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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영화 보려면 40분 가야 하는 시골 벗어나 넓은 세상 볼 수 있는 시야 키웠더라”

    삼성의 ‘드림클래스 방학캠프’에 다녀온 장주현(원이중 2년)군의 어머니 심권자(41)씨는 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새삼 놀랐다. 평소 공부에 열심이고 행동거지도 반듯해 늘 대견했지만, 부모 품을 떠나 고작 3주간 서울생활을 하고 왔는데 부쩍 자라서 돌아왔기 때문이다. 장군의 꿈은 신학자. 목회자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5학년 때 일찌감치 꿈을 정했다. 어머니와 평소에도 조근조근 수다 떨기를 좋아하는 장군이 가고 싶은 신학대, 관련 전공 등에 대해 꽤 진지하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을 보며 심씨는 내내 흐뭇했다. “3학년 새학기를 앞두고 있어서 ‘성적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는 말은 아직 이르지만 확실히 시야가 넓어진 건 분명해요.” 장군의 가족이 사는 곳은 충남 태안 원북 마삼리. 농사가 주민들의 생업인 이곳은 피자집, 치킨집이 있는 것만 해도 감사할 정도로 외지다. 영화 한편 보려면 시내까지 40분 차를 타고 나가야 한다. 몇 년 전 인근에 한국전력이 들어와 그나마 수영장, 스포츠센터 등 생활편의 시설이 갖춰진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사교육은 언감생심. 돈도 돈이지만 교육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한전이 들어서면서 그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자녀를 대상으로 과외를 하긴 하는데 한 과목당 40만~50만원이에요. 서울 등 대도시보다야 싸겠지만 이곳에서도 고액 과외죠.” 이런 가운데 지난가을 장군이 다니는 학교에서 날아온 공문은 희소식이었다. 원이중학교는 2학년 반이 1개반(30여명)일 정도로 작다. 시골에 살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1년에 두 번씩 서울에 올라가 인사동, 낙원동 악기상가 등을 둘러볼 정도로 교육열이 남다른 심씨는 사실 드림클래스에 대해 편견이 있었다. “대기업이 기름유출 사고를 무마하기 위해서 하는 줄 알았죠. 그런데 기업이 시늉이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이런 프로그램을 마련했다는 것에 감동을 받았어요.” 참가 학생 한 명당 들어가는 캠프 비용은 200만원. 심씨는 “만약 우리가 200만원을 들여서 사교육을 시켰다면 엄청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면서 “아이나 학부모에게 여유를 가지고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줘서 참 고마운 일”이라며 웃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신세계, 계열사 빵집 부당지원…과징금 40억

    경제민주화 논의가 한창이지만 대기업집단(재벌)의 사익 추구는 여전하다. 제과점과 피자집까지 진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일으켰던 신세계는 부당 내부거래로 과징금 수십억원을 부과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일 신세계, 이마트, 에브리데이리테일 등 3개사가 계열사인 신세계SVN(Shinsegae Veccia e Nuove) 등에 2009년부터 판매수수료를 낮게 매겨 부당 지원했다며 시정명령과 총 40억 61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신세계SVN은 이명희 회장의 딸인 정유경 부사장이 지분 40%를 가진 곳으로 지난해 1년 동안만 이마트에서 1991억원어치의 빵과 피자를 팔았다. 이번 조사과정에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최고 경영진이 지원방안을 모색하고 수수료율 인하 등을 직접 지시한 회의록 등이 공개됐다. 정 부사장은 위법기간 중 배당금 12억원도 받았다. 10대 재벌의 영위 업종은 2001년 37개에서 2011년 56개로 43.5% 늘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청소년 알바’ 업소 20%가 근로법 위반

    청소년을 아르바이트생으로 고용한 음식점, PC방 등 업체 5곳 가운데 1곳은 법을 위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가족부는 28일 고용노동부,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수도권과 부산, 대구 등 6개 광역시에서 청소년을 주로 고용하는 업소 232곳을 점검한 결과 전체의 20%인 48곳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휴일·야간 규정 안지켜 법률 위반 사례는 144건으로, 근로계약서 미작성이 36건(25%)으로 가장 많았다. 연소자 증명서를 갖추지 않거나 야간·휴일 근로 사전 인가규정을 위반한 사례도 많았다. 오후 10시 이후의 야간 근로를 시킬 때 18세 미만 근로자의 동의와 담당 노동관서의 인가를 받아야 하지만 이를 위반한 사례도 있었다. ●중소 일반음식점 적발 많아 청소년 근로 법령 위반행위는 대도시 중심가보다 외곽지역이나 청소년이 많이 출입하는 전철역 주변에서 주로 발생했다. 서울에서는 종로, 노원, 강남, 영등포구가 합동점검 대상지역이었다. 또 적발 업소는 대형 패스트푸드 가맹점보다는 닭갈비, 분식집 등 중소 규모 일반음식점이 27곳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피자집, PC방, 커피전문점, 레스토랑, 제과점 순으로 위반 사례가 많이 적발됐다. ●여가부, 합동점검 年4회로 강화 여가부 관계자는 “청소년은 임금의 구성항목, 계산방법, 지급방법, 소정근로시간, 휴일·연차유급휴가 등이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며 위반 시 업소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고 설명했다. 여가부는 연 2회 방학에만 시행하는 청소년 아르바이트 합동점검을 1년에 네 차례 정도로 강화할 계획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일본 독도제소 제안에 분통 성폭행 여대생 자살에 분노

    [NATE 검색어로 본 e세상 톡톡] 일본 독도제소 제안에 분통 성폭행 여대생 자살에 분노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방문으로 촉발된 한·일 외교갈등이 인터넷에서도 점입가경이다. 일본 독도제소가 1위에 올랐다. 지난 21일 일본 정부는 주한 일본대사관 오쓰키 고타로 참사관을 통해 외교부에 구상서를 전달했다. 일본이 독도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ICJ)에 회부하자고 한국 정부에 공식 제안한 것은 1962년 국교가 복원된 이후 50년 만이다. 성폭행 여대생 자살 사건이 두 번째로 많은 클릭을 이끌어냈다. 지난 20일 충남 서산의 한 여대생이 피자집에서 아르바이트하던 중 사장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목숨을 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전자발찌 실효성 논란이 뒤를 이었다. 지난 21일 서울 광진경찰서는 자녀를 유치원 통학버스까지 데려다 주는 틈에 열려 있던 현관문으로 침입한 뒤, 돌아온 이모(37·여)씨를 성폭행하려다 흉기로 찔러 살해한 서모(42)씨를 체포했다. 서씨는 성폭행 전과 12범으로 전자발찌를 착용한 상태였다. 성추행 의대생 모친이 4위에 올랐다. 지난 22일 서울중앙지법은 동기 여학생을 집단 성추행해 복역 중인 고려대 의대생 배모(26)씨와 어머니 서모(52)씨에게 피해자 명예훼손 혐의로 각각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에게 문제가 있는 것처럼 몰고 가는 내용의 허위문서를 유포해 피해자에게 치명적인 2차 피해를 주고도 반성하지 않아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5위는 걸 그룹 티아라의 은정 (SBS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 하차다. 지난 22일 제작진은 홍다미 역할을 맡은 함은정의 출연 여부에 대해 긴급회의를 진행해 교체로 결론을 내렸다. 6위는 전 세계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관심을 끈 삼성 특허침해 배상 판결. 지난 25일 미국 새너제이 법원 배심원단이 삼성전자의 일부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애플의 모바일 특허와 디자인 특허를 침해했다며 10억 5185만 달러(약 1조 2000억원)의 배상을 명령했다. 인터넷 실명제 위헌이 뒤를 이었다. 지난 23일 헌법재판소는 손모씨 등 3명과 미디어오늘이 ‘인터넷 실명제는 사생활의 자유와 언론·출판의 자유, 평등권 등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로 위헌을 결정했다. 8위는 기성용 스완지시티 입단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가 지난 24일 홈페이지에 계약 기간 3년 조건으로 기성용을 영입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지 언론은 이적료가 600만 파운드(약 106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9위는 또 한번의 묻지 마 폭행사건인 여의도 칼부림이, 10위는 이병헌 강병규 고소가 턱걸이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짓밟히는 알바생 인권] (4)트라우마 덫에 걸린 서산 여대생 가족

    [짓밟히는 알바생 인권] (4)트라우마 덫에 걸린 서산 여대생 가족

    피자집 알바 사장에게 성폭행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모(23)씨의 주검이 발견된 지 보름. ‘악마’에게 딸을 빼앗긴 이씨의 어머니 김모(50)씨는 24일 충남 서산시 음암면 집을 찾은 기자에게 “수면제를 먹어도 잠을 잘 수 없다.”고 울먹였다. 시간이 흐르고 있지만 김씨와 남편 이모(53)씨, 막내아들(7)은 그날의 충격과 상처로 지독한 트라우마 덫에 걸려 있었다. 김씨는 “딸이 지금이라도 문을 열고 ‘엄마’ 하며 들어올 것만 같아 잠을 잘 수가 없다.”며 고통스러워했다. 김씨는 “수면제를 먹어도 20~30분마다 이상한 꿈을 꾸면서 잠을 깬다.”면서 “누워 있으면 눈을 뜨는 것조차 힘들 정도로 기력이 없는데 하도 억울해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김씨의 남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충북대 심리학과 임성문 교수는 “현재 이들은 심각한 트라우마로 고통을 받고 있는 것 같다.”면서 “트라우마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이들의 경우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안윤영 정신과 전문의는 “큰아들 교통사고에 이어 딸까지 이런 일을 당해 트라우마는 더 심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딸은 효녀였다. 늦둥이 막내동생을 엄마처럼 잘 보살폈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항상 잘 챙겼다. 그러나 비극은 막내에게도 행동의 변화를 가져왔다. 김씨는 “누나가 죽었다는 사실을 막내가 알까봐 소리내서 울지도 못하고 있는데 낌새를 챈 것 같다.”며 “부모와 떨어져 친구들과 잘 놀던 아이가 요즘은 엄마·아빠곁을 좀처럼 떠나려 하지 않고 짜증만 부려 가슴이 찢어진다.”고도 했다. ‘악마’. 이들 부부는 딸을 죽음으로 내몬 피자집 사장을 이렇게 표현했다. 이씨는 “딸이 옆에 없다는 사실에 억장이 무너진다.”며 “악마를 고통스럽게 죽여달라.”고 애원했다. 형언할 수 없는 고통은 2차피해를 낳았다. 이런 충격과 슬픔, 고통은 유가족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다. 서산 시민의 분노는 좀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악덕업주와 성폭력을 추방하자는 외침이 거세지고 있다. 시민들이 1만명 서명운동에 나섰고, 서산시는 아르바이트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서산지역 7개 시민단체가 연합해 만든 ‘서산 아르바이트생 성폭행 피해 사망사건 대책위원회’가 동문동 김신환 동물병원에 마련됐다. 서명에 참여한 주민 최모(54)씨는 “그 여대생이 너무 딱해 지나가다 일부러 들렀다.”면서 “사법부가 철저하게 조사해 가해자를 엄하게 처벌해 달라.”고 촉구했다. 대책위원회 공동대표인 김신환 원장은 “제가 그동안 시민단체활동을 하면서 수많은 서명을 병원에서 받았지만 이번처럼 시민들의 참여도가 높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번 사건이 여성인권과 아르바이트 학생들에 대한 허술한 사회안전망 때문에 발생한 ‘인재’라고 입을 모았다. 솜방망이 처벌이 이런 끔찍한 결과를 낳았다고 질타했다. 서명운동에 나선 것도 처벌을 강화해 달라는 취지다. 아울러 민·관·경 합동으로 청소년 아르바이트생에 대한 노동권 및 인권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사각지대에 놓인 대학생 아르바이트생을 지원하기 위한 조례제정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숨진 이씨의 신원을 풀어주기 위한 친구들의 노력도 눈물겨웠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토론방을 통해 친구의 안타까운 죽음을 알리면서 친구가 아르바이트했던 피자가게에서 일하며 업주로부터 성폭력을 당했거나 친구의 피해모습을 목격한 사람을 찾고 있다. 이날 현재 이 토론방에 서명을 남기고 간 네티즌은 1만 2800여명에 달한다. 이들은 친구가 다녔던 대학교에 개강 후 분향소도 마련할 예정이다. 대학생 정모(23)씨는 “친구의 죽음이 실감이 나지 않고 멍하지만 정신을 차리고 활동하고 있다.”며 “친구가 다녔던 고등학교를 찾아가 서명운동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서산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피자집 사장’ 강간이냐 강간치사냐?

    충남 서산 피자가게 아르바이트 여대생을 성폭행해 자살에 이르게 한 업주 안모(37)씨에게 적용될 죄목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서산경찰서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 20일 강간 및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검찰에 구속 송치됐다. 하지만 법조계 일각에서 자살한 이모(23)씨가 안씨로부터 ‘성관계에 응하지 않으면 죽이겠다.’는 내용의 협박을 받은 게 사실이라면 강간죄가 아닌 강간치사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강간죄는 3년 이상 유기징역에 단순 강간사건은 통상 징역 2년 내외가 선고되지만, 강간치사죄는 10년 이상 징역이나 무기징역에 처해져 형량이 훨씬 무겁다. 피해자 이씨는 휴대전화에 “그(안씨)가 나에게 협박을 계속하고 있다. 나를 죽일까 봐 너무나 공포스럽다. 그래서 대신 내가 죽는다. 경찰 아저씨 이 사건을 파헤쳐서 그 사람을 사형시켜 주세요.”라는 유서를 남겼다. 대전 소재 법무법인 동감의 김동철 변호사는 “결과하고 모두 연관시킬 수는 없지만 강간이 죽음으로 몰아갔다는 명확한 인과관계가 규명된다면 강간치사죄가 성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산경찰서 관계자는 “기소권자인 검찰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고, 대전지검 서산지청은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라 뭐라 말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서산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알바생 성희롱땐 최대2000만원

    아르바이트 학생에 대한 사업주의 성희롱·성추행 등 성범죄에 대한 처벌이 크게 강화된다. 사업주들이 성희롱 예방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했고 과태료도 대폭 올렸다. 최근 충남 서산 피자집 아르바이트 여대생이 업주로부터 성폭행을 당한 뒤 자살한 사건 이후 정부가 내놓은 첫 대책이다. 정부는 22일 편의점·피자가게 등 아르바이트 학생을 많이 고용하는 1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성희롱·성폭력 예방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자체 게시물 등으로 대체가 가능했던 성희롱 예방교육(연간 1시간 이상)이 다음 달부터는 사업주를 현장에 집합시켜 교육하는 집체(集體)교육으로 바뀐다. 아르바이트 학생들도 예방 교육에 의무적으로 참여시킬 방침이다. 특히 사내 성희롱 등으로 물의를 빚은 사업주나 상급자에 대해 부과되던 과태료를 종전 1000만원 이하에서 2000만원 이하로 상향하기로 했다. 또 성희롱 예방 교육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는 사업주에 대한 과태료도 종전 300만원 이하에서 1000만원 이하로 올렸다. 한편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세종로 중앙청사에서 열린 간부회의에서“등록금이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시간제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성을 상대로 행해지는 폭력은 심각한 인권 침해일 뿐 아니라 궁박한 처지에 있는 우리 이웃이나 어린 학생들에 대한 사회적 양식을 저버리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관계 부처는 성폭력 외에도 임금 체불, 최저임금 위반 등에 대한 기존의 대책을 점검하고 근로감독을 보다 엄격히 해나감으로써 이들의 인권보호에 만전을 기해주기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네티즌 ‘성폭행 피자집 사장’ 가족 신상털기

    피자집 사장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아르바이트 여대생 이모(23)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네티즌들을 울리고 있다. 지난 10일 오후 한 야산에서 아버지 명의의 아반떼 승용차 안에 연탄불을 피워 놓고 숨진 채 발견된 이씨의 유서 내용에 네티즌들은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또 숨진 이씨의 친구들은 약자인 알바 여대생을 짓밟은 피자집 사장을 격렬하게 비난했다. 이씨의 친구들은 인터넷에 “이건 단순히 저희 친구만의 문제가 아니다.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타나지 않길 바라고, 이번 일을 계기로 모든 성범죄의 뿌리를 꼭 뽑아냈으면 좋겠다.”고 당국에 성범죄 처벌 강화를 요구했다. 특히 취업난 때문에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는 이른바 ‘88만원 세대’가 이씨의 사연에 더 많은 눈물을 흘렸다. 해당 업체의 홈페이지는 접속 폭주로 현재 마비된 상태이다. 분노한 네티즌들은 일명 ‘신상털기’에 나서 피자집 사장과 그의 부인, 아이의 사진과 주소까지 공개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새 가맹점 출점 금지…치킨집 800m 이내, 피자집 1.5㎞ 이내

    BBQ나 페리카나 등 유명 치킨 프랜차이즈는 반경 800m 이내에 같은 브랜드의 새 점포를 낼 수 없다. 미스터피자와 도미노피자도 반경 1.5㎞ 이내에 신규 입점이 금지된다. ●BBQ 등 5곳·미스터피자 등 2곳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영업권 보호를 내용으로 하는 치킨·피자 업종 모범거래기준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제너시스BBQ(브랜드명 BBQ)와 GNS BHC(BHC), 교촌F&B(교촌치킨), 페리카나, 농협목우촌(또래오래) 등 5개 가맹본부는 기존 가맹점 800m 안에 신규 가맹점이나 직영점을 열 수 없다. 인근 가맹점의 동의를 받고, 3000가구 이상 대형 아파트단지나 대형종합병원·대학교·철길 등으로 상권이 확연히 구분돼야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다. MPK그룹(미스터피자)과 한국도미노피자 등 2개 피자 가맹본부는 가맹점 간 영업권 침해 사례가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 제한 거리를 1.5㎞로 비교적 느슨하게 제한했다. 계열 관계 브랜드의 가맹점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영업권 침해 대책도 마련됐다. 같은 브랜드는 아니지만 계열 브랜드가 신규 가맹점을 개설해 기존 가맹점 매출이 30% 이상 감소하면 가맹본부가 영업손실액 50%를 보상해야 한다. 제너시스 그룹 계열사인 BBQ와 BHC가 이 규정을 적용받는다. ●가맹점 리뉴얼 주기 7년으로 매장 인테리어 교체 등 가맹점 리뉴얼 주기는 7년으로 정해졌고, 리뉴얼 비용의 20~40%는 가맹본부가 부담해야 한다. 매장 방문 손님의 매출액이 전체의 50%를 넘는 가맹점만 주기를 5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 가맹본부가 가맹점에 광고비를 요구할 때는 사전동의를 받아야 하며, 판촉행사 요구는 전체 가맹점의 70% 이상 동의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 피자 업종은 그간 가맹본부가 광고·판촉비용을 가맹점에 떠넘긴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공정위 조사 결과 드러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가맹본부가 거래기준을 지키지 않을 경우 허위·과장 정보 제공 혐의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며 “3분기에는 커피전문점, 4분기에는 편의점의 특성에 맞는 모범거래기준을 각각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치킨과 피자 배달 업체는 각각 2만 7000여개와 5000여개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며, 70%가량은 프랜차이즈에 가입한 업체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10~20대가 대부분 ‘철가방맨’의 경제학

    짜장면이나 치킨·피자 배달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20분이다. 배달이 많은 곳은 중국집이다. 10~20대가 대부분인 배달원들은 일주일에 평균 6일 일하지만 한 음식점에 3년 이상 있는 경우는 드물었다. 15일 한국노동연구원의 ‘노동리뷰’ 5월호에 따르면 중국 음식점 배달원, 이른바 ‘철가방’은 평일 하루 평균 25차례 배달한다. 주말에는 배달 건수가 36건으로 늘어난다. 치킨집 배달원은 평일 20건, 주말에는 30건 배달한다. 피자 배달원은 평일에 18건, 주말에 28건 배달한다. 노동연구원이 지난해 10월 서울·인천·경기 지역 음식점 사업주 344명과 근로자 47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설문 대상자의 57.7%가 20대였고 30대(16.1%), 10대(14.9%) 순이다. 10~20대가 전체 배달자의 72.6%다. 배달경력은 3년에서 10년 미만이 70.9%, 1년에서 3년 미만 16.9%, 10년 이상 14.5%, 1년 미만 7.7%로 배달경력 3년 이상(85.4%)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한 음식점에 머무르는 근속기간은 3년 미만(72.0%)이 많았다. 노동 강도가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주일에 근무 일수는 6일이고 하루 평균 근무시간은 9시간이다. 중국집 배달원은 10시간 30분씩 일한다. 월급은 133만원 수준이다. 그나마 중국집 배달원이 월급제이고 피자집이나 치킨집은 시급제와 월급제가 반반이다. 휴식 시간은 딱히 없다. 사고도 잦다. 최근 3년간 배달원이 오토바이로 배달하다 사고가 난 사업장은 35.2%다. 안전모 착용 등 안전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이승렬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신속배달’에서 ‘안전배달’을 중시하는 문화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올해부터 50㏄이하 보험가입 의무화…27만 스쿠터의 분노

    올해부터 50㏄이하 보험가입 의무화…27만 스쿠터의 분노

    올해부터 50㏄ 이하 소형 오토바이(스쿠터)에 대한 보험가입 등 사용신고제가 도입되면서 농어촌 노인들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배달용으로 쓰는 치킨집, 피자집, 중국집 등 업소도 그렇지만 대다수 농어민이 신고를 꺼려 27만대로 추정되는 국내 스쿠터 중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 신고한 소유자는 2000여명에 불과하다. 1일 충남 금산군에 따르면 10개 읍·면 주민이 보유한 스쿠터는 600~700대로 추정되나 지금까지 10명만 신고했다. 정부는 지난 1월 1일부터 오는 6월 말까지 관할 자치단체에 신고하고 보험가입과 번호판 부착을 끝내도록 했다. 사고가 많고, 도난 시 추적이 어려우며 값싼 중국산 등이 대량 유입되면서 대기오염이 심해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신고 없이 50㏄ 이하 스쿠터를 타다 적발되면 오는 7월부터 최고 5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주원인은 보험료 때문이다. 연간 12만원까지 들어 농어촌 노인에게는 부담이 적잖다. 번호판 부착에 별도로 수천원에서 1만원이 든다. 금산군 제원면 김모(58)씨는 “먼 곳은 승용차로 가고 스쿠터는 고작 마을 안 논밭이나 마실 갈 때만 몇 번 타고 마는데 무슨 보험 가입이냐. 보험료가 스쿠터 휘발유값보다 더 들어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생겼다.”면서 “신고하지 않고 그냥 타다가 고장나면 내다 버릴 생각”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충남 서산시 상황도 비슷하다. 운산면 소중1리 이장 심순호(58)씨는 “마을길이 도로냐며 주민 불만이 많다. 스쿠터 사고도 그동안 한 건 없었다.”며 “낡은 스쿠터를 가진 주민일수록 신고를 기피한다.”고 전했다. 운산면사무소 직원은 “이장들한테 스쿠터 보유 조사를 해 달라고 했는데 폐차하겠다, 팔겠다 등의 이유로 신고를 꺼려 지금까지 겨우 3건만 신고됐다.”면서 “등록 때 노인들이 연식이나 모델명을 몰라 아예 스쿠터를 가져오라고 한다.”고 업무 처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스쿠터 판매도 부진하다. 천안시 성환읍 대명오토바이 주인 이찬우(51)씨는 “매달 2~3대 팔리던 50㏄ 이하 스쿠터가 올 들어서는 한 대도 안 나갔다.”면서 “농어촌 노인에게는 50㏄ 이하 스쿠터가 적당한 만큼 보험료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국토해양부 자동차정책과 주진충 주무관은 “농어촌에서 50㏄ 이하 스쿠터를 많이 타며 그동안 신고제를 도입하지 않았던 만큼 어려움이 많다는 것을 안다.”면서 “하지만 농어촌 주민의 순수 교통수단인지 파악하기 어렵고, 업소 영업용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어 농어촌 주민만 특혜를 주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돈 깎이고 성희롱에도 말못하는 알바女

    돈 깎이고 성희롱에도 말못하는 알바女

    “한달 못 채우면 알바 시급이 3700원으로 깎여요.”(K중 3학년 L양) “40대 결혼 안 한 피자집 점장이 몰래 제 동영상을 찍었어요.”(K고 3학년 K양) “주유소 아저씨들이 야한 동영상을 보곤 장난식으로 제 엉덩이를 때리곤 했어요.”(K중 3학년 L양) 청소년(만 18세 미만) 아르바이트생의 절반 정도가 법으로 보장된 최저임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청소년의 경우 무려 54.5%가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했고, 폭언과 성희롱에 노출되어 있었다. 29일 고용노동부의 ‘2011 청소년 아르바이트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청소년 2851명을 대상으로 2010년 6월~2011년 6월간 최저임금(2011년 4320원)을 받지 못한 청소년은 46.7%에 달했다. 전체 청소년 아르바이트생 평균 시급도 4603원으로 최저임금보다 불과 283원 많았다. 특히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한 남자 청소년은 40.7%였지만 여자 청소년은 이보다 13.8%포인트 높은 54.5%였다. 여자 청소년들이 거세게 항의하지 않는 점을 사업주들이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 학교 교사들의 설문 결과 부당행위를 당했을때 남자 청소년은 주로 고용부나 경찰에 신고하거나 사업주에게 직접 항의하는 반면 여자 청소년은 친구에게 알리거나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는 경향이 크다고 답했다. 비진학청소년(수급자 및 차상위 계층을 위한 전국자활후견기관 가입 청소년) 중 최저임금을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는 61.1%에 달해 진학청소년(49.9%)보다 월등히 높았다. 설문에 참여한 청소년 중 23.3%는 부당 행위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폭언 등 인격모독이 40.2%, 부상 또는 질병 27.7%, 부당해고 11.6%, 성폭행 6.0% 등이었다. 아르바이트라 해도 근로자보호를 위해 작성·제출해야 하는 근로계약서, 가족관계증명서, 부모동의서 등을 제출하지 않은 경우가 각각 77%, 71.6%, 60.8%에 달했다. 보고서는 “안전한 아르바이트 교육을 실시하도록 교사의 인센티브 방안을 마련하고, 사업주에 대한 불시 점검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新 개인정보 보호시대] (1) 30일 시행 관련법 내용

    하루가 멀다 하고 개인정보 유출 소식이 잇따른다. 대기업, 공공기관 등에서 카드사, 포털사이트, 여권발급기 관련업체 등 민·관·업종을 가리지 않는다. 안전지대가 없다. 수천만명에 이르는 사람들은 자신의 개인신상정보가 불특정 공간을 떠돈다는 불안감과 두려움 속에 벌거벗은 느낌으로 산다. 이런 가운데 오는 30일부터 개인의 권익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개인정보보호법이 전면 시행된다. 세 차례에 걸쳐 법 시행을 통해 바뀌는 내용과 개인과 사업자들의 피해 예방 및 구제 방법을 꼼꼼히 따져 본다. #사례1 국민건강보험공단, 경찰청, 국민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은 물론 개인정보보호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까지 포함한 10개 주요 공공기관에서 갖고 있는 40억여건의 개인정보 중 7억 900만건이 보유 기간을 넘겼음에도 파기되지 않고 있었다. 개인정보 보호 불감증에 민관이 예외가 없음을 보여준다. #사례2 출출한 밤, 야식이 생각났다. 동네 ‘꼬꼬댁 치킨’에 전화를 걸었다. 지난주에 처음 시켜봤는데 맛이 꽤 좋았던 기억이 났다. “양념 반, 프라이드 반 주세요. 생맥주 2000㏄도요.” “네, 알겠습니다. ××아파트 ×동 ××호로 총알같이 쏘겠습니다.” 20분 뒤 버젓이 현금영수증까지 만들어 왔다. 개인정보를 저장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 없는데 어떻게 이미 알고 있지? 불법 아냐? 야식을 먹는 내내 찜찜한 기분이 가시지 않았다. ●기업들 ‘민감정보’ 수집 원천금지 오는 30일부터 개인정보보호법이 전면 시행된다. 그동안 공공기관 개인정보법,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 신용정보이용법, 의료법 등 특정 대상별로 나누어져 있던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들이 하나로 모아지게 된다. 대기업, 공공기관은 물론 동창회, 부동산중개소, 비디오대여점, 치킨집, 피자집 등 업무를 목적으로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350만 사업자가 적용대상이다. ●위반땐 5000만원이하 과태료 위에서 예로 든 ‘사례2’의 경우 현행 법으로는 규제할 방법이 없다. 하지만 개인정보보호법이 시행되면 반드시 법에 따라 이용 목적과 이용 기간 등을 자세히 알려준 뒤 동의를 받고 개인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위반하면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사례1’은 현재 공공기관 개인정보법이 있지만 과태료 등 처벌 조항은 없었다. 오는 30일 이후에는 보유 기간이 지났는데도 개인정보를 파기하지 않을 경우 30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동안 기업들은 관행적으로 주민등록번호를 비롯해 온갖 개인 정보를 수집했으며 동의하지 않을 경우 가입이 불가능한 일도 부지기수였다. 하지만 앞으로는 주민등록번호, 여권번호 등 ‘고유식별 정보’와 사상·신념, 건강, 성생활 등 ‘민감정보’는 원칙적으로 처리가 금지된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 정보주체의 별도 동의를 받아야 한다. CCTV 설치 또한 마찬가지다. 목욕탕, 화장실 등은 당연히 안 된다. 커피점 등에서 직원의 근태를 감시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설치할 수 없다. 공개된 장소에 설치할 수 있는 경우는 범죄예방, 시설안전, 화재예방을 위해 필요한 경우로 국한된다. 또 이 경우에는 반드시 어떤 목적으로 CCTV를 설치한다는 안내판을 두어야 한다. 안내판 미설치 시 10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권헌영 광운대 과학기술법학과 교수는 “개인 입장에서는 신상정보를 더욱 보호받고 구제 절차가 더 구체화돼서 좋지만 자칫 영세사업자를 비롯한 기업 입장에서 늘어난 비용이 개인들에게 다시 전가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데스크 시각] 연리지 사회를 기다리며/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데스크 시각] 연리지 사회를 기다리며/황수정 정책뉴스부 차장

    몇달 전 몽골 출신의 한 결혼이민자와 인터뷰 끝에 이런저런 사담을 나눴다. 결혼해서 남편 따라 한국에 들어온 지 11년째로 우리말이 유창했다. 남편 성씨를 딴 한국 이름으로 살고 있는 그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도 둘 뒀다. 몽골에서 손꼽히는 대학의 경영학과를 나온 덕분에 그나마 한국 적응은 순탄한 편이라고 했다. 한국어 능력시험(TOPIK)도 독학으로 4급 이상 따서 여기저기 지원서도 낼 수 있고, 지난해는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까지 땄다. 그의 직장은 경기도 외곽 시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쯤 되면 한국에서는 성공한 귀화인으로 부러움을 산다.”는 농담까지 더했다. 하지만 이야기가 무르익으면서 뼈 있는 속말이 나왔다. 그저 한국사람으로 살고 싶을 뿐인데도 한국사회는 아직 받아줄 마음이 없는 것 같다, 몽골에서는 교육수준이 아주 높은 이들이 한국행을 많이 하는데도 제대로 인정을 받을 수가 없다, 그나마 수도권 지역에서는 결혼이민자들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감지되지만 조금만 지방 쪽으로 벗어나면 지원을 체감하기가 어렵다…. “실현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면서 작은 바람도 얘기했다. 결혼이민자들의 어린 자녀들이 엄마 나라 말도 할 수 있게 정책 지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아이들이 엄마 나라 말을 할 수 있으면 자연스럽게 이(異)문화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다문화 사회는 절로 성숙되는 게 아니겠냐고 했다. 그를 만난 이후로 결혼이민자, 다문화 가족 얘기를 접할 때면 생각이 많아졌다. 자기네 나라에서 고등교육까지 받은 똑똑한 이가 저럴진대 음지의 외국인 노동자들은 어떤 좌절을 겪고 있을지 넘겨짚어졌다. 통계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120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 4900만명 가운데 약 2.3%가 외국인인 셈이다. 국내에 보금자리를 튼 결혼이민자만 따져도 사회동력으로 유의미한 수치다. 지난 2월 기준으로 집계된 결혼이민자 수는 14만 2300여명. 거기에 배우자, 자녀 등 관계 가족까지 합하면 줄잡아도 100만명이 다문화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계산이다. 이들의 ‘한국살이’ 토양은 그러나 여전히 척박하다. 얼마 전 결혼이민자 고용지원센터에서 일하는 직업상담사에게서 외국인이면 무조건 불법체류자로 내몰리는 분위기가 아직 가시지 않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남편이 한국인이며 정상취업을 하고 있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일터에서 범죄인 취급을 받는 여성 결혼이민자들이 많다는 이야기였다. ‘100만 다문화가정 시대’라는 선언적 구호가 곳곳에서 나부끼고 있는 이즈음,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민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쪽으로 실질적인 생활정책 제안들이 잇따르고 있다는 대목이다. 낯설고 물선 땅에 뿌리 내리려 안간힘을 쓰는 정착 초기 이민자들에게 정부가 앞질러 정책 서비스를 해준다는 건 무엇보다 좋은 소식이다. 여성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전체 결혼이민자 중 정부의 다문화가족 지원 서비스를 받아본 이는 고작 21%. 최근 국민권익위원회는 법무부에서만 통제했던 결혼이민자 정보를 다른 기관에서도 접할 수 있게 함으로써 이민자 서비스가 향상되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앞으로 이민자가 동의하면 개인정보가 여성가족부 등 다문화가족 지원사업을 주관하는 기관들에도 제공돼 다양한 정책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미국 뉴욕 시내 한복판에서 ‘공짜’ 피자에 즐거웠던 기억이 새롭다. 미국 연수 중이던 지난해 봄, 이주 멕시칸이 운영하는 피자집에서 초등학생 딸아이가 그곳 학교에서 배운 짧은 스페인어로 주인과 몇 마디 주고받은 게 전부였다. 그 멕시칸의 진심을 움직였던 건 별 게 아니다. 팍팍한 이국살이에서 문득 확인한 관심과 성의. 다문화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추동이 이와 다를까. ‘연리지’(連理枝)가 있다. 뿌리는 다른데도 가지들이 뒤엉키다 결국 한 그루처럼 자라는 나무다. ‘연리지 사회’의 문을 우리가 열 때다. sjh@seoul.co.kr
  • [세대공감] 영화 같은 당신들의 크리스마스

    [세대공감] 영화 같은 당신들의 크리스마스

    해마다 이맘때면 거리에서 흐르는 캐럴과 화려한 빛깔로 반짝거리는 길거리 조명이 마음을 들뜨게 한다. 크리스마스가 가슴 설레는 것은 연말연시 분위기에 연인, 가족과 함께하는 따뜻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성탄절이 사흘 앞으로 바짝 다가왔다. 연인과 함께할 크리스마스 계획에 들뜬 젊은 커플, 며칠 전부터 밤마다 산타 할아버지에게 갖고 싶은 선물을 기도하는 어린이, 자녀의 선물을 준비하며 몰래 산타가 되려는 부모. 모두가 설레는 마음으로 크리스마스를 기다린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기 전, 저마다의 행복한 추억이 가득한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들어봤다. 서울 신월동에 사는 송창근(54)씨는 크리스마스 하면 가장 먼저 차가운 훈련소와 조교들의 고함 소리가 떠오른다. 크리스마스 이틀 전 군대에 들어가 어리바리한 신참으로 크리스마스를 맞았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송씨는 22세였던 1977년 12월 23일 논산훈련소에 입소했다. 부모님, 친구들과 헤어져 훈련소 연병장에 모이자마자 “지금부터 크리스마스 기분은 잊어라.”고 호령하는 고참의 말에 이씨는 바짝 긴장한 채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송씨는 입대 전까지만 해도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고향인 충북 청주의 고고장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나날을 보냈다. 특히 크리스마스는 일년 중 몇 안 되는 통행금지가 풀리는 날이었기 때문에 송씨와 친구들은 크리스마스만 되면 밤새워 놀 계획을 세우곤 했다. 이런 송씨도 입영은 피할 수 없는 일. 머리를 빡빡 깎고 입영열차를 타러 가는 길에 울려 퍼졌던 캐럴이 송씨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가뜩이나 가기 싫었던 군대인데 친구들과 신나게 놀 수 있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가려니 발길이 차마 떨어지지 않았다. 송씨는 “캐럴을 들으면 크리스마스를 안 챙기는 사람이라도 마음이 들뜨는데 군대에 가야 하니 한숨만 나올 뿐이었죠.”라며 씁쓸했던 기억을 되살렸다. 입영열차 안에서 내다 본 차창 밖은 색색의 조명으로 가득했지만 열차 안은 먹장구름이 엄습한 것처럼 어두운 분위기였다. “그때의 우울했던 기분은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왜 하필이면 크리스마스 이브 전날 입대했는지.”라며 송씨는 한숨을 쉬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알바만… 꽃다운 나이 이렇게 처량할 수가 양재동에 사는 대학생 이소은(24·여)씨에게도 우울한 크리스마스의 추억이 있다. 가장 잊을 수 없는 크리스마스의 기억은 아르바이트로 보낸 대학교 1학년 때. 매일 아침 7시 커피숍으로 가서 가게를 열고 장사를 시작해 정오까지 일한 뒤, 점심을 먹고 곧바로 피자집으로 가서 저녁 9시 30분까지 일했다. 방학 내내 하는 아르바이트를 크리스마스라고 쉴 수 없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에도 커피숍과 피자집 아르바이트를 오가면서 이씨는 쏟아져 들어오는 연인들을 보며 부러워했다. 커피숍에서는 커플들이 양손에 백화점에서 산 선물을 가득 들고 들어와서는 다정하게 앉아 커피를 마시다 나갔다. 피자집에서는 오후 2시에 들어온 커플이 6시가 될 때까지 계속 앉아 있었다. 마주 앉아 먹는 것이 더 편할 텐데도 연인들은 한 의자에 나란히 앉아서 계속 머리를 쓰다듬고 껴안으며 애정표현을 했다. 이씨는 “‘다 드셨으면 나가라’고 말하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참았다.”면서 “나도 크리스마스 땐 놀고 싶고 특히 남자친구와 데이트를 하고 싶은데, 스무살 꽃다운 나이에 돈 때문에 아르바이트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속상했다.”고 말했다. 결국 이씨는 퇴근을 조금 앞두고 화장실로 가서 눈물을 훔쳤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지만… 크리스마스는 ‘솔로지옥’ “주접떨고 망가지는 역할은 이제 싫어요.” 공덕동에 사는 박서현(27·여)씨에게는 친한 친구들과 함께 보냈던 5년 전 크리스마스 이브는 지우고 싶은 기억이다. 2005년 대학생이었던 박씨는 크리스마스 기분을 제대로 내기 위해 친구 3명과 함께 사람들이 북적이는 강남에서 약속을 잡았다. 설레는 기분으로 약속장소로 향한 박씨는 ‘절친’들을 발견해 손을 들어 인사하려는 순간, 그 자리에서 얼어붙고 말았다. 박씨를 제외한 친구 3명 모두 남자친구를 데려온 것. 남자친구랑 같이 오겠다고 말한 적도 없었기 때문에 박씨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모두 다 커플이고 저만 그 자리에서 혼자였어요. 미리 귀띔이라도 해줬으면 좋았는데 나가 보니 모두 쌍쌍이라 괜히 제가 민망했죠.” 친구들의 남자친구들도 여자친구만 믿고 그 자리에 따라왔을 뿐 서로 모르는 사이라 분위기는 썰렁했다. 박씨는 속으로 친구들이 굉장히 야속했다. “커플은 자기들끼리만 좋지 서로 알지도 못하는데 다 같이 어울리려니 어색했어요. 일행 중 저만 혼자라는 게 더 당황스러운 일이었죠.” 썰렁한 분위기를 견딜 수 없었던 박씨는 스스로 분위기 메이커가 되기로 결심했다. 혼자만 솔로로 왔으니 커플들 사이에서 주눅 들지 않으려면 되레 활발하게 분위기를 주도하자는 생각이었다. 박씨는 그때부터 커플들 사이를 이리저리 다니며 먼저 말을 걸었다. “이름이 뭐예요?”에서부터 “연예인 닮으셨네요.”라는 마음에 없는 칭찬까지 하면서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했다. 박씨가 이렇게 망가지는 사이 다른 친구들은 남자친구 앞에서 잘보이기 위해 조신하게 내숭을 떨었다. 심지어 한 친구의 남자친구는 자기 여자친구의 귀에 대고 작은 소리로 “저 사람 좀 푼수 같아.”라고 말했다. 분위기를 띄우려는 박씨의 눈물겨운 노력도 헛수고로 돌아가고 박씨는 오히려 마음에 상처만 입었다. “분위기 어색하지 않게 일부러 칭찬해준 것도 모르고 푼수라는 말을 들었을 때는 그대로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박씨는 그후로 크리스마스 때 친구들이 불러도 나가지 않았다. 박씨는 “차라리 혼자 집에서 ‘나홀로집에’나 보는 게 더 편해요.”라며 울적한 표정을 지었다. 박씨는 올해도 여전히 솔로다. ●돈 잘버는 ‘화려한 돌싱’의 쓸쓸한 크리스마스 미국 뉴저지주에서 사는 최형원(49·가명)씨는 자칭 ‘화려한 돌싱’이다. 30대 초반에 결혼해 8년을 함께 산 아내와 이혼한 뒤 미국으로 이민간 지도 벌써 10년째다. 미국에서 벌인 사업이 번창해 성공한 이민자로 자리잡은 최씨에게 딱 하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여자친구. 사업이 바쁘고 여가시간에는 운동 등 취미활동을 하는 등 애인을 만들 시간이 없다고 주장하는 최씨지만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외로운 것은 어쩔 수 없다. 특히 이맘때가 되면 겨울휴가를 받아 한국에서 미국 여행을 오는 친구들 부부나 가족을 보면 외로움이 더해진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에는 최씨의 가장 친한 친구 부부가 뉴욕으로 놀러와 예정에도 없던 ‘가이드’ 역할을 해야만 했다. 뉴욕의 지리와 명소를 잘 알고 있는 최씨에게 친구는 “부인을 감동시킬 수 있는 멋진 레스토랑을 예약해 달라.”는 부탁까지 했다. 결국 최씨는 친구 부부를 데리고 뉴욕 타임스스퀘어와 백화점 등을 구경시켜주는 데 크리스마스 하루를 전부 보내야 했다. 마지막으로 친구 부부를 위해 예약해둔 야경이 멋진 최고급 레스토랑까지 안내해준 최씨는 피곤하다면서 집에 먼저 들어갔다. 최씨는 “친구 부부가 오붓한 시간을 보내라는 의미에서 눈치껏 빠져주긴했는데 막상 집에 오니 허무하고 외로웠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외국인 직원들과 매년 집에서 파티 경기 일산에 사는 이형민(28)씨는 3년 전인 2007년 12월 24일 비행기 안에서 크리스마스를 보냈다. 그는 이집트로 어학연수를 가기 위해 터키항공을 타고 하늘 위를 날고 있었다. 이씨는 “하필이면 24일만 비행기표가 남아 있어서… 혼자 크리스마스를 보낸 건 처음이었어요.”라며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25일 0시를 알리는 시곗바늘이 지나자 옆자리에 앉아있던 한 외국인이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하며 미소 지었다. 이씨는 인사를 나눈 참에 옆자리 외국인과 기내에서 주는 와인을 나눠 마셨다. 그러자 앞자리에 앉아 있던 또 다른 외국인이 마찬가지로 인사를 했고 함께 또 술을 나눠 마셨다. 이씨는 “그렇게 한명 한명 인사해서 5명이 서로 이야기도 하고 술도 마시고 했어요. 처음에는 와인, 다음엔 맥주도 마시면서 놀다 보니 서로 친구가 됐죠.” 국적은 미국, 터키 등 다양했다. 서로 말은 제대로 통하지 않았지만 크리스마스 축하주를 나눠 마시며 더듬거리는 영어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씨는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사람들이 전부 크리스마스라고 즐겁게 어울리는 모습을 보니 정말 세계인의 축제라는 말이 실감났다.”고 말했다. 중소 가구공장을 운영하는 문규성(62)씨도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들과 함께 보낸 크리스마스의 추억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이주 노동자가 가장 많이 사는 경기 안산시 문씨의 공장에는 6명의 외국인이 일하고 있다. 중국,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몽골, 네팔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진 이들은 문씨의 공장에서 일년 넘게 일해 가족처럼 정이 들었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문씨는 외국인 직원 6명을 모두 집으로 초대해 파티를 열었다.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가족과 떨어져 보내야 하는 외국인 직원들의 고충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문씨의 부인 김희화(59)씨는 크리스마스 전날 아침부터 음식을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외국인들도 좋아하는 우리 음식을 대접하기 위해 불고기, 잡채부터 탕수육까지 집에서 직접 만들어 차려냈다. 일을 끝낸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 문씨 부부까지 8명이 모두 음식 앞에 둘러 앉아 각자의 나라에서 보내는 크리스마스에 대해 이야기하고 가족 이야기를 주고받는 등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자리가 모두 파할 무렵 외국인 직원들은 문씨 부부에게 하얀 쇼핑백을 하나 건넸다. 그 안에는 문씨 부부에게 영어로 쓴 크리스마스 카드와 부부의 선물이라는 내복이 들어 있었다. 문씨는 “각자 나라마다 명절이 다 다르지만 크리스마스는 공통적으로 즐길 수 있는 날이라고 생각해 직원들을 모두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냈다.”면서 “여러 사람이 함께 모이니 훨씬 더 따뜻하고 즐거웠던 시간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문씨는 올해 크리스마스에도 이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청해 함께 파티를 할 계획이다. 김양진·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서울시의회 ‘SSM 사전예고제’ 추진

    기업형슈퍼마켓(SSM) 규제법안인 유통법과 대·중소기업 상생법이 국회에서 논란인 가운데 서울시의회가 SSM 사전예고제와 사전 상권영향조사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례안 개정을 추진한다. 민주당 김문수 시의원은 29일 다음달 임시회에 맞춰 이 같은 내용의 ‘유통업 상생협력 및 소상공인 지원과 유통분쟁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전예고제는 SSM이 사전조정신청을 기피할 목적으로 다른 사업을 할 것처럼 속이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고, 사전 상권영향조사는 SSM이 입점할 곳의 주변 상권 보호를 위한 것이다. 개정안을 준비 중인 김 의원은 “SSM 사업자가 입점하려는 지역과 시기, 규모를 사전에 서울시에 제출하도록 해 다른 사업을 하는 것처럼 속이는 일을 막으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SSM이 입점 예고를 하면 사전에 상권영향조사를 해 주변 상권에 일정 수준 이상 피해가 있을 경우 사전조정권고를 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준비 중인 개정안에 따르면 현행 조례 중 SSM 사업자의 협력사항 조항에 ‘입점 지역, 시기, 규모 등에 관한 사항’, ‘지역업체가 생산한 상품의 납품에 관한 사항’, ‘공익사업을 통한 지역사회 기여에 관한 사항’ 등을 추가했다. 개정안은 국회에서 논의 중인 유통법과 상생법의 통과 여부와 관계없이 재래시장과 소상공인을 보호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유통법은 전통상업보존구역 반경 500m 내에서 SSM의 등록을 제한할 수 있는 내용을, 상생법은 대기업의 가맹점형 SSM도 사업조정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조례 개정안이 통과되면 재래시장 주변 500m 바깥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이 실질적인 상권 보호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사전조정을 강제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지만 적어도 SSM이 피자집 등을 하겠다고 속이는 일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아테네·워싱턴·베이징·도쿄서 “대~한민국”

    한국의 승전보는 지구촌 곳곳의 교민사회도 춤추게 했다. 지구 반대편 고국에서 날아온 태극전사들이 완벽한 경기로 그리스를 제압하는 모습을 생생히 지켜본 남아공 4000여명의 교민들은 기쁨과 환호로 들썩였다. 교민 300여명과 함께 밤새 버스로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까지 원정 응원온 이기면 한인회장은 “경기도 이겼고, 응원전도 우리가 이겼다. 우리 대표팀이 교민들에게 커다란 기쁨을 안겨줬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경기를 지켜본 교민 한태철씨는 “이제 아르헨티나도 겁나지 않는다. 16강은 물론 8강 진출도 확신한다.”며 기뻐했다. ●LA스테이플스센터 1만5천명 응원 그리스의 한인들도 승리의 기쁨에 흠뻑 취했다. 12일(현지시간) 오후 아테네 도심의 한 피자집에서는 현지 교민의 3분의1가량 되는 120여명이 한데 모여 ‘대~한민국’을 외치다 한국의 승리로 경기가 끝나자 그리스 손님들에게 맥주를 돌리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태극 전사들의 선전을 응원하는 붉은 물결이 이어졌다. 한국 대표팀의 그리스와의 경기가 열린 새벽 4시30분(서부 기준 시간, 오전 7시30분 동부 시간) 교포들은 새벽 잠을 설쳐가며 공동 응원 장소로 삼삼오오 모였다. 대형 응원무대가 마련된 LA 시내 스테이플스센터, 한인타운 거리와 식당, 대형 한인교회 등은 붉은색 물결로 넘쳐났다. 스테이플스센터에는 1만 5000여명의 한인들이 모여 ‘대~한민국’을 외쳤다. 워싱턴에서도 한인회와 주미한국대사관, 지역방송 등이 공동으로 버지니아주 애널데일의 북버지니아커뮤니티칼리지(NOVA) 강당에 마련한 응원장소에서 터져나오는 붉은 함성이 새벽을 깨웠다. 베이징 등 중국 곳곳도 ‘대~한민국’을 외치는 교민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베이징의 대표적 한인촌인 왕징(望京)과 유학생들이 모여 있는 우다커우(五道口) 대학가 등의 한국음식점들은 경기시작 3시간여 전부터 가족 및 직장동료들끼리 응원을 펼치기 위해 모여든 교민들로 넘쳐났다. ●日교민 “남·북한·일본 모두 16강 기원” 일본 도쿄에서도 태극전사들의 선전을 기원하는 응원전이 열띠게 펼쳐졌다. 이날 오후 도쿄 미나토구 아자부에 있는 민단 중앙본부 10층 홀에서는 재일본대한민국청년회와 재일한국유학생연합회 소속 대학생 등 300여명이 붉은색 티셔츠를 입고 모여 대형 스크린으로 한국 대 그리스전을 지켜보며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쳤다. 워싱턴 김균미·도쿄 이종락·베이징 박홍환 특파원·연합뉴스 stinger@seoul.co.kr
  • “이젠 끼니가 아니라 등록금 걱정해야”

    “이젠 끼니가 아니라 등록금 걱정해야”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축하하고 계실 겁니다.”  세끼 밥을 걱정할 정도의 어려움을 이겨낸 소녀가장이 서울대 합격의 영광을 안아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2010학년도 서울대 인문계열 수시모집에 합격한 인천 부개여고 김민아(19)양. 김양은 최근 합격통지를 받고서 한없이 울었다고 했다.돌아가신 아버지가 바라던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김양의 어려움을 지켜봤던 담임 안익수(43) 교사도 합격을 확인한 통화에서 함께 눈물을 흘렸다.  김양은 현재 남동생(동준·부평고)과 단 둘이 살고 있다. 부모님이 6살 때 이혼한 뒤 김양과 남동생을 어렵게 뒷바라지 하던 아버지마저 지난해 6월 지병으로 이 세상을 떠났다. 12일 경기도 부천 송내역의 한 피자집에서 만난 김양은 담담했고 어린나이 답지않게 의지가 굳어 보였다.여느 10대 여고생들과 같이 얼굴도 해맑았다.세상에서 딱 하나뿐인 남동생도 자리를 함께 했다.  공부하기 어렵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저는 성취욕이 강해요.남에게 지는 것이 싫었어요.”라며 당당히 대답했다.남동생과 단둘이지만 힘들수록 오히려 웃었다고 지나간 학교 생활을 전했다.고근혜(44·진학부장) 교사는 이와 관련, “대학지원서에 쓴 민아의 자기소개서를 읽고 눈물이 절로 났다. 항상 밝게 웃는 민아가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양은 어려운 환경에 사설학원은 꿈도 꾸지 못했지만 초중고교의 성적은 언제나 최상위권을 유지했다.친구들이 학원에서 강의를 듣는 시간에 학교에서 적어온 노트와 참고서에 충실히 했기 때문이다.김양은 마땅히 공부할 때가 없어 일요일에도 학교에 나와 입시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대입 수능에서의 분야별 공부 비결을 물었다.  수리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것은 스스로 원리를 터득하고 모르는 문제는 학교선생님에게 끈질기게 물었다고 했다. “학원가도 수학문제집을 푸는데 왜 돈내고 가야하나요?”라는 당연한 대답이 돌아왔다.  영어는 매일 테이프를 들으면서 받아쓰기(dictation)를 했단다. 다양한 지문을 읽었고 교과서는 외우다시피 했다. 교무실에서 이면지를 가져다가 또박또박 쓴 영어 에세이는 50여편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서울대 면접에서 영어로 자기소개를 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논술은 학교 토론반에서 매주 책 1권을 소화했고,신문기사를 읽고 논지를 펴는 연습을 꾸준히 했다고 말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른 것이다. ‘한반도 대운하 타당한가’라는 주제로 교내에서 열린 ‘나의 주장 발표대회’에서는 장려상을 탔었다.  김양은 희망했던 대학에 합격한 데는 선생님과 친구들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아침을 거르고 등교한 날이면 선생님은 라면을 끓여다 주는 자상함을 잃지 않았다.김양이 밤늦게 공부하다 지각할 때면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이 김양의 집에까지 와 깨워준 적도 여러 번 있었다.  담임인 안 교사는 “민아는 학교 프로그램을 철저히 따른 모범생이었다. 서울대가 외면하지 않은 것은 민아의 잠재력과 인내심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뷰 내내 활기차 있던 김양에게 “가장 힘들었던 때가 언제였느냐.”고 물었더니 금세 눈물이 글썽였다. 택시운전을 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어린 김양에게 엄청난 고난이었다. 살아야 하는 두려움에 밤마다 악몽을 꾸었고 눈물로 지내야 했다.한동안 학교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모의고사와 내신성적은 곤두박질 쳤다. 하지만 김양에게는 코앞에 닥친 대학 입시가 버티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고난은 한 순간이란 생각이 들 것이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김양은 큰 어려움을 겪은 탓인지 후배들에게 길게 보고 공부할 것을 당부했다.어려움이 닥쳤을때 잠깐의 방황이 있겠지만 준비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자신의 뜻을 이룬다는 말이라고 했다.  대학 졸업후 바라는 직업은 외교관이다.외무고시에 합격, UNICEF(국제연합아동기금) 같은 국제기구에서 일하며 자신처럼 불우한 어린이들을 돕겠다는 것이 김양의 꿈이다.김봉상(61) 교장은 남매가 안쓰러웠든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동생과 단둘이 살아가는 김양에게 삶의 나침반이 돼 줄 뜻있는 독지가가 나타났으면 더없이 좋겠다.”고 희망했다. 장상옥기자 007jang@seoul.co.kr
  • “ 이젠 끼니가 아니라 등록금 걱정해야 ”

    “ 이젠 끼니가 아니라 등록금 걱정해야 ”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축하하고 계실 겁니다.”  세끼 밥을 걱정할 정도의 어려움을 이겨낸 소녀가장이 서울대 합격의 영광을 안아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2010학년도 서울대 인문계열 수시모집에 합격한 인천 부개여고 김민아(19)양. 김양은 최근 합격통지를 받고서 한없이 울었다고 했다.돌아가신 아버지가 바라던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김양의 어려움을 지켜봤던 담임 안익수(43) 교사도 합격을 확인한 통화에서 함께 눈물을 흘렸다.  김양은 현재 남동생(동준·부평고)과 단 둘이 살고 있다. 부모님이 6살 때 이혼한 뒤 김양과 남동생을 어렵게 뒷바라지 하던 아버지마저 지난해 6월 지병으로 이 세상을 떠났다. 12일 경기도 부천 송내역의 한 피자집에서 만난 김양은 담담했고 어린나이 답지않게 의지가 굳어 보였다.여느 10대 여고생들과 같이 얼굴도 해맑았다.세상에서 딱 하나뿐인 남동생도 자리를 함께 했다.  공부하기 어렵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저는 성취욕이 강해요.남에게 지는 것이 싫었어요.”라며 당당히 대답했다.남동생과 단둘이지만 힘들수록 오히려 웃었다고 지나간 학교 생활을 전했다.고근혜(44·진학부장) 교사는 이와 관련, “대학지원서에 쓴 민아의 자기소개서를 읽고 눈물이 절로 났다. 항상 밝게 웃는 민아가 이렇게 힘들고 어려울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양은 어려운 환경에 사설학원은 꿈도 꾸지 못했지만 초중고교의 성적은 언제나 최상위권을 유지했다.친구들이 학원에서 강의를 듣는 시간에 학교에서 적어온 노트와 참고서에 충실히 했기 때문이다.김양은 마땅히 공부할 때가 없어 일요일에도 학교에 나와 입시 준비를 했다고 전했다. 대입 수능에서의 분야별 공부 비결을 물었다.  수리영역에서 1등급을 받은 것은 스스로 원리를 터득하고 모르는 문제는 학교선생님에게 끈질기게 물었다고 했다. “학원가도 수학문제집을 푸는데 왜 돈내고 가야하나요?”라는 당연한 대답이 돌아왔다.  영어는 매일 테이프를 들으면서 받아쓰기(dictation)를 했단다. 다양한 지문을 읽었고 교과서는 외우다시피 했다. 교무실에서 이면지를 가져다가 또박또박 쓴 영어 에세이는 50여편에 이른다고 소개했다. 서울대 면접에서 영어로 자기소개를 할 정도의 실력을 갖췄다.  논술은 학교 토론반에서 매주 책 1권을 소화했고,신문기사를 읽고 논지를 펴는 연습을 꾸준히 했다고 말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른 것이다. ‘한반도 대운하 타당한가’라는 주제로 교내에서 열린 ‘나의 주장 발표대회’에서는 장려상을 탔었다.  김양은 희망했던 대학에 합격한 데는 선생님과 친구들의 힘이 컸다고 말했다. 아침을 거르고 등교한 날이면 선생님은 라면을 끓여다 주는 자상함을 잃지 않았다.김양이 밤늦게 공부하다 지각할 때면 담임선생님과 친구들이 김양의 집에까지 와 깨워준 적도 여러 번 있었다.  담임인 안 교사는 “민아는 학교 프로그램을 철저히 따른 모범생이었다. 서울대가 외면하지 않은 것은 민아의 잠재력과 인내심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터뷰 내내 활기차 있던 김양에게 “가장 힘들었던 때가 언제였느냐.”고 물었더니 금세 눈물이 글썽였다. 택시운전을 하던 아버지가 돌아가셨을때 어린 김양에게 엄청난 고난이었다. 살아야 하는 두려움에 밤마다 악몽을 꾸었고 눈물로 지내야 했다.한동안 학교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모의고사와 내신성적은 곤두박질 쳤다. 하지만 김양에게는 코앞에 닥친 대학 입시가 버티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고난은 한 순간이란 생각이 들 것이라며 마음을 다잡았다.  김양은 큰 어려움을 겪은 탓인지 후배들에게 길게 보고 공부할 것을 당부했다.어려움이 닥쳤을때 잠깐의 방황이 있겠지만 준비하고 노력하는 사람은 자신의 뜻을 이룬다는 말이라고 했다.  대학 졸업후 바라는 직업은 외교관이다.외무고시에 합격, UNICEF(국제연합아동기금) 같은 국제기구에서 일하며 자신처럼 불우한 어린이들을 돕겠다는 것이 김양의 꿈이다.김봉상(61) 교장은 남매가 안쓰러웠든지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동생과 단둘이 살아가는 김양에게 삶의 나침반이 돼 줄 뜻있는 독지가가 나타났으면 더없이 좋겠다.”고 희망했다.  장상옥기자 007jang@seoul.co.kr
  • 10대 폭주족 3억 보험사기

    보험에 가입된 차량과 오토바이를 몰고 다니며 일부러 교통사고를 낸 뒤 억대 보험금을 챙긴 ‘간 큰 10대 보험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병원에 입원하는 방식으로 모두 3억원의 보험금을 타낸 최모(19)군 등 5명을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이모(18)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31일 밝혔다. 이들과 공모한 김모(19)군 등 47명은 불구속 입건됐다. 서울 마포구, 양천구 등 서남부 일대에서 무리를 지어 다니며 오토바이와 차량을 타고 곡예운전을 일삼아 온 최군 등은 폭주족 단속에 걸려 각각 200만~3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되자 자금 마련을 위해 ‘보험사기’를 모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군 등은 2007년 9월27일 오후 10시쯤 서울 아현동의 한 골목길에서 자신들의 차량과 오토바이로 추돌사고를 내고 병원에 입원,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400만원을 받는 등 2006년 10월부터 지난 3월까지 70여 차례에 걸쳐 보험금 3억여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타낸 보상금 가운데 2000여만원은 벌금 납부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오토바이 구입비와 유흥비로 탕진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에 가담한 10대들이 모두 승용차가 없어 빌린 렌터카나 위장 취업한 피자집 업소의 오토바이 등을 범행 도구로 이용했다.”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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