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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프타임]

    윤석민 2이닝 못 채우고 4실점 ‘8패’ 미국 프로야구 볼티모어 산하 트리플A 노퍽 타이즈에서 뛰는 윤석민(28)이 6일 버지니아주 노퍽 하버파크에서 열린 토론토 산하 버펄로와의 홈 경기 연장 10회 초 팀의 다섯 번째 투수로 등판해 1과3분의1이닝 동안 4피안타 2볼넷 1탈삼진 4실점(4자책)했다. 시즌 8패(3승)째를 당한 그의 평균자책점은 5.45에서 5.80으로 치솟았다. 北, U20 여자월드컵 핀란드 제압 우승 후보 북한이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에서 첫 단추를 잘 끼웠다. 황영봉 감독이 이끄는 북한은 6일 캐나다 토론토의 국립축구경기장에서 열린 A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공격수 김소향과 미드필더 최윤경이 전반에 한 골씩 터뜨려 핀란드를 2-1로 제쳤다. 북한은 오는 9일 가나와 2차전, 13일 캐나다와 3차전을 치른다. 우즈, PGA챔피언십 출전할 듯 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 출전 여부로 관심을 모은 타이거 우즈(미국)가 6일 오후 5시(이하 현지시간)로 정해진 등록 변경 시한을 7일 오전 8시 35분 자신의 티오프 10분 전으로 연장해달라고 요청해 받아들여졌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그의 캐디 조 라카바도 우즈의 대회 출전을 낙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 [U-20 여자월드컵] 6일 여자월드컵 개막 남북 만날 수 있을까

    6일 캐나다에서 막을 올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2014 20세 이하(U-20) 여자월드컵에서 남북 대결이 이뤄질까. 정성천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7일 오전 5시 동부 멍크턴에서 잉글랜드와 C조 조별리그 첫 경기를 벌인다. 북한 대표팀은 전날 같은 시간 핀란드와 A조 첫 경기를 치러 남북 대결은 4강에서나 성사될 수 있다. 이번 대회에는 대륙별 예선을 거친 16개국이 참가, 4개 조가 조별리그를 치러 각 조 상위 두 팀이 8강 이후 토너먼트를 이어간다. 네 번째 본선에 진출한 우리 대표팀의 목표는 사상 첫 우승이다. 지금까지 최고 성적은 4년 전 대회에서 지소연(첼시 레이디스)이 활약해 이룬 3위. 그러나 2년 뒤 8강에서 개최국 일본에 1-3으로 발목이 잡혔다. 장슬기(강원도립대)가 주축인 대표팀은 대회 예선으로 치러진 지난해 10월 19세 이하(U-19)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챔피언십을 9년 만에 제패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4년 전 17세 이하(U-17) 여자월드컵 깜짝 우승의 주역인 장슬기는 8골로 대회 득점왕과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대표팀은 지난 6월 캐나다, 미국 전지훈련을 거쳐 지난달 목포, 파주에서 조직력을 연마한 뒤 이미 현지 적응에 들어가 홍콩, 핀란드와의 연습 경기를 각각 7-0, 3-0 완승으로 장식했다. 정 감독은 “지난해보다 대표팀의 스피드와 조직력이 모두 나아졌다”고 자평했다. 잉글랜드와 멕시코, 나이지리아 등 C조에 뚜렷한 우승 후보가 없어 무난히 8강에 오를 전망이다. 지난해 U-19 AFC 챔피언십에서 한국에 막혀 준우승한 북한은 캐나다, 핀란드, 가나와 함께 A조에 묶였다. 임병선 전문기자 bsnim@seoul.co.kr
  • “재정정책의 중산층 제고 효과 미흡… 소득양극화 속도 못 따라가는 탓”

    “재정정책의 중산층 제고 효과 미흡… 소득양극화 속도 못 따라가는 탓”

    정부의 재정정책이 중산층 비중을 높이는 효과가 미흡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고령가구일수록 재정정책으로 중산층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경제연구원 오준범 연구원은 3일 ‘재정정책의 중산층 제고 효과와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2013년 재정정책으로 중산층이 늘어난 비중은 4.8% 포인트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가계의 시장소득과 가처분소득의 차이를 재정정책으로 인한 소득재분배효과로 보고 각각의 소득에 따른 중산층(중위소득 50~150%) 비중의 변화를 분석했다. 보고서는 “재정정책의 중산층 비중 제고 효과는 2006년 이후 4% 포인트 내외를 유지하면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재정정책의 소득재분배 효과가 소득양극화 심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2011년 기준 한국의 재정정책 전후 저소득층 비중 감소폭은 2.1% 포인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었다. 이는 아일랜드(31.7% 포인트), 핀란드(24.4% 포인트), 스웨덴(16.8% 포인트)은 물론 멕시코(6.0% 포인트), 칠레(4.7% 포인트)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가구 특성별로 재정정책의 혜택에도 큰 차이가 있었다. 가구주가 60대 이상인 가구는 재정정책으로 중산층 비중이 10.2% 포인트(40.5→50.7%) 높아졌다. 반면 가구주가 30대 이하(1.8% 포인트)와 40대(4.7% 포인트), 50대(3.3% 포인트)인 가구의 중산층 제고 효과는 이에 크게 못 미쳤다. 가구주가 비취업자인 가구는 중산층 비중 상승폭이 10.9% 포인트(29.4→40.3%)였으나 가구주가 여성인 가구는 5.3% 포인트(49.3→54.6%)에 그쳤다. 가구 특성별로도 노인가구는 재정정책으로 중산층 비중이 13.1% 포인트(17.3→30.4%) 높아졌지만, 모자가구는 0.4% 포인트(60.5→60.9%) 상승에 그쳤다. 미취학 아동가구 역시 비중 변화(75.5%→78.7%)가 3.2% 포인트에 그쳤다. 오 연구원은 “취약계층 가구 특성에 따른 맞춤형 정책으로 정책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하얀 거짓말’은 집단을 더욱 뭉치게 한다 (연구)

    ‘하얀 거짓말’은 집단을 더욱 뭉치게 한다 (연구)

    ‘선의의 거짓말(White Lie)’이라는 단어가 있다. 예를 들어, 노래를 잘 못하는 사람에게 ‘넌 가능성이 있다’고 격려해주거나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에게 ‘꼭 회복될 수 있을 거야’라고 위로해주는 것을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볼 수 있다. 남을 속여 피해를 주고 자신의 이익을 쟁취하기 위한 악의적 거짓말과 달리 선의의 거짓말은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불필요한 감정싸움 유발을 막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결국 의도야 어쨌든 상대방을 속인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고 거짓된 희망을 심어준다는 생각에 선의의 거짓말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많이 있다. 하지만 선의의 거짓말이 사회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핀란드 알토 과학대학 진화심리학 공동 연구진이 ‘선의의 거짓말’은 사회적 유대감을 증진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구진은 주변 환경을 의도적으로 속여 자신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악의적 거짓말과 이와 반대되는 선의의 거짓말이 각각 어떻게 사회적 유대감 형성에 작용하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최근 진행했다. 연구진은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안에서 이뤄지는 사람들 간의 복잡한 의사소통 데이터베이스를 한 곳에 모으는 수학적 모델링을 구축한 후에 각각 다른 형태의 2가지 거짓말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그룹은 자신들의 집단 내에서 공고한 유대감을 구축했고 심지어 그 저변을 더욱 넓혀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악의적 거짓말을 일삼는 그룹은 따로 따로 흩어져 고립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 연구에 따르면, 선의의 거짓말은 최근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이용이 일상화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더욱 증대되고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 등에 여러 사진을 게재해놓고 “이 제품 멋있지 않나요?”라고 누군가 물었을 때 사람들은 제품이 마음에 들든 아니든 ‘좋아요’ 버튼을 클릭하는 경우가 많고 별로 친하지 않아도 친구요청을 쉽사리 받아 주는 것은 분명 거짓 의사표현이 맞다 연구진은 그 이유를 얼굴을 마주보고 있지 않은 가상공간에서 ‘추천’, ‘좋아요’ 같은 버튼 클릭으로 상대방에게 의사를 표현하는 방식에 본인의 마음을 직접 드러내는 것을 꺼려하는 성향이 사람들 사이에 형성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이버 상에서만 보는 이들을 굳이 직접적으로 감정을 상하게 하기 보다는 그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심정으로 ‘선의’를 품은 거짓말을 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의도는 좋을지라도 거짓말인 것은 사실이기에 진심을 내비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진정한 의미의 유대감이 형성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다만 악의적 거짓말과 달리 선의의 거짓말은 상대방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려는 ‘배려’가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기에 이것이 조금씩 쌓여 사회 유대감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역으로 SNS 상에서 선의의 거짓말이 계속 늘고 있는 이유를 알아낼 수 있는 주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히고 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학회보’(Journal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23일자에 게재됐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씨줄날줄] 팽목항 하늘나라 우체통/정기홍 논설위원

    편지의 단상을 논할 때 청마 유치환의 시 ‘행복’을 더러 떠올린다. ‘오늘도 나는/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근자에 우정사업본부에서는 이를 기리려고 그가 태어나 수천통의 편지를 보냈다는 통영우체국(현 통영중앙우체국) 이름을 청마우체국으로 바꾸려 했고, 생을 마친 곳인 부산 동구의 산복도로가에는 ‘유치환의 우체통’을 설치하기도 했었다. 편지에 그리움과 애틋함을 담은 작품은 이것 말고도 더 있다. 1990년대 말 고 최진실씨가 주연했던 영화 ‘편지’는 뇌종양을 앓는 남자가 죽은 뒤 홀로 남게 될 아내에게 전할 사랑 이야기를 편지로 담아냈다.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도 약혼자가 있는 한 여성과의 이룰 수 없는 사랑을 친구에게 편지 형식으로 쓴 작품이다. 당시 이 소설을 읽은 독일 청년들이 잇따라 자살해 ‘베르테르 효과’로 익히 알려져 있다. 굳이 작품이 아니더라도 베트남에 파병된 외아들이 전사한 소식을 알린 것도, 10대 까까머리 사내와 단발머리 처녀 간 사랑과 이별을 전한 것도 편지였다. 편지가 인터넷에 밀려 존재 가치를 잃은 시대다. 길 모퉁이에 홀로 자리하며 편지를 기다리던 우체통도 하나씩 자리를 내주고 있다. 기다림과 반가움의 정서마저 사라지는가 해서 아쉽다. 우체통은 1993년 5만 7000개를 최고점으로 줄곧 줄면서 지금은 2만개를 밑돌고 있다. 그 자리를 소식을 받는 데 1년쯤 걸린다는 ‘느린 우체통’으로 채워지는 게 다행스럽다. 서울 조계사 옆의 우정총국우체국 입구를 포함해 수십개에 이른다. 전북 군산의 금강철새조망대 ‘철새우체통’은 가창오리가 나타나는 10월 말에 한 번만 편지를 배달한단다. 이색 우체통이 있는 우체국도 있다. 핀란드에는 ‘산타우체국’이, 남태평양 섬나라 바누아투엔 유리로 만든 ‘수중우체국’이 영업 중이라고 한다. 세월호 사고 100일을 맞아 진도 팽목항에 ‘하늘나라 우체통’이 설치됐다. 유가족이 편지를 넣으면 상담사가 위로의 답장을 보내고 방문객이 쓴 위로 편지는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에게 전달된다. 우체통은 이처럼 나를 털어놓으면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메신저 역할을 한다. 꼭 ‘하늘나라 우체통’이 아니라도 우체통에 사연을 넣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다. 답장이 없으면 어떤가. 가슴 답답한 세상에 대수는 아닐 것이다. 어느 미래학자가 우리 생애에 사라질 9가지 중 가장 빠른 것이 우체통이라고 했지만 ‘정(情)의 메신저’를 담은 우체통은 아직 우리 곁을 떠나지 않았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선의의 거짓말’이 사회적 유대감 증진시킨다

    ‘선의의 거짓말’이 사회적 유대감 증진시킨다

    ‘선의의 거짓말(White Lie)’이라는 단어가 있다. 예를 들어, 노래를 잘 못하는 사람에게 ‘넌 가능성이 있다’고 격려해주거나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환자에게 ‘꼭 회복될 수 있을 거야’라고 위로해주는 것을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볼 수 있다. 남을 속여 피해를 주고 자신의 이익을 쟁취하기 위한 악의적 거짓말과 달리 선의의 거짓말은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고 불필요한 감정싸움 유발을 막는 것이 목적이다. 하지만 결국 의도야 어쨌든 상대방을 속인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고 거짓된 희망을 심어준다는 생각에 선의의 거짓말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시각도 많이 있다. 하지만 선의의 거짓말이 사회발전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핀란드 알토 과학대학 진화심리학 공동 연구진이 ‘선의의 거짓말’은 사회적 유대감을 증진시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연구진은 주변 환경을 의도적으로 속여 자신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악의적 거짓말과 이와 반대되는 선의의 거짓말이 각각 어떻게 사회적 유대감 형성에 작용하는지 알아보는 실험을 최근 진행했다. 연구진은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안에서 이뤄지는 사람들 간의 복잡한 의사소통 데이터베이스를 한 곳에 모으는 수학적 모델링을 구축한 후에 각각 다른 형태의 2가지 거짓말이 사회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그룹은 자신들의 집단 내에서 공고한 유대감을 구축했고 심지어 그 저변을 더욱 넓혀나가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악의적 거짓말을 일삼는 그룹은 따로 따로 흩어져 고립되는 성향이 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 연구에 따르면, 선의의 거짓말은 최근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 이용이 일상화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더욱 증대되고 있다. 실제로 페이스북 등에 여러 사진을 게재해놓고 “이 제품 멋있지 않나요?”라고 누군가 물었을 때 사람들은 제품이 마음에 들든 아니든 ‘좋아요’ 버튼을 클릭하는 경우가 많고 별로 친하지 않아도 친구요청을 쉽사리 받아 주는 것은 분명 거짓 의사표현이 맞다 연구진은 그 이유를 얼굴을 마주보고 있지 않은 가상공간에서 ‘추천’, ‘좋아요’ 같은 버튼 클릭으로 상대방에게 의사를 표현하는 방식에 본인의 마음을 직접 드러내는 것을 꺼려하는 성향이 사람들 사이에 형성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사이버 상에서만 보는 이들을 굳이 직접적으로 감정을 상하게 하기 보다는 그저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심정으로 ‘선의’를 품은 거짓말을 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의도는 좋을지라도 거짓말인 것은 사실이기에 진심을 내비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진정한 의미의 유대감이 형성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다만 악의적 거짓말과 달리 선의의 거짓말은 상대방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려는 ‘배려’가 알게 모르게 스며들어 있기에 이것이 조금씩 쌓여 사회 유대감 형성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역으로 SNS 상에서 선의의 거짓말이 계속 늘고 있는 이유를 알아낼 수 있는 주요 단서가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밝히고 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영국왕립학회보’(Journal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23일자에 게재됐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영화 多樂房] 다큐멘터리 ‘숲의 전설’

    [영화 多樂房] 다큐멘터리 ‘숲의 전설’

    간혹 내용과 상관없이 한 장의 강렬한 영화 포스터가 눈길을 사로잡아 영화관으로 걸음을 인도하는 경우가 있다. 핀란드 청정림의 생태를 담은 ‘숲의 전설’ 포스터는 자연 다큐멘터리는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게 없다고 생각해 왔던 필자까지도 망설임 없이 시사회로 이끌었을 만큼 강렬하다. 옹골찬 새의 눈과 부리를 중심으로 몇몇 출연 동물들이 모자이크된 포스터 이미지는 야생 본연의 카리스마를 내뿜기도 하지만, 이 영화가 더위에 지친 도시인의 심신을 치유해 줄 거라는 막연한 믿음을 갖게 만든다. 그리고 개미부터 맹수, 맹금에 이르기까지 생명력으로 가득한 핀란드의 신령한 숲은 그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다. ‘숲의 전설’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숲의 탄생 및 각종 생물들에 대한 설화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다큐멘터리다. 때문에 내레이션을 통한 스토리텔링과 편집의 묘(妙)는 보이되, 다큐의 오랜 화두인 조작이나 속임수 따위는 별로 여지가 없을 만큼 동식물의 단편적 이미지들이 영화 전반을 지배하고 있다. 작품의 진정성에 대한 제작진의 고민과 신념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장장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카메라에 담아낸 대자연의 기록은 웬만한 픽션보다 더 흥미진진하고 감동적이다. 또한 장엄한 숲의 사계를 관조하고 있노라면 철학자가 된 듯 가슴속 깊은 곳으로부터 충만한 깨달음이 인다. 한시도 멈추지 않는 숲의 분주한 움직임은 작은 톱니바퀴들이 맞물리며 돌아가듯 생태계를 작동시키고, 이것은 인간계를 포함하는 우주의 질서로 확장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욱 즉각적으로 우리의 마음을 빼앗는 것은 역시 야생 동물들의 클로즈업 샷이다. 이 영화에는 다람쥐, 올빼미, 딱따구리, 사슴, 호랑이, 곰 등 동화 혹은 애니메이션의 단골 캐릭터들이 총출동해 저마다의 매력을 뽐낸다. 스크린에 꽉 찬 동물들의 얼굴은 인간만큼이나 다양한 표정을 갖고 있다. 그림으로 만나왔던 동물들의 귀엽고 앙증맞은 모습이 그다지 과장되거나 미화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은 놀랍기만 하다. 아기 호랑이 두 마리가 뒹굴며 놀다가 나란히 카메라 방향을 응시하는 장면은 인간의 묘사로는 부족한 뭉클함과 경이로움을 전달한다. 먹고, 자고, 생육하는 것 외에는 여유롭기만 한 그들의 미니멀한 일상에서 우리가 누리지 못하고 있는 진정한 행복을 엿볼 수 있다. 무엇보다 ‘숲의 전설’은 북유럽 신화와 민담을 통해 나무와 동물을 섬겼던 고대인들의 행위가 토테미즘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음을 잘 보여 준다. 고대인들은 자연이 파괴되면 인간도 살 수 없다는 진리를 집단적 신앙으로 봉인했던 것이다. 숲과 대비되는 문명의 이미지나 환경파괴에 대한 쓴소리는 하나도 없지만, 고대인의 지혜와 단절된 현실이 떠올라 각성할 수밖에 없었다. 짜릿한 여름철 블록버스터들이 입맛에 맞지 않는 관객들, 휴가도 못 떠난 바쁜 직장인들과 북유럽의 대자연이 궁금한 사람들에게 추천하고픈 힐링 무비다. 24일 개봉. 전체 관람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입시개혁, 경쟁에서 격려로

    [대한민국 혁신 리포트] 입시개혁, 경쟁에서 격려로

    # 독일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직장 생활을 하다 올 초 귀국한 김태건 녹색기술센터 국제협력팀장은 지난해 독일에서 딸 가영(가명)의 유치원 상담을 갔다가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 선생님은 “애가 좀 이상하다”는 얘기로 말을 꺼냈다. 다섯 살인 가영이가 자꾸 6살 반 아이들이 공부하는 데 관심을 보인다는 것이었다. 결국 가영이는 한 학년 위 언니들과 1부터 5까지 ‘숫자’를 배웠고, ‘위 학생은 1부터 5까지 쓰고 읽을 수 있음’이라고 쓰인 졸업장도 받았다. 김 팀장은 “아이가 노는 것보다 공부에 관심을 가지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면서 “부모가 공부를 강요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에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최근 ‘창조경제’ ‘안전’ ‘사회시스템’ 등에서 롤모델로 꼽히는 독일은 ‘공부 안 하는 나라’다. 우선 유치원은 공부와 담을 쌓았다. 유치원은 ‘더불어 살아가는 자세’를 배우는 곳이다. 이를 닦으면서 물을 틀어 놓지 말고, 컵에 물을 받고 잠그는 것, 줄 서는 법, 식당에서 조용히 앉아 밥 먹는 것 등이 주요 학습 내용이다. 그 결과 이들에게 ‘하지 말라’는 부모의 한마디는 엄청난 힘을 발휘한다. 독일의 공공 장소에서 제 멋대로인 어른은 있어도 제 멋대로인 아이는 보기 힘든 이유다. 본격적인 공부는 초등학교에 들어간 이후에 시작된다. 1학년은 알파벳과 숫자부터 차근차근 배워 나간다. 독일인의 진로는 초등학교 4학년이면 결정된다. 4년간 아이를 지켜본 담임교사가 공부를 계속할 아이와 직업학교에 갈 아이를 결정한다. 이를 번복하기 위해서는 법원에 가야 할 정도로 절대적이다. 대학은 누구나 갈 수 있다. 평준화된 독일의 대학은 입학 정원을 제한하거나 별도의 시험을 치를 수 없다. 다만 대학생은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 매년 학기가 끝날 때마다 15~20%의 학생이 낙제하거나 학교를 떠난다. 석·박사 과정 역시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교수는 논문 주제를 알려주거나 첨삭해 주지 않는다. 철저히 혼자 공부하는 체제다. 인문계의 경우 10년 이상 학교에 머무르는 경우가 허다하다. 독일 자르브뤼켄에 위치한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럽연구소의 김상헌 환경센터장은 “독일의 교육 시스템은 공부 이외에도 선택지가 많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굳이 공부를 하지 않고, 기술을 배워도 먹고살 수 있고 그에 따른 차별도 없는 사회다. 공부를 했다고 해서 더 존경받거나 돈을 많이 벌지도 않는다. 한국의 입시 문제를 얘기하면서 빠지지 않는 나라가 프랑스다. 프랑스는 독일과 달리 비교적 한국에 가까운 입시 문화가 있다. 대학은 평준화됐지만, 대학 위의 대학으로 불리는 ‘그랑제콜’에 입학하기 위해 초등학교 때부터 과외하는 아이도 많다. 프랑스 사회를 이끄는 정치인과 학자 대부분이 그랑제콜 출신이다. 하지만 프랑스 입시 역시 ‘학업 능력’이 최우선은 아니다. 대입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는 나폴레옹 시대부터 ‘철학’으로 학생의 사고력을 평가한다. 최근 나온 문제를 살펴보면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 공정할 수 있는가’, ‘미래를 설정하기 위해 과거를 잊어야 하는가’, ‘역사가의 역할은 심판을 내리는 것일까’ 등이다. 본인의 뚜렷한 사고가 평소에 확립돼 있지 않다면 학원 수강 등으로 준비하기엔 한계가 보이는 질문들이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공부하는 나라다. 사교육 시장 규모나 학업 시간 등에서 비교할 나라를 찾을 수 없을 정도다. 학생들의 성과 역시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교육의 롤모델로 꼽았고, 개발도상국들은 한국의 교육 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앞다퉈 찾고 있다. 수학, 과학 올림피아드에서는 항상 최상위권을 유지한다. 하지만 한국 학생들과 학부모는 불행하다. 한국 어린이와 청소년의 행복지수는 지난 4년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다. 반면 교육 성취도지수는 1위, 물질적 행복지수는 4위다. 교육과 돈이 아이들의 행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 준다. 학생들이 불행한 이유로 전문가들은 ‘경쟁 위주의 입시체제’를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실제로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교육부 장관이 바뀔 때마다 ‘입시 체제’를 바꾸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오히려 상황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스웨덴식 교육모델, 핀란드식 교육모델, 독일식 교육모델 등을 벤치마킹해도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송관재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한국의 학교는 사고의 확장이 필요한 시기에 경쟁 체제의 교육을 강요하면서 학생들의 사고 발달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면서 “특히 초등학교 5학년 시기를 기준으로 창의성 수준이 급격히 떨어지는데, 이 시기까지는 절대로 아이들을 경쟁 체제로 내몰아선 안 된다”고 진단했다. 사실상 초등 교육 시스템 전체를 바꿔야 한다는 의미다. 송 교수는 “학습의 효율성을 중시하는 중고교 시절에도 좌절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하는데, 지금은 공부 잘하는 것만 최우선으로 여기고 순위에 따라서 차별을 받는 구조니까 너도나도 공부에만 매달리게 된다”면서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나라와 사회가 그 길을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위덴 국립교육청 정부재정국장을 지낸 황선준 경기도 교육연구원 초빙연구위원은 “한국의 교육은 전근대적인 방식”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경쟁 교육의 특징은 순위를 가르기 위해 아이들에게 정답이 있는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통했는지 몰라도 미래는 달라야 한다”고 말했다. 황 위원은 “한국 교육의 큰 틀은 교수 학습, 학력 평가, 교육 과정 등 삼각편대를 꼽을 수 있는데, 이 세 가지가 변화를 막고 있다”면서 “이는 교육의 차원을 넘어 선 정치적인 문제인데 보수나 진보 어느 쪽도 이러한 변화를 생각하는 이들이 주류가 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세계의 창] 이·팔 전쟁도 우크라 사태도 100년 전 잉태됐다

    [세계의 창] 이·팔 전쟁도 우크라 사태도 100년 전 잉태됐다

    1914년 7월 28일, 지금으로부터 꼭 100년 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길어야 반년이라던 전쟁이 ‘4년간 36개국 6500만 군인이 참전해 850만명이 죽은’ 총력전이자 참호전으로 변했다. 1차 세계대전이 ‘대(Great) 전쟁’, 혹은 ‘모든 전쟁을 끝낸 전쟁’(the War to end all wars)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가장 큰 변화는 홀대받던 하층노동자와 여성들이 전방 전쟁터와 후방 군수공장에서 흘린 피와 땀의 대가로 ‘신민’(臣民)이 아닌 ‘국민’(國民)으로 거듭났다는 점이다. 그러나 모두에게 제 몫이 돌아갈 수는 없는 법. 제 몫을 챙기지 못한 이들 사이에 불만이 일었고 이는 오늘날 다양한 국제분쟁의 뿌리가 됐다.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저널,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 등이 1차 대전 발발 100주년을 기리며 내놓은 보도를 통해 1차 대전이 남긴 유산을 짚어봤다. 키워드는 4대 제국의 몰락이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1. 중동 분쟁의 뿌리 - 오스만 제국의 몰락 독립을 미끼로 분할통치하는 것은 제국주의의 오랜 수법이다. 영국·프랑스는 독일·오스트리아 편에 가담한 오스만제국을 해체하기 위해 1916년 ‘사이크스 피코 협정’을 맺었다. 오스만제국 내 소수민족의 독립 열망을 부추겨서 제국을 붕괴시킨 뒤 분할통치하자는 것이었다. 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바로 이 임무를 수행하는 영국 첩보원 얘기다. 아랍세계의 크고 작은 종족분쟁이 여기서 출발했다. 요즘 뉴스를 장식하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충돌도 마찬가지다. 1917년 아서 밸푸어 영국 외무장관은 오스만제국의 일부였던 팔레스타인에다 유대인 국가를 허용한다는 발언을 언론에 흘렸다. 아직 참전하지 않은 미국의 지원을 이끌어 내기 위해 미국계 유대인에게 당근을 던져 주자고 판단한 것이다. 사실 이스라엘 건국은 유대인들 사이에서도 ‘희망사항’ 정도로 치부됐다. 그러나 밸푸어의 발언 이후 현실이 됐다. 반면 오스만제국의 배후를 교란하는 대가로 독립을 약속받은 팔레스타인은 충격에 빠졌다. 양측 대립이 격화되면서 영국은 뒤늦게 “가장 큰 외교적 실수”라고 한탄했으나 이미 때는 늦었다. 이스라엘은 끝까지 건국을 고집했고 1949년 이를 인정받았다. 오랜 분쟁의 시작이었다. 2. 차르가 되고픈 푸틴 - 러시아 제국의 몰락 서구 언론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흔히 차르라 부른다. 음험한 권력자의 이미지 때문만은 아니다. 푸틴의 정책 자체가 러시아제국 시절에 대한 향수를 내포하고 있어서다. 러시아제국 시절과 지금의 국경선을 비교해 볼 때 가장 극명한 차이는 러시아와 유럽 사이의 완충지대다. 북유럽에서 중부유럽에 걸쳐 핀란드, 발틱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등이 배치되어 있다. 특히 중부유럽은 예부터 곡창지대여서 늘 주변국들이 탐내는 대상이었다. 산업화로 발전해 나가던 서유럽국가들의 텃밭이자 유럽 진출을 도모하려는 러시아의 전진기지이기도 했다. 요즘 우크라이나를 사이에 둔 미국과 러시아 간 다툼도 여기에서 기원한다. 18세기 이후 우크라이나 서부는 독일·오스트리아 쪽에, 중부와 동부는 러시아 쪽에 속했다. 1차 대전 때 독립을 시도했으나 곧 소련에 합병됐다. 공산권이 붕괴하자 바로 독립을 이뤄냈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1차 대전 당시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이 제창한 민족자결주의 이후 지금까지 서구의 모든 중부유럽 정책이 러시아를 겨냥하는게 아니냐고 의심한다. 1차 대전 당시의 지정학은 지금도 여전한 셈이다. 3. EU 출범의 씨앗으로 - 대영제국의 몰락 20세기 초 모든 분야에서 미국은 영국을 거의 다 따라잡았다. 그럼에도 식민지, 해군력, 금융시스템으로 무장한 영국은 최강제국의 위엄을 잃지 않았다. 1차 대전은 여기에 결정타를 날렸다. 전쟁 때문에 돈이 부족해진 영국은 1917년 4월 미국의 지원 없이는 3주도 버틸 수 없다며 미국의 바짓가랑이에 매달려야 했다. 1차 대전 기간 미국이 연합군에 빌려 준 돈만 해도 모두 71억 달러였다. 1차 대전은 유럽연합(EU)의 씨앗을 뿌려 놓기도 했다. 1919년 파리강화회담 중 프랑스 장교 장 모네는 ‘경제적 통합을 통한 전쟁의 종식’이란 아이디어를 내놨다. 독일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던 연합군은 이를 무시했다. 기회는 몇 차례 더 있었다.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스도, 오스트리아의 백작 리하르트 니콜라우스 폰 쿠덴호프 칼레르기도 ‘변덕스러운 정치 대신 지속적인 경제교류가 평화를 보장한다’고 주장했다. 당대 유럽의 지식인들은 열렬히 지지했으나 일반 대중의 반응은 냉담했다. 2차 대전을 겪고 나서야 유럽인들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경제적 통합을 통한 영구평화의 달성’이란 꿈을 1, 2차 대전에 책임 있는 독일이 이끌고 있다는 게 역사의 아이러니다. 4. 귀족 세계의 종말 -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 몰락 1차 대전이 드러낸 구세계의 빛과 그림자는 단연 오스트리아·헝가리제국이다. 근대민족국가 설립이라는 열풍을 차단하기 위해 합스부르크 왕가를 정점으로 결성된 귀족 연합체다. 민족의 이익보다 신분의 이익을 앞세운 것이다. 그만큼 보수적이고 억압적인 성격이 강한 지배체제였다. 근대화 바람을 마냥 피할 수는 없었다. 1914년 산업화에 착수하면서 민족 갈등이 불거져 나왔고 이는 곧 1차 대전의 촉발 원인으로 꼽히는 프란츠 페르디난트 황태자 저격 사건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전후 제국은 철저히 해체됐다. 땅은 빼앗겼고 나라는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로 삼등분됐다. 반면 민족보다 신분을 앞세웠기에 다른 유럽 지역에 비해 유대인 탄압이 덜했고 이 때문에 20세기 초 경제학, 심리학, 철학 등에서 뛰어난 역량을 선보인 유대계 지식인들이 수없이 배출됐다. 나중에 이들이 히틀러의 탄압을 피해 미국으로 건너가면서, 미국은 세계패권뿐 아니라 학문의 패권도 거머쥐게 됐다.
  • [다시 뛰는 한국경제] 성장엔진 쉼 없이 뛰게 한 기업들의 ‘역발상’ DNA

    [다시 뛰는 한국경제] 성장엔진 쉼 없이 뛰게 한 기업들의 ‘역발상’ DNA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니, 저성장이니 하는 불길함이 한국경제를 뒤덮고 있다. 움츠러들 법도 하지만 숱한 파고를 넘어온 우리 기업들의 대응은 한결같다. 어려울 때 오히려 더 화끈하게 투자하고 적극적으로 고용을 창출해왔다. 기업들은 이런 ‘역(逆)발상’ 전략으로 한국경제라는 ‘심장’을 쉼 없이 뛰게 하는 ‘피’와 같은 역할을 해온 셈이다. 세계적인 저성장 기조에 원·달러 환율이 1000원에 육박하는 등 이중고를 겪으면서도 올해 기업들은 투자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으려 하고 있다. 지난 5월 전국경제인연합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 매출 600대 기업의 올 투자 예상액은 모두 129조 7002억원이다. 지난해(113조 9183억원)보다 13.9%나 늘어난 것이다. 국내 매출 1, 2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데는 이런 역발상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삼성전자가 지난 5년간(2008~2013년) 국내에 쏟아부은 연구·개발(R&D) 비용은 6조 9007억원에서 14조 7804억원으로 무려 114.2%나 증가했다.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제품 개발을 위한 R&D 역량 강화를 통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역경을 이겨낸 것이다. 현대차 역시 이 기간 R&D 투자액은 57.2%(1조 1766억→1조 8490억원)나 늘렸다. 고용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직원 수는 8만 4462명에서 9만 5794명으로 13.4%나 늘었다. 현대차도 12.6%(5만 6020→6만 3099명)로 역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4대 그룹을 포함한 주요 대기업이 전자제품·자동차·에너지 등 제조업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도 의미심장하다. 제조업이 ‘신흥국 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성장엔진으로 주목받은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다. 유럽에서 마이너스 성장에서 비교적 빨리 회복한 나라들은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 핀란드 등 제조업 중심국가였다. 그리스가 국가 부도 수준의 위기를 겪은 이유는 유럽의 잘나가는 이웃들에 비해 제조업 비중이 10% 수준밖에 되지 않아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0년 기준 OECD 회원국 투자의 75%가 제조업에서 이뤄진 것이다. 제조업의 고용유발 효과도 재조명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만 자동화·기계화 등으로 제조업의 고용유발 효과가 낮아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하지만 최근엔 제조업의 ‘간접효과’에 주목하는 연구 결과들도 많다. 제조업의 근로자 1인당 부가가치는 1억 330만원(2010년 기준)으로 전체 산업의 1인당 부가가치(5840만원)의 두 배에 가깝다. 제조업의 높은 부가가치가 금융업, 도소매업, 숙박업 등 다른 영역에 파급되면서 새로운 고용을 창출하는 간접적인 고용 창출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0.2% 포인트(4.0%→3.8%) 소폭 내리면서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을 3.1%에서 2.3%로 0.8% 포인트나 낮췄다. 세월호 침몰 사고가 소비 위축에 영향을 줬다는 이유에서다. 상품수출(6.5→6.1%), 상품수입(5.7→4.1%), 지식재산생산물투자(7.0→6.9%)도 줄줄이 하향 전망했다. 하지만 설비 투자 증가율만은 이전과 같은 5.7% 전망을 유지했고 경상흑자는 680억 달러에서 840억 달러로 높여 잡았다. 취업자 수 증가 전망도 50만명에서 48만명으로 약간 낮춰잡았을 뿐이다. 저성장 고착화라는 ‘암운’을 기업들이 적극적인 투자·고용 그리고 해외시장 개척으로 걷어 내고 있는 것이다. 올 초 주요 대기업 총수들의 메시지를 보면 위기 대응은 우리 기업들에 하나의 DNA로 뿌리 내렸음을 엿볼 수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불황기일수록 기회가 많으며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고자 보다 혁신적인 제품과 선행기술 개발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라면서 적극적인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피력했다. ‘위기가 기회’라는 말은 상투적이지만 무수한 난국을 헤치고 한국경제를 떠받쳐온 기업들을 이야기할 때는 전혀 진부하지 않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몸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 약보다 안전할까?

    몸에 좋다는 건강기능식품 약보다 안전할까?

    건강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사람들이 운동 다음으로 챙기는 게 바로 건강기능식품이다. 원기를 보충하는 데 좋다는 홍삼, 노화를 방지하는 제품, 관절염에 좋다는 제품,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제품, 성 기능 개선 제품 등 종류도 수백 가지다. 손쉽게 건강해지고 싶지만 약을 먹자니 부작용 때문에 꺼림칙하고 그나마 ‘식품’ 형태로 섭취하면 부작용이 덜 할 것이라는 생각에 많은 사람이 건강기능식품을 찾는다. 그러나 이는 막연한 기대이자 착각이다. 건강기능식품 섭취로 인한 부작용 신고 건수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접수된 것만 올해 655건(6월 18일 기준)에 달한다. 건강기능식품에 의약품과 같은 효과를 부여하려고 비만치료제, 발기부전치료제, 스테로이드제를 첨가하는가 하면, 당국의 눈을 피하려고 이와 유사한 물질을 불법적으로 개발하기도 한다. 발기부전치료제 등의 화학구조를 변형하면 검사 과정에서 분석이 어려워 감시망을 빠져나오기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 지금까지 발견된 가짜 발기부전치료제만 호모실데나필, 홍데나필, 하이드록시호모실데나필, 슈도바데나필, 하이드록시홍데나필 등 십여 가지에 달한다. 모두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물질들이다.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양심 불량자에 의해 전문적으로 불량 건강기능식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건강기능식품의 유효성분만 검사할 뿐 그 외의 성분에 대해서는 검사하지 않다 보니 신종유해물질이 섞여 들어가도 알 길이 없다. 그마저도 수입 건강기능식품은 성분검사를 일일이 하지 않기 때문에 부작용 위험이 항상 따른다. 오히려 약은 여러 번의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시판할 수 있기 때문에 어떤 측면에서는 건강기능식품보다 안전하다. 운 좋게 제대로 된 건강기능식품을 만났다고 해도 의사 처방을 받고 사는 게 아니므로 자신에게 잘 맞지 않는 성분이 그 안에 포함돼 있을 가능성도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성분은 대부분이 겹치기 때문에 만약 1개 제품 이상을 먹고 있다면 자신도 모르게 특정 성분을 과다하게 복용하는 중일 수도 있다. 종합비타민 효과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핀란드·노르웨이·미국에서 55~69세 여성 3만 8772명을 대상으로 비타민제의 효과를 연구한 결과 구리는 조기사망의 위험을 18%, 철분은 4%, 엽산보충제는 6% 증가시켰으며, 종합비타민은 2.4%, 비타민B6는 4%, 마그네슘은 3.6%, 아연은 3% 정도 위험을 높였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2008년 미국의학협회저널에 실린 논문도 엽산이나 비타민 B6 등이 심혈관질환이나 이로 인한 사망률을 낮춰주지 못한다고 보고했다. 전문가들은 원인까지 분석하지는 못했지만 과다한 비타민제 복용이 신체 면역 등 우리 몸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건강기능식품, 비타민제 자체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채소나 과일을 충분히 먹어 자연 그대로의 영양소를 섭취하는 게 건강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은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순수 자연 재료가 최고의 보약인 셈이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하루만에... 대서양 건너는 ‘사하라 거대 모래’

    하루만에... 대서양 건너는 ‘사하라 거대 모래’

    막대한 양의 모래가 바람을 타고 하루 만에 바다를 건너 이동하는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오션컬러’ 웹사이트는 지구관측위성이 지난달 23, 24일에 걸쳐 서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의 모래가 동풍을 타고 대서양을 가로질러 아메리카 대륙에 도달한 사진을 공개했다. 이 모래는 1주일 후에는 멀리 미국 남동부 대기에서도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구관측위성 핀란드 NPP와 아쿠아의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이 합성 이미지는 하단에 있는 서아프리카에서 대서양 너머 상단에 있는 아메리카 대륙에 이르는 대기에 펼쳐진 많은 양의 갈색 모래를 보여준다. 매년 사하라 사막에서는 약 4000만톤의 모래가 대서양을 건너 남미 아마존강 유역으로 실려가는 데 모래에 포함된 미네랄이 열대우림의 토양에 양분을 보충해 아마존을 보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으로 이 모래는 아메리카의 대기에 부정적인 영향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와 플로리다 남부에서 대량 발생하는 유해 조류는 사하라 모래가 요인 중 하나라고 일부 과학자는 추정하고 있다. 사진=NASA 오션컬러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대서양 건너는 사하라 모래 포착

    대서양 건너는 사하라 모래 포착

    막대한 양의 모래가 바람을 타고 하루 만에 바다를 건너 이동하는 모습이 공개돼 눈길을 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오션컬러’ 웹사이트는 지구관측위성이 지난달 23, 24일에 걸쳐 서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의 모래가 동풍을 타고 대서양을 가로질러 아메리카 대륙에 도달한 사진을 공개했다. 이 모래는 1주일 후에는 멀리 미국 남동부 대기에서도 검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구관측위성 핀란드 NPP와 아쿠아의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이 합성 이미지는 하단에 있는 서아프리카에서 대서양 너머 상단에 있는 아메리카 대륙에 이르는 대기에 펼쳐진 많은 양의 갈색 모래를 보여준다. 매년 사하라 사막에서는 약 4000만톤의 모래가 대서양을 건너 남미 아마존강 유역으로 실려가는 데 모래에 포함된 미네랄이 열대우림의 토양에 양분을 보충해 아마존을 보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으로 이 모래는 아메리카의 대기에 부정적인 영향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와 플로리다 남부에서 대량 발생하는 유해 조류는 사하라 모래가 요인 중 하나라고 일부 과학자는 추정하고 있다. 사진=NASA 오션컬러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지방자치 20년-민선 6기의 과제] 교육감 선거 ‘묻지마 투표’ 막을 보완책 서둘러야

    지난 6·4 지방선거에서는 교육감 선거의 문제점이 크게 부각됐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에 대한 정보를 잘 모르는 데다 성향별 단일화 여부가 성패를 갈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인천시교육감 선거의 경우 진보 성향 1명, 보수 성향 3명 등 4명의 후보가 나섰지만 선거운동 초반 이들의 인지도는 10% 안팎에 불과했다. 출마자들이 인하대 총장, 인천대 총장, 인천시의회 교육위원장 등을 각각 지낸 점을 감안하면 납득하기 어려운 수치다. 선거 후반으로 치달아도 인지도는 별로 올라가지 않았다. 이는 전국적인 현상이었다. 교육감직선제가 ‘깜깜이 선거’ ‘묻지 마 투표’라는 세간의 평이 괜한 얘기는 아니라는 방증이다. 이런 상태에선 인지도가 높은 사람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여러 선거에서 잘 드러났다.. 투표권을 가진 20대 이상보다 오히려 중·고등학생들이 교육감 선거에 관심이 많았다. 자신의 진로와 직접 연관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교육 문제의 직접 이해 당사자는 학생이다. 이런 점을 봤을 때 고등학생 정도는 투표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고 말했다. 후보자에 대한 정보 부족은 감성적인 투표로 이어진다. 황모(53·인천 연수동)씨는 “교육감 후보들에 대해 잘 모르기에 막연히 대단한 사람처럼 여겨지는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고 말했다. 언론이나 선거관리위원회가 가급적 많은 사실을 드러내 분위기나 감성에 끌리지 않고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척도를 제시해 주면 도움이 되겠지만 광역·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도 함께 뽑는 선거이다 보니 그럴 여력이 없다. 게다가 교육감 후보는 소속 정당이 없고 정책을 발표할 기회도 별로 없다. 논쟁의 대상이라고는 기껏해야 보수와 진보 이념을 빼고는 특이한 것을 찾기 힘들다. 진보 성향 교육감이 대거(13명) 당선되면서 선거 직후 직선제 폐지안이 불거졌다. 여당 관계자는 “미국은 36개 주에서 임명제를 채택하고 있고 일본, 영국, 독일, 프랑스, 핀란드 등 교육이 발달한 나라도 모두 교육감에 한해서는 임명제”라면서 “우리나라도 임명제로 시작했는데 민주화 이후에 이렇게 됐다”고 주장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현행 교육감 직선제에 대한 위헌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교육감 직선제는 분명히 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그렇다고 폐지하는 것은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수 있다”면서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는 방향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무더위 잊게 할 풍성한 ‘빅 4’ 전시들

    무더위 잊게 할 풍성한 ‘빅 4’ 전시들

    지난해 5월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 우뚝 솟은 피오르 행렬을 뚫고 찾아간 국립미술관에선 탄생 150주년을 맞은 에드바르 뭉크(1863~1944)의 특별전이 노독에 지친 여행객을 달랬다. 1000크로네 지폐에서 마주한 그의 초상만큼 작품들은 친근했다. ‘절규’(1895년), ‘마돈나’(1902년), ‘별이 빛나는 밤에’(1924년), ‘생의 춤’(1925년) 등 20여점은 알 수 없는 기운을 뿜어냈다. 전성기 회화들은 불우했던 삶을 통째로 옮겨 놓은 듯 소름 끼쳤지만 말년으로 갈수록 동화처럼 푸근함을 띠었다. 몽환적인 예술 세계는 보는 이의 마음까지 따뜻하게 치유했고 그렇게 한 시간 동안 작품 주변을 서성이며 그림들을 마음속에 오롯이 담아 올 수 있었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표현주의 화가이자 판화가인 뭉크의 작품 99점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오는 10월 12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에드바르 뭉크-영혼의 시’전에선 너무나 익숙한 ‘절규’의 석판화 버전을 비롯해 유화인 ‘키스’(1897년), ‘지옥에서의 자화상’(1903년), ‘뱀파이어’(1918년) 등 작가의 생애를 관통하는 작품 세계가 망라된다. 무더위에 지친 국내 미술 관람객을 달랠 풍성한 전시는 이뿐만이 아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전, 서울시립미술관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서울’전,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의 ‘디자인가구컬렉션’전 등이 무더위에 청량감을 안겨 줄 ‘빅 4’전으로 꼽힌다. 우선 뭉크전. 아쉽게도 오슬로 외곽 에케베르그 다리를 배경으로 양손을 귀로 막은 ‘절규’의 원본 유화는 이번에 오지 못했다. 1994년과 2004년 두 차례나 도난당했다 돌아온 터라 노르웨이 정부가 반출을 막은 탓이다. 그나마 판화 버전의 절규도 2006년 미국 뉴욕현대미술관(MoMA)전 이후 8년 만의 해외 나들이다. 이번 전시에선 그간 불안, 고독, 공포, 죽음 등 우울하고 어두운 작품들로만 알려졌던 뭉크의 또 다른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자연주의와 인상주의 화풍을 섞은 초기작인 ‘생클루의 센강’(1890년), ‘야외에서’(1891년) 등이다. ‘어린 창부’(1907) 같은 누드는 에로티시즘의 극치를 보여준다. 스테인 올라브 헨리크센 뭉크미술관 관장은 “생전 2만 8000여점의 작품을 남긴 뭉크가 우울 일변도의 이미지로 해석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체 5개 섹션 가운데 두 번째 섹션인 ‘새로운 세상으로’에선 고향을 떠나 프랑스, 독일 등에서 접한 새로운 기법을 실험한 작품들을, 마지막 섹션 ‘밤’에선 죽음을 앞둔 뭉크의 초월적 시선을 만날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8일부터 10월 5일까지 ‘신선놀음’이란 이름의 ‘젊은 건축가 프로그램’을 이어 간다. 재기와 역량을 갖춘 국내 젊은 건축가들을 모아 펼친 난장이다. MoMA에서 1998년부터 펼쳐 온 프로젝트의 연계 프로그램이다. 서울관 본관 마당에선 구름이나 버섯을 연상시키는 대형 조형물이 숲을 이룬다. 또 제7전시실에선 건축가 프로그램의 역사와 국제 네트워크를 조명한다. 전시는 26대1의 경쟁률을 뚫고 뽑힌 ‘문지방’(최장원, 박천강, 권경민)이 맡았다.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1층에선 무료 전시인 ‘유니버설 스튜디오 서울’전이 다음달 10일까지 이어진다. 1~20년간 한국에 거주해 온 외국인 작가들의 눈으로 바라본 한국의 낯설고 놀라운 모습들이다. 독일 출신의 작가 잉고 바움가르텐은 난간, 단청, 처마 등 한옥의 독특한 구조를 회화로 풀어냈다. 다른 작가들도 공유지를 무단 점거한 텃밭 문화와 유럽에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열쇠가 사라져 버린 첨단 출입관리시스템 등을 회화, 조각, 설치 등으로 풍자한다. DDP에선 ‘볼 체어’ 등 30개국 112명의 디자이너 작품 1869점이 전시되고 있다. 핀란드 출신의 거장 에로 아르니오의 혁신적이면서도 인체공학적인 의자 등이 등장하는데, 의자의 고정관념을 깨는 디자인들이어서 흥미롭다. 360도 회전이 가능한 토머스 헤더윅(영국)의 ‘스핀 체어’ 등은 참신하다. 오는 9월 28일까지 이어지는 ‘간송문화전 2부:보화각’전과 함께 챙겨 보면 ‘감동 2배’가 보장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 1위는 아일랜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 1위는 아일랜드, 한국은?

    국가 및 기업브랜드 컨설팅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사이먼 안홀트가 각국 자료를 토대로 ‘좋은 나라’(the Good Country) 지표를 발표했다. UN과 NGO 그리고 여러 국제적인 조사단체가 분석한 총 125개국의 데이터 35편을 토대로 과학, 문화, 국제 평화와 안보, 세계질서, 지구 기후 관리, 평등과 번영, 건강과 복지 등 7개 분야의 점수를 매겼다. 그 결과 아일랜드가 총점 1위를 차지해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의 영광을 차지했다. 아일랜드는 과학기술 분야와 기후관리, 국제 평화와 안보 분야에서 각각 20위, 45위, 33위를 차지했으며, 번영과 평등 분야 1위, 세계질서 분야 4위, 건강과 복지 분야 9위를 차지했다. 핀란드와 스위스,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이 각각 2, 3, 4위로 뒤를 이었으며, 미국은 21위, 일본은 25위, 중국은 38위에 랭크됐다. 한국은 전체 순위 47위를 기록했다. 세부 순위를 보면 기술과학 분야에서는 30위, 문화 분야에서 34위, 세계질서 45위, 기후관리 71위, 번영과 평등 분야 60위, 건강복지 분야 65위 등을 차지했다. 순위가 가장 낮은 것은 국제 평화와 안보 분야로, 125개국 중 119위에 머물렀다. 각 분야별 1위를 차지한 나라는 ▲ 과학기술-영국 ▲문화-벨기에 ▲국제 평화와 안보-이집트 ▲세계질서-독일 ▲지구 기후관리-아이슬란드 ▲번영과 평등-아일랜드 ▲건강복지-스페인 등이다. 반면 하위권에는 리비아(125위), 베트남(124위), 이라크(123위) 등 국가가 차지했다. ‘좋은 나라 지표’를 제작한 사이먼 안홀트는 “경제 수치를 바탕으로 세계 각국을 랭킹한 지표는 많지만 인도주의적, 문화, 교육적 차원을 토대로 순위를 매긴 것은 많지 않다. 이번 조사는 도덕적 판단이 아닌 가능한 객관적인 수치로 만든 것”이라면서 “이를 본 많은 사람들이 공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세계서 가장 좋은 나라 1위는 아일랜드…한국은?

    세계서 가장 좋은 나라 1위는 아일랜드…한국은?

    국가 및 기업브랜드 컨설팅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사이먼 안홀트가 각국 자료를 토대로 ‘좋은 나라’(the Good Country) 지표를 발표했다. UN과 NGO 그리고 여러 국제적인 조사단체가 분석한 총 125개국의 데이터 35편을 토대로 과학, 문화, 국제 평화와 안보, 세계질서, 지구 기후 관리, 평등과 번영, 건강과 복지 등 7개 분야의 점수를 매겼다. 그 결과 아일랜드가 총점 1위를 차지해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의 영광을 차지했다. 아일랜드는 과학기술 분야와 기후관리, 국제 평화와 안보 분야에서 각각 20위, 45위, 33위를 차지했으며, 번영과 평등 분야 1위, 세계질서 분야 4위, 건강과 복지 분야 9위를 차지했다. 핀란드와 스위스, 네덜란드, 뉴질랜드 등이 각각 2, 3, 4위로 뒤를 이었으며, 미국은 21위, 일본은 25위, 중국은 38위에 랭크됐다. 한국은 전체 순위 47위를 기록했다. 세부 순위를 보면 기술과학 분야에서는 30위, 문화 분야에서 34위, 세계질서 45위, 기후관리 71위, 번영과 평등 분야 60위, 건강복지 분야 65위 등을 차지했다. 순위가 가장 낮은 것은 국제 평화와 안보 분야로, 125개국 중 119위에 머물렀다. 각 분야별 1위를 차지한 나라는 ▲ 과학기술-영국 ▲문화-벨기에 ▲국제 평화와 안보-이집트 ▲세계질서-독일 ▲지구 기후관리-아이슬란드 ▲번영과 평등-아일랜드 ▲건강복지-스페인 등이다. 반면 하위권에는 리비아(125위), 베트남(124위), 이라크(123위) 등 국가가 차지했다. ‘좋은 나라 지표’를 제작한 사이먼 안홀트는 “경제 수치를 바탕으로 세계 각국을 랭킹한 지표는 많지만 인도주의적, 문화, 교육적 차원을 토대로 순위를 매긴 것은 많지 않다. 이번 조사는 도덕적 판단이 아닌 가능한 객관적인 수치로 만든 것”이라면서 “이를 본 많은 사람들이 공익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해외파견 청소년 대표단 152명 모집

    여성가족부는 올 하반기 국가 간 청소년 교류사업에 파견할 청소년 대표단 152명을 1~21일 모집한다. 만 16~24세가 모집 대상이다. 대표단은 말레이시아, 이집트, 터키, 인도, 콜롬비아, 핀란드, 칠레, 멕시코 등 12개국별로 10~12명으로 구성돼 10여일 동안 파견국 청소년과 교류하고 문화체험, 홈스테이, 주요 기관 방문 등의 활동을 한다. 왕복 항공료의 20%와 현지 숙식비가 지원되며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 청소년은 활동비를 전액 지원받는다. 이와 함께 여가부는 올해 대한민국청소년자원봉사단에 참가할 청소년 285명도 1~15일 모집한다. 만 15~24세가 대상이다. 봉사단은 10~11월 인도네시아, 라오스, 필리핀, 베트남, 미얀마 등 5개국에 10여일 동안 파견돼 청소년 시설 개·보수 및 시설 확충, 환경보존·보건위생 교육 및 캠페인, 문화·체육 교류 활동, 물품 지원 등 현지 봉사활동과 현지 청소년 가정 방문 등을 한다. 선발된 봉사단은 편도 항공료와 현지 체재비 일부를 부담한다. 참가 신청은 두 프로그램 모두 청소년국제교류네트워크에 온라인으로 하면 된다.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유산균의 놀라운 피부미용 효과 ‘4가지’

    유산균의 놀라운 피부미용 효과 ‘4가지’

    프로바이오틱스(probiotics)는 몸에 유익한 미생물을 일컫는 말로 ‘비피더스균’, ‘유산균’이 있다. 이들은 주로 체내 장 환경을 개선해 소화기 기능을 원활히 하고 면역력 저하를 막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요구르트 등의 유산균 음료가 대표적인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다. 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의 효능은 장내환경 개선에만 머무르지 않으며 얼굴피부미용에도 무척 유용한 작용을 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 과학전문매체 라이브 사이언스닷컴은 마운트 싸이나이 의과 대학 휘트니 보위 교수가 조언한 “프로바이오틱스가 피부 미용에 미치는 4가지 장점”을 24일(현지시각) 소개했다. 1. 여드름 개선 프로바이오틱스는 여드름 성장을 억제시키는 효과가 있다. 마운트 싸이나이 의과 대학 연구진은 그리스 요구르트를 직접 얼굴 피부에 바르는 임상시험을 한 결과, 여드름 환자의 피부 상태가 대폭 개선됐다고 밝혔는데 효과가 나타난 대표적 프로바이어틱 균주는 ‘락토바실러스’였다. 연구진은 이 균주가 여드름 유발 박테리아 방지 보호막을 얼굴피부 형성시키는 것으로 추정했다. 2. 얼굴 습진치료 최근 핀란드 의학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는 얼굴 습진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연구진은 핀란드 영아들을 대상으로 6개월 간 프로바이오틱스를 첨가한 분유를 섭취하게 한 뒤 경과를 관찰했는데 습진 발병확률이 대폭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선천적으로 장내 프로바이오틱스 균이 많은 영아가 그렇지 않은 영아에 비해 습진에 걸릴 확률이 적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3. 주사(rosacea, 딸기코) 증상 개선 코와 뺨 등 얼굴의 중간 부위가 빨갛게 물드는 주사 증상 개선에도 프로바이오틱스가 도움이 된다. 마운트 싸이나이 의과 대학 휘트니 보위 교수는 “약물 치료와 함께 프로바이오틱 추출물을 얼굴에 투여하면 홍조가 대폭 개선되면서 피부자체의 방어력도 올라가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4. 주름개선을 통한 노화 방지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프로바이오틱스가 노화방지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마운트 싸이나이 의과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프로바이오틱스는 피부 단백질 구축에 큰 영향을 미치는 콜라겐 형성에 상당한 효과가 있다. 프로바이오틱스의 지속적 공급은 체내 유익한 박테리아의 숫자를 증가시키는데 이는 자외선 보호, 수분공급으로 연결돼 노화 피부를 탄탄히 바꿔주고 얼굴 주름이 사라지는 효과를 가져다준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무비자 통과하는 세계서 가장 강력한 여권國은?

    무비자 통과하는 세계서 가장 강력한 여권國은?

    마음만 먹으면 어느나라나 쉽게 입국하는 강력한 여권을 가진 나라는 어디일끼? 최근 영국의 여행정보사이트 무브허브가 비자없이 입국 가능한 각 나라 여권 현황을 공개해 관심을 끌고있다. 한 눈에 알 수 있게 인포그래픽으로 정리한 이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총 166개국을 비자없이 여권 만으로 통과해 단독 7위에 올랐다. 사이트가 집계한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여권’(The world’s most powerful passports)을 가진 나라는 핀란드, 스웨덴, 영국으로 나타났다. 이 3개국은 총 173개국을 비자없이 여행해 여권 활용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이어 미국과 독일, 덴마크, 룩셈부르크가 총 172개국으로 2위 그룹을, 벨기에와 이탈리아, 뉴질랜드가 171개국으로 뒤를 이었다. 아시아에서 우리나라보다 더 활용도가 높은 여권을 가진 나라는 일본과 싱가포르였다. 일본은 총 170개국, 싱가포르는 167개국의 비자를 면제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외에 중국은 총 43개국에서 비자 면제를 받아 하위권인 82위 그룹에, 41개국의 북한은 방글라데시, 에디오피아 등과 함께 85위 그룹에 올랐다. 이 조사에서 가장 활용도가 낮은 여권은 이라크(31개국)와 아프카니스탄(28개국)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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