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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진국에선

    생애 초기인 영·유아기는 개인의 최종 지능의 80%가 발달하는 등 지적발달의 결정적인 시기다. 미국에서 2003년 진행된 페리 프리스쿨 프로젝트에 따르면 유아교육에 1달러를 투자하면 16.14달러의 편익이 발생한다. 또 유아교육기관 경험이 없는 학생들은 중학교 수학·영어 과목에서 각각 8.39점(100점 만점 기준), 11.66점 낮은 성취도를 보였다는 한국교육개발원의 연구결과도 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선진국은 유아교육비의 공공부담 비율을 80%까지 확대하고 취학 직전 1년의 교육에 대해 엄격히 관리하는 등 유아교육을 공교육 체제에 적극적으로 편입하고 있다.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유아교육비의 공공부담 비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79.7%(2007년 기준)로 프랑스가 94.0%, 핀란드 90.6%, 미국 77.8% 등이다. 반면 한국은 49.7% 수준에 불과하다. 정부가 도입하는 만 5세 공통과정은 내용적으로는 미국의 ‘K(kindergarten)학년제’와 유사하다. 미국은 각 주마다 학제가 통일돼 있지 않지만 만 5세 유아교육은 만3~4세와 분리해 별도로 초등학교 내에 편제해 운영한다. 만 3~4세는 프리킨더가튼(Prekindergarten)에서 교육을 받고 이들보다 한살 많은 만 5세는 ‘K학년’으로 구분된다. K학년제는 의무교육은 아니지만 공교육체제로 무상으로 운영한다. 하지만 유아교육이 형식적이고 주입식 교육으로 변질됐고 교육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만 3~5세 간 유아교육을 연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미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프랑스는 1880년대부터 공교육 체제에서 유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만 5세 취원율이 100% 수준이고 유아기 교육과정과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주기적으로 연계하고 있다. 일본도 2006년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인정어린이원’으로 통합해 교육과 보육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또 중국도 지난해 국가 미래인재정책에 따라 취학전 어린이의 교육강화 정책을 발표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카터와 동행 3인 면면 보면 방북 목적 보인다

    카터와 동행 3인 면면 보면 방북 목적 보인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길에 동행하는 ‘디 엘더스’ 3명은 어떤 사람들인가. 이들 모두 퇴임한 국가수반이지만 이들의 이력을 보면 어떤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하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을 제외한 3명은 북한이 초행 길이다. 유일하게 메리 로빈슨 전 아일랜드 대통령이 2005년 도라산을 방문해 ‘도라산 평화·인권 강연회’에 참석한 전례가 있다. 로빈슨 전 대통령은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을 지냈으며 북한 인권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목소리를 낸 바 있다. 북한이 이번 방북단에서 껄끄럽게 생각하는 상대이기도 하다. 로빈슨 전 대통령은 당시 한국을 찾았을 때 “인권 전문가로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규탄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로 브룬틀란 전 노르웨이 총리는 의사 출신으로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지낸 바 있다. 그가 사무총장으로 재임하는 동안 기아문제 특히 어린이들의 영양실조의 심각성을 여러 차례 역설했다. 그는 북한으로 향하기 전 “북한의 심각한 식량난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면서 “어떠한 경우에도 긴급한 인도주의적 문제는 해결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은 국제분쟁 중재 해결 경험이 많은 정치인이다. 1999년 러시아와 유고슬라비아를 설득해 코소보 사태의 해결에 기여했고, 2000년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뒤에도 아일랜드 공화군의 무장해제 과정을 감시하는 역할을 맡았다. 2005년 인도네시아 정부와 아체 반군 간의 유혈사태 종식, 2007년 이라크 수니파, 시아파 비밀회담 성사 등 ‘평화의 중재자’, ‘분쟁의 해결사’로 불렸다. 그는 이런 공로로 2008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며, 이번 방북에서 6자회담 재개 등의 논의에서 중재역할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인터넷은 검색, 신문은 사색하게 만든다”

    “인터넷은 검색, 신문은 사색하게 만든다”

    정부가 신문활용교육(NIE·Newspaper In Education) 확산을 위해 올해부터 2013년까지 385억원을 지원한다.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0일 NIE 거점학교인 서울 창덕여중에서 이런 내용의 ‘신문활용교육 기본계획’을 공개한 뒤 “읽기 문화 진흥을 위해 NIE를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는 사업비는 언론진흥기금 248억원, 지역신문발전기금 137억원으로 충당한다. ●신문활용교육에 3년간 385억원 지원 문화부는 이를 위해 ‘학교 현장 중심의 NIE’ ‘사회 NIE 활성화’ ‘NIE 인프라 구축’ 등 3개 분야에 걸쳐 9개 세부 과제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학교 현장 중심의 NIE’의 경우 3년간 98억 8000만원을 투입해 초·중·고교 NIE 미디어 교과 과정과 교재를 2013년까지 개발, 학교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정규 교과목과 방과 후 수업을 위한 다양한 NIE 교재를 만들어 교사들이 편리하게 NIE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 NIE 거점 학교는 올해 100개교에서 2013년 150개교로 늘리고, 전문 강사를 파견하는 비거점 학교는 같은 기간 170개교에서 1000개교로 확대하기로 했다. 읽기 문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중고생의 NIE 체험 활동과 초·중·고 교사의 연구 모임도 지원한다. ‘사회 NIE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소외계층 신문 구독료 지원사업에 올해 36억원, 2013년 45억원을 지원하는 등 앞으로 3년간 183억 1400만원을 투입한다. 대학생, 주부, 노인 등을 대상으로 NIE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2013년까지 지역 공공시설을 활용한 지역 NIE 센터 16곳도 지원할 예정이다. 가정에서도 부모가 신문을 통해 자녀 교육을 할 수 있도록 부모용 NIE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NIE 코디네이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NIE 인프라 구축’ 사업에는 3년간 103억 2700만원을 지원한다. 미디어 강사의 공인 자격증 제도인 ‘미디어 교육사’를 2013년부터 도입해 검증된 고급 인력을 확보하고 올해부터 해마다 100명씩 전·현직 언론인이 NIE 강사로 나설 수 있도록 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신문사의 자체적인 NIE 실천 활동과 프로그램 개발 등을 지원하고 16개 시·도에서 신문사 NIE 담당자와 교사들이 참여하는 NIE 산학 협력 포럼을 지원한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정 장관은 “문화부, 지방자치단체, 시·도 교육청, 언론진흥재단, 신문 업계와 단체 간의 유기적인 협조를 통해 범국민적으로 읽기 문화를 진흥하고 신문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장기적인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창의성은 사색 통해 얻을 수 있어” 이날 창덕여중 재학생 및 학부모 200여명을 대상으로 NIE 특강 일일교사로도 나선 정 장관은 “인터넷 정보는 ‘검색’할 뿐이지만 신문은 행간 읽기를 통해 ‘사색’을 하게 만든다.”면서 “문화콘텐츠 산업이 주목받는 시대에 가장 필요한 것은 창의성이며, 이러한 창의성은 사색을 통해 얻을 수 있다.”며 신문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성준 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은 “전 세계적으로 신문산업이 어렵지만 핀란드나 일본이 그나마 위기에서 얼마간 벗어난 것은 NIE의 영향이 적지 않다.”면서 “국민정서 함양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신문산업 회생에 힘을 보탤 수 있는 NIE 지원사업을 앞으로 적극 펼치겠다.”고 말했다.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삼성-애플 ‘특허전쟁’

    삼성-애플 ‘특허전쟁’

    애플이 삼성전자가 갤럭시S와 갤럭시탭 등 스마트기기 분야에서 자사 제품들을 모방했다며 소송을 제기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애플은 이미 경쟁업체인 노키아(핀란드), HTC(타이완), 모토롤라(미국) 등에도 소송을 제기한 바 있어 삼성과의 특허전 또한 어느 정도 예상됐다. 업계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중심으로 경쟁사들이 성장하는 데 위기를 느낀 애플이 선두주자로서 위상을 지키려는 ‘수성’ 전략으로 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삼성의 스마트 기기들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사용자환경(UI)을 모방하는 등 자사의 특허권과 상표권을 침해했다.”면서 총 16건의 침해 사례에 대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지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삼성전자도 물러서지 않고 맞소송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그동안 삼성은 애플이 자신들의 최대 부품 수요처라는 특수성을 감안, 지난 3월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패드2 발표 행사에서 갤럭시탭을 ‘모방품’이라고 비난했을 때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소송에서도 소극적으로 임한다면 애플의 주장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쳐지게 된다는 게 삼성의 판단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이번 소송을 통해 특허권을 보호하려 하기보다는 글로벌 스마트 혁명을 주도한 ‘1등 기업’ 이미지를 높이려는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달 말 ‘갤럭시S 2’ 출시를 앞둔 시점에서 소송을 낸 것만 봐도 애플이 최대 라이벌인 삼성전자를 견제하려는 포석이 다분하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스마트폰 6000만대와 태블릿PC 750만대 판매를 목표로 잡고 있다. 애플 입장에서는 최근 모바일 기기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눈엣가시일 수밖에 없다. 스티브 잡스가 그동안 갤럭시탭 등 삼성제품에 대해 독설을 퍼부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애플과 삼성전자가 현재의 갈등상황을 오래 끌고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등을 돌릴 경우 양사 모두 입게 될 타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애플은 올해 삼성전자에서 액정표시장치(LCD), 반도체 등 총 78억 달러(약 8조 7500억원)어치 부품을 구입해 소니를 제치고 삼성전자의 최대 고객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만약 이번 사태로 양사가 거래를 중단할 경우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고객을 잃게 되고, 애플 또한 한창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폰과 아이패드 생산에 막대한 차질을 빚게 된다. 김도한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무선 프로토콜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에 관한 특허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양사가 특허전쟁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오히려 애플이 불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할리우드 블루칩’ 시얼샤 로넌 vs 미아 바시코프스카 가상인터뷰

    최근 미국 할리우드 제작자, 감독들이 탐내는 여배우 리스트를 만든다면 시얼샤 로넌(17)과 미아 바시코프스카(22)가 첫손으로 꼽힐 터. 난해한 발음만큼이나 낯설었던 스무 살 안팎의 두 배우는 깊은 눈빛과 소름 돋는 연기로 빠르게 필모그래피(출연작)를 늘려가고 있다. 게다가 대부분 거장들의 문제작 내지 화제작이다. 로넌은 조 라이트(‘어톤먼트’), 피터 위어(‘웨이 백’), 피터 잭슨(‘러블리 본즈’)과 작업했다. 바시코프스카도 팀 버튼(‘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구스 반 산트(‘레스트리스’)를 사로잡았고, 박찬욱의 할리우드 진출작 ‘스토커’에 캐스팅됐다. 괄목상대(刮目相對)란 말이 잘 어울리는 두 여우(女優)의 본색을 가상인터뷰 형식으로 탐구했다. →발음하기 까다로운 이름인데 어디 혈통인지. 미아 (고개를 끄덕이며) 와시코브스카, 바쉬콥스카, 와시코스카…. 제각각 다르게 부르는데 신경 안 써요. 캔버라에서 태어난 호주 사람이에요. 어렵다는 성(姓)은 폴란드 출신 엄마를 따른 거고요. 시얼샤 부모님 모두 아일랜드 분이에요. 미국 뉴욕에서 태어났지만, 세 살 때 아일랜드 칼로로 이사 갔어요. 시얼샤란 이름은 아일랜드어로 ‘자유’란 뜻이에요. →어떻게 연기를 시작하게 됐나. 미아 아홉 살 때부터 발레리나가 되려고 춤을 배웠어요. 1주일에 35시간씩, 밤 9시까지 춤을 췄다는 게 믿어지세요? 4년 넘도록 그렇게 살았는데 발뒤꿈치에 무리가 와서 그만뒀어요. 후회는 안 해요. 덕분에 오디션 공포증 같은 건 없으니까요. 지금의 날 만든 건 8할이 발레예요. 그 무렵 영화 ‘피아노’의 홀리 헌터를 보면서 배우가 되기로 마음먹었어요. 호주에서 드라마, 영화를 하다가 2008년 에드워드 즈윅 감독의 ‘디파이언스’로 할리우드에 데뷔했어요. 시얼샤 아홉 살 때 ‘더 클리닉’이라는 아일랜드 의학 드라마로 연기를 시작했어요. 열세 살 때 만난 게 ‘어톤먼트’(2007)였어요. 오디션을 뚫고 주인공의 여동생 브리오니 역을 따냈죠. 브리오니는 당시 저랑 똑같은 열세 살짜리 작가지망생인데 공상과 오해로 혼란스러워하는 캐릭터예요. 이 영화로 2008년 미국 아카데미영화제와 골든글로브에서 역대 최연소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건 알고 계시죠(웃음). 그때부터 ‘제2의 다코타 패닝’이란 별명이 생겼어요. 그런데 패닝이 데뷔가 빨라 그렇지 저랑 동갑이에요. →또래 배우 중에 특별하게 친한 배우는. 미아 ‘디파이언스’에서 제이미 벨(‘빌리 엘리어트’ 주연 배우)의 어린 신부로 나왔던 거 혹시 기억하세요? ‘제인 에어’에서 또 만났어요. 몸과 마음 모두 상처입은 저를 달래 주는 자상한 ‘세인트 존’을 오빠가 맡았죠. 저한테 청혼까지 하는데 결과는 스포일러(내용 유출꾼)가 될 수 있으니 말씀 못 드리겠네요(웃음). 시얼샤 저는 또래랑 찍을 일이 없었어요. 키라 나이틀리·제임스 맥어보이·브렌다 블라신(‘어톤먼트’), 에드 해리스·콜린 파렐(‘웨이 백’), 에릭 바나·케이트 블란쳇(‘한나’), 마크 왈버그·레이철 와이즈(‘러블리 본즈’) 등 까마득한 선배들하고 주로 작품을 했네요. 촬영장에서 심심하긴 한데 예뻐해 주시고 많이 배울 수 있으니 상관없어요. →지금의 ‘나’를 만든 감독·작품을 꼽는다면. 미아 흠…. 아무래도 팀 버튼 감독님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아닐까요. 그전까지 드라마랑 단역으로 출연한 게 전부라 네다섯번의 오디션을 봤어요. 앨리스 역을 꼭 하고 싶었거든요. 나중에 감독님께서 “앨리스가 환생한 것 같았다. 누군가의 눈빛으로 표출되는 영혼의 울림을 발견할 때 큰 행복을 느낀다. 감독은 그걸 끄집어내기만 하면 되니까. 그런데 미아가 그랬다.”고 하셨던데요. 시얼샤 전 ‘어톤먼트’를 연출했던 조 라이트 감독님을 빼놓을 수 없어요. 감독님은 제가 꼬마였을 때부터 어른처럼 대해줬어요. ‘한나’를 찍을 때는 제가 좀 더 자랐고, 다른 감독들과의 작업을 경험한 뒤여서 더 잘해 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감독님이 인터뷰에서 “시얼샤와의 작업은 즐거움이다. 굉장히 뛰어난 자질을 가졌고, 여배우로서 사랑한다.”고 하셨더라고요. →이번에 한국 관객과 만나는 영화를 소개한다면 (‘한나’는 14일 개봉했고 ‘제인 에어’는 21일 개봉한다). 미아 샬럿 브론테의 ‘제인 에어’는 필독도서 아닌가요(웃음)? 봉건적인 빅토리아 시대에 고아로 태어난 에어가 어두운 베일에 싸인 손필드 저택의 가정교사가 된 뒤 귀족인 주인과 사랑에 빠지는 얘기예요. 1914년 존 찰스 감독이 영화로 만든 이후 제가 27번째 제인이래요. 그만큼 매력적인 캐릭터란 얘기죠. 한국의 성춘향 정도로 보면 될 것 같아요. 빅토리아 시대 여성들의 드레스를 입는다는 게 얼마나 고역인지는 안 입어 봤으면 말도 꺼내지 마세요. 시얼샤 촬영하면서 영하 30도까지 내려가는 핀란드의 숲에서 죽도록 고생했어요. ‘한나’는 인적이 끊긴 숲에서 아버지에 의해 살인병기로 키워진 소녀예요. 엄마를 죽이고 자신을 숨어 살게 한 못된 아줌마의 숨을 끊으려고 십수년을 준비하는 거죠. 아빠와 백과사전을 통해 모든 걸 배웠던 한나가 막상 세상에 나가 처음으로 음악을 듣고, 키스를 해요. 한마디로 섬세한 액션스릴러죠. 여성 관객도 충분히 좋아하실 거예요. →스타가 된 뒤로 달라진 게 있는지. 앞으로 계획은. 미아 앨리스 덕에 제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에 이어 지난해 흥행배우 2위에 올랐어요. 하지만 스타가 됐다고 해서 달라진 건 없어요. 촬영이 없을 땐 호주 집에 가서 쓰레기통 비우는 평범한 소녀예요. 다음 작품 ‘스토커’에서는 호주 국민배우 니콜 키드먼의 딸로 나온답니다. 시얼샤 절 잘 아는 사람들은 (스타라고) 전혀 신경을 안 써요. 곧 피터 잭슨 감독님의 ‘호빗’ 촬영에 들어가요. 잭슨 감독님과는 ‘러블리 본즈’에 이어 두 번째네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올랜도 블룸, 크리스토퍼 리, 블란쳇이 모두 나온다니 더 설레요. 글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소림축구가 현실로?…‘백 텀블링’ 페널티킥 화제

    소림축구가 현실로?…‘백 텀블링’ 페널티킥 화제

    영화 ‘소림축구’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축구 동영상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7일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는 스위스 축구 클럽인 FC 바르(Baar)와 FC 젬파흐(Sempach)의 경기 장면 중 일부가 공개됐다. 18초 분량의 짧은 이 영상에서 FC 바르의 한 선수는 페널티킥 순간에 공을 차는 것과 동시에 백 텀블링을 하는 멋진 모습을 선보였다. 영상 속 주인공은 등번호 35의 요나스 오키넨. 핀란드 출신인 그는 골인을 확신했는지 페널티킥 슈팅과 동시에 뒤로 공중제비를 도는 멋진 장면을 연출했다. 이에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믿을 수 없다.”, “이런 슈팅 장면을 본 적이 없다.”는 등 주로 호평이 이어졌고 “골키퍼를 우롱하는 행위다.” 등의 혹평을 보이기도 했다. 한편 이날 FC 바르는 3:0으로 승리를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유튜브 서울신문 나우뉴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대안 노벨상 수상자 14명의 희망가

    대체 노벨상이 어떤 것인지 아시나요? 1980년 독일계 스웨덴인 우표 수집 전문가 야코프 폰 윅스쿨(Jakob von Uexkull)은 노벨상이 인류 미래에 긴요한 업적과 지식의 중요성을 간과했다며 ‘바른생활상’(The Right Livelihood Awards)을 제정했다. 상금은 자신이 소장한 우표를 매각한 것으로 마련했다. 이후 지금까지 매년 노벨상 시상식 하루 전날인 12월 9일 스웨데 의회에서 20만 달러의 상금을 수상자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가난 추방과 환경파괴 방지, 부정타파 등의 분야에서 실질적이면서도 탁월한 공헌을 한 사람을 선정한다. 제2의 노벨상, ‘대체 노벨상’(Alternative Novels)으로 불리는 까닭이다. 2005년 3월 괴테연구소가 주관한 토론회에 ‘바른생활상’ 수상자들이 모였다. 노르웨이의 사회과학자이자 평화학의 선구자 요한 갈퉁, 칠레의 경제학자 막스 네프, 인도의 양자물리학자 반다나 시바, 캐나다의 기술공학자 팻 무니, 스웨덴 태생의 언어학자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케냐의 여성물리학자 왕가리 마타이, 핀란드의 마을운동가 타피오 마틀라 등 모두 14명. 이들은 ‘대안, 다른 세계화를 꿈꾸며’라는 표제 아래 세계를 위협하는 성장·개발·물질 만능주의의 심각성에 대해 경고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각자의 ‘희망 프로젝트’에 대해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 ‘희망을 찾는가-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는 대안 노벨상 수상자들의 이야기’(게세코 폰 뤼프게·페터 에를바인 엮음, 김시형 옮김, 갈라파고스 펴냄)는 당시 토론회에서 진행된 강연과 인터뷰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다. 여기에 최근 수상자들의 근황과 인터뷰를 추가로 수록했다. 갈등 해결의 근본적인 해법, 인간을 위한 경제학, 나노 공학의 실태와 위험성 등을 담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 대륙의 광활한 사막을 푸른 숲으로 바꿔 놓은 ‘나무의 어머니’ 왕가리 마타이와 지구 생태계 보존에 앞장서 온 독일의 미하일 주코프 등에 대한 인터뷰 내용은 ‘미래를 밝히는 대안 프로젝트’로 눈여겨볼 만하다. 1만 6000원. 김문 편집위원 km@seoul.co.kr
  • 日, IAEA 경고 무시… 사태 키웠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일본 원자력 발전소의 사고 대응 시스템에 심각한 허점이 있다는 것을 경고했지만 일본 측이 이를 묵살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대응 매뉴얼을 공식석상에서 여러 차례 공개하고도, 정작 사고가 발생하자 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신문이 3일 단독 입수한 IAEA의 ‘일본 통합규제검토서비스(IRRS) 보고서’에 따르면 IAEA는 지난 2007년 말 “일본 원전은 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NSC)와 원자력안전보안원(NISA)의 구분이 모호한 데다 권한이 제한돼 심각한 사고 발생시 결정 주체가 없다.”고 지적하고 시정을 권고했다. 사고 대응 과정에 정부 규제기관이 민간업체인 도쿄전력에 결정을 요구하거나 지시할 근거도 없었다. 결국 사고 발생시 세계적인 영향을 미치는 원전의 모든 것이 오롯이 민간기업에 맡겨져 있었던 셈이다. IAEA 전문가들이 총동원되는 IRRS는 원자력 발전소를 보유한 나라에서 비정기적으로 진행되며 모든 원자력 시설이 대상이다. 우리나라도 오는 7월 사상 첫 수검을 앞두고 있다. 2007년 6월 진행된 일본 IRRS의 경우, 앙드레 라코스테 프랑스 원자력안전위원장을 단장으로 핀란드, 캐나다, 미국, 한국 등에서 13명의 전문가들이 1주일에 걸쳐 후쿠시마 원전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일본의 IRRS는 이때가 마지막이었다. 당시 참여한 IAEA 고위관계자는 “일본은 이번처럼 매뉴얼에 적혀 있지 않은 사고가 발생할 경우 NSC와 NISA 모두 결정과 책임이 없었다.”면서 “일본 측은 이 같은 지적을 수용하지 않았고 시정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같은 해 12월 IAEA에서 받은 최종보고서를 ‘기밀’로 분류해 공개하지 않다가 올해 초에야 IAEA와 공유했다. IRRS 수검국들은 최대 6개월 안에 보고서를 IAEA 홈페이지에 게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관계자는 “일본은 1970년대부터 IAEA가 사용후 연료봉을 발전소에 저장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지적했지만 계속 묵살했다.”면서 “외부의 지적 자체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IAEA 관계자는 “발전소가 지진을 견뎠다는 점, 이후 디젤발전기가 해일 이전까지 움직였다는 점 등은 일본의 매뉴얼이 개별적인 측면에서는 잘 작동했다는 것을 보여 준다.”면서 “그러나 방사능 유출이 확인된 시점부터는 누구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면서 시간만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국가 같으면 정부가 이 시점에 곧바로 개입했겠지만, 일본은 아무도 책임이 없기 때문에 아무도 나서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이 각종 국제회의 및 학회에서 지난 10여년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최악의 시나리오’를 여러 차례 공개하고도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 관계자는 “노후화된 후쿠시마 원전에서 지진해일이 발생할 경우 방사능 유출 및 폭발로 직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매번 제기됐다.”면서 “일본 측은 항상 ‘디젤 발전기의 전원이 나가는 순간 바로 바닷물을 투입하겠다.’고 주장했지만, 결국 바닷물 투입 결정이 늦어지면서 사태가 악화됐다.”고 지적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사설] 교육경쟁력 핵심은 잘 가르치는 교사

    교사의 경쟁력은 교육의 질을 좌우한다. 교사의 역량에 따라 교육 풍토는 크게 바뀔 수밖에 없다. 학생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교육 혁신도 어떤 인성과 자질, 능력을 가진 인재가 교사로 임용되느냐와 맞물려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어제 올해부터 시행할 ‘교사 신규채용제도 개선’이라는 정책을 내놓았다. 잘 가르치는 교사, 교직 기본 소양이 뛰어난 교사를 뽑겠다는 취지에서다. 옳은 방향이다. 무엇보다 임용시험에서 수업 실연(實演) 평가시간을 현행 10분에서 20~30분으로 늘리고, 배점도 올렸다. 또 교사로서의 자질을 총체적으로 점검하는 심층면접지표를 마련했다. 우리나라 교사들의 능력과 실력은 우수하다. 지난해 말 나온 ‘매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교사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뛰어난 집단이다. 상위 5%의 인재들이 교단에 선다는 것이다. 교육 선진국으로 불리는 핀란드는 상위 20% 수준이다. 청소년들이 직업 1순위로 교사를 선호하듯 실력자들이 몰리는 것이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교육의 강점을 소개하면서 교사를 ‘국가 건설자’라고 칭송했을 정도다. 그렇지만 밖으로 비치는 교사와 현실은 사뭇 다르다. 교사의 실력은 채용과정에선 앞서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원강사에게 밀린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또 교실 붕괴, 공교육 붕괴의 주범으로까지 지목받고 있다. 안타깝다. 그러나 누구 탓도 아닌 교사들의 탓이다. 치열한 경쟁보다 현실에 안주한 까닭이다. 정부는 더 촘촘한 방식으로 교사를 선발키로 한 만큼 교육자로서 가르침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을 조성하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교사들을 우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들도 쉼없이 전문성 제고에 나서고 평가받아야 함은 물론이다. 소명 의식을 갖고 신뢰와 존경 속에 잘 가르치는 교사가 실질적인 교육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견인차이기 때문이다.
  • 타켓맵 이번엔 여자가슴 컵 사이즈 지도 발표

    타켓맵 이번엔 여자가슴 컵 사이즈 지도 발표

    세계에서 여자국민의 가슴이 가장 큰 나라는 어디일까. 남자 생식기의 평균 크기를 정리해 지도로 만들어 최근 공개, 화제가 된 웹사이트 타겟맵이 이번엔 나라별 여자 가슴 컵 크기를 지도에 표시했다. 남자 생식기 평균 크기를 나타낸 지도를 낸 지 1주일 만이다. 이색적인 지도에는 빨강, 오렌지, 노랑, 하늘, 연두 등 5가지 색깔로 각 나라가 표시돼 있다. 각각의 색깔은 5개 가슴 컵 평균 크기를 나타낸다. 빨강은 D컵 이상, 오렌지는 D컵, 노랑은 C컵을 의미한다. 하늘과 연두는 각각 B컵 A컵을 나타낸다. 지도에 따르면 지구상 최대 글래머 국가는 북반구에 몰려 있었다. 러시아, 노르웨이, 핀란드 등이 ‘붉은 국가’, 컵 평균 크기가 D컵 이상이었다. 미국, 콜롬비아, 독일 등은 오렌지 등급, 브라질,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은 노란 국가로 비교적 여자국민의 가슴 컵이 큰 편으로 분류됐다. 중국, 일본 등 대부분 아시아 국가는 남미 페루 등과 함께 A컵 그룹에 속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연아 복귀무대는 러 모스크바에서

    ‘올림픽 챔피언’ 김연아(21·고려대)의 귀환은 러시아에서 이루어진다. 일본 대지진으로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던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세계선수권대회가 연기된 가운데 대체지로 러시아가 확정됐다. A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피겨연맹은 24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올 시즌 세계선수권을 치르기로 결정됐다. 4월 25일부터 5월 1일까지 메가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린다.”고 발표했다. 캐나다(밴쿠버)·미국(콜로라도 스프링스, 레이크 플래시드)·핀란드(투르쿠) 등 6개국이 개최를 희망했지만, 대회 비용을 부담하기로 한 러시아가 표심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ISU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연아의 복귀무대 러시아 되나

    ‘피겨퀸’ 김연아(21·고려대)의 복귀 무대가 러시아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2018년 러시아월드컵 등 굵직한 스포츠이벤트를 따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세계선수권대회 유치에 팔을 걷어붙였다. 푸틴 총리는 23일 “피겨 세계선수권은 그다지 비용이 많이 드는 대회가 아니다. 러시아는 모든 돈을 감당할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에는 수백만명의 피겨팬이 있으며, 우리는 이런 멋진 쇼를 보고 싶어 한다. ISU가 도움을 원한다면 기꺼이 제공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ISU에 공식서한을 보내 모스크바에서 개최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최근엔 주춤하지만 러시아는 전통의 피겨강국이다. 성숙한 피겨팬들이 있고, 소치올림픽을 겨냥한 유망주도 쑥쑥 자라고 있다. 한편, 오타비오 친콴타 ISU회장은 이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모스크바)·캐나다(밴쿠버)·미국(콜로라도 스프링스, 레이크 플래시드)·핀란드(투르쿠)·크로아티아(자그레브)·오스트리아(그라츠) 등 6개국이 개최를 희망했다.”고 말했다. 11명으로 구성된 ISU 집행부는 23~24일 중 투표를 통해 후보지와 개최시기(4월 말 혹은 5월 초)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피겨선수권 유럽·북미 개최유력”

    “피겨선수권 유럽·북미 개최유력”

    지난 21일부터 열릴 예정이었던 피겨스케이팅 세계선수권대회의 일본 개최가 무산된 가운데 대회가 가까운 시일 안에 유럽이나 북미에서 열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 시카고 트리뷴은 오타비오 친콴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이 “4월 말이나 5월 초에 유럽이나 북미에서 세계선수권대회를 열 수 있으리라고 본다.”고 말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친콴타 회장은 시카고 트리뷴과의 인터뷰에서 “세계선수권대회를 중국이나 타이완, 한국 등에서 열 수는 없다. 이는 일본의 뺨을 때리는 격”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신문은 유력한 개최 후보지로 러시아와 핀란드, 미국 등을 들었다. 러시아와 미국은 예정된 기간에 대회가 열리기 어려울 것으로 점쳐지면서 일찌감치 ISU에 개최 의사를 알려 놓은 상태다. 또 핀란드도 일본 개최가 완전히 무산되자 4월 24일부터 5월 1일까지 헬싱키에서 대회를 열고 싶다는 뜻을 ISU에 전했다. 그동안 이탈리아와 캐나다도 후보 도시로 거론됐지만 친콴타 회장이 이탈리아 개최 가능성을 일축했다. 친콴타 회장은 24~25일쯤 개최지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박명재 세상 추임새] 춘래불사춘, 그들에게 진정 봄이 오게 하라

    [박명재 세상 추임새] 춘래불사춘, 그들에게 진정 봄이 오게 하라

    자연은 이제 완연한 봄이다. 산과 강·들의 온갖 꽃과 나무들 그리고 땅속의 갖가지 생명들이 탄생과 부활의 소생을 시작하고 있다. 봄을 찬미하고 노래한 시인과 문인들이 참으로 많지만 삼봉(三峯) 정도전(鄭道傳)이 “봄이란 봄의 출생이며, 여름은 봄의 성장이며, 가을은 봄의 성숙이며, 겨울은 봄의 갈무리(收藏)이다.”라고 말한 것만큼 봄의 계절적 의미를 잘 압축해서 표현한 것이 없을 것 같다. 그렇다. 봄은 자연 속에 싹이 움트고 꽃이 피는 생명과 향기의 계절이다. 동시에 우리 인간들에게는 고난의 겨울을 이기고 새로운 시작과 출발 그리고 전진과 성장의 아름답고 행복한 희망과 꿈을 주는 계절이다. ‘낡은 말뚝도 봄이 돌아오면 푸른빛이 되기를 희망한다.’라는 핀란드의 속담이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런데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와도 봄 같지 않은 우울하고 답답한 마음 탓에 이 땅의 아름답고 약동하는 봄의 기운과 희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이 진정한 봄을 느끼게 될 때 이 땅의 봄은 완전한 자연의 봄, 참다운 인간의 봄이 될 것이다. 먼저, 지난 겨울 내내 구제역과 폭설, 가축 전염병 등으로 한없는 실의와 좌절에 빠져 있는 농어민, 축산 농가들이 하루빨리 시름을 털고 재기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정책과 완벽한 후속 대책이 지속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경제논리와 축산주권 이론이 부딪치는 혼선과 정책의 갈등을 하루빨리 수습하고 그들의 얼어붙은 가슴에 희망의 봄 강물이 다시 흐르게 하여야 한다. 매몰된 가축의 침출수가 겨우내 얼었다 녹아 흐르는 강물에 스며들어 우리의 산하를 더럽히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와 완벽한 대책이 이루어져야 한다. 둘째, 졸업과 함께 대학을 떠나 사회 속으로 취업의 문을 찾아 나서는 젊은이들에게 최대한 일자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청년 실업대책이 효율성 있게 추진되기 바란다. 봄을 가장 강렬하게 느끼고 받아들여야 할 이 땅의 젊은이들이 얼음 두께보다 더한 무거운 가슴과 답답함, 막막함으로 이 봄을 맞게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청년들을 위한 취업정보, 취업지도, 취업알선 등 청년 일자리 창출에 사활을 다해 우리 젊은이들이 희망과 꿈을 실은 봄의 전령사가 되게 하여야 한다. 봄은 누가 뭐래도 무릇 젊은이들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셋째, 북한의 못된 만행으로 자식과 가족, 삶의 터전을 잃고 겨울보다 더 혹독한 시련과 고통을 겪고 있는 천안함 유족과 연평도 주민들에게 재기와 새 출발의 기운을 북돋아 그들의 가슴에 봄의 온기를 느끼도록 해야 한다. 이 땅을 수호하고 지킨 자랑스러운 호국 용사로서, 접적지역의 용감한 국민으로서 그들에게 정부의 각종 지원 정책 못지않게 진정어린 국민들의 존경과 감사, 고마움을 느낄 때 그들의 가슴에 남아 있는 통한의 잔설이 조금씩 녹아내릴 것이다. 끝으로 7000만 대한민국 국민 전체와 삼천리 금수강산 전 국토에 봄의 햇살이 구석구석 골고루 비치기 위해서는 우선 경색된 여야 관계가 원활하게 작동되어 산적한 국정현안과 민생대책이 효율성 있게 추진되고, 좌초한 남북관계에 대화와 타협의 물꼬가 터져 더 이상의 포격과 폭침 그리고 핵전쟁의 위험이 사라져 평화와 공존의 남북관계가 이루어져야만 진정 이 땅에 완전한 봄, 진정한 봄이 오게 될 것이다. 어디 그들뿐이랴. 혹한과 폭설 못지않은 사회의 높은 벽과 단절에 응어리진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고통받는 이들의 가슴에도 진정 봄이 오게 될 때, 우리의 산천에 버들잎은 제대로 가지마다 푸르고(楊柳絲絲綠) 복숭아꽃 또한 제대로 송이송이 붉게(桃花點點紅) 피어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올해는 이 땅에 봄이 와도 봄이 온 것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이 아닌, 봄이 오니 진정 봄 같다는 춘래여진춘(春來如眞春)이 되었으면 한다.
  • “서울에 공연 아이콘 있나? 한강예술섬이 그 답 될것”

    “서울에 공연 아이콘 있나? 한강예술섬이 그 답 될것”

    서울 여의도 ‘한강예술섬’(노들섬). 서울시가 추진하는 핵심 문화사업 중 하나다. 올해 406억원의 건립 예산이 시의회에서 전액 삭감되면서 백지화 위기에 몰렸다. 문제의 무상급식 예산 695억원이 편성되면서 불똥이 튄 셈이다. 서울시는 ‘국민모금’을 통한 카드로 대응했다. 논란 속에 가장 난감한 곳은 한강예술섬의 상주단체로 예정됐던 서울시립교향악단. 기자는 김주호(51) 서울시향 사장을 세종대로 서울시향 사무실에서 만났다. →요즘 기획 공연들이 잘나간다고 들었다. 이런 선례가 있었나. -물론 없었다. 유료관객 비율이 90%를 넘는다. 올해 티켓 수익이 10억 5000만원으로 예상되는데 벌써 7억원어치가 팔렸다. 연말 공연도 이미 매진이다. 정명훈 예술감독과 단원들의 노력 덕분이다. →하지만 오페라하우스, 콘서트홀 등 한강예술섬 사업이 난관에 봉착해 장밋빛 미래에 제동이 걸렸을 텐데. -세종문화회관에 연습실이 하나 있는데 1978년 건축됐으니 33년이 넘었다. 이러면 오케스트라 기량에 한계가 생긴다. 연주자들은 공연하는 곳에서 직접 리허설하기를 원한다. 그래야 제대로 음향을 만들어 나갈 수 있으니까. →올해 예산을 확보해도 몇 년에 걸쳐 4000억원이 더 소요된다고 하던데, 오케스트라의 기량을 위해 너무 거액을 낭비하는 건 아닌가. -그렇지 않다. 극장은 엄청난 문화상품이다. 세계적 공연장을 보면 리허설 투어(오케스트라 리허설 공개), 백스테이지 투어(공연장 무대 뒤 공개), 강의 등을 통해 수익은 물론 국가홍보 효과도 누린다. →지금도 관객 수를 채우지 못하는 극장이 허다하다. 하드웨어만 있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닐 텐데. -10년 전이라면 그런 말이 맞겠지만 지금은 다르다. 최근 국립발레단의 ‘지젤’ 공연은 연일 매진이었다. 국립오페라단은 세계 유명 오페라단과 손잡고 훌륭한 작품을 내놓고 있다. 국내의 소프트웨어는 질을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 오히려 뒷받침해 줄 하드웨어가 절실하다. →사후 비용도 문제다. 호주 시드니오페라하우스는 유지·보수를 위해 수천억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있다. 결국 짓는다고 끝이 아니다. -시드니오페라하우스는 공연장으로서는 높게 평가받지 못한다. 디자인 때문에 공연장의 질을 고려하지 못했다. 하지만 문화 아이콘, 랜드마크로서 성공사례다. 호주 정부가 절대 버릴 수 없는 상품이다. →달리 말하면 호주가 이미 재미를 본 상품 아닌가. 그럼 우리는 일종의 재탕일 수도 있는데, 맹목적인 모방이 아닌가. -오케스트라 혹은 공연장 등 문화 분야는 미래에도 계속 유효한 투자다. 우리보다 생활수준이 낮은 말레이시아도 ‘말레이시아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를 조직하고, 유명 초고층 빌딩인 페트로나스 트윈 빌딩에 상주홀을 뒀다. 동남아에도 클래식 성공 사례가 생긴 거다. →핀란드 국립오페라극장은 건립하는 데 60년이 걸렸다. 논란도 컸고 그만큼 토론도 많았다. 그런데 우린 속전속결이다. 토론이 필요하다. -물론 서두르면 안 된다. 하지만 지연시킬 필요도 없다. 동북아가 세계 문화 지형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기 시작했다. 서울의 공연 아이콘은 시급한 과제다. →예산적인 부분을 고려하면 한강예술섬의 대척점은 ‘무상급식’이다. 최근 복지 이슈가 관심사인데, 시민들을 쉽게 설득할 수 있겠나. -문화 시설은 ‘문화복지’ 외에 ‘투자’의 의미가 있다. 과거에는 복지만 봤지만 이젠 투자의 의미를 생각해야 한다. 중국은 상대적으로 소프트웨어가 빈약함에도 ‘베이징대극장’을 짓고 해외 유명 공연을 유치하고 있다. 동북아 공연축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 과감한 투자 덕분이다. 반면 서울은 문화력을 소화할 공간이 부족하다. →건립예산 확보를 위해 ‘국민모금’을 제안했다. 가능성은 어떤가. -모금액이 문제가 아니라 나름의 의미를 지닌 제안이다. 기부를 통해 공연장을 건립한 뒤 개·보수하는 선례가 많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의자나 타일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방안도 있다. 글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김주호 사장 1987년 예술의전당에 입사해 공연기획과 국제교류업무를 담당하고 1997년 LG아트센터 운영국장 등을 거친 공연 전문가다. 2002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평가위원, 2005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초대 원장을 지냈다.
  • ‘르완다’ 통계로 본 뜻밖의 1위 국가

    국회의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는 어디일까. 얼핏 양성평등 제도가 잘 갖춰진 북유럽이 아닐까 생각하기 쉽지만, 영국 경제주간 이코노미스트 9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정답은 르완다이다. 1990년대까지 후투족과 투치족 사이에 내전을 벌였던, 아프리카 중부 내륙의 르완다는 내전 이후 헌법을 개정하면서 하원 80석 가운데 24석을 여성에게 부여하는 쿼터제를 도입했다. 이후 여성의원 비중이 꾸준히 늘었다. 올해 1월 말 기준으로 여성의원 비중이 56.3%로, 세계에서 최초로 여성 의원이 국회 절반을 넘긴 국가라는 기록을 보유하게 됐다. 과반수까지는 아니지만 북유럽 국가들은 2위 스웨덴(45%)에 이어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핀란드, 노르웨이, 벨기에가 5위부터 9위를 차지해 복지국가의 면모를 과시했다. 남아공이 스웨덴에 이어 근소한 차이로 3위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아랍권인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연합이 7위와 10위에 올랐다. 국제의회연맹(IPU)에 따르면 세계 평균 여성의원 비율은 지난해 19.1%이며, 유엔이 설정한 여성의원 30% 목표를 달성한 국가도 43개국에 이른다. 한국은 14.5%로 가봉과 함께 80위를 기록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주말 기획] 선진국 장애인 고용대책

    장애인 고용과 관련해 선진국 사례를 들자면 ‘핀란드’를 빼놓을 수 없다. 핀란드의 장애인 고용률은 2007년 기준으로 54%에 달한다. 장애인 실업률은 14.2%로 해마다 감소추세를 이어오고 있다. 핀란드의 장애인 고용률이 전 세계적으로 최상위권인 이유는 교육에 대한 높은 국민적 열망과 정부의 강력한 지원 의지 때문이다. 핀란드의 전체 장애인 가운데 상위 수준의 2차 교육을 받지 못한 비율은 29%, 취업 장애인 가운데 2차 교육을 받지 못한 비율은 20%에 불과하다. 또 국가가 60개 민간 직업재활센터에 위탁해 직업재활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이곳 참가자의 고용률이 무려 65.9%에 달한다. 사고로 장애를 얻었다면 우선 노동력서비스센터(LAFAS)를 통해 직업재활활동을 연계시켜 준다. 만약 장애인이 끝내 일자리를 얻지 못했다면 장애연금을 통해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유럽과 북미 등의 선진국에서는 중증장애인에게 직업재활 교육은 물론 고용 기회를 제공하는 ‘보호작업장’이 중요한 장애인 고용정책으로 활용되고 있다. 보호작업장은 장애인이 최저임금을 보장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민간재단이 운영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선진국에서는 주로 국영기업의 형태로 운영된다. 1946년 설립된 영국의 ‘렘플로이’가 대표적이다. 이 기업은 자체적으로 54개의 공장을 보유하고 있고, 지역기업에 장애인을 파견시키는 방법으로 영국의 보호작업장 고용장애인의 60%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렘플로이는 전국의 직업센터에 있는 장애인고용등록 자료를 통해 장애인을 모집하고, 개인의 능력을 살펴 지역기업 취업을 연계해 준다. 고용이 이뤄지면 해당 기업은 렘플로이에 임금을 지불하고 다시 렘플로이가 장애인에게 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미국은 장애인을 고용하는 기업이 생산한 물품을 우선 구매하거나, 연방정부 내 판매시설에 대한 운영을 위탁하는 방식을 통해 장애인 고용을 지원한다. 미국에서는 1938년 시각장애인이 생산한 물품을 연방정부에서 의무적으로 구입하도록 한 ‘와그너 오데이’법이 제정됐고, 1971년에는 다른 장애를 가진 중증장애인으로 범위를 넓힌 ‘자비츠 와그너 오데이’법으로 개정됐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유엔 ‘카다피 전범재판 회부’ 시사… 페루 “외교 단절”

    리비아를 제재하기 위한 논의가 국제사회에서 활발해지고 있다.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를 비판하는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리비아의 막대한 석유자원을 둘러싼 이해관계 때문에 구체적인 행동에 미온적인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거세다. 이런 가운데 페루 정부는 처음으로 유혈 진압에 항의해 리비아와 외교관계를 단절한다고 선언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무고한 민간인을 희생시킨 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 전범재판에 회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리비아 정부는 ‘ICC 설립을 위한 로마규정’ 서명국이 아니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기소하면 전범재판에 회부할 수 있다. ●유엔·미국·EU 등 제재 움직임 앞서 유엔 안보리는 지난 22일 긴급회의를 열고 폭력행위를 멈추라는 언론발표문을 의결한 바 있다. 아울러 유엔 인권이사회도 리비아 사태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아랍권 22개국이 가입한 국제기구인 아랍연맹은 리비아의 회원자격을 정지시키기도 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리비아 사태에 대한 연설을 통해 “리비아의 유혈사태는 너무나 충격적”이라면서 사태 해결을 위해 전 세계가 한목소리를 내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헤르만 판롬푀이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리비아 시위대에 대한 폭력과 공격, 위협 행위를 비난하며 즉각적인 무력 사용의 중단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리비아에 경제제재할 것을 EU에 촉구했다. ●비난은 풍성, 행동은 빈약 국제사회가 리비아에 대한 압박을 높여가고 있지만 리비아에서 벌어지는 급박한 상황에 비해 대응이 너무 안일하지 않으냐는 지적도 나온다. 로이터는 “세계 지도자들이 카다피를 비난하지만 유혈진압을 멈추게 하기 위한 행동은 거의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독일 시사주간 슈피겔은 지난 21일 EU 외무장관들이 카다피를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서를 체결했지만 정작 핀란드 등 스칸디나비아 국가들이 제안한 징벌적 조치는 부결됐다는 사실을 거론하며 여러 유럽 국가들이 그동안 리비아와 경제협력을 해온 사실을 상기시켰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는 아예 리비아를 통해 얻는 경제적 이익을 이유로 경제제재 자체를 반대한다. 이런 입장은 영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가디언은 최근 영국 무기거래상이 리비아에 수백만 달러짜리 시위 진압 장비를 수출했던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중동 사태에 대한) 외부 압력을 강화하려는 어떤 시도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서방이 중동 민주화를 영향력 강화 수단으로 삼을 가능성에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혼돈의 리비아] 카다피 “난 영원한 혁명 지도자… 조국서 순교자로 죽을 것”

    22일 새벽(한국시간) 국영TV에 등장한 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는 무려 75분에 걸친 장광설을 쏟아내며 자신에 대한 국내외의 퇴진 요구를 일축했다. 카다피는 극단적인 표현을 동원해 가며 “죽는 한이 있어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못을 박았다. 국제사회는 경제 제재, 외교적 고립 등의 카드로 리비아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카다피는 이날 연설에서 반정부 시위대를 쥐새끼로 표현하며 지지자들을 향해 “쥐새끼를 잡아라.”라고 강경 진압을 주문했다. “집을 나와 은신처에 숨어 있는 그들(시위대)을 공격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카다피는 영원한 혁명 지도자다. 공식적인 자리가 없어서 물러날 수도 없다.”면서 “나는 내 조국, 내 조상의 땅에서 ‘순교자’로 죽을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카다피가 연설한 곳은 1980년대 미국의 폭격으로 파손된 트리폴리 관저의 한 건물 앞이었다. 그는 “나의 마지막 피 한 방울이 남을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강경 진압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권력 핵심부에서 이탈자가 계속 나오는 가운데 카다피 연설 직후 사퇴를 선언한 아부델 파타흐 유네스 내무장관이 22일 벵가지의 폭력배들에게 납치됐다. 리비아 현지TV는 이 소식을 전하며 “유네스 장관을 납치해 간 이들을 추적할 것”이라는 보안군의 멘트도 함께 보도했다. 반정부 시위는 이날도 계속됐으나 카다피가 장악한 수도 트리폴리와 동부지역의 모습은 완전 딴판이었다. 시위대가 장악한 벵가지 등 동부 지역은 축제 분위기인 반면, 트리폴리는 유혈진압의 공포에 떨고 있는 시민들이 대부분 집 밖으로 나오지 않으면서 시신이 나뒹구는 유령도시로 변했다. 상당수 군인들도 반정부 시위에 합류했고 국제사회도 카다피에게 등을 돌렸다. 초강경진압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대량학살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증언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프랑코 프라티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23일 로마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카다피 정부가 제2의 도시 벵가지를 중심으로 한 동북부지방 키레나이카에 대한 통제력을 잃었다.”면서 “리비아 전역에 걸쳐 유혈충돌이 계속되면서 내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리비아에서 1000명 이상의 무고한 사람들이 숨졌다.”고 덧붙였다. 시민 편으로 돌아선 솔리만 마무드 알오베이디 장군은 “며칠 안에 카다피가 축출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22일 유엔이 리비아 정부의 유혈진압을 강력 규탄하는 언론발표문을 의결한 가운데 각국이 리비아에 대한 제재 검토에 착수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리비아 정부가 폭력 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맞춰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에서는 리비아 군 비행장에 대한 폭격, 비행금지구역 설정 등 직접적인 군사조치를 비롯해, 카다피와 측근들의 자산 동결, 출국금지 등의 카드도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다. 특히 23일 프랑스까지 EU 차원의 제재를 압박하고 나서면서 리비아는 경제적, 외교적 고립 위기에 직면했다. 이날 니콜라스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EU와 북아프리카국가가 리비아와의 모든 경제·산업적 교류를 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페루도 22일 리비아와의 외교관계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EU는 유엔이 독립적인 조사를 통해 리비아 보안군의 시위대, 인권운동가 학살을 조사하라고 촉구했다. 22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무장관 회의에서 프랑스, 독일, 핀란드, 그리스 등은 즉각적인 리비아 제재를 주장했다. 그러나 이탈리아, 몰타, 키프로스 등 일부 유럽국들은 불법 이민자 문제를 우려, 제재에 난색을 보였다. 존 케리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의장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때 거둬들인 리비아 제재조치를 다시 부활시킬 것을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촉구했다. 이에 백악관 측도 “(케리 의원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집트나 바레인과 달리 리비아에 대한 미국의 원조 규모가 미미해 경제 제재 효과가 미약하다는 점에서 미국의 고민이 크다. 지난해 미국의 리비아 원조액은 100만 달러를 밑돌았다. 불확실한 ‘포스트 카다피 체제’ 역시 고민거리다. 강국진·정서린기자 betulo@seoul.co.kr
  • LTE·허니콤·플랫폼 경쟁 격화 예고

    ‘4세대 통신기술, 허니콤 운영체제, 모바일 플랫폼 삼국시대 돌입….’ 지난 1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렸던 세계 최대 규모의 이동통신 전시회인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1’이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17일 폐막했다. 이번 MWC에는 1360여개 업체들이 참가해 차세대 기술을 두고 열띤 경쟁을 벌였다. MWC 2011의 가장 큰 이슈는 4세대(G) 무선통신 기술인 롱텀에볼루션(LTE)이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스마트 기기들의 데이터 사용량 폭증으로 차세대 무선통신 기술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세계 최초로 LTE 상용화에 나선 미국 이동통신사 버라이즌(미국)을 선두로 해외 주요 이통사들은 4G 기술을 지원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KT, 인텔과 손잡고 세계 최초로 ‘클라우드 커뮤니케이션 센터’(CCC) 기반의 LTE 서비스를 시연했다. LG전자도 세계 최초로 GSMA(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가 제정한 규격인 ‘원 보이스’ 기반의 LTE 음성통화를 시연하며 기술력을 과시하는 등 1~2년 안에 ‘4G 시대’가 열릴 것임을 예고했다. 이번 MWC에서는 애플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3.0 버전(허니콤)을 기반으로 하는 제품들이 대거 출시됐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 10.1’(10.1인치)을, LG전자는 ‘옵티머스 패드’(8.9인치)를 발표했다. RIM과 휼렛패커드(HP)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은 구글의 첫 태블릿 전용 OS인 ‘허니콤’과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구글은 이번 MWC를 통해 막대한 세를 과시하는 데 성공했지만, 제품 간 차별성을 확보해야 하는 단말기 업체로서는 제품 사양이 평준화돼 큰 부담을 안게 됐다. MWC 2011을 계기로 애플(iOS), 구글(안드로이드)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윈도폰7)가 새로운 모바일 강자로 떠올랐다. 세계 1위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노키아(핀란드)는 MWC 개막을 앞둔 11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플랫폼 분야에서 제휴하겠다고 선언했다. 자사 플랫폼인 ‘심비안’을 사실상 포기하고 MS의 ‘윈도폰7’ 기반 제품을 주력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노키아로서는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에 합류할 경우 스스로 ‘1등 프리미엄’을 버리고 삼성·LG전자, HTC 등과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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