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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후년의 클럽하우스] 위기일수록 여유를

    봄이다.파랗게 돋는 새싹,코끝에 맺히는 땀방울을 말리는 바람,푸른 하늘을 가로지르는 하얀 공….이 모든 것이 한데 어우러져 필드를 찾은 골퍼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허나 골프는 평소 실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스코어 게임.새싹이 돋는 자연을 벗삼아 친구들과 정담을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 스코어가 좋지 않으면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지 않다. 필드는 평탄한 매트 위에서 공을 때리는 연습장과 다르다.울퉁불퉁한 굴곡이 있고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벌타 이상의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공이 어떤 상황에 놓이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여유가 필요하다. 티샷한 공이 크로스 벙커나 러프,디보트,숲 속으로 갔을 때 당황하면 안 된다.마음을 비워야 한다.직접 그린을 노리는 것보다 안전한 곳으로 보낸 뒤 다음을 기약해야 한다.공이 페어웨이 중앙의 크로스 벙커에 들어가면 남은 거리만으로 클럽을 선택해 그린을 노릴 것이 아니라 거리와 그린 주변의 상황,공이 놓인 상태,바람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자신이 없거나 확률이 낮다고 생각되면 안전한 방법을 택해야 한다.그린에 올리겠다는 욕심이 앞서 크게 스윙하는 일은 피한다. 또 공이 러프에 들어가면 페어웨이처럼 공을 깨끗하게 포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온 그린을 노리는 것보다 짧은 아이언을 선택해 일단 안전한 곳으로 공을 보내는 것이 최선이다. 디보트도 공이 놓여 있는 위치에 따라 처리하는 방법이 다르다.앞이나 가운데에 있으면 직접 공을 포착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뒤에 있으면 정말 어렵다.벙커의 에그프라이와 마찬가지다.아무리 능숙하게 임팩트해도 페이스와 공 사이에 잔디나 흙이 껴 클럽 본래의 구질이나 비거리를 기대할 수 없다.이럴 때는 흙이나 잔디를 물고 들어가는 것을 예상한다.거리가 나지 않으므로 한 클럽 길게 잡는다. 공이 페어웨이를 벗어나서 숲 속이나 언덕 아래로 가면 사람들은 대개 필사적으로 실수를 만회하려고 한다.어떻게든 기적과 같은 한 타를 기대한다.그러나 결과는 점점 깊은 수렁으로 빠진다.때로는 한 개의 공도 잃어버리지 않고 라운드하는 날이 있지만 실수에 실수가 꼬리를 물고 이어져 엉망이 되는 날도 있다.특히 온탕·냉탕으로 이어지는 날은 어떻게 할지 모를 정도로 수습할 방법이 없다. 쫓기는 상황일수록 이성을 되찾고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어디로 보내는 것이 제일 안전하고 확률이 높은가.’를 확실하게 계산한 뒤 대처하면 위험이 준다.스코어 카드에 적힌 성적은 평소 자신이 쏟은 노력을 확인시키는 동시에 코스에서 얼마나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했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이다. 골프 칼럼니스트 golf21@golf21.com˝
  • [총선 D-1] ‘朴風’ 경합지역 집중 수도권 막판 뒤집기

    이제 하루 남았다.17대 총선 선거일이 초읽기에 들어갔으나 부동층은 줄지 않고 있다.그만큼 각 당은 초조하다.막판까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필사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근혜 태풍’을 등에 업고 수도권 경합지를 뒤집어라.” 한나라당이 13,14일 이틀간 박근혜 대표의 지원유세를 서울·인천·경기지역에 집중시켜 막판 뒤집기에 나서고 있다.영남권에서 불기 시작한 ‘박근혜 바람’을 수도권으로 옮겨놓지 않으면 영남권에서 선전하더라도 비례대표를 포함해 모두 110석도 채우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자체 분석 결과 백중세를 보이는 수도권 30여곳 가운데 20여곳만 막판 뒤집기에 성공하면 최다 120석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 대표는 13일 새벽 부산 부전시장을 방문한 뒤 곧바로 서울로 이동해 모두 26개 지역을 순회하는 등 수도권 경합지의 막판 뒤집기를 위한 ‘살인적 강행군’을 이어갔다.1000표 이내 승부가 예상되는 초경합 지역구의 부동층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의도다. 박 대표는 이날 김포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공항 인근 방산시장을 시작으로 화곡역사거리·신정사거리·고척근린공원·영등포 중앙시장·동작구 성대시장·미아삼거리·방학사거리 등 서울 25개 지역에서 지원유세를 벌인 뒤 경기 하남 LG마트로 이동해 26개 지역 유세를 마무리했다.특히 박 대표는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의 선대위원장 및 비례대표후보 사퇴가 한나라당의 상승기류였던 총선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속단할 수 없다고 보고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각오다. 박 대표는 릴레이 유세에서 “허리도 아프고 손도 붓고 잠도 2∼3시간밖에 못 자지만 국민 여러분의 성원에 이렇게 버티고 있다.”며 “깨끗한 정치,새로운 정치로 국민들께 보답하기 위해,또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한나라당이 조끔씩 국민의 마음을 얻기 시작하니까 열린우리당은 지역주의가 부활한다고 비방하기 시작했다.”면서 “나라가 한쪽으로 기울면 안된다.이대로 가면 거대 여당이 출현하게 된다.국회 안에서 그런 거대 여당을 견제할 수 있는 야당이 서는데 힘을 보태달라.”고 호소했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 [국제플러스] 바흐 ‘결혼 칸타타’ 악보 日서 발견

    |도쿄 연합|전세계 음악학자들이 소재를 궁금해한 ‘음악의 아버지’ 바흐(1685∼1750)의 ‘결혼 칸타타 BWV216’ 악보가 일본에서 발견됐다고 마이니치신문이 3일 보도했다.바흐의 감독하에 필사된 이 악보는 300년 전 초연 당시 사용된 오리지널로 바흐자료 가운데 가장 귀중한 악보로 평가되고 있으나 80년 전 자취를 감췄다.마이니치에 따르면 이 악보는 유럽에서 활약한 일본인 피아니스트 하라 지에코(1914∼2001)의 유품 악보에서 발견됐다.
  • TV드라마·영화 ‘판박이’ 많다

    “이 드라마 이야기는 전에 본 ○○영화 줄거리와 똑같은데.”“이 영화속 캐릭터는 저번 △△드라마 주인공의 그것과 판박이잖아.” 상당수의 안방극장 시청자와 스크린 관객들은 요즘 이같은 느낌을 받고 혼란스러웠던 경험이 한두번쯤은 있을 법하다.기대했던 새 작품에 대한 흥미를 잃어 허탈하기까지도 했을 텐데…. ●“닮아도 너무 닮았다.” 최근 드라마와 영화에서 이전에 인기를 끌었던 상대 장르의 작품을 ‘베끼기’하는 사례가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TV 드라마는 영화,영화는 TV 드라마의 ‘복사판’인 경우가 많은 것이다. 2일 개봉하는 영화 ‘어린신부’를 보는 관객은 최근 종영한 KBS드라마 ‘낭랑18세’가 눈에 아른거릴 것이다.이 영화의 줄거리는 김래원과 문근영이 어릴 적 조부들끼리의 정혼 약속에 따라 티격태격하며 신혼생활을 꾸려간다는 내용.영락없는 ‘낭랑‘의 재판이다.특히 부잣집 아들 김래원이 양가 부모의 동의 하에 여고생 신분의 문근영과 만나 혼례를 올리고 부부로 연을 맺는 설정에서는 ‘표절’시비까지 거론될 정도다. 현재 방영중인 MBC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도 인물 설정과 내용에 있어 영화 ‘스캔들’과 ‘첫사랑사수궐기대회’와 매우 흡사하다.원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쟁취하는 염정아의 캐릭터는 ‘스캔들’에서 전도연의 정절을 놓고 바람둥이 배용준과 내기를 벌이는 이미숙을 빼닮았다.어릴 적 친구인 김래원과 윤소이를 결혼시키기 위해 중간에서 온 힘을 기울이는 박인환을 보고 있자면 ‘첫사랑‘의 유동근이 오버랩된다.김래원의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도 ‘첫사랑‘의 차태현의 말투와 똑같다. 얼마전 전파를 내보낸 KBS드라마 ‘백설공주’는 여주인공 캐릭터를 영화에서 따왔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말괄량이 삐삐 같은 우스꽝스러운 양갈래 파마머리,꺼벙해뵈는 두꺼운 뿔테안경,이마를 가린 앞머리 스타일 등 김정화의 외모는 영화 ‘영어완전정복’의 이나영과 매우 비슷하다.점찍은 남자를 필사적으로 쫓아다니는 용감무쌍한 열혈 순정파 캐릭터까지 판박이다. ●“베낄 수밖에 없다.” 영상물간의 표절 시비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이처럼 다른 장르간의 ‘닮은꼴’까지 등장하는 것은 최근의 제작 환경 변화와 무관치 않다. MBC드라마 관계자는 “‘사랑이 뭐길래’의 작가 김수현씨가 지난 2002년 드라마 ‘여우와 솜사탕’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에 따른 손해 배상 청구 소송’을 내고, 최근 법원이 김씨의 손을 들어준 영향인지 드라마간의 ‘베끼기’는 주춤해진 상태”라며 “대신 영화나 인터넷 소설 등에 대한 모방 또는 짜깁기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특히 올해부터는 일본 대중문화가 전면 개방돼 과거처럼 대놓고 일본 드라마를 베끼기도 힘들게 됐다. KBS소속 한 드라마 프로듀서는 “준비기간과 제작비가 턱없이 부족하고,작품성보다는 시청률이 우선시되는 현재의 제작 시스템에서는 장르를 막론하고 인기몰이에 성공했던 작품의 줄거리·인물설정 등을 그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고충이 있다.”고 털어놨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中 인민해방군등 긴급회의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천수이볜(陳水扁) 타이완(臺灣) 총통의 재선은 중국 당국으로선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됐다는 의미가 크다. 타이완의 독립·분리를 추진하는 천 총통은 공약대로 2006년 독립을 겨냥한 신 헌법 제정의 과정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국시(國是)나 다름없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위해 중국은 필사적으로 저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양안(兩岸)의 파고는 더욱 높아지고 예측불허의 불안정으로 빠져들 조건이 구비된 것이다. ●중국 수뇌부 강온 카드 놓고 고심 국무원 타이완 사무판공실을 비롯한 관련 부서와 인민해방군 등이 긴급 회의를 소집,향후 대응책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것도 충격의 강도를 가늠할 수 있다. 당초 중국 수뇌부는 국제여론의 지지 속에 평화통일 전략에 주력한다는 전략을 세웠지만 예상 외의 결과로 궤도 수정에 고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로선 지속적인 경제발전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준비를 위해서 무력 침공이라는 ‘극약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은 별로 높지 않다.하지만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언급한 것처럼 “중국의 통일은 타협의 대상이 아닌” 만큼 천 총통이 독립의 수순을 밟아나갈 경우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갖는다. 중국 당국 입장에서 다행스러운 것은 방어용 국민투표가 부결,‘발등의 불’이 꺼졌다는 점도 당분간 사태를 관망할 시간을 벌어준 셈이다. ●강경파 목소리 커질듯 천 총통의 재선은 향후 중국 권력의 역학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이번 선거를 앞두고 후진타오(胡錦濤)-원자바오(溫家寶) 등 4세대 지도부가 주도한 외교 압박 위주의 ‘온건론’이 군부를 중심으로 한 강경파들에게 역공(逆攻)의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한 외교소식통은 “장 주석의 동정이 최근 언론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해방군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후-원 투톱체제가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타이완 사태 책임을 물어 장쩌민(江澤民)측이 군부와 합작으로 견제에 나설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선거에서 표출된 50%에 가까운 타이완의 ‘안정 희구’ 민심을 일방적으로 무시할 수 없다는 낙관론도 나온다. 타이완 최대의 후원국인 미국도 양안의 안정을 바라는 상황에서 천 총통도 경제·문화 교류와 함께 3통(通商·通航·通郵)의 부분적 실현에 무조건 반대하지 않을 것이란 논리다. oilman@˝
  • 儒林(53)-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젊은 유생들은 자신의 직접적인 스승격인 조광조와 김식 등이 투옥되자 정의감이 폭발되었다.수백 명의 유생들이 일제히 소리를 지르며 거리로 나서 대궐로 향하였다.광화문 밖에 이르렀을 때 신명인(申命仁)이란 학생이 앞으로 나서서 말하였다. “상두꾼들도 상소를 올려 신원하려 하거늘,하물며 여러분 유생들이 아직도 상소를 준비하지 못함은 어찌된 일이오.” 신명인의 말은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되었다.천한 상여꾼들도 억울하게 뒤집어쓴 죄를 씻기 위해서 신원하는데,어찌 스승인 조광조가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썼는데 이를 보고만 있겠느냐는 고함소리에 유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덤벼들었다. 신명인이 붓을 들어 상소문을 초하니,나머지 유생들도 거들어 순식간에 연명으로 된 상소가 완성되었다. 이 유생들의 대표는 이약수(李若水)였다.이들 150여 명은 궐기대회를 가진 후 곧 대궐을 향해 시위행렬을 계속해 나갔다.문을 지키는 군졸들이 필사적으로 막았으나 허사였다.학생들은 저지선을 맹렬한 기세로 뚫고 들어가 합문(閤門) 앞에까지 이르렀다.이 과정에서 여러 유생들이 부상을 입고 쓰러졌다. 이들은 합문 앞에 이르러 상소를 올린 후 모두 무릎을 꿇고 땅을 치며 통곡하기 시작하였다.기록에 의하면 유생들의 곡성이 대궐을 진동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곡성이 온 대궐을 뒤흔들었으므로 자연 중종이 이 소리를 듣게 되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 중종은 크게 놀랐고,곧이어 승지로부터 이들이 보낸 상소문을 전해 받아 읽어보았지만 상소문을 읽은 중종은 더욱더 화를 내며 말하였다. “유생들의 처사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노라.대궐 안에 함부로 난입해 들어와도 죄가 되거늘,하물며 문을 밀치고 들어와 곡성을 냄은 천고에 없는 일이 아닌가.” 중종은 주동자를 색출하여 엄단하도록 명령내리는 한편 금군을 풀어 유학생들을 궐내에서 쫓아내게 하였다.어명을 받은 군사들이 이들을 모두 쫓아내려 하였지만 유생들은 필사적이었다.옷과 갓이 찢어지고,상처 입은 몸에서는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상소를 올린 주동자 다섯 명,즉 이약수,윤언직(尹彦直),박세호(朴世豪),김수성(金遂性),황계옥(黃季沃) 등은 곧 체포되었는데,모든 유생들이 모두 함께 잡혀 가길 원하니,감옥이 부족하여 이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었다고 기록은 전하고 있다. 조광조가 중종의 교지가 내려지자마자 즉시 능주로 유배를 떠나게 된 것은 이처럼 흉흉한 민심 때문이었던 것이다. 더 이상 조광조를 도성에 머물도록 하였다간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서둘러 조광조를 귀양길로 쫓아 버렸던 것이다. 그러나 조광조의 유배 길은 이와 같은 옷깃을 여미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전송하는 백성들에 의해서 외로운 것만은 아니었다.조광조를 압송하는 나장들도 비록 조광조가 죄인이 되었다고는 하나 그를 함부로 다룰 수는 없음이었다.어제까지만 해도 나는 새도 떨어뜨릴 만한 최고의 권세를 가졌던 인물이었으므로 나장들도 조광조를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었던 것이다. 지방의 많은 관원들도 나와서 조광조를 위문하였고,선산이 있는 용인을 지날 때에는 이자(李)의 전송을 받을 수 있었다. 이자는 우참찬으로 조광조와 함께 체포되었으나 영의정 정광필에 의해서 ‘장차 국가에 크게 이바지할 인물이오니 아무쪼록 의금부로 하여금 죄가 있고 없음을 분명히 가리어 처결토록 하소서’란 탄원을 받고 특별히 사면되었던 것이다.이자는 감옥에서 석방되자마자 자신의 초당이 있는 용인으로 내려왔다가 마침내 유배지로 떠나는 조광조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대감.” 비참한 모습의 조광조를 보자 이자는 흐르는 눈물을 옷소매로 닦으며 말하였다.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이 오니까.”˝
  • 儒林(53)-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儒林(53)-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제1부 王道 제3장 至治主義 젊은 유생들은 자신의 직접적인 스승격인 조광조와 김식 등이 투옥되자 정의감이 폭발되었다.수백 명의 유생들이 일제히 소리를 지르며 거리로 나서 대궐로 향하였다.광화문 밖에 이르렀을 때 신명인(申命仁)이란 학생이 앞으로 나서서 말하였다. “상두꾼들도 상소를 올려 신원하려 하거늘,하물며 여러분 유생들이 아직도 상소를 준비하지 못함은 어찌된 일이오.” 신명인의 말은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되었다.천한 상여꾼들도 억울하게 뒤집어쓴 죄를 씻기 위해서 신원하는데,어찌 스승인 조광조가 억울하게 죄를 뒤집어썼는데 이를 보고만 있겠느냐는 고함소리에 유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덤벼들었다. 신명인이 붓을 들어 상소문을 초하니,나머지 유생들도 거들어 순식간에 연명으로 된 상소가 완성되었다. 이 유생들의 대표는 이약수(李若水)였다.이들 150여 명은 궐기대회를 가진 후 곧 대궐을 향해 시위행렬을 계속해 나갔다.문을 지키는 군졸들이 필사적으로 막았으나 허사였다.학생들은 저지선을 맹렬한 기세로 뚫고 들어가 합문(閤門) 앞에까지 이르렀다.이 과정에서 여러 유생들이 부상을 입고 쓰러졌다. 이들은 합문 앞에 이르러 상소를 올린 후 모두 무릎을 꿇고 땅을 치며 통곡하기 시작하였다.기록에 의하면 유생들의 곡성이 대궐을 진동하였다고 전해지고 있다.곡성이 온 대궐을 뒤흔들었으므로 자연 중종이 이 소리를 듣게 되었다.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냐.” 중종은 크게 놀랐고,곧이어 승지로부터 이들이 보낸 상소문을 전해 받아 읽어보았지만 상소문을 읽은 중종은 더욱더 화를 내며 말하였다. “유생들의 처사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노라.대궐 안에 함부로 난입해 들어와도 죄가 되거늘,하물며 문을 밀치고 들어와 곡성을 냄은 천고에 없는 일이 아닌가.” 중종은 주동자를 색출하여 엄단하도록 명령내리는 한편 금군을 풀어 유학생들을 궐내에서 쫓아내게 하였다.어명을 받은 군사들이 이들을 모두 쫓아내려 하였지만 유생들은 필사적이었다.옷과 갓이 찢어지고,상처 입은 몸에서는 붉은 피가 흘러내렸다. 상소를 올린 주동자 다섯 명,즉 이약수,윤언직(尹彦直),박세호(朴世豪),김수성(金遂性),황계옥(黃季沃) 등은 곧 체포되었는데,모든 유생들이 모두 함께 잡혀 가길 원하니,감옥이 부족하여 이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었다고 기록은 전하고 있다. 조광조가 중종의 교지가 내려지자마자 즉시 능주로 유배를 떠나게 된 것은 이처럼 흉흉한 민심 때문이었던 것이다. 더 이상 조광조를 도성에 머물도록 하였다간 걷잡을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서둘러 조광조를 귀양길로 쫓아 버렸던 것이다. 그러나 조광조의 유배 길은 이와 같은 옷깃을 여미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전송하는 백성들에 의해서 외로운 것만은 아니었다.조광조를 압송하는 나장들도 비록 조광조가 죄인이 되었다고는 하나 그를 함부로 다룰 수는 없음이었다.어제까지만 해도 나는 새도 떨어뜨릴 만한 최고의 권세를 가졌던 인물이었으므로 나장들도 조광조를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었던 것이다. 지방의 많은 관원들도 나와서 조광조를 위문하였고,선산이 있는 용인을 지날 때에는 이자(李)의 전송을 받을 수 있었다. 이자는 우참찬으로 조광조와 함께 체포되었으나 영의정 정광필에 의해서 ‘장차 국가에 크게 이바지할 인물이오니 아무쪼록 의금부로 하여금 죄가 있고 없음을 분명히 가리어 처결토록 하소서’란 탄원을 받고 특별히 사면되었던 것이다.이자는 감옥에서 석방되자마자 자신의 초당이 있는 용인으로 내려왔다가 마침내 유배지로 떠나는 조광조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대감.” 비참한 모습의 조광조를 보자 이자는 흐르는 눈물을 옷소매로 닦으며 말하였다. “이게 도대체 어찌된 일이 오니까.”
  • [씨줄날줄] 인사 청탁/우득정 논설위원

    김영삼 정부 시절의 일화.정부 산하단체장 L씨는 신문에 실린 개각 명단을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지난 한 달 동안 호텔 식당 등지에서 두세 차례 이상 마주치지 않은 인물은 없다고 했다.그가 펼친 다이어리에는 필사적으로 뛴 흔적들이 세세히 적혀 있었다.조찬 2∼3회,오찬 2회,만찬 3회 이상.만난 대상은 한결같이 유력 정치인이거나 권부 주변 인사들이었다. 그는 특히 각료에 발탁된 한 인물을 지목하면서 서울 시내 P호텔에서 조우하게 된 과정을 설명했다.개각을 이틀 앞두고 자신은 핵심 실세의 측근과 점심을 먹기 위해 식당에 나갔는데 바로 그 사람은 안쪽 룸에서 실세와 만나고 있었다는 것이다.실세와 연이 직접 닿았던 그 사람은 장관으로 발탁된 반면 주변에서만 맴돈 자신은 마지막 관문을 찾지 못해 실패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그는 인사 로비는 많이 뛴다고 되는 게 아니라 동아줄(핵심 실세)을 잡아야 한다는 교훈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로부터 5년 후 국민의 정부 시절.김대중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인사 청탁 배격을 줄기차게 천명했다.‘대통령님’의 뜻을 받들어 각 부처 장관은 물론,인사업무 라인 관계자들도 “인사 청탁을 하면 도리어 불이익을 주겠다.”고 엄포를 놓았다.당시 검찰국장이었던 S씨는 메모꽂이에 꽂힌 수십장의 쪽지를 가리키며 “불이익을 주겠다는데도 청탁이 이렇게 쌓였다.”고 개탄했다.하지만 “불이익을 주면 되지 않느냐.”고 되묻자 “인정상 동냥은 주지 못할지언정 쪽박까지 깰 수는 없지 않으냐.”고 얼버무렸다. 비단 공직사회뿐만 아니라 모든 조직의 인사권자들은 인사 청탁 때문에 몸살을 앓는다.‘힘이 있으면 자리를 얻고,힘이 없으면 자리도 없다.’는 유권유직(有權有職) 무권무직(無權無職)의 뿌리깊은 믿음 때문이다.노무현 대통령의 인사 청탁 언급 이후 한강에 몸을 던진 전 대우건설 사장도 이러한 믿음이 배태한 희생자라고 할 수 있다. 한 시중은행장은 재직 당시 외부 인사 청탁을 한 간부를 불러 이렇게 혼낸 적이 있다.“30년 동안 내 눈에 검게 보였는데 남이 부탁한다고 갑자기 희게 보일 줄 알아?”인사 청탁과의 전쟁은 계속돼야 한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
  • 말말말˙˙˙

    세계 2차 대전후 이뤄낸 일본의 고도 성장은 이과 계통 기술자의 필사적인 노력으로 고성능,고효율,저비용의 제품을 만들어 낸 데 따른 것이다.-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대학의 나카무라슈지 교수,샐러리맨과 국민은 고도 성장기에 받던 대우에서 조금도 나아지지 못하고 내팽개져 있다며-˝
  • 미조구치 日재무관 엔고저지…‘1弗=105¥’ 한달새 112¥으로

    |도쿄 황성기특파원|한 달 전 달러당 105엔이던 엔화 가치가 8일 도쿄 외환시장에서 거의 반년 만에 112엔을 기록했다.9일에는 111엔대로 반등했어도 엔 약세 기조는 분명하다는 것이 전문가 분석이다. 미국 경제 전망이 좋아진 덕도 있으나 엔고(高) 저지를 위해 엔을 팔고 달러를 사들이는 외환시장 개입을 1년2개월간 뚝심좋게 지속해 온 ‘큰 손’의 처방이 빛을 내기 시작한 것 같다는 게 일본 언론의 평가다. 큰 손의 주인공은 일본 재무성의 미조구치 젠베 재무관이다. 작년 1월 재무관으로 취임한 이래 그가 ‘외국환 자금특별회계’ 등을 통해 사고 판(시장개입) 총액은 30조 6000억엔으로 사상 최고에 달했다. “입으로만 외환개입한” 선배 사카기바라 에이스케 전 재무관(게이오대 교수)이 ‘미스터 엔’으로 불린데서 한걸음 더 나아가 거액의 시장개입을 실천했다는 이유로 미조구치 재무관의 별명은 ‘미스터 거액 개입’으로 붙여졌다. 개입 논리는 간단하다.“일본 경제의 기초체력이 엔화 가치를 반영하지 못한 채 높다.”는 것.수출 주도의 경기회복을 위해서도 1달러=105엔의 데드라인 방어에 미조구치 재무관은 필사적이었다.한때 거액을 퍼붓고도 엔고가 이어지자 개입을 의문시하는 소리도 있었으나 결국 엔고 저지에 성공했다. 그러나 거액 시장개입에 따른 부작용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사들인 달러의 대부분을 미국 국채로 되팔 경우 다시 엔고와 미 금리상승을 초래하기 때문에 팔기 어렵다는 속사정을 안고 있다.그러다 보니 2004년도 말 외환평가손은 7조 7900억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일본 경제가 회복되고 있는데도 언제까지 시장개입을 할 것이냐는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불만섞인 경고도 부담스럽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엔 약세 정책은 계속될 것으로 보는 것이 정설이다.일본 정부의 엔 약세 목표는 급속한 엔고가 시작됐던 달러당 115엔선이라는 견해가 유력하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전했다. marry04@
  • [씨줄날줄] 아침형 인간/우득정 논설위원

    일자리를 얻기도 쉽지 않지만 지키기는 더욱 힘든 세상.그래서 직장인들은 남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친다.새로운 유행병이 번졌다 하면 앞뒤를 가리지 않고 뛰어들고 본다.마치 불나방 같다. 지난해부터 직장인들 사이에 열병과도 같이 번지고 있는 ‘아침형 인간’도 마찬가지다.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 열풍까지 겹치면서 새벽 5시가 어느덧 샐러리맨들의 기상시간이 됐다.정해진 시간보다 1시간 정도 앞당겨 출근하는 것은 기본이고,출근 전에 1시간 정도 헬스클럽이나 외국어학원에 들러야 한다.그러곤 아침형 인간답게 하루종일 상쾌한 듯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더구나 ‘저녁형 인간’은 실업자의 전형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한다는 주마가편(走馬加鞭)이라고나 할까.약삭빠른 상혼은 ‘하루를 두배로 사는 법’이라는 책 제목과 함께 하루 4시간의 수면을 강요한다.수면제를 먹고 늦잠을 잔 아돌프 히틀러는 실패한 반면 새벽 3시에 일과를 시작하는 빌 게이츠는 10년째 세계 제1의 갑부라는 사례가 약방의 감초처럼 따라붙는다.이따금 매일 30분씩의 토막잠을 3∼4회 자는 것으로 유럽을 평정한 나폴레옹의 신화도 거론된다. 과연 그럴까.모든 사물에는 양면이 있는 법이다.밤 11시에 잠 들어 새벽 5시에 일어나는 것의 장점이 있다면 단점도 있기 마련이다.의학적으로 볼 때 더더욱 그렇다.인간의 생체리듬은 연령이나 성별,직업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하루 7∼9시간의 수면을 취해야만 최상의 상태를 유지토록 돼 있다.또 생체시계의 추가 앞으로 기울어진 ‘아침형 인간’이 있는가 하면,추가 뒤로 기울어진 ‘저녁형 인간’도 있다.10년간 1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일본의 보고서에 따르면 장수에 필요한 하루 수면시간은 7시간이다.우리나라에서는 전북 순창,전남 곡성,구례 등 ‘장수 벨트’를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90세 이상의 노인들은 하루 9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기이한 궤변에 현혹돼 한 방향으로 휩쓸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자신의 생체리듬을 지키면서 스스로 정한 인생좌표를 향해 한걸음씩 내딛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우득정 논설위원˝
  • [15일 TV 하이라이트]

    ●도전,골든벨(오후 7시10분) ‘지성(至誠)’이라는 교훈 아래 창의적인 학생을 키우는 인천 연수여고를 찾아간다.이 학교 최고의 영화 마니아 조은실 학생이 감명 깊게 본 영화를 김홍성 MC와 재연한다.전교생을 대표해 최후의 도전자가 된 구하나 학생이 올해 첫 골든벨을 울릴 수 있을지 지켜본다. ●비타민(오후 10시) ‘몸짱만들기 선발대회’에 통과한 100명의 주부들로부터 살 때문에 생긴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어본다.200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선발되는 두 사람의 주인공은 누구인지 지켜본다.‘스타스타 건강학’에서는 건강한 삶의 연장을 위한 맞춤 걷기법을 김동완 전진과 함께 알아본다. ●타임머신(오후 10시35분) ‘박수홍의 진짜?진짜!’는 1970년대 평소 여배우를 꿈꾸는 버스 여차장이 ‘결별’이라는 영화를 촬영하던 박노식·허장강씨를 목격하고는 필사의 하차를 감행했던 사건속으로 들어가 본다.‘별들의 고향’을 연출한 이장호 감독에게 그 당시의 여배우 등용기도 들어본다. ●도전!1000곡(오전 8시40분) 대한민국 CM송의 대부 김도향이 무대에 오른다.‘그게 정말이니’로 사랑받는 장나라의 귀여운 무대 매너와 트로트계의 혜성으로 불리는 박상철의 레퍼토리를 들어본다.개인기로 뭉친 ‘가짜 주현’ 문세윤과 ‘가짜 윤문식’ 김태환은 성대모사와 화려한 댄스를 선보인다. ●황제의 딸Ⅲ(오후 9시25분) 이강은 은주분에 중독되어 옥중에서 괴로워한다.그런 이강 앞에 자미가 나타나 모든 것을 참고 모사와 혼인하라고 한다.이때 모사가 은주분을 들고 나타나고 이강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혼인하겠다고 대답해 버린다.영기 일행은 황제가 허락지 않을 것에 대비하여 몰래 떠날 준비를 한다. ●삼색토크 여자(오후 9시10분) ‘RED’는 배우 서주희가 들려주는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에 얽힌 얘기들 들어본다.‘BLUE’는 ‘여자의 성(性)’에 대한 화끈한 수다 한마당을 펼친다.‘GREEN’은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 멕시코의 화가 프리다 칼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클릭!자동차생활(오전 11시25분) 위성을 이용해 운전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GPS 안전운전 도우미’의 다양한 기능과 현명한 선택법을 살펴본다.기름 대신 전기로 가는 국내 최초의 ‘양산 전기차’를 만들어낸 김만식씨의 이야기도 들어본다.‘세계의 명차’에서는 50년대 이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은 차를 소개한다. ˝
  • 이슬람의 과학과 문명/하워드 R 터너 지음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마호메트의 언행록 ‘하디스’에는 이런 대목이 나온다.“지식을 구하라.지식의 소유자는 옳은 것과 그른 것을 구별할 수 있다.지식은 천국으로 가는 길을 보여준다.…학자의 잉크는 순교자의 피보다 신성하다.…지식을 추구하는 것은 모든 무슬림의 의무다.” 학문 연구를 적극적으로 권장했고 다른 문명의 지식체계에 대해서도 개방적이던 이슬람 사회의 성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이다.이같은 지적 열광이 이슬람 문명을 발전시킨 원동력이 됐음은 물론이다. ‘이슬람의 과학과 문명’(하워드 R 터너 지음,정규영 옮김, 르네상스 펴냄)은 이슬람 문명의 황금기인 7∼17세기 무슬림 철학자들과 과학자,예술가,노동자들이 이룩한 문명을 ‘과학’에 초점을 맞춰 설명한다.이슬람 제국은 고대 그리스ㆍ로마의 필사본들을 아랍어로 번역하고 인도 및 중국의 학문을 받아들여 찬란한 과학문명을 이뤘다.이슬람이 이룩한 가장 중요한 업적 가운데 하나가 천체 관측기구를 발전시킨 일이다. 오늘날의 병원 형태 또한 이슬람 세계에서 처음 발전했다.칼리프 알라시드(‘천일야화’의 칼리프)의 통치기간인 8세기에 이미 병원이 설립 운영됐다.병원들은 칼리프,토후,자선가,종교단체의 기부금으로 유지됐다.이슬람 과학문명의 한 귀퉁이를 당당히 차지하는 것이 점성술.중세 무슬림 점성술사들은 그들의 지식을 활용해 갖가지 예언을 했다.칼리프가 군사원정에 나설 경우,궁정 점성술사들은 공격 시간을 결정하도록 명을 받았다. 책은 이러한 이슬람의 과학적 지식과 사고가 중세 유럽의 학문과 르네상스의 출현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를 사례 중심으로 살핀다.1만 80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3만원짜리 장미 불티… '칭런제’ 열풍

    베이징의 칭런제(情人節·밸런타인데이)는 세계 어느 곳보다도 뜨거운 것 같다.급속히 유입된 서방문화에다가 과감한 성개방 풍조까지 더해진 탓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독신 남녀들의 공개적인 ‘연인 찾기’ 붐이다.인터넷이 주요 공간이다.매년 30% 이상씩 폭주하는 인터넷 붐과 무관치 않다.신랑(新浪),21스지(世紀),첸룽(千龍) 등 웬만한 대형 인터넷 사이트마다 ‘독신파티’라는 제목 아래 수천명씩 연인찾기에 몰린다. 채팅방에서는 자신의 신상 명세서를 올리면서 ‘칭런제 저녁 뜨거운 정열을 불태우자.’는 유혹이 쇄도한다.일부에서는 “나를 가져가세요.당신의 칭런제를 따뜻하게 보내세요.”라는 대담한 문구도 쏟아져 나온다. 유태인 상인을 뺨친다는 중국 상인들의 발빠른 상혼도 무섭다.백화점마다 칭런제 할인행사가 이어지고 인터넷에는 호텔과 장미와 향수,초콜릿 판촉 광고가 가득하다. 상하이(上海) 포트만리츠 호텔에서는 최고급 스위트룸을 칭런제 룸으로 이름을 바꿔 하루에 8만 8888위안(약 1330만원)까지 값을 불렀다.네덜란드에서 수입한 ‘초록색 장미’는 한 송이에 200위안(3만원)으로 고가지만 예약이 끝난 상태라고 한다. 톈진(天津)에서는 칭런제 기념으로 ‘제원(接吻·키스)대회’도 열릴 예정이다.톈진의 한 백화점은 이날 가장 오래 키스를 하는 커플에게 2000위안(30만원)의 상금을 걸었다.지난 10일부터 받은 공개 신청이 폭주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전통문화에 익숙한 노·장년층들은 놀자판 문화로 변질되고 있는 칭런제 열기에 눈을 흘기지만 중국의 젊은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추억 만들기’를 위해 필사적이다. 한편 ‘밸런타인 특수’를 겨냥한 상술에 중국 공무원들까지 가세했다.선양(瀋陽)시의 한 혼인신고처가 밸런타인데이에 혼인신고를 하려는 많은 젊은 커플의 요청을 감안해 휴일인 토요일에도 특별근무를 하는 대신 기본적인 경비 외에 200위안(3만원)의 특별요금을 받기로 한 것이다. oilman@˝
  • 책/몽골 비사

    유원수 역주 / 사계절 펴냄 몽골의 신화와 건국 과정을 담은 가장 오래된 사료인 ‘몽골 비사’(유원수 역주,사계절 펴냄)가 나왔다. 한국 학계가 몽골 제국사 원전사료에 직접 접근하게 됐음을 뜻한다.원제는 ‘원조비사(元朝秘史)’.‘집사’ 및 ‘원사’와 함께 몽골 제국의 3대 사서의 하나로 꼽힌다.무엇보다 유일하게 몽골인의 손으로 쓰여졌다. ‘몽골 비사’는 몽골족에게 구전되어 내려오던 내용을 13세기에 궁중시인이나 샤먼이 몽골어로 구술했고,그것을 위구르 문자로 기록한 것이다. 몽골족의 기원에서부터 서술하고 있지만,칭기즈칸의 일생을 다룬 내용이 대부분이다.사실상 그의 일대기적인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몽골 비사’의 최초 원전은 지금 전하지 않는다.남아 있는 것은 원나라 말 명나라 초에 작성된 한자 전사본(轉寫本) 사본들뿐이다.중세 몽골어를 한어 북방 방언의 한자 음을 빌려 적은 것들이다.역주자는 먼저 필사자나 각자공의 실수를 포함한 번역본의 잘못을 바로잡았다.한역본이 성립할 무렵의 한어 방언의 음가를 추적하여 최초 원전에 가까운 위구르식 몽골어로 재구성했고,다시 현대 한국어로 옮겼다.책 말미에는 복원된 몽골어 원문 전체를 라틴어로 읽을 수 있도록 옮겨놓았다. ‘몽골 비사’를 역주한 유원수 서울대 선임연구원은 “1994년에 처음 이 책을 펴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잘못된 곳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면서 “이제야 몽골을 연구하려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자료를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3만 2000원. 서동철기자 dcsuh@
  • [데스크 시각] 건강의 비법

    “하늘이여 간청하나이다.앞으로 몇 년만,아니 1년만이라도 나에게 내려 주소서.내 재산 전부를,진(秦) 제국의 전부를 바치겠나이다.” 기원전 221년,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2200여년 전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시황제가 만 49세 때 병마에 시달리다 죽음을 눈앞에 두고 가마 안에서 한 말이다.여기서 ‘내려 주소서.’하는 말은 건강을 달라는 뜻일 게다. 진시황은 어려서부터 호흡기가 약해 자주 콜록거렸으며 감기에 잘 걸렸다.누구보다 삶에 대한 애착이 컸던 그는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영약을 찾아 영원한 생명을 향유하고 싶어했지만 그런 약을 구하지 못했다. 당 태종도 불로장생을 위해 마신 묘약이 원인이 돼 세상을 떠났다.그의 나이 51세였다.춘추 시대 패자(者) 가운데 하나였던 진(晉) 문공은 정력을 살린다고 산삼, 녹용을 상복했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당신이 영원히 살 수는 없지만,활력있게 오래 살고 싶다면 그에 대한 해답이 없는 것도 아니다.바로 서울신문이 지난해 3월부터 매주 월요일자에 싣고 있는 ‘나의 건강보감’에 나와 있다.시인인 이해인 수녀는 “먼저 영혼의 건강을 살피라.”면서 “모든 것은 기도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소개하며 기도의 건강 효과를 얘기한다.“특정 종교에 관계없이 행하는 기도의 명상 효과,긴장 완화와 심리적 안정이 의학적으로 입증되고 있어요.단 기도에는 꼭 사랑을 담아 주셔야 해요.” 서울신문에 ‘유림(儒林)’을 연재하고 있는 소설가 최인호씨는 혼자 땀흘리며 산을 탄다.그는 “명상하며 산을 오르내리는 것은 수양이자 영혼이 정화되는 체험이다.내면의 화(火)가 이내 숨죽여 평온해지고,너그러워진다.”고 말한다.‘태백산맥’의 작가 조정래씨는 호두를 닮은 가래 두 알을 손으로 날마다 주물러 묵은 어깨병을 고쳤다. 대하 역사 소설 ‘객주’의 작가 김주영씨는 남들이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는 오지 여행을 혼자 가기 좋아하고 된장,고추장,콩나물,시래기,자반 고등어 등 전통 음식을 들며,침대를 피해 온돌에서 잔다. 부부가 마치 금실 좋은 잉꼬처럼 함께 운동하며 건강을 다지기도 한다.황경식 서울대 철학과 교수와 강명자 꽃마을한방병원장 부부는 매일 아침 한 시간씩 둘만의 탁구를 즐긴다.세계 유일의 여류 바둑 9단위 보유자인 루이나이웨이와 그녀의 남편 장주주 9단은 명상과 단전호흡으로 기(氣)와 힘을 기른다. 민선 서울시장과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지낸 조순 박사는 요가와 등산이 취미요 건강다지기다.국문학자 김열규 교수는 일광욕과 삼림욕,산책과 명상이 어우러진 풍욕(風浴)으로 묵은 때를 벗겨내고,세계적인 건축가 김진애 박사는 토막잠을 즐긴다. 백낙환 인제학원 이사장은 80을 바라보는 나이에 새벽달리기로 하루 일과를 시작하고 이종철 삼성서울병원장은 반신욕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달리기나 계단밟기 등을 필사적으로 한다.자신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그건 바로 조직의 병증이 되기 때문이란다.김경희 지식산업사 대표는 단전호흡 예찬론자다. 사람마다 건강법은 이처럼 제각각이다.우리 삶에서 건강없이 이룰 수 있는 게 과연 뭐가 있을까. 건강이 우리 삶의 알파요,오메가라면 자신의 일과 생활에 맞는 건강법을 찾아 ‘평생 실천’해야하는 것 아닐까. 유상덕 생활레저부장
  • 기고/ 누구를 위한 경제특구인가

    지난해 7월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이 시행에 들어가면서 경제특구 제도가 점차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그뒤 10월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개설되었고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도 구성되었다.영종도에 2020년까지 202조원을 들여 국제비즈니스센터,금융 및 주택단지,골프장 등을 건립하고,외국법인이 선발권을 갖는 초·중·고교 및 대학을 설립하는가 하면 미국의 존스홉킨스병원 등 해외 유수병원을 유치해 내국인 진료도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한다.경제자유구역 기획단장은 “외국 병원을 특구에 유치하려면 내국인 진료와 과실 송금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해 외국 병원의 내국인 진료도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이러한 혜택이 교육과 의료에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란 가정하에 생각해 보자.경제특구에 면세점이나 면세 대형 할인점,이자소득세 등이 면제되는 은행이 생겨 내국인이 이용할 수 있다면 인천 일대의 수입상품점·은행·대형 슈퍼마켓은 존립하기 어려울 것이다.의료기관도 마찬가지다.지금 국내 의료기관은 낮은 진료비,각종 규제 등으로 멍들고 있다.본인이 전액 부담해 진료를 받고 싶어도 건강보험에서 인정하는 진료만 받아야 하며,인공관절 등에 신소재로 만든 재료를 본인부담으로 쓰고 싶어도 못 쓴다.규제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낮은 보험료로 가장 많은 종류의 보험급여를 해주고 있으나 본인부담은 가장 높은 것이 우리 실정이다.이러한 현실에서 특구에 외국인 병원이 들어오면 경제력이 있는 상류층 사람들은 외국인 병원으로 발길을 돌릴 게 자명한 이치다. 국내 기업이 각종 규제에 고개를 흔들며 중국 등으로 떠나듯이 병원의 외국 진출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국내 자본은 외국으로 보내고 외자 유치로 그 간극을 메우겠다는 것인지,아니면 경제정책 실패를 특구 제도를 통한 외자 유치로 만회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특구 내의 외국인 병원에 내국인 진료를 허용하려면 우선 그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외국 자본의 진료 수입을 충분히 보장해주기 위해 국내 의료기관은 희생을 감수하라는 것인지,특구 내에서는 국내외를 구분하지 않고 높은 의료 질과 서비스로 내국인과 중국 등 동북아 지역의 환자를 유치하겠다는 것인지,아니면 외국인 기업가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병원이 필요한지를 밝혀야 한다. 또 의료산업을 육성하려면 정부는 먼저 국내 의료산업의 현실에 눈을 돌려야 한다.먼저 건강보험을 개혁해야 하는 것이다.국민건강에 필수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보장성을 철저히 높이고 그외의 분야는 선택권을 민간 자율에 맡겨야 한다.둘째 일본의 특구 제도처럼 국내 의료자본도 외국 자본과 동일한 조건으로 특구에 투자할 수 있어야 한다.셋째 외국인 면허로 내국인을 진료하는 문제는 세계무역기구(WTO)나 도하개발어젠다(DDA)협상과 연계해 검토해야 한다.경제특구 병원에서 일하는 외국인 의사들이 내국인을 진료할 수 있다면 이는 외국 면허를 인정하는 것이 된다.면허 인정 문제는 WTO 협상에서도 가장 민감한 사안으로,어느 나라도 양허안을 제출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지금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경제특구도 그러한 노력의 하나일 것이다.그러나 외국인에 대한 정책은 신중해야 한다.외국인은 법에 어긋나거나 사리에 맞지 않으면 곧바로 소송 등을 통해 제 이익을 관철하려 하기 때문이다.따라서 경제특구 제도는 분야별로 공론화하고 충분한 논의를 거쳐 가장 지혜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특히 의료분야는 경제관료가 아닌 전문가들에게 맡겨야 한다. 박윤형 순천향대 의대 교수 명예논설위원
  • ‘四季’ 대결

    이탈리아의 실내악단 이 무지치와 앙상블 에우로파 갈란테가 비발디 ‘사계’를 들고 서울에서 맞붙는다.이 무지치는 17일 오후 7시30분과 18일 오후 4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80-1300),바이올리니스트 파비오 비온디가 이끄는 에우로파 갈란테는 새달 5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2005-0114)이다. 이 무지치는 자타가 공인하는 ‘사계’의 원조다.1955년 펠릭스 아요를 시작으로 로베르토 미켈루치,피나 카르미렐리,페데리코 아고스티니,1995년 마리아나 시르부까지 솔로이스트를 바꾸어가며 6차례 펴낸 음반이 8000만장이 넘게 팔렸다.‘사계’를 20세기 최고의 레퍼토리로 끌어올린 것은 순전히 이들의 공이다.내한 연주회에서는 리더인 안토니오 살바토레가 솔로 바이올린을 맡는다. 파비오 비온디가 영국 맨체스터 음악장서관에서 찾아낸 비발디의 필사본을 바탕으로 ‘사계’를 발표한 것은 1992년이었다.비발디 당대의 실험정신과 자유로움이 거침없이 표현되어 있다는 필사본을 이용한 에우로파 갈란테의 ‘사계’는 “사계연주의 역사를 완전히 바꾸었다.”는 평가를 들었다.이후 록음악을 연상시키는 가공할 속도감과 파워는 비온디와 에우로파 갈란테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작곡 당시의 악기와 연주법을 쓴다는 이른바 정격연주 단체가 보여주는 현대적인 감각은 음악팬들을 손쉽게 매료시켰다. 비온디와 에우로파 갈란테는 서울연주회에서 ‘사계’와 함께 제미니아니와 코렐리의 합주협주곡,헨델의 오페라 ‘로드리고’ 모음곡 등을 들려준다. 이에 앞서 이 무지치는 ‘사계’를 공통으로 17일에는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18일에는 바르토크의 루마니아 민속무곡 등을 들려준다.소프라노 이윤아도 이틀 모두 ‘가고파’와 ‘울게 하소서’등을 부른다. ‘한국의 사계’라는 음반을 펴내면서 지난 8일 제주에서 한국 순회연주를 시작한 이 무지치는 13일은 마산MBC홀,16일은 대전 충남대 국제문화회관에서도 연주회를 갖는다. 서동철기자
  • 주말매거진 We/세상에 이런 일이-국내

    대학로서 3000명 우르르 나 잡아봐 ~ 라 ‘누가 술래고 누가 행인이야?’ 3000명이 넘는 인원이 한 장소에 모여 ‘술래잡기’를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지난달 31일 오후 3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tag2003’(playtag.co.to)이라는 사이트에서 주최한 ‘범국민 대규모 술래잡기’에 네티즌들이 구름같이 모여든 것. 이날 술래잡기는 ▲도망자가 술래에게 잡히면 서로 역할을 바꾸는 ‘고독한 술래’ ▲술래에게 잡힌 도망자가 계속 술래가 돼 모두가 술래가 된 다음에야 끝이 나는 ‘무한증식 술래’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됐다.참가자들은 술래가 되지 않기 위해 마로니에 공원 일대를 필사적으로 뛰어다녀 시민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서울에서의 성공적인 술래잡기에 힘입어 네티즌들은 지난 1일 부산에서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술래잡기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등의 놀이를 벌였으며 일산과 대구,인천의 네티즌들도 속속 카페를 결성,지역별로 비슷한 형태의 대규모 술래잡기를 계획하고 있다. 놀이를 최초로 제안했던 오형종(19·ID시시로)군은 “한 스포츠 의류용품업체가 술래잡기를 주제로 만든 광고 동영상에서 힌트를 얻어 우리도 해보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해 놀이를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 걷기 귀찮아 자전거 ‘슬쩍' “장난으로 훔쳤을 뿐인데 죄가 될 줄 몰랐습니다.”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수서경찰서 형사계.이모(20)군 등 20대 젊은이 3명이 나이 지긋한 경찰로부터 훈계를 듣고 있었다.“학생들이 할 일이 없어 도둑질을 해? 너희들 학생만 아니었으면 모조리 구속이야.” ●음주 뒤 ‘객기’가 화근 전날 고등학교 동창모임에서 술을 마시고 집에 가던 길에 자전거를 훔친 대학생들이었다.이들의 얼굴에선 ‘억울함’과 ‘당혹감’이 교차했다.취중에 장난삼아 벌인 일이라고 항변해 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들 모두 강남구 개포동과 대치동의 중형아파트에 사는 ‘8학군’ 출신이었다.아버지가 중앙정부기관 공무원인 사람도 있었다. 괜한 ‘객기’가 화근이었다.적당히 취기가 올라 밤 10시쯤 귀가하던 이들은 일원동의 주택가에서 자물쇠가 채워지지 않은 자전거를 발견했다.이군이 “집까지 걸어가기도 귀찮은데 자전거를 타고가자.”고 제안했다. 자전거 1대를 번갈아 타가며 집이 있는 개포동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다.자정도 다가오고 그냥 헤어지기가 아쉬웠던지 일행 중 누군가 “2대를 더 훔쳐 1대씩 타고 놀자.”는 얘기를 꺼냈다. 대담해진 이들은 30분 남짓 개포동의 아파트단지를 돌며 2대를 더 훔쳤다.하지만 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마지막으로 자전거를 끌고 나오던 신모(20)군이 순찰중이던 60대 아파트 경비원에 붙들렸다.도망칠 기회도 있었지만 ‘이게 무슨 큰 죄가 될까.’란 생각에 순순히 경찰서까지 동행했다. 경찰은 초범인데다 학생 신분이란 점을 감안해 이들을 불구속 입건하는데 그쳤다.다음날 오전 경찰서 문을 나서면서도 이들은 자신들의 죄를 실감하지 못하는 듯했다.“법이 이렇게 엄한 줄 몰랐다.이제 우린 전과자가 된 거냐.”며 태연히 대화를 나눴다. 강남 최고급 빌딩 화장지도 비쌀까? 같은 시각 서울 강남경찰서 형사계에도 이모(19)군 등 대학생 4명이 절도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었다.이들이 훔친 것은 두루마리 화장지.광진구 성수동에서 자취생활을 하던 이들은 자취방에 화장지가 떨어지자 대형건물 화장실에는 24시간 화장지가 비치된 것을 떠올렸다. 30일 오후 5시 이들은 화장지를 넣을 빈 스포츠가방을 준비해 역삼동 스타타워로 향했다.‘서울에서 가장 비싼 빌딩이니 화장지 질도 좋을 것’이란 데까지 생각이 미치자 묘한 쾌감마저 느껴졌다.화장실을 돌며 화장지 21개를 챙겼다.범행에는 채 1분도 걸리지 않았다. 마음 한 구석엔 찜찜한 기분도 없지 않았지만 ‘1만원어치도 안 되는데 무슨 죄가 될까.’ 싶었다.하지만 이들은 때마침 연말을 맞아 취약지 순찰을 하던 경찰과 맞닥뜨렸다.불룩한 가방과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한 이들을 경찰이 그냥 보아넘길 리 없었다. 결국 이들은 경찰서로 연행돼 하룻밤을 보호실에서 보내야 했다.학생 신분을 내세워 선처를 호소했지만 법은 엄정했다. 강남경찰서는 31일 이들을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세영기자 sylee@ 돈 안주면 “부처님도 싫어” 돈 문제로 절 주인과갈등을 빚던 주지 스님이 절에 불을 질러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거제경찰서는 4일 자신이 주지로 있는 사찰에 불을 지른 ‘이진암’ 주지 김모(47)씨에 대해 일반건조물 방화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씨는 지난 3일 오전 8시30분쯤 거제시 일운면 옥림리 이진암 건물에 불을 질러 법당 70평과 불상 등을 태워 1억 5000만원의 재산피해를 낸 혐의다. 김씨는 사찰 주인인 김모(80)씨의 부인 강모(72)씨를 폭행해 부상을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김씨는 돈 문제로 절 주인 김씨와 갈등을 빚어오다 ‘주지를 그만두라.’고 하자 불만을 품고 불을 지르고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 35년만에 돌아온 병원비 40만원 돈이 없어 병원 치료비를 내지 않고 달아났던 환자가 35년만에 병원비 40만원을 갚았다. 인천 부평구 부평동 가톨릭대학교 성모자애병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11시쯤 40대 여자가 병원을 찾아와 안내원에게 “심부름 왔는데 원장님께 전해달라.”며 봉투를 전달했다.봉투에는 현금 40만원과 편지가 들어있었다. 편지에는 “저는35년 전 불우한 환경으로 인해 목숨을 끊으려 음독을 했는데 이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습니다.그런데 병원비를 낼 돈이 없어 몰래 도망했습니다.이제야 아주 작은 40만원을 죄스러운 마음으로 보냅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 [사설] 국회, 駐칠레 대사 호소 들어라

    신장범 주칠레 대사가 국회의원들에게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호소하는 공개서한을 발송했다고 한다.지난해 말 국회에서 농민 표를 의식한 농촌 출신 의원들의 반발로 비준동의안 처리가 무산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의 표출이라고 할 수 있다.국회의원들의 1차적인 관심이 ‘금배지 유지’에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국익 수호의 최전선에 서 있는 신 대사의 호소는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 우리가 한·칠레 FTA에 서명한 뒤 1년이 가깝도록 비준안 동의를 미루는 사이 칠레 시장에서 국산 자동차의 비중은 2위에서 4위로 떨어지고 잘 나가던 휴대전화 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한다.게다가 올해부터 미국과 칠레 FTA가 발효되면서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은 더욱 추락할 것이라는 지적이다.정치권이 무한 경쟁시대를 맞아 시장 개척과 유지에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기업을 지원하지는 못할망정 발목을 잡아서야 되겠는가.신 대사는 ‘자국의 이익을 양보하면서도 협상 결과를 수락한 칠레 정치지도자들의 의중과 고뇌도 헤아려야 한다.’고 에둘러 말했지만 우리 정치지도자들이야말로 고뇌에 찬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본다. 국회가 오는 8일 열리는 본회의에서도 비준동의안을 처리하지 못하면 16대 국회에서는 물건너 간 것으로 봐야 한다.빨라야 올 가을에나 처리 가능하다는 얘기다.국제 신인도 하락과 함께 ‘FTA 미아국’으로서 입게 될 손실이 너무도 확연하다.정부도 국회 설득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노무현 대통령이 오는 6,7일 한·칠레 FTA에 상반된 입장을 보이는 농민단체들을 만나 의견을 수렴하는 것 정도로는 부족하다.의견 수렴 단계는 이미 지난 것이다.정치 지도자들의 결단을 거듭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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