결된 것은 당연한 것이고 또 예정됐던 것으로 볼 수 있다.그러나 이산가족과 예술단의 교환방문합의는 기대이상의 성과이다.이산가족의 슬픔을 덜어주는 일은 남과 북이 함께 풀어야할 가장 절박한 당면과제이기 때문에우리 정부가 꾸준히 촉구해 왔는데 북한도 이에 호응,합의를 본 것이다. 이산가족의 교환방문은 85년이후 7년만에 이루어진 경사로 기본합의서 발효 이후 첫번째의 실천사업이라는 점에서 큰 뜻이 있다.남북문제는 실천가능한 일부터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하며 인도적인 문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남북대화와 교류를 인도적인 차원에서 접근해 나간다면 다른 현안문제도 쉽게 풀릴 것으로 우리는 믿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이산가족의 교환방문을 8·15광복절로 국한했고 규모도 1백명씩으로 제한했지만 앞으로는 이것을 제도적으로 정착시켜야 하며 기회와 규모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광복절 뿐만 아니라 설·한식·추석등 우리민족의 고유명절 때는 많은 이산가족들이 고향을 찾아가 헤어진 핏줄들을 만날 수 있어야 하고 궁극적으로는 누구나 언제든지 오갈 수 있어야 한다. 남북한은 오랜 세월동안 체제와 이념을 달리해왔기 때문에 동질성을 회복하기란 쉽지 않다.그러나 헤어진 가족들이 남북을 오가며 스스럼없이 만날 수 있을때 신뢰는 쌓이게 될 것이며통일도 앞당겨질것이다. 이산가족의 교환방문합의를 기뻐하면서도 한가닥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는 것은 북한이 이 경사스러운 일을 통일전선전략에 악용하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북한은 8·15광복절을 앞두고 이른바 「범민족대회」와 「전민족정치협상회의」를 추진하고 있다.이것들은 북한이 해마다 획책하고 있는 대남전략의 한고리로 남쪽사회의 혼란을 부채질하기 위한 불순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따라서 정원식국무총리는 지난 5일 북측 대표단을 위한 만찬석상에서 이러한 행사를 중지해 줄것을 강력히 촉구한바 있다. 북한이 이산가족의 교환방문을 「범민족대회」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면 기본합의서는 휴지가 되고 말 것이며 남북사이에는 다시 먹구름이 끼게 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이산가족의 슬픔을 덜어주기 위한 인도적인 사업을 정치적으로 악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 “그래도 한핏줄”… 코리안의 일체성 재확인(우리는 일어서리라:3)

    ◎「4·29 LA폭동」서 얻은것/“피땀결실 지키자”… 2세가 「자경」앞장/꼬마들도 자발성금… 기성세대 숙연 이번 「4·29흑인폭동」이 교포사회에서 꼭 많은것을 빼앗아간 것만은 아니다.얻은것도 못지 않게 많다. 20년이 훨씬 넘는 이곳 LA이민역사를 쌓아오는 동안 한번도 확인해보지 못한 많은것을 확인시켜 주었다.자신감과 응집력,그리고 실패하지 않은 2세교육이 그 대표적인 것이다. 이곳의 여러 민족들 가운데 교육열이 높기로 정평이 나있는 한국교포들로서는 과연 그 교육이 제대로 되고 있는 것인지를 확인해볼 기회가 없었다.그러나 이번 기회에 2세교육을 위한 그동안의 투자가 헛되지 않았음을 확인할수 있었던 것이다. 교포사회 전체에 드리워진 「재앙」에 대처하는데 2세들은 기대이상으로 적극적이었고 솔선적이었으며 창의적이었다.그들은 ABC­TV의 편파보도에 분노를 느껴 시정을 촉구하는 항의전화를 빗발치게 보냈고 시위등을 스스로 주도해냈다.누가 시켜서 한것은 물론 아니었다. 10만 인파가 모였던 「교포대집회」에도 그들은 기성세대들이 놀랄만큼 많이 참석했으며 유창한 영어로 갖가지 구호를 외치며 선도해나갔다. 불특정 대상자를 위한 성금대열에도 그들은 적극적으로 나서 기성세대들의 콧등을 더욱 시큰하게 했다.4∼5세짜리 코흘리개로부터 국민학생,중·고·대학생들,여기에 유학생들까지 가세한 성금대열 참여는 모든것을 잃은 난감한 교포들에게 용기와 자신감 그리고 뿌듯한 긍지를 선사하기에 충분했다. 저금통장을 털어 적게는 몇달러로부터 많게는 수백달러에 이르기까지 다투어 모금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교포사회의 앞날을 밝게해주는 큰 잠재력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는 하나」임을 실증시켜주는 것은 이들 2세들 뿐만 아니다.생사를 건 간이식수술을 며칠후로 잡아놓은 어는 교포중환자는 병상에서,재산을 모두 소실당한 어느 교포 역시 『그래도 같이 살자』면서,피해가 전혀 없는 어느 교포는 어처구니 없이 당한 「억울함」을 참지못해 울면서 각각 성금대열에 참여했다. 성금을 접수하고 있는 이곳의 두 교포방송에는 24시간 이같은 성금참여자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전쟁터를 방불케한 폭동 첫날,우리의 청년들은 스스로 자경단을 조직,한인타운을 사수하는데 앞장섰다.그들의 사업체가 그곳에 있기 때문도 아니었다.20여년간 피땀흘려 가꿔놓은 우리의 「타운」이 일시에 잿더미로 변하는 것을 결코 좌시할수만은 없다는 결연한 의지의 「행동화」였다. 『두사람 이상만 모이면 싸움질』이라는 자조에 찬 교민사회에 대한청년단·해병동지회·코리아타운방범단등의 자기희생적 정신은 차라리 엄숙할 정도였다. 실탄이 있으니 갖다 쓰라는 사람,밤샘 허기를 채워주기 위해 20∼30명분의 식사를 가져온 음식점 주인과 가정주부,부서진 곳을 고쳐주겠다는 사람,응급실을 개방해놓은 의사,젊은동창생들끼리 위기에 처한 업소의 구조채비를 갖추고 구조요청을 기다린 그룹,방송국에 몰려든 자원봉사자,미니 밴을 이용하라는 제의등에 이르기까지 이 모든 「눈물겨운 일들」은 그간 다소 조각나있던 교포사회를 말끔히 꿰매주는 요소로 작용했다. 10만이 넘는 대규모 인파를 모으는 일도 불과 이틀만의 준비로 해냈다.국제결혼으로 평소에 모습을 잘나타내지 않던 교포여성도 세시간 이상 떨어진 먼곳에 사는 사람도 모두 하나가 되는 결실을 맺게 했다. 폭동이 진정국면에 접어들면서 주부들로부터 70세 노인에 이르기까지 늑장출동으로 피해를 확산시킨 경찰태도를 질타하고 그러면서도 앞으로 해야할일들을 차분히 챙겨서 다투어 재건대열에 참여하는 모습은 전재산이 잿더미가 돼 망연자실하고 있던 피해자들에게 삶의 의욕을 되찾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사건 이전에 32만달러 상당의 재산을 화마에 앗겼던 어느 주부는 재기에 성공한 자기 체험담을 교포방송의 전파에 실어보내 탈진한 피해자들에게 새로운 의욕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국인의 핏줄을 이어받은 사람이라면 남녀노소 없이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앞다투어 구호대열에 참여하는 모습에서 우리민족의 저력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이번 재앙을 계기로 뭉쳐진 교포사회의 힘을 잘만 유지시켜 나간다면 앞당겨 충분한 재기의 터전을 마련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다시 확인한 우리민족의 저력과 단결을 생각한다면 이번 폭동의 전체 재산피해의 절반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 교포사회의 물질적 손실은 어쩌면 사소한 것일는지도 모른다.
  • 우리의 「핏줄」을 돕자/김지연 소설가

    지난 며칠간 신문 TV를 통해 LA사태를 지켜보면서 흥분과 울화로 가슴을 죄었다.흑백인종차별에 느닷없이 불덩이를 안게된 교민 가게의 약탈 현장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면서,원인·동기 여하간에 어처구니 없는 허탈감과 함께 열기부터 솟구쳤던 것이다. 시어머니한테 욕먹은 며느리가 부엌바닥에 엎드린 강아지 배때기 걷어차듯,교민들의 형상이 그런 만만한 대접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젊은 교민 여인이 보도기자들을 향해 『당신들은 왜 우리가 이렇게 당해야 하는지,이유를 알면 말해달라고』고 울부짖듯 따져드는 TV장면에서는 울컥 눈물까지 모두어지면서 그 여인과 한마음이 되었다. 십수년 밤 잠 안자고 악착같이 살아 일군 기반을 하룻밤에 날리고 탈진하여 퍼질러 앉은 처절한 교민의 모습에서 더불어 암담함과 막막함을 느끼기도 했다.한숨이 절로 터졌다. 가당찮은 이유로 하룻밤 사이에 약탈당한 내 반평생을 어디에 호소하고 되찾아야 할 것인지 한인촌 1천3백여 교민들의 절망이 모국의 동포들 가슴에도 묵직한 아픔으로 전달되어 왔다. 그러나마냥 주저앉아 있을 계제가 아니듯 강인한 한국인답게 교민들은 스스로 손과 손을 고리로 걸어 재활의 단합대회를 가졌고,그것을 바라보는 모국의 형제들은 뿌듯한 심정들로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정의에 용기있고 정이 많았다.내 혈육에 대한 정은 유독 각별하여 죽어가는 자식과 부모에게 피와 살점까지 베어먹일만큼 희생·헌신적인 면이 있었다. 이제 모국의 부모형제·친지인 우리가,하늘이 내려앉은 절망감에서 스스로 일어서려 안간힘을 다하는 우리의 핏줄들을 위로하고 부축해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일상사에서 좋은 일에의 축하는 기쁨을 더욱 배가시키지만 어려웠을때 슬픈 일을 당했을때 받은 위로와 격려는 평생 고마움과 함께 잊혀지지 많음을 경험한다. 특히나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유일한 지주이자 의지인 모국이 내 가장 참담할때 손을 뻗어줌은 그들의 가슴을 울게하는 감동이 될 것이다. 모국의 우리 핏줄들은 당연히 그들의 손을 잡아 일으켜야 한다.모국·본국·핏줄로서의 의무이기도 하다. 소수민족들이 집결된 대국의 한 모서리에서 단군의 자손인 내 혈육들이 비칠댐은 바로 한국 전체가 비칠댐과 다름 없다. 우리의 교민들이 미국 땅에 심어놓은 근면하고 강인한 「한국인 상」을 이번 기회에 필히 모국과 합작하여 한번 더 세상에 그 위상을 펼쳤으면 싶은 것이다. 정부 차원이든 민간 차원이든 가능한 모든 창구를 동원하여 민족의 공감대를 형성해서 그들을 보듬어 안아주는,그야말로 화끈하고 끈끈한 핏줄의 정을 과시해야 될 때인 것이다. LA에서 장사를 하는 셋째 아들에게 국제전화를 건 이웃 노인이 『어머니­』 불러놓고 대성통곡하는 50대 아들의 오열에 『어찌할꼬… 어찌할꼬…』 탄식함을 바라만 볼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론을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유독 한국인이 새우등 터진 꼴이된 내면에는 그만한 우리 교민이 자성해야 될 문제도 필히 깔려있고,잘 사는 사람들이 많이들 이민 갔었다는 약간의 껄끄러운 밑감정을 표현하는 본국인들도 없지않다. 그러나 그런 모든 문제는 지극히 지엽적인 것이다.엄청난 내 민족의 재난앞에서 거론될 내용이 아닌 것이다. 참상을 당한 교민들에게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우리의 속담을 들려주고 싶다.절망하여 탈진하면 재생불능임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우마차에 짓밟혀도 꿋꿋이 살아 일어나는 민들레의 생명력을 닮은 우리 민족의 저력을,이 기회에 백분 발휘해보자는 말도 해주고 싶다.
  • 브라질:3/나윤도특파원 현지 리포트(중남미를 다시본다:4)

    ◎「작은한국」 상파울루엔 교포상점 즐비/한인 90% 의류업체… 패션문화 주도/현지인 10만여명 고용,자긍심 높아 『여기는 상파울루 공항입니다.저희 항공을 이용해주신 것을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계속 애용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상파울루에 도착한 브라질 바리그항공 여객기의 기내방송에는 3월초부터 포르투갈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다음으로 한국어 기내방송이 나온다.서울로부터 27∼28시간의 지루한 여행끝에 접하게되는 우리말은 지구의 반대편 이곳 땅에도 또하나의 우리핏줄이 이어져 있음을 느끼게 했다. 5만 브라질 한인.한국동란 이후 온민족이 좁은 국토에서 겪던 가난의 고통을 덜기 위해 60년대 미지의 땅을 찾아왔던 이들 대부분은 거의 맨주먹으로 시작,30년이 지난 오늘에야 비로소 자신들이 발붙이고 서있는 땅이 바로 한국임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할수 있게 됐다. 대부분의 브라질 한인들이 모여살고 있는 상파울루의 대표적 의류상가 지역인 브라이스지역과 봉헤르츠지역은 중간 중간에 낀 브라질인들의 상점이 낯설게 보일정도로 이들이건설해놓은 「작은한국」이다. 상파울루 뿐아니라 브라질 전역과 인접국에까지 의류를 공급하는 중남미 최대의 의류시장으로 발돋움한 이들 지역은 이제 단순한 상가로서가 아니라 중남미 의류문화를 창조하는 문화거리로서의 긍지가 높다. 이곳에서 한국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것은 한국인 의류도매백화점 「패션센터 루츠」와 한국공원.브라이스지역 중심가에 위치한 의류백화점은 이곳 한인들의 평생소원인 「내 가게」마련을 성사시킨 대표적 케이스로 꼽히고 있다. 2백여 한인 업주들이 힘을 합쳐 시고속버스터미널로 쓰이던 건물을 임대받아 백화점으로 개조,지난해 문을 연 이 패션센터는 3층건물로 중앙이 터져있어 시원한 느낌을 주며 가운데는 88올림픽의 엠블렘을 조각해놓아 이 건물에 들어오는 사람은 누구든 「한국」을 쉽게 느낄수 있다. 상파울루 패션1번지로 통하는 이 상가를 자주 찾는다는 여대생 호자리오 올리비에라양(21·상파울루대)은 『한국인 옷가게는 진열부터 틀리고 또 옷의 질은 물론 맵시나 모양도 좋아 최고로 친다』고 극찬했다.브라이스지역 한귀퉁이에 자리잡고 있는 2백여평의 한국공원은 지난 80년대 중반 상파울루시청으로부터 명명받은후 그동안 이름뿐이었으나 내년2월 한인 이민30주년을 앞두고 이곳에 「이민선구자의 탑」을 세우고 한국식 정원을 꾸미는등 한인사회의 구심점으로 삼기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신수현한인회장(55·심프레스컴퓨터 사장)은 『전에는 이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미국으로 재이주하는등 불안정한 상태에 있는 사람이 많았으나 이제는 상당한 안정을 찾고 있으며 자신이 한국인이라는 사실에 많은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한인회는 금년도 활동목표를 브라질사회에의 적응과 한민족 긍지갖기로 정하고 그같은 작업의 일환으로 이민30년사 편찬을 위해 서울에서 여류수필가 한동희씨를 초빙,생존 원로들의 증언을 채록하고 또 이곳 TV의 민족간 경연대회와 상파울루 카니발등에도 참여하는등 활발한 활동을 벌이며 내년의 대대적인 기념행사를 준비하고 있다.한인회는 2세교육의 요람이될 한글학교 혹은 한국문화원의 설립을 위한 모금활동도 적극 전개할 계획이다. 이곳 한인들은 90%가량이 의류업에 종사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단순한 옷판매가 아니고 자체공장을 가지고 직접 옷을 생산하기 때문에 고용효과도 대단히 높다.90년 한인상공회의소의 통계에 따르면 직간접으로 한인업체에 고용된 인원이 10만명을 넘고 있으며 또 한인 의류업계가 브라질 원단생산의 30% 이상을 소비하고 있는등 한인경제가 브라질경제에서 차지하는 몫이 차츰 늘고있다. 특히 점차 규모가 커지면서 원단생산에서부터 염색,의류제품 생산까지 전 공정을 갖춘 복합공장도 늘어나고 있다. 브라질 한인상공회의소의 김경삼회장(42)은 『브라질의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의류업종만은 비교적 기복이 적은편』이라면서 『이민 1세들은 언어문제 등으로 인해 어쩔수 없이 상업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1·5세나 2세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제대로 공부를 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전문직으로의 진출이 가능한데도 손쉽게 돈을 잘 벌수 있는 부모의 가게나 공장을 그대로 물려받으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상대적으로 변호사·공인회계사·공무원등 전문직종으로의 진출이 적은것을 문제점으로 제기했다. 또 김회장은 『이곳 교포들의 실상이 국내에 너무 왜곡돼 전해진것 같다』고 지적하며 자신도 서울에 가서 몇번 경험한 일이지만 상담을 위해 찾아간 서울의 기업체나 관련기관 등에서 대하는 태도가 너무 고압적이고 불신풍조도 강해 한번 다녀온 사람들 가운데는 「찬밥신세」되러 무엇하러 가느냐고 서울행을 기피하려는 풍조마저 있다면서 교포들에 대한 모국인들의 보다 따뜻한 시선을 당부했다.
  • 외언내언

    요즈음 북한에서는 김일성주석의 80회 생일(4월15일)을 앞두고 이날을 경축하기 위한 갖가지 행사준비로 법석을 떨고 있다.이른바 「민족최대의 명절」을 기리기 위한 경축행사는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지만 지난 6일부터 하나씩 막을 올리고 있다.◆「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충성의 편지 이어달리기」등이 이날부터 시작됐고 「만경대상 국제마라톤」도 이날 치러졌다.그런가 하면 금강산과 묘향산 바위에 새겨진 엄청난 크기의 김일성친필도 현지에서 제막됐다고 한다.금강산의 경우 「금강산은 천하 절경입니다」라고 새겨져 있는데 글자하나에 수십명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김일성생일을 경축하기 위해 아름다운 자연마저 수난을 겪고 있는 셈.◆평양일원에는 8백만송이의 꽃이 활짝 피어있고 70개의 꽃아치가 세워져 있다.또 요소 요소에는 7백개의 대형 화분이 놓여있고….이쯤 되면 평양은 「꽃의 도시」.그런데 그 화사한 꽃밭속에서 대규모의 군열병식이 치러진다니 이건 또 무슨 아이러니인가.◆평양은 15일 치러질 군열병식 때문에 거대한 병영으로 변했고 열병식 연습에 한창인 탱크들의 굉음으로 평양근교의 인민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는 소식.「위대한 수령님」의 80회 생일을 경축하기 위해 이 정도야 참을 수밖에 없겠지만 우리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짓거리.◆외신은 김일성생일축하행사에 쓰이는 총비용을 어림잡아 10억달러로 추산.아무리 「위대한 수령님」 생일잔치라고는 하지만 어안이 벙벙하다.인민들은 헐벗고 굶주리고 있는데….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희한한 풍경이지만 같은 핏줄이 살고 있는 북녘땅에서는 이런 일도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둘 필요는 있을 것 같다.
  • 대학에 인공기를 걸겠다니…/장수근 북한부장(오늘의 눈)

    대학 캠퍼스에 인공기를 내걸고 적기가를 합창하리라 한다. 북한영화를 돌려보며 팩시밀리로 김일성에게 축하전문도 보낼 것이라고 한다. 김일성의 80회 생일을 맞아 우리의 대학생들이…. 세칭 주사파 운동권 학생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전대협은 「통일을 위한 일상사업계획」이란 이름 아래 추진하고 있는 이같은 「사업」의 목적이 「북한바로알기」에 있다고 강변한다. 「북한 바로알기 운동」. 좋은 착상이다.언젠가는 함께 부둥켜 안고 볼을 비벼야할 핏줄들이 살고 있는 「우리의 절반」북한을 바로 안다는 것은 통일을 앞당기는 동인이 될수 있기에 싱그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전대협이 「북한 바로알기」를 그런식으로 이해하고 있다면 잘못돼도 한참 잘못된 일다. 북한. 그곳은 전대협이 알고 있듯 민족의 자긍과 주체의식이 생동하는 「낙원」이 아니다. 북한은 오직 김일성만을 위해 숨쉬고 행동하는 「통일일꾼들」로 가득찬 「21세기 우화의 고장」일뿐이다.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하나는 전체를 위하여」라는 구호 아래 지상최대의 우상화쇼가 벌어지는 실락원이 바로 북한임을 전대협은 알아야 한다. 노래도,연극도,영화도,매스게임도 오직 한 사람,김일성을 위해 창작되는 곳이 북한이다. 북한노래를 따라 부르고 영화를 보는 것으로 북한을 제대로 알 수만 있다면 구태여 말릴 일도 못된다. 안타까운 것은 김일성 유일사상에 찌들어진채 만들어진 저들 노래와 영화의 겉만 보고 혹해 「주사」니 뭐니 하며 심취하는 치기다. 전대협이 80회생일 축전을 보내겠다는 김일성.과연 그가 누구인지를 전대협은 곰곰 생각해봤는지 묻고 싶다. 6·25를 일으켜 강토를 분단시키고 「아웅산폭파사건」과 「KAL기폭파사건」등 수많은 만행과 테러를 자행한 북한정권의 창출자가 바로 그다. 또한 시대착오적인 전제군주적 사회주의를 고수하며 북한주민들의 인권을 철저히 유린하고 있는 「수령」이 김일성이다. 그런 김일성에게 생일축전보내기운동을 전개하는 전대협의 기도는 김일성의 80회생일을 지상 최대의 정치선전쇼로 떠벌리고 있는 북한놀음에 손발을 맞추고 나서는 것에 다름아니다.지금이야말로 우리 젊은 지성들이 북한을 바로 봐야 할 때다.그리고 외곬의 생각에서 열기를 덜어낼 때다.
  • 중국·인도까지 작품무대로/「해외기행문학」 새 장르로 정착

    ◎89년 여행자유화후 문인들 잦은 나들이/여행지 체험·사상·풍물 작품화… 문학의 지평 넓혀 우리 문학의 지평이 넓어지고 있다. 지난 89년 해외여행 자유화조치 이후 개인별 혹은 단체로 해외여행을 다녀왔던 문인들이 그 성과물들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우리문학의 지리적 배경이 훨씬 넓어지고 있는 것.최근 하재봉씨가 지난 해 뉴욕 체류 경험을 장편소설 「콜렉트 콜」에 담아낸데 이어 시인 조병화 백한이씨가 작년 여름 문협주최로 중국 연변에서 열렸던 해외문학 심포지엄에 잇따른 중국여행체험을 각각 시집 「낙타의 눈물」과 기행문집 「핏줄 오만 리」에 실어냈다.이에 앞서 소설가 강석경씨가 89년 4개월여의 인도여행 후 기행집 「인도기행」을 펴냈으며 인도 및 미국으로 수도여행을 떠났던 시인 류시화씨도 지난 해에 명상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와 수필집 「삶이 나에게 가르쳐 준 것들」을 동시에 펴냈다. 이밖에 중단편소설로 김원우씨가 「머리속의 도시」,안정효씨가 「황야」,박혜근씨가 「실로폰소리」를 문예지에발표했으며 조성기씨도 중국기행체험을 「돈황의 춤」이란 연작소설 형식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같은 작품들은 대개 외국여행체험을 직접 소재로 채용하고있거나 현지의 사상과 풍물 등을 반영하고 있어 신선하게 읽힌다.지금까지의 교포문학과는 달리 일종의 기행문학으로 분류되어야 할 이 작품들은 서머싯 몸이나 조셉콘라드가 자기들 나라의 문학을 살찌웠던 방식으로 한국문학을 풍부하게 만들고 있다.올해에도 서정주 고은 황지우 유만상 하재봉 이상희 박라연 등 많은 문인들이 해외여행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에따라 해외여행에 따른 활발한 작품출간도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먼저 미당 서정주시인은 78세라는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4월경 러시아를 향해 출발할 예정이다.그의 여행목적은 러시아문학 이해와 러시아 체제변동을 현지인들과 함께 호흡하기 위한 것으로 미당은 어학연수 후 코카서스지방에 2년간 체류할 계획이다.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고 있는 소설가 유만상씨는 올해에도 방학을 이용해 인도 네팔 스리랑카를 여행할 계획이다.이미 중국 남미 등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한 바 있는 유씨는 세계풍물기와 관련소설을 준비중이다.작가 하재봉씨도 올 9월 연월차휴가까지 몰아 3주간 인도와 네팔을 여행할 예정이며 시인 이상희씨도 티벳 여행을 꿈꾸고 있다.이밖에 시인 고은씨가 영화화하는 소설 「화엄경」의 현지취재차 영화감독 장선우씨와 인도를 둘러볼 계획이고 시인 황지우씨도 그가 추구하는 「고향찾기」의 일환으로 인도여행을 타진하고 있다. 문인들은 해외여행에 있어 일반인과는 달리 장기 체류를 적극 원하고 있는데 이는 여행지에서 보다 많은 것을 얻기 위한 것으로 이제까지의 여행관의 변화를 드러내 보여준다.또한 문인들의 행선지가 인도권으로 몰려 있는 것도 특징이다.이는 요즈음 문단에 유행하는 선사상 혹은 정신주의의 영향 그리고 인도에 심취해 있는 강석경 류시화씨의 영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그리고 많은 작가들의 인도여행은 우리 문학의 정신성을 깊게 하리라는 기대도 낳고 있다. 그러나 문인들의 해외여행에 대해 이제까지의 기행문학의 미진한 성과를들어 우려의 시각도 없지 않다.문학평론가 우찬제씨는 문인들의 해외여행에 대해 『여행체험이 우리 삶의 공간적 배경을 넓히고 소재의 확대를 가져옴으로써 독자의 관심을 높일 수 있지만 호기심만 충족시키는 단순한 「새것 콤플렉스」로 떨어질 위험도 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해외로 눈을 돌려 시선을 넓히되 그것이 우리문학의 진정성과 우리문제의 성찰에 도움이 되는 쪽이라야 한다』고 말했다.
  • 외언내언

    오는 8일 아침,프랑스 사부아지방의 조그마한 산간도시 알베르빌에서는 세계적인 축제가 펼쳐진다.이 축제에는 3만5천여명의 관중과 지구촌 곳곳에서 모여든 2천여명의 선수가 참가하고 전세계 20억의 사람들이 TV를 통해 이를 지켜보게 된다.제16회 동계올림픽 개막식.이날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이 6일 앞으로 다가왔다.◆알베르빌동계올림픽의 조직위원장은 불세출의 스키선수 장 클로드 킬리.68년 그레노블(프랑스)동계올림픽 스키종목에서 3개의 금메달을 따낸 프랑스의 영웅이다.동계올림픽 스키종목에서 3관왕에 오른 선수는 킬리와 56년 코티나(이탈리아)대회때의 토니 자일러(오스트리아)뿐이다.◆한국이 동계올림픽에 처음으로 출전한것은 48년 스위스 상모리츠대회.이후 한번도 빠짐없이 출전했으나 지금까지 한개의 메달도 따내지 못했다.88년 캐나다 캘거리대회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5백m에서 배기태가 5위를 차지한것이 가장 좋은 성적.◆그러나 이번만은 다르다.우리 선수가 세계정상을 달리고 있는 쇼트트랙이 알베르빌대회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기 때문.50명으로 구성된 한국선수단(임원 25,선수 25)은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2개 은·동메달 1개씩을 따내 종합순위 10위권에 뛰어오르겠다는 거창한(?)목표를 세워놓고 있다.쇼트트랙 1천m와 5천m계주에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는데 목표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때문에 알베르빌 동계올림픽에 거는 우리의 기대는 매우 크다.◆북한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송선화가 메달에 도전할뿐 나머지 선수들은 실력이 처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남과 북이 하나가 되어 출전하지 못한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같은 핏줄로서의 우의를 두텁게 하면서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두어 주었으면 한다.
  • 북한 사회·문화지표를 보고(사설)

    국토통일원은 23일 「남북한의 사회·문화지표」를 처음으로 공개했다.이 지표는 지난 65년부터 90년까지 25년동안 인구·가계·보건·교육·문화 등 8개 분야 99개항목에서 남과 북이 각각 어떤 변화의 추세를 보여왔는가를숫자와도표로나타낸귀중한자료이다. 우리는 분단이후 남북의 이질화가 심화되어 가고 있음을 걱정하고 이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북한의 실상에 대해서는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을 뿐 남한과 비교할만한 구체적인 자료를 갖지 못했었다.북한은 63년이후 사회·경제분야의 종합적인 통계수치를 발표하지 않고 있어 「북한 바로 알기」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번에 공개된 북한쪽의 지표는 국내외 주요기관의 자료,북한측의 부분적 통계,망명자·방북자의 증언을 모은 것으로 남북의 대비가 가능한 것만 골랐고 또 단순비교로 한정했기 때문에 이것을 보고 북한의 실상을 정확하게 알게 됐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통일원이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가능한 많은 객관적인 자료를 동원,남북한의 변천과정을 한 눈으로 볼 수 있는 지표를 내놓은 것은 가치 있는 일이며 바람직한 일이다.이 지표를 보면 남북이 인구증가율만 비슷할 뿐 사회적인 가치기준과 경제수준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한가지 흥미있는 현상은 인구비율에서 남쪽은 「남다」인데 북쪽은 「여다」로 남남북녀가 인구비율에서도 적용되고 있다는 점이다.북한돈 1원을 남한돈 3백35원으로 환산한 경제분야의 지표에서 사무직의 경우 남한은 월평균 51만9천원인데 비해 북한은 2만∼2만3천원이며 생산직은 43만원대 2만3천∼2만7천원으로 남북의 격차가 매우 심하다.이러한 임금격차는 경제의 기본구조가 다른데서 오는 것일뿐 이것을 가지고 삶의 질을 비교할 수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이 지표는 북한인민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사회주의 경제는 배급과 통제가격으로 그 흐름이 조절된다.이것이 잘 되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잘 안될 경우 경제는 파탄위기에 직면하게 된다.소련을 비롯한 동구의 사회주의국가들이 이 때문에 붕괴되고 말았지만 북한의 경제사정도이들 국가와 비슷하다는 사실을 이 지표는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생필품의 경우 북한의 국정가격은 남한보다 훨씬 싸다.그러나 이 가격은 구두선에 불과할 뿐 실제로는 암거래가 보편화되고 있으며 암시세는 엄청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다.쌀1㎏당 북한의 국정가격은 27원이지만 암시세는 이보다 2백50배나 비싼 6천7백50원이다.남한의 1㎏당 1천13원보다 6배나 비싸다.쌀의 극심한 부족이 가져온 현상인데 쌀이 이렇다면 다른 생필품의 암시세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기호품과 공산품의 경우는 북한의 국정가격이 남한보다 오히려 비싼 편이다.이혼은 북한이 남한보다 훨씬 적다.이것은 이혼을 정책적으로 제한하고 있는 북한 사회체제의 특수성 때문이며 정신병원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남9개 북189개)은 이 병원을 반체제인사들의 수감장소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쨌든 「남북한의 사회·문화지표」를 보는 우리들의 마음은 암울하다.그러나 이 지표는 북한의 실상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해도 좋을 것 같다.이제부터는 단순한 비교가 아니라 북한이 왜 그렇게 되었는가를 분석하는 사회학적인 고찰로 이어져야 한다.북한도 우리와 같은 핏줄이기 때문이다.
  • 우편통신 교류(남북 「화해시대」로 가는가:6)

    ◎「말길」빨리 트여야 「40년이질화」풀린다/독일선 20년전 실천… 동질성회복 뒷받침/한핏줄끼리 편지한장 못하는 나라 어디있나 「언제쯤이면 북에 있는 친지소식을 들을 수 있을까」 「당장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글월 한장,전화목소리 한마디라도 나누어봤으면」 제5차 남북고위급회담에서 우편과 전기통신교류원칙 합의소식은 벌써부터 북에 연고를 둔 많은 국민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만국우편연합(UPU)회원국 1백68개 국가중 1백66개국과 우편교류를 해오면서 한핏줄인 북한과는 유일하게 등을 진채 지내왔다. 전기통신 역시 국제통신연합(ITU)가입 1백70개국가와 전화소통을 해오면서도 북한과는 72년 남북적십자회담 이후 「남북대화용」24회선만을 열어놓고 있을 뿐 민간교류는 단절된 상태다. 그러나 우편과 전기통신분야는 가장 비정치적이며 인간의 기본적 욕구에 속하는 기본권적 특성으로 분단국이나 국가간 교류와 개방의 선도역을 맡아왔다. 동독과 서독이 서로간의 긴장을 완화하고 평화공존을 통해 민족적 협력과 교류를 촉진해가는 방안으로 통일전 20년동안이나 체신교류를 시행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때문에 이번 남북간의 우편·통신교류합의는 그 실현 여하에 따라 민주동질성 회복과 비정치적분야 기능통합을 통한 민주공동체 형성에 첫걸음을 떼워줄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남북한은 과거에도 우편분야에서 합법적으로 남북교류를 가졌던 역사가 있다. 46년 38선을 경계로 한반도를 분할 점거하고 있던 미소양군이 공동위원회를 열어 남북한 우편물교환에 합의함으로써 46년 3월 15일 개성역에서 첫우편물교환이 이뤄졌던 것이다. 당시 회담에서는 38이남과 이북간의 한국인통행문제,운수기관통행,전력교환등 4개항목도 함께 합의됐으나 5개합의 사항중 유일하게 우편물교환만이 실질적으로 결실을 봤는데 이는 우편물교환의 비정치적 성격을 다시한번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1차 남북우편물교환은 남북간에 연락이 두절된지 반년이 넘었기 때문에 남행우편물이 1만여통,북행우편물이 무려 30여만통이나 됐다고 한다. 민족의 통일열망을 담아 「38우편물」이라 불렸던 이 남북우편물교환은 48년 8월15일 대한민국정부수립과 함께 법적근거가 소멸된 이후에도 계속돼 6·25직전까지 모두 2백80여만통의 편지가 남북간에 오고갔다. 이와같은 과거역사에서 보듯 남북우편·통신 교류는 양측의 의지만 있으면 기술적으로는 언제든지 즉각 실천가능한 분야이다. 우선 우편의 경우 「38우편물」처럼 남북우편당국이 상대측의 주민이 수신인으로 되어있는 우편물을 수집해 상대측에 전달하며 우편물을 받은측은 자기측의 배달망을 통해 수신인에게 배달하는 방법으로 교류를 시작할수 있다. 전기통신의 경우 남북한을 연결하는 통신회선 시설이 먼저 갖춰져야 하는데 현재 남한은 판문점까지 음성전화 4백8회선과 TV중계용 5회선용량의 광케이블을 깔아둔 상태고 북한도 판문각까지 동축케이블을 묻어놓고 있어 판문점과 판문각까지 회선만 서로 연결한다면 전화통화도 즉시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체신당국은 남북통신기술단을 설치,남북간 우편·전기통신교류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고 남북간 통신기술의 통일적 발전을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와같은 남북 우편·통신교류는 합의서에서도 명시했지만 완벽한 비밀보장이 전제돼야 한다.방송의 경우도 전파방해가 없어야 함은 물론이다.북한의 경우 개성에 대남전용의 NTSC방식 방송국을 갖고 있고 전화회선 70만회선 TV보유대수 2백만대로 남한의 1천5백만회선 1천만대와 큰 차이를 보여 교류의 손익을 따질 경우 우리가 불리할수도 있지만 교류의 목적이 상호 신뢰회복과 평화분위기조성에 있는 만큼 기본원칙에 충실해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편및 통신교류가 시작되면 서로간에 기능적인 상호의존관계가 생기면서 공통의 통합이익을 낳고 상호교류가 다른 분야로 확산돼 두 사회를 밀접하게 연결시킬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남북이 합의한 「교류」차원 관계에서 향후 「개방」차원으로까지 관계가 진전되기까지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면서도 이번 합의를 계기로 차세대매체인 직접위성방송(DBS)이나 고선명TV(HDTV)방송방식 통일,대중국 또는 대소련 남북공동통신로건설,남북공동위성사용방안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상호 체제인정이 평화공존 지름길(남북 「화해시대」로 가는가:3)

    ◎화해/내정간섭·비방 절대 안해야 대결 46년 청산/북은 대남혁명 노선 규정 「당규약」 폐기해야 『남조선괴뢰들이 「핵사찰」문제를 가지고 우리를 반대하는 어리석은 선전나발을 계속 불어대고 있다.노태우××가 그 앞장에 서고 있다』 『미제와 노××파쇼도당은 나라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온 겨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범죄적 전쟁문서인 전시지원협정에 맞도장을 누름으로써 침략과 매국으로 얼룩진 미국·남조선관계 역사에 천추에 용납 못할 또하나의 범죄의 기록을 남기었다』 흡사 교전중인 적대국끼리 살포하는 비방전단에나 나올 법한 표현으로 점철된 문구들이다.이렇게 험악한 표현들이 제5차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리기 보름여전과 바로 하루전인 11월22일과 12월4일 북한의 당기관지 로동신문과 관영 중앙방송의 정규뉴스를 통해 여과되지 않은채 보도됐었다. 한마디로 이런 표현들은 지난46년간 남북간에 지속돼온 대결과 대립의 정도가 얼마나 심각한가를 시사하는 것이다. 남북은 지난 13일 역사적인 「대화합」을 일궈냈다.그리고 이를 25개 조문으로 담았으며 그중 「남북화해」라는 장을 둬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존중하고 상대방에 대한 비방·중상을 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남과 북이 서로를 「꼭두각시」니 「괴뢰」니 하며 거듭해온 46년간의 중상모략을 이제 중단하겠다는 의지를 서로에게 약속한 것이다. 이에따라 남북은 앞으로 서로의 감정을 건드리는 불필요한 작태를 과감히 청산하고 진정한 이웃으로 하나의 핏줄을 가진 동포로,그리고 통일의 시대를 함께 이끌어내야 할 동반자로 서로를 새롭게 바라보아야 한다. 합의서에서 남과 북은 서로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했다.북은 처음에 이 조항에서 상대방에 「존재하는」이라는 표현의 체제인정을 고집했었다.이는 곧 「주체사상」을 유일한 정치이데올로기로 하는 북한의 현 사회주의체제를 인정하는 대신 남측의 자유민주주의체제와 함께 반체제및 운동권세력이 내세우는 논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겠다는 뜻을 담은 것이었다.다시 말해 남측 당국은 물론 「남북이 실체를 공인한」재야세력과도 연계할 수 있는 바탕을마련하겠다는 숨은 의도를 나타낸 것이었으나 북측은 이번 합의서채택에서 이같은 논리를 철회했다. 남북은 이와함께 평화상태로의 전환조항을 화해부문에 포함시켰다.북은 이 조항을 당초 불가침부문에 넣었으며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문제도 정전 협정의 체결당사자인 미국과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조항은 특히 불가침이행을 위한 신뢰구축조치부문과 함께 이번 5차회담에서 남북간 줄다리기의 「시작과 끝」이었다는 지적을 받을 만큼 북한이 완강히 거부했던 부문.그러나 양측은 「남북사이의」라는 표현을 넣는데 극적으로 동의함으로써 남북이 한반도평화해결의 주체임을 확인했다. 이는 한반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국간,북한당국과 우리측 재야세력간,북한과 미국간 대화를 병행추진한다는 북한의 3자대화논리가 전면적으로 수정되고 있음을 반영한 것으로 앞으로 남과 북의 「책임있는」두 당국이 한반도의 평화와 공존,그리고 통일을 위해 하게될 「역할」이 기대된다. 남북은 또 상대방을 파괴·전복하려는 일체의 행위를 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에 합의했다.이는 남침용땅굴파기나 아웅산폭탄테러,KAL기폭파와 같은 간접침략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이같은 약속은 상대방에 대한 무력침략반대와 함께 쌍방간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해 필수적인 조치이다.이에따라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혁명 과업완수」라는 북한로동당규약(전문)에 명시된 대남혁명노선도 폐기될 것으로 보인다. 80년대 이후 북한의 국제적 지위가 약화되면서 북한의 대외활동도 위축됐고 그 결과 국제무대에서의 남과 북의 소모적인 대결은 줄어들었으나 남과 북이 그동안 보인 대결과 경쟁의 모습은 국제사회로부터 적지않은 비웃음을 산 것도 사실. 그러나 양측은 이번에 국제무대에서 대결과 경쟁을 중지하고 상호협력,민족의 존엄과 이익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한다고 밝혀 앞으로 유엔등 국제무대를 비롯,소련과 중국·일본등이 각축을 벌이는 동북아에서 양측의 위상제고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가까이 유엔개발계획(UNDP)에 의해 추진되는 두만강유역개발계획과 관련,남북간의 경제협력이 시도될 것이며 유엔아태경제사회이사회(ESCAP),아태각료회의(APEC)등 북한의 국제기구가입에 대한 남측의 적극적인 지원등이 잇따를 것이다. 이 모든 합의내용은 합의서 발효후 1개월 안에,즉 늦어도 92년 3월19일 이전까지 구성될 남북정치분과위원회에서 마련할 구체적 방안에 따라 실천될 계획이다. 또한 남과 북이 92년5월19일 이전까지 판문점 상대측 지역에 각각 설치할 남북연락사무소는 당국간 공식적인 연락기능 외에 남북한을 왕래하는 국민들에게 「방문증명서」발급등의 제공도 맡게 된다. 이 모든 조치들이 12·13「남북합의」이전엔 생각지도 못했던 혁명적인 것들임은 물론이다. 이제 남과 북은 쌍방이 약속한대로 서로를 「비난의 객체」에서 「가슴으로 껴안을 동족」으로 받아들이게 될 것이고 또 그렇게 될때 남북이 하나가 되는 길은 가까워질 것이다.
  • 남북총리 서울회담 폐회연설

    ◎정 총리 연설 우리는 이제 막 남북합의서를 채택했습니다. 오늘 이 순간 바야흐로 세계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화해와 협력의 물결이 이땅에도 다 닿았습니다. 이제 우리 민족은 민족적 역량과 슬기를 한데 모아 이땅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자유와 인권과 행복이 보장되는 통일국가를 이룩하기 위한 큰 걸음을 내딛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온 겨레가 바라마지 않던 결과를 창출해냄으로써 겨레에 희망을 안겨 주었으며 남과북은 핏줄이 흐르는 하나의 민족이라는 사실을 더욱 분명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남과 북은 비로소 상호존중하는 가운데 공존공영하면서 평화와 평화통일을 추진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하게 됐고 7천만 민족의 통일염원을 현실 속에서 실천해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는 이런 의미에서 오늘의 이 합의가 대결과 분단의 시대를 마감하고 협력과 통일의 새 시대를 열었다고 믿습니다. 이제 우리 땅에서도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과거의 어두웠던 날들을 뒤로 하고 이제부터는 통일의 새 날을 향하여 매진해 나아갑시다. ◎연 총리 연설 내외의 커다란 관심 속에서 열린 제5차 북남고위급회담이 막을 내립니다. 이번 5차회담에서 이뤄진 북남합의서 타결은 7·4공동성명발표 이후 가장 귀중한 성과이며 우리는 북남합의서에 서명함으로써 고위급회담과 폭넓은 대화를 계속 벌여 나갈 수 있게 됐을 뿐만 아니라 북남 사이의 정치·군사대결을 해소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번 회담에서의 성과는 온 겨레에 크나큰 기쁨을 주었고 세계인민의 반향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통일·평화를 바라는 겨레의 기대가 성취돼야 하며 이번 회담의 성과를 끌어서도 안되고 후퇴해서는 더욱 안됩니다. 핵문제도 대표접촉을 통해 비핵평화지대화를 이루도록 해야 합니다. 회담성과를 훼손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이며 팀스피리트훈련은 신중히 검토돼야 할 것입니다.합의서와 핵문제 토의를 위한 대표접촉에 거는 겨레의 기대에 부응할 것을 강조하는 바이며 이 합의서가 발효되는데 필요한 절차를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 짓고 이를 실천할 것을 다짐하는 바입니다.
  • 남북46년 냉전장벽 스스로 허물다(남북 「화해시대」로 가는가:1)

    ◎외세분단 딛고 「평화통일장전」 첫 마련/북,남의 경협·대일 수교에 유연성 보여/직교역·합작투자등 인적·물적교류 급속히 늘듯 남북관계가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게 됐다. 남북은 12일 역사적인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이제 46년간 계속돼온 대립과 대결의 시대를 청산하고 평화공존,더 나아가 통일로 나아가는 대장정의 첫발을 내딛게 됐다. 그리고 남과 북의 이번 합의는 냉전의 사생아로 태어난 남과 북이 탈냉전의 세기적 조류에 발맞춰 분단극복의 토대를 확고히 구축했음을 의미한다. 외세에 의한 강요된 분단을 살아온 남과 북은 이제 「통일장전」으로 기록될 이번 합의서를 주체적 협상을 통해 타결함으로써 분단극복의 주체로서의 제 몫을 되찾았으며 하나의 뿌리,하나의 핏줄,하나의 문화를 공유해온 민족공동체회복의 가능성을 활짝 열었다. 특히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남북의 기본관계를 정립한 「남북사이의 화해와 불가침및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와 함께 「한반도 핵의 제거」라는 의외의 큰 성과를 거둠으로써 한반도 평화의 항구적 보장장치를 마련했다. 아울러 남북이 이번 합의과정에서 지난 46년간 일관돼온 북한대남정책의 기본노선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는 점은 평가할만한 일이다. 북한은 사실 이번 5차회담에 나오면서 합의서 쟁점조항으로 남았던 「평화체제로의 전환」과 관련,남한을 한반도 평화협정체결의 주체로 볼수 없다며 대미평화협정체결을 주장했다.또 「하나의 조선」논리에 배치된다며 서울·평양상설연락사무처 설치에도 반대했다.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등 언론개방에 대해서는 「독일식 흡수통일기도」라며 반발했으며 교류협력부문의 실천기구인 3통위원회구성에 대해서도 반대했다. 북한은 그러나 당초 수용을 거부했던 이런 모든 쟁점사항에 있어 남측의 주장을 대폭 수용하면서 집요하게 고집해왔던 그들의 논리를 대부분 철회했다. 북측의 이같은 국면전환은 회담진행과정에서도 감지되듯 최고지도자 김일성주석의 결심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바로 이점은 북한의 대남정책의 최고결정권자인 김일성주석의 대남관이 전향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며 김주석의 이같은 인식전환은 남북관계가 이번 합의를 계기로 더 이상 후퇴할 수 없으며 합리적인 방향으로 거듭 발전되어 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그리고 이는 곧 다소 「선언적이고 원칙적인」성격의 이번 합의서가 72년의 7·4공동성명과는 달리 실효성과 실천성을 보장하는 진정한 「합의문건」이 되리라는 평가를 가능케 한다. 물론 남북이 이번에 합의서를 채택하게 된데는 통일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당위성과 함께 서로의 긴요한 내부적 필요성이 크게 작용한 것이 분명하다. 특히 사회주의권의 몰락 이후 극심한 물질적·정신적 황폐감에 젖어온 북한은 상황타개의 돌파구를 대남관계의 개선,그리고 이를 통한 남한경제력의 유입,남북관계개선을 고리로 한 대일 대미관계 진전에서 찾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인적·물적교류를 통한 개방」에 반대해온 북한은 4차회담이 끝난후 4차례 열렸던 판문점대표접촉에서 이미 합의서조항중 남북경제협력부문에 적극적인 대응을 보였으며 이번 회담 기조연설에서는 실천기구인 남북경제공동위원회를 비롯한부문별 공동위원회 구성에 선뜻 호응하고 나왔다. 특히 최근 직·간접교역을 통해 이뤄진 2억달러이상의 남북물자교역 경험은 외화부족,식량부족,에너지부족 등으로 파산직전에 놓인 북한경제에 남북경협의 매력을 강하게 느끼게 했으며 이같은 유혹은 북한의 대남기본원칙마저도 바꾸도록 했다는게 회담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북한은 또 이같은 남북경협에 대한 유혹과 함께 남북관계의 진전을 심화되고 있는 국제적 고립탈피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계산을 하고 있는것같다.특히 북한은 미국등 국제사회의 거센 핵사찰압력에 맞서 한반도핵의 당사자해결주장을 내세우면서 대일수교및 대미관계개선의 결정적인 계기를 이번의 남북합의에서 찾을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북한은 주한미군핵철수가 기정사실화 되면서 국제핵사찰압력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하에서 핵사찰수락에 앞서 남측의 핵재처리시설포기요구를 받아들임으로써 남측에 직접적인 대북경제 지원을 요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동시에 미국측의 요구이기도 한 이 문제를 수용함으로써 대미관계개선의 보다 확실한 길을 열고자 한 것으로 풀이된다. 어쨌든 남북관계는 이번 합의결정으로 질·양면에서 급격한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직교역이나 합작투자등 남북간 경제협력·물적교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이며 이산가족을 중심으로 한 인적 교류의 길도 열릴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구체적 실천조치들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경제협력공동위원회및 군사공동위원회 등 합의서실천기구들 역시 남북간 합의에 의해 구성,운영될 것이다. 서울과 평양의 길은 더욱 넓어질 것이며 분단의 아픈 현장이던 판문점도 남과 북을 연결하는 관문,이산가족의 극적인 해후를 거듭하는 만남의 장이 될 것이다. □주요 남북대화 일지 ▲71.8.12 남,적십자회담개최 제의 ▲71.9.20 적십자회담 첫 예비회담 개최 ▲72.7. 4 7·4남북공동성명 발표 ▲80.2. 6 총리회담을 위한 실무대표 접촉 ▲84.9.29 북한 수해물자 인도·인수 ▲85.9.20 남북이산가족고향방문단 및 예술단공연 동시교환 ▲90.9.4∼7(서울),10.16∼19(평양),12.11∼14(서울),91.10.22∼25(평양),12.10∼13(서울) 남북고위급회담
  • 외언내언

    지난 4월29일 제41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여자단체결승전이 펼쳐진 일본 지바시체육관.코리아 낭자군이 강호 중국을 꺾고 우승한 순간,남북의 7천만 겨레는 한마음으로 환호성을 올렸고 한마음으로 박수를 보냈다.분단이후 처음으로 구성된 남북단일팀이 세계정상을 정복했기 때문.◆우리의 자랑스런 선수들이 시상대에 서고 아리랑의 선율이 울려퍼지면서 한반도가 그려진 단기가 오를때 코리아팀을 응원하던 재일교포들은 너나 할것 없이 기쁨에 들떴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실로 감동적인 「작은통일」의 순간이었다.◆남북이 탁구단일팀을 출범시켰을 때만 해도 혹시나 하는 불안과 우려가 없지 않았다.그러나 그것이 기우였다는 것을 남북의 임원과 선수들은 똘똘 뭉쳐 보여주었다.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하지만 코리아탁구팀이 보여준 화합의 모습은 우리는 역시 한핏줄이라는 명쾌한 사실이었다.그래서 대회가 끝나고 헤어지던 날 임원들은 임원들끼리,선수들은 선수들끼리 앞으로도 한팀을 이루자고 굳게 굳게 약속했었다.◆그러나 이 약속은 7개월도안돼 깨어졌다.지금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제2회 월드컵탁구대회에 남북은 따로 출전했고 여자팀은 남북대결을 피할수 없게 됐다.남자팀의 남북대결은 무산됐지만 여자팀은 24일 밤 준결승전에서 맞붙는다.◆이번대회에서 단일팀을 구성하지 못한 것은 북한이 이를 기피했기 때문.북한 유도선수 이창수씨의 귀순이 가져온 여파.단일팀을 출전시키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지만 스포츠에서의 남북대결은 나쁠 것이 없다는 생각도 든다.남북의 여자감독들은 『헤어져서 만난게 섭섭하지만 서로 최선을 다하자』고 약속했다고 한다.당연한 얘기다.남북이 하나가 되어 세계정상을 정복한만큼 이번에는 남이든 북이든 어느한쪽이 세계정상에 오른다면 그것도 좋은일 아닌가.
  • 북의 변화와 성의를 촉구한다(사설)

    지금 서울과 평양,평양과 서울은 한핏줄 한길로 이어지고 있다. 엊그제 평양의 밤하늘 아래에서는 북한의 연형묵총리가 베푼 만찬에서 우리쪽 정원식국무총리를 비롯한 남북고위급회담 대표들과 수행원·기자단등 90명이 대접을 받았다.이어 어제는 양쪽대표가 마주앉아 머리를 맞대고 한민족의 끊어진 핏줄을 다시 영원히 이어보자는 방법과 의견들을 나눴다. 회담은 다시 이어져 오늘도 계속 될것이다.그리고 25일엔 우리쪽대표단 일행이 다시 평양으로 가던 길목인 판문점을 거쳐 서울로 귀환할 것이다.그래 여기서 먼저 강조컨대 우리대표들이 빈손으로 돌아오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평화체제구축도 좋고 불가침문제도,이산가족 재회문제도 좋으니 무언가 단 한가지라도 진전된 결과를 가져와야 하는 것이다.그것이 지금 평양에 그 시선을 모으고 있는 남북한 전겨레의 희망이며 기대이다. 그러나 첫날 회의의 내용과 분위기에 비추어 회담전망은 역시 매우 불투명하다.우리측의 「화해 불가침과 교류협력에 관한 합의서」내용에 비해 북측이 전격제시한 한반도비핵지대화안은 그 내용의 경직성과 복잡성에 비추어 볼때 이번 회담에 임하는 북측의 무성의를 또다시 의심받게 하는 것이다.내용이 모두 한반도 핵논의와 관련되는 것이기는 하나 그 모두가 그들에 대한 핵개발 포기와 국제핵사찰 수용을 정면으로 거부하는 것이다.다시말해 그것은 주한미군 철수니 불가침선언 우선채택이니 또는 남북한 동시핵사찰이니 해서 어떻게 보면 전혀 합의될수 없고 선신뢰구축을 완전 도외시한 내용들의 되풀이 제시에 지나지않는다.계속되는 협상의 의미와 정신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것과 다름없다. 지난해 12월의 제3차 서울회담에서도 역시 그러했다.당시 우리측이 제시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기본합의서」와 북측이 내놓은 「북남 불가침과 화해협력에 관한 선언」의 골격과 내용은 대동소이했다.그런데 왜 아무런 성과가 없었는가.접근순서에 대한 이견과 불가침선언 우선 채택등 실현성없는 내용들에 대한 북측의 고집과 자기주장 때문이었다. 이번 우리측제안은 과거 세차례 회담을 통해서 남북간에 제시됐던 합의서안을하나로 묶은 포괄적인 내용들이다.화해·불가침의 문제도 포함돼있고 군사·통행·통신·통상 위원회 설치,상주연락 대표부설치등 누가봐도 실현가능하고 남북양측에 실익이 되는 발전적인 내용이다. 반면 북측의 핵관계 제안들은 미소의 전술핵 감축과 미국측의 주한핵철거라는 새로운 주변정세 발전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다시한번 남북문제해결에 임하는 북한당국의 변화와 성의를 촉구하고자 하는 것이다.정치 군사문제에 있어 「선언」이란 별의미가 없다.그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보장하고 서로 신뢰할 수 있는 행위와 노력이다.화해와 통일에 대한 남북한의 본질적인 시각의 차이가 바로 이것이다. 이번에는 기필코 무엇인가 해내야한다.정치 군사문제 접근이 어렵다면 상호 신뢰구축의 토대가 되는 교류협력 문제만이라도 합의해야 한다.우선 남북이 상호보완하고 유무상통하는 것으로써 새롭게 시작하자는 것이다.
  • 외언내언

    1950년 12월1일 하오 4시30분 함박눈이 쏟아지던 함경북도 주을온천.18살의 청년 정동규는 울며 붙잡는 어머니를 뿌리치고 집을 나섰다.『3일후에는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남긴채.압록강까지 진격했다가 후퇴하던 한 국군상사가 3일후에는 다시 진격할 것이란 말을 굳게 믿었기 때문.그러나 그것이 마지막이었다.◆KBS­TV 드라마 「3일의 약속」의 실제주인공인 재미교포의사 정동규씨가 최근 서울에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이산가족의 회한을 털어놨다.어머니와의 약속을 어쩔수없이 저버리게된 그는 성진항에서 군함을 타고 3일후 경상북도 포항에 도착했다.◆이때부터 험난한 세파를 헤쳐가면서 의과대학을 졸업했고 62년에는 미국으로 건너가 5년만에 심장전문의 자격을 따냈다.지금은 부시미대통령과도 친교를 맺고 있는 저명인사.인간승리의 표본같은 인물이지만 어머니와의 약속을 저버린 회한으로 아직도 가슴앓이를 앓고있는 「불쌍한 아들」이다.◆50살이 되던 82년 죽더라도 어머니를 만나야겠다는 일념으로 북한행을 결심,이듬해 고향을 찾았다.「3일의 약속」이 33년만에 이루어졌지만 어머니는 4년전인 79년 세상을 떠났고 그를 기다린것은 숟가락 하나였다.외아들이 사용했던 그 숟가락을 숨질때까지 하루도 빠지지않고 밥상에 올려놓았다는 모정을 전해듣곤 가슴을 쳤을뿐 발길을 돌려야했다.◆정동규씨같은 이산가족은 우리주변에 너무나 많다.고향이 그리워,아직도 살아있는 핏줄이 그리워 날마다 눈물짓는 사람들.지금 평양에서는 제4차남북고위급회담이 열리고 있다.이산가족들이 고향을 자유롭게 찾아가고 그리워하는 이들을 마음대로 만날 수 있는 날은 언제나 올것인지.이산가족들의 간절한 염원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 바란다.
  • 외언내언

    지구상에는 종족문제로 내분을 겪는 나라가 적지 않다.지금도 그 때문에 피 흘리는 나라는 있다.설사 어찌어찌 가라앉는다 해도 어떤 계기로 이해가 엇갈리면 총소리는 다시 울린다.영원히 꺼지지 않는 불씨가 그것이다.◆그런건 아예 모른 채 반만년을 이어 내려오는 한민족의 나라.삼국정립 시대가 있었고 그때 피를 흘리기도 했다.하지만 종족문제의 다툼질은 아니었던 것.한핏줄 한겨레로 같은 생김새의 사람들이 언어와 전통을 함께 해온다.생김새도 다른 위에 말까지 여러가지가 혼재하여 공용어가 몇씩되는 나라와는 다른 터.하건만 이것이 큰 행복임을 느끼지 못한다.마치 공기의 고마움을 잊고 살듯이.◆오순도순 오가며 함께 살아야 할 이 한 핏줄의 한겨레가 남북으로 갈려서 살아오기 46년.종족문제 아닌 이념문제로 피흘리는 싸움까지 치르고서 제각기의 체제 속에 많이 이질화해 오고 있다.말에서 혹은 생각에서.그렇다 해도 끈끈한 피로 이어진 근본까지 이질화하는 것은 아니다.가로막힌 얼음장을 거두고 가슴만 열면 언제고 마음과 마음은 통하게 되어 있는 한 겨레이기 때문이다.◆지구촌에는 지금 훈풍이 불어온다.우리의 땅 우리의 겨레를 동강냈던 두 세력 사이에 그 화기가 서린다.그에 따라 우리의 남과 북 사이 얼음장도 녹아 흐르기 시작한다.유엔에도 함께 가입하면서 대화의 물꼬도 터지고 있고.애당초 타의에 의해 갈려야 했던 처지가 아닌가.그 「타의」가 손을 잡는 마당에 한핏줄끼리 계속해서 눈을 흘긴다는 것은 우습다. 얼싸안고 눈물 흘릴 날은 다가오고 있다. ◆오늘이 개천절. 한 겨레 한 핏줄로서의 나라를 연 날이다. 그래서 갈려 사는 현실이 더더욱 가슴 아픈 날. 북녘동포와 함께 경축하는 개천절은 언제가 될 것인지.
  • 위기의식속 방황하는 소수민족(탈공산주의 소련을 가다:4)

    ◎공화국 독립따라 종족간의 갈등 심화/모스크바­고향 놓고 갈곳 못정해 고심 소연방의 해체와 함께 출신공화국을 떠나 모스크바의 연방정부 등에서 일하고 있는 고급엘리트들에게 심각한 고민이 생겼다.모스크바에서 계속 일을 할 것인가,아니면 고향으로 돌아갈 것인가하는 문제다.보다 심각한 것은 모스크바 인구의 약20%에 달하는 비러시아민족,비러시아공화국에서 일하고 있는 러시아주 모두에게 어느 쪽을 선택하든 그것이 만족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데 있다. 소연방의 붕괴로 발트3국과 우크라이나·우즈베크스탄·아르메니아·그루지야등이 연방에서 떨어져 나갔거나 떨어져나갈 것이 확실시된다.국경들에는 새로이 출입국관리사무소와 세관이 자리잡기 시작하고 있다.경제공동체의 구성등으로 여전히 15개 공화국간에 비자없는 통행이 가능하겠지만 어쨌거나 다른 공화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같은 나라 아닌 다른 나라가 된것이다.스탈린의 러시아화정책으로 지금껏 러시아어를 공용으로 쓰고 있던 이들 독립공화국들에서 점차 고유의 언어를 공용으로 쓸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에따라 공화국간의 보이지 않는 문화·언어·종족적 장벽은 높아갈 것임에 틀림없다. 25세로 동갑인 스타스와 알레그는 모두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모스크바 외교관 양성대학인 국제관계대학을 나란히 졸업했다. 이들 두사람에게,같은 길을 걸어왔던 두 동창생에게 우크라이나의 독립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서고 있다.전공언어로 영어를 택했던 순수 우크라이나 사람인 알레그는 지금 일하고 있는 신문사를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갈 예정이다.『우크라이나는 젊은 인재를 필요로하고 있고 내가 더이상 러시아공화국 주민이 되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그는 말했다. 그러나 한국어를 전공언어로 택했고,유태인의 핏줄인 스타스의 입장은 그렇지 못하다.『내가 우크라이나로 돌아가더라도 알레그와 같은 역할을 할수는 없을 것이다.그럴바에야 모스크바,잡다한 종족이 섞여사는 이 도시가 오히려 내게는 더 유리할 수도 있다.우크라이나의 독립으로 고향을 잃어버린 일만 생겼다』 잘 알다시피 공포의 철권으로 15개공화국 모두를 단시일내에 러시아화시켰던 스탈린은 그루지야출신이었다.혁명의 아버지 레닌도 순수러시아인이 아닌 동양계의 핏줄이 섞였었다.페레스트로이카가 시작되기전 소련사람들에겐 어떤 출신이었는가는 그다지 중요시되지 않았다.주요한 요직을 대부분 러시아계가 차지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소수민족출신 엘리트가 출세하는데 종족의 벽은 그다지 큰 장애가 되지 않았다. 러시아화 정책으로,또 중앙에서 출세하고자하는 엘리트들의 본능적이다시피한 상경으로 전체 소련방의 20∼30%가 다른 공화국 출신들로 채워져 있는 상태다.소수민족들은 법률적 보호를 받을 것이 확실하다.그러나 민족문제는 단순히 법률적인 평등보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데에 있다.소수민족은 무시당하게 돼있고 사회적 차별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에스토니아의 탈린 출신으로 소련 외무성에서 정착,국장급에 오른 우르마스씨(47)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지금껏 에스토니아 출신이라해서 정신적으로나 실질적으로 부담을 느꼈던 적이 없다.나는 그저 열심히 일만하면 됐고 내능력에 따라 자리를 배정 받았다.그러나 연방이 해체된 지금 나는 소수민족출신으로서의 한계를 스스로 설정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연방정부의 기능이 사실상 정지되고 곧 이들기구와 건물들은 러시아공화국정부로 귀속될 것이다.러시아공화국 외무성은 이미 예전의 공산당 중앙위원회 건물로 옮겼고 연방정부의 인재들로 공화국 외무성을 확대,발전시켜 나갈 계획을 서두르고 있다.우르마스씨가 러시아공화국 외무성에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그는 역시 러시아민족이 주체인 기구에 참여하는 소수민족일 뿐이다. 『내가 젊다면 고향으로 돌아갈 것이다.그러나 생활의 터전이 모스크바에 있고 에스토니아정부도 나를 필요로 하겠지만 그들이 내게 보내는 눈길은 좋지 않을 것이다.내가 돌아가더라도 연방정부에 협력했던 사람이상의 대접을 받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연방의 붕괴와 함께 각공화국에 산재해 있는 소수민족의 서러움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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