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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우! 지구촌] 엄마가 아기를 카트에 ‘깜빡’ 했다면...처벌? 말아?

    [나우! 지구촌] 엄마가 아기를 카트에 ‘깜빡’ 했다면...처벌? 말아?

    생후 2개월짜리 아들을 쇼핑몰 카트에 두고 오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가 미국 네티즌들의 비난과 옹호를 한꺼번에 받고 있는 한 여성의 이야기가 화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만 자신은 ‘나쁜 엄마’가 아니며 그저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을 뿐이라고 말하는 체리쉬 피터슨(27)의 사연을 소개했다. 네 자녀의 엄마인 피터슨은 지난 24일 조카에게 줄 사탕 등을 사러 자녀 3명과 함께 대형 식료품점에 방문했다가 막내 아이 헉스턴이 누워있는 카트를 매장 앞에 둔 채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매장에 홀로 남겨진 아이를 최초로 발견했던 경찰은 아이가 발견 당시 ‘부상이나 기타 위해를 입지 않은 상태’였으며, 아이를 데리고 근처 미용실 등을 방문해 부모를 찾으려 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사건을 맡은 길버트 시 경찰당국은 당초 기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최근 결정을 번복해 그녀를 ‘아동 방치’(child endangerment)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디어 등을 통해 이 사건이 미국 전역에 알려지자 상당수의 미국 네티즌은 그녀에 대한 분노를 표했다. 일부 네티즌은 그녀가 필시 “술에 취해 아이를 방치한 ‘나쁜 엄마’임에 틀림없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러한 비난여론이 가열되자 그녀의 처지를 동정한 일련의 네티즌들이 반대로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법”이라며 그녀를 옹호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우리는 체리쉬의 편”(I Stand With Cherish)이라는 모토를 내세워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체리쉬에 대한 온라인 구호운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피터슨은 미국 CBS5 방송에 직접 등장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며 눈물을 내비쳤다. 그녀는 “보통은 차에 짐을 실은 뒤 카트를 매장 앞으로 치워두지만, 이번에는 평소답지 않게 차를 매장 바로 앞에 세웠던 탓에 그런 과정을 생략하게 됐고, 그래서 아이를 카트에 두었다는 사실도 깜박한 채 차를 타고 떠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으로 돌아와 차를 차고에 넣을 때가 되어서야 다른 자녀가 그녀에게 "헉스턴은 어디있어요?"라고 물었고 사태를 파악한 피터슨은 황급하게 매장으로 되돌아갔다. 그녀는 “어떤 증인의 목격담과는 달리 2시간이 아닌 40분 만에 아이를 찾으러 돌아갔다”며 “40분도 긴 시간인 것은 알지만 결코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내가 어머니라는 사실을 정말 기쁘게 생각하며 살고 있고, 나보다 내 아이들을 더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고 밝혔다. 남편 또한 “우리도 사람인 이상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의 혐오와 선입견에 괴롭힘 당하는 아내를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은 매우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페이스북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2개월아들 쇼핑카트에 두고 간 네 자녀 엄마 기소...”나쁜 엄마” “실수” 논란

    2개월아들 쇼핑카트에 두고 간 네 자녀 엄마 기소...”나쁜 엄마” “실수” 논란

    생후 2개월짜리 아들을 쇼핑몰 카트에 두고 오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가 미국 네티즌들의 비난과 옹호를 한꺼번에 받고 있는 한 여성의 이야기가 화제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30일(현지시간)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지만 자신은 ‘나쁜 엄마’가 아니며 그저 끔찍한 실수를 저질렀을 뿐이라고 말하는 체리쉬 피터슨(27)의 사연을 소개했다. 네 자녀의 엄마인 피터슨은 지난 24일 조카에게 줄 사탕 등을 사러 자녀 3명과 함께 대형 식료품점에 방문했다가 막내 아이 헉스턴이 누워있는 카트를 매장 앞에 둔 채 집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매장에 홀로 남겨진 아이를 최초로 발견했던 경찰은 아이가 발견 당시 ‘부상이나 기타 위해를 입지 않은 상태’였으며, 아이를 데리고 근처 미용실 등을 방문해 부모를 찾으려 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사건을 맡은 길버트 시 경찰당국은 당초 기소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최근 결정을 번복해 그녀를 ‘아동 방치’(child endangerment) 혐의로 기소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디어 등을 통해 이 사건이 미국 전역에 알려지자 상당수의 미국 네티즌은 그녀에 대한 분노를 표했다. 일부 네티즌은 그녀가 필시 “술에 취해 아이를 방치한 ‘나쁜 엄마’임에 틀림없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이러한 비난여론이 가열되자 그녀의 처지를 동정한 일련의 네티즌들이 반대로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법”이라며 그녀를 옹호하고 나서기도 했다. 이들은 “우리는 체리쉬의 편”(I Stand With Cherish)이라는 모토를 내세워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체리쉬에 대한 온라인 구호운동을 펼치고 있다. 최근 피터슨은 미국 CBS5 방송에 직접 등장해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변호하며 눈물을 내비쳤다. 그녀는 “보통은 차에 짐을 실은 뒤 카트를 매장 앞으로 치워두지만, 이번에는 평소답지 않게 차를 매장 바로 앞에 세웠던 탓에 그런 과정을 생략하게 됐고, 그래서 아이를 카트에 두었다는 사실도 깜박한 채 차를 타고 떠났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으로 돌아와 차를 차고에 넣을 때가 되어서야 다른 자녀가 그녀에게 "헉스턴은 어디있어요?"라고 물었고 사태를 파악한 피터슨은 황급하게 매장으로 되돌아갔다. 그녀는 “어떤 증인의 목격담과는 달리 2시간이 아닌 40분 만에 아이를 찾으러 돌아갔다”며 “40분도 긴 시간인 것은 알지만 결코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내가 어머니라는 사실을 정말 기쁘게 생각하며 살고 있고, 나보다 내 아이들을 더 사랑하는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다”고 밝혔다. 남편 또한 “우리도 사람인 이상 실수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의 혐오와 선입견에 괴롭힘 당하는 아내를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은 매우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사진=ⓒ페이스북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위기의 중국 경제] 정부 강력한 개입, 시장 통제에 한계… 내수 위주 ‘뉴노멀’ 승부수도 안 먹혀

    올해 초 중국 경제의 화두는 오랜만에 찾아온 주식시장의 ‘대세 상승장’이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였다. 지난해 상하이와 홍콩 증권시장의 교차거래를 허용한 후강퉁(?港通)을 앞두고 상승세의 시동을 건 중국 증시는 6개월간 60% 이상 치솟으며 연말 3000선에 안착했다. 이에 힘입어 올 들어 증시 주변에는 6000선 고지 등정도 머지않았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돌면서 지난 6월 5100선을 가뿐히 돌파했다. 이것이 최고점이었다. 견고할 것 같았던 경제성장에 둔화 조짐이 뚜렷해져 증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백약이 무효’인 중국 증시의 널뛰기 장세로 ‘중국식 자본주의’의 민낯과 한계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강력한 통제와 일사불란한 정책집행으로 요약되는 철저한 관제를 통해 역동적인 성장을 거듭하던 중국식 발전 모델이 힘을 잃었다. 곤두박질치는 주식시장을 떠받치기 위한 중국 정부의 개입이 제대로 먹히지 않는 바람에 정책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 바닥으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가 7주간 무려 4000억 달러(약 470조원)를 쏟아붓는 것도 모자라 기준금리·지급준비율 인하 등 갖가지 부양책을 내놔도 패닉 상태에 빠진 중국 증시를 안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에인절 유바이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중국 당국에 시장 변동을 관리할 능력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결국 중국 경제가 더이상 정부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정부와 시장 간의 힘겨루기에서 정부가 시장에 백기를 든 형국이다. 강력한 정부 리더십을 바탕으로 성장가도를 내달리며 중국을 주요 2개국(G2) 반열에 올려놓은 ‘중국식 자본주의’가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1978년 개혁·개방을 선언한 중국은 사회주의와 시장경제 시스템을 효과적으로 결합시키는 새로운 경제 모델을 채택해 30여년간 연평균 10%에 가까운 고도성장을 구가하며 승승장구했다. 덕분에 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제에 반대하고 시장의 기능과 민간의 자유로운 활동을 중시하는 ‘신자유주의’의 부작용을 보완하는 대안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도 받았다. 자신감을 얻은 시진핑(習近平) 정권은 집권 초부터 수출 위주의 양적 성장을 포기하는 대신 내수 위주의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신창타이’(뉴노멀) 노선을 도입하며 과감히 승부수를 띄웠다. 그러나 믿었던 내수가 살아나지 않아 성장률 둔화가 확연해졌다. 2년 전만 해도 8%를 넘보던 경제성장률은 올해 6%대 추락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이 여자가 야하다고? 규범에 갇혀 있군요!

    이 여자가 야하다고? 규범에 갇혀 있군요!

    모더니즘/피터 게이 지음/정주연 옮김/민음사/816쪽/3만 5000원 우리에게 너무 익숙해서 막상 정의를 내리려면 막막해지는 것들이 있다. ‘모더니즘’이 그 대표적인 경우다. 유럽 근대사상을 연구한 저명한 문화사학자 피터 게이는 다양한 영역에서 수집한 증거들을 통해 다양성 속의 통일성, 단일한 심미적 사고 방식, 눈에 띄는 양식, 즉 모더니즘 양식을 발견하는 데 주력했다. 새 책 ‘모더니즘’은 지난 5월 뉴욕에서 눈을 감은 그가 평생의 연구를 집대성해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집필한 마지막 저작이다. ●性의 해방·개성 표현·솔직함 중시 모더니즘은 대략 1840년대 초부터 1960년대 초까지, 보들레르와 플로베르에서 베케트와 그 이후 잭슨 폴록, 앤디 워홀의 팝아트까지를 아우른다. 두 번의 세계 대전을 견디었고, 전체주의의 혹독한 적개심을 이겼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혁신적인 인물들이 나타나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 시작은 프랑스 파리였지만 서서히 거점을 미국 뉴욕으로 옮겼다. 물질주의에 대한 반항, 부르주아들의 가식에 대한 혐오에서 시작된 모더니즘은 성의 해방, 솔직함, 자신만의 감정을 소중하게 여기는 정신과 연결된다. ●보들레르·모네 등 당대 미학 비판 저자는 모더니즘의 특징을 ‘이단의 유혹, 즉 관습적인 감수성에 저항하려는 충동’과 ‘철저한 자기 탐구에서 비롯된 개성적 표현력’이라고 정리한다. 모던 발레의 거목 세르게이 댜길레프는 안무가들에게 입버릇처럼 말했던 “나를 놀라게 하라!”, 에즈라 파운드가 제시한 “새롭게 하라”는 슬로건은 많은 모더니스트들의 열망을 반영한다. 저자는 시인 보들레르를 ‘모더니즘의 창시자’로 가장 자격이 있다고 지목한다. 독창적이고 자극적인 미술비평, 스스로에 대한 공정한 평가, 내밀한 시적 언어로 문학적 한계에 반항한 점, 탁월한 시적인 재능 등으로 보들레르는 모더니즘의 근본 원리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보들레르와 같은 시대에 진보적 아웃사이더로 꼽혔던 또 다른 인물은 화가 마네다. 역사가들은 당대의 미학과 도덕적 규범을 가장 심하게 비웃은 마네의 작품 ‘올랭피아’(1863)를 최초의 모더니즘 작품으로 평가한다. 이어 클로드 모네와 뜻을 같이하는 반아카데미 화가 스물아홉 명이 1874년 4월 파리에서 공동 전시회를 열었다. 이때 전시된 모네의 작품 ‘인상, 해돋이’에서 유래해 훗날 인상파라고 이름 지어지는 이들을 어떤 비평가들은 ‘비타협주의자’라고 불렀다. “진정으로 아름다운 것은 전혀 쓸모없는 것이다”라며 ‘예술을 위한 예술’을 옹호했던 테오필 고티에의 신조는 예술가를 숭배하는 미학운동의 선구자 휘슬러를 거쳐 19세기 후반 유미주의자들로 이어진다. 대표적인 인물은 오스카 와일드. 인생의 목표가 세상이 아름다움을 사랑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공언했던 그는 결국 그 신념 때문에 파멸했다. ●그림·건축 등으로 자유 열정 증명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시도는 언제나 험난한 여정이었다. 히틀러의 독일, 스탈린의 소련, 무솔리니의 이탈리아는 예술가와 지식인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다. 2차 대전이 끝난 후 살아남은 모더니스트 예술가들은 전체주의의 박해와 전쟁의 시련 속에서 살아남았음을 소설과 그림, 건축으로 증명해 보였다. 모든 노력은 결국 예술적 자유에 대한 열망으로 귀결된다. 책은 모더니즘의 발생부터 발전, 쇠퇴에 이르기까지를 구체적이고 명확한 사례들을 통해 소개한다. 산문과 시, 음악과 무용, 건축과 디자인, 연극과 영화, 아방가르드까지 각 장르의 모더니스트들과 예술가들의 상호교류, 시대적 배경을 설명한다.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도판을 곁들이고 있지만 자칫하면 모더니즘의 광대한 바다에서 파도에 휩쓸리기 쉽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과학기술의 미래 걱정하지 말아요

    과학기술의 미래 걱정하지 말아요

    휴먼 3.0/피터 노왁 지음/김유미 옮김/새로운현재/332쪽/1만 5000원 과학기술의 진보를 둘러싼 명암의 논의는 극명하게 교차된다. 긍정 쪽은 부와 편리, 여가시간, 건강, 행복의 증대를 얘기한다. 반면 일자리의 박탈과 인간관계의 삭막함, 공동체 붕괴 같은 부작용 또한 익숙하게 들먹거려지는 부수적 해악이다. 이 가운데 최근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의 급속한 발전을 주목하는 전문가들은 긍정보다 부정으로 기우는 경우가 많다. 기술발달의 끝은 전문가들이 예측하듯이 그렇게 우려할 만한 것일까. 요즘 과학계에서는 천체물리학 개념인 ‘싱귤래리티’가 빈번하게 등장한다. 일반인에겐 생소한 이 용어는 물리학 법칙이 더이상 적용되지 않는 시공간의 한 점을 가리킨다. 1450년 구텐베르크가 인쇄기를 발명하면서 소수의 특권층만 누렸던 독서며 정보습득이 일반 대중에게 확산된 대변혁이 좋은 사례일 것이다. 그 과학기술의 진보와 관련한 싱귤래리티를 들춘 이들은 숱하다. 미국 싱귤래리티 대학의 레이 커즈와일 교수는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시점을 2045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스티븐 호킹 박사는 “100년 안에 로봇이 인간을 지배할 것”이라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혹자는 트랜스포머처럼 기계화된 인류가 등장할 것이며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 당장 인공지능과 로봇 연구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기도 한다. ‘휴먼 3.0’은 그 해악의 주장과는 다르게 과학기술의 끝을 낙관하는 미래예측서로 눈길을 끈다. 과학기술 발전을 주도한 전쟁, 포르노, 패스트푸드가 빚은 현대 과학기술의 역사를 살핀 ‘섹스, 폭탄, 그리고 햄버거’로 국내에도 친숙한 저자가 테크놀로지의 최전선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을 찾아 전 세계를 누빈 끝에 내놓은 분석서이다. 세계적인 인공지능 연구자이며 구글 최고기술책임자, 마이크로소프트 수석연구원 등의 인터뷰와 통계를 종합했다. 인류번영을 위협하는 고비는 숱했다. 인류는 탄생 시점부터 생물학적 발달과 환경 변화에 적응해 왔으며 생존과 번영을 결정지었던 큰 변혁은 진화의 순간이었다. 저자는 이전의 인류가 새 환경에 지배당했다면 앞으로의 인류는 환경을 지배하는 인류가 될 것이라며 새 인류를 ‘휴먼 3.0’이라고 명명한다. 그리고 인류가 경쟁과 협력 관계를 반복해 온 역사처럼 인류의 진화도 경쟁과 협력의 변증법적 통합으로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책에서도 과학기술 진보의 해악은 곳곳에서 거론된다. 이를테면 산업혁명 때처럼 일자리를 빼앗기고 피상적인 타인과의 교류를 겪게 될 것이며 생명공학 바이러스나 나노 기술로 대규모 재난이 발생한다는 우려들이다. 여기에 기하급수적인 발전을 거듭한 기술이 인간지능을 뛰어넘게 되면 단순한 신호등이나 휴대전화 같은 기계가 인류보다 똑똑하게 되고 인간이 기계에 종속당할지 모른다는 공포도 들어 있다. 이 대목에서 저자는 이미 겪고 있는 진화 과정이 긍정의 방향으로 향하는지를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인류가 더 향상되지 못한다면, 기술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지 못한다면 기술 발전이나 인류 진화가 존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휴대전화의 경우를 보자. 휴대전화 중독으로 세상과 주변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게 된다는 주장이 적지 않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정보를 얻고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새로운 자유를 선물했다. 특히 개발도상국에서 휴대전화는 훨씬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저자는 이스라엘의 경우를 덧붙여 설명한다. 1948년 이스라엘 건설 당시 국민들의 생활 수준은 1800년대 미국의 수준이었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러 하이테크 분야를 강력하게 육성한 결과 불과 50년 만에 60배의 경제성장을 이뤘고 현재 이스라엘은 유엔의 인간개발지수에서 가장 발전한 경제국가로 평가되고 있다. 저자의 지론은, 과학기술 발전은 경제를 발전시키고 그에 따라 부가 확대되면서 인류가 행복해진다는 도식으로 굳어진 듯하다. 하지만 책 뒷부분에 진정한 행복의 요인을 콕 짚었다. 세계화를 통한 조화와 개인주의가 변증법적인 통합으로 향할 것이란 낙관론의 바탕에, 남을 먼저 생각하고 이롭게 하는 ‘이타주의’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저자는 이렇게 듣기 좋은 소감을 밝히고 있다. “한국의 테크놀로지는 조용히 삶의 배경 속에 성공적으로 녹아들어 사회를 향상시키는 역할을 해냈다. 그러면서도 경제 성장의 주요한 원동력이 되어 모든 사람이 그로 인한 혜택을 누리게 했다. 한국이 보여 준 테크놀로지와 사회의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융합은 모든 나라가 지향할 목표가 되어야 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3관왕 노리는 볼트, 어떻게 그렇게 빨리 달리지?

    3관왕 노리는 볼트, 어떻게 그렇게 빨리 달리지?

    우사인 볼트(33)가 휴식을 취한 자메이카 대표팀이 무난히 4x100m 계주 결선에 올랐다. 네스타 카터, 아사파 파월, 라시드 드와이어, 티?도 트래시가 차례로 내달린 자메이카는 29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제15회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4x100m 계주 예선 2조의 4번 레인의 결승선을 37초41에 통과해 조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이번 대회 두 차례나 볼트에 금메달을 양보한 저스틴 개틀린(33)이 2번 주자로 나선 미국 대표팀은 8번 레인을 이어 달려 37초91에 결승선을 통과, 역시 조 1위로 이날 밤 10시 10분 결선에 합류했다. 1번 주자는 트라이본 브로멜, 3번은 타이슨 게이, 4번은 마이크 로저스였다. 휴식을 취한 볼트가 결선에 나서 자메이카의 우승을 이끌면 2008년 세계선수권 100m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된 것을 제외하고 2008년 올림픽과 함께 베이징에서 열린 모든 레이스를 우승하게 된다. 이 대목에서 궁금증이 일게 된다고 영국 BBC가 지적했다. 볼트는 어떻게 그렇게 빨리 달릴까? 개틀린 등 적수들보다 더 빨리 다리를 움직이는 걸까? 선수가 아닌 이들은 남들보다 더 빨리 다리를 움직이면 더 빨리 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볼트도 적수들보다 더 많이 다리를 움직여 그토록 탁월한 기록을 낸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로 선수가 아닌 이들이 이렇게 하면 바닥에 머리를 처박으며 고꾸라지기 십상이다. 영국 BBC는 러프버러대학의 샘 앨런 박사는 “정상급 스프린터들도 취미로 달리는 이들보다 많이 다리를 내딛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동호인보다 오래, 더 힘있는 스트라이드가 프로와의 차이를 빚어낸다. 이 대학 연구에 따르면 아마추어 동호인은 100m를 달리는 데 50~55보를 내딛는 반면, 정상급 스프린터들은 45보정도 내딛는다. 앨런 박사는 “정상급 선수들은 날 때부터 속근·백색근(fast-twitch muscle fibre)이 많아 훨씬 더 많은 파워를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바닥에 발을 붙이는 시간이 훨씬 짧아 그 덕에 프로펠러를 단 것처럼 빨리 나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주로 연구하는 피터 웨얀드는 정상급 스프린터들이 최고의 속도를 낼 때 한 스트라이드를 시작할 때 바닥에 0.08초 닿는 반면, 아마추어 선수들은 0.12초란 사실을 알아냈다. 앨런 박사는 정말 빠른 스프린터들은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허공에서 보내는 시간이 60%에 이르는 반면, 아마추어 선수들은 50%를 약간 웃돈다고 말했다. 그런데 정상급 스프린터 중에서도 유독 빛나는 볼트의 장점은 부분적으로 196㎝의 큰 키에서 비롯된다. 영국인 스프린터였던 크레이그 피커링은 “볼트는 유전적 괴물이다. 그의 긴 다리로는 속도를 높일 수 없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레이스 초반에 속도를 끌어올리려면 짧게 내딛어야 하는데 그는 너무 커서 그렇게 할 수가 없다. 그러나 최고 속도에 도달하면 다른 어떤 이보다 엄청난 이득이 주어진다. 훨씬 적은 걸음만 옮겨도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볼트는 100m를 41걸음만 떼 적수들보다 3~4걸음 적게 뗀다. 피커링은 이어 “긴 스트라이드는 (100m를) 10초 안에 달릴 수 있는 좋은 스프린터와 그렇지 않은 이들을 나누는 결정적 요소”라고 덧붙였다. 앨런 박사도 물론 뛰어난 스프린터를 잘 훈련시켜 태생적인 능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중앙은행들 ‘금리 인상’ 직전서 ‘돈풀기’로 선회하나

    중앙은행들 ‘금리 인상’ 직전서 ‘돈풀기’로 선회하나

    미국의 ‘출구전략’(금리 인상) 실행에 앞서 다른 중앙은행들이 추가 돈풀기(양적완화)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미국이 일단 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 이에 역행해 돈을 더 풀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출구를 향해 가는데 마냥 돈을 풀 수도 없다. 중앙은행들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원자재를 수출하는 신흥국은 국채 가격이 급락하는 등 좌불안석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27일 회사채 시장 안정을 위해 1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한은은 산업은행에 500억원을 지원한다. 정부도 500억원을 지원한다. 이렇게 되면 산은이 신용보증기금을 지원해 회사채 시장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게 된다. 한은은 연 0.5%로 산은에 3조 4300억원을 빌려주고 이 돈으로 연 1.961%의 통화안정증권을 사도록 해 금리 차이만큼 지원한다. 정부 예산은 신보에 바로 투입된다. 이는 2013년 7월 마련된 회사채시장 정상화 방안의 일부다. 당시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의 양적완화 축소 시사 발언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에 ‘긴축 발작’이 일어났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이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의 차환 발행이 어려워지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채권담보부증권(P-CBO)이 6조 4500억원 한도로 마련됐다. 지금까지 5조 4500억원이 지원됐다. 김태경 한은 금융기획팀장은 “이번 지원도 2년 전 마련된 방안에 따라 진행되는 것이지만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시장 안정을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재원을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특정 기업을 돕기 위해 한은이 발권력을 동원했다는 논란은 여전히 남는다. 다른 중앙은행들도 시중에 자금을 더 풀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역(逆)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 방식으로 1500억 위안(약 27조 4000억원)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한다고 블룸버그가 27일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지난 18일과 20일에도 각각 1200억 위안의 역RP를 발행했다. 역RP는 다시 판다는 조건으로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자금을 푸는 방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를 연장하거나 확대할 준비를 마친 상태다. ECB 집행이사이며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피터 프랫은 26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필요하면 ECB 이사회가 움직일 의향이 있고 또 그럴 능력도 있음을 모호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ABN 암로 은행의 닉 쿠니스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이르면 다음달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규모 확대나 실행 연장을 결정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현시점에서는 추가 금융 완화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구로다 총재는 미국 뉴욕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내년 초로 상정한 일본은행의)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면서 “현재 추가 금융 완화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의 불안전성이 커지면서 신흥국들의 국채 가격이 급락(금리 급등)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현재 말레이시아 10년물 금리는 연 4.401%다. 연중 저점인 올 2월 3.742%에서 반년 사이 0.659% 포인트나 올랐다. 국채를 사려는 투자자가 줄어들어 채권값은 떨어지고 채권금리는 오르는 상황이다. 중국에 자원을 수출하는 브라질(1.417% 포인트), 러시아(1.47% 포인트), 인도네시아(1.083% 포인트) 등은 올해 저점보다 국채 금리가 1% 포인트 이상 올랐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포토] 관광객 탄 차량 접근한 거대 곰, 보인 반응이…

    [포토] 관광객 탄 차량 접근한 거대 곰, 보인 반응이…

    호기심 많은 거대 곰의 모습이 차량 안에 있던 관광객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지난 6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데일리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몬태나주에 사는 데이비드 피터는 19일 가족과 함께 ‘옐로스톤국립공원’(Yellowstone National Park)을 찾았다가 깜짝 놀랄 경험을 했다. 가장 아름다운 도로로 유명한 ‘베어투스 하이웨이’(beartooth highway) 위에서 ‘그리즐리베어’(Grizzly bear)를 만나게 된 것이다. 피터의 아내가 당시 상황을 찍은 영상에는 호기심 많은 곰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 속 곰은 길가에 세워진 차량을 한번 훑어보더니 이내 곧 피터의 차량으로 슬금슬금 접근하기 시작한다. 가족들은 숨을 죽인 채 곰의 모습을 구경한다. 곰은 피터의 차량 구석구석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차 위에 올라타기를 반복한다. 약 5분간 차량을 관찰한 호기심 많은 곰은 다시 숲 속으로 모습을 감춘다. 피터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재미있었다. 차가 못 쓰게 되는 거 아닌가 걱정되는 것 말고는”이라며 곰을 마주하고 긴장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그리즐리베어는 코디액곰, 알래스카회색곰 등으로 불리며 몸길이 약 2.8m에 몸무게는 약 360~635kg 정도까지 나가는 등 곰 중에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영상=David B/유튜브 영상팀 seoultv@seoul.co.kr
  • KAIST 이상엽 특훈교수 ‘2014년 세계 최고 응용생명과학자 20인’에 뽑혀

    KAIST 이상엽 특훈교수 ‘2014년 세계 최고 응용생명과학자 20인’에 뽑혀

    KAIST(총장 강성모) 생명화학공학과 이상엽 특훈교수가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가 발표한 2014년 세계 최고 응용생명과학자 20인에 선정됐다. 세계 최고 응용생명과학자 20인은 2014년 생명공학관련 특허 영향력을 기준으로 하고 학술지 발표논문의 영향력 지수를 참조해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가 선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20인 중 미국인이 아닌 사람은 호주 연방과학원(CSIRO)의 서린더 싱 박사와 KAIST의 이 교수뿐으로 유일한 아시아권 선정자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 교수 외에도 스크립스 연구소(Scripps Research Institute)의 피터 슐츠 박사, 매사추세츠 공대(MIT)의 로버트 랭거 교수, 캘리포니아 공대(Calxtech)의 데이비드 발티모어 교수, 터프츠 대학(Tufts University)의 데이비드 카플란 교수 등 세계적 석학들이 20인에 선정됐다. 이 특훈교수는 미생물대사공학의 세계적 석학으로 500여편의 학술지 논문을 게재했고, 580여 건의 특허를 등록 및 출원했다. 또한 세계 최고 성능의 미생물 화학물질 생산 시스템을 다수 개발했다. 이 교수는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20인에 선정된 것은 우리의 연구가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뜻 깊은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 [와우! 과학] ‘살아있는 화석’ 희귀 앵무조개 30년 만에 발견

    [와우! 과학] ‘살아있는 화석’ 희귀 앵무조개 30년 만에 발견

    '살아있는 화석'으로도 불리는 극히 희귀한 앵무조개가 30년 만에 바닷속에서 발견됐다. 최근 미국 워싱턴 대학 연구팀은 지난 7월 파푸아뉴기니 인근 바닷 속에서 '앵무조개'를 발견해 촬영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영어로는 '노틸러스'(Nautilus)로 불려 우리에게는 잠수함 이름으로 더 익숙한 앵무조개는 흥미롭게도 조개류가 아니다. 오징어와 낙지같은 두족류인 앵무조개는 새우와 게 등을 잡아먹는 육식성으로, 고생대 암모나이트와 유사한 몸통에 수많은 촉수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나선형 구조의 껍질층이 앵무새의 부리를 닮았다고 해서 이같은 이름이 붙었으며 눈에는 수정체가 없고 90개나 되는 촉수는 특이하게 빨판이 없다. 무려 5억년이나 명맥을 유지해 '살아있는 화석'으로 통하는 앵무조개는 현재 총 6종이 남아있으며 지금은 수족관에 가야 구경할 수 있는 귀하신 몸이 됐다. 그 이유는 앵무조개의 몸통이 장신구로 인기를 끌면서 어민들의 표적이 됐기 때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인간보다 훨씬 먼저 지구에 살며 수억년 동안 '가문'을 유지해 온 앵무조개가 인간 때문에 멸종 위기에 몰린 셈이다. 이번에 워싱턴대 연구팀이 발견한 앵무조개는 그 중 가장 희귀한 종인 '알로노틸러스'(Allonautilus scrobiculatus)다. 마지막으로 전문가에게 발견된 것은 지난 1986년이지만 영상 등 증거 기록을 남겨놓지 못해 실제로 증명된 것은 지난 1984년이다. 연구를 이끈 피터 워드 박사는 "수백 피트 아래에 미끼를 놓고 카메라로 관찰하던 중 앵무조개 2종을 발견했다" 면서 "이 중에 발견된 알로노틸러스는 껍질에 낯선 털이 있으며 이를 통해 포식자가 이빨로 자신을 무는 것을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앵무조개는 지구 대멸종 시기에도 살아남은 종이지만 무분별한 포획은 그들 역사에 종지부를 찍게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은퇴 후 신체·정신 건강은 나빠질까? 좋아질까?

    은퇴 후 신체·정신 건강은 나빠질까? 좋아질까?

    은퇴 이후의 삶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될 만한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특히 건강을 우려한다면 다음의 연구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건강경제학자인 피터 이비치 박사는 독일 사회 경제 패널(SOEP)이 1만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은퇴 이후의 사람들은 은퇴 이전보다 정신 및 신체 건강이 더욱 양호해진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은퇴 이후에는 하루 평균 40분 더 수면을 취할 수 있고 규칙적인 운동량이 10% 증가하며, 이러한 생활 습관의 변화 덕분에 은퇴 이전보다 의사와 상담하는 확률도 줄어들었다. 실제 여전히 일하는 같은 나이의 사람에 비해 은퇴한 사람이 의사를 만날 확률은 25% 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비치 박사는 “은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다.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줄고 양질의 수면시간이 늘어나며 더 많은 운동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은퇴하기 이전이라면 지금부터 생활습관을 바꿔 볼 필요가 있다. 은퇴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에서, 고령 노동자들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풀-타임 일자리가 아닌 파트타임으로 전환하거나 은퇴 프로그램에 미리 참여하는 등의 준비로 건강한 은퇴 이후 삶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결과를 접한 영국 ‘Age UK’(노인권익단체)의 캐롤라인 아브라함은 “만약 현재 당신이 일하는 것을 원치 않고 은퇴 시점은 아직 남은 상황이라면 건강을 위해 여가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면서 “하지만 평소 일을 매우 좋아한 사람이라면 일을 그만 둔 이후에 무기력함과 우울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경우 건강이 나아지기 보다는 나빠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독일 만하임에서 열린 유럽경제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됐으며, 다음달 발간되는 ‘건강경제학저널'(Journal of Health Economics) 최신호에 실릴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건강을 부탁해] 은퇴 후, 당신은 더욱 건강해 진다

    [건강을 부탁해] 은퇴 후, 당신은 더욱 건강해 진다

    은퇴 이후의 삶을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될 만한 연구결과가 공개됐다. 특히 건강을 우려한다면 다음의 연구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겠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건강경제학자인 피터 이비치 박사는 독일 사회 경제 패널(SOEP)이 1만 가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은퇴 이후의 사람들은 은퇴 이전보다 정신 및 신체 건강이 더욱 양호해진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은퇴 이후에는 하루 평균 40분 더 수면을 취할 수 있고 규칙적인 운동량이 10% 증가하며, 이러한 생활 습관의 변화 덕분에 은퇴 이전보다 의사와 상담하는 확률도 줄어들었다. 실제 여전히 일하는 같은 나이의 사람에 비해 은퇴한 사람이 의사를 만날 확률은 25% 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비치 박사는 “은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명확하다. 일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줄고 양질의 수면시간이 늘어나며 더 많은 운동을 할 수 있게 되면서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은퇴하기 이전이라면 지금부터 생활습관을 바꿔 볼 필요가 있다. 은퇴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에서, 고령 노동자들의 건강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풀-타임 일자리가 아닌 파트타임으로 전환하거나 은퇴 프로그램에 미리 참여하는 등의 준비로 건강한 은퇴 이후 삶을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결과를 접한 영국 ‘Age UK’(노인권익단체)의 캐롤라인 아브라함은 “만약 현재 당신이 일하는 것을 원치 않고 은퇴 시점은 아직 남은 상황이라면 건강을 위해 여가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는 것이 좋다”면서 “하지만 평소 일을 매우 좋아한 사람이라면 일을 그만 둔 이후에 무기력함과 우울함을 느끼기도 한다. 이런 경우 건강이 나아지기 보다는 나빠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최근 독일 만하임에서 열린 유럽경제학회 연례회의에서 발표됐으며, 다음달 발간되는 ‘건강경제학저널'(Journal of Health Economics) 최신호에 실릴 예정이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중국 전승절 30개국 정상, 10개 국제기구 수장 참석

    중국 정부가 오는 9월3일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열리는 중국의 전승절(戰勝節·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식과 전승절 행사의 핵심인 열병식에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다는 점을 사실상 확인해줌에 따라 열병식을 참관하는 정상급 인사 등 주요 참석자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장밍(張明) 외교부 부부장은 25일 국무원 신문판공실이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 등 30개국의 정상급 지도자와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 등 19명의 정부대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 10명의 국제기구 수장 명단을 발표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을 비롯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방중하는 정상급 지도자의 명단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장밍 부부장은 이날 ‘기념행사에는 참석하지만 열병식에는 참석하기를 원치 않는 외국 지도자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중국을 찾는 외국 지도자들은 모두 9·3 기념대회를 포함한 중요 활동에 참가한다”고 말했다. 궈웨이민(國爲民) 국무원 신문판공실 부주임은 “기념대회는 열병식과 같이 열린다”며 보충 설명을 했다. 지난 20일 중국 방문 일정을 공식 발표한 박 대통령이 열병식을 참관한다는 점을 사실상 확인해준 것이다. 이번에 참석하는 주요 정상급 지도자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알렉산데르 루카셴코 벨로루시 대통령,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맘눈 후세인 파키스탄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 알마즈벡 아탐바예프 키르기스탄 대통령, 촘말리 사야손 라오스 국가주석, 노로돔 시아모니 캄보디아 국왕,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제이콥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차히야 엘벡도르지 몽골 대통령, 타우르 마탄 루악 동티모르 대통령,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쯔엉떤상 베트남 국가주석,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 아마도 부두 아르헨티나 부통령, 쁘라윗 왕수완 태국 부총리 등이다. 국제기구 수장으로는 반 총장 외에 마거릿 챈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이리나 보코바 유네스코 사무총장, 리융(李勇) 유엔 공업개발기구 사무총장, 피터 마우러 국제적십자회 총재 등이 참석한다. 전직 정상급 지도자로는 토니 블레어 영국 전 총리와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전 총리, 무라야마 도미이치 일본 전 총리, 조지프 에스트라다 필리핀 전 대통령 등이 참석한다. 반면 북한은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참석한다. 중국 정부는 이날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외국 정상과 국제기구 지도자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북한에서는 최룡해 비서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정은뿐 아니라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9월 방중은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공식 확인됐다. 북한은 열병식에 군대는 물론 참관단도 파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취루이(曲叡) 인민해방군 총참모부 작전부 부부장은 이날 “이번 열병식에는 11개국이 군대를 파견하고 31개국이 참관단을 파견한다”고 밝히고 관련 명단을 공개했지만 북한은 포함되지 않았다. 러시아와 몽골, 파키스탄, 이집트, 쿠바 등 11개국이 열병식에 75명 안팎의 군인을 파견한다. 아프가니스탄, 베네수엘라 등 6개국은 7명 안팎의 대표단을 보내 열병식에 참가한다. 한국을 비롯한 프랑스, 이란, 폴란드, 베트남 등 14개국은 군대는 보내지 않지만 군 참관단을 보내기로 했다. 한편 청와대는 열병식 참관 여부와 관련해 “중국측과 세부 일정을 협의 중”이라고 25일 밝혔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중국의 전승절 기념행사 세부 일정을 포함한 박 대통령의 방중 일정은 중국 측과 협의 중이며, 앞으로 적절한 시점에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노광일 외교부 대변인도 “전승절 기념행사 세부일정을 포함한 대통령의 방중 일정은 아직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며 “그런 것이 결정이 되면 알려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장애 아이들 위한 ‘월E·피터팬 휠체어’ 감동

    장애 아이들 위한 ‘월E·피터팬 휠체어’ 감동

    휠체어나 보행기 등 보조기구의 도움 없이는 걷지 못하는 장애 아동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기 위한 ‘착한 사업’을 시작한 미국인 부모의 이야기가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영국 일간 메트로는 13일(현지시간) 장애아동들의 휠체어를 우주선, 짐마차, 비밀기지 등으로 꾸며주는 사업을 시작한 루이스 데이비스와 아니타 데이비스 부부의 사연을 소개했다. 부부가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아들 리스가 안고 있는 장애 때문. 올해 10살인 리스는 생후 겨우 2개월이 됐을 때 교감신경에 생기는 악성종양인 ‘신경아세포종’을 진단받았다. 척추에 자리 잡은 종양은 점점 자라 척수를 짓눌렀고, 리스는 곧 다리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게 됐다. 시간이 지나 리스가 3살이 되던 2008년, 미국인들의 최대 축제일 중 하나인 할로윈이 어김없이 다가오고 있었다. 좋아하는 인물이나 캐릭터의 코스튬을 입고 파티를 즐기는 할로윈 관습에 따라 리스 또한 당시 흠뻑 빠져있던 애니메이션 ‘월-E’의 주인공 로봇으로 분장하길 원했다. 그러나 부모는 안타깝게도 장애가 있는 리스가 편히 착용할 수 있는 의상을 시중에서 구할 수 없었다. 고민하던 아버지 루이스는 리스의 휠체어를 통째로 월-E 로봇 형태로 꾸며주기로 했다. 그 결과 로봇 팔과 가짜 무한궤도가 달린 멋진 작품이 탄생했고, 이 코스튬은 지역 신문에 소개될 정도로 사람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그 이후로 할로윈 때마다 아버지 루이스는 세상에 하나뿐인 멋진 휠체어 코스튬을 만들었고, 이 작품들의 완성도는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져갔다. 특히 올해 만든 코스튬은 TV 저녁 뉴스에 소개될 정도로 유명해졌다. 그렇게 7년에 걸쳐 이를 반복해온 루이스는 마침내 최근 아내 아니타와 함께 ‘워킹 앤 롤링 코스튬’(Walkin’ & Rollin’ Costume)이라는 코스튬 제작 사업을 시작하기에 이르렀다. 사업의 목표는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맞춤 제작 휠체어 코스튬을 '무상으로 선물'하는 것. 이를 위해 이들은 크라우드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성금을 모으고 있다. 성금뿐만 아니라 코스튬 제작자, 기술자, SNS운영 경험자 등 도움을 줄 자원봉사자도 모집하는 중이다. 이들에 따르면 휠체어 코스튬 1개의 제작비용은 100~250달러(약 11만~30만 원) 정도다. 이에 따라 할로윈 이전에 5개를 제작할 것을 목표로 이달 말까지 1000달러를 모으고자 했었다. 그러나 12일(현지시간) 기준으로 이미 1900달러 이상이 모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는 초과 금액만큼 더 많은 아이들에게 휠체어를 제작해 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체 홈페이지에서 이들은 “모든 아이들은 공주님, 카우보이, 슈퍼히어로가 되고 싶은 꿈을 꾼다”며 “워킹 앤 롤링 코스튬은 이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아하! 우주] 인류의 기원은 지구 아닌 우주에서 왔다?

    [아하! 우주] 인류의 기원은 지구 아닌 우주에서 왔다?

    과연 지구상에 인류는 처음 어떻게 등장했을까? 종교적인 설명은 있지만 과학적으로는 풀지못한, 어쩌면 영원한 수수께끼로 남을 수 있는 흥미로운 연구 주제다. 최근 영국 과학잡지 '뉴사이언티스트'가 이에대한 특정 이론을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게재해 관심을 끌고있다. 바로 우리 인류가 우주에서 왔다는 이른바 ‘판스페르미아'(panspermia)설이다 파격적인 내용을 담은 이 주장은 사실 19세기에 처음 제기됐을 만큼 역사가 깊다. 이 이론은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명은 머나먼 우주 공간에서 날아온 미생물이 지구에 정착해 진화했다는 주장이 골자다. 곧 우주에서 생겨난 최초 '생명의 씨앗'이 운석이나 혜성에 실려 지구와 충돌하면서 자연스럽게 퍼져 진화했다는 것. 이같은 이론을 배경으로 깔고있는 할리우드 영화가 지난 2012년 개봉한 '프로메테우스' 다. 언뜻보면 기괴하게도 느껴지지만 사실 판스페르미아설은 오랜시간 과학계의 '안줏거리'로 이어져 왔다. 그러나 문제는 아직까지 이를 증명할 명확한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는 점. 미국 워싱턴대학 생물학자 피터 워드는 사이언티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향후 판스페르미아설을 증명할 증거가 발견될 수도 있다" 면서 "만약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과학계 뿐만 아니라 종교의 근간을 뒤흔드는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워드 박사의 주장처럼 실제 그 증거 찾기는 세계 여러 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판스페르미아설을 신봉하는 대표적인 학자는 영국 버킹엄대학교 우주생물학센터 찬드라 위크라마싱 교수다. 그는 지난 2013년 스리랑카 폴로나루와에 추락한 운석 잔해에서 발견된 규조류가 지구가 아닌 외계에서 유래한 것이라는 내용의 ‘신 탄소질운석 내 규조화석’(Fossil Diatoms In A New Carbonaceous Meteorite) 논문을 발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의 주장의 핵심은 운석 안에 유기물이 화석화된 채 발견됐다는 것으로 이를 판스페르미아설의 대표적인 증거로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운석 안에 유기물이 존재하더라도 지구의 대기를 살아서 통과할 수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위크라마싱 교수는 "과거 판스페르미아설은 순수한 이론적 추측이었을 뿐이지만 지금은 서서히 그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 면서 "우리은하에서만 생명체가 서식 가능한 수천억개의 행성이 존재하며 혜성, 운석 등에 실려 충분히 지구로 올 수 있다" 고 밝혔다.   이와 같은 연구는 더 있다. 2년 전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지타 마틴 박사는 "38억 년~45억 년 전 가장 기본적인 생명의 구성단위가 우주 어딘가에서 차가운 혜성에 실려 지구로 날아왔다" 고 주장한 바 있다. 박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 지구와 혜성의 충돌 과정에서 생명체의 기본 구성 단위인 아미노산이 생성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면서 "지구의 적절한 환경이 생명체의 번성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월드피플+] 슈퍼모델의 ‘민낯’만 찍는 사진작가…이유는?

    [월드피플+] 슈퍼모델의 ‘민낯’만 찍는 사진작가…이유는?

    모델을 피사체삼아 사진을 찍는 많은 작가들은 풀메이크업에 화려한 의상을 입은 여성 모델들을 주로 카메라에 담는다. 하지만 이와는 정 반대로 ‘민낯’ 즉 화장을 전혀 하지 않은 맨 얼굴의 여성 모델을 기록하는 작가가 있다. 영국 인디펜던트의 자매사이트인 i100.co.uk의 11일자 보도에 따르면 뉴욕타임즈, 포브스, 바자 등 유명 패션매거진 등과 오랫동안 협업하고, 영화 포스터, 광고 사진 등을 전문으로 찍어 온 사진작가인 피터 프리드는 최근 젊은 여성들이 습관적으로 자신의 사진을 ‘보정’하며 비현실적인 미적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두 딸의 아버지이기도 한 그는 “나의 사진 작업 결과물이 현대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와 상징 등 현실에서 얼마나 멀어져 있는지를 알게 됐다”면서 “이것은 나의 작품들을 서서히 바꾸게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로 최근 패션지 ‘하퍼스 바자’에 새로운 작품들을 공개했다. 작품에는 화려함의 대명사인 여성 슈퍼모델들이 등장하며, 이들은 하나같이 주름살과 피부 잡티를 고스란히 드러낸 맨 얼굴이다. 슈퍼모델의 ‘가면’을 벗긴 사진을 공개한 그는 “나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여성의 ‘진짜 모습’을 담고 싶었다. 그래서 흑백 모드를 선택했고, 화장이나 액세서리, 보정이 전혀 없는 여성들의 클로즈업 사진을 찍었다”고 전했다. 그는 실제로 지난 몇 년간 미국 전역을 돌며 35~104세 여성들의 ‘민낯, 무보정’ 사진을 찍어왔다. 그리고 여성의 진정한 가치는 나이나 매거진 표지를 장식할 만한 외적 아름다움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해왔다. 여성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담은 사진과 그녀들의 이야기를 모은 작품집 ‘프라임’(Prime)을 위한 소셜펀딩을 시작한 피터 프라임은 “이 책은 나이나 외모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만의 ‘전성기’를 재정립(Redefine)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면서 “책 판매를 통한 수익금을 비영리단체인 ‘우먼 인 니드’(Woman in need)에 기부할 것”이라고 전했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커버스토리] 일상 훔친 드론, 너무 멀리 날았나

    [커버스토리] 일상 훔친 드론, 너무 멀리 날았나

    미국 켄터키주 힐뷰에 사는 윌리엄 메레디스(47)는 지난달 26일 일요일의 한가로움을 즐기다가 딸의 다급한 비명을 들었다. 집 뒷마당의 풀장에서 수영을 즐기던 딸은 자신의 머리 위에서 맴도는 드론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랐던 것이다. 메레디스는 당장 집안에 보관하던 엽총을 들고나와 뒷마당으로 향했다. 딸을 ‘훔쳐 보던’ 드론이 이웃집 마당에서 다시 자신의 집으로 침입하려 하자 그는 3발의 총탄을 발사해 드론을 격추했다. 그가 격추한 드론의 가격은 1800달러(약 210만원)였다. 메레디스는 시내에서 총기 사용을 금지한 주정부 법을 어긴 혐의로 체포됐다. 하지만 그는 “드론이 집으로 침입한 적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반면 격추된 드론의 소유주 데이비드 보그스는 드론에 장착됐던 카메라로 녹화된 영상을 증거로 제출하며 사생활을 침해했다는 메레디스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영상을 보면 드론은 메레디스 집에서 수백 피트(100피트는 약 30m) 상공에 있었고, 메레디스 집 경계를 살짝 넘어갔을 때 바로 격추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메레디스는 “나는 그(드론 소유주)가 내 딸을 훔쳐보려 한 건지, 뭔가를 훔치려 기회를 엿본 건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드론이 내 집을 무단침입한 것은 확실하다”고 맞받아쳤다. 이를 두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후끈 달아올랐다. 메레디스는 첨단 제품도 몰라보고 무식한 방법으로 타인의 재물을 망가뜨린 ‘시골뜨기 범죄자’라는 비난을 받았다. 반면 한 트위터 이용자는 “오늘의 영웅은 메레디스”라며 “자신의 집 마당에 들어온 드론을 격추해 사생활과 안전을 지켜냈다”고 그를 치켜세웠다. 이 사건은 드론으로부터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와 드론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권리 중 어느 것을 중시해야 하는가의 문제로 비화했다. 드론은 현재 미국에서 이용 주체와 목적에 따라 공익용, 상업용, 취미용 등 3가지로 나눠 각각 다르게 규제하고 있다. 공익과 상업 목적으로 드론을 이용할 경우 연방항공청(FAA)의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취미 목적일 경우 따로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 다만 FAA가 권고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 되는데 강제조항은 아니다. 상업용이 아닌 개인용이라면 드론으로 사진이나 영상 촬영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보그스는 순전히 취미 목적으로 드론을 운행하고 영상을 촬영했으며, FAA의 가이드라인도 모두 준수했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드론조종사연합의 설립자인 피터 삭스는 “보그스의 드론이 찍은 영상을 보면 보그스는 법 테두리 안에서 자신의 재산권을 행사했다”며 “과도하게 괴롭히거나 엿보려는 행위를 하지 않는다면 그는 타인의 토지나 건물 상공을 비행할 수 있는 권리가 있으며, 이번 사건은 무단침입 혐의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그를 비호했다. 아직 미국 연방법에는 드론의 사생활 침해와 관련된 규정은 없지만, 법원이 드론 소유주에 유리하게 판결한 사례가 있다. 지난주 캘리포니아주의 소액재판소는 이웃집 마당 위를 날던 드론을 격추한 브렛 맥배이에게 85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 법원은 “미국 정부가 정한 관할권 내에서 날던 비행기에 발포해 방화한 사람은 벌금형에 처하거나 2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한다”는 연방법을 적용했다. 법원은 드론을 비행기의 일종으로 간주한 것이다. 그러나 드론과 드론에 장착된 카메라가 갈수록 발달하면서 드론에 의한 사생활 침해를 규제하는 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FAA의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취미용 드론은 400피트(약 120m) 이하에서 비행해야 하지만, 이 높이에서는 고성능의 카메라를 통해 타인의 사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것이 문제다. 테드 포 연방 하원의원(공화당·텍사스주)은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와 인터뷰에서 “FAA가 드론 관련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이 문제”라며 “의회가 관련 규칙을 입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메레디스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개인의 사생활을 보호할 연방 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아닌 일반 시민이 개인적 목적으로 드론을 이용해 타인을 감시하려 할 경우 벌금을 물려야 한다”고 말했다. 드론의 사생활 침해 논란은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6월 드론으로 찍은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할 때 지켜야 할 가이드라인의 초안을 발표했다. 이 초안은 찍힌 사람의 동의 없이 사진을 인터넷에 공개하면 사생활 침해로 손해배상을 요구받거나 촬영 대상에 따라 경범죄법 위반 등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주거 지역에서 주택 부근의 촬영은 원칙적으로 피하고, 부득이 촬영할 경우 주택으로 카메라를 향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사생활 침해가 우려가 있는 경우 사진을 삭제하거나 흐릿하게 할 것을 권고했다. 초안은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가 게재된 사진에 대해 시민으로부터 삭제 요청을 받으면 삭제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다만 범죄 보도에서 피의자의 사진을 공개하는 등 공익 목적이라면 삭제하지 않아도 문제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총무성은 이달 중 가이드라인을 결정할 예정이다. 뉴질랜드는 더욱 강력한 규제안을 내놓았다. 민간항공청(CAA)는 지난달 23일 드론 조종사가 드론이 지나가는 모든 토지 및 건물의 소유주에게 비행 허가를 받아야 하는 새로운 드론 규제를 발표했다. 다만 드론 조종사가 CAA로부터 직접 허가를 받았을 경우 토지 및 건물 소유주에게 다시 허가를 받을 필요는 없다. 소유주 또는 CAA로부터 허가를 받지 않고 드론을 날릴 경우 최대 5000뉴질랜드달러(약 380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CAA로부터 직접 허가를 받았을 경우 야간 비행, 조종사 시야 밖 비행, 고도 120m 이상 비행이 가능해 드론을 활용하는 사람에게 좀 더 많은 유연성을 부여했다. 이 규제안은 지난 1일 시행됐다. 그러나 CAA로부터 직접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를 거쳐야 하기에 이번 규제 강화는 취미용보다는 상업용 드론 조종사에게만 혜택을 준다는 비판이 나온다. 드론 조종사인 브루스 심슨은 한 뉴질랜드 인터넷 언론에 기고한 칼럼에서 “새로운 드론 규제는 개인의 취미를 범죄화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뉴질랜드의 땅을 걸어서 지나가거나 뉴질랜드의 하늘을 유인 비행기를 타고 지나갈 때 토지 및 건물 소유주의 허가 없이 지나가도 벌금형이나 징역형을 선고받지 않는다”면서 “그런데 왜 드론만 허가 없이 지나가면 벌금을 내야 하는가”라며 형평성의 문제를 제기했다. 미국 FAA는 “무인항공시스템(드론)은 본질적으로 유인 비행기와 다르다”며 “미국의 영공이 세계에서 가장 바쁘고 복잡하다는 것을 고려할 때 무인항공시스템을 영공에 도입하는 일은 굉장한 도전”이라고 규정했다. 드론의 상업용 활용에 앞장선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지난달 28일 ‘드론 고속도로’ 구상을 발표했다. 하늘을 고도에 따라 3구간으로 나누고 각각 저속 드론, 고속 드론, 유인 비행기가 다니도록 하자는 것이 골자다. 60~120m의 고속 드론 구간은 아마존이 구상 중인 상품 배송용 드론 등이 이용한다. 아마존은 자신의 물류센터에서 30분 이내 거리는 소형 드론으로 상품을 배달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아마존의 드론 배송 서비스가 본격화되면, 5년 뒤 아마존이 45만대의 드론을 운행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이미 미국에서 수십만 대의 드론이 비행 중인 가운데, 드론의 기술과 제반 인프라가 발전하면 드론의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전망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분석했다. 드론의 수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사생활이 침해되고 하늘길이 엉키는 등 각종 문제가 현실화됐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소년, 인간의 욕망을 말하다

    소년, 인간의 욕망을 말하다

    극단 실험극장의 연극 ‘에쿠우스’가 올해로 국내 초연 40주년을 맞는다. 영국 극작가 피터 섀퍼의 대표작인 ‘에쿠우스’는 말 7마리의 눈을 찔러 멀게 한 열일곱 살 소년 ‘알런’을 통해 인간의 잠재된 욕망과 광기를 고찰하는 작품으로, 매 공연마다 ‘알런’ 역을 누가 맡는지가 세간의 관심사다. 올해는 ‘정글북’, ‘페리클레스’ 등으로 두각을 나타낸 신예 남윤호(31)와 영화 ‘범죄소년’(2012), ‘뫼비우스’(2013) 등으로 나이답지 않은 연기력을 증명한 서영주(17)가 오디션을 통해 ‘알런’ 역을 꿰찼다. 극단 여행자 단원인 남윤호는 첫 외부 작품이란 점에서, 서영주는 극중 알런과 동갑인 만 17세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집중력과 에너지, 신체적 조건과 지적인 면모를 모두 갖췄다.” 극단 여행자를 이끄는 연출가 양정웅(47)이 바라본 남윤호의 모습이다. 영국 로열할로웨이대학에서 영화를, 미국 UCLA 대학원에서 연기를 전공한 그는 2012년 극단에 들어가 중·소극장 무대에서 기량을 다졌다. 지난 5월 첫 대극장 주연작 ‘페리클레스’에서 혈기 넘치는 연기로 호평받았다. 주인공 ‘페리클레스’를 2인 1역으로 함께 소화한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부자 관계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됐지만, 애초 그는 아버지의 후광을 피하려 본명(유대식)을 숨기고 차근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터였다. ‘에쿠우스’는 6년 전 배우의 꿈을 품기 시작한 그의 가슴을 뛰게 한 작품이다. “미국 대학원에 입학 오디션을 보러 갔는데,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본 연극이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알런’으로 열연했던 ‘에쿠우스’였어요. 노출도 불사한 그의 연기 열정, 작품의 심오한 무게감까지…그야말로 압도당했죠.” 서른한 살 훤칠한 청년은 “어른의 때를 씻어내는” 부단한 세공을 거치고 있다. 그러면서도 “열일곱 살 알런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있는 열망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런의 원초성은 사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어요. 규칙과 규율로 억누른 채 사회의 테두리 안에서 살아갈 뿐이죠.” 그에게 ‘에쿠우스’는 “극단 여행자의 품을,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 나를 보여줄 기회”다. 방대한 대사량과 긴장감을 지탱하는 힘, 노출 등 험난한 산도 거뜬히 넘으려 한다. “복잡하고 다양한 층위를 품고 있는 알런을 깔끔하고 세련되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면서도 “막이 오르면 모든 것을 잊고 푹 빠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열일곱 살이 연기하는 알런.” 서영주의 ‘알런’에 시선이 모이는 이유다. 고등학교 3학년인 그는 대학 연극영화과 입시를 준비하며 ‘에쿠우스’의 대본을 처음 마주했다. “강렬하고, 무겁고, 내가 이해하기 어려운 작품”이었지만 “10대만이 할 수 있는 해석을 보여줘라”는 주변의 격려와 조언이 힘이 됐다.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영화 ‘범죄소년’에서 소년수를 연기해 도쿄국제영화제 최우수 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에서 조재현의 아들로 분하기도 했다. 범상치 않은 연기 내공을 갖춘 그에게 나이는 걸림돌이 되지 않아 보였다. 미성년자라 노출의 수위도 대폭 낮춘다. 무대에서 성(性)을 표현하는 게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뫼비우스’에서 다 보여줬다”며 밝게 웃었다. 정작 그의 어깨를 짓누르는 건 “17세가 연기하는 알런은 다를 것”이라는 세간의 기대다. 알런을 잘 이해하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에 그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사실 알런은 요즘의 17세 같지 않아요. 어른스럽죠. 연습 때 항상 듣는 이야기가 ‘어린 애처럼 하지 마’ 예요.” “모든 게 어렵다”며 한숨을 푹 내쉬는 그는 알런에 대한 나름의 분석을 하나씩 끄집어냈다. 단순한 듯 명쾌하다. “사춘기 때는 뭐든 하나에 꽂히는 일이 많아요. 그 순수성에 대해 연구하고 있죠. 알런이 왜 그런 일을 저질렀을까, 이런 말과 행동은 왜 할까도 하나하나 고민하고 있어요. 아마도 말을 너무 사랑해서, 혼자만 갖고 싶어서가 아닐까요?” 9월 4일~11월 1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전석 4만원. (02)889-3561.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참전용사 아버지 위해 만든 ‘탱크 휠체어’

    참전용사 아버지 위해 만든 ‘탱크 휠체어’

    참전용사인 아버지를 위해 어디든 갈 수 있는 ‘탱크 휠체어’를 만든 아들의 이야기가 화제다. 영국 일간 데일리미러는 5일(현지시간) 영국 엘즈미어에 사는 아버지 에디 쇼와 그를 위해 친구들과 힘을 합쳐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전동 휠체어를 만든 아들 피터 쇼의 사연을 소개했다. 올해로 96세인 아버지는 관절염 등으로 거동이 심히 불편한 상황. 그런 아버지를 휠체어에 모시고 어디든 가는 아들이었지만 한 시골 해변 모래사장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에 처한 뒤로는 전동 휠체어를 만들 결심을 했던 것으로 전한다. 그렇게 피터는 공사장에서 사용하는 전동 손수레를 개조해 휠체어를 제작할 계획을 세웠지만 곧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놀랍게도 곤란해하는 그를 도와준 것은 피터의 사정을 알게 된 인근의 사업자들이었다. 이들은 피터에게 자동차 좌석, 4.5마력 엔진 등 휠체어 제작에 필요한 재료를 공짜로 건네준 것은 물론 피터가 작업을 진행할 창고를 무상으로 대여해주기도 했다. 이런 도움에 힘입어 피터는 친구들과 함께 30시간을 들여 마침내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 피터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든 셈이다. 이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4000파운드(약 730만 원)는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휠체어 제작에는 단 500파운드(약 90만 원)가 들었다. ‘탱크 휠체어’는 최대 시속 12㎞로 움직일 수 있다. 양측에는 탱크와 같은 무한궤도가 달려있어 지형에 상관없이 운행할 수 있다. 발을 올려놓을 수 있는 미끄럼 방지 발판도 있다. 좌석에는 안전벨트도 달려있다. 피터는 “운행이 매우 안정적이며 모든 지형에서 잘 움직인다. 좌석 뒤편엔 피크닉 바구니를 넣을 수 있는 수납공간까지 있다”고 설명했다. 휠체어를 탱크 형태로 만든 데에는 실용적인 이유 이외에도 다른 의미가 있다. 피터는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인 아버지는 탱크와도 싸워야 했다” 며 “아버지만의 작은 탱크 하나를 가질 기회를 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아버지는 세계대전 중 영국 육군 8사단 예하 일반수송 중대에서 중사로 복무했다. 42년 아프리카 알제리에서 그는 독일군 탱크의 공격을 받았고 고사포를 이용한 반격을 통해 탈출 기회를 만들어 지뢰밭을 뚫고 겨우 도망쳐 살아남았다. 아버지는 “아들과 아들을 도와주신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다. 정말 멋진 휠체어다”며 “전쟁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 나는 탱크들의 공격에 시달렸었지만 한 번도 탱크를 타진 못했었는데 이제야 그럴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 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r
  • 합법과 불법 사이 잔혹한 사자 사냥

    합법과 불법 사이 잔혹한 사자 사냥

    미국인 치과의사에 의해 도살된 짐바브웨의 ‘국민 사자’ 세실 외에도 불법 사냥에 희생된 사자가 더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실의 도살로 촉발된 취미 사냥 금지 요구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지만 사냥 산업이 지역 경제 발전과 야생동물 보호에 도움을 준다는 반론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짐바브웨 국립공원야생동물관리청은 지난 4월 황게국립공원 근처에서 미국인 의사 잰 세스키(68)가 허가 없이 활로 사자를 불법 사냥했다고 2일(현지시간) 밝혔다. 세실을 사냥한 미국인 월터 파머(55)도 지난 7월 같은 공원에 사는 세실을 공원 밖으로 유인해 활을 쏘는 등 40시간 동안 괴롭힌 뒤 총으로 사살했다. 세실이 잔혹하게 사냥당한 사실이 알려지자 국제사회는 분노했다. 야생동물 사냥 중단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에 수십만명이 서명했으며, 지난달 30일 유엔 총회는 ‘야생 동식물 불법 밀거래 차단 결의안’을 193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그러나 매년 10억 달러(약 1조 1670억원)의 수익을 올리는 사냥 관광 사업을 아프리카 국가들이 포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미국의소리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사냥 산업을 통해 매년 7억 4400만 달러의 이익을 올리고 7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9000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남아공에서 한 해 900마리가 합법적 사냥으로 희생당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사냥을 합법화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동물의 개체 수와 복지를 고려해 제한적으로 사냥을 허용해야 한다는 국제조약을 준수한다고 주장하지만, 사냥 산업 반대론자들은 실상은 그렇지 않다고 맞선다. 사냥 관광업체나 현지 가이드에게 뇌물을 받은 정부 관계자들이 사냥에 대한 규제와 감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합법과 불법의 경계도 모호하다. 짐바브웨 국립공원은 사냥 관광객에게 사냥 허가증을 발급하고 있지만, 국립공원법은 상업적 사냥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5만 5000달러(약 6419만원)를 지불하고 세실을 사냥한 파머가 자신은 법을 어긴 줄 몰랐다고 항변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러시아 뉴스채널 RT는 분석했다. 사냥 산업 찬성론자들은 합법적인 사냥이 오히려 야생동물을 보호한다고 주장한다. 야생 사자 보호단체 라이언에이드에 따르면 사냥당한 사자의 99%는 사냥용으로 사육된 사자다. 짐바브웨에만 사냥용 사자를 기르는 농장이 200곳 있으며, 아프리카 남부 전역에서 6000여 마리의 사자가 사냥용으로 길러지고 있다. 남아프리카수렵협회의 피터 포트기터는 “야생 사자 대신 사육된 사자를 사냥함으로써 야생 사자를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자 개체 수가 점차 줄어들고 사냥의 잔혹성이 부각되면서 사냥 자체를 금지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세기 만에 세계 사자 개체 수는 20만 마리에서 3만 마리로 감소했다. 동물 보호단체 관계자인 크리스 머서는 “사자를 사육해 사냥하는 것은 진정한 동물 보호가 아니다”라며 “자연적으로 작동하는 생태계 자체를 보호하는 것이 진정한 보호”라고 강조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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