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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컬러 촬영’된 히틀러의 미공개 사진 눈길

    독재자의 대명사 아돌프 히틀러(1889~1945)의 희귀사진 10여장이 언론을 통해 공개돼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사진은 흔히 보던 흑백이 아닌 모두 컬러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의 시사 화보 잡지 ‘라이프’(LIFE)에 공개된 이 사진은 히틀러의 개인 사진가 중의 한 명인 휴고 에거가 촬영한 것이다. 당시 히틀러의 근접 사진은 전속 사진가인 하인리히 호프만이 흑백으로 촬영했으나 컬러는 에거가 대부분 맡아 처리했다. 지난 1936년~1945년 사이에 촬영된 이 사진에는 근엄한 모습 뿐 아니라 편안한 분위기에서 식사하는 히틀러의 생활이 컬러사진으로 생생히 드러나 있다. 당초 이 필름은 나치 몰락 후 미군 병사들이 뮌헨에 위치한 에거의 자택 수색 과정에서 발견했다. 그러나 필름의 중요성을 파악하지 못한 병사들이 그냥 버리자 에거는 이를 몰래 땅에 숨겨 보관해오다 지난 1955년 복구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이화·하버드대생 60여명 ‘한국역사’ 다큐 페스티벌

    이화여대는 2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LG컨벤션홀에서 학생과 교수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3 이화-하버드 학생 다큐멘터리 페스티벌’을 열고 6편의 단편 영화를 상영했다. 이날 상영된 영화는 이대와 하버드대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여름 학기인 ‘시네마 코리아’ 수업의 일환으로 이대생 14명과 하버드대생 8명이 지난 6월부터 팀을 구성해 직접 기획하고 취재해 촬영, 편집했다. 학생들은 ‘시네마 코리아:필름으로 한국 역사 담기’라는 하나의 주제를 놓고 오늘날 젊은이들의 사회 참여 현상의 뿌리를 과거 한국의 민주주의 투쟁 역사 속에서 찾기도 하고(우리의 목소리·Our Voice), 한국 광고에 등장하는 백인 모델을 통해 서구인에 대한 한국인의 시선(하얀 얼굴·White Faces)을 그려내기도 했다. 사회를 맡은 헤이든 게스트 하버드대 교수는 “학생들이 ‘한국 역사’라는 평범한 주제를 갖고 창의적으로 한국을 표현했다”면서 “즐겁고 소중한 추억이 됐다”고 밝혔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서울광장] ‘뫼비우스’도 못 트는 나라가 무슨 문화융성/안미현 논설위원

    [서울광장] ‘뫼비우스’도 못 트는 나라가 무슨 문화융성/안미현 논설위원

    김기덕 감독의 영화를 보면 불편하다. 메시지가 불편하고 장면이 불편하다. 김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가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사고로 성기를 상실한, 이 세상 어딘가에 있을 소수의 마음을 표현한” 영화다. 지난 26일 ‘관계자 시사회’에서는 87%가 개봉에 찬성표를 던졌다. 김 감독은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가 두 차례나 ‘뫼비우스’에 사실상 상영 불가 판정을 내리자 “평론가·기자 등 관계자 시사회를 열어 반대표가 30% 넘게 나오면 영등위의 세 번째 판정에 관계 없이 개봉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애초부터 일반시민이 아닌 문화계 인사를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다분히 ‘의도’가 엿보이기는 했지만 어찌됐든 공은 다시 영등위로 넘어왔다. 올 6월 초 영등위는 모자(母子) 성관계 장면 등을 문제삼아 이 영화에 ‘제한상영가’ 등급을 매겼다. 이 등급을 받으면 제한상영관에서만 틀어야 한다. 김 감독은 20여컷을 잘라내 재심의를 요청했다. 영등위는 그래도 반사회적이라며 지난 16일 또다시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렸다. 김 감독의 대응이 궁금했다. 과연 엎을 것인가, 아니면 더 자를 것인가. 궁금증은 생각보다 빨리 풀렸다. 영등위의 재심 판정이 나온 지 이틀 만에 김 감독은 “밤새 살을 자르듯 필름(50초 분량 12컷)을 더 잘랐다”며 세 번째 심의를 받겠다고 밝혔다. 상업영화판과 결탁했다며 한때 제자였던 유명 감독을 실명 비판했던 그인지라 다소 뜻밖이었다. 혹자는 가위질하지 말고 영등위의 권유대로 제한상영관에서 틀면 될 것 아니냐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는 제한상영관이 한 곳도 없다. 현행법상 제한상영관은 선전물이나 광고를 극장 밖으로 보이게 해선 안 된다. ‘성인전용관’이라는 간판을 밖에 걸 수조차 없는 것이다. 이를 어기면 2년 이하 징역을 살거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내야 한다. 제한상영가 등급이 아닌 영화도 틀 수 없다. 최근 5년간 우리나라에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영화는 40편이 채 안 된다. 팔 물건 자체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다 선전조차 못 하는데 자선단체가 아닌 이상 누가 이런 극장을 운영하려 하겠는가. 영등위는 법률에 보장된 영화등급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 것뿐이고 제한상영관이 없는 현실은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존재하지도 않는 전용슈퍼에 가서 물건을 사라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막연한 등급 분류 보류 제도가 2001년 위헌 판정을 받자 ‘기준’을 내세워 보완한 게 지금의 제한상영가 등급이다. 하지만 이 역시 사실상 상영 금지에 해당돼 위헌이라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5월 김선 감독의 ‘자가당착’에 대해 제한상영가 등급 취소 판결을 내린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제라도 위헌 소지가 다분한 제한상영가 등급은 없애야 한다. 제한상영가 등급을 유지하고 싶으면 전용상영관이 생존 가능하도록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 이도 저도 당장 어떻게 할 자신이 없으면 관객에게 선택을 맡겨야 한다. 영화 ‘피에타’가 지난해 국제영화제에서 아무리 큰 상(베니스영화제 최고작품상)을 탔어도 김 감독의 작품을 싫어하거나 부담스러워하는 관객은 상영관을 찾지 않았다. 호기심에 찾았다가 중간에 퇴장하는 관객도 있었다. 그런데 아예 선택조차 못하게 빗장을 거는 것은 한국 성인관객의 수준을 우습게 보는 처사다. 문화융성을 4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로 정한 박근혜 대통령은 “문화는 다른 산업에 새로운 고부가가치를 더해주는 21세기 연금술”이라며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문화정책은 현장 중심의 논의와 신선한 발상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전용극장이 없는데 전용극장에서만 틀라’는 코미디 같은 지침이 나오는 나라에서 어떻게 ‘문화융성’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hyun@seoul.co.kr
  • 용 4마리의 승천?…그리스서 찍힌 물회오리

    용 4마리의 승천?…그리스서 찍힌 물회오리

    일생에 한 번 볼까 말까 하다는 용오름. 이러한 희귀 기상 현상이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이 인터넷상에 공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최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오늘의 지구과학 사진’(EPOD)으로 처음 공개된 4개의 용오름이 동시에 찍힌 희귀 사진을 소개했다. 사진에는 무려 4개의 용오름이 줄을 서듯 연달아 발생한 모습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는 로베르토 기우디치라는 이탈리아 남성이 지난 1999년 그리스 서쪽 이오니아 해에서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것으로, 최근에서야 처음 공개됐다. 현재 프랑스 렌에 사는 기우디치는 당시 그리스 오토니 섬을 떠나 이탈리아 브린디시로 향하는 여객선에 몸을 싣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우디치는 “우리 배는 사진에서 가장 가까운 용오름과 1마일(약 1.6km) 정도 떨어져 있었다”고 회상했다. 또 그는 당시 기상에 대해 “여행 도중 적운형 구름이 발달하긴 했지만 날씨가 나쁘지 않았고 대기압 역시 1024밀리바로 안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우리 배 우현과 좌현에 적어도 10개의 용오름을 셀 수 있었고 각각 4분 정도 지속했다”면서 “사진 속 첫번째 용오름이 가장 늦게 발생했고 시기가 오래될수록 가늘어졌다”고 말했다. NASA의 짐 포스터는 “여러 기둥을 가진 용오름은 자주 촬영되지 않지만 여러 기둥을 가진 토네이도보다 더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용오름은 영어권에서는 워터스파우트(waterspout)로 불리며 주로 대기 위의 찬 공기와 물 위의 따뜻한 공기가 마주칠 때 발생한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아이돌 ‘마의 5년’…색깔 굳히기로 KO

    아이돌 ‘마의 5년’…색깔 굳히기로 KO

    지난 상반기 가요계가 조용필을 필두로 한 거장과 오디션 스타들의 잔치였다면 하반기는 아이돌 그룹들의 각축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데뷔 4~5년차 중견 아이돌 그룹들이 대거 새 앨범을 발표하면서 팬들 간 자존심 경쟁도 치열하다. 아이돌 그룹이 5년을 못 넘긴다는 이른바 ‘마(魔)의 5년’ 징크스는 이제 옛말. ‘오~래 가는’ 아이들 그룹들에게는 그들만의 특별한 전략이 있다. 걸그룹 투애니원은 지난 8일 발표한 싱글 ‘폴링 인 러브’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레게 장르를 시도했다. 사랑에 빠져 어쩔 줄 모르는 여성의 마음을 경쾌한 레게 리듬 위에 펼쳐 지중해 해변을 거니는 듯한 시원함을 선사한다. 데뷔 5년차에 지금까지 이어 온 ‘쎈 언니’의 이미지에 쉼표를 찍은 셈이다. 그러면서도 레게에 어울리는 생기발랄한 랩과 춤으로 투애니원 특유의 넘치는 에너지와 자유분방함을 담아냈다. 사흘 간격을 두고 각각 두 번째 싱글 앨범과 정규 앨범을 들고 나온 인피니트와 비스트도 어느덧 중견 보이그룹의 대열에 들어섰다. 2010년 데뷔해 4년차를 맞은 인피니트는 두 번째 싱글 앨범 ‘데스티니’를 통해 ‘칼 군무’ 아이돌의 재림을 알렸다. 그동안 프로듀서 그룹 스윗튠과 손을 잡고 ‘내꺼하자’, ‘추격자’ 등의 곡에서 일렉트로닉 기타와 신디사이저 사운드, 극적인 멜로디라는 공식을 굳혀 왔지만, 이번 앨범에서는 스윗튠과 결별을 고했다. 대신 신예 프로듀서 알파벳의 곡을 통해 오히려 기존의 스타일을 한층 더 굳혔다. 멤버 7명이 혼연일체가 된 ‘칼 군무’는 더 공고해졌다. 그런가 하면 1년 앞서 데뷔한 비스트는 두 번째 정규 앨범을 통해 어둡고 묵직한 정서 위에 서정적인 멜로디를 펼쳐내는 비스트 특유의 색깔을 되살렸다. 타이틀곡 ‘섀도우’는 애잔한 가사와 절제된 듯 감성적인 코러스로 비스트의 대표곡으로 꼽히는 ‘픽션’을 연상케 하면서도 힘이 실렸다. 멤버 용준형이 앨범 전곡을 작사·작곡하면서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한껏 발휘했다. 29일 두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하는 걸그룹 에프엑스도 파격적인 변신보다 개성 굳히기에 나섰다. 타이틀곡 ‘첫 사랑니’는 첫사랑의 오묘함과 짜릿함을 잇몸을 뚫고 나오는 사랑니의 시각으로 그렸다. 2009년 데뷔해 멤버 전원이 스무살을 넘어섰지만 속내를 알 듯 말 듯한 사춘기 소녀의 감성은 여전하다. 이는 티저 영상으로 공개한 2분가량의 ‘아트필름’에서 두드러지는데, 영상 속에서 멤버들은 사춘기 소녀의 설렘과 불안 등의 정서를 추상적으로 표현했다. 최근 아이돌 그룹들은 데뷔 4~5년차가 되면 변화보다 색깔 굳히기를, 카리스마나 섹시함 대신 편하고 대중적인 음악과 이미지를 선택하는 추세다. 이런 변화는 오랫동안 가요계에 정설처럼 굳어있던 ‘아이돌 그룹 마의 5년’이란 징크스가 사라진 결과다. 한 아이돌 그룹의 기획사 관계자는 “데뷔 5년을 넘어선 그룹은 해체의 길로 들어선다는 오래된 통설은 아이돌 그룹으로서 전례 없는 롱런 기록을 세우고 있는 신화를 계기로 극복된 분위기”라면서 “데뷔 5년을 생존이나 변화를 위한 중요한 시점으로 생각하는 조급함은 사라졌고, 고유의 색깔을 지켜가면서 오래 사랑받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부고]

    ●최상화(청와대 춘추관장)씨 부친상 이인표(서울보증보험 광장지점장)씨 장인상 26일 서울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5시 (02)2072-2091 ●최준성(Oxygen Area 전무)준호(하이투자증권 차장)씨 부친상 허민회(CJ 경영총괄·CJ푸드빌 대표)씨 장인상 25일 부산의료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51)607-2651 ●정호(씨엔앤시스템 대표)호철(GS건설 플랜트사업부 과장)순선(한성대 산학협력팀 과장)씨 부친상 최미애(한국후지제록스 과장)씨 시부상 26일 고려대 안암병원, 발인 28일 오전 7시 (02)923-4442 ●이성훈(가천대 실내건축학과 교수)씨 별세 서수경(숙명여대 환경디자인과 교수)씨 남편상 이용훈(보우실업 실장)춘희(미국 거주)씨 동생상 이종훈(간삼파트너스 상무)씨 형님상 26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29일 오전 6시 (02)3010-2231 ●박노경(경희총동창회 사무총장·ROTC 16기 사무총장)노원(크로앙스쇼핑몰 체리 대표)명자(건국대 미래지식교육원 교수)명희(우성종합배관 대표)씨 모친상 우승수(아이원필름 이사)씨 장모상 26일 경희의료원, 발인 28일 오전 8시 (02)958-9545 ●우찬제(서강대 국문과 교수)씨 모친상 26일 충주 건국대병원, 발인 28일 오전 8시 30분 (043)840-8495
  • [이슈&논쟁] 제한상영가 등급제

    [이슈&논쟁] 제한상영가 등급제

    영화가에 ‘제한상영가 등급제’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논란의 불씨는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 이 영화는 지난 6월 영상물등급위원회(영등위)의 첫 번째 심의에서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아 일반극장 상영이 불가능했다. 극 중 아들과 어머니의 성관계 장면 등이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의 이유였다. 감독은 20여컷을 수정하거나 삭제해 재심의를 요청했으나 지난 16일 영등위는 다시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렸다. 이에 감독은 초강수로 맞서고 있다. 필름을 더 잘라내 영등위에 세 번째 심의를 신청하되 오는 26일 영화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시사회를 연 뒤 찬반투표에서 30% 이상 반대하면 아예 개봉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한국영화감독조합은 제한상영가 등급 전용관이 없는 현실에서 제한상영가 등급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영등위원장의 퇴진운동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贊] “외부로 표현되는 예술의 자유는 그 사회가 용인하는 한계 지켜야” 이우승 변호사·영등위 감사 김기덕 감독의 영화 ‘뫼비우스’가 “직계 간 성관계를 묘사하는 등 비윤리적, 반사회적 표현이 과도하여”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두 차례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았다. 이를 두고 영화계 일부에서는 제한상영가 결정이 ‘사전검열’이며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데 이는 표현의 자유와 등급분류 제도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예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외부에 표현되지 않은 채 내부에 머무는 한 절대적인 자유에 속하는 양심의 자유, 신앙의 자유와는 다르다. 외부적으로 표현되는 예술의 자유는 그 사회에서 용인하는 한계를 넘는 경우 법률로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절대적 자유가 아니다. 영화계 일부에서는 “모든 예술적 표현이 가능해야 하며 어떤 영상물이든 자유롭게 상영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대한민국 헌법 제21조는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더욱이 헌법에 의해 보호를 받는 표현의 자유라 할지라도 언제나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표현물이 공개되고 유통될 것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바로 여기서 제한상영가 등급의 헌법적 권위가 확인되는 것이다. 제한상영가 등급은 성인도 견디기 어려운 폭력적, 선정적 표현이 담겼거나 일반적인 사회윤리나 국민정서에 끼칠 부정적 내용이 담긴 영화라면, 이를 충분히 감안하여 제한된 공간(제한상영관)에서 상영하라는 제도이다. 영국, 호주 같은 선진국들이 제한상영가 등급을 운영하는 것도 바로 이 같은 공공성에 기반하고 있다. 현재의 우리나라의 등급제도는 이미 완성된 영상물에 대한 어떠한 변경도 요구하지 않으며 단지 관람에 적절한 연령별 등급을 결정하고 내용 정보를 제공할 뿐이다. 그것도, 대중을 상대로 상업적 상영을 할 영화에만 적용된다. 그럼에도 최근 영화계 일부에서는 “예술에 등급을 매기는 것은 위헌”이라며 등급분류의 공익적 가치와 신뢰를 부당하게 흔들고 있다. 현 등급분류제도가 “사전검열이 아니며 청소년 보호 등을 위한 이용연령분류 절차”라는 합헌 결정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남용이 아닌지 생각해 볼 대목이다. 등급제도는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널리 채택한 제도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010년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세르비안 필름’이란 영화가 좋은 예다. 2012년 영국에서는 이 영화의 폭력적이고 가학적인 성행위 및 아동 성폭력 장면 등이 문제가 돼 4분 11초를 삭제한 후에야 18세 이상 관람가를 받았다(영국은 등급기구에 영화 삭제 권한이 있음) 호주에서는 ‘등급거부’ 결정이 나와 상영을 하지 못했고 스페인에서는 이 영화를 상영한 영화제 집행위원장이 재판을 받고 있다고 한다. ‘표현의 자유’ 선진국에서도 그 나라의 공공적 가치를 저해하는 표현에 대해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제한상영가 등급제도는 사회의 다양한 가치와 이해를 조정하는 타협과 절충의 산물이며, 표현의 자유와 공공적 이해의 중재 역할을 맡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 국내에 제한상영관이 없어 사실상 상영할 곳이 없다는 문제는 원칙적으로 등급제도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정부에서 제한상영관 운영에 대한 새로운 청사진을 내놓았으니, 이는 별도로 해결할 문제다. 제한상영가 제도의 근본적 취지를 이해한다면 ‘표현의 자유’ 논쟁은 쉽게 종식될 것으로 기대한다. [反] “제한상영 등급은 상영불가 판정… 도덕적 잣대 시험 관객에 맡겨야” 김영진 영화평론가·명지대 교수 1996년 무렵 나는 영화주간지 기자로 일하고 있었다. 그때 그 매체의 기자들은 지속적으로 수년간 끈질기게 검열철폐 캠페인 기사를 썼다. 그때까지 한국의 심의제도는 원성이 높았다. 조금씩 규제기준이 완화되긴 했으나 여전히 시대착오적인 검열이었다. 검열과 심의는 다르다. 심의는 관람등급만 매기는 것이고 검열은 제작주체에게 삭제를 강요하는 것이다. 독재정권 시절에 확립된 완고한 기준은 질긴 관성을 발휘해 누구에게는 금기를 깨는 예술적 표현인 것이 다른 누구에게는 사회적으로 유해한 불량품으로 보였다. 2000년 헌법재판소가 당시의 심의제도가 사실상 검열이라며 위헌판결을 내린 것은 시대정신의 반영이었다. 그때 이후로 한국영화는 확대된 표현의 자유를 업고 르네상스를 누렸다. 한참 영화심의제도 개선 문제로 시끄러웠던 그 시절, 장선우 감독의 ‘거짓말’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됐을 때를 기억한다. 그 영화는 예매 개시 직후 삽시간에 표가 매진됐고 극장에 들어가지 못한 사람들은 발을 동동 굴렀다. 외설 판정을 받고 극장개봉이 불투명했던 그 영화를 보고 나온 관객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었다. 어떤 이들은 시큰둥했고 어떤 이들은 흥분했다. 가장 위선적인 반응을 보인 이들의 대답은 이랬다. “이 영화는 극장개봉을 못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중이 보기엔 부도덕하고 유해합니다.”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발품을 팔아 영화를 봤을 어떤 시민들의 이런 반응을 방송 인터뷰에서 보고 나는 아연실색했다. “당신은 봐도 되고 우리는 보면 안 되나”라고 즉각 반문하고 싶어진다. 우리 중 일부 사람들에게는 오랜 세월 내면화된 검열관의 마음이 있다. 그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가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착각을 받는다. 요즘 영화인들 사이에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기준이 퇴행적이라는 불평을 많이 듣는다. 강우석의 ‘전설의 주먹’은 학교 폭력이 나온다는 이유로 18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이 영화에는 분명 학교 폭력이 나오지만 주제는 청소년기에 잘못된 폭력을 휘두르면 인생이 잘못될 수 있다는 걸 친절하게 설득하는 건전한 가족영화 쪽이다. 요사이 김기덕 감독의 신작 ‘뫼비우스’는 두 차례나 영등위로부터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받았다. 제한상영가 등급을 내린 것은 상영불가 판정이다. 한국에는 제한상영가 등급 전문상영관이 없으니 일반 극장에서 상영하려면 심의위원들이 지적한 부분을 잘라야 한다. ‘뫼비우스’에 상영불가 판정을 내린 심의위원들에게 항변하고 싶다. 당신들은 판단해도 되고 우리는 판단하면 안 되나. 명색이 영화평론가인 필자도 아직 이 영화를 제대로 보지 못했다. 존재하지 않는 극장에서 상영하라니 김기덕의 ‘뫼비우스’는 사실상 포르노나 극악무도한 스너프 필름과 같은 대접을 받은 거나 마찬가지다. 나는 김기덕의 영화에 대체로 동의하지 않는 평론가지만 그가 위험한 예술가라는 점만은 존중한다. 그가 도덕적 금기를 깨는 묘사를 일삼는 감독이고 그의 영화의 표현수위가 우리를 매우 불편하게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적어도 그가 금기시된 묘사를 할 때 그럴 만한 예술적 동기를 제시하는 통찰의 소유자라는 점은 인정한다. 아마도 ‘뫼비우스’는 이전까지의 김기덕 영화에 비해 더 과격한 묘사가 들어있을 것이다. 영화평론가이자 관객으로서 나는 이 영화가 건드리는 도덕적 잣대의 시험에 기꺼이 들고 싶다. 이미 예술적으로 인정받는 한 영화감독의 신작을 밀실에서 몇 명이 자기들 마음대로 상영불가 판정을 내리는 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기덕은 최근 보도자료를 돌려 관계자들을 모아 시사한 뒤 여론청취라도 하겠다고 읍소했다. 예술적 표현의 자유를 도덕적 금기와 혼동하는 이런 상황에서 문화선진국 운운은 비극이다.
  • “트위터에 오른 평 보면 총알구멍 300개 난 듯 심신이 너덜너덜해요”

    “트위터에 오른 평 보면 총알구멍 300개 난 듯 심신이 너덜너덜해요”

    지난 22일 ‘설국열차’의 언론 시사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은 “대작이다, 글로벌 작품이다 등등 많은 수식어가 있지만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원작 만화를 읽고 구상을 시작했을 때부터 국내외의 엄청난 관심 속에 개봉하기까지 9년. 2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봉 감독은 “트위터에 평이 올라오는 걸 보니 심신이 너덜너덜하다. 온몸에 총알 구멍이 300개쯤 난 것 같지만 즐겁다”는 소감을 밝혔다. ‘설국열차’는 제목 그대로 기차 영화다. 감독은 전부터 “기차 영화의 종지부를 찍겠다”고 공언해 왔다. 원작 만화의 세계는 영화를 위해 거의 완전히 재창조됐다. 주인공 남녀가 열차의 앞칸으로 나아가는 원작과는 달리 영화는 꼬리칸의 승객들이 반란을 일으킨다는 설정을 더했다. 감독은 “과포화 상태의 뜨거운 에너지를 만들어 보려고 했다”고 말했다. “기차라는 공간이 주는 엄청난 흥분이 있었지만 막상 촬영에 들어갔을 때는 ‘컨테이너 영화’를 찍는 건 아닌가 덜컥 겁이 났어요. 머릿속으로는 기차가 끝내주는 공간이라고 생각했지만 매일 세트로만 출근하려니 탄광에 탄 캐러 가는 기분도 들었고요. 공간의 단조로움이 느껴지면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의 얼굴로 빨리 다가가자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기차에 대해서는 원 없이 찍었죠.” 그의 말대로 열차는 “하나의 폐쇄된 생태계”를 보여준다. 가난한 자와 부유한 자가 있고, 슬럼가와 학교가 있다. 감독은 “열차의 모습이 우리와 의외로 비슷할 수도, 섬뜩하거나 씁쓸할 수도 있다. 우리가 사는 모습은 열차와 얼마나 같고 또 다른지를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엔진칸이 신비화되어 있지만 그게 영원할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기차에는 양극화된 자본주의 사회도 있고 공산주의 독재의 모습도 있어요. 시스템에서 탈출한다는 게 뭘까 많이 고민했어요. 커티스(크리스 에번스)에게는 뒤에서 앞으로 가는 게 탈출이지만 남궁민수(송강호)는 다른 차원의 비전을 가지고 있는 거죠. 혹독한 대가가 필요하고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런 걸 말하고 싶었어요.” 장면의 디테일을 워낙 꼼꼼하게 챙겨 ‘봉테일’이라는 별명을 얻은 감독답게 어느 장면 하나 공들이지 않은 것이 없지만 그는 “가장 처절하게 찍은 장면”으로 중반부의 횃불 전투 신을 꼽는다. “아무 조명 없이 실제 횃불로만 찍었어요. 암흑 같은 세트장에서 불이 확 붙으면 연기하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 모두 심장이 쿵쾅쿵쾅거리면서 이상한, 원시적인 느낌이 있었어요. 외국 스태프들은 약속된 시간이 지나면 추가로 임금을 줘야 하는데 그 장면만은 매일 밤 늦게까지 연달아 찍었죠. 메이킹 필름에서 그때의 제 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예요.” 차기작은 아직 정해 놓지 않았다. 2010년부터 작업한 ‘옥자’라는 장편과 7000만 달러 규모의 할리우드 SF 등을 놓고 고민 중이다. 그는 “언젠가는 잔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에 도전하고 싶지만 아직은 강하고 극단적인 상황에 몸을 던지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체코에서 영화를 찍을 때 영화를 그만두면 뭐할까 하는 생각이 자주 들었어요.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한 충격이었죠. 영화를 너무 찍고 싶어서 울던 시절이 있었는데, 나이가 들었나 싶기도 하고. 정말 미친 듯이 달려왔거든요. 연출부 일하면서 다른 사람 결혼식 비디오 찍어주는 걸로 생활하고 그랬어요. 이런 생각을 좋게 승화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빨리 이 상태에서 벗어나야겠죠.”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58대1, 작은 영화의 힘겨운 스크린 싸움

    58대1, 작은 영화의 힘겨운 스크린 싸움

    작은 영화들이 괴롭다. 극장가 연중 최고 성수기인 여름휴가 시즌에 접어들었지만 블록버스터들에 밀려 설 자리가 없다. 올 상반기 극장 관객은 1억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으나, 정작 관객들에게 ‘골라 보는 재미’는 없다. 스크린의 문화적 다양성은 오히려 심각하게 축소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보다 더욱 심해진 대형 상업영화들의 스크린 독식은 먼저 통계에서 드러난다. 22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21일 흥행수익 1~10위를 차지한 주요 다양성 영화(저예산 독립영화와 예술영화 등을 합쳐 부르는 명칭)의 상영 횟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1만 3075회)의 33.3%에 불과한 4356회에 그쳤다. 이 영화들이 확보한 스크린 수는 지난해(490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고(231개), 관객도 40만 1246명에서 7만 9892명으로 81.1% 급감했다. 반면 흥행수익 1~10위를 기록한 상업영화의 상영 횟수는 21만 1504회에서 25만 6618회로 21.3%, 관객수는 1093만 1115명에서 1207만 6824명으로 10.4% 각각 증가했다. 전국에서 연중 극장 관객이 가장 많은 메가박스 코엑스점의 지난 주말 상영 시간표만 일별해도 블록버스터들의 스크린 독식 상황은 한눈에 읽힌다. 16개 상영관을 갖춘 이 극장에서는 지난 21일 ‘미스터 고’가 25회, ‘레드: 더 레전드’ 22회, ‘퍼시픽 림’ 21회, ‘감시자들’이 19회 상영되는 동안 다양성 영화인 ‘마스터’와 ‘까밀 리와인드’, ‘브로큰’ 등은 3~4회씩 상영되는 데 그쳤다. 최근 다양성 영화 한 편을 배급한 소규모 배급사의 관계자는 “수많은 영화가 상영 한 번 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상황에서 블록버스터를 뚫고 일반극장에서 개봉하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면서 “극장이 작은 영화를 상영하더라도 사각시간대인 이른 아침이나 늦은 밤에 집중시키는 관행 역시 고질적인 문제”라고 지적했다. ‘명왕성’의 제작사인 SH필름도 개봉일인 지난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블록버스터 외화와 대형 한국 영화에만 황금 상영시간대를 몰아주는 극장들의 관행 때문에 관객들에게 제대로 선택받을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있다”면서 “최소한의 상영 회차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서는 관객들을 만나 보기도 전에 폐기처분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시장의 성장이 다양성 영화의 성장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는 지난해 한국 영화 산업에 대한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적이 올해도 유효한 셈이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극장가의 이러한 불균형한 수급 상황이 결국은 관객들에게도 피해를 입힌다는 사실이다. 영진위가 최근 발표한 ‘2012 영화 소비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양성 영화의 관람층은 가장 불편한 사항으로 ‘이용가능한 상영관이 제한적’(46.8%)인 점을 꼽았다. 교차 상영이나 조기 종영에 따른 극장 이용 시간 제한도 각각 14.0%와 11.6%가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시장의 논리에 따라 관객이 원하는 블록버스터를 많이 걸 수밖에 없다”는 대형 상영관과 배급사의 주장과는 동떨어진 결과다. 전체의 절반이 넘는 스크린 점유율에 비해 정작 관객 점유율은 크게 떨어지는 현상도 관객이 원하는 것에 비해 대형 영화의 스크린 독식이 과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경우 1341개의 스크린(지난해 말 기준 전국 스크린 2081개)을 차지하면서 개봉 후 첫 주말인 지난달 8일에는 관객 점유율이 62.1%에 이르렀지만 평일에는 10%대의 저조한 실적을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상업영화에 대한 적절한 규제와 제도적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지난 16일 국회에서 열린 ‘스크린 독과점, 제도적 개선 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이동연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는 ▲배급과 상영의 겸업 금지 ▲영화당 스크린 수 제한 ▲대안 영화 상영관 확대 등을 제안했다.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은 “미국 등이 적용하고 있는 변동 부율(제작사와 극장 간의 입장 수익 분배 비율)을 도입해 단기간 물량 공세보다는 다양한 영화의 장기 상영을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로 바꿔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뫼비우스 시사회 찬반투표…30% 반대하면 개봉 안해”

    영상물등급위원회가 두 차례 제한상영가 판정을 내린 ‘뫼비우스’에 대해 김기덕 감독이 세 번째 심의를 요청하는 한편 영화계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개봉 찬반을 결정하는 시사회 투표를 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봉 여부를 시사회 투표로 정하는 일은 한국 영화 사상 유례 없는 일이다. 김 감독은 18일 공개한 글을 통해 “두 번의 제한상영가로 피가 마르는 시간을 보내고 있고, 밤새 살을 자르듯 필름을 잘라 다시 재심의를 준비한다”면서 “영등위를 통해 일방적으로 모자 성관계 영화라고만 알려져 영화의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 심의 문제와 상관없이 다음 주 기자, 평론가, 문체부 관계자 등을 모시고 영화의 가치와 제한상영가에 대한 찬반 시사회를 할 것이며 영화를 본 장소에서 바로 현장 투표를 해 30%가 반대하면 재심의 결과와 상관없이 개봉을 안 하겠다”고 선언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200만 캠핑족을 잡아라!

    200만 캠핑족을 잡아라!

    최근 캠핑 인구가 200만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가전업계와 이동통신사가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빔프로젝터를 내놓는 등 캠핑족 잡기에 나섰다. LG전자는 17일 캠핑 등 야외활동에 적합한 고화질 ‘클래식 미니빔 TV’를 출시했다. 필름영사기 모양을 한 이 제품은 손바닥만 한 크기(12.5x12.5x6㎝)에 착탈(着脫)식 배터리를 사용해 휴대가 간편하다. 특히 배터리만으로 2시간짜리 영화 한 편을 감상할 수 있어 여행·캠핑 등 야외활동에 적합하다. 또 전용 안테나를 달면 야외에서도 고화질 방송을 즐길 수 있다. 16대9 와이드 고해상도(HD) 화면에 500안시루멘(ANSI-Lumens)의 밝기, 10만대1 명암비를 구현해 비교적 밝은 곳에서도 영화감상 등이 가능하다. LED 광원으로 수명이 3만 시간에 달해 하루 4시간 사용 시 램프 교체 없이 20년간 사용 가능하다. 무선영상전송 기능이 있어 PC, 스마트폰, 게임기 등과 손쉽게 연결할 수 있다. 가격은 105만원이다. 삼성전자도 미니 프로젝터 ‘EAD-R10’을 판매 중이다. 크기는 작지만 50인치의 화면을 구현할 수 있다. 스마트폰은 물론 노트북, 게임기, 블루레이플레이어 등을 연결할 수 있다. 20만 9000원으로 프로젝터치고는 가격도 ‘착한’ 편이다. SK텔레콤도 스마트폰에 연결할 수 있는 초소형 빔 프로젝터 ‘스마트빔’을 판매 중이다. SK텔레콤과 벤처기업 이노아이오가 공동 개발한 ‘스마트빔’은 초소형을 자랑한다. 정육면체로 가로·세로·높이가 각각 4.5㎝에 불과해 휴대성과 편의성이 뛰어나다. 스마트폰에 연결해 사진이나 영상을 천장·벽면 등에 띄워 볼 수 있다. SK 텔레콤 관계자는 “올 2분기 국내에서만 월 평균 3000대 이상의 판매실적을 거두며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캠핑 열풍 등으로 인해 연 10만대 규모인 국내 프로젝터 시장에도 휴대형 제품은 더 늘어날 것을 보인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창조경제의 첨병은 기업이다] LG화학

    [창조경제의 첨병은 기업이다] LG화학

    지난 1분기에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가 의미 있는 조사 결과를 하나 내놓았다. 지난해 4분기 ‘필름패턴편광안경’(FPR) 방식 3차원(3D) TV 패널의 출하량이 762만대를 기록, 715만대에 그친 ‘셔터글래스’(SG) 방식의 3D TV 패널 출하량을 처음으로 넘어선 것이다. FPR 패널은 전년 동기 대비 135%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시장점유율 51.6%로, 48.4%를 기록한 SG 패널을 추월했다. 2010년 세계 최초로 3D FPR 필름을 개발한 LG화학은 이 같은 결과에 고무됐다. FPR 방식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LG화학은 현재 세계 FPR 필름 시장에서 점유율 85%로 독보적인 위치를 점유하고 있다. LG화학이 FPR 필름을 개발할 때만 해도, 시장의 반응은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았다. TV와 안경이 전자 신호를 주고받으며 3D를 구현하는 SG 방식이 대세가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LG화학은 FPR 필름 개발에 대한 투자와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FPR 필름을 적용한 3D TV는 SG 방식에 비해 화면 깜빡거림이 적어 눈이 편한 것은 물론, 안경에도 별도의 장치를 부착할 필요가 없어 고객들이 더욱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LG화학이 개발 노력을 포기할 수 없었던 이유다. 결국 뒤이어 비지오, 필립스 등과 중국의 하이얼 등이 FPR 3D TV를 동시다발적으로 출시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젊은 히틀러가 폐기 지시한 미공개 사진 공개

    나치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1889-1945)의 젊은 시절 모습이 담긴 희귀 사진이 공개됐다.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허핑턴 포스트는 히틀러가 대중 연설을 앞두고 리허설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들을 공개했다. 지난 1925년 촬영된 이 사진은 전속 사진가인 하인리히 호프만이 촬영한 것으로 감옥에서 풀려난 후 재기에 나선 30대 후반 히틀러의 패기가 느껴진다. 히틀러가 이같은 사진을 촬영한 것은 바로 연설 때문이다. 히틀러는 리허설 사진 한장 한장을 보며 스스로 대중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을 수정해 연설에 반영했으며 이같은 노력이 결국 당대의 명 연설가로 이름을 떨치는 배경이 됐다. 당시 히틀러는 호프만에게 이 사진 필름을 폐기하고 지시했으나 그는 이를 어기고 개인적으로 보관했으며 1955년 ‘히틀러는 내 친구’(Hitler Was My Friend)라는 회고록에 담아 출간했다. 그러나 이 책은 출판 금지가 내려졌고 지난해 해제된 후 이번에 원본 사진이 빛을 보게 됐다.호프만은 회고록에 “히틀러는 연설 연습 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싶어했다” 면서 “손짓 하나하나 목소리 톤 하나하나를 세심히 신경썼다” 고 적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영화관·마트·도서관서 한번 쓰고 휙… 내가 쓴 우산 비닐아 어디로 갔니?

    [주말 인사이드] 영화관·마트·도서관서 한번 쓰고 휙… 내가 쓴 우산 비닐아 어디로 갔니?

    “음…, 글쎄요. 지금까지 크게 신경쓰지 않았는데 어떻게 처리되는지 궁금하긴 하네요.” 주부 김모(55·여)씨는 비가 오는 날 중소형 유통매장에 장을 보러 갈 때마다 매장 입구에 설치된 우산 비닐 포장기를 마주한다. 하지만 쓰고 난 우산 비닐 포장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가로저었다. 김씨는 “언제부턴가 비 올 때마다 우산 비닐 포장을 자연스럽게 쓰다 보니 낭비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면서 “한 번 쓰고 휴지통에 버려진 비닐 포장은 수거해서 재활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제는 음식점이나 영화관, 미술관, 백화점, 도서관 등 웬만한 공공 장소에는 비가 내릴 때 우산을 넣을 수 있는 비닐 포장기가 설치돼 있다. 비가 내리면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들은 바닥 물기를 제거하느라 비상이 걸린다. 바닥에 물기가 많으면 미끄러져 손님들이 낙상 사고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진열 판매되는 제품들도 손님들이 갖고 온 우산의 물기가 떨어지면 낭패를 볼 수도 있어 직원들은 긴장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비 오는 날이면 대형 건물이나 공공장소 입구에 우산 비닐 포장기 비치는 필수가 됐다. 설치된 비닐함에 우산을 꽂아 당기기만 하면 될 만큼 포장기 성능과 사용 방법도 편리하다. 문제는 사용한 비닐 포장이 훌륭한 자원으로 재활용될 수 있는데 그냥 버려진다는 점이다. 이용하는 사람들도 한 장소에서 쓴 비닐을 가지고 다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새로운 건물에 들어갈 때마다 또 다른 비닐 포장을 소비한다. 일회용품처럼 쓰이고 있지만 재활용률은 저조한 실정이다. 서울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용한 우산 비닐은 수거함에 모아서 일반 쓰레기처럼 버린다”면서 “버린 비닐 포장을 펴서 정리하려면 인건비가 더 들어가고 미관상 좋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현재 쓰레기 봉지에 담아 버리는 우산 비닐 포장의 재활용률이 얼마나 되는지는 통계조차 없다. 환경부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보면 식당에서 사용하는 일회용 비닐식탁보, 물건을 담을 때 주로 쓰는 검은 비닐은 ‘일회용품’ 규제 목록에 포함돼 있다. 그러나 우산에 씌우는 비닐은 따로 규정이 없다. 규제 대상 일회용품 품목에도 없을 뿐만 아니라 생산자가 의무적으로 수거해서 재활용해야 하는 생산자 책임 재활용제도 적용 대상 품목도 아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라면, 과자봉지와 같은 포장재나 일회용 봉투를 제조하는 업체 가운데 연간 매출이 10억원 이상이고 연간 출고량이 4t 이상 되는 곳이 재활용 의무 생산자”라면서 “우산 비닐을 제조하는 업체들 대부분이 영세하기 때문에 이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따라서 우산 비닐을 규제 대상에 넣으려면 법규 개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우산 비닐은 재활용 의무 대상 품목이 아니기 때문에 처리도 제각각이다. 비닐과 같은 플라스틱 필름류를 만드는 업체 중 재활용 시설을 갖추지 못한 업체는 ‘폐기물 부담금’을 내야 한다. 폐기물 부담금을 낸 제품은 재활용이 되지 않고 소각 또는 매립 처리된다. 그런데 우산 비닐 생산업체 대부분은 연간 매출액이 적어 폐기물 부담금마저 일부 감면받는다. 업체 차원의 재활용 처리 부담이 적다 보니, 우산 비닐은 일반 폐기물처럼 매립지에 그대로 버려지는 형편이다. 비닐을 포함한 플라스틱 제품은 환경부와 제조업체가 ‘자발적 협약’을 맺는다. 협약을 맺은 업체는 부과된 재활용 의무량을 채울 경우 폐기물 부담금을 면제받는다. 하지만 우산 비닐 생산자 가운데 이 협약에 응한 업체는 한 곳도 없다. 우산 비닐은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으로 만든다. 전문가들은 “지하 상하수도용 파이프를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는 HDPE는 고농축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자연상태에서 자외선을 받거나 산소, 미생물 등과 결합해도 분해가 잘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우산 비닐이 그대로 자연에 버려진다면 토양오염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우산 비닐 처리량도 정확히 집계가 되지 않고 있다. 김두형 환경부 폐자원관리과 사무관은 “폐기물 중에서 ‘플라스틱류’라는 항목은 있는데 비닐류만을 따로 나눠서 폐기물 처리 현황을 집계하고 있지는 않다”면서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플라스틱 제품과 비닐은 똑같이 석유로 만들기 때문에 따로 항목을 나눠 집계한다고 해서 특별히 의미가 있거나 실익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우산 비닐의 사용량은 급증하고 있다. 대형마트나 음식점, 관공서 등은 비오는 날 우산보관함을 설치하는 것보다 비용 부담이 적어 우산 비닐 포장기를 선호한다. 서울시립미술관의 경우 현재 총 9개의 우산 보관함이 설치돼 있다. 보관함 1개당 우산 30개를 보관할 수 있다. 보관함 1개의 구입 비용은 약 37만원. 반면 우산 비닐 포장기 가격은 그보다 저렴한 24만원 정도다. 비닐값은 1장에 20원꼴이다. 포장기를 한 번 구입한 다음에는 한동안 비닐만 새로 구입하면 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평상시에는 괜찮지만 특별 전시전을 열 때 기존 우산 보관함과 물품 보관함만으로는 많은 관람객의 우산을 보관할 수 없어 우산 비닐도 함께 사용한다”면서 “비닐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별도 구입 시 예산상의 큰 부담은 없다”고 말했다. 국내 한 백화점은 점포 확장과 함께 우산 비닐 구입량도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 관계자는 “2009년에는 155만장이었는데 지난해 460만장으로 3배 가까이 늘었다”고 귀띔했다. 기술적으로 모든 비닐은 재활용이 가능하다. 비닐의 경우 발열량이 좋기 때문에 에너지원으로도 각광을 받는다. 가연성 폐기물 에너지화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비닐은 화력발전소, 시멘트 회사, 제지 회사 등에서 고형연료 제품(SRF)으로 활용되고 있다. 고형연료 제품은 생활 폐기물, 폐고무, 폐타이어, 폐합성수지류 등을 선별, 성형해 고체 상태로 만든 것을 말한다. 폐비닐로 만든 연료는 발열량이 kg당 6500~8000kcal로 무연탄을 태울 때 나오는 열량(4000~5000kcal/kg)보다 높다. 양경연 환경부 폐자원에너지과 서기관은 “고형연료 제품이 화석연료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약 10년 전부터 산업용 연료로 쓰이고 있다”면서 “어차피 매립, 소각해야 하는 폐기물을 열원으로 재활용하면 그만큼 화석연료 사용량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처리량 못지않게 생산량과 사용량도 가늠할 수가 없다. 일각에서는 우산 비닐이 연간 1억여장이 소비된다고 한다. 그러나 사용규제 대상이 아니다 보니 공식적인 통계로 생산량이 잡히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도 정확한 숫자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조원택 한국플라스틱공업협동조합연합회 이사는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회사 약 1만 2000곳 중 필름류를 만드는 회사는 4000개 정도에 달한다”며 “이 가운데 우산 비닐을 만드는 업체 수를 추정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정확한 생산량도 파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결국 현재로서는 우산 비닐이 소비만 될 뿐 사후 재활용이나 분리배출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 김태희 자원순환사회연대 기획팀장은 “우산 비닐 등이 플라스틱류로 제대로 분리 배출된다면 훌륭한 재생 제품이나 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자원 재활용 차원에서 규정을 바꿔서라도 자원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현재로선 우산 비닐처럼 아까운 자원이 버려져 땅에 묻히거나 불로 태워도 법 테두리에서 제외돼 있기 때문에 제재할 방법이 없다”면서 “폐기물 부담금 부과 대상 업체도 부담금만 낼 뿐 실질적으로 재활용 처리 책임은 없으니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옛사랑 사진 한장 내가 간직하면 추억 네가 간직하면 버럭

    20~30대 기혼 남녀 10명 중 4명 이상이 헤어진 옛 애인의 사진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후지필름 일렉트로닉 이미징 코리아는 회원 86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결혼을 한 뒤에도 옛 애인의 사진을 지니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가 46%(기혼자 258명 중 121명)에 달했다고 3일 밝혔다. ‘첫사랑은 남자가 더 잊지 못한다’는 통념과 달리 옛 애인 사진을 보관 중인 응답자는 기혼 여성(50%, 52명)이 남성(44%, 69명)보다 많았다. 언제까지 옛 사진을 간직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는 ‘새 애인이 생기거나 결혼할 때까지’가 54%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평생’, ‘애인·배우자에게 들킬 때까지’라는 답변도 26%, 20%를 차지했다. 반면 ‘애인 또는 배우자가 옛 애인의 사진을 간직한다면’이란 질문에 70%는 ‘화난다’고 답했다. 정작 자신들은 간직해도 배우자가 같은 행동을 하면 화가 난다고 반응하는 셈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피플 인 라운지] 한국인 첫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 김창호 대장

    [피플 인 라운지] 한국인 첫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 김창호 대장

    “(성호) 어머님이 물으시더군요. ‘너 또 히말라야 갈 거지?’라고요. 제가 차마 답을 못했습니다. 그랬더니 어머님이 그러시더군요. ‘가겠지? 그렇겠지?’” 지난 5월 20일 에베레스트(8848m) 정상을 밟아 한국인 첫 히말라야 14좌 무산소 완등의 마침표를 찍은 김창호(44) 2013 한국 에베레스트-로체 원정대장이 3일 서울 중구 태평로의 한 음식점에서 뒤늦은 귀국 보고회를 가졌다. 김 대장의 14좌 완등은 고(故) 박영석 대장이 2001년 첫 테이프를 끊은 뒤 한국인으로는 여섯 번째(오은선은 칸첸중가 등정 논란)이자 처음으로 산소통에 의지하지 않은 채 이룬 것이어서 각별하다. 여기에 인도 벵골만에서 갠지스강을 거슬러 156㎞를 카약으로, 콜카타에서 네팔 툼링타르까지 893㎞를 사이클로, 베이스캠프까지 162㎞를 트레킹한 뒤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최초의 무산소, 무동력, 무폐기물 등반으로 의미를 더했다. 또 하나, 예지 쿠쿠츠카(폴란드)의 7년 11개월 14일을 7년 10개월 6일로 단축시킨 최단 기간 완등이었다. 하지만 장한 행보는 하산 과정에서 운명을 달리한 서성호 대원의 비극으로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김 대장은 “정상에 머물렀던 2시간의 기억이 마치 오래된 영화필름처럼 뚝뚝 끊어졌다 이어지면서 1분 남짓으로만 남아 있다”고 털어놓았다. 80여일의 일정을 소화하느라 체중이 15㎏ 정도 빠져, 베이스캠프에서 그를 만난 한국 에베레스트 초등 30주년 기념 드림원정대의 한 대원은 피골이 상접한 모습이었다고 썼다. 어깨 쪽 살이 많이 빠져 실제보다 커 보인다고 너스레를 떨던 김 대장은 이제 몸은 어느 정도 추슬렀지만 5년 동안 8000m급 11개 봉우리를 함께 올랐던 서 대원이 옆에 없는, 슬픔이란 단어로 표현하기 어려운 상처는 채 극복되지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 달여가 흘렀지만 이게 현실인지, 아니면 희박한 공기 속에서 내가 만들어낸 가상인지 구분이 잘 안 된다”는 독백이 허허롭기만 했다. 김 대장은 “성호가 2006년 봄 북동릉(중국령 티베트)을 통해 이미 에베레스트에 올랐고 워낙 체력이 뛰어난 친구라 이내 극복할 줄 알았다”며 “이런 비극이 발생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더욱이 일행은 서 대원에게 인공산소를 쓸 것을 계속 권했지만 본인이 거부했다고 전했다. 하산 도중에라도 인공산소를 쓰면 무산소 등정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점 때문에 그랬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했다. 김 대장은 오는 8일 고인의 49재가 열리는 부산의 한 사찰로 내려갈 예정이라고 했다. 후원사인 몽벨은 부산산악연맹과 함께 고인을 추모하고 청소년들에게 탐험과 도전 정신을 고취시키는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장은 공기 속 산소 용존량이 30%대로 떨어지는 해발고도 8500m 이상에서 무산소 등반을 고집하는 이유를 묻자 “2007년 5월 에베레스트 정상 공격을 하루 앞두고 오희준, 이헌조 대원의 시신을 수습하느라 포기했다. 이때 다시 에베레스트에 도전한다면 자연의 순환을 보여주듯 바다에서 산으로 오르겠다고 결심했다”며 “인간의 힘만으로 고봉을 발 아래 두는 것이 초등학생 정도가 생각하는 원초적인 탐험의 의미에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카약 때문에 인도의 하천법을, 사이클 때문에 인도와 네팔의 도로교통법 등을 준수하면서 탐험을 준비하느라 아주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전에 올랐던 가장 높은 봉우리가 K2(8611m)였던 만큼 에베레스트가 더 높은 240m 구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라 늘 두려웠다고 털어놓은 김 대장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성호 추모사업에 힘을 쏟겠다”고 밝힌 그는 “이제 고봉보다 창의적 고도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어떻게 오를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산소나 고정 로프, 셰르파 등의 도움을 받지 않고 새로운 루트나 미답봉에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산을 잘 모르는 이들과 소통하고자 강연에도 힘을 쏟고 싶다는 뜻을 비쳤다. 2000년부터 여덟 차례에 걸쳐 1700여일 동안 파키스탄 히말라야 지역을 탐사했다. 1년 동안 방에 틀어박혀 자료를 모으고 7개 부족어의 단어를 외운 일은 유명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늘 꼼꼼히 모든 일정을 기록하는 산악인으로 유명한데 지금도 국내 산악인들이 파키스탄 히말라야 지역을 오르기 전 그를 찾아 조언을 구한다. 집에는 산과 관련된 책만 3000권이 있다고 했다. “후배들이 무산소 등정에 도전하겠다면 많이 생각해 보라고 권하겠다. 내가 원래부터 고산이나 거벽 등반 같은 수직 여행보다 카라코람 지역을 혼자 훑는 수평 여행에서 더 큰 즐거움을 느끼곤 했다”고 털어놓은 김 대장은 “파미르 고원에서 주먹만 한 별똥별이 떨어지는 장면을 바라보던 기억을 늘 떠올린다”고 읊조렸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김창호는 누구 ▲1969년 9월 15일 경북 예천 출생 ▲1988년 서울시립대 무역학과 입학하며 산에 입문 ▲1993년 트랑고타워로 거벽 첫 도전 ▲2000년부터 여덟 차례 나홀로 1700여일 카라코람 탐사 ▲2005년 낭가파르바트 루팔벽으로 14좌 첫 등정 ▲2012년 5월 대학 후배와 결혼 ▲2013년 에베레스트 무산소 14좌 완등 ▲한국대학산악연맹 이사, 히말라야 카라코람 연구소장, 몽벨 자문위원 ▲2005년 월간 사람과 산 알파인 클라이머상, 2006년 대한산악연맹 대한민국 산악대상, 2007년 한국산악회 황금피켈상, 2007년 한국대학산악연맹 올해의 산악인상, 2012년 제7회 황금피켈상 아시아상
  • ‘아시아의 다코타 패닝’ 서교…“미스터 고 출연으로 한국을 새롭게 느꼈어요”

    ‘아시아의 다코타 패닝’ 서교…“미스터 고 출연으로 한국을 새롭게 느꼈어요”

    한국 최초 풀3D 영화 ‘미스터 고’(김용화 감독, 덱스터 필름 제작)에 출연하는 중화권 아역배우 서교가 영화 촬영 소감을 전했다. ‘아시아의 다코타 패닝’으로 불리는 서교는 고릴라 링링의 유일한 가족이자 친구인 웨이웨이 역을 맡았다. 한국영화에 첫 출연하는 서교는 새롭게 공개된 릴레이 메이킹필름 8편에서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촬영에 임해 ‘아시아의 국민 여동생’다운 면모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촬영 현장에서 서교는 김용화 감독과 끊임없이 이야기하며 연기에 대해 논의하고 촬영에 임해 나이답지 않은 성숙한 면모와 깜찍하고 귀여운 모습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첫 한국영화로 ‘미스터 고’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서교는 “‘미스터 고’를 통해 내가 더 새롭고 더 많은 것들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전했다. 또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촬영하는 것이라 주변 친구들도 신기해했다. 한국어 감정 표현에는 더 많은 표정 연기가 필요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한국 배우들의 표현 방식을 배울 수 있었다”면서 한국에서의 첫 촬영 소감에 대해 전함과 동시에 촬영 현장 속 진지하게 한국어 대사에 열중하는 서교의 모습이 펼쳐진다. 서교는 “김용화 감독이 현장에서 직접 연기를 보여주셨다. 감독님의 지도 덕분에 현장에서 더 몰입해서 촬영에 임할 수 있었다”면서 감독과의 호흡에 만족감을 표했다. 또 “성격이 굳세고 고집 있는 웨이웨이는 링링을 마치 사람처럼 대한다. 정말 가족 같고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존재”라고 입체 3D 디지털 캐릭터 링링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한편 서교는 링링의 대역을 맡아 서교와 연기 호흡을 맞춘 대역배우에 대해서도 “행동과 몸짓이 고릴라와 매우 비슷했다. 정말 감탄스러웠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미스터 고’는 허영만 화백의 1985년 작품 ‘제 7구단’을 원작으로 야구하는 고릴라 링링과 그의 15세 매니저 소녀 웨이웨이가 한국 프로야구단에 입단하여 슈퍼스타가 되어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미녀는 괴로워’. ‘국가대표’를 연출한 김용화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17일 개봉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조석래 회장 ‘방중’ 역할론

    조석래 회장 ‘방중’ 역할론

    조석래(78) 효성그룹 회장이 경제사절단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수행하면서 재계를 대표하는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25일 효성에 따르면 조 회장은 1935년생으로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18명의 대기업집단 총수 가운데 최고 연장자이다. 정몽구(75)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이나 박삼구(68)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보다 나이가 많다. 조 회장은 2007년부터 5년 동안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장을 맡은 바 있다. 회장 시절인 2008년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했을 때 오찬간담회를 갖고 양국 간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번 박 대통령의 국가외교 파트너인 시진핑 주석이 2009년 부주석 자격으로 방한했을 당시 그와 직접 대화를 나누며 친분을 쌓은 적이 있다. 효성은 2000년 국내 업체로는 처음으로 중국 저장성 자싱시에 스판덱스 공장을 구축한 이후 타이어코드·변압기·나일론 필름 등 분야에서 활발한 교역활동을 하고 있다. 효성이 2001년 저장성 공장에서 연산 3600만t 규모의 제품을 쏟아내며 돌풍을 일으키자 이를 뒤따라 현지 스판덱스 공장들이 우후죽순처럼 들어섰다. 그러자 조 회장은 “내가 직접 홍수를 일으켜야겠다”는 ‘홍수이론’을 앞세워 대대적인 시설 투자를 단행했다. 2004년 광둥성 주하이에 1만 8000t 규모의 스판덱스 공장을 추가로 짓고 중국 시장을 평정했다. 중국 정부가 투자와 고용 측면에서 효성과 조 회장을 반기는 이유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미장센 단편영화제

    미장센 단편영화제

    기발한 상상력과 생기발랄한 에너지로 단편 영화의 매력을 한껏 발산해 온 ‘미장센 단편 영화제’가 오는 27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서울 동작구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열두 번째 막을 올린다. ‘단편 영화는 어렵고 실험적이다’는 선입견을 깨고 장르 영화의 재미를 선보인다. 이번 영화제에는 865편의 국내 출품작 중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정된 64편의 작품들이 상영된다.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고민을 다룬 ‘비정성시’(17편), 사랑의 다채로운 모습들을 담은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16편), 코미디 영화의 유쾌함과 활력을 즐길 수 있는 ‘희극지왕’(9편), 독특하고 오싹한 상상력을 담은 ‘절대악몽’(14편), 통쾌한 액션과 긴장감 넘치는 스릴러를 보여줄 ‘4만번의 구타’(8편) 등 5개 섹션이다. 권혁재 감독을 심사위원장으로 봉준호, 이용주, 장훈, 조성희 등 국내 유명 감독 10명이 심사에 참여한다. 그동안 ‘심사위원의 주관과 취향대로 수상작을 선정한다’는 특이한 원칙을 가지고 ‘무산일기’의 박정범,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장철수, ‘늑대소년’의 조성희 등 유망한 신예 감독들을 발굴해 왔다. 초청 프로그램도 경쟁 부문만큼 관심을 끈다. 우선 단편 영화를 통해 다양한 영화적 실험을 계속해 온 박찬욱 감독의 작품들을 모아 상영하는 특별전이 열린다. ‘심판’(1999)과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2003), ‘컷’(2004), ‘파란만장’, ‘청출어람’ 등 5편이 상영된다. 아이폰으로 찍은 ‘파란만장’은 2011년 베를린 국제영화제에서 단편 부문 황금곰상을 받았고, 송강호 주연의 ‘청출어람’은 동생 박찬경 감독과 함께 감독을 맡으며 화제를 모았다. 28일에는 감독과 함께하는 1시간 동안의 마스터 클래스가 마련된다. 세계 3대 영화제 수상작을 모아 상영하는 특별전도 열린다. ‘파란만장’과 함께 올해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문병곤 감독의 ‘세이프’, 지난해 베니스 국제영화제 오리종티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유민영 감독의 ‘초대’가 관객들을 만난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6·25전쟁 때 제작된 영화 민경식 감독 ‘태양의 거리’ 발굴

    6·25전쟁 때 제작된 영화 민경식 감독 ‘태양의 거리’ 발굴

    6·25 전쟁 중에 제작된 영화 한 편이 최근 발굴돼 일반에 선보일 예정이다. 한국영상자료원은 1952년 제작된 민경식 감독의 ‘태양의 거리’를 발굴해 일반 상영본을 제작했다고 18일 밝혔다. 지금까지 6·25 전쟁 기간 국내에서 제작된 14편의 영화는 모두 유실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영상자료원은 대구에 있는 민 감독의 유가족이 원본 필름을 소장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필름을 입수해 한 달 동안 디지털화 작업을 거쳤다. 전체 분량은 61분이며, 사운드 필름은 유실됐다. 제작 당시 한 일간지는 “피란민으로 들끓던 대구를 배경으로 불량소년들의 생활을 리얼하게 묘사하며 피란 생활 가운데 피어나는 어린이들의 아름다운 우정과 생활고 때문에 악의 길을 밟게 되는 ‘돌이 형’의 생활을 대조적으로 묘사한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미워도 다시 한 번’과 ‘살인나비를 쫓는 여자’ 등에 조연으로 출연했던 배우 박암의 데뷔작이다. 영상자료원은 6·25 전쟁 발발 63주년을 기념해 25일 오후 4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에서 공개 상영회를 연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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