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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4일부터 사실혼 부부 난임치료 건보 적용

    오는 24일부터 사실혼 부부도 법적 부부와 마찬가지로 난임치료시술을 할 때 건강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그동안 모자보건법 제2조는 ‘난임’을 ‘부부가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고 있음에도 1년이 지나도 임신이 되지 않는 상태’라고 정의해 왔다. 민법상 ‘부부’는 법률혼만 인정돼 사실혼 부부의 난임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할 법적 근거가 부족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에 모자보건법을 개정해 ‘(부부는)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경우도 포함한다’는 규정을 넣어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고 7일 밝혔다. 고득영 인구아동정책관은 “다양한 가족구성을 포용하는 사회 흐름에 맞게 사실혼 부부도 난임 치료 시술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정법에 따라 사실혼 부부는 법률혼 부부와 동일하게 난임 시술 시 건강보험을 적용받고 기준중위소득 180% 이하에 해당하면 추가로 최대 50만원 이내의 정부지원금도 받을 수 있다. 다만 난임시술을 받으려는 사실혼 부부는 시술동의서와 가족관계등록부, 주민등록등본을 관할 보건소에 제출해야 한다. 복지부는 “가족관계등록부는 사실혼 부부가 다른 사람과 법률혼 관계에 있지는 않은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고 주민등록등본은 1년 이상 동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서류”라고 설명했다. 주민등록등본으로 1년 이상 동거 여부를 확인할 수 없을 때는 법원이나 정부기관에서 사실혼으로 인정한 판결문이나 공문서를 제출해도 된다. 만약 입증 가능한 공문서가 없다면 제3자 2명 이상이 1년 이상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음을 보증·서명한 문서를 대신 제출하면 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몇 번 결혼했는지 몰라요”…무슬림에 성매매 당한 소녀들의 눈물

    “몇 번 결혼했는지 몰라요”…무슬림에 성매매 당한 소녀들의 눈물

    이라크의 이슬람교 분파 중 하나인 시아파 교도들이 '임시 결혼'이라는 명목으로 어린 소녀들을 성적 학대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BBC가 제작한 한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시아파 내에서도 신과 인간의 중재자에 가까운 지위를 가지며, 가톨릭 교황을 능가하는 위상을 누리는 것으로 알려진 시아파 고위층들은 공공연하게 어린 소녀들을 성 노예로 부린다. 이들이 주장하는 임시 결혼제도는 짧게 1시간에서 길게는 99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 힘없고 어린 소녀들을 대상으로 한 성매매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양새다. 이라크 현지에서는 간통이나 지참금 일부를 지급하고 임시 결혼을 통해 ‘임시 아내’(정식으로 결혼하지 않은 임시의 배우자)를 얻는 것이 불법이지만, 시아파 고위층 사이에서는 이러한 법이 통하지 않는다.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현지에는 ‘임시 결혼’으로 포장된 성매매에 동원할 어린 소녀들을 대신 찾아주는 시아파 무슬림도 존재하며, 이들이 찾아서 데려간 아이 중에는 고작 아홉 살 된 소녀도 포함돼 있다. 한 시아파 성직자는 BBC와 한 인터뷰에서 “(어린 소녀들과의 임시 결혼은) 샤리아 율법에 따르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성직자는 “(데려온 소녀의) 처녀성이 훼손되지 않게 조심하기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임시 결혼이라는 명목으로 어린 소녀들을 산 남성들은 성관계 후 임신을 피하기 위해 소녀들에게 강제로 피임 주사를 맞히기도 한다. BBC에 따르면 이러한 관행은 시아파와 함께 이슬람의 양대 분파 중 하나로 꼽히는 수니파 내에서는 허용되지 않으며, 사담 후세인의 수니파 주도 정부에서는 이를 법적으로 금지했다. 그러나 2003년 시아파 중심의 새로운 정권이 시작된 후부터 이러한 관행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한 소녀는 “내가 몇 번이나 결혼을 했는지, 그 횟수를 기억하기도 어렵다”면서 “임시 결혼때마다 받는 지참금에 내 생활을 의지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러한 관행의 피해자들은 일시적이고 임시적인 결혼생활 도중 처녀성을 잃을 경우, 평생을 함께 할 남성을 찾아 결혼하는 일도 불가능해진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14세의 한 피해자는 “미래의 남편이 내게 성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두렵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라크 정부 대변인은 BBC와 한 인터뷰에서 “피해를 입은 여성이 경찰에게 시아파 고위관계자를 직접 신고하지 않는 이상, 당국이 먼저 행동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우리도 남들과 똑같아요” 편견 딛고 상담사로 나선 미혼모들

    “우리도 남들과 똑같아요” 편견 딛고 상담사로 나선 미혼모들

    상담사 임철희씨 인터뷰“미혼모도 남들과 똑같아요. 그냥 엄마입니다.” 상담사 임철희(43)씨는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임씨는 상담사, 성교육 강사이자 초등학생 아들을 키우고 있는 미혼모다. 31살에 아이를 낳아 10년 넘게 혼자 키우고 있는 임씨는 “미혼모에 대한 시선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곳곳에는 편견이 남아 있다”면서 “이 때문에 많은 미혼모들이 받아야 할 도움을 제때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임씨가 상담사의 길을 걷게 된 것도 “애 딸린 여성을 어떻게 채용하느냐”는 일부 기업의 시선 때문이다. 임씨는 “아이가 있는 상태로 취업을 하는 것 자체도 어려웠고, 아이가 아플 때는 일하면서 맡길 곳도 마땅치 않았다”면서 “아이 돌봄 같은 제도는 여럿 있지만, 막상 쓰려면 2년이나 기다려야 되는 등 현실적으로 도움이 거의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주위 사람들에게 미혼모라고 밝히자 밤늦은 시간 ‘술을 마시자’, ‘보고 싶다’며 전화하는 남성들이 있었다”면서 “미혼모라는 이유만으로 성추행, 성희롱 발언을 당해야 했다”고 털어놨다. 임씨는 상담 교육 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서울시내 고등학교와 구청에서 성교육, 부모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특히 어린 나이에 성교육을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씨는 “10대 아이들은 ‘성’이라고 하면 공포 또는 쾌락으로만 여기는 문화에서 자라다가, 성인이 되면 지식이 없는 채 원치 않은 임신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성교육의 가장 큰 핵심은 책임이라는 걸 꼭 알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책임 얘기를 하면 자연스럽게 피임으로 이어지고, 단순 흥밋거리를 떠나 실제 성관계에서 도움 되는 정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임씨는 최근 미혼모협회 ‘인트리’에서 미혼모 대상 상담소를 운영하며 멘토링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상담하러 오는 사람 대부분이 편하게 얘기하는 것만으로 스트레스가 많이 풀린다고 한다”면서 “미혼모도 남들처럼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엄마다. 아직까지도 미혼모에 대해 손가락질하거나 수군거리는 사회 분위기가 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美 10대들이 달라졌다… 음주·약물복용·출산율 절반 이상 줄어

    美 10대들이 달라졌다… 음주·약물복용·출산율 절반 이상 줄어

    부모 교육·관여도 높아지며 일탈 감소 “과거보다 신중한 세대… 더 책임감 있어” 학업 스트레스로 자살률은 되레 급증 20년 만에 최고치… 대부분 총기 사용미국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10대들은 오픈카를 타고 음주와 마약, 섹스를 일삼는 ‘일탈’의 상징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이는 옛일이다. 오늘날 미국의 10대들은 자신의 삶에 대해 어느 세대보다 엄격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음주와 흡연, 임신 등이 현저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부모에 대한 의존도가 과거에 비해 훨씬 높아지면서 ‘말 잘 듣는’, ‘길들여진’ 10대들로 ‘교육’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질병관리본부(CDC)가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2018년 말 현재 30일 동안 ‘담배를 피운 적이 있다’고 응답한 10학년(한국의 고등학교 1학년)의 비율은 4%에 불과해 과거 최고치인 30%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 중고생의 흡연율 6.7%보다도 낮은 것이다. 반면 전자담배의 사용은 증가했는데, 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10학년 가운데 16%가, 12학년(한국 고3) 가운데 21%가 ‘전자담배를 사용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술이나 약물에 대한 의존도도 크게 낮아졌다. 이번 조사에서는 10학년 학생 중 19%만이 지난 30일 중 ‘술을 마셔 본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는 1990년대 음주 경험이 있다는 답변이 40%가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이다. 미시간대 연구팀의 조사에서도 지난 수십년 동안 술과 담배를 포함한 거의 모든 종류의 약물을 접하는 10대들의 수가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성관계를 가져 본 적이 있는 11학년(한국 고2) 비율은 1991년 62%에서 현재 42%로 감소했다. 성관계를 가진 10대들은 특히 피임에 신경 쓰는 경향이 두드러졌고 이에 따라 10대 출산율도 절반 이하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획되지 않은 임신을 예방하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한 ‘결정의 힘’(Power to Decide)의 책임자인 빌 앨버트는 “우리의 우려와 달리 요즘 10대들은 더 엄격해지고 더 책임감 있다”며 “이는 부모들의 교육과 관여가 많아지면서 일탈 행동이 줄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앨버트는 “요즘 10대들은 과거와 달리 자전거를 탈 때 헬멧을 꼭 쓰는 ‘신중한 세대’”라면서 “이는 아주 긍정적인 뉴스”라고 덧붙였다. 10대들의 일탈은 현저하게 줄고 있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우울증과 불안감이 커지면서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소년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2009년 이전까지 10만명당 9~10명 수준을 오르내리던 청소년 자살 규모는 2010년(10.5명)부터 계속 높아지는 추세로 바뀌었다. 뉴욕타임스는 “2017년 청소년 자살은 10만명당 14.46명까지 치솟았다”며 “이는 20년 만에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자살하는 10대의 대부분은 총기를 사용해 목숨을 끊은 것으로 집계됐다. 동시에 약물을 접하는 청소년이 줄어들었음에도 과다 복용으로 인한 사망자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CDC 관계자는 “10대의 자살률은 2010년부터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면서 “이는 학업 스트레스가 가장 큰 원인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청소년 자살을 막기 위한 다양한 상담과 치유 프로그램 마련이 우리의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생리불순 계속되면 난임 의심해야… 체중 줄이면 도움

    생리불순 계속되면 난임 의심해야… 체중 줄이면 도움

    30대 초반 직장인 A씨는 두 달 넘게 생리가 없어 불안한 마음에 병원을 찾았다. 평소에도 주기가 불규칙했지만 이렇게 장시간 생리를 하지 않은 적은 없었다. 병원 검사 결과 ‘다낭성난소증후군’으로 확인됐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여성에게 남성호르몬(안드로겐)이 증가하고 배란이 잘 되지 않아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는 질환이다. 초음파로 난소를 관찰했을 때 배란되지 않은 난포들이 작은 낭종(물주머니)처럼 보인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이 질환은 가임기 여성의 5~10%에서 발생할 정도로 흔하다. 2011년 2만 111명이었던 환자가 2018년 4만 8207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그러나 대부분 여성은 질 출혈이나 불임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고 나서야 뒤늦게 병원을 찾는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난임 여성 40~50%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난임 원인이기도 하다. 생리불순이 장기간 계속되면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유은정 차여성의학연구소 서울역센터 교수는 28일 “배란장애는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의 60~85%에서 관찰된다”며 “희발월경(생리 간격이 35∼40일 이상으로 길어지는 증상)이나 무월경이 흔하고 무배란성 월경이 규칙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를 그냥 내버려 두면 증상이 평생 지속될 수 있고 임신 성공 가능성도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있으면 배란이 잘 이뤄지지 않아 생리가 불규칙해진다. 건강한 여성은 난포자극호르몬(FSH)과 황체형성호르몬(LH)이 한 달 주기로 변하고 이 과정에서 여러 개의 난포 가운데 하나가 선택돼 성숙 과정을 거쳐 배란으로 이어진다. 반면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는 황체형성호르몬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아 난포 선택 과정에 문제가 생긴다. 그 결과 여러 난포가 동시에 비슷한 크기로 자라 배란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난임 시술도 어렵다. 유 교수는 “난임 시술을 할 때는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과배란 주사를 놓아 최대한 많은 난포를 채취한다. 그런데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에게 과배란 주사를 놓으면 복수가 차거나 복통, 호흡곤란을 유발하는 ‘난소 과자극 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해당 질환자에게는 대사증후군 등 다양한 합병증이 뒤따른다. 당 대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생리불순과 무월경, 난소낭종(물혹), 불임과 같은 부인과 질환이 생길 수 있다. 당뇨와 고지혈증, 고혈압 등 대사증후군이 생기거나 심혈관계 질환이 오기도 한다. 배란이 잘 되지 않아 자궁내막암, 유방암과 같은 부인암이 잘 발생하고 비만, 여드름, 남성형 탈모, 다모증과 같은 피부 질환도 빈발한다.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인슐린 저항성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고 유전·환경 요인이 함께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의 30~50%가 대사증후군을 동반하는데, 특히 제2형 당뇨 발병 위험이 3~7배 큰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의 70%는 이상지질혈증도 갖고 있다. 호르몬 분비 이상으로 여성호르몬이 자궁내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해 자궁내막암 발병 위험도 크다. 잠재적 위험으로 우울, 수면무호흡증, 비알코올성 지방간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병원에서는 증상 완화에 초점을 맞춰 치료한다. 우선 배란장애로 임신에 어려움을 겪는 여성에게 배란유도제와 인슐린 감수성 개선제로 배란을 유도한다. 난임 시술을 받는 이들은 과배란 주사를 맞는 대신 난포에서 미성숙한 난자를 채취해 체외에서 배양·성숙시켜 정자를 주입해 수정하는 ‘미성숙난자 체외수정’을 시행한다. 유 교수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은 난소기능 자체가 저하된 게 아니기 때문에 다른 원인으로 임신이 어려워진 환자보다는 체외수정 결과가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당장 임신 계획이 없는 여성은 주기적으로 여성호르몬인 프로게스테론 제제나 경구용 피임제를 복용해 혈중 호르몬 이상을 교정하는 치료법을 쓴다. 이렇게 해서 생리주기가 규칙적으로 돌아오면 자궁내막암을 예방할 수 있다. 다낭성난소증후군 환자가 비만이면 체중을 줄여야 한다. 비만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다낭성난소증후군 위험을 키운다. 류기영 한양대학교구리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비만 및 과체중 다낭성난소증후군 여성은 먼저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운동요법과 체중 감량을 위한 칼로리 제한 식이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또 “적어도 5~10% 이상 체중을 줄이면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도를 낮출 수 있고 제2형 당뇨의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체중 감량은 임신 가능성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2016년 유럽생식의학회에서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비만 난임 여성이 체중을 5% 줄인 결과 2년 뒤 자연임신 성공률이 26.1%를 기록했다. 체중을 줄이지 않은 난임 여성(12.6%)보다 2배 이상 높았다. 유 교수는 “밀가루나 패스트푸드, 탄산음료 섭취를 줄이고 과일이나 채소, 잡곡을 먹는 게 좋다. 하루 30분 정도 조깅을 하는 등 꾸준히 운동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해 체중이 급격히 줄면 오히려 무배란, 무월경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식이조절과 운동을 통해 체계적으로 체중을 감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과도하게 스트레스를 받거나 불규칙적으로 생활하면 호르몬 분비 체계가 무너져 생리주기가 불규칙해지므로 평소 올바른 생활방식을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임신 몰랐다가 병원 도착 20분 만에 출산한 英여성 사연

    임신 몰랐다가 병원 도착 20분 만에 출산한 英여성 사연

    아이를 7명이나 출산한 경험을 가지고도 출산 직전까지 임신 사실을 전혀 몰랐던 영국의 30대 여성 사연이 알려졌다. 데일리메일 등 현지 언론의 23일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중부 첼트넘에 사는 사프런 스노우(33)는 2년 전인 2017년 9월,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출산이 임박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스노우는 분만실에 들어간 지 단 20분 만에 건강하게 아이를 출산했다. 스노우는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5명의 아이를 낳았고, 현재 남편인 조쉬와 재혼해 두 아이를 더 출산했다. 당시 스노우의 배 속에 있던 아이는 스노우가 낳은 8번째 아이었다. 당시 스노우는 신장 결석을 가지고 있었고, 갑작스러운 복통도 이 영향 때문이라고 여겼다. 무엇보다 자신도 모르는 임신 기간 내내 옷 사이즈가 12(한국 사이즈 66)를 넘지 않을 정도로 신체 변화가 없었다. 호르몬 조절을 위해 체내에 피임기구를 이식한 그녀는 생리가 없었던 것 역시 그 영향이라고 믿었다. 피임기구 이식 전에 아이가 생겼지만, 생리가 없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던 이유다. 신장 결석 탓에 여러 차례 병원을 찾았을 때, 담당의사가 그녀의 임신 사실을 왜 몰랐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이에 스노우는 “그 의사를 탓할 생각은 없다”면서 “현재 아이는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밝혔다. 스노우처럼 임신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는 증상을 ‘수수께끼 임신’(Cryptic Pregnancy) 또는 ‘언노운 임신’(Unkown Pregnancy)라고 부른다. 영국 왕립산파학회(Royal College of Midwives)의 대변인은 “비교적 드물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며 “임신 20주가 될 때까지 임신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여성은 475명 중 1명 꼴이며, 7225명의 임산부 중 한 명이 위 여성과 같은 ‘수수께끼 임신’으로 아이를 낳는다”고 전했다. 태아가 자궁에서 건강하게 성장했음에도 배가 불러오지 않는 정확한 이유를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키가 크거나 상체가 긴 여성들의 경우 배 속의 세로 공간이 넓어 상대적으로 배가 덜 나와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정관수술하면 내시가 된다?/손성진 논설고문

    [그때의 사회면] 정관수술하면 내시가 된다?/손성진 논설고문

    농어촌은 가족계획 계몽의 사각지대였다. 주민들의 성의학 지식이 부족했고 교통이 불편했기 때문이었다. ‘가족계획 기동타격대’라고 불렸던 이동시술 차량이 다니며 무료로 정관절제 수술을 해주고 피임약과 콘돔을 나눠주었지만 난관이 많았다. 불임 시술과 피임을 둘러싼 흉흉하고 해괴한 유언비어 때문이었다. 소문의 내용은 “남자가 정관수술을 하면 환관, 내시가 된다”거나 “턱수염이 빠지고 남자 구실을 못 한다”는 등 근거가 없는 것이었다. “정관수술을 받고 나면 힘이 없어 삽질을 두어 번만 하고 나면 맥을 못 춘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용단’을 내려 정관수술을 처음으로 한 ‘선구자’가 나타나면 “드디어 우리 동네에도 ‘환관’이 탄생했다”고 비아냥거렸다(경향신문 1977년 7월 22일자). 정관수술한 사람을 향해 “‘거세’하고 나더니 폐인이 돼 버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소문도 있었다. 충남 지역에서 어느 부인이 낳은 아기의 머리에 S자형의 상처가 있었는데 루프 시술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자궁 안에 피임 시술을 하면 암에 걸린다”는 말도 나돌았다. 또 얼굴이 윤기가 없고 까칠한 부인에게 주변 사람들은 “남편이 콘돔을 써서 정액을 받지 못해 그렇다”고 수군댔다. 농어촌에서는 나쁜 소문은 금방 퍼지기 마련이었다. 헛소문에 현혹돼 주민들이 시술을 기피하는 바람에 가족계획 지도원들은 애를 먹었다. 보수적인 농촌에서는 가족계획 자체를 부끄럽게 생각했다. 특히 시부모의 반대가 심했다. “잘되는 놈, 못되는 놈 있으니까 자손은 많이 두어야 한다”든가 “제 먹을 것은 자기가 타고난다”고 시부모들은 말했다. 루프 시술을 한 며느리에게는 “당장 나가라”는 불호령이 떨어졌다. 심지어 가족계획을 하는 며느리 머리를 담뱃대로 때린 시아버지도 있었다(동아일보 1963년 7월 2일자). 여성 지도원들은 밭에 나가 일을 도와주면서 가족계획 방법을 설명하기도 했다. 1962년부터 1975년까지 정관수술을 받은 남성은 약 40만명에 이르렀다. 전체 가임 남성의 약 9%였다. 그래도 목표는 미달했다. 군 단위 목표는 연간 100명이었다. 목표를 달성하려고 칠팔십 노인에게 수술을 해 주는 일도 있었다. 가족계획 요원들에게 훈련장에 모인 예비군만큼 ‘군침 도는’ 대상자도 없었다. 동원훈련을 면제받는 조건으로 1974년부터 48만명의 예비군이 수술을 받았다. 피임 계몽은 전국 조직인 ‘어머니회’가 중심이 됐다. 피임약을 지고 하루 170리씩 걸어 1000m가 넘는 오지 산골 마을을 다닌 사례도 발표됐다(동아일보 1976년 11월 27일자). sonsj@seoul.co.kr
  • ‘콘돔은 의료기기’… 청소년의 피임권을 말하다

    ‘콘돔은 의료기기’… 청소년의 피임권을 말하다

    지난달 5일 청주의 한 편의점에서 ‘청소년의 콘돔 구매’와 관련한 두 개의 대자보가 등장했다. 편의점 점주가 “만 19세 청소년에게는 절대 술, 담배, 콘돔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하자 한 청소년이 “콘돔은 남녀노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라는 내용의 대자보를 붙인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청소년의 콘돔 구매가 가능할까?라고 묻는다면 가능하다. 콘돔은 법적으로 청소년도 살 수 있는 의료기기에 속한다. 하지만 청소년의 콘돔 구매는 법적으로 보장되어있을 뿐이지 막상 구매하기란 쉬운 일이 아닌 것이 현실이다.교육부·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가 2018년 청소년 60,0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제14차(2018년)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전체의 5.7%(3422명)였다. 성관계 시작 평균 연령은 만 13.6세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피임 실천율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피임을 실천한 경우는 59.3%에 그쳤다. 3209명 중 약 1902명만이 피임을 실천했다고 답한 셈이다. 이는 한국 사회는 여전히 콘돔을 성인의 전유물로 여기고 있어 청소년이 콘돔을 산다는 것을 이상한 눈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콘돔을 바라보는 사회 인식이 과거에 머무른 탓에 청소년들은 피임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청소년의 피임권은 얼마나 지켜지고 있을까. 청소년의 피임권을 지킨다는 것은 무엇일까. 청소년 페미니즘 시민단체 ‘위티’ 대표 양지혜(22)씨와 활동가 권나민(19)씨를 만나 청소년의 피임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글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영상 김민지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대학교 성적 확인 위해 클릭하자 “성관계 언제 처음 했나” 설문 창이…

    대학교 성적 확인 위해 클릭하자 “성관계 언제 처음 했나” 설문 창이…

    연애경험·피임여부·상대 성별까지 물어 학교 측 “실태 파악” 인권위 “인권침해” ‘현재 연애 상대 유무 및 성별, 처음 성관계 가진 시기….’ 경기도의 한 대학교가 성적 확인 전 학생들에게 응답을 요구한 설문조사 문항들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강의 내용과 무관한 설문조사에 응답해야만 성적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인권 침해”라는 결론을 내렸다. 27일 인권위에 따르면 경기도의 A대학교는 지난해 2학기 성적 조회를 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내 학생생활 상담연구소가 진행하는 설문조사를 하도록 했다. 통상 대학들은 강의 평가 후 성적 확인을 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대학은 이 과정에서 강의와 무관한 사적인 내용을 묻는 설문 항목을 끼워넣었다. 학생들은 성 인식과 관련한 항목 15개를 포함해 총 95개 문항에 답해야 했다. ▲첫 성관계 시기와 성관계에 대한 생각 ▲연애 경험 유무 ▲연애 상대의 성별 ▲피임 여부 ▲경제적 사정 등의 질문이 포함됐다. 학생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학교 측은 일부 질문 보기에는 ‘미응답’ 항목을 추가하기도 했다. 대학교 측은 “학생들의 생활 실태를 파악하고 바람직한 성 인식 등을 위한 상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설문조사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설문조사는 연구소 규정 제3조에 의해 실시했다”면서 “학번이나 이름, 전화번호는 수집하지 않았고 제한된 인원만이 결과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해당 설문조사가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강의 내용과 관련 없는 질문이 담긴 설문조사에 응해야만 성적 확인을 할 수 있도록 해 학생들의 일반적 행동의 자유권 및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봤다. 인권위는 연구소장에게 “성적 확인과 연계해 민감한 정보가 담긴 설문조사를 강제해서는 안 된다”고 권고했다. 총장에게는 비슷한 일이 또 발생하지 않도록 연구소 소장과 직원들에게 인권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자궁 제거했는데 임신한 에티오피아 여성…희귀 사례 보고

    자궁 제거했는데 임신한 에티오피아 여성…희귀 사례 보고

    자궁을 제거한 여성이 임신을 하는 희귀한 일이 벌어졌다. 30일(현지시간) 에티오피아 현지언론은 자궁절제술을 받은 여성이 임신을 한 사례가 보고됐다고 전했다. 지난 2016년 7월, 에티오피아 바히르 다르의 한 병원에 여성 환자가 실려 왔다. 복통과 구토에 시달리던 이 여성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더니 이윽고 정신을 잃었다. 의료진은 이 환자가 4.5ℓ에 달하는 엄청난 출혈로 쇼크에 빠진 사실을 알아차렸고 뜻밖에도 이것이 자궁 외 임신 때문임을 밝혀냈다. 자궁 외 임신은 말 그대로 자궁이 아닌 다른 위치에 수정란이 착상된 상태를 말한다. 주로 난관에서 자궁 밖 임신이 발견되는데 이 여성은 특이하게도 자궁경관에 임신이 된 케이스였다. 자궁경관 임신의 빈도는 0.7%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더군다나 이 여성은 지난 2010년 수술로 자궁을 제거하고 오른쪽 난소와 나팔관 역시 없는 상태였다. 병원 측은 자궁경관 임신도 드물지만 자궁을 제거한 여성이 임신하는 사례는 더욱더 드물다고 밝혔다. 학계에 따르면 이와 같은 사례는 지금까지 보고된 것도 72건에 불과하다. 병원에 실려 왔을 당시 이 환자는 임신 13주 차였으며 태아는 이미 죽어 있었다. 긴급 수술을 받은 여성은 다행히 목숨을 건져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환자는 “자궁을 제거한 데다 생리도 없어 당연히 임신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피임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에티오피아에서 자궁경관 임신이 보고된 것은 1968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자 국내 의료사를 통틀어 3번째 사례”라고 덧붙였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절반이 연애하는 요즘 중학생… 性지식은 낙제점

    절반이 연애하는 요즘 중학생… 性지식은 낙제점

    성 지식 10점 만점에 男 3.16점 女 4.29점 4명 중 1명 “SNS나 유튜브 등에서 습득” 여학생 ‘사랑·연애’ 남학생 ‘성관계’ 관심중학생 4명 중 1명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유튜브 등 인터넷에서 성 지식을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불분명한 정보가 떠도는 인터넷이 사실상 중학생들의 ‘성교육 교사’ 역할을 하다보니 학생들은 자신이 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성 관련 지식이 매우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중학생 4065명을 상대로 성 지식 수준과 정보 획득 경로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여학생이 인식하는 자신의 성 지식 수준은 10점 만점에 평균 7.26점(남학생은 7.28점)이었다. 그러나 피임법과 임신 증상 등 10개 문항을 주고 실제 성 지식을 측정한 결과, 정답률은 평균 4.29점에 그쳤다. 남학생은 이보다 낮은 3.16점을 받았다. 성교육은 대부분의 학교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중학생 10명 중 3명은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일방적으로 강의만 해서’(34.7%), ‘필요한 정보를 주지 않아서’(34.4%), ‘이미 다 알고 있는 내용이어서’(34.3%) 등을 이유로 들었다. 51.1%가 ‘학교 밖에서 원하는 성 관련 정보를 얻었다’고 답했고, 이 중 22.5%는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았다고 밝혔다. 특히 인터넷으로 성 지식을 습득한 학생들은 남성 성욕이나 성 역할에 대해 왜곡된 시각을 가진 경향이 있었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일례로 남학생 4명 중 1명은 스킨십을 할 때 ‘상대가 싫다고 말하지 않음’도 스킨십에 동의한 것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다소 컸다. 여성정책연구원은 “인터넷 매체가 중학생의 성 의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학교 성교육이 피임·성관계·임신 등 올바른 성 관련 지식을 전달할 수 있도록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전체 응답자 중 절반에 가까운 49.2%가 연애 경험이 있을 정도로 이성에 대한 중학생들의 관심도 컸다. 연애 경험자의 67.1%가 스킨십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학생들은 ‘사랑과 연애’(29.0%), ‘성관계’(19.1%)에 관심을 뒀다. 다만 여학생은 ‘사랑과 연애’(36.4%)에 가장 관심이 많은 반면 남학생은 ‘성관계’(28.5%) 관련 정보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등 성별 차이가 두드러졌다. 남녀 학생 모두 학교 성교육을 통해 사춘기의 신체적 변화와 성폭력 관련 정보 획득을 기대했는데, 이는 남학생(35.3%)이 여학생 (18.4%)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여학생이 자주 찾아보는 성에 대한 정보나 관심사 중에는 ‘페미니즘’(14.9%)과 ‘성평등’(10.0%)의 비중이 컸다. 반면 남학생은 ‘페미니즘’과 ‘성평등’에 대한 관심이 각각 8.4%, 7.5%였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사설] 벼랑 끝 10대 부모 학업·양육 병행 지원 시스템 필요해

    부모가 된 10대에게 쏟아지는 세상의 시선은 싸늘하다. 그 싸늘한 시선 앞에서 준비되지 않은 10대 부모들은 영아 유기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어렵게 출산과 양육에 용기를 냈어도 사회적 지원이 없기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고, 중단된 학업 탓에 저임금 직종에 취업해 생활고를 겪는 등 극심한 악순환의 고통으로 내몰린다. 이 고통의 굴레는 10대 부모의 자녀들에게도 고스란히 대물림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신문 기획 시리즈 ‘열여덟 부모, 벼랑에 서다’는 10대 출산 및 양육에 대해 훈계만 할 뿐 이들이 무사히 학업을 마치고 양육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무관심한 기성세대와 복지 시스템을 비판하고 있다. 10대 부모를 조장할 수도 없지만, 무책임하다며 마냥 손가락질할 수만도 없다. 그들의 개인적 책임과 함께, 기성세대가 져야 할 사회적 책임 또한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교육부가 5억원을 들여 마련한 ‘학교 성교육 표준안’ 등이 10대에게 제대로 된 성교육을 제시하시 못한 책임 등이다. 출산과 양육을 결심한 10대 부모에게는 학업권을 보장하면서 육아도 할 수 있는 체계적인 사회적 지원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특히 10대 부모 중 출산과 양육의 책임이 여성에게 몰리기 때문에 미혼모에 대한 지원이 집중돼야 한다. 10대 엄마의 75%는 아이의 아버지로부터 양육비를 전혀 받지 못하고, 59%는 연결이 끊겼기 때문이다. 아기 키우기 좋은 사회는 연령을 떠나 모든 시민들이 바라는 핵심 가치지만, 10대 부모에게는 더욱 절실하다. 10대 청소년들에게 피임 방법과 함께 책임질 수 있을 때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등의 현실적인 성교육이 마련돼야 한다. 최근 헌법재판소가 낙태죄에 위헌 결정을 했기 때문에 10대 부모가 된다는 것은 더 책임 있는 결정이 될 수도 있다. 10대 부모가 학업과 양육을 병행할 수 있는 사회적 지원 시스템이 필요하다.
  • ‘낙태 전면금지’ 대재앙급 인명 피해로 이어질수도

    ‘낙태 전면금지’ 대재앙급 인명 피해로 이어질수도

    국가권력이 여성의 임신중절을 완전히 금지하면 재앙 수준의 인명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성폭행으로 임신한 여성의 낙태까지 허용하지 않는 미국 앨라배마주의 초강력 낙태금지법안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16일(현지시간)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에 차우셰스쿠가 낙태하지 못하게 한 결과, 여성 1만명 넘게 불법 낙태 시술을 받다가 숨졌다. 어린이 수십만명이 부모에 버림받고 고아원을 전전했다”며 앨라배마주 낙태금지법이 치명적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포린폴리시에 따르면 차우셰스쿠는 인구를 늘리려고 1966년 낙태 및 피임을 불법화했다. 단기적으로는 평균 출산율이 1.9에서 3.7로 올랐다. 그러나 효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 여성들이 불법 낙태를 하면서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졌다. 이 과정에서 여성들이 목숨을 잃었다. 정식 의료 기관에서 시술을 받을 수 없는 여성들은 비전문가의 손을 빌리거나 안전하지 않은 방식으로 낙태를 시도하다가 사망했다. 1989년에는 한 해에만 약 1만명의 여성이 낙태 과정에서 숨졌다. 1989년 산모 사망률은 1965년의 2배에 달했다. 루마니아의 낙태 및 피임 금지의 또 다른 결과는 고아 수십만명이다. 1989년 차우셰스쿠 정권 붕괴 이후 확인한 결과 약 17만명의 어린이가 열악한 고아원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이 어린이들은 구타 및 각종 학대에 노출됐는데 몇몇 아이들은 금속 침대에 묶인 채 발견됐다. 지난 15일 미국 공화당의 케이 아이비 앨라배마주 주지사가 초강력 낙태금지법안에 서명한 이후 미 전역에서 논쟁이 일었다. 이 법은 임신 중인 여성의 건강이 심각한 위험에 처하게 됐을 때 정도를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낙태를 금한다. 성폭행, 근친상간으로 아이를 가져도 낙태할 수 없다. 낙태 시술을 한 의사는 최고 99년형에 처한다. 사실상 낙태를 원천 봉쇄했다는 평가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트위터로 “여성의 삶과 근본적 자유에 대한 소름 끼치는 공격”이라며 “여성의 권리는 인권이다. 우리는 (과거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대선주자 카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너무나 충격적인 소식”이라면서 “이 법안은 사실상 앨라배마주에서 낙태를 금지하고 여성의 건강을 돌보는 의사를 범죄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안에 반대표를 던진 앨라배마주 상원의 바비 싱글턴 민주당 의원은 “(법안 통과는) 여성들에 대한 성폭행”이라고 평가했다. 법안에 찬성표를 던진 앨라배마 상원의원 25명이 모두 공화당 소속 남성 의원이라는 사실이 반대 여론에 불을 붙였다. 미 콜로라도주와 메릴랜드주는 16일 앨라배마주의 결정에 반발해, 제재안을 발표했다. 제나 그리스월드 콜로라도주 국무장관은 이날 트위터에 “앨라배마주가 여성들의 안전하고 합법적인 보건 접근을 허용할 때까지 앨라배마주와의 거래를 금지한다”고 썼다. 메릴랜드주의 연금 기금을 관리하는 피터 프랭코트 메릴랜드주 회계감사원 원장은 이날 앨라배마주에 투자한 연금 기금을 전액 회수하기로 했다. 또 감사원 직원의 앨라배마주 출장을 금했다. 프랭코트 원장과 공화당의 래리 호건 주지사 등이 이사로 있는 공공업무이사회와 앨라배마주 기업과의 계약도 제한할 방침이다. 공공업무이사회의 연간 계약 체결 규모는 110억 달러(13조 911억원) 규모에 이른다. 콜로라도주와 메릴랜드주의 이번 결정은 앨라배마주를 경제적으로 압박해 이번 법안을 무산시키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2017년 미 노스캐롤라이나주는 성전환자가 자신들의 선택에 따라 화장실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가 경제제재로 수십억 달러의 희생을 치르자 법안을 철회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등 돌린 가족·학교, 출산 뒤엔 생활고… “이 굴레 대물림 두려워”

    등 돌린 가족·학교, 출산 뒤엔 생활고… “이 굴레 대물림 두려워”

    편견·가난과 싸우는 청소년 부모 심층조사 그림자 가족. 복지 현장에서 청소년 부모가 꾸린 가정을 부르는 표현이다. 어린 산모(24세 이하)가 한 해 낳는 아기는 통계상으로만 1만 4600명(2018년 기준)이나 되지만 주변에선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싸늘한 사회적 시선을 피해 숨어 지내는 가족이 많아서다. 서울신문은 청소년 부모 가정을 취재하기 위해 4~5월 서울, 여수, 부산, 광주, 강릉 등 전국을 돌았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아동복지연구소와 협업해 진행한 취재에서 100개 가정을 상대로 서면 또는 대면, 전화 인터뷰 등을 병행하며 심층 조사했다. 평균 19.3세에 출산한 100개 가정엔 각기 다른 사연이 있었지만 임신과 출산, 양육 때 겪는 공통적 패턴도 확인됐다. ▲임신과 동시에 주변의 지지가 끊기면서 산모는 홀로 고립됐고 ▲출산 후엔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워 심각한 생활고를 겪었으며 ▲가난과 편견의 굴레 속에 갇힌 자신의 삶을 아이에게 물려주지 않기 위해 분투했다. 김지연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박사는 “어린 나이에 출산을 택한 부모들은 무책임한 게 아니라 오히려 책임감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어린 부모 스스로의 노력에 사회적 지원이 더해져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청소년 부모 가정도 사회 구성원으로 제 몫을 할 수 있다. 온 힘을 다해 살아가는 어린 부모들의 이야기를 과거와 현재, 미래로 시점을 나눠 엮었다. 주위 시선에 부담을 느끼는 사례자들의 요청으로 이름은 모두 가명 처리했다.# 과거 청소년 부모 대부분은 임신을 자각한 순간을 ‘악몽’으로 기억한다. 이성 간 교제 시기가 과거보다 빨라진 상황에서 성적 호기심 또는 상대방의 강압적 분위기 유도 탓에 성관계했다가 덜컥 아이가 생겼다는 사연이 많았다. 지난해 교육부 등의 ‘청소년 건강행태조사’에 따르면 성관계 경험이 있는 중·고교생 비율은 5.7%였다. 해당 연령(13~18세)의 주민등록인구가 309만 6947명이니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17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른 임신 경험을 극소수의 이야기로 보기 어려운 이유다. 조사에 응한 청소년 부모 중 41%는 ‘피임에 실패해 임신했다’고 답했다. 또, 67%는 ‘임신사실을 알았을 때 두렵고 무서웠다’고 털어놨다. ‘아이를 낳아야 할까’, ‘부모나 친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제대로 키울 수 있을까’, ‘학교는 다닐 수 있을까’ 등 10대 후반 또는 20대 초반의 청춘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고민이 한꺼번에 머릿속을 채웠다고 했다. 태아를 품은 청소년들은 벼랑 끝에 몰린 심정이었지만 주변의 지지는 기대할 수 없었다. 가족마저 우군이 돼 주지 않았다. 응답자들에게 ‘임신 사실을 알렸을 때 가족들의 태도를 1(부정)부터 10(긍정) 사이로 평가해 달라’고 했더니 평균 3.61점이 나왔다. 특히 청소년 부모 중에는 위기 가정에서 자란 이들이 많았다. 응답자의 32%는 “부모로부터 가정 폭력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58%는 가출 경험이 있었다. 서울에서 만난 정유정(24)씨도 아버지에게 수시로 맞고 자랐다. 고등학교 졸업을 한 학기 앞둔 18살에 아들 정우(6)를 몰래 낳았을 때 부모는 정씨 모자가 지내던 모자원에 찾아와 “아이를 포기하라”며 행패를 부렸다. 하지만 유정씨는 아들을 입양 보낼 수 없었다. 지옥 같던 현실에서 탈출구를 열어 줄 존재로 보였기 때문이다. 유미숙 한국미혼모네트워크 사례관리팀장은 “청소년 부모 중에는 불안정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따뜻한 ‘진짜 가족’에 대한 갈증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학교나 친구도 울타리가 돼 주지 못했다. 임신 당시 33%만 학교를 다녔다고 응답했다. 학업을 중단한 이유로는 ‘출산과 생계유지를 위해 돈을 벌어야 해서’, ‘자녀 양육을 위해 복학하지 못해 자퇴 처리됨’, ‘임신으로 스스로 자퇴’ 등을 꼽았다. 학교에선 어린 부모의 임신 사실을 전혀 알아채지 못하거나 알게 되더라도 돕기보다는 자퇴를 권유하거나 퇴학 처리했다. 강원도에서 만난 강예원(25)씨는 “출산을 결심했다는 이유로 선생님들이 아기 아빠에게 ‘학교에서 나가라’고 했다”면서 “이후 실업계 학교로 복학해 졸업장은 땄지만 크게 상처받았다”고 털어놨다. 친구들 사이에선 “죽은 것 아니냐”, “남자를 어떻게 만났기에 그러느냐”는 등의 소문이 돌기도 했다. 손을 잡아 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만, 이들이 출산을 택한 이유는 간단했다. “내가 만든 존엄한 생명이기 때문”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유정씨는 “초음파 검사 때 들은 아기 심장 소리를 잊기 어려웠다”면서 “마치 ‘나 여기 살아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현재 초등학생부터 영유아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자식을 키우는 응답자들이 꼽는 현재의 가장 큰 어려움은 ‘돈 문제’다. 번듯한 직장을 다니는 부모들에게도 육아 비용은 어깨를 짓누르는 부담이다. 수입이 적거나 고정 수입이 없는 청소년 부모들에겐 더 큰 어려움일 수밖에 없다. 아이가 커질수록 돈 앞에 더 좌절한다. 정민아(25)씨 부부는 딸에게 미안할 뿐이다. 올해 6살 된 아이는 “친구들처럼 태권도 학원이랑 발레 학원을 가고 싶다”고 조른다. 하지만 들어주기 어렵다. 일용직으로 일하는 남편 이지훈(24)씨의 한 달 벌이가 100만원대 후반 수준인데다 민아씨는 셋째를 임신해 일할 수 없다. 민아씨는 “아이가 유튜브를 보면서 태권도 동작을 따라 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생활고 탓에 아이와 생이별한 청소년 부모도 많았다. 전남 여수에서 만난 김이은(22)씨는 돈을 벌기 위해 아이와 떨어져 산다. 원래 집은 인천이지만 여수 펜션에서 일자리를 잡았다.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평일에는 두 살배기 아이를 친정 근처 ‘24시간 어린이집’에 맡긴다. 아이의 얼굴을 온종일 볼 수 있는 건 한 달에 한 번뿐이다. 이은씨는 “입양을 보내기 싫은 게 과도한 욕심인가 싶었다”고 말했다. 출산했다는 이유만으로 학교 밖으로 쫓겨난 청소년 부모들은 “그 흔한 학사 학위도 없어 구직이 더 어렵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뒤늦게 학교로 돌아가는 이들도 있다. 8살 딸을 혼자 키우는 홍예슬(25)씨는 올해 대학에 입학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따는 게 목표다. 아이가 더 크기 전에 안정적 수입이 보장되는 직업을 구하지 못하면 생활고의 늪에서 빠져나오기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어린 부모들은 아이에게 떳떳하고 싶어서(67%) 또는 예슬씨처럼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65%) 중단된 학업을 이어 가고자 했다. 안정적인 직업을 갖기 힘든 이들은 주로 ‘취업을 위한 기술교육을 받고 싶다’(27%)고 말했다. 문제는 뒤늦게 공부하려면 또 돈이 든다는 점이다. 예슬씨는 “학교에서 국가 근로로 일하면 1시간에 8350원씩, 매달 20만~40만원 정도를 번다”면서 “기초수급 등과 합하면 한 달에 100만원 정도를 손에 쥐는데, 교재 비용과 공과금, 교통비, 식비로 쓰면 저축하는 돈은 한 푼도 없다”고 토로했다. 유미숙 팀장은 “현금 지원이 어렵다면 이들의 건강권과 관련된 지원이라도 부족하지 않게 해 줘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 부모의 책임감은 다른 부모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심층조사에 응답한 어린 부모 중 48%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양육포기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부산에서 만난 김수연(17)양은 앳된 얼굴 때문에 두 살 난 딸의 언니로 오해받는다. 그럴 때마다 “제가 얘 엄마예요”라고 당당히 말한다.자신이 엄마임을 받아들이기 시작한 계기는 뜻밖에도 출산 후 감행한 가출이었다. 돈 문제로 다투는 집안 어른들의 모습에 지친 수연양은 산후조리도 못한 채 딸을 친정에 두고 집을 나왔다. 그런데 갓난 딸아이가 자꾸 눈에 밟혔다. 수연양은 “입양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딸이 너무 예뻐 떨어질 수 없었다”고 말했다. # 미래 청소년 부모들은 자신들이 겪었던 불행이 아이까지 덮치지 않길 바란다.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미래라도 준비하려면 다른 부모들보다 몇 배의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한다. 대학원생인 박은경(23)씨는 5년째 교수님과 친구들에게 아들의 존재를 알리지 못했다. 미혼모에게 쏟아지는 질타를 겪을 만큼 겪었기 때문에 따가운 시선이 아들에게까지 향할 것을 생각하니 두려웠다.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은경씨는 “주변 사람들이 ‘이혼 가정에서 자란 사람과는 연애하고 싶지 않다’거나 ‘사랑받지 못한 애는 티가 난다’고 얘기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면서 “내 아이에게 이런 아픔을 물려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가난도 아이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은 미래다. 카페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딸(3)을 키우는 이민정(21)씨는 안정적인 새 직장을 구하려고 자격증을 10여개나 땄지만 취업이 쉽지 않다. 민정씨는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치 않다”면서 “지금 사는 곳에서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안정적으로 일하고 싶다”고 했다. 5살 난 아들을 둔 엄마 이지혜(24)씨는 “좋은 조건의 직장을 찾을 여유가 없다”면서 “대우가 열악해도 채용해 주는 회사가 있으면 감지덕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청소년 부모 자립지원 단체인 킹메이커 배보은 대표는 “‘어린데 어떻게 부모 노릇을 할 수 있느냐’는 등 대안 없이 비난하는 것은 어린 부모들의 삶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들이 사회에 뿌리내리고 자신들의 삶을 꾸려 나갈 수 있도록 사회가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청소년 부모 “피임법만 알았어도…” 5억짜리 성교육 헛바퀴

    청소년 부모 “피임법만 알았어도…” 5억짜리 성교육 헛바퀴

    뜬구름 잡는 성교육에 잦은 ‘임신 사고’ 청소년 부모 임신 계획한 성관계 거의 없어 10대부터 생활용품으로 피임기구 인식해야“임신 전까지 한 번도 콘돔을 써 본 적이 없어요. 남자친구가 싫다고 해서 그랬는데 이렇게 쉽게 임신할 줄은 몰랐어요.” 한 살배기 아이를 키우는 김아연(18·가명)양은 학교에서 성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다. 김양은 “콘돔을 어디서 사는지도 몰랐고, 질외사정만으로 임신을 막을 수 있을 줄 알았다”면서 “학교 성교육은 남녀 신체가 어떻게 생겼다는 것만 알려주고 실제 성관계에서 필요한 내용은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신문·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청소년기에 임신·출산한 부모 100명을 대상으로 생활 실태 심층조사를 진행해보니 임신한 이유에 대해 ‘피임에 실패해서’, ‘피임 방법을 몰라서’ ‘상대방의 강제에 의해서’라고 응답한 사람이 각각 41%, 24%, 16%(복수 응답)였다. 피임만 제대로 했다면 준비 안 된 임신을 막을 수 있었다는 뜻이다. 적지 않은 청소년은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다. 학교에서 임신·피임 등 실질적인 성교육은 아직도 터부시 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교육부·보건복지부·질병관리본부가 중고교생 청소년 6만 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청소년 건강행태조사 통계’에 따르면 성관계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전체의 5.7%였지만, 이 가운데 피임 실천율은 59.3%에 그쳤다. 청소년의 성관계 경험률을 2016년 4.6%, 2017년 5.2%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의 해당 연령(만 13~18세) 주민등록인구가 총 309만 6947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17만명 이상이라고 추산할 수 있다. 그런데도 교실 내 성교육의 내실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2015년 교육부에서는 약 5억원을 들여 ‘학교 성교육 표준안’을 발표했지만, ‘여자는 무드에 약하고 남자는 누드에 약하다’ 등 성차별적인 내용을 담고 있으며, 여성의 몸을 출산의 도구로 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논란이 커지자 교육부는 해당 내용을 홈페이지에서 삭제하고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어릴 때부터 제대로 성교육을 받지 못하면 성인이 돼서도 피임 등에 어려움을 겪는다. 2014년 박주현 서울대학교 보라매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이 20~59세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한국 여성의 성생활과 태도에 대한 10년 간격의 연구’에 따르면 여성이 주로 하는 피임법(복수 응답)은 질외사정(61.2%), 생리주기 조절(20%), 남성 콘돔 착용(11%), 피임약 복용(10.1%) 순이었다. 특히 남성 콘돔 사용률은 10년 만에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4년 조사에서는 질외사정(42.7%), 남성 콘돔 착용(35.2%), 생리주기 조절(26.7%), 피임약 복용(9.1%) 순이었다. 윤정원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여성위원장(산부인과 전문의)은 “청소년 성 행태조사 등에 따르면 청소년은 성인과 달리 임신 12주 이후인 후기에 낙태 수술받는 비율이 훨씬 높다”며 “이는 성인보다 관련 지식이나 자원이 훨씬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질외사정이나 생리주기 조절은 피임실패율이 아주 높아서 피임법으로 볼 수 없는데도 이를 알지 못하는 청소년이 많다”며 “임신중절보다는 원치 않는 임신이 줄어야 하기에 지역사회 청소년과 성교육 활동가들에게도 피임 교육과 성교육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청소년을 위해 ‘100원 콘돔 자판기’를 국내 최초로 설치한 박진아 인스팅터스 대표는 “청소년기에 성교육만 제대로 받아도 불필요한 실수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저 역시 학창시절 남들처럼 큰 도움이 안 되는 성교육만 받고 성관계는 ‘나쁜 것’처럼 여겨왔는데 막상 성인이 된 이후엔 아무런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성생활을 마주하게 됐다”면서 “콘돔을 사는 게 민망한 일이 아니고, 애인이 ‘불편하다’며 콘돔을 쓰지 말자고 하는 게 잘못됐다는 걸 아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이어 “10대 초반부터 포르노그라피에 노출돼 성관계가 뭔지 다 아는 상황에서 쉬쉬하기만 하면 오히려 그릇된 인식만 심을 수 있다”면서 “청소년기부터 콘돔이 ‘성인용품’이 아닌 ‘생활용품’이고, 불이 나든 안 나든 항상 그 자리에 있는 ‘소화기’라고 인식하도록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며느리 콘돔에 구멍 뚫어놓은 시어머니

    며느리 콘돔에 구멍 뚫어놓은 시어머니

    며느리가 쓰는 콘돔에 구멍 뚫어놓은 시어머니가 화제다. 최근 한 대만 매체는 손주를 간절히 원해 아들 부부의 피임까지 방해하는 시어머니 때문에 고민이라는 한 여성의 사연을 보도했다. 이름과 국적을 밝히지 않은 20대 후반의 한 여성은 지금의 남편을 만나 결혼한 이후 아이를 갖지 않기로 서로 합의했다. 자식이 없어도 행복한 가정을 꾸릴 수 있다고 확신하고, 두 사람만의 행복에 집중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손주를 원했던 시어머니는 이를 알게 된 이후 불같이 화를 냈다. 여성은 “아이를 낳고 안 낳고는 저희 부부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던 어느 날, 퇴근하고 집에 돌아온 여성은 시어머니가 이들 부부의 방에서 나오는 장면을 목격했다. 어쩐 일로 오셨냐고 묻는 며느리의 말에 화들짝 놀란 시어머니는 “그냥 저녁 식사를 함께하러 왔다가 잊은 물건이 있어 안방에서 찾아봤다”며 둘러댔다. 횡설수설하는 시어머니의 태도가 수상했던 여성은 그날 저녁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침실 서랍을 열어 보고는 경악했다. 부부가 평소 피임을 하기 위해 사용하는 콘돔에 날카로운 바늘 같은 물체로 구멍이 뚫려 있었던 것. 구멍은 자세히 살펴보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울 만큼 작았고, 여성이 의심을 하지 않았더라면 피임에 실패할 수도 있는 노릇이었다. 이와 같은 일이 시어머니의 소행이라고 여긴 여성은 시댁을 찾아가 따졌으나 시어머니는 뻔뻔한 태도로 일관했다. 오히려 “아이가 태어나면 행복할 텐데 왜 그 행복을 피하려고 하니?”라며 며느리를 설득하려고 하기도 했다. 이에 여성은 고민 끝에 인터넷에 사연을 게시하며 자신의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시어머니가 또 어떤 방법으로 자신의 피임을 방해할지 몰라 불안하다며, 이런 결혼 생활을 지속해 나갈 수 있을지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사진 = 서울신문DB 뉴스부 seoulen@seoul.co.kr
  • 쌍둥이만 15쌍...자녀 총 44명 낳은 우간다 싱글맘의 사연

    쌍둥이만 15쌍...자녀 총 44명 낳은 우간다 싱글맘의 사연

    아프리카 우간다 여성 마리암 나바탄지(39)는 지금까지 무려 44명의 자녀를 낳았다. 몇 명은 죽었고 현재는 38명이 마리암과 살고 있다. 우간다 출산율은 여성 1명당 평균 5.6명으로 세계 평균인 2.4명의 두 배가 넘으며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다. 로이터통신은 25일(현지시간) 그중에서도 마리암이 가장 많은 자녀를 출산한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기네스에 따르면 1700년대 러시아의 한 농부가 16쌍의 쌍둥이와 7쌍의 세쌍둥이 등 모두 69명의 자녀를 낳은 것이 최고 기록이다.마리암은 12살 때 결혼해 1년 만에 첫 쌍둥이를 낳았다. 이후로 5쌍의 쌍둥이를 줄줄이 출산했고, 세쌍둥이 4쌍과 네쌍둥이 5쌍이 그 뒤를 이었다. 첫 쌍둥이를 출산한 후 의사는 마리암에게 그녀의 난소가 유난히 크며, 피임약은 건강에 매우 해로울 것이라는 소견을 내놨다. 그 어떤 피임도 하지 못한 마리암은 그렇게 15번의 출산 끝에 44명의 자녀를 낳았다. 마리암은 “2년 반 전 마지막 임신을 했다. 나에게는 6번째 쌍둥이였는데, 한 명은 출산 중 죽었다”고 말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사망한 아이들을 빼고 38명의 자녀가 살아 있다.마리암과 38명의 자녀는 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북쪽으로 50여km 떨어진 마을에 산다. 시멘트와 골판지로 대충 만든 방 네 칸짜리 집은 39명이 함께 살기에는 비좁다. 어떤 아이들은 2층 침대에서, 어떤 아이들은 흙바닥에서 잠을 청한다. 장성한 아이들은 어린 동생들을 돌보고 요리나 집안 일을 나누어서 한다. 그러나 여자 혼자 38명의 자식을 건사하는 일은 결코 녹록지 않다. 마지막 임신 후 남편이 그녀와 아이들을 버리고 떠나면서 마리암은 싱글맘으로 아이들을 혼자 부양하고 있다. 이제 이 집안에서 남편의 이름은 금기어다.38명의 식비와 학비, 의료비 등을 대기 위해 마리암은 미용일, 이벤트 보조, 고철 수집, 술 빚기, 의약품 판매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마리암은 “열두 살 어린 나이에 어른의 책임을 떠맡았다. 태어나서부터 지금까지 대부분의 시간을 아이들을 돌보고 돈을 버는 데 사용했다. 행복했던 기억이 별로 없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마리암의 어머니는 그녀를 낳고 3일 후 남편과 아이들을 버리고 가출했다. 이후 아버지는 재혼을 했고 새어머니는 마리암의 5남매를 독살했다. 그녀는 “나는 친척집에 있어서 겨우 독살을 피했다. 그때 난 7살이었고 죽음이 무엇인지 이해하기에는 너무 어렸다”고 말했다. 가족을 잃은 슬픔에 늘 많은 아이를 갖고 싶었다는 마리암은 그러나 이렇게까지 많은 자녀를 낳을 줄은 몰랐다고 설명했다.돈이 없어 학교를 중퇴해야 했던 첫째 딸 이반 키부카(23)는 “엄마는 우리를 키우느라 늘 압박 속에 살았다. 아이들을 씻기고 요리를 하는 등 가사를 분담하고 있지만 여전히 우리 가족의 부양은 엄마가 책임지고 있다. 엄마가 안쓰럽다”고 가슴 아파했다. 그러나 자신의 유년 시절이 불우했기에 아이들만은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마리암의 바람대로 38명의 아이는 잘 자라주었다. 마리암은 집 한쪽에 나란히 걸려 있는 자녀들의 졸업사진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입맞춤 동의는 성관계도 허락한 것?” 남녀 서로 다른 ‘성결정권 인식’

    “입맞춤 동의는 성관계도 허락한 것?” 남녀 서로 다른 ‘성결정권 인식’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19일 19-64세의 성인 남녀 1840명을 대상으로 성과 재생산 건강 및 권리에 관한 인식과 경험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 결과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여성과 남성 사이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남성은 여성에 비해 상대방과의 성관계 시나 도중에 성적 동의와 의사 존중의 필요성을 상대적으로 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응답 남성 다섯 중 한 명 “키스 동의한 것은 성관계도 동의한 것”연구진은 성적 동의와 자기결정권에 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6개의 질문을 물었다. ①키스에 동의했으면 성관계도 동의한 것이다. ②성관계는 할 때마다 상대방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③성관계 도중 상대방이 중단하겠다고 해도 계속해도 된다. ④사랑하는 사이라면 내가 원하지 않아도 성관계를 해야 한다. ⑤사랑하는 사이에서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것은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⑥피임하지 않겠다는 상대방과는 성관계를 할 필요가 없다 등이다. 먼저 ①번 질문에 대해 15.8%만 그렇다고 답해 대부분은 키스에 동의한 게 성관계에 동의한 것과 같지 않다고 했다. ②번에 대해서는 87.0%가 동의했고, 3번에 대해서는 8.3%마 동의했다. 이런 결과를 본다면 대부분이 성관계를 시작할 때 그 과정을 상대방에물어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남녀 응답자를 비교해보면 유의미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②번 질문에 대해 여성 응답자는 8.4%만이 동의 했지만, 남성은 22.9%가 키스에 동의했으면 성관계도 동의한 것이라고 답해 두 배 이상 높았다. 성관계 도중 상대방이 중단하겠다고 해도 계속해도 된다는 ③번 질문도 여성은 5.1%가, 남성은 11.3%가 그렇다고 답했다. ‘사랑하는 사이에서 성관계를 하지 않는 것은 관계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는 ⑤번 질문에는 여성(28.8%)보다 높은 53.4%의 남성이 그렇다고 답해, 여성보다 남성이 더 ‘사랑’과 ‘성관계’가 반드시 병행돼야 하는 것으로 인식한다고 나타났다. ●여성 열명 중 일곱 “원하지 않는 신체 접촉 경험했다”이에 따른 남녀간 ‘피해와 가해의 경험에도 차이가 있었다. 피해를 받은적 있다는 답변은 여성이 더 높았다. ’내가 원하지 않았는데 누군가가 나의 얼굴과 어깨, 허리와 엉덩이 등의 몸을 만진적이 있다‘는 질문에 여성은 71.7%가 그렇다고 답했고, 남성은 46.2%가 동의했다. 반면 가해 경험이 있는 지 알아보기 위한 ’나는 상대방이 원하는지 확인하지 않고 상대방에게 키스를 한 적이 있다‘는 질문에 여성은 ’3.9%‘만이 그렇다고 답했고, 남성은 다섯 명 중 한 명 꼴인 21.8%가 그렇다고 답했다. 나는 상대방이 원하는지 확인하지 않고 상대방의 가슴이나 성기를 만진 적이 있다는 질문에는 여성의 3.8%가 그렇다, 남성의 19.2%가 그렇다고 답했다. 연구진은 “남녀 모두 본인과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신체 접촉이나 성관계 등 성적 피해를 입거나 가해를 한 적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여성은 피해의 경험이, 남성은 가해의 경험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의 생각’보다 ‘사회 통념’은 여성에 훨씬 엄격하다연구진은 응답자에게 ‘나’가 주체일 때와, ‘우리사회’가 주체일 때를 구분해 묻기도 했다. 응답자 개인의 신념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통념을 구분하기 위해서다. 그 결과 우리 사회에서 혼전 성관계 등 ‘성’과 관련된 통념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따르면 ‘남성은 혼전에도 성관계를 할 수 있다’는 질문에 응답자 ‘나’ 기준에서는 80.1%가 그렇다고 답했다. 반면, ‘우리사회’ 기준에서는 이 보다 소폭 높은 89.1%가 동의했다. 응답자가 생각하기에 우리나라에서 남성의 혼전 성관계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 더 관대하다고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그 주체가 여성인 경우엔 상황이 달랐다. 이 항목과 비슷한 맥락에서 물어본 ‘남성은 사랑하는 사람과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질문과 여성은 사랑하는 사람과만 성관계를 가져야 한다‘는 질문에 ’나‘ 기준에서는 각각 70.0%와 74.7%가 동의해 큰 차이가 없었다. 반면 ’우리사회‘ 기준에서는 주체가 남성일 때 41.4%가 그렇다, 주체가 여성일 때 70.6%가 그렇다고 답했다. 남성의 성관계에대한 우리사회의 통념이 여성보다 훨씬 컸던 것이다. ‘여성의 선택에 따라 임신을 할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질문에 ‘나’ 기준에서는 78.2%가 그렇다고 응답했지만, 우리 사회 기준에서는 38.3%만이 동의했다. 즉, 응답자의 상당수는 ‘개인’차원에서는 여성이 임신을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사회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결과를 종합해보면 우리사회는 성을 향유할 권리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인권으로 인식하는 게 아니었다”며 “성인 중심, 남성 중심의 권리로서 우선하는 통념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 “여성의 성과 재생산 건강 남성도 함께 참여해야” 연구진은 여성의 성과 재생산 건강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남성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국가와 사회의 전 영역에서 남성은 여성보다 우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어서다. 연구진은 “일반적으로 가족계획에서 남성은 여성과 같은 가족계획의 당사자면서 동시에 여성을 돕는 조력자로 그 위치와 역할을 부여받는다”며 “남성은 여성의 파트너이면서 동시에 여성의 성과 재생산 과정에 참여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30년 지났어도 생생한 악몽… 쉬운 낙태는 없어요”

    “30년 지났어도 생생한 악몽… 쉬운 낙태는 없어요”

    일부 무분별한 시술 증가 우려는 기우 낙태 부추기는 사회적 차별 사라져야“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본 순간 악몽 같은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여성만 죄인 취급해 온 법이 이제야 없어지는구나, 뒤늦은 분노도 느꼈고요. 하지만 이제는 마음을 짓눌렀던 굴레를 조금은 벗을 수 있을 것 같아요.” 3년 전 계획하지 않은 임신으로 낙태를 선택했던 직장인 A(34)씨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여성들의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어 줄 것”이라며 “여성들이 불법이라는 협박 없이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길이 열려 다행”이라고 말했다. 또 “미혼 부모에 대한 부정적 시선 등 낙태를 하게 만든 사회적 차별도 사라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결정으로 여성들은 자신들의 건강권이 더 보장될 것이라는 기대를 보였다. 그동안 불법 수술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정보를 얻기가 어렵고 건강을 해칠 위험에 노출돼 있었기 때문이다. 30년 전 낙태 수술을 받았던 B(59)씨는 “예전에는 피임에 대한 인식이 없어 낙태가 더 만연했고 수술을 받다가 건강을 잃는 경우도 많았다”며 “이제는 여성들이 병원에서 정확한 정보를 얻고 안전하게 수술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너무 쉽게 낙태를 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여성들은 “낙태는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것이고 다시 겪고 싶지 않은 트라우마”라며 과도한 우려라고 일축했다.이번 헌법소원에 공동대리인단으로 참여한 류민희 변호사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끌어낸 공을 사회 인식 변화로 돌렸다. 그를 포함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공동대리인단은 2013년부터 낙태 관련 개별 소송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왔고, 이번 헌법소원 변론 과정에 적극 동참했다. 류 변호사는 “2012년 낙태죄 합헌 결정이 나오며 관련 논의가 오히려 활발해졌고, ‘미투’ 등 여성 권리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거세진 것이 큰 몫을 했다”고 평가했다. 여성 의료인들은 “앞으로 1~2년 동안 갈 길이 더 멀다”는 반응이다. 현장 적용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고, 내부적으로 이견도 있기 때문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헌재 결정 이후 “의사의 개인 신념에 따른 진료거부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낙태 시술을 거부할 권리를 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그러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오정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이번 결정은 낙태 수술을 하나의 필수 의료 서비스로 인정한 것”이라며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기본적으로 여성의 생명과 건강을 지킨다는 관점에서 의료인의 책무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주수 제한 없이 낙태 허용해야”…“유산유도제 즉각 승인을”

    “주수 제한 없이 낙태 허용해야”…“유산유도제 즉각 승인을”

    “22주 이후에도 여성 결정 따라 낙태 허용을”이정미 대표 발의안에 “헌재 판단보다 뒤쳐져”의사 거부권 논의엔 “건강권 해쳐…예외 없어야”낙태죄 폐지 운동을 벌여온 여성단체들이 “임신 중지에 주수 제한이 없어야 한다”며 “22주 이후를 포함해 전 기간에 걸쳐 임신 중지를 보장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모두를위한낙태죄폐지공동행동(모낙폐)은 12일 서울 마포구 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은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헌법적 권리로 분명히 확인했다”며 “여성의 결정권을 임신 전 기간에 걸쳐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모낙폐는 입장문에서 전날 내려진 헌법재판소의 형법 제269조, 제 270조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에 대해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결정권의 대결구도를 넘어선 진일보한 결정”이라고 평가하며 “여성의 자기 결정권을 헌법적으로 인정한 만큼, 국회와 정부도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추후 입법과 정책 도입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혔다. 이들은 낙태 허용 범위에 대한 논쟁에 대해 “여성의 판단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낙태죄 헌법불합치 의견을 낸 재판관들이 임신 22주를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언급했지만, 여성의 자기결정권 보장에는 주수 제한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영 공동집행위원장은 “헌법재판소에서 주수를 언급한 것은 주수 이후 처벌을 해야한다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오히려 후반기 임신 중지 역시 장애, 연령, 의료접근성 등으로 임신 중지가 늦어져 후반기에 하게되는 여러 요건을 사회가 줄여나가는 노력을 함께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임신 14주까지 낙태 전면 허용, 22주까지 사유에 의한 임신 중지 허용’ 등의 내용으로 발의 준비 중인 개정안에 대해서도 “오히려 헌법재판소 판결에 뒤쳐지는 안”이라고 반박했다. 또 해외 입법례에서 나타나는 상담의무제, 숙려의무제, 의료급여 제한 등 형법적 처벌 외의 다른 처벌적 조치 도입에도 반대의견을 밝혔다. 이런 제도들이 임신 중지를 더 어렵게 함으로써 여성 건강에 악영향을 가져온다는 것이다.의료 정책과 유산유도제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의료인에 대한 낙태 관련 교육 ▲임신중지와 피임에 대한 보험 급여화 ▲유산유도약 도입 등을 촉구했다. 오정원 산부인과 전문의는 “임신 중지는 위기에 처한 여성에게는 마지막 비상구로 필수 의료 서비스”라며 “이제는 의과대학에서 안전한 술기와 최신 지식을 가르치고, 공공의료기관에서도 안전한 임신중지와 정확한 정보 제공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시한 안전한 임신중지 가이드라인에 따라 유산유도약을 약국 및 병원에서 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의사 개인의 신념에 따라 낙태 시술에 대한 거부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는 “예외를 두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제이 공동행동위원장은 “임신 중지에 대한 거부를 허용하는 것은 의료 접근을 제한하고 건강권을 침해하할 우려가 크다”며 “예외가 생긴다면 다른 진료에 대한 거부권 인정의 가능성이 열려, 전반적인 시민 건강까지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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