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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민제, 콘트라베이스만의 매력 담은 다섯 번째 음반 발매

    성민제, 콘트라베이스만의 매력 담은 다섯 번째 음반 발매

    콘트라베이시스트 성민제가 30일 소니뮤직과 함께 ‘아이 러브 콘트라베이스(I love contrabss)’ 앨범을 발매한다. 그의 다섯 번째 음반으로 사랑받는 클래식 명곡들을 콘트라베이스만의 중후한 매력으로 풀어낸다. 성민제는 클래식과 재즈, 현대음악을 넘나들며 다양할 레퍼토리를 선보여왔다. 10대에 요한 마티아스 스페르거 국제 콩쿠르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쿠세비츠키 콩쿠르를 석권했고 2009년에는 도이치 그라모폰(DG) 레이블을 통해 데뷔 앨범을 냈다. 이후 콘트라베이스 한계에 도전한 2집 ‘언리미티드’(Unlimited)를 출시한 데 이어 2019년에는 콘트라베이스 레퍼토리를 더욱 확장해 사랑의 기쁨과 슬픔, 아름다운 로즈마린 등 크라이슬러 곡을 재해석한 ‘더블 베이스 플레이 크라이슬러(Double bass plays Kreisler)’를 4집 앨범에 담았다. 피아니스트 임현진과 함께한 이번 앨범에는 바이올린과 첼로처럼 콘트라베이스를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자 하는 성민제의 고민을 녹였다. 슈베르트의 세레나데를 비롯하여 바흐 G선상의 아리아, 드뷔시 달빛 등 익히 잘 알려진 작품들을 콘트라베이스 특유의 저음으로 풀어내며 색다른 편안함을 선사한다. 성민제는 다음달 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콘서트도 갖는다. 그가 음악감독으로 있는 클라츠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풍성한 선율을 선보인다. 게스트로 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 출연한 바이올리니스트 고소현이 참여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포브스 선정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선정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 포브스 선정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 선정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이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아시아 리더’에 유일한 클래식 연주자로 이름을 올렸다. 20일(현지시간) 발표된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에 우리나라에서는 23명이 선정됐고, 기업인 외에 가수 아이유와 화사, 배우 수지와 남주혁, 골퍼 김세영 등도 포함됐다. 클래식 연주자로는 임지영이 유일하게 선정됐다. 2018년 피아니스트 조성진 이후 국내 클래식 연주자로는 두 번째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는 매년 지역별로 예술, 금융·벤처캐피탈, 소비자 기술, 기업 기술 등 10개 분야의 30세 이하 청년 리더를 분야별로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포브스는 22개 아시아 국가 및 지역에서 추천된 2500여명 후보 가운데 굳건한 의지, 근면성실, 혁신 등을 기준으로 전문평가팀의 최종 평가를 거쳐 리더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임지영은 20세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을 차지했다. 2015년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금호음악인상, 한국언론인연합회 자랑스런 한국인 대상, 대원문화재단 대원음악상 신인상 등을 수상했고, 2017년에는 피아니스트 임동혁과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베토벤 바이올린 소나타 등을 녹음한 첫 음반을 워너 클래식 레이블을 통해 전 세계에 발매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한 지난해에는 바이올린의 구약·신약 성서로 불리는 바흐와 이자이의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완주에 도전해 음악가로 도약하는 계기를 갖기도 했다. 임지영은 다음달 18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젊은 현악 연주자들과 함께 ‘크론베르크 스트링 프로젝트’로 무대에 오른다. 다음달엔 이탈리아, 6월엔 두바이에서 개최되는 음악 페스티벌에 참여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첫사랑에 다시 이끌려” 지휘봉 놓고 피아노 치는 정명훈

    “첫사랑에 다시 이끌려” 지휘봉 놓고 피아노 치는 정명훈

    오늘 대구부터 경기·광주·서울 리사이틀 하이든·베토벤·브람스 말년 때 작품 선택“연주 부족하다는 느낌, 나이 드니 해소손 잘 안 돌아가지만 안 보이던 게 보여”“어렸을 때 내가 세상에서 사랑하는 게 두 가지 있었어요. 피아노와 초콜릿. 이제 초콜릿은 없어졌고 우리 가족이 피아노보다 앞서지만, 여전히 남아 있는 피아노는 그만큼 깊이 들어 있는 사랑이죠.” 지휘봉을 잠시 내려두고 오랜만에 피아노 앞에 앉아 국내 관객들과 만나게 된 정명훈은 피아노를 첫사랑에 비유했다. “피아니스트로 활동하지 않은 지 30년이 넘었어도 한 번도 잊지 않았고 늘 피아노 옆에 있길 원했다”면서다. 정명훈은 22일 도이치 그라모폰(DG) 레이블을 통해 ‘하이든·베토벤·브람스 후기 피아노 작품집’ 디지털 앨범을 발매했다. 수록곡들을 들고 23일 대구콘서트하우스를 시작으로 24일 군포문화예술회관,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27일 경기아트센터에 이어 28일과 3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을 이어 간다. 이날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만난 그는 “진짜 잘하는 피아니스트들에게 미안하다”면서도 음악의 시작이기도 했던 첫사랑을 향한 깊은 마음이 무대로 이끌었다고 했다. 뛰어난 피아니스트였지만 정작 피아노 앨범과 리사이틀은 각각 2013년, 2014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첫 음반에 자녀들을 위한 마음을 그렸다면 두 번째 피아노에는 거장의 삶을 고스란히 녹였다.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60번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번, 브람스 ‘네 개의 소품’ 등 세 작곡가가 말년에 쓴 작품들이 담겼다. 하이든은 그가 7세에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피아노 협주곡 11번을 연주한 처음의 의미가 있고, 베토벤은 그의 음악 인생에 “제일 큰 거인”, 그리고 브람스는 주로 웅장한 오케스트라를 이끌던 그에게 잔잔한 아름다움의 가치를 더욱 알게 했다. 정명훈은 “나이 먹는 게 좋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1초도 안 든다”고 했다. “젊었을 땐 손가락이 훨씬 잘 돌아갔고 지금은 어떤 때는 원하는 만큼 손가락이 늘어나지 않지만, 옛날에 안 보였던 것들이 많이 보이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브람스 교향곡 4번에서 어딘가 소화하지 못한 느낌이 있었는데 그 불편함이 해소된 게 비로소 브람스가 그 작품을 쓴 나이가 됐을 때”라는 말로 그가 느낀 시간의 깊이를 가늠케 했다. 그는 “더이상 프로페셔널한 음악가가 아니다”라면서 그저 음악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따뜻한 인연을 이어 가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 찍는 것과 인터뷰 다음으로 싫어하는 게 음반 녹음”이라던 그는 “아내를 위한 음반을 꾸미고 싶다”며 조심스럽게 슈만의 환상곡을 연주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첫사랑 향한 깊은 마음” 피아노 치는 정명훈…건반으로 풀어내는 그의 삶

    “첫사랑 향한 깊은 마음” 피아노 치는 정명훈…건반으로 풀어내는 그의 삶

    “어렸을 때 내가 세상에서 사랑하는 게 두 가지 있었어요. 피아노와 초콜릿. 이제 초콜릿은 없어졌고 우리 가족이 피아노보다 앞서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피아노는 그만큼 깊이 들어 있는 사랑이죠.” 지휘봉을 잠시 내려두고 오랜만에 피아노 앞에 앉아 국내 관객들과 만나게 된 정명훈은 피아노를 첫사랑에 비유했다. “피아니스트로 활동하지 않은 지 30년이 넘었어도 한 번도 잃지 않았고 늘 피아노 옆에 있길 원했다”면서다. 정명훈은 22일 오후 도이치 그라모폰(DG) 레이블을 통해 ‘하이든·베토벤·브람스 후기 피아노 작품집’ 디지털 앨범을 발매했다. 수록곡들을 들고 23일 대구콘서트하우스를 시작으로 24일 군포문화예술회관, 25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27일 경기아트센터에 이어 28일과 3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리사이틀도 갖는다.투어를 앞두고 이날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만난 그는 “진짜 잘하는 피아니스트들에게 미안하다”면서 ‘피아니스트’로 무대를 갖는 게 아니라고 거듭 강조했다. 다만 음악의 시작이기도 했던 첫사랑을 향한 깊은 마음이 무대로 이끌었다고 했다. 뛰어난 피아니스트였지만 정작 피아노 앨범과 리사이틀은 각각 2013년, 2014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첫 음반에 자녀들을 위한 마음을 그렸다면 두 번째 피아노에는 거장의 삶을 고스란히 녹였다. 하이든 피아노 소나타 60번과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0번, 브람스 ‘네 개의 소품’ 등 세 작곡가가 말년에 쓴 작품들이 담겼다. 하이든은 그가 7세에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피아노 협주곡 11번을 연주한 처음의 의미가 있고, 베토벤은 그의 음악 인생에 “제일 큰 거인”, 그리고 브람스는 주로 웅장한 오케스트라를 이끌던 그에게 잔잔한 아름다움의 가치를 더욱 알게 했다.정명훈은 “나이 먹는 게 좋고 다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1초도 안 든다”고 했다. “젊었을 땐 손가락이 훨씬 잘 돌아갔고 지금은 어떤 때는 원하는 만큼 손가락이 늘어나지 않지만, 옛날에 안 보였던 것들이 많이 보이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브람스 교향곡 4번에서 어딘가 소화하지 못한 느낌이 있었는데 그 불편함이 해소된 게 비로소 브람스가 그 작품을 쓴 나이가 됐을 때”라는 말로 그가 느낀 시간의 깊이를 가늠케 했다. 2014년 리사이틀 당시엔 뵈젠도르퍼를 직접 공수해 올 만큼 피아노도 까다롭게 골랐지만 이번 공연에선 대부분 공연장에 있는 피아노를 선택할 예정이다. “이제는 좋은 피아노보다 편안한 의자가 더 중요하다”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그는 “전 이제 프로페셔널한 음악가가 아니다”라며 그저 음악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따뜻한 인연을 이어 가겠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국내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 등 책임을 맡는 일은 더이상 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한 가지 남은 목표는 조심스레 꺼냈다. “사진 찍는 것과 인터뷰 다음으로 싫어하는 게 음반 녹음”이라면서도 아내를 위한 음반을 꾸미고 싶다며 아내가 가장 좋아한다는 슈만의 환상곡을 즉흥적으로 쳤다. 앨범과 리사이틀에 대한 생각을 두루 밝히고 난 뒤 그는 “첫 음반에 담았던 아들을 향한 마음을 다시 연주해보겠다”며 6분 가까이 슈만의 ‘아라베스크’를 연주하고는 “안녕히 계세요”하고 자리를 떠났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피아노 라이징 스타 ‘5인5색 베토벤’

    피아노 라이징 스타 ‘5인5색 베토벤’

    선율·임주희 등 신예 피아니스트 5명단조 협주곡 3번 등 경기필하모닉 협연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신진 피아니스트 다섯 명과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다섯 작품을 모두 연주하는 ‘Five For Five’ 시리즈를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잇는다. 코로나19로 지난해 250주년 생일잔치를 조촐하게 치렀던 베토벤과 많은 무대를 잃은 신예 연주자들을 위한 무대다. 경기필하모닉 상임지휘자인 마시모 자네티 예술감독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장 독특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콘서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다섯 곡을 한 사람이 연주하는 건 자주 봤어도 다섯 사람이 연주하는 것은 매우 특별하다”면서 “무엇보다 경기필하모닉에 부임할 때 중요한 목표가 젊은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경기필하모닉과 호흡을 맞추는 연주자들은 자네티 감독이 여러 곳에서 추천을 받은 뒤 엄선한 ‘라이징 스타’들이다. 피아니스트 선율(21)이 베토벤의 젊은 생기가 담긴 1번으로 첫 출발을 끊고 정지원(20)이 2번을 연주하며 90마디 가까운 카덴차(독주 부분)를 화려하게 선보인다. 베토벤의 유일한 단조 협주곡인 3번은 윤아인(25)이 섬세하게, 피아노 협주곡의 새로운 형식을 내보인 4번은 박재홍(22)이 다채롭게 연주한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의 최대 걸작으로 꼽히는 5번 ‘황제’는 임주희(21)가 맡았다. 자네티 감독은 “5명이 각자 개성과 특징이 뚜렷하다”면서 “모두 상당히 많은 준비를 하고 왔고 마음을 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반가워했다. 피아니스트들이 주로 사용하는 ‘헨레’ 악보로 공부한 이들도 베토벤 원곡에 더 가까운 ‘베렌라이터’ 악보를 새로 익혀 연습했다. 베렌라이터 악보를 제안한 건 자네티 감독이었다. “연주자들이 주인공”이라며 간담회에서도 구석 자리를 자처할 만큼 이번 무대에 애정을 듬뿍 담은 자네티 감독은 말미에 이런 말을 덧붙였다. “교향악축제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등 한국은 어느 나라도 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 어려운 시대에도 문화를 잊지 않고 어떻게 삶을 지속할 수 있는지 희망을 보여 주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다섯 색깔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경기필하모닉 ‘Five For Five’

    다섯 색깔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경기필하모닉 ‘Five For Five’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신진 피아니스트 다섯 명과 함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다섯 작품을 모두 연주하는 ‘Five For Five’ 시리즈를 오는 24일부터 다음달 8일까지 잇는다. 코로나19로 지난해 250주년 생일잔치를 조촐하게 치렀던 베토벤과 많은 무대를 잃은 신예 연주자들을 위한 무대다. 경기필하모닉 상임지휘자인 마시모 자네티 예술감독은 지난 19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가장 독특하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콘서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다섯 곡을 한 사람이 연주하는 건 자주 봤어도 다섯 사람이 연주하는 것은 매우 특별하다”면서 “무엇보다 경기필하모닉에 부임할 때 중요한 목표가 젊은 예술가들을 소개하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경기필하모닉과 호흡을 맞추는 연주자들은 자네티 감독이 여러 곳에서 추천을 받은 뒤 엄선한 ‘라이징 스타’들이다. 피아니스트 선율(21)이 베토벤의 젊은 생기가 담긴 1번으로 첫 출발을 끊고 정지원(20)이 2번을 연주하며 90마디 가까운 카덴차(독주 부분)를 화려하게 선보인다. 베토벤의 유일한 단조 협주곡인 3번은 윤아인(25)이 섬세하게, 피아노 협주곡의 새로운 형식을 내보인 4번은 박재홍(22)이 다채롭게 연주한다.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의 최대 걸작으로 꼽히는 5번 ‘황제’는 임주희(21)가 맡았다. 자네티 감독은 “훌륭한 팀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평화롭고 공평하게 분담했다”고 했다. 자네티 감독은 “5명이 각자 개성과 특징이 뚜렷하다”면서 “모두 상당히 많은 준비를 하고 왔고 마음을 열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반가워했다. 피아니스트들이 주로 사용하는 ‘헨레’ 악보로 공부한 이들도 베토벤 원곡에 더 가까운 ‘베렌라이터’ 악보를 새로 익혀 연습했다. 베렌라이터 악보를 제안한 건 자네티 감독이었다. “연주자들이 주인공”이라며 간담회에서도 구석 자리를 자처할 만큼 이번 무대에 애정을 듬뿍 담은 자네티 감독은 말미에 이런 말을 덧붙였다. “교향악축제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리는 등 한국은 어느 나라도 하지 못한 일을 하고 있다. 어려운 시대에도 문화를 잊지 않고 어떻게 삶을 지속할 수 있는지 희망을 보여 주고 있다.” 연주회는 24일 경기 성남아트센터를 시작으로 26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 다음달 1일 경기아트센터, 2일 경기 고양아람누리, 7일 서울 예술의전당, 8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뷰티플마인드, 장애인의 날 맞아 ‘랜선 피아노 콘서트’ 공개

    뷰티플마인드, 장애인의 날 맞아 ‘랜선 피아노 콘서트’ 공개

    사단법인 뷰티플마인드가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특별한 피아노 콘서트를 연다. 뷰티플마인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재단법인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후원을 통해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 학생과 졸업생 중 피아노를 전공하는 연주자들이 ‘뷰티플마인드 피아노 콘서트’를 꾸민다고 19일 밝혔다. 뷰티플마인드 뮤직아카데미는 장애 및 비장애 소외계층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음악교육 지원 프로그램이다. 콘서트에는 김건호, 김재영, 배성연, 이유빈, 이강현 등 다섯 명의 피아니스트들이 참여한다. 시각장애가 있는 12시 김건호 군이 바흐의 평균율 1번 프렐류드를 연주하고 직접 작곡한 ‘데모고르곤(Demogorgon)’을 네 손 연주로 선보인다. 발달장애 2급을 극복하고 서울예고와 서울대 기악과를 졸업한 피아니스트 배성연은 리스트의 ‘타란텔라’를 연주한다. 역시 발달장애를 딛고 올해 서울대 기악과에 입학한 이강현은 매트너의 ‘잊혀진 멜로디’와 브람스 ‘헝가리 무곡’ 1번과 5번을 네 손 연주로 들려준다. 선화예고에 재학 중인 이유빈과 예원학교에 재학 중인 김재영도 수준 높은 연주를 선사할 예정이다. 뷰티플마인드 관계자는 “여러가지로 지치고 힘든 시기지만 노력과 인내의 시간들을 겪으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가는 용기 있는 뷰티플마인드 피아니스트들의 수준급 연주를 보며 많은 분들이 힐링과 영감을 얻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획했다”면서 “특히 장애인의 날을 기념하여 많은 분들이 장애음악인들에게 관심을 가져 주시고 함께 소통하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고, 장애인식 개선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공연은 20일 오후 7시부터 ‘뷰티플마인드 채리티’ 유튜브 채널에서 실시간 스트리밍 될 예정이며 이후에도 업로드 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조성진, 마티아스 괴르네와 독일 가곡 앨범… “경이로웠다”

    조성진, 마티아스 괴르네와 독일 가곡 앨범… “경이로웠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독일 가곡(리트)의 최고 권위자 바리톤 마티아스 괴르네와 성악 앨범에 도전했다. 유니버설뮤직은 마티아스 괴르네가 노래하고 조성진이 피아노를 연주한 앨범 ‘Im Abendrot(임 아벤트롯·저녁 노을)’을 16일 발매했다고 밝혔다. 앨범은 괴르네가 현 시대 가장 주목받는 피아니스트들과 함께 리트 역사를 재탐구하는 시리즈 중 하나로 지난해 얀 리시에츠키와 함께 베토벤 작품을 담은 앨범에 이은 작품이다. 괴르네는 알프레드 브렌델, 크리스토프 에센바흐 등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들과 함께 가곡 역사를 30년간 탐구해왔다. 조성진과 함께 한 이번 앨범에서 괴르네는 후기 낭만주의로 분류되는 바그너, 피츠너, 슈트라우스 리트를 노래했다. 바그너의 ‘베젠동크 연가곡’과 피츠너가 하이네와 아이헨도르프의 시를 바탕으로 쓴 ‘그리움’ 등 8개 가곡, 슈트라우스의 ‘저녁 노을’ 등 4곡 등이 앨범에 수록됐다.1800년대 후반 쓰인 곡들이지만 작곡가별로 서로 정교하게 다른 특징들이 있어 이번 앨범 레퍼토리는 피아니스트에게도 예술적 기교와 음악성 뿐 아니라 숙달된 테크닉을 요구한다. 괴르네는 조성진과의 연주에 대해 “훌륭한 피아니스트와 함께 인간 근원을 고민하는 곡들을 탐구하는 경험은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이로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두 사람은 지난 2019년 9월 내한공연을 갖고 슈베르트 가곡을 선보이며 국내 팬들에게 큰 환호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발매된 조성진의 앨범 ‘방랑자’ 한국 디럭스 버전에서 슈베르트 방랑자를 수록하며 인연이 이어졌다. 두 사람은 당초 1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함께 공연해 다시 한 번 국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취소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2030 세대] 오해했다/김현집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역사·철학과

    [2030 세대] 오해했다/김현집 공군사관학교 교수부 역사·철학과

    사실을 말하는 언어는 오해받기 쉽다.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일과 삶은 구분돼야 한다. 일은 사무실에서 끝내고, 그 후의 시간은 내 삶을 위해 써야 한다고 이해한다. 나를 위해 하고 싶은 것을 할 여유가 필요하다는 주장일 것이다. 오해다. 일과 삶은 나뉘어야 하지만 한 몸이다. 살고 싶어서 노동하는 것도 아니고, 노동하고 싶어서 사는 것도 아니다. 일과 삶을 합체해 버리고자 하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함정이다. 어떤 이는 대문호 괴테가 공무원으로 일했던 걸 아쉬워했다. 대문호에 걸맞은 격정적이고 파격적인 삶을 기대한 것이리라. 철학자 스피노자는 평생 안경과 망원경에 쓰이는 렌즈를 깎으며 살았다. 의외인가?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1차 세계대전 중 참호에서 감자를 깎으며 이런 스피노자를 떠올리며 흐뭇해했다고 한다. 공무원 괴테의 삶에 실망했다면 어이없는 사람이다. 자신에게 집중하라고 간혹 나를 닦아세우고는 한다.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 내 인생의 내 욕망을 좇는 것이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하는가? 오해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사람이야말로 자기 이익을 버리는 사람이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것은 사실 끔찍하게 어렵다. 내가 생각하는 내 생각은 거의 남에 대한 생각인 까닭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 생각, 내가 증오하는 사람 생각, 내가 성공했으면 하는 생각, 내가 원하는 것을 욕망하며 떨쳐버리지 못하는 생각. 이 모두가 다른 사람의 시선과 존재를 의식한 생각들이다. 누구도 보지 않는 곳에서 나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가. 고독하면 어떨까? 예수도 부처도 오래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다. 가디언지에 실렸던 미국인 이야기이다. 이 남자는 스무 살을 막 넘기고, 그야말로 홀연히 문명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준비도 없이 내린 결정이었다. 그리고 27년 동안 누구도 만나지 않고 생활하다가 세상에 다시 나타났다. 그러고는 철학자처럼 말했다. “고독은 분명 무언가 소중한 것을 더 가지게 한다. 고독함은 나의 지각력을 향상시켰다. 그런데 의아한 게 있다. 내가 내 향상된 지각력으로 내 자신을 내려다보니 그곳에 나 자신은 없었다.” 나도 고독에 대해 말한 적이 있다. 타르콥스키의 ‘젊은이는 고독을 감싸안을 줄 알아야 한다’는 멋진 말도 좋아한다. 비트겐슈타인은 영국 케임브리지대학에 있다가 노르웨이로 갑자기 사라지고, 오스트리아 시골에서 초등학교 선생을 하며 자신을 고독이라는 울타리에 가두어 버렸다. 단연 20세기 최고의 피아니스트라 할 수 있는 글렌 굴드에게도 고독은 신념과 같았다. 심지어 ‘고독’을 주제로 세 시간 분량의 라디오 다큐멘터리도 만들었다. 이제 그들의 고독이 조금조금씩 이해된다. 다만 사막으로 숲으로 떠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사랑하는 사람, 나를 나이게 해 주는 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나오는 언어들, 이런 것들에 둘러싸인 나는 고독을 어떻게 찾을까. 기도하며 찾을까.
  • 경기필하모닉, 환호 받았던 ‘라벨·레스피기’ 조합 다시 한 번 꾸민다

    경기필하모닉, 환호 받았던 ‘라벨·레스피기’ 조합 다시 한 번 꾸민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16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헤리티지시리즈Ⅱ-라벨 & 레스피기’를 공연한다. 마시모 자네티 예술감독 지휘로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과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 레스피기 로마 3부작 중 ‘로마의 소나무’를 연주한다. 마시모 자네티와 경기필하모닉은 지난 2019년에도 라벨 ‘스페인 광시곡’과 레스피기 ‘로마의 축제’를 연주해 큰 호응을 얻었다. 이날 연주되는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은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가장 난해한 곡 중 하나로 꼽힌다. 프로코피예프가 가장 친한 친구의 죽음을 겪고 쓴 작품으로 전반적으로 비극적인 분위기를 낸다. 특히 1악장에 등장하는 거대한 카덴차(악곡이나 악장이 끝나기 직전 독주나 독창으로 화려한 기교를 선보이는 부분)에서 절망감이 극대화된다. 피아니스트에게도 뛰어난 테크닉과 음악성을 요구하는 작품으로 이번 무대에서는 피아니스트 김다솔이 협연한다.라벨 ‘어미 거위’ 모음곡은 라벨이 친구 고데브스키의 아이들을 위해 네 손으로 연주하는 5개의 피아노 모음곡을 쓴 뒤 이를 관현악곡으로 편곡했다. 목관악기의 솔로 선율과 첼레스타의 음색 등 독특한 발상과 자유로운 상상력이 살아있는 것이 특색이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 파반’, ‘엄지동자’, ‘파고다의 여왕 레드로네트’, ‘미녀와 야수의 대화’, ‘요정의 정원’으로 구성됐다. 레스피기 ‘로마의 소나무’는 레스피기의 대표작 ‘로마의 3부작’-로마의 분수(1916), 로마의 소나무(1924), 로마의 축제(1928) 가운데 하나로 ‘보르게제 저택의 소나무’, ‘카타콤베 부근의 소나무’, ‘자니콜로의 소나무’, ‘아피아 가도의 소나무’ 등 로마 유적의 소나무에 얽힌 네 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마시모 자네티 예술감독은 “프로코피예프 작품이 가진 비범한 깊이, 라벨 작품이 주는 무한한 아름다움, 레스피기 작품이 주는 환상적인 색채가 관객들에게 어필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필하모닉은 같은 프로그램으로 17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교향악축제 무대에도 오른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위로의 선율? 학살의 BGM! … 두 얼굴의 음악

    위로의 선율? 학살의 BGM! … 두 얼굴의 음악

    세계대전 수용소 포로 공개처형 때 동요 등 연주하며 희생자 고통 조롱 아우슈비츠도 4개 오케스트라 운용 가스실로 가는 길 ‘생애 마지막 위로’ “음악이 있는 곳에 평화가 있다.” 당연한 문구처럼 여겨진다. ‘쇼생크 탈출’, ‘피아니스트’ 등의 영화에서 보듯 음악은 어떤 상황에서나 위로와 안식 그 자체였다. 한데 실제로 수용소 같은 비정상적인 공간에서도 음악의 의미는 똑같았을까. ‘수용소와 음악’은 전쟁의 틈바구니에서 극단적 상황으로 내몰린 수용소 인간들에게 음악이 어떤 의미였는가를 탐색한 비평서다. 1, 2차 세계대전 당시 수용소에서 연주되던 음악의 ‘모순 가득한 두 얼굴’에 초점을 맞췄다.저자는 수용소에서의 음악이 폭력과 살인, 학대의 ‘백그라운드 뮤직’으로 기능했다고 본다. 예컨대 아우슈비츠의 음악은 가해자 나치에 봉사하는 동시에 희생자를 위로하는 모순적 역할을 했다. 오스트리아 마우트하우젠수용소에서는 공개 처형이 있을 때 동요나 유행가를 연주하며 희생자의 고통을 비웃었다. 책은 수용소의 음악을 3부로 나눠 분석한다. 1부는 1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의 포로수용소가 배경이다. 이곳의 독특한 점은 교향곡 등 일반적으로 상상하기 힘든 수준의 레퍼토리가 연주됐다는 것이다. 반도수용소의 경우 2년 8개월 동안 콘서트가 100회 이상 열렸고, 베토벤 9번 교향곡 전곡이 일본 내 초연되기도 했다. 태평양전쟁 때 비인간적 대우로 악명을 떨쳤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관용적인 포로정책이다. 왜 그랬을까. 저자는 일본 군부에 유익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1차 대전 당시 일본은 연합군 편이었던 터라 수용소엔 자연히 독일인이나 오스트리아인 포로가 들어왔다. 일본인들에게 ‘개화의 스승’으로 여겨지는 독일에서 온 포로를 비인간적으로 대우했다간 국내 여론이 나빠졌을 것이다. 대외적으로도 마찬가지다. 포로들의 음악활동은 일본 수용소 실태를 조사하러 방문한 국제 기구 인사들에게서 대단히 긍정적인 평가를 이끌어 냈다. 일본인들이 메이지 시대부터 염원했던 서구적 의미의 ‘문명국’, ‘선진국’ 지위를 획득하는 데 음악이 순기능을 했던 것이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유럽 포로들이 귀환한 지 3년이 지나 관동대지진이 발생하자 나라시노수용소는 조선인 학살 장소로 탈바꿈하고 만다. 2부에선 2차 세계대전 당시 체코의 테레지엔슈타트수용소를 추적한다. 20세기 체코 음악사의 주요 작품 다수가 탄생했을 만큼 수준 높은 음악이 연주됐던 곳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나치가 공들여 만든 ‘기만 공장’이었다. 테레지엔슈타트의 음악가 대다수는 2차 대전 막바지인 1944년 가을에 아우슈비츠 가스실로 강제 이송되고 만다. 3부는 저 악명 높은 아우슈비츠다. ‘살인 공장’ 아우슈비츠에서도 음악은 ‘절멸 시스템의 한 부분’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수용소 복합체였던 아우슈비츠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비르케나우에서만 최대 네 개의 오케스트라가 운용됐을 정도다. 아우슈비츠에서 음악은 가스실로 향하던 이들에게 ‘생애 마지막 위로’였다. 살생 업무로 지친 살인자들에게는 부담과 피로를 덜어 주는 역할을 했다. 저자는 “독일의 학살 관련자들도 연주회에선 눈물을 흘리고, 감동하는 인간적인 면모를 보였다”며 “관동대지진 당시 수천명의 조선인을 무차별 살해한 일본인들처럼 인간은 조건만 맞아떨어지면 언제든 광기의 학살을 자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원천 선임기자 angler@seoul.co.kr
  • [문화마당] 배경음악을 대신할 공간의 진동/이진상 한국예술종합대 교수·피아니스트

    [문화마당] 배경음악을 대신할 공간의 진동/이진상 한국예술종합대 교수·피아니스트

    동네 미용실에서 커트를 하고 있었다. 아무 말 없이 거울을 보며 여느때와 같이 끔뻑끔뻑 졸고 있는데 디자이너가 묻는다. 배경음악을 가요에서 클래식으로 바꿨는데 어떻게 느끼냐고. 디자이너는 내가 졸고 있길래 배경음악을 바꾼 것이 좋든 나쁘든 효과가 있긴 있구나 생각했나 보다. 점장이 그동안 틀어 주던 가요를 클래식으로 바꾸는 걸 시도해 보고자 했고, 실제로 많은 고객이 그 변화를 감지했다 한다. 문제는 많은 고객들이 나처럼 잠에 빠져들었다는 것. 그래서 본래대로 귀에 익숙한 가요를 활기차게 트는 것이 좋을지, 클래식한 분위기를 위해 클래식을 들려줄지 직원 간 의견이 분분했다 한다. 배경음악은 잘 선택하면 인테리어의 마지막 신의 한 수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대체적으로 배경음악이 없는 것이 더 낫고, 있더라도 너무 크게 틀어 놓아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가 많다. 대다수 커피숍이나 음식점에서는 사람들의 말소리와 그 사이 정적들이 썰렁하다고 느끼는지 배경음악으로 꽉 채워 버리기 일쑤다. 드라마에서도 BGM이 과도한 경향이 있다. 사람마다 기호가 다르고 개인적인 취향이 다름을 인정할지라도 공간이 고유로 가지고 있는 공기의 진동을 가리고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로 덮어 버리는 선택은 우리 귀를 마비시키는 경우가 많다. 때로는 음향적 여백의 미를 느끼고 싶다. 어쩌다 둘밖에 남지 않았다면 사랑하는 연인의 호흡 소리, 심장박동 소리마저 듣고 싶다. 커피 홀짝이는 소리, 때로는 시끄럽게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모두 공간에서 다이내믹하게 어우러지면 살아 있는 즉흥적 음악이 따로 없을 터다. 사람들 간에 벌어지는 우연성 음악의 향연을 배경음악으로 감춰 버리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 라이브 공연장이나 재즈바, 클럽 같은 곳은 음악이 BGM이 아닌 주연급이니 목적에 맞는 자연스러움이 있고 낭만이 있다. 은근히 음향 인테리어가 완벽한 장소가 있으니 바로 고기집이다. 지글지글 고기가 불에 구워지는 소리와 시끌벅적 오가는 말소리들은 다른 배경음악을 전혀 필요치 않는 역동적이면서도 자연스런 공간을 연출한다. 마치 캠프파이어나 바비큐 파티처럼 고기가 익는 모습을 지켜보는 그 자체가 너무 즐거우니 배경음악이나 벽에 걸린 TV가 필요 없다. 커피잔이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신문 부스럭거리는 소리, 메뉴를 묻는 점원, 그리고 옆 테이블에서 대화 나누는 소리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감상할 수 있는 재미는 오늘날에는 일회용컵, 스마트폰, 키오스크, 진동벨, 그리고 거리두기로 인해 옛것이 돼 가고 있나 보다. 기술 혁명으로 시각적인 매체의 저장과 전송 능력은 양과 질에서 무한히 발전하고 있지만, 청각 매체의 발전은 엄밀히 따져 보면 완전한 진화의 방향은 아니다. 오히려 높은 화질을 빠르게 업로드하기 위해 음질을 낮추고 있다. 용량을 줄여 전송을 용이하게 만든 MP3 파일의 탄생과 목소리만을 감지하고 다른 모든 소리를 제거해 버리는 전화나 화상 채팅이 그 결과물이다. 천재적으로 미래 인간의 생김새를 점친 스필버그의 영화 ‘ET’에서 ET는 큰 눈과 긴 손가락을 가졌지만 귀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미용실에서는 헤어드라이기, 노련한 가위질 소리, 샴푸실의 물소리, 그리고 두피 마사지 받을 때 머리카락과 피부가 마찰되는 소리 모두가 우리를 편안히 잠에 빠져들게 하는 건강한 백색소음이니 “자고 일어나니 이뻐졌어요” 하고 느낄 수 있게 해 주는 콘셉트는 어떻겠냐고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추레한 모습을 참회하다가 살짝 졸고 눈을 떠 보니 연예인이 돼 있는 자신을 보면 언제나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 “내 운명을 바꿔 놓은 피아졸라, 한 곡 한 곡 영혼 갈아 넣었죠”

    “내 운명을 바꿔 놓은 피아졸라, 한 곡 한 곡 영혼 갈아 넣었죠”

    소리만으로 시공간을 이동하는 느낌을 주는 악기들이 있다. 손풍금으로 불리는 ‘반도네온’도 그중 하나다. 19세기 독일에서 교회음악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르헨티나로 건너와 탱고를 대표하는 악기로 자리매김했고, 아스토르 피아졸라 등 거장들의 손을 거쳐 지구 반대편 대중의 마음도 파고들었다.피아졸라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공연들이 속속 열리는 요즘 반도네오니스트 겸 작곡가 고상지가 그의 곡들을 재해석한 앨범을 지난달 30일 발매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피아졸라를 “운명을 바꿔 놓은 사람”이라고 정의했다. “만약 피아졸라가 더 일찍 태어나 연주나 영상이 남아 있지 않았다면, 그의 신들린 몰입과 엄청난 카리스마를 접하지 않았다면 음악을 안 했을 수도 있어요.” 공학도의 길을 포기하고 16년째 손꼽히는 반도네오니스트로 활동하게 된 건 우연히 피아졸라를 알게 되면서다. 어릴 적 즐겨 하던 게임 ‘드래곤 퀘스트’ 속 배경음악의 코드 진행이 그의 곡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됐고, 반도네온을 배우기 위해 일본과 아르헨티나 유학길에 올랐다. 최근 TV에서 이 악기를 자주 보게 된 데는 그의 역할이 작지 않다. “음악의 사회적인 확산보다는 음악 자체에 집중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지만 정재형, 김동률, 윤상 등 뮤지션과의 꾸준한 작업과 자신의 앨범을 통해 대중화에 기여한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3년 만에 나온 정규앨범인 4집 ‘엘 그란 아스토르 피아졸라’ (EL GRAN ASTOR PIAZZOLLA)는 반도네온의 색깔을 더 다채롭게 펼친다. 첼로 파트를 반도네온으로 바꾼 ‘르 그랑 탱고’(Le Grand Tango), 밝고 부드러운 ‘데카리시모’(Decarissimo), 록의 느낌을 가미한 ‘피어’(Fear), 피아졸라의 ‘악마 모음곡’ 중 하나인 ‘바자모스 알 디아블로’(Vayamos Al Diablo) 등 9곡 모두 다른 느낌이다. 편곡도 바이올린 등 각 악기의 개성을 살렸다. 자작곡을 포함한 이전 음반이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라이브처럼 숨 쉬듯, 공연하듯 그때의 기분을 충실하게 반영했다. 제작에만 2년이 걸렸을 만큼 한 곡 한 곡 영혼과 뼈를 갈아 넣었다는 그는 “같이 작업한 사람들을 너무 괴롭힌 것 같다”고 돌이켰다. 하지만 반응을 보면 뿌듯하다. “여기는 아르헨티나 서구 둔산동”, “누나 나 죽어” 같은 짧지만 강한 댓글은 물론 탱고의 고향 아르헨티나에서도 ‘데카리시모’ 등 뮤직비디오가 공유되고 있다. 특히 본고장에서 이렇게까지 좋아해 준 건 처음이라 기쁨이 더 컸다. 다음 작업들 역시 대중음악과 클래식을 넘나든다. 우선 피아졸라가 영향을 많이 받은 바흐를 주제로 ‘바흐, 피아졸라를 만나다’ 공연을 할 예정이다. 2011년 MBC 무한도전에서 선보였던 ‘순정마초’ 등 가요를 편곡한 앨범, 피아니스트 조영훈과의 협업 앨범도 준비 중이다. 고상지는 “소품집부터 ‘중품집’까지 공들인 앨범들이 나올 예정이니 기대해 달라”며 활짝 웃었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길섶에서] ‘학교 가는 길’/서동철 논설위원

    지난주 휴가를 내고 느지막이 집앞 공원으로 산보를 갔다. 공원에 맞붙은 중학교 등교시간에 경쾌한 피아노 소리가 들렸다. ‘학교 가는 길’이다. 20년도 더 전에 이 곡을 쓴 김광민과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래서 요즘도 어딘가에서 그의 음악이 들리면 관심을 갖는다. ‘학교 가는 길’ 연주는 피아니스트 노영심이 1997년 펴낸 3집 ‘무언가’(無言歌)에 실렸다. 이 중학교에서는 몇 년 전까지 영화 ‘콰이강의 다리’에 나온 행진곡을 틀어 주었다. 휘파람 소리가 등장하는 제법 밝은 느낌의 음악이지만, 일본군에 포로가 된 영국군을 강제노역시키는 장면에 쓰였다. 하긴 나의 중·고교 시절을 되돌아보면 등굣길과 강제노역길은 그런대로 통하는 것 같아 웃음이 나기도 한다. 물론 개인적인 기억이다. 중·고교 때 등교 시간에는 스피커에서 ‘쌍두 독수리 깃발 아래서’가 주로 나왔다. 쌍두 독수리, 곧 머리가 두 개 달린 독수리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왕가의 문장이다. 한국과 아무 상관없는 나라의 영원무궁을 기원하는 성격을 가진 행진곡이겠다. 여기까지 추억을 더듬자 ‘학교 가는 길’이라는 ‘우리 음악’이 ‘우리 학교’에 울려퍼지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문화선진국으로 가는 과정이다.
  • 죽음에서 찾아낸 삶, 피아노 시인의 위로

    죽음에서 찾아낸 삶, 피아노 시인의 위로

    피아니스트 윤홍천에게는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뛰어난 테크닉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섬세한 감성이 돋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읊조리듯 이어 가는 서정적인 선율은 뜨겁고 깊다. 그가 오는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2년 만에 리사이틀을 열고 국내 팬들과 삶의 희망을 노래한다. ●모차르트·슈베르트 선율로 ‘생의 찬가’ ‘생의 찬가’(A Psalm of Life)를 제목으로 한 무대에선 죽음에 관한 음악이 이어진다. 친구를 잃은 슬픔을 담아 죽음에 대한 상념을 읽을 수 있는 모차르트 론도 a단조, 죽음 이후의 모습을 그려 낸 리스트의 ‘단테를 읽고’, 슈베르트가 죽기 직전 쓴 피아노 소나타 21번이 차례로 펼쳐진다. 최근 전화로 만난 윤홍천은 “세 작품 모두 슬프지만 죽음을 직면했을 때 삶의 의지가 커지듯 슬픔에서 해탈한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세 곡 사이에는 라벨의 ‘거울’도 들어간다. 라벨이 그랬듯 지난해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한 시간들을 연주로 풀어낸다. “지난해 3월 마지막 공연을 하고 50여 차례 공연이 취소됐다”던 그는 “독일에서 지난해 11월 두 번째 봉쇄령이 내렸을 때는 몇 주 동안 아예 피아노를 치지 않았다”고 했다. 늘 당연하게 피아노와 함께하는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무대라는 목표가 사라지니 기대와 설렘이 얼마나 큰 동력이었는지 깨달았다는 것이다. 아쉬움을 풀듯 지난달 7일 귀국한 윤홍천은 국내 관객들과 만나느라 매우 바쁜 시간을 보냈다. 통영국제음악제에서 개막작 무용극 ‘디어 루나’로 아름다운 달빛 선율을 만들어 냈고, 김태형·김다솔·박종해와 마라톤 피아노 콘서트를 갖고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B플랫장조를 선보였다. 지난달 30일 대구콘서트하우스 리사이틀을 가졌고, 6일 교향악축제에서 인천시립교향악단과 슈만 피아노 협주곡 협연도 한다. ●작년 50차례 취소… 공연 소중함 느껴 국내 유일의 소니뮤직 아티스트인 윤홍천은 지난해부터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앨범에 담기 시작했다. 국내 연주자 중엔 드문 작업이다. “수많은 작품을 왜 미완성으로 남겼는지 궁금해서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산 슈베르트는 작품에 ‘겨울나그네’, ‘방랑자’ 등의 단어를 많이 썼는데 외롭지만 희망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며 “결국 내가 찾을 수 있는 행복과 기쁨은 오로지 내 안에만 있는 것 아닐까 싶다”는 깨달음도 더했다. 자신에게 붙은 ‘시인’이란 꾸밈을 그는 마음에 들어 했다. “감성적이고 내면적인 심플한 작품들을 잘 표현해 제대로 맛을 살려 내는 게 더 재미있고 계속 궁금증이 생긴다”면서 “많은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스스로의 음악을 이야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죽음으로 삶을 위로하는 무대… ‘피아노의 시인’ 윤홍천 리사이틀

    죽음으로 삶을 위로하는 무대… ‘피아노의 시인’ 윤홍천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윤홍천에게는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뛰어난 테크닉은 물론이고 무엇보다 섬세한 감성이 돋보인다는 이유에서다. 읊조리듯 이어 가는 서정적인 선율은 뜨겁고 깊다. 그가 오는 16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2년 만에 리사이틀을 열고 국내 팬들과 삶의 희망을 노래한다. ‘생의 찬가‘(A Psalm of Life)를 제목으로 한 무대에선 죽음에 관한 음악이 이어진다. 친구를 잃은 슬픔을 담아 죽음에 대한 상념을 읽을 수 있는 모차르트 론도 a단조, 죽음 이후의 모습을 그려 낸 리스트의 ‘단테를 읽고’, 슈베르트가 죽기 직전 쓴 피아노 소나타 21번이 차례로 펼쳐진다. 최근 전화로 만난 윤홍천은 “세 작품 모두 슬프지만 죽음을 직면했을 때 삶의 의지가 커지듯 슬픔에서 해탈한 희망의 메시지를 주는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세 곡 사이에는 라벨의 ‘거울’도 들어간다. 라벨이 그랬듯 지난해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한 시간들을 연주로 풀어낸다. “지난해 3월 마지막 공연을 하고 50여 차례 공연이 취소됐다”던 그는 “독일에서 지난해 11월 두 번째 봉쇄령이 내렸을 때는 몇 주 동안 아예 피아노를 치지 않았다”고 했다. 늘 당연하게 피아노와 함께하는 거라 생각했지만 막상 무대라는 목표가 사라지니 기대와 설렘이 얼마나 큰 동력이었는지 깨달았다는 것이다.아쉬움을 풀듯 지난달 7일 귀국한 윤홍천은 국내 관객들과 만나느라 매우 바쁜 시간을 보냈다. 통영국제음악제에서 개막작 무용극 ‘디어 루나’로 아름다운 달빛 선율을 만들어 냈고, 김태형·김다솔·박종해와 마라톤 피아노 콘서트를 갖고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B플랫장조를 선보였다. 지난달 30일 대구콘서트하우스 리사이틀을 가졌고, 6일 교향악축제에서 인천시립교향악단과 슈만 피아노 협주곡 협연도 한다. 국내 유일의 소니뮤직 아티스트인 윤홍천은 지난해부터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을 앨범에 담기 시작했다. 국내 연주자 중엔 드문 작업이다. “베토벤보다 슈베르트 감성이 제게 더 어울리는 것 같고 무엇보다 수많은 작품을 왜 미완성으로 남겼는지 궁금해서 시작한 일”이라고 했다.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산 슈베르트는 작품에 ‘겨울나그네’, ‘방랑자’ 등의 단어를 많이 썼는데 외롭지만 희망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안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며 “결국 내가 찾을 수 있는 행복과 기쁨은 오로지 내 안에만 있는 것 아닐까 싶다”는 깨달음도 더했다. 자신에게 붙은 ‘시인’이란 꾸밈을 그는 마음에 들어 했다. “감성적이고 내면적인 심플한 작품들을 잘 표현해 제대로 맛을 살려 내는 게 더 재미있고 계속 궁금증이 생긴다”면서 “많은 사람에게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스스로의 음악을 이야기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허백윤의 아니리] 관객이 없는 무대일지라도

    [허백윤의 아니리] 관객이 없는 무대일지라도

    말끔하게 슈트와 드레스를 차려입은 연주자들이 저벅저벅 무대로 걸어와 객석에 인사한다. 박수 소리가 들리지 않는 고요함 속에 잠시 고개를 숙였던 연주자들은 저마다 자리를 잡고 음악을 만들어 낸다. 한껏 심취한 표정으로 풍성한 무대를 꾸미는 건 여느 무대와 다르지 않다. 음악이 멈춘 뒤 다시 꾸벅 몸을 숙여 인사한 객석에는 아무도 없었다.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무관중 온라인 공연 ‘뮤직 킵스 고잉’(Music keeps going) 무대에 연주자들이 잇따라 오르고 있다. 코로나19로 공연이 거듭 취소되며 비게 된 공연장을 활용하고 연주자들에게도 무대를 찾아주자는 취지로 임시방편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 시작된 지 어느새 1년 가까이 됐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서너 달 동안 몇 팀이라도 올리기로 했던 게 지난해 5월 18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49차례 공연으로 이어졌다. 7월 26일까지 15차례 연주가 더 잡혀 있다. 피아니스트 조재혁과 첼리스트 송영훈, 바이올리니스트 한수진이 꾸린 ‘스페셜 트리오’를 첫 순서로 성악가들의 독창회나 피아노ㆍ바이올린ㆍ첼로ㆍ타악기ㆍ오르간 등 다양한 악기의 독주, 듀오 및 앙상블의 실내악, 25현 가야금 콘서트 등 다양한 무대가 열렸다. 아벨 콰르텟,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과 피아니스트 이진상 등도 호흡을 맞췄다. 발달장애를 딛고 서울예고, 서울대 음대에서 공부한 피아니스트 배성연도 지난해 9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23번 ‘열정’과 17번 ‘폭풍’ 등을 선보였다. 첫 공모에 5팀, 두 번째에 2팀, 세 번째 5팀이 선정됐다가 지난해 9월 네 번째 공모에서 21팀, 12월 다섯 번째 공모에서 17팀이 선정될 만큼 인기가 많아졌다. 공연장 쪽에서도 예상하지 못한 호응에 공연 회차가 거듭 늘어났고, 공연계가 활발해진 최근에도 여섯 번째 공모로 14팀이 공연 기회를 얻었다. 객석이 텅 빈 무대에 오르기 위해 연주자들은 전체 대관료의 30%인 324만원을 낸다. 공연장 측 홍보 및 인력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연주 영상을 제공받는다. 처음엔 연주자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리 좋은 무대여도 관객 없이 어떤 의미가 있겠냐는 생각에서다. 그러나 어떻게든 음악을 이어 가야 한다는 뜻이 관객들과 만나는 새로운 방법에 도전하게 했고, 텅 빈 공연장 속 외로움을 다른 에너지와 감동이 채웠다. 지난해 5월 26일 ‘앙상블태리’로 참여한 소프라노 김남영은 “객석이 없다는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그때는 이 무대에 서야 했다”고 기억했다. 공연이 줄줄이 취소돼 앞이 캄캄할 때 노래할 무대가 있다는 감격이 무엇보다 컸다. 지난 2월 26일 독주회를 가진 피아니스트 정소영은 ‘사랑’을 주제로 리스트와 바그너, 슈만 등 낭만주의 작곡가들의 음악을 풀어냈다. 관객들과 마주할 땐 선뜻 하지 못했던 학구적 열의와 대중성을 모두 담은 레퍼토리다. “연주자로서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어 좋았고, 이후에 누군가가 내 음악을 찾아보며 감동을 받는다는 것도 알게 됐다”면서 “같은 시간과 공간에서 이뤄지지 않을 뿐 음악으로 소통하는 건 같다는 걸 느꼈다”고 그는 말했다. 지난해 12월 22일 독주회에 이어 지난달 22일 리브라 콰르텟과 함께하며 두 차례 ‘뮤직 킵스 고잉’에 참여한 바이올리니스트 전재성은 “그간 바쁜 스케줄로 가진 것을 소비만 했던 나에게 채움의 시간이 차분하게 허락된 기회이기도 했다”면서 “연주에 대한 의지와 성취감, 청중들과의 교감을 더 소중하게 다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비대면 시대에 맞춰 관객들에게 더 편하게 다가가기 위해 공부하고 여러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도 연주자의 몫”이라고도 덧붙였다. 지난달 20일 롯데콘서트홀에서 ‘토요 신진 아티스트 시리즈’로 오랜만에 관객들과 만난 김남영은 “노래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된 뒤라 더욱 행복했다”며 “마스크를 끼고 환호를 보내지 못하는 관객들과 나눈 에너지가 그 어느 때보다 컸고 살아있음을 느꼈다”고 했다. 언제, 어디서든 음악을 나누고 싶은 바람, 함께할 날을 기다리는 간절함을 담아 연주자들은 빈 객석이 놓인 무대에 오르고 있다.
  • 피아니스트 손열음, 4월 7개 도시 리사이틀 갖고 전국투어

    피아니스트 손열음, 4월 7개 도시 리사이틀 갖고 전국투어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지난해 코로나19로 연기됐던 전국투어를 이번달 마무리 짓는다. 2일 크레디아에 따르면 손열음은 오는 15일 대전 예술의전당을 시작으로 16일 천안 예술의전당, 17일 서울 노원문화예술회관, 18일 서울 강동아트센터, 22일 울산 현대예술관, 23일 창원 진해문화센터, 24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차례로 리사이틀을 갖는다. 지난해 6월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슈만을 주제로 연주한 것을 포함해 전국투어를 예정했다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부 지역 공연이 미뤄졌다. 손열음은 지난해 선보인 슈만 ‘크라이슬레리아나’를 비롯해 멘델스존의 ‘론도 카프리치오소’, 브람스 ‘6개의 피아노 소품’ 등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마친 손열음은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준우승과 함께 모차르트 협주곡 최고연주상, 콩쿠르 위촉작품 최고연주상을 휩쓸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연주활동을 하며 따뜻하고 세련된 음악을 나누고 있는 손열음은 2018년 3월부터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으로 위촉돼 음악제를 꾸미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포미니츠의 언어는 갈색… 상상력 자극하려 찾았죠

    포미니츠의 언어는 갈색… 상상력 자극하려 찾았죠

    ‘이곳은 이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타의, 혹은 자의에 의해 스스로를 가둔 감옥이자 하나의 거대한 어항이다. 그들은 세상의 규칙과 규율, 개인의 죄책감 속에서도 벽에 부딪힐 때까지 헤엄치고 투쟁하고 좌절하다 다시 살아간다. 바다를 상상하는 물고기들처럼.’●피아니스트와 천재 재소자의 만남 독일의 한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 ‘포미니츠’(2006)를 뮤지컬로 재창작한 대본에선 무대를 이렇게 설명한다. 영화에서 스쳐 지나가는 어항에 의미를 담았고, 극 중 재소자들은 물고기로 표현했다. 오는 7일 정동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포미니츠’ 무대는 이렇게 또 하나의 감옥이 된다. 재소자들에게 피아노 레슨을 하는 크뤼거와 살인죄로 복역 중인 천재 피아니스트 제니의 연대를 다룬 ‘포미니츠’는 양준모 예술감독, 박소영 연출, 맹성연 작곡가, 강남 작가의 손으로 무대를 꾸몄다. 강 작가는 2019년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등 8관왕을 차지한 뮤지컬 ‘HOPE(호프): 읽히지 않은 책’으로 데뷔한 뒤 서사 짙은 작품으로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달 개막한 ‘검은 사제들’에 이어 ‘포미니츠’로 특색이 강한 영화를 무대로 옮겼다.●“힘 있는 원작, 그 의미 최대한 살려” 최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 작가는 “다른 장르로 재창작할 때는 분명 원작이 좋고 힘이 있다는 뜻”이라면서 “원작의 의미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영화나 드라마가 관객이 보고 듣는 장르라면 무대는 보여 주는 이상을 관객이 상상하는 장르죠. 의자 하나가 버스도, 집도 될 수 있어요. 무대 언어라는 건 결국 관객들을 얼마나 상상하게 만드느냐 아닐까 싶어요.” 관객과 만난 뮤지컬은 아직 두 편이지만, 벌써 강 작가의 무대 언어는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 낭송을 하듯 곱씹어 담아 두고 싶을 만큼 은유적인 대사와 노래가 적절히 버무려지고, 어렵거나 복잡하지도 않다. 직설적인 감정과 재치 있는 유머가 객석을 찌르기도 한다. 배우들의 눈빛, 표정, 동작에 담긴 의미도 깨알같이 지문에 적는다. 강 작가는 아무리 좋은 영화여도 “이 인물을 노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야 글이 써진다고 했다. 영화 속 작은 배역까지 일일이 역할과 캐릭터를 더 많이 부여해 보고, 작품이 주는 색깔과 질감을 차근차근 풀어내는 게 그의 작업 과정이다. ‘포미니츠’는 갈색으로 떠올렸다고 한다. ●“멋진 연기 보니 태교는 저절로” 대학에서 연극 연출을 공부한 강 작가는 연극 스태프로 오래 일했다. “공연장 경험이 있다 보니 좀더 연극적이라고 해 주시는 것 같다”면서 “아직 부족하지만 나만의 색이 있다고 봐 주시니 감사한 일”이라며 쑥스러워했다. 임신 7개월째인 강 작가는 “좋은 노래 듣고 멋진 배우들의 연기를 보니 태교가 절로 된다”고 웃으며 연습실로 향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뮤지컬 ‘포미니츠’ 강남 작가 “관객들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곳이 무대”

    뮤지컬 ‘포미니츠’ 강남 작가 “관객들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곳이 무대”

    ‘이곳은 이 극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타의, 혹은 자의에 의해 스스로를 가둔 감옥이자 하나의 거대한 어항이다. 그들은 세상의 규칙과 규율, 개인의 죄책감 속에서도 벽에 부딪힐 때까지 헤엄치고 투쟁하고 좌절하다 다시 살아간다. 바다를 상상하는 물고기들처럼.’ 독일의 한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영화 ‘포미니츠’(2006)를 뮤지컬로 재창작한 대본에선 무대를 이렇게 설명한다. 영화에서 스쳐 지나가는 어항에 의미를 담았고, 극 중 재소자들은 물고기로 표현했다. 다음달 7일 정동극장에서 개막하는 뮤지컬 ‘포미니츠’ 무대는 이렇게 또 하나의 감옥이 된다. 재소자들에게 피아노 레슨을 하는 크뤼거와 살인죄로 복역 중인 천재 피아니스트 제니의 연대를 다룬 ‘포미니츠’는 양준모 예술감독, 박소영 연출, 맹성연 작곡가, 강남 작가의 손으로 무대를 꾸몄다.강 작가는 2019년 한국뮤지컬어워즈 대상 등 8관왕을 차지한 뮤지컬 ‘HOPE(호프): 읽히지 않은 책’으로 데뷔한 뒤 서사 짙은 작품으로 색깔을 분명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지난달 개막한 ‘검은 사제들’에 이어 ‘포미니츠’로 특색이 강한 영화를 무대로 옮겼다. 최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강 작가는 “다른 장르로 재창작할 때는 분명 원작이 좋고 힘이 있다는 뜻”이라면서 “원작의 의미를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애쓰지 않아도 현장감 넘치는 공연과 무대라는 공간을 한껏 활용하면 뮤지컬의 매력이 충분히 드러난다는 얘기다. “영화나 드라마가 관객이 보고 듣는 장르라면 무대는 보여 주는 이상을 관객이 상상하는 장르죠. 의자 하나가 버스도, 집도 될 수 있어요. 무대 언어라는 건 결국 관객들을 얼마나 상상하게 만드느냐 아닐까 싶어요.”관객과 만난 뮤지컬은 아직 두 편이지만, 벌써 강 작가의 무대 언어는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 낭송을 하듯 곱씹어 담아 두고 싶을 만큼 은유적인 대사와 노래가 적절히 버무려지고, 어렵거나 복잡하지도 않다. 직설적인 감정과 재치 있는 유머가 객석을 찌르기도 한다. 배우들의 눈빛, 표정, 동작에 담긴 의미도 깨알같이 지문에 적는다. 강 작가는 아무리 좋은 영화여도 “이 인물을 노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어야 글이 써진다고 했다. 양준모 감독의 ‘포미니츠’ 대본 제의 전화를 받았을 즈음엔 다른 작품들을 준비하느라 시간이 빠듯했지만 영화를 보자마자 “이건 꼭 내가 써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영화 속 작은 배역까지 일일이 역할과 캐릭터를 더 많이 부여해 보고, 작품이 주는 색깔과 질감을 차근차근 풀어내는 게 그의 작업 과정이다. ‘포미니츠’는 갈색으로 떠올렸다고 한다.대본 뿐 아니라 예술감독, 연출, 배우들과의 협업으로 무대를 만들어나가는 것도 강 작가가 꼽은 공연의 묘미다. 악귀를 쫓는 구마의식이 과연 무대 위에선 어떻게 구현될까 궁금증을 불렀던 ‘검은 사제들’을 두고 강 작가는 “오히려 대본에선 악귀가 밋밋하게 쓰였는데 무대를 만드는 과정에서 더욱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게 됐다”고 했다. ‘포미니츠’에서 크뤼거에게 피아노 레슨을 받은 제니가 콩쿠르 무대에서 연주하는 4분도 강 작가는 “과연 어떻게 무대에서 그려질지 궁금하다”며 들뜬 표정을 지었다. 그는 대본에 제니가 어떤 마음으로 피아노를 연주하는지 한 바닥 지문으로 썼다. 대학에서 연극 연출을 공부한 강 작가는 연극 스태프로 오래 일했다. 직접 글을 써보기로 하고 뮤지컬 아카데미에 들어간 뒤 발표한 첫 작품이 ‘호프’다. 독특한 어법 때문인지 주변에선 “잘 안 될 작품”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는데, 오훈식 알앤디웍스 대표 등과 작업하며 무대를 완성한 첫 해 작품상과 대본상 등을 휩쓸었다. 강 작가는 “공연장 경험이 있다 보니 좀더 연극적이라고 해 주시는 것 같다”면서 “아직 부족하지만 나만의 색이 있다고 봐 주시니 감사한 일”이라며 쑥스러워했다. 임신 7개월째인 강 작가는 “좋은 노래 듣고 멋진 배우들의 연기를 보니 태교가 절로 된다”고 웃으며 연습실로 향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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