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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정한파에 공직사회 “몸사리기”

    ◎인허가담당 공무원 민원인면담 기피/신규사업 착수 미뤄… 보신주의 경향/도장없는 서울시 행정누수 현상 새정부가 들어선뒤 신한국창조를 위한 특별감사가 실시되자 공직사회가 위축,무사안일·보신주의에 빠져들고 있다. 이는 부정비리 척결과 기강확립을 위해 「윗물 맑기」를 천명한 새정부가 성역없는 사정을 단행,「일단 눈에 띄면 손해」라는 피해의식이 공무원들사이에 팽배한데 따른 것이다. 특히 뇌물수수등의 행정비리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건축·위생관련 인·허가업무의 담당공무원들과 세무공무원들은 민원인들을 만나기를 꺼리며 일손을 아예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일부관청의 행정업무가 부분적으로 차질을 빚고 있으며 기업인이나 민원인들도 행정결정이 늦어져 불편을 겪고 있다. 수장없이 5일째 표류하고 있는 서울시는 올해 주요업무에 대한 세부일정을 정하지 못한채 신임 시장이 임명되기를 기다리며 아예 개점휴업 상태에 들어갔다. 새정부가 출범하기 전 부서별로 각종 신규사업을 검토하던 시는 김상철 전 서울시장의해임으로 사기가 크게 위축된데다 사정한파에 대비,건축·위생·도시계획등 이권과 관련된 각종 주요업무는 결정을 미루고 있다. 이와함께 시조례개정에 앞서 중앙부처의 승인이나 협조를 거쳐야 하는 신규업무는 휴면상태이며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일상적인 업무만 다루고 있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2일 검찰이 관할구청과 군청등의 각종 인·허가업무에 대한 비리를 수사하기로 발표하자 시공무원들이 눈에 띄게 몸조심을 하고 있다』며 『법규정이나 행정관례상으로 즉각 시행할 수 있는 사업도 뚜렷한 이유없이 결정을 유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일선구청에서는 건축·위생·단속업무와 관련된 기업인·업주·민원인들의 정상적인 방문도 꺼리고 있어 행정누수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2월말 아파트 입지심의를 받기위해 C구청을 방문하려던 K건설 김모사장(59)은 아무 이유 없이 담당공무원이 만나주지 않아 주택사업계획을 다소 늦춰 잡고있다고 말했다. 또 서울 세종로동에서 광고대행업을 하는 이모씨(31)도 2일 K구청에 옥외광고물 설치허가를받으러 담당직원을 찾아갔으나 나중에 보자며 서류를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현상은 비리의 대명사처럼 비쳐지는 세무공무원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평소 양도·증여·상속·토지초과이득세등의 각종 재산세부과와 관련해 납세자들과 개별면담을 하던 세무공무원들의 모습은 최근 찾아볼 수가 없다.
  • 법의 엄정성에 예외는 없다(사설)

    서석재의원(민자)과 이부영의원(민주)에 대한 대법원의 선고공판 결과는 이번 공판을 둘러싼 일부 정치권과 언론의 인식이 얼마나 편견에 차 있었는지를 잘 보여주었다.특히 국가보안법등위반 혐의로 1,2심에서 각각 유죄를 선고받은 이의원에 대해 원심을 파기하고 환송한 판결은 이러한 편견의 해소는 물론 사법부에 대한 의구심 해소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사법부는 역시 법이에 충실했고 정치에 초연했다. 잘 알려졌다시피 이번 판결이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됐던 것은 두가지 이유때문이었다.하나는 이번 판결결과로 두 의원이 유죄를 확정받아 의원직을 동시에 상실할 공산이 크다는 것이었고,다른 하나는 김영삼차기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서의원을 정치적으로 구제하기 위해 재판기일 결정에 정치적 고려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즉 동해보궐선거후보 매수사건으로 유죄확정이 불가피한 서의원을 차기정부가 사면복권시켜 보궐선거에 출마할수 있도록 정권교체를 20여일 앞둔 시점에 선고공판일을 잡았다는 것이며 이러한 서의원 구제과정에서 여론 무마를위해 야당의 이의원을 넣어 동시선고 동시사면의 시나리오를 짰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공판에서 서의원은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했지만 이의원은 의원직을 그대로 유지함으로써 이른바 동시선고·동시사면의 시나리오는 전적으로 하구임이 드러났다.대법원 판결의 엄정성 앞엔 어떤 예외도 없음이 재확인됐을 뿐만 아니라 그어느 권력자도 이번 공판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반증된 것이다. 우리는 이번 문제를 통해 우리사회의 뿌리깊은 불신풍조와 피해의식을 다시 한번 접하는 서글픔을 느낀다.대법원이 이번 동시선고에 대해 『두 사건이 비슷한 시기에 기소됐기 때문에 재판기일이 함께 잡힌 것일뿐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고 해명했는데도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자신의 잘못된 선입관을 교정한 사람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특히 민주당은 이번 공판을 근거도 없이 정치재판으로 몰아붙이며 판결에 간섭함으로써 사법부의 권한과 존엄성을 공공연히 훼손시키기까지 했다.반면에 당사자인 이의원이 처음부터 『법을 준수하겠다고 선언한 국회의원으로서 판결에 승복하겠다』는 자세를 지킨 것은 돋보였다. 이제 문민시대의 개막을 앞두고 우리의 발상과 자세도 많이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무조건 불신하거나 일단 부정하고 나서 색안경을 끼고 보던 구시대의 행태는 더이상 우리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다.이 대명천지에 대법원도 믿지 못하겠다면 그건 분명 고쳐야할 이 사회의 병이현상일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사법부에 대해서도 한마디 하고자 한다.이번의 두 사건은 기소된지 근 4년만에 상고심이 열렸다.사법부의 업무가 과중하다는 걸 모르는 바 아니나 심리 지연의 정도가 좀 심했다.그렇지 않았다면 이번과 같은 정치적 오해는 피할 수 있었으리라고 본다.
  • 아쉬운 동포애/김상복 할렐루야교회 목사(굄돌)

    한국사람들은 한국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 같은 인상을 받는다.한국사람이 한국사람에 대해서 좋게 말하는 것을 듣기가 쉽지 않다.그러나 한국사람에 대해서 좋지 않게 말하는 것은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다.들으려고 할 필요도 없다.신문 잡지 어디를 보아도 언제나 읽을 수 있는 얘기요,들으려 하지 않고 부탁하지 않아도 어디서든지 누구나 으레 말해 주니까. 15년전 미국에서 한국사람들이 별로 없는 작은 도시에 13년을 살다가 대도시인 워싱턴에 있는 어느 대학으로부터 오라는 초청을 받고 이사를 갔다.가끔 차를 타고 가다가 빨간 신호에 걸려 기다리다 보면 오른쪽이나 왼쪽 레인에 한국사람임에 틀림없어 보이는 동양사람들을 자주 보게 된다.반가워서 손을 흔들어 인사를 건네곤 했다.그러나 눈이 마주치다 보면 무표정한 얼굴과 이상한 눈으로 『어떤 정신 나간 녀석이 아는 척 해』라고 나무라는 듯한 표정으로 대꾸도 해 주지를 않았다.어쩌다 쇼핑몰에 가서도 지나가는 사람들이 한국사람임에 틀림없어서 마찬가지로 손을 흔들거나 목례를 해도 역시 상대를 해 주지 않았다.왜 모르는 사람이 귀찮게 아는 척 하느냐고 나무라는 눈치였다. 기대했던 동족간의 따뜻한 반응을 얻어내는데 여려차례 실패하고 나서 한국사람은 한국사람 만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느끼기 시작했다.다 그런것은 아니나 자기 동족을 별로 반가워하지 않았다.백인이 혹시 말을 건네오면 반색을 하며 한국인 특유의 웃음을 웃어가면서 반응을 해도 같은 동족이 아는척하면 시큰둥했다.아는 척하면 불편해 하는 것처럼 느끼게 만들어 주었다.왜 그럴까? 작은 땅에 너무도 인구가 많아 살기가 힘들고 사람이 귀찮아 져 짜증이 나기 때문인가? 교민들 사이에서 이런 말을 수없이 들었다.『흑인들은 하나도 무섭지 않아요.정말 무서운 것은 한국사람입니다』 한국사람들이 한국사람을 두고 자기들은 수 없이 해를 끼쳐 온 흑인들보다 더 무섭다고 했다.교민들간에 오랫동안의 경험을 통해 한국사람이 가까이 오면 언젠가는 상처를 입는다는 피해의식들이 있는 것 같다. 이제 들뜬 가슴으로 소위 「신한국」의 도래를 말하며 기대하고 있다.한국인이 한국인 서로에 대한 좋은 인상을 창조해야 할 때가 왔다.우리의 지도자들인 새 대통령과 새 국회와 새 정부는 「새한국인 창조」를 위해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 “지역·계층간 대화합 이뤄주길”/김영삼 대통령당선자에 바란다

    ◎“GNP 5% 과기투자” 공약 실천을/논공행상식 공직자인선은 피해야/일관성 있는 입시제로 교육혼선 막아야 김영삼시대의 개막은 32년만에 문민정부를 출범시킨 역사적인 사건이다.오랜 민주화투쟁 경력을 지닌 김대통령당선자는 특히 여야를 두루 거친 폭넓은 경험을 지녔기에 국민들의 기대 또한 다양하다.김대통령당선자에게 바라는 각계 인사의 기대를 앙케트로 모았다. ◇유창순(전경련회장) 경제운용의 틀은 자유기업주의와 함께 창의와 능률이 존중되는 민간주도 시장경제체제와 개방시대에 맞는 국제화에 초점을 맞추어 주기 바란다. 산업정책 또한 금융수단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경제력 집중 억제정책에서 소유분산 정책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유치산업에 대해서는 육성과 경쟁추진이 조화된 중소기업정책을 마련해주기 바란다. ◇천성순(57·한국과학기술원원장) 현재 가장 큰 문제중의 하나인 경제적 어려움도 과학·기술분야의 도약없이는 해결하기가 어렵다. 예전의 대통령들은 과학기술분야의 중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지원이 미흡했던게 사실이다. 김대통령당선자가 유세때 연구원을 방문해 언급한 GNP 5%의 과학기술분야 투자 공약을 꼭 실천,경제발전의 새 계기를 마련해 주기 바란다. ◇김철호(29·회사원) 경제를 회생시키고 물가를 안정시키는 「국민생활 안정」을 최우선의 정책목표로 삼아 국정을 이끌어주기를 바란다.국민의 기대속에 탄생한 민간대통령이니 만큼 한치의 사심도 없는 국정운영으로 집단주의,지역·계층간 갈등을 해소해 주어야 한다.이를 위해 지역간 균형있는 발전을 이루도록 경제시책을 펴주고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만이 안정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사회전반의 도덕성 회복을 위해 힘써 주기를 기대한다. ◇최은경(24·서울신창중 교사) 입시제도를 일관성있게 추진해 학생들을 비롯한 교사·학부모들에게 혼동을 주지 않도록 하고 2000년대를 대비한 교과과목과 입시제도를 정착해 나갔으면 한다. 법정 교원수를 확보,잡무에 시달리는 것을 줄이고 아이들 가르치는데만 전념하면 좋겠다. 또 대통령 취임이후 우리 교사들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문제에 대한진지한 토론의 시간을 갖게 되길 기대해본다. ◇김주영(소설가) 김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당의 선거전략이나 조직력 덕분이기도 하지만 정직하고 솔직함때문이라고 본다. 김대통령당선자는 그같은 개인의 정직하고 솔직하다는 강점을 잘 지켜나가는 대통령이 돼주길 바란다. 그리고 그는 「강력한 정부」를 부르짖어왔다.이를 실현하자면 야당생활을 40년가까이 해오는 동안 충성심을 보인 여러 보좌역들을 단순히 논공행상식으로 주요직분을 주어서는 안될 것이다. ◇한만정(39·주부·서울 관악구 신림9동 1537) 우선 이번 선거에서 또한번 드러난 지역감정의 깊은 골을 메우기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수립,피해의식에 사로잡혀있는 지역주민들에게 희망과 새 정부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길 바란다. 둘째,입시중심교육에서 자라나는 새싹들을 해방시켜주는 일이다.이를 위해 실천가능한 조치들을 제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장바구니 물가를 꼭 잡아주길 바란다. ◇고제철(광주상공회의소 회장) 무엇보다도 기업과 근로자가 의욕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하는 신명나는 시책을 펴주기 바란다. 특히 지역간·계층간 차별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망국적인 지역감정해결과 민족화합을 이루는 특별대책이 따라야 할 것이다. 아울러 신한국창조의 공약으로 제시한 호남의 수도 광주건설도 앞당겨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영정(대한적십자사 부총재) 공약준수를 통해 신의가 인간사회의 가장 큰 덕목임을 보여주길 바란다.또한 김전만능주의의 폐해로부터 인간정신을 회복할 수 있도록 청신한 사회기풍을 진작하는데 앞장 서주기를 당부한다. 정책측면에선 탁아와 육아부문에 대한 과감한 시설투자와 함께 보모교육을 위한 예산 뒷받침에 인색하지 말았으면 한다. ◇공정식(전해병대사령관) 이른바 고질적인 「한국병」을 치유,땀흘린 사람이 대접받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제14대 대선에서 그에게 모아진 「민의」는 정직한 정치·부지런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희망이 응집된 것으로 봐야할 것이다. ◇장기홍(철도청 서울객화차 사무소 기술계장) 김영삼대통령당선자는 40여년간의 전문정치인 경험을 살려 우리 사회의 그늘진 분야의 요망과 고충을 해결해줄것을 당부한다. 철도원·집배원·군하사관·지·파출소의 경찰관·외항선원등 전문분야에서 성실하고 근면하게 맡은바 임무를 다하는 전문인들을 우대하는 정책을 펴나가기를 바란다. ◇강식진(부산대교수 중문학) 새정부의 가장 우선된 과제는 국가의 기강확립이다.지금 우리국민,특히 젊은 세대들은 가치관의 혼란으로 방황하고 있다.새정부는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 대선기간동안 국민에게 한 약속처럼 깨끗하고 강한 정부가 되기를 바란다.
  • 간첩사건,당략대상 될수 없다(사설)

    「남한조선노동당간첩단사건」에 관련된 현역 정치인들이 적지않다는 사실이 대선정국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민주당측은 정부가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눈치가 보인다고 촉각을 곤두세우는가 하면 민자·국민당 측은 정부에 대해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지 말고 조속히 진상을 공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이번 간첩단사건의 정치 쟁점화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경은 한마디로 착잡하다.수사상 엄청난 보안을 요하는 간첩단사건을 수사도 끝나지 않은 마당에 이렇게 도마위에 올려 놓고 왈가왈부해도 되는 것인지 의아해 하면서 달라진 세상에 혀를 차는 사람들이 많다.이번 사건은 과거의 예와 유사한 단순한 간첩사건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치밀하게 준비된 국가전복 음모였다.또한 남북기본합의서가 채택되고 사회 전반에 걸쳐 대북 경각심이 이완된 시점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중시할 필요가 있는 사건이었다.그럼에도 이 사건을 수용하는 정치권의 태도에선 좀처럼 심각성을 읽을 수가 없었던 것이 많은 사람들의 인식이다.정치권은 대선과 관련해 호재냐,악재냐가 유일한 판단기준이라는 인상만 남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이번 간첩단사건은 어떤 정당이 정권을 잡느냐,못 잡느냐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체제존립문제임을 깨달아야 한다. 민주당의 김대중대표는 3일 수원에서 『노태우대통령의 중립성 여부는 이번 사건의 수사태도로 가늠될 것』이라며 『만약 이번 사건을 선거에 악용하면 우리 나름대로 중대한 결단을 할 것』이라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민주당은 이 사건의 전모가 대통령선거일에 임박해서 발표되면 민주당측에 큰 타격을 줄것이라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나머지 특히 사건의 발표시기와 현 정부의 중립성을 연결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우리는 과거 사상논쟁에 휘말렸던 민주당의 컴플렉스를 이해 못하는바 아니다.그러나 이번 사건은 정권안보용 반공소동이 아닌 이상 결코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가 없을 것이다. 그동안 민자·국민당측이 보여온 태도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우리의 국기를 흔들뻔한 엄청난 사건을 놓고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기 보다는 대선 경쟁자에 대한 흠집내기 파상공세에 주력한듯한 인상을 준 것은 다시 생각해 볼 일이다. 이번 사건은 당리의 대상으로 삼거나 정략에 이용할 사안이 아니다.정치권은 자숙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수사종결을 조용히 기다려야 한다.정부는 정치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성역없는 수사를 통해 전모를 규명·공표해야 한다.필요하다면 몇달,몇년이 걸리더라도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고 밝힐게 있다면 오늘이라도 당장 밝혀야 한다.
  • 한·중 경협의 새 진로(사설)

    한·중수교는 양국간 경협확대와 아시아지역 경제질서 재편이라는 두가지 면에서 새로운 전기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한·중수교를 두나라간의 무역과 투자등 경협확대라는 쌍무적 차원에서 바라다 보는 시각이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동북아는 물론 아시아 지역경제질서의 구도변화이다. 한·중간의 경협의 경우 무역규모가 91년 57억7천만달러,올들어 6월말까지는 전년동기보다 48%늘어난 37억9천만달러에 달하고 있다.우리측에서 보면 중국은 제 3위의 교역국이고 중국측에서는 우리가 제 7위의 교역국이다.한국과 중국간에 국교가 수립된뒤 해운협정·항공협정·이중과세방지협정등이 체결되면 무역은 물론 투자협력이 획기적으로 증대될 것으로 예견된다. 한국과 중국은 앞으로 무역과 투자뿐아니라 해양유전개발과 어업에 까지 협력이 확대되어 명실상부한 경협시대를 개막시킬 것이다.한·중수교는 이러한 경협의 가시적 성과와 함께 아시아지역 경제질서 재편에 일대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아시아·태평양지역 경협과 관련하여 많은구상과 협력방안이 모색되었으나 실질적인 협력단계에 이른 적은 없다. EC통합과 관련하여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경제협력 방안이 80년대 초반부터 미국등의 적극적인 관심하에 제기되었다.89년에는 호주 호크총리제의로 아시아태평양경제각료회의(APEC)가 창설되었으나 협력조직이지만 교섭의 장이 아니라 다각적인 토의의 장에 그치고 있다.또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총리가 제기한 동아시아경제지역구상에 대해 일본이 큰 관심을 갖고 있지만 미국이 일본과 한국에게 동조하지 말도록 압력을 넣어 구상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들어서는 일본의 주도로 환동해경제협력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그러나 이 권역내 국가들이 일본에 대한 피해의식과 경계심때문에 협력에 응하기를 꺼리고 있는 실정이다.이런 상황에서 중국은 최근 홍콩과 대만을 포함하는 대중화경제권을 착실히 구축해가면서 환황해경제권을 구상하고 있다. 이 환황해경제권 구상은 우리의 서해안경협시대개막과 같은 맥락을 갖고 있다.한국과 중국은 물론 대만과 홍콩에다가 북한을 포함할경우 이 권역 국가들은 발전의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진다. 대만이 한국의 대중수교를 이유로 한국과의 경협단절을 외치고 있지만 미국이나 일본과의 예로 미루어 보거나 경제권역적 관계를 감안하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공산이 크다. 한편으로 한·중수교는 북한의 경제개방을 적극 유도하게 될것이고 이렇게 되면 환황해권에 있는 나라들간의 경협확대가 결실을 맺게 된다.결국 한·중은 이 권역의 중심기능을 할 것이다.또 양국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전개되고 있는 일본의 팽창주의를 견제할 수 있는 역내질서 재편의 구심체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한·중수교이후 전개될 동북아질서 재편은 미국이 우려하는 일본주도의 아시아경제권블록 형성과도 다르다.한·중이 주도하는 역내경제협력강화는 환동해권 경제협력은 물론이고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협력에도 기여하게 될것이다.따라서 한·중경협은 권역내 경제질서 재편의 관점에서 꾸준히 협력차원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개되어야 할 것이다.
  • 반문명적 인간사냥(사설)

    『그것은 반문명적 인간 사냥이었다』이른바 정신대문제에 관한 최초의 우리정부보고서가 그렇게 쓰고 있다.한 나라의 정부가 국민 앞에 이런 보고서를 내기 위해서는 그나름의 의지와 용기가 필요했을 것이다.그것을 들추는 일조차 악몽이었던 시기를 우리는 그동안 지내왔다. 이 보고서가 이제까지 알려진 자료보다 획기적이거나 비장의 것이 있어보이지는 않는다.일본의 일부 언론이 비아냥거리듯 그것은 일본인들이 발굴한 자료를 『베낀 것』에 불과할지도 모른다.그러나 어차피 이에 관한 자료는 거의 모두 일본이 지니고 있고 끊임없이 감추려 해온 것도 일본이다.그런 가운데 신빙할만한 자료가 그들손에 있으면 그 자료를 인용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우리가 이런 보고서를 내야하는 일이 왜 불가피했는가에 대해서 한일 두 당사국은 생각해야 한다.가해자측이 계속 책임회피를 하면 피해자측은 그것을 계속 입증해야 한다.한국정부의 「공식보고서」도 그런 결과의 하나다.처음에 그들은,「종군 위안부」문제가 민간업자의 한 짓이지,일군이 개입한 사실은없었다고 했었다.발부리에 차일만큼 많은 「증거」들이 그것을 무너뜨리자 그들은 다시 『모집 및 운영과정에서 일군이 개재된 것은 인정되나,동원의 강제성을 입증할 만한 자료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그들이 못발견한 입증자료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는데,그걸 부정하는 「관방장관」이 있는 나라와 이야기를 하려면 이쪽도 정부가 나서서 진상을 밝힐 수밖에 없다.그결과 「일본군의 각본에 의해 총독부가 집행한 부녀자 사냥」이었다는 보고서가 나오게 된 것이다. 이 일은 우리에게 아직도 살아 있는 악몽이고 낫지 않는 상처다.되도록이면 빨리 끝내고 더 거론하고 싶지 않은 자존심의 깊은 상처이다.우리로 하여금 그걸 계속 되뇌게 하는 것은 이웃의 도리가 아니다.가해당사국이 꼭 한발짝씩 흥정하듯 하는 태도 때문에 그들의 『반문명적인 인간사냥적』인 행적은 또다시 세계를 향한 확성기에 실리게 된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이미 확고한 주도국이 되었고,유엔에서 안보이의 상임이사국이 되어 정치적으로도 세계의 지도국이 되고 세계평화유지활동으로 화려한 역할도 하고싶은 일본과 일본군에게는 『반문명적인 인신매매의 혐의』는 불명예스러운 상처다.한국이 아직도 전후의 시련속에 있는 가난하고 절박한 나라이고,일본이 미처 「대국」의 가능성을 못보이고 있을 때,또한 피차의 상처가,아직은 너무 생생하여 서로가 「처리」해버리고 끝내기에는 너무도 큰 상처일때 처리한 일은 다시 도진다.도질때마다 아무는 속도는 지연된다.한 뿌리에서 돋은 「죄의식」과「피해의식」이 서로를 황폐하게 상처입히며 도지고 또 도지는 악순환에서 두나라는 이제 벗어나야 한다.그러기 위해서는 가해자의 진심에서 우러난 사과가 앞서야 하고 그것을 실천하는 행동이 따라야 한다.아량은 큰나라다운 금도를 만든다. 우리는 우리대로 짓밟힌 민족 특유의 피해증후군을 스스로 치유하도록 노력해야 한다.치유할 기회를 미뤄가는 일도 어리석지만 그것이 자학의 빌미로 오래 남게 하는 일은 더욱 나쁘다.그러기 위해서는 당당하되 품위를 잃지 않는 태도를 잃지 말아야 할것이다.
  • 생수 시판논쟁 재연 조짐/불법업체 무더기제재 파장

    ◎“국민건강 위협·수돗물 불신 초래”/보사부/“불허는 위헌” 또 소송제기 움직임/업체들 당국이 한동안 묵인해 오던 생수시판을 강력히 단속하고 나섬으로써 뜨거운 「생수논쟁」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보사부가 16일 유명생수허가업체 8개업소에 대해 허가를 취소(일부는 예정)하고 무허가업체 48개소를 무더기로 적발한 것은 생수시판을 허용치 않겠다는 「강력한 뜻」으로 받아들여져 앞으로 생수가 정식으로 시판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생수업체를 이번에 전례없이 대대적으로 단속,제재키로 한 것은 생수업체 허가권이 올 1월 시·도로 넘어간 뒤 생수를 무단 생산,판매하는 업체가 크게 늘어 국민건강을 해칠 우려가 높다는 지적도 한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에 국내시판을 함으로써 허가조건을 위반해 허가취소되는 업체들은 지난 90년 당국의 행정처분 및 시판불허방침이 위헌이라며 소송을 제기,현재 대법원에 계류된 상태에서 다시 소송을 제기할 태세여서 사태추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사부는 그동안 생수업체들이 국내시판에 대한 행정처분을 소송으로 대응하자 생수시판 허가조건위반단속이 사실상 어렵게 됐다고 판단,반공개적으로 양성화대책을 검토했었다.생수소비가 일반화돼 당초의 허가조건 제한의 명분이었던 「계층간의 위화감」이 상당히 해소된 이상 생수시판허용과 함께 강력한 품질관리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그런 구상은 시기상조라는 이유로 실현되지 못한 채 생수정책은 시판→단속→행정처분의 악순환을 거듭해왔다. 생수업체는 75년 식품위생법 개정으로 보존음료수(후에 광천음료수로 개칭)제조업이 신설되면서 생겨나 현재 14개 업체가 생수제조,판매허가를 받았으며 무허가업체는 2백여개에 이르고 있다. 당초 전량 수출 또는 주한외국인에게만 판매하기로 된 생수는 식수오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내수량이 급격히 늘었으며 업체들도 수출보다는 내수판매에 열중했다. 최근에는 생수업체의 내수판매량이 전체판매량의 95%수준에 달하게 됐다. 국내 시판이 불법적이지만 묵인돼오자 생수업체는 수출을아예 기피,지난해 수출실적이 전혀 없는 허가업체도 4개나 됐다. 생수업체들은 수출은 수익성이 적고 장시간 수송하는 과정에서 변질될 위험이 있어 어려움이 뒤따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생수업체의 이같은 실태를 모를리 없는 보사당국이 선뜻 시판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시판 허용」으로 「수돗물 불신」을 초래하지 않을까 하는 피해의식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생수시판은 시간문제라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그때까지 생수시판을 둘러싼 당국과 업체간의 공방은 계속될 조짐이고 그 틈을 이용,계곡물·지하수·농업용수 등을 생수로 속여 파는 무허가생수업체가 판을 칠게 불을 보듯 뻔하다. 지하수 수질이 우수한 우리나라에서 생수개발을 적극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과 생수소비가 일반화돼 있으면서도 그에따른 당국의 정책이 일관성이 없다는 점은 국민건강보존 차원에서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강하게 대두되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 분단문학/90년대 새 방향모색 활발

    ◎이청준·김원일·구효서씨,새방법론 제시/피해의식 버리고 화해의길 모색/북한주민 삶의 실상 작품화 시도/평론가들 “침체 벗어나기위한 바람직한 현상” 반겨 분단문학의 퇴조 기미가 역력한 가운데 분단문학의 새로운 전망을 모색하는 글들이 현역작가들에 의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소설가 이청준씨는 「문예중앙」여름호의 권두에세이 「통일을 향한 문학」,소설가 김원일씨는 최근 출간된 분단소설선 「달맞이꽃」(중원사간)머리글 「분단시대를 마감하며」에서 각기 자신들의 분단문학관을 펼치며 90년대 분단문학의 갈길과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이에 앞서 지난봄 소설가 구효서씨는 젊은 세대로서 자신의 분단문학관을 장편소설 「전장의 겨울」로 형상화해 주목을 끌었었다.이같은 시도들은 현재 침체를 겪고 있는 분단문학 창작에 돌파구를 틔워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방공간에서 좌우익 갈등의 묘사로부터 출발한 분단문학은 6·25를 거치면서 휴머니즘문학·반전문학으로 변모하였으며 60년대 최인훈씨의 「광장」이라는 뛰어난 성과를 낳고 70년대 성장기를 거쳐 80년대에는 탈이데올로기적인 장편소설로 만개했다.그러나 90년대에 들어와선 통일지향문학으로 나아가고 있을 뿐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순수하게 분단문제를 다룬 것으로 올해 발표된 소설로는 현길언씨의 「여자의 강」,구효서씨의 「전장의 겨울」,이청준씨의 「가해자의 얼굴」,홍상화씨의 「유언」정도이다.이같은 부진은 작가들의 관심이 대부분 분단문제를 떠나있으며 소재의 확대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기존의 시각에 식상해 있기 때문으로 새로운 시각의 확보 등 분단문학이 한단계 진전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를 위해 소설가 이청준씨는 권두에세이 「통일을 향한 문학」에서 피해자의 입장을 대변해왔던 이제까지의 분단소설의 경향과는 달리 가해자의 처지에 서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수난자의식은 자기 수난에 대한 보상과 보복의 대상을 겨누고 드는 대립적 힘의 악순환을 부르기 쉬운 반면 자책과 속죄의 괴로움으로 수난자의 용서와 화해를 구하는 가해의식의 각성은 효과적으로 민족의 화해와 통일의 길을 열어나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또 앞으로의 분단문학은 보다 더 활발한 평등성의 고양으로 자유지향성과의 균형있는 조화를 이뤄나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북녘 인민들」의 삶의 실상에 대한 작품화가 분단문학의 새 과제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원일씨는 「분단시대를 마감하며」라는 분단문학에 대한 회고와 반성의 글에서 지금까지 분단문학에서 큰 비중으로 다뤄져왔던 남로당의 자리에 현재 북한을 통치하고 있는 정치세력이 들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왜냐하면 그들이야말로 북조선을 세워 6·25전쟁을 수행한 실세로서 오늘의 북한사회를 건설하며 인민을 이끌어 온 주체이기 때문이라는 것.그는 『앞으로의 분단문학이 북한의 현정치세력을 정면으로 끌어들여 객관화시키지 않고서는 영원히 반쪽문학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전쟁의 기원을 천착한 소설 「전장의 겨울에서 한국전쟁의 발발이 김일성과 이승만 두 사람의 집권욕에서 비롯됐다는 결론을 내린바 있는 구효서씨는 분단문제를 다룸에 있어 사회과학적 시각 뿐만 아닌 인문과학적 시각의 필요성을 새롭게 강조했다.현대정보산업사회에 있어 그 사회의 성격에 맞게 복잡한 시각들을 포괄해야만 분단문제에 대한 올바른 파악이 비로소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주장들에 대해 문학평론가 김윤식씨는 『분단문학이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문제로 나아가는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앞으로 작가들의 활발한 창작성과를 기대했다.
  • 체코­슬로바키아 왜 갈라섰나

    ◎「민족주의 태풍」에 무너진 “공존 74년”/경제차 심화로 갈등증폭/전통·언어 달라 끝내 결별 소련과 유고슬라비아에 이어 체코슬로바키아연방이 74년만에 해체돼 두개의 나라로 갈라서게 됐다. 체코슬로바키아의 분리조짐은 지난 5·6일 실시된 총선결과 체코지역에서는 급진개혁노선의 중도우파세력이,슬로바키아지역에서는 독립과 개혁완화를 표방하는 좌파민족주의 세력이 각각 집권하게 됨에따라 이미 예고됐다.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 각각 제1당이 된 시민민주당(ODS)과 민주슬로바키아운동당(HZDS)대표들은 지난 9일부터 프라하와 브라티슬라바를 오가며 4차례의 마라톤회담을 벌였으나 양국간에 뿌리깊은 「갈등의 골」을 메워줄 합의점도출에 실패했다.지난 17일의 3차회담에서 바츨라프 클라우스 연방총리지명자와 블라디미르 메치아르 HZDS당수는 연방존립을 위한 최종절충을 시도했지만 타협안이 실패로 돌아간데 이어 18일 실무진들이 결별을 위한 과도정부 구성안을 마련,사실상 분리를 최종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사실 1차회담때부터 HZDS측이 기존 당론이자 선거공약이기도 한 슬로바키아의 「주권」을 강력히 요구,두공화국간에 타협을 볼 여지가 없었다.HZDS의 요구는 별도의 헌법제정,독자적인 경제정책등을 포함하고 있어 이것이 받아들여질 경우 현재의 연방체제는 존속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이와함께 HZDS는 이달말로 예정된 바츨라프 하벨대통령의 연방의회에서의 재선출에도 분명한 반대의사를 표명,현연방정부자체를 부인하기도 했다. 1차대전후인 1918년에 연방국가로 결합한 체코와 슬로바키아는 민족과 언어,문화등이 달라 민족갈등이 상존해왔다.서쪽 체코지역은 찬란한 문화유산에 대한 주민들의 자부심이 강하고 공업도 발달돼있는 반면 1천년간이나 헝가리제국의 지배를 받아온 슬로바키아는 낙후된 농업지역이다. 인구 5백만의 슬로바키아인들은 체코(인구 1천만)에 비해 상대적 불이익을 받고있다는 피해의식이 높아 공산정권 붕괴직후인 90년부터 분리운동을 본격화해왔다.민주화이후 개혁의 진통속에 농업과 군수산업이 집중돼있는 슬로바키아는 소비재공업이 발달한 체코공화국에비해 훨씬 격심한 경제적 침체를 겪을수밖에 없었다.체코쪽의 실업률이 4%정도인데 반해 슬로바키아는 12%나 되는 것이 그 단적인 사례다. 여기에 지난 2년간 유입된 서방자본 8억달러의 96%가 체코쪽에 집중 투입되는등 슬로바키아인들은 개혁의 혜택에서도 소외되는등 불만이 높았었다.또 소련쪽에 가까운 슬로바키아는 전통적으로 사회주의적 의식이 강해 체제전환에 따른 사회보장등 사회주의요소의 상실에 대한 반발심리도 만만찮았던 것으로 지적된다. 이같은 슬로바키아지역 주민들의 경제적 고통과 오랜 피해의식이 이번 총선에서 급진개혁에 반대하는 좌파민족주의세력에게 표를 몰아주었고 결국 두공화국간의 「합의 이혼」의 배경이 되고있다.
  • 영일·울진 원전폐기물처분장(지역이기주의 이래서야…:9)

    ◎“내이웃엔 안된다” 공공시설 건설 진통의 현장/“부지 선정” 보도에 과격시위 홍역/피해의식 과민… 원폭으로 오인도/“설치땐 주민과 협의” 정부발표로 소동 일단 진정/저장시설 포화 임박속에 설치계획은 원점으로 『핵폐기물 처리장 결사반대』 『자손만대 다 죽이는 핵폐기장 결사반대』 경북 동해안 중북부지역인 영일군 청하면과 송라면 및 울진군 기성면에는 방사성 폐기물처분장 설치를 반대하는 현수막과 담벽글씨가 온마을에 어지럽게 나붙어 있다. 지난 89년초 과학기술처와 한국에너지연구소등에서 방사성 폐기물 관리부지 적격지로 이 일대를 선정하고 있다는 일부보도가 있고 난 뒤부터 이를 반대하는 과격시위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번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때문에 이달 30일까지 1백50만평의 부지를 사들여 오는 2000년까지 완공하려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설치는 벽에 부딪히고 있다. 이지역에 맨처음 시위가 있었던 지난해 12월26일 영일군 청하면 미남리 청하장터에서 1천여명의 주민들이 「핵폐기장 설치반대 결의대회」를 가진데 이어 29일에는 울진주민 1천여명이 군청앞에서 궐기대회를 가졌다. 이날이후 계속된 국도점거 관공서 난입등의 시위는 지난 2월16일까지 계속됐다.시위군중들은 상황설명을 하러 현지에 나온 군수의 멱살을 잡고 폭행까지 했다. 이때문에 영일군에서는 한진욱씨(40·반대추진위원회사무국장)가,울진군에서는 주광진씨(40·반대추진위원장)등 9명이 구속되기도 했다. 영일군 청하면 「핵폐기장 반대투쟁위원회」의 고문을 맡았던 최종윤씨(62·청하 새마을금고이사장)는 『실사를 갖고 설득력있는 대안제시조차 없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보도한데서부터 문제가 발생했다』고 전제한 뒤 『핵폐기물 설치를 국가적 차원으로 생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주민들 입장으로는 개인과 마을의 안전문제가 더 소중한 문제』라며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설치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주장을 대변했다. 청하면과 인접한 영일군 흥해읍에 살고 있는 김모씨(41)는 많은 주민들이 방사성 폐기물을 「원자폭탄」으로 잘못 알고있다며 당국이 농민들을 우매하다고 생각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말고 농민들을 이해시키는 노력이 선행되어야 할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과도한 피해의식은 원자력발전소가 이미 들어서 있는 울진군지역이 더욱 심할 수밖에 없었다. 이제까지 학계의 여러조사에서 원자력발전소에 따른 주위환경오염은 전혀 없다는 보고가 잇따르고 있으나 주민들에게는 원자력에 대한 두려움이 계속남아 있는듯하다. 이때문에 실제로 원자력발전소가 설치된 울진군 관내에서도 시위가 계속됐었다. 국도를 점거하고 폐타이어에 불을 질러 차량 통행을 막는가하면 군청등에 난입,유리창을 부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12월30일에는 한전 울진변전소에 화염병을 던져 화재가 발생,변전소측이 송전착압기 스위치를 내리는 바람에 울진군 5개 읍·면 1만3천여가구가 2일동안 정전사태를 맞기도 했다. 이처럼 과격시위가 계속된 것은 기초의회및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역유지들이 이들의 시위에 동조하는듯한 입장을 취했던 것도 큰 원인으로 지적됐다. 반대에 크게 동조하지 않았던 김모 전국회의원의 집이 시위군중의 화염병 습격을 받은 것도 그 한 예였다.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으나 결국 그는 1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됐고 낙선의 큰 요인은 그가 반대에 동조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추측도 있었다. 이에따라 이달말까지 1백50만평의 부지를 사들여 오는 2000년까지 완공하려던 동자부와 과기처의 방사성 폐기물처리장 입안은 처음부터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또한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기 시작한 각 원자력발전소의 방사성 폐기를 저장시설뿐만 아니라 원전자체가 수명이 다해 폐기물이 될 오는 2021년을 앞두고 심각한 문제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월16일 주민들에게 『주민들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방사성폐기물처분장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약속을 했고 이에 주민들도 반대시위를 멈췄다. 「우리지역에 방사성 폐기물처리장이 들어서면 피서객이 끊기고 농수산물의 판로도 막힐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이같이 말하는 주민들은 정부가 다시 이곳을 후보지로 거론할 경우 시위는 또다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외언내언

    일본을 생각하면 하나님은 없는 것 같다는 말을 한탄처럼 하는 사람이 있다.그렇게 악랄하고 교활하고 많은 나라를 짓밟고 그리고도 같은 생각을 조금도 버리지 못하고 있는 나라인데도 승승장구하며 발전하고 자국 국민에게는 좋은 나라이고 남의 나라를 불행하게 만드는 데는 전국민이 단결해서 잘도 해먹고…,하는 것은 신이 있다면 가능할수가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이렇게 감정적으로 맺혀있는 우리의 피해의식도 문제여서 들어주고 싶지 않은 말이었지만 어떤 때는 그런 비유가 공감되기도 한다.일본 집권여당의 책임있는 한 인사가 일본의 대표적인 사립명문대학의 학생들을 앞에 놓고 공식적인 모임에서 일본에 취업한 한국인들이 『군사행동을 할 위험이 있다』느니 하며 모함한 것에는 참기어려운 불쾌감을 맛보게 된다.정말 이런 나라가 여전히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성장해가고 있다는 사실에 근원적인 회의를 품게 된다.◆불쾌한 가운데서도 어처구니가 없어 실소가 나오는 것은 그들이 구사하는 망언의 다양함이다.사람을 달리하여 필요할 때마다 종류도 다양하게 개발하는 그 능력이 탁월하다.군사행동의 위험함에 대해서 국제적으로 혐의를 받는 것이 지금의 일본의 입장이다.그리고 그 호전성에 의한 가장 대표적인 희생이 한국이다.그런 한국을 『잡기』위해 아마 새로이 개발해낸 발언의 신호가 이것인듯하다.PKO법안 때문에 난처한 입장을 그렇게라도 피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청중인 젊은 대학생들조차가『난센스!』라고 야유할 말이지만 그런줄 알면서 그 정치인은 발언한게 분명하다.새로운 혐의를 만들어내는 것이 그의 목표였다면 그 목적은 달성된 셈이다.군사행동의 위험성으로 말하자면 일본을 제외하고 누구를 논하겠는가.◆일본에 취업중인 우리 근로자를 이런 식으로 위험딱지를 붙이려는 음모의 획책도 겸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뒤에 뒤가 있는 그 음험한 속셈에 피해를 당하지 않도록 주변을 다스리는 일부터 우리는 해야 할 것같다.
  • 문단 “조노화병” 앓고 있다/65세이상 작자중 창작활동은 10%뿐

    ◎“독자가 외면” 문예지서 원고청탁 기피/후배와 세대차로 갈등… 50대중반 절필 늘어 문단의 나이든 문인들은 슬프다. 얼마전 출판사에서 주최한 모임에 참석했던 한 중진문인은 행사장을 일찍 나서야 했다.같은 연배의 문인들이 대부분 절필한 터라 대화를 나눌 만한 마땅한 상대도 없었거니와 무엇보다 자신을 보고서도 인사를 하지 않는 까마득한 후배문인들에게 기분을 상했기 때문이었다.딱히 갈 곳을 정하지 못했던 그는 마침 잘됐다 싶어 근처의 문예지사로 발길을 옮겼으나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지난번 그 문예지사에 들렀을 때의 낯뜨거움이 생각났기 때문이었다.당시 새로 바뀐 30대의 주간이 횡설수설하며 줄곧 꺼려하는 기색이라 한번 읽혀나 보려고 가져갔던 원고얘기는 아예 꺼내지조차 못하고 나왔던 기억이 떠올라 그는 근처 허름한 술집 안으로 몸을 디밀었다.자신의 초라한 처지와 젊은 세대의 버릇없음을 안주삼아 술잔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다. 이는 문단 노인문제의 한 경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최근 우리 문단은 일반노인인구의증가와 더불어 나이든 문인이 늘어나면서 중진·원로문인의 소외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문인의 조로화가 보편화되고 퇴직금이나 연금 등 문인에 대한 제도적·물질적 혜택이 거의 없는 문단에서의 노인문제는 일반노인문제보다도 훨씬 심각한 양상을 띠고 있다.65세 이상의 문인중에서 실제로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은 10%선에 불과하며 50대 중반만 되어도 글쓰기를 포기하는 「젊은 노인」들이 속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 노인문인들은 급변하는 사회환경 속에서 후배들과의 세대차문제,잡지사의 원고청탁 기피 등으로 심한 소외감과 좌절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문인들의 소외감과 좌절감은 우선 『요즘 젊은 작가들은 도대체 선배를 공경할 줄 모른다』는 불만으로 표출되고 있다.요즘 젊은 작가들은 선배가 베스트셀러작가 정도가 아니면 알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중진문인은 『예전에는 어떤 사명감 같은 숭고한 목적에 이끌려 문학을 하며 가난속에서도 자존심을 지켜왔는데 요즘 물질만능시대의 젊은 작가들은 정신의 가치를 우습게 보는 것같아 안타깝다』며 문학하는 자세부터 전세대와 현세대가 다르다고 개탄했다. 또 잡지사의 편파적 원고청탁으로 나이든 문인들에게는 지면이 잘 주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실제로 문예지의 주요필자는 30∼40대층으로 50대이후 문인의 글들은 별로 실리지 않고 있는 추세로서 70대 작가들도 문단을 누비는 선진국과는 큰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대부분의 나이든 문인들이 「양로원에 보내지고 있다」「고려장 치러지고 있다」는 피해의식에 젖어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부의 지원는 거의 없어 나이든 문인들의 소외감을 증폭시키고 있다.현재 원로문인들에 대한 지원은 문예진흥원에서 불우원로문예인을 대상으로 분기별로 1백20만원씩 지급하는 원로문예인 복지사업이 고작이다.올해 문학부문에서는 9명이 수혜자로 선정됐는데 이는 현실적 지원수요를 감안할때 턱없이 부족한 숫자라는 지적이다. 한 문예지 발행인은 『나이든 문인들 중에는 늘 작품을 정상으로 이끄는 탄력을 지닌분이 드물다.대부분 젊은 독자를 상대로 신선한 감각과 시류성 화제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문예지에 비해 너무 정체돼 있어 젊은 독자를 흡입시킬 수 있는 힘이 미약한 나이든 문인들의 글을 싣는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고 밝혔다. 문단의 노인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여러가지 방안들이 제시되고 있다.한 예로 문학평론가 윤재근교수(한양대)는 나이든 문인들의 글쓰기가 자기극복의 방편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최근 활발한 시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정주 구상 김춘수 박두진 조병화 김남조씨 등의 원로시인들에게선 그러한 경향을 엿볼수도 있다. 문단의 노인문제에 관심을 갖는 많은 사람들은 국가차원의 원로문인지원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또 문협 펜클럽 등 문학단체에서 노인문인문제를 다뤄 원로문인을 위한 회관건립 등 실체적 사업과 함께 인생론적 보편성과 교훈성에 의거하는 나이든 문인들의 작품세계에 보다 큰 관심을 보여 그들을 북돋는 따뜻한 운동이 펼쳐져야 한다는 의견 들이다.
  • 김포매립장(지역이기주의 이래서야…:1)

    ◎“내 이웃엔 안된다” 공공시설 건설 진통의 현장/수도권 11개시·군 “쓰레기 홍역” 1주/“분리수거등 약속 위반” 주민 시위/「반입시간 제한」으로 한때 농성해제/요구조건 많아 완전해결 난망/사전설득 부족에 뒷전의 부채질도 큰문제 지역이기주의가 우리사회에 팽배하고 있다.내집 뒤뜰만은 절대로 안된다는 이른 바 「님비(NIMBY)현상」은 날이 갈수록 확산돼 원자력 발전소나 쓰레기처분장등 공익시설의 건설사업이 계획단계에서부터 차질을 빚는가 하면 이미 건설을 끝낸 공익시설조차도 사용을 못하는 예가 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과연 지역주민들의 주의주장은 모두가 타당한 것일까.행정당국의 대처방안은 전혀 없는 것일까.그렇지만은 않을 것이다.잘못된 이기주의를 바로 잡기 위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지역의 실상과 해결책에 대해 몇차례에 걸쳐 알아본다. 최근들어 지역이기주의가 표출된것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케이스는 김포쓰레기매립장의 경우이다. 지난4일 경기도 김포군 검단면 수도권쓰레기매립장에 산업폐기물 반입을 반대해온 이 지역 주민들이 매립장입구를 봉쇄한채 일반쓰레기반입까지 거부하는 농성을 벌여 인천직할시를 비롯,수원·안양·과천시등 경기도내 11개 시·군이 쓰레기를 버릴 곳이 없어 큰 진통을 겪었던 것이다. 이들 경기도 11개 시·군은 지난2월10일부터 일제히 김포매립장에 하루 평균 2천1백여t의 쓰레기를 반입해 왔으나 인천시가 쓰레기 반출을 시작한 지난4일부터 주민농성으로 반입이 막혔고 이때부터 일부 시·군에서는 쓰레기수거를 중단,주택가 골목길등에 쌓아놓고만 있어 주민들이 악취·먼지공해로 몸살을 앓아야 했다. 환경처를 비롯해 경제기획원·건설부등 중앙부처와 서울시·경기도·인천시등의 관계자들은 11일 상오11시 김포군청회의실에서 중성주민 1백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수도권매립지운영관련관계부처합동주민설명회」를 가졌으나 주민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주민들은 이날 설명회도중 환경처측의 미온적인 답변은 더 들을 수 없다며 그대로 퇴장,앞으로 김포쓰레기매립지가 제기능을 하려면 얼마간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의 한관계자는 농성주민들의 요구사항이 상수도및 도시가스공급·고등학교유치등 자그만치 34가지에 이르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이같은 예측을 하게했다. 검단면 주민들은 처음 『당국이 매일 하오8시부터 다음날 낮12시까지만 쓰레기를 반입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하오3시까지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며 매립장입구에 텐트를 치고 쓰레기 반입을 막았다. 현장에서 만난 김포쓰레기매립장 산업폐기물반입반대추진위원회회장 김종문씨(52)는 『환경처가 매립지조성이후 반입되는 쓰레기는 압축처리및 분리수거를 하기로 약속해놓고도 공사가 끝나자 이를 어기고 산업폐기물까지 마구 반입시키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민들의 이러한 주장과는 달리 환경처 관계자와 관계전문가들은 주민들이 산업폐기물에 대한 정확한 개념조차 모르는데다 막연한 피해의식에서 집단행동을 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즉,산업폐기물은 일반쓰레기와 전혀 성질이 다른것이 아니라 산업체에서 나오는 생활쓰레기에 불과한 것이며 유해성을지닌 특정산업폐기물은 폐기물전문처리업체에서 별도로 처리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똑같은 연탄재라도 일반가정에서 나오면 일반쓰레기이고 공장에서 나오면 산업쓰레기가 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일반쓰레기의 압축처리·분리수거 등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김포매립지운영관리조합의 한 관계자는 『청소대행업자들이 압축해온 쓰레기를 다시 불도저로 압축,매립하고 있음에도 컨테이너를 통채로 매립하라는 것은 억지』라면서 분리수거는 일반가정에서 잘 지켜줘야 할 문제라고 덧붙혔다. 김포매립장을 이용하는 안양지역의 주민 이모씨(37·여·안양시 비산동)는 『수도권주민 대부분이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면서 『자신들의 생존권을 침해받지 않으려는 검단면주민들의 입장은 이해할 수 있지만 대화를 통해 개선책을 강구하기보다는 실력행사에 의존하는 것은 공멸을 초래할 뿐』이라고 말했다. 농성에 임하는 주민들의 자세도 큰 문제로 지적됐다. 진지하게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면서 토론을 벌이기보다는 수시로 술판을 벌이고춤을 추는등 추태를 일삼고 있어 우리나라 농성문화의 수준을 짐작케 한다. 또한 농성의 본질적 문제인 쓰레기문제와 전혀 관련이 없는 도시가스공급·면민회관건립등 각종 민원사항의 해결을 요구하는 것에서 이들의 농성이 그 진의마저 의심받게 했다. 이같은 양측 주장에 대해 전문가들은 당초 이같은 사태를 빚게 된데에는 환경처는 물론 해당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전에 주민들과 폭넓은 대화나 협의를 거치지 않고 사업을 추진한데 더 큰 원인이 있다고 지적했다. 시일이 좀더 걸리더라도 인내를 갖고 지역 주민들과 의회의원들을 설득,「김포쓰레기 매립지」를 조성하지 않으면 안될이유와 지역주민들에게 주어질 혜택들을 충분히 설명,이해를 구했어야 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민들을 부채질한 사람들의 입김도 크게 작용했음은 물론이다. 쓰레기매립지에 바로 이웃한 주민들은 그렇다고 치더라도 이 기회에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더 많은 것을 얻어내려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것이다. 아무튼 검단면 주민들은 경기도지사가 11일 ▲쓰레기 운반차량 운행시간을 하오8시부터 다음날 상오6시까지로 제한하고 ▲쓰레기 운반차량은 10t이상 대형차량만을 사용하며 ▲산업쓰레기 반입을 철저히 금지시킨다고 서면약속을 함으로써 쓰레기반입이 재개되게 됐지만 앞으로 이같은 약속이 잘 지켜지지 않을때는 또다시 주민들의 시위농성이 일어날 가능성이 얼마든지 남아 있다.특히 이번 사태에서 보았듯이 검단면 주민 1백20여명의 농성으로 잠시나마 수도권이 쓰레기로 뒤덮여 주민들이 고생해야 했다는 것은 지역이기주의가 하루빨리 우리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것중의 하나라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 “경선참뜻 훼손땐 단호 대처”/노 대통령,당원로들과 간담

    ◎두후보간 상호비방·원색적 인신공격 없어야/결과승복 않으면 반역사적 인물로 지탄받아 노태우대통령은 6일 하오 민자당의 김종필·박태준최고위원등 원로들을 청와대로 초치,『차기대통령후보경선이 상호비방과 과열로 국민을 실망시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공명정대한 경선이 될 수 있도록 자제와 호양의 정신을 발휘해달라』고 당부했다. 1시간20분동안 진행된 이날 모임에서 참석자들의 대화요지는 다음과 같다. ▲노대통령=(권익현당선자에게)오늘 김영삼후보의 청주대회에 다녀왔지요.분위기는 어떻던가요. ▲권당선자=무난히 진행되었습니다.앞으로도 잘되리라고 봅니다.그러나 전당대회후 후유증이 없도록 지금부터 잘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노대통령=(채문식고문에게)경선과정을 어떻게 보십니까. ▲채고문=이종찬후보진영의 피해의식이 큽니다.적어도 전당대회 당일 두후보가 대의원들 앞에 함께 나와서 선을 보이는 것이 보장되어야겠습니다.당규상 안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당규를 지금이라도 고쳐야겠습니다. ▲노대통령=「형님 먼저 아우 먼저」하는 아름다운 모습이 보여져야겠습니다.(노재봉당선자에게)비교적 객관적 위치에 있고 정치학에 조예가 깊으니 고견을 들려 주십시오. ▲노당선자=경선이 잘만 매듭지어지면 우리 정치사에서 획기적인 일이 될 것입니다.자유경선의 관행이 확립되도록 모두가 합심·협력해야겠습니다. ▲노대통령=자유경선과 당내 민주화를 포기한다는 것은 역사를 역류하는 것입니다.제일 중요한 것은 각 후보가 자제와 호양의 미덕을 발휘하는 것입니다.내 경험에 비추어 먼저 양보하는 쪽이 최종적으로 승리합니다. ▲박준규국회의장=두 후보가 3가지 문제에 대해 분명히 대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첫째 경선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국민에게 다짐해야하고,둘째 두후보가 표방하는 개혁의 구체적인 내용을 밝혀야 하며,셋째 집권하면 이 헌법 아래서 의회민주주의를 어떻게 운영하겠다고 소신을 밝혀야합니다. ▲노대통령=경선결과에 승복해야 한다는 것은 내가 처음부터 강조했습니다.경선결과에 승복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반역사적·반국가적인 사람으로 지탄을 받을 것입니다.두후보가 그런 일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윤길중고문=합동연설회는 관철되어야 합니다.두후보가 나와서 정책토론을 벌이는 기회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김최고위원=서로 양보합시다.나는 지금 김후보추대위 명예위원장이지만 경선의 의미가 살아야 한다는 대의를 중시하기 때문에 편파적이 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우리 서로 한도를 지키면서 경쟁해야 합니다.화합해야 합니다. ▲노대통령=최선이 아니라 차선을 택하는 것이 민주주의입니다.흑백논리를 버려야 합니다.우리 경선은 부부싸움처럼 칼로 물베기가 되어야 합니다.축제로 매듭지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양후보간에 벌이고 있는 경선모습은 당과 국민들의 기대와는 달리 당의 명예를 훼손시키고 원색적인 상호비방과 인신공격에 열중하고 있어 국민들이 실망과 걱정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당원로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특정후보를 당선시킨다는 것보다도 경선이 깨끗하게 마무리되도록 보살펴 주는 일입니다.자기진영의 이익만을 앞세우는 경우에는 상대진영의 입장을 설명해 주고 이번 기회가 아니면 끝장이라는 조급함을 버리고 자유경선의 정신을 살리는 것이 역사의 순리임을 강조해 주십시오. 앞으로도 계속해서 일반선거의 폐단과 똑같은 행태가 벌어진다면 나는 당총재로서 주어진 권한과 책임을 갖고 단호히 대처할 것입니다. 우리당은 양후보와 그진영의 전유물이 아닙니다.조국의 운명을 우리당에 맡긴 수백만 당원과 수천만의 국민들이 더욱 소중합니다.
  • 폐허의 코리아타운서 치솟는 분노(우리는 일어서리라:1)

    ◎한인의 “평화” 함성… 아메리카에 경종/“소수민족이 희생양 될수는 없다”/“잿더미 되도록 경찰뭘했나” 항의/준비하루만에 교민25% 참여… 단합된 힘 과시/이민사상 초유의 대집회… 언론·당국도 놀라 이곳시간 2일 상오 로스앤젤레스(LA)코리아타운에서 벌어진 우리 교포들의 항의시위는 4·29폭동이래 이곳 미국사회에 가장 큰 경각심을 일으킨 행사로 꼽히고 있다. 이날 시위는 타인종에게만이 아니라 교포 스스로에게도 자극과 놀라움을 동시에 안겨주었다.우선 시위의 규모가 그랬다.주최측인 한인단체 협회측은 참가인원을 10만명이라고 발표했으며 줄잡아도 5만명은 넘는 대규모 시위였다.올림픽가에서 윌셔가에 이르는 끝이 보이지 않는 외던가를 메우고도 행렬은 더 이어져 나갔다. 10만이라면 40만명선으로 잡는 LA지역 교포의 4분의1이 나온 셈이고 5만이라도 8명에 1명꼴로 시위에 참여한 셈이다.그만큼 항의와 피해의식에 대한 공감대가 폭넓게 조성돼 있다는 증거이다.이날 행사는 불과 준비 하루만에 시행된 것으로 교포방송과 신문에 예고기사가 나갔을 뿐이었다. 이곳 언론과 시민들의 반응도 저으기 놀란 표정이 역력했다.아드모어 공원에서의 집회에서와는 달리 인파가 몰리고 시위행렬이 장대해지자 취재진이 보강되고 경찰과 주방위군도 계속 인원을 늘리느라 부산한 모습이었다.TV방송들은 빠짐없이 헬리콥터를 동원해 긴긴 코메리칸의 함성을 카메라에 담았다. ○진압 고의늑장 규탄 시위와 항변의 요점은 명료했다.「경찰은 어디에 있었느냐」였다.폭동이 확대되고 한인상가들이 집중표적이 되고있는 동안 경찰은 왜 수수방관했느냐는 것이다.미국의 권위지 뉴욕타임스지는 1일자 1면 기사에서 「경악,폭동이 확대되는 동안 경찰의 반응은 왜 그토록 느렸느냐」는 제목을 달고 있다.타임스에 따르면 경찰은 폭동이 시작된지 24시간이 지난 30일 하오까지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측의 해명은 백인경찰에 대한 항의로 시작된 폭동에 경찰을 정면대결시키는 것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일면 그럴듯해 보이는 이 해명을 아무도 믿으려 하지 않는데 이번 사건의 다른 심각성이 있다.오는 6월 퇴임키로 된 데릴 게이츠 LA경찰국장이 사태를 제대로 파악치 못했거나 아니면 어떤 목적에 따라 의도적으로 진압을 늦췄을 가능성에 많은 사람들이 유의하고 있다.그는 흑인이다. 한국계시민들은 또다른 생각을 하고있다.백인들에 대한 흑인들의 불만의 표적을 한국커뮤니티에 돌림으로써 자신들을 속죄양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이다.「소수민족이 정치적 희생물일 수 없다」는 피켓이 그것이다.재산과 형제를 잃은 피해자들이 폭도들의 약탈을 돕는 경찰관의 모습을 TV화면에서 생생히 보았던 것이다. 한국커뮤니티가 폭동의 표적이 됐다는 얘기는 피해의식의 과장일지도 모른다.한국계만 당한게 아니기 때문이다.실제 숫자상으로도 사상자 40명중 한국계는 1명이다.아직 한국계 방화피해숫자가 파악되지 않았으나 전체 방화건수가 3천7백67건에 이르고 있다.많아도 10%미만일 것이다. ○4명중 1명 참석 「우리는 정의를 원한다」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대열에 끼어있던 배충기씨(49·건설업)는 단호히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10개중 하나를잃은 사람과 아홉을 잃은 사람의 피해가 같을 수 없고 10명중 한명이 피해를 입는 것과 10명중 5명이 피해를 입는 정황은 전혀 비교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로 폭동의 진원지인 LA 사우스 센트럴지역의 한인업소는 90%이상이 피해를 입었다.그들이 들고있는 피켓에는 「일생동안 노력의 결정이 사라졌다」고 써있었다.그들은 그곳에 다시 들어갈 용기도 나지 않지만 또다시 장사를 하도록 흑인들이 방치하지도 않을 것이란 루머속에 희망마저 잃고있다. 「이것이 아메리카 드림인가」란 한 교포소녀의 피켓은 사뭇 자조적이다.어느사회나 여러 계층이 있게 마련이다.그러나 미국교포사회만큼 다양한 사람들이 섞여사는 곳도 흔치 않은 것이다.한국에서 돈을 무더기로 실어온 사람,권력의 비호를 받는 사람,옛날의 영화를 되씹고 사는 사람,유명한 사람,잘난 사람,못난 사람들이다. 그러나 더 많은 사람은 미지의 땅에 뿌리를 내려보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며 사는 사람들이다.그많은 사람들은 이제 그들이 땀으로 이룩해가고 있는 「아메리카 드림」이 어느날 깨어질수도,갑자기 버림 받을 수도 있다는 현실앞에 몸서리치고 있다.
  • 한인상점 왜 집중약탈 당했나/대부분 흑인밀집지역 상권장악

    ◎흑인의 상대적 피해의식이 뇌관 「로드니 킹」사건이 도화선이 된 로스앤젤레스 흑인폭동에서흑인폭도들은 왜 유독 한인상점을 집중 공격,약탈·방화를 일삼고 있나. 이번 흑인폭동에서 한인사회가 주공격의 대상이 된 1차적인 이유로는 폭동의 진원지인 사우스센트럴지역에 교포상점이 밀집되어 있어 이들이 손쉽게 범행대상으로 삼을 수 있었다는 지리적인 여건을 들 수 있다.또한 폭도들의 공격목표인 LA북쪽에 위치한 시미밸리 재판소와 백인부유층의 집단거주지인 베벌리 힐스지역으로 향하는 길목에 한인타운이 위치해 있는 점도 약탈 방화의 피해가 커진 원인중의 하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보다 본질적인 문제는 흑인밀집지역에 형성돼 있는 이지역 상권을 둘러싸고 그동안 쌓였던 흑인들의 뿌리깊은 피해의식과 한인들의 흑인들에 대한 인종적 편견이 불씨가 됐다. 물론 한인들이 이곳 흑인빈민가에 파고 들기 전에도 유태인이나 이탈리아인들이 이곳 흑인지역의 텃세로 수모를 당했다. 50년대 이탈리아인,60년대 유태인을 거쳐 70년대부터 한인으로넘어와 80년대부터 한인타운이 형성된 이후 이흑인지역상권은 한인들이 식품점과 주류상의 95%를 비롯,대다수 주유소 의류가게 잡화상 서민시장들을 소유하고 있는데 평소에도 강절도 및 총격사건이 잦아왔다. 이렇게 대다수의 상권이 한인들이 장악하게 되자 LA지역흑인들은 이지역에서 그들의 일자리를 잃고 있다는 생각에서 백인보다 한인을 오히려 더 지독한 경제적인 착취자로 인식,이번 폭동에서 백인에 대한 증오와 함께 싸잡아 분풀이를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폭동에서 한인들이 심하게 공격받게 된데는 이지역에서 흑인들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도외시한 한인들의 인종적편견에도 기인하고 있다.흑인들은 자신들이 투쟁하여 얻은 인종차별철폐를 통해 한인들이 각종 혜택을 누리고 또한 흑인들을 상대로 돈을 벌면서 자신들과는 함께 어울리지도 않는다는 불평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같은 아시아계이지만 그들과 함께 살고 있는 베트남인을 비롯,일본인과 중국인들은 이번공격에서 피해를 당하지 않아 이들의 한인들에 대한 피해의식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백인과 흑인들간의 인종갈등으로 빚어진 이번 폭동이 또다른 한·흑간의 갈등으로 비화되면서 한인상점의 약탈 방화사건으로 이어지게 된데는 지난해 3월 발생했던 두순자여인의 흑인소녀 살해사건과 이번 로드니 킹재판에서 관련경찰관이 흑인구타에 무죄평결을 받은 것을 흑인들이 연장선상에서 인식했기 때문이다. 또한 흑인폭동사건이 일어나자 LA경찰관들이 흥분한 한인상점들에 대한 흑인들의 약탈에 신속하게 대처하지 않았고 시내에 진주한 주방위군 역시 초기에는 폭동진압에 적극적이지 않아 사태가 악화됐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한편 박종상 주로스앤젤레스 총영사는 1일 톰 브래들리 로스앤젤레스시장을 방문해 한국교민들의 피해보상문제를 협의했다.이자리에서 브래들리시장은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 자료가 있다면 가능한한 피해복구와 피해보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이에따라 총영사관측은 방화 약탈등의 피해현장을 사진으로 찍어둬 증거로 보존할 것을 교민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 LA흑인폭동의 저변과 향후대책/긴급좌담

    ◎엄청난 한인피해… 후유증 오래갈듯/「코리아타운」 희생은 흑백갈등서 비화/배타적 민족성 극복… 「문화간극」 좁혀야 ▷참석자◁ 박종상 장태한 김양일 로스앤젤레스의 이번 흑인폭동은 우리 한인교포들이 주공격대상이 되고 또 실제 피해규모도 엄청나 사태진정 이후에도 큰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서울신문 특별취재반은 폭동4일째인 2일 로스앤젤레스 현지에서 박종상총영사,장태한 캘폴리 포모나대교수(인종문제 전공),김양일 미주한인식품상총연합회 회장 3인의 현지좌담을 마련,이번 사태의 배경과 한인피해의 원인,향후대책및 교훈등에 대해 진단해 보았다. ▲박총영사=우선 이번 로스앤젤레스사태는 로드니 킹사건이 직접적인 계기가 되고 흑인과 스페인계가 부화뇌동한 폭동으로 이해된다.이번에 한인업소가 집중적인 피해를 봤지만 주표적은 아닌 것 같다.오히려 흑백간 인종갈등에서 비롯됐음에도 한인이 희생양이 되도록 유도된 듯한 인상을 받았다. ▲장교수=사실 인종문제연구자로서 이같은 인종폭동 발생을 예상은 했었다.그러나 여름쯤에나 오리라 예상했던 결과가 보다 빨리 왔다.이번 사건의 발생배경으로는 높은 실업률로 인한 빈곤이 흑인사회를 짓누르고 흑백간 빈부격차가 더 벌어지면서 누적된 흑인의 불만이 분출된 것으로 지적할 수 있다.80년대 들어 레이건행정부와 부시행정부가 국내정책에 복지프로그램을 줄이고 국방예산을 대폭 증액함으로써 가난한 흑인사회에 커다란 악영향을 끼친 것이 사실이다. ○고도의 「계산된 범죄」 ▲김회장=이번 흑인폭동은 놀라울 정도로 한인업소만 정확히 골라 피해를 주었다.흑인들은 한인에게는 철저한 파괴와 방화라는 치명타를 입히면서도 보다 지탄의 대상이 되는 약탈은 스페인계들이 저지르도록 하는 고차원적인 술책을 쓰고있다.이는 한인들을 몰아내고 흑인들의 경제권 형성을 꾀하면서도 책임을 타인종에게 떠넘기는 고도로 계산된 범죄행위다. ▲박총영사=한인사회의 피해가 컸던 것은 우선은 폭동을 제어할 행정력이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시와 경찰당국에적극적으로 피해방지요청을 했지만 경찰력이 너무 부족했다.그러나 무엇보다 그동안 한인사회가 선거전이나 어떤 사태발발시 목소리가 미약,행정력을 동원할만한 위치에 있지 못했다. ▲장교수=흑인들은 본래 아시아인종뿐아니라 백인등 타민족 증오감이 과거 노예생활을 통해 몸에 배어있다.이러한 정서를 갖고있는 흑인사회에 80년대초부터 한인들이 진출,세를 급격히 확장하고 특히 86년부터 붐이 일고있는 스와프밋(신종 저가소매점)이 대부분 한인들 손에 들어감으로써 흑인의 대한인 적대감이 증폭됐다. 그러나 한편으로 당국의 이번사태 대처태도를 보면 경찰력투입을 일부러 안한 인상이 짙다. ○학력우월감등 작용 ▲김회장=한인들이 미국땅에 뿌리를 내리려면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민족성을 고치고 언어장애·문화적 차이등을 극복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여기에는 대부분 고등교육을 받은데서 오는 학력우월감이 큰 작용을 한 것 같다. ▲박총영사=문제는 어떻게 이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효과적인 향후대책을 마련하는가 하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우리의 힘을 키워야겠다.우리가 이곳에서 탄탄한 발판을 굳힐 때까지는 약자의 입장이다.타민족과 대결대신에 서로 화합하고 소속된 지역사회에 공헌을 하면서 선량한 민족의 이미지를 남김으로써 기반을 다져나가자. ▲장교수=이번 사건이 매듭되면 시장·시경국장등 행정책임자들에게 책임을 추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집회·선거등을 통해 강력한 압력을 가함과 함께 한인사회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피해복구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육성자금(SBA)융자를 적극활용하고 한국계은행에 저이자 특별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원받는 방안,본국국민들의 의연금유도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파트너십 강화 필요 ▲김회장=결론적으로 흑인·스페인계를 욕하기 전에 냉정해야 한다.흑인지역 탈출이 능사는 아니다.이번 기회에 차원높게 뭉쳐야 한다.개인플레이에 의한 재산축적방식 대신에 단체가 돼서 주식회사나 파트너십형태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피해의식에서 빨리 벗어나 같이 잘사는 자세로 임하면 피해복구 역시 낙관할 수 있다. 보다중요한 앞으로의 문제는 한·흑문제보다 더 심각한 한·스페인계문제다.라틴출신 스페인계는 현재 LA통합교육구학생의 약60%를 점하는 다수민족으로 급신장하고 있다.이들이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하면 사회적 파워가 막강해질 것이며 인구·영어구사력 등 모든 면에서 한인들을 능가할 것이다.어쩌면 이들에게 우리가게를 하나둘 넘겨줘야 할때가 곧 올지도 모른다.이들은 흑인들과는 달리 자생력도 강하고 끈질겨 한인들에게 곧 큰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다.보다 멀리 보고 이번 사태에서 많은 교훈을 얻자.
  • “미국의 고질병” 인종갈등 언제까지/악순환의 저변과 파장

    ◎복지정책 후퇴에 피해의식 증폭/쌓였던 불만,집단폭력으로 폭발/“멕시코계 가담·우리 교포 희생양” 60년대와 다른 양상 지난달 30일 미국 LA중심가에서 발생,이틀째 시가지 전역으로 약탈과 방화가 확산되고 있는 흑인폭동은 미국사회의 고질병인 인종갈등이 표출된 것으로 다인종국가인 미국에 있어서의 백인과 비백인간 또는 비백인 상호간의 새로운 관계설정의 필요성을 대두시키고 있다. 미국내 사회계급의 최하층에 자리잡고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천대와 멸시를 받아온 흑인들이 집단폭력을 통해 욕구를 발산해온것은 늘상 있어온 일이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 이례적으로 시당국과 주정부의 비상사태선포및 주방위군 투입조치에 이어 조지 부시대통령도 사건발생 하루만에 국민들에게 법과 질서의 유지를 호소하고 연방정부차원의 조사를 명령하는등 신속한 조치를 취하고 나서는 것으로 보아서도 그 사태의 심각성을 알수있다. 특히 이번사건은 흑백갈등에서 비롯된 흑인폭동의 형태로 시작됐으나 그 전개과정에서 히스파닉(주로 멕시코계)이 새로이 폭동에 가담했으며 반면에 피해당사자는 한인들이어서 갈등의 양상이 백인대 비백인에서 비백인끼리의 대립으로 새롭게 발전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흑백갈등의 역사는 미국 독립이전부터로 거슬러 올라가지만 최근들어서는 지난 60년대 중반이후부터 70년대초까지 가장 절정에 달했다.65년 LA지역에서 한 흑인의 체포로 시작된 이른바 「와츠사건」으로 사망34명,체포4천여명과 엄청난 재산피해를 입은데 이어 68년에는 멤피스에서 흑인지도자 마틴 루터 킹목사의 암살과 뒤이은 전국적인 폭동으로 38명이 사망하는등 극심한 대립양상을 보였다. 이같은 60∼70년대의 흑백갈등을 겪으면서 미행정부와 의회는 80년대들어 한동안 인종분규의 문제점을 제도적으로 수렴하고 또 소수인종의 권익을 신장하기 위한 각종 정책의 입법화를 활발하게 추진했다. 그러나 소수민족 우대를 골자로 하는 그같은 법안들은 레이건행정부 이래 계속된 거부권행사에 막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그 까닭은 점점 어려워지는 경제상황하에서 제반분야에서 소수인종을 우대하는 정책을펼때 그만큼 상대적으로 고용및 교육기회등을 박탈당하게 되는 백인 중하류층의 불만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소수인종들의 지위향상에 대해 대부분의 백인들이 내심으로 반대하고 있는 실질적인 이유는 백인에 비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 소수인종들의 인구증가율 때문이다.현재는 백인이 80%를 차지하고 있지만 머지않아 그들에게 수적으로 압도당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두려움이 내재돼 있는 것이다. 최근 한 통계에 따르면 현재의 인구증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앞으로 64년후인 서기2056년을 기점으로 유색인수가 백인을 압도,백인이 소수인종으로 전락하게 된다는 것이다. 유색인의 인구증가 원인은 아시아계와 히스파닉은 높은 이민율 때문이고 흑인은 높은 출생률 때문으로 이 통계에 따르면 금세기말까지 아시아계는 22%,히스파닉은 21%,흑인은 12%가 증가하게 되는데 반해 백인은 2%의 증가에 불과한 것으로 돼있다.또 이에따라 2020년까지 유색인수는 현재의 두배인 1억1천5백만명에 달하게 되는 한편 백인인구는 정체상태로 접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백인사회의 보수화를 촉진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흑인탄압으로 악명높은 백인우월주의단체인 KKK단 출신 데이비드 듀크가 루이지애나 상원의원과 주지사선거에서 백인중산층의 전폭적 지지를 얻었던 사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흑인들의 한인상가에 대한 무차별 파괴행위와 관련,미국내의 인종문제가 과거와는 달리 소수인종끼리의 충돌가능성을 보여주는 새로운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 커다란 문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즉 흑인들이 자신들의 거주지에 들어와 경제적으로 번성하고 있는 한국인들을 백인대신 희생양으로 삼는 상황이 일반화된다면 그것은 한흑간 심각한 인종갈등의 양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흑 지도자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 「검은 공포」에 교민들 전전긍긍/「한·흑갈등」 어느 정도인가

    ◎「박순자 사건」이후 한인테러 반발/상호 교류 폭 못넓혀 감정골 심화 최근 미국내 한인교회를 중심으로 「흑은 아름다워」(Blackis beautiful)라는 노래까지 유행시켜가며 한흑갈등 해소를 위해 노력한 보람도 없이 29일 미LA에서 발생한 흑백갈등의 와중에서 한인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LA지역에서 한흑갈등이 악화된것은 지난해 3월 LA 흑인밀집지의 한 한인상점에서 오렌지주스를 훔치려던 흑인소녀 라타샤 할린즈양(당시 15)이 상점주인 두순자씨(50·여)가 쏜 총탄에 맞아 죽음으로써 발단됐다. 두여인은 할린즈양의 선제 폭행에 흥분,공포를 쏜다는 것이 명중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할린즈양의 가족과 흑인단체들은 한인이 흑인을 무시한데서 나온 행위라며 이사건을 한인과 흑인사회의 인종갈등으로 몰아붙이며 한인들에 대해 갖은 행패를 일삼아왔다. 흑인들은 두여인 상점 앞에서 시위를 벌여 영업을 방해하고 인근 한인상점에 대해서도 보복행패를 하는 한편 불매운동까지 일삼았다. 특히 지난해 11월 두씨가 집행유예5년을 선고받고 풀려나자흑인들은 가벼운 형량에 대한 반발로 한인상점에 총격을 가해 한국인종업원 2명을 살해하기까지 하는등 긴장감이 더욱 고조됐었다. 미국에서의 한흑갈등은 지난74년 필라델피아에서 최초로 충돌이 발생한 이래 지금까지 아틀랜타·시카고와 뉴욕의 할렘·브루클린·자메이카지구등 주로 흑인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발생해왔다. 이같이 한흑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요인은 ▲대부분 한인들이 흑인상대로 돈을 벌고 있어 흑인들과 접촉이 많고 ▲한인들의 백인과 흑인들에 대한 차별인식 ▲흑인들의 한인에 대한 상대적 피해의식등으로 요약할수 있다. 여기에는 미국에 갓 이민 온 교민들이 백인들과는 잘 어울리지 못해 백인상대 사업은 하지 못하고 대부분 흑인들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으면서도 그들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지 못했다는데도 그 원인이 있다. 즉 『돈은 우리한테 벌면서 우리를 무시한다』는 의식이 이들 흑인들에게 팽배해 있는 것이다. 이같은 한인에 대한 흑인들의 감정은 급기야 지난해에는 흑인 인기가수 아이스 큐브가 한인을 경멸하는 유치한 가사의 노래인 「블랙코리아」를 유행시키기도 했다. 미국내 4천만 흑인과 1백만 한인간의 갈등은 한인들의 경제력이 향상되고 지위가 향상될수록 더욱 심화될것으로 보이고 있다.이는 결국 양측 사이에 소수민족이라는 공통인식 아래 이해와 인내로 풀어가야할 숙제인 것이다. 현재 미국에 살고 있는 1백만명 교포가운데 절반이 로스앤젤레스쪽에 몰려있다.이번에 흑인 폭동이 일어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는 약 40만명이 살고 있어 피해가 클 것으로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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