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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 모녀 죽여놓고 “가슴 찢어져”…김태현 ‘사형’ 구형(종합)

    세 모녀 죽여놓고 “가슴 찢어져”…김태현 ‘사형’ 구형(종합)

    “진정으로 반성하고 있지 않아 교화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다.” 검찰은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5)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13일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 오권철) 심리로 열린 김씨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극형 외에는 다른 형을 고려할 여지가 없다.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다”라며 “피고인은 범행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처음부터 가족에 대한 살해 범행까지 계획했다. 조사자 입장에서도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살해과정이 무자비하다”고 밝혔다. 김태현은 최후진술에서 “저의 끔찍한 만행으로 이 세상의 빛 보지 못하는 고인을 생각하면 가슴 찢어지듯이 아프다. 평생 죄책감으로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김태현은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피해자 A씨가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스토킹을 하다가 지난 3월 23일 집까지 찾아가 여동생과 어머니, A씨를 차례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구속기소 이후 김씨는 지난 7일까지 총 14번의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했다.우발적 살인 주장… 치밀했던 범행 김태현은 첫 공판에서 “피해자의 여동생과 어머니 살해는 계획하지 않았다”며 우발적 살인을 주장했다. 그러나 김태현의 범행은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됐다. 김태현은 종이상자를 미리 준비한 뒤 A씨 집에 물품을 배송하는 택배기사로 가장했고, 현관문을 두드리고 숨어 있다가 A씨의 여동생이 배송된 물건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문을 열자 위협해 집 안으로 침입한 뒤 살해했다. 그는 집 안에서 대기하다가 같은 날 오후 11시 30분쯤 귀가한 A씨의 어머니도 흉기로 살해했고, 이후 집에 돌아온 A씨까지 마저 살해했다. 범행 후에는 A씨 집에 있는 컴퓨터에 접속해 A씨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여러 차례 접속해 자신과 관련된 내용을 찾아봤고, 대화 내용과 친구 목록을 삭제했다. 법정에 왔던 피해자 유족 측은 “사람 3명을 죽여놓고 자기는 살고 싶어 반성문을 쓰고 있다는 자체가 너무 어이없다”면서 “인간도 아니고 인간쓰레기조차 아니다”라며 엄벌을 요구했다.프로파일러 “김태현 반사회적 성향” 서울경찰청은 범죄분석관(프로파일러) 4명을 투입해 김태현과 신뢰관계를 쌓으며 사이코패스 성향을 분석한 바 있다. 통합심리분석 결과 김태현은 사이코패스에 해당하진 않지만 반사회적 성향은 강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태현은 낮은 자존감과 거절에 대한 높은 취약성, 과도한 집착, 피해의식적 사고, 보복심리 등을 가졌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극단적 방법으로 자신의 분노를 해소하려는 반사회적 성향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검찰은 “상대방이 자신을 거절할 경우 일순간에 강렬한 분노감이 쉽게 발현되는 양극단적인 대인관계 패턴(집착-통제-폭발행동의 반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 남북·한일 새 제안 없었던 文대통령… ‘꿈’‘경제’ 강조했다

    남북·한일 새 제안 없었던 文대통령… ‘꿈’‘경제’ 강조했다

    文 “자부심 가지고 새로운 꿈 꿀 차례” 日 8번→3번·남북 8번→4번 언급 줄어 종전선언 등 언급 안 한 ‘한반도 모델’ 전문가 “北에 부담 없는 현실적 메시지” 한일은 ‘투트랙’ 유지하되 대화에 방점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임기 중 마지막인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좀처럼 해법을 찾기 어려운 남북·한일 관계와 관련, 새로운 제안 대신 정권이 바뀌더라도 이어 가야 할 ‘새로운 꿈’을 언급하며 국가 비전의 측면에서 접근했다. 통상 광복절 경축사의 양대 축인 대북·대일 메시지 비중을 줄인 대신 방역과 경제를 축으로 한 코로나 극복에 연설문의 상당 부분을 할애했다. “우리는 지난날의 대한민국이 아니다. 스스로 자부심을 가지고 새로운 꿈을 꿀 차례”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선도국 도약에 힘을 모아 달라고 당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꿈’·‘세계’가 각각 20번씩, ‘경제’가 18번, ‘코로나’가 10번 사용됐고 ‘선진’(9번)·‘선도’(7번)의 빈도도 잦았다. 반면 ‘일본’은 지난해 8번에서 3번, ‘남북’도 8번에서 4번으로 줄었다. 특히 남북 관계와 관련, “신뢰를 쌓아 가며 통일에 대한 주변국들의 우려를 극복”한 독일 사례를 언급한 뒤 “한반도 평화를 공고하게 제도화하는 것이야말로 남북 모두에 큰 이익”이라며 ‘한반도 모델’을 강조한 대목이 눈에 띈다. 코로나를 매개로 한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만 언급했을 뿐 종전선언·평화협정은 물론 철도 연결이나 이산가족 상봉 등도 담지 않았다. 북측이 한미훈련을 이유로 복원 2주 만에 통신연락선 접촉에 응하지 않고 비난 담화를 쏟아 낸 상황에서 북은 물론 국내 여론까지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영철 담화 이후 신중할 수밖에 없었을 텐데 당장은 아니더라도 동북아협력체는 중국을 포함한 다자 틀이기에 북측도 부담이 덜하고, 백신은 결국 북도 필요하다는 점에서 가장 현실성 있는 메시지”라고 평가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한반도 모델은 남북 공존 메시지를 재확인하면서 현시점에서 북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미래지향적 협력과 과거사 문제를 별도로 풀어 가자는 ‘투트랙’ 기조를 유지하되 대화에 방점을 찍었다. 문 대통령은 과거사와 관련, “바로잡아야 할 역사 문제”라고 표현했다. 2017년과 지난해 연설에 ‘강제징용’, ‘위안부’를 직접 언급하고 수출규제 직후인 2019년 “이웃 나라에 불행을 줬던 과거를 성찰해야 한다”고 압박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나아가 1945년 조선건국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안재홍 선생의 연설을 언급하며 “선조들은 해방 공간에서 일본인들에 대한 복수 대신 포용을 선택했다”거나 “식민지 민족의 피해의식을 뛰어넘는 참으로 담대하고 포용적인 역사의식”이라고 언급한 점도 눈길을 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은 일본과의 대화에 문을 열어 뒀고 일본이 이제 태도 변화를 보여야 할 때라는 점, 그리고 기존의 수직 관계가 아니라 선진국 대 선진국으로서 평등한 관계를 만들어 나가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이라며 “임기 내 한일 정상회담은 어렵더라도 한중일 정상회담의 틀 안에서 한일회담의 물꼬를 트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내다봤다.
  • 文 “선조들, 해방 공간서 복수 대신 포용… 대화의 문 항상 열어둬”

    文 “선조들, 해방 공간서 복수 대신 포용… 대화의 문 항상 열어둬”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우리 정부는 양국 현안은 물론 코로나와 기후위기 등 세계가 직면한 위협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대화의 문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바로잡아야 할 역사문제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가치와 기준에 맞는 행동과 실천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옛 경성역사 자리인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린 제76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이처럼 한일 간 과거사와 미래지향적 관계를 분리대응하는 ‘투트랙’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한일 양국은 국교 정상화 이후 오랫동안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의 가치를 기반으로 분업과 협력을 통한 경제성장을 함께 이룰 수 있었으며 앞으로도 양국이 함께 가야 할 방향”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한일 양국이 지혜를 모아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나가며 이웃 나라다운 협력의 모범을 보여주게 되길 기대한다”고도 말했다. 지난달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계기로 한 한일정상회담이 끝내 무산되는 등 한일관계 경색 국면이 이어지고 있지만, 임기내 관계 개선의지를 재차 피력하는 동시에 ‘공존·성장’에 무게를 둔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선조들에게서 물려받은 강인한 ‘상생과 협력의 힘’이 있다”면서 “식민지배의 굴욕과 차별, 폭력과 착취를 겪고서도 우리 선조들은 해방 공간에서 일본인들에 대한 복수 대신 포용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해방 다음날인 1945년 8월 16일, 조선건국준비위원회 부위원장였던 민족의 지도자 안재홍(1891~1965) 선생의 대국민 방송 연설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문 대통령은 “선생은 ‘패전한 일본과 해방된 한국이 동등하고 호혜적인 관계로 나아가자’고 제안했다”면서 “식민지 민족의 피해의식을 뛰어넘는 참으로 담대하고 포용적인 역사의식이 아닐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해방으로 민족의식이 최고로 고양된 때였지만, 우리는 폐쇄적이거나 적대적인 민족주의로 흐르지 않았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아시아를 넘어 세계 평화와 인류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3·1독립운동의 정신으로, 대한민국 임시정부와 해방된 국민들이 실천해 온 위대한 건국의 정신이며 대한민국은 한결같이 그 정신을 지켜왔다”고도 말했다.
  • [대선주자 인터뷰] 추미애 “이낙연, 노무현 탄핵 반대 그때 열심히 주장했어야”

    [대선주자 인터뷰] 추미애 “이낙연, 노무현 탄핵 반대 그때 열심히 주장했어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1일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상황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것을 두고 “국민들 보기에 창피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추 전 장관은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를) 그때 열심히 주장하던가. 탄핵 이후에 대통령이 어려운 처지에 빠질 때 많았는데 최선을 다하던가 했어야 한다”며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치열하게 하지도 않았고, 그 이후에도 대통령의 개혁에 협조자가 없었다”고 직격했다.  ‘꿩 잡는 매’가 되겠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저격수로 나선 추 전 장관은 윤 전 총장을 키웠다는 지적에 대해 “내가 키운 게 아니라 언론이 키웠다”며 “검찰총장이 정치 중립을 위반하는데 언론이 문제 삼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가 속죄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당시 호남은 김대중 대통령 정신을 잇는 정당(새천년민주당)이 문을 닫는다는 것에 대해 섭섭하고 원망이 많았다. 호남의 정서만 본 게 탄핵이고, 나는 그 정서를 존중하나 대통령 탄핵은 안 된다는 입장이었다. 삼보일배 이후 미국에 있을 때 노 대통령이 김한길 의원을 보내 장관직을 제안하며 협조해달라고 부탁했다. 내가 대통령 탄핵에 앞장서지 않고 휩쓸렸다는 걸 노 대통령이 알았다는 것이다. 당시 노 대통령 부부가 ‘추미애 혼자 뒤집어쓴다‘고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장관을 하면 호남이 ‘민주당 사람을 빼갔다’고 더 논란이 심해질 것 같아 거절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탄핵에 반대표를 던졌다는데.  “정권이 논쟁 없이 잘 되길 바라서 장관직을 거절했다. 그 때 남아있던 사람들이 장관하고 그러면서 노 대통령을 잘 보필했어야지 왜 대통령 돌아가시게 해놓고 이제와서 지나간 일 가지고 (왈가왈부) 하는가. 적통이니 뭐니 있을 때 잘해야지. 미래를 이야기해도 모자랄판에.”  -김경수 경남지사 유죄에 대해 정무적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무적 책임이 어떻게 있나. 댓글에 대한 매크로 기법을 수사해달라는 것이었는데 별건 수사처럼 돼 버렸다. 최재성 의원이 가짜뉴스 대책반을 구성해달라고 했고 거기에 일임했다. 혼자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도 아닌데 이제와서 정무적 판단을 잘못했다고 하면 그건 결과 책임주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했는데.  “제3지대를 기획하다가 본인 문제가 불거지니까 도피성 입당을 했다. 야권 후보에 대한 정치 탄압이라고 해버리며 문제 본질을 빗겨나갈 수 있다고 치밀한 계산을 한 결과다. 쥴리 벽화가 왜 나왔겠나. 언론이 국민의 궁금증을 팩트체크하고 전달해야하는데 제 역할을 하지 않아서다. 신문 만평에 등장할 게 벽화로 나왔다. 언론이 특정 후보에 대해서 성역을 인정하고 터치조차 안한 탓이다. 젠더 이슈가 아니다.”  -양궁 안산 선수 페미니스트 논쟁 등 젠더갈등이 심각한데.  “우리 사회가 정서상 굉장히 취약하다고 느꼈다. 정신적으로 건강해야만 상대방을 바라보는 눈도 건강해진다. 정신적으로 허약하면 상대방을 공격하면서 보상심리를 찾게 된다. 피해의식에 대한 보상심리에서 접근하다보니 좌표찍기하면서 몰려드는 것이다. 젠더갈등이 아닌 이슈를 젠더갈등으로 번역해버리고 있다. 가만히 보면 젠더갈등도 아니다. 줄세우기 교육만 하다보니 개인의 자아정체성이 허약해졌다.”  -검찰개혁에 대한 열망이 왜 추 전 장관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 않고 분산됐나.  “민주당이 지지층을 실망시켰다. 언론이 검찰개혁에 대한 저항으로 보지 않고 추윤갈등으로 몰아갔다. 국회에서 수사청 설치 입법으로 처리한다기에 기다렸는데 재보궐 선거 이후에 조국탓 추미애탓을 했다. 개혁한다고 했다가 못한 탓인데 나를 화살받이로 썼다. 이제 내가 나와서 다시 촛불 개혁 정치를 복원하겠다고 하니까 지지층이 모여들고 있다.”  -국토보유세를 전국민에게 배당해주겠다는 지대개혁 공약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기본소득‘과 유사해보인다. 이 지사도 “역시 추다르크”라고 극찬했다.  “이 지사의 말이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을 정치적 아젠다로 올려놓고 한발 물러서 말 바꾸기 지탄을 받지 않았나. 나는 2017년부터 지대개혁을 이야기했고, 10년 전부터 연구해왔다. 지대는 특권이익이다. 특권이익이 독점으로 시장 활력을 떨어뜨리는걸 정상화하자는 것이다. 사회주의가 아니라 시장주의다. 이 지사는 ‘사회주의라고 오해를 받을 수 있는데도 용기있다’고 썼다. 이 지사가 지대개혁에 대한 이해가 짧구나. 가르침이 필요하구나라고 느꼈다.”  -지대개혁이 시장경제에 기반했다는 의미인가.  “시장주의를 존중하는 미국에서는 가장 큰 폐단을 독과점이라고 본다. 반독점법이 엄중한 이유다. 우리는 오히려 규제가 많다고 툴툴거린다. 재벌 왕국이 돼버린다. 불법 저질러도 사면해주지 않나. 이재용 가석방 하면 안 된다. 국가신용도·신인도가 훼손된다.”  -이 지사와의 ‘추명연대’는 실체가 있나.  “하나도 없다. 추미애 출마선언문에서 개혁이라는 말이 17번 나왔다. 다른 후보는 거의 없다. 이 지사가 3번, 이 전 대표는 없다고 한다. 이게 개혁진영과 비개혁 진영으로 보일 수 있겠다. 연대라는 건 ‘이재명을 무너뜨리면 내가 후보가 된다’고 하는 쪽에서 만든 프레임이다. 가짜 뉴스다.”  -하반기에 법사위원장을 야당에 넘기기로 합의했는데.  “협치가 아니라 야합이다. 총선 당시 공약을 잊어버리고 있다. 개혁하기에 의석이 부족하다고 하니 180석 안겨준 것 아닌가. 법사위원장도 버겁다고 하면서 어떻게 국민에게 계속 지지해달라고 하나. 더 늦기 전에 정신차려야 한다.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을 하지 않으면 정의로운 사람이 당할 수밖에 없다. 국민에게 약속한 개혁이다. 촛불 국민에게 우리는 채권이 있다. 채무를 이행해야 한다.”
  •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2>집 앞에서 놀던 꼬마, 누나와 납치돼 형제원으로

    [형제복지원 생존자, 다시 그곳을 말하다] <2>집 앞에서 놀던 꼬마, 누나와 납치돼 형제원으로

    12년간 수용인원 총 3만 8000여명, 공식 사망자 513명. 1970~1980년대 국가 최대 부랑인 수용시설이었던 ‘부산 형제복지원’에서 벌어진 인권 유린 사태는 1987년 처음 세상에 알려졌다. 34년이 지난 지금,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는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상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생존자 13명은 지난달 20일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다. 법원에 낼 진술서를 쓰는 과정 또한 고통스러웠다. 하지만 반드시 쓰여져야 할 글이었다. 서울신문은 매주 1명씩 이들의 증언을 기록으로 남긴다. 집 앞에서 놀던 꼬마, 누나와 함께 납치돼 형지복지원으로수용번호 ‘83-1XXX’ 하태식(48·가명)씨는 형제복지원에 두 번 입소했다. 10살 때 누나와 함께 트럭을 탄 남자들에게 납치돼 형제복지원으로 처음 보내졌다. 3년간 수용생활을 하다가 1986년 여름, 경비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아동소대 친구와 함께 담을 넘어 탈출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해 겨울 경찰 손에 이끌려 다시 형제복지원로 가게 됐다. 이듬해 형제복지원이 폐쇄될 때까지 그곳에서 지냈다. 하씨는 아동소대, 작업소대, 악대소대를 옮겨다녔다. 기합과 매질은 일상이었지만, 도망쳤다 다시 붙잡혀 왔을 때 가해진 폭력은 상상력의 한계를 넘어섰다. 중대장에게 불려가 맞고, 소대장에게 불려가 다시 맞았다. 하씨와 같은 날 재입소한 30대 수용자는 집단 구타 끝에 목숨을 잃었다. 하씨는 퉁퉁 부은 몸으로 소대장이 동료의 시신을 옮기는 상황을 지켜봐야 했다. 유년 시절 4년 동안 형제복지원에서 겪은 피해로 인한 트라우마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람들의 시선은 두렵고 세상을 향한 원망은 커져만 갔다. 퇴소 후 앵벌이, 신문팔이, 봉제공장을 전전하며 평생 생활고에 시달렸다. 지금은 물류센터에서 주 50시간씩 일한다. 자신을 ‘밑바닥 삶’이라고 표현하는 하씨는 국가로부터 피해 보상을 받아 그간의 삶을 위로받고 싶다. 아래는 하씨의 진술서 전문. ※원문에서 일부 표현만 다듬어 그대로 옮겼습니다. [진 술 서] 제목: 형제복지원 피해자 진술서 성명: 하태식 진술 내용: 저는 하태식입니다. 1983년 5월 어느날 저녁 부산시 가야동 육교 아래에서 친누나와 놀고 있을 때 트럭에서 건장한 아저씨들이 다가와 “여기서 뭐하고 있냐?”고 묻기에 제가 놀라서 머뭇거리고 있었는데 집에 태워준다면서 강제로 차에 태웠습니다. 1.5톤 트럭 짐칸에 탔는데 냉동 탑차 같은 형태였고 밖에서 문을 잠글 수 있게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저 멀리 있던 누나가 “왜 이러세요”라고 하면서 급히 저를 차에서 내리려고 하니까 그 사람들은 누나까지 차에 밀어 넣었습니다. 저는 겁에 질려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고 누나가 항의했지만 무지막지한 욕설을 하면서 집에 보내 줄테니까 가만 있으라면서 윽박 질렀습니다. 한 10분 흘렀을까 어느 철문 앞에 섰고 내리고 보니 형제복지원이었습니다. 83-1XXX번 제 수용번호 였습니다. 다음날 저를 데리고 간 곳은 많은 2층 건물들이 아래에서 위로 줄지어 있었는데, 그중 27소대라는 2층 건물의 1층이었습니다. 그때 누나는 23소대로 끌려갔고 제가 누나랑 떨어지지 않으려고 하니까 27소대 소대장이 신고있던 고무신을 벗더니 그 고무신으로 “뺀돌뺀돌하게 생겼네”라고 하면서 제 뺨을 힘껏 내려쳤습니다. 깜짝 놀란 저는 그제서야 제가 지옥에 와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제 기억에 형제원은 약 3000명의 인원이 수용되어 있었고, 총 28소대까지 있는데 1소대부터 20소대 까지는 성인소대 23소대는 유아부터 십대 초반까지의 여자 아동소대, 24소대는 십대 초반의 남자 아동소대, 25·26소대는 여자 성인소대, 그리고 27·28소대는 십대 초반부터 후반까지의 남자 아동소대였습니다. 한 소대에 약 60~70명이 있었는데 군대 체제로 편성되어 있었습니다. 소대에서 제일 높은 사람이 소대장, 그 밑에 분대장, 서무가 있었고 28개 소대를 총괄하는 사람은 중대장이었습니다. 하루하루 생활은 기합과 빠따로 시작하고 끝났습니다. 제식훈련과 군가를 배웠고 조금만 실수를 해도 무수한 폭행에 시달렸으며 소대장 기분에 따라 아무 이유없이 폭행 당하는 일은 너무 많았습니다. 한 번은 소대장이 저를 찾았는데 약간 늦었다는 이유로 제 배를 걷어찼습니다. 저는 넘어지면서 제 얼굴이 철제 2층 침대 아래 모서리에 부딪첬는데 오른쪽 눈가 옆이 찢어져 중대장 사무실이 있는 선도부와 식당 사이에 있는 의무실에서 눈옆을 열바늘 가량 꿰맸습니다. 그 상처가 아직도 제 얼굴에 선명히 남아 있습니다. 그때는 욕설과 구타 당하는 비인간적인 처우를 받아도 늘 일상적인 일이었고 당연한 일인줄 알았습니다. 84년에는 형제원 자체 내에 학교가 세워졌는데 당시 저는 12살로 초등학교 4학년으로 다녔습니다. 3·4학년은 27소대, 5·6학년은 28소대 였는데 저는 1년이 지나 다음해 5학년이 되면서 28소대로 갔습니다. 개눈깔 소대장, 매일 원산폭격·한강철교·히로시마 고문 28소대 소대장은 악명이 높았습니다. 원산폭격·한강철교 등 다양한 기합이 있었는데 그중 ‘히로시마’라는 기합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2단 철제 침대에 거꾸로 물구나무 서서 발가락 끝을 철제에 걸고 두손은 바닥을 짚고 있는 것입니다. 10분~20분 기합받고 있으면 힘이 빠져 넘어지는데 그럴 때마다 소대장에게 엄청난 구타를 당해야 했습니다. 그나마 단체기합을 받거나 낮에 기합을 받으면 한시간 정도 지나면 기합을 끝내기도 했습니다. 저녁에 1~2명이 개인기합을 받을때가 있습니다. 이때 소대장은 제게 기합을 주고 자기는 침대에서 쉬다가 잠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끝없이 기합을 받아야 했는데 너무 힘들어 견딜수 없을 때면 저는 고육책으로 제 자신의 코를 주먹으로 수없이 내려쳤습니다. 그럼 코피가 났고 제가 큰소리로 울면 그제서야 잠에서 깬 소대장이 기합을 끝냈습니다.그 소대장 이름은 전OO이었고 한쪽 눈에 가짜 눈알을 박고 있었기에 우리는 그 사람을 ‘개눈깔’이라 불렀습니다. 욕설과 구타, 교회당 공사 같은 수많은 작업 등등 힘들고 고통스런 일들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일일이 다 진술할 수 있을지 난감합니다. 1년 중에 가장 기다려지는 날은 렉스 박사가 오는 날입니다. 형제원의 어린 원생들은 외국의 독지가들과 자매결연 같은 것을 맺었고, 저를 포함한 어린이들을 찍은 사진과 자필 편지 등을 써서 미국으로 보내면 그쪽에서 각각 양부모로 결연을 맺은 사람들이 후원금을 보내주는 것인데요. 제 기억에 렉스 박사는 그 대표였고 1년에 한번 형제원을 방문했던 것 같습니다. 렉스 박사가 오는 날 아동소대 아이들은 모두 새 옷을 지급받아서 입고, 형제복지원 입구에서 렉스 박사를 환영했습니다. 행사가 끝나면 새 옷은 모두 반납해야 했고, 다시금 누더기 옷으로 갈아 입었습니다. 그래도 맛난 과자를 먹을수 있어서 좋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자매결연을 하면 주기적으로 편지와 카드를 손글씨, 그림으로 보내는데 86년 여름에 몇천장의 그림카드가 필요해 원내에 그림 잘 그리는 사람을 뽑았습니다. 저와 정기훈(가명), 또다른 형, 셋이 뽑혀 병동 밑에 어느 밀실에서 셋이서 카드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우리를 뽑은 사람은 유OO씨로 수용자가 아닌 사회인이었는데 형제복지원 교회에 유년부 선생으로 일하고 있었고 중대장과 결혼했습니다. 중대장 부인의 위치에 있기에 우리는 병동 아래에 있는 어느 실내에서 맛있는 간식도 먹고, 다른 원생들과 다르게 수백장의 그림을 그리면서 편하게 지낼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습니다. 병동과 식당, 아동소대 가운데에는 작은 운동장이 하나 있는데 그 운동장 위 한쪽에 개금분교가 자리 했습니다. 그 주위로 하얀 담벼락이 둘러져 있었고 담 주위는 온통 산이 뒤덮고 있었습니다. 모든 담벼락 위엔 항상 경비가 몽둥이를 들고 촘촘히 지키고 있었는데 물론 그 경비들도 소대장들과 마찬가지로 수용자였습니다. 개금분교 2층에 있는 교무실 위와 담벼락 위의 사이는 약 2미터 정도였는데 형제원에서 유일하게 담벼락과 가까이 있는 건물이었고 평소에 그곳은 항상 경비들이 보초를 서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정기훈과 그림을 그리다 잠시 쉬러 나와 운동장에 앉아 있었는데 담벼락 위에 아무리 살펴봐도 경비들이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그때는 같은 반 친구인 김OO과 정기훈, 저 이렇게 셋이 있었는데 누군가 “저 교무실 건물타고 올라가 도망가자”고 말했습니다. 물론 장난이었고 다들 좋다고 동의했습니다. 그런데 정기훈이 먼저 1층 창문 창살을 타고 정말로 건물을 올라가는 것이었습니다. 저와 김OO은 놀랐습니다. 그러나 저도 얼떨결에 정기훈을 따라 창살을 타고 1층에서 2층, 2층에서 건물 꼭대기까지 올라갔습니다. 김OO은 겁을 먹고 아래서 놀란 눈으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교무실 옥상과 담벼락 사이는 2m 가량 떨어져 있었는데 정기훈이 먼저 뛰어넘었고, 저도 떨어지면 죽을수도 있겠다 싶어 두려웠지만 곧 뒤따랐습니다. 처음엔 장난 반 진심 반이었는데 어찌어찌 하다 보니 현실이 돼버린 것이었습니다. 진짜로 마음먹고 계획을 짰으면 후환이 두려워 절대 불가능했을 그 일이 무엇에 홀린듯 실제 상황이 돼버린 것입니다. 목숨 걸고 탈출했지만…경찰은 다시 지옥으로 끌고갔다 간신히 담을 넘고서는 죽어라 달렸습니다. 앞에서 정기훈은 제 이름을 부르며 따라오라 하면서 도망가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달렸는데 눈앞에 큰 철조망이 산 전체에 둘러쳐져 있었습니다. 철조망을 넘고나서 “드디어 탈출에 성공했구나”라며 정기훈과 저는 기쁨에 들떠있을 찰나 저쪽에서 군인둘이 총을 들고 다가왔습니다. 형제원 철조망 밖은 바로 군부대였습니다. 군인들에게 잡혀 사색이 된 우리는 그곳의 높은 계급을 가진 사람에게 보내졌는데 우리는 그 사람에게 절대 형제원으로 돌려보내지 말아달라 사정했고 다행히도 그 분은 형제원에 대해 곱지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사회로 나온 때가 1986년 7월 여름이었습니다. 갈 곳이 없고 막막했던 정기훈과 저는 신문팔이를 했습니다. 부산 양정4동에 있는 조그만 방에서 13~18살 정도 되는 아이들이 10여명 함께 지내며 한국일보를 길거리와 버스 안에서 팔았습니다. 신문 배달이 아닌 판매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특히 버스 안에서 신문을 팔면 당가나 찌라시를 돌리곤 했는데 너무 부끄러워서 항상 대선소주나 진로소주를 한 병 가득 꼴깍꼴깍 마시고 버스를 탔었습니다. 열심히 하면 신문사 소장님이 양정에 있는 BBS 학교에 보내준다고 해 숙식제공을 받고 일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그해 11월 아침에 갑자기 순경 몇 명이 자고 있던 방에 들이닥처서 저희를 양정4동 파출소로 데리고 갔습니다. 그때 저와 정기훈, 그리고 2명 더 총 4명이 자고 있었는데 아이들이 모여 산다는 신고를 받고 왔다고 했습니다. 아무 잘못도 없는 저희 4명을 조사하더니 조금 있다 승용차에 태웠습니다. “어디 갈 곳이 있다”며 저희를 태웠는데 처음엔 얘기를 안하더니 한참을 달린 후 차안에서 형제원으로 가고 있다고 했습니다. 우리는 완강히 저항했지만 양정에서 형제원이 있는 주례는 차로 불과 20분도 되지 않는 거리였고 저는 너무 두려웠습니다. 형제원에서 도망 나왔기에 다시 들어가면 어떻게 될지 눈에 선명했던 것입니다. 저는 달리는 차문을 열고 뛰어내리려 망설였지만 기회가 없었습니다. 형제원에 점점 가까워 졌을 때 울며 불며 순경에게 사정했으나 소용 없었습니다. 결국 4개월 만에 다시 형제원에 잡혀 들어갔는데 정기훈과 저는 중대장 사무실에서 빠따를 수없이 맞고 또다른 곳에서 소대장들에게 죽도록 맞았습니다. 우리는 “나는 도망갔다 잡혀 왔습니다”라는 빨간 글씨가 적힌 마대자루를 입고 식당 앞에 온종일 서 있어야 했습니다. 당시 식당에서 밥을 먹으려면 몇백명씩 소대별로 줄서서 기다렸는데 한두시간씩 입구 앞에서 기다려야 했기에 모든 사람들이 저희를 볼 수밖에 없었고 마치 북한에서 인민재판 하는거랑 비슷했습니다. 그때 우리 말고 20살 정도 되는 형도 도망갔다 잡혀왔는데 그 형은 우리보다 훨씬 많이 맞았습니다. 1차로 중대장에게, 2차로 소대장들에게 맞았는데 그 형은 다른 여러 명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모다구리(*뭇매를 뜻하는 은어)를 당했습니다. 그 후 우리 셋은 작업소대인 14소대에 들어갔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작업을 나갔는지 아무도 없었고 저와 정기훈과 그 형은 거기서도 폭행을 당했습니다. 얼마 동안 14소대 안의 침대에 온몸이 부어서 누워 있었는데 잠시 후 소대장이 우리를 데리러 왔습니다. 우리는 간신히 일어났지만 옆 침대 위에 누워있던 그 형은 미동이 없었습니다. 소대장 지시에 따라 제가 흔들어 깨웠는데 자세히 보니 죽어 있었습니다. 소대장과 다른 일행들이 당황하면서 그 시체를 메고 어디론가 갔습니다.그 후 저는 13소대라는 음악소대로 보내졌습니다. 그당시 제 머릿속에 머물던 생각은 ‘다시 잡혀올 때 순경 2명과 함께 타고 있던 승용차에서 차문을 열고 뛰어내렸어야 했는데…’ 얼마나 한스러웠는지 모릅니다. 그때 그 승용차는 경찰차 처럼 안에서 열어도 열리지 않고 운전석에서 뭔가 작동해야만 열린다는 것을 훗날 알게 되었습니다. 한번은 납치, 또 한번은 파출소 순경에 의해 형제원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 그들은 왜 기어코 저를 형제원에 보냈는지 알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정말 형제복지원이 복지가 잘 되어 있어서 저를 위해 그 지옥에 보냈던 것일까요? 10살 때부터 근 4년의 형제원 생활은 제 인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습니다. 사회에 나와서는 먹고 살기 위해 앵벌이, 껌팔이, 신문팔이, 사탕공장, 봉제공장 등 수많은 직업을 전전하며 하루하루 가까스로 버텨 나갔습니다. 형제원에서 함께 지낸 수용자 중에 사회에서 만나 함께 신문 팔며 생활해온 박OO 형이 있었는데 결혼도 하고 애도 있었는데도 형제원에서의 트라우마와 생활고로 비관하다 결국 자살했습니다. 저 또한 살아만 있을뿐 다를 바 없었습니다. 배운 것 가진 것 하나없이 사회 밑바닥 삶을 살면서 항상 피해의식과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하며 살았습니다. 늘 제 자신이 부끄러웠고 초라하다는 생각과 세상에 대한 원망과 불만은 저를 부정적인 인간으로 만들었습니다. 지난날 형제원에서 겪은 피해와 제 비참한 삶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입니까? 부산에서 형제원 근처에 살았던 것이 잘못이었습니까? 아니면 재수가 없어서 그런 것일까요? 저는 아직까지는 형제원 출신 피해자 중에 사람답게 번듯하게 사는 사람을 본적 없습니다. 늘 그렇듯이 힘 있는 가해자들은 잘 먹고 잘 살고 힘 없는 피해자들은 소외된 채 고통스럽게 사는 것이 21세기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여전히 당연한 것입니까? 무법천지와도 같았던 지난날 국가와 개인이 행했던 잘못을 청산하고 그 피해자들에게 배상함으로써 말끔히 해결해주는 것이 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며 이 나라를 이끌어가는 높으신 분들의 당연한 의무라 생각합니다. 저는 현재 물류센터에서 하루 10시간씩 주 5일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 걱정에 허덕이며 살고 있습니다. 결혼이나 단란한 가정, 좋은 직장은 제게 꿈같은 일일 뿐입니다. 34년 전에 형제원에서 겪었던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날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염원했던 피해자에 대한 보상이 이번에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동안 먹고 싶고 입고 싶은 것 해보고 싶은 것 맘껏 해보면서 힘들고 고단하게 살아온 제 자신을 위로해주고 싶습니다. 부디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하며 두서 없는 글 이만 맺습니다. 형제복지원 사건, 어디까지 왔나 형제복지원을 운영한 고(故) 박인근 원장은 1989년 특수감금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2018년 문무일 전 검찰총장은 무죄 판결을 취소해 달라며 비상상고를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대법원에서 기각됐다. 다만 재판부는 형제복지원 사건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고 정부에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당부했다. 형제복지원 사건과 관련해 국가를 상대로 첫 손해배상 소송에 제기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현재 2차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1차 소송에 참여한 13명은 모두 입·퇴소 증빙자료가 준비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은 이러한 증거가 없어 피해사실 입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는 비용 부담 때문에 소송 참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피해자들을 위해 후원금을 모금하고 있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이낙연 “징집된 남성 제대할때 사회출발자금 3000만원 주자“

    이낙연 “징집된 남성 제대할때 사회출발자금 3000만원 주자“

    이 전 대표 “모병제 단계적 확대가 가장 합리적 해법”“군대를 젠더 문제의 해법처럼 보는 것 적절치 않아”“시행착오 없는 안정된 사회발전 이뤄내야 해”“복지 3만달러 수준으로…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5일 “징집된 남성들은 제대할 때 사회출발자금 같은 것을 한 3000만원 장만해서 드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녹화한 유튜브 ‘이낙연TV’ 대담에서 “제대 후 나아가고자 하는 분야에 도움이 될 만한 부대에 배치하는 등 군 복무가 인생에 보탬이 되도록 배려하면 어떨까”라며 이렇게 말했다. 군 복무를 둘러싸고 남녀평등 이슈가 제기된 상황에서 위헌 판정이 난 군 가산점이 아닌 인센티브를 제공해 군 복무자를 배려하자는 것이다. 특히 이 전 대표는 “20대 남성들에게 ‘여성들이 같이 징집되는 것을 정말로 원하느냐’고 물어보니 그것까지는 아니라는 대답이 많았다”며 “모병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가는 것이 지금 단계에서는 가장 합리적 해법”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비전투 분야에서 전문성이 좀 더 요구되는 분야부터 모병제로 채워가면 여성들의 참여도 늘어날 수 있다”며 “그러다가 어느 단계에는 해군·공군부터 모병제로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군대를 젠더 문제의 해법처럼 보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젠더 갈등 이슈와 관련해서는 “남성과 여성 사이에 각자가 느끼는 박탈감, 피해의식, 일에 대한 불안감 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젠더 문제는 굉장히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차기 대통령의 역할과 관련해 “시행착오 없는 안정적 사회발전과 균형 있는 삶을 이뤄내야 한다”며 “제가 비교적 가까울 것”이라고 말했다. 시대정신으로는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꼽았다. 그러면서 그는 “2만 달러 수준에 놓여 있는 복지를 3만달러 수준으로 빨리 올려야 한다”며 “우리 삶을 위협하는 문제들이 굉장히 다양하지만 이를 국가가 관리해서 국민들의 삶을 지켜 드리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4·7 재보궐 선거 패배와 관련 “부동산 값의 폭등 등 기저질환 같은 것이 있었는데 심각하게 대처하지 않고 지낸 것을 뉘우친다”며 “실력보다 많은 의석을 얻은 승리에 취한 것은 아닐까 반성했다”고 했다. 이어 “민생을 위한 개혁을 국민들이 체감하기 어려웠다는 것이 뼈아픈 대목”이라며 “검찰개혁의 경우 지나치게 긴 기간 국민에게 많은 피로감을 드린 점이 아쉽다”고 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범행 후 우유 마셔” 스토킹 살인 김태현 반사회적 성향(종합)

    “범행 후 우유 마셔” 스토킹 살인 김태현 반사회적 성향(종합)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에서 스토킹하던 여성과 일가족을 살해한 혐의 등을 받는 김태현(25)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극단적 방법으로 자신의 분노를 해소하려는 반사회적 성향이 강하나 사이코패스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부장 임종필)는 27일 김태현을 살인·절도·주거침입·정보통신망 침해·경범죄처벌법위반 등 5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김태현은 지난달 23일 온라인 게임에서 만난 피해자 A씨가 연락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스토킹을 하다가 집까지 찾아가 피해자와 여동생과 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김태현은 지난해 11월 온라인 게임을 통해 알게 된 A씨가 게임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등 친절을 베풀자 호감을 느꼈다. 김씨는 A씨와 지인 2명이 함께한 술자리에서 갑자기 화를 내는 등 돌발행동을 했고, 이 모습을 본 일행들은 김씨와의 연락을 피했다. 이후 김씨는 A씨를 스토킹하기 시작했다. 김태현이 2월 7일 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후회할 짓은 하지 말랬는데 안타깝다. 잘 살아봐”라며 욕설을 보내자, A씨는 다음날 전화번호를 바꿨다. 연락이 되지 않자 화가 난 김씨는 결국 살인을 결심한 것으로 조사됐다.배송문자 캡처해 집주소 알아냈다 김태현은 국선변호인을 통해 “범행을 모두 인정하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나 보도된 내용과 다소 다른 사실이 있다”며 입장문을 냈다. 김태현은 “피해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이 배송예정이라며 배송예정 문자를 캡처해 개인 카카오톡을 통해 보냈고 이를 통해 집 주소를 알아냈다”고 주장했다. 범행 후 사흘간 현장에 머무르며 시신 옆에서 음식물을 섭취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범행 이후 자해를 해 정신을 잃었다. 사건 다음날 깨어나 우유 등을 마신 사실은 있지만, 음식물을 먹은 사실은 없다”며 부인했다. 강한 반사회적 성향 나타난 김태현 서울경찰청은 범죄분석관(프로파일러) 4명을 투입해 김태현과 신뢰관계를 쌓으며 사이코패스 성향을 분석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 8일부터 김태현과 면담하며 얻은 진술과 정보를 토대로 그가 사이코패스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통합심리분석 결과 김태현은 사이코패스에 해당하진 않지만 반사회적 성향은 강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김태현의 범행 방법, 범행 전후 행동 및 진술 태도에 비춰 심신장애를 의심할 만한 정황은 없다”고 전했다. 김태현은 낮은 자존감과 거절에 대한 높은 취약성, 과도한 집착, 피해의식적 사고, 보복심리 등을 가졌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면서 극단적 방법으로 자신의 분노를 해소하려는 반사회적 성향이 있는 것으로 나왔다. 검찰은 “상대방이 자신을 거절할 경우 일순간에 강렬한 분노감이 쉽게 발현되는 양극단적인 대인관계 패턴(집착-통제-폭발행동의 반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전쟁터 나가듯… 돌격용 소총·방탄조끼 무장했던 총격범

    전쟁터 나가듯… 돌격용 소총·방탄조끼 무장했던 총격범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사건의 용의자인 아흐마드 알 알리위 알리사(21)가 돌격용 소총과 녹색 방탄조끼 등으로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 바이든 대통령이 총기 규제 강화를 호소하고 나섰다. 알리사는 시리아 출신 이민자로 특히 인종차별에 대한 피해의식이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볼더 경찰은 23일(현지시간) 전날 10명의 사망자를 낸 식료품점 총격 참사의 용의자인 알리사를 10건의 1급 살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범행 동기는 아직 수사 중이다. 희생자는 경찰관 에릭 텔리(51)와 20~65세의 무고한 시민들이었다. 알리사는 범행 당시 AR15 계열의 돌격용 반자동 소총인 ‘AR556’을 발포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알리사는 루거사가 제작하는 해당 총기를 지난 16일 구입했다. 알리사는 탄창을 부착할 수 있고 방탄 기능이 있는 녹색 전술용 조끼도 입고 있었다. 그의 자택에서는 다른 무기들도 발견됐다. 이날 바이든은 백악관 연설에서 “(지난 16일 애틀랜타 총기 난사) 살해 이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다”며 “(총기 규제는) 당파적 이슈가 아니다. 미국인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고, 우리는 행동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공격용 무기 및 대용량 탄창 금지를 위한 입법을 상·하원에 촉구했고, 지난 11일 하원에서 가결된 ‘총기 구매 시 신원조사 범위 확대 법안’을 상원이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백악관은 총기 규제 강화를 위한 행정명령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알리사는 2002년 미국에 왔으며 이후 이슬람 혐오·인종차별·동성애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 왔고, 분노조절 장애도 있었다. 고교생이던 2017년 인종차별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며 급우를 실신할 정도로 폭행해 법원에서 1년 보호관찰 및 분노조절 치료 명령을 받았다. 2019년에는 페이스북에 학교가 자신의 전화기를 해킹하고 있다며 “인종차별이 확실하다”는 글을 올렸다. 알리사의 형은 총격의 동기가 “정신질환”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죽여버리겠어” 남동생에 흉기 든 누나, 경찰은 달랐다

    “죽여버리겠어” 남동생에 흉기 든 누나, 경찰은 달랐다

    “너 죽여버릴 거야. 너만 아니었으면 나 잘살았어. 네가 태어난 게 잘못이었어.” 누나 A씨는 동생 B씨가 집에 들어오자 부엌에서 식칼을 꺼내 휘둘렀다. 동생이 누나와 말다툼을 하고 나서 집에 돌아온 직후였다. 동생은 112신고를 했고, 결국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사실, 남매의 갈등은 뿌리 깊었다. 누나 A씨는 딸이라 이유만으로 아버지에게 학대를 받고 자랐다. 그렇기에 마음속 깊이 상처를 간직하며 살아야 했고, 어렸을 때부터 우등생으로 자라며 부모의 사랑과 인정을 독차지한 동생이 미웠다. 누나 B씨는 결국 도피성 유학 중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메니에르병을 앓았고 분노조절장애 증상까지 보였다. 경찰은 이 점을 파악하고, 회복적 경찰활동을 이 사건에 적용하기로 했다. 동생은 누나의 처벌을 원했지만, 꾸준한 대화를 통해 누나의 피해의식을 이해할 수 있었고, 갈등을 대화로 풀어보기로 약속했다. 결국 동생은 누나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아버지도 딸 A씨에게 사과했다. 그는 회복적 경찰활동에 자진 참석해 “딸이 고집이 세 어릴 때 폭력을 행사했는데 이렇게까지 상처가 될 줄은 몰랐다”며 “미안했다, 우리 딸 사랑한다”고 말하고 안아줬다. 딸 A씨도 “아버지와 동생에 대한 서러움에 대한 감정이 조금은 보상받고 회복된 것 같다”며 “도움을 준 회복적 전문기관 전문가와 피해자 전담경찰관에 감사하다”고 말했다.설 연휴를 맞아 경찰의 ‘회복적 경찰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그동안 얼굴을 보지 못했던 가족 친지들이 모여 덕담을 주고받는 명절이지만, 자칫하다간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경찰의 회복적 경찰활동은 단순히 가해자를 처벌하는 데 목표를 두지 않고 재발 방지를 위해 가·피해자 간 대화를 통해 갈등의 불씨를 완전히 없애는 데 중점을 둔다. 전문가들은 불가피하게 설 연휴 가족·친지·이웃 간 다툼이 발생해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면, 경찰의 회복적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12일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회복적 경찰활동이 이뤄진 464건 중 418건(90%)에서 조정이 성립됐다. 회복적 경찰활동이란 가해자 검거·처벌에 초점을 둔 ‘응보적 사법’에 대한 비판에서 비롯된 대안으로, 범죄 피해 복구와 재발 방지 등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사건 유형을 보면 학교폭력이 159건, 폭행·협박 157건, 가정폭력 140건, 절도 54건 등 주로 이웃·가족 사이에서 발생하는 범죄가 잦다. 인천 서부경찰서는 지난해 11월 회복적 대화로 층간 소음 문제를 원만히 해결했다. 층간 소음으로 7년째 다투던 이웃이 서로 폭행해 112에 신고하자 담당 형사는 대화를 유도했다. 아래층 주민이 ‘어머니가 암에 걸려 간호 후 자야 하는데 시끄러워 힘들다’며 눈물을 흘리자 위층 주민은 ‘이렇게 힘들어하는 줄 몰랐다. 앞으로 조심하겠다’며 사과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경찰에 처벌불원서를 제출했다. 참여자와 경찰관 대부분 회복적 경찰활동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회복적 경찰활동에 참여한 91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피해자와 가해자는 각각 90%, 94% 만족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담당 수사관 83%는 피해 회복에 효과를 보였다고 답한 동시에 81%는 재범방지에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회복적 경찰활동은 가정?학교?이웃간 범죄 초기에 개입해 재발 방지에 중점을 둔다. 경찰은 전국 257개 경찰서 중 작년 142곳에서 시행한 ‘회복적 대화’를 이날부터 178곳에서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200개서로 확대하는 게 목표”라면서 “설 연휴 가족, 친지, 이웃 간 갈등이 발생해 112 신고까지 됐다면, 회복적 경찰활동을 통해 서로 오해를 풀고 갈등을 해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열린세상] 유시민과 ‘검은 수사’/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유시민과 ‘검은 수사’/김종영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안톤 체호프의 ‘검은 수사’는 몇 번씩 곱씹어 읽는 단편 소설이다. 잘생기고 학식이 높아 존경받는 코브린 박사는 신경쇠약으로 인해 자신을 길러 준 페소츠키와 그의 딸 타냐가 사는 농장으로 가 휴식을 취한다. 여기서 코브린은 그가 만들어 낸 환영, 곧 검은 옷을 입은 백발의 수도승, 즉 검은 수사를 반복적으로 보게 된다. 이 검은 수사는 코브린을 ‘신이 선택한 자’, ‘영원한 진리를 추구하는 천재’, ‘공공선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자’로 칭송한다. 이 ‘고귀하고 행복한 운명’이라는 환상은 그를 흠모하던 타냐와 결혼하면서 잠시 중단된다. 그러나 도시로 돌아온 코브린은 안락한 생활에 만족하지 못해 검은 수사를 다시 보게 되자 농장으로 가서 휴식을 취한다. 검은 수사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코브린은 자신의 고결함과 천재성을 인정해 준 검은 수사를 못 보게 됐다며 오히려 타냐와 페소츠키를 계속해서 힐난하고, 타냐와 이혼한다. 어느 날 해변의 호텔에 머물고 있던 코브린은 페소츠키가 죽었으며 이 모든 불행이 그 때문이라고 저주하는 타냐의 편지를 읽는다. 이제 드디어 자신의 평범함을 깨달은 코브린에게 검은 수사가 갑자기 나타나 자신을 천재라고 말한다. 두려움, 공포, 슬픔, 경이, 환희 속에 그의 심장은 죄어 오고 그는 피를 토하며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띤 채 죽는다. 누구에게나 각자의 ‘검은 수사’가 있고 성공적인 삶이란 어쩌면 이 ‘검은 수사’를 적절히 피하는 데 있는지 모른다. 불행히도 우리 시대의 지식인이자 ‘평범한 천재’ 유시민이 ‘검은 수사’에 걸려들었다. 아니 집권세력 전체가 이 ‘검은 수사’에 걸려들었다. 유시민은 검찰이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추적했다는 주장은 잘못이었다며 “과도한 정서적 적대감에 사로잡힌 논리적 확증편향”이라고 사과했다. 한동훈 부장과 윤석열 검찰총장은 유시민, 친문·친노 세력에게 ‘악마화’됐고 이는 “누구와도 책임을 나눌 수 없고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는” 부끄러운 작태였다. 이렇게 한 시대의 지식인이 갔고 한동훈이라는 ‘검은 수사 사냥꾼’이 왔다. 공공선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자라는 과대망상에 사로잡힌 법무부와 ‘친문언론’ 또한 ‘검은 수사’에 걸려들었다. 한동훈 검사와 채널A 기자를 엮어 보려는 시도는 통하지 않았고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 그를 궁지에 몰아넣으려는 회심의 한 방도 빗나갔다. 오히려 문재인 정권은 검찰에 대한 과대망상적 피해의식과 논리적 확증편향으로 정당성에 치명타를 입었고 차기 정권 창출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검찰개혁이 중요한 과제지만 이것이 정권의 명운까지 걸며 해내야만 했던 시대적 과제였을까? 시민은 정부의 부동산정책 대실패로 고통과 실의에 빠져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자영업자들은 생존을 건 사투를 벌이고 있고 청년들은 구직난과 실업난에 울분을 토하고 있다. 기다리던 코로나19 백신은 아직 오지 않고 사회 양극화는 사상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비참한 상황에서 ‘검은 수사’에 걸린 집권세력에게 다음 정권을 줄 수 없다는 민심이 거세지고 있다. 다행히 문재인 대통령 자신은 아직 ‘검은 수사’에 걸려들지 않은 듯하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말실수를 몇 마디 했지만 그럭저럭 균형감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주변에 ‘검은 수사’에 걸려든 인사들이 너무 많고, 추미애ㆍ윤석열 갈등을 추인하는 실수도 했다. 코브린은 검은 수사와 사랑에 빠져 파국을 맞았지만, 문 대통령은 ‘위대한 대통령’이라거나 ‘문재인 보유국’이라고 칭송하는 세력과 결별해 파국을 피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5년 대통령 임기후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는 인식과 균형감각이 필요하다. 박근혜·이명박 정권이 엉망이어서 이 평범함조차도 위대해 보일 것이다. ‘검은 수사’의 묘미는 농장과 딸을 맡길 유일하고 신뢰할 만한 사윗감으로 코브린을 맞은 페소츠키와, 코브린을 완벽한 남편감이라고 확신한 타냐조차도 검은 수사에 걸렸다는 사실이다. 집권세력, 친문언론, 친문 지지자 모두 이 부녀와 유사하다. 검은 수사에 빠지면 어떤 비판의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그래서 권유한다. 차라리 체호프의 ‘검은 수사’를 읽어라. 얼굴에 행복한 미소를 띤 채 죽지 않기 위해서.
  •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높임말 유감

    [김택규의 문화 잠망경] 높임말 유감

    구십년대 초반 나는 군대라는 특수한 언어사회에 들어가자마자 높임말과 ‘상소리의 향연’에 정신을 못 차렸다. 어떻게 그런 양극단의 언어 표현이 한 곳에서 동시에 발달할 수 있는지, 학교밖에 모르는 햇병아리였던 나로서는 늑대 같은 고참들의 눈치를 살피며 서둘러 이른바 ‘다, 나, 까’체 말투를 수련하는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군번이 안 좋아 상병 말엽에야 밑에 후배가 들어온 탓에 상소리는 배울 일도 써 먹을 일도 별로 없었다. 얼마 전 한 교포 출신 배우가 어눌한 말투 때문에 오디션에서 계속 떨어지자 한국어 학습을 위해 일부러 안 가도 되는 군대를 다녀왔다고 인터뷰에서 밝힌 적이 있다. 이에 나는 격하게 동감했다. 특히 한국어의 백미이자 가장 어려운 부분은 역시 높임말인데 세상에 군대만큼 스파르타식 훈련으로 높임말을 숙련할 수 있는 곳이 어디 있겠는가. 이른바 ‘압존법’을 예로 들면 이것은 윗사람에 대한 존대를 그보다 더 높은 윗사람 앞에서는 삼가는 전통 화법을 뜻한다. 나는 “김 병장님, 이 상병이 왔습니다” 대신 “김 병장님, 이 상병님이 오셨습니다”라는 식으로 말한다는 이유로 고참들에게 실컷 욕을 먹곤 했다. 하지만 이런 고도의 높임 표현은 군대처럼 역시 고도의 위계질서가 통용되는 집단에 속해 있지 않으면 쉽게 접할 수도 익숙해질 수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내가 특별히 정확한 높임말 사용을 권장하는 것은 아니며 군 생활을 높임말의 배움터로 잘 활용하라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단지 우리 모국어에서 유난히 발달한 이 표현 체계가 얼마나 언중의 내밀한 심리와 사회의 추세를 복잡하게 굴절해 반영하는지 호기심을 느낄 뿐이다. 예를 들어 내 인생에서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높임말은 ‘자네’라는 이인칭 대명사다. 이제는 우리의 일상생활에서 거의 실종된 이 대명사에 대해 나는 유감이 꽤 많다. 젊은 시절 대학원에 다닐 때 교수님들에게 이 대명사로 자주 불리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이유 없이 기분이 나빠졌다. 그분들이 그때마다 무슨 부당한 지시를 내린 것도 아니고 인격 모독을 한 것은 더더욱 아니었는데 이상하게 “자네”라는 말만 들으면 자존심이 팍 상했다. 당시 솔직한 내 느낌은 그분들이 나를 자네라고 부름으로써 자신의 위치는 높이고 내 위치는 한없이 낮춰 자신의 권위를 더욱 범접할 수 없게 강화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이 예스러운 대명사는 오랫동안 내 수치스러운 기억의 상징으로 남았다. 그러다가 얼마 전 나는 문득 국어사전에서 이 대명사의 용법을 찾아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듣는 이가 친구나 아랫사람인 경우 그 사람을 대우하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 그러니까 높임 표현에 속하는 말이었던 것이다. 나는 당장 헤아릴 수 없이 깊은 양심의 가책에 빠졌다. 아, 그분들은 사실 나를 ‘대우’해 주었던 거로구나. 그것도 모르고 나는 괜한 피해의식에 그분들을 오해했었구나.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내가 왜 당시 피해의식을 가졌고 또 그런 오해에 이르렀는지 고민해 보니 그것은 단지 내 개인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만은 아니었다. 만약 그때 내가 대학원이라는 우리 사회에서 가장 폐쇄적인 위계 구조 속에 자리하지 않았다면 과연 그런 오해를 했을까? 원활한 상호소통이 거의 불가능한 그 구조의 하부에서 늘 전전긍긍하지 않았다면 교수가 “아랫사람을 대우하여 이르는 이인칭 대명사”를 듣고도 거꾸로 나를 공공연히 ‘아랫사람’ 취급한다고 느껴 그토록 분노했을까? 이처럼 언어는 언어 자체에 그치지 않고 언어 사용자의 심리와 그 심리를 형성하는 사회 현상을 직간접적으로 반영한다. 특히 높임 표현은 우리 사회의 위계질서를 유지하는 언어적 매개이므로 더욱더 그러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요즘 문제시되는 “고객님, 커피 나오셨습니다” 같은 서비스 업계의 높임 표현도 단순히 ‘언어 오염’이라고 무조건 비판할 게 아니다. 그리고 본래 이 표현은 “아버지는 키가 크시다”처럼 사람을 높이려고 그 사람의 일부나 소유물을 높이는 한국어의 간접존대법이 과장되게 쓰인 사례라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고객님, 커피 나오셨습니다”에 대해 나는 이 표현이 “손님이 왕”이라는 소비자들의 지나친 우월의식과 이를 의식하고 경계하는 서비스 종사자들의 불안감이 합쳐져 생긴 기형적 언어 현상이라는 것에 더 주목하고 싶다.
  • [데스크 시각] 권력자들의 피해자 코스프레/이창구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권력자들의 피해자 코스프레/이창구 정치부장

    문재인 대통령을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들 눈에 문 대통령은 늘 안쓰러운 사람이다. 적폐·기득권 세력의 강고한 저항 때문에 정의로운 문 대통령의 선의가 무참히 무너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들 눈에는 조국·추미애 전현직 법무부 장관도 무도한 검찰의 칼을 맞고 피를 흘린 순교자로 보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 못지않은 권력과 권위를 지닌 통치자였고, 조 전 장관과 추 장관은 그런 대통령의 후광을 가장 많이 나눠 가진 국정의 핵심들이었다. 이 정부에서 국회의원, 장관, 지자체장, 각종 기관장 자리를 꿰찬 수많은 민주 투사들도 여전히 자신들을 권위주의 시대의 피해자라고 여긴다. 그리하여 이들은 “역사 앞에 부끄럽지 않으려면 멈추지 말아야 한다”며 끝없이 자리를 지키고 탐한다. 군사정권에 당한 피해는 죽을 때까지 보상받아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행정권력과 입법권력을 장악한 권력자들이 자신을 피해자라고 여기니 이들과 맞서 싸우는 야당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피해의식은 말할 필요도 없다. 국민의힘은 국회 의석수가 부족한 데다 상임위원장 자리 하나 없어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막을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러나 힘없는 국민의힘이 악전고투하며 지키려는 것은 대부분 재벌, 검찰, 집주인, 고소득층의 이익이다. 국민의힘 눈에는 저들이 사회적 약자로 보이는 듯하다. 이 당은 요즘 여당 대표가 섣불리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을 꺼내 곤욕을 치르자 기다렸다는 듯 “장난치지 말고 (억울하게 갇힌) 두 분을 풀어 주라”고 한다. 윤 총장은 “인사권도 없는 식물 총장”이라며 정권의 탄압을 하소연했으나, 변변한 대권주자가 없는 국민의힘보다 오히려 더 큰 정치 근육을 키우고 있다. 신년 대권 여론조사 1, 2위를 휩쓴 윤 총장은 목하 ‘별의 순간’을 기다리고 있다. 기업들의 피해의식도 상당하다. 코로나19 때문에 가뜩이나 힘든데 좌파 정권의 친노조 정책 때문에 망하기 직전이라고 푸념한다. 그러나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최저임금 1만원, 주 52시간제, 공정경제 3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무시무시했던 법안들이 국회를 거치며 종이호랑이가 됐기 때문이다. 이윤만큼 노동자의 목숨도 중히 여기라는 취지로 만들어진 중대재해법은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제외, 50인 미만 사업장 적용 유예 등으로 상위 1% 기업만 지키면 되는 법이 됐다. 1% 기업도 말단 하청업체를 5인 미만으로 쪼개면 법망을 피할 수 있고, 혹시나 대표이사가 처벌받을 위기에 처하면 안전담당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길도 열렸다. 설령 1년 이상 징역형을 받더라도 법원은 관행대로 집행유예라는 꼬리표를 달아 줄 것이다. 이 법을 마지막으로 문재인 정부의 이른바 친노동 정책은 끝이 났고 남은 1년 동안은 친기업 정책이 쏟아져 나올 조짐이니 기대해도 좋겠다. 촛불로 탄생한 대통령, 정권의 아이콘이었던 두 장관, 86세대 정치인, 야당과 대기업, 검찰총장의 고뇌를 ‘피해자 코스프레’라고 간단히 치부한 건 혐오나 냉소를 조장하기 위함이 아니다. 산재로 아들을 잃고 한 달간 곡기를 끊은 어머니가 국회에서 끌려 나오며 호소한 “우리 말도 들어 달라”는 한 맺힌 목소리가 귓전을 떠나지 않기 때문에 하는 소리다. 십수년간 재벌 기업 빌딩 청소를 하다가 하루아침에 해고된 여성 노동자들에게 건네려던 초코파이와 우유가 용역경비들에 의해 내팽개쳐진 정초의 잔인한 풍경이 목구멍에 걸려 있어 하는 말이다. 차가운 응달에서 웅크린 채 살아야 하는 이들에게 권력을 쥐었으면서도 피해자인 척하는 작금의 정치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window2@seoul.co.kr
  • 파격 예산에 집값도 뛴다는데… 강남 엄마들은 왜 혁신학교를 꺼리나

    파격 예산에 집값도 뛴다는데… 강남 엄마들은 왜 혁신학교를 꺼리나

    2년 연속으로 혁신학교 지정에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시위가 서울 강남지역에서 벌어지면서 교육계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서울시교육청이 내년 3월 1일 자로 혁신학교 신규 지정을 하면서 서울 강남 3구 지역에서 서초구 경원중과 송파구 배명중, 강동고를 마을결합 혁신학교로 결정하자 또다시 학부모들의 시위가 재연됐다. 엄동설한 촛불시위를 마다하지 않았던 학부모들은 이번에는 아예 교사들의 퇴근을 막았고 그 와중에 교사의 차량과 시민이 충돌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범 교육평론가는 신간 ‘문재인 이후의 교육’을 통해 강남 지역 학부모들의 혁신학교에 대한 반대는 단순히 학력 저하 때문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이 평론가는 “혁신학교의 평균 학력이 낮은 것은 맞지만, 이는 혁신학교가 상대적으로 평균소득이 낮은 지역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지정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에서도 혁신학교 숫자는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인다. 내년 3월 1일 기준 서울에서는 모두 241곳이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지역별로는 중랑구 20곳, 은평구 15곳, 강서구와 관악구 14곳, 영등포구와 광진구 12곳 등의 순으로 다수 분포해 있다. 흔히 강남 3구라 불리는 강남구는 9곳, 서초구는 4곳, 송파구는 6곳 등으로 숫자가 상대적으로 적다. 2016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서 중학생의 ‘기초미달’ 비율은 3.6%인데, 혁신학교는 5.0%다. 하지만 2018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내놓은 ‘혁신학교 성과 분석’ 보고서나 경기도교육연구원이 2012년부터 학업성취도를 비교한 자료를 보면 혁신학교의 학력이 절대 떨어지지는 않는다. 비록 철회 신청을 했지만 서울 강동고 교장은 “인근 학교와 다른 특색 있는 활동으로 대학입시, 수시모집,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 활용하고자 했다”고 혁신학교 신청 이유를 밝혔다. 혁신학교는 공모형이기 때문에 연간 최대 7700만원까지 예산을 받을 수 있다. 혁신학교 태동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밀접한 연관을 가지며, ‘혁신학교 주변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는 기사도 많았다. 특히 경기도에서는 창의성을 키우는 혁신학교 교육 때문에 아파트값이 주변보다 1억원 이상 비싸다는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서울 강남 지역은 수능과 정시로 대학에 많이 진학하는 특성과 진보 교육감과 정치인들의 이중성에 대한 반감 때문에 혁신학교 반대가 강하다고 이 평론가는 설명했다. 혁신학교에서 다양한 역량을 키운 학생들은 대입 학종에 유리하지만, 내신 경쟁이 극심한 강남 지역 학생들은 학종에 불리하기 때문에 혁신학교가 기피 대상이 되는 것이다. 이 평론가는 “강남 학부모들의 수능 선호와 내신 및 학종에 대한 피해의식은 뿌리가 깊은데, 이러한 불만이 진보 교육의 대표작품인 혁신학교에 대한 반감으로 옮겨붙었다”고 진단했다. 조희연, 곽노현, 이재정, 유시민, 조국 등 많은 진보 정치인들이 자녀를 특목고에 진학시킨 것을 두고 흔히 진보의 이중성을 비판한다. 하지만 이는 교육 수요자와 정책 결정자를 혼동한 것이라고 이 평론가는 지적했다. 복잡다단한 시대다. 교육행정도 다양한 수요를 적확하게 반영하는 ‘핀셋행정’이 절실하다는 게 강남 혁신학교 반대시위의 재연이 던지는 교훈일 것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나경원 “괘씸죄에 걸려 복수정치 당해”…신동근 “피해 망상”(종합)

    나경원 “괘씸죄에 걸려 복수정치 당해”…신동근 “피해 망상”(종합)

    나경원 “없는 죄 뒤집어씌우려 윽박”신동근 “나경원은 완장 차면 檢수사 좌지우지하는 사고야?” 반박추미애, 羅의혹 서울대병원·SOK 압수수색자녀 의혹 등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나경원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공식석상에서 나 전 의원의 수사를 압박하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에 호응해 압수수색까지 벌이자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까지 나서서 검찰에 ‘나경원 수사 가이드라인’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괘씸죄에 단단히 걸렸다. 내게 잔인한 정치 복수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신 최고위원은 “아마도 나경원 전 의원이 경험한 세계가 저런 ‘망상적인 피해의식’을 불러오지 않았나 조심스럽게 추론해 본다”고 맞받아쳤다. 나경원 “신동근·추미애, 검찰 움직여 잔인한 복수정치” 나 전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잔인한 정치복수를 하고 있다”면서 “민주당 최고위원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함께 검찰을 움직여서 제게 없는 죄라도 뒤집어씌우고 말겠다고 윽박지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는 아예 제 항변마저 틀어막겠다는 것으로 신동근 의원이 빨리 오길 바란다는 ‘그런 날’은 아마 이 정권이 꿈꾸는 검찰장악이 완성된 그런 날이 아닐까 싶다”고 꼬집었다.신동원 “나경원, 죄 없으면 검찰에 나가 증명해” 그러자 신 최고위원은 나 전 의원의 글에 대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답신 성격의 글에서 “최고위원이 완장이 되고, 그 사람의 발언이 검찰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되어 검찰 수사를 좌지우지하고, 심하게는 없는 죄를 만들어낼 수 있어서 협박으로 작용할 수 있는 세계를 겪고, 그것이 사고를 지배하는 경우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저런 발언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고 나 전 의원의 결백 주장을 반박했다. 당 원내대표를 지낸 나 전 의원이야말로 권력을 쥐고 검찰을 좌지우지하는 그런 생활을 해온 게 아니냐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검찰에 나가 자신의 죄 없음을 증명하면 될 일”이라며 “더할 것도 없고 뺄 것도 없다. 쓰러질지 않을지 그 때가 되면 진실로 드러날 것”이라고 꼬집었다.신동근 “주임검사 5차례 바뀔 동안나경원 소환조사 1년간 한 번도 안해” 신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 전 의원은 자신의 고발 건에 대해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갖고 있는 듯하다”면서 “검찰은 1년간 나 전 의원은 소환하지 않고 안 소장만 열 차례 조사했고, 주임검사만 5차례 바뀌었다. 나 전 의원이 자신감을 가질 만하다”고 비판했다. 또 “나 전 의원이 자신을 13번 고발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면서 “(나 전 의원은) 마치 안 소장 주장을 불법에 대한 확신없이 그저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괴롭히기 위해 고발을 남발했다는 식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최고위원은 “그런데 현실은 자신감을 뒷받침하고 있지 않는 걸로 보인다”면서 “딸의 성신여대 부정입학에 대해 탐사보도한 뉴스타파가 2심까지 무죄, 연관된 행정소송도 2심까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짚은 뒤 “오래지 않아 나 전 의원의 자신감이 근거가 있는 것인지, 근거가 없는 허세였는지 드러날 것으로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기대한다”고 나 전 의원을 조소했다.檢, 8일 나경원 자녀 의혹 SOK 간부,9월엔 성신여대 직원 등 잇단 소환 조사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이병석 부장검사)는 지난 8일 나 전 의원의 회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스페셜올림픽코리아(SOK) 본부장급 간부 A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A씨로부터 SOK 운영 관련 자료를 제출받고 나 전 의원과 관련된 의혹들의 사실 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SOK는 발달장애인의 스포츠·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는 비영리 단체다. 앞서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나 전 의원이 SOK 회장·명예회장에 재직하면서 딸 김모씨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승인 없이 당연직 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지인 자녀를 부정 채용하는 등 SOK를 사유화했다며 고발했다. 나 전 의원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SOK 회장을 지냈고, 현재는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문체부는 지난 3월 ‘SOK 사무 및 국고보조금 검사 결과’를 발표하며 부동산(사옥) 임대수익, 선수이사 선임, 글로벌메신저 후보자 추천, 계약업무 등에서 부적정한 업무처리를 확인했다고 밝혔었다. 또 나 전 의원의 딸이 문체부 장관의 승인 없이 SOK 이사로 활동한 것도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지난달에도 18일 나 전 의원을 고발한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을 소환 조사한 데 이어 22일에는 문체부 소속 공무원을 참고인으로 불러 나 전 의원이 한때 회장을 맡은 문체부 산하 단체 SOK에 대한 문체부의 사무 검사 결과 등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지난달 나 전 의원의 딸이 다닌 성신여대 관계자들을 상대로 잇따라 참고인 조사에 나서는 등 ‘딸 입시비리 의혹’ 수사에 속도를 냈다. 검찰은 대학 측에 관련 자료 제출도 추가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다. 민생경제연구소 등은 나 전 의원 딸이 성신여대에 입학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당초 입시 계획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특수교육대상자 전형이 수시 3개월 전 갑자기 신설됐으며 면접위원들이 면접에서 나 전 의원 딸에게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준 덕에 합격했다고 고발인 측은 주장했다. 입학 이후에도 나 전 의원 딸의 성적이 담당 교수와 강사를 거치지 않고 수차례 상향 조정됐다는 의혹도 제기했다.나경원 “안진걸, 與공천관리위원까지지낸 인사가 날 고소·고발 남발” 檢 잇단 소환에 羅 “속이 보이는 수” 이에 대해 나 전 의원은 자신과 가족을 둘러싼 비리 의혹을 제기한 안진걸 소장을 겨냥해 “민주당 공천관리위원까지 지낸 인사가 나를 향한 고소·고발을 남발했다”면서 “괘씸죄에 단단히 걸렸다”고 덧붙였다. 나 전 의원은 검찰의 행보에 대해 지난달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속이 보이는 수”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들 문제는 지난 6월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에서, 딸과 스페셜올림픽 문제는 3월 문화체육관광부 법인 사무감사에서 이미 그 어떤 위법도 없다고 결론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여당 의원이 띄우고, 장관이 받고, 민주당 공관위원 출신의 단체가 밖에서 한마디 하더니 검찰이 압수수색에, 소환에 호떡집에 불난 듯 난리법석”이라면서 “참 묘한 시기에 ‘속이 보이는 수’”라고 비판했다. 그는 “영원한 권력은 없다”고도 했다.추미애 “나경원 의혹 관련서울대병원·SOK 압수수색” 이와 관련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나 전 의원의 자녀 특혜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최근 서울대병원과 SOK를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이날 이렇게 밝힌 뒤 성신여대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영장 재청구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언급은 신동근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지만, 수사 상황을 직접 밝힌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신 의원은 나 전 의원 의혹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법원이 기각한 것을 언급하며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사 당시에는 70건(영장을) 발부했던 법원도 문제다. 부실수사가 아니냐”고 물었다.신동근 “조국 70건 영장 발부했는데”추미애 “오해 없도록 신속히 수사할 것” 정청래, 秋아들 의혹 당시 羅수사 촉구에추미애 “검찰 수사 의지를 본 적이 없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은 “면피성 오해를 받을 수는 있으나 절차에 따라서 필요한 수사를 현재 진행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영장은 처음에는 일괄기각이 됐으나, 그 이후 서울대병원, SOK에 대해 재청구해서 발부했고 9월 29일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신여대에 대해서는 압수수색 영장 재청구 검토라고 보고 받았다”고 밝혔다. 신 의원이 또 나 전 의원을 겨냥해 “1년 간 고발인(안 소장)은 10차례나 조사 받았는데 나 전 의원은 한번도 조사 안 받았다”고 묻자 추 장관은 “고발인은 아마 상당히 공익소송을 해온 분으로 안다”면서 “고발인의 수사만 13차례하는 동안 피고발인 수사가 없었다는 부분은 검찰에서도 오해 없도록 신속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달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아들 서모씨의 군 복무 특혜 의혹에 대한 야당의 집중 포화를 받던 추 장관에게 “나 전 의원은 10번 넘게 고발됐다”며 수사를 촉구했고, 추 장관은 “제가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휘하는 검찰의) 수사 의지를 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한편, 추 장관은 이날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라임 사태’의 핵심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법정에서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5000만원을 건넨 것으로 안다”고 증언한 부분에 대해 “그런 진술이 나와 조사했고, (전달책이) 돈을 받은 바 없다는 게 조서에 기재돼 있다고 한다”고 해명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승자 없이 끝난 의사파업… 국가고시·동맹휴업 문제 해결해야

    승자 없이 끝난 의사파업… 국가고시·동맹휴업 문제 해결해야

    의사의 책무는 사람을 살리는 일이다. 이것 외에 다른 모든 설명은 사족이자 보충 설명에 불과하다. 2500년 전 그리스의 히포크라테스는 그렇게 사람 살리는 일에 종사했고 의학의 아버지가 됐다. 나이팅게일이 크림 전쟁에서 보여 준 자기희생적인 활동은 국경을 넘어 피아를 포용하는 인류애의 실천이었다. 그 정신 위에서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나 ‘국경없는의사회’가 활동하고 있고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그 헌신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그런데 의대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신설을 중심으로 한 정부 정책에 의사들이 반대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최장기 장마와 태풍에 코로나 재확산까지 겹친 8월에 의사들의 집단적인 진료 거부가 더해지면서 매우 힘겨운 여름철이 돼 버렸다. 이 고통스러운 상황은 정부와 여당이 의사협회와 합의를 이루면서 원칙적으로 종결됐지만, 의사 파업이라는 말로 진행된 의사들의 진료 거부는 다른 분야의 파업과 다르고 과거 두 차례 의사들의 파업과도 성격을 달리한 것이었다. ●의사 단결력만 확인… 환자 볼모 정부 압박 강행 많은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다. 의사협회는 왜 파업으로 맞섰을까. 막상 파업이 시작됐을 때 의사협회에 소속된 개업의들은 왜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을까. 전공의와 전문의들의 파업 강도가 예상보다 높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와 의사협회가 합의안을 만들어 파업을 종료한 다음에도 의대생들이 국가시험을 거부하고 동맹휴업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관점을 바꾸어서, 코로나 국면에서 정부가 굳이 의대 증원과 공공의대 신설 등의 정책을 추진한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질문은 다음 두 가지다. 전공의들이 코로나가 재확산되는 국면에서 중환자실과 응급실까지 포기하는 극단적인 파업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또한 이 과정에서 의사 집단을 제외한 사회 모든 분야의 공식적인 반대와 국민의 싸늘한 여론에 맞서면서까지 파업을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앞 질문에 대해서는 의사와 전공의, 의대생들의 분노가 그만큼 컸을 것이라는 추정으로 갈음하자. 그러나 이 점에 동의하더라도 뒤의 질문에는 답변이 궁색하다. 의사를 제외한 모든 의료계가 반대하고 국민들이 반대하며 의사 집단 내부에서도 반대가 존재하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리한 파업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이번 파업이 정부의 항복을 요구하는 수준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무리한 것이었다. 원칙적으로 누구든 정부의 정책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극단적인 반대 행동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장 나쁜 조건에서도 정부는 정부이고 사회집단보다 강하다. 그러므로 특정 집단이 정부를 상대로 전면적인 대결을 감행할 때는 다음 세 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집단 내부의 강력한 단결력을 확보해야 한다. 둘째, 정부의 정책적 혹은 도덕적 결함을 이용해야 한다. 셋째, 언론과 사회집단을 포함한 국민 여론의 폭넓은 지지를 받아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의사 파업을 검토해 보자. 첫째 조건인 내부 단결력. 사후적으로 드러났지만 파업을 통해서 의사 집단의 단결력이 확인됐다. 둘째 조건인 정부의 결함. 정부의 총체적인 부패와 같은 도덕적 결함은 확인되지 않았고 의대생 증원 정책에서도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 셋째 조건인 국민 여론. 의사 집단을 제외하고 누구도 파업을 지지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회단체들은 파업에 반대했고 여론조사에서도 반대 의견이 확인됐다. 결국 의사 집단 내부의 단결력 외에는 유리한 여건이 없었다. 사회와 고립된 의사 집단이 단순한 의견 제시나 정책적 반대의 수준을 넘어 무리하게 파업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그 상황에서 전공의들은 중환자실과 응급실의 환자를 버리고 파업에 참여했고 그 시각 응급실을 찾아 헤매던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정부에 대한 효과적인 공세나 여론의 지지 확보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전공의들이 유일한 강점인 내부 단결력을 바탕으로 정부에 대한 최대 압박을 동원하기 위해 중환자를 인질로 삼는 극단적인 수단을 선택해 버린 것이다.●정부, 양보로 패배 자인하는 식으로 파업 끝내 전공의들이 중환자실 환자를 버리고 파업을 강행한 행위는 “환자의 건강과 행복한 삶을 최우선의 가치로 고려”한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정면으로 부정한 것으로 앞으로 두고두고 문제가 될 것이다. 그 상황에서 의사들은 파업력을 높이기 위해 간호사들의 동참을 요청했지만 간호협회는 의사들이 의료 현장을 떠난 비윤리적인 행동을 비판하면서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하지 않겠다”는 나이팅게일 선서에 따라 파업 참여를 거부했다. 보건의료노동조합도 의사들의 파업을 비판했다. 결국 파업에서 누구도 승리하지 못했다. 정부와 의사 모두 명백하게 패배자가 됐다. 정부가 패배한 이유는 필요한 소통이 결여된 채 상황에 맞지 않게 정책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정 운영에 대해서 최종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정부로서는 패배자가 되는 한이 있더라도 양보를 통해서 파업을 종료함으로써 상황의 악화를 방지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스스로 패배를 자인하는 방식의 해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패배했는데도 의사 집단이 승리자가 되지 못한 이유는 파업의 무리함 때문이지만 다른 이유도 있다. 정부와 사회집단 간 대결에서 사회집단이 명백하게 승리하지 않는 한 최종적인 승리는 정부에 귀속될 수밖에 없다. 정부는 정책 집행의 주체이며 사회집단과 달리 영속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또 파업이 정당하든 부당하든 파업 상황에서는 의사 집단의 영향력이 발휘되겠지만 파업이 끝나고 일상으로 복귀한 후에는 영향력이 소멸될 뿐만 아니라 파업의 부당성과 문제점이 강하게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합의안이 발표되던 날 의사들이 승리한 것으로 간주됐지만 사실이 그렇지 않다는 징후는 바로 드러났고 앞으로 더욱 강조될 것이다. 그런데 의사협회와 전공의들이 파업을 끝내고 현장으로 복귀한 자리를 의대생들이 대신 지키는 엉뚱한 상황이 만들어졌다. 이들이 ‘낙동강 오리알’이 됐다고 자탄하면서 국가시험을 거부하고 동맹휴학을 지속하는데, 파업을 선도한 선배 의사나 전공의들의 책임은 없는 것일까. 어느 국립 의대의 교수가 의사 파업의 원인을 의사들의 피해의식, 엘리트주의, 위계적 조직문화 세 가지로 정리했다. 이 세 가지 요인은 의사들 내부의 단결력을 강화해 파업을 시작하는 동력이 됐지만 동시에 국민으로부터 고립되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러한 요인을 배경으로 파업에 동참한 의대생들은 정보가 부족하고 상황 인식이 결여된 상태에서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돼 적시에 파업에서 철수하지 못한 채 홀로 남아 불이익을 감당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의대생들을 파업으로 내몰아 놓고 방치해 버린 의대 교수, 선배 의사와 전공의들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이다. ●의료문제 심각성 노출… 대안 찾기 시간 걸릴 듯 이제 파업은 끝났다. 파업을 계기로 의료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났고 대안이 모색되겠지만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그렇지만 의대생들의 국가고시와 동맹휴업 문제는 즉시 해결해야 한다. 국민 여론이 싸늘하고 구제에 반대하는 청와대 청원이 있다는 것도 모르진 않지만 정부와 어른들이 학생을 상대로 싸워서는 안 된다. 자식을 이기는 부모가 없고 제자를 이기는 스승이 없다는 경구를 다시금 확인하면서 의대생들에게 새 출발의 기회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의대생들에게 잘못이 있다면 집단논리에 빠진 선배들이 일차적으로 책임져야 하고 의대생들에게 교훈이 필요하다면 교육과정을 통해 해결할 일이다. 이것이 정부의 자세이고 어른의 방식이며 교육의 관점이다. 정부의 신속하고도 포괄적인 해결을 촉구한다. 상지대 총장
  • 10년 단골인 줄 알았는데…세상 끔찍한 스토킹

    10년 단골인 줄 알았는데…세상 끔찍한 스토킹

    살인 혐의로 40대 남성 징역 20년 선고피해자 아들 “오랜 기간 어머니 괴롭혀” 10년 가까이 알고 지낸 식당 업주에 도를 넘는 호감을 표시하다가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남성이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2부(부장 이정현)는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3)씨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5월 4일 오전 9시 50분쯤 경남 창원시 의창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이웃인 식당 업주 B(59·여)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단골인데 고기를 구워주지 않는 등 서비스가 부족하다고 느껴 우발적으로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수사 결과 A씨가 피해자에게 이성적 호감을 드러내왔던 점이 확인되면서 ‘스토킹 범죄’라는 지적이 나왔다. 피해자의 아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려 “A씨는 오랜 기간 폭력적인 행위와 영업방해를 하며 어머니를 괴롭혀왔다”면서 “어머니는 A씨의 가족에게도 관련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또 “어머니 휴대전화에서 A씨가 올해 2월 9일부터 4월 30일까지 100여통의 전화를 한 흔적이 발견됐다”면서 “상대를 이성적으로 생각해 일방적으로 피해자를 몰아세우는 스토킹 범죄는 또 생겨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이성적인 호감을 가지고 있다가 고백을 거절당한 이후에도 계속해 피해자에게 접촉해오던 중 강한 피해의식과 질투심, 혐오감에 사로잡혀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해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이날 재판을 방청한 여성의당은 성명서를 통해 “현행법상 스토킹 범죄는 경범죄로 구분돼 피해자를 사전에 보호하지 못한다”며 스토킹 범죄 처벌법 제정을 촉구했다. 피해자 유족은 이번 판결에 대해 양형이 부족하다며 항소의 뜻을 밝혔다. 지난 6월에도 헤어진 여자친구를 스토킹하다 살해한 남성이 징역 22년을 선고받았다. 또 조혜연 프로바둑 기사 9단 역시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약 1년간 스토킹 범죄 피해를 받고 있는 사실을 밝히며 스토킹을 강력범죄로 다룰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파주병원 탈출 사랑제일교회 신자…원불교 법당에도 숨었다

    파주병원 탈출 사랑제일교회 신자…원불교 법당에도 숨었다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발 코로나19 확산이 전국에서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교회 50대 신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 격리치료 중 탈출했다 25시간만에 붙잡혔다. 19일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오전 1시15분쯤 서대문구 신촌의 한 커피숍에서 파주병원을 탈출한 코로나19 확진자 A씨(56)를 검거해 곧바로 파주병원으로 후송했다고 밝혔다. 경기 평택시 거주자인 A씨는 지난 9일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2시까지 전광훈이 담임목사로 있는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한 후 발열과 오한 증상이 나타나자 지난 14일 검사를 받고 이튿날 확진돼 경기도의료원 파주병원으로 이송됐다. 입원 사흘만인 18일 오전 0시18분쯤 파주병원을 탈출한 A씨는 간호사들의 눈을 피해 기어서 출입문까지 이동했다. A씨는 오전 4시30분쯤 파주병원에서 3km 떨어진 조리읍 봉일천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로 이동했다. 휴대폰 위치추적 등을 통해 오전 9시쯤부터 서울 종로구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1시간가량 머문 게 확인됐다. 경찰은 A씨 검거를 위해 경력을 동원해 서울 종로구 등 일대를 수색하고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행적을 추적해 도주 25시간여만에 그를 붙잡았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A씨 때문에 의료진과 경찰이 생고생을 해야 했다. A씨는 뉴시스에 도주 중 종로구의 한 원불교 법당 안에 들어가 11시간 동안 몸을 숨기고 있다가 신촌의 카페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법당 안에 있는 동안 다른 누군가를 만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이날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다시 파주병원으로 입원을 시켰는데 의료진들이 탈출 동기를 물어보니까 김칫국에 독약을 탄다는 등 이런 좀 비상식적인 언급들을 하고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게 탈출 동기에 혼선을 주기 위한 의도일 수도 있다. 사랑제일교회분들은 이런 피해의식들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전광훈 목사도 ‘북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교회나 집회장에 뿌렸다’ 이런 말을 하고, 또 일부 신도들은 ‘일부러 사랑제일교회 교인들은 양성으로 판정한다’ 이런 이야기를 한다”라고 말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추미애 “여성 장관에 관음증 심각”…“도끼병”

    추미애 “여성 장관에 관음증 심각”…“도끼병”

    진중권, 여성 장관이 아니라 장관 추미애에 대한 보도추미애 법무장관이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 장관에 대한 언론의 관음 증세가 심각하다”며 언론의 보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추 장관은 소위 채널A 검언유착 사건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주장하며 지난 7일 연가를 내고 산사로 가자 자신의 소재를 탐색하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언론은 물론 정치권에 로비를 심하게 한다는 것이 감지되어 다음날까지 휴가를 연장했다고 덧붙였다. 첫 연가 다음날 산사에서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에 공개하자 한 언론은 “제 메시지는 뒷전이고 ‘뒷모습 누가 찍었나?’를 궁금해했다”고 강조했다. 8일 오전 9시쯤 산사에서 거처를 옮겼는데 기자들이 추 장관이 머물던 절을 추적했고, 스님에게 장관과 찍은 사진을 요구하기도 했다고 부연했다. 같은 날 오후 5시 30분쯤 집 앞에 도착하자 수많은 기자가 진을 치고 있어 집에 못 들어가고 또 거처를 옮겼다고 했다. 조수진, 국회 법사위 열어 각종 의혹 해명해야 추 장관은 검찰의 건의안을 거부한 법무부 의견문 발표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협의했다는 의혹에 대해서 “이미 인터넷 SNS를 통해 반복해서 설명했지만 애초에 저의 해명은 필요 없었던 것 같다”며 “‘최 의원=장관의 최순실’이란 프레임을 씌우고 싶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추 장관은 “언론의 진실을 외면하는 무능력은 관대하게 넘어가겠지만 관음증 중독은 선을 넘었다”며 “남성 장관이라면 꿋꿋이 업무를 수행하는 장관에게 사진은 누가 찍었나, 최순실이 있다, 문고리가 있다, 발끈한다 등 이런 어이없는 기사 제목을 붙이며 우롱했겠는가”라고 한탄했다. 추 장관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대해 한 기자는 “도끼병 장관님은 또 처음이라 좀 당황스럽다”며 “장관님 그러니 페이스북 게시물 말고 간담회를 통해 질문을 받으시라”고 제안했다. 기자들의 질문은 모두 공적인 물음이고, 성별과도 무관한 내용일 것이라고 장담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여성’ 추미애에게는 아무 관심 없다. 못 믿겠으면 ‘장관’ 그만둬 보세요. 그 많던 기자들, 싹 사라질 것”이라며 “피해의식을 가장한 자아도취”라고 추 장관을 비판했다. 조수진 미래통합당 의원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어 추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최강욱 의원이 출석한 가운데 각종 의혹의 진실을 따지자고 말했다. 조 의원은 “추 장관이 이번엔 ‘관음증’에 대한 추미애식 뜻풀이로 ‘국민농단’을 했다”며 “‘검찰총장 수사권 박탈’이나 시도하려는 법무부 장관의 그릇된 행태를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이 어떻게 관음증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한해 7000여건 112신고한 50대, 항소심서도 징역 10개월 선고

    한해 7000여건 112신고한 50대, 항소심서도 징역 10개월 선고

    1년 동안 112에 7000여건의 전화 신고를 했다가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한 50대 남성에게 원심대로 징역 10개월이 선고됐다. 광주지법 형사 1부(부장 박현)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52)씨의 항소심에서 “1심 형인 징역 10개월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는 항소를 ‘이유없다’며 기각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월 10일, 하루 4시간 동안 96차례에 걸쳐 112로 전화를 걸어 욕설을 하거나 횡설수설했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폭력을 휘두른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지난해 2월부터 지난 2월까지 1년 간 7000건이 넘는 112신고를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1심과 항소심 재판부는 국가공권력에 대한 막연한 불신과 피해의식을 가지고 수천건이 넘는 112신고를 반복, 수사력 낭비를 야기하고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하는 등 정당한 공무집행을 방해한 점 등을 참작, 형량을 결정했다. 한편, 경찰은 112 신고와 관련, 허위신고로 인해 정작 도움이 필요한 국민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만큼 상습ㆍ악성 허위신고자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 엄정대응키로 했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김균미 칼럼] 韓 ‘코로나 세대‘와 美 ‘V세대’

    [김균미 칼럼] 韓 ‘코로나 세대‘와 美 ‘V세대’

    사전투표 이틀째였던 지난 11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의 한 사전투표소 앞에 줄이 꽤 길다. 이른바 관내 투표자들은 그렇다 치고, 그 동네에 살지 않는 유권자들의 줄이 엇비슷하게 길었다. 20대가 유독 많아 눈길이 갔다. 총선 당일인 15일 오전 7시. 서울 강남역 인근의 외국어학원에는 마스크를 한 젊은이들이 띄엄띄엄 자리를 잡고 앉아 공부하고 있다. 대학원이나 유학을 준비하고 있거나, 코로나19 사태로 더 좁아진 취업문을 뚫으려는 청춘들일 것이다. 그 어느 쪽도 녹록해 보이지 않는다. 이들은 부모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덜 여유로운 첫 세대라는 밀레니얼 세대(1981~1996년생)의 뒤를 잇는 세대다. 밀레니얼 세대가 2008~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라는 역경을 헤쳐나왔다면 이들 ‘Z세대’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라는 더 큰 위기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사회·경제적으로 거대한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듣고 있다. 그래서 더 불안하고 힘들다. 심지어 이 세대를 부르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코로나 세대’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 8일 경기 의왕시 지원유세에서 이들을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취업 대란’을 경험했던 ‘IMF(국제통화기금) 세대’에 견줘 ‘코로나 세대’라고 불렀다. 이 위원장은 “코로나19 때문에 공부와 취직이 어려워지고 취직해도 직장 유지가 어려워진 세대, 이른바 코로나 세대의 고민을 지금부터 연구하고 돕기 위한 정책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서 20대 표심을 겨냥했다. 고등학생부터 사회 초년병까지 아우르는 발언이었다. 미국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Z세대’를 바이러스에서 첫 철자를 따와 “V세대”라고도 부르는 모양이다. 미국의 퓨리서치센터 분류에 따르면 Z세대는 1997~2012년생으로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막 대학을 졸업했거나 취직을 한 세대를 이른다. 최장기 호황을 구가하던 미국 경제 성장세가 꺾인다 해도 당장은 일자리를 걱정하지 않았던 이들에게 코로나19는 청천벽력이다. 밀레니얼세대와 Z세대를 연구하는 CGK(Center for Generational Kinetics)의 제이슨 도시 대표는 정치전문온라인매체인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Z세대의 ‘9·11테러’ 사건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만큼 사회·경제적, 심리적 파장이 엄청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14일 현재 미국의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2만 5000명에 육박한다. 코로나 사태로 가족이나 친척, 친구, 지인 중 누군가는 숨져 아픈 상처를 안고 있는 세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감염 사태와 봉쇄 조치는 가족, 어른, 정부의 역할과 경제적 미래, 심지어 성(性)에 대한 이들의 생각을 바꿔 놓을 것이며 선거에도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한 액시오스의 보도는 우리를 돌아보게 한다. 한국의 ‘코로나 세대’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다행히 미국처럼 인적 피해가 크지는 않았지만 대구의 경우 두세 사람만 건너도 지인 중에 세상을 떠났거나 위중한 상태에 있을 정도로 코로나는 내 얘기이고, 이웃의 이야기이다. 가족과 개인이 맞닥뜨린 경제적 어려움은 실제 상황이다. 백신과 치료제가 나올 때까지는 감염 가능성에 대한 불안을 안고 지내야 한다. 안전을 위한 생활방역은 모두가 지켜야 할 사회적 약속이 될 것이다. 국가는 IMF관리체제에서 3년 만에 졸업했지만 20대에 외환위기를 맞아 취업 기회마저 박탈당했었던 ‘IMF 세대’는 30대에는 금융위기, 40대에는 경기침체에다 이번에 코로나 사태까지 경험하면서 스스로 ‘불행한 세대’라고 부른다. 그러다 보니 안정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코로나 세대’가 ‘제2의 IMF 세대’가 되지 않으려면 불안감을 덜어 주고 패배의식, 피해의식에 갇히지 않도록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 개인의 의지나 능력의 차원을 넘어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코로나 세대’의 고민을 연구하고 돕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겠다는 여당 공동선대위원장의 약속이 우선순위에서 밀려 그야말로 생각에 그친다면 안 하느니 못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사회ㆍ경제적 영향은 지금부터가 사실상 시작이다. 촘촘한 방역활동으로 높아진 정부에 대한 국민 신뢰가 경제 회복 과정에서도 지속될 수 있길 바란다. 신뢰는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지는 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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