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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옹진·인천 ‘연평도 정체성’ 시각차

    북한군의 포격 도발로 기능이 마비된 연평도의 향후 정체성 방향을 놓고 옹진군과 인천시가 미묘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郡 50억 투입 안보교육장 건립 옹진군은 행정안전부의 지원 아래 연평도를 ‘안보 관광지’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인천시는 평화마을에 방점을 찍고 있다. 16일 옹진군에 따르면 50억원(국비 40억원, 지방비 10억원)을 들여 연평도 피폭지역을 중심으로 8889㎡에 안보교육장과 안보체험코스를 2012년까지 조성하기로 했다. 피폭 당시의 참상을 널리 알리고 약화된 국민의 안보관을 강화시키자는 취지다. 옹진군은 일본 히로시마 ‘원폭돔’을 벤치마킹하기로 하고 공무원을 파견하는 등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행안부는 국비 지원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가 지향하는 큰 그림은 ‘평화마을’이다. 연평도 준설토매립지 6만㎡에 포격 피해가구를 포함한 100여 가구를 입주시켜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동시에 평화를 표방하는 마을로 상징화시킨다는 구상이다. 안보마을을 조성하는 안도 있지만, 이는 북한의 포격으로 파괴된 가옥 일부를 보존해 교훈으로 삼자는 차원이고, 냉전시대 논리가 연상되는 안보교육장과는 콘텐츠가 다르다. 인천시 관계자는 “옹진군의 안보교육장·안보체험코스 구상은 시와 조율되지 않은 채 자체적으로 발표한 것”이라고 말했다. ●市 100여가구 입주시켜 평화 표방 윤관석 인천시 대변인은 “평화는 안보보다 상위개념일 수 있다.”면서 “안보교육장은 냉전시대 논리처럼 비쳐질 수 있지만 평화마을은 안보와 평화를 아우르는 포괄적 개념”이라고 밝혔다. 이는 2007년 남북 정상이 합의한 ‘서해평화특별협력지대’와도 맞닿아 있다. 서해평화협력지대는서해에 공동어로구역이나 평화수역을 설정하고 공동의 이익을 위해 협력한다는 구상이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지난 9월 전직 통일부장관 3명을 만나 서해평화협력지대 실천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신동호 인천시 남북관계특보는 “최근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서해평화협력지대가 백지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정부가 추진하는 연평도 군사요새화에 대해서도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군사요새화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주민들이 정상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는 전제 아래 요새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이 배제된 군사요새화는 오히려 남북 충돌을 부채질할 수 있는 요인이 될 개연성이 높다고 강조한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수뇌부 퇴진 계기 강한 국군으로 거듭나라

    황의돈 육군참모총장이 6개월 만에 퇴진했다. 석연찮은 재산 형성이 문제였다고 한다. 올들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국가안보가 위기를 맞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육참총장이 과거의 개인적 이유로 물러난 것은 매우 유감이다. 황 총장의 퇴진으로 육군 수뇌부의 인사 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군은 일촌의 지휘공백도 없도록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군은 지난 4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 취임과 동시에 강군을 만드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황 총장이 전역지원서를 제출한 것도 신임 장관과 함께 군 개혁을 선도하고 강한 군대를 만드는 작업에 자신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인사의 계기야 어찌됐든 이명박 대통령과 김 장관은 연평도 피폭 이후 국민에게 약속한 대로 야전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군 수뇌부를 확실히 개편해야 한다. 우선 임관 기수별 자리 이어받기를 단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치권을 기웃거리지 않고 오로지 군인의 길만을 걸어온 야전군 출신 지휘관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이 절실하다. 황 총장과는 경우가 다르겠지만, 합참과 해·공군 수뇌부도 언제든 물러날 각오를 해야 할 것이다. 합참의장과 각군 참모총장의 임기는 2년으로 정해져 있다. 그러나 책임질 일이 터졌을 때조차 자리에 연연해선 안 된다. 이번 연평도 피폭과 관련해서 합참의장과 각군 총장들도 지휘책임이 없지 않을 것이다. 임명된 지 3~6개월밖에 되지 않았다고 해서 면죄부를 받는다면 그 또한 강군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물론 안보 관련 사건이 터질 때마다 수뇌부를 바꿀 수는 없다. 하지만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피폭은 군으로서는 6·25 이후 가장 치욕스러운 사태이며, 지금의 안보상황은 너무도 엄중하다. 군 수뇌부 스스로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강한 군대, 기강이 바로 선 군대를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연평도 피폭으로 국민은 안보위협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젊은이들은 힘들기로 소문난 해병대 수색병과를 앞다퉈 지원했다고 한다. 애국심으로 무장한 젊은이들을 더욱 강인하게 키우는 일은 군의 몫이다. 수뇌부 교체를 국군이 무적의 강군으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 연평도 피격현장 안보체험 코스로

    연평도 피격현장 안보체험 코스로

    인천시 옹진군은 북한의 포격으로 폐허가 된 연평도 피격현장을 보존해 안보관광 자원화하는 사업을 펴기로 했다. 9일 옹진군에 따르면 북한의 포격으로 파손된 연평도 48개 건물(전파 46, 반파 2) 중 16개를 그대로 보존해 2012년까지 안보체험 코스로 조성, 당시의 처참한 상황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안보관광 상품으로 만들기로 했다. 안보체험 코스는 동부리 일대 피폭지역을 중심으로 7개 구간 7889㎡ 규모로 만들어진다. 이와 연계해 섬 내에 안보교육장(연면적 1000㎡)도 건립해 서해5도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약화된 국민들의 안보관을 강화시키기로 했다. 안보교육장에는 연평도에 떨어진 포탄과 파괴된 집기류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또 1·2차 연평해전 당시의 기념물 등도 선보인다. 건립 부지로는 종합운동장이 있는 준설토 투기장(6만 5299㎡)이 우선 고려되고 있다. 연평주민 임시주거지로 거론되고 있는 준설토 투기장에 안보교육장 건립이 여의치 않을 경우 평화공원 인근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사업비는 모두 90억원(안보체험코스 60억원, 안보교육장 30억원)으로 행정안전부에 지원을 요청한 상태다. 행정안전부도 예산 지원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사업 추진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옹진군은 특히 히로시마 원폭돔을 벤치마킹해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관광객들까지 끌어모을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원폭돔은 1945년 8월 6일 원자폭탄이 투하돼 파손된 것을 원형 그대로 보존, 원폭피해 유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1996년에는 유네스코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했다. 옹진군은 이날 12일까지 예정으로 히로시마에 관련 공무원을 파견해 원폭돔을 견학하고 벤치마킹하기로 했다. 옹진군 관계자는 “육지로 피란갔던 주민들이 다시 섬으로 돌아오도록 하고, 이들에게 안정적인 소득원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섬을 안보관광지로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연평도 300억원 즉시 지원… 주택 등 사유시설 원상 복구

    연평도 300억원 즉시 지원… 주택 등 사유시설 원상 복구

    정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 복구를 위해 300억원을 즉시 지원하기로 했다. 앞으로 서해5도 주민에게 정주생활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종합발전방안도 추진할 계획이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6일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평도 포격 도발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우선 정부는 공공·사유시설 복구에 1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사유시설은 원상복구, 공공시설은 신축 위주 복구를 추진한다. ●공공시설은 신축 위주 복구 주민 생활 안정과 임시거주 지원에는 80억원이 지원된다. 정부는 주민들의 의사 등을 고려해 인천시에서 준비하고 있는 임시주거시설로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연평도에도 임시주거용 조립주택 15동을 설치해 7일부터 입주가 가능하며, 24동을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현지 실태조사 뒤 어구 피해 등 어업 손실에 대해서도 지원을 추진할 방침이다. 내년 중 연평도에 사망자 추모비를 설치하고, 현지 잔류 및 연평도 복귀 주민에게 소정의 위로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연평도 안에 대피소 7곳을 신축 추진하는 등 주민대피시설을 보강하는 데에도 100억원이 들어간다. 정부는 피폭지역 가운데 일부를 보전해 안보교육장으로 만드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 밖에 특별취로사업 등 생계안정을 위해 20억원이 지원된다. ☞[포토]긴장 속 고요에 싸인 연평도 ●서해5도 종합발전방안도 추진 정부는 또 김 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서해5도 지원위원회’를 구성해 범정부적으로 종합발전대책을 마련, 내년 중에 추진할 계획이다. 서해 5도 주민에게 정주생활지원금을 지급하고 꽃게 총허용어획량 제도를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한편 꽃게 이외의 어종을 어획할 수 있는 한시적 어업허가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고교생의 수업료를 전액 지원하고, TV수신료와 전기요금 등 각종 공공요금도 할인해줄 계획이다. 백령도와 대청도에 대규모 대피시설 3곳을 포함, 총 35곳의 대피시설을 신축하게 된다. 이와 관련, 연평 주민들은 정부의 지원대책에 대해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피란민 정모(48)씨는 “지원비 사용항목이 두루뭉술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다.”면서 “나중에 예산을 집행하더라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른 주민은 “새로운 것이 없고 인천시가 그동안 거론한 내용들을 재탕한 것”이라고 비꼬았다. ●주민들 “실정에 맞는 보상을” 연평도에 남아 있는 주민들의 성토도 이어졌다. 가옥 피해를 입은 박모(72)씨는 “300억원이 가옥 복구비용이면 몰라도 대피소 신축 등 모든 비용이 포함된 것이라니 큰돈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어민 김모(58)씨는 “가을철 꽃게농사를 망쳤는데 이에 대한 피해보상이 언급되지 않았다.”면서 “파손된 어구 등 실정에 맞는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부 주민들은 지원대책이 빨리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다소 긍정적인 입장도 보였다. 연평면사무소 최철영(46) 상황실장은 “정부와 인천시 합동조사단 현지조사 결과를 토대로 지원책이 마련된 만큼 신뢰가 간다.”면서 “다만 대책이 빨리 진행돼 주민들이 섬으로 복귀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학준·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열린세상] 연평도 포격이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전략/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연평도 포격이후 한반도 평화를 위한 전략/조화순 연세대 정치외교학 교수

    지난 수십년간 한반도에서 지속된 평화의 신기루는 연평도의 포탄 연기와 함께 사라져 버렸다. 북한의 연평도 공격은 민간인의 생명을 앗아갔을 뿐 아니라 수천명의 삶에 충격과 공포를 심어줬다. 연평도에서 탈출하는 피란민 행렬을 보며 북한의 핵개발 소식, 천안함 피폭에도 우리 스스로 지킬 수 있다고 믿었던 평화는 이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함을 깨닫는다. G20 서울 정상회의 축제 직후 행해진 무력공격은 우리의 분단 현실과 북한의 직접적인 공격 위협을 실감케 하는 것이다. 외부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영토를 지키지 못할 때 국가는 그 존재 의미를 잃는다. 포격 이후 북한의 공격에 대응하는 정부의 안보전략 부재와 군 수뇌부의 허약함에 대해 쏟아지는 비난과 비판은 바로 이러한 국가의 당위적 역할과 기대 때문이다. 수백발의 포탄으로 공격 받는 와중에 한국 정부는 확전 여부를 먼저 걱정하고 국방부 장관을 사퇴시키는 등 위기 관리의 취약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연간 30조원이라는 막대한 국방예산을 쓰고도 전력 증강과 군기 확립보다는 승진에 관심이 많았던 군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 국민들은 도대체 누구를 믿고 생명의 안전을 의지해야 하는가? 연평도 주민들의 ‘탈출’과 ‘피란 생활’을 보며 국민들은 자신들의 안전을 위임한 국가에 대해 깊은 불신을 가지게 된다. 최근 한반도의 상황은 남한과 북한의 안보경쟁을 더욱 격화시키는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민족·종교·인종 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것처럼 한반도에서도 분쟁의 근원은 지속되고 있으며, 그 양상은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권력세습을 위해 위기를 조장하고 계속해서 핵을 개발하고 있다. 아무리 작은 남한과 북한의 충돌이라 하더라도 한 국가가 짊어져야 하는 경제적, 정치적 대가는 엄청나기 때문에 위협의 근원을 찾아서 사전에 방지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지속적인 도발의 악순환을 끊으려면 북한의 도발 시 수십배, 수백배의 보복을 받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줘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확전이나 전면전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한국이 전쟁을 불사할 수 있으며, 이러한 전면전은 북한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는 것이다. 들끓는 국내 여론을 배경으로 이명박 정부는 새로운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교전규칙을 공격적으로 수정해 국가안보를 강화하고자 시도하고 있다. 이번에는 정치적인 수사가 아니라 확고한 대통령의 의지를 통해 북한의 도발 의지를 무력화하는 국방개혁을 실행하기를 기대한다. 그런데 신뢰가 결여된 국제정치의 불확실성 속에서 국가간 안보경쟁은 해결될 수 없는 군비경쟁의 딜레마를 증가시킨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가 안보를 획득하는 방법은 국내적인 안정과 강력한 군사력의 보유와 더불어 대외적인 동맹관계, 국제안보를 통해 달성할 수 있다. 물론 국제사회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내전이나 명백한 침략을 다루는 데는 한계를 가진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연평도 포격은 안보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이 우리에게 있으며 6자회담이나 유엔헌장에 무작정 기대고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하지만 분단현실 속에서 점증하는 국지전의 위협과 북한 핵을 둘러싼 동북아시아의 어지러운 정세를 고려한다면, 오늘날 한국이 당면한 안보 위기를 한국 정부의 전략 증강이나 호전적인 군사전략만으로 해결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장기적으로 한국 정부의 위기관리의 성공 여부는 국가안보를 강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제공조를 통해 북한을 억제하는 전략 속에서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이번 기회에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변 국가들이 북한의 폭력적인 군사행동을 억제하는 것이 주변국의 장기적인 국가이익과도 부합하는 것임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이와 동시에 전쟁을 피하고 싶지만 피할 수 없다면 자유와 권리를 수호하기 위해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와 단호한 응징전략을 가질 때 북한의 군사 도발을 억제하고 평화를 획득할 수 있을 것이다.
  • ‘네탓 공방’ 벌였던 與野, 사태수습·대안제시로 경쟁하라

    ‘네탓 공방’ 벌였던 與野, 사태수습·대안제시로 경쟁하라

    “안상수 대표와 손학규 대표가 함께 연평도 피폭 현장을 방문했다면 어땠을까?”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 “대북규탄결의안에 규탄과 평화를 강조하는 내용을 함께 넣었으면 좀더 빨리 통과되지 않았을까?” (민주당 김동철 의원)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 여야가 두 의원의 가정대로 움직였으면 전쟁의 위협에 짓눌린 국민들은 정치에 일말의 안도감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은 첫 단추를 잘못 뀄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는 포격 다음날인 지난달 24일 오전 11시 40분에,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오후 1시에,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는 오후 2시에 제각각 연평도에 도착해 카메라 앞에 섰다. 3당 대표를 모시느라 군용 헬기가 동원됐고, 현지 군인들과 공무원들은 영접하느라 바빴다. 국민들은 당연히 국회의 대북규탄결의안이 바로 나올 줄 알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북한 응징만 강조하는 결의안을 국방위원회에서 마련하자고 했고, 민주당 등 야당은 평화체제 구축 및 남북대화도 넣어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서 마련해야 한다고 맞섰다. 국회는 하루종일 입씨름만 벌이다 25일에서야 결의안을 의결했다. 사태 초기에 노출된 엇박자는 시간이 흐를수록 여야의 틈새를 벌려놓았고, 정쟁은 국민 분열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초유의 안보 사태를 지지층과 표의 결집 수단으로 삼으려는 시도도 재현됐다. 한나라당은 “진보정권 10년 동안 북안에 퍼준 돈이 폭탄과 핵무기로 돌아왔다.”며 보수 심리를 자극했다. 민주당은 “군 미필 정권이 나라를 위기에 몰아 넣었다.”며 현 정권의 실정으로 몰아갔다. 여야의 감정적 격돌은 대북정책과 정체성 논란에까지 불을 지폈다. 정부와 여당은 6자회담 재개와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 기존보다 훨씬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섰고, 햇볕정책을 고수하는 민주당 등 야당을 향해 “강경한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집단은 이적단체”라며 정체성을 문제삼았다. 민주당 등은 중국이 제의한 6자 회담 틀에서 한반도 위기사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한나라당의 공세를 ‘색깔론’이라고 반박했다. [사진] 아이들은 등교했지만…끝나지 않은 긴장감 강원택 서울대 교수는 “북한에 대한 태도가 정책갈등의 핵심적인 원천으로 작용해 접점 찾기가 쉽지는 않다.”면서도 “많은 국민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대승적 차원에서 북한의 무력도발을 막는 데 필요한 해법을 찾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월 발생한 천안함 사건 당시에도 정치권은 똑같은 행태를 보였다.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나라당은 “햇볕정책이 북한의 도발을 부추겼다.”며 전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왔고, 민주당은 “현 정권의 대북정책은 전쟁촉진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문제는 남북관계가 호전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2012년 총선과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안보 이슈를 통해 표를 집결하려는 욕구가 더 강해질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안보 이슈를 매개로 표를 모으는 전략은 더 이상 먹혀 들지 않는 시대이고, 국민들은 안보 관리를 누가 더 잘 할 것 같고, 어떤 정책이 더 합리적인가를 따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치평론가인 고성국 박사는 “안보 이슈가 통상적으로 정부·여당에 유리하다고 보는 시각은 지극히 단편적”이라면서 “몇차례의 정권교체를 거치며 국민들은 안보를 이념 논쟁이 아닌 실질적 정책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여당이 과도하게 공세를 취할 필요도 없고, 야당이 지나치게 위축될 필요도 없다는 것이다. 그는 “여당은 사태 수습 능력을 보여 주고, 야당은 초당적 협력을 기반으로 대안을 제시하는 경쟁을 벌어야 비로소 국민이 안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병진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우리 사회가 전체주의가 아닌 이상 안보가 정치적 쟁점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국회가 안보 위기 극복에 실질적인 도움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9·11 테러 이후 미국 의회가 보여준 것처럼 활발한 토론과 치밀한 공동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안 교수는 “국회는 우선 연평도 사건과 관련해 국민에게 공개할 사안과 비공개할 사안을 나누고, 비공개 사안에 대해서는 여야를 떠나 정보기관과 긴밀한 협조 속에서 문제점과 대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주장보다 합리적 견해가 안보 정국에서 주류를 차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익명을 요청한 중진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안보 위기 조성으로 오히려 역풍을 맞았고, 민주당 역시 국가 위기를 당리당략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만큼 지금의 정쟁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사설] 인천 시장은 생색내고 부시장은 윽박지르고…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으로 피란 중인 섬 주민들에 대한 인천시 고위 공직자들의 행태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특히 송영길 시장의 부적절한 행보와 윤석윤 행정부시장의 오만한 언행은, 이들이 과연 시민의 선거로 뽑힌 단체장이고 주민을 위한 공직자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송 시장은 엊그제 연평도 초등학생 100여명을 백화점에 데리고 가 옷과 운동화를 20만원어치씩 사주었다. 급히 섬을 떠나느라 옷가지를 제대로 챙기지 못한 아이들을 보고 마음이 아파 그랬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 비용을 개인 돈도, 시의 예산도 아니고 기부금으로 지불했다고 한다. 더구나 기부자를 밝히지도 않고 마치 자신이 선물을 사준 것처럼 홍보했다니 어이가 없다. 뒤늦게 백화점 측으로부터 2800만원을 결제해 달라는 요구를 받은 기부자 이모(46·외과전문의)씨는 매우 씁쓸해했다고 한다. 피란 중인 연평도 주민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보내려고 옹진군청에 5000만원 기부 의사를 밝혔는데, 엉뚱하게 송 시장이 미리 성금의 절반 이상을 뚝 잘라 생색을 냈기 때문이다. 송 시장은 그러잖아도 연평도 피폭을 “우리 군의 훈련 탓”이라고 주장하고, 피폭 현장에서는 포염에 그을린 술병을 보고 “이거 진짜 폭탄주네.”라고 농담을 해 많은 국민을 화나게 했다. 준전시 상황을 앞장서서 헤쳐나가야 할 피폭지역 단체장이 이래도 되는 건지, 참으로 실망스럽다. 그제 연평도 피란 주민 앞에 나타난 윤 부시장의 언행도 공손하고 믿음직해야 할 공직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김포 미분양 아파트 등 4곳을 임시거처로 제시하면서 “합 리적 선택을 기대한다.”며 주민에게 강요하듯이 말했다. 주민의 요구대로 연안 가까운 공터에 수용시설을 지으려면 한달 넘게 걸린다며 시의 방안을 선택하든 말든 마음대로 하라는 어조였다. 오만하기까지 한 그의 태도는 가뜩이나 열흘 이상 피란생활로 고달픈 주민들에게 실망과 분노를 안겼다. 피란 주민을 우선 급한 대로 따뜻하게 보살피고 중앙정부와 긴밀히 협력해야 할 인천시장과 부시장이 이런 식이라면 연평도 주민들이 어떻게 그들을 믿고 의지할 수 있을지 큰 걱정이다.
  • [씨줄날줄] 포탄개그/육철수 논설위원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는 제목과 달리 참 가슴 아픈 얘기를 담고 있다. 시대적 배경은 1930년대 말, 독일의 나치군대가 이탈리아를 침공한 시기다. 독일군은 유태인들을 모조리 수용소로 잡아가는데, 아버지(귀도)와 네살짜리 아들(조슈아)도 이를 피하지 못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천진난만한 아들에게 전쟁의 공포와 참혹한 수용소 생활을 모르도록 ‘게임’을 하고 있는 것처럼 속였다. 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어린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유머를 잃지 않고, 고비마다 지혜를 발휘하는 아버지의 희생이 너무 애처롭다.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후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영화 속 아버지가 아들에게 한 것처럼, 국민이 전쟁을 느끼지 못하도록 구사한, 속깊은 유머였으면 좋으련만 그게 아니어서 문제다. 피폭 다음 날 연평도를 찾은 송영길 인천시장은 포염에 그을린 술병을 보고 “이거 진짜 폭탄주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이튿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박선영 의원(선진당)은 “(대통령께서는) 조종사 같은 점퍼부터 벗어던지시라. 연평도에 가셔서 작은 눈 크게 뜨고 똑바로 보시라.”고 발언했다. 연평도 주민들이 피란길에 올랐는데 폭탄주 운운하고, 대통령에게 ‘작은 눈’을 들먹이며 인신공격을 서슴지 않는 행태에 웃어야 할지, 성을 내야 할지…. 하이라이트는 아무래도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일행의 ‘보온병 포탄’ 해프닝일 것 같다. 지난달 24일 연평도를 찾은 안 대표는 불에 탄 철제 통 두개를 들고 “이게 포탄입니다, 포탄!”이라고 말했다. 포병 출신이며 3성 장군으로 예편한 황진하 의원은 “작은 통은 76.1㎜ 같고, 큰 것은 122㎜ 방사포탄으로 보인다.”고 친절하게 설명을 곁들였다. 나중에 확인해 보니 이것은 포탄피가 아니라 보온병으로 밝혀졌다. 이 장면이 그제 방송으로 나가는 바람에 ‘병역면제’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안 대표는 또 시중의 조롱거리가 됐다. 황 의원도 ‘주연 같은 조연’ ‘×별 출신’이란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자초지종을 들어보면, 현지 주민과 안내자가 이 물체를 갖고 와서 포탄이라고 말한 게 발단이었다. 마침 취재 중이던 방송기자들의 요청으로 진지하게 연출을 했는데 그만 개그가 되어 버렸다. 보온병이 하필이면 장군 출신도 구별 못할 만큼 포탄을 빼닮았는지, 일이 꼬이려니 참…. 그러게 가만히 있으면 본전은 할 텐데, 왜 그렇게들 나서길 좋아하는지. 위기 상황에서 국가 지도자들의 밑천을 들여다보는 일은 서글프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민간인 사찰 사건과 이슈의 주기/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 교수

    [옴부즈맨 칼럼] 민간인 사찰 사건과 이슈의 주기/조항제 부산대 신문방송학 교수

    저널리즘 용어 중에 ‘허드(herd) 저널리즘’, ‘팩(pack) 저널리즘’이라는 말이 있다. 기자들이 무리를 지어 하나의 사건을 쫓아다니는 현상을 비판하면서, 언론이 다양한 생각과 사상을 반영해야 하는 의무를 강조한 말이다. 그러나 이 말은 ‘범람’으로 부를 수 있는 최근의 매체상황에서는 반드시 나쁜 현상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지금에는 오히려 수용자들이 너무 파편화·세분화되어 있어 공통적으로 중요한 화제가 잘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 집중과 분산의 문제는 달라진 세태에서는 양적 정도의 수준에서 적절한 안배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정작 중요한 문제는 엄청나게 빨라 언론사 스스로도 제어하기 어려운 이슈의 주기인 듯하다. 이번 한 주간에 벌어진 여러 사건과 이를 다룬 서울신문을 비롯한 언론들은 이런 문제를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 서울신문은 23일 화요일자 8면에 그간 재수사 문제가 여야 간에 첨예한 쟁점이었던 민간인 사찰 건을 실었다. 전날에 있었던 증거인멸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선고공판 결과에 발맞춰 8면이었지만 면 전체를 거의 할애했고, 1면에도 일부가 실린 매우 비중 높은 기사였다. 인터넷 포털의 기사 소개에서는 ‘단독 보도’라는 띠도 붙였다. 전날의 톱이 북한의 원심분리기 기사였고, 그날의 톱이 김태영 국방장관의 전술 핵 재배치 언급이었으므로 1면 톱이 못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어 보였다. 또 다음 날에는 휴전 이후 최악의 군사도발이라는 연평도 피폭 사건이 있었음에도 사설까지 실린 것으로 보면, 서울신문은 이 일을 나름대로 크게 다루려고 했던 것에 틀림없다. “검찰이 재수사를 거부하면 특검이나 국정조사로 갈 수밖에 없다.”고 다소 결연하게 끝맺은 사설로 보아도 그러하다. 사실 이 일은 검찰이 증거로 제출하고 서울신문이 사진 이미지로 공개한 원충연의 ‘포켓수첩’만으로도 충격적인 일이다(원충연은 이미 이 일로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메모에는 같은 집권당 소속인 서울시장의 대선 동향을 비롯해 방송사, 노조 간부, 정보기관의 관계자 등을 사찰한 내용이 그대로 담겨 있기 때문이다. 검찰이 아무리 단순 정보수집이라고 독단(獨斷)해도,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독자적으로 벌인 일이라 강변해도 일반인들에게조차 그렇게 비춰질 리 없고, 이를 야당이 문제 삼지 않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최근 인권위원회에서 벌어진 상임위원의 줄사퇴까지 연상시키는 이 정부의 고질이 될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사찰이야말로 인권을 침해하는 중대한 범죄행위이다. 그런데 이 일은 북한의 포격 건으로 아주 쉽게 잊힐 것 같은 태세다. 물론 지난 천안함 사건에 이어 민간인이 포함된 전상자까지 낸 연평도 사건이 객관적 중요도에서 더 큰 사건일 것이다. 그러나 민간인 사찰 사건도 그런 이슈의 변화 주기에 묶여 쉽게 잊혀서는 안 되는 중요한 사건이다. “도대체 왜 이 건이 여야의 쟁점이 되는가.”, “정말 이 건이 각종 국정 현안에 차질을 빚을 정도로 중요한가.”에 대해 유효 공중이 반드시 알아야만 하는 사건인 것이다. 이슈의 빠른 주기는 새것을 추구하면서 오랜 것을 빨리 버리려 하는 뉴스매체와 현대사회의 숙명과도 같은 문제다. 이로 인해 우리 사회는 마치 양철 판처럼 쉽게 달아오르고 쉽게 가라앉는다. 오랫동안 고민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많은 문제들 역시 이런 흥분 속에서 즉흥적으로 결정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해 이슈를 조작하려 하는 세력들 또한 암약한다. 터진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도 전에 또 다른 문제를 터뜨림으로써 앞 문제의 대중적 시야를 가리자는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 하더라도, 의도가 빤히 보이는 조작만큼은 반드시 막아야 한다.
  • [연극리뷰] ‘썽난 마고자’

    [연극리뷰] ‘썽난 마고자’

    먼저 자문자답 하나. 이명박 대통령에게 무엇을 기대했나. ‘산업화 세대의 신화’라는 사람에게. 개인적인 기대를 꼽으라면 그 세대에 대한 책임감이다. 그 세대의 빛나는 신화를 뒷받침한, 묵묵한 일꾼들을 위무(慰撫)해줄 의무 같은 것 말이다. 그러나 그럴 기미는 별로 없어 보인다. 재정 건전성을 이유로 노인들에게 공돈을 못주겠다고 하더니 기초노령연금 대상자마저 줄이는 방안도 검토한단다. 비교해보자. 대통령이 휴가지에 들고갔다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저자 마이클 샌델 교수는 농구선수 마이클 조던의 예를 든다. 조던이 그렇게 돈을 많이 벌 수 있었던 것은 ‘다섯 명이 빨간 공 적당히 튀기면서 주고받다가 그물에 집어넣는 기술을 높게 쳐주는 사회 덕분’이다. 경쟁을 이겨낸 자유시장의 영웅은, 그 경쟁의 장을 제공해주는 사회적 조건과 배경 덕을 본다는 얘기다. ‘오마하의 현인’이라는 워런 버핏도 자신의 부와 명성에 대해 “금융·주식시장이 발달한 미국에서 태어난 덕분”이라고 말한다. 그렇기에 조던은 세금을 더 내고, 버핏은 아낌없이 재산을 기부한다. 일본 자민당의 전후 50년 집권에 대해 많은 학자들은 전쟁세대를 깍듯이 모셨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2차대전 총동원 체제를 겪고 피폭까지 당했던 그 세대들의 노고에 ‘복지’라는 이름으로 국가 차원의 보상을 제공한 것이다. 대한민국 정체성과 고도성장 신화를 칭송하는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은 식민지, 분단, 전쟁, 개발독재 시절을 살아낸 산업화 세대들에게 어떤 보상을 제공했던가. 그들 중 일부는 지하철이나 동네어귀에서 폐지를 줍고 있다. 다음달 3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3관 무대에 오르는 ‘썽난 마고자’(민복기 작·연출, 극단 차이무 제작)는 이 문제를 다룬다. G20(주요 20개국) 회의를 앞두고 정부는 탑골공원 성역화 작업에 나선다. 실제 목적은 ‘국격’을 위해 허름한 차림의 노인네들을 탑골공원에서 몰아내자는 것이다. ‘썽’이 난 탑골공원 ‘마고자들’은 철거반대 투쟁에 돌입한다.작품이 너무 무거울 것 같다고? 그런 걱정은 접어도 좋다. 순도 100% 코미디다. 현실 풍자가 강렬해 공연 내내 마음껏 웃겨준다. 특히 탑골공원 사수를 위해 골리앗 농성, 아니 ‘등나무 휴게터 농성’을 벌이는 전직 선생님 황 영감(이중옥), 방앗간 사장 이 영감(송재룡), 마도로스 출신 성 영감(성요한), 미모의 최 여사(공상아)가 선보이는 앙상블은 최고다. 애드리브마저도 능청스럽다. 그 중에서도 김 여사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인 3명이 선보이는 만담 장면은 백미로 꼽을 만하다. 동시대를 다루는 예술은 반시대적이라는, 프랑스 문학 비평가 롤랑 바르트의 명제도 함께 음미해보길. 2만~2만 5000원. (02)747-1010.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경술국치 조약체결 100주년] “한국 원폭피해 유족 첫 집단 손배소 추진”

    일본에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건강관리수당을 받지 못한 채 숨진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의 유족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일본 법원에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낼 예정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20일 보도했다. 그동안 피폭자 당사자들이 소송을 제기했지만 유족들이 집단적으로 소송을 내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인 피폭자 400명의 유족은 이르면 이달 말 오사카, 히로시마, 나가사키 법원에 소송을 낼 계획이다. 오사카에 있는 재외 피폭자 지원단체인 ‘한국 원폭 피해자를 구원하는 시민 모임’ 이치바 준코 회장은 “살아 있는 피폭자의 소송이 대체로 끝나가는 만큼 이번에는 유족들이 소송을 내기로 했다.”면서 “생전에 수당 받기를 희망하던 사망 피폭자도 구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한·일 100년 대기획] 한·일 새로운 100년을 위해-日 한국전문가 3인 좌담

    [한·일 100년 대기획] 한·일 새로운 100년을 위해-日 한국전문가 3인 좌담

    서울신문이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맞아 신년호에 한완상 교수와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의 지상 대담을 시작으로 연재한 한·일 대기획이 19일 23회로 막을 내린다. 서울신문은 피해자와 가해자로 엇갈려 한 세기를 보낸 두 나라가 과거의 상흔을 씻고 새로운 100년을 열어 가는 길을 닦는다는 취지로 연중 시리즈를 시작했다. 시리즈 연재 중에 간 나오토 총리는 지난 10일 일본의 식민지배를 사과하고, ‘조선왕실의궤’를 비롯해 궁내청에 보관돼 있는 한국의 문화재를 돌려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일 병합은 원천 무효’라는 한·일 지식인 1000명의 외침을 외면한 담화이기는 하나 새로운 한·일 100년 역사를 열어 나가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인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과연 한·일 양국은 새로운 우호협력의 100년을 열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이에 대한 일본 내 시각과 향후 100년의 바람직한 양국관계에 대해 일본 내 한국 전문가 3명의 좌담을 마련했다. 기미야 다다시 도쿄대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준교수, 마나베 유코 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 교수, 오타 오사무 교토 도시샤대(동지사대) 글로벌 스터디스 연구과 교수가 참여했다. 좌담은 지난달 30일 도쿄대 대학원 정보학환 연구동에서 진행됐고 간 총리 담화 이후 추가 질문을 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간 나오토 총리 담화를 평가해 달라. -기미야 다다시 교수(이하 기미야) 무라야마 담화와 동일한 수준일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일본의 식민지배가 한국인의 의사에 반해 이뤄진 것을 명기한 것은 일단 적극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다만 한국 정부와 사회가 요구한 것처럼 1910년 한·일 병합에 이르는 조약이 법적으로 무효이고, 성립하지 않는다고 하는 점까지는 접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일본 측의 강제가 있었다고 하는 것을 명기하는 편이 좋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담화에서 한·일조약에 이르는 과정에서 강제가 있었다는 것도 포함됐다고 해석할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표현이 애매해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이 정도로는 한국정부와 한국사회의 비판이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문제를 둘러싸고 전개된 일본 사회의 여론 동향을 생각하면 무라야마 담화보다는 한 발 나아간 담화였다고 생각한다. -마나베 유코 교수(이하 마나베) 간 총리 담화와 관련해 일본에서는 무라야마 담화의 답습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내용을 비교해 읽어 보면 ‘자민당적이지 않다’는 점이 공통점일 뿐 결코 답습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오히려 (원자폭탄) 피폭국이라는 점을 내세운 무라야마 담화보다는 적극적인 인상을 받았다. 이것은 동아시아 공동체라는 패러다임이 있기 때문이라고 느꼈다. 사할린 한국인 지원이나 문화재 반환 등까지 언급하는 등 아슬아슬한 선까지 표현한 점에 대해서는 평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난 5월 한·일 지식인 100명이 “한·일 강제병합은 원천무효”라는 선언을 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1000여명의 지식인들이 동참했다. 한·일 병합강제조약의 적법성을 놓고 한·일 양국에서 논란이 뜨거운데. -오타 오사무 교수(이하 오타) 한·일 지식인 공동선언의 핵심은 1910년 한·일 병합조약을 어떻게 이해할 것이냐는 점이다. 저도 이번 공동선언에 서명했지만 이것은 법률적인 문제가 아니라 역사인식의 문제다. 지난 2005년부터 한국과 일본 사이에 새롭게 공개된 한·일회담 문서에는 ‘원천무효(null and void)’라는 것을 한국 측이 1952년 제1차 교섭 때부터 주장한 것으로 돼 있다. 이에 일본 정부는 법 이론상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에 한국 측의 주장에 모순이 있다고 맞섰다. 1965년 한·일 국교화 정상화 단계에서는 ‘이미(already)’라는 표현을 넣어 양국 정부가 따로 해석하기로 한 것이다. -기미야 이 문제에 대해 어쩐지 일본에서는 별로 이해를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일본 내에서도 한국과 일본이 대등한 입장에서 합의에 의해 병합됐다고 믿는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강제적으로 그렇게 됐다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왜 무효인지, 왜 한국정부나 한국사회가 1910년에 체결된 조약이 무효라는 것에 연연하는지 궁금해한다. -마나베 한·일병합과 한·일조약의 무효 논란에 대해서는 비록 강제에 의한 불평등 조약이었다고 해도 국가 간에 체결된 조약에 대해 법적으로 무효라고 하는 논의는 진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양국의 역사인식 차이라고 생각하는데. -마나베 역사인식을 양국이 공유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역사인식은 각자가 만들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가 한국 연구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는 1982년 역사 교과서 문제 때문이다. 이토 히로부미가 한국에서는 한·일병합의 악인이라고 알려지고 안중근은 영웅인데 일본에서 이토 히로부미는 지폐에까지 등장한다. 역사적 진실은 하나일 텐데 말이다. 결국 역사인식이라는 것은 만들어져 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기미야 역사인식은 옳은가 그른가의 문제라기보다 서로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해 어떤 역사인식을 서로 가지려 하는가 하는 정치적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1965년 한·일 국교정상화 당시 한·일 관계는 일본 측에 힘이 있었다. 당시 식민지배를 정당화했다고 일컬어지는 1950년대 구보타 발언이 있었는데 당시 일본에서 상당히 상식으로 통하는 견해였다. 그러나 지금은 한·일 관계가 진정한 의미에서 상당히 대등하게 됐다. 일본 내에서도 역사인식이 변화했다. →화제를 좀 돌려서 현재의 한·일 관계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오타 전체적으로 보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다소 우여곡절은 있을지 모르지만 이런 두터운 관계는 바뀌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일본의 언론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제대로 된 목소리를 전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한국의 민주화운동 단체들이 성명을 내거나 정부를 비판하고 있지만 일본 언론은 좀처럼 이런 비판의 목소리를 보도하지 않는다. 북한에 대해서도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의 배경에는 식민지배가 기인한다. 식민지배 논리에 바탕이 되는 배제라는 논리가 일본 사회에 아직도 여전히 뿌리 깊게 남아 있다고 느껴진다. -기미야 표면적으로는 좋아 보이는 한·일 관계가 배후를 보면 여전히 한반도에 대한, 특히 북한에 대한 배제와 차별 분위기가 남아 있다. -마나베 지난 5월 8년 만에 한국에 다녀왔다. 하네다 공항에 한류스타의 사진이 여기저기 붙어 있었다.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일본인 마음속에 한국이라는 울타리가 굉장히 낮아졌다. 삼성과 같은 대기업들이 계속 발전해 나가고, 한글을 공부하는 이들도 많이 생겨 80년대 초반과 비교해 한·일 관계가 정말 좋아졌다. 하지만 아직 일본인이 한국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인식은 온도차가 있다. 일본 언론이 광주항쟁 30주년 행사를 한 줄도 전달하지 않는 등 한국의 참모습을 보여 주는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 -오타 올해 한·일병합 100년을 맞아 양국에서 집회나 심포지엄이 많이 열리고 있다. 그만큼 양국 시민사회의 노력이 크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만 과거 식민지배의 역사에 대한 젊은이들의 관심은 대단히 낮은 것 같다. -마나베 도쿄대 첨단 과학기술연구소에 ‘아시아 암 포럼’이라고 하는 특별한 기구가 있다. 특별연구원인 가와하라 노리에의 개인적인 생각에서 시작됐다. 한국에서도 연세대 의대 교수가 동참하고 있다. 그의 부친은 난징대학살 당시 군무원으로 근무해 대학살에 가담했다. 아버지가 갖고 있던 역사적 부채를 유산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그 일을 시작했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와 화학무기 등에 의해 오염된 중앙아시아 사람들 중 암에 걸린 환자들을 치료해 주기 위한 프로젝트다. 과거를 직시해 과거의 아픔을 계속 안고 살아 오고 있는 이들의 삶을 극복하려는 취지에서 암 포럼이 운영될 예정이다. →한국과 일본의 향후 관계가 어떻게 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오타 식민지배 청산의 프로세스를 서로 탐구해 나가는 게 특히 미래지향적인 것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양국이 서로 식민지배 청산 문제를 직시함으로써 인권과 평화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가 만들어지는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다. 문화재 반환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일조사회 같은 것을 만들어 문화재가 반출된 경위 등도 제대로 조사해 식민시대에 부당하게 반출된 것들을 반환해야 한다. 한국과 일본이 논의해 가는 과정에서 서로가 대화할 수 있고, 서로에 대해 알아 가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세계에서도 식민지배를 청산하는 것은 지금까지 없었던 일로, 세계사의 관점에서 보면 획기적인 일이다. 식민지배 관계에 있던 나라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기미야 앞으로 100년의 한·일 관계는 여러 가지 의미에서 균형이 잡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서로의 협력이 플러스가 되는 경험을 더욱 많이 인식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북한을 둘러싼 한·일 협력이 어떠한 형태로 잘 발전해 갈 수 있을지 시금석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일 양국이 서로 이해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자는 제안도 있었는데 한·일 공통의 역사 교과서를 만들자는 의견도 있다. -오타 서로 각급 수준의 교재를 함께 만들고 이를 학교 현장에서 사용하는 일이 앞으로 점점 많아질 것이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나베 전혀 다른 나라 사이에서 공통의 교과서를 사용하는 게 조금 무리이지 않나 생각한다. 다만 한·일병합 100년이라는 역사 속에서 이웃 나라의 사람들은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었고, 이렇게 느끼고 있었다는 것을 경험하면서 상상력을 환기시키는 것과 같은 교재라면 공유할 수 있다고 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피폭 2세들 “원인모를 질환에 고통 대물림”

    “남편은 징용으로 끌려갔다가 원폭 현장에서 다쳐 돌아온 뒤 온갖 병에 시달리다 일찍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큰아들은 말 못하고 귀도 들리지 않는 장애인으로 태어났습니다. 20살 무렵부터는 시력까지 잃어 결국 앞을 볼 수 없게 됐습니다.” 경남 합천 초계면 대평리 박달순(84) 할머니. 그는 원폭피해 1·2세의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고 하루하루를 힘겹게 살고 있다. 경남 합천군은 ‘대한민국의 히로시마’로 불린다.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이 많이 살고 있는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전국에 등록된 원폭피해자는 2600여명. 이 가운데 600여명이 합천에 살고 있다. ●피해자 1세만 근근이 지원 혜택 합천읍 영창리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원폭피해자복지회관’이 있다. 1996년 10월 문을 연 요양시설이다. 복지회관은 직접 폭격피해를 입은 사람만 입소할 수 있다. 12일 현재 남자 37명과 여자 73명 등 110명이 입소해 프로그램에 따라 건강을 챙기며 생활하고 있다. 1930년 부모를 따라 일본 히로시마로 건너간 류주현(80)씨. 그는 원폭 투하 당시 병원에서 안과치료를 받다 건물더미에 깔렸다. 주위 사람의 도움으로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하반신을 제대로 쓸 수가 없게 됐고 기억력도 희미해졌다. 류씨는 “해방 이후 부모와 함께 빈손으로 합천으로 돌아온 뒤 후유증을 치료하느라 평생 병원을 들락거리고 있다. 자식들도 원인 모를 전신 통증에 시달리는 등 대를 이어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원폭피해자들은 후유증이 당대에 그치지 않고 대물림되는 것을 더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의학적으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피해자 가족들과 주변 주민들은 원인모를 질환을 앓는 2세들이 많은 것으로 볼 때 원폭피해가 대물림된다고 믿고 있다. 피해 1세에 대해서는 한국과 일본정부가 넉넉하지는 않지만 진료비와 원호수당 등을 지원한다. 작은 규모지만 복지회관도 입소할 수 있다. 그러나 2세 환우에 대한 지원은 전무하다. 최근 불교계와 시민사회단체 등이 방치돼 있는 원폭2세환우에 관심을 갖고 지원활동에 나섰다. 이들은 지난 3월 합천읍내 가정집 1층을 얻어 2세 환자들의 쉼터인 ‘합천 평화의 집’을열었다. 쉼터를 앞장서 마련한 혜진 스님은 “작은 공간이지만 2세 환우들을 위한 모임 장소가 생겼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원폭피해자 2세 발병률 높아 합천평화의 집이 원폭피해 2세환우를 파악한 결과 70여명이 각종 크고 작은 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운증후군 환자가 특히 많았다. 원폭2세 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꺼려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실제 원폭2세환우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모가 모두 원폭피해자인 한정순(52·여) 한국원폭2세환우회 회장. 그녀는 30대 초에 대퇴부무혈성괴사증으로 인공관절 이식을 한 뒤 지금까지 여러 차례 수술을 받고 수시로 병원을 찾고 있다. 한 회장은 “원폭2세환우에 대한 지원대책을 정부가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합천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씨줄날줄] 히로시마 반기문/이춘규 논설위원

    1945년 8월6일 오전 8시15분. 일본 혼슈 히로시마산업장려관 상공 600m에서 인류 최초의 원자폭탄이 투하됐다. 거대한 버섯구름이 일었다. 히로시마는 폭풍과 화재, 방사선으로 순식간에 폐허가 됐다. 그날 원폭 투하로 14만여명이 숨졌다. 이후 지난해 5501명 등 해마다 원폭피해자가 사망, 모두 26만 9446여명이 죽는 대참사였다. 사흘 뒤인 9일 나가사키에 두 번째 원자폭탄이 투하돼 7만명이 더 죽게 되자 일제는 그로부터 6일 뒤 항복하고 만다. 히로시마의 검은비(黑雨)가 새삼 주목받고 있다. 버섯구름이 갈수록 퍼지며 솟아올라 비구름이 되면서 주로 히로시마 북서부 지역에 내렸다. 검은 방사선 낙진비였다. 맞으면 암 등 2차 피폭 피해를 입었다. 당국은 이 지역에 살던 주민들만 2차 피폭 피해자로 인정했다. 하지만 검은비는 히로시마 교외에도 내려 2차 피폭자가 더 많다는 진정이 잇따라 6일에야 일본 정부는 추가인정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히로시마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 히로시마 원폭 한국인 사망 공식 인정자는 2600여명이다. 실제 사망자는 2만명으로, 죽어서도 차별을 받는다. 한국인의 차별은 해결되어야 한다. 한국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당시 한 살로 원폭에 대한 직접 기억은 없다. 그는 유엔 총장으로는 처음 6일 오전 히로시마평화공원에서 열린 위령제에 참석했다. 일본 언론들은 히로시마의 반기문을 집중 조명했다. 반 총장은 “어린이들이나 미래의 세대가 평화롭고,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핵무기 없는 세계라는 꿈을 실현시키자.”고 호소했다. 이날 위령제에는 무더운 날씨 속에도 모두 5만 5000명의 시민과 74개국 외국 대표가 참석했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 자국의 전쟁 도발은 숨긴 채 원폭피해만 강조, 원폭 투하국 미국과 영국·프랑스 등 서방 핵무기 보유국은 위령제 참석을 거부했다. 일본이 위령제를 반핵 평화운동으로 변화시키자 이날 처음으로 대표들이 참석했다. 존 루스 주일 미 대사가 참석하자 미국 2차대전 참전자 유족들은 일본에 사죄하러 갔느냐며 반발했다. 그러나 한국인 반기문 총장이 참석하면서 히로시마가 인류 화해의 장이 될지 주목받기 시작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핵 없는 세상을 제창, 운동을 벌이는 것도 상승작용을 하고 있다. 인류 최초로 원폭이 투하된 비극의 현장 히로시마가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평화운동 중심으로 거듭 날 수 있는가는 전 인류에게 중요하다. 히로시마에 선 반기문의 모습이 유난히 커 보인 하루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유엔수장 日 원폭현장 첫 방문

    유엔수장 日 원폭현장 첫 방문

    일본을 방문 중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5일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떨어진 나가사키시를 방문했다. 유엔 사무총장이 피폭지를 찾기는 처음이다. 나가사키는 1945년 8월9일 원자폭탄 투하로 7만 4000여명의 희생자가 난 곳이다. 반 총장은 오후 나가사키에서 열린 평화기념식에 참석, 연설을 통해 “핵무기가 두 번 다시 사용되지 않게 하는 확실하고 유일한 방법은 모든 것을 폐기하는 것”이라면서 “강한 확신과 신념으로 대처해 나가면 핵무기가 없는 세계가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연설의 대부분을 영어로 했지만 일본 현지인들을 의식한 듯 “나는 세계평화를 위해서 이곳에 왔습니다.”라는 대목에서는 일본어를 썼다. 앞서 나가사키 원폭 자료관을 둘러 본 반 총장은 지난 5월 핵확산 금지조약(NPT) 재검토 회의에서 원폭으로 등에 화상을 입은 자신의 사진을 전시해 세계적인 이목을 끈 다니구치 시미테루(81) 등 한·일 피폭자 6명과 면담했다. 이후 원폭 피해 추모비에 헌화하고 조선인 희생자도 찾았다. 반 총장은 원폭 자료관에서 나가사키에 사는 재일한국인 권순금(84) 씨 등을 만났다. 권씨는 “한국 대통령도 온 적이 없는 나가사키에 세계의 리더가 된 한국인이 오니까 감개무량하다. 억울하게 목숨을 잃은 동포들이나 전 세계인을 위해 반 총장이 반드시 핵무기를 없애줄 것을 믿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나가사키현에는 피폭 당시 7만명 정도의 한국인이 거주했지만 이중 1만명이 원폭으로 숨지고 2만명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반 총장은 기자회견에서 “나가사키를 방문해 한층 더 결의가 깊어졌다. 온 힘을 다해 핵무가 없는 세계를 실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6일 또 다른 피폭지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평화기념식에 참석, ‘핵무기 없는 세계’를 위한 핵 군축 추진 메시지를 발표할 예정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반총장 “핵 없는 세계 구축을”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3일 오후 일본에 도착, 유엔 수장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폭 희생자 위령제에 참석한다. 그동안 유엔이나 미국 등 주요 서방국들은 일본의 태평양 전쟁 발발 책임을 물어 원폭 희생자 위령제에 대표를 보내지 않아 왔다. 그러나 반 총장의 이번 위령제 참석을 계기로 존 루스 주일 미 대사를 비롯해 프랑스와 영국 대사 등도 정부 대표 자격으로 이 행사에 참석을 결정했다. 평화 기념식에 핵보유국 가운데 인도, 파키스탄, 러시아, 중국 등의 대사는 그동안 참석해 왔지만, 미국, 영국, 프랑스 등은 참석하지 않았었다. 핵무기 투하국 대표와 피해국 대표가 한자리에 모여 역사적 화해를 실현하고 핵 없는 세계를 함께 기원하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게 된 셈이다. 반 총장은 이날 밤 오카다 가쓰야 외무상과 회담한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오는 6일 예정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방문과 관련,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한다.”며 “핵 없는 세계의 구축을 전 세계에 호소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동북아시아 정세에 대해서는 “북한과 일본의 관계개선 없이 (평화와 안정을 이룬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일본 측이)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루기를 바란다.”고 북·일 관계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반 총장은 6일부터 시작되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방문 기간에는 평화 기념식 참석은 물론, 재일 한국인 피폭자들과도 만나고 두 도시에 있는 한국인 원폭 희생자위령비에도 헌화한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사설] 제주 해군기지 이러다가 날 새겠다

    4년째 표류 중인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또 한 번의 위기에 봉착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는 그제 공동 발표문을 통해 “우리가 공동으로 갈등해결 노력을 기울이는 동안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된 모든 공사추진 중단을 요청한다.”면서 “제주도민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역할을 다해달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단서가 달려 있긴 하지만 이 같은 요청은 지난달 15일의 법원 결정을 뒤집는 것이다. 서울행정법원은 제주해군기지 설립계획을 취소해 달라며 주민 400명이 국방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변경·승인한 계획은 적법하므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우리는 이번 중지 요청이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뜻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발표문에는 “해군기지 갈등문제를 제주사회 최대의 현안으로 인식하고 힘을 모아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도 들어 있기 때문이다. 또 우근민 신임 지사가 지난 6·2선거 과정에서 “강정마을 주민과 제주도민, 그리고 국방부에 모두 도움이 되는 길을 찾겠다.”고 누누이 밝힌 만큼 갈등을 해결하려는 진정성이 있다고 믿는다. 양쪽으로 갈린 민심을 수습하려면 숨 고르기가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정당한 법절차에 따라 진행 중인 국책사업에 대해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가 공사 중지를 요청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무엇보다 전임자가 주민소환투표라는 불명예까지 뒤집어쓰며 추진하던 역점사업을 새 도지사가 취임하자마자 원점으로 되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제주도정의 양 축인 도지사와 도의회 의장이 머리를 맞댄 결과 자체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범정부적 역할론을 제기하면서 공을 정부 쪽으로 미룬 것도 일견 무책임하게 보일 수도 있다. 천안함 피폭사태에서 보듯 우리에게 안보보다 앞서는 이해관계는 없다. 평화의 섬도 좋고, 환경보호도 필요하지만 원유의 핵심 수송로이자 수출입 물량의 70%가 오가는 한반도 남쪽 해역과 해상교통로를 수호할 해군 기동전단의 모항(母港)이 반드시 필요하다. 4·3문제와 제주도개발특별법 관련 갈등을 해결한 제주도민의 지혜에 기대를 건다.
  • ‘癌’ 직업병 범위 넓힌다

    ‘癌’ 직업병 범위 넓힌다

    직업성 암의 산업재해 인정 기준 폭이 이르면 내년부터 확대 적용될 전망이다. 해마다 6만여명이 암으로 사망할 만큼 치명적이고 흔한 병인데도 암을 직업병으로 인정받기 위해 넘어야 할 문턱이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정부가 수용했다. 현재 산재 보상 기준으로 공식 인정받는 발암물질은 방사선 피폭, 크롬, 벤젠, 석면, 염화비닐, 실리카, 검댕과 타르 등 7종이며 이에 더해 니켈, 카드뮴, 포름알데히드, 미네랄오일 등 상당수 유해물질이 추가 지정할 가능성이 높다. 21일 정부·노동계 등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산재보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직업성 암 인정범위를 확대하기로 하고 검토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4월부터 ‘직업성 암 등 업무상 질병에 대한 인정기준 합리화 방안’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며 이 결과를 토대로 산재보험법 등 관련법 정비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직무 과정에서 암이 발병했다며 산재 요양을 신청한 근로자는 125명이었고 이 가운데 17명만이 보상혜택을 받았다. 승인율이 13.6%에 그친 것으로 같은 해 전체 산재 승인율(52.1%)보다 크게 낮았다. 노동계는 현행 산재보상체계의 직업성 암 인정기준이 지나치게 까다로워서 생긴 결과라고 주장해 왔다. 현행 산재보험법 등에 명시된 7종의 법정 발암물질은 1963년 법제정 이후 한 번도 고치지 않았다. 법으로 인정받는 발암물질이 늘어나면 해당 물질을 다루는 업무 종사자가 암을 직업병으로 인정받기 쉬워진다. 산재판정 기준을 구체화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암을 직업병으로 인정받으려면 특정 발암물질에 일정 농도 및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노출돼야 한다는 등 기준을 명확히 해 산재 판정을 돕겠다는 것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그러나 산재 인정범위 확대에 대해 경영계가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日, 對韓 전후처리 불충분”

    “日, 對韓 전후처리 불충분”

    일본 센고쿠 요시토 관방장관은 7일 일본외국특파원협회(FCCJ)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대한 전후 처리 문제가 불충분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센고쿠 장관은 한국과의 전후 처리 문제와 관련, “하나씩 또는 전체적으로 이 문제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면서 “일본의 입장을 분명히 밝힐 필요가 있다.”며 기존의 정부 대응이 부족하다는 인식을 나타냈다. 또 1965년 한일협정문에 따른 개인청구권 소멸에 대해 “법적으로 정당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문제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혀 정치적 결단으로 새로운 개인 보상을 시행해야 한다는 견해도 표명했다. 특히 한일협정과 관련, “(체결) 당시의 한국은 군사정권 아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일본 외무성은 최근 한일협정 당시 ‘일한 협정과 개인청구권은 별개의 문제’라고 명시한 내부문서가 공개되자 “일한 협정으로 개인청구권 문제는 해결된 만큼 소송을 내도 구제는 거부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었다. 센고쿠 장관의 발언은 한·일 양국에 적잖은 파문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센고쿠 장관은 한국 피폭자 문제와 유골 반환, 사할린 거주 한국인 지원 등을 거론하면서 “안건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지만 구체적인 대책을 밝히지는 않았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천안함 함미 인양] 고비마다 실종자가족 ‘성숙한 결단’ 있었다

    지난 3일 평택 해군2함대 사령부 기자실. 이정국 실종자 가족협의회 대표가 붉게 충혈된 눈으로 들어섰다. 마이크를 잡은 손이 가늘게 떨렸다. 무겁지만 결연한 목소리로 “잠수요원의 또 다른 희생이 있어서는 안 된다. 선체 내부에 대한 진입을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수중 구조작업에 참여했던 해군 수중폭파팀(UDT) 소속 한주호 준위가 순직한 데 이어 수색작업을 돕고 귀항하던 쌍끌이 어선 금양98호가 2일 불의의 사고로 침몰하면서 내린 결단이었다. ☞[사진]우리는 영웅들을 기억한다…천안함 순직·희생자 희생자 가족들의 이 같은 결단은 이후 결정적인 고비에 두 차례나 더 있었다. 단장의 아픔을 억누르며 수습의 통로를 연 것이다. 결정적인 계기는 실종자 수색작업에 무리하게 투입된 한 준위가 끝내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숨지면서다. 이어 3일 함미에서 발견된 남기훈 상사가 차가운 주검으로 돌아오면서 가족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접었다. 가족들은 애끓는 심정을 뒤로한 채 “애꿎은 잠수사들이 또다시 희생되어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처음에 “내 아들만은 살려야 한다.”고 통곡하며 반대한 20여 실종 장병 가족들도 결국 마음을 돌렸다. 가족들은 찢어지는 마음을 다잡고 “앞으로 인명구조작업을 중단하고 인양작업에 돌입해 달라.”고 군에 요청했다. 군과 인양업체가 12일 천안함 함미를 침몰 장소에서 백령도 동남쪽 4.6㎞ 지점으로 이동시킨 것도 가족들의 동의가 있어 가능했다. 이날 기상이 악화될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자 민간 인양업체 직원들은 “크레인이 피항을 해야 하는데 이미 함미와 연결해 놓은 쇠사슬이 있어 쇠사슬을 끊거나 아니면 함미를 이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가족들은 긴급회의를 갖고 “부분적인 유실위험이 있지만 일단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만장일치로 동의했다. 이에 따라 수심 45m 해저에 가라앉아 있던 함미가 수심 25m 지역으로 옮겨지면서 인양 작업에 가속도가 붙었다. 잠수사들의 수중 작업시간이 길어지고, 잠수사들의 사고예방 효과도 컸다. 실종자 가족들은 14일 또 한번의 결단을 내렸다. 가족들은 “폭발지점으로 추정되는 절단면 부근에 있던 장병들의 귀환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피폭지점에 있던 미발견 실종장병을 ‘산화자’로 처리키로 결정했다. 특히 실종자 가운데 일부를 찾지 못하더라도 군에 추가적인 수색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함미 이동 결정에 이어 이틀 만에 잠수사들의 안전을 위해 또다시 어려운 결정을 내린 것이다. 국민들은 가족을 잃은 아픔 속에서도 타인을 배려하는 희생자 가족들의 결단에 무한한 경의를 표했다. 주부 송강민(51)씨는 “처음에 구조작업 중단을 요청했다는 소식을 듣고 소름이 쫙 돋았다.”면서 “희망의 끈을 놓기 어려웠을 텐데, 정말 어려운 결단을 했다.”고 가족들을 위로했다. 박정근(49)씨도 “천안함 장병뿐만 아니라 부모들도 영웅”이라고 눈물을 글썽였다. 정현용 이민영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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