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株價 연일 최저치 행진/러 루블貨 폭락 파장
◎미 다우지수 사상 3번째 큰 낙폭/일 1만3천엔대… 12년만에 최저/유럽 이틀째 폭락… 아시아도 불안
러시아가 정치적으로도 위기를 맞으면서 세계 금융시장이 일대 혼란을 겪고 있다.동서양을 막론하고 하루가 다르게 주가가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일본 주가가 12년만에 최저치로 추락했는가 하면 미국 뉴욕주가는 사상 3번째로 큰 낙폭을 기록하면서 겉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러시아 파문이 가장 큰 곳은 도쿄 증시.28일 일본의 닛케이 평균 주가는 전날보다 498.16엔이 폭락한 1만3,915.63엔으로 마감하면서 12년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도쿄시장에서 주가가 1만3,000엔대로 하락하기는 86년 3월 이후 12년 5개월만에 처음이다.
전날 452엔이 급락했던 도쿄 증시에서는 개장초부터 전종목에 걸쳐 무조건 팔자 분위기가 걷잡을 수없이 확산됐다.뉴욕증시가 사상 3번째 큰 폭으로 폭락한 데 영향을 받았다.
도쿄 증시의 대폭락은 일본의 금융기관과 기업들에 거액의 평가손을 초래할 것으로 보여 은행의 대출기피와 자기자본 저하,기업의 수익악화,개인소비 부진 심화 등으로 가뜩이나 침체된 경기를 한층 악화시킬 것으로 점쳐졌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공업평균 지수는 전날에 이어 개장 초부터 하락세로 출발,결국 357.36포인트(-4.2%) 급락한 8,165.99에 마감됐다.
유럽증시 역시 이틀째 대폭락 행진이 이어졌다.프랑크푸르트 DAX가 3.3%,런던 FTSE 100이 3.3%,파리 CAC40DL 4.3%씩 내렸다.
남미의 브라질 증시는 개장초부터 폭락세를 보여 9.94%가 떨어졌고 멕시코증시는 5.4%,베네수엘라 증시는 4.74%,아르헨티나는 10.63%가 하락했다.
타이완을 비롯한 태국,필리핀,인도,파키스탄,인도네시아,싱가포르,뉴질랜드 등 아시아 증시도 불안한 국면을 이어갔다.
◎러시아 사태 이모저모/국민들 달러·생필품 사재기 혈안/정부,노조 정치활동 금지 검토
러시아 경제 위기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세계 대공황의 공포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러시아 국민들은 악화되는 경제와 정치 혼란에 망연자실해 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러시아 법무부는 경제위기와물가 인상에 대한 항의 사태를 우려,노조의 정치 활동을 금지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파벨 크라셰닌니코프 법무장관 서리가 27일 밝혔다.그는 노조들에 대해 정치 활동에 참여하지 말라고 경고하면서 노조의 정치 활동을 금지하기 위해 곧 법 개정안을 국가 두마(하원)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스크바 시민들은 최상의 도피처인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환전소와 암달러상을 찾아 바쁜 발걸음.일부 시민들은 공식 환율보다 달러당 4.6 루블이나 높은 13루블에도 환전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또 은행에 예탁한 루블화 인출이 사실상 막혀 식료품 구입도 어려워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사재기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92년에서 94년 사이처럼 한 해에 물가가 300∼2,500%씩 폭등하는 초인플레이션 시대가 다시 오지 않을까 불안한 표정.또 이번 위기로 조만간 심각한 사회불안이 나타날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모스크바는 당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대체로 평온.이에 대해 심리적으로 안정돼 있기 때문보다는 워낙 돈이 없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또 모스크바 시민들은 루블화 가치의 폭락으로 수입품 값이 크게 오르자 ‘자의반 타의반’으로 국산품을 애용하기 시작.담배의 경우 수입품의 값이 25%나 상승하자 이를 외면한 채 러시아산 담배를 구입하고 있다는 것.
◎각국 러에 얼마나 물려있나/서방은행 총 650억弗 손실 예상/미 3개은 무보증채권 66억불
【파리·뉴욕 연합】 러시아에 돈을 빌려 주었던 서방은행들이 금융위기로 무려 4천억프랑(650억 달러)의 손실을 보게 될 것 같다고 프랑스의 르 몽드지가 27일 보도했다.
르 몽드지는 실제로 국제적 투자가 조지 소로스가 20억달러의 손실을 입었고 유럽 금융중심지인 런던의 경우 러시아 국채에 투자한 상당수 ‘투기자본’ 기금들이 파산 직전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의 채무지불 유예와 국채의 상환연장 조치 및 루블화의 폭락으로 유럽 최대은행인 스위스의 UBS은행의 경우 7억2,000만 프랑(1억2,00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오스트리아 최대은행인 ‘방크 오스트리아’의경우 러시아에 빌려준 64억 프랑이 ‘위험상태’에 있고 러시아 금융계에 대한 최대 대출은행인 독일 ‘도이치 방크’는 무보증 채권 규모가 45억 프랑에 달한다.
독일 드레스덴은행의 경우 무보증 채권이 23억 프랑에 이르고 미국의 뱅크 오브 아메리카,체이스 맨해튼,시티은행 등이 400억 프랑정도(66억 달러) 러시아에 물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러시아에 대한 외국은행들의 전체 대부는 4,300억 프랑으로 42% 독일,10% 미국,9.7%가 프랑스계 은행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