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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리벡 기금’ 아직도 모르세요

    많은 사람들이 ‘기적의 백혈병 치료제’로 불리는 ‘글리벡’을 알지만 백혈병 환자가 ‘고가’의 이 약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한국노바티스(대표 미터 마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9월부터 새롭게 적용된 ‘글리벡 환자지원 프로그램’을 적용, 글리벡 보험 대상 환자의 본인부담금 10%를 전액 지원하고 있다. 약값의 나머지 90%는 건강보험 적용이 되기 때문에 이 약의 주요 적응증인 만성골수성 백혈병 환자가 부담해야 할 약값은 한 푼도 없는 셈. 그러나 이런 지원 프로그램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9월 이후 글리벡 무상 공급의 혜택을 본 환자는 모두 1500여명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에는 이 약의 적응증인 위장관기저종양(GIST)과 만성골수성 백혈병, 필라델피아 염색체 양성 급성림프구성 백혈병 환자가 3000명에 이르지만 절반가량의 환자가 글리벡 기금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글리벡은 100㎎ 용량 1알에 2만3045원으로 하루 4알을 먹는 초기 환자의 경우 한달 약값이 276만원에 이른다. 글리벡 기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신청서와 관련 서류를 한국 희귀의약품 센터 내 ‘글리벡 환자지원 프로그램본부’에 제출해야 한다. 서류 심사를 거쳐 적정 여부를 판단한다. 자세한 사항은 한국희귀의약품센터 홈페이지(www.kodc.or.kr)나 글리벡 환자지원 프로그램본부(02-538-3305)로 문의하면 된다. 한국노바티스 피터 마그 사장은 “아직도 많은 환자들이 지원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며 “더 많은 환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백혈병을 이겨낼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英산업혁명 그곳서 ‘녹색혁명’

    태양전지와 풍차로 전기를 만들고 난방열은 나뭇조각과 톱밥을 태워 얻는다. 생활용수는 빗물을 모아 걸러 쓰고 그나마 한번 쓴 물도 정화해 재활용한다. 개인주차장은 없다. 출·퇴근은 주민이 함께 쓰는 ‘카풀’용 전기자동차로 한다. 화석연료 사용이 ‘0’인 꿈의 주거단지가 영국 런던에 들어선다. 주요 에너지원을 ‘재생가능자원’에서 얻는 실험적 주거단지가 작은 마을 단위에서는 시도된 적이 있다. 하지만 런던시의 구상은 소박한 ‘생태마을’ 수준을 넘어선다. 수용능력이 1000가구가 넘는 사실상 ‘신도시’이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3일(현지시간) 런던시가 템스강 하구에 세계에서 가장 큰 생태적 주거단지를 2010년까지 건설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켄 리빙스턴 시장에 따르면 이 신도시는 에너지원을 풍력과 태양열, 톱밥 같은 재생가능자원에서 100% 얻는다. 리빙스턴 시장은 “런던의 생태주거단지는 유럽의 대도시에서도 ‘지속가능한 도시계획’이 가능하며, 모든 신도시들이 탄소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도시 계획에는 런던개발공사와 환경단체 그린피스, 토목회사 에이룹사가 참여해 세부안을 마련하고 있다. 문제는 가장 중요한 부지가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가디언은 그러나 런던시의 계획은 템스강 하구에 20만가구 규모의 신도시 계획을 밀어붙이고 있는 존 프레스코트 부총리로부터 열광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런던시가 모델로 삼는 것은 서리주(州) 서턴에 있는 녹색마을 베드제드다. 이곳은 2002년 지어진 82가구 규모의 청정에너지지구다.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고 모든 주택은 남향으로 설계됐다. 건축재료는 수송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최소화하려고 반경 약 56㎞ 이내에서 생산되는 것만 사용했다.전력은 각 가정에 설치된 태양전지와 마을외곽의 톱밥 자가발전소에서 얻는다. 에이룹의 피터 헤드 이사는 “우리의 목표는 런던에 베드제드보다 큰 신도시를 만드는 것”이라면서 “규모가 큰 만큼 지금까지 개발된 대부분의 재생에너지 기술을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물과 뭍에서 한강을 달린다

    물과 뭍에서 한강을 달린다

    이번 주말에는 가족·연인과 함께 간단한 도시락을 챙겨들고 한강으로 봄나들이를 떠나볼까요. 봄꽃 향기가 싱그러운 강바람을 타고 코끝을 간지릅니다. 형형색색의 꽃동산으로 바뀐 공원에는 노란 개나리와 은백색 벚꽃 등 다양한 꽃들의 현란한 잔치가 벌여졌고, 쪽빛 강물은 파란 하늘을 담아 가슴을 활짝 열어 준답니다. 볼거리도 풍성합니다. 가족끼리 오순도순 한강변을 걸으며 봄꽃을 만끽해도 좋고, 자전거를 빌려 하이킹에 나서기에도 제격이랍니다. 아니면 최근 등장한 ‘해적 유람선’ 등 한강 유람선을 타고 한강 나들이에 나서도 좋고, 제트스키나 보트를 빌려타고 수상레포츠를 즐겨도 좋습니다. 낚시꾼들을 위한 낚시터와 국궁장, 파크 골프장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자연관찰학습장이나 수생식물원, 놀이시설, 전시관, 역사유물 등이 곳곳에 포진하고 있습니다. 한강은 최근 개봉한 영화 ‘청춘만화’와 ‘괴물’ 등 영화촬영의 명소이기도 하지요. 멀리갈 필요 있나요. 가까운 한강시민공원을 찾아 ‘한강의 봄’을 즐겨보세요. 최고의 레저·휴식 공간이랍니다. 글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강바람 꽃향기 강변길 200리 몸으로 눈으로 즐기며 ‘씽씽’ 싱그러운 강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자전거 하이킹은 생각만으로도 가슴이 상쾌하다. 자전거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으로 건강에도 좋다. 한강에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강변도로는 한강 남쪽은 강서구 개화동 강서지구에서 강동구 암사동 광나루지구까지 41.4㎞, 한강 북쪽은 광진구 광장동 광진교 북단에서 마포구 망원동 난지지구까지 39.3㎞에 이른다. ●싱그러운 강바람을 가르며 지난 9일 낮 12시 한강 여의도 시민공원. 전날 한반도를 휘감았던 황사가 걷히고 맑게 갠 한강은 어느 때보다 푸르름이 더했다.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 2번 출구로 나오자 은백색 벚꽃이 반겼다. 활짝 꽃망울을 터뜨린 벚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한강 나들이가 즐겁다. 널찍한 잔디광장에 내려서자 가족단위 나들이객들과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이 강변을 따라 난 도로를 산책하거나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즐기고 있었다. 원효대교 아래에 있는 자전거 대여점에 들러 자전거를 빌려타고 자전거 하이킹 대열에 합류했다. 대여료는 1인용의 경우 1시간당 3000원이며,15분 초과시마다 500원이 추가된다. 오랜만에 타보는 자전거 ‘페달’의 짜릿함이 몸으로 전해졌다. 강에서 불어오는 꽃바람이 머릿속을 상쾌하게 만들어준다. 한강 위로는 수십개의 가오리 연들이 꼬리를 물고 날아오르는 등 강바람을 맞으며 연을 날리는 시민들이 눈에 띄게 많다. 한강에는 제트스키와 보트가 물길을 가르며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선착장에는 유람선을 타려는 사람들로 길게 늘어섰다. 북적이는 공원을 벗어나 63빌딩 앞에 이르자 한적한 봄의 풍경이다. 잔디밭 위에는 옹기종기 모여 도시락을 먹거나 산책을 즐겼다. 광장에 설치된 그네를 타는 사람들과 아이들은 흙을 밟으며 즐겁게 뛰어놀았다. 눈길을 끄는 파크 골프장에는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잔디 위를 오가며 즐겁게 골프를 즐겼다. 파크골프는 경기 방식은 골프와 비슷하나 골프공보다 큰 지름 6㎝ 크기의 플라스틱 공을 이용한다. 장비 대여료는 5000원이며, 문의는 한국파크골프협회(412-4397). 자전거의 종류도 다양하다. 혼자 타는 ‘1인용’과 연인들이 애용하는 ‘2인용’은 평범한 것. 가족들이 함께 타는 ‘3인용’은 물론 누워서 타는 이색 자전거들이 눈길을 끌었다. 복장도 알록달록한 복장에서부터 구두를 신고 타는 사람까지 다양하다. 자전거 전용도로로 차가 다니지는 않지만 인라인스케이트와 산책하는 사람들이 오고가 한눈을 팔면 다소 위험할 수 있다. 꽃구경 등은 도로 한편에 자전거를 잠시 세워놓은 뒤 구경하는 것이 좋다. 집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한강에 나왔다는 주부 김현주(43·영등포구 신길동)씨는 “가족들과 함께 자주 한강을 찾는데 이맘 때가 가장 아름답고 자전거를 타기 좋다.”면서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말했다. ●자전거를 타고 한강 한 바퀴 한강 공원 곳곳에는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며, 마음만 먹으면 자전거를 타고 한강을 한 바퀴 돌 수도 있다. 가장 동쪽에 있는 광나루지구를 출발한다면 잠실∼잠원∼반포∼여의도∼양화∼강서지구까지 간 뒤 강을 건너 난지∼망원∼이촌∼뚝섬을 거슬러 와야 한다.80㎞가 넘는 거리로 최소 4∼5시간은 잡아야 한다. 한강 동쪽 끝에 있는 광나루지구는 최적의 하이킹 코스다. 자전거도로가 6.4㎞에 이르며, 서울시 유일의 상수원보호구역으로 각종 수상레저 활동이 금지돼 있어 물이 맑고 깨끗하다. 한강상류로부터 유입된 토사가 퇴적돼 형성된 호안과 대규모 갈대군락지가 있으며, 북쪽 아차산 수목의 푸름과 잘조화돼 주변 경관이 아름답다. 인근에 암사 선사유적지와 풍납토성, 몽촌토성 등이 있다. 잠실지구는 성내천에서 잠실 수중보를 지나 영동대교와 잠실철교 사이에 위치해 있으며, 자전거도로가 6.3㎞에 이른다. 각종 꽃과 나무들이 잘 조성된 자연학습장이 있다. 반포대교와 동작대교 사이에 있는 반포지구는 자전거도로가 7.2㎞에 이르러 젊은 연인들에게 인기 있는 하이킹 코스다. 둔치 중간에 있는 인공섬은 물길을 따라 자연석 호안가에 의자와 수양버들이 드리워져 있다. 이곳은 붕어와 잉어가 잘 낚이는 지점으로 낚시인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서쪽 끝 강서지구는 습지생태공원과 체육공원의 테마형 공원으로 숲길을 따라 3.1㎞의 자전거 도로를 갖추고 있다. 호젓한 자전거 하이킹을 즐기기에 좋다. 가양대교 북단(난지천)과 성산대교 북단(홍제천) 사이에 있는 난지지구는 여가·레저 및 습지생태공원 기능을 고루 갖춘 공원으로 13.2㎞의 자전거도로를 갖췄다. 한남대교와 마포대교 사이 북단에 있는 이촌지구는 12.6㎞의 자전거 도로가 있으며, 잠실대교와 한남대교 사이에 위치한 뚝섬지구는 자전거 도로만 14.2㎞에 달해 가장 긴 자전거 도로를 갖췄다. 한강공원이 조성되기 전부터 강변유원지로 유명한 곳으로 선상레스토랑과 수영장 등 각종 레저시설을 고루 갖췄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복장은 밝은색 계통으로 안전장비 반드시 착용을 한강에서 자전거를 즐기는 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자전거를 타기에 앞서 헬멧 등 안전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또 한강변을 달리는 만큼 추락사고 등에 주의해야 하며, 인라인스케이트와 보행자 등은 물론 일부 구간에서 자동차와 함께 달려야 해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햇볕이 따가운 여름철에는 자외선 차단크림을 바르고,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복장은 통풍이 잘되고 눈에 잘 띄는 밝은색 계통이 좋으며, 되도록 팔과 다리가 노출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전거는 선유도공원을 제외한 전 지구에서 대여할 수 있으며,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일몰 전까지이다. 대여료는 1인용은 1시간당 3000원이며,15분 초과시마다 500원이 추가되며,2인용은 6000원이며,15분마다 1000원 추가된다. 대여시 신분증을 맡겨야 한다. 일회성으로 타려면 빌리는 것이 좋지만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려면 구입을 하는 것이 좋다. 자전거는 알루미늄이나 카본, 티타늄 등 가벼운 소재의 자전거가 많으며, 보통 15∼21단의 기어를 갖춘 것이 많다. 한강시민공원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대부분의 공원들이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으로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승용차는 요일제 차량만 주차할 수 있으며,1일 3000원의 주차비를 내야 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한강에 해적선? 동심의 세계로 9일 벚꽃이 만발한 여의도 선착장. 매표소 앞에는 테마유람선 ‘해적선’을 탑승하려는 인파로 가득했다. 오색기가 나부끼는 선착장에선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해적선에 올라서자 얼굴에 흉터 자국을 새긴 선원들이 승객을 맞는다. 다정한 말투에도 아이들은 겁먹은 표정이다. 해적선은 전시회장을 연상시켰다. 앞쪽에는 칼과 해골이 그려진 깃발을 매단 5m 길이 돛대가 놓여 있었다. 위아래로 끌어 올리도록 제작됐다. 1층 외부 난간에는 형형색색의 방패 36개가 붙어 있고, 배 뒤쪽에는 보물섬이라 쓰인 해골 등 조형물이 보였다. 해적선 내부에는 벽화가 가득했다. 감옥에 갇힌 노예가 배를 젓는 모습과 수많은 금이 쌓여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술저장고, 대포조형물, 칼 등 소품도 보였다. 천장에는 밧줄을 주렁주렁 매달아 선박의 느낌을 살렸고, 한강 전경을 바라보며 음료를 즐기도록 앉을 자리를 마련했다. “해적선에 오신 걸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꼬마 친구들, 안녕” 보라색 치마를 입고 검은색 부츠를 신은 집시 여성인 ‘웬지’가 명랑한 목소리로 인사를 한다. 선장 인형을 뒤집어쓴 ‘루크 선장’은 갈고리를 흔들며 인사했다. 신난 표정으로 선장과 다정히 사진을 찍기도 했지만,‘무섭다.’며 울음을 터뜨린 아이도 있었다. 남성 해적인 ‘터리숭숭’‘누니부리’ 주방장 ‘까비’도 무대 중앙에서 음악에 맞춰 흥겹게 춤췄다. 이들은 칼이나 채찍을 휘둘러 해적선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저작권 문제로 이들의 이름은 피터팬 등장인물을 조금씩 바꿔 지었다. 배가 선착장을 떠나자 음악이 동요로 바뀌었다. 아이들과 어른들은 주전부리를 판매하는 매장을 맴돌며 한강 유람을 즐겼다. 20분 후 웬지가 “피터팬이 공격해올 것 같다.”고 소리쳤다. 루크 선장도 “알람소리가 들린다.”며 뒷걸음쳤다. 뿌연 안개가 바닥에서 올라왔다. 배가 흔들리더니 대포 발포소리가 이어졌다. 아이들은 놀란 표정으로 해적 선원의 움직임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어른들은 아이들 반응에 웃음을 터뜨렸다.“꽉 잡으라.”는 경고와 함께 배가 회전하며 좌우로 마구 흔들렸다.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어지럽다고 불평했지만,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다녔다. 웬지가 “피터팬을 봤느냐. 착한 사람에겐 보였을 것”이라고 말하자 몇몇 아이들이 “보지 못했다.”며 울쌍을 지었다. 선원들이 피터팬이 자꾸 와서 걱정이라고 푸념하자 한 아이가 “힘센 우리 아빠가 혼내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한바탕 소동이 끝난 뒤 유람선 직원들은 한강의 역사를 영어로 설명했다. 1시간쯤 흘러 레크리에션 댄스가 시작됐다. 선원들이 2층 중앙에서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탑승객이 율동을 함께 따라하는 것. 아이들이 주변에 둘러서서 열심히 춤을 배웠다. 작은 아이들은 목을 한껏 빼내 선원의 율동을 유심히 쳐다봤다. 유람선에선 흥겨운 댄스파티가 펼쳐졌다. 아들(8), 딸(5)과 승선한 홍정미(36)씨는 유쾌한 시간이었다고 만족해했다.“동화책에서 읽은 해적선처럼 실감나게 장식해 아이들이 흥미로워한다.”고 했다. 딸 승희양도 “무섭지 않았어요. 춤추는 게 재미있어 또 올거예요.”라고 말했다. 웬지역을 맡은 김설희(24)씨는 “어른은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고, 아이들은 꿈을 펼칠 퍼포먼스라 가족에게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어른들이 술에 취해 해적 선원의 퍼포먼스를 방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낮엔 해적·밤엔 쿰비아 공연 테마유람선 ‘해적선’(Pirates of the Caribbean)이 한강에 떴다. 한강유람선 7척 중 21세기호(정원 216명)를 동화에 나오는 해적선 분위기로 리모델링했다. 배 앞쪽에 칼과 해골을 그린 깃발을 매달고 노예들이 배 젓는 모습을 벽화로 담았다. 해적선 1·2층 중앙홀에선 낮에는 해적들의 공연이, 밤에는 흥겨운 쿰비아(Cumbia) 공연이 펼쳐진다. 쿰비아는 카리브해 인근 콜롬비아 전통음악을 연주하는 3인조 외국인 밴드다. 민속관악기로 카페 분위기를 연출한다. 해적선은 오전 11시, 오후 1시30분,3시30분 등 하루 3차례, 쿰비아 해적선은 9시30분에 운항한다. 여의도 선착장을 출항해 동작대교 앞에서 돌아오는 유람선 운항료는 어른 1만 4600원, 어린이 7300원. 월요일에는 공연이 없다. 생일이나 기념일을 맞은 승객에겐 쿰비아 밴드가 에콰도르 민속품을 선물로 증정할 예정이다. 문의 02)3271-6900, 홈페이지 www.hanriverland.co.kr ■ 선유도에 가면 나도 ‘영화 주인공’ “낡은 것이 아름답다.” 서울시내 한강시민공원의 12개 지구 가운데 우리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곳으로 단연 선유도(仙遊島)가 꼽힌다. 한때 서울의 서남부 지역에 물을 공급했던 선유정수사업장을 그대로 놔둔 ‘재활용 생태공원’이다. 부서진 콘크리트 기둥과 녹슨 철근더미에서 시간의 향기가 배어 나온다. 바야흐로 ‘도심 재생’의 시대가 다가오는 것이다. 헌것을 부수고 새것을 짓는 게 미덕인 시대는 이제 지났다. ●공원으로 다시 태어난 물공장 선유도는 겸재 정선의 진경 산수화에도 나올 만큼 빼어난 비경을 자랑했다. 하지만 1920년대 대홍수로 제방을 쌓고 1960년대 여의도 비행장 건설에 필요한 암석들이 채취되면서 비경은 온 데 간 데 없어졌다.1978년부터는 서울시 서남부의 수돗물을 공급하는 정수장이 들어섰다. 그 뒤 2002년 선유도공원으로 다시 만들어지기까지 선유도는 ‘닫힌 공간’으로 남아있었다. 건축가 황두진씨는 ‘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라는 책에서 “건축가 조성룡에 의해 다시 태어난 선유도를 통해 물의 도시로서의 흔적을 발견했다.”면서 “한강 지류가 흘러드는 곳에 교하를 발달시켜 항구로서의 기능을 보완한다면 서울의 항구화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선유도는 세계조경협회 동부지역회의 조경작품상, 미국조경가협회 디자인상, 한국건축가협회상 등을 받기도 했다. ●낡은 콘크리트와 자연의 조화 선유도 공원은 테마별로 나뉜다. 우선 공원 한가운데 1000평 크기의 ‘녹색 기둥의 정원’은 정수지 지붕을 걷어내고 30개의 기둥만을 남겨놓은 곳이다. 기둥 윗부분 튀어나온 철근과 부서진 부분은 건드리지 않았다. 담쟁이덩굴이 기둥을 감싸면서 올라와 낡은 구조물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약품 침전지를 재활용해서 다양한 식물의 세계로 만든 ‘시간의 정원’도 볼거리다. 낡은 구조물과 대비되어 시간의 흔적을 보여준다고 해서 시간의 정원이라고 이름이 붙었다. 방향원, 덩굴원, 색채원, 소리의 정원, 이끼원, 고사리원, 푸른 숲의 정원, 초록벽의 정원 등 주제별로 꾸며진 작은 정원을 감상할 수 있다. 선유도에서는 화장실조차 범상치 않다. 둥그스름한 건물 외관은 정수장 구조물을 그대로 놔두었기 때문에 정수장 흔적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물론 화장실 내부는 최신식이다. 이처럼 화장실뿐만 아니라 환경놀이마당, 원형극장, 환경교실 등 ‘4개의 원형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밤이면 동화나라로 변신 선유교는 양화지구와 선유도를 잇는 보행전용다리다. 아치형으로 만들어져 ‘무지개 다리’로도 불린다. 다리 초입부의 너비는 14m지만 다리 중앙으로 갈수록 너비가 4m까지 좁아진다. 바로 아래는 한강이어서 아찔한 느낌을 준다. 바람이 불면 흔들리기까지 하지만 안전하다. 특히 밤이면 환상적인 무지갯빛 조명이 반짝거리는 강물과 어우러진다. 선유교 하류에서는 202m 높이의 물줄기가 하늘의 문을 두드리는 듯한 느낌을 준다. 지난 8일부터 가동되기 시작한 월드컵분수대. 평일에는 오후 1시·오후 6시부터 30분 동안 두 차례씩 가동하며, 주말(토·일·공휴일)에는 오후 1시·6시·8시 3차례 가동된다. ●드라마·영화 촬영지로 뜬다 최근 개봉한 권상우, 김하늘 주연의 ‘청춘만화’에서 주인공들이 풋풋한 사랑을 빚어낸 공간도 선유도였다. 드라마 ‘네멋대로 해라’, 김기덕 감동의 ‘사마리아’ 등에서도 선유도가 등장했다. 선유도 어디에서 사진을 찍건 풍경화에서나 나올 법한 분위기여서 ‘디카족’들의 인기를 독차지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웨딩 촬영을 하는 사람들도 간간이 보인다. 차량(장애인용 차량 제외)은 진입할 수 없다. 지하철 2호선 당산역 1번 출구에서 1.3㎞, 지하철 2·6호선 2·8번 출구에서 1.3㎞. 양화대교 북단에서 남단으로 가다 보면 선유도 정문이 나온다. 주말·공휴일에는 1차 입장객이 1000명이 넘을 경우 입장 인원을 통제하기 때문에 예약하는 것이 좋다.(02)3780-0590.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연극 ‘미실’ 주인공 김호정

    연극 ‘미실’ 주인공 김호정

    아리아를 열창하는 성악가에게 핀라이트 조명이 쏟아졌다. 난생 처음 본 오페라 공연. 초등생 소녀는 눈부신 조명과 무대를 감도는 기분좋은 떨림에 단번에 매혹됐다. 그 길로 성악을 배웠지만 곧 재능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성악가의 꿈을 접었다. 중학생때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을 보고서 ‘저거다’ 싶었다. 가족의 반대를 무릅쓰고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한 것도 뮤지컬배우가 되고 싶어서였다. 졸업 후 ‘캐츠’ 등 여러 편의 뮤지컬 무대에 섰다. 노래 한곡을 100번쯤 연습해야 무대에 설 수 있는, 재능보다는 열정이 앞선 배우였다. 그러다 독일에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봤다. 기막히게 노래 잘하는 배우들을 보며 그 자리에서 뮤지컬을 포기했다. 김호정(38). 일명 ‘여배우 트로이카’(박정자, 손숙, 윤석화)의 뒤를 이을 차세대 대표 주자로 꼽히는 그녀가 뮤지컬배우 지망생이었다는 사실은 좀 뜻밖이다. 차분하고 지적인 얼굴, 하늘하늘한 몸매, 게다가 낯을 가리는 성격의 그녀가 무대에서 격렬하게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연극 ‘갈매기’‘보이체크’, 영화 ‘나비’‘꽃피는 봄이 오면’ 등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도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녀가 연극 ‘미실’(24일∼5월7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의 주인공을 맡았다는 소식도 그런 점에서 의외였다. 미실이 누군가.‘화랑세기’에 등장하는 실존인물인 미실은 타고난 미와 색으로 신라시대 왕실 남자들을 좌지우지한 여성이다. 무공해 식물 같은 김호정에게 성적 본능에 충실한 미실은 어쩐지 버거워 보였다. “배우라면 누구나 전혀 다른 성향의 연기에 도전하길 원해요. 매번 비슷한 역할을 할 바엔 뭐하러 힘들게 연기하겠어요.” 극단에 적을 두지 않고, 공연마다 새로운 연출가와의 작업을 선호하는 이유도 그래서다. 지난해 김별아의 장편소설 ‘미실’이 인기를 끌었지만 극단 여행자의 연극 ‘미실’(양정웅 작·연출)은 그보다 앞서 2002년 초연됐다. 왕을 색으로 섬기는 색공의 운명을 타고난 미실은 진흥, 진지, 진평 등 3대 왕은 물론 태자 동륜, 화랑 사다함 등 무수한 남자들을 섭렵했다. 인터뷰 직전까지 정사 장면을 춤으로 형상화한 대목을 연습하다 왔다는 김호정은 “미실은 권력을 위해 성을 이용하는 팜므파탈이 아니라 주어진 운명에 따라 모든 남자에게 매순간 최선을 다했던 자유로운 여성”이라고 분석했다. 미실은 극중 일곱명의 남자와 사랑을 나눈다.“야하지 않느냐.”고 묻자 “야하기는 한데 아름다울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다작을 싫어한다. 영화든 연극이든 많아야 1년에 한편 정도다.2001년 영화 ‘나비’로 로카르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에는 심한 슬럼프에 빠져 한참을 쉬었다. 그러다 지난해 연극 ‘갈매기’ 등 체호프 연작과 영화 ‘모두들, 괜찮아요’‘피터팬의 공식’ 등에 출연했다.“20대때는 참 당돌했어요. 나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죠.30대가 넘으니 작품 전체가 보이고, 다른 사람들이 눈에 들어와요. 삶에 대한 이런 변화들이 연극에 드러났으면 좋겠어요.” 글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사진 정연호기자 tgpod@seoul.co.kr
  • “다빈치 코드 표절 아니다”

    2003년 3월 출간된 후 전 세계에서 4000만부가 팔린 소설 ‘다빈치 코드’의 표절 재판이 저자인 댄 브라운의 승리로 끝났다. 영국 런던대법원은 7일 역사 논픽션 ‘성혈과 성배’의 두 작가가 다빈치 코드가 자신들의 작품을 표절했다고 제기한 소송을 기각했다. 피터 스미스 대법관은 “평결은 표절 논란이 아무 가치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송 자체가 놀랍다.”고 말해 표절 주장이 신빙성이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댄 브라운은 “이번 판결로 이제 집필에만 전념하게 됐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랜덤하우스 게일 리벅 회장은 “애당초 법정으로 갈 문제도 아니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소송은 1982년 출판된 ‘성혈과 성배’의 작가 마이클 베이전트와 리처드 리가 ‘다빈치 코드’를 출판한 랜덤하우스를 상대로 제기했다. 이번 재판 결과로 오는 5월 개봉을 앞둔 영화 ‘다빈치 코드’에도 긍정적인 작용을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가톨릭과 기독교계는 표절로 판명될 경우 영화 개봉을 적극 저지하겠다는 입장이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걸파이트(KBS1 밤 12시30분) 반항기에 있는 10대 소녀가 사각의 링에서 정체성을 찾고 인간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그린 성장 영화다. 스포츠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승부의 긴장감이나 승리의 환희와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다. ‘슈팅 라이크 베컴’(2002)이나 ‘밀리언달러 베이비’(2004)와 비교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가장 여성 파워가 빛나고 있다.‘걸파이트’의 여주인공은 심지어 남자 선수와 링 위에서 맞붙기도 한다. 저예산 독립영화로 단 30일 만에 촬영을 끝낸 이 영화는 2000년 선댄스영화제에서 최우수 감독상 등을 받으며 각광받았다. 또 칸영화제, 도빌영화제 등 여러 곳에서 상을 휩쓸었다. 데뷔작이었던 이 작품으로 유명세를 탔던 여성 감독 캐린 쿠사마는 지난해에는 피터 정 원작의 애니메이션을 영화로 옮긴 ‘이온 플럭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주인공 미셸 로드리게스는 이후 ‘분노의 질주’(2001) ‘레지던트 이블’(2002)과 TV시리즈 ‘로스트’ 등을 통해 국내에서도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걸핏하면 싸움에 휘말리는 문제아 다이아나(미셸 로드리게스)는 어느 날 남동생이 다니는 체육관에 들렀다가 권투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권투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며 조금씩 자신감과 희망을 찾게 된 다이아나. 체육관 동료 애드리안(산티아고 더글러스)과도 달콤한 사랑을 시작한다.2000년작.107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천국보다 낯선(EBS 오후 1시50분) 1980년대 미국 인디 영화의 걸작으로, 독립영화의 기수 짐 자무시 감독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두 남자와 한 여자의 여행기를 통해 아메리칸 드림의 낯선 현실을 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래 ‘신세계’라는 단편이었으나 짐 자무시 감독이 두 단락을 추가해 장편으로 만들었다. 잦은 생략과 절제된 카메라를 통해 고독감과 소외감이 흑백 화면에 녹아든다는 평.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 수상작이다. 뉴욕 빈민가에 사는 윌리(존 루리)에게 헝가리에서 사촌 에바(에스터 벌린트)가 찾아와 머물다 간다. 윌리는 1년 뒤 친구 에디(리처드 에드슨)와 함께 클리블랜드에 있는 에바를 만나러 여행을 떠난다. 핫도그 가게 점원으로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에바는 에디 등이 찾아오자 함께 플로리다를 향해 떠난다. 세 사람의 여행은 윌리와 에디가 개경주에서 돈을 날리며 삐걱거리기 시작하는데….1984년.89분.
  • “품질에 만족”… 사례금 135억원!

    울산 현대중공업이 선박건조를 주문하는 외국 선주사로부터 품질만족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받는 사례금이 해마다 늘어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7일 1983년 노르웨이 라이프훼이사로부터 고품질 선박 건조에 대한 사례금으로 8000만원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받은 사례금이 135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육상원유 생산설비를 주문했던 미국 엑손모빌사는 철저한 안전관리로 고품질의 설비를 완공해 준데 대한 답례로 지난달 1000만원 상당의 기념품을 전달했다. 지난 2월에는 독일 피터 돌레사와 그리스 카디프가 각각 2만 5000달러, 그리스 코스타마레사가 2만달러, 노르웨이 윌헬름센사가 1만달러를 전달했다. 올 1∼2월에만 11개 고객사가 20만 5000달러의 사례금을 내놓았다. 회사측은 고객사로부터 받는 이같은 사례금은 모든 직원들이 열심히 일한 덕분에 받는 보너스이기 때문에 모두 직원들의 후생복지에 쓴다고 밝혔다. 부가가치가 높은 대형선박 위주로 수주를 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3년치가 넘는 일감을 확보해놓고 있으며 올 들어 지금까지 50억 5000만달러어치의 선박을 수주해 올해 목표량(125억달러) 40%를 달성했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피터팬의 성장’ 즐거움만 있을까

    따뜻한 안식처를 뜻하는 자궁. 내 온 몸을 따뜻하게 감싸줬던 온기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그래선지 흔히 자궁은 양수로, 양수는 물의 이미지로 표현된다. 성장영화 ‘피터팬의 공식’(감독 조창호·제작 LJ필름)은 자궁을 향하는 열아홉 청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물의 이미지를 끌어다 쓴다. 직접 물을 못 쓴다면 팬터지풍의 장면을 넣어 화면을 마치 물처럼 일렁이게 해서라도 물의 이미지를 준다. 영화의 처음과 끝 장면은 사실 영화의 모든 것이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 저 멀리 빛나는 등대 아래 어디부터가 하늘이고 어디부터가 물인지 모르는 바닷가의 검푸른 물이 화면을 가득채운다. 차이가 있다면 마지막 장면에서는 주인공 한수(온주완)가 그 바다를 멋지게 가르고 나아간다는 것뿐. 이 어둠을 밝혀주는, 반짝이는 등대는 영화 중간에 한번 더 반복된다. 바로 한수가 자신을 이해해주는 옆집 아줌마 인희(김호정)와 교감할 때다. 낮은 담을 사이에 두고 서로의 집에서 바라보던 한수와 인희는 마치 등대처럼 현관 불을 껐다 켰다 하면서, 서로의 존재를 알려준다. 마침 한수가 수영선수로 설정됐다는 것도 그렇다. 영화 도입부에서 수영선수를 때려치우기 전, 기록 측정이 끝난 뒤 숨을 꾹 참고는 아주 오랫동안 자유롭게 유영하던 한수의 이미지는 자궁이나 양수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게 한다. 그러다, 숨을 꾹 참다 마침내 물 밖으로 나오는 순간, 한수는 더 이상 수영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영화는 그 뒤 한수의 우울한 일상을 쫓아간다. 홀어머니는 삶이 무상하다며 살충제를 들이키고는 식물인간이 되어버리고, 병원에서 만난 같은 처지의 대학생 누나는 몸을 팔고, 자신은 어느새 편의점을 턴다. 어머니가 알려준 아버지는 자식을 모른 체하고, 그나마 자신이 들어가게 해달라도 애원했던 인희는 불모(불임)의 몸이다. 단, 그렇게 우울하기만 한 영화는 아니니까 몇번쯤은 호쾌하게 웃어도 상관없겠다. 진짜 코미디는 우스꽝스러운 행동이나 외모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상황에서 오는 아이러니임을 정확히 보여준다. 선댄스·베를린영화제 등 많은 국제영화제에서 호평받았고, 프랑스 도빌 아시아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선을 보였다.13일 개봉,18세 이상 관람가.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송두율칼럼] 여성과 정치

    [송두율칼럼] 여성과 정치

    국무총리에 이미 여성이 지명되었고 서울시장선거에도 유력한 후보로 여성이 나섰다. 오래 전부터 야당 당수가 여성이니 이 같은 일이 특별한 사건은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여성의 정치참여가 아직도 일상적인 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한국사회이기에 여러 가지로 관심을 끌 수밖에 없게 되었다. 얼마 전 독일에서도 여성총리가 처음으로 탄생, 지금까지 남성명사로만 있었던 총리 칸츨러(Kanzler)에 여성변화어미(語尾)를 붙여 칸츨러린(Kanzlerin)이라는 새 단어를 만들어야만 했다. 정치의 기본코드는 권력의 유무(有無)다. 권력쟁취를 위한 투쟁은 모든 윤리적 규범으로부터 자유스러워야 한다는 마키아벨리즘이 지배하는 곳에 여성이 설 자리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여성의 아름다움, 부드러움 나아가 모성애적인 따뜻함과 평화스러움이 난폭하고 험한 정치판에 전혀 어울리지 않고 또 버텨낼 수도 없다는 것이다. 남편인 피터 3세를 살해하고 황제의 자리에 올라 터키와의 전쟁에서 승리, 크림반도 북부까지 영토를 확장했던 러시아의 카테리나 대제(大帝), 포클랜드 문제로 아르헨티나와 전쟁까지도 불사했던 영국의 대처 총리, 이웃나라 파키스탄과 무력충돌에 이어 전쟁을 벌였던 인도의 간디 총리처럼 그 같은 통념에 반하는 여걸들도 있지만, 동서양과 고금을 막론하고 여성과 정치는 거리가 멀다는, 아니 멀어야만 한다는 생각의 뿌리는 꽤나 깊다. 이에 대하여 사회주의자들은 무엇보다도 남녀간의 차별 자체를 바로 자신의 구성요소로 삼고 있는 계급사회가 타파되고 사회주의사회가 수립되면 여성과 정치를 보는 그러한 부정적인 생각도 기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도시와 농촌의 격차,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의 차이, 그리고 종족간의 갈등과 더불어 남녀간의 차별문제도 원만하게 해결하지 못했다는 것을 ‘현실 사회주의’는 보여 주었다.‘현실 사회주의’가 무너지고 나서 보다 더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 바로 여성들의 처지임을 감안할 때 ‘역사의 종말’을 구가했던 자본주의도 문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여성문제를 사회적 관계보다 여성존재의 더 깊은 내면으로부터 분석한 ‘여성주의적(feminist)’ 논의들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다. 이런 논의들은 무엇보다도 남근(男根), 폭력, 주체, 동일성의 표상으로서 ‘남성’에 의해서 일방적으로 규정되고 또 배제된 타자(他者)로서의 수동성, 부드러움, 상상력, 연대성, 비(非)동일성인 ‘여성’을 문제 삼았다. 자신의 이마에 자기가 누구인지를 설명하는 글이 적혀 있지만 정작 자신은 이를 읽을 수 없게 되어있는 주체 아닌 주체가 바로 ‘여성’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모순으로부터 도출된 역설적인 결론, 즉 ‘여성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자기확인은 그래서 더욱더 강렬하게 ‘여성’의 자기 긍정을 요구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한 요구로부터 한 걸음 더 나아간 주디스 버틀러(J Butler)의 ‘탈(脫)여성주의적(postfeminist)’ 담론은 ‘여성’을 하나로 묶어보는 시각 자체도 ‘남성’에 의해서 강요된 것으로 보고,‘여성’ 내부에 존재하는 ‘차이’도 문제삼는다. 이러한 시각은 그러나 여성문제의 절박한 현실적 구조를 성의 상징적 표현의 문제로만 보려는 위험을 안고 있다. 이번의 여성정치인의 화려한 등장과 더불어 여성문제를 사회적 맥락에서 보아야 하느냐, 아니면 ‘여성주의적’ 또는 ‘탈여성주의적’ 시각에서 바라보아야 하는지, 여성정치인도 제도화된 남성중심의 정치구조 속에 결국 함몰되고 말 것인지, 많은 여성들이 왜 여성정치인에게 투표하지 않는지, 모성담론에 의거한 보다 더 인간적인 정치의 가능성과 한계 등 많은 질문이 제기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성정치인의 부상(浮上)을 한국사회의 크고 작은 모순을 직시하는 중요한 계기로 삼아야지 그저 정치계의 또 하나의 흥미로운 이야기로만 보고 지나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 [이슬람 문명과 도시] (6)시리아 다마스쿠스

    [이슬람 문명과 도시] (6)시리아 다마스쿠스

    아침 비행기로 요르단의 암만을 출발한 지 1시간도 못되어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 착륙하겠다는 기내 방송이 나온다. 두 나라의 수도가 이렇게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안전벨트를 매라는 승무원들의 재촉을 받으며 창밖을 바라보니 뿌연 매연을 뒤집어 쓴 다마스쿠스 시가지가 내려다보이고 그 서쪽으로 안티-레바논 산맥의 눈 덮인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다마스쿠스를 감싸고 있다. 비행기는 한바탕 요동을 친 후 순조롭게 착륙해 활주로를 미끄러지듯이 달린다. #세계서 가장 오래된 ‘동양의 진주´ 소위 “인류가 계속해서 거주한 가장 오래된 도시” 다마스쿠스에 도착한 것이다. 다마스쿠스는 약3500년 전에 인류가 거주하기 시작한 후 한번도 폐허가 되지 않고 그 역사적 맥락을 이어온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로 간주된다. 그래서 서양 사람들은 이 도시를 ‘동양의 진주(the Pearl of Orient)’라고 부르기도 한다. 다마스쿠스의 공식 명칭은 아랍어로 디마쉭 앗-샴(Dimashq ash-Sham)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를 줄여서 디마쉭이라고 부르지만 아랍인들은 앗-샴이라고 부르기를 더 좋아한다. 앗-샴은 북쪽을 의미한다. 아랍인들의 주요 거주지역에서 다마스쿠스는 북쪽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택시는 총알처럼 달려 미리 예약된 신시가지의 호텔로 순식간에 나를 안내한다.1920년부터 1946년까지 4반세기를 프랑스의 신탁통치를 받으며 개척된 신시가지이기에 유럽식 건물들이 이방인처럼 여기저기 눈에 거슬린다. 한시라도 빨리 다마스쿠스 본연의 오리엔트 분위기를 느끼기 위해 여장을 풀자마자 바로 신시가지를 벗어난다. #다마스쿠스의 젖줄 바라다 강 동쪽의 구 시가지를 향하는 택시는 바라다 강을 끼고 달린다. 이 강이 다마스쿠스의 젖줄이다. 습기를 잔뜩 머금고 지중해에서 출발한 바람은 그 험한 레바논 산맥과 안티-레바논 산맥을 힘들게 넘으면서 땀처럼 비를 뿌린 후 정작 다마스쿠스에 도달하면 건조한 바람으로 변한다. 그래서 다마스쿠스와 그 동쪽은 온통 사막뿐이다. 하지만 이 바라다 강이 구타(Ghouta) 오아시스를 만들어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준 것이다.“금강(金江)”이라는 의미의 바라다는 정말 다마스쿠스에는 금과 같은 존재이다. 교통 체증으로 잠시 짜증이 밀려왔지만 곧 다마스쿠스 구시가의 성곽이 보이자 정신이 번쩍 든다. 이 성곽 안에 2000년 이상의 역사가 숨쉬고 있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흥분이 밀려온다. 우선 동쪽에 위치한 기독교 지역부터 답사를 시작하기로 결정하고 성곽의 동문(東門) 앞에 택시를 세웠다. 로마 시대에는 태양이 뜨는 쪽에 위치하고 있다 해서 태양의 문이라고 불렸던 동문으로 들어서면 바로 그곳이 다마스쿠스에서도 가장 역사가 오래된 투마(예수의 제자인 도마의 아랍어식 표현) 지역이며 주로 기독교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다마스쿠스는 기독교 역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도시이다. 사도 바울이 다마스쿠스 외곽에서 예수의 환상을 보고 눈이 멀었으나 다마스쿠스 출신의 아나니아가 성안으로 바울을 데려와 치료해 주었다. 그 후 다마스쿠스에서 기독교로 개종하고 선교활동을 펼치던 바울이 유대인들의 위협을 받자 동료들이 그를 바구니에 넣어 성벽 아래로 내려 탈출시켰다. 동문 바로 북쪽 아나니아의 생가가 있던 자리에 기독교 교회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 중의 하나인 아나니아 교회가 있다. 로마의 기독교 박해 시절 비밀리에 신앙생활을 했기 때문에 교회는 지하에 위치하고 있다. 사도 바울이 바구니로 탈출했던 자리에는 성-바울 기념 교회가 세워져 있다. #7세기 중반부터 기독교 공동체 인정 이슬람의 심장부에서 1350여년 동안 존속하고 있는 기독교 교회들을 둘러보며 새삼 우리가 얼마나 이슬람의 실체를 왜곡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다. 7세기 중반부터 다마스쿠스를 지배한 이슬람의 아랍인들은 어느 정도의 차별은 있었지만 기독교 공동체를 인정하고 자치를 부여했다. 이 때문에 파란만장한 역사를 거치면서도 오늘날까지 기독교 사회가 존속하고 있는 것이다. 흔히 이슬람의 강제적인 포교를 상징하는 ‘한 손에 칼, 한 손에 코란’이라는 표현이 왜곡이라는 사실을 반증해주고 있다. 더욱이 기독교 지역 바로 서쪽의 하랏 알-야후드라고 불리는 전통적인 유대교 지역을 둘러보면서 아브라함 후손들의 종교가 사이좋게 나란히 위치하고 있는 것을 보고 오늘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종교 간의 충돌이 더욱 아쉽게만 느껴진다. 이제 나머지 이슬람 지역을 둘러볼 차례이다. 다마스쿠스의 상징이나 다를 바 없는 우마이야 모스크로 통하는 길목에는 아랍어로 ‘쑤끄(souq)’라고 불리는 전통 시장들이 늘어서 있다. 페르시아-터키 문화권의 ‘바자르(bazaar)’와 같은 의미이다. 이슬람에서 모스크는 단순한 신앙생활의 공간만은 아니다. 주변에 병원, 학교, 도서관, 시장, 공중목욕탕 등의 공공건물도 지어 문화적, 경제적 공간을 함께 제공해 주고 있다. 특히 시장의 상점에서 얻어지는 임대수입은 모스크 운영과 복지를 위한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있다. #문화·경제공간 전통시장 ‘쑤끄´ 삶을 외치는 싱싱한 소리를 들으며 이리저리 사람과 짐과 부딪치며 어렵게 전진해 가니 향긋한 냄새가 나를 반긴다. 바로 향료 시장이다. 음식에 향료를 많이 사용하는 아랍인들이기에 향료도 형형색색으로 수십 가지가 된다. 시장 골목의 북쪽 끝에 가장 큰 규모의 하미디예 시장이 있다. 고대부터 다마스쿠스는 무역의 교차로에 위치하고 있어서 수많은 상인들과 엄청난 물자가 몰려들었다. 그러한 역사적 전통을 오늘날에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곳이 바로 이 전통 시장들이다. 이스탄불이나 카이로의 전통 시장에서 느꼈던 소위 ‘삐끼’들의 지나친 강매행위나 버릇없는 행동은 보이지 않는다. 그저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환한 미소만 건네고 있다. 항상 시리아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은 참 순박한 아랍인들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사회주의 국가로서 대외에 개방되지 않았던 탓에 아랍의 순수성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는 나라가 시리아다. 누가 이 순박한 사람들의 나라를 테러 지원국으로 보겠는가? 우마이야 모스크는 그 자체가 하나의 다마스쿠스 역사이다. 다마스쿠스를 거쳐 간 다양한 문명의 성전들이 같은 자리에 계속 건설되었기 때문이다. 약 3000년 전에 이 지역에 거주했던 아랍인들은 폭풍과 번개의 신인 하다드 신전을 이 자리에 처음 건설했다. 로마인들이 지배하면서 하다드는 로마인들의 최고신인 주피터로 대체되었다. 그 후 비잔틴 시대인 4세기 말에 기독교의 교회로 바뀌어 세례 요한에게 바쳐졌다. 그 후 7세기 중반부터 아랍의 지배를 받으면서 모스크가 되었는데, 처음 다마스쿠스를 점령한 칼리드 이븐 왈리드 장군은 교회 건물의 동쪽을 모스크로 개조해서 사용하고 나머지 서쪽 부분은 기독교인들이 계속 사용하도록 했다. 나중에 우마이야 제국의 통치자들은 이슬람 신자들의 수는 늘어나고 기독교 신자의 수가 줄어들자 기독교 공동체에게 대가를 지불하고 단독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으며 우마이야의 칼리프 왈리드 1세가 705년부터 7년에 걸쳐 오늘날의 규모로 확장했다. #세례 요한 머리뼈 모스크에 보관 모스크 첨탑 가운데 하나를 ‘예수의 첨탑’이라고 부른다거나 예배실 한쪽의 성소에 세례 요한의 머리뼈를 보관하고 있다거나 하는 것이 모두 다마스쿠스에서의 전통적인 기독교와 이슬람의 친밀관계를 잘 보여주고 있다.7세기에 기독교인들과 이슬람 신자들이 같은 문으로 사이좋게 들어간 후 자신들에게 정해진 공간에서 각자의 신앙생활에 몰두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흐뭇한 마음으로 모스크를 나선다.
  •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마스터스행 티켓을 잡아라

    ‘마스터스 출전권을 잡아라.’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 스타디움코스(파72·7093야드)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인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은 우승 경쟁 못지않게 올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 출전권을 차지하려는 일부 선수들의 경쟁도 볼 만할 전망이다. 마스터스에 출전하려면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종료 시점에 세계랭킹 50위 안에 들거나 PGA 투어 상금랭킹 10위 안에 진입해야 한다. 이 선상에 걸려 있는 대표적인 선수들은 올해 신인왕이 유력한 J B 홈스(미국)와 지난 20일 끝난 베이힐인비테이셔널 마지막라운드 17번홀에서 3퍼트 보기로 로드 팸플링(호주)에게 1타차 우승을 내준 그레그 오웬(잉글랜드). 홈스는 현재 상금랭킹 10위와 5만 2000달러 차로 11위에 머물고 있어 마스터스 출전권을 따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는 다짐이다. 오웬 역시 이번 대회에서 25위 이상의 성적을 올리면 세계랭킹 50위 안에 진입할 수 있다. 마스터스 출전 여부에 애를 태우는 선수 가운데 팬들의 동정을 한몸에 받고 있는 주인공은 화려한 패션으로 일찌감치 유명세를 타고 있는 신인 카밀로 비예가스(콜롬비아). 현재 상금랭킹 15위인 그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 출전할 자격이 없어 경기장 주변을 서성이며 ‘빈자리’가 나기를 기다리는 신세다. 비예가스는 경기 전 1명만 출전을 포기하면 대회에 나갈 수 있는 ‘대기순번 1번’이라 실낱 같은 희망을 품고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22일 대회조직위원회가 발표한 플레이어스챔피언십 1·2라운드 조 편성에 따르면 최경주는 24일 오전 2시12분 10번 홀에서 피터 로나드와 함께 경기에 나선다. 곽영완기자 kwyoung@seoul.co.kr
  • 자치구 봄맞이 공연 풍성

    자치구 봄맞이 공연 풍성

    “봄내음 맞으며 공연 보러 가요.” 서울 각 자치구 구민회관 등에서는 봄맞이 공연을 벌이고 있다. 집에서 가까운 데다 일반 공연에 비해 절반 이상 저렴해 인기를 끌고 있다. 광진구(구청장 정영섭)는 광진문화예술회관 나루아트센터에서 25일 김유정의 단편 소설인 ‘봄봄’‘금따는 콩밭’‘소낙비’ 등 3편을 옴니버스 연극 형식으로 무대에 올린다. 또 30일에는 포크음악에 익숙한 중장년층을 위해 ‘꿈에’‘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의 조덕배,‘그저 바라볼 수만 있어도’의 유익종 등이 참여하는 콘서트를 연다. 중구(구청장 권한대행 김충민)는 25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충무아트홀 개관 1주년 페스티벌’을 연다. 2005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입상한 피아니스트 임동민, 줄리아드 음대교수이자 몬트리올 콩쿠르 심사위원에 위촉된 캐서린 조, 첼로의 대가로 우뚝 선 조영창, 프랑스 플루트 거장 막상스 라뤼 등이 참가한다. 성동구(구청장 고재득)는 24일 성동문화회관을 리모델링해서 꾸민 ‘소월아트홀’을 개관하면서 다채로운 행사를 마련했다. 24일 서울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모차르트, 쇼팽, 베르디 등의 작품을 선보이고,26일 조승미 발레단이 익살맞고 재미있는 캐릭터들과 화려한 발레 안무가 있는 ‘피터와 늑대’를 공연한다. 서대문구(구청장 현동훈)는 22일 신촌 아트레온 극장에서 한국영화교육원과 서대문문화원 주최로 평소 접하기 힘든 독립 단편 영화를 선보인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폴라로이드 찍는 법을 배우면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폴라로이드 작동법’ 등 12개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작가들의 대화도 이어진다. 노원구(구청장 이기재)는 18·19일 노원문화예술회관에서 뮤지컬 배우 최정원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비밀의 정원’을 선보인다. 서러운 무명 시절을 겪고 대중의 환호에 둘러싸여 스타가 된 뒤 일상과 매너리즘으로부터 탈출을 꿈꾼다는 내용이며,‘미스 사이공’‘오페라의 유령’‘레미제라블’ 등 뮤지컬 명장면도 펼쳐진다. 강남구(구청장 권한대행 김상돈)는 23일 개그맨 전유성이 참신한 웃음을 가미해 연출한 음악회인 ‘얌모얌모 콘서트’를 연다.‘우리들은 미남이다’‘그리운 금강산’‘애국가’ 등을 감상할 수 있다. 서초구(구청장 조남호)는 24일과 31일 열리는 ‘서초금요음악회’에서 각각 콘트라베이스 앙상블과 코리아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의 연주회를 가진다. 도봉구(구청장 최선길)는 28일 도봉구민회관에서 구와 국제교류를 맺은 중국 창핑구의 문화예술단이 사자춤, 무술, 무용, 민속악기 연주 등 전통 공연을 펼친다. 중랑구(구청장 문병권)는 31일 구청 지하대강당에서 모차르트 음악을 중심으로 한 ‘해설이 있는 음악회’를 연다. 관악구(구청장 김희철)는 25일과 26일 관악문화도서관에서 가족뮤지컬 ‘보물섬’을 공연하고, 양천구(구청장 추재엽)는 29일 양천문화대극장에서 서울시 무용단이 선녀춤, 한량무 등을 선보이는 ‘한국춤 명작무대’를 마련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주말 청계천은 ‘…아티스트’ 무대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대강당에서는 매주 수요일 점심(오후 12시10분∼1시)마다 ‘수요 주먹밥 콘서트’가 열린다. 성공회 푸드뱅크가 ‘나눔이 있어 행복한 점심’을 마련하는 것으로 무료로 나눠주는 주먹밥을 먹으면서 공연을 감상한다. 오는 22일에는 실력파 여성 4인조 그룹 ‘버블 시스터즈’가,28일에는 MBC드라마 ‘궁’,‘아일랜드’로 주목받는 밴드 ‘두번째 달’이 공연을 한다. 공연에 대한 감동만큼 기부금을 내면 더욱 좋다. 덕수궁 돌담길에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는 다음달 말까지 ‘100년 100개의 의자전’이 열린다. 독일에 있는 스위스 비트라 디자인 미술관이 1820년대부터 최근까지 수집한 작품 가운데 알짜배기 의자 작품 100점을 모아둔 것. 합리·간결·엄숙함으로 요약되는 1930∼1940년대 의자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지면서 컬러풀하고 편안한 1950∼1960년대 의자 등 의자에 묻어나는 ‘시대정신’을 읽어내는 재미가 있다. 청계천 곳곳에서는 주말마다 거리 예술가인 ‘청계천 아티스트’의 공연을 볼 수 있다. 마임 전통무용 민요 마술쇼 등 다양한 장르가 펼쳐진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는 삼국유사를 쓴 일연 스님 탄생 800년을 기념하는 ‘삼국유사 특별전’을 감상할 수 있다. 유교적이고 사대주의적인 삼국사기와 달리 불교사관에 자주적인 의식이 서려 있다. 김유영기자 carilips@seoul.co.kr
  • 美 “후진타오, 보따리 갖고와라”

    ‘빈손 방문은 사절?’ 미국이 다음달 24일로 예정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방문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전방위적인 무역 압박에 들어갔다. 15일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칼로스 구티에레스 상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워싱턴 아시아 소사이어티 연설에서 “미국의 인내심이 거의 고갈됐다.”면서 “중국이 대미 경제 마찰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대중 경제관계를 재고할 수밖에 없다.”고 유례없이 강한 어조로 말했다. 위안화 절상, 지적재산권 보호강화, 미국제품 구매 확대 등을 통해 천문학적인 흑자를 줄이라는 ‘통첩’이다. 구티에레스의 경고는 원자바오(溫家寶)중국 총리가 14일 중국 화폐인 위안화의 “급격한 절상은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데 대해 유례없이 즉각적이고 직설적으로 나왔다. 미 재무부도 “다음달 15일로 예정된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수 있다.”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의회 역시 대중무역보복법안 등을 상정하는 등 후 주석의 방미를 앞두고 정부와 의회, 언론, 재계 등이 나서 전방위적으로 중국을 죄고 있다. 특히 오는 11일 미·중 무역회담에서 미국측 수석대표로 참가하는 구티에레스는 중국의 차별적 산업정책 등 ‘비관세 장벽’ 철폐, 철강 보조금 폐지 등도 요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미 의회와 재계는 중국정부가 위안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중국은 지난해만 2020억달러의 대미 흑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사상최대의 재정·무역적자에 허덕이는 미국측의 반감을 사왔다. 한편 유럽연합(EU)의 피터 만델슨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14일 중국이 시장경제 지위를 인정받으려면 유럽산 상품에 대한 수입장벽을 제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만델슨 위원은 이날 유럽의회에 출석해 중국산 신발업체들의 불공정 행위를 언급하면서 “중국은 아직 유럽으로부터 시장경제 지위를 부여받을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면서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완벽히 준수하고 있다는 점을 보장하는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조창호 감독 ‘피터 팬의 공식’ 佛 도빌영화제 심사위원상

    |파리 함혜리특파원|신예 조창호(33) 감독의 ‘피터 팬의 공식’이 12일(현지시간) 프랑스 도빌 아시아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피터 팬의 공식’은 대상(황금 연꽃상)을 놓고 중국 리유(32) 감독의 ‘댐 스트리트(Dam Street)’와 경합을 벌이며 호평을 받았다. ‘피터 팬의 공식’은 장래가 촉망되는 수영 선수인 고등학생이 엄마가 자살시도로 혼수 상태에 빠진 뒤 심한 성장통을 겪는 이야기. 조 감독은 수상소감에서 “작고한 어머니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영화제에서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이 최우수 액션 영화상을 받았다. 뛰어난 마라톤 선수로 성장하는 자폐아의 이야기인 ‘말아톤’은 폐막작으로 상영됐다.lotus@seoul.co.kr
  • [책꽂이]

    |실용|●미국 땅을 울린 한 마디, 잘 하겠습니다(남문기 지음, 더북컴퍼니 펴냄) “로키산맥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서 1m 서쪽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태평양으로 흐르고 1m 동쪽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은 대서양으로 흘러간다.” 시작은 불과 1m 차이지만 그 결과는 엄청나다. 계획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미국에서 부동산 중개업으로 일가를 이룬 저자는 “계획하는 데 실패하는 것은 실패를 계획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한인으로서 최대의 미국 부동산 그룹을 일군 저자의 석세스 스토리가 담겼다.1만원.●바다에서 배우는 경영이야기, 지혜(지앙용 지음, 김주아 옮김, 비즈니스맵 펴냄) 노자의 명언 중에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생선을 요리하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굽는 것처럼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영도 마찬가지다. 책에는 경영인으로서 금과옥조로 삼을 만한 경구가 가득하다.‘물고기만 바라볼 바엔 그물을 거둬라.’는 말은 적극적인 행동을 강조한 것. 또 공자는 무슨 일을 하든지 얄팍한 기술을 사용하지 말라는 뜻으로 “군자는 고기는 잡되 그물질은 하지 않으며 사냥은 하되 둥지는 공격하지 않는다.”는 말을 남겼다.1만원.●케네디 리더십(존 바네스 지음, 김명철 옮김, 마젤란 펴냄) 지미 카터는 1976년 선거운동 당시 ‘타임’지가 자신을 “케네디 같다(Kennedyesque)”라고 평가하자 무척 반겼다. 그런가 하면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존 F 케리는 하인스에서 요트를 즐기던 케네디를 의도적으로 모방해 낸터킷 아일랜드에서 윈드서핑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현대 미국의 정치와 정치인들의 삶에서 케네디의 흔적을 발견하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이 책은 불굴의 낙관주의적 비전으로 국민을 사로잡은 케네디 대통령이 리더십의 핵심을 소개한다.1만 8000원.●사람을 이끄는 힘 인망력(도몬 후유지 지음, 이규원 옮김, 한스미디어 펴냄) 일본은 중세에서 근대로 접어드는 기간에 전국시대라 불리는 극심한 변혁기를 거쳤다.1467년 무로마치 바쿠후의 후계자 문제로 시작된 ‘오닌의 난’은 기나긴 전국시대의 시작를 알리는 서곡이었다. 일본은 극심한 혼란에 빠져들었으며 무사와 다이묘(영지를 소유한 봉건시대의 영주)들은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했다.100년에 걸쳐 300명 이상의 군웅이 할거해 각축을 벌이던 시기였다. 이마가와 요시모토, 다케다 신겐, 우에스기 겐신, 오다 노부나가, 도쿠가와 이에야스 등. 이들의 리더십과 용병술을 소개한다.1만 2000원.●화술 노하우 총정리(윤치영 지음, 책이있는마을 펴냄) 경영평론가 피터 드러커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자기표현이며, 경영이나 관리는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좌우된다.”고 했다. 이 책에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화술 포인트가 담겼다. 사람들은 대개 상대방의 이야기가 1분이 넘으면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고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이야기를 듣고 가장 잘 이해하는 시간은 45초∼1분 정도다. 그리고 듣기 쉬운 속도는 1분에 270자 정도다. 때문에 말의 속도는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아야 한다.1만원.●건강 약차(곽순애·최재윤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질병을 치료하는 맞춤형 웰빙약차를 소개. 우울증을 해소하는데 좋은 파극천용안육차, 다이어트에 좋은 동과자차, 으슬으슬 춥고 떨리는 감기 초기에 마시는 갈근차, 피부보호에 좋은 금연감차, 밥맛을 좋게 하는 맥아사인차, 고운 피부를 만들어주는 무화과율무차 탈모를 예방해주는 뽕잎돌삼잎차, 노화를 방지하는 두충하수오차, 생리통을 제거해 주는 쑥생강차 등을 다뤘다.1만 2000원.|유아·아동|●좋아좋아 이솝(글·구연 동화사랑연구소, 동화사랑 펴냄) ‘여우와 두루미’‘사자와 호랑이’‘서울쥐와 시골쥐’ 등 이솝 대표우화 22편을 담은 그림책 1권과 구연 CD 1장이 묶였다.‘콩쥐 팥쥐’‘견우와 직녀’ 전래동화 16편과 구연 CD가 담긴 ‘좋아좋아 전래’가 함께 나왔다.7세까지. 각권 1만 5000원.●나비(오오시마 신이치 글·그림, 진선출판사 펴냄) 알에서 어른벌레가 되는 과정에 이르기까지 나비 64종이 펼쳐보이는 생생한 성장 앨범. 정밀한 날개 문양 등 나비의 다양한 생태이야기를 손에 잡힐 듯 사실적으로 묘사된 세밀화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4세 이상.7500원.|초등·청소년|●참새네 칠판(박덕규 편저, 이가서 펴냄) 평론가이기도 한 박덕규 시인이 한국아동문학을 대표하는 시인들의 동시 40편을 간추렸다. 윤석중의 ‘먼 길’, 강소천의 ‘사슴 뿔’, 정지용의 ‘별똥’ 등 주옥 같은 동시들에 일일이 붙여진 박덕규 시인의 맛깔난 해설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 초등생.8900원.●고인돌(이종호·윤석연 글, 안진균 외 그림, 열린박물관 펴냄) ‘과학과 상상력으로 만나는 우리 문화유산’ 시리즈 첫번째. 한반도의 청동기 시대 및 고대국가 형성의 역사를 우리나라 전역에 흩어진 고인돌을 통해 만나보는 접근방식이 새롭다.2권은 고구려인의 기상을 재조명한 ‘700년 고구려 역사를 지켜온 불패의 상징, 개마무사’. 초등생. 각권 9500원.
  • [코드로 읽는책] 건축물에는 건축이 없다/양용기 지음

    ‘건축’은 글자 그대로 건물을 세운다는 뜻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공간을 창조하는 작업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건축은 공간의 예술이라는 정의도 가능하다. 건축가 양용기의 책 ‘건축물에는 건축이 없다’(평단 펴냄)는 ‘공간을 창조하는 건축’‘인간을 위한 건축’이 무엇인가 끊임없이 물으면서 건축문화사적으로 그 해답을 모색한 책이다. ‘집은 왜 필요한가.’로 시작되는 내용은 다소 진부한 듯하다. 하지만 저자는 수많은 건축가들과 사상가, 예술가, 시대사조를 등장시키면서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건축의 의미들을 상기시킨다. 이들을 섭렵하면서 저자가 이끌어내는 결론은 ‘건축은 철학이나 심리학, 그 시대의 메시지’라는 것이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건축한 임호텝을 비롯, 존재와 부재의 개념을 큐비즘으로 보여주었던 피터 아이젠만, 자연을 장식으로, 공간으로 그대로 활용한 안도 다다오 등 세계 건축의 거장들. 저자는 이들의 건축이 단순한 물적 존재를 넘어 하나의 사상적 깨달음으로 귀결됨을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하지만 저자는 건축의 중요한 요소인 ‘장식’에서 심각한 고민의 모습을 보인다. 장식이론은 ‘떼어내도 구조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라고 말한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가 알버티의 정의에서 시작됐다. 저자는 장식이론이 곡선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아르누보 장식으로 이어지면서 극단적으로 아돌프 루스의 ‘장식은 범죄’라는 말을 상기시킨다. 그런 가운데서도 장식이 모더니즘과 레이트 모더니즘(후기 근대건축), 포스트모더니즘, 네오모더니즘을 낳는 원동력이 되었음을 부정하지 않는다. 저자는 ‘커튼을 치는 순간, 그 공간은 벽을 갖게 된다.’는 미스 반데 로에의 ‘커튼 월’ 사상을 인용하여 이러한 벽이 부르주아와 프롤레타리아라는 사회계급을 가르는 모더니즘 사상으로 작용하고 있음도 시사한다. 그는 20세기 대표적 건축물로 20세기 말의 독일 건축가 귄터 베니슈의 ‘국회의사당’을 들면서 공간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다. 공간은 애초에 하나였고 우리가 벽을 쌓는 순간부터 그것이 나누어지기 시작한다. 공간을 다시 하나로 만들면 그때 우리는 진정한 자유를 얻게 된다고. 결국 저자는 ‘공간을 창조하는 건축’이란 소유욕과 집착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가 살아 쉼쉬는 건축임을 일깨우고자 한다. 그리고 ‘건축은 깨달음이다.’라는 사유의 길로 독자를 안내한다. 르코르뷔지에의 제자이던 김중업의 ‘삼일빌딩’, 오토 바그너의 ‘서울역’, 모포시스의 이대 앞 ‘선 타워’ 등 무심코 지나치던 유명 건축가들의 국내 건축물들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1만 5000원.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北정권 위폐유통 실질증거 있다”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국무부는 1일(현지시간) 북한이 정부 차원에서 위조 지폐와 가짜 담배 등을 제조, 유통하고 돈세탁을 하는 등 불법 활동을 벌여온 실질적인 증거들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이날 발표한 연례 마약통제전략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미국은 북한의 시민이나 조직, 기구 등이 저지른 불법 혐의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미 법률에 따라 최대한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국무부의 보고서는 지난해까지는 북한의 위폐 제조와 관련, 증명된 것이 아니라는 전제를 깔았지만 올해에는 북한이 정권 차원에서 개입했다고 단정했다. 이는 마카오의 방코 델타 아시아(BDA)에 대한 지난해 조사 결과 등이 반영된 것이다. 국무부는 마약 거래 부분에 대해서는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 정부가 국가와 그 지도자들에게 필요한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마약 생산과 거래를 포함한 불법 활동을 후원하는 것 같다는 입장을 재확인한다.”고 지난해 보고서의 견해를 유지했다. 국무부 보고서는 한국과 관련,“돈세탁 등 금융 범죄와의 전쟁에 자발적으로 협력하고 있지만, 국회에 계류된 테러자금지원금지법을 시급히 입법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거듭 밝혔다.국무부 국제마약단속국 스티브 피터슨 과장은 내셔널 프레스 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미국이 애국법에 따라 BDA에 대한 제재 조치를 취한 결과 북한의 불법활동 수익금에 대한 돈세탁 거래를 폐쇄하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9일개봉 태국영화 ‘시티즌 독’

    ‘옹박’의 통쾌하고 날쌘 액션 시퀀스로 태국영화를 기억하고 있다면 이쯤에서 그 편견의 지평을 좀더 넓혀볼 일이다. 9일 개봉하는 ‘시티즌 독’(Citizen Dog)은 그림동화책을 넘길 때의 순진한 팬터지를 스크린으로 맛보게 하는 태국산 드라마이다. ‘검은 호랑이의 눈물’로 세계영화제에서 주목받은 태국의 신인 위시트 사사나티앙 감독 작품. 이 작품의 영화적 의미를 따지기 앞서 언급될 대목은, 동화 속에서 퍼낸 듯 완벽하게 다듬어진 예쁜 화면이다. 스크린 너머로 천연색 물감이 금방이라도 줄줄 흘러내릴 것처럼 색채미학이 압권이다. 특별한 인생의 목표가 없는 청년 팟(마하스무트 분야락)은 할머니와 가족을 뒤로 한 채 대도시 방콕으로 떠난다. 통조림 공장에서 손가락을 잘리는 우여곡절을 겪다 뜻모를 하얀 책 한권을 신줏단지처럼 안고 다니는 여자 진(상통 켓우통)을 만난다. 하지만 진과 가까워지는 일은 쉽지가 않다. 잭의 눈물겨운 노력에도 아랑곳 없이 환경운동가 피터를 사랑하는 진은 플라스틱 추방운동을 벌이는 환경운동가로 거리로 나선다. 나른하게 순진한 동화로 포장됐으되 시종 사려깊은 메시지를 품고 있다는 점은 영화의 미덕이다. 얼핏 청춘남녀의 사랑이야기에 집중한 듯하지만, 영화가 짚고 넘어가려는 이야기는 그 이상이다. 대도시의 소외된 노동자 계급을 우회상징한 제목이 그렇듯 영화에는 산업사회에서 소외된 청년의 꿈과 좌절까지 에둘러 성찰하는 힘이 있다. 진의 집 앞에 만들어진 거대 플라스틱 산은 그 어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컴퓨터그래픽보다도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묵직한 지구적 이슈를 로맨틱 드라마의 장르에 끌어안은 감독의 배짱이 새삼 놀랍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수단 접경 차드도 ‘무법천지’

    지금까지 민간인 20만여명이 학살된 아프리카 수단의 다르푸르 내전이 이웃나라 차드 접경에까지 번지는 바람에 최악의 난민 사태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1년6개월을 끌어온 다르푸르 내전은 중앙정부의 차별에 항거하기 위해 수단해방군(SLA)과 정의와 평등운동(JEM) 등 2개 반군이 봉기를 일으키면서 시작됐다. 정부는 반군 토벌을 위해 아랍계 민병대 ‘잔자위드’를 고용했지만, 이들은 살인과 성폭행, 가옥 파괴 등으로 세계인의 우려를 샀고 아프리카연맹(AU)이 파견한 평화유지군이 이 지역 치안을 맡아왔다. 그러나 뉴욕타임스 취재진이 6일동안 돌아본 결과, 두 나라 접경 지대는 거의 무법천지였다.잔자위드 대원들은 사막을 가로질러 차드에 들어와 소떼를 훔치거나 작물에 불을 지르고 저항하는 이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잔자위드 습격으로 차드인 2만명이 집을 잃고 자기네 땅으로 탈출해온 수단인 20만여명처럼 난민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권단체 휴먼 라이츠 워치의 아프리카 지부 사무총장인 피터 타키람부데는 “다르푸르보다 결코 나을 게 없는 상황”이라며 “수단이 민병대를 느슨하게 통제하는 바람에 다르푸르건 차드건 폭력 사태가 만연돼 있다.”고 발을 동동 굴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6월 평화유지군을 파견하기로 결의했으나 아직 이 지역에 배치되려면 몇달을 기다려야 한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으로 AU 평화유지군을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으나 공포에 질린 수만명은 계속 국경을 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수단과 마찬가지로 차드 역시 내전에 휩싸여 있다. 수단 정부는 이드리스 데비 차드 대통령 가문이 다르푸르 반군을 지원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으며, 차드 역시 수단 정부가 반군을 돕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이 신문 취재진이 돌아본 동안 아드레 근처에서 4명의 경찰관과 1명의 헌병이 AK소총으로 무장한 채 치안 활동을 벌인 것이 고작이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검은머리→금발 ‘작업’용 진화

    킹콩은 금발의 앤에 매혹됐고, 앤 때문에 죽는다. 이런 점에서 영화 ‘킹콩’은 야수가 사랑한 ‘금발 미녀’ 이야기이자 뭇 남성을 사로잡아온 ‘금발 신화’의 결정판이다. 이 ‘금발 신화’에 더욱 힘을 실어줄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인류학자 피터 프로스트는 최근 ‘진화와 인간행동’이란 학술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금발이 남성을 더 잘 유혹하기 위한 선택적 진화의 결과물이란 주장을 내놓았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논문에 따르면 금발 인류는 빙하기 말기 지금의 북부 유럽에서 돌연변이 진화의 산물로 처음 출현했다. 당시만 해도 이들의 숫자는 극소수에 불과했다. 대부분은 검은 모발에 검은 눈동자라는 유전적 특질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불과 1만년 사이 금발은 스칸디나비아에서 코카서스 지방에 이르는 유럽대륙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것은 다른 동물의 진화에서는 유례를 찾기 힘든 것으로 오랜기간 학문적 미제로 남았었다. 연구팀은 그 실마리를 빙하기 말 북유럽의 인류가 처했던 자연적·생물학적 환경에서 찾았다. 연구팀에 따르면 당시 혹독한 기후때문에 인류의 생존은 주로 순록이나 야생들소같은 대형동물의 사냥에 의존했다. 잦은 사고 때문에 남성들의 숫자가 항상 부족했다. 여성들은 종족번식과 생존을 위해 한정된 남성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는데, 검은 머리칼과 눈동자를 가진 ‘평범한’ 여성들보다는 푸른 눈과 금발을 가진 여성들이 남성들을 유혹하기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대를 거듭할수록 금발 여성들로부터 유전형질을 물려받는 자손들은 늘어난 반면, 짝짓기에 불리한 검은 모발을 가진 자손들은 줄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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