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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윤환 칼럼] 지역감정과 언론보도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언동을 보도하지 않기로 한 한국방송협회의 결의를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찬성하는 쪽에서는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언동을 여과과정 없이 무차별적으로 보도했을 때 일어날 수 있는 폐해를 미리 차단한다는 의미에서 보도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그러나 반대하는쪽에서는 발언 내용을 보도하지 않거나 손질해서 보도하는 것은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며,발언 내용을 그대로 보도하지 않고 우회적으로 표현할 경우 유언비어가 횡행할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한다.또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정치인을 비판하자면 어차피 발언 내용을 밝힐 수밖에 없는데 그럴 바에는 발언 내용을 여과없이 보도하고 판단은 시청자에게 맡기자는 것이다. 사실 이 문제는 매우 복잡미묘한 문제라서 어느쪽 주장이 옳다고 딱 잘라말하기 어럽다.지역감정이 갖고 있는 마성 때문이다.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을선동하면 당연히 언론이 이를 비판한다.그렇게 되면 선동을 당한 지역주민들은 일종의 피해의식을 느껴 문제의 정치인을 옹호하려는 심리에빠진다.그정치인에 대한 비판이 강하면 강할수록 지역감정의 응집력이 더 강화되는 역리(逆理)가 작용한다.정치인들은 이같은 메커니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지역감정 자극으로 ‘돌을 맞더라도 결국은 남는 장사’라고 정치인들이 확신하는 데 문제해결의 난점이 있다. 정치인들이 ‘돌을 맞기 위해’ 쏟아내는 지역감정 자극 발언을 사실보도라고 해서 그대로 옮겨야 하는가.그것은 결과적으로 언론이 정치인의 술수에놀아나는 꼴이다.따라서 모든 언론이 지역감정 발언을 아예 묵살해버리는 쪽이 부작용의 전국적 확산을 막고 상대지역 주민에 대한 자극을 피하는 길일수도 있다.그것이 어렵다면 적어도 현직 대통령을 ‘지역감정 수혜의 괴수’로 몰아붙이는 막말 같은 것은 ‘대통령에 대한 모독성 발언’쯤으로 여과할수도 있을 것이다.정치의 황폐화를 막기 위해서다. 언론사들은 이번 총선과 관련해서 각사마다 보도준칙을 마련해두고 있다.지역감정 부분도 당연히 준칙에 들어 있다.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정당이나 후보의 발언을 여과없이 보도하지않으며 사실에 입각한 보도의 경우도 비판적인 입장에 선다는 것이다.그러나 실제 보도행위는 독자들을 혼란케 한다.사설에서는 지역감정 선동행위를 비판하지만 기사에서는 지역감정을 한껏 확대재생산하기 때문이다.신문에 따라서는 지역감정 선동을 비판하더라도 그 저의를 의심받기도 한다.특정지역에서의 야권 분열을 막아 특정 정당을 돕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지역감정 문제는 이처럼 오랜 세월에 걸쳐 왜곡된 우리 사회의 반영이기도 하다. 언론은 오늘날 우리 정치를 발전시키려면 지역구도를 공고하게 지탱해주고있는 지역감정을 타파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러면서도 언론은 지역감정을조장하는 정치인들의 언동을 관행적으로 보도한다.정치를 정치권의 시각에서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작 지역구도로 이득을 보는 사람들은 누구인가.정계·관계·재계에서 잘 나가는 극소수지 특정지역의 주민들이 아니다.이제많은 유권자들이 지역감정의 이같은 정체를 깨닫고 그 극복에 나서고 있다. 언론도 이제는 지역감정을 포함해서 총선 전반에 대한 보도를 각성된 유권자의 관점에서 다뤄야 한다.
  • [4·13총선 D-30] 與野 ‘국가채무’ ‘대북정책’ 공방

    ◆야 “금융부실 가중” 여”한나라 원죄론”.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정책 공방이 불을 뿜고 있다.동일한 사안에 대해 현격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어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장 첨예한 대립을 보이는 것이 ‘관치금융’논란.한나라당이 ‘현정부의실정(失政)’이라며 공세를 취하고,민주당은 ‘한나라당 원죄론’을 들어 역공세를 취하는 형국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선대위 정책위원장은 13일 “금융 구조조정결과 은행 경쟁력만 저하되고,금융기관의 대외신인도가 인도나 중국·태국보다도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은행 23개 중 10개를 정부가 소유하고있으며 조흥은행 한빛은행 제일은행 서울은행은 사실상 국유은행”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한나라당이 저지른 잘못을 시정,경제를 이만큼 궤도에 올려 놓았는데 웬 적반하장이냐”는 반응이다.김원길(金元吉)선대위 정책위원장은 “한나라당 집권 시절에 금융이 부실화돼 IMF를 맞았고,현 정부가 불가피하게 공적 자금을 투입해 금융을 정상화시킨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라면서 “정부의 지분이 늘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과 대출업무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고 반박했다.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한나라당은 관치금융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양당이 공방전을 펼치는 가운데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나라를망친 당은 한나라당”이라며 경제에 관한 한 민주당 편을 들고 나서 눈길을끌었다. 민국당은 “현 정권의 경제정책이 지역경제를 무너뜨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동형기자. ◆야 “일방적 저자세 여”舊與 피해의식”. 경제문제와 함께 현 정부의 대북정책이 총선전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베를린선언’이 도화선이 됐다. 한나라당은 기다렸다는 듯 ‘안보’공세를 펼치고 나섰다.민주당은 맞받아치면서도 대북정책은 정쟁의 대상이 안되는 것이 국가이익에 부합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나라당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은 13일 논평을 통해 “베를린선언은 총선을 앞둔 저자세 대북정책”이라고 주장했다.이대변인은 “북한이 미사일 개발을 중단하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한마디 질문도 없이 일방적인 경제지원만 약속하고 있다”면서 “북한의 사회간접자본을 지원하겠다는 것은 과시주의적 발상”이라고 비꼬았다. 민주당 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남북 문제를 선거에 이용했던 구여권의피해 의식의 발로”라고 일축하면서 베를린선언이 남북화해 및 냉전종식의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특히 한나라당이 대북지원과 실업자문제를 연관지어 거론하고 있는 것에 대해 “한나라당은 무책임하고도 감정적인 공격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민주당은 논평 ‘누가 시리즈’를 통해서도 한나라당의 주장을 비판했다.한나라당은 남북 기본합의서를 휴지로 만들었고,남북의 긴장과 대립을 증폭시켰으며,‘북풍’(北風)을 일으켜 집권 연장을 꾀한 정당이라는 것이다. 자민련과 민국당은 안보나 남북문제에 있어서는 상당히 보수적이다.그러나자민련 일각에서는 김대통령이 베를린선언을 통해 통일보다는 냉전구도 타파를 우선시한다는 점을 밝힌 것을 ‘현실적 판단’이라고 평가하는 목소리도나온다. 강동형기자 yunbin@
  • [오늘의 눈] 공직자 株테크 교통정리 시급하다

    요즘 상당수 공무원들의 속이 편치 않은 것같다.관가는 내부적으론 부글부글 끓는 듯한 낌새다. 공무원의 주식 투자, 이른바 ‘주(株)테크’에 대해 매도 일변도로 사회적분위기가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중·하위직 공무원일수록 내놓고 말은 못하지만 불만이 상당하다.중앙청사의 한 관계자는 “온 나라가 주식 열풍인데 공무원만 죄인 취급하는 것같다”고 항변했다.민간 대기업에 비해 보수도 낮은데 개방형임용제니,다면평가제니 하면서 몰아붙이기만 한다는 피해의식도 없지 않은 듯하다. 그도 “공직자들이 기업 정보에 쉽게 접근해 자칫 내부자거래의 소지가 크지 않는냐”는 지적에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100% 흔쾌히 수긍하려 하지는 않았다.90만 공무원 중 그런 ‘고급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사람이 몇사람이 되느냐고 반문했다.그러면서 “재정경제부,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 소속등 ‘준(準) 내부자거래’ 가능성이 있는 공직자들의 주식 투자는 확실히 자제시키고,나머지 ‘보통 공무원’은 떳떳이 할 수 있도록 뭔가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비경제부처 중·하위직 공무원들의 그런 주장도 일리는 있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가이드라인 작성에 앞장서 분위기를 잡아야할 고위 공직자들이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헌재 재경부장관이 각료 중 유일하게 한 차례 문제 제기를 했을 뿐이다. 지난달 29일 공직자 재산 변동 내역 공개시 각료를 포함,상당수 고위 공직자들의 주식 보유가 드러났는데도 말이다. 7일 국무회의에서도 이 문제는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국민적 관심사인데도 책임과 권한이 있는 사람들이 교통정리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시민단체들이 내부자거래 적용 대상 범위 구체화,공직자 재산 실사 강화 등 활발히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혹시 민감한 문제를 앞장서 거론해 봤자 잘 해봐야 본전이라는 생각 때문이라면 더욱 문제다.그러는 동안 공직사회의 동요가 계속되고,그만큼 국가 에너지가 낭비될 터이기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가부간 의견 표명을 자제하면서 신속한 교통정리에 소극적인 고위 공직자들에게 러시아 시인 네프라스프의 시구를 들려주고 싶다. ‘슬픔도 노여움도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조국을 사랑하고 있지 않다’구본영 행정뉴스팀 차장 kby7@
  • [사설] ‘영남정권 창출론’

    국민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물밑에 잠복해있던 민국당의 지역감정 부추기기가 노골적으로 고개를 내밀었다.김윤환(金潤煥)창당준비위 부위원장은 5일대구 기자회견에서 “이제 영남을 주축으로 한 정권을 창출해야 한다.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가 협력해야 영남정권을 만든다.YS에 대한 피해의식은 없애야 한다”며 드러내 놓고 ‘영남정권 창출론’을 주장하고 나왔다.같은날 김광일(金光一)부위원장도 부산 지구당 창당대회에서 “확실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는 영남에서 대통령후보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하고 “신당이 여기서 실패하면 영도다리에서 다 빠져 죽어야 한다”며 지역감정을 극단적으로 자극했다. 국민들은 전국정당을 표방하고 있는 민국당이 ‘영남정권 창출론’을 들고나오는 데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민국당은 애초 영남권에서 기대했던 지역주민들의 호응이 지지부진하자 초조한 나머지 ‘극약처방’을 꺼내 들었다는 분석도 있고,영남권이 지지기반인 한나라당에서 떨어져 나온 정치인들이중심인 민국당으로서는 지역감정 호소가 시간문제로 보기도 한다.그럼에도우리는 노골적으로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나오는 민국당 지도부에 대해 국민의 이름으로 성토하지 않을 수 없다. 김윤환씨는 97년 대선 때 ‘영남후보 배제론’을 내세워 이회창(李會昌)씨를 후보로 밀었던 사람이다.그렇다면 이총재에게 배신을 당한 화풀이로 ‘영남정권론’을 다시 들고 나오는 것인가. 김광일씨의 ‘영도다리 집단자살론’은 또 무슨 망발인가.92년 대선 때 PK정서를 자극해서 재미를 보았던 부산 ‘초원복집 사건’을 재탕하자는 말인가. 지금 국민들은 망국적인 지역구도와 지역감정을 타파하기 위해 힘을 모으고있다.정치사회적 안정이 그 어느때보다 필요하기 때문이다.이런 시점에서 자칭 정치 지도자란 사람들이 지역감정을 자극해서 나라의 안정을 해치고 역사를 후퇴시키려 하고 있다.대통령이 해외에서 ‘세일스 외교’에 영일(寧日)이 없는 마당에,국내에서는 일부 정치인들이 지역감정의 ‘악령’을 되살려내려고 골몰하고 있으니 이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검찰은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행위를 선거제도의 본질과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중대범죄로 규정하고 당사자의 고소·고발 없이도 적극 수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그러나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후보나 선거관련자들은 굳이 검찰의손을 빌릴 필요도 없다.전국 차원의 총선관련 시민단체들 말고도 지역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이들에 대해서는 선거기간 뿐 아니라 선거가 끝난 뒤에도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지역감정을 조장하는 후보들을 유권자들이 앞장서서 확실하게 낙선시키는 일이다.
  • 광주항쟁 20돌 기념극 2편

    십수년을 ‘불순한 폭도’로 규정돼 억울한 침묵을 강요당하고,이후 ‘민주항쟁’으로 복권돼서도 여전히 치유되지않는 상처를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들.그들의 이야기가 2000년 봄,서울과 광주에서 되살아난다.광주항쟁 20주년을 맞아 무대에 오르는 ‘임철우의 봄날’과 ‘오월의 신부’.두 작품 모두살아남은 자의 회상이라는 연극적 구성을 통해 우리 시대의 ‘역사 불감증’을 돌아보게 하는 연극이다. 10일 서울 국립극장 대극장에서 막오르는 ‘봄날’은 소설가 임철우의 5권짜리 동명소설을 토대로 했다.나레이터 역할을 하는 극중 주인공은 당시 진압작전에 참여했던 공수부대원으로 그때의 죄책감과 피해의식에 고통받는 인물.극은 주인공의 기억을 좇아 초기 진압군의 극단적 폭력이 몰고온 시민들의공포와 분노,그리고 폐쇄된 병영생활에서의 억압과 고통스런 훈련에서 비롯된 병사들의 맹목적인 증오심과 폭력성을 교차해 보여준다. 주남마을,송암동 양민학살,도청앞 광장에서의 집단 발포,도청 최후진압 작전 등 당시 상황이 극적으로 전달되는 한편에서는 시민군 및 지식인들의 고통과 분노,그리고 가해자이면서 피해자인 공수부대 병사들의 심리적 혼란이 섬세하게 묘사된다. 연출가 김아라는 이 작품을 다큐멘터리와 드라마가 혼재된 ‘연극적 퍼포먼스’로 만들었다.50명의 배우들이 다역으로 출연해 생동감 넘치는 연기를 펼치는 동안 대형스크린에서는 다큐멘터리 영상,사진,신문기사등이 투사돼 역사적 사실감을 높인다.김씨는 “민중의 대서사극으로서 특정 개인이 아닌 다수의 아픔과 염원을 담아내는데 역점을 두었다”고 밝혔다.장민호 권성덕 신구 김갑수 등 쟁쟁한 중견연기자들을 비롯해 서울·광주 연극협회 소속 배우들이 함께 호흡을 맞춘 것도 뜻깊다.12일까지 서울공연,5월18∼20일 광주문화예술회관 대극장.(02)765-54765월 중순 광주와 서울에서 공연되는 ‘오월의 신부’는 시인 황지우가 처음쓴 희곡을 야외무대화한다.지난해 9월 초고를 마치고,여러차례 손질을 가해완성도를 높인 작품으로 시적인 대사와 웅장한 음악이 양대 축으로 극 전반을 이끈다.극은 당시 시민군과 뜻을 같이 했던 장신부가,도청 진압작전에서살아남았으나 정신이 온전치못한 빈민운동가 허인호를 돌보면서 과거를 회상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광천동 들불학교 교장 오민정,그녀의 애인 김현식,대학 총학생회장 강혁,고아 이영진,건달 김광남 등 광천동의 낙원을 꿈꾸던 젊은이들이 도청에서 마지막 생을 다할 수 밖에 없는 처절한 상황이 절절하게 그려진다.도청 진압작전을 앞둔 새벽,오민정과 김현식이 장신부앞에서 혼배성사를 하는 장면은 광란의 역사에 희생된 순수한 젊은이들의 아픔을 그대로 느끼게 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김광림교수가 연출하고,강신일 이두일 강세동 등이 출연하는 이 작품은 광주비엔날레 공식초청작으로 선정돼 5월11∼14일 행사장 야외무대에서 선보이고,이어 5월18∼21일 서울 국립국악원 야외무대에서 공연된다.(02)3673-0792이순녀기자 coral@
  • [대한시론] 정치가와 정치꾼

    요즘 일부 정치인의 작태를 보고 있자니 타임머신을 타고 수백 년을 거슬러한참 사색 당파의 난장판을 벌이던 조선시대에 살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든다. 당파 싸움은 임진란,병자호란,또 IMF관리체제 등의 엄청난 국난의 와중에서도 그칠 날이 없었다. 조선사회는 ‘말이 태어나면 제주도로,사람이 태어나면 서울로’라는 식으로 모든 것이 권력(벼슬)에 집중되어 있었다.벼슬을 해야 양반이 되고,권력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식에게 과거(科擧)공부를 시켜야 하는데,충분한 재력이 필요하다.그리하여 권력과 돈,명예가 삼위일체가 되는 것이다. 일단 지위를 얻고 나면 특권계급이 되고,나라가 자기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으로 여기며,병역면제나 세금의 특혜를 누린다.그리하여 일단 손아귀에 넣은자리는 어떤 수단을 쓰더라도 내놓으려 하지 않는다. 일찍부터 한국 정치사에서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서구의 지성은 ‘책무의식(Noblesse Oblige)’의 유무로 정치가(statesman)와 정객(politician)을 구별한다(M.웨버 ‘직업으로서의 정치’).한국에는이것과는 별도로 ‘정치꾼’이 있다.정치꾼은 어떤 일에 대해서도 책임을 지는 일이 없으며,오직 오기와 강변으로 자신의 보신과 정치적 입지를 위한 일에만 주력한다. 자신의 이익에만 혈안이 되어 정당을 분열시키고,IMF사태 이후 인심과 멀어진 YS에게 등을 돌렸다가 다시 지역감정을 이용하기 위해 그를 찾는 모습에서는 백성을 지켜주는 서구 귀족의 ‘책무의식’같은 것은 생각할 수도 없다. 조선시대의 사색당파가 형성된 이유가 가문세도를 위한 것이었다면,요즘 4분5열된 당의 형성은 ‘지역차별’에 근거를 두고 있다.이들에게는 한결같이‘팔을 안으로 굽히는’ 고루한 마을적 사고가 작동하여 ‘내 편이 아니면남’이고,‘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오기’ 뿐인 것이다. 오만한 정치적 행동은 반드시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이회창 한나라당 총재는 지난 2년동안 중요한 정치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특정지역에 내려가 대중집회를 열어 그곳 지역감정에 불을 붙이는 일을 해 왔다.그 결과 지역주민의 피해의식은 더욱 증폭되었고,일단 그의 노선이 못마땅하면 금방이라도 반대 입장을 하게 된다.그렇기에 그 지역 출신의 국회의원이 대거 이탈해 갔다.자기 칼에 자기가 당한 셈인데 애초에 사용해서는 안될 칼(지역민의 선동)을 사용한 대가인 것이다. 3·1운동은 지역과 계급의 차별을 극복하고 민족이 하나됨을 자각하는 계기였다.그러나 모처럼 하나임을 자각한 우리 민족은 그간의 독재정권의 지역차별 정책에 의해 피멍이 들었다. 최근(2월24일,MBC) TV토론에서 ‘우리가 남이가’ 대통령의 전 비서실장 김광일씨는 지역정서를 존중하는 일을 정치가의 사명으로 강변했다. 그의 말대로라면 한국민은 면,군,도마다 분열될 판인데,선진국이라면 그 말한마디로 정치생명은 끝장이 나고도 남는 일이다. 그는 국회의원을 동네 반장쯤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정치인이 당장의 이익을 위해 정도에 벗어난 언행을 일삼을 때는 반드시 그 값을 치를 것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사회가 혼란스러워도 민족의 양심은 면면히 살아 있으며, 오염되지않은 젊은이들은 이러한 정치적 경향을 혐오할 수밖에없다.시민연대가 일련의 정치꾼들에게 실망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당연하다. 정치인이 백성을 위하지 않는다면,민중은 스스로를 지킬 수밖에 없다.그렇기에 한국인은 세계에 유래가 없는 의병운동을 감행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것이 3·1운동,그리고 요즘의 시민운동으로 이어진 것이다.한국인은 자각만 하면 강한 시민의식을 발휘할 수 있으며,이번 시민운동이 그러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조가 되어줄 것이다. 다만,또 어떤 무책임한 정치꾼의 한마디가 모처럼 하나로 뜻을 뭉치고 있는국민의 일체감을 하루아침에 무너뜨릴지 걱정이다. 이제 진정 고루한 지역차별의식을 벗어 던지고 한국인이 하나가 되어 새롭게 민족의 진로를 모색해 가야 할 때이다. 김용운 한양대 명예교수 수학
  • [굄돌] 생태적 관심과 실천의 중요성

    최근 한국 지성계에 강력하게 대두하고 있는 생태학 또는 생태주의에 대한관심은,역사적으로 보아 그 뜻이 매우 깊고 중요하다.인간이 경제적 개발논리를 앞세워 무차별적으로 착취해온 자연이,이제는 그 한계를 이기지 못하고 온갖 자연재해와 기상이변으로 그 피해의식을 표현하고 있음을 우리는 도처에서 경험하고 있다.이러한 때에 인간과 자연이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생각과 신념은 비록 만시지탄(晩時之歎)이 있을망정,소중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우리의 생태계는 자신의 고유한 원리를 가지고 순환하고 진행할 때 비로소가장 건강하고 제대로 된 상태를 갖는다.이러한 자연 고유의 원리를 회복하고 보장해주기 위하여,우리는 그동안 일회용 기기의 사용을 줄이자,밀렵 따위를 하지 말자,멀쩡한 산을 깎아 콘도를 세우는 등의 무지한 일을 중단하자,산이나 강에 오염물질을 버리지 말자는 등의 실천적 캠페인을 줄곧 벌여왔다.그러나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자신의 욕망에만 충실한,자연을 지배와 정복의 대상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안타까운 일이다. 인간과 자연 사이에 경계를 가르고,인간이 자연을 지배하고 이용하는 근대적 개발논리에 정당성을 부여했던 지난 시대의 경제논리적 담론이 이제는 그효율성을 점점 상실해가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우리 한국인의 마음속에 자연을 무한착취하면서 잘 살아보려는 근대주의의 미망이 살고 있는것 같아 그 안타까움은 크다.이제 “자연과 사람의 마음은 같은 것”이라는‘인물동성론(人物同性論)’으로 대표되는 우리의 전통적인 생태사상을 우리의 구체적인 삶 속에 복원하여,“인간의,인간을 위한,인간에 의한”이 아니고,자연 스스로 존엄성과 생명력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조금 감상적으로 말한다면,그것만이 인간이 자연에 속죄하고 이제 비로소 자연의 일부가 되는 유일한 길이다. 누가 보아도 알 수 있듯이,이제 지구는 인간의 욕망과 가학을 견디고 감내하기에는 매우 지쳤다.이 풍요로운 생명의 초록별이 죽음의 사막으로 덮이기전에,우리는 자본주의의 저 가공할 가속도에 대한 반성적 거점을 만들고,‘환경(環境)’이라는 오만한 인간중심적 용어도 과감하게 거두고,자연을 스스로[自] 그러하게[然],인간과 호혜롭게 ‘그저’ 공존하게끔 가꾸고 만드는생태적 관심과 실천에 온힘을 기울여야 한다.감히 말하거니와,이러한 생태적 관심과 실천은 지구 역사의 마지막 윤리학이 될 것이다. 유성호.문화평론가.서남대 국문과 교수
  • [4·13총선 테마 조명] 신인 對 중진(7)

    *서울 관악을. 4선 고지를 바라보는 민주당 중진 이해찬(李海瓚)의원이 보병 소대장 출신인 한나라당 권태엽(權泰燁)씨의 도전을 받고 있다. 국민의 정부 초기 교육개혁의 사령탑을 맡았던 전직 교육부장관과 10여년동안 교육현장을 체험한 중학 교사 출신의 맞대결이라는 점이 흥미롭다.현정부 교육정책의 평가가 선거전의 뜨거운 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근 유권자 성향은 ‘친(親)DJ’쪽으로 기울었다.지난 97년 대선에서 국민회의 김대중(金大中)후보가 49.4%인 8만2,855표를 기록,서울지역 최다득표를 올렸다.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는 34.3%에 그쳤다. 이 의원은 이번에도 청렴성과 도덕성을 갖춘 소신 있는 정치인의 이미지가유권자에게 먹혀들 것으로 판단한다.시민단체의 낙천·낙선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여긴다. 이 의원쪽은 교육개혁정책과 관련,“촌지 근절과 정년 단축을 둘러싼 일부교사의 피해의식은 인정하지만 학부모 사이에는 개혁정책에 공감하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서울대 83학번으로 학군장교를지낸 권씨는 수도권의 ‘386 바람’과 특유의 저돌성을 바탕으로 바닥표를 훑고 있다. 특히 일선에서 체험한 교육개혁정책의 문제점을 집중 부각시킬 작정이다.“이 전 장관이 인기 위주정책으로 일관,교사와 학생 등 교육 일선의 여론을외면했다”는 것이다.친형인 권태오(權泰梧)씨가 13대부터 내리 세 차례 야당과 무소속 후보로 관악을에 출마하는 등 지역 사정에도 밝다. 박찬구기자 ckpark@. *서울 송파갑…변호사·총재비서실장 ‘一合’. 서울 송파갑은 민주당이 공천자 선정에 고심을 거듭한 곳이다. 전통적으로 한나라당 텃밭인 데다 TV 앵커 출신으로 지명도가 높은 맹형규(孟亨奎)의원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해 민주당이 최선의 카드로 내세운 대항마가 김영술(金泳述)변호사다.40세의 패기에다 탄탄한 사회활동 경력으로 맞서면 일합을 겨룰 만하다는 것이 민주당의 판단이다. 김 변호사는 지역에서 열심히 봉사활동을 해온 점을 적극 홍보할 계획이다. 송파구에서 지난 5년 동안 무료 법률상담과 더불어 ‘춘추관인터넷 법률상담센터’를 운영해오면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는 설명이다.이 과정에서 다져온 인맥을 통해 주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확보해가고 있어 선거전 종반에는 양상이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반면 맹 의원측은 김 변호사의 낮은 인지도가 선거일까지 상승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선거구 통합으로 지역구를 송파을에서 갑으로 이동했지만 인지도는 여전히 높다는 주장이다.따라서 선거전 막판까지 참신한 이미지로 밀고 나가면 당선에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법정선거비용 한도액을 준수하는 등 준법·공명선거의 모범을 보이며 당선되겠다고 다짐한다.이를 통해 국민적 지지를 등에 업고 당내 입지도 확고히 다지겠다는 것이다. 이지운기자
  • [외언내언] 허준과 仁術

    의·약분쟁이 한창인 요즘 MBC TV의 월·화 드라마 ‘허준’의 인기가 높은 모양이다.어린이와 청소년까지 TV앞으로 불러들여 40%가 넘는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덩달아 원작인 이은성의 ‘동의보감’ 소설도 출간 10년 만에 다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고 한다. 이해하기 쉬운 선·악의 대립구도가 인기를 끄는 비결중의 하나이지만 의사로서의 본분에 충실한 허준의 자세도 드라마와 원작 소설을 보는 짭짤한 재미중의 하나이다.고대하던 의사 특별 채용시험인 취재(取才)에 응시하러 가는 길에 만난 가난한 병자를 치료하느라 시험을 포기한 것이라든지,지리산을수백번 오르내리며 약초를 캐고 임진왜란후 기아와 질병으로 허덕이는 민초들을 위해 서민에 친숙한 이름으로 약초를 분류한 것 등은 ‘인술(仁術)’의의미를 새삼 되새겨 보게 된다. 허준은 직접 병을 진단하고 약을 지었다.근대화로 한의사,양의사와 약사로세분돼도 이들은 모두 넓은 의미에서 병을 낫게 해주는 사람으로 인술의 영역을 벗어날 수 없다고 본다. 의사의 직무와윤리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비슷하다.동네 병원에 흔히 걸려있는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한다.인류,종교,국적,정당과 사회적 지위를 초월해 오직 환자에 대한 의무를 지키겠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그리스 의학자의 어록이 2,400년 동안이나 전해오고 허준을 ‘의성(醫聖)’으로 일컫는 것은 의학적 지식에 더해 의사로서의높은 윤리적 태도 때문일 것이다. 물론 어느 직업이든 대부분이 물신(物神)주의의 세속적 가치에 찌든 마당에유독 의사와 약사에게만 높은 직업윤리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일지 모른다. 더욱이 의대와 약대에 우수한 인재가 몰리는 이유중의 하나는 투자(?)비용인학비를 빨리 뽑을 만큼 ‘돈 잘 벌고 전망 밝기’ 때문이 아닌가. 의·약 분업의 문제는 상대방에게 ‘고유’영역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데다‘당신들의 일이 늘어나면 우리의 수입이 줄어든다’는 제로섬 게임 논리와피해의식도 깔려있다.그래서 합의도 어렵고 뒤탈이 끊이지 않는다.의약분업의 결과,앞으로 동네병원이 모두 문을 닫을지,아니면 의사 처방이 반드시 필요한 전문의약품이 늘어나 오히려 의사의 수입이 많아질지,약사가 꼭 의사처방대로 약을 지을지 여부는 두고볼 일이다.다만 의사들이 민초(民草)가 많은 동네 병원의 문을 걸어 잠근 채 시위에 참가하고 항의 삭발하는 동안 위급상황에 처한 환자들이 병원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은 것은 보기 민망하다.허준이 보여주는 고결한 의료인의 모습은 드라마에서만 보는 허상(虛像)으로 만족해야 할 것인지. 李商一 논설위원 bruce@
  • [독자의 소리]

    ◆ 아직도 쓰이는 일어식용어 조속 청산을. 자동차 부속이나 정비 용어 중에 일본어 또는 일어식 영어가 많다는 사실은누구나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우리 말을 오염시키는 이러한 용어들은 얼마든지 우리 말로 바꿔 부를 수있다.쇼바는 완충기,마후라는 소음기,스베루는 공회전 등으로 고쳐 부르면뜻을 명확히 알 수 있다.다시방이라는 조수석 앞의 물품보관함을 글러브박스,시다바리는 하체라고 고쳐 써야 옳다. 자동차와 관련된 용어뿐만 아니라 우리의 생활 주변 곳곳에는 광복 55주년이 되었는데도 일제의 잔재가 그대로 남아 있다. 특히 건축이나 토목공사 현장에서 그 정도가 심하다.일본식 용어가 우리에게 전해지면서 왜곡된 채 원래 의미와 전혀 다른 뜻이 되는 경우도 흔히 볼수 있다. 자연과 생태계 보호도 중요하지만 오염된 우리의 언어 환경 개선도 큰 문제다. 차형수/서울 송파구 신천동. ◆ 여성 사회활동 확산 걸맞게 소신 투표를. 올해 서울대 의예과 합격자 173명 가운데 여성이 86명이나 되고 언론사 입사 시험에도 여기자들이 대거 포함됐다는 기사를 보았다.남성위주의 사회에서 생활하는 여성의 한 사람으로서 흐뭇하다.우리나라는 여성의 참정권이 해방 직후에 주어질 만큼 여권의 역사가 일천하지만 사회 각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여성들은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오는 4월 치러질 제16대 국회의원 선거에선 남편을 따라투표하는 무소신 참정권 행사나 계모임 등을 빙자해 후보자나 정당에 금품·밥값 대납을 요구하는 등의 떳떳치 못한 행태를 보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불법을 조장하거나 묵인하는 여성이 아니라 여성의 사회참여 폭 확대에 걸맞게 주인의식을 가진 여성으로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 김연화/전남 고흥군 고흥읍. ◆ KBO는 선수협에 대한 편견 버리길. 얼마전 한 TV토론에서 최근 문제가 된 프로야구 선수협의회를 다루었다.그런데 한국야구위원회 측 토론자가 발언 중에 ‘선수협을 노조로 보는 증거 4가지’라며 은밀한 가입신청,밤에 몰래 사람빼돌리기,배후 조종자,간부들의절대적 권한행사 등을 들었다. 사회자가 “그러면 노조는 그렇다는 얘기냐”고 하면서 핀잔을 주었지만 노조에 대해 편견을 갖고있는 것같아 민망했다.노조의 체계가 잡히지 않은 초창기엔 그런 면이 있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노조를 그런 편향된 시각으로 보는 것은 지금 노사공영을 내걸고 잘해나가고 있는 대부분의 사업자 노조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을 나쁘게 할 수있다.노조는 적대세력이 아니며 파트너란 의식으로 대해야 한다.선수협 문제가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은 그러한 피해의식과 편향된 사고방식 때문인지도 모른다. 강신영/서울 서초구 서초동. ◆ 농촌노인 상대 약 강매조직 뿌리뽑아야. 농촌 노인들을 상대로 무료 관광을 빌미로 한 가짜 약품 강매행위 조직이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관광 버스를 대절해 무료 경로 관광을 시켜준다며 온천장 등지에 노인들을 몰아놓고 약품을 강매한다. 물론 수십만원씩 하는 이 약품들은 진품이 아니다.당국이 나서 이런 조직들을 뿌리뽑아야 할 것이다. 한가지 덧붙이면 이런 사기행각을 근본적으로 없애기 위해서는 농촌의 노인복지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생각한다. 노인대상의 문화 복지시설이 낙후돼 있어 사기꾼들의 농간이 통하게 되는것이다. 사기행각 단속에 앞서 농촌 노인들의 복지와 문화여건을 개선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김헌식[충남 서산시 대산읍 운산리]
  • [새천년 우리고장 핫 이슈] 경남 사천시 통합청사 건립

    경남 사천시가 도농 통합 6년째 시 청사를 짓지 못하고 있다.지난 95년 삼천포시와 사천군이 합쳐진 뒤 화합의 상징으로 통합시 청사를 건립하기로 했으나 양 지역의 대립으로 부지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 이로 인해 시 행정업무를 옛 삼천포시 청사(기획·총무·재정 관련부서)와사천군 청사(사업부서 및 보건소)로 반반씩 나눠 수행하는데 따른 시민과 공무원들의 불편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시민의 날 행사는 격년제로,월례조회는 격월제로,시장·부시장 결재는 오전·오후로 나눠 20㎞쯤 떨어진양쪽 청사를 오가며 실시하는 형편이다. 양 지역의 갈등은 지난 94년 1차 도농통합 시도 때부터 표출됐다.당시 연안어업의 부진으로 지역경제가 침체에 빠졌던 삼천포지역은 통합에 찬성했으나 첨단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활기를 띠고 있던 사천지역의 반대로 무산됐었다.시 명칭 양보 등 우여곡절 끝에 다음해 재차 실시된 주민투표에서 통합이결정됐지만 삼천포지역 주민들의 상처는 컸다.자존심이 상하기는 사천주민들도 마찬가지다.인구가 많은 삼천포 출신이 늘상 국회의원으로 당선된데 이어 통합시장마저 차지하게 된데 대한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것이다. 통합시 출범이후 사사건건 맞서 오던 양 지역의 갈등은 행정타운 건립 예정지를 놓고 극에 달했다.시는 지난 96년 용역결과 나타난 5개 후보지중 용현면과 남양동 일대 2곳을 놓고 의회에 결정을 요청했으나 합의에 실패했다.다음해에는 의회내에 특위까지 구성,현장 답사에 나서는 등 결정을 서둘렀으나 무위에 그쳤다.사천 주민들은 행정구역상 양지역의 중심인 옛 사천군지역의 용현면을 주장한 반면,삼천포 주민은 인구의 절대다수가 사는 옛 삼천포시계를 벗어나서는 안된다며 남양동을 주장,한치도 양보하지 않았다. 이즈음 ‘사천발전협의회’와 ‘삼천포시명(市名) 되찾기운동본부’가 각각 결성되면서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주민들 사이에는 “다시 갈라서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양측은 보건소 신축부지 선정을 놓고 다시 한번 격돌했다.시는 지난 98년사천에 본소를 두고 삼천포에 출장소를 둔 보건소를 통합하기로 했으나서로 자기 지역에 설립을 주장하는 바람에 사업계획을 포기,어렵게 확보한 국비지원금 32억원을 반납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시는 올해 3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고,신 청사 관리팀을 구성하는 등 올 상반기중 통합청사 건립예정지를 확정할 방침이다.청사 규모도 부지 6만여㎡,연면적 17만㎡,지하 1층,지상 5층으로 당초보다 축소하는 등 건립을 서두르고 있다. 오원석(吳元碩) 부시장은 “통합청사 건립은 지역화합을 위한 최우선 사업”이라며 “오는 6월까지 양측이 서로 발전할 수 있는 지역을 선정해 청사건립을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만규(鄭萬奎) 시장이 선거법 위반 사건으로 대법원의 확정판결을남겨둔 상황에서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팽팽하게 맞선 시의원들의이견과 시민들의 여론을 아우르는 문제도 만만치 않다. 사천 이정규기자 jeong@
  • [데스크 칼럼] 호남부터 대대적인 물갈이를

    ‘쓰레기 분리수거’로 쓸모없는 정치인을 폐기하자는 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면서 이에 대한 사회학적 조명도 활발하다.공급자 중심의 정치에서 수요자 중심의 정치로,지도층과 기득세력의 특권정치에서 시민중심의 정치로 이동해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음모론 등 정치권의 정략과 언제나 수구적 태도로기득세력을 옹호하며 낡은 정치를 확대 재생산하는 일부 수구언론이 시민의신성한 몸부림을 교묘하게 역류시키려는 장난을 하고 있지만,시민의 정치청산운동은 이미 도도한 강물이 돼 흐르고 있다.기득세력과 수구언론은 이런변화가 자칫 향유했던 권한을 빼앗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운동과정에서실수라도 나오면 가차없이 물고 뜯겠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이런 기도를바라보는 필자로서는 불행한 나라에 산다는 비감에 젖기도 하지만,반면 역사변동의 한복판에 서 있다는 뿌듯한 감회도 크다. 사실 우리는 진정한 의미에서 혁명이 성공한 역사를 갖지 못했다.그것은 수구세력 또는 기득권을 향유하는 지도층의 비열한 방해 때문이었음을 역사를통해 확인한다.외세까지 끌어들여 변화를 희구하는 민중의 순결한 애국심을교묘한 논리로 짓밟고,잡아다 죽였다.그리고 눈앞의 이익을 챙기다 끝내 나라의 운명을 거덜내 버렸다.이 세력은 이 시간 현재도 엄존한다.시대의 흐름,새로운 변화를 외면하며 고뇌하는 시민정신을 짓밟고 있는 것이다.그러나다행히도 지금 집권세력이 시민단체와 호흡을 같이하려는 몸짓을 보여주고있다.구 집권층과 다른 전향적 사고를 지녔다는 것이 역사변동의 긍정성을지닌 듯이 보인다.그러나 따지고 보면 현 집권세력도 수십년의 개발독재 기간에 형성된 단단한 기득권 세력에 비하면 집권세력이랄 수 없다.그래서 시민혁명에 대한 동의를 벌써 음모론으로 뒤집어 씌우는 또 다른 음모에 쩔쩔매고 있지 않은가. 집권당이 음모론 오해를 받고 있는 것은 정체성·개혁성 등 노선에서 시민단체와 공유한 부분이 많기 때문이며,오늘의 역사적 당위로 본다면 그런 음해를 받아서 나쁠 것이 없다.더군다나 수구세력의 발목 비틀기가 극심하다하더라도 지난날 지우고 싶은 역사를 쓰던 때와는 시대적·환경적·세계사적으로 상황이 다르다.전략적 측면을 고려해야 하긴 하지만,그래서 주춤거릴이유가 없다. 정치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집권당이 잘해야 한다.그 첫째는 새천년 민주당의 텃밭이라고 하는 호남의 물갈이부터 대대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오늘의 정치가 혐오의 대상이 된 것은 끝없는 정쟁,부패와 비리,저질 폭로전,지역감정 조장 등 생산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구조 때문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이같은 현상은 수구세력의 집요한 방해 때문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집권당으로서의 논리로는 정당치 않다.그런 세력의 저항은 그동안 누려온기득권을 빼앗겼다는 분통 때문에라도 당연한 수순이다.그런데 집권당은 동일 수준의 조건반사적 대응논리로만 일관했다. 비리와 저질은 호남 출신 의원만의 것은 아니라고 항변할지 모른다.그러나 필자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5·18 민주화의 뜻을 새긴다면 개혁성과 도덕적 기초가 다른 지역 출신보다 상대적으로 강고해야 한다.그런데 개혁성·전문성·도덕성·참신성에 얼마나 합당했던가. 반독재 투쟁의 장정에서 맨몸으로 부딪쳤으며 DJ의 분신으로 오늘의 민주화를 일구어냈다는 공적을 그들은 내세울지 모른다.그러나 그 역할은 이미 정권교체를 이룸으로써 완성됐다.이제는 또 다른 정치덕목이 요구되고 있다.DJ의 우산 밑에서 충성경쟁을 하고 지역감정 조장의 반사이익을 챙기고자 하는 행태로는 새로운 세기의 정치담론을 담아낼 수 없다.물론 지역감정에 있어서 가해자의 감정과 피해자의 감정이 같을 수 없으며,호남 사람은 지난 야당시절이나 오늘의 여당시절이나 여전히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숨죽인 모습을보여야 하는데,그런 처지에서 우리만 지역감정조장 혐의를 받고 물러나야 하느냐고 억울해할 수도 있을 것이다.그러나 시민운동이 민심과 일치하고 있는이 시점을 냉철하게 살펴보아야 한다. 그동안의 혐오정치로 인해 국민은 주변부로 밀려나 있었다.그러나 주체로서직립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하기 시작했으며,다행히도 정치개혁에 있어서 국민의 정부는 시민단체와 호흡과 보폭의 동질성을 확보하고 있다.이를 전국화하는 방법은 지금이 기회다.국민의 정부탄생은 개혁을 갈망하는 사람들의 표에 의해서라는 것을 안다면 집권당의 텃밭인 호남이 어떤 대응을 해야 하는가는 자명하다.국민의 정치갈망을 대대적인 물갈이로 대응함으로써 그동안흐트러졌던 전통적 지지세력을 결집시키고,이를 전국화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이에 대한 화답은 호남지역의 과감한 물갈이로 현실화돼야 한다.낡은 계산법으로 안주하려는 태도는 더 큰 화를 자초할 수 있다.최근 광주전남 정치개혁포럼이 여론조사한 결과 17.7%만이 현역의원 공천을 지지했다.80% 이상의 물갈이라야만이 시민정신에 답한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李啓弘 편집부국장 honglee@
  • [인터뷰] ‘나는 제사가 싫다’ 쓴 이하천씨

    “제사가 그렇게 좋은 거라면 남성,당신들이 다 가져 가라” 30여년간 가부장적 사회에 반기를 들어온 여성작가 이하천씨(51)가 고유의 미풍양속인 ‘제사 의식’을 향해 도전장을 던졌다. 제사에 대한 그의 언어는 단연 전투적이요,남성들에게는 거만하게 까지 들린다.그는 이를 “사회 곳곳에 만연해 있는 가부장제에 대한 몸부림이요,여성해방과 남녀평등을 앞당기기 위한 최소한의 행동”이라고 밝혔다.그는 도서출판 이프에서 펴낸 책 ‘나는 제사가 싫다’에서 이같이 내뱉었다. “가부장적인 제도와 인습의 상징인 제사는 여성의 몸과 영혼을 갈아먹는독약입니다.괴물같은 제사를 공유하는 아름다운 인간의 의식으로 바꿔야 합니다” 그는 여성이 제사상 앞에 철저히 소외되는 가부장제의 ‘어두운 그늘’이 걷히지 않으면 이번 설에 차례를 모시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또 가부장사회에서의 여성 탈출구는 여성들이 자신의 아들에게 평등하고 정의롭고 살아줄 것을 당당하게 주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익과 희생만 요구하는 남성의 의식을 변화시키려면 어릴 적부터 그렇게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남녀평등의 새로운 제사의식도 제안했다.기존의 제사 방법인 향벽설위(向壁設位)의 개념이 아닌 동학(東學)에서 이용했던 향아설위(向我設位),즉 벽쪽에 놓았던 위패와 밥그릇을 살아있는 사람 앞에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여기에다 여성을 참여시키면 남녀평등을 이룰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0∼30대때 미국과 캐나다에서 본 서구 여성들의 자신감과 밝음이 한국여성들을 짓누르는 ‘피해의식’과 너무 대비됐다”며 그때의 경험이 여성해방을 부르짖게 된 동기가 됐다고 털어놓았다.부산대 교수인 남편과 부산기장에서 ‘일곱가지 해방의 개념이 들어간 집’에서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정기홍기자
  • [사설] 교육정책 발언 신중하게

    문용린(文龍鱗) 교육부 장관이 27일 기여입학제를 허용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취소한 것으로 보도됐다.교육부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문장관은대학 자율화를 언급하면서 기여입학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고,기자들이 기사작성을 위해 재차 확인하자 평소 ‘소신’일 뿐이라며 한발 뒤로물러섰다는 것이다. 또 같은 자리에서 수도권 인구집중 억제를 위한 정부기본정책에 따라 시행중인 수도권 대학 정원 동결을 지속할 필요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가 나중에 말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장관의 이같은 처신은 우려스러운 일이다. 정책으로 발표되지 않은 발언을 우리가 문제삼는 것은 지금 교육부 장관이어느 때보다 신중한 처신을 요구받는 자리이기 때문이다.교육현장의 갈등과혼란을 최소화하면서 교육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때에 장관의 부적절한 발언은 평지풍파를 일으킬 수 있다.장관 취임에 앞서 그 자신이 밝혔듯이 “정책 추진과정에서 불필요한 잡음을 줄이는데 주력”해야 하는 때인것이다. 백년대계인 교육은 어느 분야보다 예측가능하고 안정적인 정책집행이 요구되는 분야이다.그럼에도 정권이나 장관이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수시로 바뀐다는 불안감이 우리 국민 머리속에 자리잡고 있다.장관의 이번 발언은 “또교육제도가 바뀔지 모른다”는 피해의식을 학부모들이 갖게 하고 기여입학제와 정원 확대를 바라는 사립대학에 부푼 기대만 안겨줄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기여입학제 허용 여부는 매우 민감한 문제이다.엄밀히 따지면 돈을내놓고 대학에 들어가는 기부금입학제와는 다르지만 기여입학제 역시 결국은돈과 관련된다는 점에서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다. 지난 80년대부터 사립대학의 재정난 해소를 위해 이 제도의 도입이 논의되기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도입되지 않은 이유는 우리 사회가 아직 투명하지 않기 때문이다.대학의 입시비리와 교수임용 비리가 끊이지 않고 대학 서열화와 입시경쟁이 극심한 상황에서 기여입학제가 허용된다면 국민 계층간 위화감이 조성될 것이다. 문장관은 기여입학제에 대해 완전한 투명성 확보를 전제로 원론적인 찬성의견을 밝혔다지만 교수와 장관신분을 혼동하고 있지 않나 염려된다.자유롭게아이디어를 밝힐 수 있는 교수와 정책결정권을 지닌 장관의 한마디는 그 무게가 다르다.교수시절의 소신이라 할지라도 장관으로서 발언하려면 충분한실무검토를 거친 후에 했어야 한다.장관도 소신을 밝힐 수는 있지만 장관으로서 신뢰를 잃지 않는 범위에서 해야 하는 것이다.
  • ‘공천부적격’ 발표 전야의 정가

    여야 정치권은 총선연대의 공천부적격자 명단 발표를 하루 앞둔 23일 그 파장을 우려하면서 누가 포함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명단 발표에 대해 민주당은 공천에 반영하겠다고 적극적인 입장을 보인 반면,자민련과 한나라당은 먼저 후유증을 걱정하는 등 ‘3당3색’을 드러냈다. [민주당] 어느 당보다도 파장이 클 것 같다.당 총재인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시민단체의 낙선·낙천운동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고,공천심사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히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정동영(鄭東泳)대변인은 “시민단체의 명단 발표는 국민의 뜻인만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전제,“그러나 당의 공식적인 입장은 시민단체의 발표를 본 뒤 밝히겠다”고 여운을 남겼다.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도“시민단체의 목소리는 국민의 소리이고 하늘의 말씀”이라며 “낙천문제 등관련자료가 나오면 공천하는 데 참고자료로 삼겠다”고 공천에 반영할 뜻을분명히 했다. 특히 당사 안팎에서는 몇몇 중진의원에 대한 ‘물갈이’ 소문이 맞물리면서긴장감을 더했다. [자민련] 총선연대의 월권(越權)행위를 문제삼았다.이미영(李美瑛)부대변인은 “공천부적격자 명단 공개는 아무리 취지와 목적이 좋다고 하더라도 법테두리를 벗어난다는 점에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하고 “임의의 잣대로 의원들을 평가해 유권자들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함부로 빼앗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총선연대는 우리 사회의 원칙과기준을 확립하는 법치를 위해 법을 고친 뒤 선거운동을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템포 조절을 요청했다. [한나라당] 여당에 비해 피해의식이 더 강한 편이다.벌써부터 ‘형평성’을지적하는 등 파장 최소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부영(李富榮)총무는 “이번 발표 명단에 그동안 정경유착,정치부패,지역감정의 최대 수혜자이면서 우리 정치를 파행으로 몰아넣은 사람들도 반드시포함돼야 한다”면서 “민주적 경선원칙을 파괴한 인물들의 명단이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도 주시할 것”이라고 총선연대를 압박했다.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도 “가장 중요한 인물들은 제외시키고 그 인물들의정치적 횡포에 의해 피해를 본 사람들을 나열한다는 것은 공명성을 심히 의심케 할 것”이라고 부작용을 우려했다. 오풍연 김성수기자 poongynn@
  • 李廷彬 외교장관 “인사관행등 개선전문외교관 육성”

    이정빈(李廷彬)신임 외교통상부장관은 14일 앞으로의 외교정책 방향과 관련,“과감한 개혁을 통해 21세기에 걸맞은 경쟁력 있는 국제외교를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다음은 일문일답. ◆4강외교 등 외교정책 구상은. 우리는 과거의 역사 때문에 강대국 등 외부에 대해 피해의식을 갖고 있는 것 같다.그러나 주어진 여건을 잘 활용하면 ‘외교 강국’으로 부상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여건의 활용에 따라 외교적 성과는 물론 국가의 안정과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외교부 운영 구상은. 21세기를 맞아 국제환경이 크게 변하고 있다.외교부의 기능과 역할도 변화돼야 한다.수십년 전의 제도와 인사관행으로는 다원화된 여건에 적응할 수 없다.각자의 소질에 맞게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전문외교관으로서의 능력을 개발시키겠다. ◆구체적인 복안은. 관련 부처와 협조,경쟁력 있는 외교환경을 만들겠다.정무뿐 아니라 경제,환경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육성하기 위해 여건을 조성하고 제도적 장치를만들어나갈 계획이다. 현행 외무공무원법만 해도 그렇다.5공 출범 당시 국보위가 외교부 직원들을 해직시키기 위해 만든 것이다.종합적으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오일만기자
  • [대한광장] 여성은 아직도 ‘주변인’

    미국을 여행하다 보면 흠칫 가슴 뭉클한 광경이 있다.그것은 우리와 생김새가 닮은 인디언들을 만날 때인데 거대한 지배구조의 언저리에 붙어 살아가는인간 실존의 슬픈 모습으로서, 소수민족으로 그리고 주변인(the marginal man)으로서의 우리 자신을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저물어가는 밀레니엄의 한국 언론을 장식했던 옷로비와 국회 내 여성 의원에 대한 폭언이라는 두 사건은 이러한 ‘주변인’으로서의 여성의 실존을 자각하게 하는 것이었다.옷로비사건은 왜 그렇게 떠들썩했는가.여성,사치,로비,부패가 얽혀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희화적이겠으나 이제까지 관행이라고까지 여겨져 왔던 거대한 커넥션구조가 사라져야만 하는 시대적 당위성과결코 그것이 쉽지만은 않다는 현실 사이의 갭을 드러낸 사건으로서 주목을받았는지 모르겠다.이제 사라져야 할 과거의 관행이 마지막 꼬리를 들킨 사건으로서 어쩐지 손가락질하면서도 개운치 않음은 그것이 다만 그들만의 모습이 아니요,크건 작건 간에 우리의 자화상이고 그것을 지탄하고 들추어내는사람들의어제의 관행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속에서 우리 여성들은 또 다른 측면으로 거대한‘마녀사냥’의모습을 본다.같은 여성으로서 창피하다는 말 속에서도 심한 자괴감을 느낀다.왜냐하면 개인의 도덕성 결핍으로만 치부하기에는 힘든 거대한 구조적 뿌리가 심어져 있기 때문이다.남성들이 그동안 얼마나 큰 떡을 주무르고 건네주며 꿀꺽 삼켰는가라는 말로 대응하고 싶진 않다. 개인적으로‘기(氣) 센’여성들에게 당하는 남성들의 집단 몸부림을 동정하기에는 우리 사회에 아직 제거되지 않는 단단한 가부장적 지배의 뿌리가 감추어져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청문회에,검찰에 불려 다니는 여성들의 모습은 그러한 거대 지배구조에 따라붙은 왜소한 여성들의 구조적 희생의 모습으로 차라리 서글픈 광경이었다.그 여성들은 자신들이 사회의 중심에 위치해있다고 생각했을지 모르지만 역시 그들은 주변인이었고 남성들의 행태를 모사했을 따름이었다. 또 하나의 사건은 존엄한 국회 안에서 벌어진 우리 사회의‘일상적인’욕설이다.일상 속에서 숱하게들어온 욕설이 왜 그렇게 비상식적인 폭언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가.지엄한 국회 안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높으신 국회의원신분에 퍼부어졌기 때문에? 그보다는 국회 밖 일상 속에서 전(全)여성의 비하받는 삶을 적나라하게 드러냈기 때문에 서글픈 것이다.한때 국회에는 남장(男裝)한 여성 국회의원도 있었다는 것은 이러한 남성 중심 사회를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일 것이다. 위 두 사건은 여성을 피해자로,가해자로 만들면서 남성 지배구조의 거대한음모를 숨긴 채 정당적 차원에서 이용당하기도 했다.여성들은 상냥하게 접근하는 소수 페미니스트 남성들의 친절로는 치유되기 어려운 집단적 상흔을 갖고 있다.그런데 여성의 이러한 주변적 지위가 개선되기 힘든 것은 가족제도속에서 여성들이 남성의 보호막 속에 갇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가족주의 속에서 여성들은 오히려 이러한 가부장적 남성 중심 구조를 확대재생산해온 측면이 없지 않다.아들 선호사상,고학력주의 등은 이러한 여성피해의식을 보상받기 위한 또 다른 형태의 가부장적 모습이 아닐 수 없다.우리 사회에서 가족은 그러한 의미에서 어느 정도는 여성의 자기 인식이나 집단 연대의식을 가로막는 역할을 해왔다고 볼 수 있다.이러한 공모의 덫을 들추는 자는 독신여성이거나 투사와 같은 여성들인데 사실 이들만이 주변인인가. 한국 정치의 가장 큰 특징인 권위주의를 타파하는 일은 무엇보다 이러한 가부장적 지배구조를 타파하는 일이요,이것은 여성의 지위를 개선한다는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난마와 같이 얽혀 있는 사적 착복체계와 부패구조를 청산하는 일인 동시에 새 밀레니엄에 상생(相生)의 구도를 안착시키는 일이다.그리고 이 일의 첫 걸음은 남성들이 만들어놓은 구조에 여성들이 기생적(寄生的)으로 공모하지 않는 것이다.새 천년에는 한국 여성들이‘남자의 여자’로서가 아니라 인간으로 거듭 태어나길 기대해본다. 김명숙.상지대 교수·정치학
  • [기고] 새천년 시대의 한국행정

    새 천년의 개막은 사람들이 마음 속에서 정한 의미이다.사람들은 모든 인간사에 마음으로 정한 의미를 부여한다.행정의 의미도 사람들이 마음으로 정한것이다. 새 천년을 멀리 조망하는 올해부터는 행정을 하는 마음과 행정의 의미가 크게 달라져야 한다.마음을 바꾸면 해낼 수 있는 일이 많다.온갖 마찰음과 열기만 내뿜던 행정의 마음을 빛을 발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행정의 마음으로바꾸어야 한다. 할 일과 챙기는 일에 대한 집착에서 눈을 돌려 안 할일,내놓고 버릴 일에관해서도 확실한 결심을 할 줄 알아야 한다.새로운 것을 배우는 일 뿐만 아니라 낡은 것을 잊는 데도 능해야 한다.역학습(逆學習: unlearning)은 개혁의 불가결한 요소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휘어지기보다는 부러지기를 택하던행정의 마음을 또한 반대로 바꾸어야 한다.행정은 양보하는 마음,타협하는유연한 마음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중심주의는 새 시대에도 행정의 변함없는 제1 원리이다.국민중심주의는 행정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확고히 자리잡아야 하며 그것은 또한 밖으로체현되어야 한다.명목적인 것으로 변질되어갔던 20세기의 주권재민 이념,그리고 행정의 객체로 전락되어 갔던 주권자들의 위상에 대한 심각한 반성이있어야 한다. 새 시대의 화두는 주권재민원리의 실질화이다.새 시대에는 행정의 경계를축소조정해 나가야 한다.행정은 민간에,정치에,지방에 그리고 세계에 많은것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그리고 이들 여러 분야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앞으로 인간생활의 자율성 증대는 불가피할 것이다.행정하는 사람들에게도마찬가지의 변화가 일어나야 하고 일어나게 될 것이다.그러나 이기주의적 자율화는 안된다.산업화의 원동력이 되었던 이기주의적 체제는 극도로 피로해져 있으며,장차 지식사회의 발전을 가로막을 것이다.행정은 자율과 독창성을 함양하되 그것을 협동체제 속에서 추진해야 한다.각자가 독자적일 수 있기위해서는 협동하고,권리보다는 책임을 강조해야 한다.행정의 책임중심주의를 확립하고 이를 행동으로 솔선함으로써 전환시대에 책임은 잊고 권리만 주장하는 일부 대중의 도덕적 해이를 추슬러 나가야 한다. 우리는 대전환기의 격동적 환경에서 살고 있다.21세기의 격동성은 범인의상상을 초월할 것이다.행정은 격동의 중앙에 서게 될 것이다.행정을 하는 사람들은 격동대응의 적응성을 길러 격동을 일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할것이다. 격동하면 변동의 예견은 더욱 어려워지고 미래에 대한 불안은 더욱 커진다. 그러나 격동하고 복잡해서 예견이 어려워질수록 예견의 필요성은 절대화된다.행정의 예견력이 탁월해지지 않으면 체제는 위기를 맞을 것이다.행정의 예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문제해결의 집단적 과정을 발전시켜야 하며 위대한지도자들을 양성하여야 한다. 행정을 하는 사람들은 예견과 예방의 행정을 위한 특별사업을 추진하기 바란다.행정 자체의 개혁에 관해서도 비전을 담은 장기계획을 수립해서 개혁예고제를 실시해야 한다. 행정개혁은 조화와 균형의 예술이다.극단에 흐르거나 지나침이 있거나 과시주의의 희생이 되어서는 안 된다.개혁에서 서구적 합리성과 동양적 정의성(情誼性)을 조화시키도록 해야 한다.합리주의의 서투른 추구에서우리네 인정을 말살하는 것은 실책이다.책임을 생각하지 않는 행정의 중립화론에 너무들뜰 일도 아니며 행정의 시장화론에 너무 현혹될 일도 아니다. 개혁은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의 행복을 위한 것이다.개혁은 무엇인가를 빼앗아가는 것으로 생각해왔던 행정의 마음을 확실히 바꾸어야 한다.행정을 하는 사람들은 항상 밖에서 강요된 개혁 때문에 박탈당하고 있다는 피해의식을 버려야 한다.새 시대에는 행정이 앞질러 능동적 변신을 거듭함으로써 많은것을 얻고 스스로의 위상을 높일 수 있기 바란다. 吳錫泓 서울대교수·행정학
  • [사설] 대통령이 나선‘교육발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23일 서울에서 열린 전국교육자 결의대회에 참석,“앞으로 우리 미래가 걸린 교육발전을 위해 직접 나서서 챙기겠다”고 밝혔다.아울러 내년부터 폐지될 예정이던 교육세를 그대로 유지하고,교육예산이정부예산 증가율보다 2∼3%포인트 이상 늘어나도록 하며,공무원 연금법이 개정되더라도 교원들이 불이익을 당하는 일이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약속했다. 교원의 보수와 근무여건 개선,전문성 신장 방안등에 대한 대책도 밝혔다. 교육발전을 위한 대통령의 이같은 의지 표명이 최근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교육위기 상황을 해결하는 돌파구가 되기를 우리는 기대한다.교육의 위기 상황은 “19세기 교실에서 20세기 교사들이 21세기 학생들을 가르친다”거나 “학교는 있어도 진정한 교육은 없고,선생은 있어도 가르치는 의욕은 없으며,학생은 있어도 배우고자 하는 열의가 없다”는 말이 떠돌만큼 총체적이다.‘교실붕괴’ 현상속에서 학생들은 교사를 존경하지 않고 교사는 교단을 떠나고 있다.게다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교육예산이 크게 줄어 교육여건은 더욱 나빠졌다. 대통령의 약속대로 교육세가 현행대로 유지되고 교육예산 증가율이 늘어나면 당장 내년도부터 교육예산이 1조9,000억원 증가해 국민총생산(GNP) 대비교육재정이 4.56%로 올해(4.3%)보다 늘어난다.교육재정의 안정적 확보는 교육 부실화를 막는 기본전제라는 점에서 매우 시급한 일이다.이 문제 해결을위한 의지표명과 함께 대통령이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추진해온 교육개혁과정에서 교육계가 겪은 고통과 갈등에 관심을 표명한 것도 주목된다. 정년단축,촌지 및 학생체벌 금지,수행평가 실시,새로운 교육방식의 습득 및 적용등 개혁의 과정에서 교직자의 자존심과 명예,그리고 교권이 침해되고업무가 가중되고 교원 사기가 저하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던 것에 대해 대통령은 “정부는 좀 더 세심하고 충정 어린 배려가 필요하지 않았는가 생각하면서 교직자 여러분에게 본의 아니게 고통과 슬픔을 준 점을 가슴 아프게 생각하며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고 말했다.교직사회의 전환기적 고통에 대한 대통령의 위로는 교사들이 아픈 마음을 훌훌 털고 일어서서 우리 교육을 다시 일으키길 바라는 간곡한 마음으로 읽힌다.교육개혁은 만난(萬難)을 무릅쓰고라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국가적 과업이다.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 맞추어 교육의 기본틀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교육계도 이제 섭섭한 마음과 피해의식을 털어내고 공교육을 살려내는 데 힘을합해야 할 것이다.정부도 지난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약속한 교육재정의 GNP6% 확보를 달성하고 미래를 위한 투자를 계속해 나가야 한다.
  • [21세기 여성시대](2) 정치지도자 총리·외무장관

    제54차 유엔총회가 열리기 일주일 전인 지난달 23일.뉴욕 맨해튼의 ‘현대미술관(MoMA)’내 한 미공개 조각품 전시실에서 이색적인 만찬모임이 있었다. 주최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62). 총회 의제에 ‘여성과 아동의 인신매매’를 포함시키는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자리였다.전세계 14개국의 여성 외무장관중 올브라이트,로사리오 그린(멕시코·58),타르야 할로넨(핀란드·56),안나 린드(스웨덴·42 )등 10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국제적 조직범죄에 대한 협약안’에 인신매매 금지조항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보다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고 그후 총회에서반영됐다.합의내용도 의미가 있지만 그 주체가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넓혀가고있는 여성정치인들 이었다는 점이 더욱 관심을 끌었다. 여성 정치인들의 파워 형성은 20세기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본격화됐다.아직 역사가 50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세계최강국 미국의 현 국무장관이 여성이라는 사실이 무게를 더해주면서 비약적인 발전이라는 평가도 나온다.하지만 전세계인구의 절반이 여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작에 불과하다.21세기가 여성정치 파워의 시대가 될 것이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여성정치시대의 서막은 지난 47년 아나 파우케(60년 사망)가 루마니아에서외무장관자리에 오르면서 열었다.이후 이스라엘의 골다 메이어(78년 사망),스리랑카의 스리마보 반다라나이케(83)등이 각료직에 오르면서 자리를 잡아나갔다. 골다 메이어는 금세기 최대의 화약고였던 중동지역에서 이스라엘의 외무장관직을 10년동안 훌륭하게 해냈다.69년 세계 3번째로 여성총리가 된 것도 외무장관 시절의 정치역량 축적이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여성정치사의 줄기를 잡아온 사람은 단연 현 스라랑카 총리로 재직중인 반다라나이케다.국방상,외상,재무상,총리 3차례.총리재임 기간만 17년. 금세기들어 여성총리를 지낸 26명중에서는 물론이고 전셰계 1,200여명의 여성 정치지도자들을 통틀어도 이같은 경력을 갖춘 이는 드물다. 세계 최초의 여성 국방상 및 여성 총리,최고령 여성총리 등 수많은 기록 보유자인 그녀는 지난 60∼65년 70∼77년에 이어 94년 다시 총리가 됐다.94년딸인 찬드리카 쿠마라퉁가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총리직에 오른 점,모녀가대통령-총리 동시역임 등도 이채롭다. 그녀를 포함 현재 총리에 재직중인 여성은 세이크 하시나 와제드 방글라데시 총리(52)와 뉴질랜드 제니 쉬플리 총리(47)등 3명. 10억 인구의 인도 총리를 17년간 역임한 인디라 간디(84년사망).90년까지 11년간 영국 총리를 지낸 마가렛 대처(74).80년부터 15년간을 도미니카 총리직에 있었던 카리브해의 철의 여인 메리 유제니아 카를레스(80).총리를 3차례 역임하고 국회의장도 했던 구 유고연방의 하를렘 블룬틀란트(60).35세의나이에 이슬람권에서 최초의 여성총리가 된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프랑스의 에디트 크레송(65).방글라데시의 세이크 하시나 와제드(52)등이 20세기 후반 세계 여성정치사의 페이지를 숨가쁘게 넘겨온 주역들이다. 현재 생존해 있는 총리출신 여성정치인들은 모두 22명.외무장관 출신은 48명으로 왕성한 정치활동을 계속하고있다. 특히 제니 쉬플리 뉴질랜드총리,니암 오소린 투야 몽고 전총리 (41),아나린드 스웨덴 외무장관, 니콜로바 미하일로바 불가리아 외무장관(37)등 40대 초반의 정치인들은 21세기 여성 중심 정치사의 가교역을 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김병헌 기자 bh123@■'여성운동의 목표' 20세기 들어 여성운동이 참정권 확보투쟁으로 시작되었다면 90년대를 지나2000년대 여성운동의 목표는 어디일까. 올초 타임지는 커버스토리를 통해 여성운동의 새흐름인 ‘피메일리즘(Femalism)’을 소개했다.참정권 확보에서 시작된 여성운동이 이제는 남녀평등을주장하는 ‘페미니즘(Feminism)’에서 벗어나 신체적 차이를 인정하고 그에맞는 역할을 요구하는 피메일리즘으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타임지는 또 환경문제를 여성운동과 결합한 ‘에코페미니즘(Ecofeminism)’도 90년대 이후 각국에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고 소개했다.즉 지금까지 여성운동이 남성지배사회에 억눌려왔던 여권신장을 위해 무작정 달려왔다면 이후는 새로운 차원의 여권운동이 일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여성들이 피해의식을 벗어던지고 남성과 동등한 입장에서 자신의 성역할을 주장하고 주체적사회일원으로 나서겠다는 변화된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실제로 90년대 들면서 여성운동은 성차별에 대한 비판을 더욱 강화,완전한‘성해방’을 추구하고 있다.여성이라 감수해야 되는 온갖 편견과 차별에 훨씬 더 강경한 태도로 맞서고 있다. 최근 몇년 사이 직장내 성희롱에 대한 거액보상 판례가 세계 곳곳에서 쏟아지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엄격한 규율로 여성을 억압해온 회교권 국가에서도 변화의 바람은 일고 있다.올 3월 아랍권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카타르가 여성에게 투표와 출마를 허용한데 이어 쿠웨이트도 2003년부터 투표권과 국회의원 피선거권을 부여할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가장 보수적인 곳으로 알려진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도 교사와 간호사직으로 한정했던 여성의 직종을 호텔 종업원으로까지 확대시키는 등 뒤늦게나마변혁의 물결을 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여성해방운동’이라는 말이 요원한 곳도 있다.아프리카나일부 중동·아시아 국가 여성들은 지금도 차별을 넘어 학대받는 현실 속에놓여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프리카 28개국을 포함,30여개국 약1억명의여성들이 문화와 전통의 굴레속에 할례의 고통을 당하고 있다. 선진 서방에서 또다른 차원의 여권신장이 벌어지고 있는 이때 지구촌 또한편에서는 여전히 기본적인 인권도 무시당하며 사는 여성들이 존재하고 있는것이다. 이경옥기자 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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