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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7) 기업은행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7) 기업은행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인 ‘창조금융’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창조금융의 핵심인 지적재산(IP) 금융과 문화 콘텐츠 사업을 미래의 먹거리로 선정하고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조준희 행장이 2002년 일본 도쿄지점 근무 시절 영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보고 나서 착안했다는 문화 콘텐츠 사업은 지난해 1월 국내 은행 최초로 관련 전담 부서를 신설하며 시작됐다. 조 행장은 작품에 한국인 애니메이터가 참여했다는 얘기를 듣고 ‘한국도 문화 콘텐츠 산업을 발전시킬 만한 역량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은행장에 취임하면서 부가가치가 높고 고용 창출 효과가 큰 문화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조 행장은 전담 부서를 7월 ‘문화콘텐츠금융부’로 확대 개편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한국인의 기술력, 창의성에 자본과 비즈니스 노하우가 결합해 문화 콘텐츠 산업이 성숙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전문적인 지원을 위해 연예 기획사, 방송 콘텐츠사 등 다양한 경력을 가진 전문가 4명을 영입했다. 2011년부터 본격적인 지원에 들어가 지난달 기준으로 지금까지 총 2667건에 총 4586억원을 대출하거나 투자했다. 기업은행의 투자로 성공한 작품은 다양한 분야에 포진해 있다. ‘뿌리깊은 나무’ ‘빛과 그림자’ ‘더킹투하츠’ ‘최고다 이순신’ 등의 드라마는 물론 최근 개봉해 1000만 관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영화 ‘설국열차’의 제작에도 참여했다. 이 밖에 영화 ‘타워’ ‘연가시’ ‘베를린’ ‘미스터고’ 등도 지원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캐릭터인 ‘뽀로로’ ‘로보카폴리’도 기업은행의 손을 거쳤다. 기술력은 있지만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IP 금융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IBK캐피탈과 공동으로 400억원 펀드를 조성해 우수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중소·중견 기업에 직접 투자할 계획을 세웠다. 이와 별도로 100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IBK콘텐츠펀드’를 조성하고 영화, 드라마 등 디지털온라인 콘텐츠에 직접 자금을 공급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IBK콘텐츠펀드’는 이미 국내외 영화 5편을 상대로 극장 상영 이후 부가판권 유통 부문에 10억원을 투자했다. 금융권에서 콘텐츠 상품 자체가 아닌 부가판권에 지원한 것은 처음이다. 기업은행은 유명 대작에 투자하기보다는 국내 영화 ‘좋은 친구들’과 일본 영화 ‘4월 이야기’ 등 부가판권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되는 중소형 작품을 선정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부가판권 시장은 대형 배급사나 외국계 직배사가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중소형 배급사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콘텐츠펀드로 중소형 배급사들의 자금 운용이 다소 수월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세계 방방곡곡에 진출한 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5대양 6대주 글로벌 금융네트워크’도 궤도에 올랐다. 전 세계 229개 국가 중 180개국에 한국 기업이 진출한 데 반해 금융기관은 28개국에만 진출해 있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고안한 것이다. 나머지 152개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금융 서비스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기업 고객이 많은 기업은행은 해외 진출이 절실했지만 현지 금융 규제가 까다롭거나 영업 환경이 열악해 진출이 어려운 곳도 많았다. 기업은행은 진출하기 어려운 곳에는 업무협약(MOU)을 맺은 협력 은행을 두고 중국, 베트남 등 국내 기업이 많이 진출한 곳에는 해외 점포망을 설치하는 전략을 세웠다. 결국 중국에 13곳, 동남아시아에 4곳 등으로 해외 점포망을 넓혔고 전 세계 12개 은행과 MOU를 맺었다. MOU를 맺은 은행에는 지급 보증을 통해 현지 대출을 활성화하고 송금과 IB 부문을 연결하는 데 힘쓰고 있다. 실제로 중국에 진출한 한 기업은 자금 운용에 어려움을 겪자 MOU 체결 은행인 중국은행(BOC)이 보증한 어음을 기업은행 창구에서 발급받아 자금을 융통하기도 했다. 기업은행이 업무협약을 맺은 은행은 중국 4대 은행 중 하나인 중국은행은 물론 필리핀 최대 상업은행인 BDO, 인도국립은행(SBI), 유럽 최대 은행인 독일의 도이체방크, 중남미 지역 최대 은행인 산탄데르은행 등이 있다. 또한 해외에 진출한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도 늘리고 있다.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 임직원에게 프라이빗뱅킹(PB·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톈진에 있는 중국 법인에 PB 전문 인력 1명을 파견하고 국내 PB센터 등과 연계해 임직원의 국내 자산에 대한 PB 서비스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朴대통령 ‘6박7일’ 세일즈 외교

    朴대통령 ‘6박7일’ 세일즈 외교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6∼12일 ‘세일즈 외교’ 및 다자 정상외교의 일환으로 인도네시아와 브루나이를 잇따라 방문한다. 청와대는 27일 “박 대통령이 제2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오는 6일부터 8일까지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한다”면서 “이어 제16차 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그리고 제8차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참석을 위해 8일부터 10일까지 브루나이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의 초청으로 10일부터 12일까지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할 예정이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APEC 정상회의, 아세안+3 정상회의 등 다자무대에서는 역내 국가들과의 교역 및 투자 자유화 확대를 통한 세계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공동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또 “아세안 핵심국인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를 방문해서는 교역·투자·환경·국방·자원협력 등 분야별로 이미 추진되거나 계획돼 있는 양자 간 협력 사업의 성과 제고를 위해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 세일즈 외교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필리핀의 베니그노 노이노이 아키노 대통령이 다음 달 17~18일 양일간 우리나라를 국빈 방문한다. 박 대통령 취임 이후 외국정상의 첫 국빈 방문이다. 박 대통령은 아키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방위산업 협력과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애로사항 해결 등 세일즈 외교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측은 “첫 국빈으로 아키노 대통령을 초청한 것은 우리 경제의 성장 동반자인 아세안을 중시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필리핀서 한국인 또 피살… 올해만 9번째

    필리핀 마닐라에서 한국인이 살해되는 사건이 또 발생했다. 필리핀에서 한국인이 피살된 것은 9월에만 두 번째이며, 올해 들어서는 모두 9건에 이른다. 25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마닐라 파사이시티에서 여행사를 운영하는 정모(40·여)씨가 지난 23일(현지시간) 밤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정씨의 얼굴 왼쪽 부위에서 둔기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상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또 정씨의 여행사 사무실 바닥과 화장실 벽에서 혈흔을 발견했지만 사무실 문을 강제로 열고 침입한 흔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루손섬 남서부 바탕가스에 거주하는 정씨의 남동생은 정씨가 여러 차례 전화를 받지 않는 것을 수상히 여겨 마닐라 지역의 지인들에게 직접 방문 확인을 요청한 끝에 정씨의 사망 사실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정씨의 사무실에서 금품이 사라진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뤄 일단 원한관계에 의한 범행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우선 정씨 사무실 주변에 있는 폐쇄회로(CC)TV 화면을 요청해 방문자 신원을 확인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한편 한국대사관 측은 한국인 피살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오는 30일 마닐라에서 열리는 필리핀 관계당국과의 회의에서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함께 미제사건 수사에 총력을 기울여줄 것을 촉구할 방침이다. 필리핀 경찰은 올들어 발행한 9건의 사건 중 지난 4월 앙헬레스에서 발생한 임모씨 살해사건의 범인만 검거했을 뿐 수사에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성폭행 당했다” 비행기 ‘환각 남녀’ 입건

    마약을 투약한 뒤 환각상태로 비행기 안에서 소동을 벌인 20∼30대 연인이 경찰에게 붙잡혔다.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18일 오전 6시 40분쯤 필리핀 세부에서 출발해 부산 김해공항에 도착예정이던 비행기 안에서 승객 최모(27·여)씨가 “필리핀에서 낯선 남자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며 소란을 피웠다. 놀란 승무원이 자세한 경위를 물었지만 최씨는 횡설수설하고 몸을 가누지 못한 채 자리에서 소변을 보는 등 1시간가량 이상 행동을 했다. 옆자리에는 일행 박모(35)씨도 있었지만 최씨를 말리기는커녕 같이 횡설수설하며 기내에서 소란을 일으켰다. 승무원의 신고를 받은 공항경찰대는 이들이 김해공항에 내리자마자 체포해 경찰로 넘겼다. 조사결과 연인 사이인 이들은 지난 10일 필리핀 세부로 여행을 갔다가 현지에서 구매한 필로폰을 3차례에 걸쳐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귀국을 앞둔 15일부터는 투약을 멈췄다”고 진술했지만 소동 당시도 환각상태가 지속되고 있었다. “성폭행을 당했다”던 최씨의 주장도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들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국경제 살아나나… 해외언론·투자기관 호평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시중에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하는 통화정책) 축소가 임박하면서 신흥국 금융시장이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 경제에 대해서는 외국 언론과 투자기관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 아시아판 칼럼을 통해 “미국 양적완화 축소에 대한 공포로 신흥시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투자할 만한 곳을 소개한다”면서 “시장이 조정될 때는 ‘코렉시코’(Korexico)로 가라”고 조언했다. 코렉시코는 한국과 멕시코를 말한다. FT는 미국 양적완화 축소 논란 이후 한국과 멕시코가 신흥국 중에서 가장 잘 방어했다고 평가했다. 선방의 핵심 이유로 두 국가의 대미 수출이 미국의 경기 회복세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멕시코는 수출의 66% 이상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고 한국은 전체 대미 수출 비중은 10%가량에 불과하지만 전자제품, 자동차 등 주요 품목을 미국에 대규모로 수출하고 있다. FT는 한국과 멕시코가 다른 신흥시장과 달리 양적완화 정책을 펼친 선진국의 중앙은행들이 유발한 핫머니(투기성 단기자금)를 끌어들이지 않았다는 점도 선방의 이유로 꼽았다. 다만 한국과 멕시코의 상반기 기업 실적이 실망스러웠고 미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앞으로 단점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노무라금융투자도 한국이 26개 주요 신흥국들 가운데 대외 충격에 대한 민감도에서 8번째로 양호한 국가라고 평가했다.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화표시 부채 비율이 34%로 16번째로 낮고, 외화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은 37%로 12번째로 낮았다. 특히 한국의 경기를 고려한 GDP 대비 구조적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3.9%로 말레이시아, 중국, 베네수엘라 등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노무라는 구조적 경상수지와 지난 3년간의 경상수지 추이 등을 고려할 때 한국, 베트남, 헝가리, 필리핀 등 4개국만이 앞으로도 경상수지 흑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도 한국의 가계소비가 상반기에는 지난해보다 증가율이 둔화됐지만, 소비심리가 점차 개선돼 앞으로는 안정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도이치은행은 원만하지 못한 한국의 노사 관계를 들며 노사갈등과 임금상승 우려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 집약 산업을 중심으로 에너지 비용이 상승해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추석연휴 ‘맑고 쾌청’… 전국서 보름달 볼 수 있어요

    추석연휴 ‘맑고 쾌청’… 전국서 보름달 볼 수 있어요

    19일 추석에는 전국이 화창한 가운데 구름 사이로 한가위 보름달을 감상할 수 있겠다. 추석 연휴 첫날인 18일에는 높고 푸른 가을 날씨가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 낮 기온이 31도까지 오르며 늦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추석 당일 오후까지 고기압의 영향으로 종일 맑은 하늘을 이어가고 이후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면서 전국에 구름이 낄 것으로 보인다. 연휴 마지막 날인 20일에도 구름이 많을 뿐 날씨로 인한 불편은 없을 전망이다. 주말에도 비 소식 없이 일교차가 큰 가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두고 제19호 태풍 ‘우사기’가 발생했지만 우리나라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관계자는 “이날 오전 3시쯤 필리핀 마닐라 동북동쪽 1100㎞ 부근 해상에서 태풍이 발생했지만 중국 대륙에서 이동한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덮고 있어 우리나라에는 피해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나무젓가락 오래쓰면 암 발병률 5배 높아진다

    나무와 대나무를 사용해 만든 젓가락을 3개월 이상 계속 사용하는 사람은 그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5배 이상 높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나무젓가락 표면에 음식 성분이 부착한 뒤 강력한 발암성 독소로 변화하기 때문. 중국 위생부 식품위생기준 전문위원회 위원인 탕시량 후난 결핵예방센터 소장이 최근 위와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중국 지역 언론 저장재선 등이 보도했다. 그 연구에 따르면 중국 나무젓가락의 경우 3~6개월간 계속 사용하면 나무젓가락에 부착한 식품 성분이 변해 포도상구균이나 대장균 등이 발생하며, 최악의 경우 아플라톡신이라는 1급 발암물질을 생성할 수 있다고 한다. 아플라톡신은 아스페르길루스 플라부스라는 곰팡이균에서 발생하며 아플라톡신 B1을 비롯한 B2, G1, G2, M1 등의 종류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아플라톡신 B1은 천연물 중에서 가장 강력한 발암물질로 알려졌다. 사람에 관한 급성중독의 예로는 인도와 타이, 필리핀, 케냐,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보고되고 있다. 일회용이 아닌 대부분의 나무젓가락은 수차례 옻칠을 하고 있어 곰팡이가 쉽게 발생할 수 없지만, 코팅이 벗겨진 젓가락은 사용을 금하는 것이 좋을 듯싶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4) 현대건설 베트남 몽즈엉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가다

    [한국형 창조경제 성공으로 가는 길-2부] (4) 현대건설 베트남 몽즈엉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가다

    현대건설이 베트남의 수도인 하노이 북동부에서 1000㎿급 화력발전소를 건설하면서 ‘건설 강국 코리아’의 명성을 휘날리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수행한 플랜트 건설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베트남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확충의 최일선에 있는 것이다. 단순 시공이 아닌 현대건설의 해외건설 창조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현장이다. 베트남 정부가 추진 중인 원자력발전소 건설 공사 수주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몽즈엉 화력발전소’ 건설 현장을 찾았다. 지난달 중순.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250㎞ 떨어진 북동쪽 꽝닌주 몽즈엉 마을. 멀지 않은 거리지만 도로 사정이 나빠 하노이에서 승용차로 쉬지 않고 6시간 이상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마을 어귀에 다다르자 멀리서 우뚝 솟은 굴뚝이 눈에 들어왔다. 작업도로를 따라 들어가자 한적한 시골마을에 천지개벽이 일어나고 있었다. 공사장 전망대에 올랐다. 전체 현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500㎿급 발전소 2기를 건설하는 현장이다. 현대건설 현장 뒤편으로 비슷한 크기의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이 담장을 마주하고 있는데 미국업체가 투자하고 시공은 우리나라 두산중공업이 맡았다. 앞쪽은 현대건설이 수행하는 발전소다. 내년 10월 준공 예정이며 현재 공정률은 65% 정도 진행됐다. 유연탄 16만t을 쌓아둘 창고도 들어섰다. 발전소 연료로 사용하는 유연탄을 12일분이나 쌓아둘 수 있는 크기다. 한쪽에서는 변전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냉각탑 탱크 공사와 철골 공사를 위해 대형 중장비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굴뚝은 2개가 건설된다. 한개는 지었고 곧 나머지 한개도 공사를 시작한다. 굴뚝 높이가 220m나 된다. 김태형 부장은 “굴뚝 공사 중 비가 많이 내려 미끄러워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공사장 밖으로는 인근 유연탄 광산과 이어지는 컨베이어벨트 설치 공사가 한창이다. 이곳에서는 유연탄을 땅속에서 파내는 것이 아니다. 노천 광산이라서 중장비로 퍼서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기만 하면 된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공사장으로 이동했다. 머리가 벗겨질 것처럼 햇볕이 따가웠다. 인근 바다에서 냉각수를 끌어오는 시설도 마무리 단계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복잡한 장비를 설치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보일러 등 주요 설비는 대부분 설치됐다. 이날은 근로자들도 대부분 실내 공사를 하고 있었다. 실내온도는 40도를 훌쩍 넘었다. 하루 투입되는 근로자는 3500~5000여명. 이 중 현대건설 직원은 90여명에 불과하다. 대부분 베트남 현지 근로자들이다. 근로자들은 땀으로 뒤범벅됐지만 표정은 밝았다. 한 현지 근로자는 “높은 임금의 일자리를 얻고 좋은 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서 정말 행복하다”며 현대건설을 외친 뒤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워낙 오지라 변변한 숙박시설이 없어 중동 현장과 마찬가지로 직원들은 현장에 설치한 임시 숙소에서 생활한다. 직원들 대부분은 올여름 몸무게가 3~4㎏ 정도 빠졌을 정도란다. 현지 근로자들은 주로 인근 마을에 숙소를 마련하고 출퇴근한다. 신동훈 상무는 “공기를 맞추기 위해 현장은 연중무휴 돌아간다”며 “직원들도 한 달에 고작 이틀밖에 쉴 수 없을 정도로 고생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 공사를 2011년 8월 베트남 전력청으로부터 14억 6200만 달러에 따냈다. 화력발전소 공사치고는 세계에서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의 큰 공사다. 현대건설의 베트남 진출은 196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트남 항만 준설공사를 시작으로 크고 작은 공사를 수주했다. 하노이 JW 메리어트 호텔 공사, 하동 주거복합단지개발 등 20여건의 공사를 따내 성공리에 마쳤다. 1998년 600㎿급 ‘팔라이 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했다. 단순 시공이었지만 중국 업체와의 경쟁 끝에 어렵게 따냈고, 완벽하게 공사를 마무리했다. 그리고는 이렇다 할 공사를 따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2010년 몽즈엉 화력발전소 공사가 나왔다. 공사도 굵직해 욕심을 낼 만했다. 베트남 전력청의 네트워크를 총동원했다. 일본·중국업체들도 달려들었다. 그런데 베트남 전력청이 국제입찰로 발주하면서 가격경쟁을 유도했다. 현대건설로서는 욕심이 생겼지만 가격 경쟁으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 한발 물러섰다. 상황은 일본 업체나 가격 경쟁에서 유리한 중국 업체가 공사를 따는 것으로 돌아갔다. 중국은 이미 베트남 곳곳에서 화력발전소 공사를 수주, 운영 중이었다. 그런데 어느 날 발주처가 “팔라이 화력발전소를 건설한 업체는 어디 갔냐”며 수면 아래로 현대건설을 끌어들였다. 팔라이 화력발전소에서 보여준 완벽한 기술력에 감탄한 전력청이 현대건설과 일을 하고 싶었던 것이다. 현대건설은 다시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쌓아온 인맥을 총동원했다. 특히 팔라이 발전소 수주 때부터 이어온 네트워크는 절대적인 도움이 됐다. 이 과정에서 전력청은 수주 경쟁에서 유리하게 중국 업체의 정보를 슬쩍슬쩍 흘려주기도 했을 정도다. 이를 감지한 일본은 아예 경쟁을 포기했다. 결국 중국 업체와 경쟁을 해야 했다. 중국 업체는 처음부터 기술력으로는 현대건설의 적수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낮은 가격을 무기로 덤벼드는 바람에 애를 태웠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들이댄 순환유동층보일러(CFBC) 기술에는 발주처와 중국 업체 모두 손을 들었고 다음 해 계약서에 서명했다. 현대건설의 창조경제가 빛을 보는 순간이었다. 이 기술은 현대건설이 삼척 화력발전소 건설현장에 도입한 첨단기술로 5000~6000kcal 열량을 내는 고품질 유연탄이 아닌 열량이 낮은 저질 유연탄을 연료로 사용하면서 열효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베트남은 유연탄 매장량은 풍부하지만 열량이 낮은 저질 연탄이다. 열효율이 높으면 유연탄을 가루로 태우지만 저질 연탄은 열효율이 떨어지고 환경오염 물질이 많이 나온다. 그래서 현대건설은 저질 연탄을 2~5㎝ 크기의 고형 연료로 만든 뒤 공기부양 형식으로 연소시키는 기술을 적용했다. 환경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독자적인 해외 수출이 가능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창조적 혁신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1966년에 뿌린 작은 밀알이 후속 공사로 이어졌고, 특히 팔라이 공사의 완벽한 수행과 인적네트워크 형성은 몽즈엉 화력발전소 공사 수주로 이어지는 대박을 터뜨린 것이다. 하지만 진짜 대박은 아직 남아 있다. 베트남은 전력이 부족한 국가다. 추가 발전소 건설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에 대형 공사 수주도 잇따를 것으로 기대된다. 필리핀에서 같은 방식의 화력발전소 공사 발주가 있는데, 현대건설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몽즈엉 화력발전소에서 보여준 현대건설의 창조경제 노하우가 베트남 원자력발전소 공사 수주로 이어지는 진짜 대박을 터뜨릴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글 사진 몽즈엉(베트남) 류찬희 기자 chani@seoul.co.kr
  • “위안부들, 자연스레 모여들어” 왜곡 가르치는 日역사 교과서

    “위안부들, 자연스레 모여들어” 왜곡 가르치는 日역사 교과서

    지난 3월 일본 문부과학성의 검정을 통과한 일본사 고교 교과서 9종(일본사A 3종, 일본사B 6종)이 삼국시대부터 근현대사까지 한국사 관련 내용을 전방위적으로 왜곡 서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군 위안부의 자발성을 강조하는 한편, 일본이 고대에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임나일본부설’ 역시 그대로 실렸다. 일제시대 창씨개명, 토지조사사업에 대한 일본 측 주장도 전혀 걸러지지 않아 과거사를 입맛에 맞게 여전히 미화·왜곡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박홍근 민주당 의원실이 15일 동북아역사재단에 의뢰, 고등학교 일본사 교과서 9종을 번역,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전지에 설치된 ‘위안시설’에는 조선·중국·필리핀 등으로부터 여성들이 모아졌다”(산천출판, 일본사A)라고 적어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인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한 위안부 여성이 있다는 식으로 서술했다. 일본사B 교과서에서는 ‘임나일본부설’ 서술이 두드러졌다. 임나일본부설은 일본이 고대에 한반도 남부를 공격해 백제, 신라, 가야를 지배했다는 주장으로, 일제의 한국 침략과 지배를 정당화하는 도구로 사용돼 왔다. ‘동경서적’에서 출간된 일본사B 교과서 17쪽에는 “야마토 왕권은 가야의 임나를 통해 조선반도 남부와 밀접한 관계를 가졌다.(중략) 야마토 왕권은 조선반도로의 진출에 의해 대륙의 선진문화를 받아들이고 군사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큰 힘을 갖게 됐다”고 적혀 있다. 2010년 3월 한·일 역사공동연구위원회가 ‘임나일본부설은 사실이 아니며 폐기에 합의한다’고 발표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도 왜곡이 여전한 셈이다. 당시 공동연구위원회는 임진왜란에 대해서도 ‘일본이 내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일으킨 전쟁’이라고 합의했지만 전쟁 발발의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기는 서술은 여전했다. 일본사B 교과서(동경서적, 105쪽)를 보면 “히데요시는 조선에 대하여 일본으로의 조공과 명으로 침공 시의 선도를 추구했다. 조선이 이것을 거절하면서 1592년 히데요시는 조선에 15만여명의 대군을 보내 침략전쟁을 시작했다”고 적어 임진왜란의 발발 책임을 조선의 비협조 때문인 것으로 몰아갔다. 이 밖에도 “소유권의 불명확 등을 이유로 광대한 농지, 산림을 접수하고 일본인에게 불하(拂下)했다.”(산천출판 87~88쪽, 일본사B), “1910년부터 일본의 토지개정에 맞게 대규모 토지조사 사업을 실시하고 조선을 자본주의 경제로 속하게 하는 기초를 만들었다”(실교출판 260쪽, 일본사B) 등 전형적인 식민지 근대화론에 근거해 토지조사 사업을 서술했다. 일제의 국권침탈에 대항했던 동학농민운동은 농민 ‘반란’, 농민 ‘반항’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일제시대의 창씨개명에 대해서는 “일본풍의 이름으로 개명도 장려했다”(청수서원 153쪽, 일본사A)고 적어 조선민들의 극심한 반대가 있었던 부분을 삭제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케냐 육상영웅 터갓, 새 IOC위원에

    케냐 육상영웅 터갓, 새 IOC위원에

    케냐 육상의 영웅 폴 터갓(44)이 1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막을 내린 제125차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새로 IOC 위원에 선출됐다. 터갓 등 9명의 신임 위원과 함께 이날 총회를 끝으로 자크 로게 위원장이 명예위원장으로 추대됨으로써 IOC 위원은 모두 111명으로 늘었다. 이날 총회에서는 지난 2월 집행위원회에서 IOC 위원 후보로 내정한 9명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했는데 터갓이 찬성 86, 반대 9표로 가장 많은 찬성표를 얻었다. 알렉산드로 추코프 러시아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반대 29표를 받아 가장 반대가 심했지만 과반 득표는 달성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높이뛰기 금메달리스트 스테판 홀름(스웨덴)은 유일하게 선수 자격으로 IOC 위원이 됐다. 터갓을 비롯해 옥타비안 모라리우(루마니아), 베르나르드 라즈만(브라질), 미카엘라 마리아 안토니아 코주앙코 야보르스키(필리핀), 다그마위트 지르매이 베르하네(에티오피아), 카미엘 율링스(네덜란드) 등 6명은 개인 자격으로 IOC에 진입했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필리핀 여행 한국인 이중과세 양국 관세청장 문제 해결 합의

    필리핀을 방문하는 한국 여행객이 집중 표적이 됐던 ‘이중 과세’ 문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필리핀을 방문 중인 백운찬 관세청장은 10일 마닐라에서 로자노 루피노 비아존 관세청장과의 회의를 통해 한국인 여행객의 이중 과세 문제 해결에 합의했다. 필리핀의 막탄세관과 일로일로세관 측은 시스템과 절차를 고쳐 앞으로 한국 여행객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세부와 보라카이 등을 여행하는 한국인 여행객은 공항 면세점에서 산 물건을 들고 필리핀에 입국했을 때 현지 세관이 세금을 부과해 불편과 불만이 컸다. 필리핀은 면세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세관원들의 개입이 심했다. 더욱이 입국 시 예치했다 출국 시 찾아가는 것까지 불허하는 횡포로 원성이 높았다. 한편 필리핀은 한국의 선진 화물 보안 시스템 및 인증수출자(AEO)제도에 관심을 나타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국산機 T50i 첫 ‘직접비행’ 방식으로 수출

    국산機 T50i 첫 ‘직접비행’ 방식으로 수출

    국산 초음속 항공기 T50i가 ‘직접비행’(페리 플라이트) 방식으로 수출길에 올랐다. 국산 항공기를 화물기나 배가 아닌 조종사가 직접 비행하는 방식으로 수출하기는 처음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10일 “인도네시아로 처음 수출하는 T50i 16대 중 두 대가 오늘 오전 경남 사천 공군비행장에서 인도네시아를 향해 이륙했다”고 밝혔다. T50i 두 대는 1차 목적지인 타이완 가오슝(高雄)까지 1600여㎞를 두 시간 비행한 뒤 급유를 받고 필리핀 세부로 이동해 하루를 머문 뒤 11일 다시 이륙, 인도네시아 스핑간을 거쳐 최종 목적지인 이슈와휴디에 도착한다. 1박 2일에 걸쳐 5600㎞를 비행해 인도네시아 측에 건네는 것이다. KAI는 2003년과 2009년 기본 훈련기 KT1을 인도네시아와 터키로 수출할 때는 기체를 분해해 화물기를 통해 보냈다. 이 경우 현지에서 재조립한 뒤 시험비행에서 문제가 없어야 최종 인도되기 때문에 시간과 인력, 비용이 많이 든다. KAI는 당초 계약보다 4개월 앞당겨 연말까지 T50 계열 초음속 항공기 16대(4억 달러 규모)의 납품을 마칠 계획이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영어붐 타고 한국 온 필리핀 보모 ‘먹튀’ 기승

    영어붐 타고 한국 온 필리핀 보모 ‘먹튀’ 기승

    서울 목동에 사는 이모(35·여)씨는 지난 5월 필리핀인 보모 C(24·여)를 어렵게 구했다. C는 집안일도 하지만 주로 아이들의 영어 공부를 돕는다. 두 아이의 엄마인 이씨는 “월~금요일 오후 근무에 150만원이라는 만만찮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지만 영어 교육용이라고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면서 “처음엔 걱정했지만 필리핀인 보모가 들어온 이후 아이들이 영어에 더 많은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대학생과 중국 동포 일색이던 국내 보모업계에서 필리핀인 보모가 갈수록 각광받고 있다. 최근 젊은 엄마들 사이에서 필리핀인 보모 고용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것이다. 비행기표까지 구입해 현지에서 직접 보모를 데려오는가 하면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엄마끼리 보모 리스트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기도 한다. 일정 수수료를 받고 필리핀인 보모를 연결해 주는 중개인도 덩달아 성황이다. 그러나 검증 시스템이 부족하다 보니 사기를 당하는 등 피해 사례도 속출하고 있어 적절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관련 커뮤니티와 중개인 등에 따르면 필리핀인 보모의 품삯은 보통 주말을 빼고 아이 2명 기준에 150만~180만원이 시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말을 끼거나 아이 수가 많으면 추가로 더 지급해야 한다. 지방에서는 아예 입주형 돌보미가 인기다. 집에 상주하면서 간단한 집안일을 하는 것은 물론 24시간 아이를 돌본다. 대부분 한국말을 못 하는 데다 비용도 대학생이나 중국 동포 보모보다 비싸지만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할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선금만 받고 아예 입국장에 나타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 전북 익산에 사는 A(36·여)씨는 최근 유치원에 다닐 두 자녀를 돌볼 보모를 구하는 과정에서 사기를 당했다. 입국장에 나타나야 할 보모가 선금과 비행기표를 받고 나서 종적을 감춘 것이다. 시설이 낙후된 영어유치원에 보내는 게 미안해 필리핀인 보모를 붙여 줘야겠다고 결심했던 그는 괘씸한 마음에 며칠 잠을 설쳤다고 했다. A씨는 “4년제 대학 출신인 데다 비교적 싼 가격에 주말에도 일하겠다는 말을 듣고 (필리핀인 보모에게) 한국행 비행기표까지 끊어 줬지만 사기였다”고 말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항공사에 확인한 A씨는 “비행기표가 사용된 것으로 나왔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 행위에 해당되지만 국제 공조 대상이 아니라서 실질적으로 수사하기는 힘들 가능성이 높다”면서 “개인이 더 꼼꼼하게 따져 보고 고용 계약서도 잘 작성해 보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신혼여행의 모든 것 다루는 ‘제14회 명품 신혼여행 박람회’

    신혼여행의 모든 것 다루는 ‘제14회 명품 신혼여행 박람회’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반드시 거치는 과정 중 하나는 바로 웨딩박람회다. 호기심에, 그리고 정보를 얻기 위해 등 여러가지 이유로 모든 예비부부들이 한 번쯤은 웨딩박람회를 찾는다. 물론 철저한 사전조사 및 심도 깊은 상담을 통해 웨딩박람회에서 많은 것들을 얻고 가는 예비부부도 있지만, 대부분은 수박 겉핥기 식으로 대충 둘러본 뒤 자리를 떠나고 만다. 이런 양상은 웨딩박람회가 대부분 결혼에 대한 A부터 Z까지 모든 것들을 총망라 하는 자리여서 생기는 것이다. 실제 많은 웨딩박람회를 둘러본 예비부부들의 불만이 ‘전체 규모는 크지만 예단이나 예물 등 세부사항을 골라 보려고 하면 해당 업체들이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토로한다. 특히 요즘은 결혼식 행사에 집중하던 예전과 달리 신혼여행과 같은 둘만의 시간에 더 큰 투자를 하는 추세인데, 신혼여행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고자 하는 예비부부의 마음과 달리 웨딩박람회에 참여하는 신혼여행 관련업체들은 매우 한정적이다. 기존의 웨딩박람회에서 작은 신혼여행 부스 규모에 실망했던 이들이라면 오는 9월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간 3호선 학여울역 SETEC에서 개최되는 ‘제14회 명품 신혼여행 박람회’를 주목할 만 하다. 선착순 1만쌍 만을 초대하는 이 박람회는 신혼여행 전문 박람회인만큼 신혼여행에 있어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현장에서는 △동남아(태국, 필리핀, 발리) △미주/하와이 △몰디브 △남태평양 △호주/케언즈 △유럽 △중국/홍콩/싱가폴 △일본 등의 기타지역에 이르는 120여 개의 리조트 신혼여행 상품이 선보여진다. 또한 관람객들을 위한 이벤트도 풍성해 신혼여행의 행운을 기대하는 이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벤트는 신혼여행 지역별로 고급리조트 1박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으로, 박람회 이틀간 매일 각 5쌍의 예비부부에게 행운이 돌아간다. 또한 럭셔리한 허니문을 꿈꾸지만 결혼식 준비만으로도 빠듯해 고민중인 예비부부를 위한 사상초유의 ‘10개월 무이자할부’ 이벤트도 등장했다. 항공료만 선지불 하면 그 외의 신혼여행 경비는 10개월 할부로 부담없이 나눠 낼 수 있는 이벤트로, 하나SK카드와 롯데카드, 삼성카드로 결제 시 가능하다. 이 외에도 박람회를 통해 신혼여행을 예약하는 고객에게 고급여행용가방 등 푸짐한 사은품이 마련돼 있으며, 신혼여행 지역별로도 소정의 선물이 주어진다. 팜투어의 허니문 전상품을 최고 70만원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계약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웨딩앤아이엔씨가 주최하는 ‘제14회 명품 신혼여행 박람회’에 대한 자세한 내용과 무료참가신청은 공식 홈페이지(www.luxuryhoneymoonfair.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진구 다문화부부 적응 돕는다

    서울 광진구가 결혼이주여성의 원활한 사회 적응을 돕기 위해 통역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결혼이주여성에게 모국어를 활용해 할 수 있는 일자리를 주고,의사소통이 어려워 사회 적응이 힘든 다문화가족의 한국 생활 정착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광진구는 올 하반기부터 베트남과 중국뿐 아니라 필리핀, 캄보디아, 몽골 등의 언어에 대한 ‘결혼이주여성 통·번역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고 9일 밝혔다. 구는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지역 결혼이주여성을 뽑아 자양4동 다문화가족 쉼터에 배치하기로 했다. 이들은 다문화가족 상담 통역 서비스, 결혼 전 배우자와의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한국 남성들을 위한 통역 서비스, 입국 초기 결혼이민자들을 위한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지역공동체 일자리 창출 사업의 하나로 4대 보험 적용과 주 28시간 근무, 월 75만원 상당의 급여를 지급한다. 구는 지난 7월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 1명을 선발해 자양4동 다문화가족 쉼터에 배치한 후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통·번역 서비스를 해 오고 있다. 또 한국어능력 자격을 갖춘 중국 출신 결혼이주여성을 통·번역 전문 인력으로 채용해 이달부터 서비스를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사업 결과에 따라 더욱 많은 결혼이주여성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에는 다양한 국적 출신의 결혼이주여성을 배치하는 등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김기동 구청장은 “결혼이주여성이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지역공동체 사업을 통해 소외계층을 보듬을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하나금융지주

    [금융산업 미래 성장엔진을 찾아라] 하나금융지주

    저금리·저성장 시대다. 해외에서 불어닥치는 외풍에 국내 금융시장은 시도 때도 없이 가을낙엽처럼 흔들린다. 소비자 보호 등을 위해 각종 금융 규제도 강화되고 있다. 금융권은 비상이다. 실제로 수익률은 반 토막 나기 시작했고 미래를 이끌어 갈 성장 동력 없이는 살아남기가 어려워졌다. 하나금융지주는 이럴 때일수록 ‘남들보다 똑똑하게, 남들보다 멀리’ 가고자 한다. 글로벌 네트워크 확대와 스마트금융 부문의 경쟁력을 집중한다는 게 핵심 전략이다.하나금융은 올해 중국-홍콩-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싱가포르-필리핀으로 이어지는 아시아금융벨트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2015년엔 4대 권역(중화, 동남아, 미주, 유럽)에서 총 자산의 10%, 순이익의 15%를 달성해 글로벌 금융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외환은행을 자회사로 편입하면서 8월 현재 총 24개국에 124개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하나금융은 중국 기업을 상대로 영업하는 지역(로컬)은행이 되는 게 목표다. 중국 내 영업점은 8월 말 현재 27개로 중국하나은행은 한국계 기업과 현지 기업을, 중국외환은행은 한국 기업을 상대로 영업하고 있다. 하나은행이 지분 출자한 길림은행 역시 중국 현지법인을 대상으로 하나은행과 연계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부유층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파생금융상품, 카드상품들도 개발 중이다. 인도네시아에선 37개 점포가 운영 중이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장기적으론 로컬은행이 되는 게 목표다. 미주 진출 확대도 활발하다. 하나은행 뉴욕지점과 외환은행의 파이낸스 회사 등을 통해 미국 내 기업금융과 송금 서비스 영업을 하고 있다. 2012년 인수 계약을 체결한 BNB은행은 지난달 14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승인까지 받아 놓았다. 미국과 캐나다를 아우르는 북미 지역 영업확대의 초석을 마련한 셈이다. 신규 진출도 꾀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2012년 11월 미얀마 양곤 사무소를 개설했다. 한국 기업 내 미얀마 근로자를 대상으로 소액 대출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러시아 현지법인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기업 영업, 수출입 및 송금 업무와 독립국가연합(CIS) 진출에 발판을 놓겠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이미 진출한 중국이나 인도네시아 등의 국가에 대해서도 거점을 확대할 방침이다. 하나금융은 스마트폰 금융서비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보기술(IT) 산업과 금융산업의 융합을 위해 신사업을 검토하고 추진하는 부서를 5년째 운영 중이다. ‘업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단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스마트폰 금융서비스인 ‘하나 N 뱅크’다. 하나은행은 이 상품을 2009년 12월에 업계 최초로 출시했다. 이후 스마트폰 금융 서비스의 전형으로 자리잡았다. 스마트폰용 ‘하나N 월릿(Wallet) 전자지갑’ 애플리케이션도 주목할 만하다. 이는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송금과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선불 충전식 전자지갑이다. 하나은행 계좌가 있으면 손쉽게 충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개인 간 송금, 물품 결제 및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외환은행도 ‘외환스마트환율’ 앱을 제공하고 있다. 전 세계 42개국의 실시간 환율 정보는 물론 과거 1년간 환율 추이, 환전 계산기, 환율우대 쿠폰, 환율 맞춤 알림 기능 등 부가서비스도 제공한다. 하나SK카드도 ‘겟모어(Get More)’ 앱을 통해 스마트 금융을 선도하고 있다. 이 앱은 카드 이용 내역을 무료로 실시간 알려주며 빅데이터를 활용해 결제 패턴을 분석, 고객에게 맞춤형 경품 이벤트를 제공한다. 하나금융은 소비자 보호 강화와 사회공헌 활성화에도 동참하고 있다. 지주의 경영 구호인 ‘건강과 행복’의 실행력을 높이고 사회 책임경영을 실현하기 위해 지난 4월 ‘행복나눔위원회’를 출범했다. 이 위원회는 사업분야 별로 ▲서민금융추진단 ▲중소기업·청년창업지원추진단 ▲소비자보호추진단 ▲사회공헌추진단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사회공헌 강화… ‘박근혜식 세일즈 외교’ 시동

    사회공헌 강화… ‘박근혜식 세일즈 외교’ 시동

    베트남을 국빈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쯔엉떤상 베트남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본격적인 ‘세일즈 외교’를 펼친다. 양국 정상은 회담 직후 새로운 20년의 비전을 제시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와 정치안보 및 경제통상, 개발협력, 국제무대 협력 강화 등의 로드맵이 담긴다. ‘박근혜식(式) 세일즈 외교’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주철기 외교안보수석은 “단순한 경제적 세일즈에 치중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공헌을 강화하고, 서로 윈·윈하면서 베트남 국민의 마음에 다가가는 것이 박근혜 스타일의 세일즈 외교”라고 밝혔다. 양국 정상은 다양한 개발협력 양해각서(MOU)도 교환한다. 박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응우옌푸쫑 당서기장, 응우옌떤중 총리, 응우옌신훙 국회의장 등 베트남 지도부를 만나 양국 간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경제 세일즈와 관련, 원전 수주활동 강화와 석유비축 및 화력발전 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 참여 등을 베트남 측에 요청할 예정이다. 한·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의 조기 체결도 주요한 현안이다. 박 대통령은 8일 하노이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경제협력 만찬간담회에서 “베트남은 ‘포스트 브릭스’로 주목받는 VIP(베트남·인도네시아·필리핀) 경제권”이라며 한국과 함께 새로운 미래를 만들자고 역설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우리 측에서 경제사절단 79명과 베트남 현지에 진출한 기업인 등이, 베트남 측에서는 호앙쭝하이 경제담당 부총리와 지방성 당서기 및 인민위원장 등 20여명이 각각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적극적인 문화외교로 눈길을 끌었다. 이날 오후 하노이 시내 경남하노이 랜드마크타워 컨벤션홀에서 응우옌티조안 국가부주석 등 베트남의 정·관·문화예술계 주요 인사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한복·아오자이 패션쇼 마무리 순서에 직접 한복을 입고 무대에 등장한 것. 은박이 박힌 미색 저고리와 연한 개나리색 치마를 입은 박 대통령은 10m 정도 무대에서 ‘깜짝 워킹’을 한 뒤 베트남어로 “씬짜오”(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 큰 박수를 이끌어냈다. 박 대통령은 이어 “베트남의 아름다운 아오자이와 한국의 고운 한복이 만나 양국의 문화를 나눌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며 양국의 인연과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베트남 측으로부터 아오자이를 선물받았다. 청와대 측은 박 대통령의 패션쇼 출연에 대해 “국가 간 상호 이해는 문화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된다는 박 대통령의 지론에 따른 것”이라며 “박 대통령은 평소 우리 전통문화와 한복에 대한 애정을 피력해 왔고, 이번 패션쇼 무대에 직접 오른 것도 비슷한 연장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의 문화외교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폐막 후인 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주 박물관 방문으로 연결됐고, 지난 6월 중국 방문 당시에도 산시(陝西)성 시안(西安)의 병마용을 찾아 중국 문화의 애호가로서 중국인들에게 각인되는 효과를 거둔 바 있다. 하노이·상트페테르부르크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슈퍼맨’되려고 16번 성형한 男, 비포&애프터 보니

    ‘슈퍼맨’되려고 16번 성형한 男, 비포&애프터 보니

    영화 속 슈퍼히어로를 ‘숭배’한 나머지 그와 같은 얼굴로 성형수술을 한 남성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8일자 보도에 따르면, 필리핀 칼람바에 사는 허버트 차베즈(35)는 영화 ‘슈퍼맨’ 속 주인공인 클라크 켄트와 같은 외모를 갖기 위해 무려 16년 동안 총 16차례 성형수술을 했다. 본래 까만 피부와 얇은 입술, 뭉뚝한 코와 처진 눈을 가졌던 그는 1995년부터 피부화이트닝, 코, 입술, 턱 뿐 아니라 가슴과 복부에도 시술을 받아 진짜 ‘슈퍼맨’이 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슈퍼맨 복장과 머리로 거리를 활보하는 등 남다른 슈퍼히어로 사랑을 과시해 온 그가 16년간 성형수술에 쓴 돈은 30만 페소, 우리 돈으로 740만 원 가량이다. 그는 “5살 때 텔레비전에서 ‘슈퍼맨’을 처음 본 뒤부터 슈퍼맨처럼 되고 싶었다”면서 “슈퍼맨 복장을 하면 실제로 내가 슈퍼히어로가 된 듯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슈퍼맨’과 달리 나의 목표는 세상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이 지역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라면서 “‘슈퍼맨’이 되어 아이들에게 도덕과 정의를 알려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진=멀티비츠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극과 극] (8) 단 1초 발언·48시간 최단명 의원…‘금배지들의 기네스’ 아시나요

    [극과 극] (8) 단 1초 발언·48시간 최단명 의원…‘금배지들의 기네스’ 아시나요

    올해로 국회가 문을 연지 65년이 됐다. 1948년 제헌국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국회의원 법정 임기를 채운 사람만 총 2780명. 당선무효형 등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경우를 포함해 한번이라도 금배지를 달았던 사람들까지 합치면 4000명을 훌쩍 넘는다. 국회의 역사 만큼 각종 ‘진기록’도 낳았고, 기록들 속에는 굴곡진 한국의 정치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최장수 vs 최단명의 기록 제헌국회부터 19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가장 임기가 길었던 때는 9대 국회로 6년간(1973~1979년) 이어졌다. 1972년 ‘10월 유신’으로 대통령이 추천해 통일주체국민회의에 의해 선출된 국회의원들인 ‘유신정우회’가 포함됐다. 가장 임기가 짧았던 때는 5·16 군사정변으로 해산된 5대 국회로 9개월 18일(1960년 7월 29일~1961년 5월 16일)에 불과했다. 국회의 임기가 4년으로 정해지고 제대로 마쳐지는 것은 1987년 민주화 이후 구성된 1988년 5월 13대 국회부터다. 19대 국회 전반기 현재까지 배출된 국회의장은 모두 25명이다. 초대 대통령인 이승만 전 대통령이 초대 국회의장을 지냈다. 그러나 이 전 대통령은 1948년 5월 31일부터 7월 24일까지 단 55일 동안만 의장직을 맡았고, 8월 15일 정부 수립과 동시에 대통령에 취임한 ‘최단명’ 국회의장이다. 25명 가운데 최장수 국회의장은 6대와 7대에 걸쳐 의장을 지낸 이효상 의장으로 임기가 무려 7년 6개월 14일이나 된다. 이어 9대의 정일권(만 6년 재임) 의장, 3·4대의 이기붕(5년 11개월) 의장 순으로 의사봉을 오래 잡았다. 최다선 국회의원은 9선을 지낸 김영삼 전 대통령과 박준규 전 국회의장,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다. 김 전 대통령의 경우 만 26세에 당선돼 최연소 국회의원의 기록도 함께 갖고 있다. 박 전 의장은 8대 국회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것을 포함해 9차례 모두 선거구민의 직접선거에 의해 당선된 기록을 갖고 있다. 8선도 국회의원도 모두 3명(김재광·이만섭·정일형)이다. 특히 정일형 전 외무장관은 2대부터 9대까지 같은 지역구(서울 중구)에서 내리 8선을 지냈다. ●48시간 vs 5일에 엇갈린 ‘운명’ 반면 단 48시간 동안만 배지를 달았던 국회의원들도 있다. 5대 국회인 1961년 5월 13일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정인소(충북 음성), 김사만(충북 괴산), 김성환(전북 정읍을), 김종길(경남 남해) 의원은 당선 이틀 뒤 일어난 5·16 쿠데타로 인해 국회가 해산되면서 의원 선서조차 하지 못하는 불운의 의원이 됐다. 5일짜리 의원도 있다. 6대 국회 말 신민당의 전국구 후보 17, 18번이던 박중한, 우갑린 의원은 같은 당 전국구 류진, 임차주 의원이 탈당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1967년 6월 26일 승계돼 임기 말인 6월 30일까지 재임했다. 7대 국회의원 선거가 앞서 6월 8일 실시된 것을 감안하면 7대 의원들의 당선 공고 뒤에 6대 의원이 뒤늦게 탄생한 진풍경이었다. 이들은 5일동안 본회의에 한번도 출석하지 않고도 당시의 한 달 세비 20만원을 고스란히 받았다. ●금배지도 대물림…3代 국회의원까지 65년의 역사를 이어오다 보니 가족 국회의원도 여럿 탄생했다. 부자(父子) 국회의원은 이제 매우 흔한 일이 됐다. 19대 국회에만 2·3세 정치인이 17명이다. 여야 지도부에도 2세 정치인들이 포함됐다. 새누리당 지도부에서는 정우택(3선) 최고위원, 홍문종(3선) 사무총장, 유일호(재선) 대변인, 김세연(재선) 제1사무부총장 등 4명이 있고, 민주당 지도부에도 김한길(4선) 대표와 노웅래(재선) 대표비서실장, 정호준(초선) 원내대변인 등 3명이 있다. 한 가족 최다선은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다 서거한 조병옥(2선) 전 내무부 장관과 아들인 조윤형(6선)·조순형(7선) 의원으로 총 15선이다. 김대중(6선) 전 대통령과 아들인 김홍일(3선)·김홍업(초선) 의원도 삼부자 의원이었다. 정일형(8선) 전 외무장관과 아들 정대철(5선) 민주당 상임고문·손자 정호준 민주당 의원은 유일한 ‘3대’ 국회의원 집안으로 총 14선이다. 여성들의 국회 진출이 늘어가면서 부녀·부부(夫婦) 국회의원도 여럿 등장했다. 최초의 부녀 의원은 2대 김동성 의원과 10대의 김옥렬 의원이었고 최초의 부부 의원은 김제원(8·9대) 의원과 서영희(9·10대) 의원이었다. 18대 자유선진당 비례대표로 배지를 달았던 이영애 의원의 경우 10대 국회의원을 지낸 아버지 이경호 의원과 15대 국회의원이었던 남편 김찬진 의원에 이어 국회의원이 되면서 부녀, 부부 국회의원의 기록을 모두 갖게 됐다. 최초의 여성 의원은 제헌국회 때 경북 안동에서 보궐선거로 당선된 임영신 전 의원이었다. ●1초 발언 vs 10시간 발언…국회 ‘말말말’ 국회는 의원들의 말의 성찬이 열리는 곳이다. 그만큼 의원들의 발언에 대한 기록들도 쏟아진다. 지금까지 국회 본회의에서 가장 짭게 발언한 의원은 3대 국회 때 하을춘 의원으로 단 1초였다. 법안심의 때 나와 “건설법안”이라고 4글자를 말하다가 국회의장이 일방적으로 일괄 통과를 선포하는 바람에 발언이 끊겼다. 3대 국회 당시 김선태 의원이 구속되자 석방요구안과 연계한 국무위원 불신임결의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이 때 김동욱 의원은 토론을 위해 단상에 선 뒤 국무위원석을 향해 “왜 잡아갔어, 왜 잡아가”라고 단 9글자를 소리치고 내려왔다. 본회의 발언 시간이 가장 길었던 사람은 1964년 김대중 전 대통령으로 김준연 의원의 구속 동의안을 막기 위해 5시간 19분 동안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발언을 했고, 상임위에서는 1969년 박한상 신민당 의원이 3선 개헌 국민투표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10시간 동안 반대토론을 진행한 것이 최장이었다. 이를 기록하는 데 속기사가 무려 60여명이 동원됐다고 한다. 역대 의원 중 말이 가장 빨랐던 의원은 3·4·5대 의원을 지낸 김선태 의원이었다. 김 의원은 1분에 468자의 말을 쏟아냈다고 한다. 의원들의 평균 연설속도가 1분에 300자였던 것에 비하면 매우 빠른 속도다. 때문에 국회에서는 김 의원이 발언할 때가 되면 속기사를 2명씩 배치했다. 국회 본회의에서 발언을 가장 많이 한 의원은 3대 국회 때 박영종 의원으로 임기 4년 동안 총 450회나 발언을 했다. 19대 국회 1년 동안 가장 말이 많았던 의원은 누구일까. 서울신문이 국회사무처에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19대 국회 본회의 발언 현황’ 자료에 따르면 가장 말이 많았던 의원은 민주당 정청래 의원으로 꼽혔다. 정 의원은 지난해 7월 임시국회부터 8월까지 본회의 대정부질문에 3차례, 5분 자유발언에 4차례 나서 현역 의원들 가운데 가장 많은 본회의 발언을 했다. 정 의원은 특히 국회 정보위원회와 국정원 댓글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등의 야당 간사를 맡으며 최근 대형 이슈였던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논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등의 중심에 서면서 상임위, 기자회견장에서도 활약했다. 정청래 의원에 이어 본회의 발언이 많은 의원은 5차례 발언을 한 정문헌 새누리당 의원이다. 정문헌 의원은 대정부질문 4차례, 자유발언 1차례 나섰는데, 국회 정보위 여당 간사를 맡아 특히 정청래 의원과도 많은 입씨름을 해야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대정부질문 3회·자유발언 2회)과 김제남 진보정의당 의원(대정부질문 2회·자유발언 3회) 등도 각각 5차례씩 발언을 하면서 본회의장 단상에 올랐다. 이밖에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 김태흠·이장우 새누리당 의원, 박범계·최민희 민주당 의원 등이 4차례 본회의 발언으로 뒤를 이었다. 본회의장 밖에서라도 의원들의 입은 언제나 열려있다. 지난해 5월 30일 임기가 시작된 뒤 1년여 동안 의원들의 국회 기자회견장(정론관)을 3530건 이상 사용했다. 하루에 평균 9~10건꼴로 마이크를 잡는 셈이다. 지난해의 경우 19대 국회의 임기가 시작됐는데도 원 구성 문제 등으로 정식 개원이 늦어지면서 6, 7월 기자회견 횟수가 급격히 많아졌고 12월 대선을 앞두고 11월과 12월 중순까지 각 당의 대선 후보 홍보 및 상대 당 후보에 대한 검증 등에 나선 의원들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특히 2007년 남북정상회담의 대화록 논란을 시작으로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3월 이후 꾸준히 기자회견 횟수가 많았다. ●다문화·탈북자 의원 탄생한 19대 국회 19대 국회에서는 최초로 다문화 의원이 탄생했다. 이자스민 새누리당 의원이 주인공. 필리핀 출신의 이 의원은 서울시 외국인생활지원과 주무관, 물방울나눔회 사무총장 등을 지냈다가 국회 배지를 달았다. 최초의 탈북자 의원도 19대에서 나왔다. 조명철 새누리당 의원은 평양 출신으로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탈북 공무원으로 통일교육원장을 지낸 뒤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19대 국회의원의 최다선 의원은 7선의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고 이어 6선인 강창희 국회의장이 뒤를 잇는다. 최고령 의원은 1942년생인 송광호(새누리당)·강길부(새누리당)·박지원(민주당) 의원이다. 특히 19대 국회에서는 ‘청년 국회의원’을 각 당에서 선출해 비례대표로 지명했다. 민주당의 경우 최초로 청년 비례대표 선발제도를 열어 389명의 지원자를 물리치고 김광진 의원이 배지를 달았다. 김 의원은 1981년생으로 19대 국회의 최연소 의원이기도 하다. 19대 의원들은 각종 스포츠 분야의 협회장을 도맡아 하는 진기록도 갖고 있다. ‘조직 표’를 얻을 수 있는 협회나 연맹을 맡는 것은 역대 국회에서도 흔한 일이었지만 분야가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장(남경필 새누리당 의원), 한국e-스포츠협회장(전병헌 민주당 원내대표) 등을 비롯해 대한치어리딩협회장(이이재 새누리당 의원), 전국 유·청소년축구연맹 회장(최재성 민주당 의원), 대한 컬링경기연맹 회장(김재원 새누리당 의원) 등 15개의 스포츠 협회장을 19대 의원들이 맡고 있다. 그러나 지난달 25일 고희선 새누리당 의원이 폐암으로 별세하면서 임기 1년여 만에 운명을 달리하는 의원이 나오는 비운을 겪기도 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열린세상] 성공의 덫/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성공의 덫/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우리 동네에는 오래된 철물점, 세탁소, 양복점이 있다. 낡은 집이 소위 노포점이라는 일본식 권위를 얻는 경우는 드물고 낡은 것 그대로 낡아 빠진다. 그 속에 고즈넉한 카페, 맥줏집, 아담하고 이국적인 식당도 생겨난다. 이 새 가게의 주인들은 의욕에 찬 청년들이다. 가게이지만 문화공간이고 이야기가 있으며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사람을 있는 그대로 대하는 세련됨도 맛본다. 유학으로, 인턴활동으로, 배낭여행으로, 보고 배운 견문이 동네 골목에 그대로 펼쳐지는 것에서 새로운 기운을 느낀다. 벼랑 끝에 몰리는 실업의 위기가 만들어낸 돌파구를 보면서 88만원 세대, 청년 유니온, 아픈 청춘이라는 단어들을 잠시 잊는다. 경제민주화, 복지라는 추상적인 단어 속에 매몰된 청년들의 얼굴을 동네에서 더 구체적으로 만난다. 청년들이 만들어 내는 미래는 아름답고 밝다. 절로 미소가 느껴지는 경쾌한 상상력을 만난다. 천편일률적인 체인점이 아닌 개성이 넘치고 사람의 향기를 뿜는 공간을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청년들이 상상력과 열정으로 개척해 놓으면 집세와 월세가 높아져 정작 개척자인 청년들은 더 후미진 골목으로 밀려난다. 후미진 주택가, 한적한 시골길이 청년들의 손길로 생기를 얻는다. 밀어내도 다시 둥지를 트는 그들의 생명력에 미래의 기운을 느낀다. 성공의 덫이 있다. 한번 성공한 방식에 집착하는 것이 그것이다. 우리는 근대화이론의 성공사례였다. 누구나 보릿고개를 넘은 ‘한강의 기적’을 말하고 산업화와 민주화의 2관왕 달성을 자랑한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변한 기적을 말한다. 성공의 문법이 있었다. 약육강식의 경쟁 논리와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는 논리였다. 과정의 편법과 무임승차의 추함도 결과의 성공이라는 빛으로 덮는다. 선 산업화, 후 민주화의 공식에 따른다. 민주주의가 밥 먹여주는가? 라는 질문에 익숙하다. 인권, 민주주의, 개성, 다양성, 협동의 문화를 실패자의 패자 부활전으로 여긴다. 가난에 대한 공통의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성공은 개인의 성실함 때문이고, 실패는 가차없이 비난의 대상이 된다. 성공의 경험을 몸으로 느낀 기성세대는 자신들의 성공 문법을 확신하고 자신의 자녀세대들에게 주입하고자 한다. 문제는 과거의 성공 문법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른들은 모른다는 것이다. 100년 단위의 변화 과정에서도 과거의 성공 문법이 통하지 않았다. 구한말 과거 공부에 매달린 청년과 신학문을 접한 청년의 미래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지켜본 바 있다. 하물며 지금은 천년 단위의 지각 변동이 이는 시기이다. 2015년 이후 새 틀 짜기를 위한 유엔의 다양한 포럼에서 불평등 문제와 지속가능한 발전이 화두로 등장하고 있다. 부국과 빈국이라는 개념 대신 가난한 나라의 부자들, 부자 나라의 가난한 자들, 즉 불평등과 정의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 즐겨 다루는 유명인사의 인생사 털어놓기를 보면 가난의 기억이 있고 약간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IMF 외환위기 때 다시 몰락한다. 개인의 성공과 실패가 사회의 흐름과 추세의 영향을 생각보다 많이 받았던 것을 확인한다. 요르단으로, 터키로 그리고 멕시코로 학생들이 방학 중 다녀온 나라의 이름이 다채롭다. 이제는 파리나 런던, 뉴욕에 다녀오는 것은 오히려 진부하다. 누가 더 오지의 작은 마을을, 문화적으로 더 이질적인 곳을 다녀왔는가 하는 것이 주목받는다. 인도네시아 바하사어를 안다거나 필리핀의 타갈로그어, 인도의 힌디어, 아프리카의 스와힐리어를 안다고 하면 더 앞서가는 것으로 여긴다. 유럽에서 문명이라는 이름으로 일방적으로 발신했던 메시지가 이제는 서 있는 곳이 중심인 시대로 변화하고 있다. 번쩍번쩍한 새것보다는 빈티지가 더 세련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거꾸로 가는 신문명 흐름의 주역인 청년들의 미래를 기성세대의 과거식 성공 문법의 틀에 가두게 될까봐 걱정이다. 성공신화의 주역인 엘리트들의 과신은 청년들에게 덫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대중보다 더 우월하다는 미신에 빠진 엘리트는 더 위험하다. 지금은 누구나 스마트한 시대가 아닌가. 성공의 덫에서 빠져 나오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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