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의 對韓 통상압력 전초전/金柄憲 파리 특파원(오늘의 눈)
최근 프랑스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상품이 프랑스시장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하고 있다.자동차,정보처리기기,전자부품산업에서 심각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게 주요 골자다.반면 함께 금융위기를 겪은 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밀레이지아 4개국은 전혀 우려할 상대가 아니라고 말한다.
자동차의 경우만 봐도 일견 그들의 주장이 맞는 것 같다.프랑스 자동차생산자협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 1∼2월 2달 동안 프랑스내 한국산 자동차 판매대수는 전년동기에 비해 59%가 증가한 2천972대다 프랑스내 외제차시장만을 놓고 볼 때 시장점유율은 무려 39.7%나 되는 것도 사실이다.
선박의 경우에도 이 기간 동안 5억4천8백만달러어치를 수출해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이 무려 2만3천323%에 이른다.무선통신기기나 항공기부품도 증가율이 100%를 훨씬 웃돈다.언뜻 보면 한국민의 자존심이 한껏 살아나는 이야기 같다.IMF 한파를 슬기롭게 이겨가고 있는 한국인의 긍지도 느낄 수 있음직한 대목이다.
실제로 최근 원화절하로 컴퓨터,자동차,전자부품 등 우리의 주요상품이 대프랑스 수출에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선박,무선통신,항공기 부품을 제외하고는 본격적인 수출증가세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동차도 괄목할 만한 판매신장에도 불구,같은 기간중 대프랑스 수출실적은 금액기준으로 22.7%가 줄었다.신규수출 증가보다는 그동안 쌓인 재고처리의 영향일 뿐이다.
프랑스가 엄살을 피우고 있는 것이다.그 진의는 뭘까.자체적으로는 물론이고 유럽연합(EU) 차원에서 한국에 통상압력을 가하기 위한 전단계 작전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원화절하에 따른 수출호조가 언제가 통상압력으로 돌아올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은 아니지만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선지 3달 만에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비단 프랑스와 EU만은 아닐 것이다.미국 등 모든 주요수출국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은 시작됐을 것이다.그러나 국내사정은 어떤가.겨우 몇달 계속된 무역수지 흑자를 마치 위대한 전리품인양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지.또 국민들에게 희망을 준다는 이유로 그렇게 생각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최근의 언론보도나 정부발표를 보면 이러한 우려를 지울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