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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남준, 아이폰에까지 영감 줬다”

    “아이폰으로 음악이나 영화를 다운로드하는 아이디어는 이미 백남준(1932~2006)이 오래전에 상상했던 것이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스미스소니언 아메리칸 아트 미술관(SAAM)의 수석 큐레이터이자 백남준 전문가 중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존 핸하르트는 12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백남준이 스티브 잡스에게 영감을 줄 만큼 시대를 앞서간 천재였다고 평가했다. SAAM은 올해 세계적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 탄생 80주년을 맞아 13일부터 8개월간 그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 전시회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의 국제교류재단(이사장 김우상)은 물론 미국의 여러 예술 재단과 기금 등 11곳이 후원할 정도로 미국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백남준의 주요 작품 67점과 개인 자료 140점이 관객을 맞는다. →이번 전시회의 특징은. -백남준의 작품과 함께 제작 과정을 담은 개인 기록물들을 함께 전시함으로써 그의 작품 활동에 대한 다층적 아이디어를 제공하는 게 기존 전시들과 다른 점이다. →피카소가 20세기 전반을 지배했고, 백남준은 20세기 후반을 지배한 예술가라는 평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맞는 말은 아니다. 피카소는 그림을 리메이크한 반면 백남준은 비디오아트를 창조했다. 백남준은 새로운 예술 세계를 창조함으로써 예술계에 엄청난 충격을 준 천재다. 그는 영화와 TV,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 영향을 끼쳤는데 한 인물이 이룬 업적으로는 엄청난 것이다. 우리는 그의 비디오아트로부터 아직도 배우고 있다. 백남준은 비디오아트계의 조지 워싱턴(미국 초대 대통령)이다. →백남준이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개발에 영감을 줬다는 얘기도 있는데. -백남준의 아이디어와 작품은 온라인 교육과 인터넷 등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치고 있을 만큼 그는 미래를 내다보는 상상력의 소유자였다. 백남준이 상상한 대로 앞으로 동영상을 담은 책이 나올 수도 있다. →백남준 전문가가 된 계기는. -1970년대 초 뉴욕의 휘트니 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을 때 그의 비디오아트 작품을 보고 매료돼 직접 맨해튼 스튜디오를 찾아가 교분을 맺었다. 이후 함께 해외 전시회를 다니는 등 친구처럼 지냈다. →백남준의 작품 중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한 가지만 택하기는 정말 힘들지만 ‘선’(禪·Zen for TV) 같은 작품을 좋아한다. →백남준과의 추억 한 토막만 소개해 달라. -1980년대 백남준의 스튜디오를 찾아갔을 때 그가 “존, 우리는 승리할 거야.”라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한 게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 백남준은 그때 이미 비디오아트가 미래에 예술 분야의 ‘최고’가 될 것임을 내다본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책꽂이]

    ●권력을 향한 허상들의 말춤(이철용 지음, 통비결 펴냄) 장애인이자 빈민운동가로 국회의원을 역임한 저자가 이번 대선을 앞두고 불고 있는 안철수 열풍에 대한 반감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1만 2000원. ●덕불고(정두근 지음, 21세기북스 펴냄) 저자는 육군 3사관학교 7기생으로 중장으로 예편한 예비역 장성. 32사단장 시절 상호존중과 배려 운동을 도입해 군 문화 개혁 운동을 벌인 주인공으로 이 운동이 어떻게 탄생하고 이어졌는지 설명했다. 또 전역 이후에도 이 운동을 이어 ‘상호존중과 배려운동본부’를 꾸려 총재직을 맡고 있다. 1만 4000원. ●세상은 나의 멘토(UNGO아카데미 강사진 지음, 책마루 펴냄) UNGO란 UN과 NGO의 합성어다. 월드비전, 유니세프, 유엔난민기구, 한국국제협력단(KOICA), 참여연대 등 세계기구와 시민단체 쪽에서 활동하는 젊은이 13명이 모여 만든 아카데미다. 국제 활동이나 기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각 단체의 실무들을 다뤘다. 1만 5000원. ●하이테크 시대의 로테크(허원순 지음, W미디어) 현대의 속도 경쟁사회에서 행복의 키워드는 하이테크가 아닌 로테크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직 언론인인 저자는 책에서 하이테크와 로테크, 하이콘셉트와 호모 루덴스(놀이하는 인간)라는 4개의 키워드로 현대 사회를 설명하고 문화의 안목을 키우라고 권한다. 1만 3000원. ●치바이스가 누구냐(치바이스 지음, 김남희 옮김, 학고재 펴냄) 중국의 부상과 함께 중국 미술의 값어치가 천정부지로 솟고 있는 가운데, 가장 중국적인 화풍을 보여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목공 출신 치바이스의 자서전. 피카소가 “치바이스가 있는데 왜 중국 사람들이 미술을 하러 프랑스에 오느냐.”고 되물었다는 일화는 물론 최근 작품이 피카소의 작품보다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면서 다시 한번 화제를 모은 인물이다. ●화가의 얼굴, 자화상(로라 커밍 지음, 김진실 옮김, 아트북스 펴냄) 미술 평론가로 신문에 관련 글을 기고하는 저자가 초상화 가운데 자화상에만 집중해서 써낸 책으로 뒤러, 렘브란트, 벨라스케스, 뭉크, 반 고흐, 워홀 등 세계적 작가들의 자화상에 대한 얘기들을 담았다. 화려한 도판과 함께 진행되는 평이한 수준의 설명이 흥미롭다. 3만 5000원.
  • 공항철도 타고 떠나는 하루 나들이

    공항철도 타고 떠나는 하루 나들이

    공항철도 타고 떠나는 하루 나들이 공항을 가기 위해서만 공항철도를 이용한다면 참 손해다. 10개의 역은 저마다 매력적인 볼거리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이세미 홍대입구역 오감으로 즐기는 젊음 홍대거리 홍대라는 이름은 대학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문화를 상징하는 고유명사가 된 지 오래다. 홍대 인근에는 걷고 싶은 거리, 피카소 거리, 로데오 거리, 카페거리 등 홍대 정문을 중심으로 독특하고 이색적인 카페와 음식점, 아뜰리에, 잡화매장과 아기자기한 소규모 공방, 뮤직바 등이 골목마다 가득하다. 강남역이나 명동, 청담동과 달리 홍대만의 문화를 즐기려는 젊은이들로 이곳은 늘 붐빈다. 거리에서 마주치는 젊은 예술가들이나 벽화에서 예술적인 감각을 느끼는 것은 물론 패션에서도 홍대만의 자유로운 스타일이 돋보인다. 토요일이면 홍대 앞 놀이터는 프리마켓이라는 주말장터로 인기다. 각 부스마다 다양한 콘셉트로 가판대를 채운 소품을 구경하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인디문화의 산실인 클럽 또한 빼놓을 수 없다.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인 클럽데이에는 한 장의 티켓으로 20여 군데의 클럽을 자유롭게 오갈 수도 있다. 500여 개의 인대밴드, 20개의 클럽과 문화단체, 갤러리와 소극장이 어우러져 펼쳐지는 10여 개의 축제도 볼거리다. 찾아가기 홍대입구역 7, 8. 9번 출구 홈페이지 홈대입구닷컴 www.hongdaeipgu.com 1 개성 넘치는 거리의 바Bar들은 외관만 봐도 유쾌하다 2 홍대 앞 패션거리는 홍대에서 가장 인기있는 장소다 3 홍대 벽화거리는 이름 없는 예술가들이 하나둘씩 벽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형성됐다 4 카페와 음식점의 간판마저 매력적인 볼거리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DMC역 첨단 IT전문 전시관 디지털파빌리온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인근에 자리한 디지털미디어시티Digital Media City, DMC는 56만여 평방미터 규모로 조성된 첨단 디지털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복합시가지다. 최첨단 IT기술과 인적자원은 물론 문화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와 미디어의 역량이 이곳에 총결집해 있다. DMC단지에 들어서면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들이 시선을 끈다. 누리꿈스퀘어, 한국트럼프 빌딩, 세계 최대 길이의 아트펜스를 비롯해 DMC단지 조형물인 23m 높이의 첨성대 모양 밀레니엄 아이 등 각종 특수시설과 어우러진 거리는 미래 도시의 단면을 선보이며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가운데 디지털파빌리온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누리꿈스퀘어 내에 개관한 IT전문 전시관이다. 이곳은 IT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생활 속에 구현한 전시 공간으로 국내 IT기업의 홍보는 물론 국내 IT제품, 기술, 생활과 관련한 감성 체험이 가능해 주로 청소년과 어린이들의 체험학습과 교육프로그램 공간으로 이용된다. 무료관람이지만 예약은 필수다. 찾아가기 디지털미디어시티역 9번 출구 운영시간 월~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일, 공휴일 휴무) 문의 02-2132-0500 www.digitalpavilion.co.kr 5 디지털파빌리온 2층의 play IT 6 디지털파빌리온 3층의 4D비전 7 생물자원관 내 제주의 생태계를 그대로 옮겨놓은 곶자왈 생태관 8 생물자원관의 제1전시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검암역 국내 생물자원의 보고 국립생물자원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다양한 전시와 체험학습이 가능한 국립생물자원관은 우리나라 생태계의 모든 것을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공간이다. 환경부 소속기관으로 국내 생물자원의 체계적인 수집과 발굴 보존관리를 위해 설립된 이곳에 소장된 표본수만도 총 175만여 점. 전시된 표본은 6,500여 점에 달한다. 6만6,000여 평방미터의 부지에 수장연구동, 전시실, 생태관, 사육실, 야생화 단지, 편의시설 등을 갖추고 있는데 특히 상설 운영되는 전시실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생물을 확대한 원핵생물과 제주고시라심, 금강초롱 등 우리나라 고유의 생소한 식물들을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다. 특히 대형 포유류 코너에서는 우리나라 전시관 중에서 가장 많은 22종의 자생 포유류가 전시되어 있다. 한반도 자생생물을 주제로 한 다양한 기획, 특별전시를 연 2회 이상 개최하고 있는데 현재는 ‘옛 그림 속 우리 생물’전이 내년 3월31일까지 진행 중이다. 찾아가기 검암역에서 셔틀운행(08:40, 10:15, 11:15, 12:15, 14:15, 15:15, 16:15) 문의 032-590-7064 www.nibr.go.kr 운서역 3개의 섬을 한번에 영종도의 삼목항에서 뱃길로 10분이면 옹진군에 자리한 3개의 섬을 모두 돌아볼 수 있다. 북도면에 위치한 신도, 시도, 모도 세 섬은 모두 연육교로 연결되어 있어 해변과 야산을 넘나들며 쪽길을 따라 시골의 정취를 흠뻑 즐길 수 있다. 시도는 <슬픈 연가>, <풀하우스> 세트장으로 유명하다. 해변을 거닐며 사진을 찍고 낭만을 즐기는 연인들로 북적대는데 자전거를 빌려 세트장까지 돌아보는 것도 운치 있다. 신도는 세 섬 중에 가장 면적이 크다. 드라마 <연인>의 촬영장이 있지만 개방은 하지 않는다. 신도의 중심에는 구봉산이라는 178m의 낮은 산이 있는데 봄이면 벚꽃이 만개해 벚꽃섬이라고도 불린다. 모도 여행은 ‘배미꾸미 조각공원’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각가 이일호씨가 자신의 작품 100여 점을 바다 풍경과 어우러지게 곳곳에 펼쳐놓았다. 과거 김춘수 시인은 하나의 쓸쓸한 섬에 지나지 않았을 이 섬에 조각공원이 들어서서 여행자들이 꿈꾸는 법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멋진 전망의 펜션과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 분위기도 좋다. 찾아가기 운서역→221-1번 버스(매시 40분 출발)→삼목선착장 운서역 영종전화국 앞→710번 버스(매시 30분, 정각 출발)→삼목선착장 문의 032-568-5551(222-1번 영풍운수), 032-578-1738(710번 강인여객), 세종해운 032-884-4155 www.sejonghaeun.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인천공항 아이스링크는 특수 플라스틱을 사용해 365일 이용 가능하다 2 공항터미널 3층 쇼핑몰 3 여객터미널 연결통로 주변에는 오픈카페, 영화관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4 물 빠진 신도 선착장의 개펄 5 시도의 <슬픈연가> 세트장 6 바다와 어우러진 모도의 배미꾸미 조각공원 인천국제공항역 인천공항에 놀러가자 공항철도의 종착역인 인천국제공항역은 많은 볼거리와 즐길거리 가득한, 그 자체로 또 하나의 문화공간이다. 공항철도를 타고 역으로 들어서면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교통센터에는 쇼핑과 휴식, 레저를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개찰구를 나와 여객터미널로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 옆으로는 사계절 운영되는 아이스링크가 있고 주변으로는 오픈카페, 영화관, 레스토랑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위층에는 2013년 8월 개통 예정인 자기부상열차 홍보관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자기부상열차 모형과 작동원리, 주행 시뮬레이션 체험도 가능하다. 자기부상열차가 개통되면 무의도까지 연결된다. 간단한 분식에서부터 각국의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은 여객터미널 지하 1층에 자리한다. 무의도행 버스를 갈아타는 3층에는 면세점은 아니지만 환승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쇼핑몰도 있다. 화장품, 전자제품, 음반과 각종 기념품 등 필요에 따라 가벼운 쇼핑을 즐기기에 좋다.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것을 구경하고 싶다면 여객터미널 4층의 공항전망대로 가면 된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피카소 그림 등 명작 7점 네덜란드 미술관서 도난

    피카소 그림 등 명작 7점 네덜란드 미술관서 도난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퀸스트할 미술관에서 도난 사건이 발생해 피카소와 모네 등 세계적인 화가의 작품 7점이 무더기로 도난당했다고 AFP 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테르담 경찰 대변인은 “오전 3시쯤 작품을 도난당했으며 철저하게 준비된 범행으로 보인다.”면서 “누가 어떤 경로로 들어오게 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를 찾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사라진 작품은 ▲파블로 피카소의 ‘광대의 초상’(그림) ▲앙리 마티스의 ‘희고 노란 옷을 입은 책 읽는 여인’ ▲클로드 모네의 ‘런던의 워털루 다리’와 ‘런던의 채링 크로스 다리’ ▲폴 고갱의 ‘약혼녀라 불리는 열린 창 앞의 여자’ ▲마이어 데 한의 ‘자화상’ ▲루치안 프로이트의 ‘눈을 감은 여인’ 등 모두 7점이다. 해당 작품들은 지난해 사망한 네덜란드의 대부호 빌럼 코르디아가 설립한 트리톤재단의 소유로 창립 20주년을 맞아 퀸스트할 미술관에서 19~20세기 화가들의 작품을 모은 특별전시회를 기획했으며 지난주부터 일반인에게 그림을 공개해 왔다. 트리톤재단은 과거에도 화가 1~2명의 그림을 전시한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모든 화가의 그림을 동시에 전시한 것은 처음이다. 미술관에 전시 중인 작품 가운데는 도난당한 6명의 화가 작품 외에도 빈센트 반 고흐, 폴 세잔, 마르크 샤갈, 로이 리히텐슈타인, 피에트 몬드리안, 마르셀 뒤샹, 르네 마그리트, 오귀스트 로댕, 앤디 워홀의 그림 150점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퀸스트할 미술관 측은 이날 국영 라디오를 통해 “범인이 미술관에 침입한 즉시 비상벨이 울렸지만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도망쳤다.”면서 “도난된 미술품은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작가와 함께 서귀포 산책하기

    작가와 함께 서귀포 산책하기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의 주인공 길 펜더는 프랑스 여행 중 살바도르 달리, 어니스트 헤밍웨이, 파블로 피카소, 스콧 피츠제럴드 등과 만나는 환상적인 경험을 한다. 길 펜더를 부러워할 필요 없다. 제주도 ‘작가의 산책길’을 거닐면 한국의 유명 예술인인 이중섭, 변시지, 현중화 세 사람을 느낄 수 있으니까. ‘작가의 산책길’은 서귀포시가 이중섭 미술관, 기당 미술관, 자구리 해안, 서복 전시관, 소암 기념관과 같은 문화 관광지를 엮어 만든 4.9km의 걷기 코스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이 길은 이중섭 거리에서 시작한다. 일직선으로 뻗은 길 중간에는 이중섭 미술관과 이중섭 거주지가 마주보고 들어서 있다. 화가 이중섭은 참으로 ‘짠’한 사람이다. 그의 일생을 따라다닌 건 지독한 가난과 지리멸렬한 그리움이었다. 일본인 아내 이남덕(야마모토 마사코)과 아들을 일본으로 보내고 자신은 뜨내기처럼 떠돌았다. 생의 마감도 처절하다. 말년에는 정신분열증을 앓을 정도로 신경이 쇠약해졌으며 결국 서대문의 어느 병원에서 돌보는 이 하나 없이 싸늘하게 눈을 감았다. 그러나 산책길에선 이중섭 선생의 맑은 웃음소리가 들린다. 평생 생이별에 시달렸던 그였지만 서귀포에서만큼은 가족과 함께였기 때문이다. 1평 남짓한 작은 방에서 가족과 사랑을 나누고 서귀포의 바다를 벗 삼아 작품 활동을 했다. 칠십리시 공원과 이어진 자구리 해안 앞에도 그의 행복한 시절이 묻어나는 작품 <그리운 제주도 풍경>이 세워져 있다. 평안남도 출신인 이중섭과 달리 ‘폭풍의 화가’로 불리는 변시지 선생과 서예가 소암 현중화 선생은 제주도 서귀포시가 고향이다. 그들이 태어나 뛰놀던 고향인지라 산책길에서 만나는 두 사람의 흔적은 더 반갑다. 특히 변시지 선생은 ‘제주화’라는 화풍을 만든 장본인이다. 황톳빛 자욱한 바탕에 먹색의 선이 묘기를 부리는 현대적인 수묵화를 선보인다. 바람, 조랑말, 소년 등 작품 속 등장하는 소재만 봐도 제주도가 훤히 그려진다. 변시지 선생의 작품은 산책길의 주요 거점인 기당 미술관에서 상시로 만날 수 있다. 소암 현중화 선생의 작품이 전시된 소암 기념관은 산책길에 방점을 찍는다. 1년간 바닥에서 천장까지 얇은 종이가 쌓일 정도로 글씨를 썼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그는 평생 글씨를 다듬었다. ‘우리 고향이 제일 좋아’라고 써 내려간 글씨 앞에선 서귀포를 향한 소암 선생의 마음이 느껴진다. 작품을 떠나 소암 기념관은 건물 자체가 아름답다. 꼭대기 층에 서면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인다. ▶travie info 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작가의 산책길’ 탐방┃일시 매주 토요일 오후 1시부터 주요 코스 이중섭 공원→이중섭 미술관→기당 미술관→칠십리시 공원→서복 전시관→소암 기념관 소요시간 약 3시간 20분 참가비 무료 문의 서귀포시 문화예술과 064-769-2481~6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어린이 책꽂이]

    ●내 모자 어디 갔을까(존 클라센 글·그림, 서남희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잃어버린 모자를 찾아 나선 곰은 길에서 마주친 동물들에게 자신의 모자를 봤느냐고 묻는다. 곰의 모자를 본 동물은 아무도 없다. 모자를 영영 찾을 수 없다는 생각에 곰은 실의에 빠지고…. 작품 속 동물들 간의 소통을 통해 어린 독자들에게 대화의 중요성을 가르친다. 1만 1000원. ●도토리 마을의 빵집(나카야 미와 글·그림, 김난주 옮김, 웅진주니어 펴냄) 도토리 마을의 빵집 주인 부부는 ‘새로운 빵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감에 아이들과 놀이공원에 가기로 한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되는데…. 자녀들은 이야기를 읽으며 항상 바쁜 일과 속에서 육아에 신경 써야 하는 맞벌이 부모의 처지를 자연스럽게 이해한다. 도토리 마을의 다양한 직업군까지 저절로 알게 되는 것은 덤이다. 1만원. ●마녀 위니의 공룡 소동(밸러리 토머스 글, 코키 폴 그림, 노은정 옮김, 비룡소 펴냄) 1987년 첫 발간된 ‘마녀 위니’ 시리즈의 열세 번째 책이다. 부스스한 머리에 풀린 눈을 지닌 익살스러운 모습의 마녀 위니와 자상한 까만 고양이 윌버를 주인공으로 박물관 ‘공룡 그리기 대회’에 얽힌 에피소드를 담아낸다. 그리기 대회에 출품된 작품 중 피카소와 고흐의 화풍을 패러디한 그림을 찾아내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 1만 500원.
  • 피카소 누드화 ‘붉은 팔걸이 의자… ’ 英 공항서 철거될 뻔

    피카소 누드화 ‘붉은 팔걸이 의자… ’ 英 공항서 철거될 뻔

    피카소의 걸작 누드화가 여행객의 시선을 불편하게 한다는 이유로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공항에서 철거될 뻔하다가 다시 원상 복구됐다고 8일(현지시간) BBC가 보도했다. 해당 작품은 피카소의 1932년도 그림 ‘붉은 팔걸이 의자 위의 벗은 여인’으로 스코틀랜드 국립현대미술관이 오는 11월 3일까지 전시하는 ‘피카소, 현대 영국 미술전’ 홍보를 위해 공항 출국터미널에 걸려 있었다. 공항 측은 그림이 다소 선정적이라는 일부 고객의 불만 신고를 접수해 다른 그림으로 교체키로 한 뒤 일단 흰색 덮개로 가리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자 이 소식을 접한 존 레이턴 미술관장이 강력히 항의했고 공항은 덮개를 제거한 뒤 그림 교체를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레이턴 관장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가 그린 누드화가 단지 보기 불편하다는 이유로 공항에서 철거되는 것은 정말로 황당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에든버러 공항 측은 “승객의 불만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다 생긴 해프닝”이라며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뭉크 ‘절규’ 1378억원에 사들인 사람은?

    뭉크 ‘절규’ 1378억원에 사들인 사람은?

    지난 5월 미국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에드바르 뭉크의 대표작 ‘절규’를 역대 최고 경매가로 사들인 ‘미스터리 낙찰자’의 신원이 밝혀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미술품 수집가로 유명한 미국 억만장자 리언 블랙(61)이 ‘절규’를 1억 1990만 달러(약 1378억원)에 사들인 주인공이라고 그의 지인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사모펀드투자회사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대표인 블랙은 지난 3월 포브스지에서 선정한 세계 갑부 순위 330위(재산 34억 달러)에 올라 있다. 소더비와 블랙측 대변인들은 각각 보도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당시 경매에서 12분 만에 ‘절규’를 손에 넣은 낙찰자가 누군지는 미술계의 일급 비밀이었다. 블랙은 7억 5000만 달러 규모의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는 빈센트 반 고흐의 소묘와 파블로 피카소의 입체파 회화, JMW 터너의 수채화 등도 포함돼 있다. 2009년에도 그는 런던 크리스티 경매에서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라파엘로 산치오의 소묘, ‘뮤즈의 초상’을 4760만 달러에 사들여 화제를 모았다. 당시 종이에 그린 작품으로는 최고 경매가였다. 블랙이 ‘절규’를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가 이사로 재직 중인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과 뉴욕현대미술관(MoMA) 사이에 치열한 작품 유치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이 두 예술기관 모두 석판화 버전의 ‘절규’만 소유하고 있다. 하지만 블랙은 자신이 소장한 미술품을 집 밖에 내보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맨해튼 파크애비뉴에 있는 그의 집을 방문한 미술품 거래상들이 “다양한 스타일과 시대별 예술품들의 향연”이라고 말할 정도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영화프리뷰] ‘미드나잇 인 파리’

    [영화프리뷰] ‘미드나잇 인 파리’

    길은 할리우드에서 꽤 팔리는 시나리오 작가다. 돈벌이에는 관심 없던 그는 시나리오를 접고 통속소설도 아닌 순수문학으로 전업을 결심한다. 때마침 ‘된장녀’인 약혼녀 이네즈와 미래의 장인·장모와 함께 파리여행을 간다. 쇼핑과 관광에만 몰두하는 그들과 달리 길은 위대한 예술가의 도시 파리를 만끽하고 싶은 마음뿐. 어느 날, 자정을 알리는 종이 열두 번 울리자 거리를 홀로 산책하던 길 앞에 클래식한 푸조 승용차가 멈춰 선다. 차를 타고 도착한 곳은 1920년대 파리. 평생 동경하던 어니스트 헤밍웨이와 파블로 피카소, 살바도르 달리, F 스콧 피츠제럴드, T S 엘리엇, 루이스 부뉴엘 등 전설적인 예술가들을 만나 친구가 된다. 그리고 헤밍웨이와 피카소를 동시에 애타게 했던 여인 아드리아나와 묘한 감정에 빠진다. 우디 앨런 감독의 ‘미드나잇 인 파리’는 시간여행을 소재로 다뤘다. 그렇다고 공상과학(SF) 영화는 아니다. 지적이고 재치 있으며 로맨틱하고 귀여운 판타지다. 시니컬한 풍자와 조소를 즐기던 뉴욕 깍쟁이 앨런의 영화에 따뜻한 온기가 전해진 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이 영화는 정점에 서 있는 듯하다. 앨런이 헌사를 바친 파리는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은 마음이 들만큼 매력적인 도시다. ‘파리는 우주에서 가장 위대한 도시’라는 극 중 길의 대사가 허풍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여든 살을 눈앞에 둔 노감독(77세)의 한 수 가르침도 있다. 천박한 자본주의의 상징과도 같은 약혼녀와 그 가족들에게 질린 길은 1920년대의 파리를 동경한다. 하지만 1920년대 파리 사교계에서 ‘만인의 여인’이던 아드리아나는 툴루즈 로트레크, 폴 고갱 등이 활약했던 1880~1890년대 파리야말로 진정한 ‘벨에포크’(황금시대)라며 추앙한다. 이 대목에서 길은 깨달음을 얻는다. 과거로 회귀하고픈 욕망은 현실에 대한 불만족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과거가 아무리 아름답다고 했도 그때의 사람들은 ‘대과거’를 동경한다는 것을, 결국에는 현실에서 답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에둘러 말한다. 지난해 골든글러브와 아카데미영화제 각본상을 받은 작품을 배우들이 튀지 않는 연기로 품격을 더했다. 길 역의 오언 윌슨과 아드리아나 역의 마리옹 코티아르가 최적의 캐스팅인 것은 물론이다. 아카데미 남녀주연상 배우 애드리언 브로디(살바도르 달리)와 케시 베이츠(거투루드 스타인)를 비롯해 로맨틱 영화의 단골 여주인공 레이철 맥애덤스,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였던 카를라 브루니(박물관 가이드) 등이 조연에 머문 건 우디 앨런의 영화가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터. 해외에서는 지난해 5월 개봉했다. 불과 1700만 달러(약 195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미드나잇 인 파리’의 흥행수익은 1억 5111만 달러(약 1737억원). 앨런 감독의 영화로는 이례적인 흥행인 셈. 평점을 취합하는 로튼토마토닷컴은 이 영화의 신선도를 93%로 평가했다. 우리나라에서는 5일 개봉된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쓸쓸한 예감… 그럼에도 온기를 품다

    쓸쓸한 예감… 그럼에도 온기를 품다

    쿠바 출신 난민이다. 동성애자다. 에이즈 환자였다. 남자 애인이 죽고 5년 뒤, 그 역시 에이즈 합병증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다 서른아홉의 나이로 숨졌다. 그럼에도 숱한 후배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쳐 ‘예술가들의 예술가’로 불린다. 펠릭스 곤살레스-토레스(1957~1996). 일부러 그랬을 턱은 없지만, 그래서 미안하지만, 불멸의 신화로 되살아나기엔 좋은 조건을 갖췄다. 아웃사이더 중의 아웃사이더였으니까. 이제 작품만 나오면 된다. 작품을 통해 화냈을까, 싸웠을까, 항의했을까. 작가는 극도의 미니멀리즘으로 대답했다. 생존작가들이 나서는 베네치아비엔날레에 2007년 미국관 작가로 나설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안소연 부관장은 “소수자의 정치적 작품이라 해서 변방을 떠돌 것이 아니라 중심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우리로 치자면 민중미술 대신 미니멀리즘을 표현기법으로 정한 것이 그의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애인과 자신에게 예정된 죽음을 잔잔하게 응시한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가 9월 28일까지 서울 태평로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더블’(Double)이란 제목으로 열린다. 뉴욕 현대미술관 등 세계 유명 미술관과 개인 소장자로부터 빌린 44점의 작품을 선보이는 아시아지역 첫 회고전이다. 플라토뿐 아니라 서울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 신촌역, 남이섬 등 곳곳에 사탕, 종이, 전구 등을 응용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그의 작품에는 일관되게 사라지고야 말 것이라는 쓸쓸한 예감, 그럼에도 따뜻하게 온기를 나누고 싶다는 작은 열망 같은 것들이 녹아 있다. 분신과도 같은 애인의 죽음과 자신의 예정된 죽음이라는 것이 더블의 의미다. 가령 흑백사진이 즐비한 가운데 유일하게 화려한 꽃 컬러사진이 있다. ‘무제 - 앨리스 토클라스와 거트루트 스타인의 묘지, 파리’다. 거트루트는 헤밍웨이의 스승이자 미술후원자로 피카소가 그의 초상을 그리기도 했던 여류작가. 그런데 레즈비언이었다. 사랑만은 영원하고자 하는 작가의 소망이 들어 있다. ‘무제 - 완벽한 연인들’ 역시 마찬가지. 흔히 볼 수 있는 아날로그 벽시계를 두개 나란히 붙여뒀는데 아무리 시간을 딱 맞춰놔도 기계적 특성 때문에 시간은 다소 엇갈리게 마련이거니와, 언젠가는 멈추기 마련이다. 알록달록한 사탕을 한가득 깔아놓고 관람객들이 집어갈 수 있도록 해둔 설치작품도 마찬가지다. 남이섬 등 야외 현장에 설치되는 침대 사진도 그렇다. 새하얀 시트 위에 베개만 덩그러니 놓인 사진인데, 불과 몇초 전까지만 해도 누군가 다정하게 누워 있었으리라 추정되는 장면이다. 아니, 지금도 누군가 누워있는데 사람만 말끔히 지워버렸다 해도 상관없는 장면이다. 작가는 그 사진 속에서 죽어버린 애인과 곧 사라질 자신의 모습을 그려 넣어둔 듯 보인다. 하나 예외가 있다면 ‘무제 - 고고댄싱 플랫폼’이다. 전시공간 사방에는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이 세운 자연사박물관 사진이 나열되어 있다. 들여다보면 애국가, 작가, 탐험가 같은 단어가 새겨져 있는 단상이다. 그런데 그 가운데에는 백열등이 둘러쳐진 무대가 있다. 반짝이 팬티만 입은 무용수가 하루 가운데 딱 5분 그 무대에 올라가 춤을 춘다. 주류 백인 남성 문화에 대한 비주류 비백인 동성애 작가의 묘한 비웃음이다. 3000원. (02)2014-6552.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김찬경 회장의 고가의 그림들

    김찬경 회장의 고가의 그림들

    중국으로 밀항하려다 붙잡힌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은 평소 은행 빌딩 4층에 갤러리를 차려놓고 고가의 그림들을 걸어놓았다. 개인 창고에도 국내외 유명화가의 미술품을 보관하고 있었다. 미술품 가운데 23점은 김 회장 개인이 은밀히 로비용으로 쓰거나 급할 경우 개인 담보로 사용하거나 경매업체에 팔아넘겼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은 20일 “김 회장이 일부 그림은 골프장 아름다운 CC에도 전시했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지난해 7월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 도상봉 화백의 ‘라일락’(시가 3억원 상당), 이중섭 화백의 ‘가족’(3억원) 등 2점을 금융감독원 로비를 위해 건넸다. 또 개인 명의 대출 등에 저축은행 소유 미술품 12점을 담보로 제공했다. 12점의 감정가는 94억원 상당이다. 특히 앤디 워홀의 ‘플라워’(25억원), 독일의 유명화가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추상’(21억원), 데미안 허스트의 ‘나비’(15억원), 박수근의 ‘노상의 사람들’(11억원) 등도 포함돼 있었다. 김 회장은 서미갤러리 등으로부터 담보로 제공받은 외국 유명화가 그림 11점(274억원)을 솔로몬저축은행에 개인 담보로 활용하기도 했다. 11점은 파블로 피카소의 ‘화가’(15억원), 미국의 입체작가 도널드 저드의 ‘무제 89-9’(감정가 25억원), 캐나다 출생 미국 화가 필립 거스턴의 ‘인사이드’(42억원), 미국 추상주의 화가 사이 텀블리의 볼세나(50억원) 등이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문화마당] 분단이 고맙다/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분단이 고맙다/신동호 시인

    그라운드의 시인들이 쓴 창의력의 향연을 만끽했다. 새벽 1시의 바르샤바 유로2012, 스페인의 축구는 상식을 조롱했고 이탈리아의 축구는 주류를 거부했다. 다비드 비야가 없다지만 미드필더만 6명을 둔 4-6-0 포메이션이라니. 시작하기도 전에 짜릿한 전율이 일게 한 스페인의 축구는 바르셀로나의 파밀리아 성당처럼 예측할 수 없는 자연스러움을 그렸다. 그러고 보니 그들은 건축가 가우디의 후예들이 아니었던가. 중앙미드필더 데 로시가 후방 배치된 이탈리아의 3-5-2 포메이션은 한국 축구에서도 수시로 비판받던 전술이었다. 바이올린의 지판을 잡아야 할 왼손으로 줄을 튕겼다면 한국의 바이올리니스트는 당장 스승에게 쫓겨났을 것. 피치카토 기법으로 낯선 소리를 만들어낸 파가니니의 후예들이 또 낯선 테크닉으로 그라운드를 매료시켰다. 솔직히 그들의 창의력이 부럽다. 창의력을 실현하는 용기가 부럽고 풋볼리스트 서형욱의 말마따나 “훗날 축구사가 당대 축구의 경계선으로 지목할 중대한 역사적 현장”을 보여준 그들의 진화하는 자세가 부럽다. 그들의 역사라고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걸었던 건 아니다. 16~17세기 해가 지지 않는 대제국을 이뤘지만, 스페인은 8세기부터 이슬람의 통치시기를 거쳐 15세기에야 완전한 독립국을 이뤘다. 1936년엔 내전으로 수많은 학살을 경험했다. 바르셀로나는 이때 사회주의와 무정부주의 운동의 중심지였다. 레알마드리드로 유명한 마드리드 또한 종교재판의 광기로 가득 찬 피의 도시였다. 그러나 내전은 피카소의 ‘게르니카’와 미로의 ‘추수’를 낳았고, 광기의 현장이었던 플라사 마요르 광장은 ‘돈키호테’의 고향으로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탈리아의 분열 시기는 길었다. 16세기에는 외국세력의 싸움터였다. 르네상스의 나라라는 것이 무색하게도 오스트리아와 스페인, 오스만튀르크 세력의 각축장이 되었다. 프랑스의 혁명 정신이 이탈리아의 공화제를 불러일으켰지만 1861년이 되어서야 왕정으로 통일국가를 이뤘다. 통일 이후에도 20년간 남부 이탈리아는 북부의 식민지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분열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정신은 고양되었다. 베르디와 푸치니는 그 역사를 함께했다. 지난한 역사를 역전시켜 서양 지성을 이끄는 ‘장미의 이름으로’의 에코나 네오리얼리즘 영화의 창시자 로셀리니 또한 이탈리아가 낳은 창의력의 자손들이다. 치고받는 오늘의 한반도 역시 참으로 생동하는 역사의 현장일 수 있다. 배고픔을 피해 탈북하고, 남의 돈을 떼먹고 탈남한다. 친일, 종북, 변절이 거침없이 오간다. 국민은 자연스럽게 사상투쟁을 학습하고 분쟁 극복 과정을 익힌다. 사람들을 긴장하게 한다. 긴장은 창의력의 본산이다. 민주주의란 제도도, 자본주의 체제도 우리는 빌려왔다. 산업화의 과정도 서양의 길을 따랐고 법체계와 의료체계, 교육의 방법 또한 서양의 성과에 기댄 바가 크다. 한류를 자랑하지만 영화와 방송의 기술발전, 배급체계가 발달하는 동안 우리는 식민지에서 허덕였다. 한마디로 인류사 전체를 본다면 빚쟁이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다행이게도 인류사가 아직 풀지 못한 숙제, ‘평화’가 있다. 21세기 분쟁을 상징하는 한반도에서 평화가 완성된다면 이 평화는 인류의 교과서에 수록될 확률이 높다. 강대국의 각축장이며 온갖 사상이 난무하는 현장이고 상대방의 마음에 갖은 비수를 다 겨누어 보았으니, 이곳에서 이뤄진 평화는 완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평화가 이뤄지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상과 예술이 미래 지구사회의 지성을 이끌어갈 수 있음은 자명하다. 그때라면 우리도 인류사에 진 빚을 갚고도 남는다. 분단은 찬란한 선물이다. 평화를 실험하고 완성할 기회를 주었기 때문이다. 평화가 오면 한국의 동네축구가 창의력을 발휘하여 배흘림기둥 같은 아름다운 패스를 날릴 것이다. 우리 축구를 보고자 세계가 잠을 설치는 건, 분단을 평화로 극복한 민족에게 따라오는 자연스러운 선물이 아닐 수 없다.
  • 루브르 돌아왔네 신화·전설 품고

    루브르 돌아왔네 신화·전설 품고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 다시 한국을 찾았다. 9월 30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층에서 열리는 ‘루브르박물관전 - 신화와 전설’이다. 2006년 ‘풍경’을 주제로 한 첫 전시에서 6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번 전시주제는 고대 그리스 신화다. 신화를 엿볼 수 있는 선사시대 유물에서부터 17~19세기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회화작품들까지 모두 110여점을 모아뒀다. 이번 전시기획을 총괄한 이자벨 르메스트르 루브르박물관 수석학예연구관은 “고대 신화는 인간 내면에 대한 깊은 이해와 판타지가 한데 뒤섞여 있다는 점에서 아주 매혹적인 소재”라면서 “이 매혹을 각 시대나 작가가 어떻게 달리 표현했는지 주의 깊게 들여봐달라.”고 말했다. 르메스트르는 특별히 꼽을 수 있는 대표작으로 안토니오 카노바의 1729년작 ‘프시케와 에로스’, 기원전 490년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트로이 점령’을 택했다. ‘프시케와 에로스’는 “고대 이후 끊임없이 만들어진 소재지만 완성도 면에서는 최고의 것”이라는 점을, ‘트로이 점령’은 “전쟁의 광포함을 실감나게 묘사해 피카소의 ‘게르니카’에게도 영감을 준 작품”이라는 점을 들었다. 전시작 가운데 프랑수아 제라르의 1842년작 ‘다니프스와 클로에’는 루브르박물관을 벗어나 처음으로 바깥 나들이에 나선 작품이다. 최초의 연애소설이라 일컬어지는 그리스 소설을 소재로 삼은 그림으로, 작가가 그림을 완성하자마자 당시 프랑스 국왕이었던 샤를 10세가 첫눈에 반해 사들인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8000~1만 2000원. (02)325-1077.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저축銀 정관계 금품로비 대형게이트 번지나

    대검찰청 산하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은 김찬경(56·구속)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대출 담보로 제공하거나 퇴출 저지 로비 명목으로 임석(50·구속)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 건넨 그림이 기존 9점 외에도 2점 더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검찰은 영업 정지된 저축은행들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해서도 전방위로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지난 6일 수사에 착수한 후 김 회장이 지난해 8월부터 세계적인 거장 파블로 피카소와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의 작품 9점을 임 회장에게 대출 담보로 제공하거나 퇴출 저지 로비 명목으로 건넨 사실을 파악했다. 이들 작품의 가격은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합수단 관계자는 “김 회장은 양파 같은 사람이어서 수사 과정에서 11점 외에 더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퇴출 위기에 몰린 저축은행들이 구명 차원에서 현금과 금괴, 고가의 미술품까지 동원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전 저축은행 사례처럼 정·관계 인사를 상대로 한 금품 로비 등 대형 게이트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합수단은 일단 김 회장이 청와대 김모 행정관의 부탁으로 그의 형에게 100억원 상당의 빚을 탕감해 준 정황을 포착해 수사에 들어갔다. 경기 용인시의 S병원을 운영 중인 김 전 원장은 160억원의 빚을 갚기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가 경영권을 잃게 되자 동생에게 도움을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2010년 11월쯤 차명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어 미래저축은행 사당지점에서 거액을 불법 대출한 다음 S병원의 채권을 모두 사들이는 방법으로 제1채권자가 됐다. 법원에 법정관리 중단을 신청해 병원을 낙찰받은 김 회장은 김 전 원장이 설립한 의료재단에 60억원을 받고 다시 병원을 되돌려줘 사실상 100억원의 이득을 보게 해 준 것으로 합수단은 파악하고 있다. 합수단은 또 홍송원(59) 서미갤러리 대표가 갤러리 소장 그림 등을 매개로 미래저축은행과 솔로몬저축은행의 불법적인 교차대출에 직접 개입한 점을 중시, 정·재계 등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한 홍씨가 저축은행들의 퇴출 저지 로비 등에도 관여하지 않았는지 살펴보고 있다. 미래저축은행에 박수근, 김환기 화백 등의 그림 5건을 담보로 맡기고 285억원을 대출받아 솔로몬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홍씨는 저축은행 영업정지 직전인 지난 5일 해외로 출국, 도피성 출국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합수단 관계자는 “그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 담보가 안 되기 때문에 대출 자체의 불법성도 살펴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재헌·홍인기기자 goseoul@seoul.co.kr
  • [데스크 시각] 괴물이 되어버린 금융/박정현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괴물이 되어버린 금융/박정현 경제부장

    흡혈 오징어는 화석 속의 괴물이다. 1000~4000m의 깊은 바다에 살면서 물고기의 피를 빨아먹고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징어의 50배 크기인 이 괴물 오징어는 고래도 먹어 치운다. 피냄새만 나면 귀신같이 나타나는 상어의 피까지 빨아먹는다. 작년 말 반(反)월가 시위가 한창일 때 미국의 한 시사잡지는 골드만삭스를 흡혈 오징어에 비유했다. ‘돈 냄새가 나는 것은 가리지 않고 달려들어 무자비하게 혈액 깔때기를 꽂아 넣는 인간의 탈을 쓴 거대한 흡혈 오징어’라고 잡지는 폄하했다. 돈이 되는 것이라면 모조리 먹어치우는 골드만삭스의 거침없는 탐욕을 비꼰 것이다. 미국 월가와 자본주의의 상징인 골드만삭스에 붙여진 흡혈 오징어라는 표현에 무척 자존심이 상했던 모양이다.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는 뉴욕 컬럼비아 대학을 방문하려다 ‘흡혈 오징어 시위’가 예정돼 있다는 소식에 없던 일로 해버렸다. 표현이 다소 거칠기는 하지만, 미국 시민들은 흡혈 오징어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것 같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본의 40%를 월가와 금융업계 종사자가 가져간다. 아무리 일해도 금융업계와의 연봉 차이는 커지기만 하고, 금융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일자리는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월가에 대한 분노는 그래서 나온 것이다. 반월가 시위는 바로 금융업계 전체의 탐욕을 겨냥한 서민들의 항의의 몸짓이다. 나눔의 정신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보기 어려운 월가에 보내는 각성의 메시지다. 금융이란 괴물에게 국경이란 무의미하다. 우리나라의 금융과 자본주의도 미국과 비슷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한국에서의 흡혈 오징어는 저축은행들이다.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오너들이 저지른 일들이 검찰 수사에서 양파껍질 벗겨지듯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그들의 불법행위가 드러날 때마다 입을 다물지 못한다. 저축은행 오너들이 저지른 행태는 탐욕의 경계를 넘어선 범죄행위에 속한다. 가짜 서울 법대생 행세와 200억원의 은행 돈을 빼내 밀항하려다 붙잡힌 저축은행 회장의 얘기는 TV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스토리다. 파블로 피카소와 알베르토 자코메티 같은 세계적인 거장의 미술 작품을 사 모은 행태는 누구에게서 배웠는지 궁금하다. 저축은행 경영진의 영업활동 상당수는 정상적인 투자가 아닌 비정상적인 투기행위들이다. 저축은행 대주주의 행태를 보면 애초에 도덕성이란 게 있었는지 궁금해진다. 일부 저축은행 대주주와 경영진들이 보여준 행태는 도덕적 긴장의 끈이 느슨해지는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수준을 뛰어넘는다. 그들에게는 고객의 돈을 받아 서민을 위해 돈을 굴리고 빌려 준다는 개념 자체가 원래 없었는지 모른다. 한눈 팔지 않고 착실하게 서민과 중소기업 대출에 전념해온 정상적인 저축은행, 자신에게 주어진 직분에만 충실한 저축은행 직원들은 복장 터질 노릇일 게다. 하지만 영업정지당한 저축은행들이 보여준 행태는 모럴 결핍증을 보여준다. 서민금융기관으로서의 저축은행 기능과 신뢰는 떨어질 대로 떨어져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저축은행들이 돈벌이 되는 부동산프로젝트에 몰두하는 사이 신용도가 낮은 서민을 위한 대출 기능은 크게 위축됐다고 평가한다. 저축은행들이 중상위 신용등급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에 집중하는 동안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은 저축은행 문턱을 넘지 못하고 대부업체로 내몰리고 있다. 30%가 넘는 저신용자 대출금리는 대부업체와 구별이 가지 않는다. 저축은행의 위기다. 신뢰와 윤리를 되찾지 않으면 위기는 되풀이된다. 실효성 없는 판박이 대책으로는 안 된다. 작년에 솔로몬·미래 저축은행 등에 적기시정조치 유예라는 산소호흡기를 달아줘 사회적 비용만 키운 금융당국은 더 이상 미덥지 않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미 하버드대 교수는 신간 ‘돈으로 살수 없는 것들’에서 우리 사회가 시장과 윤리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 위에 서 있다고 했다. 윤리와 신뢰 회복 없이는 저축은행의 앞날은 없다. jhpark@seoul.co.kr
  • 또 홍송원… 미래저축 ‘그림 커넥션’ 몸통?

    또 홍송원… 미래저축 ‘그림 커넥션’ 몸통?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파블로 피카소와 알베르트 자코메티 등의 세계적 거장의 작품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검찰·금융당국은 그림을 매개로한 정·관계 로비 등 ‘그림 커넥션’을 파헤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하나캐피탈의 미래저축은행 증자 과정에도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고 보고 증자 과정을 들여다 보고 있다. 당국은 그림 커넥션의 핵심에는 서미갤러리의 홍송원 대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실체는 미국으로 출국한 홍 대표가 귀국해야 드러날 전망이다. 21일 검찰·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김찬경 회장은 서미갤러리에서 미술품을 빌려서 증자를 위한 담보로 활용했다. 김 회장은 서미갤러리에서 빌린 수백억원 상당의 그림 5점을 하나금융그룹 산하 하나캐피탈에 담보로 제공하고 145억원의 증자를 받았다. 이 그림들은 미국 추상주의 화가 사이 톰블리의 ‘볼세나(무제)’, 박수근 화백의 ‘두 여인과 아이’ 등으로 총 100억원을 넘는다. 대출받은 작품들의 상당수는 대여 미술품이어서 미래저축은행의 장부에도 기록돼 있지 않다. 결국 소유권도 없는 작품들을 담보로 145억원을 대출받은 ‘현대판 봉이 김선달’인 셈이다. 수사당국은 피카소와 자코메티의 작품은 장부에 기재돼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김 회장이 2011년 가을 오리온 비자금 세탁에 관여한 혐의로 구치소에 있었던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를 찾아가 미술품 대여를 부탁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과의 미술품 거래 내역 등을 확인하려면 홍 대표 조사가 불가피하지만 홍 대표는 미래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기 전에 출국한 상태다. 관계자는 “홍 대표가 귀국해야 그림 커넥션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국내 재벌들과 고가 미술품을 거래하면서 연 1000억원대 매출을 올려왔으며 삼성 비자금·한상률 전 국세청장 로비·오리온 비자금 사건 등에 모두 연관된 인물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미술품, 세금 ‘0’·단기 고수익·환금성… 슈퍼리치 투자처 각광

    미술품, 세금 ‘0’·단기 고수익·환금성… 슈퍼리치 투자처 각광

    “부산저축은행 등 다른 사건에서는 고가의 스포츠카·보석·문화재·양주 등도 은닉한 경우가 있었는데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은 그림에만 투자했습니다.” 20일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김 회장이 통상적인 투자처인 부동산을 제외하면 미술품에만 투자한 것이 기존의 사례와 매우 다르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술품은 최근 ‘슈퍼리치’(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의 부자) 사이에서 가장 확실한 투자로 각광받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대형 비리 사건마다 미술품이 등장하는 것은 이런 현상과 관련이 깊다. 2007년 삼성 비자금 사건에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이 등장했다. 2002년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86억 50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그림 로비 사건에는 최욱경의 ‘학동마을’이, 오리온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서는 앤디 워홀의 ‘플라워’가 얽혀 있었다. 지난해 7조원대 비리로 파산한 김민영 부산저축은행 전 행장 역시 중국 아방가르드 대표 화가인 장샤오강과 박수근 화백의 작품을 소유하고 있었다. 부산저축은행 계열사와 경영진이 소유한 미술품은 91점, 추정가는 2000억원을 웃돌았다. 최근 미술품은 단기간에 수십배까지 오르는 투자수익과 뛰어난 환금성 때문에 확실한 투자품으로 급부상했다. 김찬경 회장이 소유한 작품의 화가·조각가인 파블로 피카소나 알베르토 자코메티는 세계 톱10 안에 드는 최고의 거장들이다. 특히 피카소는 역대로 가장 비싸게 팔린 10대 작품 중 3개를 제작했다. 피카소의 ‘누드, 녹색 잎과 상반신’(약 1246억원)은 올해 들어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약 1403억원)에 1위 자리를 내주기까지 2년간 최고가 자리를 지켰다.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과 같은 현대 팝아트 작가들의 작품 역시 20여년 만에 10~100배로 올랐다. 중국 아방가르드 작가의 경우 10년에 10배 상승을 보장한다는 얘기도 있다. 세계적으로 재산 1억 달러 이상의 슈퍼리치들이 미술품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시켜 관리하는 이유다. 게다가 미술품을 거래할 때는 세금을 물지 않는다. 양도세와 취·등록세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보유세 역시 한 푼도 물지 않는다. 증여·상속세도 없기 때문에 ‘세금 없는 대물림’에 많이 이용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양도세가 없어 로비용으로 활용되기가 쉽다. 세금이 없으니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의 신분이 전혀 노출되지 않아서다. 김찬경 회장이 고가 미술품을 많이 소유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미술품 로비 여부에 대해 검찰이 수사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김 회장은 본관 2층에 미술관을 만들어 놓고 방문하는 귀빈의 경우 안내하곤 했다.”면서 “주위에도 본인의 소장품을 은근히 자랑했었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러니 미술품을 투자의 대상으로만 취급하는 ‘아트 딜러’들도 나타나고 있다. 재벌들의 그림 거래를 중개하면서 연 1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아트 딜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하나캐피탈이 미래저축은행으로부터 증자를 대가로 담보로 잡았다가 약 73억원에 매각한 톰블리의 ‘볼세나’(무제)는 국내 한 갤러리를 통해 유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경주·이성원기자 kdlrudwn@seoul.co.kr
  • 김찬경 미래저축회장 피카소·자코메티 등 수백억대 작품 보유

    김찬경 미래저축회장 피카소·자코메티 등 수백억대 작품 보유

    5000억원대의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이 세계적인 거장 파블로 피카소와 알베르토 자코메티 등의 작품 9점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작품의 가격은 수백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김 회장은 작품들을 담보로 솔로몬 저축은행에서 증자 자금을 빌린 것으로 파악됐다. 미술품 등은 미래·솔로몬 저축은행의 자산 목록에는 기록돼 있지 않아 사정당국은 은닉된 미술품을 이용한 로비가 있었는지 추적 중이다. ●솔로몬저축 자산목록에도 그림 20여점 20일 검찰·금융당국·예금보험공사 등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세계적인 거장 피카소의 ‘화가’(Le Peintre)와 작품명 미상의 자코메티 조각품 등 총 9점의 작품을 소유하고 있다. 피카소와 자코메티는 하나의 작품을 1억 달러(약 1100억원) 넘는 고가에 매각한, 세계에 단 3명의 작가 중 2명이다. 특히 1963년, 1967년 등 피카소(1881~1973년)의 노년에 제작된 ‘화가’는 동명의 작품이 여럿이지만 대부분 수십억원대를 호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하나캐피탈이 미래저축은행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담보로 잡았던 미국 추상주의 화가 사이 톰블리의 ‘볼세나’(무제)는 지난 11일 뉴욕에서 624만 2500달러(약 73억원)에 팔린 바 있다. 박수근 화백의 ‘두 여인과 아이’, ‘노상의 여인들’ 등 2점은 지난 3월 경매에서 11억 2000만원에 매각됐다. 사정 당국은 김 회장이 이들 작품 9점과 동생 명의의 건물을 솔로몬저축은행에 담보로 제공하고 450억여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김찬경 회장, 아산 골프장 소유 유지 9점의 작품은 솔로몬·미래 저축은행의 자산 목록에는 기재돼 있지 않으며, 갤러리의 수장고에 수장돼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사정 당국은 작품의 소재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김 회장이 이들 작품 외에도 은닉한 재산이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예보에 따르면 솔로몬저축은행에서도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그림 20여점이 자산 목록에서 발견됐다. 이외 김 회장이 부산의 한 기업에 매각한 것으로 알려진 충남 아산시 소재 아름다운CC 골프장은 김 회장이 그대로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예보 관계자는 “시가로 1800억원 정도라고 듣고 있지만 분양권을 팔았기 때문에 실제 회수액은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경주·이성원기자 kdlrudwn@seoul.co.kr
  • [열린세상]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에 거는 기대/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열린세상]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에 거는 기대/모철민 예술의전당 사장

    올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은 1000만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방문 동기는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만 쇼핑, 음식, 명소 탐방 등을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 최근에는 한류 붐을 탄 공연 등의 문화예술도 빼놓을 수 없다. 프랑스 파리는 매년 150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방문한다. 뉴욕타임스는 파리가 외국인을 끄는 매력 중 하나로 분위기 있는 동네문화를 들었다. 카페, 치즈가게, 빵집, 푸줏간 등이 전통적 영업과 형태로 도시 미관을 보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명 ‘라파랭법’으로 불리는 제도가 대형 유통업체로부터 작은 상점들을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파리의 매력은 누라 뭐라 해도 문화예술이다. 세계 문화의 수도답게 사람들은 문화예술 명소를 순례하듯 다닌다. 파리 체류 당시 필자는 이 도시만의 특별한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숨은 명소를 추천해 달라는 지인들의 요청을 종종 받곤 했다. 그때 안내한 곳 중 하나가 자크마르 앙드레 박물관이었다. 이곳은 19세기 은행가이며 미술수집가였던 에두아르 앙드레와 그의 부인 넬리 자크마르의 저택으로 티에폴로의 천장벽화와 이탈리아 르네상스 그림, 18세기 프랑스 회화와 당시 풍요로웠던 귀족의 삶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전시와 공연 등 풍성한 볼거리도 있다. 프랑스가 세계문화의 중심이 된 핵심 요소는 세계 각지의 문화예술인들이 몰려들 수 있게끔 그 판을 만들어 준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작 프랑스 출신의 세계적 예술인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미술 분야의 경우 주요 인상파 작가를 제외하면 근현대 미술 사조의 프랑스 작가를 찾기가 쉽지 않다. 프랑스 도처에서 피카소와 고흐의 작품을 만날 수 있지만 이들은 프랑스인이 아니다. 명품 패션분야는 어떤가. 샤넬의 제2전성기를 연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독일 출신이고, 150년이 넘는 전통의 루이뷔통에 새로운 감성을 불어넣어 역시 루이뷔통이라는 찬사를 듣게 한 사람은 뉴욕 출신인 마크 제이컵스였다. 파리 오케스트라의 현 지휘자는 에스토니아 출신의 파보 예르비다. 국립 라디오프랑스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은 정명훈씨가 맡고 있다. 이처럼 프랑스 문화예술의 강점은 개방성과 다양성으로 요약할 수 있다. 예술인들이 마음껏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고 이들을 지원한다. 국적은 의미가 없다. 이들의 창작품은 프랑스에서 전시 공연되고 프랑스에 남으며, 메이드 인 프랑스로 판매된다. 이를 보고 즐기고 사기 위해 전 세계인들이 프랑스를 찾는다. 지금 광주에는 아시아 문화전당 건립이 한창이다. 5·18 민주화운동을 기념하여 광주를 아시아의 문화중심도시로 만든다는 국책사업의 일환이다. 무려 7000억원이 넘는 재원을 투입하여 2014년 개관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아시아 문화예술의 공연·전시·연구·교육 등의 기능을 포괄하는 복합문화예술기관을 지향하며, 다양한 아시아문화 원형자원을 수집 보존하고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아시아 예술커뮤니티를 조성할 것이라고 한다. 아시아 문화중심도시는 아시아뿐 아니라 아시아 문화에 관심이 있는 전 세계 예술인들의 작업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들이 함께 고민하고 작업하며 새로운 문화예술을 창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세계적 예술가도 배출되고 이것이 다시 전 세계 예술인을 불러 모으는 동력이 될 것이다. 더불어 세계 각지에서 관광객도 찾아올 것이다. 아시아 문화중심도시의 핵심 키워드는 바로 여기에 있다. 프랑스는 복합문화공간인 퐁피두센터 운영재원의 80% 가까이를 국가에서 지원한다. 아시아 문화중심도시 사업은 단순히 전당의 건립과 운영에 그치지 않는다. 당연히 전당과 연계한 도시의 문화예술적 환경을 조성하고 문화관광산업도 육성해야 한다. 광주비엔날레가 궤도에 올랐지만 아직도 작품의 유통을 담당하는 변변한 갤러리조차 없고 방문객을 위한 숙박시설도 태부족인 현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현재 아시아 문화중심도시가 지닌 의미는 각별하다. 이를 계기로 광주가 아시아 문화예술을 포용하고 융합하는 거대한 판이자 진정한 중심이 되기를 기대한다.
  • 현대인 불안을 대신 ‘절규’한 값 1355억원

    현대인 불안을 대신 ‘절규’한 값 1355억원

    ‘치유의 화가’인 노르웨이 표현주의 예술가 에드바르 뭉크(1863~1944)의 대표작 ‘절규’(1895년)가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불안과 고독을 가득 품고도 마음껏 비명조차 지를 수 없는 현대인들 대신 ‘절규’한 대가다. ‘절규’는 2일(현지시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1억 1990만 달러(약 1355억원)에 낙찰됐다. 7명이 입찰에 참여했으며 전화 입찰자가 12분 만에 그림의 새 주인으로 낙찰됐다. 2010년 5월 미술품 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던 파블로 피카소의 ‘누드, 녹색 잎과 상반신’의 가격(1억 650만 달러)을 뛰어넘었다. 판매작은 절규의 주요 네 가지 버전 중 유일하게 민간인이 소장한 작품으로 파스텔로 그렸다. 최종 낙찰자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카타르 왕족이 작품에 관심을 보였다는 설이 있다. 뭉크는 생전에 늘 불안했다. 순탄치 않은 삶 탓이다. 끊임없이 죽음과 마주쳤다. 다섯 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9년 뒤 사랑하는 누나도 결핵으로 잃었다. 어린 누이는 정신질환에 시달렸고 남동생마저 젊은 날 죽었다. 뭉크는 “공포·슬픔·죽음의 천사가 태어날 때부터 내 옆에 있었다.”고 회상하곤 했다. 뭉크는 작품에 두려움을 끊임없이 표출했다. 아버지까지 숨진 뒤 우울증과 알코올 중독에 빠졌던 그는 내면의 불안과 공포, 질투, 성적 욕망 따위를 화폭에 옮겼다. ‘절규’가 대표적이다. 핏빛 노을을 등지고 몸과 얼굴이 ‘S’자로 비틀어진 한 인물이 입을 크게 열고 소리친다. 지옥을 배경으로 그린 자화상이나 여성을 흡혈귀로 묘사한 회화 등 작품 대부분에 공포가 드리워져 있다. 미술·심리 전문가들은 뭉크의 작품 활동은 자기 치유의 과정이었다고 설명한다.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네덜란드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의 삶과 비교하면 치료 효과가 분명해진다. 분당 차병원 임상미술치료클리닉 김선현 교수는 “뭉크와 고흐는 같은 정신 질환을 앓았다.”면서도 “(심리적 불안·공포 등을) 적극적으로 표현한 뭉크는 81세까지 작품활동을 이어갔지만 (외부와의 교류에 소극적이었던) 고흐는 37세 때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불행했던 뭉크, 자기 치유 위해 작품활동 현대인들이 ‘절규’에 열광하는 이유도 작품에서 얻는 치유의 효과 때문일지 모른다. 많은 대중이 뭉크가 느낀 상실의 아픔에 공감한다. ‘절규’에서 공포에 찬 주인공을 뒤쫓듯 묘사된 사람들은 나를 괴롭히는 직장 상사이거나 연인일 수 있고, 취업·결혼 등 억압적인 상황일 수도 있다. 김윤섭 한국미술경영연구소장은 “사람들은 함성 을 지르는 군중 속에 섞였을 때 쾌감을 만끽한다. ‘절규’를 볼 때의 느낌도 비슷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매 수익금으로 뭉크박물관·미술관 세우기로 ‘절규’는 작품이 겪은 온갖 수난 때문에 더 유명해졌다. 뭉크의 친구이자 후원자였던 노르웨이 사업가 토마스 올슨은 2차 대전이 발발해 독일군이 자국을 점령하자 나치 정권으로부터 미술품을 지키기 위해 소장하고 있던 ‘절규’ 등 뭉크의 작품을 이웃의 헛간에 숨기고 영국으로 탈출하기도 했다. 또 ‘절규’ 연작 가운데 노르웨이 국립미술관 소장 작품은 1994년 도난당했다가 몇 개월 뒤에, 뭉크미술관 소장 작품은 2004년 도난당했다가 2년 뒤 각각 되찾았다. 아버지로부터 작품을 물려받은 소장자 페테르 올센은 경매 수익금으로 노르웨이에 새 뭉크 박물관과 미술관, 호텔 등을 건립하는 기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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