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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청계천 산책/이도운 논설위원

    지난주 사설을 쓰지 않던 날, 오랜 계획을 실행에 옮겼다. 청계천을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보는 것이었다. 오후 1시58분, 청계광장을 지나 청계천 입구로 내려갔다. 평일이었고, 아직은 쌀쌀함이 남아 있는 날씨 때문인지,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다. 청계천 산책의 가장 큰 즐거움은 차가 없는 길을 걷는다는 것. 2008년 12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핀란드의 생태 도시 ‘에코 비키’를 방문했을 때도 가장 인상적인 점이 자동차를 마을 입구에 세워놓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었다. 차 없는 거리에서 마음 놓고 걷고, 뛰노는 것이 얼마나 큰 자유로움인지 우리는 잊고 살고 있다. 한 시간을 걷자 청계천과 정릉천이 합류되는 지점에 다다랐다. 이정표를 보니 5.7㎞를 걸어왔다. 서울숲까지는 5.5㎞. 내친김에 계속 걸었다. 서울숲 입구에 도착하니 4시 5분. 다리가 아팠다. 그러나 작은 목표 하나를 이뤘다는 뿌듯함이 더 컸다. 인생이라는 것이 크고 작은 목표들을 성취해 나가는 과정 아니겠는가.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북유럽식 가구 디자인전 풍성

    북유럽식 가구 디자인전 풍성

    봄을 맞아 모던한 느낌이 강한 가구디자인전이 풍성하다. 가구전의 화두는 북유럽식의 단순하면서도 힘 있는 디자인들이다. 경기도 안산 초지동에 있는 경기도미술관은 4월 3일부터 6월 10일까지 ‘선의 아름다움 - 현대가구의 시작’전을 연다. 미국에서 ‘아트 앤 크래프트’ 운동을 벌인 구스타프 스티클리,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대표주자 한스 베그너 등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품 150여점을 선보인다. 4000원. (031)481-7032. 4월 14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핀란드 디자인’ 전도 꼭 한번 챙겨볼 만하다. 디자인이 강조되면서 지나치게 비싸다는 편견이 존재하는데, 이 전시는 그 고정관념을 깨준다. 도끼, 쟁기, 삽까지 가져다 놨다. 1만 2000원. (02)580-1300. 5월 9일까지 서울 수하동 한국국제교류센터 KF문화센터갤러리에서 열리는 ‘노르딕 데이:일상 속의 북유럽 디자인’ 전도 참고해볼 법하다. 북유럽 디자이너, 건축가, 현대미술 작가의 협업을 중심으로, 주거 디자인이나 공공 디자인 등이 눈길을 끈다. (02)2151-6514.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국 언론자유 133개국 중 87위

    한국인 10명 가운데 6명이 ‘언론의 자유가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28일(현지시간) 미국 갤럽조사연구소가 세계 133개국의 언론자유 지수를 조사한 결과 한국은 세계 87위로 ‘부분적으로 언론자유가 있는 나라’로 분류됐다. 미국 갤럽조사 결과 응답자 중 97%가 ‘언론자유가 있다’고 대답한 핀란드가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핀란드 국민 가운데 ‘언론자유가 없다’고 대답한 응답자는 2%에 불과했다. 다음은 네덜란드·호주·가나·독일·스웨덴·캐나다·영국 등의 순으로 ‘언론자유가 있는 나라’로 분류됐다. 미국은 ‘언론자유가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87%, ‘언론자유가 없다’고 대답한 사람이 12%로 세계 16위에 그쳤으나 ‘언론자유를 향유하고 있는 나라’로 평가됐다. 아시아에서는 타이완이 언론자유 지수 17위로 가장 높았다. 타이완 국민의 86%가 ‘언론자유가 있다’고 대답한 데 비해 ‘언론자유가 없다’고 답한 사람은 9%에 그쳤다. 홍콩(19위)·일본(64위)·한국(87위)·중국(89위)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한국의 경우 ‘언론자유가 있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59%, ‘언론자유가 없다’고 대답한 응답자가 36%로 조사돼 ‘부분적으로 언론자유가 있는 나라’로 분류됐다. 미 갤럽조사연구소는 지난해 2~12월 나라마다 15살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및 대면 조사를 통해 그 나라의 ‘언론 자유지수’를 조사·집계했다. 신뢰도는 95%에 최대 오차 ±2.2~±5.1% 포인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핀란드 교육 신화의 주역 에르키 아호 전 국가교육청장에 들어보니

    핀란드 교육 신화의 주역 에르키 아호 전 국가교육청장에 들어보니

    지난 23일 4박 5일의 짧은 방한 일정을 마치고 핀란드로 돌아간 에르키 아호(75) 핀란드 전 국가교육청장은 경쟁 일변도의 한국 교육 현실에 많은 시사점을 남겼다. 핀란드 공교육의 핵심 개념인 ‘평등과 협동’을 강조하는 아호 전 청장은 “학교의 역할은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평등과 협력을 핵심으로 아이들 각자가 가진 재능을 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개혁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는 없는 것”이라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든 관련 당사자들의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호 전 청장의 이 같은 신념은 1970~1990년대 핀란드에서 일었던 교육개혁에 그대로 반영됐다. 1973년부터 18년간 핀란드 국가교육청장을 맡았던 아호 전 청장은 초등·중학교 과정을 통합한 종합학교로의 개혁과 수준별 학습 폐지, 교사 연수 등 핀란드 교육개혁을 이끌었다. 당시 핀란드에서도 교육에 경쟁원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신자유주의자들의 주장이 거셌지만, 아호 전 청장은 평등과 협동을 내세우면서 등수를 매기지 않고도 핀란드의 학업 성취도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3년마다 치러지는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를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됐다. 우리나라는 핀란드와 함께 PISA에서 1~2위를 다투지만, 학업성취도는 높은 반면 핀란드와 달리 학생들의 자발성과 지적 흥미는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호 전 청장은 “수학, 과학, 모국어, 읽기, 쓰기 등을 테스트하는 PISA가 전체 과목을 포괄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결과 자체로 줄 세워지는 것 또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PISA 결과로 한 나라의 교육 능력을 보는 패러다임은 달라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호 전 청장은 학업성취도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학교생활에 있어서 자율성과 협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최근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학교폭력과 집단따돌림(왕따) 등 문제해결 역시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소통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논리다. 80%가 넘는 핀란드의 종합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키바 코울루’(Kiva Koulu·좋은 학교) 프로그램이 학생 간 문제 해결의 기본원리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1년에 총 20시간 필수적으로 진행되는 키바 코울루 수업은 역할극뿐만 아니라 왕따와 관련된 단편영화 감상, 토론·발표 등으로 구성돼 학생들이 직접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꾸몄다. 특히 매 수업이 끝나면 학생들 스스로 키바 규정을 짜 학교 규칙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아호 전 청장은 지난 22일 방한기간 중 서울 동작구의 국사봉중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학교폭력 문제는 피해학생·가해학생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학교 공동체의 문제이기 때문에 학교 구성원 전체가 함께 나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사봉중학교에서 진행되고 있는 ‘공감·소통을 위한 학생 생활협약’ 만들기 과정을 참관하면서 “핀란드의 학교와 비슷한 방식으로 학생들의 소망이나 아이디어를 직접 규칙에 반영하는 민주주의적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국사봉중학교에서는 전교생이 참여해 ‘공감·소통을 위한 학생생활협약’을 만들고 정규 수업에 생활협약을 활용한 과정을 포함, 학생들이 직접 만든 협약을 체득하도록 하고 있다. 각 학급에서 자신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생활협약을 8가지씩 정한 뒤 학년별 공청회, 전교생 총회를 거쳐 최종적으로 학교 전체의 생활협약 8가지를 만들어 가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포스트잇에 생활협약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담아 전달하기도 하고, 공청회에 참가해 토론하면서 다듬기도 한다. 일부 학생대표만 참여, 규칙을 만들고 나머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통보하는 기존의 방식과는 다르다. 아호 전 청장은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의견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자신의 협약을 만드는 것이 상당히 흥미롭다.”면서 “학생들의 자율적인 참여로 만들어진 협약은 그 자체로 학생들의 일상생활이 된다.”고 말했다. 국사봉중학교 교사 6명은 팀을 꾸려 각 과목마다 생활협약을 반영한 학습법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술시간에는 생활협약의 내용을 주제로 애니메이션이나 포스터를 제작하고, 사회시간에는 쟁점이 되는 부분을 가지고 학생들 간 토론을 하는 방식이다. 학생들이 수업 때 자신들이 스스로 만든 생활규칙을 자연스럽게 체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다. 윤우현 교사는 “학급별, 학년별, 학교 전체까지 총 세 단계를 거쳐 만들어지는 학생 생활협약은 강제규정이 아니라 상벌까지도 모두 학생들 스스로가 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자연스럽게 생활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기회가 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아호 전 청장은 교육개혁에 있어서 교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핀란드에서는 종합학교 도입 이후 1972~1975년 해마다 5일씩 교사 연수를 의무화하고 7개 대학에서 교사 양성 기구를 출범시켰다. 성취도 수준이 다른 학생들을 모두 한 교실에서 가르치면서도 각 학생의 수준에 맞게 개별화 교육을 시키는 핀란드 교육에서 교사들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아호 전 청장은 “교육은 배움(Learning)뿐만 아니라 학생에 대한 돌봄(Caring)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면서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는 교육자들만이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개혁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다.”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스페인, 유로존 위기 재점화 우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가 “스페인이 유로존 채무위기를 재점화할 수 있다.”고 24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오는 30일 방화벽 확충을 논의할 유로존 재무장관회의를 앞둔 그의 발언은 스페인의 재정적자 감축 노력이 충분치 않다는 데 화살을 돌린 것이다. 이날 이탈리아의 노동시장 개혁을 논의한 회의에서 몬티 총리는 스페인 정부의 노동 규제 완화 노력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공공재정에는그만큼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고 블룸버그가 25일 보도했다. 그는 “스페인의 국채 금리 상승이 큰 우려를 낳고 있다.”면서 “유로존 위기가 새로 발생하면 이탈리아 정부가 그간 해온 조치들을 무효화하고 상황을 몇 개월 전으로 되돌릴 것”이라며 전이 위험을 우려했다. 스페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3주째 상승, 지난 23일 5.39%까지 치솟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로존 위기가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역내 금융 방화벽을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수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6일 보도했다. 올리 렌 유럽연합(EU) 통화담당 집행위원은 전날 핀란드 샤리셸케에서 EU 지도부 회동을 마친 뒤 “포괄적 위기 대응책을 마무리하는 게 현재의 핵심 과제”라며 “30일 유로존 재무장관 회담에서 이에 관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는 오는 7월 5000억 유로(약 755조원) 규모의 영구적인 유로화안정기구(ESM)가 출범해도 4400억 유로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한시적으로 병행 운용한다는 렌의 구상이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솔로가 더 우울한 이유, 과학적으로 밝혀냈다

    솔로가 다른 누군가와 함께 사는 사람보다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80%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영국 BBC가 23일 보도했다. 핀란드 연구팀은 2000~2008년까지 노동연령인구에 속하는 평균연령 44.6세의 남자 1695명, 여자 1776명을 대상으로 솔로 혹은 동거인 여부, 사회적 수준, 작업 환경, 교육 수준, 주거환경, 주량과 흡연 습관 등 생활방식을 조사했다. 그 결과 혼자 사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80% 더 항우울제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은 열악한 주거환경, 남성은 사회적 지지의 결여가 우울증을 부르는 주요 원인으로 밝혀졌다. 라우라 풀키 라박 핀란드 노동위생연구소 연구원은 “혼자 사는 사람일수록 정신적·신체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높다.”면서 “연구과정중 미쳐 다루지 못한 우울증까지 더하면 혼자 사는 사람들의 문제의 심각성은 상당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더 우울한 이유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과 함께 살면 감정적이나 사회적으로 지지를 받고 소속감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정신건강을 유지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라면서 “하지만 혼자 살면 고립감과 함께 사회적 신뢰도나 소속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우울증이 쉽게 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혼자 사는 사람의 비율이 점차 늘고 있는 추세에서, 이들이 국가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베스 머피 건강자선기금단체 관계자는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대화로 하는 치료, 안전한 환경, 문제점을 토로할 수 있는 기회 등을 제공하는 등 적절한 방법이 필요한 실정”이라면서 “혼자 사는 사람의 증가는 국가 전반적인 정신건강에 분명한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바이오메드 센트럴의 ‘공중건강저널’(Public health journal)에 게재됐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우주에서 ‘직사각형 희귀 은하’ 포착

    해외 천문학자들이 직사각형 형태의 희귀한 은하를 발견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이 21일 보도했다. 호주, 독일, 스위스, 핀란드 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찾은 이 은하는 지구에서 7000만 광년 떨어져 있으며, 약 250개의 크고 작은 은하가 뭉쳐 형성됐다. 대부분의 은하는 타원체나 원형 또는 울퉁불퉁한 모양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은 지금까지의 알려진 것들과 전혀 다른 모습을 가져 학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전문가들이 일본 수바루망원경(Subaru Telescope)과 미국 하와이의 마우나케아산에 설치한 켁망원경(Keck Telecope)으로 포착·측정한 결과 시간당 10만 ㎞의 속력으로 회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앨리스터 그레이엄 호주 스윈번과학기술대학 천문학 교수는 “‘직사각형 은하’는 마치 피사의 사탑처럼, 매우 아이러니하면서 자연의 법칙을 거스르는 새로운 형태”라면서 “매우 보기 드문 은하임이 틀림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희귀한 은하를 찾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크기가 다른 별의 50분의1 정도로 작기 때문”이라면서 “이러한 형태의 은하가 다른 은하와 다른 점을 파악한다면 외계 생명체를 찾는 데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전문가들은 이 은하가 두 나선형은하의 충돌로 생겨났다고 추측하고 있지만, 더욱 자세한 정보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최신호에 실릴 예정이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교육개혁 방향, 경쟁 아닌 평등·협동으로”

    “교육개혁 방향, 경쟁 아닌 평등·협동으로”

    “모든 학생들은 더 많이, 더 잘 배울 수 있다. 아이들의 능력을 구분짓지 않고 함께 배우도록 하면 서로 다른 재능을 가진 아이들의 능력을 모두 계발할 수 있다.” ●“다양한 사람 섞어놨을 때 창조 일어나” 국제교육경쟁력 세계 1위, 공교육의 성공모델로 꼽히는 핀란드 교육을 지난 1973~1991년 이끌었던 에르키 아호 전 국가교육청장은 19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곽노현 교육감을 만나 핀란드 교육개혁의 성공사례를 설명했다. “학교의 목적은 시험을 잘 치는 학생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재능을 가진 다양한 사회 구성원들을 길러내는 것”이라면서 “교육개혁의 방향은 경쟁이 아닌 평등과 협동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늘날 평등·통합교육의 대명사로 꼽히는 핀란드도 불과 30여년 전까지는 성적에 따라 일반계와 실업계 진학을 구분지어 가르쳤다. 그러나 핀란드의 교육개혁자들은 “통합교육을 통해 아이들 스스로 자신의 능력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1968년 교육개혁을 통해 9년 과정의 종합학교를 도입한 핀란드에서는 초등, 중학교 과정에서 서로 다른 학업 수준을 가진 아이들을 한데 모아 수업하고 있다. 아호는 “기존의 방식으로는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스스로 찾기 어려웠다.”면서 “학교는 아이들의 재능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재능을 찾게 하는 기회를 주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말했다. 당시 핀란드에서도 교육개혁에 대한 반대와 우려도 만만치 않았다. “서로 다른 능력의 아이들을 어떻게 함께 가르치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아호는 “비슷한 사람끼리 모아 놓기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을 섞어 놨을 때 창조와 개혁이 일어난다.”는 말로 교육개혁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 냈다. ●“한 교실에서도 개별화된 학습 가능” 경쟁이 없는 환경에서 높은 학업성취도를 나타낼 수 있는 비결에 대해 아호는 ‘개별화된 학습’을 비법으로 꼽았다. 핀란드에서는 한 교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도 각자의 이해력과 성취도에 따라 서로 다른 과제와 자료를 제공받고 있다. 아호는 “수준별 수업이 아닌 한 교실에서 아이들 개개인에 맞춘 개별화된 학습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곽 교육감은 “핀란드의 사례를 들으니 우리나라의 교육 DNA에는 비교와 경쟁이 너무 깊이 들어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경쟁이 (학생들에게) 교육적 자극을 줘 효과가 있다는 믿음이 우리의 교육관행을 너무 지배하고 있다. 이런 편견에서 과감히 벗어날 때”라고 밝혔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부고] ‘섬유대국 한국’ 기틀 닦은 재계 큰별

    [부고] ‘섬유대국 한국’ 기틀 닦은 재계 큰별

    국내 최초 면방직 기업인 경방그룹의 김각중 명예회장이 지난 17일 낮 12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87세. 고인은 우리나라가 섬유대국이 되는 데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명예회장은 경방 고(故) 김용완 회장의 1남 4녀 가운데 장남으로 1925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모친인 고 김점효 여사는 인촌 김성수 선생의 막내 여동생으로, 고인은 김상하 삼양그룹 회장과 고종사촌 간이다. ●父子가 14년 동안 전경련 회장 맡아 1944년 연희전문학교(현재 연세대) 이과를 졸업하고, 미국 베리어대를 거쳐 유타대에서 이론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65~1971년 고려대에서 화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경방에 입사해 50세인 1975년 선친의 뒤를 이어 회장에 취임했다. 진솔하고 강단 있는 성품은 경영철학에 그대로 반영됐다. 1972년 “섬유산업은 사양산업”이라는 이유로 공장 증설을 반대하는 주주들의 만류를 무릅쓰고 용인공장을 신설, 건실한 공장으로 키운 일화가 있다. 회장 취임 이후 전문 경영인을 우대하고 경기불황기인 1981년에는 사장으로 자진 ‘강등’해 회사를 정상궤도에 올려놨다. 1987년 수출 1억 달러 돌파라는 신기원을 달성해 회사는 물론 한국 섬유산업의 전성기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앙염색가공회 회장, 한국섬유기술진흥센터 이사장, 섬유산업연합회 회장 등 굵직한 역할을 도맡아 섬유산업이 대표 수출산업으로 자리 잡는 데 기여했다. 서울상공회의소 상임위원, 한일경제협의회 부회장, 제일은행 회장 등을 역임하며 우리 경제발전에 큰 영향력을 끼쳤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3년 은탑산업훈장을 수상했으며 이탈리아, 핀란드, 뉴질랜드로부터는 공로훈장을 받았다. 또한 1999년에는 ‘20세기 한국을 빛낸 30대 기업인’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1990년대에 방직업이 하향세로 접어들자 사업 다각화에 나서 경방필백화점을 운영했고 2009년 옛 경성방직 자리에 복합쇼핑몰 타임스퀘어를 성공적으로 개장했다. 온화한 성품에 친화력이 남달랐던 고인은 1999년부터 2003년까지 제26, 27대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 회장으로 활동했다. 당시 부자(父子)가 나란히 전경련 회장을 지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부친 김용완 회장은 1964~1966년, 1969~1977년 등 총 10년간 전경련 수장을 맡았다. 부자가 무려 6대 14년 동안 재계 총수 자리를 맡은 이색 기록은 고인의 탁월한 인품과 리더십 덕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장학재단 만들어 인재 육성 힘써 2007년 스스로 명예회장직으로 물러나 숨은 조력자를 자처해 온 고인은 한평생 인재 육성에 힘쓴 것으로도 유명하다. 장학재단인 경방육영회를 운영하며 2010년까지 총 6500명의 학생에게 43억원에 이르는 장학금을 지급했다. 유족은 부인 차현영씨와 아들 준(경방 대표이사 사장)·담(경방 타임스퀘어 대표이사 부사장)씨, 딸 지영씨 등 2남 1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발인은 22일 오전 7시. 영결식은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02)3010-2000.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한국 기업 ‘유리천장’ 신흥국 중 최악

    한국 기업 ‘유리천장’ 신흥국 중 최악

    전 세계 각국의 기업 이사회에서 차지하는 여성 비율을 조사한 결과 신흥국 그룹에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이 가장 높았고, 중국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신흥국 가운데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기업지배구조 평가기관인 GMI레이팅스가 최근 발표한 연례 보고서 ‘2012 이사회 여성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신흥국 그룹에서 기업 이사회 내 여성 비율은 남아공이 17.4%로 가장 높았고, 중국이 8.5%로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여성 비율이 1.9%에 불과해 주요 신흥국 10개국 가운데 가장 낮았다. 신흥국 평균인 7.2%의 3분의1 수준이다. 남아공과 중국 다음으로는 말레이시아(7.3%), 멕시코(6.4%), 타이완(5.8%), 인도(5.2%)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선진국 그룹에서는 일본이 1.1%로 최저를 기록했다. 노르웨이가 36.3%로 가장 앞섰고, 핀란드(26.4%)와 스웨덴(26.4%)이 각각 2, 3위에 올랐다. 독일은 12.9%, 미국은 12.6%로 선진국 평균인 11.1%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지난해 45개국 4300여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다. 지난달 삼성경제연구소 조사에서도 비슷한 문제점이 도출됐다. 지난해 국내 상장기업에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차지하는 비율은 1.1%로, 같은 기간 유럽연합(EU) 내 상장기업의 여성 CEO 비율(3.0%), 미국 500대 기업의 여성 CEO 비율(3.6%)과 격차를 보였다. 이와 관련, 여성을 고위직으로 전진 배치하는 회사는 경영 성과도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라 주목된다. 지난해 비영리 연구단체 캐피털리스트 조사 결과 여성 임원이 3명 이상인 회사는 여성 간부가 없는 회사보다 매출이익률(ROS), 투자자본수익률(ROIC)이 각각 16%, 26%가 높았다. 컨설팅업체 매킨지 조사(2007~2009년 279개 기업 대상)에서도 여성 임원 비율이 상위 25%인 회사는 여성 임원이 1명도 없는 회사보다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세전이익(EBIT)이 각각 41%, 56% 더 높았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방문옥 연구원은 18일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여성 이사 할당제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반면 우리는 아직 이사회에 대한 논의가 독립성이나 전문성 등 기초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유럽연합(EU)은 27개 회원국의 기업 이사회에서 여성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기업 내 ‘유리천장’이 유럽의 경제 성장과 경쟁력 향상을 막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에서는 고용인원 500명 이상인 기업에 여성 직원 비율을 동종업계의 60% 수준에 맞추라는 적극적 고용개선조치를 도입한 지 5년이 지났지만 권고사항에 불과해 유명무실한 상태다. 양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여성의 직업이 주변부에 머물러 있는 성별 직종 분리,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인프라 부재, 장시간 노동의 일상화 등으로 한국 여성의 고위직 진출은 한계가 있다.”면서 “유럽처럼 임원 비율을 높이는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스케이트 코리아…곽윤기 세계선수권 정상

    스케이트 코리아…곽윤기 세계선수권 정상

    ‘스케이트 코리아’ 기세가 무섭다. 쇼트트랙 곽윤기(왼쪽·23·서울일반)는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정상에 올랐고, 스피드스케이팅 모태범(오른쪽·23·대한항공)은 월드컵시리즈 500m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곽윤기는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끝난 201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에서 4종목 종합포인트 102점으로 남자부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해 우승자 노진규(20·한국체대)가 준우승(76점), 캐나다 올리비에 장이 3위(52점)를 차지했다. 화려한 부활이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 후 짬짜미 파문으로 6개월 자격정지됐던 곽윤기는 두 시즌 만에 복귀해 한층 성숙한 기량으로 아픈 기억을 씻어냈다. 이날 남자 1000m 결승에서 1분27초772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더니, 상위 8명이 겨루는 3000m 슈퍼파이널에서도 4분40초401로 우승했다. 첫 개인종합 우승. 여자부는 조해리(26·고양시청)가 1000m 정상에 올라 ‘노메달’에서 벗어났다. 모태범은 전날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1~12 ISU 월드컵파이널 남자 500m에서 1인자에 올랐다. 전날 1차 레이스 3위(35초17)로 월드컵포인트 105점을 추가했고, 이날 2차 레이스 2위(35초04)로 120점을 보탰다. 월드컵포인트 702점으로 페카 코스켈라(핀란드·674점)를 제치고 500m 챔피언에 올랐다. 대회 전까지 모태범에게 앞섰던 터커 프레드릭스(미국)와 가토 조지(일본)가 부진했던 운도 따랐다. 이상화(23·서울시청)는 여자 500m에서 월드컵포인트 890점을 쌓아 위징(중국·960점)에 이어 준우승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여성의 날…여성이 ○○하기 가장 좋은 나라는?

    올해 101주년인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분야 별로 여성이 살기 가장 좋은 나라를 조사한 결과를 최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소개했다. 세계경제포럼 자료에 따르면 여성의 지위가 가장 잘 보장돼 세계에서 여성이 ‘살기’ 가장 좋은 나라는 아이슬란드다. 아이슬란드는 정치, 교육, 취업, 건강 등을 지표로 산출했을 때 남녀평등이 가장 잘 실현되는 국가인 반면 가장 실천되지 않는 나라는 예멘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분야 별로 살펴보면 어떠한 차이를 보일까. 1. 정치하기 여성이 정치하기 가장 좋은 나라는 르완다이다. 이 나라는 유일하게 국회의원이 남성보다 여성이 많은 곳으로, 총 80명 중 45명이 여성 의원으로 알려졌다. 가장 열악한 곳은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카타르, 오만, 벨리즈로 이들 나라에는 여성 의원이 전혀 없다. 한국은 현재 총 299명의 국회의원 중 49명이 여성 의원으로 알려졌다. 2. 출산하기 출산하기 가장 좋은 국가는 노르웨이와 그리스다.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임산부 사망률이 7600분의 1명 정도로, 그리스는 영아 사망률이 3만1800분의 1로 각각 가장 낮게 나타났다. 이에 반해 아프가니스탄은 임산부가 분만 시 사망하는 비율이 폭탄에 의해 사망하는 비율의 200배에 달하며, 수단은 조산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 대통령이나 총리하기 스리랑카는 세계 최초의 여성 총리가 탄생한 나라다. 지금까지 여성이 집권한 년수를 합치면 약 23년에 달한다. 4. 예술하기 예술하기 가장 좋은 나라는 스웨덴이다. 스웨덴 문화청은 예술 분야에서 남녀 격차를 개선해 왔고 스웨덴 국립 영화협회는 영화에 대한 보조금을 남녀 모두에게 동등하게 할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5. 기업 CEO 되기 고위직으로 일하기 가장 좋은 나라는 태국이다. 태국의 여성 고위관리직 비율은 최고 45%에 달한다. 이에 반해 일본은 가장 낮은 8%로 나타났다. 6. 돈 벌기 돈을 벌기 가장 좋은 나라는 룩셈부르크와 노르웨이로 나타났다. 두 나라는 남녀 소득 격차가 거의 없다. 이에 반해 여성이 돈 벌기 가장 어려운 나라는 사우디아라비아로 남성에 비해 여성은 5분의 1 정도 밖에 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7. 경제 참여하기 경제 참여와 기회가 가장 높은 국가는 바하마다. 바하마는 여성의 91%가 경제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 6년간 남녀차가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예멘은 같은 기간 여성의 32%만이 경제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8. 대학 가기 대학 가기 좋은 나라는 카타르다. 카타르에서 고등 교육을 받은 여성 수는 남성의 6배에 달한다. 반면 가장 열악한 국가는 차드로, 이 나라는 고등교육을 여성이 남성에 비해 3분의 1 정도 적게 받고 있다. 9. 오래 살기 가장 오래사는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 여성의 평균 수명은 87세로, 남성보다 7년 정도 오래 산다. 이에 반해 레소토는 여성의 평균 수명이 48세로 매우 짧으며 남성 역시 50세로 2살 정도 밖에 많지 않다. 10. 여가 생활하기 가사나 육아에 소비하는 시간 차가 가장 적었던 국가는 덴마크로 나타났다. 덴마크 여성이 가사와 육아에 쓰는 시간은 남성보다 57분 길었던 반면 최하위 멕시코에서는 4시간 21분의 차이를 보였다. 한편 세계경제포럼이 발표한 보고서는 총 135개국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한국은 107위를 차지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복지국가로 유명한 북유럽국 아이슬란드와 노르웨이, 핀란드, 스웨덴이 각각 1위부터 최상위권을 차지했으며, 선진국인 독일, 영국, 미국, 캐나다, 호주 역시 11위부터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프랑스가 48위, 중국이 61위, 이탈리아가 74위를 차지했으며, 일본은 98위를 차지했다.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서울광장] 여야 ‘텃밭’에 여성을 공천하라/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여야 ‘텃밭’에 여성을 공천하라/최광숙 논설위원

    최근 새누리당 권영세 사무총장이 4월 총선 공천에서 “대구는 왕창 바뀔 예정”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변신을 모색하는 새누리당이 자신의 텃밭 대구에서 현역의원들을 대폭 물갈이한다는 얘기니 방향은 제대로 잡은 것 같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새누리당이 진정한 공천 바람을 일으키려면 대구에서 여성들을 ‘왕창’ 전략 공천하라고 주문하고 싶다. 지금 여야 당수가 모두 여성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여성들의 섬세하고 따뜻한 리더십이 먹히고 있다. 독일·덴마크·호주·태국 등은 여성 총리가 국정을 책임지고 있고, 브라질·아르헨티나는 대통령이 여성이다. 핀란드는 총리·대통령이 모두 여성이다. 이런 흐름에 발맞추는 듯 우리 정치권도 총선을 앞두고 여성들의 공천에 신경을 쓰고 있지만, 겉시늉에 그쳐서는 안 된다. 그러려면 공천 패러다임의 일대 전환이 필요하다. 그동안 정치권은 여성 몫으로 지역구보다 비례대표에 더 치중했다. 진정으로 여성들을 미래의 정치 지도자로 키우려면 지역구에서 뛰도록 해야 한다. 현장에서 시민들과 호흡을 같이하고 그들의 삶의 변화를 주도하는 역량을 키우도록 해야 한다. 현실적으론 여성들이 남성에 비해 재력·인맥 등에서 열세인 만큼, 각 당의 텃밭 지역구에서 일정 의석을 여성 몫으로 할당하는 게 최선의 방책이다. 왜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각 당의 텃밭에는 굳이 남성들만 공천을 하란 법이 있는가. 새누리당이 보수의 아성인 대구에서 능력을 갖춘 참신한 여성들을 대거 공천한다면, 국민들에게는 변화와 쇄신의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다. 그것도 계파를 따지지 않고 폭넓게 인재를 중용한다면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나아가 경북·부산·경남 등 영남으로 확대해 여성을 전략 공천하면 더욱 좋겠다. 혹여 보수적인 정서를 내세워 부담을 느낄 수도 있지만 기우에 불과하다. 독립운동가와 교육자를 지낸 임영신(1899~1977)은 이미 63년 전 유림의 고장 경북 안동에서 당선된 바 있다. 그것도 당대의 거물 정치인 장택상과 초유의 성 대결을 벌여서 승리를 거뒀다. 민주통합당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의 지지기반인 호남에 여성을 대거 공천해야 한다. 제헌국회부터 18대까지 지역에서 선거를 통해 당선된 여성은 모두 29명이다. 이 가운데 여야 텃밭인 영·호남에서 당선된 경우는 영남 6명(임영신·박순천·현경자·박근혜·임진출·김희정), 호남 3명(김윤덕·김경천·조배숙) 등 9명에 불과하다. 현 18대 국회에서는 박근혜(대구 달성·새누리당)·조배숙(전북 익산을·민주당) 의원 등 2명뿐이다. 이는 여성들이 정치의 변방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국회는 지역구 의원, 그중에서도 다선(多選) 의원을 중심으로 돌아간다. 남성들은 지역구에서 차곡차곡 선수(選數)를 쌓아 국회의장까지 오른다. 하지만 여성들은 대부분 초·재선의원에 머물다가 정치권에서 퇴장한다. 현 여성의원 중 최다선(4선)은 박근혜·김영선·이미경 의원 등 3명이다. 이 중 박 의원만이 지역구에서 4차례 당선됐다. 나머지 2명은 비례대표 2차례를 빼면 지역에서 당선된 것은 두번이다. 박 의원이 대구에서 내리 4차례 당선될 수 있었던 것은 본인의 정치력도 뛰어났지만 여당의 안방인 대구에서 전략공천을 받은 첫출발 이후 정치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기회를 잡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민주당의 한명숙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등 전직 대통령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국회의원 두번, 장관 두번, 총리를 거쳐 오늘에 이를 수 있었다. 이처럼 여성들은 우리 같은 척박한 정치풍토에서는 전략 공천과 공직 임명 등의 배려가 필요하다. 남성들은 역차별이라고 발끈할지 몰라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의 지적처럼 여성인력 활용이 여성뿐 아니라 사회 전체, 국가 경쟁력 강화에 견인차 역할을 하는 것을 감안하면 더 이상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bori@seoul.co.kr
  • S&P, 그리스 신용등급 ‘선택적 디폴트’ 강등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27일(현지시간)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선택적 디폴트’(SD)로 강등했다. 선택적 디폴트는 채무 일부를 정상적으로 상환하지 못하는 상태를 가리키는 것으로, 그리스의 채무 재조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S&P가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정크) 수준인 ‘CC’에서 ‘SD’로 끌어내린 이유는 그리스 정부가 민간 채권단의 국채 교환 합의에서 집단행동조항(CACs)을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CACs는 국채 교환에 동의하지 않은 채권단도 국채를 교환하도록 강제하는 것으로, S&P는 “이 조치는 채무 재조정을 고통스럽게 하고 앞으로 있을 국채 교환 논의에서 민간 채권단의 협상력을 크게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유로존 재무장관들은 지난 21일 그리스에 1300억 유로의 2차 구제금융을 지원하는 방안에 합의하며 그리스의 국채 손실률을 53.5%(1070억 유로 탕감)로 높였다. 그리스 정부는 새달 2일 민간 채권단에 국채 교환을 정식 요청해 12일까지 국채 교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리스 정부는 채권단의 서명이 3분의2인 66%를 넘어서면 ‘자발적 채무조정’으로 간주, CACs를 시행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채권단이 이를 거부하면 그리스는 당장 지급 불능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이 S&P의 우려다. S&P의 강등 조치는 이미 예고된 것이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에방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등급 강등은 이미 예상됐던 일”이라면서 “국채 교환이 끝나면 다시 등급이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독일 의회는 이날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 지원안을 승인했다. 독일 연방하원은 찬성 496표, 반대 90표, 기권 5표라는 압도적인 지지로 그리스 2차 구제안을 통과시켰다. 유로존 회원국 가운데 개별적인 의회 비준이 필요한 나라는 에스토니아, 독일, 핀란드, 네덜란드 등 4개국이다. 에스토니아 의회는 이미 구제안을 승인했고 핀란드는 28일, 네덜란드는 새달 1일 이전에 투표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유로존 구제금융 기금 증액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다음 달 2일로 예정됐던 유로존 정상회의를 취소했다. 위기에 대응할 기금을 5000억 유로에서 7500억 유로로 늘리는 방안에 대해 독일 등의 국가에서 이견이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글로벌코리아 2012’ 참가 석학·지도자의 공생전략

    ‘글로벌코리아 2012’ 참가 석학·지도자의 공생전략

    한국개발연구원(KDI) 주관으로 2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코리아 2012’의 화두는 공생을 위한 발전 전략이었다. ‘월가 점령 시위’ 이후 길을 잃은 자본주의에 대한 답일 수 있는 공생에 대해 석학들은 다양한 진단과 대안을 제시했다. 대표적 석학과 지도자 두 명의 인터뷰를 소개한다. ■ “부의 배분, 기업·소외계층 지원 ‘균형’이 중요” 피사리데스 런던정경대 교수 2010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크리스토퍼 피사리데스 런던정경대(LSE) 경제학과 교수는 “부의 배분이 어려운 것은 자칫 기업들의 성장 동력을 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을 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균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처럼 발전한 국가는 서비스 산업을 확대하는 것만이 고용을 늘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인데, 이는 필연적으로 불평등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세금을 더 늘리지 않으면서 복지를 확대하는 것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에 비해 복지 수준과 조세 부담률이 모두 낮다.”며 “세금은 그대로 두고 복지만 OECD 수준으로 늘리면 재정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 “복지투자, 성장에 도움… 포용하는 정치가 미래” 빔 콕 전 네덜란드 총리 노총위원장 시절인 1982년 노사정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어 총리 시절에 경제 기적(일명 폴더 모델)을 일궈낸 빔 콕 전 총리가 자본주의 위기에 대해 제시한 해법은 ‘포용’이었다. 그는 “정부든 기업이든 구성원 어느 누구의 기여도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문제는 비이념적으로 접근해야 하며 국가 간 협력을 통해서만 풀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네덜란드도 경미하게 경기 침체를 겪고 있으나 독일, 오스트리아, 핀란드 등과 함께 신용등급이 AAA로 탄탄하다. 재미있는 것은 이들 모두 진보된 복지 모델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복지에 대한 투자가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콕 전 총리는 “지금 사회적 약자는 소외됐다고 느끼며 미래에 대한 희망도 잃고 있다.”면서 “포용하는 정치가 미래”라고 강조했다. 다양한 집단이 모두 합당한 몫과 혜택을 누릴 때에만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복지 국가를 위해 부채만 늘리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라며 “한국도 복지 확대와 재정 충당을 놓고 논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지만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포퓰리즘’(대중 인기 영합주의)은 한국뿐 아니라 서구 국가도 마찬가지인 만큼 언론과 시민단체 등의 감시가 중요하다고 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바다 위 특급호텔 ‘클럽 하모니’ 3박 4일 부산~규슈 노선 승선기

    바다 위 특급호텔 ‘클럽 하모니’ 3박 4일 부산~규슈 노선 승선기

    1980년대 중반 미국 TV시리즈 ‘러브 보트’(The Love Boat)가 국내에 방송됐다. 우리나라 제목은 ‘사랑의 유람선’. 배에 커다란 수영장이 있고, 그 주변에서 사람들이 일광욕을 하거나 바에 앉아 음료를 마신다. 밤마다 한껏 멋을 내며 파티를 하기도 한다. 기항지 도시 관광에 나서거나 배 안에서 여유로운 휴식도 취한다. 독신 남녀의 야릇한 사랑 이야기는 양념.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환상이 샘솟는 시간이다.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하려면 지중해에 가야 하나 생각했다. ‘클럽 하모니’호에서라면 그 시절의 환상이 어느 정도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Day1> 입 안에서 살살 녹는 캐비아·한우 안심 정찬 부산 영도 국제크루즈터미널에서 출국 수속을 끝내고 나가니 ‘클럽 하모니’호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핀란드에서 건조한 2만 5558t급 쇄빙선을 1989년부터 1년 이상 시간을 들여 크루즈선으로 개조했다. 1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는 이 배는 이탈리아에서 운항하다 지난해 한국에 들어와 ‘첫 한국 국적 크루즈선’이라는 영예를 얻었다. 계단을 올라 들어선 4층 로비는 4성급 호텔 수준이다. 객실 383개는 11.6~19.8㎡ 규모로 3~5·7층에 분산돼 있다. 2~9층에는 병원과 레스토랑, 클럽, 바, 뷔페, 카페, 극장, 사진관, 헬스클럽, 스파, 키즈카페 등 별별 것들이 다 들어와 있다. 가히 ‘바다를 떠다니는 호텔’ 그 자체다. 창밖이 어둑어둑해진 오후 6시 30분. 배가 항구를 천천히 벗어난다. 생수통에 담긴 물이 살짝 찰랑거린다. 바다가 보이는 곳(오션뷰 룸)이라 약간 흔들림이 있다. 예민한 사람이라면 중간에 있는 방(인사이드 룸)이 낫다고 한다. 이 크루즈선이 ‘호텔 수준’임을 실감시키는 건 역시 정찬이다. 저녁 식사는 5층 크리스탈로 레스토랑과 7층 뷔페식당에서 할 수 있다. 선상신문에 나온 메뉴를 확인하고 적어도 한 번은 정찬을 먹어 볼 것을 권한다. 전복 새우 냉채-해산물 꼬치와 메로 소갈비구이 약밥(첫날), 아보카도 캐비아-거위간 라비올리-메로구이 해산물 스프-한우 안심구이(둘째 날) 등 고급스러운 구성이다. 서울 시내 호텔에서 먹었다면 10만~15만원은 훌쩍 넘길 법하다. Day2> 첫 도착지 나가사키 원조 짬뽕 맛보자 조식 역시 뷔페와 한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날 아침으로 준비된 한식 메뉴 육개장은 식사 시간 30분 전에 동이 나 버렸다. 그만큼 맛이 빠지지 않는다. 아침 식사를 끝냈다면 슬슬 나가사키 탐방에 나서 보자. 일본 전체로 봤을 때 서쪽 끝인 위치한 지리적 특성으로 한반도와 중국은 물론 17세기에는 포르투갈, 네덜란드와 교류한 교통 요충지다. 유럽형 건물이 곳곳에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래도 일단 나가사키는 ‘짬뽕’이다. 원조집인 ‘시카이로’(四海?) 항구 근처에 있다. 113년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당시 중국 유학생들이 양이 적은 일본식 식사가 불만이라고 하자 남은 재료를 몽땅 넣어 풍성하게 만든 것이 시초가 됐다. 우리나라 짬뽕과 많이 다르다. 국물이 멀겋고 칼칼하지도 않다. 시카이로 근처 구라바엔(Glover園)은 19세기 중·후반에 형성된 외국인 마을로, 나가사키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다. ‘비밀의 정원’이라 불릴 만큼 큰 정원 사이에 아기자기한 서양 건축물이 조화롭게 들어서 있다. 푸치니의 오페라로 유명한 ‘나비부인’의 배경이 된 이유를 알 만하다. 조금 진지한 분위기로 전환한다면 원폭자료관을 꼭 가보길 권한다. 1945년 8월 원자폭탄이 투하되기 전 나가사키의 역사와 모습, 폭발 시간인 오전 11시 2분을 가리키며 멈춘 괘종시계, 찌그러진 소방용 망루, 남쪽 벽만 남은 우라카미 성당, 파편·고열·방사선 등으로 상처 입은 민간인의 사진과 옷가지 등 피해 현장을 그대로 담아냈다. 일본 초중고 의무교육 과정으로 이곳을 방문한 학생들은 한결같이 “아무런 죄 없는 사람들이 왜 당했나.”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일제강점기를 겪은 우리 처지에서는 일본 역사 교육의 현재를 절절하게 느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Day3> 세련된 후쿠오카서 즐기는 여유로운 쇼핑 일본인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로 꼽힌다는 후쿠오카는 서울과 비슷한 모양새다. 서북에서 남동으로 가로지르는 나카가와(那珂川)를 중심으로 서쪽(옛 후쿠오카)은 사무라이가 살던 부촌, 동쪽(하카타)은 상인 도시였다. 서쪽 끝에는 후쿠오카 타워(234m)와 호주에서 공수한 모래로 만든 모모치 해변이 있다. 힐튼호텔과 번쩍거리는 후쿠오카 야후 재팬 돔, 젊은이들이 결혼식장으로 선호한다는 마리존 등 부유하고 한적한 분위기를 풍긴다. 동쪽으로 옮겨 갈수록 시내는 번화해진다. 나카가와와 하카타강이 만나는 곳에 있는 캐널시티는 복합 쇼핑몰로, 정통 규슈라멘을 맛볼 수 있는 라멘스타디움(5층)을 비롯해 상점, 극장, 호텔, 식당 등이 즐비하다. 최근 새롭게 부상하는 쇼핑 메카는 하카타역을 중심으로 한큐백화점, 아무 플라자가 있는 하카타 시티다. 후쿠오카 토산품인 명란젓부터 온갖 캐릭터 상품, 명품 브랜드 등이 가득하다. 이 번화가에서 남쪽으로 한참 떨어진 곳에 학문의 신, 스기와라 미치자네를 모셨다는 ‘다자이후텐만구’(太宰府天?宮)가 있다. 매주 주말, 특히 대입시험 기간에 일본 각지에서 수험생과 부모가 찾아와 인산인해를 이룬다. 궁으로 가는 길목에는 스기와라의 시신을 옮겼다는 소 동상이 있다. 신화를 좋아하는 일본은 이 소에도 영험한 힘을 주었다. 소머리를 만진 손을 자신의 머리에 비비면 머리가 좋아진다나. 그래서 소머리가 반들반들해졌다. Day 4> 영화처럼 화려한 드레스 입고 볼룸댄스 운영선사인 하모니크루즈의 신재희 사장은 이 크루즈 여행을 두고 이렇게 표현했다. “행복한 놀라움과 친숙한 새로움이 키워드입니다. 즐거움과 재충전의 시간을 동시에 즐길 수 있을 겁니다.” 역시나 그렇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다 소화하기에 3박 4일은 다소 짧아 보인다. 매일 밤 바에서는 뉴올리언스 재즈를 들려주는 ‘빅 밴드’ 공연이 열린다. 극장에서는 여성 그룹 ‘메리 지’가 아이돌 그룹의 춤과 노래를 선사하고, 클럽에서는 ‘케이걸스’가 신나는 분위기를 이끈다. 남성은 정장, 여성은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볼룸댄스를 배우기도 한다. 8층에서는 운동을, 9층에서는 스파를 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면세점에서 담배와 주류만 살 수 있는데 3월 중순에는 모든 제품 입점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제 날이 따뜻해지면 갑판에 있는 수영장과 자쿠지에 몸을 담글 수 있게 될 것이다. 시내 관광을 하지 않는 승객들을 위해 오후 프로그램을 대폭 추가한다니 시간을 더 쪼개야 할 듯하다. 효도 관광도 좋고 가족 여행도 좋다. 친구들끼리 추억을 남기기에도 충분한 크루즈 여행이 눈앞에 확실히 열렸다. 글 사진 후쿠오카·나가사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알고 타면 더 재미있는 크루즈 ▲부산역에서 출항지인 부산 영도 국제크루즈터미널까지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있다.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사이에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소요 시간은 30분. (051)405-6154. ▲먼저 수하물 검사소에서 짐을 부친 뒤 터미널에서 입국 수속을 한다. 수속은 오후 12시부터. ▲선상카드와 선상신문은 꼭 챙기는 것이 좋다. 선상에선 카드가 결제 수단이다. 하루 일정을 담은 4쪽짜리 선상신문도 매일 확인하자. 오전에 방마다 배달해준다. 4층 로비 데스크에도 비치돼 있다. ▲‘하모니 크루즈’의 강점이라면 시내 관광 일정이 비교적 다양하고 여유롭다는 것이다. 나가사키의 관광의 경우 시내 관광과 온천, 17세기 네덜란드 거리를 재현한 하우스텐보스 등 3개 코스가 준비돼 있다. 관광 요금은 성인 기준으로 10만~15만 6000원이 추가된다. ▲나가사키에서는 짬뽕만큼 유명한 것이 카스텔라다. 달달하며 간혹 설탕 알갱이도 씹힌다. ‘후쿠사야’(福砂屋)는 무려 400년 가까운 역사를 지녔다. ‘나가사키도’(長崎堂)와 ‘분메이도’(文明堂)도 상당히 유명하다. ▲후쿠오카 시내 관광은 온천 포함 여부에 따라 두 종류로 나뉘며 비용은 10만~12만원이다. 항구에서 시내까지 다소 거리가 있어 자유여행보다는 옵션투어가 나을 수 있다. ▲하모니크루즈는 첫 출항 완판을 기념해 2월 말까지 진행하던 운항 요금 이벤트를 4월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3박 4일’과 ‘4박 5일’ 상품 가격을 인사이드룸의 경우 44만 9000원, 오션뷰는 49만 9000원, 발코니 뷰는 117만 9000원으로 통일했다. 이 요금제는 3월 중순에 추가로 취항하는 인천-제주-규슈(나가사키·후쿠오카)-부산 구간도 동일하다. 1600-1073.
  • ‘불만합창’ 스트레스 날려요

    ‘불만합창’ 스트레스 날려요

    “과장님~ 퇴근은 언제 하나요. 김주임~ 나도 지금 눈치를 본단다. 청장님~ 소통은 언제 하나요. 왜 그래~ 소통은 항상 했단다. 오늘도 달리고~달리고~달리고~달리고. 살리고~살리고~살리고~살리고. 뛰어라~현장 열두 바퀴~♬~.” ●노래 만들어 구청장에 불만 호소 지난 16일 충남 서천군 서울시 공무원연수원 강당. 댄스그룹 노라조의 대표곡 ‘슈퍼맨’의 경쾌한 리듬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서대문구 공무원 25명이 머리에는 수건을, 등에는 보자기를 둘러쓰고 춤과 노래를 뽐냈다. 우스꽝스러운 복장에도 불구하고 가사 내용은 의외로 과도한 업무와 소통 부재를 꼬집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에 대한 ‘불만’이 대부분이었다. 구청장이 무대 앞에서 눈을 부릅뜬 채 지켜보고 있지만 직원들은 전혀 기죽지 않고 악착같이 목청을 높였다. 잇따르는 불만 제기에 화날 법도 하건만 문 구청장은 오히려 무대로 뛰어들어 춤을 선보였다. 문 구청장은 “직원들이 생각하는 불만을 여과 없이 듣고 소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는 취지로 행사를 직접 마련했다.”고 말했다. ●50대 동장부터 20대 초임까지 활기 서대문구는 지난 15~17일 서울시 공무원연수원에서 기존의 형식을 완전히 탈피한 새로운 워크숍을 선보였다. 직원 700여명이 참석했다. 불만을 마음껏 토로하고 대안을 찾아보자는 이른바 ‘불만해소 페스티벌’로 주입식 교육 위주의 워크숍을 바꿔보자는 의미에서 구 시민감사옴부즈맨으로 활동하고 있는 송창석 희망제작소 부소장이 낸 아이디어였다. 불만해소 합창단은 2005년 핀란드와 독일의 예술가들이 처음 창안해 2005년 영국 버밍엄에서 시작됐다. 직원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처음에는 불만을 구청장 앞에서 얘기하는 것 자체를 꺼려했지만 소통에 목마른 듯 각자 조를 짜고 노래 가사를 만드는 과정에 적극 뛰어들었다. 퇴직을 앞둔 50대 동장부터 20대 초임 직원까지 직급 구분 없이 마음껏 의견을 개진하고 대안을 모색했다. 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은 “처음에는 껄끄럽기도 했지만 직급과 직종, 직위 경계를 허물고 대화를 해 기뻤다.”고 말했다. 송 부소장은 “공무원 사회에 소통의 장이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그리스 두번째 ‘미션 임파서블’

    21일(현지시간)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가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하면서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이라는 뇌관이 일단 제거됐다. 다음 달 11일까지 민간채권단의 국채교환이 마무리되면 그리스는 다음 달 20일 만기가 돌아오는 145억 유로(약 21조 5700억원)의 국채를 무리 없이 상환할 수 있게 된다. 이제 공은 구제금융 조건을 이행해야 하는 그리스로 넘어갔다. 하지만 2010년 1차 구제금융 때도 약속했던 긴축목표를 지키지 못했던 그리스가 이번 지원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는 4월에는 루카스 파파데모스 총리가 이끄는 과도 연정을 교체할 총선도 예정돼 있어 긴축 이행이 쉽사리 이뤄지진 않을 전망이다. 당장은 유럽 정치인들을 설득하는 게 급하다. 13시간 넘는 마라톤 회의를 거쳐 타결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안은 유로존 각국 의회의 비준을 거쳐야 한다. 23~24일 핀란드, 27일 독일, 28~29일 네덜란드 의회에서 표결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남유럽 지원에 대한 반감이 큰 북유럽 국가, 특히 독일과 네덜란드, 핀란드 등은 그리스의 긴축 능력에 회의적이라 통과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얀 케이스 드 예거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회의 직전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등 트로이카가 아테네에 상주하면서 3개월마다 한 번씩이 아니라 영구적으로 그리스를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스의 자생력에 대한 시장의 불신도 해소해야 한다. 그리스에 돈을 대주는 트로이카 자체도 그리스의 부채 감축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 로이터가 입수한 EU 내부 문건에 따르면 트로이카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그리스의 부채 비율이 201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78%로 정점에 이르렀다가 2020년 16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까지 GDP 대비 120.5%의 부채 비율을 지켜야 한다는 목표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그리스가 구조조정과 민영화 등 개혁작업을 계속 지연시키면 경기가 더욱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그리스는 245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수혈받아야 한다. 구제금융 조건으로 앞으로 수개월간 그리스 정부는 더 강퍅해진 긴축안을 추진해야 한다. 그리스 국민들이 이를 어디까지 감내해 줄지, 새 정권이 이에 맞서 어느 정도 긴축 이행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마리 디론 영국 옥스퍼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는 유로존 정부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자국 국민이 수용할 더 강화된 긴축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면서 “하지만 총선에서 선출된 새 정권이 두 목표를 성사시키기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그룹에서는 특별계정으로 구제금융 일부를 관리하자는 독일의 제안과 개혁 이행을 감독할 EU 집행위원회와 유로존 전문가의 상주도 포함돼 있어 ‘경제주권 침해’에 대한 국민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국제 사회는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한 실탄 확충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24~26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IMF 확충 방안이, 다음 달 1~2일 EU 정상회의에서는 영구적인 구제금융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의 대출 여력 확대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삼성전자, LTE 기술특허도 ‘글로벌 톱 3’

    삼성전자, LTE 기술특허도 ‘글로벌 톱 3’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시장에서 2분기 연속 세계 1위를 지킨 삼성전자가 LTE 기술특허 경쟁에서도 핀란드 노키아, 미국 퀄컴 등과 3강 구도를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분야의 특허 전쟁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차세대 핵심 기술인 LTE 알짜 특허를 다수 확보하고 있어 향후 스마트폰 경쟁에서도 승기를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글로벌 컨설팅그룹 톰슨 로이터와 글로벌 특허평가 전문업체 아티클원파트너스(AOP)가 공동으로 분석해 발표한 ‘LTE 필수 표준특허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LTE 특허 경쟁력에서 노키아와 퀄컴, 삼성전자가 나란히 1~3위를 차지했다. 이번 보고서는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특허 총괄 책임자를 지낸 마셜 펠프스의 주도로 진행됐다. 유럽전기통신표준협회(ETSI)에 등록된 3116건의 LTE 특허들에 대해 경쟁력을 평가한 뒤 가중치를 부여해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특허 출원 숫자는 퀄컴이 454건으로 가장 많았다. 노키아(396건)와 인터디지털(302건), 에릭슨(287건), 삼성전자(284건)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표준특허와의 관련성과 특허 유효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경쟁력 점유율 면에서는 노키아(18.9%)와 퀄컴(12.5%)이 1·2위를 기록했고, 삼성전자가 12.2%로 3위를 차지했다. 개별 특허의 수만 놓고 볼 때 5위에 불과했던 삼성전자가 특허의 참신성과 기술적 연관도를 고려한 재평가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다른 업체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알짜 기술’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노키아와 퀄컴, 삼성전자 등 상위 3개사를 합산한 특허 경쟁력 점유율 수치가 43%를 넘어 앞으로 LTE 특허 시장에서도 이들 업체의 영향력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삼성전자의 경우 글로벌 정보기술(IT) 전문업체인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의 조사 결과 지난해 글로벌 LTE폰 시장에서 260만대를 판매하며 1위에 올랐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78만대의 LTE폰을 판매해 국내 전체 시장(118만대)의 60%가량을 차지하는 등 LTE 하드웨어 기기와 특허기술 확보 등 LTE 관련 모든 분야에서 최정상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펠프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운영하는 IT 전문지 ‘올싱스디’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LTE 분야에서) 지적재산권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면서 “특허가 없다면 이를 선점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사에도 드러나듯) 삼성전자는 단말기와 시스템, 기술을 고루 갖춘 LTE 토털 솔루션 업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면서 “이번 특허 경쟁력 조사에서도 높은 순위에 오른 만큼 앞으로 더욱더 본격화될 LTE 시장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덴마크 공주 가슴 훔쳐보다 ‘딱걸린’ 대통령 남편

    덴마크 공주 가슴 훔쳐보다 ‘딱걸린’ 대통령 남편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의 남편이 덴마크 공주의 가슴을 뚫어지게 쳐다보다 걸리는(?) 영상이 뒤늦게 공개돼 화제다. 지난달 코펜하겐에서 열린 덴마크 여왕 주최의 저녁 만찬에 참석한 핀란드의 ‘퍼스트 젠틀맨’ 팬디 아르야라비(63)는 덴마크 메리 공주와 나란히 앉아 행사에 참석했다. 여왕이 참석한 엄숙한 만찬장의 분위기 속에서 아르야라비의 엉뚱한 행동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가슴이 패인 검은 드레스를 입은 공주의 가슴을 뚫어지게 쳐다본 것. 이같은 행동은 몇초간 지속됐고 이상한 시선을 느낀 메리 공주가 쳐다보자 야르야라비는 재빨리 시선을 천정으로 돌렸다. 이 장면은 촬영된 영상을 통해 뒤늦게 공개돼 전세계 언론에 퍼져 인기있는 해외토픽 소재가 됐다. 일부 현지언론들은 “아르야라비가 공주의 가슴이 아닌 목걸이를 쳐다보다 실패(?)한 것 같다.”고 아르야라비를 옹호(?)하기도 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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