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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렌 굴드 평전 ‘뜨거운 얼음’ 20년 만에 번역됐는데 스님의 ‘개가‘

    글렌 굴드 평전 ‘뜨거운 얼음’ 20년 만에 번역됐는데 스님의 ‘개가‘

    “한 어머니에게 전화가 왔는데, 열아홉 살 아들이 지난 (1947년) 10월에 글렌의 연주를 듣고는 집에 돌아와 이렇게 말했다는 거야. ‘엄마는 항상 저한테 내세(來世)나 영원한 삶이 있다고 말씀하셨죠? 저는 한 번도 그 말을 믿은 적이 없었는데, 오늘 밤 글렌 굴드의 연주를 듣고서야 믿게 됐어요.’” 전설의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1932~1982)가 열다섯 살에 처음 리사이틀에 데뷔했을 때 아버지가 친구에게 이런 편지를 보내 자식 자랑을 했다는 것이다. 글렌 굴드가 태어난 지 90년, 세상을 뜬 지 40년이 되는 올해에야 캐나다의 음악사학자이며 굴드 연구의 최고로 꼽히는 케빈 바자나의 평전 ‘뜨거운 얼음: 글렌 굴드의 삶과 예술’(마르코폴로, 700쪽, 3만 7000원)이 번역돼 나왔다. 저자가 20년을 바쳐 수집한 자료와 연구를 집대성한 평전인데 20년 뒤에야 번역본이 나와 만시지탄이다. 번역을 어렵사리 성사시키고 완성한 인물이 스님이란 점도 이채롭다. 해남 대흥사 일지암에 주석했던 여연 스님이 구스타프 말러 애호가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굴드에 심취한 스님이 또 계셨다. 2003년 캐나다에서 출간돼 외국에 막 판권이 팔리기 시작할 무렵 국내 출간 논의가 있었지만 무산됐는데 굴드에 대한 영화를 만들려고 시도하다 뜻한 바 있어 출가한 뒤에도 굴드를 놓지 않았다는 진원 스님(속명 이태선)이 2년 전 우연히 이 책 원서를 구해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 손수 저자와 연락을 취해가며 직접 옮겼다. 덕분에 한국어판에는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굴드와 코넬리아 포스의 연인 관계에 대한 서술이 번역본으로는 유일하게 실리는 성과도 있었다. 굴드만큼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추앙받은 피아니스트는 없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성격, 작품, 사상은 물론, 심지어 연주할 때 냈던 악명 높은 흥얼거림까지 그의 모든 면모는 현미경으로 들여다보듯 탐구됐다. 미국에서 그가 쓴 편지는 3000 달러가 넘는 가격에 팔렸고, 서명이 들어간 사진은 훨씬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굴드가 학창 시절 작곡한 악보의 감정가는 1만 5000 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저자에 따르면 굴드의 대단한 인기에는 독특한 성격도 한몫했다. 기벽은 매력적이었고 은둔은 신비감을 더했으며, 겸손한 성품은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또 성생활을 멀리함으로써 오히려 많은 여성 팬들의 상상을 부추겼으며 그의 사생활을 놓고 무성한 추측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아웃사이더 이미지가 사후에 더 매력적인 인물로 만들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곡을 해석하는 유별난 방식, 화려한 무대 매너, 공연 생활을 버린 것, 관습에서 벗어난 삶… 이 모든 것들이 권위와 전통에 대한 고집스러운 저항을 나타냈고, 이 때문에 그는 매력적인 인물이 되었다.” 특히 고리타분한 스승과 클래식 업계에 맞서는 젊은 음악가들에게 우상으로 다가왔다. 위계에 짓눌린 클래식 음악계에서 굴드의 불손함은 신선한 반기로 여겨졌다. 저자는 “굴드의 목표는 단순히 피아노(건반)를 잘 치는 것이 아니라 피아노를 연주함으로써 선(善)을 행하는 것이었다”면서 “굴드는 모든 예술가에게 ‘도덕적 의무’가 있으며 예술에는 인간의 삶을 향상시킬 수 있는 엄청난 가능성이 있다고 여겼다”고 강조한다. 캐나다 출신이란 공통점을 지닌 저자는 종전의 굴드 연구서나 평전들이 캐나다인이란 정체성을 간과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굴드의 독창성은 출생한 국가, 주(州), 시(市), 동네, 그리고 시대의 산물이었다.(중략) 굴드는 평생을 토론토에서 살았으며 뼛속까지 토론토 토박이였다. 그의 작품은 명백히 캐나다의 구현이었다.” 저자는 한국어판 서문에 “피아니스트만 언급해도 저는 조성진, 임동혁, 선우예권, 그리고 손열음씨를 포함한 한국인 연주자들에게 큰 감명을 받았다”면서 “이 기회를 발판삼아 굴드의 작품을 감상하기에 비옥한 환경을 갖춘 국가에 제 책을 소개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 끊임없는 연주 끊임없는 박수… 백건우가 선사한 특별한 가을밤

    끊임없는 연주 끊임없는 박수… 백건우가 선사한 특별한 가을밤

    연주가 끝나자 박수를 참아야 했던 관객들의 박수가 쏟아졌다. 관객에게 화답하듯 백건우는 들어갔다 나오길 몇 번이나 반복했다. ‘건반 위의 구도자’가 만든 가을밤은 그만큼 자신에게도, 관객들에게도 특별했다. 지난 1일 백건우는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M소나타시리즈’ 4번째 공연을 선보였다. ‘M소나타시리즈’는 마포문화재단에서 최정상급 피아니스트 6인의 릴레이 리사이틀로 지난 5월 김선욱을 시작으로 7월 선우예권, 9월 박재홍에 이어 이날 백건우가 무대에 올랐다. 이날 공연장에 들어서기 전 관객들은 “중간 박수가 없다”는 공지를 받았다. 백건우가 연주한 ‘고예스카스’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작곡가 엔리케 그라나도스(1867~1916)가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전시회를 본 뒤 얻은 영감을 음악으로 구현해 낸 작품이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듯 스페인의 색채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백건우는 7곡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에서 인터미션 없이 70여 분을 연주했다. 지난달 간담회에서 백건우는 “고예스카스는 감정 표현에서 자유로운 곡인 것 같다”며 “우리가 갑자기 플라멩코 댄서가 될 수 없듯이 제가 이 곡을 느끼는 대로 표현하는 것이 옳은 해석”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숨죽인 채 진행되던 연주가 끝나자 관객들은 참았다는 듯이 박수를 쏟아냈다. 백건우도 감회에 젖은 표정으로 관객들에게 폴더 인사로 화답했다. 박수가 좀처럼 그치질 않자 백건우가 또 나와 인사하는 일이 5번이나 반복되면서 커튼콜이 길게 이어졌다. 공연 후 팬들은 앨범을 구매하는 한편 백건우에게 사인을 받기 위해 긴 줄도 마다하지 않았다. 관객들의 줄은 공연장 밖으로까지 이어져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마포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렇게 줄이 길게 바깥까지 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설명했다. 백건우는 이후 경기 광주 남한산성아트홀(6일), 강릉아트센터(19일)에서도 공연을 할 예정이다. 마포문화재단의 ‘M소나타시리즈’는 김도현(30일)과 문지영(11월 24일)의 리사이틀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 피아니스트 박연민, 리스트 위트레흐트 콩쿠르 공동 2위

    피아니스트 박연민, 리스트 위트레흐트 콩쿠르 공동 2위

    피아니스트 박연민(32)이 29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에서 폐막한 2022 리스트 위트레흐트 콩쿠르에서 공동 2위 및 청중상을 받았다고 금호문화재단이 30일 전했다. 리스트 위트레흐트 콩쿠르는 기존의 프란츠 리스트 국제 피아노 콩쿠르가 올해부터 이름을 바꿔 열린 대회다. 프란츠 리스트(1881~1886)의 서거 100주기를 기념해 1986년 창설됐다. 박연민은 결선 무대에서 네덜란드 라디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리스트가 편곡한 ‘슈베르트의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C장조 방랑자’를 연주했다. 미국의 데렉 왕이 공동 2위에 올랐고, 일본의 구로키 유키네가 1위를 차지했다. 역대 우승자로는 1989년 엔리코 파체, 1996년 이고르 로마 등이 있다. 2017년에는 홍민수가 2위를 차지했다.
  • 어둠이 내리면, 후암시장엔 재즈가 흐른다

    어둠이 내리면, 후암시장엔 재즈가 흐른다

    ‘라라랜드’ 보고 결심한 김성 대표“돈 없어도 평생 음악 듣고 싶었다”국내외 실력파 뮤지션 매일 공연코로나에도 입소문 ‘재즈성지’로잇단 발걸음에 시장 매출도 늘어가을이 깊어지기 전 찾아온 늦더위에 유난히 해가 길었던 지난 22일 오후 6시. 서울 남산 자락에 맞닿은 재래시장인 용산구 후암시장에서 낯선 리듬의 음악 소리가 새어 나왔다. 클래식의 ‘정박’은 분명히 아니었다. 알토 색소폰 멜로디를 받쳐 주는 베이스와 드럼의 리듬은 꼭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의 프렌치 쿼터를 거니는 흑인들의 자유로운 발걸음을 닮아 있었다. ‘스윙’이었다. 무의식 중에 ‘엇박’에 맞춰 고개를 까딱거리며 음악 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헤맸다. 신발가게, 과일가게, 방앗간 등을 지나 뒷골목을 파고들자 ‘사운드독’(Sound Dog) 간판이 나왔다. 주 7회 저녁 실력파 재즈 뮤지션들의 공연이 열리는 이곳은 국내에서 유일한 재래시장 속 ‘재즈바’다. 이날 리허설을 마친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 출신의 재즈 피아니스트 폴 커비는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공연을 하지만 이곳처럼 전통시장 안에 재즈바가 들어선 경우는 지금껏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규모 30석의 이 작은 재즈바는 도심 속 재래시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다. 김성(64) 사운드독 대표가 2017년 3월 처음 영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시장은 조용하고 평범했다. 서울 도심의 대표적 ‘달동네’인 후암동·동자동 인근 주민들이 주고객이었다. 당시 모든 재래시장이 그랬듯 인근의 대형마트와 온라인 쇼핑몰에 밀려 상인들은 버티기에 급급했다. 하루 매출에 얽매여 사는 이들에게 여기저기서 떠들어 대는 전통시장 발전 방안 등은 공허한 소리였다. 재래시장은 전통적인 쇼핑 문화를 상징하는 레거시로만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로부터 5년 뒤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됐다. 코로나19를 거쳐 사운드독이 ‘재즈 성지’로 떠오르자 후암시장의 고객층은 MZ세대로, 전국구로 확장됐다. 생선가게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면서 시장을 찾는 젊은 사람이 부쩍 늘었다”며 “재즈바에 오는 외부 손님들이 가게의 매출을 파격적으로 올려 주는 건 아니지만 전에 없던 활력이 생긴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전과 핫도그 등을 파는 김모씨는 “공연 시작 전 먹거리를 사서 들어가는 관객들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면서 “열 손가락 중 한 곳에 반지를 꼈는데 손 전체가 예뻐 보이는 것처럼 음악으로 시장 전체가 빛나고 있다”고 전했다.국내 재즈 신에서 후발 주자에 속하는 사운드독이 코로나19를 거쳐 살아남은 것은 이례적이다. ‘비주류’인 재즈 뮤지션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 기간은 캄캄한 사막과 같았다. 팬들의 발길이 끊기자 서울의 유명 재즈바들도 견디지 못하고 줄줄이 폐업했다. 다만 재래시장의 스윙만큼은 멈추지 않았다. ‘재즈덕후’인 김 대표의 의지와 탄탄한 단골층이 시장을 지켰다. 한 달에 두 번은 퇴근 후 사운드독을 찾는다는 직장인 신모(38)씨는 “재래시장이라는 가장 생생한 공간 속에서 편안하게 ‘살아 있는 음악’에 집중할 수 있는 곳은 여기뿐”이라며 “이런 장면이 진짜 K재즈”라고 했다. 김 대표는 사실 거창한 계획이 없었다. 빠듯한 자본금을 아낄 요량으로 입지가 좋진 않지만 월세가 서울에서 가장 저렴한 시장 뒷골목에 재즈바를 차린 것뿐이었다. 평생 의류 납품업을 하며 숨 가쁘게 살아온 스스로에 대한 보상이었다. 영화 ‘라라랜드’를 보고 들어온 어느 날 사랑하는 재즈 음악만 듣고 살 수 있다면 돈을 벌지 못해도 행복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그는 “그날 밤 펑펑 울었다”면서 “제2의 인생을 살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30년간 재즈를 들으며 키운 안목으로 유튜브를 뒤져 색깔이 있는 뮤지션을 찾아내 접촉했다. 수익이 나면 뮤지션들의 주머니부터 챙겼다. 재즈에 미쳐 버린 그의 진정성에 거물급 뮤지션들이 자연스레 모여들었다. 그는 “현재 공연 대기 중인 팀만 70개”라고 했다. 사운드독이 ‘찐 재즈’를 들을 수 있는 성지로 거듭난 비결이다. 공연이 절정으로 치달은 오후 9시 블루스가 흘러나왔다. 미 뉴욕의 버클리 음대를 4년 전액 장학생으로 졸업한 천재 이수정(25)의 알토 색소폰 솔로가 끝나자 아주 잠시 관객의 숨소리가 멎었다. 삶의 치열함이 적나라하게 느껴지는 재래시장 한복판에 애달픈 블루스가 다시 울려 퍼졌다. 이곳은 더이상 뉴올리언스를 닮고 싶은 여느 재즈바가 아니었다. 오직 한국에서만 느낄 수 있는 바이브가 넘쳐 흘렀다. K재래시장 속에 K재즈가 그렇게 꽃을 피우고 있었다.
  • “예술의전당, 본연에 충실하게 오페라·발레 등 순수 예술 위주로”

    “예술의전당, 본연에 충실하게 오페라·발레 등 순수 예술 위주로”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은 오페라와 발레 공연을 위한 전용 극장으로 설계된 만큼 본연의 목적에 충실하게 오페라, 발레 콘텐츠를 중심으로 운영할 것입니다.” 지난 6월 취임한 장형준 예술의전당 사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클래식·오페라·발레 등 순수예술 장르에 집중한 예술의전당 운영 방향을 새로 발표했다. 메인 대극장인 오페라극장의 경우 여름·겨울철 뮤지컬 장기공연에 대관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2024년부터 오페라·발레 프로그램을 집중 기획·유치한다는 취지다. 장 사장은 이같이 밝히며 “수준 높은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나겠다는 새로운 비전이 가장 선명히 보이는 곳은 오페라극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오페라·발레 전용 극장으로 지어진 오페라극장이 비로소 제자리를 찾게 되는 것”이라며 “연극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은 CJ토월극장과 자유소극장에서 수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예술의전당은 이를 위해 2016년 이후 만들어지지 않았던 자체 제작 오페라 3편을 공연하고, 오페라 갈라 행사와 세계적인 오페라 가수들의 보컬 리사이틀 등을 연다. 오는 10월 열리는 ‘SAC 오페라 갈라’ 행사를 시작으로 2023년 개관 35주년 기념 오페라 ‘노르마’, 2024년 오페라 ‘오텔로’ 등을 공연한다. ‘오텔로’는 한국 출신 세계적인 테너 이용훈의 국내 오페라 데뷔 무대가 될 예정이다. 2024년 7월에는 유럽 오페라 극장에서 활약해 온 세계적인 성악가 연광철과 사무엘 윤의 리사이틀이 열린다. 예술의전당이 직접 오페라 작곡가에게 의뢰해 제작한 한국형 창작 오페라도 2025년 2월 세계 초연으로 선보인다. 장 사장은 “한국적인 이야기를 담은 신작 오페라를 제작할 것”이라며 “예술의전당에서 세계 초연한 뒤 본고장인 유럽 등 전 세계 극장에서 이어 공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 사장은 예술성 높은 클래식 공연도 적극적으로 기획·제작한다는 포부도 밝혔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피아니스트 케빈 케너의 듀오 리사이틀을 비롯해 내년 개관 35주년을 맞아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예술성을 인정받은 해외 연주자들을 소개하는 ‘클래식 월드스타’, 현대음악을 집중 조명하는 ‘미래음악 시리즈’도 신설한다. 소극장인 인춘아트홀을 통해 젊은 연주자들의 공연 기회도 적극 제공하기로 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 임윤찬,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을 배출한 예술의전당 음악영재아카데미 커리큘럼도 강화한다. 올해로 24년째 운영 중인 예술의전당 음악영재아카데미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음악 교육 프로그램이다. 장 사장은 “어린 학생들이 경쟁에 노출되기보다는 음악적 재능을 편히 다질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예술의전당은 장 사장이 ‘미래 먹거리’로 꼽은 공연 영상화 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예술의전당은 지난 5월 공연 촬영, 편집, 송출이 가능한 공연영상스튜디오 ‘실감’을 완공했다. 장 사장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실현하기 위한 재정 확충 방안에 대해 “팬데믹 이후 공연장이 정상 가동되고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 국회 모두 순수예술을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어서 국고보조금도 증액될 예정”이라며 “후원, 협찬을 위해 직접 최선을 다해 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장 사장이 6월 취임 후 약 3개월 만에 처음 언론에 모습을 보인 자리다. 그는 사장이 되기 전까지 서울대 음악대학 교수로서 대외활동이 적었던 탓에 문화계에서는 그의 선임 소식에 뜻밖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그는 이에 대해 “예술의전당과 음대는 예술이라는 큰 둘레 안에서 큰 차이가 없다”며 “편하고 자연스럽게 운영 중이라는 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종훈 기자
  • 최정상 현악4중주단과 용재 오닐의 선율… 이보다 좋을 순 없다

    최정상 현악4중주단과 용재 오닐의 선율… 이보다 좋을 순 없다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열정적인 한국 관객들 앞에서 다시 연주하게 돼 기쁩니다.”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에 기반을 둔 세계 정상급 현악4중주단 타카치 콰르텟이 다음달 전국 투어로 6년 만에 한국 관객을 만난다. 6일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을 전후로 성남(4일), 울산(7일), 인천(8일), 대구(9일), 대전(10일) 등으로 이어진다. 1975년 헝가리 리스트음악원 동기들이 모여 창단한 타카치 콰르텟은 2012년 시작된 영국 그래머폰 명예의전당에 현악4중주단으로선 유일하게 헌액된 정상급 실내악 앙상블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타카치 콰르텟이 2020년 영입한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4)이 참여해 더욱 주목된다. 용재 오닐과 타카치 콰르텟의 제1 바이올린을 맡은 영국 출신 에드워드 듀진버리(54)를 28일 서면으로 만났다. “5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간직한 위대한 현악4중주단에 속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자 제 꿈이 실현되는 거죠. 훌륭한 현악4중주단은 개인의 특성과 단체의 정체성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하는데 저는 주관이 센 편이에요. 그런데도 기존 멤버들이 저를 너그럽게 받아들여 주셨습니다.”(용재 오닐) “용재 오닐은 경이로운 비올리스트로, 그를 만난 건 행운입니다. 현악4중주단이 연습하는 과정은 특정 악구를 연주하는 다양한 방법을 탐구하고, 항상 작은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과 같죠. 용재 오닐과 함께하면서 저희는 팀으로서 자신감을 얻고 유연함도 갖게 됐습니다.”(듀진버리)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하이든 현악4중주 작품번호 77의 2번과 버르토크 현악4중주 6번, 슈베르트 현악4중주 14번 ‘죽음과 소녀’를 연주한다. 듀진버리는 “하이든의 곡은 심오함과 유머와 생동감,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 찼고, 버르토크 6번은 다양한 감정을 아우르는 강력한 명상록”이며,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는 저희가 연주한 작품 중 가장 극적이고 아름다운 작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듀진버리는 타카치 콰르텟이 최고의 현악4중주단이라는 평가를 받는 비결에 대해 “행운이 따라야겠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을 개방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며 “모든 멤버들이 좋은 리더가 되거나 여러 역할을 번갈아 하면서 리더를 잘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2년여간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이들은 관객 앞에서 라이브 연주를 하는 것의 소중함을 더욱 깨닫게 됐다. 용재 오닐은 “타카치 콰르텟에 합류한 2020년 세계 최고의 공연장에서 잡혀 있던 공연들이 취소되면서 라이브 스트리밍 공연을 많이 했다”며 “다시 이전으로 돌아온 지금은 어느 때보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용재 오닐은 지난해 미국 그래미상 클래식 독주악기 부문에서 수상했지만, 그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전쟁고아였던 한국인 어머니를 입양한 아일랜드계 미국인 외조부모 밑에서 자랐다. 어려서부터 지적장애가 있던 어머니는 미혼모로 오닐을 낳았고 그는 외조부모의 헌신으로 음악가가 됐다. 그는 “타카치 콰르텟이 제가 지금껏 해 온 모든 노력과 헌신의 총집합체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한국은 어머니의 고향일 뿐 아니라 제게도 고향인 나라로, 저의 많은 꿈이 현실이 된 곳”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인 음악가들의 잇따른 해외 콩쿠르 우승에 대해서도 이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용재 오닐은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음악 교육에 있어서 한국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며 “저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팬”이라고 전했다.
  • 용재 오닐 합류한 타카치 콰르텟 “한 팀 돼 자신감과 유연함 얻었죠”

    용재 오닐 합류한 타카치 콰르텟 “한 팀 돼 자신감과 유연함 얻었죠”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열정적인 한국 관객들 앞에서 다시 연주하게 돼 기쁩니다.” 미국 콜로라도주 볼더에 기반을 둔 세계 정상급 현악4중주단 타카치 콰르텟이 다음달 전국 투어로 6년 만에 한국 관객을 만난다. 6일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을 전후로 성남(4일), 울산(7일), 인천(8일), 대구(9일), 대전(10일) 등으로 이어진다. 1975년 헝가리 리스트음악원 동기들이 모여 창단한 타카치 콰르텟은 2012년 시작된 영국 그라모폰 명예의전당에 현악4중주단으로선 유일하게 헌액된 정상급 실내악 앙상블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타카치 콰르텟이 2020년 영입한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4)이 참여해 더욱 주목된다. 용재 오닐과 타카치 콰르텟의 제1 바이올린을 맡은 영국 출신 에드워드 듀진버리(54)를 28일 서면으로 만났다. “5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간직한 위대한 현악4중주단에 속한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자 제 꿈이 실현되는 거죠. 훌륭한 현악4중주단은 개인의 특성과 단체의 정체성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하는데 저는 주관이 센 편이에요. 그런데도 기존 멤버들이 저를 너그럽게 받아들여 주셨습니다.”(용재 오닐) “용재 오닐은 경이로운 비올리스트로, 그를 만난 건 행운입니다. 현악4중주단이 연습하는 과정은 특정 악구를 연주하는 다양한 방법을 탐구하고, 항상 작은 변화를 만들어 내는 것과 같죠. 용재 오닐과 함께하면서 저희는 팀으로서 자신감을 얻고 유연함도 갖게 됐습니다.”(듀진버리) 이들은 이번 공연에서 하이든 현악4중주 작품번호 77의 2번과 버르토크 현악4중주 6번, 슈베르트 현악4중주 14번 ‘죽음과 소녀’를 연주한다. 듀진버리는 “하이든의 곡은 심오함과 유머와 생동감,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 찼고, 버르토크 6번은 다양한 감정을 아우르는 강력한 명상록”이며, “슈베르트 ‘죽음과 소녀’는 저희가 연주한 작품 중 가장 극적이고 아름다운 작품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듀진버리는 타카치 콰르텟이 최고의 현악4중주단이라는 평가를 받는 비결에 대해 “행운이 따라야겠지만 다른 사람의 의견을 개방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며 “모든 멤버들이 좋은 리더가 되거나 여러 역할을 번갈아 하면서 리더를 잘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2년여간의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이들은 관객 앞에서 라이브 연주를 하는 것의 소중함을 더욱 깨닫게 됐다. 용재 오닐은 “타카치 콰르텟에 합류한 2020년 세계 최고의 공연장에서 잡혀 있던 공연들이 취소되면서 라이브 스트리밍 공연을 많이 했다”며 “다시 이전으로 돌아온 지금은 어느 때보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용재 오닐은 지난해 미국 그래미상 클래식 독주악기 부문에서 수상했지만, 그의 삶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전쟁고아였던 한국인 어머니를 입양한 아일랜드계 미국 외조부모 밑에서 자랐다. 어려서부터 지적장애가 있던 어머니는 미혼모로 오닐을 낳았고 그는 외조부모의 헌신으로 음악가가 됐다. 그는 “타카치 콰르텟이 제가 지금껏 해 온 모든 노력과 헌신의 총집합체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한국은 제 어머니의 고향일 뿐 아니라 제게도 고향인 나라로, 저의 많은 꿈이 현실이 된 곳”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인 음악가들의 잇따른 해외 콩쿠르 우승에 대해서도 이들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용재 오닐은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음악 교육에 있어서 한국의 중요성을 인정한다”며 “저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팬”이라고 전했다.
  • 전 세계 누비는 손열음의 건반… 그 안엔 깊고 넓은 독서가 있다[김언호의 서재탐험]

    전 세계 누비는 손열음의 건반… 그 안엔 깊고 넓은 독서가 있다[김언호의 서재탐험]

    ●중2 때 홍명희의 ‘임꺽정’을 읽고 피아니스트 손열음. 그의 독서력이 그의 음악을 심화시킨다. 그의 빛깔로 해석해 낸다. 세계를 무대로 삼아 전문연주자로 활동하고 있는 피아니스트 손열음.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강원도의 작은 도시 원주에서 태어났다. 그에게 책과 독서는 그의 음악을 성장시키는 근원 같은 것이었다. “우리 아파트 상가에 있던 ‘글방터’라는 작은 책방이 좋았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저는 그 책방에 살다시피 했습니다. 글방터에 비치돼 있는 어린이·청소년 책들을 거의 다 읽었습니다. 친절한 사장님 내외분은 글방터에 없는 책들은 서울로 주문해 주셨습니다.” 어릴 때부터 책이, 책의 세계가 그렇게 좋았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알퐁스 도데의 ‘별’을 읽고, 문학이란 게 이렇게 좋은 것이구나 했습니다. 충격을 받았습니다. 중학교 2학년이었나, 홍명희의 ‘임꺽정’을 읽었는데 엄청 강렬했어요. 우리 언어가 이렇게 아름답구나 했습니다. 두 번이나 읽었어요.” 손열음의 독서는 넓고 깊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영역은 넓어졌고, 의미는 더 깊어지는 것이었다. “많은 사람이 다 그렇겠지만, 저도 어렸을 적에 헤르만 헤세를 좋아했습니다. ‘데미안’을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유리알 유희’를 펼쳤다가 설명하기 힘든 묘한 감정을 억제하지 못해 책을 덮었습니다. 한참 뒤에야 마저 읽었습니다. 중3 때 어머니가 권한 릴케와 마르틴 부버를 읽었습니다.” 그는 문학뿐 아니라 역사가 좋았다. 역사는 신비로웠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머니가 생일 선물로 ‘국사대사전’이란 엄청 큰 책을 사 주셔서, 설레는 마음으로 ‘ㄱ’부터 순서대로 다 읽었습니다. 황현 선생의 ‘매천야록’ 같은 책도 특유의 시대정신 때문에 재미있게 읽었지만, 슈테판 츠바이크의 ‘어제의 세계’도 좋아했습니다. 라벨, 스트라빈스키, 거슈윈, 쇤베르크, 슈트라우스 등 개성 있는 사조를 창출해 내는 음악 예술가들이 등장하는 근현대사, 인류문화사에서 그 개개인이 빛을 발하는 시대이기에, 음악을 하는 저로서는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의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그를 존재하게 하는 우리 근현대사의 문학가를 당연히 탐독한다. 홍명희의 ‘임꺽정’뿐 아니라 채만식의 ‘탁류’를 읽었다. 김유정·이광수를 읽었다. 박경리의 큰 소설 ‘토지’를 가슴 졸이면서 읽었다. “문학엔 경계가 없지요. 중국현대사에 우뚝 서는 루쉰도 좋아합니다.” ●토마스 만 음악소설 ‘파우스트 박사’ 우리에게 ‘마의 산’으로 널리 알려진 토마스 만은 ‘파우스트 박사’라는 불멸의 음악 소설을 써냈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번을 서술한 대목을 처음 읽었을 때는 정말 입을 다물 수가 없었습니다. 음악철학가 아도르노의 자문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책을 다 읽은 후에야 알았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제가 지금까지 읽은, 음악을 글로 표현한 작품 중에서 가장 감명 깊게 읽은 것을 꼽으라면 토마스 만의 ‘파우스트 박사’라고 말하겠습니다.” 수많은 철학자·사상가·문학가들이 그의 독서목록에 들어 있다. 니체, 사르트르, 한나 아렌트, 아도르노, 토마스 아퀴나스가 그들이다. 괴테, 프루스트, 마르그리트 뒤라스, 슈무엘 아그논 같은 문학가들이다. 독일음악은 기본적으로 철학과 종교에 맞닿아 있다. “‘신약성경’의 네 복음서를 정말 좋아합니다. 문학과 철학을 좋아하지만, 저는 다소 종교적인 것 같아요.”●그를 키워 낸 이강숙의 음악철학 손열음은 ‘순 국산’이었다. 한국에서 공부해 세계에 서는 피아니스트가 됐다. 지금은 더 많은 ‘국산 연주자’가 탄생하고 있지만, 손열음은 서울도 아닌 저 원주에서 공부해 국제무대에 당당히 서고 있다. 이런 손열음의 뒤에는 이강숙이라는 걸출한 음악교육가가 있었다. 2015년 손열음이 써낸 음악에세이 ‘하노버에서 온 음악 편지’에 한예종 이강숙 총장이 ‘축하의 글’을 붙였다. “손열음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김대진 교수에게서 배웠다. 순 국산이 국제콩쿠르에서 1등을 했다는 소식을 듣고 나는 울었다. 손열음을 불러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머니를 뵙고 싶다고 했다. ‘어떻게 아이를 키우셨길래 저를 이렇게 기쁘게 하십니까’라고 물었던 기억도 난다.” 지금은 고인이 된 이강숙 총장은 이 기쁜 마음을 간직하기 위해, 우리 예술교육의 장래를 위해, 손열음을 주인공으로 하는 장편소설 ‘피아니스트의 탄생’을 썼다. 저 1980년대부터 나는 이강숙 선생을 만났고, 한예종을 준비하는 이야기와 자신의 음악교육철학을 들었다. 그때 나는 세계가 연주·연구하는 우리 음악가 윤이상의 음악이 왜 자기 조국에서는 연주도 안 되고 연구도 안 되느냐면서 베를린으로 갔다. 선생을 뵙고 선생의 음반을 펴내려 했다. 그때 한 신문사는 선생의 귀국음악회를 준비하고 있었다. 당국의 불허로 음반도 음악회도 성사되지 못했지만, 나는 이강숙 선생과 함께 음악회에 즈음한 ‘윤이상 귀국’을 의논하기도 했다. 이강숙은 손열음에게 ‘영웅’이다. 그의 예술영혼에 언제나 살아 있다. 그와의 만남은 일생일대의 사건이었다. “선생님은 우리 모두를 등에 짊어지고 견인해 주신 프로메테우스 같은 영웅에 비견해야 할 것 같아요. 어렸을 적 매일매일 역사책을 붙들고 다니던 때는 잘 몰랐는데, 때때로 세상은 한 사람에 의해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는 것, 그분이 안 계셨더라면 오늘날 대한민국의 문화계는, 그리고 나는 어떻게 됐을까를 생각하게 됩니다.” 세계를 누비는 피아니스트의 뒤에는 역시 어머니가 있었다. 고등학교 국어 교사였던 어머니의 ‘가르치는 일’을 무엇보다 자랑스러워했던 딸 손열음을 사랑과 이성으로 키워 낸 최현숙 선생이다. “어릴 적 열음이가 하는 일은 딱 두 가지, 책 읽기와 피아노 치기였습니다.” 손열음도 말했다. “원주에서 레슨을 받으러 서울로 다니는 차 안에서도 책 없이는 살 수 없었다”고. 그런 독서의 덕택이었을까. 그는 빼어난 글쓰기의 ‘작가’가 됐다. “어린 시절 제가 책에서 받은 선물들을 돌려드릴 마음으로 설렌다”고 ‘음악 편지’ 머리말에 쓰고 있다. 손열음은 참 의미 깊은 이야기도 한다. “제가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랐으면 음악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서울처럼 경쟁적인 대도시, 뭐라도 빨리빨리 해야 하는 속도의 사회에서 음악이 과연 가능할까. 제가 어렸을 때 책을 덜 읽었다면 30분, 40분 소요되는 클래식을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젊은 감독 2018년 32세의 젊은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정명화·정경화 자매가 이끌던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예술감독을 이어받는다. 그의 고향 강원도가 그를 선택했다. 평창대관령음악제는 손열음의 젊은 예술정신으로 새로워지고 있다. “원주와 강원도는 저의 근원입니다. 고향의 산과 들, 나무와 숲과 꽃이 저의 가슴에 있습니다. 아름다운 고향을 위해 일할 수 있어 저는 행복합니다.” 어린 시절 방학 때마다 강릉 외삼촌 댁에 놀러 갈 적에 넘어야 했던 그 대관령이었다. 그는 이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세계 속의 음악제’로 만들고 싶다. 고향의 산하에서, 고향의 숲에서 펼쳐지는 음악제를 위해 헌신하는 손열음이 아름답다. “평창대관령을 스위스의 베르비에 페스티벌, 루체른 페스티벌 같은 세계적인 페스티벌로 발전시키고 싶어요. 꿈은 그렇게 꿔야지요. 제가 해외 연주를 가면 평창대관령음악제에 와 보고 싶다는 음악 팬들이 많이 늘었다는 걸 알게 돼요.” 2021년 평창대관령음악제에서는 윤이상이 연주됐다. 우리 작곡가들의 작품이 더 많이 연주돼야 할 것이다. 우리 연주자들이 더 참여해야 할 것이다. “당연합니다. 윤이상 선생의 곡은 편성이 큰 곡이기 때문에 악기 편성이 쉽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 작곡가들의 작품이 많이 연주되는 평창대관령음악제가 돼야 합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도해 보려 합니다.” 평창대관령음악제를 세계에 내놓으려면 내실 있는 프로그램으로 지속돼야 한다. 연륜과 역사가 중요하다. “평창대관령은 음악제를 하기 위한 지형적 조건이 참 좋다고 생각됩니다. 산하가 아름답고, 기본적으로 조용합니다.” 1년에 세계 무대에서 50여회 연주하는 젊은 피아니스트 손열음. ‘논어’를 읽으면서 세계의 음악인들과 호흡을 맞춘다. 열려 있는 클래식 피아니스트. 그는 이미 인기 있는 대중적 스타가 됐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길을 걷겠다고 한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은 강단에 서기보다는 연주자로 남고 싶어 한다. “아르헨티나의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는 1941년생이지만 지금도 힘찬 연주를 해내고 있습니다. 20세기의 남성 연주자 아르투르 루빈스타인, 스뱌토슬라프 리흐테르도 80~90대까지 연주했지요. 저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더 깊어지고 더 다양해지는 연주자로 오래오래 남고 싶어요.” 나는 학창 시절부터 책방을 드나들었다. 지인들과 함께 ‘숲속의 책 읽는 마을’의 건설을 모색하고 있다. 1995년부터 북녘땅이 건너다보이는 파주의 통일동산에 예술마을 헤이리를 건설하는 일에 나섰다. 그 한가운데에 책의 집, 책을 위해 존재하는 ‘북하우스’를 지어 개관했다. 책방이 그 중심공간이고, 전시와 공연이 함께 펼쳐진다. 나는 헤이리의 북하우스 프로그램에 이어 숲과 산악의 땅 강원도를 주목하고 있다. 평창과 대관령의 고원지대 숲속 어딘가에 책방을 개설한다면, 이 책방을 평창대관령음악제와 연계한다면 어떨까. 이름하여 ‘손열음 책방’이다! 숲속에서 들려오는 책 읽는 소리, 깊은 밤 적막강산의 책방을 밝히는 달빛과 별빛. 작은 음악회와 시 낭독회가 열린다. 작은 미술 전시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너무 좋아요. 저도 그런 거 하고 싶어요.” 책과 음악이 하나 되는 작은 책방, 도시문명에 지친 우리들의 영혼을 위무하는 힐링공간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나는 저 숲으로 울창한 강원도의 고원지대에 ‘손열음 책방’을 친구들과 손잡고 개설해 보고 싶다. 인문예술의 장르와 공간의 확장운동이다. “생각만 해도 신명나는 일입니다. 우리 함께해 봐요.” 한길사·한길책박물관 대표
  • 아내랑 제자랑 ‘음악의 아버지’랑

    아내랑 제자랑 ‘음악의 아버지’랑

    “바흐의 음악을 연주할 때마다 이 세상과 삶이 의미 있다고 느낍니다.” ‘이 시대 최고의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코롤리오프(73)가 5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다. 코롤리오프는 2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는 ‘2022 서울시향 예브게니 코롤리오프의 바흐 협주곡’ 무대에 오른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코롤리오프는 두 번째 내한공연을 앞두고 “한국의 멋진 관객들을 위해 다시 연주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며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한국의 유서 깊은 문화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다”고 말했다. 코롤리오프는 이번 공연에서 ‘코롤리오프 듀오’로 함께 활동 중인 아내 룹카 하지게오르지에바(74), 2007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제자 안나 빈니츠카야(39)와 같이 3대의 피아노로 무대에 오른다. 세 연주자는 바흐의 ‘3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 D단조 1063’으로 무대를 연다. 바흐의 다른 협주곡에 비해 소리가 수수하지만, 피아노 버전으로 자주 연주하는 곡이다. 이후 각자 또는 둘이 연주하다 마지막은 셋이 함께 바흐 ‘3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 C장조 1064’로 마무리한다. 7세 때 ‘작은 전주곡 C단조’를 듣고 바흐를 처음 알게 됐다는 코롤리오프는 “바흐의 음악에 완전히 매료됐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의 바흐 연주는 우아함과 통찰력이 두드러져 바흐 음악의 깊이를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흐를 연주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과하면 안 된다”는 것. 코롤리오프는 “현대 피아노로 연주할 때는 아고기크(엄격한 템포나 리듬에 미묘한 변화를 줘 다양한 색채감을 내는 방법)를 과하게 넣지 않고, 음색을 통해 프레이징(연속된 선율을 악구 단위로 분절해 연주하는 기법)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며 “특히 피아노 페달을 과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아내,제자와 연주하는 바흐 전문가 “멋진 韓관객 만나 기뻐”

    아내,제자와 연주하는 바흐 전문가 “멋진 韓관객 만나 기뻐”

    “바흐의 음악을 연주할 때마다 이 세상과 삶이 의미 있다고 느낍니다.” ‘이 시대 최고의 바흐 스페셜리스트’로 불리는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예브게니 코롤리오프(73)가 5년 만에 한국 관객과 만난다. 코롤리오프는 23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는 ‘2022 서울시향 예브게니 코롤리오프의 바흐 협주곡’ 무대에 오른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코롤리오프는 두 번째 내한공연을 앞두고 “한국의 멋진 관객들을 위해 다시 연주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다”라며 “좋은 사람들과 만나고 옛 한국의 유서깊은 문화에 대해 더 깊이 알고 싶다”고 말했다.2015년까지 독일 함부르크 음대에서 교수로 활동했던 코롤리오프는 이번 공연에서 ‘코롤리오프 듀오’로 함께 활동 중인 아내 룹카 하지게오르지에바(74)와 2007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제자 안나 빈니츠카야(39)와 같이 3대의 피아노로 무대에 오른다. 세 연주자는 바흐의 ‘3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 D단조 1063’으로 무대를 연다. 바흐의 다른 협주곡에 비해 소리가 수수하지만, 피아노 버전으로 자주 연주하는 곡이다. 이후 이들은 혼자 또는 둘이 연주하다 마지막은 셋이 함께 바흐 ‘3대의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 C장조 1064’로 마무리한다. 1악장에서 3악장까지 느린 템포에서 유쾌한 분위기로 전환돼 인생에 고난이 찾아와도 역동적이고 긍정적 태도를 유지할 것을 일러주는 듯하다. 바흐 전기 작가 필리프 슈피타는 “가장 인상적인 바흐 기악곡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7세 때 바흐의 ‘작은 전주곡 C단조’를 듣고 바흐를 처음 알게 됐다는 코롤리오프는 당시 “바흐의 음악에 완전히 매료됐다”고 돌아봤다. 코롤리오프는 1968년 바흐 음악 해석에 권위를 자랑하는 라이프치히 바흐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코롤리오프의 바흐 연주는 우아함과 통찰력이 두드러져 바흐 음악의 깊이를 드러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흐를 연주할 때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과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코롤리오프는 “현대 피아노로 연주할 때는 아고기크(엄격한 템포나 리듬에 미묘한 변화를 줘 다양한 색채감을 나타내는 방법)를 과하게 넣지 않고, 음색을 통해 프레이징(음악에서 연속되는 선율을 악구 단위로 분절해 연주하는 기법)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며 “특히 피아노 페달을 과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73세에도 왕성히 연주활동을 이어가는 그는 “음악에 대한 끝없는 사랑이 원동력”이라며 “언젠가 연주를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도 집에서라도 나를 위해 늘 곡을 연주할 것”이라고 전했다.
  • [서울포토] 이영애, ‘국가브랜드 컨퍼런스’ 한류공로상

    [서울포토] 이영애, ‘국가브랜드 컨퍼런스’ 한류공로상

    배우 이영애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2 국가브랜드 컨퍼런스’에서 한류공로상을 수상했다. 이영애는 수상 소감을 통해 “작년에 ‘구경이’라는 드라마를 끝내고 쌍둥이 엄마로서 아이들 육아에 전념하고 있었다. 아이를 키우느라 결혼 이후에 많은 작품을 하지 못했다. 그러면서 느꼈던 건 ‘국가의 브랜드는 엄마가 아닐까’ 그만큼 육아가 힘들고 가정을 병행하는 게 쉽지 않구나 국가의 브랜드는 아이의 교육과 육아를 열심히 하시는 엄마와 아빠 가정이 국가의 브랜드가 아닐까 생각했다”라고 밝혔다. 국가브랜드 대상은 매년 문화·예술·스포츠 등 각 분야에서 대한민국을 빛낸 사람에게 공로를 인정해 시상하는 행사다. 올해는 배우 이정재와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 최민정,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국가브랜드 대상 수상자로, 배우 이영애는 국가브랜드 한류 공로상에, 간송미술관(전인건 간송미술관장)은 특별상에 선정됐다. 이정재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임윤찬은 콩쿨 준비로 이날 시상식에 불참했다.
  • [길섶에서] 쇼팽과의 만남/박현갑 논설위원

    [길섶에서] 쇼팽과의 만남/박현갑 논설위원

    “다 죽었어요. 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러시아를 오가며 공연기획을 하는 지인의 푸념 어린 말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러시아 공연이 쉽지 않다고 한다. 그렇다고 한탄만 할 순 없는 법. 그가 기획한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을 돕는 자선음악회가 어제 예술의전당에서 열렸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세계적 피아니스트인 알렉산드르 로마놉스키가 폴란드 출신인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주했다. 애절한 피아노 선율에 관객들은 숨죽였다. 국경을 맞댄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는 한때 폴란드가 우크라이나를 지배한 터라 사이가 나빴다. 지금은 공동의 적 러시아를 두고 폴란드가 우크라이나를 돕는 동맹관계로 바뀌었다. 우크라이나 난민의 절반 이상이 폴란드로 갔을 정도다. 난민을 돕자는 공연이나 티켓 판매는 기대만큼 되지 않은 눈치다. 하지만 열악해진 환경에 좌절하지 않고 자강 의지를 불태운 자세는 언젠간 좋은 결실로 이어질 게다.
  • 가을 헤이리예술마을 클래식에 흠뻑

    국내 최대 출판문화 지구로 동양의 잘츠부르크를 꿈꾸는 경기 파주시 헤이리예술마을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따뜻한 클래식 선율이 울려 퍼진다.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헤이리예술마을 이랜드 갤러리에서 제2회 헤이리 국제음악제가 열린다. 헤이리 국제음악제는 자연과 평화의 가치를 추구하는 헤이리 주민과 음악 애호가 관객들이 십시일반 후원금을 기부해 꾸린 무대로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정상급 연주자들을 만날 수 있다. 25일 개막 연주에서는 지난해 난파음악상 수상자이자 독일 뮌헨 국립음대 학장을 맡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이미경과 2010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입상자 피아니스트 김태형 등이 슈베르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3번, 브람스 피아노 5중주 1번 등을 들려준다. 이 공연에는 이탈리아 몬탈토 리구레 국제음악콩쿠르 전체 대상을 받은 첼리스트 조형준과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닐스 벤자민 프리들, 미국 비올리스트 브라이언 아이작스도 함께한다. 26일에는 김태형과 첼리스트 심준호의 듀오 리사이틀로 슈만의 ‘카니발’과 쇼팽 첼로 소나타를 만난다. 28일에는 일본 도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수석을 맡고 있는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와 바이올리니스트 박규민·오수안, 비올리스트 최하림 등이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와 클라리넷 5중주 등을 선보인다. 30일 마지막 공연에서는 헤이리챔버오케스트라가 바흐 교향곡과 요한 요아힘 크반츠의 플루트 협주곡, 아널드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번 축제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서진이 지휘봉을 잡고 2019년 연세대 음대 최연소 조교수로 발탁된 플루티스트 조성현이 협연한다. 계명대 교수인 서진 감독은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기도 했다.
  • 건반 위 구도자, 이번엔 자유롭게 즐겼다

    건반 위 구도자, 이번엔 자유롭게 즐겼다

    “사실 스페인 음악을 들려 줄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40여년 전 뉴욕에 머물던 젊은 시절 피아니스트 알리시아 데라로차가 연주하는 ‘고예스카스’를 듣고 화려하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 음악에 반해 언젠가는 하겠다고 오랜 숙제로 남겼었는데 세월이 이렇게 흘렀습니다.”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거장 피아니스트 백건우(76)가 19일 자신의 오랜 꿈을 담은 ‘그라나도스-고예스카스’ 앨범을 발매했다. 그는 다음달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동명의 리사이틀을 펼친다. 울산중구문화의전당(23일), 부평아트센터(24일), 제주아트센터(27일), 마포아트센터(10월 1일), 경기 광주 남한산성아트홀(6일), 강릉아트센터(19일)에서도 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날 서초구 스타인웨이갤러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백건우는 “지금은 한국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나라가 됐지만 지난 40~50년은 제가 음악인으로 살아남으려고 세계 음악계에서 분투했던 과정이라 원치 않던 음악도 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나도 즐기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마음의 자유를 찾은 것 같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음반은 제게 이정표 같다”고 설명했다. 백건우가 연주할 ‘고예스카스’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작곡가 엔리케 그라나도스(1867~1916)가 남긴 걸작 중 하나로 그라나도스가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전시회를 본 뒤 얻은 영감을 음악으로 구현해 낸 작품이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듯 스페인의 색채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백건우는 7곡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에서 인터미션 없이 70여분을 연주한다. 그는 “고예스카스는 감정 표현에서 자유로운 곡인 것 같다”며 “우리가 갑자기 플라멩코 댄서가 될 수 없듯이 제가 이 곡을 느끼는 대로 표현하는 것이 옳은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백건우는 10세 때인 1956년 김생려가 지휘하는 해군교향악단(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으로 무대에 오른 이후 66년간 피아니스트로 살아왔다. 하지만 그는 “데뷔 66년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제가 생각하는 데뷔 시점은 제가 프로그램을 구상해 (1972년 뉴욕 링컨센터에서) 라벨 전곡을 연주했을 때”라고 말했다. 최근 임윤찬을 비롯한 한국인 피아니스트들이 국제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에 대해 백건우는 “젊은 피아니스트들 수준이 높고 옛날보다 기술적으로 좋지만 음악이 그게 다는 아니고 음악의 언어는 굉장히 폭이 넓다”며 “음악성이 얼마나 진지하고 깊이가 있느냐에 따라 연주자의 생명이 좌우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노력”이라고 조언했다.
  • 바렌보임, 450년 역사의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이끌고 11월 내한공연

    바렌보임, 450년 역사의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이끌고 11월 내한공연

    세계적인 지휘자이자 피아니스트인 다니엘 바렌보임(80)이 명문악단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를 이끌고 11월에 한국 관객들을 만난다. 바렌보임은 11년 만의 한국 방문이고, 45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첫 내한 공연이다. 19일 공연기획사 마스트미디어에 따르면 바렌보임이 이끄는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오는 11월 28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과 11월30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에선 오케스트라의 장점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레퍼토리로 브람스 교향곡 전곡을 완주할 예정이다. 28일엔 1번과 2번, 30일엔 3번과 4번을 각각 연주한다. 바렌보임이 오케스트라와 함께 쌓아온 ‘브람스 사운드’를 제대로 들어볼 기회다. 바렌보임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지난 2018년 베를린의 피에르 불레즈 홀에서 녹음한 브람스 교향곡 전곡 음반을 발매해, 독일 전통의 고전적인 사운드로 호평받은 바 있다. 베를린 슈타츠카펠레는 1570년 궁정악단으로 창단돼 지난 450년간 멘델스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푸르트벵글러, 카라얀 등 클래식 음악사의 핵심 인물들이 이끌어 온 유서 깊은 악단이다. 독일의 분단 기간 문화생활이 한정된 가운데에도, 동독 시민들의 자긍심과 자유의 상징이 돼왔던 오케스트라다. 지난 1992년부터 30년간 바렌보임이 음악감독을 맡으면서 명장의 지휘 아래 또 한 번 진화했다. 바렌보임은 80세 평생을 피아노와 지휘 양 분야에서 최고의 음악성을 발휘해 온 천재적인 음악인이다. 14년간 파리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 활약했고, 18년간 독일 대표 음악축제 ‘바이로이트 페스티벌’을 이끌었다. 15년간 시카고 심포니 음악감독도 맡았다. 그의 평생의 주요 업적으로 남을 베를린 슈타츠오퍼(베를린 국립 오페라 극장) 음악감독직을 1992년 시작해 지금은 ‘베를린을 상징하는 예술가’로 통한다. 특히 바렌보임은 신념과 믿음에 따라 행동해왔다. 1999년부터 세계적인 음악 석학 에드워드 사이드와 함께 서동시집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청년 음악가들의 하모니를 전 세계에 들려줬다. 그의 마지막 내한이었던 2011년 공연 역시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서동시집 오케스트라와 함께한 ‘평화 콘서트’였다. 그는 UN 평화대사이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시민권을 동시에 가진 유일한 인물이다. 현재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종신 악장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이지윤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최연소 악장이 됐고 이듬해 종신 악장에 임명됐다. 이 악단 동양인이자 여성 최초의 종신 악장이다.
  • ‘건반 위 구도자’ 백건우 “이젠 자유롭게 즐기고 싶어요”

    ‘건반 위 구도자’ 백건우 “이젠 자유롭게 즐기고 싶어요”

    “사실 스페인 음악을 들려 줄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40여년 전 뉴욕에 머물던 젊은 시절 피아니스트 알리시아 데라로차가 연주하는 ‘고예스카스’를 듣고 화려하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 음악에 반해 언젠가는 하겠다고 오랜 숙제로 남겼었는데 세월이 이렇게 흘렀습니다.” ‘건반 위의 구도자’로 불리는 거장 피아니스트 백건우(76)가 19일 자신의 오랜 꿈을 담은 ‘그라나도스-고예스카스’ 앨범을 발매했다. 그는 다음달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동명의 리사이틀을 펼친다. 울산중구문화의전당(23일), 부평아트센터(24일), 제주아트센터(27일), 마포아트센터(10월 1일), 경기 광주 남한산성아트홀(6일), 강릉아트센터(19일)에서도 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날 서초구 스타인웨이갤러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백건우는 “지금은 한국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나라가 됐지만 지난 40~50년은 제가 음악인으로 살아남으려고 세계 음악계에서 분투했던 과정이라 원치 않던 음악도 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그는 “이제 나도 즐기고 싶은 생각이 들었고 마음의 자유를 찾은 것 같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음반은 제게 이정표 같다”고 설명했다. 백건우가 연주할 ‘고예스카스’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작곡가 엔리케 그라나도스(1867~1916)가 남긴 걸작 중 하나로 그라나도스가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전시회를 본 뒤 얻은 영감을 음악으로 구현해 낸 작품이다. 미술 작품을 감상하듯 스페인의 색채를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백건우는 7곡으로 구성된 이번 공연에서 인터미션 없이 70여분을 연주한다. 그는 “고예스카스는 감정 표현에서 자유로운 곡인 것 같다”며 “우리가 갑자기 플라멩코 댄서가 될 수 없듯이 제가 이 곡을 느끼는 대로 표현하는 것이 옳은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에 거주하는 백건우는 10세 때인 1956년 김생려가 지휘하는 해군교향악단(현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그리그 피아노 협주곡으로 무대에 오른 이후 66년간 피아니스트로 살아왔다. 하지만 그는 “데뷔 66년이라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제가 생각하는 데뷔 시점은 제가 프로그램을 구상해 (1972년 뉴욕 링컨센터에서) 라벨 전곡을 연주했을 때”라고 말했다. 최근 임윤찬을 비롯한 한국인 피아니스트들이 국제 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에 대해 백건우는 “젊은 피아니스트들 수준이 높고 옛날보다 기술적으로 좋지만 음악이 그게 다는 아니고 음악의 언어는 굉장히 폭이 넓다”며 “음악은 재능을 갖고 태어나는 것으로 공부한다고 되는 게 아니지만, 음악성이 얼마나 진지하고 깊이가 있느냐에 따라 연주자의 생명이 좌우되기 때문에 중요한 것은 노력”이라고 조언했다.
  • 동양의 잘츠부르크 꿈꾸는 출판문화지구의 향연…제2회 헤이리 국제음악제

    동양의 잘츠부르크 꿈꾸는 출판문화지구의 향연…제2회 헤이리 국제음악제

    국내 최대 출판문화 지구로 동양의 잘츠부르크를 꿈꾸는 경기 파주시 헤이리예술마을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따뜻한 클래식 선율이 울려 퍼진다. 오는 25일부터 30일까지 헤이리예술마을 이랜드 갤러리에서 제2회 헤이리 국제음악제가 열린다. 헤이리 국제음악제는 자연과 평화의 가치를 추구하는 헤이리 주민과 음악 애호가 관객들이 십시일반 후원금을 기부해 꾸린 무대로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정상급 연주자들을 만날 수 있다.25일 개막 연주에서는 지난해 난파음악상 수상자이자 독일 뮌헨 국립음대 학장을 맡고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이미경과 2010년 퀸엘리자베스 콩쿠르 입상자 피아니스트 김태형 등이 슈베르트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3번, 브람스 피아노 5중주 1번 등을 들려준다. 이 공연에는 이탈리아 몬탈토 리구레 국제음악콩쿠르 전체 대상을 받은 첼리스트 조형준과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닐스 벤자민 프리들, 미국 비올리스트 브라이언 아이작스도 함께한다.이어 26일에는 김태형과 첼리스트 심준호의 듀오 리사이틀로 슈만의 ‘카니발’과 쇼팽 첼로 소나타를 만난다. 28일에는 일본 도쿄필하모닉오케스트라 수석을 맡고 있는 클라리네티스트 조성호와 바이올리니스트 박규민·오수안, 비올리스트 최하림 등이 모차르트의 ‘디베르티멘토’와 클라리넷 5중주 등을 선보인다. 30일 마지막 공연에서는 헤이리챔버오케스트라가 바흐 교향곡과 요한 요아힘 크반츠의 플루트 협주곡, 아널드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으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번 축제의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서진이 지휘봉을 잡고 2019년 연세대 음대 최연소 조교수로 발탁된 플루티스트 조성현이 협연한다. 계명대 교수인 서진 감독은 2020년 문화체육관광부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받기도 했다.
  • 제주 무대 서는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

    제주 무대 서는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제주무대에 선다. 제주아트센터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초청 리사이틀 ‘백건우와 그라나도스-고예스카스’를 오는 27일 화요일 오후 7시 30분에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본 공연에서 스페인 출신의 대표 작곡가 엔리케 그라나도스의 피아노 모음곡 ‘고예스카스’를 연주한다. 작곡가 엔리케 그라나도스는 국내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수많은 작곡가 중 한 명으로, 스페인의 민족음악을 바탕으로 낭만적이고 따뜻한 선율을 그려낸 인물이다. 피아노 모음곡 ‘고예스카스’는 스페인 화가인 프란시스코 고야의 전람회를 본 후 받은 영감을 음악으로 구현해낸 작품으로, 그라나도스가 남긴 걸작 중 하나로 손꼽힌다. 피아니스트로서의 행보를 시작한 지 올해로 65년이 된 백건우는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매일 피아노 연습과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곡에 도전하여 ‘건반 위의 구도자’라 불린다. 제주아트센터는 “‘백건우와 그라나도스-고예스카스’ 공연을 통해 이국적인 감수성을 자극하는 특별한 기회가 되길 바라며,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 가을철 빛나는 음악축제 활짝…M클래식, 서울국제음악제

    가을철 빛나는 음악축제 활짝…M클래식, 서울국제음악제

    본격적인 가을철을 맞아 클래식 애호가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클래식 음악 축제들이 잇달아 열린다. 박재홍, 백건우, 임지영 등 한국인 유명 음악가뿐 아니라 게리 호프만, 토마스 바우어 등 해외 출신들을 만날 기회라 더욱 솔깃하다.●3년만의 대면 행사로 열리는 ‘M클래식’…박재홍·백건우 등 피아노 향연부터 성악 무대 등 다양 우선 마포구와 마포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제7회 ‘M 클래식 축제’가 3년만에 대면 행사로 오는 20일부터 11월 24일까지 마포아트센터에서 펼쳐진다. 22일 열리는 축제의 ‘메인 콘서트’에는 최연소 나이로 국공립 음악단체(원주시립교향악단) 수장을 역임한 김광현이 KBS교향악단을 지휘하며 관객과 만난다. 지난해 부조니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협연한다. 글린카와 라흐마니노프, 차이콥스키로 이어지는 짙은 러시안 선율을 선사할 예정이다.국내 최정상급 피아니스트들의 릴레이 리사이틀 ‘M 소나타 시리즈’도 축제의 일환으로 펼쳐진다.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10월 1일)를 필두로 지난해 부조니 콩쿠르 1,2위를 석권한 박재홍(9월 29일)과 김도현(10월 30일), 같은 대회에서 2015년 동양인 최초 우승을 차지한 문지영(11월 24일)까지 차례로 축제를 채운다.또 2015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한국인 최초 1위를 수상한 바이올리니스트 임지영과 첼리스트 송영훈, 피아니스트 손정범이 함께 선보이는 피아노 트리오(10월 6일), 한국 최초로 2021 영국 그라모폰 ‘올해의 음반’에 선정된 바이올리니스트 박수예의 리사이틀(10월 25일)도 열린다. 성악 무대 ‘노래의 날개 위에’도 준비돼 있다. 오는 21일 열리는 ‘연정’(戀情)에서는 피아니스트 김정원, 테너 정의근, 첼리스트 심준호가 ‘슈만, 클라라, 브람스’의 시대를 초월한 사랑 이야기를 들려준다. 올해 독일 궁정가수의 영예를 안으며 독일어권 최고 성악가 반열에 오른 베이스 바리톤 사무엘 윤과 2021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아리아 부문에서 우승한 바리톤 김기훈이 한 무대에 오른다. 이어 차이콥스키, 라흐마니노프, 쇼스타코비치 작품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러시안 멜로디’(9월 30일), 한국 가곡 세기의 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하는 ‘#6.아버지처럼’(10월 4일) 공연도 진행된다. M클래식 축제에선 처음으로 오전에 즐길 수 있는 ‘M 브런치 시리즈’도 열린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칸초네, 오페라 아리아 명곡을 만나는 시간인 ‘로맨틱 칸초네’(9월 20일), 지휘자 서희태와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서희태의 렉처 콘서트’(9월 27일)도 2회에 걸쳐 준비돼 있다. 독일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곡가 슈만의 곡들로 꾸며지는 ‘슈만 스페셜’(9월 30일)에서는 피아니스트 안종도의 연주에 음악평론가 송현민의 해설이 더해진다.●‘기도’ 주제로 한 ‘서울국제음악제’… 서예리, 바우어, 국윤종, 호프만 등 참여 이밖에 다음 달 22일부터 30일까지는 공연기획사 오푸스가 주관하고 서울시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서울국제음악제가 서울 예술의전당, JCC 아트센터 콘서트홀,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우리를 위한 기도’다. 코로나19로 잃어야만 했던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회복을 향한 염원을 담았다.개막과 폐막 공연은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인 SIMF 오케스트라가 함께한다. 22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개막음악회는 홍석원 지휘로 모차르트 곡으로 채워진다. 모차르트의 오페라 서곡 ‘돈 조반니’가 서문을 열고, 베를린 필 호른 수석 출신의 라덱 바보락이 모차르트 호른 협주곡 4번을 협연한다. 또 소프라노 서예리와 바리톤 토머스 바우어, 메조 소프라노 김정미와 테너 국윤종이 모차르트 미사 18번 협연자로 나선다.30일 폐막 음악회는 핀란드 1세대 지휘자 오코 카무가 지휘를 맡고 SIMF 오케스트라와 새롭게 출범하는 SIMF 합창단, 국립합창단이 출연한다. 세계 초연으로 진행되는 류재준의 현악 사중주 협주곡은 4개의 솔로 현악기가 함께 한다. 종교를 초월해 평화를 기원하는 펜데레츠키의 ‘기도’는 세계 2차대전의 암울한 현대사 위에 올려진 희망의 노래다. 소프라노 이보나 호싸가 솔리스트로 참여한다. 이 밖에도 첼리스트 게리 호프만과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의 듀오 리사이틀(10월 23일), 바리톤 토마스 바우어 리사이틀(10월 26일) 등이 이어진다.
  • 윤한 “심장이 멈췄다” 3번째 유산 소식

    윤한 “심장이 멈췄다” 3번째 유산 소식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피아니스트가 가슴 아픈 ‘유산’ 소식을 전했다. 피아니스트 윤한은 1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 하나를 남겼다. 윤한은 “(임신한) 아내가 어제저녁부터 배가 조금 뭉치는 것 같다고 해 산부인과 응급실을 찾아갔다”라며 글을 시작했다. 그는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님이 초음파를 보며 서로 눈짓을 주고받더라”라며 “‘아기 심장이 멈춘 것 같아요’, 임신 10주 차.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랑 부둥켜안고 서울에 있는 더 큰 병원 응급실로 새벽에 달려갔다. 원래대로라면 11주 차. 현재 아기 크기는 9주 차에서 멈췄단다”라며 “장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고. 그제야 참고 있던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라고 덧붙였다. 4번째 임신이었고, 3번째 유산이었다. 윤한은 “아내에게 너무 미안하고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해줘야겠다”라며 “꿈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슬퍼했다. 마지막으로 “아가야, 잠깐이었지만 엄마 아빠 곁에 와줘서 고마워. 다시 엄마 아빠에게 찾아와주면 더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 우리 다시 만나자”라는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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