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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숙제’ 골트베르크 변주곡 완성한 랑랑… “바흐를 자랑스럽게 했길”

    ‘20년 숙제’ 골트베르크 변주곡 완성한 랑랑… “바흐를 자랑스럽게 했길”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랑랑에게도 코로나19는 ‘악몽’과 같았다. 그는 “전 세계 70개의 공연이 모두 미뤄졌다”며 “굉장히 어려운 때”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다만 랑랑은 올해를 악몽으로만 끝내지 않는다. 피아니스트들에겐 ‘음악의 에베레스트’라고 불리며, 자신의 평생 숙원이기도 했던 ‘굉장히 어려운 곡’을 완성해 더욱 잊지 못할 한 해로 만들고 있다. 그가 지난 4일 도이체 그라모폰을 통해 발매한 ‘바흐: 골트베르크 변주곡’ 음반은 20년이 넘는 연구의 결실이다. 열일곱 살 때 크리스토프 에셴바흐 앞에서 처음 연주하며 천재 피아니스트의 패기를 자랑한 지 21년 만에 앨범을 냈다. 당시에도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빠뜨리지 않고 흡수했다”며 호평을 받았는데 어쩐지 영 성에 차지 않았다. 부족했다는 생각이 컸고 그 뒤로 이 작품을 평생의 과제로 삼았다. 38세가 된 지금, 그때의 천재소년에겐 이렇게 말해 주고 싶단다. “브라보! 잘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구나. 정말 멀었구나.” 최근 화상 인터뷰에서 만난 랑랑은 골트베르크 변주곡을 완성하는 데 이토록 시간이 길어진 이유를 묻자 “이 작품이 바흐의 전형이자 분명한 바로크 음악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로크 음악가들이 당시 하프시코드와 바로크 오르간 등의 악기로 어떻게 꾸밈음을 연주했는지 배워야 해요. 낭만시대의 꾸밈음을 오려다 붙이는 게 아닌 정확한 바로크의 꾸밈음을 만드는 것, 현대 피아니스트들에겐 상당히 어려운 일이고 엄청난 시간을 필요로 하죠.” 이제 준비가 다 됐다고 느끼던 중 부족함을 다시 깨닫는 일을 3년 전까지 반복하다가 독일의 하프시코드 연주자인 안드레아스 슈타이어와 함께 집중해 공부하다 보니 비로소 정확한 바로크 스타일을 터득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선 나이도 한몫을 했다고 그는 말했다. 기술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두루 어려운 골트베르크 중에서도 25번째 변주는 ‘속주’가 특기인 랑랑에겐 힘겨운 부분이었다. “느린 연주일 뿐만 아니라 굉장히 어둡고 수동적이고 고군분투하고 우울해요. 이런 고통스러운 해석을 하기 위해 나이가 들어가는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10대가 25번째 변주를 연주하는 것은 고문 그 자체일 거예요.” 평소 화려한 기교와 퍼포먼스로 눈길을 사로잡은 랑랑은 이번 골트베르크에선 그저 정교하면서도 침착하게 감정을 이끌어 갔다. “바흐의 바로크를 그대로 재현하면서 완벽한 스타카토와 아름다운 레가토 등의 순수한 테크닉을 조금씩 보여 주고 싶었다”고 했다. 쉼표에선 그야말로 편안한 휴식을 그리고, 느린 부분은 천천히 한 발짝씩 언덕에 오르는 듯한 감정을 실어 더 느리게 표현했다. 보통 30개 변주를 연주하는 데 40~50분이 걸리는데, 그의 연주는 90분까지 길어졌다. 그는 4CD 버전으로 스튜디오 녹음뿐 아니라 바흐가 몸담았던 독일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 교회에서 연주한 실황 녹음도 함께 선보였다. 연주 후 바흐의 무덤을 찾아 “오늘 제가 당신을 자랑스럽게 했다면 좋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바흐의 답을 영영 들을 수는 없지만 랑랑은 “나는 틀림없이 그를 느꼈다”고 자신했다. 3년여간의 손목 부상을 딛고 완벽한 바흐가 돼 돌아온 랑랑은 “이 시기에 예술가들이 내면적으로 더 강해져야 하고 계속 연습해야 한다”며 “클래식 음악이 특히 사람들의 마음과 영혼을 결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짧은 연주 영상을 계속 공개하고, 오는 12월 13일에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골트베르크로 국내 팬들도 만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흙밭에 앉은 피아노·현악4중주… 희망·위로를 노래하다

    흙밭에 앉은 피아노·현악4중주… 희망·위로를 노래하다

    난지천 공원 등서 ‘마포 6경’ 진행코로나 상황 드론·360도VR 촬영“음악이 일상으로 돌아온 것 같아”새달 6일부터 유튜브 통해 공개흙밭에 놓인 그랜드 피아노 위로 버드나무 잎이 바람을 타고 흔들리는 풍경이 피아노와 현악4중주의 선율과 어우러졌다. 자연과 음악의 조화, 원래는 시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지켜봤을 연주를 공중에 띄운 드론이 부지런히 찍었다. 관객들을 만나기 어려운 지금, 클래식의 아름다움을 더욱 가까이 나누기 위해 연주자들도 한 곡을 반복해서 연주하며 반나절 동안 다양한 각도로 카메라에 음악을 담았다. 마포문화재단이 주최한 제5회 마포 M클래식축제는 이번엔 ‘디지털 콘택트’로 꾸몄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상상할 수도 없던 첨단 장비와 기술이 축제 계획에 급히 투입했다. 서울 마포구의 주요 명소에서 시민들과 클래식을 나누기로 했던 ‘마포 6경’은 인적이 드문 장소로 바뀌었고, 관객 대신 각종 카메라가 동원됐다. 지난 3일 월드컵공원에서 ‘평화의 도시, 일상을 담다’는 주제로 시작해 난지천공원, 하늘공원, 광흥당, 홍대거리 등에서 15일까지 촬영이 진행된다. 첼리스트 양성원·임희영, 피아니스트 문지영, 정다운 트리오, 현악4중주, 앙상블 오푸스 등이 참여해 곳곳에서 베토벤과 브람스, 슈만 등을 노래했다. 단순히 공연을 녹화 중계하는 것이 아니라 ‘시네마틱 클래식’이라는 콘셉트로 한 편의 클래식 뮤직비디오를 찍는 과정은 보통의 무대보다 훨씬 복잡했다. 전체적인 연주 모습을 찍는 일반 촬영부터 연주자들의 표정을 가까이 찍는 인서트 촬영, 자연 속의 연주 장면을 찍는 드론 촬영, 보다 생생하게 연주를 즐길 수 있는 360도 VR 촬영 등을 모두 따로 진행해 연주자들은 한 곡을 5~6차례씩 연주했다. 관객이 있는 무대였다면 한 번씩 연주하면 끝났을 일이다. 그래도 연주자들은 지친 기색 없이 오후부터 시작된 촬영을 밤까지 이어 갔다. 간혹 클래식 선율에 발길을 멈추는 시민들이 모여들었는데 그러면 공원 관계자가 스태프들에게 주의를 주기도 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따라 촬영에 참여한 스태프도 30명 이내로 제한됐다. 연주자들에게도 경험해보지 못한 특별한 하루였다. 첫 촬영을 한 현악4중주의 바이올리니스트 문지원은 “관객들과 편하게 음악을 즐기는 일상이 사라진 지 오래였는데 이번 촬영으로 잠시 잊고 있던 자연과 음악이 있는 일상이 돌아온 것 같아 행복했다”고 말했다. 첼리스트 박건우도 “음악이 언제나 제자리에서 사람들을 위로할 것이라는 마음으로 연주자들과 모든 스태프들이 한뜻으로 애를 쓰는 모습에 이 상황을 곧 이겨 낼 수 있을 거란 희망을 느꼈다”고도 말했다. 이렇게 담긴 ‘마포 6경’의 클래식은 다음달 6일부터 유튜브를 통해 방송된다. 마포문화재단은 오는 26일 축제의 메인 콘서트에도 100명의 랜선 관객을 초대하기로 했다.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밀레니엄심포니오케스트라, 테너 김현수, 바리톤 김주택, 소프라노 캐슬린 김과 함께 무대에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이와 별도로 구민 합창단 100명도 랜선으로 합창곡을 선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피아니스트 김선욱 지휘자 꿈 이룬다 “오케스트라는 ‘큰 우주’…진심 다할 것”

    피아니스트 김선욱 지휘자 꿈 이룬다 “오케스트라는 ‘큰 우주’…진심 다할 것”

    올해 두 차례나 연주가 미뤄졌던 피아니스트 김선욱이 12월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나며 한 해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특히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본격 데뷔하는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피아니스트로 활동하며 지휘자의 꿈도 오랫동안 키운 김선욱은 영국의 왕립음악원 석사과정에서 지휘를 공부했다. 당시 입학원서를 낼 때 김선욱의 꿈을 잘 알고 있던 정명훈과 김대진에게 추천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예전에 정명훈 선생님께 말러 교향곡 2번 스코어를 들고 찾아가 사인을 받았는데 그 때 선생님게서 ‘네가 이 곡을 언젠가 지휘할 날을 기대한다’고 써주셨죠”. 김선욱의 그 꿈이 이뤄지게 됐다. 12월 14일 김선욱은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KBS교향악단을 이끌고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과 브람스 교향곡 2번을 지휘하고,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하면서 지휘도 함께한다. 2013년 영국 왕립음악원 석사과정을 졸업한 뒤 정식 지휘 무대는 처음이다. 2015년 본머스 심포니 상주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협연하던 중 상임지휘자 키릴 카라비츠의 깜짝 제안으로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파드되를 앙코르 곡으로 선택해 잠시 지휘봉을 잡아보긴 했지만 본격 데뷔는 아니었다. 김선욱은 9일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늦을 것 같다는 생각에 도전하고 싶어졌다”면서 “지휘자로 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완전히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고, 지휘라는 세계를 절대 쉽게 생각하지 않기에 겸손한 자세로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피아노가 ‘작은 우주’라면 오케스트라는 그야말로 ‘큰 우주’”라면서 “피아노가 다른 악기보다 음역대가 크고 화성을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케스트라를 위한 곡을 분석하는 데 이점이 있지만 피아노와 달리 오케스트라는 혼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피아노를 잘 연주한다고 해서 지휘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지휘는 혼자서 아무 음도 낼 수 없다”고도 강조했다. KBS교향악단과의 협연에 앞서 12월 8일에는 클래식계 거장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듀오 리사이틀을 갖고 브람스를 연주한다. 두 사람이 함께 무대를 꾸미는 것은 처음으로 브람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1~3번)을 선보인다. 정경화는 1997년 EMI를 통해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을 발매해 클래식 음반계 최고상 중 하나인 프랑스의 디아파종 황금상을 받기도 했다.그동안 주로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통했지만 김선욱도 브람스 음악에 남다른 애정을 가져왔다. 이달 중에는 정명훈의 지휘로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협연한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의 내한공연 실황 음반이 발매된다. 김선욱은 “정경화 선생님의 오랜 팬으로 선생님이 녹음하신 수많은 음반들을 들으며 자랐고 공연을 보며 꿈을 키웠다”면서 “리허설에서 음악적인 디테일과 선생님이 음악으로 그리시는 큰 그림에 많은 감명을 받고 모든 순간마다 많은 배움을 얻고 있다”며 듀오 리사이틀에 대한 기대를 밝혔다. 12월 중에는 두 차례나 미뤄진 베토벤 후기 피아노 소나타 공연도 예술의전당에서 열릴 예정이다. 꾸준한 연구와 독보적인 해석으로 베토벤 전문가로 꼽히는 그가 베토벤이 완전히 청력을 잃은 뒤 감성과 상상에 의해서만 쓴 후기 피아노 소나타를 어떻게 연주할지 많은 팬들이 기대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3월 공연이 취소됐고 9월로 다시 잡힌 연주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재확산에 잠정 연기됐다. 김선욱은 “자가격리 기간 도중 점점 확진자가 늘어나는 것을 보며 연주회를 진행하는 게 무리라는 확신이 생겼다”며 두 번째 리사이틀마저 연기해야 했던 아쉬움을 설명했다. 무대를 향한 쌓이고 쌓인 마음을 연말에 다양하게 풀어낼 김선욱. 그는 “특히 지휘자로 무대에 오르는 첫 발걸음이 두렵고 조심스럽지만 진심을 다해 연주한다면 관객들도 진심을 느끼실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더 넓은 음악을 하고 싶은 한 음악가의 길에 동참해주시면 힘이 될 것 같다”는 바람을 전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가 풀어낼 슈만…다음달 9일부터 전국투어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가 풀어낼 슈만…다음달 9일부터 전국투어

    끊임없는 노력과 곡에 대한 탐구로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올 가을을 낭만주의 음악의 절정인 슈만으로 따뜻하게 적신다. 백건우는 오는 17일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슈만 음반 신보를 발매하고 다음달 9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을 시작으로 두 달에 걸친 전국 투어를 갖는다. 서울 강동아트센터, 경기아트센터를 비롯해 대구, 부천, 광주, 창원, 울산, 안성과 11월 인천, 통영 등을 방문한다. 무대는 슈만의 첫번째 작품번호가 붙은 아베크 변주곡으로 시작해 마지막 작품인 유령 변주곡으로 마무리된다. 슈만의 음악의 시작과 끝을 지켜보며 그의 굴곡진 삶과 요동친 감정들을 백건우의 손끝으로 풀어낼 예정이다. 세 개의 환상 작품집, 아라베스크, 새벽의 노래, 다채로운 작품집 중 다섯 개의 소품, 어린이 정경 등도 만날 수 있다. 백건우는 2008년 메시앙, 2011년 리스트, 2013년 슈베르트, 2015년 스크랴빈과 라흐마니노프, 2017년 베토벤에 이어 지난해 쇼팽까지, 각 작곡가들의 내면을 깊이 파고들어 탐구하고 해석했다. 이번 가을에는 피아노를 누구보다 사랑한 슈만의 음악 속에 담긴 열정과 인간 본연의 감정에 집중하고 시적인 환상과 풍부한 감성이 녹아든 선율을 무대를 통해 나눈다. 전국 투어 리사이틀은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해 띄어앉기 객석으로 운영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선 넘는 일요일] ‘영화 속 미자처럼…’ 알츠하이머 투병 중인 배우 윤정희

    [선 넘는 일요일] ‘영화 속 미자처럼…’ 알츠하이머 투병 중인 배우 윤정희

    “영화 속 미자가 되어버렸습니다” 과거 ‘선데이 서울’의 표지를 장식했던 1960년대의 전설적인 배우 윤정희.그녀가 노인성 치매, 알츠하이머로 투병 중이라는 사실을 지난해 11월 남편인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고백했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증상은 대략 10년쯤 전에 시작됐다”며 “지금은 딸까지 못 알아볼 정도의 심각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본래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투병 사실은 영화계나 클래식 음악계의 가까운 지인들만 알고 있던 비밀이었다. 그러나 한평생 영화배우로 살아왔던 윤정희 씨를 위해 피아니스트 남편 백건우 씨와 딸 백진희 씨는 윤정희의 투병 소식을 결국 언론에 공개했다. 특히 백진희 씨는 “어머니는 오랫동안 (영화배우로) 사랑받았던 사람이니, 투병 소식을 알려서 엄마가 팬들의 사랑을 다시 확인했으면 좋겠다. 지금 어머니에게는 그게 정말 필요하다”고 털어놨다.공교롭게도 배우 윤정희의 마지막 영화 출연작은 2010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다. 남편 백건우 씨는 “마지막 작품이었는데 역할이 알츠하이머를 앓는 역할이었다. 그 뒤로 아내가 영화를 더 하고 싶어 했지만 상 받으러 올라가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며 “아내가 아프고 난 후 피아노 소리가 달라졌다”고 고백했다. 윤정희는 1960년대 문희, 남정임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 시대를 열었던 전설적인 여배우였다. 그녀는 330여 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고, 1976년 인기 절정을 달리다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던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와 파리에서 결혼했다. 공연과 기자간담회 등 거의 모든 공식석상에 함께할 정도로 두 부부는 잉꼬부부로 함께 해왔으며 현재는 프랑스 파리 근교에 위치한 딸 백진희 씨의 집에서 요양 중이다.첫 3년은 시간 개념을, 다음 3년은 공간 개념을, 그다음 3년은 사람을 못 알아본다는 ‘나를 잃는 질환’이라고 불리는 알츠하이머. 이미 가족을 잘 알아보지 못한다는 그녀의 병세는 이미 심각한 수준이지만, 딸 백진희 씨의 말처럼 대중들의 커다란 사랑을 받았던 톱배우 윤정희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아마도 팬들의 사랑일 것이다. 글 임승범 인턴 seungbeom@seoul.co.kr영상 임승범 인턴 장민주 인턴 goodgood@seoul.co.kr
  • [허백윤의 아니리] 꼬마 피아니스트가 전한 음악의 의미

    [허백윤의 아니리] 꼬마 피아니스트가 전한 음악의 의미

    “제가 여러분께 음악 선물을 드릴게요.” 지난 2일, 11세 꼬마 피아니스트의 한마디에 수백명이 각자의 자리에서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서울맹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김건호군은 이날 서울 중구 푸르지오아트홀에서 랜선 독주회를 갖고 바흐의 2성 인벤션(15곡)과 3성 신포니아(15곡) 전곡, 판타지아와 이탈리아 협주곡을 선사했다.양손을 바쁘게 움직이며 따분한 음들을 반복하는 바흐 인벤션은 흥미를 갖고 피아노를 배우던 아이들에게도 고비 같은 작품이다. 그런 곡을 자신 있게 끌고가는 당찬 모습에 순간 나이를 의심했다가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는 희고 통통한 손에서 비로소 어린 연주자의 실력에 감탄했다. 선천성 망막질환을 갖고 태어난 건호군은 악보를 볼 수 없다. 여섯 살부터 건호군을 지도해 온 신정양 피아니스트가 왼손 따로, 오른손 따로, 그리고 양손을 합쳐 녹음을 해 주면 구간별로 끊어 수없이 반복하는 방법으로 곡을 익힌다고 했다. 한 구절을 실제 연주할 때까지 적어도 열 번 이상씩 듣는다. 그렇게 악보를 귀로 익히고 나면 감정을 살린다. F단조인 신포니아 9번은 몇 년 전 가족들과 본 주말 연속극에서 뭉클한 마음이 들었던 기억을 담았고, 2성 인벤션에는 각 번호마다 평소에 좋아하는 점자 도감책에서 얻은 새와 동물들의 느낌을 넣었다.건호군에게 음악은 ‘세상과의 소통’이고 무대는 ‘도전’이라고 했다. 맹학교 유치부 때 노래하는 선생님 옆에서 검지손가락으로 음의 높낮이를 쫓아가며 피아노를 만지는 모습에서 재능이 보였고, 다음해 사단법인 ‘뷰티플마인드’의 뮤직아카데미 막내 단원이 됐다. 장애인과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음악교육을 지원해 전문적인 음악가로 성장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으로, 초등학생이 아닌 유치원생이 선발된 것은 건호군이 처음이었다. 2017년 브루크뮐러 25개의 연습곡을 무대에서 선보인 뒤 지난해까지 콩쿠르와 연주회로 거의 매달 무대에 도전했다. “아무리 어려웠던 곡도 열심히 연습해서 무대를 해내고 나면 스스로 많이 성장한다는 걸 느껴요. 2018년에 쇼팽 왈츠곡이 너무 어려워서 연습하기가 싫었는데 결국 해내고 나니 제가 엄청나게 바뀌었더라고요.” 그래서 코로나19로 수많은 음악가들의 무대가 취소되는 와중에도 유튜브 생중계로 랜선 독주회를 열었다. 비록 객석은 텅 비어 있었지만 유튜브 채널로 수백명이 지켜봤을 무대가 처음으로 연주를 ‘즐긴다’는 느낌을 줄 만큼 좋았다. 공연 중에 올라온 댓글들을 다음날 아침까지 귀에 담았다. “너무 많아 중간에 듣다 포기했다”고 자랑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어린아이다. “관객이 없는 게 아쉽긴 해도 그때의 뜨거운 느낌을 이렇게 영원히 간직할 수 있다”며 온라인 공연의 장점까지 척척 말했다. 그날 관중들은 그의 재능에 대한 대견함보다 음악을 나눠 준 데 대한 고마움을 더 많이 보냈다. 귀로 세상과 이야기하는 건호군은 좋은 음악과 섬세한 소리들을 더 넓게 나누는 꿈을 꾸고 있다. 꾸준히 자작곡을 쓰고 미디 작업을 배우는 것도 그런 이유다. 자신의 눈을 대신해 주는 컴퓨터와 각종 정보기술(IT) 기기를 통해 상상하는 세상을 더욱 다양한 소리와 음악으로 표현하고 싶다는 것이다. 11세 꼬마 연주자인 건호군에게서 감히 음악가의 삶을 투영해 본다. 건호군의 장애를 떼어 놓고 봐도 그 나이에 해내기 어려운 도전들에 계속 부딪히는 아이의 시간은 많은 음악가들의 지난 시간이기도 하며, 지금도 이어지는 시간이다. 단순히 누군가를 즐겁게 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의 끝없는 싸움과 도전을 이겨 내고 거듭 성장해 간 이들에게 음악은 그들의 삶 자체다. 그런데 무대가 사라지면서 수많은 음악가들이 존재의 의미를 고민하게 됐고 그 시간이 끝 모르게 이어지고 있다. 연주자나 관객 모두에게 안타까운 시간임이 분명하다. 다만 음악과 예술이 대체 무엇인지, 모두가 진짜 의미를 생각해 보는 지금 또한 하나의 도전과 같다. 어렵고 무거운 도전을 해내고 나면 더 크게 성장해 있을 거라고, 아쉬운 시간들이 결국은 더욱 단단한 담금질의 기회가 되기를 건호군의 도전에 비춰 바라본다. baikyoon@seoul.co.kr
  • [리뷰] 안방에서 만난 인기 듀오…손열음·클라라 주미 강의 강렬한 ‘입맞춤’

    [리뷰] 안방에서 만난 인기 듀오…손열음·클라라 주미 강의 강렬한 ‘입맞춤’

    유독 넓어 보인 무대, 곡이 끝날 때마다 나온 박수소리와 그에 맞춰 고개숙여 인사하는 두 음악가의 표정이 어쩐지 애틋했다. 4년 만에 국내 팬들을 만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객석엔 관객을 대신한 스태프들이 앉았다. 손뼉을 마주치는 소리가 홀을 타고 울리는 동안 5000명에 달하는 소리 없는 박수도 이어졌다.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클래식계 인기 듀오는 며칠간 참 많은 이들의 애를 태웠다. 주미 강은 리사이틀을 위해 독일에서 귀국해 2주간 자가격리도 했고, 이후 두 사람이 열심히 공연을 준비했는데 지난달 중순부터 잠시 멀어진 줄 알았던 코로나19가 다시 엄습했다. 당초 예정됐던 예술의전당 공연이 취소됐고 공간을 더 넓히는 대신 객석 점유율을 줄이기 위해 롯데콘서트홀로 무대를 옮겼다. 그런데 공연을 사흘 앞두고 다시 대면 공연이 전격 취소됐다. 대신 두 사람은 랜선으로라도 팬들을 만나기로 했고, 안타까움과 동시에 고마움과 미안함이 뒤섞여 더없이 애틋할 수밖에 없는 무대가 4일 열렸다. 다만 아쉬운 마음과 별개로 둘은 유튜브로 마주한 무대를 꽉 차게 느끼도록 해줬다. 손열음의 손이 건반에 오르고 주미 강의 활이 현을 긋기 시작하면 어떠한 빈 자리도 느낄 새 없이 모든 공간이 가득 채워지는 듯 했다. 라벨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으로 시작된 무대에서는 특히 두 사람이 꼭 함께 선보이고 싶었다던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디베르티멘토 ‘요정의 입맞춤’이 이날 리사이틀의 의미를 확인시키듯 강렬했다. 매우 빠르게 엇박자로 서로 치고 나가는 듯이 들리도록 주고받는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호흡은 완벽했다. 학창시절부터 이어진 16년의 인연이라든가 지난해 11월까지도 해외에서 거듭 호흡을 맞춰 온 최고의 콤비라는 설명을 굳이 붙이지 않아도 두 사람은 그저 열정을 다해 합을 맞춰갔다.인터미션이 지나고 검은 바지 정장을 입고 무대에 선 손열음과 주미 강은 더욱 절정으로 무대를 이끌었다. 해외에서 여러 차례 연주해보며 국내 팬들에게도 두 사람의 해석을 전달하고 싶었다며 준비한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다섯 개의 멜로디와 슈트라우스의 바이올린 소나타에는 내내 열의가 담겼다. 특히 슈트라우스의 소나타는 격정적인 카리스마로 긴장과 여유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화려하게 피날레를 장식했다. 이들은 랜선 관객들을 위해 앙코르 곡으로도 준비했는데 이 때 연주자들도, 그리고 보낼 수 없는 박수를 마음껏 치던 랜선 관객들도 2시간 가량 꾹 참아둔 감정을 터뜨렸다. 손열음과 주미 강은 앙코르 곡으로 슈트라우스의 가곡 ‘모르겐(Morgen)’을 연주했다. ‘내일’, ‘아침’을 뜻한다. 서정적인 선율을 이어가며 주미 강은 눈물을 참듯이 눈을 질끈 감았다. 이날 공연 시작 전 짤막한 영상을 통해 소감을 전하며 손열음은 “그 어떤 공연보다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는데 이렇게 관객들을 대면하지 못하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고 이 상황이 너무 참담하고 아쉽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에는 함께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모두가 상상조차 못했던 공포와 혼돈의 시간들을 반 년 이상 보내고 있는 오늘, “그래도 음악은 멈춰서는 안 된다(주미 강)”며 두 사람은 영상으로나마 내일을 노래하며 많은 이들의 마음을 녹였다.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내일은 꼭 만날 수 있기를, 모든 연주를 마친 뒤 서로를 돌아보며 미소지은 두 사람도, 박수 대신 ‘좋아요’ 버튼만 꾹 누를 수밖에 없던 안방 관객들도 간절한 바람을 곱씹는 밤이었을 것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서울 강북구, 4·19 도시재생 마을기업 ‘우이동문화콘소트’ 힘찬 출발

    서울 강북구, 4·19 도시재생 마을기업 ‘우이동문화콘소트’ 힘찬 출발

    서울 강북구는 4·19 도시재생사업 추진과 관련해 지속가능한 마을을 지향하는 지역 주민들의 노력이 협동조합 ‘우이동문화콘소트’의 탄생으로 결실을 맺었다고 4일 전했다. 강북구 4·19 도시재생 주민공모사업에 참여하며 음악인들이 주축이 되는 주민공동체를 형성한 우이동문화콘소트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협동조합을 만들어 지난 7월 출범식을 가졌다. 콘소트는 ‘함께, 공동의(CON)’와 ‘운명(SORT)’의 의미를 가진 라틴어 합성단어다. 운명 공동체가 되어 음악으로 활력이 넘치는 마을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진 조합은 성악가, 피아니스트, 송 텍스트(Song Text) 분석가 등 음악인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2019년부터 우이동에 위치한 카페 ‘포네커피하우스’에서 주민들을 위한 문화예술행사를 개최해 왔다. 오페라의 주요 아리아를 해설과 함께 감상하는 ‘심층적 음악감상’, 문화인들을 초대해 인생사를 듣고 음악을 감상하는 ‘마이 라이프’와 시 낭송, 하우스 콘서트 등을 진행했다. 코로나19로 대면 행사가 어려워진 지금은 유튜브를 통해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는 음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향후 조합은 공연 기획, 음악교육 실시, 합창단 운영, 인터넷 및 모바일 음악 콘텐츠 제작 등 다방면에 걸쳐 활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구는 조합이 제공하는 문화활동을 통해 지역민의 삶의 질이 상승하고 이웃 간 소통의 창구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겸수 강북구청장은 “우이동문화콘소트가 지역주민들의 문화공유와 화합의 장으로 거듭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역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마을기업의 육성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피겨 여왕’ 김연아·피아니스트 손열음, 2024 강원 동계유스올림픽 집행위원에 선임

    ‘피겨 여왕’ 김연아·피아니스트 손열음, 2024 강원 동계유스올림픽 집행위원에 선임

    ‘피겨 여왕’ 김연아가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대회(Youth Olympic Games·이하 YOG)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을 맡게 됐다. 당초 김연아는 부위원장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나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부위원장직을 맡게 됐다. 강원YOG 조직위는 3일 오후 2시 한국프레스센터 프레스클럽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조직위원장과 집행위원 등을 선임하고 정관과 사업계획 등 주요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창립총회에는 최문순 강원도지사,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이 참석했다.조직위 집행위원에 ‘피겨 여왕’ 김연아(30), 유명 피아니스트 손열음(34) 등 젊은 예술·체육인이 선임된 것이 눈길을 끈다. 김연아는 국민적 사랑을 받는 피겨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이다. 2012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 YOG 동계 대회, 2016 노르웨이 릴레함메르 YOG 대회에서 홍보대사를 지냈다. 손열음은 차이코프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 대회에서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 연주자 상을 받은 유명 피아니스트다. 현재 그는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을 지내고 있다.조직위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을 조직위원장에 임명했고,유승민 IOC 위원을 부위원장에 선임했다. 조직위는 “이번에 각 분야 대표 34명의 위원으로 출범했지만 향후 70명까지 위원을 확대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조직위는 “앞으로 정부와 강원도, 대한체육회 및 각 경기연맹의 역량을 모아 대회종합계획 수립과 사업예산 집행 등, 대회 준비를 총괄한다”면서 “이번 총회를 기점으로 이른 시일 내에 법인 설립허가와 등기절차를 완료하고, 이달 말부터 사무처를 운영하여 본격적인 준비 체제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OG는 IOC가 세계 청소년의 연대와 교류 촉진을 위해 창설한 대회로 2010년 제1회 싱가포르 청소년올림픽대회를 시작으로 동·하계 대회가 4년마다 열리고 있다. 강원도는 지난 1월 10일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제135차 IOC 총회에서 제4회 YOG 개최지로 선정됐다. 조직위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경기 시설을 활용한다”고 했다. 강원도가 개최지로 결정된 직후 IOC는 “평화를 만들어갈 새로운 기회”라며 “북한의 참여를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2018평창동계올림픽에 이어 다시 한번 남북 화합의 장을 열어 청소년들이 스포츠와 평화의 가치를 생생히 느끼는 기회로 만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미래세대를 이끌 전 세계 청소년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평화와 공존의 리더십을 전달함으로써 이번 대회가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나아가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되도록 강원도민과 함께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문화마당] 지금, 더 나은 미래 위한 인터미션/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지금, 더 나은 미래 위한 인터미션/이진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피아니스트

    공연은 보통 1부와 2부로 나뉘고 그사이에 쉬는 시간(intermission)을 둔다. 화장실을 간다든가, 샴페인 한잔 등으로 목을 축이고 무언가를 씹는다. 무엇보다 옆사람과 비로소 수다를 떨 수 있는 기회가 다시 주어진다. 조용히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집중해 관람했던 1부에 대한 소감과 그리고 2부를 기대하는 마음을 나누며 잠시 평론가가 돼 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술자리에서 ‘술’에 대한 주제로만 이야기하지 않듯이 음악회의 쉬는 시간에 음악 이야기만 할 리는 없지 않은가. 술을 빌미로 세상 사는 이야기도 하고 진심을 털어놓는 기회를 가지듯 음악을 사이에 두고 이런저런 잡담과 친목을 다지기도 한다. 때론 사교적ㆍ정치적 만남의 장이 마련되기도 한다. 학교에 가는 참된 맛과 의미를 수업 중간 쉬는 시간에 두었던 것도 비슷한 이유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쉬는 시간이 연주자 입장에서 원하는 필요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몸이 어느 정도 풀리고 점점 뜨겁게 달궈지고 빠져들기 시작할 때 “우리 15분만 쉬었다가 다시 만나자”라고 맥을 끊는 아쉬운 마음이 강하다. 체력이 모자라고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상황을 지레 걱정할 일은 없다. 연주라는 미션은 그 차원을 뛰어넘는 아드레날린의 폭발과 무의식의 세계에 빠지는 순간이니까. 쉬는 시간이 연주자를 위해 있지 않고 청중들을 위해 있었다는 것을 꽤나 늦게 알게 된 편이다. 쉬는 시간에 많은 일이 벌어진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으니. 이제는 쉬는 시간을 거친, 샴페인 한 잔 걸친 청중들과의 2부 공연이 확실히 더 많은 아량과 함께 자유롭고 솔직해지는 공연이 된다는 확신이 있다. 음악에는 별 관심과 흥미가 없이 사람들 간의 비즈니스나 정치를 위해 공연장에 드나드는 유럽 사교계를 비판하는 목소리 중에 이런 표현이 있다. 공연은 한 번의 인터미션으로 나뉜 두 번의 음악이 아니라 음악에 의해 두 번 중단(interruption)된 세 번의 사교의 장일 뿐이다. 공연 전, 공연 간, 공연 후에 해야 할 그들의 궁극적 미션 사이에 잠시 2번의 막간극이 열렸을 뿐이라고 풍자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처럼 쉬는 시간에 음료나 간식 없이, 혹은 아예 쉬는 시간을 두지 않고 한 번에 끝까지 진행되는 공연 형태는 진정한 음악회의 미션이었던 음악의 전파와 공유에 더 가까워진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면서 모든 공연이 취소 또는 연기됐다. 지난여름 잠깐 공연장 문이 열렸을 때 사람들 간의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이런저런 대책과 변화를 도모해 그 가능성과 안전성을 검증할 수 있었다. 얼마 전 독일의 저명한 전염병학자들이 클래식 공연이 오늘날 가장 안전한 공연 형태이자 집회라고 밝힌 바 있다. 모두 마스크를 한순간도 벗지 않고 시종일관 쓰고 있으며, 음식이나 음료를 섭취하지 않았다. 서로 이야기하지 않고, 한 방향을 향해 앉아 있는 좌석 배치에서는 바이러스가 전파될 확률이 극히 낮다는 연구 결과다. ‘5000만 시민 멈춤 기간’을 견뎌낸 후에 어느 정도 안정된 시기가 온다면 클래식 공연이 가장 안전하게 메마른 일상을 다시 촉촉하게 적셔 줄 가장 적합한 여가가 되지 아닐까 생각한다. 코로나 시대에 혹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아무리 온라인이 새로운 대체재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라이브 공연의 현장감을 어느 장르의 공연이건 간에 포기할 수는 없다. 온라인 공연은 그 나름대로 무궁무진하게 발전하겠지만, 라이브 공연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그에 맞는 작품, 관람 문화, 기획 진행, 기반시설 모두 새로운 진화를 하리라 믿는다. 팬데믹으로 인한 우리 삶의 인터미션 이후에 더 즐거운 2부가 열리길 기대한다.
  • 대사 좀 맞춰줄래, 무용 같은 홈트 해볼래

    대사 좀 맞춰줄래, 무용 같은 홈트 해볼래

    손열음·신영숙·국립극단 등 채널·코너 개설공연 외 연기·노래 통해 관객들과 ‘랜선 만남’“다른 것은 바라지 않고 그냥 계속 좋은 음악을 들려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함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지난 1일 개인 유튜브 채널 ‘YEOL EUM SON’①을 열며 남긴 말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활발하게 해왔고 이미 유튜브에서 손열음의 연주 영상이 많지만 그가 직접 유튜브를 연 것은 처음이다. 지난 6월 24일 예술의전당에서 가진 리사이틀 가운데 슈만의 ‘어린이 정경’ 연주 영상을 한 개 올렸는데 하루도 채 안 돼 1100여명이 구독했고, 조회수가 4000회를 넘었다. 악장별로 시간을 표시해 더 쉽게 익히고 좋아하는 구간을 찾아 들을 수 있게 했다. 이날은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예정됐던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의 듀오 리사이틀을 유튜브로 무관중 생중계하기로 결정된 날이기도 하다. 손열음은 SNS를 통해 유튜브 개설 소식을 알리며 “코로나19로 지난 반년간 셀 수도 없이 많은 연주가 취소되며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면서 “음악가와 관객이 같은 시공간을 공유할 때만 만들어지는 라이브 연주의 생명력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고 했다. 이어 “비대면 음악 공유가 고유 장르로 기능하면 무대가 활짝 열렸을 때 더 많은 분들이 음악을 즐기러 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진다”고 덧붙였다. 무대가 귀해지고 관객들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된 문화예술계는 ‘랜선’ 소통을 위한 고민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공연이 취소되면서 선보인 무관중 공연 영상을 넘어서 훨씬 많은 사람들이 쉽고 재미있게 각 장르를 접하고 나눌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든다. 특히 아티스트 개인이나 국공립 예술단체들에서 한 발짝씩 틀을 깨고 무대를 기다리는 미래의 관객들에게 새롭게 다가가려는 고민들이 엿보인다.뮤지컬 배우 신영숙은 지난 3월 말부터 유튜브 채널 ‘영숙아트홀’②을 운영하고 있다. “영숙아트홀 이사장 신영숙입니다”라는 소개와 함께 다양한 뮤지컬 이야기를 전해주는데 특히 ‘혼자 하는 레베카’에서 작품 속 의상과 배경을 토대로 연기와 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코너가 많은 웃음을 줬다. ‘신영숙의 뮤직 카페’에선 뮤지컬 넘버 이외의 노래를 들려주고, ‘신디의 보라보라’에선 팬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등 다채롭게 꾸몄다. 뮤지컬 배우 배다해③도 지난 5월부터 개인 채널을 통해 ‘오페라의 유령’, ‘모차르트!’ 등 유명 작품들의 대표 넘버를 부르는 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국립극단 유튜브 채널의 ‘대사 좀 맞춰줄래?④ ’(대·좀·맞) 코너는 코로나19 때문에 공연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한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과 ‘화전가’의 배우들과 대본에 따라 대사를 맞춰보는 콘셉트로 연극 팬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작품을 본 관객들은 무대 밖에서도 여운을 나눌 수 있고, 작품을 보지 않았더라도 바로 앞에 있는 듯한 배우들의 명연기를 가까이 보고 직접 대사를 따라해보며 연극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지난 5~6월 국립현대무용단 남정호 예술감독과 안영준 연습감독 등이 이어간 온라인 홈트레이닝 ‘유연한 하루’⑤ 코너는 집에서 보내는 일상이 길어진 이들에게 즐거움과 휴식을 주기도 했다. 남 감독은 최근 온라인으로 전환된 ‘춤추는 강의실’을 통해 현대무용의 역사 등을 차근차근 소개하기도 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영상 강의”라고 소개했다.세종문화회관은 지난 7월 중순부터 ‘극한홍턴’⑥이라는 코너로 웃음을 주고 있다. 홍보마케팅팀 인턴(홍턴)이 공연을 준비하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예술단 등의 산하단체들을 만나 직접 배워보는 험난한 과정을 코믹하게 다뤄 무대를 준비하는 예술가들의 땀과 노력을 알리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무대 밖에서도 열심히 만나요” 적극·활발해진 문화예술계 ‘유튜브 소통’

    “무대 밖에서도 열심히 만나요” 적극·활발해진 문화예술계 ‘유튜브 소통’

    “다른 것은 바라지 않고 그냥 계속 좋은 음악을 들려 드리고 싶다는 생각이에요. 함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지난 1일 개인 유튜브 채널 ‘YEOL EUM SON’을 열며 남긴 말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활발하게 해왔고 이미 유튜브에서 손열음의 연주 영상이 많지만 그가 직접 유튜브를 연 것은 처음이다. 지난 6월 24일 예술의전당에서 가진 리사이틀 가운데 슈만의 ‘어린이 정경’ 연주 영상을 한 개 올렸는데 하루도 채 안 돼 1700여명이 구독했고, 조회수가 3700회를 넘었다. 악장별로 시간을 표시해 더 쉽게 익히고 좋아하는 구간을 찾아 들을 수 있게 했다. 이날은 4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예정됐던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과의 듀오 리사이틀을 유튜브로 무관중 생중계하기로 결정된 날이기도 하다. 손열음은 SNS를 통해 유튜브 개설 소식을 알리며 “코로나19로 지난 반년간 셀 수도 없이 많은 연주가 취소되며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면서 “음악가와 관객이 같은 시공간을 공유할 때만 만들어지는 라이브 연주의 생명력은 그 무엇으로도 대체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더 확고해졌다”고 했다. 이어 “비대면 음악 공유가 고유 장르로 기능하면 무대가 활짝 열렸을 때 더 많은 분들이 음악을 즐기러 오지 않을까 하는 바람을 가진다”고 덧붙였다.무대가 귀해지고 관객들의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된 문화예술계는 ‘랜선’ 소통을 위한 고민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 공연이 취소되면서 선보인 무관중 공연 영상을 넘어서 훨씬 많은 사람들이 쉽고 재미있게 각 장르를 접하고 나눌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들을 만든다. 특히 아티스트 개인이나 국공립 예술단체들에서 한 발짝씩 틀을 깨고 무대를 기다리는 미래의 관객들에게 새롭게 다가가려는 고민들이 엿보인다. 뮤지컬 배우 신영숙은 지난 3월 말부터 유튜브 채널 ‘영숙아트홀’을 운영하고 있다. “영숙아트홀 이사장 신영숙입니다”라는 소개와 함께 다양한 뮤지컬 이야기를 전해주는데 특히 ‘혼자 하는 레베카’에서 작품 속 의상과 배경을 토대로 연기와 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코너가 많은 웃음을 줬다. ‘신영숙의 뮤직 카페’에선 뮤지컬 넘버 이외의 노래를 들려주고, ‘신디의 보라보라’에선 팬들의 사연을 소개하는 등 다채롭게 꾸몄다. 뮤지컬 배우 배다해도 지난 5월부터 개인 채널을 통해 ‘오페라의 유령’, ‘모차르트!’ 등 유명 작품들의 대표 넘버를 부르는 영상을 꾸준히 올리고 있다.국립극단 유튜브 채널의 ‘대사 좀 맞춰줄래?’(대·좀·맞) 코너는 코로나19 때문에 공연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한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과 ‘화전가‘ 배우들과 대본에 따라 대사를 맞춰보는 콘셉트로 연극 팬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 작품을 본 관객들은 무대 밖에서도 여운을 나눌 수 있고, 작품을 보지 않았더라도 바로 앞에 있는 듯한 배우들의 명연기를 가까이 보고 직접 대사를 따라해보며 연극의 묘미를 느낄 수 있다.지난 5~6월 국립현대무용단 남정호 예술감독과 안영준 연습감독 등이 이어간 온라인 홈트레이닝 ‘유연한 하루’ 코너는 집에서 보내는 일상이 길어진 이들에게 즐거움과 휴식을 주기도 했다. 남 감독은 최근 온라인으로 전환된 ‘춤추는 강의실’을 통해 현대무용의 역사 등을 차근차근 소개하기도 하는데 “코로나19 때문에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영상 강의”라고 소개했다. 세종문화회관은 지난 7월 중순부터 ‘극한홍턴’이라는 코너로 웃음을 주고 있다. 홍보마케팅팀 인턴(홍턴)이 공연을 준비하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서울시오페라단, 서울시예술단 등의 산하단체들을 만나 직접 배워보는 험난한 과정을 코믹하게 다뤄 무대를 준비하는 예술가들의 땀과 노력을 알리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손열음·클라라 주미 강 리사이틀, 4일 유튜브에서 무관중 생중계로

    손열음·클라라 주미 강 리사이틀, 4일 유튜브에서 무관중 생중계로

    국내 인기 클래식 듀오인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의 서울 리사이틀이 무관중 공연으로 전환됐다. 4년 만의 듀오 무대를 기다려 온 팬들에겐 아쉬운 소식이지만 대신 두 사람의 연주를 더욱 많은 사람들이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게 됐다. 클래식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1일 “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릴 예정인 리사이틀이 무관중 공연으로 전환해 진행된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9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사실상 3단계인 2.5단계로 격상되면서 전국민의 참여가 절실한 한 주 만큼은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기로 뜻을 함께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사람의 연주는 당초 예술의전당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지난달 27일 취소됐고, 공연 장소가 롯데콘서트홀로 변경됐다. 당시 기획사 측은 “객석 점유율 65%로 준비했던 예술의전당에서 객석 점유율을 50%로 낮추기 위해 롯데콘서트홀로 옮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재확산세가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정부가 2.5단계로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을 강화하면서 결국 관중 없이 무대를 이어가기로 했다. 손열음과 주미 강의 연주는 4일 오후 7시 50분부터 크레디아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 중계될 예정이다. 크레디아는 “앞으로도 객석 간격 확보 등 공연장 안전 수칙을 준수하는 한편 공연이 멈추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피아니스트 김선욱 ‘베토벤 후기 소나타’ 리사이틀도 취소

    피아니스트 김선욱 ‘베토벤 후기 소나타’ 리사이틀도 취소

    다음달 13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리사이틀이 취소됐다. 정부가 28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침을 일주일 연장하면서 예술의전당이 다음달 14일까지 모든 공연과 전시 운영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공연기획사 빈체로는 이날 리사이틀 취소 및 재연기 소식을 전하며 “구체적인 공연 일정은 추후 공지 예정”이라고 밝혔다. 독일 본의 베토벤 생가인 ‘베토벤 하우스’의 멘토링 프로그램 첫 수혜자로 선정되는 등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꼽힌 김선욱은 이번 리사이틀에서 베토벤의 안단테 파보리와 후기 피아노 소나타 30, 31, 32번을 연주할 계획이었다. 지난 3월 예술의전당에서 연주회를 가질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취소돼 9월로 미뤄졌는데 또 다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움직임이 꺾이질 않으며 기다려 온 관객들과 만나지 못하게 됐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손열음·클라라 주미 강 리사이틀, 예술의전당→롯데콘서트홀로 변경

    손열음·클라라 주미 강 리사이틀, 예술의전당→롯데콘서트홀로 변경

    다음달 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인기 클래식 듀오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의 리사이틀이 취소됐다. 다만 두 사람을 기다린 팬들을 위해 같은 날 장소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로 옮겨 진행하기로 했다. 클래식 공연기획사 크레디아는 26일 “예술의전당 공연이 객석 점유율 65%로 운영해 전석 매진됐지만 현 시점에서 공연을 진행하기가 어렵다고 판단돼 부득이하게 취소하게 됐다”면서 “연주자들과의 깊은 상의 끝에 다음달 4일 오후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객석 점유율 50%로 공연을 재오픈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2단계로 격상하면서 실내 공연장은 객석의 50% 이하로 제한적으로 운영하도록 권고했다. 게다가 이날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3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쉽게 줄지 않자 공연장을 옮기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크레디아는 예술의전당 공연에 예매한 관객들에게는 취소 수수료 없이 전액 취소 및 환불 처리를 한 뒤 오는 28일 롯데콘서트홀 공연의 티켓을 재판매한다고 설명했다. 한 칸 띄어앉기 좌석으로 운영된다. 크레디아는 “연주자와 모두의 안전을 위해 깊은 고민 끝에 내린 결정이니 관객 여러분의 넓은 양해를 부탁드린다”면서 “안전하게 관람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어느덧 10년… 손열음과의 연주, 혼자 무대처럼 편안~해요”

    “어느덧 10년… 손열음과의 연주, 혼자 무대처럼 편안~해요”

    국내 클래식계 인기 듀오인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이 4년 만에 팬들을 다시 만난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선후배 사이로 만나 호흡을 맞춘 지 10년. 이젠 손열음과의 연주가 “혼자 무대에 나가는 듯한 느낌이 들 만큼 편하다”는 주미 강은 서면 인터뷰로 기대감을 한껏 드러냈다. 그는 다음달 4일 서울을 포함해 6곳의 도시에서 갖는 듀오 리사이틀을 앞두고 독일에서 귀국해 자가격리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좌석 띄어앉기 및 객석 점유율 50% 운영 등으로 26일 서울 공연 장소가 예술의전당에서 롯데콘서트홀로 변경됐다.)●대학 선후배… 새달 4일부터 전국 공연 주미 강의 국내 연주는 2018년 알렉시오 벡스와의 투어 이후 2년 만이다. “한국 연주는 언제나 기쁨과 행복을 주어 늘 기다린다”는 그는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지난 6개월간 라이브 연주를 아예 못한 뒤라 더욱 들떠 있다. 자가격리 기간이 답답하기도 하지만 “훌륭한 배달 시스템 덕에 잘 지내고 있다”고 했다. 주미 강과 손열음은 이번 리사이틀에서 라벨의 ‘유작’이라는 부제로도 알려진 바이올린 소나타를 비롯해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다섯 개의 멜로디, 슈트라우스 바이올린 소나타, 스트라빈스키 디베르티멘토를 연주할 예정이다. 스트라빈스키 디베르티멘토는 “언니와 몇 년 전부터 꼭 하고 싶었던 곡”이고, 라벨 소나타 1번은 “스트라빈스키와도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오프닝 곡으로 구성했다”고 조목조목 소개했다. “해외에선 함께 자주 연주했던 프로코피예프와 슈트라우스 곡을 한국에서도 선보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독일에서 나고 자라 한예종으로 ‘역유학’ 온 04학번 주미 강은 02학번 선배인 손열음과의 연주가 좋았다. 2011년 여름음악제에서 듀오 연주를 선보였고 “그때의 기억이 정말 좋아서” 다음해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열린 주미 강의 데뷔 리사이틀에서 본격적으로 듀오로 데뷔했다. 2013년 첫 번째 전국 투어와 앨범 발매에 이어 2016년 두 번째 투어를 가지며 스타 듀오로 이름을 알렸다. “마지막으로 같이 연주한 게 지난해 11월인데 언니랑은 언제 만나서 연주해도 한두 달밖에 안 된 것처럼 느껴진다”고도 자랑했다. 그는 손열음에 대해 “굉장히 유연하고 귀가 좋은 연주자로, 실내악을 할 때 최고의 조건을 갖췄다”고 상찬했다. ●베토벤 소나타 전곡 녹음 10월 마무리 주미 강은 인디애나폴리스, 센다이, 서울 등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해 실력을 인정받은 뒤 발레리 게르기예프, 유리 테미르카노프, 정명훈 등 저명한 지휘자가 이끄는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활동하고 있다. 내년 3월에는 브레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내한공연을 갖고 브람스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코로나19로 매진하게 된 녹음 활동을 통해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10곡 전곡 녹음도 10월쯤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희원극단, 통일뮤지컬 ‘왔어 왔어’ 제작·발표

    희원극단, 통일뮤지컬 ‘왔어 왔어’ 제작·발표

    뮤지컬 ‘언틸더데이’ 제작팀인 희원극단이 올해 또 하나의 통일뮤지컬 ‘왔어 왔어’를 제작, 발표한다. ‘언틸더데이’ 는 2011년 개막공연 이후 8년간 무대에 올려졌다. 북한 지하교인들의 실화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었지만 입소문을 타고 전해져 3만명 이상이라는 최다관객을 동원한 뮤지컬이다. 김나윤 희원극단 대표는 배우로 널리 알려져있지만 모든 극을 본인이 직접 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작품 ‘왔어 왔어’ 역시 김대표가 작가와 각색 및 안무를 담당했다. 극 중 김나윤(김희원) 역할도 맡아 열연한다. 2012년 ‘언틸더데이’ 의 연출을 맡은 북한귀순 감독인 오진하 씨가 이번에도 김대표와 함께 공동 연출을 맡았다. 그는 통일뮤지컬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더 넓혀진 작품을 선사할 것을 약속했다. 이 극의 음악을 맡은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최지혜와 바이올리니스트 정한나, 베이시스트 황현무 등 4인조 연주자들이 함께하는 라이브 무대는 극의 몰입도를 더 올릴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인 이병도 대한민국문화예술협회 회장이 프로듀서로 합류했다. 이 회장은 “남북 간의 문화 발전과 소통을 위해 홍보와 기획을 맡아 많은 국민들이 이 공연을 관람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뮤지컬 ‘왔어왔어’는 통일바에서 일어나는 남북한 배우들의 콘서트 준비 과정을 시작으로 극 중 주연들의 실화였던 사실을 엮어 감동과 코믹, 눈물의 역사를 담았다. 북한의 하나밖에 없는 북한 예술가인 소해금 연주자 박성진과 북한배우 백유미를 만날수 있다. 남한의 김나윤, 김도하, 한채율, 박정후, 최예승, 권기은 외 희원극단이 연합해 총 출연한다. 이 극은 남북 하나재단 창작 지원 사업에 선정돼 다음달 26일 오후 5시 윤당 아트홀에서 공연된다. 희원극단은 한 달에 하나의 작품을 무대에 올려 단원들의 개인적인 기량과 발전을 꾀하고 있다. 이같은 연습을 통해 성장한 이들은 뮤지컬, 드라마,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예술형태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잡고 있다. 배우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되도록 빠른 시간 안에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단체로 알려져 있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어둠 이겨낸 베토벤처럼 음악으로 위로 건네야”

    “어둠 이겨낸 베토벤처럼 음악으로 위로 건네야”

    서울 여름 음악축제 실내악 위주 변경베토벤 ‘영웅’ 꼭 들려주고 싶었는데… 오늘 피아니스트 김태형 바이올린 소나타30일 조은화 베토벤 오마주 첼로 협주곡올해의 아쉬움은 내년 무대에서 달랠 것“음악은 엔터테인먼트 그 이상이죠. 지금 시기에 음악은 자양분 같은 역할을 할 겁니다.” 독일 뮌헨국립음대 교수인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은 올해 처음 시작된 여름 음악 축제 ‘클래식 레볼루션’의 예술감독을 맡아 한국에 왔다.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고, 이 일이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며 2주간 자가격리도 감수했다. 그런데 지난 17일 축제가 막을 열자마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방침이 정해졌다. 오직 베토벤만을 주제로 열흘을 채우려고 계획했지만 서울시립교향악단을 비롯해 6개 교향악단이 잇따라 불참을 통보해 교향악 대신 실내악 위주로 프로그램을 변경했다. 최근 서울 잠실 롯데콘서트홀에서 만난 포펜 감독은 “관객들이 베토벤의 모든 작품들을 첫 음부터 마지막 음까지 즐길 수 있도록 구상했는데 아쉽다”면서 “9번의 교향곡 전곡을 순서대로 들려주려고 했고 특히 이 가운데 교향곡 3번 ‘영웅’으로 긍정적이고 절망을 극복하자는 메시지를 꼭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KBS교향악단과 리허설까지 마쳤지만 결국 19일 연주를 하지 못했다. 그래도 포펜 감독은 “음악은 계속돼야 한다”면서 축제를 취소하지 않았다. 오히려 “베토벤의 후기 실내악은 전기·중기보다 훨씬 강한 에너지를 준다”며 실내악 공연으로라도 채울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베토벤의 후기 실내악에는 자신에게 특히 힘든 시기인데도 삶에 대한 긍정적인 접근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실내악단 ‘노부스 콰르텟’ 등의 스승으로도 알려져 있고 대전시향, 통영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등에서 지휘한 경험이 있는 등 한국과 인연이 깊다. 25일엔 바이올린을 잡고 “개인적으로 젊은 피아니스트 중 가장 섬세한 피아니스트”라고 생각한다는 김태형과 바이올린 소나타를 연주할 예정이다. 포펜 감독은 인터뷰 중 거듭 “이럴 때일수록 음악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력을 잃은 베토벤이 극심한 우울과 절망에 빠졌어도 끝내 음악의 힘으로 극복했듯이 이 시기를 이겨 내야 한다는 것이다. 축제의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조은화 독일 한스아이슬러음대 교수가 쓴 베토벤에 대한 오마주 곡인 첼로 협주곡 ‘때로는 자유롭게 때로는 추구하며’가 서울튜티체임버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초연된다. 포펜 감독은 “베토벤의 음악을 동시대와 연결한다는 의미가 있는 이 곡을 전 세계 초연으로 선보이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포펜 감독은 내년 ‘클래식 레볼루션’에선 피아졸라와 브람스를 주제로 관객들과 만나 올해의 아쉬움을 달랠 예정이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청력 잃은 베토벤의 음표… 그 마음의 소리를 채운다

    청력 잃은 베토벤의 음표… 그 마음의 소리를 채운다

    후기 소나타 3부작 쉬지않고 70분간 연주“어려운 시기 베토벤이 힘과 위로 됐으면” “마음의 소리를 듣는 노력을 많이 했어요.” 10대부터 30대인 지금까지 베토벤이 어떻게 다르게 느껴졌느냐는 질문에 피아니스트 김선욱은 대번 “전혀 다르지 않다”며 “처음부터 존경했고 지금도 존경한다”고 답했다. 다만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통할 만큼 베토벤을 많이 연주하고 해석하면서 더 깊이 베토벤의 마음에 귀 기울였다고 했다. 김선욱은 다음달 13일 서울 예술의전당을 비롯해 대구, 경기 고양, 부산에서 리사이틀을 갖고 베토벤의 후기 피아노 소나타를 선보인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전곡(2009년)과 소나타 전곡(2012~2013년)을 연주하고 3대 피아노 리사이틀(2017년) 등 꾸준히 베토벤과 함께한 그가 베토벤 탄생 205주년을 맞아 지난 3월 야심 차게 준비한 연주였다. 코로나19로 미뤄지고 6개월 만에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김선욱은 베토벤의 ‘안단테 파보리’에 이어 후기 피아노 소나타 3부작인 30, 31, 32번을 70분간 쉬지 않고 들려줄 계획이다. 청력을 완전히 잃은 베토벤이 오로지 감성과 상상력으로만 만들어 낸 작품들이다. 유럽에서 귀국해 자가격리 중인 그는 서면 인터뷰에서 “‘베토벤이 어떤 소리를 상상하며 음표를 적었을까’를 예전에는 지금처럼 깊게 고찰하지 않았다”면서 “연습을 시작하기 전에 악보를 찬찬히 살펴보며 베토벤이 적은 음표와 주문들을 베토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2013년 독일 본의 ‘베토벤 하우스’ 멘토링 프로그램의 첫 수혜자로 선정돼 소장품을 독점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 덕에 베토벤의 원본 자필 악보로 그의 영혼에 집중할 수 있었다. ‘만약 내가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면?’이라 가정하면서 이전에 연주하고 기억하던 음표들을 머릿속에서 다 지워버리고 새로 채워넣는 작업을 반복했다. “그랬더니 음표가 새로 들리고 다이내믹도 더 직접적으로 다가오기 시작했어요. 이 흥분과 놀라움을 연주를 통해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은 음악가가 그랬듯 지난 3월 중순 영국 스코틀랜드에서의 연주회 이후 갑작스레 휴식기가 주어졌다. 그 기간에 그는 “익숙하지 않은 레퍼토리들을 연습하고 요리도 많이 했다. 잦은 이동으로 지친 건강도 더 신경 쓸 수 있었다”며 의미를 담았다. 11월에도 베토벤 하우스에서 연주하는 그는 “베토벤의 음악은 우리 모두에게 큰 위로를 주는 만큼 이 어려운 시기에 조금이라도 힘과 위로를 드릴 수 있다면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매년 1%씩 발전하는 예술가가 꿈”이라는 김선욱은 “연주자가 되기 위해 준비한 과정을 인생 1막, 연주자로서 베토벤을 자주 쳤던 시기가 2막이었다면 이제 다양한 작곡가의 작품을 연주하는 3막에 들어갈 것”이라고도 했다. 내년에는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미네소타 오케스트라, LA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과의 데뷔 무대가 예정돼 있다. 베를린 필 무대에선 진은숙의 피아노 협주곡을 선보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대한민국예술원상에 황종례·박성원·전무송

    대한민국예술원상에 황종례·박성원·전무송

    대한민국예술원은 미술 부문에 황종례(왼쪽) 국민대 공예미술학과 명예교수, 음악 부문에 박성원(가운데) 국립오페라단 이사, 연극 부문에 배우 전무송(오른쪽)을 제65회 예술원상 수상자로 선정하고 상금 1억원을 수여한다고 20일 밝혔다. 황 명예교수는 한국 도자 전통을 이은 1세대 여성 도예가다. 맥이 끊겼던 전통 귀얄문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독창적인 작품을 선보였다. 박 이사는 지난 50여년 동안 100여편의 오페라에 출연했다. 배우 전무송은 50여년 동안 연극 인생을 걸어온 연극인이다. 한국영상대, 안양대, 서울예술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해 왔다. 예술원은 시인이자 소설가 오탁번, 단색화 대가 정상화, 대한민국 국새를 쓴 서예가 권창윤, 원로 건축가 윤승중, 의대 출신 피아니스트 정진우를 신입 회원으로 선출했다. 예술원 전체 회원은 모두 91명이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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