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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경보상제 신중해야(사설)

    논에 벼를 심지 않고 놀려두는 경우 정부가 땅 주인에게 일정액을 보상해주는 휴경보상제가 관계당국에 의해 검토되고 있다. 정부가 이 제도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이 타결되더라도 휴경제 등 국내생산을 축소하기 위한 정책을 펴고 있을 경우 관세무역일반협정(GATT)의 제11조 2항 C조항을 적용받아 외국산 쌀 수입을 제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정부당국자는 밝히고 있다. 정부가 쌀시장 개방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이 제도의 실시를 검토하고 있으나 이 문제는 농민들은 물론이고 모든 국민들에게 충격적인 뉴스이다. 농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농업소득의 절반 이상을,농가소득의 3분의1 이상을 차지하는 쌀 농사를 축소한다는 경제적 관점뿐이 아니라 쌀 생산이 곧 농본이라는 전통적 인습을 바꾸는 혁신적인 농정개혁에 속하기 때문이다. 우리 농민들은 오랜 농본국의 정서와 체질 때문에 밭도 아닌 논을 놀리는 데 선뜻 응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국민들에게도 도작문화권이 갖고 있는 특수성으로 인해 쌀을 소중히 여기는 관습이몸에 배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 제도는 실시에 따른 구체적인 문제 이전에 쌀 감산에 대한 농민의 감정적 사고와 그에 따른 행동적 폭발성을 다분히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공업위주의 경제개발정책에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농민들에게 이제는 휴경까지 하라고 할 때 과연 응할지가 의문스럽고 휴경에 응하지 않을 경우 실질적인 제재가 가능하지도 않다. 또 휴경제를 실시한다고 해서 쌀 수입을 제한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다. 일본이 70년대부터 쌀 휴경제를 실시하고 있지만 미국으로부터 쌀시장 개방압력을 받아오다가 마침내 시장개방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의 예로 미루어 우리가 비록 쌀 휴경제를 실시한다 해도 미국의 쌀시장 압력은 계속될 게 분명하다. 뿐만 아니라 쌀 휴경제 실시는 우리의 농업기반 전체를 흔들어놓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농업은 제조업과 달리 일단 농사를 짓지 않으면 농지가 급속도로 황폐화되고 일단 못쓰게 된 농지는 복원하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현재 쌀이 남아돌고 있다고 하지만 북한과의 쌀 교역 또는 통일이라는 새로운 변수를 고려하면 여유가 있는 것도 아니다. 북한이 남한으로부터 쌀을 반입할 경우 반입량은 50만t(3백50만섬) 가량이 될 것이고 흉년이 들 때는 1백만t(7백만섬)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정부 재고미 1천4백만섬으로는 3년 정도 북한에 반출할 수 있는 양에 불과하다. 우리의 양정이 국제화에 대비해야 하는 것 만큼 통일에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더구나 내년부터 통일벼의 정부수매를 중단키로 하는 등 실질적인 감산정책을 펴고 있는 과정에서 휴경제까지 실시되면 쌀 수급이 안정을 유지할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이런 문제들을 배제하더라도 그 제도 실시에는 문제가 있다. 휴경제는 일하지 않으려는 풍조를 우리 사회에 고착화시킬 우려가 있는 것이다. 이처럼 휴경제는 여러 가지 문제를 갖고 있으므로 신중하고 충분한 검토와 광범위한 의견수렴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되어야 한다.
  • 유고,민족분규 수습책 마련 실패/연방간부회의,무력진압 싸고 이견

    ◎군부선 비상사태 선포 요구/분규지역 주민­진압군,충돌 위기 고조 【베오그라드 외신 종합 연합 특약】 유고슬라비아의 민족간 분규가 반군시위로 확대되는 등 2차대전 이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아 유고군부가 경계태세를 취하고 예비군동원령을 내린 가운데 연방최고회의는 8일 군부가 제시한 5개항의 수습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합의점에 도달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보르바지는 이날 연방최고회의가 벨리코 카디예비치 국방장관이 제시한 군의 역할확대 등 5개항을 논의하고 있으나 의견이 나누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한 마케도니아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공은 처음에 중립적인 자세를 보였지만 군의 크로아티아공 투입에 찬성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공은 연방군이 크로아티아에 배치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으멸 세르비아 및 몬테니그로공은 이에 찬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신문은 또한 마케도니아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공은 처음에 중립적인 자세를 보였지만 군의 크로아티아공 투입에 찬성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군이 민족분규를 무력진압할 경우 군의 분열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비상사태를 요구하고 있는 군은 8일 정치인들에게 민족분규를 종식시키든지 아니며 특별권한을 군에 부여할 것을 촉구했다. 국방차관 겸 군정보책임자인 브로베트는 연방의회에서 『합법적으로 선출된 공화국의 지도자들이 민족분규를 야기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뒤 현재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군에 권한을 부여할 것을 촉구했다. 세르비아의 젤레노비치 총리는 세르비아공 의회에서의 연설을 통해 『크로아티아 지도부가 세르비아인들을 파멸시키려고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연방정부에 세르비아인을 보호하도록 호소했다. 또한 밀란 파로스키 세르비아공 의원은 오는 15일 연방간부회의 의장이 될 크로아티아의 스티페 메시치를 체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탱크가 동부 크로아티아공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공에 배치되고 있으며 포병부대가 베오그라드 외곽에 투입되는등 군은 민족분규를 막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보스니아공의 플로그와 리스티카 등에서는 수천여 명의 크로아티아 시민이 몰려나와 군탱크 및 장갑차량의 이동을 저지하기 위해 건설용 중장비와 버스·트럭 등으로 바리케이드를 치고 도로를 봉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방군 투입 항의,반군시위로 확산/정부 “어물쩡”·군 “개입” 선언… 내전 위기로(해설) 내전 일보 직전의 혼미상태를 거듭해오던 유고슬라비아의 민족간 분규가 급기야 반군시위로 확산되면서 일촉즉발의 위기감을 자아내고 있다. 이번 분규확산은 크로아티아공화국내의 세르비아인 집단거주지역에서 지난 2일 발생한 충격전으로 인해 크로아티아인 경찰 13명을 포함한 17명이 사망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크로아티아공화국의 분리독립 움직임에 맞서 세르비아인들이 크로아티아공화국으로부터 이탈해 세르비아공화국으로 합병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선 와중에서 크로아티아공화국이 이 지역에 경찰서를 설립하려 한 데 반발한 세르비아인들이 난동을 부린 것. 사태가 심상치 않자 연방군은 소요를 방지한다는 명분으로 이 지역에 병력을 파견,크로아티아인들로부터 공화국 주권침해라는 비난을 샀고 마침내 반군시위로 이어져 지난 6일에는 연방해군사령부가 시위대의 습격을 받아 병사 1명이 사망하는 등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이에 따라 군부는 적군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하고 소요지역에 병력파견을 준비하는 한편 연방지도부에 비상사태 선포를 요구하면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군부가 직접 개입하겠다고 사실상의 최후통첩을 전달했으나 7일 소집된 연방간부회는 각 공화국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 때문에 수습안을 마련하는 데 실패,군부의 행동이 주목되고 있다. 이같은 민족간 갈등은 동구에 몰아닥친 민주화물결 여파로 민족의식이 급격히 고양된 데다가 지난해 각 공화국별로 실시된 선거에서 최대세력인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를 제외한 4개 공화국에서 민족주의정당이 집권하면서 불붙기 시작했다. 세르비아공화국의 집권사회당(옛 공산당)은 과거의 강력한 연방제를 고집하는 반면 4개 공화국은 주권공화국의 느슨한 연합형태로의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분리독립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세르비아인과 크로아티아인간의 갈등은 뿌리가 매우 깊다. 2천4백만 유고인구 중 1,2위를 차지하고 있어 라이벌의식이 강한 데다 역사·종교적으로도 세르비아인은 회교국이었던 오토만제국의 지배를 거쳐 그리스정교를 신봉하는 반면 크로아티아인들은 로마카톨릭의 합스부르크왕가의 지배를 받아 가톨릭을 믿고 있다. 2차대전 당시 나치에 협력한 크로아티아인 우스타쉬에 의해 수십만 명의 세르비아인들이 죽어간 감정상의 앙금도 남아 있다. 이제까지 줄곧 연방정권을 주도해왔던 세르비아공화국에 대해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여타공화국 지도자들은 최근의 민족분규가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세르비아인이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군부의 개입을 적극 반대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티토가 마련해놓은 복잡한 권력구조도 연방정부의 위기관리능력 상실에 한몫을 하고 있다. 다민족국가인 소련 체코슬로바키아 등과 함께 유고도 연방형태의 획기적인 변화가있기 전에는 민족간 분규가 끊일 날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일시적인 무력진압과정을 거치든,아니면 막바로 평화적인 방법에 의하든간에 궁극적으로 변화는 불가피할 것 같다.
  • 민자 당무회의 「대구파문」 수습 안팎

    ◎“집안싸움 하면 손해”… 일단 덮어두기/“정치복원 얘기뿐”… 김 대표,사과성 해명/채문식 고문,“이만 끝내자” 마무리 유도/민정·공화계선 “의미 축소됐다” 만족감 양김씨의 기습적인 「대구선언」으로 야기된 여권의 내부갈등은 김영삼 민자당 대표최고위원이 3일 당무회의에서 사과성 해명발언을 하고 민정·공화계가 더 이상 대응을 자제함으로써 일단 진정됐다. 그러나 이번 파동의 조기수습은 광역의회선거를 앞두고 집안이 시끄러운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는 여권 내부의 공동인식에 따른 것으로 파동의 불씨는 계속 남을 것 같다. ○…김 대표는 이날 당무회의에서 대구회동에 대한 사과성 발언을 했으나 전체적인 기조는 『집권당 대표로서 할 수 있는 일이며 따라서 너무 과민하게 반응하지 말아 달라』는 내용이 주조. 김 대표는 문제가 됐던 「공안통치」와 관련,『대통령의 권위와 통치스타일을 거역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있으나 이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면서 『당초 김대중 총재와 「공안정치」로 얘기됐던 것이 발표과정에서 「통치」로 바뀐 것이며 여야가 정치력을 회복,정치복원을 하자는 것 이상의 아무 의미도 없다』고 설명. 그는 이어 『야당이 피해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절대 공안정치가 없을 것이라고 설득하는 과정에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이라며 『그러나 이같은 합의는 그간의 「거리정치」를 끝내고 「장내정치」에 역점을 둔다는 측면에서 나름대로 뜻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석. 김 대표는 『내각제 부문은 김 총재가 먼저 끄집어내길래 당의 입장을 말해준 데 불과하며 소선거구제의 경우도 기존의 국회의원 소선거구제 당론을 바꾼 일이 없는 「현실」을 그대로 얘기했을 뿐』이라고 해명. 김 대표는 끝으로 『집권당 대표로서 야당 총재와 이런 정도의 합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히고 『그러나 잠시나마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려 미안하게 생각하며 협조를 바란다』며 자신의 발언을 마무리. 이에 채문식 고문은 『이같이 예민한 문제가 국민 시선이 집중된 곳에서 발표돼 일파만파의 걱정을 끼쳤다』며 김 대표를 겨냥한 뒤 『여러 가지 걱정이있는만큼 당무위원들께서 할말이나 물어볼 말도 많겠지만 서로 자제해 이것으로 끝내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라며 조기 사태수습을 유도. 채 고문은 또 『대표최고위원의 말이라도 당내에서 먼저 걸러야 명실상부한 대표의 말이 될 수 있으며 최고위원들도 흉금을 털어놓고 대소사를 논의해야지 「대표가 알아서 잘하겠지」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며 지도부의 각성을 촉구. 이어 김종필 최고위원은 『이제 그만 끝냅시다』라고 맞장구쳐 이날 회의는 30분 만에 간단하게 종료. 채 고문이 이날 이례적으로 수습에 나선 것은 김 최고위원이 당무회의에 앞서 채 고문에게 『당내에 시끄러워지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으니까 여기서 끝내야 한다』며 민주계 작전에 말려들지 않아야 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당의 원로 자격으로 사태진화 발언에 직접 나서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 때문이라는 후문. ○…이날 당무회의가 끝나자 김종필·박태준 최고위원을 비롯,민정·공화계 중진의원들은 『이 정도 짚고넘어가면 되는 것 아니냐』며 대구회담의 정치적 의미를 톤다운시킨 정도로 일단락지은 데 대해 나름대로 만족감을 표시했고 민주계 역시 민정·공화계의 목소리를 잠재우면서 대구회담의 내용을 「추인」받은 데 대해 흡족한 표정. 김종필 최고위원은 『여기에서 끝내야지 계속 시끄러워져서야 되겠느냐』며 확전 일보직전에서 사태가 수습된 데 대해 안도감을 표시하면서 민주계,특히 김 대표의 속셈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다는 의미로 「좌견천리 입견만리」라는 문구를 인용. 반면 민주계의 황병태 의원은 『이번 대구회담은 수서사건 이후 장외로 돌던 평민당을 장내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됐고 3당통합 이후 실종된 정치를 제휴·협력의 정치로 복원했다는 점에서 노태우 대통령의 입장에서도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며 대구회담을 합리화. 한편 이날 당무회의에 앞서 민정계 중진들과 민주계의 김 대표 측근들은 각각 별도의 모임을 갖고 계파별 입장을 정리했고 공화계는 2일 저녁 만찬회동에서 향후 대응책에 대한 의견을 수렴. ○…청와대는 대구회동에 대해 내심 불쾌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광역의회선거를 앞두고당내분의 재연우려 등을 고려 조기수습하되 일단 재발방지의 쐐기를 박아놓자는 입장을 견지. 이에 따라 손주환 정무수석이 2일 하오 김 대표의 측근인 김덕룡 의원을 만나 대구회동의 합의사항에 대한 노 대통령의 우려를 전하고 3일 상오의 당무회의에서 결자해지 차원에서 분명한 해명을 하라고 주문. 손 수석이 「합의」의 경위를 묻자 김 의원은 『김 대표가 대구회동 전에 누구와도 상의한 적이 없으며 모든 것이 현장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한편 노태우 대통령은 4일 하오로 일정이 잡힌 김 대표의 주례당무보고를 예정대로 받을 계획인데 이 자리에서 김 대표가 「진사」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
  • 정치권 「뇌물외유」 막후절충 안팎

    ◎“불기소로 매듭”… 해법찾기 안간힘/“입법부 존립에 위기” 여·야 공감대/「자진사퇴」 거부… 제명방식등 검토 국회상공위 「뇌물외유」 사건 관련의원들에 대한 검찰의 구속방침이 확정된 이후 이들 의원들에 대한 사법처리의 「강도」를 완화시키기 위한 정치권의 막후절충이 수면아래에서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 정치권은 당초 사건의 파문을 조기에 진화시키기 위해 거의 반공개적으로 관련의원들의 의원직 자진사퇴를 통한 기소유예 혹은 불기소 처분의 정치적 해결을 모색했으나 관련의원들이 의원직 자진사퇴에 강한 반발을 보이고 있는데다 이같은 정치권의 해결방식에 비난여론이 드세지자 구속영장 청구보류기간인 2월9일까지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해결의 전술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은 만일 관련의원들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켜 의원직을 사퇴했을 경우 일본의 리크루트사건 관련의원들이나 미국 등 선진국의 스캔들 관련 의원들이 「정치적 사행」이나 다름없는 의원직 자진사퇴를 통해 사법처리 대상에서 제외된 사례들을 거론하면서 국민여론에 직접 호소하는 방식으로 불기소처분을 얻어낸다는 생각인 것같다. 특히 이번 사건의 경우 정치권 전체가 국민의 불신을 받는 시점에서 비난여론의 강도때문에 정치권의 정치적 해결방식이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 이번 임시국회 회기중 국회의원 윤리강령 제정,국회윤리위 신설 등 국회차원의 자정노력을 보여 우선 여론을 무마시킨 뒤 의원직 사퇴를 않더라도 당차원의 탈당권유 혹은 제명의 중징계를 가하는 선에서 불구속기소나 기소유예의 양보를 얻어내겠다는 계산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치권이 이처럼 전례없이 국민의 법 감정과 검찰권에 맞서 정치적 해결의 의지를 굽히지 않는 것은 여야의원들이 이번 사건에 대해 느끼고 있는 「공범」 의식과 함께 입법부 존립에 대한 위기감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즉 이번 사건 관련 의원들을 철저히 매도,희생양으로 삼기엔 그와 유사한 관행이 오랫동안 정치권에 답습돼온데다 이번 사건을 구속기소로 방치하게 되면 현재의 정치풍토를 감안할 때 앞으로 또다른 의원들이 구속기소돼야 할 사태도 얼마든지 양산될 수 있다는 피해의식 때문에 정치적 해결의 방식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당분립이라는 명분을 빌려서라도 공권력에 대한 입법부의 보호막을 마련해야겠다는 것이 현 정치권의 다급해진 심정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민자당의 경우 공권력과 정치권이 대결 국면으로까지 치닫게 되면 노태우대통령의 통치 후반기에 국정수행의 강도를 약화시킬 우려가 있다는 논리로 정치적 해결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향후 정국운영방안을 둘러싼 여권 핵심세력간의 주도권 다툼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도 만만찮게 대두되고 있다. 노재봉 내각출범과 더불어 권력 핵심부에 진입하게 된 율사출신의 신 「개혁주도」 세력들이 향후 지자제선거 등 일련의 선거와 6공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운행하기 위한 사전정지작업 차원에서 정치권·학원 등 각 부문에 걸친 구조적 비리에 대해 메스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특히 민자당을 중심으로 한 구실세들이 「엉거주춤」하는 사이에 노대통령의핵심적인 향후 정치일정인 내각제 개헌이 무산된 점을 비판하면서 이에 따른 「적극대응론」을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뇌물외유」 사건을 터뜨린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에대해 노대통령이 잔여임기 동안 국정을 안정적으로 수행하려면 정치권의 부담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인식아래 민자당의 단합과 여야의 공존을 최우선시하는 구 실세들은 신진세력들의 질주를 차단하고 기존의 영토를 수호하는 방편으로 정치적 해결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구속방침까지는 신진세력의 기습공세에 정신없이 밀렸지만 「정치권의 심정적인 공감대」를 무기로 정치적 해결이라는 반격에 나섰다는 것이다. 평민당측도 지난 26일 김영배총무가 사건 당사자인 이재근의원을 만나 사법처리를 면제하는 대신 의원직의 자진사퇴 가능성을 타진한 것이라든가 28일 김대중총재가 이의원에게 당차원에서 중징계하는 대신 사법처리의 강도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매듭지어질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는 등의 일련의 움직임으로 볼때 정치적 해결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이해된다. 이의원의 경우 평민당의 창당 당시 총무위원장을 역임했으며 초대 사무총장을 역임한 점을 감안하면 이의원이 「혼자 당할 수는 없다」는 심정으로 입을 열게될 경우 평민당의 정치자금줄이 노출될 뿐만 아니라 김총재의 정치생명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위험부담률 때문에 검찰의 구속수사라는 사법처리의 강도를 완화시키는데 역점을 두고 정치적 절충가능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의원이 두차례에 걸친 김총재와의 면담에서도 당차원의 제명이나 출당조치 등 중징계에 거부감을 나타낸데다 관련 3의원이 의원직 사퇴를 거부하기로 행동통일을 결의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여야의 정치적 해결노력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이들보다 사안이 결코 경미하지 않은 박재규(민자)·서석재(무소속)의원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켰던 정치권이 의원직을 사법권에 대한 유일한 보호막으로 인식하고 있는 이들 의원들한테서 사퇴를 유도하기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결국 정치적 해결의 성공여부는오는 2월9일까지 전개될 정치권의 자정노력과 이에 대한 여론의 호응도,정치권의 관련의원들에 대한 정치적 제재정도에 대한 합의점 도출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 중산층의 만족감과 불만족감(사설)

    한국개발연구원이 발표한 「국민생활수준 및 경제의식조사」 결과는 우리의 중산층논의에 연관된 많은 조사들의 최신판으로서 한번 더 관심을 가질만한 여러 시사점을 담고 있다. 무엇보다 단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중산층이 늘고는 있으나 그들의 생활에 대한 불만족감은 더 크게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도시지역의 경우 객관적 표준에서 중산층은 80년 21.4%에서 88년 36.4%로 늘어나 있고 또 같은 연도대비에서 자신이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45.2%에 61.5%로 커져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지난 5년간 생활수준의 만족도에 대한 느낌은 단 0.5%에서만 표시되고 있고 31.4%가 상대적 불만감을,19.8%가 절대적 불만감을 말하고 있다. 우리는 이 부분이 지금 우리가 보다 진지하게 관심을 가져야할 현안이라고 생각한다. 중산층에 대한 어떤 개념의 입장이든 다같이 합치되는 지점은 중산층의 사회적 지위가 아니라 그 역할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역할로 말할 때 가장 앞서는 것은 중산층의 의식이 그 사회의 온건한 생각을 대변하고 이 생각의 힘이 결국 그 사회의 예민한 문제들에 완충역을 해 준다고 보는 것이다. 한가지 더 든다면 이들이 어떤 삶의 양식과 가치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전반적인 삶의 양태에 창조적이냐,능동적이냐가 결정된다고 믿는 것이다. 그러나 바로 이 관점에서 오늘날 우리 중산층은 그 자신이 오히려 사회적 긴장을 만드는 불만세력일 수 있고,또 한편으로는 그 불만을 통한 소시민적 소비성향을 조장하며 지극히 개인적인 안이함과 향락까지를 추구하는 경향에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 조사자료에서 39%가 무규범 상태의 피해의식을,37%가 사회적 고립감을,27%가 민주화에 대한 무기력감을,23%가 목적과 수단에 대한 전도의식을 느끼고 있다 답한 내용이 이러한 생각을 더 잘 뒷받침해 주고 있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이 통계적 수치들의 표면에 있는 것은 아니라고 보아야 옳을 것이다. 중산층 자신들의 삶의 수준을 따지는 관점과 기준 그 자체가 잘못돼 있다고 말해야 한다. 생활의 만족과 불만족을 가르는 대상이 자료에 나타난 바에 의하면 오로지 물질적인 것의 상대적 비교에 집중돼 있다. 하나만 들더라도 도시중산층 71%가 33평의 평균거주 면적을 갖고 있고 군지역도 84%가 30평의 거주면적을 갖고 있지만 불만족감은 이 평균 이상의 기준들에서 제시되고 있음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연수 5만달러의 가정을 중산층의 표본으로 보는 미국의 경우,67%가 중산층으로 분류되지만 이 모든 가정이 거의가 다 여유없는 월부인생을 지내면서도 우리처럼 높은 불만족감을 표시하고 있지는 않다. 이 차이는 결국 삶의 의미와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로 가를 수 있다. 미국 중산층의 삶의 불만은 예컨대 내가 사는 인근에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있느냐 없느냐로 표시되고 그래서 84%가 이런 문화시설이 있는 조건에서 살고 있다. 그러므로 오늘날 우리 사회의 또 하나의 과제는 중산층 생활의 만족과 불만족감의 그 내용대상이 어떻게 바뀌도록 해야 하느냐에 있는 것임을 지적해 두게 된다.
  • 우려되는 올해 노사관계/노사정의 협력이 절실하다(사설)

    올해 우리경제의 최대 난제는 물가와 노사문제라는 데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새해 초부터 각종 공공요금과 서비스 요금이 큰 폭으로 올라 물가문제가 심상치 않음을 이미 예고해 주고 있다. 이러한 인상 러시는 올해 노사협상에 부정적인 변수로 작용할게 분명하다. 그렇지 않아도 올해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나 움직임이 적지 않다. 지난해 말 전국 16개 대기업노조가 「연대회의」를 출범시킨 바 있다. 대기업노조의 결속은 올해 노동운동을 강성으로 몰아가지 않을까 하는 관측을 낳고 있다. 우리 노동계는 체제내의 합법투쟁을 표방해 온 노총과 재야 노동세력으로 대별되어 있다. 지금까지 재야 노동계를 대변해온 중소기업 중심의 전노협과 화이트칼러 중심의 업종별 회의에다가 대기업 노조의 연대회의가 새로 탄생,올해 봄철 임금교섭기에 이 3대세력이 연대 투쟁을 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재야 노동계의 강경투쟁 활동은 상대적으로 온건노선을 견지해온 노총의 투쟁방향을 강경으로 선회시킬 공산이 크다. 그렇게 되면 올해 임금협상이 난항을 거듭하게 될 것이다. 노동계자체의 움직임 이외에도 임금협상의 주요지표가 되는 물가가 몹시 불안정하다.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9.4% 올랐으나 근로자들은 체감가로 따져 20∼30% 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월세가격 폭등으로 주거비 부담이 늘어난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해 지표상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1년이후 최고치를 기록한데다가 올해 연초부터 공공요금과 각종 서비스요금,그리고 유가인상 등 물가상승행진이 잇따르고 있다. 물가불안정이 바로 노사협상의 불확실성을 예고해 주고 있다고 하겠다. 올해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은 노조의 정치참여 움직임과 지자제 실시를 노조의 정치참여의 시발점으로 보고 노조활동 방향을 「정치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노조의 정치참여는 노사간의 갈등뿐 아니라 노정간의 대립을 불러 일으킬 소지마저 있다. 노사문제가 이처럼 불투명한 상황에서 정부가 내놓은 노사안정대책은 한자리수 임금인상이다. 정부는 내년도 기본임금이 한자리수 내에서 타결되도록 유도하고 임금안정에 대응하여 근로자복지증진시책을 병행하여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자리수 인상방침에 대한 노동계의 반응은 냉담하다. 지난해말 이승윤 부총리와 노총산하 20개 산별노조위원장과의 간담회에서 근로자측은 국회의원 세비를 23%나 올리면서 근로자 임금은 한자리수 내에서 억제하라고 하느냐며 반론을 제기한 바 있다. 이들은 물가안정을 위하여 근로자만이 희생해야 하느냐는 강한 불안을 표출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올해 노사관계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제반여건으로 미루어 볼때 우리는 노사문제가 올해 경제현안중에서 최대 난제라는 판단에 이르게된다. 바꿔말해 임금협상이 국민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이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해야할 책무를 부여받고 있는 셈이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노·사·정의 시각과 사고에 일대 변혁이 있어야 함은 물론 실질적인 협력을 위한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먼저 정부의 선언적인 한자리수 임금유도에 대한 재검토가 있어야 마땅하다. 일방적인 한자리수내 억제라는 소득정책은 지양되어야 한다. 고임금 업종과 저임금 업종을 구분하여 임금인상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 옳다. 현재 임금수준이 높은 업종과 직종은 고율인상이 억제되도록 유도하고 대신 중소하청·협력기업 등 저임금부문의 임금은 상대적으로 높게 책정되로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뿐만아니라 정부는 노사문제에 있어 사쪽 편향적이라는 인상을 주어서는 절대로 안되며 불법행동에 대해서 공정하고 의연하게 대응해야 한다는게 우리의 생각이다. 사용자 또한 책임전가식 사고나 발상을 불식할 때가 되었다. 경영자측의 대응 미숙이나 과오로 빚어진 대외경쟁력 약화의 몫까지를 모두 노동의 생산성저하나 고임금 탓으로 돌리는 잘못된 사고는 시정되어야 한다. 노사문제에 있어 사용자의 정부의존적인 성향도 아울러 불식되어야 할 것이다. 노사간 대립이 격화되면 정부가 공권력을 투입하여 해결해 줄 것이라는 정부의존의식에서 탈피할 때도 되었다. 스스로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자율의 원칙이 존중되는 풍토조성에 앞장서야 할 주체가 바로 사용자이다. 그 풍토조성을 위해서절대로 필요한 것은 다름아닌 경영의 민주화라고 생각한다. 근로자들의 의식 및 인식 전환은 사·정의 그것 못지 않게 중요하다. 약자이기 때문에 불법행동도 불사하겠다는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동조합이 이제 막강한 사회세력으로 부상해 있는 이상 국민경제를 외면하고 집단의 이익만을 내세워서는 곤란하다. 임금협상에서 자제하고 양보하는 대신 복지 등 다른 형태의 소득보상방안을 사용자와 함께 협의하는 전향적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 지자제공천작업 난항… 고심하는 여야

    ◎우세지역 「선택난」·열세지역 「인물난」/경합지선 추천위 구성… 참신한 인사영입/민자/중앙당 선거체제로… 여당탈락자에 손길/평민/임시전당대회 기점,젊은인재 발굴 총력/민주/민중당선 공단밀집지역등서 승부걸어 여야는 지방자치제선거를 앞두고 정당공천이 허용된 광역의회 의원후보 인선준비작업에 돌입했으나 지역 및 당내사정이 복잡하게 얽혀 공천기준과 방법을 확정짓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자·평민당 공히 자신들의 우세지역에서는 출마희망자들이 넘쳐 「선택난」을 겪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열세지역에서는 「인물난」으로 인해 획일적인 공천규정을 마련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이번 지자제선거결과가 14대 총선의 공천 및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지역국회의원들은 지역사정을 고려한 융통성있는 중앙당의 통제 또는 지원을 바라고 있는 형편이어서 공천작업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합당전 위원장 우선 ○…민자당은 광역의회의원후보 공천방법을 지구당위원장 단수추천→시도지부 경유→공천심사위 심사→당무회의의결→총재 및 최고위원 최종결정이라는 골격은 이미 마련했으나 인선기준·추천방법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이견이 엇갈려 진통을 겪고 있는 상태. 현재 민자당 지자제대책소위에 제기된 문제점은 출마희망자과다지역의 복수추천 또는 무공천허용 여부·여야격돌예상지역의 인선기준·영입 또는 특별배려인사들의 배정·부적격자 선별문제 등으로 대별될 수 있다. 민자당은 공천경합지역에서는 지구당별로 10인이상의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사전협의과정을 거침으로써 탈락자들이 야당으로 변신 또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여권표를 분산시키는 것을 막을 방침. 또 후보추천의 어려움을 호소해오는 지구당에 대해서는 복수추천토록해 중앙당이 낙점을 하는 방식을 검토중이며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호남지역 등은 중앙당이 전직공직자 및 3당합당 이전의 지구당위원장·영입인사들의 출마를 적극 권유한다는 계획도 마련중이다. 그러나 호남지역의 대부분 지구당위원장들이 소선거구제에 반발,후보추천을 않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중앙당은 골치를 앓고 있다. 공당으로서 일정지역에 후보공천을 하지 않을 수도 없고 하자니 인물난에다 지구당위원장들의 반발까지 겹쳐 후보공천과정에서부터 중앙당의 부담이 그만큼 무거워지고 있다. 이와관련해 민자당 일각에서는 호남지역의 경우 친여권인사를 공천하기 보다는 무소속출마를 유도,당선후 입당시키자는 안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민자당은 3당합당이전의 지구당위원장·전직공직자·사무처요원·여성 등을 우선 공천키로 방침을 세웠으나 이들 인사들의 특별 배려에 대한 반응도 우열지역에 따라 극히 상반되고 있는 상태다. 호남지역의 경우 특별배려 공천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희망자가 드물고 영남 등 여권우세지역에서는 지구당위원장들이 안그래도 후보가 넘치는 형편인데 특별배려인사까지 끼워넣는다면 지역의 반발이 증폭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중앙당 비토권 강화 이같은 상반된 지역성때문에 당지도부에서는 후보자추천에 지구당위원장이 전권을 갖되 중앙 당공천심사기구의 재량권을 강화하는 방안도 강구중이다. 이에따라 중앙당은 지구당추천인사에 대한 비토권을 강화하고 출마희망 중앙당사무처요원·영입가능인사들의 자료를 마련해 지구당위원장들이 후보추천시 활용토록 하며 당도 이들의 공천을 적극 뒷받침해 나갈 계획. 현재 지구당당직자를 제외한 중앙당사무처요원의 출마희망자는 약 23명 정도. 이들 출마희망자들은 해당지역 지구당위원장에게 자신을 추천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으나 의원들 대부분이 지역기반이 약하다는 이유 등으로 개인적으로는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앙당은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 7일 출마희망사무처요원들을 소집,당선가능성 및 지역기반 등을 사전조사해 지구당위원장들에게 추천을 적극 권유할 방침이다. 한편 민자당은 새로운 지방의회 바람을 일으키기위해 변호사·교육계출신·전직공무원·사회사업가 등 명망을 갖춘 참신한 인사들을 공천할 방침이나 현재까지 출마희망자들 대부분이 중소상공인이거나 「정치꾼」으로 불리는 정당활동 전력자들이라는 점 때문에 또다른 고민을 하고 있다. 당이 지방의회에 진출시키고 싶어하는 인사들 대부분이 출마의사가 없거나 경제력 및 지역기반이 취약하기 때문. 따라서 민자당은 참신한 인사들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영입가능인사에 대한 출마권유작업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달중 심사위 구성 ○…평민당은 김대중총재가 시무식 연설에서 『인물·선거자금부족에다 조직도 미약해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토로했듯이 「인재난」타파를 위해 목하 고심중이다. 지역적으로는 서울의 평민당우세지역과 호남권은 자천,타천후보들이 선거구별로 3∼4명에 이를만큼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 이에따라 1월 한달동안은 각선거구별로 최소한 1명 이상의 후보자는 확보해 놓겠다는 방침이다. 평민당은 김총재를 위원장으로 하는 지자제선거대책위를 발족하고 지구당위원장이 추천한 후보를 중앙당이 최종 인준토록 당헌·당규를 개정하는 등 중앙당차원의 선거채비를 이미 갖췄다. 후보공천은 각 지구당별로 최소한의 「인물」이 확보되는대로 공천심사위를 구성해 선정작업을 벌이겠다는 방침인데 심사위의 구성시기는 2월 중순쯤이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영남권과 충남북,강원 및 경기도 대다수 지역에서는 후보선정은 고사하고 영입을 위해 몸살을 앓을 수 밖에 없는 현실. 현재 거론되고 있는 예상후보들은 지구당부위원장급 인사들과 중앙당간부,의원보좌관·비서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서울·호남지역에서는 지역유지급들과 재력가들도 상당수를 차지. 그러나 당내부인사들은 민주화투쟁 경력만으로 무장돼 있을 뿐 선거의 승부를 좌우하는 학력·재력·성장배경 등에 있어서는 역부족한 사람들이 태반이라는 지적. 웬만한 지역유지나 재력가들은 전통적으로 친여성향이 강한데다 야당후보로 나서면 자칫 일신상의 불이익을 입을 수 있다는 피해의식때문에 평민당입당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지역감정차원의 「평민당기피증」까지 겹쳐 평민당후보로 나서는 것 보다는 무소속으로 나서겠다고까지 공언하는 실정. 평민당은 설사 상황은 어렵다하더라도 당외인사를최대한 영입해 후보로 내세우겠다는 방침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중앙당조직의 축소개편으로 남은 인력을 지방의원 후보로 내세울 계획. 또 현재 민자당후보를 희망하는 인사들 가운데 공천탈락자들을 영입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평민당이 5일 지방의회선거시기를 5월로 늦춰 잡자고 여당에 제의한 배경에는 인물확보의 어려움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 ○“「미니야당」 설움 벗자” ○…이번 선거를 통해 「미니야당」의 이미지탈출을 꾀하려는 민주·민중당은 당세확장의 차원에서라도 가능한 모든 지역에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입장. 민주당은 호남권을 제외한 전지역에서는 야권의 대표성을 인정받고 있으니만큼 인물확보에 있어서도 평민당보다는 유리할 것으로 희망적인 예측을 하고 있다. 오는 21일 임시전당대회를 통해 당체제가 정비되면 외부인사영입과 후보자발굴을 연계시켜 적극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당이 내세우는 「세대교체」의 이미지를 살리기위해 공천후보는 30∼40대의 교수·변호사·직능단체대표 등 전문직 인사나 야당성이 있는 행정유경험자를 중점 발굴하겠다는 방침. 헌재 결성돼 있는 70개 지구당에서는 지구당위원장 책임하에 후보자를 발굴하고 지구당미결성지역에서는 시·도대책위를 통해 후보자를 선정하겠다는 복안. 민중당은 이번 선거에서 적어도 2백명이상의 후보를 내세우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수도권과 공단밀집지역 및 농민운동이 활성화된 농촌지역 등 30개 지역을 중점적으로 지원,승부를 걸겠다는 전략.
  • UR 연장 활용,국제대응력 갖출때

    ◎「브뤼셀회담」의 파장… 두 장관에 듣는다 우루과이라운드협상 타결을 위한 통상장관회담에 참가했던 조경식 농림수산부장관과 박필수 상공부장관은 다소 지치고 허탈한 모습이었다. 이번 회담이 어떤 결론도 끌어내지 못하고 결렬위기에까지 몰렸다가 가까스로 협상기간을 내년초까지 연장했기 때문이다. 두 장관은 7일 회담이 폐막된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 협상이 내년초로 연장돼 그만큼 시간을 벌었기 때문에 귀국하는 대로 분야별 점검과 협상전략을 새로 세우는 등 협상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농민·업계 등에 협상내용을 소상하게 전해 대응력을 갖추도록 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필수 상공/피해의식보다 실리찾는 발상전환 필요/세계교역재편 진통… 기술개발·시장개척에 주력 ­이번 회담의 결과가 결렬은 됐지만 협상기간을 연장했다는 데서 최선의 결과라는 평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박장관=이해관계가 각각 다른 1백7개국이 모여 협상전체를 결렬의 파국으로 몰지않고 그나마 협상기한을 내년초까지 연장시켰다는 점에서 그렇게 볼 수도 있다. ­협상타결이 안돼 당장 미국의 대한 통상압력이 가중될 것이 아닌가. ▲박장관=결렬이 안됐기 때문에 그렇게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 ­결렬에 따른 파국이냐 아니면 협상기간의 연장이냐를 판가름하는 분수령이 된 6일의 심정은 어떠했는가. ▲박장관=하오 5시에 열린 비공식 전체각료회의를 위해 낮 12시부터 기다리는데 특히 초조했었다. ­이 협상의 연장이 우리한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가. ▲박장관=좀더 시간을 벌게 돼 각국별로 개별협상을 진행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앞으로의 진행과정이나 협상목표를 더욱 공고히 하고 내용을 충실히 하도록 힘쓰겠다. ­이같은 상황이 우리에게 유리한 것인가 아니면 불리한 것인가. ▲박장관=이 시점은 그것을 평가할 단계가 아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협상이 계속되기 때문에 충분히 준비하면서 여기에 임하는 것이다. 이번 회담기간 5일동안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진행과정을 농민들을 포함한 국민들이 지켜볼 수 있어 이 협상의 중요성 또는필요성을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 이 협상의 타결에 대비,제조업은 기술력 향상에 노력하고 농산물과 서비스 등 이번 협상에 새로 포함된 분야에 대한 경쟁력을 기르는 한편 다른 나라의 시장개척도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루과이라운드협상에 대한 의구심,특히 피해를 볼 것이라는 생각에서 실리를 얻는 방향으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앞으로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의 전망은. ▲박장관=어려운 질문이다. 이 회담에 처음 참가할 때만 해도 타결될 것인지 아니면 결렬될 것인지에 대해 50대 50으로 생각했었다. 타결된다 해도 그 형태가 여러가지겠지만 협상이 연장됐으니까 현재로서는 그 판단이 어렵다. ­내년 협상은 어떤 형태로 재개되는가. ▲박장관=던켈 GATT 사무총장이 주요협상국 및 비공식 전체각료회의 의장 등과 협의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EC간의 양보가 없는 팽팽한 대립의 배경은. ▲박장관=미국은 이 기회에 세계교역질서의 자유·공평화라는 명분과 실리추구라는 점에서 물러설 수가없었고 반면 EC는 농민들의 반대여론 때문에 협상의 폭이 좁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번 회담기간중 모스 배커 미국 재무장관,칼라 힐스 미 무역대표부 대표 등을 만났을때 미국의 대한 통상압력의 강도는 어느 정도로 느꼈는가. ▲박장관=지난달부터 대미 무역적자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우리에 대해 통상압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조경식 농수산/농산물분야 중재안,수출국위주로 편성/비교역여건 비슷한 스위스·오와 긴밀협조 계속 ­농산물분야 협상의장이 내놓았던 최종중재안은 우리입장과 어떤 관계가 있는가. ▲조장관=그 중재안은 전적으로 미국등 농산물수출국 위주로 만들어진 것이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이에 강력히 반대했고 앞으로도 그와 유사한 제안이 나오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방침이다. 이 중재안에는 우리가 중요시하고 있는 쌀등 비교역적품목에 대한 언급이 없기 때문에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계속될 협상에서 원만한 진행을 위해 쌀등 15개 비교역품목의 대상을 다소 축소조정할 의사는. ▲조장관=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15개 품목은 모두 공청회등을 통해 심사숙고해 선정된 것으로 농촌실정을 고려할 때 어느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고 본다. ­EC가 92년 통합전까지 농산물 협상타협안을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데. ▲조장관=통합여부에 관계없이 EC의 입장은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EC에 있어 농업은 전통적으로 중요한 산업이기 때문에 기대할만한 양보를 받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번 회담기간중 각국 농무장관과 빈번한 접촉을 가졌는데 앞으로 농산물분야 협상전략은. ▲조장관=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이 협상이 타결되기를 희망하지만 우리농업의 취약한 여건을 감안해야 한다는 점을 각국대표들에게 설명했다. 그러나 호주 등 농산물수출국들은 우리나라의 예외를 인정해주면 다른나라들도 같은 요청을 할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어차피 냉혹한 국제사회에서 벌어지는 협상이므로 끈질기게 이같은 국내농업 여건을 각국에 설명하고 협상에 반영되도록 힘을 쏟겠다. 또 스위스·오스트리아 등 농업의 비교역적 요소의 인정을 주장하는 나라들과 긴밀히 협조,공동보조를 취할 계획이다.
  • 거센 「UR태풍」… 농촌경제가 흔들린다/농산물 협상 전망과 파장

    우루과이라운드 농산물협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우리농촌에 비상이 걸렸다.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이 타결되면 쌀ㆍ보리 등의 2중곡가제가 폐지되고 백화점에는 수입농산물이 산더미처럼 쌓여 국내농업이 뿌리째 흔들리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 협상의 타결시한을 불과 2개월 남짓 앞두고 농민의 불만과 항의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는 것은 이같은 우려에 따른 자구의 몸부림이다. 정부는 이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당장 모든 것이 개방되고 보조금이 감축 또는 철폐되는 것이 아니며 최소한 10년의 유예기간이 있고 그 기간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대처할 수 있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오늘의 농촌실상은 너무나 취약한 실정이다. ◎수입농산물 홍수속 소득 20% 줄어들 듯/타결땐 2중곡가제 폐지ㆍ농가지원 끊겨/쌀ㆍ보리 등은 식량안보차원서 수입 제한해야 ▷농산물협상현황◁ 현시점에서 농산물협상이 어떻게 결말이 날지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 현재까지도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ㆍ스위스 등 농산물 수입국들의 반대와 미국ㆍEC 등 선진국내부의 의견대립이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7월초 농산물협상회의 두주의장이 제시한 초안에 대해 협상을 촉진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한다는데 합의가 이루어져 있는 만큼 이 초안이 협상을 연내 종결시키는데 상당부분 기초가 될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두주의장의 초안은 크게 3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로 세계 농산물무역을 장기간에 걸쳐 자유화시켜 나가자는 것이다. 현재 수입이 금지되고 있는 농산물을 처음에는 관세를 높게해서 보호하고 차츰 관세를 낮추어 완전 자유화하자는 것이다. 다음은 나라마다 농업에 주고 있는 보조금을 장기간에 걸쳐 점진적이고 단계적으로 줄여 나가며 수출에 주고 있는 보조금은 빠른 속도로 줄여 나가자는 것이다. 셋째로는 각국이 식품위생과 동식물 검역이라는 무기로 농산물 수입을 규제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를 국제기준에 합치시켜 운용하자는 것이다. 결국 이 초안은 미국ㆍ호주 등 농산물 수출국의 주장을 많이 반영한 것으로 농산물 수출국들도 다른 나라의 공산품 수출시장으로만 남아 있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국내농업에 미치는 영향◁ 만일 이같은 초안대로 협상이 타결될 경우 우리농업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우선 점진적인 수입개방이 불가피할 것이다. 이미 수입자유화된 품목은 현행 관세수준으로 묶어 더 이상 관세를 올릴 수가 없게 되고 현재 수입을 제한하고 있는 품목은 국내ㆍ외 가격차이 만큼에 대해 관세상당액을 부과해 자유화 해야하며 이같은 관세상당액도 점차 상당수준 감축해야 한다. 둘째로 지금까지의 농산물 가격 및 농가소득 지원정책 등이 GATT의 규제를 받게 될 것이다. 현행 GATT 규정에서는 수출보조금을 제외한 국내 보조정책은 제한없이 허용되어 왔으나 협상결과에 따라서는 2중곡가제,가격안정대 및 수매비축제,장ㆍ단기 저리영농자금 지원,수입자유화 보완대책 등에 대한 정부지원이 현 수준으로 동결되고 대략 10년 정도의 기간에 이를 상당수준 감축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로 농어촌발전특별조치법에 새로 지원근거를 마련한 수출유망품목에 대한 보조금의 지원이 어렵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렇게 될 경우 농가의 농업소득중 20% 이상이 줄게 되고 연간 1조4천억원에 이르는 각종 농업보조금의 축소가 불가피해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협상일정과대책◁ 앞으로 남은 일정은 각국이 오는 15일까지 농업보조 수준의 감축 등 교역자유화 계획(오퍼리스트)을 내도록 돼있고 이를 토대로 협상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각국은 지난 1일을 시한으로 현재 시행중인 농업 보조ㆍ보호정책내용(컨트리 리스트)을 제출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제출시한을 넘겨 이번주중에 컨트리 리스트를 제출키로 했다. 교역자유화 계획의 제시는 보조나 보호의 감축목표나 기준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을 경우라는 전제아래 예정된 일정인데 지금까지의 협상진행과정을 보면 이같은 목표나 기준 등이 그리 쉽게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는 보조나 보호에 대한 일률적인 감축,또는 높은 보조는 크게 출이고 낮은 것은 적게 감축하는 방식아니면 각국의 이해가 걸려있는 품목에 대해 서로 희망사항을 요청하는 것중 어느 것을 채택하느냐에 따라 그 기준이 결정되는데 각국마다 이해득실이 달라 손쉽게 합의가 이루어지기 힘들기 때문이다. 또 이번 협상타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과 EC는 농업보조금의 감축률을 둘러싸고 70%와 30% 등으로 맞서고 있어 타결전망자체가 불투명하다. 그러나 지난 4,5일에 열린 25차 실무회의에 이어 8일부터 고위급회의등 협상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며 이를 통해 11월23일까지 최종안이 만들어져 12월3일부터 7일까지 브뤼셀에서 열리는 각료급회의에서 확정되는 순서가 남아있어 이 과정에서 선진국간에 정치적 절충을 통한 극적인 타결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우리정부는 현재 컨트리 리스트 작성에 서두르고 있는데 순수한 재정보조 뿐 아니라 관세 등 국경보호조치로 인한 국내외 가격차로 소비자가 비싸게 사먹는 부분도 보조로 해석되고 있어 이에 대한 작업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연간 재정보조는 양특적자를 포함해 1조4천억원 수준이며 국내외 가격차는 7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농업부문의 연간 GNP 14조원중 8조4천억원이 보조가 된다는 계산이 나와 농가 스스로 노력에 의한 생산액과 보조액비율이 40대60으로 세계에서 일본(18대 82)다음으로 보조가 많은 나라로 평가되고 있어 이번 협상에서의 우리 입지가 극히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 통상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그러나 앞으로 남은 협상과정에서 쌀ㆍ보리ㆍ콩 등 주요농산물에 대해서는 식량안보등 차원에서 수입제한과 취약한 농업의 경쟁력 향상을 겨냥한 구조조정용 보조금의 지급이 불가피함을 강력히 주장할 방침이다. 또 농업구조조정에 필요한 유예기간을 최소한 10년이상 장기간 확보한다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이와 함께 농산물수입국내지 농업경쟁력이 떨어지는 스위스ㆍ일본ㆍ스웨덴 등과 공동대처,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준다든가 지역간 균형개발을 유도하고 자연환경을 보존해주는 농업의 특성을 강조해 쌀 등 주요농산물을 자유화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노력한다는 것이 정부의 협상전략이다. ◎보완대책/전업농 육성ㆍ농외취업기회 확대/97년까지 수입보완비 7조 투입 정부는 이미 농어촌발전종합대책에서 제시한대로 ▲농업구조조정 ▲농외소득원 확충 ▲농어촌 환경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농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영농규모를 확대,전업농을 적극 육성하고 농어민의 직업훈련을 강화해 농외취업의 기회를 늘릴 계획이다. 생활환경개선을 추진,면단위 지역에 대한 농어촌 정주생활권개발사업을 2천년까지 완료할 방침이다. 농어촌마을과 지방도로를 연결하는 간선도로는 95년까지,마을과 경작지를 연결하는 지선도로는 2천년까지 확장 또는 포장한다. 또 온수시설ㆍ부엌ㆍ변소ㆍ목욕탕의 현대화 등 농가주택개량도 병행키로 했다. 정부는 이같은 사업추진을 위해 농산물 수입에 따른 관세와 배합사료ㆍ축산기자재에 대한 부가가치세 전액을 농어촌발전기금에 전입키로 했다. 지난해 농산물 수입관세는 2천6백2억원이었고 배합사료등의 수입관세는 모두 1천8백21억원이었다. 또 오는 97년까지 모두 7조원의 수입보완대책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농민연금제ㆍ작물보험제 등 농민생활의 안정을 위한 복지정책 개발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또 우리 농산물중 배ㆍ사과 등 경쟁력 있는 품목을 발굴,품질개선과 수출시장을 다변화하고 연간 23억달러어치의 원예작물을 수입하는 일본시장 진출에 힘을 쏟는 등 농산물 수출도 적극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이러한 정부의 제반 대책을 재원확보와 함께 보완해가며 꾸준히 실천해 나가는 일이다. 이것만이 「우루과이라운드협상으로 농업기반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며 막연한 피해의식과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는 농민들의 대정부 불신을 다소나마 해소시켜 주는 길이다. 농민들도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을 지나치게 두려워하기보다는 냉철한 마음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저공해농산물 생산 등 경쟁력 있고 합리적인 영농으로 위기를 극복해나가면서 소비자계층 등을 대상으로 우리농산물먹기 캠페인을 벌이는 등 수입개방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공감대를 넓혀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 우루과이라운드와 우리의 대응(사설)

    우루과이라운드 농업협상에 대한 국내 농업단체나 농어민들의 우려와 반발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농협과 축협이 정부에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을 거부할 것을 촉구한 데 이어 지난 20일부터 이틀동안 국립농축원에서 열린 제2회 전국농어민후계자대회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성토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농업관련 단체나 농민들이 이 협상에 대하여 불안해 하는 이유는 협상결과에 따라서 추곡수매제도,농산물가격안정대사업,비축사업,작목전환사업 등 정부의 농업보호정책이 철폐되거나 단계적으로 축소된다는 데 있다. 정부가 각종 명목으로 보조와 지원을 해주어도 도시에 비해 농촌이 상대적으로 낙후되고 있는 농촌현실에서 우루과이라운드협상이 타결되면 우리 농업은 또 하나의 시련과 타격을 받게 된다. 그 때문에 농민들이 불안해하고 협상자체를 거부하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정부가 협상을 거부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가 외국과의 거래없이 고립주의 또는 폐쇄적 경제를 지향하지 않는 한 협상을 부인할 수가 없다. 국민경제의 약 70%가 무역에 의존하는 현실여건에서 경제의 고립적 사고는 발상조차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농업단체나 농민들의 협상거부의 소리는 우루과이라운드의 결과에 대한 두려움과 피해의식에서 나온 반사적 반응으로 여겨진다. 최근의 사태를 보면서 우리가 느끼는 불안은 농민들의 조건반사적 행동이나 주장이 우리 농민은 『살 길이 없다』는 패배주의적 사고로 이행되고 있는 점이다. 그동안의 농업을 둘러싼 환경이 악화일로를 거듭해 왔고 우루과이라운드라는 국제경제질서의 개편이 황량한 파고를 몰아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나친 패배주의적 사고나 행동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 더구나 우루과이라운드의 농업협상 결과는 우리만이 아니라 전세계 모든 나라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신다자간 무역협상이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만이 농업에 대하여 보조금을 지급해 온 것이 아니다. 미국이나 캐나다,EC의 농민들은 우리나라 농민보다 더 많은 보조금을 받고 있다. 바꿔 말해서 협상결과에 따라 우리 정부가 각종 농업보호정책을 추진할 수 없게 되면 다른 나라도 그것을 할 수가 없다. 이는 현재 각국의 농민들이 같은 입장에 있음을 의미한다. 이 사실은 우리 농민만이 더 비관적이고 패배주의에 젖을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아울러 일깨워 주고 있는 것이다. 설혹 시한인 연말까지 협상이 끝나 내년부터 보조정책이 추진된다 하더라도 협상의 이행기간이 10년이어서 그 기간내에 대응할 수도 있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정부와 농어민이 합심하여 우루과이라운드이후 대응전략을 짜내고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느냐에 있는 것이다. 농업구조 개선사업을 보다 앞당기고 보조금 감축에 대한 합의원칙 범위내의 가격지지와 소득보장정책의 개발,수출유망 농산물의 개발,농산물 유통구조개선,농외소득증대,농촌의 사회간접자본및 복지시설의 확충 등 현안과제를 슬기롭게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아울러 농민연금제와 작물보험등 농민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복지제도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나간다면 우루과이라운드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다.
  • “미국이 「아랍친구」를 잃고 있다”/아랍인이 본 중동사태

    ◎「시오니즘」 일방지원… 「범아랍」 부추겨/미 군사개입에 식민 피해의식 고조 우리는 세계문제를 미국적 시각 내지 서방적 시각에서 보는 데 익숙해 있다. 그것은 서방이 세계의 지배적 세력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뉴스의 공급원이 서방이라는 데에도 문제가 있다. 중동문제도 예외가 아니다. 미국의 뉴욕 타임스지는 지난 10일자에서 이번 사태를 아랍인의 시각에서 본 글을 싣고 있다. 필자 카멜 S 아부 자비르는 정치학자이며 중동문제연구 요르단센터 소장이다. 【카멜 Sㆍ아부 자비르 중동문제연구소 요르단센터 소장】 이번 페르시아만사태에서 가장 비극적이고 유감스러운 일 가운데 하나가 부시 미국대통령이 이 지역에 미군을 파견한 것이다. 관련당사국을 모두가 상대의 의도를 고의로 곡해하고 그릇된 행동을 취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부시대통령이 취한 행위는 미국이 보호해주려고 하는 바로 그 국가에서도 누를 끼칠 수 있다. 그래서 미국은 이 지역에서 친구도 잃고 모든 영향력을 상실하게 될지 모른다. 아랍세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아랍민족주의가 회교정통주의를 대신해 다시 등장할 조짐이 벌써 나타나고 있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나면서부터 아랍인들은 서방에 대한 좌절과 분노의 감정을 계속 키워왔다. 이런 감정은 때에 따라 누그러진 적은 있으나 완전히 없어진 적은 한번도 없었다. 서방국들은 계속 아랍인들을 자극했다. 이스라엘과 시오니즘을 무조건 지지하며 아랍인을 저급한 인종으로 치부했다. 아랍인들의 가슴속에 외국인에 대한 혐오증은 더욱더 깊어갔고 결국 범아랍민족주의의 핵심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번 페르시아만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아랍세계는 사회ㆍ정치ㆍ경제ㆍ정신적으로 이미 위기상태에 가 있었다. 이스라엘은 정치ㆍ경제적으로 도움을 주는 서방친구들이 수두룩하지만 아랍인들은 이런 서방친구가 없었다. 그뿐 아니라 아랍인들은 서방국 전체가 사사건건 자신들을 괴롭히고 박해한다고 느껴왔다. 최근 수십년간에 걸쳐 페르시아만 지역의 아랍국들은 눈에 띄게 변모됐다. 그러나 이들은 중요한 한가지 사실,즉 국가의식을 확립하는 데는 실패했다. 이것이 이루어졌더라면 국민들은 국가에 대한 소속감을 갖게 되고 범아랍민족주의 감정은 그만큼 줄어들게 됐을 것이다. 모든 아랍인들은 요르단,시리아,혹은 사우디아라비아라는 한 나라의 국민이라는 생각과 「아랍인」이라는 의식 사이에 수시로 혼란을 겪는다. 그러다 위기의 순간이 오면 범아랍주의 감정이 강해진다. 그런 위기의 순간에 서방의 압력이 가해지지 않고 서방세계로부터 좀더 합리적인 대우를 받았더라면 이라크 이집트 레바논 등 국가단위의 민족주의가 뿌리내렸을 것이다. 서방세계로부터 압력을 심하게 받을수록 아랍인들의 국가의식은 더욱더 약해진다. 이런 서방의 압력은 시리아 리비아 이라크 등 대상을 바꿔가며 계속됐다. 아랍인들의 태도는 평화협정 체결에 임하는 이스라엘의 비타협적인 태도로 인해 더 악화됐다. 이것은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그런데도 서방국들은 흔히 이 점을 의도적으로 간과한다. 지금 아랍세계 지도자들 대부분은 이런 고립무원의 상황에서 나온 사람들이다. 1980년대에는 대내외적으로 이런 압력이 증대되었다. 『우리는 고립됐고 비난받고 있다』는 기분이 아랍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수십년 동안 서방세계는 계속 「중동의 적」을 만들어냈다. 60년대는 가말 압델 나세르,70년대는 아야툴라 루홀라 호메이니,그리고 80년대와 90년대에는 무아마르 엘 카다피와 사담 후세인이 그들의 적이 되었다. 서방이 아랍에서 원하는 것은 친구가 아니라 「도구」일 뿐이며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서방이 아랍을 위해 무슨 일을 하는 법은 없다는 기분이 아랍인들 사이에 높아져갔다. 고전적 의미의 서방 군사식민주의가 아랍지역에 남아있다는 생각은 최근 몇십년 사이에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번의 군사개입사태는 이런 생각이 다시금 강하게 들게 만들었다. 서방 강대국들은 이 지역에 있던 병사와 막사를 잠시 다른 곳으로 옮겨놓았을 뿐이지 아주 떠난 것이 아니며 언제든지 다시 돌아와 그들을 「응징」할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는 것이다. 요르단을 보자. 요르단은 1921년 건국이래 이 지역에서는 제일 꾸준히 친서방노선을 지켜온 나라였다. 그런데도 예루살렘과 웨스트뱅크를이스라엘에 빼앗겼을 때 요르단은 서방으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지 못했다. 1967년이후 20여년 동안 후세인왕은 이스라엘을 불법점령지에서 몰아내기 위해 서방의 지원을 구하려 애썼다. 최근 3년간 팔레스타인인들이 인티파다(봉기)를 계속하는 동안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어린이와 부녀자들에 대해 저지른 가혹행위에 대해 서방의 진보주의자들은 놀라울 정도로 침묵을 지켜 그 가혹행위를 묵인해주었다. 이런 것이 결국 범아랍주의 감정과 과격주의를 부추겼다. 아랍인의 생명ㆍ재산 심지어 영혼까지도 값싼 것이어서 마음대로 빼앗아가도 된다는 생각이 생겨난 것이다. 온건파든 과격파든 아랍인들이란 서방사람들 눈에는 모두 한가지로 보인다. 사담 후세인은 이런 역사와 환경이 만들어낸 산물이다. 그가 서방과 이스라엘로부터 배운 게 있다면 그것은 힘이 곧 정의라는 생각이다. 아랍세계에 이런 반성도 나타나게 됐다. 아랍의 부는 소수의 특권국가들에만 한정된 것인가. 대부분의 아랍국이 계속 가난을 면치 못하는데 어째서 몇 안되는 산유국 왕국만 부를 누리는가. 경제정의는 어디로 갔는가. 이라크는 이란과의 전쟁에서 비싼 대가를 치르며 아랍세계 전체를(어쩌면 서방세계까지) 지켰다. 이란혁명이 주변국으로 퍼졌으면 세계는 어디로 갔을까. 아랍형제국들은 왜 이런 점을 고려해 서로 돕지 못하는가. 이런 반성들이 생겨난 것이다. 따라서 이번 페르시아만사태를 국경침범이라는 법적 차원에서만 보면 안된다. 값싼 원유확보에만 눈먼 산업국가들에 대항하는 범아랍 적대감의 표출이라는 차원에서의 이해가 필요하다. 이라크가 쿠웨이트서 철수하는 대신 이스라엘도 점령지에서 물러나게 하는 방안을 미국은 심각히 고려해봐야 한다.
  • 야 「장외공세」와 여측 대응

    ◎“사퇴 파장”… 먹구름속 대치정국/협상에 유연성,원내유도에 부심 여/통합 박차… “총선 요구” 강경 외길로 야 평민ㆍ민주당의원들과 무소속의원등 야권의원 80명이 23일 국회의장에게 의원직사퇴서를 제출함으로써 임시국회 이후 경색된 정국은 상당기간 사퇴서 처리여부를 둘러싸고 더욱 냉각될 전망이다. 야권은 지난 21일의 보라매공원 집회에 이어 앞으로 대ㆍ소규모의 장외집회를 잇따라 열어 반민자당 분위기조성에 역점을 두면서 평민ㆍ민주ㆍ재야의 3자통합 움직임에 더욱 박차를 가해 8월중으로 통합을 성사시키겠다는 양면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같은 초강경 압력수단을 통해 여권으로부터 국회해산에 이은 조기총선과 지자제선거의 동시실시라는 양보를 받아내겠다는 것이 야권의 기본목표다. 이에대해 민자당은 국회해산과 조기총선이 위헌사항이라는 원칙론에 따라 「사퇴서 수리불가」의 입장을 견지하면서 야권에 의원직사퇴 철회 명분을 주기 위한 협상모색등 대응책 강구에 부심하고 있다. ○…평민ㆍ민주당은 의원직사퇴서 제출이 국회해산을 요구하는 최후수단인 만큼 국회해산ㆍ조기총선의 요구를 여권이 받아들이지 않는 한 어떠한 협상도 거부하겠다는 강경자세. 따라서 사퇴서수리 여부에는 개의치 않고 야권 3자간의 대여 공동투쟁방안 모색등 여권을 배제한 야권만의 독자무대로 정국상황을 주도해 나가겠다는 전략. 김영배 평민당총무는 『여권이 사퇴서처리를 하지 않고 9월 정기국회를 민자당 단독국회로 꾸려나가려 한다면 국회에 불참석할 것은 물론이려니와 노정권 퇴진운동까지도 불사하겠다』면서 여권과의 막후협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쐐기. 김대중총재도 이날 사퇴서 제출에 앞서 열린 평민당 의총에서 『민자당이 사퇴서의 선별수리나 보궐선거의 실시,또는 민자당만의 단독국회를 운영하려 한다면 우리는 현정권의 퇴진요구로 맞서겠다』고 새로운 총력전을 예고. 이날 사퇴서를 제출한 평민ㆍ민주 양당의원들은 의원직 사퇴의 의미를 구체화 하기 위해 다음달부터 지급되는 세비를 일체 거절하고 이달말까지 의원회관에서 전원 철수할 방침. 특히 평민당은 국회내의 총재실과 총무실도 철수하고 의원총회의 명칭도 「사퇴의원총회」로 바꾸기로 결정. 그러나 의원마다 딸려있는 보좌관ㆍ비서관ㆍ운전사 등의 급료마저 거부할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총무단의 결정에 따르기로 하는등 유보적인 자세. ○…평민ㆍ민주 양당은 여권이 의원직 사퇴수리와 조기총선,지자제 동시실시 요구에 조만간 응하지 않을 것이 분명한 만큼 사퇴서제출의 직접적인 효과를 야권통합 성취로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입장. 이기택 민주당총재가 21일 보라매공원 집회에서 『정치생명을 던져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다짐한 데 이어 김 평민총재도 22일 제주에서 『정치생명과 당운을 걸고 야권통합을 실현하겠으며 만약 실패하면 이총재와 내가 동시에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배수진을 치는등 양당 지도부는 통합에 대한 비장한 태도로 일관. 이에따라 지난주중까지만 해도 양당간의 뿌리깊은 불신과 「피해의식」 때문에 조기통합은 어려울 것이라는 대체적인 관측은 오히려 양당총재가 밝힌 대로 8월중 통합이 유력시되지 않겠느냐는 낙관론으로 반전. ○…평민당 소속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상오 10시30분쯤 의원총회를 마치고 곧바로 국회의장실로 가 대기하다 10시55분쯤 박준규의장이 고 윤보선 전대통령의 장례식에서 돌아오자 서울ㆍ경기ㆍ광주ㆍ전남ㆍ전북 출신의원및 무소속의원 순으로 사퇴서를 제출. 김영배총무는 박의장이 들어서자 『사퇴의사를 분명히 전하기 위해 직접 제출하러 왔다』면서 『사퇴서가 신속히 처리되기를 기대한다』고 요청. 김총재는 자신의 사퇴서를 제출하면서 수뢰혐의로 구속수감중인 이상옥의원의 사퇴서를 함께 제출. 이날 평민당의원들은 대체로 밝은 표정으로 『홀가분하다』는 반응이었는데 김총무는 의총에서 『여러분이 명랑한 표정을 짓는 것을 보니 종교탄압 당시의 순교의 역사가 생각난다』고 격려. 민주당의원 5명은 『이미 소속의원 3명이 사퇴서를 낸 마당에 평민당과 함께 제출하는 것이 의미가 없고 번거럽다』는 이유로 상오 9시58분쯤 박상문국회사무총장에게 사퇴서를 미리 전달. ○…민자당은 이날 상오 당직자회의에서 사퇴서 「반려」 입장을 거듭 확인한 데이어 하오에는 긴급당무회의를 소집,향후 정국대응방안을 논의하는등 나름대로 정국주도 방안마련에 고심하는 모습. 민자당이 이날 당직자회의와 당무회의에서 야당의 사퇴서 제출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방안보다는 야권의 지난주말 보라매집회를 집중성토하는데 상당시간 할애한 것은 장외투쟁의 부당성을 집중공격,제도권내 대화채널 가동시기를 앞당기겠다는 복안. 민자당은 임시국회에서 쟁점법안 실력저지,의원직사퇴서 제출 등 사태를 「유도」한 김대중 평민당총재의 의중이 야권통합에 있는 것인지,3당통합 흠집내기및 김영삼 민자당대표의 여권내 입지약화 시도인지 여부를 확인해 나가면서 지자제법안등 현안법안등에 대한 유연한 협상자세로 야당을 원내로 복귀시켜 나간다는 전략. 특히 10여명이 발언에 나서 2시간동안 격론을 벌인 이날 하오 당무회의에서 이치호ㆍ신상우ㆍ김수한위원 등은 야당측이 불법적인 조기총선을 유도하기 위해 의원직사퇴서를 제출했음을 지적,『정치적인 목적의 결의에 따른 사퇴는 사퇴이유로 적절치 않다』며 사퇴서를 반려할 것을 주장한 반면 최운지위원등은 『야당이 극한적인 방법으로 우리를 공격하는데 우리만 수수방관 할 수 없지 않느냐』며 강경대응을 촉구.
  • 한민족 재결합의 돌파구 어디에(정담)

    ◎서울신문 6ㆍ25 40주 특집/「6ㆍ25아픔」극복해야 「통일의 문」열린다/극우ㆍ극좌의 극단적 논리 지양할때/상호 실체 인정,「시각」의 재조정 시급/체제화합의 「예멘식 통일안」이 적절/경제교류ㆍ사회단체 접촉 확대가 선결돼야 해방과 함께 조국이 두동강 난지 45년. 6ㆍ25전쟁이란 동족상잔이 발발한지도 40년. 강산이 네번 바뀌고 일제가 이땅을 침탈했었던 36년 보다도 더 긴 세월. 이 세월동안 우리민족은 남북으로 갈라져 전혀 다른 체제와 이데올로기 속에서 살아오면서 숱한 시련을 겪어왔다. 그러나 지금까지 분단의 비극도 전쟁의 상흔도 치유하지 못한채 가슴아픈 나날을 보내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동서냉전의 틀이 깨지면서 동서독이 다시 하나로 합쳐지고 남북예멘이 통일의 기틀을 마련하는 놀라운 변혁을 지켜보고 있다. 바로 이 시점에서 6ㆍ25전쟁이 우리민족에게 던져준 진정한 교훈은 무엇이며 분단과 전쟁의 비극을 딛고 통일을 앞당길 방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6ㆍ25전쟁 40돌을 맞아 사회전반에 걸쳐 폭넓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는 고영복교수(서울대)와 북한의 사회변화를 예의 주시해온 도흥렬교수(충북대)그리고 분단의 현실에 고뇌하면서 그 현실을 다각적인 시각에서 작품화하고 있는 작가 김원일씨의 좌담을 통해 통일로 가는 바르고 곧은 길이 어디에 있으며 이길을 어떻게 걸어야 할 것인가를 알아본다. □참석자 고영복(서울대교수) 도흥렬(충북대교수) 김원일(작가) ▲김원일=6ㆍ25전쟁이 우리민족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가를 짚어보기 위해서는 해방후부터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시 남과 북이 외세에 의해 갈라지기는 했으나 이질화는 심각하지 않았습니다. 가령 김구선생은 북의 김두봉정도의 인물을 만나 대화하면 38선도 허물수 있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며 남과 북사이 사람들의 왕래도,편지의 교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6ㆍ25전쟁으로 남북의 분단은 고착화됐고 극우와 극좌라는 이데올로기 사이에도 넘을 수 없는 장벽이 가로 놓이게 됐습니다. ▲고영복=해방후 6ㆍ25까지 만해도 민족적 동질성은 유지돼 왔고 남과 북 각각의 영역에는획일화 되지 않은 여러 정치세력들이 다양한 주장을 전개할 수 있었으며 통일의 가능성도 높았습니다. 그러나 6ㆍ25전쟁은 지리적 이동과 이데올로기의 양극화를 초래하는 계기가 됐고 이 결과 기존의 민족적 동질성을 파괴하는 형태의 극한적 체제대립을 낳고 말았습니다. ▲도흥렬=보다 중요한 것은 6ㆍ25전쟁으로 인해 남과 북한간의 평화공존의 길이 더 멀어지고 어렵게 됐다는 점입니다. 그동안 6ㆍ25전쟁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대해 그 실체는 뒷전으로 밀어둔채 추상적이고 이데올로기적인 측면의 논쟁만이 판을 친 느낌이 없지 않았고 남북 모두가 이를 정치적인 목적으로 이용해 왔습니다. 가령 북한은 김일성체제를 유지하고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를 이용해 왔으며 이에 따라 반제ㆍ반미ㆍ증오ㆍ우상화 문화가 형성됐습니다. 또한 한국사회에서는 반공문화가 생겨났으며 반공이데올로기가 정권유지의 수단으로 작용한 것도 사실입니다. 더욱이 북한은 「전쟁은 수단을 달리하는 정치의 연장」이라는 레닌의 전쟁론에 입각,6ㆍ25전쟁은 해방 후 남한정권이 해결하지 못하고 있었던 친일파숙청,토지개혁 등의 과제를 해소해 남한을 해방시키기 위한 정의의 전쟁,통일전쟁이었다고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김원일=최근 6ㆍ25전쟁의 의미와 성격에 대해 많은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이는 6ㆍ25전쟁이 기존의 반공논리나 북한의 주장등과 같은 단순한 의미로써 해석할 수 없는 복잡한 성격의 전쟁이었음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고영복=6ㆍ25전쟁이 일어난지 40년의 세월이 흐르고 그동안 세대교체도 이루어졌으나 아직도 결론없는 논쟁만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는 남과 북이 아직도 전쟁의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최근 해외동포들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는 것과 같은 제3자적 시각이 민족적 입장에서 정립되어야 할 것입니다. 다행히도 최근 우리사회의 경우 국력의 축적으로 정치적인 자율성이 확보되면서 기존의 획일화된 반공논리를 비판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고 재소동포들사이에서도 북한지배세력의 논리를 반박하는 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멀지않아 6ㆍ25의 실체에 접근하는 민족적 입장의 해석이 확립되리라 기대합니다. 이럴 때만이 6ㆍ25의 상처를 극복하고 민족의 통일을 이룩하는 길도 열릴 것입니다. ▲도흥렬=최근 우리 대학생들의 이념동향을 조사한 한 통계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내세우고 있는 「6ㆍ25전쟁은 분단극복의 의지가 표출된 전쟁」으로 보는 수가 점점 적어지는 반면 「반공이데올로기를 분단이념」으로 보는 비율도 높아지는등 최근 우리사회에는 이념의 다원화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한 젊은세대들의 통일후 체제에 대한 시각도 매우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개방된 논의를 통해 어느 일방의 주장이 아닌 민족공동체의식을 바탕으로 한 통일상의 정립이 시급하다고 생각됩니다. ▲김원일=그러면 6ㆍ25전쟁이 오늘의 시점에서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도흥렬=북한은 통일의 수단으로 전쟁을 선택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전쟁은 오히려 통일을 어렵게 했으며 분단을 더욱 심화시키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단호히 거부되어야 합니다. 남과 북의 문제는 대화와 교류 평화적이고 점진적인 과정을 통해서 해결되어야 하며 6ㆍ25라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되어서도,또 재발해서도 안됩니다. ▲고영복=서로에게 전쟁의 책임을 전가하는 단계는 지났습니다. 전쟁을 일으킨 당사자가 누구이고 책임을 어떻게 져야 하는 문제는 역사적 자료로서 규명해야 할 가치는 있으나 이 문제에만 매달리는 것은 통일을 방해할 뿐입니다. 6ㆍ25를 일으켰고 정치적 수단으로 이용해 왔던 책임있는 세대는 서서히 사라지는 과정에 있으며 다음세대가 어떻게 앞날을 여는가가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경우 피해의식과 전쟁에 대한 공포심이 적지 않았으나 최근 국제정세의 변화와 내적인 성숙으로 전쟁의 재발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가고 있습니다. 역사란 반복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에서 6ㆍ25전쟁의 비극을 통일의 초석으로 삼아야 합니다. ▲김원일=우리는 오늘 이 시점까지 극우와 극좌라는 이데올로기에 억눌려 살아왔으나 이제는 이와 같은 극단적 논리는 지양돼야 합니다. 전쟁이나 테러와 같은 수단으로 자신의 주장을 상대에게 강요하려하고 또 강요할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의 해악에서 벗어날 때가 됐습니다. 남과 북은 50∼60년대의 냉전시대를 거쳐 72년 7ㆍ4공동성명을 발표하기에 이르렀고 우리의 경우 광주민주화운동,6월 항쟁을 겪으면서 통일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도흥렬=7ㆍ4공동성명은 통일과 남북관계 개선에 역사적인 의미가 컸던 사건이었습니다. 북한은 「자주ㆍ평화ㆍ민족대단결」이라는 이 성명의 3대원칙에 바탕한 통일방안을 내놓으며 이를 일관되게 활용해 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통일방안에 있어서 뚜렷한 지침은 있었으나 일관성있게 논리를 구축하는 작업을 해오지 않았다고 봅니다. ▲고영복=7ㆍ4공동성명은 6ㆍ25전쟁으로 빚어진 남북의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해 보려한 시도로서 비록 형식적이고 잠정적인 합의 도출에 그쳤으나 그 의의가 크다고 봅니다. 남과 북이 7ㆍ4공동성명에 합의했다는 것은 서로의 실체를 인정,대화와 평화의 방법으로 통일을 하겠다는 선언의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80년대 들어서 우리 정부가 북한의 고려연방제 통일방안에 대응,한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마련해 접합점을 찾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는 점에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듯 합니다. ▲김원일=국민적 합의와 같은 기반조성이 없었다는 점에서 7ㆍ4공동성명은 선언적 의미를 넘지 못했는데 이점이 아쉽습니다. 이 성명 발표 이후 북에서는 김일성우상화 작업이 더욱 가속화됐고 남에서는 유신체제가 들어서는등 체제를 보다 강화하는 길로 나아가지 않았습니까. 문단에서의 경우 70년대까지만 해도 분단문학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드물었으나 80년대 들어 활발한 작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또한 통일논의가 젊은 세대들 사이에 확산되고 다시 국민적 관심사로 떠오르자 정부에서도 새로운 통일방안을 내놓은등 남북간의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 우리가 이시점에서 해야할 일은 무엇일까요. ▲고영복=동서독의 통일이 가시화되면서 최근 서독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한 합병식 통일방안이 한반도 통일의 한본보기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북한의 통일에 있어서는 독일식 방안이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 2차 대전 후 강대국에 의해 강제분할된 서독과 동독은 그동안 이데올로기의 장벽은 있었으나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전통적 민족의식과 동질성 확보를 위한 민족적 공감대를 계속 유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전통적 동질성이 40년의 분단기간을 통해 극도로 파괴됐으며 극심한 체제경쟁으로 이데올로기가 민족적 동질성 보다 우위를 점하게 됐습니다. 때문에 동질성 회복이 힘든 이 시점에 있어서는 예멘식 통일방안과 같은 것이 오히려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남북이 대등한 위치에서 점진적으로 접근,하나의 체제로 화합하는 것이 우리 현실에 맞는 통일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도흥렬=6ㆍ25전쟁은 통일로 가는 길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6ㆍ25란 비극적 체험을 통해 남북에는 상호불신의 골이 깊어졌고 경쟁체제를 강화했습니다. 따라서 우리의 통일방안은 이러한 현실적 여건을 고려한 독자적인 방안이어야 합니다. 우리는 독자적통일방안의 전제 조건으로는 다음의 3가지 선결과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첫째는 남북간에 사실에 기초하고 현실에 바탕을 둔 시각의 재조정이 이뤄져야 합니다. 이념과 체제유지를 위한 고식적인 틀에서 탈피,있는 그대로의 상호 체제를 인정해야 합니다. 둘째 6ㆍ25로 인한 이질화 극복을 위해 남과 북은 각기 통일지향적 사회체제로 개혁되어야 합니다. 특히 동질성 회복을 위한 노력,즉 한민족 한겨레라는 의식을 통해 민족공감대를 확보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통일은 긴 여정속에서 이뤄지는 것인 만큼 남북은 상호접근을 위한 제안ㆍ조치 등을 일관성 있게 계속 추진해야 합니다. 비공식 민간교류의 확대는 통일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원일=민족동질성의 회복이란 말은 쉽지만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많습니다. 독일은 강제분할을 겪으면서도 상호방문을 허용하고 이데올로기보다는 동질성확보를 우선으로 삼아 통일분위기를 조성해 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상황이 다릅니다. 남에는 6ㆍ25의 원한세대가 적지 않으며북에는 김일성의 세대가 아직도 권력을 장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고영복=남과 북은 서로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바뀌기를 바라고 있는데 이같은 정치적인 대립으로는 통일이 어렵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현 체제상황에서는 비정치적인 경제ㆍ사회단체의 상호접촉을 이룩하는 것이 선결과제입니다. 또한 각각의 통일방안을 고집하는 것보다 서로의 방안을 폭넓게 수용하는 보다 유연한 자세가 필요합니다. ▲김원일=민간교류를 수행함에 있어서도 섣불리 체제의 우월성을 강조,자존심을 건드리는 것은 금물입니다. ▲고영복=김정일의 권력세습이후 북한내부에 나타날 변화가 우리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으나 이같은 변화가 통일여건을 성숙시킬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속단입니다. 따라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남북공동의 장을 단계적으로 마련해 나가야 합니다. ▲도흥렬=역사의 흐름은 분명히 있으며 동구변혁의 물결이 한반도에도 미쳐 북한에도 변화가 오리라고 낙관하고 있습니다. 단지 언제 그리고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가 관심사 입니다. 북한이 언제 또 어떻게 변화하건 우리부터 성숙한 민주사회를 이룩해 긍정적인 모범을 보여 주어야 합니다. 통일은 어려운 목표이지만 서로가 꾸준히 노력하면 언젠가는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굳건한 신념이 필요합니다.
  • 본사 6ㆍ25 40주맞아 성인남녀 1천명 의식조사

    ◎서울신문 6ㆍ25 40주 특집/조사방법/현대리서치연구소 최근 6ㆍ25에 대한 다각적인 조명이 활발히 전개되는 가운데 서울신문사는 현대리서치연구소(대표 박종선)와 공동으로 우리 국민들의 6ㆍ25관ㆍ대북관ㆍ통일관 등에 대해 전국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하였다. 이번 조사는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20세이상 성인남녀 1천명을 상대로 지난 현충일 전후 사흘동안 매일 저녁 6시부터 9시반까지 실시되었다. 이번 조사는 조사대상을 시도별 인구비례로 각 시도에 할당한 다음,해당 시도의 전화국번을 일렬로 나열하고 난수표로 할당된 표본수만큼 전화국번을 추출하였다. 이렇게 추출된 전화국번에 대하여 난수표로 네자리 숫자를 부여하여 그것을 전화번호로 삼았다. 그리고 대상 가구에서는 전국인구 구성특성에 따라 남녀ㆍ연령을 할당하여 최종적인 조사대상자를 선정하였다. 이번 조사의 응답자 구성은 지역별로 서울 2백50명,경기ㆍ인천 1백65명,강원 40명,충청ㆍ대전 1백5명,전라ㆍ광주 1백34명,경상ㆍ부산ㆍ대구 3백6명,제주 10명이다. 성별로는 남자 5백3명,여자 4백97명이며 연령별로는 20대 3백48명,30대 2백39명,40대 1백76명,50세이상 2백37명이다. 이번 조사의 표본추출이 완전 무작위 추출이라고 보면 오차는 신뢰수준 95%에서 ±3.1%이내이다. 이번 조사에서는 6ㆍ25에 대해 조금이라도 경험이나 기억이 남아있을 만45세이상을 6ㆍ25세대,만44세이하를 전후세대라고 규정해 분석개념으로 사용하였다. ◎“한반도서 전쟁가능성 점차 줄고 있다” 66%/“그 상흔 아직도 잊을 수 없어” 61%/전쟁발발 책임은 북한ㆍ소ㆍ미ㆍ일 순/6ㆍ25세대 40%만 “북한은 공동번영의 동반자” 간주… 전후세대는 53%가 긍정적/“김일성후 김정일 권력승계” 57%/“통일정책 더 과감히 추진을” 44% ○가슴속에 응어리로 6ㆍ25가 일어난지 올해로 40년이 지났는데 과연 국민들의 마음속에 어떤 상처가 남아 있을까. 우선 6ㆍ25의 상처나 피해가 자신에게 남아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대해 응답자의 29.3%가 「많이 남아 있다」는 생각이고 31.9%가 「약간 남아 있다」는 반응을 보여 전체적으로 우리 국민의 6할이상(61.2%)이 현재 6ㆍ25의 상처를 간직하고 사는 것으로 드러났다. 세대별로 보면 6ㆍ25세대는 상처가 남아 있다는 응답이 무려 79.3%(많이 50.3%,약간 29%)인데 비해 전후세대는 53%(많이 19.9%,약간 33.2%)에 머물고 있다. 더구나 6ㆍ25세대는 「상처가 많이 남아 있다」는 반응이 월등히 많아 6ㆍ25세대에게 6ㆍ25는 아직도 대단한 상처로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전후세대도 6ㆍ25세대보다는 적지만 전체적으로 두사람 중 한 사람이 6ㆍ25의 상처가 자신에게 남아 있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향민 아픔은 계속 6ㆍ25의 상처나 피해가 자신에게 남아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에게 구체적으로 상처나 피해의 내용을 물은 결과 가족이나 친지의 부상이나 사망이 32.3%,실향이나 이산가족이 21.5%,분단고착이 17.9%,나라발전 저해가 16.4%,재산피해 10.3% 등으로 나타났다. 인명피해나 재산피해 등 좀더 직접적인 요인에 대해서는 6ㆍ25세대의 상처가 더 깊으며,분단고착이나 나라발전 저해 등의 간접적인 상처는 전후세대에 약간 더 많다. 반면실향이나 이산가족이라는 반응이 6ㆍ25세대(14.7%)보다 전후세대(26.1%)에 더 많은 점이 주목된다. 직접적인 상처는 시간과 세대가 경과하면 어느정도 줄어들고 있지만,고향을 잃어버리고 혈육이 나뉘어진 아픔은 세대가 바뀌어도 오히려 증폭되는 경향이 엿보인다. 「남북대화」하면 우선 이산가족이 떠오르는 것도 이번 조사에서 나타난 민족정서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보여진다. ○남침은 엄연한 사실 최근 6ㆍ25 책임론에 대해 여러가지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북침설까지 운위되는 실정이다. 이번 조사에서 6ㆍ25발발에 책임이 무거운 나라를 두나라 지적하게 한 결과 역시 북한이 56.0%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소련(51.9%) 미국(34.1%) 일본(22.3%) 남한(17.1%) 중국(11.9%)이며 「모르겠다」는 응답도 6.7%이다. 이 결과를 보면 최근의 다양한 전쟁책임론이 다투고 있지만 6ㆍ25는 역시 북한과 소련에 의해 야기된 전쟁이라는 인식이 국민들 사이에 광범위함을 알 수 있다. 또한 미국이라는 지적도 34.1%에 이르러 최근의 대미감정이 부분적으로반영되고 있다고 보여진다. 반면 6ㆍ25에 직접개입한 중국이 전쟁발발에는 가장 책임이 없는 나라로 인식되는 점도 흥미롭다. 세대간에도 인식의 차이가 있어 6ㆍ25세대는 주로 북한과 소련에 책임을 묻고 있는데 비하여 전후세대는 북한ㆍ소련ㆍ미국ㆍ남한 등에 책임이 상대적으로 분산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특히 전후세대에서는 북한이라는 지적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며 반대로 미국ㆍ남한이라는 지적이 높아지고 있어 부분적이나마 젊은 세대의 의식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북녘 얼음도 녹을 것 최근에 소련이나 동구의 개방화는 우리의 커다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것은 크게는 공산세계의 변모를 예고하는 일이고 좀더 직접적으로는 대북관계,나아가 통일문제에 직결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소련이나 동구의 개방화에 대해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물어본 결과,「개방화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53.2%에 달하며 「변화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23.7%이다. 반면,「더욱 폐쇄적으로 갈 것」이라는 생각은 15.8%에 불과하다(「모르겠다」는 7.3%). 이러한 결과는 북한은 변하기 어려운 사회라는 인식이 일각에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결국은 북한도 개방화의 물결에 합류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류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대별로 보면 북한도 개방화로 나아갈 것이라는 전망이 6ㆍ25세대(47.7%)보다는 전후세대(55.7%)에 더 많다. ○동반자 인식이 우세 현재 우리사회에는 북한에 대한 양면적 시각이 갈등을 겪고 있다. 하나는 공동번영의 동반자라는 인식이고 또 하나는 대립적인 적대세력이라는 인식이다. 과연 일반국민들의 인식은 어떠한지 물어본 결과 동반자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48.7%이고 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의견은 32.5%로 나타났으며 『꼭 어느쪽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의견도 18.8%였다. 이처럼 북한은 기본적으로 동반자라는 인식이 우세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적이라는 인식도 적지않다. 이러한 결과는 북한을 기본적으로 어떻게 대해야 하느냐는 문제가 우리 사회내에서 당분간 더 논란을 벌일 것이라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특히 이러한 인식의 격차는 세대별로 더욱 크다. 6ㆍ25세대는 북한이 적이라는 의견이 47.4%,오히려 동반자라는 인식(40.0%)을 앞서고 있다. 반면 전후세대는 동반자라는 인식(52.6%)이 적이라는 인식(25.8%)을 크게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꼭 어느 쪽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의견이 6ㆍ25세대(12.6%)보다 전후세대(21.6%)에서 많은 점도 흥미롭다. ○「세습체제」수용 자세 한반도 장래에 관한 문제 중에 「김일성 이후」는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그리고 김일성 이후 문제의 핵심은 김정일이 권력을 이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한 우리 국민의 의견을 물어본 결과,김정일이 권력을 이을 것이라는 전망이 56.6%로,권력을 잇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34.5%)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모르겠다」는 8.9%). 세대별로 보면 권력을 계승하리라는 전망이 6ㆍ25세대에서는 50.0%인데 비해 전후세대에서는 59.6%에 달하고 있다. 한편 권력을 계승한다는 응답자(5백66명)중에서 북한이 앞으로 개방화로 나갈 것이라는 의견이 45.4%인데 비해 권력을 계승하지 못한다는 응답자(3백45명)중에는 개방화 전망이 65.2%이다. 이처럼 우리 국민은 김정일의 권력계승이 북한의 개방화에 약간 부정적인 것으로 보고 있는데,이는 김정일 체제를 김일성 체제의 연장으로 인식하는 일반적 통념에 근거한다고 보여진다. 이번 조사결과는 그러한 부정적 인식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의 거의 6할이 「김일성이후는 김정일 체제」라는 점을 현실적으로 수용하려는 자세를 보인다고 해석된다. ○전쟁 재발성은 희박 6ㆍ25와 그 이후의 격렬한 대립의 시대를 지내온 우리 국민들은 최근 급변하는 내외 정세 속에서 한반도에서 전쟁 가능성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물어본 결과 「전쟁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의견이 66.0%로,「전쟁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반응(17.9%)을 압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대로」 6.1%,「모르겠다」 10.0%). 더구나 이러한 의견은 세대간에도 거의 차이가 발견되지 않아 한반도에서 전쟁의 그림자가 걷히고 있다는 인식이 상당히 광범위한 셈이다. 최근 소련과 동구의 개방화로 촉발된 동서 해빙물결이 우리 사회에도 밀려왔고 특히 지난번 한소정상의 만남이 그런 물결을 더욱 가깝게 느끼도록 했다고 보여진다. ○성급한 평화분위기 이처럼 유례가 없는 평화분위기 속에서 우리 국민들은 통일정책의 추진속도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물어본 결과,43.7%가 「지금보다 더 과감하게」라는 의견인 반면,37.4%는 「지금보다 더 신중하게」라는 주문이다(「지금처럼」8.0%,「모르겠다」10.5%). 이러한 결과는 국제적 해빙물결,북한의 개방기대,한반도의 평화분위기 등에 비추어 보면 의외로 신중론이 많다고 볼 수 있다. 세대별로 보면 6ㆍ25세대는 적극론(35.6%)보다는 신중론(41.3%)이 오히려 우세하며 전후세대는 적극론(47.4%)이 신중론(35.7%)을 앞서고 있다. 이처럼 한반도의 전쟁가능성,북한의 개방 가능성 등 현상적인 문제에 대한 인식에서는 어느 정도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만 그를 바탕으로 한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여론이 양분되어 있다. 이런 양분된 의견이 자유롭게 토론되어 하나의 국민적 대안으로 제시되고 추진되는 일이 무엇보다 긴요한 과제일 것이다. ◎설문 내용ㆍ응답 ▲올해로 벌써 6ㆍ25가 발발한지 40년이 지났습니다. ○○님께서는 어떤 형태이든지간에 6ㆍ25로 인한 상처나 피해가 현재 ○○님 자신에게 남아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①상처나 피해가 많이 남아 있다(29.3%) ②약간 남아 있다(31.9%) ③상처나 피해가 없다(38.8%) ▲○○님께서는 6ㆍ25발발의 가장 커다란 책임을 져야할 나라가 어디라고 생각하십니까? 다음 중에서 책임이 큰 나라를 두나라만 말씀해 주십시오. ①남한(17.1%) ②북한(56.0%) ③미국(34.1%) ④소련(51.9%) ⑤중국(11.9%) ⑥일본(22.3%) ⑦모르겠다(6.7%) ▲○○님께서는 현재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점차 커지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①점차 줄어들고 있다(66.0%) ②점차 커지고 있다(17.9%) ③그대로(6.1%) ④모르겠다(10.0%) ▲우리 사회에는 「북한이 적」이라는 주장도 있고 「동반자」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님께서는 북한을 우리의 적으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아니면 동반자로 보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①적으로 보아야 한다(32.5%) ②동반자로 보아야 한다(48.7%) ③꼭 어느 쪽이라고 할 수 없다(18.8%) ▲최근에 소련과 동유럽에서 이른바 개방화 물결이 일고 있는데,○○님께서는 이러한 변화에 대해 앞으로 북한이 어떻게 반응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①더욱 폐쇄적으로 갈 것이다.(15.8%) ②개방화로 갈 것이다(53.2%) ③별다른 변화가 없을 것이다(23.7%) ▲○○님께서는 만약 김일성이 사망하면 김정일이 권력을 물려받으리라고 생각하십니까,물려받지 못하리라고 생각하십니까? ①물려받을 것이다(56.6%) ②물려받지 못할 것이다(34.5%) ▲○○님께서는 앞으로 우리나라가 통일정책을 어떻게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①지금보다 더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43.7%) ②지금보다 더 조심스럽게 추진해야 한다(37.4%) ③지금 정도가 알맞다(8.0%) ④모르겠다(10.5%) ◎“6ㆍ25세대­전후세대의 인식차 좁혀야”/조사를 마치고/박종선 현대리서치연 대표 6ㆍ25가 일어난지 거의 한세대가 바뀐점에 비추어 이번 조사는 세대간의 인식차이가 어떠한가에 주목했다. 우선 6ㆍ25로 인한 상처나 피해가 자신에게 남아있는가,6ㆍ25 발발의 책임있는 나라는 어디인가,북한의 본질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통일은 어떻게 추진할 것인가 등에 대해서는 6ㆍ25세대와 전후세대 간의 인식의 차이가 크다. 6ㆍ25세대가 6ㆍ25로부터 파생된 피해의식이나,북한에 대한 적대감을 전후세대보다 강하게 느끼고 있다. 반면 한반도에서 전쟁가능성은 어떠한가,북한이 개방할 것인가,김정일이 권력을 계승할 것인가 등에 대해서는 세대간의 차이가 비교적 작거나 거의 없다. 이러한 결과는 한반도 현실에 대해서는 피해의식이나 적대감에 연연하지 않고 말 그대로 오늘날의 현실에 근거하여 냉정히 인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는 점을 나타내 주고 있다. 이런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기성세대는 보수적이고 완고하며 젊은 세대는 진보적이고 유연하다는 식의 단순논리가 잘못된 것임을 알 수 있다. 6ㆍ25의 피해의식,북한에 대한 좀더 적대적인 이해 등에서 6ㆍ25세대는 전후세대보다 완고하지만 한반도의 보다 현재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전후세대와 별 차이없이 유연하고 실용적인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또한 전후세대도 6ㆍ25세대보다는 전향적이고 진취적인 자세가 돋보이지만 일반적 통념보다는 훨씬 절제되고 냉정한 인식을 보이고 있다.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기존의 6ㆍ25관을 새롭게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지만 실제 조사결과를 보면 전후세대도 6ㆍ25가 북한과 소련에 의해 도발된 전쟁이라는 인식에는 이의가 없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통일정책의 추진방식에 있어서도 「지금보다 더 과감하게」라는 의견(43.7%)이 우세한 편이지만 「지금보다 더 신중하게」라는 의견(37.4%)도 결코 적지 않다. 전후세대 역시 6ㆍ25세대와 대립적인 입장이 아니라 기본적인 인식을 공유하면서 점진적으로 그들 특유의 진취적 가치를 가꾸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이번 조사를 통해 세대간의 차이와 일치가 공존해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우리 사회는 세대간의 일치만 존재하는 것보다 훨씬 건강하고 활력있는 사회라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세대간의 토론과 대화를 통해 공감대를 넓혀 나가면서 간격을 좁혀 나갈때 우리사회는 좀더 성숙한 사회로 전진할 것이다. 이번 조사결과가 바로 그런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교원의 지위는 보장돼야 한다(사설)

    교원단체총연합회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난,전국 37만 교원의 연합체가 대규모 집회를 가졌다. 이 집회의 직접목표는 교원지위법 제정의 촉구였다. 새롭게 태어난 교총의 단결력과 조직력을 과시하고 교원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한 이 목소리에 우리도 깊은 관심을 표명한다. 무엇보다도 정치사회적인 부당한 제물이 되어 상처입고 표류해온 한때의 일그러진 면모를 바로잡아 당당하고 실속있는 교원세력의 주체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성원과 기대를 함께 보낸다. 그런 뜻에서 교총이 그들의 총의로 마무리해 놓은 교원지위법과 교육관계법의 제정도 이제는 서둘러 결실되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평생 세속적인 영화나 권세를 보장받는 길에서는 제외된 채 정신적 노고가 극한에 이르도록 시련을 요구하는 「천직」이 교직이고,그것을 선택한 사람들이 교원이기 때문에 그들을 위해 국가사회는 그 권익과 지위를 확보하는 데 충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그러므로 원칙론으로서의 이 제안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법의 제안과정에서 몇가지 이견들이 노정되어 있는것이 현실적인 장애를 만들고 있다. 교총의 주장은 교원지위법에 단체교섭권이 확보되기를 바라고 있고 입법기관이나 행정부측에서는 이 권리는 「건의」와 「협의」라는 온건한 기능으로 대체시키도록 조정하려는 의지를 지니고 있다. 특히 권력의 부당한 개입에 의한 피해의식이 뿌리깊게 박혀있는 교총으로서는 강력한 실력의 창출을 법에서 기대하기 위해서도 「단체고섭권」이라는 구체적 권한을 체념하지 못하는 것이 무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는 하지만 「단체교섭권」이란 결국 학생의 「학습권」을 볼모로 함으로써 성립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학부모와 사회전반의 인식에도 충분한 근거가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법제도 중요하지만 지난날의 실패가 제도적 부실에만 모든 원인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의 인식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회원들이 자율적 집단에 스스로 힘을 부과해 주는 노력을 다하지 못했던 것이 더 많은 이유였다는 사실을 자인하지 않으면 안된다. 결속하여 외부로부터의 용훼와 간섭에서 자신을 지키는 노력을 거의 다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결집된 목소리로 합법적이고 합리적인 주장을 하면 「건의」나 「협의」만으로도 「단체 교섭」 같은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교총은 교육의 전문직을 수행하는 데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기능을 다하는 것만으로 존재의 의미가 충분하다. 「선생님」들의 단체행동은 「제몫 찾기」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제자리 찾기」에 성의를 다하는 것이 보기에 존경스럽다. 경의를 품게 되면 표경의 예는 저절로 따르게 마련이다. 정부나 사회 또한 교원지위법의 제정에 좀더 전향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가장 거대하고 정신적인 집단인 「교원」이 중심을 잡고 나라를 생각한다면 많은 문제는 해결된다. 그들을 필요없이 노엽게 하고 수모스럽게 하고 고깝게 해서는 안된다. 그들의 사려와 순리적인 자세가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게 하는데 모든 제도가 인색해서는 안된다. 서로 대결하는 국면이 전개되지 않는 방법으로 풀려가기를 진심으로 당부한다.
  • 방송은 정상화돼야(사설)

    KBS사태가 실로 난감하다. 9시뉴스가 진행되던 도중에 황망하게 중단된 지난 12일 저녁의 KBS1TV는 시청자에게 폭력에 준하는 무례를 범했다. 이후 명색만의 방송으로 이어지고 있다. KBS는 특정정권의 정권옹호 매체로 전락될 수 없듯이 구성원들의 집단이익에만 충실하면 되는 사기업도 아니다. 「정부의 것」이 아니듯 「노조의 것」도 아닌 것이다. 온 국민이 주인인 전파를 매체로,준조세성격을 지닌 시청료로 운영하는 공영방송이다. 그런 방송이 보도도중,아무런 사전양해도 없이 뉴스방송이 중단되는 사태를 부른 것은 KBS에 종사하는 모든 사원들이 다함께 책임을 져야 할 중대한 과오라고 생각한다. 더구나 사태가 더 심각해져서 사실상의 「파업」사태로 돌입하고 있고 타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은 국민을 노엽게 한다. 이번 사태가 새 사장의 취임을 놓고 공방을 벌이는 과정에서 더욱 악화되었다는 사실이 시청자들에게는 부당감을 준다. KBS의 사장선출은 엄연히 법이 정하는 일이다. 법절차상 하자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잡아야 한다.KBS가 공영방송인 한 모든 절차는 법에 저촉되어서는 안된다. 정부가 법을 뛰어넘어 간섭할 수 없듯이 노조도 법 위에서 주장할 수는 없다. 전임사장을 선출할 때도 법의 기준에 따랐듯이 신임사장도 그렇게 임명된 것으로 안다. 그점은 움직일 수 없는 사안이라고 생각한다. 노조원이 그들의 의견을 모아서 천명할 수는 있을 지언정 물리적 힘으로,절차에 따른 사장의 공식 취임을 방해했다는 것은 온당한 일이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렇기는 하지만,그 거대한 규모의 방송사가 신임 사장의 공식직무 수행을 실현시키는 과정에서 사태수습 능력을 그토록 발휘하지 못했다는 사실도 우리를 실망시킨다. KBS의 구성원은 수천명에 이른다. 첨단 정보와 과학기재를 다루는,빼어난 인력들의 집단인 것이다. 경영과 관리능력에서도 엘리트중의 엘리트로 구성된 앞서가는 조직체다. 그런 조직이,대화를 통한 타협과 설득의 묘수 한번 발휘하지 못한채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최악으로 몰고갔다는 사실이 유감스럽다. 이번 사태를 통해 절감하는 것은,KBS에 종사하는 일부가족들이 지닌 가히 편집적이라고 할 수 있는 피해의식의 견고함이 그것이다. 국가행정이 하는 모든 것을 「음해」로 단정하는 경직된 사고가 너무도 뿌리깊음에 놀라게 된다. 그러나 지나간 시대가 저질렀던 방송정책의 실패는 이제는 과거의 일이다. 그 과거가 KBS구성원에게 남긴 상흔 못지않게 정책담당자들에게도 「악몽」이고 「교훈」이다. 어떤 권력도 공영방송을 「장악할 수도」「해서도」안된다는 것을 다함께 알고 있다. 질 좋은 방송과 언론자유를 위한 노력은 노사투쟁으로 벌이지 않아도,정당하고 합법적인 방법으로 충분히 관철할 수 있게 되었고,시청자와 국민 또한 얼마든지 성원하고 지원할 수 있게 되었다. 관제니 어용이니 하는 상투적 투쟁언어를 구호삼아 법적 절차를 묵살하고 극한투쟁만 벌인다면 국민적 공감은 받기 어렵다. 유능하고 성숙한 직능인들답게 하루빨리 수습하여 중병 앓는 KBS를 스스로 수습하기를 간절히 당부한다.
  • 회교로 무장 무기한「성전」 전망/무력진압 뒤의 아제르바이잔

    ◎군투입이 오히려 민족감정 자극/사태 장기화땐 소 군부 반발 예상 소련연방정부가 아르메니아인 학살과 독립요구로 무정부상태에 빠진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시에 군병력을 투입,진압에 나선데 맞서 아제르바이잔 민족주의자들이 아프가니스탄식의 무장저항을 벌일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 주민들이 소련당국의 무력진압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섬에 따라 고르바초프가 대지방정부 정치에서 상실한 지도력을 회복하는데는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때문에 미국이 베트남에서,영국이 키프로스에서 당했던 것처럼 현재 종족분규지역에 투입된 소련군도 소수민족의 민족감정을 자극,호된 곤욕을 치를 것으로 소련관측통들은 전망하고 있다. 문제는 소련군이 얼마나 신속히 사태를 장악하고 아제르바이잔인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느냐의 여부다. 그렇지 못할 경우 정부군의 강경진압에 밀려 지하로 점적한 아제르바이잔의 과격 민족주의세력들은 정부군을 상대로 무기한 「성전」을 벌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아제르바이잔이또하나의 아프간이 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게릴라화의 저변에는 무력진압을 바쿠시에서 먼저 감행함으로써 정부가 일방적으로 아르메니아인의 편을 들고 있다는 아제르바이잔인의 피해의식도 깔려있다. 소련정부의 무력진압이라는 강경조치는 고르바초프 서기장의 표현처럼 「국가적 재앙」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위한 것이지만 사태의 근본적인 해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군사작전은 쉽게 끝나겠지만 작전이 끝난 뒤에도 군사개입을 계속해야할 뿐더러 소련군은 전통적으로 국내치안문제에 개입하길 원치 않아온 전통 때문에 대군부 문제도 만만치 않다. 반면,아프간 내전때 처럼 사태를 질질 끌게되면 결국 군의 사기가 떨어지고 고르바초프의 개혁정책에 반기를 들어온 수구ㆍ보수파들이 이를 이용,개혁ㆍ개방의 물결을 역류시킬 가능성도 있다. 아제르바이잔은 19세기 중엽 제정러시아가 이 지역을 차지하면서 러시아 이란 터키 3국에 의해 분할됐으며 현재 이란내에 약 5백만명,소련 아제르바이잔 공화국에 6백80만명의 아제르바이잔인들이 살고 있다.따라서 회교중에서 시아파에 속하는 아제르바이잔인들은 이번 기회를 빌려,이들 양지역에 분산돼 있는 동족들을 통합,독립된 이슬람 공화국 수립을 최종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소련은 이같은 분리 움직임은 결코 좌시할 수 없는 입장이어서 지금으로선 무력에 호소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는 상태다. 만약 아제르바이잔을 잃었을 경우 소련이 입을 피해는 엄청나다.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는 카스피해의 최대항구이자 세계적 유전지대로 석유화학공업의 중심지다 이와함께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란과의 외교분쟁도 예상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인은 터키계로 페르시아계 이란인과는 인종적으로 다르나 같은 시아파 회교국가인 아제르바이잔과 이란은 종교적 유대가 강하다. 그러나 아제르바이잔 통합운동은 이란 북부지역의 분리를 의미하기 때문에 이란으로서도 결코 달가운 현상은 아니어서 앞으로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되고 있다.
  • 노사간 관행정립이 시급하다(사설)

    우리 경제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는 산업평화의 정착이 무엇보다 시급하고 필요하다는 사회적 합의는 어느 정도 형성되어져 있다. 지난 3년 동안의 격심한 노사분규라는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 도출해낸 국민적 합의를 이젠 어떠한 방법으로 착근시켜 나가느냐가 우리의 현안과제이다. 정부가 발표한 산업평화 조기정착과 임금안정대책은 이같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단호한 정책의지를 표명함과 동시에 노사간의 규범과 관행정착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책은 과거 노사분규 과정에서 발생한 불법행위에 대해 선별적으로 공권력을 동원하던 방법에서 탈피하여 사용자지도대책ㆍ급진노동세력대책ㆍ악성노사분규대책ㆍ분규업체지원대책ㆍ근로자주거안정대책 등 체계적이고 상호보완적인 지침을 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대책이 전례없이 강경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비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동운동을 계급투쟁과 노동해방운동으로 보는 일부 노동세력이 전국적 조직을 결성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강경선회가 불가피해지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든다. 또 악성분규와 기간산업분규에 대하여 단호히 대처하겠다는 정부방침은 사회질서의 유지와 국민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반드시 강경선회로만 볼 수도 없다. 다만 노사문제는 경제적 이슈뿐이 아니고 권력적 이슈와 인간적 이슈 등 다양한 이해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어느 쪽은 보호하고 어느 쪽은 탄압한다는 인상을 받을 우려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가 이번 대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공정한 중재자 또는 공정한 심판자로서의 역할과 기능에 보다 충실해야 할 것이다. 국민경제제도연구원의 여론조사결과를 보면 국민들의 86.7%가 노사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있으나 공권력 개입은 현재보다 자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43%에 이르고 있다. 국민들은 노사문제에 지나친 정부개입을 원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노사간의 문제는 이해당사자가 대화와 타협 그리고 양보를 통하여 스스로 해결하는 길 이외에 최상의 방법은 없다. 현재 우리는 원만한 해결을 위한 제도와 관행이 정착되지 않았기 때문에 격심한 진통과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하겠다. 그런 점에서 정부정책 못지않게 노사가 자주와 자결의 원칙에 입각하여 새로운 관행과 규범을 창출하고 실천에 옮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노사는 정부가 발표한 무노동ㆍ무임금원칙과 경영ㆍ인사권의 배제 등 여러가지 문제에 있어 대원칙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내에서 스스로의 세부적인 관행을 모색할 줄 알아야 한다. 예컨대 외견상으로 무노동ㆍ무임금을 관철시킨 것과 같이 처리하고 내부적으로는 복지비나 체력단련비로 지급하는 편법이 지속되어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차라리 노사합의에 의하여 첫해의 무노동에 대하여는 임금의 몇 %를 지급하고 그 다음해는 비율을 더욱 낮추었다가 최종연도에 제로(영)가 되게 하는 자율적 방법이 소망스러운 것이다. 우리는 올해 기필코 산업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노사가 제도와 관행 그리고 규범을 하나씩 착실히 착근시켜 나가야만 한다. 사용자가 기득권의 일부를 양보하고 근로자는 피해의식에 의한 과격행동을 버릴 때 그 착근은 빨라질 것이다.
  • 몽고 「늑장개혁」에 불만 폭발/“독재종식”요구 대규모시위 안팎

    ◎다당제ㆍ자유총선등 체제변혁을 겨냥/민족주의 대두 편승,「발빠른 변화」기대 소련의 「위성국」으로 지극히 폐쇄적인 공산국가인 몽고에서 공산당일당통치 종식과 개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시작됐다. 소련에서 출발해 동구권을 휩쓸어버린 민주개혁의 물결이 「은둔의 나라」몽고에도 어김없이 찾아든 것이다. 지식인ㆍ학생층을 중심으로 지난달 결성돼 6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는 몽고민주연합(MDU)은 14일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영하20∼30도의 혹한에도 불구하고 5천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몽고사상 최대규모의 시위를 벌인데 이어 오는 21일 또 다른 시위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집권 인민혁명당의 스탈린식 독재체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고 최고관리를 비난하는가 하면 32년간의 독재끝에 지난84년 권좌에서 축출돼 현재 모스크바에서 살고 있는 체덴발 전공산당서기장의 재판회부 및 스탈린동상의 제거,다당제 도입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자유총선과 인권존중,각종 특권폐지,시장경제도입을 위한 국민투표실시,의회활동 활성화,탄압적이던 과거문제에 대한 수사 등도 이들의 요구사항에 포함돼 있다. 물론 몽고공산정권이 그동안 고르바초프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정책을 계속 거부해온 것만은 아니다. 몽고에 주둔하고 있는 소련군의 철수를 약속한 고르바초프의 지난 86년의 블라디보스토크선언을 계기로 86년 8월 중국과 영사조약을 체결하고 87년 1월 미국과 공식외교관계를 맺는등 서방세계와의 관계개선을 추구하는 한편 외국과의 합자기업법을 만들어 20개 자본주의국가에 2백여개의 무역상사를 설치하고 아시아개발은행 가입을 추진하는등 경제ㆍ외교적 노력을 통해 대소의존도를 줄이고 낙후된 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나름대로 애써왔다. 이같은 「시네치엘」(몽고판 페레스트로이카,몽고어로 쇄신)의 결과로 서방 자본주의국들과의 88년도 무역거래량은 87년에 비해 46%나 증가했다. 그러나 아직도 소련ㆍ동구권국가와의 불리한 교역이 몽고 총교역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높은 의존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해 1인당 국민소득 1천달러 수준에서 맴돌고 있다. 더군다나 국내정치 여건에 있어서는국민들의 자유를 향한 욕구를 충족시킬만한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시위를 계기로 몽고의 개혁추진속도가 빨라질 것임은 분명하다. 이번 시위자체가 당국의 허가를 받아 평화적으로 개최됐고 몽고정부가 한달전에 결성된 이 단체의 시위를 사전에 무산시키려는 노력을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그러나 몽고의 개혁이 공산당지배의 골격을 유지하는 선에서 그치지 않고 공산당독재종식을 통한 다른 체제의 국가수립으로까지 치달을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칭기즈칸의 후예인 몽고인들은 1911년 중국 신해혁명의 영향을 받아 독립을 선언한뒤 21년 입헌군주국을 수립했으나 곧이어 24년 소련의 지원을 받아 세계에서 두번째로 공산지배체제를 이룩한 이래 줄곧 소련에 예속되다시피 해왔다. 칭기즈칸의 말발굽에 짓밟혔던 소련의 피해의식을 그대로 수용,민족의 영웅인 칭기즈칸을 침략자로 규정할 정도로 모든 분야에 걸쳐 대소 의존도가 극에 달했으나 최근들어 칭기즈칸 복권운동이 일고 있는등 민족주의의 자각이 고개를 들고 있다. 한반도 7배 크기의 국토에 인구는 2백만명이다.
  • 기업인과 근로자의 책무(사설)

    새해초 경제가 지난해 말보다 더욱 침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기업 경영자를 대상으로 조사된 올해 1ㆍ4분기 기업경기 실사지수(BSI)가 지난해 4ㆍ4분기의 절반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발표되었다. 기업경기 실사지수는 기업인들이 피부로 직접 느끼는 감각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되어 진다. 실질적인 생산활동의 주체인 기업인들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게되면 경기가 침체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고 국민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의 관건이 되는 투자는 더더구나 위축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국내경제연구기관들이 올해 경제전망을 지난해와 비슷하게 보거나 약간 저조할 것으로 보고 있어 누구도 1ㆍ4분기 경기실사지수가 호전되리라 예상하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경기지수의 내용이 거시적 총량지표에 의한 예측보다 한층 더 비관적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표현을 달리하면 극도로 냉각된 기업의 생산과 투자에 대한 심리를 어떻게 하면 끌어 올릴 수 있느냐는 단기적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 이 단기과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90년대 선진국권 진입이라는 범국민적 장기과제의 실현은 불가능하게 된다. 그러한 단기과제의 처방은 다름이 아닌 위기의식의 극복이다. 이의 극복을 위해서는 경제의 각 주체가 어떠한 결정을 해야할 것인가를 스스로 선택하지 않으면 안될 시점에 있다. 기업내부를 움직이고 있는 경영자와 근로자가 위기관리를 위한 역할과 책무를 찾아내는 일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경영자들은 스스로를 위하여 더이상 패배주의나 냉소주의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된다. 『기업을 하고 싶지 않다』는 패배주의식 사고나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미흡하다』며 냉소적 비판을 일삼는 자세는 기업경영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보다는 어떻게 하면 위기를 뛰어넘을 수 있고 더 나아가서는 창조적 기업가가 될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능동적 자세로 돌아서야 한다. 현재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산업구조 조정에 총력을 기울이고 생산성 향상과 기술개발을 위한 투자를 과감히 늘리는 동시에 노사의 화합을 위하여 기득권의 일부도 양보할 수 있는 자기혁신만이 오늘의 위기를 극복할수 있는 관건이라 할 수 있다. 그것은 또 정부나 국민 모두가 기업들이 해주기를 바라는 자구적 노력이기도 하다. 위기관리에 있어 기업의 비중이 강조되는 이유는 경제의 성장이 없는 정치ㆍ사회의 안정은 허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90년대 우리 경제의 향방을 좌우할 주요한 변수의 하나인 노사문제 또한 기업의 울타리 안에 있다. 그점에서 오늘의 우리 근로자들은 과거의 피해의식에 집착해서는 곤란하다. 피해의식은 스스로를 종속개념에 묶어두고 피동적 심성을 키울 뿐이다. 현대 산업사회에서의 근로자는 경영주와 함께 생산의 주체이지 주종의 관계에 있지가 않다. 더구나 나라의 위기적 상황에 직면해서 노사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하고 대결보다는 협력을 바탕으로 산업평화를 정착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 우리 경제는 기업내부 구성원의 선택여하에 따라서 제3의 도약을 할 수 있느냐,좌절의 경제로 가느냐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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