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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준의 시간여행] 장독대가 있던 자리

    [이호준의 시간여행] 장독대가 있던 자리

    절이나 오래된 한옥을 찾아가면 나도 모르게 걸음이 뒤뜰로 향한다. 대개 그곳에 장독대가 있기 때문이다. 걸음 끝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독이나 항아리들을 발견하면 오래전에 헤어진 육친이라도 만난 듯 반갑다. 독들을 하나씩 헤아리며 혼자 짐작을 해 보기도 한다. 저건 된장독, 저건 간장독, 저기엔 고추장이 들어 있을 거야. 된장독에는 장아찌들이 익어 가겠구나…. 그러다 보면 기억은 뒷걸음질을 거듭해서 자연스럽게 어릴 적 한순간으로 돌아가고는 한다. 기울어진 가세를 일으켜 세우겠다며 아버지와 어머니가 객지로 떠난 뒤, 뒤란 장독대의 독들은 더욱 빛이 났다. 할머니는 틈만 나면 장독대에 가서 살았다. 아침에 밭으로 나가기 전에도, 해거름에 집에 돌아와서도 장독대부터 찾았다. 그러고는 티베트인들이 마니차를 돌리듯 독들을 정성스레 닦았다. 독들은 날이 갈수록 반짝거렸다. 어린 마음에도 할머니가 멀리 있는 가족이 무사하기를 바라는 염원을 장독대에 풀어놓는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지금도 장독대를 보면 오래전에 돌아가신 할머니가 거기 서 있는 것 같아서 눈을 비비고는 한다. 우리 일가족이 고향을 떠날 때 나는 초등학생이었다. 자질구레한 세간을 실은 작은 트럭을 타고 어머니가 먼저 떠난 뒤 할머니와 나, 동생은 새로운 삶터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사오십 리는 너끈히 되는 길이었다. 하지만 나도 어린 동생도 그날은 아무 말 없이 먼지가 풀풀 나는 신작로를 따라 걷기만 했다. 우리 가족을 보내기 아쉬웠던 동네 아주머니 한 분이 빈 항아리 하나를 머리에 이고 따라왔다. 트럭에도 아주머니의 머리에도 오르지 못한 독과 항아리들은 버림을 받았다. 돌아보면 비쌀 것도 없는 항아리를 머리에 인 이사 행렬이 희극의 한 장면 같지만, 그때는 누구도 웃지 않았다. 머리에 인 항아리는 할머니, 어머니가 아끼던 것 중 하나였다. 할머니 역시 당신의 시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항아리였을 것이다. 그날 신작로에는 햇살이 작살처럼 쏟아져 내렸다. 항아리 위로 떨어진 햇살 몇 가닥이 통통통 튀어 오르는 것을 나는 한참씩 바라보았다. 조금은 비현실적인 그 풍경이 눈부셔서 자꾸만 눈을 깜박거렸다. 항아리가 닳도록 닦던 할머니나, 항아리를 이고 먼 길을 걸어가던 어른들 마음의 한쪽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게 된 것은 세월이 한참 흐른 뒤였다. 내가 깨달은 장독의 의미는, 한 집안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웅변하는 증표였다. 누대를 이어 온 핏줄의 상징이었다. 구성원들이 세워 놓은 깃발이었다. 비록 삭풍 속으로 뿔뿔이 흩어질지라도, 언젠가 다시 모여 살기 위해 함께 가야 하는 존재였다. 장독대는 언제부턴가 과거 속의 그림이 되었다. 도시에는 장독대를 둔 집이 거의 없거니와 그럴 환경도 아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며 독을 닦는 사람도 없다. 주부들에게 장독대는 오래전에 사라진 공간일 뿐이다. 김치는 김치냉장고 속에서 안온하게 익어 가고 대량 생산된 된장과 고추장, 간장은 시간이 가도 환한 빛을 잃지 않는다. 모든 게 수십 년 사이에 이뤄진 변화다. 그저 그럴 뿐 크게 안타까워할 일도 아니다. 세월에 쫓기어 뒤안길로 황급히 사라진 게 어디 장독대뿐일까. 하지만 된장, 고추장을 담그는 계절마다 빈 가슴에 부는 서늘한 바람은 대체 어디서 오는 것인지.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특수 신분의 조교, 유엔 제재 속 北 ‘경제 핏줄’ 떠올라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특수 신분의 조교, 유엔 제재 속 北 ‘경제 핏줄’ 떠올라

    “북한에 살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너무너무 즐겁고 행복해요.” 북한 신의주와 마주 보고 있는 중국의 접경도시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한 북한 식당에서 만난 20대 초반의 쑹톈위(宋天宇·가명)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따금 북한을 그리워하며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쑹은 이른바 ‘조교’(朝僑·북한 국적 화교)로 불린다. 북한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후반에 그곳을 떠나 단둥으로 건너와 생활하고 있다. 이곳으로 이사 온 이유는 북한이 싫어서가 아니라 순전히 군대에 가기 싫어서다. 북한 인민군의 복무 기간은 무려 10년이나 된다. 북한 남성이면 누구나 군 입대를 피할 수 없는 까닭에 하는 수 없이 중국 국적을 얻기 위해 단둥으로 이주해 온 것이다. 조교는 북한과 중국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특수한 대접을 받는다. 중국 국적을 취득해도 마찬가지다. 그는 아직 중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했지만 북·중 국경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조교의 ‘특권’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조교가 뉴스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강력한 대북 제재를 뚫고 북한 경제의 흐름을 도와주는 ‘핏줄’ 역할을 하는 북한의 새로운 ‘무기’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대북 제재로 압박받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이들 조교가 두 나라 무역 통로 및 중재자뿐 아니라 외부 세계와의 교량 역할도 하고 있다고 지난달 17일 보도했다. 조교는 두 나라 간 무역의 3분의1을 담당할 정도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단둥에 있는 북·중 무역상과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칭화(淸華)-카네기 정책센터 북한 전문가인 자오퉁(趙通)은 “북·중 간 공식 무역 채널이 많이 닫힐수록 많은 북한 사람이 조교 네트워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무역 통로 역할을 하는 조교가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해관총서(海關總署·관세청)에 따르면 유엔의 대북 제재가 이행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국의 지난 1~8월 대북한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3%나 증가한 22억 8241만 달러(약 2조 6000억원)에 이른다. 현재 북한에 거주하는 조교는 1만~1만 5000명으로 추산된다. 북한과 가까운 중국 지린(吉林)성의 투먼(圖們)과 훈춘(琿春), 단둥 등지에서는 북한에서 이주한 조교 2만~3만여명이 삶을 꾸려 가고 있다. 19세기 후반부터 한반도로 이주하기 시작한 화교는 1921년 중국 산둥(山東) 지방에 대기근이 발생하면서 ‘탈중(脫中) 행렬’이 초고점에 이르렀다. 이후 중·일전쟁과 1949년 중국 사회주의 정권 수립, 1950년 한국전쟁 등 간난신고(艱難辛苦) 속에서도 북한 지역에 터를 잡고 대를 이어 살아온 이들이다. 특히 김일성은 젊은 시절 중국에서 항일투쟁 독립군으로 활동한 만큼 중국과의 교역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중국 출신인 이들에게 상당한 자치권까지 부여하며 우대하는 이유다. 예컨대 당시에는 아주 귀했던 중국과 국제전화를 할 수 있는 전화기를 이들에게 허용할 정도였다. 애덤 캐스카트 영국 리즈대 중국사 강사는 “조교는 사회주의 국제주의 시대의 최후의 잔존자(殘存者)”라며 “이들은 북한 체제 안팎에 일정 정도의 자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쑹은 할아버지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이민을 와 터전을 닦은 이후 태어난 조교 3세대다. 그의 할아버지는 일본이 만주사변을 일으켜 북중국을 점령했던 1940년대에 식솔을 이끌고 산둥을 떠나 신의주로 이주했다. 당시 중국은 공산당과 국민당 간의 국공내전으로 민초들의 삶이 북한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쑹의 사촌도 비슷한 경우다. 그의 사촌은 할아버지가 항미원조(抗美援朝)를 내세운 인민지원군으로 한국전에 참전한 뒤 북한에 눌러앉았다. 이들 조교는 1980년대 북·중 협정에 따라 연 2회 중국 방문이 허용되면서 역할이 증대됐다. 이는 조교들이 돈을 버는 데 커다란 ‘무기’로 작용했다. 중국 개혁·개방으로 경제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중국의 상품을 북한으로 들여와 차익을 챙길 수 있는 ‘특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자유로운 이동권을 바탕으로 조교의 상당수는 북한에 시장 거래가 불가능한 금을 ‘밀매’하거나 중국의 공산품을 밀수해 큰돈을 벌기 시작했다. 이런 돈벌이는 자연스레 북한 당국 고위 관계자들과의 ‘결탁’으로 이어지게 됐다. 덕분에 이들 조교의 경제적 영향력은 점차 확대됐다. 더욱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면서 조교들의 돈벌이는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북한 내부에서 소비재 생산이 사실상 중단됨에 따라 조교들이 들여온 중국제 소비재 상품들이 북한 장마당을 장악한 것이다.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로 북한이 고난의 행군이라는 처절한 사투를 벌일 때 조교들은 오히려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폭발적인 고도성장으로 세계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바람에 수혜를 본 셈이다. 북한은 이때부터 중국과의 정치·외교적 예속은 크게 약화돼도 경제적 예속 관계는 오히려 강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배경들이 ‘조교들의 위상’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조교의 역할은 2009년 원자바오(溫家寶) 당시 중국 총리가 북한을 방문한 이후 본격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원 총리는 조교들이 북·중 교역에서 훌륭한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원 총리는 일반 중국인들의 경우 북한 국경을 넘기 위해 비자를 발급받아야 하는 것과 달리 이들 조교는 맘대로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조교들은 신의주와 단둥을 가르는 압록강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여권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조교들은 북한 내에서도 또 다른 특수 대접을 받는다. 모든 북한 주민이 빨간색 김일성 배지를 달아야 하지만 조교는 예외다.쑹은 “올해 말 중국 국적을 취득하면 가장 먼저 자동차 면허를 딸 예정”이라며 “자동차 면허를 따면 자동차를 몰고 신나게 달리면서 중국 일주 여행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이 태어난 북한에 강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 조국은 중국이지만 모국은 북한이라고 생각한다. 쑹은 지금도 학창 시절을 같이 보냈던 북한 친구들과 교류한다. 주요 교류 수단은 휴대전화다. 북한 친구들은 휴대전화의 SIM카드를 교체하는 것, 중국산 옷과 신발을 사는 것 등을 원한다. 쑹은 친구들의 부탁을 즐겁게 들어준다. 그는 이런 일을 ‘식은 죽 먹기’라고 표현했다. 쑹은 “사람들이 북한이 나쁜 나라라고 하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남들이 북한이 좋은 나라냐고 물어본다면 ‘그렇다’고 말하는 데 약간 주저하지만 그래도 북한은 기본적으로 좋은 나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북한 사람들이 좋다”고 강조했다. 쑹은 그러나 “많은 북한 주민이 김정은을 싫어한다. 더욱이 200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더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친구들을 비롯해 2000년대에 태어난 젊은이들이 북한을 떠나 중국에서 일하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그 이유에 대해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북한에서는 더이상 그들 자신을 발전시킬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북한 친구들은 대부분 봉제공장이나 전자회사에서 일한다. 하지만 앞으로 이들에게 기회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유엔 대북 제재로 북한의 대중 섬유 수출이 봉쇄됐기 때문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이 기사는 서울신문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재 중인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인터넷에서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goo.gl/sdFgOq)의 전문을 만날 수 있습니다.
  • ‘런닝맨’ 김종국, 근육으로 캐는 고구마 ‘농촌가야 할 듯’

    ‘런닝맨’ 김종국, 근육으로 캐는 고구마 ‘농촌가야 할 듯’

    오는 22일 방송되는 SBS ‘런닝맨’에서 멤버들이 넓은 고구마 밭에서 밭일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이날 ‘런닝맨’은 그 동안의 대형 프로젝트와 벌칙으로 지친 멤버들을 위한 가을 휴가 레이스를 펼쳤다. 이는 멤버들이 직접 하루 휴가 계획을 작성, 함께 하게 되었는데 한 멤버의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멤버 모두가 약 1500평 대지의 고구마 밭에서 밭일을 하게 되었다. 땡볕 아래 고구마 캐기를 시작한 멤버들은 꽃무늬 모자와 장화, 밭일 전용 의자까지 풀장착한 모습으로 현장을 폭소케 했다. 상상했던 휴가와는 전혀 다른 모습에 실망한 멤버들과는 달리 유독 신이 난 멤버가 있었으니, 바로 김종국이었다. 고구마 캐기마저 운동 삼은 김종국은 ‘폭풍 삽질’로 팔뚝에 핏줄까지 세워가며 ‘성난 팔근육’을 과시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멤버들은 고구마 밭일을 시작으로 휴가의 탈을 쓴 고난의 연속이 이어졌는데, 과연 멤버들이 고된 노동으로 극한 휴가를 보내게 된 이유는 무엇일지, 가을 휴가 레이스의 숨겨진 비밀은 오는 22일 일요일 오후 4시 50분 SBS ‘런닝맨’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자치광장] 법 문턱을 낮춘 서울시 마을변호사/이영기 서울시 정책기획관

    [자치광장] 법 문턱을 낮춘 서울시 마을변호사/이영기 서울시 정책기획관

    변호사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평범한 사람이 소송을 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설령 억울한 일이 있거나, 불안한 일이 있어 법률 서비스를 원할 때 마트에서 물건을 사듯이 편하게 이용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변호사를 가까이 하지 못하는 것은 법이 어렵고 일을 맡기려면 한 번에 최소 몇백만원이 든다는 점을 무시하지 못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 누구든지 쉽게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바로 서울시에서 하는 ‘마을변호사’다. 시민들은 법률적인 문제가 있을 때 언제든지 가까운 동주민센터를 찾으면 된다.서울시는 2014년 19개 자치구 83개 동주민센터에 마을변호사를 위촉, 시범 운영을 했다. 반응이 좋아 지난 7월 1일 서울 시내 전 자치구 424개 모든 동주민센터에 마을변호사 803명을 위촉했다. 동주민센터별 변호사 1~2명씩을 배치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 마을변호사가 시민들의 호응을 얻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첫째, 변호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다. 서울시에서 재능 기부를 통해 마을변호사 참여를 요청했을 때 1000명의 변호사가 동참했다. 참여 변호사들은 법률 전문가로서 사회 참여에도 관심이 많고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과 교감에도 관심이 많다. 둘째, 정기 상담일 지정이다. 서울시는 모든 동에서 매달 590회 정기 상담일을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시민들은 그중 편리한 시간대를 택해 동주민센터를 찾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가까운 동주민센터에서 무료로 법률 상담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는 변호사가 2만명을 돌파해 공급 과잉을 걱정하지만, 시민들은 변호사 만나기가 쉽지 않다. 시민들이 변호사를 만나고자 할 땐 멀리 사무실을 찾아가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서울 시내에는 변호사가 없는 동이 상당하다. 지역적으로 편중돼 서초구와 강남구에 전체 변호사 50%가 집중돼 있다. 마을변호사는 이처럼 지역에 따라 법률 서비스 불균형을 해소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이제는 서울시 마을변호사를 통해 법률 상담의 인식 전환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아 사전에 예방하면 큰 수술을 면할 수 있듯 마을변호사를 찾아 효과적인 상담을 통해 거액의 소송 비용을 들이지 않고 문제가 해결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법은 우리 사회의 실핏줄과 같다. 시민들이 필요할 때 적절한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마을변호사를 운영하면서 어려움도 있지만, 시민들이 생활 주변에서 편하게 법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퍼블릭 뷰] 전쟁고아에서 美상원의원으로…어느 재미교포의 인생유전

    [퍼블릭 뷰] 전쟁고아에서 美상원의원으로…어느 재미교포의 인생유전

    10여년 전 독일에서 근무할 때였다. 어느 교포행사에 한 한국계 미국인이 참석했다. 이름은 신호범. 미국 워싱턴주 상원의원이었다. 그는 한국에서 태어난 뒤 고아로 지내다가 미국 가정에 입양돼 미 정계에 우뚝 선 인생 역정을 소개했다.그는 1935년 파주에서 태어나 4살 때 고아가 되어 외삼촌댁에 얹혀 살았다. 외사촌 동생이 먹던 엿을 빼앗아 먹다가 외숙모에게 회초리로 모질게 맞고 뛰쳐나와 무작정 상경했다. 낮에 동냥으로 밥을 얻어 같은 거지 친구와 나눠 먹고 가마니 덮고 자는 삶을 반복했다. 시내를 지나는 미군 트럭을 쫓아다니며 사탕, 초콜릿 등을 주워 먹었고 학교에서 교실 안을 엿보다가 선생님들에 의해 교문 밖으로 쫓겨나기도 했다. 하루는 동냥을 한 후 서울역에 가 보니 사람들이 웅성대고 있었단다. 거지 친구가 고달픔을 이기지 못해 달려오던 기차에 뛰어든 것이다. 눈물을 참으며 그는 마음속으로 중얼거렸다. “너는 배신자다. 서럽고 살기 힘들다고 그렇게 가면 되냐….”# 초·중학교서 입학 거절… 검정고시로 교수까지 어느 날 시내를 지나가던 미군 트럭이 그를 번쩍 들어 태운 후 동두천의 어느 미군부대로 데려갔다. 목욕을 시키고 옷을 갈아입힌 뒤 청소와 빨래, 구두닦이 등을 시켰다. 슈사인보이(shoeshine boy)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하루는 고된 생활에 지쳐 눈물을 흘렸다. 한 미군 장교가 ‘미국에 같이 갈 생각이 있냐’고 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그는 유타주의 어느 치과의사 가정에 입양되었다. 14세 때였다. 양아버지가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물었다. 그는 주저 없이 ‘공부를 하겠다’고 답했다. 양아버지는 나이에 맞게 중학교로 데려갔다. 그러나 초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해 거절당했다. 이번엔 초등학교로 데려갔다. 나이가 많다고 거절당했다. 양아버지는 고민 끝에 검정고시를 준비하라고 권했다. 미친 듯이 공부했고 마침내 합격했다. 한글도 깨우쳤다. 그 후 브리검영대를 졸업한 뒤 피츠버그대에서 석사, 워싱턴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메릴랜드대 교수가 됐다. # 황인종이라 무시하던 유권자를 지지자로 만들다 교수로 일할 때 워싱턴주 하원의원이었던 옛 동료 교수가 지역구를 넘겨주었다. 열심히 선거운동을 했다. 집집마다 방문하며 지지를 호소하다가 어느 집을 노크했다. 백인 주인이 나와 ‘황인종이 왜 왔냐’며 내쫓으려 했다. 그는 오기가 생겨 따졌다. “나는 전쟁고아로 미국에 와 천신만고 끝에 대학교수가 되었다. 세금 낼 것 다 냈고, 미국 시민으로서 의무를 다했다. 이제 남은 인생을 국가에 봉사하려고 출마했는데 어찌 이럴 수 있냐”고. 그러자 집주인의 표정이 바뀌더니 ‘돕겠다’고 했다. 그 후 열성 지지자가 되어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날에도 비를 흠뻑 맞으며 피켓 들고 열심히 선거운동을 해 주었다. 선거에서 승리한 날 신 교수는 입양된 코메리칸들을 안고 엉엉 울었다. 이제 미국 주류사회의 정치인으로 우뚝 선 것이다. 나중에 그는 상원의원까지 됐다. 강연 말미에 그는 한민족의 핏줄임을 몇 번이나 강조했다. 그의 인생 스토리는 이역만리 타국에서 고달픈 삶을 산 교포들의 가슴을 울렸을 게다. # 누구든, 어느 자리든… 인생은 달라질 수 있다 후배들에게도 말하고 싶다. 어느 자리든, 누구를 만나든 이렇게 자신이 노력하기에 따라 인생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 닥쳐도 국민을 위해 일하는 공직자로서 더 단단한 마음과 열정을 가질 것을 권한다.
  •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가을, 그리움에 물들다

    [손원천 기자의 호모나들이쿠스] 가을, 그리움에 물들다

    가을이 시나브로 깊어 갑니다. 북적대는 본격 단풍철보다 외려 요즘이 나들이하기에 더 낫지 싶습니다. 도심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오지의 풍모를 가진 곳을 찾는다면 강원 횡성이 어떨까요. 봉황의 울음소리 들린다는 봉명폭포까지 짧은 산행을 즐겨도 좋겠고, 백덕산의 옛 42번 국도를 따라 산길 드라이브를 즐겨도 좋겠습니다. 안 가면 손해인 태기산, 물안개로 수채화 같은 풍경을 펼쳐내는 횡성호도 있지요.먼저 봉명(鳳鳴)폭포부터. 발교산 자락에 깃든 폭포다. 횡성에서 가장 큰 폭포라는데, 과문한 탓에 여태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다. 한자를 알면 이름 풀이는 쉽다. 계곡수 흐르는 소리가 봉황(鳳)의 울음소리(鳴)를 닮았다는 폭포다.●봉황 울음소리 닮았다는 봉명폭포… 걷다 보면 야생화 천지와 조우 폭포의 들머리는 고라데이 마을이다. 고라데이는 골짜기란 뜻의 사투리다. 오래전엔 한국전쟁도 모르고 지낼 만큼 오지였다는 마을이다. 이런 곳이 서울에서 불과 1시간 40분 남짓한 거리에 있다는 게 놀랍다. 도로가 사통팔달로 뚫린 요즘엔 알음알음 찾는 도시인을 상대로 화전민, 심마니 등 산촌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폭포로 오르는 길섶은 야생화 천지다. 벌개미취가 어린아이 이처럼 가지런한 꽃잎을 선보이고, 물봉선과 산괴불주머니 등도 뒤질세라 제 자태를 드러내고 있다. 숲에 들면 곧 휴대전화가 불통이다. 그러니 휴대전화 배터리를 아낄 요량이라면 숲에 들기 전에 전원부터 꺼 둘 일이다. 제비 닮은 명맥새가 슬피 울었다는 ‘명맥바위’를 지나면 길은 곧 계곡과 능선으로 갈라진다. 왼쪽은 계곡, 오른쪽은 능선을 따라 걷는다. 어느 곳으로 가도 봉명폭포에 닿지만, 계곡 쪽으로 방향을 잡는 게 다소 수월하다. 숲은 활엽수 일색이다. 늦가을이면 불붙는 듯한 단풍을 선보이지 싶다. 들머리에서 봉명폭포까지는 30분 정도면 족하다. 천천히 걸어도 그렇다. 이끼 낀 작은 폭포 몇 개를 지나면 곧 봉명폭포다. 멀리서 거대한 암벽을 타고 폭포수가 쉼 없이 떨어져 내린다. 횡성에서 가장 큰 폭포라더니 과연 명불허전이다. 작은 숲이 숨겨둔 폭포치고는 제법 기골이 장대하다. 폭포 옆으로는 불퉁한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쳤다. 암벽 표면은 초록빛 이끼 일색이다. 봉명폭포를 달리 이끼폭포라 부르는 건 저 모습 때문일 터다. 폭포의 높이는 30m 정도다. 폭포수가 3단으로 굽이치며 쏟아져 내린다. 수량은 많지 않다. 가을철 갈수기에 접어든 탓이다. 하지만 폭포수의 소리는 더없이 청량하다. 크지도 작지도 않게 숲의 나뭇잎들을 흔든다. 누군들 봉황의 울음소리 들어봤으랴. 저마다 마음에 담아 두는 게 봉황의 소리일 터다. 이제 가을이 내려앉은 횡성의 옛길을 찾아나설 차례다.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옛 42번 국도다. 옛길은 백덕산 자락에 남아 있다. 백덕산은 횡성과 평창, 영월 등 3개 군에 걸쳐 있다. 높이는 1350m. 제법 큰 산이다. 가을 단풍과 겨울 설경으로 이름난 산이기도 하다. 능선 곳곳에 단애를 이룬 기암괴석과 단풍이 제법 잘 어우러진다.●42번 국도 옛길 8㎞ 명품숲길선 소나무·낙엽송 어우러진 풍경 반겨 옛 42번 국도는 한때 강릉과 서울을 잇는 가장 빠른 길이었다. 더 이전엔 ‘관동대로’라 불리기도 했다. 안흥은 둘 사이의 중간쯤에서 번성했다. 지금은 안흥의 명물이 된 찐빵 역시 당시엔 여행자와 인근 주민들이 즐겨 먹던 먹거리였을 터다. 그러다 1975년 영동고속도로가 뚫렸고, 새 길에서 나앉은 안흥도 급격히 쇠락의 길을 걸었다. 옛 42번 국도는 숲 사이에 겨우 명맥만 남아 있다. 이 길을 따라 한때 시외버스가 평창까지 오갔다는 게 좀체 믿기지 않는다. 그 흔적이 평창과의 경계 지역 고갯마루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옛길 중간쯤에 ‘명품숲길’이 있다. 상찬의 표현이 아닌 실제 이름이 명품숲이다. 산림청이 솔숲 사이 능선을 따라 조성했다. 숲길은 얼추 8㎞ 거리다. 대개 평탄한 길이어서 걷기는 수월한 편이다. 전 구간을 도는 게 가장 좋지만 초입까지만 가도 소나무와 낙엽송이 어우러진 빼어난 풍경과 마주할 수 있다. 횡성 동북쪽의 병지방 계곡 임도도 가을 산책에 딱 좋다. 각종 낙엽활엽수와 낙엽송 우거진 숲길이 줄곧 이어진다. 무엇보다 적요해서 좋다. 여름철이면 제법 많은 피서객이 계곡을 찾지만 임도까지 들어오는 이는 드물다. 들머리에서 2㎞ 남짓 들어가면 나무 위에 ‘마음이 다한 곳 나!!’라는 이정표가 매달려 있다. 여기를 반환점 삼는 게 무난하다.●오르기 수월한 태기산에서 만나는 ‘인생 풍경’ 해넘이 횡성에서 태기산(1261m)을 빼놓으면 손해다. 가을에는 더욱 그렇다. 일교차가 큰 가을 아침이면 태기산 주변으로 구름바다가 펼쳐진다. 넘실대는 구름을 뚫고 정상까지 솟구쳐 오르면 발아래로 강원의 산들이 섬처럼 떠 있다. 비 갠 오후라면 더 좋다. ‘인생 풍경’이라 할 만큼 멋진 해넘이 장면과 마주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좋은 건 오르기가 쉽다는 것이다. 국도 6호선 양두구미재에서 임도를 타면 정상까지 단박에 오를 수 있다. 거리는 약 4㎞다. 임도 곳곳에서 만나는 전망도 빼어나다. 태기산 주변으로 탐방로가 조성됐다. 올가을에 처음 선보인 길이다. 12.4㎞ 길이의 탐방로는 3개 구간으로 나뉜다. 풍력발전6호기에서 시작되는 1코스(2.5㎞) 청정자연체험 구간, 태기분교터에서 출발하는 2코스(4.5㎞) 역사문화체험 구간, 송덕사가 들머리인 3코스(6.9㎞) 자연명소 트레킹 구간 등이다. 구간마다 목재 데크를 깔아 어렵지 않게 걸을 수 있다. 데크 주변에 가을 야생화도 심었다.●물안개 어우러진 횡성호 산책 즐기기 딱 좋아 물안개와 호수가 어우러진 수채화 같은 가을 풍경과 만나려면 포동교를 찾으면 된다. 횡성호를 따라 놓여진 여러 다리 가운데 하나다. 가을 아침이면 거의 예외 없이 다리 주변으로 물안개가 영근다. 호수를 에두른 소로를 따라 산책을 즐기기 좋다. 포동교 인근에 ‘망향의 동산’이 있다. 횡성댐 수몰민을 위해 조성된 공간이다. 횡성호 둘레길 가운데 가장 풍경이 빼어나다는 5구간의 시작점이기도 하다. 9세기 말께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중금삼층석탑 2기도 이곳에 있다. 한 곳만 더 덧붙이자. 청일면 고시리에 ‘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2014) 촬영지가 있다. 다큐멘터리로는 드물게 480만여명의 관객을 모은 영화다. 주인공은 무려 76년 동안 해로한 고 조병만 할아버지와 강계열 할머니다. 노부부는 어딜 가든 ‘커플룩’(한복)을 입었고, 두 손 꼭 잡고 다녔고, 앞서거나 뒤처지지 않으며 걷는 모습으로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촬영지 풍경은 수수하다. 아마, 사랑도 그럴 것이다.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가는 길:봉명폭포 들머리는 고라데이 마을(344-1004)이다. 이정표를 따르면 길 찾기는 어렵지 않다. 고라데이 마을에서 숙박 시설도 운영한다. 백덕산 옛 42번 국도는 상안리가 들머리다. 내비게이션에 횡성군 서동로상안10길이나 소나무낙엽송명품숲을 입력하면 찾을 수 있다. 옛 국도 주변으로 임도가 실핏줄처럼 나 있다. 주로 산악자전거 동호인들이 즐겨 찾는 산길이다. 사륜구동 차량이라면 도전해 볼 만하지만 임도가 워낙 길고 되돌릴 곳도 마땅하지 않은 만큼 초행자라면 옛 국도 주변만 편하게 돌아보길 권한다. 병지방 계곡 임도는 오토캠핑장 못 미처 시작된다. 이정표가 작아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다. 임도가 매우 좁아 차는 주변에 세워 두는 게 좋다. →맛집:횡성 하면 역시 한우다.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은 횡성축협에서 운영하는 축협한우프라자다. 횡성 읍내의 본점(343-9908)과 새말점(342-6680), 둔내점(345-8888) 등이 있다. 운동장해장국(345-1770)은 한우 해장국을 잘한다. 횡성종합운동장에 있다. →축제:제11회 안흥찐빵축제가 13~15일 안흥면 안흥찐빵마을 일원에서 열린다. 찐빵을 주제로 안흥찐빵 주제관과 찐빵 만들기 체험, 찐빵 많이 먹기 대회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 놀거리를 준비했다. 안흥찐빵을 무료로 시식할 기회도 마련했다. 안흥찐빵은 막걸리로 발효해 차지고 구수하다. 특히 대부분 업소들이 여태 손으로 빚는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맛과 풍미가 깊다. 안흥찐빵축제위원회 340-2703.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북한의 새로운 무기’로 떠오른 조교(朝僑)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북한의 새로운 무기’로 떠오른 조교(朝僑)

     “북한에 살고 있는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너무너무 즐겁고 행복해요.” 북한 신의주와 마주보고 있는 중국의 접경도시인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의 한 북한 식당에서 만난 20대 초반의 쑹톈위(宋天宇·가명)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이따금 북한을 그리워하며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곤 한다.  쑹은 이른바 ‘조교’(朝僑·북한에 거주하는 중국인)로 불린다. 북한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후반에 그곳을 떠나 중국 단둥으로 건너와 생활하고 있다. 이곳으로 이사온 이유는 북한이 싫어서가 아니라 순전히 군대에 가기 싫어서다. 북한 인민군의 복무 기간은 무려 10년이나 된다. 북한 남성이면 누구나 군 입대를 피할 수 없는 까닭에 하는 수 없이 중국 국적을 얻기 위해 단둥으로 이주해온 것이다. 조교는 북한과 중국을 마음대로 드나들 수 있는 특수한 대접을 받는다. 중국 국적을 취득해도 마찬가지다. 그는 아직 중국 국적을 취득하지 못했지만 여전히 북·중 국경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조교의 ‘특권’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  조교가 뉴스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미국 주도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강력한 대북 제재를 뚫어 북한 경제의 흐름을 도와주는 ‘핏줄’ 역할을 하는 북한의 새로운 ‘무기’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 등은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대북 제재로 압박하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이들 조교가 두 나라 무역 및 중재자뿐 아니라 외부 세계와의 교량 역할도 하고 있다고 지난달 17일 보도했다. 조교는 두 나라 간 무역의 3분의1을 담당하고 있을 정도로 커다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게 단둥에 있는 북·중 무역상과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칭화(淸華)-카네기 정책센터 북한 전문가인 자오퉁(趙通)은 “북·중 간 공식 무역 채널이 많이 닫힐수록 많은 북한 사람들이 조교 네트워크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면서 “무역 통로 역할을 하는 조교가 그 어느 때보다 부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해관총서(海關總署·관세청)에 따르면 유엔의 대북 제재가 이행되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중국의 지난 1~8월 대북한 수출액은 지난 해 같은 기간보다 25.3%나 증가한 22억 8241만 달러(약 2조 6000억원)에 이른다.  현재 북한에 거주하는 조교는 1만~1만 5000명으로 추산된다. 북한과 가까운 중국 지린(吉林)성의 투먼(圖們)과 훈춘(琿春), 단둥 등지에는 북한에서 이주한 조교 2만~3만여 명이 삶을 꾸려가고 있다. 19세기 후반부터 한반도로 이주하기 시작한 시작한 화교는 1921년 중국 산둥(山東) 지방에 대기근이 발생하면서 이들의 ‘탈중(脫中) 행렬’이 초고점에 이르렀다. 이후 중·일전쟁과 1949년 중국 사회주의 정권 수립, 1950년 한국전쟁 등 간난신고(艱難辛苦) 속에서도 북한 지역에 터를 잡고 대를 이어 살아온 이들이다. 특히 김일성은 젊은 시절 중국에서 항일투쟁 독립군으로 활동한 만큼 중국과의 교역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중국 출신인 이들에게 상당한 자치권까지 부여하며 우대하는 이유다. 예컨대 당시에는 아주 귀했던 중국과 국제전화를 할 수 있는 전화기를 이들에게 허용할 정도였다. 애담 캐스카트 영국 리즈대 중국사 강사는 “조교는 사회주의 국제주의 시대의 최후의 잔존자(殘存者)”라며 “이들은 북한 체제 안팎에 일정 정도의 자주권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쑹은 할아버지가 중국에서 북한으로 이민을 와 터전을 닦은 이후 태어난 조교 3세대이다. 그의 할아버지는 일본이 만주사변을 일으켜 북중국을 점령했던 1940년대에 식솔을 이끌고 중국 산둥(山東)을 떠나 신의주로 이주했다. 당시 중국은 공산당과 국민당 간의 국공내전으로 민초 들의 삶이 북한보다 훨씬 더 힘들었다. 쑹의 사촌도 비슷한 경우다. 그의 사촌은 할아버지가 항미원조(抗美援朝)를 내세운 인민지원군으로 한국전에 참전한 뒤 북한에 눌러 앉았다.  이들 조교는 1980년대 북·중 협정에 따라 연 2회 중국 방문이 허용되면서 역할을 증대됐다. 이는 조교들이 돈을 버는데 커다란 ‘무기’로 작용했다. 중국 개혁·개방으로 경제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중국의 상품을 북한으로 들여와 차익을 챙길 수 있는 ‘특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자유로운 이동권을 바탕으로 조교의 상당수는 북한에 시장 거래가 불가능한 금을 ‘밀매’하거나, 중국의 공산품을 밀수해 큰 돈을 벌기 시작했다. 이런 돈 벌이는 자연스레 북한 당국의 고위 관계자들과 ‘결탁’으로 이어지게 됐다. 덕분에 이들 조교의 경제적 영향력은 점차 확대됐다. 더욱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시기를 거치면서 조교들의 돈 벌이는 최고조에 이르게 된다. 북한 내부에서 소비재 생산이 사실상 중단됨에 따라 조교들이 들여온 중국제 소비재 상품들이 북한 장마당을 장악한 것이다.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들의 붕괴로 북한이 고난의 행군이라는 처절한 사투를 벌일 때 조교들은 오히려 중국이 개혁·개방 이후 폭발적인 고도성장으로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바람에 수혜를 본 셈이다. 북한은 이때부터 중국과의 정치·외교적 예속은 크게 약화돼도 경제적 예속관계는 오히려 강화되기 시작했다. 이런 배경들이 ‘조교들의 위상’을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조교 역할은 2009년 원자바오(溫家寶) 당시 중국 총리가 북한을 방문한 이후 본격적으로 자리매김했다. 원 총리는 조교들이 북·중 교역에서 훌륭한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견하고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원 총리는 일반 중국인들은 북한의 국경을 넘기 위해서는 비자를 발급 받아야 하지만 이들 조교는 맘대로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허용했다. 조교들은 북한 신의주와 중국 단둥을 가르는 압록강을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여권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조교들은 북한 내에서도 또다른 특수 대접을 받는다. 모든 북한 주민들이 빨간색 김일성 배지를 달아야 하지만 조교는 예외다.  쑹은 “올해 말 중국 국적을 취득하면 가장 먼저 자동차 면허를 딸 예정”이라며 자동차 면허를 따면 자동차를 몰고 신나게 달리면서 중국 일주여행을 하고 싶고 말했다. 그렇지만 그는 자신이 태어난 북한에 강한 향수를 가지고 있다. 조국은 중국이지만 모국은 북한이라고 생각한다. 쑹은 지금도 학창 시절을 같이 보냈던 북한 친구들과 교류한다. 주요 교류 수단은 휴대전화이다. 북한 친구들은 휴대폰의 SIM카드를 교체하는 것, 중국산 옷과 신발을 사는 것 등을 원한다. 쑹은 친구들의 부탁을 즐겁게 들어준다. 그는 이런 일을 ‘식은 죽 먹기’라고 표현했다. 쑹은 “사람들이 북한이 나쁜 나라라고 하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남들이 북한이 좋은 나라냐고 물어본다면 ‘그렇다’고 말하는데 약간 주저하지만 그래도 북한은 기본적으로 좋은 나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북한 사람들이 좋다”고 강조한다.    쑹은 그러나 “많은 북한 주민들이 김정은을 싫어한다. 더욱이 2000년대에 태어난 사람들은 더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친구들을 비롯해 2000년대 태어난 젊은이들이 북한을 떠나 중국에서 일하기를 원한다고 전한다. 그 이유는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로 북한에서는 더이상 그들 자신을 발전시킬 기회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의 북한 친구들은 대부분 봉제공장이나 전자회사에서 일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들에게 기회는 더욱 줄어들 전망이다. 유엔 대북 제재로 북한의 대중 섬유수출이 봉쇄됐기 때문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씨줄날줄] 나물과 과일로 본 추석/이동구 논설위원

    [씨줄날줄] 나물과 과일로 본 추석/이동구 논설위원

    긴 연휴에 추석을 맞는 자손들의 마음은 오히려 혼란스럽다. 최장 10일이나 되는 긴 휴가를 고향 찾고, 조상께 차례 올리는 일로 쪼개기는 왠지 아깝다는 생각들이 많다. 110만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연휴 동안 해외여행에 나선다는 뉴스가 이를 대변해 준다.이런 현상은 이번에 불쑥 생겨난 게 아니다. 명절 때마다 붐비는 공항, 명절 증후군, 차례 음식 배달 등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시대변화에 맞춰 명절 풍속도가 달라지는 현상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여전히 마음 한구석은 편치 않다. “이게 아닌데, 이래도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들이 남아 있다. 차례와 성묘 대신 해외여행에 나서는 사람들이나 이를 지켜봐야 하는 부모 세대나 심경은 별반 다르지 않다. 정체성에 혼란이 생기면 근본을 떠올려 보는 것도 해결책의 하나. 음식을 통해서도 명절과 차례(제사)의 의미를 엿볼 수 있다. 차례상에 올리는 나물과 과일에도 조상들의 바람과 후손들이 지켜야 할 도리가 담겨있다고 한다. 흰색의 도라지, 갈색의 고사리, 녹색의 시금치 등 삼색의 나물을 차례상에 올리는 것은 조상과 나와 자손이 영원히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 뿌리인 도라지는 조상, 즉 나의 역사(어제)를, 줄기인 고사리는 오늘 나의 존재를, 잎인 시금치는 태어날 자손, 즉 내일의 바람인 셈이다. 차례상에 절대 빠뜨릴 수 없는 대추, 밤, 감은 자손들의 융성과 미래를 이어 가겠다는 ‘가문의 다짐’이라고 한다. 꽃이 피면 반드시 열매를 맺는 게 대추이다. 헛꽃이 없는 대추처럼 자손이 태어나면 반드시 그 핏줄을 이어가라는 엄중한 메시지를 담아 차례상에 대추를 올렸다. 밤은 자식이 다 자라면 손자 손녀를 잘 보살피고 보호하겠다는 다짐이다. 감의 의미는 더욱 깊다. 아무리 굵고 좋은 감이라도 접붙이기를 하지 않으면 작고 떫은 고욤밖에 열리지 않는다. 사람도 그냥 내버려두면 제 구실을 하지 못하니 자손들을 훌륭하게 가르치겠다는 약속을 감(곶감)으로 표현한 것이다. 나물과 과일 하나하나에도 후손들에 대한 선조들의 사랑과 바람이 가득 녹아 있는 것이다. 명절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과 나를 존재케 해 준 조상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기쁨을 표현하는 축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제부턴가 추석이나 설날 차례를 올리고 성묘하는 지금의 명절 풍습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오늘 나만의 삶’에만 너무 집착하기 때문이 아닐지 되돌아 볼 일이다.
  • ‘밥차남’ 박진우, 김갑수에 정면 돌파 “아버지 손녀입니다”…부자갈등 예고

    ‘밥차남’ 박진우, 김갑수에 정면 돌파 “아버지 손녀입니다”…부자갈등 예고

    그야말로 김갑수 수난시대다. 산 넘어 산, 위기 넘어 또 다른 위기가 닥쳤다.지난 30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밥상 차리는 남자’(극본 박현주/연출 주성우/제작 ㈜김종학프로덕션, GNG프로덕션㈜)(이하 ‘밥차남’) 9회 방송에서는 겨우 가정의 행복을 되찾은 이신모(김갑수 분)가 또 다른 위기에 봉착하는 스토리가 휘몰아쳤다. 바로 아들 이소원(박진우 분)의 친딸 한결(김하나 분)의 등장. 신모에겐 손녀와 마차가지인 핏줄과 마주하게 되는 충격적인 전개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앞서 ‘밥차남’에서는 소원이 근무하는 병원에 의문의 여자 아이가 입원하게 되는 내용이 그려져 궁금증을 높였다. 한결은 소원의 군입대 시절 사진 한 장을 단서로 쥐고 그가 아빠라 알고 병원 신세를 무턱대고 지어왔다. 이후 한결은 소원이 청년 시절 만나 결혼까지 생각한 연인의 아이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향후 일어날 파란을 예고했다. 소원은 그동안 행복하게 유지해온 결혼 생활은 아니었지만, 신모의 바람대로 연을 맺게 된 아내 하연주(서효림 분)와 장모 양춘옥(김수미 분)을 모시며 안정적인 삶을 이어왔다. 비록 불임으로 판정이 났지만 최근엔 아내의 임신을 계기로 가정의 소중함과 행복을 새삼 실감하기도 했다. 비로소 즐겁게 살아갈 수 있게 되었을 시점, 과거 연인의 아이가 자신 앞에 나타나는 당황스러운 상황을 겪게 됐다. 소원에게 닥친 위기의 내막엔 신모가 있었다. 과거 결혼까지 약속한 연인이 갑작스럽게 미국으로 떠나게 되었고 다른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편지를 받고 이별의 상처는 물론 배신감에 힘든 생활을 이어왔던 터. 그 연인이 별 볼일 없는 스펙에 가진 게 없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못마땅하게 여겨 “내 아들과 헤어져라”는 신모의 협박 아닌 협박에 소원을 떠나게 되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는 차마 상상하지도 못했다. 모든 걸 알게 된 소원은 한결의 등장과 함께 알 수 없는 전화를 받으며 불안함 속에 혼란스러워했던 지금의 상황이 모두 아버지 때문이라는 진실에 충격을 받았다. 평생을 여동생 루리(최수영 분)보다 자신에 대한 헌신적인 사랑을 쏟아 부어줬던 아버지였던 탓에 충격은 배가 됐다. 자신을 위해 한 일이었겠지만 결국 지금의 자신을 발목 잡는 형국이 된 것. 신모의 이해하기 힘든 악행은 보는 시청자들에게까지 안타까움을 자아내며 ‘김갑수 수난시대 2막’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신모 역시 본인이 한 행동의 결과가 이렇게 돌아올 줄 몰랐다는 듯 머릿속이 하얘진 모습을 보였다. 소원이 외박했다는 소식에 그의 오피스텔로 찾아가게 된 신모는 그곳에서 한결과 함께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고 의아해했다. 아이의 정체를 궁금해 한 신모는 곧 “아버지 손녀입니다”라는 소원의 냉정한 눈빛과 목소리에 압도당했다. 과연 ‘아들바보’ 신모는 이 모든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게 될지, 이제 막 아내 영혜(김미숙 분)와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되찾고 루리의 취업까지 성사돼 제 구실을 하게 된 가정의 평화를 어떻게 지켜낼지 관심이 한층 집중되고 있다. MBC 주말드라마 ‘밥상 차리는 남자’는 오늘(2일) 저녁 8시 45분에 10회가 방송된다. 사진=‘밥상 차리는 남자’ 방송 캡처 연예팀 seoulen@seoul.co.kr
  • 혼자 또는 함께… ‘벽화마을’ 따라 걸어볼까

    혼자 또는 함께… ‘벽화마을’ 따라 걸어볼까

    가을. 걷기 좋은 계절이다. 한국관광공사가 10월에 걷기 좋은 길 9곳을 선정했다. 주제는 벽화따라 걷는 길이다. 한가위 황금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즐겁게 걸어도 좋고, 친구끼리, 혹은 혼자서 차분하게 걸어도 좋겠다. 자세한 정보는 홈페이지(www.koreatrail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1. 인천둘레길 11코스(인천 중구)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다. 그럴수록 우리는 연탄이나 산동네 등 희미해져가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된다. 인천둘레길 11코스는 ‘연탄길’이라 불린다. 이름만으로도 연탄이 가득 쌓인 골목길을 누비던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연탄길’은 사라져가는 풍경을 아직 붙잡고 있다. 재개발에 밀려 사라져가는 골목길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고 미로 같은 산동네 풍경이 아직도 남아있다. 코스는 도원역을 출발해 우각로문화마을~인천세무서~금창동주민센터~창영초등학교~배다리 헌책방거리~송현근린공원~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동인천역 순으로 돈다. 거리는 5.2㎞ 정도다.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032)433-2122. 2. 묵호 논골담길 1~3길 (강릉 동해시)묵호항에서 언덕 위 등대까지 다닥다닥 집들이 붙어있는 묵호등대마을은 전형적인 달동네다. 비록 집은 비좁지만 바다를 마당으로 삼은 덕에 조망이 시원하다. 마을 담벼락마다 그려진 벽화는 강렬한 리얼리티가 담겨 있다. 지역 화가들이 머구리, 어부 등 실제 주민들을 모델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다. 마을 구석구석을 따라 이어진 논골담1길~2길~3길~묵호등대 순으로 이어서 걸으면 좋다. 거리는 1㎞ 정도다. 동해시 문화관광과 (033)530-2232. 3. 바우길 5코스 바다 호숫길 (강원 강릉시)강릉 바우길 5구간 바다호숫길은 경포호와 4㎞에 걸쳐 이어지는 해송숲길의 청신함을 만끽할 수 있는 길이다. 여기에 커피향 그윽한 안목해변과 금강소나무 숲길이 함께 어우러진다. 최근 조성된 안목항 ‘버스 타는 그림골목’도 이 코스에 있다. 5코스의 북쪽 끝인 사천진항은 강릉 물회의 진원지이다. 식도락가들에게도 권할만하다. 사천해변공원을 출발해 경포인공폭포~경포대~허난설헌기념관~강문해변~송정해변쉼터~강릉항(죽도봉)~솔바람다리~남항진 순으로 돌아본다. 거리는 16㎞. 강릉시 관광과 (033)640-5126. 4. 마비정 누리길 1~3코스(대구 달성군)마비정누리길은 마비정벽화마을을 기점으로 삼필봉, 가창 정대리, 화원자연휴양림을 각각 종점으로 하는 3개의 코스로 나뉜다. 말(馬)과 관련된 아련한 전설이 있는 마비정누리길의 중심은 마비정벽화마을이다. 마을 전체가 1960~70년대의 농촌의 풍경과 시대분위기를 토담과 벽담을 활용해 표현했다. 마을 안쪽의 사랑나무에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한다. 1코스(마비정벽화마을~삼필봉)는 1.5㎞, 2코스(마비정벽화마을~가창 정대리) 5.5㎞, 3코스(마비정벽화마을 ~ 화원자연휴양림) 1.4㎞다. 달성군청 관광과 (053)668-3913. 5. 대구 골목투어 4코스 삼덕 봉산 문화길(대구 중구)골목투어는 대구의 원도심이라 불리는 중구의 근대 문화유산을 찾아가는 골목길이다. 동네와 동네를 실핏줄처럼 이어주는 골목에서는 잊혀진 대구 역사,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도란도란 들려온다. 그 가운데 4코스 삼덕 봉산 문화길은 역사와 예술이 숨 쉬는 길이다. 요즘 한창 뉴스의 중심에 있는 김광석길 등을 두루 둘러볼 수 있다.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출발해 삼덕동문화거리~김광석길~봉산문화거리~대구향교~건들바위 순이다. 거리는 약 5㎞. 대구 중구 관광개발과 (053)661-2624. 6. 느린꼬부랑길 1코스 옛이야기길(충남 예산군)느린꼬부랑길은 슬로시티로 지정된 대흥마을 곳곳을 누비는 길이다. 교과서에 실린 ‘의좋은 형제’ 이야기가 이 마을에서 유래했다. 느린꼬부랑길 1코스 옛이야기길은 의좋은 형제 공원에서 시작해 되돌아오는 코스다. 소소한 시골마을 풍경과 봉수산 중턱에 자리한 봉수산자연휴양림에서 바라보는 예당저수지 풍경, 동헌 앞에 자리한 의좋은 형제 이야기 등 슬로시티 대흥의 다양함을 만나게 된다. 예당저수지의 물결처럼 한적한 마을에는 벽화가 소박하게 그려져 있어 옛 풍경을 더해준다. 코스는 방문자센터~관록재들~봉수산자연휴양림~애기폭포~대흥동헌~방문자센터다. 거리는 5.1㎞. 대흥슬로시티 방문자센터 (041)331-3727. 7.도란도란 시나브로길 1코스(전북 전주시) 도란도란 시나브로길은 전주 한옥마을 남쪽에 있는 전주한벽문화관을 출발해 남고산성 너머 원당마을로 내려섰다가 전주천 둑길을 따라 다시 한옥마을(전주향교)로 돌아오는 원점회귀형 걷기길이다. 골목마다 재미있는 벽화들이 숨어 있는 옥류마을, 자만마을 등이 이 길의 절정이다. 특히 자만벽화마을은 글로벌한 스토리들이 벽화로 그려져 골목마다 명화 전시장을 방불케한다. 5년 전 어떤 화가가 남은 페인트를 재활용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지금은 40호 이상의 집 담벼락과 대문이 갤러리로 변했다. 코스는 한옥마을(전통문화관)~남천교~산성벽화마을~관성묘~분기점~천경대~만경대~억경대~분기점~원당마을~전주천~천주교성지~전주자연생태박물관~한벽당~자만마을~오목대~향교다. 거리는 12㎞다. 전주 문화관광 콜센터 (063)222-1000. 8. 양림동 둘레길(광주 남구)광주 양림동 둘레길은 경주 ‘황리단길’과 함께 요즘 뜨고 있는 도심 골목이다. 근대역사문화마을로도 유명한 양림동은 골목마다 아기자기한 벽화로 수를 놓았다. 심지어 PC방 벽에도 근사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19세기 초 이곳에 자리 잡은 미국 선교사들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남겨져 있으며, 광주에서 가장 오래된 서양식 건축물인 우일선 선교사 사택은 그 중 백미다. 또 구한말에 지어진 고래등같은 한옥과 소박한 민가, 모던한 문화 공간이 걷기 여행자를 유혹한다. 코스는 양림동 커뮤니티 센터~광주 정공엄지려와 충견상~이장우 가옥~최승효 가옥~뒹굴동굴~양림파출소~양파정~통기타거리~사직공원산책로~충현원~다형 김현승 시비~선교사묘원~우일선 선교사 사택~피터슨 선교사 사택~호랑가시나무~커티스 메모리얼홀~3.1만세운동 기념동상~수피아홀~윈스브로우홀~푸른길~정율성 거리~정율성 생가~3.1만세운동 발상지~오웬 기념각~어비슨 기념관이다. 거리는 4.5㎞. 광주 남구청 문화관광과 (062)607-2331. 9. 우수영 강강술래길(전남 해남군)우수영강강술래길은 임진왜란 당시 해전사에 영원히 남을 대승을 거둔 명량대첩의 현장인 울돌목과 조선 수군의 본영이었던 전라우수영을 잇는 길이다. 걸음마다 충무공과 조선 수군 그리고 민초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특히 우수영마을은 골목마다 벽화, 조형작품, 작은 갤러리 등이 있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코스는 울돌목물살체험장~울돌목해안데크~전라우수영~강강수월래전수관~우수영유스호스텔~청룡산쉼터정자~충무사연리지~충무사~우수영해안데크~우수영항~법정스님생가~방죽샘~명량대첩비~우수영5일장~망해루다. 거리는 7.3㎞. 해남군 관광안내 (061)532-1330.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모피의 불편한 진실…생후 7개월 북극여우 형제의 비극

    모피의 불편한 진실…생후 7개월 북극여우 형제의 비극

    모피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담은 영상이 유튜브를 통해 공개돼 큰 충격을 주고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국제동물보호단체 '애니멀 디펜더스 인터내셔널'(Animal Defenders International·ADI)은 폴란드의 한 모피 사육농장에서 몰래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을 공개했다. 약 1년에 걸쳐 촬영된 이 영상은 마치 한편의 비극적인 영화를 연상시킬 만큼 끔찍한 내용을 담고있다. 영상에는 작은 철장 안에 사는 여우 가족의 삶이 담겨있다. 먼저 좁은 철장 안에서 추운 겨울을 보낸 어미 여우가 봄이들어 새끼 3마리를 낳는다. 걸음마도 못떼는 귀여운 새끼들은 어미의 보호 속에 무럭무럭 자라지만 이들에게는 가혹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다. 겨울이 되자 털이 가득오른 어린 여우 2마리는 농장주의 손에 강제로 끌려나와 전기로 무참히 죽음을 맞는다. 태어난 지 불과 7개월도 안된 나이. 다행인지 불행인지 나머지 한 마리는 핏줄의 죽음을 철장 안에서 불안하고 슬픈 눈으로 지켜본다. 운좋게 살아남은 이유는 내년에 새끼를 낳아야 하기 때문이다. 어린 여우들의 시선으로 담담히 촬영된 이 영상은 모피 생산과 동물학대를 반대하는 분명한 뜻이 담겨있다. ADI 측은 "매년 모피 농장에서 1억 1000만 마리의 동물이 희생당한다"면서 "한벌의 모피코트를 만들기 위해 35마리의 여우가 죽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신이 모피를 사는 것은 잔인함을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핀란드 동물 보호단체 '동물에 대한 권리'(Oikeutta eläimille) 측도 핀란드 지역 농장에서 사육되는 북극여우의 실태를 영상으로 고발한 바 있다. 이 영상에는 좁은 철장에서 사육 중인 극도의 비만 상태인 북극여우의 모습이 담겼다. 단체 측에 따르면 야생 암컷 여우들의 체중이 약 3.5㎏인데 반해 이들 여우의 경우 19㎏을 훌쩍 넘었다. 물론 이는 농장주들이 모피의 양을 늘리기 위해 일부로 고지방이 함유된 음식물을 먹여 여우의 몸집을 키운 것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문성근 합성사진’ 유포한 국정원 ID, 배우 문근영에도 “빨갱이 핏줄”

    ‘문성근 합성사진’ 유포한 국정원 ID, 배우 문근영에도 “빨갱이 핏줄”

    이명박 정부 시절에 배우 문성근씨(64)와 김여진씨(45)의 나체 합성사진을 만들어 인터넷에 유포한 국가정보원 심리전단의 인터넷 아이디(tonk****)가 연예인, 언론, 사법부, 시민단체, 노동조합 등을 비방하는 글과 사진까지 무차별적으로 인터넷에 올렸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특히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에 오르지 않은 배우 문근영씨(31)에게도 ‘빨갱이 이미지’를 덧씌워 비방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경향신문은 해당 아이디가 2009~2011년 게시됐던 글들을 최근 전부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에 나서고 있다면서 이와 같이 보도했다. 검찰은 전날 이 작업을 했던 국정원 직원 2명에 대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상 명예훼손과 국정원법상 정치관여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2010년 9월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한 보수 성향 카페에 해당 아이디 명의로 “대한민국 신흥 종교 ‘노슬람교’”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노슬람교’는 일부 보수층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슬람교’를 합쳐 비아냥댈 때 쓰던 단어다. 해당 아이디는 ‘좌빨혐오’ ‘Leftzombie Hunter’(‘좌파좀비 사냥꾼’이란 뜻) ‘Mossad’(이스라엘 비밀정보기관) 등으로 닉네임을 바꾸면서 글을 올렸다. 이 닉네임이 올린 글에서 노 전 대통령은 “뇌물현”으로, 봉하마을 자택은 “봉하 아방궁”으로 적혀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사망을 비하하는 표현도 등장한다.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문화·연예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권해효·김미화·김규리·김제동·명계남·문성근·윤도현씨와 고 신해철씨는 노 전 대통령 “홍보 대사”라고 했다. 이들은 같은 카페에 올린 다른 글에서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연쇄 살인범인 유영철, 강호순, 조두순에 빗대거나 사법부를 “빨법부”(‘빨갱이’와 ‘사법부’를 합친 말)라고 칭했다. 정부에 비판적인 연예인들을 비하할 때는 ‘종북’을 단골 소재로 삼았다. 2010년 7월21일 ‘참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커플’이란 글에는 방송인 김제동씨(43)와 이정희 당시 민주노동당 대표(48)가 함께 등장한 언론기사 사진을 올린 뒤 “좌빨 년놈”이라는 말을 썼다. 블랙리스트 82명에 오르지 않은 문근영씨도 “빨치산 손녀” “빨갱이 핏줄” 등의 공격을 당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이 글들은 지난 19일 오후까지 게시돼 있다가 20일 오후 현재 모두 삭제된 상태다. 증거인멸이 의심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월드컵 본선 진출 이끈 ‘맏형’ 이동국…두 차례 결정적인 슈팅

    월드컵 본선 진출 이끈 ‘맏형’ 이동국…두 차례 결정적인 슈팅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본선 진출을 확정지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 예선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이날 후반에 투입된 ‘맏형’ 이동국은 두 차례 결정적인 슈팅으로 우즈베키스탄의 골문을 노리면서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이동국은 6일 새벽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의 분요드코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10차전 원정경기에서 후반 33분 이근호(강원)와 교체돼 그라운드에 들어섰다. 0-0 상황에서 이동국에서 주어진 시간은 10여 분 남짓이었다. 지지부진하던 전반 흐름을 후반 들어 다소 반전시킨 신태용 호(號)가 결정적인 한 방을 위해 꺼낸 교체 카드였다. 투입 후 우즈베크 진영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이동국은 후반 40분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다. 골대 앞에서 위치를 선점한 이동국은 김민우(수원)가 정확히 올려준 크로스를 헤딩으로 땅에 꽂아넣어 바운스를 통한 골을 시도했지만 우즈베크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후반 44분에는 페널티 지역 중앙을 파고들어 결정적인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골키퍼에 막히고 말았다. 비록 득점에는 실패했으나 짧은 시간 위력적인 슈팅을 두 차례나 만들어냈다. 아쉽게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지만, 후반 분위기를 완전히 우리 쪽으로 가져오는 데에는 크게 성공했다. 이동국은 이번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9·10차전을 앞두고 소집된 신태용 호(號) 1기 가운데 가장 주목을 받은 선수였다. 38살이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최근 K리그에서 보여준 녹슬지 않은 경기력을 바탕으로 3년 만에 대표팀에 승선한 이동국을 향한 기대도 컸다. 신태용 감독은 이동국을 단순히 ‘군기반장’ 역할로 뽑지 않았음을 분명히 했으나 실제로 소집 이후 이동국은 대표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전 무승부로 침체된 대표팀의 분위기를 빠르게 ‘우즈베크전 준비 모드’로 전환하는 데에도 앞장섰다. 특히 이동국은 대표팀 내에서 대표적인 ‘우즈베크 킬러’였다. A매치에 104경기 출전해 33골을 넣은 이동국은 그 가운데 4골을 우즈베키스탄 골망에서 만들어냈다. 지난 2012년 2월 전주에서 열린 친선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4-2 승리를 이끌었고, 같은 해 9월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한 골을 넣었다. 2005년 3월에는 독일 월드컵 최종예선에서도 1골을 넣어 2-1 승리를 견인했다. 지난 이란전에서는 후반 43분 교체 투입돼 6분만을 뛰는 데 그치면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한 이동국이지만 이번 경기의 짧은 활약은 이동국 카드를 좀 더 일찍 꺼내 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기게 됐다. 이동국은 경기 후 러시아월드컵 본선 무대에 관한 질문에 “내게 내년은 아직 먼 시간”이라며 “먼저 소속팀에서 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훈련 기간 내내 왼눈의 핏줄이 터져있었는데, 이에 관해선 “스트레스를 안 받는 성격인데, 나도 모르게 예민했던 것 같다”라며 웃음 지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中이 품고 있는 평범한 삶의 현장 ‘낯선 인문여행기’

    中이 품고 있는 평범한 삶의 현장 ‘낯선 인문여행기’

    나는 내 나라가 낯설다/쉬즈위안 지음/김태성 옮김/이봄/440쪽/1만 7500원여행을 통해 사고의 틀이 바뀌는 경우가 종종 있다. 매우 드물지만 체 게바라처럼 평범한 젊은이에서 혁명가로 변신하는 경우도 있다. 변화의 폭이 크든 작든 인식의 변화를 이끈 모티브는 여행이다. 새 책 ‘나는 내 나라가 낯설다’ 역시 비슷하다. 자신의 모국을 돌아보겠다는 생각으로 여행에 나선 저자는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상황과 맞닥뜨리면서 중국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세계를 만들어 간다. 책은 그러니까 여행기란 외투에 인문학적 성찰이란 몸뚱이가 담긴 인문학적 여행기다. 저자가 표현했듯 책은 “잡탕”이다. 여행과 인물, 평론 등이 한데 섞여 있다. 하지만 주제는 선명하다. 현재 중국이 안고 있는 심각한 단절감이다. 중국인들은 습관적으로 중국 역사의 유구한 연속성을 과시하지만 주변에는 새로운 것투성이다. 100년이 넘은 건축물은 찾기 어렵고 사람들은 20년 전의 일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 사방에 정감이 넘치지만 새길 만한 사랑은 없고, 계산에 능하지만 멀리 보는 안목은 없다. 그러니 자신의 모국이면서도 어딘가 낯선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한 귀결이다. 저자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중국과 대만을 아우르는 여행을 떠난다. 그가 방문한 도시들은 대부분 우리에게 낯선 곳들이다. 상하이, 베이징 정도가 그나마 익숙한 축에 속한다. 이들 대도시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엄혹하다. 상하이의 경우 “천박한 물질적 요구가 인간의 깊이 있는 삶의 의미를 대체하고 있는 곳”이다. 도시는 정치적 색채로 가득 찼고, 존경할 만한 언론은 하나도 없다. 베이징 등 다른 지역 역시 표현은 달라도 이런 정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저자는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기념비적인 유적지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대신 그곳에 깃들어 사는 사람들과 실제 삶의 현장을 관찰했다. 그 여정에서 저자는 쇠락한 도시 빈민굴 노동자, 문화대혁명 당시 지식청년이었던 농촌 부녀자, 갱도에서 평생 살았던 늙은 광산 노동자 등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을 만난다.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소환되는 것은 단순한 과거의 역사가 아니다. 핏줄로, 기억으로 연결된 그 시절의 역사가 후대에 어떤 족적을 드리우고 있는가를 지켜보는 것이다. 저자는 이들을 ‘일상 속의 영웅’ 따위로 미화하지 않는다. 평온해 보이는 이들의 내면에 쌓여 있는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통해 중국이 품고 있는 수많은 ‘얼굴’들을 면밀히 들여다본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금요 포커스] 길 열리는 새만금, 그 이후에는/송하진 전북도지사

    [금요 포커스] 길 열리는 새만금, 그 이후에는/송하진 전북도지사

    지난달 26일 새만금 남북도로가 착공됐다. 남북도로 공사 구간은 12km, 약 30리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길이 내 눈엔 우리 국토와 서해를 잇는 미래의 길처럼 느껴졌다. 공사 시작을 알리는 축포에 가슴이 크게 뛰었다. 남북도로는 새만금 산업단지와 국제협력용지, 관광레저용지로 진입하는 도로다. 이미 조성 중인 동서도로와는 새만금 중심에서 교차한다. 광활한 새만금을 가로지르는 대동맥인 셈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생겨갈 내부도로망은 물자와 사람을 새만금 곳곳으로 실어 나르는 실핏줄 역할을 할 것이다. 길은 필연적으로 문명을 잉태한다. 새만금을 가로지르는 길들, 이 거대한 대동맥과 촘촘한 실핏줄 위로 도민의 삶을 살찌울 문화와 산업들이 속속 채워지리라. 내부 개발을 기다려 온 30년의 세월이 이제는 정말 체감 가능한 성과로 드러날 것이라는 기대가 솟는다.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은 기대를 더욱 키운다. 대통령은 도민들에게 새만금을 동북아 경제 허브이자 환황해 경제권의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공공주도 매립, 국제공항과 신항만 등 물류교통망 조기 구축 등 도민과의 약속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의 100대 국정과제에 명시되기까지 했다. 정부의 의지는 어느 때보다도 강하다. 우리도 정부와 함께 뛸 채비를 마쳤다. 이미 우리 도는 새만금의 가치를 키울 농생명, 해양관광, 금융, 국제비즈니스 산업의 청사진을 그려 왔다. 정부의 약속대로 공공이 용지 매립을 주도하고 육해공을 잇는 물류 교통망이 정비되면 새만금은 중국을 포함해 15억 동북아시아 시장으로 나아가는 가장 빠르고 넓은 길로 발전할 것이다. 중국의 서진(西進)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바닷길인 ‘일로’에 동승하는 해상 무역로로서 새만금의 기능도 기대된다. 북한으로 인해 사실상 ‘일대’로의 진입이 불가한 우리 실정에서 환황해의 중심에 놓여 있는 새만금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 경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로 들어서는 전환기에 놓여 있다. 제조업과 첨단산업이 혼재한 시기이기에 새만금의 매력은 더욱 커진다. 새만금은 빈 도화지나 다름없다. 어떤 산업이든 가능하고 어떤 일자리든 창출할 수 있다. 도로와 신공항, 항만 등 기반시설과 그 위에 피어날 각종 산업과 첨단 ICT, 농생명산업 등, 건설업에서부터 첨단제조업에 이르기까지 새만금은 업종을 불문한 다양한 일자리의 산실이 될 수 있다. 새만금은 제1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의 핵심 공간이 될 만한 잠재력을 충분히 갖췄다. 그러나 이 모든 기대는 여전히 상상에 불과하다. 현실로 만드는 과정은 지난하다. 지난 30년 동안 수없이 겪어온 일이다. 그렇기에 환상에 흔들리지 않고 어려움에 넘어지지 않을 자신도 있다. 전북에 온 기회를 이번만큼은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도 커진다. 새로운 길 위에서 연암 박지원을 떠올렸다. 연암은 조선이 가난한 이유를 ‘수레’에서 찾았다. 그는 ‘나라가 가난한 것은 수레가 다니지 못한 까닭이다. 그럼에도 사대부들은 수레를 만드는 기술이나 움직이는 방법에 대해서 연구하지 않는다’고 한탄했다. 연암의 일갈에서 새만금을 누빌 수레는 과연 어떠해야 할지를 생각한다. 수레의 존재 이유는 원활한 이동과 교류에 있다. 그렇다면 새만금에 필요한 수레란, 사람과 돈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공공 투자를 확대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정비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즉, 새만금의 길이 금빛 미래의 길이 되려면, 길을 내는 일뿐 아니라 ‘투자와 규제완화’라는 탄탄한 두 바퀴를 갖춘 수레를 만드는 데에도 노력해야 한다는 얘기다. 길과 수레를 함께 만드는 일이야말로 늦춰진 새만금의 내부개발을 앞당길 수 있는 첩경이기도 하다. 30년 동안 닫혔던 새만금의 길이 열리고 있다. 모두들 속도를 이야기한다. 속도를 제대로 내려면 길과 다닐 수레의 규격부터 꼼꼼히 챙겨야 한다. 새만금을 향한 정부의 의지가 ‘길’뿐만이 아니라 ‘수레’에까지 고루 이를 수 있도록 우리 모두가 끝없는 관심과 노력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 [이은미의 뮤지엄 천국] 독일 박물관의 나치 부역 반성

    [이은미의 뮤지엄 천국] 독일 박물관의 나치 부역 반성

    ‘독일의 피렌체’라고도 불리는 드레스덴 도심은 여름이면 관광객들로 늘 붐빈다. 드레스덴의 독일 위생박물관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아시아와 유럽 박물관 협의체인 아세무스 교류 프로그램의 일환이었다. 약간은 생소한 ‘위생’이라는 이름의 박물관이지만, ‘인간’에 대해 다루고 있는 수준 높은 과학박물관 같은 인상이다. 어린이와 함께 온 가족, 단체로 관람 온 청소년들이 진지하게 또는 즐겁게 전시를 관람하고 체험하는 모습으로 박물관은 활기가 넘쳤다.널찍하고 쾌적한 공간에 펼쳐진 상설 전시의 주제는 ‘인간 모험’. 하나의 세포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과 죽음, 식생활, 성별, 인간의 뇌와 사고 능력, 동작과 움직임 등에 관한 전시를 보여 주고 있다. 오감을 주제로 한 어린이박물관도 갖추고 있다. 박물관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전시실은 ‘유리 인간’으로, 박물관의 역사를 보여 준다. 위생박물관은 1911년 질병 예방과 건강 교육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전시실의 중앙에는 ‘유리 인간’, 즉 뼈의 골격, 핏줄, 배 속의 장기 등 인체 내부가 투명하게 보이는 인간 모형이 하늘을 향해 두 팔을 벌린 채 서 있다. 1930년 설치된 ‘유리 인간’은 당시 의학의 진보와 더불어 질병 퇴치의 낙관론을 보여 주었던 박물관의 상징물이다. 박물관의 역사를 관람하던 중 뜻밖의 내용을 발견했다. 1933년부터 1945년까지 이 박물관이 나치 이데올로기에 봉사했다는 것이다. 우생학은 나치 인종차별 이데올로기의 핵심이었고, 이 기간에 박물관은 무조건 나치 우생학의 프로파간다 역할을 수행했다는 사실을 구체적이고도 담담하게 적시하고 있었다. 박물관 내부의 토론을 거쳐 어두운 역사이지만 전시하기로 했다는 것이 박물관 교육부장 루프레히트 박사의 설명이었다. 2006년에는 나치 인종 정책의 잔혹성을 보여 주는 ‘치명적 의학: 지배자 민족의 탄생’이라는 특별전을 개최했다. 특별전은 ‘유리 인간’ 전시로 시작, 인종 차별의 기초가 된 사이비과학, 아리아 인종의 순수성을 달성한다는 명목으로 진행된 우생학 프로그램, 강제적인 불임 조치와 결국 유대인 대학살이라는 홀로코스트로 치닫는 나치 건강 정책의 역사를 적나라하게 보여 주었다. 이 특별전은 실은 미국 홀로코스트박물관에서 기획한 전시다. 애초에 이 전시의 해외 순회전을 망설이던 홀로코스트박물관 측은 “위생박물관은 여기서 학살이 이루어졌다는 의미의 범죄 기관은 아니지만, 사람들이 이러한 생각을 하게끔 도왔다”는 클라우스 포겔 관장의 유치 의지, 그리고 당시 ‘신나치당’으로 불리는 극우 정당인 독일민족민주당(NPD)의 급부상이라는 우려되는 정치적 상황에서 해외 첫 순회 전시를 결정했다고 한다. 독일 위생박물관은 이 같은 반성을 통해 나치 부역 박물관이라는 오명을 넘어서 현재는 ‘인간’에 관한 박물관이자 과학, 문화와 사회에 관한 열려 있는 토론의 장을 표명하면서 독일에서 가장 혁신적인 활동을 하는 박물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박물관 연구를 위해 교토의 한 대학에 1년 반 동안 머물면서 둘러봤던 일본의 박물관에서 일본이 행한 전쟁과 가해의 역사에 관한 국립박물관 전시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 일본 히로시마평화기념관에서는 핵무기가 초래한 참상과 평화의 중요성에 관해 절절하게 전시하고 있지만, 한편 원자폭탄 투하라는 비극을 초래한 원인에 관해서는 함구하고 있었다. 피해의 역사보다 가해의 역사를 전시하는 것은 더 어렵고도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 [김유민의 노견일기] 커져버린 심장...큰사랑을 주고 간 해피

    [김유민의 노견일기] 커져버린 심장...큰사랑을 주고 간 해피

    대전의 어느 가정집에서 입양한 해피는 택배박스로 보내졌어요. 2001년 6월 4일 아빠가 터미널에서 받아왔는데 그 과정이 중학생인 제게는 충격적이었습니다. 살아 있는 생명을 상자에 담아 보내왔거든요. 그 더운 여름날, 같이 온 사람도 없이 버스 밑 짐칸에 갇혀 온 작은 생명이 참 위태롭고, 그렇게 보낸 주인집이 원망스러웠습니다.먼 길을 상자 안에 갇혀 오느라 헥헥거리는 해피에게 엄마는 차가운 우유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신발장 앞에 거의 죽어 있는 듯 누워있었어요. 새벽에 해피를 안고 동물병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다행히 응급조치로 해피는 살 수 있었고, 거의 10년간 아픈 데 없이 잘 지내주었어요. 그런데 정확히 1년 뒤 마른 기침이 시작됐어요. 늙어서 입이 건조하겠거니 생각했는데 심장에 문제가 있던 것이었어요. 그 해 겨울에 추울까봐 이동가방 안에 넣고 두꺼운 잠바로 덮어 함께 외출을 했는데, 다음날부터 기침이 심해졌어요. 그저 감기이겠거니 했는데 심장이 커지고 있었던 모양이에요. 보통 개들보다 3배 이상까지 커진 심장 때문에 갈비뼈도 같이 넓어지고 있었고, 심장약을 먹였지만 상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심장 박동이 비정상적으로 빨라지니 해피는 고통스러워했어요. 갈비뼈와 심장이 닿으니 숨쉬는 것조차 힘들어진 해피는 그 좋아하는 산책을 할 수도 없고, 털썩 주저 앉아버렸습니다. 핏줄이 보일 정도로 심하게 차오른 복수를 약물로 빼내기 시작하면서는 소변 실수도 잦아졌지요. 웬일인지 복수가 차지 않던 날 약을 먹이고 잠이 들었는데 매일 아침이면 제 방으로 오던 녀석이 그날따라 오지 않았어요. 일어나서 해피를 찾았더니 동생방 바닥에 옷을 깔고 누워있었습니다. 불러도 쳐다만 보고 오지 않고, 그렇게 좋아라하는 사과를 먹고 있어도 오지 않았어요. 사각거리는 소리만 나도 벌떡 일어나 오던 아이였는데 말이죠. 마침 약이 떨어져 동물병원에 가려고 하던 참이었는데, 밀린 목욕도 해주려고 했는데, 축 쳐진 해피에게 “약 짓고 와서 씻겨줄게”라고 했는데 그게 마지막 모습일 줄 몰랐습니다. 알았다면 병원에 간다고 집을 나서지 않았을 텐데. 밖에서 해피가 갔다는 아빠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거실에서 묽은 변을 보고 비틀거리며 문 앞에 나가 숨을 쉬지 않았다고, 그게 우리 해피의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자고 있는 모습으로 간 해피를 보며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어요.아픈 해피 옆을 최선을 다해 지켜 후회는 없어요. 해피의 수술, 약물치료 비용 모두 좋지 않은 집안 사정에 부담이 됐지만, 해피를 위해 할 수 있는 치료는 하고 싶었어요. 더 잘해 줄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은 있지만요. 해피가 떠난 그 자리엔 허전함이 가득해요. 밥그릇 있던 그 자리가 유독 쓸쓸합니다. 주변에 아무도 없다고 느껴질 때, 스스로 초라하다고 생각될 때, 한결같이 저를 바라봐주고 반겨준 가족이거든요. 크고 까만 눈망울과 나눈 수많은 교감을 통해 사랑을 배웠습니다. 이렇게 배운 사랑을 꼭 베풀며 살아가고 싶어요. 해피야, 언니 없이 무지개다리 잘 건넜지? 부디 그 곳에선 아프지 마. 언니가 정말 많이 사랑해. 7월 3일. 햇수로 16년 동안 함께한 믹스말티즈 해피를 보내며. -해피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복실이누나 씀.여러분에게 늙은 반려동물과 함께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요? 오랜 시간 동물과 함께 했던, 또는 하고 있는 반려인들의 사진과 사연을 기다립니다. 소중한 이야기들은 y_mint@naver.com로 보내주세요.
  • 미스터선샤인 김태리, “두유 팔다가 캐스팅됐다”

    미스터선샤인 김태리, “두유 팔다가 캐스팅됐다”

    김태리 과거 캐스팅 비화가 재조명됐다. 6일 드라마제작사 화앤담픽쳐스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김태리 합류 소식을 알렸다. 김태리는 조선의 정신적 지주인 고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애신, 애기씨 역을 맡아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으로 결정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은 1900년대를 배경으로,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았으나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의병들의 이야기를 그려낼, 휴먼멜로드라마다. 한편 과거 한 방송에서 김태리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혜성 같은 신인’이란 이미지는 내 본모습이 아니다”라며 패스트푸드점부터 편의점, 카페에 이르기까지 대학 시절 겪었던 장르 불문 아르바이트기를 털어놨다. 또 “마트에서 두유를 팔다가 카페에 캐스팅이 됐다”며 과거의 에피소드를 해맑게 공개하기도 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김태리, 20살 연상 이병헌과 ‘미스터 션샤인’ 호흡..어떤 내용?

    김태리, 20살 연상 이병헌과 ‘미스터 션샤인’ 호흡..어떤 내용?

    김태리가 이병헌과 드라마로 만난다. 배우 김태리가 최근 김은숙 작가의 차기작 ‘미스터 션샤인’ 주인공으로 발탁됐다. 김은숙 작가의 ‘미스터 션샤인’은 1900년대를 배경으로,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았으나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의병들의 이야기를 그려낼 휴먼멜로드라마다. 대한민국 최고의 작가 김은숙 작가와 화려한 영상미를 자랑하는 이응복 감독이 ‘태양의 후예’, ‘도깨비’에 이어 3번째 호흡을 맞춘다. 남자 주인공으로 이병헌이 확정되면서 화제를 모았던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병헌과 호흡을 맞출 여자 주인공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졌던 가운데, 배우 김태리가 확정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김태리는 조선의 정신적 지주인 고씨 가문의 마지막 핏줄인 애신, 애기씨 역을 맡아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무엇보다 박찬욱 감독의 영화 ‘아가씨’에서 열연을 펼치며, 큰 주목을 받았던 김태리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첫 안방극장 도전에 나서는 상황. 매 작품마다 매력적인 남녀 주인공을 탄생시키며, 신드롬을 만들어냈던 김은숙 작가가 이번엔 또 어떤 매력을 지닌 여자주인공으로 대한민국을 물들이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화앤담픽쳐스 윤하림 대표는 “영화 ‘아가씨’에서 김태리의 연기를 인상 깊게 봤다. 그래서 호기심이 생겼다. 김은숙 작가 또한 김태리를 여자 주인공으로 결정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며 “특히 우연히 이병헌과 김태리의 투샷 사진을 접했는데 너무 괜찮은 그림이었다. 김태리가 영화 속에서 다 보여주지 못했던 매력을 이 작품을 통해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스터 션샤인’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99주년을 맞는 2018년 상반기 방송될 예정이다. 사진 = 서울신문DB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소형 SUV ‘한 지붕 싸움’… 수입 SUV ‘자존심 싸움’

    소형 SUV ‘한 지붕 싸움’… 수입 SUV ‘자존심 싸움’

    하반기 들어 자동차 업체들이 앞다퉈 신차를 쏟아 내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화두는 단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전 세계적으로 SUV 시장이 지난 6년간 10배정도 규모가 커지고 연평균 성장률이 40%를 웃도는 등 폭발적인 확장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소형부터 중대형까지 SUV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생활 패턴이 레저를 중시하는 쪽으로 변하고 실용성을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SUV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며 “세단 못지않게 모델이 세분화되면서 부문별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하반기 현대차와 기아차의 한 지붕 집안싸움은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코나와 스토닉을 앞세워 소형 SUV 시장에서 격돌한다. 이전까지 소형 SUV 시장은 쌍용자동차의 티볼리와 르노삼성자동차의 QM3가 주도한 가운데 현대차는 지난달 13일 첫 소형 SUV인 코나를 출시했다. 기아차도 이달 스토닉을 선보이면서 업계 지각변동을 기대 중이다.코나와 스토닉은 한 핏줄이긴 해도 특징은 뚜렷하게 구분된다. 코나는 스토닉에 비해 엔진 성능과 크기 등에서 앞선다. 아이스하키 선수의 보호장비를 연상시키는 범퍼와 상하단으로 분리된 컴포지트 램프 등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승부한다. 한편 스토닉은 국내 시판 중인 디젤 SUV 중 유일하게 1900만원 내외의 합리적인 가격으로 무장했다. 2060만원부터 시작하는 티볼리 디젤보다 싸다. 동력 성능은 티볼리보다 높고 연비는 비슷한 수준이다.고성능 중형 세단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제네시스G70과 기아차의 스팅어가 격돌한다. 지난달 판매가 본격화된 스팅어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속도를 올리는 데 단 4.9초밖에 걸리지 않아 가장 빠른 국산차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현대차는 오는 9월 제네시스의 첫 독자 모델인 제네시스G70을 선보인다.기존 EQ900와 G80이 에쿠스와 기존 현대차 제네시스를 변형했다면 제네시스G70은 제네시스라는 이름을 걸고 처음 자체 개발한 스포츠형 세단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존의 제네시스 브랜드에 젊고 역동적인 캐릭터로 승부한다”면서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아우디 등 독일 3사와 경쟁할 럭셔리 브랜드로 자리잡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중소형 시장에서는 현대차의 신형 벨로스터와 기아차의 프라이드가 각각 출시를 준비 중이다. 11월 출시 예정인 신형 벨로스터는 기존의 비대칭 3도어와 함께 특유의 감각적인 디자인도 유지한다. 지난해 가을 공개됐지만 스토닉으로 인해 출시가 연기된 신형 프라이드도 하반기 중 선보일 예정이다. 수입차 업계에서 역시 최대 격전지는 SUV다. 포문을 여는 것은 랜드로버의 올 뉴 디스커버리다. 이달 공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올 뉴 디스커버리는 성인 7명이 탑승할 수 있고, 3열에도 190㎝ 키의 성인이 탈 수 있는 공간을 지녔다. 스마트폰으로 좌석을 원격제어하는 기능이 탑재됐다. 올가을 선보이는 중형 SUV 레인지로버 벨라는 쿠페형 지붕라인 등으로 디자인의 역동성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레인지로버 최초로 상황에 따라 자동 조절되는 발광다이오드(LED) 헤드라이트도 채택했다. 벤츠와 BMW의 치열한 자존심 싸움도 볼거리다. 벤츠는 올 하반기에 총 5종의 신차를 쏟아 내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역시 SUV다. 뉴 GLA는 기존 GLA의 부분 변경 모델로 엔진 라인업을 확장하고 인테리어와 디자인, 편의시설을 업그레이드했다. 중형 SUV인 더 뉴 GLC 350 e 4매틱은 벤츠에서 최초로 선보이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SUV 모델이다. 스포츠카 수준의 성능이지만 최소의 연료를 소비하고 최소의 배기가스를 배출한다. 세단에서는 벤츠의 대표 모델 더 뉴 S클래스와 서울모터쇼에서 아시아 최초로 공개된 4인승 카브리올레 더 뉴 E클래스를 선보인다. BMW는 다음달 부분 변경한 4시리즈를 시작으로 하반기에 완전 변경 모델인 신형 X3와 GT를 출시한다. X3는 이전 모델에 비해 무게를 최대 55㎏까지 줄이고 새로운 디자인의 주간 주행등, 후면의 LED 라이트 등으로 역동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GT는 BMW그룹의 최신 엔진을 탑재했으며 머리 위 여유 공간을 넓혀 세단의 안락함에 쿠페의 아름다운 선을 더했다는 평이다.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볼보도 9월에 XC60의 완전 변경 모델을 출시해 수입차 중형 SUV 시장은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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