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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폭력 어디까지… 후배에 개사료 먹여

    학교폭력 어디까지… 후배에 개사료 먹여

    중학생들을 상습적으로 때리고 개밥까지 먹이는 등 학교폭력을 일삼은 잔인한 고등학생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2일 학교 후배인 중학생들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금품을 빼앗은 고교 1학년생 박모(17)군 등 5명을 공갈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군 등 가해 학생들은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1년여 동안 김모(15)군 등 중학교 2학년생 6명을 수시로 때리고 약 20만원을 빼앗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군 등 일부 피해학생은 “형들이 펫(애완동물)이라고 부르고, 집에 일찍 들어가려면 개사료를 먹어야 한다고 해 실제로 먹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모(15)군은 “코와 입이 막힌 채 질식했다가 두들겨 맞고서야 다시 의식을 되찾은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다른 학생은 이불을 빨고 라면을 끓이도록 강요받은 적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군의 부모는 가해학생들이 골목에서 속옷을 벗기고 아들의 성기를 잡아당기는 등 상습적으로 폭력을 휘둘렀고,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강요해 대금을 뺏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가해학생들이 돈을 빼앗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개 사료를 강제로 먹이는 등 일부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해 추가 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교복 찢고 먹물 뿌리고… 동두천서도 말썽

    졸업식 알몸 뒤풀이가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동두천시에서도 여학생들이 유사한 뒤풀이로 피해를 보았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동두천 경찰서에 따르면 모 중학교 졸업식 뒤 선배 여학생들로부터 졸업 뒤풀이로 자녀들의 옷이 찢기는 등 폭력을 당했다며 8명의 학부모가 지난 15일 고소장을 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피해자 8명에 대한 조사를 벌여 지난 10일 졸업식 후 가해학생들이 피해학생들을 불러내 몸에 계란과 먹물을 뿌리고 옷을 찢는 등의 뒤풀이를 한 것을 확인했다. 피해학생은 모두 13명이고 가해학생 수는 18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경찰은 곧 피의자 조사에 착수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이 뒤풀이는 사진으로 촬영돼 인터넷 미니홈피에 올려졌으나 곧바로 삭제돼 유포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알몸 졸업뒤풀이’ 처벌검토

    경기 일산경찰서는 고양 모 중학교 졸업식 후 남녀 학생들이 전라로 뒤풀이를 하는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된 것과 관련, 이 같은 행위를 강요한 가해학생들에게 형사처벌을 검토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피해학생 7명을 불러 조사한 결과 선배의 강압으로 그랬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피해학생들은 경찰에서 “문자로 졸업빵(뒤풀이)에 참석하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나가지 않으면 선배들에게 혼날 것이 두려웠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나머지 피해학생들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가해학생들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형사처벌을 검토키로 했다. 동영상을 유포한 누리꾼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적용, 처벌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폭력없는 학교 만들기 이렇게

    폭력없는 학교 만들기 이렇게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녀 학생 수십 명이 한 여학생의 교복을 강제로 찢고 머리에 케첩을 뿌리는 등 집단 괴롭힘 장면이 찍힌 동영상이 최근 인터넷에 퍼졌다. 이를 본 네티즌들이 가학 학생을 비판하는 댓글을 잇따라 올리고, 일부는 “철없는 짓을 한 관련자들을 처벌하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번 달 들어 학교폭력 사례가 연일 보도되고 있다. 지난 5일 또래 여고생에게 앵벌이를 시키다가 감금하고 성폭행한 10대가 부산에서 경찰에 적발됐다. 이 여고생은 17시간 동안 감금당하다가 아파트 6층에서 뛰어내려 전신골절을 입고 탈출했다. 대전의 한 중학교에서는 여학생이 같은 반 급우를 5시간 동안 끌고 다니며 집단폭행한 사건이 일어났다. 7일에는 경북 구미에서 중학생 3명이 학교 친구를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입건됐다. ●학교폭력의 일상화·구조화 심각 학교폭력이 감금·폭행치사 등 강력범죄로 연결된 이런 사례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2월은 학교폭력이 다시 불거지는 달로 분류된다. 겨울방학을 마친 학생들이 개학을 하며 다시 대면하게 되고, 진급을 앞두고 가해학생 집단 내의 서열이 재정비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최근에 드러난 대전의 한 중학교 동급생 집단폭행 사건에서도 가해자들은 “피해학생이 방학 동안 돈을 상납하지 않았다.”는 것을 폭행의 이유로 꼽았다. 일련의 사건들이 이미 알고 있거나 연고가 있는 학생들 사이에서 발생했다는 점은 최근 학교폭력 사건들이 일상화, 구조화 되어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일선 학교에서 학교폭력 예방 교육이 필요한 이유이다. 하지만 강력범죄로 이어진 사건을 되짚어 보면, 어느 시점에서 동급생·담임교사·학부모가 방관하는 순간이 포착되는 점도 확인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전국교직원노조(전교조) 등이 발간한 학교폭력 예방에 관한 가이드북의 역할도 강조되고 있다. 전교조가 내놓은 학교폭력 예방 매뉴얼인 ‘따돌림, 폭력 없는 평화로운 학급만들기’에서는 현장에서 일어난 학교폭력 사례를 많이 실었다. 그리고 ‘방관하는 학생들’에 대한 교육원칙을 제시했다. 전교조는 ‘착한 사마리아인 법’을 예로 들며 방관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착한 사마리아인 법은 위험에 처해 있는 사람을 구조해주지 않았을 때나 위험한 상황을 방관했을 때 처벌하도록 한 법이다. 전교조는 책을 통해 “방관은 거짓과 불의에 대해 침묵하는 것이고, 곧 가해를 암묵적으로 동조하는 것과 같다.”면서 “방관으로 인해 교사들이 학교폭력을 조기에 발견할 수 없게 만들어 가해행동의 정도가 심화된다.”고 설명했다. ●공개적 사과 등 학생지도 신경써야 폭력을 방관한다는 것은 피해자에 대해 ‘만약 나라면 어땠을까’라는 감정이입이 결여된 상태를 뜻한다는 것이다. 방관의 반대 개념은 싸움을 말리는 것이 될 수도 있지만, 교사에게 신고하는 것과 피해 학생에게 구호 조치를 해주는 것 등이 모두 포함된다. 전교조는 “방관하는 아이들은 부당한 폭력을 보면서도 막지 못하는 자신이 비겁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괜히 개입했다가 자신도 폭력을 당할까봐 모른 척 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기도 한다.”면서 “폭력이 학급에서 일어날 경우 그것을 보는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가해학생에게 공개적인 사과를 하게 하는 등 학급 아이들의 지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학교폭력의 일상화가 진행되면서 장난으로 위장한 따돌림과 폭력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문제를 맞닥뜨린 교사들은 반 전체 학생에게 쪽지 등을 통해 가해학생에 대한 느낌과 해결방안 등을 적게 했고, 가해학생 상담을 통해 피해학생이 느끼는 정도를 일깨운 뒤 피해학생에 대한 사과를 유도했다. 전교조는 8일 “학교 폭력은 우리 사회 전체가 가지고 있는 폭력 문화의 축소판”이라면서 “학교는 학교폭력 문제를 해결할 구조적 틀을 갖춰야 하고, 교사와 학부모도 조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빵셔틀·투명인간’ 등 새 유형의 폭력 예방·교육에 초점

    ‘빵셔틀·투명인간’ 등 새 유형의 폭력 예방·교육에 초점

    ‘빵셔틀, 빵 심부름을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쓰는 신조어이다. 원래는 빵돌이라고 불렀다. 교내에서 힘을 이용해 힘없거나 따돌림 당하는 다른 학우를 괴롭히는 이른바 일진에게 빵을 사오는 사람이다. 심부름의 종류에 따라 돈셔틀, 버스셔틀, 가방셔틀 등이라고도 한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방송통신위원회·복지부·경찰청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5개년 기본계획’(2010~2014년)에서 학교폭력의 새로운 유형으로 지목한 ‘빵셔틀’을 인터넷 백과사전인 위키백과에서는 이렇게 정의했다. 교과부 등은 2004~2009년 ‘1차 5개년 계획’에 이어 ‘2차 계획’을 세웠다. 집단 따돌림인 ‘왕따’가 집단폭행에 의한 사망 등으로 이어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나왔던 ‘1차 계획’과 비교해 ‘2차 계획’에서는 보다 은밀해지고, 조직적이고, 한층 벗어나기 어려워진 새로운 유형의 학교폭력에 대응하기 위해 방향을 잡았다. ‘1차 계획’의 성과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사건이 발생하면 여론이 들끓다가 잠잠해지면 기억에서 쉽게 사라지는 폭력사건 관련 정책답게 초기에 비해 정부와 사회적 의지가 약화됐다는 시각도 있고, 반면 시시각각 진화하는 학교폭력에 맞춰 정부 부처별로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은 결과 ‘2차 계획’ 수립이 수월해졌다는 의견도 있다. 전자가 학교폭력 발생빈도 등 숫자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 분석이라면, 후자는 형식적인 생색내기식이 아닌 상담교실 wee를 운영하는 등 실질적으로 피해자와 가해자를 찾아가는 정책이 늘었다는 평가에 따라 후한 점수를 준 결과다. 예컨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 심의 건수는 2005년 2518건, 200 6년 3980건, 2007년 7667건, 2008년 8813건으로 늘어났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학교폭력 피해경험을 물은 결과 ‘있다’고 답한 비율은 17.6%, 16.1%, 10.6%, 11.3%로 다소 줄었다. 이렇게 다른 결과가 나온 이유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의 경우 욕설처럼 물리적인 폭행이 없는 경우에도 위원회를 소집할 때가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제시된다. 학교폭력에서는 양적인 통계뿐 아니라 질적인 사례에서 시사하는 바를 찾을 필요도 있다. 학교 현장에서 폭력이 조직적이고 암묵적으로 변화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빵셔틀만 해도 처음에는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옆반에서 교과서를 빌려 오라는 등의 심부름으로 시작해 편의점 절도, 금품요구로 발전하는 경우가 흔하다. 마찬가지로 ‘왕따’라는 말로 대표되던 집단 따돌림은 괴롭히는 대신 존재 자체를 무시하는 ‘투명인간’으로 바뀌었다. 때리고 돈을 뺏은 가해자가 목격자 등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발신자 번호를 없앤 문자 메시지로 “너만 믿는다”는 식의 암묵적 협박을 보내는 식이다.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음란·폭력 등에 의해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입는 경우를 학교폭력에 추가한 것도 ‘1차 계획’ 도중이었다. 이런 까닭에 ‘2차 계획’에서는 질적인 효과 측정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예방교육, 피해자·가해자 상담, 맞춤형 대책 마련, 교원과 학부모 교육 등이 강화됐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조기예방 교육 ▲학교급별·단계별 맞춤형 예방교육 ▲학교폭력 책임교사의 전문역량 강화 ▲지역단위 가해·피해학생에 대한 진단·상담·선도 시스템 구축 ▲경미한 폭력행위에 대한 맞춤지도 ▲고위험군 학생에 대한 전문상담과 학부모 특별교육 의무화 ▲가족상담과 캠프 등 학교폭력 피해가족지원 프로그램 ▲직장 등으로 찾아가는 학부모 연수 등은 ‘2차 계획’에서 신설되거나 강화된 정책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1차 계획 성과·한계 2004년부터 5년 동안 추진된 ‘1차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5개년 계획’ 동안은 인프라 구축이 중점적으로 이뤄진 기간이었다. 지난해 현재 폐쇄회로(CC)TV 설치율은 58.9%, 학교 현장에 전직 형사와 교사를 배치하는 배움터 지킴이 배치율은 26.8%에 이르렀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차 계획’ 기간에도 인프라 구축을 늘릴 방침이다. 2011년 CCTV 설치율은 90%까지, 배움터 지킴이 배치율은 70%까지 늘리기로 했다. 인프라 구축의 어두운 점은 폭력 행위를 은밀한 곳으로 숨어들게 했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CCTV 아래에서 버젓이 폭행을 할 일이 없으니, CCTV가 학교 근처에서 잠든 술취한 사람 적발용으로 전락했다는 비아냥이 나온다. 배움터 지킴이 역시 현장에서의 역할이 미미하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는 “형사 출신 지킴이가 학교에 있긴 하지만, 학교 근처를 순찰하는 게 일의 전부”라면서 “가끔 등교를 안 하고 학교 앞 편의점에서 라면을 먹고 있는 학생들을 등교시키는 정도가 계도활동이다.”라고 말했다. 중학교가 의무교육이 되면서 정학·퇴학 등의 제재조치가 사라져 사실상 청소가 학교폭력 가해자에게 줄 최고의 벌이 된 상황에서 학교폭력 예방과 계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지킴이 제도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학교폭력에 대한 교육 역시 ‘2차 계획’에서 다듬어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담임 교사가 방치해서, 학부모가 ‘따돌리고 싶으면 따돌려도 된다’고 잘못된 교육을 하기 때문에 학교폭력이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집단상담·가족캠프 프로 정책 채택” “화를 못 이기겠는지 아이가 저를 심하게 때릴 때도 있어요. 이런 얘기를 어디에 가서 하겠어요.” “저만 맞는 엄마인 줄 알았어요. 아이가 따돌림 당하고 맞고 다닐 때 해준 게 없는 죄인이니까 그냥 참았죠.” 학교폭력 피해자 가족 협의회(학가협)가 1년에 한두 차례씩 개최하는 학부모 집단상담과 캠프는 늘 통곡으로 끝을 맺는다. 학교폭력으로 멍든 자녀를 둔 부모들을 짓누르던 죄의식과 분노가 폭발하는 순간이다. 피해자 가족이라고 세상에 알려지면 더 짓밟힐까 두려워 싸매뒀던 서로의 상처를 발견하고, 다른 이의 고통을 공감하기도 한다. 이렇게 털어놓기를 몇 십 차례 반복했을 때 고통을 딛고 일어설 힘이 생긴다. 2년 전쯤 피해자 가족에게 스스로를 털어놓을 공간이 필요하다고 착안, 집단상담 프로그램을 만든 이가 조정실(52·여) 학가협 회장이었다. 조 회장은 이 곳에서 피해자로서의 절절함을 토로하는 역할부터 극복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멘토 역할까지를 모두 맡는다. 10여년 전 친구였던 아이들로부터 중학생 딸이 집단폭행을 당해 내리 사흘을 혼수상태로 버텼을 때부터, 그래서 가해 학생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이겼지만 이미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던 딸에게 승소는 어떤 보상도 될 수 없다는 점을 알았을 때부터 조 회장은 ‘피해학생 지킴이’가 됐다. 올해부터 5년 동안 추진될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5개년 2차연도 계획’에서 집단상담과 가족캠프 프로그램은 정책으로 거듭났다. 교과부는 각 시·도 교육청별로 가해학생·피해학생 상담과 교육, 고위험군 가해학생 학부모 특별교육, 피해학생 가족지원 프로그램 운영, 또래상담 기능 활성화 등을 추진하도록 했다. 정책으로 채택된 뒤에도 조 회장의 걱정은 끝나지 않았다. 그는 시·도 교육청, 특히 비수도권 지역에서 정책이 제대로 가동될지를 우려했다. 예컨대 ‘또래 상담’을 섣불리 시행했다가 역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10여년 동안의 상담과 피해학생 구제 활동을 통해 학교폭력의 양상이 예측 불가능한 형태로 번지는 상황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에 나오는 걱정이다. 실제로 5년 전쯤 선생님의 부탁을 받고 전학생을 돌봐 주던 반 회장이 전학생과 너무 친하다는 이유로 도리어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다가 자살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조 회장은 학생과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학교폭력의 심각성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가 형성됐을 때 상담 등이 제대로 기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예전에 학교폭력 관련 정부 용역연구를 맡은 대학 교수로부터 피해 학부모를 소개해 줄 수 없느냐는 부탁을 받은 적이 있다.”면서 “대학 교수들은 음지로 숨어드는 피해자를 찾지 못해 연구를 못하고, 피해자들은 제대로 된 상담도 못받고 피해의식만 더 키우는 악순환이 지금까지의 정책이었다.”고 비판했다. 피해 학부모와 학생은 다음 피해자를 위해 연구할 대상이 아니라 신체적·정신적 충격에 대해 치료받고 보상받을 인격체라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조 회장은 학교폭력이 2차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 부모 집단상담을 할 때 피해학생에게 매맞는 부모가 나타나는 이유는 피해자와 가해자 역할이 고정되지 않은 학교폭력의 특성을 드러내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조 회장은 “친구를 때리고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가해학생 가운데에는 피해 경험을 가진 학생이 많다.”면서 “친구에게 투명인간 취급을 당하거나 맞으면서 상한 자존심을 폭력으로 푸는 것이고, 스스로 강해졌다는 최면을 거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조 회장이 해법 가운데 하나로 제시한 것은 학교폭력 피해자가 느끼는 부정·분노·타협·우울·포기 등의 감정을 충분히 겪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이 과정에 정부 등 공적 영역의 역할이 확대될지 주목된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초등생 등하교 상황 SMS통보

    올해부터 초등학생 자녀의 등하교 상황을 학부모에게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로 알려주는 ‘등하교 안심알리미 서비스’가 도입된다. 2012년에는 전국 초등학교로 서비스가 확대된다. 또 지난해 59%였던 초·중·고교의 교내 폐쇄회로(CC)TV 설치는 올해 70%, 내년에는 90%로 확대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3일 방송통신위원회·법무부·행정안전부·보건복지가족부·여성부·대검찰청·경찰청 등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마련한 ‘2차 학교폭력 예방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2005년부터 1차 5개년 계획을 추진해 온 교과부 등은 그동안 학교폭력이 여전할 뿐 아니라 최근에는 폭력에 연루되는 학생들의 연령이 점차 낮아지고 있으며, 속칭 ‘빵셔틀’로 불리는 강요에 의한 심부름 등 새로운 학교폭력 유형이 등장함에 따라 2차 계획에서는 유치원·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예방을 강화하고, 가해 및 피해학생에 대한 상담 인프라를 확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등하교 알리미 서비스는 학교 정문이나 현관에 인식기를 설치해 등하교 시간에 학생이 지나가면, 자동으로 학부모에게 휴대전화 문자 서비스를 통해 이를 알려주는 제도이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국무회의 의결 안건] 성폭력 피해학생 전학 지원 의무화

    교정시설에 근무하는 간호사는 야간이나 공휴일 등 의무관이 없을 때에 응급처치 등의 가벼운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8일 오전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교정시설 내의 의료공백을 완화하기 위해 이같은 내용의 ‘형집행 및 수용자 처우법’ 개정안을 상정, 의결했다. 개정안은 또 수용자들의 정보공개청구 남용을 막기 위해 과거 정보공개청구를 취하했거나 정보공개 이후 소요비용을 내지 않은 전력이 2회 이상이면 청구 비용을 미리 납부하도록 했다. 국무회의는 또 성폭력 피해학생이 전학을 희망하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의무화하는 ‘성폭력 방지 및 피해자 보호법’ 제정안도 의결했다. 이 법안은 성폭력통합지원센터 설치·운영의 법적 근거도 규정했다. 국무회의는 아울러 교통약자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교통시설에 설치된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에 교통약자가 이용하는 차량 외에는 주차할 수 없도록 하고, 시각장애인 등의 보행불편을 완화하기 위해 보행우선구역 외의 지역에서도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도 제정하기로 의결했다. 이와 함께 국무회의는 범죄인 호송업무 등 특정한 직무를 수행하는 경우 항공기 내에 무기를 반입할 수 있도록 한 ‘항공안전 및 보안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개정안은 항공운송사업자 등에게 화물터미널 출입자에 대한 보안검색 권한을 부여해 보호구역에서의 보안검색 책임을 명확히 했다. 이밖에 국무회의는 재난위기상황 종합관리를 위한 통합상황실 구축 비용과 ‘군사정전에 관한 협정체결 이후 납북피해자의 보상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 납북피해자들에게 지급하는 올해 위로금 등의 예산액이 부족해 59억 8200만원을 2009년도 일반회계 일반예비비에서 지출하기로 의결하는 등 모두 16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이도운기자 dawn@seoul.co.kr
  • 학교 폭력 신고 접수때 즉시 학교·학부모 통보

    경찰청은 지난 9일부터 학교폭력신고가 접수되면 이를 가해·피해학생의 가정과 학교에 의무적으로 통보하도록 일선 경찰서에 지시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8월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 등이 발의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공포된 데 따른 것이다. 개정안은 학교폭력 신고를 접수한 기관이 가해·피해학생의 보호자나 학교장 중 한명에게 필요할 경우 통보하도록 했던 기존 조항을 고쳐 신고 접수기관이 의무적으로 학교폭력발생 사실을 보호자와 학교장에게 통보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학교폭력사건 신고를 접수한 경찰서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전화, 우편 등을 통해 사건발생사실을 연루학생 가정과 학교에 알려야한다. 통보내용은 이름, 생년월일, 학년, 사건 경위 등 피해학생 보호와 가해학생 선도에 필요한 항목들이다. 교육과학기술부 통계에 따르면 학교폭력이 발생해 가해학생에 대한 퇴·전학, 특별교육 등 조치가 취해진 경우는 2007년 기준으로 전체의 7.5%에 불과했다. 한 의원은 “상황이 이런 탓에 소년범들이 재범을 일으키는 비율이 33.3%에 달하는 등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전교조 최다 노원 상계고, 학교폭력 최다 동작 성남고

    전교조 최다 노원 상계고, 학교폭력 최다 동작 성남고

    4일 공개된 전국 초·중·고교의 학교정보는 누구나 학교 알리미를 통해 검색할 수 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관심이 많은 전교조 교원과 학교폭력 현황 등에 대한 분석내용이다. ●전교조 교원현황과 학교성적은? 서울시내 고교 가운데 전교조 교사가 가장 많은 고교는 노원구 상계고로 파악됐다. 지난 4월 현재 38명의 교사가 가입돼 있다. 이어 영등포구 영신고(35명), 금천구 독산고(35명), 도봉구 창동고·동작구 성남고(각 33명씩), 강서구 영일고·금천구 금천고·영등포구 관악고(각 32명씩) 순이었다. 반면 지난해 전교조 교사가 43명(4월 기준)이던 서초구 상문고는 올해는 24명으로 19명이나 줄었다. 지역별로는 영등포구, 도봉구, 금천구 등이 평균 10명 이상의 전교조 교사를 둔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강남구의 경우 모두 21개 고교에 206명의 전교조 교사가 있어 평균 9.8명을 기록했다. 학부모들은 학교 성적이 낮은 원인으로 전교조 교원이 많은 것을 한 요인으로 꼽는다. 물론 전교조는 “학교 성적과 전교조 교원의 과다여부는 별개”라고 반박한다. 개별 고교의 성적현황은 오는 8월부터 공시된다. 하지만 전교조 교원현황과 개별 학교성적의 상관관계를 통계적으로 검증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학교폭력 308건수 많으면 나쁜 학교? 서울시내 고교 가운데 정보를 공개하지 않은 대일외고 등 85곳을 제외한 고교의 2008학년도 학교폭력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에서 학교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한 곳은 동작구 성남고였다. 지난해 9건의 학교폭력이 있었다. 이어 강서구 영일고 8건, 강남구 경기고·영등포구 대영고·구로구 우신고·양천구 양정고 7건 등의 순이다. 대일외고 관계자는 “아이들이 공부하느라 싸울 틈이 없다.”면서 “심의건수 자체가 없어 공시항목을 공란으로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학교의 경우 서울시내 학교폭력 정보를 공시한 322개교 가운데 구로구 구로중이 30건의 학교폭력으로 발생건수가 가장 많았다. 이어 금천구 가산중 29건, 서대문구 홍은중 26건, 구로구 영림중 23건, 강북구 수송중 20건 등의 순이다. 학교폭력 발생 건수가 많다고 ‘문제학교’로 볼 수 없다는 게 교과부의 설명이다. 현행 학교폭력 집계 시스템의 한계 때문이다. 현재 공시되는 학교폭력 건수는 각 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에 보고돼 심의된 건수다. 그리고 이 건수는 학교폭력을 당한 학생이나 학부모가 학교에 피해 사실을 신고해야만 통계로 잡힌다. 교사가 학교폭력 현장을 목격하고 신고할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또래 폭력’이 교사가 없는 쉬는 시간 등에 이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피해학생의 신고여부가 관건이다. 가해학생들의 보복이나 학교 측에서 학교의 명예 실추를 우려해 피해자 보호에 소극적이라면 피해를 입고도 피해신고를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교폭력이 많다고 나온 구로중의 경우 학교장이 학교폭력 예방에 관심이 많아 신고 시스템을 제대로 가동하는 곳으로 제대로 신고하지 않고 쉬쉬하는 학교보다 학교폭력 문제가 적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학진학률 대학진학 정보는 세 가지 한성과학고에 2년 연속 대학진학률 최고의 영예를 안긴 것은 대학교 진학비율이다. 해외대학 진학자들이 많은 학교는 국내대학 진학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민사고의 경우 국내대학 진학률은 37.8%이나 국외대학 진학률은 57.1%나 된다. 한성과학고의 경우 국외대학 진학률이 1.2%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北 미사일은 럭비공… 어디 떨어질지 몰라 ☞서러운 10급 공무원 ☞에어프랑스, 탑승객 가족에 “희망 버려라” ☞‘울고 싶어라’의 가수 이남이씨…”이외수 따라갔다가” ☞‘수도권·30대·女’ 불법사채 피해 가장 많아 ☞‘뜨거운 감자’ 정수근 복귀논란 ☞이문영 교수 “수십만 조문객 목소리 정부 반응없어 놀라워”
  • [특파원 칼럼] 中정부가 두려워하는 지진의 진실/박홍환 베이징특파원

    [특파원 칼럼] 中정부가 두려워하는 지진의 진실/박홍환 베이징특파원

    그녀는 결국 오열했다. 인터뷰를 시작한 지 5분 만이다. 손에는 15년간 애지중지 키워온 딸의 사진과 딸애가 아꼈던 토끼귀 모양의 장신구가 들려 있었다. 꼭 일 주일 전의 일이다. 대지진으로 희생된 아이들이 5335명이라고 중국 정부가 처음으로 학생 피해자 숫자를 공개한 지 하루 뒤였다. 학부모 우쿤췬(吳坤群)을 매우 힘겹게 만났다. 공안(경찰)의 눈은 곳곳에서 번득였다. 한 달 전 그녀는 머리에서 피가 흐를 정도로 두들겨 맞았다. 청명절(한식)을 맞아 아이가 숨진 학교를 찾아갔을 때였다. 함께 간 다른 두 명의 피해학생 학부모는 연행됐다. 그녀는 울면서 반문했다. “도대체 (정부는) 무엇을 두려워하는 겁니까?” 그녀의 딸이 죽은 학교를 찾았다. 중국 정부가 지정해준 공식 취재장소가 아니다. 철조망이 둘러쳐진 학교는 폐허였다. 운동장에는 잡초만 무성하고 무너진 건물 잔해가 곳곳에 방치돼 있었다. 한데 주변의 주택들은 멀쩡했다. 갑자기 빨간 완장을 두른 남녀가 나타나 ‘취재불가’를 외치며 막아섰다. 곧바로 공안차가 달려오고 현장취재는 무산됐다. 동료 외신기자는 이 학교에서 취재를 하다 끌려가 폭행까지 당했다고 했다. 중국 정부는 진짜 무엇을 두려워하는 것일까. 그렇게 쓰촨(四川) 대지진의 여진은 계속되고 있었다. 쓰촨 대지진 1주년 공식 추모행사에서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은 희생된 사람들보다는 살아남은 사람들을 더 챙겼다. 추모사는 이렇게 끝을 맺었다. “일치단결해 곤경을 뚫고 신중국 건국 60주년을 맞이하자.” 하지만 하루 전 그가 1400여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희생당한 옛 베이촨(北川)중학을 방문했을 때 그를 맞이한 건 분노한 피해 학부모들의 목소리였다. “학교 부실공사 책임자를 처벌하라.” 때마침 관영방송인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지진피해 지역에서 유명 연예인들을 동원해 ‘재건 축하’ 버라이어티쇼를 열었다. 카메라는 피해지역 주민들이 환하게 웃는 표정을 잡기에 여념이 없다. 멀리 새 아파트를 짓는 크레인이 우뚝 솟아 있다. 출연자들은 공산당과 국가의 ‘은혜’를 노래했다. 인터뷰를 마치고 그들이 거주하는 한 칸짜리 임시주택 문을 나설 때 우쿤췬과 그녀의 팔순된 친정아버지는 울면서 소맷자락을 붙들고 하소연했다. “제발 진실을 세상에 알려주세요.” 중국 언론들도 수십 차례 그들을 취재해 갔지만 사연은 한 군데서도 나오지 않았다. 중국에서 학교 부실공사에 대한 의혹은 ‘재건’과 ‘단결’이라는 명분 아래 그렇게 묻혀져 가고 있다. 하지만 감춰진 진실은 언젠가는 드러나게 마련이다. 광주항쟁의 진실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온 천하가 다 알게 됐다. 중국 정부가 그토록 금기시해온 톈안먼(天安門) 사태의 진실도 ‘첩보전’을 방불하는 과정을 거쳐 출간된 자오쯔양(趙紫陽) 전 총서기의 회고록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진실은 그 자체가 생명력이 있어서 아무리 감추려 해도 때가 되면 태양처럼 솟아오른다. 치유되지 않은 상처는 곪아터지게 돼 있다. 당장의 소란이 꺼림칙해 학교 부실공사에 대한 조사 결과 공개를 미루는 것이라면 큰 오산이다.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 지진피해 지역 신축 아파트 뒤편에는 폭삭 무너진 주택 잔해들이 방치돼 있었다. 대지진 1년, 중국은 잔해를 치우고 상처를 치유하기보다는 재건을 과시하고, 잡음을 틀어막는 데 열중하는 것처럼 보인다. 중국 정부의 표현처럼 진도8의 ‘특대지진’이 몰고온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라 해도 희생자 가족들의 목소리까지 묻어서는 안 된다. 현장에서 만난 희생자 가족들의 울음소리가 일주일째 귓가를 울리고 있다. 박홍환 베이징특파원 stinger@seoul.co.kr
  • [쓰촨 대지진 1년] 베이촨현 건물더미 속 아직도 1만5000여명이…

    [쓰촨 대지진 1년] 베이촨현 건물더미 속 아직도 1만5000여명이…

    ┃베이촨ㆍ두장옌ㆍ한왕(쓰촨성) 박홍환특파원┃하늘도 그날의 슬픔을 되새기려는 듯 낮은 구름을 잔뜩 깔아놓고 가는 비를 뿌리고 있었다. 쓰촨(四川)대지진 1년, 시간은 그대로 2008년 5월12일 오후 2시28분에 정지돼 있었다. #장면1. 멈춰선 시계탑의 증언 지난 9일 오후 쓰촨성 성도 청두(成都)에서 북쪽으로 100여㎞, 자동차로 1시간30여분 만에 도착한 몐주(綿竹)시한왕(漢旺)진의 둥치(東汽)시계탑 광장. 진앙지인 원촨(汶川)에서 동쪽으로 40여㎞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중학생 200여명 등 3000여명 이상이 몰사한 이곳의 시계는 비스듬하게 기운 채 ‘그날그시간’ 이후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 시계탑 주변과 북쪽 읍내는 온통 무너지고, 부서진 건물 잔해 투성이다. 대형 관광버스를 포함한 한 무리의 자동차들이 비상등을 켜고 도착했다. 쏟아져 나온 람들은 빗줄기에 아랑곳 않고 시계탑을 배경으로 연신 카메라셔터를 눌러댔다.주민 왕거거(王哥哥·37)는 “지난 1년간 반복되는 풍경”이라고 무표정하게 말했다. 왕씨는 “지난해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3번, 후진타오(胡錦濤)주석이 1번씩 다녀갔지만 새 집에는 내년 말에나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고 힘없이 내뱉은 뒤 “시간을 1년 전으로 되돌릴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헛웃음을 지었다. 돌이킬 수 없으면 맞설 수밖에. 생활전선은 더욱치열해졌다. 곧 무너질 것처럼 위태로운 가게 건물 앞에 짚 등을 엮어 임시가게를 마련한 상인들은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발버둥쳤다. 작은 잡화점을 운영하는 판위안(范媛·30·여)은 “하루 몇 십위안(몇 천원) 벌이지만 그래도 세 식구가 먹고 살아야 할 것 아니냐.”며 “가족들이 무사한 우리는 그나마 행복한 축에 속한다.”고 말했다. #장면2. 짙은 향에 담긴 슬픔 피해 지역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베이촨(北川)현은 도시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무덤이었다. 3만여명의 주민 가운데 절반 넘는 사람들이 무너진 건물 더미에 아직도 그대로 묻혀있다. 새 학교를 짓기 위해 마련했던 부지는 어느새 공동묘지로 변해 있었다. 도시는 봉쇄된 채 무너진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산등성이 곳곳에 마련된 분향단에서 피어오르는 분향 냄새와 연기가 탕자산(唐家山) 아래 분지에 자리잡은 베이촨으로 낮게 깔리고 있 었다.  베이촨 시내로 내려가는 고갯마루에 위치한 옛 베이촨 중학. 3000여명의 학생과 교사 가운데 1000여명이 희생된 이곳에 마련된 임시 분향단에서도 향은 그칠 줄 모르고 피어올랐다. 교사였던 남동생이자 처남을 잃었다는 노 부부는 향을 태우다가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청두에서 이른 새벽 떠나 도착했다는 가오쥔(高俊·23·여)은 “현장을 직접 보니 당시희생자들이 얼마나 큰 고통 속에 죽어갔을지 눈에 선하다.”며말을잇지 못했다.  졸지에 현사무소에서 잡부로 일하던 남편을 잃은 류(劉·53)모씨는 집 입구 정중앙에 남편 영정을 세워둔 채 연신 주문같은 독백을 외워댔다. 시체도 찾지 못해마지막길도배웅못했다고 글썽였다. #장면3. 크레인으로 길어올리는 희망 류씨를 비롯, 베이촨에서 간신히 살아남은주민6000여명은 새로 건설될 도시로 이주하게 된다. 이웃 안(安)현의 안창(安昌)진에 ‘신(新) 베이촨’을 세우는 공정은 벌써 시작됐다. 산으로 둘러싸인 옛 베이촨과는 달리 탁 트인 평지다. 아직 터닦기 공사에 불과했지만 진도 6~7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 는튼튼한 건물을 짓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다짐이다.  고대 수리시설로 유명한 두장옌(都江堰) 역시 몐양(綿陽) 등과 마찬가지로 곳곳이 신도시 건설현장처럼 활기찼다. 3100가구를 수용할 수 있 는 아파트 건설 계획인 ‘행복한 가정’(幸福家園) 공정은 이미 절반 정도 완성됐다. 내년 2주기때는 파란색 지붕의 판팡(板房·이재민용 임시가옥)을 전부 철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 간부는 전했다. 아파트 건설 현장 옆 판팡에 거주하는 후자이룽(胡再蓉·41·여)은 “지난 1년은 정말 악몽같았다.”며 “이런재앙은 두번 다시 있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stinger@seoul.co.kr 두장옌 의료센터 9월 완공… 외곽은 여전히 폐허 ■복구공사 지역별 큰 차이 ┃두장옌ㆍ몐양ㆍ몐주(쓰촨성) 박홍환특파원┃쓰촨(四川)성 정부가 설명하고, 보여주는 ‘복구 및 신설현장’은대단했다.  특히 두장옌(都江堰)시의 경우, 상하이시의 지원을 받아 ‘속도전’양상으로 건물이 올라가고 있었다. 지상 11층, 지하 1층에 600병상을 갖춘 초현대식 의료센터는 벌써 8층까지시공이끝났다. 올 9월이면 완공된다. 6억 7000만 위안(약 1300억원)을 투입해 짓고 있 는3000여가구의 영구임대주택 공사도 내년 이맘때면 입주가 모두 끝날 것이라고 시 간부는 설명했다. 지난해 지진당시 신축 중이던 두장옌 고등학교는 보강공사를 거쳐 진도6의 강진에도 끄떡없는 새 학교로 재탄생했다. 3000여명의 전교생을 기숙사에 수용하고 있다.  몐양(綿陽)에서 베이촨(北川)으로 통하는 길목도 공사가 한창이었다. 특히 베이촨현 입구의 창(羌)족 거주지는 대부분 깨끗하게 복구가 끝나 있었다. 복구공사에 필요한 시멘트 등 건설자재를 현장에서 자급하기 위해서인지 대규모 시멘트 공장도 건설 중이다.  하지만 ‘시선’이 닿지 않는 곳은 여전히별진전이 없었다. 몐주(綿竹)에서 한왕(漢旺)에 이르는 도로는 패고 깨진 상태로 방치돼 건설장비 등이 제 속도를 내지 못했고, 무너진 다리도 이제야 복구가 시작됐다. 복구가 늦어지면서 판팡(板房·이재민용 임시가옥) 거주 이재민들의 불만도 속출하고 있다. 몐주에서 만난 셰(謝·45)모씨는 “정부는 관공서나 공장 먼저 복구작업을 하고있다.”면서 “도대체 언제까지 비만오면 질퍽거리는 판팡에서 살아야 하느냐.”고 하소연했다.   stinger@seoul.co.kr “학교 보강공사만 했어도… 정부는현장접근막아” ■외동딸 잃은 어머니의 절규 ┃두장옌(쓰촨성) 박홍환특파원┃“몇 십년된 주택도 멀쩡했는데 왜 학교가 무너지나 부모들의 지적을 받고, 보강공사만 했어도 우리 아이가 그렇게 비참하게 가진 않았을 거예요. 며칠만 지나면 졸업이었는데….” 지난해 지진당시두장옌(都江堰)시 쥐위안(聚源)중학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외동딸 장옌(張燕)을 잃은 우쿤췬(吳坤群·사진·38)은 1년이 지난지금까지 딸의 옷이며 학용품이며 인형 등을 소중하게 어루만지며 힘겹게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쥐위안 중학에서는 지난해 지진으로 240여명의학생이 희생됐다. 철근을 빼먹은 부실공사 소문이 그치지 않아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교실 베란다에는 나가지 말라.”고 지시했고, 학부모회의에서도 보강공사 요구가 그치지 않았지만 결국 무시했다가 참사를 빚었다. 당국은 참사 이후 철저하게 피해 학부모들을 감시하고 있다. 한 두명이라도 모일라치면 금세 누군가 찾아왔다. 지난달 청명절때는 폐허가 된 학교에서 향을 피우려다 두들겨 맞기까지했다.   실제 폐허가 된 쥐위안 중학은 철저하게 봉쇄돼 있었다. 8일 오후 현장을 방문, 취재에 나서자 즉각 공안(경찰)이 나타나 저지했다. 그는 “당국의 지시”라고만 말했다. 몐주(綿竹)시한왕(漢旺)진 등 곳곳에는 집회금지를 알리는 공고문이 나붙어 있었다.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피해학생 규모는 5335명. 중국 주택건설부 고위간부는 9일 “학교 붕괴 원인은 매우 복잡해 결론내기 힘들다.”며 조사결과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를 밝혔다. stinger@seoul.co.kr
  • [단독]‘줄줄새는’ 고려대

    ‘△△학과 03학번 최○○,180㎝,75㎏.’ 고려대 김모(19·여)양은 지난달 학교 측에서 실시한 건강검진 결과를 이메일로 통보받고 황당했다. 전혀 다른 학생의 검진 결과를 받았던 것. 결과표에는 다른 학과 남학생의 이름, 학번, 주민등록번호, 키, 몸무게 등이 적혀 있었다. “제 개인정보도 다른 학생에게 잘못 전송됐을까 두려워요. 학과와 이름은 물론 키와 몸무게까지 다른 사람에게 전달됐다면 보통 수치스러운 게 아니죠.” 고려대는 지난달 17일 하나로의료재단에 재학생 2200명의 건강검진을 의뢰했다. 결과는 이달 18일부터 이틀간 이메일을 통해 개별적으로 전달됐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관계자의 실수로 학생들의 이메일 주소가 뒤바뀐 것. 이 바람에 일부 학생들의 건강검진 결과가 전혀 엉뚱한 학생들에게 전달됐다. 고려대와 하나로의료재단측은 이 사실을 뒤늦게 파악하고 진화에 나섰다. 하나로의료재단 관계자는 25일 “현재 파악된 피해 학생은 민원을 제기해 온 20여명이지만 신고하지 않은 학생들이 많을 것으로 보여 정확한 피해학생 수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의료재단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고려대 학교보건소 관계자는 “우리는 건강검진을 의뢰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고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이번 사건을 비판하는 글을 계속 올리고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 측은 “정확한 피해 정도를 파악한 뒤 학생회 차원에서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 머리채 끌고 발로 차고…女초등생 납치될 뻔

    머리채 끌고 발로 차고…女초등생 납치될 뻔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서 초등학교 여학생이 50대 남성에게 폭행을 당한 뒤 납치를 당할 뻔했는데도 경찰이 사흘이나 지나서야 수사에 착수, 물의를 빚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지난 26일은 경찰청이 안양 초등생 납치·살해 사건과 관련해 아동·부녀자 실종사건에 대한 종합치안 대책을 발표한 날이라 경찰이 말로만 민생치안을 앞세우는 게 아니냐는 비난도 커지고 있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3시 44분쯤 경기도 고양시 대화동 S 아파트에 사는 A(10)양이 자기가 사는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서 50대로 추정되는 남성에게 납치될 뻔했다. 집으로 가는 A양을 따라 엘리베이터에 올라탄 이 50대 남성은 A양의 머리채를 움켜잡고 억지로 끌어내리려 했다.A양은 “살려 달라.”며 소리를 지르고 필사적으로 저항했지만 발로 차고 흉기까지 휘두르는 남자의 손에 붙잡혀 결국 3층 복도로 끌려 나갔다. 다행히 A양의 비명소리를 들은 이웃주민이 3층으로 올라가자 이 남성은 아이를 놔둔 채 계단을 통해 4층으로 달아났다가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유유히 도망갔다. 이같은 모습은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녹화됐다.A양의 가족은 곧바로 인근 경찰지구대에 신고했으나 경찰은 사흘이 지나도록 CCTV조차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단서가 없다며 단순폭행사건으로 분류해 목격자 증언조차 확보하지 않았다. 그러자 A양의 부모들이 직접 범인의 얼굴이 선명하게 찍힌 전단지를 아파트 주변에 돌리고 범인 색출에 나섰다. 경찰은 사건발생 사흘이 지난 29일에서야 피해학생 부모와 경비원을 만나는 등 뒤늦게 탐문수사에 착수했다. 관할 일산 경찰서 관계자는 “기초수사가 어떤 과정으로 이뤄졌는지는 모른다.”면서 “용의자는 정신이상자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사실관계를 파악해 수사 소홀 문제가 드러나면 관련자 문책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유영규 황비웅기자 whoami@seoul.co.kr
  • 日 606곳 학교급식에 ‘농약만두’ 충격

    |도쿄 박홍기·베이징 이지운특파원|일본의 중국산 ‘농약만두‘ 파문과 관련, 일본은 불안, 중국은 다급하다. 때문에 일·중 양국은 가능한 한 조기에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30일 ‘농약만두사건’이 처음 불거진 이래 4일 반품된 만두에서 또 살충제 성분의 메타미도포스가 검출됨에 따라 한층 더 술렁이고 있다. 더욱이 문제가 된 톈양식품의 만두 1만 8240봉지 가운데 대부분이 회수되지 않은 상태이다. 특히 일본은 전국 606곳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급식으로 톈양식품의 만두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점검에 들어가는 한편 문제의 만두를 급식 메뉴에서 뺐다. 문부과학성측은 “학교에선 피해학생이 나오지 않아 다행”이라면서 “안전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또 중국산 식품에 대한 기피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무라 마사히코 일본 외무상은 5일 ‘농약만두’에 대해 “단정할 수는 없지만 원인은 중국에 있는 것 같다.”며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중국을 거론했다. 일본 경찰도 “봉투를 뜯지 않은 상태의 만두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온 만큼 중국의 공장 안에서 살충제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관련, 수입 식품의 검역 강화를 비롯, 재중국 일본대사관에 ‘식품안전담당관’의 신설, 식품의 재료를 기재하도록 규정한 ‘식품표시법’의 제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측의 대응은 신속하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재연된 ‘식품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중국 측은 지난 3일 일본에 전문조사단을 파견, 공조 조사에 나섰다. 또 일본 조사단 4명의 입국을 이례적으로 빠른 시안에 허용,“가능한 한 협력할 방침”이라며 현지 공장 등에 대해 정밀 검사하도록 했다. 나아가 일본과의 합동 수사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중국은 1차 조사에서 밝혔듯 “톈양식품의 만두 제조·관리·유통 과정에 이상이 없다.”며 안전상의 문제가 없음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또 농약 만두 파문에 대해 빠른 사후수습에 주력했을 뿐 별 반응을 보이지 않던 중국이 언론을 통해 일본측에 ‘조심스럽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국영 신화사는 5일 한 정부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을 중국쪽에 떠넘기려 했던 행동은 지혜롭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길지 않은 문장의 글은 “일본 언론들이 ‘독만두사건’ 보도를 통해 중국 식품을 진열대에서 내리도록 해 소비자들에 혼란을 유도했다.”고 덧붙였다. hkpark@seoul.co.kr
  • 日 학교급식에 ‘농약만두’ 충격

    |도쿄 박홍기·베이징 이지운특파원|일본의 중국산 ‘농약만두‘ 파문과 관련, 일본은 불안, 중국은 다급하다. 때문에 일·중 양국은 가능한 한 조기에 파문을 수습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30일 ‘농약만두사건’이 처음 불거진 이래 4일 반품된 만두에서 또 살충제 성분의 메타미도포스가 검출됨에 따라 한층 더 술렁이고 있다. 더욱이 문제가 된 톈양식품의 만두 1만8240봉지 가운데 대부분이 회수되지 않은 상태이다. 특히 일본은 전국 606곳의 초등학교와 중학교에서 급식으로 톈양식품의 만두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점검에 들어가는 한편 문제의 만두를 급식 메뉴에서 뺐다. 문부과학성측은 “학교에선 피해학생이 나오지 않아 다행”이라면서 “안전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을 지시했다. 또 중국산 식품에 대한 기피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고무라 마사히코 일본 외무상은 5일 ‘농약만두’에 대해 “단정할 수는 없지만 원인은 중국에 있는 것 같다.”며 정부 차원에서 처음으로 중국을 거론했다. 일본 경찰도 “봉투를 뜯지 않은 상태의 만두에서 살충제 성분이 나온 만큼 중국의 공장 안에서 살충제가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관련, 수입 식품의 검역 강화를 비롯, 재중국 일본대사관에 ‘식품안전담당관’의 신설, 식품의 재료를 기재하도록 규정한 ‘식품표시법’의 제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측의 대응은 신속하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재연된 ‘식품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중국 측은 지난 3일 일본에 전문조사단을 파견, 공조 조사에 나섰다. 또 일본 조사단 4명의 입국을 이례적으로 빠른 시일안에 허용,“가능한 한 협력할 방침”이라며 현지 공장 등을 정밀 검사하도록 했다. 나아가 일본과의 합동 수사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중국은 1차 조사에서 밝혔듯 “톈양식품의 만두 제조·관리·유통 과정에 이상이 없다.”며 안전상의 문제가 없음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또 농약 만두 파문에 대해 빠른 사후수습에 주력했을 뿐 별 반응을 보이지 않던 중국이 언론을 통해 일본측에 ‘조심스럽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국영 신화사는 5일 한 정부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원인이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책임을 중국쪽에 떠넘기려했던 행동은 지혜롭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길지 않은 문장의 글은 “일본 언론들이 ‘독만두사건’ 보도를 통해 중국 식품을 진열대에서 내리도록 해 소비자들에 혼란을 유도했다.”고 덧붙였다.hkpark@seoul.co.kr
  • 적반하장 학부모 학교폭력 키운다

    적반하장 학부모 학교폭력 키운다

    서울의 한 중학교 1학년 학생 A양은 같은 반 남학생 B군에게 번번이 괴롭힘을 당했다.B군은 별 이유 없이 얼굴을 때리고 책상을 던지며 위협했다. 가슴을 손으로 누르는 성추행으로 수치심을 안기기까지 했다.A양 부모가 학교에 항의했고, 학교측이 B군 부모를 불렀지만 반응은 당황스러웠다.B군 어머니는 “우리 아들은 건드리지만 않으면 괜찮은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되레 화를 냈다.B군 아버지는 “아들을 정신병자로 내몰고 성폭행범으로 선동했다.”며 교사를 고소했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 C군은 동급생 13명으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했다. 고환에 심한 타박상을 입은 C군은 피섞인 소변을 쏟아냈고 트라우마(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인해 야뇨증까지 앓게 됐다. 심리치료를 위해 병원을 오갈 상황이었지만 가해 아동들의 부모들은 “증거가 있느냐.”고 따지며 오히려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학교는 양쪽의 눈치만 보고 있다. ●가해아동 학부모 막무가내식 자식 옹호 ‘심각´ 아이를 하나만 낳는 가정이 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중국의 ‘소황제’처럼 외동 아이에 대한 과잉보호 현상이 만연하면서 부모의 막무가내식 ‘자기 자식 옹호’가 학교폭력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이 지난해 발생한 학교폭력 4500여건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최근 가해아동 부모들은 아이의 폭력행위에 대해 ▲아예 무관심이나 무시 ▲적반하장식 대응 ▲사과없이 법적 절차만 진행 ▲주동자는 따로 있다는 식의 책임전가 ▲피해자가 맞을 짓을 했다는 식의 합리화 등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3학년 학생 D군은 같은 반 남학생 E군에게 8개월 동안 괴롭힘을 당했다. 결국 무릎으로 팔을 찍어 누르는 폭행을 당해 인대가 늘어나 병원 치료를 받았다. D군 부모가 E군 부모에게 항의했지만 E군 어머니는 “우리 아이는 힘이 있는 아이들만 건드린다. 아무나 건드리지 않는 정의로운 아이”라며 책임을 전가했다. 결국 E군은 그 뒤에도 지속적으로 D군을 괴롭혔고 애꿎은 D군만 전학을 고민하게 됐다.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장맹배 사무국장은 “학교폭력의 재발을 막기 위해선 가해학생 부모가 먼저 자기 아이를 단호하게 꾸짖어야 하는데 최근엔 ‘아이 기죽인다.’며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사과보다는 사건의 책임소재만 따지는 얄팍한 세태가 만연하고 있다.”면서 “피해학생 가족에겐 이런 태도가 가장 큰 응어리로 남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가해학생 부모 폭력예방교육 필요” 전문가들은 제도적인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세대 소아정신과 신의진 교수는 “외국의 경우 학교폭력이 일어나면 학교에서 상담사가 가해 학생을 지도하고 그 결과를 교장 책임 하에 부모에게 지도명령을 내리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면서 “소아정신과 교수들이 교육부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아이들의 정신건강은 보건복지부 소관이라며 손을 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우리나라에선 부모들이 학교폭력에 관대한 경향이 있으니 가해학생 부모들에게 강제적으로 폭력예방 교육을 시키는 방안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참 나쁜 선생님

    초등학교 교사가 수업시간에 ‘나쁜아이’ 이름을 적게 하고 이를 공개해 물의를 빚고 있다. 13일 부산 금정구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와 교육단체에 따르면 최근 이 학교 4학년 1반 교사는 도덕 시간에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착한 아이와 나쁜 아이 투표를 진행했다. 투표에 앞서 교사는 칠판에 ‘착한 아이 ○’,‘나쁜 아이 ×’로 표기한 뒤 용지에 이같이 표시하도록 했다. 무기명으로 실시한 투표 직후 교사는 이를 실명으로 공개했다. 나쁜 아이로 공개된 한 학생은 수치스러운 마음에 이후 등교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와 교육단체 관계자는 “이 같은 행동은 교사가 학생들을 이용해 집단따돌림을 유도하고 동심에 피멍을 들게 한 또다른 학교폭력”이라면서 “철저한 진상 조사를 벌이고 관련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공중생활 배우기 단원에서 투표 사례와 유사한 예를 들었더니 아이들이 그렇게 투표하고, 결과를 공표해 줄 것을 원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왕따 대책 외면하는 학교 고발

    KBS 시사 다큐멘터리 ‘추적 60분-어느 부모의 눈물,“내 아이는 죽어도 왕따였습니다.”’(18일 오후 11시5분 방영)는 학교의 조직적 은폐가 교내 집단 따돌림을 부추기는 현실을 집중 고발한다. 학부모 임영순씨는 얼마 전 자살한 아들 종빈이 교내 집단 괴롭힘으로 괴로워했고, 아들이 죽고 난 뒤 교장과 담임교사가 이러한 사실을 은폐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현재 임씨는 종빈의 친구들로부터 진술서를 받아 청와대에 탄원서를 내는 등 진상규명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05년 4월, 초등학생이던 이수진(가명)양은 일기장에 ‘이제 떠나고 싶다.’라는 말을 남기고 자신의 집 장롱 안에서 목을 매 숨졌다. 아버지 이경호(가명)씨는 딸의 일기장을 통해 평소 친구들의 집단 따돌림으로 인해 괴로워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 학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집단 괴롭힘을 자살의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패소했다. 미국 종합정신의학보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특별한 이유없이도 누구나 집단 괴롭힘의 피해자 혹은 가해자가 될 수 있다. 피해학생이 괴로워함에도 가해학생이나 학교가 그저 단순한 장난으로 치부하는 시각차가 집단 따돌림을 낳는다. 이 때문에 학교측의 적극적인 노력이 집단 따돌림을 예방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이 프로그램에서는 오래 전부터 ‘이지메’ 문제로 고민하는 일본을 통해 정부와 학교가 집단 따돌림 예방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살펴본다. 아울러 우리나라 왕따 문제와 관련, 학교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학교폭력 전담경찰 배치

    학교폭력이 자주 일어나는 학교 주변에 전담 경찰관이 새 학기부터 시범 배치된다. 등·하교 때 학교폭력 피해 학생을 지켜주는 ‘신변보호 지원제’도 도입한다. 정부는 26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5대 폭력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학교폭력 대책 방안을 마련했다. 정부는 다음달 새 학기부터 학교폭력이 자주 일어나는 학교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 3∼5개 학교를 하나로 묶어 학교폭력 전담 경찰관을 배치하기로 했다. 현재 퇴직 경찰이나 자원봉사자 등으로 구성된 배움터 지킴이를 운영하고 있지만 사법 경찰권이 없어 학교폭력이 극심한 지역에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전담 경찰관은 해당 학교들을 중심으로 순찰하면서 학교폭력을 예방하고 해결하는 업무를 맡는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경찰청 등과 협의를 거쳐 3개 시·도를 선정, 우선 75개 학교에 모두 15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효과가 있으면 하반기부터 확대할 계획이다. 학교폭력 피해학생에 대한 신변보호 서비스도 지원한다. 학교폭력으로 피해를 당했거나 위협을 받아 불안해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나 교육청에 신청하면 등·하교 및 취약 시간대에 무료로 신변보호를 받을 수 있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사설 경호기관·업체, 자원봉사대와 협약을 맺었다. 가해 학생에 대한 위탁교육도 다양해진다.1단계로 학교폭력 조짐을 보이는 학생들을 위해 전국 196개교에 ‘친한 친구 교실’을 시범 운영한다. 학교폭력 정도가 심하면 법무부가 위탁한 대안교육센터에서 위탁 교육을 받게 된다. 법무부는 이를 위해 올 7월부터 부산, 인천, 광주 등 7곳에서 대안교육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다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오늘의 눈] 학교폭력 예방책 이라고요?/박지윤 기획탐사부 기자

    최근 고2 학생을 둔 40대 어머니의 제보 전화를 받았다. 경남 김해에 사는 어머니는 “동료 학생으로부터 눈주변 등을 얻어 맞은 아들이 눈자위에 검은 물질이 생기는 심각한 후유증을 앓게 됐다.”고 했다. 가해자 부모는 치료비를 줄 수 없다고 하고, 학교는 치료비 문제엔 관심도 없고 폭력발생 사실을 누구한테도 말하지 말라고 협박한다는 게 어머니의 하소연이었다. 이게 학교 폭력의 현실이다. 학교폭력예방법이 있기는 하지만 법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학교는 폭력을 나서서 해결하기는커녕 감추기에 급급하다. 학생 폭력을 예방하고 뿌리뽑는 칼자루를 손에 쥔 교장은 폭력예방과 피해학생 보호에는 관심이 없고 ‘학교 보호’에만 열중이다. 그러는 사이에 맞은 학생의 신체는 멍들어 가고, 정신은 피폐해져 간다. 학교폭력예방법이 ‘법따로 현실따로’라는 사실은 관심있는 학부모들이 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교육인적자원부는 여전히 현실을 외면하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8일 새로운 학교폭력대책을 내놨다. 가해학생의 학부모에게 일정 기간 특별교육을 받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교육을 받은 부모가 집으로 돌아가 가해한 아들·딸에게 다시는 그러지 않도록 교육을 시키자는 취지야 나무랄데 없다. 하지만 과연 현실은 그럴까. 청소년폭력예방재단 신순갑 정책위원장은 “가해자의 가정 형편이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면서 “매일 생계를 꾸리기도 급급할 텐데 교육에 얼마나 참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폭력을 행사한 학생들의 가정형편을 제대로 분석하고 이런 정책을 내놨는지 의문이다. 가정교육을 제대로 시킬 수 있는 가정이었다면 학교폭력을 일으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차라리 ‘또래그룹’을 만들어 학교폭력을 크게 줄인 충북 제천 의림여중의 사례를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고 발표했더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교육부의 이번 정책이 유명무실한 학교폭력예방법의 연장선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박지윤 기획탐사부 기자 jy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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