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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6 지구촌 이슈] (2) 이라크 철군

    하루 평균 90차례 무장세력의 공격이 발생하는 이라크가 2006년에는 안정을 되찾아 파병국가들의 철군 도미노가 현실화될까. 지난 15일 치른 총선 개표 결과가 1월 초 발표되면 4년 임기의 의회가 구성되고 대통령과 2명의 부통령이 협의해 총리를 지명, 내각과 새 정부가 출범하게 된다. 이와 별도로 의회는 헌법 개정안을 4월 제출해 6월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치안 책임을 떠맡게될 이라크 보안군이 28만명 규모로 재건되는 속도에 따라 파병 국가들의 철군 일정도 속속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쟁 뒤쪽에선 연정 구성 협상 새 주권 정부의 핵심 요체는 통합이다. 후세인 시절의 기득권을 찬탈당했다고 주장하는 수니파를 달래며 쿠르드족과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 잘랄 탈라바니 대통령은 “수니파 정당이 없다면 통합정부도 없으며 이라크에 단결과 평화도 없게 된다.”고 연일 강조하고 있다. 이집트에서 발행되는 주간 알 아흐람은 지난 22일 자체 입수한 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개표 결과를 토대로 통합이라크연맹(UIA)이 전체 275석의 과반에 1석이 못 미치는 137석을 확보할 것으로 분석했다. 쿠르드연맹리스트와 수니파 2개 블록은 각각 57석과 52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이 선호하는 이야드 알라위 전 임시정부 총리가 이끄는 이라크국민리스트(INL)는 22석에 그칠 것으로 점쳤다. 수니파와 세속 시아파가 선거를 다시 실시할 것을 요구하지만 수니파가 이미 연정 협상에 뛰어들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대통령 위원회 구성과 개헌안 의결 정족수는 3분의 2(183석)이기 때문에 UIA 단독으로는 정국 운영이 힘들어 제헌의회 파트너였던 쿠르드족과 다시 손 잡거나 수니파를 새롭게 끌어들여야만 한다. ●미국 역내 안정군 역할로 물러설 듯 정치 일정과 별도로 치안 확보 노력도 가속화되고 있다. 바얀 자브르 내무장관은 알자지라 방송과 회견에서 보안군 재건이 여름이나 가을쯤 75%가 끝나고, 내년 말 완수될 것으로 내다봤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새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곧 철군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현재 상황은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피터 페이스 합참의장 등은 연일 속도 조절을 강조하고 있다. 페이스 의장은 25일 “내년 이라크에 주둔하는 미군 규모는 치안 상황과 이라크군의 능력에 의해 결정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그러나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반전 여론을 ‘모르쇠’할 수도 없는 일이어서 미국이 여름쯤 대규모 철군을 단행하고 역내 안정을 책임지는 쪽으로 물러설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지난 주말 럼즈펠드 장관이 이라크 주둔 여단 수를 내년에 17개에서 2개 줄이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실어주는 대목이다. 미국의 강력한 버팀목이 되어온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 역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며 6개월 후 철군이 시작될 것임을 시사한 것도 시기를 조율한 게 아닌가 하는 분석을 낳고 있다. 철군 도미노가 현실화되면 이라크 국민이 온전한 주권을 회복하는 날도 앞당겨질 것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이재민 10명중 8명 캠프생활

    이재민 10명중 8명 캠프생활

    1년이 흘렀지만 재앙은 계속되고 있다.26일은 말레이시아부터 동아프리카의 소말리아까지 인도양을 접하는 11개국에서 21만 60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지진해일(쓰나미)이 발생한 지 1년이 되는 날이다. 24일 태국 푸껫섬의 파똥 해변에서 50명의 영국인이 희생자들을 추도하는 모임을 가진 것을 시작으로 26일까지 10여개국에서 100여가지의 추모 행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푸껫섬 추모 행사에는 1년 전 관광왔다가 파도에 휩쓸려 친구를 잃고 간신히 목숨을 건진 스위스인 피터 프룬치니위츠(68)를 비롯, 외국인 생존자들이 참석해 먼저 간 이들의 넋을 달래 눈길을 끌었다. 지원 기금으로 136억달러(약 13조 8300억원)를 약속받아 유엔 역사상 가장 빠른 시간에 가장 많은 돈을 모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피해 지역에서의 복구 속도는 답답할 정도라고 AP통신은 25일 지적했다. 쓰나미에 쓰러진 가옥 40만채 가운데 현재 4만 6000여채가 지어졌거나 건설 중이다. 집이 필요한 주민 10명 중 8명은 이재민 캠프에서 지내고 있으며 13만 1000여명이 숨진 최대 피해 지역 인도네시아 반다아체주의 곳곳은 1년 전 잔해들이 여전히 어지럽게 널려 있는 상황이라고 통신은 덧붙였다. 당장 설치될 줄 알았던 인도양의 쓰나미 조기 경보체계는 내년 6월에야 본격 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태평양 지역은 발생 1시간 후 경보를 발령할 수 있는 체계를 이미 갖추고 있다. 쓰나미가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 대목도 있다. 지난 29년 동안 1만 5000여명을 희생시킨 인도네시아 아체 반군과의 내전이 지난 8월 종식된 것이다. 이후 주민들은 밤늦게까지 거리를 다닐 수 있게 됐고 재건과 경제 복구에도 숨통이 틔게 됐다는 평가다. 참사로 인해 수많은 쓰나미 고아들이 생겨났지만 아체주 학교 2000곳 가운데 335곳이 우선 복구돼 어린이들이 열심히 꿈을 키워 가는 점도 긍정적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작업의 정석 장르/등급 코믹멜로/15세 감독/배우 오기환/손예진·송일국 줄거리 ‘작업’에 관한 한 선수급인 남녀의 엎치락 뒤치락 사랑만들기. 20자평 청순가련형 손예진의 ‘내숭 탈출’ 코믹연기가 포인트. 특별히 새로울 것없는 로맨스. ●해리포터와 불의 잔 장르/등급 팬터지/12세 감독/배우 마이크 뉴웰/다니엘 래드클리프·엠마 왓슨 줄거리 해리 포터가 트리위저드 대회에 출전, 부활한 악의 축 볼드모트와 대결하다. 20자평 새 감독, 새 스토리, 화려한 비주얼, 풋풋한 로맨스. 한층 업그레이드된 재미요소들. ●광식이 동생 광태 장르/등급 코믹 멜로/15세 감독/배우 김현석/김주혁·봉태규·이요원·김아중 줄거리 ‘소심남’ 광식과 ‘작업맨’ 동생 광태의 극과극 사랑방정식. 20자평 핑크빛 환상이 아닌 현실적 캐릭터·상황전개에 공감이 절로. ●킹콩 장르/등급 SF액션/15세 감독/배우 피터 잭슨/나오미 왓츠·애드리언 브로디 줄거리 미녀를 사랑한 킹콩의 슬픈 러브스토리. 20자평 할리우드 SF 화제작들의 장점을 조합한 듯한 ‘블록버스터 갈라 쇼’. 참신함은 없지만, 끝내주는 볼거리. ●태풍 장르/등급 SF액션/15세 감독/배우 곽경택/장동건·이정재·이미연 줄거리 부초처럼 이국을 떠돈 탈북자의 슬픈 가족사, 그를 쫓는 남한 해군대위의 숙명적 대결. 20자평 한국액션의 새로운 차원을 보여준 스펙터클. 그러나 규모에 짓눌려 맥을 못 추는 드라마. ●파랑주의보 장르/등급 멜로/12세 감독/배우 전윤수/차태현·송혜교 줄거리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 인생의 의미와 인연에 대해 생각케 하는 ‘어른스런’ 순애보. 20자평 스르륵 팔짱을 풀게 만드는 수채화처럼 예쁜 화면. 지나친 순수지향형에 자꾸만 딴 생각이 ●이터널 선샤인 장르/등급 드라마/15세 감독/배우 미셸 공드리/짐 캐리·케이트 윈즐릿 줄거리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컴퓨터로 삭제하는 과정에서 찾는 참사랑의 의미. 20자평 갖가지 에피소드 나열 없이도 보편적인 사랑의 의미를 관객이 충분히 공감.
  • [눈에 띄네 이 얼굴] ‘킹콩’의 나오미 왓츠

    2005년 가장 힘 센 스크린 속의 마초는? 두말하면 잔소리, 킹콩일 것이다. 지난 14일 개봉한 피터 잭슨 감독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킹콩’. 그러나 킹콩이 킹콩일 수 있었던 건 나오미 왓츠(37)의 그림같은 외모 덕분 아니었을까. 부러질 듯 갸냘픈 허리, 유난히도 길쭉길쭉한 그녀의 팔다리가 아니었다면? 야수의 비애와 우수는 한낱 컴퓨터그래픽이 빚어낸 인공장치로만 머물렀을 거다. 그녀의 극중 이름은 앤 대로우. 밥 세끼조차 먹여주지 못하는 궁색한 극단의 희극배우이다. 빼어난 미모로 ‘길거리 캐스팅’된 그녀가 영화 촬영지인 해골섬에 도착하기까지의 분량은 1시간여. 소소한 에피소드로 채워져 지루할 뻔한 전반부를 무난히 견딜 수 있는 건 순전히 그녀 미모의 힘이다. 킹콩의 기분을 달래주려 벼랑 위에서 ‘막춤’을 춰대는 그 귀여운 모습이라니. ‘스테이’‘21그램’‘링2’…. 전작들을 새삼 보고 싶게 만드는, 킹콩이 반하지 않고는 못 배겼을 너무 예쁜 그녀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줄기세포’진실게임’] 사이언스 “조사결과 본뒤 입장 결정”

    외신들은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조작의혹설을 1면 머리기사 등 주요기사로 일제히 보도했다. 대부분 외신들은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의 발언 내용을 소개하며 황 교수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고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크게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학계에서도 우려를 나타났다. 하지만 16일 황 교수가 기자회견을 통해 거듭 연구의 진실성을 강조하자 AP,AFP, 로이터 등은 이를 긴급보도하면서 열흘 뒤면 검증이 가능하다는 황 교수의 발언에 비중을 뒀다.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는 16일 황 교수와 노 이사장의 상반된 기자회견 이후에도 한국의 대학(서울대)과 피츠버그 대학의 공식적인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릴 것이며, 조사 결과에 따라 논문의 철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한국의 복제 연구는 조작됐다.’는 제목의 1면 머리기사를 통해 “이번 사안은 젖소와 개 복제에 잇따라 성공, 명성을 쌓아온 황 교수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을 더욱 짙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황 교수의 연구 업적을 한국 과학의 자랑으로 여겼던 한국인들이 크게 실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황 교수의 모든 연구업적은 의심받고 있다.”며 젊은 과학자들이 황 교수 논문의 오류를 발견한 부분을 전하며 이를 “젊은 한국 과학도들의 승리로도 보여진다.”고 보도했다. 하버드대학 줄기세포연구소 공동소장인 더글러스 멜턴 박사는 AP통신에 15일 대변인을 통해 “슬프다. 만일 사실이라면 비극이다.”면서도 줄기세포 연구는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 록펠러대학의 복제연구자인 피터 몸바에츠는 “황 교수에 대해 우선은 ‘무죄 추정 원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장택동기자 taecks@seoul.co.kr
  • 美동성부부 1호 ‘파경’

    미국에서 처음으로 법적 부부로 인정받은 여성 동성애자들이 결혼 5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지난 2000년 7월 버몬트주에서 이성 부부와 동등한 법적 권리를 처음으로 인정받은 캐롤린 콘래드(사진 왼쪽·35)가 캐서린 피터슨(46)을 상대로 법원에 이혼청구 소송을 제기해 14일(현지시간) 가처분 명령을 받았다. 콘래드는 피터슨이 말다툼을 벌이다 벽에 구멍을 내고 자신의 친구를 위협했다는 이유를 이혼 사유로 들었다. 피터슨은 “미국의 첫 동성애 부부로 권리를 인정받아 자부심이 대단했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둘은 2년 전만 해도 웹사이트에서 동성애 커플의 권리에 대해 조언해줄 정도로 애정을 과시해 왔다. 버몬트 자유결혼 대책팀의 바리 샤마스는 동성끼리 결혼도 이성 부부와 똑같은 어려움에 부닥치게 마련이라며 “동성 부부가 이성 부부보다 더 나은 관계를 유지한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까지 버몬트주에서 결혼한 동성 커플은 7549쌍이며 이 가운데 78쌍이 이혼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킹콩’ 블록버스터에 갇힌 그의 우수

    ‘킹콩’ 블록버스터에 갇힌 그의 우수

    할리우드 SF블록버스터의 ‘갈라(Gala)쇼’ 버전.14일 전세계 동시개봉한 피터 잭슨 감독의 세계적 화제작 ‘킹콩’(King Kong)에는 이런 20자평이 제격이다. 장대한 스케일,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효과가 압권인 기술력, 코미디의 여유까지 가미된 영화는 전형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쥬라기 공원’‘우주전쟁’‘죠스’‘ET’‘인디아나 존스’ 등 갖가지 기억나는 할리우드 대작들의 풍미를 두루두루 맛보게 하는 영화이다. ‘반지의 제왕’시리즈로 세계적 흥행감독군에서도 선두에 선 뉴질랜드 출신의 잭슨 감독은, 아홉살 때 1933년에 제작된 ‘킹콩’을 흑백 TV로 보면서 영화감독의 꿈을 키웠다.‘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착수하기 전에 이미 시나리오를 써놨을 만큼 ‘킹콩’에 대한 애착은 대단했다. 엄청난 덩치의 영화는 예상밖으로 가벼운 몸놀림으로 초반부를 채운다. 무모할 만큼 열정이 넘치는 영화감독 덴햄(잭 블랙)이 여주인공 캐스팅이 여의치 않자 길거리 캐스팅에 나선다. 극적으로 미모의 희극배우 앤 대로우(나오미 왓츠)를 발탁해 지도에도 없는 해골섬을 찾아 촬영행군을 감행하기까지의 도입부는 미끄러지듯 산뜻한 느낌으로 속도감을 낸다. 사투를 벌일 모험극을 예감케 하면서도 유머로 능청을 부리는 여유가 이 블록버스터의 장기. 거대선박이 해골섬을 향하기 무섭게 화면을 ‘로맨틱 모드’로 전환하는 것도 블록버스터 특유의 중압감을 털어내게 하는 장치로 읽힌다. 덴햄의 술수로 얼떨결에 배에 갇힌 시나리오 작가 잭(애드리언 브로디)은 첫눈에 앤과 사랑의 감정을 확인한다. 영화의 러닝타임은 무려 3시간. 블록버스터치고는 범상찮은 속도감을 자랑하던 영화는 그러나 재빠른 몸짓을 그다지 오래 유지하진 못한다. 수억만년전 고대 정글의 신비가 살아숨쉬는 미지의 해골섬에 도달하는 ‘본론’에 이르기까지 관객들은 꼬박 1시간을 고만고만한 에피소드들로 견뎌야 한다. 원주민들에게 붙잡혀 킹콩의 제물로 바쳐진 앤, 그녀에게 매혹된 킹콩의 감정을 확인하는 대목까지는 다시 30분여를 더 기다려야 한다. ‘블록버스터 종합선물세트’같은 영화에 설핏설핏 여러 장르의 묘미를 섞어넣는 기지도 발휘했다. 예컨대, 어둡게 가라앉은 화면으로 해골섬에 도착하는 지점에는 이전의 유머나 여유는 간곳없이 스릴러 영화로 감쪽같이 분위기 반전하기도 한다. 60년이 넘은 고전의 리메이크 버전에서 감독은 팬터지를 시각적으로 충족시키는 데 전력투구한 듯하다.2억 700만달러라는 천문학적 제작비가 필요했으리란 동의를 얻어낼 만큼 영화는 ‘테크닉’의 결정판이다. 공룡들끼리의 격투, 잭이 공룡떼의 질주하는 다리 사이를 요리조리 피해 달리는 장면 등은 기술의 승리 그 자체. 오락물의 완벽한 조건을 갖춘 듯하나, 감독의 욕심은 과했다 싶다. 세상이 다 아는 이야기를 3시간이나 끌어가는 감독의 장광설은 좀 부담스럽다. 보이지 않는 대상(CG 킹콩)을 상대로 구사하는 나오미 왓츠의 감정연기는 그녀의 전작들이 새삼 보고 싶을 만큼 탁월하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표정 영화 ‘킹콩’에서 킹콩의 이미지는 그 자체로 영화의 ‘모든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잭슨 감독은 ‘반지의 제왕’ 3부작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은 특수효과를 이 영화에 적용했다. 킹콩이 주로 활약하는 해골섬에 동원된 미니어처만 2500여개. 영화 시작 1시간30분만에 등장하는 킹콩의 사실적인 모습은 압권이다. 실제 고릴라를 본떠 조각가들이 입체감나게 피부를 입히는 등 킹콩의 미니어처를 만든 게 기초작업. 미니어처의 몸이나 얼굴에 근육조직을 입히고 털로 뒤덮는 특수효과 작업을 거친 다음, 사람의 실제 동선을 빌려와 그래픽 처리하는 ‘모션 캡처’기술을 입혔다. 이 작업의 수훈감은 배우 앤디 서키스.‘반지의 제왕’의 골룸 동작연기를 책임졌던 그가 야생 고릴라의 몸짓은 물론 울음소리까지 표현해냈다. 미녀 ‘앤’ 앞에 선 킹콩이 진짜 인간처럼 수줍은 표정이나 몸짓을 구사할 수 있었던 건 이런 치밀한 사전작업의 결실인 셈이다. 이렇게 해서 주인공으로 스크린을 장악한 킹콩은 키 7.6m에 몸무게 3.6t 킹콩의 실재감을 살려낸 화면들에선 어쩔 수 없이 할리우드의 위력을 인정하게 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 태풍 장르/등급 액션/15세 감독/배우 곽경택/장동건·이정재·이미연 줄거리 부초처럼 이국을 떠돈 탈북자의 슬픈 가족사, 그를 쫓는 남한 해군대위의 숙명적 대결. 20자평 한국액션의 새로운 차원을 보여준 스펙터클. 그러나 규모에 짓눌려 맥을 못 추는 드라마. ● 해리포터와 불의 잔 장르/등급 팬터지/12세 감독/배우 마이크 뉴웰/다니엘 래드클리프·엠마 왓슨 줄거리 해리 포터가 트리위저드 대회에 출전, 부활한 악의 축 볼드모트와 대결하다. 20자평 새 감독, 새 스토리, 화려한 비주얼, 풋풋한 로맨스. 한층 업그레이드된 재미요소들. ● 나의 결혼원정기 장르/등급 드라마/12세 감독/배우 황병국/정재영·수애·유준상 줄거리 38세 시골 노총각, 신부감 찾으려고 우즈베키스탄 가다. 20자평 정재영의 무시무시한(?) 연기력, 수애와 유준상의 기막힌 호흡. ● 프라임 러브 장르/등급 로맨틱 코미디/15세 감독/배우 벤 영거/우마 서먼·그린버그·메릴 스트립 줄거리 37세 커리어우먼과 14세 연하남의 ‘유쾌·상쾌·아슬아슬한’ 사랑이야기. 20자평 성탄선물처럼 아기자기하고 훈훈한 드라마, 두 여주인공의 끝내주는(?) 연기력. ● 킹콩 장르/등급 SF액션/15세 감독/배우 피터 잭슨/나오미 왓츠·애드리언 브로디 줄거리 미녀를 사랑한 거대 괴수 킹콩의 슬픈 러브스토리. 20자평 할리우드 SF 화제작들의 장점을 조합한 듯한 ‘블록버스터 갈라 쇼’. 끝내주는 볼거리. ● 광식이 동생 광태 장르/등급 코믹 멜로/15세 감독/배우 김현석/김주혁·봉태규·이요원·김아중 줄거리 ‘소심남’ 광식과 ‘작업맨’ 동생 광태의 극과극 사랑방정식. 20자평 핑크빛 환상이 아닌 현실적 캐릭터·상황전개에 공감이 절로. ●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 장르/등급 로맨틱 코미디/15세 감독/배우 토마스 베주차/클레어 데인즈 맥아덤즈 줄거리 히피 가족과 세련된 뉴요커 예비 며느리의 만남. 20자평 뻔한 웃음은 일체 사절. 사라 제시카 파커는 역시 매력적.
  • ‘금자씨’ 탈락… 장동건 ‘무극’ 후보에

    장동건 주연의 한·중 합작영화 ‘무극’과 김윤진이 출연하고 있는 미국 ABC방송의 드라마 ‘로스트’가 제63회 골든글로브상 후보에 올랐다. 골든글로브상을 주관하는 할리우드 외신기자협회(HFP)는 14일 총 24개 부문 후보를 발표했다. 외국어영화상 후보에는 장동건과 장바이쯔가 출연하고 천카이거 감독이 연출한 ‘무극’을 비롯해 ‘쿵푸 허슬’(중국),‘메리 크리스마스’(프랑스),‘파라다이스 나우’(팔레스타인)와 ‘초시’(남아프리카공화국)가 선정됐다. 한국영화 ‘친절한 금자씨’와 ‘빈집’은 후보에 포함되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로스트’는 최우수TV시리즈상과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 등 2년 연속 후보에 올랐다.‘그레이 아나토미’에 출연한 한국계 캐나다 배우 샌드라 오는 TV시리즈 부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한편 극영화 부문에서는 두 카우보이의 로맨스를 섬세하게 그린 리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이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조연상, 시나리오상, 작곡상, 주제가상 등 7개 부문에 올라 올해 최다 부문 후보 지명을 기록했다. ‘브로크백 마운틴’을 연출한 리안 감독은 감독상 후보에 올라 ‘매치 포인트’의 우디 앨런,‘굿나이트 앤드 굿럭’의 조지 클루니,‘킹콩’의 피터 잭슨,‘충실한 정원사’의 페르난도 마이렐스,‘뮌헨’의 스티븐 스필버그와 경합하게 됐다.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은 내년 1월16일 열린다.로스앤젤레스 연합뉴스
  • [KCC프로농구] 피터팬 날다

    ‘피터팬’ 김병철(32·오리온스)이 KTF의 7연승을 저지했다. 오리온스가 13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시즌 최다득점을 올린 김병철(30점·3점슛 7개 7어시스트)과 ‘맞춤 지역방어’를 앞세워 6연승을 달리던 KTF를 106-80으로 눌렀다.1라운드를 공동선두(6승3패)로 마친 뒤,2라운드에서 2승7패로 부진했던 오리온스는 3라운드 첫 판 승리로 KT&G와 함께 공동 7위로 뛰어오르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최고의 슈팅가드로 명성을 떨쳤던 김병철은 올시즌 손목 부상과 체력 저하로 평균 13.2점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겨왔다. 하지만 이날 그의 플레이는 전성기를 그대로 재현한 듯했다. 김병철은 1쿼터 시작하자마자 김승현(11점 14어시스트)의 송곳 패스를 미들슛과 3점포로 거푸 연결시키며 슛감각을 조율했다. 오리온스는 김병철-아이라 클라크(33점) ‘쌍포’를 앞세워 2분여 만에 13-0까지 내달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1쿼터를 20-33으로 뒤진 KTF는 2쿼터부터 김병철을 막기 위해 존디펜스로 바꿨지만, 이미 피터팬은 고삐가 풀려있었다. 김병철은 1분여 만에 2개의 3점포를 쏘아올린 것을 시작으로 2쿼터에서만 15점을 뿜어내며 상대 수비를 깨뜨렸다. 6연승을 질주하던 KTF도 쉽게 물러서진 않았다. 신기성(20점)과 애런 맥기(24점)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연속 11점을 쓸어담아 2쿼터 3분여를 남기고 42-44까지 추격한 것. 하지만 그 순간 김병철이 다시 3점라인에서 날아 올랐고, 공은 림 속으로 사라졌다.KTF가 3쿼터 2분여를 남기고 다시 63-74까지 따라붙었지만, 이번에도 ‘3점 카운터펀치’로 추격에 찬물을 끼얹은 주인공은 바로 김병철이었다.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데스크시각] 다인종·다문화 시대를 내다봐야/박정현 정치부 차장

    미국의 유명한 미래학자 피터 드러커 교수가 지난달 11일 96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을 무렵에 이민자들이 일으킨 프랑스의 소요사태는 마무리돼가고 있었다. 드러커 교수가 남긴 지식 격언 가운데 하나가 ‘미래는 현재에 이미 시작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가 예측했던 옛 소련의 붕괴나 정보화시대의 도래같은 일도 정확한 현실 분석과 진단을 토대로 가능했다는 얘기다. 드러커 교수가 남긴 격언은 프랑스와 한국에서도 적용될 법하다. 프랑스 파리의 지하철이나 길거리에 앉아있던 노숙자들이 한때 낭만으로 비쳐졌던 시절이 있었다. 기자는 양복을 입고 출퇴근하던 회사원이 어느날 갑자기 노숙자로 전락하고 말았다던 프랑스인들의 얘기를 ‘선진국병’쯤으로 흘려들었다. 하지만 프랑스의 낭만이 냉혹한 현실로 우리에게 다가오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외환위기에 이어 불어닥친 구조조정의 한파는 회사원들을 서울의 지하도로, 공원으로, 산으로 내몰았다. 프랑스의 현실이 우리의 미래라는 점을 알아차리지도, 예측하지도 못했을 뿐이다. 프랑스의 소요사태도 어쩌면 노숙자처럼 우리의 ‘미래’일지도 모른다. 프랑스 소요사태의 주역은 북아프리카 출신 이민자들의 2세인 젊은이들이고, 그 이민자들은 프랑스 경제가 활황이던 1960∼70년에 프랑스로 넘어와 프랑스인들이 기피하던 허드렛일을 도맡아왔다. 우리나라 제조업 근로자는 이미 외국인 노동자들로 대체된 지 오래다. 국내에 들어와 있는 조선족을 비롯한 중국 국적 외국인은 25만여명, 필리핀·베트남·태국 출신은 10만여명에 가깝다고 한다. 세계화 추세에 맞물려 우리나라도 국적을 초월한 인구이동이 이뤄지면서 다문화·다인종 사회로 급속하게 바뀌고 있는 것 같다. 외국인 근로자들은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이 겪는 차별문제나 인권문제는 시민사회단체나 제기할 뿐이고, 큰 사회적 관심을 모으지는 못하고 있다. 신혼부부 네 쌍 가운데 한 쌍은 국제결혼인 게 우리네 현실이다. 한국 남성과 외국인 여성의 결혼은 지난해 2만 5000건이다. 장 폴 사르트르와 시몬 드 보부아르의 계약결혼 이후 프랑스는 저출산의 대명사로 불려왔지만 10여년 뒤에는 우리나라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급격한 저출산과 고령화 추세로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적게 낳는 나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출산율은 1.16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치를 밑돌고 있어 국가적 위기로 인식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최근에 영국의 연금개혁 추진을 들면서 “2030년이면 연금이 고갈된다는 계산을 하지만 우리는 아직 국가계획으로 세울 상상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나타낸 것도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연금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한 것이다. 우리가 선진국병을 뒤쫓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데도 정작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북아프리카 출신 노동자들이 필요없게 된 요즘에 프랑스인들의 생각은 ‘그들’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를 많이 낳는 그들이 사회보장금을 많이 타가면서 사회보장제도가 휘청거리고 있다는 프랑스인들의 생각은 프랑스인과 이민자 사이의 인종과 종교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프랑스 소요사태에 인권국가인 프랑스에서 톨레랑스(관용정신)의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거나 파시즘의 부활이라는 등의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머나먼 남의 나라 일처럼 내놓는 진단들은 한가해 보인다. 외국인 문제에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북아프리카 출신 이민자와 2세들이 프랑스를 불태웠듯이 외국인 근로자들이 서울시내 자동차를 불태울 수 있다는 생각은 한낱 기우일까?프랑스의 소요사태는 하나의 현상에 불과하다. 우리에게 다가올 다인종·다문화 시대의 문제점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일은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프랑스 소요사태 같은 일이 우리의 현실로 다가왔을 때에야 대책을 세우면 우리 사회가 지출하고 감당해야 할 비용은 너무 크지 않을까 싶다. 이것이야말로 프랑스가 주는 교훈이다. 박정현 정치부 차장 jhpark@seoul.co.kr
  • 찬호 “장모님 인품 보고 곧바로 결혼 결심”

    “장모님의 존경스러운 인품을 보고 리혜씨와의 결혼을 결심했습니다.” 지난달 30일 미국 하와이에서 결혼한 박찬호(32·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1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신부 박리혜(29)씨와 함께 국내 피로연 및 메이저리그 100승 사은회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피터 오말리 전 LA 다저스 구단주 등 국내외 인사 500여명이 참석, 성황을 이뤘다. 전문 MC인 김승현·정은아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사은회에서 박찬호는 “결코 내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분들을 초대해 영광스럽다.”고 말했고, 박리혜씨는 “신랑은 주위 사람을 배려하는 등 존경할 점이 많다. 맛있는 음식을 많이 만들어 내조를 충실히 하겠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박찬호는 “지난 겨울 장모님의 친구분으로부터 소개를 받았고, 곧바로 몰래 일본에 가서 만났다.”며 첫 만남의 순간을 회상했다. 박찬호는 이어 “차인표에게 조언을 구했더니 ‘조총련에 끌려갈 수도 있다.’며 같이 가주겠다고 해 일본의 한 식당에서 함께 신부를 본 뒤 그날 밤 장모님을 만났다.”면서 “너무 존경스러운 분이어서 ‘이런 분 딸이라면 믿을 수 있는 사람이겠구나.’라고 생각해 계속 만남을 가졌다.”고 덧붙였다. 박찬호는 “신부가 날 처음 봤을 때 수염을 길러서 그런지 곰같이 생겼다고 느낀 모양이다. 나중에 들었지만 일본에서는 남자의 스타일을 ‘미소’(된장)와 ‘소이’(간장)로 구분하는데 나는 미소처럼 강렬한 느낌을 줬던 것 같다. 하지만 신부의 이상형은 소이”라고 해 웃음을 이끌어냈다. 이날 행사에는 다저스 시절 동료인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 이승엽과 아내 이송정씨, 메이저리그 후배인 최희섭(LA 다저스), 봉중근(신시내티 레즈), 국내 동료인 심재학(기아) 이병규(LG) 홍원기(두산) 등이 참석했다. 연예계에서는 차인표·신애라 부부를 비롯 박상원 노사연 등이 찾았고, 심대평 충남지사 등 정계 인사도 참석했다. 이재훈기자 nomad@seoul.co.kr
  • [토요영화]

    [토요영화]

    ●킬러 엘리트(EBS 오후 11시30분) 샘 페킨파 감독하면 선혈과 슬로 모션으로 대표되는 폭력 미학의 거장이라는 말이 우선 떠오른다. 유려한 총격전이 번뜩이는 ‘와일드 번치’(1969),‘겟어웨이’(1972),‘관계의 종말’(1973) 등이 대표작이다. 그의 미학은 오우삼, 월터 힐, 쿠엔틴 타란티노 등으로 이어져 내려온다. 특히 선과 악의 구분을 거부하는 무정부주의적 반골 정신도 그의 특징. 하지만 이 작품은 폭력보다는 인간 내부의 고통과 갈등에 초점을 맞추며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외적인 폭력보다는 내면의 폭력을 탐구하고 있는 것. 앞서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1972)에서 호흡을 맞췄던 로버트 듀발과 제임스 칸이 함께 출연해 빼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마이크 로켄(제임스 칸)과 조지 한센(로버트 듀발)은 사설 정보원이다. 망명 정치가를 호위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마이크는 동료인 조지가 고의로 쏜 총에 맞는다. 마이크는 수술을 받지만 거동이 불편하게 되고, 상사인 콜리스(아서 힐)와 사장인 웨이번(기그 영)은 퇴직하라고 강요한다. 복수심에 불타 재활에 열중하는 마이크. 마침내 다시 권법과 검도를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을 회복한다. 콜리스는 일본 자객으로부터 위협받고 있는 타이완 정치가를 보호하는 일을 마이크에게 부탁하고, 마이크는 밀러(보 홉킨스)와 맥(버트 영) 등 옛 친구를 고용하는 조건으로 일을 맡는데….1975년작.124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SBS 오후 11시55분) 추석 때마다 찾아왔던 성룡처럼, 이제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해리포터가 기다려진다.2001년부터 12월을 흥행의 마법으로 물들이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돌아왔다. 시리즈 4편 ‘해리포터와 불의 잔’이다. 그런데 주인공 다니엘 래드클리프, 엠마 왓슨, 루퍼트 그린트 등이 훌쩍 커버렸다. 조엔 롤링의 소설 속에 나오는 그런 느낌이 아니어서 아쉬운 생각마저 든다.1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풋풋함과 비교해보면 더욱 그럴 것이다.1편의 감독은 ‘나홀로 집에’의 대명사 크리스 콜럼버스다. 차라리 피터 잭슨의 ‘반지의 제왕’처럼 여러 편을 몰아서 찍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꿈도 꿔본다. 부모를 잃고 이모네 집에서 더부살이를 하고 있는 해리 포터(다니엘 래드클리프)는 갖은 구박 속에 불쌍하게 살고 있다. 언제나 재미있는 일이라곤 없었던 생일이지만, 열한 번째 생일날은 무언가 다른 것 같다. 바로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입학 허가서를 보내온 것. 게다가 마법학교의 사냥터지기인 해그리드(로비 콜트레인)가 찾아와 해리가 마법사의 혈통을 지녔다는 사실을 알려주는데….2001년작.152분.
  • ‘영화 잔칫상’… 연말 행복한 관객들

    폭풍전야다. 살기(殺氣) 마저 흐른다. 최고 관심작 ‘킹콩’과 ‘태풍’이 ‘맞장’을 뜨는 14일 이후 국내외 대작들의 개봉이 밀집되면서, 연말 극장가가 물러설 수 없는 격전장으로 돌변했다. 국산 대 할리우드, 팬터지와 액션, 멜로 등 장르간 대결 구도 이외에 국내 양대 배급사간의 자존심을 건 눈치 싸움도 치열해 어느 때보다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각종 메뉴로 그득한 ‘영화 잔칫상’을 받아들게 된 관객들의 입가엔 벌써부터 행복한 군침이 돈다. 과연 어떤 영화가 최고의 요리로 등극할까?#‘킹콩’,‘태풍’을 잠재울까? 첫번째 빅뱅 무대는 국산과 할리우드의 간판 끼리의 대결.‘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피터 잭슨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킹콩’과, 국내 최고액인 150억원을 쏟아붓고 장동건·이정재라는 특급 카드를 내민 곽경택 감독의 ‘태풍’이 14일 동시에 간판을 내건다.1933년 첫 상영돼 인기를 끈 원작 영화의 리메이크판인 ‘킹콩’은 뉴질랜드산 팬터지물. 상상을 초월한 2억 7000만 달러(약 2700억원)가 제작비로 투입됐고, 러닝타임도 자그마치 186분이다. 해골섬 제물로 바쳐진 여배우 앤(나오미 와츠)에게 첫눈에 반한 킹콩이 뉴욕과 정글에서 펼치는 애절한 사랑을 그렸다. 전국 420개 스크린을 확보했다. 지난 5일 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은 ‘태풍’은 CJ엔터테인먼트가 사운을 걸고 배급하는 작품. 전국 500개 이상의 스크린을 확보하고 웬만한 영화 제작비를 능가하는 40여억원의 홍보비용을 쏟아붓는 등 대대적인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다. 하지만 평단으로부터 “기대와 관심만큼 영화 자체의 파괴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내심 초조한 상태.#‘작업의 정석’,‘파랑주의보’ 넘어 ‘태풍’과 맞불 이런 분위기속에 쇼박스는 21일 개봉하는 손예진·송일국 주연의 ‘작업의 정석’의 ‘10만명 유료 시사회’를 16일부터 대대적으로 펼치며 ‘태풍’ 옥죄기에 나선다. 이미 웰컴투 동막골’에서 짭짤한 재미를 본 방법으로, 이번엔 커플 관객 중 여성에겐 무료 입장권을 준다.쇼박스 관계자는 “작품이 워낙 잘 나왔고,‘태풍’이 공개 된 뒤 맞불 승부에 대한 자신감을 느껴 전사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고 설명했다.‘작업의 정석’은 연애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남녀 ‘선수’인 ‘작업녀’ 손예진과 ‘작업남’ 송일국의 연애담을 코믹하게 그렸다. 22일 개봉하는 송혜교·차태현 주연의 ‘파랑주의보’와 ‘작업의 정석’과의 한판 승부도 기대되는 대목. 각각 계절적 느낌과 잘 맞는 코믹과 청춘 멜로물간의 경쟁이라는 점과 함께, 앞서 개봉한 여러 블록버스터들과의 차별적 승부도 관심거리다.‘파랑주의보’는 일본 가타야마 쿄이치의 소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모티브로 제작됐다.#마지막 주 피의 주말 29일을 기점으로 주말 극장가는 피튀기는 혈전이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대작들의 격돌로 이미 후끈 달아오른 판세에, 팬터지의 고전인 할리우드 대작 ‘나니아 연대기’와 장진영·김주혁 주연의 초대형 영화 ‘청연’, 감우성 주연의 사극 영화 ‘왕의 남자’가 한꺼번에 경쟁에 뛰어든다. 아동용 고전 팬터지소설을 각색한 ‘나니아 연대기’는 방학을 맞은 아이들에게 킹콩’과 함께 최고 인기 영화가 될 전망이다. 주인공인 사자 형상의 위대한 영웅 아슬란이 예수에 비유되는 등 강한 기독교적 알레고리를 지니고 있어 단체 관람객도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나니아 연대기’의 기세를 막아낼 경쟁작으로는 ‘청연’이 꼽힌다.2년 간의 제작기간, 순제작비 96억원을 들인 이 영화는 우리나라 최초의 여류비행사 박경원의 삶을 통해 여인의 강인함과 운명적인 로맨스를 그린다.‘팬터지’와 실화를 바탕으로 한 ‘팩션(Faction) 영화간의 대결이란 점도 관람 포인트. 조선시대 궁궐을 배경으로 질펀하게 펼쳐지는 궁중 광대들의 한 판 놀음을 그린 영화 ‘왕의 남자’도 기대되는 작품.‘황산벌’,‘달마야 놀자’의 이준익 감독과 연기파 배우 정진영이 다시 손잡고 흥행몰이에 나선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北인권 ‘고발자’ 총집결

    8일 낮 12시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 깡마른 체구의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비서가 등단해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북한내 인권 참상 현황을 역설한다. 이어 수전 숄티 미국 디펜스포럼재단 회장이 나와 북한 인권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를 높인다. 이어 김수철·김태산씨 등 탈북자들의 생생한 증언과 함께 니시오카 쓰토무 납북일본인구출협의회 부회장이 일본내 납북자 구출운동 현황을 전하면서 분위기는 격앙된다…. 8∼9일 이틀 동안 서울에서 열리는 북한인권국제대회에는 이처럼 국내외를 막론하고 그동안 북한 인권 실상을 비판해온 인사들이 총집결한다. 북한 인권을 주제로 한 최초의 대규모 국제회의라 할 만하다. 미 정부의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알렉산더 브시바오 주한 미 대사와 제이 레프코위츠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피터 애커맨 프리덤하우스 총재, 데이비드 호크 전 엠네스티인터내셔널 미국지부장, 마이클 호로위츠 허드슨연구소 수석연구원 등 미국측 인사가 다수 참석, 중량감을 높이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서도 엘리자베스 바사 영국국제기독연대 인권옹호 변호사와 나데자 미하일로바 전 불가리아 외무장관, 피에르 리굴로 프랑스 북한인권위원장, 윌리 포투어 국경없는인권 대표(벨기에 사무소) 등이 참석한다. 일본에서는 데리야키 마스모토 일본납북자가족협의회 대표, 고타로 이무라 ‘일본 북조선 귀국자의 생명과 인권을 지키는 회’ 사무국장, 사카나카 히데노리 탈북귀국자지원기구 대표 등이 참여한다. 특히 소련에서 반체제 활동 후 망명한 나탄 샤란스키 이스라엘 전 내각장관도 참석키로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치권에서 정의용 열린우리당 의원과 김문수 한나라당 의원이 참석하며, 북한민주화운동본부·자유주의연대 등 보수민간단체 대표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틀간 신라호텔에서 열리는 공식 행사에서는 북한 인권 현황 보고에 이어 북한인권 개선전략 등을 놓고 참석자 간에 열띤 토론이 벌어지게 되며,9일엔 ‘북한인권선언’이 채택될 예정이다. 공식행사와는 별도로 10일 북한인권대학생국제회의(이화여대)와 북한인권콘서트(청계광장) 등 각종 행사가 열리는 등 주최측은 11일까지를 북한인권주간으로 선포한 상태다. 하지만 이에 맞서 통일연대를 비롯한 진보민간단체들도 대회기간중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토론회와 대북정치공세 규탄집회를 열 계획이어서 남남(南南)갈등이 우려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인권국제대회와 관련,“민간단체 행사인 만큼 공식입장 발표는 없다.”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리바이스’ 사주 피터 하스 별세

    청바지의 원조 ‘리바이스’를 생산하는 레비 스트라우스의 사주 피터 E. 하스경이 샌프란시스코 자택에서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8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고 회사 대변인이 4일 발표했다. 레비 스트라우스의 종손인 하스경은 형인 월터와 함께 중소기업에 불과했던 의류회사를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의류 브랜드의 하나로 성장시켰다. 그는 형과 함께 지난 58년 레비 스트라우스를 인수, 전후 인구 격변기에 젊은이를 마케팅의 대상으로 삼아 청바지를 대유행시켰다.1971년 기업이 공개됐을 당시 전세계 고용 근로자 2만명, 연간 매출액은 4억 500만 달러에 달했다. 그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왔으며 40∼50년대는 의류공장내 인종차별 철폐를 위해 헌신했다. 하스는 회사가 커져 남부지방으로 진출할 당시 흑인 노동자들도 백인과 동등한 자격으로 자신의 공장에 취직시켰다. 또 미국의 주정부 가운데 처음으로 설립된 샌프란시스코의 공정고용실행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되기도 했다.샌프란시스코 AFP 연합뉴스
  • [길섶에서] 방관자/이상일 논설위원

    14세 소년은 한 여자 의과대학생의 권유로 데모대 선두에 섰다. 소년은 혁명가를 부르는 학생들 앞에서 자랑스럽게 적기를 높이 들어올렸다. 얼마전 타계한 저명한 언론인 겸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가 토로한 자신의 소년시절 회고다.1923년 11월 어느날이었다. 행진하다 뒤의 학생들에 밀려 웅덩이로 들어서자 그는 온 힘을 다하여 진로를 바꾸려고 했다. 힘이 달리자 갑자기 그는 자신을 선두에 서게 했던 여자 대학생의 팔속에 적기를 쑥 밀어붙이고는 대열에서 벗어나 집으로 혼자 돌아갔다. 그때 깨달은 것은 “자신은 방관자라는 사실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언론인과 학자로서 일생을 살 자신의 체질을 안 셈이다. 그는 “방관자는 무대위에 있지만 연기자는 아니며 관중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방관자는 성찰한다.” 그는 또 “무엇인가가 이루어지려고 할 때 그것을 수행하는 것은 사명감에 불타는 외골수 인간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요즘 외길 생명공학자의 연구와 관련된 보도를 놓고 어느 방송사 보도가 시비에 휩싸여 있다. 드러커의 말을 떠올리면서 언론의 역할은 역사의 주연이기보다 방관자이며 조연자이지 않나, 곱씹어보게 된다. 이상일 논설위원 bruce@seoul.co.kr
  • [문화캘린더]

    ●서울 노원구 12일(월) 오전 11시 노원구민회관 대강당에서 ‘2005년 하반기 레크리에이션 수강생 발표회’를 연다.800여명의 참가자가 밸리댄스·한국무용 등을 발표하고, 초청가수의 공연이 이어진다. 관람을 원하는 구민은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다.(02)950-3100. ●서울 서초구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서초구민회관 대강당에서 송년특집 ‘12월의 서초금요음악회’를 개최한다.2일 ‘팝과 클래식의 향연’,9일 ‘홀리데이 콘서트’,16일 ‘피아니스트 신수정, 김용배 특별초청 실내악의 밤’,23일 ‘가족과 함께하는 크리스마스 캐럴 축제’가 공연된다.30일에는 송년음악회 ‘천사들과 나누는 한겨울밤의 꿈’이 열린다.(02)570-6628. ●서울문화재단 8일(목)부터 다음달 4일(수)까지 서울 각지에서 열리는 조승미발레단의 어린이 발레 ‘피터와 늑대 & 발레 하이라이트’를 후원한다.8일(목) 성북구민회관,27일(화) 송파구민회관,1월 4일(수) 종로구민회관에서 각각 공연된다. 관람 시간은 70분, 티켓은 5000원이다.(02)2292-7385. ●경기 용인시 5일(월) 오전 10시 용인실내체육관에서 고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고3 수험생 파이팅’ 행사가 열린다. 댄스그룹 공연과 퀴즈게임, 즉석장기자랑, 마술공연 등이 펼쳐진다.(031)324-2265. ●경기 부천문화재단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잇따라 선보인다.3일(토) 오후 4시 복사골문화센터에서 국악 실내악단 ‘파름’의 ‘우리소리 여행’을 무대에 올린다.9일(토)∼10일(일)에는 부천시민회관에서 록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을 공연한다.14일(수)에는 부천시민회관에서 ‘춤과 함께 하는 영화이야기’가 관객들을 기다린다. 입장료 6000∼3만원(032)320-6323.
  • [책꽂이]

    |실용경제|●이제야 삶이 보이네(조 살리스 지음, 이창식 옮김, 밝은 세상 펴냄)달라이 라마, 넬슨 만델라 등 사랑과 존경을 받는 38명으로부터 배우는 마음의 지혜.9800원.●바보철학에서 배우는 거상의 도(정판교 지음, 스성 편저, 강경이 옮김, 파라북스 펴냄)손해 보는 것과 부드러운 것이 복이라는 등 ‘바보경영’의 지혜가 담긴 경영서.1만 3500원.●BRICS(한국무역협회 무역연구소 지음, 월간조선사 펴냄)신흥경제대국 브릭스에 대한 전략 연구 보고서.1만 3000원.●미래를 경영하는 리더십(에가와 도시오 지음, 한유키코 옮김, 랜덤하우스중앙 펴냄)글로벌시대에 적합한 리더가 되는 방법 제시.1만원.●여자가 알아야 할 20대의 모든 것(크리스틴 해슬러 지음, 김경숙 옮김, 해냄 펴냄)인생의 황금기 20대 여성 인생의 방향과 균형을 잡아주는 멘토북.9000원.●월요일의 기적(제프 켈러 지음, 김원옥 옮김, 거름 펴냄)평범한 청년과 성공한 기업가가 나눈 삶과 행복에 대한 대화.9000원.|유아·아동|●우아!크리스마스다(전3권)(정인철 외 글, 와이 외 그림, 베틀북 펴냄) 크리스마스 선물용으로 ‘딱’인 그림동화 세트. 산타할아버지께 거꾸로 선물을 드리는 따뜻한 마음이 돋보이는 `산타할아버지께 선물을 드려요´, 할머니에서 소녀까지 대를 잇는 가족사랑 이야기 `빨간 스웨터´, 마음을 비추는 빛을 찾는 소녀의 이야기 `크리스마스에 가장 빛나는 것은?´ 등 3권이 박스세트로 묶였다. 크리스마스 카드가 들어있다.4세 이상. 각권 8500원.●주인공이 되고 싶어(토미 드 파올라 글·그림, 최지현 옮김, 보물창고 펴냄) 연극의 주연을 하고 싶어하는 주인공을 통해 주인공을 꿈꾸는 아이들의 심리를 재미있고 따뜻하게 그린 그림동화. 세상엔 주인공보다 더 많은 조연이 있어야 하며, 그들이 있어 주인공이 빛난다는 진실을 말해준다.5세 이상.8500원.|초등·청소년|●앤서니 브라운의 킹콩(앤서니 브라운 글·그림, 고정아 옮김, 넥서스주니어 펴냄) 피터 잭슨 감독이 또다시 영화화해 화제를 낳고 있는 ‘킹콩’을 세계적인 동화작가 앤서니 브라운도 그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브라운은 소통부재의 가족문제를 그림책에 담아온 작가. 뉴욕사람들이나 미녀와 교감하지 못하는 괴수의 애절한 상황을 통해 또 한번 그 메시지를 에둘러 전한다. 초등생.1만 5000원.●우등버스와 강아지(이가을 글, 이상권 그림, 달리 펴냄) 크리스천 신인문학상으로 늦깎이 등단한 이가을의 창작동화집. 고향을 잊지 못해 끝내 아들을 데리고 고향을 찾는 아버지의 이야기 ‘아버지의 감나무’, 배운 것도 가진 것도 없지만 평생 자부심을 갖고 성실히 살아온 또 다른 아버지의 이야기 ‘장 영감의 훈장’ 등 가슴 따뜻해지는 동화가 9편이나 묶였다. 초등3년 이상.8000원.
  • ‘0.6초에 소비자 잡기’ 디자인에 올인

    ‘0.6초에 소비자 잡기’ 디자인에 올인

    “상품을 팔려면 0.6초 내에 소비자의 시선을 사로잡아야 한다.”(미국의 경영학자 톰 피터스) 제품의 가격이 싸고 품질이 좋아도 디자인이 나쁘면 외면받는다는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이처럼 디자인은 모든 산업 분야에서 경쟁력을 좌우하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도 90년대 이후 대기업을 중심으로 제품 성능 못지 않게 디자인이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디자인 개발예산 및 전문인력 부족, 영세업체 난립 등으로 미국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디자인 강국에는 못 미치는 ‘변방 국가’에 머물러 있다. ●기업, 디자인에 죽고 살다 디자인의 중요성을 실감케 한 대표적인 제품은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애니콜’이다. 경쟁 제품에 비해 가격이 20∼30% 정도 비싼 데도 불구하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고객들의 지갑을 열었다. 애니콜 모델인 ‘이건희폰’(2002년),‘벤츠폰’(2003년),‘블루블랙폰’(2004년) 등은 전세계적으로 각각 1000만대 이상씩 팔렸다. 이는 삼성이 지난 1996년을 ‘디자인 혁명의 해’로 선언한 이후 디자인 경쟁력 강화에 힘써 온 결과다. 벤처기업인 레인콤도 디자인을 무기로 국내 MP3플레이어 시장을 석권했다.“디자인에 비해 부품이 크면 부품은 구겨서라도 넣어야 한다.”는 레인콤 양덕준 사장의 말은 디자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표현으로 유명하다. 90년대 누적된 적자로 파산 위기에 몰렸던 미국 애플컴퓨터가 1998년 속이 들여다 보이도록 만든 ‘누드 컴퓨터’로 화려하게 부활한 것은 디자인의 위력을 증명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그동안 국내 업체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던 모토롤라도 과거 투박한 제품 이미지에서 탈피, 디자인을 개선한 ‘레이저’를 앞세워 올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국디자인진흥원 박희면 본부장은 “21세기 지식기반 시대에서 디자인은 글로벌 경쟁력의 원천”이라면서 “하지만 국내 기업의 매출액 대비 디자인 투자 규모는 0.3% 수준으로 선진국의 3%에 턱없이 부족하고, 전문인력 및 업체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디자인 강국, 무엇이 문제인가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디자인 전문회사는 지난 97년 80개에서 올해 1127개로 15배 가까이 늘어 양적으로는 팽창을 거듭했다. 그러나 업체당 평균 매출이 2억 4000만원, 종업원 수는 4.3명에 불과할 정도로 영세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 업체의 72.7%가 수도권에 몰려 있어 과당경쟁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디자인 신규 전문인력이 매년 3만 6000명씩 배출돼 미국(3만 8000명)에 이어 두번째로 많지만, 전문인력이 부족하다는 기업들의 볼멘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박 본부장은 “실무가 아닌 이론 위주의 교육으로 산업의 수요에 부합하지 못하는 측면이 많다.”면서 “산업계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특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나라는 정부 차원의 디자인 정책을 실시하는 유일한 국가이지만 지원규모가 미흡한 것은 흠이다. 올해 정부의 디자인 연구개발(R&D) 예산은 193억원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한해 디자인 투자비용(1000억원)의 4분의1, 전체 국가 R&D 예산(7조 7996억원)의 0.25%에 그치고 있다. 산자부는 이같은 문제를 보완한 ‘디자인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마련,1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7회 산업디자인진흥대회’에서 발표한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의 환경개선사업에 디자인 요소를 가미하는 국가환경디자인개선사업, 각 지역의 디자인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지역디자인혁신사업 등이 추진된다. 김호원 산자부 산업기술국장은 “디자인개발은 기술개발에 비해 투자 효율성이 2배 이상 높지만, 실제 투자금액은 4분의1 수준”이라면서 “국가·지역통합형 디자인 혁신체제를 마련, 선진국 대비 80% 수준인 디자인 역량을 오는 2008년까지 90%로 높이고, 디자인 부가가치도 현재 7조원에서 20조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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