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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나 리포트 2004] (32) 공산당 체제의 앞날

    [차이나 리포트 2004] (32) 공산당 체제의 앞날

    ‘체제의 구조적 모순과 부정부패,빈부격차 등 각종 정치·경제·사회 문제 때문에 중국의 공산당 체제는 몰락할 수밖에 없다.중국 공산당에 남은 시간은 5년에 불과하다.’중국계 미국인 변호사 고든 창은 그의 저서 ‘다가오는 중국의 몰락’에서 이같이 예언했다.고든 창의 예언이 현실화될지 현재로선 불확실하다.다만 개혁·개방 25년을 맞는 중국 공산당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위기 상황에 처한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지난 19일 중앙군사위 주석에 올라 당·군·정을 장악한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가 16기 중앙위원회 전체회의(4中全會)에서 ‘공산당 집권능력 강화’를 최우선 주제로 다룬 것은 공산당의 ‘현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당 무너지면 중국이 망한다 중국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정치연구소의 왕이청(王一程) 소장이 “공산당이 무너지면 중국이 망한다는 각오로 당원들이 솔선수범해서 우리가 처한 현실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에선 비장감마저 느껴진다. 중국 공산당은 1921년 창당돼 83년의 역사를 갖고 있으며 6500만명의 당원을 거느린 세계 최대,최장기 집권 정당이다.하지만 급변하는 세계조류 속에서 중국 공산당이 직면한 최대 딜레마는 정체성의 문제이다. 마오쩌둥(毛澤東)의 혁명론에 이어 선부론(先富論)을 주창한 덩샤오핑(鄧小平)의 사회주의 시장경제론으로 중국은 급격히 시장경제로 전환,결국 ‘붉은 자본가’를 당원으로 인정하는 ‘3개 대표론’으로 귀결된 상황이다. ●돌파구 찾기 나선 공산당 사회주의 이념의 혼돈은 중국의 최대 현안인 농촌,농업,농민을 일컫는 삼농(三農) 문제로 집약된다.연안,도시 우선 개발전략은 농민의 희생과 농촌의 피폐로 이어졌고 이농민의 도시 유입과 도시민의 실업 확산,빈부격차 확대 등의 악순환은 근원적 치료가 어려운 ‘악성 바이러스’에 해당된다. ‘노동자·농민’의 정당으로 출발한 중국 공산당에서 현재 사회주의 이념은 형체를 알아볼수 없을 만큼 해체됐다.중국 지식인들은 “덩샤오핑의 술병에 장쩌민의 포도주를 담았지만 빠른 속도로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말로 딜레마를 설명한다. 후진타오의 4세대 지도부는 최근 폐막된 16기 4중전회에서 집권능력 강화를 위해 ‘이민위본(以民爲本·인민을 위하는 것을 근본으로 한다.)’이란 구호를 내걸고 돌파구를 찾고 있다.그동안 4세대 지도부가 시행해 온 친민(親民)정책을 구체화한 개념으로 ‘민심을 얻는 자가 천하를 얻는다(得民心者 得天下).’는 새로운 집권 이념과 맥이 닿는다. ●개혁만이 살 길이다 이에 따라 공산당은 정치·경제·사회 등 광범위한 개혁으로 중국 인민들의 지지를 확보하는 동시에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방식으로 공산당의 지지기반 확대를 추진 중이다.이념의 후퇴로 구심점이 사라진 상황에서 중화민족주의로 13억 인구를 단결시키려는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도 공산당의 사활과 깊은 관련이 있다. 공산당 내부에서는 국내총생산(GDP) 8∼9%의 성장 추세로 2015∼2020년쯤에 1인당 GDP가 2500∼3000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한다.개혁·개방 정책 10년 만에 민주화를 요구하는 ‘톈안먼(天安門) 사태’가 발생했듯이 민주화 열망이 폭발하는 ‘3000달러 신드롬’ 극복을 위해 깊숙한 연구가 진행되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개혁 방침에 대해 뉴욕타임스 등 서방언론들은 “일당체제 내에서 투명성과 경쟁력을 도입하려는 노력에 불과하다.”며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가능성을 제시했다. 고든 창 역시 그의 저서에서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는 역사적 진리를 앞세워 “자체 정화능력이 없는 공산당의 영구집권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못을 박았다. ●외연확대 모색… 위기 극복 주력 하지만 중국 공산당의 선택 폭은 그리 넓지 못하다.사회과학원 경제정치연구소 왕이저우(王逸舟) 부주임은 “다당제 등 광범위한 정치개혁을 추진했던 구소련의 붕괴로 중국 지도부 내부에선 다당제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분석했다. 남은 선택은 공산당이 장기집권을 모색하면서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방식이다.이를 위해 공산당은 광범위한 개혁으로 인민들의 지지기반을 넓히는 고강도 개혁을 최우선 과제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올 3월 16대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를 통해 사유재산 보호를 명문화하고 ‘붉은 자본가’의 입당을 공식 허용했다.민간기업 경영인과 외자기업의 관리층까지 당원으로 영입하는 전방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전체 GDP의 절반에 육박하는 사영경제를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삼겠다는 야심찬 구상이다. 공산당의 외연 확대는 붉은 자본가에 머물지 않고 비정부기구(NGO)와 사회단체 등 ‘공민(公民)사회’를 흡수,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공민사회는 중국의 시장경제 도입과 함께 다양해진 목소리를 대변하는 민간단체들로 NGO와 자원봉사자 단체,협회,각종 지역단체,이익단체 등이 포함된다. 동시에 공산당은 ‘망국병(亡國病)’으로 지탄받는 부정부패 등을 뿌리뽑기 위해 강력한 ‘백신’을 투입하고 있다.지난 2월 178개항의 ‘기율처분 조례’를 제정,당원들의 도박장,홍등가 출입을 금지했고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원은 물론 후진타오 당총서기까지 부패 감시 대상에 포함시킬 정도이다. 마르크스·레닌주의를 중국화시켜 대륙을 석권한 마오쩌둥과 여기에 시장경제를 접목시킨 덩샤오핑의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4세대 지도부의 공산당 체제에서 어떻게 변화·발전될지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oilman@seoul.co.kr ■ 왕이청 中사회과학원 정치연구소장 인터뷰 |베이징 오일만특파원|“중국 공산당은 날로 심각해지는 동서,빈부 격차는 물론 부정부패 등 각종 정치·경제·사회 문제에 대해 집권당의 자리를 걸고서 반드시 해결하겠다.”. 중국 공산당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 왕이청(王一程) 정치연구소장은 중국 공산당 연구의 대표적 권위자로 꼽힌다.‘공산당선언 이후 세계정치의 중대변화’와 ‘정치문명의 이성사고’,‘당의 선진성 연구’ 등 다수의 영향력 있는 저서를 갖고 있다.그는 중국 공산당은 필사적인 각오로 안팎의 도전을 극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1세기 급변하는 정세 속에서 중국 공산당도 변화를 맞고 있는데. -소련의 붕괴와 냉전 와해,전세계 시장 단일화 등 세계화는 개발도상국인 중국의 정치와 문화에 엄청난 충격을 준 것이 사실이다.개혁·개방 이후 복잡한 현실에 직면한 공산당의 당면 과제는 정치와 문화의 부작용을 치유하는 일이다.중국 공산당도 정치개혁의 요구에 부응,제도개혁에 나서고 있다.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지만 아무리 불리한 상황이라도 자신이 있다. 자신감을 갖는 이유는. -현실을 보면 안다.공산당은 경제 사회의 발전과 성취,인민생활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렸다.공산당은 다양한 문제점들을 제대로 인지하고 있으며 충분한 대비책도 갖고 있다.공산당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면 중국이 무너질 수 있다는 각오를 갖고 있다. 1인당 GDP가 3000달러에 달하면 민주화에 대한 요구가 거세질 텐데. -중국 현실은 각 세대의 이념과 가치관이 변화되고 있고 중국 전체의 사회 문제,부패 문제,빈부격차 등도 충분히 알고 있다.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하면 중국의 공산당은 존재할 수 없다.집권당의 자리를 내놓는다는 의지와 각오로 반드시 중국의 문제들을 해결할 것이다.새로운 상황에 직면해서 유효하고 적절한 해결책이 없다면 공산당이 존재하지 못한다는 것을 인민대중 모두가 알고 있다. 구체적 정책복안을 갖고 있는가. -16전대 이후 후진타오(胡錦濤) 당총서기를 중심으로 농민·도시 빈곤계층에 대한 신정책이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약자들 편에 선 사회보장 정책 등도 빈민층의 지지를 이끌며 공산당의 집권능력을 제고시킬 것이다. 공산당의 통치 방법은. -중국 공산당은 한국이나 자본주의에서는 아예 제도 자체가 없는 ‘영도당’에 해당된다.국무원 등 행정부서가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당·정간 사전협의를 거친다.공산당 중앙 정치국이 큰 방향을 잡으면 세부적 사항은 전문가들이 포진한 국무원 조직에서 결정한다.공산당의 의지가 집행된다는 의미이다. oilman@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3) 물질로 기른 탐라여성의 강인한 힘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23) 물질로 기른 탐라여성의 강인한 힘

    ‘해녀’가 아니라 ‘잠수(潛嫂)’다.단일 마을로는 이 잠수가 가장 많아 108명에 이르는 서귀포 법환리의 조계화(65) 잠수회장은 “어릴 적에도 해녀보다는 잠수라는 말을 더 많이 썼다.”고 증언한다.더러 ‘잠녀’라는 말도 쓰지만 잠수가 본딧말.일본에서 건너온 ‘해녀’라는 용어가 지배하고 있으나,‘확실히’ 잠수가 맞다.왜 그런가. 문헌을 살피면 ‘나잠(裸潛)’이라는 말이 보인다.나잠은 남녀를 포함한다.여성 전업은 아니어서 남자들도 물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가거도 같은 오지에도 남자 잠수가 많았으며,요마적에는 동해안에도 남자 잠수가 늘고 있다.이런 사정인데도 근래 ‘해녀’라는 말이 두루 쓰인다.하지만 역사적으로 해남(海男)이 엄연히 존재하는 이상 해녀가 모든 잠수의 대표 명칭은 될 수 없다.교과서부터 고칠 일이다. 천대받던 잠수가 ‘뜨고’ 있다.공민왕 시절 최영 장군이 몽골의 묵호들을 토벌한 마지막 격전지 법환리를 찾아드니 문화관광부에서 아예 역사문화마을로 지정했다는 입간판까지 서있다.지난 여름에는 이곳에서 잠수축제도 열렸다.그러나 잠수로 먹고 살려는 이들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어리석게도 ‘잠녀잡녀(潛女雜女)’라고 경멸했던 전근대적 풍조가 잔존하는 데다 같은 제주도에서도 반가(班家)를 표방하는 이들은 물일을 피했다.험한 물일을 하지만 잠수하는 이들도 여자다.늘상 소금물에 몸을 담그니 아무리 가꾼들 피부가 어찌 거칠지 않으랴.요즈음 젊은 여성에게 매일 소금물에 몸을 담그라면,아마 억만금을 줘도 못할 일이리라. ●우는 아기 구덕에 실어두고 바다로 조선 정종 때 신광수(申光洙)는 석북집(石北集)에서 이 잠수의 광경을 이렇게 생생하게 묘사했다.“일시에 긴 파람으로 숨을 토해내니,그 소리 비장하게 움직여서 수궁 깊이 스민다.”잠수의 한이 가히 용궁까지 미칠 듯하다.풍덩풍덩 물로 뛰어드는 모습이 마치 필사의 돌격대같다.숨쉬러 올라오면서 고요했던 바다는 갑자기 숨비소리로 충만해진다.매서운 엄동설한에도 우는 애기를 애기구덕에 실어두고 한숨 들이마신 뒤 뛰어드는 바다물질. 세종조 때 기건(奇虔) 목사가 눈보라가 하늬바람에 얹혀 매섭게 휘몰아치던 날,순력에 나섰다.그런데 엄동설한에 발가벗은 여인들이 무리지어 바다로 뛰어드는 것이 아닌가.목사는 질려버렸고,그로부터 염치지심(廉恥之心)이 용납하지 않아 그네들 손으로 잡아올리는 전복이나 소라 따위를 일절 먹지 않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세월은 바뀌었지만,지금도 전복 따위를 먹을 때는 한번쯤 잠수들을 떠올려 볼 일이다. 법환리에서도 예전에는 16∼17세가 되면 물질에 나섰다.꼬마들은 연습삼아서 얕은 ‘갓’(물가)에서 보말을 잡거나 우뭇가사리를 뜯었다.같이 배운 물질이지만 능력이 모두 같을 수는 없다.헤엄 잘치고,채취 잘하고,신체 건장한 여자를 ‘상군’이라고 하고 그 밑으로 ‘중군’과 ‘하군’이 층을 이루고 있다.상군과 하군의 격차는 생각보다 커서 ‘내려갈 땐 한빗,올라올 땐 천칭만칭 구만칭’이란 속담까지 생겨나기도 했다. 범섬 주변은 배를 타고 나가 물질을 하고,‘갓’에서는 헤엄치면서 채취한다.주로 전복 소라 오분재기 보말 성게 해삼 톳 감태 갈래곰보 우뭇가사리 등을 채취하는데,역시나 해중 보물은 전복.봄이 오면 해경(解警),혹은 허채(許採)라 하여 금지했던 작업이 일제히 풀린다.미역은 2∼3월에 베어내며,봄철이 지나면 녹음이 짙어 뻣뻣해지므로 식용이 불가능하다.감태는 여름철에 종괴호미로 베어내 거름으로 쓰는데,이 거름을 한번 뿌리면 삼 년은 비료를 주지 않아도 될 정도로 땅이 걸어진다. ●백화현상으로 해초 사라져 환경이 변하면서 전복은 눈을 씻어도 찾아보기 어렵다.소라도 수십 년을 살아 날카로운 돌기가 떨어져 나간 탓에 ‘둥구쟁이’라고 불리는 놈들은 찾아볼 수 없다.5년여 전부터 이 바다에도 백화현상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해초들도 대거 사라지고 말았다.바다가 하얗게 변하는 이른바 ‘갯녹음’이 시작된 것이다. 잠수들은 한달에 10∼12일 정도 물질을 나간다.물질은 물때에 맞춰 시작되는데,법환리 속담에 ‘물싼때랑 나비잠자당 물들어사 돔바리 잡나’란 말이 있다.썰물때는 그럭저럭 지내다가 밀물에 바다에 뛰어들어 일을 한다는 뜻이다.특히나 물이 움직이지 않는 한조금날에는 물질을 피한다.여기에다 파도까지 치면 더욱 힘들다.보통 2m의 파도라도 이런 날에는 2배 즉,수심 4m까지 영향이 미친다.너울이 심하면 전복이 눈앞에 있어도 울렁거려서 잡을 수가 없다. 이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역시 잠수병.머리가 한번 아프기 시작하면 뇌신이나 감기약 같은 것을 무턱대고 먹는다.잠수 복지정책이라며 이곳 종합병원에서 특수진료를 시작했지만 언감생심 완치는 꿈도 못꾼다.이들에게 연간 수입이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다.“천차만별이지요.수 천만원에서 수 백만원,지금도 상군 잠수가 일본에 나가서 석달만 뛰면 1000만원은 거뜬하지요.”라고 말한다.그야말로 ‘언더우먼’이다.가사노동에다 물질까지 해서 어렵사리 번 돈으로 밭도 사고 자녀들 대학까지 공부도 시킨다.이곳에서 자란 저명인사 중 잠수 어머니의 손길로 키워낸 사람들이 많다.김계담 서귀포문화원장이 농담삼아 거든다.“그 뿐인가.남편 술값도 보태지.” 70년대부터 잠수복 다운 잠수복이 나왔지 그 전에는 추운 겨울에도 반나체로 바다에 들었다.작가 현기영은 소설 ‘변방에 우짖는 새’에서,‘해촌의 포작진상은 수량이 월등히 많아 일년 열두달 바닷속 열명길을 들락날락 자멱질하여야 했다.노적가리만큼 큼직큼직한 진상꾸러미를 만들어 전복·미역·청각·우뭇가사리·산호·대모 외에 해중 귀물인 진주와 앵무조개 진상은 나중에 면제되었지만 그 대신 전복의 수량이 엄청 불어났으니 포작인의 고역은 말이 아니었다.남정네 근력만으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마누라와 딸자식까지 벌거벗겨 물질을 시키건만….’이라며 옛적 잠수 수탈의 역사를 고발하고 있다. ●中·러·日로 원정 잠수도 이들의 행동반경이 제주 바다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부산 울릉도 독도 흑산도 등지로 나가는 이가 많았고,심지어는 중국이나 러시아,일본 등 동북아시아 전역으로까지 ‘출가’하였다.봄이면 객지로 떠나 반년 여를 물질만 하다가 가을이면 돌아오는 원정잠수도 있었다.심지어 며칠씩 배를 저어 중국 칭다오(靑島)나 다롄(大連)까지 진출하기도 했다.현지에서는 이들에 대한 착취가 비일비재해 ‘부산 영도 일대에서 (제주 잠수가)짓밟혔다.’는 일제시대의 신문기사가 이를 잘 말해 준다.심지어 선금을 제대로 못갚으면 현지에서 볼모로 잡혀 불귀의 객이 되기도 했다. 이들은 한 끼 밥값이라도 아끼기 위해 좁쌀 따위의 양곡을 갖고 다녔으며,근검절약으로 돈을 모았다.아기엄마들은 아이를 품에 안고 젖을 물리면서 물질을 다녔다.우도의 신화적인 잠수였던 조완아는 황해도로 물질 나갔다가 뱃전에서 아기를 낳았다.배에서 낳은 배선이,항에서 낳은 축항동이,길에서 낳은 길동이 등 자녀들의 이름을 보면 만삭의 잠수들이 출산 직전까지 물질을 했음을 알 수 있다.그 애환을 지금의 우리가 어찌 다 알 것인가. ●‘바다가 집이요,배 밑창이 칠성판’ 물질은 헤엄쳐 나가서 행하는 갓물질,15∼20명쯤이 함께 배를 타고 나가서 치르는 뱃물질이 있다.가까운 ‘앞바르’를 벗어나 외국까지 가서 오로지 배에서 먹고자면서 떠도는 ‘난바르’도 있었으니 그야말로 ‘바다가 집이요,배 밑창이 칠성판’이란 노래가 실감난다.용궁을 다녀온 우도 만행이할머니의 전설같은 실화는 죽음이 늘 이들 곁에 있었음을 암시하는 사례다.그렇게 억척같이 돈을 모아 살림을 키웠으니 ‘위대한 어머니,장한 딸’이 아닐 수 없다. 그녀들은 독립운동사에서도 혁혁한 기록을 남겼다.이야기는 일제시대로 올라간다.잠수들의 권익옹호라는 미명 아래 어업조합이 발족되면서 많은 문제를 야기했다.조합장을 도사(島司)가 겸임한 탓에 제주도내에서 잠수의 권익은 애당초 고려되지 않았다.1931년,구좌면 일대 잠수들이 9개 조항의 진정서를 도사에게 제출했으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이들의 불만은 1932년 1월24일 세화리 잠수사건으로 폭발하고 만다.하도리의 부춘화(夫春花·당시 22세)라는 여성의 지휘 하에 1000여명이 세화리 주재소 앞에 모여든다. 당시 인구로 볼 때 1000명은 보통 숫자가 아니다.마침 도사가 이곳을 지나간다는 소식에 양손에 비창,호미 등을 들고,머리에 흰 물수건을 동여맨 채 행진가를 높게 부르면서 거리에 운집하였다.도로를 가로막고 항의를 시작하였으나 도사는 아무런 해결책도 제시하지 않고 자리를 피하려 했다.분노의 불길은 더욱 높아져 급기야 관용차를 대파했으며,결국 긴급 출동한 경찰과 충돌하기에 이른다. 그 장거(壯擧)는 지금까지 잠수의 역사로 길이 남았거니와 당시에 불려지던 노래말을 들어 보자.‘우리들은 제주도의 가엾은 잠녀/비참한 살림살이 세상이 안다/추운날 무더운날 비가 오는날/저 바다 물결 위에 시달리는 몸/아침 일찍 집을 떠나 어두우면 돌아와/어린 아기 젖멕이멍 저녁밥 진자/하루종일 해봤으나 번 것이 없어/살자하니 한숨으로 잠못이룬다.’ 노령의 잠수들은 지금도 이 노래를 기억한다.제주 여성의 강인한 힘은 이같은 고통의 산물이리라.최대 20여m 이상의 물속을 헤집는 잠수들의 노역은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것이니,오죽하면 미국무부에서 심해 공사와 해군력 증강을 위해 제주잠수들을 연구하기까지 했을까.잠수를 말하지 않고는 제주바다의 삶에 관한 논의는 애당초 불가능하다.제주민의 바다삶에서 잠수는 알파요,오메가이기 때문이다.
  • “이란 1~4년뒤 핵폭탄 제조”

    |워싱턴 연합|이란은 1∼4년 후면 핵폭탄을 만들 수 있으며 핵능력을 갖게 되면 테러조직을 더 지원하려 할 것이라고 미국의 비확산정책교육센터가 14일 전망했다. 미 국방부의 자금 지원을 받는 비확산정책교육센터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미국이 이란과 핵협상을 벌이는 것은 “자멸적인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는 이같은 협상보다 이스라엘에 압력을 가해 핵능력을 동결시키고 다른 나라들이 이란의 뒤를 따르지 못하도록 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비확산정책교육센터는 “이란이 앞으로 12∼48개월 후면 핵폭탄을 만들 수 있고 기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결여된 것이 없다.”고 밝히고 이란이 “이같은 능력을 확보하는 데 필사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란이 핵무기를 갖게 되면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집트,시리아,터키,알제리가 핵개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으며 이란의 해상 통행 위협으로 원유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이란의 핵보유 선택을 저지하는 것이 “이제 불가능할지 모르기 때문에” 미국과 동맹국들은 이란이 핵폭탄을 갖게 되면 다른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이 조치에는 이스라엘이 디모나 원자로 폐쇄 등 핵자제 노력에 앞장서도록 설득하고 이란을 이 지역의 유일한 핵연료 생산자로 고립시키는 방안이 포함된다.보고서는 미국이 러시아에 대해 보상을 해 이란과의 핵협력을 중단하도록 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 차승원·장서희 주연 ‘귀신이 산다’

    17일 개봉하는 ‘귀신이 산다’(제작 시네마서비스)는 흥행메이커 김상진 감독과 배우 차승원이 또 한번 콤비를 이룬 코미디물. ‘광복절 특사’(2002년) 이후 2년 만에 메가폰을 잡은 감독은 귀신과 인간이 한 집에서 대치한다는 지극히 비현실적인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가난한 홀아버지 밑에서 셋방을 전전하며 어린 시절을 보낸 필기(차승원)는 꼭 집부터 사라던 아버지의 유언을 마침내 받들었다.밤마다 대리운전을 해가며 모은 돈으로 바닷가 한적한 저택의 주인이 된 것.그러나 기쁨도 잠시.뭔가 이상한 기운이 감지되는가 싶더니 집주인이라고 주장하는 여자귀신(장서희)이 나타나 그를 몰아내려고 갖은 협박을 한다. 황당한 이야기라며 처음부터 마음을 닫아버릴 관객들을 의식해 영화는 균형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효과적 장치를 고안했다.주인공이 집을 사기까지의 애환과 곡절이 도입부에서 충분히 압축설명되는 것.그 과정을 지나면서 필기를 향한 관객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연민과 동조로 순화된다. 귀신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집안을 엉망으로 만들고,그에 맞서 필기는 혼자 필사적인 ‘원맨쇼’를 한다.굿판을 벌이는 등 자잘하고 유쾌한 에피소드들과 차승원의 일인기로 영화는 거의 절반이 채워지다시피 한다. 동어반복의 지루함을 느낄 중반 즈음 여자귀신 연화의 본격 등장으로 드라마는 새 국면을 맞는다.교통사고로 죽은 연화가 남편을 기다리며 옛집에 머물고 있는 사연을 들은 필기는 그녀를 도우며 ‘동거’하기로 마음을 바꾼다.둘의 화해를 극적으로 부각시키는 갈등장치가 단순한 상황 코미디를 극복하는 처방이 됐다.악덕 부동산업자(진유영)의 위협에 맞서 연화를 위해 집을 지키려 발버둥치는 필기의 모습이 제법 묵직한 감동을 길어올린다.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 컴퓨터그래픽 덕분에 볼거리도 화려한 코미디가 됐다.그러나 지나치게 장황한 설명이 감상의 감도를 떨어뜨리는 것은 흠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i.kr
  • [차이나 리포트 2004] (23) 석유를 잡아라

    [차이나 리포트 2004] (23) 석유를 잡아라

    고유가 시대를 맞아 중국의 석유문제는 중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일 뿐만 아니라 세계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불안요인이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석유수급 악화는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글로벌 경제,나아가 국제 정치에까지 엄청난 파급효과를 미친다.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경제는 물론 안보에까지 심각한 영향을 끼치는 중국의 석유문제가 초미의 관심사인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2위 석유소비국 부상 중국의 고도성장으로 인한 석유수입의 급증으로 세계 석유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2003년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석유 소비국으로 부상했다.2003년 세계 원유소비 증가(1.9%)에 대한 중국의 기여율은 31.2%이다.미국(21.1%)과 일본(6.9%)을 크게 상회했다. 중국은 지난해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 5대 석유(원유·석유제품 포함) 수입국이 됐다.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석유 사용량 중 중국 비중이 90년 3.5%에서 2000년 6.2%,2004년 7.6%로 높아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이 중국 때문이라는 국제여론에 대해 중국은 신경질적인 반응이지만 이라크 정세불안,OPEC의 감산 결정과 중국의 경제성장이 맞물려 국제 유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의 석유문제는 빠르게 증가하는 석유 수요를 생산이 따라잡지 못하는데 있다.현재 중국의 석유 확인매장량은 183억 배럴이며 석유생산의 80%이상이 육상 유전에서 생산되고 있다. 대부분의 대형 유전은 동북부에 위치하고 있지만 모두 노후화돼 원유생산이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중국 총 원유생산량(하루 300만배럴)의 30%인 하루 100만배럴을 생산하는 다칭(大慶)유전의 경우 생산량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최대의 석유공업단지 다롄 중국정부의 석유 안보정책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고 있는 도시가 다롄(大連)이다.랴오닝(遼寧)성 동쪽 반도 서남단에 위치한 이 도시는 최근 ‘대다롄건설(大大連建設)’ 계획을 발표하고 중국 최대의 석유 공업단지로 재건설한다는 입장이다.다롄시는 지난해 초 뤼순(旅順)시 솽다오만(雙島灣)에 위치한 석유화학 공업단지에 5억3000만위안(800억원)을 투자,중국 최대의 30만t급 원유 부두를 새로 건설했고 석유정제능력 확충과 송유관 건설에도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 국가발전 개혁위원회는 금년초 4개의 국가전략석유 비축기지를 건설한다고 발표하고,다롄과 광둥지역을 우선 건설지역으로 선정하였다.왕청민(王承敏) 다롄 부시장은 “석유화학 관련 프로젝트들이 마무리되면 다롄시는 중국석유 안보의 전략적 요충지이자 동북아 지역의 석유 제품교역 중심센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처럼 중국정부는 미약한 국내석유생산 능력을 보완하기 위하여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 석유증산 대책으로 ‘서부대개발’ 프로젝트하에 내륙 유전의 신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 등 서부지역은 방대한 에너지 가채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으나 개발,수송,인력배치 등 인프라가 미비한 상태이다. 해저 유전개발도 새로운 대안이다.중국해양석유공사(CNOOC)의 왕옌(王彦) 광구탐사 매니저는 “중국석유생산의 80%를 담당하는 육상유전의 생산량감소가 심각하기 때문에 향후 중국의 석유안보를 위해서는 해양유전에 전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중국은 현재 발해만,남중국해,동중국해 등에서 유전개발을 추진중이지만 아직 전체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2% 에 불과하다.향후 영유권 분쟁의 소지도 있어 쉽지만은 않다.현실적인 방안으로 중국은 해외석유개발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석유 순수입국으로 전락한 1993년부터 시작된 해외 석유개발은 초기 소규모 유전매입 방식에서 1997년 이후 대규모 투자로 전환했다. 2000년 이후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중국석유화학집단공사(Sinopec),중국해양석유공사 등 3대 국영석유회사를 통해 공격적인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의 석유외교 97년 수단에서 확인 매장량 2억2000만 배럴규모의 유전을 60억달러에 매입했고,카자흐스탄에서는 매장량 8억배럴규모의 악튜빈스크 유전을 43억달러에 매입했다.현재 카스피해,아프리카,아시아,남미,중동 지역의 약 16개 국가에서 유전의 지분 및 석유개발권을 확보하고 있다. 중국의 해외유전 매입가격이 시세보다 상당히 높았다는 점에서 국제 석유업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특히 아제르바이젠 유전 매입가격은 차점 입찰자보다 40%가 높다.중국이 석유안보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중국의 공격적 유전 매입은 중국수뇌부의 적극적인 ‘자원외교’가 뒷받침하고 있다.97년 리펑(李鵬) 당시 총리는 카자흐스탄을 방문,초대형 유전인 우젠유전을 확보하기 위해 6000km 파이프라인 건설계약에 서명했다.2001년 장쩌민(江澤民) 당시 국가주석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동시베리아 앙가르스크 유전에서 중국까지 잇는 파이프라인 건설(17억달러 규모)에 합의했다. ●동북아 에너지 협력 강화해야 에너지 자급도가 낮은 동북아 지역이 ‘중국발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주변 국가들간 상생의 협력관계 구축이 필요하다. 우선 한국과 중국 등 에너지 소비국과 러시아 및 몽골 등 자원 보유국간 협력을 강화시킬 수 있도록 ‘동북아에너지 협력체’의 신설에 역내국가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며 러시아의 적극적인 역할이 절대적이다.동북아 지역의 석유제품 교역 활성화는 물론 석유 이외에 천연가스 등의 에너지원을 공동 개발하는 프로젝트 추진도 확대되어야 한다. 중국의 석유안보 확보를 위한 노력이 불필요한 경쟁과 분쟁으로 귀결되지 않도록 중국과 주변국들 모두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다롄 김성진 중국 사회과학원 방문연구원 (산자부 서기관) sungjinkim15@hanmail.net ■ 원유수입 중동 의존도 커 미국과 충돌 가능성 상존 중국의 필사적인 석유확보 노력은 필연적으로 초강대국 미국과의 마찰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이다. 중동의 석유확보를 둘러싼 중국과 미국의 갈등도 점차 불거지고 있다.중국의 심각한 고민은 원유 수입량의 50% 이상이 중동산이라는 점이다.국제에너지기구(IEA)의 비회원국 담당자인 노리오 에하라(Norio Ehara)는 “2010년 중국의 석유수입 중동 의존도는 70%를 넘어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국은 미국이 걸프지역의 에너지 자원을 통제하기 위해 패권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것은 중국의 중동 석유시장 진출에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미국이 국제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라크에 대한 군사공격을 강행한 것도 궁극적으로는 잠재적 적대국인 중국을 겨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 때문에 중국은 최근 새로운 유전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는 카스피해와 아프리카를 석유안보를 위한 전략지역으로 설정,진출을 확대 중이다. 하지만 미국의 견제도 만만치 않다.미국은 카스피해에 대한 독자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군사 거점구축 등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이들 지역에서 아직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지는 않지만 양국간 경쟁과 충돌의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볼 수 있다.최근 미국의 국가에너지정책(NEP) 보고서가 “앞으로 국제 에너지 균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지역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중국의 석유안보를 위한 최우선 과제는 미국과의 갈등 해결이다.중국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치연구소 런하이핑(任海平) 국제전략연구실 주임이 “중국정부는 석유 확보 과정에서 미국과의 전략적인 충돌을 피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 대목에서 중국의 고민이 읽혀진다. 중국의 해양석유개발도 주변국과의 군사적 충돌 위험성을 높여주고 있다.베트남과의 분쟁지역인 남사제도(南沙諸島)와 일본과의 분쟁지역인 조어대(釣魚臺)등이 대표적이다.한국과는 서해 및 남해 대륙붕 경계선을 놓고 분쟁을 일으킬 소지도 있다. 최근 중국 군함이 군산 앞바다에서 작업중이던 우리 석유 탐사선에 접근,무력 시위를 한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동아시아 에너지 문제 전문가인 미국프린스턴 대학의 켄트 켈더 교수는 “중국이 석유안보가 심각하게 위협받을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군사력에 의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베이징 김성진 중국 사회과학원 방문연구원 (산자부 서기관) sungjinkim15@hanmail.net
  • [儒林 속 한자이야기] (34)

    窮 奇(궁기) 儒林 163에는 ‘窮奇’(곤궁할 궁,기이할 기)가 나온다. 중국 고대 堯(요)임금 시대에 사방에는 渾敦(혼돈),窮奇(궁기),도올( ),도철()이라는 사악한 괴물이 살고 있었다.그 가운데 窮奇는 凶暴(흉할 흉,사나울 포)한 호랑이의 모습에 앞다리 겨드랑이에는 날개가 달려 있어 하늘을 날아다녔다.성격도 괴팍하여 사람들이 싸움을 하면 올바른 쪽을 잡아먹는가 하면 악인에게는 산 짐승을 잡아 보내주었다고 한다. 여기서 ‘窮’자는 穴(구멍 혈)과 躬(몸 궁)을 합하여 ‘다하다.’라는 뜻이 되었으나 점차 ‘궁구하다.’‘궁색하다.’‘난처하게 만들다.’와 같은 뜻이 파생되었다.窮餘之策(궁여지책),窮地(궁지),追窮(추궁)이나 ‘窮鼠齧猫’(궁할 궁,쥐 서,물어뜯을 설,고양이 묘)라는 成語(성어)에서 쓰인다.중국 漢(한) 武帝(무제)는 財政(재정) 危機(위기)극복과 기득권층 制壓(제압)을 위해 소금·철의 생산을 직접 국가가 管掌(관장)하였다.기득권 세력의 불만이 擴散(확산)되자 昭帝(소제)는 대토론회를 개최하였다. 고급 관료들은 專賣制度(전매제도)와 엄정한 法治(법치)의 당위성을 주장하였다.반면 지식인들은 ‘쥐는 고양이만 보면 오금을 펴지 못하지만 막다른 골목에 다다라서는 고양이를 물 수도 있다.’는 말로 反駁(반박)하였다. 이와 같은 연고를 담고있는 ‘窮鼠齧猫’는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문다는 뜻으로,‘아무리 약자라도 궁지에 몰리면 강자에게 必死的(필사적)으로 抵抗(저항)함’을 이르게 되었다. 다음으로 奇(기)자에 관해서 살펴보자.奇의 본래 뜻은 ‘절뚝거리다.’라고 한다.두 발을 뻗고 서있는 모습인 大(대)와 ‘할 수 있다.’는 뜻인 可(가)자가 조합된 데 대해서는 정설이 없다.이것이 ‘이상하다.’‘뛰어나다.’는 뜻으로 쓰이자 본 의미를 보존하기 위해서 만든 글자가 (절름발이 기)자이다.奇妙(기묘),奇想天外(기상천외),奇貨可居(기화가거)등에서 쓰인다.奇貨可居는 진기한 물건은 잘 간직하여 나중에 이익을 남겨 판다는 뜻으로,‘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함’을 이른다.‘史記(사기)’의 ‘呂不韋列傳(여불위열전)’에 나오는 고사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국시대 말엽 秦(진)나라에는 큰 무역을 하는 呂不韋(여불위)라는 사람이 있었다.그는 사업상 趙(조)나라의 도읍인 邯鄲(한단)에 잠시 머문 적이 있었다.이곳에 진나라 昭襄王(소양왕)의 손자인 子楚(자초)가 人質(인질)로 잡혀 초라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안 여불위는 ‘이 사람을 잘 이용하면 커다란 이익을 챙길 수 있겠다.’고 생각하였다.자초를 찾아간 여불위는 본국의 상황을 소상히 설명하였다.머지않아 父君(부군)인 安國君(안국군)은 소양왕의 왕위를 계승할 것이고,안국군은 본부인 소생의 아들이 없기 때문에 庶出(서출)이 후사를 이어야 한다고 보고,자초가 왕위에 오를 수 있도록 後援(후원)을 약속하였다. 본국으로 돌아온 여불위는 화양부인을 비롯한 고관들을 매수하여 자초의 태자 책봉에 성공했다.자초가 왕위에 오르자,여불위는 재상의 자리에 앉아 無所不爲(무소불위)의 권력을 장악하고,이미 자신의 자식을 懷妊(회임)한 趙姬(조희)까지 왕에게 넘겼다.그리고 조희가 낳은 아들 政(정)이 始皇帝(시황제)가 되었다. 김석제 반월정보산업고 교사(철학박사)
  • [아테네 2004] ‘다크호스’ 정지현 금메달획득

    [아테네 2004] ‘다크호스’ 정지현 금메달획득

    |아테네(그리스) 특별취재단|27일 새벽(한국시간) 아테네 아노리오시아홀에서 열린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급 결승.심장이 터질듯한 6분 8초간의 혈투가 끝났다.주심은 정지현의 팔을 번쩍 치켜들며 챔피언임을 선언했다.‘신화’를 굴린 ‘다크호스’의 얼굴은 땀과 눈물로 범벅이 됐다. 아무도 그를 주목하지 않았지만 스물한살 펄펄 뛰는 가슴에는 언제나 금메달이 자리잡고 있었다.금메달 후보로 거론되는 선배들이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 그는 매트에서 구르고 또 구르며 ‘반란’을 꿈꿨다. 잃을 게 없었기에 더욱 과감할 수 있었다.결승 상대이자 지난해 세계선수권 2위 로베르토 몬존(26·쿠바)은 정지현의 불같은 공격을 막아내느라 쩔쩔맸다.1라운드(3분) 초반 먼저 파테르를 받아 위기가 찾아왔지만 필사의 몸놀림으로 점수를 뺏기지 않았고,곧이어 획득한 파테르 기회에서 옆굴리기에 이은 가로들어 뽑아던지기로 순식간에 2점을 따내며 승세를 굳혔다.2라운드 들어 서로 체력이 떨어지며 공방이 계속됐고 승리 포인트인 3점째를 획득하지 못해 경기는 연장전으로 이어졌으나 연장 시작 8초 만에 맞잡기 상황에서 상대공격을 효과적으로 뿌리쳐 ‘영광의 1점’을 보태 승부를 마무리했다. 정지현의 금메달은 준결승에서 이미 결정됐다.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급의 ‘지존’으로 추앙받던 아르멘 나자리안(30·불가리아)을 3-1로 꺾는 파란을 연출했기 때문이다.96애틀랜타올림픽에서는 아르메니아 국적으로,2000시드니올림픽에서는 불가리아 국적으로 우승했던 나자리안의 올림픽 3연패가 한국의 ‘무명’ 정지현에게 꺾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 젊은 패기와 유연성,순발력을 겸비한 정지현은 1라운드 1분 4초에 얻은 파테르에서 휘슬이 울리기 직전 몸을 뺀 나자리안의 반칙으로 1점을 선취했으나 이어진 파테르에서 나자리안이 교묘하게 빠져 나가면서 1-1 동점을 허용했다.정지현은 그러나 1라운드 종료 직전 목을 잡힌 상태에서 반격에 나서 나자리안의 한쪽 어깨를 매트에 내리 꽂으며 2점을 벌어 3-1로 리드했다. 정지현은 2라운드 중반 그라운드 공격 중 역습을 허용해 위기를 맞았으나 상대가 다리를 사용하는 바람에 실점하지 않았다.정지현은 30초를 남기고 파테르를 내줬으나 나자리안의 공격을 필사적으로 막아내며 금메달의 길을 활짝 열었다. window2@seoul.co.kr
  • [아테네 2004] 유승민 일문 일답

    소감은. -금메달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고비를 잘 넘겼다.왕하오보다 내가 심리적인 부담이 적어 투혼을 발휘할 수 있었다.국민들과 팬들에게 영광을 돌린다.이번 금메달로 한국 탁구가 인기를 회복하길 바란다. 왕하오를 평가한다면. -솔직히 전체적인 실력에서는 조금 밀린다.그러나 드라이브 공격은 확실히 앞선다고 본다.중국 탁구에 대한 분석을 더욱 철저히 해 진정한 세계챔피언으로 남아 있겠다. 왕하오의 ‘이면타법’을 어떻게 극복했나. -수많은 연습으로 충분히 적응하고 올림픽에 나왔다.상대가 서브 리시브부터 이면타법으로 강하게 푸시한다는 것을 잘 알고,길목을 지키며 드라이브로 맞불을 놓았다.간간이 상대의 백핸드 쪽으로 깊숙이 들어가는 변칙 서브로 이면타법을 무디게 한 게 효과적이었다.선제공격을 하면 승산이 있다고 봤다. 5세트를 듀스 접전 끝에 내줬을 때 느낌은. -첫 세트를 잡아 안정감있게 경기를 운영했다.5세트 때는 어깨에 힘이 들어가 많은 공격이 밖으로 나갔다.왕하오의 추격도 필사적이었다.그러나 6세트에서 경기를 끝낼 자신이 있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 여자친구에게 청혼한다고 했는데. -4년전 시드니올림픽 때 4위에 그쳐 상심이 컸는데 여자친구가 많은 힘이 돼 주었다.나 때문에 여자친구도 지금까지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아직 나이가 어린 만큼 결혼보다는 좋은 만남을 유지해 좋은 결실을 맺겠다.
  • [盧대통령 8·15 경축사] 국정원 ‘자체조사’ 결정 안팎

    노무현 대통령이 8·15 경축사에서 과거사와 관련,국기기관이 먼저 고백하라고 주문하자 국가정보원이 ‘스타트’를 끊었다. 무엇보다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가칭)를 설치,운영키로 전격 결정한 것을 감안하면 국가 기관들의 과거사 규명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검찰·경찰,군 기무사 등 나머지 수사·정보 기관들이나 국방부와 행정자치부,법무부 등 관련부처들도 곤혹스러워하는 가운데 잇따라 후속 조치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경·군등 곤혹속 후속조치 가능성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중정부터 안기부,현재에 이르기까지 인권침해 및 불법 행위를 진상 규명할 것”이라면서 “시민단체도 참여시키겠다.”고 밝혔다.이는 자체적으로 껄끄러운 부분이 있더라도 과감히 파헤쳐 공신력을 인정받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혀진다. 또다른 관계자가 내부에 과거의 잘못과 관련된 지도부는 없음을 상기시킨 점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국정원측은 국가 최고 정보기관을 바라보는 ‘곱지 않은’ 시선에 당혹스러워 하는 눈치다.특히 과거사 진상규명을 둘러싸고 현실적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는 후문이다.이는 나머지 관련부처나 기관들에도 예외가 될 수 없는 대목이다. 국정원으로서는 이를테면 ‘강기훈씨 유서대필사건’ 등과 관련해 과거에 대한 잘못을 고백하고 싶어도 불법적인 행위에 대한 자료가 불충분하거나 아직도 국정원을 ‘오욕의 권력기관’으로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진상규명’ 이전에 해결해야 할 난제다.군 당국은 진상규명특위가 국회에 설치되더라도 군과 관련된 문제는 군 의문사에 한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의문사위에 대한 군 당국의 협조 방침을 밝힌 것처럼 국회 특위에서도 같은 입장이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정원측 현실적 어려움 호소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군 의문사 문제는 물론 국군기무사령부가 운동권 학생들의 강제징집을 주도한 이른바 ‘녹화사업’ 등 몇몇 사안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진상규명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 역시 긴장하는 분위기다.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인권침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공안사건 수사에 대한 반성이나 진실규명을 요구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수도권 지검의 한 간부는 “인권침해가 있었다면 진상규명과 사과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다만 여론에 휩쓸려 이미 실체적 진실이 규명된 사건까지 논란거리로 만들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조승진 구혜영 박경호기자 koohy@seoul.co.kr
  • [김선일 피살 청문회] 새로 밝혀진 사실들

    [김선일 피살 청문회] 새로 밝혀진 사실들

    김선일씨 피랍사건과 관련,주 이라크 한국대사관이 가나무역 사장 김천호씨와 피랍 날짜에 대해 조율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나아가 지난 6월3일 김씨 테이프를 입수한 미국 AP통신측이 외교통상부에 사실확인을 요청한 전화만도 당초 알려진 한차례가 아닌 세차례였고,외교부측 답신을 포함해 양측이 모두 다섯차례에 걸쳐 통화한 것으로 드13784러났다. ●AP·외교부 모두 다섯차례 통화 이같은 사실은 30일 국회 김선일씨 피랍사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드러난 내용으로,지금까지 감사원 특감에서도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어서 감사원 특감이 지극히 부실하게 진행돼 왔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이라크 한국대사관이 6월22일 ‘김천호 사장에게 김씨 납치일자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도록 조치해 놓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며 자신이 받아 적어놓은 외교부의 비문(秘文) 필사본을 공개했다. 이라크대사관 손세주 공사참사관 이름의 공문에는 ‘오늘(6월22일)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의 당관과의 면담시 재진술에 따르면 김선일이 5월31일자로 납치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앞서 보낸 공문의) 납치일자와 상충됨으로써 일단 김 사장에게 납치일자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도록 조치해 놓고 있음.그럼에도 불구하고 KBS 및 MBC는 납치일자가 5월 31일이 아닌지 대사관에 확인을 요청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추가정보가 없는 상태라고만 대응하였는 바 앞으로 납치일자 문제로 인한 파장이 있을 수 있음이 우려되오니 이 문제에 관한 본부 입장 회시바람’이라고 돼 있다. ●“김사장에 5월31일 피랍 은폐 요청한것” 우 의원은 “공문에 따르면 이라크대사관측은 사건발생 직후 피랍일자가 5월 31일임을 확인하고도 이를 공표하지 말도록 김 사장에게 요청한 것”이라며 “이는 납치일자가 당초 알려진 6월17일이 아닌 5월31일로 밝혀질 경우 그동안 외교부는 뭘 했느냐는 비난을 두려워한 때문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그런 공문을 받아본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다가 우 의원이 추가질의를 통해 공문번호를 제시하려 하자 뒤늦게 “(공문을)봤다.”고 시인한 뒤 “(피랍일자를) 숨기려는 의도보다는 대사로서 여러차례 피랍일자가 번복되는데 따른 혼란을 걱정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진경호 김준석기자 jade@seoul.co.kr
  • [김선일 피살 청문회] 새로 밝혀진 사실들

    김선일씨 피랍사건과 관련,주 이라크 한국대사관이 가나무역 사장 김천호씨와 피랍 날짜에 대해 조율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나아가 지난 6월3일 김씨 테이프를 입수한 미국 AP통신측이 외교통상부에 사실확인을 요청한 전화만도 당초 알려진 한차례가 아닌 세차례였고,외교부측 답신을 포함해 양측이 모두 다섯차례에 걸쳐 통화한 것으로 드13784러났다. ●AP·외교부 모두 다섯차례 통화 이같은 사실은 30일 국회 김선일씨 피랍사건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드러난 내용으로,지금까지 감사원 특감에서도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어서 감사원 특감이 지극히 부실하게 진행돼 왔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이라크 한국대사관이 6월22일 ‘김천호 사장에게 김씨 납치일자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도록 조치해 놓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며 자신이 받아 적어놓은 외교부의 비문(秘文) 필사본을 공개했다. 이라크대사관 손세주 공사참사관 이름의 공문에는 ‘오늘(6월22일)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의 당관과의 면담시 재진술에 따르면 김선일이 5월31일자로 납치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앞서 보낸 공문의) 납치일자와 상충됨으로써 일단 김 사장에게 납치일자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도록 조치해 놓고 있음.그럼에도 불구하고 KBS 및 MBC는 납치일자가 5월 31일이 아닌지 대사관에 확인을 요청하고 있어 현재로서는 추가정보가 없는 상태라고만 대응하였는 바 앞으로 납치일자 문제로 인한 파장이 있을 수 있음이 우려되오니 이 문제에 관한 본부 입장 회시바람’이라고 돼 있다. ●“김사장에 5월31일 피랍 은폐 요청한것” 우 의원은 “공문에 따르면 이라크대사관측은 사건발생 직후 피랍일자가 5월 31일임을 확인하고도 이를 공표하지 말도록 김 사장에게 요청한 것”이라며 “이는 납치일자가 당초 알려진 6월17일이 아닌 5월31일로 밝혀질 경우 그동안 외교부는 뭘 했느냐는 비난을 두려워한 때문 아니냐.”고 추궁했다. 이에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그런 공문을 받아본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다가 우 의원이 추가질의를 통해 공문번호를 제시하려 하자 뒤늦게 “(공문을)봤다.”고 시인한 뒤 “(피랍일자를) 숨기려는 의도보다는 대사로서 여러차례 피랍일자가 번복되는데 따른 혼란을 걱정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진경호 김준석기자 jade@seoul.co.kr
  • ‘한국의 고대목간’ 출간

    국내 최대의 목간(木簡) 출토지로 학계의 관심을 끌었던 경남 함안 성산산성 출토품 116점을 비롯해 지난해말까지 전국에서 수습된 한국의 고대 목간 319점을 총정리한 대규모 도록 ‘한국의 고대목간’(460쪽)이 국립창원문화재연구소(소장 김선태)에서 출간됐다.도록은 일본어판으로 자체 제작돼 일본에서도 판매가 시작됐다. 목간이란 종이 대신 나무를 이용해 글씨를 쓰거나 새긴 필사 도구로,도록에 실린 총 319점의 목간 가운데 148점을 뺀 나머지 171점은 이번 자료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확인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국가 별로는 신라 목간이 가장 많은 282점으로 성산산성·김해 봉황동 유적·경주 월성 해자와 안압지·경주 황남동 376번지 유적·국립경주박물관 부지 출토품이 주종을 이룬다.경주 안압지 출토 목간은 종전 51점으로 파악됐으나 이번 자료집을 준비하기 위한 조사과정에서 총수량이 107점이나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백제의 경우는 부여 관북리·능산리·궁남지·쌍북리 및 익산 미륵사지 출토품 37점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묵글씨인 묵서(墨書)는 모두 239점에서 나타나고 있다. 성산산성 출토품에서 두루마리 종이 문서에 삽입해 사용한 인덱스나 책갈피처럼 사용한 ‘제첨축(題籤軸)’ 4점이 새로 확인된 것도 큰 성과로 여겨진다.제첨축을 포함해 성산산성 출토 목간은 6세기 중반 진흥왕 무렵 제작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따라서 지방에서 징발돼 성산산성으로 보내진 소금 같은 물품 꼬리표로 사용된 다른 목간들과 함께 출토되었다는 점에서,이들 제첨축은 신라가 이미 6세기 중반 전국의 인구현황을 파악해 정리한 호적을 작성했음을 알려주는 획기적 유물로 평가되고 있다. 김성호기자 kimus@seoul.co.kr
  • [축구] 킥오프 지구촌 들썩~ 안방도 들썩~

    ■ ‘유로’는 그리스 ‘코파’는 브라질, 올림픽은? 유로2004,코파 아메리카에 이어 다시 한번 축구 열기로 지구촌이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이번 무대는 아테네 올림픽.치열한 대륙별 예선을 거쳐 출전 티켓을 움켜쥔 15개 나라와 개최국 그리스 등 16개팀이 개막식을 이틀 앞둔 다음달 11일 축구 제전을 킥오프,올림픽 열기를 미리 점화시킨다. 김호곤 감독이 이끄는 한국 올림픽축구대표팀의 활약이 주목된다.이번이 7번째 출전이며 88올림픽부터는 5회 연속 본선 무대에 올랐다.특히 이번에는 지역예선 무패의 최고 성적으로 아테네 땅을 밟는다.한국축구 사상 처음으로 조국에 메달을 선사하는 ‘제2의 신화’를 창조할지 자못 궁금하다. 성인 축구와 올림픽 축구의 판도는 완연하게 다르다.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브라질을 예로 들어보자.월드컵 5회 우승에 빛나지만 올림픽과는 좀처럼 인연이 없다.그동안 20차례 열린 올림픽 본선에 10차례 참가했지만 단 한번도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지난 84·88올림픽에서 두번 연속 은메달을 따낸 것이 최고 성적.그나마 올해에는 지역 예선에서 탈락했다. ●월드컵과 올림픽 판도는 딴판 반면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나라는 현재 FIFA 78위인 헝가리.모두 9차례 출전해 금 3,은1,동 1개를 따냈다.우승 0순위는 ‘리틀 아주리군단’ 이탈리아.14번째 출전으로 역대 성적도 27승4무20패로 올림픽 랭킹 1위.36올림픽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파라과이 일본 가나와 함께 B조에 속해 8강 진출이 무난한 편.길라르디노 등 막강 화력을 앞세워 68년 만에 금메달을 노린다. 96년과 2000년 연속 우승한 아프리카의 ‘검은 돌풍’이 아테네에도 몰아칠지 주목된다.96애틀랜타에서 모두의 예상을 깨고 나이지리아가 아르헨티나를 꺾었고,2000시드니에서는 카메룬이 스페인을 제압하고 검은 대륙에 금메달을 선사했다.이번에는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을 제압하는 이변을 일으킨 가나(6회 출전)와 말리(첫 출전)가 나온다.이밖에 C조의 아르헨티나,세르비아-몬테네그로와 D조의 포르투갈도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한국은 ‘그리스 돌풍’ 넘을까 지난달 9일 올림픽 본선 조 추첨 결과,개최국 그리스,아프리카 말리,북중미 멕시코와 A조가 됐을 때 한국 축구 팬들은 마음을 놓았다.유럽과 남미의 전통 강호들을 모두 피해 무난한 조 편성으로 판단했기 때문.그러나 유로2004를 통해 그리스 축구가 ‘주머니 속의 송곳’이었음이 드러나고 박지성이 출전하지 못하는 등 해외파와 와일드카드 합류가 당초 계획과 어긋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개막전에서 만나는 개최국 그리스와의 경기가 무척 중요하다.한국과 각급 대표팀 간 경기를 한번도 치르지 않았다.또 예선을 거치지 않고 52년 만에 올림픽 무대에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에 전력이 베일에 가려져 있지만 최근 올림픽팀 평가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인 이탈리아와 1-1로 비기는 등 만만치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더욱이 그리스 성인축구가 유로2004 우승을 통해 FIFA 랭킹 35위에서 12위로 껑충 뛰어오른 점을 감안하면 가장 경계해야 될 대상이다. 멕시코는 한국에 48런던올림픽 본선 첫 승리를 안긴 팀.96애틀랜타 때도 비기는 등 인연이 있다. 멕시코는 현재 FIFA랭킹 6위의 강호지만 올림픽대표팀간 역대 전적에서는 1승3무1패로 백중세.멕시코는 북중미 예선에서 6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린 미국을 4-0으로 대파하고 탈락시키는 등 상승세를 달리고 있다. 이번이 첫 출전인 말리는 99년 나이지리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만나 4-2로 누른 바 있다.체이크 우마르 코네 감독이 이끄는 말리는 아프리카 예선 B조에서 시드니올림픽 우승팀 카메룬을 1-0으로 물리쳐 디펜딩챔피언의 본선 좌절이라는 이변을 만들어냈다.마르 디엘로,잔비에르 아부타와 함께 예선 10골을 합작한 스트라이커 드러메인 트라오레는 카메룬전 결승골의 주인공으로 경계 대상 1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여자축구는 미·중 격돌 축구의 여전사들이 여신으로 날아오르기 위해 ‘신들의 고향’ 아테네에서 한판승부를 겨룬다. 올림픽에서 여자축구 경기가 열리는 것은 이번이 세번째.96애틀랜타올림픽부터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이미 18세기 스코틀랜드에서 공식경기가 열릴 정도로 역사가 오래됐으나 1991년 여자월드컵이 개최돼 세계를 매료시키기까지 동면기에 빠져 있었다. 여자축구라고 해서 얕잡아 보는 것은 금물.남자 못지않은 스피드와 폭발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이 아시아 지역예선에서 아깝게 탈락해 아쉬움이 남는다.하지만 각 대륙을 대표하는 여장부들이 펼치는 치열한 접전이 이를 달래줄 예정이다.스웨덴(4위) 일본(13위) 나이지리아(25위)가 E조,독일(1위) 중국(5위) 멕시코(26위)가 F조,그리스(53위) 미국(2위) 브라질(6위) 호주(16위)가 G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펼치며 각조 1·2위와 E·F조 3위 중 상위팀,G조 3위 등이 8강토너먼트를 갖는다.27일 아테네 올림픽스타디움에서 결승전이 열린다. 애틀랜타 동메달,시드니 금메달에 빛나는 노르웨이(3위)가 유럽 예선을 통과하지 못한 것이 이변이라면 이변.또 북중미에서 강호 캐나다(11위)를 탈락시킨 멕시코가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세계 여자축구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아시아가 96년 은메달(중국) 이후 메달권에 재진입할지도 관심거리다.본선 10개 팀 가운데 5개 팀이 FIFA랭킹 10위 안의 팀들로 채워져 우승후보를 예측하기 힘들다.‘여자 축구의 아이콘’ 미아 햄과 줄리 포디가 애비 웜바크 등 영스타들을 이끌며 애틀랜타 금메달 이후 시드니에서 노르웨이에 넘겨준 왕관을 되찾기 위한 여정을 펼친다. ‘철장미’ 중국도 무시 못할 상승세.유럽의 파워에 수난을 당한 뒤 ‘젊은 피’ 8명을 대거 투입하며 세대교체를 단행,꽃망울을 틔울 준비를 했다.세계 1위 독일도 유로2004에서 체면을 구긴 남자들을 대신해 게르만 전차군단의 명예회복을 위해 나선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한국축구 올림픽 56년 도전사 ‘56년,필사의 도전을 넘어서.’ 한국축구가 올림픽 본선에 첫 발을 내디딘 때는 광복 직후인 지난 1948년.그해 5월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에 가입했다.3개월 뒤 태극기를 휘날리며 참가한 런던올림픽에서 멕시코에 5-3으로 승리,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그러나 2회전(8강)에서 스웨덴에 0-12로 무참히 무너졌다. 다시 기회가 온 것은 16년 뒤 64도쿄올림픽.이웃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라 총력전을 펼쳤으나 체코(1-6) 브라질(0-4) 이집트(0-10)에 연패하며 세계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기나긴 동면에 들어간 한국은 24년 만에 88올림픽 개최국으로 본선에 참가한다.결과는 2무1패로 조별리그 탈락.구 소련 미국과 연속해서 0-0으로 비긴 뒤 아르헨티나에 1-2로 패했다. 이후 한국은 본선 단골손님이 됐다.독일 출신 명장 데트마르 크라머를 총감독으로 영입하는 등 많은 준비를 한 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는 한번도 패하지 않았다.모로코(1-1) 파라과이(0-0) 스웨덴(1-1)과 3연속 무승부를 거뒀지만 승점 3에 그쳐 다시 쓴잔을 마셨다. 구 소련을 88서울올림픽 우승으로 이끈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을 사령탑으로 삼아 참가한 96애틀랜타올림픽 첫 경기에서 가나를 1-0으로 누르고 무려 48년 만에 본선 두 번째 승리를 따냈다. 이어 멕시코와 0-0으로 비기면서 8강을 눈앞에 두는 듯했으나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와의 3차전에서 1-2로 무릎을 꿇으며 골득실차에서 밀려 멕시코와 가나에 8강행 티켓을 넘겨줘야 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다.‘무적함대’ 스페인에 0-3으로 졌지만 모로코와 칠레에 각각 1-0으로 승리해 승점 6을 챙겼다.역대 최고 성적이었지만 애틀랜타에 이어 골득실 때문에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기억과 편견/최창모 지음

    ●이슬람 반미주의 뒤에는 반유대주의 자리 노벨 문학상을 받은 영국 작가 윌리엄 골딩은 20세기를 ‘인류 역사상 가장 폭력적인 세기’라고 했지만 정작 극단적인 폭력의 시대는 바로 지금인지 모른다.종전 선포 후에도 이라크에서는 총성이 멈출 줄 모른다.이라크인들의 필사적인 저항과 무시무시한 증오는 물론 미국을 향한 것이다.그러나 이슬람 세계의 극단적인 반미주의를 면밀히 살펴보면 그 한편에는 뿌리깊은 반유대주의가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기억과 편견-반유대주의의 뿌리를 찾아서’(최창모 지음,책세상 펴냄)는 최근 국내에서도 반미와 함께 반유대주의의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온 책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저자(건국대 히브리학과 교수)는 지난해 4월 미군의 이라크 바그다드 폭격이 한창일 때 직접 그곳에 들어가 반전·평화운동을 펴 주목받기도 한 인물이다. 2000년이 넘도록 인류의 역사를 피로 물들인 반유대주의는 언제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저자는 서구와 이슬람 세계에서 유대인이 경험한 미움과 차별의 역사를 되돌아보는 한편 반유대주의가 낳은 또 다른 괴물인 시온주의에 대해서도 고찰한다.이 책은 반유대주의를 단순히 지나간 과거로서 다루지 않는다.유대인을 괴물로 둔갑시킨 ‘조작된 집단 기억’이 어떤 역사적 과정을 거쳐 20세기 최대의 비극인 홀로코스트와 9·11테러,팔레스타인 문제 등으로 이어져 왔는가를 밝힌다. ●유대인은 천성적으로 악하다? 반유대주의라는 말은 정의를 내리기가 쉽지 않다.수천년 동안 각기 다른 시대와 장소에서 다양한 원인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표현돼 왔기 때문이다.반유대주의와 관련,영어권에서는 Anti­semitism으로 쓸 것인지 하이픈을 뺀 채 쓸 것인지부터가 논쟁거리다.하이픈을 붙이면 ‘셈족주의(Semitism)에 반대하는 주의’라는 뜻이 되는데 이는 반유대주의에 상응하는 의미가 아니다.그런 점에서 우리말의 ‘반유대주의’나 ‘반셈족주의’ 어느 쪽도 완전한 개념은 아니다.저자는 반유대주의를 “유대인은 천성적으로 또는 역사적으로 악하며 열등하다고 여기는 모든 태도와 행동”이라고 정의한다.책은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유대교와 기독교가 분리된 시기,중세와 근대 유럽의 반유대주의,홀로코스트와 이슬람 세계의 반유대주의까지 시기와 지역을 넘나들며 반유대주의의 전개 과정을 꼼꼼히 살핀다. ●이스라엘, 나치와 같은 수법 그대로 써 저자는 반유대주의가 유대인 개개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집단으로서의 유대인에 대한 증오와 박해를 의미한다는 점을 특별히 강조한다.오늘날 반유대주의가 가장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이슬람 세계에서도 근대 이전까지는 오히려 서구 세계보다 유대인에게 더 큰 관용을 보였다는 게 저자의 견해.소수의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살았지만 높은 사회적 지위와 정치적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었다는 지적이다. 저자는 이같은 반유대주의가 시온주의라는 유대 민족운동을 낳았다고 주장한다.반유대주의의 폭력과 증오에 맞서 살아남기 위한 유대인의 몸부림이 유대인을 시온주의로 똘똘 뭉치게 했고,마침내 1948년 유대국가인 이스라엘을 탄생시켰다는 것이다.문제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관계.팔레스타인 사람들은 2000년 동안 살아온 터전에서 하루 아침에 쫓겨나 피해자로 전락했다.또한 이스라엘은 유대인이 나치에 당한 수법을 그대로 팔레스타인에 적용해 억압하고 있다.오늘날 이슬람 세계에서 유대인이 흔히 나치와 동일시되는 것은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저자는 “현재의 극단적 반유대주의에 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팔레스타인 문제에 폭력으로 대처한 이스라엘 정부와 일방적인 친이스라엘 정책을 편 미국에 있다.”고 강조한다. 유대인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이었던 한국에 반미주의와 결합된 반유대주의가 싹트고 있는 현실에서 증오와 폭력,편견의 전형적인 이데올로기인 반유대주의의 실체를 살펴보는 것은 퍽 긴요한 일이다.1만원. 김종면기자 jmkim@seoul.co.kr˝
  • [피랍 김선일씨 참수위기] 피랍서 정부대책까지

    김선일씨는 현지 시간으로 지난 17일 피랍된 것으로 추정된다.피랍시점은 가나무역 현지 직원들도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정부 관계자는 “직원들이 ‘김씨가 연락이 두절된 게 며칠 됐다.’고만 했다.”고 전했다.피랍된 곳은 팔루자 리나라 지역으로 여겨진다.김씨는 바그다드에서 200㎞ 떨어진 캠프 리브지에서 출발하는 길이었다.당시 이라크 직원 1명과 GMC 트럭으로 이동하고 있었다. ●가나무역 사장의 독자적 노력 김씨의 소식이 끊기자 가나무역 김천호 사장은 피랍 사실을 공관에 알리지 않은 채 독자적으로 구출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최영진 외교부 차관은 “김 사장이 김씨를 긴급 구출하겠다는 목적 아래 주변과 상의하지 않고 바로 구출협상에 들어갔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정부 관계자는 “직원이 피랍되면 그 회사는 사실상 폐업 상태에 빠지게 된다.”면서 “김 사장이 필사적인 노력을 한 것 같다.”고 전했다. 김 사장은 용역을 발주한 미국 본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김 사장은 미국 협력업체의 본사가 있는 북쪽 모술로 가서 관계자들과 계속 접촉을 했으나 마땅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임홍재 이라크 주재 한국대사는 “자세한 경위파악을 위해 현재 모술에 있는 김 사장에게 긴급히 바그다드로 돌아오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피랍 사실,어떻게 알게 됐나 김씨 피랍 사실이 파악된 과정은 분명치 않다.정부는 당초 현지 시각으로 20일 밤 11시쯤 알자지라 방송(카타르 기준)을 통해 사건 발생을 알게 됐다고 했다.그러나 뒤에는 “한국시간 오전 4시40분(현지시간 20일 밤 10시40분) 주 카타르 한국대사가 본부에 한국인 1명이 피랍됐다고 유선으로 보고해 왔다.”고 수정했다.임홍재 대사는 “김 사장이 21일 새벽 대사관 관계자와 통화했고,김 사장으로부터 개략적인 개요를 들었지만 통신사정이 안 좋아 구체적인 설명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다만 첫 소식이 ‘카타르 발(發)’이라는 점은 거듭 확인했다. ●급박해진 정부,데드라인은… 정부는 오전 6시30분 최영진 외교통상부 차관 주재로 긴급대책반 가동에 이어 오전 8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여는 등 줄줄이 대책회의를 가졌다.최 차관은 오전 11시 주한 중동국 12개국 공관장을 외교부 청사로 불러 “정치적으로,직·간접적으로 (테러단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부 또는 기관이 있는지 알려주거나 도움을 주면 정말 감사하겠다.”면서 협조를 요청했다.또한 주한 미국·일본·영국 대사에게 전화를 걸어 도움을 구했다. 정부는 이날 오후 협상대표단 6명을 요르단에 급파했으나,납치 단체가 제시한 ‘21일 일몰’ 시간(현지 기준)을 넘긴 22일 새벽 3시55분쯤 도착한다.신봉길 공보관은 ‘테러단체가 제시한 산술적 데드라인은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데드라인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다.”며 곤혹스러워했다. 한편 정문수 대사는 21일 알자지라의 정오 뉴스에 출연,특별인터뷰를 갖고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방송은 4분간 아랍어로 더빙돼 생방송됐다.정 대사는 서희·제마부대가 아랍권에 적대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인도적 평화유지 활동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지운기자 jj@seoul.co.kr˝
  • [독자의 소리] 걱정되는 ‘생명 경시’ 풍조/윤형근 (인천 중부경찰서 소연평경찰초소 경장)

    불량 만두를 만들었다고 지목받은 만두업체 사장이 국민에게 죄송하다면서 한강에 몸을 던졌다.근래에 들어 어려운 현실에 직면하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이가 늘고 있다.비리 혐의로 조사 받던 고위 공직자가 투신하고,빈곤을 이기지 못한 서민이 죽음을 선택한다.OECD 국가 중에서 우리나라가 자살률 1위라니 생명 경시 풍조가 어느덧 이 지경까지 됐나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자살하는 이들은 ‘용서해라,무거운 짐 때문에 간다.’라고 유언한다.하지만 이것만은 알아야 한다.자살은 무거운 짐을 가져가는 게 아니라 남아 있는 자식과 부모,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 잊히지 않는 고통을 준다는 사실을…. 그들의 안타까운 심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자살은 결코 최선책이 아니라 책임회피 수단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필생즉사 필사즉생(必生卽死 必死卽生)’이라는 말이 있다.‘죽기를 각오하고 노력하면 못 이룰 것이 없다.’는 뜻이다.죽을 힘을 다해 새 길을 모색하다면 자살을 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윤형근 (인천 중부경찰서 소연평경찰초소 경장)˝
  • [오일만특파원 베이징은 지금] ‘中쇼크’ 배경은 중앙­지방정부 갈등?

    세계경제를 강타한 ‘차이나 쇼크’는 하루 아침에 생성된 것이 아니다.적어도 개혁·개방 이후 누적된 중국 경제의 내재적 모순이 ‘비등점’을 넘어서 폭발한 것으로 봐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차이나 쇼크는 중국경제가 세계경제에 본격적인 ‘페이스 메이커’로 등장했다는 의미와 함께 중국의 현재와 미래를 가늠케 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우선 눈여겨 볼 대목으로 이번 쇼크의 배경이다.중국경제 과열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내부적으로 중앙-지방 정부간의 갈등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투자유치에 혈안이 된 지방정부가 그동안 중앙정부의 계속적인 과잉·중복 투자 억제 지시를 무시해 온 측면이 크다는 점에서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외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강력한 경기 과열억제’ 의지를 밝힌 것도 내심 지방정부를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중앙의 강력한 경고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의 과잉·중복투자,난개발의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올 1·4분기중 중국의 투자주체는 지방정부 및 유관기관이 60%를 차지했고 중앙정부가 승인한 것은 4.8%에 불과하다. 그동안 지방정부의 링다오(領導·지도자)들은 자신의 출세 발판으로 ‘경제성장’이란 치적을 앞세웠다.‘무능자’란 낙인을 피하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투자유치를 해온 분위기를 정리하지 않는 한 차이나 쇼크는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란 지적도 많다. 반면 긴축정책을 펴는 중국당국의 정책적 선택이 친시장주의로 변했다는 점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다. 93년 덩샤오핑(鄧小平)의 남순강화(南巡講話)로 촉발된 20%가 넘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당시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는 16개항(朱16條)의 강력한 긴축조치를 내놓았다.하지만 대부분 시장을 무시한,강제적인 행정조치들이라 정상궤도로 올리는데 3년 이상의 시일이 소요됐다. 최근 긴축을 위해 중국당국이 내놓은 일련의 정책들은 종전보다는 시장의 수요·공급을 감안한 ‘합리적’ 결정이란 경제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중국경제가 우리에게 ‘양날의 칼’임이 확인됐다.중국경제가 보다 빠르게 건전한 체질개선을 이뤄 세계경제에 긍정적인 변수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oilman@˝
  • [사설] 경제정책 방향 분명히 하라

    경제정책 방향이 혼란스럽다.총선이 끝난 지 한달이 가깝지만 서로 다른 목소리만 무성할 뿐이다.정책의 큰 줄기를 둘러싸고 힘 겨루기식 대립이 계속되다 보니 기업들은 투자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주요 선진국과 우리의 경쟁국들이 14년만에 최고치에 이른 유가,중국발(發) 쇼크,원자재값 폭등세 등 대외적으로 몰아닥친 악재에 맞서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답답하다 못해 짜증스럽기까지 하다. 우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추진하려는 시장 투명성 확보와 불공정한 시장 질서 시정은 선진 경제 진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본다.성장률 등 눈앞의 수치에만 급급한 나머지 과거 정권이 추구했던 불균형 성장이 ‘빈익빈 부익부’ 심화와 가난의 대물림 등 어떤 부작용을 양산했는지를 똑똑히 기억한다.하지만 최근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돌면서 성장 잠재력마저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에서 성장을 희생하더라도 개혁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성장과 분배가 선순환하는 구조로 경제·사회 시스템을 개혁하면 된다지만 어디까지나 이상론에 불과하다.정부와 기업,가계 등 경제 3주체가 생산,투자,소비에 자발적으로 나설 때나 가능한 시나리오인 것이다. ‘최선의 분배는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이라는 것은 역사적으로 검증된 진리다.세계 각국이 투자 유치를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그럼에도 지금 열린우리당 내부뿐 아니라 정부 내에서도 경제 정책을 시장 친화적인 방향으로 끌고 가느냐,시장 규제쪽으로 끌고 가느냐로 엇갈리고 있다.양측 모두가 국가 경쟁력 강화와 민생 안정을 들먹이고 있지만 향후 주도권을 둘러싼 다툼이라는 성격이 짙다. 우리는 기업의 투자와 소비 심리를 위축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시장 개혁을 추진할 것을 권고한다.노무현 대통령이 탄핵정국에서 복귀하는 순간 가장 먼저 분명히 해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 윤태영 청와대대변인 취임1년

    “요즘에는 소폭(맥주잔에 소주를 부어 같이 마시는 것) 10잔을 합니다.” 노무현 대통령의 ‘필사(筆士)’로 불리는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이 7일로 임명된 지 1년이 된다.폭탄주 1,2잔을 마시는 것도 힘들어 했던 윤 대변인도 ‘관록’이 붙었는지,웬만한 컨디션이면 10잔은 한다. 윤 대변인이 제대로 쉬지도 못하며 격무에 시달리는 자리를 1년이나 지킨 것은 예상하지 못한 일이다. 70여일 만에 물러난 송경희 초대 대변인의 자리를 이어받을 때에는 잘해야 6개월 정도 하지 않겠느냐는 예상이 많았다.그만큼 참여정부 청와대 대변인은 힘든 자리이기 때문이다. 참여정부들어 청와대 출입기자들은 청와대 비서동을 드나들 수 없게 된데다,수석 등도 기자들과의 접촉을 꺼려 대변인의 업무가 구조적으로 늘어난 탓이다.윤 대변인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하루에 기자들로부터 200∼300통의 사실확인 전화를 받는다.하루에도 수차례 사실확인과 브리핑을 위해 기자들이 있는 춘추관을 오가는 생활도 해왔다.그는 지난 1년간 설과 추석 등 모두 3일밖에 쉬지 못했다. 청와대 비서관 중 1년 넘게 같은 자리를 지킨 경우는 장준영 시민사회·이근형 여론조사·안봉모 국정기록·윤석중 해외언론비서관 등 손으로 꼽을 정도다.이런 상황에서 윤 대변인이 힘든 자리를 오래 지키는 것은 특유의 성실성에다 ‘노심(盧心)’을 정확히 읽고,전달하는 까닭이다.또 노 대통령의 측근 젊은 참모진 중 맏형격이라 후배들의 보이지 않는 도움을 받는 것도 한 요인이다. 윤 대변인도 “수석 등 일부의 고위관계자들만이 참석하는 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지만,후배들을 통해 돌아가는 상황은 파악할 수 있다.”면서 “이 점에서 송경희 전 대변인보다 유리한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혜초의 왕오천축국전/혜초 지음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은 신라인 혜초(慧超·704∼780)가 중국,인도,아랍,중앙아시아를 육로와 해로로 답사한 4년 동안의 기록이다. 아시아 최초의 서역답사기이자 세계문명교류사의 중추적 연구자료로 가치가 높은 이 국보급 유물은 그러나 우리나라에 없다.1908년 중국 둔황 석굴을 뒤지던 프랑스의 동양학자 펠리오가 1200여년간 그곳에 묻혀 있던 원문을 발견해 본국으로 가져갔다.이후 원본은 파리 국립도서관에 보관돼 왔다. 무하마드 깐수로 잘 알려진 동서문명교류 전문학자 정수일(전 단국대 교수)씨가 국내 최초의 ‘왕오천축국전’ 역주서인 ‘혜초의 왕오천축국전’(학고재 펴냄)을 펴냈다.8세기 인도와 중앙아시아 지역의 풍습을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한 유일한 기록인 데다 기존의 번역서들과는 구별되는 역주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책은 더욱 큰 의미를 갖는다.직접 답사한 기록과 가보지 않고 전해들은 기록이 원본에 섞여 있지만,역주자는 치밀한 분석으로 혜초의 서역기행 노정을 사실에 가깝게 복원하려고 노력했다. 혜초가 서역의 어느 지점까지 여행했느냐는 의문은 학계의 오랜 논란거리.역주자는 원본분석을 통해 페르시아와 대식국(大食國·아랍)까지는 실제로 답사한 게 분명하다는 주장을 펼친다.그리고 혜초가 방문한 대식국의 도시는 카스피해 동쪽으로,호라산 총독부의 소재지인 니샤푸르(마슈하드)였다고 추정한다.혜초의 기행노정을 표시한 지도를 비롯해 혜초 복원도,둔황석굴 등 ‘왕오천축국전’과 관련된 도판들을 천연색으로 실었다.처음 발견 당시 두루마리에 필사된 227행짜리 원문도 포함됐다. ‘천축’이란 인도를 뜻하는 중국식 옛 이름.인도를 동서남북과 중간지역으로 나눠 이를 합쳐 부른 이름이 ‘오천축’이다.16세에 당나라로 건너가 불가에 귀의한 혜초는 723년 스승의 권유에 따라 인도로의 구법여행에 나섰다.4만 8000원. 황수정기자 sj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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