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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신용 하향 전망에도 외국인들 샀다

    美 신용 하향 전망에도 외국인들 샀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조정했음에도 외국인이 강한 매수세를 보이며 코스피 지수가 큰 폭으로 올랐다. 29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41.24포인트(2.27%) 오른 1856.52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국채 금리 폭등으로 주저앉았던 코스피는 지난 17일 1876.67포인트로 마감한 후 8거래일 만에 1850선을 회복했다. 개장 전 피치가 미국의 국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지만, 당장 등급을 하향하지는 않고 ‘AAA’를 유지했다는 점이 더 부각됐다. 또 미국 연중 최대 쇼핑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에서 소비심리가 회복됐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했고, 독일과 프랑스가 유로존 재정통합을 담보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들을 모색하고 있다는 유럽연합(EU) 관리들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투자 심리가 되살아났다. 특히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만 3780억여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 17~28일 2조 5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던 외국인은 9거래일 만에 사자세로 전환했다.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도 1830억여원어치를 사들였다. 대부분 업종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화학(3.21%)과 운수장비(3.16%), 전기전자(2.94%) 등의 상승폭이 컸다. 하지만 유로존 국가들이 잇따라 국채 발행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고 있어 위험은 여전하다. 이탈리아는 현지시간으로 28일 7억 5000만 유로의 10년물 국채를 발행할 예정이었지만 5억 6700만 유로 판매에 그쳤고, 평균 낙찰금리도 7.3%에 달했다. 다음 달 1일에는 스페인과 프랑스가 각각 35억 유로와 45억 유로의 국채를 발행하는 등 시장의 평가를 받는다. 증권사들은 이달 말 열리는 EU 재무장관회담과 다음 달 초 예정된 EU 정상회담 결과에 따라 향후 증시 움직임이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장화탁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시장은 유로존 국채 발행보다 EU가 어떤 정책 공조를 내놓을지 더 관심 있게 보고 있다.”며 “미국은 실질금리 하락으로 저축률이 떨어지면서 소비가 늘어나는 등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피치, 美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 하향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28일(현지시간) 미국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이탈리아는 25억 유로 상당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무려 7.56%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프랑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미국과 유럽의 재정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피치는 “특히 최근 의회가 단기적 적자 감축안 합의에 실패함에 따라 근본적인 개혁이 지연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고 밝혔다. 이번 신용등급 전망의 하향은 향후 2년 내에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50%를 조금 넘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프랑스 일간 라트리뷴은 이날 S&P가 프랑스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S&P가 1주일에서 10일 이내에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29일 국채 금리가 한 달 전보다 1.5% 포인트나 상승한 7.56%를 기록하는 수모를 당했다. 2014년 만기 도래하는 35억 유로 상당 3년물 국채 금리도 7.89%로 한 달 전 4.93%에 비해 2.96% 포인트나 올랐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30일 TV 하이라이트]

    ●행복한 교실(KBS1 오전 11시) 외국 한 번 나간 적 없지만 토플 120점 만점, 토익 990점 만점, SSAT 만점, 각종 스피치 대회와 토론 대회에서 다수 수상에 빛나는 중학생이 있다. 바로 김현수양이다. 이런 현수가 있기까지 어머니 이우숙씨가 많은 노력을 했다고 한다. 유대인 엄마들의 ‘이중언어 교육’에 감동받아 어릴 때부터 한글과 영어를 동시에 깨우치게 했다는데…. ●TV소설 복희누나(KBS2 오전 9시) 상처를 입고 길을 헤매던 태주는 덕천 시내에서 데이트하던 점례와 달봉에게 발견되고 만다. 그렇게 자애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된 태주의 소식을 전해들은 정애는 극심했던 긴장감이 풀어지면서 혼절하고, 복희는 본능적으로 엄마라고 외치며 달려든다. 그 바람에 복희가 정애의 딸임을 모두 알게 된다. ●수목미니시리즈 나도, 꽃(MBC 밤 9시 55분) 도균을 통해 재희(윤시윤)가 병가를 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봉선. 재희의 빈 자리에 괜스레 시무룩해지고, 심상치 않은 봉선의 상태를 지켜보던 마루는 집으로 찾아가 보라고 조언한다. 한편 사고 현장을 수습하던 봉선의 앞에 갑자기 모습을 드러낸 재희는 봉선에게 함께 점심을 먹자고 한다. ●SBS 대기획 뿌리깊은 나무(SBS 밤 9시 55분) 이도가 만들어낸 한글이라는 것이 28자밖에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정기준, 모든 백성이 글을 쉽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에 정기준은 이도와 거래를 하려는 이신적을 막으려 하고, 한글의 위력을 알게 된 밀본은 불안에 휩싸이고 마는데…. 한편 정기준은 윤평에게 급히 이방지를 찾으라고 명한다.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경북 군위군의 한밤 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바로 마을 대부분의 집들이 북향으로 지어진 것이다. 홍석규씨의 100여년이 넘는 남천 고택은 아직까지 원형을 보존하고 있다. 그 이유는 팔공산의 기를 피해 북향으로 집을 지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국기행’에서는 선조들의 지혜 서린 한밤 마을을 찾아간다. ●나는 전설이다(OBS 밤 11시 10분) 최고의 스타 자리에 있었던 만큼 인기도, 스캔들도 많았던 가수 문주란. 당시 최고의 가수 남진과 있었던 스캔들의 진상은 무엇일까. 당시 실제 사귀었던 사람은 따로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연예인은 가족’이라는 철두철미한 연애신조까지. 화려한 솔로로 모든 것을 누리고 사는 그의 사랑 이야기를 들어 본다.
  • 외국인 7일째 “팔자”… 코스피 휘청

    외국인 7일째 “팔자”… 코스피 휘청

    마지막 안전지대로 불리던 독일이 채권 발행에 실패하고 유럽 정상회담에서도 특별한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서 우리나라 증권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우리나라 유가증권 시장에서 외국인은 7일 연속 2조 4069억여원을 순매도했다. 이달 들어 3조원이 넘는 물량을 팔아치웠다. 유럽계가 자산을 매각해 자본을 확충하면서 지난 8월 9일 연속으로 5조원 이상 빠져나간 전례를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코스피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8.66포인트(1.04%) 내린 1776.40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도 9.93포인트(2.03%) 하락한 479.55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말(1909.03)과 비교해 132.9포인트가 급락했다. 유럽 문제가 벨기에, 헝가리뿐 아니라 독일에까지 전이되는 데다 일본의 신용등급 강등 전망, 중국의 경기 경착륙 우려가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결과다. 전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독일·프랑스·이탈리아 3국 정상회담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끝나 유럽 재정 위기가 다시 악화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국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이 다시 잇따른 점도 주가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일본의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시사했으며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포르투갈의 신용등급을 투자등급에서 투기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헝가리의 신용등급을 ‘Ba1’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유럽계를 중심으로 한 매도세가 거세다. 지난 8월 그리스의 헤어컷으로 인해 9일간 5조 894억원이 유출된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8월의 대규모 유출은 경제 위기로 인한 조건반사였지만 이번 유출세는 유럽의 신용경색을 대비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 단기간에 금융시장이 회복하기 힘들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 지난 8월 영국계 헤지펀드는 6411억원을 팔았지만 이달 들어선 순매도 금액이 1조 2000억원까지 늘었다.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되면 실물경제도 추가로 악화될 수밖에 없다. 기업의 수출입이 줄고 소비심리도 위축된다. 기업들의 자금난도 우려된다. 이에 따라 증권가의 내년 증시 예측도 엇갈린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아직 리스크가 줄어들지 않아 당분간 현금 비중을 늘리는 보수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발 악재가 한국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금이 최대치이며 자동차, 게임, 전기전자, 정유, 건설 업종을 위주로 주식 비중을 높여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3원 오른 1164.8원을 기록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프로배구] 줄부상 LIG, 현대캐피탈 연승제물로

    [프로배구] 줄부상 LIG, 현대캐피탈 연승제물로

    문성민이 돌아온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올 시즌 첫 2연승을 거두고 4위로 뛰어올랐다. 현대캐피탈은 24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1~12 V리그 원정경기에서 LIG손해보험을 3-0으로 완파했다. 지난 20일 삼성화재전에 이어 올 시즌 첫 2연승을 달린 현대캐피탈은 승점 14를 쌓아 드림식스(승점 13)를 끌어내리고 4위로 올라서며 선두권 도약의 발판을 놨다. 현대캐피탈은 1라운드에서 2승4패로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2라운드 들어 문성민의 컨디션이 올라옴과 동시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2라운드 들어 2연승으로 부진 탈출의 가능성을 보였던 LIG는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오히려 최악의 위기에 몰렸다. 베테랑 이경수가 어깨를 다쳐 아예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밀란 페피치는 2세트 경기 도중 오른 발목을 접질려 경기장을 떠났다. 김요한밖에 남지 않은 LIG는 현대캐피탈의 화력에 무기력하게 무너졌다. 현대캐피탈은 1세트 10-8에서 윤봉우의 연속 속공과 상대 공격 범실을 묶어 15-10까지 달아나 기선을 제압했고, 2세트에도 9-9에서 수니아스(22득점)의 블로킹과 문성민(16득점)의 서브에이스, 장영기의 블로킹이 이어져 13-9로 앞서 나갔다. LIG는 3세트 김요한(21득점)의 활약에 힘입어 21-18로 앞섰지만, 현대캐피탈은 문성민의 오픈 공격과 블로킹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현대캐피탈은 24-23에서 최태웅의 서브에이스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경제대국 獨·日도 흔들린다

    유로존의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과 벨기에의 국채금리가 모두 상승하고, 프랑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유로존 재정위기의 불길이 중심부로 확산되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24일(현지시간)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등급으로 끌어내렸다. 일본의 신용등급에도 다시 빨간불이 켜졌다. 피치는 이날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BBB-’에서 ‘BB+’로 한 단계 강등했다. 피치는 심각한 재정불균형과 전 업종에 걸친 높은 채무 부담, 부진한 거시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해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간 안전자산으로 여겨져온 독일 국채는 전날 발행에 실패했다. 독일 정부가 전날 발행한 60억 유로 규모 10년 만기 국채(분트) 판매량은 당초 예상 물량의 65%에 그쳤다. 금리는 전날보다 0.17% 상승한 2.14%를 기록했다. 이는 유로존 자산에 대한 광범위한 청산이 시작됐다는 뜻으로, 남유럽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의 파고가 유로존 최대 경제국인 독일에까지 밀어닥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독일의 신뢰가 흔들리는 ‘참사’라고까지 표현했다.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독일·프랑스·이탈리아 3국 정상회담을 가진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유로존 재정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유럽연합(EU) 조약을 개정하는 내용의 공동 제안을 수일 내 내놓겠다고 밝혔다. 조약 개정을 꺼리던 사르코지 대통령이 한 발 양보한 까닭은 유럽중앙은행(ECB)에 최종대부자 역할을 맡기는 방안과 유로본드 발행을 거부해 온 메르켈 총리를 설득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메르켈 총리는 유로본드 발행에 대한 반대 입장을 재확인했다. 일본도 위태롭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관계자는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면서 “등급 하향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벨기에 상황도 녹록지 않다. 벨기에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전날 5.19%로 뛰었다. 부도위기에 처한 덱시아 금융그룹 문제와 500일 넘게 새 정부를 구성하지 못하고 있는 정치 불안정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프로배구] 마틴 공백 덕분이죠~

    [프로배구] 마틴 공백 덕분이죠~

    남자배구 LIG손해보험이 힘겹게 시즌 2승째를 거뒀다. LIG는 17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1~2012시즌 NH농협 프로배구 2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풀세트 접전 끝에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LIG는 노장 이경수가 28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용병 페피치도 21득점했다. 김요한(19점)은 승부의 고비고비마다 득점을 올렸다. 대한항공은 외국인선수 마틴의 공백이 컸다. 슬로바키아 대표 마틴은 국가대표로 차출됐다. 대한항공은 마틴 없이 앞으로 2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대한항공 김학민은 38득점으로 분전했지만 힘이 모자랐다. 여자부에선 신생팀 기업은행이 지난해 준우승팀 흥국생명을 꺾었다. 기업은행은 이날 남자부 경기에 앞서 열린 흥국생명전에서 3-1로 이겼다. 외국인 선수 알레시아 리귤릭이 36점을 꽂아넣었다. 노장 박경낭(16점)도 필요한 순간 득점에 가세했다. 이날 승리로 기업은행은 최근 2연패에서 벗어났다. 3승 3패로 도로공사와 동점을 이뤘지만 세트 득실률에서 앞서 3위로 올라섰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할리우드판 ‘올드보이’ 유지태 역에 콜린 퍼스?

    할리우드판 ‘올드보이’ 유지태 역에 콜린 퍼스?

    미국 할리우드의 리메이크로 숱한 화제를 일으킨 영화 ‘올드보이’의 이우진(유지태 분)역에 콜린 퍼스(51)가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영국 배우인 콜린 퍼스는 올해 아카데미영화제에서 영화 ‘킹스 스피치’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이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대영제국 훈장(CBE)까지 받은 바 있다. 미국 할리우드 연예매체들은 “영화 ‘올드보이’의 악역에 콜린 퍼스가 물망에 오르고 있다.” 며 “현재 제작진 측과 협상중이며 주로 선한 역을 맡아온 퍼스의 이미지를 바꿀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이우진 역에는 ‘다크나이트’ 시리즈로 명성을 얻은 배우 크리스찬 베일이 거론된 바 있다.   앞서 오대수(최민식 분)역에는 연기파 배우 조슈 브롤린이 확정되었으며 여주인공 미도(강혜정 분)역에는 루니 마라가 유력하게 떠올랐으나 출연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미국 내 인종 차별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연출력과 대중성을 인정받은 스파이크 리 감독이 연출을 맡은 할리우드판 ‘올드보이’는 내년 3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계획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책꽂이]

    ●20세기 성인교육철학(피터 자비스 엮음, 강선보·노경란·김희선·변정현 옮김, 동문사 펴냄) 최근 성인교육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으나 그 목적과 가치에 대해서는 깊이 있는 성찰이 이뤄지지 못했다. 말콤 노울즈, 맨스브리지 등 영국과 미국의 주요 성인교육 사상가의 행보를 통해 왜 성인교육이 필요하고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를 다뤘다. ‘학습의 시대’ 저자로도 유명한 피터 자비스는 영국 서레이대학 성인계속교육 교수다. 2만원. ●미디어의 이해(오웬 데버루 지음, 변하나·정인아 옮김, 명인문화사 펴냄) 점차 다변화되고 세계화되어 가는 현대사회에서 미디어의 역할과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을 아일랜드 리머릭대 사회학과 교수가 소개한다. 2만 4000원. ●질러, 유라시아(김창현 글, 푸른길 펴냄) 지리학 박사과정을 밟는 저자가 녹두거리에서 샹젤리제 거리까지 7개월에 걸친 혹독한 대장정을 재치있는 입담으로 생동감 있게 엮어냈다. 1만 5000원. ●명주보감(조정형 지음, 서해문집 펴냄) 중요 무형문화재 6호 이강주(梨薑酒) 기능 보유자인 저자가 쓴 우리나라 전통주 안내서. 전통주의 기원과 역사부터 양조 기법까지 이론과 실제를 망라했다. 1만 5000원. ●채식주의를 넘어서(고미송 지음, 푸른사상 펴냄) 현재 동국대 영상문화콘텐츠연구원에 재직 중인 저자가 채식, 여성, 불교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동물을 살생하는 문화에 대해 성찰했다. 1만 6000원. ●라디오 체조의 탄생(구로다 이사무 지음, 서재길 옮김, 강 펴냄) 미디어 전문가인 저자가 일본의 독특한 문화 중 하나인 라디오 체조를 통해 일본 근대를 들여다봤다. 1만 3500원. ●면접의 99%는 스토리텔링이다(임유정 지음, 원앤원북스 펴냄) 방송 리포터와 상품안내자 출신인 임유정 ‘라온제나 스피치’ 대표가 성공적인 면접 전략으로 스토리텔링 기법을 소개한다. 1만 4000원.
  • 무디스·피치 이어 S&P 한국 진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비준되면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신평사)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우리나라에 진출하는 데 유리해진다. 이미 무디스와 피치는 진출해 있는 상태여서 ‘빅3’가 국내시장을 지배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S&P 측은 한국 진출에 뜻은 있지만 FTA로 인해 극히 일부의 제약조건만 풀리는 것이어서 아직 전향적인 진전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9일 S&P 서울사무소 관계자는 “한국에 사무소를 설치한 후 11년간 한국 신용평가업에 진출하는 것은 늘 관심사였다.”면서 “한·미 FTA가 비준되면 애널리스트 보유 조건이 20명에서 10명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P는 세계적인 애널리스트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작은 시장인 한국에 몸값이 많이 나가는 애널리스트를 20명 이상 두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한국 진출의 큰 걸림돌이 사라지는 셈이다. 하지만 신용평가에 대해 신평사가 아닌 애널리스트에게 책임을 묻는 부분은 여전히 부담스럽다. 또 대부분 투자자가 채권발행자에게 특정 신평사에 등급을 받으라고 요구하지 않는 환경도 불리하다. 굳이 국제 신평사에 등급평가를 의뢰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관계자는 “한국 신용평가 시장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세계에서 차지하는 경제규모를 보면 의미 있는 시장”이라면서도 “아직 한국 진출을 위한 제약 조건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S&P는 단독 진출하는 방식과 기존 신평사와 손을 잡는 방식 모두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3대 토종회사였던 한국기업평가(한기평), 한국신용평가(한신평), 나이스신용평가 중 한신평은 2001년도에 무디스를 최대주주로, 한기평은 2007년도에 피치를 최대주주로 맞았다. 국제신용평가사의 한국 진출 여부에 대한 현재까지의 예상은 팽팽하다. 국제 신평사가 시장을 주도하면 신용평가 모형이나 방법론,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선진 신용평가 기법이 한국에 전수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일각에서는 은행이나 펀드 등 새로운 영역의 등급평가 개발로 인해 시장이 커지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한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방사선량 안전” 원자력안전위 월계동 시료분석

    “방사선량 안전” 원자력안전위 월계동 시료분석

    지난 2일 서울시 노원구 월계동 주택가 포장도로에서 나타난 방사능을 조사해 온 원자력안전위원회는 8일 “인체에 무해하다.”고 밝혔다. 검출된 방사선량이 주민들의 건강에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안전위는 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현장 주변과 현장에서 채취한 시료를 정밀분석한 결과, “지역 주민들에게 노출될 수 있는 연간 방사선량은 0.51~0.69밀리시버트(mSV)로 측정됐다.”면서 “이는 자연 상태에서 일반인이 받는 연간 평균 방사선량(3mSV)의 4분의1~6분의1 수준으로, 원자력안전법이 정한 연간 방사선 허용량 1mSV보다 크게 낮다.”고 강조했다. 검출된 방사성물질은 세슘(CS137)으로 판명됐고, 농도는 1.82~35.4베크렐(Bq)/g이다. 손재영 안전위 사무차장은 “정확한 유입 경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도로포장 과정에서 사용되는 골재나 슬래그, 피치 등 아스콘 재료물질에 방사능 오염 물질이 섞여 들어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안전위는 경로 추적을 위해 서울시에 지난 3일 해당 지역 도로포장 업체 등의 자료를 요청했다. 나아가 연말까지 아스콘 제조와 관련된 국내외 모든 정유사, 철강사, 아스콘 제조업체 등에 대한 총체적 실태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안전위는 현장에서 철거한 수백t 분량의 폐아스팔트와 관련, 기준을 초과한 부분에 대해서만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처리하기로 했다. 안전위는 방사성물질에 대한 국민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 KINS 내에 ‘생활방사선 기술지원센터’를 설치, 생활권 주변 방사능에 대한 신고와 대응을 총괄하도록 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안전위가 국민정서를 고려하지 않고 지나치게 과학적으로만 접근하고 있으며, KINS가 방사선 준위가 인체에 해가 없다면서도 아스콘의 어떤 물질에 세슘이 포함됐는지 등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를 진행하지 않는 등 원인분석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안전위 측은 “내년 6월 생활주변방사능법이 발효되면, 새로 설치되는 도로나 시설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지만 이미 설치된 도로에 대해서는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박건형·김진아기자 kitsch@seoul.co.kr
  • [경제 브리핑] 피치, 한국 11개 공기업 등급 상향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 11개 공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조정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8일 보도했다. 전날 한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상향조정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 피치 “한국 재정 건전성 양호”… 2년만에 신용등급 전망 상향

    피치 “한국 재정 건전성 양호”… 2년만에 신용등급 전망 상향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7일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고 밝혔다. 신용등급은 기존의 A+를 그대로 유지했다. 피치는 지난 2008년 11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한 뒤 2009년 9월 안정적으로 올린 바 있다. 피치는 등급 전망 상향 조정의 중요 사유로 재정 수지·국가 채무 등 양호한 재정 건전성을 꼽았다. 이와 함께 충분한 수준의 외환보유액, 은행 등의 단기 외채 비중 축소, 일본·중국의 통화 스와프 체결을 통한 유동성 확충 등 대외 부문의 위기 대응 능력이 대폭 개선된 점, 수출기업의 높은 경쟁력과 탄력적인 환율 제도로 취약성이 크게 완화되는 등 경제 회복력이 빠르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앤드루 콜퀴훈 피치 아태지역 국가신용등급 책임자는 “2012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외채 상환, 취약한 대외 경제 및 금융 환경이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이런 부분들을 성공적으로 헤쳐 나간다면 내년 등급 상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신용등급이나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추세인 상황에 비춰볼 때 등급 전망을 상향 조정한 것은 우리의 위기 대응 능력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긍정적’ 등급 전망이 통상 1년 정도 후 신용등급 상향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AA’ 등급으로의 진입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피치사가 외환위기 당시 AA-에서 A+로 하향조정한 이후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AA 레벨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최종구 국제업무관리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무디스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독자적으로 (신용등급을)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피치사의 전망 상향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모르겠지만 종전 예를 보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대외 신인도 제고로 금융시장 및 자본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프로배구] 스스로 무너진 LIG

    [프로배구] 스스로 무너진 LIG

    “1승하기가 쉽지 않네요.” 이경석 LIG손해보험 감독은 한숨을 쉬었다. 경기대에서 20년간 숱한 우승을 일궈낸 이 감독이지만 올시즌 프로에 데뷔한 뒤 아직도 승리가 없다. 충격의 4연패. 시즌 초반이라지만 LIG의 흔들림이 심상치 않다. 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1~12 프로배구 V리그 경기에서 LIG가 서울 드림식스에 1-3(22-25 25-20 23-25 17-25)으로 무릎을 꿇었다. 앞서 삼성화재,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등 강팀을 맞아 패한 터라 이날 경기에 임하는 LIG선수들의 눈빛은 결연해 보였다. 역대전적 10승 1패로 드림식스에는 강했던 LIG였던 터라 이날마저 질 수는 없었다. ‘쌍포’ 페피치(총 23득점), 이경수(총 13득점)를 앞세워 1세트부터 드림식스를 거세게 밀어붙였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스스로 무너졌다. 공격수들은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꼭 점수를 내야 하는 승부처에서 범실을 저지르기 일쑤였다. 공격도 단조로웠다. 이날 LIG의 공격은 오픈공격, 속공 등 매우 단조로웠다. B퀵 공격은 한 번도 찾아볼 수 없었고, 그나마 이경수가 간간이 중앙후위공격을 했지만 한두번에 그쳤다. 이 감독은 패인에 대해 “연습부족”이라고 단언하며 “하나씩 맞춰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차츰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포 김요한이 허리가 아파 2주간 출전하지 못하는 것이 또 다른 변수다. 앞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는 IBK기업은행이 GS칼텍스를 3-1(25-19 24-26 25-20 25-22)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EU, 美신용평가사에 ‘복수’

    세계 신용평가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미국계 세계 3대 신용평가사 무디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피치의 ‘횡포’에 분노를 삭여온 유럽연합(EU)이 본격적으로 반격하기 시작했다. 유럽증권시장청(ESMA)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역내에 지점을 두고 영업 중인 주요 국제 신용등급 평가업체들이 이날까지 ESMA에 모두 등록했으며, 1일부터 이들에 대한 감독 업무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ESMA는 앞으로 신용등급 평가 업체들의 소유구조와 운영체제, 등급평가 과정의 투명성, 이해충돌 문제를 다루는 방식 등 운영 전반을 주기적으로 조사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신용등급 평가 업체들에 대한 통제력을 행사하겠다는 것이 EU의 복안이다. EU에서 세계 3대 신용평가사를 견제하자는 논의가 나오기 시작한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그동안 3대 신용평가사들이 번번이 위기 극복 노력에 찬물을 끼얹으면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앞서 지난 7월 무디스가 포르투갈 신용등급을 강등하자 비비안 레딩 EU 법률담당 집행위원은 “미국계 신용평가사 카르텔이 유럽 경제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비판하면서 독과점을 분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의회는 지난 6월 독자적인 유럽계 신용평가사 설립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1월 설립된 ESMA는 회원국 금융감독 기관 간 의견을 조정하고 초단타 매매 금지 같은 일부 현안과 관련한 대책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유로존 위기와 관련해 신용등급 업체에 대한 비판 여론이 들끓자 EU 집행위원회는 ESMA가 직접 이 업체들에 대한 감독권을 행사토록 결정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WHO&WHAT] 장원급제지사 - 조선 최고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WHO&WHAT] 장원급제지사 - 조선 최고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늦춰지고 비행기도 잠시 쉬어 간다.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과 주변 친지들까지 신경이 곤두선다. 전국의 교회와 사찰에는 하루 종일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왜 아들딸이 시험을 보는데, 그 엄마가 백일기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 매년 늦가을이면 어김없이 ‘교육공화국’ 대한민국을 요동치게 하는 입시철이 돌아왔다. 아무리 그래서는 안 된다고 입에 거품을 물어도 여전히 한국에서 입시는 곧 교육의 목표이자 모든 것이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학원가와 수많은 경시대회, 각종 콩쿠르가 순수하게 학문이나 재능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수십년간 교육정책의 수장이 되는 사람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나 시장, 도지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과연 얼마나 나아졌을까. 나아지고 있기는 한 것일까. 아니 과연 나아지는 게 어떤 것이란 말인가.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도대체 언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조선시대는 좀 다르지 않았겠느냐는 기대를 안고, 자식을 위해 조선 최고의 시험 전문가를 찾아간 남산골 김씨 부인의 뒤를 따라가 봤다. 미리 밝혀 두지만 오늘은 역사의 결과물이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가 마을의 자랑이라고 했다. 김씨 부인은 그게 마냥 좋았다. 옆집 누구네 아들은 기생집에 드나든다고 하는데,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공부에만 관심을 쏟는 아들이 대견했다. 어렸을 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책만 읽는 아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벌써 스무 살이다. 책을 백날 읽어 봐야 쌀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자나 깨나 서책만 붙들고 있다. 장가를 보내려 해도 초시(初試)라도 붙은 양반과 그렇지 않은 양반은 자리부터 달라지는데 말이다. 김씨 부인이 아들에게 물었다. “결국 책을 읽는 것은 과거를 보고 관직을 얻기 위함이 아니냐. 이제 한번 과장(科場)에 나서 가문의 이름을 떨쳐야 할 때가 아니냐.” 아들이 정색하며 대답했다. “학문의 목적이 어찌 개인의 출사일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전 아직까지 나라의 그릇이 될 정도로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한숨이 늘어 가는 김씨 부인에게 어느 날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앞집 박씨 부인이 좋은 수가 있다며 찾아왔다. 각종 서적의 필사본을 파는 아랫마을 책방 주인이 바뀌었는데, 과거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장안 제일의 전문가란다. 10대에 초시에 붙었는데, 돈 버는 일이 좋아서 관직 대신 이 길로 나섰다는 것이다. 박씨 부인이 말한다. “지난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판서댁 자제도 한사코 과거가 이르다며 만류하다가 이 사람을 만난 후 불과 반나절 만에 마음을 바꿔 과장에 나갔다니까요. 일단 한번 만나나 봐요. 상담하는 건 돈도 안 받는다던데. 그 댁 아들도 초시는 붙어야 한숨 돌릴 것 아니에요.” 그냥 만나 보기만 해도 된다는데 손해 볼 것 없는 일 아닌가. 다음 날 김씨 부인의 발걸음이 책방으로 향한 것은 당연한 일. 입구에서 ‘이생’을 찾으면 된다고 했는데···. 안내를 받고 서가 사이에 앉자 잠시 후 책장 너머로 한 남성이 나타나 돌아앉아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생 마주 뵙고 말씀을 드려야겠지만 제 처지가 밖으로 대놓고 얼굴을 드러낼 만하지 못합니다. 이 일을 하다 보면 나라에서 금하는 것들과 연결이 될 수밖에 없어서요. 김씨 괜찮습니다. 저야 그냥 몇 가지 여쭤 보려고 찾아온 걸요. 제 아들이 올해 스물인데 책만 읽고 과장에 나가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과거를 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녀자인지라 과거의 힘을 잘 모르기도 하고?. 이생 유학을 하다 보면 욕심 없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요. 수신제가에 만족하는 사람도 많고요. 분명한 건 과거에 급제하면, 그것도 장원을 하면 본인과 가문의 격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지요. (조선시대 전체의) 경쟁률로 따지면 744번 열린 문과시험에서 급제자는 1만 4620명 정도입니다. 많은 것 같지만 자격시험에 불과한 초시인 생원시와 진사시 합격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해야죠. 정기 시험인 식년시는 500여년 동안 고작 163회에 불과하고 시험마다 전국 각지에서 2000~3000명씩 몰려들어요. 그중 장원급제자는 1명. 조선 전체를 통틀어도 연간 장원급제자는 1.4명에 불과하지요. 안정적으로 관직이 보장되는 대과 합격자까지 넓힌다고 해도 회당 고작 33명뿐입니다. 김씨 (한숨을 내쉬며) 걷기도 전부터 책을 읽는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최소한 33명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얘기군요. 순수하게 학문이 전부도 아니겠죠? 이생 흠. 명문세가는 대를 물리려면 문과에 급제하는 것이 필수니까, 기를 쓰고 덤벼듭니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선생을 모셔 영재교육도 받으니까 진사나 생원이 차린 서당에서 수학한 선비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지요. 부인할 수 없는 건 입신양명하려면 과거에 급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겁니다. 김씨 그런데 선생께서 유명해지신 건 과거를 보는 요령을 알려 주시기 때문이라고 들었는데요. 정말 선생께 배우면 과거에 급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가요. 이생 허허. 물론 공부도 안 한 사람을 그냥 합격시켜 주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절대’가 아니라 ‘거의’인 이유는 조금 있다가 설명드리죠. 확실한 것은 요령 없는 시험은 없다는 겁니다. 사실 저와 동문수학한 사람들 중에는 시험관도 있고, 시험장을 감시하는 입문관도 있고, 답안을 고쳐 줄 수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씨 답안을 고쳐요? 그런 일이 가능한가요. 나라님께서 지켜보는 시험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이생 그러니까 제가 먹고사는 것 아닙니까. 찾고자 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당연히 위험한 길이니 비용이 들지요. 초시를 예로 들어 볼까요. 초시는 과장 사수(寫手), 거벽(巨壁), 선접꾼 이렇게 세 가지만 있으면 거의 완벽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김씨 시험을 보러 가는데 사람이 필요하다고요? 이생 요즘 어머니답지 않게 이쪽으로는 전혀 걸음도 안 하신 분이 분명하군요. 혹시 글씨가 예뻐야 모든 게 예뻐 보인다는 말 아시나요. 과장 사수는 악필들이 주로 쓰는데, 응시자를 대신해 글씨를 써주는 사람입니다. 가장 많고 가장 저렴하죠. 그 다음이 거벽인데 이건 과거 문제를 풀어 주고, 시문도 지어 주는 사람이지요.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책을 펼쳐 놓고 몰래 베끼는 게 더 나아요. 어차피 사람도 많은 데다 시험관들이 별로 감독도 안 하거든요. 선접꾼은 말 그대로 주먹을 사는 겁니다. 과장에 햇볕이 내리쬐거나 하면 시험 보는 데 방해가 되잖아요. 과장에 몇 군데 나무 그늘 같은 명당이 있는데, 공부만 하던 선비들이 뛰기는 힘드니까 선접꾼을 사서 미리 자리를 잡아 놓는 것이 유리하죠. 더 확실한 건 시험장 서리를 매수하는 건데 요새는 서체로 응시자를 알 수 없도록 서리들이 답안을 베껴서 그걸로 채점하거든요. 그때 서리가 답안을 고치면 되죠. 김씨 나라에서 금하는 일을 참 많이들 하나 보군요. 비용도 많이 들겠어요. 이생 투자 없이 얻어지는 결과물이 어디 있습니까. 진사나 생원만 돼도 호칭이 바뀐다는 점을 생각해 보세요. 운이 좋아서 지방수령 자리라도 하나 받으면 집 한 채 값이 아깝겠어요. 김씨 그런 편법이나 부정행위 말고 진짜 요령도 있나요. 예를 들어 시권(試券·답안지)은 언제 내는 것이 좋다니 하는 것들요. 이생 상담받으러 오셔서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시는군요. 뭐 제 직감상 또 오실 것 같아서 몇 가지 더 말씀드리죠. 시권은 빨리 낼수록 유리합니다. 어차피 같은 문제를 푸는데, 먼저 푸는 사람이 잘한다는 인상을 줄뿐더러 채점도 하다 보면 지치거든요. 특히 사서삼경의 암기와 해석을 쓰는 생원시 같은 경우에는 일단 한번 작성하면 고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들 하잖습니까. 아. 가끔 이름을 빼먹는 사람도 있는데, 꼭 시권에 조상 이름과 자기 이름을 써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우스워 보이지만 매년 수십 명이 이것 때문에 떨어져요. 마지막으로 종이, 종이가 중요합니다. 시험지를 각자 사가야 하는데, 이왕이면 두껍고 질 좋은 종이를 사야 합니다. 시험관들 마음이라는 것이 좋은 종이를 보면 좋은 가문으로 생각하기 쉽거든요. 김씨 선생님 말씀을 듣다 보니 착하고 바르게 살라는 학문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 출세를 위해 못하는 짓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걸 아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아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과장 근처에도 안 가려고 할 텐데요. 이생 과연 그럴까요. 아드님은 분명 이 길을 따라 과거를 보든가 아니면 이 같은 일을 바로잡기 위해 과거를 보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겁니다. 낭충지추. 이런 부정과 편법이 판치는 과장에서도 탁월한 인재는 분명히 드러나게 돼 있거든요. 절 믿으세요. 제가 조선 제일의 시험 전문가로 불리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의 출세길, 장원급제(정구선·팬덤북스) -조선 양반의 일생(규장각한국학연구원·글항아리) -조선과거실록(지두환·동연) -18세기 조선의 문화투쟁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백승종·푸른역사)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정은궐·파란미디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WHO&WHAT] “퀴즈쇼서 인간에 완승한 슈퍼컴 왓슨(Watson)을 만나다” [WHO&WHAT] 무덤에서 불러낸 독재자 4인의 가상만찬 ‘재스민 혁명’을 논하다 [WHO&WHAT] 천재소년 송유근, ‘우주비행 성공 50주년’ 맞아 유리 가가린을 만나다 [WHO&WHAT] ‘슈퍼히어로’ 스파이더맨, 정신과 전문의 김상준 원장과 상담하다 [WHO&WHAT] 지구수비대 지원한 인간형 로봇 ‘마루’ “아톰·태권V처럼 지구 지켜서…” [WHO&WHAT] ‘최악’ 통념 B형 男기자, 혈액형의 아버지 ‘란트슈타이너’에 따지다 [WHO&WHAT] ‘전 세계 여성의 로망’ 버킨백을 만나다 [WHO&WHAT] 선택 따라 전혀 다른 결과…”이렇게 검색하면 진리가 밝혀질까?” [WHO&WHAT] “남느냐, 떠나느냐” 희곡으로 본 어느 서재 도서들의 열띤 논쟁 [WHO&WHAT] ‘위대한 유산’ 남긴 간송미술관의 전형필, 그리고 우피치미술관의 메디치 [WHO&WHAT] 위대한 예술가 미켈란젤로, 그는 왜 라파엘로를 죽이고 싶었을까 [WHO&WHAT] ‘美우주왕복선은 초대형 폭탄이나 마찬가지’ 물리학자 파인먼의 폭로 [WHO&WHAT] 외규장각 도서 귀환으로 본 약탈문화재의 ‘수구초심(首丘初心)’ [WHO&WHAT] “재능만 주고 사랑은 주지 않던 나쁜 부모들” 유명 인사들의 회상기 [WHO&WHAT] 인류역사를 바꾼 ‘억세게 운 좋은 사내들’ 서바이벌 현장…과연 승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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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O&WHAT] 조선 최고의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WHO&WHAT] 조선 최고의 과거 전문가를 만나다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늦춰지고 비행기도 잠시 쉬어 간다.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족과 주변 친지들까지 신경이 곤두선다. 전국의 교회와 사찰에는 하루 종일 기도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왜 아들딸이 시험을 보는데, 그 엄마가 백일기도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렇다. 매년 늦가을이면 어김없이 ‘교육공화국’ 대한민국을 요동치게 하는 입시철이 돌아왔다.  아무리 그래서는 안 된다고 입에 거품을 물어도 여전히 한국에서 입시는 곧 교육의 목표이자 모든 것이다. 밤마다 불야성을 이루는 학원가와 수많은 경시대회, 각종 콩쿠르가 순수하게 학문이나 재능을 위해서라고 생각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수십년간 교육정책의 수장이 되는 사람마다 ‘입시 위주의 교육을 지양’하겠다고 했다. 대통령이나 시장, 도지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과연 얼마나 나아졌을까. 나아지고 있기는 한 것일까. 아니 과연 나아지는 게 어떤 것이란 말인가.  가상 인터뷰 ‘후 앤드 왓’(Who&What)은 도대체 언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인지 찾아보기로 했다. 조선시대는 좀 다르지 않았겠느냐는 기대를 안고, 자식을 위해 조선 최고의 시험 전문가를 찾아간 남산골 김씨 부인의 뒤를 따라가 봤다. 미리 밝혀 두지만 오늘은 역사의 결과물이고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낭랑하게 글 읽는 소리가 마을의 자랑이라고 했다. 김씨 부인은 그게 마냥 좋았다. 옆집 누구네 아들은 기생집에 드나든다고 하는데, 누가 시키지도 않는데 공부에만 관심을 쏟는 아들이 대견했다. 어렸을 때는 그것으로 충분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책만 읽는 아들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벌써 스무 살이다. 책을 백날 읽어 봐야 쌀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자나 깨나 서책만 붙들고 있다. 장가를 보내려 해도 초시(初試)라도 붙은 양반과 그렇지 않은 양반은 자리부터 달라지는데 말이다.  김씨 부인이 아들에게 물었다. “결국 책을 읽는 것은 과거를 보고 관직을 얻기 위함이 아니냐. 이제 한번 과장(科場)에 나서 가문의 이름을 떨쳐야 할 때가 아니냐.” 아들이 정색하며 대답했다. “학문의 목적이 어찌 개인의 출사일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전 아직까지 나라의 그릇이 될 정도로 배우지도 못했습니다.”  한숨이 늘어 가는 김씨 부인에게 어느 날 집안 사정을 속속들이 아는 앞집 박씨 부인이 좋은 수가 있다며 찾아왔다. 각종 서적의 필사본을 파는 아랫마을 책방 주인이 바뀌었는데, 과거에 대해서는 모르는 것이 없는 장안 제일의 전문가란다. 10대에 초시에 붙었는데, 돈 버는 일이 좋아서 관직 대신 이 길로 나섰다는 것이다. 박씨 부인이 말한다. “지난 과거에서 장원급제한 판서댁 자제도 한사코 과거가 이르다며 만류하다가 이 사람을 만난 후 불과 반나절 만에 마음을 바꿔 과장에 나갔다니까요. 일단 한번 만나나 봐요. 상담하는 건 돈도 안 받는다던데. 그 댁 아들도 초시는 붙어야 한숨 돌릴 것 아니에요.”  그냥 만나 보기만 해도 된다는데 손해 볼 것 없는 일 아닌가. 다음 날 김씨 부인의 발걸음이 책방으로 향한 것은 당연한 일. 입구에서 ‘이생’을 찾으면 된다고 했는데···. 안내를 받고 서가 사이에 앉자 잠시 후 책장 너머로 한 남성이 나타나 돌아앉아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이생 마주 뵙고 말씀을 드려야겠지만 제 처지가 밖으로 대놓고 얼굴을 드러낼 만하지 못합니다. 이 일을 하다 보면 나라에서 금하는 것들과 연결이 될 수밖에 없어서요.  김씨 괜찮습니다. 저야 그냥 몇 가지 여쭤 보려고 찾아온 걸요. 제 아들이 올해 스물인데 책만 읽고 과장에 나가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과거를 보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아녀자인지라 과거의 힘을 잘 모르기도 하고?.  이생 유학을 하다 보면 욕심 없는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지요. 수신제가에 만족하는 사람도 많고요. 분명한 건 과거에 급제하면, 그것도 장원을 하면 본인과 가문의 격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물론 쉬운 길은 아니지요. (조선시대 전체의) 경쟁률로 따지면 744번 열린 문과시험에서 급제자는 1만 4620명 정도입니다. 많은 것 같지만 자격시험에 불과한 초시인 생원시와 진사시 합격자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해야죠. 정기 시험인 식년시는 500여년 동안 고작 163회에 불과하고 시험마다 전국 각지에서 2000~3000명씩 몰려들어요. 그중 장원급제자는 1명. 조선 전체를 통틀어도 연간 장원급제자는 1.4명에 불과하지요. 안정적으로 관직이 보장되는 대과 합격자까지 넓힌다고 해도 회당 고작 33명뿐입니다.  김씨 (한숨을 내쉬며) 걷기도 전부터 책을 읽는 그 수많은 사람들 중에서 최소한 33명 안에는 들어야 한다는 얘기군요. 순수하게 학문이 전부도 아니겠죠?  이생 흠. 명문세가는 대를 물리려면 문과에 급제하는 것이 필수니까, 기를 쓰고 덤벼듭니다. 어렸을 때부터 좋은 선생을 모셔 영재교육도 받으니까 진사나 생원이 차린 서당에서 수학한 선비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지요. 부인할 수 없는 건 입신양명하려면 과거에 급제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겁니다.  김씨 그런데 선생께서 유명해지신 건 과거를 보는 요령을 알려 주시기 때문이라고 들었는데요. 정말 선생께 배우면 과거에 급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건가요.  이생 허허. 물론 공부도 안 한 사람을 그냥 합격시켜 주는 방법은 거의 없습니다. ‘절대’가 아니라 ‘거의’인 이유는 조금 있다가 설명드리죠. 확실한 것은 요령 없는 시험은 없다는 겁니다. 사실 저와 동문수학한 사람들 중에는 시험관도 있고, 시험장을 감시하는 입문관도 있고, 답안을 고쳐 줄 수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김씨 답안을 고쳐요? 그런 일이 가능한가요. 나라님께서 지켜보는 시험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이생 그러니까 제가 먹고사는 것 아닙니까. 찾고자 하면 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당연히 위험한 길이니 비용이 들지요. 초시를 예로 들어 볼까요. 초시는 과장 사수(寫手), 거벽(巨壁), 선접꾼 이렇게 세 가지만 있으면 거의 완벽하게 통과할 수 있습니다.  김씨 시험을 보러 가는데 사람이 필요하다고요?  이생 요즘 어머니답지 않게 이쪽으로는 전혀 걸음도 안 하신 분이 분명하군요. 혹시 글씨가 예뻐야 모든 게 예뻐 보인다는 말 아시나요. 과장 사수는 악필들이 주로 쓰는데, 응시자를 대신해 글씨를 써주는 사람입니다. 가장 많고 가장 저렴하죠. 그 다음이 거벽인데 이건 과거 문제를 풀어 주고, 시문도 지어 주는 사람이지요. 이도 저도 아니면 그냥 책을 펼쳐 놓고 몰래 베끼는 게 더 나아요. 어차피 사람도 많은 데다 시험관들이 별로 감독도 안 하거든요. 선접꾼은 말 그대로 주먹을 사는 겁니다. 과장에 햇볕이 내리쬐거나 하면 시험 보는 데 방해가 되잖아요. 과장에 몇 군데 나무 그늘 같은 명당이 있는데, 공부만 하던 선비들이 뛰기는 힘드니까 선접꾼을 사서 미리 자리를 잡아 놓는 것이 유리하죠. 더 확실한 건 시험장 서리를 매수하는 건데 요새는 서체로 응시자를 알 수 없도록 서리들이 답안을 베껴서 그걸로 채점하거든요. 그때 서리가 답안을 고치면 되죠.  김씨 나라에서 금하는 일을 참 많이들 하나 보군요. 비용도 많이 들겠어요.  이생 투자 없이 얻어지는 결과물이 어디 있습니까. 진사나 생원만 돼도 호칭이 바뀐다는 점을 생각해 보세요. 운이 좋아서 지방수령 자리라도 하나 받으면 집 한 채 값이 아깝겠어요.  김씨 그런 편법이나 부정행위 말고 진짜 요령도 있나요. 예를 들어 시권(試券·답안지)은 언제 내는 것이 좋다니 하는 것들요.  이생 상담받으러 오셔서 너무 많은 걸 알려고 하시는군요. 뭐 제 직감상 또 오실 것 같아서 몇 가지 더 말씀드리죠. 시권은 빨리 낼수록 유리합니다. 어차피 같은 문제를 푸는데, 먼저 푸는 사람이 잘한다는 인상을 줄뿐더러 채점도 하다 보면 지치거든요. 특히 사서삼경의 암기와 해석을 쓰는 생원시 같은 경우에는 일단 한번 작성하면 고치지 않는 게 좋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라고들 하잖습니까. 아. 가끔 이름을 빼먹는 사람도 있는데, 꼭 시권에 조상 이름과 자기 이름을 써야 한다는 걸 잊으면 안 됩니다. 우스워 보이지만 매년 수십 명이 이것 때문에 떨어져요. 마지막으로 종이, 종이가 중요합니다. 시험지를 각자 사가야 하는데, 이왕이면 두껍고 질 좋은 종이를 사야 합니다. 시험관들 마음이라는 것이 좋은 종이를 보면 좋은 가문으로 생각하기 쉽거든요.  김씨 선생님 말씀을 듣다 보니 착하고 바르게 살라는 학문을 배우고 있는 사람들이 출세를 위해 못하는 짓이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걸 아들에게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입니다. 아들이 이 얘기를 들으면 과장 근처에도 안 가려고 할 텐데요.  이생 과연 그럴까요. 아드님은 분명 이 길을 따라 과거를 보든가 아니면 이 같은 일을 바로잡기 위해 과거를 보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하게 될 겁니다. 낭충지추. 이런 부정과 편법이 판치는 과장에서도 탁월한 인재는 분명히 드러나게 돼 있거든요. 절 믿으세요. 제가 조선 제일의 시험 전문가로 불리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지요.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참고문헌  -조선의 출세길, 장원급제(정구선·팬덤북스)  -조선 양반의 일생(규장각한국학연구원·글항아리)  -조선과거실록(지두환·동연)  -18세기 조선의 문화투쟁 정조와 불량선비 강이천(백승종·푸른역사)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정은궐·파란미디어) 서울신문은 매주 1회 독특한 포맷의 가상 인터뷰 [WHO&WHAT(후 앤드 왓)]을 1개면에 걸쳐 연재하고 있습니다. 일반 신문기사로는 다루기 힘든 동서고금의 지식과 역사의 정수들을 만남 또는 대담의 형식을 통해 알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청소년, 어른 모두에게 즐겁고 색다른 지식의 장이 될 것으로 자부합니다. 특히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는 훌륭한 논술교재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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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가신용강등 태풍 한국은 비켜갔다

    최근 선진국들의 국가신용등급 강등이 잇따르고 있지만 한국은 ‘무풍지대’로 남을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현행 등급인 ‘A1’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무디스가 최근 방침을 바꿔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위해 연례협의를 실시해도 등급을 조정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별도로 발표하지 않기로 했다.”며 “따라서 올해 연례협의 결과 현행 등급이 유지됐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지난해 4월 한국의 신용등급을 외환위기 전 수준인 ‘A1’ 등급으로 상향조정했으며 지난 5월 방한해 연례협의를 가졌다. 무디스의 톰 번 국가신용등급 부문 수석 부사장은 지난달 29일 뉴욕 맨해튼의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 간담회에서 한국은 단기외채 비중이 낮고 외환보유액이 충분한 편이어서 글로벌 금융위기에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 18~21일 한국 정부와 연례협의를 실시하면서 신용등급 유지에 긍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례협의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는 “S&P는 무디스와 피치보다 1단계 낮은 ‘A’ 등급을 부여하고 있어 등급을 올리려고 노력했지만 최근 선진국의 등급 강등 분위기에 따라 현행 등급이 유지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난달 27~29일 방한한 피치는 11월에 연례협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으로 현행 ‘A+’ 등급이 유지될 것으로 예측된다. 피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8년 11월 한국의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가 1년도 지나지 않은 2009년 9월 ‘안정적’으로 환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프로배구] 현대캐피탈, 시즌 첫 승

    현대캐피탈이 LIG손해보험을 제물 삼아 다시 살아났다. 현대캐피탈은 26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1~12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장신을 앞세워 LIG손보를 3-0(25-19 25-22 25-17)으로 제쳤다. 지난 23일 드림식스와의 경기에서 리시브와 공격 불안으로 대책 없이 무릎을 꿇은 현대캐피탈은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현대캐피탈은 특유의 장신을 앞세워 높은 타점 공격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외국인 선수 수니아스도 첫 경기 때의 부진을 털고 펄펄 날았다. 80%의 공격성공률로 29득점하며 경기를 이끌었다. 하종화 감독의 정규시즌 첫 승을 축하한 현대캐피탈은 LIG손보에 상대전적 40승3패로 절대적인 우위를 유지했다. LIG손보는 김요한, 이경수. 페피치로 이뤄지는 공격 ‘삼각편대’를 재가동하기 위해 분전했으나 고질적인 리시브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 .현대캐피탈은 LIG손보에 공격(47-39), 블로킹(13-3), 서브(4-2) 모든 면에서 앞섰다. 1세트 초반 한점씩 올리던 양팀은 13-13을 기점으로 페피치의 서브와 공격이 연이어 빗나가면서 현대캐피탈이 점수 차를 벌리기 시작했고 윤봉우의 서브에이스와 주상용의 강타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2세트도 공격성공률 87.5%로 10점을 올린 수니아스의 활약에 힘입어 현대캐피탈이 가져왔고 기세를 잡은 현대캐피탈은 3세트 내내 앞서다 수니아스의 백어택 강타로 승부를 갈랐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3) 스페인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3) 스페인

    ‘축구와 정치 수준이 일치하는 건 아니다.’ 경제위기를 눈앞에 두고도 헛발질을 거듭한 축구 강국 스페인의 정치를 두고 하는 말이다. 경제 호황기인 2004년 총선에서 승리한 호세 루이스 로드리게스 사파테로 총리(사회당)의 지지율은 2007년 주택시장 거품이 꺼지며 추락한 스페인 경제와 운명을 같이한다. 경제 위기에 대한 안이한 대처와 책임 회피 등 무책임한 정치로 결국 사회당 정권은 다음 달 20일 조기총선에서 국민들의 심판으로 내쫓길 처지에 놓였다. 야당인 마리아노 라호이 국민당 당수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스페인 일간 엘문도 여론조사 결과 국민당은 48%를 기록, 사회당(30.8%)과 17% 포인트 넘게 격차를 벌였다. 같은 날 또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국민당은 45.5%의 지지율로 사회당(29.7%)보다 15% 포인트 이상 앞섰다. 사회당은 지난 4월 3연임을 포기한 사파테로 총리 대신 알프레도 페레스 루발카바 전 부총리를 새 후보로 내세웠지만 민심은 이미 싸늘하다. 국민들의 시선은 새 정권이라고 해서 곱지는 않다. 스페인 싱크탱크인 엘카노로열연구소의 윌리엄 치슬릿 연구원은 “재임자나 후임자 모두 쓰레기 취급을 받고 있다. 국민들이 정치인들과 그들의 실패에 넌더리가 났다.”고 전했다. [위기의 남유럽 ‘문제는 정치다’] (1) 이탈리아 : 파시즘 공포 낳은 ‘비리’ 총리, 경제대국 조롱거리로 (2) 그리스 : 3대가문 정권 돌려갖기가 경제파탄 불렀다 (3) 스페인 : 위기 부인·선심정책… ‘毒된 포퓰리즘’스페인 국민들의 분노는 위기 초반에 대응할 기회를 놓치면서 위기를 키운 현 정권의 정책 실패에 집중된다. 지금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등 외부의 압박으로 긴축에 나서 공분을 산 사파테로 총리지만 위기 부인, 책임 회피, 부채만 늘린 선심성 정책과 미봉책 양산 등의 전과(?)로 2008년 재임 초부터 정치 불신을 초래했다. 이상 신호가 감지된 2008년, 사파테로 총리는 그해 1월 엘파이스와의 인터뷰에서 “‘위기’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견해의 문제”라고 했고, 같은 해 7월 의회에서는 “불황이 올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고 했다. 위기를 자국 문제로 인식하지도 못했다. 매년 3%에 이르던 경제성장률이 꺾이고 나라 전체 경제활동인구 가운데 5분의1이 실업상태에 놓여도 ‘미국발 신용경색’ 탓으로 책임을 전가했다. 선심성 정책과 공약도 남발했다. 2008년에는 모든 납세자에게 세금 400유로(약 63만원)를 환급해 준다는 공약을 내세워 재선에 성공했지만 곧바로 스페인 경제에 독이 돼 돌아왔다. 혹독한 경제 개혁으로 인기가 떨어질 것을 우려, 미봉책만 내세워 재정위기를 악화시켰다. 이주노동자들이 경제성장에 보탬이 되자 2005년 58만명의 불법이민자에게 노동허가증을 덜컥 내줬다 3년 만에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이 중 절반 이상이 실업자로 전락했다. 다급해진 사회당 정부는 실업수당을 일시불로 주겠다며 귀국을 종용했다. 실책이 겹치며 이제 스페인은 이탈리아와 함께 ‘차기 구제금융국’ 후보에 올라 있다. 이달에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국가신용등급을 강등당했다. 스페인의 올해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7.3%로 이탈리아(120%)나 EU 평균(80%)보다는 낮지만 악성 부채가 많고 실업률은 EU 내 최고 수준인 21.2%, 25세 이하 청년 실업률은 46.2%에 이른다. 경기도 부진하다. 최근 회계법인 KPMG가 215개 기업 임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75%가 스페인 경제가 2013년쯤에나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 성장을 하려면 개혁이 필수적이지만 긴축이 성장을 끌어내린다는 게 딜레마다. 이런 짐을 고스란히 넘겨받게 될 라호이 국민당 당수 역시 승리의 기쁨을 누릴 시간은 잠시, 부메랑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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