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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년음악회 티켓 불티

    예술의전당에는 지금 ‘제야음악회 티켓을 좀 구할 수 없겠느냐.’는 문의전화가 쏟아지고 있다. 오는 31일 밤 10시부터 열리는 제야음악회 표가 지난주에 이미 매진됐기 때문이다. 같은 시간,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2006 제야음악회’도 마찬가지이다.1차 관람신청은 일찌감치 마감됐다. 신청을 취소한 사람들이 있어 27일 오후 2시부터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와 서울특별시 홈페이지로 2차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사이트가 다운되지나 않을까 걱정한다. 한해의 마지막을 가족과 음악회장에서 마무리하려는 사람들로 송년음악회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어느 해보다 거리에서 캐럴을 듣기가 어려웠을 만큼 차분했던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예술의전당 앞에는 심각한 교통체증이 빚어졌을 정도로 의미있는 날 가족과 공연장을 찾는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이제 송년음악회 시즌이 되면 서울뿐 아니라 대부분의 수도권 공연장도 불티나게 표가 팔리고 있다. 의정부예술의전당에서 30일 오후 4시에 열리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리사이틀 티켓도 매진됐다. 전국 순회 독주회의 마지막 프로그램으로, 의정부 시민들에게는 뜻깊은 송년음악회가 될 것이다.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31일 밤 10시에 열리는 제야음악회도 매진됐다. 가수 조영남과 소프라노 김인혜 등 성악가, 모스틀리필하모닉, 인천남성합창단, 서울레이디스싱어즈 등이 대거 출연하고 와인과 다과파티,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었다. 고양어울림극장(1544-1559)에서 31일 밤 10시에 열리는 ‘신영옥의 송구영신’은 26일 현재 70%의 예매율을 보이고 있다. 모차르트와 도니제티, 구노, 마스카니, 베르디, 비제 등의 오페라 아리아는 물론 ‘오버 더 레인보’와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 나오는 노래도 부른다. 성남아트센터(031-783-8000)에서 31일 밤 11시부터 열리는 제야음악회는 다소 티켓에 여유가 있다.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과 첼리스트 양성원, 소프라노 이효진, 테너 이정원, 여성 전자 현악4중주단 벨라트릭스 등이 다양한 즐거움을 준다. 한편 국립국악원 예악당(02-580-3333)에서 27∼28일 오후 7시30분에 열리는 국립국악원 송년공연 ‘송구영신’은 700석 가운데 이틀 모두 400석이 조금 넘게 예매됐다. 하지만 국악은 현장매표가 많은 특징이 있는 만큼 빈자리없이 공연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Seoul In] 소외계층 위한 송년 음악회

    강북구(구청장 김현풍) 26일 오후 3시 50분 지하철 미아역 강북제일교회에서 소외 계층을 위한 송년 음악회를 연다. 사회복지법인 한빛재단이 주관하는 음악회는 지체장애인 가수 박마루씨와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씨가 5인조 밴드를 구성해 아름다운 화음을 들려 준다. 지체장애인 성악가 최승원씨, 시각장애인 클라리넷 연주자 이상재씨, 시각장애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씨 등이 출연한다. 행사에는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 2000여명이 초청됐다. 일반 주민도 관람할 수 있다. 생활보장과 901-6088.
  • [Seoul In] 소외계층 위한 송년 음악회

    강북구(구청장 김현풍) 26일 오후 3시 50분 지하철 미아역 강북제일교회에서 소외 계층을 위한 송년 음악회를 연다. 사회복지법인 한빛재단이 주관하는 음악회는 지체장애인 가수 박마루씨와 네 손가락 피아니스트 이희아씨가 5인조 밴드를 구성해 아름다운 화음을 들려 준다. 지체장애인 성악가 최승원씨, 시각장애인 클라리넷 연주자 이상재씨, 시각장애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종훈씨 등이 출연한다. 행사에는 소년소녀가장 등 소외계층 2000여명이 초청됐다. 일반 주민도 관람할 수 있다. 생활보장과 901-6088.
  • [2006 희망 키우는 아이들] (4) 교통사고 악몽 3가족 아이들

    [2006 희망 키우는 아이들] (4) 교통사고 악몽 3가족 아이들

    교통사고로 가족이 죽거나 다친 아픈 기억을 떠안은 채 평생을 살아가는 아이들이 있다. 사고의 여파는 아이들의 기억속에서만 머물지 않고 생활고로 이어진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엄마, 아빠 등의 사고로 삶이 더욱 위축되기 때문이다. 아픈 기억을 딛고 자신의 꿈을 착실하게 키워가고 있는 교통사고 유가족들의 자녀들을 만나 봤다. ●슬픈 기억을 딛고 희망을 키우는 아이들 “멋진 요리사가 돼서 몸이 불편한 엄마에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주고 싶어요.” 자신의 꿈을 요리사라고 당차게 말하는 서예지(11·서울 구로구 오류동)양은 아직도 4년 전의 무섭고 슬픈 기억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2002년 엄마(오금자·36)와 시장을 가던 길에 당한 교통사고는 예지의 꿈을 피아니스트에서 요리사로 바꾸어 놓았다. 요리사가 돼 몸이 불편한 엄마를 위해 맛있는 요리를 해주고 싶다는 것이다.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해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지만 엄마에게 효도하는 게 우선이에요.” 당시 7살이던 예지는 동생 형우(8)와 엄마의 사고 장면을 눈 앞에서 목격했다. 운전중 휴대전화 통화를 하던 운전자가 주변을 제대로 살피지 않아 엄마를 덮쳤다. 다행히 뒤따라 오던 형우와 예지는 화를 면했다. “당시에는 엄마가 돌아가실까봐 무서웠어요.” 겁을 잔뜩 먹었던 형우는 지금도 사고 이야기를 물으면 애꿎은 종이컵만 쥐어 뜯을 뿐 말이 없다. 교통사고 이후 예지의 가족은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엄마 오씨는 어릴 적 뇌성마비를 앓아 몸이 성하지 않은 상황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경제력을 잃었고, 아버지는 1년 반 전에 집을 나갔다. 현재 수입은 월 30만원인 정부 보조금이 전부다. 형우의 꿈은 화가. 학교에서도 그림에 소질이 있으니 미술을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하지만 미술학원에 보낼 형편이 되지 않는다. 학교에서 하는 ‘방과 후 학교’에서 일주일에 두번 미술을 배우고 있다. ●고생하신 할머니께 꼭 보답할래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돈도 많이 벌고, 할머니를 즐겁게 해드릴 수 있으니까요.” 초등학교 2학년생인 김서현(8·서울 마포구 성산동)양의 꿈은 가수다. 자신을 키워 주신 할머니를 위해서다. 서현이의 할머니 장성규(55)씨는 지난해 1월 버스정류장에서 버스에 치였다. 그 후로 할머니는 오른쪽 팔, 다리에 장애가 와 거동이 불편하다. 할머니는 교통사고 때문에 10년 동안 일했던 S건설 빌딩 청소부직을 그만둬야 했다.70만∼80만원 가량 되는 생활비가 끊기자 할머니는 노동부에서 실업급여를 받으며 새 직장을 알아 보고 있다. 하지만 나이 많고 몸까지 힘든 할머니를 받아 주는 데는 거의 없다. 이런 할머니를 아는지 서현이는 누구보다 공부도 열심히 하고 착하게 자라고 있다. 지난 1월 학습지를 받아 본 서현이는 방과후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면 학습지부터 챙기느라 바쁘다. “돈을 벌면 먼저 할머니 옷도 사드리고, 필요한 것 해드리고 싶어요.” ●경찰관이 돼 교통사고없는 세상 만들래요. “경찰관이 되고 싶어요. 아빠를 힘들게 만든 교통사고를 없애 버릴 거예요.”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사는 박미정(8·초등학교 2년)양은 아빠를 힘들게 만든 교통사고가 세상에서 제일 밉다. 미정이 아버지 박성배(51)씨는 1993년 회사 야유회를 가다 중앙선을 침범한 차량 때문에 지체 3급 판정을 받았다. 당시 박씨는 140만원의 고정수입이 있는 핸드백 가죽제조 회사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사고 이후 회사를 그만두고 노점상을 하며 70만∼80만원의 수입을 간신히 올리고 있다. 한국교통장애인협회에서 보내 주는 쌀과 반찬, 약간의 지원금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 생활이 어려운 가운데 박씨는 지난해에는 후유증으로 목수술을 받기도 했다. 미정이는 작년에 수술실로 실려 들어가는 아빠를 보며 많이 울었다. “나중에 크면 꼭 경찰관이 되고 싶어요. 도둑 등 각종 사고의 범인을 잡고 싶지만, 무엇보다 아빠를 힘들게 만든 교통사고를 막고 싶어요.” 달리기만큼은 전교 1등인 미정이는 “경찰관은 달리기도 잘 해야 하지 않나요.”라고 반문하면서 “공부도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화이트헤드를 만나다

    “한 해에 두 번밖에 연주회를 갖지 않는 정말 훌륭한 피아니스트가 한 해에 200회나 연주하는 직업적인 연주가보다 낫다는 것을 보상해줄 만한 어떤 정신적 법칙 같은 것이 없을까요?(루시언 프라이스)” “나는 그것이 바로 인생의 영원한 비극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때로는 뛰어난 자질이 그것보다 뒤떨어진 자질을 능가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화이트헤드)” 알프레드 노스 화이트헤드는 누구인가. 영국의 수학자이자 이론물리학자로서 케임브리지대 강사를 거쳐 런던대에서 응용수학 및 이론물리학 교수를 지냈다. 정식으로 철학교수가 된 것은 63살의 나이에 미국 하버드대의 초청을 받은 뒤였다. 이후 12년간 철학을 강의했으며, 미국의 6대 고전철학자 중 한명으로 인정받고 있다. ‘화이트헤드와의 대화(궁리 펴냄, 오영환 옮김)’는 신문 ‘보스턴 글로브’에서 50년간 주필을 지낸 루시언 프라이스가 철학자와의 13년간 계속된 대화를 정리한 것이다. “신문의 큰 활자 표제가 왜 그처럼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가요?(화이트헤드)” “그런 것들은 기사를 팔려는 광고판 같은 것이지요.(프라이스)”“종종 그런 것들이 신문의 내용을 오해하게 만든다는 인상을 줍니다.(화이트헤드)” “그런 것들은 마치 콜로세움의 현대판 순교자와 야수의 쇼 같다는 인상을 주는 날이 종종 있기도 하지요.(프라이스)” 이처럼 철학자와 신문사 주필간의 대화는 화이트헤드의 어린시절부터 2차 세계대전을 지휘했던 영웅들의 인물평, 철학, 문학, 과학, 종교, 미술, 음악, 교육, 정치 등 13년의 세월만큼이나 다양하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최종적인 것이 아니라는 비판적인 관점도 있다. 이 책은 독일의 철학자 니체가 “가장 훌륭한 독일 책이 거기에 있었다.”라고 선언한 에커먼의 ‘괴테와의 대화’를 모델로 하고 있다. 독단적인 사고를 경계하는 철학자 화이트헤드는 교육관, 현대 세계에서의 과학의 위치, 경험 속에서의 미학의 역할, 문명의 의미 등에 대해 온화한 인간미를 바탕으로 부드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번역자인 오영환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는 “화이트헤드의 사상은 21세기 문화 생활에 점점 더 큰 영향을 줄 것이다. 모든 정밀 사상은 추상적이며, 모든 과학적 설명 체계는 형이상학적 배경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그의 학설은 근대 과학의 한계를 드러냈다.”고 설명했다.2만 8000원.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블리트(EBS 오후 2시20분) 단번에 스티브 매퀸을 할리우드 최고의 흥행배우 자리에 올려놓은 영화로, 1968년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작품으로 평가를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의 형사가 증인과 동료를 살해한 범인을 쫓는다는 내용. 스타일과 캐릭터, 줄거리 등 많은 면에서 범죄스릴러 장르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거칠지만 정의로운 형사 이미지와 박진감 넘치는 자동차 추격장면이 수많은 모방작을 만들어 냈을 정도다. 스티브 매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영화는 언제나 무뚝뚝하고 터프했던 그의 표정이 많은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으며, 도심 속 자동차 추격 신이 아직도 강한 인상으로 남는다. 내용은 이렇다. 샌프란시스코의 강력계 형사 블리트 경위는 시카고에서 온 ‘자니 로스’라는 증인을 48시간 동안 보호하라는 임무를 맡게 된다. 그는 자신이 수집한 정보를 이용해 범죄조직을 협박한 사람으로, 상원 의원인 월터 찰머스가 범죄 소탕을 위해 그를 청문회에 세우는 대신 신변보호를 보장한 상태였다. 블리트는 동료인 델게티, 스탠턴 경사와 함께 자니 로스가 묵고 있는 호텔로 향한다. 증인을 보호하기는 커녕 암살자에 의해 로스가 죽게 된다. 하지만 로스의 정체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블리트는 일련의 사건에 모종의 음모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사건을 뒤쫓는 이야기다.1968년작.113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호로비츠를 위하여(캐치온 오후 10시) 호로비츠같이 위대한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지만, 부족한 재능 탓에 변두리 피아노학원 선생을 하고 있는 김지수. 학원으로 이사오던 날 ‘메트로놈’을 훔쳐 달아나는 이상한 아이 경민을 만나게 된다. 우연히 경민이가 절대음감을 가진 천재소년이라는 것을 알고 눈이 번쩍 뜨인 지수. 경민이를 유명한 콩쿠르에 입상시켜 유능한 선생님으로 명성을 떨치고자 열심히 훈련에 매진한다. 마침내 콩쿠르 날을 맞이하는 그들. 따라올 자 없는 경민이의 실력에 지수는 한껏 의기양양하다. 그러나 무대에 선 경민이가 어쩐 일인지 꼼짝도 하지 않고, 좌절한 지수는 경민을 매몰차게 내모는데….2006년작.108분
  • 백건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 녹음 … 내년 사상 초유 전곡 연주회

    백건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 녹음 … 내년 사상 초유 전곡 연주회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전국 10곳에서 독주회를 갖는다. 이번 독주회는 3년 동안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32곡을 모두 음반에 담는 대장정의 두번째 해 작업을 결산하는 의미를 갖는다. 그는 이번에 독주회와 함께 베토벤의 초기 소나타를 묶은 2세트 4개의 콤팩트디스크(CD)도 내놓는다. 앞서 전곡 녹음을 시작한 지난해 소나타 16∼26번을 3개의 CD로 펴냈다. 이로써 베토벤 전곡 녹음은 소나타 27번에서 32번에 이르는 6곡만 남겨두었다. 내년 가을엔 9개의 CD로 이뤄진 ‘백건우의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집’이 세상에 나온다. 백건우는 이를 기념해 내년 12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7일 동안에 베토벤의 소나타를 모두 연주하는 한국 음악사상 초유의 연주회를 갖는다. 이번 순회 독주회에서 백건우는 모차르트, 베토벤, 슈톡하우젠, 바그너의 작품을 들려준다. 베토벤에게 영향을 주었거나, 영향을 받은 이의 작품을 모아 독일음악사에서 베토벤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눈길은 베토벤의 작품에 쏠린다. 작품번호 90번의 소나타 27번과 작품번호 101번의 28번은 아직 녹음하지 않은 작품들이다.27번은 백건우가 “분명히 후기의 영역에 들어간다.”고 설명한 작품이다. 베토벤이 고전파 작곡가에서 낭만파 작곡가로 변모해 가는 초입에 있는 작품이다. 베토벤의 소나타 전곡 연주가 ‘피아니스트의 에베레스트산 오르기’라면 백건우가 남겨놓은 후기의 6곡은 ‘정상등정’에 해당하는 중요한 작품들이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전집을 녹음한 사람은 빌헬름 박하우스와 블라디미르 아슈케나지, 클라우디오 아라우, 알프레드 브렌델 등 모두 20세기 음악사를 장식한 명연주가들이다. 백건우가 ‘데카’(DECCA)라는 메이저 음반 레이블로 베토벤 소나타 전집을 펴낸다는 것은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가의 반열에 올랐음을 뜻한다. 올해로 진갑(進甲)을 맞은 백건우도 “나에 대한 믿음이 생길 때 비로소 녹음할 수 있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고 한다. 언제나 새로운 면모를 보여주는 그는 관심을 끊을 수 없게 만드는 존재이다.(02)751-9607.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원주 R석 10만원… 경남 양산선 2만5000원

    원주 R석 10만원… 경남 양산선 2만5000원

    ◈ 티켓값 지역따라 희비 피아니스트 백건우의 전국 순회 독주회는 14일 울산 현대중공업 예술관에서 시작해 30일 의정부 예술의전당에서 피날레를 장식한다. 백건우 독주회가 열리는 10곳의 티켓값을 비교해보면, 수도권 밖 주민들은 여전히 문화적 불평등 속에서 살아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다. 프로그램은 전국이 똑같지만, 원주, 전주, 광주, 울산 주민의 부담은 수도권 주민보다 훨씬 크다. 반면 서울 2곳과 경기 수원·안양·의정부 등 모두 5차례 공연이 열리는 수도권에서는, 조금만 발품을 팔면 더욱 저렴한 가격에 골라서 즐길 수 있다. 티켓값이 가장 비싼 원주 치악예술관의 26일 공연은 R석이 10만원,S석이 8만원이다.21일 전주 소리문화의전당도 R석이 9만원,S석이 7만원으로 원주를 뺨친다. 학생석이 1만 5000원인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28일 광주와 14일 울산은 가장 비싼 티켓이 각각 8만원과 6만원이다. 반면 19일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은 R·S·A석이 각각 6만·4만·2만원이다. 같은 서울이라도 노원문예회관의 23일 공연은 R·S·A석이 6만 5000·5만 5000·4만 5000원으로 예술의전당보다 오히려 비싸다. 의정부는 서울 노원구와 맞붙어 있다. 의정부 예술의전당에서 30일 열리는 공연은 R·S·A·B석이 각각 5만·3만·2만·1만 5000원이다. 노원구 주민들이 ‘역류’할 수도 있다. 가까운 수원과 안양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수원 경기도문예회관의 29일 독주회는 R·S·A석이 각각 5만·4만·3만원이나 16일 안양문예회관은 4만·3만·2만원으로 1만원씩 싸다. 형편에 맞는 공연을 골라서 갈 수 있는 주변 지역 주민들에게는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눈길을 끄는 곳은 경남 양산이다. 문화회관에서 열리는 15일 공연은 R·S·A석이 각각 2만 5000·2만·1만 5000원이다. 원주 공연의 평균 4분의1도 되지 않는다. 클래식 음악의 저변을 넓히고자 이번만큼은 양산시가 파격적으로 지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산시라고 모든 공연을 이렇게 지원할 수는 없을 것이다. 티켓값의 차이는 지역의 음악 수요 및 공연장의 크기와 관련이 있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은 2523석이지만, 원주 치악예술관은 660석에 불과하다. 백건우는 사정이 어려운 중소도시에선 개런티를 깎아주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비슷한 제작비에 객석이 적으면 그만큼 티켓값은 올라가게 마련이다. 음악회를 주최하는 지역의 영세 매니지먼트는 큰 공연장이라고 하더라도, 관객이 들어찬다는 보장도 없는데 무작정 티켓값을 낮출 수는 없다. 이처럼 지역민들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불가피한 격차’를 메워주는 것이야말로 문화정책이 수행해야 할 일이다. 서울 예술의전당 공연이 음악팬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었던 것은 티켓값의 30%를 지원하는 CJ문화재단의 ‘위 러브 클래식’ 캠페인에 힘입었다. 노원문화회관 공연이 더 비싼 것도 이 때문이다.CJ문화재단이 세상의 눈이 모이는 곳에 지원을 집중하기보다 원주·전주·광주에 눈을 돌렸더라면 훨씬 더 큰 칭찬을 받을 뻔했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록의 대부’ 신중현 마지막 무대

    이젠 백발의 머리에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는 ‘한국 록의 대부 신중현’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올해 은퇴를 선언한 그가 마지막으로 4일 EBS스페이스에서 방송 무대공연을 펼친다. 이 공연은 오는 10일 EBS ‘EBS스페이스-공감’(밤 10∼11시)을 통해 방송된다. EBS스페이스 기획물인 ‘우리가 그들을 거장이라 부르는 이유’의 11번째 주인공이 된 신중현은 트로트가 주류를 이루었던 1960년대의 가요계에 로큰롤을 정착시킨 한국 최초의 로커이다. 대중음악 장르의 복합화와 다양화를 이끈 거장이기도 하다.1955년 미8군 무대 기타리스트로 시작해 62년 국내 최초의 로큰롤 밴드인 ‘애드 포(Add 4)’를 결성하여 발표한 ‘빗속의 여인’ ‘커피 한잔’ 등이 당시 선풍적 반응을 일으켰다. 일약 ‘신중현’을 젊은이들의 우상으로 만들었다. 이후 그는 ‘조커스’ ‘덩키스’ ‘퀘션스’ ‘신중현과 그의 캄보밴드’ ‘더 맨’ 등의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그룹 사운드를 정착시켰다. 로큰롤의 리듬과 한국적인 리듬을 결합시키며 그만의 독특한 사운드를 개척해 왔다. 그는 라이브 전용관 ‘록 월드’를 개관해 록 뮤지션들의 연주공간을 마련하는 선구자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도 했다. 최근 67세 나이에 당당히 은퇴를 선언한 ‘록의 대부’ 신중현. 이번 무대는 기타리스트로서, 작곡가로서, 프로듀서, 음악감독으로서 그가 우리 대중음악사에 남긴 50여년 음악인생을 갈무리하는 감동적인 무대가 될 것이다. 이밖에 12월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을 다채롭게 표현하고 있는 집시음악의 대가 렌드바이와 세르게이 트로파노프, 재즈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비안, 불확정성과 재즈의 즉흥성이 결합된 프리 뮤직듀오 미연 &박재천, 어쿠스틱 기타 연주자 토마스 립, 록 밴드 체리필터와 브레멘, 포크 뮤지션 오소영과 이다오 그리고 장필순 등 다양한 장르의 무대가 펼쳐진다. 관람하려면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7시30분까지 EBS스페이스 홈페이지(www.ebs-space.co.kr)에 공연 5일 전까지 신청하면 추첨을 통해 무료로 나눠 준다.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안익태 ‘친일논란’ 약될까

    새달 5일 열리는 ‘안익태 탄생 100주년 기념음악회’는 때맞춰 다시 불거진 주인공의 친일논란으로 유쾌하기만 한 잔치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다.하지만 이번 논란이 소모적인 신경전에 머물지 않고,‘안익태 연구’의 방향타를 올바르게 돌리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갈길이 멀기는 하지만 기대도 갖게 한다. 안익태는 1906년 12월5일 평양에서 태어났다. 그의 탄생일에 열리는 기념음악회는 최근 발굴된 교향시 ‘마요르카’를 한국 초연하고, 역시 알려지지 않았던 성악곡 ‘아리랑고개’와 ‘이팔청춘’을 선보이는 뜻깊은 자리이다. 피날레는 물론 애국가가 들어있는 ‘코리아 판타지’가 장식한다. 그럼에도 음악회가 다소 풀이 죽은 분위기 속에 준비되고 있다는 것은 안익태기념재단이 지난 23일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었다. 질문은 음악회의 내용보다 친일논란에 따른 재단의 대책을 요구하는 데 집중됐다. 재단도 주인공이 일제의 꼭두각시정권인 만주국을 찬양하는 ‘축전음악’을 작곡·지휘하는 등 ‘협조적’이었다는 인상을 줄 우려가 짙은 자료가 공개된 것이 마음에 걸리는 듯, 주인공이 남겨놓은 다양한 양상의 애국심을 애써 강조하는 모습이었다.하지만 주인공에 대한 열정적인 변호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사실만 나열해도 국민들이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있도록 선생의 활동을 담은 각국의 신문·잡지·공연기록·동영상을 2∼3년이 걸리더라도 모두 정리하겠다.”는 재단의 의지였다. 안익태기념재단은 1992년 출범했지만, 그동안에는 일종의 친목단체에 머물렀다. 그럼에도 주인공이 세상에 없는 마당에 온갖 논란은 재단으로 수렴하기 마련이었다.사실 안익태의 자료 수집과 정리는 주인공의 이름을 건 기념재단이라면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은 벌써 끝마쳐 놓았어야 할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재단을 이끌며 무거운 짐을 지고 있는 사람은 그저 음악이 좋아 한해 수억원씩 지원하는 경제인 출신 이사장과 보수도 없이 일한다는 피아니스트 사무국장이다. 결코 체계적으로 보이지 않는 일회성 행적 추적에 머물고 있는 우리 음악학계가 조금은 미안해해야 할 일은 아닐까. “선생의 긍정적인 모습뿐 아니라 부정적인 모습까지 드러내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재단의 뜻이 이번에는 빛을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친일논란을 불러일으킨 자료를 발굴한 이들을 포함해서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들이 모두 힘을 합치는 노력이 중요할 것 같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소매치기도 하나의 예술

    『소매치기를 당하지않는 최선의 방법은 스스로 소매치기가 되는것 밖에 없다』 세계적인 요술사요, 옛날엔 자신이 소매치기였던 미국의「카사기」가 내린 처방이다. 그는 이어서『속 호주머니는 비워두고 값진 것은 모두 바깥 호주머니에 지녀라』고 당부하고 있는데 이유는 팔과 다리를 계속 움직이므로 손을 대기가 힘들기 때문에 오히려 안전하다고. 그의 소매치기 솜씨는 어려서「튜니지어」의「튜니스」거리에서 소매치기 대가「엘·바브」의 지도를 받으며 익힌 것. 그의 스승은「피아니스트」이상의 예민한 손가락의 감각이 발달되어야 한다고 늘 강조했으며 학과가 끝나면 조금만 건드려도 소리가 나는 작은 종을 수백개나 단 인형을 놓고 실습까지 시켰다고. 「프랑스」기자「힐레」와의「인터뷰」에서 자기 손의 적응을 위해 뜨거운 물과 찬 물에 번갈아 넣는 연습도 시켰다고 발하면서 소매치기도 고도화되면 하나의 예술이라고 기염을 토했다고. [선데이서울 70년 3월 29일호 제3권 13호 통권 제 78호]
  • ‘다국적 향연’

    세계적인 금융기관 UBS가 지난 2000년 창단한 UBS 베르비에 페스티벌 오케스트라가 오는 23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 내한 연주회를 갖는다. 30개국에서 모인 17∼29세의 음악도로 구성된 이 오케스트라는 다양한 국적을 가진 젊은 인재들에게 세계적인 지휘자, 솔리스트들과 함께 공연할 기회를 주고 있는 단체로 이름을 쌓아가고 있다. 정규 공연 외에도 다국적 단원 구성이라는 특징을 살려 다보스 포럼, 노벨 재단, 국제올림픽위원회, 스위스 엑스포 등에 초청돼 활동을 펼치고 있다. 명 지휘자 주빈 메타와 볼프강 자발리시, 켄트 나가노 등과도 함께 공연을 했으며 천재 소녀 바이올리니스트에서 거장의 반열에 올라선 사라 장(장영주)이 협연을 맡기도 했다. 올해에는 신예 바이올리니스트 힐러리 한과 피아니스트 랑랑, 첼리스트 미샤 마이스키 등과 협연을 가졌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이자 보스턴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인 제임스 레바인이 창단때부터 상임지휘자를 맡아 차세대 꿈나무들을 길러내고 매년 공연하는 레퍼토리를 일일이 검토하는 등 베르비에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급성장시켰다. 이번 서울 연주회는 이달부터 시작된 독일 이탈리아 호주 일본 중국 등 유럽과 아시아의 11개 주요 도시 순회 중 하나.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NHK심포니 등을 지휘한 독일 출신의 클라우스 페터 플로어가 지휘봉을 잡으며 카디프 세계 성악 콩쿠르 수상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바리톤 브린 터펠이 함께 한다.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서곡과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중 ‘저녁별의 노래, 프로코피예프의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들려준다. 베르비에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는 이번 내한에서 오케스트라에 새로 참가할 한국인 단원을 오디션을 통해 뽑게 되는데 현재 30여명이 신청을 해놓은 상태. 또한 연주회 당일 고대의료원을 방문해 당뇨병을 앓고 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타악기 주자들이 작은 음악회도 열 계획이다.(02)751-9607.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공연리뷰] 코믹추리극 ‘쉬어 매드니스’

    “잠깐만요, 저 사람 아까 왼쪽 문으로 나갔는데 들어올 땐 반대편이었어요. 뭔가 수상해요.” “화장실 간다고 하면서 가방을 들고 나간 것도 이상해요.” “그런데 마형사님은 어떻게 사건을 미리 알고 잠복근무를 한 거죠?” 5일 저녁, 대학로 예술마당소극장. 보통의 연극 공연장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 펼쳐졌다. 극 중간, 객석에 불이 환하게 켜지고 관객들이 무대 위 등장인물들을 추궁하기 시작한 것. 어떤 질문이 나올지는 아무도 모를 일. 매순간 진땀을 빼면서도 순발력있게 대처하는 배우들의 모습에 관객들은 박장대소했다. 관객을 극에 끌어들이는 것도 모자라 아예 결말까지 내달라고 종용하는 이 수상한 연극은 ‘쉬어 매드니스(Shear madness)’다. 성북동 미용실을 배경으로 위층에서 벌어진 유명 피아니스트의 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코믹 추리극이다. 용의자는 사건발생 당시 미용실에 있던 미용사 토니와 미스 양, 골동품 판매상 태진아, 사교계 장여사 등 4명. 이들을 상대로 탐문을 벌이던 마형사는 수사가 벽에 부딪히자 돌연 관객을 ‘증인’으로 끌어들여 사건 해결을 시도한다. 완결된 공연을 느긋이 감상하는 대개의 연극과 달리 ‘쉬어 매드니스’는 관객 참여가 없으면 극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새롭다. 관객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용의자들의 알리바이에 얽힌 허점을 파헤치느냐에 따라 극의 재미가 배가될 수도, 반감될 수도 있는 독특한 구조다. 추리과정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즉흥극이지만 전체적인 틀은 철저하게 계산된 상황이다. 관객이 누구를 범인으로 지목하느냐에 따라 각각 다른 결말이 준비돼 있다. ‘쉬어 매드니스’는 미국 보스턴에서 27년째 장기흥행 중인 작품으로 국내에선 초연이다. 오랫동안 공연하다보니 관객의 예상 질문을 기록한 노트의 두께도 엄청나다고 한다. 국내 프로덕션(뮤지컬해븐)은 연습 때 연극 동아리 회원들을 불러다 실전에 버금가는 상황 대처법을 익혔다는 후문. 이성민, 오용, 최무인 등 관록있는 배우들의 능글맞은 연기가 돋보이지만 지나치게 현란한 애드립으로 코미디를 강조하다보니 정작 추리극으로서의 긴장도는 다소 떨어진 듯해 아쉽다. 무기한 공연. 1만 5000∼3만원.(02)744-4337.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다운증후군도 못 꺾은 피아노열정

    지난 2일 서울 건국대병원 로비.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17번 ‘템페스트’가 울려 퍼지자 환자들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피어 오른다.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들어낸 주인공은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임유진(18·서울 청담고)양. 그는 지난 9월부터 한 달에 두 차례 이곳을 찾아와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피아노 선율을 선사한다. 본인도 심장에 구멍이 난 심실중격결손(VSD)과 척추측만증을 앓고 있지만 “나처럼 아파서 병원에 오는 사람들에게 음악을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에 건반을 두드린다. 딸의 첫 독주회를 준비하다 스트레스성 위장병에 걸려 이 병원을 찾은 어머니 조성금(46)씨가 로비에 놓인 멋진 그랜드 피아노를 보고 유진의 ‘작은’ 소망을 이룰 수 있게 해달라고 병원 쪽에 요청해 정기 연주회가 성사됐다. 선천성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임양은 어머니 권유로 여섯 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웠다. 대기업에서 명예퇴직한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면서 마음껏 음악공부를 시킬 형편이 아니었지만 경제적 문제가 딸에 대한 사랑에 걸림돌이 될 수 없었다. 원래 살던 집을 팔고 좁은 아파트로 이사하는 불편을 감내했다.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 초등학교에 입학한 임양이 반 아이들로부터 폭행과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어머니 마음은 찢어지는듯 아팠다. 어엿한 고교생이 된 지금은 가까운 친구도 많이 생겼고 웬만한 피아니스트 못지 않은 연주실력을 갖추게 됐다. 임양은 요즘 코앞으로 다가온 대학입시에서 피아노학과 진학을 위해 피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임양은 “무대에만 서면 기분이 좋아지는 걸 보니 아무래도 무대 체질인 것 같다. 서혜경씨 같은 피아니스트가 되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루마의 뉴에이지곡과 베토벤의 클래식곡을 세계 여러나라 사람들에게 들려주며 선교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국내외 연주가들의 ‘가을 앙상블’

    31년의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 국제음악제’가 예술의전당 콘서트홀(24∼28일)과 영산아트홀(23일)에서 열린다. 1975년 ‘광복 30주년 기념음악회’로 출발한 국제음악제는 격년으로 열려오다 올해부터 매년 개최로 바뀌었다. 그동안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 피아니스트 라자 베르만, 첼리스트 요요마, 볼쇼이합창단 등 외국의 유명 아티스트들과 국내 연주자로는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피아니스트 백건우, 소프라노 조수미 등이 참가한 바 있다. 이번 음악제에는 프랑스 출신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로랑 프티지라르가 서울시립교향악단의 지휘를 맡고 바이올린의 레지스 파스퀴에 피호영, 피아노의 게랄드 파우트 임종필, 첼로의 에마뉴엘 슈미트 양성원 등 국내외 연주자가 출연한다. 첫날인 23일에는 일본, 유럽, 미국을 비롯해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활발한 협연활동을 하고 있는 파스퀴에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임종필이 호흡을 맞춰 브람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3번 등을 연주한다. 24일에는 성신여대 음대교수인 피호영, 독일 출신 피아니스트 파우트, 첼리스트 슈미트가 프티지라르가 지휘하는 서울시향과 베토벤의 삼중협주곡 등을 협연한다. 25일은 일본의 히비키 스트링스와 첼리스트 양성원의 협연무대로 일본 전통피리인 샤쿠하치도 선보이며 차이콥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 C장조 등을 들려준다. 26일에는 영국 출신의 첼리스트인 콜린 카가 대전시립교향악단과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1번을,27일에는 독일의 귀틀스 콘트라바스와 한국의 콘트라바스협회가 울프강 귀틀러의 지휘로 스트라우스, 텔레만 등의 콘드라바스 명곡을 연주한다. 마지막날인 28일에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피아니스트인 델레 비녜가 제주시립교향악단과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A단조를 협연한다.1만∼5만원.(02)3436-1311.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세계가 주목한 예술계 샛별 김선욱·박세은 ‘한자리’

    세계가 주목한 예술계 샛별 김선욱·박세은 ‘한자리’

    한국 예술계에 최근 낭보가 잇따랐다. 피아니스트 김선욱(18·한국예술종합학교 3학년)군이 지난달 24일 세계적 권위의 영국 리즈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한 데 이어 지난 8일에는 발레리나 박세은(17·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입학예정)양이 중국 베이징국제발레경연대회에서 2등상 수상소식을 전했다. 박양은 석달 전 세계 4대 콩쿠르의 하나인 USA발레콩쿠르(잭슨 콩쿠르) 주니어부문에서 금상없는 은상을 차지해 발레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둘 다 해외 유학경험이 전혀 없는 순수 국내파라는 사실이 더욱 돋보였다. 세계가 주목한 예술계 샛별들을 지난 15일 오후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만났다. 김선욱군은 “이번이 서른번째 인터뷰”라며 엄살을 부렸고, 박세은양은 “베이징콩쿠르 수상 축하공연 중 왼쪽 발가락을 다쳐 며칠 쉬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이날 처음 만난 둘은 잠시 어색해하는가 싶더니 예원학교 1년 선후배 사이임을 확인하고는 이내 10대다운 생기를 되찾았다. # 부모의 무간섭·무강요 교육법이 보약 아이가 조금이라도 예술에 소질을 보이면 부모가 나서서 영재교육을 시킨다며 호들갑떨기 예사다. 하지만 김군과 박양의 부모는 극성 부모와는 거리가 멀다.‘힘들다.’며 말리는 부모님을 오히려 설득해야 했다. 김군은 세 살때 형이 다니는 피아노학원에 따라갔다가 피아노 치는 재미에 빠졌다. 초등학교 5학년때 한국예술종합학교(예종)예비학교 시험을 치르면서 자신의 판단으로 김대진 교수의 이름을 지도교수로 지원서에 써넣을 정도로 주관이 뚜렷했다. 교사부부인 김군의 부모는 스스로 제 할 일을 척척 해내는 아들을 두말없이 믿어줬다.“연습하라는 부모님 잔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랬다면 아마 중간에 그만뒀을 걸요.(웃음)” 박양은 초등학교 3학년때 할머니의 제의로 국립발레단 문화학교에 들어갔다. 발레는 재밌었지만 노력만큼 실력이 따라주질 않아 한동안 방황했다.“소질이 없는 것 같아 그만둘까 고민한 적이 많았지만 발레가 너무 하고 싶어서 죽어라 연습했지요.” 박양의 부모는 딸의 고통을 안타깝게 지켜볼 뿐 이래라 저래라 간섭하지 않았다. 박양은 “지금도 엄마는 ‘스물다섯까지만 발레하고, 시집갔으면 좋겠다’고 얘기한다.”며 웃었다. # 콩쿠르 수상은 목표 아닌 과정일 뿐 어려서부터 자립심이 강했던 김군은 초등학생때 콩쿠르 출전 일정을 담은 인생 계획표를 짜서 가족을 놀라게 했다. 지금까지 출전한 국제콩쿠르는 모두 다섯번, 이 중 독일 에틀링겐 콩쿠르(2004),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2005) 등에서 세차례 우승했다. 리즈국제콩쿠르 우승은 특히 의미가 크다.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런던필하모닉과의 협연 등 100여회의 연주회가 주어지기 때문이다.“매년 콩쿠르에 나간 건 우승이 아니라 세계 무대에서의 연주회 기회를 얻기 위해서였다.”는 김군은 “꿈을 이룬 만큼 앞으로 콩쿠르는 다시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양은 지난달 서울국제무용콩쿠르에 참가했다 큰 코를 다쳤다. 잭슨콩쿠르 우승의 흥분 때문인지 어이없는 실수가 이어졌고, 결국 순위에 들지 못했다.“많이 창피했어요. 자만했던 건 아닌데 긴장이 풀어졌었나 봐요. 덕분에 베이징에서는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었지요.” 박양은 또다른 도전을 앞두고 있다. 내년 1월 스위스 로잔콩쿠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다. 로잔콩쿠르는 발레리나 강수진이 동양인 최초로 우승한 명성이 높은 대회다. 박양은 “오랫동안 꿈꿔온 콩쿠르여서 정말 잘하고 싶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 정규 교육 건너 뛴 영재의 삶 김군은 초등 5학년부터 예종 예비학교에 다녔고, 중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예종에 입학했다. 고교 생활을 날린데 대한 후회는 없다. 반면 내년 예종 무용원에 입학하기 위해 얼마전 서울예고를 자퇴한 박양은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어울리며 배우는 점들도 많아서 갈등이 컸다.”고 털어놨다. 그럼 이성친구는? 쑥쓰러운 듯 고개를 젓는 박양이나 “바빠서 사귈 여유가 없다.”며 유쾌하게 받아치는 김군의 표정은 어느새 영락없는 10대의 모습이다. 이제 막 꽃봉오리를 틔운 이들 예비 예술가가 정명훈, 강수진을 능가하는 세계적인 대가로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기쁨은 오롯이 우리의 몫이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김형효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1)운명과 자유

    [김형효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1)운명과 자유

    인간은 자기선택으로 이 세상에 온 것이 아니다. 또 그렇게 이 세상을 떠나가는 것도 아니다. 이처럼 인생의 양 끝은 다 자유선택과 무관하게 처리된다. 이래서 사람들은 운명을 생각하게 된다. 인생의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만 되지 않는다. 이런 일들이 사람들로 하여금 운명이 나의 인생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추정하게 한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은 하루하루를 운명의 장난으로 살지 않고, 삶을 자유스럽게 영위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인생이 자유와 운명의 사이에서 흔들의자처럼 오가는 것으로 짐작한다. 동서고금의 철학사에서 운명을 부정하는 극단적 자유행동론자는 기원전 중국 전국시대의 묵자(墨子)와 20세기 프랑스의 실존철학자 사르트르가 대표격이겠다. 사르트르는 사람들이 흔히 운명이라 부르는 것은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행동에 다름 아니라고 그의 저서 ‘시인 보들레르론’에서 밝혔다. 이런 초기의 자유행동론은 후기의 사회역사철학에서도 적용된다. 그의 행동철학은 철저히 인간주의적인데, 그 말은 자연적 필연의 요소를 완전히 지우려는 사유와 통한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자신을 만들어 가는 초기의 실존철학에서 역사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계급투쟁의 의식철학으로서의 마르크시즘을 후기에 강조했다. 동양에서는 묵자가 철저한 비명론(非命論)을 펼쳤다. 비명은 운명이나 숙명을 부정하는 의미로서, 운명은 실천적인 노동분업의 가치를 말살시키고,‘팔다리의 힘을 다하고 생각하는 지혜를 다하게 하는데(非樂篇)’ 큰 방해가 된다고 묵자는 생각했다. 묵자는 인간 근육의 힘과 생산의지와 그 의식의 생각을 아주 강조했다. 묵자는 의식과 의지의 사상가로서 운명을 인간의 삶에서 온전히 배제시켰다. 묵자는 사르트르처럼 철저한 실천의식의 사상가였다. 과거 마오(毛)의 중공이 노자와 공자를 비판하면서 묵자를 은근히 좋아했던 것은 까닭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그러나 묵자와 사르트르는 인생을 너무 실천적 행동위주로 보는 단순성으로 넘쳐난다. 그래서 사유의 깊이에서 그들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 그리고 그들은 자의식의 의지를 너무 강조했다. 그러나 운명은 자유행동의 적이 아니라, 그 행동과 함께 동반하기에 우리에게 문제가 된다. 자유와 운명의 이중성을 잘 읽은 철학자 가운데 나는 20세기 프랑스 철학자로 해석학의 대가 리쾨르를 들고 싶다. 그는 그의 저서인 ‘의지의 철학’에서 자유의사(the voluntary)와 운명의 무의식(the involuntary)을 이원론적으로 나누지도 않고, 일원론적으로 통합하지도 않았다. 그가 말한 의지(will)는 저 두 가지 요소를 다 지닌 현상이지, 사르트르처럼 운명을 배제한 인간의 자유의지가 아니다. 리쾨르는 생각한다. 인간의식은 스스로의 생각을 자유자재로 그리지 않고, 그 의식이 뿌리박고 있는 무의식을 받아들이고 그것과 대화하는 조건에서 생활한다. 나라는 자의식은 무수히 많은 요인들(역사적, 사회적, 심리적, 생리적)이 나에게 주어져 생긴 현상이지, 내가 자의식을 만든 장본인이 아니다. 나는 전적으로 내 것인 것만은 아니다. 내가 자유의사로 원하는 것은 내가 스스로 만든 것만이 아니다. 그는 사르트르의 철학에 정공법을 가한다. 내가 자유의사로 원하는 것은 내 몸과 내가 살고 있는 세상이 주는 무의식과의 혼융에서 생긴 것이다. 나의 자유의사는 내 몸에 쌓여 있는 마음의 습관과 내가 살고 있는 생활세계의 역사적 숙업(宿業)을 무시하고 설명되지 않는다. 이것은 피아니스트나 체조선수가 받은 몸의 조건과 생활환경을 무시하고 그의 자유활동을 설명할 수 없는 것과 비슷하다. 이 말은 자유는 필연의 운명을 떠나서 실존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필연의 운명은 자유의 의식적 행위가 늘 안고 있는 업(業)의 무의식적 성격과 같다. 즉 내 의식의 자유행위의 밑바탕에 늘 특수한 운명의 색조가 동시에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국의 인문학과 사회과학은 이 점을 간과하기에 아무리 유식해도 한국학으로 등록될 수 없다. 왜냐하면 그 학문들은 한국인의 공동업장과 무관한 지식들을 화려하게 남발하기 때문이다. 리쾨르가 그의 ‘의지의 철학’에서 말했다.“나는 선택하는 나 자신의 방식과 또 내가 선택하지 않는 나를 선택하는 나 자신의 방식을 다 갖고 있다.” 이 말의 뜻은 자유로운 선택 행위에서도 남의 것과 다른 나의 특수한 방식이 있고, 또 심지어 나라는 존재는 내가 선택한 결과가 아니고 태어나면서 주어진 것인데, 그런 나를 동시에 후천적으로 선택하는 나의 특수한 방식이 있음을 말한다. 리쾨르의 저 언명은 나의 모든 자유행동의 이면에 특수한 성격이 나의 자유행동을 제약하고 있고, 또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닌 나 자신을 또한 후천적으로 자유롭게 만들어 가는 와중에도 나의 특수한 운명이 깃들어 있다는 것을 말한다. 리쾨르의 철학은 운명의 성격이 나의 자유로운 사유와 행위를 특수하게 제한시키는 틀과 같아서 나의 실존적 자유가 그 틀의 구조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비록 무의식이 자유의사의 밑바탕에 은닉되어 있지만, 그의 철학은 무의식의 제약 속에서도 ‘코기토(cogito=나는 생각한다)’라는 자의식의 ‘재정복’과 ‘확장’을 도모하는 작업이다. 따라서 그의 철학은 데카르트의 ‘코기토’ 철학을 무의식의 영역과 접목시킨 사유다. 무의식을 배제한 데카르트의 ‘코기토’ 철학의 힘을 가능한 한에서 무의식의 영역까지 확장시켜 무의식을 의미로서 재정복하려는 사유다. 그러나 나는 이 리쾨르의 길을 더 이상 따르지 않으련다. 왜냐하면 리쾨르의 길은 무의식이란 제약을 극복하고자 하는 자아의 지성적 소유의지를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의식이란 제약과 성격의 업은 자아의 이성적 합리성의 읽기로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예컨대 조급한 성격은 그것을 인식했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나는 이 점에서 인도의 불교 고승들인 세친(世親=바수반두)의 유식사상과 마명(馬鳴=아슈바고샤)의 기신론사상에 더 의존하고자 한다. 이들의 주장은 자유가 리쾨르의 소론처럼 자의식의 확장으로 운명의 장애를 극복하는 것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의식의 힘을 소멸시킴으로써 운명의 힘을 동시에 무력화(無力化)시키는 것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비유컨대 로댕의 ‘생각하는 사나이’와 신라의 미륵반가사유상의 비유를 내가 들었던 것(7회 글 참조)과 유사하다. 로댕의 ‘생각하는 사나이’는 침통한 얼굴에 근육질의 몸을 갖고 있다. 그것은 자아의 세력을 확장하고자 하는 의지의 반영이다. 그러나 미륵반가사유상에는 그런 근육이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또한 고요히 미소짓는 표정을 얼굴에 나타내고 있다. 세상을 정신적으로 지배하고자 하는 소유의식과 그 의지를 포기한 자의 화평이 거기에 깃들어 있다. 그 화평이 곧 자유다. 세친의 유식사상에 의하면 인간의 지각과 생각은 이미 오랜 세월 동안 쌓인 운명이나 숙업의 영향 아래서 작용하고 있기에 지각과 생각이 ‘내가 생각한다(cogito)’는 형식으로 표현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기실 그것은 숙업과 운명인 ‘그것이 생각한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그것’은 개인적 숙업일 수 있고, 역사적 사회적 공동업(공동운명)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개인적 업은 사회적 역사적 공동업의 힘을 능가할 수 없으므로 자유의 철학은 역사적 사회적 공동업의 장애를 무력화시키는 일과 무관하지 않다. 공동업의 장애를 극복하기 위하여 리쾨르처럼 이성적 사유를 더 확장시키거나 정복의 길을 가게 하는 근육질의 소유철학으로서 성공하지 못한다. 그동안 줄곧 ‘철학산책’을 통하여 주장해 왔던 사유는 선의 진군나팔을 불면 선은 반드시 악을 낳고, 사랑에 집착하면 증오를 등뒤에 감추고 있고, 평화를 광적으로 외치면 전쟁을 낳게 된다는 것이다. 의식은 선과 사랑과 평화를 자각하고 확장하려 하지만, 무의식은 이미 그 반대의 것을 분비하고 있다. 이것을 의식은 모른다. 이 무의식의 활동을 마명은 삼세육추(三細六)라고 불렀다. 삼세는 가장 깊은 무의식인 제8식 아뢰야식에서 일어나는 소유욕의 세 가지 미세한 현상들이고, 육추는 아뢰야식의 영향 아래서 제7식인 말나식에서 생기는 거친 여섯 가지 소유욕을 말한다. 이 말나식에서 아(我)중심의 사고가 무의식으로 일어나 모든 인간의 의식활동과 지각활동을 지배하게 된다. 지금 여기서 삼세육추의 무의식적 업을 자세히 말할 입장이 아니므로 생략하지만, 마명의 기신론 사상은 말나식에서 아중심의 분별심이 상속되고 소유로 개념화되어 의식의 모든 활동에 장애를 일으키고 고통스럽게 한다는 것이다. 모든 업의 운명과 그 성격은 다 궁극적으로 소유욕의 발동에 기인한다. 아중심의 소유욕의 발동을 무력화시키지 않으면 인간은 화평한 자유를 맛보지 못한다. 나는 한국인들이 역사적인 어떤 공동업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여긴다. 조선시대부터 지금까지 정치적으로 국가가 백성과 국민으로 하여금 나라를 믿지 못하게 했다. 국가의 존립 이유는 병화의 예방과 치안유지, 국민을 물질적으로 부유하게 하는 경제정책, 국민의 눈과 마음을 드높게 열게 하는 교육의 배려 등 삼원체제의 구축으로 국가가 모든 국민을 편가르지 않고 요람에서 무덤까지 성심으로 아끼고 보호하는 데 있다 하겠다. 저 삼원체제는 정권교체와 상관없이 지속적인 국가의 불변가치로 유지되어야 하는데, 한국의 현실정치는 정권교체 때마다 앞 정권을 송두리째 부정하면서 한국의 정당처럼 무상하게 부침하고 새로 시작하므로 국민은 국가를 신뢰하지 않는다. 국민이 국가를 믿지 못하므로 국민 각자는 알아서 자기의 살 길을 찾으려고 온갖 아중심의 이기적인 사고를 전개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각자가 자기의 살 길을 눈치껏 찾는 아중심적 사고가 한국인을 일체감으로 결집시키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 우리를 모래알처럼 산산이 분산시키는 공동의 업장이 우리의 마음속에 있다. 공동업장의 제약과 고통을 덜 받고 자유스럽게 날개를 활짝 펴서 날기 위하여 한국인은 아중심으로 뿔뿔이 살길을 찾는 데 부심하는 유아심(唯我心)을 진정시켜야 한다. 그것은 당위적 도덕주의의 설교로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각자가 국가를 못 믿고 제 살 길 찾기를 맹목적으로 추구하다 보니 우리 사회에는 더욱 상충하는 불행의 먼지바람이 강하게 일어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다음주에 이 문제를 이야기해보자.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리즈 콩쿠르’ 우승 김선욱군 축하

    박삼구(사진 오른쪽)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9일 오전 피아니스트 김선욱(왼쪽·18·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3년)군을 만나 영국 리즈 국제피아노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를 차지한 것을 축하하고 격려했다. 김군은 2003년 1월에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의 영재콘서트를 통해 발굴됐다.
  • [새 앨범]

    [새 앨범]

    ●퍼기 The Dutchess 블랙 아이드 피즈의 홍일점 보컬 퍼기의 첫 솔로앨범(사진 (1)).157cm의 단신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 넘치는 보컬이 압권이다.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3주연속 1위를 차지한 ‘London Bridge’ 등 총 14곡 수록. 유니버설 뮤직. ●오디오글레이브 Revelations 90년대 록의 절대강자 레인지 어게인스트 머신과 사운드 가든의 주축멤버들이 의기투합해 만든 슈퍼그룹 오디오슬레이브 3집앨범(사진 (2)). 펑키 그루브에 얹혀진 강력한 하드록이 숨쉴 틈 없이 이어진다.DVD가 포함된 2CD.SonyBmg. ●조지 윈스턴 Gulf Coast Blues&Impressions 더이상 설명이 필요치 않은 뉴에이지의 마에스트로 조지 윈스턴이 자신의 음악적 고향 뉴올리언스에 바치는 작품(사진 (3)). 원숙하고 열정적인 피아노 터치와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날 수 있는 10개의 곡들이 수록됐다.SonyBmg.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 Journey 한국 재즈의 새 지평을 열어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송영주의 두번째 앨범. 여행을 테마로 한 이 앨범에서 그는 매순간 느낀 감정들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 재즈 드러머 퀸시 데이비스의 드럼연주도 일품.STOMP MUSIC. ●LPG 팔베개 8등신의 쭉쭉빵빵한 몸매를 자랑하는 4인조 여성 트로트 그룹 LPG의 두번째 앨범.1집에 이어 댄스풍의 리듬에 구성진 멜로디가 어우러진 ‘뉴 트로트’곡들로 채워졌다.
  • 피아니스트 김선욱군 한국인 첫 ‘리즈 콩쿠르’ 우승

    피아니스트 김선욱군 한국인 첫 ‘리즈 콩쿠르’ 우승

    김선욱(18·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3년)군이 세계적 권위의 리즈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김군은 24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리즈 타운홀에서 끝난 제15회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 결선에서 1위를 차지했다. 또 독일 에센 폴크방 국립음대에서 최고 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는 김성훈(28)씨는 5위에 올랐다. 이번 콩쿠르에는 39개국 235명이 참가했으며, 김선욱군은 6명 가운데 우승자를 가리는 결선에 최연소로 올라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1번을 연주, 갈채를 받았다. 한국인이 리즈 콩쿠르에서 우승하기는 이번이 처음. 역대 수상기록으로는 1975년 정명훈이 4위,1984년 서주희가 2위,1990년 백혜선이 5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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