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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바이 후폭풍] 혹시나… 외국자본 이탈땐 금융·자산시장 연쇄냉각

    [두바이 후폭풍] 혹시나… 외국자본 이탈땐 금융·자산시장 연쇄냉각

    세계경제 회복의 잠재적 위험요인으로 꾸준히 지목돼 온 두바이의 부실이 지난 26일 실체를 드러내면서 곳곳에서 파장이 나타나고 있다. 일단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도화선이 됐던 작년 9월 리먼브러더스 사태도 시간이 지날수록 패닉(공황)으로 확산됐던 것을 감안하면 마음 놓을 단계는 결코 아니다. 특히 외국자본 이탈과 그로 인한 파급효과, 자산시장의 위축은 ‘스몰 오픈 이코노미(소규모 개방경제)’에서 오는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생각할 때 면밀히 주시해야 할 부분이다. 1 외국자본 - 충격 큰 유럽계, 자금 상당부분 회수 가능성 금융당국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국내 외국자본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사태다. 외국자본 이탈의 속도와 과정이 급하고 광범위할 때 우리 경제가 받는 충격은 지난해 글로벌 위기의 시작 때 이미 경험한 바 있다. 29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 1∼10월 자본수지 유입초과(흑자) 규모는 249억달러에 이른다. 1980년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이후 최대다. 특히 지난해 같은 기간 339억 6000만달러의 유출초과(적자)와 비교하면 1년간 자본수지 진폭은 589억달러에 이른다. 외국인은 올 들어 코스피시장에서만 30조원 가까이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의 국내 상장채권 순매수 규모도 지난 26일 현재 48조 444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다. 위기가 진정되면서 자본이익 실현이 쉽고 규제도 약한 한국시장으로 외국인들이 대거 몰려온 결과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유럽계 금융기관은 두바이 투자 부실의 충격이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한국시장에서 상당 규모의 자금을 빼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2 금융시장 - 주가·환율 뒤흔들 핫머니 규제책 없어 고민 급격한 외국 자본이탈은 환율부터 증시, 채권시장에까지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지만 뚜렷한 대책이 없는 것도 고민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환율이나 금리차익을 노리고 들어오는 외국자금은 국내시장을 교란하는 대표적인 요인”이라면서 “하지만 급격한 외국자본 이탈이 현실화되면 이를 규제할 방법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최근 외국인이 한국시장에 몰려 온 것은 국가별 금리차 등을 이용해 쉽고 안전하게 돈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 크게 작용했다. 현재 미국은 ‘제로(0)금리’에 가까운 정책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 한국의 기준금리는 2.0%로 더 높다. 이 때문에 자금의 상당부분이 단기간 차익을 노려 치고 빠지는 ‘핫머니’의 성격이 짙다. 달러를 저금리로 빌려 고금리 시장에 투자하는 ‘달러 캐리 트레이드’가 상당부분 국내에 존재할 것으로 당국이 보는 이유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자 외국인들은 앞다퉈 국내 채권을 팔았다. 작년 10~12월 석 달간 외국인이 팔아 치운 국내 상장 채권은 5조 5000억원에 이른다. 이런 식의 갑작스러운 자본 이탈은 연쇄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해외투자금이 빠져나가는 순간 주가와 환율시장에는 빨간불이 들어온다. 두바이 쇼크가 한국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정부의 언급에도 불구하도 지난 27일 코스피지수가 75.02포인트(4.69%)나 떨어진 이유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날 2000억원 이상 주식을 순매도했다. 그 여파는 환율시장으로 이어졌다.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20.2원 오른 1175.5원으로 마감했다. 3 자산시장 - 증시거래량 급감·부동산시장 추가위축 우려 자산시장 전반의 추가적인 위축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부터 27일까지 유가증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2억 7785만주로 지난달 평균 3억 6552만주에 비해 24%가 감소했다. 코스피지수가 가파르게 오른 4~5월에 7억주를 웃돌았던 데 비하면 40% 수준에 불과하다. 특히 가뜩이나 찬바람이 불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지난 9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강화 등으로 2개월간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다. 강남권은 물론 강북권 재건축까지 마이너스 시세를 나타내고 있다. 거래량도 9월 8309건에서 10월 6929건으로 16.6%가 감소했다. 강남 3개 구(區)는 1977건에서 893건으로 ‘반토막’이 났다. 자칫 두바이 쇼크의 불똥이 엉뚱하게 튈 경우 부동산 시장의 거품(버블) 붕괴로 이어져 회복기에 놓인 국내 금융 및 실물경제에 큰 타격을 주는 사태가 우려된다. 이런 우려들에도 불구하고 당장은 크게 동요할 게 없다는 게 전반적인 정부와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 자금의 이탈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 있지만 국내 달러 유동성이 워낙 풍부한 데다 글로벌 시장 투자자들이 한국물 투자 비중을 높이고 있어 단기에 국내에서 이탈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두바이發 쇼크 주가 75P 급락

    두바이發 쇼크 주가 75P 급락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 day)였다. 두바이발(發) 쇼크로 27일 국내 금융시장은 패닉상태였다. 주가가 폭락하고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는 등 요동을 쳤다. 코스피지수는 연중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채권금리는 하락(채권값 상승)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일보다 75.02포인트(4.69%) 내린 1524.50에 마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지난해 11월6일의 89.28포인트 이후로 최대 하락폭이다. 하락률로는 지난 1월15일 -6.03% 이후로 가장 크다. 외국인은 유가증권 현물시장에서 2000억원, 선물에서 1조 4000억원 등 모두 1조 6000억원가량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도 22.15포인트(4.67%) 급락하면서 451.67로 주저앉았다. 원·달러 환율도 20원 이상 급등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1155.30원)보다 20.20원 급등한 1175.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170원대로 마감한 것은 이달 5일(1179.80원) 이후 처음이다. 두바이 국영회사인 두바이월드 채무상환 유예 선언 여파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렸다. 두바이 쇼크 여파로 27일(현지시간) 오전 9시35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25일 종가보다 2.02%나 떨어지는 급락세로 출발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각각 2.33%와 2.36% 하락했다. 미국 템플턴자산운용사의 마크 모비우스 회장은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유예가 신흥시장의 조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채권시장에서 채권매수 세력이 몰리면서 채권값이 올라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연 4.12%로 전일에 비해 0.08%포인트 하락했다. 이종락 장세훈기자 jrlee@seoul.co.kr
  • 두바이 인공섬 설립 국영기업 채무 593억弗 지불유예 선언

    국제 금융위기 이후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두바이가 결국 국영 개발회사의 부채에 대해 채무지불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7개국 가운데 하나인 두바이 정부는 25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국영개발회사인 ‘두바이월드’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한다.”면서 “두바이 월드와 자회사 나힐의 채권단에 내년 5월까지 6개월간 채무상환을 동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두바이월드의 총부채는 2008년 말 기준으로 593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두바이 정부의 부채 총액인 800억달러의 75%를 차지하는 수치다. 여기에는 다음달 14일 만기가 도래하는 자회사 나힐의 채무 35억달러 채권을 비롯해 모라토리엄 기간으로 정한 내년 5월까지 상환 또는 재융자해야 하는 부채만도 56억 8000만달러에 이른다. 두바이 월드는 지난 2006년 통치자 무하마드 빈 라시드 알막툼의 칙령에 따라 설립된 공기업으로 세계 최대 인공섬 ‘팜 주메이라’를 만든 부동산개발업체 나힐을 비롯해 세계 3위 항만운영업체인 DP 월드 등을 소유하고 있다. 12개국 30여개 도시에 7만여명의 인력을 운용하며 부동산 개발, 항만 운영, 금융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바이 발전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과도한 차입 경영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더해지면서 위기를 맞았고 지난 10월 전체 인력의 15%인 1만 2000명을 대거 해고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전력을 다했지만 결국 모라토리엄 상황에 이르렀다. 주요 외신들은 두바이월드의 채무상환 유예 선언으로 두바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커졌다며 향후 세계경제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일단 이날 두바이 채권의 신용부도스와프(CDS)가 급등, 전날 대비 100포인트 이상 뛴 420.6베이스 포인트에 거래됐다. CDS가 뛴다는 것은 그만큼 부도 위험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무디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등 국제신용평가기관은 두바이 정부 관련 기업들의 등급을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유럽 각국 증시도 2% 안팎으로 떨어졌으며 코스피지수도 1600선이 무너진 1599.52에 거래를 마쳤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두바이 쇼크, 단순악재가 아닌 호재!

    ‘깨달음(悟入)’의 감동이 다시 한번 하이리치를 뜨겁게 달군다. 일말의 의심이 필요 없는 특집무료방송!  30일(월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HiTV를 통해 핵심 테마주 발굴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미스터문’과 시장의 방향성 특히 대형 주도주 시세 선점의 대가 ‘리얼’,그리고 기업의 가치와 모멘텀을 활용한 정석투자를 지향하는 ‘솔로몬4이 함께 특집무료방송을 준비했다.  지난 11월 2일 1543p의 저점을 확인한 후 1630p까지 반등을 시도했던 국내증시가 두바이월드의 모라토리엄 선언의 악재와 중국증시의 연이은 급락에 영향을 받으며 연 이틀 하락 마감했다.  이에 120일 지지선을 이탈하며 1520선 까지 밀린 지금 이 상황이 과연 저가매수의 기회인지, 추가조정의 신호탄인지 투자자들은 큰 고민에 휩싸여 있다.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국내증시의 향후 방향을 놓고 지금이 위기냐, 기회냐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기 위해 그들이 뭉쳐 나섰다.  ●연말과 내년 장세를 짚어볼 마지막 기회!  미스터문은 “두바이 쇼크로 미국과 유럽의 출구전략 실행시기가 더 늦춰질 수 밖에 없다는 점은 중·장기적인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내년 국내증시의 포인트는 코스피지수의 2000p 시대를 여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상승할 수 밖에 없는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해 이를 바탕으로 주도주 흐름에 대해 언급할 예정”이라고 자신 있게 밝혔다  이에 “지금부터는 내년 증시의 흐름과 주도주에 대한 깊은 관심이 필요할 때”라고 강조하며 “12월 연말 장과 2010년을 대비, 기대되는 유망 주도 테마업종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간 무료특집방송을 통해 수 많은 급등종목을 추천해 투자자들에게 수익의 기쁨을 안겨줬던 그가 이번엔 어떤 업종 및 종목을 제시할 지 기대되고 있다.  하이리치의 리서치 센터장을 맡고 있는 솔로몬은 국내 거시경제 분석의 1인자로써 “최근 들어 핵심 이슈가 되고 있는 달러화 약세와 위안화 절상의 문제와 관련,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과 호재로 작용할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그에 해당하는 수혜주도 다룰 것으로 전했다.  또한 “리서치 클럽이 제시하는 내년 주도주에 대한 이해 및 투자전략의 큰 틀을 활용한다면 2010년 투자자들의 전망은 밝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확고한 의지를 내비쳤다.  한편 하이리치의 대표 애널리스트 리얼은 “리서치 클럽이 제시하는 내년 주도주에 대한 이해 및 투자전략의 큰 틀과, 탄력적인 운영을 통해 거침없는 수익을 거두고 있는 VIP골드의 비결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덧붙여 “냉정하고 명쾌한 분석을 전달받는 바로 지금부터가 새로운 시작이 될 것”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하이리치(www.hirich.co.kr)는 “30일 당일에 한해 특집무료방송 참여자에게 11만원의 VIP골드방송 가입비 할인 혜택과 리서치클럽 한달 무료이용 제공이라는 깜짝 선물을 준비했다”고 전하면서 “특별히 마련한 기회를 절대 놓치지 말 것”을 당부했다.  자세한 관련사항은 부자 되는 증권방송 하이리치 홈페이지(www.hirich.co.kr) 또는 고객센터(1588-0648)에서 확인할 수 있고, 무료회원가입 시 모든 전문가의 종목 추천 문자 및 장중 라이브 방송에 참여 및 종목진단까지 받아볼 수 있는 VIP이용권(1일)을 제공하고 있다.    출처 : 하이리치  본 콘텐츠는 해당기관의 보도자료임을 밝혀드립니다.
  • 中 법정 “모델 추락 사망때 보호의무 소홀” 동석 한국인에 2100만원 배상 판결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지난해 4월5일 새벽 6시. 중국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시의 둥펑(東風)광장아파트 12층과 13층 외부 난간에 속옷 차림의 여성이 숨진 채 매달린 모습으로 발견됐다. ‘광둥의 슈퍼걸’로 불리던 유명 모델 탄징(譚精·당시 24세)이었다. 조사 결과 그녀는 전날 밤 평소 친분이 있던 김모(여)씨 등 한국인 4명과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술을 마셨고, 이들 가운데 한 명의 아파트로 옮겨 쉬다가 화장실 창문을 통해 추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아파트에는 김씨를 제외한 한국인 남성 3명이 있었다. 사건 발생 당시 자살, 타살 논란 등 온갖 억측이 제기됐지만 중국 경찰은 추락사로 최종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탄징의 모친은 동석했던 한국인들이 그녀에게 술을 강권하는 등 보호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법원에 45만위안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관련, 광저우시 웨슈(越秀)구 법원은 지난 19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피고들은 12만 6000위안(약 21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김씨 등의 책임은 30%로 제한했다. 재판부는 “피고들이 장시간 화장실에서 나오지 않는 탄징의 상태를 살피지 않는 등 보호의무를 소홀히 한 점이 인정된다.”면서도 ”탄징 역시 자신의 행위를 제어할 능력이 충분한 만큼 탄징의 책임이 더 크다.”고 밝혔다. 1999년 데뷔한 탄징은 중국 이동통신 및 화장품 모델로 활동하며 인기스타 반열에 올랐고, 국내 업체 CF와 가수 김종국의 뮤직비디오 등에도 출연한 바 있다. stinger@seoul.co.kr
  • [정윤수의 종횡무진] 한국 축구 더 발전하려면

    영국의 BBC 방송사는 일반 대중 프로그램도 방영하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최고 수준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져 있다. BBC의 카메라는 영국이나 유럽에 한정되어 있지 않고 지구 전역에 걸쳐 쉴새 없이 움직인다. 그들이 2006년에 방영한 ‘살아 있는 지구’는 오대양 육대주의 진경과 온갖 생명체의 위대함을 증명한 걸작 중의 걸작이다.이 다큐멘터리를 찬찬히 보면, 그들의 카메라가 한 지역이나 장소를 적어도 1년 넘게 꼼꼼히 기록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해가 뜨고 저무는 풍경이나 꽃이 피고 지는 모습 정도는 웬만한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살아 있는 지구’는 아예 한 장소의 사계절 변화를 1년 넘게 담아내는 것이다.이와 비슷한 얘기를 며칠 전에 들었다. 미술사학자인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강의를 듣게 되었는데, 그가 전하기를 BBC 다큐멘터리 팀이 오랜 세월에 걸쳐 경복궁 복원 사업을 취재하고 있으며 특히 광화문과 그 일대에 대해 흡사 현미경을 든 생물학자처럼 꼼꼼히 다뤘다는 것이다. 카메라로 한번 훑고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한 나라의 문화를 담아내는 그들의 치밀한 인문 정신은 배울 만한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이와 흡사한 일이 축구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현재 우리 축구 대표팀은 유럽 전지훈련을 갖고 있다. 이에 앞서 박지성의 합류를 둘러싸고 맨유의 퍼거슨 감독과 대표팀의 허정무 감독의 의견이 엇갈린 적이 있었다. 결국 국제축구연맹의 규정과 우리 대표팀의 강한 의지에 따라 박지성이 대표팀에 합류하게 되었는데, 맨유는 구단의 수석 피지컬 트레이너 토니 스트러드윅(37)을 대표팀 캠프에 보내 박지성의 컨디션을 매일같이 확인하고 있는 중이다.스트러드윅은 무릎 부상 때문에 11경기 연속 결장한 박지성의 몸 상태에 대해 대표팀 주치의 송준섭 박사와 오랫동안 면담을 나누었고 앞으로 구단에서 박지성을 어떻게 관리하고 회복시킬 것인지 설명까지 했다. 그는 2008년부터 기록된 박지성의 심박 수, 혈액 내 젖산 농도, 근육 파워 등을 측정한 과학적 자료를 대표팀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렇게 풍부한 자료를 분석하여 피지컬 트레이너가 해당 선수의 출장 여부에 대해 의견을 내면 제아무리 퍼거슨이라 할지라도 수긍한다고 한다. 선진 축구의 한 단면이 아닐 수 없다. 우리 대표팀이나 K-리그 구단도 과거처럼 감독의 일방적인 지시나 선수의 투지에 의존하던 관행을 서서히 벗어던지고 있다. 감독들이 어떤 일이 있어도 출전하겠노라는 선수의 의지보다는 재활 트레이너의 자료와 의견을 경청하는 일이 많아졌다. 그런데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것이다. 선수들은 소속 팀을 바꾸는 경우가 많다. 국내외의 구단을 옮겨다니기도 한다. 대표팀에 소집되어 구단을 잠시 떠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에도 각 구단이나 대표팀의 피지컬 담당자들이 신속하고 원만한 의사소통 구조를 갖춰 서로의 자료와 의견을 빠짐없이 공유하고 분석하는 것, 바로 이러한 시스템의 힘에 의해 한국 축구는 한 걸음 더 발전한다.스포츠 평론가 prague@naver.com
  • [2010 남아공월드컵] 캡틴 박지성 “나는 문제 없어”

    “소속팀 맨유에서는 계속 결장했지만 재활을 잘해 체력적으로 문제는 없다.” 한국축구대표팀의 ‘캡틴’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은 15일 덴마크 에스비에르의 블루워터아레나에서 열린 강호 덴마크와의 평가전에 선발출전, 66분간 건재함을 과시하며 0-0 무승부를 이끌었다. 무릎 부상으로 걱정을 안겼던 박지성은 후반 21분 염기훈(울산)과 교체될 때까지 활발한 몸놀림으로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쳐 우려를 불식시켰다. 유럽팀을 상대로 첫 평가전을 치른 ‘허정무호’는 덴마크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무패 행진(14승13무)을 27경기로 늘렸다. 남아공월드컵 유럽예선에서 포르투갈과 스웨덴을 물리치고 A조 1위(승점21·6승3무1패)를 차지한 덴마크를 상대로 자신감 충전에 성공한 셈. 대표팀이 덴마크에 도착한 이후로 쨍쨍한 햇볕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궂은 날이 지속된 탓에 그라운드는 질척했다. 약한 터치에도 공은 빠르게 굴러갔고 세밀한 패싱게임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거친 몸싸움에도 심판의 파울 휘슬은 울리지 않았고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팬들은 열광적으로 ‘덴마크’를 연호했다. 낯선 환경에서 박지성은 또렷하게 빛났다. 박지성이 실전에 투입된 것은 지난달 14일 세네갈과의 A매치 이후 무려 한 달만. 오른쪽 무릎이 부어오른 탓에 맨유에서는 무려 11경기 연속 결장했다. 때문에 유럽원정에 합류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던 것도 사실. 맨유도 우리 대표팀에 피지컬 트레이너까지 파견할 정도로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그라운드에 나선 박지성은 예전 ‘산소탱크’의 위용 그대로였다. 상대 측면이 강해 공격루트가 막히자 박지성은 중앙으로 이동해 전방의 이근호(이와타)와 이동국(전북)에게 전진패스를 찔러주며 경기를 풀어나갔다. 박지성은 전반 13분 공격진영에서 프리킥을 얻어냈고 8분 뒤에는 수비수 한 명을 제치고 이근호에게 절묘한 패스를 내줘 슛 찬스를 만들었다. 전반 27분엔 이청용(볼턴)에게 ‘완벽한 밥상’을 차려주기도 했다. 좋은 슈팅찬스에서 이동국에게 패스를 내주다 실수하는 등 종종 ‘옥에 티’도 보였지만 한 달만에 실전경기를 소화한 것 치고는 칭찬할 만했다. 박지성은 “90분을 다 뛰었으면 세르비아전에 출전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오늘 무릎에 부담을 덜 줬으니 다음에도 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맨유에서 계속 결장했지만 재활을 잘해 문제는 없었다. 다만 경기력은 조금 부족했다.”고 스스로를 평가한 뒤 “찬스에서 슛을 아껴 아쉬움이 남지만 유럽팀을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초반에 크게 흔들렸는데 실점하지 않고 위기를 잘 넘겼다. 우리의 나아진 모습을 잘 보여줬다.”면서 “유럽에 진출한 선수도 많고 국제경험도 쌓여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유럽원정 첫 단추를 잘 꿴 한국은 18일 영국 런던에서 세르비아를 제물로 승리를 노린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허정무 감독 일문일답

    2007년 말 대표팀 지휘봉을 쥔 이후 처음으로 유럽 팀(덴마크)을 상대로, 그것도 적진에서 0-0 무승부를 거둔 허정무 감독은 경기 뒤 시차, 기후, 그라운드 사정 등 여러모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선전을 펼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다음은 허정무 감독과 일문일답. →경기를 전체적으로 평가하면. -힘든 경기였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시차, 특히 운동장 사정이 좋지 않아 고전했는데 이제 어느 팀과도 상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을 것이다. → 박지성이 한달 만에 실전을 치렀는데. -처음부터 50~70분 정도만 뛰게 할 생각이었다. 맨유의 피지컬 트레이너도 두 경기 모두 90분을 소화하면 무리일 것이라고 걱정했고, 우리도 선수를 보호해야 한다. 18일 세르비아와 경기 때도 오늘 정도 뛰게 할 것이다. →감독 부임 이후 가장 강팀과 경기했는데. -우리 선수들은 계속 도전하고 목표 의식이 분명하다. 점점 좋아질 것이다. 유럽의 강팀과 그것도 상대의 홈에서 싸웠다. 미처 시차 적응도 되지 않았고 그라운드 사정도 안 좋았는데 우리 선수들이 잘 싸워줘 자랑스럽다. →이동국의 플레이를 평가한다면. -박주영(AS모나코)이 있었다면 좀 나을 수도 있었겠지만 전반적으로 오늘 공격수들은 아쉬웠다. 미드필드에서 잘하다 공격에서 마침표를 찍어주지 못했다. 오늘 스트라이커로 이동국과 이근호, 설기현 등이 뛰었는데 뜻대로 잘 안 됐다. →수비에서 여러 차례 허점을 노출했는데. -떨어지는 볼, 그리고 서로 경합을 하다 패스가 들어왔을 때 다음 동작 등은 보완해야 할 것이다. 공격에서는 마지막 슈팅 찬스에서 너무 아꼈다. 과감하게 슈팅을 해야 한다. →후반 설기현의 헤딩골은 오프사이드 판정이 났는데. -아무래도 원정경기다 보니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오프사이드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세르비아와 경기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내일 다섯 명(정성룡 김정우 기성용 김치우 곽태휘)이 소속팀의 K-리그 플레이오프 일정 때문에 귀국한다. 나머지 멤버로 풀가동해야 한다. 공백은 있겠지만 남은 선수들을 총동원해 점검하겠다. 연합뉴스
  • 국회 경제분야 이틀째 대정부질문 날선 공방

    국회 경제분야 이틀째 대정부질문 날선 공방

    11일 국회의 경제분야 이틀째 대정부질문에서는 출구전략 시기와 현 정부의 서민정책, 쌀값 대책 등이 도마에 올랐다. 4대강 사업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민주 “과잉유동성 적극 대응을” 한나라당은 출구전략이 ‘시기상조’라고 지적하면서도 정부의 명확한 판단 기준과 철저한 대비를 주문했다. 반면 민주당은 부동산 거품 등을 해결하기 위한 출구전략의 필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한나라당 권택기 의원은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출구전략의 신호탄으로 여겨지는 금리인상이 이뤄지면, 원리금 상환부담으로 가계부실이 심화될 수 있다.”며 신중한 대처를 당부했다. 같은 당 유일호 의원은 “정부는 주요 20개국(G20)을 통한 국제공조를 주장해왔으나, 호주나 노르웨이의 금리인상 등으로 인해 국제공조의 범위와 한계에 대한 의문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금리인상을 놓고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입장 차이를 보이는 것도 국제공조에 대한 의문을 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김희철 의원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얼마 전 한국이 미국의 부동산 거품 절정기였던 2006년 상황과 비슷하다며 자산시장 거품을 경고했다. 정운찬 총리도 지난 6월 총리 임명 전에 8~9월이 출구전략을 의미하는 정책전환의 고비라고 지적했다.”며 과잉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을 강조했다. ●교육·사회안전망 등 서민정책 도마에 현 정부의 서민정책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민주당 조경태 의원은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두번째로 등록금이 비싼 나라다.”면서 “등록금 상한제를 도입하고 국·공립대학의 비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비율인 77% 수준으로 확대하는 등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은 “이명박 정부가 양극화를 심화·조장하는 정책들만 추진하고 있어 고용, 주거, 교육, 의료 등 어느 하나 양극화의 곰팡이가 피지 않은 곳이 없다.”면서 “부모의 경제력 차이가 입시경쟁 차이로, 입시경쟁 차이가 또 다른 경쟁력 차이를 유발함으로써 가난이 대물림되고 있다. 교육 양극화에 대한 대책이 있느냐.”고 따졌다. 한나라당 현기환 의원은 “지난 2월 정부는 중소기업 및 영세자영업자의 지원을 위한 신용보증확대방안을 발표했으나 지금까지 지원현황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면서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실업보험제도 도입 등 사회안전망 형성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4대강사업 “성공 확신” vs “서민 부담” 한나라당 김기현 의원은 국민의 정부 시절 수해방지종합대책이 세 차례 있었던 점을 거론하며 “일각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여러 문제를 계속 제기하고 있지만, 4대강 사업의 성공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 최규성 의원은 “수자원공사에서 4대강 사업에 대해 ‘수입 없는 하천사업은 부적절하다.’며 참여를 거부했음에도, 정부가 ‘투자한 돈을 회수하지 못하면 채권발행 등을 통해 물어주겠다.’고 약속하면서까지 8조원을 투자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이자부담은 국회 승인 사항인데 왜 정부가 보증을 하느냐. 대국민 사기극이다. 결국 물값 상승으로 서민에게 피해가 전가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은 또 최근 쌀값 폭락과 관련, “지난 2002년부터 매년 약 40만t의 쌀을 차관이나 무상원조 형태로 북한에 지원했으나, 현 정부 들어 2년 동안에는 대북 쌀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내에 남아도는 쌀을 보내지, 왜 비싼 외화를 들여 옥수수를 사보내느냐. 쌀값 하락 원인은 현 정부에 있다.”고 따졌다. 이에 정운찬 국무총리는 “(대북 지원은) 연속성이 없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한나라당 김학용 의원은 “쌀이 대풍이지만, 농민들은 쌀값 폭락으로 기쁘지 않다.”면서 “군에서 먹는 떡국 등 가공품이 100% 수입산이다. 반드시 국산 쌀 가공 제품으로 바꿔달라.”고 제안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12일 오전 8시10분까지 입실해야 …받아쓰기용 기름종이 반입도 금지

    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12일 오전 8시40분부터 오후 6시5분까지 전국 79개 시험지구, 1124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올 수능에는 원서접수자 기준으로 67만 7834명이 지원해 지난해(58만 8839명)에 비해 15%가량 늘었다. 특히 올 수능에선 신종플루 예방을 위해 시험장마다 확진환자용, 의심학생용으로 구분한 분리시험실이 2개 이상 설치됐다. 시험지구별로는 1개 이상의 병원시험장도 지정돼 입원 중인 수험생들이 이용할 수 있다. 모든 수험생들은 오전 8시10분까지 입실을 끝내야 한다. 수험생들은 전자기기 외에 안면 피지제거에 이용하거나 저학년생들이 받아쓰기에 사용하는 기름종이 등도 고사장에 반입해선 안 된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수능시험을 하루 앞둔 11일 수험생들이 기름종이를 이용해 작성한 답안을 옮겨가려 한다는 이야기가 있어 기름종이를 금지품목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예비소집을 위해 서울 대현동 서부교육청을 찾은 재수생들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긴장과 불안이 교차한 모습이었다. 큰 시험을 앞둔 데다 신종플루 불안감까지 더해져 이중고를 호소했다. 이날 재수생 수험표 배부는 오전 11시부터 시작됐지만 수험생들은 1~2시간 전부터 모이기 시작했다. 이미 한번 이상 대입 실패의 아픔을 겪은 학생들이다. 교육청 앞에 줄 서 있던 수험생 박모(21)씨는 “일찍 수험표를 받고 돌아가 한 문제라도 더 풀어볼 생각으로 모였다.”고 말했다. 수험표 배부가 시작될 무렵 수험생들로 가득 차 어느새 교육청 바깥까지 줄이 이어졌다. 군데군데 마스크를 쓰고 온 수험생들도 눈에 띄었다. 수험생 한모(20·여)씨는 “같이 공부하던 친구 가운데 6명이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서 “그동안 몸관리를 잘해 왔는데 마지막에 실수가 있을까 두렵다.”고 걱정했다. 수험표 배부에 앞서 흰 가운을 입은 보건교사가 체온계로 발열검사를 진행했다. 예민해진 수험생들 눈빛은 긴장감이 역력했다. 순조롭게 검사가 진행되다 갑자기 보건교사의 표정이 굳어졌다. 수험생 서모(21)씨의 체온이 37.8도로 나왔다. 바로 뒤 수험생들이 술렁이며 한걸음 물러섰다. 이후 확인작업이 반복됐다. 양쪽 귀를 번갈아 가며 다시 체온을 측정한 결과 36.8도. 주변 사람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금융시장 ‘서해교전’ 무덤덤

    서해교전이라는 돌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은 비교적 안정세를 보였다. 10일 코스피지수는 9일에 비해 5.51포인트(0.35%) 오른 1582.30, 코스닥지수는 1.51포인트(0.31%) 내린 482.94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달러당 1162.20원으로 1.20원 오른 가격에 장을 마감해 서해교전의 영향은 크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북핵 리스크는 금융시장에 이미 반영돼 있기 때문에 최근 북핵 미사일 발사 때도 시장이 흔들리지 않았다.”면서 “서해교전도 주식시장 상승세를 약간 주춤하게 했을 뿐 그다지 영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M&A시장 ‘지지부진’

    M&A시장 ‘지지부진’

    구조조정의 마무리 단계라 할 수 있는 인수·합병(M&A)이 지지부진하다.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가 나오는 등 경기 회복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데다 증시가 널뛰고 있기 때문이다. 4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초 추진할 예정이던 우리금융 소수지분 7%(5600만주) 매각 작업이 주춤한 상태다. 당초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증시가 호전되면 주당 1만 7000원 정도에 시장에 내놓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코스피지수가 1500대로 밀려나면서 우리금융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만 5800원을 기록했다. 전망이 밝은 것만도 아니다. 미국 중소기업 대출 전문 은행 CIT 파산 때문에 해외 투자자들의 손길이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국내 하루 주식 거래량이 200만~300만주에 불과한데 이보다 더 큰 물량을 내놓으면 누가 달가워하겠느냐.”면서 “더구나 미국 시장이 약세를 보이면 국내 물량을 받쳐줄 곳이 없어지기 때문에 어려운 작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하이닉스 매각작업도 주춤거리고 있다. 매입자로 나선 효성이 예비 인수제안서 제출시한을 세 차례나 연장했기 때문이다. 애초 10월 중순 마감에서 오는 16일로 한 달가량 연기된 상태다. 효성의 인수의지와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자산관리공사(KAMCO·캠코)가 내놓은 대우인터내셔널도 다음달까지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포스코·한화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교보생명 지분 정리 문제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대우와 캠코가 보유한 교보 지분이 40%인데 캠코는 상장이라도 해서 매각한 뒤 돈을 더 받자는 입장인 반면, 교보는 당분간 상장 계획이 없다고 일축한다. 상장이 불발돼도 캠코는 교보 지분을 대우인터내셔널 매각과 연계하는 ‘패키지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 경우 경영권을 위협받을 수 있어 교보는 난색이다. 금호생명도 칸서스자산운용에 넘어가지만 성공적인 M&A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태성 유영규 최재헌기자 cho1904@seoul.co.kr
  • 미국발 CIT쇼크… 코스피 21P↓

    미국발 ‘CIT 쇼크’로 국내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 2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1.60포인트(1.37%) 하락한 1559.09로 마감했다. 지난 8월19일 이후 최저 수준이다. 코스닥지수도 7.21포인트(1.48%) 떨어진 479.25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 미국 다우지수가 2.5% 하락한 데다 CIT 파산 소식에 1550선이 무너진 1543.24로 시작했다. 오후 들어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148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하고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을 줄였으나 1560선은 내줬다. CIT 파산 소식 때문에 은행주는 3.15%, 증권주는 2.29%, 보험주는 2.18% 각각 하락했다. 환율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과 같은 118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미국발 악재로 10.1원 오른 상황에서 출발했으나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 때문에 곧 하락세로 돌아섰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CIT 파산에 따른 리스크가 미국에만 국한될 가능성이 높고, 미국 정부가 적극 대응하려 한다는 점이 반영되면서 시장이 안정을 되찾아갔다.”면서 “아직 한국 시장의 매력이 남아 있는 만큼 추가 하락이 있더라도 버틸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미국의 중소기업 대출 전문 은행인 CIT그룹은 1일(현지시간) 뉴욕 파산법원에 파산보호(챕터 11)를 신청했다. CIT그룹의 파산보호 신청은 지난 7월 미국 정부의 추가 지원을 받지 못할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그러나 CIT그룹이 중소기업 대출을 전문으로 하는 20위권 은행이라는 점에서 미국 중소 사업체들에 상당한 타격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국내·해외펀드 수익률差 갈수록 커져

    국내·해외펀드 수익률差 갈수록 커져

    해외 펀드의 환매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해외 펀드 수익률이 국내 펀드를 크게 앞지르면서 섣부른 환매가 미래 수익을 포기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179억원이 감소했다. 지난달 10일 이후 33거래일 연속으로 모두 8309억원이 빠져나갔다. 지난 2006년 6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장 기간 순유출 기록 행진 중이다. ●지금 해외펀드 팔면 미래수익 포기 매도 강도도 세지고 있다. 지난달 해외 주식형 펀드의 하루 평균 순유출 규모는 190억 6000만원이었으나, 이달 들어서는 일 평균 250억 7000만원이 환매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이후 28일까지 모두 2조 728억원이 순유출된 국내 주식형 펀드에 비해서는 양호한 편이다. 하지만 국내 주식형 펀드의 일평균 순유출 규모는 지난달 1086억 6000만원에서 이달에는 71억 8000만원으로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과 정반대 양상이다. 그러나 수익률에서는 해외 펀드가 국내 펀드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나가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최근 1개월 수익률은 설정액 10억원 이상 국내 주식형 펀드의 경우 평균 -3.33%로 추락했다. 반면, 해외 주식형 펀드는 6.91%에 달해 수익률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졌다. 연초 이후 수익률도 해외 55.55%, 국내 49.08% 등으로 정기예금 금리 이상의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희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올해 말 해외 펀드에 대한 비과세 혜택 종료를 앞두고 환매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면서 “하지만 브라질·인도·중국 등 신흥시장 펀드는 올해 말까지 최대한 환매 시기를 늦추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오대정 대우증권 WM리서치팀장은 “내년부터 해외 펀드에 과세되면 국내 펀드에 비해 1.6배 이상의 수익률을 올려야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있지만, 글로벌 출구전략 시행을 앞두고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만큼 투자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흥시장 펀드 환매 최대한 늦춰라”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29일에 비해 5.15포인트(0.33%) 내린 1580.69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미국 증시가 급등한 영향으로 장중 강세를 유지했으나 프로그램 매물을 앞세운 기관 매도로 장 막판 하락세로 돌아섰다. 3분기 좋은 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는 0.70% 올라 강보합에 머물렀고, 포스코는 1.31% 오르며 50만원선을 회복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뉴스&분석] 달러 대이동… 국내경제 약? 독?

    미국의 제로금리가 지속되면서 달러화 대이동이 이뤄지고 있다. 한때 기승을 부렸던 엔화 대이동이 물러가고 그 자리를 달러화가 꿰차는 양상이다. 달러화 대이동은 우리 경제에 약일까 독일까. 당장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시장을 흔들 위험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따라서 달러화 움직임에 대한 금융감독당국의 감시(모니터링)를 강화하고 급격한 쏠림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9일 국내 금융시장은 크게 출렁였다. 코스피지수 1600선이 무너졌고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200원에 육박했다. 미국 소비지표 부진 등에 따른 악재 탓이었지만 달러화 이탈과 연관지어 보는 시각도 있다. 한국은행이 이날 내놓은 ‘달러화 및 엔화의 글로벌 캐리 트레이드 비교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은행의 해외대출은 올 8월 말 현재 2조 8123억달러로 지난해 말보다 2818억달러(11%) 증가했다. 값싼 달러화가 과거 엔화가 그랬듯이 좀 더 높은 이자와 고수익을 좇아 국경을 넘나들고 있는 것이다. 올 들어 우리나라에 들어온 달러 캐리 자금도 4조~5조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한은은 추산한다. 보고서를 쓴 조석방 한은 국제연구팀 과장은 “달러화 유입은 신흥국 외환사정을 개선시켜 이들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너무 많이 들어오면 환율 하락 등을 야기해 경상수지 흑자를 축소시킬 수 있다.”면서 “나중에 한꺼번에 빠져나갈 때는 환율 급등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28~29일 이틀동안 약 800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조 과장은 “엔 캐리 때와 달리 지금은 주요국 금리가 대부분 1%를 밑돈다.”면서 “값싼 대체통화가 여럿 있는 만큼 달러화 금리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언제든 달러 캐리는 청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예상보다 일찍 금리인상 등의 출구전략을 단행할 경우 달러화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다는 경고다. 임지원 JP모건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등에 비춰볼 때 달러 캐리가 그렇게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내에 들어온 달러 캐리자금은 투기성보다는 위험 분산 차원의 포트폴리오 투자 성격이 짙다.”면서 “따라서 달러 캐리가 청산되더라도 (엔 캐리 때처럼)시장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적다.”고 진단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용어클릭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 세계 각국의 금리 차이를 이용한 거래 기법. 금리가 싼 나라의 돈으로 고금리 국가의 통화나 주식 등에 투자해 차익을 올린다.
  • 코스피 연이틀 美악재로 1600 붕괴

    코스피 연이틀 美악재로 1600 붕괴

    코스피지수가 미국발(發) 악재로 연이틀 휘청이며 1600선마저 내줬다. 증시 반등을 이끌 뾰족한 호재가 없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조정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29일 코스피지수는 28일에 비해 23.86포인트(1.48%) 떨어진 1585.8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6.48포인트(1.33%) 떨어진 482.34로 장을 마감했다. 미국 증시가 소비 관련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큰 폭으로 하락하자 우리나라를 포함해 아시아 주요 증시가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 평균 주가는 1.83%, 타이완 가권지수는 2.36% 각각 떨어졌다. 외국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4688억원을 순매도했다. 지난해 10월17일 4971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외국인 외에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데다 코스피지수가 그동안 지지선으로 인식되던 60일 이동평균선(1626)에서 차츰 멀어지면서 추가 조정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변준호 교보증권 연구원은 “통상 60일 이동평균선이 깨졌을 때, 이른 시일 안에 회복하면 오히려 상승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실패하면 1~2개월간의 기간 조정이 나타나곤 했다.”고 말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요 이동평균선 하향 이탈 시에는 상승세로 전환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이달 말 금리인상 시사 가능성과 11월 말 생애 첫 주택 구입에 대한 세제 혜택 축소 등 악재 요소들이 포진하고 있어 지지부진한 흐름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도 “미국 증시에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부담이 부각되고 있어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를 기대하기 어렵고, 연내 국내 증시를 끌어올릴 만한 호재도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추가 조정을 거치더라도 1500선은 지지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김영준 NH-CA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미국 증시가 조정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미국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부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국내 기업의 4분기 실적에 대한 회의도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경제 회복이 제대로 안 돼 더블딥 충격이 오면 조정이 더 세질 수 있지만 1500선은 지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지난해 저점 대비 올해 고점을 보면 90% 이상 올랐는데 조정다운 조정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에 이번 조정은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라면서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잘 돼 증시 환경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김지환 현대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코스피지수 1550선 정도면 실적에 비해 주가가 높지 않은 편이라 충격이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은 주가를 보지 말고 가치를 냉정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美 악재에… 코스피 39.82P 급락

    코스피지수가 미국의 소비심리 악화 등 악재가 겹치면서 40%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28일 코스피지수는 27일에 비해 39.82포인트(2.41%) 내린 1609.71로 장을 마쳤다. 10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 하락에 따른 뉴욕증시의 혼조세 마감,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 주요 증시 부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도 등 ‘삼재(三災)’가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국내 증시 수급을 좌우하는 외국인들은 이날 2746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지난 8~9월 외국인 매수세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던 ‘달러 캐리 트레이드’(미국에서 저금리인 달러를 빌려 고수익이 예상되는 다른 국가에 투자하는 것)의 청산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 캐리를 위해서는 달러 약세가 전망되고 시장 변동성이 낮아 환차익에 유리한 조건이 조성돼야 한다.”면서 “하지만 최근 미국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이에 대한 기대가 약해졌고, 시장 변동성도 커져 달러 캐리 자금의 유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스닥지수도 13.48포인트(2.68%) 떨어진 488.82를 기록, 지난 7월17일 485.87 이후 3개월여 만에 처음 490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각종 국내 경제지표와 3·4분기 기업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발표되고 있지만, ▲4분기 이후 기업 실적 둔화 가능성 ▲출구전략 시행에 대한 우려 ▲현 주가에 대한 부담 등으로 당분간 답답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과 물가, 국제 유가와 같은 경제지표들이 증시에 부담을 주는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다음 달에도 코스피지수가 1600 부근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현대증권도 보고서를 통해 “유가 상승과 환율 하락이 단기적으로 기업들의 실적 개선을 둔화시키고 증시에 대한 조정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용암 동굴일까?…달 표면 구덩이 포착

    용암 동굴일까?…달 표면 구덩이 포착

    달 표면에서 넓고 깊은 구덩이가 발견됐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카구야 우주선이 화산지대인 마리어스 힐(Marius Hills) 근처를 찍은 사진에 폭 65m에, 깊이 80m인 구덩이가 포착된 것. JAXA와 독일의 공동 연구진은 “과거 용암이 흘렀던 지역인 만큼 이 구덩이가 용암 동굴의 입구일 가능성이 있다.”고 과학저널 지오피지컬 리서치 레터스(Geophysical Research Letters)에서 주장했다. 독일 뮌스터 대학의 카롤린 반 더 보거트 교수는 “이 구덩이가 과거 행성 충돌로 생겼는지, 지진으로 인해 형성된 것인지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달에 용암동굴이 존재한다는 가능성을 발견한 것만으로도 큰 수확이라고 학계는 평가하고 있다. 달의 용암동굴은 미래 인간이 달에서 연구 목적으로 생활할 경우 우주 방사 및 다른 위험 요소를 피할 수 있는 대피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카구야 호는 2년 여간 달 궤도를 돌며 관찰했으며, 지난 6월 임무를 완수했다. 사진=뉴사이언티스트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불륜·폭력·패륜 난무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그리스의 귀신들

    불륜·폭력·패륜 난무 막장드라마보다 더한 그리스의 귀신들

    귀신이나 신이나 국어사전에서는 모두 ‘초인적이고 초자연적 위력을 가진 존재’로 정의된다. 그런데 왜 우리가 제사로 모시는 조상들은 귀신이라고 하고 제우스, 헤라, 프로메테우스, 아르테미스는 신이라고 할까. 그들을 ‘그리스 귀신’이라고 부르면 왜 이상할까. 그리스 철학자 크세노파네스는 그리스 신들이 인간과 같은 존재이고 음모·계략·살인·절도 등 범죄와 폭력을 일삼는 부도덕한 존재라고 비판했고, 플라톤도 “신화는 인간의 비이성적인 면을 부채질한다.”고 신화를 거부했다. ●권선징악조차 빠진 그리스 신화 그리스 신화의 문제점을 지적한 시각은 고대 그리스부터 있었지만, 우리에게 그리스 신화는 학생들에게는 강력 추천되는 고전 중의 고전이다. 서양 문화, 예술, 지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리스 신화를 알아야 한다. 우리에게도 한민족의 시조인 단군이 있고, 알에서 나왔다는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 하늘에서 떨어진 황금알이 변한 가락국의 시조 수로왕 등 신적인 존재가 있지만 그리스 신화만큼 추앙받지는 못한다. 진보 법학자로 꼽히는 박홍규 영남대 교수는 그의 최신작 ‘그리스 귀신 죽이기’(생각의나무 펴냄)에서 거꾸로 뒤집어 그리스 신화를 파악한다. “그리스 신화는 여러모로 유해하다.”는 박 교수는 가부장적 권위성, 세속성, 오락성이 뒤섞인 그리스 신화를 불륜, 폭력, 복수 등이 난무하는 한국의 막장 드라마에 비교하기도 한다. 그래도 한국의 막장 드라마가 조금 더 낫다. “극단적인 요소들의 뒤범벅으로 오락성만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적어도 그 외양만은 권선징악이라는 최소한의 도덕성을 띠는 반면 그리스 신화에는 그것조차 빠져 있다.”는 것이다. 제목처럼 ‘그리스 신’을 ‘그리스 귀신’이라고 하는 것은 비판하는 차원을 넘어서 부정에 가깝다. 그리스 신화에서 주체인 자기는 신과 영웅들이고, 남성에다 지배자이며, 그리스이고 서양이다. 객체인 타자는 괴물이나 여성, 피지배자, 그리스가 아닌 비서양이다. 게다가 사악하고 음탕한 존재들로 묘사된다. 신이나 영웅은 항상 ‘한번 보면 반하고야 마는’ 선과 미를 갖춘 얼짱에 몸짱이다. 그리스 신화는 태생부터 당혹스럽다. 우주와 신들의 탄생에 대해 가장 체계적이고 신뢰할 만하다는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는 ‘카오스(혼돈)’에서 ‘에레보스(암흑)’와 ‘닉스(밤)’가 생기고, 그 둘 사이에서 ‘아이테르(하늘)’와 ‘헤메라(낮)’가 생겼다고 한다. 결국 에레보스와 닉스는 형제 사이인데, 그들에게서 하늘과 낮이 나왔다니, 패륜이라는 것인가. 또 닉스는 혼자서 운명과 죽음, 고뇌, 운명의 여신과 죽음의 여신 등의 자식을 낳는데, 이는 죽음이 여성에게서 비롯됐다는 것을 드러내는 극단적인 가부장적 태도라고 주장한다. 인간의 모습을 한 전지전능한 신 제우스만 봐도 그렇다. 절대 권력의 상징인 제우스는 정복하고자 마음 먹은 대상은 성별과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부인은 첫번째 지혜의 여신 메티스부터 마지막인 여동생 헤라까지 무려 다섯명이다. 지조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다른 여인인 레다를 유혹하기 위해 백조로 변신했고, 황금비로 변해 아르고스의 왕 아크리시오스의 딸 다나에에게 내려 페르세우스를 낳았다. 그러나 전쟁과 이성의 여신 아테나에게는 정절을 강요한다. 아테나가 고취하는 미덕은 정치적 영지, 용기, 조화, 규율, 자기억제이며 처녀의 전형이다. 인간 여성의 기원도 차별적이다. 자신에게 굴복하지 않은 프로메테우스 때문에 화가 난 제우스는 대장장이 신 헤파이스토스에게 판도라를 만들게 했다. ‘신통기’에는 판도라를 ‘파멸을 가져다주는 여자들의 종족’으로 표현한다. 괴물을 무찌르는 헤라클레스를 비롯한 영웅의 모습은 다분히 제국주의적 이미지이다. 폭압성과 무법성은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정의를 실현하고 세상을 구한다는 명목으로 정당화된다.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 신화는 그 안에 신과 인간, 영웅과 괴물, 남성과 여성 등의 차별구조를 안고 있으면서도 그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도록 유도하고 있다. ●“신화에 대한 열광은 정신적 제국주의” 저자는 “그리스 신화가 원초적 본능을 숨김 없이 드러내는 너무나도 인간적인 것이라고 예찬한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음란, 강간의 폭력주의만이 아니라 전제주의, 제국주의, 침략주의, 귀족주의, 영웅주의, 군사주의, 물질주의, 권위주의, 성차별주의, 남성주의, 기계주의 따위를 상징한다.”고 주장한다. 그리스 신화에 대한 열광은 비윤리적 행태와 서구 중심의 사유를 퍼뜨리는 ‘정신적 제국주의’라는 게 저자의 판단이다. 동양에 대한 편견과 폄훼가 묻어 있는 에드워드 사이드의 ‘오리엔탈리즘’이 제기하는 서구 제국주의의 지배를 합리화시키는 수단이고,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근원적 힘일 뿐이다. 저자는 민족과 계급, 성별 등의 투쟁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리스 귀신이 추방돼야 한다.”고 꼬집는다. 책은 그리스 신화를 읽는 것조차 막아 서지는 않는다. 다만 읽으려면 비판적인 시각으로 읽기를 권한다. 더 멀리는 평화적 질서를 뒤흔드는 서구의 폭력성을 이해하고 서구중심적 사유를 넘어서는 길로 인도한다. 1만 2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다양해진 인덱스펀드 잘 고르면 짭짤

    다양해진 인덱스펀드 잘 고르면 짭짤

    최근 일반 인덱스펀드의 기초자산이나 운용방식에 변화를 꾀한 신개념 인덱스펀드들이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인덱스펀드는 수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저비용 구조와 낮은 매매 회전율에 의한 절세 효과 등으로 대표적인 장기 투자 상품으로 꼽힌다. 펀더멘털, 레버리지, 리버스, 테마 등 특화된 인덱스펀드가 일반 인덱스펀드를 보완할 유용한 투자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인덱스펀드는 코스피와 같은 지수 또는 시장과 같이 움직이도록 운용되는 펀드다. 펀더멘털 인덱스펀드는 시가총액 방식의 일반 인덱스펀드가 갖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개발됐다. 시가총액이 높아 고평가된 기업은 더 많이 편입하고, 반대로 저평가된 기업은 더 적게 편입하는 구조적인 비효율성이 문제로 지적된 것. 이에 따라 펀더멘털 인덱스펀드는 매출액과 현금흐름, 배당 등 기업의 가치를 대표하는 지표를 기준으로 종목별 편입 비중을 산정한다. 펀더멘털 인덱스펀드는 2006년 이후 지금까지 ‘신한BNPP Tops 펀더멘털인덱스증권투자신탁1(주식)C1’과 ‘푸르덴셜네오밸류인덱스증권투자신탁(주식)C’ 등 모두 5종이 운용되고 있다. 설정액은 총 1000억원 수준이다. 이정은 푸르덴셜투자증권 펀드 애널리스트는 “대부분의 펀더멘털 인덱스펀드가 코스피지수나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초과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면서 “가치 투자에 기반한 만큼 투자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레버리지 인덱스펀드는 파생상품 투자기법을 활용한 상품이다. 주가 상승기에 그 흐름을 예측해 적은 투자금으로 기초자산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레버리지(지렛대) 효과를 활용한 것이다. 다만 하락기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빚어질 수 있어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인덱스펀드로 분류된다. 레버리지 인덱스펀드는 아직 국내에 생소하지만,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 형태로 상장돼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 100여종의 레버리지 ETF가 존재하며, 운용 규모는 250억달러(약 35조원)에 이른다. 국내에는 지난 6월 ‘NH-CA 1.5배 레버리지인덱스증권펀드’가 처음 출시됐으며, 이달 7일 현재 설정액은 283억원이다. 이 펀드의 레버리지 배수는 1.5배로, 시장 민감도가 1.5배임을 뜻한다. 때문에 최근 3개월 수익률은 20.5%로 코스피 상승률 11.9%의 1.7배인 반면, 조정이 이뤄진 최근 1주일간 수익률은 -8.4%로 코스피(-5.4%)보다 하락 폭이 1.5배 컸다. 이 애널리스트는 “일반 인덱스펀드로 위험을 최소화한 뒤 초과 수익을 위한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면서 “향후 국내 주식시장의 기대 수익이 낮아질수록 레버리지 인덱스펀드의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버스 인덱스펀드는 주식시장이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 구조로, 하락기에 효율적인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리버스 인덱스펀드 대부분은 엄브렐러펀드의 하위 펀드에 속한다. 엄브렐러펀드는 성격이 다른 여러 개의 하위 펀드로 구성돼 있으며, 수수료 부담 없이 하위 펀드간 전환도 가능하다. 예컨대 시장이 상승세로 접어들면 일반 주식형펀드나 인덱스펀드를 선택하고, 반대로 시장이 약세로 돌아서면 리버스 인덱스펀드로 전환할 수 있다. 테마 인덱스펀드는 장기간 지속 가능한 테마로 분류될 수 있는 종목군을 선별해 구성된 펀드다. 올해 새롭게 출시된 ‘삼성그룹밸류인덱스펀드’와 ‘미래에셋맵스그린인덱스펀드’ 등 그룹주나 녹색산업에 투자하는 상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 오대정 대우증권 WM리서치팀장은 “리버스 인덱스펀드는 하락기에 적절히 활용하면 수익률 개선에 기여할 수 있고, 적극적인 투자자가 고려할 만한 상품”이라면서 “테마 인덱스펀드는 시장 전체에 분산 투자하는 일반 인덱스펀드보다 변동성이 높지만, 수익률 측면에서 효과적인 대안 투자 수단”이라고 말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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