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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못말리는 이통사 눈치작전

    SK텔레콤, KT,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 최고경영자들은 지난 1일 최시중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앞에서 “당장 오늘부터 출혈마케팅을 자제하겠다.”고 말했다. 자정 결의 이후 이통시장은 어떻게 변했을까.한 이통사 대리점 사장은 8일 “번호이동 고객은 줄었지만 눈치작전은 더 치열해졌다.”고 말했다. 번호이동 고객당 22만~25만원에 이르던 보조금이 10만원대로 내려가면서 번호이동 건수는 줄었지만, 제한된 보조금을 누구에게 언제 어떤 단말기에 적용할지를 놓고 이통사들이 뜨거운 탐색전을 벌인다는 것이다.통계를 보면 눈치작전이 잘 드러난다. 지난 1일 SKT는 자정 결의가 무색할 정도로 많은 1만 8979명의 번호이동 고객을 끌어 모았다. KT와 LGT는 각각 9080명, 4536명에 그쳤다. 이튿날은 KT가 반격에 나섰다. 1만 2179명을 빼앗아 SKT(9190명)를 앞질렀다. 눈치를 살피던 LGT는 6일 1만 9695명의 번호이동고객을 모았다. SKT(1만 4626명)보다 많고, KT(2만 2503명)에 필적하는 수치였다. 다행히 덩치 큰 SKT가 첫날 이후 공격을 자제해 1~7일 동안 이뤄진 번호이동은 20만 8517명으로, 지난달 같은 기간 31만 5018명보다 줄었다. 하지만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이통사 관계자는 “회사별로 전략폰에만 보조금을 집중하며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지만 언제 다시 전방위적인 돈싸움으로 번질지 모른다.”고 말했다.눈치작전이 가열되자 방통위는 8일 이통3사 마케팅 총괄 임원을 불러 공정경쟁 및 시장질서 확립을 재촉구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몽골 가는 박근혜 속내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30일 5박6일 일정으로 몽골을 방문한다. 몽골 의회 산하기구인 몽·한 의원친선협회(협회장 에네비시 멍흐오치르)가 초청했다. 지난 5월 말 미국을 방문한 지 2개월 만이다. 잇따른 ‘박근혜 흔들기’를 피해 외유길에 오르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쏟아진다. ‘친박 책임론’을 일으킨 여권 쇄신안이 조만간 발표되는 데다 친이계 일각에선 ‘박근혜 대항마 영입설’이 나오는 시점이어서 박 전 대표의 행보가 더욱 관심을 끈다. 이를 의식한 듯 박 전 대표는 29일 싸이월드 미니홈피에서 “몽골은 세계적인 자원대국으로 우리와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에 있는 대표적인 나라다. 지정학적으로도 남북관계와 우리 민족의 미래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정갑윤·유기준·손범규 의원 등이 수행한다. 앞서 안상수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차기 대선후보군을 넓힌다는 측면에서 차기 총리로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방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친이계 일각에서 차기 총리로 박 전 대표에 필적할 대선후보군을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과 맞물려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서화사 거두 오세창 ‘근묵’ 완역 출간

    서화사 거두 오세창 ‘근묵’ 완역 출간

    한국 근대 서화사의 거두인 위창 오세창(1864~1953)의 ‘근묵(槿墨)’이 66년 만에 완역출간됐다. ‘근묵’은 고려말 정몽주, 길재부터 조선조 정도전, 성삼문, 이황을 비롯해 대한제국 말기 이도영에 이르기까지 1136명의 서간류와 시 등 소품을 모은 글씨첩으로 1943년 완성됐다. 1964년 위창의 유족에게서 ‘근묵’을 양도받아 소장해온 성균관대박물관(소장 조선미)은 29일 “34첩 첩장본의 원본 크기와 질감을 그대로 살려 촬영하고, 알아 보기 힘든 초서를 탈초(정자체로 쓰기)·번역해 전 5권으로 출간했다.”고 밝혔다. 박물관은 1981년과 1995년 두차례 영인본을 낸 적이 있으나 축소 판형에 일부만 출판하는 등 미흡한 점이 많았는데 이번에 전체 실물 크기의 영인본에 한글 번역과 해설을 충실히 덧붙여 서예 전공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34첩 첩장본 원본 크기·질감 그대로 살려” ‘근묵’은 서예와 전각에 능하고, 고서화 감식에도 탁월했던 위창이 수십년 간 모은 서체의 결과물이다. 이보다 30여년 앞서 나온 위창의 또 다른 필첩 ‘근역서휘’(서울대박물관)와 더불어 600년 서예사를 집대성한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위창은 민족 대표 33인의 한 사람으로 3·1운동에 앞장섰다가 투옥되는 등 독립운동가로 활약했고, 해방 이후에는 서울신문 사장을 지내기도 했다. ‘근묵’에 실린 묵적은 서체별로 행서가 595점, 초서가 468점으로 행초서가 대부분이다. 문장별로는 편지가 724점으로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는데, 격식과 제약이 없는 서간의 특성을 보여 주듯 글쓴이의 개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자유분방한 서체가 눈길을 끈다. 다만 이번 번역 과정에서 박은, 안평대군 등 고려와 조선 초기 몇몇 작가의 필적은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돼 주석을 따로 달았다고 하영휘 가회고문서연구소장이 밝혔다. 서간의 내용을 통해 당시 의식주와 생활상, 감상 등을 들여다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추사 김정희는 아내를 잃은 지인에게 쓴 편지에서 “아내는 하루라도 없어서는 안 되는 것으로 차군(대나무)과 같다. 나는 일찍이 이런 상황에 익숙해진 적이 있기 때문에 그 단맛과 쓴맛을 잘 안다.”면서 ‘삿갓을 쓰고 나막신을 신고 산색을 보고 강물 소리를 들으며 방랑하는 것이 제일’이라고 위로한다. 조선 개국 공신 정도전은 한 편지에서 “오랜 침상에 누워 날마다 고통에 신음하고 있어 다시 일어나 사람이 될 가망이 전혀 없다. 사는 것이 정말 괴롭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정조가 친척에게 보낸 편지에는 내원에서 재배한 담배가 맛이 좋다는 자랑이 포함돼 있어 당시 창덕궁 후원에서 담배를 재배했음을 짐작하게 한다. ●새달 29일까지 특별 전시회 서간 외에 사제 간, 선후배 간, 친구 간에 전별하면서 지은 시고(詩稿)와 서(序), 기(記), 발(跋) 등의 작품도 대부분 유일한 기록들인 경우가 많아 문학사적인 의미가 크다. 이밖에 시대에 따른 편지지의 변화와 피봉의 형식, 전각의 종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자료적 가치가 높다. 성균관대박물관은 이번 완역출간을 기념해 이날부터 7월29일까지 ‘근묵’ 원본과 영인본, 위창의 글씨 등을 모은 특별전시회를 연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글로벌 시대] 중국은 미국을 추월할까/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사무소장

    [글로벌 시대] 중국은 미국을 추월할까/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사무소장

    13세기 서양에서 가장 발달한 도시는 베네치아였다. 당시 베네치아 시민인 마르코 폴로에게도 중국(원나라)은 정치, 경제, 문화, 과학 등 모든 면에서 서양을 능가하는 경이적 선진대국이었다. 사실 5000년 인류역사에서 중국은 지난 200년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간 세계에서 가장 부강한 국가였다. 그러나 중국은 천하의 중심이라는 자부심으로 정체하다 근세에 이르러 서구열강과 일본의 도전에 밀려 쇠락의 길을 걸었다. 다행히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을 계기로 중국은 100년 만에 세계의 중심국가로 다시 급부상하고 있다. 이제 국제사회의 화두는 ‘앞으로 중국과 미국 가운데 누구의 국력이 강할까.’라는 질문이다. 중국이 급성장하고 있다고 하나 아직 개발도상국에 불과하다. 반면 미국은 거의 모든 면에서 중국을 압도하고 있다. 이러함에도 왜 우리는 중국과 미국을 비교할까. 그것은 중국의 장구한 역사와 문화, 13억의 거대 인구, 급속히 성장하는 국력과 국제 위상을 감안할 때 21세기를 주도할 국가로서 미국에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과 미국은 모두 광대한 국토를 보유하고 있으나 인구에 관한 한 미국은 중국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중국 인구가 13억을 넘어섰는 데 비해 미국은 3억에 불과하다. 중국의 경우 교육을 중시하는 유교전통과 정부의 과학기술우대정책에 따라 앞으로 미국에 필적할 우수한 인적 자산이 부쩍 늘어날 전망이다. 경제력에 있어서 중국은 미국에 비해 크게 뒤떨어진다. 2007년 미국의 평균 국민소득은 4만 5000달러로서 중국의 20배가 넘는다. 미국의 GDP는 13조달러인 데 비해 중국은 3조달러에 불과하다. 그러나 구매력평가지수(PPP)에 의한 중국의 GDP는 미국의 절반에 달하여 중국경제를 얕잡아 볼 수는 없다. 중국 경제의 강점은 폭발적인 성장 추세에 있다. 미국 경제가 성숙 단계라면 중국 경제는 초기개발 단계에 있다. 중국이 현재와 같은 고도성장을 지속할 경우, 일본의 경제규모를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고 수십년 내 미국마저 제치고 세계제일의 경제대국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대사회에서 성장의 핵심은 과학발전과 기술혁신에 달려 있다. 과학기술 발전의 척도로 기술 특허를 들 수 있다. 미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의 과학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서 특허권 증가율은 미국을 능가한다. 국방력에 있어서 미국은 재래전, 핵전, 미래 과학전에 모두 대비할 수 있는 세계 최고의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군사력을 증강시키고 있다 하나 국방비가 미국의 10분의1에 불과하다. 그러나 구매력 평가지수로 계산할 경우 중국의 국방비는 나타난 수치보다 훨씬 크다. 미국의 랜드연구소에 의하면 2015년 중국의 실질 국방비는 일본의 6배에 달할 전망이다. 미국의 경제력이 점차 쇠퇴하는 반면 중국경제는 빠른 성장을 지속한다면 머지않은 장래 양국간 군사력의 격차는 좁혀질 것이다. 국력이라면 정치, 경제, 군사뿐 아니라 과학기술, 문화예술, 국내적 응집력, 비전, 도덕성, 대외적 영향력 등을 종합한 개념이다. 특히 중국은 내부적으로 민주화와 인권, 지역간 불균형, 빈부격차, 환경 등 문제점이 태산 같다. 중국이 이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세계의 지도자는커녕 사상누각처럼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중국이 국내적으로 민주정치와 균형경제를 구현하고, 국제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며, 인류에 대해 도덕성에 기초한 비전을 제시하고, 건강한 문화예술을 발전시킬 때 비로소 미국에 필적할 초강대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미국과 중국 그 어느 나라가 강한지에 대한 해답이 나왔다. 미국과 중국이 상대방을 능가하기 위해서는 국력의 요소를 누가 더 많이, 더 빨리 충족하는가에 따라 장래 우열이 가려질 것이다. 남상욱 유엔공업개발기구 서울투자사무소장
  • [문화마당]수원 사람 발가벗고 삼십 리/김동언 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경희대 교수

    [문화마당]수원 사람 발가벗고 삼십 리/김동언 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경희대 교수

    조선이 개국하면서 고려의 도읍이었던 개성은 쇠퇴하기 시작했다. 나라에서는 개성 사람들의 과거 응시를 막고 경제적으로도 제재를 가했다. 먹고살기 위해 타지를 떠돌며 장사를 시작한 개성 사람들은 대단한 상업적 수완을 발휘해서 장사 잘하는 사람의 대명사인 ‘개성상인’이라는 호칭도 얻었다. 이들의 삶이 알뜰하기로도 소문나 ‘개성 깍쟁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개성 사람들은 서양보다 500년이나 앞서 복식 부기를 사용했으며 신용과 상호부조의 활성화로 계가 발전할 수 있었다. 아직도 그 계의 전통은 이어져 오고 있다. 2005년 무렵 개성공단에 입주한 업체들이 북한 근로자들에게 간식으로 초코파이를 나눠 주었는데 빈 봉지가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확인해 보니 아이들에게 주려고 회사에서 먹지 않고 집으로 가져갔던 것이다. 그 뒤로는 회사들이 두 개, 네 개까지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북한 근로자들 사이에서는 ‘초코파이 계’까지 생겼는데, 초코파이를 먹지 않고 모아두었다가 순번을 정해 한 사람에게 몇십 개를 몰아주어서 온 가족이 함께 나눠 먹게 했다고 한다. 개성 깍쟁이의 전통을 잘 이어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필적할 만한 남쪽 도시가 깍쟁이 수원이다. 정조는 수원에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봉건체제를 개혁하고 근세사회로 나아가는 꿈을 실현하고자 했다. 수원을 국제적인 무역도시로 만들기 위해 상업 활성화 정책을 펼쳐서 우여곡절 끝에 수원은 전국 최고의 상업도시가 되었다. 깍쟁이란 말은 ‘남에게 인색하고 자기 이익에 밝은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장사를 잘하는 상인들은 셈이 빠르고 이익에 밝을 수밖에 없다. ‘수원 깍쟁이’란 말의 유래도 여기서 온 것이다. 이를 잘 설명하는 이야기가 있는데 ‘수원 사람은 발가벗겨도 삼십 리는 뛴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두 가지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지금의 경기 화성 병점에 효성이 지극한 양반집 자제가 살았다. 절제 있는 생활을 하며 칭찬을 받았는데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로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기방 출입을 하기 시작했다. 어느 날, 수원 서호 근처의 술집에서 아름다운 기생과 술을 마시고는 그만 잠이 들었다. 한참 만에 깨어났을 때, 그 날이 아버지의 기일이란 사실이 생각났다. 부랴부랴 옷도 제대로 걸치지도 못하고 그 먼 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다행히 자정을 넘기지 않고 집에 도착하여 제사를 모실 수 있었다. 또 다른 이야기도 있다. 수원 남양의 한 마을에 갑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갑은 살던 동네의 한 가게에 진 몇푼 되지 않는 외상을 갚지 않고 몰래 이사를 갔다. 가게 주인은 갑을 찾으려고 몇 년 동안이나 헤매고 다녔다. 십년쯤 지난 어느 날, 갑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그 가게에 다시 들렀다고 한다. 늦은 밤, 잠자리에 들려고 옷을 벗고 있던 주인의 귀에 점원과 흥정을 하는 손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는데 많이 듣던 목소리였다. 이내 갑의 목소리임을 알아챈 주인이 발가벗은 채 뛰어나왔고 갑은 서울 쪽으로 삼십 리나 달아났다. 이제는 괜찮겠지 하고 뒤돌아보니 가게 주인은 여전히 발가벗은 채 쫓아오더란다. 그래서 “발가벗고 삼십 리”라고도 한다. 깍쟁이란 말은 약간 부정적으로 들린다. 그러나 앞에서 그 유래를 살펴본 것처럼 깍쟁이는 부지런하고 열심히 사는 성실한 사람들을 가리킨다. 수원이 시로 승격된 지 올해로 60년째다. 환갑을 맞이한 수원시민들이 ‘발가벗고도 삼십 리’를 달렸던 정신으로 어려운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전국 최고의 경제 도시가 되기를 빌어 본다. 김동언 수원화성국제연극제 기획감독·경희대 교수
  • [막걸리 리포트③] 막걸리를 위협하는 일본 ‘맛코리’

    [막걸리 리포트③] 막걸리를 위협하는 일본 ‘맛코리’

    ◇갑작스런 막걸리 열풍의 계기는 무엇일까? 일반적인 답은 웰빙 열풍이다. 소비자들이 건강에 신경을 쓰면서, 막걸리가 가진 순기능을 재발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진작부터 막걸리를 즐겨온 전문가와 애호가들은 갑작스러운 막걸리 열풍이 일본을 우회해 들어온 것이라 데 공감한다. 한국을 즐겨 찾던 일본 여성들이 최근 막걸리에 매료돼,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막걸리 열풍이 다시 한국에 상륙했다는 설명이다. 과거 우리 김치와 ‘기무치’가 그렇듯, 앞으로 막걸리의 세계화를 두고 일본과의 한판 승부를 예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일본에도 일본식 막걸리가 있다? 맞다. 일본풍 탁주인 니고리자케(사진=니혼사케측이 제공한 니고리자케)다. 막걸리와 똑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지지만, 물에 희석시키지 않는다. 따라서 알콜 도수가 15도 가량으로 막걸리의 세 배 가까이 된다. 또 한 가지 차이는 향이 강하고 들쩍지근한 맛이 난다는 것. 일찍이 와인에 필적할 사케 문화를 일궈온 일본인들의 취향 때문이다. 효모를 잘 다루는 것이 비결이다. 반면 우리 막걸리는 누룩만으로 맛을 내기 때문에 향의 차이가 크지 않다. ◇막걸리 세계화에서 일본에 뒤지는 것은 아닐까? 현재 일본인들의 막걸리 열풍을 볼 때 가능성이 높다. 김치의 경우도 일찌감치, 세계화에 뒤처졌다. 지금은 부랴부랴 따라잡고 있는 상태다. 일본에 수출되는 우리 막걸리는 대부분 살균 제품으로, 막걸리 맛의 원형은 아니다. 일본에 진출해 현지에서 직접 막걸리를 제조하는 한인도 있지만, 진짜 막걸리 맛으로 일본인을 매료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이 우리 막걸리를 약간 변형해 대량 생산한다면 일본인은 물론 아시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다시 막걸리는 막걸리가 아니라, ‘맛코리’(막걸리의 일본식 표기)가 된다. 김치가 아니라 기무치가 됐듯이. 불길한 징조는 이미 나타났다. 시음회에 참석한 전문가와 애호가 가운데 순수하게 막걸리만을 다룬 국내 서적을 본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이미 우리 막걸리에 대한 책이 출간됐다. 지난해 동양경제신보사가 내놓은 ‘울고 웃는 인정이 밴, 한국의 양조장 순례’(사진)가 그것이다. ◇막걸리 칵테일은 신세대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전통 막걸리에 다양한 약재와 과일을 첨가한 약주 혹은 변형 막걸리가 등장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이제 막 막걸리를 알아가는 신세대를 겨냥한 것들이다. 그렇다면 레몬 소주나 사과 소주처럼, 주점에서 막걸리에 각종 재료를 섞어 칵테일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시음회에서는 수삼, 수박, 메론 등 각종 과일은 물론 맥주와 같은 다른 주종과 섞은 칵테일도 시음했다. 결론은 막걸리가 다른 어떤 재료와도 잘 어울리는 술이라는 것이었다. 막걸리 본연의 맛에 각종 재료의 독특한 풍미와 맛이 어우러져, 지구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술이 됐다. ◇궁극의 막걸리 안주 한-일 대결, 누가 승자일까? 시음회에서는 막걸리와 안주의 마리아주도 시험했다. 10여개 이상에 달하는 한일 양국의 전통 술안주에 퓨전 요리도 등장했다. 아무래도 김치찜이나 불고기, 민어전 같은 전통 안주가 잘 어울린다는 평이 많았다. 좋은 된장과 고추장에, 오이나 고추, 무 등속을 찍어먹는 간단한 안주도 인기였다. 퓨전 요리는 아무래도 막걸리 시식 전후의 애피타이저나 디저트로 적당했다. 막걸리 안주 시식의 하이라이트는 한-일 안주 대결. 장기철 대표는 짭짤한 서산어리굴젓에, 짠 맛을 덜어줄 모짜렐라 치즈와 상큼한 맛을 더해줄 사과 슬라이스(사진)를 선택했다. 반면 일본통인 라이트코니코파트너스 임은영 이사는 고체형태의 크림치즈 위에 일본의 인기 술안주로 ‘술 도둑’(酒盜)라고 불리는 참치 내장 젓갈을 얹었다. 결과는 테크니컬 무승부. 시음회 참가자들은 두 명품 안주의 맛을 가릴 수 없을 만큼 취해 버렸다. 서울신문NTN 이여영 기자 yiyoyo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구보 박태원 결혼식 방명록 친필메시지 공개… 시인 이상 “결혼은 만화다”

    소설가 구보 박태원(1910~1986)의 결혼식 방명록에 남긴 당대 문인들의 친필 축하 메시지들이 새로 공개돼 눈길을 끈다. 1920년대 소설 속의 구보씨는 하루 종일 종로와 청계천, 청진동 어딘가를 어슬렁거리며 쏘다녔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또한 사람의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그가 느낀 고독감의 무게는 커져만 갔다. 이와는 달리 현실 속의 구보씨는 그렇지 않았다.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를 쓴 박태원의 삶은 주변의 관심과 애정을 많이 받고 살았다는 것을 이번에 공개된 동료들의 축하 메시지를 통해 알 수 있다. 절친한 친구였던 이상(1910~1937), 구인회로 활동했던 소설가 겸 시인 조벽암(1908~1985), ‘향수’의 시인 정지용(1902~1950), ‘문장강화’로 유명한 월북소설가 이태준(1904~?), 삽화가 이승만(1903~1975) 등이 결혼식 방명록에 글과, 그림, 시 등으로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넸다. ‘소설가 구보씨의 하루’ 삽화를 그리기도 했던 친구 이상은 방명록에 ‘면회거절 반대’라고 적으며 짓궂은 장난의 글을 쓴 뒤 “結婚(결혼)은 卽(즉) 慢畵(만화)에 틀님업고/ 慢畵의 實演(실연)에 틀님업다/ 慢畵實演(만화실연)의 眞摯味(진지미)는/ 또다시 慢畵로- 輪廻(윤회)한다.”고 적었다. 특히 자신의 이름을 ‘李箱’이 아닌 ‘以上’으로, 또 ‘만화(漫畵)’를 ‘만화(慢畵)’라고 의도적 오기를 했다. ‘4차원스러운 이상다움’의 한 면목이다. 이밖에 정지용은 방명록에 “꽃피였으니/ 열매 열고/ 뿌리는 다시/ 깊이-”라는 시적인 구절을 남겼다. 박태원의 장남 일영(70)씨는 20일 “다음달 탄생 100년을 맞는 아버지의 유물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자료들이 처음 발견됐다.”면서 “20여명의 축하 메시지가 담긴 방명록에 단짝이었던 이상의 글이 없다는 점을 이상하게 여겼는데 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필적 감정 등을 거쳐 첫 장에 ‘以上’(이상)이라고 서명한 글이 이상의 것임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전시회는 다음달 15일~7월5일 서울 청계천문화관에서 열린다. 방명록과 함께 박태원의 안경, 원고지 보관함, 책장, 40여권의 초판본 등이 전시된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그린경영-한화] 태양광 발전·탄소 배출권 사업 앞장

    [그린경영-한화] 태양광 발전·탄소 배출권 사업 앞장

    한화가 ‘그린 경영’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화석원료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 개발과 태양광발전, 탄소배출권 사업 등을 신성장 동력의 한 축으로 삼은 것이다. 한화는 특히 에너지 절감을 통한 비용 절감과 환경 보호, 그린 사업, 해외 자원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06년부터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가 주관하는 ‘에너지합리화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단순한 비용절감 차원이 아닌 에너지 고도화를 지향하는 에너지 경영시스템을 실행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 수원백화점은 ‘에너지 쥐를 잡자’는 캠페인을 통해 전년 대비 전기 18.1%, 가스 35.7%의 절감 효과를 얻었다. 에너지·환경 신사업과 관련, 한화석유화학은 2015년까지 총 8000억원을 투자해 태양광전지뿐 아니라 태양열 집적패널의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 사업에 참여한다. 폴리실리콘?태양광전지-태양광발전으로 이어지는 그린 에너지사업의 수직계열화를 갖출 계획이다. 태양전지는 빛을 전기로 바꾸는 장치로 2015년엔 현재의 반도체 시장 규모에 필적할 정도의 급성장이 예상된다. 한화석유화학 관계자는 “나노기술을 적용해 세계일류 수준의 차별화된 태양전지를 대량 생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질산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를 감축해 이산화탄소 배출권 100만t을 확보한 한화는 중국에서도 폐열회수발전사업으로 모두 20만t의 배출권을 확보했다. 연간 3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한화S&C는 기존 시스템보다 26%가량 에너지 효율이 좋은 열병합발전사업을 추진 중이다. 여수화학단지 열병합발전소와 군장국가산업단지 내에 125㎿ 규모의 열병합발전소를 짓고 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추사 김정희 과거급제 증서 첫 공개

    추사 김정희 과거급제 증서 첫 공개

    추사 김정희(1786~1856)의 문과 합격증인 홍패(紅牌)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20일 한국학의 대가인 마르티나 도이힐러 런던대 동양아프리카연구소(SOAS) 명예교수가 추사의 홍패를 비롯해 조선시대 대표 역관 이경수, 광수 형제 가문의 제문 등 고문서 20여점을 장서각에 기증했다고 밝혔다. 홍패는 문과의 회시에 급제한 사람에게 주던 증서로 붉은색 종이에 성적, 등급, 이름을 먹으로 적었다. 추사는 1819년 정기 과거시험인 식년시 문과에서 병과 9인으로 합격했다. 당시 장원은 김정희의 절친한 친구 조인영이었고, 합격자 총 39명 중 김정희는 18등이었다. 한중연은 “추사의 필적과 유품 등이 사방으로 흩어져 있는 상황에서 홍패의 발견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스위스 출신으로 유럽 한국학의 선구자인 도이힐러 교수는 1960년대 초반부터 한국학 관련 고문서를 꾸준히 수집해 왔다. 현재 서강대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돌출악재’ 재·보선 어디로 14일부터 이틀간 후보등록

    14~15일 선관위 후보등록과 동시에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는 4·29 재·보선이 돌풍에 휩싸였다. ‘이명박(MB) 심판론’으로 몰고가려던 야당의 바람이나, ‘경제 우선’으로 치르겠다는 여당의 계획 모두 돌출 변수에 맞딱뜨린 것이다. 노풍(風·노무현 게이트)에 추풍(秋風·추부길 로비 의혹)이 불어닥치더니 정풍(鄭風·정동영 무소속 출마)과 함께 무소속 돌풍이 상륙을 준비중이다. 진보 진영의 내홍 속에 노심(心·인천 부평을과 울산북의 노동자 표심)의 향배가 주목받고, 경주에서는 박풍(朴風·박근혜의 영향력)이 주시 대상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일찍이 재·보선에 이같이 많은 이슈가 얽히고 설킨 적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노풍과 추풍은 어디로 선거판은 크게 ‘노무현 게이트’와 ‘추부길 로비 의혹’이 충돌한 상태다. 대형급 태풍으로 자리잡은 노풍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은 “불리하게 작용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허태열 최고위원은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재·보선 투표율이 낮은 상황에서 좌파 지지자의 기권이 더 많아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한나라당 절대 지지층만 투표장에 모아도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현 여권 인사들에 대한 로비 의혹이 더 무르익는다면, 노풍에 필적할 충격파가 발생할 수 있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MB 정부의 비리가 어느 정도 드러나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수사에 공감대가 형성되면, 여권에 역풍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주 정풍, 무소속 돌풍으로 이어지나 지역적으로는 전주 덕진의 ‘정동영 바람’이 거세다. 민주당은 정 전 장관과 김근식 후보간 대결을 ‘당을 버린 후보와 당의 후보’ 구도로 유도하고 있다. ‘신·구 통일전문가의 대결’을 준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관심에서 벗어나길 바란다. 무소속 돌풍이 옆 동네인 전주 완산갑으로 번져갈까 하는 걱정에서다. 민주당은 완산갑에 이광철 전 의원을 공천해 무소속 바람을 차단하려 하지만, ‘친노 386 심판론’을 내걸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의 기세가 거세다. 텃밭 전주에서 두 곳 모두 무소속 후보에게 빼앗긴다면 민주당에는 치명적이다. ●진보진영 내홍에 노심의 향배는 둘 다 자동차 도시인 인천 부평을과 울산북 재선거에서는 노동자의 표심이 초점이다. 민주노총의 와해 조짐에 이은 후보단일화 부진 등 진보진영의 내홍에 ‘반(反) MB연합’은 난항을 겪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울산북 후보의 단일화 방식을 놓고 연일 협상중이지만 아직 진전이 없다. 이런 가운데 진보신당 노회찬 대표가 민주노동당 강기갑 대표에게 긴급 회동을 제의해 주목된다. 부평을에서는 민주당이 홍영표 후보를 전략 공천하면서 민노당의 태도가 냉랭해졌다. 홍 후보의 전 재정경제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본부장 경력 때문이다. 민노당은 “한·미 FTA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하지 않으면 공조는 어려울 것”이라고 못박았다. 민주당 김유정 대변인은 “부평을에서 야당이 단일화하는 것은 시간상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경주의 핵은 ‘박근혜 바람’이다. 한나라당은 정종복 후보가 친박계 무소속 정수성 후보를 막아준다면, 여세를 몰아 울산북으로 진격한다는 계획이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국과수 “장자연 문건은 자필”

    탤런트 장자연(30)씨 자살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분당경찰서는 1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필적 감정을 의뢰한 ‘장자연 문건’의 필체가 장씨 것과 같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감정 의뢰한 문건이 사본이기 때문에 글씨를 눌러쓸 때 종이에 가해진 압점까지 비교 분석하지 못했지만 장씨 집에서 확보한 장씨 다이어리와 의뢰한 문건의 필체는 거의 동일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의뢰된 문건이 원본이 아니어서 ‘일치한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필적이 동일하다고 봐도 무방하다는 의미”라며 “유족들이 소각한 문건의 재에 인주 성분이 있는지 여부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장씨가 문건을 작성한 것으로 사실상 판명됨에 따라 문건에 담긴 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문건에 거론된 인물들에 대한 소환을 검토할 계획이다. 경찰 수사가 성 상납, 술시중 강요, 폭행, 공갈 등 자살의 동기가 됐을 가능성이 있는 범죄 혐의를 찾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경찰은 현재 일본에 체류 중인 장씨의 소속사 전 대표 김모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청구 요청을 했다. 윤상돈 이은주기자 yoonsang@seoul.co.kr
  • 경찰, “‘장자연 문건’ 리스트 경찰에 없다”

    경찰, “‘장자연 문건’ 리스트 경찰에 없다”

    18일 오전 10시 30분 경기도 성남 분당경찰서에서 열린 故장자연 브리핑에서 오지용 형사과장은 “KBS제출 문건에 대해 자필문건 복사본 4매와 고인의 노트에 기재된 필적은 고인의 필적과 동일 가능성이 매우 높으나 원본이 아니라서 미세한 필적을 분석할 수 없어 동일성여부를 논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故장자연 문건에 거론된 실명에 관한 질문에 대해 “명단은 경찰에 없고 일부 진술을 받고 있다“고 말했으며 몇 명을 묻는 질문에는 ”말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오과장은 전소속사 사장 김씨에 관련해 “현재 김씨에 대해 종로 경찰서에서 체류 국을 상대로 범죄인 인도 요청 협조 한 상태”라고 말하며 “김씨의 휴대폰등 압수물 15점에 대한 분석 중 필름을 현상한 바 과거 소속사 연예인 사진으로 판명됐다.”고 전했다. 끝으로 오 과장은 “확인된 문건이 고인이 직접 작성한 것을 확인한 결과 수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법과 원칙에 따라 한점 의문 없이 수사하겠다”고 의지를 전했다. [성남] 서울신문NTN 이동준 기자 ldj3416@seoulntn.com /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장자연 리스트 유력인사 누구?

    스스로 묵숨을 끊은 탤런트 장자연씨가 방송 출연 등을 미끼로 술시중을 강요받았다는 ‘성상납 문건’이 공개되면서 이 문건에 거론된 유력인사가 누군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문건에 공개된 유력한 인사들이 경찰서로 신상공개를 우려하는 청탁성 전화까지 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분당경찰서는 16일 장씨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문건 4장의 진위를 가리기 위해 필적 감정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다. 경찰은 우선 이 문건의 진위를 가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작성자와 작성 경위, 유출 경로 등 실체 규명에 나섰다. 만약 문건이 장씨의 친필로 드러날 경우 문건에 언급된 이들에 대한 참고인 조사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유족측은 봉은사에서 본 문건과 KBS 보도 문건의 동일 여부에 대해 내용과 필적은 비슷한데 형식이 다른 것도 있었던 것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장씨의 휴대전화에서 여러 가지 갈등 관계를 내비치는 내용의 녹음 내용을 찾아냈다. 경찰은 또 이미 공개된 문건에서 언급된 폭행과 성접대 강요, 술자리 관련 내용 등의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실명이 거론된 10여명에 대한 소환 시기도 저울질하고 있다. 문건에는 장씨의 소속사 전 대표인 김모(40)씨와 언론사 고위인사, 방송사 PD, 기업체 임직원의 실명과 구체적인 직책이 나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문건에 나오는 인사들에 대한 1차 조사를 했으나, 이들 중 몇몇은 ‘접대받은 게 아니라 행사 자리에 불려나가 합석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해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분당경찰서는 앞서 15일 오후 장씨의 분당 집에서 언니, 오빠 등 유족을 만나 6시간에 걸쳐 장씨 문건을 입수한 경위, 소각 여부 등에 대해 조사했다. 또 장씨의 자살 전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법원으로부터 통신사실 자료요청허가서(통신수사 영장)를 발부받아 장씨와 주변 인물들의 휴대전화 통화내역과 이메일 기록을 확인할 방침이다. 장씨의 ‘성상납 의혹 문건’을 둘러싼 경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장씨가 죽음을 택할 수밖에 없었던 직접적인 원인을 보여주는 유서는 발견되지 않아 의문점을 더하고 있다. 장씨가 단순히 연예계 비리를 고발하기 위해 한 목숨을 바친 것인지, 아니면 기획사 이해 관계의 희생양이었는지 이날까지 추측만 무성한 상태다. 이와 관련, 경찰은 이날 장씨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에서 갈등 관계가 담겨 있는 내용을 확인했다고 밝혀 주목된다. 경기 분당서 오지용 형사과장은 기자 브리핑에서 “통화내용 중에 (고인과) 소속사와의 갈등 관계가 담긴 내용을 발견했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관련된 내용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족측도 지난 15일 “자연이는 소속사 대표 김씨와 문서를 갖고 있던 유씨의 법정 싸움에서 희생됐다.”며 “유씨가 그동안 김씨에게 괴롭힘 당한 내용을 쓰고 지장을 찍게 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윤상돈 박성국기자 yoonsang@seoul.co.kr
  • 경찰 “故장자연 문서, 원본과 달라”… 원본은 어디?

    경찰 “故장자연 문서, 원본과 달라”… 원본은 어디?

    16일 오전 11시 경기도 성남 분당경찰서에서 지난 7일 자택에서 숨져 발견된 故장자연 성상납 문서에 대한 수사 브리핑이 열렸다.경찰은 경찰이 확보한 故장자연의 문건이 고인이 직접 작성한 것인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 필적확인을 하는 한편 유가족을 상대로 문서의 진위와 내용의 사실 여부에 대해 조사했다.분당결찰서의 오지용 형사과장은 “어제 유족을 상대로 16시부터 20시까지 유족의 뜻에 따라 유족의 집에서 조사를 실시했으며, 유족은 지난 12일 18시 봉은사에서 문서 14~16매를 받아 소각시켰다고 말했다.”며 “이어 유족은 (문서가) 원본이 아닌 것 같았지만 다시 가져가려해서 소각을 시켰다고 말했다.”고 밝혔다.경찰은 이어 “소각된 문서는 KBS를 통해 밝혀진 문서와 내용이 비슷하지만 일부 달라 다른 문서가 더 있는 것 같다.”며” 이 문서가 어떤 이유에서 작성이 됐고 어떤 루트를 통해 전달됐는지 에대해 알기 위해 봉은사에서 태웠다는 문서에 남은 재를 수거해 해 국과수에 의뢰를 했다.”고 말했다.문서의 필체 에 대해서 유족은 “비슷한 것 같지만 형식이 다르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경찰은 방송에서 보도된 내용의 문서와 관련성을 확인하기 위해 노컷뉴스, SBS, MBC 등에 자료를 요구할 예정이다.또한 경찰은 “고인의 집에서 압수한 다이어리, 수첩 등에서 자살, 폭행 등의 관련 자료는 발견 못했고 컴퓨터 12대도 복구전 1차 자료에서 특별한 내용이 발견되지 않아 삭제 자료는 복구 작업중이며, 핸드폰의 녹음 내용을 분석중이나 내용은 보안상 밝히지 못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경찰은 “유족이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고인의 명예이기 때문에 문서를 누가 작성 했는지와 누가 유출 시켰는지 내용에 관련해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이번 사건을 분당경찰서는 수사하기 위해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와 사이버수사대 소속 인력 등, 포함한 27명의 수사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진행했으며, 지난 14일 오전 법원으로부터 영장을 발부받아 故장자연의 소속사와 집, 전 매니저의 집, 차량, 사무실 등 고인의 소속사와 집, 차량, 전 매니저의 집, 사무실 등 8곳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12대 등 모두 52점을 압수, 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서울신문NTN 이동준 기자(분당) han0709@seoulntn.com / 사진=한윤종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장자연 문건 “폭행,성강요,술자리 이야기 있었다”

    지난 7일 숨진 고 장자연씨가 남긴 문건 내용이 밝혀짐에 따라 경기도 분당경찰서에서 15일 중간 수사 브리핑 결과를 발표했다.  오지용 분당경찰서 형사과장은 문건 내용에 대해 “폭행, 성강요, 술자리 이야기가 있었다.”면서 “몇몇의 실명이 거론돼 있으나 현재는 사실관계 확인 이전이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필적 감정으로 본인 작성이 맞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으며 맞다고 해도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오지용 형사과장은 “고 장자연씨 유족들을 어제 오후 6시 30분쯤 만났으며 유족이 문건 내용에 대해 수사를 원하고 있으며 수사에도 적극 협조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장자연씨의 전 매니저인 유장호는 현재 보도된 문건을 갖고 있지 않으며 문건의 내용을 보도한 KBS에도 그 문건을 전달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15일 어제 압수한 문건을 분석하고 유족에 대해 추가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경찰의 일문일답. 유족들 조사는 어떻게 하나.  -유족에게 가서 진술받겠다. 장소는 결정된 바 없다. 문건에 실명이 거론된 사람들의 직업은.  -문건에 나온 사람의 직업은 수사사항이므로 말할 수 없다. 유족이 당초 문건을 공해하지 않겠다고 하다가 수사 협조로 마음을 바꾼 이유는.  -유족의 심경이 변경된 이유는 이미 문건이 방송에 보도되었고 그 내용에 대해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성상납을 강요한 실명이 사실관계로 드러나면 조치 계획은.  -실명이 사실 관계로 확인돼도 실명 발표는 피의사실 공표죄에 해당되므로 공익 여부를 판단해 차후 결정하겠다. KBS에서는 문건을 어떻게 입수했나.  -KBS에서는 취재원 보호 이유로 입수 경위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있다. 압수수색은 어디를 했나.  -기획사 등 8개 장소에서 압수수색했다. 수사 진행에 따라 추가 압수수색이 있을 것이다. 장씨에게 술자리 등을 강요한 것으로 알려진 전 매니저는.  -전 매니저 김모씨는 현재 일본에 있고 그 부분에 대해 통화를 시도하고 있다. 소환은 현재 말할 단계가 아니다. 장씨의 또다른 전 매니저로 장씨가 고통을 호소했던 유장호씨는 (문건의 내용이) 자신이 직접 목격한 사실은 아니며 문서에서 본 내용이라고만 진술했고 구체적인 내용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장씨가 남긴 문건은 실제로 보니 어떤 종류의 문건인가.  -형식상으로는 지장이 일부 있어서 어떤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용도로 작성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유서 성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우리가 입수한 문서는 불태워진 문서가 아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글로벌포럼 참석 석학에 서울 발전방향 듣다

    글로벌포럼 참석 석학에 서울 발전방향 듣다

    ‘세계적 도시 학자들은 21세기 서울의 미래를 어떻게 내다보고 있을까.’ 서울시가 지난 11일 주최한 ‘2009 글로벌서울포럼’ 참석차 한국을 방문한 석학 앨런 스콧 미국 UCLA대학 교수와 사스키아 사센 컬럼비아대학 교수를 만나 서울의 글로벌 도시 발전 전략에 대한 의견 등을 들었다. ■ 앨런 스콧 美 캘리포니아대 교수 “지식기반 산업 육성해 세계 인재 끌어모아야” “서울이 지식기반산업 육성에 성공해 다른 도시들과 경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면 싱가포르, 홍콩 등에 필적할 글로벌 도시로 거듭날 것입니다.” 앨런 스콧(71)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지리학·공공정책학과 교수는 12일 “경제위기 때문에 서울을 비롯한 아시아 도시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급격하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중국의 베이징, 상하이가 성장하면서 향후 20년간 세계 주요 도시들의 영향력 순위는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지금의 경제위기가 서울에는 오히려 국제적 영향력을 넓혀갈 수 있는 기회라며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거대도시 ‘슈퍼클러스터’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스콧 교수는 서울이 이런 세계적 흐름을 이해하고 미국 등 기존 질서에 얽매이지 않는 새로운 글로벌 경쟁력을 창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1983년에 처음 방문한 뒤 이번이 여섯번째 서울 방문”이라면서 “서울은 정말 빠르고 무섭게 커 나가는 도시가 분명하다.”고 칭찬했다. 다만 “아직도 글로벌 도시라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이 솔직한 생각”이라면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결정에 도시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습은 강점이지만 세계 유수의 인재를 끌어모아 세계 또는 아시아를 주도할 만한 역량은 갖고 있지는 못하다.”고 지적했다. 스콧 교수는 자신이 살고 있는 로스앤젤레스 한인들의 성공사례를 거론하며 개방성 확대가 서울이 글로벌 도시로 발전하는 데 필요한 핵심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로스앤젤레스에는 세계 각국 이민자들이 모여 있는데, 이들은 일부 첨단산업 분야를 제외한 모든 영역에서 로스앤젤레스 경제를 이끄는 중심축”이라면서 “로스앤젤레스의 경쟁력은 모든 이민자들을 받아들여 인력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개방성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사스키아 사센 美 컬럼비아대 교수 “경제 도시 이미지 넘어 문화·예술 강점 알려야” “서울은 중공업 중심의 무거운 분위기를 탈피하고, 문화와 예술 등 다른 이미지를 해외에 전파해야 합니다.” 사스키아 사센(60)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12일 ‘글로벌 도시로서 서울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이렇게 조언했다. ‘글로벌 도시’라는 용어를 학계에 최초로 소개하고, 세계화 연구 분야의 석학인 사센 교수는 “상하이나 두바이는 도시 이미지가 상상 속에서 부풀려졌지만, 서울은 이미 실질적으로 글로벌 경제도시로서 중요성을 갖고 있다.”면서 “현재 미국이나 유럽에서 한국의 전위적인 예술 영화가 인기를 끌고 있는 것처럼 경제 이외에 문화 부문에 강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대외적으로 전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도시 경쟁력에서 다양화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사센 교수는 “도시는 한 가지 사업에 집중하기보다 금융, 제조업, 서비스, 디자인, 문화 등 다양한 분야가 건강하게 공존해야만 위기가 와도 살아남을 수 있다.”면서 “정치인, 기업가, 예술인 등 각 분야 사람들의 다양성을 허용하고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사센 교수는 최근 세계 각국의 도시들이 글로벌 금융 위기의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데 대해서는 정부의 올바른 역할을 주문했다. 그는 “정부는 정책적으로 도시의 다양성이 확대되도록 지지하되, 취약 계층에 대해서는 대책과 보호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5년 만에 한국을 공식 방문한 사센 교수는 “한국의 길거리 정비가 눈에 띄게 잘돼 있다.”면서 “요즘은 모든 분야에 걸쳐 디자인이 적용되는 시대이므로 서울시가 도시 개발을 위해 디자인을 도구로 활용하는 것은 매우 ‘영리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필적으로 본 항일과 친일

    필적으로 본 항일과 친일

    어떤 사람은 목숨을 바치며 불의에 맞서고, 또 어떤 사람은 자신의 안위와 이익만을 좇는가? 평소 의문이 있었다면, 흰 종이를 꺼내 놓고, 친구들에게 보낼 편지를 적어보자. 적어도 한 열 줄 정도는 죽 써 내려가야 할 것 같다. 그런 후에 ‘필적은 말한다’(구본진 지음, 중앙북스 펴냄)를 읽어보자. 그 열 줄의 편지를 통해 35년의 일제 강점기 동안 자신이 과연 항일 투사가 되었을 것인지, 아니면 친일파가 되었을 것인지 실마리를 보여줄 것이기 때문이다이 책은 ‘글씨는 뇌의 지문’이라는 필적학의 주장을 전제로, 항일 운동가와 친일파의 글씨를 비교분석한 보기 드문 책이다. 필적학에서 글씨는 사람의 인격과 기질, 성격을 모두 반영하는 총체적인 인격으로 본다. 현직 검사인 저자(현재 법무연수원 교수)는 조직폭력, 마약, 살인 등 강력범죄 수사를 20여년 해오던 중 10여년 전부터 간찰을 모으기 시작해 범죄 수사하듯 글씨와 인격과의 관계를 탐색해 나갔다. 간찰이란 선인들이 주고받았던 편지이다. 일반적으로 공들여 쓰는 서예 작품에 비해 솔직하게 심성을 드러냈기에 쓴 사람의 정서를 파악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도 값이 쌌다. 그가 수집을 시작하던 10여년 전만 해도 이같은 간찰은 2만~3만원, 구한말 역사적 인물인 곽종석, 기우만 등의 글씨도 10만~20만원이면 구할 수 있었단다. 그 결과 김구, 안중근 등 항일 운동가 400여명이 남긴 600여점, 이완용 등 친일파 150여명이 쓴 300여점의 친필을 수집했다. 그 결과 ‘시체는 말을 한다.’는 법의학의 격언과 똑같은 알레고리로 ‘유묵이 말을 한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저자는 거실 바닥에 간찰과 서예 작품 200여점을 섞어 놓고 항일 운동가인지 친일파인지를 직감에 따라 분류도 해봤는데, 놀랍게도 직감은 90% 적중했다고 했다. 글씨 크기, 자간, 행간, 글씨가 주는 카리스마에서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기 때문이다. 항일운동가의 필체는 안진경체와 흡사하다고 한다. 안진경은 안녹산의 난을 평정하기 위해 의병을 지휘한 강인한 인물이다.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 강직함과 기개가 배어 글씨체가 반듯하고 각이 져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안중근 의사, 김구 선생 등의 글씨다. 항일 운동가는 작은 글씨를 느리게 쓴다고 한다. 글씨는 작게 쓰면서 행간은 넓게 벌려 놓아 조심스럽고 타인에 대한 배려를 드러낸다. 반면 친일파는 글씨를 빠르고 크게 쓰면서 행간이 넓지 않고 다른 글자를 침범하곤 한다. 저자는 ‘적극적인 친일파는 일제의 탄압과 수탈에 민족이 고통받는데 아랑곳하지 않았는데, 이런 배려심 없는 성향이 글씨에서 특징적으로 드러난 것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하고 있다. 항일 운동가는 행간이 넓은 반면 자간은 좁다. 글자 사이가 좁은 사람은 문제를 스스로 판단하고 자의식이 강한 사람들이다. 결국 항일 운동가는 일본의 무력에 복속되는 것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던 자의식을 드러냈다는 것이다. 반면 친일파의 글씨는 자간이 넓다. 넓은 자간은 자신에게 관대하고 외향적이며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력이 강한 것을 보여준다. 저자는 ‘친일파는 국가와 민족을 배반하는 일을 스스로 수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고, ‘일본의 지배’라는 새로운 환경에도 무리없이 잘 적응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극단적인 친일파의 경우는 글씨가 들쭉날쭉하며, 도저히 읽기가 어려운 수준인데 이는 일제시대의 사회지도자나 지식인들의 극단적인 정신분열상태를 반영한다고 설명한다. 당대의 명필로 평가되는 이완용을 두고 저자는 그가 중국의 미불이나 동기창과 같은 명인의 서법을 깊이 연구했고 실제로 달필이지만 획의 운용이나 글씨의 구성에서 보이는 세련된 기교에 비해 전체 글씨의 격은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반면 김구의 글씨는 큰 기교는 오히려 서툰 것처럼 보인다는 대교약졸(大巧若拙)로 달빛에 매화 향기가 떠다니는 것처럼 은은한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인자하고 후덕한 인품이 엿보인다는 것이다. 그 결과 미술시장에서 두 사람의 글씨에 매기는 가치는 130×30㎝ 반절지를 기준으로 백범의 글씨는 1000만~1500만원이고, 이완용의 글씨는 30만~50만원이다. 책의 앞부분은 친일파와 항일 운동가의 필적을 비교 분석하는 데 공을 들이지만, 책 중반 이후부터는 수집한 개별 간찰의 내용을 소상히 소개한다. 의병장 양한규의 쌀 한 섬을 빌려 달라는 편지나, 의거를 앞두고 가족을 부탁하는 김지섭의 편지, 일제 침략을 규탄하는 곽종석의 포고문, 정경태의 ‘창의통문’, 의병장 유인석이 최익현에게 보낸 간찰로 유배 소식에 눈물로 걱정하는 내용 등등을 읽을 수 있다. 국내 최초 공개되는 서찰들로 역사적 자료로서의 의미도 크다. 1만 7000원.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2009 녹색성장 비전] 8. 파도의 힘을 전기 에너지로

    [2009 녹색성장 비전] 8. 파도의 힘을 전기 에너지로

    │웁살라(스웨덴) 류지영특파원│“기존 파력발전기들은 기어박스, 수력시스템 같은 매우 복잡한 에너지 관련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어요. 또 물 위에 둥둥 떠 있게 만들어져 고장도 잦은 편이죠. 하지만 우리가 개발한 선형 발전기(Linear Generator)는 구조가 간단하고 바다 속 바닥에 설치해 고장도 거의 없습니다. 우리 파력 발전기면 석탄, 석유 등 전통적 에너지와 경쟁할 수 있을 만큼 가격을 낮출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스웨덴 웁살라 시베이스드社의 신기술 새 파력발전기 보수·관리 필요없어 스톡홀름에서 북서쪽으로 65㎞가량 떨어진 스웨덴의 옛 수도 웁살라. 북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500여년 역사를 가진 웁살라대학 안에 신재생에너지 기업 ‘시베이스드(Seabased)’사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 최고경영자(CEO)이자 웁살라대학 전기공학부 교수인 마츠 레이욘은 자신들이 직접 개발한 발전기를 보여주며 해양에너지에 대한 확신을 드러냈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을 제치고 보조금이 없이도 경제성을 갖춘 세계 최초의 신재생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신개념 파력발전기 개발 시베이스드는 지난 2003년 스웨덴 웁살라대학 신재생에너지 관련 연구팀이 자신들의 연구성과를 제품화하기 위해 벤처기업 형태로 설립한 회사다. 신재생에너지 연구 및 보급이 가장 앞서 있다는 스웨덴에서도 웁살라대학 신재생에너지 연구팀은 최고 권위자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이들은 2004년 직접 개발한 파력발전기 모델을 스웨덴 서해안 뤼세실 등에 시범 설치했다. 일반적인 파력발전기의 경우 파도의 움직임이 발전기 속 모터를 돌릴 수 있을 만큼 강해야 전기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파력에너지변환기(WEC)’로 불리는 시베이스드의 제품은 그저 바닷물이 위 아래로 출렁이는 것만으로도 전기를 생산한다. 파도가 일 때마다 물 위에 떠 있는 부표가 줄로 연결된 발전기 속 자석을 잡아당겨 자기장을 만들어내도록 설계돼 있어서다. WEC는 보통 바다 속 15~50m 정도 깊이에 설치한다. 한 기당 출력은 10㎾ 정도로 작지만 30m 간격만 유지하면 한 번에 수백기를 설치해 대규모 발전단지로 만들 수 있다. WEC 설계 및 운영에 핵심적 역할을 한 웁살라대 전기공학부 연구원 라파엘 워터스는 “간단한 기계 구조 덕분에 보수나 관리가 따로 필요 없다.”면서 “기존의 전통적인 에너지기술 대신에 신기술을 개발해 파동에너지에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 필적하는 가격경쟁력 지녀” 스웨덴은 현재 영국, 일본 등과 함께 파력에너지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시베이스드 역시 이렇듯 앞선 자국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웨덴 내 해양에너지 단지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조만간 뤼세실에 설치한 파력발전 시범단지를 보완해 인근 60여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수년 내에 파력발전단지 10곳도 추가 건설하겠다는 생각이다. 스웨덴이 갖고 있는 해양에너지의 잠재량은 연간 10TWh 정도로 추산된다. 스웨덴에 지어진 원자력발전소 12기에서 생산하는 전력량과 비슷하다. 시베이스드는 파력터빈을 대량생산해 중장기적으로 화석 에너지보다 가격이 저렴한 신재생에너지를 스웨덴 전역에 제공하겠다는 야심도 갖고 있다. 마츠 레이온은 “해양에너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아 24시간 꾸준히 전력을 만들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신재생에너지원”이라면서 “파력터빈의 대량생산이 시작될 경우 ㎾당 0.05유로(한화 약 95원) 정도까지도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보조금이 없어도 원자력 에너지에 필적할 수 있는 가격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uperryu@seoul.co.kr ■세계 각국의 파력에너지 이용 트렌드 포르투갈 발전용량 확대 착수…美·英·佛도 상용화 적극 추진 포르투갈의 북부 해안도시 아구사두라에서 배를 타고 북쪽으로 5㎞쯤 항해하면 거대한 붉은 뱀 세 마리가 바닷물에 반쯤 잠긴 채 헤엄치는 듯한 광경을 보게 된다. 길이 150m, 지름 3.5m인 이 뱀들은 사실은 세계 최초로 건설된 아구사두라 파력 발전소의 발전기들이다. 해양은 태양과 지열, 바람 다음으로 많은 에너지를 지구에 선사하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 대학 건축환경공학과의 마크 제이콥슨 교수가 지난해 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전세계의 해양에너지는 연간 30.6㎺h(Peta Watt Hou r·Peta는 10의 15승)에 이른다. 해양에너지 가운데서도 파도가 발생하는 힘을 이용하는 파력이 연간 23.6㎺h로, 조수간만의 차나 조류를 이용하는 조력(7㎺h)보다 크다. 과학자들은 현재의 기술을 갖고 해양에서 실제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9만TWh(Tera Watt Hour·Tera는 10의 12승) 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에서 생산하는 전력은 1.8TWh 정도다. 또 해양에너지는 하루 24시간 전기를 생산한다. 태양광이나 풍력에는 없는 강점을 갖고 있는 것이다. 아구사두라 파력 발전소는 포르투갈의 대표적 에너지회사인 에너시스가 820만유로(약 147억원)를 투입해 건설했다. 사용되는 발전기는 영국의 ‘펠라미스 웨이브 파워’가 제작한 P1-A ‘바다뱀(Sea Snake)’ 모델. 파도가 칠 때마다 발전기 안의 유압 펌프가 움직이면서 전기를 발생한다. P1-A 한 대의 발전용량은 750로, 아구사두라 파력발전소의 총 용량은 2.25㎿이다. 2006년 10월부터 가동된 아구사두라 파력 발전소는 현재 2000여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아구사두라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기의 비용은 기존의 전기요금에 비해 비싸기 때문에 정부로부터 1㎾h당 0.23유로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에너시스는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발전용량을 20㎿급으로 늘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포르투갈 정부는 펠라미스를 조만간 대량으로 상용화해 35만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이와 함께 영국도 북서쪽 도시 콘월의 연안 15㎞ 밖에 역시 P1-A 발전기를 이용한 5㎿급 파력발전소를 건설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금융 및 행정 절차가 진행 중이다. 파력발전은 포르투갈과 영국 등 전통적인 해양국가에서 발전돼왔으나, 최근에는 테크놀로지가 발달한 미국 등지에서도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뉴저지 주의 오션파워테크놀로지(OPT)는 1990년대부터 개발해온 파력발전 시스템인 ‘파워부오이(PowerBuoy)’를 이용해 캘리포니아와 오리건 주의 해안 4개 지점에서 270㎿급 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방위산업체인 록히드마틴도 참여하고 있다. 프랑스 국립과학개발연구원(CNRS)도 ‘파력발전개발연구팀’을 구성해 펠라미스와 비슷한 발전기를 제작하고 있다. 2010년까지 실험을 마치고 상용화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해양에너지 개발업체 가운데 하나인 버던트파워(Verdant Power)의 창업자인 트레이 테일러는 2011~12년에 전세계적으로 대규모의 해양에너지 개발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팔로알토에 자리잡은 전력연구소(EPRI)의 해양에너지 전문가인 로저 베다르드는 “유럽에서는 2015년, 미국에서는 2025년까지 수십㎿ 규모의 해양 에너지 발전소가 폭넓게 사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다르드는 그러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신·재생에너지 확장 정책이 조기에 이행되면 미국의 해양에너지 이용이 크게 앞당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토의 삼면이 바다인 한국 연안도 해양 에너지가 풍부한 편이다. 파력 650만㎾, 조력 650만㎾, 조류 100만㎾ 등 모두 1400만㎾의 에너지원이 존재하는 것으로 지식경제부는 추정하고 있다. 한국의 첫 파력발전소는 2011년쯤 제주도에 건설될 가능성이 크다. 국토해양부는 500㎾급 파력 발전 구조물에 대한 기본설계를 마치고 올해 90억원을 투입, 제작에 들어가 시험운영을 마친 뒤 2011년부터 상용화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 발전소가 제주도 서쪽 끝인 차귀도 해역에 들어서면, 170여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정부는 울릉도, 영일만 등 동해에도 파력 발전소를 건설한다는 장기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조선왕들 한글 얼마나 썼나

    정조가 심환지에게 보낸 편지에는 ‘뒤쥭박쥭(뒤죽박죽)’ 같은 한글 표현이 들어 있다. 적당한 한문 표현이 생각이 나지 않자 성미 급한 정조가 한글을 그대로 적어넣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한글 표현이 익숙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정조의 편지첩이 공개된 것을 계기로 조선의 왕과 사대부가 한글을 얼마나 알고 있었고, 실제로 얼마나 썼는지 새삼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조선의 역대 왕은 적지 않은 한글편지를 남겼다. 선조가 1603년 딸인 정숙옹주에게 보낸 편지에는 마마(천연두)를 앓고 있는 동생 정안옹주를 걱정하지 말라는 배려가 담겨 있다. 숙종이 1680년경 누이인 명안공주집에 다니러 가 있는 어머니 명성왕후(현종비)에게 보낸 편지에는 완곡하지만 환궁을 재촉하는 내용이 들어 있고, 효종이 봉림대군 시절인 1641년 청나라 심양에 볼모로 가 있을 때 장모에게 보낸 편지에는 함께 끌려간 척화파의 거두 청음 김상헌을 걱정하는 대목이 보인다.  정조의 한글편지는 모두 세 통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조가 왕세자의 맏아들인 원손(元孫)시절 숙모에게 보낸 편지와 세손(世孫·왕위를 이을 왕세자의 맏아들)에 책봉된 뒤 숙모에게 보낸 편지, 그리고 42세 때인 1793년 홍참판댁에 보내 편지(사진)가 그것이다. 특히 8세 이전으로 추정되는 원손 시절 정조의 한글 필적은 글씨가 아직 익숙지 않은 듯 삐뚤빼뚤하지만, 홍참판댁에 보낸 편지를 보면 정조는 한문 이상으로 한글도 명필이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시대 왕이 쓴 한글편지는 대부분 여성에게 보낸 것이다. 공적인 영역에서는 당연히 한문을 썼지만 가족 같은 사적인 영역이나 여성과는 한글로 편지를 주고받았음을 알 수 있다.  양반층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추사 김정희(1786~1856)가 부인에게 보낸 40통 남짓한 한글편지가 남아 있다. 또 16세기 과거시험을 준비하던 성균관 유생들이 만든 ‘한글 커닝페이퍼’도 전해진다. 사서삼경의 핵심적인 한자 문구를 작은 종이에 적은 뒤 한글로 뜻을 풀이해 놓은 것이다. 양반들에게도 한문이 일상화되기는 했지만 한글이 훨씬 쓰기에 편했음을 보여준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광장] 전설의 섬 ‘명박도(島)’ 감상법/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전설의 섬 ‘명박도(島)’ 감상법/함혜리 논설위원

    블로거 ‘MP4/13’이 쓴 ‘전설의 섬, 명박도를 아십니까?’라는 글이 화제다. 네티즌들의 뜨거운 반응으로 1차 개정판까지 나온 이 글은 이명박 정부를 ‘명박도’라는 가상의 섬에 비유하며 작금의 정치현실을 신랄하게 꼬집은 정치 패러디다. 백과사전 형식을 빌려 명박도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명박 정부 주요 인사들의 이름과 근간의 사건들을 두루 거론하며 문제점들을 조목조목 비판한다. 예컨대 이런 식인데 끝 글자를 잘 새겨 읽어야 한다. 이 섬을 가려면 홍준표를 끊어 조윤선이라는 여객선을 타야 한다. 경제한파라는 신품종파가 있고, 대표적 천연자원은 쌀직불금이다. 한때 인기가 높았던 빙과류의 이름은 미네르바인데 왕족의 미움을 받는 바람에 판매금지됐다.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한 락(록) 음악은 주가폭락이고, 인기 차종은 사이드카였다. 육질이 좋기로 소문난 고기로는 사교육과 영어몰입교육이 있다. 역사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지만 고고학자들은 금(金)석기시대로 분류하고 있다. 삼국지에 필적하는 어륀지라는 역사소설이 전해진다는 등이다. 다양한 인물들과 여러가지 이슈들을 쥐락펴락하면서 풍자하는 솜씨가 대단하다. 물론 무리한 부분도 있고, 이름이 거론된 당사자 입장에서는 불쾌감을 느낄 소지도 있다. 그렇다고 완전히 허무맹랑한 설정도 아니다. 지금 한국이 처한 상황을 날카로운 시각으로 그려냈다. 웃음이라는 매개체를 훌륭하게 사용했다. 참고로 이 글을 쓴 블로거는 네티즌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패러디의 고수다. ‘강부자 내각’ ‘고소영 라인’ 이란 말을 유행시킨 주인공으로 이명박 정부 초기 3개월동안 자신의 인터넷 사이트에 올렸던 정치 관련 풍자글은 ‘블로거, 명박을 쏘다’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출판되기도 했다. 그는 글 말미에 많은 사람들이 “그러다가 미네르바처럼 잡혀가면 어떻게 하느냐.”는 걱정을 했다고 적었다. 미네르바 사태의 학습효과일 것이다. 이에 대해 그는 자신의 글이 ‘20억달러를 날리게 만든’ 미네르바의 글과 비교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개그를 개그로 보지 못하고 잡아 가두는 나라라면 창살 밖에 있으나 안에 있으나 감옥 속에 사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 풍자는 ‘실제 현실’과 ‘있어야 할 현실’ 간의 간극을 희극적인 방식으로 메워주는 지적인 표현 방식이다. 가벼운 웃음 뒤에는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을 담는다. 만약 풍자를 권위에 대한 도전이며, 심각한 명예훼손이라면서 정색을 하고 대응한다면 어떻게 될까. 웃기 위해 만들어진 희극은 비극이 되고 세상은 살맛이 없어지고 만다. ‘명박도’는 기상천외의 섬이지만 실제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습이기도 하다. 풍자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사회적 함의를 읽어내야 한다. 왜 이런 글이 나올 수밖에 없으며 사람들은 왜 여기에 관심을 갖는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 1년동안 진행된 불도저식 정책 집행이나 경제지상주의에 대해서 이같은 비판의 시각도 있다고 받아들이면 된다. 좀더 욕심을 부린다면 지금까지의 방식을 돌아보고 개선하는 것이다. 웃음을 통해 세상을 바로잡는 것이 풍자의 사회적 역할이다. 그래도 풍자의 대상이 되는 게 맘에 안 든다면? 요즘 유행하는 개그맨 안상태의 어투를 빌려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구해봤다. “풍자는 풍자일 뿐이고. 이런 글 나오지 않게 정치 잘하면 될 뿐이고.”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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