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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교교육 달라져야 한다/임태순 사회2부기자(오늘의 눈)

    94학년도부터 실시되는 새 대입제도가 발표된 이후 일선고교의 교육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어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 새 입시제도가 적용되는 현재의 고교 2년생들이 입학한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같은 현상은 최근들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열반편성,이동식수업,국어·영어·수학중심의 수업,특별보충수업등으로 고교교육정상화 명분은 갈수록 빛을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른바 「점수따기 식」의 입시위주 교육이 고교교육의 대종을 이룬 지 오래지만 새 입시제도의 출현과 함께 고교교육이 더 큰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사실이 역설적이기만 하다. 일선 고교에서는 그동안 고교교육이 정상화되기 위해선 대입학력고사와 내신성적으로만 치러지는 대입제도가 먼저 개선되어야하며 새 입시제도를 전인교육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바로 그 일선 고교가 새 입시제도가 발표된 지 한달도 지나지않아 전보다 더 역기능이 많을것 같은 입시위주의 교육방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을 보면 왠지 씁쓸한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물론 새 입시제도가 최선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새 입시제도는 고교교육이 정상화될 수 있는 여지를 「학력고사시대」보다는 훨씬 많이 열어 놓았다는게 교육계 안팎의 중론이다. 처음 시도되는 수학능력시험은 단편적인 지식암기보다는 사고력·추리력·분석력등 고등정신능력을 묻고 있고,대학별고사(본고사)에서 논술을 채택한 학교도 많아 학생들의 생각을 체계적으로 종합,정리하는 능력을 길러주지 않으면 안되게 돼있다. 이러한 대학의 「주문사항」은 지금까지의 암기위주교육보다는 사고속의 창의적인 교육을 바라는 것이라고 해석할 때 운영의 묘를 살리면 교육정상화를 가능케 할수있을 것으로도 생각된다. 일선 고교가 이를 모를리 없겠지만 명문대 진학학생수로 명문교 여부가 가름된다는 피해의식 때문에 교육정상화로 가는 키를 의도적으로 놓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때문에 양식있는 일선교사들이 교육방향을 놓고 심적 고통을 받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 안타깝다. 이제 일선고교는 얄팍한 입시교육보다는 앞날을 내다보는 교육정상화를 위한 참다운 용기를 발휘해야 할 때이다.
  • 광주시민의 「작은 용기」/광주=김주혁기자(선거현장)

    광주·전남유권자들의 선택은 이미 민주당 쪽으로 확실하게 기울어진 것 같았다.김대중민주당대표의 이지역 지원유세는 이같은 선택을 확인하는 작업에 불과했다. 이곳 유권자들이 이같은 선택을 하게된 이유는 민주당후보들이 민자당후보들을 「TK 군사정권의 앞잡이」라는 등의 원색적인 용어를 써가며 매도하고 지역감정을 이용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모든 분야에 걸친 호남인의 피해의식이 아직도 실재하기 때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14대총선에서는 지난번 13대때와는 분명히 다른 변화들이 눈에 띈다.민자당후보가 마음놓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고 합동연설회에서 민주당에 대한 비난이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것만 해도 그런 행위들이 용납되지 않았던 4년전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달라진 모습들이다. 지방자치선거과정에서 비롯된 민주당의 내부분열·공천과정에서의 잡음,13대 총선결과에 대한 이해득실 판단 등이 이같은 변화를 초래한 요인들로 지적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싹쓸이」형태로분출됐던 지역감정이 더이상 심화돼서는 곤란하다는 공감대가 꿈틀거리기 시작했음을 감지할 수 있었다. 식자층을 중심으로 한 상당수의 호남인들은 이번에 영남에서 민주당후보가 몇명 당선되고 호남에서도 민주당후보가 몇명 낙선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있다.김대중민주당대표가 광주지역 정당연설회를 취소한데 대해 정치적인 제스처에 불과하다고 평가절하하는 반응도 없지 않지만 지역감정을 해소하기 위한 「작은 용기」라고 평가하는 현지인들이 많은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그러나 이같은 변화의 싹마저 영남에서 불어오는 「YS바람」으로 인해 시들어버리지 않을까 많은 호남인들은 우려하고 있다. 『민주당이 결국 호남의석을 거의 석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득표율에 있어서는 13대때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것이며 그 득표율 차이는 영남에서의 분위기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영호남지역은 이번에도 변화가 어려운 것 같으니 수도권유권자들이 냉철한 심판을 내려주기 바란다』 호남의 현재 분위기와 호남인들의 심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말들이다.
  • 전북의 홀로서기/전주=김인철기자(선거현장)

    ◎“DJ비난도 경청”… 분위기 달라져 투표일을 사흘 앞둔 전북지역 역시 특별한 선거쟁점이 없는 이번 14대총선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침잠해있다.평민당 후보들의 전원당선을 몰아왔던 13대선거때의 「황색돌풍」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지금 이곳에 야당의 바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세는 예상외로 미약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런 가운데 여야후보들이 내걸고 있는 「전북홀로서기」구호가 비록 표로 연결될지는 불투명하나 이곳 유권자들의 마음을 유혹하고 있는 듯하다.전북이 광주나 전남의 들러리 이냐』『이제는 전국에서도 가장 낙후지역의 하나인 전북의 제몫을 찾기위한 정치를 해야할 때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이 주장은 또다른 「지역감정유발」이라는 야권후보들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20일 저녁 한 식당여주인은 선거분위기를 묻는 질문에 『광주에서 식당주인이 여당후보의 주장을 이야기한다면 아마 식당은 문을 닫아야 할것』이라며 전북은 그런 의미에서 그 지방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고 말했다. 이날전주로 오는 열차에서 자신이 전주출신이라고 밝힌 30대 회사원도 민주당공천에서 탈락한뒤 김대중총재를 공격하며 전북의 정치1번지라고 할 수 있는 전주 완산구에 출마한 무소속의 모후보를 가리키며 『그의 행동에 대한 평가는 유권자들의 표로 내려지겠지만 그러한 시도 자체가 용납됐다는 것이 「세상 많이 달라졌다」는 세간의 말을 상징적으로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광주와 전남이 그렇듯 전북 지역의 유권자들 또한 「80년 광주의 한」으로부터 풀려나고 있었다.그리고 전북지역은 이번 선거를 통해 나름대로의 활로를 찾아야한다는 주장에 대한 시험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도내 60여명의 후보자들은 너나할것 없이 지역개발관련 「공약」을 내걸고 자신이야 말로 지역의 균형개발과 농촌의 발전을 가져올 인물이라고 역설하고 있다. 이처럼 여야의 「홀로서기」주장과 「인물론」이 조용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으나 그 결과는 지극히 불투명하다. 많은 사람들을 접해 누구못지않은 정치평론가라고 자처하는 한 택시기사는 『후보자들마다 자기를 찍으면 지역개발을 한다고 주장하는데 말이 됩니까.「지역의 균형개발」이 「위정자들의 당연한 의무」이지 「조건부 약속」이 될 수 있습니까』라고 열을 냈다. 그의 말대로 위정자들이 마땅히 해야할 일,즉 상대적인 지역적 피해의식을 줄이는 정책을 묵묵히 수행할때 이번 「전북홀로서기」주장도 일회적인 선전구호의 이미지를 탈피,「가능성의 씨앗」을 잉태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두자리수 인상” 선래… 임금정책 혼선/시내버스 임금타결의 파장

    ◎대증적 「땜질처방」이 연내파업 불러/요금 연동제·구고보조등 대책 시급 서울·부산등 6대도시 시내버스 임금협상이 우여곡절 끝에 파업위기를 넘기고 타결됐지만 많은 문제를 남기게됐다. 우선 「시민의 발」을 볼모로 연례행사처럼 파업위협속에서 임금협상을 이끌고 있는 버스업계의 고질적 관행과 근원적인 문제해결 의지없이 땜질처방식으로 일관하는 교통행정등이 이번 시내버스 임금협상에서 시민들의 불안을 가중시킨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막판 진통을 거듭한 시내버스 임금협상이 파업의 위기를 모면한데는 이같은 불리한 주변환경을 의식한 노·사·정의 막후협상 및 설득작업이 크게 주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노조측에서 시내버스요금이 23.5%인상된지 얼마 안되는 시점에서 파업에 들어갈 경우 여론이 크게 불리하고 지방노동위원회의 직권중재결정으로 불법파업에 따른 불이익에 대한 판단이 표면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파업만은 막아야겠다는 뜻에서 정부의 올해 임금정책에 반해 20% 가까운 고율의 임금인상을업계로하여금 제시케 한 정부의 「의지」도 한 몫을 했다. 따지고 보면 노·사·정 공동의 피해의식에서 파업을 피하긴 했지만 버스업계의 문제를 내년으로 이월시킨 셈이다. 이번 시내버스 임금협상에 있어 타결의 분기점을 제공해 준 곳은 광주지역이었다. 임금협상이 막바지까지 난항,파업의 위기가 한층 고조된 시점에서 광주시내버스 노사양측은 파업시한을 5시간 남짓 앞둔 27일 밤11쯤 임금을 19.46% 올리는데 극적으로 합의,나머지 5대도시의 임금협상 타결의 물꼬를 텄다. 광주의 타결된 임금인상률은 이후 서울등 나머지 시의 바로미터가 됐다. 임금인상률을 놓고 제일 늦게까지 진통을 한 서울의 경우도 마라톤협상끝에 19.65%로 결론을 봤다. 지난해 10월부터 시작된 올 시내버스 임금협상과정에서 노조가 요구한 37.6%인상(92만8천원)과 사용자측이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10%내외와의 줄다리기에서 결국 예상보다 높은 인상을 기록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때문에 정부의 임금정책 관계자들은 시내버스 타결 임금인상률은 정부가 현재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임금안정정책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타결을 본 인상폭은 총액 기준으로 14%선에 이르러 정부가 임금억제정책의 일환으로 「총액기준 5%선」을 훨씬 웃돌기 때문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상황에 따라 정부의 임금정책에 벗어나는 버스업계의 임금인상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적자국고보조 ▲버스공영제 ▲버스요금의 물가연동제 ▲버스요금 시도차등제등을 시급히 강구해야 할 것 같다.
  • 환경훼손과 대기오염/안태혁 보험감독원장(굄돌)

    오는 6월 브라질의 「리오데 자네이로」에서 유엔 환경회의(UNCED)가 개최될 예정이다.이번 회의는 21세기를 향한 종합적인 국제환경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정상들이 참석하며 「지구헌장」과 「기후변화방지협약」등을 체결할 것이라고 한다. 우리 인류는 그 동안 맑은 물과 쾌적한 공기 푸른 자연의 혜택을 누려 왔었지만,오늘날에는 산업화 과정에서 비롯된 환경훼손과 심각한 대기오염으로 인하여 국제적인 지구환경 보호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의하면 석탄·석유 등 화석연료의 연소과정에서 생긴 일산화탄소·메탄 등 이른바 오존층을 파괴하는 유발가스의 증가로 2030년경에는 대기 온도가 섭씨 1.5∼4.5도 상승하고,21세기말에는 지구의 수림대가 줄어들어 사막의 면적이 늘어나며 연안지대가 침수되는 등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한다.또 사람들의 무분별한 행위로 매년 2만5천∼5만종의 생물이 죽어가고 있다고 하니 이러다간 생태계의 조화가 파괴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국민 한 사람이하루에 버리는 쓰레기의 평균량이 2·2㎏이나 된다.이것은 일본이나 미국 독일등과 비교하여 거의 두 배에 가깝다°그리고 공장의 폐수와 가정 하수로 인한 수질오염도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그래서 정부에서는 금년도 환경개선을 위해 수질 및 대기정화 폐기물 관리 등에 총 5천5백50억원을 투자하여 앞으로 지속적인 환경보전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한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의 환경문제에 대한 의식수준이 너무 뒤떨어져 있는 것 같다.그 한 예로 핵폐기물 처리장이나 쓰레기 매립예정지를 선정함에 있어 주민들의 반대로 무척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이것은 다름 아닌 지역이기주의에 따른 님비현상(NotInMyBackyard)과 비과학적인 피해의식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이제는 우리 모두 환경문제에 대한 새로운 의식의 전환이 필요하지 않을까? 특히 지금 추진되고 있는 국제환경협약은 무역규제 조치와 연계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므로 만약 이 협약이 발효될 경우에는 UR협상의 충격 못지 않은 국내 산업구조의 전면개편을 초래하게 될지도 모른다.따라서 정부당국의 환경문제에 대한 장기적인 정책개발과 더불어 우리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있어야 될 줄로 믿는다.
  • 범회교세력 「블록」화 이뤄질까/ECO회담계기로 관심 집중

    ◎전략핵 보유·석유무기화등 가능성/패권다툼 조짐… 「완전단합」까진 미지수 이념대결종식 이후 신세계질서구축과정에서 최근의 회교권의 움직임이 새로운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회교권회원국들간의 경제협력기구인 ECO는 16,17일 테헤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구소련의 5개 회교공화국을 새로운 회원으로 받아들여 기구를 확대하면서 서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의 아랍권을 묶는 회교권공동시장의 창설을 선포했다.이들은 더 나아가 걸프지역과 주변아랍국들과 연대할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어 중앙아시아에서 중동지역 전체를 잇는 회교블록의 등장이 예상돼 주목된다. 특히 하세미 라프산자니 이란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리는 이념가족』이라고 역설,종교적인 측면을 강조하면서 이 모임이 회교권국가들의 정치·경제동맹을 지향하는 단체임을 공식화 했다.이는 그동안 ECO가 반이스라엘에 대한 아랍권의 기조가 돼왔던 국지적차원에서 과감히 탈피, 국제적인 차원에서 연대를 이루겠다는 것으로 보인다.이에앞서 지난해 12월엔 알제리총선에서 회교원리주의정당인 이슬람구국전선의 압도적인 승리를 계기로 회교원리주의운동이 이슬람권의 단합을 촉구하는 계기가 됐으며 구소연방의 소멸이후 분리 독립한 중앙아시아 지역의 6개 회교공화국도 슬라브중심의 체제에서 소외됐다는 피해의식 때문에 지리적·종교적으로 인접한 회교권과의 결속을 꾀하고 있다. 회교권국가들이 중앙아시아공화국들에 손을 뻗치게 된것은 이들 공화국들이 면화 우라늄 생사 천연가스 석유등 자연자원이 풍부하고 카자흐의 경우 핵무기까지 보유하고 있어 전략적·경제적인 면에서 흡인력이 크기 때문이다. 이같은 회교권의 통합 움직임에 대해 미국과 서방국가들은 공산주의가 사라진후 이들 회교권의 부상을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보고 있다. 서방측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란을 비롯한 리비아 이라크 파키스탄등 회교국가들이 구소핵무기를 입수,핵보유국으로 부상할 가능성과 회교권이 주변아랍산유국들과 연계해 석유를 회교권의 무기로 삼을수 있다는 것이다.미국이 이란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면서 친서방노선을 걷고 있는터키의 역할을 강화시켜 구소련의 회교국들을 서방진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것도 이때문이다. 그러나 경제협력기구와 구소련회교국간의 단합에도 불구,회교권지역의 주도권 장악을 둘러싸고 이란과 터키의 헤게모니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회교권이 거대한 정치 경제적인 블록으로 탄생하기까지 앞날이 결코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탈피,회교권의 맹주로 부상을 노리고 있는 이란은 최근 구소련의 회교공화국들과 정치·종교적유대를 모색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카스피해연안 국가들과 별도로 협력기구창설을 합의했다. 회교블록권형성을 가로막는 또 다른 요인은 회교원리주의 국가인 이란이 주변아랍국들과 과연 순조롭게 단합할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이러한 갈등과 걸림돌을 제거하고 이들이 정치·경제·군사적으로 새로운 블록을 형성한다면 새계질서구축에 중요한 변수가 될것은 분명하다.
  • 노·사·정에 바란다/조순 전 부총리 주제발표내용

    ◎노/폭력 앞세운 「천민임투」 자제하는 슬기를/사/허세털고 「정직한 경영」으로 신뢰 쌓아야/정/물가안정·경제체질 강화 일관된 정책을 우리가 이 시점에서 올바른 노사관계를 정립하기 위해선 우리 경제사회의 현황과 문제점을 잘 알아야 한다. 이를 정확히 안다면 바람직한 노사관계의 방향은 저절로 도출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 9%선,물가상승률 10%선,무역수지적자 1백억달러선 등이 지난해 경제실적을 요약해주는 몇개의 지표다. 정부는 이런 지표가 함축하는 경제상태를 그대로 지속시켜서는 안된다는 인식아래 올해 경제운용에 있어 모든 거시지표를 하향조정하도록 계획하고 있다. 겉으로 드러나는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인플레와 무역수지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인플레나 국제수지보다도 더 크고 어려운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인플레나 국제수지는 겉으로 나타나는 문제일뿐 그 밑바닥을 이루는 경제사회의 하부구조가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사회기강의 해이,근로의욕의 저하,기업의식의 약화,소비성향의 증가,집단이기주의의 만연및 정부의 실효성의 저하등이 우리 경제 하부구조의 취약성을 반영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냉전체제의 종식등 국제적으로도 힘겨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등 대내외적으로 가중되는 어려움을 헤쳐가기 위해선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설정,진정한 산업평화를 이루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노사쌍방은 서로의 이익이 항상 대립한다는 의식을 버려야하고 민주적인 노사관계를 뿌리내려야 한다. 비민주적인 산업문화를 가지고는 결코 진정한 산업평화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함께 국민경제가 어찌되었든 어떤 일을 해서든지 돈을 벌기만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기업의 천민의식과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든지 임금만 올려받으면 된다는 근로자의 천민의식을 완전히 씻어버려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자본주의의 가치관과 이같은 천민의식을 혼동하고 있다. 이같은 천민의식을 가지고는 현대사회가 필요로 하는 기업윤리와 근로윤리를 창출해낼 수가 없다. 진정한 산업평화를 위해선 근로자·기업주및 정부등 이해당사자간 사회적 합의가 형성돼야 하며 이를 위해 각 개별 경제주체에 대해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제안을 확실히 하고자 한다. 우선 기업주들은 이 나라의 산업을 지도하는 지위에 있다는 인식을 가지고 그 지위에 상응하는 적극적이고도 겸허한 사고와 행동으로 국민의 존경을 받아야 한다. 기업주들은 기업이 공유물이라는 인식을 갖고 종업원과 동고동락하는 기업문화를 길러야 한다. 한국의 근로자들은 돈보다도 오히려 따뜻한 인간적인 배려를 더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한다. 이와함께 기업주는 허세와 거짓을 뿌리치고 정직하게 손익계산등 기업의 실태를 근로자들에게 공개,이해를 구하고 서로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 정직하고 공명한 경영자세 없이 노사관계의 정상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 근로자들은 흔히 나타내기 쉬운 피해의식을 버리고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든지 임금만 올려받으면 된다는 천민의식을 깨끗이 씻어버려야 한다. 한발짝 더 나가 국민경제의 장래를 위해 임금수준이 웬만큼 오른 기업체의 근로자들은 아예 자진해서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하는 슬기와 용기를 보여줘야 한다. 지난날 우리경제가 저임금을 바탕으로 발전한 것은 부인할 수 없으나 이젠 적어도 평균적으로는 고임금 국가가 됐다. 오히려 임금수준에 비해 생산성 향상이 뒤떨어져 우리의 상품이 세계 도처에서 가격경쟁이나 비가격경쟁 양면에서 밀려나고 있는 실정에 있다. 근로자들이 자제하는 용기와 슬기를 보여준다면 새로운 산업문화를 창출하는 신선한 자극제가 될 것이며 근로자들 자신이 새로운 문화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다. 근로자들은 또 만부득이 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절대 폭력을 쓰지 말아야 한다. 돌을 던지거나 바리케이드를 치지 말라. 간디의 철학을 빌릴 필요도 없이,폭력보다는 비폭력의 투쟁이 상대방을 설복시키는 데 더욱 유효하다. 이와함께 근로자는 자기의 판단에 입각해 행동하는 자주의식을 갖고 군중심리에 휩쓸려 부화뇌동하지 말아야 한다. 정부는 올바른 노사관계의 정립을 위해 임시방편으로 대응하지 말고 인플레의 고리를 단절하는 동시에 취약한 경제체질을 강화하기 위해일관성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또 노사문제의 해결은 원칙적으로 노사 당사자들이 자율적으로 해결하도록 유도하되 위법행위가 있을 때에는 노사를 막론하고 법률에 따라 엄격하게 다스려야 한다. 끝으로 근로자들의 재산형성과 복지증대를 지원하고 주택공급이 무리없이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추진,기업주와 근로자들이 한국인의 심성에 적합한 산업문화를 만들어 내는데 필요한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 노사안정이 곧 경제안정이다(사설)

    지금 국내경제가 어려운 상황에 있다는 것을 부정하려 드는 사람은 없다.물가고나 국제수지적자의 확대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한결같다고 보아야 한다.그러나 인식은 같으면서 해결방안을 찾는데는 기존의 자기영역이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려하지 않고 있다. 이와관련,12일 열린 「노사관계 사회적 형성을 위한 회의」에서 노태우대통령이 강조한 것이나 조순전부총리가 제언한 내용은 관심을 끈다.노대통령은 명목임금의 인상만으로 근로자의 생활향상에는 한계가 있으며 기업도 근로자의 의식변화를 기업경영에 조화시키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조전부총리는 근로자들이 피해의식을 청산하고 기업주는 기업을 사유물로 생각지 말고 근로자에 대한 인간적배려를 강조하고 있다. 기업이나 근로자에 대한 이같은 지적과 제언은 한마디로 노사가 다같이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을 새삼 일깨워 주고 있다.우리의 노사문제가 안정 되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은 서로가 자신의 이익만을 챙기기 위해 기존의 영역을 고수하고 그러면서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한데 있다. 따라서 노사가 진정한 산업평화를 찾고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기 위해서는 서로가 신뢰도를 높이면서 기존의식의 틀을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노·사·정이 한자리에 모여 대토론을 벌인 것은 이번만이 아니다.지난해에도 같은 형식의 자리가 마련되고 같은 의미의 토론이 있었다.그러나 올해는 또 지난해와 상황이 다르고 우리가 해야할 바도 달라졌다.물가는 두자리수는 면했다해도 여전히 큰 부담이 되고 있으며 국제경쟁력의 상실로 국제수지적자는 줄어들 기미가 없다.상황의 급반전이 기대되기보다는 경제전반이 더욱 활력을 잃고 있는 소리가 경제현장에서 들려오고 있다.올해는 이같은 상황을 반전시키기는 어려울지라도 반전의 전기가 돼야 상황인식을 같이한 보람을 찾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기업은 경영내용과 상황을 솔직히 알려 근로자가 이를 믿고 이해하도록 해야한다.근로자들이 기업주가 거짓을 얘기하고 있다고 믿는다면 갈등과 불신만이 노사를 갈라놓게 될 것이다.근로자들은 직장은 투쟁의 장소가 아니라 생활의 근거라고 믿는다면 요구가 능사가 아닐뿐 아니라 합리성을 가져야 한다.두번째로 근로자는 근로자일뿐이고 기업은 기업일 뿐이라는 2분법적 사고의 틀을 과감히 벗겨야 한다.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는 자기의 주장만이 옳고 자신의 영역은 모두 고수하려 한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합리적 주장을 양보하라는 것이 아니라 합리를 가장한 자기의 주장이 어디가 잘못되어 있는 가를 알고 반대편의 타당한 요구를 수용하는 자세가 지금 우리에게는 더없이 요구되는 상황이다.우리기업이나 근로자에게 쏟아지는 국제적 비판은 따갑다.그들의 비판은 국내의 비판보다 객관적 요소가 많다고 봐야한다.최근 몇년동안 노사가 할일,못할일 모두 겪었다.이를 교훈으로 삼아 올해는 노사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되지 않는다면 우리가 갈길이 어딘가를 생각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 세계를 지향하는 발상의 대전환 필요/21세기위 김상철변호사

    ◎미숙함·피해의식이 성장에 최대 장애 『일반적으로 미래사회는 개방사회,정보화사회,자율민주주의의 모습을 띠게 될 것이다.그러기 때문에 종래의 시각에서 벗어나 과감한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대통령자문기구인 21세기위원회 김상철위원(45)은 28일 『소연방의 해체와 EC국가들의 통합으로 향후 세계의 앞날은 무척 예측키 힘드나 더 큰 변화가 닥쳐오리라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전망하고 21세기 세계의 모습과 우리의 대응자세를 진단했다. ­급변하는 세계정세속에서 「발상의 대전환」의 핵심내용은. ▲반도의 남쪽이다,절반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바로 이같은 국지적인 시각에서 탈피,세계적인 시각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의미한다.이를 위해 많이 배우고 훈련하는것이 필요하다. ­미래학자들이 전망하는 21세기를 대비하는데 가장큰 걸림돌은. ▲우리의 의식은 고난과 억압에 익숙해져 있다.누군가가 자기에게 해를 끼칠것이라는 피해의식,불신의 팽배이다. 두번째는 미숙성,달리 표현하면 조급하고 자기중심적이며 책임지지 않는풍토이다. 다음은 봉사정신의 부족을 들수 있다.가족이나 혈연관계에서는 희생정신이 많으나 정치·사회측면에서 볼 때 아주 미약하다. ­해결방안은. ▲21세기위원회가 여러 정부기관이나 사회단체 등과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관료주의체제가 아닌 봉사로서의 행정,개방·정보화사회에 대비한 교육제도개선,가격경쟁력시대에서 벗어나 품질경쟁력시대를 지향하는 경제구현 등이 바로 그것들이다. 특히 행정의 목표설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21세기는 「작은정부」만이 능사가 아니다.사회가 복잡 다원화되면서 민간부문이나 지방단체들이 혼자서 감당하기 힘든 부문이 많다.공익이 강조된 행정의 구현이 필요하다. ­의식전환 차원에선 어떤 방안이 있는가. ▲미래사회에 대한 21세기에 대한 사회지도층의 인식이 확산되어야 한다.그리고 다가올 세기에 대비하기 위한 우리사회의 질적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21세기위원회의 현재 활동은. ▲21세기위원회의 활동이 많이 알려지진 않았으나 쉽게 말해 미래연구를 집성하는 곳이다.위원들은 대부분 40대로서 권력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다.때문에 권력지향적이 아닌 전문성과 정열·순수성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됐다.현재 서로 다른 분야에 관한 종합토론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으며 문제의식과 방향이 이뤄져 가고 있다.
  • 만류에도 고집 안꺾는 「정 회장 정치행보」

    ◎주변인사들이 밝힌 「신당설」 안팎/“국민감정과 배치” 충고 아예 무시/물망오른 영입대상자 대부분 「동행」 꺼려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77)은 14대 총선참여 및 신당창당을 위해 극비리에 5인의 실무작업반을 현대그룹내에 구성,전직 각료와 전·현직의원,언론인출신 등과의 접촉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입대상으로는 지난 7월 정회장이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동행했던 정치·경제·학계인사들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외무장관을 지낸 C모씨에게는 서울·경기지역을,국방장관을 지낸 Y모씨에게는 호남지역을,교통부장관과 국회농수산위원장이었던 L모씨에게는 강원지역을,언론인출신에 한국방송공사사장을 지낸 P모씨에게는 영남지역을 맡도록 요청했다는 좀더 구체적인 이야기까지 확인되고 있다. 또 현역의원인 민주당의 C모의원과 구정치발전연구회 멤버들과도 접촉했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정회장이 최근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비상장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의 주식을 종업원 17만여명에게 팔아 1천3백41억원을 마련한 것도 신당을 창당하기 위한 것이라는 소문을 뒷받침하고 있다. 정회장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6공화국의 경제시책을 비판한다든가,지난 17일 강동가톨릭문화원부설 강동한마음지역사회학교 개교식에서 1천여명의 신도들을 대상으로 통일교를 신랄하게 비판한 것,지난 20일 유림들과의 만남에서 유교방송국을 지어주겠다고 약속한 것,각계의 주요인사들 대부분에게 연하장을 발송한 것 등도 정계진출설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들이다. 정회장의 아들인 민자당의 정몽준의원은 『단순히 정치권에 도움을 주겠다는게 회장의 뜻일 뿐 신당창당 등의 구체적인 검토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일단 부인하면서도 『정치에 도움을 주는 방법을 찾고 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아 여러방안을 모색하고 있는중』이라고 밝혔다. 정회장은 지난 20일 전경련 송년모임에서 『정치에 직접 나서기보다는 민주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인물을 지원하는 형식을 취하겠다』면서 『그러나 민자·민주당 등 기존 정당의 인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정회장의「서울시장 출마설」에서 시작되어 현대그룹 산하 계열회사 사장들의 14대 총선출마로 이어지고 있다. 정회장은 당초 신당을 결성한뒤 총선후보를 낼 계획이었으나 선거시기가 임박해오고 영입문제가 수월치 않아 우선 이번 총선에서는 무소속 희망자를 비롯,현 정당에 불만을 품은 의원들을 지원하뒤 총선후에 당을 결성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 정회장의 이같은 복안에도 불구하고 현재 여야의 반응은 한국의 대표적인 재벌회사 회장으로서 막강한 부와 명예를 누리고 있는 정회장이 권력을 지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국민정서가 이를 용납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랫동안 정경유착의 온실속에서 부를 추구해왔던 정회장이 정부 당국으로부터 세금을 추징당하는 등 최근 6공화국과의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고 판단되자 피해의식에 젖어 정치권력에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발상은 자기모순일 뿐만 아니라 일반국민들의 의식에도 배치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정회장이 접촉했던 상당수의 인사들도 신당창당에 회의적인 의사를 표시해 생각보다 작업이 지연되고 있으며 정회장측은 처음 계획보다 광범위하게 영입대상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회장은 지난 7월 중국을 방문했을 때 동행했던 일부 인사들에게 신당창당의사를 물었다가 대부분이 반대의사를 표명하자 더이상의 접촉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5명으로 구성된 실무팀의 팀장으로 알려진 김종규전연합통신사장은 『한달반쯤전에 정회장을 만나 정치·경제등에 관한 얘기를 나누었지만 신당을 창당하는데 도와달라느니 사람을 추천해 달라는 등의 요청은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김전사장은 또 『현대그룹안에 문화기획실이라는 게 있다는 것은 풍문으로 들어 알고 있지만 별동대라는 별명의 실무팀에 대해서는 아는게 없다』면서 『정회장이 신당을 만든다는 얘기는 신문을 통해서 알고 있는 정도』라고 밝혔다. 이범준전교통부장관은 『한달전쯤에 정회장과 만나 정당을 창당하고 싶다는 얘기를 듣고 만류했다』면서 『현재 민자당에서 정책평가위원회의 농수산분과위원장을 맡고 있어 정회장의 창당작업을도와줄 수 있는 형편이 안된다』고 밝히고 『중국에 동행했던 인사들이 거명되고 있지만 건전한 상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정회장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현태전한국방송공사사장은 『정회장을 최근에 사적으로 만난적도 없고 신당창당등과 관련해서 어떤 요청도 받지 않았다』고 밝히고 『정당을 창당한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국회의원으로 출마하겠다는 얘기인데 현재로서는 정치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고흥문전국회부의장은 『정당을 하겠다는 사람들은 으레 내이름을 한번씩 거론하는 것 같다』면서 『지난 11년동안 정치를 안해왔는데 현재로서도 정치를 안하겠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양호민한국논단사장은 『정회장으로부터 어떤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면서 『그러나 정치라는 것은 원래 하던 사람들이 하는 것이지 기업가나 학자들이 갑자기 정치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회의를 나타냈다. 한완상서울대교수 역시 정회장으로부터 요청을 받은 사실이 없다면서 정회장이 신당을 창당하는 생각이 있더라도 정회장에 대해 비판적인 나같은 사람에게는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빈전부총리는 『지난 열흘동안 아프리카의 수단에 가 있었다』면서 정회장의 신당창당설에 대해서는 『할말이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조세형의원은 『얼마전에 영입교섭을 받은 적이 있으나 거절했다』고 밝혔으며 정치발전연구회측도 현대측으로부터 교섭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또 노신영전총리도 정회장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한측근은 『노전총리는 20여일전부터 개인적인 일로 미국에 머물고 있다』면서 『정회장과 만나 신당문제를 거론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일 것』이라고 말했다.
  • 재벌의 당?(사설)

    국회의원총선거를 앞둔 정치의 계절이라 신당얘기가 끊임없이 나도는 가운데 뜻밖에도 어느 재벌총수가 새정당창설을 적극모색하고 있다는 보도가 돌출해 국민을 당황시키고 있다. 현대그룹 정주영명예회장의 신당추진설이 그것이다.이에 대한 국민일반의 반응은 한마디로 부정적인 것이다.「재벌이 어떻게 정치를 하느냐」는 한마디속에 부정적 반응을 보일수밖에 없는 여러 이유가 함축되어 있으며 국민의 일반적 정서가 대변되고 있음을 우리는 감지할 수 있다. 정회장이 어떤 성격의 정당을 왜 만들려는지 구체적 구상은 밝혀진바 없다.다만 단편적으로,또는 본인과 측근의 입을 통해 흘러나오는 얘기나 여러가지 정황을 보면 현재의 정치구도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피해의식에 기인한다고 볼수 있다.또 막대한 재력을 바탕으로 권력을 추구해보겠다는 저의를 읽을수 있다.이렇게 본다면 문제는 더 크다. 일반국민이 재벌을 보는 눈 자체가 그리 호의적이지 않음은 재벌자신들이 너무 잘 알고 있을 것이다.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정경유착아래 온갖 수단과방법을 가리지 않은 행태가 쌓여왔기 때문이다.만약에 이에도 만족치않고 삐뚤어진 심사속에 정치권력의 일부까지 거머쥐겠다고 나선다면 새정당을 떠받칠 도덕성은 찾기 어렵고 따라서 국민의 지지를 얻을수 없음은 자명한 일이다. 이렇게 될때 우려되는 것은 자금의 무기화이다.다시말해 명분이나 도덕성 보다는 유권자의 지지를 돈으로 사겠다는 발상말이다.그렇지않아도 이번 총선에서 우리경제가 흔들릴만큼 뉠이 쓰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뜻있는 사람들이 모두 이를 경계하고 있는 터이다. 국민의 일반적 거부감속에서 정치에 참여하겠다는 재벌주도정당에서 엄청난 「돈」을 무기로 사용할 것이라는 점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경제가 흔들린다고 비판을 하면서 스스로 막대한 자금을 쓰게 된다면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 많은 국민들은 재벌이 정치에 직접 참여할것이 아니라 기업의 정상적 발전과 확대에 힘을써서 결과적으로 국가발전에 기여하기를 바라고 있다.만약에 정치를 돕겠다면 법의 테두리안에서 정당이나 정치인을 후원하는 방법이있을 것이다. 우리는 신당결성을 부인한 최근 정회장의 발언을 믿고저하며 「신선하고 올바른 정치인을 지원하겠다」는 의사표명도 법과 법정신에 맞는 범위내에서 이루어질것을 희망한다.혼돈과 혼탁은 우리의 선거를 망치고 정치를 멍들게하며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믿어 의심치않는다. 이문제와 관련,기존 정치권도 심각하게 반성해야한다.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국민들속에 만연한데서 이런 엉뚱한 일들이 비집고 나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여야는 특히 국회의원 공천과정에서 보다 사려깊게 인재를 골라내고 개혁의지를 읽을 수 있는 정책을 내놓고 대결함으로써 이런 돌출성 구상이 자리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할것이다.정치권스스로 정상화의 길을 적극 모색해주기 바란다.
  • 정 회장의 잇단 정치간여 발언을 파헤친다

    ◎「현대」/돈이면 정치도 살 수 있는가/의원을 「재벌하수인」으로 삼겠단 발상/부도덕한 돈으로 「도덕정치」 하겠다니…/“세금낼 돈 없다면서 국민 우롱하나” 비난 빗발 정주영현대그룹명예회장(77)은 「돈이 없어서」세금을 못내겠다고 말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정회장은 최근 1천3백억원의 뭉칫돈을 쌓아놓고 정치에 간여할 뜻을 표명함으로써 뜻있는 국민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많은 사람들은 국내 최대의 부를 쌓은 정회장이 돈으로 「권력」까지 거머쥐고 나라를 좌지우지하겠다는 「정치적 치매(치매)」현상을 나타낸 것이 아닌가 하며 걱정한다. 정회장이 정치자금으로 쓰기 위해 개인보유주식 1천2백만주를 현대종업원 17만명에게 팔아 마련한 1천3백41억원은 누구의 돈이며 「개인재산」이라고 자랑했던 4조원은 또한 무슨 돈인가.과거 정경유착으로 번 돈이 그 대부분이라는 사실을 세상은 다 알고 있다. 또한 현대는 국내재벌 가운데 부채가 가장 많아 10조원에 육박하고 있으며 총자산에서 자기자본이 차지하는 비율은 불과 17% 정도로 30대재벌의 평균자기자본비율 20.8% 보다도 낮다.심지어 올들어 7월말 현재 현대그룹이 은행에서 빌려쓴 대출금은 9천4백86억원에 이른다.결국 국민들이 저축한 은행돈을 끌어들인뒤 정치권력과 밀착하여 축재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정회장은 회사를 잘 가꾸어 현재의 경제난을 타개하고 산업보국하겠다는 기업가 정신을 보여주기는커녕 「부도덕한 돈」으로 「도덕정치」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다.한 국가의 최고 재벌이 정치일선에 나선 경우는 세계적으로 그 예가 없다.염치와 분수를 먼저 중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정회장이 정치에 간여하려는 동기와 목적 또한 분명치 않다.평소 그는 『우리나라에는 믿고 따를 만한 정치지도자가 없다』고 공언해왔다.그래서 자신이 한 번 나서보겠다는 생각을 하게된 것인가. 지난 3월부터 전담팀을 구성해 신당창당을 추진해왔으며 최근에는 전직 각료와 전현직의원·외교관·언론인 등에게 참여를 권유하고 있는 시점에서 정회장측이 밝힌 창당동기는 「도덕정치 실현」이라는 막연한 구호 뿐이다.노선과 지지기반도 불투명하다.흘러간 인물들을 끌어 모으고 현정치권의 불만 세력들을 적당히 규합하여 양당구도를 흔들어 보겠다는 발상정도로 주위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이때문에 대다수 국민들은 6공에 강한 불만과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정회장이 족벌체제를 계속 유지하고 그룹전체의 보호막을 치기 위해 정치권력 확보를 노린다는 비판에 동의하고 있다.다시 말하면 더 이상 권력으로부터 간섭받거나 다치지 않겠다는 속셈에서 나온 감정적·즉흥적 발상일 뿐 정치철학은 없다는 시각이다. 정회장은 어느 사석에서 『국회의원 한 명 만드는데 20억원 정도면 족하므로 2천억원이면 한 1백명 만들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식의 농담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그렇다면 그말속에 이미 본심이 숨어있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정회장이 진짜로 「돈이면 얼마든지 정치를 살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그런 재벌을 키운 우리국민들만 불쌍한 처지로 전락하게 될것이다. 오랫동안 돈을 추구하며 살아 온 정회장이 7순이 넘어 황금만능주의에 젖어 버린 것은아닌가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지금 국민들은 국내외의 총체적인 정치변혁기를 맞아 혼란과 부작용이 빨리 극복되고 국가와 사회가 안정되기를 고대한다.눈앞에 닥친 14대 총선과 대선을 무사히 치르고 이제 막 씨앗을 심은 남북통일문제가 순조롭게 싹트고 꽃피기를 기원한다.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정치 엘리트와 전문 지식인들이 정치일선에 나서 정치권의 의식개혁과 새로운 물갈이가 이룩되기를 바란다.또한 정치전환기를 맞아 혼란과 부작용을 극복하려면 안정되고 생산·발전적인 양당구도가 자리잡아야만 폐해를 극소화할 수 있다는 공통인식을 갖고 있다. 재벌이 합당한 방법으로 정당의 정치비용이나 자금을 부담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또한 재계의 발전을 위하고 입장을 대변하기위해 건전한 로비활동을 벌이는 것도 나무랄데 없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속에서 성장한 기업이 국가사회를 위해 일정 비용을 부담하는 일은 「국민기업」을 지향한다는 측면에서도 극히 당연하다. 국제경제환경의 엄청난 변화로 경제블록화가 도처에 진행되면서 수출장벽이 높아가고 UR협상으로 우리 경제가 난국을 맞고 있다.우리가 선진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부시책의 수립은 물론 기업이 기술개발과 새로운 투자를 통해 국제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활로를 개척해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후발개도국으로부터도 추월당할 중대한 위기상황을 맞고 있다.특히 우리는 통일이라는 절대명제를 풀려면 북한과의 경제교류증진을 통한 투자등 기업인들이 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현대그룹과 정회장이 해야 할 일은 「돈으로 정치하겠다」고 나서는 것이 아니라 국가경제 재건에 헌신하는 일이다.요즘 일본은 2차대전후 최장의 호경기였던 「이자나기」경기를 3개월이나 넘어서는 60개월째의 호경기를 누리고 있어 세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전문가들은 『일본의 경우 경제주체인 기업·근로자·정부 등 3자가운데 기업의 기여가 절대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가인 고마쓰시타 고노스케(송하행지조),고도코 도시오(토광민부),사이토 에이시로(재등영사낭)등은 기술혁신·감량경영·에너지절약 등 투철한 기업가 정신을 발휘,두차례에 걸친 오일쇼크와 미국의 통상압력에 따른 이른바 「엔고」파동을 극복해 일본 국민들의 숭앙을 받고 잃다. 우리사회의 병폐인 「정치과잉」과 황금만능주의가 재벌에까지 전염되어 정치판이 돈에 오염된다면 우리에겐 이젠 아무런 희망이 없다.이 때문에 국민들은 정회장의 최근 「욕심」을 표출하는 모습을 보고 착잡한 심정이 싸여 있다. 한달전쯤 연락을 받고 정회장과 만났다는 전직장관 L모씨는 정회장의 신당창당 참여제의에 대해 『사람이 살아가는데 있어 하늘은 한 사람한테 복을 몰아주지 않?쨈?.당신을 국민들이 우러러보는 것은 기업인·경제인으로서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지 정치인으로서가 아니다』라고 충고했다고 한다. 국민들은 정회장이 미망에서 다시 깨어나 그의 지론대로 진실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큰 일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 쟁점 3개안처리 또 몸싸움 조짐/여야의 평행선 줄다리기 안팎

    ◎“마지막 순간까지 타협포기 않겠다”/여/총선 표밭의식,「추곡」등 강화처리 유도/야 13대정기국회를 마감하는 최종순간 까지도 여야는 추곡수매동의안·제주도개발특별법·바르게살기운동조직육성법안등 3개 쟁점법안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선거법등 정치법안의 극적 타결에도 불구하고 이들 3개안건에 대해서는 여당의 회기내 처리방침과 야당의 실력저지방침이 팽팽히 맞서 18일 본회의 상정과정에서는 일대 격돌이 벌어질 것이 예상된다. ▷추곡수매 동의안◁ 정기국회 폐회를 하루 앞둔 17일 야당측은 추곡수매문제를 최대 쟁점으로 부각시키는데 당력을 집중하는 양상을 보였다.민주당 김정길총무가 이날 『추곡수매에서 큰 양보를 얻을 경우 제주도개발특별법과 바르게살기운동조직육성법은 본회의 수정처리가 가능하며 남북합의서도 지지결의토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힌 대목이 이를 단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민주당측이 추곡수매문제로 막바지 대여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는 까닭은 차기 총선에서 농민표를 겨냥,추곡수매동의안을합의처리하기보다는 여당측이 강행처리토록 유도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민주당측이 이날 의총에서 별다른 절충안 제시없이 추곡수매량 1천1백만섬,수매가 15%인상관철이라는 기존의 강경입장을 재확인한 것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민자당은 그러나 민주당의 이같은 주장이 ▲재정압박과 추곡보관능력의 한계 ▲추곡가가 물가에 미치는 파급효과등 국민경제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을 도외시한 비현실적 주장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또 이미 새해 예산안이 통과된만큼 추곡수매를 위한 추가 재원조달이 불가능해 8백50만섬 수매(통일벼 1백50만섬 포함)에 7%인상(통일벼 동결)이라는 정부동의안 원안고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민자당 일각에서는 농협을 통해 50만섬 정도를 추가 수매한뒤 내년 추경편성등을 통해 이를 보전해주는 절충안을 제시하기도 했으나 야당측이 어차피 정략적인 계산을 하고있는 마당에 합의에는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이를 철회했다는 후문이다. ▷제주도개발특별법◁ 야당은 이 법안에 대해 일부 도민들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14대 국회로 넘겨 심의하자는 입장이다. 이 법안에 반대하는 제주도민들은 도민들을 위하기 보다는 제주도에 땅을 갖고 있는 외지인들에게 개발이익이 돌아가게 된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들고있다.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이법안 제29조에서 개발이익이 제주도개발사업특별회계에 귀속돼 제주도민의 복지로 환원되는 장치가 마련돼 있기때문에 아무런 부작용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또 개발계획을 수립할 때는 제주도민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 도민들 대다수가 원하는 방향의 개발을 추진하도록 하고있다. 특히 제주도 특유의 수려한 자연경관과 향토문화를 보존하고 하와이·발리섬과 같은 국제관광휴양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계획적이고 체계적이면서 규모있는 개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만약 현재와 같은 중구난방식의 개발을 방치하면 국제관광지로서의 면모를 잃게 되는 것은 물론 도민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개발계획시행에 따라 자연환경이 훼손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 법안 제19조와 22조에서 제주도를 절대보존지역,상대보존지역,특별관리지구로 나눠 개발을 제한하고 있을 뿐 아니라 희귀 동·식물및 광물등을 허가없이 반출할 수 없도록 하고있어 부작용을 극소화 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지하수개발에 있어서도 도지사의 허가를 받도록 함으로써 보호·관리가 가능하도록 하고있다. 여당은 기본적으로 야당이 이 법안의 특별한 법조문을 문제삼는것이 아니라 일부 제주도민들의 이 법안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피해의식등에 편승해 반대하는 것으로 보고 최근 국내외 관광수요급증에 따른 관광기반시설의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바르게살기운동조직육성법◁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조직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된 이 법안은 야당이 내무위통과 과정에서 실력저지한데 이어 본회의 처리과정에서도 실력저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정부·여당은 현재 바르게살기운동 조직이 국민의 자발적 참여에 의하여 설립되어 회원이 12만명에 이르고 있으나 회원의 회비기부금만으로는 그 활동에 애로가 있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데 법제정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특히 이 조직이 밝고 명랑하고 신뢰받는 민주사회를 건설하기 위한 민주시민의식의 함양과 건전한 시민생활분위기 조성에 이바지해오고 있다는 판단아래 정부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법이 발효되면 이 협의회는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출연금 및 보조금을 교부받으며 국·공유시설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또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단체 등에 대해 관련자료의 제공을 요청할 수 있으며 바르게살기운동과 관련된 연구지·홍보지 등을 발행할 수 있다. 이같은 정부·여당의 법제정 취지에 대해 야당측은 ▲바르게살기운동조직은 사회정화운동조직의 변신이며 ▲향후 선거에 대비한 친여단체육성 차원이고 ▲국공립단체에다 관련자료를 요청할 수 있게 하면 이 단체의 횡포와 부정비리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법제정을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여당측은 이미 이 조직이 선거와 무관하게 자발적인 사회운동을 해왔으며 부정적 요소는 국회·지방의회·내무부 등에서 감시·감독이 가능하다는 견해다.특히 92년예산에 25억원의 지원금이 책정되어 있으며 예산심의과정에서 야당이 동의했음에도 예산집행을 위한 관련법 제정에 반대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 와해되는 소 연방… 「새 전국시대」 신호인가

    ◎「재편지도」는 어떤 그림/“슬라브족 연대” 모색등 각개약진 양상/고르비 「신연방카드」 이미 물건너간듯 1백여개 민족이 뒤섞여있는 세계 제일의 다민족국가인 소련이 연방해체를 향한 마무리 조정국면으로 돌입했다.볼셰비키혁명의 결과로 1922년 12월30일 성립된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의 구성원들이 마침내 「헤쳐모여」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면서 혼돈 그 자체를 연출해내고 있는 것이다. 소련연방해체후의 재편모습 향방은 정치 경제 안보분야와 슬라브족연대 소수민족독립등 다섯갈래의 이합집산시도를 통해 가늠해볼 수 있다. 우선 고르바초프연방대통령이 안간힘을 다해 매달리고 있는 느슨한 형태의 「주권국가연방」은 성사전망이 매우 불투명한 상태다.쿠데타 직후 발트3국이 독립을 인정받아 연방에서 분리독립해나감으로써 12개공화국만 남게된 소련을 정치적인 연방형태로 묶어두려는 신연방조약안은 4일 러시아등 7개공화국 대의원들이 참가한 연방최고회의에서 채택돼 공화국최고회의로 넘겨짐에 따라 아직도 일말의 가능성을 남겨둔 듯하다.그러나 지난 1일 분리독립을 결정한 제2규모의 우크라이나가 신연방조약 불참의사를 확고히 밝히고 있고 옐친러시아대통령도 연방유지를 지지하기는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빠진 연방은 무의미하다는 입장이어서 연방유지는 이미 물건너갔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올3월 국민투표때만 해도 70% 이상이 연방잔류를 지지했던 우크라이나가 불과 9개월만에 90% 이상의 독립찬성으로 돌변한 이유는 쿠데타 이후 옐친의 독선에 따른 러시아패권주의에 대한 우려와 경제적 피해의식 때문이다.상당부분의 연방권한이 옐친에게 넘어간 상황에서 연방에 참여할 경우 돌아오는 것은 압제와 수탈 뿐이며 혼자라면 잘 살수 있을텐데 다른 공화국들 때문에 덩달아 손해보고 있다고 여긴다.그렇다고 원유와 가스등을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면서 인근 공화국들과의 협력을 배척할 수 만도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우크라이나는 정치적으로 완전히 독립의 길을 걸으면서 경제적으로 경제공동체보다는 약한 공동시장이나 경제동맹 정도의 협력관계를 유지하거나 러시아등 필요한공화국들과만 경제협력을 추구하는 한편 핵무기통제를 포함한 집단안보체제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러시아인에 대한 피해의식과 경제협력의 필요성을 역시 절감하고 있는 다른 공화국들도 우크라이나와 비슷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우크라이나가 당초 8개공화국이 초안에 합의했던 경제공동체조약에 몰도바와 함께 뒤늦게 참여하고서도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러시아 벨루스(구백러시아)와 함께 오는 7일 3개거대공화국 정상회담을 열어 슬라브주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것도 이같은 저의를 내포한 다각적인 협력관계 모색의 일환이다. 집단안전보장조약에 아제르바이잔을 제외한 11개공화국이 모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서방세계의 경제원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핵 및 군비확산 우려를 해소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하는 소수민족의 독립연쇄반응에도 불이 붙었다.발트3국외에 10개공화국이 독립을 선언했고 러시아와 카자흐도 주권을 선언한 가운데 각공화국 산하의 20개 자치공화국중 15개,8개자치주중 4개,10개자치구중4개가 이미 주권선언을 마쳤다.아제르바이잔내 나고르노­카라바흐자치주의 아르메니아인과 몰도바내의 러시아인 집단거주지역등 고르바초프대통령의 내전경고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 널려있다. 소련의 재편이 마무리되기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리고 시장경제가 자리를 잡는데도 수십년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된다.그와중에 굶주림을 참지못한 소련인들이 거리로 뛰쳐나와 과거로의 회귀를 요구할지,내전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핵재앙까지 초래할지 변수들이 너무 많기때문에 소련의 미래를 예단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 ◎세계의 관심/핵무기 통제/독자군 창설땐 핵불안 증폭/서방선 “핵­경원 연계” 고수 우크라이나공화국의 독립으로 소연방의 해체가 가속화돼 가고 있는 가운데 연방의 통제를 벗어난 소련의 핵문제가 소련내부 뿐 아니라 서방국가들에게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 하고 있다. 소연방내 핵무기가 배치돼 있는 공화국은 4개공화국이다. 모두 2만 7천기의 핵무기중 85%가 집중돼 있는 러시아공화국외에 우크라이나에 1천 4백개의 핵탄두와 전력미사일 1백 76기,벨로루스(구백러시아)에 2천개의 핵탄두와 전략미사일 50기,카자흐에 1천 3백개의 핵탄두와 1백기의 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핵무기통제와 관련,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은 외교·국방·핵무기통제권이 포함된 신연방조약의 서명을 통해 연방통제하에 핵무기를 관리하기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며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 대통령도 7일 우크라이나와 백러시아등 3개공화국대통령이 회동,핵무기폐기와 군축협정 준수를 논의할 예정이다. 더욱이 서방국가들은 핵무기의 확산과 공화국들간의 돌발사태에 대비,대소원조조건으로 연방통제하의 핵무기관리를 주장해 왔었다. 이런 측면에서 미국과 유럽공동체(EC)가 우크라이나독립승인을 조기시사한 것이라든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동맹국이 우크라이나공에 대해 핵협정을 지키고 무기통제및 군축협정을 준수할 것을 제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각공화국들은 러시아공의 핵무기장악을 반대하고 있으며 비핵지대화를 선언했던 우크라이나공은 독립과 동시에 핵무기를 핵보유공화국들의 집단관리하에 두자고 주장,고르바초프가 제안한 신연방조약이 소연방최고회의에서 승인됐지만 공화국의 비준절차를 남겨놓고 있어 최종결과는 불투명한 상태다. 또 연방에서 분리·독립하려는 공화국들의 독자군 창설이 군사재편문제에 새로운 위협요인이 되고 있다. 독자군 창설을 공식발표한 공화국은 우크라이나공을 비롯,그루지야 몰도비아 벨로루스등 4개공화국이다.최근 소련최고회의와 각 공화국대표들은 군사동맹유지를 위해 집단안전보장 조약초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각 공화국들이 독자군창설을 가속화할 경우 재래식무기감축은 어렵게 되고 자칫 영토문제가 빌미가 되어 내전으로 비화되면 우크라이나공을 비롯,각 공화국들의 핵관리가 제대로 지켜질지 미지수다. 결국 소련의 각 공화국들은 핵통제권과 안보체제에 대해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달갑지는 않지만 공화국자체의 방위체제를 구축하면서 핵보유공화국들이 자발적으로 핵무기 통제를 일원화시키는 느슨한 형태의 주권국가에 의한 NATO식 군사동맹의 형태를 추구할 것같다.
  • 제주개발에 땅 매도인도 참여 보장

    ◎논란속의 특볍법안… 쟁점을 알아본다/유례없는 지역 배려… 도의회서 사업 심의/입안과정의 주민소외가 감정반발 불러 민자당이 의원입법으로 추진중인 제주도개발특별법이 몇차례의 보완에도 불구하고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있다. 특별법의 주요 내용은 무엇이며 주민들은 왜 반대하고 있는가. 자세히 들여다보면 주민들의 반대는 종전까지의 제주도개발과정에서 파생된 감정적 반발의 성격이 짙다.한마디로 개발에서의 소외감이며 개발이 된다고 해봤자 제주도 땅을 소유하고 있는 외지인들만 덕을 보게 된다는 논리이다. 주민들은 이미 70%이상의 땅주인이 외지사람이라는 사실을 그 근거로 들고있다. 개발이 이뤄진뒤 기껏해야 제주도민이 할 수 있는 일은 과거 내땅이었던 곳에 가서 풀을 뽑거나 종업원으로 일하게 된다는 피해의식이 바탕에 깔려있는 것이다. 그러나 특별법까지 제정하면서 제주도개발을 서두르는 이유는 바로 이같은 제주도민들의 불만을 고려한데서 비롯됐다는게 정부의 설명이다.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과거의 제주도 개발은 중앙정부 주도로 이뤄진 결과 도민의 참여가 배제됐을 뿐 아니라 개발이익 대부분이 밖으로 유출되어온게 사실』이라며 정부의 잘못을 솔직히 시인하고 있다.건설부에 의해 개발계획이 수립되고 시행되어온 까닭에 1차산업의존도가 50% 이상인 제주지역의 실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산업불균형을 초래했고 무분별한 개발로 제주도의 수려한 자연환경이 훼손되어 왔다는 것이다. 때문에 특별법은 도민의 개발참여및 개발이익환원의 확대에 그 첫번째 목표를 두고있다.제27조의 「도내 농어민단체에 대한 개발사업시행 우선승인및 재정지원」,제11조의 「토지매도인의 개발사업참여보장」,제28조의 「개발부담금의 전액 제주도 귀속」조항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제주도민들이 불만을 품어온 자연환경의 훼손과 1차산업의 붕괴를 막기위해 환경보전 부문도 대폭 수용하고 있다. 제19∼22조에 명시된 「보존가치가 있는 모든 지역및 자원을 절대및 상대보전지역·특별관리지구·보전자원으로 지정,무분별한 개발및 훼손의 규제를 담은 조항들이 바로그것이다. 여기에 특별법에서는 제주도의 특성에 맞도록 도민이 주체가 되어 개발계획을 수립,집행토록 규정하고 있다.법시행을 위한 대부분의 내용을 도의회가 정하는 도조례에 위임했으며 도지사가 도민대표로 구성된 「제주도종합개발계획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하도록 명시해 놓고있다. 물론 복잡한 인·허가절차를 대폭 간소화했고 제주도에 대해 타지역보다 국고보조금을 인상지원토록 하는등 중앙정부의 재정지원확대 길을 열어놓았다. 말 그대로 어느 지역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한 법」이라는게 정부의 주장이다. 감정대립의 차원에서 벗어나 「2001년의 제주도」를 생각하는 이성적 대화만이 개발법의 장래를 결정짓게 되리라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특별법안 주요내용/농어민단체에 우선하여 투자사업 승인/지하수개발 판매땐 원수대금 부과·징수 1.제주도지사는 자연자원의 보전과 개발을 위하여 타 계획에 우선하는 중장기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하며 이 계획은 제주도지사가 위원장인 제주도종합개발계획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제주도의회의 동의를 얻고 국무총리행정조정실장이 위원장인 제주도종합개발지원위원회와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의 승인을 얻은 후 공고함으로써 결정하도록 함(안 제2조,제5조및 제6조) 2.종합계획에 의한 개발사업을 시행하고자 하는 자는 사업계획 및 투자계획을 작성하여 도지사의 승인을 얻어 사업을 시행하며 농어민단체에 대하여는 우선하여 그 사업의 시행을 승인함(안 제10조) 3.도지사는 개발사업에 필요한 토지를 매도한 자가 당해 개발사업지구 안에서 관광토산품 판매점,농·림·축·수산물의 직판장,휴게소 등의 경영을 원하거나 토지및 현금을 출자하여 사업시행자와 공동개발하기를 원할 경우 이를 할 수 있도록 사업시행자에게 권장함(안 제11조) 4.도지사의 승인을 얻어 개발사업을 시행하는 경우에는 국토이용관리법상 용도지역의 행위제한을 받지 아니하며 수도사업·항만공사·도로공사및 관광단지조성사업의 시행허가등 관계법령에 의한 인가등을 받은 것으로 의제함으로써 개발사업의 시행절차를 간소화함(안제14조) 5.도지사는 제주도내 자원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제주도에서 서식하는 희귀 동·식물및 광물등을 보존자원으로 지정하여 신고·공개금지·이동금지·수선·시설물의 설치·장애물의 제거 기타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게 함(안 제22조) 6.제주도에서 지하수를 용출시킬 목적으로 토지를 굴착하거나 지하수를 이용하고자 하는 경우 도지사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공익상 필요한 경우 이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며 영업용이나 판매를 목적으로 지하수를 이용하는 자에 대하여는 원수대금을 부과·징수하도록 하여 지하수를 적정하게 보호·관리함(안 제24조및 제25조) 7.개발사업중 일부 사업에 대한 국가의 보조금은 보조금의 예산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불구하고 국고보조금의 보조율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인상지원할 수 있도록 함(안 제29조). 8.도지사는 조례가 정하는 바에 따라 골프장,관광사업소,카지노 및 투전기시설 이용자에 대하여 관광진흥기여금을 모금할 수 있도록 함(안 제32조). 9.도지사는 5년마다 농·림·축·수산업의 진흥계획을 수립하고 농어촌소득원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하여 관계법률에 불구하고 어선의 유람선업,농·림·축·수산물의 제조·가공·판매업,승마장업,보세판매장업,전통민속주의 제조·판매업,관광토산품의 생산업을 시장·군수의 허가 또는 신고나 도지사의 허가 또는 등록한 후 할수 있게 함(안 제33조,제36조및 제38조). 10.법 시행기간 이 법은 2001년까지 그 효력을 가지도록 함(안 부칙 제2조).
  • 해외 시각에 비친 「평화연설」

    ◎화해의 세계 질서 적극 대응에 기대/“선­후진국 교량역할 다짐엔 신뢰감” ▷길영환 ◁ 새로운 내용이 많이 담긴 연설이었다.남북한 유엔동시가입이 한반도에 평화공존시대를 열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그러나 이것이 과연 통일로 직결될지의 여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평화통일 실천방향은 그 내용이 아주 좋았다.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자는 제안은 늦은감이 있으나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할 것으로 믿는다. 탈냉전시대에도 여전히 세계의 화약고와 같은 긴장이 남아 있는 지역인 한반도에서 군비감축과 통제를 통해 평화체제를 정착시키자는 제안은 시의적절했다.건설적이고 진보적인 제안이었다. 노대통령의 제의처럼 통일에 앞서 남북한간에는 활발한 인적·물적 교류와 통신왕래가 있어야 한다.문제는 그것을 북쪽에서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다.그것을 어떤 조건으로 성사시키느냐가 앞으로 총리회담과 남북당사자들이 합의해야 할 통일의 선행조건이라고 생각한다. ▷로버트 S·그린버거 ◁ 한국의 노태우대통령은 역사적인 유엔연설을 통해 남북통일의 첫 단계로 남북간 평화조약체결을 제안했는데 이것은 노대통령이 「뉴 프렉시빌리티」(새로운 유연성)를 보인 것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북한과의 교류를 위해 계속적인 노력을 해왔지만 평화조약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오늘 노대통령은 또 유엔연설에서 유엔의 새로운 회원국으로서의 새로운 지위속에 번영하는 한국의 위상에 대해 자부심을 보였다. 그는 북한의 핵개발노력에 지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북한의 핵무기개발을 중단시키기 위해 『온 세계가 외교노력을 집중해야 할것』이라고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인터뷰에서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기업들이 자본과 기술은 부족하나 싼 노동력을 가지고 있는 북한을 도울수 있는 합작기업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로다 가쓰히로 ◁ 노대통령의 연설은 여유와 자신감에 찬 내용이었다.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노대통령이 한국이 유엔가입을 기다렸던 40년 사이에 가난한 농업국으로부터 GNP 세계15위의 선진국대열에 진입하게 됐다는 사실을 강조하면서 「중간국가」로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교량역할까지 하겠다고 다짐한 점이다. 이제 한국은 국제적으로 지금까지 처럼 일방적인 수익자가 아니고 무엇인가 세계에 대해 기여할 수 있는 나라가 된것이다.한국은 이제 역사적인 피해의식에서 벗어나서 당당한 나라로서 활동해야 한다.그것은 일본에 대해서도 그렇다. 노대통령은 북한을 「우리의 형제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라 부르면서 평화공존과 협력,상호교류를 호소한 것도 인상적이다.그러나 남북관계나 통일문제에는 상대가 있다.
  • 한국­일본 과연 동반관계인가/광복절 대담

    ◎“남북통일 지원이 선린회복 지름길”/과거반성 「통석의 염」등 모호한 표현 유감/원폭피해자·징용자 개인보상 매듭돼야/한국 「기술 홀로서기」 노력을… 6공때 일왕 방한 이뤄졌으면 광복 46주년을 맞는 오늘의 한일관계는 과거사 청산과 미래협력을 동시에 모색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노태우대통령과 가이후 도시키(해부준수)일본총리의 상호교환방문을 통해 과거사 청산이 선언되었지만 원폭피해자및 강제징용 한국인에대한 일측의 보상문제 등에서 일본의 반성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또한 한일양국은 정치·경제·외교·안보등 모든 분야에서 쌍무적 협력및 경쟁의 관계에 있을뿐 아니라 아·태각료회의(APEC)등 다자간 협의체내에서 양국간협력과 함께 경쟁을 해야하는 관계에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일본문제전문가인 한영구외교안보연구원교수와 8년째 서울주재특파원을 하고있는 구로다 가쓰히로(흑전승홍)일본 산케이(산경)신문 서울주재특파원을 초청,「한일은 은 과연 동반자인가」라는 주제를 놓고 양국관계의 과제와 전망을 들어봤다. ▲한영구교수=한일양국 관계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우선 과거사가 완전히 청산되었느냐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봅니다.과거사 문제는 단지 과거 차원을 떠나 새로운 한일관계를 정립하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것입니다.해방이후 일본은 그들의 역사적 책무에 상응하는 관심을 보여오지 않았습니다.작년에도 일본은 과거사에 대해 「통석의 염」이라는 모호한 용어를 통해 반성의 뜻을 피력했지 않습니까. 한일관계가 진정한 우호관계로 정립되기 위해서는 빠른 시일내 일본이 분명한 반성의 뜻을 밝혀야할 것입니다.이는 역사적인 문제의식과 직결되는 대목이라 할 수 있지요.지금도 식민지 지배시대의 많은 희생자들이 심신에 상처를 입고 한을 부르짖고 있는데 이들에 대해 일본정부는 대정부차원이 아닌 대개인차원에서 보상을 해야 합니다.그들은 대부분 일본에 의해 강제로 끌려간 사람들 아닙니까. ○과거청산은 안될 말 ▲구로다 가쓰히로특파원=역설적으로 과거는 청산되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한국인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도 영원히 기억해야할 문제이기 때문입니다.과거사가 청산되면 한국은 무언가 일본에 요구할 수 있는 「카드」가 없어지는 것 아닙니까. 과거 식민지배를 2차대전당시 독일의 유태인 학대에 비유하는 얘기가 한국내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그러나 이는 분명히 잘못된 것이고 독일의 그것과 다르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습니다. ▲한교수=지난해 노태우대통령 방일시 일왕의 한국방문을 초청한 적이 있습니다.그렇지만 일왕의 방한은 양국관계가 성숙,국내에서 환영할 시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봅니다. ▲구로다특파원=일왕의 방한은 노대통령이 초청한 만큼 6공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일본에 대한 한국의 나쁜 감정과 외대학생의 정원식총리에 대한 폭생사건 등을 감안하면 과연 일왕이 방한할 수 있느냐는 의견도 일본에서는 제기되고 있습니다.또 중국을 먼저 방문했을 때 한국의 반응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고요.민족적 감정을 고려하면 중국 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됩니다. ○일 이중성 신뢰 해쳐 ▲한교수=아무튼 과거사는 해결되지 못한점이 많다고 생각됩니다.한일양국은 가깝고도 먼나라라고들 합니다.일·북한수교협상과 관련,최근 한일의원연맹 총회에서 일측은 남북관계개선과 공동보조를 취하겠다고 밝힌 반면 가이후(해부)일본총리는 중국에서 수교협상을 빨리 진전시키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일본의 이같은 2중적인 줄다리기 외교는 양국간 신뢰구축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입니다.따라서 일측은 보다 명확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로다특파원=양국관계는 한국 언론에 비쳐지고 있는 것과 달리 사실은 매우 가까워졌다고 봅니다.88서울올림픽 전만해도 서울지하철에서 일본말을 쓰면 쳐다보는 시민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습니다.그만큼 경계심없이 가까워진 증거라 볼수 있습니다. 양국간 신뢰문제는 한국의 대일 불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즉 일·북한수교협상에서도 일본이 한국을 배신하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다는 것이지요.일본이 북한과 수교협상과정에서 한국입장을 충분히 고려해야 겠지만 일본 독자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일본내에서는한국을 그렇게까지 신경써야 할 필요가 있느냐는 회의론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고통없이 대가 바라 ▲한교수=경제적 측면에서 한일 양국 사이에는 협력과 경쟁이라는 2중적 관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봅니다.특히 올해말 1백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이는 대일무역적자는 무엇보다 먼저 해결돼야할 과제입니다.우리나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과거의 역사와 함께 무역 불균형문제를 한일 양국 사이의 최대 현안으로 꼽고 있습니다.또한 기술이전 문제와 관련,일본측은 부메랑효과를 우려해 한일 기술협력을 꺼리고 있으나 일본은 아·태지역에서 여타 국가들과 공동의 발전을 이룩한다는 보다 거시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한국이 일본으로부터의 기술이전을 통해 경쟁력이 확보되고 그로인해 시장이 확대되면 이는 일본에도 도움이 되는 일입니다. ▲구로다특파원=한일 양국간의 현 경제력 수준을 비교할때 한국은 아직 일본과 경쟁할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습니다.때문에 한국은 여전히 일본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그러나 문제는 양국 경제협력과 무역수지 문제에 있어 한국정부와 기업들은 자신들이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 무조건 도와주기만을 바라며 무역수지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서 그 책임을 일본측에 떠넘기고 있는데 있습니다.한국의 경제가 이만큼 성장한 것이나 통일의 추진력이 될만한 현 경제력을 확보한 것도 따지고 보면 일본의 도움 덕분입니다.한국은 경협문제나 기술이전 문제가 대두될 때마다 민족주의 감정을 너무 앞세우는데 일본이 미우면 미울수록 감정을 억제하고 참고 이겨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일본은 한국이 가난하길 바라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비슷한 수준으로 공존했으면 하고 생각합니다.또 기술문제와 관련,한국이 명심해야 할것은 우선 홀로서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고통없이 무엇인가를 너무 쉽게 얻으려 하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통일방해 말도 안돼 ▲한교수=한반도 통일문제와 관련,일본 뿐만 아니라 동북아시아 주변국가들은 한국이 거대 국가로 등장하는 것을 바라지 않고 있습니다.하지만 이 문제는 통일방법이나 통일형태가 어떠하냐에 따라 충분히 그 인식이 달라질수 있는 성질의 문제입니다.통일이 평화적인 방법으로 합의에 따라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주변국에 위협을 주지않는다면 그 누구도 반대할 명분이 없기 때문입니다.그러나 지리적으로 우리와 가장 가까운 일본은 이같은 한반도의 통일을 가장 우려하며 견제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한국도 일본지원을 ▲구로다특파원=그것은 오해입니다.일부에서는 일본이 한반도를 지배하기 위해,한반도통일을 방해하기 위해 일·북한수교노력을 시작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지만 교섭의 시작은 한소국교정상화에 고립감을 느낀 북한이 탈출구로 일본측에 수교를 제의해옴에 따라 촉발된 것입니다.한국인들이 일본이 한반도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들의 관념속에 분단의 피해의식이 남아있기 때문입니다.일본은 결코 한반도 통일에 반대하지 않으며 오히려 한반도가 하루속히 안정되길 바라고 있습니다.남북관계문제는 전적으로 그 책임이 당사국인 남과 북에 있는만큼 「일본이 문제」라는 책임전가식의 사고방식은 지양해야 할 것입니다. ▲한교수=앞으로 한일 양국이 동반자관계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선 국민적 차원의 신뢰관계 구축이 우선 선행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과거 불행했던 역사관계를 청산하고 이해와 신뢰를 바탕으로 새로운 한일관계의 지평을 열어야 하는 것입니다.또한 새로운 한일관계는 두 나라만의 관계로 한정시켜 생각하지 말고 아·태지역의 역학구도와 더불어 포괄적으로 규정돼야 합니다.이와함께 일본은 경제대국·군사대국을 지향하고 있다는 주변국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고 이 지역에서 평화와 번영을 이룩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입니다. ▲구로다특파원=앞으로의 한일관계가 미래지향적인 동반자관계가 되기 위해선 한국인들의 의식전환 역시 필수적으로 선행되어야 합니다.지금까지는 일본으로 부터 무엇을 받는 입장이었다면 앞으로는 일본에 대해 무엇을 베풀어야 한다는 말입니다.예를들어 한소정상회담이 다시 열릴 경우 한국이 소련에 대해 북방영토문제와 관련,일본측의 입장을 거들어 준다면 일본은 한국을 매우 고맙게 생각할 것이며 진정한 동반자관계의 초석은 이로인해 쉽게 마련될 것입니다. □한영구 외교안보연 교수 약력 ▲1946년생 ▲이화여대 정외과졸 ▲일 도쿄(동경)대학(법학석사및 박사) ▲외교안보연구원 교수(현) □구로다 산경신문 서울특파원 약력 ▲1941년생 ▲경도대 경제학부 졸 ▲교도(공동)통신 서울지국장(80∼84년) ▲산케이(산경)신문 서울지국장(89년∼현재)
  • 「풍요」는 「안정」뒤에 온다/최택만 논설위원(서울칼럼)

    우리사회에 정치안정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는 말을 역설적으로 받아들이는 계층이 상당수 있는 것 같다.과거 독재정권시절 경제를 정권연장의 수단 또는 도구로 이용한데 그 연유가 있고 따라서 정치안정이 경제안정의 원천이라는 얘기는 구시대의 잔재이거나 과거로의 회귀를 위한 전략 내지는 방편으로 받아들이는 경향도 없지 않다. 정치와 경제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도 일부에서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정치하면 재벌들과 밀착하여 특혜를 주고 그 대가로 정치자금을 받는 이른바 정경유착의 부정적 현상을 떠올리는 시민이 적지 않은 것 같다. 상당수 기업인 또한 정치가 경제를 위해 무엇을 했느냐고 묻는다.제3공화국이나 5공화국시절 사회가 불안하고 정치가 표류를 했지만 경제는 그런대로 잘 굴러가 오늘 이 정도의 국민생활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까지 한다. 우리나라는 정치·사회안정과 경제발전과의 함수관계를 찾아내기 어렵다고 그나름대로 논리를 펴는 기업인도 있다.일부 학생들은 정치안정이 경제안정의 원동력이라는 표현자체를 거부할 뿐아니라 보수적인 이데올로기를 설파하기 위한 전제로 받아들이기까지 한다.정치안정과 경제안정의 항등식이 부정당하는 특수적 상황은 아마도 우리사회의 뿌리 깊은 불신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 책임의 대부분이 과거 정권에서 연유되고 있지만 현재 정치권에도 일단의 책임이 있다.제 6공화국에 들어서도 정치권은 녕일이 없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최근의 정치동향만 보아도 여당은 대통령임기를 1년 반 이상남겨 놓고 있는데도 대통령후보에 온통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내각책임제로 개헌하는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아직도 상존하고 있는 가운데 김영삼대표최고위원측은 총선전 대권후보를 경선할 용의가 있다고 발표,하한기 정가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야당은 야당대로 말로만 야권통합을 강조하고 있는가 하면 신민당은 공천관련 금품수수설로 진통을 겪고 있다.여야 모두가 작든 크든 간에 분쟁에 휘말려 있다.이런 것들이 국민들로하여금 정치불신을 야기시키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정치가 경제발전을 저해하지나 말았으면 좋겠다는 원망 비슷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대다수 국민들은 과거처럼 경제발전을 이유로 민주화를 붙잡아 놓는 것을 원치 않고 또 한편으로는 민주화를 전제로 정치가 불안정하거나 혼미를 거듭하는 것도 바라지 않고 있다. 사실은 정치와 사회안정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인데도 과거의 피해의식때문에 큰 목소리로 정치안정을 요구하고 있지 못하는 자기모순에 빠져 있는 상태라고나 할까.한가지 분명한 것은 정치안정없는 경제발전은 있을 수가 없다.그 실례는 세계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다.한때 레바논은 중동의 스위스로,우루과이는 남미의 스위스로 불렸다. 그러다가 레바논은 내전으로 인해 황폐화되어 있고 우루과이는 계급투쟁이 경제를 침체의 늪으로 몰아 넣었다.반면에 민주화과정에서 정치와 사회의 불안정을 최소화하면서 경제를 발전시켜 나간 나라가 있다.독재자 프랑코 사후의 스페인과 살라자르 사후의 포르투갈이 대표적인 예이다. 한국이 과연 스페인과 포르투갈처럼 민주화를 순조롭게 추진하면서 경제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지혜와 국민적 합의를 찾아 낼 수 있을까.그 해답은 그리 어렵지 않다.그것은 정치와 사회의 안정이 없이는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없다는 사실을 국민 모두가 진심으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많은 경제교과서는 무엇이 경제발전을 저해하고 있는지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그 첫째는 정치 불안이다.두번째는 사회불안과 과격한 학생운동이고 그 다음은 국민(근로자)의 형평에 대한 지나친 요구나 정부의 복지우선정책이다.이 3가지 경제발전 저해 요소를 강조하고 있는 학자가 미 MIT대학의 폴 새뮤얼슨 교수이다. 우리는 지난 87년이후 몇년동안 민주화과정에서 노사간의 심한 갈등과 마찰을 경험한 바 있다.동시에 여소야대의 국회속에서 정치적 불안과 혼미도 경험했다.얼마전까지 과격하다고 느낄만한 학생운동도 눈으로 보았다.어쩌면 폴 새뮤얼슨 교수가 지적한 3가지의 경제발전 저해 요소를 스스로 체험했다. 아직 경험하지 않은 것은 정치적 불안과 악순환이 우리 경제를 남미 어느나라와 같은 상태로 몰아 넣지 않은 것이다.우리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처럼 순조롭게 민주화과정을 넘기고 정치적 안정속에서 경제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지,그렇지 않을지를 시험받고 있는 상태이다.80년대이후 페루를 비롯한 여러나라가 정치의 민주화과정을 슬기롭게 넘기지 못한채 경제마저 주저앉고 말았음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그와 비슷한 예는 남미 뿐이 아니고 그리스의 파판드레우 정권에서도 찾아진다.결국 정치와 사회적 안정이 없는 경제안정은 모래로 쌓은 성이나 다름이 없다.따라서 정치안정이 경제발전의 원동력이라는 말을 사시적으로 보지 말고 주권자인 국민들이 정치권에 정치안정을 강력히 요구하는 보다 전진적 자세로 돌아가야 한다. 정치안정하면 독재를 연상하고 사회안정하면 학생시위 강경진압을 연상하는 과거의 피해의식에서 과감히 탈피하여 진심으로 안정을 희구하고 정치권과 일부 사회세력에 이를 요구해야 할 것이다.매일 매일 뉴스의 헤드라인을 차지하고 있는 정치인들간의 내분과 갈등을 중단하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와 의무가 유권자인 우리에게 있지 않은가.자유롭고 풍요롭게 사는유일한 길은 바로 정치와 사회안정 속에서 지속적으로 경제발전을 이룩해 나가는 것밖에 없다.
  • 세모/내부분열·자금난 심화될듯/유 사장 없는 항해 순탄할까

    ◎해운등 신규사업 추진 불투명/사채 끊어지면 도산 가능성도 『유병언사장이 없는 세모는 어디로 갈 것인가』 「구원파」신도들로부터 사채를 끌어들여 사업자금에 쓴 혐의로 유사장이 1일 구속됨에 따라 세모의 앞날에 대한 관심이 높다. 스쿠알렌 등 식품사업과 한강유람선 등 연안여객선 사업을 주축으로 급성장해온 세모는 외견상으로 여러명의 대주주와 7백50여명의 소주주로 구성된 주식회사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실제로는 유사장의 절대적인 주도권 아래 있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유사장이 일종의 「카리스마적」인 존재로 군림하며 일반회사와는 달리 독특한 경영방식으로 회사를 이끌어왔기 때문에 유사장이 경영에서 빠지게 되면 회사의 운영이 위기에 봉착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무성한 것이다. 여기에다 세모직원들 상당수가 이른바 「구원파」 신도들이어서 유사장을 중심으로 한 종교적 신념이 흔들릴 우려가 있는데다 최근에는 이 회사의 주거래 은행과 단자회사들이 자금대출과 어음할인을 중단한 상태여서 내부적인 불열과 함께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등 2중고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일부에서는 세모에 대한 전면적인 세무사찰설도 나오고 있다. 또 지난달 10일 김도현씨 등 6명이 집단자수한 것을 계기로 「오대양사건」의 채권단 모임인 「진상규명투쟁위원회」(공동위원장·박종태) 등에서 세모로 흘러들어간 사채가 확인되는대로 재산권 회복을 주장할 움직임이어서 자금난을 더욱 부채질 할 가능성도 있다. 이같은 우려는 이미 지난달 25일 세모의 소규모 계열회사인 인천의 세모화학(페인트원료 생산)이 주거래 은행인 경기은행에서 6억5천여만원의 1차 부도를 낸 사실로 뒷받침되고 있다. 지난 86년 한강유람선을 취항시킨 뒤 「해상왕국」의 꿈을 키우며 유사장이 집중 투자해온 연안여객선의 경우 이미 지난 2월 취항 내인가를 받은 인천∼제주항로의 카페리 운항사업이 최근의 「오대양사건」에 따른 자금압박으로 과연 계속 추진될지가 불투명해졌다.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5백억원의 여신 가운데 4백50억원은 담보여서 물론 이들 은행들이 세모로부터 채권을 확보하는데는 별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있으나 이들 주거래 은행이 신규대출을 꺼려하는데다 수출신용장의 발급마저 중단한 상태이기 때문에 세모는 수출자금의 확보에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 분명하다. 여기에다 세모의 부채 대부분이 사채이고 유사장의 구속등으로 이 회사에 대한 여론이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이 때문에 사업자금에 필요한 사채를 더이상 끌어들이지 못할 경우 세모도 결국은 대출중단과 채권확보→부도→도산으로 이어지는 기업 도산의 전철을 밟을 위기를 면하기 어렵지 않나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여러가지 악조건속에서도 『유사장과 세모를 음해하려는 일부 모함꾼들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언론이 흥미위주로 확대보도 했다』는 피해의식에 젖은 세모직원들과 「구원파」신도들이 오히려 결속력을 강화해 세모운영엔 별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 평양·서울관계 어떻게 전개될까(남·북한 유엔시대:3)

    ◎남북,체제유지 속 개방속도 조절 부심/평화공존의 기본구도 마련된 단계/“북의 속셈 관계없이 이미 변혁물결 탔다” 시각도/단기적 급속접근은 성급한 기대 그 동안 우리가 꾸준히 주장해 온 남북한 유엔동시가입안의 수용을 의미하는 북한 외교부의 27일 성명발표로 이제 앞으로의 남북관계가 어떻게 전개되고 통일의 길이 언제쯤 열릴 것인가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정부당국과 전문가들의 견해는 이점에 대해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견해를 보이고 있다. 즉 장기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남북한간의 평화공존의 기본틀이 마련됐으며 이를 토대로 남북관계가 한 단계 성숙된 형태로 발전되리라고 예상 할 수 있으나 단기적인 측면에 있어서는 별 다른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남북의 유엔 동시가입을 추진하면서 「한반도의 평화 공존을 담보할 수 있는 국제적 안전장치의 마련」을 대내외적인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북한이 이를 수용하고 난후 우리 당국은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일 뿐 남북관계개선의 실마리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 당국의 이런 반응은 북한의 이번 선택이 북한정책 당국자들의 「신사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벼랑에 몰린」 위기상황에서 대외적인 국면전환을 모색하기 위해 취한 전술적 변화에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을 토대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북한은 남북한의 유엔 동시가입 『조선을 둘러 갈라놓는 천추에 용서 못할 대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있어서가 아니라 『남조선괴뢰들에 의해 조성된 일시적 난국을 타개하기 위한 조치로서』 취한 결정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대남정책 및 대외정책을 당분간 바꾸지 않을 것이며 남북관계를 오히려 일시적으로 후퇴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의 이번 결정이 북한국정의 커다란 세 갈래,다시말해 대외정책·대남정책·대내정책 가운데 하나인 대외정책에 있어서의 전환을 의미하는 것일 뿐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북한은 현재의 위기상황이 체제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인식 아래대외적인 개방으로 초래될 수 있는 내부적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내적인 사상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대결과 긴장의 분위기를 지속시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예측을 뒷받침하듯 북한의 한시해 조평통부위원장은 29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남북학자들의 세미나에 참석,『(유엔에)가입하더라도 하나의 조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나 앞으로 (남북)대화가 더 어려워질 것이란 생각이다』는 견해를 보였다. 한시해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이 기회있을 때마다 표명해 왔던 우려,즉 「먹고 먹히는 통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남북한의 유엔동시가입,그리고 이에 이은 대외개방,남북간의 교류확대 등이 결과적으로 「독일식 흡수통일로 이어질 수 있음에 북한당국이 무엇보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는 것이다. 북한은 따라서 당분간은 유엔가입이란 카드를 십분 활용,대일수교를 조속히 매듭지으며 대미관계개선 등을 꾀해 일본의 경협자금,미국 등 서방의 자본과 기술을 유치함으로써 경제적 난국을 돌파함은 물론 장기적인 측면에서 남한에 필적할 만한 경제적 성장을 추진,남북간의 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데 보다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일부에서는 현상적으로 표출된 것만을 과대 해석한 부정적 사고라고 지적하고 있다. 북한이 물론 유엔가입결정을 발표하면서 남한당국을 강력히 비난했으며 대내적으로 「우리식 사회주의의 고수」를 거듭 천명하고 있으나 이는 정책전환에 따른 대내외적인 명분을 찾기 어려운데서 오는 곤혹스러움을 반영한 것일 뿐 내부적으로는 이미 탈냉전의 물결,세기적 대변혁의 흐름을 타고 있음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북한은 일정한 조정기를 거친 다음에는 대외정책뿐 아니라 대남·대내정책에 있어서의 전환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경우 급격한 정책전환으로 빚어질 체제와해의 소지를 취소화하기 위해 그 폭과 속도를 극히 제한적인 형태로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우리가 주목해야 할것은 남북관계가 지난 2∼3년간 예측했던 것 이상의 속도로 급진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분단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굳게 닫혀있던 남북간의 문호가 불과 2∼3년 사이에 고위급회담 3차례 개최,탁구 및 축구단일팀 구성,남북간 물자교류,예술단 및 축구단의 상호교환,제3국에서의 문화·학술·종교계 인사들의 잦은 접촉,그리고 유엔 동시가입 등 「혁명적인 개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이미 한반도에도 엄청난 변화의 물결이 밀어닥치고 있음을 실증하는 것이다. 게다가 많은 사람들이 주목했듯 「불변의 진리」였던 김일성 주석의 「교시」가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번에 확인함으로써 남북관계는 북한당국자가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급속한 지각 변동을 겪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유엔동시가입의 방향타를 쥐었던 우리 정부가 앞으로 남북관계 개선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얼마나 유연성 있고 합리적인 통일정책을 제시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피해의식에 몰려있는 북한당국을 동반의길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우리의 의식도 변해야 할 것이고 그에 상응하는 정책대안을 과감히 개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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