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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양시, 다큐영상 ‘우리가 걸어온 코로나19의 시간들’ 제작

    안양시, 다큐영상 ‘우리가 걸어온 코로나19의 시간들’ 제작

    “사회적 거리두기가 우리 사이를 벌려놓았지만 마음만큼은 더 가까이하게 했다.” 지난 1년간 코로나19를 되돌아보는 다큐영상에 나오는 자막이다. 경기 안양시는 다큐 ‘우리가 걸어온 코로나19의 시간들’을 제작해 한 동영상 전문 플랫품에 게재했다고 25일 밝혔다. 다큐영상은 코로나19 발생 1주년을 맞아 방역 현장에서 나온 공무원들의 절실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담았다. 코로나19와 방역요원, 담당공무원들의 필사적인 사투와 극복, 절실함과 긴박감 등 지난간 1년간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반해 지난 1년간 이어진 영업제한으로 인한 폐업, 해고 등으로 고통받는 소상공인과 직원들의 모습보다 주로 공무원들의 입장에 치중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약 17분 분량 영상은 지난해 1월 첫 확진자 발생 시기부터 확산세를 잠재우기 위한 공무원들의 필사적인 방역과정을 그려냈다. 시 관계자는 “영상에는 감염된 사실을 모른채 타인에게 전파시켜 심한 자책감에 젖고 돌 지난 영아가 확진 판정을 받았을 때 눈물을 흘리던 보건소 방역원의 다양한 표정을 담았다”라고 말했다. 온 몸을 짓누르는 방역복을 입고 더위와 추위를 견디면 오로지 시민 건강을 위한다는 일념으로 이겨내고 있다는 내용도 담겨있다. 격리자 수용 공간이 부족하다는 소식에 선뜻 자신이 운영하는 호텔을 격리시설로 내놓은 숙박업소 대표도 출연했다. 그는 “모두가 원치 않지만 누군가는 해야 하고 갈 곳 없는 격리자를 생각해 결정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업시간이 줄어들어 매출이 급감했지만 20명 넘는 종업원과 함께할 거라는 한 음식점 대표,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소식에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는 한 커피숍 사장은 방역소독에 적극 협조하고, 그것도 모자라 고생하는 공무원들을 위해 커피 2백 잔을 보건소로 보내온 감동적인 내용도 담았다. 또 버스승객들 안전을 위해 매일 새벽과 밤늦은 시간에도 차내 소독을 거르지 않는다는 운수업체 관계자 인터뷰도 포함됐다.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다가 완치된 한 시민은 아픈 사람을 위해 헌신하는 의료진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보건소 역학조사관은 “확진자 동선에 드러난 업소의 주인들이 처음과 달이 역학조사에 잘 응해줘 고맙다”며 “완치돼 퇴원하거나 각 업소가 방역수칙을 잘 지켜주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마음을 전했다. 최대호 시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 영상을 소개하며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일들을 함께해서 여기까지 왔다”며 “그래서 코로나19 종식을 이야기 할 수 있는 희망을 갖게됐다”고 말했다. 남상인 기자 sanginn@seoul.co.kr
  • 괴물이 된 소외감… 그로부터의 탈출법

    괴물이 된 소외감… 그로부터의 탈출법

    현실로 튀어나온 디지털 기기 속 괴물사랑으로 이겨 내는 자폐증 아이와 엄마20일 개봉하는 영화 ‘커넥트’(2020)는 디지털 기기를 통해 보이는 ‘괴물’의 사냥감이 된 아이와 엄마가 그로부터 도망치는 이야기를 담은 공포물이다. 디지털 시대의 소외감으로 시작했으나 이를 초월하는 가족 간의 강한 사랑으로 귀결돼 ‘슬프고도 아름다운 공포 드라마’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자폐증과 언어장애를 겪고 있는 소년 올리버(아지 로버트슨 분)의 친구는 또래 아이가 아닌 스마트폰이다. 어느 날 밤 화면에 처음 보는 전자책이 저절로 켜지고 기괴한 그림이 친구가 돼 주겠다고 나타났다. 엄마 사라(질리언 제이컵스 분)는 겁에 질린 올리버가 악몽을 꾼 것으로 여기고, 아빠 마티(존 갤러거 주니어)는 아들의 교육과 치료에 소극적이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를 통해서만 눈에 보이는 ‘괴물’은 현실 세계로 튀어나와 물리력을 행사하고, 올리버를 디지털 기기 너머의 ‘뒤집힌 세계’로 끌고 가려 한다. 타깃이 된 올리버와 엄마는 필사적으로 도망치지만 괴물은 디지털 기기가 있는 곳 어디서나 튀어나온다. 제이컵 체이스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지난해 11월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왕따’를 당한 아이가 디지털 기기에 과몰입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정서적 소외감에 대한 공포를 괴물로 창조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말을 하지 못하는 소년과 아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엄마, 육아에 무관심한 아빠는 바쁜 일상에 무감각해진 현대 가정의 단면이다. 스마트폰으로 연결된 편리한 세상이지만 인간관계 형성의 기본은 ‘대화’라는 점을 일깨우는 듯하다. 부모의 불화에 마음의 문까지 닫아 버린 올리버를 보며 어른 관객이라면 부모의 죄책감을 공유할 만하다. 영화의 메시지는 단순해 보인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사람들의 외로움과 소외감을 유발하고,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 가족 간의 갈등을 풀어 나가는 충분한 설명이나 개연성도 썩 촘촘하지는 않다. 그렇다 보니 후반부에 ‘모성애의 힘’만 강조한 게 식상한 결말로 이어져 버린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다만 아이를 보호하려는 절박함이 전달되는 모성애를 통해 시도한 반전이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줬다. 영화는 긴장이 풀려 있는 관객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점프 스케어’ 기법을 남용하지 않고 보는 것만으로도 섬뜩한 ‘크리처물’로 불안감과 긴장감을 키운다. 심장이 떨어질 것 같은 충격적 장면이 많지는 않아 공포영화 마니아에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상영 시간 96분. 15세 이상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디지털 시대 소외감 일깨운 공포…영화 ‘커넥트’

    디지털 시대 소외감 일깨운 공포…영화 ‘커넥트’

    20일 개봉하는 영화 ‘커넥트’(2020)는 디지털 기기를 통해 보이는 ‘괴물’의 사냥감이 된 아이와 엄마가 그로부터 도망치는 이야기를 담은 공포물이다. 디지털 시대의 소외감으로 시작했으나 이를 초월하는 가족 간의 강한 사랑으로 귀결돼 ‘슬프고도 아름다운 공포 드라마’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자폐증과 언어장애를 겪고 있는 소년 올리버(아지 로버트슨 분)의 친구는 또래 아이가 아닌 스마트폰이다. 어느 날 밤 화면에 처음 보는 전자책이 저절로 켜지고 기괴한 그림이 친구가 돼 주겠다고 나타났다. 엄마 사라(질리언 제이컵스 분)는 겁에 질린 올리버가 악몽을 꾼 것으로 여기고, 아빠 마티(존 갤러거 주니어)는 아들의 교육과 치료에 소극적이다. 하지만 디지털 기기를 통해서만 눈에 보이는 ‘괴물’은 현실 세계로 튀어나와 물리력을 행사하고, 올리버를 디지털 기기 너머의 ‘뒤집힌 세계’로 끌고 가려 한다. 타깃이 된 올리버와 엄마는 필사적으로 도망치지만 괴물은 디지털 기기가 있는 곳 어디서나 튀어나온다.제이컵 체이스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지난해 11월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왕따’를 당한 아이가 디지털 기기에 과몰입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정서적 소외감에 대한 공포를 괴물로 창조한 상상력이 돋보인다. 말을 하지 못하는 소년과 아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엄마, 육아에 무관심한 아빠는 바쁜 일상에 무감각해진 현대 가정의 단면이다. 스마트폰으로 연결된 편리한 세상이지만 인간관계 형성의 기본은 ‘대화’라는 점을 일깨우는 듯하다. 부모의 불화에 마음의 문까지 닫아 버린 올리버를 보며 어른 관객이라면 부모의 죄책감을 공유할 만하다. 영화의 메시지는 단순해 보인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가 사람들의 외로움과 소외감을 유발하고, 사랑은 모든 것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 가족 간의 갈등을 풀어 나가는 충분한 설명이나 개연성도 썩 촘촘하지는 않다. 그렇다 보니 후반부에 ‘모성애의 힘’만 강조한 게 식상한 결말로 이어져 버린 듯한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다만 아이를 보호하려는 절박함이 전달되는 모성애를 통해 시도한 반전이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줬다. 영화는 긴장이 풀려 있는 관객들을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 ‘점프 스케어’ 기법을 남용하지 않고 보는 것만으로도 섬뜩한 ‘크리처물’로 불안감과 긴장감을 키운다. 심장이 떨어질 것 같은 충격적 장면이 많지는 않아 공포영화 마니아에겐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상영 시간 96분. 15세 이상 관람가.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與 “최재형 원장, 탈원전 감사 개인 생각 아냐? 월권적 발상”…野 “엉터리”(종합)

    與 “최재형 원장, 탈원전 감사 개인 생각 아냐? 월권적 발상”…野 “엉터리”(종합)

    與 “이런 식이면 국민이 감사원 신뢰하겠나”임종석, 최재형 감사원장에 ‘막말’ 비난“집 지키랬더니 안방 차지하고 주인 행세”“최재형, 권한남용·명백히 정치하고 있다”野 “여권 인사들 감사원 흔들기 도 넘었다”국힘 “월성원전 삼중수소 괴담 국조하자”더불어민주당이 15일 탈원전 정책 수립 과정에 대한 감사원의 산업통상자원부 감사가 최재형 감사원장의 개인 생각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월권적이고 정치적이라고 비판했다. 감사원 측은 국회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른 정상적인 감사 활동으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악화로 지난해 9월 결정된 사안을 진행하지 못하다 이제야 감사를 진행된 것이라면서 탈원전 정책을 겨냥한 감사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민주 “감사원장 사적 견해로 감사좌지우지된다면 매우 위험” 경고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월권적 발상”이라면서 “감사원장 개인의 에너지 정책관의 발로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약 감사가 감사원장의 사적 견해로 인해 좌지우지된다면 매우 위험하다”고 꼬집었다. 이번 감사는 2019년 6월 정갑윤 전 국민의힘 의원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른 것으로, 정 전 의원은 최상위 정책인 에너지기본계획을 수정하기 전에 하위 정책인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먼저 수정해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해왔다.박주민 “감사원 자기 권한 벗어나정부 정책 개입하면 단호히 대응”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 글에서 “산업부가 절차 시행 전에 법률 자문도 구했고 모두 문제 없다는 판단이었다. 관련 심의 및 의결 절차를 모두 거쳤다. 어느 모로 보나 문제가 없다”면서 “감사원도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을 텐데 감사에 착수한 점은 매우 의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사원은 이름 그대로 행정사무에 대한 감사를 하는 곳으로 정책의 타당성을 따지는 것은 감사원 영역 밖”이라면서 “만에 하나 감사원이 자신의 권한을 벗어나 우리 정부 정책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면 여기에는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당 관계자는 “에너지기본계획은 강제성을 가진 것이 아니어서 문제제기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면서 “감사원의 정치화에 다를 바 아니다. 이런 식이면 국민이 감사원의 감사를 신뢰할 수 있겠나”라고 비난했다.임종석, 탈원전 감사한 최재형에“윤석열·전광훈 냄새 난다” 비난 “최재형, 임기 보장해주니 임기 방패로 정치를 하네” 전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산업부 감사를 벌이는 최 원장을 겨냥해 “윤석열 검찰총장에 이어 최재형 감사원장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면서 “지금 최 원장이 명백히 정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전광훈(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윤석열, 이제는 최재형에게서 같은 냄새가 난다”면서 “소중하고 신성한 권한을 부여받은 자가 그 권한을 권력으로 휘두른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여권이 문재인 정권에 우호적이지 않다고 판단한 두 사람에 최 원장을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임 전 실장은 “(최 원장은) 정보 편취와 에너지 정책에 대한 무지, 감사원 권한 남용을 무기 삼아 용감하게 정치의 한가운데로 뛰어들었다”면서 “권력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소신껏 일하라고 임기를 보장해주니 임기를 방패로 정치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집을 잘 지키라고 했더니 아예 안방을 차지하려 들고,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하라 했더니 주인행세를 한다”고 막말을 퍼부었다.野 “여권 인사들, 감사원 흔들기 도 넘어”“원전 경제성 조작, 靑 겨누자 괴담 유포” 주호영 “대통령 심복들 약장수 엉터리 변설”김근식 “감사원장을 집 지키는 개 취급”“임종석, 독립기관 감사원에 오지랍 도 넘어” 민주당의 잇단 감사원 공격에 대해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감사원이 탈원전 정책 수립과정의 위법성에 대한 감사에 착수하려 하자 여권 인사들의 감사원 흔들기가 도를 넘고 있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경제성 평가 조작의 전말이 드러나고 검찰 수사가 몸통인 청와대까지 겨누자 이제는 원전 삼중수소 괴담까지 유포하는 데 망설임이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감사원이 탈원전정책 수립 과정에 관한 감사를 벌이는 것을 여권 인사들이 비판하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이 문재인의 나라인가”라고 비판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의 심복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었던 임종석씨가 약장수처럼 엉터리 변설을 늘어놓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앞서 윤 의원은 “월성원전 1호기 폐쇄는 19대 대선 공약이었다”면서 “그 공약은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통해 국민으로부터 승인을 받았다”고 하는 등 검찰의 탈원전 수사와 감사원의 감사를 강력 비판했다.주 “文 임기 1년 남아… 권력 내리막길”‘선출된 권력이 주인’ 오만 떨지 마라” “민주화운동 훈장 달고 수준 이하, 삼권분립·법치주의, 민주주의 기본 몰각” 주 원내대표는 “민주화운동 경력을 훈장으로 달고 살아온 사람들이 내놓는 이야기로서는 수준 이하”라며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라는 민주주의의 기본을 몰각한 발언들”이라고 꼬집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1년 남았다. 권력의 내리막길”이라며 “헌법재판소가 대통령을 파면하고, 대법원이 대통령의 불법에 형을 선고하는 나라에서 ‘선출된 권력이 주인’이라고 오만을 떨지 말라”고 적었다. 이어 “문 대통령 심복들의 논리대로라면 전 정권이 벌였던 자원외교와 4대강 사업에는 왜 그렇게 혹독한 법의 잣대를 들이댔느냐”면서 “월성1호기의 경제성을 불법으로 조작하고, 산업부의 공문서를 400건 이상 파기한 자들을 처벌하지 않아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전날 임 전 실장의 발언에 대해 “진보정권의 대통령 비서실장이라는 사람이 헌법상 독립기관인 감사원장을 집 지키는 충견쯤으로 간주하는 비민주적 사고방식이 은연 중 드러냈다. 참 한심하다”면서 “최 원장이 집 지키랬더니 안방 차지한 게 아니라 임 전 실장이 비서실 책임지랬더니 오지랍 넓게 오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살아있는 권력도 굴하지 않고 수사하는 게 검찰의 독립성이고, 자신을 임명한 대통령의 정부도 법적 절차에 하자가 있으면 밝혀내는 게 감사원의 역할”이라며 임 전 실장이 오히려 도를 넘어선 것이라고 꼬집었다.감사원, 野 공익감사 청구 따라작년 9월 산업부 감사 결정“코로나 사태로 11일에야 착수” 감사원 “탈원전 감사 아니다”산업부 “법적 문제 없다” 감사원은 지난 11일부터 12일간 일정으로 산업부를 대상으로 에너지 정책 수립 과정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6월과 2017년 12월에 각각 발표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과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절차의 적정성 여부가 감사 대상이다. 특히 이들 계획이 원전 감축 방안을 담은 만큼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감사는 정갑윤 전 국민의힘 의원이 2019년 6월 공익감사를 청구한 데 따른 것이다. 정 전 의원 등은 에너지 관련 최상위 정책인 에너지기본계획을 수정하기 전에 하위 정책인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먼저 수정해 탈원전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해왔다. 감사원은 정 전 의원의 공익감사 청구에 따라 지난해 9월 이에 대한 감사를 결정했으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이제야 착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사원은 “이번 감사는 탈원전 정책에 대한 감사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탈원전은 에너지기본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에 있는 여러 정책 중 일부에 불과하고, 이번 감사의 초점은 정책의 적정성이 아닌 수립 과정의 적정성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감사원은 서면감사 후 자료 검토 등을 거쳐 필요하면 현장 감사도 벌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비구속적 행정계획인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 수정 없이 제8차 전력수급계획을 수립한 것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감사원 감사 시작한 당일 與 맹공이낙연 “월성 뭘 감사했는지 의아”“원전 마피아 결탁 명백히 밝혀야” “불량 원전 재연장, 참 무책임한 정쟁”민주 “삼중수소 은폐 논란, 감사원 밝혀야” 한편 감사원 감사가 시작된 지난 11일 탈원전 정책을 밀고 있는 민주당은 월성 원전에서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 검출을 언급한 뒤 “충격적”이라며 감사원은 그동안 무엇을 감사했느냐며 이낙연 대표가 직접 나서서 강력 비판했다. 이 대표는 “1년 넘게 월성원전을 감사해놓고 사상 초유의 방사성 물질 유출을 확인하지 못한 감사원의 감사 결과는 납득하기 어렵다”면서 “이번 조사로 시설 노후화에 따른 월성원전 폐쇄가 불가피했음이 다시 확인됐다”며 앞서 원전의 조기폐쇄와 관련 경제성이 낮게 평가됐다고 감사 결과를 내놓았던 감사원을 지적했다. 이 대표는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하수에서 방사성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이라면서 “(감사원이) 무엇을 감사했는지 매우 의아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7년 전부터 제기된 삼중수소 유출 의혹이 왜 규명되지 못했는지, 누군가의 은폐가 있었는지, 세간의 의심대로 원전 마피아와 결탁이 있었는지 등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날인 12일 김태년 원내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국회 차원의 조사 필요성도 면밀히 검토하겠다”면서 “정부는 방사능 오염 규모와 원인, 관리부실 여부를 전면 조사할 것을 주문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월성원전 전면 대응 선언 이후 민주당은 전날인 13일 월성원전 지하수에서 방사성 물질이 검출된 데 대해 18일 현장조사를 비롯한 전면적인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국회 과방위·산자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과 당내 환경특위·탄소중립특위 소속 의원 33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8일 월성원자력본부를 방문해 현장 조사를 진행하고 원전 인접 주민들을 만나 의견을 청취하겠다”고 경고했다.국힘 “월성서 삼중수소? 국조하자” “삼중수소 우려 탈과학…수사 막으려 필사적”“민주, 불분명한 증거·기준으로 공포 조장”“민관합동위 등 모든 진상규명 방안 수용” 국민의힘은 이날 월성원전 지하수에서 검출됐다는 삼중수소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한 국정조사를 제안했다.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불분명한 증거와 잘못된 기준으로 원전 공포를 조장하고 있다”면서 “검찰 수사를 막으려는 필사적인 몸부림”이라고 주장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어 “우리 당은 진상규명을 위한 모든 방안을 수용할 것”이라며 민관합동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국정조사를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전날 월성원전을 다녀온 이철규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월성원전에서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가 누출됐다는 것은 허위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 주장과 달리 삼중수소는 자연적으로 생성될뿐더러 원전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삼중수소가 배출되지도 않았다는 논리다. 이 의원은 “오죽하면 ‘탈원전’ 다음에는 ‘탈과학’이냐는 말까지 나온다”면서 “국민 안전과 관련된 문제기 때문에 국회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한 국정조사에 착수하자”고 말했다.감사원 “월성 원전 경제성 낮게 평가”檢, 원전 자료 대량 삭제 공무원들 기소 앞서 검찰은 월성 1호기 원전과 관련한 내부 자료를 대량 삭제하거나 이에 관여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이 재판에 넘겼다.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 등 고발 사건을 수사하는 대전지검 형사5부(이상현 부장검사)는 지난달 23일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감사원법 위반·방실침입 혐의로 국장급 A(53)씨 등 산업부 공무원 2명을 구속 기소하고, 다른 국장급 공무원 B(50)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A씨와 B씨는 감사원의 자료 제출 요구 직전인 지난해 11월쯤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삭제를 지시하거나 이를 묵인·방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A씨 등의 부하직원 C씨(구속기소)는 실제 같은 해 12월 2일(월요일) 오전에 감사원 감사관과의 면담이 잡히자 전날(일요일) 오후 11시쯤 정부세종청사 산업부 사무실에 들어가 약 2시간 동안 월성 1호기 관련 자료 530건을 지운 것으로 조사됐다. 삭제됐던 문건 중에는 이번 고발 사건 핵심인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및 즉시 가동중단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것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조기 폐쇄 결정이 된 월성 원전의 경제성이 불합리하게 낮게 평가됐으며 이 과정에서 산업부 공무원 등이 감사 직전 원전 관련 자료를 대거 삭제, 은폐했다고 발표했었다.최재형 감사원장 “정치 갈등에흔들림 없이 법과 원칙 지켜나가야” 이런 가운데 최재형 감사원장은 지난 4일 신년사에서 “사회적·정치적 갈등 가운데에서도 공직사회가 흔들림 없이 제대로 일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각종 감사를 통해 공직 수행에 대한 분명한 원칙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감사원이 흔들림 없이 법과 원칙을 지켜나갈 때 공직사회가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고, 우리에게 맡겨진 책무를 의연하게 수행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지난해 월성원전 1호기 감사 과정에서도 드러난 정치권 공방 등 외부 요인에 휘둘리지 말고 감사 업무 본연에 충실해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금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벨소리 따라가보니”…러 일가족 삼킨 눈사태 유일한 생존자 14살 아들 (영상)

    “벨소리 따라가보니”…러 일가족 삼킨 눈사태 유일한 생존자 14살 아들 (영상)

    갑작스러운 눈사태로 부모와 동생을 모두 잃은 러시아 소년이 극적으로 구조됐다. 9일(현지시간) 모스크바타임스는 세계 최북단 도시 탈나크에서 눈사태가 발생해 일가족 3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유일한 생존자는 14살 아들이다. 러시아 비상사태부에 따르면 이날 자정을 조금 넘긴 시각 크라스노야르스크 타이미르반도 탈나크 지역의 한 스키장에서 눈사태가 발생해 건물 4채가 매몰됐다. 매몰된 건물 중 1채에는 일가족 4명이 투숙 중이었다. 재난당국은 구조 차량 29대와 구조대 242명을 투입해 수색을 벌였다.이 과정에서 45살 남성과 38살 여성, 생후 18개월 된 아기의 시신이 차례로 수습됐다. 하지만 구조대는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수색에 임했다. 자원봉사자들도 손을 거들었다. 거세게 몰아치는 눈보라와 강풍으로 구조작업은 더디게 진행됐다. 구조대는 눈 속에서 울려퍼지는 전화 벨소리를 쫓으며 매몰자의 위치를 좁혀갔다.다음 날 아침까지 계속된 필사의 노력 끝에 구조대는 3m 아래 눈 속에 파묻혀 있던 14살 소년을 구조했다. 앞서 아버지와 어머니, 여동생은 잇따라 숨진 채 발견됐지만 소년은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자원봉사대원 막심 이니호프는 “휴대전화 벨소리가 들려오는 지점을 정확히 파악하려 노력했다”면서 “악천후 속에서도 많은 사람이 삽을 들고 현장으로 가 무너진 건물 잔해와 눈을 파헤쳤다”고 밝혔다.영하 25도 강추위 속에 오랜 시간 무너진 눈에 파묻혀 있던 터라 소년은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 극심한 동상과 다발성 골절이 확인됐지만, 집중 치료 끝에 지금은 인공호흡기 없이 자가호흡을 할 만큼 상태가 호전됐다. 사고가 난 탈나크 지역은 세계 최북단 도시인 러시아 노릴스크에서도 북쪽으로 25㎞를 더 들어가야 한다. 타스통신은 이번 눈사태 면적이 300㎡, 약 90평에 달한다고 비상사태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주저앉은 의료진...이집트 코로나19 중환자실에서 무슨 일이?

    주저앉은 의료진...이집트 코로나19 중환자실에서 무슨 일이?

    이집트 현지시간으로 지난 3일, SNS를 중심으로 충격적인 영상 한 편이 떠돌기 시작했다. 북부 나일 델타지역 샤르키아주의 한 공립병원 중환자실에서 의료진들이 위중한 상태의 환자를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생사를 오가는 환자 옆에는 바닥에 주저앉아 황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무릎을 끌어안고 있는 의료진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다른 의료진들은 환자의 폐로 산소를 주입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했지만 상황은 좋지 않았다. 의료진의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영상 속 환자는 결국 세상을 떠났다.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해당 병원에서 이날 오전 비슷한 시간대에 사망한 환자만 4명에 달한다. 사망자 4명은 60대 여성 2명과 각각 76세, 44세의 남성 2명이었으며, 유가족들은 사망한 환자 모두가 산소 부족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공개된 영상에서는 “중환자실 환자들이 모두 죽어가고 있다. 산소가 없다”고 주장하는 한 유가족의 목소리가 등장한다.그러나 병원과 샤르키아주 당국의 입장은 다르다. 샤르키아주 보건 당국은 “사망자 대부분이 고령인데다 기저질환이 있었으며, 사망자 중 한 명은 인공호흡기를 사용하고 있었다”고 주장, 산소 부족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일축했다. 다만 이집트에서는 병원장 또는 현장에 있던 의사들이 언론에 직접 당시를 전달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해당 사안의 조사 과정은 정부 당국의 입을 통해서만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인구 1억 명의 이집트는 아랍 국가 중 인구수가 가장 많고, 코로나19 상황이 가장 심각한 국가로 꼽힌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2일 기준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1400명대를 기록했다. 누적 확진자는 14만 명을 훌쩍 넘었고, 사망자도 약 7800에 달한다. 한편 병상과 의료자원 부족은 코로나19 팬데믹의 장기화로 의료시스템이 붕괴된 여러 나라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카운티의 응급의료서비스(EMS)실은 구급대원들에게 생존 가능성이 거의 없는 환자는 병원으로 이송하지 말고 산소를 아껴 쓰라는 지침을 내렸다. 해당 지침에는 산소포화도가 90% 이하로 떨어진 환자에 대해서만 산소호흡기를 쓰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디지털과 아날로그

    [박상익의 사진으로 세상읽기] 디지털과 아날로그

    지난해 추석 즈음 랜섬웨어 공격으로 컴퓨터에 있던 자료를 다 잃어버렸다. 외장하드를 본체와 연결해 둔 것도 불찰이었다. ‘머릿속이 하얗게 된다’는 말의 뜻을 실감했다. 문서는 물론 20년 가까이 찍은 사진도 다 날아갔다. ‘사진으로 세상읽기’ 연재도 이젠 접어야겠다고 마음을 비웠다. 모든 흔적이 사라지는 경험이었다. 한참 망연자실해하다가 오래전 구석에 처박아 둔 외장하드 두 개를 발견했다. 다행히 문서는 거의 다 건졌다. 하지만 사진은 최근 몇 년 치를 다 잃었다. 이 일을 겪으며 많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먼저 디지털의 허망함이었다. 한순간의 실수로 순식간에 다 사라지다니. 20여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연구서 집필을 위해 수백 권의 영문 자료에서 필요 부분을 우리말로 번역해 저장한 문서 파일이 사라진 것이다. 파일 이동을 하다가 버튼을 잘못 누른 모양이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도트프린터’로 출력해 뒀다는 것. 프린트물이 없었다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낭비할 뻔했다. 평소 사용하는 ‘옥스퍼드 영어사전’(약칭 OED·전 20권)은 2000년 무렵 CD로도 출시됐다. 써 보니 종이책보다 한층 편리했다. 그러나 컴퓨터 운영체제(OS)가 업그레이드되면서 지금은 구동이 안 된다. 한동안 잘 썼지만 이젠 무용지물이다. 요즘은 다시 종이책 ‘옥스퍼드 영어사전’을 참고한다. 1947년 사해 연안 쿰란에서 기원전 1세기 유대교 종파인 에세네파의 문서가 발견됐다. 이른바 ‘사해 두루마리’다. 양피지에 기록된 문서가 무려 2000년 뒤에 발견된 것이다. 사막의 건조한 기후 덕분이었다. 이런 일이 디지털 세계에서도 가능할까? 1990년대 널리 사용되던 플로피 디스켓도 이젠 읽을 수 없게 됐는데 말이다. 디스토피아 영화, 소설에서는 문명 파괴 후 석기 시대로 돌아간 인류의 모습이 그려지곤 한다. 상상컨대 퇴보하긴 하겠지만 석기 시대까지는 아니고 로마제국 멸망 후 고전문명이 파괴된 중세와 비슷해질 것 같다. 그 시절이 오면 종이책을 통해 문명을 재건하지 않을까. 페트라르카 등 중세 말기 휴머니스트들이 평생을 바쳐 필사본을 발굴함으로써 르네상스 문명을 열었듯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지만 이젠 외장하드 케이블을 반드시 본체와 분리한다. 그리고 온라인 클라우드에 중요 자료를 꼭 저장해 둔다. 디지털 시대를 버티는 방법이다. 우석대 역사교육과 명예교수
  • “인간이 미안해” 폐부표 밧줄에 목 매인 英 새끼 물범 버둥버둥

    “인간이 미안해” 폐부표 밧줄에 목 매인 英 새끼 물범 버둥버둥

    영국 해안에서 밧줄에 목이 매인 새끼 물범이 구조됐다. 21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영국 콘월주 해안마을에서 폐부표 밧줄에 뒤엉킨 새끼 물범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고 보도했다. 콘월주 포트레스에 사는 샐리 앤 버넷은 반려견과 해변을 거닐다 빨간색 부표와 함께 둥둥 떠 있는 물범 한 마리를 목격했다. 얼핏 물범이 부표를 잡고 있는 듯했지만, 사실은 부표 밧줄이 물범을 옥죄고 있는 상황이었다. 폐부표에 매여 옴짝달싹할 수 없게 된 물범은 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버둥거렸다.버넷은 재빨리 구조대에 이 사실을 알렸다. 그녀는 “새끼 물범이 물속에서 허우적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영국다이버해양생물구조대(BDMLR) 자원봉사자들은 현장에서 새끼 회색물범의 상태를 점검하고 즉각 구조했다. 버넷은 “물범이 살아서 다행”이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회색빛이 감도는 회색물범은 배면에 반점이 있는 게 특징이다. 영국 북부 도서 해역과 캐나다 해역, 노르웨이에서 무르만스크에 이르는 연해에 분포하고 있다. 전 세계 서식하는 성체는 31만6000마리 수준이다. 과거 무분별한 사냥으로 개체 수가 급감했지만, 보전 노력 끝에 개체 수가 다시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현재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멸종위기 적색목록에 관심대상(LC)으로 올라 있다.다만 오염물질 노출, 플라스틱 쓰레기의 위협 등은 여전하다. 세계자연보전연맹 연구 결과 회색물범은 다른 물범보다 훨씬 많은 오염물질이 체내에 축적된 것으로 나타났다. 먹이사슬을 통해 PCB 및 DDT에 장기간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개체 수 감소와 연결될 우려가 크다. 플라스틱 쓰레기도 문제다. 영국 해양보호단체 ‘쓰레기에 반대하는 서퍼들’(SAS)에 따르면 영국 해변에는 1.6㎞당 5000개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널려 있다. 이는 회색물범을 비롯해 많은 해양생물의 서식지를 위협한다. 콘월 지역 동물단체가 물범 지키기에 몰두하는 이유다. 영국 정부도 콘월물범신탁연구소에 7만5000파운드(약 1억1000만 원)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물범 서식지 보호에 관심을 두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조수석에는 아내, 트렁크에는 내연녀..강심장 에콰도르 택시기사

    조수석에는 아내, 트렁크에는 내연녀..강심장 에콰도르 택시기사

    경찰의 불심검문을 피하려 도주를 시도한 택시기사가 가정이 깨질 위기에 처했다. 17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문제의 택시기사는에콰도르의 수도 키토의 시가지를 주행하다가 불심검문을 하는 경찰과 마주쳤다. 조수석엔 부인이 타고 있었다. 택시기사라면 경찰의 검문은 흔하게 겪는 일이지만 이날따라 기사는 크게 당황하며 검문을 피하려 했다. 액셀을 깊게 밟고 속도를 내며 도주를 시도했다. 옆자리에 앉은 부인이 깜짝 놀라 이유를 물었지만 남편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운전대를 꽉 잡고 속도를 낼 뿐이었다. 경찰이 따라붙으면서 시작되니 쫓고 쫓기는 추격전 끝에 결국 붙잡힌 택시기사는 서류를 보자는 경찰에 면허증, 차량서류 등을 내밀었다. 서류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도주의 이유가 밝혀진 건 경찰이 트렁크를 열어보라고 요구하면서다. 택시기사는 "자동차에 숨긴 건 아무 것도 없다"며 필사적으로 트렁크 내부를 보여주지 않으려 했다. 경찰이 트렁크를 열라고 계속 다그치자 택시기사는 결국 마지못해 트렁크를 열었고 내부에서는 마스크를 쓴 여자가 다리를 구부린 채 누워 있었다. 택시기사는 도주하려 했지만 바로 경찰에 제압됐다. 누가 봐도 납치사건을 의심할 만한 상황이었지만 택시기사와 트렁크에 누워 있던 여자의 해명을 듣고 경찰은 씁쓸한 웃음을 터뜨렸다. 택시기사와 여자는 연인이었다. 택시기사는 조수석에 부인을, 트렁크에 내연녀를 태우고 바람을 쐬러 야외로 나가던 중이었다. 남편의 내연녀가 트렁크에 숨어 있는 사실을 부인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내연녀가 함께 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부인이 그 자리에서 남편에게 욕설을 퍼붓기 시작하자 남편은 다시 도주를 하려 했지만 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부인이 이혼을 요구하고 있지만) 택시기사의 불륜에 대해선 개입할 계획이 없다"며 "다만 검문을 피하려 한 혐의에 대해선 법규에 따라 처벌이 내려질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키토경찰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2030 세대] 처음으로 문 열어 주는 자/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2030 세대] 처음으로 문 열어 주는 자/김현집 미 스탠퍼드대 고전학 박사과정

    유명 음악 칼럼니스트 유정우씨가 카라얀의 탄생 100주년 기념 강의에서 말했다, ‘카라얀으로 시작하고, 카라얀을 욕하다가, 다시 카라얀으로 돌아온다’고. 나도 카라얀에 대해 할 말이 있다. 카라얀은 20세기의 명지휘자로 첫손 꼽히지만, 상업적이라든가 아예 음악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늘 따라다닌 사람이다. 그의 요트나 경비행기, 외모나 권력에 대한 집착, 스물셋 나이 차이가 나는 어린 프랑스 모델과 결혼한 사실 등이 ‘진지한’ 예술가라고 보기엔 부적절해 보였다. 1억 장 이상의 음반을 판매한 카라얀이지만, 엄청난 인기도 그의 가치를 보장하지는 않았다. 마치 코카콜라처럼. 지휘자 첼리비타케의 말이다. 카라얀은 클래식 음악을 알아듣기 쉽게 대중화한 공이 크다. 보통의 지휘자도 마음만 먹으면 그럴 수 있다는 뉘앙스다. 그러나 어느 이름난 학자가 학술논문을 밤새워 설명할 수는 있어도, 알아 듣기 쉽게 한 줄로 요약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다른 지휘자들이 얽히고설킨 골목 사이를 누비고 나아가는 이미지라면 카라얀은 날개를 힘껏 펼쳐 올라가 도시 경관을 한눈에 보여 주는 그림새다. 카라얀 덕분에 난해하다는 브루크너, 바그너, 쉰베르크의 매혹을 처음 맛보았다. 쉰베르크를 모차르트처럼 들리게 하고 싶다던 카라얀은, 역시 고수다. 어느 고급예술이든 처음으로 문 열어 줄 사람은 늘 필요하다. 타란티노 감독은 예술영화에선 장뤼크 고다르가 이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카를로스 클라이버의 지휘는 음악적 디테일을 치밀하게 살려 준다. 위대한 음악의 성숙함을 보여 준다. 반면 카라얀은 완벽주의자라 불리지만 꼼꼼한 인상을 주지 않는다. 정교하다. 하지만 첼리비다케에 비하면 투박할 정도다. 그러나 카라얀만의 매력이 분명 있다. 쉽게 ‘졸업’해 버릴 만한 예술가가 아니다. 그는 인생에서 음악과 군대에는 딕타투어(독재)가 필요하다 했다.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 모양을 보면 실감할 수 있다. 필사적이다. 바다를 등지고 싸우는 것 같다. 지휘봉 밑에서 그들이 만드는 무시무시한 사운드는 콘서트라기보다는 전쟁의 연장 같다. 카라얀이 1968년에 감독하고 녹화한 베토벤 9번 영상이 레니 리펜슈탈의 선전영화를 연상시키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어떤 이들은 거부감이 들 수 있겠다. 다른 명지휘자들이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신중히 풀어나가려 한다면 카라얀은 알렉산더의 칼처럼 매듭을 내려친다. 폭력의 경이로움이다. 또한 아름다운 대목에선 카라얀보다 관능적인 사운드를 자아낼 수 있는 지휘자는 없다. 인간의 원초적인 두 기둥이 타나토스와 에로스, 즉 죽음과 욕망이라면 이것을 소리로 구현한 지휘자는 카라얀이 유일하다. 오랜 시간 카라얀에 대한 내 생각은 끊임없이 바뀌어 왔다. 카라얀의 매력은 매년 바뀐다. 지금도.
  • [문화마당] 출판사 서체가 탄생하다/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출판사 서체가 탄생하다/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출판사 을유문화사가 국내 단행본 출판사 중 처음으로 독자적 서체를 개발해 발표했다. 해방 직후 창립된 이후 한국 현대 출판의 역사에 중요하고 굵직한 획을 그어 온 노포(老鋪)다운 행보다. 이번에 공개한 ‘을유1945’ 서체는 옛날 활판 인쇄 시절에 발행한 을유문화사의 옛 책들에서 발견한 한자 명조의 글꼴을 뼈대로 이어받으면서 현대 시각 문화 환경에 맞추어 단순함을 부각해 출판 인쇄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고풍의 느낌을 덜어낸 게 특징이다. 이 서체를 본문에 사용해 제작된 서체 가이드북을 살펴보니, 글꼴이 간결하고 균형 잡혀 소설 같은 긴 글을 읽는 데 불편하지 않은 출판 본문용 무료 서체가 나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서체 비용을 고민하던 출판사들에 희소식이 될 것이다. 글자 모양과 크기는 투명하지 않다. 글자의 선택과 배치는 글에 담긴 정신을 때로는 볼록하게, 때로는 오목하게 구조화한다. 글자와 단어와 행의 배열은 인간 정신을 직접적,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중요한 방법이다. 구텐베르크 혁명 이후 출판의 역사는 언제나 새로운 시대정신을 담은 저자와 콘텐츠를 발굴해 소개하는 정신적 작업의 축적이었다. 동시에, 이러한 내용을 독자가 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서체를 만들고, 구두점을 발명하고, 판면을 조직하고, 판형을 개발하고, 인쇄 방법과 제본 방식을 개선하는 등 물리적 혁신 작업의 연속이기도 했다. 마틴 로리의 ‘알두스 마누티우스’는 에라스무스 같은 인문주의자들과 출판인들 사이의 긴밀한 협업 과정을 통해 르네상스 정신이 어떻게 물리적 실체를 얻어 가는지 잘 보여 준다. ‘세계를 편집한 최초의 출판인’으로 불리는 알두스 마누티우스의 삶은 1600년대 이탈리아 르네상스가 책으로 구현되는 과정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마누티우스는 ‘아리스토텔레스 전집’을 비롯해 그리스와 로마의 주요 문헌들을 엄밀한 비정 작업, 가독성 높은 서체, 아름다운 디자인 등 일련의 편집적 작업을 통해 세상에 내놓아 르네상스 혁명의 바탕을 형성했다. 마누티우스는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크기의 8절판을 문학 작품 등 모든 책에 적용해 만들었고, 이 판형에 맞춰 ‘작으면서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활자’인 벰보체를 발명해 책을 손에 들고 다니면서 읽을 때에도 불편하지 않은 ‘손안의 책’을 실현했다. 또 이탤릭체를 개발해 필사본의 우아한 아름다움을 인쇄본이 이어받게 했다. 세미콜론 등 구두점을 발명해 문장을 쓰고 읽는 법을 재정립했으며, 과감하게도 한 번에 3000부나 되는 책을 대량 생산함으로써 책을 일용품이 되게 했다. 이런 작업은 ‘문학을 서재와 강의실로부터 해방’하는 결과, 즉 인류가 지식을 자기 손안에서 접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데 혁혁하게 기여했다. 휴대전화로 정보를 주고받는 것도 ‘손안의 책’이라는 마누티우스의 꿈을 전자 문명 환경에서 계승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몇 해 전부터 국내 여러 기관에서 전용 한글 서체를 개발해 무료로 보급하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긴 글을 인쇄해 읽는 데에 적합한 본문용 서체는 극히 드물었다. 표지판, 광고, 제목 등 돋움 용도에 맞춘 글자가 대부분이었다. 나눔명조(네이버), 본명조(구글), 리디바탕체(리디북스)처럼 바탕용일지라도 화면 환경에 적합하도록 개발해 인쇄에 사용하는 데에는 불편했다. 대교체(미래엔)는 교과서용이어서, 조선명조체(조선일보) 등 신문사 서체들은 신문용이어서 단행본 특유의 글꼴 맛이 덜했다. 반면 을유1945 서체는 처음부터 단행본에 적합하게 개발했다. 마누티우스가 보여 줬듯 서체와 출판의 상호작용은 한 시대 정신문화의 축도다. ‘민음체’, ‘창비체’, ‘문학동네체’, ‘현암체’ 등으로 이어지면서 이 시대 출판문화의 높은 수준을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
  • 찰진 대사·복잡한 내면… 우리는 악역에 끌린다

    찰진 대사·복잡한 내면… 우리는 악역에 끌린다

    배트맨의 영원한 대항마 ‘조커’는 독자적인 세계관을 구축하면서 전 세계가 열광하는 빌런이 됐다. 느닷없이 소환된 영화 ‘타짜’ 1편의 악역 곽철용은 “묻고 더블로 가”, “내 순정을 짓밟으면 그때는 깡패가 되는 거야” 같은 대사로 대중의 감성을 파고들었다. 빌런을 낳는 시대에 사람들은 더이상 평면적인 ‘선한 역’에 열광하지 않는다. 복잡한 내면에 감정 이입되는 빌런이 더욱 매력적이다.도서출판 요다에서는 현대적 의미의 빌런을 되짚는 책 두 권을 나란히 내놨다. 차무진 작가가 쓴 ‘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와 다섯 작가의 빌런 앤솔러지 ‘태초에 빌런이 있었으니’다.‘스토리 창작자를 위한 빌런 작법서’를 쓴 차 작가는 대학 등에서 10여년간 스토리텔링을 강연해 온 소설가이자 시나리오 작가다. 소설, 희곡, 각종 시나리오 창작자가 이야기 속 악당을 만들 때 맞닥뜨리는 고민을 17개의 키워드로 정리해 분석했다. 키워드는 그림자, 각성, 절대성, 신념, 시기, 광기, 시스템, 인정욕망, 지척, 전능, 양면성, 카리스마, 2인자, 여성, 자연재해, 외계, 어린아이다. 책은 ‘각성’이라는 키워드로 주인공 배트맨을 각성시키는 존재, 조커에 대해 이야기한다. 크리스토퍼 놀런의 영화 ‘다크 나이트’(2008)에서 조커는 배트맨에게 고담시를 지키는 검사 하비 덴트와 옛 연인 레이철 중 하나만 구할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레이철을 구하려 하지만 조커의 인질 위치기 바꾸기 계략으로 옛 연인을 잃게 된 배트맨. 조커는 레이철을 너무도 원했으면서 ‘정의의 기사인 척하느라’ 반대로 행동한 배트맨을 ‘가식덩어리’라며 맹비난한다. 맞는 말이기 때문에 배트맨은 조커를 밀어붙이는 것 외엔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분명한 것은 배트맨은 끝까지 자신을 가렸고 조커는 마지막까지 솔직했다는 점이다.”(43쪽) 되레 솔직한 조커에게 열등감을 느꼈을지도 모를 배트맨의 비애, 선역이라고 마냥 행복하거나 악역이라고 마냥 불행하지는 않은 서사에 대중은 반응한다. 책은 이 외에도 더는 여성적 조건에 기대지 않고 주체적으로 자기감정을 다루는 여성 빌런의 모습, 자기 행동을 나쁜 짓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어린아이들이 얼마나 매력적인 빌런이 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김동식·김선민·장아미·정명섭·차무진 작가의 앤솔러지 ‘태초에 빌런이 있었으니’는 아예 빌런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김동식 작가의 단편 ‘시민의 협조’에서는 지구 대폭발 1분 전, 시간을 돌리는 초능력을 가진 블랙 코스모스가 지구를 구하기 위해 펼치는 필사의 사투를 그린다. 1분이라는 짧은 시간, 지구를 구하기 위해선 시민들의 희생과 협조가 불가피하다. 블랙 코스모스는 최소한의 희생으로 재앙을 막아 보려 분투하지만, 사람들의 눈에는 평화로운 놀이공원에 난입한 테러리스트로 비칠 뿐이다. 이 각박한 세상 속 무엇이 히어로이고 무엇이 빌런인가. 다섯 편의 소설은 복잡한 경우의 수로 독자들에게 질문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이란, 핵과학자 피살에 “배후는 이스라엘” 복수 다짐

    이란, 핵과학자 피살에 “배후는 이스라엘” 복수 다짐

    중동 지역 군사적 긴장 고조 이란의 핵 개발을 주도한 과학자 모센 파크리자데(59)가 암살되면서 중동 지역에 군사적 충돌의 긴장이 커지고 있다. 이란이 곧바로 테러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해 복수를 다짐했기 때문이다. 파크리자데는 27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 인근 소도시 아브사르드에서 테러 공격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진 뒤 숨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누가 파크리자데를 암살했는지 확인되지 않더라도, 그의 죽음은 공공연하게 드러났던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을 격화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대통령, 암살 배후로 이스라엘·미국 지목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28일 발표한 성명에서 파크리자데 암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했다고 이란 국영 TV가 보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다시 한번 세계의 오만한 세력(global arrogance)과 그 용병인 시오니스트 정권의 사악한 손에 이 나라 아들의 피가 묻었다”고 말했다. 이란은 미국을 지칭할 때 ‘세계의 오만한 세력’이라는 표현을 쓰며, 이스라엘은 ‘시오니스트 정권’으로 부른다. 즉 미국과 이스라엘이 파크리자데 암살에 관여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어 “순교자 파크리자데 암살은 적들의 절망과 뿌리 깊은 증오를 보여준다. 그의 순교가 우리의 성취를 늦추지 못할 것”이라며 핵 개발을 계속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전날 아미르 하타미 이란 국방부 장관은 현지 방송에 출연해 파크리자데의 죽음은 솔레이마니 암살 사건과 “분명한 연관”이 있으며 미국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 1월 가셈 솔레이마니 전 혁명수비대 사령관이 이라크 바그다드공항 인근에서 미군의 무인기 공습에 피살됐고, 이어 이란이 이라크 내 미군 기지에 보복 공습을 감행해 전운이 감돈 바 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의 역할을 암시하는 비겁함은 가해자들의 필사적인 전쟁 도발을 의미한다”고 적었다. 헤즈볼라의 고위 지도자 셰이크 나임 카심은 현지 방송 알마나르TV와 인터뷰에서 파크리자데의 죽음과 관련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은 악랄한 공격”이라고 논평했다. 그는 “우리는 이 극악무도한 공격을 비난하며, 이 범죄에 대한 대응은 이란의 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란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 커져” 블룸버그통신은 파크리자데의 죽음이 지난 1월 솔레이마니 사령관 암살 사건에 이어 이란 내 대중적 분노를 촉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솔레이마니 사망 당시 테헤란 곳곳에서는 수만 명의 인파가 모여 미국에 대한 복수를 외쳤다. 최근 미국이 니미츠 항공모함을 중동 지역에 재배치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 국방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 방어력을 증강하기 위해 이같이 조치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파크리자데의 죽음과 관련해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는 외신들의 질문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파크리자데의 죽음을 다룬 뉴욕타임스(NYT) 기사를 코멘트 없이 리트윗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 반대했으며,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현재 이스라엘이 파크리자데와 관련한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이란 간 ‘전장’ 신세 이라크 전전긍긍이러한 긴장 고조에 이라크가 유탄을 맞을까봐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솔레이마니 암살 사건 때처럼 미국과 이란이 이라크 영토 내에서 군사적 충돌을 벌여왔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란이나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정파 헤즈볼라 측은 트럼프 대통령 퇴임을 몇달 앞둔 지금 시점에 굳이 행동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다른 무장세력들이 돌출 행동을 벌일 수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파크리자데 암살과 관련해 긴장이 고조되지 않도록 각국의 자제를 촉구했다. 마지드 타크트 라반치 유엔 주재 이란대사는 구테흐스 사무총장에게 서한을 보내 “이란은 자위적 목적의 어떠한 조치도 취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고 밝혔다. 또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암살을 저지른 자들을 비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이란 핵무기 개발 주도한 과학자 암살 당해, 이스라엘 소행 의심

    이란 핵무기 개발 주도한 과학자 암살 당해, 이스라엘 소행 의심

    2000년대 초반까지 이란의 핵 개발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과학자가 암살 당했다. 이란은 즉각 이스라엘을 테러의 배후로 지목하고 복수를 다짐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27일(현지시간) 국방부의 연구·혁신 기구 수장이자 핵 과학자인 모센 파크리자데가 수도 테헤란 인근 소도시 아브사르드에서 테러 공격을 받아 살해됐다고 보도했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먼저 폭발음이 들렸고 뒤이어 기관총 소리가 들렸으며 테러 공격을 감행한 서너 명이 경호원들과 총격을 벌이는 와중에 사살 당했다는 목격자의 증언을 전했다. 이란 국방부도 파크리자데는 부상한 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의료진이 소생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파크리자데는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이란이 진행한 핵무기 개발 계획인 ‘아마드 프로젝트’를 주도한 인물로 알려져 있었다. 서방의 정보기관은 그가 민간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을 가장해 핵탄두를 개발하는 프로그램을 비밀리에 진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2011년 유엔 보고서에 파크리자데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기술 획득을 위해 노력했으며 여전히 그런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인물로 기술됐다. 이번 암살 사건은 이란이 평화적인 에너지 획득이든 핵무기 제조든 필수적 과정으로 주목되는 우라늄 농축에 열중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는 와중에 나온 것이다. 또 미국 대선 결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 2015년 이란과 미국 등 6개 열강이 체결한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폐기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시기에 일어난 일이어서 주목된다. 바이든 당선인이 이란과의 핵합의를 다시 작동하려고 하는 상황, 이스라엘이 이에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에 파크리자데가 암살 당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18년 자국의 정보기관 모사드가 테헤란 남서부 슈러브드 지역의 비밀시설을 급습해 확보한 핵 개발 관련 기밀 자료를 공개하면서 파크리자데를 언급했다. 당시 네타냐후 총리는 “아마드 프로젝트를 주도한 이란 핵과학자 파크리자데가 2018년에도 SPND라는 핵무기를 개발하는 비밀 조직의 책임자”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파크리자데라는 이름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최대 적성국인 이란의 핵 무기 보유를 방해하기 위해 이란 핵과학자들을 여러 차례 살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2010년 1월 테헤란대 교수인 핵 물리학자 마수드 알리 모하마디가 출근길에 폭탄 공격을 받고 숨졌고, 같은 해 11월 이란원자력기구의 핵심 멤버였던 마지드 샤흐리아리가 폭발 사건으로 목숨을 잃었다. 이듬해 7월에는 핵개발에 관여한 과학자 다르이시 레자에이가 테헤란에서 오토바이를 탄 괴한의 총격으로 숨졌고, 2012년 1월에는 핵 과학자 모스타파 아흐마디 로샨이 자신의 차에 부착된 폭탄이 터져 목숨을 잃었다. 이란 법원은 2017년 모사드에 이란 핵물리 과학자의 개인 정보를 유출해 이들의 암살을 도운 혐의로 마지드 자말리 파시라는 이란인에게 사형을 선고한 일이 있다.이란의 고위직들은 이번에도 파크리자데 암살의 배후로 이스라엘을 지목하면서 복수를 다짐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이스라엘이 파크리자데 살해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스라엘의 역할을 암시하는 비겁함은 가해자들의 필사적인 전쟁 도발을 의미한다”며 “이란은 국제사회, 특히 유럽연합(EU)에 부끄러운 이중잣대를 버리고 이런 국가 테러를 비난할 것을 촉구한다”고 적었다.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은 ‘엄중한 복수’를 천명했다. 바게리 총장은 파크리자데의 죽음을 “비통하고 중대한 타격”이라고 표현하고 “우리는 이번 일에 관계된 자들을 추적해 처벌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테러 조직과 그 지도자, 그리고 이 비겁한 시도의 가해자들은 엄중한 복수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반드시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세인 데흐건 이란 최고지도자 군사 수석보좌관도 이스라엘이 전쟁을 도발하기 위해 파크리자데를 살해했다고 비난했다. 데흐건 수석보좌관은 트위터에 “시온주의자(이스라엘)들은 동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 막바지에 이란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전면전을 일으키려고 한다”고 적었다. 그러나 미국과 이스라엘 국방부는 파크리자데 암살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데스크 시각] IMF 세대와 코로나 세대/김미경 정책뉴스부장

    [데스크 시각] IMF 세대와 코로나 세대/김미경 정책뉴스부장

    암담했다. 곧 대학 졸업인데 회사 입사 원서를 구경하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였다. 해마다 쌓여 있던 입사 원서는 다 어디로 갔단 말인가. 그렇게 1997년 말을 힘들게 보내고 이듬해 여름 언론사 첫 공채에 어렵사리 합격한 필자는 소위 ‘IMF 세대’라는 꼬리표를 달았다. 졸업 후 한참 만에 겨우 취직은 했지만 IMF 세대가 된 것은 인생에 큰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심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친구들은 취업난 속 뿔뿔이 흩어졌다. 상당수는 어쩔 수 없이 대학원으로 향했고 일부는 아르바이트 전선에도 뛰어들었다.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 이후 보건복지부·질병관리청 등을 통해 코로나19 상황을 보도하면서 23년 전 갑자기 들이닥친 IMF 외환위기가 떠올라 마음이 편치 않았다. 졸업생들의 취업난뿐 아니라 경영난 악화로 구조조정에 나선 회사로부터 정리해고된 실직자들이 실업급여를 타기 위해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을 섰던 광경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았다. 외환위기라는 경제위기는 물론 감염병 등 재난위기도 우리 사회의 취약계층을 수면 위로 드러내면서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IMF 사태를 겪은 필자가 그때 상황과 코로나19 위기를 비슷하게 느끼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들여다보면 다른 점이 많다. 코로나19 영향이 IMF 때보다 훨씬 광범위한 계층과 영역에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마스크를 쓴 사람 모두가 소위 ‘코로나 세대’라고 생각할 것이다.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끝이 보이지 않는 현 상황이 힘들고 두렵기만 하다. 특히 초중고 학생들이 학교에 제대로 가지 못하면서 가족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3 학생들은 수능 시험일이 미뤄지는 초유의 사태를 겪으며 철통 방역 속에 새달 3일 수능을 치러야 한다. 어느새 온라인 수업에 익숙해진 대학생들은 취업난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앞날을 예측하기 어렵다. 서울 시내 한 대학 교수인 후배는 “대학생들이 노는 거 아니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은데 오프라인 출석률이 60%대였던 데 비해 온라인은 80%가 넘는다”며 “그만큼 취업 등 미래에 대한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내년에도 취직은 어려워 보이니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지난해에도 이미 20~30대 청년층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는 부족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급감해 상당수가 일용직으로 전전하고 있다. 올해 초 졸업한 한 청년은 “지난해 말에도 취업이 어려워 해를 넘길 수밖에 없었는데 올해는 아예 자리가 없다”며 “만일 내년에 상황이 좀 나아지면 내년 초 졸업생이 신규 일자리를 차지할 것이니 우리는 또 밀리는 거 아닌가”라며 한숨을 쉬었다. 취업난은 군대 문화도 바꾸고 있다. ‘전역 후 바로 복학’에서 전문하사 지원 등 “차라리 군대에 더 있자”는 장병도 늘고 있다고 한다. 경영난 속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도입했다가 ‘불필요 인력’이 누구인지 알게 돼 추가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흉흉한 소문도 돌고 있다. 지난 2~3월과 8~9월에 이어 3차 대유행을 겪으면서 코로나19 여파가 IMF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위기 속에 기회와 희망도 있다. IMF 세대는 몇년간 힘들게 버텨 위기를 극복한 뒤 상당수가 각 분야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IMF 직후 환율이 치솟아 유학을 접고 귀국한 뒤 필사의 노력 끝에 고위공무원이 된 한 선배는 “IMF 세대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힘과 용기를 줬다”고 회고했다. 코로나19에서 벗어나게 해 줄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한창이다. 안전한 도입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여기에도 희망은 있다. 코로나 세대가 위기를 딛고 정상궤도를 되찾을 그날까지 정부와 방역 당국, IMF 세대 등 선배 세대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chaplin7@seoul.co.kr
  • ‘정조 왕비’ 효의왕후 한글 글씨 보물 지정

    ‘정조 왕비’ 효의왕후 한글 글씨 보물 지정

    문화재청은 조선 정조의 왕비 효의왕후 김씨(1753~1821)가 1794년(정조 18년) 한글로 필사한 ‘만석군전·곽자의전’을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왕후의 글씨가 보물로 지정된 건 2010년 선조의 계비인 인목왕후의 ‘어필 칠언시’(보물 제1627호) 이후 두 번째다. 효의왕후는 조카 김종선에게 ‘한서’(漢書)의 ‘만석군석분’과 ‘신당서’(新唐書)의 ‘곽자의열전’을 한글로 번역하게 한 뒤 그 내용을 적어 내려갔다. ‘만석군전’은 한나라 경제(景帝) 때 벼슬을 한 석분의 일대기이며, ‘곽자의전’은 안녹산의 난을 진압한 당나라 무장 곽자의에 관한 이야기다. 효의왕후는 표지에 ‘곤전어필’(坤殿御筆)이라고 적힌 어필책 발문에서 ‘충성스럽고 질박하며 도타움은 만석군을 배우고, 근신하고 물러나며 사양함은 곽자의와 같으니, 우리 가문에 대대손손 귀감으로 삼고자 한 것’이라고 썼다. 어필책을 보관하는 오동나무 함도 보물로 함께 지정 예고됐다. 문화재청은 “한글 어필은 왕족과 사대부들 사이에서 한글 필사가 유행하던 18세기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자 범본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정제되고 수준 높은 서풍을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왕후가 역사서의 내용을 필사하고 발문을 남긴 사례는 극히 드물어 희소성이 크고, 당시 왕실 한글서예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어 국문학과 서예사적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재청은 경남 고성 옥천사에 있는 19세기 초 대형 불화와 경남 하동 쌍계사가 소장한 16~17세기 목판 3건도 이날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수준 높은 서풍”… 정조 왕비 효의왕후의 한글 글씨 보물 된다

    “수준 높은 서풍”… 정조 왕비 효의왕후의 한글 글씨 보물 된다

    문화재청은 조선 정조 임금의 왕비 효의왕후 김씨(1753~1821)가 한글로 필사한 ‘만석군전·곽자의전’을 보물로 지정예고했다고 17일 밝혔다. 왕후의 글씨가 보물로 지정된 건 2010년 선조의 계비인 인목왕후의 ‘어필 칠언시’(보물 제1627호)이후 두 번째다. 이 글씨는 효의황후가 1794년(정조 18년) 조카 김종선에게 ‘한서’(漢書)의 ‘만석군석분’과 ‘신당서’((新唐書)의 ‘곽자의열전’을 한글로 번역하게 한 뒤 그 내용을 적어내려간 것이다. ‘만석군전’은 한나라 경제(景帝) 때 벼슬을 한 석분의 일대기이며, ‘곽자의전’은 안녹산의 난을 진압한 당나라 무장 곽자의에 관한 이야기다. 효의왕후는 표지에 ‘곤전어필(坤殿御筆)’이라고 적힌 어필책 발문에서 ‘충성스럽고 질박하며 도타움은 만석군을 배우고, 근신하고 물러나며 사양함은 곽자의와 같으니, 우리 가문에 대대손손 귀감으로 삼고자 한 것’이라고 필사 이유를 밝혔다. 가문의 평안과 융성함에 대한 염원을 담은 자료임을 보여준다. 어필책을 보관하는 오동나무 함도 보물로 함께 지정 예고됐다. 1762년(영조 38) 세손빈으로 책봉된 효의왕후는 자녀를 두지 못한 채 6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효성이 지극해 시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지성으로 모셨다 하며, 일생을 검소하게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문화재청은 “한글 어필은 왕족과 사대부들 사이에서 한글 필사가 유행하던 18세기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자 범본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정제되고 수준 높은 서풍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특히 왕후가 역사서의 내용을 필사하고 발문을 남긴 사례는 극히 드물어 희소성이 크고, 당시 왕실 한글서예의 면모를 확인할 수 있어 국문학과 서예사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덧붙였다.문화재청은 경남 고성 옥천사에 있는 19세기초 대형 불화와 경남 하동 쌍계사가 소장한 16~17세기 목판 3건도 이날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 ‘고성 옥천사 영산회 괘불도 및 함’은 1808년(순조 8년) 수화승 평삼 등 화승 18명이 화폭 20폭을 붙여 10m가 넘는 높이로 만들었다. 하동 쌍계사 목판은 문화재청이 비지정 사찰 문화재의 보존관리를 위해 불교문화재연구소와 시행하는 전국 사찰 소장 불교문화재 일제조사에서 발굴한 유물이다. 2016년 조사한 경남 지역 사찰 소장 목판 중 완전성, 제작 시기, 보존상태, 희소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하필 상대가…주짓수 여성 날치기하다 영혼까지 털린 도둑 (영상)

    하필 상대가…주짓수 여성 날치기하다 영혼까지 털린 도둑 (영상)

    퇴근 중인 직장인여성을 만만하게 보고 범죄의 표적으로 삼은 날치기범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고 쇠고랑을 찼다. 아르헨티나의 휴양도시 마르델플라타에서 20세 여성이 날치기범을 맨손으로 제압해 경찰에 넘겼다고 현지 언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고보니 여자는 주짓수를 연마하는 아마추어 무도인이었다. 사건이 일어난 건 전날 오후 퇴근시간 때였다. 퇴근길에 나선 여자가 버스를 타기 위해 정거장으로 걷는데 한 남자가 접근하더니 순식간에 핸드폰을 강탈해 도주하기 시작했다. 남자라도 이런 일을 당하면 잠시 당황하는 게 보통이지만 여자는 곧바로 추격에 나섰다. 여자는 "저X 잡아라, 도둑이야"라고 소리치며 필사적으로 날치기범을 뒤따랐다. 마치 신이 예비한 듯한 도움의 손길을 만난 건 추격전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자전거를 세워두고 대기 중이던 배달원들이 여자의 고함을 듣고 도주하던 날치기범의 발을 살짝 걸어 넘어뜨린 것. 날치기범이 일어나 다시 도주하려는 순간 여자는 그에게 몸을 날렸다. 이후 날치기범은 경찰에 넘겨지기 전에 죄의 대가를 치르게 된다. 여자가 '교훈의 채찍'을 들면서다. 여자는 "난 하루 종일 근무하고 나왔는데 젊은 X이 일은 안하고 도둑질을 해?"라면서 남자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여자가 쉬지 않고 펀치를 날리면서 날치기범의 얼굴은 피범벅이 됐다. 잠시 후 현장엔 경찰이 도착했다. 여자로부터 남자가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상황을 본 행인들이 사건을 신고하면서다. 자초지종을 들은 경찰은 여자에게 "폭행 때문에 골치 아픈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고 했지만 여자는 당당했다. 여자는 "날치기범을 때린 데 대해 후회는 없다. 오히려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면서 "날치기범이 이번을 교훈 삼아 범죄에서 손을 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여자는 평범한 직장인이지만 평소 주짓수를 연마하는 무도인이었다. 관계자는 "여자가 5년 이상 주짓수를 배운 무술인이라 싸움엔 자신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총이나 흉기를 갖고 있을 수도 있어 범죄인에게 달려드는 건 자제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제 몸 던져 물에 빠진 중국인 구한 英 외교관’영웅’ 칭송 (영상)

    제 몸 던져 물에 빠진 중국인 구한 英 외교관’영웅’ 칭송 (영상)

    영국 외교관이 물에 빠진 중국인을 구하려 직접 강물로 뛰어들었다. 16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은 중국 충칭시에서 물에 빠진 여성을 근처에 있던 영국 외교관이 몸을 던져 구해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 주재 영국 총영사 스티븐 앨리슨(61)은 이날 충칭시 중산에서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여성을 발견했다. 발을 헛디딘 여성은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다 의식을 잃고 강에 둥둥 떠 있는 상황이었다. 비명만 지를 뿐 모두 주저하는 사이 앨리슨 총영사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강물로 뛰어들었다. 신발을 벗어 던지고 익수자를 향해 헤엄쳐간 앨리슨 총영사는 구경꾼들이 던진 구명부표를 잡고 익수자와 함께 무사히 강에서 빠져나왔다. 익수자는 다행히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앨리슨 총영사는 “익수자는 의식이 없었고 숨을 쉬지 않았다. 최악의 상황이 우려됐다. 다행히 강둑에 다다랐을 때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주저 없이 제 몸을 던져 사람을 살린 앨리슨 총영사에게 주민들은 여분의 옷과 따뜻한 음료를 건네며 고마움을 전했다. 영국 뉴캐슬 출신인 앨리슨 총영사는 30년간 엔지니어로 일하다 2014년 베이징 주재 영국 대사관 국제무역부에 합류해 양국 통상 업무를 지원하고 있다. 철인3종 경기에 출전할 만큼 평소 운동을 즐겨한 덕에 갑작스러운 구조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었다.환구시보 등 중국 언론은 앨리슨 총영사를 집중 조명하며 ‘영웅’이라 칭송했다. 한 누리꾼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영국에서는 이런 사람을 기사(knight)라고 부르겠지만 우리는 영웅이라고 칭한다”고 밝혔다. 도미닉 랍 영국 외교부 장관도 “그의 용기와 헌신은 전 세계 영국 외교관들의 높은 수준을 보여준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우한 출신으로 24세 충칭대 재학생인 익수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자신의 목숨을 구한 앨리슨 총영사에게 감사를 표하는 한편 주말 가족 식사에 그를 초대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문화마당] 신춘을 준비하는 만추/김이설 소설가

    [문화마당] 신춘을 준비하는 만추/김이설 소설가

    근래 책이 출간돼 동료와 선후배들에게 책을 보낼 일이 많았다. 우체국 출입도 잦았고, 그 덕에 제법 가을 산책도 즐겼다. 그런데 한 달여간 우체국을 들락거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옛 기억이 떠올랐다. 10여년간의 습작 시절 동안 매년 봄·가을에는 문예지 신인상에, 겨울에는 신문사 신춘문예에 응모를 했다. 1년 동안 공들여 쓴 예닐곱 편 소설을 신문사나 출판사에 보냈다. 10년간 습작 시절이었단 말은 그만큼 낙선을 경험했다는 뜻이기도 한데, 20대를 전부 소설가가 되기 위해 살았다고 할 수는 없어도 분명 내 청춘의 대부분이 소설가가 되기 위한 시간이었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 같다. 참 무던히 쓰고 무수히 응모하고 매번 떨어지던 시절이었다. 어느 해였던가. 마감 날짜가 촉박해 응모 원고를 들고 신문사로 직접 찾아간 적이 있었다. 붉은 글씨로 ‘신춘문예응모작’이라고 쓴 서류 봉투를 품에 안은 나는 담당자가 무심히 가리킨 창고를 열어 보고는 기함을 했다. 노란 플라스틱 바구니마다 그득그득 쌓인 서류 봉투가 산을 이루고 있었다. 수많은 작품들 위에 내 작품 하나를 올려놓고 나오는데, 눈물이 뚝 떨어졌다. 이렇게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 많다니. 이 많은 원고 중에 내 원고가 눈에 띌 수나 있을까. 그저 막막했다. 어쩌면 엄청난 원고 더미에 압도당해 기가 죽었을 수도, 그해 겨울이 유난히 추워서 몸과 마음이 다 시렸기 때문일 수도 있다.(그 이후에는 어떻게든 우편접수로만 응모했다.) 최근 출간한 내 책에 시인이 되고 싶은 주인공이 등장한다. 그는 이렇게 읊조린다. ‘시인이 되기 위해서 임용고시처럼 일종의 시험을 치르는 것이 등단이냐고 그 사람이 물은 적이 있었다. 나는 아니라고 대답했다. 등단을 하지 못하면 시인이 못 되는 것이냐고도 물어서 그것도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등단이라는 걸 꼭 할 필요는 없는 것이구나,라고 동의를 구했을 땐 조금 복잡한 문제라고 대답했다.’(‘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신춘문예나 신인상 공모 등의 등단 제도에 문제가 많다는 목소리가 크다. 최근에는 등단 제도를 거치지 않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도 많다. 그럼에도 신인상이나 신춘문예 응모작 수는 계속 증가한다니, 작가가 되고 싶은 이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하다는 것만은 확실하겠다. 각 신문사의 신춘문예는 12월 초가 마감이니, 11월 중순인 지금은 아마 전국의 문청들이 가장 뜨거운 밤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가장 마땅한 언어를 고르고, 가장 정갈한 문장으로 다듬고, 가장 보기 좋은 글로 완성짓느라 가을에서 겨울로 변하는 것도 잊은 채 원고만 보고 있을 터다. 그들은 모두 다른 글을 쓰고 있겠지만 당선되기를 바라는 간절함만큼은 모두 똑같을 것이다. 최종심에 한 번도 오른 적 없던 내가 당선 소식을 들은 건 신춘문예에 응모를 시작한 지 딱 10년 만의 일이었다. 시상식에서 나는 이렇게 당선 소감을 말했다. ‘누구도 억지로 시키지 않은 길을 가겠다고 나선 길이니, 절대 멈추지 않고 끝까지 쓰겠습니다.’ 떨리는 목소리로 그 말을 한 지 어느새 15년이 다 돼 간다. 그런데도 지난하던 시절이 떠오를 때마다 나는 아직도 가슴이 할랑댄다. 무수한 밤을 새우며 소설을 쓰고 토할 정도로 퇴고를 보던 시절, 출력한 원고를 넣은 봉투에 떨리는 손으로 신문사 주소를 적던 시절, 새해 첫날 새벽부터 집을 나서 신문을 사들고 와 다른 이들의 당선작을 훔쳐 읽던 그 시절. 올가을, 우체국을 다니며 그 시절에서 멀리 온 것 같지만 따져 보면 그 시절에서 한 발자국도 떠나오지 못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던 건, 아무래도 내 소설이 여전히 여물지 않은 까닭은 아닐까. 나는 떨어지는 잎을 보며 문득 송구스러운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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