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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음악 거장 펜데레츠키 온다…후계자 류재준과 함께

    현대음악 거장 펜데레츠키 온다…후계자 류재준과 함께

    현존하는 현대음악의 거장 크시슈토프 펜데레츠키(80)가 온다. ‘폴란드의 음악 대통령’으로 추앙받는 펜데레츠키의 탄생 8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제가 올해 폴란드, 핀란드, 중국 등 세계 곳곳에서 펼쳐진 가운데 한국에서도 그의 음악을 만끽할 수 있는 무대가 펼쳐진다.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IBK챔버홀 등에서 열리는 서울국제음악제다. 바이올린으로 음악에 첫발을 내디딘 펜데레츠키는 1958~1959년 바르샤바 작곡가 콩쿠르에서 1~3위를 모두 휩쓸며 작곡가로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그의 작품은 실존에 대한 묵직한 성찰을 담은 것으로 유명하다. 삶과 죽음, 선과 악, 고통과 죄의식, 원죄와 구원 사이의 경계를 탐구하는 그의 주제 의식이 담긴 대표작으로는 히로시마 희생자를 위한 애가(1960년), 성 누가 수난곡(1965년), 예루살렘 7개의 문(1995~1996년) 등이 꼽힌다. 이번 음악제에서는 ‘스승과 제자와의 만남’이 특히 주목된다. 펜데레츠키와 그가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한 제자 류재준 작곡가의 곡이 한 데 어우러지는 무대가 오는 18~19일 ‘거장과 그의 후계자’라는 타이틀로 이틀간 마련된다. 서울바로크합주단이 합류하는 18일에는 펜데레츠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2번, 류재준의 첼로협주곡 2번이 연주된다. 실내악 특별공연으로 꾸며지는 19일에는 펜데레츠키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과 류재준의 클라리넷 소나타 등이 예정돼 있다. 양일 공연에서는 류재준 작곡가도 무대로 나와 관객들과 인사를 나눌 예정이다. 20일에는 뉴욕타임스로부터 ‘20세기 마지막 걸작’이라는 찬사를 받은 ‘교향곡 7번-예루살렘 7개의 문’이 연주된다. 펜데레츠키가 지휘하고 KBS교향악단과 국립합창단, 서울시립합창단 등 400여명의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라 대작의 장엄함과 숭고미를 빚어낼 예정이다. 1만~10만원. 1544-5142.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사설] 여전히 부패의 늪에서 허우적대는 한국사회

    이명박 정부 때 떨어지기 시작했던 우리나라 청렴도가 박근혜 정부 들어서도 하락했다. 3년 연속 순위 하락이다. 어제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13년 부패인식지수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지난해 176개국 중 45위에서 올해는 177개국 중 46위로 한 단계 떨어졌다. 독립적 반부패기관의 복원, 검찰개혁 등 반부패정책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어야 할 때다.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는 2011년 네 단계, 2012년 두 단계 추락한 데 이어 3년 연속 뒷걸음질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34개국 중에서도 지난해와 같은 27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부패인식지수는 공무원과 정치인 사이에 부패가 어느 정도 존재하는지에 대한 인식의 정도를 말한다. 조사대상 국가들에 거주하는 전문가를 포함해 전 세계 기업인과 애널리스트 등의 견해를 반영한다. 현 정부 들어서도 공공부문 부패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은 권력부패 현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 정부에서 추진한 4대강 사업 비리, 국정원의 대선 및 정치개입 의혹사건 등 권력형 비리는 ‘현재진행형’이다. 현 정부 들어서도 고위공직자의 도덕성 문제가 불거졌다. 국무총리 후보자와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비리혐의로 낙마했고, 법무부차관은 성 접대 동영상 문제로 사퇴했다. 원전납품 비리로 원전 가동이 연거푸 중단되면서 국민들은 여름 무더위를 몸으로 버터야 했다. 국민의 신상정보를 함부로 들춰 보는 공권력의 사적 이용도 버젓이 자행되는 현실이다. 부패라는 악성 종양을 제거하지 않는 사회는 나락의 길로 빠질 뿐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정의와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이야기하고, 국격을 거론하려면 정부가 반성해야 한다. 덴마크, 뉴질랜드, 핀란드, 스웨덴 등 부패인식지수 순위에서 상위그룹에 나라들은 높은 투명성, 공정한 사회, 건강한 거버넌스를 갖추고 있다는 특성을 띠고 있다. 정부는 한국투명성기구가 제안한 독립적 반부패기관의 복원,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의 설치와 검찰개혁, 내부고발자 보호범위 확대, 청렴교육의 강화, 공공·기업·시민사회의 협력적 거버넌스 복원 등 반부패 강화방안을 다시 한 번 점검하기 바란다.
  • 실직도 서러운데!…“남성은 실직 길수록 빨리 늙는다”

    실직에 따른 경제적·정신적 스트레스가 노화까지 촉진하는 것일까. 남성은 실직 기간이 길어질수록 텔로미어가 짧아져 빨리 늙을 수도 있다는 안타까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오울루대학과 영국 임페리얼칼리지 런던(ICL) 공동 연구팀이 1997년 당시 수집된 핀란드 남녀 5,620명(당시 31세)의 DNA와 실직 기간 데이터를 분석하는 연구를 시행했다. 그 결과, 1994~1997년인 3년 사이 실직 기간이 2년 이상이었던 남성은 직장에 다니고 있던 남성보다 텔로미어가 2배 이상 짧은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텔로미어(telomere·말단소립)는 염색체 끝 부분에 있는 구조를 가리키는 데 그 길이를 통해 세포의 수명을 예측할 수 있다. 텔로미어 길이는 유년기와 사춘기에 경험한 과도한 스트레스와 흡연, 체중 등의 생활방식에 의해서도 좌우될 수 있으며, 제2형 당뇨병과 같은 노인성 질환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고로 이번 연구에서 여성은 남성만큼 실직의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조사대상자 가운데 장기간 실직을 경험한 여성이 너무 적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고 연구에 참여한 제시카 벅스턴 박사는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발행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 원’(PLoS One) 20일 자에 발표됐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댄스 배틀?… 춤추는 세마리 ‘아기 곰’ 포착

    야생 새끼 곰들이 동그랗게 모여 게임을 즐기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한눈에 웃음을 자아내는 이 장면은 최근 핀란드 수오미살미 인근 숲 속에서 촬영됐다. 사진 속 주인공은 다름아닌 두마리의 수컷과 한마리의 암컷 새끼 곰. 남매들로 보이는 이들 새끼 곰들이 마치 사람처럼 서로 춤(?)을 췄다는 것이 목격자의 설명이다. 사진을 촬영한 현지 체육교사 발테리 물카하이넨(52)은 “두발로 서서 앞발로 서로 툭탁거리는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았다” 면서 “그 근처에는 어미로 보이는 곰이 새끼들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얼마 후 두마리의 새끼 곰이 나무 위로 올라가자 한 마리가 남아 ‘승리의 댄스’를 췄다”며 웃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댄스 배틀? 숲에서 춤추는 세마리 새끼 곰

    야생 새끼 곰들이 동그랗게 모여 게임을 즐기는 듯한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한눈에 웃음을 자아내는 이 장면은 최근 핀란드 수오미살미 인근 숲 속에서 촬영됐다. 사진 속 주인공은 다름아닌 두마리의 수컷과 한마리의 암컷 새끼 곰. 남매들로 보이는 이들 새끼 곰들이 마치 사람처럼 서로 춤(?)을 췄다는 것이 목격자의 설명이다. 사진을 촬영한 현지 체육교사 발테리 물카하이넨(52)은 “두발로 서서 앞발로 서로 툭탁거리는 모습이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았다” 면서 “그 근처에는 어미로 보이는 곰이 새끼들을 지켜보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얼마 후 두마리의 새끼 곰이 나무 위로 올라가자 한 마리가 남아 ‘승리의 댄스’를 췄다”며 웃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정치적 돌파구 열리면 대북 경제지원 즉시 가능”

    “정치적 돌파구 열리면 대북 경제지원 즉시 가능”

    김용(54) 세계은행 총재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북한에 대한 경제 지원과 관련해 “정치적 돌파구가 열릴 경우 신속한 지원활동을 벌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곧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기에 앞서 미국 워싱턴 세계은행 본부에서 한국·일본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북한 지원과 관련, 가용한 모든 자료를 축적해놓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부친이 6·25때 탈북한 피란민 출신으로 친척들이 아직도 북한에 남아있기 때문에 북한 문제는 개인적으로 관심이 큰 사안”이라며 “북한이 세계은행에 가입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우리는 북한을 기꺼이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2012년 말 현재 188개 회원국을 두고 있으며 북한은 쿠바 등과 함께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그는 특히 “앞으로 정치적 돌파구가 열린 이후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나 한국 내 다른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 북한의 경제 상황을 정확히 평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으나 북한의 인도적 위기 상황과 북한 주민들의 고통과 관련한 보고들을 매우 세밀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경제 성장률과 관련해 “올해에는 2.8% 성장할 것으로 보지만 내년에는 3.7%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그는 지난 5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아프리카를 방문한 경험담을 소개하면서 “아프리카 각국의 지도자들, 특히 에티오피아 총리가 나에게 ‘새마을 운동’을 아느냐며 구체적 프로그램을 물어봤다”며 “이는 한국 기업들이 아프리카에 투자할 명분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거론하며 “과연 차세대 혁신가들을 훈련하기에 적합한지, 연구개발 투자는 충분한지를 한국은 스스로 반문할 필요가 있다”며 “핀란드의 교육 혁신은 한국과 일본을 비롯한 모든 나라가 참고할 만한 모델”이라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 펴낸 건축가 김정후 박사

    [저자와의 차 한잔]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 펴낸 건축가 김정후 박사

    철강대국 독일의 아이콘이던 뒤스부르크의 티센 제철소. 60만평에 이르는 이 거대한 산업유산은 1985년 문을 닫자 도시의 흉물로 전락했다. 고철 덩어리에서 흘러내리는 검붉은 녹물과 화공약품의 독성 가득한 악취는 시민들에게 ‘절망’ 그 자체로 다가왔다. 하지만 12년 뒤, 죽음의 땅은 유례없는 친환경 공원으로 거듭나 시민들을 넉넉하게 끌어안기 시작했다. 제철소의 버려진 용광로는 스킨스쿠버장으로, 철제 파이프는 미끄럼틀로, 광석 저장고는 암벽등반 코스로 변신했다. 오늘날 연간 방문객이 50만명에 이르는 뒤스부르크 환경공원의 ‘반전’이다. 건축가이자 도시사회학자로 ‘지속 가능한 도시 만들기’를 탐구해 온 런던대(UCL) 지리학과의 김정후(44) 박사가 이번엔 유럽 산업유산의 재활용에 주목했다.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10)에 이은 유럽 시리즈 3탄 격인 새 저서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돌베개)를 통해서다. ‘도시 속 도시’로 거듭난 가스 저장고(오스트리아 빈의 가소메터 시티), 유쾌한 상상력의 아지트로 탈바꿈한 수력 발전소(영국 런던의 와핑 프로젝트), 최고급 호텔로 변신한 200여년 역사의 감옥(핀란드 헬싱키의 카타야노카 호텔) 등 저자가 일일이 현장 취재한 14건의 사례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실현되기까지의 배경과 도시 관계자들의 지난한 노력 및 갈등, 변화의 의미 등이 충실히 녹아 있다. 김 박사는 산업유산에 주목한 이유에 대해 “산업화를 경험한 도시에서 생겨난 산업용 건물이 대부분 역할을 상실한 가운데 이런 시설을 허물지 않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재활용하는 데 좋은 도시를 만드는 지혜와 가능성이 담겨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산업혁명의 본산인 유럽에서는 경쟁하듯 산업유산 재생 프로젝트가 이뤄졌다. 시대가 지나며 삶의 영역 밖으로 밀려났던 건물, 시설들이 시민들의 일상으로 다시 성큼 들어오기까지 가장 필요한 조건은 무엇이었을까.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핵심이었습니다. 도시마다 정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 버려진 건물을 헐지 않고 재활용하겠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반대했죠. 특히 파리의 철도, 빈의 가스 저장고, 뒤스부르크의 제철소 등은 막대한 부지만 차지하고 도시의 흉물로 전락했기 때문에 시민들은 하루빨리 이를 없애고 재개발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 당국과 전문가들은 머리를 맞대고 산업유산이 훌륭하게 재활용될 수 있음을 시민들에게 치열하게 설득했습니다.” 산업유산의 성공적인 재활용이 도시와 시민들에게 가져다준 혜택, 일깨워준 가치는 해당 도시의 장소성과 역사성의 복원이라고 저자는 짚어낸다. “도시의 역사와 전통을 기억하게 만듦으로써 시민들에게 도시에 대한 향수와 자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설명이다. 탄광촌을 개조한 영국 더럼의 비미시 박물관이 탄광업의 쇠락으로 고향을 떠난 사람들을 다시 불러모은 사례 등이 그렇다. “도시는 다양한 세대의 삶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진 예술품입니다. 산업유산에 담긴 이전 세대의 삶, 시간의 켜와 흔적을 살리면서 우리 시대에 맞는 새 기능을 부여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진 지속 가능하고 풍요로운 삶의 환경이죠.” 김 박사는 “우리 역시 선유도 공원, 윤동주 문학관 등 산업용 시설을 도시의 훌륭한 재산으로 되돌렸듯 더 늦기 전에 언제 헐릴지 모를 산업유산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 펴낸 건축가 김정후 박사

    [저자와의 차 한잔]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 펴낸 건축가 김정후 박사

    철강대국 독일의 아이콘이던 뒤스부르크의 티센 제철소. 60만평에 이르는 이 거대한 산업유산은 1985년 문을 닫자 도시의 흉물로 전락했다. 고철 덩어리에서 흘러내리는 검붉은 녹물과 화공약품의 독성 가득한 악취는 시민들에게 ‘절망’ 그 자체로 다가왔다. 하지만 12년 뒤, 죽음의 땅은 유례없는 친환경 공원으로 거듭나 시민들을 넉넉하게 끌어안기 시작했다. 제철소의 버려진 용광로는 스킨스쿠버장으로, 철제 파이프는 미끄럼틀로, 광석 저장고는 암벽등반 코스로 변신했다. 오늘날 연간 방문객이 50만명에 이르는 뒤스부르크 환경공원의 ‘반전’이다. 건축가이자 도시사회학자로 ‘지속 가능한 도시 만들기’를 탐구해 온 런던대(UCL) 지리학과의 김정후(사진·44) 박사가 이번엔 유럽 산업유산의 재활용에 주목했다. ‘유럽건축 뒤집어보기’(2007), ‘유럽의 발견’(2010)에 이은 유럽 시리즈 3탄 격인 새 저서 ‘발전소는 어떻게 미술관이 되었는가’(돌베개)를 통해서다. ‘도시 속 도시’로 거듭난 가스 저장고(오스트리아 빈의 가소메터 시티), 유쾌한 상상력의 아지트로 탈바꿈한 수력 발전소(영국 런던의 와핑 프로젝트), 최고급 호텔로 변신한 200여년 역사의 감옥(핀란드 헬싱키의 카타야노카 호텔) 등 저자가 일일이 현장 취재한 14건의 사례에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실현되기까지의 배경과 도시 관계자들의 지난한 노력 및 갈등, 변화의 의미 등이 충실히 녹아 있다. 김 박사는 산업유산에 주목한 이유에 대해 “산업화를 경험한 도시에서 생겨난 산업용 건물이 대부분 역할을 상실한 가운데 이런 시설을 허물지 않고 독특한 아이디어로 재활용하는 데 좋은 도시를 만드는 지혜와 가능성이 담겨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산업혁명의 본산인 유럽에서는 경쟁하듯 산업유산 재생 프로젝트가 이뤄졌다. 시대가 지나며 삶의 영역 밖으로 밀려났던 건물, 시설들이 시민들의 일상으로 다시 성큼 들어오기까지 가장 필요한 조건은 무엇이었을까.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과정과 창의적 아이디어가 핵심이었습니다. 도시마다 정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 버려진 건물을 헐지 않고 재활용하겠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구성원들이 반대했죠. 특히 파리의 철도, 빈의 가스 저장고, 뒤스부르크의 제철소 등은 막대한 부지만 차지하고 도시의 흉물로 전락했기 때문에 시민들은 하루빨리 이를 없애고 재개발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시 당국과 전문가들은 머리를 맞대고 산업유산이 훌륭하게 재활용될 수 있음을 시민들에게 치열하게 설득했습니다.” 산업유산의 성공적인 재활용이 도시와 시민들에게 가져다준 혜택, 일깨워준 가치는 해당 도시의 장소성과 역사성의 복원이라고 저자는 짚어낸다. “도시의 역사와 전통을 기억하게 만듦으로써 시민들에게 도시에 대한 향수와 자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설명이다. 탄광촌을 개조한 영국 더럼의 비미시 박물관이 탄광업의 쇠락으로 고향을 떠난 사람들을 다시 불러모은 사례 등이 그렇다. “도시는 다양한 세대의 삶이 함께 어우러져 만들어진 예술품입니다. 산업유산에 담긴 이전 세대의 삶, 시간의 켜와 흔적을 살리면서 우리 시대에 맞는 새 기능을 부여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옛것과 새것이 어우러진 지속 가능하고 풍요로운 삶의 환경이죠.” 김 박사는 “우리 역시 선유도 공원, 윤동주 문학관 등 산업용 시설을 도시의 훌륭한 재산으로 되돌렸듯 더 늦기 전에 언제 헐릴지 모를 산업유산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사설] 전방위 ‘SAT 사기’ 국가 망신이다

    미국 대학입학자격시험(SAT) 기출문제를 불법으로 유통한 전문 브로커 등 20여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제 검찰 발표에 따르면 이들 중엔 미국 괌에서 치러진 SAT 시험장에 카메라를 갖고 들어가 문제를 촬영하는가 하면 국내시험에선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문제를 암기해 오도록 한 뒤 복원해 강의에 활용한 학원 운영자도 있다. 판매 브로커까지 활개를 치고 있다. 기출문제는 비공개 문제의 경우 최고 30만원대에 거래됐다고 한다. 그야말로 전방위 ‘SAT 사기’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 돈벌이를 해온 셈이다. 한국은 이미 SAT와 미국 대학원입학시험(GRE), 토플 등을 주관하는 미국 교육평가원(ETS)으로부터 ‘요주의 국가’로 지목돼 있다. 그럼에도 SAT비리가 이어지고 있으니 국가의 격마저 손상을 입을 지경이다. 지난해 한국은 세계 최대 교육기업인 피어슨이 실시한 ‘세계 교육강국’ 연구조사에서 1위 핀란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한국 교육을 배우자”고 말한다. 그러나 좀처럼 근절되지 않는 SAT부정 문제는 우리가 과연 교육강국이고 롤모델이 될 자격이 있는지 따져보게 한다. 우리는 여전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명문대학에 들어가 입신양명하겠다는 전근대적인 출세지향주의 사회에 살고 있는지 모른다. 종종 상궤를 벗어나는 이상(異常) 교육열도 그런 배경에서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그로 인해 발생하는 선의의 피해자다. 벌써부터 한국 학생의 SAT 성적에 대해 색안경을 끼고 보려는 대학이 생겨나고 있다고 한다. 온갖 수법으로 국제적 부정행위를 서슴지 않은 학원들을 철저히 단속하고 관련 학부모와 학생까지 책임을 물어 엄벌해야 한다. 현행법상 비리에 연루된 학원에 대한 징계는 90일 영업정지 처분이 고작이다. 강사들만 가벼운 처벌을 받을 뿐 학원들은 오히려 ‘약발 있는’ 학원으로 더 큰 명성을 누린다.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SAT문제 유출학원 퇴출 등의 내용을 담은 ‘SAT교습학원 정상화대책’을 내놓았지만 당국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다. 시민단체를 포함한 전 사회가 나서 ‘비리학원’이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불침번을 서야 한다.
  • [기고] 키르기스스탄에서 문화도시 광주에게/아크마탈리예브 아브딜라잔 칭기즈아이토마토브 어문학연구소장

    [기고] 키르기스스탄에서 문화도시 광주에게/아크마탈리예브 아브딜라잔 칭기즈아이토마토브 어문학연구소장

    한국 사람들에게는 아직 낯선 중앙아시아 내륙의 키르기스스탄. 중앙아시아의 스위스라고 부르는 이곳이 내 고향이다. 키르기스스탄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이식쿨 호수’가 대표적인 관광지인데, 크기가 제주도의 3배 정도다. 오래전 사람들이 살던 도시가 있었다는 이식쿨 호수에는 다음과 같은 설화가 내려오고 있다. “옛날에 잔인한 왕이 살고 있었다. 어느 날 그는 굉장히 아름다운 한 소녀를 보고 사랑에 빠져 그녀를 납치하였다. 잔인한 왕은 그녀를 궁에 데리고 왔으나 소녀에게는 이미 사랑하는 청년이 있었다. 왕이 아무리 달래고 환심을 사려고 해도 소녀는 오직 청년만을 사랑했고, 왕으로부터 달아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소녀는 결국 창밖으로 뛰어내렸다. 그러자 성곽이 무너지고 골짜기에서 물이 쏟아져 나왔다. 물은 마을을 집어삼키고 가득 차서 결국 호수가 되었다.” 이 설화를 비롯해 아시아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전해온다. 신화, 전설, 구전과 풍습 등 아시아의 이야기 소재는 무궁무진하다. 그런 아시아 이야기를 발굴하기 위한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바로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스토리텔링 문화협력 사업이 그것이다. 아시아 각국의 이야기를 소재로 독창적인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는 향후 국립 아시아문화전당에 기록화된다. 필자는 중앙아시아 5개국 중 키르기스스탄의 대표로, 2012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부터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위원에 위촉되는 영광을 안았다. 완공 후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찾게 될 이용자에서 조성 과정에 직접 뛰어들어 참여자가 된 것이다. 특히 ‘아시아스토리텔링위원회’는 한국·중앙아시아의 신화·설화·영웅서사시를 연구·보존하는 역할을 한다. 전통문화유산을 관념화하는 것이 아닌 현 세대의 아시아인이 공감하고 향유할 수 있는 ‘스토리’로 만들어내게 된다. 최근 상업 광고에서부터 영화, 음악, 게임 그리고 관광에 이르기까지 스토리텔링은 모든 것의 중심에 있다. 누구에게나 친숙한 산타클로스 마을(핀란드)을 비롯하여 소설 반지의 제왕의 영화화(뉴질랜드), 그리고 한국에서는 삼국통일 후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수장된 문무대왕릉 등이 모두 스토리텔링 사례들이다. 어문학 연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아시아각국의 고문화는 매우 흥미로운 주제이다. 특히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는 연혁적으로 고대 백제에서부터 근현대의 5·18을 겪기까지 한때 아시아의 가교 역할을 하며 국제적 명성을 떨치기도 하고, 민주화 과정을 겪으며 성장해 왔다. 독일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어떤 철학도 의미의 강렬함과 풍부함이란 측면에서 적절하게 서술된 이야기와 비교될 수 없다”고 했다. 나 역시 섣부른 개념보다 풍부한 이야기를 통한 아시아문화의 스토리텔링 힘을 믿는다. 그런 의미에서 아시아문화전당은 2014년 완공 이후 다양한 문화협력과 협업으로 성공적인 문화결과물을 이루어내는 ‘문화의 집’으로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안에서 시민-문화·예술계-국가 간 교류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 역할은 성공할 수 없다. 너와 나의 이야기를 나누듯, 아시아문화의 교류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에서 꽃 피울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 핀란드 미녀 따루의 반려동물은 우럭? “사람들이 매운탕 얘기하면 때리고 싶어”

    핀란드 미녀 따루의 반려동물은 우럭? “사람들이 매운탕 얘기하면 때리고 싶어”

    핀란드 미녀 따루의 반려동물이 우럭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MBC는 반려동물 1000만 시대를 맞아 ‘다큐스페셜-사람과 동물, 반려인생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반려동물과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전한다. 첫회에서 공개될 따루의 반려동물은 다름아닌 우럭. 이름은 ‘뚜루’다. 따루가 운영하는 주막에 횟감으로 들어온 뚜루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따루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후 따루는 우럭에 ‘뚜루’라는 이름을 붙여줬고 매일 함께 대화하며 친구가 되었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뚜루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따루는 뚜루를 따뜻한 날 좋은 곳에 묻어주기 위해 아직도 냉동실에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루는 제작진과 인터뷰에서 “가끔 사람들이 농담을 해요. 뚜루가 죽었으니까 매운탕 맛있겠다고. 그럼 저는 때리고 싶어요. 어떻게 가족을 갖고 매운탕을 먹는 생각을 할 수 있어요. 그럴 순 없잖아요”라고 털어놨다. 따루 외에도 방송에서는 가수 이효리가 구조한 고양이들의 새끼인 타쉬와 래쉬를 키우는 디자이너 스티브J와 요니P, 몸이 불편한 권용섭 할아버지를 대신해 심부름을 했던 진돗개 진돌이의 사연 등이 공개될 예정이다. ‘북극의 눈물’을 연출한 조준묵PD와 ‘아마존의 눈물’의 김현철PD가 의기투합한 이 프로그램은 18일 오후 11시 15분에 방송된다. 내레이션을 맡은 배우 김효진이 녹음 도중 눈물을 흘렸다고 MBC 측은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개가 인간 친구가 된 때는 1만 9000년 전 유럽”

    “개가 인간 친구가 된 때는 1만 9000년 전 유럽”

    인간의 가장 오랜 동물 친구인 개의 기원이 최소 1만 9000년 전 유럽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마디로 당시 유럽에 거주한 인류가 늑대를 잡아 개로 길들였다는 주장으로 기존 중국 양쯔강 남부가 기원이라는 유력한 이론을 뒤집었다. 이같은 학설은 최근 핀란드 투르크 대학 등 국제 공동연구팀의 미토콘드리아 DNA 분석 결과 드러났다. 그간 개의 기원에 대한 논란은 다양하게 제기되어 왔지만 언제 어디서 인류가 늑대를 잡아 ‘친구’로 만들었는지는 속시원히 밝히지 못했다. 그 이유는 늑대와 개의 화석이 매우 유사해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 연구팀은 이를 밝히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발견된 18종의 선사시대 늑대와 갯과(科) 동물 화석의 유전자 분석을 시도해 현재의 개 및 늑대와 비교했다. 그 결과 오늘날의 개 유전자가 가장 비슷한 것은 독일에서 발견된 두 종의 갯과 화석인 것으로 드러났다. 논문의 선임저자 투르크 대학 올라프 탈만 교수는 “이 독일 갯과 화석은 각각 1만 4700년 전, 1만 2500년 전으로 분석돼 유전자 변형을 고려하면 개의 가축화는 약 1만 9000년~3만 년 전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 유럽인들이 개를 길들인 주역이 확실하다” 면서 “당시 인류는 개를 이용해 동물을 함께 사냥하거나 포식자로 부터 서로를 보호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14일(현지시간)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에 발표됐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열린세상] 창조경제를 다시 생각해 본다/백만기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장

    [열린세상] 창조경제를 다시 생각해 본다/백만기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장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백가쟁명식 논의를 거듭해 온 창조경제가 창조경제타운 오픈과 창조경제정책 추진을 위한 민관협의회 설치를 계기로 새로운 추진 동력을 얻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창조경제의 추진 방법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이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하였는데 이제는 그런 제안들의 우선순위를 따져서 실행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 된 것 같다. 창조경제에 대한 박 대통령의 지난 몇 개월간의 언급을 보면 우리가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즉, 창조경제는 과학기술 분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산업 전 분야에 걸쳐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이며 창조경제 성공의 전제는 건전한 지식생태계를 구축하고 보호하는 것이다. 우리는 전통적인 산업정책의 관점에서 새로운 창조경제를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번 정부에서도 창조경제라는 모자를 쓴 새로운 지원제도를 먼저 기대하고 이를 통해 조급히 실적을 내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을 받는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패러다임 전환이라는 것은 우리의 사회제도와 문화, 그리고 생태계를 크게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우리는 1962년 제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시작으로 압축 성장을 해나갈 때 새마을운동 등을 통해 과거의 패배주의적 관념을 떨쳐버리고 ‘하면 된다’는 정신으로 우리의 제도와 문화를 바꾸어 나갔다. 산업화 초기 단계에 ‘근면·자조·협동’이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시간 변화에 둔감한 ‘코리안 타임’ 문화가 스피드 경영에 적합한 구조로 바뀌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창조경제로의 패러다임 변화는 이제 ‘자율·창의·정열’이라는 키워드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이것은 미래창조과학부 일개 부처의 힘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이고 과거 새마을운동에 버금가는 새로운 사회제도와 문화가 바탕이 되는 일종의 국민운동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한국을 방문한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우리에게 핵심을 찌르는 대목을 지적했다. 창조경제를 위한 정책 추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결과에 대해 말하는 것은 너무 이르며, 창조경제는 회사를 만들어 투자를 받은 후 실패하더라도 감옥에 가지 않는 즉, 실패에 대해 열려 있는 환경 조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미국 실리콘 밸리의 성공 비결은 실패한 기업인들을 모아서 재도전할 수 있는 생태계가 조성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핀란드의 로비오는 2003년에 벤처기업으로 출발했지만 51번의 실패 끝에 52번째로 내놓은 앵그리버드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성공할 수 있었던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대경제연구원의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부모의 52%가 자녀 창업에 반대하고 92%는 ‘창업실패가 곧 개인파산’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즉, 사업 실패가 곧 패가망신이 된다는 인식과 문화 속에서 남는 것은 시들어가는 경제뿐이다. 1970년대부터 지속된 연대보증 제도는 구시대의 유물이다. 당시에 회사는 부도가 나도 기업인은 재산도피를 하는 나쁜 사례 때문에 강력한 연대보증제도 도입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사회 모든 부문이 정보화를 통해 자료 공유가 가능한 시대에 문제가 발생되면 얼마든지 징벌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 있다. 정책 자금에 대해서만 연대보증을 면제하는 것뿐만 아니라 전체 금융기관이 획기적인 정책 전환이 가능하도록 정부는 제도 정비를 해 주어야 하고, 이것은 창조경제로 가는 길목에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단기 과제이다. 창조경제연구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창업자 연대보증제도가 폐지되면 청년창업 의지가 6.6배나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온다. 청년실업을 해결하고 창업을 촉진하는 핵심이 연대보증제도에 있다는 실증적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이와 함께 반드시 해결해야 할 것은 비상장 벤처기업에 대한 스톡옵션 제도이다. 자금 등 모든 경영 자원 면에서 불리한 창업벤처기업은 유능한 인재의 유입이 회사의 성패를 가른다. 이런 벤처기업들을 상장회사와 같은 회계기준과 세법을 적용하면 스톡옵션제도가 제대로 작동할 수가 없다. 창조경제의 조기 정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톡옵션제도의 실효성을 높여 주는 것이 시급하다.
  • “아베 ‘원전 제로’ 선언땐 반대자 없을 것”

    정치인으로서 고이즈미 준이치로(71) 전 일본 총리를 대표하는 수사는 ‘원 프레이즈’(One Phrase)다. 그는 단 한마디로 정국을 뒤흔들곤 했다. 총리 퇴임 후 7년이 지난 지금, 고이즈미 전 총리는 ‘탈원전’이라는 한 마디로 또다시 일본 정국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아베 신조 현 총리의 정치적 스승이자 자민당의 거두였던 그가 아베 정권이 추진하는 ‘원전 재가동’ 정책을 정면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고이즈미는 자민당의 같은 파벌 안에서 정치적으로 중량감이 떨어지던 아베의 보호자 역할을 맡았다. 2001년 총리가 되면서 아베를 관방부장관으로 발탁해 자민당 간사장, 관방장관에 임명했다. 12일 일본기자클럽 주최로 도쿄 지요다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고이즈미 전 총리는 “아베 총리가 ‘원전 제로’를 선언한다면 반대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면서 아베 총리의 결단을 촉구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재임 시절을 연상케 하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자신의 주장을 설파했다. 핀란드의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을 방문한 일, 독일과 브라질에서 신·재생에너지 사용 현장을 둘러본 일화를 소개하며 “수년내 수소연료전기차가 현실화된다고 들었다. 이런 기술이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강한 믿음을 드러냈다. 또 “아베 총리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권력을 썼으면 좋겠다”면서 “원전에 대한 찬반 여론을 어떤 방향으로 이끌 것인지 판단하게 만드는 환경을 총리가 만드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고 강조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이런 모습은 자민당을 난처하게 하고 있다. 아베 총리와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인데다 후쿠시마현 지역 회복을 위해 아베 정권의 부흥담당 정무관으로 일하고 있는 차남 신지로(32) 역시 곤란한 입장에 놓였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지각왕’ 푸틴에 정상회담 30분 지연…한잔 하느라 늦은 적도

    ‘지각왕’ 푸틴에 정상회담 30분 지연…한잔 하느라 늦은 적도

    언제나 예정된 시각에 늦게 도착해 ‘지각왕’으로 유명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한-러 정상회담에도 지각을 했다. 이날 오후 1시에 도착할 예정이던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장소인 청와대에 30분 늦은 오후 1시 30분쯤 도착했다. 푸틴 대통령의 지각으로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 공식오찬 등의 일정이 모두 30분씩 지연됐다. 푸틴 대통령의 지각은 한국 정상과 만날 때마다 되풀이됐다. 지난 9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한-러 정상회담 때에도 박 대통령은 1시간 넘게 푸틴 대통령을 기다렸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2000년 한-러 정상회담에는 45분,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과의 회담에는 40분 늦었다. 그러나 한국만 푸대접을 받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푸틴 대통령의 지각에 안 당한 나라가 없을 정도다.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만남 자리에 푸틴 대통령은 40분 늦게 나타났다. 사울리 니니스토 핀란드 대통령은 2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40분 동안 푸틴을 기다렸다. 심지어 지난주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에서는 무려 4시간이나 늦었다. 더 가관인 것은 늦게 도착한 이유. 푸틴 대통령은 회담장으로 오는 길에 우연히 만난 러시아 오토바이족들과 한잔 하느라 늦은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가엔 명음반을 열람실엔 나무를

    서울 양천구는 내년 하반기까지 신월디지털정보도서관을 핀란드 헬싱키 중앙우체국 음악도서관처럼 리모델링한다고 11일 밝혔다. 음악 서적과 악보, 레코드 등 음악 자료를 갖추고 무대, 연주실 등을 설치해 구민들에게 신개념 문화교류 공간을 제공할 생각이다. 2006년 개관한 신월디지털정보도서관은 책 3만여권을 보유한 양천구 대표 구립공공도서관으로 등록 회원 1만 3347명, 연 이용자 8만 5000여명이다. 구는 디지털 도서관으로서의 기능을 살리고, 비효율적인 시설을 전면 개·보수하기로 했다. 사용하지 않는 비디오 감상실 등 유휴공간을 특성화된 음악도서관으로 탈바꿈시키고 낡은 시설을 개선해 어린이 열람실을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봄 개관을 앞두고 공사 중인 갈산공공도서관은 양천구의 꿈과 스토리를 갖춘 도서관으로 짓는다. 2층 전체를 어린이도서관인 상상꿈나무, 일반열람실인 3층을 지식큰나무, 북카페인 5층은 이야기나무라는 이름을 붙인다. 상상꿈나무는 책이라는 무게를 내리고 놀이공간에 들어가는 느낌으로 만든다. 각각의 공간을 재미있는 분위기와 흥미로운 동선으로 구성한다. 놀이 독서공간, 가족 독서공간, 숲 속 독서공간, 엄마랑 아기랑 독서공간이 배치된다. 지식큰나무는 현대적인 분위기로 종합정보공간을 제공한다. 이야기나무는 옥상정원과 연계해 차와 함께 여유를 가질 수 있도록 꾸민다. 전귀권 구청장 권한대행은 “1인당 독서율과 도서관 수가 세계 최고 수준인 핀란드처럼 도서관 천국을 목표로 ‘구립도서관 건립 중장기 계획’을 세워 도서관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바다위의 도시’ 아파트 1200가구 짓는 셈… 시장규모는 1.5% ‘외면’

    [주말 인사이드] ‘바다위의 도시’ 아파트 1200가구 짓는 셈… 시장규모는 1.5% ‘외면’

    2009년 10월 28일(현지시간) 핀란드 남단 항구도시인 투르크의 STX유럽 조선소에서 현존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초호화 유람선이 선주에게 인도됐다. STX그룹의 해외 계열사가 3년여에 걸쳐 만든 22만 5000GT(총톤수)급 ‘오아시스 오브 더 시스’가 세계적 크루즈 선사인 로열캐리비언(세계시장 점유율 23.8%)에 넘겨지는 순간이다. 축구장 3개 반 넓이와 16층 높이의 ‘바다 위 작은 도시’가 서서히 물살을 가르자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오아시스호의 선가는 10억 1300만 유로(약 1조 4754억원). 대형 컨테이너선 7, 8척과 맞먹는 가격이다. 공식 행사를 마친 당시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한국인 임직원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조선 4종 가운데 이미 정복한 군용선, 상선, 자원개발선 외에 유일하게 남았던 여객선 분야에서도 한국 조선의 힘을 보여 줄 때가 됐다”며 감격스러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 강 회장은 지금 STX그룹의 유동성 악화로 사실상 경영권을 상실했다. 투르크 조선소 직원들은 구조조정 탓에 흩어졌고, STX유럽은 헐값에 새 주인을 기다리는 신세로 전락했다. STX유럽은 경쟁사인 이탈리아 핀칸티에리를 제치고 한때 크루즈선 건조에서 세계 1등을 자랑했지만, 지금은 제대로 팔려야만 모그룹이 숨통을 틔울 수 있는 처지에 몰렸다. 세계 조선업계의 절대 강국인 한국은 결국 ‘꿈의 선박’이라는 크루즈선 시장 진입을 앞두고 물러설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세계 최대 유람선을 건조한 STX유럽은 사실 전 대주주인 노르웨이 아커야즈 그룹으로부터 기술과 설비, 인력은 물론 수주 실적까지 통째로 넘겨받은 기업이다. 우리 실력으로 초호화 유람선을 만든 게 아니다. 그럼 한국은 왜 ‘세계 1등’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크루즈선을 만들지 않을까. 한국은 올 들어 3분기까지 세계 선박 발주량의 3분의1 이상을 휩쓸었다. 세계 발주량 3022만 CGT(GT와 부가가치 환산톤수) 가운데 약 36%인 1086만 CGT를 수주했다. 수주액으로 따지면 총 303억 6000만 달러(32조 1664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2%나 늘었다. 이 가운데 현대중공업이 136억 7000만 달러를 수주해 올해 목표액인 137억 5000만 달러에 육박했다. 목표치 초과 달성도 어렵지 않은 성과다. 삼성중공업도 124억 달러로 목표치 130억 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고, 대우조선해양 역시 118억 달러로 무난하게 목표치 130억 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 몇 년간 세계 조선경기 침체의 중요한 이유였던 공급과잉이 점차 해소되면서 가능했다. 1600여개나 난립했던 중국의 조선소들이 구조조정을 겪으면서 세계가 살아나기 시작한 것이다. 마침내 물꼬가 터진 주문 가운데 고급 기술이 필요한 초대형 컨테이너선,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드릴십, LNG-FSRU(부유식 가수저장·재기화 설비) 등은 유독 한국에 몰렸다. 그럼에도 크루즈선은 단 1척도 주문이 없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8일 “크루즈선은 수익성이 높은 편인 초대형 유조선보다도 부가가치가 9.1배나 더 높다”면서 “그렇지만 연간 세계 조선해양 시장이 265조원인 데 반해 크루즈선은 4조원 안팎으로 1.5%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크루즈선 1척의 가격은 매우 높지만, 전체 시장 규모가 너무 적어서 눈을 돌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소한 분야라 그동안 솔직히 기술개발에 자신이 없는 측면도 있다. 이 관계자는 “크루즈선은 조선의 비중이 3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고급 인테리어에 필요한 건축자재, 디자인, 레저 설비 등 비조선 분야여서 국내 빅3 조선사들이 외면하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문고리 하나도 유럽산 최고급 브랜드를 사용해야 하는데, 로열티는 물론 운송비용을 들여 한국에서 건조하는 게 수익성에 도움이 되지 않아 크루즈선 제작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자원개발, 신재생에너지, 크루즈선 등에도 적극 진출, 2020년 매출을 31조원으로 끌어올리는 게 장기적인 목표”라는 입장이다. 기업들은 몸을 웅크리고 있지만, 정부가 국내 크루즈 산업에 거는 기대는 그야말로 초호화판이다. ‘세계적 해양관광도시 창조를 통한 크루즈 허브국가 도약’이라는 비전 아래 ▲외국 크루즈 유치 확대 ▲배후 복합관광 인프라 구축 ▲국적 크루즈 선사 육성 ▲크루즈 산업역량 강화라는 4대 추진 전략에 따라 2020년까지 연간 관광객 유치 200만명, 고용창출 3만명, 1조원의 경제효과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7년 만에 이게 가능할까. 구호만 앞세운 것은 아닐까. 정부가 의심을 받는 것은 조선 산업을 관할하는 산업통상자원부에는 크루즈선 육성 방안이 아예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 7월 발표된 정부의 종합계획은 우선 지금처럼 외국 크루즈선의 기항을 유인하면서 앞으로 국내에 모항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외국 유람선이 잠시 거쳐가는 것만으로는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모항지라야 그 근처에 복합레저단지를 만들어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고, 이 모항이 있으려면 국내에도 크루즈 운항사가 있어야 한다. 아울러 이런 크루즈 산업구조가 완성되려면 배도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들어야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 우리가 크루즈선 10척을 운항하면 8400명의 일자리가 창출되지만, 크루즈선을 1척만 직접 만들어도 1만 1000명의 일자리가 생긴다. 14만t급 크루즈선 1척에는 아파트 1200가구(20층짜리 15개동)를 짓는 건설기자재가 소요된다.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대단한 것이다. 아울러 크루즈 관광객의 1인당 소비액도 부산, 제주, 인천, 여수 등 국내 4대 기항지에서 평균 512달러가 발생, 일반 외국 관광객의 두 배를 웃돌았을 뿐이지만 모항이 있으면 기항지의 두 배, 즉 일반 관광의 네 배가 창출된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센터장은 “매년 20여척의 대형 크루즈선이 부정기적으로 한국에 입항하지만, 그 승객의 90% 이상이 한나절만 머물기 때문에 육상 지출액이 많지 않다”면서 “최고의 국내 조선술을 활용하고 운항 및 해양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해 실질적인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태양 3개로 보이는 초희귀 ‘환일현상’ 포착

    태양 3개로 보이는 초희귀 ‘환일현상’ 포착

    최근 북유럽 핀란드에서 태양과 달이 3개로 보이는 희귀한 광학 현상이 포착돼 화제가 되고 있다. 핀란드 국영방송(YLE.fi)에 따르면 지난달 18일(현지시간) 키틸라 시르카에 있는 레비 스키리조트에서 지역 거주민이자 사진작가인 파울리 헨니넨이 가족과 함께 태양과 달이 각각 3개로 보이는 환일 혹은 환월 현상을 목격, 촬영했다. 당시 기온은 영하 10도 정도로 추웠고 안개가 끼었었다고 한다. 환일(parhelion)은 무리해라고도 불리며 대기에 있는 미세한 육각 판상의 얼음 결정이 태양광에 굴절·반사돼 나타나는 광학 현상으로, 반사된 빛 덩어리가 또 다른 태양이 뜬 것처럼 보여 과거에는 멸망의 징조로도 해석됐다고 한다. 이와 같은 원리로 뜬 3개의 달을 환월(paraselenae) 혹은 무리달이라고 한다. 공개된 두 사진에는 가족이 가리키는 하늘이나 숲 너머 태양(sun)의 고도가 높아 그 주위에 생긴 무리(halo)가 외접무리(circumscrimed halo)의 형태로 둘러쌓여 있으며, 그 밖 좌우에는 2개의 ‘환일’ 혹은 ‘무리해’(sundog)가 대칭을 이루고 있다. 또 다른 사진에는 ‘천정’(zenith)을 중심으로 이 두 무리해를 360˚로 동그랗게 잇는 ‘환일환’(parhelic circle ) 혹은 ‘무리해 테’가 보이며 그 고리에는 태양에서 양쪽으로 약 120˚ 지점에 형성되는 희귀한 ‘120˚ 환일’(120˚ Parhelion)까지 찍혀 있다. 마지막 사진에는 달에 나타난 환월(lunar halo) 혹은 무리달이며, 이때 그 주변에는 반호 모양의 무지개가 뜰 수 있으며 이를 채운현상이라고 한다. 이 현상은 환일현상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사진=파울리 헨니넨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공기업 탐방-국립공원관리공단] “내년 10월 원주로 청사 이전땐 직원복지 향상”

    [공기업 탐방-국립공원관리공단] “내년 10월 원주로 청사 이전땐 직원복지 향상”

    “국립공원관리공단(이하 공원공단)은 출범 26년 만에 숙원이던 단독청사를 갖게 됐다. 직원들이 더욱 자긍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처우 개선에 신경을 쓰겠다.” 국내 21개 국립공원을 관리하는 공원공단 박보환 이사장은 재임기간 동안 본부의 차질없는 지방 이전과 직원들의 복지 향상에 힘쓰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취임 한 달(10월 25일)을 맞은 박 이사장을 서울 마포구 공덕동 공원공단 본부 집무실에서 만나 대담을 가졌다. 취임 후 국립공원 현장을 둘러봤지만 아직도 못가 본 곳이 더 많다며 바쁘게 보낸 일상도 소개했다. 한 해 국립공원을 찾는 탐방객이 4000만명을 넘어선 상황에서 재임 중 탐방객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잘못된 탐방문화를 바로잡는 데도 신경을 쓰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무등산이 2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추가로 또 어떤 곳이 될 수 있고,국립공원이 되면 어떤 장점이 있나. -현재 광양 백운산, 대구 팔공산, 강화 갯벌 등에 대한 국립공원 지정 논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생태 지역이면서 국민들이 즐겨찾는 여가·휴양 장소이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탐방객이 늘어나고 정부 차원에서 탐방 기반시설을 확충하게 된다. 지역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게 되고 사회·경제적인 수익 창출도 활발해진다는 이점이 있다. →지리산국립공원에 ‘입산시간 지정제’를 시행 중인데 효과는. -탐방객의 안전과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1998년부터 국립공원의 야간 산행을 금지했다. 과거에는 일몰부터 일출 두 시간 전까지 출입을 금지했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탐방로 구간별로 왕복시간과 숙박이 가능한 대피소까지의 이동 시간을 고려해 입산 시간을 정했다. 특히 고산지대에 위치한 대피소를 예약하지 않은 탐방객들에게는 입산 제한시간이 더욱 빨라졌다. 지난 3년간 지리산에서 연평균 28건의 안전사고가 야간에 발생했다. 그런데 입산시간 지정제 덕분에 올해는 현재까지 7건에 그치고 있다. →전체 국립공원의 사고 발생 건수와 예방대책은 무엇인지. -국립공원은 험준한 산악 지형이 많아 사고 위험이 높다. 지난해 전국 국립공원에서 248건의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했고, 이 중 16명이 사망했다. 체력을 생각하지 않은 무리한 산행으로 탈진과 부상 사고도 많다. 사망사고의 주요 원인은 추락사와 심장마비였다. 설악산이나 지리산과 같은 험준한 곳을 안전하게 탐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와 일정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 지난달부터 전국 국립공원 탐방로 1700여㎞에서 ‘탐방로 등급제’를 시행하고 있다. ‘매우 쉬움’부터 ‘매우 어려움’까지 5단계 등급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사전에 참조하면 좋다. 지리산 천왕봉이나 설악산 대청봉처럼 탐방객이 몰리는 고산지대 69곳에는 갑작스러운 심장마비 환자를 소생시킬 수 있는 ‘심장제세동기’를 설치했다. 또한 사고 발생 시 신속한 구조를 위해 추락 위험지구나 안전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구간에 안전요원을 집중 배치하고 있다. 올가을부터는 안전 모니터 봉사단도 운용 중이다. 탐방객들이 산행 중에 위험 요소를 발견해서 신고하게 되면 봉사시간으로 인정해 주는 제도이다. 공원공단 직원들이 순찰 중에 발견하지 못한 위험 요인을 찾아내고 대처하는 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원공단 본부가 지방으로 이전한다고 들었는데 언제 어디로 가는지. -현재 계획으로는 내년 10월까지 강원도 원주로 이사를 할 예정이다. 전국 20개(한라산 제외) 국립공원에 28개 사무소를 두고 있는 공원공단 조직이 창립 이래 처음으로 단독 청사를 마련하게 됐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자긍심도 크다. 원주 혁신도시 1만 2200㎡ 부지에 연면적 9300㎡의 건물을 세워 165명의 본부 직원이 근무하게 된다. 단독청사는 직원들의 복지·휴식 공간도 충분히 확보돼 근무 여건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준정부기관 가운데 공원공단의 평균 임금이 하위권인데 개선 방안은. 전국 국립공원 현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임금 수준도 낮지만 자녀 교육이나 생활 문제 때문에 고민이 많다. 가족들은 주변 도시에 거주하고 본인만 근무지 근처에서 방을 따로 얻어 생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 집 살림을 하기 때문에 주거비 지출이 많아져 급여가 그만큼 줄어드는 셈이다. 따라서 급여를 인상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별도 생활비 지출을 줄이기 위한 전용관사를 늘리는 것도 절실하다. 오지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처우 개선을 재임기간 중 최우선적으로 할 생각이다. →‘생태나누리 사업’은 무엇이고 수혜 대상은 어떤 사람들인가. -국립공원은 모든 국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열려 있지만 생활에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찾기란 쉽지 않다. 생태나누리 사업은 저소득층이나 다문화가정과 같은 사회적 약자들이 국립공원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생태복지 서비스의 하나이다. 이 사업은 숙식이나 이동에 따른 교통비 등을 기업이 후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2009년 처음 제도가 시행될 때 2300만원으로 시작했는데, 올해는 후원금이 9억원을 넘어섰다. 지금까지 131개 기업이 18억원을 후원했고 5만명이 넘는 사람에게 혜택을 주었다. →연차적으로 ‘생태탐방 연수원’을 건립한다는 계획은. -청소년들이 국립공원의 자연생태를 체험하고 환경성 질환자(아토피 등)들이 자연 치유의 기회를 갖도록 주요 국립공원에 생태탐방 연수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이미 2011년에 북한산 도봉지구에 연면적 3000㎡ 규모로 연수원이 완공돼 문을 열었다. 올해 9월에는 지리산 화엄지구에 두 번째 연수원을 착공했다. 2015년까지 설악산과 소백산, 한려해상 거제·통영 지구에도 연수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국립공원 지정 명품마을이 여러 곳 있는데 어떤 효과가 있나. -명품마을 조성은 국립공원 지역 주민들에게 자연을 잘 보전하면 이익이 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도록 하기 위한 차원에서 시작된 사업이다. 과거에는 규제 중심의 공원관리 행정으로 인해 국립공원 직원들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컸던 게 사실이다. 명품마을 지정을 통해 주민들이 국립공원에 살면 자랑스럽고 소득도 올릴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해 주고 있다. 2010년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관매도 명품마을을 시작으로 지난해까지 총 9곳을 조성했다. 2017년까지 명품마을을 18곳까지 늘릴 예정이다. →국제적으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노력이 활발한데 공원공단의 역할은. -생물다양성 확보는 자연환경보전이 절대적이고 국경을 초월해서 국제적인 협력도 필요하다. 공원공단은 2004년 코스타리카 공원관리청과 양해각서를 체결한 이후 핀란드, 뉴질랜드, 호주, 인도네시아 공원관리청과도 협약을 맺었다. 외국의 공원관리청과 활발한 교류를 위해 각 나라의 공원관리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명품마을 조성이나 종 복원사업 등과 같은 업무에 대해서도 협력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재 유엔환경개발기구(UNEP)에 직원을 파견해서 생물다양성 업무를 지원하고 있으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과도 협약을 맺었다. 올해부터는 세계적으로 우수한 생태 보호지역을 인증해 주는 ‘녹색목록 사업’을 공동 추진하고 있다. →국내 멸종위기 동물들에 대한 복원 사업은 어떻게 돼 가나. -2004년 지리산에서 처음으로 대형 포유류인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이 시작됐다. 2020년까지 자체적으로 서식이 가능한 개체수인 50마리까지 늘리는 것이 1차 목표인데, 현재 새끼를 포함해 29마리가 잘 적응하며 살고 있다. 방사된 반달곰들의 자연 출산이 이어지면서 나름대로 성공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된다. 이어 산양 복원 사업은 설악산, 오대산, 월악산 등 백두대간을 따라 자유롭게 왕래하며 살아갈 수 있도록 서식지 보호와 유전적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지역 간 교환·방사도 하고 있다. 여우 복원사업은 지난해 처음으로 한 쌍을 소백산에 방사했는데 실패했다. 올해 다시 세 쌍을 방사했고, 자연 적응 상태를 모니터링 중이다. 한 번 멸종된 생물종을 복원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는 점을 이해하고 인내하며 기다려줄 것을 당부드린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박보환 이사장은 ▲1956년 경북 청도 출생 ▲경북고, 영남대 정치외교학과 ▲18대 국회의원(경기 화성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원내 부대표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문화분과 위원
  • 러, 72시간 무비자 입국 허용

    러시아가 한국을 포함한 20개 국가 외국 관광객에게 3일간 무비자 입국을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간) 이타르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문화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자법 개정안을 마련해 입법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한국 외에 일본, 중국, 싱가포르,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아·태 지역 국가들과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스웨덴, 네덜란드, 벨기에, 스위스, 오스트리아, 핀란드, 폴란드 등 유럽 국가 출신 관광객들은 비자 없이 72시간을 러시아에 체류할 수 있다. 무비자 입국은 러시아 항공사 여객기를 이용해 모스크바의 셰레메티예보, 도모데도보, 브누코보 공항과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풀코보,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의 크네비치, 남부 소치의 아들레르-소치 공항 등 지정된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관광객들에게만 허용된다. 외국 관광객들은 입국 시 여권, 호텔 예약 서류, 보험 가입 증명서 등을 제출해야 한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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