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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에서 담배가게 멀수록 금연 성공률 증가”

    “집에서 담배가게 멀수록 금연 성공률 증가”

    집에서 담배가게가 멀어질수록 금연 확률도 높아진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핀란드 투르쿠 대학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담배 가게의 거리가 금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논문을 미국 의학협회 내과 학회지(JAMA Internal medicine)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가까운 곳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는 담배가 금연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먼저 핀란드인 총 2만 1000명의 남녀 흡연자와 금연자의 집주소와 가까운 담배 가게의 거리를 분석했다. 그 결과 흡연자가 담배를 구매하기 위해 500m 정도 걸어야 할 때 금연에 성공하는 비율이 20% 증가했으며 1km 이상 벌어지면 최대 60%까지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마디로 흡연자가 담배를 피우기 위해 먼 곳까지 걸어가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는 것. 한 가지 더 흥미로운 점은 금연했다가 다시 담배를 피우는 사람들의 경우에는 담배 가게와의 거리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논문의 수석저자 미카 키비마키 박사는 "손쉬운 담배 구매가 흡연습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입증됐다"면서 "담배는 중독성이라 끊기가 힘들지만 구매하기 어려우면 조금이라도 금연을 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결과는 정책자들이 금연 정책을 세우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면서 "집 뿐 아니라 직장에서도 역시 같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개틀린 45걸음 뛸 때 볼트 41걸음… 근육의 힘부터 달랐다

    개틀린 45걸음 뛸 때 볼트 41걸음… 근육의 힘부터 달랐다

    “내가 해낼 것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사상 처음 올림픽 남자 100m를 3연패한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가 15일 결선 직후 자신의 건재를 의심했던 이들에게 들으라는 듯 큰소리를 쳤다. 이날 그의 출발 반응속도는 0.155로 결선에 나선 8명 가운데 7번째였다. 50m 지점까지 중위권이었지만 특유의 막판 스퍼트로 치고나간 뒤 70m 지점부터 나 홀로 달렸다. 그의 3관왕 3연패를 저지할 것으로 손꼽혔던 저스틴 개틀린(30·미국)은 역전을 허용한 뒤 볼트의 등을 바라보며 9초89에 결승선을 통과, 은메달에 머물렀다. 2004년 아테네 이후 12년 만에 올림픽 챔피언을 되찾으려던 개틀린의 꿈도 물 건너갔다. 동메달은 9초91의 앙드레 드 그라세(캐나다)가 차지했다. ●“이길수 있겠다 싶은 순간, 볼트 등 보여” 개틀린이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하며 당한 것은 볼트와 겨룬 많은 이들이 “이번엔 이길 수 있겠다 싶은 순간 볼트의 등이 보이게 마련”이라고 털어놓은 것과 거의 비슷한 맥락이다. 하지만 볼트가 후반에 가속이 붙어 치고 나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착시 현상 탓이라고 최근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짚었다. 볼트도 여느 선수와 마찬가지로 후반에는 속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도 70m 지점에서 시속 43.2㎞로 최고 속도에 이른 뒤 차츰 속도가 떨어진다. 그런데도 볼트만 혼자 다르게 보이는 것은 다른 선수들보다 감속 폭이 작기 때문이다. 신문은 볼트가 세계기록(9초58)을 작성했던 2009년 세계육상선수권 100m 기록을 바탕으로 인간동역학지(JHK)가 분석한 자료를 인용했다. 볼트는 첫 20m까지 2.88초 걸린 데 이어 이후 20m마다 1.75초, 1.66초, 1.63초로 가속하다가 마지막 20m에선 1.66초로 정점일 때보다 100분의3초 느려졌다. 다른 선수들은 80m까지 1.70초 걸리다 마지막 20m 구간에서 1.75초로 100분의5초 느려졌다. 모든 구간에서 볼트의 속력이 다른 선수들보다 빨랐지만, 특히 모두 힘이 급격히 빠지는 마지막 구간에서의 감속 차이가 두드러졌다. 근육 피로는 출발 직후 시작돼 근육이 수축될 때마다 축적된다는 사실도 볼트를 공략하기 어려운 이유가 된다. 볼트는 195㎝ 큰 키에 보폭이 넓어 여느 선수가 100m를 45걸음에 주파하는 데 견줘 41걸음만 떼면 된다. 한 번 발을 디딜 때마다 근육의 힘이 약해진다면, 볼트의 근육은 남보다 피로도가 덜한 셈이다. ●볼트 “ 두개 더 따고 올림픽과 이별” 신문은 볼트가 한눈만 팔지 않고 자신의 주로에만 온 신경을 집중한다면 올림픽 단거리 3관왕 3연패의 위업은 물론 올림픽 육상 최다(9개) 금메달 기록을 갖고 있는 칼 루이스(미국)와 파보 누르미(핀란드) 등을 넘어 ‘가장 위대한 육상선수’로 불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볼트는 이날 “날 보고 불멸의 스프린터라고 말하는 이도 있지만, 두 개의 금메달(200m와 400m계주)을 따고 (올림픽과) 작별 인사를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8년이 흘러도… 그 앞에 아무도 없었다

    8년이 흘러도… 그 앞에 아무도 없었다

    어김없이 그 앞에는 아무도 없었다.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가 1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81을 기록하며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009년 세계육상선수권에서 작성한 세계기록(9초58)과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기록한 올림픽기록(9초63) 경신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지만 이 기록을 고쳐 쓰지는 못했다. 하지만 2008년 베이징올림픽(9초69)과 4년 전 런던올림픽을 거쳐 이날까지 사상 최초로 올림픽 남자 100m를 3연패하는 위업을 완성했다. 올림픽 남자 100m를 2회 연속 우승한 선수도 볼트를 빼면 1984년 로스앤젤레스와 1988년 서울 대회에서 거푸 우승한 칼 루이스(미국)뿐이다. 특히 볼트는 선천적으로 허리를 곧게 펴기 힘들 만큼 척추가 휜 ‘척추 측만증’을 갖고 태어났지만 자신만의 훈련법으로 신체적인 약점을 극복했다. 척추 측만증으로 인해 어깨와 골반이 평행을 이루지 못해 발의 움직임에 방해를 받자 오히려 어깨를 더 크게 흔들고 보폭을 넓혀 약점을 장점으로 만들었다. 일곱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수집한 볼트는 오는 19일 200m와 다음날 400m계주 결선에까지 나서 단거리 세 종목을 모두 우승하는 ‘트리플 트리플’에 도전한다. 그의 거침없는 도전에 유일한 대항마로 꼽혔던 저스틴 개틀린(34·미국)은 이날 결선에서 9초89로 은메달에 머물렀다. 개틀린이 힘 한 번 못 쓰고 물러나면서 오는 20일 세계 육상에 전무후무할 대기록을 쓰는 데 볼트 자신 외에는 누구도 딴죽을 걸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볼트가 3관왕 3연패를 이루면 1920년대 장거리 선수로 활약한 파보 누르미(핀란드)와 칼 루이스가 갖고 있는 올림픽 육상 최다 금메달(9개)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리우 육상] 볼트 9초81로 3관왕 3연패 첫 시동, ‘번개’ 안 했다

    [리우 육상] 볼트 9초81로 3관왕 3연패 첫 시동, ‘번개’ 안 했다

    우사인 볼트(30·자메이카)가 3관왕 3연패의 첫발을 산뜻하게 뗐다.볼트는 15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서 열린 육상 남자 100m 결선 6번 레인에 나서 9초81을 기록하며 맨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앞서 준결선에서 9초86을 뛰며 2009년 자신이 작성한 세계기록(9초58), 2012년 역시 자신이 작성한 올림픽기록(9초63)에 근접해 세계기록 경신에 대한 기대를 높였지만 우승을 확신한 뒤 속도를 일부러 늦췄다. 그의 3관왕 3연패 야망을 저지할 것으로 손꼽힌 저스틴 개틀린(34·미국)은 9초89에 그쳐 은메달에 머물렀다. 볼트는 결선 기록이 시원치 않다고 판단했는지 특유의 ‘번개 세리머니’는 사양했다. 3관왕 3연패에 첫 시동을 건 볼트는 19일 10시 30분 200m 결선에서도 우승이 유력하다. 역대 올림픽에서 남자 200m 2연패를 달성한 선수는 볼트가 유일하다. 200m에서도 3연패를 달성하고, 단거리 최강자로 꾸린 자메이카 팀에서 400m 계주 우승을 차지하면 올림픽 육상 사상 최초로 3회 대회 연속 3관왕에 오른다. 볼트가 ‘마지막 올림픽’으로 꼽은 이번 대회 3관왕을 차지하면 역대 올림픽 육상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도 세운다. 종전 최고 기록은 1920년대 장거리 선수로 활약한 파보 누르미(핀란드)와 미국 육상 영웅 칼 루이스가 보유하고 있다. 누르미와 루이스는 금메달 9개씩을 땄다. 누르미는 은메달 2개, 루이스는 은메달 1개도 얻었다. 일단 볼트는 남자 200m 결선이 끝나면 육상 최다 금메달 순위 공동 3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부문 3위는 1900년대 초 지금은 사라진 올림픽 제자리멀리뛰기, 세단뛰기, 높이뛰기에서 8번이나 금맥을 캔 레이 유리(핀란드)다. 사실 볼트는 이미 세계 최고의 스프린터에서 전설적인 육상 선수로 한 계단 더 올라섰다. 2015년 베이징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3관왕(100m, 200m, 400m 계주)에 오르며 개인 통산 금메달 11개, 은메달 2개로 볼트 시대 전 ‘육상의 아이콘’이었던 루이스(금 8개, 은 2개)를 금메달 수와 총 메달 수 모두 넘어섰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1위, 넘어져도 문제없지

    1위, 넘어져도 문제없지

    소말리아 출신 중장거리 강자 모 패라(33·영국)가 한 차례 넘어진 뒤 다시 일어나 끝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트랙에 입을 맞출 때 두 어깨를 벌려 알파벳 ‘M’을 만드는 특유의 우승 세리머니를 4년 만에 재현했다. 이 종목을 연패하며 4년 전 런던대회에 이어 2관왕 2연패 가능성도 눈앞에 왔다. 패라는 14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1만m 초반 선두에 약간 뒤처져 기회를 엿보다 16바퀴를 남기고 트랙에 나동그라졌다. 훈련 파트너 게일런 럽의 발에 걸려 넘어진 것이다. 그러나 곧바로 일어나 엄지를 치켜들며 괜찮다는 수신호를 보냈는데 다른 선수 20명 남짓이 모두 그를 앞질러 달려 나갔다. 그러나 그는 침착했다. 한번 넘어지면 기운이 쏙 빠질 텐데 서두르지 않으며 조금씩 순위를 높여 나갔다. 마지막 두 바퀴를 앞두고 선두로 치고 나간 패라는 200m 남짓을 남겨 두고 이날 2위를 차지한 폴 타누이(케냐)에게 한 차례 역전을 허용했으나 곡선 주로 끝에서 다시 앞질러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7분05초17로 타누이를 0.47초 차로 따돌렸다. 그가 2관왕 2연패에 성공하면 1976년 라세 비렌(핀란드)에 이어 40년 만에 중장거리 2관왕을 2연패하는 선수로 이름을 남긴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리우 육상] “한번 넘어지고도” 모 파라 1만m 감동의 레이스 끝에 금메달

    [리우 육상] “한번 넘어지고도” 모 파라 1만m 감동의 레이스 끝에 금메달

    소말리아 출신의 중장거리 최강자 모 파라(33·영국)가 한 차례 넘어진 뒤 다시 일어나 끝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트랙에 입을 맞출 때 두 어깨를 벌려 알파벳 ‘M’을 만드는 특유의 우승 세리머니를 4년 만에 재현했다. 이로써 대회 2관왕 2연패 도전에 첫 발을 극적으로 뗐다. 파라는 14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1만m 초반 여유있게 선두에 약간 뒤처져 기회를 엿보며 달리다 16바퀴를 남기고 트랙에 나동그라졌다. 훈련 파트너 갈렌 럽의 발에 걸려 넘어진 것. 그러나 곧바로 일어나 엄지를 치켜들어 괜찮다는 신호를 보냈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 20명 남짓이 모두 그를 앞질러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침착했다. 한 번 넘어지면 모든 기력이 쏙 달아날텐데 끄덕하지 않고 서두르지 않으며 조금씩 순위를 높여나갔다. 마지막 두 바퀴를 앞두고 선두로 치고 나간 파라는 200m 남짓을 남겨두고 이날 2위를 차지한 킵응게티치 타누이 폴(케냐)에게 한 차례 역전을 허용했으나 70m를 남긴 곡선 주로 끝에서 다시 앞질러 맨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27분05초17로 킵응게티치를 0.47초 차로 따돌렸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1만m와 5000m를 제패했던 파라는 다음 주 5000m에서 2관왕 2연패에 도전한다. 2관왕 2연패에 성공하면 1976년 라세 바이렌(핀란드)에 이어 40년 만에 중장거리 2관왕을 2연패하는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된다. 나이 때문에 많은 대회에 출전하지 않는 그는 지난해 베이징세계선수권 2관왕 2연패를 비롯해 최근 4차례 메이저대회 두 종목 우승을 모두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법안 입법예고…졸속 논란

    사용후 핵연료(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의 처리를 위한 로드맵이 30여년 만에 마련됐지만,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12년 안에 고준위방사성폐기물 부지를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해외 사례와 그동안의 전례에 비춰 볼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이 때문에 원전 내 사용후 핵연료가 포화 상태에 이르러 처리 문제가 시급해지자, 졸속으로 법안을 마련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기본계획을 담은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절차에 관한 법률’ 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법률안에 따르면 부지선정을 다섯 단계로 나눠 부적합지역 배제(1년)→부지공모(1년)→기본조사와 적합성 평가(5년)→주민의사 확인(1년)→부지 심층 조사 후 확정(4년)까지 2028년 안에 끝낸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연구용 URL(지하연구시설)에 대한 부지 선정 절차에도 들어가 2020년부터는 연구용 URL을 착공할 방침이다. 산업부는 1년 안에 지질조사를 거쳐 부지로 적합하지 않은 후보지를 제외한 뒤 12년 안에 고준위 방폐장 부지 선정까지 모두 마친다는 방침이지만, 해외 사례 등을 볼 때 일정 상 무리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에서 처음으로 올해 고준위 방폐장 건설에 착수한 핀란드도 수년간의 지질조사를 거쳐 부지를 확정하기까지 23년이 걸렸다. 1978년부터 4년 동안 핀란드지질조사소의 광역지질자료를 검토한 뒤 1983년 102개 광역부지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고, 이후 적합한 후보지를 추려 2001년에야 최종 부지를 확정했다. 스위스도 고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사업과 관련이 없는 지질조사 자료까지 모아 전 국토의 지질조사 데이터베이스(DB)를 확보, 사전에 지표지질조사를 모두 끝낸 뒤에야 부지 선정 절차에 들어갔다. 일본도 처분 부지를 선정하기에 앞서 지질학회가 2008년부터 3년에 걸쳐 정밀조사를 통해 중요한 지질자료들을 도면화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전문가와 시민단체, 학계가 모두 참여해 사회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처럼 해외 여러 나라에서 수년에 걸쳐 사전 지질조사에 공을 들이는 것은 차후 후보지를 선정했을 때 입지 선정의 타당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의 경우 기관별로 각 분야에 맞게 작성된 지질자료가 일부 산재돼 있지만, 전 국토의 지질 특성을 체계화한 데이터베이스는 없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채병곤 지질환경융합연구센터장은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모두 참여해 자료를 상호 검토하도록 하고, 의견을 수렴해 지질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야 한다”면서 “자료에 대한 투명성이 우선돼야 시민사회의 동의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지 선정 절차에서 정당성을 갖추지 못하면, 한창 일이 진행되고 나서 처음으로 되돌리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도 “미국도 1980년대부터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지만, 아직도 처리 방식을 결정하지 못했다”면서 “관련 기술이 충분히 개발됐는지, 지역 주민들로부터 수용성을 확보했는지 등에 대해 정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국내 사례를 봤을 때도 일정대로 추진이 가능할 지 불투명하다. 사용후 핵연료 정책은 1983년부터 역대 정부가 9차례에 걸쳐 추진했으나 지역 여론 악화 등에 부딪혀 무산됐다. 충남 태안과 전북 부안에서는 중·저준위 폐기물 저장 시설 부지 선정을 두고 주민 반발로 유혈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당장 4년 후에 건설하기로 한 연구용 URL(지하연구시설)에 대해서도 사회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 한 추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연구용 URL은 포괄적인 고준위방폐물 R&D(연구개발)와 처분 실증 실험을 위한 연구용 시설로, 잠재적인 처분 부지에 위치하는 인허가용 URL과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는 연구용 URL이 실질적인 고준위 방폐물 처분 부지로 전용될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하고 있다. 실제 일본의 경우 개방형 공모제를 통해 연구용 URL 부지를 선정하는 절차에 돌입했지만, 몇 차례의 실패 끝에 결국 정부가 직접 과학적으로 적합한 지역을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20년 사용 조건으로 지방자치단체로부터 부지를 빌려 연구용 URL을 건설했지만, 만료 기한이 다가오면서 지역사회가 연구용 URL을 반환하겠다며 원상 복구해줄 것을 요구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에서도 2014년 SK건설이 경북 울진군에 지하연구시설 건설을 추진하려다 지역사회의 반발에 부딪혀 수포로 돌아간 바 있다. 이헌석 대표는 “정부는 과거에 경주에 중저준위 폐기물 처리시설을 유치할 때 고준위 폐기물 처리시설은 함께 짓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국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시설을 지으려 하고 있다”면서 “천문학적인 예산을 쏟아부어 지하연구시설을 짓는데 당연히 ‘그냥 그곳에 처분하자’는 논의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정부가 포화 상태에 이른 사용후 핵연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무리하게 일정을 강행하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 원전 내 고준위 방폐물을 처분하기 위한 임시저장시설 계획이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자 서둘러 영구처분계획을 담은 법안을 내놓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채병곤 지질환경융합연구센터장은 “고준위방폐장 부지 선정에는 사회적인 수용성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사용후핵연료를 직접 처분할 것인지 또는 동굴 방식으로 처리할 것인지 등 국내 처분 방식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핀란드와 스위스 등 해외 선행 사례가 있는 만큼 처분까지 12년 안에 가능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사용후 핵연료 처분 공론화 과정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며, 이전 정부 때부터 지속적으로 논의해온 것”이라면서 “처리 계획에 대한 반대 때문에 처분 부지를 정하지 못하고 계속 늘어지면서 더이상 늦춰서는 안된다는 판단에 따라 대책을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채병곤 센터장은 지난 10일 원자력환경공단 주최로 대전 레전드호텔에서 열린 ‘고준위폐기물 관리기술’ 전문가 토론회에서 해외 고준위폐기물 처분장 선정사례와 시사점에 대해 발표했다. 이날 한국원자력연구원 김경수 부장,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윤정현 실장 등 원자력 관련 산학연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해 해외 고준위폐기물 처분 기술개발 현황과 연구용 URL 확보 방안 등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을 벌였다. 연합뉴스
  • [관광산업 발전 위한 릴레이 제언] 평창, 무엇을 남길 것인가/여형구 평창올림픽조직위 사무총장

    [관광산업 발전 위한 릴레이 제언] 평창, 무엇을 남길 것인가/여형구 평창올림픽조직위 사무총장

    우리는 무엇을 남길 것인가. 2018년 동계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다. 이른바 ‘레거시 플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레거시 플랜’은 평창올림픽을 치른 뒤 후세에게 남길 그 무엇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은 잠실경기장과 몽촌토성을 남겼다. 88올림픽 당시의 경기 시설이 들어서 있는 잠실경기장과 올림픽공원은 이제 서울시민에게 없어서는 안 될 시설이 됐다.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강원도 강릉과 평창도 1999년 강원동계아시안게임을 치렀다. 그런데 다수의 국민은 이 사실을 잊고 있다. 아시안게임 유산을 많이 남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경기를 치렀던 시설들이 대부분 다른 용도로 바뀌어 운영되고 있는 탓에 강원도를 찾는 국민이 역사적 사실을 기억해 내기 힘들다. 그러나 캐나다, 스웨덴, 핀란드 등 겨울스포츠 선진국에서는 소규모 도시가 실내링크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곳이 많다. 동계올림픽을 치렀던 캐나다 캘거리의 예를 들어보자. 캘거리의 인구는 대략 100만명이지만 인근에 50여개의 실내링크가 있다. 빙질이 좋은 오벌 경기장은 세계 각국의 빙상 선수들이 모여 훈련을 하는 곳이기도 하다. 캘거리시는 스키점프대가 있는 곳에 올림픽파크를 조성해 30년 전의 영광을 보존하고 있고, 최근에는 4면의 실내링크를 추가로 만들었다고 한다. 동계올림픽의 유산을 잘 활용함으로써 밴프국립공원의 길목에서 관광지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는 것이다. 평창과 강릉은 승용차로 20~30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지척이다. 또 대관령면에서 약 10㎞ 거리의 월정사와 상원사는 1400년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한국의 관광지이기도 하다. 여러모로 캘거리처럼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최근 평창을 방문한 타이거 쇼 미국스키협회장은 “콜로라도주의 베일시, 유타주의 파크시티와 유사하다”고 했다. 둘 다 별장지대로 소문난 곳이며 세계적인 관광지다. 강원도는 인구 약 150만명의 작은 지자체다. 높은 산이 많아 예로부터 심심산천으로 불렸다. 그래서 인구 이동도 쉽지 않았고, 타 지역에 비해 개발 속도가 더뎠다. 하지만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인천공항에서 강원도의 끝 강릉까지 90분대에, 서울에서는 1시간 이내에 도달할 수 있는 반나절 생활권이 된다. 평창과 강릉의 동계스포츠 시설들과 숙박시설, 그리고 천혜의 자연경관이 융합된다면 머지않아 아시아 최고의 관광지로 발돋움하게 될 것이다. 거기에 친절과 서비스 정신으로 똘똘 뭉친 강원도민들이 올림픽 손님들을 감동시킨다면 평창동계올림픽의 유산은 세계의 자랑거리가 될 것이다. 여형구 평창올림픽조직위 사무총장
  • [시론] 인문학의 정당성 찾기/임동균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

    [시론] 인문학의 정당성 찾기/임동균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

    오스카 와일드는 우리는 모두 시궁창 속에 있지만 그중 어떤 사람들은 고개를 들어 하늘의 별을 바라본다고 말했다. 돈이 모든 가치의 절대적 척도가 된 요즘 세상에서 인문학은 돈을 좇는 삶으로부터 소외받은 사람들이 올려다볼 수 있는 유일한 별일지 모른다. 세상은 유례없이 인문학의 흥행을 보여 주고 있는데, 대학에서는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나온 지 오랜 세월이 흘렀다. 이유는 여러 가지다. 경제적 효용성이라는 기준이 절대적이게 된 사회적 분위기로부터의 압박, 정부의 대학 재정 지원이 이공계나 실용적 분야에 집중됨에 따른 입지 축소, 그리고 거기에 맞춘 구조조정과 통폐합의 서슬 파란 칼날. 취업과 스펙 등의 이유로 학생들의 전공 기피 문제 등. 사실상 모두 다 하나로 엮여 있는 문제다. 제도로서의 인문학이 가지는 정당성의 문제다. 과거 막스 베버부터 현대에 이르는 많은 사회학자들은 ‘정당성’이 세상을, 조직을, 그리고 인간을 움직이는 핵심이라고 포착했다. 우리가 어떤 교육 시스템을, 정치 제도를, 기업 모델을 따르느냐는 그것이 지니는 정당성 때문이라는 것이다. 어떤 나라에서는 시(詩)를 무용지물로 여길 수 있지만 핀란드에서는 다른 허울 좋은 실용적 목적을 위해 교육에서 시를 뺀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그만큼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상식, 문화적으로 당연하고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인 관점보다 더 강한 것은 없다. 이와 관련해 인문학은 현재 매우 독특한 상태에 있다. 산업과 시장의 논리에서는 비교적 약한 정당성을 가지고 있지만, 그런 경제적 영역 밖에서는 매우 강한 정당성을 획득하고 있다. 인문학이 대중들 사이에 절대적인 존재적 정당성을 가진다면 그보다 더 견고한 인문학의 존재 기반은 없을 것이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부글부글 끓는 잠재적 에너지로 존재하고 있는 인문학에 대한 거대한 수요와 욕망을 어떠한 방법으로 대학에서 인문학의 존재 정당성으로 가져올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고전 읽기와 토론이 강화된 새로운 커리큘럼일 수도 있고, 독일의 인문학 지원 정책처럼 ‘유럽인은 누구인가’와 같은 시대의 화두에 인문학이 총체적으로 답하는 시대의 질문이 될 수도 있다. 훔볼트가 강조한 ‘고독과 자유’를 제공해 그 사유의 힘이 대중적 인문학의 아랫돌 역할을 하게끔 정책적 방향을 세울 수도 있다. 인문학이 시장성이라는 논리로 입지를 세우고자 한다면 어떻게 될까. 경제 발전이라는 관료주의적 정당성 범주 안에 인문학의 살을 도려내 집어넣고자 한다면 장기적으로는 대학의 인문학을 결국 되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 몰아넣을 가능성이 크다. 물론 시대의 흐름에 편승하지 않기란 지극히 어렵다. 인문학의 가치가 더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나라들에서조차도 대학에서의 인문학이 고전을 하고 있는 것이 그 반증이다. 하지만 대학이라는 제도는 매우 독특한 성격을 가진다. 서구의 대학들이 처음에 건립될 때 인격의 완성과 자유 등의 언어로 그들의 존립 근거를 세웠던 것처럼 경제로만 환원될 수 없는 뿌리 깊은 존재 정당성을 문화적으로 가지고 있다. 돈과 실용이라는 잣대가 모든 정당성을 독점하는 절대적 척도가 되는 시기가 지나고 있다. 세상에 대한 인문학적 응시와 질문들은 우리가 물질 너머의 해답을 찾고자 하는 존재라는 것을 확인해 주는 것이고, 이는 그 어느 때보다 시대적 정당성을 가지고 있다. 물론 대학의 노력만으로 이러한 작업이 이루어질 수는 없다. 대학은 대학평가, 업적평가, 재정지원 사업의 압박을 견디는 것만으로도 조직적 역량을 과도하게 쓰고 있다. 대학 교육에 대한 정부의 정책과 철학에 그만큼 변화가 필요하고, 인문학이 사회와 대중에 뿌리를 두고 강력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성숙한 인문학적 사고로 삶을 조직하는 기술이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들지 못한 한국 사회에서 이는 새로운 언어를 만드는 것만큼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이 척박할수록 그만큼 사람들이 진정성을 추구한다는 것이 요즘의 인문학 열풍에서 드러나고 있다. 시궁창에 있더라도 우리는 하늘을 보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 YG 새 걸그룹 ‘블랙핑크’ 데뷔 싱글 ‘휘파람’ 7개 차트 1위 올킬

    YG 새 걸그룹 ‘블랙핑크’ 데뷔 싱글 ‘휘파람’ 7개 차트 1위 올킬

    YG엔터테인먼트가 7년 만에 선보인 걸그룹 블랙핑크의 데뷔 싱글 ‘스퀘어 원’(SQUARE ONE)이 음원 차트 1위를 석권했다. 이들이 지난 8일 오후 8시 공개한 싱글 타이틀곡 ‘휘파람’은 9일 오전 멜론, 올레뮤직, 지니, 벅스, 소리바다, 네이버뮤직, 몽키3뮤직 등 7개 차트 1위를 석권했다. 또 다른 타이틀곡 ‘붐바야’도 주요 차트 최상위권에 진입해 신인으로는 이례적으로 두 곡 모두 호응을 얻었다. 해외에서의 반응도 뜨거웠다. 데뷔 싱글은 홍콩, 핀란드,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터키, 태국 등 14개국 아이튠스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 3위, 프랑스 7위, 영국 11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 안보냐 경제냐…포켓몬고 로 불거진 구글 지도 논란

    안보냐 경제냐…포켓몬고 로 불거진 구글 지도 논란

      세계 최대 검색 엔진인 구글이 한국 지도를 국외로 가져갈 수 있게 할지를 두고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구글이 우리 지도를 가져갈 경우 지금껏 파행 운영돼 온 한국판 구글맵(구글 지도)은 100% 기능으로 서비스할 수 있게 된다.  이 문제는 ‘안보 문제 때문에 지도 반출은 어렵다’는 우리 정부와 ‘부당한 규제’라는 구글 사이에 8년 넘게 계속돼 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고’와 지능형 자동차 등 지도를 토대로 한 첨단 IT(정보기술) 제품이 주목받으며 지도 반출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구글맵을 정상화하면 이를 바탕으로 한 우리 IT 서비스 경쟁력도 한 단계 높아지게 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반면 지도의 국외 제공이 남북 대치라는 상황에 직결된 사안이어서 반출 결정은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구글은 세계 각지의 지도를 ‘글로벌 서버’에 넣고 구글맵을 서비스한다. 이 서버는 미국·칠레·대만·싱가포르·아일랜드·네덜란드·핀란드·벨기에 8개국에 흩어져 있고 한국에는 없다.  구글은 한국 지도를 국외 서버로 가져가고 싶다며 반출 의사를 계속 밝혔지만, 번번이 우리 정부의 안보 규제에 발목이 잡혔다.  한국에 서버를 두고 지도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국외까지 지도를 가져가면 국가 적대 세력이 우리 지도를 쉽게 확보할 위험이 커진다는 게 정부의 논리다.  구글이 반출 신청한 한국 지도는 SK텔레콤이 보유한 데이터로 내비게이션 ‘T맵’의 지도다. 이 지도는 청와대와 군부대 등 국가 중요 시설에 관한 내용은 모두 지워져 있어 안보에 큰 영향은 주지 않는다는 평가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이 지도의 반출 조건으로 미국 등 외국 구글맵의 위성사진 지도를 고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외국 구글맵에서 우리 군부대 등 민감 시설의 위성 이미지가 노출되는 만큼 이도 다 지워야 지도 반출을 허용하겠다는 얘기다.  구글의 반응은 강경하다. 한국 규제를 이유로 미국·영국·브라질 등 타국의 구글맵 서비스까지 ‘검열’하는 것은 재량권 위반이라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번 반출 신청도 불허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국판 구글맵은 위성사진 지도를 일정 수준까지 확대하면 화면 해상도가 떨어져 국가 시설을 포함한 모든 지형지물이 흐릿해진다. 이처럼 한국 서비스만큼은 우리 정부의 방침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다는 게 구글 측의 해명이다.  정부의 선결 조건이 안보상 실익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위성사진 데이터는 미국·러시아·유럽 등의 전문 업체들이 엄청난 양을 유통하는 탓에 구글맵만 지워봐야 정보 차단 효과는 미미하다는 얘기다.  반면 우리 군은 적대 세력이 외국 구글맵의 위성사진을 토대로 손쉽게 테러 등을 모의할 우려가 있는 만큼 삭제는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구글맵이 정상화되면 한국에서도 △ 도보 길 찾기 △ 내비게이션 △ 실시간 교통정보 △ 실내 지도 △ 3차원 지도 등 고급 기능이 활성화될 수 있다.  지도 앱(응용프로그램) 사용자로선 선택 폭이 넓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구글은 지도 반출이 안 돼 한국에 소규모 서버를 두고 최소 기능만 제공하고 있다.  찬성 진영은 구글맵이 제대로 되면 포켓몬고와 구글의 지능형 차량 서비스인 ‘안드로이드 오토’ 등 구글맵을 쓰는 유명 서비스가 쉽게 국내 출시될 수 있어 혁신이 활발해진다고 강조한다. 세계에서 한국만 구글맵이 잘 안되는 ‘갈라파고스(고립지)’가 될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숙박앱과 택시앱, 배달앱 등 국산 서비스가 구글맵을 더 많이 쓰게 돼 우리 국제 경쟁력도 올라갈 것이란 주장도 있다. 지금껏 많은 국내 앱은 국산 지도 기반으로 설계돼 외국에 진출하려면 구글맵 버전으로 재개발해야 한다.  하지만 구글맵 반출이 ‘외국 기업의 갑질’이라는 주장도 반론도 만만찮다. 온라인 검색과 모바일 영역을 장악한 세계적 ‘IT 공룡’ 구글이 이번 지도 반출을 계기로 한국 시장에서 지배력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대표적이다.  국내 IT 업계에서 구글이 ‘특혜’를 요구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내 서버에 추가로 투자해 한국 소비자에게 더 많은 구글맵 기능을 제공할 수 있는데도 굳이 지도 반출이란 ‘편한 길’만 고집한다는 것이다.  지도 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 지도’ 등은 국내 서버를 토대로 한국판 구글맵보다 훨씬 더 풍부한 기능을 제공한다“면서 ”지도 반출이 구글맵 정상화의 유일한 길이라는 구글 측의 주장은 부당한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구글이 한국에 있는 구글맵 서버에 투입하는 공과 비용은 ‘최소 수준’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서버 운영에 관한 자사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은 이해가 가지만 한국에서 자기 방식만 강요한다는 이미지를 주는 것도 좋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구글은 2008년 한국판 구글맵 출시 이후 계속 한국 당국에 지도 반출 의사를 강력히 밝혀왔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지금껏 한국 정부는 학술 연구 목적으로 지도 반출을 허용한 적은 있었지만, 외국 IT 기업에 허가해준 사례는 구글 외에도 없었다.  구글의 공식 반출 신청은 2010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현행 법규에서는 반출 신청이 들어오면 국토교통부·국방부·미래창조과학부 등으로 구성된 부처 협의체가 60일 이내(근무일 기준)로 심사를 거쳐 허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번 심사의 기한은 25일까지로 12일 예정된 협의체 회의에서 사실상 심사 결과의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측된다. 협의체의 한 관계자는 “외국 구글맵의 위성사진 삭제와 관련해 우리 군 측과 구글 사이의 견해차가 아직 크다. 회의를 해봐야 알겠지만 허가가 나오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시론] 사드 배치 위해 정부와 지역주민 협력해야/김용철 부산대 정치학 교수

    [시론] 사드 배치 위해 정부와 지역주민 협력해야/김용철 부산대 정치학 교수

    최근 정부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정부와 지역주민이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일 국무회의에서 사드 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멈추지 않고 있어 지역대표들을 만나겠다고 언급했다. 그리고 사드 배치 문제는 바뀔 수 없는 문제라고 단언했다. 현재까지 정부와 지역주민들이 원활한 의사 교환이 일어나지 않고 있어 대통령이 직접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북한은 사드 배치를 비난하는 대외 선전공세를 펼쳤고 최근까지 미사일을 연이어 발사하며 핵실험 준비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그래서 한반도 전체의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로 달하고 있어 사드 배치는 국가 안보 측면에서 불가피한 측면이 크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40년 동안의 압축성장 과정 속에서 경제발전은 놀랄 만큼 성장하였으나 사회 통합과 이익 갈등의 해소 문제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못했다. 현재 우리나라 사회 갈등의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터키를 제외하고 최고의 수준이다. 그만큼 사회 쟁점에 대한 정부와 국민 간의 갈등 수준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사드 배치는 국가 안위와 직결되는 문제로 우리가 직접 해결해야 할 당면 문제이다. 그러나 현재 국민의 정부 불신은 크게 고조되어 있는 상황으로 지역주민의 사드 배치에 대한 위험 인식은 참으로 큰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지역주민들이 인식하는 위험의 정도와 과학적으로 증명된 위험의 정도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여기에는 일반 대중의 위험 인식에 대한 이해도가 정확지 않거나 정부의 자료 공개가 충분치 않은 원인들이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현재 상황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지역주민의 위험 인식을 안전성 인식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을 단순한 의사 교환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의 대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드의 위험 인식이 어떻게 지역사회에서 형성되었는지 또 현재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대한 좀 더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절차 속에서 분석자료 공개와 지역주민 참여가 적극적으로 필요하다. 지역주민의 참여에 대한 절차적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프랑스와 핀란드, 스웨덴과 같은 선진국의 경우 대규모의 중요한 국가시설 입지 결정을 할 때에는 입지 선정에 대한 모든 타당성 조사와 환경영향 조사 등을 모두 지역주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 과정에서 지역주민과 관련 이해당사자가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들은 수년간에 걸쳐 점증적으로 이루어지므로 지역주민의 입지 시설물에 대한 위험의 수용은 자발적이 되고 동의할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러한 주민의 자발적 동의에는 입지 시설물에 대한 위험의 통제가 주민 스스로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조건이 만들어지게 되면 그 수용 가능성은 더 커지게 된다. 이런 이유들 때문에 선진국의 경우 입지 시설물에 대한 지역주민의 위험 수용 가능성은 훨씬 큰 것이다. 일반적으로 정부 주도의 단선적인 정책 결정의 경우 정책의 집행은 그나마 성공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으나 그 후유증은 크게 나타난다. 현재 성주 주민들은 정부와 공식적으로 대화할 채널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차관이나 관련 정부 관계자가 잇달아 방문하고 있지만 지역 주민과 실제적인 대화는 진척되고 있지 않다. 지역주민의 사드 배치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정부는 사드의 위험성에 대한 과학적 자료를 충분히 더 공개해야 한다. 지역주민도 무조건 반대가 아니라 사드 배치의 위험성에 대한 객관적인 과학적 정보를 토대로 일단 정부와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 정부는 지역주민이 사드 배치에 대해 정부의 결정에 따라 강요당하면서 강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인식을 갖지 않도록 해 주어야 한다.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대화 협력과 참여가 절대 필요한 것이다. 현재 성주 지역의 사드 배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협의적 의사결정 방식의 틀을 갖추어야 되는데 즉 민관 거버넌스 협력 조직을 먼저 공식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정부와 지역주민은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야 하고 갈등 해소를 위해 상호 노력해야 한다. 국방 안보 측면에서 사드 배치가 불가피함을 적극적으로 지역주민에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역주민 간에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대화 협력의 자세가 절대 필요한 시점이다.
  • 넌 영화제서 영화만 보니? 난 전시 보고 강바람 쐰다

    이제 영화만 보는 영화제는 심심하다. 미술 전시와 원작 소설, 한강 바람을 덤으로 즐길 수 있는 영화제는 어떨까. 영화와 전시를 함께 즐기는 영상축제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이 4~12일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 서교예술실험센터, 갤러리메이 등 서울 곳곳에서 펼쳐진다. 올해 16회째인 이 영화제에서는 실험영화, 대안영상, 미디어아트, 다큐멘터리 등을 즐길 수 있다. 20개국 118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해 129개 작품(상영 106편, 전시 23편)을 선보인다. 호주의 유명한 영화감독이자 미술작가, 사진작가인 트레이스 모팻 회고전, 핀란드 전자음악의 선구자 에르키 쿠렌니에미 등이 참여한 핀란드 미디어아트 특별전, 비디오아트를 비롯해 모든 형태의 미디어아트를 망라한 글로컬 구애전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교보문고는 소설을 e북과 영화로 함께 감상하며 유명 초대손님과 이야기를 나누는 ‘한여름 밤의 스크린셀러 영화제’를 지난달 28일부터 4주간 매주 목요일 이화여대 내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고 있다. 첫 순서는 영국 소설 ‘핑거스미스’를 원작으로 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였다. 4일에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11일에는 ‘오베라는 남자’, 18일에는 ‘파우스트’가 기다리고 있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12~14일 ‘한강 이불영화제’가 열린다. 강바람에 열대야를 잊고 영화를 즐기는 이색 영화제다. 돗자리와 선베드를 깔고 영화를 보는 멀티관, 미니 에어풀에서 커플끼리 이불을 덮고 영화를 감상하는 커플관, 공포관, 밤샘관 등 다양한 테마의 상영관이 꾸려진다. 파자마를 비롯해 자신만의 잠자리 복장이 드레스코드다. 오는 20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8시 천호·청담·원효·성산대교 다리 밑에서는 ‘한강 다리 밑 영화제’가 무료로 열린다. 6일은 찰리 채플린 영화, 13일은 어린이·가족 영화, 20일은 음악 영화가 상영된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새 영화] 노마 : 뉴 노르딕 퀴진의 비밀

    [새 영화] 노마 : 뉴 노르딕 퀴진의 비밀

    먹방, 쿡방 등 넘쳐나는 요리 예능에 지친 사람들이라면 힐링할 수 있는 음식 다큐멘터리다. 셰프를 꿈꾸는 이에게도 권하고 싶은 작품이다. 요리에 대해, 요리사에 대해 시종일관 진지하게 접근한다. 오는 28일 개봉하는 ‘노마: 뉴 노르딕 퀴진의 비밀’이 그렇다. 이 다큐멘터리는 미식 혁명가 르네 레드제피와 그의 레스토랑 노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노마는 2003년 당시 스물다섯 살의 르네 레드제피가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문을 연 북유럽 요리 전문 레스토랑이다. 요리하면 프랑스, 이탈리아를 떠올리기 쉬운데 북유럽 요리라는 개념도, 요리책도 없던 시절 레드제피는 노마를 통해 북유럽 요리 스타일을 미식계의 메인 스트림으로 끌어왔다. 그린란드,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등 북유럽에서 나는 제철 식재료를 쓴다는 것도 파격이었다. 요리에 시간(계절)과 공간까지 담아내겠다는 혁식전인 발상을 실천한 것이다. 물론 이 도전이 처음부터 환영받았던 것은 아니다. 허무맹랑하다며 조롱거리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레드제피의 뚝심은 노마를 2010년부터 3년 연속 ‘월드 베스트 50 레스토랑’ 1위로 이끈다. 영국의 미디어업체가 주관하는 ‘월드 베스트 50 레스토랑’은 영화로 치면 오스카에 해당하는 미식계의 저명한 시상식으로, 프랑스의 미슐랭 가이드와 양대 산맥으로 꼽힌다. 호사다마라고 위기가 찾아온다. 2013년 집단 식중독 사건이 터진다. 홍합이 문제였다. 또 월드 베스트 50 레스토랑의 1위 자리에서 내려오게 된다. 미슐랭 가이드 최고 영예인 별 세 개를 따내는 데도 실패한다. 하지만 이듬해 노마는 정상을 탈환하며 건재함을 과시한다. 관객들은 영화보다 더 극적인 일련의 과정들을 차근차근 따라갈 수 있다. 요리에 대한 자세 못지않게 눈길을 끄는 것은 레드제피의 삶이다. 그는 발칸반도의 마케도니아에서 덴마크로 건너온 무슬림의 아들로 태어났다. 이민자의 아들이었지만 토박이보다 더 덴마크적이고 북유럽적이었다. 인종차별은 다반사였다. 하지만 이를 극복한 레드제피 덕택에 코펜하겐은 세계 미식의 중심지가 됐고, 세계 곳곳에서 노마를 찾아오는 미식가들 덕택에 덴마크 관광객이 11% 이상 증가했다고 한다. 카메라가 주방에만 머물지 않고 식재료를 제공하는 채집가들에게까지 찾아가는 점도 흥미롭다. 노마의 요리처럼 식재료가 어디에서 오는지 대자연의 공간을 느끼게 하려는 시도로 보인다. 세세한 설명이 없어 다소 불친절하게 느껴지는 대목도 있다. 그래도 마치 자연을 옮겨놓은 듯한 요리들이 풍성하게 등장해 눈이 무척 즐겁다. 전체 관람가.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구글 왜 한국에 서버 안 둘까

    포켓몬고와 평창올림픽. 생뚱맞은 조합이지만 이 낱말들은 공통적으로 ‘구글 지도 반출 논란’과 연결된다. 구글 지도를 기반으로 한 증강현실(AR) 게임인 포켓몬고가 한국에서 미출시되자 한국이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조류에서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닌지 불안감이 팽배해졌다. 이는 2018년 평창올림픽을 앞둔 한국에서 외국인들이 구글 지도를 못 봐 길을 헤맨다며 지난달 구글이 국토지리정보원에 신청한 지도 데이터 반출 신청이 다시 주목받는 계기가 됐다. 정부는 다음달 25일까지 지도 반출 여부를 정해야 한다. ●정부 새달 25일까지 지도 반출 여부 결정 반면 구글의 요구가 과하다는 반박도 나온다. 국내 데이터센터(서버)만 설치하면 지도 반출 없이 해외에서처럼 구글 지도 서비스를 국내에 구현할 수 있지만 구글이 국내 서버 구축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에서 구글이 세금·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서버도 설치하지 않으면서 지도 반출이란 권리만 주장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구글은 8개국, 15곳에 서버를 분산 운영 중이다. 서버열 냉각비용을 아끼려 핀란드 등지에 서버를 둔다고 설명하지만 아시아에서 한국보다 고온다습한 홍콩, 싱가포르, 대만에 서버를 둔 점을 감안하면 반드시 유지비용만 따져 서버 운영국을 결정하는 것은 아닌 듯 보인다. 오히려 아일랜드처럼 법인세가 싼 지역을 구글이 선호한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한국에서는 ICT 기업에 대해 서버를 과세 대상인 ‘고정 사업장’으로 보기 때문에 국내에 서버를 두지 않으면 각종 조세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 또 서버가 없으면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사이버 범죄가 발생했을 때 한국 정부의 행정력과 수사권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 ●“구글, 지도 반출 없어도 서비스 가능” 전문가들은 구글이 지도 반출 허가를 받지 못해도 국내에서 얼마든지 지도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지도 반출 허가를 받지 못한 애플이 최근 국내 지도업체와 제휴를 강화한 뒤 한국지엠(GM)과 현대차에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카플레이를 장착한 게 대표적이다. 카플레이는 음악, 시리(음성인식 시스템) 등과 함께 내비게이션을 제공한다. 이에 대해 구글은 “내비게이션을 넘어 무인자동차, 건물 내 지도 등을 구현하려면 국내 업체와의 제휴만으로 부족하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국민 1인 평균 보험료 年 344만원

    우리 국민 한 사람이 지난 1년간 낸 평균 보험료가 340만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글로벌 재보험사인 스위스리가 국가별 보험밀도(인구당 보험료)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의 연평균 보험료는 3034달러(약 344만원)로 조사됐다. 생명보험료로 1939달러(약 220만원), 손해보험료로 1094달러(약 124만원)를 지출했다. 금액 기준으로 세계 18번째다. 국가 경제력을 감안하면 이 순위가 껑충 올라간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를 뜻하는 ‘보험침투도’를 기준으로 삼으면 한국은 11.42%로 세계 6위다. 전 세계 평균(6.23%)의 1.8배다. 우리보다 보험 침투도가 높은 나라는 조세피난처로 유명한 케이맨제도(20.24%)를 비롯해 대만(18.97%), 홍콩(14.76%), 남아프리카공화국(14.69%), 핀란드(11.86%) 정도다. 국내 보험 지출이 증가한 것은 경기 침체에 노후 불안까지 커지면서 퇴직연금 등 개인 보험 지출이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위스리 측은 “한국은 보장성 보험 판매가 활발하고 손해보험에서는 자동차와 건강보험료가 인상돼 보험료 지출이 컸다”고 분석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ARM 인수한 손정의 “가장 흥분되는 도전”

    “IoT 큰 기회… 미래 믿고 투자 꿈 이뤄져서 정말 행복하다”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인 ARM을 234억 파운드(약 35조원)에 인수한 일본 소프트뱅크 창업자인 손정의 사장은 “지금까지 한 일 중 가장 흥분된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을 비롯한 일본 언론들이 19일 보도했다. 일본 기업의 해외인수로는 사상 최대급인 이번 거래에 대해 손 사장은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모든 물건이 사물인터넷(IoT)으로 이어지게 된다”며 “IoT에는 앞으로 큰 기회가 생길 것이며 미래를 믿고 투자하고 싶다”고 인수 이유를 설명했다. 소프트뱅크는 9월 말까지 ARM의 주식을 모두 인수해 완전 자회사로 만들 계획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손 사장은 앞으로 5년 동안 ARM의 영국 종업원 수를 2배로 늘리겠다면서 본사 역시 이동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는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 후 금융회사들이 탈영국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는 대비되는 것이다. 손 사장은 주당 매입액이 15일 종가에 비해 43%가량 비싼 17파운드(약 2만 6000원)임에도 “성장여력을 생각하면 매우 저렴하게 구입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1970년대 중반 인텔의 컴퓨터 칩에 반해 칩을 확대한 사진을 베개 밑에 깔고 잤다는 일화가 있다. 손 사장은 기자회견에서도 “ARM은 지난 10년간 항상 감탄해 왔던 회사”라면서 “소프트뱅크의 일부로 만들어 싶었는데 그게 이뤄져서 너무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세계 스마트폰의 95% 이상에 ARM이 설계한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들어간다. 59세인 손 사장은 내년 8월 60세 생일을 맞아 깜짝 은퇴할 계획이었다. 생일파티에서 니케시 아로라 부사장에게 자리를 넘긴다는 소식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계획을 바꿔 은퇴를 5~10년 늦추기로 했다. 그는 “아직 몇 가지 미친 아이디어에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의 미친 아이디어는 바로 사물인터넷과 관련한 대담한 투자였던 것이다. 앞서 소프트뱅크는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와 핀란드의 게임회사 ‘슈퍼셀’ 등의 보유 주식을 매각해 2조엔 가까이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자금 용도에 눈길이 쏠렸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The Best 시티] ‘문화도시 도봉’… 리버풀 같은 예술창작 공간으로 변신

    [The Best 시티] ‘문화도시 도봉’… 리버풀 같은 예술창작 공간으로 변신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유일하게 영화관이 없는 도봉구가 영국 리버풀과 같은 문화도시로 도약한다. 지난 4월 창동역 앞에 문을 연 컨테이너 문화공간 플랫폼창동61에 이어 내년 4월 버려졌던 대전차방호시설이 전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예술창작공간으로 거듭난다. 내년 착공되는 서울아레나는 이미 도봉구에서는 돌림노래가 될 정도로 기대가 무르익었다. 올 연말에는 드디어 도봉구에도 극장이 생긴다.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찾은 대전차방호시설은 우리가 분단국에서 살고 있다는 각성을 확 불러일으켰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은 “제주도의 4·3 평화공원을 가 보고 힌트를 얻었는데, 도봉 이곳에도 베를린 장벽 3개가 설치될 것”이라며 기대에 부풀었다. 동서 방향으로 약 270m 길이의 대전차방호시설은 6·25 한국전쟁 때 북한이 탱크로 내려왔던 길목을 막으려고 1969년 설치한 군사시설이다. 군사시설이란 사실을 숨기기 위해 지금은 철거됐지만, 3층짜리 시민아파트도 방호시설 위에 있었다. 2004년 2~4층의 아파트는 너무 낡아 안전문제로 철거했고, 탱크의 총구를 겨누던 창호가 여전히 남아 있는 대전차방호시설은 12년째 흉물스러운 모습으로 방치됐다. 대전차방호시설은 강원 철원의 노동당사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긴다. 서태지의 ‘발해를 꿈꾸며’란 뮤직비디오 촬영장소로 유명세를 떨친 노동당사처럼 철근이 비죽 튀어나온 콘크리트 잔해는 도봉산을 배경으로 분단의 상처를 맨살 그대로 드러낸다. 이 구청장은 “대전차방호시설은 리모델링해 공방, 스튜디오와 같은 예술공간이 들어서면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유니크한 장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전차방호시설, 농장·체육공원 있는 ‘천혜의 땅’ 아파트 층간소음 때문에 항의를 받는 가죽공방이나 금속공예, 사진이나 패션 스튜디오, 요리교실 등이 입주할 수 있는 공간의 이름은 ‘다락’이다. 전면은 베를린 장벽이 설치된 평화광장, 잔디광장 등 열린 공간으로 꾸며진다. 실내공간은 공연장, 세미나실, 전시복도, 창작공간 등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 구청장은 “2010년 도봉구청장으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이 공간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 많이 고민했다”며 “대결과 갈등의 상징인 대전차방호시설이 평화와 창조의 공간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차방호시설의 재생 가능성은 지난해 10월 광복 70주년을 맞아 열린 서울시향의 음악회가 증명했다. 평소 높은 담장으로 가로막혔던 콘크리트 더미는 형형색색의 조명으로 재단장했다. 도봉산을 바라보며 첼로와 바이올린의 선율에 젖었던 주민들은 방호시설의 재탄생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실 대전차방호시설이 있는 곳은 이미 창포원, 친환경영농체험장, 체육공원 부지 등으로 둘러싸인 천혜의 땅이다. 5~6월이면 1만 6000여평의 공간에 보랏빛 붓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창포원이 바로 길 건너에 있다. 도봉동 친환경영농체험장은 이미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명소로 자리잡았다. 감자를 캐고 고추를 따는 체험을 하거나 허브 화분을 집으로 가져갈 수도 있다. ●창동운동장, 동북권 체육공원으로 새로 꾸며 현재 서울아레나가 들어설 공간에 있는 시립창동운동장도 방호시설 옆에 동북권체육공원으로 내년 말까지 새롭게 조성된다. 창동운동장의 시설물이 그대로 동북권체육공원으로 옮겨와 배드민턴장 14면, 테니스장 3면, 게이트볼장 8면이 실내에 설치되고, 축구장 1면과 테니스장 6면이 실외에 자리잡는다. 동북권체육공원은 약 5만㎡의 공간에 조성되며 기존 창동운동장과 비슷한 크기다. 방호시설에 들어설 예술창작공간 ‘다락’은 운영방식 또한 도봉구가 문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예술가들에게 공간을 무료로 빌려주는 대신 창작교실이나 워크숍 등을 주민 대상으로 열도록 할 예정이다. 도봉구민이 문화예술 적성을 발견하고 체험할 수 있는 씨앗을 뿌리는 셈이다. 운영은 민간기관에 맡기게 된다. 도봉구민의 저력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방학3동에 방치된 토지와 폐가를 주민 스스로 리모델링해 숲속놀이터 ‘숲속애’로 만들었다. 아이들에게는 생태놀이터, 어른들에게는 생태공방과 마을사랑방이다. 이 ‘숲속애’는 미국 컬럼비아대가 전 세계에서 공모한 ‘프로젝트 이노베이션’에 당당히 2등으로 선정되었다. ‘숲속애’는 어린이집 교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시민이 봉사활동으로 시작한 숲 프로그램이 마을의 협력을 통해 발전하여 2013년 폐가가 근사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데 성공했다. 아파트에 방치된 지하공간도 ‘햇살문화원’이란 예술공간으로 변신했다. 방학동의 극동아파트는 2개동 167가구에 불과한 작은 아파트라 공동체공간이 거의 없었다. 도봉구청의 지원금으로 배관시설만이 있었던 지하공간이 학생들의 공부방이자 어르신들의 사랑방 그리고 공방에 카페까지 있는 ‘햇살문화원’으로 거듭났다. 페인트칠, 문 달기, 수납장 만들기, 공간 장식도 모두 주민의 손으로 해낸 ‘햇살문화원’은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마을 공동공간이 됐다. ●이 구청장 “5년 뒤 아레나 개막 공연 직접 볼 것” 창동 신경제 중심지는 지난달 이 구청장이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 벤츠 아레나’를 방문하면서 더 구체성을 띄게 됐다. 2만명을 수용하는 공연장인 창동의 서울아레나는 벤츠 아레나와 비슷한 규모다. 벤츠 아레나는 빅뱅, 소녀시대 같은 한류스타가 이미 공연을 한 곳이기도 하다. 이 구청장은 “2021년 서울아레나의 개막 공연장에 구청장으로 있고 싶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3선 의지다. 서울아레나가 불러일으킬 문화중심지 창동에 대한 기대는 플랫폼창동61로 더욱 불붙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개막공연에 이어 이하이, 옥상달빛, 시나위, 도끼와 더콰이엇 등의 공연이 연일 매진되면서 문화 갈증에 시달린 동북권 젊은이들의 청량제가 되고 있다. 관객층의 50%는 창동 인근에 사는 젊은이들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베드타운으로 청년이 많이 살지만, 문화공간은 부족했던 도봉구의 문화 열정에 플랫폼창동61이 도화선을 놓은 것이다. 문화도시 도봉구의 잠재력은 만화작가들이 입증한 바 있다. 쌍문역이 곳곳에 둘리와 친구들이 뛰어노는 둘리테마역으로 조성됐고, 우이천은 둘리벽화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도봉구 쌍문동이 만화 둘리의 배경이자 작가 김수정씨가 살았던 곳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둘리는 만화주인공으로 명예 도봉구민 1호다. 곧 2호가 탄생하는데 도봉구 홍보만화 제작에 많은 도움을 주는 강주배 작가가 낳은 인기 캐릭터 무대리다. 본명이 무용해인 무대리의 집도 쌍문동으로 곧 명예 도봉구민에 임명될 예정이다. 도봉구는 지난해 둘리박물관을 건립했고, 올해는 둘리테마거리를 만들었다. 도봉구의 주요 거점에서 둘리 조형물과 벤치, 펜스, 포토존 등을 만나게 된다. 둘리숙도 들어선다. SH공사가 만드는 공공임대주택 둘리숙은 어려운 만화가들을 위한 맞춤형 주택이다. 거주공간뿐 아니라 작업장, 커뮤니티 공간도 함께 조성해 만화도시 도봉구의 기초 스케치가 될 전망이다. ●성균관대 야구장 부지, 문화·체육시설 탈바꿈 도봉동의 성균관대 야구장 부지도 문화예술교육센터 및 체육복합시설로 탈바꿈한다. 개발모델은 핀란드 헬싱키의 아난탈로 아트센터다. 헬싱키시는 폐교를 예술교육센터로 바꿔 헬싱키 어린이들의 예술적 감수성을 일깨운다. 전문 예술가들의 작업장과 교실이 한곳에 있어 예술가들은 창작과 교육 활동을 병행할 수 있다. 이 구청장은 다음달 아난탈로 아트센터를 직접 찾아 마을교육공동체에 대한 아이디어도 얻을 예정이다. “이 많은 일을 도봉구가 어떻게 하나 걱정할 수도 있는데 모든 것들이 서울시 사업으로 추진되어 예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라고 도봉구의 천지개벽할 변화가 혹시나 불발탄이 아닐까 하는 기우에 이 구청장은 쐐기를 박았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모기 흡혈 DNA로 용의자 추적 ‘쥐라기 공원’식 수사 국내 첫 도입

    모기 흡혈 DNA로 용의자 추적 ‘쥐라기 공원’식 수사 국내 첫 도입

    모기가 빨아 먹은 피에서 인간 유전자(DNA)를 채취해 분석하는 수사기법이 국내 최초로 과학수사에 도입된다.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과학수사계 소속 김영삼 검시관(이학박사)이 이 같은 내용의 연구논문 ‘흡혈 모기로부터 분리한 인간유전자형 분석’을 최근 한국경찰과학수사학회에서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임상병리학을 전공한 김 검시관은 “흡혈 모기 6마리에서 얻은 혈액 성분으로 개인 프로필을 모두 확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흡혈 곤충인 모기는 피를 빨아들이는 순간부터 몸이 무거워져 현장에서 106.7m 내외에 머물고, 170m 이상은 날아가지 않는다”면서 “범죄가 발생한 폐쇄된 현장에서 발견된 흡혈 모기는 용의자를 추적하는 데 충분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범죄현장에서 발견된 흡혈 모기에서 범인의 유전자를 확보한 사례는 국외에 다수 있다. 2005년 이탈리아에서는 해안가에서 여성을 살해한 용의자를 모기가 흡혈한 유전자로 검거했다. 2008년 핀란드에서는 도난당해 버려진 차 안에서 모기를 발견, 용의자의 유전자를 확보해 구속하기도 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월요 정책마당] ‘4차 산업혁명’과 소프트웨어 교육/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

    [월요 정책마당] ‘4차 산업혁명’과 소프트웨어 교육/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주제는 최근 급속한 발전을 이룬 인공지능 기술을 매개로 한 ‘4차 산업혁명’이었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모든 것이 연결되고 보다 지능적인 사회로의 진화를 의미한다”고 정의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으로 사이버 세계와 물리적인 세계가 하나가 되고, 생산과 고용에 가늠하기조차 힘든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포럼을 통해 발표된 ‘미래고용보고서’에서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학생의 65%는 지금은 존재하지도 않는 직업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자리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고부가가치의 창의적 직무에 대한 인력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이 불러올 고용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는 기존 교육과정과 체계에 더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모든 산업이 디지털화되고 컴퓨팅적 사고를 통한 비정형적인 문제의 창의적 해결 능력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갈 인재의 핵심 역량으로 부각되면서 소프트웨어 교육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가장 먼저 도입한 곳은 영국으로 2014년 ‘코드의 해’를 선포하고 초등학교 1학년부터 컴퓨터 교육을 의무화했다. 미국은 올해 1월 모든 학생들에게 소프트웨어를 가르치는 ‘모두를 위한 컴퓨터과학 프로젝트’를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바 있다. 일본과 중국 등 우리의 주변국은 물론 핀란드, 이스라엘 등과 같은 교육 강국도 소프트웨어 교육을 국가적인 어젠다로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정부도 전 산업, 더 나아가 국가의 경쟁력을 소프트웨어가 좌우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 그리고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지능정보 사회를 이끌어 갈 인재 양성을 위해 소프트웨어 교육에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2014년 7월 대통령 주재로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 실현 전략을 선포한 후 지난해 9월 새로운 ‘2015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소프트웨어를 필수적으로 배우도록 하면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교육 시스템 혁신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올해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이 5학년이 되는 2019년부터 소프트웨어를 배우며, 중학교는 2018년부터 ‘정보’ 교과가 필수과목으로 전환돼 모든 학생이 소프트웨어를 배우게 될 예정이다. 한편 소프트웨어 교육 필수화에 따른 교사 수급, 교재 개발 등을 착실히 준비할 수 있도록 내년까지 1500여개의 소프트웨어 교육 연구·선도 학교를 선정,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교육 필수화와 더불어 어려서부터 소프트웨어에 재능을 보이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재학급 편성을 통해 심화학습의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등학교를 신설해 소프트웨어 분야의 명장으로 성장해 나갈 우수 인력 양성도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대전에 이어 올해 대구에 마이스터고를 개교했고 내년에는 광주 소프트웨어 마이스터고가 신설될 예정이다. 초·중등에 이어 대학, 직업교육 등 성장 과정에 따른 교육 시스템 혁신도 병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산업 현장의 요구를 반영해 대학 소프트웨어 교육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대학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소프트웨어를 복수 전공으로 선택하는 인문·사회·예체능 계열 학생들이 늘어나는 등 소프트웨어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뜨거워지는 긍정적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대학 교육의 혁신과 더불어 중소기업 재직자나 취업 준비생을 대상으로 하는 직업교육 프로그램도 4차 산업혁명 시대 산업계와 기업의 요구에 더욱 부응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교육 이수 인력을 대폭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교육은 이제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이미 소프트웨어 역량은 읽기, 쓰기, 셈하기에 버금가는 미래의 새로운 기초 소양이 됐다. 고성능 컴퓨팅과 인간과 같이 사고하는 인공지능이 불러올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 제품과 기업, 더 나아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은 보이지 않는 상상력과 창의력, 그리고 이를 현실로 만드는 소프트웨어 역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설적이게도 기계의 시대라 일컬어지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 경쟁력의 핵심은 창의적인 소프트웨어 인재다. 소프트웨어 교육을 위한 민관의 역량을 다시 한번 결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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