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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관광 도중 우연히 합석”…알고보니 필리핀 ‘성범죄 공갈’

    “골프관광 도중 우연히 합석”…알고보니 필리핀 ‘성범죄 공갈’

    필리핀서 한국관광객 대상‘성범죄 공갈’ 일당 2심서도 징역형 국내 재력가들을 골프 관광을 빌미로 필리핀으로 유인, 현지 여성들과 잠자리를 하도록 한 뒤 경찰에 신고해 금품을 갈취하려 한 일당이 2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24일 수원지법 형사항소1-3부(박정우 부장판사)는 공동공갈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4명에게 징역 1년∼1년 6월을 각각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들 중 피해자들과 합의한 2명에 대해서는 징역 1년 6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 2월로 감형했다. 이들은 2016년 1월 B씨 등 한국인 2명을 꾀어 필리핀 세부로 골프 관광을 가게 한 뒤 현지 여성들과 짜고 3억원 상당을 뜯어내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B씨 등을 골프장으로 안내하는 과정에서 필리핀 여성들과 우연히 만난 것처럼 가장해 함께 술을 마시고 같은 호텔에 투숙하도록 유도했다. 필리핀 여성 C씨 등 5명도 미리 섭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튿날 C씨 등은 현지 경찰서를 찾아 “B씨 등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거짓 신고를 했고, B씨 등은 현지 경찰에 붙잡혀 유치장에 갇히는 신세가 됐다. A씨는 “무사히 석방되는 데에는 3억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B씨 등을 협박했다. 범행 전 이들은 국내에서 부유한 사람을 범행 대상으로 골라 필리핀 여행을 권유하는 ‘모집책’, 여행을 안내하는 척하며 현지 여성과 우연히 합석하는 것으로 꾸미는 ‘바람잡이’ 등으로 역할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피해자의 가족들은 이를 수상히 여기고 필리핀 한국 대사관에 신고해 덜미가 잡혔다.
  • [핵잼 사이언스] 우주정거장서도 보이는 통가 화산 폭발…연기 55㎞ 치솟았다

    [핵잼 사이언스] 우주정거장서도 보이는 통가 화산 폭발…연기 55㎞ 치솟았다

    남태평양 섬나라 통가 인근의 해저화산인 통가 훙가 하파이 화산(이하 통가 화산)의 대규모 분화로 인한 연기 기둥이 무려 55㎞나 치솟은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영국 우주 관련 연구기관 RAL 스페이스는 통가 화산으로 인한 연기 기둥이 성층권과 중간권 사이인 55㎞까지 치솟아 역대급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RAL 스페이스 사이먼 프라우드 박사는 "연기 기둥 높이는 화산 폭발의 위력을 나타내는 지표"라면서 "20세기 후반 발생한 가장 강력한 분화는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에서 일어났으며 당시 연기가 약 40㎞까지 치솟았다"고 밝혔다.보도에 따르면 이번 연기 높이 측정은 미국의 GOES-17 위성, 일본의 히마와리 8 그리고 우리나라의 기상 위성인 천리안위성 2A호(GK2A)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다. 우주 경계의 절반까지 치솟은 화산의 연기는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도 포착됐다. 폭발 다음날인 지난 16일 ISS의 승무원 케일라 배런이 뉴질랜드 위를 날아가며 촬영한 사진을 보면 자욱한 구름으로 뒤덮인 지구의 모습이 확인된다.앞서 지난 15일 오후 통가 수도 누쿠알로파 북쪽 65km 해역에서 해저 화산인 통가 화산이 대규모 분화를 일으켰다. 분화 순간 터져 나온 화산재와 가스는 순식간에 반경 주위를 뒤덮었으며 수분 뒤 누쿠알로파를 비롯한 통가 일대는 1m가 넘는 쓰나미에 휩쓸렸다.   전문가들은 통가의 이번 해저 화산 폭발의 위력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수백배에 이른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의 수석과학자인 제임스 가빈 박사는 “이번 화산 분화의 위력은 TNT 폭약 기준으로 약 10Mt(메가톤)에 해당한다는 수치가 나왔다"면서 "이는 히로시마 원폭 위력의 500배 이상 강력하다는 걸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 용인 마스크 산소패치 공장서 폭발사고…근로자 5명 부상

    용인 마스크 산소패치 공장서 폭발사고…근로자 5명 부상

    21일 오후 8시 40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이동읍의 마스크 산소패치 제조 공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5명이 부상했다. 사고는 실리콘과 수산화칼륨, 과산화칼륨 등 원료를 혼합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이 사고로 내국인 근로자 3명과 필리핀 국적의 근로자 2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들은 어깨 부위 등의 통증과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공장에서는 이들을 포함해 20명이 근무하고 있었으며, 폭발로 인한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다.다만 샌드위치 패널로 된 건물 외벽 일부와 건물 내부 집기류가 손상됐다. 소방당국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 일본 규슈 동쪽 해상서 규모 6.6 지진…“쓰나미 우려 없어”

    일본 규슈 동쪽 해상서 규모 6.6 지진…“쓰나미 우려 없어”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대형 지진이 예고된 난카이 해곡 일대 우려 22일 오전 1시 8분쯤 일본 규슈 동쪽 해상에서 규모 6.6의 지진이 발생했다고 일본 기상청이 밝혔다. 심야에 강진이 일어나 일본 열도가 긴장에 휩싸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오이타현과 미야자키현 일부 지역에서 진도 5강의 흔들림이 관측됐다. 일본 기상청의 자체 등급인 진도 5강은 대부분의 사람이 뭔가를 붙잡지 않고는 걷기 힘든 수준의 흔들림이다. 실내에서는 천장의 식기류나 책장의 책이 많이 떨어지고, 고정하지 않은 가구는 넘어질 수 있다. 이 지진 이후 같은 날 오전 3시까지 유감 지진으로 분류되는 진도 1 이상의 흔들림이 12차례 관측되는 등 지진이 이어지고 있다. “1주일간 최대 진도 5강 정도의 지진이 재발 가능성” 일본 기상청은 이날 새벽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진앙 지역을 중심으로 앞으로 1주일간 최대 진도 5강 정도의 지진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다만 기상청은 “지진해일(쓰나미)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이 지진으로 미야자키현과 오이타현 등에서 여러 명의 부상자가 나오고 노후 건물이 붕괴한 피해가 보고됐다. 수도관이 파열되고 정전사태도 발생했다. 그러나 다행히 지진에 따른 쓰나미가 일어나지 않아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야에 닥친 이날 지진은 장래의 대형 지진이 예고된 난카이 해곡 일대를 진앙으로 발생해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태평양판, 필리핀해판, 유라시아판, 북미판 등 4개의 지각판(플레이트)이 접하는 경계에 위치해 지진이 빈발하는 일본에서는 난카이 해곡 지진이 후지산 분화와 도쿄를 중심으로 한 수도권 직하지진 등과 함께 미래에 닥칠 우려가 큰 최대 재난 중의 하나로 꼽힌다.日, 난카이 해곡 지진 미래 큰 최대 재난 중 하나로 꼽아 일본 정부 지진조사위원회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향후 30년 이내에 미야자키현 동쪽 바다인 휴가나다를 진원으로 하는 규모 7 수준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70∼80%에 달한다. 휴가나다는 앞으로 일어날 난카이 해곡 거대 지진 진원 지역의 서쪽 가장자리에 자리 잡고 있다. NHK 방송에 따르면 이곳에선 실제로 과거에도 규모 7의 대지진이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1968년 규모 7.5 지진으로 시코쿠 지역에 최대 3m의 쓰나미가 밀려왔고, 1984년에도 규모의 7.1의 강진이 있었다. 또 1996년 규모 6.9의 지진이 일어난 데 이어 3년 전인 2019년 5월에도 규모 6.3의 지진이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난카이 해곡 거대 지진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진원 구역에서 발생했다며 거대 지진 발생 예측 시나리오와 이번 지진의 관련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문명의 파고 넘나든 바다… 끝나지 않은 인류의 항해

    문명의 파고 넘나든 바다… 끝나지 않은 인류의 항해

    문명의 결정적 연결고리는 ‘바다’ 파고 넘나들듯 역동적 역사 매료 세계사의 촘촘한 항로 탐방 끝엔 해상패권·기후변화 등 현실 마주 깊고 묵직한 성찰의 시간 속으로인류의 역사는 주로 대륙을 중심으로 기술됐다. 수렵과 채집, 농업 등 땅에서 흙을 일구며 문명과 기술을 발전시켰다는 것이 그간 우리의 틀을 채운 일반적인 경로였다. 그러나 지구 표면의 71%나 차지하는 바다가 그저 육지를 무대로 한 역사의 조연에만 그쳤을까.역사 발전 과정에서 바다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다양한 연구를 이어 온 주경철 서울대 교수가 이번에는 인류사를 통틀어 바다를 주인공으로 두고 역사를 재해석했다. ‘대항해 시대-해상 팽창과 근대 세계의 형성’(2008)을 비롯해 15~18세기에 집중했던 그간 연구를 더욱 넓혀 선사시대부터 우리가 곧 마주할 미래까지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조금만 시선을 넓히면 훨씬 역동적이고 다채로운 역사가 보인다. 아프리카에서 기원한 현생인류 호모 사피엔스가 세계 각 대륙과 대양의 수많은 섬으로 옮겨 갈 수 있었던 것은 바다를 통해서였다. 오스트레일리아와 아시아로 넘어가 대형 동물들과 네안데르탈인을 멸종시키고 지구의 지배종이 될 수 있었던 인류사의 시작부터 그 무대는 바다였다. 태평양과 인도양은 선사시대와 고대 내내 멀리 떨어진 문명권을 서로 연결해 영향을 주고받게 하고 때로는 방향을 바꿔 서로를 점령하게 하는 토대였다.“바다는 접근을 제약하는 검푸른 장벽이 아니라 인간 삶의 역동적 무대였다”는 저자의 설명처럼 책장을 넘길수록 파고를 넘나드는 생동감 넘치는 역사 속으로 빠르게 빠져들게 된다.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문명의 영향을 받은 그리스와 이를 더욱 발전시킨 로마제국이 서구 문명의 모태가 됐다는 건 기존 대륙의 역사로도 익히 알 수 있다. 그러나 지중해에 초점을 맞추면 도시국가 로마가 바다를 정복했기 때문에 카르타고(페니키아의 식민시)와의 포에니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고 지중해 세계를 제패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유라시아 대륙을 가로지른 비단길(실크로드)을 인도양을 관통하는 해상 실크로드로 넓히면 아시아 문명이 더욱 역동적으로 읽힌다. 말레이반도에서 중국을 넘어 한반도까지 거대한 땅덩어리가 이어진 한쪽과 인도네시아와 필리핀, 일본 등 열도가 주변 바다와 어우러진 다른 쪽으로 아시아를 나눠, 두 바다가 어떻게 연결됐는지도 결국 바다로 설명된다. 당 제국(618~907)이 페르시아와 대규모 교역을 하게 되고 인도양 네트워크로 본격 편입될 수 있었던 해상력은 아시아 주요 국가의 근대뿐만 아니라 현대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주 교수의 오랜 연구가 축적된 박진감 넘치는 대항해시대를 지나 제국주의와 식민지 교역, 증기선이 개발되며 전 지구적으로 해양 네트워크가 활발해진 근대, 개항 시기 등 바다를 따라 촘촘하게 세계사를 탐방하고 나면 어느덧 아찔한 현재와 미래를 마주하게 된다. 땅보다 훨씬 풍부한 자원, 물류와 정보의 이동 등 풍요로운 삶을 제공해 주는 희망의 파도 안에는 해군력을 앞세운 강대국들의 전쟁 위협부터 밀수, 해적, 그리고 기후변화와 해양 환경 오염 등 공포도 함께 들어 있다. 인간이 붙들 수 있는 최후의 보루이자 인류를 멸망시키는 시발점도 될 수 있는 바다의 미래를 좌우하는 것은 결국 지금을 살고 있는 우리다. 흥미롭게 따라간 인류의 여정에서 읽어 낸 바다의 크고 묵직한 무게가 깊은 성찰의 시간을 준다.
  • 불 뿜는 흑돼지·불 품은 훠궈… 푸른 밤, 맛천지

    불 뿜는 흑돼지·불 품은 훠궈… 푸른 밤, 맛천지

    “떠나요 둘이서 모든 것 훌훌 버리고,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가요 ‘제주도의 푸른 밤’ 첫 소절이다. 들국화 보컬 겸 베이스 최성원이 1988년 8월에 솔로로 나서면서 발표한 노래다. 한 지역을 노래해 수많은 이들의 엉덩이를 들썩이게 만든 ‘여행 동기부여’ 곡이다.지금껏 34년간 이 노래를 듣고 무작정 제주행을 결심한 이들이 적어도 1000만명 이상은 될 것이다. 필자도 몇 번 이상 그랬으니까. 물론 그전에도 ‘목포의 눈물’(이난영), ‘돌아와요 부산항에’(조용필)와 ‘영일만 친구’(최백호) 등이 있었지만, 이 노래만큼 여행을 떠나게 하는 동기를 주진 못했을 것이다. 근 30년 후에 나온 “너와 함께 걷고 싶다, 이 바다를 너와 함께 걷고 싶어”라던 ‘여수 밤바다’(버스커 버스커) 정도라면 모를까. 아무튼 제주는 노랫말처럼 퍽 낭만적인 곳으로 통한다. 연중 따뜻한 기후와 아름다운 산과 바다, 낯선 풍광, 그리고 특별한 음식과 특이한 말씨 등 여행객에게 이보다 좋은 조건은 없다. 게다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며 세계지질공원이다. 그래서 늘 한반도 최고의 여행지를 꼽을 때면 제주도가 빠지지 않는다. 과거에도 그랬고 요즘도 그렇다. 예전에도 공항을 가 보면 커플티를 입고 제주행 티켓을 든 앳된 남녀를 만날 수 있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요즘은 신혼여행객까지 가세했다. ●제주 인구 70% 거주하는 제주시 제주도는 생각보다 굉장히 크다. 여기서 제주도는 섬(島) 자체를 뜻한다. 이 경우를 제외하고는 늘 제주특별자치도라고 해야 한다. 여기서 도는 행정구역 도(道)를 말한다. 제주도는 대한민국의 섬 중 가장 큰 섬(1833.2㎢)이다.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강원 홍천군(1820.14㎢)이 가장 큰데, 이보다 조금 더 넓다. 섬 중에선 압도적으로 거대한 면적을 자랑한다. 2위인 거제도(379.5㎢)의 약 5배에 이른다. 세계적으로도 큰 편(218번째)이다. 아시아에선 단연 상위권에 든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섬나라는 제쳐 놓고 본토에 딸린 부속 섬으로는 가장 큰 축에 속한다. 중국 하이난과 일본 4개 본섬 정도만 제주도보다 크다. 심지어 홍콩과 마카오를 합쳐도 제주도보다 훨씬 작고 태국 푸껫이나 싱가포르는 상대가 안 된다. 그러니 제주에선 관광객을 제외하고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넘나드는 경우가 적다. 서로 세상의 끝으로 본다. 제주시 사람이 서귀포시를 간다고 하면 “자고 온?” 하고 물어본다. 행정적으로도 제주시의 회사원이 서귀포시 표선이나 성산을 간다면 당연히 지방출장으로 여긴다. 본토에선 서울과 지방을 ‘올라간다, 내려간다’ 하지만 제주도에선 ‘넘어간다, 넘어온다’라고 한다. 가운데 산이 있어 그렇다. 남한 최고봉 한라산(1947m)은 늘 중심에 우뚝 서서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경계를 확실히 구분 짓는다. 그래서 이번 미시여행에선 제주시의 이야기만 모았다. 제주시만 해도 볼 것이 천지다. 제주시는 제주도의 중심이다. 인구 70% 이상이 몰려 산다. 외국인까지 합친 거주인구가 50만명을 넘어 지방 도시 중에는 꽤 큰 축에 속한다. 빵 자르듯 제주도를 반으로 가르면 북쪽이 제주시 권역이다. 서울에서 강남 강북 하듯 제주에선 제주시를 ‘산북’(山北)이라 부른다. 물론 서귀포시 사람들 기준이다. 사실 제주시 토박이 시민들은 ‘산남’(山南) 서귀포를 놀러가기 좋은 휴양 타운쯤으로 여긴다. 제주시에서 났지만 서귀포시를 아직 가보지 않은 이도 꽤 있다고 한다. 제주시 도심은 동쪽 시청 쪽 원도심(일도동, 이도동, 탑동 등)과 서쪽 도청 쪽 신제주(노형동, 연동 등)로 문화권이 나뉘어 있다. 가운데 제주국제공항이 있다.분위기는 완연히 다르다. 나지막한 주택과 골목이 살아 있는 원도심은 육지의 여느 항구 도시를 닮았고 신도심은 아파트와 오피스 빌딩으로 채워진 그야말로 신시가지다. 이렇다 보니 뭔가 제주의 대자연을 기대했던 사람들은 죄다 제주시를 벗어나 남쪽으로 향한다. 제주시는 공항 때문에 들러서 간단히 밥 먹고 가는 곳이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제주시에만 머물다 가는 여행객이 급증하고 있다. 귀찮은 렌터카조차 빌리지 않고 걷거나 버스를 이용해 제주의 맨 얼굴을 맛보고 오는 여행 트렌드가 생겨난 것이다. 하와이에 갔을 때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섬에서만 머물다 와도 좋은 것처럼, 제주시는 여행객의 집합장소가 됐다.아름다운 바다와 청량한 바람이야 제주시에도 있다. 아름다운 카페, 게스트하우스 등이 몰려 있는 월정리나 평대리 모두 제주시에 속한다. 좋은 숙소와 맛있는 음식점은 도심에도 지천이다. 게다가 공항과도 가까우니 여행 기간 중 최소 3시간을 아낄 수 있다. 주말을 활용한 1박2일 일정이라면 이 3시간은 황금과도 같다. 제주시의 구도심 중심가는 주로 탑동과 건입동, 삼도동 일대 중앙로와 칠성로 인근을 이야기한다. 섬과 육지를 잇는 교통수단이라고는 배밖에 없을 당시 제주국제여객터미널과 멀지 않은 이곳이 먼저 개발돼 원도심의 지위를 얻었다. 각종 상점가니, 흑돼지 거리, 명품횟집거리니 하는 곳들이 이 주변에 몰려 있다. 제주에선 보기 드문 지하상가도 있을 정도로 번성했다. 이 외에도 일제강점기에 지어진 고즈넉한 건물들과 근대문화유산들이 산지천 변에 모여 있다. 산지천 변은 산책하기에 좋다. 바다를 향해 내려오는 개천을 복개해 옛 모습을 되찾은 곳이다. 양옆으로 레미콘 폐창고와 옛 제주식 한옥, 기상관측소 건물 등 오랜 건물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갤러리나 도서관, 문화 공간 등으로 이용하는 곳들도 있어 둘러보기 좋다. ●걷거나 버스로 맛보는 제주의 맨 얼굴 붉은색 아라리오 갤러리(호텔)와 산지천 갤러리, 동자복 미륵, 해병혼 탑, 제주사랑방(제주책방) 등이 찾아가볼 만한 명소다. 제주목관아에서 칠성로 쇼핑가, 동문시장 등을 돌아오는 원도심 산책길이 조성돼 있다. 쇼핑과 군것질이라면 독보적인 제주 동문재래시장이 바로 옆에 있다. 오메기떡, 제주에일맥주, 감귤 및 녹차 초콜릿 등 제주 특산품을 전시해 놓은 판매장과 다양하고 특색 있는 주전부리가 가득해 젊은 관광객들로부터 ‘핫스폿’의 명성을 이어 가고 있다. 은갈치나 옥돔 등 제주특산 수산물을 구입하고 바로 집으로 부쳐도 되니 편리하다.동문시장의 인기 아이템은 수제 유과의 종류인 ‘귤향과즐’을 만들어 파는 ‘청춘이 오란다’부터 오징어에 흑돼지를 채워 넣은 오징어순대, 문어라면, 화덕만두, 전복김밥, 딱새우버터구이 등이 있다. 한라봉 주스나 에이드 등을 곁들여 찬찬히 둘러보면서 즐길 수 있다. 동문재래시장 앞에서 3001번 버스를 타고 제주국제공항(6번 게이트)에서 갈아타면 신도심 번화가인 연동으로 갈 수 있다. 시간도 얼마 걸리지 않는다. 차만 제때 온다면 30분이면 족하다. 연동은 일명 ‘제원아파트 앞’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쇼핑가, 유흥가가 함께 밀집한 지역이다. 한때 외국인 관광객이 미어터져 서울 명동 부럽지 않았다던 바오젠거리도 이 근방에 위치해 있다. 근사한 주점과 카페, 상점가가 즐비하다. 횟집거리도 있고 제주 흑돼지를 맛볼 수 있는 고깃집도 많다. 마라탕, 양꼬치, 중국음식점 등 다양한 나이트 라이프를 즐기기에 딱이다.이곳에 랜드마크가 생겼다. 제주 시내 어디서나 보이는 쌍둥이 빌딩 드림타워가 지난 연말 개관했다. 그랜드 하얏트 호텔 제주가 들어가 있는 복합리조트(IR)다. 제주의 하늘을 그대로 투영하는 통유리 빌딩이 2개나 섰는데 무려 38층으로 제주도 최고(168.99m) 빌딩이다. 전망대 삼아 올라가면 눈이 호강한다. 제주공항 뒤로 푸른 바다가 펼쳐지고 반대편엔 비탈을 따라 늠름한 한라산이 버티고 섰다. 객실이 전부 스위트룸에다 조식을 5곳에서 즐길 수 있고 8층에 야외 수영장 데크가 있어 ‘호캉스’를 즐기러 온 투숙객이 많다. 도심 한복판이라 주변으로 편히 이동할 수 있어 휴식과 식도락 등 도시여행을 즐기려는 이들에게 딱이다.도시여행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다양한 편의시설도 갖췄다. 제주 지역 상품을 전시한 6차산업 전용 판매점과 국내 브랜드 패션 몰, ‘달다구리한’ 디저트를 취급하는 상점 등이 모두 구내에 있다. 정통 중식 훠궈를 선보이기 위해 마카오에서 셰프를 ‘모셔’ 왔고 젊은층의 입맛을 고려해 햄버거와 스테이크를 취급하는 스테이크 하우스도 최상층에 마련했다. 데판야키(철판구이)를 내는 정통 일식당도 있다. 현지에서 구하기 힘든 소스류를 제외하고 모두 제주산 식재료만 취급한다. 특히 38층에 위치한 ‘38포차’는 포장마차식 안주와 생맥주를 판매하는 곳인데 여느 제주도 카페 정도의 가격에 즐길 수 있어 새로운 ‘핫플’로 떠오른 곳이다. 야경과 함께 한잔의 낭만을 즐기러 찾아온다. 1인에 2만원 정도면 잘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도 도심에 있다. 연동 바오젠 게스트하우스는 신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어디든 오가기가 좋다. 가운데 널찍한 거실에서 취식을 하거나 쉴 수 있고, 잘 때는 2층 침대 한 칸을 쓰는 도미토리 구조다. 1인실을 선택해도 3만원을 조금 넘는다. 조식(라면)과 커피도 준다. 공항에서도 가깝다.●가게? 미술관? ‘핫플’ 노형수퍼마 노형동을 지나 조금 외곽으로 나가면 ‘노형수퍼마’이 있다. 이름은 슈퍼마켓 같지만 사실은 미디어 파사드를 펼치는 미술관이다. 색조를 모두 배제하고 흑백으로 이뤄진 입구를 통해 입장하면 역시 죄다 흑백인 슈퍼마켓 내부로 조성한 대기공간이 나온다. 이곳에서 내부 무대로 접어들면 온갖 화려한 빛을 활용한 콘텐츠가 연이어 ‘상영’된다. 흑백을 통해 미리 시각을 리셋하고 가장 채도 높은 다양한 영상물을 보여 주려는 의도인데 그래서 더욱 몰입할 수 있다. 여행객에게 신도심은 입이 즐거운 곳이다. 오랜만에 제주시 푸른밤 아래 섰으니 미각적 충격도 필요하다. 연동에는 흑돼지를 잘하는 이서림이 있다. 얇게 켜 낸 제주산 돼지고기에는 선명한 핑크색과 흰색이 교차로 찍혀 있다. 채소와 김치, 버섯 등과 함께 널찍한 불판을 올리면 금세 지글지글 익어 간다. 당연히 멜젓(멸치젓)을 찍어 먹으면 더할 나위 없다.면세점은 안 들러도 제주산 갈치는 실컷 먹고 가야 본전이 빠진다. 동귀리갈칫집은 갈치를 튀겨 내는 집이다. 갈치 옆구리엔 가느다란 가시가 마구 성겨 있는데 이를 튀겨 내니 그냥 씹어 먹을 수 있다. 튀김 갈치를 입술로 슬쩍 물어도 살만 뚝뚝 빠진다. 빗을 닮은 등뼈만 발라내면 된다. 놀랍게도 갈치 튀김은 무한리필(1인 1주문 시)이다. 갓 지은 솥밥과 카프레제 면을 쓴 들기름 파스타, 두툼한 등심 돈가스, 미역국 등도 곁들여 주니 온 가족이 만족한다.●이호테우 등대·비행기와 여행샷 딱!오라동 제주도감은 제주향토음식보전연구원의 양용진 원장이 운영하는 곳이다. 돼지고기와 메밀국수, 고기국수, 접짝뼈국 등 정통 제주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돼지갈비와 볼살, 항정살 등 다양한 부위를 한 접시에 수육으로 내는 ‘도감’(제주방언으로 잔칫날 고기를 써는 사람) 세트와 돼지설렁탕, 고기국수, 들기름메밀국수 등을 차려 낸다. 도감은 야들하고 풍미가 가득한 갈빗대부터 차례로 다채로운 부위를 각각의 소스(소금)와 함께 즐길 수 있다. 공항 인근에 인기 있는 찻집도 많고 쉴 곳도 많지만 이호테우 해변만큼은 빠뜨릴 수 없다. 특히 요즘 목마 등대가 인증샷 명소로 입소문이 난 덕에 젊은 여행객이 많이 찾는다. 우르르 몰려와 바닷가에 우뚝 선 희고 빨간 목마 등대 2곳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찍는데, 사람만 바뀔 뿐 모두 같은 포즈다. 제주도 푸른밤 노래 속 ‘신혼부부 밀려와 똑같은 사진찍기 구경하며’ 가사가 조금 바뀐 셈이다. 공항 뒤편에는 ‘비멍’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하늘로 치솟는 비행기를 멍하니 감상한다는 ‘비멍 명소’에선 다양한 사진 기술을 활용해 역사에 길이 남을 기념촬영을 할 수 있다. 준비만 잘하면 비행기를 손으로 잡을 듯 뛰어오르거나, 비행기와 얼굴을 맞대는 샷도 가능하다. 필자도 여러번 시도했지만 아무래도 인상이 인상인 터라 괴기한 사진만 남았다.제주시에서만 즐긴 여행이라 요모조모 1박2일 짧은 여행을 알뜰히 보낼 수 있었다. 어찌 보면 서울에서 지방 여느 도시보다 가까운 곳이 제주시란 것을 실감했다. 오전에 김포공항을 출발해 실컷 놀다 보니 어느새 제주도의, 아니 제주시의 푸른밤 아래였다. 언제든 다시 떠날 용기와 의지가 생겼다. 스스로에 대한 보상도 필요했다. 그동안 우린 너무 지쳤으니까. 역병에, 방역에, 백신과 마스크에. 놀고먹기연구소장
  • [글로벌 In&Out] 2022년 아세안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김창범 전략문화연구센터 고문(전 주인도네시아 대사)

    [글로벌 In&Out] 2022년 아세안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김창범 전략문화연구센터 고문(전 주인도네시아 대사)

    2022년 벽두부터 아세안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동남아시아 10개국 연합체인 아세안은 인도양과 태평양을 연결하는 전략적 요충이다. 전체 인구가 6억 7000만명에 달하는 단일 경제공동체로서, 평균 연령이 30세 전후인 ‘젊은 나라’들로 대부분 구성돼 있다. 아시아개발은행은 코로나 위기에서도 지난해 아세안 경제가 3% 성장했고 올해는 5.1%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 ‘디지털 경제로의 대전환’이 빠르게 진행 중이며, 글로벌 경제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 중국의 ‘일대일로’와 미국의 ‘인도 태평양 전략’이 격돌하는 가운데 아세안의 전략적 가치는 한층 더 높아지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적극적인 대아세안 접근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말 화상으로 진행된 ‘아세안ㆍ미국 정상회의’와 ‘동아시아 정상회의’에 미국 대통령으론 2017년 이후 처음 참여했다. 나아가 아세안 정상들을 미국으로 초청, 올해 2월 미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백악관에서 인도태평양 전략을 총괄하는 커트 캠벨 조정관은 2022년 가장 중시하는 대외 정책의 하나가 아세안과의 협력을 모든 방면에서 격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디지털 경제, 기술 표준, 안정적인 공급망 등을 포괄하는 새로운 경제 협력의 틀로 구상 중인 ‘인도ㆍ태평양 경제협의체’(Indo-Pacific Economic Framework)도 아세안을 겨냥하고 있다. 중국도 이에 대항해 아세안과의 관계를 강화하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지난해 11월 중국ㆍ아세안 관계 3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정상회의에 화상으로 참석했다. 아세안과의 회의에 중국 정부를 대표해 총리가 참석해 온 관행을 깨고 시 주석이 참석한 것 자체가 상징성을 지닌다. 중국 정부는 11월 정상회의에서 아세안에 대해 향후 5년간 1500억 달러 규모의 농산물을 수입하고 3년간 총 15억 달러의 개발원조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이런 지원과 함께 중국ㆍ아세안 관계를 기존의 ‘전략적 동반자’에서 한 단계 높은 ‘포괄적·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했다. 한국과 일본은 아직 아세안과 ‘전략적 동반자관계’ 수준에 머물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중국, 일본 그리고 호주, 뉴질랜드가 참여하는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올해 1월 출범하게 된 것이다. 국내총생산과 무역 규모, 인구면에서 세계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 지대가 탄생했다. 아세안을 중심으로 역내 가치 사슬이 보다 고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안에 ‘한ㆍ인도네시아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이 발효되고 이미 타결된 캄보디아, 필리핀과의 양자 자유무역협정(FTA)도 국내 비준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는 인도네시아가 주요 20개국(G20) 의장국으로, 태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으로 국제무대에서 활약하게 된다. 아세안(의장국 캄보디아)이 주도하는 ‘동아시아 정상회의’까지 합치면, 주요 다자 정상회의 3개가 올가을 아세안 내에서 열리게 된다. 그만큼 우리나라가 보다 긴밀히 아세안과 정책을 조율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할 수 있다. 아세안은 내부적으로 미얀마 사태 해결, 코로나 대응, 경제 회생 등 만만치 않은 과제를 안고 있다. 당면한 난제를 해결하면서, 미중 경쟁의 거대한 파도를 헤쳐가야 하는 ‘이중의 도전’을 아세안이 어떻게 극복할지는 우리에게 특별한 시사점을 던져 준다. 빠른 경제 회복과 외교 네트워크의 확장을 꾀하고 ‘미국 대 중국’의 이분법적 구도에서 탈피해 스스로의 전략적 가치를 높이려는 아세안의 노력에 주목하게 되는 이유이다.
  • 영토 넘어 해양으로서 독도 정책… 이젠 차분한 운영이 필요하다

    영토 넘어 해양으로서 독도 정책… 이젠 차분한 운영이 필요하다

    한국과 일본 사이 ‘독도 문제’의 핵심은 ‘영토 분쟁’이다. 영토 분쟁은 역사학, 지리학, 서지학 등을 망라한 종합적 인식을 요구한다. 하지만 그 주권의 소재 여부는 ‘국제법’의 인식과 시각에 의해 최종적으로 결정된다. 즉 ‘독도의 영유권 분쟁’에 접근할 때 명심해야 할 것은 분쟁 도서에 대한 확립된 주권을 증명하기 위한 절차를 먼저 따져봐야 한다는 점이다. 분쟁 당사국들에 의해 제기되는 증거들에 대해 법적인 의미나 증빙력이 있다고 판별하는 것은 ‘영토 취득 및 상실과 관련한 국제법의 일반원칙’에 비추어 제3자 중재기관이나 국제사법기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3자 중재기관이나 국제사법기관의 시각에서 독도 문제에 접근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지난해 11월 일본은 김창룡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에 대해 한국 정부에 항의한 데 이어 한미일 외교차관 회견에도 불참했다. 경찰청은 “외교적 의미 없이 도서벽지에 근무하는 직원들 격려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일본 정부는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 봐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독도 방문 제안에 대해 “저도 고민”이라면서 “일본과 국제사회에 우리 땅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건 좋긴 한데 분쟁이 격화된다는 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도 독도 종합관리대책으로 계획된 독도종합해양과학기지가 육상에 지어졌지만 해양환경보존 의무 위반을 따질 수 있다는 일본의 소송 제기 우려에 따라 2014년 서해상의 소청초로 옮겨 설치된 적이 있다. 독도는 우리 영토이지만 그렇다고 우리가 마음대로 하기도 어려운 영토다. ●구조물 건설 등 법적 지위 변화 없어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국민적인 분노는 정부의 강력한 대책을 요구하게 마련이고, 정부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독도 영유권을 강화하는 정책·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그러나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될 사실은 독도의 영유권은 어떠한 대형 구조물이 설치된다고 해서 그 법적 지위가 강화되거나 약화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더 나아가 독도에 해병대를 포함한 대한민국 육해공군이 상주하고, 대통령이 방문하는 행위에 의해서도 독도 영유권의 법적 지위에 어떠한 변화가 발생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현상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국가 행위가 최소한도로 집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난해 12월 말 군과 해경이 독도방어훈련인 ‘동해영토수호훈련’을 비공개로 실시한 것은 그런 차원에서 적절했다. 독도 영유권에 대한 한국의 공식적 입장은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이고, 독도에 대한 영유권 분쟁은 존재하지 않으며, 독도는 외교교섭이나 사법적 해결의 대상이 될 수 없다’이다. 그렇다면 현재 한일 간 독도 논쟁에 대해서 “분쟁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제3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일반적으로 주요 분쟁 사례로 인식되고 있는 독도 문제 관리에 있어 분쟁이 없다는 주장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는 것인가. 분쟁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현대 국제법은 분쟁 당사국들이 신의성실로 “교섭할” 국제법상의 의무를 부여하고 있다. 하지만 분쟁 당사국들에 “분쟁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의무를 부과한 것은 아니다. 결국 분쟁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신의성실하게 “교섭할” 국제법상의 의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주장과 같다. 정부가 분쟁이 없다는 주장을 견지하려면 현대 국제법의 구도 내에서 일관적이고 세심한 범정부 차원의 분쟁 관리가 필요하다. 경찰청장의 독도경비대 격려 방문은 대한민국 영토의 동쪽 최접경 지역에 근무하는 경찰 직원들에 대한 격려 방문 및 현지시찰이라는 당연한 국가공권력의 행사이지만, 분쟁 관리 측면에서는 아쉬운 면이 있다. 영유권, 해양경계획정, 해양환경보호 등과 관련한 국제법 법리의 급변하는 발전을 감안한다면, 향후 독도 문제에 대한 정부의 대응 또한 달라져야 한다.●남중국해 중재사건 시사점 많아 최근의 판결 중에 많이 인용되는 2016년 상설중재재판소의 필리핀과 중국 간 남중국해 중재사건은 독도 문제에 대한 시사점을 던진다. 첫째, 재판소의 관할권 행사와 관련한 적극적인 해석이 주목된다. 2006년 독도 인근 한국 측 배타적 경제수역(EEZ) 내에서 일본의 수로탐사 계획을 놓고 전개된 한일 분쟁 과정에서 한국 정부는 유엔해양법협약상의 강제분쟁해결 절차를 배제하기 위한 선언서를 제출했다. 그럼으로써 해양법과 관련된 분쟁 중 해양경계획정, 군사활동, 해양과학조사 및 어업에 대한 법 집행 활동, 유엔 안보리의 권한 수행 관련 분쟁 등에 대해 유엔해양법협약상의 강제 절차에서 배제된다는 법적인 방어막을 쳤다. 그런데 남중국해 중재재판에서 유엔해양법협약의 강제관할권 배제 선언 주장의 한계가 거론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언제든지 어떠한 방식으로든지 독도와 관련된 소송 제기는 가능하다는 얘기인 것이다. 둘째, 해양환경 보호에 적극적인 중재재판소의 판단도 주목할 점이다. 재판소는 중국의 인공 섬 건설이 초래한 해양환경 침해를 눈여겨봤다. 중국이 유엔해양법협약상 고갈 또는 멸종의 위협을 받거나 위험에 처한 생물종의 서식지 및 희귀하거나 손상되기 쉬운 생태계를 보호 보전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또한 중국이 환경영향평가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권한 있는 국제기구에 보고할 의무를 위반한 점도 확인했다. 독도에 견줘 말하면 독도 및 독도 수역에서의 건설 행위 등은 해양환경 보호라는 측면에서 언제든지 어떠한 방식으로든지 소송 제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독도 문제는 국제법의 인식에 근거해 국가의 해양질서 관리체제 내에서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사안이다. 국내에서의 대응 방안 및 입법화 과정에서도 이러한 시각이 반영돼야 한다. 해당 도서가 유인(有人) 도서인 경우 고려해야 할 사항으로는 도서 자체인 영토(領土), 해당 도서가 향유할 수 있는 수역(水域), 그리고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住民)의 세 가지 요인을 모두 고려해 균형감 있게 접근해야 한다. 독도의 경우 영토와 수역이 핵심 사항이다. 본질적으로 울릉도와 독도는 하나의 유기체(unit)로서 관리돼야 한다. 수역은 단순히 향유할 수 있는 법적인 공간의 의미 이상을 지닌다. 경제 영토, 안보 영토, 생활 영토로서 기능한다. 경계미획정 수역에 위치하고 있는 독도 수역에서 향후 경계획정이 이루어져야 할 단계까지를 상정한다면 영토와 함께 해당 수역의 관리 및 보호가 중요시되는 방향으로 정책이 전환돼야 된다. 독도는 한국에 있어서 한일 관계의 핵심적 사안이며 대일 정체성의 상징이다. “독도는 일본의 한반도 침탈 과정에서 가장 먼저 병탄됐던 우리 땅이고, 지금 일본이 독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의한 점령지 권리, 나아가서는 과거 식민지 영토권을 주장하는 것이며, 우리 국민에게 독도는 완전한 주권회복의 상징이기에 어떤 비용과 희생이 따르더라도 결코 포기하거나 타협할 수 없는 문제”라는 2006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일 관계에 대한 특별담화문에 명시된 입장은 ‘영토로서의 독도’에 머물고 있다. 이제는 ‘해양으로서의 독도 수역’ 정책으로 확대, 발전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 아울러 이러한 ‘해양으로서의 독도 수역’ 정책 역시 ‘차분하고 단호한 외교’의 운용을 유지하되, ‘단호함’보다는 ‘차분함’에 방점을 두고 기획, 운영돼야 한다.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거대한 화산재 구름에 고립된 통가 …국제사회 ‘통가 구하기’

    거대한 화산재 구름에 고립된 통가 …국제사회 ‘통가 구하기’

    20㎞ 상공까지 치솟은 거대한 화산재 구름에 덮힌 통가의 고립 상황이 이틀째 이어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통가 피해를 확인하기 위해 뉴질랜드의 감시 비행과 물품 지원을 위한 보급기 지원이 막혔다. 위성이 찍은 통가 일대는 화산재와 증기, 가스가 만들어 낸 거대한 버섯구름으로 덮힌 상태다.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주통가 뉴질랜드 대사관을 통해 확인한 결과 피해 규모가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누쿠알로파 북부 수변 지역에 선박과 큰 바위가 뭍으로 밀려 올라오는 등 쓰나미가 큰 충격을 미쳤다”고 전했다. 이어 “통가와의 의사소통은 여전히 매우 제한적이며 그것이 통가에 큰 불안감을 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정부는 통가 상공에 대한 감시 비행을 다시 시도할 계획이다. 보급기와 해군 함선의 파견도 준비하고 있다. 외신들은 통가 수도인 누쿠알로파가 1.2m 높이의 쓰나미에 휩쓸렸지만 통가의 인터넷이 끊겨 구체적인 피해 규모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인구 10만 5000명의 통가 정부 웹사이트와 현지 뉴스들은 폭발 후 업데이트 되지 않고 있다. 통가는 800㎞ 이상 떨어진 피지의 수도 수바에서 해저 케이블을 통해 인터넷을 연결한다. 통가와의 인터넷 연결은 지난 15일 오후 6시 40분쯤 끊긴 상태다. 소셜미디어(SNS)에 올라온 동영상에는 해안가에 밀려온 거센 파도들이 포착됐다. 통가의 한 트위터 사용자는 “화산 폭발 소리가 상당히 격렬하게 들린다”고 전했다. 이후 올린 글에서도 “빗발과 작은 조약돌, 하늘을 덮고 있는 어둠 뿐”이라고 현지 상황을 묘사했다.전 세계에서 통가에 연락을 시도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뉴질랜드 통가 기업협의회 의장인 레이첼 아프아키 토모에포는 통가에 있는 가족들과 아직 연락이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누쿠알로파는 화산 먼지로 뒤덮여 생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산 폭발력을 나타내는 지수인 VEI는 0부터 8까지로, 한 단계가 올라갈 때마다 분출량이 10배씩 늘어난다. 훙가 하파이 화산의 폭발력이 VEI 5나 6에 해당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VEI가 6 이상인 화산분화는 대기권 높이까지 대량의 화산재와 가스를 뿜어 올려 태양광을 차단하며 수년간 지구 기온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가장 최근의 VEI 6 이상 화산 분화는 1991년 필리핀 피나투보 화산 분화였다. 미국 지질조사국은 훙가 하파이 화산의 폭발 진동이 규모 5.8 지진과 동일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플래닛 랩스 PBC는 “섬의 표면적이 화산재로 인해 거의 45% 팽창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세계 각국은 통가 지원을 적극 준비하고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통가 정부에 대해 초계기 진입 허가를 받는 한편 식료품과 식수 등 물자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 등도 통가에 대한 인도적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니켈 가격 10년 만에 최고…인니發 공급불안에 글로벌 원자재값 요동

    니켈 가격 10년 만에 최고…인니發 공급불안에 글로벌 원자재값 요동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니켈 가격이 10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오르는 등 원자재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비철금속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하면서 수요는 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의 광물 수출 금지 움직임 등 공급 불안이 계속되는 탓에 보크사이트, 구리 등 원자재 전반의 가격 상승으로 번지는 모습이다. 12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의 니켈 3개월물 가격은 t당 2만 2745달러로 2012년 2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LME가 승인한 창고에 보관된 니켈 재고가 51일 연속 감소하며 사상 최저 수준인 4859t까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생산이 늘면서 니켈 수요는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크라인즈에 따르면 전 세계 차량 생산대수 중 전기차의 비율은 지난해 약 20%에서 2025년 약 40%로 2배가량 뛰어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완성차업체 중 현대차·기아, 다임러, 볼보 등은 2025년부터 신모델을 전기차로만 출시하겠다고 밝혔고,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를 불허할 계획이다. 중국이 부동산 부문 둔화 우려에서 점차 벗어나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기대감도 니켈 수요에 미리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하이선물거래소에서 니켈 2월 계약분은 사상 최고치인 t당 16만 2340위안을 기록했다. 대부분 중국에 몰려 있는 스테인리스강 공장들은 전 세계 니켈 소비량의 3분의2를 사용하고 있다. 다른 원자재 공급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세계 1위 석탄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국내 석탄 생산업체들이 수출에 주력하느라 내수시장 공급의무(DMO)를 어기자 연초 석탄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중국 내 석탄 가격이 즉각 치솟은 가운데 한국, 일본, 필리핀 등이 수출 금지 해제를 촉구한 끝에 인도네시아는 12일부터 수출을 점진적으로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발 공급 위기는 향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 완제품·반제품 수출국 전환을 꿈꾸는 인도네시아는 원목·광물 등 원자재에 대해 수출 제한조치를 취해 오고 있다. 2019년 니켈 원광 수출 금지 발표는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이 인도네시아에 직접 공장을 짓도록 유도했다. 올해와 내년엔 각각 보크사이트와 구리 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이미 예고한 상태다. 수출 중단 조치가 국제적 갈등을 불러올 우려에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당하는 것은 두렵지 않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WHO “지난주 전 세계 1500만 확진”… 日 1만명 넘었다

    WHO “지난주 전 세계 1500만 확진”… 日 1만명 넘었다

    지난해 11월 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된 코로나19 신종 변이 오미크론이 50일 만에 전 세계로 급속히 번지며 연일 사상 최다 감염자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미국 전염병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은 백신 접종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사람이 오미크론에 한 번은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간) 기준 필리핀의 코로나19 양성률이 46.0%로 지난해 12월 31일(10.3%)과 비교해 4배 이상 급증했다고 11일 보도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는 3만 3169명(10일)으로 사흘 연속 최다 기록을 갈았다. 지난해 4~5월 델타 변이가 휩쓴 인도에서는 11일 19만 4720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의료 전문가들은 타임오브인디아에 대다수 확진 사례가 오미크론 감염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3~9일 보고된 전 세계 신규 확진자 수는 1515만 4666명으로 전주 대비 55% 폭증해 주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세웠다. 오미크론이 보고되자마자 국경을 봉쇄하고 여행을 제한했던 이스라엘은 강력한 규제로는 오미크론을 막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11일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의 감염력은 다른 모든 변이를 합친 것보다 강해서 봉쇄도 소용없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일주일 연속 1만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오미크론은 동아시아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일본은 미군기지발 오미크론 확산으로 6차 파동을 겪고 있다. NHK에 따르면 이날 일본 신규 확진자는 1만 3052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둔 중국에서도 확진자가 계속 나오면서 본토와 홍콩에 코로나19 유행 국가발 항공편의 입국을 금지하는 초강력 봉쇄책을 검토하고 있다. 서구권 확산세도 연일 정점을 찍고 있다. 미국의 지난 10일 하루 신규 확진자가 141만 7493명에 달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고 프랑스(35만명 이상)와 이탈리아(22만 532명)도 사상 최다 인원이 감염됐다고 밝혔다. 파우치 소장은 “특출하고 전례 없는 전염 효율성이 있는 오미크론이 궁극적으로 거의 모든 사람을 찾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 “피에 젖었다” 카타르, 이주노동자 6700명 ‘자연사’ 처리[김유민의 돋보기]

    “피에 젖었다” 카타르, 이주노동자 6700명 ‘자연사’ 처리[김유민의 돋보기]

    2022년 월드컵 개최국 카타르에서 최근 10년 동안 이주노동자 67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카타르는 2010년말 월드컵 개최권을 획득한 이후 지속적으로 이주노동자들의 죽음에 대해 ‘자연사’로 처리하며 방관하고 있다. 카타르는 축구장 7개, 공항과 고속도로, 호텔, 신도시 등 수십 개의 대형 건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200만명의 이주노동자를 동원했다. 카타르는 인구 290여만명, 정식 시민권자는 40여만명에 불과한 탓에 인도, 방글라데시, 네팔,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출신 외국인으로 노동력을 충원했다. 건강검진을 통과한 젊고 건강한 남성들이었다. 월급은 고작 한국 돈 32만 6000원(200파운드). 하루 1만 3514원(8.3파운드)을 받고 여름철 기온이 최고 50℃까지 치솟는 뜨거운 사막에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들은 기본 보호장비조차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추락사고는 빈번하게 일어났고, 이주노동자는 하루 10시간 이상 노동과 한낮 노동을 금지하는 노동법의 보호도 받지 못했다. 숙소 역시 냉방시설과 수도시설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열악한 환경이었다.피 묻은 경기장…기분좋게 뛸 수 있나 영국 가디언지는 2010년 12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자체 조사한 결과, 카타르로 이주한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파키스탄 등 남아시아 5개국 출신 노동자 중 6751여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인도 출신 노동자가 2711명으로 가장 많았고, 네팔 1641명, 방글라데시 1018명, 파키스탄 824명, 스리랑카 557명이었다. 케냐와 필리핀 등 다른 국가 출신 노동자들은 조사되지 않아, 실제 사망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카타르는 사망한 노동자가 어디서 일을 했는지, 사망 원인은 무엇인지 등에 대한 기록을 남기지 않고 있다. 부검도 없이 사망자 대부분이 심정지나 호흡 장애로 인한 ‘자연사’로 처리되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10일(한국시간) “카타르에서 집계한 사망자는 고작 37명”이라고 지적했다. 카타르 정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는 모든 죽음을 막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이주노동자에게 1급 의료보호를 제공하고 있고, 제도 개선을 통해 사망률이 줄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부분 20~50대인 이주노동자들이 심정지 등으로 인한 자연사가 많지 않다고 지적한다. 국제인권단체는 2014년부터 자연사의 경우 부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으나, 카타르 정부는 멀리 있는 유가족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이유로 부검을 꺼리고 있다. 네팔 출신 인권변호사는 “큰 공사 중 사람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은 인정한다. 카타르나 FIFA가 이 문제에 대해 책임지지 않으려는 것이 문제다. 축구를 위해 수 천명이 죽었다. 완전히 피에 젖었다. 선수들이라고 기분 좋게 뛸 수 있을 것이라 보는가”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노르웨이와 독일 대표팀은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FIFA와 카타르에 항의하는 티셔츠를 입었고, 네덜란드 대표팀 조르지오 바이날둠도 이를 비판하는 인터뷰를 했다.
  • 코로나19 장기화에 ‘K-푸드’ 부상, 김치·라면 수출 역대 최대

    코로나19 장기화에 ‘K-푸드’ 부상, 김치·라면 수출 역대 최대

    코로나19 팬데믹 및 장기화에 ‘K-푸드’가 국제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전통식품인 김치에 이어 라면 수출액이 사상 최고치를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10일 관세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라면 수출액은 6억 79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10.6% 증가했다. 기존 연간 최대인 2020년(6억 357만 달러) 실적을 넘어섰다. 라면 수출액은 2018년 4억 1310만달러에서 2019년 4억 6700만달러로 증가한 후 2020년 6억 357만 달러로 크게 늘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적으로 비대면 및 집콕이 늘면서 한끼 식사이자 비상식량으로 라면 수요가 늘었다. 한류가 불러온 일명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효과도 한몫했다. 2020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의 인기와 함께 영화에 등장한 짜파구리가 해외에서 관심을 끌었다. 업계에서는 농심·팔도 등 일부 식품회사가 해외 현지에서 직접 라면을 생산 판매하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판매액은 훨씬 클 것으로 분석했다. 라면 수출액은 중국이 1억 3342만 달러로 가장 많고 미국(7076만 달러), 일본(5877만 달러), 대만(2918만 달러), 필리핀(2596만 달러), 말레이시아(2499만 달러), 호주(1946만 달러) 등의 순이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김치 수출액이 2020년(1억 4500만 달러)보다 10.3% 증가한 1억 5990만 달러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역대 최대인 수출액이자 2009년 이후 12년 만에 무역수지 흑자를 내며 ‘김치 종주국’의 위상을 회복했다.
  • “백신 미접종자, 집에서 나오면 체포”…강경책 내놓은 필리핀 대통령

    “백신 미접종자, 집에서 나오면 체포”…강경책 내놓은 필리핀 대통령

    필리핀, 코로나19 재확산강경책 내놓은 두테르테 대통령 필리핀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미접종자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필리핀에서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동 제한 조치를 어기는 백신 미접종자를 체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8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백신을 맞지 않은 시민이 집에서 나와 동네를 돌아다니면 제지할 것이며 이를 거부할 경우 경찰은 체포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두테르테는 평소 격한 언사를 자주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앞서 두테르테는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거나 동물용 구충제를 주사하겠다는 등 강경한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백신 접종 하지 않는 사람, 집에 머물라” 최군 필리핀 정부는 마닐라와 몇몇 지방 도시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 지난 이틀간 코로나19 감염자가 3배로 증가하자 마닐라 인구 1300만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하지 않는 사람은 집에 머물라고 명령했다. 이에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은 시민들은 상점이나 식당과 호텔 및 다른 공공장소 방문이 제한된다. 골프 등 스포츠 활동을 비롯해 국내 여행도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식자재나 물, 의약품을 구매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이동이 가능하다.백신 접종 미완료자, 출근하려면 2주마다 자비로 PCR 검사 백신 접종 미완료자가 수도권 내 직장에 출근하려면 2주마다 자비를 들여 PCR(유전자증폭) 검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필리핀은 현재 코로나19의 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필리핀 보건당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14건의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확인됐으며 이 가운데 3건은 지역 감염이다. 필리핀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인구 약 1억1000만명 가운데 4980만명(45%)이 백신 접종을 모두 마쳤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틀 전에는 신규 확진자가 1만775명이 나온 데에 이어, 전날에는 1만7220명까지 늘어났다.
  • [대만은 지금] ‘일국양제’ 지적한 대만에 성난 마카오…중국도 지원 사격 나서

    [대만은 지금] ‘일국양제’ 지적한 대만에 성난 마카오…중국도 지원 사격 나서

    지난 3일 대만이 '마카오 중국 반환 22주년' 분석 보고서를 내놓자마자 마카오가 발끈하고 나섰다. 마카오가 중국을 중심으로 변화했으며, 외부 세계는 이를 우려한다는 내용이 보고서에 담겼기 때문이다. 1999년 마카오 주권이 중국에 반환된 뒤 대만의 중국 담당부처 대륙위원회는 이와 관련한 연례 연구보고서를 내놓고 있다. 대만과 중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면서 대만과 마카오의 관계도 덩달아 급경색된 모양새다. 대만 대륙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마카오의 정치 활동이 보다 보수적이며 중국 공산당의 국가 안보 개념이 행정 시스템에 내재되어 있다”면서 “외부 세계에서는 중국이 사법 등의 영역에 침투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고 밝혔다. 또한 “중국 공산당은 계속해서 공동 시장과 영역 간 거버넌스를 차용하여 본토와 마카오의 통합을 강화하고 있다”며 “외부 세계는 마카오 시스템이 점점 중국화되고 있다고 우려한다”고 했다. 대륙위는 지난해 '6.4 기념 집회 상고와 입법회 의원 후보자의 자격 박탈 회복 상고를 잇따라 기각했다고 여론은 사법제도가 중국 공산당의 총체적 국가 안보관의 시스템에 봉사하고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 대륙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마카오인들의 집회, 시위 권리 제한과 관련해 최소 5건의 분쟁이 발생했다. 2월, 3월 군부 압력을 받는 미얀마의 민주화 투쟁을 지지하기 위해 미얀마 국민과 마카오 주민들이 집회를 열 예정이었다. 10월에는 마카오에 거주하는 필리핀 국민들이 자국 대통령에 항의하는 집회를 하려고 했지만 이들은 경찰과 검찰 기관의 조사를 받아야 했다. 마카오 민주파 단체는 코로나19에 관해 정부가 소비쿠폰을 지급하고 민생과 취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집회를 벌이려고 했으나 마카오 위생국은 방역 문제를 이유로 취소시켰다. 마카오민주발전엽합위원회는 1989년 톈안먼 사건(6·4) 기념 활동을 하려고 했으나 당국은 방역과 형법 등을 이유로 승인하지 않았다. 대륙위는 이러한 일례들로 볼 때 당국이 계속 사회적 통제를 강화하고 있고 앞으로 '마카오 기본법'에 규정된 자유와 권리가 제한 될 것이라는 것이 여론이라고 했다. 또 중국은 지난해 9월 주하이 헝친과 마카오 간 건설계획을 발표했으며, 마카오와 중국 광둥성장 체제라면서도 직권 범위 내 전반적인 결정은 '일국양제'(一國兩制)의 새로운 실천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대륙위는 분석했다. 이는 중국의 모든 건설안이 지역경제 시스템하에 마카오를 중국 전체 발전 계획에 흡수시킨 것으로 외부세계는 분석했다고 덧붙였다. 마카오 정부는 지난 8일 대만이 자의적인 논평을 한 데에 반박에 나섰다. 마카오는 “모두가 알다시피 마카오 특별행정구가 조국에 반환된 뒤 중앙정부와 본토의 강력한 지지와 마카오 정부의 지도력으로 사회 안정, 경제 발전 인민 생활 향상을 위해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 마카오의 고도 자치주의 원칙과 정책이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 밝혔다. 마카오는 정치체계에 있어서 중국 반환 이후 마카오특별행정구의 정치체제가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고도 밝혔다. 마카오는 그예로 선거제도도 자체 특성과 필요에 따라 점진적으로 개선되었다며 특별행정구의 ​​선거법에 따라 7대의 입법부와 5대의 행정장관을 성공적으로 선출했다고 강조했다. 마카오는 지난해 9월12일 입법회 선거를 치렀으며, 민주진영 인사들의 선거 출마가 대폭 제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지난 2019년 8월 25일 실시된 행정장관 선거에서는 호얏생(賀一誠) 전 입법회 주석이 단독 출마해 당선됐다. 각계 대표 400명에 의해 선출되는 선거에서 392표를 얻었다. 마카오는 또 시위, 집회 등 마카오 주민의 권리는 충분히 존중되고 보장되며 언론 기관은 독립적으로 편집 정책을 수립하고 마카오 사회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공존한다며 정부는 이를 존중한다고 강조했다. 마카오는 홍콩과는 달리 지난 2009년에 국가보안법이 아무런 반발없이 통과됐다. 마카오 정부는 대만이 제관 건설 문제와 관련해서 마카오 특별행정구가 지방행정구역으로서 조국의 발전과 건설에 당연히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카오는 국가 정책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조국 본토의 발전, 특히 광동-홍콩-마카오 지역의 개발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방역과 관련해서도 “감염병 예방과 사회 및 민생의 안정을 회복하고 다양성을 촉진하고, 협력을 강화해 발전을 추구한다는 방향에 맞추어 집중적으로 업무를 추진하고 있다며 마카오는 새로운 발전을 이루고 새로운 상황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했다. 마카오는 그러면서 대만 정부를 비판했다. 대만 주재 마카오 사무처 직원이 업무를 처리해왔으나 대만 정부가 새로 파견될 직원의 대만 방문 신청 승인을 거절하면서 2021년 6월 19일부터 할 수 없이 운영을 중단해야만 했다고 했다. 할 수 없이 마카오관광국이 설립한 24시간 핫라인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만의 중국 담당부처 대륙위원회는 이에 대해 마카오 정부가 2019년 1월부터 마카오 주재 대표처 직원에 부당한 정치적 요구를 가해 대표처 운영을 방해했으며 이는 2011년 서한 교환 내용을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상호 주의 원칙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마카오 언론 룬진(論盡)은 친중인사들이 주마카오 대만 대표처 직원들에게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는 문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했으며 올해 들어 이미 대만 외교관 2명이 비자 연장을 받지 못해 대만으로 돌아갔다고 전했다. 이번 일에 중국도 마카오를 거들어 대만을 비판하고 나섰다. 주펑롄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마카오 문제에 간섭할 수 없다는 입장과 함께 대만 민진당 정부를 향해 ‘대만 독립’ 추구에 경고했다. 그는 “마카오의 문제에 정치적 조작을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민진당 당국에 경고한다”며 “‘독립’을 추구하는 모든 행위는 법에 따라 엄정히 처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마카오가 22년 전 조국의 품에 돌아온 뒤, ‘일국양제’가 성공적으로 시행되었다며 모두에게 명백하다”며 “독립을 추구하는 민진당 당국이 마카오의 ‘일국양제’의 성공을 두려워하며 점점 더 많은 대만 동포들이 일국양제의 강한 생명력을 보게 될까 두려워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대만 대륙위원회가 지난해 9월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대만인의 87.5%가 중국의 일국양제를 반대한다고 답했다. 89.4%는 중국이 대만에 대해 외교적 압력을 가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 [나우뉴스] 손에 손잡은 ‘30명 인간 띠’의 기적…조류 휩쓸린 수영객 구조 (영상)

    [나우뉴스] 손에 손잡은 ‘30명 인간 띠’의 기적…조류 휩쓸린 수영객 구조 (영상)

    새해 첫날, 필리핀에서 시민 수십 명이 ‘인간 띠’를 만들어 물에 빠진 수영객을 구조했다. 5일 영국 미러는 거센 조류에 휩쓸린 수영객이 ‘인간 띠’ 덕에 목숨을 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 새해맞이 행사가 한창이던 루손섬 팡가시난주 빈밀리 해안에서 20대 남성 한 명이 조류에 휩쓸렸다. 허리춤까지 오는 물에서 놀던 남성은 갑자기 빨라진 조류와 거센 파도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점점 먼 바다로 떠밀려갔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큰 파도에 익사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겨우 머리만 내민 남성은 허우적거리며 필사적으로 “살려달라”고 외쳤다. 그러자 해변에 있던 다른 수영객도 위험을 감지하고 하나둘 모여들었다. 주변 사람들은 구명조끼를 들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거친 파도에 밀려 물에 빠진 남성에게 접근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모두가 웅성거리며 발만 동동 구르던 그때, 몇몇이 ‘인간 띠’를 만들기 시작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모인 30여 명은 손에 손을 잡고 일사불란하게 줄지어 섰다. 그렇게 만든 인간 띠 길이가 50m에 달했다. 인간 띠 맨 앞에 선 사람은 구명튜브를 꼭 쥐고 익수자에게 향했다. 파도는 여전히 거칠었지만, 인간 띠가 있어 안심이었다. 마침내 인간 띠는 익수자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무사히 구조된 남성은 다행히 별다른 부상이 없어 간단한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 인간 띠를 영상으로 기록한 목격자 제럴드 프링은 “바다는 아름다웠지만 동시에 사나웠다. 파도는 매서웠고 익수자는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제 안전하다. 모두가 힘을 합쳐 사람을 살리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야말로 생명을 구한 인간 띠다. 자발적 연대의 힘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빈밀리 경찰은 “필리핀해역은 해저면이 고르지 않아 수심을 헤아리기 어렵다. 이로 인해 매년 익사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수영객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손에 손잡은 ‘30명 인간 띠’의 기적…조류 휩쓸린 수영객 구조 (영상)

    손에 손잡은 ‘30명 인간 띠’의 기적…조류 휩쓸린 수영객 구조 (영상)

    새해 첫날, 필리핀에서 시민 수십 명이 ‘인간 띠’를 만들어 물에 빠진 수영객을 구조했다. 5일 영국 미러는 거센 조류에 휩쓸린 수영객이 ‘인간 띠’ 덕에 목숨을 건졌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 새해맞이 행사가 한창이던 루손섬 팡가시난주 빈밀리 해안에서 20대 남성 한 명이 조류에 휩쓸렸다. 허리춤까지 오는 물에서 놀던 남성은 갑자기 빨라진 조류와 거센 파도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점점 먼 바다로 떠밀려갔다. 사람 키를 훌쩍 넘는 큰 파도에 익사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겨우 머리만 내민 남성은 허우적거리며 필사적으로 “살려달라”고 외쳤다. 그러자 해변에 있던 다른 수영객도 위험을 감지하고 하나둘 모여들었다. 주변 사람들은 구명조끼를 들고 바다로 뛰어들었다. 하지만 거친 파도에 밀려 물에 빠진 남성에게 접근하는 것조차 어려웠다. 모두가 웅성거리며 발만 동동 구르던 그때, 몇몇이 ‘인간 띠’를 만들기 시작했다.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모인 30여 명은 손에 손을 잡고 일사불란하게 줄지어 섰다. 그렇게 만든 인간 띠 길이가 50m에 달했다. 인간 띠 맨 앞에 선 사람은 구명튜브를 꼭 쥐고 익수자에게 향했다. 파도는 여전히 거칠었지만, 인간 띠가 있어 안심이었다. 마침내 인간 띠는 익수자를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무사히 구조된 남성은 다행히 별다른 부상이 없어 간단한 치료를 받고 귀가했다.인간 띠를 영상으로 기록한 목격자 제럴드 프링은 “바다는 아름다웠지만 동시에 사나웠다. 파도는 매서웠고 익수자는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제 안전하다. 모두가 힘을 합쳐 사람을 살리는 모습에 감동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야말로 생명을 구한 인간 띠다. 자발적 연대의 힘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빈밀리 경찰은 “필리핀해역은 해저면이 고르지 않아 수심을 헤아리기 어렵다. 이로 인해 매년 익사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수영객에게 주의를 당부했다.
  • 제주 내국인 카지노 끝내 백지화

    제주 내국인 카지노 끝내 백지화

    제주 카지노산업 활성화를 위해 검토했던 내국인 출입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 방안이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제주도는 5년마다 수립하는 ‘제2차 제주카지노업 종합계획’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논란이 됐던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 방안은 포함되지 않았다. 도와 종합계획 수립 용역진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전용 카지노 매출 감소, 관광진흥기금 고갈, 고용 불안 등 카지노 산업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며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 검토를 제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노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외국인 전용 카지노 입장객 수는 2019년 36만 9409명에서 2020년 16만 6873명으로 55% 급감했다. 이에 대해 시민사회단체와 도의회는 사행성을 조장한다며 문제를 제기했고, 내국인 출입 카지노가 있는 강원도 폐광지역 주민들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도는 “용역진에서 제시한 방안 중 일부일 뿐, 도민 의견 수렴도 해본 적도 없어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2010년에도 도가 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검토하면서 이슈화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사행성 우려와 강원지역의 반발에 밀려 철회했다. 다만 사업다각화 가능성 방안 가운데 비대면(온라인) 카지노 도입 방안 검토 계획은 그대로 반영했다. 전 세계 온라인 카지노시장은 약 73조원 규모로 2015년 대비 62% 증가했다. 필리핀의 경우 국민총생산(GDP)의 1%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김승배 제주도 관광국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카지노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면서 “제주 카지노산업을 도민과 상생하는 관광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 모디의 ‘쿼드’냐, 시진핑의 ‘두 바다 전략’이냐..인도양 패권 경쟁 본격화

    모디의 ‘쿼드’냐, 시진핑의 ‘두 바다 전략’이냐..인도양 패권 경쟁 본격화

    중국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새해 첫 순방지로 동아프리카 3개국과 서남아시아 2개국을 택하면서 ‘중국과 인도 간 해상 패권 경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솽하이’(雙海·두 바다) 전략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전략이 인도양에서 맞붙게 됐다는 것이다. 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왕 국무위원은 지난 4일부터 나흘간 아프리카 북동부 에리트레아와 케냐, 코모로 공화국을 방문 중이다. 1991년부터 중국은 외교부장이 새해 첫 해외 출장지로 아프리카 지역을 찾는데, 올해도 이 전통을 이어갔다. 왕 국무위원은 곧바로 아시아로 돌아와 몰디브와 스리랑카도 방문한다. 리나 베납달라 미 노스캐롤라이나 웨이크 포레스트대 조교수는 “중국 해양 외교가 인도양 주변 국가들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췄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베이징의 속내를 모를 리 없다. 최근 미 국방부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이 케냐 등 아프리카 국가에서 인민해방군이 주둔할 기지를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 베이징과 나이로비 모두 이를 부인했지만 중국이 향후 인도양 함대를 출범시키고자 주변국과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포린폴리시가 설명했다. 이는 중국이 추진하는 솽하이 전략의 일환이다. 솽하이 전략은 2005년쯤 중국 공산당의 국가 안보 개념으로 처음 등장했다. 서구 열강에 지배당한 ‘굴욕의 세기’(20세기)를 다시 겪지 않으려면 동·남중국해와 인도양에서 제해권을 가져와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이 자국 근해에서 미국을 격퇴하고자 설정한 제1도련선(규슈∼오키나와∼타이완∼필리핀∼말라카해협)의 개념을 인도양까지 확대했다고 볼 수 있다.시 주석이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밀어 붙이면서 솽하이 전략은 중국의 핵심 기조로 자리잡았다. 평시에는 무역로로 쓰이다가 유사시에는 중국 해상 방어벽으로 쓰일 ‘21세기 해상 실크로드’의 기반 개념이 되기 때문이다. 2020년 6월 히말라야 국경 지대에서 중국과 충돌한 뒤로 극한의 대치를 이어 가는 인도 입장에선 이 전략이 달가울 리 없다. 히말라야 영토 분쟁에 대응하기도 버거운 터라 대중 전선을 확대하길 원하지 않지만 지금처럼 중국이 대놓고 인도양 패권에 도전하려는 모양새를 보고만 있을 수도 없다. 결국 인도가 미국과 손잡고 추진하는 대중 견제 협의체 ‘쿼드’ 전략과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포린폴리시는 “인도양 국가들에 대한 전략적 개입을 강화하려는 중국과 이를 막아내려는 인도 간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내다봤다.
  • 제주 관광객 전용 카지노 결국 없던 일로

    제주 관광객 전용 카지노 결국 없던 일로

    제주 카지노산업 활성화를 위해 검토하려던 ‘관광객 전용 카지노’ 도입이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제주특별자치도는 논란이 됐던 내국인 관광객 대상 카지노 도입 방안을 최종적으로 포함하지 않고 ‘제2차 제주카지노업 종합계획’을 수립해 시행한다고 5일 밝혔다. 제주카지노업 종합계획은 ‘제주특별자치도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하는 법정계획이다. 도는 지난해 9월 완료된 연구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감독위원회 심의와 제주도의회(문화관광체육위원회) 보고를 거쳤으며, 올해 1월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같은 검토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사회단체와 도의회의 문제제기가 이어졌고 설상가상 강원도내 폐광지역 주민들이 강력 반발하고 제주도의 계획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서까지 나와 귀추가 주목됐다. 이에 대해 도는 “용역진에서 제시한 방안 중 일부일 뿐, 도민 의견 수렴도 해본 적도 없어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10년 전에도 내국인 카지노가 이슈화된 적이 있는데 그때도 사행성 우려로 반발이 심했다”고 덧붙였다. 도는 코로나19 여파로 국제노선 운항이 중단되면서 도내 외국인 전용 카지노 입장객 수가 2020년 16만 6873명으로 전년 36만 9409명 대비 무려 55%나 감소했다. 이에 따라 카지노산업에도 ‘비대면’ 서비스를 도입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연구용역을 추진하기로 했다. 전세계 온라인 카지노시장은 약 73조원 규모로 2015년 대비 무려 62%나 증가했다. 필리핀의 경우 GDP의 1%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김승배 제주도 관광국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카지노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면서 “제주 카지노산업을 도민과 상생하는 관광산업으로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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