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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번째 직권재심도 모두 무죄… 도민연대는 4·3희생자 보상금 차등지급 결정에 “유감”

    네번째 직권재심도 모두 무죄… 도민연대는 4·3희생자 보상금 차등지급 결정에 “유감”

    “4.3은 우리 현대사 한국전쟁 다음으로 가장 인명피해가 많은 비극적인 사건이다. 2만여 가구가 소실된 엄청난 비극이 이념과 공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됐다. 이번 재심으로 국가의 잘못을 바로잡고 이와 같은 비극이 없길 바란다. 내란죄 또는 국방경비법 위반 등 혐의로 군경에 의해 연행, 처벌을 받은 이들이 죄를 저질렀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 모두에게 무죄 판결을 선고해달라” 3일 제주지방법원 제4형사부(장찬수 부장판사)는 1948년부터 1949년 사이 내란죄와 국방경비법 위반죄 등으로 군사재판에 회부된 4·3피해자 20명에 대한 직권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지난 세 번의 재심처럼 이번에도 위와 같은 검찰의 무죄 요청이 받아들여진 것. 검찰 진술에 따르면 20명의 피해자 가운데 4명은 1948년 제주도 일원에서 정부 전복 등 목적으로 무력을 행사하고 폭동을 일으켰다는 혐의로 1차 군법회의에 회부됐다. 나머지 16명은 1949년 제주도 일원에서 무기와 탄약, 금전 등 물자를 무장대에 제공하고 무장대 보호, 정보 제공 등 혐의로 2차 군법회의에 회부됐다. 변호인도 “피고인들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저지른 적도 없고 심지어 체포 과정에서도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에 무죄”라고 의견을 냈다. 장찬수 부장판사는 “앞으로도 직권재심을 통해 명예회복을 할 분들이 많다. 갈길이 멀고 아직 많이 남았다”며 “오늘 재판장에 오신 유족뿐만 아니라 모두가 제주4·3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선고를 마쳤다. 한편 지난달 29일 정부는 4·3중앙위원회를 개최하고 4·3특별법과 시행령에 근거해 4·3희생자 보상금 지급기준을 차등 지급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4·3희생자로 결정된 사망자와 행방불명자는 9000만원, 4·3후유장애자는 장애등급에 따라 9000만~5000만원, 금고이상의 집행유예 선고받은 자는 4500만원 등이다. 이에 제주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도민연대는 3일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폭력 희생자인 4·3희생자 보상지급은 균등해야 한다”며 “중앙위원회 회의 결정은 반드시 재논의돼야 한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 “누나를 아가씨로…” 앱 번역기 오류가 부른 살인 참극

    “누나를 아가씨로…” 앱 번역기 오류가 부른 살인 참극

    전북 정읍의 한 주차장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이 중국인과 한국인의 소통을 위해 사용된 휴대전화 앱 번역기의 오류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중국인 A(35)씨는 2021년 5월 같은 국적의 직장 여성 동료 B씨와 가까워졌다. 친분이 두터워질수록 A씨는 B씨에게 호감을 느꼈다.  B씨의 한국인 남편인 C씨는 자연스레 A씨에게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이 됐다. 시간이 지나 B씨가 자신의 남편을 A씨에게 소개했고, 이들은 술자리도 함께 할 만큼 가까운 사이가 됐다.  사건은 술자리에서 벌어졌다. 같은해 9월 6일 오후 10시쯤 이들은 정읍시의 한 주점에 모였다. 중국인 지인 2명도 함께 어울렸다. 이들은 술잔을 나누며 유일하게 국적이 다른 C씨와 휴대전화 앱 번역기로 대화했다. 그러던 중 A씨가 앱을 통해 중국어로 “오늘 재미있었으니 다음에도 누나(B씨)랑 같이 놀자”고 했다. 그러나 앱 번역기는 “우리 다음에 아가씨랑 같이 놀자”고 한국어 오역을 했다. ‘아가씨’를 노래방 접대부로 오인한 C씨는 “왜 아가씨를 찾느냐. 나 와이프 있다”며 A씨에게 욕설했다. 격분한 A씨도 욕설로 응수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갔고, 이 과정에서 C씨에게 주먹으로 얼굴을 맞았다. A씨는 평소 호감이 있던 B씨 앞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사실에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에 A씨는 인근 마트에서 흉기를 구입했고, 몇 시간 뒤 홀로 귀가하는 C씨를 주차장으로 유인했다. 대면한 상황에서도 C씨가 미안함을 표현하지 않자, A씨는 C씨의 목과 복부 등을 13차례 흉기로 찔렀다. 결국 C씨는 숨을 거뒀고, A씨는 인근 지구대로 가 자수했다. 살인죄로 기소된 A씨는 전주지법 정읍지원 제1형사부로부터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신체를 13차례 흉기로 찌르는 등 매우 잔혹한 방법으로 살해했다”며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을 겪다가 사망한 것으로 보이고, 유족은 충격과 고통을 호소하면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런데도 피고인은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합의를 위한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았다”며 “행위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시했다. 항소심은 광주고법 전주재판부가 맡고 있다.
  • [속보]성폭행 피해 뒤 숨진 여고생…가해자 7년형 확정

    [속보]성폭행 피해 뒤 숨진 여고생…가해자 7년형 확정

    파기환송심 징역 9년→7년 감경유족 “부당하다” 규탄하기도 강원도 한 고교에서 성폭행 피해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여고생 사건의 가해자에 대한 형량이 징역 7년으로 확정됐다. 대법원 2부는 28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치상죄로 기소된 강모(21) 씨가 낸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강씨는 고교 3학년이던 2019년 6월 28일 A(16) 양과 단둘이 술을 마신 뒤 술에 취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A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강씨는 줄곧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고,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이겨내지 못한 A양은 2심 선고를 앞두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전교생이 20명 안팎인 작은 학교에서 가해자와 피해자는 분리조차 되지 못한 채 수개월이 흘렀고, A양은 그사이 강씨의 가족과 주변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는 등 2차 피해도 겪었다. 1심 재판부는 강씨에게 징역 4년을, 2심 재판부는 A양의 사망은 성폭행으로 인해 비롯됐다고 보고 A군의 형량을 9년으로 높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변론 종결 후 판결 선고 전 피해자가 사망한 사정을 양형에 반영하면서 피고인에게 방어 기회를 주지 않고 판결을 선고한 것은 위법하다”며 사건을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로 돌려보냈다.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가 이 사건 범행과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고심 끝에 양형기준(5∼8년) 안에서 판단했다”며 형량을 7년으로 감경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김제덕·송소희·이정재·최민정 만난 尹…무슨 얘기 오갔나

    김제덕·송소희·이정재·최민정 만난 尹…무슨 얘기 오갔나

    “최고 스타들, 많은 것 배우겠다”“동계올림픽 분노, 최민정 금메달로 풀려”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7일 배우 이정재·국악인 송소희·쇼트트랙 선수 최민정·양궁선수 김제덕 등 문화체육예술계 인사들을 만났다. 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가 준비한 ‘경청식탁③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행사로 이들을 만났다. ● “스타들과의 시간, 영광” 이날 행사는 서울 중구 동대문DDP플라자에서 진행됐다. 문화체육예술인은 12명이 참여했고 윤 당선인과 오찬을 함께했다. OTT 플랫폼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의 주연배우 이정재, 국악인 송소희, 현대무용가 김보람 엠비규어스댄스 컴퍼니 대표, 쇼트트랙 선수 최민정, 전 축구 선수 이영표, 양궁 선수 김제덕, 전 레슬링 선수 정지현, 높이뛰기 선수 우상혁,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 피아니스트 손열음, 배상민 카이스트 교수, 이성호 디스트릭트 대표 등 등이 참여했다. 윤 당선인은 “대한민국 최고 스타들이 시간을 내줘 영광”이라며 “여러분께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체육인이나 뮤지션이나 다들 피나는 노력을 했을 것 같은데 제가 하루 몇 시간씩 연습했는지 물어보려 한다”며 “좋은 일도 많이 하셨다”고 발언했다.● “판정 관련 국민 분노, 최 선수가 풀어” 윤 당선인은 최민정 선수를 특히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동계베이징올림픽 때 부당한 판정으로 국민들이 분노했다”며 “최 선수가 금메달을 따 사람들의 스트레스가 풀렸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렇게 말하며 좌중의 박수를 유도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K컬처가 한 단계 더 도약해 세계 속의 문화 강국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달라”고도 했다. 배 교수는 자신이 연장자라며 “이 정부가 얼마나 젊고 열정이 넘치는지 좋은 시간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왜 따로 부르셨을까 생각해보니 우리가 좋은 정치를 이야기할 때 민심을 잘 읽는 정치가 좋은 정치라고 얘기하지 않나”라고도 말했다. 이어 “새 정부가 좋은 정치를 하려면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과 친하게 지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 김한길 “국민 단합 계기” 이 자리에 동석한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은 “오늘은 스포츠를 통해서, 예술을 통해서 국민을 단합시키는 계기를 마련해주시는 분들께 감사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제무대에서 수상하면서 국민 자긍심을 높인 여러분께 격려와 감사를 전하는 자리”라고 취지를 밝혔다. 인수위 측은 통합과 협치 구현 차원에서 각계 각층의 의견을 모아 자리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방명록에 배우 이정재는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하여’라고 서명했다. 최민정 선수는 ‘대한민국 더 강하고 빠르게’라고 적었다. 경청식탁은 매주 한 차례씩 인수위 국민통합위원회 주최로 진행된다.  윤 당선인은 지난 13일 첫 경청식탁 행사에서는 국가 원로를, 19일 두번째 행사에서는 재난·안전 사고 피해자·유족 등을 만났다.
  • 군인권센터 “공군참모총장, 가해자 구속 검토 지시” 문건 공개

    군인권센터 “공군참모총장, 가해자 구속 검토 지시” 문건 공개

    공군 부사관 성폭력 피해 사망 사건 수사 초기에 공군참모총장이 가해자 구속 검토 지시를 내렸는데도 공군 법무라인 지휘부가 이를 무시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군인권센터가 주장했다. 군인권센터와 천주교인권위원회는 27일 이예람 중사 유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이성용 당시 공군참모총장이 지난해 6월 7일 국방부 감사관실에 제출한 사실확인서를 공개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중사 사건 진상을 조사할 특별검사에 국방부, 공군 수사 관계자와 친분이나 이해관계가 없는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건을 보면 이 전 총장은 이 중사가 숨진 지난해 5월 22일 공군 군사경찰단장의 보고로 사망자가 성추행 피해자라는 점을 인지했다. 이 전 총장은 다음날인 23일 유족이 2차 가해 조사와 처벌을 요구한다는 점을 보고받고 군사경찰단장과 중앙수사대장에게 엄정 수사를 지시했다. 이 전 총장은 24일 주간상황보고회의에서 “엄정하고 강력한 수사를 하라”고 구두로 지시하고 회의 이후에도 공군본부 법무실장과 군사경찰단장을 따로 불러 엄정 수사 및 가해자 구속 수사 검토를 재차 지시했다고 문건에는 나와 있다. 이 전 총장은 25일 사안이 엄중하다는 판단에 따라 훈령상 지휘보고 사항이 아니었는데도 유선으로 서욱 국방부 장관에게 참고보고까지 했다. 하지만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고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첩된 후인 지난해 6월 2일에야 가해자가 구속됐다. 군인권센터는 “참모총장이 직접 구속과 수사를 지시한 데다 장관에게까지 보고된 사안을 실무 부서에서 1주일이나 뭉갰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공군본부 법무실장 등 수사 관계자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엄정 수사 지시를 내린 총장은 사퇴했는데 정작 지시를 이행하지 않은 이들은 무혐의 처분을 받고 여전히 공군 법무라인을 지휘하고 있으니 실로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중사 아버지도 “공군 법무실장이 직속상관의 지시에 따라 구속 수사했다면 가해자가 처벌되고 특검까지 안 갔을 것”이라며 “공정한 인사가 특검을 맡아 신속히 진실을 규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 “피 토한 사망자 옷도 못 갈아입히고 화장”… 존엄한 죽음은 없었다

    “피 토한 사망자 옷도 못 갈아입히고 화장”… 존엄한 죽음은 없었다

    자택서 숨지면 30분 안에 수습손도 못 잡아보고 눈물의 이별요양병원 노인 “살려달라” 호소 남편 떠나고 보름 뒤 아내 숨져화장장 오는 신생아 너무 참담죄책감 클 유족들 껴안아 줘야“엄마, 엄마… 다음 생에도 내 엄마로 태어나 주세요. 내가 못해 드린 게 너무 많아.” 중년 남성이 서울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서러운 아이처럼 오열한다. 사랑하는 엄마가 눈앞에 있는데 손을 잡을 수도, 얼굴을 쓰다듬을 수도 없다. “자, 이제 이동하겠습니다.” 옆에서 때를 보던 다른 남자가 담담히 말한다. 장의사(장례지도사) 이상재(54)씨다. 코로나19로 숨진 망자는 불투명한 녹색 방수 플라스틱백에 봉해진다. 투명 비닐 창으로 얼굴만 겨우 볼 수 있다. 아들은 “왜 작별 인사도 못하게 하느냐”며 따져 묻는다. 이씨도 이 비정한 작별법을 이해할 수 없다. 위에서 내려온 규칙을 따를 뿐이다. 존엄한 죽음이 허락되지 않았던 지난 2년여간 이씨가 숱하게 봐온 풍경이다. 먼저 떠난 가족의 얼굴을 몇 초라도 봤다면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다. 정부의 ‘선(先) 화장 후(後) 장례’ 지침 때문에 유족들은 유골함만 건네받았다. 엔데믹(코로나19의 풍토병화)의 시대. 마스크 착용을 제외한 모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장례 절차도 예전처럼 돌아왔다. 25년차 베테랑인 이씨는 “애도하지 못한 죽음은 유족에게 말 못할 상처를 남긴다”면서 “엔데믹을 선언하더라도 남은 자의 트라우마를 껴안는 게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와 동료들이 수습·운구했던 코로나19 사망자는 약 2000명. 지난 2년여간 목격한 죽음에 대해 물었다.“자택에서 숨진 코로나 사망자를 수습하는 건 상당히 힘들었어요. 솔직히 끔찍했죠.” 이씨는 힘든 기억을 억지로 떠올려 본다. 적지 않은 사망자들이 온 바닥에 피를 토하고 떠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별별 죽음을 다뤄 왔지만, 이번엔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자신이 살던 집에서 최대한 빨리, 흔적도 없이 사라져야 했다. 이웃이 느끼는 공포감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지연되면 민원이 들어온다. 딱 30분. 이씨와 3명의 동료에게 허락된 시간이다. 급한 이삿짐 싸듯 움직여야 한다. 죽은 자의 존엄을 따질 겨를은 없다. 방호복과 마스크, 두 겹의 장갑과 덧신, 고글, 페이스실드까지 쓰고는 관을 들고 망자의 집으로 올라간다. 시신을 마주하면 소독약부터 뿌린다. 옷을 깨끗이 갈아입힐 틈도 없다. 수세포(홑이불)로 시신을 한번 감싼 뒤 비닐팩으로 밀봉한다. 시신 전용 밀봉백(보디백)으로 한 차례 더 봉하고, 관에 넣으면 옮길 준비는 끝난다. 곧장 화장장으로 향한다. 보통 3일장에서는 수시(시신의 머리와 팔다리를 가지런히 하는 것), 염습(시신을 씻겨 수의를 입히는 것), 입관(염한 시신을 관에 넣는 것) 등을 거치며 예를 다한다. 코로나19 사망자에게는 이조차 사치다. “사망 직전까지 오한에 떨던 고인을 이불로 덮어놓은 경우가 많아요. 그럼 이불째 밀봉백에 넣죠. 시간이 없으니까요.” 사연 없는 죽음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지난 2년간은 유독 안타까운 일이 많았다. “시신을 수습해야 할 주소를 봤더니 보름 전에 갔던 곳인 거예요. ‘잘못 들어왔나’ 싶었죠. 알고 보니 남편이 먼저 떠난 뒤 15일 만에 부인도 코로나로 돌아가신 것이었어요.” 이름조차 가져보지 못한 신생아가 코로나19로 숨져 화장장에 오기도 했다. 손주 울음소리도 듣지 못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말없이 흐느꼈다. 또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사망자를 수습하는 일도 고통스러웠다. “병실에 들어가면 80~90대 어르신 8명이 천장을 보고 다닥다닥 붙어 누워 계세요. 거기에 확진 사망자가 섞여 있죠. 살아계신 어르신과 눈을 안 마주치려고 노력했어요. 곁의 노인이 떠난 걸 알면 어떤 감정이 드실지 가늠조차 어렵잖아요. 저희 작업을 애써 외면하는 분도, 측은히 바라보시는 분도 계세요. 가끔 ‘살려 달라’고 외치시는 분도 있죠. 정말 지옥 같았어요.” 장례는 남은 자들을 위한 치유의 절차다. 유족은 망자를 진심으로 애도하며, 동시에 자신의 상처도 어루만진다. 이씨는 평소 장례 때 관을 닫기 전 가족들에게 고인의 손, 발을 한번 잡아드리라고 권한다. 살아생전 못 구한 용서를 빌라는 취지다. “그게 우리의 마지막 역할이에요. 발 한번 잡는다고 용서되는 건 아니겠죠. 하지만 고인과 함께한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마음이 조금 자유로워질 수도 있고, 원망과 후회가 남을 수도 있죠. 코로나 때는 이 의식이 불가했어요.” 지난 2년여간 국내 코로나 사망자(25일 기준)는 모두 2만 2243명. 이들의 직계가족만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고 가정해도 6만 8000명(4인 가구 기준)에 달한다. 코로나19 대응에 의료 자원을 쏟아붓느라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진 다른 질환 사망자와 백신 부작용에 따른 사망자 등까지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난다.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이 말했다. “가족 내 전염으로 ‘나 때문에 부모님이 돌아가신 건 아닐까’라고 큰 죄책감을 느끼는 유족들이 있어요. 애도는 상실을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장례를 제대로 못 치렀다면 돌아가신 분을 그리워하고, 위로를 주고받는 행위를 할 수 없어 모든 게 부정당하는 느낌이었을 겁니다.” 그는 주변인들이 망자에 대한 언급을 애써 피하는 것보다는 이름도 부르고, ‘정말 좋은 분이셨다’고 감정도 나누는 게 유족에게는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적어도 코로나19와 그 여파로 가족을 잃은 이들에게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이씨는 갑갑한 표정으로 말했다. “코로나는 우리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었어요. 이후에도 고통을 겪을 이들을 위로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해요. 팬데믹(대유행) 때 현장에서 치열하게 지냈던 이들이 있었다는 것도 기억해 줬으면 해요.”
  • “피 토한 사망자 옷도 못 갈아입히고 화장”… 존엄한 죽음은 없었다

    “피 토한 사망자 옷도 못 갈아입히고 화장”… 존엄한 죽음은 없었다

    자택서 숨지면 30분 안에 수습손도 못 잡아보고 눈물의 이별요양병원 노인 “살려달라” 호소 남편 떠나고 보름 뒤 아내 숨져화장장 오는 신생아 너무 참담죄책감 클 유족들 껴안아 줘야코로나19의 감염병 등급이 25일부터 2급으로 하향 조정됐다. 1급으로 지정된 지 2년 3개월여 만이다. 이행기를 거쳐 다음달 하순부터는 확진자의 격리 의무도 사라진다. 일상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가는 시점에 장의사(장례지도사) 이상재(54)씨를 만났다. 그와 동료들이 지난 2년간 수습·운구했던 코로나19 사망자는 약 2000명. 왜 우리는 코로나19 이후에도 이 죽음들을 기억해야 하는지 물었다. “엄마, 엄마… 다음 생에도 내 엄마로 태어나 주세요. 못해 드린 게 너무 많아.” 중년 남성이 서울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서러운 아이처럼 오열한다. 사랑하는 엄마가 눈앞에 있는데 손을 잡을 수도, 얼굴을 쓰다듬을 수도 없다. “자, 이제 이동하겠습니다.” 옆에서 때를 보던 다른 남자가 담담히 말한다. 이상재씨다. 코로나19로 숨진 망자는 불투명한 녹색 방수 플라스틱백에 봉해진다. 투명 비닐 창으로 얼굴만 겨우 볼 수 있다. 아들은 “왜 작별 인사도 못하게 하느냐”며 따져 묻는다. 이씨도 이 비정한 작별법을 이해할 수 없다. 내려온 규칙을 따를 뿐이다. 존엄한 죽음이 허락되지 않았던 지난 2년여간 이씨가 숱하게 봐 온 풍경이다. 먼저 떠난 가족의 얼굴을 몇 초라도 봤다면 운이 좋은 편이다. 정부의 ‘선(先) 화장 후(後) 장례’ 지침 때문에 유족들은 유골함만 건네받았다. 25년차 베테랑인 이씨는 “애도하지 못한 죽음은 유족에게 말 못할 상처를 남긴다”면서 “엔데믹(코로나의 풍토병화)을 선언하더라도 남은 자의 트라우마를 껴안는 게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말했다. “자택에서 숨진 코로나 사망자를 수습하는 건 상당히 힘들었어요. 솔직히 끔찍했죠.” 이씨는 힘든 기억을 억지로 떠올려 본다. 적지 않은 사망자들이 온 바닥에 피를 토하고 떠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별별 죽음을 다뤄 왔지만, 이번엔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자신이 살던 집에서 최대한 빨리, 흔적 없이 사라져야 했다. 이웃이 느끼는 공포감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지연되면 민원이 들어온다. 딱 30분. 이씨와 3명의 동료에게 허락된 시간이다. 급한 이삿짐 싸듯 움직여야 한다. 방호복과 마스크, 두 겹의 장갑과 덧신, 고글, 페이스실드까지 쓰고는 관을 들고 망자의 집으로 올라간다. 시신을 마주하면 소독약부터 뿌린다. 옷을 깨끗이 갈아입힐 틈도 없다. 수세포(홑이불)로 시신을 한번 감싼 뒤 비닐팩으로 밀봉한다. 시신 전용 밀봉백(보디백)으로 한 차례 더 봉하고, 관에 넣으면 옮길 준비는 끝난다. 곧장 화장장으로 향한다.보통 3일장에서는 수시(시신의 머리와 팔다리를 가지런히 하는 것), 염습(시신을 씻겨 수의를 입히는 것), 입관(염한 시신을 관에 넣는 것) 등을 거치며 예를 다한다. 코로나19 사망자에게는 이조차 사치다. “오한에 떨던 고인을 이불로 덮어놓은 경우가 많아요. 그럼 이불째 밀봉백에 넣죠. 시간이 없으니까요.” 사연 없는 죽음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지난 2년간은 유독 안타까운 일이 많았다. “시신을 수습해야 할 주소를 봤더니 보름 전에 갔던 곳인 거예요. ‘잘못 들어왔나’ 싶었죠. 알고 보니 남편이 먼저 떠난 뒤 15일 만에 부인도 코로나로 돌아가신 것이었어요.” 신생아가 코로나19로 숨져 화장장에 오기도 했다. 손주 울음소리도 듣지 못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말없이 흐느꼈다. 또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사망자를 수습하는 일도 고통스러웠다. “병실에 들어가면 80~90대 어르신 8명이 천장을 보고 다닥다닥 붙어 누워 계세요. 거기에 확진 사망자가 섞여 있죠. 살아계신 어르신과 눈을 안 마주치려고 노력했어요. 곁의 노인이 떠난 걸 알면 어떤 감정이 들지 가늠조차 어렵잖아요. 저희 작업을 애써 외면하는 분도, 측은히 바라보시는 분도 계세요. 가끔 ‘살려 달라’고 외치시는 분도 있죠. 정말 지옥 같았어요.” 장례는 남은 자들을 위한 치유의 절차다. 유족은 망자를 진심으로 애도하며, 동시에 자신의 상처도 어루만진다. 이씨는 평소 장례 때 관을 닫기 전 가족들에게 고인의 손, 발을 한번 잡아드리라고 권한다. 살아생전 못 구한 용서를 빌라는 취지다. “그게 우리의 마지막 역할이에요. 발 한번 잡는다고 용서받는 건 아니겠죠. 하지만 고인과 함께 한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마음이 조금 자유로워질 수도 있고 원망과 후회가 남을 수도 있죠. 코로나 때는 이 의식이 불가했어요.” 지난 2년여간 국내 코로나19 사망자(25일 기준)는 모두 2만 2243명. 이들의 직계가족만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고 가정해도 6만 6000명(4인 가구 기준)에 달한다. 코로나19 대응에 의료 자원을 쏟아붓느라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진 다른 질환 사망자와 백신 부작용 사망자 등까지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난다.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이 말했다. “가족 내 전염으로 ‘나 때문에 부모님이 돌아가신 건 아닐까’라고 죄책감을 크게 느끼는 유족들이 있어요. 애도는 상실을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장례를 제대로 못 치렀다면 돌아가신 분을 그리워하고, 위로를 주고받는 행위를 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는 주변인들이 망자에 대한 언급을 애써 피하는 것보다는 이름도 부르고, ‘정말 좋은 분이셨다’고 감정도 나누는 게 유족에게는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적어도 코로나와 그 여파로 가족을 잃은 이들에게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이씨는 갑갑한 표정으로 말했다. “코로나는 우리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었어요. 이후에도 고통을 겪을 이들을 위로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죠. 팬데믹(대유행) 때 현장에서 치열하게 지냈던 이들이 있었다는 것도 기억해 줬으면 해요. 저희처럼요.”
  • “‘살려달라’던 요양병원 노인들, 잊을 수 없죠” 존엄한 죽음은 없었다

    “‘살려달라’던 요양병원 노인들, 잊을 수 없죠” 존엄한 죽음은 없었다

    25년차 장의사 이상재씨가 말하는 코로나 2년숨지면 ‘최대한 빨리, 흔적 없이’ 사라져야신생아 손자 사망에 들렸던 조부모의 흐느낌“장례는 남은 자의 치유 절차…코로나도 빼앗겨”코로나 사망자 2만 여명 유족들, 애도 절차 못 거쳐“남은 자들의 트라우마 껴안는 게 우리 모두의 몫”“엄마, 엄마… 다음 생에도 내 엄마로 태어나 주세요. 못해 드린 게 너무 많아.” 중년 남성이 서울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서러운 아이처럼 오열한다. 사랑하는 엄마가 눈앞에 있는데 손을 잡을 수도, 얼굴을 쓰다듬을 수도 없다. “자, 이제 이동하겠습니다.” 옆에서 때를 보던 다른 남자가 담담히 말한다. 이상재씨다. 코로나19로 숨진 망자는 불투명한 녹색 방수 플라스틱백에 봉해진다. 투명 비닐 창으로 얼굴만 겨우 볼 수 있다. 아들은 “왜 작별 인사도 못하게 하느냐”며 따져 묻는다. 이씨도 이 비정한 작별법을 이해할 수 없다. 내려온 규칙을 따를 뿐이다. 존엄한 죽음이 허락되지 않았던 지난 2년여간 이씨가 숱하게 봐 온 풍경이다. 먼저 떠난 가족의 얼굴을 몇 초라도 봤다면 운이 좋은 편이다. 정부의 ‘선(先) 화장 후(後) 장례’ 지침 때문에 유족들은 유골함만 건네받았다. 25년차 베테랑인 이씨는 “애도하지 못한 죽음은 유족에게 말 못할 상처를 남긴다”면서 “엔데믹(코로나의 풍토병화)을 선언하더라도 남은 자의 트라우마를 껴안는 게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말했다. 시신 수습 때 주어진 시간 30분…망자에 예를 다하는 것도 사치 “자택에서 숨진 코로나 사망자를 수습하는 건 상당히 힘들었어요. 솔직히 끔찍했죠.” 이씨는 힘든 기억을 억지로 떠올려 본다. 적지 않은 사망자들이 온 바닥에 피를 토하고 떠난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등 별별 죽음을 다뤄 왔지만, 이번엔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자신이 살던 집에서 최대한 빨리, 흔적 없이 사라져야 했다. 이웃이 느끼는 공포감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지연되면 민원이 들어온다. 딱 30분. 이씨와 3명의 동료에게 허락된 시간이다. 급한 이삿짐 싸듯 움직여야 한다. 방호복과 마스크, 두 겹의 장갑과 덧신, 고글, 페이스실드까지 쓰고는 관을 들고 망자의 집으로 올라간다. 시신을 마주하면 소독약부터 뿌린다. 옷을 깨끗이 갈아입힐 틈도 없다. 수세포(홑이불)로 시신을 한번 감싼 뒤 비닐팩으로 밀봉한다. 시신 전용 밀봉백(보디백)으로 한 차례 더 봉하고, 관에 넣으면 옮길 준비는 끝난다. 곧장 화장장으로 향한다. 보통 3일장에서는 수시(시신의 머리와 팔다리를 가지런히 하는 것), 염습(시신을 씻겨 수의를 입히는 것), 입관(염한 시신을 관에 넣는 것) 등을 거치며 예를 다한다. 코로나19 사망자에게는 이조차 사치다. “오한에 떨던 고인을 이불로 덮어놓은 경우가 많아요. 그럼 이불째 밀봉백에 넣죠. 시간이 없으니까요.”사연 없는 죽음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지난 2년간은 유독 안타까운 일이 많았다. “시신을 수습해야 할 주소를 봤더니 보름 전에 갔던 곳인 거예요. ‘잘못 들어왔나’ 싶었죠. 알고 보니 남편이 먼저 떠난 뒤 15일 만에 부인도 코로나로 돌아가신 것이었어요.” 신생아가 코로나19로 숨져 화장장에 오기도 했다. 손주 울음소리도 듣지 못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말없이 흐느꼈다. 또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사망자를 수습하는 일도 고통스러웠다. “병실에 들어가면 80~90대 어르신 8명이 천장을 보고 다닥다닥 붙어 누워 계세요. 거기에 확진 사망자가 섞여 있죠. 살아계신 어르신과 눈을 안 마주치려고 노력했어요. 곁의 노인이 떠난 걸 알면 어떤 감정이 들지 가늠조차 어렵잖아요. 저희 작업을 애써 외면하는 분도, 측은히 바라보시는 분도 계세요. 가끔 ‘살려 달라’고 외치시는 분도 있죠. 정말 지옥 같았어요.” 장례는 남은 자들을 위한 치유의 절차다. 유족은 망자를 진심으로 애도하며, 동시에 자신의 상처도 어루만진다. 이씨는 평소 장례 때 관을 닫기 전 가족들에게 고인의 손, 발을 한번 잡아드리라고 권한다. 살아생전 못 구한 용서를 빌라는 취지다. “그게 우리의 마지막 역할이에요. 발 한번 잡는다고 용서받는 건 아니겠죠. 하지만 고인과 함께 한 마지막 장면을 어떻게 기억하느냐에 따라 마음이 조금 자유로워질 수도 있고 원망과 후회가 남을 수도 있죠. 코로나 때는 이 의식이 불가했어요.”지난 2년여간 국내 코로나19 사망자(25일 기준)는 모두 2만 2243명. 이들의 직계가족만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고 가정해도 6만 6000명(4인 가구 기준)에 달한다. 코로나19 대응에 의료 자원을 쏟아붓느라 제때 치료받지 못해 숨진 다른 질환 사망자와 백신 부작용 사망자 등까지 합하면 그 수는 훨씬 늘어난다.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이 말했다. “가족 내 전염으로 ‘나 때문에 부모님이 돌아가신 건 아닐까’라고 죄책감을 크게 느끼는 유족들이 있어요. 애도는 상실을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합니다. 그런데 장례를 제대로 못 치렀다면 돌아가신 분을 그리워하고, 위로를 주고받는 행위를 할 수 없었을 겁니다.” 그는 주변인들이 망자에 대한 언급을 애써 피하는 것보다는 이름도 부르고, ‘정말 좋은 분이셨다’고 감정도 나누는 게 유족에게는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우리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살아갈 수 있을까. 적어도 코로나와 그 여파로 가족을 잃은 이들에게는 가능하지 않은 일이다. 이씨는 갑갑한 표정으로 말했다. “코로나는 우리 모두를 피해자로 만들었어요. 이후에도 고통을 겪을 이들을 위로하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죠. 팬데믹(대유행) 때 현장에서 치열하게 지냈던 이들이 있었다는 것도 기억해 줬으면 해요. 저희처럼요.”
  • 요리하다 집에 불낸 50대에게 벌금형 집행유예 선고

    요리하다 집에 불낸 50대에게 벌금형 집행유예 선고

    딸의 생일 요리를 하다가 집에 불을 낸 50대에게 벌금형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3단독 김지나 부장판사는 A(54)씨에게 실화·업무상과실치사 등의 죄를 적용, 벌금 500만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또 화재경보기가 오작동한다고 생각하고 경보기 작동을 강제 종료해 주민 대피를 방해한 혐의(업무상과실치사 등)로 기소된 A씨가 사는 아파트의 경비원 B(63)씨에게는 금고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80시간 사회봉사를 명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자기 실수로 딸이 생을 마감한 것에 대해 극심한 고통을 겪어야 하는 점, 피해 주민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고, 화재보험을 통해 적절한 피해보상이 이루어진 점, 화재경보기가 제대로 작동했다면 참혹한 결과를 피할 수 있었던 점을 종합해 A씨의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B씨에 대해서는 “업무상 과실로 참혹한 결과를 피하지 못한 점에서 죄책이 중하지만 피해자 유족이 용서의 뜻을 밝혔고, 주민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경비원 직무를 성실히 수행해 온 점 등을 종합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20년 11월 7일 오전 1시 40분께 자신의 집에서 소갈비찜 요리를 하던 중 잠이 들어 가스레인지 관리를 제대로 못 해 집에 불이 나도록 했다. 당시 A씨는 생일을 맞은 딸(당시 25)의 생일상을 차려주기 위해 요리를 하고 있었다. 화재 직후 화재경보기가 작동했지만 경비원 B씨는 경보기 오작동으로 생각해 이를 강제로 종료시키는 등 7분여동안 경보기 작동을 못 하게 해 주민들의 탈출이 늦어졌다. 이 때문에 A씨의 딸은 탈출이 늦어졌고, 뒤늦게 구조돼 병원으로 옮겼지만 숨졌다. 불은 A씨 집과 아파트 복도, 공용 엘리베이터 등을 태우고 진화됐지만, 아파트 같은 동에 사는 주민 5명이 연기를 마시는 등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 [속보]이은해 전남친, 파타야 의문사…검찰 “들여다 볼 것”

    [속보]이은해 전남친, 파타야 의문사…검찰 “들여다 볼 것”

    검찰 “파타야 의문사 들여다본다”경찰 “의문사 검찰과 협조” 20일 ‘계곡살인’ 사건을 수사 중인 인천지검에 따르면, 검찰은 이은해씨(31)의 옛 남자 친구 태국 파타야 의문사도 들여다 볼 예정이다. 다만 파타야 사망사고의 경우 경찰에서 확인 중인 사항이라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된 이씨와 조현수씨(30)의 혐의에 대해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파타야 사망사고는 2014년 7월 태국 파타야 인근 산호섬에서 이씨의 또다른 남자친구가 스노클링을 하다가 의문사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은 현재 경찰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남구준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앞서 정례 간담회에서 “태국 파타야 스노클링 사고와 관련해서는 태국 (부검)자료를 입수해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확보한 부검 기록에 이어 2014년 태국 경찰이 변사 처리한 현지 수사 기록을 인터폴 등을 통해 확보 중이다. 경찰은 또 보험기록을 확인해 이씨의 전 남자 친구 유족이 보험금을 수령한 것을 확인한 상태다. 앞서 경찰은 또 다른 의혹인 석바위사거리 교통사고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힌 바 있다.한편 인천지방법원은 19일 이씨와 조씨에 대해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인천지검은 살인과 살인미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 미수 등의 혐의로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이들은 2019년 6월 30일 피해자 윤씨를 계곡에 데려가 물에 빠뜨려 살해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씨는 윤씨에게 마지막 순간 “뛰어내리라”고 압박해 다이빙을 하게 한 것으로 검경 수사 결과 나타났다. 이은해·조현수 조력 의심 인물 최소 4명 이씨·조씨가 4개월 동안 도피 생활을 하는 과정에서 도움을 준 조력 의심자가 최소 4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살인·살인미수·보험사기방지 특별법 위반 미수 혐의로 전날 구속한 이씨·조씨의 지인 등 4명을 조력 의심자로 보고 수사선상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2명은 검찰의 공개수배 이후인 이달 초 1박 2일 일정으로 경기도 외곽에 있는 한 숙박업소에 함께 간 남녀다. 이들 중 여성은 이씨의 친구로 확인됐다. 나머지 2명은 해당 숙박업소에서 이씨가 결제한 신용카드의 명의자와 은신처로 사용된 오피스텔의 월세 계약자다. 다만 검찰은 이들에게 범인은닉이나 범인도피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는 조사 후 판단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최근 이들이 은신처로 쓴 경기 고양의 한 오피스텔 관리사무소 측에 월세 계약서와 내부 폐쇄회로(CC)TV 등을 제출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임의제출 형식으로 이 자료들을 받아 분석한 뒤 조력 의심자 4명을 차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이 조력자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은신처에서 발견된 대포폰을 제공한 인물 등이 추가로 확인되면 조력자 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 ‘여순 사건’ 피해 접수율 10% 못 미쳐

    현대사의 비극으로 불리는 여순사건의 피해 조사가 본격 시작됐지만 신고가 저조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9일 전남도에 따르면 ‘여순사건 특별법’ 시행에 따라 지난 1월 21일부터 피해 신고 접수가 시작됐다. 내년 1월 20일까지 1년간이다. 현재 전남도와 여수·순천·광양시, 구례·고흥·보성군 공무원 20명이 활동 중이다. 지난 13일 여순사건 당시 주민 25명이 희생당한 순천 낙안면 신전마을의 마을회관. 전남도와 순천시가 피해자 신고 접수를 위해 찾아간 이 마을 주민 김모(85)씨는 “몇 년만 빨랐어도 좋았을 텐데 나이 든 증인들이 다 눈을 감아 어쩌느냐”며 “평생 한을 품고 살다가 원도 못 풀고…”라고 씁쓸해했다. 이처럼 실무위원 등이 현장 접수를 하고 있지만 고령화로 당시 목격자와 유족들이 대부분 사망해 증인을 내세우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기준 접수된 피해 사례는 1047건이다. 1948년 발생한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는 1만 1100여명으로 추정된다. 피해 신고를 받기 시작한 지 80일이 지났지만 접수율은 10%에 미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유족들은 직권 조사를 실시하는 등 국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순10·19범국민연대는 “순천시가 하는 것처럼 이·통장들에게 여순사건을 교육한 뒤 피해 사례를 발굴하거나 피해 유족을 찾아 신고하도록 도움을 주는 방안 등도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다음주에 직원 3명이 들어오고, 하반기에는 10명이 더 충원된다”고 밝혔다.
  • ‘용산 시대’ 첫 손님 모신 尹… 용산공원서 ‘경청 식탁’

    ‘용산 시대’ 첫 손님 모신 尹… 용산공원서 ‘경청 식탁’

    대통령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 국방부 청사로 옮기는 윤석열 당선인이 19일 용산에서 재난 및 안전사고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만났다. 윤 당선인이 국민소통을 명분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던 ‘용산 시대’가 사실상 시작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는 오는 24일에는 용산공원에서 어린이 그림 그리기 축제를 열어 용산 시대와 시민들의 접점을 강화할 계획이다. 윤 당선인은 이날 국방부 인근 용산 가족공원에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가 주최하는 ‘경청 식탁’ 일정에 참석, 울진·강릉 산불 피해자와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 유가족, 과로사 택배 노동자 배우자, 평택 화재 순직 소방관 자녀, 휠체어 사용 중증 장애인, 우크라이나 출신 학자 등 8명과 오찬을 했다. 국민통합위에 따르면, 윤 당선인은 예정보다 40분 이상 긴 2시간가량 오찬을 이어 가며 참석자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윤 당선인은 다음달 10일 취임식에 이들을 초대했고, 대부분 참석자가 긍정적 답변을 내놓았다고 한다. 오찬 장소가 용산으로 정해진 배경과 관련, 집무실 이전 및 청와대 전면 개방 계획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윤 당선인은 오찬 전 참석자들과 용산공원을 둘러보던 중 “(용산 집무실 이전 뒤) 시민들이 청와대에 들어가면 포비든 가든이라고 하나, 일반인들이 접근하지 못하던 쪽에 다 국민이 가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통합위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국민통합위 관계자는 “100년 넘게 외국군이 점유하고 있다가 돌려받아 열린 시민공원으로 태어날 준비가 이뤄지고 있는 곳”이라며 “장소 자체가 재난과 전쟁으로 고통을 겪은 분들을 위로하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대통령취임준비위원회는 24일 용산공원 잔디마당에서 ‘어린이가 꿈꾸는 대한민국’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참가 어린이 100명의 그림은 취임식에 활용된다. 박주선 대통령취임준비위원장은 “미래의 주역인 어린이들이 새로운 대한민국 첫 출발의 상징인 용산에서 밝은 미래와 희망찬 꿈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날 서울 강북구 국립4·19민주묘지에서 열린 4·19혁명 기념식에서 “4·19정신을 계승하는 것은 자유와 번영을 누리는 우리의 몫”이라며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국민 삶과 일상에서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소중하게 지켜 나가고 새 정부도 4·19혁명 유공자를 예우함에 있어 소홀함이 없도록 책임 있게 나설 것”이라고 했다. 윤 당선인은 20일부터 호남과 부산 등 2박3일 지역 민생 행보에 나선다.
  • 곧 돌아오겠다고 하고 70년 넘게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곧 돌아오겠다고 하고 70년 넘게 집에 돌아오지 않았다

    “농사를 짓던 19세 소년이 끌려갔고, 30대 젊은 가장은 순찰을 돌던 군경에 끌려가 소식이 끊겼다. 자수하면 살려준다는 말에 속아 목숨을 부지하려 했던 피해자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고, 땔감하러 나오라는 군경의 말을 들을 듣고 집 밖을 나선 피해자는 70년 넘게 집에 돌아오지 않고 있다.” 70여 년 전 제주4·3사건 당시 군사재판을 받고 억울하게 옥살이한 피해자 20명이 직권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지난 3월 29일 군사재판으로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수형인 40명이 두차례 직권재심을 통해 죄를 벗은 데 이은 세 번째 무죄 판결이다. 제주지법 형사4-2부(4·3재심 전담재판부·장찬수 부장판사)는 19일 오전 내란죄와 국방경비법 위반 등으로 옥살이한 고(故) 강성형 씨 등 20명에 대한 직권 재심 공판에서 전원 무죄를 선고했다. 20명 모두 죽어서 누명을 벗었다. 이날 광주고검 소속 제주4·3사건 직권 재심 권고 합동수행단 측은 “이들 피고인은 아무런 죄가 없음에도 군경에 연행돼 군사재판으로 처벌을 받았고, 유족들은 가족을 잃고도 말 한마디 못 한 채 수십 년 세월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하기 전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없고, 잘못된 공권력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이유로 강씨 등 20명에 대해 무죄를 구형했다. 무죄가 선고되자 이날 재판에 출석한 고(故) 문종길 씨의 아들 문형철 씨는 “어머니가 지난달 25일 105세 나이로 돌아가셨다”며 “아버지가 무죄 선고받았다는 소식을 알리고 싶었는데… 목이 메서 더는 말을 하지 못하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한편 1948~1949년 군사재판 수형인 명부에 기재된 인원은 2530명이고, 이 중 2025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합동수행단은 올해 2월을 시작으로 총 5차례(각각 20명)에 걸쳐 2530명 중 100명에 대한 재심을 제주지법에 청구했으며 4·3 피해자 명예 회복에 속도를 내기 위해 재심 청구 인원을 늘릴 예정이다.
  • ‘여순 사건’ 피해 접수율 10% ‘저조’···직권 전수 조사 필요

    ‘여순 사건’ 피해 접수율 10% ‘저조’···직권 전수 조사 필요

    현대사의 비극으로 불리는 여순사건의 피해 조사가 본격 시작됐지만 신고가 저조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9일 전남도에 따르면 ‘여순사건 특별법’ 시행에 따라 지난 1월 21일부터 접수가 시작됐다. 내년 1월 20일까지 1년간이다. 현재 전남도와 여수·순천·광양시, 구례·고흥·보성군 공무원 20명이 활동중이다. 지난 13일 여순사건 당시 주민 25명이 희생당한 순천 낙안면 신전마을 마을 회관. 전남도와 순천시가 여순사건 피해자 신고접수를 위해 찾아간 이 마을 주민 김모(85)씨는 “몇 년 만 빨랐어도 좋았을텐데 나이 든 증인들이 다 눈을 감아 어쩌냐”며 “평생 한을 품고 살다가 원도 못풀고...”라고 씁쓸해했다. 이처럼 전라남도 실무위원회 등이 현장 접수를 하고 있지만 고령화로 당시 목격자들과 유족들이 대부분 사망해 증인을 내세울 수 있는 상황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현재 피해 신청 접수는 1047건이다. 여순사건이 발발한 여수가 302건, 순천 159건, 광양 103건, 구례 89건, 보성 34건 등이다.1948년 발생한 여순사건 민간인 희생자는 1만 1100여명으로 추정된다. 피해 신고가 100여일이 지났지만 접수율은 10%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때문에 유족들은 직권 조사 등 국가가 더 적극적인 조사를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순10·19범국민연대는 “74년이 흐르다 보니 목격자와 유족들이 많지 않고, 생존 유족마저도 고령으로 신고서 작성이 쉽지 않다”며 “피해신고가 행정 중심이 아닌 피해자 중심의 신고접수와 조사가 되도록 보다 효율적인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범국민연대는 “고령 유족들의 신고만으로 피해 상황을 파악하려고 해서는 안된다”며 “피해신고와 직권 전수조사를 동시에 실시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범국민연대는 특히 “순천시가 하고 있는 조사처럼 이·통장들에게 여순사건을 교육시킨 후 이들을 활용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시군의 이통장들에게 공식적인 소임을 줘 여순사건 피해사례 발굴 및 피해 유족을 찾아 신고하도록 도움을 주는 방안 등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대해 전남도 관계자는 “다음주에 직원 3명이 보강되고, 하반기에는 10명이 더 충원된다”며 “피해 지역을 찾아가는 마을 순회 현장 접수를 더 늘려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
  • ‘계곡 살인’ 유족 “생전 소유 재산 6~7억원 추정”

    ‘계곡 살인’ 유족 “생전 소유 재산 6~7억원 추정”

    유족 “빈소에서 이은해에게 돈 사용처 물어”“이은해, ‘남편 돈으로 투자했다’고만”피해자 통장에 잔고 없어“재산 빼돌려 어디에 쓴 건지 조사해달라”‘계곡 살인’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씨가 검찰 수사를 받다 도주한지 4개월만에 검거된 가운데 피해자의 사라진 재산 향방이 주목된다. 18일 피해자 A(사망 당시 39세)씨 유족 등에 따르면 A씨의 생전 소유 재산은 6~7억원 안팎이다. A씨는 숨지기 전 16년동안 대기업 직원으로 일하며 연봉 6000만원 정도를 받았다. 매년 연봉의 20%를 저축했다면 2억원에 가까운 돈을 모았을 가능성이 있다. ● “A씨 통장에 3억원 있었다” A씨와 친하게 지냈던 직장 동료는 유족에게 “A씨가 사망하기 3년 전쯤 통장 내역을 직접 봤는데 3억원 정도 되는 돈이 있었다”며 “나는 약 1억원을 모은 상태였는데 A씨가 정말 알뜰하게 살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A씨는 이씨와 살기 위해 인천에 마련했던 신혼집 전세금 1억5000만원, 개인 대출금 1억5000만원, 중간 정산 퇴직금·회사 대출금 1억원, 혼자 살던 수원 월세 자취방 보증금 300만원 등을 보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 최근까지 국민연금 수령”“남편 돈으로 투자했다” 언급도 이씨는 A씨가 숨진 후 그의 유족 앞으로 매달 나오는 국민연금을 최근까지 1000만원 넘게 수령하기도 했다. 유족은 이러한 정황 등을 토대로 A씨가 가지고 있던 재산 수억원이 이씨·조씨에게 차례로 넘어갔을 가능성과 이들이 또다른 범죄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A씨 매형은 언론 통화에서 “처남 자취방에 있던 개인회생 서류·금융권에서 보낸 압류 서류들을 보면 개인 빚만 1억5000만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처남 생전에 이씨가 우리 가족들에게 ‘남편 돈으로 투자했다’고 언급했는데 어디에 투자했는지 말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빈소에서 이씨에게 돈의 사용처를 물었지만 ‘(저희가) 돈을 많이 썼다’며 죄송하다고만 했지, 그 이상은 얘기하지 않았다”며 “수사기관이 나서 이씨·조씨가 처남 재산을 빼돌려서 어디에 어떻게 쓴 건지 명확히 조사해달라”고 말했다.● A씨, 생전 생활고 시달려A씨 누나, 靑 청원글 올리기도 A씨가 숨진 후 유족이 자취방에서 발견한 그의 통장에는 잔고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생전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3000원을 보내달라는 메시지를 직장 동료에게 남길 만큼 생활고에 시달렸다. A씨 누나는 지난 2020년 10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글을 올리며 “직장 생활을 했는데도 잔고 하나 없이 동생 앞으로 많은 빚이 남겨졌고 퇴직금마저 없다고 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 많은 빚을 한정승인을 통해 정리했고 국민연금도 배우자인 이씨가 수령하고 있다”고 했다. ● 경찰, 생명보험금 노린 것으로 추정 검찰은 이씨와 조씨가 A씨 명의로 든 생명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A씨를 살해한 것으로 보고 살인과 살인미수 등 혐의로 이들의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 이씨는 조씨와 지난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쯤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A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못하는 A씨에게 계곡에서 다이빙을 하도록 유도한 후 구조하지 않는 방법으로 살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들은 같은해 2·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A씨를 빠뜨려 살해하려 한 혐의도 받는다.● “생명 보험금 지급 미뤄지자피해자 누나에게 도움 청해” A씨 누나는 17일 오전 한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려 “공개수배 이후 매일 쏟아지는 보도와 기사에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며 “동생이 진심으로 대했을 그들은 제 동생을 그저 돈으로만 이용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가 막힌다”고 했다. 이어 “아이를 키우는 어느 엄마가 살인을 저지른 대가로 얻은 보험금으로 아이를 키우려고 하느냐”며 “제 동생을 담보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고 했던 짐승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적었다. 그는 동생이 숨진 뒤 그의 명의로 된 생명 보험금 지급이 미뤄지자 이씨가 자신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2020년 초쯤 동생의 보험금 지급이 계속 미뤄지니 제게 도움을 청했던 그 뻔뻔함을 기억한다”며 “늦었지만 법으로 심판받을 수 있는 자리까지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너무나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적었다.
  • ‘계곡 살인’ 유족 “이은해, 2020년 보험금 지급 미뤄지자 도움 청해”

    ‘계곡 살인’ 유족 “이은해, 2020년 보험금 지급 미뤄지자 도움 청해”

    피의자 이은해·조현수 검거피해자 누나 첫 심경“돈으로만 이용…기막혀”“생명 보험금 지급 미뤄지자 도움 청해”‘계곡 살인’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 씨가 검찰 수사를 받다가 도주한 후 4개월만에 검거되자 피해자 누나가 심경을 밝혔다. 피해자 A(사망 당시 39세)씨 누나 B씨는 17일 오전 한 인터넷 카페에 글을 올려 “공개수배 이후 매일 쏟아지는 보도와 기사에 마음이 무겁기만 했다”며 “동생이 진심으로 대했을 그들은 제 동생을 그저 돈으로만 이용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가 막힌다”고 했다. 이어 “아이를 키우는 어느 엄마가 살인을 저지른 대가로 얻은 보험금으로 아이를 키우려고 하느냐”며 “제 동생을 담보로 경제적 이득을 취하려고 했던 짐승들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고 적었다.B씨는 동생이 숨진 뒤 그의 명의로 된 생명 보험금 지급이 미뤄지자 이씨가 자신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했다고도 전했다. 그는 “2020년 초쯤 동생의 보험금 지급이 계속 미뤄지니 제게 도움을 청했던 그 뻔뻔함을 기억한다”며 “늦었지만 법으로 심판받을 수 있는 자리까지 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너무나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적었다. 이어 “문득 오늘 밤은 동생과 전화 통화라도 하고 싶다”이라며 “범죄자는 벌을 받고 동생은 그 여자를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 평범하게 살 수만 있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B씨는 또 “오랜 시간 관심 가져주시고 응원해주신 회원분들께 감사하다”며 “현장에서 애써주신 일산 서부서 형사님들과 인천지검 검사님께도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앞서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전날 낮 12시 25분쯤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모 오피스텔에서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이씨·조씨를 동시에 체포했다.
  • ‘계곡살인’ 이은해·조현수, 사람 많은 삼송역에 있었다(종합)

    ‘계곡살인’ 이은해·조현수, 사람 많은 삼송역에 있었다(종합)

    도주 4개월 만에 결국 붙잡힌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씨가 은신해 있던 곳은 서울지하철 3호선 삼송역 인근의 오피스텔이었다. 경찰은 이들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유동 인구가 많아 시선이 분산되는 지역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6일 오후 12시 25분쯤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모 오피스텔에서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이씨와 조씨를 동시에 체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4일 2차 검찰 조사를 앞두고 도주한 지 123일 만이다. 이씨 아버지가 딸의 자수 의사를 듣고 이를 경찰에 전달하면서 검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날 은신처로 사용 중이던 오피스텔 건물을 주변에서 탐문 중이던 경찰은 이씨의 아버지를 통해 두 사람이 오피스텔 건물 복도로 스스로 나오도록 설득했다. 이후 조씨가 오피스텔 건물 복도로 먼저 나왔고, 이윽고 수사관이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가 남아 있던 이씨도 체포했다. 이들은 그동안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해 상당히 야위고 초췌한 모습이었다. 당시 이 오피스텔에는 이씨와 조씨 두 사람만 있었다. 조력자는 없었다. 은신처로 사용된 오피스텔 내부에는 페트병에 담긴 생수가 3∼4상자 쌓여 있었고, 물건들이 정돈되지 않은 채 널린 상태였다. 해당 오피스텔은 서울지하철 3호선인 삼송역 인근에 있다. 삼송역 주변은 대형 쇼핑몰과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경찰은 이씨와 조씨가 계획적으로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오피스텔을 구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인적이 드문 도심 외곽일수록 타지 사람이 들어오면 눈에 더 잘 띄기 때문이다. 또 지하철역 주변에는 음식점들이 몰려 있어 배달 음식을 주문하기도 용이하다. 실제 두 사람은 검거되기 전 삼송역 인근을 돌아다니다가 이면도로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모습이 찍혔다.경찰에 체포된 이씨와 조씨는 이날 오후 4시 10분쯤 경찰 승합차를 타고 고양경찰서에 도착했다. 이씨는 검정색 모자를 쓴 채 회색의 긴 점퍼를 입고 있었고, 조씨도 같은 모자를 쓰고 검은색 재킷을 입은 모습이었다. 이들은 “범행 인정하냐. 유족에게 할 말은 없느냐”는 취재진의 잇따른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이씨와 조씨를 고양경찰서에서 넘겨받아 인천지검으로 압송했다. 도주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이르면 17일이나 늦어도 18일에는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와 조씨는 미리 법원에서 발부받은 영장에 의해 체포했기 때문에 48시간 안에는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쯤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A(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A씨에게 계곡에서 다이빙을 하게 유도한 뒤 구조하지 않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A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는다. 한편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 계곡에서 함께 물놀이한 조씨의 친구 B(30)씨도 살인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전과 18범인 그는 다른 사기 사건으로 이미 구속된 상태다. 검찰은 이들이 A씨 명의로 든 생명 보험금 8억원을 노리고 범행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 ‘가평계곡살인‘ 이은해·조현수, 도주 4개월만에 체포

    ‘가평계곡살인‘ 이은해·조현수, 도주 4개월만에 체포

    ‘가평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씨가 검찰 수사를 받다가 도주한 지 4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6일 오후 12시 25분 경기 고양시 덕양구 모 오피스텔에서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이씨와 조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14일 2차 검찰 조사를 앞두고 도주한 지 123일 만이다. 이씨와 조씨는 이날 오후 4시19분쯤 고양경찰서에서 인천지검으로 신병이 인계됐다. 이날 오후 고양경찰서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씨와 조씨는 ‘살인 혐의 인정하나’, ‘보험금 노리고 그랬나’, ‘전 남자친구 살인 의혹도 인정하나’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후 10분뒤 검찰에 신병 인계 과정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이씨와 조씨는 ‘살해 혐의 인정하나’, ‘공모사실 있나’, ‘유족에게 더하고 싶은 말 없다’ 등의 거듭된 질문에도 침묵했다. 이들의 검거에는 이씨 아버지가 딸의 자수 의사를 경찰에 전달하는 등 역할을 했다. 이씨는 경찰의 검거망이 좁혀오자 이날 오전 아버지에게 자수 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 아버지는 “딸이 자수하려고 한다. 오피스텔이 서울지하철 3호선인 삼송역 근처라고 한다”며 은신처의 위치를 경찰에 알려줬다. 이미 은신처로 사용 중인 오피스텔 건물을 파악하고 탐문을 하던 경찰은 이씨의 아버지를 통해 이들에게 오피스텔 건물 복도로 나오도록 설득했다. 오피스텔 건물 복도에는 조씨 혼자 나왔고, 수사관이 조씨를 따라 오피스텔 안으로 들어가 이씨도 체포했다. 당시 이 오피스텔에는 이씨와 조씨만 있었으며 조력자는 없었다. 이들은 그동안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한 듯 비교적 야윈 상태였고, 체포 당시 초췌한 모습이었다. 은신처로 사용된 오피스텔 내부에는 페트병에 담긴 생수가 3∼4상자 쌓여 있었으며 내부는 집기류도 거의 없이 정돈되지 않은 상태였다. 삼송역 주변은 대형 쇼핑몰과 대단지 아파트가 밀집해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이다. 경찰은 이씨와 조씨가 인적이 드물어 비교적 눈에 잘 띄는 도심 외곽이 아닌 도심 한가운데에 오피스텔을 구해 숨어 지낸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체포된 이씨와 조씨는 이날 오후 4시 10분쯤 경찰 승합차를 타고 고양경찰서에 도착했다. 이씨는 검정 모자를 쓴 채 회색의 긴 점퍼를 입고 있었고, 조씨도 모자에 검은색 재킷을 입은 모습이었다. 둘 다 모자를 쓴데다 마스크를 착용해 얼굴은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이들은 “범행 인정하냐.유족에게 할 말은 없느냐”는 취재진의 잇따른 질문에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날 이씨와 조씨를 고양경찰서에서 넘겨받아 인천지검으로 압송했으며 도주 경위 등을 조사한 뒤 이르면 17일이나 늦어도 18일에는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와 조씨는 미리 법원에서 발부받은 영장에 의해 체포했기 때문에 48시간 안에는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내연남인 조씨와 함께 2019년 6월 30일 오후 8시 24분쯤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남편 A(사망 당시 39세)씨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수영을 전혀 할 줄 모르는 A씨에게 계곡에서 스스로 다이빙을 하게 유도한 뒤 구조하지 않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같은 해 2월과 5월에도 복어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이거나 낚시터 물에 빠뜨려 A씨를 살해하려 한 혐의 등도 받는다. 피해자가 사망하기 전 계곡에서 함께 물놀이한 조씨의 친구 B(30)씨도 살인 등 혐의를 받고 있다. 전과 18범인 그는 다른 사기 사건으로 이미 구속된 상태다.
  • 커플 모자, 커플 마스크…고개 숙인 이은해·조현수[포착]

    커플 모자, 커플 마스크…고개 숙인 이은해·조현수[포착]

    ‘계곡 살인’ 사건의 피의자 이은해(31)·조현수(30)씨가 공개수배 17일 만에 경기도 고양시에서 검거됐다. 이들은 16일 오후 4시 10분쯤 고양경찰서에 도착했으며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푹 숙인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낮 12시 25분쯤 고양시 덕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이씨와 조씨를 검거했다. 당시 해당 오피스텔에는 두 사람만 있었으며 조력자는 따로 없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아버지의 거듭된 설득으로 이날 오전 자수 의사를 밝혔다. 이씨 아버지는 “딸이 자수하려고 한다”며 오피스텔 주소를 경찰에게 알렸고, 경찰은 이씨 아버지와 함께 해당 오피스텔을 찾았다. 이들은 최근까지 신용카드와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이 지역에 숨어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검거 3일 전 이씨와 조씨가 있는 오피스텔은 파악했으나, 정확한 호실을 확인하지 못했다. 이후 아버지를 통해 끈질긴 설득을 했고, 결국 이씨의 자수 의사를 확인했다고 한다.“범행 인정하나”, “유족에게 할 말 없나”…질문에 답변 없어 이씨는 검정색 모자에 카키색 긴 점퍼 차림이었으며, 조씨는 베이지색 모자에 검은색 자켓을 입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해 얼굴이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범행 인정하나”, “유족에게 할 말 없나” 등의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은 사건이다 보니 이날 고양경찰서에는 수십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또 일부 시민들은 이들을 향해 “사과하라”며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한편 이씨와 조씨는 2019년 복어 피가 섞인 음식을 피해자 A씨에게 먹이고, 그해 5월 A씨를 낚시터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이후 2019년 6월 가평 용소계곡에서 수영할 줄 모르는 A씨에게 계곡에서 다이빙을 하게 한 뒤 구조하지 않는 방식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의정부지검은 이 사건을 변사로 종결한 바 있다. 그러나 2019년 11월 이씨가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기를 의심한 보험사가 지급을 거부하고, A씨 지인의 제보로 일산서부경찰서가 재수사에 착수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조사가 시작되자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도주했고, 약 4개월만에 검거됐다.
  • “입이 열개라도 드릴 말씀이”…‘계곡사망’ 단순변사 종결한 검사

    “입이 열개라도 드릴 말씀이”…‘계곡사망’ 단순변사 종결한 검사

    “이 사건 처리 때 서류에 매몰”“어리석게 경찰 의견대로 처리”“경찰과 검찰은 대립 관계 아니다”“맞서야 할 것은 악랄한 범죄” 3년 전 가평 계곡서 벌어진 A씨(당시 39세)의 사망을 단순변사로 내사종결했던 안미현(사법연수원 41기) 검사가 “피해자와 유족께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혔다. 안 검사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뉴스1’ 기사 링크를 공유하면서 이 같이 말했다. 안 검사는 “계곡살인사건 관련 경찰의 내사종결 의견에 대해 의견대로 내사종결할 것을 지휘했다”며 “나의 무능함으로 인해 피해자 분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진실이 묻힐 뻔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부끄럽지만 이 사건이 언론보도됐을 때 사건 발생 장소와 시기에 비춰 당시 의정부지검에서 영장전담 검사였던 내가 변사사건을 지휘했겠구나 짐작했으나 어렴풋이 성인 남성이 아내, 지인과 함께 계곡을 갔다가 다이빙을 해 사망을 한 사건이 있었던 정도만 기억이 날 뿐이었다”고 털어놨다. ‘피해자의 성함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피해자 분과 유족분들께 입이 열개라도 드릴 말씀이 없을 뿐이다”고 거듭 사과했다.“반드시 이은해, 조현수가 검거되길 기도하겠다” 하지만 검찰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기 어려운 구조적 결함이 있다는 취지의 논리를 펼쳤다. 안 검사는 “경찰이 변사사건 수사를 하고 나는 그 기록만 받아 보다보니(변사사건 단계라 검찰이 사건에 송치되기 전이어서 이 단계에서는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가 이뤄질 수 없었음) 사건 당일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진술을 들어보지도 못하고 서류에 매몰, 경찰의 내사종결 의견대로 처리하라는 어리석은 결정을 하고 말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 사건에 대한 경찰의 내사종결 의견에 대해 그대로 처리하도록 한 잘못을 했지만, 그래도 이 사건이야말로 검수완박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또 안 검사는 “검사로 하여금 경찰이 수사한 내용을 오로지 서류만 보고 판단하게 했을 때, 검사가 사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을 만나보지도 않은 상태에서는 검사에게 영장청구권과 수사지휘권(수사권조정 이후에는 보완수사요구권, 재수사요청권)이 있어도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지 못하고 놓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안 검사는 “다행히 검수완박 전에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에 보다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고 본다”고 판단한 뒤 “검찰이 경찰보다 유능하다는 것이 아니고, 경찰만이 아니라 검찰도 실체관계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억울한 피해자의 죽음을 말도 안 되는 ‘국가수사권 증발’ 논의에 언급하게 되어 유족분들께 정말 죄송하다. 반드시 이은해, 조현수가 검거되길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경찰과 검찰 모두 악랄한 범죄자를 잡고 억울한 피해자가 없도록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경찰과 검찰은 서로 대립하는 관계가 아니다. 경찰과 검찰이 맞서야 하는 것은 악랄한 범죄이지 서로가 아니다”고 당부했다.한편 검찰은 지난달 30일 ‘가평 계곡 사망’ 사건 피의자 이은해(31·여)씨와 조현수(30)씨를 공개수배했다. 이씨와 조씨는 2019년 복어 피가 섞인 음식을 A씨에게 먹이고, 그해 5월 A씨를 낚시터 물에 빠뜨려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이후 2019년 6월 가평 용소계곡에서 수영할 줄 모르는 A씨에게 계곡에서 다이빙을 하게 한 뒤 구조하지 않는 방식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의정부지검은 이 사건을 변사로 종결한 바 있다. 그러나 2019년 11월 이씨가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기를 의심한 보험사가 지급을 거부하고, A씨 지인의 제보로 일산서부경찰서가 재수사에 착수하면서 꼬리가 잡혔다. 조사가 시작되자 두 사람은 지난해 12월 도주했고,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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