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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빵없는 조국은 싫다”/알바니아인 수만명,또 이로 대탈출

    ◎군의 삼엄한 통제 뚫고 화물선 승선/이선 송환 착수… 외교문제로 비화 자유와 풍요로운 삶을 동경하는 알바니아인들의 대탈출 현상이 재현되고 있다. 지난 3월의 대탈주극에 이어 또 다시 필사적인 대규모 국외탈출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1만여명의 알바니아인들은 8일 알바니아 화물선 블로라호를 타고 이탈리아 바리항에 도착했다. 알바니아인들이 이같이 계속 해외로 탈출하고 있는 가장 큰 동기는 오랜 가난과 억압받던 생활에서 벗어나 보다 자유롭고 풍요로운 삶을 살고 싶은 욕망때문이다. 알바니아는 대변혁의 물결이 동유럽을 휩쓸때도 개혁을 거부하고 「동유럽의 마지막 고도」로 남았었다.그러나 지난해 5월부터 집권공산당이 부분적인 개혁정책을 추진하면서부터 오랜 잠에서 깨어났다.단절됐던 외부세계와의 관계가 열리면서 알바니아인들은 통제받고 가난한 자신들의 실체를 깨닫기 시작했다. 알바니아경제는 지난 40여년간 알바니아를 통치한 공산주의자 호자의 철저한 고립정책으로 파탄에 빠졌다.알바니아의 1인당 GNP는 1천2백달러에 불과하고 외채는 3억5천만달러이며 3백30만 인구중 실업자는 5만명에 이른다. 알바니아는 호자의 뒤를 이어 집권한 알리아대통령의 부분적 개혁정책으로 지난 3월 다당제총선을 실시하고 최초의 비공산연립정부가 구성되는등 점진적으로 개방되고 있다.알바니아정부는 그러나 해외탈출이 많아지자 이들을 막기위한 강경책을 쓰고 있다.알바니아는 수천명이 몰려들고 있는 아드리드해에 있는 4개 항구에 군대를 동원,통제하고 여객열차의 운행을 중단시켰다. 알바니아인들의 생명을 무릎쓴 탈출은 그러나 그들에게 자유로운 새로운 삶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이탈리아정부는 지난 3월의 대탈출 사태때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알바니아인들을 되돌려 보내기로 방침을 세우고 대규모 해상및 공중수송작전을 개시했다.이탈리아는 정치적 난민을 받아들이겠지만 경제적 동기의 난민은 불법입국자로 간주,모두 송환한다는 것이다. 이탈리아는 이미 지난 3월 이탈리아로 탈출한 알바니아난민 2만4천여명중 1천2백50명만을 정치적 난민으로 인정하고 생활대책을 마련해 주었을뿐 나머지는 모두 송환시킨바 있다. 이탈리아정부는 이번에도 먼저 도착한 2천여명의 알바니아 난민들을 되돌려 보냈다.알바니아 난민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이탈리아는 알바니아국민들에게 국외탈출중지를 호소하고 있다.이탈리아정부는 또 난민에게 가혹하다는 국제여론을 의식,알바니아정부로부터 송환난민을 처벌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 경제원조제공을 약속하고 있다. 알바니아난민문제는 비단 이탈리아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다.8일에는 알바니아난민을 태운 2척의 화물선이 지중해 몰타에 도착,몰타에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와 몰타 항구에 도착한 알바니아 난민외에도 지중해에는 4척의 선박에 타고 있는 수천명의 알바니아인들이 「보트피플」이 되어 표류하고 있다. 알바니아는 난민탈출을 막기위해 집안단속을 강화하고 있다.하지만 근본적인 개혁이 없고 경제난이 극복되지 않는 한 「자유와 빵」을 찾아 조국을 떠나는 알바니아인들의 탈출사태를 막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알바니아인들의 탈출은 더 나아가 외교문제로 비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으며 유고슬라비아의 내전과 함께 발칸반도의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 외언내언

    어느 국회의원이 잡지에 쓴 글에 이런 내용이 있다.『국회에선 돈이 보인다.살살 다니는게 눈에 띈다』그는 이어 『내가 이상하게 생각하는게 있다.3년 조금 넘었는데 야당의원들도 차를 두번 세번 바꾼다는 점이다.처음엔 로얄 살롱 타다가 그랜저로,임페리얼로 바꾼다…』요즘 정치인들의 돈 씀씀이를 보면 알것 같기도 하고,◆어느 당에선 당총재가 국회의원선거때 「공천장사」를 했다며 전비서실장이 까발기자 그 당총재는 『밥맛 떨어지는 소리 하지도 말라』며 당에서 그 사람을 내쫓을건가 아니면 목을 좀 비틀어 당이라는 울 안에 넣어두고 길을 들이는 편이 낳을 것인가를 지극히 정치적으로 고심중에 있다.◆또 한 정당의 최고위원은 제주도에서 제일 좋은 호텔의 제일 비싼 방에서 하루 방값만 1백8만원씩 써가며 대권구상에 여념이 없다.수행원들하며 기타 잡비를 합하면 하루 돈 천만원은 넘을 듯싶다.이들 씀씀이를 보면 역시 대권을 잡아야 감당할 것 같기도 하고 또 그럴만 해서 돈이 그렇게들 넘쳐 흐르는지 모를 일이긴 하다.◆과문의 탓인지는 몰라도 우리나라의 그 어느 거물 정치인도 사업해서 돈 벌어 본 경험이 있다는 얘기는 못 들었다.입만 열면 「애국」이요,「국가」요,「국민」을 말하는 이분들이 지금 벌이고 있는 이 「정치판」이 과연 국민과 국가를 위한 것이라고 소리 높여 외칠만한 것인지….◆이 나라가 뭐 그리 크고 넓고 대단한 처지라고 기초·광역·총선·광역기관장 선거 등을 해마다 치르면서 대통령선거는 미국식으로 1년전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그 기발(?)한 아이디어.나라안의 그 많은 어려운 일들,주변 국제정세의 급변등이야 어떻든 내 「몫」과 내 정치문하생들의 「몫」을 찾아 주는데는 필사적인 이 정치인들.대권이 무엇인지는 몰라도 이들이 벌이고 있는 정치놀음을 보노라면 왠지 답답해진다.제발 앞으로는 「국민」이나 「역사」란 말들일랑 들먹이지 말았으면.
  • 반도체/“불티 수출”/올해 실적 50억달러 예상

    ◎일본의 증산억제등 영향/1메가 D램시장 휩쓸어 TV·냉장고등 가전제품은 물론 컴퓨터·항공기·각종 통신기기등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반도체의 수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반도체수출실적은 지난 88년 31억7천9백만달러를 기록,전년대비 61.6%가 늘어난 것을 비롯,86년이래 5년동안 연평균 35.3% 늘어났다.지난 5월에는 5억4천8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해 올들어 월별 최대수출실적을 나타냈다.이대로 가면 올해 예상수출실적은 50억달러로 연증가율은 10.2%에 그치지만 금액기준으로 사상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일본·미국에 이어 세계3위의 반도체생산국이다. 지난 한햇동안 52억달러어치를 생산,세계 반도체생산량가운데 10.9%를 차지했으며 정보를 수시로 지우고 쓸 수 있는 D램분야는 일본에 이어 세계2위로 부상했다. 한국산 반도체의 수출이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현재 국제반도체시장이 상승국면에 있는데다 삼성전자·현대전자·금성일렉트론등 국내업체들이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급속히 단축한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64KD램의 경우 선진국과 5년의 격차를,4메가 D램은 6개월이내로 단축했고 16메가 D램은 거의 동시에 개발했다. 특히 D램분야는 이제 세계 최첨단 수준에 육박해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16메가 D램의 샘플을 출하,미국TI사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샘플을 선보였다. 이처럼 「반도체한국」이 성가를 높이게 된 데는 미일반도체협정에 따른 반사적인 이득의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미일반도체협정으로 일본은 그동안 일본반도체업체의 생산증대를 자제하도록 억제해왔다.따라서 최근 수년동안 반도체시장의 주력상품인 1메가D램 부문에서 삼성반도체를 비롯한 한국의 수출기회가 크게 늘어났다. 지나친 경쟁과 과잉생산으로 인한 가격하락을 방지하기 위해 일본정부가 자국업체들의 설비투자를 억제하는 대신 차세대 메모리의 연구·개발에 뛰어들도록 유도하는 사이 한국이 1메가D램분야에 집중투자해 상대적으로 「어보지리」를 얻게 된 것이다. 여기에 지난 6월 미일반도체협정이 앞으로 5년동안 연장됨으로써 당분간 한국의 반사적 이익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반도체산업의 전망이 밝은 것만은 아니다. 미국과 EC(유럽공동체)는 반도체의 경쟁력회복을 위해 정부와 산·학·연이 공동참여하는 기술개발에 필사적이다.60년대까지는 미국이 세계반도체시장을 주도했으나 70,80년대에 일본업체가 급추격,86년에는 일본이 미국을 앞서 미국업체들의 도산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세계시장의 점유율이 62.4%를 차지하는 여세를 몰아 차세대반도체시장의 선점을 위해 세계 반도체 3대업체인 NEC와 도시바(동지),히타치(일립)등이 반도체장비 및 소재의 무기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 반도체업체는 아직까지 기술개발이 뒤떨어져 매출액대비 특허료의 비중이 8.3%(90년기준)나 된다.
  • 성급한 대남아공 「면죄부」/강석진 국제부기자(오늘의 눈)

    지난 86년 그러니까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종차별정책이 요지부동으로 흑인을 옭아매고 있던 시절 남아공의 자살률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높았다.주로 도시거주 백인층에서 발발한 자살은 인구 10만명당 30명꼴로 헝가리의 35명 다음이었다. 백인들이 자살하는 뒷면에서 흑인들은 성인남자 10명 가운데 1명꼴로 알코올 중독에 빠져들고 있었다.이것은 물론 인종차별정책이 백인에게는 견디기 어려운 공포감과 긴장을,흑인에게는 자아상실감을 안겨주었기 때문이었다. 6·25 참전국의 하나이기도 한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은 그 뿌리가 백인의 아프리카 이주시기에까지 닿아 있다.네덜란드에서 이주해온 보어인들은 원주민의 토지를 약탈하고 캘빈주의에 입각한 노예소유자의 사회를 만들려고 했다.1차대전후에는 국민당과 노동당의 연립정부하에서 노골적인 인종차별법이 제정됐다.2차대전후 국민당이 집권하면서 흑인의 거주지역을 제한하는 거주지역법(50년),인종간 통혼을 막는 반도덕법(50년),흑인들의 고등교육을 제한하는 반투교육법(53년),아예 흑인들을 황무지로 내쫓아 버리려는 반투자치법(59년)을 제정,인종차별정책을 빈틈없이 펴나갔다. 인구의 16.5%에 불과한 백인들의 이익을 위해 조상 대대로 그 땅에 살아온 흑인과 유색인 일상생활의 모든 측면을 통제하려는 백인들은 심지어 자신들을 「아프리카너」라고 부르고 정작 아프리카인인 흑인들은 「반투」(Bantu)라고 부르며 흑인들을 이방인처럼 대했다. 인종차별을 필사적으로 유지하려던 그들이 89년부터는 통혼금지법 거주지역법등 거의 대부분의 인종차별법을 폐지하는등 인종차별의 빗장을 스스로 벗기기 시작했다.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 지도하에 흑인들의 항거가 꾸준했고 백인들도 안팎의 압력으로 인한 침체된 경제·사회적 분위기를 더 이상 견디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작가 박범신씨는 남아공 기행문에서 최대의 도시 요하네스버그가 낮이면 백인들의 천국이다가 밤이면 텅빈 어둡고 우울한 흑인부랑아의 도시가 된다며 낮과 밤이 이렇게 극명하게 다른 도시는 처음 보았다고 쓰고 있다. 빗장을 푼 또 한가지 요인이 있다면 그것은 국제사회의 압력이었다.남아공은 70년 IOC로부터 쫓겨나고 86년 미국으로부터는 반아파르트헤이트법에 따라 경제제재를 당했다.유엔은 76년부터 무려 3번이나 인종차별을 비난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같은 국제적인 압력이 9일 IOC의 재가입 승인과 10일 미국의 제재조치 해제로 모두 사라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미국의 결정은 남아공의 자원과 시장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서방국가들로하여금 뒤를 잇게 만들 것이다. 아직도 흑인들은 정치적으로는 투표권이 없고,사회적으로는 문맹률이 50%를 웃돌고,경제적으로는 80%의 흑인과 혼혈인들이 경제력의 30%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 갈등중인 교육현장을 보며(사설)

    중학교육 현장으로 번지고 있는 시국관련 갈등들이 걱정스럽다.충남의 한 중학교에서는 학보모들이 의식화교사들의 처벌을 요구하며 집단행동을 벌였다.학부모들이 해당교사를 내쫓고 조기방학에 들어간 것이다. 또 서울의 한 여학교에서는 직위해제된 교사들이 「출근투쟁」을 벌이기 위해 교문앞에까지 나왔다가 학생들에 의해 제지 당하고 말았다.이사건은 교복을 특정업체에 맡기는 문제를 둘러싸고 일어난 것같다. 서울의 또다른 고등학교에서는 교생으로 파견된 실습생들이 「교직에 내보내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판단아래 F학점 처리를 해서,해당교생들이 고등학교 앞에서 농성중이라고 한다.실습생들이 고교생을 지도하면서 「실습외적」인 행동을 했다고 지목받는 내용은 「광주추모집회를 갖고 검은 리번을 다는 일」등의 시국적인 것이었다고 한다.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운동권 이념을 부화시키거나 씨앗을 파종하고 싶어하는 세력이 있다는 심증이 교육일선에서는 끊임없이 발견되고 있고,자녀들이 그런 세력에게 오염되는 일을 방지해야 한다는생각에 필사적이 되어가는 학부모가 늘어간다는 것을 짐작하게 하는 사건들이다. 이와 함께 또한가지 감득되는 요소가 있다.교단전체에 교육적 부조이나 무능 부신의 오랜 체증이 쌓여 있어서 운동권 세력의 충동에 쉽게 쏠려가는 교사들과 학생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런 정황들은 이 몇몇 학교에서 먼저 돌출되었을 뿐,교육현장마다에 잠재되어 있는 현실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교사들이 정치활동을 벌여 법을 어기는 일에 가담하고,아직은 판단력이 여물지않은 청소년들에게 특정이념이나 운동권적 시각을 불어넣어 자기들 세력의 확장을 꾀하려는 혐의가 보이는 시국교사들의 행동은 명백하게 잘못된 일이다.그러나 교사들을 학부모가 물리력을 발휘하여 「추방」한 일도 잘못된 일이다.그것도 무법이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앞장세워 교사들의 「출근」을 가로막고 나서게 한 처사도 유감스런 일이다.시국교사들이 학생들을 충동여 시위를 하게 하고 「투쟁」을 하는 일이 잘못된 것이듯이 이 경우도 잘못된 결과라고 할수있다.어떤 경우든 법질서 아래 정당하게 대처된 결과가 학생들에게 보여져야 한다.그것만이 교육현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이다.중등교육현장이 정치로 오염되는 것을 방지해야 했던 것은 이런 결과의 우려 때문이었다.
  • 상습적 「법정소란」 발본 의지/「강군치사」공판 난동 구속방침 안팎

    ◎“더 이상 방관땐 국기 문란” 판단/검찰,「긴급 구속장」 발부등 강경 대응 검찰이 6일 강경대군 치사사건 공판에서 난동을 부린 5명을 구속한 것은 시국사건 재판에서 어김없이 벌어지는 법정소란행위를 더이상 방관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검찰이 직접 법정소란행위에 대해 수사에 나서 관련자들을 구속하기로한 것은 지금까지 그 예가 없었던 일로 이는 법원의 자체적인 소란방지책에만 의존해서는 법정소란을 막을 수 없다는 뜻으로도 풀이되고 있다. 특히 검찰이 소란행위를 주동한 강군의 유가족3명과 「민가협」회원등 7명가운데 강군의 아버지 강민조씨를 포함,5명을 구속대상자로 꼽은 것은 예상보다 숫자가 많은 것으로 사법제도를 부정하는 사람은 피해자의 가족일지라도 관용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검찰은 당초 그동안 시국사건의 재판정을 찾아다니며 상습적으로 소란행위를 일삼아온 「민가협」회원 오영자씨등 2∼3명을 구속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으나 강군 가족의 신병처리문제를 놓고는 고심을 거듭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4일의 법정난동사건이 알려진뒤 대법원과 법무부,검찰,변호사협회등 전법조계가 강력대응방침을 밝히고 국가의 기본질서를 뒤흔드는 행위로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여론이 거세지자 강군의 가족을 비롯한 주동자전원을 구속한다는 방침으로 급선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관련자들을 검거하기 위해 검찰이 긴급 구속장을 발부한 것도 극히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영장이 발부되기까지 하루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언론보도를 보고 범인들이 달아나기전에 신병을 신속히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여지는 이 제도는 인권침해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수사기관은 극히 신중을 기하는 것이 보통이다. 형사노동법의 긴급구속제도는 유신헌법에서 채택된 것으로 징역 또는 금고 3년이상의 죄를 저지른 사람을 긴급히 구속할 필요가 있을때 발부되며 신병을 확보한뒤 48시간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검찰의 이같은 강경방침에 대해 법정소란을 막기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강군치사사건과 김기설씨 유서대필사건이후 정원식총리서리폭행사건과 맞물려 정국을 전환하기 위한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헤아려 관용을 베풀어야 한다는 동정론도 일고 있으며 재판부가 난동을 충분히 막을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재판부는 법정안에 교도대원 30명과 정리·청원경찰·법원직원 10명등 40여명이 있었음에도 재판시작때부터 설득이나 주의·퇴정명령을 한번도 내리지 않아 재판운영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사건이 법정안에서 변호사를 폭행했으며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검사와 재판부,변호인에게 퍼부었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소란을 벌인 사람들의 행위는 처벌받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덕주대법원장의 이례적인 특별담화나 변협의 긴급 이사회를 통한 유감표명등도 법정의 신성함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며 대다수 국민들은 이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 소 첫 실업수당 지급/“일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다” 원칙 수정

    소련은 1일을 기해 수백만명의 실업자들에게 실업수당을 지급하기 시작함으로써 지난 60년동안 소련사회를 지배해온 이른바 「일하지 않는 사람은 먹을 수 없다」는 국가방침을 완전 수정했다. 소련이 자유시장경제로의 전환을 필사적으로 기도하고 있는 가운데 소련 노동시장은 빠른 속도로 축소되고 있는데 소연방정부의 높은 과세 때문에 새 기업들조차 문을 닫고 있는 판에 노후화된 국영 공장들은 문을 닫지 않고 배겨날 도리가 없는 실정이다. 한때 철저한 중앙집권화 방식을 채택했던 소연은 최근 경제무질서로 인해 지난해 총생산이 10%나 줄어들었다. 현재 소련의 실업자 규모에 관한 공식 자료는 아직 한번도 발행된 바 없다. 그러나 소련 경제학자들은 각종 언론매체들과의 회견에서 소련 전체 노동력의약 8%에 해당하는 1천만∼1천2백만명 가량이 금년말까지는 실업자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50억 루블의 실업수당이 금년에 전국 실업자들에게 지급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같은 실업수당의 10%는 중앙정부에 의해 마련되고나머지 90%는 연방산하 각 공화국들에 의해 충당될 것으로 보인다. 소련정부는 과거 볼셰비키혁명 이후 73년동안 마르크스 레닌주의의 최대장점들중 하나가 완전고용이라고 자랑해 왔었다.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는 혁명이후 13년동안 실업은 영원히 종식됐다고 보도했었다.소련에서 일자리를 갖지 않는 것은 사실상 큰 죄악으로 간주됐었다. 그러나 전형적인 소련 노동자가 사실상 하루동안 노동에 투입하는 시간은 불과 2∼3시간에 지나지 않고 있으며 그중 나머지 시간은 상점 앞에서 줄을 서는데 소비하고 있다.
  • 「성당농성」 재야간부 4명 구속/어제

    ◎서준식·최종진·이동진·이순형씨 출두/명동배치 전경 모두 철수/경찰 경찰은 29일 하오 2시45분쯤 「전민련」 인권위원장 서준식씨(43) 등 서울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벌여온 수배자 4명을 검거,서울 중부경찰서에서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 집행절차를 마친 뒤 서울 송파·동대문·서부경찰서 등 3개 경찰서 유치장에 나누어 수감했다. 이로써 재야 쪽의 이른바 「국민회의」 관계자들이 지난달 18일부터 명동성당에서 벌여온 장기농성사태는 43일 만에 평화적으로 해결됐다. 이날 검거된 농성자들은 서씨와 「국민연합」 사무처장 최종진씨(41),「국민회의」 대변인 이동진씨(38),「서노협」 의장직무대행 이순형씨(34) 등 4명이다. 이들은 성당을 나가기에 앞서 농성장인 문화관 2층에서 기자들과 만나 『「6차 국민대회」를 끝으로 상반기 투쟁을 마무리하면서 떳떳하게 경찰에 출두해 법정에서 우리의 민주화 요구가 정당하다는 것을 알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의 출두는 박 목사 등 재야인사 3명이 지난 14일부터 경찰과 이들 사이를 오가며 농성문제의 평화적인 해결방안을 중재한 끝에 이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성당 문화관에 있던 학생 등 20여 명은 이날 경찰의 간단한 조사를 받고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다. 경찰은 구속영장이 미리 나와 있거나 수배된 주요 검거대상자들을 모두 검거함에 따라 성당 주변에 배치한 전경 2천4백여 명을 대부분 철수시켰다. 한편 서씨는 이날 『김기설씨 유서대필사건과 관련,「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씨의 결백을 증명하는 자료를 검찰에 제출할 때마다 검찰이 조작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만큼 현재 「전민련」이 보관중인 자료는 법정에서만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 강씨,“내일 검찰에 출두”/유서대필사건

    ◎농성 「국민회의」대표 “29일 나가겠다”/검찰,주변인물 14∼15명 소환 배후조사 분신자살한 김기설씨의 유서를 대필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미리 나와있는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씨(27)는 22일 상오 35일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울 명동성당에서 『오는 24일 상오 9시30분 검찰청으로 자진출두하겠다』고 밝혔다. 강씨는 『지금까지 도와준 분들과 함께 출두할 것이며 출두에 앞서 상오 8시30분 그동안의 심경과 사건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말했다. 강씨는 자신을 위해 유현석 변호사를 단장으로 황인철·홍성우·이상수 변호사 등 모두 17명의 변호인단이 구성됐다고 밝혔다. 한편 이곳에서 10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재야 쪽의 이른바 「국민회의」 공동의장인 한상렬씨와 이수호씨는 『오는 28일까지 계속 단식농성을 벌이다가 29일 「국민대회」에 참가해 경찰에 연행되는 방식을 취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명동성당 사목위원회는 전날 강씨 등에게 이날 정오까지 성당에서 나가줄 것을 통보한 데 이어 다시「국민회의」 쪽에 빨리 나가줄 것을 요구했다. 사목위원회 이재전 고문(64)은 이날 하오 1시10분쯤 경 신부와 함께 농성장인 문화관 2층을 찾아 「국민회의」 관계자들에게 성당에서 하루빨리 떠나줄 것과 단식을 벌이고 있는 한상렬씨 등이 의사의 진찰을 받고 병원이송에 응해줄 것을 요구했다. 한씨 등은 진찰을 받으라는 성당측의 제의를 받아들여 이날 하오 1시30분쯤 여의도 성모병원 김희제 박사의 진찰을 받았으나 단식에 따른 탈수현상만 보일 뿐 건강상태는 양호한 편이었다. 이에 앞서 명동성당 신도 1백50여 명은 이날 낮 12시30분쯤 문화관 2층에 들어가 1시간 동안 농성자들 앞에서 기도를 가졌다. 한편 서울지검 강력부(강신욱 부장검사)는 이날 김씨 유서대필 혐의로 구속 영장이 발부된 채 명동성당에 은신해 오던 강기훈씨(27)가 오는 24일 상오 검찰에 자진출두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강씨가 출두할 때 조사할 내용 등을 검토했다. 강 부장검사는 또 『강씨가 출두하면 유서대필 등 광범위한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면서 『김씨가 사망하기 전친하게 지냈던 친구 장 모씨 등 14∼15명이 이와 관련해 조사를 받아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배후조사를 위해 소환할 대상자는 ▲「전민련」 인권위원장 서준식 ▲〃 사무처장직무대행 김선택 ▲〃 관계자 임근재와 친구 장 모·김 모씨 ▲분신 전 함께 있었던 이 모양(21·방송대 1년)등 2명 ▲숭의여전 이보령양(21)등 3명 ▲김이 친구 홍 모양(25·K여상 강사) ▲김씨의 수첩을 건네받았던 선전부장 원순용 ▲분신당시 목격자 등이다.
  • 서울지검 변진우 차장

    변진우 서울지검 3차장검사(48)가 6일 상오 3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25동 503호 자택에서 잠을 자던중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경북 예천이 고향인 변 차장검사는 경북사대부고를 나와 서울대 법대에 재학중이던 지난 65년 제5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71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한 뒤 법무부 검찰2과장 서울지검 형사5부장 부산지검 2차장을 거쳐 지난해 11월부터 서울지검 3차장으로 재직해왔다. 변 차장검사는 서울지검으로 부임한 뒤 지난 1월 국회의원 뇌물외유사건과 음대입시부정사건,마약사범단속사건 등을 맡아 처리했으며 최근에는 김기설씨 유서대필사건을 직접 지휘수사해오면서 격무에 시달려왔다. 유족으로는 부인과 1남1녀가 있다. 장례는 8일 상오 8시 압구정동 성당에서 영결미사로 치러지며 장지는 충남 천안공원묘원. 연락처 544­9922.
  • 강기훈씨 강제구인 검토/정 검찰총장

    ◎내주초 농성장에 공권력투입 시사/“「대책회의」 간부도 함께 검거/「유서대필」의 명백한 증거 있다”/강·김씨,이름 서로 바꿔 사용했을 가능성도 검찰은 분신자살한 「전민련」 사회부장 김기설씨의 유서를 대신 써준 것으로 보고 있는 「전민련」 총무부장 강기훈씨의 신병을 강제구인하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강씨가 빠른 시일안에 검찰에 자진출두해 이번 사건을 마무리지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갈수록 출두가능성이 줄어듦에 따라 이같이 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강씨가 머물고 있는 서울 명동성당에 공권력을 투입해 강제구인을 하게 될 경우 이미 구속영장이 나와 있는 「범국민대책회의」간부 등도 모두 함께 검거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를 위해 명동성당측에 협조공문과 강씨의 소환장 등을 보내는 한편 치안본부와 서울시경 등 경찰수뇌부와 긴밀한 협의를 벌이고 있다. 정구영 검찰총장은 24일 하오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이번 「유서대필사건」은 검찰이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으며 지금까지의 내사로 강씨가 유서를 대신 써준 것이 틀림없다』면서 『그러나 당사자인 강씨가 검찰의 출두요구에 불응하고 있어 수사에 큰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 뒤 강씨가 하루빨리 검찰에 자진 출두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정 총장은 강씨를 강제 구인하기 위한 공권력 투입시기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으나 빠르면 내주초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총장은 숨진 김씨의 여자친구 홍 모양을 검찰에서 90여 시간 동안 강제로 붙잡고 강압수사를 하고 있다는 「전민련」측의 주장에 대해서는 『있을 수도 없는 일이며 홍양 문제도 알아봤더니 48시간내에 귀가시킨 것이 확인됐다』고 밝히고 『국가의 중추적인 수사기관인 검찰을 믿지 못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지검은 유서대필 혐의자인 강씨가 김씨가 자살하기 전에 「김기설」의 이름으로 행세했을 수도 있다는 혐의점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강씨의 집에서 발견된 강씨 필적의 글에 수신자 「김정훈」,발신자 「명훈」이 쓰여있고 『이 이름들은 앞으로 동지와 제가 쓸이름입니다』라고 된 내용이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다른 이름은 물론 서로 이름을 바꿔 사용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 경제파탄/정정불안/흔들리는 후세인 정권/「유엔휴전안」 수락 이후

    ◎전후 배상 수백억불 지불 불가피/「대탈출」등 혼돈속 유혈권력투쟁 가능성 이라크가 걸프전 휴전을 받아들임에 따라 이라크는 가난과 압제,정정불안 그리고 더 많은 유혈의 가능성에 당면해 있다. 바그다드정부가 지난 6일 마지 못해 받아들인 유엔결의문은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으로서는 쿠웨이트사막에서 겪은 참패를 능가하는 것으로 후세인은 이로 인해 중동과 그 밖의 지역에서 공포를 유발했던 미사일과 화학무기·핵프로그램 등을 빼앗기게 됐다. 이라크는 이제 더 이상 주변국가를 위협할 수 있는 군사적인 공격능력을 갖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이같은 새로운 약점이 국내의 정정불안을 야기해 이웃 국가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후세인은 지난 10년 동안 20만명의 이라크인 생명을 앗아간 두 차례의 전쟁으로 이라크를 몰아갔다. 이라크정부군이 시아파 회교반군과 쿠르드족 반란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테러를 자행,1천7백만명의 이라크국민 가운데 75만명 이상이 이란과 터키·사우디아라비아 등으로 탈출하게 만들었다. 이같은 대탈출은 전후혼돈과 수천억 달러에 달하는 전후 복구 비용과 맞물려 이라크가 당면한 어려움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이같은 가난과 좌절감이 팽배한 상황에서 독재나 민주주의의 가능성 어느 쪽도 안정을 약속할 수 없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과 동맹국들이 공개적으로 촉구하고 있는 군부쿠데타도 지난 1950년대 후반과 60년대 초반 이라크에서 있었던 것과 같은 유혈권력투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망명 반체제 단체들이 체결한 민주협력협약은 각 단체간의 정치적 차이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권력을 잡는다 해도 심각한 시험을 받게 될 것이다. 후세인은 전후 국내문제 처리에 있어 자신의 통치를 받아들이는 사람에게는 더 많은 자유를 부여하는 대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더 잔인한 탄압을 하는 이른바 채찍과 당근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후세인은 지난 2주간 각료를 임명하면서 쿠르드족 백정으로 알려진 자신의 사촌 알리하산 알 마지드 장군을 내무장관에,사촌이자 사위인 후세인 카멜 준장을 국방장관에 임명했다. 수 년간에 걸친 전쟁과 어려움으로 국민들 사이에 좌절감이 팽배해지자 후세인은 한때 외국인과 대화한 것만으로도 투옥할 수 있었던 구속적인 분위기를 완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외국의 금융대출기관들은 쿠웨이트와의 전쟁 이전에 이미 6백억달러의 전쟁부채를 지고 있던 이라크를 돕는 데 주저할 것이다. 게다가 이라크는 현재 쿠웨이트에 대한 전쟁배상으로 수백억 달러를 지불해야만 하는 입장에 놓이게 됐다. 후세인은 외교적 고립에 종지부를 찍고 경제적 혹은 기술적 지원을 제공할 용의가 있는 동맹국들을 찾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경주하게 될 것이다. 그는 이라크에서 생산되는 석유와 교환해 재건작업에 값싼 지원을 제공할 수 있는 인도·중국·브라질 등 제3세계 국가와 친교를 맺을 것으로 보인다.
  • 쿠르드족/현대판 엑소더스 중동의 새 불씨로

    ◎이라크지역 난민 운명 어찌될까/이라크서 쫓기고… 터키선 입국 거부/“최악의 민족 재난” 여론속 미는 방관 3백50여 만 명에 이르는 이라크내 쿠르드족의 반란이 「1개월 천하」로 끝남에 따라 정부군의 보복학살을 피하기 위한 처절한 대탈출이 이뤄지고 있다. 터키와 이란 등 인접국들이 이들의 입국을 꺼려하는 가운데,눈 덮인 산악지대에 피신한 쿠르드족들 가운데 상당수가 굶주림과 추위에 떨며 죽어가기 시작하는 참혹한 상황마저 벌어져 국제사회 최대의 인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들 쿠르드족은 지난 88년 정부군의 화학무기 공격으로 할라비야 한 마을에서만 5천명의 사망자를 낸 것과 같은 상황이 재현될까 두려워한 나머지 필사적으로 군대를 피해 도망치고 있으며 이들 중 상당수는 잠옷 바람의 맨몸으로 집을 떠나 영하의 추위와 굶주림에 떨고 있다. 탈출하는 쿠르드족과 동행한 영국 BBC방송의 톰 크레이버 기자는 3일 터키군 병사들이 터키 쪽으로 몰려오는 쿠르드족의 머리 위로 위협사격을 가해 이들을 통제하려 하고 있으며,『휠체어에탄 채 버려져 있는 다리 없는 남자와 산고로 얼굴이 뒤틀린 채 바위 틈에 몸을 숨기려는 여자,맨발로 눈 속에서 울고 있는 소년,잠옷 바람으로 집을 떠나 추위에 떨고 있는 노파를 보았다』고 말했다. 쿠르드족 대변인 제바리는 2일 밤 현재 20명의 어린이가 혹독한 추위로 숨졌다고 말했다. 최소한 20만명의 쿠르드족이 피난처를 구하고 있는 터키는 이들의 입국을 불허,국경봉쇄 조치를 계속하는 한편 구호대책을 포함해 이번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소집을 요청했고 25만명 이상의 피난민을 받아들인 이란도 『금세기 사상 최악의 인간재난』이라고 인권에 대한 유엔의 무관심을 비난했으며,프랑스도 쿠르드족 민간인들에 대한 이라크 정부군의 잔인한 행동을 비난하는 유엔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촉구하고 있으나 미국을 비롯한 주요 강대국들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기만 하다. 프랑스가 식량·의약품·담요·옷 등 1백50t 상당의 구호품을 터키와 이란 국경을 통해 쿠르드족에 전달할 예정이고 영국이 1천만달러의 긴급구호지원금을 약속했을 뿐이다. 미국은 이라크 내전에 대한 불개입방침을 거듭 재확인하면서 유엔의 공식휴전결의가 승인된 뒤 난민들에 대한 긴급지원을 고려하겠다는 느긋한 태도다. 이라크 영토의 5분의1을 점령하고 있고 이라크에 대해 실질적으로 최대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미국이 이같이 쿠르드족에 대한 후세인의 무자비한 진압을 묵인한 채 수수방관하고 있는 이유는 매우 단순하다. 쿠르드족의 독립은 이라크의 분열을 의미하고 터키·이란·시리아·소련 등 인접국들내에 퍼져 있는 쿠르드족의 독립의욕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중동지역의 새로운 질서 정착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라크 남부 시아파 반군에 대해서도 미국은 이들의 득세가 결국은 이라크가 이란의 회교혁명 수출을 위한 전진기지화할 것으로 우려했었다. 말하자면 미국은 후세인이 계속 집권하는 것을 원하지는 않지만,이라크의 레바논화나 시아파 또는 쿠르드족을 집권대체세력으로 만들어 장기적인 중동 정정불안의 불씨를 키우기는 더더욱 원치 않는다는 얘기다. 현재로서는 후세인을 대체할 마음내키는 상대가 없기 때문에 일단 반란이 진압되고 난 뒤 이라크 군부내에서 후세인을 축출해주기를 기다려보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반란이 장기화될 경우 이라크 정부군 내부의 단결을 공고히 해 오히려 후세인의 입지가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라크가 아직도 패전의 후유증에 시달려 민심이 흉흉한 상태에서 하루빨리 내전이 수습되는 것이 군부내의 「행동」을 촉발시키는 데 유리한 여건을 제공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 내전에 개입하지 않는 표면상의 이유로 내정불간섭 원칙을 내세우고 있으나 이라크국민들로 하여금 후세인 타도투쟁에 나서도록 부추겨놓고 이제와서 무책임하게 수수방관한다는 비난을 의식,뒤늦게 쿠르드 반군 대표들을 워싱턴으로 불러 그들의 견해를 듣는 등 형식적인 여론무마작업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가 화학무기와 스커드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파괴할 것 등을 조건으로 제시하며 유엔 안보리가 3일 채택한 걸프전 정식종전결의안과 전쟁피해 보상 및 경제제재등을 무기로 후세인에 대한 퇴진압력을 가중시킬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지난 2월말 이라크의 「항복선언」과 때를 맞춰 거사,한때 북부 쿠르디스탄지역의 95%까지 장악했던 쿠르드족은 과거 71년 전에도 그랬듯이 이번에도 강대국의 「약속 불이행」으로 독립의 꿈을 묻어둔 채 비참한 운명의 길을 걸어가야만 하게 됐다. 아리안 계통인 쿠르드족은 선사시대부터 쿠르디스탄지역에 거주해오다 16세기초 오스만터키의 지배를 거쳐 1차대전 종전 후인 1920년 세브르조약을 통해 영국과 프랑스로부터 독립을 약속받았으나 이행되지 않은 이래 끊임없이 독립투쟁을 벌여왔다. 독립국가를 갖지 못한 지구상 최대 민족인 쿠르드족은 터키에 1천만명,이란에 5백만명,이라크에 3백50만명,시리아에 60만명,소련에 30만명이 살고 있다.
  • “무작정 도시행” 중국서도 골치(세계의 사회면)

    ◎전국에 5백만명… 단속 “숨바꼭질”/“한몫 잡자” 저소득 농촌 떠나/돈 떨어지면 범죄집단으로 올해 22세의 남명경씨는 지난달 하순 대나무 장대에 봇짐을 꿰차고 정든 고향을 떠나 광주로 향했다. 그는 가난에 찌든 절강성을 뒤로 하며 도시에 가서 많은 돈을 벌리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광주에 도착한 첫날 그는 노상강도를 만나 지니고 있던 돈 2천원(3백85달러)을 몽땅 털리고 말았다. 이 때문에 부자가 되겠다던 그의 꿈은 한순간에 사라졌고 지금은 거리의 부랑아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금 중국은 남씨와 같이 무작정 상경했다가 거리의 부랑아로 전락한 사람들 때문에 홍역을 앓고 있다. 남씨가 몸담고 있는 광주에만도 최근 하루 3만명에 이르는 「무작정 상경자」들이 역 앞이나 거리에 진을 치고 있으며 이들은 돈이 떨어지면 노상강도로 돌변해 이들 문제는 이제 심각한 사회문제로까지 비화되고 있다. 인구 50만명의 항구도시 광주에 10명 중 4명은 무작정 상경한 부랑아들일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불결한 위생상태 때문에 많은 질병을 야기할 뿐 아니라 범죄의 온상이 되기도 해 광주 행정당국은 이들의 처리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에는 현재 약 4천만명의 농부들이 농사가 아닌 다른 직업을 원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이미 약 5백만명 정도는 무작정 도시로 떠나 거리의 부랑자로 전락했다. 이들은 처음에는 광주 광동 등과 같은 중소도시로 모여 들었으나 그곳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자 북경 상해 천진 등과 같은 대도시로도 행렬이 이어져 이제는 중국 거의 모든 도시에 널리 퍼져 있다. 때문에 상해에서는 지난해 인구 10명 가운데 4명꼴로 존재하는 이들을 검거하기 위해 대대적인 소탕작전을 벌이기도 했으나 효과는 극히 미미했다. 이들은 『도시에 가면 무조건 돈을 번다』는 맹목적인 신념으로 무장,죽기살기로 덤벼들고 있기 때문에 정부의 어떠한 조치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중 일부는 중국정부가 추진중인 「한 자녀갖기 운동」을 위반한 사람들도 있어 이들은 필사적으로 당국과의 숨바꼭질을 되풀이 하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가 무조건상경한 사람들을 그들의 고향으로 되돌려 보낸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들은 도시에 대한 향수와 도시의 높은 소득을 지나칠 정도로 동경하고 도시에서의 생활양식을 부러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잠은 광주 인민대교 밑에서 자고 밥은 식당에서 구걸합니다. 춥고 배고픈 생활의 연속이지만 내일은 일자리를 구하리라는 기대를 안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남씨는 다리 위를 지나는 손수레를 밀어주고 받는 50전(9센트)으로 연명해 가면서도 이처럼 내일의 꿈을 기약하고 있는 5백만 중국 도시 부랑자 가운데 한 명인 것이다.
  • 「경쟁력 강화대책」의 의미와 과제

    ◎“제조업 활성화”… 인력·기술·자금 “종합처방”/선진국에 밀리고 개도국에 쫓겨 위기/생산성 부축,「제2 수출드라이브」 유도/기업가 정신·근로의욕 제고등 자구노력도 중요 우리 경제의 사활을 쥐고 있는 제조업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한 「총진군」이 시작됐다. 정부가 14일 발표한 제조업 경쟁력 강화대책은 최근 수년동안 성장 잠재력이 급격히 떨어진 우리나라 제조업의 대외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보강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경제조로현상을 막기 위한 필사적인 「회춘처방」이라고 평가된다. 이제까지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별부처 차원의 대책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종전의 정부대책이 부처간의 유기적 협의를 거치지 않은 단발성의 대증요법에 그친 반면 경제기획원을 비롯,재무부·상공부·교육부 등 10개 부처가 장기간 머리를 맞대고 종합적인 청사진을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상공부가 지난해 9월 20개 주요 업종별 경쟁력 실태와 대책을 노태우대통령에게 보고,생산기술개발 5개년 계획이 확정된 뒤 올해 경제운용계획의 최우선 과제가 제조업 경쟁력 강화로 채택되는 등 통치권 차원에서도 이번 대책마련에 심혈을 다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정부의 이번 제조업 경쟁력 강화대책은 크게 봐서 산업기술인력과 자금,그리고 기술개발 등 세가지 핵심부문에 대한 지원을 대폭적으로 강화,빠른 시일안에 산업기반을 튼튼히 하고 국제경쟁력을 향상시키자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여기에 공장을 지을 공업용지 확보,도로·항만 등 사회 간접시설 확충 등 부수적인 대책을 수립,기업환경을 개선해 나가려는 것이다. 이번 대책마련의 동기가 된 제조업의 문제점들은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온 것들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이례적으로 발벗고 나선 것은 최근들어 성장활력을 크게 잃고 있는 제조업의 경쟁력 실태를 그대로 두다가는 영영 선진국으로의 목표달성이 불가능해지고 후발개도국과 같은 처지로 몰릴지도 모른다는 절박한 현실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우리 제조업은 지난 30년동안 크게 발전,가전부문에서 세계에서 일본 다음가는 수출국이 된 것을 비롯해 자동차·섬유·반도체 등 부문에서 세계적인 생산수출국으로 떠올랐다. 그런데 최근 이들 주력산업의 경쟁력이 한계에 부딪쳐 위기감마저 나타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해외수출시장에서 한국상품은 첨단기술을 원용한 일본제품에 밀리고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한 후발 개발도상국의 추격에 쫓겨 내다팔 물건이 없는 안팎 곱사등의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자금과 인력의 흐름이 건설·서비스업 등 비제조업분야에 치중됨으로써 제조업부문의 공동화현상이 초래된지 오래다. 또 지난 3년여동안 임금이 종전보다 두배가량 올랐으나 근로의욕과 작업능률은 오히려 감퇴되고 말았다. 기업들이 기술개발에 소홀하고 근로의욕과 기업가정신이 급격히 쇠퇴,전반적인 산업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 영국 등 경제선진국들이 제조업공동화로 말미암아 쇠락하는 경제의 조로화현상을 걸음마단계인 우리 경제가 닮아간 셈이다. 이번 대책에서 주목되는 것은 산업인력의 원활한 공급을 위해 오는 95년까지 이공계대학의 정원을매년 4천명씩 1만6천명을 증원하고 「국립공과대학」의 추가설립을 추진하는 등 고급기술인력확보에 정부가 과감히 체중을 실은 점이다. 특히 수도권 대학의 이공계정원 증원은 수도권 인구집중을 우려한 건설부 등의 반대로 최종결정이 몇차례나 미뤄졌으나 이번에 제조업 경쟁력강화의 가장 큰 애로가 고급기술인력의 부족에 있다는 심각성을 깨닫고 비로소 실현된 것이다. 생산기술개발을 위해 총 9백19개의 기술개발과제를 선정,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95년까지 총 1조5천억원을 투자,중소기업들의 기술애로를 타개키로 한 것도 눈길을 끈다. 기술개발은 특히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여부를 결정하는 관건이 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전세계적으로 첨단기술이전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정부와 민간기업이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면서 독자적인 개발능력을 기를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또한 기업에 대한 여신관리제도 개편을 비롯,국산기계 구입자금 공급규모의 대폭 확대,중소기업 상업어음 발행의 확대,외화대출 및 해외증권발행제도의 개선,첨단산업 시설재 및 공장자동화기기에 대한 관세 60% 감면과 임시투자세액공제시한의 91년말까지 연장 등은 모두 금융 및 세제면에서 기업들의 부담을 크게 완화시켜주기 위한 취지를 담고 있다. 이밖에 9백25만평의 공장용지 조기조성과 아파트형 공장설립의 확대조치는 공장을 차리고 싶어도 부지가 없어 시달려온 기업들의 애로를 해결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대책은 이처럼 민간기업 스스로 해결하기 어려운 공통적 애로기술의 개발,선별적 자금지원의 원활화,인력의 양성,사회간접자본 투자의 확대,산업입지난의 해결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모처럼 입안된 이번 대책의 성패가 앞으로 주로 기업쪽에 달려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도로·항만 등 사회간접자본의 투자 확충계획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들이 대책속에 망라돼 있어 이제 「공」은 정부가 아니고 기업쪽으로 넘어갔다고 믿어지기 때문이다. 기업의 목표가 이윤극대화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제조업에의 투자를 소홀히 한채 손쉬운 관광·레저·유흥 등소비적 서비스산업에 눈을 돌리거나 신기술개발을 등한시한다면 수출은 계속 감소하고 이제 겨우 1인당 국민소득이 5천달러를 넘어선 우리 경제는 정체상태를 면하기 어려울 지도 모른다는 비관적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기업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근로자들의 자세라고 할 수 있다. 최근들어 국산 수출상품의 불량률이 계속 높아져 해외시장에서 한국상품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것은 근로자들의 장인정신이 실종되고 있음을 잘 말해준다. 정부의 이번 제조업경쟁력 강화대책이 비록 만시지탄의 느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90년대는 물론 2천년대에 가서도 「한강의 기적」이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근로자 등 세 경제주체가 3위1체의 화음을 내는 것이 어느 때 보다 절실하다.
  • 「사막의 폭풍」 지상전 이모저모

    ◎이라크군,살육·방화… 쿠웨이트시 “생지옥”/헬기 3백여대 동시출동… 보급로 차단/1만여 포로 후송에 식수공급 큰 부담/다국적군/후퇴시간 필요한 이라크,화학전 펼 위험도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은 24일 그의 고위 보좌관들과 걸프전에 관해 회담하고 이라크에 대한 지상전의 결과에 만족을 표명했다고 말린 피츠워터 백악관 대변인이 밝혔다. 피츠워터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부시 대통령과 그의 보좌관들이 콜린 파월 미 합참의장으로부터 45분간에 걸쳐 걸프전에 관한 최신보고를 들었다면서 『우리는 지금까지의 모든 작전이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전반적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 회의에 동석한 그는 『파월 장군의 결론을 근본적으로 초기단계의 진격이 계획대로 착실하게 진행되고 매우 성공적이라는 것이었다』고 밝히고 『대통령은 작전의 진도와 효과에 매우 만족하고 있으며 그는 그의 지휘관들과 장병들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어린이·부녀자도 학살 ○…아랍연합군 사령관 할리드빈 술탄중장은 25일 이라크군이어린이들을 포함한 수천명의 쿠웨이트 민간인들을 고문·살해한 증거들을 다국적군이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술탄중장은 이날 전황브리핑에서 『쿠웨이트에서 지금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도끼로 머리를 쳐 죽이고 여성을 강간하며 신체를 절단하는 일들이 자행되고 있다』고 말하고 『우리는 빠른 시일내에 이같은 일들을 중단시킬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쿠웨이트에서 철수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쿠웨이트를 조직적으로 파괴하고 쿠웨이트인들을 살해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술탄중장은 또 강간·살인·고문 등을 자행하는 자는 국제사법재판소의 재판을 거쳐 전범으로 취급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후세인 대통령에 대해선 이라크 국민과 이라크국가 자체가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 2백곳이상 방화 ○…사우디 주둔 미군 소식통들은 쿠웨이트내 2백군데 이상의 유정들이 지난 4월부터 이라크군의 방화에 의해 화염에 휩싸여 있다고 말했다. 쿠웨이트 유정들에 대한 방화는 처음에는쿠웨이트 남부지역에서 주로 자행되다 이제 과거 쿠웨이트와 이라크간의 분쟁지역이었던 이라크 국경부근의 루마일라 유전지대로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쿠웨이트에는 9백50개의 유정이 있다. ○…걸프협력위원회(GCC) 6인 위원위 사무총장인 압둘라 비사라씨는 25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라크군들이 쿠웨이트 초토화계획에 따라 의사당을 포함,쿠웨이트시의 대형건물들을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앞서 한 쿠웨이트 고위 군사소식통은 24일 아침 이라크군이 쿠웨이트시의 고급 호텔을 파괴했으며 앞으로 파괴할 다수의 건물들에도 표지를 했다고 말했었다. ○군장비·병력 공수작전 ○…3백대 이상의 다국적군 공격용 헬리콥터가 24일 이라크군의 보급망을 차단하기 위해 「대담무쌍」한 작전을 전개,이라크 영내 깊숙이 침투했다. 군사상 최대 규모의 헬리콥터 공격인 이 작전으로 미 제101공정사단은 2천여명의 군병력과 50대의 장갑차 및 곡사포와 수t의 연료 및 탄약을 이라크 영내 80㎞ 지점까지 공수. ○…쿠웨이트시 탈환을 눈앞에둔 지상전 선봉부대들은 이라크군의 저항이 아닌 이라크군 포로 때문에 고전(?)을 하고 있다고. 다국적군에 따르면 현재까지 이라크군 1만4천여명이 투항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들 후송이 다국적군에 군수상의 어려움을 야기시키고 있다는 것. 포로들이야 목숨을 건지고 후한대접을 받게돼 좋지만 이들을 수십㎞ 후방까지 후송하기란 여간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특히 대부분이 먹지 못해 허기진 이들 이라크군 포로들에게 식사와 물을 공급하는 문제는 가뜩이나 지상군지원에 바쁜 군수·병참관련 부대에게 큰 짐이 되고 있다는 것.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군은 지상전 개시와 함께 이라크가 독가스를 사용할 것으로 우려했으나 24일 현재 화학무기를 사용한 흔적은 없다고 서방국가의 한 군사소식통이 말했다. 이 소식통은 『지상전이 시작되기 며칠전까지도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증거가 있었으나 24일 정오(현지시간)까지 독가스를 사용했다는 보고는 없다』고 밝혔다.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화학무기를 연구하고 있는 해리스 연구원은그러나 이라크는 결국에는 화학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고 구체적으로 화학무기 사용을 자제하다가 결정적 시기에 시간을 벌기 위해 독가스를 사용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고 주장했다. ○…이라크는 24일 이라크 군인들에게 격렬한 메시지를 끊임없이 방송하며 소위 지상의 사자들(이라크군)에게 『뱀의 머리를 깨부술 것』을 촉구했다. 관영 바그다드 라디오방송은 군가와 「알라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는 이슬람교 구호를 내보내는 사이 사이에 다국적군의 침공에 맞서 싸우고 있는 전방의 이라크군인들에게 독전방송을 잇따라 내보냈다. ○후세인,자살 가능성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이라크 영내로 진격한 다국적군이 자신을 궁지로 몰아넣을 경우,항복을 하느니 자살을 하거나 요르단으로 피신할 것이라고 이라크의 한 반체제 인사가 24일 말했다. 이라크 반체제 단체인 회교혁명 최고위원회 정치국원인 마이탐 알사기르씨는 『사담은 가혹하며 필사의 각오로 저항하는 베드윈족』이라고 말하면서 『그의 두뇌속에는 이처럼냉혹한 베드윈의 사고구조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같은 사고방식은 그로 하여금 자살을 하거나 도주하도록 부추길 수는 있겠지만 후세인은 결코 항복하지 않을 인물』이라고 말했다. ○…이라크군이 25일 코뮈니케를 통해 이라크 제3군단이 반격을 가해 미국 및 이집트군을 몰아냈다고 밝힌뒤 바그다드 시민들은 시내 곳곳에서 축하 기념식을 거행했다. 바그다드 시민들은 이날 이라크군의 코뮈니케가 바그다드 방송을 통해 보도된뒤 「알라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는 구호를 외치며 환호. 이라크관영 INA통신은 이날 『이라크 제3군단은 24일 밤부터 8시간동안 대반격을 가해 착륙작전을 시도한 미국 및 이집트군을 패배시켰으며 모든 전선의 진지를 재탈환했다』고 보도했다. ○…미 육군부대들은 약 3주간 이라크 국경지역 영토를 점유할 예정이며 이 지역을 떠나길 거부하는 이라크인들을 집안에 억류할 것이다. 이 점령지를 통치할 케네스 비세르 중령은 『나는 우리가 해방군으로 대접받지 못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으나 『우리의 주둔이 그렇게 장기간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2주에서 3주정도 기대하고 있다고 말해 두자』고 덧붙였다. 먼지더미인 이 지역 도시들에 거주하는 많은 주민들은 이미 떠났으며 아직 잔류하고 있는 이라크인들은 미군들에의 접근이 금지될 것이라고 비세르 중령은 전했다.
  • 걸프전 언제 매듭질까/소·이란등 주변국 대응이 전황의 변수

    ◎「쿠웨이트 해방」 목표땐 단기전/「후세인 궤멸」 겨냥하면 장기전 걸프전쟁이 드디어 지상전에 돌입함으로써 이제까지 지상전이 과연 언제 시작될 것인가에 쏠렸던 관심이 이제는 전쟁이 어떤 상황으로 전개되고 또 언제쯤이면 끝날 수 있을 것인지로 옮겨지고 있다. 그러나 전쟁 진전상황에 대한 공식브리핑이 전혀 없고 또 단순한 쿠웨이트 해방,이라크군의 철저한 무력화,후세인의 제거 등 여러 차원의 목표 가운데 어느 정도의 목표가 이뤄진 상태에서 미국이 전쟁을 끝낼 것인지가 분명치 않은 상태에서 전쟁이 언제 끝날지를 점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금까지 나오는 전황보도나 종전 전망들을 보면 걸프전쟁이 생각보다도 훨씬 빠른 시일내에 끝날 수 있을 것이란 낙관적 견해가 지배적이다. 사실 슈워츠코프 다국적군 총사령관이 지상공세를 가속화하라는 명령을 내릴만큼 지상전 첫날 이라크군의 저항은 극히 미약했고 다국적군은 이라크와 쿠웨이트 영내로 깊숙이 진격해 들어갈수 있었다. 이제까지 나온 종전 전망들은 대부분 앞으로 2∼3주 정도면 전쟁이 끝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덩컨 부소장은 길어야 3주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 일본의 군사전문가들은 앞으로 며칠내에 대세가 판가름날 것이며 완전히 마무리 되기까지는 수주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미국의 군사전문가들도 2∼3주면 이라크군이 완전히 패배할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지상전 첫날과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이들의 전망대로 걸프전쟁이 조기종식될 가능성이 크다고 할수 있다. 그러나 전쟁에는 언제나 변수가 있게 마련이고 이번 걸프전쟁이라고 예외일수는 없다. 이번 지상전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는 것은 ▲이라크군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공화국수비대와의 전투결과 ▲이라크군의 화학무기 사용여부 ▲소련·이란 등 주변국의 제동 등을 들 수 있다. 많은 군사전문가들은 공화국수비대의 저항은 최전선의 이라크군과는 비교가 안될만큼 거셀 것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또 25일 밤 또는 26일 중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라크의 공화국수비대와 이라크 영내로 진격해들어간 미·영·불군간의 전투가 어떤 결과로 끝날지에 따라 이번 걸프전쟁의 향방이 크게 좌우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라크군이 보유한 최대의 무기라 할수 있는 화학무기의 사용역시 걸프전쟁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라크군은 이미 화학무기를 배급받은데다 필요할 경우 이를 사용할수 있는 재량권이 일선 사령관에게 주어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라크군은 아직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있지만 다국적군에게 포위되고 패배가 눈앞에 있다고 생각될 경우 언제든 화학무기를 쓸 수 있는 것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라크가 화학무기를 쓴다 해도 걸프전쟁의 승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겠지만 전쟁종식을 상당히 지연시키는 효과는 충분히 가질수 있을 것이라고 많은 군사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이 이번 걸프전쟁을 통해 얻으려는 목표가 과연 무엇이냐에 따라서도 전쟁의 과정과 기간이 크게 달라질수 있다. 미국이 당초 유엔이 결의한대로 이라크군을 쿠웨이트에서 축출하는 것만으로 전쟁을 끝내려 한다면 전쟁은 아주 빠른 시일내에끝날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라크군을 재기불능의 상태로까지 궤멸시키려든다거나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을 제거하려 든다면 우선 이라크군의 저항도 필사적으로 변하겠지만 소련·이란 등 주변국들이 제동을 걸고 나설게 틀림없다. 이는 후세인의 이라크가 붕괴되고 이라크에 친미 정부가 들어섬에 따라 자국이해가 침해받는 것을 이들로서는 받아들일수 없기 때문이다. 만일 쿠웨이트내의 이라크군이 거의 패퇴하고 다국적군의 공격이 계속되는 상태에서 소련이나 이란이 또다시 휴전중재 등을 구실로 개입하고 나서면 다국적군으로선 이를 받아들이기도,또 이를 명백히 거부하고 전쟁을 계속하기도 곤란한 처지에 놓여 지지부진한 상태로 전쟁이 계속될 수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걸프전쟁이 다국적군측의 승리로 끝날 것만은 틀림없다. 그리고 현재까지의 전황보도로 볼때 전쟁이 장기화하거나 다국적군측에 많은 인명피해를 입힐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몇가지 변수가 있기는 하지만 2∼3주일이면 전쟁이 끝날수 있을 것이라는 많은 군사전문가들의 견해대로 3월 중순쯤이면 걸프전쟁도 지나간 전쟁중의 하나로 기록될 수 있을 것 같다.
  • 소,아지즈에 철군조건 완화 압력

    ◎“화·전 갈림길”… 새 국면의 중동/“애·시리아 군사강국 육성” 아랍 8국 합의/“「후세인 축출」 촉구는 반전세력 겨냥한것” ○…소련 정부는 16일 이라크가 내놓은 철군의 조건들은 철군제의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소련은 타리크 아지즈 이라크 외무장관이 17일 모스크바를 방문하면 이라크가 보다 수용가능한 철군조건을 제시하도록 압력을 넣을 것임을 시사했다. 비탈리 추르킨 소련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발표,이라크의 조건부 철군제의는 「평화를 향한 출발」이며 『우리가 보는 바로는,중요한 것은 이라크 지도부가 쿠웨이트에서의 철군을 이야기했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그러나 『불행하게도 이 제의와 연계되어 있는 조건들은 이를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군사시설 위장 배치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은 군사목표들을 바그다드내의 병원과 학교,주거지역 부근에 위장배치하기 시작했다고 걸프지역 주둔 영국군 사령관이 16일 밝혔다. 걸프주둔 영국군 사령관인 패트릭 하인 공군대장은 또한 바그다드내 이라크 지휘통제소일 가능성이 있는 지휘통제 벙커가 외국기자들이 머물고 있는 알 라시드호텔 지하에 세워진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15일 이라크 국민들에게 사담 후세인 정권전복을 촉구하고 나선것은 이라크 군조직과 정치지도부·시민들간에 전쟁종식을 강력히 바라는 세력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미 정보당국의 첩보에 따른 것이라고 워싱턴 포스트지가 주장했다. 이 신문은 미정부 고위관리를 인용한 이날 보도에서 후세인 대통령이 쿠데타에 의해 전복될만큼 보다 취약한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시사는 나오지 않고 있으나 최소한 쿠데타 발생 가능성만은 이달초 보다는 약간이나마 높아졌다고 지적하고 이라크측의 이번 전격제의는 군 및 일반국민들의 동요조짐에 따른 필사적인 대응방안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후 중동구도 합의 ○…반이라크 노선에 가담하고 있는 아랍 8개국은 16일 걸프전 이후 자신들의 안보·경제 구도에 합의했다. 이집트 시리아 사우디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바레인 오만 등 아랍8개국 외무장관들은 카이로에서 이틀간 회담을 가진뒤 이같이 합의했다고 회담에 참석한 한 고위 대표자가 전언. 이 구도에 따르면 이집트 시리아가 군사강국이 되고 산유국들이 재정지원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구도는 또 아랍 이스라엘 분쟁을 자결원칙에 입각,해결토록 노력하고 팔레스타인국 건설을 지지하며 걸프지역에서 대규모 파괴무기를 없애 나가도록 노력한다고 돼 있다. ○“미,민간지역도 공격” ○…미국은 만일 필요하다면 이라크 군사 목표물이 민간인 거주지역안에 있더라도 이를 폭격할 것이라고 미 하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 의장 존 머터 의원이 16일 말했다. 4명으로 구성된 미 하원 대표단을 이끌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전장을 방문중인 머터 의원은 이날 노먼 슈워츠코프 걸프 주둔 미군 사령관과 5시간에 걸쳐 만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하고,아울러 자신은 미군이 지상전을 개시할 준비가 되어있는 것으로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과 철군안 논의 ○…사둔 하마디 이라크 부총리는 이라크의 조건부 쿠웨이트 철수 제안에 대해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 이란 외무장관과 논의를 한 뒤 16일 테헤란을 떠났다. 이란 관영 IRNA통신은 벨라야티 장관이 모스크바에서의 회담을 마치고 돌아온 다음 두 사람이 테헤란의 메라바드 공항에서 만났다고 전했으나 더 이상의 상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한편 카밀 카라치 주유엔 이란대사는 뉴욕서 열린 유엔 안보리 비공개 회의에서 이라크의 제안이 『유엔 안보리가 이라크로 하여금 안보리의 결정에 동의하도록 고무하는 외교적 노력을 배가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카라치 대사는 또 라프산자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 주 하마디 부총리가 전달한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의 최근 메시지에 대한 상세한 답변을 지닌 고위급 방문단을 수일내로 바그다드에 파견할 것이라고 밝혔다. ○8시간만에 공습 ○…이라크의 조건부 쿠웨이트 철수 제안 발표가 나온지 8시간만인 이날밤 다국적 공군은 바그다드시를 약 45분간 폭격,최소한 10차례의 폭발로 인한 섬광이 밤하늘을 밝혔다. 앞서 이날 이라크 정부의 평화제의에 관한 소식을들은 바그다드 시민들은 마치 전쟁이 끝난 것과 같은 반응을 보였으며 이라크군 장병들과 민병대는 공중에 대공포와 기관총을 발사,이 제의를 환영했다. ○…미국인들은 15일 이라크의 갑작스런 평화제의에 고무돼 직장으로 발걸음을 옮겼으나 몇시간이 채 안돼 평화가 임박하지 않았다는 현실에 직면하자 희망의 분위기는 이내 실망감으로 바뀌어지고 말았다.
  • 「일하려는 의욕」다시 불태우자/홍문신 한국감정원장·경박(서울시론)

    ◎걸프전을 우리경제 재도약의 전기로 「브레너 고개는 알프스 중에서 가장 낫고 완만하다. 그러나 그것은 예로부터 지중해 문화와 북유럽 문화를 갈라 놓았다. 뉴욕시 서쪽 70마일에 있는 댈라웨어 협곡은 고개도 아니다. 그러나 그것으나 미국 동부해안 지대와 중부를 갈라놓고 있다」(PF 드러커저 새로운 현실). 지금의 한국경제야말로 새로운 지평을 여는 「브레너고개」와 같은 분수령에 처하여 모든 것을 재정비할 시점이다. 그러면 왜 지금이 모든 것을 재정비해야할 시점인가. 기업경영의 원리 중에 불황의 골짜기에 있을 때 투자하라는 말이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 경제도 걸프전쟁 등으로 내외의 위기감이 가장 고조된 지금 대탈출을 시도해야 되지 않겠는가. 걸프전이 발발한 지난 1월의 수출 실적은 월간 적자폭으로는 사상 최고규모인 17억달러를 기록했고 소비자 물가는 2.1% 상승해 이것 또한 월간 상승률로는 10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수치를 보고 우리는 「지금」이 바로 우리 경제를 총점검해야 되는 그 시점이라는 생각을 하게된다.이런지표보다 더 우려되는 상황이 있다. 서울대학교 김경동 교수팀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20년 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일하기를 기피하는 현상」이 두드러진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열심히 일하겠다는 사람은 응답자의 28%뿐이고 71%는 적게 벌더라도 생활을 즐기겠다고 답하였다. 이같은 의식조사 결과는 최근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일에 대한 기피현상과 일맥상통하는 점이었다. 일을 하려는 의욕이야말로 경제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지금까지 우리경제의 강점이자 무서운 힘은 바로 여기에서 생겼다. 우리경제의 가능성도 바로 이점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사라져 가고 있다며 한국경제의 앞날에 이보다 더큰 위협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가 허리띠를 느슨히하고 팔짱을 끼고 있는 사이에 선진국으로 가는 경쟁의 길은 치열해져 가고만 있다. 앞으로 세계경제의 주도권은 주요산업의 경우 「글로벌 기업」(Global Industry)에 의해 좌우된다. 자동차나 전자산업과 같은 것이 그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글로벌 기업은 지금까지의 국제적 기업과는 달리 전세계를 대상으로 생산과 매니지먼트를 수행하는 괴력을 발휘한다. 지금까지는 국제적 기업이라해도 이들의 영향력은 어느 특정 몇몇나라에만 국한돼 있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의 생리는 지구 한모퉁이의 강자가 세계 전체의 강자가 된다는 것이다. 그들은 세계를 제패하기 위해 미국의 일류기업과 일본의 일류기업이 합종련형하는 것과 같은 화려한 전략을 구사한다. 기술은 누가 전담하고 경영은 누가 전담한다는 식의 세계적인 기업연합 전략을 꾀하는 것이다. 결국 이것은 「내가 먹지 않으면 내가 먹혀 버리는」 치열한 경쟁적이다. 글로벌 기업이 세계제패의 괴력을 발휘할 수 있는 핵심은 무엇보다도 기술우위와 뛰어난 경영에 있다. 미일의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격차를 좁히기 위한 필사적인 몸부림을 유레카(EUREKA) 계획에서 찾을 수 있다. 유레카 계획은 고화질 TV를 개발하기 위한 유럽의 다국적 연구 프로젝트이다. 이것은 결국 기술수준이 열위인 유럽 기업군이 미국과 일본의 전자산업 글로벌 기업에 대항하여 살아남기 위한 3·4위 패자부활전과 같은 것이다. 유럽 기술수준이 이러하거늘,평균적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수준 및 경영 격차가 더욱 큰 우리 기업은 지금까지의 「장기」였던 왕성한 근로의욕마저 사라져 가고 있어 세계로 나아갈 길이 험난하기만 하다. 이것이 지금 우리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냉엄한 현실이다. 그러면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선진경제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가장 서둘러 재정비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지극히 평범한 말처럼 들릴는지 모르지만 지금 우리에게 가장 긴요한 것은 온 국민으로 하여금 「일하려는 의지」를 되살려내고 집결시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 경제는 올바른 정책이 없어서라기보다 기업가이건 근로자이건 일하려는 의욕을 잃어버렸다는 데 문제가 있다. 경제발전을 하는데 자본이다,기술이다,정책이다 하는 것은 필요조건은 되나 충분조건은 되지 못한다. 일하려는 의욕이 없는 어느 아프리카 오지에 아무리 좋은 정책이 있은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참으로 일하려는 의지는 경제를 이룩하는 충분조건이다. 아침신문에서 이라크에 나라를빼앗긴 쿠웨이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잃었다. 그들은 하루 숙박료가 2백40∼4백60달러나 되는 이집트의 일류호텔에서 빼앗긴 나라를 걱정하는 기색도 없이 일도 않고 호화판 도피생활로 소일하고 있다고 한다. 일반인이 이러할진대 귀족들은 어떠하겠는가. 극단의 비유겠지만 우리경제를 좀먹고 있는 과소비풍조와 일을 기피하는 풍조를 생각할때 남의 이야기로만 흘려넘길 일이 아니다. 「미국사람은 1달러 쓸때 1분을 망설인다」는 말이 있다. 그러면 1백달러를 쓰는데는 얼마를 망설여야 하는가. 오늘날 우리의 소비풍조를 생각해보자. 1백달러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쓰고있지 않은가. 또 이런 풍토가 만연한다면 누가 땀흘려 일할 의욕이 생기겠는가. 「우리나라 사람은 혼이 좀 나야 정신을 차리게 된다」는 말도 있다. 우리경제가 뚫고 나가야할 어려운 현실을 직시할때 이제 국민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매고 일에 대한 흩어진 의지를 다시 집결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 걸프전쟁이 발발하자 과소비 풍조가 다소 진정되는 듯하다 또 에너지 절약대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등 공동체의식이 싹트는 기운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걸프전쟁은 우리에게 시련의 시간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우리는 지금 「브레너 고개」위에 서 있다. 여기서 우리경제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기회를 놓친다면 우리는 많은 지평을 여는 기회를 놓친다면 우리는 많은 것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걸프전쟁은 진정 우리에게 교훈의 전쟁이어야 한다.
  • 귀를 찢는 대포소리… 섬광… 폭격기 굉음…

    ◎현대근로자가 말하는 「필사의 탈출」 9일/그날 새벽 바그다드는 “생지옥”/이불속서 떨다 잠옷만 입고 방공호로/버스에 라면싣고 “이란쪽으로 가자”/폭격으로 단전·단수… 강물이 식수/이라크군,세번 출국 거부… 울며 매달리자 “가라” 『지난달 17일 상오2시30분쯤(현지시간) 막 잠에 빠져드는 순간 요란한 대포소리가 귀를 찢기 시작했습니다. 이불을 뒤집어쓴 채 두근거리는 가슴을 간신히 억제한 뒤 라디오를 켰죠. 그런데 평소 들려야할 BBC 방송도 갑자기 잡히질 않았습니다. 비행기소리만 들려오고…』 바그다드의 탈출을 기도한지 아흐레. 천신만고끝에 이란국경을 넘어 지난 31일 서울에 도착한 현대건설 이라크사업본부 김종훈이사(49)는 악몽과도 같은 걸프전쟁 발발순간을 되새기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떨리는 손으로 이리저리 다이얼을 맞추다 겨우 BBC 단파방송을 통해 전쟁소식을 듣게된 김이사는 숙소인 알샥의 이라크사업본부 건물 지하방공호로 재빨리 대피했다. 잠옷차림이었다. 이어 동료직원들과 방글라데시인 등 현지근로자 20여명이 방공호로 몰려들었고 본부건물에서 4㎞ 또는 20㎞쯤 떨어진 키루크와 데이지 공사현장에서 『어떻게 해야되느냐』 『모이겠다』는 전화가 당황한 목소리로 연달아 걸려왔다. 다국적군의 계속되는 공중폭격에 따른 폭음이 지하방공호까지 들려왔다. 계속된 「대공습」과 이를 저지하기 위한 대공포소리가 상오 6시가 넘으면서 그치기 시작했다. 날이 밝아오자 본부에 모여든 직원·현지고용근로자는 40여명. 전체 2백80여명의 근로자중 극히 일부였다. 상오6시쯤 일단 모인 사람들끼리 본부건물에서 60여㎞ 떨어진 바쿠바시로 회사소형버스 2대에 나눠타고 피난길에 올랐다. 비상식량으로 비축해 둔 라면상자와 터키제 1.5ℓ짜리 생수를 있는대로 함께 실었다. 거리에는 외국인들의 피난행렬이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 다국적군의 1차 공습은 우선 모든 통신을 마비시켰고 우체국 등 주요공공건물만 파손시킨 것같았다. 정교한 공격이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전기도 나가고 식수는 간헐적으로 받아 마시는 형편이었다. 바쿠바의 한 농장을 빌려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낸 뒤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쿠바에서 1백10㎞ 떨어진 이란 국경지역으로 탈출을 결심했다. 『20일까지 사업본부에 대부분의 근로자가 모였으나 키루크와 베이지 공사현장의 동료 13명의 모습은 끝내 나타나질 않았습니다. 더 지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그는 우선 자신을 포함,동료근로자 9명과 방글라데시인 28명 등 37명이 2대의 회사버스로 탈출을 결심,이란 국경쪽으로 달려가 21일 새벽 마침내 국경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말했다. 이라크지역 국경사무실은 중무장한 이라크병사와 외무성관계자가 나와 있었다. 『한국인 근로자』라며 준비한 여권 등 출국관계서류를 내보이며 이라크병사에게 사정조로 보내줄 것을 요구했으나 거절당했다. 출국동의서가 없다는 이유였다. 「특별허가」를 외무성으로부터 받아야한다는 것이었다. 다시 바쿠바시내 피난처로 향했고 다음날인 22일 일부직원을 외무성에 보냈다. 그러나 외무성으로부터도 특별출국허가서에 필요한 갖가지 서류보완을 요구받았다. 현지고용인이 많아 서류보완이 어렵자 22일 하오 이전서류를 갖고 국경지역에 다시 도착했으나 국경은 이미 봉쇄되었다. 바쿠바 농장으로 또 돌아오고 말았다. 다국적군의 공습은 3∼4시간 간격으로 끊이지 않았고 바그다드 시내의 거리는 중무장한 탱크와 각종 야포를 앞세운 군인들만 눈에 보였다. 이라크 시민들은 단수가 되자 바그다드 중심가를 흐르는 유프라테스­티그리스 강물을 떠먹기 시작했다. 두달가량분의 비상식량을 차에 싣고 다녔으나 전장의 포화속에서 끼니를 거르기가 일쑤였다. 『23일 상오 이라크 외무성 이민국을 찾아가 「보내달라」고 사정하자 「곧 국경을 다시 열테니 가보라」고 한 관계자가 귀띔해 주었어요』 그러나 이민국 직원들은 『몇시간 후에 와라』 『현지고용인의 여권수가 맞질 않다』 『본인들의 출국희망서약서를 가져오라』는 등의 이유를 내세워 출국허가서를 떼주질 않았다고 생환 근로자들은 입을 모았다. 『요구한 서류를 이리저리 맞춰 24일 상오 이민국에 들렀으나 「25일에 다시 오라」는 말만 되풀이 했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피난처인 바쿠바에서 몇차례 회의를 거듭한 끝에 『출국관련 서류를 전면 무시하자』고 결정했다. 지난달 24일 하오5시 국경지대의 이라크측 「국경사무실」에서 이라크 관계자의 옷자락을 붙들고 울며 사정하기 5시간. 이들은 출국비자기간이 24일로 모두 끝났다며 버티다 끝내 통과시켜주었다. 국경지역을 넘어 이란측이 마련한 난민촌에 빨간 적십자기가 보이기 시작했다. 25일 0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살았구나 하는 생각이 먼저 들더군요』 김이사 등은 함께 오지 못한 동료들의 걱정에 잠을 못이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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