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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發 금융위기] 유엔총회서 세계지도자 금융위기 우려

    유엔총회에 참석한 세계 지도자들이 각국 대표 기조연설에 나서 미국발(發) 경제 위기에 공동 대응할 것을 잇따라 촉구했다. 23일(현지시간) 유엔총회가 열린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등은 일제히 금융위기 문제를 언급했다. 반 총장은 “금융위기가 경제성장을 방해하고 개도국에 대한 지원을 감소시킬 우려가 있다.”면서 “개발 지원과 사회보장 지출, 빈곤 추방을 위한 새천년개발 목표 등 국제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가 금융위기로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제 각국은 외부와 협력 없이는 자신의 이익을 보호할 수 없고 국민 복지도 증진시킬 수 없다.”면서 “집단적 행동과 글로벌 지도력이 지금 당장 요구된다.”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금융위기에 공동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금융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지 않도록 조속히 조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구제금융을 신속히 시행해 신용시장을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금융위기 해결책 모색을 위한 긴급 정상회담을 요구했다. 그는 “글로벌화한 세계에서는 모두 함께 노력해야만 문제를 풀 수 있다.”면서 “이번 금융위기가 던져 준 교훈을 새기고 국제 금융시스템의 대대적 개혁을 위해 연내에 세계 정치 지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금융 위기 해결을 위한 국제적 협력을 강조했고, 글로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은 “지금은 모두의 인내가 필요한 때”라며 세계 각국이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데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창규기자 nada@seoul.co.kr
  • 부천, 세계전통가무에 빠져든다

    부천, 세계전통가무에 빠져든다

    경북 안동 하회별신굿 탈놀이와 태평무, 중국의 내몽골 전통음악인 장조(長調), 베트남의 민속음악인 공 뮤직(Gong music)…. ●韓·中·印 등 9개국 82개팀 공연 세계 전통문화 한마당이 화려하게 펼쳐진다.‘전통과의 새로운 만남’을 주제로 10월10일부터 30일까지 경기 부천영상문화단지와 상동호수공원에서 열리는 ‘2008 부천세계무형문화유산엑스포’가 그 무대다. 세계 전통문화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히고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통문화 엑스포에는 한국(72개팀)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인도, 터키 등 세계 8개국(10개팀)의 전통문화 공연단이 참가한다. 박찬수 부천세계무형문화유산 엑스포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엑스포 개최 원년인 데다 준비 기간도 짧았던 만큼 중국·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 중심의 ‘프레 엑스포’ 형식으로 행사를 치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엑스포의 꽃’이라 할 세계 전통문화 공연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으로는 하회별신굿 탈놀이와 태평무, 중국의 장조, 베트남의 공 뮤직 등을 꼽을 수 있다. 중요 무형문화재 제69호인 하회별신굿 탈놀이는 고려 중기 이후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행해지던 연희다. 국가의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뜻을 춤으로 표현한 태평무는 중요 무형문화재 제92호로, 장단의 변화와 함께 절제의 미학을 보여주는 기교적인 발짓춤이 압권이다. ●무형문화유산 베트남 ‘공뮤직´ 첫 선 유네스코에 등록된 국가 문화재인 중국의 장조는 독특한 발성과 연주 기법으로 유명한 내몽골 전통 음악. 소리와 무용, 악기 등 3박자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독특한 가창 형식으로, 유목문화의 고유한 특징을 담고 있어 몽골의 언어와 문학을 간접 체험할 수 있다.‘신비의 소리’로 불리는 장조의 호맥(呼麥·한 사람이 두 소리를 동시에 내는 것)은 한껏 흥을 돋운다. 몽골의 대표적 현악기인 마두금(馬頭琴) 연주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에 처음 소개되는 베트남의 공 뮤직은 베트남의 전통문화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공 뮤직은 베트남 북부 산간지방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민속음악이다. 민속 악기인 공의 감미로운 멜로디와 소리, 춤으로 이뤄진 이 공연은 베트남 민족의 독창적인 음악성을 느끼게 한다. 지난해 세계민속춤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터키의 ‘모티프’를 비롯해 일본, 러시아, 인도, 필리핀, 아프리카 등의 전통문화 공연 작품도 소개된다. 김규환기자 khkim@seoul.co.kr
  • “54년전 몰수한 땅 돌려달라” 베트남 가톨릭, 대정부 시위

    “54년전 몰수한 땅 돌려달라” 베트남 가톨릭, 대정부 시위

    과거 사회주의가 출범하면서 몰수한 교회 땅을 돌려달라는 가톨릭 교회의 요청을 베트남 정부가 거부하면서 종교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응오 꽝 끼엣 하노이 대주교를 비롯한 베트남 가톨릭 관계자들은 23일 5일째 시위를 벌였다. 타이하 성당에서는 20일째 철야기도가 이어지고 있다. 시위를 주도하는 ‘베트남가톨릭매스미디어연합회’는 “빼앗긴 땅을 되찾을 때까지 정부와 대결하겠다.”며 정면 대응 방침을 밝혔다. 반면 하노이시는 “더 이상 불법 행위를 하지 말라.”는 경고장을 잇따라 보냈다. 베트남 가톨릭 교계의 주장에 현재는 바티칸과 국제 종교단체도 가세한 상황이다. 베트남은 2006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종교의 자유가 허용됐다. 교회 땅을 돌려받으려는 가톨릭 교계의 움직임은 지난해 12월 시작됐다. 가톨릭 교계는 당시 하노이 성요셉 성당과 이웃한 옛 교황청 대사관 건물과 부지의 반환을 요구했다. 이 건물과 부지는 1954년 베트남에 사회주의 정부가 들어서면서 몰수된 것이다. 성당측은 하노이시로부터 답변을 듣지 못하자 지난 1월 현장에서 철야기도에 들어갔다. 시는 지난 3월에야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해 ‘시위성 철야기도’는 일단 중단됐다. 하지만 하노이시는 최근 “정부가 적법하게 보유한 땅을 돌려주기는 어렵다.”면서 “교회가 필요하다면 다른 땅을 추천해 보겠다.”고 성당측에 통보했다. 가톨릭의 제안을 수용하면 다른 종교단체와 개인도 사회주의 정부 시절 몰수된 땅을 되찾겠다고 줄지어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하노이시는 대신 “이 땅을 시민들을 위한 공원과 도서관 부지로 쓰겠다.”고 했지만, 성당측은 “우리 땅을 되찾겠다.”며 제안을 거부했다. 베트남의 가톨릭 신자는 현재 600만명으로 아시아에서는 필리핀 다음으로 많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신영수 서울대 교수,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 당선

    신영수 서울대 교수, WHO 서태평양지역 사무처장 당선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국제기구의 지역수장이 배출됐다. 보건복지가족부는 22일 신영수(65) 서울대 의대 교수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제59차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역회의에서 차기 지역사무처장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내년 초 WHO 6개 지역 사무처 중 한 곳의 수장으로 5년 임기를 시작한다. 이번 선거에서 신 교수는 말레이시아의 티아시안 박사와 통가의 탕기 부총리 등 2명의 후보와 맞붙어 절반이 넘는 표를 얻었다. 그동안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WHO 자문관 등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보건문제를 다뤄온 점을 높이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WHO 서태평양 사무처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30개 회원국,18억 인구로 구성돼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中 독성분유 파문 해외로 확산

    |도쿄 박홍기·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의 ‘독성 분유’로 본토 밖에서 첫 피해자가 확인되는 등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가 지도자들이 파문 진화에 나섰으나 중국산 유제품 전체의 안전 문제로 사태가 비화되고 있다. 홍콩 위생서는 3살짜리 홍콩 여자 아이가 멜라민이 든 중국산 분유를 먹고 신장 결석에 걸린 사실을 확인했다고 명보(明報) 등 홍콩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이날 홍콩의 2대 슈퍼마켓 체인들은 헤이룽장성에서 제조된 스위스 식품업체 네슬레의 분유에 멜라민이 함유됐다는 현지언론 보도가 나온 직후 해당 제품 수거에 들어갔다. 중국산 농약 만두 파동을 겪은 일본은 독성분유에 특히 민감하다. 오사카에 본사를 둔 마루다이식품은 이날 중국내 현지 공장에서 생산해 들여온 ‘크림버터’ 등 과자·만두호빵·반찬류 5개 품목에 멜라민이 함유됐을 우려가 제기되자 자진 회수에 나섰다. 또 중국 현지공장의 조사를 위해 다음달 19일까지 조업을 중단했다. 조치는 중국의 현지 자회사 등이 중국에서 멜라민이 포함된 우유를 제조, 판매한 유업체로부터 우유를 구입해 제품 원료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후생노동성도 전국의 검역소에 중국제 가공식품의 검사를 강화토록 긴급 지시했다. 마루다이 측은 문제의 제품과 관련, 지난 8월부터 지금까지 1만 5000상자가 오키나와를 제외한 전역에서 판매됐고, 현재 점포에서 회수할 수 있는 물량은 2800상자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과자 ‘크림판다’는 병원이나 노인보건시설 등에 납품됐다. 마루다이 측은 “멜라민이 함유됐다고 해도 미량인 만큼 건강에 영향은 없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9일 나가노에 위치한 과자제조업 ‘마루세 본전’에서는 중국에서 수입한 팥고물을 맛본 종업원 두명이 구토와 함께 손발의 저림 현상을 보여 치료를 받았다. 문제의 팥을 수입한 마루후지 측은 2.7t 규모의 팥 136상자를 거둬 들였다. 말레이시아 보건부는 중국산 분유와 유제품의 수입을 금지했다.싱가포르 정부 산하 농식품가축국(AVA)은 모든 중국산 우유와 유제품의 판매와 수입을 즉시 중지시켰다.미얀마 보건 당국 역시 중국산 유제품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필리핀도 중국산 유제품 수입금지를 검토 중이다. 타이완은 이미 중국산 22개 유제품에 대한 수입 중단 조치를 취했다. 스타벅스는 중국내 체인점에서 우유 서비스를 중단했다. 이는 멜라민이 분유뿐 아니라 멍뉴 등 유명 업체의 우유와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등 전 유제품에서 검출된 데 따른 조치다. 이와 관련, 중국 내에서는 갖가지 관련 의혹과 루머가 퍼져 나와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중국 우유 유통업 한 관계자는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멜라민은 빙산의 일각이고 방부제와 과산화수소 등 화학물질이 우유에 첨가된다.”고 말한 것으로 홍콩의 한 일간지가 보도했다. 중국 지도부가 사태 진정에 나섰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고위 당·정 간부가 참석한 중앙 당교의 토론회에서 “인민의 재산과 생명에 중대한 피해를 미치는 안전사고와 식품 사고가 발생한 것은 일부 간부들이 근본과 대국적인 의식, 그리고 책임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질타했다고 인민일보가 보도했다.jj@seoul.co.kr
  •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氣살리기 나섰다

    한국영화의 부흥, 아시아의 재발견, 관객 서비스 강화. 올해 부산영화제의 경향은 이렇게 세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국내 젊은 프로듀서들의 다양한 영화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투자자를 찾는 ‘KPIF’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의 영화 관련 펀드를 한자리에 모은 ‘아시아필름펀드 포럼’이 대표적인 한국영화 지원 프로젝트. 아시아 영화 펀딩 및 파이낸싱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집약적으로 제공한다.총 20편이 소개되는 ‘한국영화의 오늘’ 섹션에서도 어느 때 보다 많은 미개봉작들이 선보이며,‘미쓰 홍당무’와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등 여성 감독들의 약진을 통해 국내 영화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한다. 윤종찬 감독의 신작 ‘나는 행복합니다’도 폐막작으로 선정되어 안팎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소설가 고 이청준의 단편 ‘조만득씨’를 각색한 이 작품은 정신병동의 상처받은 인물들의 삶을 통해 행복에 대한 인간의 소망을 조명한다. 한국영화 회고전에서는 스릴러 ‘운명의 손’과 멜로물 ‘자유부인’ 등으로 1950년대 한국영화를 대표하는 한형모 감독(1917∼1999)과 올해 칸 영화제에서 영화 ‘하녀’의 복원판이 공개되기도 한 김기영 감독(1919∼1998)의 작품이 상영된다. 아시아 영화의 재발견을 통해 동반 성장을 꾀하고 할리우드에 대응전선을 펴려는 움직임도 눈에 띈다. 개막작에 중앙아시아 국가인 카자흐스탄의 영화 ‘스탈린의 선물’을 선정했고, 그동안 국내의 우수 단편영화와 다큐멘터리에 한정됐던 와이드 앵글의 시상부문도 아시아 전체로 확대했다. 아시아 영화의 흐름을 개괄하는 ‘아시아 영화의 창’에서는 수년 전부터 정부차원에서 지원해온 필리핀의 독립영화들의 성과를 주목하며, 특별기획프로그램에도 ‘아시아의 슈퍼히어로’,‘2008 아시아의 옴니버스영화’,‘아시아 감독들의 뮤직비디오’ 등의 코너를 통해 아시아 영화의 다양성을 집중 조명한다. 비슷비슷한 영화제의 난립 속에 관객과의 거리를 좁히겠다는 것도 이번 부산의 특징 중 하나.24일부터 시작되는 예매(개·폐막작은 22일)를 미처 하지 못한 관객들을 위해 전체 티켓의 30%를 현장 판매분으로 배치했다. 또한 휴대전화로 영화제 관련 정보는 물론 예매도 가능한 ‘모바일 PIFF’를 실시한다. 해운대와 남포동의 일부 호텔과 제휴해 관객용 숙소를 확충하고 순환버스의 운행을 개선하는 등 실질적인 관객 편의에도 눈을 돌렸다. 일반 관객들의 영화 비평을 활성화하는 ‘피프 리뷰 공모전’과 관객심사단을 운영하는 등 참여 프로그램도 대폭 확충한다. 전양준 부산영화제 부집행위원장은 “역대 최다 미개봉작들이 부산에서 첫선을 보이는 만큼 수준높은 작품들로 관객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면서 “부산영화제의 초심으로 돌아가 전세계에 한국영화를 알리는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하겠다.”고 말했다.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부산국제영화제]‘영화 가을걷이’ PIFF족 설렌다

    [부산국제영화제]‘영화 가을걷이’ PIFF족 설렌다

    ‘전세계 영화인의 축제’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2주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새달 2일부터 10일까지 부산 해운대 야외상영장과 남포동 일대에서 개최되는 이번 영화제에는 세계 60개국에서 315편이 출품돼 역대 최다 작품수를 자랑한다. 영화의 바다에 푹 빠져 가을의 낭만을 즐길 생각에 ‘피프족’들은 벌써부터 마음이 들뜨게 마련. 이들을 위해 프로그래머 4인이 엄선한 화제작 8편을 집중소개한다. 진정한 영화 마니아라면 놓치면 손해볼 작품들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4인의 프로그래머가 본 키워드와 화제작 8편 ■ 김 지 석 (아시아영화담당) “변방이다” 최근 아시아영화가 세계영화계에서 각광받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편차가 심하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필리핀과 중앙아시아 등 최근 수작이 쏟아지고 있는 변방의 아시아 영화들을 다른 영화제들보다 앞서 소개한다. ●‘100’(뉴커런츠/감독 크리스 마르티네스/필리핀) 암에 걸린 젊은 여성의 마지막 시간에 관한 이야기. 여 주인공은 죽기 전 남은 석달 동안 해야 할 일을 메모지에 적어 벽에 붙여 나간다. 어머니와 친구들 등 주변인과 마지막 날을 함께한다는 소재가 암울하거나 비극적이기보다는 유머러스하고 밝다. 죽음을 준비하면서 삶의 소중함을 깨달아가는 이야기이면서도, 여성들의 신나는 한바탕 수다와 같은 영화. ●‘실크 사리’(아시아 영화의 창/감독 소만 나이르 프리야다르샨/인도) 딸에게 실크 사리를 입히고픈 어느 실크 직공기술자의 이야기.1940년대 말, 인도에서 공장노동자들에게 실크 사리는 감히 입어볼 수 없는 옷이었다. 최고의 실크방직 기술자인 벤가담은 공장주의 착취에 저항하는 노동운동을 벌이지만, 딸에게 실크 사리를 입히려는 그의 꿈은 결국 비극으로 끝난다. 비극적인 가족드라마와 가혹한 계급사회에 대한 비판이라는 주제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문제작. ■ 이 상 용 (한국영화담당) “여성이다” 올해 장편 경쟁부문인 뉴커런츠 심사위원장에 ‘누벨바그의 여신’으로 일컬어지는 프랑스 여배우 안나 카리나를 비롯해 김기영 감독의 페르소나인 여배우 이화시, 이란의 여성 감독 사미라 마흐말바프 등이 위촉됐다. 총 5명의 심사위원 중 3명이 여성인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한국영화 상영작 가운데도 총 6개 작품의 연출자가 여성 감독이다. ●‘나는 행복합니다’(폐막작/감독 윤종찬/한국) 더벅머리의 청춘스타 현빈의 파격적 연기변신이 화제를 모은다. 데뷔작 ‘소름’에서 상처받은 인물들의 심리를 공포영화로 풀어내고,‘청연’으로 여류 비행사 박경원의 삶을 그렸던 윤종찬 감독의 세번째 장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정신병원을 무대로 삶의 비극을 역설적으로 표현했다. ●‘똥파리’(한국영화의 오늘:비전/감독 양익준/한국) 양익준 감독은 ‘팡팡퀴즈쇼 커플예선전’ 등 여러 단편영화들에 출연한 배우. 이번 영화에서는 주연과 연출을 동시에 맡았다. 독립영화 연기자가 직접 만든 첫 독립 장편영화. 불우한 가정생활을 겪은 주인공들을 내세운 자전적인 고백담이 마음 약한 관객들의 가슴을 두드릴 듯. ■ 이 수 원 (세계영화담당) “프리미어다” 올해 부산에선 한국과 아시아를 제외한 130여편의 세계 각국의 영화가 소개된다. 이 가운데 35여편이 월드(세계최초 공개) 혹은 인터내셔널 프리미어(자국 제외 최초 공개)에 해당한다. 사실상 비경쟁 영화제임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다 프리미어를 기록한 것은 부산영화제가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의 영화 제작자 및 관계자들에게 인정받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고모라’(오픈시네마/감독 마테오 가로네/이탈리아) 올해 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 대상작. 이탈리아 나폴리를 장악하고 있는 범죄조직 카모라(나폴리 마피아)의 실상이 냉정한 시선으로 그려진 올해 최고의 이탈리아 영화.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부패와 죽음이 지배하는 현대판 ‘고모라’를 적나라하게 조명한다. ●‘누신젠 하우스’(월드시네마/감독 라울 루이스/칠레) 칠레 출신의 거장 감독 라울 루이스의 최신작. 월드프리미어로 공개된다. 요양차 윌리엄은 칠레의 ‘누신젠 하우스’로 아내와 함께 찾아 간다. 하지만 귀신이 출몰하고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그 집에서 그들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든다. 루이스 감독의 초현실주의적 세계가 판타스틱 장르에 버무려져 펼쳐진다. 특수효과 없이 빚어진 거장의 솜씨가 단연 돋보인다. ■ 홍 효 숙 (다큐·단편영화담당) “농촌이다” 농촌을 배경으로 한 한국 다큐멘터리 작품들이 많다는 것도 두드러진 경향이다. 특정한 시간과 공간 속에서 자신만의 삶을 가꿔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현재를 성찰하게 된다. ●‘농민가’(와이드 앵글/감독 윤덕현/한국) 농민들의 삶은 소박하고 투박하다. 하지만 투박함 안에는 따뜻함과 열정이 담겨 있다. 땅을 벗어나 아스팔트 위에서 농민의 꿈을 주장할 수 밖에 없는 한국 사회의 모순된 현실과 그것을 이겨내려는 농민들의 싸움을 가감없이 보여주는 작품. ●‘길’(와이드 앵글/감독 김준호/한국) 한동안 신문지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대추리가 어느덧 잊혀지고, 우리는 영화를 통해 그 싸움의 현장과 다시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대추리 투쟁을 하면서도 묵묵히 텃밭을 일구는 노인의 일상에서 ‘땅’과 ‘투쟁’의 의미를 재발견한다.
  • [미국發 금융위기] “안전자산이 최고” 금값 폭등

    [미국發 금융위기] “안전자산이 최고” 금값 폭등

    |워싱턴 김균미특파원·서울 송한수기자|미국 금융위기 여파가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월가(街)발 위기로 ‘종이 자산’ 가치가 떨어지면서 금값이 폭등했다.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17일(이하 현지시간) 온스(28.35g)당 하루 만에 70달러가 올라 850.5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999년 9월28일 이후 최대의 상승폭이다. 금 즉시인도분 가격도 이날 11% 급등,26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베네수엘라는 또 투자상품 개발을 위해 연간 15t의 금을 매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필리핀 중앙은행 관계자는 금을 완전한 헤지수단이라고 주장했다. 이같은 금 수요 전망에 힘입어 애널리스트들은 금 가격이 이번주 9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유가도 들썩거리고 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배럴당 6.01달러 폭등한 97.16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석유거래소(ICE)의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5.62달러 급등한 94.84달러였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0.61달러 오른 87.17달러로 장을 마쳤다. 미국 주택건설 부문은 직격탄을 맞았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8월 미국의 신규주택건설은 최근 17년 사이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모기지 신청은 지난주 ‘반짝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금융위기의 진원이어서 여전히 회복을 장담할 수는 없는 처지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 모기지은행연합회(MBA)는 지난주까지 모기지 신청지수가 전주보다 33.4% 오른 661.7을 기록해 지난 5월 이후 최고치로 나타났으나 금리 인하로 인한 반사효과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도쿄 미쓰비시UFJ은행의 크리스 룹키 수석연구원은 “모기지 금리는 패니매와 프레디맥 구제금융 소식이 나온 뒤 곧장 떨어졌다.”고 말해 부동산 시장에 또 다른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뒷받침했다. CNN머니는 이날 경제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최근 금융불안의 원인은 주택가격 문제에서 비롯됐다고 보도했다. ‘국제금융 국가’의 저자인 배리 리톨츠는 “주택가격이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야 금융시장이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주택가격은 1996∼2006년 85%나 치솟았다는 점을 들어 집값 하락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kmkim@seoul.co.kr
  • 용산구, 21일 다문화축제 연다

    용산구 자원봉사센터와 용산 나눔의집이 공동 주관으로 21일 오전 11시부터 국립중앙박물관 어울마당에서 ‘2008 다문화 축제’를 개최한다고 18일 밝혔다. 다양한 문화권의 외국인들이 모여 사는 용산구에서 지역주민과 이주 외국인이 함께 서로의 문화를 나눌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보자는 취지에서 마련된 행사다. 이 자리에서는 필리핀, 베트남, 몽골 등 각국의 이주민들이 자국의 전통 물품을 전시·판매하는 장도 마련한다. 특히 미얀마, 볼리비아 등 이주민들은 정성스레 장만한 음식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인도와 방글라데시 등에서 운행 중인 인력거 릭샤와 베트남 운송수단인 시클로를 타보는 기회도 마련된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충주호 재발견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충주호 재발견

    충북 충주와 제천, 단양 등에 걸쳐 있는 충주호는 국내 두 번째로 큰 인공호수다. 저수용량 27억 5000만㎥. 가늠조차 어려운 크기다. 이처럼 거대한 호수를 즐기기 위해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선택한 방법은 자동차 드라이브다. 충주호 조성 당시 기대됐던 ‘충주호 물길 100리 르네상스’는 빛바랜 느낌이 없지 않지만,‘한국 최고의 호안(湖岸)’이라 평가받는 드라이브 길은 건재하기 때문이다. 이제 90리 남짓한 비포장길을 새로 추가해야 할 것 같다. 소수의 여행자들만 찾던 그 길이 알려지면서 그간 꼭꼭 숨겨져 있던 충주호의 비경들도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흙길 곳곳에서 만나는 고즈넉한 시골마을과 문화유적들은 풍경의 덤. 이제 얼마 뒤면 호수는 가을옷으로 갈아입을 게다. 충주호에서 드라이브를 즐기며 자동차 한가득 가을의 정취를 담아오는 것도 좋겠다. ●비포장길에서 만난 그림 같은 호수 충주호는 도는 방향에 따라 각기 다른 풍경을 펼쳐 보인다. 충주댐을 기준으로 왼쪽으로 돌면 비포장길을 따라 오밀조밀하고 섬세한 여성적인 풍경을, 오른쪽으로 돌면 잘 포장된 도로를 따라 우람하고 선 굵은 남성적인 풍경과 만날 수 있다. 우선 왼쪽길. 충주 시내에서 목행대교를 건넌 뒤 용교삼거리를 끼고 우회전하면 532번 지방도로와 만난다. 동량면 하천리를 거쳐 제천시 금성면까지 이어진 길이다. 쉬 보기 어려운 충주호의 풍경들과 만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단, 이 길의 대부분은 비포장이란 점을 잊지 말 것. 자동차의 ‘안위’가 염려돼 그림 같은 호수 풍경을 기꺼이 포기하겠다면 하천리 하천대교쯤에서 돌아 나오시라. 동량초등학교를 지나 하천리 방향으로 가다 보면 빨간 사과들의 유혹에 절로 차가 멈춰진다. 장선마을이다. 충주에서 가장 맛있는 사과를 생산한다는 곳. 사과가 탐스럽게 열려 있는 나무마다 아래에 은박 코팅 비닐을 깔아 놓았다. 햇빛을 반사시켜 속속들이 붉어지라는 뜻에서다. 박선예(53) 충주시 문화관광해설사에 따르면 “충주호의 물안개가 밤사이 사과 표면을 차갑게 식힌 뒤 해가 뜨면서 온도가 오르는 현상이 반복돼 당도가 높아진다.”고 하니, 호수는 세세한 곳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넉넉함을 나눠 주는 모양이다. 하천리 하천대교에 이르면 비로소 남한강의 장중한 물줄기와 마주하게 된다. 호수 위로 쏟아져 내린 햇살을 받아 은빛 물비늘들이 영롱하게 빛나고 있다. 충주호는 이처럼 물이 가득 찼을 때와 갈수기 풍경이 사뭇 다르다. 호수 아래의 온갖 것들이 드러나 다소 황량한 풍경을 그려내는 갈수기에 비해 물이 가득 찬 요즘은 풍만하고 여성스런 곡선미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사람들이 충주호를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안을 가진 곳이라고 치켜세우는 까닭도 여기에 있을 게다. ‘하늘 향한 희망의 안테나’ 솟대들이 늘어선 솟대마을을 지나면 비포장길이 시작된다. 제천시 금성면까지 대략 37㎞ 거리. 비포장이라고는 하나 승용차가 다니기에 큰 어려움은 없다. 흙길에 들어서면 리아스식 호안을 따라 마을 가장자리까지 마중나온 호수의 푸른 물과 만난다. 골자리마다 수상 좌대가 들어차 있고, 숲과 물이 어우러지며 그림 같은 풍경을 그려낸다. 호수와 나란히 달리는 길이 아니라면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풍경이다. 이 나무 저 나무 꾸밈없이 섞여 있는 에움길을 몇 굽이 돌면 제천시 오산리다. 낚시터로 많이 알려진 곳. 이곳을 먼저 찾은 이들은 낚시인들이었지만, 아름다운 풍경은 모두의 것일 터다. 밤송이들이 폭죽처럼 터지는 밤나무 아래로 파란 하늘을 가득 담은 호수가 ‘명경지수란 이런 것’이라며 말을 건네는 듯하다. 호수에 얼굴을 비추며 나르시시즘 놀이를 즐겨 본다. 하늘도 호수도, 나도 모두 한 곳으로 갈무리되는 느낌이다. 부산리, 사오리 등을 줄줄이 지나고 나면 황석리다. 이곳부터 방우리에 이르는 구간에서 호수는 절정의 아름다움을 펼쳐 보인다. 박선예 해설사의 ‘강추’ 구간이기도 하다. 물에 잠기기 전에는 봉우리였을 산자락들이 다도해의 섬처럼 두둥실 떠 있고, 멀리 뒤로는 소백산맥의 준봉들이 주름살같이 마루금을 좁히고 있다. 이런 길이라면 풍찬노숙도 마다 않고 찾을 만하다. ●내륙의 바다를 만끽하다 이번엔 오른쪽길. 충주댐에서 36번국도를 따라 마즈막재를 지나 단양의 장회나루까지 이어져 있다.‘내륙의 바다’로 일컬어지는 충주호의 장대함과 선 굵은 암릉들에서 남성적인 매력이 물씬 풍겨 나오는 코스다. 장회나루 가기 전 제천시 수산면에서 청풍방면 82번 지방도로로 내려서는 게 좋다. 청풍대교에서 직진해 597번 도로를 타고 제천시 금성면으로 향할 수도 있고, 우회전해 능강 등을 거쳐 장회리 인근에서 36번국도와 다시 만날 수도 있다. 익히 알려진 충주호의 정통 드라이브 코스가 바로 옥순대교를 건너 능강까지 이어진 597번 지방도로다. 기왕 나선 길, 장회나루까지는 가야 한다. 예사롭지 않은 바위산들이 호수 주변으로 이어져 있어 충주호 최고의 선상 유람 코스로 꼽힌다. 장회나루에서 단양으로 향하는 장회재 구간도 빼놓을 수 없다. 건설교통부(현 국토해양부)는 이 길을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올려놓았다. ●전 세계 무술고수들을 만난다 ‘무술로 세계가 하나로’라는 슬로건을 내건 충주세계무술축제(www.martialarts.or.kr)가 한국을 비롯해 28개국의 무술고수들이 참가한 가운데 다음달 2∼8일 충주 유엔평화공원 터에서 개최된다. 사바테(프랑스), 펜칵실라트(인도네시아), 아르니스(필리핀), 크라슈(우즈베키스탄), 불가리안캠포(불가리아) 등 각국의 대표 무술이 총집합하는 진귀한 축제다. 대회 참가 무술인들로부터 여러 나라의 전통무술을 배우는 체험도 할 수 있어 흥미를 더한다. 글·사진 충주·제천·단양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여행수첩 (043) ▶가는 길 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충주 나들목→충주호. 충주시 관광과 850-6723. ▶잘 곳 온천을 겸해 수안보에서 하루를 묵어도 좋겠다. 수안보상록호텔은 일요일 투숙객에 한해 숙박+식사 2회(조·석식)+온천사우나 이용권(2인 기준 2회) 등을 8만 3000원에 판매하고 있다.845-3500. ▶맛집 가금면 중앙탑 인근 중앙탑오리집은 담백하고 연한 오리탕(3만 5000원)을 2대째 가업으로 잇고 있는 집.857-5292. 전통 꿩요리의 진수는 대장군식당에서 확인할 수 있다.846-1757. ▶둘러볼 곳 충주시는 매주 일요일 문화유적투어를 운영한다. 중앙탑, 탄금대 등을 돌아볼 수 있다. 참가비는 없고, 도시락을 지참해야 한다.11월 말까지.850-7468. 호암지 인근 택견전수관은 전통무예 택견의 모든 것을 담아둔 곳.847-7044. 와인 애호가라면 박달재와 충주댐 사이에 있는 묵은지·와인터널을 놓쳐선 안 된다.851-3630.
  • 신임 재외공관장에 임명장 김중수OECD 대사등 20명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김중수 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와 최중경 주 필리핀 대사를 비롯한 신임 재외공관장 20명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날 임명장을 받은 재외공관장은 두 사람 외에 박준우 주 벨기에·EU(유럽연합)대사, 정해문 주 태국 대사, 홍종기 주 사우디아라비아 대사, 서정하 주 헝가리 대사, 마영삼 주 이스라엘 대사, 김영원 주 네덜란드 대사 등이다. 구양근 주 대만대표부 대표와 장동희 주 리비아 대사, 김성철 주 콩고민주공화국 대사, 김종해 주 세르비아 대사, 정순석 주 에티오피아 대사, 홍승목 주 네팔 대사, 한원중 주 파푸아뉴기니 대사, 이호성 주 카메룬 대사, 김대식 주 브루나이 대사, 김병호 주 키르기스스탄 대사, 김홍락 주 볼리비아 대사, 이상학 주 가나 대사 등도 임명장을 받았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시론] 다문화,다문화 가정,다문화 교육/권성자 ‘책 만들며 크는 학교’ 대표

    [시론] 다문화,다문화 가정,다문화 교육/권성자 ‘책 만들며 크는 학교’ 대표

    몇년 전 영국의 선진교육 프로그램을 보기 위해 공립초등학교 1학년 수업을 참관할 기회가 있었다. 교사와 학생간의 수업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교실 한쪽에 전시되어 있는 아이들의 작품이었다. 이슬람 사원의 책 모양에는 라마단 이야기가, 코끼리 모형의 책에는 힌두 문화 이야기가, 절 모양의 그림에는 전통 복장의 예쁜 중국 아이의 웃는 그림이 삐뚤빼뚤한 글씨와 함께 정성스럽게 그려져 전시되어 있었다. 영국의 한 초등학교 교실에서 필자는 아이들의 작품을 통해 이슬람 문화와 힌두 문화 그리고 불교 문화를 먼저 접하는 아이러니를 경험했다. 다양한 출신 나라만큼이나 다양한 나라의 전통문화를 학교 교육 현장인 교실 안에서 눈으로 볼 수 있어서 내심 놀라웠다. “서로 다른 문화와 역사를 가진 아이들이 모여 함께 생활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를 이해하기 위한 수업을 합니다. 어떤 음식을 먹고, 어떤 축제를 즐기며, 어떤 풍습을 지키며 생활하는지 이해시킴으로써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다름을 존중하도록 교육시키는 것이죠.” 각기 다른 문화를 보고 배우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출신 나라의 역사와 전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수업을 가장 먼저 한다는 교사의 설명을 들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학교 현장에서의 살아 있는 생생한 다문화 교육이 서로 다른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면서 화합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게 해 이민자 나라인 영국의 국가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지금 우리나라도 체류 외국인이 100만명 시대에 들어섰다. 그중 결혼 이민자수는 약 10만명에 이르고 출신 국가도 베트남, 중국, 러시아, 일본, 필리핀 등 점차 다양화되고 있다. 또한 한국인 여성과 결혼한 외국인 남성가족, 유학생, 이주민 가족 등 다문화 가정이 늘면서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져 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다문화 가정에 대한 사회적인 관심과 교육은 미미한 실정이라고 한다.“하루빨리 한국 사람이 되라고 재촉하는 듯, 한국 정착을 위한 지원에만 관심을 가질 뿐 이주민 각 나라의 고유한 문화와 전통을 이해하려는 노력은 전무한 실정”이라고 다문화 가정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민에게도 그들만의 명절이 있고 풍습이 있기 마련인데 그들의 문화와 전통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귀를 열어 왔는지 우리의 최대 명절인 추석을 계기로 한번쯤 생각해 보고 자라나는 2세들과의 공존과 화합을 이끌어 낼 체계적인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아직까지도 피부가 다르고 머리색과 눈동자가 다르면 편견을 가지고 대한다. 또한 생활습관이나 문화가 다르고 의사소통이 잘 안 되면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다문화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들마저 선입관을 가지고 대하는 경향이 있다. 편견에 가득 찬 시각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우리도 영국처럼 교실에서 다른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의 문화와 전통을 이해해 주는 교육을 시키면 다문화 가정의 2세와 우리 아이들이 함께 어깨를 맞잡고 화합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권성자 ‘책 만들며 크는 학교’ 대표
  • “미국 땅에 영원한 한국문화 상징물을…”

    “미국 땅에 영원한 한국문화 상징물을…”

    “웬만한 유럽국가는 물론 일본과 중국, 심지어 한국보다 훨씬 못사는 아프가니스탄이나 아르메니아도 ‘문화실’을 두고 있습니다. 더 이상 주저할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미국의 대표적 대학도시인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시 한 복판에 한국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알리는 전시실이 마련된다. 현지 교민들이 피츠버그대 본관 ‘배움의 전당(Cathedral of Learning)’에 ‘한국 문화실’ 건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건립기금 50만弗… 교민들 기부 행렬 추진위원장을 맡은 이관일(63) 박사는 최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교민들이 그러하듯, 먹고 사는 문제에 바빠 고국에 대한 애정을 마음속에만 담아 두고 살았다.”면서 “누군가는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서 지난해 의사를 그만둔 뒤 문화실 건립에 뜻있는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곧바로 추진위원회를 결성한 그는 지난해 7월 피츠버그대 김홍구 교수 등 지역사회 한인 유지들과 함께 대학측에 공문을 보내고 총장을 면담하는 등의 노력 끝에 한국 문화실을 배정받는 데 성공했다. 피츠버그대 ‘배움의 전당’ 내 강의실들은 1900년대 초반부터 각국 문화를 상징하는 기념실로 꾸며지기 시작했다. 비용은 각국 교민들이 댔고, 내부 설계와 공사에는 기부자들의 의견이 모두 반영됐다. 현재까지 26개 국가의 문화실이 꾸며졌고 한국을 포함해 덴마크, 핀란드, 라틴 아메리카, 필리핀, 스위스 등 9개 전시실의 건립이 진행 중이다. 피츠버그대측 관계자는 “대학 강의실에 각국 문화실을 마련한 것은 피츠버그가 유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문화실을 찾는 관광객이 연간 20만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피츠버그 한인회 전용식 회장은 “50만달러의 기금을 모아 대학측에 전달하면 대학이 지속적으로 관리해 주기로 했다.”면서 “2000여명에 불과한 피츠버그 교민들만으로는 50만달러를 모으기에 힘이 벅차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워드·최경주 동참… 2010년 개관 목표 피츠버그 한 복판에 한국문화실 건립을 추진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현지는 물론 인근 도시 교민들의 기부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기금 마련을 위한 음악회나 바자회도 여러차례 열렸다. 교민회측은 한인 식당과 식료품점 등에 모금함을 설치하고, 해외교류재단에도 도움을 요청했다.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미식축구 선수 하인스 워드와 골프선수 최경주 등 한인 운동선수들과도 접촉해 지원 약속을 받아냈다. 추진위측은 전시실 개관 시기를 2010년 광복절로 잡고 있다. 이 박사는 “그리스 전시실(1940년 개관)은 그리스 정부가 본토에서 직접 대리석을 보내줘 건립됐고, 일본 전시실(1999년 개관)은 본국에서 건축전문가 3명이 직접 건너와 장식 하나하나까지 만들어줬다.”면서 “‘영원한 한국 문화’의 상징물을 만든다는 각오로 문화실 건립에 한국인들의 힘을 최대한 모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피츠버그(미국)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美 리먼 파산신청·메릴린치 합병] 한국경제 ‘삼각파도’ 휩싸이나

    [美 리먼 파산신청·메릴린치 합병] 한국경제 ‘삼각파도’ 휩싸이나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발(發) 쓰나미’가 ‘9월 위기설’ 이후 다시 국내 금융시장을 강타할 것으로 우려된다. 15일 아시아와 유럽 증시가 동반 급락한 점을 감안하면 16일 개장하는 국내 증시 역시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센터장은 “어떤 식으로든 해결될 것으로 보였던 리먼 브러더스에 대해 미국 정부가 공적자금 투입을 거절했다는 점을 유의해서 봐야 한다.”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하게 흔들릴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서준혁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결국 관건은 이번 퇴출과 합병이 미국 금융위기가 정리되어 가는 마지막 단계라는 공감대가 형성되느냐다.”면서 “공감대가 없다면 연기금 투입으로 겨우 유지했던 1400선도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악재라도 장기적으로 호재라는 반론도 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증시에 가장 나쁜 것은 불확실성을 계속 끌고 가는 것”이라면서 “퇴출·합병에 물린 곳이 나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겠지만 금융위기 문제가 어쨌든 가닥을 잡아간다는 점에서 보자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가계부채, 금융권 PF대출도 발등의 불 금융감독 당국은 최근까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관련해 제2금융권인 저축은행을 주시해 왔다. 저축은행의 PF대출은 12조 2000억원으로 연체율이 약 14.3%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침체로 이들 저축은행의 PF부실이 한국경제 위기의 방아쇠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탓이다. 민주당 이광재 의원실의 국정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제 1금융권인 은행들의 PF대출 부실도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강원도와 경북의 PF대출 연체율은 각각 8.65%,8.31%다. 은행권의 PF대출잔액은 강원도가 5501억원, 경북이 9860억원으로 모두 1조 5361억원이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정책의 경우 서울 강남 중심으로 혜택이 돌아가고,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는 지방·수도권에는 큰 도움이 안된다는 것도 문제다. 지역 중소건설사들이 무너지면, 지방발 금융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지난 6월말 현재 660조 3000억원의 가계부채도 골칫거리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 부실과 같은 형태로 한국에서 닮은꼴 금융부실이 발생할 경우 이것을 해결할 때까지 시간이 적잖이 걸린다. ●환율상승에 따른 물가불안 지속 내수활성화가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에서 환율상승에 따른 물가부담도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유가·고환율 탓에 7·8월 평균 소비자물가는 5.7%. 여기에 미국의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신청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이 타격을 입으면, 원·달러 환율은 폭등하게 된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추락하고 있는 데도 물가가 크게 하락하지 않는 이유는 환율 탓이다. 물가상승은 가계의 실질소득 감소→내수위축→경기둔화의 경로를 통해 한국경제에 큰 부담을 준다. ●수출둔화 우려도 현재까지 수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전세계적인 경기둔화가 나타날 경우 수출도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 경제는 이미 침체 단계에 진입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문제는 선진국의 경기둔화가 본격적으로 아시아 지역에 파급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아시아경제는 싱가포르, 필리핀, 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성장률이 떨어지고 있다. 아시아경제의 둔화는 한국의 수출에 큰 타격이다. 지난해 수출액(본선인도 조건)에서 중국과 동남아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22.3%,18.4%로 미국(12.5%)이나 유럽(16.3%), 일본(7.7%) 등 선진시장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소영 조태성기자 symun@seoul.co.kr
  • 사람-자연·사람-음식 ‘영상이야기’

    사람-자연·사람-음식 ‘영상이야기’

    올해 각 방송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자연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관계맺기’에 주목해 프로그램을 짰다. 또 상 위에 차려진 음식의 맛뿐만 아니라 음식의 비밀을 탐구하는 다큐멘터리들을 앞다퉈 내놓았다. ●사람-사람, 사람-자연 ‘관계맺기´ 자연과 사람이 서로서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마을이 있다. 일본에서 ‘물의 마을’로 통하는 사토야마다. MBC는 12일 밤 12시10분 해외다큐 스페셜 ‘물의 정원-사토야마’를 통해 몇 세기에 걸쳐 자연에 기대고 또 자연을 돌보며 살아가는 순수한 인간의 모습을 조망했다. 늙은 어부 다나카는 물고기를 한꺼번에 너무 많이 잡지 않으려고 전통적인 낚시그물을 호수에 던진다. 마을 사람들은 가내 웅덩이를 통해 생활폐수를 처리한다. 뛰어난 영상미가 자연과 인간의 긴밀한 삶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다문화가정, 이민자 가족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도 마련된다.15일 오전 7시30분에는 강릉 MBC에서 제작한 ‘글렌씨와 두 남자’가 방영된다. 결혼 2년 만에 중풍으로 반신불수가 된 남편을 돌보면서도 아들 석용과 행복한 가정을 일구는 필리핀 여인 글렌씨를 만난다.OBS는 7일간 휴전선 155마일을 횡단한 기록 ‘청소년 평화생태탐사 미래의 땅,DMZ’를 13일과 14일 오후 10시40분 연이어 선보인다. ●음식에 말을 걸다 넘치는 맛집 소개에 음식프로그램들…. 음식은 이제 단순히 식욕을 충족시켜주는 먹거리가 아니다. 문화를 대변하는 종합예술이다.KBS 1TV는 여기에 착안해 다큐멘터리 2부작 ‘한국 음식에 말을 걸다’를 기획했다.12·13일 오전 10시에 방영될 예정.1편 ‘꿈꾸는 밥상, 행복한 인생’에서는 밥상에 담긴 한국인의 삶을 짚어냈다. 태교음식부터 갖가지 통과의례 상차림까지 다양한 음식들이 먹음직스럽게 화면에 펼쳐진다.2편 ‘맛의 무릉도원, 도문 대작’에서는 조선 최대의 반항아 허균이 쓴 최초의 음식품평서 ‘도문대작’을 통해 그가 40평생 먹어본 조선 최고의 음식을 복원해본다. MBC는 15일 오전 11시55분 천일염의 우수성과 맛의 비밀을 밝힌다.‘천일염-날개를 달다’편에서는 천일염의 제조과정과 세계최고의 명품 소금, 전라도 향토음식과 천일염이 만나 빚어내는 맛의 향연을 HD카메라로 화려하게 담았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20&30] 추석에 고향 못가는 청춘들

    [20&30] 추석에 고향 못가는 청춘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덕담이 오히려 가슴 아픈 청춘들이 많다. 지독한 불황과 실업난으로 고향에 있는 부모님을 찾지 못하는 20∼30대 젊은층이 이번 추석에는 유난히 많다. 바쁜 일상에 지쳐 달콤한 추석연휴를 꿈꿨던 젊은 직장인들도 얇아진 지갑 탓에 이번 연휴가 곤혹스럽다. 너무 짧은 연휴 때문에 그리운 어머니의 품에 달려가길 포기하는 직장인들도 있다. 취업 실패, 쪼그라든 살림살이 등으로 추석이 두려운 2030들의 속내를 들어 보자. ●“친척들 마주칠 때마다 스트레스” 취업을 포기하고 대학원 시험을 준비 중인 김모(25·여)씨는 부모님을 뵙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이번 추석에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경북 구미가 고향인 김씨는 10월 중순에 있는 대학원 시험에 떨어질까 마음이 불안하다. 김씨는 매일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세탁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기 때문에 사정도 여의치 않다. 부모님은 항상 “빨리 시집보내야 할 텐데…”라며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씨는 “아직 젊으니 걱정마세요.”라고 부모님을 안심시키지만 항상 스트레스에 시달린다.“언제까지 공부만 할 작정이냐.”는 친척들의 질문 공세도 두렵기만 하다. “부모님을 뵙고는 싶지만 고향에 가서 친척들을 마주치기가 싫어요.‘취업은 어떻게 됐니, 남자 친구는 있니….’끝없이 이어지는 스트레스를 이번 추석에는 피하고 싶어요.” 서울 신촌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박모(32)씨는 제주도 서귀포시가 고향이다. 박씨는 서울에서 영상 관련 분야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비전이 없는 것 같아서 그만 두고 술집을 차렸다. 밑천은 동생이 대줬다. 그런데 얼마 전 동생이 술병을 나르다가 넘어져 허리를 삐끗했다. 다행히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박씨는 동생이 아픈데 내버려 두고 갈 수가 없어서 부모님께 양해를 구하고 내려가지 않기로 했다. 동생의 사고는 핑계인지도 모른다. 박씨는 부모님이 원하는 그럴듯한 직장에 다녀 본 적이 없다. 부모님이 별 말을 안하는 게 오히려 더 부담스럽다. 더구나 박씨는 얼마 전 여자친구와 헤어지기도 했다. 공무원이 된 여자친구에 비해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명절에 내려가면 부모님께서 말씀을 되도록이면 안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게 오히려 더 스트레스예요. 동생 다친 것도 그렇지만, 명절만 되면 내려갈까 말까 고민을 많이 하게 되죠.”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임모(28)씨는 올해도 ‘나홀로’ 추석을 보낸다.2년째 설, 추석 명절 때마다 고향인 울산을 찾지 못했다. 명절 연휴는 아르바이트생에게 황금기이기 때문이다. 임씨는 지난해 초 대학을 졸업했다. 학기 중은 물론 졸업 뒤 1년 동안 여러 기업에 응시했지만 번번이 떨어졌다. 올 들어 구직 활동을 단념하고, 행정고시 준비에 들어갔다. 임씨의 집안 형편은 좋지 않다. 대학 시절에도 과외나 아르바이트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충당했다. 고시준비 시작 이후도 마찬가지다. 낮에는 백화점에서 일하고 밤에 공부한다. 객지에 나와 생활하면서 집을 찾는 횟수가 뜸해졌다. 명절 때만이라도 고향을 찾아야 하지만 무직자로서 부모님 얼굴을 뵐 면목이 없다. 명절이 되면 아르바이트 시급이 평소보다 두 배 오른다는 점은 돈이 궁한 임씨로서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올 봄 누나가 결혼해서 시댁에 갑니다. 저라도 부모님 곁에 있어 줘야 하는데 마음이 아프죠.” ●투자한 돈 반토막 “마음이 편치 않아서….” 아직 독신인 회사원 윤모(38)씨는 이번 명절에도 고향인 경남 하동에 내려가지 않을 핑계거리를 찾고 있다. 회사는 요즘 일거리가 많지 않다며 고향이 먼 사람들은 연휴 앞 뒤로 하루씩 더 쉬라고 권하고 있다. 하지만 윤씨는 부모님께 “일이 많아서 명절에도 일해야 한다.”고 거짓말을 할 생각이다. 부모님은 “막내동생 아들이 벌써 초등학교 1학년인데, 넌 여태 결혼도 못하고 뭐하고 있냐.”며 추석연휴 내내 맞선 스케줄을 내밀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윤씨네 집이 종가라서 명절마다 연인원 50여명이 다녀간다. 고향집에 다녀가는 집안 어른들은 윤씨만 보면 “장가 언제 갈거냐. 국수 안 먹어도 좋으니까 제발 결혼하라.”고 말한다. 심지어 올해 설 연휴에는 조카들까지 “삼촌은 여자에게 인기가 그렇게 없냐.”며 놀리기도 했다. “제가 장손은 아니지만 그래도 부모님께 미안하죠. 하지만 온가족이 둘러앉아 밥 먹을 때마다 ‘올해는 꼭 장가가야 한다.’고 강조하시는 통에 체할 것만 같습니다.” 직장인 박모(34·여)씨는 추석 연휴 동안 일본으로 여행을 다녀올 계획이다. 부모보다 남자를 택한 것이다. 박씨는 매년 명절 때 친척들이 자신의 결혼 여부를 두고 입방아 찧는 모습을 보는데 이골이 났다. 그녀의 올해 목표는 ‘무조건 결혼’이다. 박씨는 올 봄 두 살 연상의 남자를 만났다. 업체 회의 때 처음 봤는데, 한 눈에 반했다. 서른살이 넘으면서 그 어떤 이성을 봐도 가슴이 떨리지 않았는데, 그 남자를 본 순간 전신에 전율이 솟구쳤던 것이다. 박씨는 그에게 먼저 다가가 선물 공세로 관심을 끌었다. 시간이 흐르자 그도 차차 마음을 열며 그녀를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몇 개월이 지나도 남자에게서 청혼 제의가 오지 않았다. 속이 타던 박씨는 호기를 잡았다. 그의 부모가 이번 연휴 동안 미국에서 생활하는 딸을 보러 출국하기 때문에 그 남자 홀로 추석을 보낸다는 말을 들었다. 박씨는 그에게 일본 여행을 제안했고, 그도 흔쾌히 동의했다. “명절만 되면 부모님과 집안 어른들로부터 결혼 압박에 시달렸어요. 부모님도 이해할 거예요. 일본에서 꼭 프러포즈를 받고 귀국할 거예요.” ●외동아들 남편 시댁서 봉사하기로 고향이 전북 전주인 회사원 정모(29·여)씨는 올해 추석엔 고향을 찾는 대신 부산에서 보름달을 보며 부모님께 안부전화를 드리기로 결심했다. 명절 연휴가 3일밖에 되지 않아 남편의 고향인 부산에 다녀오기도 벅차기 때문이다. 정씨는 친정에서 내심 서운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지만 어쩔 수 없다. 정씨는 3남매 중 둘째딸이고 남편은 외동아들이기 때문이다. 친정의 경우 정씨 외에도 언니와 남동생 식구들이 찾을 예정이다. 그래서 정씨는 과감하게 이번 추석에는 시댁만 찾기로 했다.2006년 결혼 후 정씨가 명절에 고향집에 못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모님은 시댁의 사정을 뻔히 알고 있어서 괜찮다고 말하지만 정씨는 그저 죄송스러울 뿐이다. 허리 디스크로 3년째 고생하는 어머니께 불효를 하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 추석선물로 허리운동에 도움이 된다는 치료보조기구를 준비했다.“어머니가 ‘직접 오는 것보다 더 고맙다.’고 하셨지만, 그래도 민족의 명절인 한가위는 최소한 5일 정도는 쉬어야 하지 않나요.” 고향이 경남 창원인 회사원 이모(28·여)씨도 연휴가 너무 짧아 고향행을 포기했다.13일부터 15일까지가 연휴인 이씨는 12일까지 일본 출장을 다녀와야 한다.13일 한국에 들어올 예정인 이씨에게 3일의 연휴기간은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다. 이씨는 “13일에 한국에 들어와 짐을 챙겨 창원에 내려간다고 해도 15일에 다시 창원에서 서울로 올라와야 한다.”면서 “귀성, 귀경길 교통혼잡도 심각할 것으로 예상돼 그냥 서울에서 혼자 연휴를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대신 부모님께 효도관광을 보내드리기로 했다. 지난 3월에 퇴직하고 별다른 여행을 다녀오지 못한 아버지와 여행을 좋아하시는 어머니를 위한 이씨의 추석 선물은 탁월했다.“연휴가 3일밖에 안 되니 고향갈 엄두가 안나죠. 대신 가족들끼리 의견을 조율해서 부모님에게 삶의 여유를 되돌려 드릴 선물을 마련하기로 했어요. 부모님도 필리핀으로 여행 다녀오실 생각에 들떠 있어요.” 황비웅 장형우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국제지구과학올림피아드 한국, 金 2·銀 2 종합우승

    국제지구과학올림피아드 한국, 金 2·銀 2 종합우승

    교육과학기술부는 지구과학 분야의 세계 청소년 과학영재 경연장인 제2회 국제지구과학올림피아드에서 우리나라가 금메달 2개, 은메달 2개로 타이완과 공동 종합 1위를 차지했다고 8일 밝혔다. 8월31일부터 지난 8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7개국 24명이 참가했으며 우리나라는 박진우(사진 왼쪽·울산과학고3)·유선우(오른쪽·충북과학고1)군이 금메달을, 강원석(대구과학고2)·손하늘(경기과학고1)군이 은메달을 받는 등 참가자 전원이 메달을 수상했다. 특히 유선우군은 해양·대기 분야에서 최우수상(개인 1위)을, 강원석군은 천문·우주 분야 최우수상(개인 1위)을, 손하늘군은 야외지질 조사 분야 최우수상(단체 1위)을 받았다. 한국과 타이완의 뒤를 이어 일본(은3·동1)이 3위, 미국(은1·동3)이 4위, 필리핀·싱가포르(각각 동4)가 5위를 차지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저학력·가난 대물림 우려

    #1. 지난 1995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H(40·주부·경북 거주)씨는 중학교 진학을 앞둔 아들 걱정이 태산이다.H씨와 아들은 한국어로 말하는 데 서툴고, 남편은 농사일에 바빠서 집에서는 학습지도에 엄두를 내지 못한다. 이웃들처럼 아들을 도시로 내보내지는 못하더라도 학원이라도 보내야 할 것 같은데 남편은 “아직 어리니까 괜찮다.”고 반대한다.#2. 지난 2000년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시집온 C(32·주부·전남 거주)씨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큰딸이 걱정스럽고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딸은 한국말을 잘 못해 주로 영어로 의사소통을 하고 있다. 친구들이 “너 한국사람 맞냐.”면서 놀리고 있어 학교에 진학하면 ‘왕따’를 당할까봐 걱정스럽다. 10여년간 국제결혼이 증가하면서 구성된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취학·진학 나이가 되면서 교육문제가 심각하게 부상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농촌지역에서 성장하고 있어 저학력과 가난의 대물림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국제결혼은 전체 결혼의 10%에 이르는 3만 8000여건. 초·중·고등학교에 다니는 다문화가정 청소년은 지난 2005년 6121명,2006년 7998명에서 지난해에는 1만 3445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와 학자들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문화가정 청소년 10명 가운데 2명이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었으며, 초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했거나 중퇴한 경우가 10명 중 1명,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했거나 중퇴한 경우도 10명 중 2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가 전남지역 거주 이주여성 15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다문화가정이 겪는 자녀양육 어려움의 1순위로 사교육비(51.1%)를 꼽았다.자녀를 돌볼 사람이 없음(26.0%), 자녀의 건강관리(19.4%), 보육시설의 양과 질(13.4%) 등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다문화가정의 대부분이 농어촌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이들 가정의 소득이 평균 이하라는 점에서 저학력과 빈곤의 대물림을 막기 위해 시급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서울여자대학교 송미경 교육대학원 교수는 “다문화가정의 문화적 충격과 언어소통, 경제활동 상의 어려움은 특히 아동, 청소년의 성장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가족 전체의 문제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청소년상담원 차정섭 원장은 “대부분의 외국인 어머니들이 자녀를 양육하는 시기에 한국 문화와 언어를 배우고 있다.”면서 “이러한 다문화가정의 한국사회 연착륙을 위해 청소년 자녀뿐만 아니라 부모를 대상으로하는 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부고]

    김상기(공무원)성기(사업)만기(미래에셋생명 채널영업상무)씨 부친상 7일 청주 참사랑병원, 발인 9일 오전 9시 (043)286-9535 진덕용(전 우천농협 조합장)씨 상배 연희(근로복지공단 과장)씨 모친상 이호(강원도민일보 정치부 차장)씨 빙모상 7일 강원도 횡성 장례문화센터, 발인 9일 오전 8시 (033)344-4449 이순배(미국 거주)경배(대한유화공업 상임감사)인배(필리핀 거주)준배(〃)씨 모친상 6일 서울 역삼동성당, 발인 9일 오전 8시 (02)562-7299 박문성(아주대 의대 소아과 교수)씨 부친상 6일 수원 아주대병원, 발인 9일 오전 7시 (031)219-4111 차주혁(KNN 보도정보팀 기자)주용(게일인터네셔널코리아)혜주(당리중 교사)씨 부친상 6일 부산의료원, 발인 9일 오전 8시 (051)607-2661 고근택(전북도의회 의사담당관)정택(자영업)봉택(〃)씨 모친상 6일 전북 군산 금강장례식장, 발인 8일 오전 11시 (063)445-4188 민영기(전 한국일보 특판이사)씨 모친상 7일 서울보훈병원, 발인 9일 오전 8시30분 (02)478-9099 이주하(삼성물산 부장)승하씨 부친상 박의명(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박용재(동부정보 부장)씨 빙부상 7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9일 오전 6시 (02)3410-6915 최산묵(전 산동교역 사장)씨 별세 학규(산동인터내셔널 대표)씨 부친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9일 오전 6시30분 (02)3010-2232 김현종(국토해양부 여수세계박람회 국제팀장)씨 모친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9시 (02)3010-2292 김일겸(A.T. 커니 팀장)선아(아스트로해운 차장)씨 모친상 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8일 오전 10시 (02)3010-2261 오명식(부산외대 데이터경영학과 교수)민식(세륜중 교사)동식(한신대 독어독문학과 외래교수)씨 모친상 박선애(전 대원과학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강승희(프리랜서 번역가)씨 시모상 김희진(우리은행 서울대지점장)씨 빙모상 7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9일 오전 6시 (02)3010-2263 염철호(전 프로농구 장내아나운서)씨 상배 7일 대전 건양대병원, 발인 9일 오전 10시 (042)600-6660 윤정훈(계룡산 후소도예 대표)씨 모친상 7일 대전 유성 선병원, 발인 9일 오전 10시 (042)825-9494
  • “이제 신바람 농구할 일만 남았죠”

    “고참부터 용병까지 마음의 문을 연게 이번 전지훈련의 최대 성과다.” 보름간의 브루나이·필리핀 전지훈련을 마치고 5일 귀국길에 오른 강을준(43) 프로농구 LG 감독은 “전훈 캠프에서 선수들에게 좋은 선물 겸 숙제를 받았다.”고 말했다. 브루나이컵 국제농구대회 결승에선 석연치 않은 판정을 딛고 막판까지 따라붙는 끈끈한 팀컬러를 보여줬고, 필리핀 알라스카와의 연습경기에선 용병 두 명이 모두 뛰지 못함에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 두 장면 모두 두달 뒤 개막하는 08∼09시즌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인지라 프로에 첫발을 디딘 강 감독으로선 일찌감치 ‘모의고사’를 치른 셈이다. 강 감독은 7월1일 훈련을 시작한 뒤 전훈까지 가장 큰 성과로 팀워크 형성을 꼽았다. 지난 시즌까지 LG의 아킬레스건은 모래알 팀워크. 한두 선수에 의존하다가 경기가 꼬이면 선수들은 남의 탓을 하기에 급급했고, 서로에 대한 믿음의 고리는 헐거웠다. “같이 땀 흘리고 비벼야 동료애가 생긴다.”는 지론에 따라 감독부터 새내기까지 열외없이 함께한 산악훈련은 전형수(30)가 “북한에 침투하는 특수부대 같았다.”고 혀를 내두를 만큼 혹독했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최고참인 박규현(34)은 “회춘했다.”는 말을 들을 만큼 루키 못지않게 코트에서 몸을 내던졌고, 자존심이 강한 현주엽(33)도 경기 중 실수하면 미안하다는 사인을 보낼 정도. 강 감독은 이어 “아직 스쿼드가 완성이 안 돼 몇 강 안에 들겠다는 감(感)은 안 온다.”면서도 “다만 지더라도 허망하게 지지 않는, 팬들을 신바람나게 하는 농구를 할 수 있다는 자신은 생겼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마닐라(필리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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